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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한광장] 새천년 한국 민주주의의 방향

    근대민주주의 기획을 성취한 선진 민주주의 국가들은 다당제 아래에서 국민적인 규모의 선거가 정기적으로 행해지고 주요정당에서 배출한 대표자들이의회를 구성,정치를 기획하고 논의를 해왔다.관료들과 군부를 통제하는 행정부는 국민의 선거에 의해 선택되고 사법부는 독립적으로 운영돼왔다.책임성있는 표현의 자유가 보장되고,경제적 행위가 정치로부터 독립해 시장원리가중시되는 사회규범모델이 정착됨으로써 근대 민주정치는 안전하게 운영될 수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근대 민주주의의 기획을 완성하고 생활화한 선진 민주국가에선 새천년을 앞두고 투표와 선거의 메커니즘에 기초한 다수결 원칙에서 평화적 정권교체가 보장된 절차적 민주주의만으로는 규범적으로 구속력 있는 정치적 결과를 산출할 수 없게 되었음을 인식하기에 이르렀다.투표의 산술적질서에는 도덕적 차원이 결여돼있으므로 근대 정치기획에서 배제된 시민사회의 다양성과 성,계층,지역의 차이를 수용하는 참여 민주주의만이 민주주의에도덕적 정통성을 보완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역사적 진보의 성과물인 1인 1표의 형식적 평등만으로는 인간의 존엄과 인종,계층,성의 주변화를 피할수 없기 때문이다. 참여민주주의로 대의민주주의의 한계를 극복하고 정치적배제 행위가 없는 진정한 합의와 동질성의 형성을 위해서이다. 이와 관련 한국의 새천년 민주주의기획은 정치적,국가적 수준에서 의회 민주주의를 정착시키고 시민·사회적 수준에서 지구화시대를 지향하는 글로벌민주주의의 추구와 함께 20세기 한국정치에서 배제된 다양성과 차이를 수용하는 참여 민주주의 지향에 설정된다.같은 맥락에서 새천년 한국 민주주의는 국가주도의 권위주의적 체제의 폐단을 일소하고 21세기 시민사회의 역동성에 어울리는 새로운 민주적 발전모델로의 전환을 요청받고 있다.국가와 시장,그리고 시민사회의 합리성을 기반으로 한 상호조화와 보완으로 갈등과 분열,그리고 대립과 배제를 관용과 다양성의 가치로 대치하는 것이다.앞으로 민주주의는 인간에 대한 신뢰의 공적 영역을 넓혀가면서 보다 넓은 지평의 융합을 추구해야 하기 때문이다. 권위주의 체제가사회를 짓누르던 과거의 정치에서 지배권력은 사회가 다양한 입장과 차이를 동시에 포괄하고 있다는 사실을 무시하고 인간상호간의 권한을 규제하고 권력에 가까운 집단 이외의 집단과 권력을 장악한 지역에 반대한 사람을 배제하고 감시하였다.반공에 대한 해석과 그것을 집행할 수 있는 물리적 강제력을 기반으로 한 지배집단은 거의 절대적 권력을 행사할 수있었고,개인은 부당한 인권침해가 있어도 호소할 곳이 없었다.30년 군사독재시대 의회주의 기제원리는 제대로 작동되지 않았다.그것은 30년 동안의 정치실종을 의미하는 것이다.그래도 93년에 30여년 만에 문민정부가 탄생하고 98년에는 선거에 의한 여야 정권교체로 국민의 정부가 탄생,한국 민주주의는역사에서 새로운 발전국면을 맞이하게 됐다. 그 민주주의의 새로운 이정표는 의회민주주의의 발전을 공고화하고 대화정치와 생활정치를 위주로 하는 참여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것이다.의회 민주주의는 어렵게 국민의 힘으로 성취한 절차적 민주주의를 내실화하는 과제를,참여민주주의는 의회민주주의를강화하고 보완하는 방향에서 시민들의 자치 허용으로 계층통합,지역통합,민족통합의 과제를 안고 있다. 이러한 민주주의 역사의 새로운 이정표 앞에서 지금의 우리 의회정치는 일그러질 대로 일그러져 있다.민주적 정치과정 전체에 대한 국민 신뢰의 바탕위에서 정치가 복원돼야 하는데 야당은 정치를 포기하고 거리 투쟁을 일삼고 여당은 정치적 리더십의 부재로 야당과 정치복원에 역부족으로 보인다. 국민은 집권경험이 있는 야당의 정치력을 믿었지만 30여년 권위주의 정치운영으로 인한 정치학습의 부재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반대로 집권경험 2년이 채 되지않은 국민의 정부는 ‘장기집권 음모’라는 야당의 공격에 주눅들어 어렵게 투쟁해 얻은 민주주의 가치규범에 얽매여 정치적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새 천년을 앞두고 국민들은 정치인들이 본연의 위치로 돌아가 새천년의 국가비전과 대안을 위한 정치를 복원해주길 바란다.새로운 세기로 진입하는 한국 민주주의의 이정표 실현을 위해 여야가 국정의 파트너 관계로 보는밀레니엄적 발상의 전환이 요청된다. [백경남.동국대 사회과학대학장]
  • ‘통일로 가는길’ 집중 조명/단행본 남과 북 하나가 되는길 발행

    남과 북이 하나가 되는 통일의 길은 어느 길일까.가시밭길일까.햇볕이 내려쪼이는 봄길일까.어느 길을 택해야 할까.그 길을 가려면 지금 무엇을 해야할까. 대한매일신보사는 공익정론지로의 새출발 1주년이자 21세기를 눈앞에 둔 시점에서,우리민족의 최대 숙원인 통일문제에 관한 국민적 이해와 역량을 높이는 일이 시급하다는 판단 아래 ‘남과 북 하나가 되는 길’을 단행본으로 펴냈다. 해당분야의 권위있는 필자 5명이 분야별로 각각 나눠 쓴 이 책은 통일문제의 과거와 현재,미래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해놓았다.아울러 대북 포용정책이갖는 시대적 당위성과 효과를 조명하고,국가적 통일과제와 국민적 통합과 역할에 대한 내용을 함축하고 있어 전문가는 물론,일반인들도 나름대로 견해를가질 수 있도록 돕고 있다◆‘국민의 정부’ 대북포용정책 양영식 통일부 차관은 대북 포용정책(햇볕정책)의 배경과 내용을 자세히 설명함으로써 햇볕정책을 둘러싼 시비를 말끔히 씻어내고 있다.양 차관은 “종전의 통일정책이 통일 중심이라면 햇볕정책은 평화 중심”이라고 강조한다.정부는 이에 맞춰 대북정책의 원칙을 평화공존,평화교류,평화통일 등 세가지로 압축한다.이는 구체적으로는 ▲무력도발불용납 ▲흡수통일 배제 ▲화해협력 촉진 등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현실적으로는 금강산 관광,남북경협 활성화,사회문화 분야의 교류증진,이산가족 문제의 거론,탈북동포 보호,대화재개 노력,북핵문제 해결및 경수로 사업,냉전구조 해체 등 정책이 추진되고 있다.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하여 이종석 세종연구소 남북관계연구실장은 지구상마지막 남은 냉전의 현장인 한반도에 평화를 정착하는 방안을 제시한다.이를위해 분단의 안정적 관리, 호혜적 남북관계 정립과 이질성 극복,국제협력과국가이익의 조화,통일문제의 국내정치적 이용금지,공존의 문화형성 등을 냉전구조 해체의 구체적 대안으로 내놓는다. ◆통일 대비를 위한 당면과제 장청수 본사 논설위원은 통일의 선행요건으로▲통일역량결집 ▲분단책임국의 결자해지(結者解之) 노력을 강조하면서 남북한 각각의 노력이 중요하다고 주장한다.우선 북한의 경우 개혁 개방의 길로나설 것을 요구하고 냉전적 대남정책과 대결적 군사정책의 포기,남북 기본합의서의 이행,이산가족문제 해결,경제교류 활성화 등을 촉구한다.우리측에도대북 정책의 일관성있는 추진을 위해 대북 정책의 국민적 합의 강화,균형있는 대북관 정립,안보역량 강화,통일문제의 초당적인 협력,통일문화의 구축,사회통합 준비,통일교육 강화 노력을 기울일 것을 강조한다. ◆김대중 대통령의 통일정책사 김삼웅 본사 주필은 김 대통령의 통일철학이30여년전부터 평화중심이었음을 역설한다.이에 근거해 1연합 2독립정부,1연방 2지역 자치정부,1국가 1정부 등 3단계 통일론이 도출됐다고 설명한다.이통일론은 말로만의 통일정책이 아닌 실사구시적 통일방안이라고 평가한다.즉현란한 구호로 통일을 외치기보다 현실성있는 정책을 추진하며 인고의 노력이 겯들여질 때 한반도가 실질적인 평화의 길로 접어들 수 있음을 설파한다. ◆통일정책의 변천과정 민병천 서경대 총장은 이승만,박정희,전두환,노태우,김영삼 정부의 통일 정책을 통사적으로 훑어보고 통일정책의 변화상에 관한이해를 돕는다.‘언제라도 불쑥 다가올 수 있는 통일’에 대비하기 위해서는통일에 관한 국민적 합의를 형성하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 이번 책은 이 일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값 1만원. 박재범기자 jaebum@
  • 25회 영화제 오늘 개막

    독립단편영화는 ‘충무로 영화’권에 진입하기 위한 습작이나 과정의 산물이 아니다.그것은 문자 그대로 독자적인 영역을 지키며 발전해나가야 할 한국영화의 한 대안이다.독특한 개성과 상상력으로 무장된 독립단편영화의 오늘을 확인할 수 있는 영상축제가 마련된다.영화진흥위원회가 주최하고 한국독립영화협회가 후원하는 한국독립단편영화제. 올해로 25회를 맞는 이 영화제가 18일부터 22일까지 서울 허리우드 극장에서 열린다.한국독립단편영화제는 지난 75년부터 한국청소년영화제·금관단편영화제 등의 이름으로 개최돼 오던 것으로 이번에 한국독립단편영화제로 이름을 바꿔 새 출발했다. 올 독립단편영화제는 독립영화인과 영화관계자를 중심으로 별도의 집행위원회(위원장 이효인)를 구성했으며 수상 대상자들인 독립영화인들을 심사에 참여토록 했다.심사위원장은 ‘박하사탕’의 이창동 감독.또 상금액수도 총 4,000만원으로 늘려 명실상부한 경쟁영화제로서의 위상을 갖췄다. 이번 영화제에는 모두 334편이 출품돼 51편이 본선에 올랐다.영화는 ▲새로운 도전(필름 및 비디오 극영화)▲현실과 판타지(다큐멘터리와 애니메이션)▲디딤돌(초·중·고등학생 작품)등 3개 부문으로 나뉘어 상영된다.개막작은 이상일 감독의 ‘청’.재일 한국인 소년의 민족적 자각과 성장을 다룬 영화로 진지한 주제를 유머러스한 화법으로 풀어냈다.상영작품 중에는 올해 칸영화제 단편부문 심사위원 대상 수상작인 ‘소풍’(감독 송일곤),베니스영화제 ‘새로운 분야’ 초청작인 ‘베이비’(임필성),제4회 부산국제영화제 선재상 수상작인 ‘1978년 10월 29일 수요일’(권종관) 등이 포함돼 있다.또 문명비판적인 세계관을 상징적 영상에 담아낸 애니메이션 ‘킬링 댄스’(장우진),퍼스널 다큐 형식의 ‘당신의 미소 뒤에’(류은선),구원의 문제를 다룬실험영화 ‘아쿠아 레퀴엠’(임창재)’ 등도 눈길을 끄는 작품이다. 영화평론가 이효인씨는 “올해 본선 진출작들에서는 기존의 사회성 다큐멘터리의 획일성을 벗어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며 “한 예로 사적인 다큐멘터리가 등장했으며 앤디 워홀의 작업을 인용하거나 구상영화의 형식을 선보인실험영화 등이 적지 않다”고 설명한다.독립단편영화는 이제 소수의 매니아를 위한 위한 ‘밀실의 예술’이 아니라 폭넓은 관객층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광장의 예술’로 자리 잡아가고 있는 추세다.(02)9587-540김종면기자
  • 부처 자체감사 실태 특감

