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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옐친,“군투입 없이도 의회해산 가능”/개혁 승패의 갈림길 러 정국

    ◎의회공세 대국민 파급효과 저조/불안 장기화땐 옐친전도 불투명/더 많은 권한 획득 노리는 지방정부 향배가 열쇠 옐친대통령이 당초 우려됐던 무력동원을 않고 있는 가운데 모스크바 시내는 연3일째 신기하리만큼 평온을 유지하고 있다.관측통들은 옐친이 무력동원을 자제하는 이유에 대해 상반된 분석을 내리고 있다.첫째는 무력을 쓰지 않고도 의회해산이라는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됐다는 것.이같은 자신감은 22일 모스크바 시내에서 가진 시민과의 대화에서도 잘 드러나고 있다.미·영·독 등 서방국들의 절대적인 지지,총리이하 정부측의 충성 다짐,그라체프국방장관을 비롯한 군지도부의 지지표명이 이런 자신감을 갖게 했다는 분석들이다. 또다른 분석은 현 군부내 분열상을 감안할때 섣불리 군을 끌어들였다가는 누구도 감당못할 예측불허의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때문이라는 것이다.군내 장교그룹 상당수가 루츠코이 지지자들이고 열악한 대우,땅에 떨어진 사기 등으로 군부내 불만이 팽배한 차제에 군의 정치개입은 곧 「판도라의 상자」를 여는 결과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여러 정황을 놓고 볼때 일단 초반승기는 옐친측이 잡은 것같다.루츠코이부통령을 새 대통령권한대행으로 임명하는 등 의회의 초기공세는 예상보다 국민들 사이에 파급효과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우선 언론이 이들의 움직임을 거의 보도하지 않고 있다.특히 TV·라디오는 옐친의 확고한 통제하에 있어 대국민 홍보면에서 의회는 절대 불리한 위치에 놓여 있다. 대다수의 국민들이 지금 이 「정치극」에 거의 무관심한 점도 의회로선 마이너스 요인이다.국민들 사이에 지금같이 극도의 정치 혐오증이 만연한 풍토에서는 결국 실질적인 힘을 행사하는 쪽이 유리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의회의 대응은 어찌보면 「헌법원칙」과 「국민정서」에 호소하는 심정적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옐친진영 일각에서는 돌발변수가 생기지 않는한 가만히 놔둬도 의회가 제풀에 주저앉을 것이라는 기대를 하는 것같다.블라디미르 슈메이코 제1부총리는 22일 기자들에게 『우리는 인권을 위반하지 않고 의회를 무력화시킬방안을 충분히 확보하고 있다.의사당의 수도·전기·가스를 끊으면 그들이 며칠이나 더 버티겠는가』고 호언했다.의사당으로 통하는 모든 전화선은 이미 끊어졌다. 그러나 이같은 초반 승기가 과연 장기적인 정국 정상화,나아가 옐친의 정치생명까지 보장해줄 것이냐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우세하다. 가장 큰 변수로 부각되고 있는게 지방정부의 태도이다.옐친이 구상하는 새 의회에서 중추를 담당할 이들 지방정부 지도자들의 확고한 지지없이 옐친의 도박은 성공하기 힘들게 돼있다.현재 옐친·루츠코이 양측 모두 90%이상 이들의 지지를 확보하고 있다고 선전하고 있으나 실상은 그렇게 단순하지가 않다.지방정부는 지난 3월20일 옐친의 비상통치 선언,제헌회의 소집 그리고 지난 18일 지방지도자회의에서 등 3차례에 걸친 옐친의 지지요청때 이를 모두 거부했었다. 이들의 계산은 자명하다.중앙정부의 권력공백을 틈타 보다 많은 권한을 얻어 내겠다는 것이다.섣불리 어느 한쪽을 지지하기보다는 앞으로 총선·헌법논의과정에서 최대한 「거래」를 하려들것이 분명하다.만약 옐친이 보수파들과의 투쟁에만 몰두,지방정부와 너무 깊은 거래를 했다간 자칫 러시아연방의 와해라는 미증유의 대혼란을 자초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더구나 지방정부로 갈수록 의회(소비예트)조직은 건재하다.옐친도 최고소비예트와 달리 지방소비예트조직은 아직 손댈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설사 옐친이 이번에 의회해산 등 자신의 의도를 관철시킨다해서 마비상태의 관료조직·경제난·범죄·부패 등 러시아가 안고 있는 제문제점들이 해결될 것으로 보는 사람은 드물다.의회해산은 문제해결의 여러 필요조건중 하나일 수는 있겠지만 그 이상은 아니라는 시각들이다.다음에는 또 무슨 충격조치를 취할 것인가. 이런 가설을 들어 일각에서는 옐친개인의 정치생명은 이번 조치의 승패와 관계없이「제한적」이라는 조심스런 진단도 내놓고 있다.이는「옐친외에 대안이 없다」는 서방의 희망과는 별개의 사안이다.
  • 개혁법안 이견 못좁혀 난항 예고/문민정부 첫 정기국회 어떻게 될까

    ◎야 국정조사연장 주장… 벌써부터 “삐걱”/재산파문속 실명제보완도 논란 예상 10일 개회하는 제1백65회 정기국회는 명실상부한 「개혁국회」이다.여야공히 핵심 기능에 대해 「개혁」이라는 수식어를 붙이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개혁법안 처리,개혁 감사,개혁예산 심의등….각종 개혁정책들을 종합적으로 점검,평가하고 처방과 방향을 제시하겠다는 것이다.개혁 정착을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작업도 중요하다. 정치회복에 대한 일반의 기대도 크다.새정부출범이후 몇차례의 임시국회에서 시도는 됐지만 성과는 없었다.여당은 능동적 자세가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았고 야당은 대안부재속에 수수방관하는 모습만 보였다. 이같은 정황을 인식,여야는 이번 정기국회에서 문민시대에 걸맞는 국회의 참모습을 보여주겠다고 의욕을 보이고 있다.정부에 대한 합리적 견제에 병행해 생산적인 국회를 운영하겠다고 다짐하고 있다.민자당은 무엇보다 개혁·민생과 관련된 2백여개의 각종 법안들의 개·폐및 제정작업에 주력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벌써부터파행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현재 진행중인 국정조사 방법을 둘러싼 여야간 대립이 가파른 국면으로 치닫는 듯한 양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민주당의 이기택대표는 9일 기자회견을 통해 국정조사와 관련해 전두환·노태우전대통령의 증인출석을 강력하게 촉구하면서 이 문제와 정기국회운영을 연계시킬 수도 있다는 입장을 시사했다.민주당은 3대의혹사건에 대한 완전한 진상규명을 위해서는 국정조사활동 기간을 연장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민자당은 결코 응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하지만 민주당이 정기국회 참여를 보이콧할 것 같지는 않다.국회 파행에 대한 비난 여론을 의식해야 하기 때문이다.정치의 본마당인 정기국회를 야당이 외면한다는 것도 명분상 적절치 못하다.이대표의 이날 기자회견은 정기국회 개회를 앞두고 정국운영의 주도권을 장악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되고 있다.따라서 국회운영에는 참여하되 장내에서 이와 관련한 대여공세를 가하는 방식을 택할 가능성이 크다. 이 문제를 제쳐 놓더라도 여야간 대립의 가능성은 곳곳에서 목격된다.여야가 이번 정기국회 처리를 목표로 삼고 있는 개혁관련 법안들은 그동안 거듭된 협의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제자리 걸음을 걷고 있다.국회정치관계법심의특위에서 다루고 있는 선거법 지방자치법 정치자금법 안기부법 통신비밀보호법등이 그것이다.금융실명제 실시에 따른 후속보완대책을 놓고도 논란이 예상된다.정부와 민자당이 확정한 13개 세법개정안에 대한 민주당의 시각은 매우 부정적이다. 새해예산안 심의와 관련해서도 예년과 같은 줄다리기가 재현될 가능성이 크다.민자당은 신경제5개년 계획을 뒷받침하기 위해 사회간접자본확충등에 역점을 두고 올해보다 14%선이 증액된 예산편성을 관철하겠다는 방침이다.민주당은 그러나 고속철도사업,영종도 신공항건설을 반대하고 있다. 여야가 오는 20일 이후 실시하기로 잠정합의한 국정감사도 순탄하게 넘어갈 것 같지는 않다.민주당은 국정조사의 쟁점사안인 전직대통령 문제를 다시 거론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회 운영위가 새로운 국회상을 확립하기 위해 대정부질문등에 대한 개선방안을 논의했으나 여야간의 이견으로 합의를 보지 못한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이에따라 국회는 종전방식대로 운영될 수 밖에 없게 됐다. 정기국회 운영과 관련,중요한 변수는 재산공개에 따른 파문에 정치권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것이냐 하는 점이다.희생자가 속출할 경우 정치권은 비틀거릴 수 밖에 없다.국회의 목소리도 수그러들고 총체적으로 심각한 위기상황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 뜨거운 「한­약」분쟁을 보며/김진순(특별기고)

    ◎「국민건강 보장」이 최우선이다/역할분담으로 의료서비스 개선 노력을 지난 3월 「약사법시행규칙개정안 입법예고」를 시작으로 약사의 한약조제권을 둘러싼 약사와 한의사측의 첨예한 대립이 6개월간이나 계속되어왔다.오랜 진통끝에 3일 발표된 약사법개정안은 약사및 한의사 양측의 양보를 전제로 한 고육지책이라고 볼 수 있다. 보건의료의 특성상 이 분야에 종사하는 전문직은 다른 분야의 전문직에 비해 자기영역의 보호에 매우 민감한 것이 사실이다.이 때문에 양측을 만족시킬 수 있는 대안을 만드는 일 또한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새로 발표한 개정안에 대해 한의사·약사측이 동시에 반발하고 있는 것도 문제해결의 어려움을 말해주는 것이다. 최근 세계 각국의 보건정책은 「건강문제를 사전에 예방하고,발생한 건강문제는 가장 적절한 방법이면서도 적은 비용으로 신속하게 해결하고,현재의 건강수준을 보다 향상시키기 위하여 잘못된 건강습관등을 올바른 건강습관으로 바꾸는 것」에 초점이 모아지고 있으며 이를 위하여 국민 스스로 건강한 생활 실천운동이 세계적으로 펼쳐지고 있다.따라서 이러한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여 약물의 오·남용을 방지하고 서비스의 질을 향상시킴으로써 국민의 건강을 보장하기 위하여 의약분업문제등 장기적인 전문인력의 역할분담을 설정하였다는 데에 이번 개정안의 의미를 우선 찾을 수 있다. 금번 보사부가 마련한 약사법개정시안이 문제해결접근을 위해 단기처방으로서는 이미 한약을 조제,판매한 약사들에게 표준화된 지침하에 조제,판매하도록 하고 장기처방으로는 의약분업을 목표로 하였으며 양방의료및 한방의료의 특성을 감안하여 목표시한을 달리 하였다는 것은 매우 합리적 방안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약사와 한의사측이 자신들의 몫 지키기에만 급급해 약사가 한약 임의조제를 하지 못하도록 제한한 부분의 형평성 결여 주장과 약사에게는 한약조제를 허용하여서는 안된다는 주장만 되풀이하고 있는 것은 사회경제적 여건의 변화,국민의식의 변화와 의료환경이 상당히 변화된 오늘날에는 전혀 맞지 않는 잘못된 행태로밖에는 보여지지 않는다. 현재 국민 대다수는 약사와 한의사측이 시민들의 건강을 볼모로 자신들의 이익에만 지나치게 집착하고 있을 뿐아니라 각 학문의 한계를 전혀 인정하지 않으면서 자신들에게만 유리하도록 국민의 여론을 이용하면서 많은 시간을 소비하고 있는 사실에 염증을 느끼고 있다. 이번에 발표된 약사법개정시안은 장기적인 목표를 향한 시작에 불과하므로 의약분업에 따른 구체적인 청사진을 마련하는 작업이 곧 착수되어야 한다. 동시에 한의계·약학계·의학계및 국민 모두에게 올바로 알리는 홍보활동이 철저히 이루어져야 한다. 또한 세분야가 공동노력을 통하여 「모든 국민에게 건강을 보장하는 목표」에 도달되도록 이해증진및 학문적 교류와 구체적인 활동지침 등의 작업이 보사부에 남겨진 과제임을 다시한번 강조하고 싶다. 이러한 후속작업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어렵게 마련된 약사법개정시안은 더 큰 혼란을 야기할지 모르기 때문에 모든 의료계는 목전의 자기이익챙기기다툼을 버리고 자발적으로 동참하는 자세를 국민들 앞에 보여줘야 한다.
  • 전 전대통령 대 국민 발표 전문

