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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중당→‘진보당’으로 새출발...새 대표 김재연 전 의원

    민중당→‘진보당’으로 새출발...새 대표 김재연 전 의원

    민중당이 진보당으로 이름을 바꾸고, 상임대표로 김재연 전 의원을 선출했다. 21일 진보당은 전날 전국 동시 당직 선거와 당명개정 투표를 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61.1%의 투표율로 끝난 당직 선거에선 김 대표를 포함해 김근래 조용신 윤희숙 일반공동대표, 김기완 노동자민중당 대표, 안주용 농민민중당 대표 등이 차기 지도부로 선출됐다. 김 대표(39)는 19대 총선에서 통합진보당 비례대표로 원내에 진출했지만, 2014년 헌법재판소가 통진당 해산을 결정해 의원직을 잃은 바 있다. 김 대표는 “새 시대를 여는 대안 정당, 대중적 진보정당으로 진보 집권의 새날을 열어가겠다”라고 말했다 동시에 진행된 당명개정 투표는 88.3%의 찬성으로 통과됐다. 이에 따라 민중당의 이름은 약 2년 만에 사라졌다. 민중당은 2017년 10월 통합진보정당을 기치로 새민중정당과 민중연합당이 합당해 출범했다. 주요 당직자의 출신 때문에 통진당의 후신이라는 시선을 받았다. 민중당은 20대에서는 김종훈 전 의원이 원내에 있었지만, 재선에는 실패했다. 이어 21대 총선에서는 이정희 전 통진당 대표의 지지 연설에도 비례대표 선거에서 1.05%를 득표해 국회의원을 배출하지 못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캠퍼스 밖 총여 2막, 성평등 응원하다

    캠퍼스 밖 총여 2막, 성평등 응원하다

    “대학 내 제도 변혁을 위한 이슈 파이팅에 더불어 20대의 섹슈얼리티 문제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20대 페미니스트 그룹으로, 대학의 경계를 가로질러 ‘총여 정치의 2막’을 열고자 합니다. 학생 사회에서 소멸하고 있는 대안 세력으로서, 누구도 시작한 적 없는 새로운 운동을 만들어 갑니다.” 지난해 9월 혐오와 차별이 없는 ‘새로운 대학’을 건설하기 위한 목적으로 탄생한 범대학 페미니스트 공동체 ‘유니브페미’의 소개글이다. 이 단단한 선언은 유니브페미가 지향하는 목표이자 대학을 평등한 공간으로 바꾸겠다는 의지 그 자체다. 각 대학의 내부가 아닌 대학 밖에서 페미니스트들이 연대할 수 있는 공동체가 탄생한 건 공교롭게도 대학이 생각만큼 평등한 공간이 아니기 때문이다. 2018년 여러 대학에서 총여학생회가 줄줄이 폐지되는 가운데 대학 내 페미니스트들은 공격의 대상이 됐고 여성주의 활동 역시 위축될 수밖에 없었다. 단과대 여학생위원회나 여성주의 학회 등 풀뿌리 조직의 활동도 타격을 입었다. 그럼에도 대학에서 여성 정치와 페미니즘에 대해 이야기하는 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 활동가들은 대학 안에서 활동하기 어렵다면 대학 밖에서 비슷한 고민을 하는 사람들과 손을 잡으면 된다고 생각했다. 학내에서 고립된 페미니스트들을 잇는 구심점인 유니브페미가 탄생하게 된 배경이다. 대학 내 성평등 제도화와 20대 페미니스트 정치 세력화를 꿈꾸고 있는 유니브페미의 노서영 대표와 윤김진서 집행위원장을 만났다. 총여학생회 재건, 첫 단추를 끼우다2018년 미투 운동에도 총학생회 팔짱만 낀 채 방관 -유니브페미를 창립하게 된 배경에 대해 설명해 주세요. 노서영 2018년에 대학 내에서도 미투 운동이 있었는데 그 당시 총학생회의 학생 대표자들이 당당하게 아무것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것을 보고 당시 제가 다니는 학교에서 총여학생회(총여)를 재건해 보자는 운동을 펼치게 됐어요. 총여 새 회장을 뽑자고 제안했는데 오히려 총여를 폐지하자는 총투표가 열렸고 그 결과 우리 학교에서 총여가 폐지됐어요. 우리 학교뿐만 아니라 다른 학교에서 활동하고 있던 총여도 똑같은 형태로 총투표를 통해 폐지되는 일이 지난해까지 이어졌죠. 총여만 폐지된 것이 아니라 대학에서 활동하는 페미니즘 모임이나 여학생위원회, 성평등위원회 등도 영향을 받았어요. 이후 대학 내에서 페미니스트에 대한 낙인이 더 심해졌어요. 자연스럽게 학내 세력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주변 학교에 연대 요청을 하기도 하고 같은 위기를 겪고 있던 학교와 함께 대안을 만들면서 네트워크를 확장해 나갔어요. 처음으로 학교 바깥의 페미니스트들과 직접적으로 만난 계기였죠. 학교에서 물리적인 공간을 빼앗기고 쫓겨난 상황에서 학교 바깥에서 대학 페미니즘 운동을 이어 갈 수 있는 구심점을 만들어 보자는 이야기가 나왔어요. 그 결과 지난해 9월 뜻있는 사람들이 모여 유니브페미를 창립하게 됐습니다. 윤김진서 유니브페미는 회원제로 운영하고 있고 현재 회원은 170여명이에요. 자격 조건을 따로 정해 두지 않아서 재학 여부나 성별에 상관없이 대학 페미니즘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입할 수 있습니다. -단체를 창립할 때 설정한 목표는 무엇이었나요. 노서영 총여가 받았던 비판 중 하나는 학적부상 여성만을 위한다는 점에서 편향적이라는 것이었어요. 유효하지 않은 비판일 때도 있었지만 한편으로는 페미니스트 내부 혹은 총여 활동가들 사이에서도 진행된 고민이었죠. 총여를 쇄신하려면 학적부에 근거하지 않고 가령 회원제를 운영한다든지 아니면 학생회의 일원으로서 성별에 상관없이 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다든지의 고민을 이어서 해 보자는 생각을 했어요. 돌이켜 보면 총여가 최근에 했던 활동들은 학적부상 여성에게만 해당하는 사업들은 아니었거든요. 학내 성평등한 분위기를 어떻게 만들 것인지에 대해 더 집중했고, 학내 소수자들의 사안에 가장 열심히 연대했던 단위였어요. 그간 총여가 존재해야 하는 필요성에 대해 설명할 기회조차 얻지 못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유니브페미를 통해 그런 고민을 해 보고 싶었어요. 쫓겨난 사람들이 서로 기대고 연대하는 것에서 시작해서 결국 우리가 계속해서 학내 사안에 목소리를 내고 다시 학생 사회에서도 지지를 얻어 갈 수 있는 페미니즘 정치를 펼쳐 보고 싶습니다.페미니스트들, 학교 밖에서 뭉치다서울 43개大, 성평등 현황 23가지 조사 ‘전무후무’ 유니브페미는 창립 이후 1년이 채 되지 않았지만 다양한 활동을 펼쳐 왔다. 대학 내외부에서 발생하는 여러 페미니즘 이슈에 연대의 목소리를 내고 각 대학의 총학생회 선거 때에는 후보들의 공약이 얼마나 성평등한지 점검하고 있다. 그 가운데 유니브페미가 가장 집중했던 프로젝트이자 구성원들도 주목할 만한 성과로 꼽는 것은 ‘대학 성평등 지수 프로젝트’다. 2016년 강남역 살인사건과 2018년 대학 미투, 불법촬영 규탄 시위 등을 지나오면서 페미니스트들은 끊임없이 성평등한 대학을 요구해 왔지만 기존 대학 평가 항목 중 성평등과 관련한 지표가 하나도 없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프로젝트다. -지난해 12월 ‘서울 소재 4년제 대학 성평등 제도 현황 연구 보고서’를 공개하셨죠. 노서영 교육부에서 매년 대학 평가 공시 자료를 내는데 기껏해야 교수 성비랑 반성폭력 필수 교육 이수율 정도만 공시하거든요. 그 외에는 전혀 알 수 없죠. 보고할 의무도 없고요. 대학 내 인권센터를 비롯해서 성평등 관련 제도 현황을 파악해 보자는 생각에서 각 대학에 정보공개를 청구하거나 학교 당국이나 총학생회에 직접 문의하는 방식으로 객관적인 통계 정보를 모아 보고서를 작성했어요. 지난해 9월부터 약 두 달간 서울 소재 4년제 43개 대학의 성평등 관련 23가지 제도 현황에 대한 연구를 조사했습니다. 대학 내 성희롱·성폭력 전담기구의 독립성, 전임교수 중 여성 비율, 강의평가 시 성인지 감수성 항목, 필수 정규 교과목으로서 인권 및 젠더 강좌 개설 여부, 성중립 화장실 설치 유무 등을 조사하고 각 대학의 종합 순위를 매겼어요. 윤김진서 처음엔 목표를 원대하게 잡아서 전국 대학의 현황을 조사하고 싶었는데 저희가 전문 연구 인력이 아니다 보니 역량적으로 부족해 서울로 한정해서 조사를 하게 됐죠. 그래도 유의미하다고 생각한 건 이걸 통합적으로 조사한 기록이 이전에 한 번도 없었다는 점이에요. 온라인 속 페미니즘, 목소리를 내다온라인 플랫폼, 신고 시스템 갖춰야 여성혐오 줄 것 유니브페미가 올해 집중할 사업의 키워드로 꼽은 건 ‘온라인 공간에서의 페미니즘’이다. 유니브페미는 지난 4월 대학생들이 많이 사용하는 온라인 익명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 ‘n번방’ 사건 피해자들에 대한 2차 가해 게시물이 올라오고 있지만 이를 방치하는 회사 측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에브리타임 내 여성 혐오는 도를 지나칠 정도로 심각하다. 코로나19 사태 초기에는 중국인 여학생을 대상으로, 숙명여대 트랜스젠더 합격자 입학 포기 사건 당시에는 페미니스트들을 향한 혐오 발언이 쏟아졌다. -온라인 커뮤니티 내 여성 혐오가 왜 이렇게 심해진 걸까요. 노서영 생각해 보면 대학에 공론장이 없다는 것을 문제의 원인 중 하나로 꼽을 수 있을 것 같아요. 대학이라는 공간을 같이 쓰는 사람들이 어떤 사안에 대해 터놓고 이야기하고 문제를 함께 해결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런 환경이 전혀 마련돼 있지 않아요. 그런 상황에서 온라인은 유일하게 대화의 형태를 띤 논의를 할 수 있는 공간처럼 여겨지죠. 오프라인에서 공론장의 역할을 기대할 수 없게 된 상황에서 온라인 공론장이 활성화된 가운데 익명성이 더해지면서 사태가 심각해진 것 같아요. -에브리타임 측에는 어떤 사항을 요구했나요. 윤김진서 혐오 표현을 제재할 수 있는 플랫폼 내 자체 윤리규정을 만들라고 요구했어요. 현재 에브리타임 내 신고 시스템이 있기는 하지만 기계적이거든요. 신고 누적 수가 많으면 해당 게시물이 삭제되고 또 신고 건수가 너무 많으면 계정이 정지당하는 정도예요. 기계적으로 숫자가 많아서 글이 삭제되는 것이 아니라 내용에 따라, 예를 들면 성차별적이거나 혐오 표현이 포함돼 있을 때 삭제되는 시스템을 충분히 구축할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노서영 저희가 에브리타임의 행태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했을 때만 해도 ‘n번방’ 사건이 이슈화된 직후라서 이에 대한 2차 가해 게시물이 정말 많이 올라왔어요. 그런데 이게 어떤 사람을 특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현행법상 명예훼손죄나 모욕죄로는 처벌할 수 없고 저희 역시 ‘게시물을 올린 작성자를 바로 감옥에 보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게 아니에요. 2차 가해 게시물이 계속 양산되는 데에는 온라인 플랫폼의 책임이 있고 최소한 제대로 된 신고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는 거죠. 에브리타임 이용자 수가 약 440만명이에요. 최소한 이용약관 등에 해당 커뮤니티가 어떤 공간을 지향하고 이를 위해서는 무엇을 지켜야 하는지 명확하게 명시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을 했습니다.유니브페미, 그들만의 생존 전략은전국 단위 활동으로 페미니스트 네트워크 구축할 것 대학에서 총여 재건 운동에 참여했었던 두 사람은 ‘괜히 나섰다가 총여 폐지나 시켰다’는 비난을 들었던 적도 있었다. 죄책감이 들었지만 그보다는 책임감이 더 컸다. 대학 밖의 페미니스트들을 연결할 수 있는 단체를 만들고 대학 페미니즘 활동을 계속 이어 갈 수 있게 해야겠다는 목표가 지금의 유니브페미를 만들었다. 두 사람은 유니브페미는 “대학 안에서만 활동하기에는 너무 외롭고 동료가 충분치 않아 대안적인 공간을 필요로 한 페미니스트들의 요구에 응답한 결과”라고 말했다. “한 번 응답을 했으니 어쨌든 끝까지 해 보겠다”는 이들의 다짐이 가볍게 들리지 않았다. -유니브페미의 운영진으로서 앞으로 바라는 점이 있다면 어떤 것인가요. 윤김진서 ‘대학 페미니스트들의 단체’라는 대표성을 가지고 싶어요. 그런 맥락에서 장기적으로는 유니브페미가 전국 단위가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요. 단체의 물리적인 활동 반경을 넓히고 싶은데 생각만큼 쉽지 않더라고요. 지난 2월 서울에서 정기총회를 할 때도 전북대 페미니스트 네트워크 운영위원들이 왔었는데 그분들이랑 ‘앞으로 자주 만나요’ 했는데 각자 학교 다니느라 그 이후로는 못 만났어요(웃음). 이런 부분을 해소할 수 있는 대안을 열심히 탐색해 봐야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노서영 단체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내부적으로 토론을 많이 하고 있어요. 상근 체계나 회원 체계를 좀더 잘 구축했으면 좋겠다는 욕심도 있고요. 앞서 말씀드린 대학 온라인 커뮤니티 문제는 전국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이걸 기점으로 전국 페미니스트들이 연대하는 계기를 만들었으면 좋겠어요. 저희의 숙명과도 같은 페미니스트 간 네트워킹을 잘 하고 단체의 안팎을 단단히 다지는 한 해로 만들고자 합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황규관의 고동소리] 언론으로부터의 자유

