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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더러움, 돌연변이, 인간… 무엇이 진실이고 거짓일까”

    “더러움, 돌연변이, 인간… 무엇이 진실이고 거짓일까”

    이분법적 사고가 부른 혐오·차별코로나 때 느낀 감정 영상에 표현“죽을 때까지 영화를 만들고 싶어” 거대한 장벽으로 둘러싸인 가까운 미래의 통일 대한민국. 유전자 변이로 독성 물질을 분비하는 지느러미가 척추에 달린 돌연변이 인간 ‘오메가’들이 생겨난다. 인간들은 오메가를 감시하고 노동력을 착취한다. 눈치가 빠른 이들은 바로 알아챌 것이다. 오메가가 노예, 장애인, 외국인 등 혐오와 차별의 대상들에 대한 은유라는 것을. 저예산 SF 영화 ‘지느러미’는 그래서 묵직하게 다가온다. 오는 22일 개봉을 앞두고 서울 종로구 에무시네마에서 서울신문과 최근 만난 박세영(30) 감독은 “코로나19 때 느꼈던 공포에서 영화가 출발했다”고 밝혔다. 영화는 인간의 감시에서 벗어나 탈출한 한 오메가(고우)와 그를 뒤쫓는 신입 공무원 수진(김푸름), 오메가임을 숨기고 살아가는 낚시터 직원 미아(연예지)의 이야기를 그렸다. 영화 속 배경인 통일 한국은 디스토피아적 분위기가 물씬 난다. 좁고 더러운 뒷골목, 삭막한 아스팔트 건물은 붉은 톤으로 그려 냈다. 여기에 오색 빛의 실내 낚시터를 강렬하게 대비시켰다. “나가는 것도 두렵고, 친구도 만나고 싶지 않았다. 강렬한 경험이었다”고 밝힌 박 감독은 “코로나19 때 느낀 감정의 색깔은 어땠는지 돌이켜보고 영상 후반 작업에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통제된 사회의 모습은 조지 오웰의 소설 ‘1984’를 떠올리게 한다. 바다가 오염되고 깨끗한 물이 부족한 사회다. 사람들은 씻지 못해 꾀죄죄하다. 도시 곳곳 모니터와 TV 화면에 ‘더러운 얼굴은 애국의 상징입니다’라는 문구가 연신 흘러나온다. 이런 사회에서 서로를 쫓고 의심하던 영화 속 인물들의 잘못된 판단은 끝내 비극으로 치닫는다. 영화는 오메가가 정말로 인간에게 해로운 존재인가에 대해 직접적으로 보여주지 않는다. “관객들이 진실이 뭐고 거짓이 무엇인지 모르게 하고 싶었다”고 밝힌 박 감독은 “더러운 것에 대한 강박이 이분법적 사고를 불러오고, 결국 돌연변이가 태어난다. 따지고 보면 인간은 모두가 돌연변이가 아니겠느냐”고 되물었다. 이번 영화는 박 감독 첫 장편 영화 ‘다섯 번째 흉추’(2022)에 이은 두 번째 장편이다. 첫 장편은 연인이 사랑을 나누던 매트리스에서 생겨난 곰팡이가 중고 거래로 여러 곳을 돌며 인간들의 감정을 먹고 하나의 생명체로 태어나는 내용을 초현실적으로 그렸다. 괴이하기 이를 데 없는 상상력, 특유의 미장센으로 박 감독에게 ‘한국의 차세대 시네아스트(영화 창작자)’라는 명칭이 붙었다. ‘지느러미’도 외국에서 벌써부터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제78회 로카르노영화제 신인 감독 경쟁 부문에 초청됐다. 한국 개봉 이후 유럽, 북미, 아시아, 중동 및 북아프리카 등에서 순차 개봉한다. 주목받는 신예지만 영화를 찍는 일이 여전히 쉽지 않다. 실력을 완전히 인정받았다고 보기 어렵고, 지원금도 넉넉하지 않다. “죽을 때까지 영화를 만들고 싶다”는 박 감독은 그래서 열심히 뛴다. 지난 4년 동안 단편과 장편 합해 모두 6편을 찍었다. 새 영화 ‘누가 내 십자가를 훔쳤어’도 촬영을 마치고 편집에 들어갔다. “도벽이 있는 한 인물이 십자가를 훔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영화”라고 귀띔한 그는 “이번 영화는 유일하게 인간이 주인공”이라며 유쾌하게 웃었다.
  • 기초연금 새 기준 ‘중위소득 100%안’ 부상… 저소득층 더 받나

    기초연금 새 기준 ‘중위소득 100%안’ 부상… 저소득층 더 받나

    정부가 기초연금 수급자 선정 기준을 ‘소득 하위 70%’에서 ‘기준중위소득’ 연동 방식으로 바꾸는 방안을 추진하는 가운데 구체적인 기준선을 액수 그 자체인 ‘100%’로 설정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떠올랐다. 우선 기준중위소득 100%를 적용한 뒤 유지할지, 저소득 노인에게 지원을 집중하기 위해 단계적으로 낮출지가 핵심 쟁점이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 16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기준중위소득을 토대로 수급자를 선정하는 방식으로 개편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준중위소득 100%‘가 우선 거론되는 것은 현행 기준과 차이가 크지 않아서다. 19일 복지부에 따르면 올해 단독가구 기초연금 선정기준액은 월 247만원으로, 1인 가구 기준중위소득 256만 4000원의 96.3%다. 기준중위소득 100%를 곧바로 적용하면 단독가구 선정 기준은 오히려 9만 4000원 높아져 초기에는 수급자가 소폭 늘 수 있다. 그러나 노인 소득·재산이 기준중위소득보다 빠르게 늘면 장기적으로 수급률은 70% 아래로 내려간다. 100%를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수급자 수와 재정지출 증가 속도를 낮출 수 있는 셈이다. 이재명 대통령도 “이미 받는 연금을 깎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밝혀 기준중위소득 100%로 우선 전환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기준을 당장 중위소득의 70%나 50%로 낮추면 상당수 수급자가 탈락할 수 있어서다. 기존 수급자의 연금액은 유지하되 저소득층의 인상 폭을 키우는 ‘하후상박’ 방식이 먼저 추진될 가능성이 크다.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지난해 2월 ‘기초연금 선정 방식 개편 방향’ 보고서에서 기준중위소득 100%를 출발점으로 제시했다. KDI는 선정 기준을 기준중위소득 100%로 고정하면 2050년 수급 대상이 전체 노인의 62%로 줄고 재정지출은 현재가치 기준 41조원으로 현행보다 5조원(11%) 감소할 것으로 추산했다. 2070년에는 수급 대상이 57%로 줄고 재정지출도 35조원으로 현행보다 8조원(19%)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KDI는 장기 절감분을 연금액 인상에 활용하면 2070년까지 총 재정지출을 늘리지 않고 2026년 기준연금액을 38만 7000원으로 높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올해 기준연금액은 월 35만원이다. 다만 수급률이 57%로 낮아지는 데 40년 넘게 걸려 기준중위소득 100% 적용만으로는 저소득 노인에게 지원을 집중하는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와 학계에서는 적용 비율을 70%나 50%로 단계적으로 낮추는 방안도 거론된다. 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명예연구위원은 기존 수급자는 보호하되 일정 시점 이후 65세가 되는 노인부터 강화된 기준을 적용하자고 제안했다. 윤 위원은 “새로 65세에 진입하는 베이비붐 세대는 이전 노인 세대보다 부유한 사람이 많다. 특정 시점 이후 이들부터 기준중위소득 50% 이하 기준을 적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같은 소득과 재산을 가진 노인도 출생 연도에 따라 수급 여부가 갈리는 형평성 논란이 뒤따를 수 있다. 정부는 하반기 기초연금 개편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 길 위에서 길을 찾는 사색의 길 14.8㎞… 전쟁을 끝내는 길은 정말 사랑일까[올레길에서 만난 벅차오름]

    길 위에서 길을 찾는 사색의 길 14.8㎞… 전쟁을 끝내는 길은 정말 사랑일까[올레길에서 만난 벅차오름]