    친애하는 국민여러분. 새정부 출범과 함께 국민 모두가 심기일전해서 열심히 땀흘려 일하고 계신 이때,제가 새삼 재임중의 일에 관해 번거롭게 말씀을 드리게 된것을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요즘 일기가 불순하여 농사마저 어려워져서 농민 뿐만아니라 많은 국민의 걱정이 더해가고 있는 터에,그동안 정부가 두번이나 바뀐 6∼7년전의 일이 또 다시 시비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는데 대해 그저 민망할 따름입니다. 평화의 댐 건설은 제가 현직에 있을때 대통령으로서 정책판단을 하고 결정했던 일입니다. 평화의 댐과 관련한 문제들에 대해서는 지난 수년간 국회의 본회의와 관련 상임위원회,특히 1988∼89년의 국회특별위원회 등에서 되풀이 다루어졌고 더러는 일부 정당차원에서의 조사도 있었던 것으로 듣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당시 평화의 댐 축조에 관계했던 공무원을 비롯한 관련자들이 필요한 자료와 함께 상세한 설명과 답변을 했던 것으로 알고있으며,저 자신도 1989년 12월의 국회증언에서 말슴드린바 있습니다. 그러나 근자에 이르러 정치권과 언론등에 의해 다시 평화의 댐에 관한 의혹들이 잇따라 제기되었고,저 스스로는 침묵으로 일관한 결과 많은 사실들이 왜곡인식되고 있으며,이것이 정부의 안보정책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질 우려도 없지 않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안보와 관련된 문제로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현상을 전직 대통령으로서 모른척 할 수 만은 없고,또 그것이 저와 관계된 사안인 만큼,이 기회에 평화의 댐 축조를 결정하게 된 경위와 배경에 관해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국민 여러분. 우리 역사를 돌아볼때,조선왕조 선조임금때 일본에 갔던 통신사가 『일본이 침공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했고,율곡 이이선생이 10만양병을 제창했다는 사실은 우리 모두 다 아는 일입니다. 그때 이 주장이 받아들여졌다면,비록 국고가 다소 축이 나고 민생이 어려워졌을는지는 몰라도 왜적의 침입을 받아 수년간 전국토와 백성이 유린되는 일은 없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당파적 입장때문에 『침공할 가능성이 없다』고 잘못 보고한 통신부사의 말을 따른 결과 엄청난 국난을 자초한 셈이 된 것입니다. 만일 그때 10만의 군사를 길러 대비했으면 임진왜란이 일어나지 않았을지도 모르는 일이고,침략을 당했더라도 피해를 줄일 수 있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후세의 우리들은 어떤 선택이 옳았다고 해야 하겠습니까. 영세중립국도 군대는 갖고 있고,수 백년간 전쟁을 모르고 살아온 나라들도 만일의 외침 가능성에는 철저히 대비하고 있는 것입니다. 1953년 휴전이래 북한의 전면남침이 없었다고 해서 40년동안 매년 국가예산의 3분의1을 방위비에 투입하여,북한의 전면전도발에 대비하도록 한 역대 대통령들의 정책판단이 단순히 「세금의 낭비」를 가져왔다고 비난할 수가 있겠습니까. 옛말에 『한나절 싸움에 이기기 위해 1천일에 걸쳐 군사를 기른다』(양병천일 용어일일)고 했는데,9백99일동안은 전투가 없었다고 해서 공연한 정성과 시간을 투입했다고 하지는 않는 것입니다. 국방문제는 본질상 그러한 측면이 있는 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국민 여러분. 북한이 금강산주변의 산악지대에 길을 닦고 도수터널 공사를 하는 등 수상쩍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정보를 국내외 관계기관으로부터 처음 입수한 것은 1986년 초였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이어 같은해 4월에는 북한의 방송이 금강산 발전소계획을 확정했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뒤 저들이 댐 공사의 착수를 공식 발표한 10월까지 수개월동안 북한의 동향과 의도를 면밀히 주시,분석한 결과 금강산댐이 군사적 목적으로 만드는 것일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을 하게 된 것입니다. 그러한 판단의 근거는 첫째 그들이 전력과 산업용수 확보를 위해 댐을 만드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화력발전소를 만들거나 다른 지역에 수력발전소를 건설하는 경우와 비교해서 전력생산단위가 3∼4배 높다는 계산이 나온 것입니다. 다음으로 댐이 완공되면 그들 주장대로 산업용수 확보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댐 건설로 인해 금강군등의 농경지가 수몰되어 22만t 정도의 미곡감산이 예상되는 바,이것은 채산성이 안맞는 얘기가 되는 것입니다. 또한 이처럼 경제성도 채산성도 없는 댐을 만들기 위해 그 험준한 지역에 인민무력부 주도 아래 수만명의 군병력을 동원해서 난공사를 강행하는 뜻은 분명히 군사적 목적 때문이며,그것은 우리에게 곧 수공의 위협이 될 수밖에 없다고 판단했던 것입니다. 당시 북한은 10만 병력의 상호감축을 제의했는데,이것도 감축된 병력을 댐공사에 투입하려는 의도가 아닌가 하는 추측을 낳게 했으며,실제 그들은 5만명을 초기공사에 투입했던 것입니다. 국민 여러분. 북한공산주의자들이 얼마나 비상식적인 집단인가 하는 사실과,또 그들이 우리에게 기상천외 하고 악랄한 도발과 위협을 얼마나 많이 되풀이 해 왔는가 하는 점은 전 세계가 다 아는 일입니다. 6·25는 물론 1·21사태,남침용땅굴,아웅산 암살 폭파사건,KAL기 폭파사건 등 전쟁광이나 할 수 있는 만행을 저지른 것이 바로 저들인 것입니다. 이처럼 수많은 전과가 있는 북한이 우리 상식으로는 납득하기 어려운 움직임을 보인다면,그들의 숨겨진 의도가 무엇인가 따져보고 대비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입니다. 더욱이 그들은 위에 열거한 사건 가운데 그 어느 것 하나도 자신들의 소행임을 인정하기는 커녕,모두가 우리의 자작극이라고 덮어 씌워왔다는 사실은 우리 모두 다 아는 일입니다. 그러기에 북한이 서둘러 착공한 금강산댐이 인위적으로 폭파되거나 사고로 무너질 경우 한강수계에 큰 피해가 예상되는 상황에서,그들의 선의를 믿고 팔짱을 끼고 있을 수는 없었던 것입니다. 설혹 「수공의도가 전혀 없다」는 그들의 말을 믿어 주고 싶다고 하더라도 그 믿음이 1백% 확실한 것이 아니고,다만 1%의 의심이라도 남는다면,그리고 그 1%가 우리의 생존권에 위협이 된다면 국가안보를 책임진 대통령으로서는 대응책을 찾아 보지 않을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더욱이 그 시기는 북한공산집단이 방송등 그들의 선전매체를 통해 『서울올림픽을 결코 수수방관하지 않겠다』고 되풀이 위협하고 있던 상황이었습니다. 북한의 고위당국자들이 「금강산댐을 만들어서 비상시에 문을 열어 놓으면 서울 시내에서 물에 잠기지 않는 아파트는 하나도 없다」「남조선 것들이 올림픽한다고 우쭐대지만 금강산댐만 만들어 놓는 날에는 서울이 물바다가 될것」이라고 공언했다는 사실을 귀순한 북한관리들이 증언한 바 있습니다. 10여일 전에 귀순했다는 북한군 장교도 엊그제 기자회견에서 「김정일이 인민무력부에 대해 인민군의 전투 준비완성에 큰 몫을 할 금강산댐의 건설을 지시했다」고 폭로했습니다. 그들이 귀순한 것은 제가 이미 퇴임하고 서울올림픽이 끝난 뒤인 것입니다. 그렇다면 그들이 「정권안보를 위해 금강산댐의 수공가능성을 조작했다」고 비난 받는 저를 변명해주기 위해 없는 말을 만들어 하지는 않았을 것 아니겠습니까. 국민 여러분. 오늘에 와서는 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로 우리가 얻을 수 있었던 여러 이점들을 지난 몇년간 헛되이 흘려 보냈다는 반성이 있지만,어쨌든 서울올림픽이 우리의 국가발전과정에서 선진국 도약의 결정적 계기가 될 수 있었다는 사실을 저는 지금도 확신하고 있습니다.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서울올림픽을 반드시 성공으로 이끌어야 한다는 것은 분명히 당시 우리의 시대적 과제요 국민적 합의였습니다. 아시아 경기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른 1986년에서 올림픽 때까지의 그 엄청났던 민족적 열의와 고조된분위기가 너무도 허무하게 사그라져 버린 오늘의 시점에서는 실감하기 어렵지만,그때 우리는 올림픽을 위해서라면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다는 자세였습니다. 1980년 모스크바 대회와 1984년 로스앤젤레스 대회를 연달아 반쪽 올림픽으로 치른 국제올림픽 관계자들도 혹시나 서울올림픽마저 북한의 방해때문에 실패하지 않을까 크게 걱정하고 불안해 했습니다. 냉전체제가 해체되고 소련을 비롯한 동구가 붕괴된 오늘의 상황에서도 북한의 호전적이고 경직된 자세는 변함이 없지만,1986∼87년 당시 북한은 국제사회에서 「승천하는 용」이라는 찬사와 선망의 대상이 되고 있던 우리와의 체제경쟁에서 결정적 열세에 몰린 나머지 극도의 초조감에 빠져 있었던 것입니다. 국운이 뻗어 오르던 그 소중한 시기에,만에 하나라도 북한의 침략기도를 사전에 봉쇄하지 못해서 전쟁이 일어날까봐 애를 태우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국가안보를 확고히 해야 할 대통령으로서 최악의 상황,있을 수 있는 모든 위협의 가능성까지 철저히 점검해야 했습니다. 국민 여러분. 정부가금강산댐에 관해 처음 발표할때 2백억t이라고 한 것은 정보입수 초기에 댐건설 현장으로 추정되는 위치의 지형자료등을 토대로 계측한 그 지역의 용적의 최대치라고 이해했으며,나중에 외국전문기관에 분석을 의뢰한 결과와도 일치한 것으로 보고 받았습니다. 북한이 겉으로 내세우는 건설목적과 규모야 어쨌든 일방적 댐건설이 공유하천이용에 관한 국제관례에도 어긋나는 일인 만큼 정부로서는 공사를 중단하라고 여러차례 촉구하였습니다. 금강산댐이 그들 주장대로 전력과 산업용수를 얻기 위한 것이라면,우리 쪽에서 전력을 공급하는등 충분한 보상을 해 주겠다는 대안도 제시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정부는 우방 여러나라는 물론 국제연합과 세계 대댐 학회등 국제기구를 통해 북한의 일방적이고 무모한 댐건설을 중지시키기 위한 노력을 경주하였습니다. 그러나 북한은 우리의 이러한 모든 제의를 묵살한 채 공사를 강행하였습니다.그러한 상황에서 정부가 취할 수 있는 선택이 무엇이 있을 수 있었겠습니까. 전쟁을 각오하고 금강산댐 공사현장을 폭격할수는 없었던 것 아니겠습니까. 불가피하게 정부는 대응댐의 축조를 결정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북한측이 공사에 관한 사항을 극비에 부치고 있어서 그 시점에서는 댐의 정확한 위치나 규모등을 모두 추정밖에 할 수 없는 형편이었고,따라서 우리측도 대응댐에 관해 실무자사이에 여러가지 다른 의견들이 나왔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 가운데에서도 대응댐 공사를 2단계로 나누어 추진하자는 데는 쉽게 합의를 보았습니다. 다시 말해 1단계로는 우선 북한이 3억t 정도 가물막이 공사를 끝냈을때의 위력에 대비하는 규모로 댐을 만들기로 한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1984년 홍수때의 수량 9.4억t과 북한의 가물막이댐 3억t을 합쳐 12.4억t 정도의 수량이 될 것인바,이에 대응하는데에는 평화의 댐 5.9억t과 화천댐등 기존댐의 수위조절 저수량 7억t을 합친 12.9억t으로서 최소한의 응급책은 된다고 계산한 것으로 이해했습니다. 2단계공사는 금강산댐의 최종적인 규모를 확인해가면서 그들의 공사 진도에 맞추어 추가하여 순차적으로 추진할계획이었던 것입니다. 현재 1단계 공사가 끝난 상태로 있는 평화의 댐이 물을 담고있지 않은 모습으로 있어서,일부에서는 「막대한 국민성금을 삼긴채 쓸모없이 서 있는 거대한 시멘트 구조물」이라고 비판적으로 얘기하고 있습니다만,덩그렇게 그런 모습으로 서 있는것 자체가 평화의 댐의 본래의 「쓸모」인 것입니다. 발전을 하거나 산업용수를 공급하기 위해 만들어진 댐이 아니라 유사시 북으로부터의 수공을 막는 일종의 「방벽」의 성격이 그 1차적 기능인 만큼 일반적인 댐의 모습과 같을 수는 없는 것입니다. 최근 대전 엑스포 현장에서도 몇시간의 호우로 인해 적잖은 지장을 초래했었고,서울의 한강변은 몇년에 한번씩 홍수가 져 큰 물난리를 겪는것이 우리 실정인 것입니다. 1984년 홍수때에는 서울을 보호하기 위해 소양댐이 범람하고 파괴되더라도 수문을 열지않고 버텨야 하느냐,아니면 서울이 물바다가 되더라도 수문을 열어야 하느냐하는 심각한 기로에 섰던 일도 있었습니다. 그 당시와 비슷한 상황에서는 2백억t이 아니라 수억t만 더 쏟아져내려와도 큰 피해를 입게 될 것이라는 것은 쉽게 짐작할 수 있는 일인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금강산댐으로부터 2백억t의 물이 쏟아져 내려오거나 70억t의 물이 쏟아져 내려오거나 서울이 마비될 정도의 피해를 입게되는 것은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1단계 공사를 조기에 착공한 것은 북한이 초기에는 5만 병력을 투입했으나 1986년 가을에는 15만명의 투입을 결정하는등 공사를 급히 서두르는 징후가 나타났기 때문이었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저들의 이러한 동향은 단기적 군사목적에 따라 움직이는 것으로 보았고 그것은 곧 서울 올림픽을 겨냥한 것이 아니냐하는 우려를 갖게 한 것입니다. 당국의 분석으로는 3억t 정도의 저수량인 가물막이 댐은 북한이 5개월 안에 만들수 있다는 계산이었고 따라서 정부로서는 올림픽이 열리는 1988년 우기이전에 최소한 10억t 안팎의 수공만이라도 막을 수 있는 5.9억t 규모의 1단계 댐을 조기착공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입니다. 일부 잘못 알려져 있듯이 공사를 하다가 흐지부지 중단된 것이 아니고,예정했던 1단계 공사는 당초 계획대로 1988년 6월에 완공된 것이며,현재도 공사가 계속되고 있는 북한쪽의 공사진도에 따라서는 2단계 공사를 계속할 수 있도록 계획이 서 있는 것입니다. 초기 단계에서는 화천댐등 우리의 기존댐만으로도 대응할 수 있기 때문에 평화의 댐은 불필요하다는 주장도 있었으나,그것은 비현실적인 얘기라는 반론이 제기되었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다시 말하면 북한의 수공에 대비해서 우리의 댐들을 모두 비워놓고 있어야 하는데,그로인한 경제적 손실은 평화의 댐을 만드는 비용보다 더 많을 뿐 아니라 화천댐은 수공을 받으면 무너질지도 모른다는 지질학적 분석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국민 여러분. 제가 듣기로는 지난해에만 해도 김일성과 김정일이 금강산댐에 관한 교시를 발표하고 건설사령관인 인민무력부장에게 군병력의 집중투입을 지시하는등 직접 공사를 독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금강산댐과 수공위협의 가능성은 분명히 실체가 있는 것입니다. 평화의 댐이 지금은 우리의 시급한 관심사가 아니라고 해서,또 평화의 댐을 건설할 수 밖에 없었던 당시의 상황을 지금에 와서는 실감할 수 없다고 해서 그때의 일들을 부정적으로만 볼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시대의 흐름속에 지난 일을 오늘의 상황과 기준에 서서 따질 수는 없는 일이 아니겠습니까. 친애하는 국민 여러분. 저는 단임의 실현으로 우리 헌정사상 초유의 평화적 정부이양을 이룩하는 것이 저에게 부하된 최대의 역사적 사명이라는 신념을 시종일관에서 지켜왔고 또 실천하였습니다. 평화의 댐 건설을 착공할 당시 저로서는 잔여 임기를 불과 1년 남짓 앞둔 시기였습니다. 당시의 시국이 다소 어려웠다고 하더라도,있지도 않은 북한의 위협을 날조해가면서까지 1년 남은 정권을 유지해야 할 만큼 그렇게 허약하고 부도덕한 정부는 아니었다고 저는 믿고 있고 또 주장하고 싶은 것입니다. 6·25때 「맥아더」원수가 막료들이 모두 반대했음에도 불구하고 인천상륙작전을 결행해서 전세를 일거에 역전시킨 일도 있듯이,최고결정권자는 국가의 이익과 백년대계등을 종합적으로 생각해야하기 때문에 부분적 진실에만 집착하기 쉬운 특정기관이나 특정인의 판단에 구애받아서는 안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평화의 댐과 관련한 사항도,모든 정보보고와 판단자료를 제가 검토하고 심사숙고해서 최종적으로 결정하고 지시한 것임을 다시 한번 분명히 밝혀 두고자 합니다. 끝으로 한가지 간절히 당부드리고 싶은 것은,1988년과 1989년 국민 여러분에게 말씀드리는 기회에도 호소한 바 있습니다만,지난 날의 허물과 잘못은 모두 저에게 물어 주시고,이제는 밖의 세계로 눈을 돌리고 미래를 지향하면서,보다 살기 좋고 훌륭한 나라를 만드는데 매진해 주십사 하는 것입니다. 비록 재임중 과오도 많았고 부덕하고 불민한 이 사람이지만 그 점만은 국민 여러분께서 믿어주시기 바랍니다. 경제성도 없는 금강산댐을 빨리 만들라고 오늘도 인민무력부장을 다그치고 있는 김일성 부자가 그 대응댐을 만든 전직 대통령의 「저의」를 거듭거듭 따지고 있는 우리의 모습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에 생각이 미치면 안타깝고 답답해서 몸둘바를 모르겠습니다. 덧붙여거듭 강조해서 말씀드리고자 하는 것은,제가 재임중에 정부와 공직자가 한 모든 일은 그것이 어떤 경로로 입안되어 어떻게 실행되었든,그것은 최종보고받고 결정하고 지시한 것은 대통령이었던 저였습니다. 따라서 그 책임은 비록 퇴임한 후인 지금에 와서도 모두 저에게 귀착된다는 사실입니다. 일부 실무자나 전문가들의 보고,건의와는 다른 내용의 결정을 내린 경우도 없지 않을 것입니다. □전두환씨 감사원 회신(전문) 1,본인은 1993년 8월16일자 귀원의 「평화의 댐 감사관련 질문서를」를 받고 본인이 취할 수 있는 합당한 대응방법에 대하여 원로들과도 의견을 교환한 바 있습니다.그런데 법률적 문제에 대하여 조언을 해준 분들은 대통령 소속하에 있는 감사원이 대통령의 정책결정의 배경·경위와 타당성에 대하여 직무감찰을 하는 것은 헌법 제97조와 감사원법 제24조의 규정내용에 비추어 볼때 문제가 있다는 견해를 밝혀 주셨습니다. 뿐만아니라 헌정사의 발전을 위해서 바람직스럽지 못한 선례가 된다는 점을 우려하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귀하도주지하고 계시겠지만 대통령의 국법상의 행위는 문서로써 행하여 지는 것이 원칙이며 평화의 댐에 관련된 정책결정 역시 관련 부처에서 작성된 문서로써 행하여 졌습니다. 따라서 귀원의 감찰활동상 필요한 자료와 사실에 대해서는 정부에서 보관중인 관련문서를 통하여 확인하는 것이 순리였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2,평화의 댐과 관련한 문제에 대하여는 지난 수년간 국회차원에서도 다루어진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근자에 이르러 또다시 세간에서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자칫 정부의 안보정책에 대한 불신이 초래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것입니다. 이에 본인은 대통령으로서 평화의 댐 축조를 결정한 배경과 경위에 대하여 모든 국민에게 아는대로 설명드려야 한다고 생각하기에 이르렀습니다. 별첨한 「평화의 댐에 관하여」는 이러한 목적으로 작성된 것입니다.참고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 해외공보관/“국가이미지 고양” 역할 강화 추진

