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새 생명
    2026-03-30
    검색기록 지우기
  • 교인
    2026-03-30
    검색기록 지우기
  • 타스
    2026-03-30
    검색기록 지우기
  • 거세
    2026-03-30
    검색기록 지우기
  • 리사 수
    2026-03-30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6,781
  • [경제 블로그] 생보협 ‘전직 신청’ 막판에 몰린 까닭

    [경제 블로그] 생보협 ‘전직 신청’ 막판에 몰린 까닭

    내년 1월 신용정보집중기관 출범을 앞두고 은행연합회, 여신금융협회, 생명보험협회, 손해보험협회, 금융투자협회 등이 전직(轉職) 신청 ‘연장전’에 들어갔는데요. 1차 마감 때 지원자가 너무 적어서였지요. 그런데 지난 13일 마감한 연장전에는 협회별로 기류가 갈렸습니다. 금투협회는 여전히 미달이고 손보협회는 10명가량 신청했습니다. 이 가운데 두드러진 곳이 생보협회입니다. 막판에 30명 가까이 손을 들었다고 합니다. 왜 유독 생보협회 지원자가 많았을까요. 우선은 처우 기대감이 컸다는 분석입니다. 아무래도 은행권이 보험보다 연봉이 높은 만큼 은행연합회 주도 아래 만들어지는 신용정보기관으로 옮기면 급여나 복지 수준이 나아지지 않을까 기대하는 것이지요. ‘힘’을 의식했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정보 업무, 즉 빅데이터를 다루다 보니 회원사들 눈치 볼 필요 없이 예산 확보가 가능할 것이라는 관측이지요. 개혁 바람에서 원인을 찾는 분석도 있습니다. 민간 출신인 새 수장이 온 뒤 생보협회는 분위기가 적잖이 바뀌었습니다. 다소 안이하던 조직 풍토에 ‘경쟁’ 유전자가 도입된 것이지요. 게다가 최근 외부 경력직(소비자보호정책, 보험상품, 대리점검사 등)까지 공모하고 있습니다. 현장 경험이 풍부한 ‘실력자’들이 영입되면 업무 강도가 더 심해지고 경쟁이 더 치열해지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생겨난 것이지요. 생보협회 측은 “전직 여부는 전적으로 각각의 개인 사정이나 가치관 등에 따라 결정하는 것뿐”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합니다. 그러면서도 내심 싫어하는 표정이 아닙니다. 전직이 자연스런 ‘구조조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이 엿보입니다. ‘사연’이야 어찌 됐든 꼭 필요한 곳에 꼭 필요한 인력이 배정돼 국민의 신용정보가 안전하게 다뤄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이명선 기자가 만난 사람] “첫눈에 사랑에 빠지는 시간은 90초”

    [이명선 기자가 만난 사람] “첫눈에 사랑에 빠지는 시간은 90초”

