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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신문 창간103주년] 20대가 본 ‘10년뒤 한국’

    [서울신문 창간103주년] 20대가 본 ‘10년뒤 한국’

    10년 뒤 한국 사회의 화두는 역시 ‘고령화’였다. 서울신문이 창간 103주년을 맞아 20대와 50대 각 100명씩 200명을 대상으로 ‘한국의 10년 뒤 미래’에 대해 지난 3∼5일까지 전화·면접 설문 조사를 한 결과에 따르면 10년 뒤 한국 사회의 가장 큰 문제로 20대의 48%,50대의 46%가 고령화를 꼽았다. 이 같은 답변은 양극화와 실업, 환경문제 등보다 월등하게 높았다. 중년기 외환위기를 겪은 50대와 취업난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20대. 이들은 10년 뒤 한국의 미래에 대해 ‘희망적’이라는 답변을 내놨다.10년 뒤 닥칠 가장 큰 고민거리로 20대에서는 ‘육아(31%)’를,50대는 ‘건강(49%)’을 꼽았다. 20대 응답자의 71%가 10년 뒤 갖고 싶은 직업으로 공무원이 아닌 전문직을 꼽았다. 신자유주의 이데올로기의 득세에 따라 노동 유연성이 강화되고 ‘평생직장 신화’가 무너진 뒤 가장 각광받는 직종인 공무원은 8%의 지지밖에 얻지 못했다. 20대 응답자 가운데 48%가 10년 뒤 한국사회의 가장 큰 문제로 ‘고령화’를 꼽은 것 역시 의미심장하다.‘시한부 생명’처럼 밑바닥이 보이는 연금 문제에 대해 ‘많이 내고 나중에 받을 수 있을지는 의심스러운’ 젊은 층이 피해 의식을 갖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10년 뒤 최대 고민이 ‘육아(31%)’라는 응답은 다소 의외다. 또 남북관계에 있어서는 전향적이었지만 공교육 정상화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반응이 우세했다. ‘10년 뒤 한국의 미래’에 대해 응답자의 36%가 ‘희망적’이라고 응답했다. 이어 ‘현상유지(32%)’,‘예측하기 어렵다(24%)’,‘절망적(8%)’이란 순으로 대답했다. 결과적으로 응답자의 과반인 68%가 ‘지금과 같거나 오히려 좋아질 것’이라고 답하는 등 긍정적인 기대를 품고 있음을 알 수 있다. 20대 응답자들의 10년 뒤 최대 고민은 육아 문제(31%)로 드러났다. 취업(28%)과 내집 마련(26%), 결혼(11%) 등이 후순위로 밀린 점이 이채롭다. 평균 결혼 연령이 높아지면서 부모에게 육아를 기대하기 어려워졌고, 맞벌이 가정이 일반화됐지만 직장 내 탁아시설 등은 절대적으로 부족한 현실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서울시 등 일부 지자체에서 3% 퇴출안이 나오고 ‘철밥통 신화’가 조금씩 깨지고 있지만 공무원은 여전히 선망의 대상이다. 각종 설문조사에서도 공무원은 1등 신랑·신붓감이다. 하지만 이번 설문조사 결과 10년 뒤 갖고 싶은 직업으로 응답자의 절대 다수인 71%가 전문직을 꼽았다. 최고경영자(CEO·16%)나 공무원(8%)은 뒤로 밀렸다. 이런 현상은 여성 응답자에게서 더욱 뚜렷했다. 남성 응답자의 60%가 전문직이라고 응답한 반면, 여성 응답자의 82%가 전문직을 선택했다. 이 같은 흐름은 ‘10년 뒤 유망 직종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란 설문에서도 이어졌다.20대 응답자의 33%는 정보통신(IT) 및 생명공학(BT) 등 미래산업이 가장 유망하다고 응답했다.30%는 금융산업,23%는 전문직이라고 밝혔다. 공무원이라는 대답은 7%에 머물렀다. ‘10년 뒤 바라는 당신의 모습은 무엇인가.’란 질문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52%가 ‘직장 내에서 초고속 승진 및 최고 연봉을 보장받는 인물’이라고 대답했다. 20대들은 10년뒤 한국 사회가 안게 될 가장 큰 문제를 고령화라고 생각했다.‘10년 뒤 한국사회의 가장 큰 문제점은 무엇일까.’란 질문에 응답자의 48%가 ‘고령화’라고 답했다. 환경(16%), 실업(10%)이라는 응답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은 수치다. 현 정부 들어 최대 화두로 등장한 ‘양극화’라고 답한 이는 9%에 머물렀다. ‘10년 뒤 한국 정치는 어떻게 변할까.’란 질문에 대해서는 ‘지금과 비슷할 것’이란 응답이 62%로 가장 많았지만,‘지역주의가 사라지고 정책 정당이 뿌리내리는 등 지금보다 훨씬 발전할 것’이란 응답도 26%가 나왔다. 퇴보할 것이라는 응답은 12%에 그쳤다. ‘10년 뒤 한국 경제는 어떻게 될까.’라는 문항 역시 62%는 ‘지금과 비슷할 것’이라고 말했지만 26%는 ‘성장과 분배, 일자리 창출 등 전반적으로 나아질 것’이라며 기대를 감추지 않았다.20대 응답자들은 10년 뒤 한국 경제의 성장 동력으로 IT(48%)와 반도체(41%)를 꼽았다. 한동안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생명공학을 꼽은 이는 단 1명(1%)에 머물렀다. 반공 교육에서 완전히 자유로운 20대는 남북 관계에 있어서도 전향적인 시각을 드러냈다.‘10년 뒤 남북관계는 어떻게 될까.’라는 질문에 대해 ‘북한이 붕괴 위험에 처할 것’이란 응답이 37%로 가장 많았지만,‘평화통일을 목전에 둘 것’이란 반응도 31%로 만만찮았다. 수능 세대인 20대는 공교육 정상화 전망에 대해서 지극히 부정적이었다. 응답자의 57%가 ‘사교육 문제가 더 심해지고 입시 위주의 교육이 강화될 것’이라고 답한 것.‘지금과 비슷할 것’이란 응답은 26%,‘공교육이 정상화되고 입시 교육이 바로잡힐 것’이란 대답은 17%에 머물렀다. 임일영 류지영기자 argus@seoul.co.kr ■ 50대·20대, 10년뒤 한국 ‘모녀 토크’ ‘10년 뒤 한국의 미래에 대한 신·구세대의 생각은 어떻게 다를까.’ 외교관인 남편을 따라 10년 가까이 외국 생활을 한 어머니 박혜경(51)씨와 딸 이솔(23·서강대 영문과 4년)씨는 10년뒤 한국의 미래에 대해 각기 다른 견해를 갖고 있었다. 두 모녀의 솔직한 대화를 통해 한국의 미래를 엿보았다. ●어머니 솔아, 엄마는 10년 뒤 한국의 미래를 ‘장밋빛’으로 보고 있단다.10년 가까이 네 아빠와 함께 외국 생활을 하면서 우리나라 국민들의 잠재력과 역동성을 더욱 절실히 느꼈기 때문이지.1990년대 중반 우리나라의 한 기업이 프랑스의 대형 가전회사를 인수하려 할 때만 해도 “감히 아시아의 기업이 프랑스의 자존심을 인수할 수 있느냐.”며 반대 투쟁을 벌여 인수가 좌절되기도 했거든. 그런 일이 있은 지 불과 10년 만에 프랑스의 세계적 석학 자크 아탈리는 “한국이 2025년까지 경제력이 2배로 증가하면서 전세계 경제·문화의 새 모델로 각광받을 것이며, 일본에서조차 한국식 모델을 차용하게 될 것”이라고 칭찬하는 시대가 되었어. 그만큼 우리의 성장 속도가 눈부시기 때문이겠지.10년 뒤면 우리나라는 경제·정치 등 많은 분야에서 세계 일류국가 대열로 합류해 있을 거야. ●딸 엄마, 저는 솔직히 엄마만큼 한국의 미래에 대해 낙관적이지는 않아요. 오랜 외국생활 때문인지 우리나라는 정말 ‘규제투성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거든요. 이런 상황에서는 10년 뒤 현상 유지만 해도 다행인 것 같아요. 정말 어딜가도 ‘하지 말라.’는 게 너무 많아요. 이렇게 규제가 많은 나라가 세계 일류국가로 진입하는 데는 분명 한계가 있다고 봐요. 실제 규제가 거의 없는 홍콩이 우리보다 훨씬 더 경제적 풍요로움을 누리고 있잖아요.‘메가트렌드’의 저자인 존 나이스비트 박사도 “한국 정부는 규제를 없애고 한국인들이 각각 경제에 기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어요. ●어머니 부작용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나라의 높은 교육열 또한 한국의 인재들을 길러내는 힘이 돼 나라를 성장시키는 원동력이 되고 있잖니. 집안이 아무리 어려워도 자녀 교육을 위해 모든 것을 헌신하는 부모들의 노력 덕분에 우리나라가 선진국 대열에 들어설 수 있지 않을까. ●딸 외국에서 학교를 다닐 때는 공부가 참 즐겁고 유쾌했어요. 학교 가는 것이 참 행복하다고 느꼈어요. 그런데 한국에 돌아와 학교를 다닐 때는 참 ‘고단하다,’는 생각밖에는 들지 않았어요. 우리나라 학교에서는 사실상 ‘입시’와 ‘경쟁’이라는 두가지 가치밖에는 강조하지 않는 것 같아요. 외국의 학교에서 늘 배워오던 ‘인간에 대한 예의’나 ‘올바른 사회적 가치’등 덕목은 점수화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외면받고 있어 안타까워요. 엄마, 사회는 사람이 만들어가는 거잖아요. 그런데 그 사회를 구성하는 사람들의 마음에 ‘따뜻함’과 ‘눈물’이 없다면 어떻게 그 사회가 살기 좋을 수 있겠어요? ●어머니 우리나라에도 전세계가 부러워하는 ‘붉은악마’라는 한국식 문화가 있지 않니. 온 나라 국민들이 한 가지 일에 다함께 매달려 서로 기쁨과 슬픔을 함께하며 ‘우리는 하나’라는 의식을 다질 수 있는 나라는 우리가 거의 유일할 거라고 생각해. ●딸 ‘붉은악마’는 그만큼 우리나라의 폐쇄성을 잘 드러내는 것일 수도 있어요. 외국인 노동자에 대해 우리만큼 배타적이고 폭력적인 나라도 없잖아요. 전세계는 점점 문호를 열고 개방하고 있는데 우리는 아직도 마음을 닫고 있어요. 미국은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데 주저하지 않고 매년 인재 풀을 새롭게 채워나가기 때문에 세계 최고의 나라로 남아 있을 수 있는 거 아닐까요. ●어머니 그래도 우리나라만큼 나라에 대한 애정을 가진 국민도 드문 것 같아. 외환위기 당시 ‘금모으기 운동’만 봐도 알 수 있지. 이런 애국심이 한국을 10년 뒤 더욱 강한 나라로 만들어줄 거라 믿어. ●딸 제가 보면 많은 사람들이 한국에 사는 것을 그다지 행복해하지 않는 것 같아요. 그래서인지 기회만 되면 다 이민가려고 하잖아요. 멕시코에 살 때 우리나라보다 못 사는 멕시코인들이 자기 나라에 대단한 자부심을 갖고 사는 것을 보며 참 부러웠어요. ●어머니 그래도 엄마는 한국의 미래에 대해 ‘낙관론자’인데…10년 뒤에 정말 우리나라가 어떤 나라가 돼 있을지 함께 지켜봐야겠구나. ●딸 저라고 우리나라가 잘못되기를 바라는 건 아니에요. 다만 부정적인 요소들을 꾸준히 고쳐나가 훌륭한 나라로 거듭나기를 바랄 뿐이죠. 불평만 하고 노력하지 않으면 나아지는 게 없겠죠?저도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정리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타이쿤/찰스 R 모리스 지음