    [황규관의 고동소리] 언론으로부터의 자유

    1960년대에 시인 김수영이 언론의 자유에 대해 예민했다는 건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특히 문학인들이 언론자유에 대해 타협적인 태도를 취하는 것을 사정없이 질타했으며 만일 문학단체들이 만들어져 어떤 목소리를 내야 한다면 “우선 이 ‘완전한 언론자유’에의 진취가 지고목표”여야 한다고 말하기까지 했다. 언론자유의 바탕에는 표현의 자유가 있고, 언론자유는 강력한 비판의 역할을 했기 때문에 독재정권은 언론자유를 억압해야 했다. 이런 배경 때문에 언론자유 문제는 민주주의의 정도를 평가하는 척도 역할을 해 온 것이다. 우리의 언론자유는 최근까지도 문제가 됐다. 이명박 정부 시절부터 언론자유가 심각하게 위협받았기 때문이다. 그 당시 언론자유 지수가 곤두박질친 것은 그 생생한 예이기도 하다. 하지만 무엇보다 언론에 대한 이명박의 가장 큰 업적(?)은 언론 자체를 상품으로 만든 일이라 하겠다. 종합편성채널(종편)이라고 부르는, 목소리만 큰 방송들은, 사실 정치적 입장 차이를 떠나서 우리 사회를 ‘정치적 소음’으로 오염시킨 주범이다. 그리고 그 출발 테이프를 이명박이 끊어 준 것이다. 그들의 ‘정치적 소음’을 기점으로 해서 언론의 언어가 급속도로 타락한 것은 움직일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다가 결국 언론이 사건의 진실 ‘따위는’ 내팽개친 지점까지 왔다. 언론은 지금 당장 감정적으로 소비되는 언어를 생산하고 있을 뿐이다. 여기에는 더 큰 사회적 배경이 도사리고 있다. 그것은 바로 디지털 기술의 개인화이다. 우리나라에 스마트폰이 도입되기 시작한 것도 공교롭게 이명박 정부 시절인데, 2009년에 애플의 아이폰이 국내에 처음 출시됐다. 물론 스마트폰의 등장이 이명박의 공이나 잘못일 리 없다. 달리 보면 이명박은 이러한 사회적 배경을 이유로 언론을 언어 상품의 공장으로 만든 것일 수도 있다. 소셜미디어는 언론자유를 더 확대시킨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이명박, 박근혜 정부 시절에도 소셜미디어에서 집회 소식을 알리거나 정치적 의견을 마음껏 표출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런저런 작은 해프닝이 없었던 게 아니지만 말이다. 특히 그 당시 트위터는, 예를 들면 고립된 노동자들의 투쟁 소식을 실시간으로 알리는 매체가 되기도 했다. 가급적 140자 안에 메시지를 욱여넣어야 했기에 언어들은 나날이 강렬해졌고 그만큼 자극적으로 변했다. 새로운 디지털 환경은 언론의 소비자였던 사람들을 언론의 생산자로 극적으로 탈바꿈시켰으며, 나아가 언론의 생리마저 바꿔 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새로운 디지털 환경은 매 순간 ‘혁신’을 단행하고 있는데 그것은 인공지능의 능력이 데이터의 증가에 비례해 폭발적으로 커지기 때문이다. 이제 인공지능은 어떤 내용의 기사 또는 포스팅을 써야 ‘좋아요’와 클릭 수가 증가하는지 알고 있다고 한다. 달리 생각하면 언론도 이제 보이지 않는 인공지능의 알고리즘에 휘말려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가까운 예로, 이용수 할머니의 기자회견 이후에 벌어진 ‘정의연’에 대한 언론의 속도전을 들 수 있을 것이다. 언론의 속도전이 어제오늘 일이 아니긴 하지만, 속도를 빠르게 하기 위해 정확성이나 신중함을 내다 버리는 상황까지 온 것이다. 그런데 이런 현상은 사회적 이슈가 터질 때마다 되풀이될 모양새다. 문제는 클릭 수만 좇는 기사가 인공지능에 되먹임되고, 그것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소비되면서 한 번 더 증폭된다는 점이다. 언어가 상품이 된 것은 기정사실이다. 언어가 상품이 된 현실은, 문학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이제 문학 언어마저 작가 자신의 고유한 경험과 사유에서 발생한다고 말하기 힘들게 됐다. 상품으로서 떠다니는 언어를 채취하는 게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만일 문학이 언어마저 상품이 된 현실과 싸우지 않는다면, 이제 언어로 사랑을 말하거나 꿈을 꾸는 것도 끝난 것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그러고 보면 문학 고유의 언어를 해체하려고 했던 그동안의 이런저런 시도들은 다 계획이 있었던 것 같다. 언어가 상품이 되는 흐름을 저지할 마지막 보루가 사실상 문학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따라서 지금은 진실이 아니라 클릭 수를 좇는 언론이 문학의 가장 큰 적으로 대두했다. 이제 ‘언론자유’에 대한 김수영의 말은 수정돼야 할 것 같다. 만일 문학이 어떤 목소리를 내야 한다면 ‘언론으로부터의 자유’가 돼야 한다고 말이다. 이것이 오늘날 문학의 새로운 윤리 아닐까.
  • 丁총리 “전남이 혁신성장 출발점 되길”

    丁총리 “전남이 혁신성장 출발점 되길”

    새 먹거리 창출 등 ‘10대 혁신’ 선포 남북관계 악화로 광주 방문 계획 취소정세균 국무총리가 17일 전남 영광을 찾았다. 영광군 대마면의 ‘전남 e모빌리티 규제자유특구’에서 열린 600억원대의 신규 투자 협약식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코로나19 사태로 대구에 상주한 것을 빼면 취임 이후 첫 지방 방문으로 정치권의 주목을 받았다. 노사정 대표자회의를 이끄는 정 총리는 당초 광주에도 들러 지역 시민단체와 오찬 간담회를 갖고 광주 금호고속을 찾아 노사정 협력의 중요성을 피력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북한의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청사 폭파로 긴장이 고조되면서 광주 일정은 취소됐다. 총리실 관계자는 “광주 지역 시민단체 간담회에서 대구 코로나19 사태 때 광주시민들이 지역연대와 협력의 ‘달빛동맹’ 정신을 보여 준 데 대해 감사의 뜻을 전할 계획이었다”며 아쉬움을 피력했다. ‘전남 e모빌리티 규제자유특구’는 지난해 7월 지정 이후 2023년까지 e모빌리티 핵심 거점으로 운영된다. 이번 협약을 통해 2023년까지 5개사가 643억원을 투자하고 238명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총리실은 밝혔다. 정 총리는 축사에서 코로나19 위기 극복과 경제 활성화 지원을 위한 ‘규제혁신 10대 어젠다’를 선포했다. 원격교육·바이오헬스 등 비대면산업 활성화, 가상현실·로봇·인공지능·미래차 등 4차 산업혁명 시대 새로운 먹거리 창출, 해외 진출 기업의 국내 복귀와 공유경제 활성화 등 기존 산업 경쟁력 강화, 스마트도시·규제자유특구 등 지역전략산업 육성 등이다. 정 총리는 “혁신을 가로막는 낡고 불필요한 규제는 과감히 없애 기업이 창조적 파괴를 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겠다”며 “전남 규제자유특구 투자협약식이 혁신성장의 출발점이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세종 박찬구 선임기자 ckpark@seoul.co.kr
  • 자연과 인간의 합작품

    자연과 인간의 합작품

    이탈리아 토스카나 주, 발도르차 평원. 푸르른 대지는 부드러운 능선을 이루며 파도처럼 넘실댄다. 하늘을 찌를 듯한 사이프러스 나무가 줄지어 서 있다. 언덕 꼭대기엔 중세풍의 집 한 채. 이런 전원 풍경을 보고 ‘이탈리아를 제대로 여행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친퀘첸토라고 부르는 작은 클래식카를 타고 달렸다. 세상에 나온 지 50년 된 이탈리아 차는 고약한 기름 냄새를 풍기고 오르막길마다 덜덜거렸지만 달리는 덴 문제가 없었다. 신형 마세라티나 페라리보다 이런 낡은 차가 더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피렌체에서 출발하는 당일치기 투어를 활용해도 되지만, 100㎞나 이어지는 거대한 발도르차 평원을 자유롭게 누리기 위해선 렌터카가 필수다. 포도밭과 올리브밭은 긴 드라이브를 하나도 지루하지 않게 만드는 마력이 있다. 아무리 봐도 피곤하지 않은 색깔이 있다면 자연 그대로의 초록색일 것이다. 해발 300~700m 정도 되는 구릉 지역 꼭대기엔 성곽 형태로 세워진 작은 도시들이 있다. 그중에서 인구가 천명도 안 되는 피엔차라는 도시에 멈추었다. 골목 담장 위에 걸터앉았다. 푸르른 평원이 한 폭의 대형 그림처럼 펼쳐졌다. 새빨간 해가 자취를 감추며 대지를 황금빛으로 물들이는 순간은 황홀 그 자체였다. 안개가 내려앉은 아침은 몽환적인 분위기가 나서 포토그래퍼들이 가장 선호하는 시간대라고 한다. 6월이면 더욱 환상적이다. 지중해에서 불어오는 온순한 바람에 청보리가 흔들리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제 아무리 단단하게 닫힌 마음이라도 스르르 열려버리고 만다. 매일 이런 그림 같은 풍경 속에 잠들고 깨어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자연이 스스로 빚은 아름다운 풍경을 태어날 때부터 누리는 것이야말로 진짜 금수저라고 믿었다. 이곳 사람들은 삭막한 인공구조물에 지쳐 수백 만원을 들여 달려온 나 같은 사람의 마음을 알까? 발도르차 평원은 유네스코가 선정한 문화유산이다. 자연유산이 아닌 건, 아름다운 풍경을 조성하기 위해 자연을 의도적으로 설계하고 개발한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르네상스 시대, 이탈리아인들은 황폐한 언덕을 그냥 두지 않았다. 포도와 올리브를 기르고 마을을 이뤄 광장을 내고 성당과 집을 지었다. 자연은 가꾸고 매만져야 하는 캔버스였다. ‘사이프러스 나무를 심고 그 사이에 흙길을 내볼까? 그 길의 끝엔 예쁜 집 한 채를 지어야지!’ 아마 이런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아름답기 위해선 여백이 있어야 하고, 지루하지 않으려면 오브제가 있어야 한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알았던 것 같다. 아름다움을 향한 열정은 온 대지에 남아 사람들을 감동시킨다. 발도르차 평원을 학문적으로 연구하는 사람들은 ‘인간이 중심이 되는 르네상스 시대의 정신을 반영했다’고 거창한 해석을 내놓는다. 하지만 그저 바라보기만 해도 행복한 풍경 앞에서 감탄 그 이상의 평가가 있을까 싶다. 수백년이 지난 지금, 발도르차 평원을 보며 아름다움을 부정하는 사람은 하나도 없으니 말이다.김진 칼럼니스트·여행작가
  • 0.001초 시간과 싸운다… 300㎞ 스피드에 홀린다