    “내가 왜이러는지 몰라, 도대체 왜이런지 몰라” 혹시 유행가 가사처럼 이런 적 없나요. “요즘 나 왜이러지? 예전엔 안그랬는데, 성격이 이상해졌나?” 나이가 듦에 따라 어쩐지 자꾸 내가 아닌 내가 되어가는 느낌! 정말 왜 그러는 걸까.근데 나 자신만 그러면 그나마 괜찮다. 내남편, 내아내가 “왜저러지?“그렇게 말 잘듣고 예뻤던 내 아들딸들이 “요즘 왜그러지?” 이런 경험들 많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 모든 게 당사자들만의 문제 때문일까. 이는 바로 ‘호르몬’ 때문이란다. 호르몬을 이해해야 사람의 질병과 건강을 이해할 수 있고, 나아가 나와 가족을 이해하는 밑거름이 될 수 있다. 거꾸로 말하면 호르몬을 이해하지 못하면 자칫 가족의 화목이 깨질 수 있다는 의미다.결혼한 지 10년, 20년 넘은 부부들. 예전 연애할 때처럼 지금도 설레는지? 아니면 그냥 편하고 가족같이 지내고 있지는 않은지? 중년들은 자주 피곤하고 근력도 없어지고 먹으면 뱃살만 나오는지 걱정되는 사람들. 이런 증상들이 뭘 잘못먹어서 그러는 걸까. 바로 우리몸을 조절하는 “호르몬”의 변화 때문에 이런 현상들이란다. ‘ 호르몬 명의’ 서울 강남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안철우 교수를 만나 ‘호르몬이 우리몸과 건강에 미치는 영향’ 에 대해 궁금증을 속시원히 풀어봤다. ⇒ “호르몬 호르몬” 하는데 호르몬이 뭔가요?그리스어로 “흥분시키다, 불러일으키다”라는 뜻인데 성적인 의미라기보다 몸을 자극해 행동하게 만드는 것을 말한다. 우리몸의 장기인 간, 신장, 부신들은 고유의 대사기능을 하는데 어떻게 서로 기능을 서로 조율하게 되는 걸까. 바로 이런 시스템은 신경조직과 호르몬이 한다. 한마디로 호르몬은 메시지를 전달하는 물질이다. 호르몬은 개인의 건강, 성격, 감정까지 좌우한다. 예를 들면, 컴퓨터 구성요소가 본체, CPU, 소프트웨어프로그램 등이라면 간, 심장 장기는 부품이고 피부, 근육은 외장본체, 복잡한 CPU는 호르몬으로 비유될 수 있다. 우리몸의 다양한 조직들은 이런 화학물질이 전해주는 신호에 의해 움직이는데 이런 신호전달의 중심에 호르몬이 있다. 생명신호를 전달하는 게 두개 시스템이 있는데 하나는 신경게이고 다른 하나는 내분비계다. 신경계의 시스템을 유선전화라고 한다면 내분비계는 멀리 있는 세포까지 신호를 전달하는 광대역 와이파이라 할 수 있다. ⇒ 우리몸에 중요한 호르몬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호르몬 종류는 약 4000가지로 추정한다.화학적 구조에 따라 크게 두 가지인데 단백질계와 스테로이드계로 나눌 수 있다.우리 신체에 중요한 호르몬으로는 크게 성장호르몬(남성여성 신체,노화방지), 남성호르몬(남성답게 만들어줌), 코티솔호르몬(부심에서 나오는 스트레스 호르몬. 생존하는데 필요), 갑상선호르몬(에너지 자동차 엔진만큼 중요), 감정조절호르몬(감정, 감각조절호르몬, 행복호르몬 세라토닌, 감각 감정호르몬 중 우울감, 스트레스, 충동 등 감정과 관련된 호르몬), 감각호르몬(미각, 시각 등), 성욕호르몬(종족본능), 식욕호르몬(과다하면 비만, 프랑스 패션모델 식욕호르몬을 거부하는 행위로 거식증을 유발함)이 있다. 최근 새로 발견돤 것으로는 허벅지, 지방, 간에서 나오는 호르몬이다. 허벅지에서 나오는 호르몬은 아이리스신이라 한다. 아이리스신 중 나쁜 지방은 백색지방으로, 좋은 지방인 갈색지방으로 바꿔주기도 한다. 간에서 나오는 헤파토카인 호르몬이 있는데 간에 지방이 끼면 헤파토카인이 잘 안나와 이게 부족하면 내장지방, 동맥경화가 생기게 되고 암, 치매 등 성인병에 걸리게 되는 것이다. ⇒ 연인들이 첫눈에 반할 때 작용하는 호르몬이 있다는데?서로 원수집안데도 첫눈에 반한 로미오와 줄리엣, 바로 도파민호르몬 때문이다. 흔히 이성을 만나자마자 “사랑에 빠져버렸어”라고 얘기하는데, 통계적으로 첫눈에 사랑에 빠지는 시간은 90초에서 4분사이라고 한다. 이때 눈깜짝할새에 도파민이 분비돼 사랑에 빠지게 된다. 도파민은 이성을 마비시키는 호르몬이다. 도파민이 나오면 그 사람에 대해 호감을 느끼게 된다. 관습이나 도덕에 의해 나오는 게 아니라 어떤 사물에 대해 애착을 느끼게 되는 호르몬이 도파민이다. 예를 들어 충동구매, 인터넷 홈쇼핑 중독자도 도파민 호르몬에 의해 발생하는 것이다. 지나치면 산만하며 감정기복이 심할 경우도 생긴다. 그다음에 사랑이 더 깊어지면 페닐에틸아민이 나오는데 이 수치가 높아지면 사랑하는 이에 대한 애정과 사랑이 퐁퐁 솟아나게 된다. 밸런타인데이에 초콜렛을 주고받는데 이 초콜렛 성분이 비슷한 효과를 낸다. 이렇게 사랑이 더욱 깊어지면 옥시토신이라는 호르몬이 분비되는데 이는 상대와 포옹, 키스 등 만지고 싶은 신체접촉을 했을 때 호르몬이 급격히 늘어난다.한마디로 사랑을 하면 “열병”을 앓는 이유가 사람이 사랑에 빠지면 도파민과 페닐에틸아민, 그리고 옥시토신, 또 하나 엔돌핀이 분비돼 일어나는 현상들이다. ⇒ 근데 첫눈에 반했던 사랑이 왜 꺼지는 걸까요. 남녀가 사랑에 불같이 빠져지내다가 시간이 지나면 언제그랫냐는 듯 일순간 꺼지는 건 사랑의 유통기한이 있다는 얘기다. 사랑은 뇌와 호르몬의 교환상호작용에 의해 이뤄지기 때문에 처음 느꼈던 짜릿한 순간들이 시간이나 과정에 호르몬의 반감기가 있다는 사실이다. 사랑에 빠져 사랑이 유지되다가 18개월에서 30개월이 지나면 이런 호르몬의 영향력이 줄어든다. 흔히 얘기하는 사랑의 콩깍지가 벗겨진다. 근데 남성이 여성보다 이런 반감기가 빠르단다. 2년마다 사랑의 배터리가 방전되면 재충전을 해야 한다. 이럴 땐 헤어스타일을 바꾼다거나 집안분위기를 바꿔보고 가끔 여행도 시도해보고, 회사근처로 불러 외식도 한번씩 해주는 게 효과적이다. ⇒ 우리 일상생활에서 스트레스와 관련된 호르몬은?화가 나거나 스트레스를 받으면 우리몸은 교감신경이 활성화되고 아드레날린 등 교감신경호르몬이 분비된다. 심장이 빨리 뛰고 손이 축축해지고 얼굴이 붉어지는 등 신체변화가 나타난다. 스트레스 호르몬에는 에피네피린이라는 호르몬이 있다. 이런 호르몬들은 스트레스를 이겨내려고 만들어지는 호르몬인데 이것이 과장되면 스트레스가 된다. 흔들다리 증후군이라고 해서 흔들다리에 있으면 스트레스로 호르몬이 나오기도 한다. 코티솔호르몬은 여러 스트레스에 대항할수 있도록 화학적 반응이 일어난다. ⇒ 성장호르몬, 청소년뿐 아니라 60대에도 영향을 미친다고요?성장호르몬은 일반적으로 수면, 운동 등으로 아이들 키크게 하는 신체발달에 영향을 미친다. 근데 성인들에게도 매우 중요하다. 우리가 나이가 들면서 팔다리가 점점 가늘어지는데 복부는 지방에 쌓이면서 D라인이 되는데 바로 성장호르몬이 주범이다. 뇌하수체서 만들어지는 성장호르몬이 몸안서 평생 분비되는데 그 양이 나이에 따라 달라진다. 여성은 50대에, 남성은 40대부터 노화가 온다. 이때 남성, 여성 호르몬이 줄어들면 지방을 주목해야 한다. 남성엔 근육을 발달시키고 지방을 빼게 하는데 40대 초반부터는 근육이 줄어들고 지방이 늘어나게 된다. 그래서 남성들이 나이가 먹으면 배가 나오게 된다. 성장 호르몬을 키크는 데만 필요하다고 생각하면 안된다. 성장호르몬은 20대부터 줄어들게 되는데 10년마다 14.4%씩 감소한다. 60대가 되면 20대최고치의 절반도 안되며 70대에는 5분의1이하로 뚝 떨어지게 된다. ⇒ 대한민국은 커피공화국인데 커피가 호르몬에 미치는 영향은.코티솔 호르몬은 스트레스를 대항하는 호르몬이다. 커피같은 음식을 자주 접하는 것을 피해야 된다. 커피는 하루 권장량이 2잔이다. 커피를 과다하게 마시면 카페인 때문에 가슴이 메스껍고 두근거리는 현상도 있다. 카페인으로 스트레스 호르몬이 나오면 혈압, 맥박이 올라가게 된다. 커피가 호르몬을 교란시킨다. 외부환경에 무섭게 느껴지는 것도 스트레스 호르몬이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혈액 순환에 장애가 와서 소화도 안되고 머리카락도 빠지게 된다. 커피를 많이 마셔서 카페인이 하나의 스트레스로 작용할 수 있다. 메스껍고 속이 안좋은 사람처럼 말이다. ⇒ 숙면을 못하는 게 호르몬 때문이라는데 어떻게 해야 잠을 잘 잘 수 있나.수면호르몬은 멜라토닌인데 송과선에서 나오는 거다. 재미있는 건 멜라토닌은 낮에 30분 이상 햇볕을 쐬어야 잘나온다. 낮과밤을 인식하게 해주는 호르몬이다. 우리 주변의 밝기가 일정수준으로 떨어지면 송과선에서 멜라토닌이 분비되고 성정호르몬뿐만 아니라 밤중에 나오는 여러 호르몬의 분비가 일어난다. 개구리의 피부색깔을 바꾸는 호르몬이다 해서 멜라토닌이라 불린다. 잠을 못잘 때 다크서클이 생기는 건 멜라토닌이 나오지 않아서다. ⇒ 흥미로운 호르몬 어제는 ‘터프가이’ 오늘은 ‘꽃미남’ 이 좋다?한 실험결과 배란기 직전의 여성은 남자다운 얼굴을 선호하고 배라기후에는 여성스러운 남성을 더 좋아한다. 임신할 때는 남자다운 인상을 선호하고 비가임기에는 남성호르몬이 적게 나오는 자상하고 사랑스러운 꽃미남 타입을 좋아한다는 심리란다.남자는 약지가 길고 여자는 검지가 길어야 선남선녀라고? 일반적으로 남성은 약기보다 검지가 길다. 반대로 여성은 검지가 약지보다 기다란데 약지는 테스토스테론, 검지는 에스트로겐 호르몬이라 볼 수 있다. 또 남자가 여자보다 주차를 더 잘하는 건 우뇌에 공간을 인지하는 방향감각과 공간감각이 더 뛰어나다. 건축이나 엔지니어링 분야에 남자가 많은 게 이 때문이다.⇒ 건강검진 시 꼭 체크해야 할 호르몬검사가 있다면. 호르몬은 병이 발생되기 이전에 위기상황의 구조신호를 보낸다. 미리 알면 건강을 지킨다. 오히려 늦으면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다. 직장 건강검진에서 반드시 호르몬검사를 해야 한다. 남성갱년기, 여성갱년기 생애 주기별 시점에 호르몬 검사를 할 필요가 있다. 미래의 의료는 4P라고 한다. ”Personality, Prevention, Prediction, Participation"으로 개별적으로 맞는 치료를 해줘야 한다. 만약 이런 것들이 미리 제시되지 않는다면 일반인들이 근거없는 의료기기나 약물 복용에 빠질 수 있다. 우리 건강검사 항목이 너무 정형화된 방식에서 벗어나 좀 더 유연성을 가져야 한다. 남성호르몬 치료제로 먹는 약, 주사약으로 다양한 제제가 나와 있듯이 더 다양한 호르몬의 세계를 국민들에게 알려줘야 한다. ⇒ 우리들이 일상생활에서 호르몬 관리를 잘하는 방법은. 식사로 조절하는 게 좋다. 호르몬을 인위적으로 높이는 주사 같은 걸로 해결하는 건 조심해야 한다. 식사때 당지수가 높은걸 피하고 흰쌀, 설탕, 밀가루음식이 대표적이다. 음식에 트랜스지방, 액상과당이 얼마나 들어있는지 잘 살펴보고 많은 건 피하라. 또 과일은 사과가 좋고 딸기나 수박은 많이 먹는걸 삼가야 한다.이왕이면 호르몬에 좋은 음식을 먹어라. 남성은 견과루, 토마토, 부포화지방산이 많은 보신탕, 추어탕, 장어가, 여성은 석류, 콩 등이 호르몬에 도움이 된다. 두 번째 운동을 하려면 제대로 해라.유산소운동을 30분이상 해야 하고 이내는 별 운동효과 없다. 근력운동은 적당하게 하고 이틀에 한번씩 20분정도로. 덤벨이나 아령보다는 자전거타기, 걷기, 다리들어올리기운동을 하는 게 좋다.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방법도 술, 담배, 커피보다도 음악을 감상하는게 좋다. 스트레스를 떨어지게 하는 것으로 충분한 꿀잠을 자라. 일상 먹는 약물들 조심해야 한다. 호르몬의 균형을 깨는 걸 조심하라. 약물의 오남용을 경계해야 한다. ⇒ 국민건강을 위해 꼭 해주고 싶은 얘기가 있다면.다양하고 많은 경험을 하고 많은 사람들을 만나라고 권하고 싶다. 동기부여를 하면 좋다는 말이다. 재미있는 사실이 있다. 도파민은 성공 전의 갈망과 기대감으로 인해 성취 이전에 훨씬 더 분비량이 많아진다는 사실이다. 결국은 새로운 사람, 새로운 경험, 새로운 일을 하면 지치고 힘든 게 아니라 오히려 사람에게 도파민 분비가 증가되어 동기부여가 된다. 늘 새로운 사람과 새로운 경험을 공유하라. 한사람의 우주가 집-회사-병원 3개뿐인 사람이 있는가 하면, 어떤 사람은 여기에 취미, 봉사활동 등 5개, 10개나 되는 사람도 있다. 한 사람, 한사람 모두가 우주라면 여러 사람을 만나고 교류하는 것이 또 하나의 에너지를 갖는 자원이다. ■ 호르몬 명의 안철우 교수는1965년 서울에서 태어나 1985년 용산고, 1991년 연세대 의대를 졸업하고 동대학원 의학과 박사를 받았으며 2002년부터 연세의대 내과학교실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현재 강남세브란스병원 내분비·당뇨병센터장과 더불어 혈관대사연구소장, 의생명연구센터 소장 등을 맡고 있다. 안 교수는 국내에서 손꼽히는 호르몬 치료 명의다. 특히 제2형(후천성) 당뇨병 연구와 치료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에는 지방유래 중간엽 줄기세포를 당뇨 환자의 정맥을 통해 주사, 혈당을 조절하는 방법을 개발 중이다. 이 치료법은 당뇨 환자의 복부에서 지방을 5g 정도 채취한 다음 중간엽 줄기세포를 분리해 인슐린 호르몬을 분비하는 췌장 세포로 분화시켜 되돌려주는 방법이다. 안 교수는 동물실험 결과 이 치료법의 효과를 확인했다. 내년부터는 사람을 대상으로 본격 임상시험연구에 착수한다. 안 교수는 모바일 인터넷 기반 사이버 건강관리 프로그램을 통한 당뇨병의 지속적인 관리 및 홍보를 위해서도 노력 중이다. 당뇨병은 어떤 질환보다 환자의 자기관리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안 교수는 매일 진료상황을 자상하게 설명하는 방법으로 내분비 호르몬 이상 환자들과 깊은 신뢰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또 지난해 말 그동안 진료경험을 토대로 호르몬 관련 질환을 설명한 ‘아! 이게 다 호르몬 때문이었어?’(지식과감성)를 대화하듯이 구어체형식으로 알기 쉽게 펴냈다. 이명선 전문기자 mslee@seoul.co.kr
  • 당신과 보낸 4000년… 난 언제나 진리였‘닭’

    당신과 보낸 4000년… 난 언제나 진리였‘닭’