    타이쿤(大君)이란 일본 도쿠가와(德川) 막부의 쇼군(將軍)에 대해 당시의 외국인이 붙인 칭호다. 여기서 유래돼 요즘은 기업군을 거느리는 거대 실업가를 의미하게 됐다.‘타이쿤’(찰스 R 모리스 지음, 강대은 옮김, 황금나침반 펴냄)은 세계의 패권을 장악하고 거대국가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미국의 오늘이 있게 한 원동력으로 네 명의 타이쿤을 소개한다. 19세기 말, 신생국 아메리카가 유럽을 무서운 속도로 따라잡으며 세계 경제의 새 주역으로 떠오르던 이 시기는 미국 경제성장사 중 가장 활기차고 종종 낭만적으로 그려지는 시대이기도 하다. 남북전쟁 후 40여년 간 지속된 미국의 장기적인 경제 붐은 20세기 말 동아시아 국가들이 급부상하기 전까지 역사상 최고였다. 이 책은 남북전쟁 후 변화와 혼란의 시기를 기회로 받아들인 네 명의 기업가들, 즉 철강왕 앤드루 카네기, 주식과 철도의 달인 제이 굴드, 석유왕 존 D 록펠러, 전설적인 금융가 존 피어폰트 모건에 대한 이야기다. 은행가이자 저명한 칼럼니스트인 저자는 미국 경제사 중 가장 떠들썩하고 때로는 잘못 이해되고 있는 한 시대에 관한 생생하고 예리한 이야기들 속에서 거물들의 삶과 비즈니스를 비롯한 다양한 면모를 흥미롭게 묘사하고 있다. ‘누더기에서 부자로’라는 미국의 신화가 만들어지던 시기에 수많은 기업가들은 무(無)에서 출발해 막대한 부(富)를 쌓아올렸다. 그 중에서도 이 네 사람은 언론에 의해 ‘강도 귀족들’이라고 불리며 가장 주목을 받는 그룹이었다. 가난한 집안 출신인 카네기, 록펠러, 굴드는 광대한 자원과 개개인에 대한 자유로 가능해진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자기 것으로 만들었다. 그들은 끝없는 야망과 재능으로 전진해 거대한 기업제국을 이룩하고 부를 축적했다. 부유한 귀족 가문 출신인 모건은 이들과 처지가 달랐다. 카네기와 록펠러, 굴드 세 사람의 야망을 조율하며 그들의 상호작용을 통해 자신의 입지를 다졌고, 세 사람의 부상과 함께 실업계의 지배적인 거물로 자리매김했다. 책은 네 거인이 성공하기까지의 과정을 그리는 데 그치지 않는다. 이들이 처한 정치·경제·사회적인 배경을 생생하게 묘사하고, 미국 역사상 가장 활기차고 떠들썩했던 시대를 수놓은 수많은 인물들, 그리고 그들과 함께 호흡했던 거물들의 모습을 흡인력 있게 그려나간다. 카네기는 끝없는 탐욕에 불타는 냉혹한 승부사였고, 록펠러는 거대한 제국의 냉정하고 지적인 엔지니어였으며, 굴드는 시장조작의 달인이었다. 젊은 카네기는 철강으로 눈을 돌리기 전 철도회사 전신 기사로 일하며 천재적인 경영능력을 발휘했다. 또 록펠러는 경쟁자들을 설득하고 회유해 스탠더드 오일에 기꺼이 합류하게 만드는 탁월한 능력을 보였다. 횡령 혐의로 야음을 틈타 나룻배를 타고 허드슨 강을 건너는 굴드의 모험도 흥미롭다. 이 책은 거물들의 삶 속에 일어난 에피소드, 야심과 탐욕에 울고 웃는 삶의 모습들을 가감없이 전한다. 한 편의 대하 드라마이자, 미국 경제 성장사의 생생한 증언이라고 할 만하다. 그렇다면 서사 속에 드러나는 거물들의 면모는 어떠한가. 시대를 보는 예리한 눈, 빼어난 용병술과 창의성, 넘치는 활력과 열정 등 네 명의 타이쿤이 오늘날 기업가들이 갖추어야 할 많은 부분들을 갖추고 있음을 발견하는 것도 이 책의 미덕이다. 사족 한마디. 남북전쟁으로 철저히 파괴된 미국을 오늘날 초강대국으로 건설한 네 명의 타이쿤은 탐욕적인 이윤추구라는 부정적인 측면이 논란거리가 되기도 하지만, 미국 경제의 국부로 치켜세워지고 있다.6·25 전쟁의 폐허 속에서 오늘날의 한국을 만든 ‘국부급’ 기업인들이 여럿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부정적인 측면에 치우쳐 긍정적인 측면이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는 것은 참 안타까운 현실이다. 박태일(현대경제연구원 컨설팅본부장)
  • [어린이 책꽂이]

    ●석수장이 아들(전래동요, 권문희 그림, 창비 펴냄)“나는 나는 이담에 석수장이가 된다누.”1950년대 충남 예산에서 부르던 전래동요 ‘석수장이 아들’을 그림책으로 만들었다. 개구진 석수장이 아들과 친구가 말싸움을 하며 부자가 되고 구름이 되고 해가 되고 멍멍이가 된다. 아버지를 따라 석수장이가 되기 싫어하던 아이가 어느 순간 자기도 모르게 현실을 긍정하게 된다. 동양화 기법으로 그려진 그림이 정겹다. 우리시그림책 시리즈 열한번째 책.9800원.●그림이 있는 정원(고정욱 지음, 진선아이 펴냄)척수장애를 이기고 구필화가가 된 임형재 화백과 그런 아들을 위해 20년간 수목원을 가꿔온 아버지의 이야기.`그림이 있는 정원´은 아버지가 만든 수목원의 이름이다. 아들의 갤러리와 아버지의 나무들이 사람들을 맞이하는 곳이다. 나래는 엄마, 아빠의 여행으로 수목원을 하는 할아버지댁으로 보내진다. 뾰루퉁했던 나래는 사고로 늘 누워만 지내는 큰아빠와 함께 그림을 그리며 큰아빠와 친해진다.KBS ‘인간극장’에서 `아버지의 정원´으로 방영되기도 했다.8000원.●카펫을 짜는 아이들(후상 모라디 케르마니 지음, 이현주·이영민 옮김, 청년사 펴냄)어린이 불법 매매가 늘어나고 있다. 이 아이들은 초콜릿 공장이나 카펫 공장, 농장으로 팔려가 돈도 못 받고 일한다. 네메쿠는 아버지의 빚 때문에 카펫 공장에 팔려갔다. 어두운 공장에서 쇠사슬로 맞으며 하루 종일 카펫을 짠다. 어릴 적부터 카펫을 짜다 등과 다리가 휜 카이예는 임신 7개월. 그러나 휘어진 등 때문에 아이를 낳지도 못하고 죽고 만다. 두 편의 이란 동화를 통해 이슬람 문화와 인권유린의 현장을 접할 수 있다.8500원.●지팡이 경주(김혜진 지음, 바람의 아이들 펴냄)“내가 갈 수 있으니까, 너도 갈 수 있어. 우리는 갈 수 있어.”아현은 지팡이를 짚고 한 발을 뗀다. 황사로 입안도 마음도 텁텁한 오후, 중학교 3학년인 아현은 농구 시합으로 들뜬 분위기가 싫다. 평범한 일상이 지루하던 아현은 어느날 체육관 창고문을 들여다보게 되는데 그 안에는 낯선 세계가 펼쳐져 있다. 지팡이 경주에 나가려는 호수섬 왕자 르겔과 합류한 아현. 조그만 눈, 코에 쉴새 없이 떠들어대는 지팡이는 아현을 앞으로 나아가게 한다.1만 3000원.
  • [씨줄날줄] 이해찬과 한명숙/이목희 논설위원

    탈노(脫盧)의 행진이 이어지는 한편으로 친노(親盧) 주자의 물밑 경합이 뜨겁다. 누가 노무현 대통령의 적자(嫡子)가 될 것인가. 올봄 한명숙 전 총리가 먼저 나서는 듯싶었다. 부드러운 인상이 친노 계열의 팍팍함을 융화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하지만 기대만큼 뜨질 않으니 어쩌겠는가. 지난달부터 이해찬 전 총리쪽의 행보에 속도가 붙었다. 총리 재직시 비호감 언행을 의식한 듯 한동안 자제했던 그였다. 큰 차이는 아니지만 범여권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한 전 총리보다 상승속도가 빨랐다. 이제는 ‘이해찬 대권 프로젝트’가 거론되면서 친노의 대표주자로 자리잡고 있다. 청와대 비서관 출신과 친노 의원들을 불러모으며 노심(盧心)의 중앙에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전 총리가 독주체제를 갖추면 다른 친노 주자들은 어찌해야 하나. 유시민 전 복지부 장관은 한때 모셨던 이 전 총리의 그늘을 벗어나기 힘들다. 유 전 장관의 주변에선 ‘전략적 카드론’이 나온다. 이 전 총리 진영에 공식 합류하면 대통합론자들의 거부감으로 작용해 오히려 감표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일단 경선에 나섰다가 간접적으로 이 전 총리를 지원하자는 취지다. 김혁규 전 경남지사쪽에서는 이 전 총리가 세를 모아 막판에 영남후보인 자신을 밀 거라는 희망을 피력하지만 실현 가능성은 낮다. 고심이 깊은 쪽은 한 전 총리다. 친노의 품에서 역전을 노려야 하나, 아니면 떠나서 새 활로를 찾을 것인가. 한 전 총리는 어제 대선 출정식을 가졌다. 참여정부에서 국민과 소통이 미흡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러나 탈노 의사를 밝히지 않은 채 애매한 자세를 취했다. 두 전직 총리간 신경전이 친노 진영 독해의 핵심이다. 더욱 난해한 상황이 올 수 있다. 친노 대표주자로 매김된 이가 범여권내 지지 확산을 위해 노무현 대통령까지 공격하는 사태가 벌어지지 말란 법도 없다. 한나라당 경선에 비해 지지도면에서 2부리그이지만 친노 레이스 역시 속을 들여다 보면 복잡다단하다.‘영원한 친구’와 ‘영원한 적’을 장담 못하는 정치공학의 세계는 그래서 항상 흥미진진한 것이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 [盧대통령에 비토 당한 ‘위기의 손학규·정동영’ 입장] 孫 “절대로 낙마할 일 없다”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가 또다시 위기에 봉착했다. 노무현 대통령이 그를 ‘보따리 장수’라고 깎아내린 데 이어 이번에는 “손씨를 빼라.”며 극도로 강한 거부감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손 전 지사측은 15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애정의 표현으로 받아들이고 있고, 우린 절대로 낙마할 일 없다.”고 일축했다. 그러나 손 전 지사가 ‘제4 낙마’의 주인공이 되느냐, 이에 맞서 ‘홀로서기’에 성공하느냐에 정치권은 주목하고 있다. 이미 고건 전 총리,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 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이 노 대통령의 공격에 상처를 입고 낙마했다. 손 전 지사는 범여권으로부터 쉴새없이 ‘러브콜’을 받고 있다. 하지만 속사정은 그리 녹록지 않다. 범여권 지지율 1위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크게 보면 제자리 걸음이다. 캠프 관계자는 “어느 시점이 되면 올라갈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보였지만 최근 손 전 지사를 만난 범여권의 한 의원은 “지지율이 안 올라 초조해 하더라.”고 전했다. 범여권 세력이 적극적인 지지를 표명하지 않으면서 ‘세불리기’도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범여권의 또 다른 의원은 “손 전 지사는 직접적으로 도와 달라는 말은 안한다.”면서 “고 전 총리와 정 전 총장도 의원들을 만나 미적지근한 태도로 일관하다가 낙마했다.”고 걱정했다. 범여권 합류를 두고도 캠프 내 목소리도 엇갈리고 있다. 열린우리당 의원들의 집단 탈당이 이어지고 김 전 의장과 손을 잡은 지금이 범여권 합류의 적기라는 판단과 시기상조라는 의견이 충돌하고 있다. 캠프 운영도 원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의원이 아닌 사람들의 캠프 합류는 간헐적으로 이뤄지고 있지만 조직이 엉성하다는 것이다. 범여권 관계자는 “캠프에 간 지인이 ‘체계가 너무 없다.’고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면서 “캠프 자금도 부족해 힘들다고 하더라.”고 귀띔했다. 반면 손 전 지사는 기존의 ‘낙마 3인방’과는 다르다는 게 정치권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김부겸·정봉주·신학용·안영근·한광원 의원 등 손 전 지사를 지지하는 의원들이 이미 당적을 버린 만큼 과거보다 운신의 폭이 넓어졌다는 점만 해도 그렇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블리자드 가문’ 한국서 ‘맞짱’

