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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사위원이 본 2009 서울신문 신춘문예

    심사위원이 본 2009 서울신문 신춘문예

    2009년 서울신문 신춘문예는 한층 높아진 작품 수준을 보여주며 ‘새로움의 실험장’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일상 속의 글쓰기’가 이뤄낸 성과라고 심사위원들은 평가했다.시,단편소설,시조,평론,희곡,동화 등 6개 부문에서 5200여편의 응모작이 겨뤘다. ●6개분야 5200여편 응모 지난해보다 응모작은 조금 줄어들었지만,예년보다 수준이 높아져 기성작가를 위협할 정도의 수작이 많았다. 특히 단편소설은 작품마다 문장이 간결하고 명쾌해지며 ‘전통적 단편소설의 형식’에 변화를 감지할 만한 새 경향이 확인됐다.단편소설에서 구현해야 하는 묘사의 강박에서 벗어나 스토리 중심의 일상의 서사성을 강화했다는 긍정적 측면이 있다.하지만 영화 시나리오와 희곡 등 장르간 경계를 해치는 형식도 발견돼 자칫 단편소설이라는 고유 장르의 붕괴를 낳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낳았다. 소설 예심을 맡은 문학평론가 백지연씨는 “글쓰기의 대중화가 이뤄지면서 450편 남짓한 응모작품 모두가 기본 이상의 수준을 갖췄다.”면서 “하지만 일상 이야기의 범주에서 문학적 형상화로 한 단계 도약,변주시키는 부분들은 조금씩 아쉬웠다.”고 말했다. 4200편을 웃도는 작품이 쏟아진 시 부문 역시 수준이 높아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심사를 맡은 문학평론가 유성호 한양대 교수는 “대단히 다양한 형식이 시도됐다.근대 가치의 질주에 대한 관성적인 양식에 대한 저항이 느껴졌다.”면서 “과거 전위적인 실험시들은 서정시 계열로 회귀하는 듯한 인상이었지만 그동안 우리를 짓눌렀던 거대담론이나 엄숙주의가 긍정적으로 해체된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밝혔다. 450편 남짓한 시조 부문 응모작을 심사한 한분순 시인은 “시조의 빼어난 정형미를 지켜내면서도 자유로운 형식과 언어를 구사한 작품들이 많았다.”면서 “예비 시조시인들의 작품을 읽으며 시조가 문학장르로서 앞으로도 당당히 제몫을 해내갈 수 있다는 든든한 믿음을 갖게 만들었다.”고 흡족해했다. ●예년보다 수준 높아져 평론은 응모 작품마다 기술적인 문장 표현력이나 짜임새있는 학문의 흔적에 높은 평가를 받았다.다만 문학평론가인 문흥술 서울여대 교수는 “신춘문예에서 요구하는 핵심적인 덕목의 하나인 신인으로서의 패기가 아쉬움으로 남는다.”며 ‘세련됨을 넘어서는 도전정신’을 주문했다. 220편이 들어온 동화 부문의 동화작가 김서정씨는 “좋은 작품이 많아 고민이 컸다.”고 했다.하지만 그는 “동화는 다양한 기법으로,좋은 문장으로,짜임새있는 구성으로 이야기를 풀어간다는 점에서 소설과 비슷해 보이지만 ‘아이의 삶’을 담는 보편성과 특수성을 다뤄야 한다는 점에서 차별된다.”면서 “좋은 작품이라도 이것이 간과되면 동화로서 생명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평론은 신인으로서의 패기가 아쉬워” 희곡 부문의 손진책 극단 미추 대표는 “희곡적 문법의 부족함이 느껴지는 작품들도 있었다.”면서 “소설,시나리오와 경계가 허물어지는 추세라 하더라도 이는 각 장르의 본질과 핵심을 꿰뚫은 뒤에 할 수 있는 시도”라고 충고했다.‘희곡 작법의 정도(正道)’는 역시 연극과 희곡을 많이 보는 것이라고 손 대표는 덧붙였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어려울수록 나눔과 배려 잊지 말자”

    “어려울수록 나눔과 배려 잊지 말자”

    기축년 새해를 1주일 앞둔 종교계가 일제히 각 종단 신자와 국민을 향한 새해 인사를 내놓았다.불교,천주교,개신교,민족종교 대표들이 24일 나란히 세상에 발표한 신년법어와 신년사는 한결같이 어려운 경제상황속 나눔과 배려를 당부하고 있다.그러면서 각 종교의 특성을 살린 다짐과 약속들이 담겨 눈에 띈다.각 종교 수장들의 신년법어와 신년사를 요약 소개한다. ■불교계 ●법전 조계종 종정 세계(世界)는 보리(菩提)가 널리 퍼져 군생(群生)이 도업(道業)을 이루니/눈앞에 다가서는 모든 장악(障嶽)은 무너지고/대지(大地) 위에 되풀이되는 전도(顚倒)의 고통이 그칩니다./만물(萬物)은 이택(利澤)을 베푸는 대시문(大施門)을 열고/사람들은 근기에 따라 무생법인(無生法忍)의 기틀을 얻으니/목인(木人)은 봉황(鳳凰)을 타고 하늘 밖으로 날아가고/철우(鐵牛)는 걸림 없는 법륜(法輪)을 굴려 모든 중생(衆生)을 평등케 합니다./탐(貪)하는 이는 장애(障碍)의 풍운(風雲)이 높아질 것이고/베푼 자는 오늘의 화택(火宅)을 벗어나는 길을 열 것이니/치우친 곳에서 만나지 못하고/현현한 가운데에서는 잃지 않을 것입니다. ●혜초 태고종 종정 常有欲以觀其?(상유욕이관기요) 常無欲以觀其妙(상무욕이관기묘) 己丑新年心淸淨(기축신년심청정) 自他共成普賢道(자타공성보현도)/욕심이 지나치면 부분밖에 볼 수 없고 욕심을 여의면 전체가 보인다네.기축년 새해에는 항상 청정심을 잃지 말고 너와 나 모두 같이 큰 소원을 이루세. 마음이 너그러우면 복이 두꺼워지고 생각이 좁으면 하는 일이 옹색해집니다.어려울 때일수록 마음을 열고 분수를 지키며 주어진 인연을 소중히 하여,바람에 흔들리지 않는 바위처럼 본성을 잃지 않는다면 머지않은 장래에 반드시 제자리를 되찾게 될 것입니다. ●도용 천태종 종정 一念普觀無量劫(일념보관무량겁) 無去無來亦無住(무거무래역무주) 如是了知三世事(여시료지삼세사) 超諸方便成十力(초제방편성십력) /한 생각에 무량세월 널리 살펴보니 가는 것도 없고 오는 것도 없으며,또한 머무는 것도 없구나.삼세가 일념이고 일념이 삼세이니 지혜로써 밝게 보아 연꽃 행을 펼쳐보라.모든 아픔은 희망의 등불이 켜지는 과정이요,불행은 행복의 동반자이다.바위틈에서 살아가는 저 소나무 모진 시련 이겨내며 비바람에 꺾이지 않는 뿌리를 가꾸나니.동업대중이여,백 길 절벽에서 한 발 더 나아가라.그제야 알게 되리라.자신이 날 수 있다는 사실을. ■기독교계 ●정진석 추기경 고통과 역경 중에서도 더 발전하고 행복할 수 있는 지혜를 하느님의 말씀 안에서 얻어야 할 것입니다.허망하고 옳지 않은 곳에 마음을 두지 않는 사람이 되어야 하겠습니다.하느님의 말씀 안에 우리 인생의 모든 해답이 있습니다.하느님의 말씀을 더욱 가까이해서 삶의 길을 찾고 위로와 희망도 그 안에서 발견하기를 바랍니다.새해에는 더 따뜻한 마음으로 생각하고,더 넉넉한 마음으로 베풀고,보다 겸손한 마음과 여유로움을 갖기를 바랍니다. ●엄신형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실망과 후회에 우리의 미래를 맡겨둘 수는 없습니다.그리스도인들의 내면에서 진행되는 영적 각성과 회개의 눈물은 언제나 외적인 한계상황을 극복하는 담대함과 용기로 승화되어 세상을 변화시켜왔습니다.한국교회가 믿음을 퇴색시키는 인본주의적 가치관을 지양하고 사회를 섬길 때 영광스러운 역사가 재연될 것입니다.한국교회가 하나님께서 부여하신 사명과 책임을 자각하며,사회와 국가 그리고 세계를 향한 책임과 의무를 감당하는 2009년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김삼환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회장 새해는 여러 면에서 어렵고 힘든 상황이 될 것입니다.그리스도인들이 먼저 물신만능의 가치관을 버리고 한 영혼,한 영혼을 소중하게 여기며,자신만을 위한 탐욕을 포기하고 이웃에게 사랑과 나눔을 실천하고,평화의 시대를 열어가는 일에 나서야 하겠습니다.교회는 자신을 새롭게 하여 그리스도의 평화,생명,정의를 이루는 그리스도의 몸이 되고자 기도하고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이 고통의 때를 헤쳐 나갑시다. ■민족종교 ●경산 원불교 종법사 모든 난국의 근본은 자원의 부족이나 물질의 부족,지식의 부족도 아닌 오직 도덕성의 빈곤임을 절감하게 됩니다.먼저 마음을 고요히 하여 인간의 내면에 갊아 있는 본심을 찾아 지켜야 합니다.어느 곳에서 무슨 일을 하든지 자신을 속이지 말고,사람을 속이지 말고,진리를 속이지 않는 참된 마음으로 살아가야 합니다.원칙이야말로 우리 사회질서의 바탕이며 목탁과 같은 것입니다. ●안운산 증산도 종도사 어둠이 깊을수록 새벽은 가깝습니다.남을 이겨야 내가 잘 되는 상극(相克) 세상은 곧 가고,남이 잘 돼야 내가 잘 되는 상생(相生)의 세상이 반드시 열립니다.상생(相生)의 한 마음(一心)으로 천지와 세상사람 모두가 기뻐하는 참된 성공을 향해 소걸음으로 나아갑시다.소걸음처럼 꾸준히 덕을 닦아 다같이 잘 되고,다같이 기뻐하는 참된 성공 이루기를 축원합니다. ●김동환 천도교 교령 분명 쇠운(衰運)이 지극하면 성운(盛運)이 옵니다.성운을 맞이하려면 현숙한 모든 군자가 동귀일체(同歸一體)를 이루어야만 합니다.어두운 생각보다는 새롭게 변화하는 밝은 한해가 되기 위하여 다 같이 노력합시다.집집마다 웃음이 가득하기를 기원합니다. 정리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소비 1번지 강남 크리스마스 악몽