    치킨로드/앤드루룰러 지음/이종인 옮김/책과함께/480쪽/1만 9500원 당신들은 저를 제대로 모릅니다. 그저 제 가슴을 탐하고, 다리를 보며 침을 흘릴 뿐이죠. 당신들의 건강을 염려하며 세상의 빛을 보지도 못한 제 자식들을 희생시키고 있습니다. 네? 누구냐고요? 맞습니다. 저는 닭입니다. ‘불금의 파트너’, ‘치맥’, ‘1인1닭’ 등의 우스꽝스러운 말을 만들어 가며 당신이 사족을 못 쓰곤 하는 닭입니다. 저희 동료들은 지구상에 남극대륙과 바티칸시티를 제외하면 모든 공간에 존재하고 있습니다. 무려 200억 마리입니다. 당신네 인간 개체의 세 배가 넘는 숫자죠. A4 종이 한 장도 안 되는 공간에서 햇볕도 쬐지 못한 채 한 달 남짓한 시간에 다 큰 모양새를 갖추다 보니 골격이 발육을 따라가지 못해 제대로 걷지 못하기 일쑤였고, 항생제 주사 맞으며 고기로 바뀌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악몽 같은 현실이 문제지만요. 인간들은 매년 전 세계에서 1억t의 닭고기와 1조개 이상의 달걀을 소비합니다. 약간 뜨끔하시나요? 뭐, 좋습니다. 오로지 당신들의 영양공급 혹은 입맛 충족을 위해 품종 자체가 개량된 결과니까요. 대신 이것만은 알아주세요. 저의 원래 모습은 이렇지 않았습니다. 또 당신들 인간과 저의 관계 또한 처음부터 이렇지는 않았습니다. 40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제가 걸어왔던 위대한 오디세이아를 이제 말씀드릴게요. 저의 여정을 탐구하면서 인간의 역사도 되짚어 볼 수 있을 겁니다. 저의 조상은 동남아시아 밀림에서 800m 정도 되는 골짜기는 가뿐히 날아서 건너다녔던 붉은 멧닭인 ‘적색야계’입니다. 제 조상들은 태국을 거쳐 인도를 지나, 다시 메소포타미아 문명 발생지인 중동을 가로지른 뒤 유럽 대륙으로 진출했습니다. 바다를 헤엄칠 수는 없었지만, 원주민들의 배를 타고 하와이 군도, 이스터섬, 중국, 한국, 일본까지 곳곳으로 퍼져 갔습니다. 물론 적색야계는 멸종위기종이긴 해도 여전히 동남아 밀림에서 은밀한 삶을 계속 이어 가고 있습니다. 조상들의 여정은 고됐지만 그 시절 저희들은 인간들의 동반자 역할이자 추앙받는 존재로서 참 보람찼습니다. 기원전 6세기 바빌론에서는 ‘왕들의 새’로 통했고, 신성(神性)을 띤 동물로 여겨졌습니다. 페르시아와 조로아스터교에서는 수탉을 ‘악마와 마법사에 저항하기 위해 창조됐다’며 경배했습니다. 이슬람교 또한 마찬가지였고요. 또 게르만의 무덤에서 일본의 사원에 이르기까지 저는 아시아, 유럽 여러 지역에서 빛, 진리, 부활을 알리는 상징이었습니다. 좋은 시절이었죠. 고대 그리스의 위대한 인간 소크라테스가 독배를 마신 뒤 죽기 직전 남긴 마지막 말 또한 저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소크라테스는 친구 클리톤에게 “이보게, 아스클레피오스에게 수탉 한 마리를 빚졌는데 잊지 말고 갚아 주게나”였습니다. 아스클레피오스는 의신(醫神)입니다. 그가 의술을 행하는 데 중요한 재료가 저였기 때문이죠. 저의 고기, 뼈, 내장, 깃털, 볏, 육수, 알 등은 고대 처방전에서 편두통, 이질, 불면증, 천식, 우울증, 변비, 화상, 관절염 등을 치유하는 약이 됐습니다. 오죽하면 ‘살아 있는 약상자’라고 불렀겠습니까? 지금까지도 인플루엔자 백신 개발의 핵심 소재이기도 하고요. 그뿐인가요. 닭은 가금류로서는 최초로 게놈(유전체)이 모두 해독됐습니다. 모든 유전정보가 다 해독되면서 진화생물학, 분자생물학에도 기여했습니다. 공룡의 황제 티라노사우루스 렉스의 단백질 서열과 닭의 단백질 서열이 일치한다는 사실을 몇 년 전 발견하기도 했죠. 이는 조류와 공룡 간의 진화과정 및 관계를 알 수 있는 단서를 제공했고, 공룡학계의 오랜 논란을 종식시켰습니다. 짧게 줄여도 이 정도입니다. 어쨌든 저의 냉엄한 현실은 여전히 ‘치맥’ 신세죠. 오늘 저녁 다시 저를 마음껏 즐기셔도 좋습니다. 다만 파란만장했던 4000년의 여정은 당신들과 함께한 위대한 길이었음을 기억하며 조금만 더 저와 뭇 생명에 대한 존중의 마음을 품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여전히 너른 마당, 나아가 정글과 숲으로 돌아갈 것을 꿈꾸고 있음도 함께 기억해 주시길 바랄 따름입니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생명의 窓] 11월의 가을 편지/이재무 시인

    [생명의 窓] 11월의 가을 편지/이재무 시인

    십일월을 사랑하리/곡물이 떠난 전답과 배추가 떠난 텃밭과/과일이 떠난 과수원은 불쑥 불쑥 늙어 가리/산은 쇄골을 드러내고 강물은 여위어 가리/마당가 지푸라기가 얼고 새벽 들판 살얼음에/ 별이 반짝이고 문득 추억처럼/첫눈이 찾아와 눈시울을 적시리/죄가 투명하게 비치고/ 영혼이 맑아지는 십일월을 나는 사랑하리 - 졸시, ‘십일월’, 전문 달빛 화면에 자판을 두들겨 대던 귀뚜라미도 탈고했는지 울음 그친 지 오래고, 그토록 빼곡하게 들어찼던 가을이 하나둘 산하를 빠져나가는 십일월은 이래저래 오는 것보다 가는 것들이 더 자주 눈에 밟혀 괜스레 마음 스산해지는 달입니다. 그늘이 고여 어두워지는 골짜기에서 갓 태어난 바람은 자신이 지난 자리에 소소하게 족적을 남깁니다. 맑고 시린 물이 산과 하늘을 품어 쉴 새 없이 흘러가는 계곡에 와서 나는 문장 연습을 하다 돌아오고는 합니다. 십일월은 의붓자식 같은 달입니다. 시월과 십이월 사이에 엉거주춤 낀 십일월엔 난방도 안 들어오고 선뜻 내복 입기도 애매해서 일 년 중 삼월과 함께 가장 춥게 밤을 보내야 하는 달입니다. 더러 가다 행사가 있기는 하지만 메인은 시월이나 십이월에 다 빼앗기고,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인 허드레 행사나 치르게 되는 달입니다. 괄호 같은, 부록 같은, 본문의 각주 같은 달입니다. 산과 강에 깊게 쇄골이 드러나는 달입니다. 저녁 땅거미 혹은 어스름과 가장 잘 어울리는 달입니다. 물속 돌처럼 공기가 단단해지는 저녁 공원 벤치에 앉아 뿌리 근처로 내려앉는 이파리들을 긁어모아 부어오른 발등을 덮어 봅니다. 바람결에 위태롭게 그네를 타던 홍자색 열매 하나가 자진하듯 가지를 떠나 보도블록 틈새로 얼굴을 뭉개고 있습니다. 돌이켜보니 생산이 없기는 나 또한 마찬가지여서 한여름 밤 수은등에 몰려든 날벌레들의 날갯짓처럼 붕, 붕, 붕 시간의 낭비로 분주했을 뿐 진리에 닿지 않는 날들뿐이었습니다. 소용에 닿지 않는 무위의 나날들이 나를 더욱 지치게 하고 우울감에 젖게 합니다. 죄가 투명해지고 나는 마른 손으로 까칠해진 얼굴을 몇 번이고 버릇처럼 쓸어 봅니다. 단풍에 대해 생각해 봅니다. 그녀들은 목 놓아 울려고 길고 긴 초록의 터널을 무심하게 걸어왔습니다. 붉은 추억으로 남은 여자들이 어깨 들썩이며 신명나게 울음의 잔치를 벌이고 있습니다. 눈치코치 보지 않고 안으로, 안으로 고이 쟁여 온 울음의 꾸러미들을 꾸역꾸역 꺼내 놓은 뒤 명태처럼 잘 마른 몸들을 또 한기 속으로 밀어 넣을 것입니다. 한 보름 그렇게 가을을 활활 울고 나면 닦아 놓은 놋주발인 양 하늘도 황홀하게 윤이 날 것입니다. 십일월은 억새꽃의 달이기도 합니다. 맑고 푸르고 높고 밝은 하늘을 푹 적셔서 숯불 다리미가 다녀간 광목으로 팽팽하게 당겨져 있는 능선 일대에 한 획, 한 획 능란하게 일필휘지하는 수만 자루의 붓들이 있습니다. 그들은 아지랑이 어지러운 이른 봄부터 서리 내리는 늦가을까지 울퉁불퉁 맨발로 걸어온 한해살이를 그렇게 쓰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렇게 쓰고 나면 바람이 와서 지우고 쓰고 나면 또 바람이 와서 지우고 있습니다. 공중을 나는, 눈 밝은 새들이 따라 읽다가 때마침 마려운 똥으로 억새꽃들이 써 대는 문장에 쉼표와 마침표를 찍기도 합니다. 만 권의 책을 읽고도 시끄러운 사람의 생애를 도리질 치며 거듭 부인하는 하늘 아래 가장 두꺼운 책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저온으로 몸이 추워지는 십일월 나는 영혼의 방에 주황빛 불을 켜 두겠습니다.
  • [월드피플+] 6명에게 장기 기증하고 떠난 11세 소녀

    [월드피플+] 6명에게 장기 기증하고 떠난 11세 소녀

    꽃다운 11살 소녀가 무려 6명에게 새생명을 주고 세상을 떠난 일이 알려져 안타까움과 동시에 감동을 주고 있다. 차이나데일리 등 현지 언론의 9일자 보도에 따르면, 올해 11살 된 야팅(雅婷)은 지난해 여름 병원으로부터 중증 근무력증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중증 근무력증이란 일시적인 근력약화와 피로를 특징으로 하는 신경근육접합질환으로, 의학의 발달로 사망률이 낮아지긴 했으나 현재 1만 명 당 14.5명 정도의 유병률을 보이고 있다. 11살의 야팅은 지난해부터 이 병을 앓다가 증세가 급격히 악화돼 병원을 찾았지만 무려 57일간 혼수상태에 빠졌다. 야팅의 부모는 오래 전부터 딸에게 사주고 싶었던 태블릿PC를 사다 딸 옆에 놓아두고, 그간 딸이 좋아해 온 아이돌그룹의 음악을 틀어 들려주곤 했지만 야속한 딸은 깨어나지 않았다. 식도를 통해 음식을 공급하고는 있었지만 혼수상태가 지속되자 이마저도 삼키지 못한 채 뱉어내는 야팅을 보며 부모는 딸의 고통을 더 이상 지켜볼 수 없었다. 의료진 역시 뇌사상태를 인정하자 결국 부모는 베이징의 우징병원에 연락해 장기기증 의사를 밝혔다. 고작 11살의 어린 소녀는 지난 2일, 자신의 몸집만큼이나 작은 심장과 간, 신장 2개, 각막 2개 등을 기증해 총 6명에게 새 생명을 선물한 뒤 세상을 떠났다. 야팅의 부모는 “만약 딸에게 의식이 있었다면 딸도 분명 장기기증에 동의했을 것”이라면서 “장기를 기증하는 것이 딸을 다시 태어나게 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 방법이 그동안 우리 가족과 딸 야팅을 도와준 사람들에게 보답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했다”면서 “우리 사회가 장기기증에 대해 더 많이 생각해 볼 수 있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경제 블로그] 신용정보기관 전직 신청 기대 이하… 한지붕 多가족 불안?

    [경제 블로그] 신용정보기관 전직 신청 기대 이하… 한지붕 多가족 불안?