    ‘맥빠진 고양이’들에게 생선가게를 맡길 수 없다.(?)감사원이 최근 5국인력을 투입,각부처 자체 감사관실에 대한 특감에 들어갔다. 새정부 출범후 자체감사 부적격자를 많이 교체하는 등 각 기관별 자체감사역량 강화 노력에도 불구,여전히 자체감사 기능이 극히 부실하다는 판단에따른 것이다. 실제로 지난 한해 감사원이 각부처별 자체 감사기구 운영실태를 파악한 결과 123개 조사대상기관 중 ‘상’으로 평가된 기관은 경기도 등 5개기관(5%)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 610여명 내외의 감사원 감사활동 인력으로 6만8,000여개 감사대상기관을 매년 감사하는 것은 불가능한 형편이다. 이에 따라 감사원측은 감사 사각지대를 줄이는 차원에서 각기관별 자체 감사기능을 강화하기 위한 다각적 방안을 검토중이다. 감사원은 이번 자체운영 감사실태에 대한 실지감사에서 각부처 감사관들이자체감사에서 지적된 범죄의 경중에 따라 해당 공직자를 문책·고발하는 등기준에 따라 처리하는지 여부 등을 철저히 조사,형식적 업무수행을 하는 자체감사 인력에대해선 교체를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감사원의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각부처별 자체 감사관은 같은 식구를 감찰하는 데 따른 태생적 한계를 안고 있다”면서 기관별 자체 감사기능의 효율성 제고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5,000∼6000여명에 이르는 감사대상기관의 감사관실 인력을감사원 인력으로 직렬화해 사실상 외부감사 형태로 운용하는 혁신적 방안을검토한 적도 있다”고 전제,“그러나 이 방안이 우리 공직사회의 현실적 여건에 맞지 않아 다른 대안을 검토중”이라고 귀띔했다. 감사원측은 ▲국가감사활동정보시스템(NAIS)의 적극 활용으로 감사사각지대와 중복 감사 제거 ▲자체감사요원의 전문성 제고와 ▲각기관에서 발생한 범죄의 감사원 통보 ▲기관별 자체감사결과의 엄정한 처리 독려 방안 등을 강구하고 있다. 특히 올하반기에 새로 완공된 파주의 감사교육원을 활용,각부처와 공공기관의 자체 감사인력에 대해 감사기법 뿐만 아니라 선도적 개혁의지를 불어넣는등 교육도 강화할 예정이다. 구본영기자 kby7@
  • [기고] 杞憂로 끝난 ‘10일 환매대란설’

    예상했던 대로 채권형 투신의 환매는 없었다.일부에서는 ‘11월 대란설’의 핵심원인이었던 대우채 환매율의 80% 확대가 실시되면 대규모 환매가 이루어져 유동성 부족과 금리 폭등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그러나문제점을 미리 인식하면 해결방안이 있는 법이다.정부의 적절한 금융시장 안정화 대책이 우려를 기우(杞憂)로 만든 것이다. 지난 4일 적기에 발표된 대책은 국내투자가는 물론 외국투자가들의 불안심리를 불식시켰다.월스트리트 저널,파이낸셜 타임스 등 해외언론들과 JP모건,워버그 딜론리드 등 외국투자은행들은 대우사태 해결을 위한 방안이 하나씩구체화되는 것을 높게 평가했다.특히 긍정적으로 인식한 것은 정부가 과거와 달리 매우 적극적으로 대책을 수립하고 방향을 끌고 있다는 점이었다.대책발표 이후 외국투자가들의 자금이 국내 증권시장으로 1조원 이상 몰려왔고이러한 외화자금 유입이 원화를 평가절상시켜 환율의 안정성을 걱정할 정도까지 됐다. 한국경제의 걸림돌이라고 했던 대우와 투신문제가 해결의 실마리를 찾고 있으므로 새 천년에 우리경제의 큰 부담을 덜게 됐다.그러나 아직도 모든 걱정거리가 일소됐다고 보기에는 후유증이 심할 수 있다. 첫째,대우부채 86조원(약 730억달러)은 세계 최대수준의 부도였다.일본금융시장을 혼란에 빠뜨리며 몰락한 일본장기신용은행의 부채총액은 400억달러였고 미국의 헤지펀드인 롱텀캐피털에 제공한 구제금융총액은 35억달러였다.대우사태로 극내금융기관이 부담하는 부채는 20조원이나 된다.올해는 이익이날 것으로 예상한 은행 경영진은 속앓이를 하고 있을 것이다.올해 대우채권에 대한 대손충당금을 20%가 아니라 100%를 쌓도록 강요당할지도 모른다. 둘째,대우의 분식결산이 온 천하에 알려진 이상 국내 회계관행에 대해서도의문을 제기할 것이다.“감사보수가 적고 감사기간이 짧아서 타당한 회계감사를 못했다”는 주장은 도리어 허황된 변명만 될 것이다.소송도 따르고 감사비용도 오르고 또 다른 분식결산들이 노출될 것이다.그러나 이러한 과정은 우리나라에 자본주의의 견제기능을 정착시키고 투명성을 높이는 계기가 될것이다.셋째,대우문제의 해결자금은 은행과 공공부문이 부담할 것이다.정부부채를증가시키는 것이다.그동안 한국경제가 선진국에 비해서도 튼튼하다고 주장한 요인 중의 하나는 재정적자가 없었다는 것이다.다른 대안이 없었지만 대우해결책은 결과적으로 정부의 부담 즉 국민의 세금으로 이루어지게 되는 것이다.물론 대우 관련기업들이 회생해서 들어간 비용을 충당하면 다행이겠지만단기적으로는 전망이 불투명하다. 대우문제로 야기된 세 가지 문제점 즉 은행 부실화 우려,회계제도 불신화,공공부문 부채증가에 따른 비용에 대한 정책대안이 시급하다.회계제도에 대한 신뢰는 회계감사인과 기업내 감사의 기능과 책임을 강화함으로써 높여갈수 있을 것이다.은행과 정부 부담은 저금리 정책을 계속 추진해 나감으로써경감시킬 수 있을 것이다.이를 위해서는 내년도 경제의 우선순위를 경제안정즉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데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魚允大 고려대교수·경영학]
  • “타도 MS” 리눅스법인 새달 뜬다

    전세계 소프트웨어업계의 공룡 마이크로소프트(MS)가 미국 법원의 ‘독점적지위’ 판결로 사상 최악의 위기에 몰린 가운데 국내에서도 MS에 대항하는움직임들이 본격화하고 있다.전세계 PC 운용체계(OS)의 90% 이상을 장악한 MS윈도의 ‘독점’에 맞서기 위해 광범한 대안(代案) 소프트웨어 개발이 추진되고 있으며 이용자들의 ‘반(反)MS’정서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나모인터랙티브와 안철수컴퓨터바이러스연구소는 9일 “국내 소프트웨어 개발업체들을 결집해 다음달 1일 대규모 리눅스 전문 합작법인을 출범시킨다”고 발표했다.나모는 인터넷 홈페이지 저작도구인 ‘나모 웹에디터’,안철수연구소는 컴퓨터바이러스 백신 ‘V3’로 각각 국내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는 회사들이다.이들이 윈도를 대체할 OS로 불리는 리눅스용 프로그램을개발할 경우 상당한 파괴력을 가질 전망이다. 이들은 모든 유망 소프트웨어를 리눅스용으로 개발한다는 방침 아래,1차로나모 웹에디터,나모 두레박(인터넷 검색엔진),V3,앤디(보안 솔루션)등의 리눅스판을 선보일 계획이다.이에 앞서 지난달 미지리서치가 출시한 워드프로세서‘아래한글’의 리눅스판도 현재 폭발적인 인기 속에 팔리고 있다. 또 인터넷광고 전문 소프트웨어회사인 애드게이터컴도 이날 윈도의 시작·종료 및 바탕화면에 MS의 로고 대신 사용자의 취향에 맞는 그림을 넣을 수있는 ‘애드게이터’라는 소프트웨어를 선보였다.이용자의 의사과 상관없이자동으로 뜨는 윈도 로고화면 대신 사용자가 원하는 화면을 띄울 수 있어 큰인기를 얻고 있다. 컴퓨터 이용자들과 네티즌들의 반MS 정서도 두드러진다.특히 최근 MS가 최근 출시한 국가별 전략 시뮬레이션게임 ‘에이지 오브 킹’에서 한국을 아예빼버린데 대해 항의가 연일 빗발치고 있다. 한 네티즌은 “이전에 나온 ‘에이지 오브 엠파이어’에서 고조선을 일본의 식민지로 묘사하더니 이번에는아예 한국을 세계지도에서 없애버렸다”고 성토했다. 김태균기자 windsea@
  • [새천년의 국가비전과 전략] 대토론회 해설