    소비 1번지 강남 크리스마스 악몽

    소비 1번지 서울 ‘강남’ 일대가 무너지고 있다.경기 침체로 소비 심리가 꽁꽁 얼어 붙으면서 압구정동,청담동,역삼동,삼성동,서초동 등 서울 강남의 대표적 상권 지역이 ‘불황 직격탄’을 맞았다.거리에 울려 퍼지던 크리스마스 캐럴은 자취를 감췄고,연말 특수도 실종됐다.기대를 모았던 삼성그룹의 강남 이전 효과도 없다.폐업이 속출하면서 ‘불야성’은 옛말이 돼가고 있다. ●로데오거리 불황 직격탄 어둠만 깔려 유흥 인구가 최고조에 이르는 금요일인 지난 19일 밤 9시,강남 일대 식당·주점가는 한산하기 그지없었다.20~30대 젊은이들로 넘쳐나는 압구정동 로데오거리에는 크리스마스 캐럴과 트리,화려한 조명은 보이지도 않았다.어둠만이 가득했다.이른 밤시간이지만 대부분의 가게가 문을 닫았다.레스토랑,의류·과일주스·와인·커피점 등 폐업한 곳도 부지기수였다.부동산 앞 유리창에는 매물로 나온 인근 상점들의 상호가 덕지덕지 붙어 있었다. 택시기사 채모(54)씨는 “로데오거리가 완전히 죽었다.”면서 “연말인데다 금요일 밤인데도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와플가게를 운영하는 윤모(32)씨는 “최근 두 달 새 커피·와인가게 손님이 발길을 끊는 등 이곳을 찾는 이들이 급감했다.”면서 “근처 가게들이 줄줄이 문을 닫으면서 과거 시끌벅적했던 크리스마스와 연말 분위기가 사라진 지 오래됐다.”고 전했다. 밤 10시30분,청담동 갤러리아백화점 인근 골목길.와인바,레스토랑 등 고급주점과 식당들이 즐비했다.하지만 식당들은 모두 불이 꺼졌다.행인도 드물었다.주점의 네온사인만 쓸쓸히 깜빡이며 적막을 더했다.7년째 오뎅바를 운영해온 심모(50)씨는 “크리스마스 캐럴과 트리가 사라진 건 올해가 처음”이라면서 “20대 후반에서 40대 직장인들이 찾지 않으면서 근처 가게들이 풍전등화 신세”라고 탄식했다. 역삼동,삼성동,논현동 등지도 마찬가지였다.일대 식당·주점 업주들은 “크리스마스 캐럴이 사라진 건 경이적인 일”이라면서 “식당이든 주점이든 지난해 연말에 비해 손님이 50~80% 줄었다.”고 입을 모았다. ●직장인 송년회도 “저렴한 강북으로” 서초구 서초동 ‘삼성타운’도 썰렁했다.지난달 중순 삼성전자를 끝으로 삼성물산,삼성생명 등 11개 계열사 9000여명의 임직원들이 강남에 새 둥지를 틀었다.인근 식당·주점 업주들은 ‘삼성그룹의 이전 효과’를 기대했지만 매출은 늘지 않았다.삼겹살집 주인 김모(45)씨는 “삼성 이전 소식에 인근 가게들의 임대료가 지난해보다 10~20% 올랐지만 업주들은 이전 효과를 기대하며 돈을 다 지불했다.”면서 “하지만 매출 증가는 고사하고 망하지 않으면 다행이다.”고 토로했다.삼성전자의 한 직원은 “경기 침체로 서로가 눈치를 보는데다 감원바람이 언제 불어 닥칠지 모르는데 연말 분위기를 낼 수 있겠느냐.”면서 “회사들의 송년 회식은 대부분 오후 9시쯤에 끝나고,값이 저렴한 강북지역으로 넘어가 송년회를 하는 직장인들이 많다.”고 말했다. 강남구청 관계자는 “최근 술·밥 등을 파는 일반음식점의 경우 9월 53곳,10월 66곳,11월 51곳,12월 현재 43곳 등 매월 50곳 이상 폐업하고 있다.”면서 “강남 일대 상권이 죽고 있다는 걸 실감한다.”고 밝혔다.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고계현 정책실장은 “강남은 기업이 대거 몰려 있어 유흥·소비 중심지가 된 곳”이라면서 “최근 기업이 어려워지면서 침체를 맞았고,강남 침몰 여파는 다른 지역에도 옮겨져 서울 전체 상권에 심각한 타격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김승훈기자 hunnam@seoul.co.kr
  • 中네티즌 선정, 2008 가장 감동을 준 동물은?

    중국 포털사이트에서 ‘2008년 최고의 감동을 준 동물’을 뽑는 이색 투표가 진행돼 눈길을 끌고 있다. 163.com이 주최한 ‘네티즌이 뽑은 2008 10대 감동 동물’ 투표 1위로는 쓰촨성 대지진 당시 ‘건물 잔해 속에서 살아남은 돼지’가 차지했다. 이 돼지는 당시 36일 동안이나 건물 잔해 속에 갇혀 있었지만 기적적으로 구출돼 중국 전 국민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이후 인근 박물관 관장은 고가에 이 돼지를 사들이고 ‘굳센 돼지’(猪坚强)라는 이름도 지어 주었다. 당시 다 타버린 숯 더미만 먹고 생명을 유지한 것으로 알려진 이 돼지는 쓰촨성 지진으로 많은 사람들이 사망한 가운데 꿋꿋하게 살아나 여러 사람에게 희망을 던져준 동물로 기억됐다. 2위로는 죽은 남편을 지키는 한 암컷 새가 차지했다. 충칭(重慶)에서 발견됐을 당시 수컷 새는 이미 사망한 후였다. 그러나 암컷 새는 돌봐줄 사람들이 올 때까지 며칠간 남편의 곁을 떠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져 감동을 줬다. 최초로 이 새들을 목격한 한 시민은 “암컷 새는 마치 모든 것을 잃은 듯 보였다. 사람들이 이 새 커플을 구경하려 몰려들었지만 암컷 새는 꿋꿋하게 수컷의 옆을 지켰다.”고 전해 감동을 더했다. 뒤를 이어 칠순 노인이 된 자신의 주인을 위해 5년 간 마차를 끌어온 개 두 마리가 3위를 차지했다. 매일 새벽 란저우(蘭州)시에서는 개 두 마리가 마차를 끄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개들이 끄는 이 마차에는 칠 순 노인 한명이 앉아있다. 차가 많은 거리를 지날 때에도 좌우를 꼼꼼히 살피는 등 주인을 아끼는 마음이 주위를 감동시키고 있다. 노인은 “이 ‘모자’(母子)개 2마리는 내가 거동이 불편한 것을 알고는 5년 째 나의 다리가 되어 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지난 4월 함께 산책하다 쓰러져 의식을 잃은 주인의 곁을 지킨 개, 교통사고가 난 뒤 주인에게 버려졌지만 주민들이 물과 음식을 제공하고 병원에 데려다 주는 등의 정성으로 목숨을 구해 ‘재생’(再生)이라는 이름이 붙은 개 등이 순위에 올랐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프로배구] ‘朴터진’ 현대,대한항공 날개 꺾다

    [프로배구] ‘朴터진’ 현대,대한항공 날개 꺾다

    박철우가 펄펄 날았던 화끈한 ‘복수혈전’이었다. 현대캐피탈이 2008~09프로배구 2라운드에서 다시 고공비행을 하려던 대한항공을 격추시키며 1라운드 패배를 되갚았다.현대는 선두 탈환과 동시에 시즌 첫 6연승을 달린 것은 물론,전통의 라이벌 삼성화재와의 2라운드 경기에서도 한층 자신감을 갖게 됐다. 현대는 17일 대한항공의 안방인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4세트 모두 선발 출장하며 새 해결사로 떠오른 박철우(22점)와 미국에서 들여온 앤더슨(19점)의 활약에 힘입어 대한항공을 3-1로 물리쳤다.현대 김호철 감독은 경기 전 “박철우는 기흉 탓에 컨디션을 봐가면서 기용할 생각”이라고 말했으나,정작 코트에 나선 박철우는 앞선 두 경기를 쉰 게 야속했다는 듯 폭발적인 공격력으로 대한항공의 기를 눌렀다. 김 감독은 “1세트가 끝나고 나서 별로 활약이 없었던 박철우를 뺄까 생각했지만,오랫동안 쉬면서 준비해온 만큼 기회를 더 줬다.”면서 “어려울 때 큰 거 한방만 때리라고 주문했는데 결과적으로 잘 됐다.”고 흡족해했다.박철우는 경기가 끝난 뒤 “1라운드에서 대한항공에 진 것이 너무 분해서 선수들 모두 칼을 가는 심정으로 준비했다.”면서 “힘든 경기가 끝나면 체력이 빨리 떨어지는 게 문제였는데,이번에는 쉬어서 그런지 컨디션이 좋았던 것 같다.”며 웃었다. 두 팀은 1·2세트에서 치열한 접전 끝에 한 세트씩 나눠 가지며 장군·멍군을 외쳤으나,3세트부터는 현대 쪽으로 운명의 여신이 미소를 지었다.1세트에서 3점을 따내는 데 그쳤던 박철우는 2세트부터 폭발력 넘치는 공격을 퍼붓기 시작했고,3세트에서도 박철우와 앤더슨의 ‘좌우 쌍포’가 폭발하면서 승부는 현대로 기울었다.마지막 4세트에서도 대한항공 칼라(13점)의 퀵오픈 공격을 박철우가 블로킹으로 막아내며 6-6 동점이 된 뒤 현대가 줄곧 리드하다 앤더슨의 오픈 공격과 서브득점이 잇달아 성공하면서 승부를 가름했다. 앞서 열린 여자부에서는 흥국생명이 무려 30점을 몰아 넣은 푸에르토리코 출신 보물 카리나와 ‘토종 주포’ 김연경(18점)의 맹활약에 힘입어 GS칼텍스를 3-1로 꺾었다.흥국생명 카리나는 블로킹 3개,서브득점 3개,후위공격 6개로 개인 두 번째 트리플크라운(블로킹,서브,후위공격 각 3개 이상)을 달성하는 기쁨을 누렸다.1위인 GS칼텍스는 김민지가 18점을 올리며 분전했지만 1라운드에서 흥국생명에 당했던 패배를 설욕하는 데 실패하며 연승행진을 ‘4’에서 멈췄다.GS는 고비인 1세트 초반 득점통로인 ‘도미니카 특급’ 데라크루즈(16점)가 발목 부상으로 후반까지 빠지는 통에 울고 말았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20 & 30] 불황에도 살아남는다… ‘직장 정글’ 생존 비법