    0.001초 시간과 싸운다… 300㎞ 스피드에 홀린다

    코로나19로 세계 주요 모터스포츠 대회가 대부분 멈춰 선 가운데 한국에서 자동차 경주 대회가 무관중으로 열린다. 지난달 프로야구와 프로축구, 프로골프가 잇따라 개막해 ‘K베이스볼’, ‘K풋볼’, ‘K골프’의 위상을 세계에 알린 데 이어 ‘K레이싱’도 존재감을 과시하는 셈이다. 국내 최대 모터스포츠 대회인 ‘CJ대한통운 슈퍼레이스 챔피언십’(이하 슈퍼레이스)이 오는 20일 전남 영암 코리아인터내셔널서킷(KIC)에서 무관중으로 개막한다. 올림픽, 월드컵과 더불어 세계 3대 스포츠 이벤트인 포뮬러원(F1), 영화 ‘포드 V 페라리’로 알려진 르망24 내구레이스 등 세계 주요 모터스포츠 대회가 열리지 않아 자동차 경주에 목마른 팬들에게는 단비와 같은 소식이다. ●인제·용인 등 3곳서 총 4개 클래스 슈퍼레이스는 매년 4월 시작해 10월까지 9라운드를 치르지만 올해는 코로나19로 두 달이 미뤄진 끝에 8라운드만 열기로 했다. 영암 KIC, 강원 인제 스피디움 서킷, 경기 용인 에버랜드 스피드웨이 서킷 등 3곳에서 치른다. 총 4개의 클래스로 이뤄진 슈퍼레이스의 백미는 이 대회 최상위 클래스이자 2012년 국제자동차연맹(FIA)이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공인한 국제 ‘스톡카’ 경주 대회인 ‘슈퍼6000클래스’다. 2012년부터 한중일 3개국 서킷 대회를 연 뒤 스위스 국적의 알렉스 폰타나, 일본인 레이서 가게야마 마사미, 이데 유지, 야나기다 마사타카 등이 대륙을 오가며 참여해 왔지만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한 자가격리 문제 등으로 참가하지 못했다. 슈퍼레이스 관계자는 16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장차 독일 3대 명차 브랜드 벤츠, BMW, 아우디가 참여하는 독일투어링마스터즈자동차경주대회(DTM)와 일본의 대표적 메이저 자동차 경주 대회 ‘슈퍼 GT’의 위상에 견줄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1948년 창설된 ‘나스카’(NASCAR·미국스톡카경주협회) 대회는 오늘날 미국 최대 인기 프로스포츠인 미국프로풋볼(NFL) 다음으로 시청률이 높다. 미국 28개 도시에서 매년 2월부터 약 9개월 동안 총 36전이 열리는데 ‘데이토나 500’은 자동차 경주의 ‘슈퍼볼’로 불린다. 우리나라의 스톡카 레이스는 나스카에서 따왔다. 주최 측이 정한 부품 규정에 따라 조립해야 한다. 겉엔 양산차 모델인 도요타사의 GR 수프라의 카울을 씌운다. 속에는 436마력을 내는 GM사의 V8, 6200㏄ 8기통 엔진, 영국 브랜드 알콘사의 브레이크, 슈퍼레이스에서 자체 제작한 트랜스미션과 레이싱 전용 클러치를 탑재해야 한다. 하지만 차량 최소 무게는 1220㎏이라 엔진 스펙에 비해 빠른 속도로 달릴 수 있다. 내부에는 불이 났을 때 끄는 소화 버튼, 경주 도중 물을 마실 수 있는 튜브 등만 달려 있을 뿐 에어컨 등의 편의시설이 없다. 차량 성능은 대동소이하기 때문에 드라이버들끼리 순수 실력을 겨루는 장으로 볼 수 있다. 드라이버들은 최고 시속 300㎞/h가 넘는 속도를 제어하며 추월 시점을 정하는 동시에 시시각각 변하는 차량 내부의 온도, 오일 온도, 타이어와 브레이크의 마모, 앞뒤 스태빌라이저 관리 등 여러 가지를 예민하게 신경써야 한다. ●타이어는 예선~결승까지 수량 정해져 관건은 타이어를 아끼는 것이다. 다른 부품과 달리 타이어 제조사는 마음대로 선택할 수 있지만 웜업부터 연습주행, 예선과 결승까지 정해진 수량의 타이어를 사용해야 한다. 24대가 세 번의 예선을 통해 랩타임 순서대로 결승에서의 그리드(출발 지점)를 정한다. 예선에서 최단 시간 안에 최고 기록을 세워야 타이어 마모를 최소화할 수 있고 결승 때 조금 더 앞에서 시작할 수 있다. 자동차 경주 출발 그리드 제일 앞자리를 ‘폴 포지션’, 폴 포지션에서 출발해 레이스를 우승하는 것을 ‘폴투윈’이라고 한다. 매년 F1에서 폴투윈이 나올 확률은 50%에 육박한다. 앞에서 출발할수록 유리하다는 증거다. 더 많은 차를 추월해야 하면 배틀을 감수할 수밖에 없는데 충돌이 많을수록 사고가 날 확률이 높아져 완주를 하지 못하거나 완주를 해도 랩타임이 길어질 수밖에 없다. 결승은 한 바퀴를 돈 상태에서 시작하는 롤링스타트 방식으로 진행한다. 이때 관객들은 지그재그로 주행하며 타이어를 예열하고 타이어 접지력을 최대로 높이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각 라운드에서 1, 2, 3등을 한 선수들은 다음 라운드에서 핸디캡 웨이트 규정을 적용받아 각각 차량에 80kg, 40kg, 20kg의 납을 달아야 한다. 1000분의1초 차이로도 순위가 갈리기 때문에 다음 라운드에서는 의도적으로 하위 순위를 유지하며 무게를 빨리 덜어 내는 게 상책이다. 올해 슈퍼6000클래스는 사상 최초로 3연속 우승에 도전하는 디펜딩 챔피언 김종겸(29)과 이를 저지하려는 신예들의 구도로 이뤄져 있다. 최연소 나이로 슈퍼6000클래스에 데뷔하는 이찬준(18), 채널A ‘하트시그널’ 시즌1에 출연해 인기를 모은 서주원(26), 자동차 시뮬레이션 게임인 ‘심레이싱’ 대회에서 1등을 하고 지난해 슈퍼6000클래스에 데뷔한 이정우(25), 한국 최초로 F1 하위리그인 F2에서 뛴 문성학(30), 어린 시절 네덜란드로 입양돼 F3을 경험한 베테랑 최명길(35), 한국인 최초로 인디500에 도전했던 최해민(36) 등이 있다. 그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선수 중 한 명은 최광빈(22·CJ로지스틱스)이다. 중학교 때 우연히 F1 경기를 티브이로 본 뒤 카레이서를 꿈꾸게 된 그는 부모님을 1년 동안 설득해 카트로 카레이싱에 입문했다. 자동차전문대학에 진학했지만 정비 위주로 진행되는 수업에 회의감을 느끼고 대학을 중퇴한 뒤 공사장 막노동에 뛰어들어 아반떼를 샀다. 현대자동차가 주최하는 아반떼컵 1, 2, 3부 리그에서 최연소 우승을 거둔 뒤 지난해 GT1 시리즈에서 코스 신기록을 달성하며 곧바로 최상위 클래스로 올라왔다. 최광빈은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나는 바닥부터 한 계단씩 올라온 사람”이라며 “나를 포함한 새 얼굴들이 ‘고인 물’들을 대신해 세대교체를 이루겠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해 현대차가 좋은 차를 만들었음에도 월드랠리챔피언십(WRC)에서 외국인 드라이버를 내세워 우승했는데, 이제는 내가 우승하는 모습을 보여 드리겠다”고 기염을 토했다.●“카레이싱 묘미는 직관인데… 안타깝다” 슈퍼레이스를 소개하는 유튜브 콘텐츠 진행자로 활동하며 ‘레린이’(레이싱+어린이, 레이싱을 처음 알게 된 사람)에서 ‘레잘알’(레이싱을 잘 아는 사람)로 거듭난 전수형(31) 아나운서는 “카레이싱의 재미는 직관에 있는데 이번에는 무관중으로 치러져 너무 아쉽다”고 말했다. 슈퍼레이스의 지난해 경기당 평균 관중 수는 2만 2375명으로, 국내 4대 프로스포츠 가운데 최대인 야구(1만 120명)의 2배 이상이었다. 전 아나운서는 “여성분들이 처음에는 남자친구나 남편 손을 잡고 왔다가 막상 현장에 있으면 입장이 바뀐다. 타이어가 타는 냄새, 배기음을 내뿜으며 눈앞에서 차가 지나갈 때 흥분감을 느낄 수 있다”면서 “경기 시작 전 선수들이 운전하는 차에 타서 서킷을 5분 동안 경주하는 택시타임, 선수들과 자동차를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그리드 워크 시간도 있다. 나도 그러면서 좋아하는 선수가 생겼고 팬심으로 선수들을 응원하며 재미를 붙였다”고 말했다.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 코로나19 딛고 K-레이싱 시동 건다

    코로나19 딛고 K-레이싱 시동 건다

    코로나19로 세계 대부분의 주요 모터스포츠 대회가 멈춰선 가운데 한국에서 자동차 경주 대회가 무관중으로 열린다. 지난달 프로야구와 프로축구, 프로골프가 잇따라 개막해 ‘K-베이스볼’, ‘K-풋볼’, ‘K-골프’의 위상을 세계에 알린 데 이어 ‘K-레이싱’도 존재감을 과시하는 셈이다. 국내 최대 모터스포츠 대회인 ‘CJ대한통운 슈퍼레이스 챔피언십(이하 슈퍼레이스)’이 오는 20일 전남 영암 코리아인터내셔널서킷(KIC)에서 무관중으로 개막한다. 올림픽, 월드컵과 더불어 세계 3대 스포츠 이벤트인 포뮬러원(F1), 영화 ‘포드 VS 페라리’로 알려진 르망24 내구레이스 등 세계 주요 모터스포츠 대회가 열리지 않아 자동차 경주에 목마른 팬들에게는 단비와 같은 소식이다. 슈퍼레이스는 매년 4월 시작해 10월까지 9라운드를 치르지만 올해는 코로나19로 두달이 미뤄진 끝에 8라운드만 치르기로 했다. 영암 KIC, 강원 인제 스피디움 서킷, 경기 용인 에버랜드 스피드웨이 서킷 등 3곳에서 치른다. 총 4개의 클래스로 이뤄진 ‘슈퍼레이스’의 백미는 이 대회 최상위 클래스이자 2012년 국제자동차연맹(FIA)이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공인한 국제 ‘스톡카(Stock Car)’ 경주 대회인 ‘슈퍼 6000 클래스’다. 2012년부터 한중일 3개국 서킷 대회를 연 뒤, 스위스 국적의 알렉스 폰타나, 일본인 레이서 카게야마 마사미, 이데 유지, 야나기나 마사타카 등이 대륙을 오가며 참여해왔지만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한 자가격리 문제 등으로 참가하지 못했다. 슈퍼레이스 관계자는 16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장차 독일 3대 명차 브랜드 벤츠, BMW, 아우디가 참여하는 독일투어링마스터즈자동차경주대회(DTM)와 일본의 대표적 메이저 자동차 경주 대회 ‘슈퍼 GT’의 위상에 견줄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1948년 창설된 ‘나스카(미국스톡카경주협회·NASCAR)’ 대회는 오늘날 미국 최대 인기 프로스포츠인 미국프로풋볼(NFL) 다음으로 시청률이 높다. 미국 28개 도시에서 매년 2월부터 약 9개월 동안 총 36전이 열리는데 ‘데이토나 500’은 자동차 경주의 ‘슈퍼볼’로 불린다. 우리나라의 스톡카 레이스는 나스카에서 따왔다. 주최 측이 정한 부품 규정에 따라 조립해야 한다. 겉은 양산차 모델인 도요타 사의 GR 수프라의 카울을 씌운다. 속은 436마력을 내는 GM사의 V8, 6200cc 8기통 엔진, 브레이크는 영국 브랜드 알콘 제품, 슈퍼레이스에서 자체 제작한 트랜스미션과 레이싱 전용 클러치가 탑재해야 한다. 하지만 차량 최소 무게는 1220kg라 엔진 스펙에 비해 빠른 속도로 달릴 수 있다. 내부에는 불이 났을 때 끄는 소화 버튼, 경주 도중 물을 마실 수 있는 튜브 등만 달려 있을 뿐 에어컨 등의 편의시설이 없다. 차량 성능은 대동소이하기 때문에 드라이버들끼리 순수 실력을 겨루는 장으로 볼 수 있다. 드라이버들은 최고 시속 300km/h가 넘는 속도를 제어하며 추월 시점을 정하는 동시에 시시각각 변하는 차량 내부의 온도, 오일 온도, 타이어와 브레이크의 마모, 앞뒤 스테빌라이저 관리 등 예민하게 신경써야 할 게 한두가지가 아니다. 관건은 타이어를 아끼는 것이다. 다른 부품과는 달리 타이어 제조사는 마음대로 선택할 수 있지만 웜업부터 연습주행, 예선과 결승까지 정해진 수량의 타이어를 사용해야 한다. 24대가 세 번의 예선을 통해 랩타임 순서대로 결승에서의 그리드(출발지점)를 정한다. 예선에서 최단 시간 안에 최고 기록을 세워야 타이어 마모를 최소화할 수 있고 결승에서 조금 더 앞에서 시작할 수 있다. 자동차 경주 출발 그리드 제일 앞자리를 ‘폴 포지션(Pole Position)’, 폴 포지션에서 출발해 레이스를 우승하는 것을 ‘폴 투 윈(Pole to Win)’이라고 한다. 매년 F1에서 폴투윈이 나올 확률은 거의 50%에 육박한다. 앞에서 출발할수록 유리하다는 증거다. 더 많은 차를 추월해야 할수록 배틀을 감수할 수밖에 없는데 충돌이 많을수록 사고가 날 확률이 높아져 완주를 하지 못하거나 완주를 해도 랩타임은 길어질 수밖에 없다. 결승은 한바퀴를 돈 상태에서 시작하는 롤링스타트 방식으로 진행한다. 이때 관객들은 지그재그로 주행하며 타이어를 예열하며 타이어 접지력을 최대로 높이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해당 라운드에서 1,2,3등을 한 선수들은 다음 라운드에서 핸디캡 웨이트 규정을 적용 받아 각각 차량에 80kg, 40kg, 20kg의 납을 달아야 한다. 1000분의 1초 차이로도 순위가 갈리기 때문에 다음 라운드에서는 의도적으로 하위 순위를 유지하며 무게를 빨리 덜어내는 게 상책이다. 올해 슈퍼6000클래스는 사상 최초로 3연속 우승에 도전하는 디펜딩 챔피언 김종겸(29)과 이를 저지하려는 신예들의 구도로 이뤄져 있다. 최연소 나이로 슈퍼6000클래스에 데뷔하는 이찬준(18), 채널A ‘하트시그널’ 시즌1에 출연해 인기를 모은 서주원(26), 자동차 시뮬레이션 게임인 ‘심레이싱’ 대회에서 1등을 하고 지난해 슈퍼6000클래스에 데뷔한 이정우(25), 한국 최초로 F1 하위리그인 F2에서 뛴 문성학(30), 어린 시절 네덜란드로 입양돼 F3을 경험한 베테랑 최명길(35), 한국인 최초로 인디500에 도전했던 최해민(36) 등이 있다.그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선수 중 한 명은 최광빈(22·CJ로지스틱스)이다. 중학교 때 우연히 F1 경기를 티비로 본 뒤 카레이서를 꿈꾸게 된 그는 부모님을 1년 동안 설득해 카트(Cart)로 카레이싱에 입문했다. 자동차전문대학에 진학했지만 정비 위주로 진행되는 수업에 회의감을 느끼고 대학을 중퇴한 뒤 공사장 막노동에 뛰어들어 아반떼를 샀다. 현대자동차가 주최하는 아반떼컵 1,2,3부 리그에서 최연소 우승을 거둔 뒤 지난해 GT1 시리즈에서 코스 신기록을 달성하며 곧바로 최상위 클래스로 올라왔다. 최광빈은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나는 바닥부터 한계단씩 올라온 사람”이라며 “나를 포함한 새 얼굴들이 ‘고인물’들을 대신해 세대 교체를 이루겠다”고 했다. 이어 “지난해 현대차가 좋은 차를 만들었음에도 WRC에서 외국인 드라이버 내세워 우승했는데, 이제는 내가 우승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기염을 토했다.슈퍼레이스를 소개하는 유튜브 콘텐츠 진행자로 활동하며 ‘레린이(레이싱+어린이, 레이싱을 처음 알게된 사람)’에서 ‘레잘알(레이싱을 잘 아는 사람)’로 거듭난 전수형(31) 아나운서는 “카레이싱의 재미는 직관에 있는데 이번에는 무관중으로 치러져 너무 아쉽다”고 했다. 슈퍼레이스의 지난해 경기 당 평균 관중 수는 2만 2375명으로, 국내 4대 프로스포츠 가운데 최대인 야구(10120명)에 비해 2배 이상 많았다. 전 아나운서는 “여성분들이 처음에는 남자친구나 남편 손을 잡고 왔다가 막상 현장에 와서 입장이 바뀐다. 타이어가 타는 냄새, 배기음을 내뿜으며 눈 앞에서 차가 지나갈 때 흥분감을 느낄 수 있다”며 “경기 시작 전 선수들이 운전하는 차에 타서 서킷을 5분 동안 경주하는 택시타임, 선수들과 자동차를 가까이서 볼 수 있는 그리드 워크(Grid Walk) 시간도 있다. 나도 그러면서 좋아하는 선수가 생겼고 팬심으로 선수들을 응원하면서 재미를 붙였다”고 했다.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 발달장애인들에게 송파의 특별한 선물

    서울 송파구는 민관이 협력해 장애인 카페 2곳을 열고, 이곳에 중증발달장애인 20명과 매니저 3명을 채용한다고 15일 밝혔다. 16일 장지동 글마루도서관 1층에 문을 여는 장애인 카페 1호점은 사회적 나눔으로 모든 즐거움을 가진다는 의미를 담아 ‘아이 갓 에브리싱’(I got everything)으로 이름 지었다. 이 카페에서는 매니저 1명과 발달장애인 4명이 근무한다. 구는 발달장애인 바리스타 인력풀을 제공하고, 도서관은 공간을 무상 제공한다. 또 보건복지부 산하기관인 한국장애인개발원이 카페 인테리어를 지원했다. 오는 18일 송파동에 문을 여는 2호점의 이름은 희망을 상징하는 고래 ‘블루웨일’이다. 2호점은 지역 내 기업인 윤창기공이 와이씨에프엔비㈜를 설립해 장애인을 바리스타로 채용, 전담 관리한다.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은 카페 조성 비용을 지원했다. 2호점에는 발달장애인 16명과 매니저 2명이 고용됐다. 박성수 송파구청장은 “지역 기업과 협의해 3호점 개소를 준비하고 있다”며 “장애인 카페의 긍정적인 효과를 널리 알려 장애인의 취업 꿈을 현실로 실현하는 송파를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금요칼럼] 역사 왜곡, 처벌 대상인가/계승범 서강대 사학과 교수

