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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野통합행동 “문재인·안철수, 야권통합 비상기구 만들라”

     새정치민주연합 중립성향 중진 8인 모임인 ‘통합행동’은 16일 문재인 대표와 안철수 전 대표의 협력을 토대로 한 비상기구 구성을 공개 요구했다.  통합행동(김부겸 김영춘 민병두 박영선 송영길 정성호 정장선 조정식)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문·안 협력의 복원이 중요하며 안 전 대표가 제시한 부정부패 척결과 낡은 진보 청산, 수권비전위원회 구성 등은 공론화되고 수용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문·안 협력의 실질적 구성과 운영을 위해 세대혁신비상기구를 구성하여 구체적 혁신 프로그램을 집행해야 한다”면서 “비상기구는 당의 혁신안과 함께 안 전 대표의 혁신안을 수용·보완하고 젊고 능력있는 인재를 영입함과 동시에 제 세력과의 협의를 통해 총선을 준비해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와관련 조정식 의원은 “비상기구는 비대위가 될지, 선대위가 될지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문재인, 안철수 두 분을 중심으로 당내 의견을 수렴해 안을 만들고 제시해 달라는 것”이라면서 “그다음 단계인 야권통합으로 가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병두 의원은 “‘세대혁신’이란 이름을 붙인 것은 선수와 관계없이 혁신적이고 통합에 기여할 수 있는 구성이 되야 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한편, 당내 비주류 모임 ‘민주당의 집권을 위한 모임(민집모)’은 당초 이날로 예정됐던 문 대표 퇴진 촉구 기자회견을 연기했다. 모임 소속 김동철 의원은 “문 대표 사퇴 촉구 기자회견은 지난 14일 민중대회 당시 경찰의 살인적 진압사건에 대한 당의 총력 대응이 필요하다는 점과 문 대표에게 결단을 위한 시간을 좀 더 줄 필요가 있다는 의견 등 당 내외 상황을 반영해 ‘며칠 연기하자’고 의견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문병호 의원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문 대표 사퇴 요구’ 회견을 연기하고 좀 더 당내 상황을 지켜보기로 했다”면서 “주말까지 상황을 점검한 뒤 다음 주 월요일(23일)에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그는 “당내 여러 의원과 정파들이 나름 수습을 위해 고민 중이고 대안을 만드는 상황이기 때문에 지켜보고 재논의하기로 했다”고 부연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사설] 여야 의원정수 확대 꿈도 꾸지 말라

    어제 여야는 내년 총선에 적용할 선거구 획정안을 절충하느라 온종일 진통을 겪었다.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야 하는 법정 시한 하루 전날까지 극심한 산고를 치른 셈이다. 법을 만드는 국회가 스스로 위법적 상황을 자초한 것도 문제이려니와 협상의 교착을 의원 수를 늘려 풀겠다면 염치없는 일이다. 여야는 의원 정수 확대는 안 된다는 데 이미 국민적 공감대가 이뤄졌음을 직시하기 바란다. 총선을 코앞에 두고 선거구 획정을 지각 처리하는 행태는 정치권의 고질이었다. 이번엔 문제가 더 심각하다. 종전엔 일부 지역구만 조정됐기에 행정상 큰 문제가 없었지만, 올해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라 현행 선거구 구역표 전체가 무효가 될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이런 심각한 상황으로 몰리게 된 근본 원인은 여야의 당략 탓이다. 여야가 의원 정수를 300명으로 유지하라는 게 국민의 뜻임을 받아들였다면 타협이 불가능하진 않았을 터다. 피차 농어촌 선거구 수 축소를 최소화하기로 공감했다면 현행 지역구 수(246개)와 비례대표 의석 수(54석)를 적정하게 조정하지 못할 이유는 없었다. 헌재는 지난해 선거구별 인구편차 3대1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리면서 2대1의 새 기준을 제시했다. 이에 따라 농어촌 선거구 축소가 불가피한데, 지역 대표성의 약화를 막기 위해 축소 폭을 줄이려면 그만큼 비례대표를 줄이면 되는 것이다. 물론 지역구도 완화를 위해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도입하자는 새정치민주연합의 주장도 명분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렇게 해서 군소 지역당이 난립하는 게 우리 정치 풍토에 적합한 것인지에 대해선 논란의 여지가 있다. 비례대표를 소폭으로 줄인다면 석패율제 도입 등 지역주의 해소를 위한 제3의 대안 모색도 가능하다. 그러나 새정치연합은 며칠 전 이병석 정치개혁특위 위원장의 중재안마저 거부했다. 현행 의석 수를 유지하면서 지역구를 일정 부분 늘리고, 비례대표제는 정당득표율에 따른 의석 수의 과반을 보장해 주는 ‘균형 의석’으로 변환시켜 여야 간 이해를 절충하는 안이었다. 이처럼 결국 야권이 한사코 비례대표를 단 몇 석도 줄이지 못하겠다니 의원 정수를 늘리자는 꼼수가 고개를 드는 것이다. 거듭 강조하지만 여야는 의원 기득권 확대에 눈이 멀어서는 안 될 것이다. 의원 수가 모자라 국회가 정부의 독주를 견제하지 못하거나, 대안을 제시하지 못한다고 보는 국민이 얼마나 되겠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미국과 일본 등은 우리보다 의원 1인당 인구가 훨씬 많지 않은가. 농어촌 지역 대표성 유지나 직능 전문성을 살린 비례대표의 필요성도 고려해야겠지만, 유권자의 헌법상 평등권 보장을 위한 인구 등가성 원칙을 지키는 것을 우선할 순 없다. 헌재가 선거구별 인구편차를 2대1로 정했다면 그에 따라 합리적으로 지역구부터 조정하는 게 먼저라는 얘기다. 비례대표가 직능 전문성보다는 여야 당 지도부의 낙하산식 전략공천의 방편으로 활용된 측면이 강했던 게 저간의 사정이 아닌가. 그렇다면 비례대표를 조금도 줄이지 말아야 한다고 고집하는 것은 별반 설득력이 없다고 봐야 한다.
  • [‘땅의 재난’ 관리 선진국에서 배운다] 美, 도심형 싱크홀은 상하수도관 정비…자연발생형은 보험 해결

