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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의 절망과 희망 보여줄래요”

    “서울의 절망과 희망 보여줄래요”

    국내 최장기 뮤지컬 ‘지하철 1호선’이 잠시 멈춰선다.2009년 하반기 ‘21세기 버전’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다. 극단 학전의 김민기(57) 대표는 12일 기자들과 만나 “남대문이 불타는 걸 보니 새 버전을 만들 수밖에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남대문은 1호선의 출발점인 서울역에 있었던 건데 어제 있었던 게 오늘 없어지니…. 너무 쇼킹했어요. 저는 ‘딴따라’이니까 논리적인 충격보다 정서적인 충격이 컸지요.” 1994년 5월 초연해 올 12월 4000회를 앞두고 있는 ‘지하철 1호선’은 지난 14년간 68만명의 관객을 모았다. 설경구, 황정민, 김윤석, 조승우 등 국내 명배우들의 산실이었다. “15년째 공연하는 동안 대통령이 네 번 바뀌었더라고요. 한국 사회에서 90년대는 군사정부에서 민간 정부로 바뀐 중요한 시기입니다. 현재의 공연이 90년대의 초상화를 그린 것이라면,21세기 버전은 이방인이 보는 21세기 서울의 절망과 희망이 무엇인지를 추격하는 내용이 될 겁니다.” 김 대표는 관객들의 아이디어도 공모할 예정이다. 옌볜 처녀, 운동권 청년, 신문팔이, 창녀, 실직 가장 등이 등장했던 ‘지하철 1호선’이 2009년에는 어떻게 바뀔까.“잡상인은 없어질 줄 알았더니 더 생겼더군요. 지금은 양극화가 심해져 빈부가 계급이나 인종처럼 고착화됐어요. 이주노동자 등으로 인해 다문화도 가속화되고 있지요. 매춘의 방법 또한 인터넷 등으로 달라졌고요.” 김 대표는 마흔이 되면서 ‘창작’이라는 말에 의문을 갖게 됐다고 했다.“1979년부터 5년간 직접 농사를 지어본 적이 있었어요. 그때 알았습니다. 쌀을 만들어내는 건 햇빛과 물의 몫이지 사람이 할 수 있는 건 한 삽 떠내는 일밖에 없었다는 것을요.” 그러나 그는 ‘지하철 1호선’을 몇 차례 더 매만지고 어린이 공연도 서른 개는 더 ‘창작’해낼 계획이다. “저는 만날 절망 속에 살아요. 절망 속에 있어야 희망을 꿈꿀 것 아니에요?”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행시 22·23회 전성시대

    행시 22·23회 전성시대

    행시 22·23회 전성시대가 활짝 열렸다. 이들 두 기수 인사들이 새 정부의 청와대 수석을 비롯해 각 부처 차관급으로 대거 기용되는 등 정부 요직을 두루 장악한 것이다. 인수위에서 정부 조직개편 작업을 진두지휘하다 청와대로 자리를 옮긴 박재완 정무수석은 행시 23회의 선두주자로 자리잡았다. 공직에서 출발해 교수, 국회의원 등 각기 다른 세계를 두루 거치면서 뛰어난 업무처리와 온화한 인품으로 인기가 높다. 이명박 대통령이 정무수석 인사와 관련,“일찌감치 박재완 수석을 마음에 두고 있었다.”고 말할 정도로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다. 변호사 출신의 이석연 법제처장과 남일호 감사원 사무총장도 행시 23회 동기생이다. 이 처장은 행시에 합격한 후 사시를 다시 쳐 법조계로 진출한 케이스. 후배들로부터 ‘같이 일하고 싶은 상사’로 손꼽힐 정도로 감사원 안팎에서 두루 좋은 평가를 받는 남 총장은 내부조직 화합 차원의 인사로 발탁됐다는 후문이다. 행정안전부의 정남준 2차관, 김장실 문화체육관광부 1차관, 이재균 국토해양부 2차관, 홍석우 중소기업청장, 하영제 산림청장도 행시 23회다.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을 보좌하는 ‘쌍두마차’인 최중경 1차관과 배국환 2차관 모두 행시 22회다. 복수차관을 둔 기획재정부의 경우 1·2차관이 모두 한 기수에서 배출된 셈. 최 차관은 세계은행(IBRD) 이사를 지내다 인수위 활동을 거쳐 차관으로 발탁됐다. 기획예산처 재정전략실장 출신인 배 차관은 김대기 통계청장과 차관 자리를 놓고 경합을 벌이다 지역 안배 차원에서 최종 낙점됐다. 배 차관은 다산 정약용의 유배지인 전남 강진 출신으로 다산에 대해 조예가 깊다. 대전청사에는 허용석 관세청장과 김대기 통계청장이 22회다. 허 청장은 재경부 세제실장을 지냈다. 김 청장은 참여정부의 청와대 경제정책비서관을 지내면서 그동안 차관급 인사 때마다 하마평에 올랐던 인물로 이번에 발탁됐다. 노동부 정종수 차관도 동기생이다. 최광숙 박승기기자 bori@seoul.co.kr
  • 대운하·독도 전담부서 신설

    중앙부처에 한반도 대운하 건설과 독도 문제를 전담할 과(課)단위 조직이 생겼다. 국토 관련 통계를 전담하는 부서도 만들어졌다. 9일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부서별 업무 분장을 규정한 직제 시행규칙에 ‘운하지원팀’과 독도 문제 등을 다루는 `해양영토과’가 신설됐다. 정부 조직에 대운하 업무와 독도 담당 부서가 생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운하지원팀은 1차관-건설수자원정책실-수자원정책관 지휘를 받으며 일단 5명 정도로 출발한다. 팀의 업무는 모두 10가지. 이 중 9가지는 경인운하와 굴포천 방수로 사업 등 모두 운하관련 사항이다. 새 정부의 대운하 정책을 뒷받침하는 중앙 부처의 최일선 조직인 셈이다. 주요 업무는 내륙주운에 관한 ▲법령 입안 및 연구·발전▲운하 개발계획 수립·시행▲운하 시설 설계 기준에 관한 정비 및 연구▲주변 지역 지원▲선박의 설계·운항 조건▲운하 건설 민자사업 업무 등이다. 해양영토과는 2차관-해운항만국 아래에 있다. 분장 업무는 해양 관련 국제협력에 관한 사항 외에 ‘독도의 지속 가능한 이용에 관한 사항’을 명문화했다. 효율적인 국토 공간 이용을 담당하는 부서도 생겼다.1차관-주택토지실-국토정보정책관 밑에 둔 ‘국토정보기획과’는 대운하와 과학비즈니스벨트 등 대규모 국책사업에 대한 공간정보체계 구축 업무를 다룬다.‘국토정보센터’는 각 부서별로 나눠 생산하던 국토 관련 통계를 담당한다.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관 속에 누운 신부…장례식 같은 결혼식

    최근 영국에서는 고딕(goth)풍의 음산한 분위기로 결혼식을 올린 한 부부의 이야기가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관심을 끌고 있다. 신부 줄리 윌리엄스(Julie Williams·45)와 신랑 다이런 홀로이드(Dylon Holroyd·49)는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중세시대 고딕풍의 결혼식을 치르기로 했다. 신랑·신부는 물론 결혼식에 참석할 100여명의 하객들도 프릴·레이스 장식의 검은색 옷을 입고 참석하도록 한 것. 이 날 하객들은 장례식 옷차림으로 신랑신부의 새 출발을 축하해줘야 했다. 신부 윌리엄스는 자신의 몸 크기에 맞춰 짠 검은색 관 안에 누워 식장 안에 도착했으며 홀로이드에게 다가가 결혼반지가 아닌 개목걸이를 목에 걸어주었다. 이처럼 이들 부부가 다소 괴이한 의상을 차려입고 장례식 같은 결혼식을 치룬 이유는 자신들의 결혼식을 보다 특별한 추억으로 남기기 위해서라고. 줄리는 “27년 전 우리는 서로 사랑했던 사이였다.”며 “그러나 헤어지게 된 뒤 각각 다른 사람과 결혼을 하고 아이도 낳았지만 지난해 우연히 만났을 때 다시 함께 해야한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남편의 목에 개목걸이를 걸게 된 것은 ‘다시는 당신을 떠나보지 않을 것이며 당신 옆에서 오랫동안 머무르게 해 달라’라는 바람을 전하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주미옥 기자 toyobi@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한강서 꽃배 타세요”

    “한강서 꽃배 타세요”