    ◎72년 “발전상 홍보” 목표로 설치/미·일 등 모두 23개국에 54명 파견 해외공보관제도.일반인에게는 낯설게 느껴지지만 외국여행을 자주 하거나 관주위에 있는 인사들에게는 익히 알려진 것이다. 지난 72년 국가시책과 국가발전상의 해외홍보,민족문화의 해외선양,국제지지기반의 확충을 목표로 설치됐다.처음 문공부산하에 있다가 공보처가 독립하면서 공보처 산하기구가 됐다. 현재 본부에 1백9명,해외에는 23개국 34개처에 54명이 근무하고 있다.해외근무자중 42명은 30개 우리 재외공관에서 홍보업무를 담당하고 있으며 도쿄,뉴욕,LA,파리등 4곳의 문화원에 나머지 12명이 주재하고 있다. 새정부가 출범한뒤 해외공보관제의 폐지내지 타부처로의 이관여부가 쟁점으로 등장했다.문제제기는 재외공관을 관장하고 있는 외무부에서 시작됐다.해외공보관제가 유신이나 5공등 권위주의정부의 정권안보를 위해 만들어진 경향이 강한 만큼 문민시대를 맞아 당연히 존폐가 재론되어야한다는 논지였다.외무부로의 일원화가 공관운영상 바람직하다고도 밝혔다. 외무부의 선공은 한때 상당한 설득력을 얻는 듯 했다.문화체육부도 해외홍보가 문화적 측면에 주력되어야한다는 점을 들어 은근히 문체부이관을 희망하고 나섰다.해외공보관제를 넘어 공보처폐지주장까지 대두했고 정부기구개편을 심의하는 행정쇄신위에서도 공보처나 해외공보관제의 존폐문제가 거론되었다. 그러나 현상은 거꾸로 가고 있다.공보처는 물론 해외공보관제는 더욱 그 기능과 역할이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외무부가 공개적 주장을 주춤하고 있는 가운데 오린환공보처장관은 해외공보관을 포함한 공보처의 조직을 확대·개편하겠다고 서울신문과의 회견을 통해 공개천명했다.공보처는 이미 기능및 조직확대안을 만들어 놓고 그의 실행시점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공보처의 주장이 새정부내에서 채택될 여지가 많은 것은 여러 측면에서 설명된다. 가장 현실적 이유는 현 공보처장·차관이 모두 새정부 「실세」라는 점이다.김영삼대통령이 공보처 진용을 이렇게 짤때는 결코 공보처의 기능을 약화시키겠다는 의도는 없었으리라 추론된다.실제로 새정부 핵심간에는 이미 공보처기능확대에 대한 컨센서스가 이뤄졌다고 고위관계자가 전했다. 둘째,해외공보관제의 존치논리가 폐지주장에 비해 결코 떨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20년간 축적된 홍보기술의 활용,독자적 언론감각의 필요성,국내외 홍보의 분리상 난점등은 널리 알려진 내용이다.공보처는 특히 외무부로 대외홍보업무를 넘겼을때 외교관중 하급자 혹은 부적격자가 홍보업무를 맡아 해외에서의 국가이미지홍보체제가 무너질수 있다고 지적한다. 세계적으로도 국가이미지고양을 위해 홍보전담기구를 강화하는 추세라고 공보처는 밝힌다.독일·일본등은 통상·경제부문에 있어 국가홍보에 성공,자신들의 제품을 질보다 비싼 값에 팔고 있다.이에 맞서 프랑스는 최근 대통령직속의 국가이미지관리위를 설치했고 유엔,EC등 국제기구도 비슷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80년대초,6공초에도 해외공보관제를 둘러싼 논란은 있었다.부처이기주의를 떠나 국가홍보를 위해 어느편이 좋은지가 합리적으로 판단되어야한다.
  • 새 단계 대북정책 한 외무에 듣는다/대담=김행수 정치부장