    은행·보험·여신 등 업권별로 개별 운영해 온 신용정보를 통합 관리하는 ‘종합신용정보집중기관’이 진통 끝에 내년 1월 출범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누가 가느냐’를 놓고 시끌시끌하다네요. 각 금융협회 직원들은 ‘전직(轉職)의 득실’을 놓고 열심히 주판알을 튕기는 중입니다. 은행연합회, 여신금융협회, 생명보험협회, 손해보험협회, 금융투자협회 등 새 정보집중기관 아래 헤쳐 모이게 될 각 협회는 9일 직원들을 대상으로 전직 신청서 접수를 마감했습니다. 전직 대상자 요건에 따르면 1순위는 ‘현재 신용정보 업무 관련 담당’, 2순위는 ‘5년 내 1년 이상 신용정보업무 담당’, 3순위가 기획·예산, 구매·계약, 법무·홍보, 인사 등입니다. 지난 5일에는 직원 대상 전직 설명회도 열었습니다. 그런데 호응이 예상보다 저조합니다. 손·생보협회의 경우 10~20명가량을 기대했지만 신청자 수는 양쪽 협회 합쳐 봐야 6~7명 수준이라고 합니다. 금융투자협회는 아예 신청자가 없다고 하네요. 한 금융권 인사는 “순혈주의를 벗고 ‘한지붕 다(多)가족’이 되는 데 대한 우려가 큰 것이 사실”이라면서 “안정적인 협회에서 나간다는 것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평했습니다. 앞으로 정권이 바뀌면 조직이 또 어떻게 재편될지 모른다는 불안감도 작용했다고 합니다. 새로 생긴 조직에 가 봐야 힘들기만 하다는 선입견도 크겠지요. ‘집 떠나면 고생’이란 말도 있으니까요. 하지만 다른 시각도 있습니다. 은행연합회 주도 아래 만들어지는 기관이니만큼 연봉도 적지 않을 것이고 미래 발전 가능성 역시 크다는 것이지요. 빅데이터 업무가 미래 금융산업의 핵심으로 떠오를 것은 대다수가 공감하는 사안이니까요. 은행연합회 관계자는 “통합 신용정보집중기관 설립을 위한 추진위원회가 13일까지 시간을 준 만큼 아직은 (전직 신청) 여유가 있다”고 설명합니다. 조직 구성이 더디다 보니 통합 기관의 본래 목적인 금융정보 공유와 데이터 이전에 대한 논의도 초기 단계입니다. 그래도 조급증을 가져서는 안 될 것입니다. 인력 구성이나 금융정보 이전 부분을 급하게 진행했다가는 ‘제2의 정보유출’ 사태를 부를 수도 있을 테니까요.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 보통 사람들 ] 시대의 상처·아픔을 품다

    [ 보통 사람들 ] 시대의 상처·아픔을 품다

    “역사는 기득권자, 승리자의 기록이라고 하죠. 그 역사가 있을 수 있었던 것은 드러나지 않는 보통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이에요. 그들도 역사의 주체입니다. 그늘 속에 갇힌 삶의 향기와 애환을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우리 시대의 고뇌와 상처를 보듬고, 부조리를 강렬하고 노골적인 화풍으로 드러내고자 했던 화가 안창홍(62). 그의 40여년에 걸친 작업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나르지 못하는 새 : 안창홍 1972-2015’전이 11일부터 아라리오 갤러리 천안에서 열린다. 그동안 공개하지 않았던 작품과 신작을 포함해 회화, 조각, 콜라주, 드로잉 등 1970년대부터 최근까지 작품 100여점을 선보인다. 개막에 앞서 전시장에서 만난 안창홍은 “회고전은 아니다”라면서 “한 작가가 어떤 방식으로 시대를 바라보고, 무엇을 통해 어떻게 발언하고 싶었는지 지나 온 과정을 읽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밀양 출신으로 부산 동아고를 졸업한 안창홍은 카뉴국제회화제 특별상(1989)과 제10회 이인성미술상(2009), 제25회 이중섭미술상(2013)을 수상했다. 내년 1월 17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전시는 현대인의 상처라는 큰 틀에서 ‘삶과 죽음’, 그리고 ‘시대의 초상’이라는 두 가지 주제로 나눠 선보인다. 전시장에는 3개의 벽면에 어린아이부터 청년, 노년까지 다양한 모습의 인물이 담긴 49개의 초상 사진이 일렬로 걸렸다. 사진 속 인물들은 한결같이 눈을 감고 있지만 입술은 붉은색으로 칠해져 있다. 전령의 상징물인 나비 한 마리가 어깨에 살포시 내려앉아 있다. 부산비엔날레와 부산시립미술관 전시에서 선보였던 2004년의 대표작 ‘49인의 명상’이다. 1980년대 한 산동네의 사진관이 폐관하면서 버려진 네거티브 필름에서 무작위로 선택한 사진에 색을 입힌 작품이다. “사진 속 주인공들이 실재했던 시간들을 과거와 현재의 틈 사이에 놓음으로써 존재와 부재의 틈, 삶과 죽음의 틈, 소멸된 시간과 현재의 틈을 보여 주고 싶었다”는 작가는 “명상하듯이 눈 감은 얼굴들을 보면 자기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볼 수 있는 효과를 낸다”고 설명했다. 탯줄을 그대로 감은 채 죽은 것 같은 아기 인형을 사진으로 찍어 대형 화면에 프린트한 ‘야만의 역사’는 이번에 처음 선보이는 작품이다. 그는 “15년 전 의료용 아기 인형에 에폭시로 분비물을 만들어 입체물을 만들어 놓았다가 지난 9월 터키 해변에서 세 살배기 시리아 어린아이의 시체가 발견된 사건 뉴스를 접하고 평면 작업으로 옮겼다”며 “어른들의 탐욕과 무자비함에 유린당한 어린 생명들을 위로하는 노래”라고 설명했다. 입체에서 평면까지 15년간의 창작적 고뇌가 곰삭은 작품인 셈이다. 4층 전시장은 한국 현대사에 대한 작가의 사고 흐름을 따라가 볼 수 있는 작품들을 한자리에 모았다. 20대 작가로서 치열한 연구 과정을 담은 ‘자화상’(1973), ‘달을 보고 놀란 아이들’(1974) 등을 비롯한 미공개 초기작 20여점과 이번 전시 제목이기도 한 ‘나르지 못하는 새’(1991) 등 드로잉 작품들이 한켠을 차지한다. 1970년대 말 작가의 사회적 의식을 보여 주는 대표작 ‘인간 이후’(1979), 어두웠던 시절에 피어난 투쟁 의식과 절망이 반영된 ‘절규’(1986), 1990년대 자본주의 사회의 초상을 보여 주는 ‘우리도 모델처럼’(1991), 작가의 내면에 대한 실존적 고민을 담은 ‘어둠 속에서-인간은 결코 날지 못한다’(1991) 등 재료별·시대별로 다양하게 구성됐다. ‘평범한 사람들의 관능미를 끌어낸 ‘베드 카우치’ 연작과 연필로 그린 ‘사이보그’ 연작은 안창홍의 또 다른 면을 보여 주는 작품들이다. 자본주의 사회가 양산한 인간의 노골적인 야만성과 시대의 색깔을 담은 그의 작품들은 강렬한 잔상을 남긴다. “나는 밝은 쪽보다 어두운 쪽으로 더듬이가 발달한 사람이에요. 아름다움만 있는 게 우리의 삶이 아니잖아요. 시대의 빛과 아름다움보다는 어두움,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 찢기고 상처받은 사람들의 이야기에 관심이 가요. 앞으로도 그런 사람들의 이야기가 이어질 것입니다.” 글 사진 천안 함혜리 선임기자 겸 논설위원 lotus@seoul.co.kr
  • [새출발 한·일 관계] (하) 안보 협력과 다자외교

    지난 2일 서울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은 이견과 갈등 속에서도 관계 개선 의지를 재확인한 자리였다. ‘상황 관리 및 개선’에 무게가 실렸다. 3년 5개월 만에 한·일 정상의 만남을 재개하고, 한국 주도로 3년여 만에 한·중·일 3국 정상을 한자리에 모아 회의 정례화 합의를 주도한 것은 한국이 외교적 활동 공간을 넓힌 것으로 평가받는다. 급변하는 동북아 정세 속에서 한국이 움직일 공간과 선택권을 넓히는 이니셔티브를 쥐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중국의 군사 강대국화, 남중국해 통항 자유권 논란, 미·일 안보협력 강화와 일본의 ‘보통국가화’ 속에서 한국 외교는 강대국 사이에 끼여 선택의 딜레마를 안고 고민해 왔다. 그 속에서 한·일 회담은 특히 박근혜 대통령의 중국 전승절 기념식 참석으로 고조됐던 ‘한국의 중국 경사론’에 대한 미·일의 의심과 경계를 어느 정도 해소하고 다자적 관계를 주도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줬다. 앞으로 군사정보보호협정 재추진 등 군사협력을 포함한 한·일 간 전방위적인 협력은 미·중·일의 삼각관계 속에서 한국의 입지 강화와 활동 공간 확대의 기틀이 될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한국이 특정국에 일방적으로 경사돼 있지 않고 사안에 따라 국제 평화와 동북아 안정 등의 원칙과 명분 속에서 선별적인 선택과 역할을 할 수 있는 ‘작지만 강한 국제사회의 선도국’임을 각인시켜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다자적인 관계 강화는 강대국에 둘러싸인 상황에서 더 필요하다. 강대국들에 둘러싸인 한국에 ‘힘의 외교’를 대신할 ‘명분과 도덕의 외교’는 생명줄이다. 이런 차원의 연장선에서 한국이 러시아와 몽골, 북한 등을 끌어들여 ‘동북아 안보대화’ 같은 협의체를 제도화하는 노력도 시도해 볼 만하다. 이 과정에서 일본과의 안보 등 탄력적인 협력은 두 나라의 대외 협상력과 활동 공간을 확대하는 통로가 될 수 있다. “슈퍼파워가 아닌 미들파워 국가이면서 전략적 공통점이 많은 한·일이 대미 및 대중 정책에 대해 서로 협력할 수 있는 상황이 돼야 국제사회에서 두 나라의 선택권이 넓어지고 미·중으로부터 더 존중받게 될 것”이란 일본 내 한국 연구의 석학 오코노기 마사오 게이오대 명예교수의 지적도 같은 맥락에서 나온 것이다. 중국에 대한 무역 의존도 및 대북 억제에 대한 기대가 가파르게 높아지면서 한국 대중 의존도의 비대칭성과 전략적 취약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한국의 자존과 독자성, 교섭력 강화를 위해서는 더 많은 선택 카드와 대안이 필요하다. 주변국들과의 다자적인 네트워크 강화는 이런 점에서도 필수적이다. 한·일 관계 정상화는 한국의 외교 전략적 공간 확대의 출발점으로 삼을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일본 지성이 제안한 비판적 사고의 새 틀