    [‘땅의 재난’ 관리 선진국에서 배운다] 美, 도심형 싱크홀은 상하수도관 정비…자연발생형은 보험 해결

    지난달 15일(현지시간) 오후 2시 미국 뉴욕 브루클린 선셋파크 5번가와 64번가 교차로. ‘횡단보도 폐쇄’라고 적힌 팻말 너머로 공사가 한창이다. 여기는 두 달 전까지만 해도 조용하고 평온했던 곳.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전날 밤까지 멀쩡했던 길이 밑으로 큼직하게 뚫렸는데 불안하죠. 처음에는 매캐한 가스 냄새가 진동해서 가스관이 붕괴된 줄 알았어요.”(에드윈 마르티네스·15) 올 8월 4일 이곳에서는 지름 6m의 거대한 싱크홀이 발생했다. 수십 년간 지하 6m 깊이의 황토빛 흙에 파묻혔던 거대한 상수도관이 하루아침에 민낯을 드러냈다. 예고 없이 생긴 싱크홀이었다. 원인 조사와 복구 작업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뉴욕시 환경보호과와 용역 계약을 맺은 공사업체 관계자는 “12m를 더 굴착해 관의 상태를 직접 확인해야 정확한 원인 파악이 가능하겠지만, 매설된 지 100년도 더 된 관로의 노후화 때문으로 추정하고 있다”며 “최근 발생한 도로 함몰들은 대부분 이런 이유였다”고 설명했다. 교차로 인근 상인들은 울상이었다. 도로가 통제되면서 손님들의 발길이 뚝 끊겼기 때문이다. 땅 면적이 남한의 98배에 이르는 미국에서는 싱크홀이 다양한 요인으로 형성된다. 서울처럼 인위적인 개발로 발생하는 지반 침하를 일컫는 ‘도심형 싱크홀’이 빈번한 곳이 뉴욕이다. 뉴욕은 브롱크스, 맨해튼, 브루클린, 퀸스, 스테이튼아일랜드 등 5개 자치구(카운티)로 구성돼 있다. 이 중에서도 맨해튼은 선캄브리아기 기반암과 수만년 된 퇴적층이 쌓인 지반이다. 지질 및 토목학 전문가들은 뉴욕을 지반이 단단한 암석으로 이뤄진 지역으로 손꼽는다. 덕분에 건축물을 세우거나 터널을 뚫어 지하철을 개통해 지하수를 퍼내도 부분적인 도로 함몰은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이런 뉴욕에도 복병은 있다. 노후화된 사회기반시설이다. 지하철, 상하수도관 등 시내 대부분의 사회기반시설은 세워진 지 100년이 넘었다. 지하 구조물 중에서도 가장 규모가 큰 것은 상수도관이다. 미국수도협회(AWWA)에 따르면 미국에서 상하수도관이 매설된 시기는 크게 1800년대 후반, 1920년대 후반, 제2차 세계대전(1945년) 이후로 나뉜다. 미국 50개 주 가운데 향후 20년간 노후화된 상하수도관 정비가 가장 시급한 지역은 뉴욕, 캘리포니아, 텍사스 등 3개 주다. 3350억 달러(약 381조원)의 비용이 들어갈 것으로 추산된다. 새뮤얼 아리아라트남 애리조나주립대 교수는 “미국에서 도심형 싱크홀이 발생하는 가장 큰 요인은 상하수도관 파손 때문”이라며 “파이프(관로)가 손상된 지점에는 대부분 싱크홀이 생긴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올 8월 4일과 6일 이틀 간격으로 브루클린, 브롱크스 등 뉴욕에서 발생한 두 차례의 싱크홀은 모두 노후화된 상수도관 파손이 원인이었다. 수압이 거센 상수도관에 균열이 생겨 새나간 물이 지반을 연약하게 만들었다. 흙이 물에 쓸려 빠져나가면서 형성된 지하 동공은 비가 많이 오면 지표면부터 가라앉는다. AWWA와 미국 환경보호청(EPA) 등은 상하수도관 파손의 원인, 피해 규모 등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연구 용역을 발주하고 있다. 그럼에도 현재 노후화된 상하수도관의 교체율은 전체의 0.5%에 그친다. 밥 브링크먼 뉴욕 롱아일랜드 호프스트라대 지질학과 교수는 “주정부 차원에서 상하수도관에 사용된 소재가 무엇인지 분석하고, 수명을 예측해 순차적으로 교체 작업을 벌이고 있지만, 수만㎞의 관로를 일일이 점검하려면 워낙 비용이 많이 들어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뉴욕 퀸스 화이트스톤 지역에서는 2009년 다른 이유로 땅이 자주 꺼졌다. 홍수가 빈번한 저지대에 배관 시설이 충분하지 않은 게 요인이었다. 비가 올 때마다 갑자기 늘어난 물의 양을 소화할 배관 시설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통상 하수도관은 물이 관로의 50%도 채우지 않고 흐르는 게 일반적인데, 이 지역은 하수도관을 통과하는 물의 양이 관로의 수용 능력을 초과했다. 이 때문에 관로는 빠르게 낙후됐고 지하수 유실 등으로 지반까지 약해지면서 도심형 싱크홀이 우후죽순 생겨났다. 당국은 배관 시스템 재정비를 통해 문제를 해결했다. 뉴욕은 한국과 달리 사전 시추조사가 법으로 의무화돼 있지는 않다. 시추조사는 지하에 있는 흙을 직접 채취해 지질 구조를 분석하는 조사다. 뉴욕은 이런 세부 사항은 시공자와 발주자가 협의해 정하도록 내버려 뒀다. 자율이 주어지되 엄격한 책임이 따르도록 했다. 에드 카바잔지안 애리조나주립대 교수이자 미국토목학회(ASCE) 전 회장은 “부실 시공으로 나중에 인근 건물주나 시민들에게 피해가 발생하면 시정부를 비롯해 다양한 주체들이 시공사를 상대로 거액의 소송을 걸고 보상을 받게 돼 있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김주형 한국건설기술연구원 박사는 “한국이나 일본은 법적으로 의무화된 사항들이 많다 보니 지반조사가 안전을 담보할 수준으로 됐느냐보다는 의무사항을 준수했느냐, 즉 형식적인 측면에 좀 더 초점이 맞춰지는 경향이 있다”며 “그에 비해 안전 자체에 좀 더 중점을 두는 미국 시스템이 더 효율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플로리다, 텍사스, 앨라배마, 켄터키, 펜실베이니아 등 7개 주는 미국에서 지질적 요인에 의한(자연발생형) 싱크홀이 집중적으로 발생하는 곳이다. 이 지역의 지반을 구성하는 석회암, 암염 등이 지하수, 빗물 등 물과 만나 녹아내리면서 지하에 빈 공간이 만들어졌다가 약해진 지반이 내려앉아 구멍이 뚫려 발생하는 형태다. 2013년 2월 28일 플로리다주에서는 집에서 잠자던 남성이 순식간에 15m 땅속으로 빨려들어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그날 이후 싱크홀에 대한 공포가 커지자 미국 내무부 산하 지질조사국(USGS)은 항공우주국(NASA)과 함께 같은 해 위성, 레이더 등으로 싱크홀의 전조 증상을 탐사해 발생 가능성을 예측한 지도 제작에 들어갔다. USGS는 미국 전체 영토의 40%가 지질적 요인으로 싱크홀이 발생할 위험이 있다고 진단했다. 플로리다주에서 싱크홀이 화두가 된 것은 20세기 이후다. 지질 상태는 그대로였지만 지역 내 유입 인구가 늘면서 대지 사용률이 높아지다 보니 자연스럽게 싱크홀 문제가 생겨났다. 싱크홀로 인한 재산 피해가 심각해지자 정부는 골머리 앓았다. 그 결과 나온 대안이 ‘시장의 손’에 맡기는 것이었다. 플로리다에서 보험업을 하려면 싱크홀 관련 보험 상품에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한다. 단, 서서히 일어나는 지반 침하는 싱크홀 범주에서 제외된다. 부동산 소유자들이 위험을 사전에 충분히 인식하고 대처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플로리다주 정부는 1970년대 센트럴플로리다대학에 ‘싱크홀 인스티튜트’라는 전담 연구기관을 설립했다. 지금은 이 기관의 기능이 플로리다주 지질조사국(FGS)으로 이관됐다. 싱크홀 발생 후 원인 조사 및 복구도 부동산 소유자와 보험사가 해결해야 할 몫이다. 플로리다주 소방 당국은 싱크홀이 발생했다는 신고가 들어오면 출동해 수도, 가스 등에 이상이 없는지만 확인한다. 지반이 무너진 이유에 대해서는 부동산 소유자가 직접 지질공사 업체를 고용해 비용을 지불하고 조사해야 한다. 글 사진 뉴욕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아하! 우주] 나사, 고장난 우주선·위성 수리하는 ‘로봇 우주선’ 공개

    [아하! 우주] 나사, 고장난 우주선·위성 수리하는 ‘로봇 우주선’ 공개

    우주에 있는 인공위성이나 혹은 그보다 더 멀리 떨어진 우주선이 고장 나면 이를 수리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지금까지 영화로 만들어진 아폴로 13호처럼 아찔한 순간도 있었고 허블 우주 망원경처럼 우주 왕복선을 이용해서 극적으로 수리에 성공한 것은 물론 성능 업그레이드와 수명을 연장한 경우도 있었지만, 이는 예외적인 경우에 속한다. 대부분의 경우 고장 나서 더는 임무를 수행할 수 없게 된 우주선이나 인공위성은 그냥 버릴 수밖에 없다. 문제는 기능이 멀쩡한데 한두 부품의 이상이나 혹은 연료가 떨어진 경우라면 매우 경제적으로 낭비인 건 물론이고 위험한 우주 쓰레기를 남기게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사람이 직접 우주선을 타고 가서 수리하는 것은 보통은 인공위성 자체보다 큰 비용이 드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유인 우주선은 매우 크고 비싸기 때문이다. 허블 우주 망원경 정도가 예외라고 할 수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할 가장 합리적인 대안은 인공위성이나 우주선을 수리할 수 있는 로봇 우주선이다. 나사는 이를 위해 VIPIR(Visual Inspection Poseable Invertebrate Robot)이라는 명칭의 로봇을 개발 중이다. 이 작은 로봇은 인공 위성의 연료를 보충하는 RRM(Robotic Refueling Mission)과 함께 인공 위성을 수리하는 역할을 한다. VIPIR이 인공위성의 고장 부위를 검사하는 방식은 의사가 내시경으로 수술 없이 내부 장기를 들여다보는 것과 똑같다. 다만 인공 위성이나 우주선의 내부는 매우 비좁으므로 나사는 지름 1.2mm에 불과한 산업용 내시경(borescope)을 개발했다. 이 내시경은 224x224픽셀의 낮은 해상도를 가지고 있으나 컬러로 위성 내부의 상태를 식별하는 데 사용할 수 있다. VIPIR은 2015년 5월 4일, 국제 유인 우주정거장에서 첫 테스트를 성공적으로 진행했다. 작은 산업용 내시경으로 테스트 위성의 내부를 살피는 데 성공한 것이다. 다만 현재로써는 고장 부위를 식별할 수 있는 수준이고 아직 수리할 능력은 없다. 연료가 떨어진 인공위성이나 우주선에 연료를 재급유해주는 RRM의 경우 이미 2013년에 첫 테스트에 성공했다. 중력과 공기가 있는 지구와는 달리 잘 밀폐를 하지 않으면 연료가 쉽게 새는 우주 공간에서 나사가 개발한 특수한 밸브는 성공적으로 연료를 우주선에 공급했다. 아직 실용화까지는 많은 연구가 남아있지만, 앞으로 나갈 길은 명확하다. 미래 우주선과 인공위성, 특히 지구에서 먼 거리에서 임무를 수행할 차세대 망원경과 관측 우주선에 연료를 재공급하고 수리해서 수명을 연장하는 것은 매우 비용 효과적일 뿐 아니라 우주 쓰레기를 줄이는 데도 도움을 줄 것이다. 고든 정 통신원 jjy0501@naver.com
  • SNS에 비난 도배… 국편, 대표 집필진 고심

    국정 한국사 교과서의 대표 집필을 맡기로 했던 최몽룡(69) 서울대 명예교수가 위촉된 지 이틀 만에 예상 밖의 악재로 중도 하차했다. 가뜩이나 집필진 구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사편찬위원회로선 또 하나의 암초를 만난 꼴이 됐다. 국정 한국사 교과서의 선사시대 부분을 담당하기로 했던 최 명예교수는 서울신문의 단독 보도를 통해 대표 집필자로 알려졌을 때만 해도 의욕적인 모습을 보였다. 그는 취재진에 “한국사 교과서 집필에 애정이 있어 선뜻 허락했다. 부담이나 망설임은 없었다”고 말했다. 또 “1년 안에 교과서 집필이 가능하다. 정부를 믿고 국사편찬위를 믿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집필자로 선정된 사실이 알려진 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인터넷에서 비난이 이어지면서 심적 부담감이 커졌고, 자택에서 가진 기자회견 뒤 여기자들을 성희롱 했다는 의혹이 6일 보도되면서 논란의 대상으로 떠올랐다. 최 명예교수의 갑작스러운 사퇴에 국사편찬위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국사편찬위는 오는 20일까지 새 대표 집필자를 구해야 한다. 초빙하더라도 명단을 공개할지는 미지수다. 국사편찬위 관계자는 “집필진 구성을 마무리한 뒤 대표 집필진만이라도 공개할지를 두고 논의 중이었지만, 공개가 어려워질 가능성이 더 커졌다”고 말했다. 그는 “최 명예교수 외 신형식 이화여대 명예교수에게 가해진 인터넷 비난에서 보듯 예상 밖의 격한 반응이 나오고 있다”고 공개의 어려움을 설명했다. 앞서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전체 집필진 명단 공개 방침을 바꾸고 “대표 집필진만 공개하겠다”고 해 논란이 됐다. 국사편찬위는 이와 관련해 “집필진 의사에 따르겠다”며 이를 꺼리는 분위기다. 주진오 상명대 역사교육학과 교수는 “국사편찬위가 최 명예교수 사태를 이유로 대표 집필진마저 공개하지 않으면 제대로 교과서를 쓰는 것 자체가 불가능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경찰청은 국정교과서와 관련한 명예훼손 등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청 수사1과는 이날 “필진 등의 신변보호 요청이 있으면 즉각 조치하고, 건전한 의견 개진이 아닌 악의적 불법 행위에는 엄정 수사할 방침”이라고 발표했다. 검찰도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의 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 시국선언과 관련한 고발 사건에 대해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 서울중앙지검은 이날 이 사건을 공공형사수사부(부장 이문한)에 배당했다. 한편 정부의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에 반대하는 역사 교수들은 대안 도서 개발에 나서기로 했다. 국내 최대 역사학회인 한국역사연구회는 “대안 한국사 도서 개발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연구회 회장을 맡고 있는 서울대 국사학과 정용욱 교수는 “압축적인 내용이 담긴 교과서 형식이 될지, 아니면 일반도서 형식이 될지 정해진 것은 없다”면서도 “역사학계의 주류 해석과 최신 연구 결과를 담을 것이기 때문에 국정교과서를 보는 학생들을 위한 대안 참고서 정도는 충분히 될 것”이라고 말했다. 출간 시기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새출발 한·일 관계] (하) 안보 협력과 다자외교