    화창한 봄을 맞은 한강에 ‘꽃배’가 뜬다. 서울시 한강사업본부는 새 봄에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운항 중인 한강 유람선 7척 가운데 1척을 ‘플라워 유람선’으로 개조해 5월까지 운항한다고 7일 밝혔다. 유람선은 매일 오후 두 차례씩 여의도 선착장을 출발해 성산대교와 반포대교 사이를 순환한다. 뱃놀이를 즐기며 신록의 밤섬과 유채, 개나리로 이름난 서래섬, 잠두봉 등 한강의 봄 풍경을 만끽할 수 있다. 유람선 선체 외부는 분홍색 조화로 장식되고,2층 객실 내부에 해바라기, 개나리, 철쭉, 유채 등 한강변 야생화들로 인공정원이 조성된다. 배 안에서도 봄의 정취를 느낄 수 있도록 했다. 또 다음달부터는 꽃잎을 이용해 컵받침, 목걸이 등을 만들어보는 압화 체험전과 전문강사가 지도하는 레크리에이션, 마술쇼도 펼쳐진다. 지난해에도 일부 유람선을 ‘주몽선’ ‘해적선’ 등 테마 유람선으로 운영해 가족단위 나들이객에게 호응을 얻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평일에 30명 이상의 단체승객이 요청하면 정규 운항시간에 관계없이 운항할 계획”이라면서 “동창회나 계모임 등 친목모임을 갖기에 안성맞춤”이라고 소개했다.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MB, 외자유치·민생 카드 ‘만지작’

    이명박 대통령이 시련을 맞고 있다.6일로 겨우 출범 열흘을 넘겼지만 청와대 주변에선 취임 초의 달뜬 분위기가 싹 사라졌다. 1. 일정 줄어든 李대통령 달라진 청와대의 표정은 이 대통령의 동선(動線)에서부터 드러난다. 취임 직후 4강 외교를 비롯해 분주한 나날을 보내던 이 대통령은 이번 주 들어, 즉 지난 2일 이후 행보가 부쩍 단출해졌다.2일부터 6일까지 닷새간 공식일정은 국무회의(3일)와 수석비서관회의(5일) 두 가지에 불과하다. 두문불출이나 다름없다. 국정토론회를 비롯해 크고 작은 일정을 소화하며 새 정부의 개혁 분위기를 띄웠던 5년 전 노무현 대통령의 표정과 사뭇 대비된다.531만표의 득표차로 당선된 대통령의 의욕적인 출발이라고 하기엔 너무나 조용하다. ‘조용해진 청와대’를 만든 첫째 요인은 물론 이춘호 여성부장관 후보자의 낙마로 시작된 잇따른 인사파동이다.‘고소영’ ‘강부자’부터 ‘땅을 너무 사랑해서’로 이어진 유행어는 2004년 총선 직전 탄생한 ‘차떼기당’에 버금가는 파괴력으로 민심을 헤집어 놓았다. 여기에 최근 삼성 떡값 논란이 얹어지자 청와대 주변에선 4·9총선 위기론마저 제기된다. 이 대통령이 측근인 한나라당 정두언·박형준 의원을 4,5일 잇따라 관저로 부른 것도 이같은 정국 기류와 직결돼 있다. 이들과의 회동에서 이 대통령은 최근 한나라당의 공천 상황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고 한다. 영남을 전장(戰場)으로 한 친박(친박근혜)진영과의 공천 갈등에서부터 수도권의 민심 동향, 민주당의 공천 움직임 등을 다각도로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2. 후속인선 반응에 촉각 인사파동에 대한 청와대의 위기감은 겉표정과 달리 심각하다. 지난달 29일 15개 부처 차관 인사에 이어 6일 7개 청장 인사를 매듭지은 청와대는 민심 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청와대의 한 수석비서관은 6일 “차관 인사 이후 민심동향을 살핀 결과 장관 인사 때와 달리 비교적 괜찮은 듯하다.”고 말했다. 다른 비서관도 “초반 인선 혼란이 있었지만 인사시스템이 작동되면서 최근의 인사는 평가가 괜찮은 것 같다. 실수를 하더라도 개선하는 게 중요하지 않으냐.”며 안도감을 나타냈다. 그만큼 인선 파동을 심각히 받아들이고 있음을 방증하는 셈이다. 문제는 최시중 방통위원장 후보자와 김성호 국정원장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 문턱을 어떻게 넘느냐이다. 이들을 둘러싼 잇따른 의혹이 새롭게 제기되면서 이들의 거취는 총선 정국의 향배와 직결될 사안으로 커졌다. 청와대는 일단 단호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 의혹 당사자들의 법적 대응은 물론 국회 차원에서도 정면대응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의혹이 있다면 근거부터 제시해야 할 것”이라며 “이미 장관후보 3명이 야당 공세로 물러난 터에, 근거 없는 의혹 제기에 청와대가 뭘 어떻게 하겠느냐.”고 말했다. 이 대통령 또한 근거 없는 공세에는 적극 대응하라는 뜻을 측근들에게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3. 경제살리기 부각 복안 뜻하지 않은 출범 초 수세국면을 맞아 청와대는 나름의 국면전환 카드를 적극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대규모 외자 유치와 민생대책을 내놓음으로써 이 대통령의 경제 살리기 행보를 부각시킨다는 복안인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르면 다음주쯤 대규모 외자유치 계획을 발표하는 등 새 정부의 어젠다인 경제 살리기 행보를 가속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청와대의 각 경제파트를 중심으로 새 정부 국정과제와 관련해 국민 피부에 와닿는 구체적 대책들을 잇따라 내놓을 계획”이라고 전했다. 박재완 정무수석은 다만 “국면전환이니, 반전카드니 하는 구시대의 후진적 용어들은 더 이상 성립하지 않는다.”면서 “앞서 마련한 추진일정에 따라 국정과제들을 착실히 실천해 나갈 뿐 국면 전환을 위한 어떤 정책적 고려도 하지 않고 있다.”고 잘라 말했다. 진경호기자 jade@seoul.co.kr
  • [주말탐방]군대식 전투축구? 편견을 버려!

    [주말탐방]군대식 전투축구? 편견을 버려!