    21세기의 변화와 도전을 어떻게 하면 도약의 기회로 변화시킬 수 있을까.대통령자문 정책기획위원회(위원장 金泰東)와 새천년준비위원회(위원장 李御寧)는 8∼9일 이틀동안 서울 롯데호텔에서 새 천년의 의미와 과제를 점검하고 대응방안을 모색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새 천년의 국가비전과 전략’이라는 토론회에서는 냉전과 분단체제속에 일그러지고 변형된 정치경제 구조와 사회시민 문화를 주체적이고 자율적인 모습으로 회복해 나가기 위한 총론과 16개 부문별 진단·대안이 제시되고 논의됐다. 주제 발표자들은 세계화·지식정보화·민주화라는 21세기의 화두를 놓고 개방화·투명화,시민 직접참여 및 공동체의 복구 등을 주창했다.이틀동안의 발표내용을 대주제별로 요약,정리했다. [편집자주] 새 천년,우리는 어떤 사회에 살고 어떻게 변화할까-그것은 민주주의가 꽃피는 다원적 공동체 안에서 정보가 물처럼 흐르고 누구나 복지 혜택을 누리는 세계 속에 우뚝 선 통일한국의 모습으로 요약된다.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와 새천년준비위원회가 8∼9일이틀동안 대토론회를 통해 제시한 ‘새 천년 5대 국가비전과 10대 전략’은 이같은 사회를 지향하고 있다.이는 다가올 21세기를 대비하기 위한 새로운 국가경영 패러다임이기도 하다. 정책위와 준비위가 설정한 5대 비전은 다원적 민주주의와 역동적 시장경제,창조적 지식정보국가,협력적 공동체사회,아시아 중추국가이다. 이러한 국가비전 아래 ‘글로벌 혁신 한국 21’을 목표로 한 10대 전략이 마련된다.5대 비전을 실현하기 위한 분야별 주요 실천과제라 할 수 있다.생산적 화합정치와 선도적 정부혁신을 비롯해 지속적 경제개혁,지식정보화와 교육혁신,생산적 복지체제,민주적 시민생활세계,공생적 환경공동체,문화적 다원주의,평화적 민족통합,진취적 세계참여 등이다. 주제별로 보면 21세기의 정치는 관용과 화해·공존을 기초로 국가로부터 시민사회로 권력이 이전된 시민민주주의와 세계적 현안에 적극 동참하는 글로 벌 민주주의를 지향한다.시장경제 패러다임의 전환을 통한 경제민주주의와 공정한 경쟁질서 확립도 역동적 시장경제의 주요 목표다. 인적자본 중심의 열린 전자민주주의의 사회를 목표로 정보의 남용과 사생활 침해가 근절되고,지식정보 자원을 자유롭게 공유하는 개방적 정보사회로 나아간다.중산층과 서민의 풍요로운 삶을 지원하고,빈곤‘소외‘사회적 위험으로부터 벗어난 안전사회 구현을 종착점으로 하고있다. 한반도의 지정학적 장점을 최대로 살려 대륙과 해양을 잇는 아시아 중심축으로의 발전도 꾀한다. 이를 위해 토론회에서는 금세기의 ‘실리콘 밸리’에서 ‘카본 밸리’로 전환될 것이라는 전망 속에서 우리의 지적자산을 활용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현 광역시제도를 전면 재검토,기초단체의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는 제안도 쏟아졌으며,동아시아 자유무역지대(FTA)협정의 장기 추진 필요성이 제기되기도 했다.또 지금의 부산항,경부축 외에 광양항,서남축을 신속히 개발해야 한다는 ‘2축2항체제 구축’ 제안도 있었다. 이밖에 공존협력-남북연합-통일국가로 이행하는 3단계 방안을 공식화하자는 견해 등 다양한 의견들이 쏟아져 나와 21세기 우리 사회의 청사진이 마련되는 계기가됐다. 양승현기자 yangbak@ * 국토 균형발전 모형■林岡源 서울대환경대학원 교수●토지개발이익 제한 국토 불균형 문제가 정부의 꾸준한 정책노력에도 불구하고 큰 성과가 없는 것은 토지 제도상의 결함 때문이다. 현행 국토·도시 관련 법령제도는 산업화 이전의 불완전한 틀을 그대로 유지한 채 땜질식 처방 위주로 개정돼 왔기 때문에 규정의 복잡화와 제도간 중복·상충 등의 부작용을 야기하고 있다.이는 일반 경제부문과 함께 국가경제의 양대 축이라고 할 수 있는 공간경제 부문(토지)의 핵심 동인인 ‘개발이익’을 도외시한 정책추진에 기인한 것이다.이처럼 낙후된 국토관리 제도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우선 개발이익을 실효성있게 규제할 수 있는 근거마련을위해 현행 토지소유권에서 법제적으로 개발권의 분리를 시행해야 한다. ●편향적 국토구조 극복 동북아시대를 맞이한 현시점에서 국토 균형발전을 가장 효율적으로 촉진할 수 있는 전략은 서남축을 조속히 개발하는 것이다. 기존의 경부축(서울∼부산) 중심의 개발전략은 태평양∼일본경제권을 대상으로 한강의 기적을 이룩하는 데 크게 기여했지만 동북아 시대 도래와 함께 그동안 소외됐던 서남축의 개발 필요성이 크게 부각되고 있다. 서남축은 최소한의 인프라 시설투자로 발전기반을 조성하고 해외시장과의 접근성으로 제2의 수출주도형 경제성장을 견인할 수 있는 산업거점축으로,12억 인구의 중국대륙과 접하고 태평양 기간항로와 연결되는 최적의 입지조건을 갖추고 있다. 서남축의 개발은 동북아 시대의 개막과 함께 한반도가 동북아 산업·물류중심지로 발돋움할 수 있는 기회를 선점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서남축 개발을 통해 경부축과 서남축,부산항과 광양항의 2축2항 체제로 동북아 물류 중심국가를 구현하는 국토개발 전략이 수립돼야 한다. * 새 천년의 시장경제 (曺尤鉉 숭실대 노사관계대학원장)●21세기 역동적 경제와 재벌개혁 21세기는 단일화된 국제금융시장과 다국적 기업의 국제간의 자유로운 이동성으로 특징지을 수 있다. 하지만 시장경제가 새로운 발전단계로 이행하는 데 가장 큰 장애요소는 시장의 작동을 뒷받침하는 사회경제적 기초 요소의 부재이다.사회적 규범의 확립과 시장규율의 제도화가 선행되지 않고는 시장의 효율적 기능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새 천년을 맞이하여 재벌개혁이 필요한 이유는 현재의 재벌체제로는 더 이상 한국경제를 이끌고 갈수 없기 때문이다.그 이유로는,첫째 재벌은 계열사간 간접적 순환투자를 통해 가공자본에 의한 계열사 지배라는,반(反)사유재산권제도에 의거하고 있다는 점이다.둘째 재벌이란 기업집단이기 때문에 시장에서 집단과 개별기업간의 경쟁으로 성립해 공정한 경쟁이 될수 없다.셋째 재벌의 의사결정 구조가 전근대적이다. 따라서 시장 정합적 사유재산권 제도를 정립하고 선단식 경영구조의 획기적인 조정,경영투명성과 합리성을 제고하는 기업지배 구조,새로운 세계환경하에서 고객수요에 신속히 부응할수 있는 기술력 확보 등이 충족되는 방향으로 재벌개혁이 계속돼야 한다. ●생산적 복지참여와 협력적 노사관계 21세기는 인터넷 등 정보통신 혁명의 진전에 따라 유연성,적응력,신속성 측면에서 우위를 지닌 네트워크형 중소기업에 유리한 환경이 형성되고 있다.개인의 창의성에 바탕을 둔 벤처 창업가가 기업과 연구기관 사이에 공동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하여 공동으로 정보수집,기술개발에 협력하여 국제 경쟁력을 갖추어 나갈수 있도록 정부는 환경을 조성해 줘야 한다.선진 주요국에서 경험하였던 과다 복지로 인한 폐해를 시장 친화적이고 생산적으로 전환하기 위해 자립·자조·자활을 강조하는 ‘생산적 복지체계’를 확립하여야 할 것이다. 새로운 환경·복지정책 ■金相鍾 서울대 교수●친환경 정부의 건설 우리 국토의 건강성을 회복하고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친환경 정부’의 건설이 필요하다.소극적인 환경정책에서 탈피해 경제 사회 국토 교육 등 연관 분야의 정책과 조화를 이루는 획기적인 전환이 이뤄져야 한다. 경제 에너지 정책 등에서는 현재의 공급 위주에서 수요관리 위주의 정책기조로 바꾸어야 하며,자연과 인간을 함께 고려하는 생태학적 개념을 도입해 환경 용량(자연의 자정능력)을 고려한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유해성 여부가 밝혀지지 않아규제기준에 없다는 이유로 자연 생태계에 무차별 방출되는 물질이 아직도 많다.따라서 생태계에 직접 피해를 주는 유해물질을 전체적으로 통합할 수 있는 독성 개념을 환경기준으로 도입해 제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나아가 국제적 환경기준을 주도적으로 도입해 ‘그린라운드’에 대비해야 한다.이를 위해서는 소비를 친환경적으로 바꿔야 하고,특히 조세 구조를 환경친화적으로 하기 위해 일부 선진국에서 제기하고 있는 환경세를 도입해야 한다. ●국민건강증진 헌장 제정 새 천년 보건복지의 환경변화는 국민의 평균수명 증가로 노인들의 보건복지 수용의 증대와 전국민 사회보험화로 사회보험의 재정비 필요성이 대두되고,국민 최저생계 보장과 국민건강권 보장에 대한 국가책임이 증대될 것이다.이러한 상황에서 ‘생산적 복지’는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실용주의적인 관념이 돼야 한다. 이를 위해 선진국형 사회안전망을 확립하고 국민연금과 의료보험의 보험료를 하나의 독립된 기구에서 징수·관리하는 사회보험의 효율적 통합운영이 필요하다.또 국민연금의 개혁과 재정의 항구적 안정화 방안을 구축해야 한다. 국가는 국민들의 건강욕구 충족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질병발생 위험요인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 ‘새 천년 국민건강증진 헌장’을 제정해야 한다. *민주주의와 사회발전 ●새천년의 정치패러다임(白京男 동국대정치학과교수) ‘대의 민주주의·참여 민주주의의 병행발전’,‘고도의 개방성 및 공동체 의식에 기반한 사회’가 21세기의 바람직한 모델이다. 우선 대의 민주주의의 실천이 이뤄져야 한다.법과 제도의 정비,여성의 정치참여 개방이 주요 요소다.그 다음 참여 민주주의의 실현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국민이 참여하는 행정 강화,주민 참여 지방자치,정보통신을 이용한 참여민주주의의 실천이 이뤄져야 한다. 또 국가·시장·시민사회의 대안적인 발전모델의 구축이 필요하다.이는 과거 국가주도의 발전 모델을 극복하고 국가·시장·시민사회간 상호 보완성의 원리에 입각한 ‘공동체적 시장에 기반한 민주주의 모델’을 의미한다. ●사회발전의 방향(成炅隆 한림대 사회학과교수) 새천년의 사회는 ‘미성숙한 시민사회’‘노사 대립’‘중산층 문제’‘지역대립 및 남북대립’이라는 우리 사회의 일그러진 현실에서 그 극복의 실마리를 찾아야 한다. 다양한 외부 문화를 받아들이면서 사회구성원들의 개성을 존중하는 개방성을 지녀야 하고,동시에 불평등과 이질성으로부터 촉발되는 분열·해체적 경향으로부터 사회를 지켜낼 단단한 ‘사회적 연대성’을 지니는 사회문화를 만들어나가야 한다. 특히 국가는 시민사회와 다양한 형태의 ‘파트너십’을 형성,사회 전체의 문제해결 능력을 높여나가야 한다.또 ‘협의주의’와 ‘연방주의’의 정신을 살려 지역화합과 남북통일의 새로운 돌파구를 모색해 나가야 한다.새 천년 의 새로운 사회통합 방식의 강구를 통해 유연하면서도 단단한 사회적 통합을 이뤄나가는 것이 21세기 사회의 발전방향이다. * 과학기술 발전방향 ●任志淳 서울대 물리학과 교수 과학기술은 앞으로 한 국가의 경제능력과 산업수준을 결정지을 것이다.국민 삶의 질과 국가의 문화적 수준에 대한 영향력을 증대하고 있는 과학기술의 발전전략은 무엇인가. 첫째 새 천년 과학기술의 핵심이 될 정보통신과 생명공학,신소재를 집중육성,국가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정보산업과 유전공학 등 생명과학은 앞으로 상당 기간 우리 경제를 이끌 견인차가 될 전망이다.농업·식품·환경관련생물공학 분야는 대규모 연구비가 필요치 않아 선진국들에 비해 경쟁력을 지닐 뿐 아니라 중국 등 동아시아 시장확보도 용이해 좋은 전망을 갖고 있다. 둘째,국가정보체계의 확립도 시급하다.각종 정보의 효율적 관리와 유통을 위한 공공 기관간의 분업·협업체제를 미래 지향적으로 지식기반 시대에 맞게 구축해 나가야한다는 것이다.정보의 활용,유통체계의 효율화를 통해 행정을 포함한 사회 전분야에서 국가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현재 정보기술의 핵심이 되고 있는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한국의 산업수준은 대만,인도,싱가포르,이스라엘보다 뒤처져 있다는 사실을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 셋째,취약한 기초과학분야에도 눈을 돌려 체계적인 국가적 육성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기초과학을 상품화하는 상업화 사이의 거리와 시간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첨단기술의 개발은 미래산업을 좌우하고 있다. 넷째 새 시대에 적응할 수 있는 창의적인 교육풍토와 제도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창의적인 교육 없이 진정한 과학기술의 도약은 생각할 수 없다.환경문제·생태계위기에 대해서 이해와 올바른 가치관을 가진 다음세대를 길러내기 위한 노력과 관심을 집중해 나가야 한다.현세기의 실리콘밸리가 산업기술을 주도한다면 다음세기는 분자와 원자를 단위로 하는 ‘나노 테크놀로지’의‘카본 밸리’가 번영과 흥망을 주도할 것이다. *세계질서와 남북통일 ■새로운 세계질서(安錫敎 한양대 경제학부교수) 세계경제는 ‘하나의 열린 사회’를 향해 빠르게 통합되고 있다.우리 의식·관행·제도를 ‘전세계적인 기준(글로벌 스탠더드)’에 맞게 고쳐나가는것이 필요하다.정보화 진전,기업활동의 범세계화,다자간 교역규범의 확산에 따라 주권개념과 경제적 국경이 무너지면서 국제경제의 상호 의존성이 심화되고 있다. 반면 역내통합이 강화되는 지역주의화는 강화되고 있다.이 과정에서 지역통합체를 결속하는 정치 중심세력과 지역통합체 간의 경쟁·갈등이 커갈 가능성도 크다. 이런 상황속에서 한국은 일본·중국을 포함한 주변국가와의 쌍무·다자 관계 강화노력에 더 힘을 기울여야 한다.시장의 힘이 정부를 넘어서고 각국 정부의 경제 주권 및 통제력 상실도 세계화의 부산물로 더 두드러질 수 있다. 개별국가는 세계화·정보화과정에서 오는 불확실성 극복 조치를 마련해야 한다. ■남북통일로 가는 길(權萬學 경희대 국제관계학과 교수) 북한의 군사주의는 한반도문제를 국제화해 남북의 자율성을 제약해 왔다.통일은 이런 제약을 극복하고 자율성을 극대화하는 과정이다.‘공존협력’-‘남북연합’-‘통일국가’라는 단계적 과정은 통일로 가는 바람직한 길이다. 남북 공존협력단계는 화해협력을 포함,평화공존 체제 및 공존규칙 확립을 통해 냉전 잔재를 걷어내는 과정이다.다음과정인 남북연합단계는 남북간 경제격차를 줄이고 군축을 실행,남북통일의 본궤도에 진입하는 단계다. 평화협정이 체결되면 남북 군사공동위원회를 가동해서 이를 모태로 ‘평화공동체’를 설치,군사적 신뢰구축과 군축역할을 담당하도록 하는 등 교류와 협력의 수준을 높여나가야 할 것이다.
  • [데스크시각] 국회에 미래가 있는가