    지난 2일 서울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은 이견과 갈등 속에서도 관계 개선 의지를 재확인한 자리였다. ‘상황 관리 및 개선’에 무게가 실렸다. 3년 5개월 만에 한·일 정상의 만남을 재개하고, 한국 주도로 3년여 만에 한·중·일 3국 정상을 한자리에 모아 회의 정례화 합의를 주도한 것은 한국이 외교적 활동 공간을 넓힌 것으로 평가받는다. 급변하는 동북아 정세 속에서 한국이 움직일 공간과 선택권을 넓히는 이니셔티브를 쥐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중국의 군사 강대국화, 남중국해 통항 자유권 논란, 미·일 안보협력 강화와 일본의 ‘보통국가화’ 속에서 한국 외교는 강대국 사이에 끼여 선택의 딜레마를 안고 고민해 왔다. 그 속에서 한·일 회담은 특히 박근혜 대통령의 중국 전승절 기념식 참석으로 고조됐던 ‘한국의 중국 경사론’에 대한 미·일의 의심과 경계를 어느 정도 해소하고 다자적 관계를 주도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줬다. 앞으로 군사정보보호협정 재추진 등 군사협력을 포함한 한·일 간 전방위적인 협력은 미·중·일의 삼각관계 속에서 한국의 입지 강화와 활동 공간 확대의 기틀이 될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한국이 특정국에 일방적으로 경사돼 있지 않고 사안에 따라 국제 평화와 동북아 안정 등의 원칙과 명분 속에서 선별적인 선택과 역할을 할 수 있는 ‘작지만 강한 국제사회의 선도국’임을 각인시켜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다자적인 관계 강화는 강대국에 둘러싸인 상황에서 더 필요하다. 강대국들에 둘러싸인 한국에 ‘힘의 외교’를 대신할 ‘명분과 도덕의 외교’는 생명줄이다. 이런 차원의 연장선에서 한국이 러시아와 몽골, 북한 등을 끌어들여 ‘동북아 안보대화’ 같은 협의체를 제도화하는 노력도 시도해 볼 만하다. 이 과정에서 일본과의 안보 등 탄력적인 협력은 두 나라의 대외 협상력과 활동 공간을 확대하는 통로가 될 수 있다. “슈퍼파워가 아닌 미들파워 국가이면서 전략적 공통점이 많은 한·일이 대미 및 대중 정책에 대해 서로 협력할 수 있는 상황이 돼야 국제사회에서 두 나라의 선택권이 넓어지고 미·중으로부터 더 존중받게 될 것”이란 일본 내 한국 연구의 석학 오코노기 마사오 게이오대 명예교수의 지적도 같은 맥락에서 나온 것이다. 중국에 대한 무역 의존도 및 대북 억제에 대한 기대가 가파르게 높아지면서 한국 대중 의존도의 비대칭성과 전략적 취약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한국의 자존과 독자성, 교섭력 강화를 위해서는 더 많은 선택 카드와 대안이 필요하다. 주변국들과의 다자적인 네트워크 강화는 이런 점에서도 필수적이다. 한·일 관계 정상화는 한국의 외교 전략적 공간 확대의 출발점으로 삼을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고장 난 우주선·위성 수리합니다”...나사 ‘수리 로봇 우주선’ 공개

    “고장 난 우주선·위성 수리합니다”...나사 ‘수리 로봇 우주선’ 공개

    우주에 있는 인공위성이나 혹은 그보다 더 멀리 떨어진 우주선이 고장 나면 이를 수리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지금까지 영화로 만들어진 아폴로 13호처럼 아찔한 순간도 있었고 허블 우주 망원경처럼 우주 왕복선을 이용해서 극적으로 수리에 성공한 것은 물론 성능 업그레이드와 수명을 연장한 경우도 있었지만, 이는 예외적인 경우에 속한다. 대부분의 경우 고장 나서 더는 임무를 수행할 수 없게 된 우주선이나 인공위성은 그냥 버릴 수밖에 없다. 문제는 기능이 멀쩡한데 한두 부품의 이상이나 혹은 연료가 떨어진 경우라면 매우 경제적으로 낭비인 건 물론이고 위험한 우주 쓰레기를 남기게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사람이 직접 우주선을 타고 가서 수리하는 것은 보통은 인공위성 자체보다 큰 비용이 드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유인 우주선은 매우 크고 비싸기 때문이다. 허블 우주 망원경 정도가 예외라고 할 수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할 가장 합리적인 대안은 인공위성이나 우주선을 수리할 수 있는 로봇 우주선이다. 나사는 이를 위해 VIPIR(Visual Inspection Poseable Invertebrate Robot)이라는 명칭의 로봇을 개발 중이다. 이 작은 로봇은 인공 위성의 연료를 보충하는 RRM(Robotic Refueling Mission)과 함께 인공 위성을 수리하는 역할을 한다. VIPIR이 인공위성의 고장 부위를 검사하는 방식은 의사가 내시경으로 수술 없이 내부 장기를 들여다보는 것과 똑같다. 다만 인공 위성이나 우주선의 내부는 매우 비좁으므로 나사는 지름 1.2mm에 불과한 산업용 내시경(borescope)을 개발했다. 이 내시경은 224x224픽셀의 낮은 해상도를 가지고 있으나 컬러로 위성 내부의 상태를 식별하는 데 사용할 수 있다. VIPIR은 2015년 5월 4일, 국제 유인 우주정거장에서 첫 테스트를 성공적으로 진행했다. 작은 산업용 내시경으로 테스트 위성의 내부를 살피는 데 성공한 것이다. 다만 현재로써는 고장 부위를 식별할 수 있는 수준이고 아직 수리할 능력은 없다. 연료가 떨어진 인공위성이나 우주선에 연료를 재급유해주는 RRM의 경우 이미 2013년에 첫 테스트에 성공했다. 중력과 공기가 있는 지구와는 달리 잘 밀폐를 하지 않으면 연료가 쉽게 새는 우주 공간에서 나사가 개발한 특수한 밸브는 성공적으로 연료를 우주선에 공급했다. 아직 실용화까지는 많은 연구가 남아있지만, 앞으로 나갈 길은 명확하다. 미래 우주선과 인공위성, 특히 지구에서 먼 거리에서 임무를 수행할 차세대 망원경과 관측 우주선에 연료를 재공급하고 수리해서 수명을 연장하는 것은 매우 비용 효과적일 뿐 아니라 우주 쓰레기를 줄이는 데도 도움을 줄 것이다. 고든 정 통신원 jjy0501@naver.com
  • [자치단체장 25시] 김만수 부천시장, 역사 돌며 노점상 새 역사로…현장이라는 이름의 ‘민생 전차’

    [자치단체장 25시] 김만수 부천시장, 역사 돌며 노점상 새 역사로…현장이라는 이름의 ‘민생 전차’