    식산봉&대수산봉 올레길 코스 중 가장 묵직한 사색의 길새들과 공존하는 오조리 내수면 연안습지산불감시 컨트롤타워 대수산봉의 야경나를 마주하던 시간 끝에 만나는 혼인지 수국 “사랑 말고는 다른 길이 없습니다.” 저항의 정신을 기록하는 사람이자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78)가 지난해 봄 제6회 제주4·3평화상 수상 기자회견에서 남긴 말이다. 그의 목소리는 단순한 위로가 아니었다. 그는 “전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전쟁과 악(惡)에 맞서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저항정신이 살아 있는 신화의 섬 제주에서 답을 찾고 싶었다”고 말했다. 대표작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는 여자들의 전쟁을 이야기하지만, 책의 제목처럼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 그만큼 여자의 전쟁은 우리가 알던 전쟁보다 더 현실적이고 더 잔혹하며 더 실제적인 것이었기 때문이다. 처음 사람을 죽이고 엉엉 울어버린 소녀, 첫 생리가 있던 날, 적의 총탄에 다리가 불구가 돼버린 소녀, 전장에서 열 아홉 살에 머리가 백발이 된 소녀, 딸의 전사 통지서를 받아들고도 밤낮을 딸이 살아 돌아오기를 기도하는 늙은 어머니…. # 전쟁은 끝날 듯 끝나지 않는다… 정말 사랑 말고는 길이 없을까2026년 7월, 전쟁은 끝날 듯, 끝나지 않는다. 우크라이나에서도, 중동에서도. 세상은 여전히 총성이 멈추지 않는다. 제주올레 2코스로 향하는 길에서 기자는 전혀 다른 이유로 전쟁이 하루빨리 끝나기를 바라고 있었다. 호르무즈해협 봉쇄로 리터당 2000원을 훌쩍 넘긴 기름값 앞에서 픽업 트럭은 ‘기름 먹는 하마’ 였다. 그 픽업트럭을 몰고 서쪽 끝 모슬포에서 동쪽 끝 성산포까지 가는 건 마치 돈을 도로에 뿌리면서 지구 반대편을 횡단하는 기분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제주 사람들은 남북으로 한라산을 넘는 일보다 동서로 횡단하는 일을 좋아하지 않는다. 동쪽에서 태어난 사람들은, 서쪽으로 이사 가는 걸 꺼릴 정도다. 이방인의 나라처럼 멀고, 낯선 곳이기 때문이다. 그건 서쪽 사람들도 매한가지다. 사는 방식도 다르다. 바람의 섬이자 화산섬 제주는 그나마 서쪽 땅은 비옥한 편이지만 동쪽은 척박했다. 오죽했으면 ‘동쪽 사람 앉은 자리에 풀도 안 난다’는 말이 생겨났을까. 그만큼 동·서는 달랐다. 큰 맘 먹고 가야 하는 땅이다. # 제주올레 27개 코스 가운데 가장 묵직한 사색의 길에서 처음 만나는 마을, 오조리 철새천국매우 이기적인 이유로 이기적인 전쟁이 빨리 끝나기를 학수고대하며 광치기해변에서 다시 신발끈을 조여맨다. 올레 1코스가 제주 동부의 절경과 역사, 바다를 한꺼번에 보여주는 화려한 길이라면 2코스는 걷는 재미보다 생각하는 시간이 많아지는 길이다. 제주올레 27개 코스, 437㎞ 가운데 가장 묵직한 사색의 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광치기해변을 출발해 오조리 내수면 습지와 식산봉, 대수산봉, 혼인지를 거쳐 온평포구까지 이어지는 14.8㎞. 화려한 관광지보다 제주 사람들이 살아온 마을과 들판, 그리고 평범한 일상의 풍경과 마주하며 걷는 길이다. 광치기해변을 떠난 길은 곧 오조리 내수면 둑방길로 이어진다. 아침 햇살이 수면 위로 번지면서 물비늘이 보석처럼 반짝반짝거린다. 성산일출봉에서 떠오른 해가 가장 먼저 비춘다는 오조리마을이다. 새들이 먼저 말을 걸고 바람이 먼저 대답한다. 그 모습을 묵묵히 성산일출봉이 한 폭의 수채화로 지켜보는 듯 하다. 오조리 연안습지는 제주 동부 해안의 대표적인 습지다. 멸종위기종 저어새를 비롯해 황새, 원앙, 고니 등이 찾아오는 철새 도래지다. 24종의 법정보호종이 서식한단다. 육지와 섬 사이에 모래가 쌓여 형성된 독특한 지형 덕분에 생태적 가치도 높다. 연안습지 보전에 대한 오조리 주민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으로 해양수산부는 오조리 내수면 연안습지 0.24㎞를 2023년 12월 22일 습지보호구역으로 제주에선 처음으로 공식 지정했다. 새소리 외에는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다. 오조리에서 가장 낯선 풍경은 어쩌면 새들의 침묵인지도 모른다. 그만큼 새들과 공존하는 마을이다. 아니 공존한다는 착각을 하게 된다. # 성산일출봉과 우도가 마치 시 한편처럼 다가오는 식산봉 정상… 세미 맹그로브 황근 군락지올레길 2코스에서 만나는 첫번째 오름은 식산봉(바오름). 둑방길 끝에 자리한 식산봉은 높이 60m 남짓의 작은 오름이다. 이름에 얽힌 이야기는 제법 흥미롭다. 고려와 조선시대 왜구의 침입이 잦았던 시절, 마을 주민들이 오름 정상에 낟가리를 높이 쌓아 마치 군량미를 보관한 군영처럼 위장했다. 왜구들은 산더미 처럼 쌓인 군량미를 보며 병사들도 그만큼 많을 것으로 착각해 섣불리 접근하지 못했다. 그래서 붙은 이름이 식산봉(食山峰)이다. 작은 오름 하나에도 제주 사람들의 지혜가 담겨 있다. 그러나 또다른 유래는 봉우리에 장군석이라는 바위가 있어바위오름이라 불리다가 ‘위’가 탈락해 바오름으로 불렸다는 이야기도 전한다. 정상에 오르니 젊은 시절 폭풍같은 사랑을 했던 성산일출봉과 우도가 시 한편처럼 다가온다. 식산봉 바닷가에는 밀물과 썰물로 인해 소금기가 있는 젖은 땅이 있다. 염습지다. 특히 이곳은 멸종위기 야생식물이자 세미 맹그로브라 불리는 황근 집단 서식지가 눈에 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지만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어’준 노란 무궁화같은 꽃. 1코스에서 만나지 못했던 강중훈 시인이 올레 연재를 신문에서 보고 문자가 왔다. 그는 ‘어느 논객이 철학을 이고 지며 걷다 지쳐 눈물 흘리고, 그 눈물 말라 소금밭이 된 종달리에서 그대가 찍어놓은 발자국을 따라 잡으렵니다. 그 길 지나면 나도 만날 수 있다는 믿음의 당신을…’ 말과 함께 오조리 황근꽃 사진을 전송했다. 오조리 포구에선 인기 드라마 ‘웰컴투 삼달리’ 촬영지인 창고에서 연신 사진을 찍는 외국인들도 만날 수 있다. 오조리 내수면을 두고 식산봉과 쌍월동산이 비스듬히 마주보고 있다. 밤하늘에 달이 뜨면 내수면에도 달이 투영되어 동시에 두개의 달이 비춘다하여 쌍월동산이라 불렸다. 어업을 생업으로 하던 이곳 주민들은 뱃일을 나가거나 먼 길을 떠날때 옥돔과 삶은 계란, 밤등을 가져와 무사귀환을 기원했단다. #성산읍 산불감시 컨트로타워 대수산봉… 수백척의 갈치잡이 야경이 가장 아름다운 곳용천수 족지물을 지나 올레길 화살표를 따라 아기자기한 오조리마을을 벗어나면 고성오일시장이 나오고 고성리 마을 뒤편으로 10여분 걸어가면 대수산봉 입구가 나온다. 올레길 2코스에서 만나는 두번째 오름이다. 간세다리엔 ‘흐르는 물을 사이에 둔 고성리 두개의 오름 중 큰 오름인 큰물뫼’라고 적혀 있다. 정상에 서면 1코스 시흥부터 광치기까지 아름다운 제주 동부가 한눈에 들어온다. 섭지코지가 가장 아름답게 보이는 곳이라고도 소개하고 있다. 고도는 137m에 불과하지만 경사가 만만치 않다. 여름 햇살 아래 오르막을 걷다 보면 어느새 숨이 차오른다. 성산일출봉과 우도, 섭지코지, 신양해변, 멀리 한라산까지 한눈에 펼쳐져 어쩌면 제주 동부 해안의 풍경을 가장 넓게 조망할 수 있는 곳이 아닌가 싶다. 처갓집에 왔다가 눌러 앉은 제주사람보다 더 사투리를 잘 쓰는 산불감시원 전양배(69·정읍)씨를 정상에서 만났다. 그는 이곳을 “성산읍 산불감시의 컨트롤타워”라고 소개했다. “여기선 동부 오름들이 다 보여요. 연기만 올라와도 금방 확인할 수 있죠.” 360도 시야가 열려 있는 최고의 전망대여서 성산읍 일대 8개 산불감시초소를 총괄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기에 충분했다. 대수산봉에서는 지미봉과 대왕산, 용눈이오름, 두산봉, 모구리오름, 독자봉 등 성산 일대 주요 오름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이러한 지형적 장점 때문에 오래전 봉수대가 설치됐던 곳이기도 하다. 대수산봉의 또 다른 매력은 사계절 다른 풍광이다. 전 씨는 “2월 말에서 3월 초에는 유채꽃이 피면서 가장 아름답고, 8~9월에는 갈치잡이 어선들이 밤바다를 밝히는 모습이 장관”이라며 “성산포 앞바다에 수백 척의 갈치잡이 배가 불을 밝히면 바다가 온통 불빛으로 물든다”고 소개했다. 이 때문에 야영객이 몰리는 것은 고민거리라고 전한다. 그는 “원래 이곳은 야영이 금지된 곳이지만 근무가 끝난 뒤 일부 관광객, 특히 외국인 배낭여행객들이 텐트를 치고 숙박하는 경우가 있다”며 “관리 인력이 없는 야간에는 안전사고와 산불 위험이 커질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인증샷 찍는 열풍이 이곳 대수산봉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 끝도 없이 펼쳐지는 밭담길… 나를 마주하는 가장 길고 긴 시간 끝에 만난 수국정원 혼인지대수산봉을 내려가면 풍경은 단순해진다. 밭길과 농로, 돌담과 들판이 이어진다. 가장 긴 사색의 길이기도 하다. 뚜벅이들이 가장 많이 지루함을 느끼는 밭담길이다. 하지만 어쩌면 2코스의 진짜 매력은 여기서 시작된다. 눈길을 붙잡는 절경이 사라지자 자연스럽게 시선이 내 자신에게 향한다. 끝없이 펼쳐지는 밭담길에서 사람을 만나는 일은 가장 큰 사치다. 제주올레안내센터에선 외진 구간에서는 동행 걷기나 안심콜 서비스를 권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길은 아름답지만 혼자 걷기에는 다소 긴 구간이 이어진다. 긴 사색 끝에 만나는 곳은 탐라국 신화가 살아있는 혼인지다. 삼신인이 바다 건너 벽랑국에서 온 세 공주와 혼인했다는 전설이 내려오는 연못이다. 제주의 건국 이야기가 시작된 장소인 셈이다. 고즈넉한 연못을 둘러싼 숲길을 걷다 보면 제주가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라 수천 년 이야기를 품은 섬이라는 사실을 실감하게 된다. 혼인지의 여름은 수국 때문에 더욱 매혹적이다. 파란 꽃길과 신화 속 연못이 어우러져 마치 신비스런 정원에 들어선 기분이다. 혼인지 연못따라 펼쳐지는 수국의 향연을 보면서 어쩌면 전쟁을 끝내는 방법은 ‘사랑 말고는 다른 길이 없다’는 알렉시예비치의 말에 폭풍 공감을 하게 될 지도 모른다. 길 위에서 길을 찾는 사색의 길 14.8㎞는 온평포구 앞에서 7시간 만에 멈췄다. 이 기획은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관광공사 지원으로 제작됐습니다
  • 이월상품 90% 세일… 가성비 소비 이끄는 신세계 팩토리스토어

    이월상품 90% 세일… 가성비 소비 이끄는 신세계 팩토리스토어

    신세계백화점이 직접 운영하는 오프 프라이스(Off-Price) 채널 ‘신세계 팩토리스토어’를 전면 리브랜딩하며 사업 확대에 나선다. 브랜드의 이월 제품이나 재고 등을 유통사가 직접 매입해 정상가보다 80~90% 할인 판매하는 오프 프라이스 채널은 고물가 시대에 가성비 소비 트렌드가 부상하며 인기를 얻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이달 초 대표 매장인 신세계 팩토리스토어 강남점을 기존 330평에서 420평 규모로 확장하고 새로운 브랜드 아이덴티티(BI)를 처음 적용했다. 매장 구성과 상품 전략을 개편해 새로운 오프프라이스 모델을 제시하고, 이를 기반으로 국내외 사업 확대에도 속도를 낸다는 전략이다. 오프 프라이스 채널은 단순한 초저가 매장을 넘어서 일반 아울렛보다 할인율이 높아 수익성과 집객 효과를 동시에 낼 수 있는 채널로 꼽힌다. 이번 리브랜딩은 신세계 팩토리스토어 사업 출범 이후 처음 이뤄지는 브랜드 개편이다. 기존 의류 중심 매장에서 벗어나 ‘기분 좋은 가치의 발견’이라는 콘셉트 아래 패션과 라이프스타일 전반을 아우르는 쇼핑 공간으로 브랜드 정체성을 새롭게 정립한다. 단순히 이월 상품을 싸게 파는 매장이란 인식을 넘어 고객이 다양한 상품을 보물찾기처럼 발견하는 공간으로 바꾸겠다는 전략이다. 또 새로운 BI와 공간 디자인을 통해 보다 젊고 역동적인 브랜드 이미지를 선보인다. 새 브랜드 전략은 핵심 점포인 팩토리스토어 강남점에 가장 먼저 적용된다. 기존 의류와 잡화 중심에서 뷰티와 여행용품, 소형가전, 워크웨어, 글로벌 스포츠 슈즈, 캐릭터 지식재산권(IP) 상품까지 라이프스타일 전반으로 상품군을 확대한다. 뷰티 특화 공간인 ‘뷰티 트레저 박스’와 여행용품 전문 공간 ‘트래블 스페셜티 존’을 새롭게 선보이고, 스포츠·SPA 브랜드 슈즈를 모은 전문 공간도 마련해 고객 선택의 폭을 넓힌 것이 특징이다. 이번 리뉴얼은 사업 외형 확대와 수익성 강화를 동시에 겨냥했다. 라이프스타일 상품군을 확대해 고객층을 넓히고 체류 시간과 구매 객단가를 높이는 한편, 이익률이 높은 직매입 상품 비중을 늘려 수익성도 강화한다. 강남점은 이러한 전략을 도입하는 대표 점포로, 향후 신규 출점과 기존 점포 리뉴얼의 기준이 되는 모델 역할도 맡게 된다. 신세계백화점은 신세계 팩토리스토어 강남점을 시작으로 전 점포에 새로운 BI를 순차적으로 적용하고, 주요 점포도 단계적으로 리뉴얼할 계획이다. 또한 올해 하반기에는 경기 의정부·경남 김해·서울 월계 등 핵심 상권을 중심으로 신규 출점을 이어가는 한편, 운영 효율을 높인 상권 맞춤형 소형 점포 모델도 검토하며 사업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 중장기적으로는 해외 사업도 확대한다. 국내 중소 패션 브랜드의 재고 상품을 해외 시장과 연결해 새로운 판로를 마련하고 해외 오프프라이스 시장 확대도 추진할 계획이다. 백화점이 축적한 상품 기획력과 운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오프프라이스 사업을 새 성장축으로 육성한다는 구상이다. 신세계 팩토리스토어는 2017년 첫 점포를 선보인 이후 꾸준히 성장해 2024년 연매출 1000억원을 돌파했다. 올해는 점포를 전국에 23개까지 확충하고 연매출 1300억원을 기록하는 것이 목표다. 고물가 시대에 고가 상품 수요가 유지되는 동시에 브랜드 상품을 정가보다 낮은 가격에 사려는 실속형 소비 수요가 커지면서 오프 프라이스 채널도 성장할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코히어런트마켓인사이트는 글로벌 오프 프라이스 시장이 2026년 4056억 달러(약 628조 396 0억원)에서 2033년 7367억 달러(약 1141조 3690억원)로 연평균 8.9%씩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박상언 신세계백화점 뉴리테일담당(상무)은 “이번 리브랜딩은 팩토리스토어를 신세계의 새로운 성장 사업으로 육성하기 위한 출발점”이라며 “차별화된 상품 경쟁력과 백화점 운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국내 오프프라이스 시장을 선도하고, 장기적으로는 해외 사업까지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 대북 억제 위해 ACSA 원하는 일본… 협력 물꼬부터 터야 [글로벌 인사이트]

    대북 억제 위해 ACSA 원하는 일본… 협력 물꼬부터 터야 [글로벌 인사이트]