    ‘1%의 나약함도 허용하지 않는다.´ 국군체육부대(상무)의 모토에선 숨막히는 긴장감마저 느껴진다. 언뜻 금녀(禁女)의 구역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375명의 상무 전사들이 모두 구릿빛 피부에 파르라니 짧은 머리,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끓어넘치는 남자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일찌감치 여자 선수들에게 문호를 개방한 사격, 태권도는 물론 지난해 부산 상무 축구팀이 창단되면서 모두 27명의 여전사들이 이곳에서 비지땀을 쏟고 있는 것. 경남 마산과 전남 순천에서 긴 동계훈련을 마치고 갓 복귀신고를 한 부산 상무 여자축구단의 뜨거운 훈련 현장을 살짝 들여다봤다. 3일 오전 성남시 창곡동 국군체육부대 보조축구장에 선수들이 하나, 둘 모습을 나타냈다. 따뜻한 남쪽에서 ‘빡센’ 전지훈련을 마치고 온 탓인지 선수들의 몸은 다소 무거워보였다. 하지만 웬걸, 삼삼오오 모이기 시작하자 20대 초반의 또래들처럼 쉴 새 없이 ‘까르르’ 웃음 소리가 터져나왔다. 조잘조잘 수다를 떨던 선수들이 갑자기 조용해졌다. 이수철 감독과 이미연 코치가 나타나자 일사불란하게 오와 열을 맞춰 집합, 영락없는 군인의 모습이다. 구령에 맞춰 스트레칭으로 몸을 푼 선수들은 이내 1m 간격으로 표지를 세워놓고 2인 1조로 엇갈리며 부지런히 잰걸음으로 뛰어다녔다. 잠시 쉴 틈도 없이 패스를 주고받는 훈련이 계속됐다. 아직 쌀쌀한 날씨였지만 이내 이마에선 땀이 송글송글 배어나왔고 입에선 단내가 풀풀 났다. 잠시 뒤 휴식시간.‘헉∼헉∼’ 가쁜 숨을 내뱉으며 호흡을 가다듬고 있는 중앙수비수 신귀영(25) 하사 옆으로 다가갔다. 경포여중 1학년 때부터 축구공을 찬 신 하사는 부산 상무에서 ‘제 2의 축구인생’을 시작했다. 강일여고를 졸업하고 실업팀 대교와 서울시청에서 뛰던 신 하사는 1년여 전만 해도 축구화를 벗어야 할지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축구를 좋아했고 소속팀과 재계약도 했지만, 출전시간이 워낙 적은 데다 새로 온 감독과 궁합이 맞지 않았기 때문. 때마침 부산 상무의 창단 소식이 들렸고, 소속팀 감독도 상무행을 권유했다. 평범한 여자 축구선수가 군인으로, 그것도 부사관으로 변신하는 일은 쉽지 않았다. “논산훈련소에서 평생 해 본 적 없는 유격훈련을 할 때나 부사관학교에서 정신교육과 공부를 하면서 보낸 14주는 정말 끔찍했어요. 오로지 축구를 하고 싶다는 생각에 간신히 참아냈죠. 다시 하라면 죽어도 못 할 걸요.”라고 털어놓았다. 하지만 신 하사는 “덕분에 좋아하는 축구를 계속할 수 있게 됐어요. 또 이렇게 힘든 일도 버텨냈는데 앞으로 무슨 일은 못하겠느냐는 자신감도 얻었고요.”라며 이내 생글생글 웃었다. 새 둥지에서 축구화를 질끈 동여맨 지 채 1년도 되지 않았지만 주장 신 하사를 비롯, 동료들의 실력도 부쩍 늘었다.“여기 있는 친구들은 아픔을 가슴 한 쪽에 묻어두고 있어요. 대부분 전 팀에서 주인공은 아니었거든요. 저도 전에는 시합 때 공을 잡으면 허둥댔어요. 하지만 이젠 시야도 넓어지고 축구의 맛을 조금은 알 것 같아요.” 부산 상무 축구단이 창단된 것은 지난해 3월. 실업팀 4개로 근근이 운영되던 국내 여자축구 인프라를 강화하기 위해 군(軍)이 소매를 걷어붙였지만 선수 수급이 쉽지 않았다. 테스트로 선수를 선발하고, 기존 4개 실업팀으로부터 선수 지원을 받았지만 이른바 ‘A급’은 없었다. 대학무대의 거미손으로 통했던 골키퍼 이청정(22)과 국가대표 상비군을 지낸 미드필더 반영경(23)과 수비수 신귀영을 제외하면 무명에 가까웠다. 알짜배기 선수들을 내놓지 않으려는 실업팀들의 이해관계 탓에 태생적으로 ‘외인구단’이 될 수밖에 없었던 것. 논산훈련소(5주)와 부사관학교(9주)에서 14주 군사교육을 마치고 하사로 임관한 이들이 지난해 7월 국군체육부대로 전입하면서 비로소 팀의 구색을 갖췄다. 하지만 제대로 엔트리조차 꾸리기 힘들어 서울시청과 첫 연습경기에서 0-7로 졌다. 지난해 9월 첫 출전한 공식대회인 추계여자축구연맹전에서 3전전패.10월 전국체전에서도 단 1승도 거두지 못하고 16강에서 탈락해 눈물을 쏟았다. 하지만 이들은 첫 승에 조급해하지 않았다. 이수철 감독은 “꾸준히 선수 수급이 이뤄지고 제대로 조련한다면 3년 정도 후에는 아무도 우릴 만만하게 보지 못할 겁니다. 해마다 재계약에 실패할까 전전긍긍하던 선수들이 3년동안 부사관 신분이 보장되면서 정신적으로 편안함을 느끼고 있습니다. 열심히 하면 장기 복무가 가능하다는 것도 선수들에게는 큰 메리트죠.”라고 말했다. 부산 상무 축구단을 우르르 몰려다니면서 악으로, 깡으로 몸을 날리는 ‘군대(?)식 전투축구’ 수준으로 생각하면 큰 코 닥칠 일. 비록 실전은 아니지만 남자 선수들 못지 않은 강력한 태클을 서슴지 않았고,2㎞의 남한산성 크로스컨트리로 단련된 강철 심장을 뽐내면서도 섬세한 패스워크와 조직적인 전술로 무장한 ‘아트사커’를 꿈꾼다. 정식 경기가 아닌 훈련에서도 ‘불사조군단’ 상무의 트레이드 마크인 끈끈한 조직력과 정신력에 여성 특유의 섬세함이 묻어나는 것이 느껴졌다. 이들은 오는 5월 말 네덜란드에서 열리는 세계군인여자축구선수권대회에 출전해 1년 동안 갈고 닦은 실력을 점검해 볼 계획이다. 국군체육부대 박상한 공보관은 “부산 상무 선수들 한 명, 한 명은 부사관 교육을 통해 분대장의 리더십과 희생정신, 책임감을 몸과 머리로 익혔다. 평생 기계적으로 운동만 한 선수들보다 조직력과 정신력에 관한한 나으면 낫지 못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군대식 체력훈련으로 단련된 근육과 축구선수가 필요로 하는 근육이 다소 달라 초기에는 시행착오를 겪기도 했다고 박 공보관은 귀띔했다. 영외 거주지인 성남시 복정동 숙소에서 오전 6시10분에 출발, 부대에서 아침점호를 받고 오전·오후 훈련을 모두 마친 이들은 오후 7시쯤 파김치가 돼 보금자리로 돌아가기 위해 주차장으로 향했다. 주차장 한 쪽에는 남자축구팀인 광주 상무의 버스와 부산 상무의 버스가 사이좋게 서 있었다. 이동국(미들즈브러)이나 정경호(전북 현대)같은 스타플레이어들이 뛰었던 광주 상무의 버스에는 ‘오빠∼ 사랑해’ 같은 소녀팬들의 낙서가 가득했다. 물론 부산 상무의 버스는 깨끗했다. 여자축구의 인기가 남자에 비할 바가 아닌 데다 아직까지 스포트라이트 한 번 받아보지 못한 선수들이 대부분인 까닭. 그렇다고 해서 버스에 올라타는 부산 상무 여전사들의 어깨마저 움츠러든 것은 아니다. 축구를 계속 할 수 있다는 작은 행복과 언젠가는 그녀들의 버스도 열혈팬의 낙서로 도배될 날이 올 것을 믿기 때문은 아닐까. 성남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 상무 여자선수들 이것이 궁금해 ▶상무 여자 선수들은 몇 년 동안 복무하나요? -모든 여자선수들은 부사관 신분입니다. 부사관이 되기 위해 논산훈련소(5주)와 부사관학교(9주)에서 교육을 이수해야 합니다. 하사로 임관한 뒤 3년간 의무복무를 해야 하죠. 장기복무를 원할 땐 의무복무가 끝나기 전에 육군본부의 심사를 통과해야 합니다. ▶사병 신분인 남자 선수들이 여자 선수들에게 거수 경례를 하나요? -위계질서가 엄격한 조직사회인 만큼 원칙적으로 사병 남자 선수들이 상급자인 여자 선수들에게 거수경례를 해야 합니다. 하지만 부산 상무 선수들은 임관한 지 1년도 안 됐고, 간부보다는 선수의 개념이 강해 실제로는 서로 존칭을 붙인다고 하네요. 물론 남자 선수들도 중사 이상 여 선수들에게는 확실하게 거수경례를 붙인답니다. ▶여자 선수들은 어디에서 생활하나요? -사격과 태권도 선수들은 부대 내 독신간부 숙소인 ‘화랑의 집’에서 잡니다. 하지만 부산 상무 선수들은 성남시 복정동에 4층짜리 빌라 한 동을 빌려 생활합니다. 이곳에는 식당과 체력단련실, 치료실까지 마련돼 있죠. 또 최근 ‘화랑의 집’ 1층에 부산 상무 선수들이 쉴 수 있도록 간이 침상이 갖춰진 휴게실이 만들어졌답니다. ▶주말에는 어떻게 하나요? -시즌 중에는 대회와 훈련이 끝없이 반복되기 때문에도 주말에도 쉴 수 없습니다. 다만 비시즌에는 2주에 한 번씩 주말에 외박을 나간답니다. ▶의무복무 기간에도 결혼을 할 수 있나요? -물론입니다.14주의 훈련기간이 끝나고 부사관으로 임관하면 언제든 할 수 있습니다. 기혼자는 원한다면 영외에서 출퇴근을 할 수도 있답니다. 성남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세계 무대 호령하는 여전사들 각 군에 흩어져 있던 선수들이 국군체육부대(상무)의 이름으로 한 둥지를 튼 것은 지난 1984년 1월4일. 출범과 함께 사격의 최동실·양윤희·김혜영 준위 등 3명의 여전사가 상무에 합류했다. 국제무대에서 상무 여전사들의 활약은 주로 사격에서 도드라졌다. 아테네올림픽 더블트랩에서 깜짝 은메달과 트랩에서 동메달을 따낸 이보나(당시 중사·현 우리은행)가 가장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보나 이전에도 상무 여전사들은 국제무대에서 매운 맛을 유감없이 뽐내왔다.2002부산아시안게임에서 곽유현 중사가 스키트 단체전 금메달을, 이미경 준위는 50m 소총복사에서 ‘골드’를 적중시켰다. 이 준위는 이 대회 50m 소총복사 개인전에서도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 준위는 92년 하사로 입대해 최장기 복무 중인 상무의 영원한 맏언니다. 도하아시안게임에서도 곽유현 중사가 스키트 단체전 동메달을, 이정아 준위가 트랩 단체전 동메달을 각각 목에 걸었다. 태권도의 임효정 하사도 지난 2006년 세계군인선수권대회에서 금빛 발차기를 뽐냈다. 중사 진급을 앞둔 임 하사는 “태릉에도 있어봤지만 여기가 더 타이트하다. 남자선수들과 훈련을 많이 하다보니 기량이 더 빨리 는다.”면서 “올해는 반드시 대표 1진이 돼 태극마크를 다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남자들이 득실득실한 곳에서 생활하는 데 불편함은 없을까. 임 하사는 “처음엔 남자선수들이 옷 갈아 입는 모습을 보고 깜짝깜짝 놀랐지만 이젠 익숙해졌다.”고 넉살을 떨었다. 성남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김성호·이종찬, 삼성서 거액 떡값 수수”

