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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명랑주의자’의 도발적 주장과 꼬집기

    ‘명랑주의자’의 도발적 주장과 꼬집기

    우석훈(41) 성공회대 외래교수는 ‘명랑주의자’다. 엄숙주의를 멀리하고, 오직 명랑만이 세상을 구원할 것이라고 믿는다. 그의 글은 여느 학자의 글처럼 먹물티를 풍기는 대신 유머와 위트로 비판 대상을 꼬집는다. 남들이 보지 못한 혹은 소홀히 한 문제의 핵심을 전혀 다른 각도에서 짚어낸다. 우 교수가 지난해 펴낸 ‘88만원 세대’(레디앙)는 출간과 동시에 ‘출구 없는 20대’를 규정하는 사회·경제학적 개념으로 보통명사화됐다. 그 자신도 출판계가 가장 눈독 들이는 필자 중 한 명으로 부상했다. 그가 최근 새 책 두 권을 한꺼번에 내놨다.‘한·중·일을 위한 평화경제학’이란 부제의 ‘촌놈들의 제국주의’(개마고원)와 생태미학의 구축을 주창하는 ‘직선들의 대한민국’(웅진지식하우스)이다. 수십만개의 촛불이 환하게 타오른 10일 저녁, 촛불집회 참가자들로 빽빽한 서울 시청 앞 도로에서 우 교수를 만났다. 그는 자칭 ‘C급 경제학자’다.“A급 경제학자는 이론을 만들고,B급 경제학자가 이론을 수정할 때,C급 경제학자는 이론을 적용한다. 곧 행동한다.”는 것이다. 그는 C급 경제학자의 삶을 ‘액션 대로망’이라고 정의한다.“늘 조금씩 하던 액션을 필요에 따라 세게 하는 것”이다. 두 권의 책도 각각 ‘행동하는 평화경제학’과 ‘행동하는 생태경제학’이라고 부를 만하다. 특히 ‘촌놈들의 제국주의’는 한국을 제국주의 국가로 규정하는 도발적 주장을 담았다. 제국주의이되 ‘촌놈들의 제국주의’다. 우 교수는 “식민지를 만들어낼 능력도, 식민지 경영의 경험도 없으면서 생존의 돌파구는 식민지가 요구되는 제국주의에서 찾을 수밖에 없는 한국 자본주의”를 이렇게 표현한다. 그는 한국 자본주의의 제국주의적 전환을 보여주는 변곡점으로 이라크 파병, 한·미 FTA, 남북 경협을 꼽는다. 우 교수에 따르면, 이라크 파병은 석유확보를 목표로 자원전쟁에 동참한 것이자 국익을 주장하며 전쟁을 불사한 제국주의적 현상이다. 경제영토의 확장을 꾀하는 한·미 FTA도 시장과 자원의 안정적 확보를 위해 식민지를 추구하는 제국주의적 특징을 노정하고 있다는 게 그의 견해다. 남북간 평화의 가교로 평가돼온 경협을 제국주의로 보는 시각도 논쟁적이다. 우 교수는 “한국 자본주의에서 북한이라는 존재는 지난 10년을 거치면서 경제적 의미로 식민지에 가까워진 게 분명한 사실”이라면서 “햇볕정책에 대한 찬반 입장 차이는 북한을 내부 식민지로 전환시킬 때 정부를 그대로 두고 식민지 정책을 추진할 것인가, 정권을 무너뜨리고 일종의 총독부처럼 직접 관리할 것인가일 뿐”이라고 주장한다. 햇볕정책 지지자들 내에서도 간간이 제기돼온 지적이나 우 교수처럼 대놓고 날을 세우기엔 민감한 주제임에 틀림없다. 진보진영 원로들에 대한 비판도 주저하지 않는다. 일본과 전쟁을 해서라도 독도를 지켜야 한다는 소설가 조정래의 주장과 한국 문화가 세계의 중심이 될 것이라 전망하는 시인 김지하의 문명담론 또한 제국주의적 속성을 지녔다는 것이다. 팽창주의와 묘하게 공명한다는 점에서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의 통일운동도 예외로 두지 않는다. ‘직선들의 대한민국’은 미학적 전환을 말하는 책이다.‘직선’은 구불구불한 강들을 곧게 펴는 대운하 공사를 상징한다. 책은 개발주의적 건설미학이 팽배한 한국에서 생태미학으로의 전환 필요성을 강조한다. 전기로 모터를 돌려 한강물을 억지로 흘려보내야 하는 청계천은 ‘거대한 어항’에 불과하지만, 청계천을 어항이라 말할 수 있으려면 대중의 미학을 거스르는 생태적 용기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아름다움을 탐구하는 미학은 철학의 분파로 출발했다. 미학과 철학은 사유의 힘을 바탕으로 진리를 추구하나, 오늘의 한국에서 생태미학은 사유를 넘어 행동을 필요로 한다. 우 교수는 “한국적 생태미학은 ‘촛불’ 속에서 진화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의 촛불이 수많은 촛불들 속으로 흘러들었다. 글 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사진 이언탁기자 utl@seoul.co.kr
  • 인적쇄신 ‘3禁’

    이명박 대통령이 다음주 초나 중반쯤 내놓을 개각안은 철저히 국민 눈높이에 맞춰 이뤄질 것으로 알려졌다. 새 정부 출범 때 논란을 빚었던 이른바 ‘강부자’(강남 부동산 부자)‘고소영’(고려대·소망교회·영남 출신)‘S라인’(서울시·소망교회 출신) 등 지연·학연에 얽혀 있거나 재산이 많은 인사는 최대한 배제될 전망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11일 “실용과 능력을 강조하던 이 대통령의 인식이 촛불시위를 겪으면서 상당히 바뀌었다.”면서 “이번 개각에서는 최소한 ‘강부자’나 ‘고소영’과 같은 지적을 받을 인사는 철저히 배제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중소기업 성공전략회의에서 “어젯밤 6·10민주항쟁 촛불집회를 보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 정부도 새로운 각오로 출발하려고 한다.”고 말해 종래와 다른 인선을 통해 새로운 국정 운영을 펼쳐 나갈 뜻임을 분명히 했다. 이 대통령은 “나도 학생 때 민주화운동에 참여하면서 고통을 겪었던 민주화 1세대”라며 이같이 말하고 “이번 (고유가) 위기도 국민과 기업, 근로자, 정부, 정치권이 합심하면 어떤 나라보다 잘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非영남·非고려대… 땅부자 제외 이 대통령은 또 “경제적인 어려움 속에 청와대 수석과 내각의 일괄 사의표명으로 많은 국민들이 국정을 걱정하고 있으나 한 치의 공백이 없도록 철저히 하겠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앞서 여권 인사와 만나 영남·고려대 출신 등 지연·학연은 가급적 배제하고, 재산도 철저히 검증해 논란의 소지가 없도록 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밖 인사검증 채널 가동 이 대통령은 특히 류우익 대통령실장과 청와대 수석비서관들 대신 청와대 밖의 인사검증 채널을 직접 가동하며 인선 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검증 작업에 최소한 일주일 정도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개각은 빨라야 다음주 초 또는 중반이 될 것”이라며 “청와대 참모진을 먼저 개편한 뒤 국회 개원 상황을 봐가며 개각이 이뤄질 공산이 크다.”고 덧붙였다. 한승수 국무총리와 류우익 대통령실장의 동반 교체에 대해 이 대통령은 아직 뜻을 굳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부정적 의사에도 불구하고 여권 내부에서 박 전 대표가 총리를 맡아 국정을 분담해야 한다는 주장이 확산되고 있어 향배가 주목된다. 진경호기자 jade@seoul.co.kr
  • [사설] 전면 인사쇄신하고 새출발하라

    6·10 민주항쟁 21돌과 맞물려 촛불집회의 열기가 뜨거웠던 어제 한승수 국무총리 등 내각이 일괄사의를 표명했다. 청와대 수석들이 전원 사퇴의사를 밝힌 데 이어 정권출범 107일만에 빚어진 초유의 사태다. 이제 이명박 대통령의 결단만 남았다. 새 정부는 국민이 감동할 만한 수준으로 인적 쇄신을 단행해 새 출발해야 한다. 이 대통령은 그제 정진석 추기경 등 천주교 지도자들과의 오찬에서 “인선 과정에서 국민의 눈높이에 부합하는 도덕적 기준을 소홀히 한 측면이 있었다.”고 말했다. 내각과 청와대 수석 인선 과정의 과오를 시인한 셈이다. 바로 이런 인식을 인적 쇄신의 출발선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촛불시위의 직접적 도화선은 국민 건강에 대한 배려를 소홀히 한 채 쇠고기 협상을 졸속 타결한 사실일 게다. 그러나 미국산 쇠고기로 인해 광우병에 걸릴 위험은 마른 하늘에 벼락맞을 확률보다 낮다는 견해도 있다. 그렇다면 그 근저엔 잘못된 인사에 대한 국민의 불만이 깔려 있다고 봐야 한다. 오죽하면 ‘강부자 내각’이니,‘고소영 비서진’이니 하는 비아냥이 나왔겠는가. 까닭에 이 대통령은 이번 인적 쇄신 과정에서 인사철학부터 재정립해야 할 것이다. 제살을 베는 아픔이 있더라도 현 국무위원과 수석비서관 가운데 부동산 투기 의혹을 불러일으켰던 인사가 있다면 차제에 걸러내야 한다. 설혹 법적으로 하자가 없더라도 도덕성에 문제가 있다면 그렇게 하는 것이 ‘철학있는 실용주의’가 아니겠는가. 우리는 이 대통령이 새로 취임한다는 자세로 전면적 인적 쇄신으로 심기일전하기를 당부한다. 쇠고기 파동과 관련해 문제를 야기한 몇몇 인사를 경질하는 데 그치지 말라는 뜻이다. 대선 공신으로 인재풀을 좁힌다면 조각 때의 시행착오를 되풀이하는 일이다. 능력과 전문성 및 도덕성을 종합적으로 감안하는 탕평인사를 기대한다.
  • [단독] “쇠고기 고시 헌법적 문제있다”

