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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한매일 신춘문예 문학평론 당선작-최하림론(2)

    *역사와 개인이 만나는 시의 자리-최하림론. 4.풍경의 미학 정신. 최하림의 시는 역사와 실존이 부딪치는 자리에서 수행되는 치열한시적 사유의 세계이다.두 테마에 대한 집요한 천착 과정을 통해서 그가 보여준 절제와 균형의 미학은, 그의 시세계에 시적 긴장을 유지할수 있는 동인이었다.질곡의 한국현대사를 통과하면서,그리고 그 현실에 부단한 시적 대응을 견지하면서도 특정한 관점에 경도되거나 생경한 직설의 형식을 취하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은,그의 시가 자신을 시적 사유의 근거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자신에 대한 성찰에서 시적 사유를 시작한다는 것은,세계와의 정서적 거리두기를 가능케 하는 미적전략이다.관조와 응시를 통해 세계에 접근하는 최하림의 시적 방식은,심미적 거리를 확보하려는 시적 태도인 셈이다.역사와 현실에 대한집요한 시적 장고(長考)는 그의 시가 기초한 진지한 미학 정신에서연유한다. 이 미학정신을 구현하는 시적 형식으로 최하림은 풍경화(風景化)의방식을 사용한다.그것은 ‘겨울’,‘골짜기’,‘밤’,‘눈’,‘개’,‘새’,‘강’,‘어둠’,‘바다’,‘사내’ 등 시대적 상징성을 확보하고 있는 소재들을 동원하여 현실을 암시하는 상황을 설정하고,그상황을 시인의 내면적 정서나 정신적 지향과 겹쳐서 하나의 압축된풍경으로 처리하는 방식을 의미한다.이러한 그의 시적 방법은 현실에대한 내적 관조와 깊은 침잠이 선행되어야 하는 창작 방법이다. 현실에 대한 직설적 토로나 생경한 비판의 형식이 아닌,그것을 하나의 형상으로 구축하는 최하림의 미학 정신은 그의 시가 발딛고 있는 기지이자 오늘의 시점까지 그의 시를 추동시킨 문학적 원동력이다.그 심미적 시정신은 자신과 현실적 사태에 대한 반성적 사유의 토양인 셈이다. 큰 나무들이 넘어진다 산과 산 새에서/강과 강 새에서 마을 새에서/길을 벗어난 사람이 어디로인지 달리고/길러진 개들이 일어서서/추운겨울을 향하여 짖는다/// 한 방향으로 흐르는 작은 강을 따라/우리들은 입을 다물고 걸어간다/저녁 그림자처럼 걸어간다 마을도/나루터도 사라지고 과거도 현재도/보이지 않는다/날아가는 새들의/불길한울음만 공중에 떠돌며/얼어붙은 겨울을 슬퍼하고/// 언덕도 상점도폭설에 막히고/거리마다 바리케이트 쳐져/사람들이/어이어이어이 울부짖고/갈색 옷을 입은 사내 몇,들리지 않는 소리로/진정하라고 말하고 또 다른 소리로/진정하라고 말하고 그 소리들이 모여/겨울나무를넘어뜨린다/// 꽁꽁 언 새벽 여섯 시,地靈처럼 걷는/사람들 새로 우리들은 걸어간다/살얼음의 아픔이 여울마다/경천동지하며 뛰어올라갈기를 날리고,/우리와는 다른 방향으로 일단의 사내들이/사냥개를끌고 온다 개들이 짖는다/이제는 얼어붙은 우리들의 꿈이여/눈과 같은 결정체로 三韓의 삼림에 내리어오라/기다리는 노변에서 상수리숲도 우어이우어이/울고 겨울새도 울고 우리도 울고 있다.― 「겨울 精緻」 전문 암담한 시대적 상황이 구체적인 풍경으로 형상화된 작품이다. 시 전체를 물들이고 있는 음울한 절망의 정조가 ‘우리’라는 대명사와 결합되고 등장하는 소재들이 암울한 시대적 상징으로 수렴되면서, 시는비극적 현실을 환기하는 한 반영으로 읽힌다. 산에서는 숲을 숲이게만드는 ‘큰 나무들이’ 사라져 가고 ‘한 방향으로 흐르는 작은 강을 따라’ 사람들이 ‘그림자처럼’ ‘입을 다물고 걸어가는’ 상황은, 미래에 대한 전망이 몰수된 황폐하고 암담한 현실이다. 폭설로 봉쇄된 암담한 겨울,새의 울음과 숨죽인 통곡만이 가득한 강제와 감시의 현실을 시인은 ‘地靈처럼 걷는 사람들’이라는 섬뜩한죽음의 형상으로 그리고 있다.‘경천동지하며 뛰어올라 갈기를 날리는’ 듯한 것으로 생생하게 경험되는 현실의 고통은,출구에 대한 욕망의 절실함만큼이나 격렬한 것으로 감각된다.꿈마저 얼어붙은 전망부재의 현실에서 ‘우리들’은 눈을 부르고 있다.하늘을 향해 ‘내리어오라’고 주술처럼 되뇌이는 사람들의 바람 속에는 일말의 가시적인 가능성이라도 확인하고자 하는 절박함이 담겨 있다. 우리의 암울한 질곡의 현대사를 최하림의 시는 이렇게 묘사한다. 당대 현실에 대한 아무런 직설적 비판이 없는데도 이 시가 보여주는 암담하고 폭압적인 상황은,상황 자체로써 이미 현실에 대한 강력한 비판을 수행한다. 구체적 풍경을 통해 형상화된 현실은그것이 그리는대상 자체보다 생생하며,그것의 문제적 국면은 증폭되어 표출된다.구체적 풍경이 발휘하는 형상력은 시적 정서와 의식을 보다 직핍하고절실하게 드러내는 기능을 감당한다.문학의 본질적인 힘은 바로 이구체성에서 발원하는 것으로서,삶과 현실에 대한 섬세한 사유와 그것의 미적 형상화는 문학을 다른 제도와 구별짓는 힘의 원천이다.심미주의의 좌절은 야만주의를 부른다. 거친 육성과 생경함 속에 건설된시는,시간의 거센 물살을 견뎌낼 수 없으며,시대가 지나간 자리에 조잡하고 초라한 모습으로 남아 있을 수밖에 없음을 기억해야 한다. 구체적 풍경을 통해 현실을 형상화하는 최하림의 시적 태도는, 사실적 풍경도 정신화하는 방식으로 움직인다.다음의 시에서 우리는 풍경과 의식이 상호 작용하여 삶에 대한 근원적 성찰을 구체적 형상으로드러내는 최하림 시의 특징을 확인할 수 있다. 눈이 내리니/나뭇가지들이 무게를 이기지/못하고 포물선을 그리며휘어지다가/눈을 털고 일어나고,/다시 눈을 털고 일어나고 한다/오후 내내 그 일을 단조롭게/반복한다 우리가 날마다/아침을 시작하고또/시작하는 것과 같으다/// 이런 날/하늘은 지붕 가까이/내려와 멈추고 세상 길도/들녘에서 모습을 지운다/나는 천근 무게로 눈꺼풀이/내려 앉아 꿈속처럼 눈을 감는다/아이의 속뼈같이 여린 가지들이/사라지고 또다시 가지들이/사라지고 또다시 가지들이/떠올라 머나먼 마을에/차곡차곡 쌓인다/// 나는 사나운 짐승처럼 눈벌판을/마구 쏘다니고 싶지만/나는 결코 눈길에 발자국을 남기지/못한다 눈은 나를 덮고 또 덮으며/종일 내려 쌓인다 ― 「아무 생각 없이 겨울 풍경 그리기」전문 이 시에는 오랫동안의 응시를 통해서만 포착할 수 있는 눈 내린 겨울 풍경이 세밀하게 묘사되어 있다.최하림의 [바라보는 시]가 빈번하게 펼쳐 보이는 눈여겨보지 않은 사물들의 아름다운 움직임이 정겹게그려진 작품이다.나뭇가지들이 ‘눈을 털고 일어나고 다시 털고 일어난다’는 묘사 속에는 순진무구의 서정성이 담겨 있다.비어있지 않으면 볼 수 없는 정경들이 시인의 투명한 시선에 의해 포착된다.최하림의 최근시가 보여주는 정결한 세계는 이러한 시선에 의해 확보된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최하림의 시적 특질은 그러한 맑은 시선이나 그 시선에 포착된 자연 대상의 아름다움보다,오히려 그것을 정신성의 세계로 고양시키는 시의식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눈내린 상황을 인간의 일상으로전환시키고,그것을 다시 보편적 시간의 세계로 확대하는 방식은,사물의 정경을 정신의 풍경으로 환치하는 최하림 시의 특징이라 하겠다. 여기서 눈의 의미는 일상성으로,그리고 다시 시간의 무게로 전이되면서,‘지붕’과 ‘길’과 ‘들녘’에 내린 눈은 사람과 마을을 지우는무화(無化)의 상징으로 자리를 옮긴다. 시인이 ‘눈을 감고’ 의식의심층에서 바라보는 광경은 개별적 존재들을 지워버리는 시간의 냉혹함이다.명멸하는 ‘아이의 속뼈같은’ 가지들이 ‘차곡차곡 쌓이’는‘머나먼 마을’이란, 존재들이 묻힐 시간의 영원한 심연을 의미한다.이 마을의 광경은 시인의 의식이 형상화한 정신의 풍경인 것이다.말할 수 없는 비극성을 삼키고도 저토록 평화로운 마을의 풍경,고요 속에 잔혹함을 내포한 시간의 벌판을 시인은 ‘사나운 짐승’이 되어‘마구’ ‘마구 쏘다니고’ 싶다.그것은 모든 인간의 삶 속에 내재하는 존재의 비극적 충동이다.시간의 고요한 위력 앞에 선 무력한 인간의 보잘 것 없음,정화된 풍경 속에 내재한 동적 충동의 이유인 것이다.외부의 풍경을 정신화하고 정신을 풍경화함으로써,이 시는 생의비극성을 구체적 형상으로 표현하였다. 최근의 시들을 중심으로 최하림의 많은 시들은 정적(靜寂)의 풍경을노래한다.투명하고 정결한 정서를 보여주는 이 시들 속에는 사물과의화해를 꿈꾸는 생의 충동으로 가득하다. 그러나 이 꿈꾸기가 바라보는 행위를 통해서 이루어지고,바라보는 일이 종내에는 어둠으로 귀착될 것임을 시인은 안다.어둠은 죽음이고,어둠은 무(無)이다.삶에 내재하는 비극성이 동적 충동을 부른다.그가 보여주는 정화의 풍경은존재의 비극성이 미만한 시간의 풍경이며,그래서 생의 충동으로 가득한 허무의 비가(悲歌)이다. 최하림의 역사적 상상력과 실존적 고뇌는 구체적 풍경을 통해서 생생하게 형상화된다. 반성적 거리에 뿌리를 둔 이 풍경의 형식 속에는세계에 대한 깊은 응시와 성찰의 정신이 내재되어 있다.이러한 정신에 기초한 시적 사유의 세계는 그 깊이만큼의 집요함과 강인함을 내포한다.역사와 인간에 대한 비극적 인식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가능성을 모색할 수 있는 것은, 이러한 미학정신이 최하림의 시세계를 떠받치고 있기 때문이다. 5.다시 꿈꾸는 아침의 역사 현재적 삶이 보다 나은 세계를 향한 의의있는 연결이라는 신념이 없다면,인간은 생의 종말을 단순히 불길하고 허무한 상징으로밖에 인식할 수 없다.고통스러운 역사와 유한한 존재들을 모두 삼켜버린 시간의 냉혹함 앞에서,최하림은 인간의 자세를 생각한다.절망적인 역사와실존의 비극에도 불구하고, 인간은 역사 밖에 존재할 수 없다. 이는최하림이 끝내 포기하지 않은 시적 사유의 대전제이다.최하림에게 역사와 실존은 삶이 끌고 갈 두 개의 테마이다.‘지옥 같은 역사’의기억과 질병을 통해 찾아온 죽음의 그림자 속에서 그는 황폐한 삶의현장을 다시 응시한다.“보이지 않는 들판을 간다는 것은 어려운일이다”.(「들판」) 냉엄한 역사적 현실과 인간에 대한 비극적 인식을안고 건너야 하는 그 들판은, 정신의 강인함이 요청되는 고되고 지난한 삶의 현장이다.최하림은 들판을 건너는 방법에 관해서 말하지 않는다. 그는 새로운 길의 줄기찬 모색과 그 모색의 매력을 이야기한다. 내 눈이 너를 보고/내 귀가 너를 듣는 동안에/감추인 아침이 차츰차츰 열리고/감당할 수 없이 세상이 밝아온다/경이로운 아침이여 새벽부터 길들은/사립을 나서서 숨소리 깊은 들로 간다/내가 처음의 나그네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부지런한 농부들은 벌써 몇 사람째 이슬을 털고 갔다/그들의 발걸음이 들을 깨우고 비린내음 물씬한/밭고랑옥수수들을 흔든다 옥수수들이/눈 비비며 일어나 제 모습 본다/우리도 어느 날,들을 가면서 우리가 지나는 모습/볼 것이다 긴 낫 들고,그림자 드리우며,/존재하는 것들이 밝게 얼굴 드러낼 것이다/언덕으로 올라가는 도랑에서,나는 잠시,햇빛에 싸여,/걸음이 미치지 않는곳의 신비를 본다/가려고 하지 않는 길들은 매력있다 ― 「밭고랑 옥수수」전문 건강한 아침의 세계를 노래하고 있는 작품이다.들을 깨우고 새벽을여는 농부들의 모습을 통해 새로운 역사의 모색을 그리고 있는 이 시에는 역사의 운동에 대한 시인의 인식이 담겨 있다.‘차츰차츰 열리’는 역사의 새벽을 ‘감추인 아침’이라고 적고 있는 표현에는,[숨겨져 있던 것이 드러나는] 의식의 개안을 통해 아침의 역사가 시작된다는 시인의 인식이 내재되어 있다.‘감당할 수 없이 밝아오’는 ‘경이로운 아침’은 그것을 향해 눈과 귀를 열어두고 있는 ‘동안’,다시 말해 정화된 응시의 시간이 있고 나서야 찾아오는 국면인 것이다.이는 ‘오래오래’ ‘멈춘 평화’의 시간을 거쳐야 비로소 ‘보이지 않는 들판’을 건널 수 있다는 「들판」의 사유와도 상통한다.이응시의 시간은 ‘처음의 나그네’를 ‘부지런한 농부’로 전환시키는인식의 계기이다. ‘이슬을 털고’ ‘들을 깨우고’ ‘밭고랑 옥수수들을 흔’들며 역사의 새벽을 걸어가는 이 부지런한 농부들의 발걸음에서,‘숨소리 깊은 들’은 건강한 생명력을 성취할 수 있는 것이다. 역사가개인에게 의식화되는 과정을 보여주는 이러한 상상력 속에는,역사란 개인의 고통과 반성을 통해서 성취되는 변증법적 삶이라는 인식이 담겨 있다. 들을 찾아 나서는 ‘농부들’은 바로 끊임없는 자기부정을 통해 굳건한 존재로 선 역사적 주체들인 것이다.‘걸음이 미치지 않는 곳’의 ‘신비’함과 그 길의 매력은 바로 이러한 고통과 반성을 거친 자들의 가슴 속에 찾아온다.역사는,아니 역사적 삶은 성취되는 것이 아니라 패배 속에서 다시 꿈꾸는 것임을,최하림은 새벽을 여는 농부들의 힘찬 발걸음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새로운 역사적 세계에 대한 염원은 최근 시들에 집중적으로 등장하는 [아침 이미지]에서 잘 드러난다. “미소 속으로 아버지가 쇠스랑을 메고/온다 이슬 젖은 잠방이 바람으로 온다/(오오 고통스런 세상으로 오시는 아버지!)/노동으로 빛난얼굴을 하고 아버지는/사립으로 온다 우리 가족은 모두/아침의 유대속에서 아침의 빛을 뿌리며//온다 새로운 아이들이 따뜻한 유대 속으로/온다 무성한 시간의 숲을 헤치고/이 나무에서 저 나무로/포르릉포르릉 날며”(「아침 유대」,5·6연)에 그려진 것처럼,찬란한 역사의아침은 아버지의 고통스러운 노동을 통해서 열리는 세계이다. 황폐한대지를 갈고 고르는 노동을 통해서 이룩되는 역사, 그 노동으로 다져진 아버지의 ‘빛난 얼굴’은, 고통을 통해 새로운 전망을 열어가는역사의 변증법적 운동력을 상징한다.개인의 고통과 줄기찬 노동이 역사를 일구어 간다.역사의 아침은,고통을 견디고 또다시 꿈꾸는 강인한 정신 속에 깃드는 것임을 최하림의 시는 보여준다. [농부의 대지적 상상력]이라 부를 수 있는 최하림의 역사 의식은 인간적 실존에 기초한 공동체의 연대를 모색한다.그 삶이란 “모서리들이/조금씩 조금씩 부서지고 모서리들이/닳아지고 모서리들이 정다워지면서/죽음 가까이 죽음처럼 둥글”(「모카커피를 마시며」)어 지는조화와 화해의 삶이며, 모든 존재의 동질적 비극성에 기초한 관용과사랑의 정신에서 연유하는 삶이다.아울러 이러한 개인의 유대가 지향하는 공동체적 삶은 ‘목적이 없고 관객이 없으므로 그들 자신이 춤이고 즐거움’(「즐거운 딸들」)이 되는,과정 자체가 하나의 목적을이루는 삶이다.존재에의 연민에 뿌리를 둔 공동체의 유대는,개인의실존과 역사가 만나는 인간적 역사의 모습이며,냉소주의와 자기아집에 대항하는 부단한 투쟁의 역사인 것이다. 집요하게 존재와 역사의 막막함을 들여다보는 최하림의 질긴 시적고투의 역정은,속도와 효용성이 주도하는 현실세계에 있어서 시의 역할을 재고하게 하는 육중한 무게를 지니고 있다. ‘밤새도록 죽지를눈에 박고 졸며 혼몽 속을 헤매’(「눈을 맞으며」)는 굴뚝새의 모습이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처럼,출구가 보이지 않는 현실,실종된 역사를 고통스럽게 견뎌내는 최하림의 고독한 견인주의는 우리에게 시와 시인의 자리를 돌아보게 한다.시의 진정한 자리는 인간적 진실을고민하고 탐색하는 반성적 사유와 그것을 구체화하는 미학 정신 위에서 건설되며,인간적 진실은 경험과 존재가, 사색과 생이 만나는 자리위에 구축된다. 시의 위의(威儀)는 준엄한 자기 반성과, 그 반성을 통해 한 단계 나아간 진실에의 깨달음에서 발현된다.최하림이 한 작은 글에서 ‘창조적 정신을 잃고 관성에 의지하는 시’가 ‘지상의 평화를 헤친다’고했던 고백은,시적 정신의 정수가 무엇인지를 시사한다.새로운 세기의시의 모습이 인간과 역사를 보다 창조적인 시각으로 열어 보일 길찾기가 될 것이라면,최하림의 시적 작업은 우리가 진지하게 고민하고극복해야 할 언덕이다.더불어 그의 시가 현재를 넘어서 또다른 세계에 도달할 것을 믿는 것은,그의 진지하고 강인한 정신의 역투에 대한믿음에서이다. 김문주
  • 단골챔프 삼성·신세계 불꽃대결 예상