    한국에서 벌어지는 ‘종가(宗家)’와 ‘분가(分家)’의 대결인가. 세계적 게임업체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 출신의 게임개발자들이 한국시장을 놓고 치열한 각축전을 예고하고 있다. 스타크래프트 등을 연달아 성공시킨 블리자드는 프랑스의 엔터테인먼트기업 비벤디유니버설에 인수되면서 멤버들이 갈라졌다. 스타크래프트와 디아블로 시리즈를 만든 게임개발자 빌 로퍼는 인수에 반발, 합류를 거부했다. 그는 지난 2003년 디아블로 시리즈를 제작한 개발스튜디오 ‘블리자드 노스’ 멤버들과 함께 ‘플래그십 엔터테인먼트’를 만들었다. 빌 로퍼는 블리자드 시절 빅히트시켰던 디아블로2의 인기 재현을 노리고 있다. 그는 새 게임 ‘헬게이트 런던’을 들고 한국을 다시 찾았다. 최근 서울 홍익대에서 헬게이트 런던 아시아 론칭 파티를 열고 최신 버전을 공개했다. 오는 7월 국내에서 비공개 시범서비스(베타테스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전 작(作)인 디아블로 팬들은 물론 리니지나 FPS 게이머들까지도 즐겼으면 좋겠다.”는 빌 로퍼의 말처럼 헬게이트 런던은 역할수행게임(RPG)게임과 1인칭슈팅게임(FPS)을 합쳐 놓은 느낌이다. 빌 로퍼는 “한국시장은 매우 중요하다.”면서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 출신인 플래그십의 사람들은 이미 한국시장의 중요성을 경험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E스포츠가 발전한 나라라는 점도 중요한 이유 중 하나”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의 게이머들을 이해하기 위해 개발자들과 함께 우리나라를 찾아 한국게임을 해보고 문화체험도 하는 등 한국 게이머들이 원하는 것을 알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타크래프트, 스타크래프트2를 앞세운 ‘종가’ 블리자드의 공세도 심상치 않다. 앞서 블리자드는 5월 서울에서 자사의 게임축제인 ‘2007 월드와이드 인비테이셔널’을 열어 스타크래프트2를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이 행사에서 블리자드는 기존의 스타크래프트, 워크래프트, 디아블로를 이어 가겠다고 밝혀 ‘디아블로3’의 개발 가능성을 한층 높였다. 때문에 디아블로 시리즈의 후계자임을 자처하는 헬게이트 런던과의 대결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남은 문제는 언제 대결이 벌어지느냐이다. 헬게이트 런던은 비공개지만 7월에 일단 선을 보인다. 스타크래프트2의 본격 서비스는 내년 말쯤으로 예상되고 있다. 따라서 한국시장을 배경으로 한 ‘블리자드 가문’간의 치열한 대결은 내년이 될 가능성이 높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블리자드 출신의 개발자들이 한국이라는 세계적 수준의 게임시장에서 벌이는 경쟁은 업계 전반에 큰 자극제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佛 새총리에 ‘개혁파’ 피용

    |파리 이종수특파원|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신임 대통령은 17일 개혁 성향의 우파 정치인 프랑수아 피용(53)을 새 총리로 임명했다. 집권 대중운동연합(UMP) 소속 상원의원인 피용은 사르코지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대선 선거운동을 이끌었다. 연금제도와 주 35시간 근로제 개편 등을 추진한 경험이 있는 피용은 사르코지 측근 가운데 좌파로부터의 거부감이 가장 적은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자신의 노동개혁과 복지법안에 대한 지지를 얻어내기 위해 유화적인 인물을 총리에 기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한 피용은 한때 기자가 되려고 AFP통신사에서 견습생활을 했다. 하지만 곧 정계로 진로를 바꿔 중서부 사르트에서 하원 의원으로 본격적인 정치 인생을 시작했다. 2002년 장피에르 라파랭 총리 밑에서 사회문제 장관을 맡으며 경제 분야 개혁 정책을 폈고,2004년 교육장관 때는 대학입학 자격시험인 바칼로레아의 개혁을 추진하다 반발에 부딪혔다.2005년 국민투표에서 유럽헌법안이 부결된 뒤 총리의 퇴진과 함께 경질되자 사르코지 캠프에 합류했다. 영국 웨일스 출신의 부인 페넬로프 카트린 피용(51)과의 사이에 다섯 남매를 두고 있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총리 임명에 이어 18일 새 내각 구성을 발표할 예정이다.15개 각료직 중 7∼8개 자리를 여성 인사로 채우고 주요 자리에 야당 인사를 과감하게 기용할 것으로 예상된다.vielee@seoul.co.kr
  • 공기업 새이름표 달고 브랜드화

    공기업 새이름표 달고 브랜드화

    공기업들이 자사 제품이나 이름에 새로운 이름표를 달고 있다. 기업이미지통합(CI) 작업이 한창이다. 민간 기업의 경영 마인드를 접목해 소비자인 국민들에게 더욱 다가가려는 전략이다. 브랜드 네이밍 전문회사 크로스포인트 이윤희 기획네이밍 실장은 “공기업은 세금이 투입되면서도 국민들이 서비스를 많이 소비한다.”며 “이런 까닭으로 미래지향적이면서 국민들에게 친근하게 다가서는 브랜드를 선호한다.”고 말했다. 그는 “브랜드 선호도는 공기업이 향후 사업을 확장하는 중요한 요인이자 자산”이라고 덧붙였다. 13일 공기업들에 따르면 대한주택공사는 휴먼시아(Humansia), 한국도로공사는 이엑스(ex), 한국철도공사는 코레일(KORAIL), 한국수자원공사는 케이워터(K-water)라는 브랜드를 각각 출범했다. 그러나 법인의 이름은 그대로 두고 있다. 수자원공사는 지난해 3월 기업 이미지를 케이워터로 통합하면서 공기업의 브랜드화(化)에 앞장섰다. 케이워터는 한국 대표 물기업, 핵심기술 보유, 최고의 물 서비스 회사 등의 의미를 담고 있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생수업계는 이를 계기로 수자원공사가 생수 시장에 본격 진출할 것으로 보고 바짝 긴장하고 있다. ●민간기업 경영마인드 접목 주택공사는 지난해 7월 아파트 브랜드를 ‘휴먼시아’로 지으면서 공기업의 브랜드화 대열에 합류했다. 그 이전에 아파트를 지으면서 붙였던 ‘주공’이란 이름을 버렸다. 주공의 이같은 브랜드화는 아파트 분야에서 민간 건설업체와 정면 대결해도 승산이 있다는 자신감에서 나온 것이다. 또 8·31 대책 등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잇따르면서 공영개발이 강조돼 주택공사의 업무 역할이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전상철 휴먼시아 마케팅팀장은 “세계 최고의 주택도시 전문기업으로서의 이미지를 더욱 굳히고 경쟁력이 있는 도시공간을 실현하기 위한 것”이라며 브랜드화의 배경을 설명했다. 주공의 휴먼시아는 여러가지 뜻을 담고 있다. 휴먼시아는 ‘인간 또는 인류’를 뜻하는 휴먼(Human)과 ‘넓은 공간 또는 대지’라는 뜻의 시아(sia)의 합성어이다. 인간이 중심이 되는 최고의 도시주거 공간조성을 통해 입주민에게 풍요로운 삶의 가치를 제공한다는 주공의 비전을 담고 있다. 주공이 만든 로고의 첫 글자 ‘H’를 보면 사람의 이미지가 연상된다. 한국철도공사는 지난 7일 ‘코레일’로 통일하면서 브랜드화에 가세했다. 그동안 한국철도공사와 코레일로 혼용되던 것을 일원화했다. 철도공사 산하의 9개 계열사 이름에도 ‘코레일OOO’로 바꿨다. ●철도공사도 ‘코레일´로 일원화 이에 따라 임직원들의 명함과 명찰, 사원증을 비롯해 간판과 차량 디자인 등에 코레일을 쓰기 시작했다. 김학태 실장은 “코레일로 기업의 명칭을 일원화함으로써 이미지를 올리고, 세계적 종합운송그룹으로 도약하는 데 커다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지난 2월 한국도로공사는 ‘이엑스’로 브랜드화에 합류했다. 이엑스는 고속도로를 뜻하는 영어 익스프레스웨이(expressway)의 앞 두 글자 ex를 따왔다. 이를 도로공사의 특징에 맞게 시각화했다. 박영철 홍보실장은 “영문 e와 x가 서로 연결되고 교차하는 문자 조형은 도로를 중심으로 사람과 장소, 물류와 정보를 이어주는 도로공사의 핵심가치를 시각적으로 간결하게 표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도로공사의 핵심가치인 으뜸(excellence), 역동(exciting), 전문(expert)의 뜻도 함께 들어있다고 덧붙였다. 새로운 이름표를 단 공기업들이 국민들에게 얼마나 다가설지 주목되고 있다. 이기철기자·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chuli@seoul.co.kr
  • 사르코지 내각 구상차 몰타섬에?

    |파리 이종수특파원|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 당선자가 프랑스를 떠나 휴식을 취하며 내각 인선을 구상하고 있다. 사르코지의 선거대책본부장인 클로드 게앙은 7일(현지시간) “당선자가 지중해 몰타에 머물고 있다고 보도됐지만 행선지에 대해선 함구령을 내렸다.”고만 밝혔다. 현재 새 총리로 유력한 인물은 사르코지 당선자의 최측근으로, 사회·교육 장관을 지낸 프랑수아 피용(53)이다. 현지 언론과 전문가들은 ‘피용 총리’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가 사르코지 당선자와 통화 중 “누가 차기 총리가 될 것이냐.”고 묻자 사르코지가 피용에게 휴대전화를 넘겨줬다고 보도했다. 연금 제도와 주 35시간 근로제 개편을 추진한 경험을 가진 피용은 사르코지측 인사들 중 좌파의 거부감이 가장 적은 인물로 꼽힌다. 사르코지가 자신의 노동개혁안에 대한 지지를 얻어내기 위해서는 유화적인 측근을 총리에 임명할 것이란 전망이다. 법학을 전공한 피용은 한 때 AFP통신에서 수습 생활을 했고, 중서부 사르트에서 하원 의원으로 정치 인생을 시작했다. 지난 2002년 장 피에르 라파랭 총리 밑에서 사회·교육장관을 맡았다.2005년 국민투표에서 유럽헌법안이 부결된 후 시라크 대통령을 비난하며 사르코지 캠프에 합류했다. 이 밖에 장 루이-보를루(56) 고용장관, 여성 각료인 미셸 알리오-마리(60) 국방장관도 거론되고 있다. 사르코지 당선자는 자크 시라크 현 대통령의 임기가 끝나는 16일에 대통령직을 인수하면서 후임 총리를 발표하고,6월 총선을 치를 임시 내각도 구성한다. vielee@seoul.co.kr
  • [김승연회장 보복폭행 혐의 수사] 경찰 내우외환…잇단 정보유출에 본청 감찰까지