    일본 지성이 제안한 비판적 사고의 새 틀

    이와나미쇼텐(岩波書店)은 일본 지성과 양심의 상징과도 같은 출판사다. 창업 이후 1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군국주의, 극우주의의 열풍, 물질만능주의, 신자유주의 등 각종 세파 속에서도 꿋꿋이 제자리를 지켜내며 역사의 진실에 대한 탐구, 세상의 합법칙적인 발전 방향 추구, 인간과 세계와의 관계성 연구를 해내고 있다. 유홍준 명지대 명예교수는 자신의 ‘일본문화유산답사기’가 지난해 말 일본에서 번역 출간됐을 때 그 출판사가 이와나미쇼텐이라는 사실에 더 뿌듯해했을 정도였다. 이와나미쇼텐의 대표적인 출간물인 ‘사고의 프런티어’ 시리즈가 번역 출간됐다. 1999년 시작해 지금까지 32권째 발간하고 있다. 세기말과 새로운 세기 초를 지(知)의 패러다임이 전환하는 시간으로 바라보며 ‘정체성’, ‘시장’, ‘공공성’, ‘권력’, ‘원리주의’ 등 다시 한번 마주 봐야 할 개념들을 되물음으로써 기존 사고의 경계를 넘어 새로운 사회를 구상할 가능성을 개척하자는 취지로 기획된 것이다. 깊이가 있으면서도 대중적으로 접근한다는 점이 시리즈의 미덕이다. ‘신체/생명’, ‘시장’, ‘자본’, ‘데모크라시’, ‘젠더/섹슈얼리티’, ‘역사/수정주의’ 등 인문사회과학 분야에서 논쟁적인 성격을 띤 키워드를 좀 더 깊이 있게 고찰하기 위해 일본에서 정치학, 사회학, 문학, 법학 등 각 분야를 대표하는 연구자들이 집필에 나섰다. 한림과학원이 시리즈의 일부(전 5권)를 추려내 기획했고, 푸른역사가 펴냈다. 한국적 상황과 처지 속에서 사유할 수 있는 주제들이다. ‘역사/수정주의’, ‘인종차별주의’, ‘권력’, ‘사회’는 여전히 문제적이며 본격적으로 검토해볼 가치가 있는 개념들이다. 특히 5권 ‘사고를 열다’는 ‘새로운 사고의 가능성을 개척한다’는 이 시리즈의 기획 의도가 잘 집약되어 있다. ‘경계 짓지 않는 정치’를 제안하는 이 책은 2001년 9·11 사태 직후 이뤄진 미국의 침략전쟁에 대한 비판적 사유에서 출발한다. 그리고 지역, 인종, 종교, 정치, 세대 등 모든 영역에서 나와 남을 구분하는 것이 아닌 경계를 열어둘 것을 주장한다. 그때 비로소 ‘모든 이’가, 일어나는 ‘모든 일’에 ‘당사자로서 답책성(答責性·답하고 책임지는 것)’을 가질 수 있다는 얘기다. 지난 8월 아베 총리가 ‘침략 만행의 책임을 현재 일본인에게 묻지 말라’고 했던 종전 70년 담화가 그 경계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역행했다는 비판도 곁들인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스트레스에 깃털 다 뽑은 앵무새...“저는 ‘취미’가 아니라 ‘생명’입니다”

    스트레스에 깃털 다 뽑은 앵무새...“저는 ‘취미’가 아니라 ‘생명’입니다”

    인간과 마찬가지로 동물들 또한 정신적인 상처를 입을 수 있다는 사실을 명확히 보여주는 안타깝고 충격적인 사진이 네티즌들의 시선을 끌고 있다. 영국 일간 메트로는 1일(현지시간) 주인들의 방치가 계속되자 막심한 스트레스를 받아 자신의 깃털을 모두 스스로 뽑아내고 만 앵무새 ‘하비’(Hobby)의 사연을 소개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의 앵무새 보호단체 ‘톨그래스 앵무새 구호소’(Tallgrass Parrot Sanctuary)는 지난 9월 30일, 공식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주인들의 무관심 속에 고통을 겪어야만 했던 하비의 처참한 모습을 공개했다. 앵무새에게 ‘취미’라는 의미의 이름을 지어준 하비의 주인들은 앵무새 돌보기에 흥미를 잃고 난 이후로 하비를 제대로 보살피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구호소 측은 하비의 사진과 함께 올린 글에서 “1996년에 태어난 앵무새 하비의 모습이다. (하비를 구조할 때) 하비에게선 퀴퀴한 담배냄새와 썩어가는 쓰레기 냄새가 났다”며 “하비와 같은 앵무새들이야말로 우리 단체가 존재하는 이유”라고 전했다. 사진에서 알 수 있듯이, 하비는 자기 부리가 닿지 않는 머리 부분을 제외한 신체 모든 곳의 깃털을 스스로 뽑아낸 상태다. 새들은 원래 신체 곳곳의 털을 뽑아내며 몸을 정돈하는 습성이 있는데, 심한 스트레스를 받을 경우엔 간혹 이러한 습성을 과하게 나타내며 일종의 자해를 시도할 수 있는 것. 구출 이후 구호소 측은 먼저 하비를 씻겨준 뒤 전신 건강검진을 실시하고 신선한 딸기와 바나나를 제공하는 등 하비의 회복에 힘을 기울인 것으로 전한다. 이들은 또한 그녀에게 기존의 이름과 비슷하게 읽히지만 그 철자는 다른 ‘Javi’(하비라고 발음)라는 새 이름을 지어줬다. 구호소는 ‘어떠한 생물도 누군가의 취미에 불과한 존재로 취급당해선 안 되기 때문’이라며 개명의 이유를 밝혔다. 구출된 후 한 달이 지난 현재, 다행히 하비의 '마음 속 상처'는 이전에 비해 많이 아문 것으로 보인다. 구호소 대표는 “이제 하비는 내가 주변에 있을 때면 자신감을 가지고 사방을 탐색하며 돌아다니곤 한다”며 한층 활달해진 하비의 근황을 전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향후 하비의 깃털이 다시 자라날 수 있을지는 미지수인 것으로 알려졌다. 구호소는 하비가 깃털 없이도 따듯하게 겨울을 날 수 있도록 특별한 외투를 만들어 주는 등 정성을 다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첫 베트남 진출 한화생명, 박퐁 마을에 보건소 신축 지원

    첫 베트남 진출 한화생명, 박퐁 마을에 보건소 신축 지원

    베트남 수도 하노이에서 차를 타고 2시간 이상 가야 하는 호아빈성 까오퐁현 박퐁 마을에 지난달 30일 마을잔치가 열렸다. 이 지역에 하나밖에 없는 보건소가 새 단장을 했기 때문이다. 한화생명이 올해 초부터 초록우산 어린이재단과 함께 보건소 설립을 추진한 결과다. 오렌지 농사로 생계를 꾸리는 박퐁 마을 주민들은 주변에 병원이 없어 아이를 낳거나 갑자기 아프면 모두 보건소를 찾지만 네 칸짜리 낡은 건물엔 보건소 간판만 붙어 있을 뿐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었다. 새 보건소에는 건강검진실, 응급실, 분만실, 입원실 등 8개 보건시설과 약품이 갖춰졌다. 진료를 맡고 있는 부이티항(32·여)은 “이전에는 보건소가 있어도 막상 몸이 아픈 환자가 발생하면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었고 위생도 엉망이었다”면서 “앞으로는 10㎞ 이상 떨어진 시내까지 찾아갈 필요가 없어 다행”이라며 활짝 웃었다. 2009년 국내 생명보험사 최초로 베트남 시장에 진출한 한화생명은 하노이, 호찌민, 다낭 등 주요 도시를 거점으로 49개 영업망을 구축하고 있다. 수입보험료가 2009년 16억원에서 지난해 227억원으로 14배 이상 급증했다. 2013년부터는 주거 지원과 보건·의료 지원 사업도 해오고 있다. 특히 헌혈 등 현지 설계사들의 자발적인 봉사 활동으로 인지도도 올라가고 있다는 게 한화생명 측의 설명이다. 백종국 한화생명 베트남법인장은 “앞으로도 사회공헌 활동 등을 통해 베트남인들에게 사랑받고 존경받는 한국 기업이 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하노이(베트남)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한자리 모인 韓·中·日 경제인 “경쟁서 협력으로”

    한자리 모인 韓·中·日 경제인 “경쟁서 협력으로”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 한·중·일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자리에 모인 3국 경제인들이 저성장 시대에 살아남으려면 새로운 개념의 협력이 필요하다는 데 뜻을 모았다. 지리적으로 가까운 한국, 중국, 일본 세 나라는 세계시장의 전자, 자동차, 조선 등 주요 제조업 분야에서 치열하게 싸웠다. 동반자라기보다는 경쟁자에 가까운 관계였으나 세계경제가 새 국면을 맞은 상황에서 서로 도와야 한다는 공감대를 형성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일본 경제단체연합회(게이단렌), 중국국제무역촉진위원회(CCPIT)와 함께 1일 서울 중구 을지로 롯데호텔에서 제5차 한·일·중 비즈니스 서밋을 열었다. 허창수 전경련 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3국의 협력 방식이 새롭게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패널로 참석한 이일형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원장은 과잉생산 때문에 출혈 경쟁이 벌어진 제조업 분야의 협업 모델을 제시했다. 그는 3국이 관심 있는 특정산업을 하나씩 특구로 선정하고 각국 기업이 참여하는 방안을 예로 들며 공급과잉 산업의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첨단산업분야의 협력 필요성도 제기됐다. 우치야마다 다케시 일본 도요타자동차 회장은 “생명과학, 정보통신 등 분야에서 기술혁신을 통해 지속적으로 성장을 도모해야 한다”고 말했다. 3국 모두 육성하고자 하는 바이오와 사물인터넷(IoT) 부문에서 공동 연구·개발(R&D) 및 기술 표준 협력을 추진하면 함께 세계시장을 선도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날 서밋에는 허 회장과 김인호 한국무역협회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등 우리 기업인 150명과 사카키바라 사다유키 게이단렌 회장 등 일본 측 130명, 장쩡웨이 CCPIT 회장 등 중국 측 120여명이 참석했다. 대한상공회의소 등 경제 5단체는 같은 날 서울 중구 동호로 신라호텔에서 리커창 중국 총리를 초청해 간담회를 열었다. 간담회에는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 최태원 SK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우리 기업인 200여명이 참석했다. 양국의 경제 협력은 간담회 자리에서도 주요 화두였다. 리커창 총리는 기조연설에서 “세계경제의 성장 속도가 빠르게 떨어지고 있는데 중국의 생산능력과 한국의 높은 기술 수준을 합치면 중국 내수시장뿐 아니라 제3국 국제시장도 개척할 수 있고 세계경제 회복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의 우수한 청년들이 중국에서 창업을 통해 혁신을 이끌 수 있도록 양국 대기업들이 지원해야 한다고도 했다. 박용만 회장은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이 국회 비준을 거치면 양국 간 교역 및 투자환경이 개선돼 서로에게 더 큰 성장의 기회를 줄 것”이라면서 “중국 주도로 만들어진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을 통해 아시아의 번영과 발전을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서울광장] 역사 쓰기 과거사 알기/주병철 논설위원