    [20 & 30] 불황에도 살아남는다… ‘직장 정글’ 생존 비법

    11년 전 IMF가 울고 간다는 최악의 불황기다.경기 불황기에 일터는 무자비한 정글이 된다.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시계 제로’의 상황에서 20&30 직장인들은 모두 자기만의 ‘불황기 생존 비법’을 하나씩 갖고 있었다.아픈 직장 상사에게 전복죽을 공수해 아부를 하는 신입사원도 있고,선배의 실수를 틈타 고객을 모두 자기 차지로 만든 몰인정한 후배도 있었다.불황을 헤쳐가는 20&30들의 얘기를 들어봤다. 한 건설사 홍보팀에서 대리로 일하는 윤모(33)씨는 최근 솔솔 흘러나오는 인원 감축설에 좌불안석이었다.워낙 건설업계 경기가 안좋다 보니 대형 건설사도 부도설이 나도는 판이다.핵심 부서가 아닌 홍보팀에 있다 보니 불안함은 더했다. ● 주변사람 총동원해 직장 상사 공략 그러다 두 달 전,윤씨는 인사부장 김모(44)씨가 옆 아파트로 이사 왔다는 것을 우연히 알게 됐다.그 다음날 윤씨는 인사부장과 출근 시간을 맞추려 근처를 서성거리다 결국 부장 차를 타고 같이 출근하게 됐다.그러길 3일째.부장이 “지하철 타고 다니기 힘드니 카풀하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했다.이거다 싶어 매일 아침 인사부장의 집 앞에 가서 차를 닦아 놓고 따뜻한 캔커피나 두유를 준비했다.인사부장은 그런 윤씨가 착실하다며 예쁘게 봐주기 시작했다.윤씨의 이런 행동은 사내에도 소문이 났고,회사 동료들은 입을 삐죽거리기 시작했다.그러나 윤씨는 개의치 않는다.“저도 새벽부터 차닦는 거 힘들어요.그래도 잘리지 않으려면 이렇게라도 해야죠.사회생활이 실력만으로 되는 건 아니잖아요.” 한 부동산 개발회사에 입사한 지 6개월밖에 안 되는 윤모(30)씨는 벌써부터 들려오는 구조조정 얘기에 걱정이 태산이었다.회사 특성상 80명쯤 되는 직원의 80% 이상이 경력직인데,구조조정이 시작되면 경험이 없는 신입부터 잘리게 될 것이라는 얘기가 공공연히 나돌았다.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에서 윤씨가 선택한 생존 비법은 ‘주변 사람 동원해 상사에게 아부하기’.윤씨는 얼마 전부터 포항에서 감나무 과수원을 하는 부모님에게 감을 보내달라고 해 회사에 출근하면 감을 예쁘게 잘라 팀장 책상에 놓아두고 있다.또 11월26일 팀장의 생일에는 제빵사로 일하는 동생에게 부탁해 특제 케이크를 만들어 회사로 배달시키기도 했다. 물론 윤씨가 아부만 하는 것은 아니다.출퇴근길에 영어회화책을 보는 등 틈틈이 자기계발에도 노력하고 있다.“요즘 직장인에게 자기계발은 기본이죠.거기에다 자신만의 플러스 알파가 있어야 살아남을 수 있지 않을까요.” 대기업 사장 비서실에서 일하는 조모(31)씨는 요즘 바빠서 친구를 만날 틈도 없다.본의 아니게 평일에는 마트에서 장을 보고,주말에는 대학 때도 안했던 영어 과외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불경기 탓에 대기업 실적이 악화됐다는 소문이 여기저기서 들려왔다.최근 회사에 나도는 감원 괴담에 비서실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조씨는 도저히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지난주 있었던 사장 집들이에 조씨는 먼저 나서 음식 만드는 걸 돕겠다며 사장 집을 찾아갔고 장보랴,전 부치랴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하루를 보내야 했다.몇 주 전 주말에는 비서실장의 초등학생 딸이 영어발표회 준비로 바쁘다는 얘기를 듣고 실장 집에 가서 영어 과외교사 노릇도 했다.“집에서는 속도 모르고 다 큰 처녀가 왜 늦게 다니냐고 뭐라고 하고,친구들은 일에 미쳤냐며 절 멀리 하더라고요.그래도 골드 미스 자존심 유지하려면 이 정도 자괴감과 부끄러움은 감수해야죠.” ●‘너 죽고 나 살자’ 동료 깎아내리기 식품업계 한 대기업의 4년차 대리 허모(32)씨는 ‘골목대장’ 스타일이다.사람들과 어울리길 좋아해 후배들과 점심 식사도 따로 하는 경우가 많고 가끔 나이트클럽도 같이 갈 정도로 친하다.허씨보다 9개월 먼저 입사한 대리 문모(33)씨는 허씨와 정반대다.일찍 결혼해 백일 된 딸이 있는 문씨는 ‘마이웨이’ 스타일이다.좀처럼 동료들과 어울리지 않고 항상 ‘칼퇴근’이다.문씨는 인기가 많은 허씨를 항상 견제했다. 그러던 어느날,부장이 허씨에게 지방 공장 수량을 잘못 보고했다며 불같이 화를 냈다.보고서의 최종 점검은 선배인 문씨가 하도록 돼있는데,부장이 하도 길길이 뛰어 말대꾸를 하지 못했다.돌아와서 보니 자신이 갖고 있는 보고서에는 분명 제대로 된 수치가 있었다.낙담하는 허씨에게 문씨는 그날 술을 사주며 위로를 했다. 일주일 뒤,허씨는 후배 이모(29)씨로부터 충격적인 얘기를 들었다.“그날 부장이 그 보고서 누가 작성했냐고 물었을 때 문대리님이 ‘허대리’라고 말했어요.그런데 그 보고서,문대리님이 작성하신 거잖아요.”허씨는 “아무리 가정이 있어도 그렇지 어떻게 이렇게 뒤집어 씌울 수가 있나요.”라며 허탈해했다. 굴지의 생명보험 회사에 다니는 정모(33)씨는 최근 50명의 신규고객을 유치해 불황기에 유례없는 특별 보너스를 받았다.얼마 전까지만 해도 정씨의 실적은 바닥을 기었다.경쟁 보험사에 다니는 정씨의 두 학번 위 선배 강모(36)씨 때문이었다. 정씨와 강씨는 같은 학교,같은 과,같은 동아리 활동에 학군단(ROTC) 활동까지 같이 해 온 사이다.당연히 비슷한 인맥 풀을 가질 수밖에 없었고 정씨가 선배나 친구들에게 보험 가입을 권유할라 치면 “강 선배가 먼저 부탁해서 벌써 들었어.선배니까 어쩔 수 없더라.다음엔 너한테 보험 들어줄게.”라는 얘기가 돌아오기 일쑤였다.정씨는 속이 부글부글 끓었지만 선배인 강씨에게 어쩔 도리가 없었다. 하지만 기회는 왔다.올해 주가가 바닥을 치면서 강씨의 변액보험에 들었던 후배들의 원성이 자자해졌던 것.강씨의 보험은 그동안 공격적인 해외투자로 수익률이 높아 인기를 끌었지만,불황기에 -40%의 수익률을 기록해 거의 업계 최악이었다.강씨에게 변액보험을 들었다가 반토막이 난 후배가 어느 날 “정 선배 회사로 옮기겠다.”고 찾아왔다.정씨는 쾌재를 불렀다.다음날부터는 강씨의 고객들에게 전화를 돌려 “그쪽에서 난 반토막,여기서 메워주겠다.”며 강씨의 고객을 모두 자신의 고객으로 만들어 버렸다. ●감원에 대처하는 미스 vs 미세스 대응법 경제 위기가 올 때마다 감원 1순위는 여성이다.직장 여성들은 자기 나름대로의 생존 비법을 강구하게 되는데,재미있는 것은 감원에 대처하는 미혼 여성과 기혼 여성의 방법이 사뭇 다르다는 점이다. 아직 미혼으로 한 외항사 지상직 승무원으로 근무하는 조모(29)씨는 한층 매서워지는 경기 불황이 두렵지만은 않다.불안의 시대에 자신을 지키는 방법을 조씨는 이미 터득했다.그 비법은 바로 ‘미모 가꾸기.’조씨가 일하고 있는 항공사는 국내 항공사와는 달리 정규직 신분이 보장되지 않는다.이곳에 근무하는 30여명의 동료 승무원들은 모두 경력직으로 국내 항공사에 들어가기 위해 피나는 노력을 하고 있다.여기에 발맞춰 김씨도 지난해부터 꾸준히 자신을 가꿔 왔다.지난여름 휴가에는 쌍꺼풀 수술을 했다.1주일이나 되는 여름 휴가에 해외 여행이라도 하면서 재충전의 시간을 갖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유혹을 뿌리치고 더 예뻐지는 길을 택했다. 결국 조씨는 지난가을 외모,실력,경력을 겸비했다는 평가를 들으며 국내 항공사에 당당히 경력직으로 입사할 수 있었다. 지난해 많은 이의 축복 속에 결혼하고 지난 4월 아이를 임신한 김모(33)씨.외국계 회사에 다니는 김씨는 요즘 임신을 한 것을 오히려 다행으로 여긴다.주위 결혼한 동료들도 김씨를 부러워하며 지금이라도 아기를 가지려고 노력한다. 임신한 여성은 자리 보존하기 어렵다는 세간의 통념을 뒤엎은 김씨의 역발상은 ‘육아휴직 기간 중 해고를 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물린다는 근로기준법에 근거하고 있다.“일하면서 임신하는 게 커리어에 악영향을 미칠 것 같아 지금까지 미루고 있었는데,오히려 지금이 최적기가 아닌가 싶어요.출산휴가도 가고,월급도 받고,거기다 구조조정당할 염려도 없고요.”내년 1월 말 출산 예정인 김씨는 8일부터 출산휴가에 들어갔다.주변 남자 사원들은 구조조정 걱정 덜었다며 김씨를 부러워하고,간부들은 김씨를 탐탁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지만 김씨는 당당하다. ● ‘고전적 자기계발법´으로 위기돌파 외국어,자격증 등 ‘고전적 자기계발’은 아직도 직장인들이 선호하는 불황 타개책 중 하나다.휴대폰 부품을 만드는 한 중소기업의 과장으로 일하고 있는 하모(36)씨는 요즘 잠이 모자라 죽을 지경이다.사장이 지난 8월 뽑은 대졸 신입사원을 두고 “토익점수는 높은데 회화가 안 되더라.”며 핀잔을 주는 모습을 보고 덜컥 겁이 났기 때문이다. 그뿐 아니다.하씨는 얼마 전부터 집에서 한 권으로 얇게 정리된 ‘파워포인트·엑셀 정복하기’ 책을 끼고 살게 됐다.과장이라는 직책상 엑셀 파일을 볼 줄만 알았지 만들어본 적은 없어 거의 ‘엑셀맹(盲)’ 수준이다.영어회화 학원 때문에 시간이 나지 않아 엑셀과 파워포인트는 집에서만 공부하는데,책을 봐도 무슨 말인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뭔가 열심히 하고 있다는 것을 사장에게 어필해 다행이라는 것이 하씨의 설명이다. 보험사 영업직원으로 일하고 있는 유모(39)씨는 지난 7월부터 공인중개사 시험 준비를 하고 있다.실적으로 모든 것을 말하는 영업계에서 경기 불황은 곧 실적 저하를 뜻하고,실적 저하는 곧 실직을 뜻하기 때문이다. 그러던 중 서울 방화동에서 공인중개사 일을 하고 있는 아버지에게까지 생각이 미쳤다.아파트 매매뿐 아니라 대지,임야 거래까지 해서 목돈을 곧잘 쥐는 아버지를 보며 “1년에 몇 건만 해도 지금 내 연봉 벌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유씨는 곧바로 인터넷 강의에 등록해 아침저녁으로 공부를 하고 있다. 물론 유씨가 공인중개사 시험을 준비하는 것을 회사는 모른다.공부하는 게 알려져서 시험 붙기도 전에 잘릴까봐 유씨는 회사에서 오히려 더 열심히 일한다.“경기 불황 때문에 팔자에도 없는 주경야독을 하게 됐어요.요즘은 만성 피로가 몸에 늘어붙었네요.”라며 유씨는 씁쓸해했다. 이재연 김민희 장형우기자 haru@seoul.co.kr
  • 공기업 첫 헌혈뱅크 운영