    “김성호·이종찬, 삼성서 거액 떡값 수수”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은 5일 김성호 국정원장 내정자와 이종찬 청와대 민정수석,황영기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삼성그룹으로부터 거액의 떡값을 받았다고 폭로했다. 사제단은 이날 오후 4시 수락산 성당에서 ‘삼성떡값 수수 인사’ 명단을 추가 공개했다.사제단은 이와 함께 ‘떡값 수수’ 인사들을 향해 현직 자진사퇴를 촉구했다. 사제단은 “삼성 이건희 회장 일가는 돈으로 권력을 매수했다.”고 비난하며 “이 회장 일가가 국가기능을 심각하게 망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사제단은 “삼성과 심각한 유착관계가 있는 사람이 새 정부의 핵심 인사가 됐다.”며 “새 정부의 힘찬 출발에 도움이 되게 하기 위해 명단을 밝힌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사제단은 “김성호 국정원장 내정자는 정기적으로 금품을 수수했고,김용철 변호사가 직접 금품을 전달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또 “이종찬 민정수석은 삼성으로부터 정기적으로 금품을 수수했다.”고 주장하며 “현직 신분으로 이학수 삼성그룹 부회장 사무실에 드나들며 여름휴가비를 직접 받아가기도 해 이를 본 삼성 직원들이 수근거리며 비아냥거렸다.”고 주장했다. 이어 황 전 회장에 대해 “우리은행장,삼성증권 사장 등을 거친 분으로 재직시 금융기관의 본질인 공신력을 정면으로 부정하고 삼성비자금 차명계좌 관리 및 개설을 주도했다.”며 “불법행위를 저지른 금융기관의 수장이 금융위원장을 맡아서는 안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제단은 회견 말미에 문제의 인사들을 겨냥,“스스로 공직을 거절하거나 물러나는 것이 국민들에게 용서를 구하는 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사제단은 이미 임채진 검찰총장 등이 포함된 ‘삼성 떡값검사’명단을 일부 공개했었다. 또 김용철 변호사는 지난달 29일 라디오 방송 인터뷰에서 “임채진 검찰총장 외에 새 정부 국무위원들과 검찰 최고위층에도 ‘삼성 떡값’ 수수자들이 있다.”고 말해 파문을 일으킨 바 있다. 인터넷서울신문 event@seoul.co.kr
  • “김성호·이종찬, 삼성서 거액 떡값 수수”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은 5일 김성호 국정원장 내정자와 이종찬 청와대 민정수석,황영기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삼성그룹으로부터 거액의 떡값을 받았다고 폭로했다. 사제단은 이날 오후 4시 수락산 성당에서 ‘삼성떡값 수수 인사’ 명단을 추가 공개했다.사제단은 이와 함께 ‘떡값 수수’ 인사들을 향해 현직 자진사퇴를 촉구했다. 사제단은 “삼성 이건희 회장 일가는 돈으로 권력을 매수했다.”고 비난하며 “이 회장 일가가 국가기능을 심각하게 망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사제단은 “삼성과 심각한 유착관계가 있는 사람이 새 정부의 핵심 인사가 됐다.”며 “새 정부의 힘찬 출발에 도움이 되게 하기 위해 명단을 밝힌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사제단은 “김성호 국정원장 내정자는 정기적으로 금품을 수수했고,김용철 변호사가 직접 금품을 전달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또 “이종찬 민정수석은 삼성으로부터 정기적으로 금품을 수수했다.”고 주장하며 “현직 신분으로 이학수 삼성그룹 부회장 사무실에 드나들며 여름휴가비를 직접 받아가기도 해 이를 본 삼성 직원들이 수군거리며 비아냥거렸다.”고 주장했다. 이어 황 전 회장에 대해 “우리은행장,삼성증권 사장 등을 거친 분으로 재직시 금융기관의 본질인 공신력을 정면으로 부정하고 삼성비자금 차명계좌 관리 및 개설을 주도했다.”며 “불법행위를 저지른 금융기관의 수장이 금융위원장을 맡아서는 안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제단은 회견 말미에 문제의 인사들을 겨냥,“스스로 공직을 거절하거나 물러나는 것이 국민들에게 용서를 구하는 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사제단은 이미 임채진 검찰총장 등이 포함된 ‘삼성 떡값검사’명단을 일부 공개했었다. 또 김용철 변호사는 지난달 29일 라디오 방송 인터뷰에서 “임채진 검찰총장 외에 새 정부 국무위원들과 검찰 최고위층에도 ‘삼성 떡값’ 수수자들이 있다.”고 말해 파문을 일으킨 바 있다. ▶ [관련동영상]홍석현 “허위주장 명백히 밝혀질것” ▶ [관련동영상]김용철 “삼성, 미술품 구입차 6백억 해외송금” ▶ [관련동영상]김용철 “삼성은 내게 범죄를 지시했다” 인터넷서울신문 event@seoul.co.kr 서울신문 나우뉴스TV 손진호기자 nasturu@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경제 살린 세계의 지도자] (4) 덩샤오핑 전 中국가주석