    새 세기,새 천년의 문턱에서 세계 각국이 온통 새로운 미래의 설계로 떠들썩하다. 그러나 우리 마음은 탁 트인 희망보다는 점점 더 두터운 벽에 둘러싸이는느낌을 가지게 된다.무슨 까닭일까.그것은 우리에게 미래가 없기 때문이다. 미래가 존재하지 않는 사회는 생명력을 잃은 사회다.누가 국민을 미래가 없는 사회에서 상실감에 허덕이게 하는가.그것은 당연히 정치로 귀결될 수밖에없고, 정치의 주된 부분을 국회가 담당하고 있는 만큼 결국 그 책임은 국회로 돌아가게 된다. 행정이 현재라면 사법은 과거가 되고,입법은 미래가 된다.그래서 국회의 중요성은 더 강조된다.또 어려울수록 국민이 희망을 걸게 되는 곳도 국회다.그런데 우리가 밝은 미래를 위해 뽑아주었던 국회의원들이 모인 국회에 미래가없다는 사실은 우리에게 총체적인 자괴감을 안겨주기에 충분하다. 국회의 운영주체로는 여당과 야당이 있다.여당이 현실이라면 야당은 이상(理想)이고,여당이 현재라면 야당은 미래다.야당은 현실정치의 제한에서 다소자유스러워질 수 있기 때문에 미래에서야당의 몫이 커지는 것이다. 그래서미래없는 야당을 보며 느끼는 국민의 실망은 더 커진다. 오늘 야당 총재는 국회일정을 거부하고 다시 장외투쟁으로 나섰다.국회의가동은 당리당략에 따라 할 수도 있고 안할 수도 있는 것이 아니다.그것은국민과의 약속이자 국회의원으로서의 의무이기도 하다. 몇가지 사안이 문제가 된다면 대처할 특별위원회를 만들어 몇몇 사람들이그에 대한 진상조사 및 대응을 하게 하고 나머지는 정상적인 국회일정에 임해야 한다.지엽적 문제들로 전체 흐름을 방해하는,전부 아니면 전무(全無)의 게임은 조화와 타협을 원칙으로 하는 국회의 게임법칙과 동떨어진다.더욱이 수북이 쌓인 민생문제가 눈에 보이지 않는가. 유감스럽게도 국민의 정부 출범이후 우리가 갖고 있는 야당에 대한 기억에는 합리성 타당성 보다는 대안없는 지리한 공방만이 자리잡고 있다.미래와는 너무도 거리가 멀 뿐이다. 국회의 미래 실종에는 국회의원 개개인의 책임도 크다.며칠전 인천 화재사건 때 한가지만으로도 여실히 증명됐다.사고후 열린 본회의에서 인천 출신몇몇 의원들이 나서 정부는 무엇을 했느냐며 책임추궁을 하며 심지어는 내각 총사퇴까지 거론했다.물론 행정부는 당연히 책임문제를 가려야 한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그러는 당사자 의원들은 무엇을 했는가고 묻지 않을 수 없다.국민의 대표라고 기회있을 때마다 외치는 그들이 자기 지역의 문제에 얼마나 애정을 갖고 관심을 기울여왔는가.그들은 마땅히 호통에 앞서자신들부터 백배 사죄하고 국민에게 용서를 구했어야 했다.제탓에는 눈 어둡고 남의 탓만 밝은 그런 국회의원으로부터도 미래는 기대하기 어렵다. 지난 여름 컴퓨터의 황제라 불리는 빌 게이츠를 의사당에 초청,21세기 컴퓨터의 미래를 듣고 그로 인해 파생될 문제들을 진지하게 논의하는 미 의회의일상적인 광경이 우리에게는 신선한 충격으로 와닿았다.우리가 국회에 갖는기대는 바로 그런 모습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번 국회는 한국정치 50년의 한 획을 긋는 세기말을 장식하는 역사성 또한 띠고 있다.여야가 참다운 반성과 새로운 미래상을 진지하게 논의하는 즉,미래를 생산해내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새해 나라살림을 설계하고 새로운 정치틀을 짜야할 이번 국회는 무조건 가동되어야 한다.야당은 야당에서 미래를 읽으려는 국민의 마음을 더이상 외면해서는 안된다. [羅潤道 국제팀장]
  • 金대통령“청년들 자유·정의 의지 격려”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3일 광주를 방문한다.광주일고에서 이날 열리는‘제70주년 학생독립운동 및 학생의 날 기념식’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일제때인 지난 29년 광주고보 학생들의 ‘만세운동’을 계기로 전국에 확산된 학생 독립운동의 의의를 되새기고 20세기 마지막 학생의 날을 전국 규모의 행사로 기념하겠다는 의지가 실려있다. 학생의 날 기념식에 현직 대통령이 참석하기도 35년만이다.64년 당시 박정희(朴正熙) 대통령의 참석이 마지막이었다. 기념식에서 김 대통령은 학생운동이 민족독립과 민주화 등 한국사회의 발전에 끼친 공로를 높이 평가하고,21세기 청년학생운동의 새 방향을 강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통령은 최근 정치·사회등 모든 분야에서 ‘극단주의’가 쇠퇴하고 있음을 지적하고 학생운동에 대해서도 새로운 운동방향과 방법을 찾을 것을 촉구해온 터여서 이날 어떠 대안을 제시할 지 주목된다. 박준영(朴晙瑩) 청와대대변인은 2일 김 대통령의 기념식 참석에 대해 “청년들의 자유와 정의에 대한 의지를 발전·계승할 뿐 아니라 이것이 앞으로우리 사회를 발전시키는 힘이 될수 있도록 격려하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양승현기자 yangbak@
  • 문예진흥기금 조성시비 언제까지