    한국도로공사가 공기업으로는 처음으로 헌혈사업에 뛰어들었다.류철호 사장은 공익을 추구하는 회사로서 업무에 한계를 둘 수 없다며 바쁜 일정에도 불구하고 팔을 걷어붙였다.자신이 맨 먼저 헌혈을 한 뒤 전 임직원이 참여하는 헌혈캠페인을 시작했다. “공기업으로서는 처음이지만 맨 먼저라는 것에 의미를 두지는 않고 있다.”며 “어찌보면 당연한 사업으로 공익에 도움이 된다면 뭐든 사업아이디어를 짜낼 것”이라고 말했다. 기증받은 헌혈증을 은행처럼 적립 관리하다가 심장병 등 큰 수술로 헌혈증이 필요한 개인이나 단체에 무상기증하는 제도다.그는 “효율적 운영을 위해 운영위원회도 조직했다.”고 말했다. 도로공사는 이에 따라 매년 10월 마지막 주를 헌혈주간으로 정하고 전국에 산재해 있는 기관들이 동참하는 릴레이 헌혈행사를 가질 예정이다. 올해 말까지 1500명의 직원들이 참여해 모두 60만㎖의 혈핵을 확보하고, 창립 40주년을 맞은 내년 2월15일에는 전국적인 헌혈캠페인을 전개해 100만㎖의 혈액을 모아 수술이 시급한 40여명의 환자에게 헌혈증서를 기증하기로 했다.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사장과 직원들이 나서 헌혈의 의미와 그것이 가져다주는 보람을 주민들에게 홍보하는 연중캠페인도 벌여나갈 계획이다.헌혈축제 등 다양한 행사도 준비하고 있다. 헌혈뱅크의 효율적 운영을 위해 헌혈증서 관리기준도 마련했다.피를 모으는 것뿐 아니라 적절한 곳에 사용하기 위해 사후 관리에도 만전을 기하겠다는 생각이다.류철호 사장은 “혈액을 모으는 것이 아니라 희망을 모으는 것”이라며 “생명존중의 마음을 전파하는 공기업으로 새 면모를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윤상돈기자 yoonsang@seoul.co.kr
  • [씨줄날줄] 한국인 게놈지도/노주석 논설위원

    얼마전 IBM은 ‘5년 이내에 등장할 5가지 신기술’을 발표했다.말하는 웹,태양전지 휴대전화,디지털 쇼핑도우미,라이프 레코딩 등과 함께 미래의 건강상태를 알려주는 ‘요술구슬’을 꼽았다.자신의 DNA를 분석해 구슬에 넣고 다니면서 언제, 어디서나 맞춤의료가 가능해진다는 예견이었다.마이클 클레이튼의 소설 ‘쥐라기공원’의 현실화도 눈 앞에 와있다.과학자들이 1만년전 멸종한 털매머드의 털에서 유전자를 추출,게놈지도를 완성한 것이다.2003년 4월 ‘인간게놈 프로젝트’에 의해 인간의 게놈지도가 99.99 % 완성된 이후 침팬지,쥐,개,매머드,닭이 차례차례 ‘게놈클럽’에 가입했다. 인간 게놈지도의 완성은 천지창조급 사건이다.게놈(Genome)이란 유전자(Gene)와 염색체(Chromosome)를 합친 신조어.1920년 독일의 식물학자 한스 빙클러가 만들었다.게놈지도란 인간의 23쌍의 염색체에 존재하는 30억 7000만개의 염기와 2만 5000~3만 2000여개 유전자의 배열구조를 말한다.생로병사의 비밀을 풀어줄 열쇠로 여겨진다.불사신,만병통치의 꿈을 실현시켜줄지도 모른다. 한국인의 30억쌍 전체 염기서열이 해독됐다고 한다.가천의대와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은 어제 공동연구를 통해 가천의대 이길여암당뇨연구원 김성진 원장이 전체 염기서열을 해독했다고 발표했다.미국,중국에 이어 세계에서 네번째 쾌거다.지금까지는 관련 연구때 미국국립보건원(NIH)에 저장돼 있는 서양인 표준유전체를 이용해왔다.2~3년 내 1인당 1000달러 정도의 비용으로 유전체 서열 해석이 가능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국인 표준유전체의 완성을 향한 첫걸음이다.한국인만의 유전적 특성 분석과 질병관련 유전인자 발굴이 가능해졌다는 말이다.본인의 유전체를 분석한 김 원장에 따르면 한국인은 동양인 중에서도 중국인과 일본인의 중간 정도의 특성을 보였단다.미국인 염색체와는 0.05%, 중국인과는 0.04% 차이를 보였다.미국인에게는 없는 유전자가 158만개나 발견됐다.‘단군의 후예’의 유전자인 셈이다.이번 연구가 황우석교수 사건으로 입은 국민들의 상처를 달래주고 새 꿈을 꿀 수 있게 하면 좋으련만. 노주석 논설위원 joo@seoul.co.kr
  • 청계천은 살아났지만 그 옛 정취는?

    청계천은 살아났지만 그 옛 정취는?