    지난달 28일 오전 7시 30분 경기 부천역 북부광장 출구. 오늘은 주 2회 있는 ‘현장 대화의 날’이다. 이런 날은 바로 현장으로 출근한다. 쏟아져 나오는 승객들 사이로 김만수 부천시장이 모습을 드러냈다. 김 시장이 복합문화광장 조성 사업이 한창인 공사현장 이곳저곳을 살피고 사진을 찍는가 싶더니 하나밖에 남지 않은 노점상 앞을 빠른 걸음으로 지나치는 순간 “안녕하세요?”하며 노점 안에서 정겨운 인사말이 들렸다. 김 시장이 왼쪽으로 몸을 틀어 바라보자, 노점상 부부가 미소를 지으며 목례를 했다. 단속기관 수장과 단속대상 간의 이해할 수 없는 풍경이다. ‘부천시’ 하면 곳곳에 산재한 500여개 노점상 이미지가 떠오른다고도 했다. 전임 시장들은 매년 10억원의 용역 예산을 책정해 노점을 줄이기 위해 노력했지만 모두 허사였다. 단속이 거셀수록 저항은 집단화했다. 김만수 시장은 2012년 7월 정책을 바꿨다. ‘햇살가게’가 바로 그 해답. 생계형 노점만 허용하기로 시민들과 공감대를 형성한 뒤 단속이 아니라 관리하기로 했다. 노점할 수 있는 자격 기준을 재산 2억원 미만 부천 거주자로 한정하고, 계속 재산상황을 체크하기로 했다. 노점 실명제와 구역제, 정수제, 규격제 등의 시행기준을 마련했다. 기업형 노점은 퇴출시켰다. 송내역 및 길주로, 둘리공원 등 6개 지역에 규격화된 66개 햇살가게가 생기고, 전체 노점 수가 300여개로 40%가량 감소했다. 30여 지자체에서 정책 견학을 올 만큼 성공을 거뒀다. 김 시장은 “최종적으로 200여개의 노점만 남을 것인데, 이 노점도 일반 점포를 낼 만큼 자립시키는 것이 목적”이라며 “초저리 대출금리가 가능한 정책금융으로 추가적인 지원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점이 차지하던 역곡역 남부광장, 부천북부역 광장, 송내역 북부광장 등은 특색 있는 광장으로 조성된다. 11~12월 광장 조성사업이 완료되면 일부 노점들이 햇살가게 이름을 달고 한쪽에 다시 자리잡는다. 김 시장은 “상권이 되살아나면서 역 광장 주변 건물입주 상인들의 표정도 밝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전철을 타고 송내역 북부광장으로 갔다. 전철역에서 나오면 버스와 연결되는 2층 환승시설이다. 1층 역 광장에는 포장마차가 사라지고 인공호수가 만들어지고 있다. 겨울에는 스케이트장을 운영할 예정이다. 김 시장이 며칠 전 이 광장 명칭을 무엇으로 하면 좋을지 페이스북에 물었더니 80여건의 댓글이 달렸다. 3개 역 광장을 돌아본 김 시장이 오전 9시 시청에서 열리는 ‘부천영상문화단지 복합개발사업’ 협상 관련 검토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줄달음 쳤다. 회의실에 들어서자 오병권 부시장과 실·국장들이 자리하고 있다. 오 부시장은 부천 토박이로 1년 전 충청도 출신인 김 시장이 적극 요구해 고향으로 부임했다. 민선 지자체장들은 자칫 ´호랑이 새끼´를 키운다며 기피하던 일이다. 김 시장은 지난달 지난 1년 동안 오 부시장의 성과를 홍보자료로 내기도 했다. 부천영상문화단지 복합개발사업은 삼산체육관역 부근 38만 3000㎡를 ㈜신세계프라퍼티 컨소시엄에 매각해 호텔·전망대·백화점·캐릭터뮤지엄·공원 등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신세계 컨소시엄에 얼마를 받고 매각할지, 공공기여는 무엇으로 얼마나 받을지 논의하는 자리이다. 회의가 끝나자 시민회관 대강당에서 열리는 부천아트밸리 발표회장으로 이동했다. 1000여명의 학생, 학부모, 교사 등이 대강당을 가득 메웠다. 부천아트밸리는 부천시, 시교육청, 시문화재단, 학교 등 4자가 합심해 초·중·고 학생은 물론 어른들에게 문화·예술·스포츠를 배울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김 시장은 축사에서 “그동안 갈고닦은 실력을 구경 오는 이 자리가 가장 즐겁다”면서 “내년에는 초등학교 3학년 이상은 모두 (생존)수영을 배울 수 있도록 지원하고, 4학년 이상은 축구를 체계적으로 배워 체력을 기를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다음 일정은 중동신도시 사랑마을 16단지 주민들과의 현장대화. 이 마을에서는 20여년 전 설치된 상수도관 교체공사 중이다. 현재 사용이 중지된 아연도강관이어서 수돗물에서 녹물이 나오고 있다. 아파트 주민들 자체 부담만으로는 교체할 수 없어 시가 일부 비용을 보조한다. 철거된 아연도강관 내부를 살펴보니 부식 상태가 충격적이다. “안심하고 마셔라”고 정부와 각 지자체가 국민에게 호소하지만 이런 급수관의 물을 마셨다니 화가 치민다. 1994년 4월 1일 이전 지은 건물 상당수, 1기 5대 신도시 대부분이 같은 사정일 터. 마침내 점심때. 집을 나선 지 5시간 만에 지친 몸을 쉴 수 있게 됐다. “아이디어 행정이 특히 많다”고 하자 그가 말했다. “하늘 아래 새로운 건 없습니다. 다른 지자체에서 잘하는 행정을 우리 현실에 맞도록 개량해 적용한 것도 많습니다.” 오후 일정이 다시 시작됐다. 90회째 맞은 ‘열린시장실’이 있는 날이라 한국생활개선부천시연합회 회원 30여명이 찾아왔다. 주요 현안과 발전사항, 미래비전을 듣고 애로사항도 건의했다. 오후 4시에는 부천축산물복합단지 건립 업무와 관련한 협약식이 이어졌다. 이기수 농협경제지주 대표이사는 “농협이 삼정동 부천축산물공판장 인접 부지 2만 8185㎡에 국내 최대·최첨단 시설로 조성할 축산물복합단지가 완공되면 축산 유통의 혁신을 가져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시장은 ‘직거래 시설뿐 아니라 군납과 수출까지 할 수 있게 된다’는 설명에 한껏 기대감을 표시했다. 영상단지와 함께 지역경제를 견인할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것으로 확신하는 것이다. 잠시 집무실에서 머물며 일을 본 김 시장이 마지막 일정으로 간 곳은 신축한 지 35년이 넘은 심곡본동 광희아파트. 부천시는 뉴타운 계획을 모두 해제한 후 대안으로 ‘AtoZ(아토즈)지원단’을 운영하고 있다. 130가구의 광희아파트는 철거가 시급하다. 주민 앞에 선 김 시장은 “재건축 시간을 단축하고 비용을 절감해 드리기 위해서 우리 직원들이 많이 배웠다”면서 “첫술에 배부르지 않겠지만 주민과 시가 서로 최선을 다해 보자”고 당부했다. 해는 벌써 서산을 넘은 지 오래돼 어둑해졌지만 “함께 노력하자”며 열변을 토하는 김 시장을 바라보는 주민들의 눈빛은 기대감으로 밝게 빛났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한국사교과서 국정화 고시] 공 넘긴 與 “민생 입법화 올인”… 여론전 野 “국민에 선전포고”

    [한국사교과서 국정화 고시] 공 넘긴 與 “민생 입법화 올인”… 여론전 野 “국민에 선전포고”

    국회의 모든 일정이 전면 중지된 3일 정국은 얼어붙었다. 역사 교과서 국정화 확정 고시를 계기로 여야 대립이 극한으로 치달으면서 내년도 예산 심사 및 법안 처리가 마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졌다. 새누리당은 교과서·민생 분리를 대응 전략으로 내세웠고 새정치민주연합은 의사일정 거부 속에 장외 장기전 전략을 고심했다. 하지만 다음주부터 지역구 예산을 챙겨야 하는 예산안심사소위가 가동되고 20대 총선 선거구획정 법정 시한인 13일을 앞두고 있어 파행이 길어질 가능성은 작다는 관측도 나온다. 새누리당은 민생 행보에 가속도를 붙이는 전략으로 맞섰다. 당 핵심 관계자는 “교과서 대응은 정부가 주도하고 당은 민생정책 입법화에 매진한다는 ‘투트랙’으로 대응키로 했다”고 말했다. 이날 열린 고위 당·정·청 회의에서 “역사 교과서에 대한 정치권의 불간섭 원칙이 지켜져야 한다”고 선을 그은 것 역시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대신 당은 이날 아침부터 중소기업소상공인특위 간담회, 사회적기업거래소 설립을 위한 나눔경제특위 회의를 잇달아 연 데 이어 싱크홀 등 안전 종합점검 비공개회의를 공개로 돌리는 등 차별화에 힘썼다. 김무성 대표 역시 4곳의 정책 포럼회에 참석했다. 야당에는 의사일정 복귀를 압박했다. 예결위·상임위 일정을 전면 거부한 새정치민주연합은 이날 오후 황교안 국무총리의 역사 교과서 국정화 확정 고시 발표에 대한 반박 기자회견을 한 데 이어 4일 문재인 대표가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다. 새정치연합은 또한 4일 예정된 여야 원내대표·원내수석부대표 간 2+2회동, 5일 본회의 개최에도 부정적인 입장이다. 이날 의총에서는 “국정화 고시 강행은 국민을 향한 선전포고”라며 교육부의 국정화 확정 철회,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의 즉시 사퇴, 박근혜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하는 규탄사를 채택했다. 새정치연합은 밤 10시에도 이종걸 원내대표와 주승용 최고위원 등 소속 의원 5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의총을 한 번 더 열어 ‘전의’를 다졌다. 새정치연합은 교과서 집필 거부와 대안교과서 제작 등 불복종운동을 벌이고 대국민 서명운동도 계속할 방침이다. 더불어 확정 고시 효력정지 신청, 헌법소원 검토 등 장외 중심 장기전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진성준 전략기획위원장은 “1987년 6·10 민주항쟁 경험에 따라 당시의 범국민운동본부(국본)와 같은 공동기구를 구성할 것”이라며 “야당만의, 시민사회만의 개별투쟁이 아니라 힘을 모아 싸우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진 위원장은 또한 오는 6일 시민단체와 함께 규탄 문화제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야당으로서는 민생 발목 잡기라는 비판 여론을 의식할 수밖에 없어 전면 장외투쟁 가능성은 작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의총에서도 장외투쟁을 주장하는 목소리는 나오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새누리당도 국회 파행이 길어질 가능성은 낮게 보고 야당 지도부와 접촉을 시도했다. 원유철 원내대표는 이종걸 새정치연합 원내대표와의 전화통화를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조원진 원내수석부대표는 “5일 본회의까지 못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13일 선거구획정 시한이 걸려 있는 데다 총선 재외국민 등록이 15일부터 시작되는 등 내년 총선 준비를 더 미루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한편에선 이번 주 냉각기를 거쳐 다음주 예산결산특위 소위원회가 본격적으로 가동되면 실마리가 풀리지 않겠냐는 전망도 나왔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野, 국정화 저지 농성 돌입… “정부 포기할 때까지”

    野, 국정화 저지 농성 돌입… “정부 포기할 때까지”