    ‘수사에 올인하기도 힘든데 정보 유출에 감찰까지….’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의 ‘보복폭행’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경찰들의 한숨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만족할 만한 물증은 나오지 않고, 내부 정보까지 유출되면서 곤혹스러운 상황에 빠졌다. 특히 경찰청이 ‘늑장수사’에 대해 당초 계획과는 달리 일정을 앞당겨 감찰 조사를 시작하면서 일선 경찰들이 수사에만 ‘올인’하기도 힘든 상황이다. 최고 변호인단의 지원 사격 아래 일사불란하게 입을 맞춘 김 회장 측과 달리 경찰은 ‘적전분열’ 양상까지 보이고 있다. ●‘내부에 적이 있다?’ 극도의 보안이 필요한 압수수색영장은 신청 단계에서 언론에 유출됐고, 핵심 목격자로 거론되는 김 회장 차남의 초등학교 동창생은 신병 확보도 되기 전에 존재가 공개됐다. 두 가지 모두 김 회장 측에서 마음만 먹는다면 충분히 손을 쓸 시간이 주어진 셈이다. 그동안 이번 사건 수사는 남대문경찰서 4개팀(24명)에 서울경찰청 형사과와 광역수사대 수사인력 20명이 합류한 사실상의 ‘특별수사본부’에서 맡았다. 여기에 2일부터 서울경찰청에서 5명의 인력이 추가 투입돼 김 회장 차남의 친구를 쫓고 있다. 다양한 구성원들이 모이다 보니 주요 정보가 새어 나가는 구멍조차 파악하기 어렵다. 남대문서의 한 관계자는 “사방이 적이다. 서장도 못 믿는다. 영장도 다른 팀에서는 알 수가 없는데 어디에서 새어 나갔는지 모르겠다.”면서 “먼저 정보가 나가니까 건진 게 없지 않나.6500억원이나 있는 재벌(정확하지는 않으나 김 회장의 재산 규모를 암시)이 하룻밤 새 CCTV쯤이야 못 바꾸겠느냐.”고 하소연했다. ●수사보다 감찰 걱정에 한숨만… 서울경찰청 수뇌부가 김 회장이 연루된 폭행 첩보를 인지한 시점은 늦어도 지난 3월 말이다. 하지만 ‘단순폭행’으로 오판(?)해 사건을 남대문서로 이첩,‘뒷북수사’를 자초해 놓고도 비난이 거세게 일자 일선 경찰들에게 책임을 물으려는 움직임도 감지된다. 사건을 맡고 있는 한 관계자는 “나도 이번 사건을 마치면 직위해제되든지 지방에 보내질 것 같은데 내가 뭘 잘못했나. 원래 내사 기간은 2개월이고, 그 동안 내사하고 수사를 진행할 수 있다.”면서 “4월 초부터 내사를 진행하고 소환 계획을 세웠는데 지금 감찰반에서 조사하겠다고 기다리고 있다. 사건 끝나면 바로 조사 들어간다고…”라면서 한숨을 내쉬었다. 최초 첩보를 입수했던 광역수사대 역시 분위기가 흉흉하기는 마찬가지다. 첩보 보고자인 오모 경위는 언론에 사건 개요를 흘렸다는 이유로 이미 감찰조사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광역수사대 관계자는 “(광수대에서 수사팀에 합류한 사람들도) 위에서 시키니 할 수 없이 하고 있을 뿐이다. 사건에 대해 함구하라고 지시가 떨어져 더 이상 말 할 수 없다.”고 털어 놓았다. 또다른 경찰관은 “경찰도 ‘곤조’가 있다. 자신이 인지해서 혼자 진행한 사건이면 남에게 내주기 싫어한다. 기자도 기사를 쓰다가 데스크에서 ‘이건 아니다. 그만 해라.’‘다른 애한테 넘겨라.’고 하면 기분이 어떻겠나.”라면서도 “방법이 잘못됐다. 정식으로 항의 절차를 밟든지, 수사 결과가 나온 뒤 지적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서울광장] 지성인과 정치인 사이/이목희 논설위원

    [서울광장] 지성인과 정치인 사이/이목희 논설위원

    아들라이 스티븐슨은 진가를 몰라주는 유권자들이 야속했을 터이다. 프린스턴대를 나와 신문기자·변호사 활동, 이어 유엔 창설에 앞장서는 등 쟁쟁한 외교관 경력. 일리노이 주지사로서 행정 능력도 인정받았다. 세련된 언변과 건설적 대안, 지식층 지지…. 스티븐슨은 역대 미국 대통령후보 가운데 가장 지성적 면모를 갖추었다고 평가받는 인사였다.1952년 대선에서 스티븐슨과 맞붙은 후보는 전쟁영웅 아이젠하워. 소련의 핵개발, 한국전쟁으로 매카시즘이 불고 있었다. 애국심의 광풍 앞에 스티븐슨의 지성은 맥을 못추었다. 열세를 만회하려 스티븐슨은 재향군인 모임에 섰다.“애국심이란 어떤 것에 대한 공포가 아니라, 사랑입니다.” 정치학도라면 한번쯤 읽어야 할 명연설이었다. 그럼에도 그의 호소는 어려웠다. 아이젠하워의 듬직하고, 자상한 미소 한방이 지성파의 난해한 연설을 묻어 버렸다.1차 집권기의 아이젠하워는 한심하게 비쳤다. 골프를 즐기고, 목장에서 휴식을 취하고…. 스티븐슨은 재도전했으나 더 큰 표차로 패하고 말았다. 아이젠하워는 닉슨 부통령, 덜레스 국무장관, 애덤스 비서실장 등 부하를 통해 게으름을 커버했다. 지성은 떨어져도 진정한 정치인의 자질은 아이젠하워쪽에 있었다. 올 대선을 앞둔 대한민국에서 ‘지성인 궐기’가 거론된다. 두번의 상고 출신 대통령, 특히 노무현 대통령의 언행이 불러온 반작용일 것이다.‘지성인의 덫’에 빠져 곤경에 처한 첫 주자는 손학규 전 경기지사. 교수 출신인 그는 흠없는 경력과 성품을 가졌다. 지지율 5%와 한나라당내 명분없는 줄서기를 선뜻 수용키 어려웠을 것이다. 그래도 이건 아니다. 정치학자 손학규씨에게 묻는다. 탈당해서 문화·예술계 인사와 만나는 외곽정치를 제자들에게 가르친 적이 있는가. 낮은 지지율이 스스로의 문제라고 자책한 적은 없는가. 아이젠하워에 비해 메시지가 약한 스티븐슨을 돌아본 적이 있는가.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 역시 지성인 이미지로 대권을 겨냥하는 이다. 정 전 총장은 며칠전 “지성인은 남의 문전을 기웃거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독자세력 추구의 뜻을 깔고 있다. 지금 정치권이 통째로 욕을 먹는다. 학계와 시민단체를 우선 엮은 뒤 괜찮은 정치인을 합류시켜 새 모습을 보이려는 게 인지상정이다. 그럼에도 정당정치를 깨야 하는 당위성에 공감할 수 없다. 경제학 교수가 신당을 만들어야 경제를 살릴 수 있다는 얘기인가. 반사이익을 통해 붉은 카펫을 깔고 등장하려는, 정계개편 주도권 욕심이 어른거릴 뿐이다. 그 와중에 충청권 결집 등 정치 구태를 흉내 내려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다. 공식화하진 않았으나 청와대 수석, 국회의원을 지낸 박세일 서울대 교수도 대권도전의 뜻이 있다고 한다. 한나라당이 보수세력을 대변하지 못하니, 지성인으로 세결집에 나서야 한다는 의무감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철학자 미셸 푸코는 지식인을 ‘생산력이라고는 글쓰고 가르치는 일밖에 없으면서 이념·주장만 내놓는 사람’이라고 했다. 지식인의 관념적, 서술적인 메시지는 일반 유권자의 관심을 끌기 어렵다. 정치현장에서 생산력을 입증치 않으면 과거 조순·이홍구씨 수준도 못 따라간다. 유권자를 흡인할 메시지 없이 정당정치를 흔들며 요행을 기다리지 말기 바란다. 대권 꿈이 있다면 빨리 이념에 맞는 정파와 손잡고 정치 메시지 학습에 열중하는 편이 낫다. 지성인이 민주정치를 피곤케 해서야 되겠는가.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 범여권 영입후보 2人의 행보와 선택은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이 창당 방식과 관련,‘후보 중심 신당론’과 ‘선(先) 신당 창당-후(後) 대선후보 영입’으로 충돌하고 있다. 방법이야 어떻게 됐든, 이들이 ‘군침’을 흘리는 후보군으론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과 손학규 전 경기지사 등이 우선적으로 꼽힌다. 이 두 사람은 과연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손학규, 열린우리와 교감설 범여권의 대통합 과정에서 손학규 전 경기지사는 빼놓을 수 없는 ‘새 간판’이다. 열린우리당을 비롯, 중추협(통합신당모임·민주당)이 경쟁적으로 손 전 지사와의 연대에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최근 들어 열린우리당측의 구상과 긴밀한 고리를 갖고 있지 않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정세균 의장이 지난 15일 통합의 원칙으로 ‘후보 중심 제3지대론’을 내걸었다는 게 그 근거다. 손 전 지사는 최근 인터뷰에서 제3세력 형성에 대해 “새로운 세력이 핵심 코어를 형성한 뒤 기성 정치권의 합류가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열린우리당과 손 전 지사가 구상중인 범여권의 연대시기도 6월쯤이다. 연대의 시기와 방식이 공교롭게도 일치한다. 때문에 양측이 다각도로 접촉을 시도하면서 접점을 모색중인 것으로 관측된다. 손 전 지사는 최근 ‘새로운 결단’이 필요하다는 내부정리를 한 것으로 16일 알려졌다. 그동안 제3지대 형성을 위해 시민사회 세력과 종교계, 학계 등과 접촉한 성과를 다지는 동시에 현역 의원들의 규합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는 후문이다. 열린우리당 일각에선 수도권과 인천지역 의원들을 중심으로 손 전 지사를 지원하기 위한 물밑작업이 완료됐다는 설도 나온다. 열린우리당의 한 의원은 “손 전 지사가 제3지대에서 신당의 틀을 만들면 당내 의원 20여명 정도는 합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손 전 지사는 다음달 초쯤 포럼 형태로 발기인들을 모집,6월중 ‘선진평화연대’를 발족할 예정이다. 민주당에서는 ‘빅텐트론’을 펴온 김효석 원내대표가 손 전 지사를 적극 끌어들이려는 구상을 갖고 있고, 통합신당모임에서는 이강래 통합추진위원장이 손 전 지사와 직·간접적으로 접촉을 시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정운찬 ‘先독자창당론’ 무게 범여권의 끊임없는 러브콜을 받고 있는 가운데 16일(음력 2월29일) 회갑을 맞은 정운찬(얼굴) 전 서울대 총장은 어떤 길을 선택할까. 일단 그는 특정 정당, 정파 혹은 의원 모임과 결합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즉 정 전 총장 스스로 ‘정운찬 신당’<서울신문 4월11일자 보도>을 창당해 먼저 깃발을 꽂는 방식이 가장 유력하다. 정 전 총장은 최근 기자와의 통화에서 신당 창당설과 관련,“얼마든지 가능한 일”이라면서 사실상 독자 신당 쪽으로 마음을 굳혔음을 시사했다. 또 그는 “기존 정치권에 혼자 들어가지 않겠다. 출마한다면 신당을 만들어서 나간다.”고도 했다. 최근 열린우리당 지도부를 포함한 범여권의 정 전 총장을 향한 ‘구애’가 더욱 노골적으로 변했음에도 정 전 총장이 특별한 관심을 보이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현재 정 전 총장 중심의 신당은 정치권 인사를 배제하고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만간 창당에 필요한 지역 조직 작업을 마무리할 것으로 전해졌다. 정치권의 한 소식통은 “일단은 충청권을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정 전 총장이 대선 중구 지역구인 무소속 권선택 의원과 잦은 접촉을 가진 것도 이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해석된다. 이 소식통은 “조직 작업이 끝나면 국회의원 10여명을 합류시킬 것”이라면서 “친노나 특정 계파에 속하지 않은, 소위 ‘정운찬계’가 될 수 있는 젊은 의원들이 창당 멤버 고려 대상”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세미나 참석으로 일본에서 회갑을 맞은 정 전 총장은 “출국 전 가족, 친지들과 함께 시내 음식점에서 조촐히 식사만 했다.”고 전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유럽연합 창립 50돌] 이상이 현실로(상)