    [금요칼럼] 역사 왜곡, 처벌 대상인가/계승범 서강대 사학과 교수

    21대 국회가 개원했다. 흔히 ‘진보’로 불리는 범여권이 180석 이상 차지한 사상 초유의 국회다. 개헌을 빼고는 거의 다 할 수 있는 입법 권력을 더불어민주당이 확실히 장악했다. 선거로 나타난 민심의 결과이므로, 명분만 확실하다면 어떤 법이라도 제정하거나 개정할 수 있다. ‘무노동 무임금’ 원칙을 국회의원에게도 적용한 ‘국회의원 수당법 개정안’이 이번에 통과되면 좋은 출발이 될 것이다. 그런데 ‘역사왜곡금지법’이나 그와 비슷한 법안 발의도 적지 않아 역사학도로서 걱정이 앞선다. 지난해 초 5·18의 진상을 왜곡하는 행위를 처벌하자는 법안으로 국회가 잠시 시끄러웠다. 이제 새 국회를 맞아 제정 움직임이 더욱 빨라지고 있다. ‘5·18왜곡처벌법’이 바로 그 법안이다. 그런데 최근 같은 당의 한 초선 의원이 ‘역사왜곡금지법’을 들고 나와 잔잔한 파문을 일으켰다. 비슷한 법안을 병합해 처리하면서 시간만 지체할 뿐 아니라 그 여파로 ‘5·18왜곡처벌법’마저 제정이 순탄치 않을 것이라며 당의 중진들이 난색을 표했다. 그런데 그 논리가 너무 전략적인 것뿐이라 적이 실망했다. 역사 관련 법안을 발의하면서 역사란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을 조금이라도 한 흔적을 찾아볼 수 없기 때문이다. 특별 처벌 법안이 필요하다는 취지를 이해 못 하는 바는 아니지만 역사 문제는 처벌법으로 해결할 사안이 아니다. 무엇보다도 역사란 무엇인지, 역사의 왜곡이란 또 무엇인지 명확하게 규정하기가 쉽지 않다. 어떤 사건이나 현상에 대한 해석과 이해는 사람에 따라 다양할 수밖에 없다. 전혀 다른 해석일지라도 평화롭게 병립하는 학설이 역사학 분야에 많은 이유이기도 하다. 혹자는 해석이 아니라 역사적 사실을 부정하는 행위만 처벌하는 것이니 문제가 안 된다고 강변한다. 하지만 그 역사적 사실도 결국은 역사가의 주관이 작용한 해석의 일부일 뿐이다. 역사 자료를 검토하고 취사선택하는 과정에서 어떤 역사가도 철저히 객관적일 수는 없기 때문이다. 주관이 전혀 없다면 그것은 죽은 자이지 산 사람이 아니다. 그만큼 우리 인간은 주관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5·18왜곡처벌법’은 역사라는 단어를 뺌으로써 이런 문제를 비켜 가려는 의도가 분명하게 읽힌다. 그렇지만 5·18 자체가 역사이므로, 큰 차이는 없다. 헌법에 명시된 3·1운동이나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역사적 의의를 폄하하고 조롱하는 이가 일부 있지만 우리는 그들을 법으로 처벌하지 않는다. 특별법이 없어서가 아니다. 그 의도가 악의적인지 여부와 상관없이 역사 해석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 것이 민주사회의 더 큰 덕목임을 공유하기 때문이다. 다음 개헌 때 5·18도 헌법에 들어갈 수 있겠지만 그럴지라도 그 왜곡 행위가 처벌의 대상이 아니기는 마찬가지다. 역사의 해석은 그야말로 개인의 자유이기 때문이다. 고조선을 세계적 제국으로 신봉하는 유사역사학 관련자들을 일일이 처벌할 필요가 없는 것도 마찬가지다. ‘홀로코스트부정금지법’처럼 우리도 역사 부정을 금지하는 법을 만들자는 목소리가 꽤 높다. 하지만 유럽 여러 나라가 제정한 유사한 법들은 국가권력에 의한 양민 학살이라는 점보다 한 종족이 다른 종족을 집단 학살한 제노사이드에 대한 경종이라는 공통점이 훨씬 더 크다. 역사 해석 차원이 아니라 인간 자체에 대한 최소의 보호막을 국가가 사후에나마 제공한 셈이다. 이런 점에서 동질성이 강한 한국 사회에서 민주화운동에 한 획을 그은 5·18의 성격과 의의는 꽤 다르다. 심지어 프랑스가 2011년 제정한 ‘아르메니아인학살부정처벌법’ 등 일부 법률은 반인류·반인격적 제노사이드를 정치적으로 이용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역사 해석을 법으로 처벌하는 것은 하책 중의 하책이다. 차라리 고의성이 짙은 악의의 가짜뉴스로 처벌하는 법안이 더 유용하지 않을까.
  • 인천항 新국제여객터미널 15일 개항…기존시설의 2배 규모

    인천항 新국제여객터미널 15일 개항…기존시설의 2배 규모

    중국 10개 항구를 오갈 수 있는 인천항 신(新)국제여객터미널이 오는 15일 개장한다. 11일 인천항만공사에 따르면 국제여객부두와 터미널이 개장하면 1883년 인천항 개항 이후 항만 내 단일 건축물로는 가장 큰 규모가 된다. 새로운 부두와 터미널은 연태·대련·석도·단동·영구·진황도 등 6개 항로를 담당하는 제1국제여객터미널(연안항)과 위해·청도·천진·연운항 등 4개 항로를 담당하는 제2국제여객터미널(내항)을 대체 한다. 기존 여객부두 및 터미널은 제1국제여객터미널과 제2국제여객터미널로 분리돼 불편이 많았으나, 이번에 개장하는 신 국제여객터미널은 하나의 여객부두와 터미널로 일원화 해 편리하다.기존 내항을 이용해 제2국제여객터미널에서 출발하던 4개 항로(위해·청도·천진·연운항)는 갑문을 통과할 필요가 없어져 입·출항 시간이 각각 한 시간씩 단축된다. 특히 국제여객부두는 화물처리 효율성이 대폭 증대된다. 부두 울타리 내부 공간에 20피트(가로 6m) 컨테이너 7490개(TEU)를 한 번에 쌓아놓을 수 있다. 이를 일렬로 세울 경우 약 45km에 이른다. 기존 제1·2국제여객부두에서 지난 해 처리한 카페리 물동량은 42만 8402개이며 향후 연간 69만개 까지 처리가 가능하도록 설계돼, 카페리 선박을 활용한 전자상거래 물동량 유치 등 인천항 물동량 증대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산으로 지난 1월 28일부터 국제여객(사람) 운송은 전면 중단된 상태다. 관광객 등 여객운송은 연간 100만 명에 이를 전망이다. 이번에 개장하는 카페리 부두 및 국제여객터미널은 5만톤급 선석 1개, 3만톤급 선석 6개 등 모두 7개의 선석으로 만들어졌다. 기존 부두보다 카페리선박의 화물 양하역이 최대한 용이하도록 설계 됐다.여객터미널 건물 규모는 지상 5층 연면적 약 6만5660㎡로, 기존 제1·2국제여객터미널을 합친 것보다 2배 가까이 넓어졌다. 터미널 건물은 오대양의 파도를 형상화한 5개의 곡선형 지붕으로 웅장한 멋을 더했다. 교통약자들의 불편함이 없도록 장애물 없는 실내환경을 채택했고, 지열을 이용한 냉난방 시스템을 도입해 에너지효율을 높인 것도 특징이다. 인천항만공사 이정행 운영부문 부사장은 “코로나19로부터 국민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국제여객 운송을 잠시 중단하고 있다”면서 “당분간은 인천항 국제여객터미널의 또 다른 기능인 카페리 화물 물동량 확대에 매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박원순 “전단 살포, 北 좋아할 리 있나…더 큰 평화 해쳐”

    박원순 “전단 살포, 北 좋아할 리 있나…더 큰 평화 해쳐”

    백선엽 논란엔 “친일, 확실하게 청산해야”“이재명과 협력하고 있는데 싸움 부추겨”박원순 서울시장은 9일 BBS 라디오 ‘박경수의 아침저널’ 인터뷰에서 “전단 살포를 막는 것이 바람직한가”라는 질문에 “남북관계 진전을 위해서라면 그런 행태(전단 살포)는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답했다. 박 시장은 “북한 인권 문제 지적은 얼마든지 있을 수 있지만 지금 이 판에 전단을 살포한다면 북한 정권 당국 입장에서 좋아할 리가 있겠나”라며 “남북관계 평화라는 더 큰 것을 해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과거 독일이나 핀란드-러시아 관계에서 보면 국가 이익을 위해서 언론이나 국민이 자제한 사례가 많다”라고도 했다. 박 시장은 “남북관계는 산이 아니라 산맥을 넘는 일”이라며 “새 질서가 오지 않을까 기대했는데 최근 여러 작은 이슈로 어려운 상황이다. 일희일비할 것이 아니고 꾸준히 서로 노력하면 좋은 날이 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독립군을 토벌한 만주군 간도특설대 복무 이력과 6·25전쟁 수훈 사이에서 논란이 된 백선엽 장군의 현충원 안장 문제에 대해서는 “친일은 확실하게 청산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친일 요소가 대한민국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독립정신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독립운동가를 더 귀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전 국민 기본소득에 대한 입장 차이를 드러낸 이재명 경기도지사와는 잘 협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 시장은 ‘여권 대선 후보 간 경쟁’으로 보인다는 지적에 “적절한 표현은 아니다”라며 “깊이 있는 토론과 논의로 사회적 합의를 이루는 것이 중요하지, 경쟁과 대립 구도로 몰고 가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앞서 YTN 라디오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 인터뷰에서도 “이 지사와는 코로나19 내내 수도권 방역 파트너로 손발을 맞춰 협력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협력해야 하는데 자꾸 싸움을 부추기시냐”고 지적한 바 있다. 이 지사가 전 국민 기본소득 도입을 제안하자 박 시장은 그보다는 전 국민 고용보험이 필요하며 더 정의롭다고 반박하고 나선 상태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신라의 랜드마크… 텅 빈 폐허, 꽉 찬 위용