    정부가 당초 5일이었던 역사 교과서 국정화 고시를 3일로 앞당겨 확정 고시하기로 하면서 새누리당이 정부의 국정화 방침에 대한 지원사격에 적극 나섰다. 그러나 야당의 반발로 국회 일정이 어그러지면서 민생·경제 분야에 매진한다는 전략이 순조롭게 진행될지는 불투명해졌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정부의 확정고시에 반발하는 국회 농성을 시작하는 등 여론전을 대대적으로 이어갈 뜻을 밝혔다. 새정치연합의 국회 농성은 ‘세월호법’ 제정을 둘러싸고 여야가 대치했던 지난해 8월 이후 1년 2개월여 만이다. 새누리당은 정부의 역사 교과서 국정화 고시가 강행되더라도 민생과 경제활성화에 매진해야 한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고수하며 야당을 압박할 방침이다. 조원진 원내수석부대표는 서울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국민들도 모든 것을 팽개치고 농성하는 야당에는 절대 점수를 안 줄 것”이라면서 “국회로 돌아와서 함께 예산과 민생 법안을 다뤄야 한다”고 했다. 김무성 대표는 2일 당 역사교과서개선특별위원회와 애국단체총연합회 연석회의에 참석해 “정부는 정권이 열 번 바뀌더라도 내용이 바뀌지 않을 올바른 역사를 써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대표와 김을동 최고위원,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여당 의원들은 교육부에 역사 교과서 국정화 찬성 의견서를 전달했다. 새정치연합은 이날 오후 7시부터 국회 로텐더홀에서 문재인 대표 등 당 지도부와 소속 의원들이 참여하는 국정화 저지 농성에 들어갔다. 문 대표는 “정부의 (국정화) 포기 선언이 있을 때까지 이 자리에서 농성하면서 정부의 답을 기다리겠다”고 밝혔다. 새정치연합은 당초 3일로 예정됐던 원포인트 본회의를 열지 않기로 하고 의원총회를 개최해 내년도 예산안 심사를 연계해 ‘보이콧’하는 방안 등 대응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김영록 수석대변인은 “오전 11시 확정고시가 발표되면 오전만큼은 상임위를 열기 어렵다”고 밝히는 등 ‘교과서발’ 국회 파행이 당분간 계속될 것임을 예고했다. 앞서 당 한국사교과서국정화저지특별위원회는 정부세종청사 교육부를 찾아 시민 40여만명의 반대서명과 의견서 1만 8000여부를 박스(25개)에 담아 제출했다. 새정치연합은 향후 헌법소원, 대안 교과서 제작, 텔레비전 광고 여론전 등을 검토 중이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美공화당 집권비전 없고, 오바마 이민개혁 못 믿어”

    “美공화당 집권비전 없고, 오바마 이민개혁 못 믿어”

    “공화당은 비전이 없고, 대통령은 신뢰할 수가 없다.” 지난주 45세 나이로 미국 정계 서열 3위인 하원의장으로 선출된 폴 라이언(공화당·위스콘신) 의원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물론, 자신이 속한 공화당에 대해서도 이렇게 비판하며 각을 세웠다. 하원의장 선출 후 1일(현지시간) 처음으로 가진 CNN·폭스뉴스 등 5개 방송사와의 릴레이 인터뷰에서 라이언 의장은 먼저 공화당에 대한 고해성사를 썼다. ●행동하는 보수, 극보수파 지지 유지 확신 그는 “공화당은 비전이 없기 때문에 전술만 가지고 싸운다”며 “우리는 정책에도, 비전에도 너무 소극적이었다. 우리는 아무 것도 갖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공화당이 비전을 갖고 이 나라에 대안을 제시해야 국민들이 우리가 나라를 이끌 기회를 가질 수 있을지, 대통령이 될 수 있을지, 의회를 유지할 수 있을지를 알 수 있다”며 “이것이 우리가 중산층이 직면한 문제들을 해결하는 방법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그는 오바마 대통령과 타협했다는 이유로 존 베이너 전 하원의장을 지난달 사실상 몰아낸 공화당 극보수 세력인 ‘프리덤 코커스’를 의식한 듯 “지난달 상황은 성장통이었다”며 “내가 행동하는 보수라는 사실은 누구나 안다”고 밝힌 뒤 자신에 대한 공화당 극보수파들의 지지를 계속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오바마와 민주당 추진 유급휴가제도 부정적 오바마 대통령에 대해서는 그가 추진하고 있는 이민개혁법안과 유급휴가법안을 거부한다고 밝혀 백악관과 의회 관계의 앞날이 평탄치 않을 것임을 예고했다. 라이언 의장은 오바마 대통령의 이민개혁 행정명령 등을 거론한 뒤 “이민개혁과 관련, 대통령을 신뢰할 수 없다”며 “오바마 대통령은 스스로가 법을 쓰려고 하는데, 대통령이 아니라 의회가 법을 만드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워싱턴포스트는 “라이언 의장은 과거 포괄적 이민개혁법을 지지했고 베이너 전 의장도 지난해 이 같은 법안 채택을 추진했는데 보수파들의 반발로 모멘텀을 잃었다”며 “라이언 의장이 오바마 대통령 임기 내 이민개혁법 채택을 거부한 것”이라고 전했다. 라이언 의장은 또 오바마 대통령과 민주당이 추진해온 유급휴가에 대해서도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일각에서는 주말엔 무조건 가족과 시간을 보내는 ‘패밀리 가이’인 라이언 의장이 가정과 일의 균형을 위한 유급휴가제에 긍정적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 바 있다. 그러나 그는 “사람들이 나보고 유급휴가제를 연방법으로 만들어 납세자들의 돈을 더 걷기 위해 의장이 되라고 한 것은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담배광 베이너 냄새 밴 곳서 생활 고역 라이언 의장은 주중에는 워싱턴DC 의회 사무실에 있는 간의침대에서 계속 취침하며 생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의장이 됐지만 1999년 워싱턴에 입성하면서부터 사용해온 간의침대를 사용해야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헬스광’인 그는 ‘담배광’인 베이너 전 의장이 남기고 간 의장실에 대해서는 불만을 터뜨렸다. 그는 “독실한 가톨릭 신자인 베이너 전 의장이 신의 뜻이라고 끊임 없이 설득해 후임 의장직을 결국 수락했다”며 “그런데 베이너 전 의장의 담배 냄새가 진하게 스며 있는 카펫에서 일해야 하는 것은 힘들다”고 털어놨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與 “이젠 민생·경제에 집중”… 野 “총선까지 반대 투쟁”

    與 “이젠 민생·경제에 집중”… 野 “총선까지 반대 투쟁”

    역사교과서 국정화의 행정예고 기간 종료를 앞둔 마지막 주말, 여야는 찬반 당위성을 강조하는 한편, 지지 여론 결집에 나섰다. 강은희 새누리당 당역사교과서개선특위 간사는 2일 브리핑을 열고 “현재 한국사 교과서는 폐기해야 할 불량품이다. 이런 불량품이 우리 학생에게 공급되고 있다”면서 “왜곡·부정으로 일관하고 있는 비정상 역사교과서를 정상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무성 대표도 전날 수원 광교산에서 열린 경기도당 행사에서 “올바른 역사교과서는 우리 아이들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며 “이번 역사전쟁에서 우리 보수우파가 반드시 이겨야 한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확정고시를 끝으로 국정화 공방에서 발을 빼겠다는 분위기가 강하다. 야권의 국정화 반대 공세에 맞서 민생·경제 법안과 예산안 처리를 강조하며 맞불을 놓을 계획이다. 총선 체제로 먼저 전환해 승기를 잡겠다는 의중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야당은 확정고시 전까지 반대여론 조성에 당력을 쏟아붓는 한편, 내년 총선까지 원내외에서 국정화 반대 투쟁을 병행한다는 방침이다. 문재인 대표는 이날 서울 관악산 등산로에서 반대 서명을 받으면서 “김무성 대표와 새누리당이 검인정제를 부인하고 국정교과서를 꼭 해야 한다면 그것은 보수우파가 아니라는 것을 고백하는 것이다. 친일과 독재의 후예들일 뿐이라는 것을 스스로 고백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문 대표는 이어 “확정고시가 나더라도 굴하지 않고 집필거부와 대안교과서 운동, 반대서명 운동을 계속할 것이고, 헌법소원을 비롯한 법적 방법도 강구할 것”이라며 “총선에서도 중요 공약으로 삼겠다”고 덧붙였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우리, 집 지을래요?

    우리, 집 지을래요?

    협동조합으로 집짓기/홍새라 지음/휴 펴냄/316쪽/1만 8000원망원동 에코 하우스/고금숙 지음/이후 펴냄/332쪽/1만 6500원 한국사회 주택보급률은 2008년 이미 100%를 넘어섰다. 하지만 자가보유율, 즉 내 소유의 집이 있는 비율은 58%에 불과하다. 누군가가 두 채, 세 채를 보유하고 있음을 뜻하며,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치솟는 전세난, 월세에 시달리며 반지하로 밀려나고, 출퇴근 생활권 외곽으로 쫓겨남이 불가피한 배경이다. 그럼에도 정부는 집값 하락을 염려한다. 사실은 건설업자가 아파트를 지어도 더이상 팔리지 않는 세상을 두려워한다. 대출을 받아서라도 집을 사라며 부동산 경기를 떠받치는 정책을 취하는 이유다. 주거의 공간이 아닌 재산 증식의 수단으로 삼는 이들이 이를 지지한다. 하지만 그렇기에 또 다른 집, 대안적 주거에 대한 꿈은 더더욱 절실해진다. 단순한 내 집 마련이 아닌, 오손도손 살 수 있는 이웃과 또 다른 마을을 꾸릴 수 있고, 도시 안에서도 그리 남부끄럽지 않은 생태적 삶을 취할 수 있다면 금상첨화다. 두 권의 책이 그 해법의 실마리를 제시한다. 나의 집을 갖는 것은 많은 이들의 꿈이다. 그중에서도 나만의 집을 직접 짓는 것은 그 꿈의 정점이다. 하지만 녹록하지 않다. 부지 선정, 비용 문제, 설계과정, 공사과정에서 건축업자와 갈등 등 골치 아픈 문제들이 산더미다. 이런 고통을 먼저 겪은 이들이 ‘또다시 집을 짓느니 차라리 흙 동굴에서 살고 말겠다’는 말까지 내뱉을 정도다. ‘협동조합…’ 속 이들은 달랐다. 우리 가족만 사는 집이 아니라 여럿이 함께 모여 사는 집을 지었다. 그것도 생면부지의 낯선 사람들끼리 모여서 말이다. 그럼에도 이들은 부지를 매입하고, 협동조합 이름을 짓고, 설계하며 공동의 공간을 어떻게 꾸밀지 수차례에 걸쳐 토론하며 의견을 나눴다. 같은 가족끼리도 원하는 집의 모양과 쓰임이 다르기 일쑤인데, 직업도 다르고 살아왔던 환경도 다른 사람들이 모였으니 의견의 충돌과 이해관계의 다름으로 갈등은 불가피했다. 북한산 자락에 짓기로 결정했지만 과정은 지난했다. 누군가는 반드시 산이 보이는 집을 원했고, 또 누군가는 복층의 집을 원했다. 8세대 중 몇몇은 계약과 설계 과정을 전후해서 떠나고, 빈자리를 메울 새 조합원을 찾기 위해 동분서주했다. 터를 닦고 집이 올라가면서 이들은 그제서야 협동조합에 대해 체계적으로 공부했다. 주택협동조합 정관, 주택관리 규약을 만들었고, 더불어 살기 위해 비폭력 대화법에 대해 강의를 듣기도 했고, 각자의 성격유형검사까지 받았다. ‘협동조합…’은 어울려서 산다는 것, 갈등을 슬기롭게 풀어나간다는 것, 공동체를 함께 꾸려가는 것에 대한 얘기다. 물론 협동조합을 통해 집을 짓는 과정 또는 실무적인 방법 또한 상세히 소개하고 있다. 이와 달리 ‘망원동…’은 월급 130만원의 생활인이 서울에서 공동체의 방식이 아닌, 그러나 생태적으로 사는 법에 대해 얘기한다. 열쇳말은 ‘공유’와 ‘생태’ 두 개다. 빠듯한 비용으로 둘이서 구입한 낡은 15평 연립주택을 리모델링하면서 집을 친환경 에코하우스로 만드는 과정을 상세히 소개했다. 절수 샤워기 같은 것은 기본이다. 12ℓ가 아닌, 4.8ℓ짜리 절수형 양변기 찾아 발품을 팔고, 그마저도 싱크대 헹굼 물을 받아 재활용하고, 왕겨숯인 훈탄 단열재를 써서 친환경적으로 에너지 효율을 높였다. 또한 소셜네트워크시스템(SNS)에 ‘버릴 물건은 저에게 버려주세요’라고 올려 어지간한 부엌 세간살이며, 소파까지 얻었다. 거창하게 제러미 러프킨이 소유의 종말을 얘기하며 공유경제를 주장하는 식이 아니어도, 또 토마스 피케티가 사회적 공유를 통한 자본주의에 맞서는 식이 아니지만 공유경제의 또 다른 버전인 셈이다. ‘셰어하우스’의 개념조차 없을 때부터 불가피하게, 하지만 즐겁게 진행한 생태와 공유의 생생한 사례들이다. ‘사는 것이 아니라 사는 곳’이라는 집, 그리고 더불어 사는 삶에 대해 곱씹어 생각하게 한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서울광장] 역사 쓰기 과거사 알기/주병철 논설위원