    이석연 법제처장은 9일 “‘쇠고기 장관고시’는 헌법적으로 문제가 있으며, 내가 재야에 있었다면 헌법소원을 제기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최근 정국의 난맥과 관련,“청와대는 물론 총리를 포함한 각료 상당수 교체가 필요하다.”면서 “필요하다면 나도 언제든 그만둘 각오가 돼 있다.”고 말했다. 이 처장은 이날 서울신문 기자와 단독으로 만난 자리에서 ‘쇠고기 고시’와 촛불집회 대응, 인적 쇄신 등 현 정부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그는 우선 “한·미 쇠고기 합의는 국민 건강과 직결되는 것인 만큼 법령이나, 아니면 최소한 부령을 통해 발효되도록 해야 했다.”면서 “법제적 심사도 거치지 않은 장관고시로 시행하는 것은 헌법적으로 문제가 크다.”고 강조했다. 쇠고기 고시와 관련해 정치권과 학계에서 위헌 문제를 들고 나온 적은 있지만, 현 정부의 고위 관계자이자 법제 수장이 직접 위헌가능성을 지적한 것이어서 파장이 예상된다. 이 처장은 또 “이명박 대통령은 취임 100일을 계기로 제로베이스에서 새 출발해야 한다.”면서 “최근 이같은 뜻을 대통령께 전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새 출발이라 함은 전면적 인적 쇄신을 포함하는 것”이라며 “다만 대통령이 그렇게 받아들였는지는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이 처장은 “청와대는 수석비서관의 절반 이상과 비서관의 상당수, 내각은 총리를 포함한 상당수 각료 교체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 처장은 또 “촛불집회에서의 요구를 국민의 뜻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촛불시위 대응과 관련해 “한 달 전 촛불시위가 발생하자 국무회의에선 장관들이 기껏 유언비어와 언론 성토나 했다.”면서 “그 때 촛불집회의 본질을 제대로 파악하고 초기대응에 나섰다면 사태가 이렇게까지 악화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 처장은 “(총리를 교체한다면) 박근혜 카드가 정국 안정에 가장 효과가 있을 것”이라면서 “몇몇 장관 추천권을 주고, 총리의 내각 통할권을 확실히 보장해 주고라도 현 정국 돌파를 위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한나라 “대통령 결단만 남았다”

    한나라당이 ‘쇠고기 파동’에 이어 6·4 재·보선 참패로 충격에 빠졌다. 쇠고기 파동을 포함해 그동안 이명박 정부가 보여 줬던 국정 운영에 대한 국민들의 평가가 ‘6·4 재·보선’을 통해 명확히 확인됐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에선 이번 재·보선을 계기로 당·정·청이 쇠고기 문제를 비롯한 각종 실정(失政)에 대해 국민 앞에 사과하고, 대대적인 쇄신책과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는 초상집을 방불케 할 만큼 시종 침울한 분위기로 진행됐다. 강재섭 대표는 재·보선 결과와 관련,“비록 예측된 결과이기는 하지만 다시 한번 반성하고 새 출발을 해야 한다.”면서 “겸허히 반성하고 심기일전해서 앞으로 잘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학원 최고위원은 “대통령 취임 100일의 결과라고 하기에는 차마 얘기할 수 없을 정도로 참패했다.”면서 “그동안 당에서 여러번 얘기했던 국정쇄신, 인적쇄신이 늦어지는 감이 있는데 조속한 시일 내에 결단을 내려 새로운 각오로 초심으로 돌아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정몽준 최고위원도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인적쇄신 폭이 좁아진다는 말이 있다.’는 질문에 “그렇게 하지 말라고 그러세요. 민심을 수용한다고 했는데 해야죠.”라고 말해 대폭적인 인적쇄신을 주장했다. 일선 의원들은 국민이 기대하는 것보다 훨씬 더 높은 수준의 쇄신 방안을 내놓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수석정조위원장인 최경환 의원은 KBS 라디오에 출연,“전화위복의 계기로 삼기 위해 폭넓은 개각이 필요하다.”며 “쇠고기 문제나 대운하처럼 국민의 지지를 받지 못하는 정책에 대한 반성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차기 당권 경쟁에 나선 공성진 의원은 “민심의 추이를 계량적으로 확인한 만큼 국정쇄신에 대한 대통령의 결단만 남았다.”고 주장했고, 박순자 의원도 “민심은 천심”이라며 “국민의 뜻을 확인한 만큼 대대적이고 지속적인 쇄신으로 새롭게 출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신경영 15주년… 새출발 삼성

    신경영 15주년… 새출발 삼성

    “전세계가 글로벌 시대로 가는 이때에 삼성이 변하지 않으면 영원히 2류 아니 2.5류가 된다. 지금 안 변하면 절대, 내가 여간해서는 ‘절대’라는 말을 안 쓰는데 지금 변하지 않으면 절대 1류가 못 된다.” 2008년 6월5일 오전 8시 서울 태평로 삼성그룹 본사. 하얀 와이셔츠 탓인지 유난히 까만 머리색의 ‘젊은’ 이건희 회장은 TV화면 속에서 카랑카랑 외치고 있었다. 시계는 15년을 거슬러 1993년 6월7일 독일 프랑크푸르트 켐핀스키호텔. 사내방송팀이 제작한 ‘신경영 15주년 특집 프로그램’을 지켜본 삼성맨들의 얼굴에는 자긍심과 착잡함이 교차했다. 특히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다 바꾸라.”는 이 회장의 프랑크푸르트 선언 이후,15만대의 불량 휴대전화를 스스로 불태우는 화형식 장면에서는 울컥하는 직원도 있었다. 방송이 끝나자 한 직원은 이렇게 말했다. “우리(삼성맨)에게 필요한 것은 자부심이다. 저때만 해도 세계 최고가 될 수 있다는 자신감, 세계 최고가 됐다는 자부심이 넘쳤는데 지금은 다들 주눅들어 있다. 가장이 그러니까 가족들도 덩달아 어깨가 처져 있다.” 신경영을 계기로 삼성은 양(量) 경영에서 질(質) 경영으로, 국민기업에서 글로벌 기업으로 변신했다. 전 사원 연봉제,7·4제(7시 출근 4시 퇴근),S급인재 영입 등 크고 작은 시행착오 속에서도 삼성은 기업문화 변화를 선도했다. 그러나 이날은 자축보다는 자성의 분위기가 강했다. 특집방송을 내보낸 것 외에는 이렇다 할 기념행사도 없었다. 조용히 ‘뉴삼성’의 출발을 준비하는 모습이었다.‘특검’ 이후 내놓은 경영 쇄신안에 따라 이건희 회장 퇴진, 이재용(이 회장의 외아들) 전무 해외출국, 전략기획실 해체 등이 진행 중이다. 다음달 1일부터는 계열사 독립경영 체제로 새 출발한다는 각오다. 이윤우 삼성전자 부회장은 이날 내보낸 ‘6월 월례사’에서 “최근 몇 개월간 과거 어느 때보다도 어렵고 힘든 시련을 겪었지만 신경영 정신을 이어받아 남보다 앞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창조경영을 실천하자.”고 각별히 당부했다. 이어 “회사가 지속적으로 성장하려면 빠른 추격자에서 시장 선도자로, 열심히 일하는 것에서 깊이 생각하는 것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실추된 기업 이미지 회복에도 안간힘을 쓰고 있다. 조류인플루엔자(AI)로 어려움을 겪는 양계 농가를 돕기 위해 이날부터 ‘닭 50만마리 먹기’ 캠페인에 들어갔다. 다음달까지 전국 97개 구내식당에서 일주일에 한번씩 삼계탕, 닭볶음탕 등 닭요리를 무료로 제공한다. 신입사원 하계수련대회에 이어 임직원 여름휴가도 기름 피해를 입은 충남 태안으로 가도록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두 문제 소녀의 실크로드 모험기

    두 문제 소녀의 실크로드 모험기

    ‘독서논술’ 어쩌고 하는 수식어의 강박이 없는 책을, 서슴없이 펼쳐들 수 있는 강심장 청소년이 얼마나 될까. 사심없이 독서할 여유가 많지 않은 청소년 독자들에겐 ‘재미’가 완벽하게 보장된, 때때론 청량제 같은 읽을거리가 절실하다. 빵빵하게 부푼 풍선에 올라탄 듯 마음 설레게 하는 제목 ‘하이킹 걸즈’(김혜정 지음, 비룡소 펴냄)라면 괜찮다. 청소년들이 읽는 글이니까 이래야 한다는 따위의 금기는 애초에 없다. 그들이 하고 싶은 말, 날생 그대로의 생각을 고스란히 담아 작정하고 그들 편이 돼본 소설이다. 주인공 은성, 보라는 흔히 말하는 ‘문제아’들이다. 가출을 밥먹듯 하다 결국 1년을 유급당한 고등학교 1학년생. 욱 하면 주먹부터 나가니 누가 ‘단순무식 날라리 여고생’이라 비웃어도 할 말이 없다. 보라는 또 딴판이다. 새침한데다 소극적이어서 친구들에게 늘 왕따를 당했고, 그 스트레스를 남의 물건 훔치기로 풀다가 그만 들키고 만다. 이야기 소재나 표현에 사실감을 최대한 불어 넣었다는 게 맨먼저 눈에 들어오는 책의 장점이다. 속도감 넘치는 상황전개도 10대 독자들에겐 아주 매력있다. 천만다행히도 은성과 보라는 소년원에 들어가는 위기를 모면한다. 때마침 청소년보호센터와 검찰이 청소년 재활프로그램으로 마련한 실크로드 도보여행에 참여할 기회를 얻은 덕분이다. 실크로드 도보여행 길에 이미 들어선 둘의 이야기로 책은 운을 뗀다.“짜증나 정말. 도대체 얼마나 더 걸어야 하는 거예요?” 무슨 불만이 그리 많은지, 투덜투덜 가시돋친 말들을 쏟아내는 은성 덕분에 찜통 사막여행길은 조용할 새가 없다. 30대인 미주 언니의 인솔 아래 하루 8시간을 꼬박 걸으며 강행군하는 도보여행은 끔찍하게 고생스럽기만 할 뿐이다. 우루무치 공항에서 출발해 우루무치, 투루판, 하미, 둔황까지. 일절 탈것을 이용하지 않고 걷기만 해야 하는 여행길이니 오죽할까.1200㎞를 70일 동안 답사하는 과정에서 우여곡절을 겪으며 두 문제아 소녀는 조금씩 세상과 화해한다. 영화로 치면 로드무비 같은 소설이다. 깡패를 만나 위기에도 빠지고, 문명의 혜택을 받지 못해도 행복해 보이는 유목민들을 만나고, 조선족 가이드와 얘기하다 난생 처음 자신들의 꿈을 비춰보기도 한다. 피해자와 가해자로 우연히 만나 70일 동안 한배를 타는 두 주인공의 캐릭터가 소설의 질감을 한결 더 생생히 살려나간다. 비룡소가 한국 청소년문학 지원을 위해 제정한 ‘블루픽션상’ 제1회 수상작.9500원.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운전 벌점 삭제