    문예진흥기금이 최근 끝난 국정감사를 계기로 다시 문화정책 현안 중의 하나로 주목되고 있다.비록 올 문화관광부 국정감사가 정치적 사안에 걸려 파행되는 바람에 본격적으로 다뤄지진 못했으나 문예진흥기금 문제는 언제라도격렬한 논쟁을 일으킬 소지를 안고 있는 것이다. 문예진흥기금은 순수한 문화예술의 창작·보급을 북돋우려는 국가의 특별장려금이라 할 수 있다.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 상업성은 어떤 분야든 갈수록 큰 힘을 발휘하고 있는데 상업성이 취약한 순수 문화예술에 대한 국가적보호막인 문예진흥기금의 필요성에 대해선 별다른 이의가 제기되지 않는다. 문제는 기금을 모으는 구체적 방법과 기금의 공정한 사용이다. 그중에서도 기금 조성문제가 보다 중대하고 시급하다.기금 조성과 관련,조금만 관심을 기울이면 해소될 오해가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본질적으로 돈문제인 만큼 누구도 부담 지지 않으면서 해결할 쉬운 길은 없어 보인다. 지난달 중순 규제개혁위원회가 문예진흥기금의 모금 중단 시기를 당초 2003년에서 2005년으로 연장토록결정하면서 기금조성 문제가 크게 부각됐다.지난 73년 설치된 문예진흥기금은 영화관 등 문화시설 입장료에 얹혀지는 기금용 부과금으로 일반인과 밀접한 관계를 맺었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부과금 방식의 모금이 문예진흥기금의 유일한 조성재원인 냥 잘못 인식하고 있다. 많은 언론조차도 이같은 오해에서 벗어나지 못해 규제개혁위의 모금연장 조치를 두고 규제를 없앤다는 대원칙에 위배된다고 비판한 뒤 “문화부와 문예진흥원은 지금까지 26년동안 7,500여억원을 문예진흥기금으로 모금했으나 이중 3,171억원만 기금으로 적립하고 나머지 4,443억원을 다 써버렸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적립액과 그간의 지원총액을 단순합계한 액수인 7,500여억원을 모금총액으로 본 일부 언론보도는 문예진흥기금에 대한 무지를 드러낸 것이었다. 문화시설 입장료에 2%∼9%씩 부과되어 걷히는 문예진흥기금 모금액은 올 9월 현재 모두 2,166억원에 그친다.이 부과금 모금 말고 국고출연 1,200여억원,공익자금 1,500여억원 및 이자수입 등 기금운용수익 2,100여억원 등이 보태져 그간 총 8,300억원이 넘는 문예진흥기금이 모아졌고 여기서 3,100여억원의 적립과 4,400여억원의 지원이 병행실시되어 왔다.나머지는 경상운영비 등으로 나갔다. 부과금 모금총액보다 1,000억원이 더 많은 액수가 기금으로 적립,운용되고있는 것인데 문예진흥기금 적립금은 4,500억원이 조성 목표액이다.이에 따라 지난 96년 세계화추진위원회가 세계화추진 과제로 설정한 이 기금조성 목표를 달성하자면 1,300여억원이 더 필요하며 문화부는 이를 위해 국고출연,공익자금 배당 등을 고려하더라도 연 200억원 내외인 부과금 모금을 당초 방침보다 2년 더 늘여 2004년까지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규제개혁위는 2004년 이전이라도 조성목표액이 차면 즉시 모금을 중단하는 일몰(日沒)제 조건과 함께 이를 받아들였다. 국정감사에서 문예진흥기금 적립 자체를 반대하는 소리는 들리지 않았으나4,500억원 목표액의 근거를 요구하거나 모금연장을 성토하는 소리는 높았다. 영화관 등 1,100여개소에서 문화예술을 즐기는 입장객에게 씌우는 기금부과금은 준조세라고 맹렬한 비난을 받았다. 그러나 무성한 비난과는 대조적으로 지난 97년부터 끊긴 국고출연이 거의유일한 모금연장의 현실적 대안으로 제시되었을 뿐이다.모금연장을 관철시킨 문예진흥원 등 문화당국 역시 모금연장 조치에도 불구하고 미달될 것으로보이는 300여억원을 국고출연금이 충당해주기를 기대하고 있다.그러나 전액이든 일부이든 국고출연은 부담의 주체가 개별적인 문화시설 입장객에서 추상적인 전 납세자로 바꿔진다는 것일 뿐 부담 자체는 변함이 없는 것이다.따라서 문예진흥기금은 설치 취지 자체를 문제삼지 않더라도 상향까지 포함한조성목표액의 적정선과 부담 주체의 범위에 관한 적극적인 논의가 요청된다고 할 수 있다. 김재영기자 kjykjy@ * 신청자중 40%만 혜택 받아 문예진흥기금을 관장하고 있는 문예진흥원은 결산이 끝난 98년도 예산집행에서 660억원의 총세출 규모중 진흥사업으로 495억원을 지출한 뒤 40억원을기금으로 적립했다. 당시 세입에서 이자수입이 384억원이었고 모금수입이 214억원이었다.올해 예산의 경우 총 예산액 828억원중 547억원을 진흥사업비로 쓰고 205억원을 기금에 적립할 방침이다. 즉 지난해 경우 모금수입의 2.3배에 해당하는 예산이 진흥사업에 지출됐다. 문화예술 단체 및 개인에 대한 무상지원을 의미하는 진흥사업은 문학,미술,음악,연극,무용,전통예술,대중예술 및 기타 등 8개분야로 지원신청및 심의가이루어진다. 그러나 세출내역에선 예술진흥,문화복지,국제문화교류,기반조성,영상문화산업 등 5개분야로 나눠진다.지난해의 495억원 사업비로 1,420건(109개사업)이지원받았다. 세분해 살펴보면 예술진흥분야에 문학 7억1,400만원,전시예술 17억3,600만원,공연예술 24억8,300만원,전통예술 8억2,200만원,창작여건조성 30억9,600만원 등 88억5,000만원이 집행되었으며 문화향수 27억8,700만원,지역문화 36억5,600만원,교육연수 2억8,900만원 등 문화복지분야에 67억3,000만원이 지원됐다. 또 국제문화교류분야는 문화소개 5억600만원,교류여건조성 8,600만원,세계화 9억8,400만원 등 15억8,000만원이,기반조성분야는 문화예술정보사업 8억3,100만원,지원시설운영 12억6,200만원,홍보발간 3,200만원 등 21억2,500만원이 집행됐다.특히 영상·문화사업진흥에는 303억원이 집행되었는데 여기에는출판계 불황을 타계하기 위한 특별융자지원금 200억원이 포함되어 있다. 당시 모두 3,648건이 신청했으나 심의결과 2,200여건이 지원을 받지 못했다.40%가량만 통과된 것이며 특히 올해 문예진흥원이 한국문학창작 특별지원사업으로 95명에게 1,000만원씩 지원하기로 하자 645명이 신청했었다.탈락률이 높은 만큼 선청결과와 과정에 대해 불만과 불평이 높을 수 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되도록 많은 신청자들에게 지원혜택을 주도록 하다 보니 실효성없는 소액다건이란 비판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의 1,400여건 지원건수 중 300만원 미만이 811건(57%),500만원 미만이342건(24%)이었다. 2차에 걸친 지원심의에 대해서도 참여 전문가의 연령이 평균 55세로 문화예술의 새 경향을 충분히 반영한다고 할 수 없으며 심의에 필요한 실질적인 심사기간을 1박2일로 늘였다고 하지만 80여명의 심의위원이 3,000건이 넘는 신청건수를 심의하는 것은 졸속을 면할 수 없다는 지적이 있다. [김재영기자]
  • 국책연구기관 독자행보 ‘눈길’

    한국개발연구원(KDI) 등 정부 산하 국책연구기관들이 정부와 다른 소리를내고 있어 연구기관의 독자행보가 주목을 끌고 있다. 종전 정부 부처의 ‘입’ 역할을 하던 연구기관들이 정부 정책에 동조하지않거나 정반대의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이는 종전 각 부처 산하에 있던 연구기관들이 지난 2월말 총리실 산하로 옮겨가면서 부처 영향력에서 벗어난 데다 새 정부 출범의 싱크탱크 역할을 했던 ‘중경회’소속 학자 등 실세들이 연구원장을 맡면서 나타나고 있는 현상으로 풀이된다. KDI는 최근 올 4·4분기와 내년도 경제전망에서 “물가상승 압력이 높아진다”며 “재정적자를 축소하고 인플레 압력을 지속적으로 제어할 수 있도록통화정책을 운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또 투신사 손실과 관련 “투자자 등시장 주체가 최대한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재정경제부가 ▲실업자가 여전히 많은 데다 인플레 압력이 아직 가시화되지 않았고 ▲투신사 손실은 투신사,대주주와 증권사가 분담토록 할 방침을 밝힌 것과 배치된다. 실업률 전망 등에서는 정부와 국책연구기관간에 의견차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또 종전 정보통신부 산하였던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은 최근 2∼3년 동안 정부가 시행했던 각종 정보통신 관련 정책을 엄정하게 평가,다음달 말쯤잘못된 점을 발표하고 앞으로 정통부 정책 수립에 반영토록 요구할 계획이다. KISDI는 정부의 입김을 최대한 배제한 가운데 독자적인 과제를 수행함으로써 연구의 질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종전 국책연구기관들의 연구내용은 바로‘정부의 의견’으로 인용됐으나 요즘은 연구기관의 자체 목소리로 간주되고 있다. 과거 정부 압력에 굴복,환란 직전 경고 목소리조차 내지 못하던 것과 비교해 연구기관들의 독자적인 목소리는 바람직한 측면이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한 재경부 관리는 “올 상반기에 공적 자금 투입자금과 관련,KDI가현실과 동떨어진 규모를 제시했다”고 비판하는 등 연구기관과의 갈등도 적지 않다. 재경부는 이와 관련,25일 간부회의에서 앞으로는 KDI나 금융연구원 등과 회의를 갖고 경제상황과 정책기조에 대한 이견 부분을 정리해 나가기로 했다. 이상일·김태균기자 bruce@
  • [서울 경제포럼 지상중계] 전경련 국제자문단 회의 첫날-주제발표