    삼성생명 비추미배 2001 여자프로농구 겨울리그가 8일 장충체육관에서 삼성생명-신세계전을 첫 머리로 새달 19일까지 43일동안의 열전을벌인다. 여름리그 이후 5개월여만에 재개되는 겨울리그에는 삼성 국민은행금호생명 신세계 한빛은행 현대건설 등 6개팀이 출전한다.선수구타사건으로 제명된 진성호감독의 사면을 요구하며 불참 뜻을 밝힌 현대는 4일 한국여자농구연맹(WKBL)에 참가의사를 알려왔다. 이번 대회역시 그동안 5차례 열린 여자프로농구 우승을 양분한 삼성과 신세계가 챔피언을 다툴 것으로 점쳐진다. 유수종 전 한빛은행 감독을 새 사령탑으로 맞고 정은순을 플레잉코치로 승격시킨 삼성은 중국 청소년대표 장린(17·192㎝)을 영입해 골밑이 더욱 탄탄해졌다.여기에 포인트가드 이미선과 슈터 박정은 등이포진해 겨울리그 2연패와 함께 통산 4번째 우승을 자신하고 있다. 2년만의 겨울리그 정상 복귀를 노리는 여름리그 챔프 신세계의 강점은 스피드와 조직력.두차례 우승의 주역인 정선민 이언주 장선형 등이 고스란히 버텨 물이 오른 상태. 박광호 전 동양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국민은행은 김지윤-김경희-양희연 트리오에 임순정과 홍정애가 가세,스피드와 힘을 고루 갖췄다는평가이고 박명수코치를 감독으로 승격시킨 한빛은행도 지난해 신세계에서 뛴 중국 국가대표 출신 쉬춘메이(33·195㎝)와 추이지에(24·187㎝)의 가세로 골밑이 보강돼 복병으로 꼽힌다. 여름리그 꼴찌팀 금호 역시 중국용병 량신(27·191㎝) 자오후이(18·197㎝) 장단(21·186㎝)이 합류해 여름리그 때처럼 맥없이 무너지지는 않을 전망이다. 한편 정은순은 1,500득점-800리바운드 동시달성(현재 1,286득점-683리바운드)에 도전하며 현대의 전주원은 통산 첫 500어시스트(현재402개)를 돌파할 것으로 여겨진다. 곽영완기자 kwyoung@
  • 대한매일 신춘문예 소설부문 당선작-광어(I)