    박태원의 장편소설 《천변풍경》은 뚜렷한 줄거리나 인물이 없이 1930년대 청계천 주변의 일상 사물과 풍경을 세밀히 관찰하여 그리고 있다. 이 작품은 작가의 의도와 관계없이 1920년대의 이데올로기 문학을 비판하고 극복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작가는 기술(記述)의 비인칭화라고 할 수 있는 카메라의 역할만 하고 있다. 박태원은 1909년 수중박골(중구 다동)에서 태어났다. 그의 부친은 약국을 경영하고 숙부는 의사로, 그의 집안은 중인 계층이었다. 이 소설의 배경인 청계천 주변은 원래 서울의 중인 계층이 살던 동네로, 작가가 보고 듣고 체험한 내용과 풍경이 《천변풍경》에 녹아 있다고 하겠다. 조선시대에는 청계천에 총 9개의 다리가 있었는데, 모전교, 광통교, 장통교, 수표교, 하랑교, 효경교(새경다리), 태평교(마전교, 오교), 오간수교, 영도교(영미교) 등이다. 모전교의 옛 이름은 모교였는데, 중구 무교동 네거리 길모퉁이에 과일가게 ‘모전’이 있어 이름을 얻게 되었고, 하랑교는 현재의 청계3가 센추럴 호텔 앞쪽에 있었던 다리이고, 효경교는 세운상가 동쪽 전자상가 앞쪽에 있었던 다리이다. 마전교는 청계5가 네거리 동쪽 방산시장 앞에 있던 다리로 성종 때는 태평교라고 불렀으나, 수표교 주변에 있던 말-소 시장이 옮겨오면서 마전교라는 이름을 얻었다. 말과 소 시장은 낮에 열리므로 오교라는 명칭도 갖게 된 것이다. 이들 다리 이외에 청계천을 쉽게 건너기 위해 교각을 세우지 않고 널조각을 걸쳐 놓은 나무다리를 배다리라고 하는데 이와 같은 다리가 청계천에 몇 군데 있었다. 그 중 이 소설에는 장통교, 수표교를 중심으로 모전교, 광통교, 광교 등이 나오고 있다. 이 소설에 등장하는 공간은 빨래터, 이발소, 평화카페, 한약국, 신전(여관), 이쁜이네 집, 당구장, 근화식당 등이고, 그 공간들은 각각 분리되어 서로 연결되지 못하는 도시의 공간적 특성을 나타내고 있다. 청계천변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크게 두 부류로 나눌 수 있으니, 식민지 자본주의 유통 구조 속에서 새로운 직업을 가지고 그것을 통해 부(富)를 축적하는 인물들로 한약방 주인, 사법서사를 하는 민주사, 포목전 주인, 양약국 주인 최진국 등으로 식민지 경제 체제 속에서 안정적인 부를 쌓으며, 새로운 지위, 즉 권력을 차지하려고 노력한다. 이들은 토지나 자본, 지식 등의 기반이 없이 축첩이나 노름 같은 비생산적이고 불건강한 일들에만 몰두한다. 다른 부류는 도시의 부유층 밑에 고용되어 하루하루의 생명을 이어가는 하층민들로 이발소의 재봉이, 김서방, 점룡이, 창수, 귀돌어멈, 만돌어멈, 칠성어멈, 필원네, 금순이, 하나코, 기미코 등으로 남의 집에 고용되거나 이발사, 아이스케키 장사, 당구장 종업원, 남의 집 행랑살이, 카페 여급 등으로 일한다. 이들 대부분은 농촌에서 살다가 상경하여 방황하고 몰락하는 가엾고 딱한 사람들이다. 이 소설의 모든 사건과 그 진행의 추이(推移)는 작가가 아니라, 이발소의 소년 재봉이와 점룡이 어머니의 관찰과 수다로 독자에게 전달된다. 그리고 이와 같은 정보들은 빨래터와 이발소를 매개로 전파된다. 이 소설 처음에 나오는 청계천 빨래터는 오늘날 삼일교 근처에 있었던 것 같다. 소설의 내용을 살펴보면 한약방만 청계천 남쪽 천변에 있고, 이발소, 포목전, 은방, 당구장, 평화카페는 전부 청계천 북쪽 천변 광교 모퉁이 큰 길거리에 있다. 그러나 그 동안 소설에 나온 시대와는 달리 70여 년의 세월이 흘러 청계천도 복개했다가 다시 복개한 것을 뜯어 버린 만큼 과거의 지형지세는 변화무쌍하게 바뀌어 소설에 나온 장소와 공간들은 그대로 남은 것이 하나도 없다. 물론 소설은 픽션이므로 그대로 믿을 수는 없는 것이지만, 지금은 수많은 빌딩과 음식점, 커피점으로 바뀐 것이다. 오로지 예쁜이 남편 강 서방이 관심을 가졌던 신정옥이가 풍금으로 찬송가를 치던 수표교 예배당은 건물만 그 자리에 폐허처럼 남아 있고(머지않아 그 자리는 재개발되리라 한다), ‘수표교교회’는 1984년 5월에 서초동에 새 성전을 짓고 이사를 갔다. 소설 《천변풍경》에는 옛 서울 지명들이 나오는데, ‘우대(인왕산 주변 마을; 누상동, 누하동, 옥인동 등)’, ‘아래대’(동대문 주변 마을), ‘양삿골(충신동)’, ‘다방골’(중구 다동), ‘똥굴’(관철동), ‘동관’(예지동, 원남동), ‘노돌강(노량진 부근의 한강)’, ‘시구문(광희문의 속어)’, ‘남묘(남대문 바깥에 있던, 관우를 모시던 사당)’, ‘왜성대(지금의 남산 공원)’, ‘남산 벙바위’ 등이 나온다. 《천변풍경》에는 당시에 수입되었던 외래 근대문화와 새로운 물질문명의 여러 구체적인 모습과 양상이 소설에 제시됨을 볼 수 있다. 당구장, 카페, 이발소, 백화점, 왜식 술집 등과 마작 용어, 당구 용어, 당시 유행하던 일본 유행가 등은 서울이 근대적으로 변화하고 서구의 영향에 차츰차츰 스며들고 있음을 보여준다. 집안이 몰락하여 강화로 낙향하는 ‘신전집’이나, 부회 의원 선거, 금순이를 유혹하여 서울까지 데려와 하숙에 유숙하는 금광 브로커의 모습 등은 70년 전이나 오늘이나 변하지 않은 서울의 모습을 보는 것 같다. 이 소설은 1930년대 어느 해 3월에서 이듬해 2월까지의 1년간을 시간적 배경으로 설정하고 있다. 그 1년 동안 인물과 사건 등은 비극으로만 치닫는 것이 아니라 4계절의 순환과 같은 흐름으로 진행하고 있다. 결국 시련을 거친 뒤에 안정을 회복하고, 희망을 가지고 인생을 살아가는 모습 등은 근본적으로 인간과 세상은 자연 순환의 법칙을 따르고 있음을 암시한다고 하겠다. 《천변풍경》은 독자에게 회고의 감정에만 빠지게 하지는 않는다. 결국 인간이 사는 모습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큰 변화가 없다는 사실과 진리를 우리에게 제시하고 있다 글·사진 김원호 편집이사          월간 <삶과꿈> 2008년 11월호 구독문의:02-319-3791
  • [종교플러스]

    ●단기 출가학교 참가자 모집  강원도 평창 월정사(주지 정념 스님)는 제19기 단기 출가학교 참가자를 모집한다.내년 1월4일부터 2월3일까지 한달간 진행되는 이번 출가학교 참가자는 갈마와 삭발,수계식을 거쳐 예불 및 식당작법,좌선,포살,참법을 배운다.모집인원은 남녀 각 30명.마감은 다음달 9일까지. ●새달 13일 생명 UCC 축제  천주교 서울대교구는 다음달 13일 오후 6시 가톨릭대 성의교정 마리아홀서 ‘2008 생명 콘서트-생명 UCC 축제’를 연다.생명의 터전인 가정의 의미와 가치를 되새기는 행사.수상작 시상식과 함께 VOS,이수영,정훈희,캔,별,기타리스트 이병우 등 생명존중에 뜻을 같이해온 이들의 공연이 있다.생명위원회 홍보대사로 활동하는 탤런트 김해숙씨가 시상식에 함께한다.공연은 무료이며,생명존중 운동에 관심있는 사람은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02)727-2350. ●문화예술선교대상 후보자 접수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는 ‘제7회 한기총 문화예술선교대상’ 후보자를 다음달 1일까지 접수한다.후보자는 기독교 문화,예술 부문 선교에 기여한 공이 있는 사람 가운데 항존직을 원칙으로 해당 분야에 10년 이상 종사한 자로 한기총 임원 또는 회원 교단장· 단체장의 추천을 받아야 한다.신청양식은 홈페이지(http://cck.or.kr)에서 내려받을 수 있다.시상식은 다음달 4일 ‘한국교회의 밤’ 행사에서 있다.(02)741-2782. ●불교합창페스티벌 제주팀 대상  불교음악 활성화를 위해 지난 23일 서울 KBS홀서 ‘아름다운 마음의 울림’을 주제로 열린 2008 불교합창페스티벌에서 제주 제주불교여성합창단이 대상을 차지했다.조계종 총무원이 주최해 각 지역 예선을 통과해 본선에 진출한 11개팀이 경합을 벌인 이날 페스티벌에선 대구 관음사 가릉빈가합창단이 최우수상,부산 범어사합창단이 우수상을 각각 차지했다. ●새달 1일 현도기념일 행사  천도교는 다음달 1일 103주년 현도기념일(顯道紀念日)을 맞아 다양한 행사를 갖는다.천도교 현도기념일은 1905년 12월1일,의암 손병희가 40여년에 걸친 동학의 은도(隱道)시대를 청산하고 지금의 천도교로 현도(顯道)해 근대적 종교체제를 갖춘 것을 기리는 날.천도교 중앙대교당과 전국교구에서 일제히 기념식이 열리며 기념식 후 중앙대교당에서 천도교 연합합창단의 공연과 ‘천도·동학·천도교 대고천하’ 주제의 행사가 이어진다.
  • [한국의 미래-위기를 희망으로] 美 알코르생명연장재단의 냉동인간