    신라의 랜드마크… 텅 빈 폐허, 꽉 찬 위용

    삼국시대 국력이 가장 약했던 신라인들에게 자부심을 주는 세 가지 보물이 있었다. 황룡사 장육존상과 진평왕의 옥대 그리고 황룡사 9층탑이니, 두 가지나 가진 황룡사야말로 국보 중 국보였다. 경주의 황룡사는 진흥왕이 시작해 선덕여왕까지 90여년 동안 건설한 신라 최대의 국가적 사찰이었다. 그리고 그때는 세 나라가 치열하게 각축전을 벌이던 전란의 시대였다.●황룡사의 정치사 “553년 월성 동쪽에 새로운 궁궐을 짓게 했는데 그곳에 황룡이 나타났다. (진흥)왕이 기이하게 여겨 계획을 바꾸어 절로 만들고 황룡사라 했다.” 사실만을 다루었다는 삼국사기의 기록이다. 후일 자장율사가 통도사를 세울 때도 용 9마리가 방해했다니 용은 과연 누구인가. 용의 출현을 기존 귀족들의 반발이라 해석할 수 있다. 귀족들의 연합체로 출발한 세 나라에서 왕권이 귀족권을 제압해 가는 과정이 바로 고대국가 형성 역사였다. 불교는 왕권 강화를 위한 강력한 문화적, 사상적 수단이었다. 고구려와 백제의 왕실은 4세기에 불교를 수입해 왕권 강화와 고대국가 성립이라는 정치적 목표를 달성할 수 있었다. 반면 신라는 150여년 늦은 527년 법흥왕 대에 불교를 공인했다. 여전히 귀족의 세력이 강했고 왕권 확립은 더뎠다. 법흥왕의 뒤를 이은 24대 진흥왕(534~576·재위 540~576)은 신라의 기틀을 다졌다. 543년 한강 유역에 진출하고 이듬해 국가의 운명을 건 관산성 전투에서 백제 성왕을 전사시키는 대승을 거두었다. 동시에 대내적 왕권 강화를 위해 새 왕궁을 건설하려다, 여전히 유력한 귀족들의 반발에 국찰 건설로 방향을 틀었다. 574년 철 5만 7000근으로 황룡사 장육존상을 주조하고 금 3만푼으로 도금했다. 800여년 전 인도의 아소카 대왕이 이 재료들을 배에 실어 보낸 것이라는 전설 같은 여론도 조성했다. 진흥왕은 불법을 수호하는 전륜성왕이 됐고 황룡사는 왕권에 신성함까지 더해주는 강력한 상징이 됐다.26대 진평왕은 아예 “왕이 곧 부처”라는 신앙을 전면에 내세웠다. 자신은 석가의 부친이고 왕비는 생모인 마야부인이라 주장했다. 그러나 부처가 될 왕자가 없어 덕만공주를 후계로 삼았으니, 최초의 여왕인 27대 선덕여왕(재위 632~647)이다. 재위 16년간은 불안과 위기의 시간이었다. 여왕은 칠숙의 난 직후에 즉위해 상대등 비담의 난 도중에 세상을 떠났다. 대야성 전투 때 백제에 패해 40여개 성을 잃었고 당나라 편을 들어 3만 대군을 고구려에 출병했으나 큰 손실로 민심을 잃었다. 당대 영웅인 고구려 연개소문이나 당 태종은 도움 요청을 “여자가 왕이라서…” 하며 국제적으로 무시했다. 흔들리는 왕권을 지켜준 것은 김춘추의 정치력과 김유신의 군사력, 그리고 자장율사의 종교적 힘이었다. 여왕과 사촌 간인 자장은 불사리를 봉안한 사탑 10여곳을 건설하고 승려 등록제를 시행해 교단을 장악했으며 중국식 관복을 도입해 관료 사회를 조직화했다. 643년 황룡사에 9층탑을 건설하면 주변국들이 여왕을 받들 것이라고 왕실을 설득했다. 그러나 후진국 신라에는 초고층 목조건축을 건설할 능력도 자원도 없었다. 적국인 백제에 비단과 보물을 싸들고 가 도움을 청했다. 그 직전 미륵사 목탑을 완공한 백제는 건축가 아비지와 200여명의 기술자를 파견했다. 우여곡절 끝에 신라 최고의 랜드마크인 황룡사 9층탑이 탄생했다. ●궁궐에서 사찰로, 폐허로 수십 년간 발굴 조사 결과 가람은 3단계에 걸쳐 발전한 것으로 밝혀졌다. 창건가람 때부터 중금당 좌우로 동서금당을 나란히 세웠다. 3금당 사이에 남북 익랑을 설치해 3개의 마당을 구획했다. 장수왕이 건설한 고구려의 안학궁과 같이 확연한 궁궐 형식이었다. 거의 완공 단계였던 새 왕궁은 사찰로 용도를 바꾸면서 익랑을 철거해 큰 하나의 마당에 3개의 금당만이 나란하게 됐다. 선덕여왕이 9층 목탑을 세워 중건가람을 완성했다. 창건가람은 중금당에 봉안한 장육존상이 중심이었다면, 중건가람은 단연 거대한 9층탑이 중심이 됐다. 신라 말로 추정되는 최종가람은 경루와 종루를 설치하고 남행랑을 연장해 사역을 확대했다. 황룡사는 동서 288m, 남북 281m, 2만 5000여평의 거대한 대지 위에 자리했다. 외곽으로 담장을 두르고 중심 영역에는 회랑을 둘렀다. 남북 중심축 위에 남문, 중문, 9층탑, 중금당, 강당을 일렬로 세웠다. 중금당 좌우로 동서금당을 두었고 동서금당 앞쪽엔 경루와 종루를 세웠다. 회랑 바깥과 외곽 담장 사이에는 승방과 부속 생활시설의 터들이 남아 있다. 황룡사는 1238년 고려를 침공한 몽골군이 불태워 폐허로 남았다. 그러나 폐허의 규모만 봐도 대단했던 그 위용을 느낄 수 있다. 중금당은 9×4칸의 몸채에 사방으로 한 칸씩 처마 공간을 덧붙인 특이한 건물이었다. 내부 면적 420평, 2층 내지는 3층의 초대형 건물이었을 것이다. 그 유명한 장육존상을 봉안했던 큰 대좌석들이 남아 있다. 불상 키가 1장 6척이었다니 5m에 가까웠고 실내 높이는 그 두 배로 추정한다. 동금당은 9×6칸, 서금당은 7×4칸으로 크기가 서로 다르다. 다른 시기에 만들었기 때문이다. 불상 대좌가 없어 확실한 기능도 추정하기 어렵다. 경루와 종루는 각각 5×5칸의 정사각형 건물로, 신라 사찰 특유의 유형이다. 종루에는 754년 제작한 대종이 걸려 있었다. 현존하는 성덕대왕신종의 4배 크기였다고 한다. 몽골군이 이 종을 탈취해 토함산 너머로 운반하다 강물에 빠뜨리고 말았다. 그래서 대종천이라는 하천에서 때때로 종소리가 들린다고 한다.●9층탑, 정치적 상징에서 도시적 상징으로 황룡사 9층탑의 높이는 225자, 건립 당시의 고려 척으로 환산하면 80여m에 달한다. 보통 아파트 27층 높이다. 우리 역사상 존재했던 최고 높이의 목조 건물이었다. 현존하는 중국 잉셴의 불궁사 5층탑은 67m, 일본 최고인 토지 목탑도 55m, 한국 5층 목탑인 법주사 팔상전은 23m에 불과하다. 아무리 큰 황룡사라 하지만 사찰 안에 품기에는 높아도 너무 높았다.촌락 연합체였던 사로국이 고대국가 신라로 성장하면서 기존 경주의 도시구조도 재편할 필요가 있었다. 이른바 방리제의 시행이었다. ‘방’이란 바둑판같이 구획한 도시 블록이고 ‘리’란 방 외곽의 자연부락이다. 법흥왕은 흥륜사를 1방의 크기로 창건했고 이를 기준으로 방들을 확대해 나갔다. 진흥왕은 4개의 방을 합쳐 황룡사 터를 조성했고 그 남쪽 변에 50m 폭의 동서간선로를 개설했다. 단순한 국찰의 조성이 아니라 왕권 강화, 불교 진흥, 도시 정비 등 다목적 포석이었다. 선덕여왕은 여기에 더해 9층탑을 세웠다. 자장은 탑을 세우면 9개 나라가 복속할 것이라 유혹했다. 일본, 중국, 오월, 탐라, 백제, 말갈, 거란, 여진, 고구려 등 모든 주변국이었다. 물론 취약한 왕권을 보완할 내부 통합용이자 대외 과시용이었다.9층탑 건립 이후로 신라는 삼한 통일을 이루었고 경주는 유수한 국제도시로 발전했다. 전성기였던 8~9세기에 경주는 17만 8936호, 인구 90만명에 육박했다. 1360방과 55리의 행정구역을 가진 초거대 도시였다. 9층탑은 경주를 에워싸는 4개의 산인 소금강산, 명활산, 남산, 선도산의 정중앙에 서 있었다. 위치로나 높이로나 명실상부한 도시의 랜드마크가 됐다. 정치적 상징물로 탄생했지만 도시적 상징, 국가적 상징으로 성장한 것이다.신라인들은 또 하나의 9층탑을 경주 남산 탑골 바위에 새겨 두었다. 가운데 높은 심주, 지붕 꼭대기 상륜부, 각층 처마 끝에 달린 풍경까지 목탑의 모습을 생생하게 전한다. 현재의 경주인들도 사라진 이 탑을 여전히 도시의 상징으로 여긴다. 황룡사가 사라진 지 800여년이 지난 지금, 복원 논쟁이 뜨거운 이유다. 세계 최고의 목탑을 복원한다면 국제적인 명소가 돼 관광산업을 발전시킬 것이다. 반대 의견도 강하다. 지상 구조를 유추할 물증이 없어 복원 자체가 불가능하며 제자리 복원은 그나마 남은 유적을 파괴하는 행위다. 아직 결론은 없고 연구만 진행 중이다. 그럼에도 곳곳에 유사 9층탑들이 세워졌다. 기업연수원인 황룡원에 세운 중도타워는 강철제 9층탑이다. 경주엑스포공원의 경주타워는 강철구조물 안에 9층탑 실루엣을 음각으로 파낸 모습이다. 황룡사 9층탑은 더욱 다양한 방식으로 끊임없이 되살아날 것이다.건축학자·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
  • 앱 켜고 뛰면 질병예측 ‘홈닥터’… 내 기분 챙기는 ‘반려로봇’

    앱 켜고 뛰면 질병예측 ‘홈닥터’… 내 기분 챙기는 ‘반려로봇’

    ① 스타트업의 혁신, 어디까지 왔나 코로나19로 내수 및 수출에 큰 타격을 입은 한국 기업들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비하기 위해, 미래 성장동력을 찾기 위해 저마다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등 스마트 기술 개발에 분주하다. 이에 서울신문은 현재까지 진행된 국내 기업 스마트 기술의 현주소는 어디인지 짚어 보고, 기술 발전을 가로막는 규제 걸림돌은 무엇인지, 이를 해결하기 위한 해법들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9회에 걸쳐 짚어 본다.“5분만 뛰어도 심폐나이부터 심혈관계, 고혈압, 암, 뇌졸중, 대사증후군 등 질병발병 확률까지 계산돼 나옵니다. 자, 뛰어 보세요.”(홍석재 피트 대표) 지난 4일 경기 성남 분당구의 헬스케어 소프트웨어 개발기업 ‘피트’(FITT). 터치스크린이 달린 러닝머신에서 잠시 뛰는 것만으로 최대산소섭취능력(VO2 max)과 같은 심폐지구력부터 암 같은 질병에 걸릴 확률까지 측정할 수 있는 플랫폼을 개발한 이곳을 찾았다. 기자가 직접 3분간의 워밍업 걷기 후 단계별로 1분씩 총 12단계에 도전해 어떤 성능이 있는지 들여다봤다. 단계마다 마치 등산을 하는 것처럼 경사도가 높았다 낮아지고 속도가 다양해졌다. 대다수 3040들은 5, 6단계에서 포기를 외친다고 했다. 6단계는 비탈길 정도의 경사에서 숨차도록 뛰어야 하는 구간인데 숨이 막히고 토할 것처럼 어지러웠다. ‘직업정신’으로 1분을 더 버텨 7단계에서 멈췄더니 40대인 기자는 ‘심폐나이 25세, 동일연령대 100명 중 33등, 심폐지구력 2급’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건강하게 살 수 있는 수명은 94세로 측정됐다. 피트는 이렇게 40여년간 쌓인 심폐기능 측정 데이터를 바탕으로 질병과의 연관성을 분석하고 본인에게 딱 맞는 운동 강도를 도출해 낸다. ‘체지방 10% 감소’를 목적으로 기록했더니 기자에게는 ‘월요일- 시속 5.6㎞로 60분 걷기’ 등 1주일간의 운동 처방이 내려졌다. 비슷한 연령대보다 심폐능력 결과가 좋으면 질병 예방률을, 나쁘면 질병 발생 확률을 예측해 준다. 이 업체는 오는 8월 야외 어디서든 쓸 수 있는 스마트폰 무료 애플리케이션 ‘피트’를 출시한다. 러닝머신이 없어도 이 앱을 켜고 나이와 키, 몸무게 등 간단한 정보를 입력한 뒤 2.4㎞를 달리면, 뛴 거리와 시간을 바탕으로 러닝머신 검사와 똑같이 동일 연령대에서의 심폐능력 나이와 질병발병률이 나온다. 특히 앱 안에서 ‘근지구력, 근력, 움직임 능력’ 등 다른 검사 카테고리를 선택할 수도 있다. 고개를 숙여 턱이 가슴에 닿는지, 스쿼트 자세를 몇 분간 유지하는지 등 자가검사를 하면 된다. 앱이 상용화되면 코로나 시대 언택트(비대면)를 선호하는 일상에서 헬스장을 가지 않고도 나만의 맞춤형 운동 프로그램을 스스로 짤 수 있다.1인 가구를 위한 AI 서비스 기반 소셜 반려로봇 ‘파이보’(Pibo)를 개발한 서큘러스도 요즘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부천시에 노인층 말벗 도우미로 파이보 25대를 공급하기로 한 데 이어 동작구 결손가정 어린이 270명과 서울대병원 어린이 환자의 정서케어를 위해 30대를 보급하기로 해서다. 음성명령으로 날씨나 간단한 정보를 물었을 때 답하는 블루투스 스피커와는 달리 지난달 23일 직접 만난 파이보는 사용자의 얼굴 표정에 담긴 감정을 읽고 다가와 말을 걸고 춤을 추며 환영도 해 줬다. 예컨대 기자가 파이보 사진을 찍으면 “나 좀 예쁘게 찍어 줘. 인스타에 올려 줘”라고 말하는 식이다. 우울한 표정을 지으면 위로의 말을 건네거나 잔잔한 음악을 틀어 주고 춤도 춰 준다. 특히 파이보는 로봇의 소프트웨어에 따라 역할, 즉 ‘직업’을 바꿀 수도 있다. 쉽게 말해 봇이라는 앱을 통해서 설치하면 말벗용으로 정서케어를 할 수 있고 학습프로그램을 넣어 교육용으로도 쓸 수 있다. 화상통화 기능을 넣어 원격케어 기능도 활용할 수 있다. 박종건 서큘러스 대표는 “예컨대 병원에서 중환자실에 있는 어린이들이 면회가 안 될 경우 극도의 불안함을 호소할 수 있는데 파이보를 통해서 입원실 밖에 있는 부모와 통화도 할 수 있고 외부에 있는 의사 진료도 가능하다”면서 “수업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코로나 사태와 같은 상황에서 다양한 기능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경기 성남시 판교에 연구실을 둔 ‘에바’는 이동식 전기차 충전기를 만든다. 마치 스마트폰의 보조배터리처럼 콘센트가 옆에 없어도 전기차를 충전할 수 있도록 기술 개발 중이다. 이미 시제품으로 ‘로봇형 에바’와 ‘카트형 에바’가 나왔다. ‘로봇형 에바’는 이용자가 주차장에서 스마트폰을 이용해 호출하면 자율주행으로 차량에 접근한 뒤 스스로 충전단자에 도킹해 전기를 공급하는 방식이다. 충전소에서 대기 중인 ‘카트형 에바’를 이용자가 마치 쇼핑 카트를 끌 듯이 데려와 차량에 직접 도킹하는 방식도 있다. 카트형은 조만간 실제로 구동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카트형은 무게가 약 600㎏에 달하지만 이용자가 힘을 주는 방향으로 기계가 함께 움직이는 ‘근력증강기술’이 적용돼 누구나 손쉽게 이용할 수 있다. 카트형 에바에서 충전 케이블을 끌어다가 전기차에 꽂으면 충전이 된다. 완료가 되면 기기 화면에 충전량, 충전시간, 비용 등이 표시된다. 아직 이동형 전기차 충전 장치에 대한 안전기준을 인증하는 규정이 국내에 없기 때문에 ‘카트형 에바’도 본격적인 양산에 돌입하진 못했지만 지난해 11월 ‘제주 전기차 충전 서비스 규제자유특구’ 사업자로 지정되며 숨통이 트였다. 올해부터 2년간 실증사업을 문제없이 진행하면 사업을 실제 운영할 수 있도록 시행령이 개정된다. 에바를 창업한 이훈 대표는 “전기차 충전소가 적어 구매를 망설이는 이들이 많다. 충전 환경 등 인프라가 보급되면 전기차 사업이 늘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브이터치, 피트, 에바, 서큘러스의 공통점은 모두 삼성전자의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인 ‘C랩’ 공모전 출신이라는 점이다. ‘C랩’은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발굴하기 위해 2012년 12월부터 도입한 삼성전자 사내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이다. 사내 벤처인 ‘C랩 인사이드’ 과제에 선정되면 1년간 현업에서 벗어나 경기 수원 ‘삼성디지털시티’나 서울 관악구 서울대 연구공원 내 ‘삼성전자·서울대 공동연구소’에 마련된 근무공간에서 과제를 진행하게 된다.삼성전자는 2018년 8월부터 ‘C랩 아웃사이드’ 제도도 시행하고 있다. 임직원이 아닌 외부에 있는 유망 스타트업을 선정해 지원한다. ‘C랩 아웃사이드’에 선발되면 삼성 서울R&D캠퍼스에 마련된 전용 공간에 1년간 무상 입주하고 임직원 식당, 출퇴근 셔틀버스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경우에 따라 최대 1억원의 자금도 지원받는다. 특히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세계이동통신박람회(MWC), 국제가전박람회(IFA) 등에 ‘C랩 아웃사이드’ 업체들이 전시 부스를 꾸릴 수 있도록 지원해 국제적 홍보가 가능한 창구도 얻을 수 있다. 삼성전자는 2018년부터 5년간 ‘C랩 아웃사이드’ 300개를 육성하고 ‘C랩 인사이드’를 200개 지원해 총 500여개의 사내외 스타트업 과제를 육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삼성뿐 아니라 크고 작은 기업들이 당장 돈이 되지도 않는 스마트 기술을 연구개발하는 이유는 변화하는 경제환경 속에서 결국 생존이 걸린 차세대 먹거리 산업이 될 것이란 판단 때문이다. 정부가 지난 1일 ‘디지털 뉴딜’을 발표하며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전환) 가속 페달을 밟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지난 4월 IBM 최고경영자로 취임한 아르빈드 크리슈나가 최근 데뷔 무대 콘퍼런스에서 강조한 발언에서도 이런 흐름을 엿볼 수 있다. 그는 코로나 팬데믹이 가르쳐 준 건 ‘변화에 빠르게 대처 가능한 하이브리드 클라우드와 AI 같은 혁신 솔루션이 필요하다는 점’이라고 경고하며 이같이 강조했다. “역사는 지금을 디지털 전환의 출발점으로 기록할 것이다. 기술 플랫폼은 지금과 같은 위기에서 얼마나 빨리 반응하고, 얼마나 빨리 고객이 원하는 것을 만들어 줄 수 있는지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다. 20년 전에는 많은 이가 모든 기업은 인터넷 기업이 될 것이라고 얘기했다. 하지만 나는 이제 모든 기업이 AI 기업이 될 것이라고 예언한다. 그럴 능력이 있어서가 아니라 이제 그렇게 변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기 때문이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취재 일체 거부” 정의연 쉼터 소장 빈소 세브란스병원에