    한일 관계는 최근 몇 년 새 빠르게 복원됐다. 정상 간 셔틀외교가 재개되고 한미일 공동훈련도 정례화됐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중국의 군사력 확대, 대만해협 긴장까지 겹치면서 한미일 안보협력도 어느 때보다 밀착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한일 간 직접적인 군사협력은 여전히 다른 문제다.대표적인 쟁점이 상호군수지원협정(ACSA) 체결 문제다. 일본에서는 한일 ACSA의 필요성이 꾸준히 거론되지만 한국 정부의 공식 입장은 “검토하지 않는다”이다. 이재명 대통령도 지난달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국민 정서상 지금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한국이 거듭 난색을 보이는 협정에 일본은 왜 계속 손을 내미는 걸까. 일본이 주목하는 것은 한반도에서 미국이 맡아온 역할의 변화다. 미국은 중국과 대만해협뿐 아니라 중동과 유럽, 중남미 등 여러 지역의 안보 현안에 동시에 대응하면서 제한된 군사적 자원을 분산 운용하고 있다. 동시에 동맹국에는 자국과 역내 방위에서 더 큰 책임을 요구하는 흐름도 뚜렷하다. 일본 안보 전문가들은 이런 흐름이 이어질 경우 중장기적으로 주한미군, 특히 육군의 역할은 줄고 한반도 방위에서 한국군의 책임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본다. 전시작전통제권 역시 장기적으로 한국으로 전환되는 것이 자연스러운 수순이라는 인식이다. 한국이 북한의 위협을 억제해야 일본도 안전할 수 있다는 판단, 일본이 한일 ACSA를 원하는 출발점이 여기에 있다. 전직 방위성 관료 출신인 오기 히로히토 국제문화회관 주임연구원은 14일 서울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미국의 존재감이 낮아질수록 한국이 더 큰 역할을 맡게 되고 일본도 이를 측면에서 지원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춰야 한다”면서 “지정학적으로 한국은 일본의 방파제(Shield)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일본은 미일 ACSA와 중요영향사태법 등을 통해 한반도 안정을 위해 활동하는 미군을 후방에서 지원하는 체계를 구축해 왔다. 그러나 한반도 방위에서 한국군의 책임이 커지면 일본도 미군뿐 아니라 한국군과 군수지원을 주고받을 제도적 틀이 필요해진다는 것이 일본 측 논리다. 이런 배경에서 일본은 ACSA를 병참 협력을 제도화하는 실무 협정으로 이해한다. 실제 ACSA는 연료와 식량, 탄약, 수송, 정비, 예비부품 등 군수 물자와 서비스를 상호 제공할 때 적용 범위와 절차, 비용 정산 방식을 미리 정하는 협정이다. 오기 연구원은 이를 “군사 분야의 후불결제 시스템과 비슷한 매우 기술적인 협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ACSA를 체결했다고 해서 (한국에서 우려하는) 자위대가 한국에서 활동하게 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라고 강조했다. 협정은 군수지원 절차를 정할 뿐 자위대의 한국 내 활동 여부는 현행법으로는 실질적으로 불가능하고 실제 상황이 발생했을 때 한국 정부가 별도로 판단해야 할 사안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일본과의 군수지원 체계가 제도화될 경우 장기적으로 자위대의 역할 확대를 뒷받침하는 발판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과거사 문제와 맞물려 협정의 법적·실무적 내용보다 일본과의 군사협력이라는 정치적 상징성이 더 크게 받아들여지는 측면도 있다. 이 대통령이 한일 ACSA 체결 검토를 두고 국민 정서를 언급한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사실 한일 ACSA 논의는 처음이 아니다. 2012년 이명박 정부는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과 ACSA를 추진했지만 비공개 추진 논란과 거센 여론 반발에 부딪혀 서명 직전 무산됐다. 2024년 윤석열 정부에서는 국방부 차관이 국회에서 ACSA에 대해 “대북 억지력 차원에서 필요한 조치”라고 언급했다가 같은 날 “정부 차원에서 검토한 적은 없다”고 정정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한일 ACSA가 단기간 내 체결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전망이다. 오기 연구원은 “이재명 정부 내부에서 협정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는 한 현실적으로 추진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한국이 자력으로 북한에 대응할 수 있고 일본의 후방지원이 필요하지 않다고 판단한다면 한일 ACSA가 반드시 필요한 협정은 아닐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일 ACSA를 현실화하기 위한 방안으로는 적용 범위를 단계적으로 넓히는 방식이 거론된다. 오기 연구원은 “한일도 평시 공동훈련이나 북한 선박의 불법 환적 감시처럼 정치적 부담이 작은 분야부터 시작한 뒤 신뢰가 쌓이면 범위를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일도 자위대 활동 확대에 대한 일본 내 반발을 고려해 1996년 ACSA 체결 당시 적용 대상을 공동훈련과 유엔 평화유지활동(PKO), 인도적 국제구호활동 등에 한정했다. 이후 1999년 주변사태, 2004년 일본 유사시 대응으로 범위를 단계적으로 넓혔다.
  • 웰스·왕옌청 잘 뽑은 LG·한화…호주·대만發 아시아쿼터의 힘 [박현진의 클리닝타임]

    웰스·왕옌청 잘 뽑은 LG·한화…호주·대만發 아시아쿼터의 힘 [박현진의 클리닝타임]

    LG 선발 웰스 5승… 자책점은 ‘톱5’7승 왕옌청, 류현진 이어 팀내 2위롯데 이이무라 7월부터 반등 활약KIA 시라카와 수혈해 선발진 합류키움 유토·NC 토다 꾸준히 제 역할 올 시즌 프로야구에서 가장 눈에 띄게 달라진 부분이라면 아시아쿼터를 꼽을 수 있다. 외국인선수 제도의 한계를 보완하면서 아시아권의 우수 선수들을 데려와 리그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취지로 올해 처음 도입됐다. 아시아야구연맹(BFA) 소속 선수 1명을 추가 영입할 수 있도록 했지만 실제로 데려올 수 있는 리그는 일본, 대만, 호주 등 3개국뿐이다. 선수층은 제한적이지만 외국인선수 계약 상한액(100만 달러)의 5분의1인 최대 20만달러(약 3억원) 수준에서 전력보강을 할 수 있다는 점은 매력적이다. 동시에 국내 선수들의 입지가 더 축소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았다. 예상했던 대로 대부분의 구단이 마운드 보강에 아시아쿼터 카드를 집중적으로 활용했다. 10개 구단 중 9개 구단이 투수를 선택했고 KIA 타이거즈가 유일하게 야수를 영입했다. 그러나 KIA 역시 시즌 도중 호주 출신 제리드 데일을 포기하고 일본인 투수 시라카와 케이쇼를 데려와 결국 10개 구단이 모두 아시아쿼터를 투수로 채우게 됐다. 국가별로는 일본 출신이 7명이나 된다. LG 트윈스와 KIA가 호주 출신 선수를 영입했고 한화 이글스가 유일하게 대만 출신 왕옌청을 낙점했다. 절반의 시즌을 보내는 동안 각 팀의 희비도 극명하게 엇갈렸다. 아시아쿼터로 한국 무대를 밟은 9명의 투수 가운데 일본 출신이 아닌 LG 라클란 웰스와 한화 왕옌청이 최고의 성공사례를 써내려 가고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웰스는 대표적인 아시아쿼터 성공작으로 꼽힌다. LG에게 웰스가 없었다면 에이스 구실을 못하고 짐을 싼 요니 치리노스의 공백을 메꾸는 게 불가능했다. 웰스는 전반기 15경기에서 5승 3패를 기록했다. 승운이 따르지 않아 5승에 머물렀지만 세부 지표는 훌륭했다. 규정이닝에 살짝 미치지 못해 순위에는 들어가지 못했지만 평균자책점 2.82는 5위에 해당하는 성적이다. 퀄리티스타트도 7차례 기록하며 소위 ‘계산이 서는’ 경기를 했다. LG가 치리노스 대신 불펜투수인 약셀 리오스를 영입하는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 있었던 것도 웰스가 선발 한 자리를 안정적으로 채워줬기 때문이다. 드러난 지표로는 왕옌청도 절대 뒤지지 않는다. 왕옌청은 17경기 7승 3패 평균자책점 3.59로 정규 시즌 반환점을 돌았다. 다승 공동 8위, 평균자책점 9위로 펄펄 날았다. 선발 원투펀치 윌켈 에르난데스와 오웬 화이트가 고전하는 동안 왕옌청이 선전을 펼친 덕분에 한화도 후반기 대반격을 준비할 여유가 생겼다. 9월 열리는 아이치·나고야아시안게임에 대만 대표로 선발돼 예선리그부터 한국 선수들과 맞대결을 펼칠 가능성이 높다. 키움 히어로즈의 카나쿠보 유토는 활용도에서 만점짜리였다. 불펜에서 전천후 활약을 펼치며 5승 4패 8홀드 11세이브를 기록했다. 평균자책점도 3.48로 준수하다. 감독 추천으로 올스타전에도 출전하는 영광도 누렸다. 아시아쿼터 가운데 올스타 무대에 오른 이는 유토가 유일했다. 교체 카드를 전화위복으로 삼은 사례도 있다. 롯데 자이언츠는 쿄야마 마사야를 내보내고 이이무라 쇼타를 데려와 반전의 계기를 만들었다. 첫 등판에 패전을 떠안으며 불안하게 출발했지만 7월 등판한 5경기에서는 5와3분의1이닝 동안 17타자를 상대로 4사구 없이 안타 1개만 내주며 무실점 행진을 펼쳤다. 가장 먼저 교체 카드를 꺼내들었던 KIA는 시라카와가 선발 로테이션을 채워주는 것만으로도 적지 않은 반사효과를 누리고 있다. 두산 베어스의 새 아시아쿼터 타카다 타쿠토는 4경기에서 1패 평균자책점 8.10으로 아직은 낯선 리그에 대한 적응력을 키우는 중이다. NC 다이노스의 토다 나츠키는 4승 6패 평균자책점 4.81로 애매하다. 성적만 놓고 보면 기대 이하지만 꾸준히 로테이션을 지키고 있다는 점에서는 제 몫을 하고 있다고 봐도 좋다. kt 위즈 스기모토 코우키 역시 꾸준히 소임을 다하고 있다. 잠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되기는 했지만 아시아쿼터 가운데 가장 많은 42경기에 출장해 1승 2패 9홀드 평균자책점 5.44의 성적을 남겼다. 삼성 라이온즈는 미야지 유라가 불펜에서 제대로 자리 잡지 못한 점이 아쉽다. 33경기에서 1패와 3홀드만을 기록했다. 평균자책점도 5.97로 높은 편. SSG 랜더스는 선발 한 자리를 꿰찬 타케다 쇼타가 아픈 손가락이다. 15경기에서 1승 7패 평균자책점 7.43으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마땅히 교체할 만한 카드도 눈에 띄지 않아 고민이 더 크다.
  • ‘나스닥 흥행’ 하닉이 부메랑으로…코스피 6806

    ‘나스닥 흥행’ 하닉이 부메랑으로…코스피 6806

    8.95% 급락해 두 달 만에 최저국내 증시가 13일 또 한 번 ‘검은 월요일’을 맞았다. SK하이닉스 미국주식예탁증서(ADR) 상장 이후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진 데다 인공지능(AI) 반도체 고점론과 중동 지정학적 불안까지 겹치면서다. 코스피는 하루 만에 8% 넘게 폭락해 6900선마저 무너졌고, 매도 사이드카와 서킷브레이커가 잇따라 발동됐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669.01포인트(8.95%) 내린 6806.93에 마감했다. 지난 4월 30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7000선이 무너진 것도 두 달 반 만이다. 지난 6월 22일 기록한 연중 고점(9114.55)과 비교하면 25% 이상 떨어졌다. 지수는 7400선에서 출발한 뒤 한때 7529.07까지 반등했지만 곧바로 하락세로 돌아서 장중 6789.62까지 밀렸다. 장중 변동폭은 739.45포인트에 달했다. 오전 10시 34분에는 프로그램 매매를 일시 중단하는 ‘매도 사이드카’가, 오후 1시 28분에는 주식시장 거래를 잠시 멈추는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코스피에서는 올해 들어 일곱 번째 서킷브레이커다. 코스닥도 장중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코스닥은 38.07포인트(4.55%) 내린 799.36으로 마감, 하루 만에 다시 800선을 내줬다. 급락 배경으로는 AI 반도체 업황이 정점을 지난 것 아니냐는 우려와 중동 긴장 고조가 동시에 꼽힌다. 지난 주말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전면 폐쇄를 선언하면서 국제유가와 미국 국채 금리가 급등했고, 투자심리가 빠르게 얼어붙었다. 또 지난 10일(현지시간) SK하이닉스 ADR의 나스닥 상장 흥행이 되레 본주에는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본주 대비 ADR 프리미엄이 유지되면서 정작 본주 수혜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에 투심이 위축됐고 차익 실현 매물도 쏟아졌다. 여기에 SK하이닉스 실적이 시장 기대를 밑돌 수 있다는 우려와 14일(현지시간) 미국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를 앞둔 경계심도 하방 압력을 키웠다. 블룸버그 “코스피 역대급 저평가2008년 금융위기 때보다도 저렴”대기자금 열흘새 23% 줄어 105조이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10.70%, 15.37% 급락한 25만 4500원, 184만 5000원에 장 마감했다. 각각 5월 4일(23만 2500원)과 5월 20일(174만 5000원) 수준으로 주가가 되돌아갔다. 이외 SK스퀘어(-17.60%), 삼성전자우(-8.96%), 삼성전기(-18.62%) 등 시장을 이끌던 주도주들이 모두 파랗게 질렸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14종도 일제히 신저가를 기록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에서 반도체주 비중이 60%에 육박해 반도체가 흔들리면 코스피도 흔들린다”며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리밸런싱(장 마감 전 투자 비중을 다시 맞추는 과정)도 매매를 한쪽으로 쏠리게 해 변동성을 키운 요인”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저가 매수 기대와 추가 하락 우려가 엇갈린다. 블룸버그는 코스피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이 6.4배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도 낮아 역사적으로 저평가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투자심리는 빠르게 위축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증시 대기자금인 투자자예탁금은 지난 10일 기준 105조 5758억원으로 6월 23일(약 137조원)보다 23% 가까이 줄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실적보다 투자심리와 수급 악화가 시장을 끌어내리고 있다”고 말했다.
  • 감독들 웃고 울린 아시아쿼터...프로야구 10개 구단 중간평가 해보니 [박현진의 클리닝타임]

    감독들 웃고 울린 아시아쿼터...프로야구 10개 구단 중간평가 해보니 [박현진의 클리닝타임]