    [한국의 미래-위기를 희망으로] 美 알코르생명연장재단의 냉동인간

    “사라진 도시의 온기는 핵폭발을 견딜 수 있는 바퀴벌레를 3년 후 멸종시킨다. 인간이 만들어낸 플라스틱은 500년을 더 산다.100년 후 상아를 노리는 인간의 탐욕에서 자유로워진 코끼리들은 20배로 늘어나고,500년 후 온대지역의 교외는 숲이 되어 과거로 돌아갈 것이다.3만 5000년 후에는 토양에 침전된 납이 전부 씻겨나가 인류의 흔적이 사라지고, 고압전선에 희생되지 않는 새들과 자연스러운 먹이사슬을 갖게 된 동물들은 태고 그대로의 지구에서 살게 될 것이다. 반면 수천년에 걸쳐 인류가 만들고 개발한 교통수단과 편의시설이 사라지는 데는 고작 이틀에서 1년이면 충분하다.” 세계적인 과학저술가 앨런 와이즈먼은 저서 ‘인간없는 세상’에서 “지구상에서 인류가 어느날 갑자기 사라진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생생히 그려냈다. |스코츠데일(애리조나) 박건형특파원| 머리 또는 전신을 보존할 수 있다. 머리만 보존하는 데는 8만달러, 몸 전체를 보존하는 데는 15만달러를 지불해야 한다. 현대 의학의 관점에서 분명히 이들은 ‘사망한 상태’다. 그러나 돈을 지불하고 이들을 보관시킨 가족들은 ‘단순히 활동이 정지된 상태’라고 부른다. 가족들은 불치병에 걸리거나 늙어서 생명이 정지된 이들이 언젠가 다시 깨어나 세상을 살아갈 날을 기대하고 있다. 공상과학(SF) 속 장면이 아니다. 살아있는지 죽어있는지 모른 채로 차가운 냉동고 속에 보관돼 있는 이들은 현실에 존재하는 ‘냉동인간’이다. ●현실에 존재하는 냉동인간 1972년 설립돼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에 본사를 두고 있는 알코르생명연장재단은 현재가 아닌 미래를 파는 회사다. 이들은 상품을 파는 것이 아니라 냉동고에 사람을 보관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2008년 6월 현재, 알코르 재단이 보유하고 있는 회원은 866명이다. 회원들은 40세 전후에 미리 정밀 검사를 받고 자신의 보존과 관련된 준비를 마친다. 이들은 사망하면 곧바로 스코츠데일의 수술실에서 냉각된 뒤 환자 보호실의 ‘듀어’라 불리는 냉동 보존 탱크 속에 거꾸로 세워 보관된다. 최대한 손상을 막기 위해 환자가 죽음에 임박하면 각종 교통수단을 동원해 신속하게 재단으로 옮길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도 제공된다. 현재 스코츠데일에는 불치병에 걸려 죽기 직전에 냉동을 택한 월트 디즈니와 메이저리그의 전설적인 타자 테드 윌리엄스 등 92명의 환자가 냉동 보존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차갑다’는 뜻의 그리스어 ‘kryos’에서 유래한 냉동보존술(cryonics)은 가장 빠른 시기에 현실화된 과학적 아이디어로 꼽힌다.1964년 미국의 물리학 교수인 로버트 에팅거가 저서 ‘영생의 가능성’에서 액화가스를 이용한 냉동인간의 가능성을 제기한 후 불과 3년 뒤에 지금과 비슷한 방식의 냉동인간이 시도됐다. 알코르 재단에 보관된 환자 중 상당수는 1970년대 말부터 20~30여년간 같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냉동인간과 관련된 현실적, 윤리적 논란이 이어지면서 재단은 고객이 될 가능성이 없는 외부인의 접근은 철저히 통제하고 있다. 재단 관계자는 “냉동인간으로 보존되는 것은 나중에 다시 재생될 수 있는 기회만으로도 의미가 있다.”면서 “줄기세포 연구와 나노의학 같은 미래의학 기술은 이같은 일을 현실화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아무리 과학기술이 발달하더라도 냉동 보존된 사람이 다시 부활할 가능성은 ‘0’에 가깝다. 사람이 죽는 순간 세포는 바로 부패하고 인체를 초저온의 액화질소에 보관하는 과거의 방식과 저온 응결시키는 새 제조법 모두 인체 조직에 치명적이다. 이는 알코르 재단 이외에 전 세계에 존재하는 모든 냉동 보존 회사들이 극복하지 못한 과제이다. 과학을 내세워 사람들을 현혹시키고 있다거나 개발되지 않은 기술을 담보로 막연한 기대를 부추기고 있다는 비판도 끊이지 않는다. 윤리적 논쟁도 뜨겁다. 죽기 전에 냉동 보존된 월트 디즈니를 두고 냉동 보존을 옹호하는 측에서는 “죽은 것이 아니라 단지 보존되고 있을 뿐”이라고 말하지만 의학적, 윤리적 입장에서 보기에는 “죽기 직전의 사람을 강제로 죽인 것”에 불과하다. 과학적인 해결책이 제시되지 않는다면 이들은 영면하지 못하고 냉동고 속의 생선이나 고기 덩어리로 남아있게 될 뿐이라는 것이 비판론자들의 주장이다. 그러나 이같은 비판에 대해 알코르 재단측은 “100년전에 심장이식을 예측한 사람이 없었던 것처럼 과학기술의 발달은 인간의 소생도 분명히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말한다. 이들에게 있어 과학기술은 마치 ‘신의 영역’에 도전하는 또 다른 신앙이 돼 있다. ●종교의 과학화·인간성 배제로 이어져 지구 생명체를 우주인들인 ‘엘로힘’이 과학적으로 설계해 탄생시켰다는 ‘라엘리안 무브먼트’의 주장이 큰 힘을 받고 있는 것도 ‘종교의 과학화’ 사례로 거론된다. 현재 라엘리안 무브먼트를 믿는 신도는 전세계 90개국에서 6만 5000명을 넘는다. 라엘리안 무브먼트의 주장 중 상당수는 20세기 이후 밝혀진 과학적 사실에 근거하고 있다. 이들이 지구에 생명을 불어넣었다고 주장하는 외계인 엘로힘은 ‘DNA 합성술’을 이용한다. 라엘리안 무브먼트 코리아 관계자는 “생명체는 DNA라는 복잡하고 정교한 설계도에 의해 만들어졌다는 것이 과학적으로 입증됐다.”면서 “생명체의 모든 종은 하나의 뿌리에서 출발한 것이 아니고 우연히 합성될 수도 없는 만큼 종별로 설계도가 처음부터 다르다.”고 주장한다. 이같은 주장은 DNA 구조를 처음으로 밝혀낸 프란시스 크릭의 가설과도 맞닿아 있다. 노벨상 수상 이후 기이한 주장을 일삼았던 크릭은 먼 옛날 외계인들이 고도의 과학기술로 생명을 창조했다는 가설을 내놓기도 했다. 라엘리안 무브먼트측은 배아복제를 통한 복제인간, 냉동인간 등 과학의 힘으로 가능한 모든 일을 시도한다. 익명을 요구한 한 대학교수는 “과학기술의 발전 속도가 점차 빨라지면서 불가능한 것으로 여겨졌던 문제들이 하나, 둘 현실화되고 있다.”면서 “이는 자칫 오랜 기간 지속돼 온 전통적인 가치관에 대한 믿음이 깨지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과학에 대한 고도의 믿음은 인간적 윤리를 뛰어넘어 인간성 말살은 물론 인간사회의 유지 자체를 위태롭게 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과학기술이 인간사회와 슬기롭게 조화를 이루어 발전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교육이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kitsch@seoul.co.kr ■ “영장류 복제 언젠가 가능할 것 연구자 스스로 윤리성 강화를” 美 줄기세포 권위자 정영기박사 |보스턴 박건형특파원|과학계에서는 한국인들이 전 세계에서 가장 앞서 있는 분야는 줄기세포와 광우병이라는 얘기가 있다. 황우석 전 서울대 교수 사태를 겪으며 우리 국민들은 생명공학에서도 가장 첨단을 달리는 줄기세포에 대해 많은 것을 알게 됐다. 또 당초 기대했던 것만큼 줄기세포 연구가 쉽지 않고, 이 때문에 척추장애인이 일어서거나 돼지 몸속에서 키운 장기를 이식받는 일, 나아가 배아줄기세포를 통해 모든 신체 부위를 마음대로 갈아 끼우는 일이 쉽지 않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 그럼에도 여전히 줄기세포는 전 세계적으로 가장 큰 관심을 받고 있는 바이오 분야다. 줄기세포를 통한 각종 연구가 현실화되면 기초과학은 물론 의학과 생명공학 시장에까지 막대한 부가가치를 얻을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내년 새롭게 들어설 미국의 오바마 행정부가 만들어낼 과학분야의 가장 큰 정책 역시 ‘줄기세포 연구 규제 완화’로 평가된다. 현재 영국과 일본, 호주 등지에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이 분야에 미국이 뛰어든다면 얼마나 큰 변화가 일어날지는 짐작하기조차 어렵다. 그렇다면 과연 줄기세포의 발전은 어디까지 이어질 것인가? 일부의 주장처럼 배아복제나 줄기세포 연구를 통해 인간을 복제하는 ‘신의 영역’까지 침범할 수 있을 것인가? 줄기세포 연구에 있어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가진 미국 ‘어드밴스트 셀 테크놀로지(ACT)’의 정영기(46) 박사는 “현 단계의 줄기세포 연구는 기존 의학기술의 가능성을 좀 더 넓히는 수준에서 진행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 박사는 ACT에서 줄기세포 연구팀장을 맡고 있다. 그는 인간 배아를 손상하지 않고 배아 줄기세포를 복제하는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으며 최근에는 줄기세포를 이용해 혈액형에 상관없이 수혈하는 데 성공한 바 있다. 정 박사는 “현재 일본 교토대 야마나카 신야 교수가 개발한 역분화만능줄기세포(iPS)나 우리의 배양 방식 모두 기존 줄기세포 연구가 갖고 있던 생명윤리 논란에서 자유롭고, 또 끊임없이 새로운 기술이 개발되고 있다.”면서 “그렇지만 복제 배아줄기세포 역시 치료용으로 연구할 가치를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줄기세포를 통해 일부분이 손상된 장기를 복구하거나 시각장애를 치료할 수 있는 줄기세포 등은 기술력으로 현실화된 상태”라며 “줄기세포 연구 자체가 한 단계씩 밟아가야 할 장벽이 많지만 언젠가는 인간을 포함한 영장류의 복제도 기술력으로 가능해질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은 동물복제에 있어 세계 정상급인데, 이는 많은 노하우와 숙련된 기술이 필요한 줄기세포 연구에 있어 강력한 장점”이라며 “맞춤형 줄기세포가 본격적으로 수립되기 시작하면 또다시 윤리논란이 벌어지겠지만 이는 연구자 스스로의 윤리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대비하는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kitsch@seoul.co.kr
  • 생명보험협회장 이우철씨

    생명보험협회장 이우철씨

     새 생명보험협회 회장으로 이우철 금융감독원 부원장이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 부원장과 경합할 것으로 보였던 남궁훈 현 회장이 연임을 포기,28일 보험사 사장들로 구성된 총회 투표에서 이 부원장이 당선될 것이 확실시된다.생보협회장 후보추천위원회는 24일 회의를 열고 이 부원장을 단독 후보로 총회에 올릴 예정이다.
  • [프로배구] “1년을 기다렸다”

    다섯 번째 시즌을 맞는 08~09 프로배구 V-리그가 22일 오후 2시30분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개막, 내년 4월14일까지 5개월여의 대장정에 돌입한다. 경기 수는 전체 7라운드를 통해 정규리그 175경기(남자 105경기, 여자 70경기)와 포스트시즌 16경기 등 최대 191경기로 지난해와 똑같다. 정규리그 2,3위 팀이 맞붙는 플레이오프는 3월26일부터, 플레이오프 승자와 정규리그 1위팀의 챔피언결정전은 4월4~14일 펼쳐진다. ●지난해 1·2위 흥국생명 vs GS칼텍스 여자부에서는 흥국생명과 GS칼텍스의 대결이 또 불꽃을 튀길 전망이다. 흥국생명은 초반 무릎 수술로 출전이 불가능한 ‘주포’ 김연경(20)의 공백이 부담스럽다. 반면 센터 정대영(27)이 올림픽 직후부터 펄펄 난 데다 일본리그 ‘베스트 6’ 출신의 새 외국인선수 데라크루즈(21)까지 영입한 GS칼텍스는 초반 승기를 잡아 챔피언결정전까지 내달린다는 복안이다. 그러나 2년 여자 코트를 호령하다 지난해 GS칼텍스에 여왕 자리를 넘겨준 흥국생명의 반격은 정규리그 중반부터 거세질 전망.KT&G 출신의 명세터 이효희(28)가 2년째 짜임새 있게 코트를 조율하는 데다 ‘백어택 퀸’ 황연주(22), 연습생 신화를 일군 전민정(23) 등 국가대표급 공격 라인업이 건재하다. 여기에 일찌감치 수혈을 끝낸 외국인 공격수 오카시오 카리나(23·푸에르토리코)의 어깨까지 제대로 돌아갈 경우, 와신상담한 황현주 감독의 표정도 달라질 수 있다. ●“바라만 보지 않는다. 복병은 나야, 나” 둘만의 싸움은 아니다. 새 용병 나기 마리안(32)을 앞세워 지난 9월 기업은행배 양산프로배구 컵대회에서 정상에 처음 오른 KT&G가 복병으로 꼽힌다. 원년 우승팀이라는 명함도 무시할 수 없는 전력.‘명품 C-속공’의 세터 김사니와 장대 센터 김세영(이상 27) 등 ‘터줏대감’의 노련함에다 세대교체 훈풍으로 3년째 싹을 키운 젊은피들의 조화가 인상적이다. 그러나 전력이 아직 가벼운 느낌이라는 게 코트 주변의 평가. 올 시즌 신인드래프트에서 염혜선(17)이라는 출중한 세터를 잡아채 간 현대건설도 빠뜨려선 안될 다크호스.178㎝의 키에 지난해 여자월드컵에서 탄탄한 경험을 쌓은 염혜선의 합류로 가뜩이나 세터 기근을 앓던 현대건설은 조직력에서 한 단계 뛰어오를 전망. 여기에 센터 양효진과 레프트 한유미, 윤혜숙, 라이트 박경낭 등 무르익은 어깨들이 같은 박자를 낼 경우 우승까지도 바라볼 수 있는 전력이다. 최병규 황비웅기자 cbk91065@seoul.co.kr
  • 삼성 강남시대 개막 ‘조용히’