    운전 벌점 삭제

    정부는 이명박 대통령 취임 100일인 3일 국무회의를 열고 불우 수형자 등 150명을 특별사면 또는 감형하고, 운전면허 제재자 282만 8917명을 특별감면 조치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김경한 법무부 장관은 이날 정부과천청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정부는 새정부 출범 100일 맞아 282만 9067명에게 특별사면·감형·특별감면 등의 조치를 하기로 했다.”면서 “과거를 정리하고 새로 출발할 수 있는 기회를 줌으로써 사회통합과 민생안정의 계기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특별사면·감형 대상자 150명은 ▲70세 이상 고령자 52명 ▲1급 신체장애자 12명 ▲중증환자 21명 ▲임산부·유아대동자 4명 ▲부부수형자 5명 ▲100만원 이하 벌금을 선고받고 이를 제때 납부하지 못해 노역장에 유치된 수형자 56명 등이다. 올해 5월26일 이전에 도로교통법령을 위반해 벌점을 부과받은 248만 2956명의 벌점은 일괄 삭제되고, 운전면허 취소 등으로 1∼5년 동안 운전면허시험에 응시할 수 없는 23만 5398명의 결격기간이 해제돼 곧바로 시험에 응시할 수 있게 됐다. 면허 정지자 및 대상자 10만 1381명과 취소 대상자 9182명도 감면 대상에 포함됐다. 법무부는 이번 사면에서 최초로 사면법 개정에 따라 도입된 사면심사위원회의 사전심사를 거쳐 대상을 정했다. 하지만 정치인, 경제인, 고위공직자 등은 제외됐다. 법무부 관계자는 “이번 사면은 여건이 어려운 수형자와 생계형 운전자들을 위해 순수한 민생 안정 차원에서 진행한 것”이라면서 “처음부터 정치인 등은 사면대상에서 제외했다.”고 설명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이대통령 취임 100일] 분야별 주요정책 문제점·대안