    [유럽연합 창립 50돌] 이상이 현실로(상)

    |파리 이종수특파원|유럽 대륙에 신명이 넘친다.25일 유럽연합(EU) 창립 50돌을 앞두고 축하 잔치가 동시다발로 터져나온다.1957년 유럽단일 시장 계획의 첫 골격을 마련한 ‘로마조약’을 체결해 일궈온 발전을 자축하는 흥겨움은 장소를 가리지 않는다. 축구장과 공연·전시장, 거리, 나이트클럽…. 열기는 27개 회원국 정상들이 25일 발표할 ‘베를린 선언’이란 정점을 향해 치닫고 있다. 이상을 현실로 바꾼 EU의 지난 50년과 현재, 정치공동체라는 이상을 향해 다시 뛰어야 할 앞날을 점검해본다. ‘이상이 현실로’ 1957년 로마 조약에 서명한 국가는 단 6개국이었다. 프랑스·독일·이탈리아와 베네룩스 3개국 등 석탄철강공동체(ECSC) 멤버가 그들이다. 당시만 해도 주변국가나 유럽 대륙 너머에서 회의적 시각이 많았다. 그러나 5차례의 ‘확장 공사’를 거치며 EU는 매머드급 공동체로 거듭났다. 과정은 더뎠지만 반목의 역사를 딛고 한 분야씩 합쳐가면서 통상·통화·재정분야의 통합을 이뤘다. 마침내 올해 루마니아와 불가리아를 받아들여 27개 회원국의 세계 최대의 단일 시장을 구축하기에 이르렀다. ●1946년 처칠 “통합 정치체제 필요” 역설 전대 미문의 역사적 실험 뒤에는 몇몇 정치인의 이상과 꿈, 강력한 의지가 자리잡고 있다. 선구자는 ‘유럽통합의 아버지’라 불리는 장 모네와 영국의 윈스턴 처칠 총리. 처칠은 1946년 스위스 취리히 대학에서 “유럽에서 전쟁을 막으려면 국가간 결합을 통한 하나의 통합 정치제제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이는 프랑스 경제계획청장 모네의 석탄·철강 공동 관리 발상으로 연결됐다. 두 사람의 꿈을 이어받은 이가 프랑스 외무장관 로베르 슈망. 그는 1950년 유럽의 석탄·철강을 공동 생산·분배·관리하자는 이른바 ‘슈망 선언’을 제안하면서 EU 태동의 초석을 다졌다. 이에 따라 1953년 ECSC가 발족했다. 이들의 이상과 그를 실현하려는 강력한 의지가 있었기에 오늘의 EU는 가능했을지도 모른다.1985년부터 10년 동안 EU집행위원장을 지낸 자크 들로르는 “우리 공동체는 역사와 필요의 결실일 뿐만 아니라 정치적 의지의 산물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6개국→27개국으로 ‘5차례 확장공사´ 유럽석탄철강공동체의 성공적 운영은 로마조약 체결로 이어졌다. 그 뒤 1958년 경제공동체(EEC)·원자력공동체(EURATOM)가 출범했다. 경제공동체를 10년 동안 운영하면서 생긴 자신감은 1967년 유럽공동체(EC),1968년 관세동맹,1979년 유럽통화제도로 결실을 맺었다. 이어 1993년 단일시장을 이룬 뒤 EU가 발족됐다.2002년에는 유로화로 단일화폐 시대를 열었다. 경제공동체를 EU로 확대발전시킨 주역은 프랑수아 미테랑 프랑스 대통령과 헬무트 콜 독일 총리. 미테랑은 1990년 1월 유럽연방 구상을 제시했고 그해 4월 콜-미테랑 공동선언을 발표했다. 두 사람의 파트너십은 1993년 1월까지 단일 시장과 경제금융 통합 완성 주장으로 이어졌고 1992년 2월 EU조약(마스트리히트 조약)을 낳았다. 1957년 6개국이던 회원국 숫자도 1973년 영국·아일랜드·덴마크가 가입하면서 늘어나기 시작했다. 이어 1981년에 그리스,1986년에 스페인·포르투갈이 합류하면서 EC 12개 회원국 체제를 갖췄다.EU조약 체결 뒤 1993년 현재의 통합 형태인 EU가 1993년 출범했다.EU는 공동 경제·외교안보 정책과 내무·사법 협력 체제를 갖춘 뒤 1995년 스웨덴·핀란드·오스트리아를 새 식구로 맞이하면서 15개국 체제로 확대됐다. EU의 양적·질적 전환기는 2005년 5월. 헝가리·폴란드·체코·슬로바키아·에스토니아·라트비아·리투아니아·몰타·슬로베니아, 키프로스 등 중·동부 유럽 10개국이 가입했다. 서부 유럽에 국한된 ‘통합’이 명실상부하게 유럽 대륙으로 확장한 것이다. ●올 경제성장률 2.7% 전망 EU는 현재 4억 9300만명이 지구촌 총생산의 30%를 산출하는 세계 최대의 경제공동체다. 뿐만 아니라 인구 4억 9300만명으로 중국(13억 1000만명)·인도(11억명)에 이어 세계 3위다. 전체 면적은 423만 ㎢. 국제통화기금(IMF)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9월 기준으로 EU 25개 회원국 국내총생산(GDP)은 14조 2050억달러로 미국(13조 2620억 달러)보다 9430억달러가 많다. 또 경제성장률은 2.9%로 6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런 활기는 낮은 실업률과 생산성 증가, 낮은 인플레이션율에 힘입어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EU 집행위는 최근 27개 회원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2.7%로 전망하며 미국(2.5%)을 앞지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호아킨 알무니아 EU 경제 및 통화 담당 집행위원은 “오랫동안 미국·일본에 뒤졌던 유럽이 무기력한 성장에서 벗어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유로화도 강세 행진을 이어갔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지난해 10월 말까지 세계에서 유통된 유로화 가치가 8000억달러를 넘어서 달러 유통 규모를 추월했다.”고 전했다.2002년 1월 1달러 대비 1.1로 출범한 유로화는 현재 1.3대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출범 5년 만에 기축통화인 달러를 따라잡을 정도로 성큼 성장했다. 이런 거시적 통계만이 아니라 미시적 변화도 두드러진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최근 ‘유럽을 사랑하는 50가지 이유’라는 변화상을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모네와 슈망의 꿈대로 독일·영국과 프랑스 사이의 강국의 분쟁은 사라졌다. 또 독재에 신음하던 스페인을 비롯, 포르투갈·그리스, 중·동부 유럽 10개국에 민주주의가 안착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1980년 도입된 역내 정보통신시장 자율화로 전화요금이 1984년 이후 80%나 내렸다. 회원국 어디에서나 자국과 같은 치료를 받을 수도 있다. 항공시장 자유화로 이지젯이나 라인에어 같은 저가 항공사가 등장했다. 대학생 교환프로그램인 에라스무스도 활기를 띠고 있다. vielee@seoul.co.kr
  • [손학규 탈당 파장] “이 길이 ‘죽음의 길’ 알지만 나 자신 버려”