    삼성이 32년간의 ‘태평로 시대’를 접고, 서초동에 새 둥지를 튼다. 이달 말쯤이면 이사가 일단락된다. 전자·SDI 등 주요 전자계열사는 강남 사옥(서울 서초동)으로, 생명·증권·화재 등 금융계열사는 리노베이션을 거친 현재 태평로 사옥으로 각각 들어간다.‘강남=전자, 강북=금융’으로 이원화한다. 이사가 끝나면 삼성 사장단협의회도 회의장소를 서초동으로 옮긴다. 그룹의 중심이 강남으로 이동하는 셈이다. 사사(社史)의 한 페이지를 장식할 일이지만 삼성의 분위기는 의외로 조용하다. 기념식 등 별도의 행사도 준비하지 않고 있다. 삼성의 한 고위관계자는 “서초동 사옥 타운에 새 이름을 붙일 것인지조차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삼성이 이처럼 조용한 것은 이건희 전 회장의 재판이 마무리되지 않은 것과 무관치 않다.‘삼성특검’으로 촉발된 이 전 회장에 대한 대법원 상고심 선고공판은 다음달 중순으로 예정돼 있다. 특검 사태의 여파가 가라앉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삼성은 여론의 향방을 주시하며 신중한 행보를 이어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외부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점에서 삼성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국내외적으로 금융위기가 실물로 옮겨오면서 어느 때보다 신속한 의사결정과 리더십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쉽지 않아졌다. 이 전 회장이 이미 퇴진한데다 그룹경영을 ‘거중조정’했던 전략기획실마저 해체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삼성은 내년도 경영계획도 시장상황에 따라 수시로 바꾸는 방식으로 조정하기로 했다.삼성 안팎에서는 벌써부터 다음달 중순쯤 ‘삼성사태’에 대한 최종결론이 나오고 새해가 돼야만 본격적인 새 출발을 위한 ‘밑그림’이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문화마당] 우리 시대의 희망을 위하여/ 김종회 경희대 교수 문학평론가

    [문화마당] 우리 시대의 희망을 위하여/ 김종회 경희대 교수 문학평론가

    아주 오래 전 어느 추운 겨울날, 영국 런던 다리에서 있었던 일이다. 한 노인이 바이올린을 켜며 행인들에게 구걸하고 있었다. 그러나 지나가는 사람들이 아무도 거들떠 보지 않았다. 한 외국사람이 지나가다 이 광경을 바라보더니, 그 노인이 너무 초라하고 불쌍해 보여선지 가만히 다가가서 바이올린을 좀 만져보자고 했다. 노인은 그러잖아도 손이 시렸던 차라 잘 됐다 싶어서 낡은 바이올린을 그에게 건네주었다. 연주자가 바뀐 바이올린이 다시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새 연주자는 구슬픈 가락으로부터 시작하여 아름다운 곡조의 노래를 계속해서 바이올린의 현에 실었다. 그 자리가 영국하고도 런던의 한복판이긴 했지만, 귀가 열린 사람들이 뜻밖에도 많았다. 행인들이 발걸음을 멈췄고 자연스럽게 둥그런 관람석을 이루게 되었다. 노인의 모자에 한 푼 두 푼 던져지던 동전이 수북이 넘치게 되었고, 이윽고 사람들이 운집하여 발디딜 틈도 없게 되었는데, 이제는 1파운드짜리 금화를 던지는 사람도 적지 않았다. 그러자 군중 속 여기저기서 수군거리는 소리와 외치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파가니니다! 파가니니!”그 외국인은 이탈리아에서 온 당대 바이올린의 거장 니콜로 파가니니(1784-1840)였던 것이다. 스스로 세계의 정상에 선 음악의 기량을 아끼지 아니하고 추운 길거리의 불쌍한 거지노인을 돕기 위해 거리의 악사를 자원했던 파가니니에게서, 우리는 그의 음악적 천재보다 더 고귀하고 감동적인 인품의 향기를 보게 된다. 조그마한 명예나 지식이나 재물을 가지고서도 현대판 귀족으로 행세하려는 사람들이 넘치는 이 완악한 세상에, 작고 아름답고 소중한 것에 대한 인식을 가진 우리가 먼저 우리 주변의 춥고 굶주리고 억눌린 자들을 위하여, 그 낙망의 자리에서 희망을 찾아낼 수 있도록 따뜻한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야 할 때이다. 국제 경제 침체의 여파가 온 세계를 강타하고 우리의 살림살이와 시장바구니에까지 찬바람을 일으키는 오늘, 참으로 중요한 것은 이 어려움과 고통을 이기고 넘어서려는 공동체적 연대일 것이며, 동시에 그 당사자 자신도 새로운 의지와 기력을 섭생하는 각고의 노력이 있어야 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여기 정녕 괄목상대로 바라보아야 할 한 인물이 있다. 따로 소개할 필요가 없을 만큼 누구나 잘 알고 있는 이름 헬렌 켈러(1880-1968). 그를 여러모로 설명할 것 없이, 그가 ‘애틀랜틱 언스리’1933년 1월호에 발표한 수필 ‘사흘만 볼 수 있다면’의 문면 한 부분을 차용해 보자. “나는 가끔 친구들에게 그들이 본 것이 무엇인지 묻곤 합니다. 얼마 전, 오랫동안 숲을 산책하고 온 친구에게 무엇을 발견했는지 물어보았습니다.‘아무 것도 특별한 것은 없어.’라고 대답을 하더군요.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요?(중략)그때 내 마음은 이 모든 것들을 보고 싶은 열망에 사로잡힙니다. 만지기만 해도 이런 큰 기쁨이 있는데 눈으로 보면 얼마나 더 아름다울까? 만일 사흘만이라도 보고 말할 수 있다면 어떤 것을 볼 것인가?” 헬렌이 온 몸의 장애를 꿋꿋이 이겨내면서 쓴 이 글을 통해, 당시 세계적인 경제공황으로 신음하던 많은 사람들이 큰 위로를 받았고, 이는 리더스다이제스트에 의해 ‘20세기 최고의 수필’로 선정되었다. 그가 사흘간만 하고자 희망했던 것은, 사랑하는 사람의 얼굴을 볼 수 있고 여명과 노을을 보고 때로 영화를 보는 것 등, 우리가 일상에서 늘 할 수 있는 일이었다. 헬렌의 말처럼, 희망이야말로 인간을 성공으로 인도하는 신앙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절망 앞에 생명을 던지는 지금, 어려운 이를 돕는 따뜻한 마음과 그리고 자기 내부에서 발양하는 희망의 마음이 직조물의 씨줄과 날줄처럼 교직될 수 있다면, 어떤 힘든 문제라도 넘어설 수 있는 새 힘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김종회 경희대 교수 문학평론가
  • [발언대] 전자발찌가 법질서를 보호한다/ 김일동 나주경찰서 경위

    [발언대] 전자발찌가 법질서를 보호한다/ 김일동 나주경찰서 경위

    2006년에 서울 용산초등학교 여자 어린이가 성추행을 당한 뒤 무참히 살해되었으나 경찰이 과학수사로 범인을 검거했다. 이 사건이 도화선이 되어 인권침해 논란에도 불구하고, 성폭력 범죄의 재범을 반드시 방지해야 한다는 국민적 요구에 따라 국회가 여성의 인권과 생명을 중시하는 뜻에서 도입한 방안이 전자발찌 제도이다. 2007년 4월에 특정 성폭력 범죄자에 대한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었고, 지난 9월1일부터 2회 이상의 성폭력 범죄자와 13세 미만 아동 대상 성폭력 범죄자에게 전자발찌를 발목에 착용하게 했다. 이 제도는 성폭력 범죄자의 활동성을 위축시킴으로써 반성의 기회를 주는 제도이다. 해당자가 출입이 금지된 장소에 접근하거나 전자발찌를 손상하면 경고음이 울리며, 관제센터에 자동적으로 경보신호가 들어와 즉시 담당관찰관에게 전달돼 의무위반에 대한 가중처벌 등 적절한 조치가 이루어진다. 그러나 전자발찌 부착은 어디까지나 재범을 방지하기 위한 감시장치다. 이번에 전국적으로 출소한 성폭력 범죄자 60여명이 착용하고 있는 실정으로, 부득이한 국가의 제재이다. 하지만, 흉악범의 인권이 약자의 생명과 비교가 되겠는가. 국민들의 80% 이상이 이 법을 적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찬성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우리나라 성폭력 범죄는 통계에 의하면 매년 1만 5000건 이상 발생하고 있다. 그 중에서 재범 발생률은 약 60%를 상향하고 있으나 전자발찌 시행 1개월이 지나면서 성범죄가 확연히 줄어든 것을 알 수 있다. 성범죄자들의 재범방지 목적으로 전자발찌 감시제도를 시행하면 살인행위 등 흉악범죄도 줄어들어 결국 시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본다. 흉악범과 우범자들이 올바른 인간으로 새 삶을 찾게 되고 치안 및 법질서가 확립되면 국민들도 안심하고 자유롭게 살아갈 수 있게 된다. 김일동 나주경찰서 경위
  • “부모님 소망 대신 이뤄드려 다행”