    [서울광장] 역사 쓰기 과거사 알기/주병철 논설위원

    유명한 역사학자 한 분이 어느 모임에서 참석자들에게 대뜸 6·25 전쟁이 남침인지 북침인지를 물었다고 한다. 놀랍게도 반반이 나왔다고 한다. 물론 여기서 말하는 북침은 남한이 북한을 쳐들어갔다는 뜻은 아니다. 북쪽에서 남쪽으로 쳐들어온 걸 남침이라고 표현했고, 북쪽이 남쪽을 침략한 것을 북침이라고 했을 뿐이다.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논쟁의 한 단면을 보여 주는 사례다. 정치권의 이념 논쟁에 역사학계의 이해관계에 따른 셈법, 학교 현장의 주입식 교육의 문제 등이 얽힌 한국사 교과서 논쟁은 이렇게 복잡하다. 하지만 현행 교과서가 편향성을 배제한 것이라고 보지도 않지만 국정화가 최선책이라고 생각하지도 않는다는 데 상당수 국민들이 동의하고 있는 편이다. 적어도 미래 세대를 위해 ‘올바른 역사 교과서’를 만들어야 하는 당위성은 어느 정도 인정하는 것이다. 그 대안이 국정화밖에 없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옳으냐 그르냐의 문제를 떠나 국정화를 액면 그대로 생각해 보자. 우리의 역사를 왜곡되지 않고 알차고 바르게 기술한다는 전제가 있다면 국정화만 한 수단도 없다. 방대한 자료 수집과 연구에 드는 엄청난 비용을 감당하고, 훌륭한 집필진을 확보하는 일은 정부보다 더 잘할 수 있는 데가 별로 없을 것이다. 그렇게 만든 교과서와 출판사 중심의 검인정 교과서가 경쟁하면 결과는 뻔하다. 문제는 국정화 추진 의도에 대한 강한 불신이다.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를 공식 발표한 정부는 다음달 5일 고시를 한 뒤 본격적으로 추진할 태세다. 지금으로선 신뢰와 리더십이 생명인 정부가 쉽게 물러설 것 같지는 않다. 방향을 정한 뒤 추진하겠다고 하면 하는 게 정부다. 일관성 없는 정책이 더 불신을 초래한다는 걸 정부는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국정화 추진에 대한 불신이 해소되지 않는 한 국정화는 곳곳에서 걸림돌을 만날 것이다. 그러지 않으려면 적어도 두어 가지 전제 조건이 필요하다고 본다. 첫 번째는 한국사 교과서 가운데 근현대사 부분을 빼는 것이다. 정말 불가피하다면 극히 일부분에 한해 넣어야 한다. 역사와 과거사는 분명히 구분돼야 하기 때문이다. 역사는 평가와 판단이 정리된 부분이다. 과거사는 평가와 판단의 대상이다. 그 대상이 되는 일에 직간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당사자들이 멀쩡히 살아 있는 한 하지 않는 게 순리다. 그렇지 않고서는 누군가가 또 고치려 들 게 뻔하다. 근현대사는 아직 역사로서 영글지 않은 과거사이기 때문에 한국사 교과서에 포함하지 말고 사회과목 등에 넣어 학생들이 다양한 시각으로 접근해 토론하고 배우도록 하면 된다. 논란이 되는 대목은 수능시험에 내지 않으면 될 일이다. 예전에도 그랬던 적이 있었다는 건 주지의 사실이다. 중국에는 역대 왕조의 정사(正史·정통 사서)로 인정되는 24사서(史書)가 있다. 청(淸)의 건륭제(1735~1795) 때 만든 것으로 명나라가 멸망한 1644년까지 기록하고 있다. 청나라가 망하고 새로 수립된 중화민국 정부 역시 원사(元史)와 청사고(淸史稿)를 갖고 있지만 정통 사서로 넣지는 않고 있다. 적어도 왕조가 끝나고 200년 가까이 지나지 않으면 정사로 기록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우리로 치면 조선시대까지가 진짜 역사인 셈이다. 두 번째는 새 교과서 제작 기간이다. 정부는 2017년 3월 새 학기 시작 전까지 새 교과서를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역사 교과서를 국정화한 나라 중 하나인 터키만 보더라도 방대한 자료 등을 촘촘히 수집·연구·정리하는 데만 적지 않은 시간이 걸렸다고 한다. 이 때문에 터키 사람들은 자신들의 삶의 궤적을 오롯이 담은 국정 교과서를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한다. 이 정부 임기 내에 제대로 된 역사 교과서를 만들어 내놓겠다는 정부의 방침에 설득력이 떨어지는 것도 이런 까닭이다. 역사는 좌우가 없다. 이를 둘러싸고 사즉생(死卽生)의 자세로 달려드는 건 우리밖에 없다. 부끄러운 일이다. 정부가 아무리 잘 만들겠다고 약속해도 역사와 과거사를 구분 짓지 않는 한 국정화는 또 다른 편향성을 놓고 의심과 불신만 증폭시키게 될 거다. 정부가 국정화 추진에 대한 진정성을 인정받을 때 국정화는 추동력을 얻고 역사에 남을 교과서를 만들 수 있다. 누구든 어떤 이유로든 역사를 모독한다는 소릴 들어서는 곤란하다. bcjoo@seoul.co.kr
  • [상생경영 특집] 오뚜기, 어린이에 새 생명을, 장애인에 일터를

    [상생경영 특집] 오뚜기, 어린이에 새 생명을, 장애인에 일터를

    오뚜기의 사회공헌활동은 ‘어린이’와 ‘장애인’ 지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오뚜기의 대표적인 사회공헌사업인 선천성 심장병 어린이 후원 사업은 1992년부터 매월 5명씩 후원을 해 주는 것으로 시작해 지금은 매월 23명의 어린이에게 새 생명을 찾아 주고 있다. 지난달 기준 모두 4012명의 어린이를 후원했다. 오뚜기는 최근에는 장애인에게 일감을 줘서 자립 기반을 제공하는 활동에 주력하고 있다. 2012년부터 장애인 학교와 장애인 재활센터를 운영하는 밀알복지재단의 ‘굿윌스토어’에 오뚜기 선물세트 조립 작업 임가공을 위탁해 장애인들의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고 있다. 2013년부터는 시각장애 음악인으로 구성된 세계 유일의 실내 관련 악단인 ‘하트시각장애인 체임버오케스트라’ 초청 연주회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오뚜기의 사회공헌활동은 국내를 넘어 북한과 해외에서도 다양하게 전개되고 있다. 2007년 결핵으로 고통받는 북한 어린이들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회사와 임직원의 후원금 4329만원을 전달했다. 올해는 아프리카 빈곤 지역 주민들의 자립을 지원하고 있다. 남수단 톤즈에 설립한 국제 비정부기구(NGO)인 ‘희망의 망고나무’를 통해 라면과 즉석밥 4000여개를 기부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청룡동 이전’ 부산삼육초등학교, 내년도 신입생 모집

    ‘청룡동 이전’ 부산삼육초등학교, 내년도 신입생 모집

    ’초등교육의 명문’ 부산삼육초등학교(교장 박태윤, http://bs36.com)가 중구 영주동에서 금정구 청룡동 2-6으로 소재지를 이전한 뒤 첫 신입생을 모집한다고 밝혔다. 해당 학교의 이전 부지는 5700여 평에 달하는 학교 건물과 숲, 천연잔디운동장 등을 포함한 자연 친화적 공간으로 알려진다. 1949년 개교해 올해로 67주년을 맞은 부산삼육초등학교는 그 동안 부산지역 초등학생들의 영(靈:아름다운 마음씨), 지(智:슬기로운 머리), 체(體:튼튼한 몸) 교육을 위해 힘써 온 명문 사학으로 꼽힌다. 특히 최근에는 ‘학교폭력/폭언/욕설이 0%인 학교’로 소개되며 학부모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기도 했다. 부산삼육초등학교의 이러한 밝고 활기찬 모습 뒤에는 인성교육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박태윤 교장의 교육 철학이 있다. 연 2회 집중적으로 인성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인성회복주간, 독서를 통한 정신수양 및 위인 모델링 교육, 질문/대화/이해/배려를 통해 협동심을 향상시키는 헤브루타 교육, 교과서에 나오는 주요 언어사용능력을 키우는 어휘교육 등은 타 초등학교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삼육만의 자랑거리다. 부산삼육초등학교의 독보적인 체육/문화/예술 교육도 늘 학부모들의 화제선상에 오른다.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초등학생들이 다양한 꿈을 가질 수 있도록 ‘1인 1악기’를 통한 음악감성교육, ‘1인 1운동’을 통한 체력향상운동을 펼치고 있는 것. 삼육초등학교의 전교생은 바이올린, 첼로, 플룻 중 한 가지 악기를 6년간 연마하여 오케스트라 발표에 참여해야 하며, 재학하는 동안 태권도, 수영, 구기(축구나 베드민턴 등)운동을 배우게 된다. 특히 삼육초등학교에서 육성하는 빙상부는 각종 대회에서 좋은 성적(2013년 제29회 교보생명컵꿈나무 체육대회 쇼트트랙 종합우승)을 거두며 학교의 명예를 드높이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밖에도 부산삼육초등학교는 글로벌 및 특기적성 계발 분야에도 특화된 교육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부산삼육초등학교의 한 관계자는 “소규모 그룹의 원어민 영어수업, 여름/겨울방학 영어캠프, 중국어 원어민이 담당하는 중국어 수업 등을 통해 학생들은 국제 사회에 대한 이해와 더불어 외국어 실력을 키울 수 있다”고 밝혔다. 내년 3월 1일 청룡동 새 부지에서 이전 개학하는 부산 삼육초등학교는 2016학년도 신입생 및 전입생 원서접수를 앞두고 오는 11월 1일(일) 입학설명회를 개최한다. 입학설명회는 청룡동 신축 학교의 시청각실(지하철 1호선 범어사역 4번 출구)에서 오전 10시에 열리며, 부산삼육초등학교의 전형에 관한 설명을 들을 수 있다. 부산삼육초등학교는 현재 금정구, 동래구, 해운대구 등지로 직통 스쿨버스를 운행하고 있으므로 해당 지역 학생이라면 누구나 원서접수가 가능하다. 자세한 사항은 청룡동 이전학교 홍보실 전화(051-508-1062)를 통해 문의 가능하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대한보건협회 주최 ‘주류광고와 국민건강 국회 토론회’ 열려