    ◎“북핵해결엔 점진적 접근 중요”/「경수로전환」은 북의 사찰수용 명분용/IAEA규정 준수땐 대북경협 재개/김 대통령 적절한 시기에 러시아방문 미·북한 2단계회담이 끝나 북한핵문제는 이제 국제원자력기구(IAEA)­북한,남­북,미­북한이라는 3개의 축을 중심으로 접점을 찾게 됐다.이 축들은 때로는 강한 연결고리를 갖고,때로는 독자적으로 돌아갈 것 같다.그러나 북한핵은 이제 해결의 첫 관문을 넘어섰을 뿐 완전한 투명성 확보까지는 갈길이 멀고 험난하다는 게 지배적 관측이다. 우리외교의 일선사령탑인 한승주외무장관의 생각도 마찬가지였다.본사 김행수정치부장은 미·북 2단계회담이 끝난 시점인 21일 상오 정부종합청사 외무장관실에서 한장관과 만나 북핵문제와 관련한 향후전망,한반도 주변4강의 역할및 국제공조체제등 주요외교현안에 대해 긴급대담을 가졌다. ­정부는 미·북 2단계회담에 대해 「중요한 진전」이라고 평가했습니다.그러나 일본과 미국의 일부여론은 다소 비판적이고 민자당 일부의원들도 마찬가진데. ▲구체적인 평가약속을받지 못했다는 이유를 들어 부정적으로 보고 있으나 북핵문제는 한단계 한단계 점진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입니다.그런 점에서 실패 또는 성공이란 판단은 곤란합니다.우리는 지금 이 문제를 우리가 생각하는 방향으로 끌고가고 있습니다.다만 명분을 살리면서 협상을 하고 있는 겁니다. ­북핵문제를 둘러싸고 미·북한이 수차례 고위회담을 갖는등 주변정세가 변화하고 있습니다.우리의 기존 북핵정책과 남북대화방식도 변화되어야 한다고 보는데. ▲남북문제는 통일원이 있고….그렇지만 국제적인 연계가 있으니까,이번 발표문이 남북대화의 촉진계기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그러나 IAEA사찰에 불응하면 제재가 뒤따르지만 남북대화는 그렇지 않습니다.핵문제해결에 한국을 계속 배제하는 인상을 주는 게 북한으로선 유리하다고 판단하고 있어 현재로선 북한이 남북대화재개에 불응할 가능성이 큽니다.미·북 3단계회담의 전제조건이 남북대화이니만큼 3단계회담을 시작하려면 대화를 하려고 하겠지만….현재로선 불투명합니다. ­발표문을 보면 IAEA와의 협의만을 명시하고 있는데. ▲핵사찰을 받겠다,또는 하겠다는 게 큰 의미가 없어요.아전인수가 아니라 결과가 중요하지 않습니까.9월중에 북한이 유엔 안보리의 제재로 가는냐,아니면 안가는냐,다시말해 IAEA회원국으로서 의무이행 여부가 판단의 근거가 되어야죠. ­북한핵개발수준을 놓고 국내외에 여러 추정이 있습니다.1,2단계 미·북회담을 거치면서 어느정도 드러났습니까. ▲시설이나 원자로 운영양상으로 봐서 핵물질을 만들어낸 것은 확실합니다.다만 신고량과 추정량이 다릅니다.사찰은 바로 그 차이를 규명하자는 것입니다.앞으로 북한이 만들 핵물질에 대해선 규제가 가능하나 이미 만들어놓은 것은 사찰을 해야 알 수 있습니다. ­물밑에서만 간헐적으로 논의되어온 경수로지원문제가 공식석상에 본격 등장했습니다.이에 대한 향후전망은. ▲마치 미국이 북한에 원자력발전소를 하나 지어주기로 약속한 것처럼 보이는데 그렇게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막연한 언질일 뿐입니다.경수로 지원문제는 북한의 국내용이며,사찰수락을 위한 명분이라는 게 정확합니다.그러나 장기적인 측면에서,다시말해 핵에네지개발·핵무기개발·안전문제라는 측면에서 보면 경수로로의 전환은 바람직합니다.먼 장래의 일이지만 그때는 우리를 포함해서 국제사회가 도와줘야 할 것입니다.이는 북한의 핵시설뿐아니라 사회 자체 개방에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이번 회담으로 북핵문제는 이제 3개의 대화통로가 형성된 것으로 보입니다.즉 북한과 IAEA,그리고 우리,미국등…. ▲앞서 지적했듯 남북관계는 단기적으론 불투명하지만 북한 자신의 경제복구를 위해서는 우리의 협조를 받지 않을 수 없기 때문에 북한이 결국 대화에 응하리라고 봅니다.북한과 IAEA간의 협의에 성과 없을 때 오는 결과가 명백하기 때문에 가시적인 수락을 하지 않을 수 없을 겁니다.미·북대화는 2단계까지 진행됐습니다.그러나 진전의 전제조건이 남북대화,IAEA사찰이기 때문에 중요성이 그만큼 떨어졌다고 봐야겠죠. ­대북제의및 북핵 대응에 있어 부처간 이견은 없습니까. ▲지금까지 추진해온 정책 이외에 다른 대안은 없습니다.만약 차이가 있다면 정책의 대안문제가 아니라 결과와 과정에 대한 평가입니다.예컨대 1단계 미·북접촉이 잘됐느냐,못됐느냐,2단계결과는 어떤 것이냐 그런 것들이죠. ­20일 밤 크리스토퍼미국무장관과 의 통화내용은. ▲(웃으며)크리스토퍼장관은 자기들이 북한과 대화를 하고 있지만 한국,나아가 국제사회를 대신하고 있다는 것을 분명히 했습니다.따라서 미·북 양자간의 대화가 아니고 핵문제해결의 장이며,앞으로도 계속 우리와 긴밀한 협조를 유지해 나가기로 약속했습니다.북한이 미·북대화를 핑계로 다른 의도를 보인다면 용인하지 않겠다고도 했습니다.오는 26일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아세안 PMC에서 다시 만나 구체적인 대응책을 다시 논의할 것입니다. ­미·북회담에 있어 우리의 역할이 별로 없는 것처럼 보였는데 실제로 우리의 역할과 미국과의 의견조율은 어떻습니까. ▲직접 당사자는 우리인데,우리는 모르는 내막이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소외감을 국민 누구나 느꼈을 것 같습니다.그러나 일의 성격상 협의내용을 널리 알릴 수는 없었습니다.양국은 접촉시마다 북한의 태도를 면밀히 공동분석했고 칼루치차관보도 회담참석에 앞서 현지 한국대사관에 들러 협의를 했습니다. ­남북정상회담·남북경협·이산가족방문문제등 남북대화의 전망은. ▲북한핵문제는 한민족의 생존뿐 아니라 동북아지역 전체의 안정과 관련된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에 정부로서는 이 문제를 남북관계발전과 연계시키는 입장을 계속해 나갈 수밖에 없습니다.북한이 미·북간 제2차회담 결과에 따라 IAEA의 규정을 준수하고 상호사찰에 성의있게 임할 경우 우리는 대북경협을 포함하여 전반적인 남북관계의 진전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할 것입니다. ­클린턴미대통령 방한시 신태평양 공동체구성을 제의한바 있는데 우리의 역할은 무엇이며 신태평양공동체에서 중국·대만·홍콩등 3개 중국의 대표권문제는 어떻게 해결될 것으로 봅니까. ▲신태평양공동체는 우리의 신외교에서 밝힌 포괄적 아·태협력체와 그 목적이 같습니다.한·미 양국은 공동목표달성을 위해 협력할 것입니다.3개 중국문제는 우리가 APEC의장국이었던 91년 거중조정을 통해 3개 중국의 APEC 가입을 성사시킨 경험이 있으므로 필요시 측면지원할 생각입니다. ­김영삼대통령의 미국방문은 언제쯤 이뤄질 전망입니까.러시아및 일본방문계획은. ▲클린턴대통령이 방한시 김영삼대통령을 초청했고 김대통령께서도 이를 기꺼이 수락했으나 아직 구체적 계획이 세워지지 않았습니다.러시아방문은 옐친대통령이 김대통령의 연내 방문을 희망하는 정식초청장이 지난 6월 방문한 본인을 통해 정식전달된 상태입니다.따라서 여러 사정을 보아가며 적절한 시기에 추진될 것입니다.한·일 양국의 정상도 가까운 시일내에 만날 필요가 있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있습니다.
  • “YS신임 확보” 군개혁 가속화 예고/권 국방 사표반려의 의미