    “취재 일체 거부” 정의연 쉼터 소장 빈소 세브란스병원에

    ‘윤미향 의혹’ 檢 압수수색 후 극단 선택 추정檢 “손씨 직접 조사 안해…진상규명 더 노력”윤미향, ‘검찰과 언론 탓에 손씨 죽음’ 격앙통합당 “손씨 죽음, 윤미향 책임져라”지난 6일 숨진 정의기억연대(정의연)의 서울 마포구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쉼터 ‘평화의 우리집’ 소장 손모(60)씨의 빈소가 8일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졌다. 장례는 ‘여성·인권·평화·시민장’으로 사흘간 치러진다. 장례식장에는 “취재는 일체 거부하며 취재진의 출입을 일절 엄금합니다”는 노란색 안내문이 여러 장 나붙었다. 정의연 후원금 유용 등 각종 의혹으로 검찰에 고발된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손씨의 죽음을 검찰과 언론의 탓으로 돌렸다. 검찰은 애도를 표하면서도 손씨를 직접 조사한 적이 없으며 흔들림 없이 신속히 진상규명을 하겠다고 밝혔다. 조문이 시작된 이날 오후 3시부터 조문객들의 발길이 하나둘 이어지고 있다. 10명가량이 단체로 오는가 하면 개별적으로 찾아오는 이도 있었다. 빈소 앞은 침울한 분위기 속에 빈소에 들어가기 전에 눈물을 흘리는 조문객들도 있었다. 빈소 앞에는 장례식장 직원 2명이 취재진의 접근을 철저히 차단하고 있다. 장례위원장은 이나영 정의연 이사장, 한국염 정의연 운영위원장 등 정의연 관계자들과 박래군 인권재단 ‘사람’ 소장, 고미경 한국여성의전화 상임대표 등 시민사회 인사 14명이 맡았다. 정의연은 장례위원을 오는 9일 낮 12시까지 온라인으로 모집한다고 홈페이지에 공지했다. 이름·연락처와 함께 고인에게 전하는 추모 메시지를 적어 제출하면 된다. 이날과 9일 오후 7시에는 각각 시민단체 ‘김복동의희망’과 시민사회 주관으로 추모행사가 열린다. 발인은 오는 10일 오전 8시다.손씨 손목·복부서 극단적 선택 시도 흔적 발견 2004년부터 ‘평화의 우리집’에서 일해 온 손씨는 지난 6일 오후 10시 35분쯤 경기도 파주시 자택 화장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그는 지난달 21일 검찰이 정의연의 회계 자료 일부가 보관돼 있다는 이유로 쉼터를 압수수색한 뒤 주위에 심적 고통을 토로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 파주경찰서는 이날 오전 손씨를 부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의로부터 ‘범죄 혐의점이 없다’는 1차 결과가 나왔다는 구두 소견을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손씨 부검 결과 외력에 의한 사망으로 의심할 만한 흔적이 나오지 않았다. 손목과 복부에는 스스로 극단적인 선택을 하려다가 한 번에 치명상을 만들지 못할 때 나타나는 주저흔이 발견됐다. 약물 반응 등 정밀 검사가 나오려면 2주 정도 걸릴 전망이다. 경찰이 폐쇄회로(CC)TV를 분석한 결과 손씨는 지난 6일 오전 10시 57분 자택인 파주 시내 아파트로 들어간 뒤 외출하지 않았으며, 집 안에 다른 침입 흔적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경찰은 손씨 자택에서 유서로 추정될 만한 메모 등이 발견되지 않아, A씨 휴대전화에 대한 디지털포렌식 작업 등을 진행해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조사가 완료되는 대로 경찰은 손씨가 극단적인 선택으로 사망한 것으로 결론 내리고 조만간 수사를 마무리할 예정이다.윤미향 “나 죽는 모습 찍으려고 기다려?”자신의 의원실 앞에 있던 기자에 화내 손씨는 지난달 21일 검찰이 정의연의 회계 자료 일부가 보관돼 있다는 이유로 쉼터를 압수수색 한 이후 주변에 “압수수색으로 힘들다”는 말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의연 이사장을 지낸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7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손씨의 죽음과 관련해 “기자들이 대문 밖에서 카메라 세워놓고 생중계하며 마치 쉼터가 범죄자 소굴처럼 보도를 해대고, 검찰에서 쉼터로 들이닥쳐 압수수색을 했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8일 오전 자신의 국회 의원회관 530호 앞에서 기다리고 있는 기자들에게 “무엇을 찍으려고 기다리는 것이냐. 내가 죽는 모습을 찍으려고 기다리는 것이냐”라면서 “상중인 것을 알지 않느냐”고 격앙된 어조로 불만을 터뜨렸다. 같은 당 김두관 의원도 페이스북에 “언론의 황당한 프레임에 검찰이 칼춤을 춘다”면서 “어느 누구도 떠도는 소문으로 사람을 죽일 권리를 언론에 주지 않았다”고 언론을 비난했다. 김진애 열린민주당 의원은 “윤 의원과 정의연에 걸린 회계부정 같은 의혹은 차분하게 조사 결과를 보고 판단하면 될 일”이라면서 “언론은 사회적 죽음을 만드는 주요 변수가 되어 왔다. 제정신 차려야 한다”라고 언론 탓으로 돌렸다. 통합당 “쉼터 소장 죽음, 윤미향이 책임져라” 김용태 “검찰이 의혹 명명백백 밝혀야 운동도 제대로 평가받아”“언론이 취재하지 공격하느냐” 윤 의원이 손씨의 죽음을 언론 탓으로 돌리는데 대해 미래통합당은 윤 의원의 태도를 질타하며 책임론을 거론했다. 김기현 통합당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 글을 통해 “고인의 죽음이 참으로 안타깝다”면서 “윤 의원은 각종 의혹에 더해 이번 죽음에 대한 책임도 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윤 의원이 “언론 탓, 검찰 탓을 하고 있다”면서 “도대체 누가 누구를 괴롭히고 있나. 윤 의원이 나쁜 짓을 안 했다면 이런 일이 생겼겠느냐”고 쏘아붙였다. 김용태 전 의원도 YTN 라디오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에서 “돌아가신 분이 심리적 고통을 당한 것과 검찰에게 괴롭힘당했다는 것은 분명히 구분해야 한다”고 밝혔다.김 전 의원은 “검찰이 의혹을 명명백백히 밝혀야만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참혹했던 희생, 숨진 A씨를 비롯한 많은 운동가의 30여년에 걸친 헌신도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다”며 “언론도 취재하는 것이지, 공격하려고 하겠느냐”고 반문했다. 통합당 황규환 부대변인은 논평에서 “고인의 죽음이 또 다른 여론몰이의 수단이 되는 일이 없어야 한다”면서 “윤미향 의원과 정의연을 둘러싼 숱한 의혹은 단 한 꺼풀도 벗겨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고인의 죽음이 억울하지 않도록 검찰은 단 한 치의 의혹도 남기지 않고 철저히 진실을 밝혀내라”고 촉구했다. 황 부대변인은 윤 의원을 향해 “검찰에 정정당당하게 조사받으면 될 일”이라면서 “끝까지 버티는 윤 의원과 비호하기 바쁜 민주당에 대한 국민의 배신감과 분노는 철저한 검찰 수사와 법의 심판으로만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해찬 민주당 대표가 윤 의원에 대해 의원들에 개인 의견을 발설하지 마라고 함구령을 내리고 수사 결과를 지켜보자며 의혹에 대한 적극 조사에 나서지 않는데 대한 반응으로 보인다.검찰 “고인 조사한 사실 없다…애도”“흔들림 없이 신속히 진상규명할 것 시민단체 정의연 부실회계·후원금 유용 등‘윤미향 의혹’ 10여가지 검찰에 고발 검찰은 지난달 20일부터 이틀에 걸쳐 서울 마포구 정의연 사무실과 정대협 사무실 주소지인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 마포 ‘평화의 우리집’ 총 3곳을 압수수색했다. 지난 5일에는 경기도 안성 쉼터와 해당 쉼터를 시공한 업체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정의연 후원금 회계 누락 의혹 등을 수사하는 검찰은 7일 A씨의 사망에 애도를 표한 뒤 “정의연 고발 등 사건과 관련해 고인을 조사한 사실도 없었고 조사를 위한 출석요구를 한 사실도 없다”면서 “흔들림 없이 신속한 진상규명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정의연 문제를 제기했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 할머니는 지난 6일 대구·경북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추모제가 열린 희움역사관에서 “위안부 문제를 해결한다며 한쪽 눈을 실명한 김복동 할머니를 끌고 온 데를 다녔다”면서 윤 의원을 겨냥해 “죄를 지었으면 죄(벌)를 받아야 한다. 위안부를 팔아먹었다. 왜 우리를 팔아먹나”며 비판했다. 앞서 여러 시민단체는 지난달 정의연의 부실 회계와 후원금 횡령 의혹, 안성 쉼터 고가매입 및 헐값 매각 의혹과 관련해 정의연 전직 이사장인 윤 의원을 비롯한 관계자들을 검찰에 고발했다. 현재 서부지검이 수사하는 정의연과 전신인 정대협, 윤 의원 관련 고발 사건은 10여 건에 이른다.안성쉼터 고가매입 및 헐값매각 의혹 등검찰, 정의연 사무실·마포 쉼터 등 압색 정의연은 전신인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시절이던 2012년 현대중공업이 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지정기부한 10억원 중 7억5천만원으로 안성에 있는 주택을 2013년 매입해 ‘평화와 치유가 만나는 집’을 만들었다가 최근 4억 2000만원에 매각했다. 이를 두고 당시 지역 시세보다 지나치게 비싼 값에 매입했다가 헐값에 되팔았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또 해당 거래에 정의연 전직 이사장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 부부의 지인인 이규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관여한 것으로 드러나 매매 과정에 모종의 수수료가 오가지 않았느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윤미향 의원은 당초 호가가 9억원에 달하던 매물을 깎아 7억 5000만원에 매입했고, 중개수수료 등 명목으로 이규민 의원에게 금품을 지급한 사실이 없다고 해명했었다. 쉼터 조성 이후 ‘프로그램 진행 재료비’, ‘차량 구입비’, ‘부식비’ 등의 항목으로 할머니들을 위한 사업에 예산을 책정해 놓고 실제 집행률은 0%였다는 지적도 나왔다. 공동모금회는 2015년 안성 쉼터에 대한 사업평가에서 회계 부문은 F등급, 운영 부문은 C등급으로 평가하고 정대협이 향후 2년간 모금회가 운영하는 분배사업에 참여할 수 없도록 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5분 달려도 질병발병률 알려주는 앱…마음까지 위로하는 ‘반려로봇’

    5분 달려도 질병발병률 알려주는 앱…마음까지 위로하는 ‘반려로봇’