    횟감은 오자마자 회쳐지는 놈도 있지만,물을 다시 갈아줄 때까지 사는 놈이 있다.아니 한 번도 수족관이 텅 빈 적이 없으니 줄곧 운 좋게 살아온 놈이 있을지도 모른다. 나는 회를 친다.면장갑을 낀 다음 공들여 숫돌에 칼을 갈고,뜰채를들고 수족관 안을 들여다본다. 회를 치려면 칼이 제일 중요하다.모든 것은 내 손이 하는 것이 아니라 칼이 한다.살을 바를 때는 칼의 느낌이 중요하다.가시,그 놈들의뼈 위로 살짝 살을 남겨 놓아야 하기 때문이다.가시에 칼을 붙이고살을 바르면 그놈들도 고통스러워하기 때문에 살을 살짝,아주 살짝남겨 놓아야 한다.그러면 그놈들 대부분이 자기가 회쳐지고 있는지모르게 된다.그것들의 살만 바른다면 말이다.그 느낌,살만 들춰내는칼의 느낌이 중요하다. 놈을 고르지만 선뜻 눈에 들어오는 놈이 없다. 칼이 자기 몸을 후비는 것을 느끼는 놈들도 있다.그놈들은 내장을 다친 경우이다.내가 칼의 느낌이 좋지 않은 날,살짝,아주 살짝 내장을건드린 경우에 그놈들은 칼의 느낌을 안다.그러면 그놈은 나를 노려보며 입을 크게 벌리고 숨을 쉰다.소리는 나지 않지만 내장 밖으로바람이 새는 소리가 가냘프게 느껴진다.그런 경우에는 무채를 수북히,깊숙이 쌓아준다.나는 바람 새는 내장이 차가운 접시 바닥에 닿는것을 원치 않는다.아주 살짝이지만 그래도 그놈들은 곧 죽는다.나에게 있어 살짝은 그놈들에게는 치명적인 것이다. 당신과 몸을 섞은 날 이후로 내 몸에도 그 바람이 지지 않는다.나약한 바람,물고기들이 죽기 전에 내뱉는 그 바람이 내 몸 위를 떠다닌다.간혹 나뭇가지에 앉거나 공지천 물위로 스미고,중도에 가서 되돌아오는 바람이 말이다.그것은 내게 서늘함을 준다.대금에서 떠도는소리와 같은 서늘한 바람을 말이다.당신은 대금과 같다.거대하고 새까만 구멍을 지니고서 그곳을 지나야지 소리가 나는 대금과 같다.하지만 당신은 방금,당신의 자궁 속으로 스쳐간 바람을 기억하지 못할것이다.당신은 마취에서 깨어나지 못했으니 말이다. 회를 치려면 칼도 중요하지만 면장갑이 꼭 필요하다.펄떡이는 심장을 벗어나지 못하게 떨어지는 살점이 미끄러지지 않게 잡아야 하기 때문이다.살과 살은 언제나 미끄럼이 있다.한 손에는 뜰채를 들고 다른 손으로는 수족관의 물을 휘휘 저어본다.곧 물을 갈아야 할 것 같다. 수족관 속의 물도 고여있기는 이곳,춘천의 많은 호수나 댐과 마찬가지이다.물이 쉽게 썩는 것은 아니지만 고기들은 때때로 민감하다.수족관은 이단으로 되어있는데,위에 있는 어항의 물이 관을 타고 밑으로 떨어져 아래 어항의 밑바닥에서 다시 솟구치고,떨어진 물은 다른관을 타고 다시 위로 올라간다.수족관 속의 물은 고여있지만 끊임없이 안에서 돌고 돈다.그나마 물이 돌고있기 때문에 고기들이 제법 살아주는데,대부분은 그곳이 어항인지 알아차리고서 오래 살아주지는않는다.어류에 따라서도 제 각각인데 성질이 사납고 활동적인 놈들이 제일 먼저 죽는다. 나는 계속 수족관 안을 들여다보며 회쳐질 놈을 고르고 있다.뜰채로한 놈을 건져 올렸다.우럭이다.몸에 상처가 많은 놈이다.물 안에서상처는 곧 죽음이다.이놈은 오늘밤을 넘기기 힘들 것 같다.우럭은 성질이 사나워서 어항 안에서도 제일 먼저 죽는다.손님에게 주문을 받을때도 우럭의 상처가 제일 먼저 떠오른다.손님은 신선하고 싱싱한우럭을 회로 떠서 먹는다고 생각하지만 실상은 상처투성이 우럭을 회로 떠서 먹는다.상술이 생각나니 나는 기분이 좋아진다.나는 다시 고민스럽다.당신은 이 한 마리를 통째로 삼킬 줄을 모르니 말이다.이놈은 반을 회치기 전에 죽을 놈이고,물을 갈아주기 전에도 죽을 놈이다.나는 우럭의 상처가 안타깝기도 하지만 당신에게 상처 많은 놈을,신음에 겨워 죽음을 눈앞에 둔 놈을 당신에게 주고 싶지 않다.물 속으로 살짝 우럭을 놓아주고 어항 구석에 배를 깔고 모른 척,죽은 척 가만히 엎드려 있는 광어를 잡는다.유유히 한 번,두 번 그물을 벗어나지만 그래봤자 고여있고 좁은 물인 것을,곧 광어는 쉽사리 뜰채 안으로 들어온다.나는 물 밖으로 광어를 꺼내어 부엌 바닥에 내동댕이친다.얌전하고 묵직했던 광어는 부엌 바닥을 뛰어다니기 시작한다.하지만 나는 난감해 하지 않는다.굵은 칼등으로 녀석의 정수리를 살짝 친다.녀석은 꼬리를 휘었다가 곧 기절한다.나는 칼로 광어의 꼬리에 상처를 살짝내둔다.꼬리를 자르면 광어도 같이 죽으니까 끊어지지 않게 살짝 흠집을 내야 한다.그래야 회를 뜨기가 수월해지고 먹기도 좋아진다.처음에 나는 이것을 알지 못했다.기절한 얌전한 놈을 회치다가 깨어서 펄떡거리는 놈들 때문에 애를 먹은 경우가 여러 번이다.손님 밥상 위에서 깨어 펄떡거린 적도 있다.그 우스웠던 광경을 생각하니 나는 다시 기분이 좋아진다.고기들이 가지고 있는 모든 저항과 힘은 꼬리에 있다.이 힘을,꼬리를 제압하면 그 다음은 칼이 한다.내 손이 해치우는 것이 아니라 칼이 모든 것을 해치운다. 당신이 마취에서 깨어 방바닥을 뒹굴고 있지 않을까 마음이 조급해진다.칼로 광어의 등선을 따라 선을 긋고 그 선 사이로 칼을 집어넣는다.광어의 하얀 살점이 보이기 시작한다.가시에 살짝 살을 남기며 살과 가시 사이를 점점 벌린다.칼의 느낌이 좋다.이놈은 꽤 오래 살아줄 것 같다.한 쪽 살을 다 바르고 뒤쪽의 나머지 살도 바른다.내장을 건드리지도 않았고 보기 흉한 피도 한 방울 살점에 묻어나지 않았다.기분이 좋아진다.나는 가시와,머리와,잘린 꼬리만 남은 광어를 접시에 담는다.이제 마지막으로 신경 쓸 부분이 남았다.비늘을 벗겨내는일이다.비늘 쪽을 도마에 붙이고 꼬리 쪽 살을 흠집 내어 비늘 위에서 칼을 멈춘다.이것도 마찬가지로 비늘 위로 살짝 살을 남겨 놓아야 한다.살점에 비늘이 묻어나면 피가 한 두 방울 묻어 났을 때와 마찬가지로 먹는 사람에게 불쾌감을 준다.칼을 비스듬히 뉘이고,꼬리 쪽에 붙은 살점을 잡고 당긴다.기분이 좋아진다.한번에 껍질이 모두 딸려 나왔다.비늘이 있었던가 의심스럽게 살점이 투명하고 하얗다.오늘은 칼의 느낌이 더없이 좋다.당신에게 빨리 달려가고 싶다.접시 위에 머리와 꼬리만 보이게 하고 횅한 가시는 무채로 덮어 버린다.한쪽살을 아주 얇게 칼을 뉘어 썰고 무채 위로 보기 좋게 담는다.녀석이입을 벌리고 힘겹게 숨을 쉰다.초밥을 주무르고,타원으로 주무른 초밥 위에 살점을 얹어 다시 한 번 꼭 쥔 다음,다른 접시에 담는다.녀석이 아직도 숨을 쉬고 있다.레몬 즙을 살짝 바르자 창백한 당신 얼굴이 하얀 살들과 겹쳐진다.당신이 보고 싶어진다. 나는 당신에게 가려고 버스를 탄다.당신에게 가는 길옆으로 춘천의많은 물들이 펼쳐져 있다.넓은 호수를 끼고 돌면 미군 캠프가 나오고,캠프 담 건너편에는 유곽들이 줄지어 늘어 서있다.때때로 그곳에서햇빛을 쬐는 늙은 창녀들을 보기도 하는데 그 모습이 당신의 늙은 모습을 떠오르게 한다.간혹 그녀들이 우리 가게를 찾기도 한다.아침부터 저녁까지 비바람 몰아치는 날들이었는데,그날이 그녀들이 쉬는 날이라고 했다.그녀들은 비바람이 억수같이 몰아쳐야지 사내들은 자기들을 잊어버린다고,우스갯소리를 하며 광어와 소주를 마시면서 하룻밤을 보낸 적이 있다.그때 나는 그것은 나도 마찬가지라며 맞장구를쳤다.비가 오면 회를 찾는 사람이 적다.아무도 펄떡거리는 생명을 기억하는 사람이 없는데,유독 그녀들만 잊지 않고 찾아오는 것이다.비가 오고 바람이 불면 어김없이 당신도 찾아와 초저녁부터 술을 마신다.나는 당신에게 말한다.매일 술을 먹으니 하루는 쉬고 차를 마시라고 말이다.당신은 오늘만 당신이 마시고 싶어 마신다고 말한다.그렇지만 내가 내주는 커피도 마다하지 않는다. 유곽 옆으로는 춘천역이 있다.그곳을 지나칠 때마다 당신은 나에게기차를 타고 멀리 떠나자고 말한다.당신은 기차를 아직 타본 적이 없다고,기차를 타면 기찻길 끝까지 가자고 말한다.나는 당신에게 기차를 태워 주고 싶다.춘천 위로는 기찻길이 없으니 천상 내려가야 하는데,길을 따라가다 보면 서울이 나온다.당신과 나는 그쯤에서 겁을 먹고 기차 탈 생각을 접는다.당신도,나도 이곳 춘천 말고는 익숙한 곳이 없다. 춘천역을 지나자 소양 댐으로 가는 샛길이 나타난다.소양 댐에는 배가 뜬다.유람선이 아니고 사람과 차를 실어 나르는 배가 말이다.당신은 언젠가 저 배도 타고 싶다고 말한 적이 있다.배를 타고 호수 건너편으로 넘어가고 싶다고 말이다.나는 호수 건너도 춘천이라고 말했다.사실은 아니다.호수를 건너면 산이 가로막고 그 대신 양구로 넘어가는 46번 도로가 나온다.한여름에 내 기억은 46번 도로를 타고 넘어가 군에서 보낸 그곳의 한겨울에 머문다.어쨌든 그곳도 막혀있기는 마찬가지이다.물과 산과 한가지 더 눈으로 막혀있으니 말이다. 버스는 내가 내릴 정류장에 멈춘다.당신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마취에서 깨면 싱싱한 회를 먹을 수 있으니 말이다.나는 속으로 휘파람을 분다. 나는 천천히 배현수 산부인과의 문을 민다.간호원이 두 명 있다.그녀들이 환자의 이름을 내게 묻는데 당신의 이름이 떠오르지 않는다.미스 정,당신의 이름이 미스 정이었던가 착각이 든다.나는 당황한다.나는 누군가 내게 질문을 하면 머리를 긁적이는 버릇이 있다.상대는 그것이 내가 아둔해서일 것이라고 생각한다.아둔해 보이는 나는 머리를 긁적이며 미스 정만 외친다.간호원은 나를 데리고 회복실로 간다.회복실과 입원실의 차이가 언뜻 떠오르지 않는다.회복실 앞 203호 입원실에서 임산부가 나온다.그녀의 배가 흥부전에서 나오는 보물이 가득 들어있는 박과 같다.나는 그녀의 배가 우스워서 고개를 숙인다.내어머니가 나를 임신한 배를 상상한다.그 안에 있었을 나를 상상한다. 웃음이 나오려고 하니 기분이 좋아진다.짧은 찰나 나를 아래위로 훑은 그녀의 눈과 마주친다.결국에 나는 웃음을 참지 못하고 고개를 돌린다.나는 회복실 문을 연다.그러고는 등을 돌리고 누워 있는 당신을 본다.보고싶었던 당신을 본다. “미스 정.”목소리가 내 귀에도 잘 들리지 않을 정도로 작은 목소리다.당신을 보니 휘파람도 사라지고 힘이 빠진다.당신은 벽 쪽을 보며 잠을 자고있다.나는 가지고 온 회가 담겨있는 접시를 바라본다.언제 죽었는지모르게 광어는 죽어 있다.가시 위로 덮여진 무채도 색이 변하려고 한다.아무래도 랩으로 싸고 얼음을 채울 것을,나는 후회한다.광어가 죽었다.오래 살 것 같았던 광어가 죽었다.회를 칠 때 좋았던 칼의 느낌이 생각난다.당신이 입고 있는 하얀색 추리닝을 본다.하얀 추리닝의엉덩이 부분에 피가 조금 배어있다.하얀 살점에 묻어 나온 피와 비늘과 같다.칼의 느낌이 좋지 않은 날,광어의 내장에서 묻어 나온 피와같다.당신은 꼼짝도 않고 벽을 보며 자고 있다.당신은 광어와 같다. 죽은 척,모른 척 배를 깔고 엎드려있는 광어와 같다. 나는 당신에게 가까이 간다.제일 처음으로 눈에 들어오는 것이 있다. 귀를 뚫은 구멍이다.귀걸이를 차는 구멍 말이다.나는 귀밑으로 내려온 머리카락을 귀 뒤로 넘겨준다.한 가닥도 내려오지 않게 여러 번반복한다.당신의 머리가 가지런하다.나는 가지런한 머리가 보기 좋아 머리 전체를 쓸어 넘긴다.당신의 머리에서 좋은 냄새가 묻어난다.다시 휘파람이 나온다.당신은 뒤척이며 나를 본다.언뜻 웃는 것도 같다.당신의 감은 눈을 본다.당신은 내가 온 줄 아는 것 같다. 당신의 쌍꺼풀 없는 눈이 나는 좋다.당신은 내 눈과 같이 눈꼬리가밑으로 쳐지지 않아서 슬퍼 보이지는 않는다.슬프지 않은 당신의 눈이 좋다.당신의 감은 눈이 퍽 길게 느껴진다.파르르 떨리기도 한다. 혹시 당신,꿈을 꾸고 있는 것은 아닌가.꿈속에서 춘천을 떠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조바심이 인다.나는 당신 꿈속으로 끼여들고 싶어진다. 나는 당신이 깨어나기를 기다린다.당신의 이마에 땀방울이 배어있다. 당신이 임신한 것을 알고,병원에 가겠다고 나에게 말을 한 날이 생각난다.당신은 진정으로 아이를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아이를 지우는것은 잘 가꾼 머리를 갑자기 미련 없이자를 때의 그것과 다를 바 없다고 말했다.내 어머니도 나를 가졌을 때 그런 생각을 했었는지 모르겠다.나는 당신에게 한가지만 물었다.아이의 아버지는 누구인가 하고 말이다.당신은 알지 못 할 것이다.내게서 미묘한 감정이 교차하고있었다는 것을 말이다.나는 잠깐 그 아이의 아버지는 내가 확실하다고 생각했다. 나는 채 한 달도 안된 배속의 아이를 상상하고 있었다.당신은 망설이지 않고 대답했다.내가 아이의 아버지였으면 좋겠다고 말이다.나는그때의 미묘한 감정을 기억하고 있다.나는 아이의 진짜 아버지는 내가 아닐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나는 내가 아이의 진짜 아버지가 아니니 낳아도 괜찮겠다는 생각을 했다.방을 하나 얻어야겠다고 생각했다.나는 그때의 미묘한 감정의 변화를 기억한다.나는 당신이 진정으로 나를 자기 아이의 아버지로 생각하는지가 궁금했다.하지만 나는묻지 않았다.당신은 왜 내게 이런 얘기를 하느냐고 묻지 않았다. 나는 당신의 사장님과 의논했다.룸살롱 여사장과 말이다.그녀는 내가 일하는 횟집의 사모님이기도 하다.남편은산 생선을 팔고 아내는 산 여자와 술을 판다.사모님은 내게 욕지거리를 해댔다.사장님은 내 어깨를 토닥였고 당신은 옆방에서 손님을 받고 있었다.사모님은 내일당장 병원에 데리고 가라고 내게 고함을 쳤다.당신이 그곳,‘환희’에 온지 꼭 두 달만의 일이었다.사모님에게는 수지가 맞지 않는 당신이었다.나는 사모님에게 사정을 했다.아이를 낳을 수 있게 해달라고말이다.결혼도 하겠다고 말했던 것 같다.그때 옆방에서 당신이 부르는 노래 소리가 마이크를 타고 와서 사모님과의 대화를 잠깐,아주 잠깐 끊었다.당신은 연분홍 치마 어쩌고 하는 ‘봄날은 간다’라는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실제로 당신의 봄날이 가고 있는 것 같았다.당신은 아직 스무 살이었다.당신이 깨어난다.눈을 천천히 한 번,두 번 끔벅이고 천장을 멍하니 쳐다본다. “깼어요? 좀 괜찮아요?” 당신이 고개를 천천히 내게로 돌린다.당신의 얼굴을 보니 날 보며 웃는 것도 같다. “마취에서 깨어날 시간이 지났다고 했는데 너무 열심히 잠을 자서,안 깨어 날까봐 걱정했어.정신이 좀 들어요?”당신은 내가 들고 온 접시를 바라본다.당신의 얼굴이 광어의 살점과같다.피 한 방울 묻지 않은 광어의 살 처럼 허옇다.나는 당신에게 뭐라도 먹이고 싶어진다.칼의 느낌이 생각난다.나는 처음으로 내장을건드려 피를 보고 싶어진다. “초밥을 가져 왔는데 맛 좀 볼래요? 수술 후에는 회가 좋다네요.상처가 빨리 아문다고.”나는 접시를 들고 당신의 베개 옆으로 옮겨 놓는다.베갯잇에 묻은 당신의 눈물 자국이 보인다.나는 손등으로 머리칼을 귀 뒤로 넘겨준다. 머리를 쓸어 넘기려는데 당신이 눈을 감는다. “좀 먹어요.” 당신은 눈을 감고 뜨지 않는다.나는 의자에 앉아 침대 위로 엎드린다.좀 전에 불던 휘파람의 멜로디가 기억나지 않는다.대신에 당신의 알몸이 생각난다.귓불이 생각나고,그 아래로 가는 목 위에 있는 점이생각난다.그곳에서 나던 당신의 냄새가 아련하다. 그날 당신은 비가 내릴 것 같다며,오늘은 쉴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당신은 맵지 않게 끓인 대구탕을 먹었다.당신은 회를 먹지 않아서 술에 빨리 취해 버렸다.그곳에서도 당신은 ‘봄날은 간다’를 불렀다. 실제로 당신의 봄날이 가고 있었다.당신은 비가 내리기 전에 엉망으로 취해버려서 나는 가게문을 닫고 당신과 여관에 갔다.나는 당신의봄날과 당신의 자는 모습을 밤새 지켜보았다.당신은 동틀 무렵에서야 눈을 뜨고 물을 찾았다.나는 물병을 옆으로 뉘어 냉동실에 넣어 둔것이 다행이라고 생각했었다.물을 마시고 당신은 나를 당신의 옆자리에 눕게 했다.나는 당신의 옆에 누워 당신의 냄새를 맡는 것이 행복했다.나는 처음으로 행운아라는 생각을 했다.당신은 나를 어린아이다루듯 했다.내게 당신은 기억나지 않는 어머니와 같았다.당신은 내옷을 벗기고 내 성기를 당신의 입에 넣었다.나는 당신의 알몸을 보았다.창 밖의 가로등에 비친 당신의 몸을 보았다.어둠 속에서 희뿌연안개와 같은 당신의 몸을 보았다.당신의 젖가슴이 손에 닿았다.젖꽃판에 돋아있는 작은 유두들을 손끝으로 훑고 있었다.나는 엄마의 자궁 속이 기억나는 것도 같았다.얼굴 없는 어머니의 자궁 속이 말이다.나는 그곳이 그리워 당신의 안으로 들어갔다. 백가흠
  • 최진욱의 미국증시 보기/ 금리 기대감속 소폭 상승 이어갈듯