    한나라당 대선주자인 손학규 전 경기지사가 19일 오후 기자회견을 갖고 “낡은 정치구조를 깨고 새 정치질서를 창조하겠다.”며 탈당을 선언했다. 회견장은 제3의 정치세력 ‘전진코리아’가 창립대회를 가진 곳이어서 눈길을 끌었다. 그는 자신이 정치권에 들어와서 받았던 국민의 사랑을 언급하는 대목에서 북받치는 감정을 억제하지 못한 듯 한동안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다음은 손 전 지사의 일문일답. ▶무능한 진보와 수구보수가 판치는 정치를 고쳐야 한다고 했다. 중도(中道)를 표방한 것으로 보이는데 중도가 집권할 수 있다고 보나. -중도정치 어렵다. 내가 말하는 중도정치세력은 그저 가운데 서 있는 중도가 아니다. 미래를 향해 세계로 나가는 선진화 개혁세력이다. 낡은 좌파는 국정 운영 능력이 없고 수구보수는 우리가 60∼70년대에 사는 것으로 착각한다. ▶창당한다면 얼마나 많은 의원들이 동참할 것으로 예상하나. 실제 동참 의사를 밝힌 의원은 있나. 또 범여권 후보설에 대한 입장은. -지금 우리가 가야 할 길에 대한 공감대가 널리 펼쳐져 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폭넓은 참여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범여권 후보설에 대해서는 이미 드린 답이 있다. 이 정권은 실정에 대해 분명히 사과하고 그런 가운데 여권과 한나라당, 새로운 정치를 추구하는 사람들이 크게 새로운 이념적 정책적 좌표를 설정해서 같이 앞으로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창조적 세력을 만드는데 주력하겠다는 말은 신당 창당을 의미하나. 또 ‘전진코리아’가 신당의 모태가 되나. -‘전진코리아’도 충분히 새로운 정치세력의 한 바탕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전진코리아’는 386 세대 중에서 기존 386 정치에 대한 국민의 부정적 인식을 극복할 수 있는 적극적 사회참여 세력이다. ▶대한민국 드림팀을 만드는데 밀알이 되겠다고 했는데. -정운찬 전 총장은 서울대 경영을 통해 교육에 대한 훌륭한 비전과 경영능력을 보여줬고 진대제 전 장관은 미래 산업의 상징이다. 이런 분들이 대한민국 선진화와 미래의 중요한 힘이 된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경선결과에 승복하겠다고 했는데 탈당을 결심한 구체적인 계기는. -나는 나 자신을 버리기로 했다. 이 길이 죽음의 길인 것을 잘 안다. 그러나 나의 명성과 명예, 영광을 지키기 위해 빤히 보이는 자신의 안위만을 지킬 수는 없다. 회견뒤 손 전지사의 참모들도 “이젠 우리는 험난한 길로 들어섰다.”며 결연한 의지를 비쳤다. 그러나 일각에선 한나라당에서 일정부분 ‘수혜’를 입은 손 전지사가 경선 승리 가능성이 적어지자 탈당을 강행한데 대해 비판도 제기됐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중도 성향 표 이탈 대선 3수 악몽 우려 한나라당은 19일 손학규 전 경기지사가 결국 탈당을 선언하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대책마련에 나섰다. 당내 경선이 이념적 반쪽 선거로 전락하면서 ‘대선 3수’의 악몽이 현실화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터져나왔다. 강재섭 대표는 이날 손 전 지사의 탈당과 관련해 “애석하다.”면서 “이유가 무엇이든 탈당선언을 철회하고 정권교체의 한 길에 힘을 합쳐주길 바란다.”고 말했다고 나경원 대변인이 전했다. 대선주자 중 한명인 원희룡 의원은 “중도개혁 성향의 국민 지지를 위한 둑이 무너진 셈”이라며 아쉬워했다. 나 대변인은 “새로운 시작을 청하는 악수(握手)를 청하길 기다렸지만, 장고 끝에 탈당이라는 악수(惡手)를 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반면 전여옥 최고위원은 “자신에게 기회와 애정을 줬던 한나라당에 이런 식으로 등을 돌리고 무능한 진보에 명분없는 합류를 함으로써, 손학규에 대한 수많은 기대를 저버렸다.”고 독설을 퍼부었다. 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책임론 차단’ 조심스런 李 이명박 전 서울시장측은 손학규 전 경기지사의 탈당에 대해 극도로 조심스러워하는 분위기다. 특히 최근 손 전 지사와 ‘빈둥빈둥 발언’,‘시베리아 발언’등으로 여러차례 날선 공방을 벌였던 ‘전비(前非)’때문에 더욱 곤혹스러워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일부에서 제기하는 책임론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차단에 나서는 등 ‘공세적 방어모드’를 취했다. 이 전 시장은 손 전 지사의 탈당 소식이 전해진 직후 “(손 전 지사가)국민의 염원인 정권교체를 목전에 두고 당을 떠나게 돼 매우 아쉽고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 “하지만 당은 힘을 모아서 정권교체에 차질 없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전 시장측 조해진 공보특보는 “당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이같은 어려운 시기에 (책임을 전가하며)다른 사람들에게 손가락질해서는 안 된다.”면서 책임론 예봉을 피한 뒤 “(손 전 지사 탈당)책임 공방 자체가 정략적인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시장은 당초 이날 오전 예정된 일정을 취소하고 손 전 지사 탈당에 대한 대책을 숙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텃밭 다지기 나선 朴 손학규 전 경기지사가 탈당을 선언하면서 당내 완충지대가 사라진 상황에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텃밭다지기에 나섰다. 박 전 대표는 이날 김천지역 당직자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끝까지 같이 갔으면 했는데 떠나게 돼서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애당초 합법적 절차를 거쳐 공정하게 만들어진 경선 룰 원칙을 바꾸려 했던 게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한나라당은 그동안 굉장히 많이 변했는데 당내 사정을 잘 모르고 계신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며 손 전지사의 회견 내용을 조목조목 비판했다. 그는 손 전 지사가 ‘군사독재잔당과 개발독재잔재들이 주인행세를 하고 있다’고 말한 데 대해서 “그것도 사실이 아니다.”면서 “국민들이 한나라당을 바라보는 눈이 바뀌었기에 50%에 육박하는 지지를 받고 있는 것이고 경선 룰 때문에 나가는 것인데 안 하던 말을 하니까 이해가 잘 안 된다.”고 꼬집었다. 박 전 대표는 19일 고령을 시작으로 구미, 안동, 예천, 경주 등 경북 15개 지역을 2박3일의 일정으로 방문한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이인제 학습효과’ 왜 무시했나 손학규 전 경기지사의 한나라당 탈당은 이른바 ‘이인제 학습효과’를 일축한 나름의 승부수다. 이인제 현 국민중심당 의원은 지난 1997년 대선 당시 한나라당 경선결과에 불복, 탈당한 뒤 국민신당 후보로 나섰다가 김대중·이회창 후보에 이어 3위에 머물렀다. 한나라당은 이 의원의 탈당이 지지층 분열과 정권교체의 요인으로 작용했다며 ‘탈당=대선 패배’라는 공식을 곱씹어왔다. 그럼에도 손 전 지사가 ‘이인제 효과’를 무시한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정치지형의 변화가 손 전 지사의 마음을 움직였을 것이라고 분석한다.‘김대중’이라는 막강한 상대 정당후보가 존재했을 당시 ‘이인제의 탈당’과 여권이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는 현 상황에서 ‘손학규의 탈당’은 파괴력이 다를 것이라는 계산이 작용했다는 것이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정치학)는 19일 “대선 2,3개월을 앞두고 한나라당 후보가 검증과정에서 흔들린다면, 손 전 지사는 한나라당과 범여권 양쪽에서 러브콜을 받을 수 있다.”고 가정했다. 그는 “손 전 지사에게는 이인제 효과 보다는 2002년 후보단일화 효과가 더 강력하게 작용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예컨대 현재 거론되는 범여권의 주자와 외곽지역의 제3후보들이 ‘진보·평화세력 결집’을 기치로 후보 단일화를 시도할 때 ‘손학규 카드’가 먹혀들 수 있다는 것이다. 대선 이후 불과 4개월 만에 총선이 열리는 정치일정도 탈당 배경과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다. 손 전 지사가 관심을 보여온 ‘전진코리아’참여인사들의 ‘총선출마 의지’가 손 전 지사의 권력의지와 맞아떨어졌다는 것이다. 하지만 전문가의 평가는 냉담하다. 이 의원은 10년전 ‘여론조사 1위’와 ‘국민 후보’를 카드로 내밀었지만, 손 전 지사는 명분이 약하다는 것이다. 정치컨설턴트인 박성민 민기획 대표는 “한나라당이 대북정책에서 유연성을 보이겠다고 선언했고, 당내 경선룰 싸움이 일단락된 상태에서 지지율이 미약한 손 전 지사의 탈당은 명분도 약한데다 타이밍도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文人들 역할론? 한나라당 탈당을 선언한 손학규 전 경기지사의 향후 행보와 관련, 황석영(64), 김지하(66)씨 등 손 전 지사와 가까운 문인들의 역할이 주목되고 있다. 손 전 지사와 30년 이상 친분을 쌓아온 황씨는 손 전 지사에게 ‘제3세력’ 통합에 나설 것을 수차례 권유해 왔다. 프랑스 파리에 체류 중인 황씨는 올초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제3 세력이 기존 정당의 틀을 깰 것”이라며 “역할이 있다면 나도 총대를 멜 생각이 있다.”고 밝혔다. 이는 연말 대선을 앞두고 모종의 역할을 하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졌다. 일각에선 손 전 지사가 설악산 봉정암에서 내려온 지난 17일 오후부터 다음날까지 황씨와 함께 지내며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눴다는 얘기도 있다. 이에 대해 캠프 관계자는 “손 전 지사가 황씨와 가까운 것은 사실이지만 그 기간에 함께 있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평소 손 전 지사와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진 시인 김지하씨도 나름의 역할을 하겠다는 뜻을 내비쳐 주목된다. 김씨는 “손 전 지사에게 탈당을 권유하지는 않았지만 역사적으로 짓밟힌 중도를 살리기 위해 그가 중요한 결단을 내렸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프로농구] KT&G ‘단독6위’

    KT&G가 2시즌 만에 플레이오프 합류에 대한 꿈을 한껏 부풀렸다. KT&G는 15일 안양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경기에서 SK를 79-73으로 꺾었다.2연승으로 23승27패를 기록한 KT&G는 4경기가 남은 상황에서 단독 6위로 나섰다.KT&G는 SBS 시절이었던 04∼05시즌 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했지만, 새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지난 시즌에는 7위로 탈락했다.22승28패의 SK는 1경기 뒤진 공동7위로 떨어졌다. KT&G는 단테 존스(20점 16리바운드) 양희승(18점) 은희석(13점 3점슛 3개) 주니어 버로(11점 9리바운드) 주희정(9점) 등 베스트5가 제 몫을 해줬다. 턴오버 15개가 흠이라면 흠. 반면 SK는 경기당 16개에 육박했던 턴오버를 절반으로 확 줄였지만 슛 감각이 좋지 않았다. 약 53%에 달하던 2점슛 성공률이 3쿼터까지 32%에 그쳤고, 경기를 통틀어 3점슛 33개를 난사했으나 6개만 성공하며 승리를 헌납했다. 루 로(18점 12리바운드)와 키부 스튜어트(20점 15리바운드)가 분전했지만 국내 선수들의 활약이 부족했다. 2쿼터 막판 문경은(7점)에게 3점포를 얻어맞아 29-32로 뒤졌던 KT&G는 SK의 슛이 거푸 빗나가는 사이 양희승과 존스, 주희정 등이 9점을 합작하며 순식간에 승부를 뒤집었다.KT&G는 3∼4쿼터에는 점수를 10점 이상 벌리며 승기를 굳혔다. 경기 막판 반칙 작전에 나선 SK는 방성윤(17점)과 노경석(5점)이 3점슛 3개를 작렬시켰으나 KT&G를 따라잡기에는 시간이 부족했다.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포기한 적 없다” 박찬호 구단 홈피에 재기 의지 피력

    “난 포기한 적이 없다.” 미프로야구(MLB)에서 뛰는 코리안 빅리거의 ‘맏형’ 박찬호(34·뉴욕 메츠)가 굳센 의지력을 보이며 재기를 다짐했다. 박찬호는 2일 구단 홈페이지와의 인터뷰에서 “모든 사람들이 포기했다고 말했지만 좌절하지 않았다. 건강만 회복되면 언제든지 타자들을 아웃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홈페이지는 박찬호 기사를 톱으로 다뤘다. 또 그는 “여기가 매우 편안하다. 훌륭한 선수들이 많아 나에겐 최적의 장소”라면서 “내 역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직 박찬호의 선발진 합류 여부는 불확실하다.3선발이 유력하지만 시범경기에서 부진하면 마이너리그 트리플A 뉴올리언스에서 시즌을 시작할 수도 있다고 홈페이지는 전했다. 그러나 스프링캠프의 분위기는 좋다. 윌리 랜돌프 감독이 플로리다주 포트세인트루시 스프링캠프에서 박찬호의 투구를 유심히 지켜본 뒤 슬러브(슬라이더+커브)에 반한 것. 구단 홈페이지는 랜돌프 감독이 커브처럼 완전히 뚝 떨어지지는 않지만 예리하고 낮게 떨어지는 박찬호의 슬러브에 관심을 보였고, 경험 많은 박찬호에게 희망을 걸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박찬호는 3일로 예정된 세인트루이스와의 시범경기에 비자 문제로 나가지 못하게 됐다. 외국인 선수는 매년 시즌 시작 전에 노동비자를 받아야 한다. 박찬호는 새 둥지를 늦게 찾는 바람에 아직 비자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것. 이에 따라 메츠 코칭스태프는 이날 자체 마이너리그 팀과의 연습 경기에 박찬호를 마운드에 올리기로 했다. 시범경기 등판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중기자 jeunesse@seoul.co.kr
  • MLB 오늘부터 시범경기 돌입…코리안 빅리거 선발확보 첫 시험대