    대한보건협회 주최 ‘주류광고와 국민건강 국회 토론회’ 열려

    국민건강증진법의 주류광고 기준에 대한 개정 필요성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27일 오후 1시 30분부터 4시 30분까지 국회의원회관 제9간담회실에서 ‘주류광고와 국민건강 국회 토론회’가 열렸다. 이번 토론회는 대한보건협회(회장 박병주)와 김춘진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새정치민주연합, 전북 고창부안)이 공동으로 개최했다. 우리나라는 OECD 34개국 중 최고수준의 고도주 소비 국가로서 전국민 가운데 알코올중독자가 150만명(2011년 기준)이 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에 정부는 음주폐해예방과 감소를 위해 국민건강증진법을 마련하고 불건전한 광고로부터 청소년과 국민건강을 보호하기 위해 시행령(제10조 2항)을 제정해 주류광고 기준을 두고 있다. 그러나 1995년 제정 이후 매체환경이 급변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광고기준에 큰 변화 없이 부분개정만 이뤄진 게 현실이다. 이에 따라 광고시장의 변화에 따른 주류마케팅 활동 영역에 대한 새로운 규제를 마련해야 할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토론회 사회는 방형애 대한보건협회 기획실장이 사회를 맡아 시작됐으며, 김춘진 위원장과 박병주 회장의 인사말이 이어졌다. 이후 이에리사 의원(새누리당), 최동익 의원(새정치민주연합), 임내현 의원(새정치민주연합), 윤후덕 의원(새정치민주연합 남원 순창) 등 많은 국회의원들이 이날 토론회를 위하여 축사를 했으며 보건복지부 김상희 건강정책국장도 참석한 가운데 본격적인 주제 발표가 진행됐다. 주류광고가 국민건강에 미치는 영향, IPTV 주류광고 규제, 주류광고 기준도수 및 과음경고문구를 주제로 △천성수 교수(삼육대학교 보건복지대학원장) △김민기 교수(숭실대학교, 한국광고자율심의기구 회장) △방형애 기획실장(대한보건협회)이 각각 발제를 맡았다. 이어서 각계 참석자들과 주류산업협회 및 주류업계 관계자들이 참관한 가운데 토론이 진행됐다. 좌장으로는 조병량 교수(한양대 명예교수, 방송통신심의위원회 광고특별위원장)가, 토론패널로는 한국소비자연맹 강정화 회장, 생명미디어센터 최성주 대표, 법무법인 신우 박종흔 대표변호사, 한국광고자율심의기구 편도준 기획실장, 남서울대 최명일 교수가 참석했다. 한편, 대한보건협회와 김춘진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은 이번 토론회를 통해 도출해낸 주류광고가 국민건강에 미치는 영향, 광고규제의 필요성, 광고기준 등을 토대로 국회, 주류업계, 관련단체 등과 대안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세밀화 추상화…간송미술문화재단 ‘화훼영모… ’展

    세밀화 추상화…간송미술문화재단 ‘화훼영모… ’展

    ‘내 지금 생물을 바라보며 하늘의 마음을 보았노라.’(我今觀物見天心) 조선 전기의 뛰어난 문장가인 매계(梅溪) 조위(曺偉)의 시에 나오는 구절이다. 우리 선조들은 꽃과 새, 곤충과 물고기들을 자연의 일부인 동시에 우주 만물의 섭리가 함축된 존재로 인식했다. 보고, 기르고, 나아가 글과 그림으로 옮겨 내면서 자연과 생명의 오묘한 이치를 터득하고 자신의 성정을 함양하고자 했다. 간송미술문화재단이 수장 작품 중에서 동식물을 소재로 한 전통 회화작품들을 시기별로 선별해 ‘화훼영모-자연을 품다’전을 서울 동대문 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고 있다. 화훼영모(花卉翎毛)란 꽃과 풀, 날짐승과 길짐승을 가리킨다. 서울 성북구 성북동 간송미술관에서 1년에 두번씩 열던 소장품전을 DDP 개관과 함께 대중 속으로 들여온 뒤 여는 다섯 번째 기획전으로, 그림을 통해 시대 정신과 기법의 차이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이번 전시에는 오세창 선생이 화첩으로 만들어 소장하던 고려 공민왕(1330~1374)의 ‘이양도’(二羊圖)부터 조선왕조 말기의 이도영(1884~1933)이 그린 ‘백령식록’(百齡食祿)까지 550년의 기간 동안 각 시기를 대표하는 거장들의 작품 90여점이 출품됐다. 한국민족미술연구소 백인산 연구실장은 “선조들은 동식물들을 통해 도덕적 이상과 더불어 무병장수나 입신출세, 부귀영화 등과 같은 현세적 욕망을 담아내곤 했다”며 “시대별 화법의 변화와 각 소재들이 담고 있는 상징, 문화적 코드를 맞춰 가며 읽으면 더욱 재미있게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고려 말 조선 초 주자성리학의 도입과 정착 시기에는 중국 남방 화풍의 강한 영향을 감지할 수 있다. 출품작 중 김안로의 막내아들 김시(1524~1593)가 그린 ‘야우한와’(野牛閒臥)에서 보듯이 배경은 우리 산수지만 소는 남중국의 물소다. 주자와 송설이 남중국 출신이라는 점과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다. 16세기 퇴계 이황과 율곡 이이가 조선성리학을 이뤄내면서 그림에도 진경산수화가 출현하고 화훼영모화의 소재로 우리 주변의 동식물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화훼영모화는 진경시대에 이르러 겸재 정선(1676~1759)에 의해 독자적 사생 기법이 완성되고 현재 심사정(1707~1769)이 시도한 조선남종화풍으로의 반전을 거쳐 조선 고유색이 다양한 형태로 극대화된다. 패랭이꽃이 피어 있고 참개구리와 나비가 모여든 한여름의 오이밭 풍경을 담은 ‘과전전계’(瓜田田鷄·오이밭의 참개구리)는 진경산수화의 대가 정선이 70대 후반에 그린 그림이다. 겸재풍의 사생 기법을 계승한 변상벽(1730~1775), 김홍도(1745~1806), 김득신(1754~1822)에 의해 절정에 이른다. 표암 강세황(1713~1791), 추사 김정희(1786~1856)는 청조문인화풍의 함축된 생략 기법을 화훼영모에 도입했다. 조선 말기에 이르면 문화 노쇠 현상과 맞물려 사생력이 후퇴하고, 화려하고 장식적인 측면이 부각된다. 옛사람들은 진흙 속에서도 화사한 꽃을 피우는 연을 보고 세속에 물들지 않는 고고한 군자를 떠올렸다. 시서화 삼절로 명성이 높았던 강세황의 ‘향원익청’(香遠益淸·향기는 멀수록 맑다)은 두 포기의 연으로 청정한 자태를 담아냈다. 화훼영모화가 인기 있었던 이유는 사물들이 지닌 의미에 빗대 많은 메시지를 담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잉어는 등용문을 뜻하니 과거에 급제해 출사하라는 뜻을, 모란은 부귀영화를 기원하는 등 문화적 의미를 지닌다. 김홍도의 ‘황묘농접’(黃猫蝶·노란 고양이가 나비를 놀리다)은 화창한 봄날 뜰에 있던 주황빛 고양이가 패랭이꽃을 보고 날아든 검푸른 제비나비를 호기심 가득한 눈빛으로 바라보는 순간을 포착한 그림이다. 평화로운 전원 풍경을 담은 이 그림에는 ‘일흔, 여든이 되도록 청춘을 누리며 뜻하는 대로 이뤄지소서’라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 전시는 내년 3월 27일까지. (02)2153-0608.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간송문화재단 동식물 소재 동양화 걸작 선보인다

    간송문화재단 동식물 소재 동양화 걸작 선보인다

     ‘내 지금 생물을 바라보며 하늘의 마음을 보았노라.’(我今觀物見天心)  조선 전기의 뛰어난 문장가인 매계(梅溪) 조위(曺偉)의 시에 나오는 구절이다. 우리 선조들은 꽃과 새, 곤충과 물고기들을 자연의 일부인 동시에 우주 만물의 섭리가 함축된 존재로 인식했다. 보고, 기르고, 나아가 글과 그림으로 옮겨 내면서 자연과 생명의 오묘한 이치를 터득하고 자신의 성정을 함양하고자 했다.  간송문화재단이 수장 작품 중에서 동식물을 소재로 한 전통 회화작품들을 시기별로 선별해 ‘화훼영모-자연을 품다’전을 서울 동대문 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고 있다. 화훼영모(花卉翎毛)란 꽃과 풀, 날짐승과 길짐승을 가리킨다. 서울 성북구 성북동 간송미술관에서 1년에 두번씩 열던 소장품전을 DDP 개관과 함께 대중 속으로 들여온 뒤 여는 다섯 번째 기획전으로, 그림을 통해 시대 정신과 기법의 차이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이번 전시에는 오세창 선생이 화첩으로 만들어 소장하던 고려 공민왕(1330~1374)의 ‘이양도’(二羊圖)부터 조선왕조 말기의 이도영(1884~1933)이 그린 ‘백령식록’(百齡食祿)까지 550년의 기간 동안 각 시기를 대표하는 거장들의 작품 90여점이 출품됐다.  한국민족미술연구소 백인산 연구실장은 “선조들은 동식물들을 통해 도덕적 이상과 더불어 무병장수나 입신출세, 부귀영화 등과 같은 현세적 욕망을 담아내곤 했다”며 “시대별 화법의 변화와 각 소재들이 담고 있는 상징, 문화적 코드를 맞춰 가며 읽으면 더욱 재미있게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고려 말 조선 초 주자성리학의 도입과 정착 시기에는 중국 남방 화풍의 강한 영향을 감지할 수 있다. 출품작 중 김안로의 막내아들 김시(1524~1593)가 그린 ‘야우한와’(野牛閒臥)에서 보듯이 배경은 우리 산수지만 소는 남중국의 물소다. 주자와 송설이 남중국 출신이라는 점과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다. 16세기 퇴계 이황과 율곡 이이가 조선성리학을 이뤄내면서 그림에도 진경산수화가 출현하고 화훼영모화의 소재로 우리 주변의 동식물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화훼영모화는 진경시대에 이르러 겸재 정선(1676~1759)에 의해 독자적 사생 기법이 완성되고 현재 심사정(1707~1769)이 시도한 조선남종화풍으로의 반전을 거쳐 조선 고유색이 다양한 형태로 극대화된다. 패랭이꽃이 피어 있고 참개구리와 나비가 모여든 한여름의 오이밭 풍경을 담은 ‘과전전계’(瓜田田鷄·오이밭의 참개구리)는 진경산수화의 대가 정선이 70대 후반에 그린 그림이다. 겸재풍의 사생 기법을 계승한 변상벽(1730~1775), 김홍도(1745~1806), 김득신(1754~1822)에 의해 절정에 이른다. 표암 강세황(1713~1791), 추사 김정희(1786~1856)는 청조문인화풍의 함축된 생략 기법을 화훼영모에 도입했다. 조선 말기에 이르면 문화 노쇠 현상과 맞물려 사생력이 후퇴하고, 화려하고 장식적인 측면이 부각된다.  옛사람들은 진흙 속에서도 화사한 꽃을 피우는 연을 보고 세속에 물들지 않는 고고한 군자를 떠올렸다. 시서화 삼절로 명성이 높았던 강세황의 ‘향원익청’(香遠益淸·향기는 멀수록 맑다)은 두 포기의 연으로 청정한 자태를 담아냈다. 화훼영모화가 인기 있었던 이유는 사물들이 지닌 의미에 빗대 많은 메시지를 담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잉어는 등용문을 뜻하니 과거에 급제해 출사하라는 뜻을, 모란은 부귀영화를 기원하는 등 문화적 의미를 지닌다. 김홍도의 ‘황묘농접’(黃猫弄蝶·노란 고양이가 나비를 놀리다)은 화창한 봄날 뜰에 있던 주황빛 고양이가 패랭이꽃을 보고 날아든 검푸른 제비나비를 호기심 가득한 눈빛으로 바라보는 순간을 포착한 그림이다. 평화로운 전원 풍경을 담은 이 그림에는 ‘일흔, 여든이 되도록 청춘을 누리며 뜻하는 대로 이뤄지소서’라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 전시는 내년 3월 27일까지. (02)2153-0608.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박현갑의 시사 궁금증 풀이 8] 무크 첫날 2만명 ‘열공’... 27%가 석-박사