    ◎도덕성·군현실사이 「24시간 장고」/개혁중단 오해 불식… 대안없는 선택 율곡비리와 관련해 오해를 사고있는 권영해국방장관의 사표반려는 새정부의 군개혁이 어떤 난관에도 불구하고 중단없이 계속될 것임을 천명한 것이다.특히 김대통령이 사표를 반려하면서 『군을 개혁하지 않고는 어떠한 개혁도 성공할 수 없다』고 밝힘으로써 사표반려후 군개혁은 오히려 더 강도높고 빠르게 진행될 것이 확실해졌다. 권국방의 사표제출배경이 「청렴성시비」에 있었고 보면 이의 반려는 김대통령이 지고의 가치로 표방해온 도덕성보다 군의 개혁이 우선순위에 있음을 밝힌 것과 다르지 않다.김대통령이 신뢰를 보낸다고 밝힘으로써 권국방은 일단 율곡감사에서 비롯된 청렴시비에서 면죄부를 받았고,대통령의 확인된 신임을 바탕으로 보다 과감하게 군의 개혁작업을 지휘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청와대의 관계자들은 대통령이 사표를 놓고 숙고하는 동안 『국정운영의 초기단계에서 할일이 많고 군의 특수성,특히 「하나회」라는 특수조직을 염두에 둔다면 국방장관을 바꾸기는 어렵다』고 전망하면서 『그러나 원체 부정부패 척결에 완강한 분이라서 감을 잡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이같은 관계자들의 설명은,김대통령은 군을 개혁하고 있는 도중에 말을 바꿔탈 수 없다는 현실과 권장관에 대한 청렴시비 사이에서 고민하다가 중단없는 군개혁이 더 시급한 것으로 판단한 셈이된다. 김대통령은 「하나회」숙군을 비롯한 민감한 군개혁을 집단의 힘에 의해서라기보다는 권국방 개인과 여론에의해 끌고 온 감이 없지않다.때문에 청렴성시비에도 불구하고 권국방의 도중하차는 그동안의 군개혁을 원인무효화시키거나 군개혁의 중단으로 비칠 소지가 없지 않았고,김대통령도 이점을 가장 걱정해 재신임을 보낸 것으로 보인다. 권국방을 사표제출로까지 몰고갔던 동생의 명분없는 5천만원 차용에대해 청와대측은 『주변인사의 일까지 책임지울 수는 없는 것 아니냐』는 입장을 보여왔었다.법리적으로 이런 입장은 하자가 없는 것이지만 청와대 당국자들 스스로도 이런 해석이 고도의 도덕성을 기준으로 삼았던 새정부의 개혁흐름에 수용되기 쉽지않다는 점을 염려해왔다. 이런 도덕성과 현실사이의 고민은 전례없이 김대통령이 장관의 사표를 받아놓고 거의 24시간이나 「장고」하는 모습을 일부러 보인데서도 나타난다.이경재청와대대변인이 사표반려를 발표하면서 『권장관의 비리여부를 면밀히 조사했으나 아무런 하자를 발견할 수 없었다』고 의례적으로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김대통령이 도덕성시비를 접어둔데는 경질의 경우 대안이 쉽지 않다는 점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몇차례의 숙군과 율곡감사에 따른 과거청산으로 현재의 군개혁 흐름에 맞고 능력있는 후임자를 찾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합참의장이 주재한 회식장에서 일어난 이충석소장의 돌출행동 역시 대통령의 임면권행사를 제약한 요소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이소장의 돌출행동은 군개혁작업을 하나회와 비하나회의 파워게임으로 해석될 소지를 만들어 놓고 있다.이같은 상황에서 「하나회」제거의 실무책임자였던 권장관의 경질은 또다른 오해를 낳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 여야,대구·춘천 보선채비 박차

    ◎여 “또 질순없다”·야 재야지지 기대/춘천/엷어진 TK정제 향배가 변수로/대구 여야는 임시국회가 끝남에 따라 이제 얼마남지 않은 춘천과 대구동을 보선채비에 박차를 가하고있다. 특히 TK의 총본산이라는 정치적 무게가 실린 대구동을은 새정부출범이후 치러지는 보선중에서 가장 큰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으며 어느쪽이 승리하는냐에 따라 정국의 풍향계가 달라질 가능성을 배제할수 없다. ○…민자당은 명주·양양 패배를 거울삼아 다시는 그런일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하기위해 절치부심하고있다. 춘천은「지역기반우선」기준에 입각,유종수후보가 선택된만큼 한때 출마의지를 불태웠던 이상용·한석용전지사측의 협조만 잘 이뤄진다면 무난한 승리를 거둘 것으로 판단한다.그리고 이 두사람이 유후보의 당선을 위해 힘껏 돕겠다고 당지도부에 약속했다는 한 당직자의 귀띔까지 덧붙이면 그럴 가능성은 더욱 커진다. 대구동을은 아직까지 지역정서가 썩 우호적이지는 않지만 다른당의 출마예상자들중 이곳의 반민자당분위기를 결집할만한 능력을 갖춘 인사가 드물어 조심스럽게 승리를 점치고있다. 여기에다 무소속후보까지 합치면 출사표를 던질 인사들이 무려 10명에 달하는 것도 조직기반이 상대적으로 탄탄한 민자당측에 좋은 조건이기도 하다.그리고 이곳에서 대선·총선등 다섯번이나 선거를 치른 박준규전의장에 대한 동정표도 그가 TK제거차원에서 희생된게 아니라 순수하게 재산형성과정상의 부도덕성 때문이라는 점을 설득하면 어느정도 돌아설 것으로 기대하고있다.그러나 대구의 정치적 비중을 감안할때 전국적인 선거로 비화시킨다면 민자당측이 승리할 공산은 점점 엷어지는만큼 대구출신의원들이 선봉장이 돼 선거지원활동을 펴는 철저한 지역선거로 치른다는 확고한 입장이다. ○…민주당은 영남지역의 교두보 마련이 절실한 탓에 춘천보다는 대구동을에 더 신경을 쓰는 듯한 인상이다. 대구동을의 경우 TK의 이반심리를 잘 이용한다면 승산이 있다는 분석이다.월계수회와 새한국당대변인을 지낸 안택수씨를 공천한 이유도 안씨의 이같은 전력이 득표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 때문인 것같다. 안씨는 경북고 서울대 정치학과 동기인 박영조 대구대교수와 경합을 벌였으나 비슷한 연배의 고교및 대학동창 20여명이 회의를 열어 민주당을 노크하는 TK를 안씨로 단일화하기로 결정,공천을 따냈다. 춘천에 대해서는 지난 6·11 명주·양양 보선 승리로 강원지역의 민주당에 대한 인식이 바뀌었고 그 여파가 태백산맥을 넘어 밀려오지 않겠느냐는 기대섞인 분석을 내놓고 있다.또 손승덕씨 사망후 국민당기반이 와해돼 야당성향의 유권자들에게는 민주당이외에는 달리 대안이 없다는 점에 고무돼 있다. 후보로 내정된 유남선현위원장은 춘천고와 강원농대의 전신인 춘천농대 출신으로 고종사촌간인 정성헌 우리밀살리기운동본부장과 최 열 공해추방운동연합의장의 사촌동생인 최 윤씨등 출마가 예상됐던 재야인사들의 전폭적인 지지가 큰 힘이 되고 있다.
  • 재미교포 창작극 「민들레 아리랑」/「LA흑인폭동」 교훈 되새긴다

    ◎LA톰 브래들리극장서 8월19∼22일 공연/미 사회의 소수민족 비애 그려 「나는 미국인인가,한국인인가」.외국에 사는 교포들이 끊임없이 던지는 물음이다.지난해 LA사태로 생지옥을 경험한 재미교포들이 바로 이 문제를 다룬 창작극 「민들레 아리랑」(가제)을 올 여름 로스앤젤레스시에 위치한 톰 브래들리극장에서 공연키로해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해 4월29일 발생한 「LA 흑인폭동」을 한흑갈등이 아닌 인종갈등으로 해석하고 있는 이 연극은 「서울말뚝이」의 작가인 장소현작,김석만 연출로 8월19일부터 22일까지 공연된다.김석만·장소현의 공동작업은 지난79년 살인혐의로 구속·기소됐던 재미교포 이철수씨 구명운동차원에서 공연된 연극 「아름다운 그 이름은 사랑이어라」이후 14년만의 재회.한국어와 영어로 동시에 공연되며 이민 1.5세등 젊은층과 연극에 관심있는 미국사회의 주류를 관객대상으로 한다. 연극은 대학시절의 시위전력으로 변변한 직업도 없이 3류작가로 소일하던 남자주인공이 미국으로 누나를 만나러가면서 시작된다.그는 「LA흑인폭동」 1년이 되는 93년 4월29일을 전후해 폭동이 재연될 것으로 믿고 이를 소설로 써 베스트셀러작가가 되겠다는 야심을 품는다.그러나 누나네 주류판매점에서 흑인청년과 싸움이 붙어 경찰에 체포된다.유치장에서 밤을 지새며 한국인이나 흑인이나 다같이 미국사회에서 당하고 사는 소수민족임을 깨닫는다.경찰서를 나서며 흑인청년이 읊조리는 민권운동가 마틴 루터 킹의 유명한 연설 「I have a dream」이 두사람에게 깊은 감동을 준다.그는 그동안 소설을 쓰기 위해 모아두었던 자료를 모두 버리고 「LA 이야기」를 새롭게 쓰기 위해 자료수집에 나선다. 이 무대가 탄생된 것은 지난해 엄청난 희생의 대가로 얻은 귀중한 교훈을 연극을 통해 교포들과 미국인들에게 전달하자며 올초 몇몇 뜻있는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하면서였다.본격적인 공연준비는 최근 「흑인,그들은 누구인가」를 펴낸 인종학자 장태한박사를 비롯,40대안팎의 교포들이 중심이 되고있다.지난76년 LA에서 결성된 아마추어 극단 「모임극회」에서 활동했던 이들은 당시 야학을 하던 한국의 대학생들과 연락하며 한 시대를 사는 젊은이로서 함께 고민을 나눈 경험자들.이들은 「모임극회」를 모태로 창단을 눈앞에 둔 새 극단이 자신들과 같은 처지의 후배들에게 돌파구를 제공해주길 기대하고 있다. 연우무대 대표였던 연출가 김석만씨는 『장태한씨등 당시 같이 활동했던 친구들로부터 연극이 살아가는데 큰 도움이 됐다는 얘기를 듣고 가슴 뿌듯했다』면서 『젊은이들과 작업하면서 이들의 생각과 얘기를 편안하게 연극에 담고 미국과 미국문화란 과연 무엇인가를 짚어보는 계기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그는 LA교포 청년극단이 성과에 따라서는 세계 곳곳에 흩어져사는 한국인 2∼3세들의 연극및 문화교류의 교두보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이 연극은 올 가을쯤 한국실정에 맞게 다듬어져 서울의 연우소극장에서 공연될 예정이다.
  • 미 “지하핵실험 포기”/WP지/타국이 먼저 실시하지 않는한

    【워싱턴 연합】 클린턴미행정부는 9차례의 지하핵실험을 추가로 실시하려던 계획을 포기했으며,다른 국가가 먼저 핵실험을 실시하지 않는 한 핵실험을 재개하지 않는다는 새로운 핵정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워싱턴포스트가 30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미정부관리들의 말을 인용,미의회의 중진의원들이 제한적인 핵실험의 재개를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이래 「다른 국가보다 먼저 핵실험을 실시하지 않는다」는 새로운 핵정책대안이 행정부내에서 폭넓은 지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관리들은 새 핵정책에 관한 몇가지 세부사항을 먼저 타결하고 외국의 주요지도자들과의 사전협의가 필요하기 때문에 클린턴대통령이 언제 새로운 핵정책을 발표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 허신행장관에 듣는 신농정 계획/대담=김진천전국부장(국정탐방)