    [이대통령 취임 100일] 분야별 주요정책 문제점·대안

    ‘실용정부’를 표방하며 지난 2월27일 출범한 이명박 정부가 3일로 100일을 맞았다. 서울신문은 한·미 관계 복원 추진 및 미국산 쇠고기 개방 후폭풍 등으로 출범 초기부터 파열음을 내고 있는 외교정책을 비롯,‘비핵·개방·3000’으로 요약되지만 남북 관계 경색을 불러온 통일정책,‘비즈니스 프렌들리’를 앞세운 경제정책, 시민들의 ‘촛불집회’를 통해 비춰진 사회·교육정책 등에 대한 현 상황을 점검해 보았다. 이와 함께 전문가들의 진단을 통해 현 정책의 문제점 및 개선할 방법은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모색해 봤다. ■ 외교·통일 - 對美·對北관계 실용 앞세우다 ‘비틀’ ‘실용주의’의 덫에 빠진 외교·통일정책. 이명박 정부의 지난 100일간 외교·통일정책은 원칙을 세우기보다는 실용주의에 치우쳐 결국 얻은 것보다 잃은 것이 많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특히 ‘노무현과는 반대(Anything But Roh)’ 기조가 뚜렷이 나타나면서 한·미 관계는 오히려 손해를 보고 남북 관계는 경색돼 치러야 할 비용이 더 커지는 등 정책적 조율에 실패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미 복원 외치다 입지 약화 참여정부 때보다 한달이나 먼저 한·미 정상회담에 나선 이명박 대통령은 ‘한·미 관계 복원’이라는 원칙에 얽매여 오히려 쇠고기 전면 개방이라는 엄청난 ‘선물’을 안기면서 후폭풍을 맞고 있다. 한·미 관계가 손상됐다는 전제에서 출발하다 보니 필요 이상의 양보와 눈치보기가 이뤄졌고, 오히려 미국의 실용주의에 한국의 포장된 실용주의가 말려들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게다가 한·미간 ‘21세기 전략동맹’이 군사동맹 강화로 인식되면서 중·일·러 등 주변국의 오해를 사는 상황에 처했다. 급기야 한·중 정상회담 직전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한·미 군사동맹은 지나간 역사의 산물”이라며 경계심을 내비쳐 갈등을 야기했다. 유명환 외교장관은 2일 총영사회의 개막사에서 “이쪽으로 눕자니 저쪽이 걸리고 저쪽으로 눕자니 이쪽이 걸린다.”며 4강외교의 한계를 토로했다. 한·미 관계에 치우치다 보니 남북 관계는 뒷전으로 밀려 향후 한반도 문제를 풀어가는데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선거공약으로 출발한 대북정책인 ‘비핵·개방·3000’도 정치적 구호에 그쳐 실질적 내용뿐 아니라 전달방법도 찾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외교안보정책 조정기능 회복해야 김기정 연세대 정외과 교수는 “대통령 자신이 남북관계, 한·미 관계를 어떻게 풀어야 할지 모르고, 청와대는 정책 조정에 실패했다.”며 “특히 각료들이 서로 경쟁하듯 대북 강경론을 표명하는 등 치밀한 정책 조율이 결여돼 있음을 보여줬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외교안보정책의 세밀한 조정이 이뤄져야 할 것이며 청와대가 더 나서거나 필요하다면 인적 쇄신도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유호열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는 “원칙이 있다면 주변국과 북한을 상대로 현실적으로 유연하게 접근할 수 있는데 원칙 없는 실용은 편의주의적, 기회주의적으로 흐르고 있다.”고 말했다. 유 교수는 “대통령이 수석 및 각료들에게 재량권을 주든가 따를 수 있는 명확한 원칙을 세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사회·교육 - 사교육비·노동 대책 조속 수립해야 촛불집회의 촛불 수만큼 사회·교육분야에 대한 평가는 좋지 않다고 할 수 있다. 쇠고기 수입뿐 아니라 대운하·영어공교육·공기업 구조조정에 대한 불만에 총체적으로 집약된 것이 촛불집회이기 때문이다. 경유값 폭등으로 화물업계의 불만은 이미 임계점에 도달했고, 경기침체로 폐업을 하는 자영업자도 갈수록 늘고 있다. 노동계는 뜨거운 하투를 예고하고 있다. 한나라당과 정책연대를 했던 한국노총까지 최근 미국산 쇠고기 수입과 관련해 정부에 등을 돌렸다. 서울광장에 이어 전국적으로 촛불집회와 촛불행진이 확산되는 것은 정부에 대한 불만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정책연대하던 한국노총도 등 돌려 교육정책에 대한 시장의 평가도 그다지 좋다고 할 수 없다. 학생·학부모·교사 등 교육의 수요·공급자 누구도 만족시키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교육만족 두 배, 사교육비 절반’이라는 모토가 무색할 지경이다. 사교육비는 줄어들기는커녕 오히려 들썩이고 있다.1·4분기 사교육비는 전년 대비 15.7%나 급증했다. 이대로 가다가는 사교육비가 절반으로 주는 게 아니라, 거꾸로 두 배로 늘어날 것이라고 우려한다. 한국교총은 “총론에는 찬성하지만, 각론은 잘못됐다.”고 평가한다. 충분한 의견수렴을 거치지 않은 ‘밀어붙이기’ 정책이라는 반발이다. 실제로 이명박 정부는 대통령직 인수위 시절부터 혁명적인 교육정책을 숨가쁘게 쏟아냈다. 영어몰입교육은 해프닝으로 끝났지만, 영어공교육 강화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자율형 사립고로 대표되는 고교다양화 300프로젝트, 대입자율화 3단계 조치,4·15 학교자율화, 교육정보 공시제 등이 모두 초반에 발표됐다. ●교과부에서 교육정책 주도를 이처럼 다양한 대책이 나왔지만, 결국 자율과 경쟁을 통해 교육의 질을 높이고 사교육비를 줄이겠다는 게 핵심이다. 하지만 현재까지는 부정적인 평가가 압도적으로 우세하다. 한국교총 김동석 대변인은 “청와대가 아니라 교과부가 중심이 돼서 교육정책을 추진해야 한다.”면서 “지금처럼 제대로 주워담지도 못하면서 내던지듯 정책을 추진하는 것은 일선 현장의 혼란만 가중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교조 한만중 정책실장은 “이명박 정부의 교육정책은 절대 다수의 의견을 무시하고 강행하는 대운하사업과 비슷하다.”면서 “정책 입안단계부터 교육수요자의 의견을 수렴해야 100일간 겪은 혼란을 그나마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국정 조정 - 초기대응 못하는 관계장관회의 ‘뒷북’ 새 정부 출범 전까지 세종로 중앙청사 국무위원 식당에서는 매주 월요일 오전 7시 조찬을 겸한 국정현안정책조정회의가 열렸다. 총리가 주재하는 이 자리엔 주요 장관들이 참석, 각종 현안과 경제·사회 동향에 대한 정보를 공유했다. 가벼운 토론은 물론 부처 의견도 조율했다. 따라서 대부분의 현안에 대해 초기 단계부터 부처간 손발을 맞추기 쉬웠고, 대응책도 신속하게 마련할 수 있었다. ●축소된 총리실 정책조정 기능 상실 그러나 새 정부 출범 뒤 총리실이 정책조정 기능을 상실하면서 이 회의는 자취를 감추었다. 각종 현안 관련 관계장관회의는 대부분 사태가 무르익을 시점에 열렸고,‘뒷북치기’와 미봉책만 양산했다. 총리실의 한 국장급 간부는 “광우병 파동이나 유가 폭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같은 핵심 현안들은 초기 대응이 필수적인데 현재의 회의시스템은 대부분 사후약방문식”이라고 꼬집었다. 실제로 유가 폭등과 관련, 정부는 지난달 28일 연 긴급 관계부처장관회의에서 ‘맹탕대책’만 쏟아내 국민들을 실망시켰고, 이내 청와대의 질책이 쏟아졌다. 회의를 주재한 한승수 총리로서도 전날 국무회의에서 “유가정책을 전면 재검토하겠다. 각 부처에선 실효성 있는 모든 대책을 마련해 오라.”고 지시한 터라 체면만 구긴 꼴이 됐다. 이와 관련, 사회부처의 한 간부는 “만약 매주 현안회의를 열어 총리 책임하에 부처 장관들이 사태의 심각성을 공유하고, 그에 맞는 대책을 하나씩 찾았으면 지금처럼 여론으로부터 뭇매를 맞지는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 총리는 최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관계장관회의를 수시로 소집하고 있다. 앞으로도 주요 정책에 대한 부처간 이견을 사전에 조율해 나가겠다.”며 이같은 우려를 부인했다. 하지만 이는 총리의 생각일 뿐이다. ●국정현안정책조정회의 부활 시급 총리실의 한 핵심 간부는 “현재 수시 관계장관회의 시스템 하에선 부처간 사전조율 및 초기대응이 불가능하다.”고 잘라 말한다. 긴급회의의 성격상 초기단계의 사소한 현안을 올리기 어렵다는 것. 반면 “정례회의 시스템 하에선 장관들이 보고 또는 토론할 거리를 마련해 오고, 그 과정에서 사소한 현안까지 자연스럽게 초기대응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정 혼란을 줄이기 위해선 국정현안정책조정회의 부활이 시급하다.”면서 “회의가 정례화되면 현안에 대한 총리의 조정력과 부처 장악력도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경제 - 성장·고용·물가 낙제점… MB노믹스 ‘구멍 숭숭’ ‘MB노믹스(이명박 경제철학)’가 깊은 수렁 속을 헤매고 있다. 취임 100일을 맞은 ‘이명박호’의 경제성적표는 낙제점 투성이다. 경제지표만 암울한 게 아니라 서민 체감경기는 더욱 냉골이다. 고유가와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부실사태 등 대외 악재가 일차적 원인이지만, 정부의 잘못된 예측과 민생을 외면한 경제정책 등이 결정적 단초가 됐다. ●‘MB물가지수´ 52개품목 관리 실패 주요 경제지표 가운데 성장, 물가, 고용, 경상수지 어느 것 하나 나아진 게 없다. 올 1·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지난해 4·4분기에 견줘 0.7% 오르는 데 그쳤다.2004년 4·4분기 이후 가장 낮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올해 국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5.0%에서 4.8%로 수정했다. 금융연구원과 LG경제연구원도 각각 4.8→4.5%,4.9→4.6%로 전망치를 내렸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올 하반기 성장률이 예상보다 0.8%포인트나 낮은 3.8%까지 추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물가도 악화일로다.5월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전년동월보다 4.9% 급등했다.6년 11개월 이래 가장 높은 증가폭이다. 생활물가지수는 5.9%나 폭등했다. 정부가 52개 품목에 대한 ‘MB물가지수’를 만들고 집중 관리해 왔지만, 약발이 먹히지 않았다. 고용마저 뒷걸음질치고 있다. 전년동월 대비 신규 일자리 수 증가 규모는 3월 18만 4000명,4월 19만 1000명으로 두 달 연속 20만명을 밑돌았다. 정부가 제시한 연간 60만개 새 일자리 창출은 물론 올해 정부의 수정 목표치인 28만개에도 한참 모자라는 규모다. 정부는 올해 경상수지 적자도 4월까지의 누적 적자폭과 비슷한 70억달러 수준을 예상하고 있다. ●경유쓰는 서민층 지원대책 필요 ‘비즈니스 프렌들리(친 기업적)’를 표방하며 출자총액제한제도 폐지, 금산분리 완화 등 대기업에 우호적인 정책을 폈지만 논란의 불씨를 남겨주고 있다. 서민 경제를 살리겠다는 MB의 공언과는 지향점이 다른 정책이기 때문이다. 경제상황이 악화된 것은 외생변수가 나빠진 데서 원인의 대부분을 찾을 수 있겠지만 대응이 미흡했다. 경유값이 휘발유값을 추월해 큰 타격을 입은 화물업자 등 서민층의 반발을 달랠 뾰족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한반도 대운하 사업 역시 여론을 무시한 채 추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반발을 사고 있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제언 - “경제총괄기능 일원화로 성장·물가 균형잡아야” 이명박(MB)대통령의 경제 100일에 대한 경제전문가들의 평가는 ‘평점 이하’다. 국제 유가 상승 등 세계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성장 위주의 정책을 고집하다가 고(高)물가의 부작용만 키웠다는 것이다. 컨트롤 타워 부재와 시장주의 철학의 빈곤 역시 시장의 혼선을 부추겼다는 평가다. 따라서 앞으로는 단기적인 성과에 급급하기보다 성장과 물가 사이의 균형을 이룬 상태에서 잠재성장력을 확충하고, 경제 조정 역할을 재정립해 일관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지적한다. 일부 경제라인 교체 등 인적쇄신도 주문했다. ●고유가 시기, 성장보다 안정 우선 LG경제연구원 송태정 연구위원은 “‘747 공약’ 등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는 목표를 설정한 것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동안 침체돼 있던 경제성장률을 공격적으로 높이겠다는 자세는 높게 살 만하다는 것이다. 다만 “장기적으로 성장 중심으로 가는 것은 옳지만 대내외 상황을 감안했을 때 단기적으로는 안정에 무게 중심을 뒀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잠재성장력 확충이라는 장기 전략은 맞지만 유가 상승 등 대외적 악재에 안정이 아닌 성장으로 대처하는 단기 전술은 맞지 않다는 것이다. ●인위적 관치는 불확실성만 양산 홍익대 전성인 교수는 “자원배분을 시장에 맡기는 신자유주의적 시장경제를 운운하면서 실제로는 관치에 의한 구태를 재연하고 있다.”면서 “이 둘은 양립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시장에 불확실성만 양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인위적인 물가 관리를 위해 이른바 ‘MB지수’까지 만들었지만 이는 수요 공급에 따라 물가가 결정되는 시장경제 원리에 맞지 않으면서 시장이 우왕좌왕하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말한다. 메가뱅크 논쟁 등 조정 정책의 부재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삼성경제연구소 황인성 수석연구원은 “환율과 금리 문제에서 한국은행과 기획재정부가 여과 없이 다른 이야기를 하는 등 컨트롤 타워의 조정 역할 부재로 시장에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고 꼬집었다. ●시장원리에 맞는 인적쇄신 필요 그렇다면 앞으로의 대안은 성장과 안정의 균형을 되찾는 것이다. 황 수석연구원은 “3분기까지 환율과 금리 정책을 인위적으로 조정하지 않고 시장에 맡기면 하반기 들어 환율과 물가 등이 하향 안정화될 것”이라면서 “이후 잠재성장력 확충을 위한 각종 규제 완화와 기업 투자활성화 방안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해도 늦지 않다.”고 조언했다. 한성대 김상조 교수(경제개혁연대 소장)도 “당장의 7% 경제성장 목표를 포기하는 등 경제 정책의 방향이 성장보다 안정 쪽으로 선회해야 한다.”면서 “이같은 시그널을 국민들과 시장에 보내야 고환율 정책에 따른 물가 상승 등의 난맥상을 헤쳐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 조정정책의 확립 역시 중요한 과제다. 전성인 교수는 “경제정책 총괄 기능을 재정부 장관이나 청와대 경제수석 등 한 쪽으로 일원화해야 한다.”면서 “경제 관료들 역시 시장주의 원리에 맞춰 스스로 변화해야 하고, 그게 불가능하다면 인적 쇄신이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 이영표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프로 10년 노하우로 스카우트 거듭납니다”

    프로농구 동부의 양경민(36)이 전력분석원 겸 스카우트로 새출발한다. 동부 구단은 2일 현역에서 은퇴한 양경민과 스카우트로 1년 계약을 했다고 밝혔다. 용산고 출신인 양경민은 중앙대 시절 김영만(국민은행 코치), 김승기(동부 코치) 등과 함께 농구대잔치를 빛냈다. 졸업 뒤 실업 삼성전자를 거쳐 98년 트레이드로 나래(현 동부)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한 그는 정교한 3점슛과 끈적한 수비로 소속 팀의 정규리그 3차례 및 챔피언결정전 3차례 우승에 큰 힘을 보탰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 24경기에 출전해 평균 4.3점에 0.75개의 리바운드를 잡아낸 양경민은 올해 자유계약선수(FA)가 됐지만 소속 구단과 재협상에 실패한 뒤 은퇴를 결정했다. 양경민은 구단을 통해 “은퇴에 대해 아쉬움이 많지만 새로운 일에 빨리 적응하도록 노력하겠다.”면서 “10년간 프로에서 배우고 느낀 점을 활용해 팀 전력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씨줄날줄] 촛불의 미학/노주석 논설위원