    전국경제인연합회의 국제자문단 창립회의(서울 경제포럼 1999)가 22일 서울힐튼호텔에서 열렸다. 이날 회의는 ‘21세기의 세계’를 주제로 3개 회의로 나뉘어 리콴유 전 싱가포르 총리,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 등 11명 자문위원들의 주제발표형식으로 진행됐다.이들은 지구촌 원로답게 한국의 대외정책과 경제정책에대한 높은 식견을 과시했다. 키신저 전 장관은 자신의 현역시절 경험을 섞어가며 미국의 아시아정책,특히 한반도 정책에 고언을 던져 눈길을 끌었다.리 전 총리는 예상을 깨고 서구적 가치와 세계화의 중요성을 강조했지만 역시 아시아인이 스스로 내릴 일이라고 결론지어 아시아적 가치에 대한 신봉론자다운 면모를 보였다. 특히 한국 경제개혁의 방향에 대해 아시아지역 인사와 미국적 가치를 신봉하는 인사간 시각차가 두드러져 주목을 받았다. 리 전 총리는 “한국의 재벌 기업을 쪼개고 기업가 정신이 없는 경영자를임명한다면 언젠가는 기업이 시들어버리지나 않을까 걱정된다”고 지적했다. 반면 오노 루딩 시티뱅크 부회장은 “한국기업과 금융기관의 구조조정은 아직 만족스러운 수준이 아니며,금융기관과 기업의 구조조정이 성공적으로 이뤄지기 위해서는 기업 지배구조와 기업문화를 영미식으로 바꿔야 한다”고강조해 대조를 보였다. 키신저 전 장관(주제:21세기 미국과 아시아)과 리 전 총리(기로에 선 한국),사토 미쓰오 전 아시아개발은행 총재(새 국제금융질서 고찰),루딩 씨티 은행 부회장(한국-지속적 성장과 구조조정 사례)의 발표요지를 싣는다. *헨리 키신저 前美국무장관 미국은 냉전이후 새로운 상호의존적 국제질서에 직면해 국제 현안에 대한적절한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다.그만큼 새 국제질서는 미국에게도 낯선 경험이다. 아시아에서 미국은 각국에 대해 형평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미국은 아시아가 강력한 한 나라에 의해 지배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아시아 국가들도 이에 반기를 들어야 한다. 이런 관점에서 미국과 중국간 관계는 아시아 평화에 매우 중요하다.미·중두 나라 지도자들 중 아직도 양국관계를 냉전시대 사고방식으로 보는 이들이많다. 중국이소련을 대신할 것이라는 생각을 가진 이들이 그 예다. 이같은사고방식은 이제 사라져야 한다.아시아의 한 나라가 강력해진다고 해서 이를무조건 반대해선 안된다.중요한 것은 이들 나라와 동반자적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아시아 각국들에 대해 형평성있는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다. 한국은 지정학적 위치를 고려할 때 스스로 힘을 키우고 갈등보다는 조화를꾀하는 대외정책을 취해야 한다. 대북정책과 관련해선 북한이 역사적 진보와 개방을 추구하도록 유도해야 한다.그러나 북한에 대한 양보와 그에 대한 대가가 균형을 이루는 게 중요하다.즉 북한을 책임있는 국제사회 일원이 되도록 유도하는 동시에 국제사회를위협하는 행위를 막는 방법을 함께 추진해야 한다. 미국이 한국을 배제한 채 북한과 비밀협상을 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생각한다.나는 월남전 당시 베트콩과의 비밀협상을 담당했었다.돌이켜보면 실수라고 생각한다.비밀협상은 북한과 베트남이 공통적으로 이용한 전술이다.미국과 북한 양자만의 사안도 있지 않느냐는 견해도 있지만 미·북간 현안 중한국과 무관한 것은 없다. 세계는 새로운 글로벌 경제질서를 수립하는 도상에 있다.미국은 기존 세계관을 바꿔야 한다. 새로운 국제질서속에서 독단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면 새로운 갈등을초래할 것이다.대외정책을 단순히 미국의 국내정치,특히 미국 의회정치 차원에서 좌우할 수 없다는 점을 미국도 알아야 한다. *사토 미쓰오 前ADB총재 최근 아시아 금융위기는 다른 나라에서 발생했던 외환위기와는 성격이 다르다.일부에선 아시아의 정경유착 또는 족벌주의가 외환위기를 초래했다고 주장하지만 그렇지 않다.외환위기 이전 통화가치의 지나친 평가절상도 외환위기의 결정적 이유는 아니었다. 아시아 외환위기는 ‘경상수지의 위기’가 아니라 ‘자본수지의 위기’였다.자본시장의 개방과 함께 거대한 외국 민간자본이 유입됐다가 어떤 이유인지급속하게 이탈하면서 경제위기가 야기됐다. 그 결과 외환위기와 금융위기의악순환이 빚어졌다. 금융위기를 겪은 국가들은 단기간에 높은 경제성장을 구가한 나라들이다.외국의 대규모 민간자본을 유입할 수 있었던 것도 이들 국가의 경제기초가 건실했기 때문이다.비유를 하면 아시아의 경제위기는 걸음마 단계의 아기들이아니라 성숙한 성인이 걸린 병이었다. 외환위기 이후 이들 국가가 급격한 성장세로 반전된 사실이 좋은 증거다.한국이 가장 두드러진 예다. 결론적으로 아시아 외환위기는 막대한 외국 자본의 급격한 이탈때문이었다. 느슨한 재정통화정책으로 인한 국내 소비과다 때문이 아니었다.이런 점에서국제통화기금(IMF)이 내린 정책처방은 만족스럽지 않다.IMF가 재정통화긴축과 즉각적인 구조조정을 통해 이미 형성된 악순환의 고리를 더욱 악화시키고실물경제의 하락을 부채질했다.엉뚱한 처방으로 멀쩡한 소를 죽게 만든 ‘교각살우(矯角殺牛)’의 우를 범했다. 나는 새로운 정책대안을 제시하고자 한다.IMF는 지원에 따르는 엄격한 조건에 대해 소모적 협상을 벌이거나 자금공급을 지연시킬 것이 아니라 조건없는대규모 금융자원을 위기상황의 초기단계에 제공해야 한다. 또 긴축 및 억제책을 써선 안된다.어려움을 겪고 있는 금융기관을 즉각 해체하기 보다는 무제한·무조건적으로 유동성을 확보해줘야 한다. 또 자기자본비율을 상향조정하지 말고 한시적으로 유보해야 한다.국가별로각개전투식 지원을 하기보다 이웃 국가와 연대해 수요증대를 꾀해야 한다. *오노 루딩 시티뱅크 부회장 아시아 외환위기는 몇가지 교훈을 남겼다.우선 오늘날과 같이 자본이 급속도로 이동하는 세계화된 금융시장에선 고정환율제나 한 나라의 통화에 자국통화 환율을 연동시키는 것은 위험하다는 점이다. 또 취약한 금융시스템은 국가경제의 건전성 자체를 위협하는 요소가 될 수있다.한국 금융기관의 경우 △자기자본 부족 △부실경영 △리스크관리 및 통제 매카니즘 취약 △투명성 부족 △부동산 시장 붕괴 등에 따른 은행자산 가치 하락 △은행조정자들의 편의주의와 경험부족 등 부실요인을 시급히 치료해야 한다. 특히 한국의 경우 정부와 은행,재벌간의 오래된 유착관계가 금융위기를 촉발한 주된 요인이었다. 한국은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다음과 같은 점을 중시해야 한다. 첫째 금융분야의 경우 재무구조가 취약한금융기관에 대한 외국기업들의 인수 및 투자를 자유화해야 한다. 현재 진행중인 은행 인수협상이 지체될 경우 전 세계에 부정적인 신호를 줄것이다. 외국기업의 인수는 재정난 타개와 선진기술 습득에 도움을 줄 것이다. 둘째 대다수의 한국기업들은 부채비율,수익성 등 재무구조 개선에 박차를가해야 한다.부채비율 개선됐다고는 하지만 아직 높은 편이다. 셋째,사외이사제 등 기업의 지배구조 및 기업문화를 영·미식으로 바꿔야한다.기업집단 내부의 계열사간 상호출자나 지급보증 관행은 기업투명성 제고를 위해 사라져야 한다. 넷째 미국의 일반회계원칙에 부합하는 엄격한 회계기준과 기업정보 공시 등이 필요하다. 다섯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기준에 부합하게 회사법,파산법등의 법률체계를 시급히 정비해야 한다. 여섯째 국내외 투자자를 막론하고 주식소유지분에 부합하는 역할을 수행할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기업의 소유권 확보에 집착하는 국수주의적 정책을버리고 외국인에게 소유권을 개방해야 한다. *李光耀 前싱가포르총리 일본경제는 미국의 지원아래 급성장했다.아시아에서 자유주의 경제체제를유지하는 민주국가를 세우려는 미국의 세계전략의 일환이었다. 냉전이 종식된 뒤 상황은 변했다.무역수지 적자 확대로 미국은 일본시장의개방요구를 강화했다.시장폐쇄의 이점을 이용,성공해 온 일본은 비싼 대가를치르게 됐다. 취약한 금융시스템을 그대로 둔 채 일본은 국제질서에 굴복했다. 한국도 일본을 모델로 산업화의 길을 걸어왔다.한국이 일본과 같은 패러다임을 유지할 경우 경쟁력을 잃고 일본과 같은 실패를 맛볼 것이다. 최근의 아시아 금융위기는 외채문제만으로 야기된 것은 아니다.태국의 경우외환시장을 폐쇄하고 금리인하, 통화량 증가라는 독자적인 정책을 펴 경제를회복시켰다. 그러나 한국은 사정이 달랐다.외채가 많아 국제금융기구의 도움을 받아야했다.국제통화기금(IMF)체제 전에 한국 경제에는 거품이 있었고 과잉투자와금융왜곡의 문제를 안고 있었다. 성장을 위해 투자를 지속적으로 늘렸지만 자원 운용의 효율성이 떨어졌다. 한국의 재벌체제에는 문제점이 있다.경쟁력없는 사업은 정리해야 하고 수익성위주의 기업문화가 정착돼야 한다. 그러나 재벌해체가 능사는 아니다.한국의 재벌 창업주들은 투철한 기업가정신을 갖고 있었다. 문제는 기업가 정신을 갖고 있는 경영인을 발굴하는 것이다.재벌을 개별기업으로 분리한다고 해도 기업가 정신이 없는 경영인에게 맡겨진다면 한국경제는 시들어버릴 것이다.재벌 2세들은 창업주들과 달리 이같은 정신이 부족할수 있다. 아시아적 가치는 여전히 중요하다.무조건 서방의 의견을 따를 것이 아니라고유의 독자적 가치위에서 경제를 운용해야 한다.냉전이후 미국 주도의 룰에따른다고 해서 생산성이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 한국의 경제시스템은 한국이결정할 문제다. 그러나 자원 배분을 정부가 주도하는 경제운용방식은 한계에왔다. 일본식의 금융시스템이 경쟁력을 상실한 것이 좋은 예다.
  • [해양한국 장보고에서 21세기까지](21)우리는 바다로 간다