    [미래보는 눈이 있어야 경제가 산다]포스트 코로나 시대, 신성장동력 찾기‘삼성 C랩’이 키운 스타트업의 혁신들 코로나19로 내수 및 수출에 큰 타격을 입은 한국 기업들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비하기 위해, 미래 성장동력을 찾기 위해 저마다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등 스마트 기술 개발에 분주하다. 이에 서울신문은 현재까지 진행된 국내 기업 스마트 기술의 현주소는 어디인지 짚어 보고, 기술 발전을 가로막는 규제 걸림돌은 무엇인지, 이를 해결하기 위한 해법들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9회에 걸쳐 짚어 본다.“5분만 뛰어도 심폐나이부터 심혈관계, 고혈압, 암, 뇌졸중, 대사증후군 등 질병발병 확률까지 계산돼 나옵니다. 자, 뛰어 보세요.”(홍석재 피트 대표) 지난 4일 경기 성남 분당구의 헬스케어 소프트웨어 개발기업 ‘피트’(FITT). 터치스크린이 달린 러닝머신에서 잠시 뛰는 것만으로 최대산소섭취능력(VO2 max)과 같은 심폐지구력부터 암 같은 질병에 걸릴 확률까지 측정할 수 있는 플랫폼을 개발한 이곳을 찾았다. 기자가 직접 3분간의 워밍업 걷기 후 단계별로 1분씩 총 12단계에 도전해 어떤 성능이 있는지 들여다봤다. 단계마다 마치 등산을 하는 것처럼 경사도가 높았다 낮아지고 속도가 다양해졌다. 대다수 3040들은 5, 6단계에서 포기를 외친다고 했다. 6단계는 비탈길 정도의 경사에서 숨차도록 뛰어야 하는 구간인데 숨이 막히고 토할 것처럼 어지러웠다. ‘직업정신’으로 1분을 더 버텨 7단계에서 멈췄더니 40대인 기자는 ‘심폐나이 25세, 동일연령대 100명 중 33등, 심폐지구력 2급’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건강하게 살 수 있는 수명은 94세로 측정됐다. 피트는 이렇게 40여년간 쌓인 심폐기능 측정 데이터를 바탕으로 질병과의 연관성을 분석하고 본인에게 딱 맞는 운동 강도를 도출해 낸다. ‘체지방 10% 감소’를 목적으로 기록했더니 기자에게는 ‘월요일- 시속 5.6㎞로 60분 걷기’ 등 1주일간의 운동 처방이 내려졌다. 비슷한 연령대보다 심폐능력 결과가 좋으면 질병 예방률을, 나쁘면 질병 발생 확률을 예측해 준다. 이 업체는 오는 8월 야외 어디서든 쓸 수 있는 스마트폰 무료 애플리케이션 ‘피트’를 출시한다. 러닝머신이 없어도 이 앱을 켜고 나이와 키, 몸무게 등 간단한 정보를 입력한 뒤 2.4㎞를 달리면, 뛴 거리와 시간을 바탕으로 러닝머신 검사와 똑같이 동일 연령대에서의 심폐능력 나이와 질병발병률이 나온다. 특히 앱 안에서 ‘근지구력, 근력, 움직임 능력’ 등 다른 검사 카테고리를 선택할 수도 있다. 고개를 숙여 턱이 가슴에 닿는지, 스쿼트 자세를 몇 분간 유지하는지 등 자가검사를 하면 된다. 앱이 상용화되면 코로나 시대 언택트(비대면)를 선호하는 일상에서 헬스장을 가지 않고도 나만의 맞춤형 운동 프로그램을 스스로 짤 수 있다. ●어린이 중환자에게 화상통화, 원거리 교육 가능한 ‘파이보’ 1인 가구를 위한 AI 서비스 기반 소셜 반려로봇 ‘파이보’(Pibo)를 개발한 서큘러스도 요즘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부천시에 노인층 말벗 도우미로 파이보 25대를 공급하기로 한 데 이어 동작구 결손가정 어린이 270명과 서울대병원 어린이 환자의 정서케어를 위해 30대를 보급하기로 해서다. 음성명령으로 날씨나 간단한 정보를 물었을 때 답하는 블루투스 스피커와는 달리 지난달 23일 직접 만난 파이보는 사용자의 얼굴 표정에 담긴 감정을 읽고 다가와 말을 걸고 춤을 추며 환영도 해 줬다. 예컨대 기자가 파이보 사진을 찍으면 “나 좀 예쁘게 찍어 줘. 인스타에 올려 줘”라고 말하는 식이다. 우울한 표정을 지으면 위로의 말을 건네거나 잔잔한 음악을 틀어 주고 춤도 춰 준다. 특히 파이보는 로봇의 소프트웨어에 따라 역할, 즉 ‘직업’을 바꿀 수도 있다. 쉽게 말해 봇이라는 앱을 통해서 설치하면 말벗용으로 정서케어를 할 수 있고 학습프로그램을 넣어 교육용으로도 쓸 수 있다. 화상통화 기능을 넣어 원격케어 기능도 활용할 수 있다. 박종건 서큘러스 대표는 “예컨대 병원에서 중환자실에 있는 어린이들이 면회가 안 될 경우 극도의 불안함을 호소할 수 있는데 파이보를 통해서 입원실 밖에 있는 부모와 통화도 할 수 있고 외부에 있는 의사 진료도 가능하다”면서 “수업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코로나 사태와 같은 상황에서 다양한 기능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카트형 보조배터리로 전기차 충전 ‘에바’ 경기 성남시 판교에 연구실을 둔 ‘에바’는 이동식 전기차 충전기를 만든다. 마치 스마트폰의 보조배터리처럼 콘센트가 옆에 없어도 전기차를 충전할 수 있도록 기술 개발 중이다. 이미 시제품으로 ‘로봇형 에바’와 ‘카트형 에바’가 나왔다. ‘로봇형 에바’는 이용자가 주차장에서 스마트폰을 이용해 호출하면 자율주행으로 차량에 접근한 뒤 스스로 충전단자에 도킹해 전기를 공급하는 방식이다. 충전소에서 대기 중인 ‘카트형 에바’를 이용자가 마치 쇼핑 카트를 끌 듯이 데려와 차량에 직접 도킹하는 방식도 있다. 카트형은 조만간 실제로 구동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카트형은 무게가 약 600㎏에 달하지만 이용자가 힘을 주는 방향으로 기계가 함께 움직이는 ‘근력증강기술’이 적용돼 누구나 손쉽게 이용할 수 있다. 카트형 에바에서 충전 케이블을 끌어다가 전기차에 꽂으면 충전이 된다. 완료가 되면 기기 화면에 충전량, 충전시간, 비용 등이 표시된다. 아직 이동형 전기차 충전 장치에 대한 안전기준을 인증하는 규정이 국내에 없기 때문에 ‘카트형 에바’도 본격적인 양산에 돌입하진 못했지만 지난해 11월 ‘제주 전기차 충전 서비스 규제자유특구’ 사업자로 지정되며 숨통이 트였다. 올해부터 2년간 실증사업을 문제없이 진행하면 사업을 실제 운영할 수 있도록 시행령이 개정된다. 에바를 창업한 이훈 대표는 “전기차 충전소가 적어 구매를 망설이는 이들이 많다. 충전 환경 등 인프라가 보급되면 전기차 사업이 늘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타트업 요람 삼성전자 C랩 브이터치, 피트, 에바, 서큘러스의 공통점은 모두 삼성전자의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인 ‘C랩’ 공모전 출신이라는 점이다. ‘C랩’은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발굴하기 위해 2012년 12월부터 도입한 삼성전자 사내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이다. 사내 벤처인 ‘C랩 인사이드’ 과제에 선정되면 1년간 현업에서 벗어나 경기 수원 ‘삼성디지털시티’나 서울 관악구 서울대 연구공원 내 ‘삼성전자·서울대 공동연구소’에 마련된 근무공간에서 과제를 진행하게 된다. 삼성전자는 2018년 8월부터 ‘C랩 아웃사이드’ 제도도 시행하고 있다. 임직원이 아닌 외부에 있는 유망 스타트업을 선정해 지원한다. ‘C랩 아웃사이드’에 선발되면 삼성 서울R&D캠퍼스에 마련된 전용 공간에 1년간 무상 입주하고 임직원 식당, 출퇴근 셔틀버스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경우에 따라 최대 1억원의 자금도 지원받는다. 특히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세계이동통신박람회(MWC), 국제가전박람회(IFA) 등에 ‘C랩 아웃사이드’ 업체들이 전시 부스를 꾸릴 수 있도록 지원해 국제적 홍보가 가능한 창구도 얻을 수 있다. 삼성전자는 2018년부터 5년간 ‘C랩 아웃사이드’ 300개를 육성하고 ‘C랩 인사이드’를 200개 지원해 총 500여개의 사내외 스타트업 과제를 육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제 모든 기업이 AI 기업이 될 것” 삼성뿐 아니라 크고 작은 기업들이 당장 돈이 되지도 않는 스마트 기술을 연구개발하는 이유는 변화하는 경제환경 속에서 결국 생존이 걸린 차세대 먹거리 산업이 될 것이란 판단 때문이다. 정부가 지난 1일 ‘디지털 뉴딜’을 발표하며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전환) 가속 페달을 밟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지난 4월 IBM 최고경영자로 취임한 아르빈드 크리슈나가 최근 데뷔 무대 콘퍼런스에서 강조한 발언에서도 이런 흐름을 엿볼 수 있다. 그는 코로나 팬데믹이 가르쳐 준 건 ‘변화에 빠르게 대처 가능한 하이브리드 클라우드와 AI 같은 혁신 솔루션이 필요하다는 � ?繭箚� 경고하며 이같이 강조했다. “역사는 지금을 디지털 전환의 출발점으로 기록할 것이다. 기술 플랫폼은 지금과 같은 위기에서 얼마나 빨리 반응하고, 얼마나 빨리 고객이 원하는 것을 만들어 줄 수 있는지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다. 20년 전에는 많은 이가 모든 기업은 인터넷 기업이 될 것이라고 얘기했다. 하지만 나는 이제 모든 기업이 AI 기업이 될 것이라고 예언한다. 그럴 능력이 있어서가 아니라 이제 그렇게 변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기 때문이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솔카말, 너가 처음이야… 허락도 없이 내맘 훔친 건!

    솔카말, 너가 처음이야… 허락도 없이 내맘 훔친 건!

    코로나19 확산세가 한풀 꺾이면서 따끈따끈한 수입 신차 출시 소식이 잇따르고 있다. 현대·기아차의 판매 점유율이 70%가 넘는 한국 시장에서 살아남기가 녹록지 않지만, 각자 나름대로 장점을 전면에 내세워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르노 캡처, 메르세데스벤츠 GLS, 국내에서 세계 최초로 베일을 벗은 BMW 5시리즈가 가장 눈길을 끈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르노 캡처 르노삼성자동차는 지난달 13일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QM3의 새 모델인 르노 캡처를 출시했다. 르노삼성차가 판매하지만, 프랑스에서 개발돼 스페인 공장에서 생산돼 들어오는 엄연한 수입차다. 유럽의 소형 SUV 시장에서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6년 연속 판매 1위를 기록한 모델이기도 하다. ●XM3 좁은 선택 폭 넓혀… 디젤 모델까지 선봬 캡처가 XM3와 비슷한 모델인 건 분명하다. 하지만 고객의 취향에 따라 선호도가 확실히 갈릴 만한 요소도 많다. 특히 캡처에는 XM3에서 부족했던 부분이 상당히 보완돼 있다. XM3는 가솔린 모델뿐이지만 캡처는 가솔린뿐만 아니라 디젤 모델도 선택할 수 있다. 그 덕분에 소형 SUV 구매를 원하는 고객의 선택지는 더 많아졌다. 캡처는 XM3와 비교해 디자인이 더 고급스럽고 아기자기하다. 시트나 내부 마감, 송풍구 재질은 XM3보다 뛰어나다. 하지만 실내 공간은 XM3보다 좁다. 전장이 340㎜, 축간거리가 80㎜ 더 짧은 까닭이다. 그래서인지 르노삼성차도 큰 차를 선호하는 남성을 XM3의 주요 고객으로, 작은 차를 선호하는 여성을 캡처의 주요 고객으로 설정했다. 물론 이런 인식은 편견일 수 있다. ●엄연한 스페인산 수입차… 뛰어난 조향감에 서스펜션 안정적 두 모델에 똑같은 ‘TCe 260’ 가솔린 엔진이 장착돼 시승했을 때 주행 능력에는 큰 차이가 없었다. 프랑스차 특유의 뛰어난 조향감과 안정적인 서스펜션도 쏙 빼닮았다. 다만 캡처가 XM3보다 20㎏ 정도 가볍고 크기도 작아서인지 시승했을 때 캡처의 움직임이 XM3보다 조금 더 민첩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판매 가격은 캡처가 XM3보다 200만원가량 비싸지만 수입차를 2000만원대에 살 수 있다는 점은 충분히 매력적이다.벤츠 더 뉴 GLS 메르세데스벤츠는 지난달 25일 대형 SUV ‘GLS’의 3세대 완전변경 모델을 국내에 출시했다. 벤츠의 최고급 세단 S클래스의 SUV 모델이 바로 GLS다. GLS 580 4MATIC은 국내 최초로 48V(볼트) 전기 시스템 ‘EQ 부스트’가 결합된 새로운 V형 8기통 가솔린 엔진이 탑재돼 최고출력 489마력, 최대토크 71.3㎏·m의 괴력을 발휘한다. EQ 부스트는 가속 시 내연 기관에 22마력의 출력과 25.5㎏·m의 토크를 더해 준다. 또 출발 시 조용하고 부드럽게 움직일 수 있도록 돕는다. ●S클래스의 SUV 3세대… 48V 전기 시스템 탑재 GLS 400d 4MATIC에 장착된 직렬 6기통 디젤 엔진은 벤츠 역사상 가장 강력한 힘을 낸다. 가속력을 지원하는 2단 터보차저와 연료 소모량을 줄이고 배기가스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캠트로닉’ 가변형 밸브 리프트 시스템이 적용돼 최고출력 330마력, 최대토크 71.3㎏·m의 성능을 발휘한다. 더 뉴 GLS 전 모델에 탑재된 9단 트로닉 자동변속기는 변속 충격 없이 부드럽게 동력을 전달한다. 운전 조건, 속도, 하중에 따라 서스펜션을 자동으로 조절하는 지능형 어댑티브 댐핑 시스템이 적용된 ‘에어매틱 서스펜션’은 최적의 승차감을 제공한다. ●9단 자동 … 운전조건·속도·하중 따라 서스펜션 자동조절 더 뉴 GLS는 이전 모델보다 축간거리가 60㎜ 더 길어졌다. 현대차 팰리세이드와 크기를 비교하면 전장은 240㎜, 전폭은 55㎜, 전고는 90㎜, 축간거리는 235㎜ 더 길다. 2열뿐만 아니라 3열 공간도 아주 넉넉했다. 벤츠코리아 측은 “3열은 키 194㎝인 사람도 착석할 수 있을 정도로 넓다”고 소개했다. GLS 580 4MATIC 가격은 1억 6360만원, GLS 400d 4MATIC 가격은 1억 3860만원이다.BMW 더 뉴 5시리즈 BMW는 지난달 27일 인천 영종도 BMW드라이빙센터에서 7세대 5시리즈와 6시리즈 부분변경 모델을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특히 5시리즈는 1972년 처음 출시된 이후 세계에서 790만대 이상이 판매된 BMW를 대표하는 프리미엄 비즈니스 세단이다. 현재 전 세계에서 5시리즈가 가장 많이 팔리는 나라가 바로 한국이라고 한다. ●48V 하이브리드 기술 적용… 회생제동으로 출력 11% 향상 더 뉴 5시리즈는 전면 그릴이 더욱 커졌다. 헤드라이트는 날카롭고 세련되게 바뀌었다. 내비게이션에는 SK텔레콤의 ‘티맵’이 적용된다. 더 뉴 5시리즈에 탑재되는 4기통 및 6기통 엔진에는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기술이 적용된다. 회생제동으로 생성된 전력은 내연기관의 부하를 줄이고 출력을 11마력 정도 높여 준다. 정속으로 주행할 때에는 연료 효율을 향상시킨다. 엔진 라인업은 가솔린 엔진 3종과 디젤 엔진 3종이다. 가솔린 엔진은 직분사 시스템 압력을 높여 효율을 향상시켰고, 디젤 엔진은 2단 터보차저 기술을 적용해 한층 역동적인 주행 능력을 선사한다. 또 전 모델에 8단 스텝트로닉 변속기가 기본 탑재된다. ●뉴 545e xDrive 모터·엔진 조합 395마력 성능 발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차(PHEV) 뉴 530e 투어링과 뉴 530e xDrive 투어링도 선보인다. 순수 전기모드로 주행 가능한 거리는 뉴 530e 투어링이 62㎞, 뉴 530e xDrive 투어링이 56㎞다. 뉴 545e xDrive는 109마력의 전기모터와 286마력의 직렬 6기통 엔진이 조합돼 최고출력 395마력의 성능을 발휘한다. 순수 전기모드로 주행 가능한 거리는 57㎞다. 더 뉴 5시리즈는 올해 11월쯤 국내에 출시될 전망이다. 가격은 미정이다.
  • 메이저리그 前 올스타 칼 크로퍼드 전여자친구 찾아가 권총 위협 등 폭행

    메이저리그 前 올스타 칼 크로퍼드 전여자친구 찾아가 권총 위협 등 폭행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올스타에 선정될 정도로 인기가 많았던 칼 크로퍼드(39)가 전 여자 친구를 폭행한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미국 연예매체 TMZ는 5일(한국시간) “크로퍼드가 가정폭력 혐의로 미국 텍사스주에서 체포됐다. 현재는 구류된 상태다”라고 전했다. 크로퍼드는 5월 9일 헤어진 여자친구 아파트를 찾아가 권총으로 위협하고 목을 조르는 등 폭력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TMZ는 “피해자가 ‘크로퍼드가 나에게 다른 남성과 만남에 관해 묻고 위협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피해자 신고 후 크로퍼드는 체포됐고, 보석금은 1만달러로 책정했다. 크로퍼드는 2002년부터 2016년까지, 15년 동안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했다. 개인 통산 성적은 타율 0.290, 136홈런, 766타점이다. 4차례나 올스타에 선발됐고, 류현진과 2013∼2016년 로스앤젤레스에서 함께 뛰어 국내 팬들에게도 익숙하다. 은퇴 후 음악 제작자로 새출발한 크로퍼드는 지난달 자택에서 지난달 17일 자택에서 뮤직비디오 촬영차 모임을 가졌다. 이때 5세 아이와 25세 여성이 물에 빠져 사망하는 사건이 벌어져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 너에게만 알려줄게