    새 천년의 첫해가 저물어 가고있다.미국시장도 29일(현지시간) 주식시장 폐장을 앞두고 한산한 모습이다.연초의 주식시장에 대한 기대감은 사라졌지만 내년은 올해보다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이 지난주 금요일 3대 지수를 끌어올렸다. 이번주에는 평소보다 거래가 한산한 가운데 소폭 상승세를 이어갈가능성이 높다.다만 개인소비동향을 파악할 수 있는 12월 소비자신뢰지수는 연말 쇼핑시즌에도 불구,11월보다 낮아질 전망이다.예상보다낮은 소비자신뢰지수는 거래일 기준으로 4일 밖에 남지 않은 미국장을 다시 강타할 가능성도 있다. 내년 1월은 한해를 점쳐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예상되는 단기적 상승세가 얼마나 지속될 지 여부가 관건이다.1월30,31일에 열릴내년 첫번째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인하 여부가 가장 중요한경제현안이다.월가를 비롯한 민간경제전문가들은 FRB(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최소한 0.25%를 낮출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하지만 1월 발표될 4·4분기 GDP성장률,생산성 증가율, 소매·도매물가지수, 12월 노동보고서 등의 내용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FRB는 경기가하강하고는 있지만 불황은 아니라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물가불안에도 여전히 관심을 쏟고 있다. 여하튼 내년 상반기에는 금리인하가 단행될 것이므로 그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는 하반기부터 미국시장은 본격적인 상승세에 진입할것으로 보인다. 각광을 받았던 기술주들 사이에도 주가 차별화가 커질 전망이다.현지에서는 전자부품·전자상거래 관련 소프트웨어,생명공학 등을 가장 주목해야 하는 기술업종으로 꼽고 있다. 미국시장의 강세는 세계시장의 상승을 의미하므로 올해 부진했던 미국시장의 상승을 기대해본다. 최진욱 ㈜유에스인포 해외증시분석팀장대한매일 뉴스넷 제공 kdaily.com
  • 대한매일 선정 국제 10대뉴스

    ◆ 北-美 '반세기만의 건배'. 북한과 미국간 55년 적대관계 청산을 위한 초석이 세워졌다.매들린올브라이트 미 국무장관은 10월 23일 미 행정부 최고위 관리로 북한을 공식 방문,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과 회담을 갖고 한반도 평화등 현안을 논의했다.앞서 10월 10일 조명록(趙明祿) 북한 국방위 제1부위원장은 김정일 위원장 특사 자격으로 빌 클린턴 미 대통령을 예방했다. ◆ 美대선 초유의 법정공방. 제 43대 미국 대통령을 뽑는 선거가 사상초유의 법정공방으로 얼룩졌다.11월 7일 투표실시 이후 35일간 지속된 조지 W 부시 공화당 후보와 앨 고어 민주당 후보간 수검표를 둘러싼 맞소송전은 미 사회 전반에 깊은 상처를 남겼다.12월 12일 연방대법원의 판결로 부시 후보의 당선이 확정됐으나 민주주의의 교과서라는 미국 민주주의는 큰 상처를 입었다. ◆ 인간 게놈지도 '쇼크'. 인간 생명의 비밀을 담은 ‘판도라의 상자’가 열렸다.6월26일 5개국 공동 컨소시엄 인간게놈 프로젝트(HGP)와 미국 생명공학기업 셀레라 제노믹스사는 인간 유전자 염기서열을 해독,게놈지도의 초안 완성을 발표했다.불치병 및 노화 치료,신약 개발을 위한 신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으나 인간복제 가능성에 대한 도덕적 논란을 가열시켰다. ◆ 위기의 美 신경제. 첨단기술의 발달로 생산성이 향상,고성장과 저물가를 동시에 보장한다는 이른바 ‘신경제’(New Economy) 신화가 시험대에 오른 한해였다.상반기 IT(정보통신기술) 업종과 닷컴기업들에 대한 고수익 기대로 주가가 폭등했으나,하반기 닷컴기업들의 주가가 폭락하고 美경제의 하강국면이 시작되면서 ‘신경제 거품론’을 둘러싼 논쟁이 뜨겁게 전개됐다. ◆ '푸틴의 러시아' 출범. ‘푸틴의 러시아’가 출범했다.전직 KGB 요원 블라디미르 푸틴은 3월 26일 러시아 대선에서 승리,대통령에 취임했다.이후 그는‘강력한 러시아의 부활’을 기치로 국내외에 강권 통치 스타일을 선보이고있다.그러나 8월 13일 러시아 최신예 전략 핵잠함 쿠르스크호가 바렌츠해에서 침몰,승무원 118명 전원이 사망해 푸틴의 인기에 치명타를가했다. ◆ 反 세계화 거센 물결. 세계화의 물결만큼이나 반세계화 시위도 거세게 전개된 한해였다.지구촌 비정부기구(NGO) 단체 및 노동자들은 ‘강대국 위주의 세계화·신자유주의 반대’를 외치며 9월 체코 프라하의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IBRD) 연차총회와 10월 서울 아시아·유럽 정상회의(ASEM),12월 프랑스 니스의 유럽연합(EU) 정상회담에서 대대적인 시위를 벌였다. ◆ 쿠바 난민 소년 세계 언론 주목. 쿠바 ‘난민소년’엘리안군(7)의 양육을 둘러싼 미국·쿠바 긴장사태가 전세계 언론의 스포트 라이트를 받았다.엘리안은 미국행 밀항선을 탔다가 어머니를 잃고 표류중 구조돼 미국땅에 발을 디딘 지 7개월 만인 6월 28일 미 대법원의 송환 결정으로 고국으로 돌아갔다.송환에 반대한 플로리다주 쿠바 이민자들은 대선에서 민주당에 등을 돌리기에 이르렀다. ◆ 독재 무너뜨린 유고 '피플파워'. 유고의 ‘피플 파워’가 슬로보단 밀로셰비치의 13년 독재 철옹성을 무너뜨렸다.세르비아민주당(DOS)이 주축이 된 야당연합은 9월 26일집권 사회당이 밀로셰비치의 승리를 선언하자 불복,야당 후보보이슬라브 코슈투니차의 승리를 선언하고 대규모 시민봉기를 주도했다.10월 5일 연방의회 의사당이 시위대에 점령되면서 코슈투니차 대통령시대가 열렸다. ◆ 타이완 50년만의 정권교체. 3월 18일 실시된 타이완 총통 선거에서 독립 지지파인 야당 민진당의 천수이볜(陳水扁·49)후보가 중국의 전쟁 위협에도 불구하고 승리,50년만에 정권교체를 이룩했다. 국민당 리덩후이(李登輝)총통의 뒤를 이어 새 총통에 취임한 천수이볜 총통이 독립문제로 갈등을 빚고있는 중국과의 관계를 어떻게 풀어나갈지가 양안관계의 최대 관심사로 부상했다. ◆ 멀기만한 중동평화. 이스라엘·팔레스타인간 충돌이 최악의 유혈사태를 낳았다.9월 28일 이스라엘 우익 리쿠드당 총재 아리엘 샤론이 예루살렘의 이슬람 성지 알 아크사 사원을 방문하면서 촉발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유혈충돌로 300여명이 사망하고 3,000여명이 부상했다.대부분 희생자는팔레스타인 민간인들.양측간 감정이 극도로 악화돼 그 동안의 평화협상 타결 기대에 찬물을 끼얹었다.
  • TV서 느끼는 전경린 소설…K2TV문학관 ‘다리가 있는 풍경’