    ‘코리안, 생존 경쟁 돌입’ 미국프로야구가 1일부터 한 달여의 시범경기에 들어간다. 특히 올시즌 한국인 선수들은 서재응(30·탬파베이)을 제외하고는 확실하게 주전자리를 확보하지 못한 어려운 상황이다. 살아 남기 위해서는 시범경기에서 어느 때보다 처절한 몸짓을 해야 한다. ●첫 단추가 중요하다 ‘맏형’ 박찬호(34·메츠)는 3일 디펜딩 챔피언 세인트루이스전에 선발 등판한다. 전성기인 다저스 때처럼 릴리스포인트를 최대한 포수 쪽으로 끌고 가기 위해 보폭을 크게 넓힌 새 투구폼을 점검한다.‘사부’ 샌디 쿠펙스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포심 패스트볼과 낙차 큰 커브 등의 구질도 시험한다.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돼 자신감에 넘쳐 있는 박찬호는 일단 5선발이 유력하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바통을 이어받아 김병현(28·콜로라도)이 4일 LA 에인절스전에 경쟁자인 조시 포그와 함께 등판한다. 현재 선발진 합류가 점쳐지지만 로드리고 로페스, 브라이언 로런스 등의 영입에 따라 끊임없이 제기돼 온 이적설이 신경 쓰인다. 그러나 이전보다 성실히 훈련해 근력이 부쩍 늘어난 게 믿음직한 구석. 초청선수로 합류한 김선우(30·샌프란시스코)는 5일 시애틀과의 경기에 나선다.5선발을 노리는 김선우는 라몬 오티스, 브래드 헤네시 등의 경쟁자가 많아 강한 인상을 심어줘야 한다. 아직 시범경기 등판이 확정되지 않은 서재응(30)과 류제국(24·이상 탬파베이)은 1일 자체 청백전에 나와 1이닝씩 던질 예정이다. 백차승(27·시애틀)은 우완 제프 위버의 합류로 마이너리그 강등설이 나오고 있다. 호투해야 불펜 한 자리나마 잡을 전망이다. ●‘방망이 잡고 싶다’ 타자들은 투수보다 더욱 치열한 경쟁을 뚫어야 한다.‘빅초이’ 최희섭(27·탬파베이)은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말로 어려움을 토로했다. 왼손 대타 요원으로 개막전에 나가는 게 목표일 정도다. 더욱이 스플릿계약으로 팀이 굳이 빅리거에 올릴 이유가 없다는 것도 불안 요인이다. 베테랑 데이브 델루치, 트롯 닉슨 영입으로 마이너리그에서 시작할 게 유력한 추신수(25·클리블랜드)는 불방망이를 휘둘러 막판 반전을 넘보지만 쉽지 않다. 다만 팀이 추신수의 장래성을 높이 사고 있는 게 그나마 다행이다. 김영중기자 jeunesse@seoul.co.kr
  • 與 “6월 신당·7~8월 국민경선” 집단탈당파선 5월 창당 추진

    범여권의 창당 일정이 구체화되고 있다.‘8월 대통령선거 후보 선출’에 있어선 공감대가 있지만 세부 시기에선 미묘한 차이가 있다. 열린우리당은 ‘6월 창당,7∼8월 오픈 프라이머리(개방형 국민경선)’를 뼈대로 놓고, 탈당파는 ‘5월 창당,7∼8월 오픈 프라이머리’를 염두에 두고 있다. 민주당은 당 안팎 사정상 시기를 구체화하지 못하고 있다.27일 열린우리당 핵심관계자에 따르면, 당은 일단 다음달 중 정치권과 시민사회단체를 접촉한 뒤 4월까지 여러 세력들이 참여하는 원탁회의를 구성할 계획이다.4·25 재·보궐선거에서 연합공천을 하는 게 1차 목표다.5월까진 창당준비위원회를 구성하고 6월까지 창당한다는 계획이다. 당 핵심관계자는 “6월을 창당 마지노선으로 잡은 것은 정기국회 전인 8월까지 대선 후보를 뽑으려면 최소한 2개월은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최선의 시나리오는 시민단체 등 외부세력이 창당준비위를 구성해 기성 정치권이 합류하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열린우리당 집단탈당파인 통합신당모임은 창당 일정을 앞당길 방침이다. 모임 내 전략가 이강래 의원이 최근 밝힌 안은 ‘원탁회의→창당준비위 구성→창당’ 일정을 1개월씩 앞당겨 5월까지 창당하는 내용이다.7∼8월 오픈 프라이머리를 치르는 것은 열린우리당과 같지만 6월 한 달을 준비 기간으로 둔 게 다르다. 열린우리당의 통합추진 노력이 일정한 성과를 내지 못할 경우 정세균 의장 체제 출범 한 달을 넘어서는 다음달 말까지 추가 탈당하는 의원들이 많을 것이라는 관측과도 무관치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민주당은 ‘3월20일까지 열린우리당 탈당파 및 국민중심당 의원 등과 교섭단체를 구성한다.’는 목표 외엔 구체적 일정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4월3일 전당대회에서 뽑힐 새 지도부에 통합 추진의 전권을 위임할 때까진 관망이 불가피해서다.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 [서울시교육청 ‘통합논술 교실’ 지상중계] (7) 주제별강의 및 첨삭 Ⅲ