    “심지에 불을 붙이면/그때부터 종말을 향해/출발하는 것이다. 어두움을 밀어내는/그 연약한 저항/누구의 정신을 배운/조용한 희생일까. 존재할 때/이미 마련되어 있는/시간의 국한을/모르고 있어 운명이다. 한정된 시간을/불태워 가도/슬퍼하지 않고/순간을 꽃으로 향유하며….”황금찬 시인의 ‘촛불’이다. 시인이 노래한 것처럼 촛불은 자신의 몸을 불살라 순간을 비춘다는 점에서 희생을, 바람이 불면 출렁일 만큼 연약하지만 쉽게 꺼지지 않는다는 점에서 저항을, 여럿이 모여 어둠을 밝힌다는 점에서 결집을 각각 의미한다. 촛불문화제로 시작됐던 서울의 촛불집회가 길거리 시위로 번진 지 오늘로 9일째를 맞았다. 부산·광주 등 지방에도 요원의 불길이다. 프랑스의 사상가이자 시인인 가스통 바슐라르는 ‘촛불의 미학’에서 불꽃이 우리에게 상상을 강요한다고 했다. 불꽃의 몽상가가 불꽃을 향해 말한다면 그는 자신에 대해 말하는 것이고, 그는 시인이라고 했다. 그렇다. 촛불은 불꽃의 찬란함과 빛의 아름다움을 남기며 꿈꾸다가 서서히 꺼져 가는 존재이다. 요즘 밤거리에서 외치는 젊은이들의 손에 들려 있는 촛불은 70,80년대 독재자와 싸우던 젊은이들의 손에 들린 화염병이나 돌과 다르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협상 무효를 외치는 젊은이들의 손에 들린 촛불은 시위문화의 성숙함을 나타낸다. 또 저항의 상대방이 우리 사회 내부에 있지 않고 외부에 있다는 점을 반영한다. “저 재를 넘어가는 저녁 해의 엷은 광선들이 섭섭합니다/어머니 아직 촛불을 켜지 말으셔요/…이윽고 하늘이 능금처럼 붉어질 때/그 새 새끼들은 어둠과 함께 돌아온다고 합니다….”라고 신석정 시인은 속삭였다. 비록 시인의 소박하고 순수한 삶에 대한 한 조각의 비늘일 뿐이지만 촛불이 미치지 못하는 ‘어둠의 저 편´에 대한 두려움을 담고 있다. 촛불집회를 주최하는 측에서는 미국 부시 대통령이 방한하는 7월까지 촛불시위를 이어 나갈 예정이라고 한다. 공자는 “지나친 것은 미치지 못한 것과 같다.”고 했다. 소멸함으로써 빛나는 촛불의 순수함을 부디 잊지 말았으면 한다. 노주석 논설위원 joo@seoul.co.kr
  • [HAPPY KOREA](1부) 마을만들기 날개를 달아라 4.소득기반 강화 마을 찾아서

    [HAPPY KOREA](1부) 마을만들기 날개를 달아라 4.소득기반 강화 마을 찾아서

    한반도 남단 끝자락에 자리잡은 한적한 시골마을에서 의미있는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살기좋은 지역만들기’ 사업을 계기로 전남 장흥군 장평면 우산마을 주민들이 지분을 투자해 영농법인을 만든 뒤 그 안에서 이뤄지는 다양한 마을사업에 공동 참여하는 것. 영농법인은 여러 개의 알토란 같은 계열사를 거느린 지주회사인 셈. 이에 따라 주민 전체가 주주이자 직원인 이른바 ‘마을주식회사’가 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향후 농촌 경쟁력 확보를 위한 대안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도 관심이다. ●단순 아이디어에서 출발한 새 소득기반 우산마을 주민들은 지렁이 브랜드화를 핵심사업으로 여긴다. 마을 중심에 위치한 장평초교는 1990년대 초 폐교된 이후 방치되다 2005년 ‘지렁이 생태학습장’으로 탈바꿈했다. 당시 군청이 학교 부지를 매입한 뒤 ‘지렁이 박사’로 통하는 진병교씨에게 임대한 것. 지금은 연간 체험방문객만 5000여명에 이르는 ‘명물’로 자리잡았다. 진씨는 생태학습장에 대한 소유권 등을 영농법인에 넘기고,‘월급 사장’ 역할을 맡기로 했다. 진씨는 “소득을 높이는 방안을 찾는 것 못지않게 소득이 고루 분배될 수 있는 수단을 찾는 것도 중요하다.”면서 “주민들 역시 참여의 길이 마련되자, 다양한 연계사업도 자발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주민들은 볼거리 강화를 위해 생태학습장에 ‘지렁이 박물관’과 ‘친환경 농산물 판매장’ 등을 추가 설치한다. 방문객들을 위한 대규모 숙박시설을 짓는 대신, 주민들의 집을 개량 한옥으로 모두 교체할 예정이다. 한옥에는 민박으로 활용할 수 있는 ‘게스트룸’ 설치가 의무화돼 있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연계사업 장흥군은 산지가 많아 전남·북을 통틀어 소를 가장 많이 사육한다. 당연히 배설물 처리문제가 처치곤란한 상황이다. 하지만 우분을 지렁이 배설물이 섞인 ‘분변토’로 바꿀 경우 폐기물이 친환경 퇴비로 각광받을 수 있다. 자연생태계 복원이라는 부수적인 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 이에 따라 주민들은 올 초 지렁이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분변토 생산을 위해 6600㎡의 부지를 확보했다. 이는 연간 2000t의 우분으로 400t의 분변토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분변토 20㎏의 시세가 8000∼1만원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연간 1억∼2억원의 소득을 올릴 수 있다. 김병선 마을만들기추진위원장은 “마을 전체 농경지를 화학비료 대신 분변토를 활용하는 친환경 농업단지로 만들 계획”이라면서 “쌀과 채소 등 주요 친환경 농산물에 대해서는 영농법인을 통해 공동으로 생산·판매하는 체제로 전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작지에 대한 재발견, 꿩먹고 알먹고 주민들은 그동안 거들떠 보지 않았던 마을 뒷산 등에 2006년부터 생약초 재배단지를 조성했다. 이를 통해 지금까지 25㏊ 부지에 도라지·결명자·오가피·더덕·오디 등을,10㏊ 부지에 장뇌삼을 각각 심었다. 이르면 내년부터 수확이 본격화된다. 실제 가장 먼저 수확이 이뤄지는 오디의 경우 올 한 해 총 매출액만 2억여원으로 예상된다. 주민들이 보유하고 있는 논·밭 등 기존 경작지가 100㏊ 정도였음을 감안하면 고부가가치의 경작지가 35%가량 늘어나는 자산 증가 및 생산성 향상 효과를 발휘하고 있는 셈. 특히 생약초 재배는 영농법인에서 추진하는 사업인 만큼 땅을 내놓은 주민은 임대료, 노동력 등을 제공하는 주민은 품삯, 영농법인에 지분 참여한 주민은 배당 등 다양한 형태로 골고루 수익을 올릴 수 있다. ●개인의 한계, 공동체의 힘으로 극복 농촌 마을 대부분이 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침체의 늪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개인의 노력으로 마을 전체를 바꾸기에는 역부족이다. 반면 우산마을의 영농법인은 마을을 구성하는 6개 자연부락 147가구,284명의 주민들이 연계해 생산요소 투입량을 늘려 이익을 키우는 ‘규모의 경제’ 효과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위험은 줄이고 수익은 높이려고 분산 투자하는 주식시장의 ‘포트폴리오’ 전략처럼 소득원도 다양화하고 있다. 또 주민 대부분이 은퇴 연령층에 해당하지만, 남부럽지 않은 회사의 주주이자 직원으로 참여할 수 있는 길도 열었다. 운영수익의 일부는 공동기금으로 축적돼 시설 등에 재투자하는 선순환 효과도 기대된다. 김 위원장은 “개인의 한계는 공동체의 힘으로 보완하고, 개인의 능력은 공동체를 통해 발휘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장흥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시엘과 헤어지는 하루