    TV와 문학은 언제까지,어디까지 행복한 만남을 꿈꿀수 있을까. 올 세번째 TV문학관이 27일 오후 11시 KBS-2TV로 안방을 찾는다.‘다리가 있는 풍경’.원작자 이름이 일단 시선을 붙든다.우리시대 둘째가라면 서러울,현란한 감수성의 모험을 감행해온 전경린.그의 단편‘안마당이 있는 가겟집 풍경’이 재료다. 나는 다리를 찍으러 다니는 사진작가 인혜(도지원).어느날 뜻밖의 유산을 겪고 왠지 고향을 향하게 된다.그곳에 까맣게 잊고 있던 다리하나가 있었다.켜켜이 세월의 땟국에 절은 다리.그 위를 엄마(이휘향)는 바람난 아버지(하재영)를 좇아 종종걸음쳤었다. 딸아이 넷을 거두느라 양푼긁는 소리가 그칠새없던 엄마.지금은 깡촌군청계장으로 들어앉았지만 한때 시국을 고민하는 엘리트였던 아버지에게 엄마는 자기 날개를 꺾어 여기까지 끌고온 감때사나운 족쇄일 뿐이다.그런 아버지 직장에 들어온 대학후배 문계장(지수원). 미모에목소리도 다소곳한,엄마와는 너무도 대조적인 여자. 어린 나(김가영)는 그집에 피아노를 배우러 다닌다.엄마 딸이지만 문계장에게 질주하는 아버지 마음이 너무도 이해가 간다. 여기서부터는 남자 하나를 놓고 실랑이하는 정실 대 첩의 해묵은 갈등구도다.임신한 엄마는 어떻게든 아들하나 낳아 아버지를 눌러앉히려 하지만 문계장도 덜컥 임신됐다는 걸 알게 되고….70년대 초라는걸 감안하면 그렇게 눈살찌푸릴 것은 없겠다.오히려 생명을 매개로모든걸 품어안는 엄마의 모성이 때때로 눈물짓게 한다.경남 함양의풍광도 그런대로 눈을 시원하게 한다.옛 TV문학관 때보다 덜 진득할요즘의 시청자들까지 흡인할만큼 진행도 속도감있다. 70년대 유신독재에 괴로워하는 ‘운동권’ 아버지 캐릭터는 원작에없던 것.극적 효과를 노린 제작진의 창작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문계장과 엄마의 직접대면,문계장의 임신,메인 소재인 다리조차도 모두소설에선 일언반구 없던 얘기다. 드라마가 소설에 빚진 건 인물과 초반설정 정도.엄마와 주인공 화자의 얘기를 동렬에 세워 한 아이의 성장 내면사를 그린 소설은 결국 잘난 사내를 사이에 둔 두 여자의 쟁탈전과 화해의 드라마로 탈바꿈했다. 그렇다면굳이 ‘TV문학관’이란 간판이 왜 필요할까.문학에서 드라마 입맛맞는 설정만 쏙쏙 빼온 ‘단막극’일 뿐인데.이민홍PD 역시‘다리…’를 찍는데 걸린 10일이 딱 단막극 제조기한이라 고백하지않는가.‘다리…’가 잘됐고 못됐고의 문제가 아니다.‘TV문학관’은무엇을 지향하는가. 지금으로선 문학의 육질을 화면에 옮겨보자는 것도,발랄한 문학의 새 기운을 추적해보자는 것도 아닌 것 같다.이름값이 아깝지 않을 새로운 실험정신이 절실해뵌다. 손정숙기자 jssohn@
  • 디지털 괴물 ‘디지몬’이 뭐길래

    ‘포켓몬 비켜라,디지몬 나가신다’크리스마스나 연말연시 아이들 선물로 피카츄 인형이나 포켓몬 게임기를 맘 먹고 있다면 얼른 생각을 고쳐먹는게 좋을 듯.벌써 아이들관심은 ‘주머니속의 괴물’ 포켓몬스터를 떠나 ‘디지털 몬스터’라는 새 괴물들에게 옮겨갔기 때문이다. 디지몬은 일본 완구회사 반다이에서 개발한 게임기에 등장하는 괴물들.지난해 3월 일본 후지TV를 통해 애니메이션 ‘디지몬 어드벤처’가 전국 방송되면서 열풍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우리나라에서는 KBS 2TV가 수입해 지난 11월 7일부터 월·화요일 오후6시에 방영중이다.방송된지 채 2달도 되지않아 어린이 포털 사이트주니어네이버 (www.jrnaver.com)가 조사한 인기검색어 1위에 ‘디지몬’이 올라섰다.피카츄는 5위. 시청률 전문조사기관 TNS미디어코리아에 따르면 첫방영때 10% 미만이던 시청률이 방송 1개월여만에 15∼16%를 기록하며 SBS에서 방송중인만화영화 ‘포켓몬스터’(수목 오후6시15분)아성을 위협하고 있다. 오로라로부터 발생한 수수께끼 같은 힘에 의해 ‘디지털 월드’에빨려든 7명의 소년소녀들과 알에서 깨어난 118개의 디지몬이 세상을구하기 위해 악마와 맞서 싸운다는 얘기다. 디지몬은 공룡,곤충,악마 등에 관한 데이터를 입력해 컴퓨터 네트워크상에서 탄생 진화한 인공생명체로 각각 특유의 공격기술을 가지고있고 적이 되는 디지몬과 전투를 치루며 진화한다. 154가지의 괴물이 등장하는 포케몬과 여러모로 비슷한 데도 아이들은무엇 때문인지 푹 빠진 모양이다. 제작을 담당하는 이원희PD는 “디지몬은 파스텔톤 그림에 괴물들도덜 공격적이다.포켓몬에서 문제가 됐던 자극적인 섬광도 거의 없는게강점이다”라고 자랑한다. 저렴한 게임기 값도 인기의 한 요인.10만원이 넘던 포켓몬 게임기에비해 디지몽 게임기는 1만5,000원∼2만원대로 부담이 적다.‘다마고치’처럼 어린이들이 직접 몬스터에게 식사를 주고 잠재우고 훈련을시키서 다른 디지몽과 결투도 하고 진화도 한다. 완구 전문업체 영실업에서 수입판매하고 있는 디지몬 게임기는 현재10만개 이상이 팔려나가고 재고도 바닥 상태.포케몬빵으로 재미를 봤던 샤니는디지몬빵을 내놓는가 하면 시계,문구류 등 캐릭터상품들도잇달아 출시되고 있다. 로보트보다 괴물이 좋다는 우리 아이들. 도대체 포켓몬에 왜 그렇게열광하는지 알아차리기도 전에 또한차례 괴물 열풍이 전국을 휩쓸고갈 것 같다. 허윤주기자 rara@
  • SK생명 사장에 康홍신씨

    SK생명은 21일 주주총회에서 새 대표이사 사장에 강홍신(康弘信) SK(주) 사장실장(52)을 선임했다.서울 출신의 강사장은 연세대를 나와유공과 SK에서 주로 재무분야 일을 해왔다.
  • 배구의 계절이 돌아왔다

    ‘배구의 계절이 돌아왔다’-.2001삼성화재 배구슈퍼리그가 오는 23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막을 올린다. 남자실업 7개팀,여자실업 5개팀,대학부 7개팀 등 모두 19개팀이 출전해 내년 3월4일까지 모두 117경기를 치른다. 1차대회는 내년 1월15일까지 잠실에서 열리고 2차대회(1월19∼2월11일)는 지방 4개도시(울산·대구·대전·동해)를 돌며 펼쳐진다.3차대회(2월15∼20일)와 챔피언결정전(2월24∼3월4일)은 다시 잠실에서 열린다. 이번 대회는 스카우트 파동으로 지난대회에 불참한 남자실업부 LG화재가 참가해 무게를 더하고 있다.최대관심사는 남자부 삼성화재의 5연패 달성여부.지난 97년부터 4년연속 챔프에 오른 삼성은 국가대표신진식 김세진을 앞세워 정상고수를 다짐하고 있다. 그러나 ‘타도 삼성’의 소리도 만만치 않다.현대자동차와 LG는 최근 2년간 드래프트를 통해 신인들을 대폭 보강,삼성을 위협하고 있다. 현대는 정승용 홍석민 신경수 등 새내기 스타들이 대거 가세했고 김성채 손석범 이동훈 등이 버티고 있는 LG도 우승후보로 손색없는 전력을 갖췄다. 여자부는 전국시대라 불릴만큼 전력이 엇비슷하다.우승후보로는 지난해 LG정유의 9년아성을 깨뜨린 현대건설이 꼽힌다.현대는 구민정장소연 강혜미 이명희 등 국가대표 4명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정상탈환을 위해 절치부심한 LG와 올해 전국체전에서 우승한담배인삼공사,실업연맹전 1차대회 우승팀 흥국생명 등도 우승후보로꼽힐 만큼 전력이 탄탄하다. 한편 드래프트를 통해 새 유니폼을 입은 윤관열(대한항공) 신경수(현대자동차) 김향숙(담배인삼공사) 등 신인들이 어느 정도 활약하느냐도 이번 대회 관심거리 가운데 하나다. 박준석기자 pjs@
  • 꿈이있는 우리학교/ 원광대