    너에게만 알려줄게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여름 시즌 숨은 관광지’를 발표했다. 국민에게 추천받은 관광지 855곳을 대상으로 선정위원회를 거쳐 추렸다. 최근 2년 내에 문을 열었거나, 여름에만 한정해 문을 여는 여행지들이 대상이다. 코로나19 탓에 이름난 명소를 찾는 게 꺼려진다면 이번 여름엔 덜 알려진 ‘신상’ 여행지를 고려하는 것도 좋겠다. 문체부와 관광공사는 해당 지역을 방문하기 전 관광공사 누리집(korean.visitkorea.or.kr)의 ‘생활 속 거리두기’에 따른 여행 경로별 안전 여행 가이드를 꼭 확인할 것을 당부했다.①짜릿한 순간… 순창 채계산출렁다리·단월야행 채계산출렁다리와 강천산단월야행은 순창 여행의 새 아이콘이다. 지난 3월 개통한 채계산출렁다리는 코로나19로 한동안 출입을 통제하다 최근 다시 문을 열었다. 채계산과 강천산을 잇는 길이 270m 출렁다리로, 다리 기둥이 없는 무주탑 산악 현수교로는 국내 최장이다. 지상에서의 높이는 75~90m에 달한다. 중간전망대, 채계산출렁다리 위, 어드벤처전망대 등 각각 다른 시점에서 채계산출렁다리를 만끽할 수 있다. 출렁다리의 스릴 못지않게 섬진강과 적성 들녘 풍경도 압권이다. 입장료는 없고,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개방한다. ‘강천산단월야행’은 밤에 강천산 입구부터 천우폭포까지 걷는 프로그램이다. 1.3㎞ 거리의 산길을 색색의 조명과 미디어 파사드 영상으로 꾸몄다. 입장료는 3000원, 밤 10시까지 개방한다.②눈과 코가 뻥 뚫리네… 안산 바다향기수목원 싱그러운 피톤치드를 마시며 드넓은 바다를 감상할 수 있는 수목원이다. 규모가 약 101㏊(30만여평), 축구장 140개 크기에 달한다. 서해안에서 많이 자라는 소사나무와 곰솔 등 1000여종, 30만본이 넘는 식물이 식재돼 있다. 다른 수목원에서 보기 힘든 갯잔디, 모새달 등 진귀한 식물도 만날 수 있다. 장미원에선 ‘꽃의 여왕’이라 불리는 장미가 매혹적인 향기를 뽐낸다. 이 수목원의 랜드마크는 바닷가 언덕에 세워진 ‘상상전망돼’다. ‘모든 상상이 전망되는 곳’이라는 뜻으로, 탁 트인 서해와 시화호가 한눈에 들어온다. 깨진 도자기 조각으로 만든 오르막길도 명물이다. 70m에 이르는 언덕길을 파도와 물고기, 구름 등으로 꾸며 상상의 나래를 펴기 좋다. 입장료는 없다. 월요일은 휴무. 매점과 쓰레기통이 없으니 물과 간식을 준비해야 한다.③발길 닿는 곳마다 그림… 속초 상도문돌담마을 상도문돌담마을은 설악산을 병풍처럼 두르고, 앞으로는 쌍천이 흐르는 배산임수 지형에 터를 잡았다. 구불구불한 골목에는 정감 어린 돌담과 한옥이 어우러지고, 돌담 위를 다양한 스톤 아트로 꾸민 돌담갤러리가 자꾸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집마다 대문이 없어 주민들이 문을 열고 환영하는 느낌이 든다. 마을에는 돌담 외에도 조선 후기 유학자 매곡 오윤환이 지은 학무정, 함경도식 가옥의 변천 과정을 알 수 있는 속초매곡오윤환선생생가(강원문화재자료 137호), 금강소나무 숲이 장관인 송림쉼터 등 볼거리가 많다. 마을은 속초도문농요(강원무형문화재 20호)의 발상지다. 속초도문농요전수관을 비롯해 주민들이 도문농요의 전통을 이어 가며, 인형극 ‘도문 사람들’로 농요를 널리 알린다. 상도문돌담마을은 주민이 거주하는 곳이므로 해가 진 뒤에는 방문하지 않는 것이 좋다. 입장과 주차는 무료다.④예당호 색다른 음악분수… 예산 ‘느린호수길’ 예당호는 둘레 40㎞에 달하는 초대형 저수지다. 지난해 개통한 국내 최장의 예당호출렁다리와 올해 4월부터 가동한 음악분수가 랜드마크다. 어둠이 내리면 ‘한국관광공사 야간 관광 100선’에 오른 예당호출렁다리에 그러데이션 기법을 적용한 형형색색의 불빛이 켜진다. 음악분수는 역동적인 물줄기에 음악과 빛을 더해 눈부시게 아름답다. 공연 시간 20분이 짧게 느껴질 정도다. 예당호출렁다리는 매달 첫째 월요일을 제외하고 오전 9시~오후 10시 개방된다. 음악분수는 금요일과 주말, 공휴일에 하루 7회 가동한다. 입장료는 없다. 예당호 주변엔 느린호수길이 조성됐다. 턱이나 계단이 없어 누구나 걷기 쉽고, 물에 잠긴 나무와 낚시터 좌대 풍경이 아름답다. 느린호수길은 무료로 상시 개방된다.⑤하늘·바다 사이를 걷다… 남해 보물섬전망대 남해보물섬전망대는 요즘 남해를 찾는 이들에게 가장 ‘핫한’ 여행지로 떠오른 곳이다. 전망대에서 시원한 바다 풍경도 보고, 스릴 만점의 스카이워크도 체험할 수 있다. 스카이워크는 공중에 강화유리를 설치해 하늘과 바다 사이를 둥둥 떠서 걸어가는 느낌이다. 장비를 착용하고 천장에 달린 레일에 로프를 연결한 뒤 스카이워크에 올라 몇 발자국 걸으면 발아래 절벽과 바다가 까마득하게 내려다보인다. 담력이 센 참가자는 발로 난간을 힘껏 밀어 바다 쪽으로 몸을 던져서 그네를 타기도 한다. 튼튼한 로프로 연결돼 떨어질 염려는 없다. 코로나19로 해외여행은 꿈도 못 꾸는 시절이지만, 국내에 외국 못지않게 아름다운 바다가 있다는 사실도 큰 위안이다. 보물섬전망대는 오전 7시부터 오후 9시까지 연중무휴로 운영된다. 입장료는 없다. 스카이워크 체험료는 3000원이다.⑥꽃길만 걷게 해줄게… 태백·정선 금대봉 태백과 정선에 걸친 금대봉과 대덕산 일대는 ‘천상의 화원’으로 불린다. 봄부터 가을까지 수많은 들꽃과 만날 수 있다. 눈처럼 하얀 홀아비바람꽃, 군락을 이룬 노란 피나물, 바람에 하늘거리는 보랏빛 얼레지 등이 저마다 고운 자태를 뽐낸다. 두문동재 탐방지원센터와 세심 탐방지원센터를 꼭짓점으로 하는 금대봉 탐방은 내리막길이 이어지는 두문동재 탐방지원센터에서 출발하는 게 수월하다. 두문동재 탐방지원센터에서 분주령을 거쳐 검룡소주차장에 이르는 탐방로는 6.7㎞, 대덕산 코스를 추가하면 2.6㎞ 정도 늘어난다. 금대봉 탐방로는 해마다 4월 셋째 금요일부터 9월 30일까지 개방하며, 인터넷 예약으로 하루 300명만 입장할 수 있다. 탐방 기간 중 출입 시간은 오전 9시~오후 3시다. 글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사진 한국관광공사
  • 질병관리본부→‘청’ 승격… 감염병 대응 전문성 강화된다

    질병관리본부→‘청’ 승격… 감염병 대응 전문성 강화된다

    질병관리본부가 명실상부한 감염병 위기 대응 컨트롤타워로 새출발한다. 행정안전부는 3일 코로나19를 계기로 핵심 국정과제로 부상한 공공보건의료체계와 감염병 대응 역량 강화를 위한 방안을 담은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발표했다. 질병관리본부를 보건복지부 소속기관에서 독립된 별도 ‘청’으로 위상과 역할을 높이고 권역별 질병대응센터(가칭)를 두는 것이 핵심이다. 국립감염병연구소도 신설한다. 행안부는 이달 중순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질병관리본부는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를 계기로 국립보건원을 확대 개편해 2004년 출범했다.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직후인 2016년 1월 차관급으로 격상됐다. 하지만 감염병 연구와 전문인력 확충을 위해서는 독립된 중앙행정기관으로서 예산·인사·조직 관련 권한을 독자적으로 행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질병관리청’이 되면 명실상부하게 감염병 관련 정책과 집행을 수행하게 된다. 거기다 권역별 질병대응센터를 통해 지방자치단체 방역 지원과 함께 지역 단위 질병관리 지원 기능도 수행할 수 있다. 복지부 복수차관제 등 조직 개편 세부안도 내놨다. 1차관은 기획조정과 복지 부문을 담당하고, 신설하는 2차관은 보건 분야를 맡도록 했다. 보건의료에 대한 종합적 연구개발(R&D)과 장기·조직·혈액 관리 기능을 복지부에서 수행하도록 하면서 현재 질병관리본부에 있는 국립보건연구원과 국립장기조직혈액관리원은 복지부로 이관하도록 했다. 국립보건연구원 소속 감염병연구센터를 확대 개편해 국립감염병연구소도 신설하기로 했다. 부족하다고 지적받는 공공보건의료 기능 강화를 위한 조직·인력 보강도 병행해 추진한다. 질병관리청 승격으로 기대를 모으는 것은 전문인력을 대폭 확충해 감염병 대응 역량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이다. 복지부가 정한 정책을 집행하는 역할에서 벗어나 장기적 관점에서 감염병 관련 정책을 주도하고 감염병이 발생하면 신속한 의사 결정까지 가능해진다. 이를 위해 자체적으로 인사와 예산을 재배치할 수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그동안 처우와 승진 등에서 전문인력이 뒷전이라는 불만 때문에 우수 인력 확보에 애를 먹다 보니 지난 1월 기준 역학조사관 정원 43명 중 32명만 채웠을 정도로 인력 부족에 시달려 왔다. 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는 이번 조직 개편이 감염병 대응 전문성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김강립 복지부 차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독립된 청으로서 인사권을 행사하기 때문에 직원 경력 개발이나 인사 관리에서 전문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운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전문성과 역량을 키우는 것이 청 신설 목적”이라고 밝혔다. 권역별 질병대응센터의 위상과 역할 부분은 기대에 못 미친다는 지적도 나온다. 행안부 발표에 따르면 권역별 센터는 지자체 방역 기능을 강화·지원하기 위한 기관으로, 지자체 소속인 보건소와 방역직 공무원에 대한 통솔권을 갖는 것은 아니다. 이에 대해 정기석 전 질병관리본부장은 “질병관리청의 지청을 만들고 일선 보건소와 지자체의 방역직 공무원에 대한 통솔권을 각 지청으로 이관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 전 본부장은 “국립감염병연구소도 복지부 산하기관이 아니라 질병관리청 소속으로 두는 게 적절하다”고 덧붙였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지상파 드라마 눈물겨운 ‘심폐소생’

    지상파 드라마 눈물겨운 ‘심폐소생’

    시청률 1~2% 등 계속된 고전이례적 현장공개·특별 방송 편성“트렌드 대응한 과감함 필요”지난달 28일 서울 성동구의 한 카페에서는 이례적인 행사가 열렸다. MBC 드라마 ‘꼰대인턴’의 촬영장 공개였다. 코로나19로 인한 생활방역이 진행 중인 가운데 열린 자리로, 주연배우들이 참석한 간담회와 함께 OST를 부른 영탁 등 미스터트롯 멤버 세 명까지 깜짝 참석했다. 지상파 드라마들이 시청률 고전을 면치 못하는 가운데 방송사와 제작사들이 드라마를 띄우기 위한 갖가지 노력을 하고 있다. 몇 년간 거의 열리지 않던 현장 공개는 물론 스페셜 방송 긴급 편성, 유명 유튜버와의 협업까지 팔을 걷었다. 올해 방영된 지상파 미니시리즈 중 두 자릿수 시청률을 낸 작품은 SBS ‘낭만닥터 김사부’, ‘하이에나’ 정도다. 최근에는 1~2% 시청률로 종영하는 경우도 속출하고 있다. ‘꼰대인턴’은 올해 MBC 수목드라마 중 가장 높은 첫 회 시청률(6.5%)이 나오자 분위기 상승을 위해 행사와 특별 편성을 마련했다. 제작사 관계자는 “비교적 높은 화제성을 이어 가고, 초반 드라마 띄우기에도 도움이 되고자 오랜만에 현장 공개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MBC도 지난달 14일 ‘출발 비디오여행’을 컨셉의 스페셜 ‘꼰대들의 전쟁-라떼는 말이야’에 이어 2일에는 4회차 몰아보기를 편성했다. 지상파 최초 0%대 시청률 드라마 ‘어서와’로 굴욕을 겪은 KBS는 신하균 주연의 ‘영혼수선공’ 홍보를 위해 유명 의사 유튜버와 뭉쳤다. 구독자 60만명의 ‘닥터프렌즈’에 배우들이 출연해 의학 상식을 설명하며 자연스럽게 드라마 내용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스타작가 김은숙이 집필한 SBS ‘더 킹: 영원의 군주’은 예상 밖 저조한 성적에 긴급 방송을 내놨다. 지난달 17일 ‘더 킹’ 스페셜 ‘당신도 혹시 대한제국 사람?’으로 평행세계 설정과 인물 관계를 자세히 설명했다. SBS 관계자는 “새 시청자 유입도 특별 방송 목적 중 하나”라며 “이 외에도 유튜브 기획 영상 등 최대한 여러 콘텐츠를 통해 드라마를 알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런 심폐소생에도 시청률 반등은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시청률과 수익 제고를 위해 다양한 개별 홍보가 이어지지만, 지상파가 케이블 채널보다 안정적인 시청률을 유지하던 환경은 뒤집어진 지 오래다. 화제를 모을 결정적 한방이 부족한 ‘영혼수선공’은 2~3%대에 머물고 있고 ‘더 킹’은 지난달 29일 급작스러운 결방 등으로 뒷심 발휘에 역부족이다. 시청률 30%에 육박한 JTBC ‘부부의 세계’, 주 1회 방송에도 10%대가 나온 tvN ‘슬기로운 의사생활’과 대조적이다. 이문행 수원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가 늘어나고 시청 패턴이 다양해져도, 콘텐츠 자체가 좋으면 여러 플랫폼에서 어떻게든 소비가 된다”면서 “트렌드 변화와 시청자 요구에 빠르게 대응하기 위한 지상파들의 과감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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