    [경제 살린 세계의 지도자] (4) 덩샤오핑 전 中국가주석

    역사적 전환기, 덩샤오핑(鄧小平)은 ‘때’를 놓치지 않았다. 당시 중국 군부의 원로 예젠잉(葉劍英)의 표현대로 실로 ‘산은 첩첩 물은 겹겹 길이 있을까 걱정’이던 때. 덩샤오핑은 건국의 지도자 마오쩌둥(毛澤東)의 사망과 10년간의 비극 문화대혁명 등의 혼란을 수습하며 개혁·개방의 외길을 내고 중국 현대화의 길을 닦았다. 1980년대 미국과 소련은 각각 ‘레이거노믹스’와 고르바초프의 ‘정치·경제 신사고’로 당면한 어려움을 헤쳐나가려던 즈음, 그는 ‘덩샤오핑 이론’을 확립해 나갔다. 오늘날 경제대국으로서의 중국을 만들어낸 총설계자이자 총감독으로서 그의 가치가 빛나는 이유다. |베이징 이지운특파원|“실천은 진리를 검증하는 유일한 기준이다.” 1978년 12월 중국 공산당 11기 3중전회에서 덩샤오핑은 경제건설을 지상 최고의 과제로 등장시킨다. 국가와 당의 중점 사업을 정치에서 경제로 옮긴 것이다. 이로부터 중국은 ‘공업화 초기 1인당 평균소득 2배 증가’를 9년만에 달성한다.‘한강의 기적’을 일군 한국이 11년 걸렸던 일이다. ●실사구시의 실질 회복 덩샤오핑은 우선 이데올로기와 계급 투쟁에 젖은 중국인에게 실사구시(實事求是)의 정신을 회복시켰다.‘사회주의의 잡초를 심을지언정 자본주의의 싹을 키워서는 안 된다.’는 마오쩌둥의 ‘잡초론’을 ‘고양이론’으로 대체시켰다. 이른바 흑묘백묘(黑猫白猫)론이다. 그는 “왜 시장이라 하면 곧 자본주의이고, 계획이라 하면 사회주의라고 말하는가. 일본에도 기획청이 있고 미국도 계획을 한다. 계획과 시장은 모두 필요하다.”며 사고의 전환을 요구했다. 사상 해방의 시작이었다. 나아가 그는 평등의 상징 ‘다궈판(大鍋飯·한솥밥)’을 깼다.“일부 사람이 열심히 일해서 먼저 부유해지는 것은 정당하다.”며 선부론(先富論)을 제시했다. 닻을 올린 개혁·개방은 1981∼83년 농촌에서부터 본격화된다.84년 무렵부터 도시로 확산돼 88년까지 빠른 성장을 이어간다. ●지속적인 방향 제시 그가 이끄는 개혁·개방호가 풍랑없이 순항한 것은 아니다. 특히 1989년 천안문 사태 등 정치 파동과 국제사회에서의 고립은 개방정책의 최대 시련이었다. 앞서 80년대 초반과 중반에는 2차례에 걸쳐 경제특구 설치의 필요성과 가능성 등에 대해 치열한 사회 논쟁이 야기됐으며 1990년대 중반에도 개혁·개방의 향후 방향성을 놓고 격론이 벌어졌다. 개혁 개방의 성(姓)이 사회주의의 ‘사씨’냐 자본주의의 ‘자씨’냐를 묻는 ‘사씨자씨’(社氏資氏) 논란도 이때 빚어진다. 일련의 과정에서 그는 “오늘날 세계는 하루에 천리를 간다. 지금 문을 닫고 되돌아가서는 과학기술은 따르려 해도 따라갈 수가 없다.”며 개혁·개방의 당위성을 끊임없이 설파했다. 개혁·개방에 대한 국민적 회의가 깊어지고 있던 1992년 덩은 베이징-우한(武漢)-선전-주하이(珠海)-상하이(上海)를 돌고는 ‘남순강화’를 내놓는다.“개혁·개방을 견지하지 않고 인민 생활을 개선하지 않으면 오직 죽음의 길밖에 없다. 기본 노선은 백년이 가도 동요될 수 없다.” 이는 중국이 이후 갖은 흔들림 속에서도 ‘사회주의 시장노선’을 견지할 수 있었던 힘이 된다. ●부단한 현실 인식의 심화 이같은 덩샤오핑의 성과 뒤에는 나라 안팎과 시대에 대한 냉철한 현실 인식이 자리잡고 있었다. 일단 그는 ‘극좌 노선’으로 인해 국민경제가 거의 붕괴됐음을 알고 있었다. 그는 마오쩌둥의 대약진을 ‘좌의 착오’로, 문화대혁명을 ‘대재난’으로 규정했다. 1980년 그는 “왜 아프리카의 많은 국가들이 사회주의를 하면 할수록 가난해지는지를 연구해 보라.”는 말로 국제 공산주의 운동과 사회주의에 대한 반성을 우회적으로 표시했다. 옛 소련의 니키타 흐루시초프 공산당 서기장이 ‘감자 곁들인 쇠고기 볶음’을, 북한의 김일성 주석이 ‘이밥에 고깃국’을 현실화하겠다고 호언장담하던 시절이다. 덩은 1977년 12월 당시 미국과 소련의 현실을 정확히 파악한 뒤 “국제 정세는 유리하다. 우리는 당분간 전쟁을 안 할 수 있는 시간을 벌었다.”고 평가했다. 이후 1979년 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침공과, 이어진 냉전 구도 속에서도 적어도 20세기 마지막 20년은 세계 대전은 피할 수 있을 것이라는 요지의 발언을 여러차례 했었다.“전쟁과 평화에 대한 정확한 판단은 전면적 개혁의 전제”라는 게 그의 신조였다. 중국은 개혁·개방의 길을 달려온 지난 30년 동안 GDP는 세계 평균보다 3배 빠른 성장으로 64배 증가했으며, 개혁·개방이 시작된 1978년 381위안이었던 인민들의 1인당 GDP는 2006년 1만 6084위안으로 42.2배가 뛰었다. jj@seoul.co.kr ■ 덩샤오핑 경제 성장의 그늘 |베이징 이지운특파원|개혁·개방의 영광이 덩샤오핑(鄧小平)에 조명되는 만큼, 발전에 따른 부작용 역시 일정 부분은 그의 몫이 될 수밖에 없다. 특히 ‘양극화’로 대변되는 중국 사회의 극심한 갈등은 덩샤오핑 개혁의 아킬레스건이다. 일부에서는 지금 중국이 당면한 도시-농촌간, 연안-내륙간, 계층간 갈등의 시발점을 그가 주창한 ‘선부론’에서 찾는다. 실제 본격적인 사회 문제는 장쩌민(江澤民) 전 국가주석의 재임기간 본격화된 측면이 있음에도 선부론을 엄청난 수입 격차, 저소득 집단의 확대의 출발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국민총생산(GDP) 증가 수치의 중시와 이에 따른 인사 고과는 발전 지상주의를 낳았다. 이로 인해 야기된 환경 파괴, 자원 낭비는 지금 거꾸로 GDP를 갉아먹고 있다. 이에 대한 문제점이 인식된 지금에도 그 원인은 해소되지 않고 있다. 각급 지방정부의 지도자들의 상당수에게는 아직도 ‘성장’과 그에 대한 치적이 최대 목표로 자리잡고 있다. 1990년대 말부터 중국 사회는 사회 불안정이 급증한다. 거의 모든 사회 조사에서 빈부격차와 실업 부정부패가 가장 심각한 사회 문제로 꼽혔다. 세계은행의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지니계수가 0.5에 근접해 있다.0과 1 사이의 값에서 소득 분배의 정도를 나타내는 지니계수는 0.5를 넘으면 불균형이 매우 심각한 것으로 평가된다. 브라질을 비롯해 남미 대부분 나라가 0.5를 넘는다. 개혁·개방 이전 중국의 지니계수는 0.16이었다. 후진타오(胡錦濤)국가주석을 중심으로 한 5세대 지도그룹이 ‘과학발전관, 조화(和諧·허셰)사회’를 강조하고 있는 것은 이같은 성장통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다. 사회의 양극화를 막고, 서부와 중부 등 낙후지역에 투자를 확대하며, 농업세를 폐지하고 농촌 의무교육 확대와 의료제도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후진타오 지도부는 집권 이후 연속 5년간 새해 처음으로 발표하는 중앙 문건에서 농촌과 농업 문제를 다뤘다. 개혁·개방이 시작되던 30년전에도 새해 첫 중앙 문건은 연속 5년간 농촌과 농업이 주제였다. 그러나 30년전은 사회발전의 추동력으로서 농촌 건설과 발전을 설정했지만, 최근 5년은 농촌의 재건과 회복을 목적으로 한 것이었다. 개혁·개방 30년간 중국 공산당의 기반인 농촌이 얼마만큼 소외돼 있었는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 경제개혁의 또 다른 부작용은 그에 걸맞은 정치개혁을 이뤄내지 못한 데서도 찾을 수 있다. 이미 1987년 10월 13차 당 대회에서는 권력의 지나친 집중, 관료주의의 심각성, 봉건주의적 영향의 잔존 등이 지적됐다. 중국 경제와 개혁·개방 노선을 심각한 위험에 빠뜨렸던 1989년 천안문 사태나 중국 경제의 암처럼 존재해온 국유기업과 은행의 부실 문제의 상당 부분은 여기에 기인한다. 최근 중국 경제는 인플레이션과 중국산 제품의 안전 논쟁, 널뛰기 증시와 부동산 거품 등 고속 성장의 한계점에 서 있다. 새 노동법, 새 기업소득세법 신설, 독점법·환경세 등의 발효 등 경제 여건은 과거와는 다른 차원의 변화에 직면해 있다. 지난 개혁·개방 30년간 중국 경제가 어떤 ‘체력’을 비축했는지 조금씩 드러나게 될 것이다. jj@seoul.co.kr
  • 대교협 위상 출발부터 ‘흔들’

    새 정부 들어 교육과학기술부로부터 대입 업무를 넘겨받아 막강한 권한을 휘두를 것으로 예상됐던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의 위상이 초반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3일 대교협과 대학들에 따르면 대교협이 2월말까지 2009학년도 입시안 제출을 요구했으나 대학들은 기한을 넘기고도 입시안 제출을 미적거리고 있다.4일 서강대를 시작으로 성균관대, 서울대 등이 이번 주 안으로 2009학년도 입시안을 개별 공개하면서 대교협에 동시에 통보할 예정이다. 또 대교협은 대입자율화에 따른 교육 현장의 혼란을 줄이기 위해 ‘심의위원회’ 기능을 강화하려는 방침이지만 대학들은 이에 대해 부정적이다. 한 대학 입학처장은 “대교협이 과거 교육부와 같은 발상을 하면 갈등의 여지가 생긴다.”면서 “대학 나름대로 교육 철학을 가지고 공교육에 지장을 주지 않으려고 하는데 대교협이 어떻게 심의를 하겠다는 것인지 모르겠다. 대교협은 서비스 기관으로 존재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교협 관계자는 “심의위원회는 보통 대학 입학처장단 중심이었지만 이번에는 고교 진학 담당자, 학부모, 시·도교육청 담당자 등을 모아놓고 의견을 수렴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면서 “고교 현장에 혼란을 초래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 심의가 결정되면 해당 대학에 추후 조치에 대한 의견을 통보할 것”이라고 말했다.대교협 관계자는 “대부분의 대학들이 이번 주 안으로 입시안을 제출할 예정이며 이를 취합해서 ‘심의위원회’를 연 다음 확정안을 대학 측에 통보하고 3월말쯤 발표할 예정”이라면서 “개별 대학들은 대교협의 절차에 따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도연 교육과학기술부장관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인수위가 이미 밝힌 대로 논술, 학생부 반영 비율 등의 사항을 대학 자율로 하겠다는 입장”이라면서 “가능한 한 빠른 시일 내에 교육부의 입시업무를 대교협에 이양하겠지만 그런 역할을 감당할 수 있도록 조직을 정비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李정부 첫 국무회의] 150분간 물가·경제 살리기 화두로

    [李정부 첫 국무회의] 150분간 물가·경제 살리기 화두로

    이명박 정부의 사실상 첫 국무회의가 3일 열렸다. 통일부 등 4개 부처 장관이 미처 임명되지 않은 탓에 이날 회의는 박명재 전 행자부 장관 등 참여정부 국무위원 4명이 참석해 회의 정족수를 채우는 기형적 형태를 면치 못했다. 그러나 ‘지각출발’을 만회하려는 듯 새 정부 국정과제와 물가 대책 등을 놓고 심도 있는 논의가 펼쳐졌다. 회의는 오전 8시부터 2시간30분 동안 청와대에서 진행됐다. ●“노사협력으로 경제위기 돌파를” 이 대통령의 첫째 화두는 ‘물가’였다. 새 정부 출범에 따른 소회나 포부를 밝히는 의례적인 순서는 생략됐다.‘이명박 스타일’이다. 이 대통령은 먼저 세계 경제환경에 대해 “10년 만에 가장 힘든 때가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경제 살리기를 내세워 당선되고 취임한 처지에서 그만큼 미국발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에 따른 세계 경기 둔화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음을 내비쳤다.“세계 경제가 위기인 만큼 성장률이 낮아지고 물가는 올라갈 수밖에 없는 현실”이라며 “이것이 새 내각이 직면한 당면과제”라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경제위기 상황을 돌파할 카드로 노사간 협력을 당부했다.“기업들이 도전적인 경영을 펼치고, 올해만이라도 노사가 협력한다면 위기는 상쇄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 “한국노총이 대기업의 임금인상 자제를 주문하는 등 먼저 협력할 뜻을 밝힌 데 대해 희망을 갖는다.”고 덧붙였다. ●“부처 이기주의 버려라” 이 대통령은 이어 국무위원들의 국정지침을 시달했다.▲부처 이기주의를 버려라 ▲주요 과제는 달마다 챙겨라 ▲일주일에 한번 이상 현장으로 나가라 ▲창의적으로 사고하라 ▲국정철학을 말단 공무원까지 공유하라 등이다. 이 대통령은 “각 국무위원은 부처 이기주의를 버리고 국정 전반에 관심을 갖고 협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모든 국정 수행의 대원칙은 창의적이냐, 실용적이냐 이 두 가지”라며 “관례를 벗어나 창의적 생각으로 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현상유지란 있을 수 없다. 뒤처지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려면 끝없이 변해야 한다.”면서 “국무위원들이 주 1회 정도는 현장을 방문하면 현실적인 정책 개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현장행정을 거듭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끝으로 “비록 어렵게 출발했지만 5년 뒤엔 일 잘하는 정부로 국민 모두가 기억할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진경호기자 jade@seoul.co.kr
  • 한나라 “고소취하 못한다” 민주 “박근혜부터 소환을”