    ‘새천년 새 비전을 제시하는 교육개혁의 선두주자’ 원광대가 ‘도덕성을 갖춘 인재를 배출하는 호남 제1의 명문사학’으로 떠오르고 있다. 전북 익산시 신룡동에 위치한 원광대는 1946년 원불교에 의해 설립된 종립학교.원광대는 반백년의 역사 동안 15개 단과대학 21개 학부(54전공) 18개 학과에 전교생 2만3,000여명의 종합대학으로 성장했다. 107개 동아리에 6,200여명의 학생들이 다양한 특기·적성 활동을 펼치고 있다.54년 동안 8만여 동문을 배출했다. ‘물질이 개벽되니 정신을 개벽하자’는 원불교 정신에 바탕해 ‘과학과 도학을 겸비한 인재양성’을 건학의 기본정신으로 삼고 있다. 원불교재단 대학이지만재단의 간섭은 거의 없는 편이다. ■개혁과 도약 특히 시대적 변화에 발빠르게 대응하기 위해 정보화·세계화에 대한 투자를 대폭 늘리는 등 ‘원광비전 21’을 수립해 다른 대학과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원광대는 정문에 들어서면서부터한폭의 수채화 같은 아름다운 경관이 펼쳐진다.50여만평의 부지는울창한 숲과 호수,조형미를 갖춘 건물이함께 어우러져 전국에서도캠퍼스가 가장 아름다운 학교중에 하나로 꼽힌다. 40여편의 영화와 드라마 촬영무대가 되기도 했을 정도다. 원광대는90년대에 들어서면서 ‘소리 없는 개혁’을 꾸준히 단행해왔다.그결과 각 부문에서 명실공히 호남 제1의 사학으로 도약하는 성과를 거두었다고 자평한다. 두뇌한국(BK)21사업에서도 4개분야 가운데 전자정보,한의학,약학 등 3개분야가 선정됐다.이 역시 충청·호남지역 대학중 유일하다. 2000년 의학분야 우수대학 평가를 받은 원대는 국제적으로 공인된 SCI(Science Citation Index Expanded)논문 실적이 전국 6위에 랭크됐다.교수연구분야는 전국 7위를 차지했다.법과대학도 2000년 전국 대학 법학분야 평가에서 호남·충청권에서 최상위에 랭크됐다.우수 신입생을 유치하기 위해 4년간 등록금 면제,고시관 입실,숙식제공,학습지원금 지급 등 각종 특전을 주고 있다.고시특강 영상강의실,고시정보자료실,정독실 등을 운영하고 있다. 고시관 입관은 수능성적 전국상위 10% 이내인 입학생 가운데 사법시험,행정고시 준비 희망자 가운데 선발하며 재학생 가운데서는 매년 6월과 12월 모의고사를 실시해입관 자격자를 선발하고 있다.문의는 (063)-850-5180. ■국제교류 국제화시대에 부응하기 위해 15개국 43개 대학과 교류를하고 있고 대학내 25개 연구소에서는 매년 1회 이상 전국 또는 국제규모의 학술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학생,교수 교환은 되지 않고 있으며 학점인정제도도 도입돼 있지 않다.주로 상호방문,원광대 교수의 영어권 대학 연수,중국과 일본대학에 학생 2∼3명을 연수보내는 정도로 교류실적은 비교적 낮은 편이다. 교수는 모두 567명으로 교수1인당 학생수는 28명이다. ■등록금·장학금 등록금은 전국 사립대와 비슷한 수준이다.올 신입생 기준으로 인문사회학부 199만4,000원 예체능·공학 235만3,500∼271만1,500원 약학 275만1,500원 의·치·한의학 318만원이다.입학금은 38만4,000원이다. 장학금 규모도 연간 110억원으로 전국에서 4번째로 많다.교내 장학금이 25종,교외장학금은 53종에 이른다.재학생 3명중 1명꼴로 연간 30만8,000원의 장학금을 받는다. ■입학전형 2001학년도 신입학 전형에는 수능 응시계열에 관계 없이교차지원이 가능하고 변환 표준점수를 반영한다.제2외국어는 반영하지 않는다. 교장추천,실업계고교 출신,교역자,선·효행자,대안학교출신,만학도,주부,특수교육대상자 등은 특차모집한다. 2000학년도 정시모집 최종합격자 수능평균점수는 한의예과 383,의예과 374,치의예 375,약학 366,한약학 366,경찰행정 344,전기전자 295 국어교육 322 경영 280 인문 263 등이었다. 주·야간 교차수업을 허용하고 의·약학계열을 제외한 전 학부에서 복수전공을 취득할 수 있다.모든 학부 2,3학년때 전체 정원의 20%까지 전과를 할 수 있다.성적 우수자는 조기졸업도 가능하다. ■앞으로의 과제 원광대는 나름대로 적지않은 고민도 안고 있다. 무엇보다 고민스러운 점은 낮은 취업률.대학측은 군입대와 대학원진학을 포함한 전체취업률을 60%선,순수취업률을 50% 선으로 밝히고 있는데 그치고 있다.급변하는 디지털시대에 부응하기 위해 다양한 개혁을추진하고 있으나 예산이 부족하고 우수 학생을 유치하는데 한계가있어 의치약계열을 제외하고는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원광대는 이에따라 2002학년도부터 대학입학제도가 다양화될 경우우수신입생을 유치하기 위한 다양한 제도를 마련할 계획이다. 또 일부 학과는 수능성적이 낮아도 입학이 가능하기 때문에 수도권과 충청권 학생들이 대거 입학했다가 2∼3학년 때 편입시험을 봐 빠져나가는현상이 현저하다. 이때문에 매년 편입시험을 실시해 학생을 보충하고있는 점은 학교발전을 위해 풀어야 할 숙제다. 익산 임송학기자 shlim@. *인터뷰- 宋天恩총장. “창의력있고 ‘도덕성’을 갖춘 인재 양성을 통해 우리 대학을 ‘호남 제일의 대학’으로 만들겠습니다” ‘도덕주의’를 학교 운영의 모토로 내걸고 있는 송천은(宋天恩·63)원광대 총장은 ‘인성 교육’을 무척 중요시한다.물질 문명이 발달할수록 ‘된 사람’의 존재 가치가 우리 사회에서 더욱 빛이 난다는것이다.그래서 그는 94년 취임후 대학 교당을 통해 학교 사랑운동과기도운동,선과 인격 수련,사회봉사활동의 학점화 등을 통한 도덕주의를강조해 오고 있다.올해는 공대 신입생 전원을 충남 논산 삼동원원불교 훈련원에 입소시켜 4월부터 6월까지 1박2일씩 도덕과 과학을함께 하는 공학도로서의 품성을 연마하는 기회를 갖기도 했다. “봉사활동이 뛰어나고 웃어른에 대한 공경심과 효행이 지극한 학생들에게 지급하는 ‘덕성(德性)장학금’을 신설한 것도 같은 취지입니다”. 또 원광대를 한의학과 생명공학 분야의 메카로 육성,호남 최고의 대학으로 만들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이를 위해 그는 ▲실용 학풍조성 ▲연구 기능 강화 ▲사회 중심 교육 ▲교육 연구 인프라 구축▲고객 지향적인 마인드 도입 ▲재정 확충 등 6가지 전략과제를 추진하고 있다. 익산 조승진기자. * 도올 김용옥 수학 한의대 '간판'. 1972년 설치인가를 받은 원광대 한의대는 역사와 전통을 자랑한다. 광주,전주,익산,순천,군포 등에 부속한방병원을 두고 있다.국내에서가장 많은 1,000여개의 병상을 갖추고 있다. 전국 각지에서 입학한 600여명의 재학생들이 52명의 교수진과 함께한의학의 연구와 세계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졸업후에는 한의사로 개원하는 것이 일반적이고 각 대학 한방부속병원 인턴·레지던트로 근무할 수 있다. 석·박사과정을 통해 교수·연구직으로 진출할 수 있고 한방군의관,한방보건진료소 한의사 등으로진출한다.보건복지부 한방과,국립한의학연구소,국립의료원내 한방진료부 등에 직업공무원으로 봉직하기도 한다. 2,000여명의 졸업생들이 국내 한의학계의 큰 맥을 형성하고 있다.공자 TV강의로 인기와 비판을 동시에 얻고 있는 도올 김용옥도 이곳에서 한의학을 배웠다. 원광대 한의대는 지난해 교육부의 BK21 한의학 특화사업 부분에 선정된 것을 계기로 한의학을 체계화,실용화,동서의학 협진체제 구축,한의학의 치료영역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익산 임송학기자. *신입생 1,300명 기숙사 혜택. 원광대 기숙사는 내년 3월부터 올해보다 600여명이 늘어난 2,700여명을 수용하게 된다.600여명 수용가능한 규모의 기숙사 한동을 새로지었기 때문이다.이 가운데 약 절반인 1,300여명은 신입생에게 할애된다. 모두 2인1실형인 기숙사는 밤 11시 이후엔 출입이통제된다.기숙사비는 보증금 없이 사용료만 1학기당 70여만원이다.입사생은 매 학기마다 새로 선발된다.선발 기준은 학교 성적과 집과의 거리 등이 적용된다.물론 신입생은 입학성적이 적용되며 생활보호대상자는 우대된다. 기숙사에는 학생들을 위해 각종 헬스기구가 갖춰진 체력단련실과 별도의 독서실,빨래방,휴게실 등이 마련돼 있다. 하숙비는 주로 새 건물이 많은 학교앞 대학로 주변의 경우 2인1실이25만원∼30만원선이고 인문대 뒤쪽과 정문쪽은 25만원 이하이다.또1인 1실은 대체로 35만원∼40만원선이며 매년 1∼2만원씩 상승해 왔다. 자취방은 집의 노후화 정도와 위치에 따라 차이가 나는데 전세는1,300만원∼1,700만원선이고 월세는 1년분이 100만원∼350만원 선이다. 전주와 군산,정읍지역에 정기 통학 버스가 운행되고 있으며 전체학생의 10% 이상인 1,800여명이 이를 이용하고 있다.이와 함께 매일학교에서 익산역과 터미널 방면으로 매시간마다 학교버스가 운행되고 있다. 익산 조승진기자 redtrain@
  • 슛장이 조우현 포인트가드로 변신

    슛장이 조우현이 포인트가드로 화려하게 변신했다. LG의 조우현은 고교시절부터 명성을 날린 슈터.중앙대 1년 때는 아시아청소년선수권대회에서 중국을 꺾고 우승하는데 앞장서 MVP·베스트5와 함께 3점슛상을 거머쥐면서 한국선수로는 현주엽(골드뱅크)에이어 두번째로 월드올스타에 뽑히기도 했다. “국내선수 가운데 슛줄이 가장 곱다”는 평가속에 동양에 입단한조우현은 프런트와 코칭스태프가 자신들의 잘못된 잣대로 ‘가치’를깎아 내리는 바람에 ‘미운 오리새끼’ 신세가 됐고 오랜 방황 끝에결국 올시즌 LG에 새 둥지를 틀었다.조우현은 LG 유니폼을 입자마자펄펄 날았고 최근에는 팀의 게임메이커로 새롭게 자리매김하고 있다. 00∼01프로농구에서 10일 현재 단독선두(12승3패)의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LG의 고민은 외곽의 높이에서 밀린다는 것.주포 조성원(180㎝)과 포인트가드 오성식(182㎝) 이홍수(178㎝) 김태진(173㎝) 등이모두 작아 수비에 애를 먹기 일쑤다.더구나 상대 팀들은 외곽의 높이를 더욱 높여 LG를 곤혹스럽게 만들었다.해법을 찾느라 고민하던 LG김태환감독은 조우현을 간간이 포인트가드로 기용해 실마리를 잡았다. 큰 키(190㎝)에 스피드와 드리블,슈팅력을 갖춘 조우현은 기대 이상의 패싱 감각을 뽐내며 가능성을 보였고 자신감을 얻은 김감독은 2라운드부터는 본격적으로 포인트가드를 맡겼다. 조우현이 포인트가드로 빛을 발한 경기는 9일 SBS전.SBS가 포인트가드로 은희석(189㎝)을 내세우자 LG는 막바로 조우현을 맞붙였고 조우현은 종횡무진 코트를 휘저으며 팀의 129­118 승리를 이끌었다.3점슛 4개를 포함,23점을 넣었고 포인트가드의 생명인 어시스트를 무려13개나 기록해 은희석(10점 4어시스트)을 압도했다.조우현은 현재 어시스트 6위(평균 5.4개)에 올라 있다.국내선수로는 이상민(현대) 강동희(기아) 주희정(삼성)에 이어 4번째이며 포인트가드로 잔뼈가 굵은 임재현(SK·9위) 신기성(삼보·12위) 정락영(골드뱅크·20위) 등을 앞선다. 전문가들은 “조우현이 포인트가드로 자리를 굳히면 LG의 파괴력은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오병남기자
  • 겨울에 찾아온 ‘아주 특별한 만남’

    “이 길 밖에 없다”며 눈 한번 안돌리고 자기 길을 걸어와 마침내일가를 이룬 3인의 아티스트.이들에게 서로의 길을 넘나들며 신바람나게 다른 이의 길을 밟아볼 수 있는 단 하루의 행복한 ‘일탈’이주어졌다.12일 오후 7시30분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크로스오버 음악회 ‘아주 특별한 만남-겨울’. 출연진은 최근 코다이 음반을 발표하는 등 활발히 활동하는 첼리스트양성원, 공개 오디션을 통해 볼쇼이 오페라 주역가수로 선발된 소프라노 박미혜,‘영원한 별밤지기’인 대중가수 이문세.한자리에서 만나기 힘든 사람들이다. 특히 이문세는 지난 10월 ‘아주 특별한 만남-가을’ 공연이 끝난 뒤관객 설문조사에서 ‘다음에 만나고 싶은 가수’ 최다표를 받았다. 새앨범 녹음작업차 미국에 머물고 있으나 이 연주회를 위해 곧 입국할 예정. 제목이 의미하듯 각자의 음악장르들이 만난다.클래식과 재즈,팝송,가요 등 원곡의 분위기와는 또 다른 색깔로 편곡된 곡들을 형식의 구애없이 자유롭게 들려준다.편곡은 ‘태조 왕건’ 음악담당자인 김동성씨가 맡는다. 서울시향(지휘 김봉)이 협연하는 1부는 클래식이 주메뉴다.영화 ‘텔미썸딩’,‘아이즈 와이드 셧’ 삽입곡으로 유명한 쇼스타코비치의‘재즈모음곡 중 왈츠2번’을 시작으로 양성원의 첼로협주곡 ‘헝가리언 랩소디’,박미혜 ‘콘서트아리아’,이문세 ‘생명의 양식’이잇따른다.쇼스타코비치의 곡은 한국초연으로 국내에 악보가 없어 모스크바에서 필사본을 구했다는 후문이다. 2부는 영화음악,팝송,재즈,가요 등 크로스오버 무대다.첼리스트 양성원과 8명의 첼리스트가 소프라노 박미혜와 함께 빌라 로보스의 ‘브라질풍의 아리아’를 들려주고 박미혜,이문세가 듀엣으로 ‘When I fall in love’를,이문세는 발라드곡 ‘광화문 연가’ 등을 부른다.(02)3673-2162허윤주기자 rara@
  • [대한시론] 민주주의 어디로 가고 있나