    [박현갑의 시사 궁금증 풀이 8] 무크 첫날 2만명 ‘열공’... 27%가 석-박사

     오프라인 중심의 대학 강좌 수강을 클릭 한번으로 손쉽게 할 수있는 온라인 공개 무료강좌(MOOC)가 오는 26일 국내에서 첫 서비스를 시작했다. 첫 날 학습자가 2만명을 넘어선 가운데 학습자의 64%가 30대 이상이다. 게다가 수강생의 27%는 석·박사 학위소지자들이다. 무크가 국내 고등교육 혁신과 국민의 평생학습 시대를 열 수 있는 계기가 될 지를 짚어본다.  26일 무크 사업을 주관하는 국가평생교육진흥원에 따르면 한국형 온라인 공개강좌(K-MOOC)서비스는 이날 성공적으로 시작됐다. 무크 운영기관인 국가평생교육진흥원 관계자는 “현재 2만명정도가 수강신청을 했으며 서울대 등 13개 강좌가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소개했다.  수강 신청자 2만명을 연령대별로 보면 20대가 36%로 제일 많다. 이어 30대와 40대 각 23%씩, 50대 13%, 60대 4% 순이다. 성비로는 남자 55%, 여자가 45%로 파악되고 있다. 학력의 경우 학사가 44%로 제일 많았으며 석사 20%에 박사도 7%로 파악됐다. 나머지는 전문학사, 고졸자 또는 학력수준을 밝히지 않은 경우다.  케이 무크는 서울대 등 국내 10개 대학에서 27개 강좌 개설로 출발했다. 10개 대학은 서울대, 경희대, 고려대, 부산대, 서울대, 성균관대, 연세대, 이화여대, 포항공대, KAIST, 한양대다. 학교당 1억원의 예산을 교육부로부터 지원받는다. 당초 48개 대학이 신청했다.  제공되는 강좌는 모두 27개다. 이준구 서울대 교수의 경제학 들어가기, 이종필 고려대 교수의 일반인을 위한 일반상대성 이론, 김희수 부산대 교수의 생명의 프린키피아 등 인문 사회 과학 분야의 강좌들이다.  무크 수강은 홈페이지(www.kmooc.kr)에 접속해 가입신청을 한 뒤, 원하는 강좌를 신청하면 된다. 한양대와 성균관대 등에서 개설한 13개 강좌는 26일부터, 서울대나 포항공대 등의 14개 강좌는 다음달 2일부터 강의를 시작한다. 수강 신청은 강의 시작 이후라도 가능하다. 한양대에서 개설한 강좌의 경우, 종강 전이라도 신청하면 수강할 수 있다  교육부는 시범운영을 거쳐 해마다 강좌 수를 늘린다는 계획이다. 2016년 80여개, 2017년 300개에 이어 2018년까지 500개 이상의 양질의 강좌를 확보할 계획이다.  정부 계획대로 무크 강좌가 활성화된다면 국내 고등교육에는 적지않은 변화가 생길 전망이다. 학령인구 감소로 구조조정 위기상황에 놓인 대학들로서는 일반인들을 겨냥한 무크 프로그램 활성화로 활로를 찾을 수 있다. 평생학습 시대를 맞아 재교육 필요성을 느끼는 일반인들 입장에서도 양질의 콘텐츠를 접할 수 있어 바람직하다. 평생교육진흥원 관계자는 “무크가 잘 정착된다면 대학도 오프라인 중심의 교육방식에서 탈피해 다양한 교육방법을 연구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무크(MOOC)는 학습자 제한없이 누구나(Massive), 무료로(Open), 인터넷(Online)으로 대학 강의(Course)를 수강할 수 있는 온라인 공개강좌다. 기존 이러닝과 차이점이라고 하면 토론, 질의·응답 등 교수와 학생간 상호작용이 이뤄진다는 점이다. 또 하나 수강인원에 제한도 없다. 대표적인 무크 사이트로는 코세라(www.coursera.org),Edx(www.edxonline.org), 유다시티(www.udacity.com)등이 있다. 2012년 스탠포드 대학 교수들이 서비스를 시작한 ‘코세라’는 1000여개 강좌를 제공 중이며 이용자가 1500만명이나 될 정도로 세계 최대규모의 온라인 강좌를 운영하고 있다.  코세라가 지난 9월 공개한 ‘온라인 강의에서의 학습자 성과’라는 자료에 따르면 무크는 학생보다는 30대 등 직장인들이 더 많이 이용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5만여명의 코세라 사용자를 대상으로 지난해 12월에 설문조사를 한 결과, 52%가 “자기 계발과 직업 경력에 도움을 받으려고 온라인 강의를 듣는다.”고 답했다. 이 가운데 62%는 “온라인 강의를 들어 실제로 업무를 더 잘 처리할 수 있었다.”고 답했고, 43%는 “새 직업을 구하는 과정에서 더 좋은 자질을 얻었다.”고 했다. 특히 26%는 “실제로 새 직장을 구했다.”고 답했다.  학문을 배우기 위해 코세라를 찾는 사람은 전체 응답자의 27%였다. 응답자 중 58%는 풀타임 직장인이었으며 12%는 파트타임이었다. 32%는 학사학위 소지자였고, 37%는 석사학위를 갖고 있었다. 9%는 박사학위 소지자였다. 나이대는 30대 사용자가 25%로 가장 많았다. 이어 20대가 24%였으며 60대 이상도 16%정도 존재했다.  박현갑 기자 eagleduo@seoul.co.kr
  • 몸을 들여다보며 인문학과 만나게 되는 책 두권

    몸을 들여다보며 인문학과 만나게 되는 책 두권

     손의 비밀/E.F.쇼 윌기스 엮음/오공훈 옮김/정한책방/345쪽/1만 7000원  뼈가 들려준 이야기/진주현 지음/푸른숲/344쪽/1만 7000원    몸은 정직하다. 상처가 생기면 아파하고, 시간의 흐름에 맞춰 자라고 늙어가고, 죽는다. 특히나 손은 유구한 인류의 역사에서 많은 일을 해냈다. 27개의 뼈, 24개의 근육, 32개의 관절로 이뤄진 손이 있어 인간은 호모 파베르로서 존재할 수 있게 됐다. 도구를 사용해서 사냥을 하고 불을 피웠다. 멋지게 바이올린을 연주하고 피아노 건반을 두드리고, 신묘한 붓질로 가슴을 움직이는 그림을 그려냈다. 언어의 기능에 장애가 생겼을 때는 수화(手話)처럼 의사소통의 수단이 됐고, 글자를 짚어가며 읽는 역할도 했다. 성공적으로 계약을 체결한 뒤 믿음의 지속을 다짐하며 악수를 나눴다.  야구장에서는 역전 홈런을 쳤고, 농구 바스켓 안으로 버저 비터를 날렸다. 불교에서는 다양한 손짓으로 우주의 진리에 다가서고, 명상수행의 깨달음을 전하고 나눴다. 미켈란젤로가 바티칸 시스티나 성당에 그린 ‘아담의 창조’는 신이 인간에게 생명을 불어넣는 행위를 손가락을 맞대는 것으로 갈음했다. 손의 중요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그림이다.  ‘손의 비밀’의 대표 저자인 윌기스는 의학박사다.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 메드스타 유니언 메모리얼병원의 ‘커티스 국립 손 센터’ 전·현직 전문의 15명이 함께 썼다. 윌기스는 ‘손과 뇌의 관계는 왓슨과 셜록 홈스의 관계와 같다’고 표현하며 뇌의 가장 충실한 비서관이 손이라고 강조했다.  손 전문의들답게 몸의 숱한 부분 중에서 특히 손의 기능과 역할에 집중한다. 손의 해부학적 구조, 손의 기능적 특성, 손의 부상 및 질환에 대한 수술적·비수술적 치료 방법 등을 소개한다. 실생활에서 유용한 정보들이 있는 만큼 출판사가 밝힌 대로 의학교양서로 분류돼도 이상할 게 없다. 하지만, 책의 미덕은 단순히 기술적이고 실용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데 있지 않다. 손이 인류사적 발전과 어떤 상관성이 있는지, 손의 상관관계 등 손에 아로새겨진 인문학적 의미를 규명한다.  그렇다면 죽거나 크게 다쳐서야 비로소 직접 눈으로 볼 수 있는 뼈는 어떨까. 살갗과 살 안쪽에 숨겨져 보이지 않으니 뼈는 죽음을 지각하는 것과 맞닿아 있다. 하지만 ‘뼈가 들려준 이야기’의 저자인 법의(法醫)인류학자 진주현 박사에게 뼈는 인간의 모든 것을 기록하고 있는 인류학의 보고(寶庫) 자체다.  인류의 기원 및 삶의 형태를 확인시켜주는 것도 뼈로 인해 가능하고, 지구 위에서 인간의 시대 이전에 존재한 뒤 사라졌던 생명체의 모양과 특질을 알려주는 것 또한 뼈다. 이제껏 아무도 공룡을 직접 본 사람이 없음에도 수없이 많은 공룡의 종을 시기별로 세분하고, 생김새와 서식의 형태를 나눈 것은 그 대표적 사례 중 하나다. 미국 드라마 ‘CSI 시리즈’에서 완전범죄를 꿈꾸는 음험한 욕망을 좌절시키는 것도 뼈다. 문자가 없어도, 누군가의 증언이 없어도 가능한 일이 무궁무진하다. 아무리 오래전에 묻혀져 있었을지라도 어린 시절 모유 수유는 언제까지 했는지, 주로 먹었던 음식은 어떤 것인지, 고질적인 질병을 갖고 있지는 않았는지 등을 알려준다.  저자의 이력 자체가 독특하다. 서울대 고고미술사학과에 입학한 뒤 미국 스탠퍼드대, 펜실베이니아 주립대에서 인류학을 공부하며 각각 석·박사 학위를 땄다. 2008년부터 미국 하와이에 있는, 미 국방부 전쟁포로 및 실종자 확인기관(DPAA) 소속 인류학감식연구소 연구원으로 재직하고 있다. 한국인으로는 처음이다. 한국전쟁, 베트남전쟁은 물론, 제2차 세계대전 때 실종된 미군의 유해를 발굴하는 일을 하고 있다. 베트남, 중국, 한국 등에서 풍찬노숙도 마다하지 않으면서 흙 속에 묻혀 풍화된 뼛조각을 찾고, 그 뼛조각에 새겨져 있는 숨은 사연에 귀 기울인다. 최근 4년 동안 북한에서 송환한 미군의 유해 208구를 분석하는 ‘K208프로젝트’를 전담하고 있다.  낯선 분야에 대해 생생한 현장 경험과 함께 전문적 지식을 담았다. 인류학은 물론, 진화생물학, 법의학, 고생물학 등에 대한 통섭적 관심과 지식을 풍성하면서도 어렵지 않게 풀어냈다. 인디애나 존스를 떠올리게 하는 루이스 리키, 도널드 조핸슨 등 초기 인류학자들의 모험 이야기, 방사성탄소연대측정법, DNA 무한복제 기술 같은 어려운 과학용어도 재미있게 풀어썼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