    시엘과 헤어지는 하루

    눈이 번쩍 떠졌다. ‘시엘 목욕시켜야 해.’ 아침햇살이 창을 열고 들어왔다. 캣타워 위에서 잠자던 시엘이 부스럭대는 소리에 귀찮다는 듯 게슴츠레 눈을 반만 뜬 채 ‘일어났냐?’ 인사한다. 다가가 쓰다듬어 주자 그르릉, 좋다며 몸을 뒤집는다. 어제 신랑이랑 다듬어 짧아진 털이 파마라도 한 듯 곱슬곱슬하다. 오늘 시엘과의 마지막 목욕을 준비한다. 먼저 욕실로 가 넓은 대야에 따뜻한 물을 받았다. 몸을 잔뜩 움츠린 시엘이 도망갈 궁리에 눈을 굴린다. 일단 문부터 꼭 닫은 나는 고양이 전용 샴푸와 린스로 신랑과 함께 시엘을 목욕시켰다. 털을 닦을 땐 변기 뚜껑을 내리고 그 위에 올려 닦는데, 4년 동안 그렇게 했더니 이젠 스스로 뚜껑 위에 올라가 내 어깨에 안기려 한다. 수건으로 갓난아기 감싸듯 시엘을 감싸 안고 궁둥이를 톡톡 두드리며 나왔다. “시엘, 수고했어. 우리 예쁜 아기.” 인터넷 카페를 통해 시엘의 분양 글을 본 나는 광주까지 내려가 시엘을 데려왔다. 고양이에 관한 책을 세 권이나 사 읽고 필요한 용품을 미리 사놓는 등 만반의 준비를 마친 후였다. 시엘은 집으로 오는 내내 이동장 안에서 잠만 잤다. 그 후로 4년이란 시간이 흘렀다. 그동안 시엘은 아기를 낳고, 중성화 수술을 했다. 그러는 동안 새침하고 낯가림 심하던 녀석이 이젠 낯선 손님이 와도 ‘넌 누구냐’라는 눈빛으로 멀뚱히 쳐다만 본다. 나 역시 4년이란 시간 동안 신랑을 만나 결혼을 하고, 개똥이(태명)를 가졌다. 4년 내내 곁에 머물며 고양이를 사랑하는 법을 가르쳐주던 시엘을, 감히 생각지 못했던 시엘과의 이별을 난 오늘 하려 한다. 날이 무척 화창했다. 시엘을 보내기 위해 인천행 버스를 기다리는 내내 마음이 뒤숭숭하다. 그런 내 마음을 아는지 신랑이 손을 꼭 잡아준다. 인천행 버스는 의외로 빨리 왔다. 봄 햇살이 샛노랗게 버스를 채웠다. 시엘은 나랑 처음 만났을 때처럼 잠을 자고 있다. 워낙 조용하고 얌전하지만 눈치 하나는 백단이라 목욕이나 외출하려 움직이면 바로 침대 밑에 숨어 드라이기를 들이대기 전까진 절대 나오지 않는다. 그렇게 영리한 눈치백단 시엘은 소풍이라도 가는 줄 알고 쿨쿨 늘어지게 자고 있다. 바보 시엘. 창 밖을 보다 문득 아전인수란 말이 생각났다. 혹시 모를 아토피 때문에 고양이를 다른 곳으로 보내라는 산부인과 의사가 내게 한 말이다. 집으로 돌아오는 내내 눈물을 줄줄 흘렸다. 개똥이도 내 새끼이고 시엘도 내 새끼인데, 뭐가 아전인수란 말인가. 게다가 고양이와 아기의 동거생활을 하는 사람도 많은데. 그 말의 근본적 오류는 시엘을 가족으로 보지 않는 시선에서 출발한다. 그런 말을 듣고도 시엘을 보낼 수 없어 한동안 무척 힘들었다. 시엘과 헤어지기 위함이 아닌 함께 살기 위한 방법을 찾다 문득 시댁어른들의 반대와 고양이를 보낼 수 없는 나 사이에서 힘들어하는 신랑을 봤다. 원래 고양이를 싫어하던 신랑이었는데, 사랑하는 사람이 좋아한다는 이유로 고양이와의 동거를 받아줬다. 나보다 시엘을 더 좋아해 아빠라고, 애묘가가 아니면 비웃는 호칭을 스스로에게 붙이기도 했다. 어쩌면 나보다 더 마음 아파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임신한 내가 스트레스 받을까봐 내색도 못하고 힘들어하는 신랑을 보며 너무 내 생각만 했구나 싶어 마음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임신을 하고 시댁의 강요로 고양이를 분양 보낸다는 사람들의 글을 많이 접했었다. 그럴 때마다 난 그들을 비난했었다. 그런데 어느 날 아기가 생겼고, 내 신체뿐 아니라 많은 것이 바뀌었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는 동안 목적지에 도착했다. 버스에서 내려 시엘 새 엄마를 기다렸다. 10여 분이 지났을까? 시엘 새 엄마가 될 사람이 신호등을 건너며 헤헤 인사한다. 얼굴 가득 담긴 미소가 참 예뻐 보였다. 그냥 보낼 수 없다며 들어와 주스라도 한 잔 하고 가라기에 사양 않고 따라갔다. 무거운 배를 안고 헉헉거리며 도착한 집은 원룸에 아늑했다. 앉자마자 시엘을 이동장에서 꺼냈다. 놀란 눈으로 나와 방을 번갈아보더니 자기 영역이 아님을 알고는 곧장 저자세로 구석진 곳을 찾아 숨어 들어갔다. 집을 찬찬히 둘러봤다. 시엘이 좋아하는 창가에 화초가 가득이다. ‘저 화초들, 시엘이 다 뜯어먹을 텐데…, 말할까 말까.’ 냉장고를 열어 간식으로 가득한 박스를 열곤, 시엘이 어떤 걸 좋아하냐고 묻는다. ‘간식은 일주일에 한 번 이상 주면 뚱뚱해지고 이까지 상해 안 좋은데…, 말할까 말까.’ 이것저것 다 괜찮은데도, 말해주고 싶은 것투성이다. 이제 가야 하겠구나, 물 먹은 엉덩이를 살짝 움직이며 반이나 남은 주스를 두 입에 나눠마셨다. 목구멍이 부은 듯 넘어가지 않는 주스를 꾸욱 눌렀다. 나갈 때까지 시엘은 구석진 곳에서 나오지 않았다. 억지로 시엘을 꺼내 사진 한 장을 찍었다. 시엘 새 엄마가 옆에서 부담 갖지 말고 연락 자주 하라며 자신도 그럴 거라고 했다. 참 고마운 사람이다. 버스를 기다리며 강아지를 안고 있는 아이들을 본다. 동물을 대하는 아이들을 보면 간혹 참 잔인한 경우가 많다. 길고양이들에게 아무렇지 않게 돌을 던지고 송곳으로 찌르며 괴롭힌다. 자신보다 약한 생명을 돌보기보단 지배하는 법부터 배우는 아이들은 참 가엽다. 우리 개똥이는 생명을 사랑할 줄 아는 아이였으면 좋겠다. 고양이를 비롯한 자연과 대화하는 법, 그리고 사랑하는 법을 난 개똥이에게 가르쳐주겠다. 시엘이 내게 그랬던 것처럼. 글·사진 박재희 자유기고가   월간 <삶과꿈> 2008년 6월호 구독문의:02-319-3791
  • [고유가 쇼크 비상구 없나] (하) 절약이 살 길