    미국 대통령선거의 끊일 줄 모르는 후유증에 미국 국민은 싫증을 내고 조소와 야유까지 한다고 전해졌다.그래도 그것이,사실은 미국 민주주의의 건전성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만만치 않은 주장도 없는 것은아니지만 무언가 거기에는 심상치 않은 것이 도사리고 있는 것같이도 느껴진다. 그것이 아니라도 동부나 서부 도시들과 중부 사이에는 한편은 고어후보를 지지하고 또 한편은 부시 후보를 지지하는 무서운 골이 파졌다고 하지 않는가.누가 이기든 그것이 미국 정치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고도 한다.한편은 개방된 미국을 말하며,그래도 저소득층을 돌본다고 하는데 또 한편은 백인 우월과 그 자신의 중상층 생활에 대한 옹호를 주장한다. 이처럼 미국 민주주의가 혼미스러운 상태에 빠진 지는 퍽 오래됐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클린턴 대통령의 섹스 스캔들로 민주·공화 양당이 감정적으로 치달을 정도로 대립했고 언론이 그야말로 판매를 올린다고 열을올리면서 대서특필했을 때부터가 아니다.그것은 도리어 미국 민주주의가 그 활력을 잃고 ‘압력과 여론조작에 의한 강제적 설득’이 판을 치게 된 결과라고 할 수 있었다. 1976년 건국 200년을 맞이하려고 할 때 만년에 접어든 위대한 여류정치철학자 한나 아렌트는 미국 민주주의에 대한 깊은 회의에 빠져있었다. 그는 미국 민주주의의 위대함은 ‘인간의 가장 좋은 것과 가장 나쁜것에 대해 자유를 위해 정당한 평가를 내리는’데 있었던 것이 아닌가고 개탄했다.정말 인간의 자유를 위해 가치 있는 것과 반가치적인것을 구별할 수 없다면 민주주의는 위기에 빠져버린다고 해야 한다. 얼마 전 일본 의회에서는 모리 총리 불신임 파동이 일어났다가 사라졌다.이 사태에서 일본인들도 일본의 민주주의에 대해 환멸을 느끼고있다. 일본 국민 10%대의 지지밖에 못 받는 총리라고 해도 정당 파벌간의 거래와 조작으로 얼마든지 자리를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의회 민주주의라는 이름 아래서 이렇게 국민이 지지하지 않는 집권자도 연명할 수가 있다.그렇지만 그런 존재가 어떻게 이 어려운 시대에국가 운명을 바로 이끌어갈 수 있겠는가 하고 일본 국민은 생각하는것이다. 그런가 하면 외신이 전하는 바에 의하면 코소보 사태에서 본 것처럼무서운 독재자로 악명을 떨친 유고의 밀로셰비치 전대통령이 생명에위협을 느끼고 국외 도피를 꾀하거나 하는 것이 아니라 민주주의라는 이름 아래 되살아나고 있다는 것이다.그는 세르비아 사회당(SPS)당수로 당당히 취임해,말하자면 야당을 대표하고 새로운 민주정부에도전할 태세를 갖추려고 하는 셈이다. 이것이 해괴한 일이라고 할는지 모른다.이전에는 세상이 바뀌면 반인권적인 집권자와 그 일당은 망명의 길을 택하거나 법의 심판을 받아야 했고 적어도 정치적인 또는 공적인 무대에서 사라지는 것이었다.그러나 요즘은 독재자도,그의 일당도 민주주의라는 이름 아래 세력을 모아 취약한 민주정권에 도전하고 때로는 그 권력을 탈취하기까지한다. 사실에 있어서 그들이 독재하는 동안에 이룩한 힘은 막강한 것이었다.군이나 기업·관료가 있고 때로는 언론마저 있다.이들은 민주정권에 의한 심판을 두려워해서도 하나로 뭉치고 새 정권의 실패를 노리고 기회만 있으면 총공격을 가한다.이러한 현상이 지금 세계 도처에서 일어나고 있다. 러시아는 민주화됐다고 하면서도 스탈린 치하에서 무고하게 죽어간수백만의 생명,시베리아에 유형된 헤아릴 수 없는 혼백의 흐느끼는울음소리에 응답한다는 소식을 우리는 아직 듣지 못하고 있는 것이아닌가.그렇다면 우리 한국의 민주주의는 어디에 와 있는가. 정치개혁을 거부하고 있는 저 국회가 인간의 선과 악에 대해 자유를위해 정당한 평가를 내리고 있는 민주정치의 마당이라고 감히 말할수 있다는 것일까. 지명관 한림대교수·문화사
  • [외언내언] 재앙 불감증

    자고나면 두 배로 증식하는 죽음의 이끼가 있다.처음 호수 한 쪽에손바닥만한 이 이끼가 나타날 때는 아무도 눈여겨 보지 않는다.죽음의 이끼가 점점 공간을 넓혀 호수의 절반을 덮으면 사람들은 그제야위기를 감지하고 이런저런 대책을 말한다.하지만 아무도 먼저 뛰어들어 그 이끼를 걷어버릴 생각은 안한다.‘누군가 하겠지’ 아니면 ‘어떻게 되겠지’하고 안일하게 생각한다.건강한 호수가 아직 절반이나 남아있어 실감을 못하기 때문이다.하지만 다음날 아침,사람들이잠에서 깼을 때는 그 호수는 이미 죽음의 호수가 돼버린 뒤다. 이 비유처럼 인류는 지구에 재앙이 닥친 후에야 온난화 현상을 실감할 수 있을 듯싶다.전문가들은 수개월마다 지구 온난화 자료를 발표한다.그 때마다 걱정하면서도 대책은 없다.전문가들이 그럴진대 일반인들이야 더 말해 무엇하겠는가.기온이 3℃ 차이만 나면 생태계에 심각한 변화가 일어나고 11℃ 상승하면 공룡시대로 되돌아 갈지도 모른다고 한다.이는 공상과학이 아니다.1990년대 10년은 지난 1,000년 동안 지구의 온도가가장 높았던 시기라고 한다.현재 지구 표면의 평균온도가 1.5℃.금세기 말이면 6℃로 크게 높아질 것이라는 보고서가나왔다.빙하와 산 정상의 눈이 녹아내려 바다수면이 점점 높아지고있다는 보고서도 나왔다. 히치콕이 영화 ‘새’를 만들 때만 해도 그것은 하나의 공상이었다. 그러나 실제로 난데없는 메뚜기 떼,벌 떼 소동이 일어났다.남극의 오존층은 이미 구멍이 뚫렸다.머잖아 북극의 오존층도 뚫릴 것이라고환경주의자들은 경고한다.그렇게 되면 식물의 엽록소가 말라버린다. 사람과 가축은 일사병에 걸리고 암 발생률이 높아진다.대기권 중에오존층이 1% 감소하면 피부암 환자가 10% 늘어난다. 25일 폐막된 헤이그 유엔 환경회의는 환경주의자들의 이처럼 다급한 경고를 무색케 한다.2012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1990년 대비 5.2% 감축하자는 교토의정서(1997년) 실천방안 마련을 위한 이번 회의는 미국과 유럽연합(EU)·개발도상국의 이견조정 실패로 성과 없이끝났다.특히 미국은 온실가스를 흡수하는 농경지 및 산림지역만큼 가스 배출량을 공제하자고 우겼다.허용 배출량 미달 국가의 쿼터를 초과 배출국이 사들일 수 있도록 하자는 쿼터거래 제도의 무제한 허용을 주장해 EU와 개발국가들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생명의 유전자 지도를 해독하고 인간복제도 해 낼 수 있는 인류지만 눈앞의 재앙은 감지하지 못한다.이기심이 감지 능력을 마비시켜 버린 것이다.이기심을 버리지 못하는 한 생명공학이 아무리 발달해도인류는 인류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김재성 논설위원 jskim@
  • [대한광장] 북한 변화론과 불변론

    정상회담을 계기로 남북한은 과거의 ‘적대적 의존관계’틀을 청산하고 화해·협력,공존·공영의 ‘상호의존 시대’를 열었다.실로 남북관계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만들어진다고 할만큼 남북관계에 신시대가열리고 있다. 남북관계의 새 패러다임이 정착하려면 ‘6·15 남북공동선언’을 잘 실천해 현실 차원에서 진정한 화해·협력 시대를 열어야 하는 과제가 우리 앞에 가로놓였다. 현재까지 6·15 남북공동선언은 잘 이행되고 있다.그러나 우리 사회내부에서는 남북관계의 신·구 패러다임간에 갈등이 나타나고 있다. 정상회담 이후 우리 사회에서 나타나는 갈등은 북한이 진정으로 변했는가에 대한 판단,남북관계 개선과 관련한 속도조절,남측의 연합제안과 북측의 낮은 단계 연방제안 사이의 공통성 인정을 계기로 한 통일방안 관련 논쟁 등이 그것이다. 새 패러다임이 정착하려면 북한의 대남 태도에 진정한 변화가 나타나야 한다.이를 둘러싸고 사회 일각에서는 남북정상회담후 북한을 어떻게 평가해야 하는가에 관해 북한 변화론과 불변론이 공존한다.북한이중국모델을 향해 정말 개혁하려 한다는 분석도 있고,자신은 변하지않은 채 외부지원만을 얻으려고 임시 전술을 구사한다는 주장도 있다. 미국의 저명한 국제정치학자인 브레진스키교수는 이러한 주장에 대해“북한이 긴밀한 남북대화에 나선 동인(動因)이 초기단계에서는 아마 외부지원을 얻으려는 전술이라고 보는 것이 합리적일 것이다.그렇더라도 시간이 흐르면 대화가 진행된다는 자체가 새로운 전략적인 결과를 창출한다는 것 역시 합리적”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비해 황장엽 전노동당비서는 북한 불변론의 관점에서 “오늘날에 와서도 북한 통치자들의 기본입장은 변함이 없다.그들은 지금 체제위기를 구원하는 유일한 출로가 남한 경제를 이용하는 데 있다는타산으로부터 출발,남한 사람들의 환심을 사기 위해 열렬한 민족주의의 탈을 쓰고 남한에 접근한다.바로 여기에 오늘날 남북화해의 본질이 있다”고 밝혔다. 황장엽씨의 주장처럼 북한 지도부의 주관적 의지에는 변하기 어려운‘태생적 한계’가 있는 것은 분명하다.북한의 기본입장이 변하지 않는 것은 정상회담 후인 지난 8월1일 북한이 발표한 ‘조선로동당창건55돌에 즈음한 당중앙위원회 구호’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그러나북한이 처한 객관적 현실과 우리 정부가 추진하는 대북전략이 북한지도자의 주관적 의지를 바꿔나간다는 점을 주목해야 할 것이다. 김정일국방위원장은 지난해 2월4일 조선노동당 ‘책임일꾼’들에게한 발언에서 “김대중대통령이 조국통일을 위한다는 구실하에 여러가지 형태의 ‘햇볕정책’을 실시하지만 사실은 우리 공화국을 현혹하기 위한 기만정책에 지나지 않는다”고 경계했다.그러나 경제난의 가중이라는 북한의 객관적 현실과,일관된 김대중정부의 햇볕정책으로김정일정권은 남북정상회담에 응하고 남북 화해·협력 정책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북한이 ‘남한당국 배제’정책을 수정하여 남북정상회담을 수용한 것 자체가 김정일의 ‘정치생명’을 건 모험이라고 할 수 있다. 황장엽씨는 “주관이 객관을 규정하고 객관이 주관을 다시 역규정한다”는 변증법 논리를 인정하면서도 북한 지도자의 주관적 의지를지나치게 강조함으로써 대북포용 정책이 갖는 ‘전략적 함의(含意)’를잘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다.이렇게 볼 때 북한 지도부가 남북대화에 임한 전술적 의도가 무엇이든 결과적으로는 전략의 변화를 추동할수밖에 없다는 브레진스키의 진단이 옳을 것이다. 남북관계에는 수많은 변수가 작용하므로 언제 어떻게 변할지 모른다. 따라서 화해·협력,공존·공영이라고 하는 남북관계의 새시대가 정착할 수 있도록 하려면 북한의 변화 여부를 둘러싸고 논쟁을 벌일 것이아니라, 북한이 안심하고 변할 수 있게끔 여건을 마련해주는 방향으로 대북전략과 외교전략을 개발하는 데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고 유 환 동국대교수·북한학
  • 이광모 감독 “광화문에 극장 열어요”