    ◎“우리 농업 기술집약산업으로 육성”/농지기본법 제정… 1인당 경작지 늘려/첨단농법 「선도개척농」 선발… 집중 지원/농어촌구조·기술·유통 혁신… 추곡수매구체안 새달 발표 허신행농림수산부장관은 지난 2월 26일 취임사에서 『신농정이 신한국창조의 바탕이 된다』고 전제하면서 『향후 5년간은 우리나라 반만년 역사상 농림수산업의 사활이 걸린 가장 중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허장관은 또 이와 곁들여 이 기간을 「비상시기」라고 단정짓고 싶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총체적 위기상황 이처럼 허장관은 『우리의 농림수산업은 캄캄한 밤에 막다른 골목에 이르른 지경』이라고 총체적인 위기론을 제기하는 가운데서도 음양설의 논리처럼 먼동이 트고 새벽이 오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확신감을 잃지않는다.이를 뒷받침하듯 요즘 농림수산부의 온갖 정책은 우리의 농업을 경쟁력있고 기술집약적인 하나의 「산업」으로 키워나가기위한 「신농운동」에 집중되고 있다. 서울신문 김진천전국부장이 허신행농림수산부장관을 만나 우리 농업의 현실과 이를 이겨내기위해 추진하고 있는 신농정의 이모저모에 대해 알아보았다. ­장관께서는 취임하신후 신농정의 중요성을 역설해왔고 또 일전에는 그 청사진을 제시하면서 각계의 협조를 당부하셨는데 신농정을 한마디로 설명하면 무엇입니까. ▲농정에 굳이 신자를 붙인 것은 두가지 측면이 있습니다. 우리사회가 문민정부 출범으로 전환기를 맞고있기때문에 정치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새롭게 다시한번 일어나야 하겠다는 인식과 함께 농업측면에서 볼때 노동과 땅을 중심으로 한 전통적인 농법은 끝나가는 상황에서 이제는 뭔가 새롭게 해 나가지 않으면 안되겠다는 정책적 의지가 담겨있습니다. 한마디로 말씀드리면 신농정은 농업을 국제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산업으로 육성해 나가기위한 것입니다.우리농업을 동양철학의 생로병사 시각에서 보니까 밑바닥에 놓여있습니다.지금까지의 농업이 생계를 위한 전통적인 농업이었다면 신농정은 유전공학등 지속가능한 첨단기술농업으로 옮겨가는 것을 의미합니다. ○내년부터 백명씩 ­이번에 최종 확정 발표된 신농정5개년계획 가운데서도 앞으로 가장 역점을 두고 추진할 분야는 무엇인가요. ▲신농정은 농정의 모든 분야를 포함하고 있지만 특히 다섯가지에 역점을 둘 생각입니다.구조혁신과 기술혁신,농업교육혁신,인력육성,유통혁신이 그것입니다. ­아시다시피 이농현상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닙니다.이같이 농업인력이 도시로 빠져나가고 그나마 남아있는 인력조차 노령화·부녀화되는 등 농촌공동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계획대로 농업인력육성이 가능할까요. ▲물론 모두들 『사람이 없는데 어떻게 하느냐』고 말합니다만 가능합니다.지금이 바로 전환점이라 볼 수 있는데 흘러내려가는 물꼬를 어떻게 역류시키는지 두고보십시오.우리가 농업인력육성에 가장 기대를 걸고있는 것은 바로 「선도개척농」입니다.매년 1억원의 자금을 들여 4년제 농과계대학 출신자와 농어민후계자들을 대상으로 하여 공채를 실시,첨단기술농업과 수출농업을 주도해 나갈 핵심인력으로 육성할 계획입니다.올해 20명을 선발하고 내년부터는 매년 1백명씩으로 늘려 지원해 나갈 계획입니다. ­몇안되는 선도개척농을 지원·육성하는 것만으로 모자라는 농업인력을 해소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보기엔 무리라고 생각되는데요. ▲물론 그런 의문을 가질 수 있습니다.하지만 선도개척농은 단순히 기술·첨단농업을 맡는 역할만 갖는 것은 아닙니다.이것보다 오히려 더 중요한 것은 농민들에게 동기를 부여하는 것이지요.선도개척농들이 나중에 농촌에서 잘 살게되면 도시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을 농촌으로 역류시키는 효과를 발휘한다는 얘기지요. ­장관께서는 신농정을 한마디로 경쟁력제고 차원에서 보고계신데 경쟁력을 가진 농업이 과연 가능할까요. ▲그렇게 될 수 없다는 농민들의 패배주의 의식이 문제입니다.앞으로 각종 프로그램을 개발하는등 열심히 일하는 사람에게 우선 지원해나가면 5년뒤에는 자리잡아 갈 수 있을 겁니다. ○부재지주 땅 매입 ­신농정에는 농지제도 개선안도 포함돼있는데 경지의 영세성과 부재지주 문제등에 대한 구체적인 대안이 안보이는 것같습니다. ▲농지를 합리적으로 이용하기위해 농지기본법 제정작업을펴고 있습니다.1949년 농지개혁법 제정이래 40여년만에 손을 대는 셈이지요.농지기본법은 농지의 소유면적을 늘리고 임대차제도를 활성화시켜 젊은 사람들이 농사를 많이 지을 수 있도록 하기위한 것입니다.부재지주는 매매를 활성화시키거나 정부가 사들여 합리적으로 활용할 생각입니다. ­사회일각에서는 개발을 위한 공장입지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합니다.절대농지를 절반쯤 풀어 개발의 몫으로 돌리라는 얘기까지 있습니다.이에 대해 장관님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물론 공장입지가 부족한 것은 사실입니다.그러나 농지의 절반을 내놓아야한다는등 극단적인 주장을 펴는 것은 대단히 위험한 발상입니다.공장입지에 필요한 것은 도시근교의 땅입니다.농지는 식량안보차원은 말할 것도 없고 국토이용차원과 민족의 장래를 위해서도 그 중요성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신농정을 들여다 보고 있노라면 「쌀」이 왠지 푸대접을 받고 있는듯한 인상이 드는데요.어떻습니까. ▲쌀은 경제적인 측면 말고도 철학적인 문제까지 포함하고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쌀은 반만년 역사동안 민족과 호흡을 같이해온 문화유산이라고 볼 수 있기때문이지요.그러나 쌀만을 너무 강조하다보면 채소,과일등 성장식물이 뒤로 처지게 되는데 농가소득향상 차원에서 농업진흥지역 밖의 농지를 활용해서 성장식물을 육성해 나가야지요. ­추곡수매등 현행 양곡관리제도 개선방안 속에는 농민을 위한 구체적인 대안이 결여되어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만. ▲정부에서 농민이 생산한 쌀을 수매하는 양은 2할밖에 안됩니다.나머지 8할 가운데 6할이 시장으로 쏟아져 나오는데 시장가격이 올라가야 농민이 사는 것이지요.이 문제에 대해서는 7월 중순쯤에 발표할 것입니다. ○농민에 희망 심어 ­해방이후 대농민정책은 상당히 많았습니다만 역대 어느 정권도 실질적인 의미의 중농정책을 편 예는 없습니다.신농정을 감히 중농정책이라고 봐도 됩니까. ▲저는 신농정을 농업의 현대화라고 말하고 싶습니다.산업혁명 이후 영국과 미국등은 1차산업을 개발해서 형성된 자본으로 2·3차 산업을 육성했는데 세계에서 유일하게한국만 2차산업부터 뛰어들었습니다.1차산업을 개발해야할 시점이 70년대였는데 그때 농촌을 중심으로 역점을 두었던 새마을운동은 생활여건개선에 머문채 농업발전측면은 손을 대지 못했지요. ­말씀을 듣고 있노라니 우리농촌의 앞날이 장미빛으로 비춰지는것 같습니다.이것이 착각이 아니기를 기대합니다.마지막으로 신농정이 성공할 수 있도록 농민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 ▲신농정 5개년 계획은 어디까지나 시범사업을 통해 농민에게 희망과 가능성을 주기위한 것입니다.물줄기를 틀어주겠다는 것이지요.새벽을 여는 것은 농민입니다.자신감을 갖고 정부와 함께 뛰면 길은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 DJ지지 끌어내 위상 강화/이 대표 유럽순방 뭘 얻었나

    ◎케이브리지회동 새 지도력 확보 발판/독 통일·이 사정 현장견학… 시야 넓혀 이기택 민주당대표는 이번 유럽 순방에서 기대이상의 정치적 성과와 개혁정국에 대처할 예상외의 실무적 자극을 얻은 것으로 평가된다.김대중전대표와의 「케임브리지 만남」에서는 변함없는 지원을 확인,향후 당운영에 있어 천군만마를 얻었고 이탈리아의 개혁,독일의 통일 등에서는 지도자로서 갖추어야할 정책적 비전을 가다듬는 계기를 마련한 것이다. 당초 이대표가 유럽순방에 나설 때만 해도 정치적 입지를 넓히고 당내 비주류의 도전에서 약간의 시간을 벌기 위한 것이라는 비판론이 팽배했었다.그러나 강원 명주·양양지역의 보선승리로 순방의 모양새를 갖출 수 있었다. 따라서 김전대표와의 회동결과는 새로운 지도력을 확보하는 기회가 될수도 있다는 시각이 대두됐고 출국전 김영삼대통령과의 영수회담도 이러한 가능성을 뒷받침했다. 크게 보면 이대표는 이번 외유에서 이러한 「가능성」을 내보이고 그것을 이룰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는데 일단 성공한 것으로 판단된다. 이대표는 비록 짧은 기간이었지만 독일의 통일,이탈리아의 사정활동 및 중소기업의 현황을 둘러보고 영국·프랑스 지도자들과 교류했다.의회지도자로는 독일의 람스도르프당수,쥐스무트국회의장,클로제 사민당원내총무를 면담했고 영국의 멕케이 상원의장과 이탈리아의 나폴리타노 하원의장,프랑스의 로카르 사회당당수와 상호 관심사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는등 국제적 지명도를 넓혔다. 또 이탈리아의 스칼파로대통령과 콘소법무장관과도 만났다. 이것은 이대표의 이번 외유성과를 야당대표로서의 국제교류와 선진국시찰에 보다 비중을 두게하는 대목이다.통일후유증과 함께 수반된 독일의 경제적 어려움,금융실명제와 사법부 독립이 바탕된 이탈리아의 사정작업등에 대한 「현장견학」은 앞으로 민주당의 정책수립과 대안제시에 귀중한 자료로 활용될 것이기 때문이다. 수행한 의원들도 이에 공감을 표시했다.한 의원은 『국정운영의 동반자로서,건전한 비판자로서 야당의 미래지향적인 정책수립에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대표도 순방 도중기자들에게 줄곧 『개혁은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이를 위해서 야당도 선진국의 시행착오와 장단점을 비교,통일·경제회생·국회운영·제도적 개혁에 강력한 대안을 마련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이 점에서 이대표의 유럽 4개국 순방은 개혁에 대한 야당의 시야를 국제적 범위로 넓혔다는 것에도 그 의미를 둘 수 있다.
  • 16시간만에 “파업자제” 끌어내/울산분규현장의 이 노동 24시