    “사람들이 친절하고 무엇보다 집이 사할린보다 훨씬 좋고 편해요.” 러시아 사할린 동포 2세로는 한국에 처음 영주 귀국한 김인자(사진 왼쪽·62)씨는 10일 남편 김정욱(오른쪽·66)씨와 함께 환하게 웃으며 한국에서의 새로운 삶에 대한 기대감을 감추지 못했다. 김씨 부부는 지난달 30일 충북 청원군 강외면 오송리 오송생명과학단지의 한 아파트에 새 보금자리를 마련했다. 지난해까지 광복 이전에 사할린에서 살고 있던 동포 1세만이 영주 귀국할 수 있었던 것이 올해 처음으로 2세도 영주 귀국이 가능해 이뤄진 것이다. 부인 김씨는 “아버지 고향이 울산 남창인데 그동안 친척들의 소식을 몰라 찾을 수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사할린 동포들이 징용으로 끌려가 석탄을 캐던 크라스노고르스크에서 태어났다.김씨는 “한국에 가겠다고 아버지는 밤마다 일본 라디오 방송을 들으며 한국 소식을 그리워했는데 결국 꿈을 이루지 못했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김씨는 1964년 유주노사할린스크 사범전문학교를 졸업하고 러시아 초등학교에서 교편을 잡았다.1990년부터는 사할린 제2의 도시 홀름스크시의 중고등 특수학교 ‘리체이 나제즈다’에서 한국어 교사로 일했다. 그는 “고향땅을 다시 밟겠다는 부모님의 소망이 반세기가 지나서나마 이뤄져 반갑고 다행이다.”고 말했다. 남편 김씨는 교원회원이 1400명이나 되는 교원연맹위원회 홀름스크시 회장을 지낼 정도로 사할린 한인사회에서는 널리 알려진 인물로 지난달 정년퇴직을 했다.청원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배꼽축제 아시나요”

    “배꼽축제 아시나요”

    “양구가 국토 정중앙임을 알립니다.” 전창범(사진) 강원 양구군수가 이름이 다소 이색적인 ‘배꼽축제’ 알리기에 바빠졌다. 배꼽이란 양구가 한반도 정중앙이란 뜻에서 따온 이름이다. 전 군수는 30일 “인구 2만 3000명의 전국 최소 자치단체이지만 국토 정중앙에 위치해 있다는 것을 널리 알려 관광명소로 가꾸겠다.”고 말했다.‘생명·자연·상생의 중심’을 주제로 처음 열리는 이 축제는 새달 1일부터 9일까지 파로호 상류 습지에 마련된 한반도섬과 종합운동장, 서천변 등에서펼쳐진다. 양구가 국토 중앙임을 알리는 축제 프로그램은 다양하다. 축제가 열리는 ‘한반도섬’은 그 중 눈길을 끄는 작품이다. 최근 전국의 언론을 통해 많이 알려져 있다. 146만㎡에 이르는 파로호 상류의 대규모 습지에 인공으로 4만 2000㎡ 크기의 한반도 모양을 만들었다. 제주도는 물론 울릉도, 독도까지 넣어 관람객들이 직접 돌아 볼 수 있게 했다. 섬안의 산책로를 따라 함경도·경상도 등을 둘러 볼 수 있다. 한강·낙동강 등 주요 하천의 물길도 냈다. 전 군수는 “한반도섬에는 주제에 맞는 탄생체험관을 만들어 생명의 소중함을 알리고 조선시대 백자의 원료인 백토를 주제로 한 백토체험관을 만들어 공개한다.”고 말했다. 탄생체험관에서는 거위, 십자매, 닭, 오리 등 조류 17종과 악어, 별거북, 아구아나 등 파충류 10종을 비롯해 포유류, 곤충, 전갈 등 45종의 알이 부화하는 과정을 관찰할 수 있다. 조선시대부터 명성을 떨쳐온 방산 백토를 활용해 각종놀이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한다. 백토찜질방, 백토 마사지, 백토를 활용한 먹거리코너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전 군수는 “배꼽축제의 재미도 즐기고 주변의 박수근미술관, 선사박물관, 방산자기박물관, 천문대, 산양증식복원센터, 을지전망대 등 관광지도 둘러 보며 늦가을 정취에 흠뻑 빠져 볼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양구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속속들이 살핀 순천만 갯벌 생태계

    속속들이 살핀 순천만 갯벌 생태계

    ‘생명의 소용돌이’‘지구의 허파’‘지구의 콩팥’ 이곳은 어디일까. 홍수를 조절하고 수질을 정화해 기후변화를 더디게 하는 곳이자 생명의 다양성을 유지해 주는 주인공. 바로 ‘습지’다.‘MBC스페셜’이 우리 갯벌의 소중함을 돌아본다.31일 오후 9시55분 람사르 총회 특집으로 마련한 ‘순천만 도둑게’편에서다. 새달 4일까지 경남 창원에서 열리는 제10차 람사르 총회는 158개국 2000여명의 습지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세계적 회의. 이번 총회에 참석한 각국 대표단은 ‘MBC스페셜’이 카메라를 가져다 댄 순천만 갯벌을 찾을 예정이다. 순천만은 세계 5대 연안 습지 중 하나. 사방 10리에 이르는 순천만 갈대밭은 풍요로운 생태계의 보고이자 자연생태학습의 본거지이다. 흑두루미가 전 세계를 통틀어도 1만마리가 채 안되는데, 무려 200마리 이상이 이곳에서 월동한다. 또 건강한 갯벌의 징표와도 같은 짱뚱어, 말뚝망둥어, 도둑게 등이 활보하는 곳이다. 새마을 사업이 시작되기 전 민가의 부엌을 드나들며 음식을 훔쳐 먹은 탓에 이름 붙여진 도둑게. 이들은 지금도 6~9월이면 민가로 잠입한다. 그러나 요즘엔 집안으로 들어가진 못하고 닭똥이나 개사료 등을 주워 먹는다. 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먹이는 사람이 먹다 남긴 수박껍질이다. 물이 가득 차오르는 보름날 알을 털기 위해 갯벌로 나가는 이들의 움직임과 짝짓기 등이 고영상 화면에 펼쳐진다. 제작진은 아직 학회에 보고되지 않은 미기록종 두 가지도 발견했다. 그중 하나는 주민들이 ‘말똥’이라 부르는 바다달팽이. 크기가 5~10cm인 이들은 등에 해삼 같은 돌기가 솟아 있는 것이 특징이다. 아열대나 열대성 등 남방계 국가에서나 볼 수 있는 화려한 물고기와 게 등도 발견됐다. 지구 온난화가 순천만 갯벌까지 위협하고 있다는 증거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지독한 통증에 오만 버리고 타인 숨소리에 겸손 배웠죠”

    “지독한 통증에 오만 버리고 타인 숨소리에 겸손 배웠죠”

    “나를 낮추면 세상이 아름다워집니다.” 수경(불교환경연대 상임대표) 스님과 문규현·전종훈(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신부가 정부의 종교 편향을 계기로 오체투지(五體投地) 전국 순례에 들어간 지 53일째이자 마지막 날인 26일, 서울신문 두 기자가 순례단에 합류했다. 오체투지는 양 무릎과 팔꿈치, 이마 등 신체의 다섯 부분을 땅에 붙이면서 순례하는 불교식 수행법이다. 수경 스님 등은 지난달 4일 지리산 노고단에서 계룡산 중악단까지 200㎞가 넘는 대장정을 펼쳐왔고, 내년 3월 파주 임진각을 거쳐 묘향산까지 2차 순례에 들어갈 예정이다. 오전 8시 출발지인 충남 논산시 상월면 상도교회 인근의 ‘새동네’에 도착했다. 출발에 앞서 ‘사람·생명·평화의 길’이라는 문구가 적힌 조끼와 무릎 보호대를 받았다.8시35분쯤 60여명이 순례에 나섰다. 한 구간(120m)을 이동한 뒤 5분 정도 쉬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지관 스님의 징 소리에 맞춰 절을 하고, 몸을 일으켰다.5~7걸음 정도에 한 번씩 오체투지를 했다. 종착지인 계룡산 중악단까지 2.8㎞를 가는 동안 참가자들은 600여명으로 불어났다. ●생사 넘나드는 고통 끝에 얻은 평온함 징소리에 맞춰 무릎, 팔꿈치, 이마를 땅에 댔다. 쌀쌀한 날씨 탓에 아스팔트 바닥이 차가웠다. 시간이 흐르면서 온몸에 땀이 배고, 어느새 도로도 후끈 달아올랐다.3구간이 넘어가며 무릎이 욱신욱신 아파왔다. 생사를 넘나드는 듯한 통증과의 싸움이 이어졌다. 하지만 마지막 구간이 가까워지면서는 오히려 평온함이 느껴졌다. 세상의 온갖 소음이 사라지고 사람들과의 갈등과 대립을 넘어 자연과 하나되는 경지를 맛보는 듯했다. 울산에서 올라온 고재식(48)씨는 “물질 중심의 사회에서 사람들과 티격태격 싸워온 나를 되돌아보게 됐다.”고 말했다. 첫 구간에서는 몸을 파고드는 통증으로 주위의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다. 오직 내 속에서 내뱉는 거친 숨소리만 들렸다. 마지막 구간에 접어들어서야 다른 순례자들의 발소리나 숨소리가 들렸다. 오만한 나를 버리고, 비로소 겸손한 나와, 나의 이웃을 마주하는 순간이었다.“이 순례는 자기만의 생각과 감정에 몰입해 욕심대로 살아가는 자신을 반성하고 생명 간 소통을 가능케 해 더불어 살아가는 길을 모색하기 위한 것이다.” 출발 전 지관 스님의 화두가 거친 호흡을 가라앉히며 온 몸에 번졌다. ●자신 돌아보고 더불어 살아가는 법 배워 화계사 청년회에서 왔다는 한주희(29)씨는 “하심(下心), 나를 낮춤으로써 세상을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고 했다. 수경 스님은 쉬는 시간 틈틈이 퉁퉁 부은 무릎에 얼음찜질을 하거나 스프레이를 뿌렸다. 문규현 신부에게 “몸은 어떠시냐.”고 물었더니 “괜찮아.”라고 말하며 손을 꼭 잡아줬다.53일간 이들 곁을 지킨 명계환 불교환경연대 조직팀장은 “세 분은 건강이 좋지 않다. 정신력으로 버티고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수경 스님은 “‘생명의 실상’을 바로 보고, 만물동체라는 ‘평화의 길’을 찾아가는 ‘사람의 길’이 한 뼘이라도 넓혀졌길 간절히 발원한다.”고 말했다. 2시50분쯤 종점인 계룡산 중악단에 도착했다. 무릎은 발갛게 부었고, 무릎 보호대는 헤져 있었다. 부조리한 세상을 향해 목소리를 높일 법도 했지만, 다섯 시간 넘게 자신과 사투를 벌인 일행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남을 탓하기 전에 먼저 자신을 돌아 보려는 듯 그저 웃고만 있었다. 하종훈 김영롱기자 art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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