    서울 대학로에 예술영화전용관을 표방한 동숭시네마테크를 문열었던5년전.‘이광모 감독(39·백두대간 대표)의 ‘영화공간’에 대한 욕심은 유별났었다.그런 그가 영화공간의 지평을 또 넓힌다.이번엔 광화문 빌딩숲속이다.태광그룹과 손잡고 오는 12월2일 흥국생명 신사옥 빌딩에 2개관을 갖춘 극장 ‘씨네큐브 광화문’을 개관한다. “지난해 11월부터 준비했어요.태광그룹쪽에서 먼저 제안해왔으니까애초에 영화사업으로 시작한 건 아니죠” 돈을 벌 요량으로 벌인 일이 아님을 이참에 분명히 해두겠다며 이감독은 멋쩍게 웃는다. 향후 5년간 태광그룹으로부터 매년 1억5,000만원을 지원받는 새 극장의 컨셉은 두가지다.메인 공간인 ‘씨네큐브 광화문’은 293개 좌석을 갖춘 대중영화관.“작품 완성도와 대중성을 고루 겸비한 영화를엄선해 틀 것”이라는 게 감독의 귀띔이다.올초부터 해외영화제들을직접 돌며 이에 부합하는 작품을 35편쯤 확보해놓았다. 78석의 소극장인 ‘아트큐브’에서는 예술·독립·단편영화들을 상영한다.해외에선 미학적으로 진작 인정받았지만 국내에선 공개되지 못한 작품 위주다. 개관기념 행사로는 27일부터 30일까지 개봉작 4편과 미개봉작 4편을선보이는 ‘Before & After 영화제’를 마련한다. 이감독이 올해 설립한 영화사 ‘시네마 상상’은 내년초 스릴러물을크랭크인할 예정이다. 황수정기자
  • “백혈병어린이 돕는 음반에 동참을”

    “한해 2,000∼3,000명씩의 어린이들이 소아암과 백혈병으로 소중한목숨을 잃고 있습니다.하루 6명꼴입니다.이들을 돕기 위한 ‘수호천사 앨범’에 동참해 주세요.” 10여년간 음반을 기획·제작해온 김상만씨가 최근 개설된 자선기금사이트(www.soshuman.com)를 통해 소아암·백혈병 환아들을 부축하기위한 앨범 제작에 나섰다. 김씨가 이 앨범을 기획하게 된 것은 우연히 MBC-TV ‘어린이에게 새생명을’ 프로그램을 통해 한 어린이의 딱한 사정을 접한 게 계기가됐다.아이가 수술시기를 놓쳐 사망한 지난 7월,김씨는 부모로부터 전세금을 빼고 빚을 내 마련했던 수술비 600만원을 건네받았다.김씨는사재와 각계 후원금을 보태 앨범이 한장 팔릴 때마다 기금 1,000원이적립되는 앨범 제작을 기획하게 된 것. 이 사이트 회원 2만여명과 이 사이트를 통해 지원받는 50여명의 환아들이 H.O.T,조성모,서태지,유승준,GOD,핑클,SES,베이비복스,백지영등 앨범에 참여할 스타들을 선정했다.하지만 엄정화,신승훈,김현정,이정현 등을 제외하고는 연말 스케줄 등을 이유로 참여의사를 밝히지않아 앨범 관계자들을 초조하게 만들고 있다. 김씨는 “스타들이 죽음의 고통 속에 헤매는 어린 잎새들의 수호천사가 되는 선행에 앞장섰으면 좋겠다”며 “여러 가수들의 팬클럽들이 이 앨범의 좋은 기획의도를 스타들에게도 알려줬으면 좋겠다”고말했다. 문의 (02)3461-8441임병선기자
  • [대한광장] 과감히 변해야 산다

    패러다임 전환이라는 말은 MIT 교수였던 토머스 쿤(Thomas S.Kuhn)이 1962년 저서‘과학적 혁명의 구조’에서 처음으로 사용한 전문 용어로 라틴어에서 유래된‘모형’을 말한다.패러다임은 한 조직의 움직임을 관찰하는 하나의 방도이다.즉 이치가 닿고 뜻이 통하는 하나의 방도로 어떤 문제에 관해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통전(通典)적 가정이다.다른 말로 공동체 구성원에 의해 공유되는 신념,가치,기술의전 체계를 말하며 삶을 해석하고 이해하는 가치와 규칙의 골격이라고말할 수 있다. 이처럼 패러다임이 일련의 가정이라고 한다면 패러다임 전환은 어떤개인이나 집단이 보유하고 있는 일련의 가정이 극적으로 바뀌어지는것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예를 들면 사회의 경제가 오로지 산업에만의존하던 것이 정보화사회가 되면서 뒤집어진 충격을 최초로 입증한사람은 존 나이스비트(John Naisbitt)였다.그는‘미국 사회의 열가지대변동’이라는 책을 통해 이 사실을 밝혀냈다.앨빈 토플러는 이같은사회적 흐름의 전환을 ‘제3의 물결’이라고 이름짓고 새 문명의 여명이 밝아오고 있음을 선언하였다. 새로운 세기를 맞이하여 지금까지 우리 사회를 지탱해오던 패러다임이 심한 도전을 받고 있음을 몸으로 체험하는 나날이다.밖으로부터오는 도전을 견뎌 내기에 우리 사회를 지탱해오던 가치관의 틀이 역부족인 셈이다.정부,기업은 물론 사회적 가치관까지도 변화된 시대에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전환하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에 처해 있다. 우리가 겪고 있는 변화는 ‘급변’이라는 말로는 부족해 ‘격변’이라는 말로 표현해야 할 정도이다. 사회뿐만 아니라 많은 기관들과 조직체들이 패러다임의 전환을 경험하고 있다.거대한 사회적 변화가 기업,대학,학교,병원,가정,봉사기관등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이처럼 현대문명은 굴뚝연기들이 파동치던 산업혁명시대를 거쳐 전자파장이 파도치는 정보화시대에 돌입하였음에도 불구하고 한국 사회는 제2의 물결이 빚어낸 옛 패러다임의 옷을 벗어버리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정치권의 낡은 정치 행태와 재벌기업으로 대표되는 한국 경제의 구태의연한 모습은 아직도 청산되지 못한 채 우리 사회의 전진을가로막는 장애물이 되고 있다.기업의 경우 1960년대 존재했던 100대기업 가운데 현재까지 생존하고 있는 기업은 29개뿐이다.격변하는 변화의 소용돌이 가운데 기업도 옛 패러다임의 질곡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도태될 수밖에 없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우리는 변화를 두려워하지 말고 과감하게 뼈를 깎는 고통을 감수하고서라도 변화하지 않으면 안된다.현 정부와 채권단이 서두르고 있는 기업 퇴출작업은 시대의 변화에 따른 자체 갱신을 서두르지 않는 기업은 도도히 흐르는 역사의 거대한 흐름에서부터 밀려날 수밖에 없음을 보여주는 실례가 되고 있다. 살아 있는 생명체는 자기 자신을 끝없이 정화하는 자정능력(自淨能力)을 지니고 있게 마련인데 그 자정능력을 잃게 되면 생명력을 상실한 것이나 다름없다.우리가 흔히 쓰고 있는 개혁이라는 말은 한자의개(改)와 혁(革)자에서 나온 말이다.글자 그대로 고친다는 뜻이다.아담과 이브가 에덴동산에서 쫓겨날 때 하나님은 그들에게 가죽옷을 만들어 입히셨다.인간 최초의 개혁은 이렇게 가죽에서부터 시작되었다. 인류가 맨 먼저 터득한 기술은 가족을 무두질하는 방법이었다. 무두질이란 뻣뻣한 날가죽을 기름을 뽑아 부드럽게 만드는 것을 의미하는말이다.날가죽(皮)은 60도의 물에서 녹아버리고 말지만 무두질이 잘된 가죽(革)은 끓는 물에 넣어도 끄떡없다고 한다.날가죽을 무두질하면 방부성,유연성,불변성이 생기는데 이 3대 요소는 개혁정신의 원형이라 한다.어떤 조직이나 단체도 새로운 시대의 변화에 대처할 수 있는 세가지 열린 구조를 갖지 못할 때 소용돌이치는 변화 과정 가운데서 살아남지 못한다.종교개혁도 부패한 교회,경직된 종교,변질된 신앙을 썩지 않게 부드럽게 열린 종교,그리고 영원토록 변치 않는 신앙으로 개조하는 데 있었지 않는가. 한국 사회를 지배하는 낡은 패러다임의 망령들이 물러가고 새로운시대에 걸맞은 새 패러다임으로 전환된 새 사회와 새 사람의 모습을기대해본다.이를 위해 개인이나 단체는 부단히 자체 갱신을 통한 거듭남의 변화 가운데 있어야 한다. 김원배 기독교목회자협의회 상임총무
  • SBS 새 심벌 제정

    SBS가 창사 10주년을 맞아 회사 심벌마크를 새로 제정했다.윤세영(尹世榮) SBS 회장은 10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흰색,황색,청색으로 구성된 원 모양의 새 마크는 생명과 문명의 씨앗을 상징한다”면서 “앞으로 회사를 나타내는 문자(SBS)대신 이심벌만 사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송도균(宋道均) SBS 사장은 “내년 신정특집이 끝나는 첫 주부터 물을 주제로 한 환경 다큐멘터리를 광고주 도움 없이 자체 재원으로 제작하는 등 앞으로 10년간 프로그램을 통해 환경을 생각하는 방송으로 거듭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이를 위해 SBS는 환경관련 시민단체와 연계해 전국 행정단위의 주민조직을 결성하는 등 시청자들이 프로그램 제작에 적극 참여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한편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MBC의 미국 프로야구 경기중계권과 관련,송 사장은 “SBS는 미 메이저리그 베이스볼 인터내셔널(MLBI)측과단독 계약 시도를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사건으로 올림픽 월드컵 등 주요경기에 대한 합동방송시행세칙이 깨져 스포츠 중계권이 폭등할 우려가 있고 내년 하반기부터 시작되는 위성방송에서쓸 수 있는 해외위성채널의 값이 오르면서 위성방송 전반에 부정적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경하기자 lark3@
  • [각료 에세이] 열린마음으로/ 바이오혁명과 우리 농업

    정보산업과 바이오산업이 21세기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한다.기원전 7,000년경의 농업혁명,17∼18세기의 산업혁명에 이어 최근에는 ‘디지털혁명’이 짧은 시간에 우리 생활방식을 바꾸어놓고 있다. 전문가들은 ‘디지털혁명’에 이어 제4의 물결인 ‘바이오혁명’이가까운 장래에 인류의 생활에 커다란 변혁을 가져올 것이라고 한다. 인간의 유전자 구조를 해독하기 위해 추진해온 ‘인간게놈 프로젝트’ 연구성과가 잇따라 발표되면서 생명공학기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연구도 본격화되고 있다.생명체를 이용해 산업적·의학적으로유용한 기술과 소재를 개발하는 ‘바이오산업’의 발전도 가속화하고있다. 생명공학·유전공학·생물산업·바이오텍(BT)이라고 일컬어지는 바이오산업의 세계시장 규모는 98년 1,800억달러 수준에서 2010년에는현재 세계 반도체 시장규모의 4배가 넘는 7,000억달러 이상으로 급증할 것이라고 한다.게놈연구의 선두주자인 미국 셀레라사의 시장가치는 99년 5월 2억5,000만달러에서 지난 5월 23억달러로 1년 사이에 무려 9배나 상승했다.국내에서도 바이오 벤처가 급증하고 대기업도 바이오산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디지털혁명과 바이오혁명에서 낙오하지 않기 위해 선진국들은 정보통신과 생명공학기술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우리 경제와 국가의 장래도 이들 핵심기술의 개발에 달려 있다.이중 생물체의 세포·분자 구성물질을 이용해 인류가 필요로 하는 제품과 유기체로 변형하는 생명공학기술은 그 뿌리가 농업에 있다.농업은 그 자체가 생명체를 다루는 ‘생명산업’이기 때문이다.따라서 ‘바이오산업’은 생명산업을 관장하는 농림부가 주도해나가야 한다. 바이오산업의 경쟁력은 우수한 생물자원의 확보 여부로 판가름난다. 그런 점에서 우리나라는 앞서갈 수 있는 여건을 충분히 갖췄다.남방식물의 북방한계이자 북방식물의 남방한계에 위치해 식물종(種)이 다양하고 유용한 자생식물도 많다.토종 동·식물과 미생물을 활용한 신기술을 개발해 농업의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높이고,신물질과 신품종을 만들어낸다면 농업분야에서 엄청난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지금이야말로 농업과 농업관련 산업이 첨단생명산업으로 발전하도록국가적 차원에서 모든 노력을 기울여나가야 한다. 11일은 ‘농업인의 날’이다.올해로 다섯번째인 농업인의 날 주제가바로 ‘새 천년 생명산업을 선도하는 우리농업’이다.‘바이오혁명’이 우리 농업에 찾아온 기회임을 인식하고 이를 놓치지 말아야 할것이다. 韓甲洙 농림부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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