    “정치보복과 야당탄압의 망령이 되살아나고 있다.”(2일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 “자기들이 고소한 건 로맨스고 남이 한 건 정치보복이란 말이냐.”(3일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 지난 대선 과정에서 오갔던 여야의 고소 고발 공방이 총선정국으로 이어지고 있다. 통합민주당은 “소환조사하려면 최초 문제를 제기한 박근혜 전 대표부터 조사하라.”고 반발했다. 한나라당은 “정치보복의 원조가 누구냐. 절대 취소 못한다.”고 맞받았다. 해결이 쉽지 않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감정의 골이 깊은 데다 총선도 코앞이라 정치적 상황까지 복잡하다.”고 했다. 한나라당은 대선 당시 BBK 의혹을 집중 제기했던 민주당 의원과 당직자 20여명을 고소·고발한 상태다.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은 지난 2일 기자회견을 열어 “5년 전,10년 전에도 대선 때의 고소·고발 사건은 서로 취하하고 새롭게 출발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새 정부와의 협력을 위해서는 정치보복이나 야당에 대한 일체의 탄압이 없어야 한다.”고도 했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취소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강재섭 대표는 3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정치보복이라는데 소도 웃을 일”이라고 표현했다.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 [교육&NIE] 2009학년도 재수 이렇게

    [교육&NIE] 2009학년도 재수 이렇게

    2009학년도 대학 입시에서는 재수생이 치열한 두뇌싸움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수능 등급제 폐지로 다시 한번 기회를 가져보려는 학생이 지난해보다 10% 이상 높아진다는 게 전문가의 분석이다. 특히 전문대학원 체제 전환으로 인기학과가 축소되고, 등급제에서 손해를 본 특정 과목 우수학생이 늘어나 상위권의 경쟁이 더욱 치열할 전망이다. 대학이 최종 합격자 발표를 마쳐 많은 수험생이 ‘새출발’을 시작했다. 전문가에게 2009학년도 입시 전망과 재수 요령을 들어봤다. ■ 도움말 메가스터디 대성학원 ■2009학년도 전형 특징 2009학년도 입시 전형의 특징은 수능 변별력 강화와 대학별 고사 다양화로 요약된다. 내신 시험을 준비할 필요가 없는 재수생에게 유리한 점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재수생 인원 증가와 전문대학원 체제 실시로 상위권 수험생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재수생 증가, 상위권 경쟁 치열해질 듯 2009학년도에는 재수생이나 반(半)수생(대학을 휴학하거나, 다니면서 재수를 하는 학생)이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등급제 수능에서 원점수 1∼2점 때문에 등급이 내려가 목표로 정한 대학에 지원하기 힘든 수험생이 다시 도전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수리 ‘가’형에서 한 문제를 틀려 2등급을 받은 자연계 상위권 수험생의 재수가 늘 것으로 보인다. 전문대학원 체제도 변수다.2009학년도 입시부터 약학·법학 전문대학원으로 전환되는 대학은 기존 법학과와 약학과의 신입생을 모집하지 않는다. 상위권 학생 사이에 인기가 높은 이 학과들이 폐지되면 경영대 등 새로운 ‘간판학과’의 경쟁률이 더욱 높아질 수 있다. ●2009입시, 수능·대학별고사 변별력 커져 상위권 재수생의 ‘머리싸움’을 더욱 치열하게 만드는 것은 입시 요소의 변화다. 수능은 2008학년도에 처음 도입된 등급제가 사실상 폐지되고 표준점수와 백분위가 제공되기 때문에 점수가 다양해진다. 9등급제에서는 모든 영역에서 골고루 점수를 잘 받는 게 중요했지만 점수제에서는 모든 영역에서 1점이라도 더 높게 받는 것이 유리해진다. 대학별 고사는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논술 가이드라인을 폐지하겠다고 밝혀 더욱 다양해질 것으로 보인다. 논술 가이드라인이 폐지되면 대학이 출제 방향과 채점에 자율성을 갖게 돼 변별력이 커질 수 있다. 대학별 고사의 비중이 큰 수시2학기 모집에도 재수생이 응시할 수 있어 잘 준비해야 한다. 각 대학별 기출문제를 통해 출제 방향의 변화를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 면접구술고사에서는 기본소양평가와 전공적성평가 가운데 전공적성평가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교과목 관련 내용을 말로 설명하는 연습을 해야 한다. ●대학·학과 입시 전략에 맞는 공부를 재수생은 입시 전략에 맞춰 집중적으로 준비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여러 과목을 골고루 치르는 내신에 대비할 필요 없이 필요한 과목만 공부하면 된다. 그러나 시간이 많다는 점에 자만해 계획 없이 공부하면 균형있는 대비와 경쟁력 향상이 어려울 수 있다. 재학생은 여러 과목이 포함된 학생부를 준비하면서 통합형 논술이나 면접에 동시에 대비할 수 있다. 반면 재수생이 특정 과목에만 너무 치우쳐 공부하다 보면 대학별 고사와 논술에 소홀해 질 수 있다. 따라서 수능과 대학별고사, 논술 등 요소별로 시간을 배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문가는 조언한다. 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나는 재수 이렇게 성공 경험자의 말처럼 큰 도움이 되는 것은 없다. 재수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연세대 전기전자공학부 수시 전형에 합격한 정태균(20·노량진메가스터디)씨의 수기를 편지식으로 풀어봤다. ●수학 학습은 정독부터 많은 학생이 수학 참고서에 매달립니다. 저 역시 고3 때까지 교과서가 깨끗한 상태였습니다. 그런데 재수를 하면서 모든 내용이 교과서 안에 들어있음을 깨닫게 되었죠. 수능 출제위원이 문제를 출제할 때 교과서와 교사용 지도서만 제공된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수학교과서를 학습할 때는 교과서 문제나 공식뿐 아니라 공식이 나오는 과정을 더 중요하게 공부해야 합니다. ●인터넷강의 궁합 맞추기 인터넷 강의는 자기만의 방법으로 활용해야 합니다. 저는 인터넷 강의를 하루에 하나씩 듣는 식으로 계획을 세우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하면 오히려 복습을 못하는 날이 쌓여 제대로 공부하지 못하게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현장 강의에서 수업을 듣듯 주말에 시간을 잡아 한 번에 연속으로 현장강의 1회분을 다 들었습니다. 그러고 나서 그 다음주에 적당한 분량을 나누어 복습을 했습니다. 한 번에 강의를 들으면서 복습해야 총량을 알고 듣기 때문에 강의를 적절히 분배해 복습할 수 있었습니다. ●규칙적 생활은 필수 수험생에게 규칙적 생활은 매우 중요합니다. 아침에 일어나고 밤에 잠자는 시간이 일정해야 신체 리듬에 변화가 없어서 덜 피곤합니다. 또 잠은 적당량 자는 것이 좋습니다. 잠을 적게 자면 그 다음날 집중이 되지 않습니다. 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영역별 업그레이드 이렇게 2009학년도 대학 입시에서는 수능의 영향력이 커지는 만큼 영역별로 문제 유형의 변화를 파악하고 철저하게 대비해야 한다. 영역별 대비법을 짚어봤다. ●언어영역 내신용 국어와 수능용 언어시험의 특성이 약간 다르다. 교과서를 탐독하되, 교과서를 수능 언어문제 형태로 정리한 교재를 공부할 필요가 있다.EBS 수능교재를 적극 활용하면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문학은 필수적인 문학 개념어를 정리하고, 쓰기에서는 어법 자료를 꼼꼼히 본다. 난이도가 너무 높은 문제나 지문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기보다는 6월과 9월에 치르는 평가원 시험을 치밀하게 분석해 본다. ●수리영역 최근 수리 영역의 가장 큰 변화는 ‘수리 10-가/10-나’의 복합 문항이 늘었다는 점이다. 기출 유형이 변형된 출제 비율이 대폭 늘어난 것도 특징이다. 중요한 것은 수능 수리 시험의 출제 범위가 100% 교과서라는 점이다. 교과서의 내용만으로 원리를 이해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학습이 중요하다. 많은 시간을 들여 공부하는 ‘수열 점화식’문제가 수능에 나온 적이 거의 없다는 점을 떠올릴 필요가 있다. 지난 수능에서 출제된 많은 문제가 기출 문제의 변형이라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새로 시작하는 재수생은 노트에 교과서 원리와 기출 문제 유형을 꼼꼼히 적어보는 노력이 필요하다. 논술 작성의 요령도 익힐 수 있다. 문제를 풀어볼 때는 시간 안배를 철저히 하는 연습에 집중한다. ●외국어 영역 영어는 일종의 언어이고, 언어는 습관이다. 날마다 꾸준히 한 시간 정도 반복적으로 어휘 학습과 문제 풀이를 하지 않으면 습관과 멀어지게 된다. 아무리 1등급 학생이라도 떨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중·하위권은 적어도 하루에 20개 정도의 단어를 외운다는 목표를 세운다. 중위권 학생이 현재의 취약한 어휘력만으로 점수를 올리려는 경우가 많다. 어휘력을 꾸준히 높이고 나면 문제가 점점 쉽게 느껴지고 공부를 하는 재미도 붙는다. 문법은 교과서에 있는 것을 정리하는 게 좋다. ●탐구영역 탐구영역은 과목 선택에 따른 유·불리에 유의해야 한다. 흔히 과목별 난이도를 보고 선택하는데, 섣불리 전년도 난이도만으로 선택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 자신의 선택 기준에 우선순위를 정한다. 백분위 점수와 점수 향상의 가능성, 좋아하는 과목과 공부의 경제성을 고려한다. 새롭게 공부해 보겠다는 마음으로 지난 수능에서 응시했던 과목을 쉽게 바꾸면 안 된다는 의미다. 시간 여유가 생긴 만큼 과학탐구와 사회탐구는 교과서 내용과 연관되는 실생활 및 시사 자료를 정리하는 게 필요하다. 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감세정책 성공 ‘조세개혁’에 달려