    [고유가 쇼크 비상구 없나] (하) 절약이 살 길

    수급의 불균형에서 발생하는 고유가 문제는 공급(생산량)을 늘리거나 수요(사용량)를 줄여서 해결하는 수밖에 없다. 그러나 생산량, 즉 석유의 매장량은 한계가 있고 수요는 경제의 성장과 비례해서 늘어나게 된다. 새로운 유전을 계속 발굴하지 않는 한 고유가는 쉽게 해결할 수 없는 문제인 것이다. 결국은 대체 에너지원을 개발하는 한편 에너지 소비의 효율을 높여서 수요를 최대한 억제하는 것이 최선의 해결책이다. 과거처럼 ‘무조건 아끼자.’는 게 아니라 정부와 기업, 그리고 일반 시민들이 함께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소비를 줄이는 에너지 정책의 전환이 필요하다. 특히 시민들의 자발적인 ‘착한 소비’를 유도,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동시에 환경 문제도 풀어 가는 게 궁극적인 대안이라는 지적이다. 유가가 배럴당 130달러 이상 폭등하는 데도 우리의 에너지 위기 인식은 상대적으로 취약하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006년 1인당 전력소비량은 7191㎾로 전년보다 4.5% 증가했다. 처음 7000㎾를 넘었을 뿐 아니라 10년 만에 1.8배나 증가했다. 그동안 산업 고도화가 상당히 진행되고, 과거보다 에너지 효율이 높아졌다는 점을 감안하면 증가 수치가 상당한 셈이다.2006년 국내 전력소비량 역시 전년보다 4.9% 늘어난 34만 8719GW로 집계됐다. ●에너지 효율 높여 수요 최대한 억제 가구당 자가용 승용차도 2006년 0.7대로 전년보다 0.02대 많아졌다.90년 0.17대에 불과했던 것이 2000년 0.54대로 두 집에 한 집꼴로 자가용을 사더니 이제는 10가구 중 7가구가 자가용 승용차를 보유하게 됐다. 에너지 효율화를 측정하는 기준인 에너지 원단위(총에너지 투입량을 국민총생산으로 나눈 값)는 97년 0.382에서 2003년 0.351로 개선됐다. 그러나 미국·일본 등 선진국에 비해서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온실가스 배출 비중도 1.7%로 이탈리아 등과 함께 세계 10위다. 결국 규모에 비해 에너지 소비가 많은 경제 구조를 지니고 있다는 뜻이다. 전문가들은 자원 개발 등 공급 확대도 중요하지만 에너지의 씀씀이를 줄이는 게 궁극적인 대안이라고 말한다. 공급 확대만으로는 에너지 확보나 환경 문제에 대처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LG경제연구소 이광우 선임연구원은 “결국 ‘절약’이 고유가 위기를 넘어서는 최고의 방법”이라면서 “절약을 무조건 강조하기보다는 절약을 많이 한 기업에는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민간의 경우 가격 정책 등을 통해 소비 감소를 유도하는 방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과거처럼 규제 일변도가 아닌 시장 친화적인 절약 정책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이 연구원은 이어 “국내 산업은 전기, 화학 산업이나 물류·운송 등 교통 분야의 비중이 높은 고 에너지 소비 구조”라면서 “장기적으로 산업 구조를 서비스업 중심으로 바꾸면서 사회적인 에너지 부담을 줄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3중창·부분냉난방 등 외국 사례 도입 국민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궁극적인 대안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대표적인 모범 사례는 이웃나라 일본. 일본 정부는 과거 1∼2차 오일쇼크를 겪으면서 기업은 물론 사회 전 분야에 걸쳐 에너지 저소비형이 되도록 지속적으로 관리해 왔다. 일본의 전기요금은 우리나라보다 30∼40% 정도 비싸다. 이를 통해 개인과 기업의 에너지 소비를 억제하고, 에너지를 많이 쓰는 5000여개 기업의 에너지 절약 상황을 정부 차원에서 관리하고 있다. 그 결과 에너지 원단위가 세계 최저 수준인 0.106(2003년 기준)에 불과하고, 효율성 면에서 우리나라의 3배나 된다. 삼성경제연구소 이원희 수석연구원은 “규제와 인센티브 제공이라는 에너지 절약 정책은 전자는 기업의 부담이, 후자는 국민 세금의 부담이 늘어난다는 단점이 있다.”면서 “일본의 경우 에너지 절약이 잘 되는 것은 시민들이 효율 높은 기기를 쓰고 절약 정신이 몸에 밴 덕분인 만큼, 정부는 시민들의 참여를 유도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에너지시민연대 이버들 정책차장은 “우리나라는 2중창이 일반적이지만 독일은 3중창을 법적으로 의무화하고, 일본은 중앙냉난방 위주인 우리와 달리 부분냉난방 시스템을 활용하고 있다.”면서 “국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외국의 사례를 도입하고 법제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에너지의 ‘윤리적인 소비’를 유도하는 것 역시 대안으로 제시했다. 이 정책차장은 “우리 사회가 이미 다원화·민주화된 만큼,‘새마을운동’ 식의 강압적인 방식으로는 에너지 절약을 이끌어 내기 어렵다.”면서 “10여년 전 유럽에서 시작했던 것처럼 ‘절약은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후세에 대한 도덕적인 기부’라는 당위성을 강조한다면 시민들이 더욱 적극적으로 동참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백열등→형광등… 전력 70%까지 아껴 2000원대를 훌쩍 넘어 버린 휘발유 가격에 기름 넣기가 겁난다. 기름값과 전기료를 아끼기 위해 가정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을 알아 보자. ●시동 걸 때 가속페달 밟지 않아야 유류 절약을 위한 운전 수칙은 ▲기어변속 가능한 한 빨리하기 ▲관성을 이용한 정속 주행하기 ▲교통흐름 주시하기 ▲급제동 또는 급가속, 급출발하지 않기 ▲일정 타이어 공기압 유지하기 ▲불필요한 공회전 금지 등이다. 특히 중요한 것은 시동을 걸 때나 시동 직후에 가속 페달을 밟지 않아야 한다. 가속 페달을 밟는다고 시동이 잘 걸리는 게 아니며 연료만 낭비할 뿐이다. 내리막 길에서 가속 페달을 밟지 않으면 연료 소모를 줄일 수 있고 불필요한 짐을 싣지 않는 것도 도움이 된다. 전기 제품은 꺼져 있지만 전원에 연결돼 있으면 전기가 흐른다. 에너지관리공단에 따르면 이런 대기전력은 전체 전력량의 10%를 차지한다. 에너지시민연대에 따르면 대기전력만 잘 차단해도 한 가정에서 연간 3만 3000원, 전국적으로 4620억원을 아낄 수 있다. 전원 차단 기능이 있는 멀티탭을 쓰는 것도 한 방법이다. 대기전력을 최소화한 제품에는 에너지절약마크가 붙는다. 제품을 살 때 에너지절약마크나 에너지소비효율등급이 높은 제품을 사는 것이 좋다. 냉장고의 경우 에너지소비효율등급 1등급 제품을 사면 35∼40%가 절약된다. 백열등 대신 전구형 형광등을 쓰면 최대 70%까지 전력 소비를 줄일 수 있다. 형광등은 백열등에 비해 수명이 8배나 길다. 기존 형광등을 교체할 때 고효율 형광등을 써도 20∼35% 절전이 가능하다. 가스불을 쓸 때 그릇은 가스불 가운데에 오게 하고 조리 불꽃이 그릇 밑판을 벗어나지 않아야 열 손실이 적다. 조리 그릇이 작으면 가스불도 줄이는 것이 좋다. ●에어컨 필터 2~3주에 한번 청소 바깥 온도와 실내 온도가 5도 이상 차이 나면 자율신경에 문제가 생긴다. 여름철 실내 적정온도는 26∼28도다. 에어컨은 약하게 틀고 선풍기를 함께 틀면 냉방 효과가 훨씬 높아진다. 에어컨 1대는 선풍기 30대의 전력을 쓴다. 에너지시민연대에 따르면 에어컨으로 실내온도를 1도 낮추기 위해서는 7%의 에너지가 더 쓰인다. 에어컨 필터를 2∼3주에 한번 정도 청소하면 효율이 5% 높아진다. 겨울철 실내 적정온도는 18∼20도. 내복을 입고 보일러도 자주 청소해 줘야 효율성이 높아진다.10월부터 3월까지 난방온도를 1도만 낮추면 가구당 3만 962원, 전체 가구에서 4600억원을 절약할 수 있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서울광장] 대선 승리의 정치로 돌아가라/김인철 논설위원

    [서울광장] 대선 승리의 정치로 돌아가라/김인철 논설위원

    이게 아닌데/사는 게 이게 아닌데/이러는 동안/어느새 봄이 와서 꽃은 피어나고/(중략)/그러면서 사람들은 살았다지요 (김용택의 ‘그랬다지요’) 그렇다. 개인사라면 ‘이게 아닌데’ 하면서도 팔자니 운명이니 하면서 그저 살아가는 게 인생이다. 그러나 국가지대사는 그게 아니다.‘이게 아닌데’라는 국민들에게 그저 참으라고 강요할 수도 없고, 또 참지도 않는다. 대통령 지지도는 곧 민심이다. 취임한 지 100일도 안 돼 20%대로 추락한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은 많은 국민들이 ‘이게 아닌데’라며 고개를 외로 젓고 있음을 방증한다. 정치의 요체는 국민의 마음을 편하게 하는 것. 배 부르고 등 따스하니 임금이 누군지 내 알 바 아니라던 요순시대가 최고의 태평성대였다지 않은가.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조건 고시니 광우병위험물질(SRM)이니 하는 낯선 말들을 어린 학생들이, 아이 업은 주부들이 입에 올리는 현실은 아무래도 ‘이게 아닌데’다. 왜일까. 미덥지가 않아서다. 경제를 살려줄 것이라던 기대,‘잃어버린 10년’보다는 나은 세월이 올 것이라는 기대가 실망과 불만으로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기저에는 청와대와 내각의 무능력과 무책임, 무소신에 대한 분노와 실망감이 자리잡고 있다. 새 정부는 지난 3개월여동안 경제는 물론 정치, 외교, 통일, 교육 등 제반 분야에서 정부와 국민간, 당·정·청간, 부처간 이견을 조율하고 통합해 강력하고 일관성있게 정책을 추진해 나간다는 믿음을 주는 데 실패했다. 경쟁 국가들의 맹추격과 고령화로 인해 이번 5년이 선진국으로 진입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진단한 것은 옳았지만 현행 내각과 청와대 참모들은 우리를 선진국으로 견인할 것이라는 믿음을 주기에 역부족이었다. 미 쇠고기 파동과 유가 급등의 회오리 속에 국무총리나 기획재정부 장관, 청와대 경제수석 등 그 누구도 조정과 통합의 리더십을 보여주지 못했다.0교시 부활에 국민 모두 환영할 줄 알았다던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은 ‘특별보조금 파문’으로 국민을 한번 더 분노케 했을 뿐이다. 북한 식량지원을 둘러싼 부처간 엇박자 역시 통일외교안보분야 컨트롤타워의 부재를 엿보게 했다. 인적 쇄신이 제기되는 이유다. 사사건건 타이밍도 놓쳤다. 쇠고기협상을 한·미정상회담 직전 타결한 것은 미국의 환심을 사기 위해 서둘러 양보하고 부실협상을 했다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했다. 쇠고기 관련, 대통령 담화도 성난 민심을 달래기엔 미흡했다. 청와대나 내각의 정무적 판단이 문제라는 지적이 나오는 게 당연한 일. 정치는 타이밍이다. 새 정부 역시 ‘잃어버린 5년’으로 평가받지 않으려면 내달 3일 출범 100일을 심기일전의 전기로 삼야야 한다. 인적 쇄신, 특히 국민과 소통하고 민심을 헤아릴 줄 아는 인사들의 중용이 그 출발점이다. 대통령이 진정 국민과 소통하겠다면, 탈여의도정치에 집착한 결과 정치가 실종되고 국민과의 불화가 빚어졌다는 지적에 귀 기울여야 한다. 이제 이명박 대통령 만들기에 앞장선 대선 주역들을 국정운영의 전면에 내세울 때가 됐다고 본다. 대통령의 국정 철학을 잘 알고 공감하며, 충성심을 갖춘 그들은 멀리해야 하는, 납덩이처럼 무거운 마음의 짐이 아니라 정치적 자산일 수 있다.5개월전 531만표라는 역대 최다표차로 승리를 안겼던 그들에겐 민심과 여론을 읽고 대처할 힘이 있지 않겠는가. 김인철 논설위원 ickim@seoul.co.kr
  • [사설] 미 쇠고기 수입 고시 이후가 더 중요하다