    올 시즌 프로야구에서 가장 눈에 띄게 달라진 부분이라면 아시아쿼터를 꼽을 수 있다. 외국인선수 제도의 한계를 보완하면서 아시아권의 우수 선수들을 데려와 리그의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취지로 올해 처음 도입됐다. 아시아야구연맹(BFA) 소속 선수 1명을 추가 영입할 수 있도록 했지만 실제로 데려올 수 있는 리그는 일본, 대만, 호주 등 3개국뿐이다. 선수층은 제한적이지만 외국인선수 계약 상한액(100만 달러)의 5분의1인 최대 20만달러(약 3억원) 수준에서 전력보강을 할 수 있다는 점은 매력적이었다. 동시에 국내 선수들의 입지가 더 축소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았다. 예상했던 대로 대부분의 구단이 마운드 보강에 아시아쿼터 카드를 집중적으로 활용했다. 10개 구단 중 9개 구단이 투수를 선택했고 KIA 타이거즈가 유일하게 야수를 영입했다. 그러나 KIA 역시 시즌 도중 호주 출신 제리드 데일을 포기하고 일본인 투수 시라카와 케이쇼를 데려와 결국 10개 구단이 모두 아시아쿼터를 투수로 채우게 됐다. 나라별로는 일본 출신이 7명으로 대세였다. LG 트윈스와 KIA가 호주 출신 선수를 영입했고 한화 이글스가 유일하게 대만 출신 왕옌청을 낙점했다. 그런데 지금은 KIA의 시라카와 영입으로 일본 선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아졌다. 절반의 시즌을 보내는 동안 각 팀의 희비도 극명하게 엇갈렸다. LG와 한화는 기대 이상의 효과를 누린 반면 일찌감치 아시아쿼터 교체카드를 꺼내든 팀도 있다. LG의 라클란 웰스는 대표적인 아시아쿼터 성공작으로 꼽힌다. 웰스가 없었다면 에이스 구실을 못한 채 결국 짐을 싼 요니 치리노스의 공백을 버텨내기는 불가능했다. 웰스는 전반기 15경기에서 5승 3패를 기록했다. 승운이 따르지 않아 5승에 머물렀지만 세부 지표는 훌륭했다. 규정이닝에 살짝 미치지 못해 순위에는 들어가지 못했지만 평균자책점 2.82는 5위에 해당하는 성적이다. 퀄리티스타트도 7차례 기록하며 소위 ‘계산이 서는’ 경기를 했다. LG가 치리노스 대신 불펜투수인 약셀 리오스를 영입하는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 있었던 것도 웰스가 선발 한 자리를 안정적으로 채워줬기 때문이다. 드러난 지표로는 왕옌청도 절대 뒤지지 않는다. 왕옌청은 17경기 7승 3패 평균자책점 3.59로 정규 시즌 반환점을 돌았다. 8승을 거둔 류현진에 이어 팀내 다승 2위. 리그 전체에서도 다승 공동 8위, 평균자책점 9위로 펄펄 날았다. 선발 원투펀치 윌켈 에르난데스와 오웬 화이트가 각각 3승 6패, 5승 4패로 고전하고 있는 동안 왕옌청이 선전을 펼친 덕분에 한화도 후반기 대반격을 준비할 여유가 생겼다. 왕옌청은 9월 열리는 나고야·아이치 아시안게임에 대만 대표로 선발될 것이 확실시된다. 예선리그부터 한국 선수들과 맞대결을 펼칠 가능성이 높다. 아시아쿼터로 한국 무대를 밟은 9명의 투수 가운데 일본 출신이 아닌 건 웰스와 왕옌청 뿐인데 공교롭게도 두 사람이 최고의 성공사례를 써내려 가고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키움 히어로즈의 가나쿠보 유토는 활용도에서 만점짜리였다. 불펜에서 전천후 활약을 펼치며 5승 4패 8홀드 11세이브를 기록했다. 평균자책점도 3.48로 준수하다. 감독 추천으로 올스타전에도 출전하는 영광도 누렸다. 아시아쿼터 가운데 올스타 무대에 오른 이는 유토가 유일했다. 교체 카드를 전화위복으로 삼은 사례도 있다. 롯데 자이언츠는 쿄야마 마사야를 내보내고 일본은 물론 대만 독립리그까지 샅샅이 뒤져 이이무라 쇼타를 데려와 반전의 계기를 만들었다. 첫 등판에 패전을 떠안으며 불안하게 출발했지만 김태형 롯데 감독은 “생각보다 괜찮다”며 신뢰를보냈다. 이이무라는 7월 등판한 5경기에서는 5.1이닝 동안 17타자를 상대로 4사구 없이 안타 1개만 내주며 무실점 행진을 펼쳐 김 감독을 흐뭇하게 했다. 가장 먼저 교체 카드를 꺼내든 KIA는 시라카와가 선발 로테이션을 채워주는 것만으로도 적지 않은 반사효과를 누리고 있다. 두산의 새 아시아쿼터 타카다 타쿠토는 4경기에서 1패 평균자책점 8.10으로 아직은 낯선 리그에 대한 적응력을 키우는 중이다. NC 다이노스의 토다 나츠키는 16경기에 나서서 4승 6패 평균자책점 4.81로 애매하다. 성적만 놓고 보면 기대 이하지만 꾸준히 로테이션을 지키고 있다는 점에서는 제 몫을 하고 있다고 봐도 좋다. kt 위즈 스기모토 코우키 역시 꾸준히 소임을 다하고 있다. 잠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되기는 했지만 아시아쿼터 가운데 가장 많은 42경기에 출장해 1승 2패 9홀드 평균자책점 5.44의 성적을 남겼다. 삼성 라이온즈는 미야지 유라가 불펜에서 제대로 자리 잡지 못한 점이 아쉽다. 33경기에서 1패와 3홀드만을 기록했다. 평균자책점도 5.97로 높은 편. SSG 랜더스는 선발 한 자리를 꿰찬 타케다 쇼타가 아픈 손가락이다. 15경기에서 1승 7패 평균자책점 7.43으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마땅히 교체할 만한 카드도 눈에 띄지 않아 고민이 더 크다. 아시아쿼터는 이제 첫걸음을 뗀 새로운 제도지만 우려했던 부작용에 비해 긍정적 효과가 더 크게 나타났다. 가장 취약한 포지션을 메우는 ‘맞춤형 전력 보강 카드’로 매우 활용도가 높아 향후 구단의 안목과 스카우트 역량을 시험하는 새로운 경쟁 무대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최만식 경기도의원, 세이브더칠드런 경기아동권리센터 새출발 축하

    최만식 경기도의원, 세이브더칠드런 경기아동권리센터 새출발 축하

    경기도의회 최만식 의원(더불어민주당, 성남2)이 지역사회 아동들의 권리 증진과 촘촘한 지원 체계 구축을 위한 적극적인 의정활동을 다짐했다. 최만식 의원은 지난 10일 경기도여성비전센터에서 개최된 ‘세이브더칠드런 경인지역본부 경기아동권리센터 이전 기념식’에 참석해 관계자들을 격려하고 축하의 뜻을 전했다. ‘경기 아이들의 곁에서: 함께하는 변화, 앞으로의 이야기’를 슬로건으로 진행된 이날 행사에는 정태영 세이브더칠드런 총장, 김성아 경인지역본부장, 박연희 경기아동권리센터장을 비롯해 전창호 경기도사회복지협의회장, 윤하경 경기도아동복지협회장 등 주요 관계자들이 자리를 함께해 센터의 새로운 출발을 응원했다. 그동안 세이브더칠드런 경인지역본부와 긴밀히 협력하며 아동 복지 정책 마련에 앞장서 온 최 의원은 앞서 「경기도 아동의 놀 권리 증진을 위한 조례」 개정을 주도한 바 있다. 이를 통해 모든 아동이 차별 없이 놀 권리를 누릴 수 있는 법적 기반을 다지는 등 아동 친화적 환경 조성을 위한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왔다. 이날 축사에 나선 최 의원은 “뜻깊은 자리에 함께하게 되어 매우 기쁘다”라며 “새롭게 출발하는 경기아동권리센터가 지역사회와 함께 아이들의 권리를 지키고 더 큰 희망을 만들어가는 든든한 울타리로 자리매김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행사에 동석한 아동들에게 “여러분은 사랑받고 존중받아야 할 소중한 존재”라며 격려의 메시지를 보낸 최 의원은 아이들이 마음껏 웃고 뛰어놀며 꿈을 키워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은 기성세대의 책임임을 거듭 강조했다. 아울러 아동의 권리가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보장될 수 있도록 지역사회와 협력해 보다 세밀한 보호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하며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에게 따뜻한 손길이 닿을 수 있도록 경기도의회가 함께 하겠다”고 약속했다. 마지막으로 최 의원은 “우리 아이들이 ‘내 곁에는 나를 응원해 주는 어른들이 있다’는 믿음을 품고 성장하길 바란다”며 향후에도 아동 권리 보호와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한 의정활동을 변함없이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 송혜교, 새 출발 소식 전했다…“과거 해외 활동 함께한 인연”

    송혜교, 새 출발 소식 전했다…“과거 해외 활동 함께한 인연”

    배우 송혜교가 14년간 몸담은 UAA를 떠나 오랜 인연을 맺어온 신재호 대표와 새 출발에 나선다. 신 대표는 송혜교와 20년 넘게 호흡을 맞춘 스타일리스트의 남편으로 알려졌다. 신재호 대표는 12일 “송혜교는 과거 해외 활동을 함께했던 인연이 있는 관계자와 오랜 기간 쌓아온 신뢰를 바탕으로 향후 활동 방향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내용은 현재 말씀드릴 수 없는 점 양해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신 대표는 과거 송혜교의 중국 및 해외 활동을 함께한 인물이다. 최근까지 AAP 대표로 재직했으며, 송혜교의 오랜 스타일리스트와 결혼한 것으로 전해졌다. 송혜교와도 사석에서 친분을 이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송혜교가 UAA와 전속계약을 마치고 FA 시장에 나오면서 두 사람은 다시 손을 잡게 됐다. 신 대표는 AAP 측에 퇴사 의사를 밝힌 상태로, 새로운 매니지먼트사를 설립한 뒤 송혜교와 계약하는 방식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송혜교의 1인 기획사 설립 가능성이 제기됐으나, 신 대표가 새 매니지먼트사를 세우고 송혜교가 소속 배우로 합류하는 형태가 될 전망이다. 송혜교는 최근 14년간 함께한 UAA와 결별했다. UAA는 “긴 시간 서로 신뢰하며 함께해 온 UAA와 송혜교는 지금까지의 동행을 마무리하고 각자의 미래를 응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송혜교 역시 “함께한 모든 순간은 제게 소중한 추억으로 늘 마음에 간직하겠다. UAA의 모든 날을 진심으로 응원한다”며 소속사 대표를 향해 “언니 고마워♥”라고 인사를 전했다.
  • 도봉 대전환 첫발…민선 9기 출범, ‘주민주권 구정’ 선언

    도봉 대전환 첫발…민선 9기 출범, ‘주민주권 구정’ 선언

    “도봉 대전환의 시대를 열겠습니다. 그 시작은 바로 ‘구민으로부터’입니다.” 김동욱 도봉구청장은 지난 8일 민선 9기 출범식에서 ‘주민주권 구정’을 전면에 내세우며 새 구정 운영 방식을 선언했다. 이날 행사에는 국회의원과 시·구의원, 지역 주요 기관장, 직능단체 대표, 주민 등 1000여명이 참석했다. 출범식은 사전 공연, 본행사, 폐회 순으로 이어졌으며 본행사에서는 도봉 대전환 비전 영상 상영, 구청장 비전 발표, 구민 제안서 전달식이 진행됐다. 김 구청장은 ‘도봉 대전환’을 위한 비전도 발표했다. 미래 교통·주거 혁신, 주민주권 혁신 행정 등이다. 앞서 그는 임기 첫날 ‘도봉 대전환 구민 제안 프로젝트 추진 계획’을 1호로 결재한 바 있다. 구민이 직접 정책을 제안하고 이를 구정에 반영할 수 있게 한 사업이다. 구는 지난달 23일부터 지난 6일까지 프로젝트 추진을 위해 주민들로부터 다양한 정책 아이디어를 접수했다. 출범식에서 주민 대표는 구민의 의견이 담긴 구민 제안서를 직접 구청장에게 전달했다. 접수된 제안은 ‘도봉 대전환 100대 과제’로 구체화될 예정이며 이후 분야별 타운홀 미팅과 취임 100일 실행 보고회를 거쳐 체계적으로 추진될 예정이다. 김 구청장은 “구민이 원하는 변화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라며 “낡은 관행은 과감히 혁신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정책으로 도봉의 새로운 도약을 이끌겠다”고 밝혔다.
  • 새만금에 초고속 국제 해저광케이블 ‘육양국’ 들어선다

    새만금에 초고속 국제 해저광케이블 ‘육양국’ 들어선다

    새만금에 국제 해저광케이블과 국내 통신망을 연결하는 ‘육양국(Cable Landing Station)’이 구축된다. 육양국은 국제 해저광케이블을 육상으로 인입하여 국내 통신망·데이터 인프라와 접속시키는 시설이다. 새만금개발청은 전북도, 군산시, 한국농어촌공사와 함께 새만금 국가산업단지 내 ‘육양국’ 건립을 위해 드림라인㈜와 투자협약(MOU)을 체결했다고 8일 밝혔다. 이번 협약에 따라 드림라인㈜는 새만금 국가산업단지에 340억원을 투자해 국제 해저광케이블 육양국을 구축할 계획이다. 사업은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브루나이, 인도네시아, 대만, 한국, 일본을 연결하는 총연장 8900㎞ 규모의 ‘AUG East(Asia United Gateway East) 해저광케이블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추진된다. 해저광케이블 육양국은 새만금 국가산단 2공구 내에 건설된다. 2027년 1월에 착공해 2029년부터 본격적인 글로벌 통신 서비스가 제공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새만금이 글로벌 데이터산업의 거점으로 도약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국내 해저광케이블 육양국은 부산과 거제 등 남해안 지역에 집중돼 있다. 새만금 국가산단에 육양국이 구축되면 서해안 국제 통신망 거점이 마련돼 국가 통신망의 안정성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대한민국 3대 메가프로젝트 중 하나인 ‘새만금 대규모 AI 데이터센터(AIDC)’ 조성의 핵심 기반시설 역할을 해 첨단 데이터센터와 글로벌 ICT 기업 유치 등에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문성요 새만금개발청장은 “이번 협약으로 새만금이 단순 제조 산단을 넘어 세계를 향한 글로벌 디지털 통신 관문으로 도약하게 됐다”면서 “현대차그룹 등 첨단기업과 연계한 인공지능(AI)·데이터센터 기반 신산업 생태계 조성의 든든한 기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재준 군산시장은 “육양국 투자협약은 새만금 AI 밸리 조성과 글로벌 디지털 인프라 확충의 중요한 출발점”이라며 “새만금이 글로벌 데이터 관문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 광주일고 “선처해달라”…배재고 ‘6개월 출전정지’ 재심 신청 검토