    감세정책 성공 ‘조세개혁’에 달려

    새 정부가 투자 및 소비 촉진과 내수 진작을 위해 추진하고 있는 감세(減稅) 정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매년 정기적으로 실시하는 세제개편 차원을 넘어 조세개혁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아울러 감세 정책은 재정 건전성 유지가 담보되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정부 지출 효율화 계획이 함께 제시되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하고 있다. ●“4·9 총선 이후 조세 개혁을” 현진권(경제학) 아주대 교수는 2일 “조세 정책은 선거에서 표를 의식하는 정치인들의 포퓰리즘에 빠지기 쉬운 정책”이라면서 “4월 총선이 끝나고 5월 이후에는 조세 개혁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임시투자세액공제 제도 연장 등의 조치가 새 정부 출발 시점에서 나오는 것 같은데, 조세 개혁은 원점에서 출발해 하나의 패키지로 빅뱅 차원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매년 세제 개편을 하지 말고 대통령 임기 5년 동안 세제를 한 번에 개혁해야 한다.”면서 “비과세 감면 제도를 폐지하는 등 경제 효율성을 고려해 과세 기반(tax base)은 넓히고 세율은 낮추는 쪽으로 조세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감세 정책과 정부 지출 절감을 패키지로 세율은 한 번 낮추면 다시 올리기 어려운 속성이 있다. 조세 저항이 뒤따르기 때문이다. 이런 점을 고려해 감세 정책은 세수(稅收) 부족으로 재정 수지가 악화되지 않도록 정부 지출 예산을 줄이는 조치와 맥을 같이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조세연구원 김우철 위원은 “감세 정책은 재정 안정성에 역점을 둬야 하는 등 정책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면서 “예산 절감을 위한 정부 지출 구조 효율화 방안이 표면에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아주대 현진권 교수는 “세수 누락 문제와 정부 지출을 줄이는 것을 패키지로 다뤄야 한다.”면서 “공무원 감축과 공공 부문의 민간 이양 등을 통해 정부 지출 예산을 10∼20% 줄이면 감세 정책과 맥을 같이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재천 한국은행 조사국장은 “법인세율 인하는 재정에서 감당할 수 있기만 하면 기업의 투자 촉진과 경쟁력 향상 등의 효과가 있기 때문에 바람직하다.”면서 “중·장기적으로 보면 기업 수익이 늘어나 괜찮지만 단기적으로는 세수가 줄어들기 때문에 일련의 세금 감면 조치는 재정 건전성 유지가 요체”라고 지적했다. ●감세 정책 효과는 현진권 교수는 “부가가치세를 손대면 모르지만 법인세 인하는 세계 흐름으로 볼 때 충분히 현실성이 있는 정책”이라면서 “감세 정책은 단기가 아닌 장기 효과를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 체질이 바뀌어 5년 뒤에는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세연구원 김우철 위원은 “다른 세수에 비해 법인세 증가율이 높았기 때문에 일부 감세 요인이 있다.”면서 “현재 25%인 법인세율을 한꺼번에 5%포인트 낮추면 세수 안정 문제가 있기 때문에 5년 동안 매년 1%포인트씩 또는 두 차례에 걸쳐 3%포인트,2%포인트를 인하하는 단계적 감세안이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투자 조정 기간 등을 고려할 때 기업 투자 증가로 이어지려면 2∼3년은 걸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오승호 경제전문기자 osh@seoul.co.kr
  • [사설] 한 총리, 산고 치른 인준 뜻 헤아려야

    한승수 국무총리 임명동의안이 산고(産苦) 끝에 어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한 총리는 인준안 가결로 재산 문제 등 도덕성에 면죄부를 받았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새 정부 첫 총리 인준안이 부결됐을 때 나타날 국정 공백과 혼란을 감안해 원내다수당인 통합민주당이 자유투표로 응했다고 본다. 또 한 총리보다 흠결이 심한 몇몇 장관 후보자의 낙마를 딛고 선 인준 통과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인사청문회 결과에 따르면 한 총리는 2001년에 구입한 현대슈퍼빌 분양권을 다음해 신고하지 않아 공직자윤리법 위반 논란을 낳았다. 아들도 특례로 병역의무를 이행하면서 오랜 기간 외국에 머물렀음이 드러났다. 고위공직 인사의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면 결격 사유가 될 수 있었다. 한 총리는 앞으로 총리직을 수행하면서 더욱 엄정하게 주변관리를 해야 할 것이다. 또 업무 능력 발휘를 통해 시비를 부른 흠결을 만회한다는 각오를 다지길 바란다. 이명박 대통령은 한 총리를 발탁하면서 “통상·자원 외교를 할 적격자”라고 강조했다. 화려한 외교경험과 인적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국가경제에 도움이 되는 총리가 되어야 한다. 그렇다고 내각 통할을 등한시하면 안 된다. 통상·자원 외교가 중요한 만큼 정부 내부를 원만하게 조율하고, 국민 통합을 이루는 역할도 총리가 해야 할 주요 책무이다. 이 대통령과 새 정부는 총리 인준안 국회 통과에도 불구, 전반적인 공직 인선의 문제점을 바로잡는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 이 대통령은 청와대 비서관회의에서 “다소 출발이 매끄럽지 못한 점이 있었으며, 우리에게도 일말의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새 정부는 인사파동의 책임을 전적으로 진다는 자세를 갖는 게 바람직하다. 앞으로 인사뿐 아니라 정부의 모든 정책을 국민 눈높이에 맞춰 추진해야 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한 총리 인준이 며칠 늦어진 것이 새 정부에 오히려 약이 될 수 있다.
  • 李대통령 “인사 파문 우리도 책임”

    李대통령 “인사 파문 우리도 책임”

    이명박 대통령은 29일 새 정부 장관 후보자 인선 파문과 관련,“(인사검증 관련) 자료를 활용하지 못하는 등 우리에게도 일말의 책임이 있다.”고 유감의 뜻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첫 확대비서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새 정부 출발이 다소 매끄럽지 못한 점이 있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그런 관점에서 일어난 일에 대해 현실을 탓할 게 아니라 극복하고 개선하려는 노력을 해서 일하는 정부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또 “과거엔 청와대 부속실이 셌지만 앞으로는 부속실이 권한을 휘두르는 일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저와 오래 일해 온 사람들 눈치를 보는 일이 없어야 한다.”면서 “대통령과의 친분에 신경 쓰지 말아야 하며, 저를 오래 알았던 사람들은 더 조심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통합민주당 등 야당이 장관 후보자들의 잇단 의혹과 관련,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한데 대해 이 대통령이 유감을 표명함에 따라 한승수 총리 인준과 더불어 인사파문 정국이 수습될지 주목된다. 진경호기자 jade@seoul.co.kr
  • LG디스플레이 “주총은 축제”