    ◎노사 방문­간담회 개최 등 조정 혼신/“장관이 직접나서 분규 중재” 신선감 울산지역 현대 계열사 노사분규수습을 위해 현장에 내려가 뛰고있는 이인제노동부장관의 행보와 역량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노사분규 현장에 노동부장관이 직접 뛰어들어 중재에 나서기는 정부수립이후 처음있는 일이다. 이장관의 이번 「울산행」은 「현장주의」를 내세우고 있는 새정부의 대민 행정자세와 경제회생을 위해 이번 사태를 조기에 해결하려는 정부의 노력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것이어서 그의 중재노력의 결과에 관계없이 신선감을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한 것이다. 22일 하오 늦게 울산에 도착한 이장관은 23일까지 이틀동안 숨돌릴 틈도 없이 노사양측을 번갈아 만나 사태의 원만하고 조속한 해결을 위해 나름대로 총력을 기울였다. 이장관의 바쁜 행보는 22일 울산노동사무소에서 시작됐다.이 자리에서 간단한 현황보고를 들은 이장관은 곧바로 이번 사태의 불씨가 됐던 현대정공 노조사무실을 찾았다.이장관의 이례적인 방문을 받은 이용진「비상대책위」위원장등노조간부들은 이장관과 인사를 나눈뒤 『임금협상을 직권조인으로 훔쳐간 회사가 대법원판례만을 내세워 노조를 무시하고 있다』며 포문을 열었다.노조간부들은 『조업을 재개하려면 집행부가 조합원들을 설득할 수 있는 대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장관은 이들의 주장을 끈기있게 들었다.이장관은 『직권조인문제는 법률의 판단에 맡기고 진지한 협상으로 문제를 하나씩 풀어 나가도록 노력하자』고 당부했다. 그는 쉬지 않고 자리를 옮겨 하오 9시쯤 회사측을 방문,정세영현대그룹회장과 유기철사장·고도웅부사장등 회사간부들과 만났다.이장관은 정회장이 『노사관계가 성숙할때가 됐는데도 근로자들이 피해의식을 갖고 있다』고 말하자 『기업의 노력과 사회적 분위기가 좋아야 선진국이 될 수 있으며 이를 위해서는 투자를 많이 하고 리더십을 발휘해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사양쪽의 분위기를 파악한 이장관은 23일 상오 9시 현대자동차 노조를 찾아 『자동차 근로자들이 높은 자제력을 보일때 신한국경제의 미래가 보장된다』고 역설했다.그리고는 『지금 진행되고 있는 부분파업이 질서를 지키고 있지만 전체 산업현장에 미치는 파급을 감안해 자제해 줄 것』을 거듭 강조했다.이장관은 울산에 도착한지 16시간만에 윤성근노조위원장으로부터 『당장 극한파업은 하지 않겠다』는 답을 들었다.아직은 두고봐아야 알 일이지만 현장중재의 첫번째 성과로 꼽을만한 대목이었다. 이장관은 상오 11부터 현대문화회관에서 열린 현대계열사 사장단 및 임원 26명과의 사·정간담회에도 참석했다.그는 이 자리에서 『김영삼대통령도 지금의 노사분규 때문에 노심초사하고 있다』고 전한뒤 『국제경제 전쟁에서 이기기 위해 정부와 국민이 합심해야 하는 때에 생산현장에서 집안싸움을 해서야 되겠느냐』고 지적했다. 당장 사태수습의 해결책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노사양측 모두는 이장관의 이번 「울산행」을 의미있게 받아들이고 있는 분위기였다.그의 노력이 어떤 결과를 얻어낼지 주목된다.
  • 정부개혁 표적사정 일관/민주 주장

    ◎“이 대표 내주 회견… 대안 제시” 민주당은 2일 김영삼정부출범 1백일동안의 개혁이 법과 제도적개혁을 외면한 선택적사정과 표적수사로 일관했다고 지적하고 다음주초 이기택대표의 기자회견을 통해 개혁의 문제점과 실질개혁의 대안을 제시키로 했다. 민주당은 이날 당무회의에서 새정부의 개혁이 과거청산및 구조적부패척결을 외면하고 있다는데 의견을 모으고 실질개혁을 위해서는 ▲개혁 프로그램의 공개 ▲국정조사권발동등 국회중심의 개혁추진 ▲국가보안법등 비민주악법개폐 ▲성역없는 사정을 통한 권력내부의 개혁등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 야서도 「큰 흐름」엔 수긍/개혁을 보는 민주당 시각

    ◎제도화 등 각론·절차에 사안별 이견 민주당이 내리는 김영삼정부 1백일 평가는 한마디로 개혁의 큰흐름은 인정하나 방법상 문제가 있다는 것으로 압축된다. 따라서 총론적 접근보다는 각론에서의 문제점 제기에 치중하는 인상이 짙다.예컨대 과거처럼 「잘못됐다」라는 대전제 아래 출발하는 것이 아니고 국민적 기대와 일치하고 있는가,또는 절차와 순위가 올바른가 등을 따지고 있는 것이다. 그만큼 대여견제와 비판이라는 정치적 시각에서 예전같은 강도나 무게를 찾아보기가 힘들다.이는 민주당이 처해있는 한계와 고민을 엿보게 하는 대목이기도 하다.임채정의원이 『당이 개혁을 분석·비판은 하지만 대안이 없다』고 지적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러나 방법상의 문제점을 철저히 부각시킴으로써 「개혁정국」에서의 입지확보및 강화를 노린 흔적이 역력하다.김병오정책위의장은 총평을 통해 『무엇보다 우선되어야 할 제도개혁을 사정과 의식개혁 뒤로 미루고 있어 일과성으로 그칠 위험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기택대표가 조만간 기자회견을 통해 공식 입장을 표명할 예정이지만 평가는 전반적으로 이 범주를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먼저 새정부가 설정한 개혁목표,즉 군사문화청산은 국민적 기대와 시대적 요청이라는 점을 들어 공감을 표시하고 있다.민주당의원들이 『김영삼정부 출범후 1백일동안 정부가 올바른 개혁을 추진할수 있도록 수구세력의 저항에 맞서 적극 협력해 왔다』고 주장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국민의 대의기관인 국회가 소외되고 대통령중심의 개혁이 이뤄지고 있는데 대해 깊은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국민과 국회를 관객으로 전락시키는 「극장식당」식 개혁은 지속적 추진을 담보할수 없다는 논리이다.최근의 「사정개혁」과 관련,노무현최고위원은 『사정의 방향이 숙청 또는 정치보복방향으로 흐르고 있다』고 규정했다.달리 해석하면 민주당이 그동안 개혁돌풍속에서 느꼈던 무기력을 간접적으로 표현하고 있는 셈이다. 정치분야에 있어서는 형평성을 상실한 부정비리수사,불완전한 과거 청산등을 문제점으로 지적하고 있다.박상천의원은 『표적수사,성역있는 수사가 진행중』이라며 『신질서를 위한 제도개혁에 소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예를들면 12·12사태,5·18광주민주화운동등의 진상규명이 크게 미흡하다는 것이다.이러한 불완전한 청산은 결국 문민정부의 「족쇄」로 작용,창조를 위한 개혁을 어렵게 만들것이라는 지적이다. 한광옥최고위원도 『제도개혁없이 개혁은 있을수 없다』고 단언했다. 경제부문을 보는 시각은 특히 비판적이다.경제활성화에 역점을 둔 신경제개혁은 우리 경제의 구조적 모순을 고려할 때 실패할수 밖에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무리한 경제활성화대책은 물가안정 기반을 무너뜨리고 고통분담에 나선 서민생활에 주름살만 지을 것이라는 설명이다.박지원대변인이 『현 경제팀은 전혀 개혁의지가 없는 낡은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다』며 전면교체까지 촉구하고 나선 것도 이같은 시각에서 비롯된 것이다. 사회 부문의 평가는 주로 교육분야에 쏠려있다.입시부정,해직교사 복직등에 있어 정부의 개혁의지가 소극적이라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이처럼 민주당의 진단은 전체가 아닌 사안별로 내려지고 있으며,그것도 개혁추진에 따른 부산물에 집중되어 있다고 볼수 있다.
  • 다변·세계화·미래지향의 신외교(사설)

    새한국 신외교의 방향이 구체화되어 가고있다.김영삼대통령의 24일자 「태평양시대와 한국의 신외교」연설이 신한국외교의 총론적 기본철학 제시였다면 「한국신외교의 기조」라는 한승주외무장관의 31일 외교협회연설은 그러한 대통령외교철학의 각론적 실체의 제시라 할수있다. 한외무는 신외교의 5대기조로 「세계화」「다변화」「다양화」「지역협력」및 「미래지향」을 제시했다.새정부의 신외교는 정책수립과 집행및 사고방식등 모든 면에서 한반도의 냉전상황을 탈피하고 미래세계형성에 적극 참여하며 주도적으로 기여해갈 의지를 천명하고있다. 세계화는 한국외교가 남북문제뿐아니라 도덕성등 대통령이 제시한 국제보편의 가치를 기초로 범세계적 문제해결에도 적극 기여한다는 것이며 다변화와 다원화는 그 연장선상에서 탈냉전의 상호의존시대에 맞는 전방위외교와 경제·환경·문화등 외교관심의 확대를 의미하는 것으로 설명되고있다.지역협력은 아시아 태평양 특히 동북아 안보·협력의 주도를 상정하고있으며 미래지향에서는 분단의 부담에서 벗어나는 통일외교의 지향이 강조되고있다. 한마디로 우리와 세계의 변화·발전을 반영하고 그에 걸맞는 신외교를 지향하겠다는 기조의 천명이라 할수있다.바야흐로 세계는 탈이념의 경제제일주의와 국익우선의 민족주의가 지배하고있다.그러한 세계환경과 시대정신의 새로운 변화에 적응하고 그것을 주도해 나가기위해선 우리의 의식구조는 물론 발상의 대전환이 필요한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우리 자신도 그동안 큰변화를 겪었다.오늘의 우리는 분명 어제의 우리가 아니다.세계도 무시할수없는 경제력을 쌓아가고있는 가운데 문민대통령의 등장과 개혁은 세계에 손색없는 민주한국의 모습을 과시하고있다.구소및 중국과의 수교와 유엔가입등으로 명실상부한 세계속의 한국으로 부상하고있다.그러한 변화에 걸맞는 신외교의 자신있는 모색은 너무도 당연한 일 일것이다. 통일외교도 예외일수 없다.세계와 우리자신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냉전적 분단상황은 여전히 극복되지 않고 남아있는 우리의 뼈아픈 현실이요 약점이며 극복해야할 도전이다.신외교가 풀어야할 중요과제의 하나인 것이다.그리고 그 돌파구는 개방과 개혁이라는 북한의 변화에서 찾을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다. 미래지향의 통일외교를 천명한 신외교의 기조는 북한의 아태질서편입을 통한 통일실현을 강조하고있다.북한을 경쟁상대아닌 후원대상으로 보는 인식전환을 요구한다.북한이 개방개혁의 세계적 흐름에 동참하도록 돕는데서 실마리를 풀어야한다고 강조하고있다.우리통일외교가 지향해야할 다른대안이 있을수없는 유일의 방향이라 생각한다.중요한 것은 적극적이고도 과감한 실천일 것이다.
  • 폴란드내각 총사퇴/의회,불신임따라… 정국혼란 예상

    【바르샤바 로이터 AFP 연합】 한나 수호츠카 폴란드 총리(47)가 28일 하원의 불신임을 받은 직후 내각 총사퇴 결정을 내리고 레흐 바웬사 대통령에게 사임서를 제출했다. 수호츠카 내각의 사퇴는 급진적인 시장경제 개혁이 국민들의 새활을 어렵게 만들었다는 이유로 하원이 이날 내각 불신임 결의안을 통과시킨데 따른 것으로 폴란드 정국을 한동안 혼란상태에 빠뜨리게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하원은 4백45명의 의원들이 출석한 가운데 자유노조 세력을 중심으로 한보수파 의원들이 수호츠카 총리의 발빠른 개혁정책에 대한 반대의 표시로 내놓은 불신임안을 찬성 2백23,반대 1백98,기권 24표로 단 한표차로 통과시켰었다. 여성 총리인 수호츠카는 하원의 이같은 결의가 채택되자 기자회견을 갖고 『이로써 현 정부가 시작한 일들로 중단됐다』고 말했다. 수호츠카 총리는 또 『하원이 앞으로 새 내각의 골격을 잡아나갈 것이지만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새로운 연립정부를 구성하기는 극히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수호츠카 총리는 이어 각료회의를 소집한뒤 내각 총사퇴를 의결하고 바웬사대통령에게 사임서를 제출했다. 폴란드내 정당은 모두 29개나 되지만 모두 군소정당이고 앞으로 강력한 연립정부를 구성하 가능성도 없으며 수호츠카 내각을 대신할 수있는 대안도 아직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 금융개혁안에 담긴뜻/자율·개방 통해 경쟁력 제고