    [서울광장] 역사 쓰기 과거사 알기/주병철 논설위원

    유명한 역사학자 한 분이 어느 모임에서 참석자들에게 대뜸 6·25 전쟁이 남침인지 북침인지를 물었다고 한다. 놀랍게도 반반이 나왔다고 한다. 물론 여기서 말하는 북침은 남한이 북한을 쳐들어갔다는 뜻은 아니다. 북쪽에서 남쪽으로 쳐들어온 걸 남침이라고 표현했고, 북쪽이 남쪽을 침략한 것을 북침이라고 했을 뿐이다.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논쟁의 한 단면을 보여 주는 사례다. 정치권의 이념 논쟁에 역사학계의 이해관계에 따른 셈법, 학교 현장의 주입식 교육의 문제 등이 얽힌 한국사 교과서 논쟁은 이렇게 복잡하다. 하지만 현행 교과서가 편향성을 배제한 것이라고 보지도 않지만 국정화가 최선책이라고 생각하지도 않는다는 데 상당수 국민들이 동의하고 있는 편이다. 적어도 미래 세대를 위해 ‘올바른 역사 교과서’를 만들어야 하는 당위성은 어느 정도 인정하는 것이다. 그 대안이 국정화밖에 없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옳으냐 그르냐의 문제를 떠나 국정화를 액면 그대로 생각해 보자. 우리의 역사를 왜곡되지 않고 알차고 바르게 기술한다는 전제가 있다면 국정화만 한 수단도 없다. 방대한 자료 수집과 연구에 드는 엄청난 비용을 감당하고, 훌륭한 집필진을 확보하는 일은 정부보다 더 잘할 수 있는 데가 별로 없을 것이다. 그렇게 만든 교과서와 출판사 중심의 검인정 교과서가 경쟁하면 결과는 뻔하다. 문제는 국정화 추진 의도에 대한 강한 불신이다.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를 공식 발표한 정부는 다음달 5일 고시를 한 뒤 본격적으로 추진할 태세다. 지금으로선 신뢰와 리더십이 생명인 정부가 쉽게 물러설 것 같지는 않다. 방향을 정한 뒤 추진하겠다고 하면 하는 게 정부다. 일관성 없는 정책이 더 불신을 초래한다는 걸 정부는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국정화 추진에 대한 불신이 해소되지 않는 한 국정화는 곳곳에서 걸림돌을 만날 것이다. 그러지 않으려면 적어도 두어 가지 전제 조건이 필요하다고 본다. 첫 번째는 한국사 교과서 가운데 근현대사 부분을 빼는 것이다. 정말 불가피하다면 극히 일부분에 한해 넣어야 한다. 역사와 과거사는 분명히 구분돼야 하기 때문이다. 역사는 평가와 판단이 정리된 부분이다. 과거사는 평가와 판단의 대상이다. 그 대상이 되는 일에 직간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당사자들이 멀쩡히 살아 있는 한 하지 않는 게 순리다. 그렇지 않고서는 누군가가 또 고치려 들 게 뻔하다. 근현대사는 아직 역사로서 영글지 않은 과거사이기 때문에 한국사 교과서에 포함하지 말고 사회과목 등에 넣어 학생들이 다양한 시각으로 접근해 토론하고 배우도록 하면 된다. 논란이 되는 대목은 수능시험에 내지 않으면 될 일이다. 예전에도 그랬던 적이 있었다는 건 주지의 사실이다. 중국에는 역대 왕조의 정사(正史·정통 사서)로 인정되는 24사서(史書)가 있다. 청(淸)의 건륭제(1735~1795) 때 만든 것으로 명나라가 멸망한 1644년까지 기록하고 있다. 청나라가 망하고 새로 수립된 중화민국 정부 역시 원사(元史)와 청사고(淸史稿)를 갖고 있지만 정통 사서로 넣지는 않고 있다. 적어도 왕조가 끝나고 200년 가까이 지나지 않으면 정사로 기록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우리로 치면 조선시대까지가 진짜 역사인 셈이다. 두 번째는 새 교과서 제작 기간이다. 정부는 2017년 3월 새 학기 시작 전까지 새 교과서를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역사 교과서를 국정화한 나라 중 하나인 터키만 보더라도 방대한 자료 등을 촘촘히 수집·연구·정리하는 데만 적지 않은 시간이 걸렸다고 한다. 이 때문에 터키 사람들은 자신들의 삶의 궤적을 오롯이 담은 국정 교과서를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한다. 이 정부 임기 내에 제대로 된 역사 교과서를 만들어 내놓겠다는 정부의 방침에 설득력이 떨어지는 것도 이런 까닭이다. 역사는 좌우가 없다. 이를 둘러싸고 사즉생(死卽生)의 자세로 달려드는 건 우리밖에 없다. 부끄러운 일이다. 정부가 아무리 잘 만들겠다고 약속해도 역사와 과거사를 구분 짓지 않는 한 국정화는 또 다른 편향성을 놓고 의심과 불신만 증폭시키게 될 거다. 정부가 국정화 추진에 대한 진정성을 인정받을 때 국정화는 추동력을 얻고 역사에 남을 교과서를 만들 수 있다. 누구든 어떤 이유로든 역사를 모독한다는 소릴 들어서는 곤란하다. bcjoo@seoul.co.kr
  • 제주 공항 ‘기존 확장·제2공항’ 기로에

    ‘기존 공항 확장이냐, 제2공항 건설이냐.’ 항공 수요 급증에 따른 제주공항 인프라 확충 방안이 사실상 발표만 남겨놓고 있어 관심이 쏠린다. 28일 제주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한국항공대 산학협력단 컨소시엄에 의뢰해 지난해부터 수행하는 ‘제주공항 인프라 확충 사전타당성 조사 용역’ 결과를 다음달 발표한다. 이번 용역에서는 제주공항의 시간당 항공기 이·착륙 가능 횟수를 현재 34회에서 68회 이상으로 확충하기 위한 방안으로 ‘기존 공항 확장’과 ‘제2공항 건설’ 등 두 가지 대안을 검토하고 있다. 기존 공항 확장안은 제주국제공항에 바닷가 방향으로 독립평행활주로 1본을 추가 신설하는 방안으로 제시됐으며 제2공항 건설안은 기존 공항의 활주로 용량을 증대하고 이와 별도로 단일 활주로를 가진 제2공항을 건설해 복수 공항 체제로 운영하는 안으로 마련됐다. 2개 안에 대한 경제성과 미래 발전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비교 분석해 최적안이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제2공항 건설안이 채택되면 공항 후보지도 나올 것으로 보인다. 국토연구원의 제주 신공항 개발구상 연구 용역 중간보고서에서는 제2공항 후보지로 4곳을 제시했다. 내륙형으로 제주시 구좌읍 김녕리, 해안형으로 서귀포시 대정읍 신도리와 성산읍 신산리, 해상형으로 서귀포시 남원읍 위미리 해상이다. 도는 최적안이 발표되면 정부의 제5차 공항개발 중장기 종합계획(2016~2020)에 반영하고 내년에 기본계획 수립 용역에 나설 계획이다. 도는 제2공항 건설로 방향이 잡히면 이르면 2025년, 기존 공항 확장은 2022년쯤 완공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대한보건협회 주최 ‘주류광고와 국민건강 국회 토론회’ 열려