    ‘LG디스플레이’가 상큼한 출정식을 가졌다. LG디스플레이는 LG필립스LCD의 새 이름이다.29일 ‘축제같은’ 주주총회를 통해 사명을 바꿨다. 새 이름은 다음달 3일부터 공식 효력을 발휘하지만 일단 출발이 신선하다. 경기 파주공장에서 열린 이날 주총은 말 그대로 파격이었다. 장소부터 대강당이 아닌 ‘게스트 하우스’(외빈 접대용 연회장)로 바뀌었다. 의사봉이 사라지고 안건은 박수로 통과시켰다. 주주들은 원탁에 둘러앉아 다과를 즐기며 권영수 사장의 경영계획을 들었다. 권 사장은 “수익성이 작년보다 개선돼 연말까지는 순차입금이 0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접히는(플렉서블) 디스플레이를 활용한 E-신문도 올해 안에 미국 고객사에 공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의사봉 몇 번 두들기고 끝내는 주총이 무성의한 것 같아 올해부터 주총 방식을 바꾸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주주들은 흥겨운 분위기 속에서 주당 750원의 상장(2004년) 이래 첫 배당을 결의했다.LG디스플레이로의 사명 변경도 큰 박수로 통과시켰다. 사명 현판식도 가졌다. 한편, 권 사장은 주총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일본 소니가 (삼성전자를 놔두고)샤프와 제휴한 것은 고객선 다변화이기 때문에 (우리 회사로서는) 실보다 득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소니가 삼성전자와의 관계 때문에 다른 회사에서 패널을 구입하는 것을 부담스러워했지만 삼성 외에 샤프와도 제휴를 시작했기 때문에 우리 회사에서도 패널을 구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와 별개로 삼성전자에 (우리가 만드는) 37인치 패널을 공급하는 등 국내업체간의 협력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악재 겹겹… ‘MB경제’ 불안한 출발

    ‘747’로 표현되는 경제발전을 약속한 ‘MB경제’가 불안한 출발을 하고 있다.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는 지난 27일 인사청문회에서 “올해 6% 성장도 어렵다.”며 사실상 공약을 지킬 수 없음을 인정했다. 그러나 국민들의 기대치는 다락처럼 높아 정부의 부담은 여전히 크다.●“성장률보다 물가에 신경을” 소비자물가가 4%대에 육박하고 생활물가가 5%를 뛰어넘은 상황에서 물가안정이 정부의 주요한 목표가 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첫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라면값 100원 인상’을 소재로 회의를 진행한 것은 새 정부가 물가를 가장 걱정하고 있음을 보여 준다. 한 경제전문가는 “현재 수출과 내수가 동떨어진 경제구조에서는 경제가 6% 성장한다고 해도 서민들에게 직접적으로 돌아갈 혜택이 거의 없다.”면서“그렇지만 물가상승은 서민들에게 더 큰 피해를 주기 때문에 정부가 성장률보다 물가에 신경을 더 쓰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전세계 `인플레이션 골치´ 문제는 고물가를 잡을 수 있는 방법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고물가는 달러 약세를 타고 국제유가, 국제곡물가, 국제원자재 가격이 폭등하고 있는 것이 원인이다. 주요 원자재를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로서는 가격상승에 그대로 노출될 수밖에 없다. 현대경제연구원 유병규 산업전략본부장은 “원자재 가격 폭등에 따른 인플레이션은 한국뿐만 아니라 전세계의 골칫거리”라고 말한다. 중국은 2월 8%대 물가상승으로 1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세계의 공장’으로 저물가를 이끌었던 중국은 거꾸로 ‘인플레이션 수출공장’으로 바뀌었다. 미국도 7%대의 물가상승을 겪고 있다. 국제유가가 90달러 이상에서 장기화될 경우 1·2차 오일쇼크와 같은 세계적인 경기침체가 불가피하다.●경상수지 11년 만의 `경고등´ 2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1월 중 국제수지’는 올해 경제 전망을 더욱 어둡게 하고 있다. 올해는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경상수지가 적자를 볼 것으로 보인다. 서비스 수지 적자가 매년 큰 폭으로 확대되는 마당에 상품수지까지 적자가 난다면 경상수지 적자 폭은 예상보다 커질 수 있다. 상품수지는 지난해 12월부터 두달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고 이달에도 적자가 예상된다. 삼성경제연구소 권순우 수석연구원은 “상품수지는 몇달 뒤에는 흑자로 돌아설 것인 만큼 크게 걱정할 일은 아니다.”면서 “다만 정부가 현재는 물가상승 압력에 떠밀리고 있지만, 경기둔화 신호가 나오면 경기를 진작시키는 방향의 정책을 구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 수석연구원은 김대중 대통령은 외환위기 원년에, 노무현 대통령은 카드대란 원년에 정권을 떠맡았던 것을 상기한다면, 현재 불안은 크게 걱정할 수준은 아니라고 했다.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데스크시각] 조직이 아니라 사람이다/김민수 공공정책부장

    [데스크시각] 조직이 아니라 사람이다/김민수 공공정책부장

    지난 25일 이명박 선장이 이끄는 ‘대한민국호’가 닻을 올렸다. 출발부터 삐걱인 탓에 5년간의 긴 여정이 그리 순탄치는 않아 보인다. 승객들은 안전하고 편안한, 그리고 풍요한 이번 여정을 위한 적임자로 이 선장을 택했다. 경제 마인드와 강력한 추진력을 높이 샀다. 하지만 출항을 전후한 며칠 새 기대감 속에 불안감이 엿보인다. 이 선장은 세계와의 경쟁을 위해 대한민국호의 ‘슬림화’가 절실하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18부 4처의 조직을 13부 2처로 줄이고, 선원도 대폭 감축하겠다고 발표했다. 효율성 제고를 위한 당연한 조치이며 세계적인 추세임도 강조했다. 그러나 선원뿐 아니라 일부 승객의 거센 반발에 조직은 15부 2처로 조정됐고, 선원은 계획됐던 6900여명의 절반 수준에서 감축됐다. 이명박 정부가 야심차게 추진한 ‘작은 정부’는 결국 일보 후퇴하는 선에서 마무리됐다. 조직개편에 참여한 참모들은 아쉬움이 클 것이고 이명박 대통령은 자존심에 적지 않은 상처를 입었을 것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그렇다고 국민적 염원인 ‘경제’를 살리는 데 ‘핑곗거리’가 돼서는 안 된다. 이제는 조직 구성원의 분발로 조직개편의 미흡한 부분을 보강해야 할 때다. 정부의 조직개편은 시대적 변화와 사회적 요구에 부응한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잘못 짜여진 조직은 힘을 분산시켜 투입된 인력과 비용만큼 성과를 내지 못하기 십상이다. 게다가 그 후유증은 상당기간 국민의 고통으로 전가될 수 있어 심각성을 더한다. 대한민국 정부는 1949년 보건부 신설을 시작으로 11부 1처의 ‘미니정부’로 출범했다. 이후 건국 60주년을 맞는 올해까지 60여차례의 개편을 통해 정부 조직은 진화했다. 물론 시대와 사회상을 반영한 변화였다. 최근 주목받는 정부는 1961년 ‘5·16’으로 들어선 박정희 정권이다. 이명박 정부와 마찬가지로 ‘경제살리기’의 기치를 높이 내걸어서다. 제3공화국을 출범시킨 박 정권은 앞서 국토재건을 위해 신설됐던 부흥부의 산업정책기능과 산업개발위원회를 묶어 이른바 ‘공룡부처’인 경제기획원을 탄생시켰다. 경제기획원은 막강한 파워로 경제발전의 선봉에 섰고, 나름대로 제몫을 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명박 정부도 기획예산처와 재정경제부를 통합해 기획재정부를 만들었다. 경제기획원처럼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해줄 것이란 기대가 깔려있다. 이 정부는 박 정권처럼 경제를 살리겠다는 지향점은 같지만, 시대와 사회가 엄청나게 변화된 현실에서 경제에 ‘올인’하기만은 쉽지 않아 보인다. 문제는 조직에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람에 있다는 것이다.‘조직이 먼저냐, 사람이 먼저냐.’의 논란은 오랜 세월 기업 경영자들의 고민거리였다. 하지만 부실한 조직이라도 그 구성원이 훌륭하면 좋은 결과를 얻어왔다. 반대로 잘 짜여진 조직이지만 구성원이 부실할 경우 좋은 성과를 거둔다는 것은 성립할 수 없는 사실이 됐다. 전설적인 CEO인 제너럴일렉트릭(G E)의 전 회장 잭 웰치도 “변화를 원한다면 변화가 필요한 곳에 적당한 인재를 배치함으로써 가능하다. 조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이고 그밖의 것은 다음이다.”라며 사람의 중요성을 강조했었다. 결국 이명박 정부의 성패는 공무원들이 좌우한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조직이 어떻든지 이들이 새 조직에 걸맞게 변화할 수 있느냐가 관건인 셈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혁신’을 강조했다면 이 대통령은 ‘창의’를 주문한다. 창의력은 늘 해오던 방식을 고수할 필요가 전혀 없음을 깨닫는 것이라고 했다. 공직사회도 ‘전봇대’를 스스로 뽑는 변화하는 모습으로 이 대통령을 ‘친 공무원’으로 돌려세워야 하지 않을까. 김민수 공공정책부장 kimm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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