    ◎국제화 추세 발맞춰 체질개선 유도/재벌 소유지분 축소,경제력 집중 억제 정부가 발표한 금융개혁안은 낙후된 금융제도를 수술,날로 발전하는 실물경제를 뒷받침하는 기능을 되살리는 데 중점이 두어졌다.은행등 금융기관이 금리의 가격기능에 따라 자금을 필요로 하는 기업에 알아서 지원토록 하겠다는 것이다. 자율화 못지 않게 국제화·개방화 추세에 발맞춰 외국의 금융기관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체질개선을 더 이상 늦출 수 없다는 절박감도 작용했다. 그동안 금융은 경제개발 과정에서 산업정책의 보조수단으로 전락,자율과 효율보다는 공공성이 지나치게 강조됨으로써 스스로 설 수 있는 자리가 좁았던 게 사실이다.개혁안은 이같은 규제와 비효율을 과감히 깨고,적어도 금융이 실물산업과 동등한 위치에서 서로 도와주는 상호 보완관계로 끌어올리려는 내용들을 담고 있다.때문에 각 부문별로 획기적인 내용들이 많다.개혁안의 특징은 금융기관의 자율성 보장과 산업의 경쟁력 강화,대기업의 경제력집중 억제등 크게 세가지로 볼 수 있다. 자율성 보장은금리자유화를 통해 은행의 가격기능을 되찾아 주겠다는 데서부터 출발한다.인사와 자금운용도 금융기관에 맡김으로써 경영의 책임과 효율을 꾀하고 있다.금리를 당국이 규제하기보다 시장에 맡겨두면서 공개시장조작 등의 간접관리 방식으로 통화량을 조절,자금을 제조업과 수출등 생산부문에 집중 공급하겠다는 뜻이다.특히 은행장 및 임원의 인사를 자율에 맡긴 것은 놀랄만한 조치로 평가받고 있다. 자금의 효율적인 배분을 그르치게 한 정책금융의 추가신설을 억제,재정이 이를 대신하거나 전문 금융기관에 위임키로 한 것도 정부의 자율화 의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그러나 아직 경쟁력이 미흡한 특정 산업의 계속적인 지원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15조원에 달하는 정책금융을 과연 어떻게 줄여 나갈지,그 대안에 관심이 쏠린다. 산업정책의 지원과 관련해 눈길을 끄는 것은 여신관리 제도의 축소이다.부동산 투기와 기업의 무분별한 문어발 확장이 가라앉으면서 기업의 부동산취득과 기업투자 제한을 풀고 꼭 필요한 시설투자 자금을 원활히 공급,기업의 경쟁력강화와 전문화를 이루겠다는 취지이다.주력업체 제도의 폐지도 상공자원부가 추진하는 주력업종 제도로의 전환과 조화를 꾀하는 것이다.정부가 공정거래법과 세법등을 활용,신산업정책의 일환으로 추진중인 재벌의 상호 지급보증 축소등과 같은 맥락이다. 금융기관의 소유지분을 억제한 것도 더 이상 산업자본,즉 재벌이 금융자본을 독식,사금고화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새정부의 의지가 담긴 것이다.특히 증권·보험,단자등 재벌의 손길이 많이 뻗친 제2금융권의 금융독점 현상을 해소하는 데 애썼다. 그러나 원칙적으로 바람직하면서도 실현가능성이 희박하거나 추상적인 내용도 일부 있다.농·수·축협의 신용부문 독립이나 국책은행의 검사권 일원화,정책자금의 과감한 축소 등이 그것들이다.앞으로 추진 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을 겪을 전망이다.또 자본시장의 대외개방도 다소 미흡하다는 비판이 있다.한국은행의 독립과 금융통화운영위원회의 위상강화등 민감한 사안도 전혀 언급이 없어 하반기 정부조직 개편에 반영될 지 관심거리이다.
  • 정부­재야단체 활발한 대화/문민시대 출범후 달라진 상황 실감

    ◎시민운동단체 등의 정책건의 적극수렴/개혁의 비판적 협조자로 관계증진 전망 문민정부 출범후 정부와 재야단체의 대화가 점차 활발해지고 있다. 새정부 출범 이전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만남이 이곳저곳에서 자주 목격되고 있다. 지난 25일 한완상부총리겸 통일원장관은 전대협의 후신인 한총련 대표 6명을 장관실에서 만나 통일정책에 관한 격의없는 토론을 벌였다. 한부총리가 비록 재야출신이라고 하더라도 당국자와 운동권 학생의 만남은 뉴스가 되기에 충분했다. 지난달 2일 서울지역의 공해추방운동연합등 8개 환경운동단체가 모여 전국조직으로 결성한 환경운동연합은 두달이 채 못되는 지금까지 환경처와 여러차례 대화의 장을 가졌다. 환경운동연합은 정부의 환경마크제가 ▲제조공정을 무시한 채 완성된 제품만을 기준으로 마크를 부착해 주는 것은 환경마크제의 본래 취지에 어긋나며 ▲심사위원 구성에 환경운동단체 대표가 포함되지 않은 것은 부적절하다며 녹색마크제를 제안해 놓고 있었다. 그러나 이들은 대화를 통해 환경처가 심사위원 구성에 환경운동단체 대표를 포함시키고 심사대상에 제조공정도 포함시키기로 환경운동연합의 의견을 수렴하고 운동연합은 녹색마크제를 사실상 포기함으로써 문제를 해결했다. 이인제노동부장관도 언노련과 전노협의 간부들을 만나 허심탄회한 의견교환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지난 21일 오린환공보처장관은 해직언론인 원상회복추진위의 간부 7명을 장관실에서 만나 이들의 주장을 듣고 정부의 입장을 설명했다. 이날 추진위의 한 대표는 『75년 해직 후 공보처장관을 처음 만난다』고 말해 세상의 변화를 실감케 했다. 오장관도 정부가 해직언론인 문제 해결의지가 있음을 여러차례 강조하고 『양측이 좀더 해결방안을 검토한 뒤 만나자』고 제의했다. 이밖에 교육부와 전교조의 만남은 여러차례 있었고 정무1장관실등은 제3조정관실등을 통해 재야단체들의 현황을 파악하는 한편 시민운동단체들 대표와 자주 만나 의견을 듣고 있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재야단체들과 관계부처의 대화가 점차 활성화되고 있는 것과 관련,『재야의 정책건의를 받아 정부 정책에 반영하도록 노력한다는 것이 정부의 방침』이라고 전하고 『교육·노동부,환경처뿐만 아니라 전 행정부서가 시민운동단체와의 접촉 및 대화를 활발하게 갖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이 관계자는 또 『주사파등을 제외한 학생운동권도 교육부와 통일원등의 대화 상대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정부의 또 다른 한 관계자는 『개혁이 성공하려면 국민의식이 바뀌어야 하며 이를 위해 광범위한 국민의식개혁운동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재계·의료계·종교계·교육계·사회운동단체등 사회 각계각층에서 개혁분위기가 무르익은 것으로 알고 있으며 이들이 활발한 의식개혁활동을 전개할 경우 행정적 도움을 줄 방침』이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또 『당초 일부 부처에서는 과거의 관변단체를 활용,의식개혁운동을 전개하자는 의견도 있었으나 관변단체들이 나서거나 정부가 전면에 나서면 국민들의 신뢰를 받을 수 없을 것이라는 게 정부의 판단이었다』고 전했다. 재야단체들도 정부와의 대화에 더 이상의 머뭇거림이 없다.내부적으로는 아직도 새정부의 개혁에 대한 의구심을 갖고 있는 경우도 있지만 대체적으로는 「비판적 협조」의 길을 선택하고 있다. 최근 환경사업과 부정부패추방운동을 벌이고 있는 서울 YMCA 기획실의 남부원간사는 『정부와 대화·협력할 의향은 충분히 있다』며 『한편으로는 협조하고 한편으로는 거리를 둘 것』이라고 말한 것은 재야의 입장을 잘 설명해 주는 부분이다. 정부가 재야단체와의 대화를 활발히 갖는 것은 정부주도의 개혁만으로는 범국민적 의식개혁을 이끌어내는 데 한계가 있으며 개혁에 신선한 수혈을 할 필요성과 이들을 정권의 정통성을 흔드는 세력으로 방치하기 보다는 대안을 제시하는 파트너로 삼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판단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앞으로 정부와 재야와의 대화는 별다른 이변이 없는 한 커다란 제약없이 지속될 전망이다.
  • 『하늘이 준 개혁의 호기』아닌가(사설)

    우리 옛시조 한수를 떠올려본다.『잘가노라 닫지말며 못가노라 쉬지말라/부디 믿지말고 촌음을 아껴스라/가다가 중지곧하면 아니감만 못하니라』.남파 김천택은 인생을 두고 이렇게 노래했지만 오늘에 진행되고 있는 우리의 개혁·사정작업에도 그대로 해당되는 철이아닌가 한다.서두를 일도 아니나 쉬엄쉬엄 할일 또한 아니다.더구나 가다가 용두사미가 된다고하면 시작하지 않으니만 못하다 할것이다. 닫지도 않고 쉬지도 않으면서 잘 진행되어오던 개혁·사정작업이 슬롯머신사건에 이르러 주춤거리는 듯한 인상을 준것은 사실이다.뭔가 은폐하려는 것 아닌가 하고 오해받을 거책를 보였기 때문이다.조사받아야 할 사람이 국외로 빠져나갔는가 하면 조사해봐야 할듯하던 사람들을 놔두고 있는 일들이 그렇다.표적수사네 축소·보복수사네 하는 따위 말이 나온 까닭이 여기에 있다. 이런 현상은 김영삼대통령의 결연한 개혁의지에 찬물을 끼얹는 일이다.일부 기득권층을 제외한 대다수국민들이 개혁·사정에 보내는 열화와 같은 성원을 배신하는 일이기도 하다.이런 사단을 예견한 김대통령은 일찍이『개혁·사정에 성역이 있을수 없다』고 못박았던 것인데 사정을 맡은 쪽에서 오히려 성역을 만든듯한 인상이어서 유감스럽다.그결과 김대통령으로 하여금 한번더「성역없는 사정」을 천명하게 했다.그동안 누적된 우리사회의 병폐가 얼마나 깊은 것인가 새삼 느끼게 한다. 역대의 정권이 개혁을 표병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그런데도 구두선으로 흘러가고 말았다.적당한 타협이 이루어졌기 때문이다.새정부는 그같은 과거의 허물을 지실하고 있다.그 인식아래 바른 기준과 사심을 배제한 혜안으로 부정한 과거와의 단절을 추진하는 것이 개혁·사정이다.이에대해 김수환추기경은 고려대초청 강연회에서 『하늘이 주신 개혁의 호기』라고 표현했다.그말 그대로이다.이 모처럼의 기회를「아니감만 못한것」으로 만들어서는 안된다.김추기경이 지적한바 『개혁의 성패에 나라의 흥망이 달렸다』는 각오아래 개혁은 국민의 이름으로 줄기차게 추진돼 나가야한다. 김대통령이 이끄는 새정부의 추진력은 개혁에 대한 국민들의 절대적지지가 응집될 때 강해진다.용기도 준다.잠시 주춤거린 현상을 두고 야당에서는 『부정척결도 사정도 아니며 정적손보는 작업』이라고 훼폄하고 있지만 이는 지엽을 근간과 혼동한 저급한 표현일 뿐이다.야당도 개혁·사정에 관한한 긍정적·건설적 시각으로 동참하게 돼야겠다. 아프고 쓰리더라도 개혁은 추진돼야 한다.따르는 고통을 두려워해서는 안된다.기어이 이겨내야 한다.국민들이 바라는 바가 이것 아닌가.개혁은 개혁일 뿐 다른 대안은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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