    광주일고 “선처해달라”…배재고 ‘6개월 출전정지’ 재심 신청 검토

    광주제일고와의 야구 경기에서 “스타벅스 가야지” 응원 구호를 외쳤다가 파장을 일으키고 징계를 받은 서울 배재고 야구부가 재심 신청을 논의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7일 배재고 야구부가 6개월 출전 정지 징계에 대한 재심 신청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스포츠공정위원회는 지난 1일 배재고 야구부에 6개월 출전 정지와 제81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의 남은 경기 몰수패를 의결했다. 이번 징계로 배재고는 다음 달 열리는 제54회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에 참가할 수 없게 됐는데, 전국 대회 참가가 불발되면서 3학년 선수들은 대입에 타격을 입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재심 신청은 징계 의결이 통보된 때로부터 7일 이내로, 마감을 하루 앞뒀다. 전날 배재고 야구부 학생들과 학부모, 교장 등이 광주일고를 찾아 사과한 가운데, 광주일고는 이날 협회에 배재고에 대한 징계를 재고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규연 광주일고 교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용서와 화해의 모습을 고려해, 배재고 야구부 학생들이 경기장 내에서 새롭게 출발할 수 있도록 행정적 역량과 지혜를 모아 주시기를 바란다”고 호소했다. 이 교장은 또 배재고 측을 향해 “이제는 마음의 짐을 내려놓으시고, 일상에 빠르게 복귀하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광주일고 총동창회도 이날 성명서를 내고 “잘못을 깊이 뉘우치고 진심으로 용서를 구한 학생들의 가슴에 주홍 글씨를 새기는 일은 우리가 바라는 길이 결코 아니다”라며 “우리는 이번의 뼈아픈 실수가 배재고 학생들에게 훌륭한 인생의 나침반으로 승화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 최원용, 한미약품 평택 플랜트 방문…바이오산업 새 성장축 마련 위한 ‘현장 소통’

    최원용, 한미약품 평택 플랜트 방문…바이오산업 새 성장축 마련 위한 ‘현장 소통’

    최원용 평택시장은 7일 한미약품 평택 바이오 플랜트를 방문해 바이오·제약 기업 현장의 의견을 청취했다. 이번 방문은 민선 9기 공약으로 추진 중인 바이오산업 육성 방향을 구체화하고 관내 대표 기업과의 협력 가능성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한미약품 평택 바이오 플랜트는 최대 2만 5000리터 규모의 미생물 배양기와 연간 2000만 개 이상의 프리필드시린지(약물이 미리 충전된 주사기) 생산 능력을 갖춘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생산 기지로, 주요 신약의 임상용 제품 생산부터 상업 생산, 해외 공급까지 뒷받침하는 시설이다. 이와 함께 글로벌 기준에 맞는 제조·품질 관리 시스템을 갖추고 있으며 무균 제조 공정과 품질 관리 역량을 인정받고 있다. 이날 한미약품 측은 주요 사업 방향과 플랜트 운영 현황을 공유하고, 향후 사업 확대 과정에서 필요한 지역 차원의 협력 사항을 설명했다. 평택시는 기업 활동에 필요한 사항을 관계 부서와 함께 살피며 애로 해소에 적극 협력하기로 했다. 최 시장은 “한미약품은 평택을 대표하는 바이오 기업이자, 우리 시가 바이오 분야로 산업 기반을 넓혀가는 데 중요한 출발점”이라며 “평택시는 관내 기업과 지속적으로 소통하며 실질적인 지원 방안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 하루 500P 출렁… 개미가 떠받친 ‘롤러코스피’

    하루 500P 출렁… 개미가 떠받친 ‘롤러코스피’

    장 초반 반등 기대를 키웠던 코스피가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에 밀리며 하루 새 500포인트 넘게 출렁였다. 반도체 대형주에 돈이 몰린 장세에서 인공지능(AI) 반도체 기대와 수익성 우려가 엇갈리자 개인 투자자만 대규모 매수로 시장을 떠받쳤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37.01포인트(0.46%) 내린 8051.33에 거래를 마쳤다. 전 거래일보다 98.48포인트 오른 8186.82로 출발한 지수는 장 초반 8327.26까지 올랐지만 오전 중 하락 전환해 한때 7815.53까지 밀렸다. 장중 고점과 저점의 차이는 511.73포인트에 달했다. 코스닥도 전 거래일보다 21.34포인트(2.46%) 내린 847.07에 장을 마쳤다. ‘투 톱’ 반도체 대장주는 희비가 엇갈렸다. 7일 2분기 잠정실적 발표를 앞둔 삼성전자는 장 초반 32만 5000원까지 뛰었다가 한때 30만 3000원까지 밀렸지만, 결국 전 거래일보다 2.75% 오른 31만 8000원에 마감했다. 반면 SK하이닉스는 장 초반 249만 7000원까지 올랐다가 하락 전환해 3.38% 내린 234만 3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개인과 외국인·기관의 매매 흐름은 정반대로 갈렸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은 2조 6461억원어치를 사들였지만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조 3338억원, 1조 4314억원어치를 팔았다. 외국인은 이날까지 12거래일 연속 매도 우위를 이어갔다. 같은 날 코스닥 시장에서도 개인은 2694억원어치를 사들인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409억원, 2269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증시 대기자금인 투자자예탁금은 지난 3일 기준 118조 2593억원으로 4거래일 연속 줄었고, 반대매매 규모도 563억원으로 다시 500억원대를 넘어섰다. 증권가에서는 새로운 악재가 부각됐다기보다 삼성전자 실적 발표를 앞둔 신중론과 반도체주 차익실현 매물이 겹친 결과로 보고 있다. 지난주 말 해외 증시에서 AI 반도체 관련 종목이 오르면서 국내 증시도 상승 출발했지만, 최근 급등한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매물이 나오자 분위기가 빠르게 바뀌었다는 분석이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특별한 악재가 있었던 것은 아니고 외국인의 매도와 지난주 금요일 급등에 따른 차익 매물이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실적 기대감으로 상승한 반면, 그 외 반도체주는 경계심리가 유입되며 종목별 차별화 장세가 전개됐다”고 설명했다. 일본 증시에서 키옥시아가 하락하고 미국 나스닥 선물 상승폭이 줄어든 점도 기술주 투자심리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 “오늘은 오를 줄 알았는데”… 하루 새 500P 출렁인 코스피, 개미만 샀다

    “오늘은 오를 줄 알았는데”… 하루 새 500P 출렁인 코스피, 개미만 샀다

    8300선 넘겼다 한때 7815까지 밀려외국인·기관 2.7조 팔고 개인 2.6조 매수삼성전자는 2.75%↑ SK하이닉스는 3.38%↓장 초반 반등 기대를 키웠던 코스피가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에 밀리며 하루 새 500포인트 넘게 출렁였다. 반도체 대형주에 돈이 몰린 장세에서 인공지능(AI) 반도체 기대와 수익성 우려가 엇갈리자 개인 투자자만 대규모 매수로 시장을 떠받쳤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37.01포인트(0.46%) 내린 8051.33에 거래를 마쳤다. 전 거래일보다 98.48포인트 오른 8186.82로 출발한 지수는 장 초반 8327.26까지 올랐지만 오전 중 하락 전환해 한때 7815.53까지 밀렸다. 장중 고점과 저점의 차이는 511.73포인트에 달했다. 코스닥도 전 거래일보다 21.34포인트(2.46%) 내린 847.07에 장을 마쳤다. ‘투 톱’ 반도체 대장주는 희비가 엇갈렸다. 7일 2분기 잠정실적 발표를 앞둔 삼성전자는 장 초반 32만 5000원까지 뛰었다가 한때 30만 3000원까지 밀렸지만, 결국 전 거래일보다 2.75% 오른 31만 8000원에 마감했다. 반면 SK하이닉스는 장 초반 249만 7000원까지 올랐다가 하락 전환해 3.38% 내린 234만 3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개인과 외국인·기관의 매매 흐름은 정반대로 갈렸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은 2조 6461억원어치를 사들였지만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조 3338억원, 1조 4314억원어치를 팔았다. 외국인은 이날까지 12거래일 연속 매도 우위를 이어갔다. 같은 날 코스닥 시장에서도 개인은 2694억원어치를 사들인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409억원, 2269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증시 대기자금인 투자자예탁금은 지난 3일 기준 118조 2593억원으로 4거래일 연속 줄었고, 반대매매 규모도 563억원으로 다시 500억원대를 넘어섰다. 증권가에서는 새로운 악재가 부각됐다기보다 삼성전자 실적 발표를 앞둔 신중론과 반도체주 차익실현 매물이 겹친 결과로 보고 있다. 지난주 말 해외 증시에서 AI 반도체 관련 종목이 오르면서 국내 증시도 상승 출발했지만, 최근 급등한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매물이 나오자 분위기가 빠르게 바뀌었다는 분석이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특별한 악재가 있었던 것은 아니고 외국인의 매도와 지난주 금요일 급등에 따른 차익 매물이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실적 기대감으로 상승한 반면, 그 외 반도체주는 경계심리가 유입되며 종목별 차별화 장세가 전개됐다”고 설명했다. 일본 증시에서 키옥시아가 하락하고 미국 나스닥 선물 상승폭이 줄어든 점도 기술주 투자심리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 “배고픈 이웃 위해” 밀가루 두 포대의 기적…성심당 만든 임길순 ‘나눔의 힘’ [창업주의 비밀노트]

    “배고픈 이웃 위해” 밀가루 두 포대의 기적…성심당 만든 임길순 ‘나눔의 힘’ [창업주의 비밀노트]