    대한보건협회 주최 ‘주류광고와 국민건강 국회 토론회’ 열려

    국민건강증진법의 주류광고 기준에 대한 개정 필요성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27일 오후 1시 30분부터 4시 30분까지 국회의원회관 제9간담회실에서 ‘주류광고와 국민건강 국회 토론회’가 열렸다. 이번 토론회는 대한보건협회(회장 박병주)와 김춘진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새정치민주연합, 전북 고창부안)이 공동으로 개최했다. 우리나라는 OECD 34개국 중 최고수준의 고도주 소비 국가로서 전국민 가운데 알코올중독자가 150만명(2011년 기준)이 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에 정부는 음주폐해예방과 감소를 위해 국민건강증진법을 마련하고 불건전한 광고로부터 청소년과 국민건강을 보호하기 위해 시행령(제10조 2항)을 제정해 주류광고 기준을 두고 있다. 그러나 1995년 제정 이후 매체환경이 급변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광고기준에 큰 변화 없이 부분개정만 이뤄진 게 현실이다. 이에 따라 광고시장의 변화에 따른 주류마케팅 활동 영역에 대한 새로운 규제를 마련해야 할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토론회 사회는 방형애 대한보건협회 기획실장이 사회를 맡아 시작됐으며, 김춘진 위원장과 박병주 회장의 인사말이 이어졌다. 이후 이에리사 의원(새누리당), 최동익 의원(새정치민주연합), 임내현 의원(새정치민주연합), 윤후덕 의원(새정치민주연합 남원 순창) 등 많은 국회의원들이 이날 토론회를 위하여 축사를 했으며 보건복지부 김상희 건강정책국장도 참석한 가운데 본격적인 주제 발표가 진행됐다. 주류광고가 국민건강에 미치는 영향, IPTV 주류광고 규제, 주류광고 기준도수 및 과음경고문구를 주제로 △천성수 교수(삼육대학교 보건복지대학원장) △김민기 교수(숭실대학교, 한국광고자율심의기구 회장) △방형애 기획실장(대한보건협회)이 각각 발제를 맡았다. 이어서 각계 참석자들과 주류산업협회 및 주류업계 관계자들이 참관한 가운데 토론이 진행됐다. 좌장으로는 조병량 교수(한양대 명예교수, 방송통신심의위원회 광고특별위원장)가, 토론패널로는 한국소비자연맹 강정화 회장, 생명미디어센터 최성주 대표, 법무법인 신우 박종흔 대표변호사, 한국광고자율심의기구 편도준 기획실장, 남서울대 최명일 교수가 참석했다. 한편, 대한보건협회와 김춘진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은 이번 토론회를 통해 도출해낸 주류광고가 국민건강에 미치는 영향, 광고규제의 필요성, 광고기준 등을 토대로 국회, 주류업계, 관련단체 등과 대안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문재인 “TF 논란… 靑서 직접 운영” 원유철 “野 국민 분열 앞장서 답답”

    새정치민주연합은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 시정연설을 통해 국정교과서의 필요성을 강조한 27일 국회 밖으로 나가 촛불을 들었다. 새정치연합은 이날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교육·시민사회단체와 함께 ‘국정교과서 반대 결의대회’를 열었다. 결의대회에는 당 소속 국회의원들과 시민 등 1000여명(경찰 추산)이 참석했다. ●野 광화문광장서 첫 대규모 장외 집회 국정화 저지를 위해 그동안 1인 시위와 서명 운동에 주력해 온 야당이 대규모 장외 집회를 연 것은 처음이다. 이 자리에서 문재인 대표는 교육부의 ‘역사 교과서 태스크포스(TF)’ 운영 논란과 관련, “황우여 교육부 장관의 뜻이 아닌 청와대에서 직접 운영한 것”이라며 “국정화 확정고시에도 굴하지 않고 집필 거부, 대안교과서 운동을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TF 사무실을 급습한 야당 의원들을 ‘화적떼’라고 비판한 서청원 새누리당 최고위원을 향해서는 “막말한 것을 사과하고 최고위원직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박 대통령의 시정연설에 대해 “역사 교과서 국정화 선봉에 내가 설 테니 새누리당과 모든 수구꼴통 보수 세력들은 나를 따르라고 했다”며 “친일 미화와 유신 찬양을 위해 박 대통령은 국민과 역사에 계엄령을 선포했다”고 비난했다. ●야당 지도부 오늘부터 순회 홍보 투쟁 수위를 놓고 고심하던 야당이 길거리로 나선 것은 국정화 최종 고시를 일주일가량 앞두고 저지 동력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국정화 반대 여론이 찬성 여론보다 높게 나타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투쟁의 무게 중심을 장외에 둘 경우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로 장외 투쟁을 장기화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이다. 대신 당 지도부는 28일부터 ‘역사 교과서 체험 투어 버스’를 타고 각 지역을 순회하며 국정화 반대 여론을 확산시키기로 했다. 한편 새누리당은 박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을 디딤돌 삼아 국정화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었다. 원유철 원내대표는 “길거리에서 촛불시위를 부추기고 국민 분열을 앞장서는 야당의 행태에 숨 막히는 갑갑한 심정”이라고 지적했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서울신문이 만난 사람] 박창일 건양대 의료원장