    1번은 제시문에 나온 내용으로 풀 수 있다. 쉬운 문제다. 답에는 ‘혁신’이라는 어휘만 들어가면 된다.(가)에 있는 예들이 혁신의 어느 분야에 해당하고 어떻게 작용하는지만 알면 쉽게 풀 수 있다.(가)에 나오는 혁신은 무엇인가. 공급의 측면에서 볼 때 생산자 중심, 생산성 증대, 기업의 이익, 즉 들어가는 것보다 나오는 게 더 많으면 그 관계가 성립된다. 수요 측면에서는 소비자의 가치와 만족도를 높이는 것을 들 수 있다. 공통점은 이런 식으로 보여주면 된다. 그럼 이 제시문에서 수요 측면인지 공급 측면인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 거기에 답이 있다. 스타벅스에서 혁신이라고 한 부분은 고급문화를 제공하고 소비자의 만족을 얻어냈기 때문이다. 기업의 이익이 된다는 등의 얘기는 공급 측면으로 보면 된다. 혁신은 자원의 생산성을 높이는 활동이다. 공급 측면에서 혁신의 정의를 내린 곳은 어디인가. 똑같은 자원을 투자하고도 다른 결과를 얻는 것이 혁신이다. 그럼 생각해 보자. 스타벅스에서 새로운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 커피라는 생산물에 새로운 문화를 더한 것이다. 생각했던 것보다 더 많은 가치를 얻은 것이다. 스타벅스가 성공했던 이유는 이들의 기법이 수요 측면에만 해당된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 ☞ 서울시교육청 논술강의 녹취록&논술교재(7회) 바로가기 델을 보자. 어디가 핵심인가. 다이렉트 판매방식이다. 또한 소비자 중심이다. 맞춤형 PC를 직접 판매하는 모델을 창조한 곳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고객의 만족도를 높여주기 위해서다. 이 또한 수요의 측면이다. 이것은 스타벅스의 예와 다르게 제품에 서비스를 얹은 것이다. 결론은 쉽게 내려질 수 있다. 결국 이 두 가지가 수요 측면임을 확인할 수 있다. 기존의 공급 측면으로는 이익 창출이 한계에 부딪쳤기 때문에 수요의 측면에서 바라보는 관점이 더 빛을 보는 것이다.(가)에서 여기에 속하는 것만 말하면 된다. 글의 순서는 상관없다. 중점을 두고 쓸 부분은 소비자들의 가치와 만족도를 높여주는 예이다. 요즘 기업들은 여기에 중점을 두고 나아가고 있다. 두번째 단락에서는 혁신에 대한 얘기 가운데 공급 측면에 한계에 부딪쳐 수요 측면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쓰면 된다. 혁신에 대한 설명이 여러 개 나오는데 기본적인 개념에 대해 알아보자. 혁신은 무엇인가. 학교 수업시간에 나오는 것이 논술의 배경 지식이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된다. 그러나 여러분들은 내신 공부를 하고 시험 끝나면 다 잊어버린다. 그러고 나서 수능 공부를 한다. 학원 열심히 다닌다. 수능이라고 내신과 동떨어져 있느냐. 기본적으로 수능의 배경지식도 내신 공부에서 나오는 것이다. 이를 벗어나지 않는다. 여러분은 한 번에 할 수 있는 공부를 따로 따로 하면서 시간과 노력을 버리고 있다. 학원은 기본적으로 이익 추구를 해야 하는 곳이기 때문에 (내신, 수능, 논술등을) 쓸데없이 다 나눠서 가르친다. 수능은 암기적 사고, 비판적 사고, 창의적 사고를 요구한다. 하지만 여러분은 별개의 문제로 생각한다. 논술도 마찬가지다. 여기에 글쓰기가 들어갈 뿐이다. 그래서 이 모든 것을 한 번에 끝낼 수 있는 것이 논술이다. 문제는 자기 자신에게 있다. 학교에서 배경 지식을 잘 안 가르쳐 주는 이유는 교과 시간에 배우는 배경지식으로 충분하기 때문이다. 수업 시간에 집중해라. 집에 가서 혼자 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돌을 밀어보지도 않고 (해결책을)찾는 식의 공부는 안된다. 스스로 길을 찾는 식의 공부 방법을 찾아야 한다. 2번 문제를 보자. 박지원은 잘 알 것이고, 장자와 박지원은 연습문제에 자주 나온다. 이유는 지금 시대에 적용되는 사상을 당시에 미리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잘 맞는 한자가 온고지신(溫故知新)이다. 같은 말이 하나 더 있다. 법고창신(法古創新)이다. 옛것을 알고 새로운 것을 창조하라는 뜻이다. 논술에서 배경지식을 왜 강조할까. 배경지식은 단순히 글의 자료로만 쓰이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글을 쓰기 위한 귀한 재물이 된다. 이 문제에서도 여러분은 두 글에 나타난 삶의 태도나 사유 방식을 찾아야 한다. 둘의 평균을 찾아야 한다. 한 쪽에 치우치면 안된다. 두 가지를 다 아우를 수 있는 삶의 방식을 찾아야 한다. 두번째는 인류의 역사와 문화의 발전에 기여한 사례를 논하는 것이다. 주장이 있고, 추출해 낸 사유방식으로 이어지는 데이터가 필요하다. 구체적인 사례다. 논술하고 싶은 내용은 많이 알지만 쉬운 것을 위주로 왜 그런지 설명해야 한다. 구체적인 설명은 예만 들어주면 끝나는 것이 아니다. 설명이 필요하다. 왜 설명하지 않을까. 이는 글을 쓰는 사람들이 자신이 아는 것은 다른 사람이 모두 안다는 생각에서 나오는 실수다. 설명이 충분히 되어야 한다. 추측성 주장이거나 혹은 어느 한 쪽의 주장을 몰아갈 때 더욱 더 설명을 보장해 줘야 한다. 그러나 찬반 논의형 진행일 때 반박에 대한 준비도 해야 한다. 즉 한정을 지어준다. 예를 들어 사람은 누구나 군대를 가야 한다는 주장을 한다면 몸이 건강한 사람이라면, 혹은 군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하는 식으로 한정을 지어야 한다. 진도를 나가 보자. 두 사람을 아우를 수 있는 삶의 방식을 찾아야 하는데 쉽지 않다.(나)를 보면 선귤자가 엄행수를 바라보는 태도, 예적 선생이라고 부르는 이유에서 삶의 방식이나 그의 사유 방식을 추론할 수 있다.(나)에서는 선귤자나 제자가 바라보는 방식이 다르다.(가)에서도 혜자와 장자가 바라보는 방식이 상반된다. 그러나 공통점도 있다. 장자와 선귤자이다. 이제 결정지어 주면 된다. 삶의 태도라고 할지 사유방식이라고 할지. 즉 남들이 가치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에서 가치를 찾아내는 삶의 태도를 가지고 있다. 두번째 질문은 인류의 역사와 문화발전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구체적인 예를 통해 말하라고 하고 있다. 설명을 친절하고 자세하게 해줘야 한다. 불친절하면 점수를 잘 받지 못한다. 정리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2007 서강대 수시 1차 논술문제 ●경제 문항 1: 30%,500~600자 다음 제시문 (나)는 오늘날 기업이 직면하고 있는 어떤 공통된 경영 활동의 주제를 다루고 있다. 제시문 (나)를 근거로 하여 제시문 (가)가 담고 있는 의미를 구체적으로 서술하라. (가) 스타벅스는 커피와 문화를 결합하여 커피에 관한 경험을 재창조한 회사이다. 스타벅스의 최고 경영자가 된 하워드 슐츠는 1982년 스타벅스에 합류했다가 1987년에 스타벅스를 인수했다. 그는 단순히 최고급 커피원두를 소매로 파는 가게였던 스타벅스를 ‘고객이 바리스타(barista)라 불리는 매장 점원과의 교감을 바탕으로 커피를 마시면서 새로운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오늘의 스타벅스를 일구어냈다. 또한 존경과 품위, 다양성의 존중, 사회와 환경에 대한 공헌 등의 원칙을 공유하는 문화를 키워나감과 동시에 직원들의 의견을 존중해 프라프치노 등 고객의 새로운 요구에 부합하는 새로운 상품을 적시에 선보였다. 그 결과 1987년 당시 6개 스토어에 100여명의 사원이 있던 수준의 회사를 10년만에 2,000여 개의 스토어에 25,000명 규모의 회사로 성장시켰다.1992년에는 커피 판매 기업으로는 최초로 상장기업이 되었으며 2004년에는 5조 3천억 원의 매출과 6천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델은 1984년 창업과 함께 컴퓨터업계 최초로 제조업체가 제작한 컴퓨터를 최종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하는 ‘다이렉트 판매’ 방식을 도입했다. 기존의 PC 판매는 생산자 중심의 관점에서 고객의 새로운 요구에 대한 직접적인 이해 없이 생산하고 중간유통을 거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델은 이러한 방식을 뛰어넘어 고객과의 직접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고객이 원하는 PC를 파악하고 맞춤형 PC를 직접 판매하는 모델을 창조한 것이다. 그 결과 1994년부터 7년간 연평균 매출액 성장률 37%를 기록하며 2001년에 세계 시장 1위의 사업자로 등극했다.2004년에 델은 42조 6천억 원의 매출과 3조 5천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 AT 커니, 매일경제 Creative Korea 팀, ‘창조혁명 보고서´ (나) 인간이 자연 그대로의 자원에서 새로운 용도를 찾아내고 그것에 경제적 가치를 부여하기 전까지는 ‘자원’이라고 불릴 만한 것은 없다. 경제적 가치가 생기기 전까지는 모든 식물은 식물 그 자체이고, 모든 광석은 돌덩어리 일 뿐이다. 한 세기 전까지만 해도 땅에서 스며 나오는 원유도, 알루미늄 원광인 보크사이트도 자원이 아니었다. 귀찮은 존재로서 토양을 망치기만 했다. 페니실린 곰팡이도 한때는 자원이 아니라 병균일 뿐이었다. 그러나 1920년대 영국의 미생물학자인 알렉산더 플레밍이 페니실린 곰팡이 ‘병균’이야말로 세균학자들이 찾던, 바로 그 박테리아를 죽이는 물질임을 확인함으로써 페니실린 곰팡이는 가치 있는 자원이 되었던 것이다. 이처럼 아무것도 아닌 것에 부를 창출하는 능력을 부여하는 것이 혁신인 것처럼 기존 자원이 갖고 있는 잠재력을 높여 더 많은 부를 창출하도록 하는 활동도 혁신이라고 할 수 있다. 프랑스 경제학자 J.B. 세이는 “기업가는 경제적 자원을 생산성과 수익성이 낮은 곳으로부터 좀 더 높은 곳으로 이동시킨다”라고 말했다. 그의 말을 빌리면, 혁신은 ‘자원의 생산성을 높이는 활동’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혁신은 기업가정신의 구체적인 기능인 것이다. 똑같은 자원을 투입하고도 더 많은 양을 산출할 수 있는 활동이 곧 혁신이라는 뜻으로 공급측면에서의 정의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정의에 적합한 구체적 사례를 들어보면, 제철산업의 경우 종합제철공장에서 미니밀(mini-mill: 전기로)로 이동한 것은 공급측면에서의 혁신이다. 미니밀은 철광석을 녹이는 용광로 설비가 필요 없다. 고철을 녹여 철강 빔이나 철근 같은 소비제품을 만들어낸다. 최종 제품도, 용도도, 고객도 똑같다. 그러나 생산원가를 획기적으로 낮추었기 때문에, 즉 같은 자원을 투입하고도 더 많은 양을 산출할 수 있도록 한 혁신인 것이다. 한편 혁신을 수요측면을 강조해 정의할 수도 있는데, 이 경우 혁신은 소비자들이 이제까지 느껴온 가치와 만족에 변화를 일으키는 활동이라고 규정할 수 있다. 아이포드(i-Pod) 또는 디지털 카메라는 기술혁신이라고도 말할 수 있지만, 소비자가 원하는 가치와 만족도를 높인 혁신사례라고 할 수 있다. 헨리 루스가 1920년대에 ‘타임´,‘라이프´,‘포천´ 등을 창간하여 보여준 사회적 혁신이나,1970년대 말부터 1980년대 초에 개발된 머니마켓펀드(money market fund), 유니버설보험상품(universal life insurance product) 같은 금융상품의 성공적 혁신도 공급측면보다는 가치와 만족도라는 측면에서 훨씬 설명하기 쉽다. ― 피터 드러커,‘피터 드러커의 위대한 혁신‘ ●인문 문항 2: 30%,500~600자 다음 두 제시문에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삶의 태도 또는 사유방식을 추출하고, 그것이 인류의 역사와 문화의 발전에 어떠한 기여를 했는지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 논술하라. (가) 혜자(惠子)가 장자(莊子)에게 말했다.“위(魏)나라 왕이 나에게 큰 박씨를 하나 보내주므로 이것을 심었더니 닷 섬짜리 박이 열렸네. 그 속에다 장을 채워 두었더니 들 수가 없었네. 다시 두 쪽으로 쪼개어 바가지를 만들었으나 너무 넓어서 쓸 수가 있어야지. 텅 비어 크기는 했지만 나는 아무 소용없어 그것을 부수어버렸네.” 장자는 이렇게 대답했다.“자네는 참으로 큰 것을 쓸 줄 모르는군.…중략… 지금 자네는 닷 섬짜리 바가지를 가지고 있으면서 어째서 그것으로 큰 통을 만들어 강호(江湖)에 띄울 것을 생각지 못하고, 그것이 넓어서 쓸데가 없다고만 근심하는가? 자네야말로 아직도 몹시 옹졸한 생각밖에 가지고 있지 못하군.” 혜자는 장자에게 말했다.“우리 집에 큰 나무가 있는데 사람들이 가죽나무라 부르네. 그 밑동은 혹투성이라 먹줄을 댈 수가 없고, 그 작은 가지들도 꼬불꼬불해서 자에 맞지를 않네. 그것이 길가에 서 있으나 목수가 돌아보지도 않네. 지금 자네의 말은 이 나무와 같아 커도 소용이 없네. 따라서 여러 사람들이 돌보지도 않을 것일세.” 장자는 이렇게 대답했다.“…중략… 자네는 큰 나무를 가지고 있으면서 그것이 쓸데가 없는 것을 걱정하지만, 왜 그것을 무하유지향(無何有之鄕)인 광막한 들에다 심어 놓고 그 곁을 방황하면서 무위(無爲)로 날을 보내고 소요하다가 그 밑에 드러눕지를 않는가? 그러면 그 나무는 도끼에 베어지지도 않을 것이고 아무에게도 해를 입을 염려가 없네. 쓰일 데가 없으니 또 무슨 괴로움이 있겠는가?” ― ‘장자´ (나) 선귤자(蟬橘子)에게 예덕선생(穢德先生)이라 부르는 벗이 한 사람 있었다. 그는 마을 안의 똥을 치는 일을 생업으로 삼고 지냈다. 선귤자의 제자가 자기 스승이 그 비천한 막일꾼의 덕을 칭송하여 선생이라 부르는 동시에 장차 그와 교분을 맺고 벗하기를 청하려고 하자, 제자로서 부끄러워 그의 문하를 떠나려고 했다. 그러자 선귤자가 말했다.“앉아라. 내가 너에게 벗을 사귀는 것에 대해 말해주마.…중략… 모든 사람들이 엄씨의 똥을 가져다 써야 땅이 비옥해지고 많은 수확을 올릴 수 있다네. 하지만 그는 아침에 밥 한 사발이면 의기가 흡족해지고 저녁이 되어서야 다시 한 사발 먹을 뿐이지. 남들이 고기를 먹으라고 권하였더니 목구멍에 넘어가면 푸성귀나 고기나 배를 채우기는 마찬가지인데 맛을 따져 무엇하겠느냐고 대꾸하고, 반반한 옷이나 좀 입으라고 권하였더니 넓은 소매를 입으면 몸에 익숙하지 않고 새 옷을 입으면 더러운 흙을 짊어질 수 없다고 하더군.…중략… 엄행수는 지저분한 똥을 날라다 주고 먹고살고 있으니 지극히 불결하다 할 수 있겠지만 그가 먹고사는 방법은 지극히 향기로우며, 그가 처한 곳은 지극히 지저분하지만 의리를 지키는 점에 있어서는 지극히 높다 할 것이니, 그 뜻을 미루어보면 비록 만종의 녹을 준다 해도 그가 어떻게 처신할는지는 알 만하다네.…중략… 선비로서 곤궁하게 산다고 하여 얼굴에까지 그 티를 나타내는 것도 부끄러운 일이요, 출세했다 하여 몸짓에까지 나타내는 것도 부끄러운 일이니, 엄행수와 비교하여 부끄러워하지 않을 자는 거의 드물 걸세. 그래서 나는 엄행수에 대하여 스승으로 모신다고 한 것이네. 어찌 감히 벗하겠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 이러한 이유에서 나는 엄행수의 이름을 감히 부르지 못하고 예덕선생이라 부르는 것일세.” ― 박지원,‘예덕선생전´ ●다음주에는 ‘주제별 강의 및 첨삭4’ 강의가 이어집니다.
  • [MLB] 박찬호, 뉴욕 메츠 옷 입고 첫 훈련후 美언론 긍정보도

    ‘출발 굿’ 박찬호(34·뉴욕 메츠)가 설날인 지난 18일 새 유니폼을 입고 첫 훈련을 시작했다. 박찬호는 이날 미국 플로리다주 포트세인트루시에 차려진 스프링캠프에서 30개의 불펜 피칭과 수비훈련을 소화했다. 이를 지켜본 윌리 랜돌프 감독과 현지 언론들은 호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뉴욕타임스 인터넷판은 이날 랜돌프 감독이 박찬호에게 긍정적인 첫 인상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뉴욕포스트는 랜돌프 감독이 칭찬한 유일한 투수가 박찬호라고 19일 보도했다. 캠프가 차려진 플로리다주 지역지 팜비치포스트는 ‘박찬호가 병마를 이겨내고 재기했다.’는 제목으로 부상과 재기 과정을 자세하고 다룬 특집기사를 실기도 했다. 지난해 여름 장수술을 받은 뒤 아직도 현역으로 뛰고 있다는 게 박찬호에게는 굉장한 행운이라는 것. 박찬호는 “즐기면서 최선을 다하겠다. 월드시리즈 우승을 기대한다.”는 각오를 밝혔다. 다만 톰 글래빈-올랜도 에르난데스, 올리버 페레스-존 메인-마이크 펠프리로 꾸려진 1그룹이 아닌 2그룹에서 연습을 시작, 선발 한 자리를 꿰차는 게 쉽지 않다는 것을 보여줬다. 한편 박찬호는 홈페이지를 통해 “여러분들의 성원과 기도 덕분에 겨울동안 훈련 잘하고 몸도 좋아져 좋은 마음으로 좋은 팀 캠프에 합류했다.”며 새해 인사를 했다. 김영중기자 jeuness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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