    전국에서 온 손님들이 ‘딸기시루’를 사기 위해 새벽부터 줄을 섭니다. ‘노잼 도시’ 대전을 ‘빵의 도시’로 만든 성심당은 늘 전국에서 온 고객으로 북적입니다. 관광 명소이자 이상적인 로컬 기업의 대명사로 자리잡은 성심당의 출발은 70년 전 한국전쟁 직후 피란의 역사와 밀가루 두 포대에서 시작됐습니다. 성심당의 창업주 임길순(1912~1997)은 1912년 함경남도 함주에서 태어났습니다. 과수원을 일구는 농부이자 독실한 가톨릭 신자였던 그는 함흥 성당에서 봉사를 하던 중 교회 공동체 안에서 아내 한순덕을 만나 1940년 결혼했습니다. 부부는 과수원과 작은 가게를 운영하며 삶을 꾸려갔지만, 1950년 6월 25일 발발한 한국전쟁으로 피난길에 오를 수밖에 없었습니다. 임길순의 가족은 생사의 고비를 몇차례 넘겼습니다. 가까스로 흥남에 다다른 뒤 피란민 1만 4500여명을 태운 메러디스 빅토리호에 극적으로 승선, 거제도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기적에 탈출선에 몸을 실은 임길순은 참혹한 현장에서도 배려를 아끼지 않은 이타적인 사람들과 인간애를 체험하면서 “내가 살아 돌아간다면 남은 인생은 평생 어려운 이웃을 위해 살겠다”고 다짐했다고 합니다. 이는 성심당을 통해 사랑과 나눔의 정신을 지속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됩니다. 1951년 진해로 이주한 임길순 일가는 성당 가까운 곳에 자리를 잡고 첫 장사로 함흥냉면을 팔기 시작했습니다. 충분한 이익을 거둔 건 아니었지만, 임길순은 하루 장사가 끝나면 남은 냉면을 챙겨 배고픈 이웃에게 나눴습니다. 흥남 철수 때 남쪽으로…첫 장사는 함흥냉면 하지만 냉면장사는 입에 풀칠할 정도에서 더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재료 수급도 원활하지 않았죠. 함흥냉면 면발은 감자전분으로 만드는데, 경남 지역은 감자가 충분히 재배되지 않았습니다.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했습니다. 결국 서울 이주를 결심한 그는 1956년 일곱식구를 데리고 서울행 통일호 열차에 몸을 실었습니다. 그러나 서울행 열차는 대전역에 도착한 후 고장이 나 멈춰버렸습니다. 기다림에 지친 승객들은 하나둘 객차를 빠져나왔고, 임길순도 대전에 내렸습니다. 대전에 도착한 임길순은 역시나 가장 가까운 성당이었던 대흥동 성당을 찾았습니다. 여기서 ‘고아들의 아버지’로 불리는 오기선 주임신부를 만납니다. 오 신부는 흥남에서 거제, 진해를 거쳐 대전까지 오게 된 임길순의 사연을 듣고 갖고 있던 구호 물자 중 밀가루 두 포대를 선뜻 건네주었습니다. 배고픈 이웃과 나눈 ‘찐빵의 기적’ 부부는 밀가루를 가족의 식량으로 소비하는 대신 찐빵 장사를 해보기로 결심했습니다. 빵을 만들어 본 적은 없었지만 수소문 끝에 막걸리를 섞어 반죽하고 발효시키는 방법을 익혔고, 직접 만든 찐빵을 들고 1956년 10월 대전역 한편에 노점을 열었습니다. 뽀얀 수증기와 찐빵 냄새는 행인들의 눈과 코를 사로잡았습니다. 찐빵에서 이윤을 남기기 쉽지 않았지만, 일부는 늘 배고픈 이웃을 위해 나눴습니다. 하루에 찐빵 300개를 만들면 100개 정도를 이웃과 나눴는데, 이웃과 나눌 몫을 추가로 만들기 위해 밀가루를 더 사기도 했습니다. 대전역 앞에서 나름대로 자리를 잡아가면서 가게 이름도 지었습니다. ‘성심’(聖心), 예수님의 마음이라는 의미를 담은 상호가 이때 탄생했습니다. 어려운 이웃을 위해 살겠다는 의미를 담았습니다. 1958년 대전역 신역사 공사로 성심당은 현 대전중앙시장 앞 작은 가게에 월세를 얻었습니다. 처음 정식 점포를 연 임길순은 성심당의 업종을 제과점으로 등록하고 찐빵과 도넛 외에 새로운 메뉴를 늘려나갔습니다. 소외된 이웃들과의 나눔도 이어갔습니다. 특히 대흥동성당의 르네 뒤퐁(한국명 두봉) 보좌신부를 만나며 나눔은 더 풍성해졌습니다. 두봉 신부가 끼니가 어려운 사람들의 주소를 알려주면, 임길순은 주소로 찾아가 남은 빵을 배달해주었습니다. 빵 뿐만 아니라 대흥동 성당에서 나오는 옷가지 등 다양한 구호 물품도 함께 나누었습니다. 이후 성심당은 1967년 대흥동 성당과 인접한 은행동 153번지에 점포 주택을 구입해 매장을 새롭게 열었습니다. 빵 공장과 집, 가게가 위치한 첫 자가 주택으로 현재 성심당 케익부띠끄 자리입니다. 지금은 핵심 상권이지만, 당시에는 인근에 목재소들이 자리한 발길 뜸한 곳이었다고 합니다. 장사에 적합한 입지는 아니었지만 하루 두 번 대흥동 성당 종소리를 들을 수 있는 곳에서 자녀들을 키우겠다는 의지 때문에 이 곳으로 온 것입니다. 성심당을 키우고 빵집으로 정착시킨 데는 한순덕의 역할도 컸습니다. 냉면 장사 시절부터 대전역 노점, 점포로 성장하기까지 실질적인 경영을 맡았다고 합니다. 1980년 환갑잔치에는 대전의 환경미화원을 초대해 저녁식사를 나눈 후, 밀가루 한 포대씩 그들의 자전거에 실어준 일화도 유명합니다. 1981년 아들 임영진 대표에게 경영을 맡긴 후 임길순·한순덕 부부는 성당 봉사활동에 전념했다고 합니다. 1980년 ‘튀소’ 탄생…대전에서 가치 지켜 경제가 발전하고 1980년대 전문 제과점 전성시대가 도래하면서 국내 제과점 숫자도 1985년 말 7800여개까지 늘었습니다. 1980년대 성심당도 다양한 메뉴를 개발했습니다. 1980년 5월 20일 단팥빵과 소보로, 도넛이 합체한 튀김소보로가 탄생했습니다. 갓 나온 ‘튀소’는 인기 폭발이었습니다. 번호표까지 등장할 정도로 인기를 끈 튀김소보로는 2024년 누적 판매량 1억개를 돌파했습니다. 1990년대까지 성장세를 기록하던 성심당에도 위기는 있었습니다. 2005년 1월 22일 설을 며칠 앞두고 큰 화재로 매장과 공장이 전소되기도 했고, 경영상 어려움을 겪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직원들과 경영진은 잿더미가 된 성심당을 다시 일으켰습니다. 새로운 비전도 세웠습니다. 임 대표와 김미진 이사 부부는 선대의 나눔 정신을 이어가면서 새 방향성을 고민했고, 이탈리아 로마를 중심으로 일어나고 있던 ‘포콜라레(Focolare) 운동’에서 영감을 받았습니다. 포콜라레는 이탈리아어로 ‘벽난로’라는 뜻으로 벽난로처럼 주위를 환하고 따뜻하게 해주는 사회 활동을 의미합니다. 경영 방침도 포콜라레 운동에서 나온 ‘모두를 위한 경제 EoC’(Economy of Communion) 입니다. “모든 이가 다 좋게 여기는 일을 하십시오”라는 성경 구절을 사훈으로, 매일 팔고 남은 신선한 빵을 지역 복지관과 소외계층에게 기부하고 있습니다. 교황도 70주년 맞아 축복 메시지 보내 서울 유명 백화점 등 쏟아지는 입점 러브콜을 거절한 것도 이런 철학의 연장선입니다. 성심당의 역사를 다룬 책 ‘우리가 사랑한 빵집 성심당’에서 김 이사는 “대전 사람들이 외지 손님에게 성심당을 소개하며 성심당이라는 역사를 지닌 로컬 기업이 있다는 데 자부심을 느끼는 모습을 보면서 대전에 와야만 만날 수 있는 빵집으로 그 가치를 지키고 싶었다”고 밝혔습니다. 창업주 부부에서 시작된 성심당의 나눔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매달 고아원과 양로원에 전달하는 빵만 7000만원어치 이상이라고 합니다. 교황 레오 14세는 올해 창립 70주년을 맞은 성심당에 “형제애와 연대의 정신을 실천하며, 가장 가난한 이들을 위해 이뤄낸 사회적·경제적 업적에 깊은 치하를 보낸다”며 축복과 감사의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습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성심당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34.5% 늘어 643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제과제빵 프랜차이즈 ‘투톱’을 합친 것보다 많다고 합니다. 기업의 경영을 이익만으로 판단할 수는 없지만, 나눔의 철학을 중심에 두고 보여준 성과이기에 많은 기업의 롤모델이 되는 듯합니다.
  • 한국은 어떤 ‘AI 도시’를 만들어야 하는가 [모종린의 문화로 읽는 AI시대]

    한국은 어떤 ‘AI 도시’를 만들어야 하는가 [모종린의 문화로 읽는 AI시대]

    AI 생태계, 인프라·개발·전환 3단계AI 인프라 도시, 기반 시설에 집중광주·용인 반도체 클러스터가 해당AI 개발 도시, 새 기술·서비스 제공샌프란시스코·베이징 ‘막대한 투자’모든 지역이 따라갈 수는 없는 모델AI 전환 도시, 행정·산업·교육 적용새 크리에이터 브랜드와 문화 창조세계 어디에서도 본격 등장 안 해한국의 도시 발전 모델로 만들어야 이재명 정부가 광주에 제2의 반도체 국가산업단지를 조성해 인공지능(AI) 반도체 산업을 육성하겠다고 발표했다. AI 시대를 준비하기 위한 국가 전략이라는 점에서 매우 의미 있는 투자라 할 수 있다. 그러나 한 가지 질문은 남는다. 반도체 산업단지를 과연 AI 도시라고 부를 수 있을까. 최근 한국에서는 AI 도시라는 용어가 매우 넓게 사용되고 있다. 반도체 산업단지와 데이터센터는 물론 AI 스마트도시, AI 연구단지, AI 행정도시까지 모두 AI 도시라는 이름 아래 묶인다. AI라는 단어는 익숙하지만, 정작 어떤 도시를 의미하는지는 점점 모호해지고 있다. 같은 이름 아래 전혀 다른 정책이 공존하는 셈이다. AI 도시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먼저 AI 산업의 구조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다. 도시는 산업을 담는 그릇이며 산업의 변화는 도시의 변화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AI 산업의 구조를 이해하면 어떤 도시가 AI 도시인지도 훨씬 명확하게 설명할 수 있다. ●AI 생태계가 AI 도시를 결정한다 AI 생태계는 크게 세 단계로 구성된다. 첫 번째는 AI 인프라다. 반도체와 데이터센터, 클라우드처럼 AI가 작동하기 위한 기반 시설이 여기에 해당한다. 최근 세계 각국이 반도체와 데이터센터 투자 경쟁을 벌이는 이유도 AI 경쟁의 출발점이 인프라에 있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AI 개발이다. 거대언어모델과 AI 에이전트, 로봇 지능처럼 새로운 AI 기술과 서비스를 만드는 단계다. 이 영역에서는 연구개발 역량과 최고 수준의 인재, 대학과 스타트업, 벤처투자 생태계가 경쟁력을 결정한다. 세 번째는 AI 전환(AIX)이다. 이미 개발된 AI를 산업과 도시, 개인의 삶에 적용해 새로운 가치를 만드는 단계다. 앞으로 대부분의 기업과 지역이 경쟁하게 될 영역도 바로 여기다. AI를 직접 개발하지 않더라도 얼마나 창의적으로 활용하느냐에 따라 경쟁력이 크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AI 생태계는 인프라, 개발, 전환이라는 서로 다른 단계로 이루어진다. 필요한 자원도 정책도 다르다. 도시 역시 어느 단계에 강점을 두느냐에 따라 서로 다른 발전 전략을 선택하게 된다. AI 도시를 하나의 개념으로 묶어 설명하기 어려운 이유다. ●AI 개발도시와 AI 인프라도시 AI 개발도시는 새로운 AI 기술과 서비스를 만드는 도시다. 경쟁력은 공장의 규모보다 연구개발 생태계에서 나온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베이 에어리어가 대표적이다. 세계적인 AI 기업과 스타트업, 투자자, 연구기관이 밀집해 있으며 오늘날 AI 혁신의 상당수가 이 지역에서 시작된다. 중국에서는 베이징이 가장 가까운 사례다. 주요 AI 연구기관과 대학, 대형 AI 기업이 집중되어 있으며 거대언어모델과 기초 AI 연구를 주도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도시가 샌프란시스코나 베이징을 그대로 따라갈 수는 없다. AI 개발도시는 막대한 연구개발 투자와 최고 수준의 인재, 세계적인 대학과 벤처투자 시장을 동시에 갖춰야 가능한 모델이다. 국가 차원에서도 소수의 도시만 담당할 수 있는 전략이지 모든 지역의 발전 모델이 될 수는 없다. AI 인프라도시는 AI를 개발하기보다 그 기반을 구축하는 도시다. 반도체 공장과 데이터센터, 클라우드 인프라, 전력망과 용수 공급이 경쟁력의 핵심이다. AI 산업의 성장 자체를 뒷받침하는 기반 역할을 수행한다. 최근 광주가 추진하는 AI 반도체 국가산업단지와 용인을 중심으로 조성되는 국가 반도체 클러스터가 이 전략에 해당한다. 미국과 중국도 대규모 반도체 생산과 데이터센터 투자를 국가 전략으로 추진하고 있다. AI 시대에도 산업 경쟁력의 출발점은 결국 안정적인 인프라다. 하지만 모든 지역이 AI 인프라도시를 지향하는 것도 현실적이지 않다. 반도체 산업은 막대한 자본과 전력, 용수, 글로벌 공급망을 필요로 하는 대표적인 규모의 경제 산업이다. 국가가 전략적으로 몇 개의 거점을 육성하는 것이 효율적이지, 모든 도시가 같은 전략을 선택할 수는 없다. 결국 대부분의 도시는 다른 질문을 던져야 한다. AI를 어디에서 생산할 것인가가 아니라 AI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라는 질문이다. 바로 이 지점에서 AI 전환도시가 등장한다. ●일반 도시의 선택, AI 전환 도시 AI 개발도시와 AI 인프라도시는 국가 경쟁력에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대부분의 도시가 샌프란시스코처럼 AI를 개발하거나, 광주와 용인처럼 AI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일반 도시의 경쟁력은 다른 곳에서 찾아야 한다. AI 전환도시는 AI를 도시 전체에 확산시키는 도시다. AI를 행정과 산업, 교육과 문화, 창업과 일상에 적용해 새로운 생산성과 창의성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도시의 경쟁력은 자체적인 AI 모델을 보유했느냐보다 AI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활용하느냐에 의해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일반 도시가 현실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AI 전략인 셈이다. AI 전환도시는 다시 세 가지 유형으로 구분할 수 있다. 도시 운영을 혁신하는 AI 스마트도시, 기업 경쟁력을 높이는 AI 산업도시, 개인과 크리에이터를 중심에 두는 AI 크리에이터 타운이다. 이 세 모델은 서로 경쟁하는 관계가 아니라 상호 보완적인 관계이며 하나의 도시도 여건에 따라 세 가지 전략을 함께 추진할 수 있다. AI 스마트도시는 기존 스마트도시를 AI 시대에 맞게 발전시킨 모델이다. 생성형 AI와 AI 에이전트를 활용해 도시 운영 자체를 지능화하는 데 초점을 둔다. 데이터 수집이 목적이 아니라 데이터를 활용한 문제 해결이 목표다. 최근 하정우 전 AI미래기획수석이 제안한 AI 도시가 여기에 가장 가깝다. 그는 AI 신뢰성센터를 중심으로 연구·실증·인증 기능을 집적하고, 시민의 경험과 암묵지를 AI 시대의 데이터 자산으로 전환하는 생태계를 제안했다. 특히 지역의 문화와 음식, 역사와 스토리를 새로운 데이터 자산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AI 산업도시는 기업과 산업의 AI 전환을 중심에 둔다. 도시 기반 시설보다 기업의 생산성과 산업 경쟁력을 높이는 데 정책의 초점을 맞춘다. 제조업과 서비스업에 AI를 적용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피지컬 AI와 산업용 로봇으로 산업 구조를 혁신하는 것이 핵심이다. 미국 피츠버그는 로봇과 자율주행 기술로, 중국 선전은 AI와 하드웨어·제조업의 결합으로 이를 보여 준다. 제조업 비중이 높은 한국의 산업도시 역시 자동차와 반도체, 조선, 바이오, 물류 등 주력 산업에 AI를 적극 도입해야 글로벌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 AI 크리에이터 타운은 기업보다 개인을, 생산보다 창의성을, 공장보다 창작을 중심에 두는 모델이다. 생성형 AI를 활용해 더 많은 시민이 창작과 창업에 도전하고, 더 많은 크리에이터 브랜드가 성장하도록 지원하는 도시를 의미한다. 생성형 AI가 창작의 비용을 빠르게 낮추면서, 디자인·영상·번역·마케팅처럼 과거에는 기업만 수행할 수 있었던 일이 개인과 소규모 팀에게도 가능해지고 있다. AI는 대기업만을 위한 기술이 아니라 개인의 생산성과 창의성을 크게 높이는 기술이 되고 있다. 이 점에서 기존의 창조도시나 문화도시와도 차이가 있다. 문화를 소비하는 도시가 아니라 문화를 생산하는 도시, 그리고 AI로 그 생산성을 높이는 도시가 AI 크리에이터 타운이다. 흥미로운 점은 이러한 도시 모델이 아직 세계 어디에도 본격적으로 등장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미국도 중국도 AI 개발과 산업에서는 앞서 있지만 개인과 크리에이터의 AI 활용을 도시 전략의 중심에 둔 사례는 찾아보기 어렵다. 바로 이 점이 한국 도시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한다. ●한국이 먼저 만들어야 할 AI 도시 산업혁명 시대 도시의 경쟁력은 공장에 있었다. 정보화 시대에는 연구개발과 플랫폼이 도시 성장을 이끌었다. AI 시대에는 무엇이 도시의 경쟁력을 결정할 것인가. 그 답은 AI를 활용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반도체도 중요하고 AI 모델도 중요하다. 그러나 지역 도시가 장기적으로 경쟁력을 확보하는 길은 더 많은 시민이 AI를 활용해 창작하고 창업하며 새로운 크리에이터 브랜드와 문화를 만들어 내는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있다. AI는 도시를 대신 성장시키는 기술이 아니라 사람의 창의성을 증폭시키는 기술이기 때문이다. 세계는 지금 AI 개발도시와 AI 인프라도시를 두고 경쟁하고 있지만 개인과 크리에이터의 AI 활용을 도시 전략의 중심에 둔 모델은 아직 뚜렷하게 등장하지 않았다. 미국은 AI를 개발하고, 중국은 AI를 산업화하고 있다. 그렇다면 한국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 한국의 답은 AI를 가장 창조적으로 활용하는 도시, AI 크리에이터 타운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은 이미 문화와 기술을 함께 성장시킨 경험을 가지고 있다. 이제 그 경험을 도시 전략으로 확장할 차례다. 문화와 기술이 결합한 AI 크리에이터 타운은 한국 지역 도시의 새로운 발전 모델이자 세계에 제시할 수 있는 한국형 AI 도시의 비전이 될 것이다. 모종린 연세대 국제학대학원 교수
  • 나를 비우는 시간, 3500㎞ 순례의 길