    21세기를 흔히들 ‘해양의 세기’라고 한다.앞으로 인류는 모든 의·식·주를 바다에서 구하는 이른바 ‘청색혁명’의 시대를 맞이할 것으로 학자들은예견하고 있다.새로운 밀레니엄의 해양은 단순한 물류교통의 대상으로서가아니라 새로운 산업자원의 대상이 되고 있다.이미 이같은 해양자원을 둘러싼 각국의 싸움은 시작됐다.배타적 경제수역 협정은 그 전초전과 같은 것이다. 제 2의 국토로 불리는 바다를 둘러싼 ‘총성없는 전쟁’을 승리로 이끌기 위해선 국가전략의 패러다임도 과거와는 전적으로 달라져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대한매일은 그동안 윤명철(尹明喆)동국대겸임교수가 집필해 온 ‘해양한국’시리즈의 전반부를 일단락짓고,해양부국으로의 도약을 위해 추진해야할 해양 전반에 걸친 전략과 비전을 21회부터 6회에 걸쳐 연재한다. 식량·자원·에너지·환경 문제 등 인류가 처한 숙명적인 과제들을 해결할수 있는 마지막 보루로서 바다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면서 ‘해양력(海洋力)’이 국가경쟁력의 핵심요소로 떠오르고 있다.산업혁명과 후기산업사회를거치면서 날로 증가하는 세계인구와 고갈돼가는 육상자원을 생각할때 해결책은 바다에서 구할 수 밖에 없다는데 이견을 제기할 사람은 없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 표면의 71%를 차지하는 바다는 지구 환경의 재생·조절기능을 담당한다.그 뿐 아니라 무한한 자원의 보고(寶庫)이자 세계 무역과 경제를 촉진시키는 교역의 대동맥이다. 바다에는 지구전체 동식물의 80%인 총 30여만종의 다양한 생물이 살고 있으며 망간단괴를 비롯한 엄청난 광물자원과 석유·천연가스가 부존돼 있다.조력,파력,온도차를 이용하면 무공해 청정에너지를 무한정 생산할 수 있으며해수자체에는 우라늄 라듐 등 각종 화학물질이 녹아있다.또한 전세계 교역량의 75%인 약 50억t의 화물이 바다를 통해 배로 수송된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다가오는 21세기는 바다를 적절히 활용하고 다스려 국부(國富)를 창출해 내는 해양력이 국가의 흥망을 좌우하는 시대가 될 것으로확신하고 있다.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바다의 이용을 통한 해양력의 확보는중국 일본 러시아 등 강대국으로 둘러싸인 반도국가로서의 생존전략이라는지적이다.한국해양수산개발원 해운물류연구실 강종희(姜淙熙)실장은 “서양은 일찍부터 바다에 진출해 바다의 상권을 장악함으로써 오늘 날 세계 강국이 될 수 있었다”면서 “해양력과 직결되는 각종 해상활동은 국토가 협소하고 부존자원이 빈약해 대외 의존적 경제발전을 추구하지 않을 수 없는 우리나라의 사활이 걸린 중대사”라고 강조했다.우리나라는 환태평양 서북지역의지정학적 요충지에 위치하고 있으며 막대한 가용 해양자원을 보유, 해양력을 확보하기 위한 잠재력이 크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해양산업은 국민 경제적 측면에서 볼때 직·간접적 부가가치 생산액이 97년 기준 39조6,000억원으로 국민총생산의 9.5%를 차지했다.이에 따른 고용인원도 109만명으로 총 취업자의 5.1%에 달한다.그동안 이룩한 해양력 발전수준을 보면 수출입 물동량 세계 6위,조선 수주규모 세계 2위,원양어업 세계 3위,수산물 생산 세계 11위,선박보유량 세계 7위를 기록하고 있다. 종합적으로 세계 10위의 해양력을 확보하고 있을 뿐아니라 우수한 해양산업인력산업기술,근로정신,범세계적 경영활동을 주요자산으로 그 성장잠재력이무한하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해양수산부 홍승용(洪承湧)차관(수산경제학박사)은 “다가오는 21세기는 인류생존의 마지막 프론티어인 해양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세계 각국은 해양경쟁력 강화를 위해 더욱 치열하게 경쟁할 것”으로 전망하고 “새로운 천년을 맞아 우리나라가 경제적 재도약을 달성하고,청색혁명을 통한 해양부국을실현하기 위해 세계 문명사적 흐름과 장기비전에 입각한 국가 해양경영 전략인 ‘오션코리아 21’을 수립,적극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함혜리기자 lotus@ *부산·광양 ‘제2의 청해진’발돋움 부산항과 광양향이 21세기 해양시대를 이끌어갈 ‘제2의 청해진’으로 발돋움 한다.정부는 한반도를 동북아 물류중심기지로 육성하고 국내적으로 부산항에 편중된 화물을 분산처리함으로써 원활한 물류흐름과 국토의 균형발전을도모하기 위해 부산항과 광양항을 양대항만으로 개발하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부산항과 광양항을 통해 오는 2011년 우리나라 컨테이너 물동량 1,920만TEU중 400만 TEU를 환적처리하면 약 8억달러의 수익이 발생하게 된다.한반도 횡단철도(TKR)를 개통하는 경우 시베리아횡단철도(TSR)와 중국횡단철도(TCR)를연계한 대륙수송 거점으로 삼아 북미,유럽간 컨터이너 화물의 관문역할을 함으로써 한반도는 유라시아의 전략적 물류중심기지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있다. 90년대 들어 세계 컨테이너화물 수송시장에 나타난 대표적인 특징은 동아시아의 물동량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전세계 컨테이너 처리량의 거의 절반이 동아시아에서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다.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컨테이너 물동량을처리하기 위해 세계 각국은 항만시설에 대한 대대적인 투자계획을 세워놓고있으며 세계 유수의 선사들도 급증하는 동아시아 컨테이너 수송량을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이른바 ‘허브포트(중심항만)유치전쟁’이다. 동남아시아에서는 싱가포르가 중심항만의 위치를 확고히 하고 있고 화남경제권에서는 홍콩과 카오슝이 현재 압도적 지위를 차지하고 있다.해양수산부항만운영개선과 정순석(丁舜錫)과장은 “동북아시아에서는 아직 주도적인 중심항만이 나타나지 않고 있으나 중국의 상하이,일본의 고베와 오사카가 우리나라의 부산·광양항과 치열한 경합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제 3세대형 대형 컨테이너 중심항만으로 개발될 부산신항과 광양항의 배후에 관세자유무역지대를 설정하고 종합물류단지를 건설,항만서비스 기능을 대폭강화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는 세계 간선항로상에 위치한 동북아 관문으로,대형 중심항만(허브포트)을 축으로 한 물류중심기지로의 발전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항만산업을 21세기형 전략산업으로 육성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배적인 의견이다. [함혜리기자] [기고] “해양강국이 새천년 주도” 새로운 밀레니엄을 앞두고 인류는 도전과 기회를 동시에 맞고 있다.인구팽창 및 산업생산과 소비의 급증에 따른 자원고갈,환경 파괴 등이 인류가 직면한 가장 큰 도전이다. 그런데 바다는 자원의 보고(寶庫)로서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있다.과학의 발전에 따라 해양의 잠재력을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이 점차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 주요 선진국들은 해양을 국제무역,기술·문화 교류,어로 등의 수단으로 이용함으로써 국부를 축적했다.바다는 경제활동에 직접적으로 필요한 물류,원자재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개방적·진취적인 문화형성에 기여함으로써경제성장의 기반을 조성한다. 따라서 일찌기 해양진출에 성공한 국가들이 선진국으로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은 너무나 당연한 귀결이라 할 수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바다관련산업에서 직·간접적으로 창출된 부가가치는 약31조원으로 국민총생산(GNP)의 7.0%에 달했으며 고용의 창출,국제수지개선에도 크게 기여했다.그러나 바다의 가치는 단순히 산업생산의 관점에서 평가할수 없는 측면이 더욱 크다. 바다는 아름다운 경관과 관광·레저 공간을 제공함으로써 국민의 후생증대에 기여한다.우리나라의 지난해 해안지역 관광객 수는 7,620만명으로 추정된다.국민 1인당 1.6회 꼴로 해안지역을 다녀간 셈이다.뿐만 아니라 바다는 각종 오염물질을 받아들이고 정화하는 역할을 하며,바다에서 증발된 수분은 비,눈 등 강수의 형태로 육지에 공급된다.따라서 바다는 인간과 동식물의 생존에 필수불가결한 기능을 해주는 것이다. 우리나라 근해의 해양생태적 가치는 연간 100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이는 우리나라 국민총생산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또 해상운송은 장거리·대량운송 수단으로서 다른 어떤 운송수단보다도 단위당 비용이 저렴하다.그 결과 바다는 전 세계 국제교역화물의 약 75%가 이동하는 수송로가 됨으로써 지구촌경제시대에 세계시장을 통합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해상운송수단이 없었다면 세계경제는 오늘과 같은 발전을 할 수 없었을 것이다.특히 우리나라와 같이 부존자원이 빈약해 수출주도형 경제성장을 추진해 온 국가의 경우 바다는 경제적 풍요를 가져다 주는 통로가 된다.바다는이처럼 우리의 경제와 생활전반에 지대한 공헌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이제까지 바다의 기능은 육상활동의 보조적인 수단으로 이용돼 왔을뿐이다. 새로운 밀레니엄을 맞이해 바다는 과거의 소극적·제한적 역할에서벗어나 인류활동의 주된 무대로서 새롭게 자리매김할 것이다.지구면적의 70%에 해당하는 넓은 공간은 주거 및 산업생산활동에 널리 이용될 것이며,해저및 해중의 막대한 광물자원,해양생물자원 및 에너지자원(조력,파력,심층수와해표층과의 온도차 에너지)등은 육상자원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이된다. 새 밀레니엄에서 국가의 국제적 위상은 이와 같은 해양의 잠재력을 얼마나활용하느냐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 [鄭鳳敏 해양수산개발원 해사정책연구실장]
  • [새천년을 향한 한국사회의 비전]