    [서울신문이 만난 사람] 박창일 건양대 의료원장

    지난여름 전국이 메르스 확산으로 공포에 떨어야 했다. 슈퍼 전파자가 입원한 대전 건양대병원도 예외는 아니었다. 최대의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이 병원에서는 외부 전파를 철저히 막아 메르스가 지역사회로 번지는 것을 막을 수 있었다. 메르스 사태 이후 건양대 병원은 유명세를 탔다. 의료 당국과 많은 병원들이 메르스 완벽 방어 비결과 병원 혁신 경험을 듣고 싶어 박창일(69) 의료원장을 찾아오고 있다. 22일 ‘병원 혁신 전도사’로 불리는 박 원장을 만나 병원의 위기탈출 비결과 보건·의료행정에 대한 쓴소리를 들었다. →메르스 슈퍼 전파자가 입원했는데 병원 밖 전파를 완벽하게 막았다. 비결이 궁금하다. -한마디로 국제의료기관평가위원회(JCI) 인증 덕분이다. JCI는 환자가 병원을 방문하는 순간부터 퇴원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이 엄격한 국제 표준의료서비스 심사다. 1228개 항목에서 각각 90점을 넘어야 인증서를 준다. 미국 전문가들이 수개월에 걸쳐 눈에 보이지 않는 부분까지 꼼꼼히 살펴 점수를 매긴다. 환자의 안전과 양질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병원의 능력을 보는 것이다. 메르스 환자 발생처럼 위급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하는지 평가하는 과정도 들어 있다. 결코 쉽지 않은 과정이다. →건양대병원에서 메르스 환자 입원 이후 취한 초동 대처는. -긴박했다. 16번 환자가 우리 병원에 입원하기 전날 국회·정부 관계자들과 메르스 환자 전파 방지 회의차 서울에 있었다. 이 자리에서 ‘경찰을 동원해서라도 환자의 이동을 막아야 한다’고 강하게 주문했다. 이때 이미 건양대병원에 메르스 환자가 입원했었는데 모르고 있었다. 이 환자는 입원 당시 평택 성모병원과 대전 대청병원을 다녀온 사실을 숨겼다. 물론 정부도 평택 성모병원 입원 환자에 관해 아무런 정보를 주지 않았다. 환자 상태가 심각해 의료진이 자꾸 캐묻자 뒤늦게 이 환자는 그제서야 평택 성모병원에 입원했었던 사실을 털어놨다. 연락을 받고 즉시 병원 내 비상을 걸었다. 첫 지시는 ‘JCI 매뉴얼에 따라 행동하고, 어떤 일이 있어도 병원 밖 감염을 막아라’였다. 서울에 가는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급히 대전행 KTX에 올랐다. →의료원장이 자리를 비웠는데 제대로 움직이던가. -처음에는 걱정했다. KTX를 타고 내려오는 한 시간 내내 병원, 보건 당국과 휴대전화 통화를 했다. 18명과 카카오톡으로 병원에 지시하고, 보건 당국과 협의한 내용이 400건에 이른다. 의료진은 훈련한 대로 침착하게 움직였다. 문제는 보건 당국이었다. 메르스 환자가 발생하면 국가지정병원으로 즉각 이송하는 것이 원칙이다. 대전 지역은 충남대병원이다. 하지만 지역 보건소에서 앰뷸런스를 보내 주지 않았다. 질병관리본부로부터 아무런 지시를 받지 않았다는 게 이유였다. 그야말로 무사안일의 표본이었다. 본부장에게 지시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보건소는 연락이 없었다며 뭉개 버렸다. 이게 우리나라 보건행정의 현주소다. →그동안 훈련한 대로 움직였나. -메르스 환자가 들어오기 며칠 전에 JCI 기준에 맞춰 실전 같은 훈련을 했다. 사실상 이용 환자가 없어 빈 방으로 있었던 감압병실을 다시 점검하고 병원 내 시설을 점검한 것이 얼마나 다행이었는지 모른다. 모든 의료진이 한마음으로 움직였다. 병원 CCTV를 모두 분석하고 의심환자를 모두 찾아내 즉각 격리했다. CCTV는 복지부 관리 체계보다 더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다. 사투가 시작됐다. 혼란스러울수록 원칙대로 하자고 했다. 병원 손실을 감수하고 일찌감치 병동을 폐쇄한 것이 지역사회 전파를 막는 데 주효했다. 지역사회 전파는 막았지만 병원은 150억원을 손해 봤다. 메르스 사태와 관련해 병원에 감사원 감사가 나왔는데, 잘못을 캐러 온 것이 아니고 초동 대처 성공 비결을 듣기 위해 왔다고 하기에 카톡 지시 내용을 비롯해 병원이 취한 CCTV 영상까지 복사해 줬다. →안타까운 상황도 일어났었는데. -의료진 한 명이 감염됐다. 환자가 양성 반응이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위급한 상황이 발생하자 심폐소생술을 하는 과정에서 일어났다. 일반적으로 메르스 환자에게 내시경 검사를 하면 의료진도 거의 100% 감염된다. 하지만 다른 의료진은 메르스 확진 이전에 기관지 내시경 검사를 했는데도 불구하고 음압병실에서 원칙대로 처치해 감염이 안 됐다. →화두를 돌리자. 국내 JCI 인증 도입 선구자다. 왜 인증을 받으려고 했나. -세브란스 새 병원을 짓고 나서 고민했다. 의술은 세계 최고 수준인데 소프트웨어는 예전과 다르지 않았다. 수술은 잘하는데 환자나 지역사회의 안전을 지키는 수준은 크게 뒤떨어졌다는 것을 깨달았다. JCI 인증은 병원이 위기에 처했을 때 취해야 하는 매뉴얼이기도 하다. 그래서 JCI 인증 도입을 결정하고 수년간 준비해 어렵게 인증을 받았다. →웬만한 종합병원은 모두 JCI 인증을 받는 것 아닌가. -그렇게 쉬운 인증이 아니다. 메르스 사태 때 큰 홍역을 치른 서울 모 병원의 경우 아직 JCI 인증을 받지 않았다. 세브란스병원장 시절 국내 처음으로 JCI 인증을 받을 당시 국내 대형 병원들 가운데 상당수가 불필요한 인증을 굳이 받을 필요가 있느냐며 핀잔을 줬다. 그 병원들은 지금 와서는 땅을 치고 후회한다. 대전 지역에서는 건양대병원이 처음이다. →JCI 인증이 그렇게 까다롭나. 뭐가 달라졌나. -세브란스병원이 처음 인증 기준에 맞춰 조사해 봤는데 50%밖에 통과하지 못했다. 1년 반 준비해 어렵게 통과했다. 건양대도 처음 조사 이후 10개월 동안 준비해 인증받았다. 뭐가 달라졌는지는 메르스 사태 때 잘 드러났다. 의료원장의 주요 임무는 모든 결재 과정에서 JCI 항목에 맞춰 원칙대로 병원이 운영되는지 점검하는 것이다. 환자 모니터링, 중환자실 감염률이 세계 톱클래스로 인정받았다. 항생제 투여율 등 1228개 항목에서 1등급이다. 복지부 공청회에 참석했었는데 응급실 평가 기준이 화두였다. 건양대병원은 응급환자의 95%를 3시간 내에 입원시키는 시스템을 갖췄다. 응급실 면적만 늘린다고 해결되지 않는다. 고객국가만족도 조사에서 환자만족도 1위를 차지했다. →병원 경영 성과도 양호하다고 들었다. -2011년 건양대병원장 부임 이후 경영 성과가 눈에 띄게 좋아졌다. 병동 가동률이 95%에 이른다. 90% 이상이면 풀이다. 서울로 갔다가 다시 오는 지역 환자가 증가하고, 전국에서 환자들이 찾아왔기 때문이다. 지방이라도 훌륭한 의사, 좋은 장비, 좋은 시스템이라는 의료 3박자를 갖췄기 때문에 가능했다. 김희수(건양대병원 이사장·서울 김안과 원장) 총장의 적극적인 뒷받침 없이는 불가능했다. 김 총장의 꾸준한 투자 덕분에 국내 최고의 내로라하는 의료진을 모셔 오고 첨단 장비를 들여올 수 있었다. →건양대병원의 미래는. -병원 시스템을 국제 기준으로 바꾸는 게 1차 목표였는데 달성했다. 2차 발전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1000병상 규모의 새 병원 신축 설계를 마쳤다. ‘월드 퀄리티, 사랑으로 진료하는 병원’을 내세우고 세계 5대 병원에 드는 게 목표다. 외국인 환자 증가에 대비, 시설을 늘리고 전문 인력도 충원하고 있다. →병원의 공공 역할을 강조하는데. -단순히 운영 주체에 따라 분류해 사립병원이 정부의 지원을 못 받는 것은 잘못이다. 사립병원도 국공립병원과 똑같이 의료부조 대상자를 가리지 않고 받는다. 기능을 따져 공공의 역할을 한다면 국공립·사립병원 구분하지 말고 정책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 사립병원이라도 공공의 기능을 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정부 지원이 뒤따라야 한다. →100세 건강 전도사, 수술 안 하는 의사로 잘 알려졌다. -암의 조기 발견, 뇌졸중 응급치료, 심장마비 조기 진단만으로도 위기를 넘길 수 있다. 여기에 통증 처방이 이뤄지면 나이가 들어도 건강한 생활을 누릴 수 있다. 흡연은 만병의 원인인 만큼 당장 금연을 실천해야 한다. 요즘 효과 좋은 금연 치료제도 많이 나왔다. 환자의 특성을 무시한 채 무조건 수술을 권하는 일부 의료인도 반성해야 한다. 꼭 수술을 해야 할 환자는 시기를 놓치지 말고 수술대에 올려야 하지만 비수술 치료법으로 건강을 회복시킬 수 있다면 당연히 그 길을 택해야 한다. 글 사진 대전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박창일 의료원장은 탁월한 병원 혁신 전도사 이전에 대한민국 명의(名醫) 가운데 한 명이다.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정형외과·재활의학계의 거장이다. 5년 동안 서울 세브란스병원장을 맡아 세계적인 병원으로 키웠다. 세브란스병원장 시절 김대중 전 대통령 치료, 김 할머니 사건 등 이목이 집중된 환자의 상태를 직접 브리핑해 불필요한 논란을 잠재웠던 일도 유명하다. 김희수 건양대 총장이 삼고초려해 대전에 둥지를 틀었다. 박 원장 역시 분야별 국내 최고 의료진을 건양대병원에 영입했다. 지금도 1주일에 두 번은 진료한다. 경쟁 병원으로부터 병원 혁신에 대한 특강 요청과 각종 기관·단체의 건강 특강이 쇄도하고 있다. 정부·국회 보건의료 정책에 대해 따가운 질책도 주저하지 않고, 발전 대안을 내놓는 양심 의사다. ▲연세대 의대 학사·석사·박사 ▲대한재활의학회장 ▲세계재활의학회장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장·의무부총장 ▲옥조근정훈장
  • 새정치, ´현역 물갈이´ 선출직평가위원장에 조은 교수 확정

    새정치, ´현역 물갈이´ 선출직평가위원장에 조은 교수 확정

     새정치민주연합이 20대 총선을 앞두고 현역 의원 ‘20% 물갈이’를 총괄하게 될 선출직공직자평가위원회 위원장에 조은 동국대 명예교수를 16일 의결해 확정했다. 새정치연합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선출직공직자 평가위원장 인선안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표는 조 명예교수를 평가위원장에 일찌감치 내정했지만, 조 명예교수가 2012년 19대 총선 당시 공천심사위원을 맡은 전력을 들어 비주류측이 반대하면서 인선이 표류해왔다. 비주류측은 역사학계 원로인 이만열 전 국사편찬위원장과 재야 원로인 김상근 목사 등을 대안으로 거론했지만, 본인들이 고사하며 영입하지 못했다.  비주류의 강한 반대로 문 대표 측 일각에서도 ‘조은 카드’를 접자는 의견이 나오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지만, 마땅한 대안을 찾지 못하고 조 교수로 최종 낙점됐다.  사회학 박사인 조 교수는 한국여성학회 회장, 공동육아와 공동체교육 이사장, 불교여성개발원 이사 등을 역임한 여성사회학자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한국미술 글로벌 인기에 경매사 주가 高高

    한국미술 글로벌 인기에 경매사 주가 高高

    1년 전 수년 동안 제자리걸음하던 한 회사의 주가가 화려한 ‘붓질’을 시작했다. 당시 4000원대에 머물던 주가는 8개월 만에 2만원대로 뛰어올랐다. 세계 미술시장에서 한국의 단색화가 인기몰이를 한 것이 주가로 연결됐다. 미술품 경매 전문회사 서울옥션 얘기다. 15일 금융투자업계와 경매업계에 따르면 지난 5일 홍콩 하버뷰 호텔에서 열린 서울옥션의 제16회 홍콩 경매의 낙찰총액은 232억원으로 2008년 홍콩 경매를 시작한 후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이날의 주인공은 김환기 화백의 1971년 작인 전면 점화 ‘19-Ⅶ-71 #209’(253×202cm)였다. 47억 2100만원(약 3100만 홍콩달러)에 낙찰되며 박수근 화백의 ‘빨래터’가 갖고 있던 국내 미술품 국제 경매 최고가 기록을 9년 만에 새로 썼다. 서울옥션은 해마다 5월과 11월 두 차례 진행하던 홍콩 경매를 올해부터 10월에도 한 차례 추가했다. 2012년 국립현대미술관의 단색화 전시 즈음부터 불어 온 국내 단색화의 인기가 ‘반짝 인기’에 그치지 않고 베니스비엔날레 등을 거치며 하나의 ‘장르’로 자리 잡으면서 나날이 ‘몸값’이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정기 하나금융투자 스몰캡팀장은 “올해 서울옥션의 홍콩 경매 낙찰총액 예상치는 615억원으로 국내 경매 낙찰 총액을 두 배 이상 앞지르며 향후 실적을 이끌 것”이라고 내다봤다. 해외 수익이 국내 수익을 앞선 것은 올해가 처음으로 내년에도 성장이 이어질 전망이다. 여기에 지속되는 저금리 기조와 글로벌 경기침체 상황에서 미술품 시장이 대안 투자처가 될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이달 초 중국 국경절 연휴 기간에 열린 세계 최대 미술품 경매회사 소더비의 홍콩 경매는 중국인들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예상보다 16% 많은 3억 4200만 달러어치의 미술품이 낙찰됐다. 최근 주가 폭락으로 홍역을 치른 중국인 자금이 안정적인 자산으로 여겨지는 미술품 시장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내에는 서울옥션과 케이옥션 등 10개 안팎의 미술품 경매 회사가 있다. 이동용 서울옥션 전무는 “국내 시장의 경우 아직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이진 않지만 대안 투자 수요는 있는 것 같다”며 “미술품 투자는 최소 5년 이상을 보고 장기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한국 작가들이 글로벌 마켓을 형성한 것은 광복 이래 처음”이라며 향후 몇 년간은 트렌드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상대적으로 정체된 국내 시장의 한계를 극복하려는 업체들의 노력도 계속되고 있다. 서울옥션과 케이옥션 등은 기존 오프라인에 치우쳐 있던 미술품 경매를 온라인으로 확장시키고 있다.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응찰이 가능한 온라인 경매를 다양한 주제로 진행하는 등 젊은 층의 눈길을 끈다는 전략이다. 유명 작가의 작품을 프린트해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며 선물 시장으로도 외연을 넓히고 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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