    나를 비우는 시간, 3500㎞ 순례의 길

    미국 버지니아주 이야기를 하려 한다. 정치 수도인 워싱턴 D.C.의 왼쪽, 그러니까 서편의 남북부를 감싼 지역이다. 버지니아 여정의 큰 축은 세 가지다. 애팔래치안 트레일(AT)의 맛보기라 할 맥아피 노브 트레킹, 셰넌도어 국립공원 드라이브, 그리고 이 지역에 새겨진 미국 역사 엿보기다. 버지니아는 그리 길지 않은 250년 미국 역사에 비춰보면 나름의 고도(古都)다. 미국 건국 초기엔 조지 워싱턴 초대 대통령 등 많은 대통령을 배출해 ‘대통령의 어머니’라 불렸다. 미국인들이 노스탤지어를 느낄 법한 자연과 역사문화유산도 꽤 많다. 셰넌도어 리버, 블루리지 마운틴 등 가수 존 덴버의 명곡 ‘테이크 미 홈, 컨트리 로드’의 배경이 된 곳도 여기이고, 미국인에게 도전과 고난, 성찰의 대명사인 AT의 가장 유명한 봉우리 맥아피 노브도 여기에 있다. 애팔래치안 트레일을 알게 된 건 영화 ‘어 워크 인 더 우즈’(2015)를 통해서다. 미남 배우의 전형이라 할 ‘로버트 레드포드 형’이 주인공 빌 브라이슨을 맡고, 닉 놀테가 거구의 친구 카츠를 맡아 열연했다. ‘어 워크 인 더 우즈’는 동명의 책이 모티브다. 브라이슨을 세계적인 여행가의 길로 이끈 AT 도전 여정을 담은 여행 에세이다. 우리나라에선 ‘나를 부르는 숲’이란 제목으로 폭넓은 인기를 얻었다. ●맥아피 노브의 너른 반석에서 본 절경 책과 영화는 내용이 거의 비슷하다. 책에선 브라이슨이 40대 중년이지만 영화에선 칠십 넘은 노인이란 점이 다를 뿐이다. 영화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맥아피 노브에서 펼쳐진다. 시답지 않은 주제로 옥신각신하던 브라이슨과 카츠가 갑자기 입을 닫고 웅혼한 풍경에 젖어든다. 너른 반석 너머로 펼쳐진 블루리지산맥과 셰넌도어 계곡의 모습은 수많은 삶의 상처로 다져진 두 노인에게도 충격과 감동이었던 거다. 그 자리가 바로 맥아피 노브다. 영화 포스터 역시 맥아피 노브의 반석 위에서 둘이 티격태격하는 모습을 담았다. 실제 맥아피 노브는 AT의 끝없는 연봉 가운데 가장 유명한 봉우리다. 주말이면 새벽부터 주차장에 차들이 가득 차고, 배후 도시 로어노크에서 출발하는 셔틀버스조차 예약 전쟁을 치러야 할 정도로 사람이 몰린다. 물론 맥아피 노브에 행락객 수준의 산객들만 있는 건 아니다. AT 종주에 나선 순례자들도 같은 등산로를 걷는다. 그들은 행색 자체가 다르다. 무릎엔 보호대가 감겼고, 등산화는 너덜거리며, 마지막으로 씻은 게 언제인지 모를 정도로 온몸이 땀과 먼지로 뒤덮였다. 하지만 후줄근한 몰골과 달리 몸 전체에서 아우라가 뻗어 나오고, 그들을 향한 존경심이 솟는다. 이들이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무겁고 성찰적인 순간을 지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도전하는 사람 중 절반이 하루 이틀 내에 산을 내려가고, 남은 절반의 절반이 코스의 중간에도 이르지 못한 채 포기한다는 AT는 미국 남부 조지아주에서 북부 메인주까지, 애팔래치아산맥을 따라 14개 주에 걸쳐 있다. 버지니아는 그중 딱 절반이다. ●하이커들의 로망 ‘애팔래치안 트레일’ AT의 전체 거리는 2190마일, 약 3500㎞다. 1921년 조성이 시작돼 1937년쯤 완성됐다. 미국 3대 장거리 트레일 중 가장 먼저 조성된 길이자, 하이커들의 ‘로망’이다. 완주까지는 대략 5~6개월 걸린다. 우리의 ‘백두대간 종주’쯤 될까. 길이로야 견줄 수 없겠지만, 도전과 성찰이라는 산행의 본질적인 면에서는 같지 싶다. 해마다 4000명쯤 도전에 나서는데, 완주율이 평균 4분의 1 정도에 불과하다. 맥아피 노브 트레킹은 AT 완주에 견주면 새발의 피도 못 된다. 그래도 나무에 페인트로 새겨진 직사각형의 AT 상징 표지를 보며 걷는 느낌은 아주 독특하다. 카토바 산자락의 들머리(트레일 헤드)에서 맥아피 노브까지는 4마일, 왕복 8마일(13㎞) 정도다. 깔딱고개는 거의 없고, 완만한 오르막이 계속 이어진다. 등산로에선 늘 흑곰을 신경 써야 한다. 미국인들은 흑곰을 거의 동네 들개 취급하지만, 사실 새끼와 함께 있는 어미 곰은 무척 위험하다. 이번 트레킹에서도 하산길에 새끼 곰과 마주쳤다. 어미 곰의 존재를 확인할 틈도 없이 ‘빛의 속도’로 줄행랑쳐야 했다. 실제 책 ‘나를 부르는 숲’에서도 흑곰의 위험성을 수시로 경고하는 만큼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맥아피 노브의 돌출 암반에 올라서면 눈앞이 탁 트인다. 블루리지 산맥이 성벽처럼 일직선으로 내달리고, 그 사이 움푹 들어간 골짜기에는 믿기 어려울 만큼 너른 개활지가 펼쳐져 있다(그들은 이를 ‘계곡’이라 부른다). 산과 산이 가까이 겹쳐진 한국과 다른 이 구도가 낯설면서도 압도적이다. ●존 덴버의 노래 속 ‘컨트리 로드’ 이제 ‘컨트리 로드’를 따라 셰넌도어 국립공원을 향해 북진한다. 맥아피 노브에서 160마일(약 258㎞) 떨어져 있다. 셰넌도어 국립공원에선 ‘스카이라인 드라이브’를 따라 여유 있게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셰넌도어 국립공원도 AT의 경로에 포함된다. 잘 포장된 스카이라인 드라이브 옆, 보이지 않는 숲속에 좁은 등산로가 나 있다. 셰넌도어를 유명하게 만든 건 단연 존 덴버의 노래 ‘테이크 미 홈, 컨트리 로드’(1971)다. 원래 이 곡은 버지니아와 맞붙은 웨스트 버지니아를 노래했다. 웨스트 버지니아에서는 지금도 공식 주가(州歌)로 불린다. 가사에 나오는 ‘올모스트 헤븐’이란 문구는 이 주의 표어가 됐다. 그런데 웬걸, 정작 가사에 나오는 그 산과 강은 일부만 웨스트버지니아에 걸쳤을 뿐 대부분 옆 동네, 버지니아에 속해 있다. 이 노래가 만들어진 건 메릴랜드주의 한 도로다. 작곡, 작사가 모두 웨스트버지니아에 가본 적이 없다. 이는 미 대중음악계에서 공식 확인된 이야기다. 제목의 지명이 빗나간 줄도 모르고, 이 곡은 반세기 동안 미국인의 향수를 자극해온 거다. ●75개 전망대 있는 스카이라인 드라이브 스카이라인 드라이브는 셰넌도어 국립공원의 산정을 따라 105마일(약 170㎞)가량 이어져 있다. 대공황 때인 1931년 공사를 시작해 1939년에야 전 구간이 열렸다. 길 여기저기에 75개의 전망대가 점점이 박혀 있다. 버지니아의 아름다운 지방도로를 달리다 보면 ‘배틀 필드’라는 표지판을 자주 본다. 버지니아는 ‘시빌 워’ 남북전쟁의 주 무대였다. 당시 남부연합의 수도였던 현 주도(州都) 리치먼드 등 어딜 가도 전쟁 유적이 나온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세계 두 번째로 크다는 프레데릭스버그 국립군사공원 등 국립공원만 6곳이고, 크고 작은 전장은 수백 곳에 달한다. 이 전적지를 엮어 ‘시빌 워 트레일’을 조성하기도 했다. 셰넌도어 국립공원 초입의 샬러츠빌엔 몬티첼로라는 예쁜 이름의 저택이 있다. 미국 3대 대통령인 토머스 제퍼슨이 직접 설계하고 평생 고쳐 지은 집이다. 독립선언서를 쓴 손으로, 그는 이 집의 기둥과 돔과 정원까지 세심하게 그려냈다. 그러나 이 저택은 한때 600명이 넘는 흑인 노예의 노동으로 유지됐다. 제퍼슨과 그가 ‘소유’했던 여성 흑인 노예 샐리 헤밍스 사이에서 태어난 자녀들의 이야기는 이제 가이드 투어에서도 다뤄질 만큼 유명하다. 노예해방을 부르짖고 자유와 평등을 외친 사람의 집이 동시에 부자유스러운 현장이었다는 모순. 그러면서도 여전히 미국인, 특히 백인이 가장 사랑하는 유적 중 하나로 남아 있다는 사실이 이방인에겐 선뜻 와닿지 않는다. 몬티첼로 안에 제퍼슨의 묘와 묘비가 있다. 1987년 버지니아대학교와 더불어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됐다. 이제 여정의 마지막 방문지, 하퍼스 페리다. 원래 행정구역은 웨스트버지니아주에 속하지만, 여태 여정을 함께한 셰넌도어강과 블루리지 산맥이 명맥을 다하는 곳인 만큼 오지 않을 도리가 없다. 스카이라인 드라이브가 끝나는 프런트 로열에서 43마일, 약 70㎞ 거리다. ●남북전쟁의 도화선 ‘하퍼스 페리’ 하퍼스 페리는 셰넌도어강과 포토맥강 사이에 있다. 버지니아와 웨스트버지니아, 메릴랜드 등 세 개의 주가 만나는 곳이다. 블루리지 산맥은 여기서 끝이 나고, 셰넌도어강은 웨스트버지니아에서 흘러온 포토맥강과 합쳐진 뒤 포토맥강이란 이름 그대로 워싱턴 D.C.를 향해 흘러간다. 하퍼스 페리는 남북전쟁의 도화선이 된 곳이다. 1859년 10월, 노예제 폐지론자 존 브라운이 22명의 동지와 함께 연방 무기고를 습격한 것이 미국이란 거대한 나라를 두 쪽으로 갈라놓는 불씨가 됐다. 미국의 초기 역사가 고스란히 남은 마을을 샅샅이 둘러보려면 반나절로도 짧다. 여정을 마친 뒤 복귀하는 차 안. ‘컨트리 로드’를 들어야 하는 시간이다. “올모스트 헤븐, 웨스트버지니아~” 여태껏 이어진 풍경은 사실 버지니아의 것이었지만, 그건 그리 중요하지 않다. 존 덴버가 지리를 헷갈렸다 해도 노래가 가리키는 마음, 산과 강이 있는 곳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그 마음만큼은 정직했으니 말이다. ●디스커버리호 있는 항공우주박물관 이제껏 다닌 곳과 결이 다른 명소 한 곳 덧붙인다. 밀리터리, 항공기, 역사 ‘덕후’ 모두를 만족시킬 곳. 스미소니언 항공우주박물관 덜레스 분관이다. 공식 명칭은 우드바-하지 센터. 워싱턴 D.C. 국립항공우주박물관의 별관인데, 본관보다 규모가 크다. 하이라이트는 거대한 격납고에서 영원한 휴식을 취하고 있는 우주왕복선 디스커버리호다. 근 40년 동안 지구상 어느 비행체보다 많이 우주를 오가며 39차례 임무를 수행했다. 그만큼 동체 곳곳에 우주의 상처가 고스란히 새겨져 있다. 바로 앞은 전설적인 정찰기 SR-71 블랙버드다. 냉전 시대 음속의 세 배로 날며 오로지 스피드만으로 적의 미사일을 따돌리던 항공기다. 인류가 만든 유일한 초음속 여객기 콩코드도 바로 옆에 있다. 또 하나 인상적인 건 이놀라 게이다. 1945년 8월 6일 괌 인근의 티니안에서 이륙해 일본 히로시마에 인류 최초의 원자폭탄 ‘리틀 보이’를 투하한 폭격기다. 워낙 민감한 기체라 주변에서 조금만 이상한 행동을 해도 즉시 경보가 발령된다니 조심해서 보시길. 워싱턴 덜레스 공항 바로 옆에 있다. [여행수첩] -차 없는 미국 여행은 상상하기 어렵다. 차를 렌트 하는 건 먹는 것만큼이나 중요하다. 렌터카 예약할 때 팁 하나. 호텔이나 항공은 어떨지 모르겠으나, 렌터카는 경험상 트립닷컴이 낫다. 인수와 반납의 다양한 조합, 차종의 다양성 등이 소비자 입맛에 잘 맞는다. 트립닷컴의 공식 자료로는 세계 1만 3000여 도시에서 다양한 렌터카 업체와 협업하고 있다. 차량 인수 전까지 무료 취소할 수 있는 상품이 대부분이어서 일정 변경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 -글로벌 여행 플랫폼에서 검색할 때 현지 렌터카 업체보다는 허츠(hertz) 등 다국적 기업을 택하길 권한다. 현지 업체들이 가격 면에선 다소 유리하나 외지인에게 심리적 안정과 효율성 등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글로벌 업체가 낫다. 특히 허츠는 미국 내 점유율 1위여서 다양한 차종의 조합이 가능하다. -렌터카 사무실은 워싱턴 덜레스 공항에서 셔틀로 10분 미만 거리다. 허츠의 경우 반납할 때 군부대 바리케이드 같은 통제 시설물을 통과해야 하는데, 전혀 겁먹을 필요 없다. 표지판만 따라가면 된다. 이어 정해진 위치에 주차한 뒤 키를 차에 두고 귀국편 비행기에 오르면 끝이다. 미처 못 낸 고속도로 통행료, 채우지 못한 연료 등은 차량 인수 당시 업체가 미리 받아둔 본인 카드 예치금에서 결제된다. 차액은 2~3일 뒤 본인 계좌로 입금된다. -3성급 호텔의 경우 홀리데이인 같은 익숙한 글로벌 브랜드에 묵길 권한다. 현지 업체 중엔 홈우드(homewood) 계열 호텔의 가성비가 기대 이상으로 좋았다. 익스텐디드 스테이 아메리카는 가급적 피하시라. 가격은 다소 저렴하지만 조식이 커피와 일회용 오트밀뿐이고, 시설도 낡은 편이다.
  • “이념·진영 없이 실용행정으로… ‘창업특별도’ 충북 대전환” [민선 9기 광역단체장에게 듣는다]