    정부가 미국산 쇠고기 수입 위생 조건을 담은 장관 고시를 발표함에 따라 촛불 시위 등 미 쇠고기 수입 재개를 둘러싼 논란이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LA 갈비와 내장 등 부산물을 포함한 미 쇠고기가 4년 6개월여만에 다시 수입되기 때문이다. 국민들은 언제 발생할지 모를 광우병 위험으로부터 건강을 지켜야 하고, 축산 농가들은 값싼 미 쇠고기와 경쟁해야 하는 힘겨운 상황을 맞게 됐다. 정부가 고시 발표를 강행하자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중대 결심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히는 등 파장이 쉽게 가라앉을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 이른바 쇠고기 정국이 18대 국회에서도 이어질 경우 한·미 FTA 비준과 경제 회생 등을 위한 민생 법안 처리가 계속 늦춰지는 상황이 재연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새로운 수입 위생 조건만으로는 광우병 불안을 잠재우는 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장관 고시는 4월18일 끝난 한·미 쇠고기 협상에 비해 다소 진전된 내용을 담고 있다. 하지만 검역 주권을 확실히 보장받았다고 평가하기에는 미흡하다는 점을 누차 강조하고 있다. 따라서 정부는 고시 발표가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는 각오로 새출발해야 한다. 국민 건강을 지키기 위해 모든 행정력을 총동원해야 한다.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생하면 즉각 수입을 중단하는 모습을 행동으로 보여 국민에게 믿음을 줘야 한다.20개월 미만에 한해 수입하고 있는 일본의 제도가 미국과의 협상에서 유지될 경우 이를 무기로 미국을 압박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학교, 병원, 군부대 등 집단 급식소에 납품되는 미 쇠고기는 전수 검사를 의무화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 원산지 표시 대상 업소가 대폭 확대되는 만큼 지도·단속 인원이 모자라지 않는지 점검하는 것은 기본이다. 한우의 가격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유통 구조를 대대적으로 혁신하는 등 축산 농가의 피해를 줄이는 방안은 지속적으로 찾아야 한다.
  • 마잉주 타이완 총통 “양안관계 새 장 열겠다”

    ‘양안 관계 개선’과 ‘경제회복’을 내세운 타이완 국민당의 마잉주( 馬英九·57)총통 정부가 20일 공식 출범했다. 8년 만에 정권교체를 이룬 마 총통은 이날 취임사에서 중국과의 관계 개선과 이를 통한 양안 경제협력 강화에 많은 부분을 할애했다. 그는 중국 정부에 “평화 공존의 새 장을 여는 데 힘을 합치자.”고 제안했다. 쓰촨성 대지진을 언급하며 타이완과 중국이 같은 민족이라는 점을 강조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그는 “타이완 국민들은 중국이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고 AP,AFP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해빙 무드는 진작부터 조성됐다. 지난 3월 마 총통의 당선 이후 양국 고위급 지도자들간의 교류가 속속 이뤄지고 있다. 지난달 샤오완창(蕭萬長)부총통과 롄잔(連戰)국민당 명예주석이 잇따라 후진타오(胡錦濤)국가주석을 만났으며, 우보슝(吳伯雄) 국민당 주석도 후 주석의 초청으로 26일 중국을 방문한다. 타이완도 대지진 발생 직후 직항기를 통해 구호물품을 전달하며 민족애를 과시했다. 지난 18일에는 마 총통과 부인 저우메이칭 여사가 이재민 성금 모금 캠페인에 자원봉사자로 직접 출연해 눈길을 끌었다. 출발은 좋지만 마 총통 정부가 앞으로 풀어야 할 현안은 만만치 않다. 양안 경제교류의 확대는 원하지만 정치적 독자성은 훼손받지 않으려는 국민들의 요구를 어떻게 충족시킬지가 가장 큰 고민이다. 마 총통은 타이완 독립을 고집한 민진당과 달리 양안 관계의 원칙으로 ‘통일도 안 하고, 독립도 안 하고, 무력도 동원하지 않는´ 이른바 ‘3불(不)정책’을 선언했다. 자신의 임기 안에는 중국과 통일 협상을 벌이지 않겠다고도 약속했다. 마 총통의 이른바 ‘633플랜’의 실현 여부도 관심사다. 중국과의 직항(通航)·통상(通商)·통신(通郵)등 ‘3통(通)정책’을 통해 ‘경제성장률 6%,8년 내 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4년 내 실업률 3% 이하’를 달성하겠다는 목표가 집권 초기 제대로 방향을 잡지 못할 경우 마 총통 정부는 위기에 내몰릴 수 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사설] 국민 기대 걸맞는 국정쇄신안 나와야

    오늘 이명박 대통령과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가 만난다. 온 나라를 들썩거리게 한 미국산 쇠고기 협상 파문 이후 민심을 살피고 국정 쇄신안을 논의하는 자리다. 이번 여권 수뇌부 회동이 국정혼선을 바로잡고 새 출발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이 대통령은 어제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서 선진국으로 가기 위해“갈등과 대립에서 벗어나 통합과 상생의 길로 나서야 한다.”고 역설했다. 여기에 누가 토를 달겠는가. 그러나 그러려면 선행조건이 충족돼야 한다. 청와대와 정부, 한나라당 등 여권이 먼저 변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 이 대통령에 대한 국정지지도가 30%를 밑돌고 있지 않은가.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국정쇄신이 긴요한 이유다. 우리는 그 모범답안은 이미 나와 있다고 본다. 청와대 스스로 제기한 자성론과 한나라당에서 흘러나온 갖가지 민심수습안이 그것이다. 이 대통령은 얼마 전 국가조찬기도회에서 “더 낮은 자세로 국민과 소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한나라당도 청와대에 정책특보를 신설하고 책임총리제를 강화하는 한편 실무급 당정회의를 정례화하는 방안을 마련했다고 한다. 청와대의 일방통행식 국정운영을 지양하고 정책 수립·집행 과정에서 국민 여론을 적극 수렴하겠다는 얘기라면 환영할 일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구호가 아니라 실천이다. 언필칭 ‘섬기는 정부’를 내세우면서도 충분한 대 국민·대 야당 설득 노력없이 강행해 역풍을 맞은 쇠고기 협상 파동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는 뜻이다. 특히 국민과의 소통 실패라는 자성론이 빈말이 안되려면 인사쇄신으로 국정쇄신의 첫단추를 꿰어야 한다. 영어 오역으로 구설에 오른 쇠고기 협상 책임자를 경질하는 정도에 그치지 말고 보다 과감한 인사로 심기일전하란 얘기다. 무엇보다 이 대통령은 승자독식의 유혹을 떨쳐내고 한배를 탄 박근혜 전 대표 측부터 포용해 정국안정을 기해야 할 것이다.
  • “서영은표 슬픈 발라드 들려드릴게요”

    “서영은표 슬픈 발라드 들려드릴게요”

    ‘희망 건전가요’에 잘 어울릴 것 같은 맑은 목소리의 주인공 서영은(35). 그가 6개월 만에 새 앨범을 내고 팬들 곁으로 돌아왔다. 모두 5곡이 수록된 이 앨범은 지난 2월 자궁근종 수술의 아픔을 딛고 난 뒤 처음 발표한 것이어서 한층 의미가 크다. “그동안 밝은 노래들로 저를 기억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데뷔 초엔 ‘그 사람의 결혼식’ 같은 슬픈 발라드 곡도 많이 불렀어요. 이번엔 색다른 분위기로 변화를 주고 싶었습니다. 타이틀곡인 ‘굿바이’에서는 데뷔 이후 처음으로 남자 가수인 한경일과 듀엣곡도 불렀어요.” 하지만 재즈가수로 출발해 지난 1998년 가요계에 데뷔한 그의 이름을 알린 것은 바로 드라마 ‘눈사람’의 삽입곡 ‘혼자가 아닌 나’다. 이후 그녀는 ‘천사’‘웃는 거야’‘완소그대’ 등을 잇달아 히트시키며 인기가수 반열에 올랐다. “‘혼자가 아닌 나’ 이전엔 제 목소리가 밝은 노래에 어울린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어요. 심지어 그 곡은 녹음할 때 지우고 싶었죠. 하지만 그 노래 부르기를 유독 좋아하던 열한살 꼬마가 뇌종양이 거의 완치됐다는 소식을 듣는다거나 자살을 생각했던 사람이 희망을 얻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다시 한번 마음을 다잡게 됐죠.” 밝고 긍정적인 노래들을 부르며 비로소 무대에서 팬들과 소통하는 법을 알았다는 서영은. 지난해 그가 불러 크게 히트시켰던 노래 ‘완소그대’는 팬들에게 바치는 독백이기도 하다. “소속사의 실수(?)로 새신랑에게 부르는 곡으로 알려졌지만, 사실은 팬들에 대한 마음을 담은 곡이에요. 노래 가사처럼 ‘작은 눈에 둥근 몸매’를 지닌 제가 시각적인 만족을 주는 가수는 아니잖아요. 저를 보고 행복해하는 팬들이 저에겐 완전 소중한 존재죠.” 올해로 데뷔 11년을 맞은 서영은. 스스로 뒤늦게 ‘인정’을 받은 늦깎이 가수라고 소개한 그는 앞으로도 큰 욕심을 부리지 않겠다고 한다.“좋은 노래를 부르면 대중은 언젠가는 반드시 알아 준다는 사실을 늘 가슴에 새기고 있습니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내가 도움되는 팀에서 뛰겠다”

    “내가 도움되는 팀에서 뛰겠다”

    “나를 원하고 내가 도움이 되는 팀으로 가고 싶습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미들즈브러(이하 보로)에서 방출된 ‘라이언 킹’ 이동국(29)이 14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며 새 출발을 다짐했다. 이동국은 “프리미어리그에서 뛴 기간은 소중한 경험이 됐다. 최선을 다했기에 실패의 시간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며 “프리미어리그는 상당한 스피드와 파워를 필요로 했는데 내 장점을 못 보여줬다.”고 아쉬워했다. 이동국은 또 “일본 J-리그 팀에서 영입 제의가 왔는데 여러 방면으로 생각하고 있다.”면서 “신중하게 결정할 것이며 벤치에 머물지 않고 내 실력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J-리그 다섯 팀으로부터 영입 제의를 받은 것으로 알려진 그는 일단 국내 복귀보다는 J-리그로 이적하는 데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로 돌아올 경우에는 보로에 완전 이적된 상태였기 때문에 이적료는 발생하지 않으며 포항과 우선 협상해야 한다. 앞서 보로 홈페이지는 “이동국과 가이즈카 멘디에타를 방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가레스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이동국은 그가 의도했던 만큼 능력을 발휘하지 못했다.”고 방출 이유를 밝혔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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