    “이념·진영 없이 실용행정으로… ‘창업특별도’ 충북 대전환” [민선 9기 광역단체장에게 듣는다]

    “도민의 삶을 최우선으로 하는 실용 행정을 중심으로 충북의 대전환을 이루겠습니다.” 신용한(57) 충북지사는 2일 서울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민생과 실용, 현장을 강조했다. 그는 “선거 기간 내내 화려한 정치 구호보다 시장과 공장, 농촌과 골목을 찾아다니며 생생한 목소리를 듣는 데 집중했다”며 “책상보다 현장을 중시하겠다”고 말했다. 현장에서 답을 찾으며 재정 효율성이 떨어지는 보여주기식 정책은 과감하게 손을 대겠다는 취지다. 신 지사는 선두에 서서 공직사회의 대대적인 변화를 이끌겠다는 뜻도 피력했다. 그는 “공무원들도 적극적으로 발로 뛰며 영업해야 하는 시대인데 그동안 수동적 행정의 연속이었다”며 “중요한 국책 공모 사업은 제가 직접 프레젠테이션을 맡는 등 솔선수범하며 반복적으로 하드 워킹을 주문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충북주도성장이란첨단산업·관광·물류 경제 축 구축SK하이닉스 ‘청주 투자’ 신속 지원중앙정부 지원만 기다려서는 안 돼-현역 지사를 누르고 당선됐는데. “이번 선거 결과는 개인 승리가 아니라 변화를 원하는 도민들의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도민들이 저의 경제 전문성과 실용주의, 그리고 정치보다 성과를 앞세우겠다는 진정성을 믿어주신 것 같다. 충북이 더 빠르게 성장하고 더 실용적으로 변화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충북주도성장을 강조했다. “충북주도성장은 중앙정부 지원만 기다리는 전략에서 벗어나 충북 스스로 동력을 만들어가는 새로운 모델이다. 충북은 반도체와 바이오, 이차전지, 화장품, 첨단 소재 등 대한민국 최고의 산업 기반을 갖추고 있다. 여기에 창업과 투자, 인재가 선순환하는 생태계를 만들면 충분히 대한민국의 중심 지역이 될 수 있다. 충북은 변화를 따라가는 지역이 아니라 변화를 선도하는 지역이 될 것이다. 청주공항을 중심으로 바이오와 반도체, 관광과 물류가 함께 성장하는 새로운 경제 축을 만들겠다.” -대표 공약이 창업특별도다. “창업특별도는 단순히 창업 기업을 많이 만드는 정책이 아니다. 좋은 아이디어가 창업으로 이어지고, 창업이 투자로 연결되며 기업이 성장해 다시 지역에 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저는 기업을 직접 경영했고, 국가 경제 정책에도 참여했다. 기업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투자자가 어떤 환경을 원하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규제를 과감히 혁신하고 투자 환경을 개선해 기업이 찾아오는 충북, 청년들이 도전하고 성공할 수 있는 충북을 만들겠다. 이를 위해 창업펀드를 확대하고 창업지원플랫폼을 구축하겠다. 대학과 연구 기관, 기업을 연결하는 산학연 협력 체계를 강화하겠다.” -충북 최대 현안은. “내적으로는 도 재정 상황이다. 전임자가 재정 사업을 워낙 많이 해 재정 상황이 상당히 안 좋다. 민선 8기 말 기준 도 부채가 1조 3866억원이다. 7기 말보다 1조 260억원이 늘었다. 9기 재정 운영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것 같다. 재정정상화운영위원회를 가동해 재정 효율성이 떨어지거나 부담으로 작용하는 사업은 강력하게 보완할 생각이다. 외적으로는 도가 주력해온 반도체, 바이오, 이차전지와 관련해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는 일이다. 구체적으로 공개하기 어렵지만 이미 투자 유치 활동을 시작했고 대규모 투자에 대한 확답을 받아놓은 성과도 있다. 최근 SK하이닉스가 청주에 100조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는데 신속한 투자가 이뤄지도록 전담팀을 구성해 지원하고 청주시와도 긴밀하게 협력할 계획이다.” 최대 현안과 정책 방향성은1조원 부채… 비효율적 사업 보완청풍교 관광화 등 중단 여부 고민공항공사 등 공공기관 유치 추진-민선 8기 정책에 대한 대대적인 손질을 예고했다. “어르신들에게 소일거리를 주고 상품권 등을 지급하는 ‘일하는 밥퍼’는 현장에서 많이 원하는 사업인데 조정이 필요하다. 직접적으로 일을 한 분들이 받아 가는 게 많아야 하는데 전달 체계에서 너무 많은 게 빠져나간다. 이런 부분들을 완벽히 보완해 이어가야 한다. 또한 계속 추진할지 아니면 중단할지 결정하기가 어려운 사업이 적지 않다. 사업을 이어가면 추가적인 재원이 부담되고, 중단하면 그동안 들어간 비용이 매몰된다. 청풍교 관광자원화 사업의 경우 중단 의견이 대부분인데 사업을 멈추고 청풍교를 철거하려면 307억원 정도가 들어간다. 공무원들 사이에서 업무 공간이 좁다는 불만들이 나오고 있어 도청 본관 3개 층을 리모델링해 만든 그림책 정원도 고민이다. 도시농부, 도시근로자 사업은 도에서 부담하는 비용이 너무 많아 중단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 -2차 공공기관 이전 유치 경쟁이 치열한데. “충북은 한국공항공사, 국민체육진흥공단, 한국환경공단을 우선 유치 기관으로 잡고 있다. 최근 공항공사를 방문해 충북 이전을 건의했다. 공항공사 직원들도 어차피 가야 한다면 충북 청주를 1순위로 생각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공항공사는 원칙대로면 1차 이전 공공기관들이 모여 있는 혁신도시로 가야 하는데 예외를 둘 수 있는 법안이 발의돼 있다. 더구나 공항공사는 특수성 때문에 공항 근처에 있어야 한다. 현재 공항공사가 김포공항 안에 있다. 충북이 청주공항의 특성과 성장 속도 등을 활용해 공항공사 유치에 나서면 해낼 수 있을 거라 확신한다. 환경공단은 우리나라 화력발전소의 절반 정도가 있는 충남에서 환경오염에 대한 보상 차원으로 이전을 요구해 만만치가 않은 상황이다.” 민선 8기 정책 계승·발전청주 ‘도립파크골프장’ 인기 폭발미호강변 등 활용 추가 건설 추진관광객 유치해 지역경제 활성화-지방자치단체장이 처음이라 우려의 시선이 있다. “걱정을 충분히 이해한다. 하지만 지방 행정도 경영의 시대다. 전국 16개 시도지사 가운데 유일하게 기업 최고경영자(CEO) 출신이다. 제가 업무 파악을 제대로 못 할까 걱정하는데 공무원들이 저에게 업무 보고를 하러 왔다가 대부분 놀라서 간다. 그동안 공무원들은 책상머리에 앉아서 일을 했다. 더군다나 충북도는 최근 몇 년간 우리 돈으로 하는 사업에만 주력했을 뿐 전국 공모 사업은 거의 참여하지 않았다. 땅 짚고 헤엄친 거다. 기업들은 공무원들이 찾아가 머리를 조아리는 등 지극정성을 다해도 쉽게 오지 않는다. 자체 경쟁력을 갖기 위해 적극적으로 뛰어야 한다는 것을 수시로 강조할 생각이다. 제가 하드 워킹을 주문하다 보니 직원들이 비서실 근무를 부담스러워한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민선 8기 정책 가운데 계승 발전시킬 게 있나. “청주 내수읍에 지은 도립파크골프장이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청주 미호강변 등을 활용해 명품 파크골프장을 만들겠다. 이를 통해 외지인들이 충북을 방문해 숙박하고 체류하면서 파크골프를 즐기도록 하겠다. 현재 강원도 화천군이 파크골프의 성지다. 파크골프를 즐기기 위해 화천에 온 외지인들이 1박 2일, 2박 3일 머물면서 소고기를 사 먹는 등 많은 소비를 한다. 화천 산천어축제보다 파크골프의 소비 창출이 더 크다. 파크골프장을 잘 만들어서 지역경제를 살리겠다.” 도민 삶 바꿀 실용주의자자유한국당 때 탄핵 반성 없어 실망민주당 입당… 李대통령 자주 소통정부·국회·여야 가리지 않고 협력-이재명 대통령의 복심이라고 했는데. “청와대에서 대통령을 모시는 분들이 복심이다. 저는 지금 대통령과 떨어져 있다. 하지만 지금도 직접 소통하는 채널이 있다. 소통도 자주 한다. 이를 활용해 대통령에게 충북 인재들이 청와대 행정관 같은 실무진에서 많이 일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건의할 생각이다. 장관과 차관 같은 고위직은 충북이 고향인 고시 출신이 많지 않아 건의하기 어렵다. 청와대에 충북 출신들이 많이 진출하면 지역 발전에 큰 도움이 된다.” -대선 도전 경험이 있다. “2017년 자유한국당 소속 시절 당시는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당하고 아무도 반성하지 않아 현장 청년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기 위해 대선 경선에 출마했던 것이다. 당시 출마 선언문을 보면 탄핵을 반성하며 다시 거듭나고 새 출발 해야 한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그때를 떠올리며 제가 또 대선에 나갈 거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당시 상황을 모르고 하는 소리다.” -지향하는 정치적 이념은. “저는 실용주의자다. 도민의 삶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된다면 어느 쪽 정책이든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겠다. 경제에는 이념이 없고, 민생에는 진영이 없다. 도민에게 도움이 되는 일이라면 정부와 국회, 여야를 가리지 않고 협력하겠다. 민선 9기 충북도정은 갈등과 대립보다 협력과 통합, 이념보다 성과를 중심으로 운영하겠다. 정치보다 민생이 앞서는 충북을 만드는 게 목표다.” ■신용한 충북지사는 1969년 충북 청주에서 태어나 청주고와 연세대를 졸업했다. 맥스창업투자 대표이사 등을 거쳐 박근혜 정부 시절 대통령 직속 청년위원장(장관급)으로 발탁되면서 정계에 입문했다. 지난 20대 대통령 선거 당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캠프 정책총괄지원실장을 맡았지만 윤석열 정부에 참여하지 않고 야인 생활을 하다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했다. 이재명 정부 들어서 선거 직전까지 대통령 직속 지방시대위원회 부위원장(차관급)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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