    -언론·정보분과 언론관련 학자들은 족벌경영체제,부실경영 등 현재 한국언론이 처해 있는총체적인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언론의 소유구조 개혁,기업공개 등이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동민(金東敏)한일장신대교수는 ‘한국민주주의와 제도언론-자기반성과 갱신의 가능성’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국가가 자본과 언론을 정책적으로육성하는 과정에서 재벌언론·거대언론이 탄생했다”고 지적하고 “언론의자유가 제기능을 하기 위해 기존 언론의 개혁이 전제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김교수는 이어 “경영의 불투명,재벌중심의 소유구조와 족벌경영체제,무리한 시설투자로 인한 부실경영 등이 우리나라 신문산업의 문제점”이라면서“이를 극복하려면 근본적으로 재벌이나 족벌의 신문사 소유를 엄격히 제한하고 기업공개,정확한 발행부수 공개 등 경영의 투명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성유보(成裕普)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 이사장은 자본으로부터 자유로운 ‘대안언론’의 현실을 짚어보고 이들의 미래상을 진단했다.성이사장은 언론통제와탄압,권력과 자본에 의해 통제된 미디어의 구조적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나타난 것이 바로 ‘대안언론’이라고 설명했다. 성이사장은 “기존 제도언론에 대항하며 한국언론 발전사의 한 부분을 차지했던 대안언론은 새로운 미디어 운동의 활성화 등 대중성 확보를 통해 시민사회 발전의 자원으로서 정보의 견인차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식정보사회와 한국의 대응-국가혁신체제의 사회제도적 기반’을 발표한 이영희(李榮熙)가톨릭대교수는 “21세기 지식정보사회에서 지식과 정보를원활하게 창출하기 위해서는 컴퓨터,통신망 확장 등의 기술혁신과 함께 지식정보사회를 위한 사회제도적 조건이 갖춰져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교수는 교육·조직문화·노사관계·사회적 수용성 등 사회분야에 초점을맞추고 ▲자율성과 창의성 극대화 ▲가부장적 권위주의 타파 ▲상호 신뢰할수 있는 노사관계 정착 ▲과학기술에 대한 올바른 판단이 지식정보사회에 걸맞은 사회제도의 발전방향이라고 설명했다. 정리 강동형 박준석 최여경기자 yunbin@-경제분과 21세기 정보화 사회에서 한국 경제의 발전 모델로 투명성 제고와 인적(人的)자원 양성을 통한 참여시장경제제도가 적합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이를 위해서는 재벌개혁과 구조조정이 선결과제라는 지적도 나왔다. 강철규(姜哲圭)서울시립대 교수는 ‘21세기 한국경제의 발전모델’이라는주제발표에서 “제조업 중심의 산업자본시대 기업지배 구조는 대규모 피라미드형 구조였으나 정보화시대에 알맞은 기업지배 구조는 네트워크형 지배구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강교수는 “참여시장경제제도에서 정부는 규칙제정자와 감시자 역할을 해야 한다”면서 “다만 정부는 정보화 시대에 진입하기 위한 기본적 인프라 스트럭처를 건설하고 이에 적합한 인적 자원을 양성하는 교육프로그램을 책임져야 한다”고 밝혔다. 강교수는 또 사회구조 전반의 투명성을 높이고 국민과 지역주민이 직간접으로 참여하는 경제를 구축해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윤원배(尹源培)숙명여대 교수는 ‘재벌개혁과 구조조정의 정치경제’라는주제발표를 통해 “국민의 정부는 법과 제도를 통해 분명한 원칙을 갖고 재벌개혁을 추진하고자 한다는 점에서 과거 역대 정부의 재벌개혁과 뚜렷이 다르다”고 전제하고 재벌체제의 독점적 시장거래와 내부거래,재벌기업간 금융거래 등의 시정을 촉구했다.윤교수는 “우리나라 재벌체제의 본질적인 문제는 소수의 재벌총수들이 정치·경제·사회·문화 전 분야에서 독단적으로 비민주적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재벌들이 법을 지키지 않고공정한 경쟁을 파괴함으로써 국제경쟁력을 떨어뜨리는 현상을 시정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단국대 장원석(張原碩)교수는 ‘세계 주요국의 식량사정과 글로벌 농정’이라는 주제발표에서 “글로벌농정 차원의 세계무역기구(WTO)협상에서 정부는비정부기구(NGO)를 정책 파트너로 삼아 참여의 폭을 넓히고 국제담당 농정공무원 순환보직제를 줄이는 한편 국제변호사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장교수는 또 21세기는 식량안보 논리가 군사력 중심의 안보논리보다 우선할 것이라고 지적한 뒤 “향후 동북아 농업협력의 핵심은 역내 내실있는지역공동체를 수립,교류·협력 증진을 통해 식량수급 구조를 안정시키는 데 있다”고 말했다. - 교육·학술분과 지식과 정보가 경제·사회적 자산이 되는 21세기 지식정보사회에 대비하기위해서는 교육과 대학 개혁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는 데 전문가들은 의견을같이했다. ‘대학 개혁과 두뇌한국 21(BK21)사업’을 발표한 오세정(吳世正)서울대 교수는 “BK21사업에 대한 찬반논쟁에 휩쓸리기 전에 한발 물러서서 전체적으로 조명해볼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오교수는 “대학 서열화와 양적 팽창,재정 지원의 불균형 등을 지양하지 않는다면 BK21의 성공은 불확실할 것”이라면서 “공정한 경쟁을 이끌어내기 위해 교수업적 평가 강화,연구인력에 대한 투자가 우선 고려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고려대 김우창(金禹昌)교수는 ‘자유와 인문과학’이라는 주제발표에서 “규제와 제한이 아닌 ‘자율’이라는 원리가 교육과 대학 개혁의 핵심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교수는 “최근 이루어지고 있는 개혁은 오히려 학문을 행정에 구속시키고 창의성과다양성을 파괴하고 있다”면서 대표적인 예로 ‘교수평가제도’와 ‘BK21’을 꼽았다.관 주도로 이루어지는 교육은 앞으로 다가오는 지식정보사회 속에서 명맥을 유지할 수 없다는 의미다. 김교수는 “학문을 하나의 ‘생존전략’으로 보는 편협한 시각은 미래 지식정보사회에 역행하는 일”이라면서 “단기적인 이점만 생각하며 학문을 규제할 것이 아니라 자율대학·자율학문을 위한 거시적 안목을 쌓아야 한다”고덧붙였다. 고병헌(高炳憲)성공회대 교수는 교육제도 개혁의 핵심요소로 ‘인간 중심의 가치와 철학의 정립’을 내세웠다.고교수는 ‘대안교육의 현재와 미래-새로운 삶의 철학을 위하여’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교육개혁의 문제는 대학입시를 어떻게 바꿀 것인가 같은 ‘새로운 제도 만들기’가 아니다”라고 지적한 뒤 “인간공동체 속에서의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한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역설했다.고교수는 제도개혁을 통한 교육개혁은 성공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게 역사적 교훈이라며 “오히려 아이들이 학교가 존재하는 진정한 이유를 깨달을 수 있도록 ‘남을 위한 앎’의 의미를 적극적으로 교육해야한다”고 역설했다. -통일분과 전문가들은 남북교류 증진을 위해서는 대북 포용정책의 국민적 공감대속에대북투자를 지속적으로 늘려가야 한다고 강조했다.또 인적·물적 교류협력을 통한 사실상의 통일은 힘의 균형이 전제돼야 한다는 지적도 했다. 세종연구소 이종석(李鍾奭)연구위원은 ‘한반도 냉전구조 해체와 대북 포용정책’이라는 주제발표에서 포용정책에 대한 국민적 합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이위원은 “포용정책은 이제 정착단계로 접어들고 있다”고 평가하고 “이 시점에서 중요한 과제는 국내의 합의기반을 강화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북한을 상대로 한 대북정책보다 시민사회를 상대로 한 대북정책의 공감대와 지지기반 확산이 더욱 필요하다는 것이다.이위원은 이어 “모든 세력의공동 결실이 될 것이라는 믿음이 일반화될 수 있다면 포용정책은 보다 강력하게 추진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영선(李榮善)연세대교수는 남북간 경제협력 증가 가능성을 높게 전망했다.북한의 경제회복을 위해서는 남한의 투자가 필요충분조건이라고 강조했다. 이교수는 ‘북한의 빈곤함정 탈출방안으로서의 남북경협’이라는 주제발표에서 “북한은 현재 빈곤탈출에 필요한 두 가지 문제 가운데 유동성의 문제는금강산 관광사업을 통해서,자본확충은 남한기업의 공단개발 프로젝트를 통해 풀려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이에 덧붙여 “남한의 투자만으로 북한을 지속성장 경로로 이동시키는 것은 용이하지 않지만 다른 나라의 투자를 선도할 수 있다는 점에서 북한의 경제회생에 필수적”이라며 남한의 대북투자 중요성을 설명했다. 황병덕(黃炳悳)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독일통일이 한반도 통일에 주는 시사점’이라는 발표를 통해 “분단국가의 인적·물적 교류협력을 추구하는 사실상의 통일은 최소한 교류협력을 통해 어느 일국이 흡수통일되지 않는다는 전제조건이 충족돼야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즉 국제적 동맹관계 구축을 통한 세력균형 등 힘의 균형상태가 구축돼야 사실상의 통일상태로 진입할 수 있다는 얘기다.또 황위원은 “대북정책은 교류협력 위주의 접근을 통해 북한의 체제변화를 유도하기보다는 북한 스스로 발전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 주는 ‘발전을 통한 변화’전략을 구사해야한다”고 덧붙였다. -학술회의 이모저모 통일·교육학술·경제·언론정보 분과 학술대회에는 모두 400여명이 참석,성황을 이뤘다.발표자와 토론자들은 물론 방청석에서도 다양한 의견이 제기돼 열기를 더했다. ■한완상(韓完相)전통일부총리 사회로 열린 통일분과 학술회의에서는 대북포용정책과 경협,독일 통일의 의미 등을 놓고 활발한 토론을 벌였다. 관심의 초점은 이종석 세종연구소 연구위원이 발표한 ‘한반도 냉전구조 해체와 대북포용정책’.토론자로 나선 김근식(金根植)아태평화재단 선임연구원은 “이위원의 포용정책 설명에 전적으로 동의한다”면서 “그러나 대북정책의 보다 명확한 개념 정의가 아쉽다”고 문제제기를 했다.그는 “대북포용정책은 평화·화해·협력의 관점에서 이해해야 한다”면서 “대북포용정책이통일정책으로 잘못 알려진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대북포용정책은 ‘통일정책’이 아니라 통일로 가기 위한 ‘대북정책’이라는 설명이다.그는 “역대 모든 정권들은 통일 정책만 있었지 대북정책은 없었다”면서 “통일정책에 대한 뚜렷한 비전을 지니고 있는 김대중(金大中)정부가 통일정책 없이 대북정책을 일관되게 펴고 있는 것은 주목할 대목”이라고 지적했다.한전부총리는 이에 대해 “6년전 이러한 주제의 학술대회가 있었으면 남북관계는 참으로 많이 진전됐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피력한 뒤 “상황의 이중성과 정책의 이중성이 공존하는 상황에서 정부의 일관된 정책은높이 평가할 만하다”고 밝혔다. ■교육·학술분과 회의에서는 교육·대학의 개혁이 절실하다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또 두뇌한국21(BK21) 사업이 논쟁의 대상이 됐다. 강치원(姜治遠)강원대 교수는 주제발표자인 오세정 서울대 교수가 ‘고급연구인력 양성을 목적으로 하는 BK21 사업에 대해 일부 교수들이 반대를 하고있다’고 말한 데 대해 “일부가 아닌 대다수의 교수”라고 반박했다.이어“BK21사업은 오히려 현 교육계가 타파해야 할 서울대주의·사교육주의 등을 조장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주제발표가 진행되는 가운데 일부 방청객은 “국민이 학교 교육에 대해 느끼고 있는 현실적인 고민거리와는 거리가 먼 얘기들로 가득하다”며 불만의목소리를 내기도 했다.한 방청객은 “일방적인 발표와 시대에 뒤떨어진 토론은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고 반문한 뒤 “현실적인 대안을 듣기 위해 온것인지 교수들의 논문 내용을 확인하기 위해 온 것인지 구분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을 하기도 했다.
  • [인터뷰] ‘아웃사이더’ 편집위원 진중권씨

    “우리 사회의 비평문화는 너무 ‘인격론’에 치우쳐 있습니다.논리적 비판을 인신공격으로 치부한 나머지 의견에 대한 ‘비판’과 ‘비난’을 구분하지 못하는 것이 문제입니다” ‘네 무덤에 침을 뱉으마’ 등의 저서에서 특유의 풍자적인 필치로 세간의화제를 모은 자유기고가 진중권(陳重權·36)씨가 최근 독일서 귀국,새 비평지 ‘아웃사이더’ 발행을 준비하고 있다.‘아웃사이더’는 제호에서 풍기는 이미지 그대로 기성과 금기에 도전하는 것이 으뜸가는 기조라고 할 수 있다.전북대 강준만 교수의 ‘인물과 사상’에 쌍벽할 비평지가 될 것이라는 성급한 예측마저 나오고 있다.격월간으로 11월말경에 창간될 이 비평지는 진씨를 비롯해 시인 김정란씨,재불평론가 홍세화씨,그리고 자유기고가 김규항씨등이 편집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진씨는 “각자 성향이 조금씩 다른 점이큰 매력일 수 있다”며 초창기에는 4인체제로 꾸려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웃사이더’는 일단 현실정치에 비판의 칼날을 들이대는 것으로 시작하여 우리사회의 일상적 문제,즉 권위주의,비합리주의,파시즘 등에 대해서도시선을 놓치지 않을 방침이다.“비판은 하되 공격 일변도보다는 생산적 대안모색도 병행하겠다”는 것이 진씨의 설명이다.대학에서 미학을 전공한 진씨가 사회·예술비평에 눈을 돌리기 시작한 것은 외국생활이 한 동기가 된듯하다.“‘라인강의 기적’을 이룩한 독일에서는 당시 집권자인 아데나워 수상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습니다.그런데 한국에서는 유독 경제건설을 마치 박정희 개인의 업적인양 미화작업을 하고 있습니다.밖에서 보니 ‘문제’라고 느껴집디다” 진씨는 당분간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집필에 전념할 계획이다.비평은 그의 영원한 ‘화두’인듯 했다. 정운현기자 jwh59@
  • [새천년을 위한 한국사회의 비전]

    -사회분과 밀레니엄시대의 한국 사회는 노동,환경,법 등 세분야의 변화와 발전방향에따라 비전이 좌우될 것으로 전망됐다. ‘21세기 지속가능한 발전과 환경정책’을 발표한 차명제(車明齊) 배달환경연구소장은 “그린벨트정책은 비록 많은 문제와 모순을 안고 있다고 하더라도 환경문제를 해결하는 데 일조한 점을 부인할 수 없다”면서 “지난 7월발표된 정부의 그린벨트제도 개선안은 오히려 과거보다 후퇴한 감이 없지 않다”고 꼬집었다. 차소장은 특히 환경정책은 장기적 전망과 다양한 의견을 가진 사회집단과의 충분한 의견수렴과 동의과정을 통해 수립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체 관리기구의 신설 등 점진적이고 합리적인 절차의 선행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한국사회에서의 법의 지배’라는 제목의 주제 발표를 한 박은정(朴恩正)이화여대교수는 “법치문화의 미성숙과 규범의 뒤틀림,이로 인한 국민적 불신의 문제를 풀지 않고서는 우리나라가 새 세기의 세계질서의 능동적 주체로서 활약할 수 없다”고 단언했다. 박교수는 법치문화의 혁신을 위해 시민의 권익과 편의에 봉사하는 법원,정의와 형평을 수호하는 검찰,값싸고 질높은 서비스로 다가서는 변호사를 배출하는 사법혁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법은 사회통합과 사회조직화의 기본원리이므로 통일과정과 통일후를 대비,통일법이념의 기본원리들이 모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동분야 주제발표자로 나선 선한승(宣翰承) 노사정위원회 수석전문위원은‘노사정위원회와 한국의 선택’이라는 주제발표문을 통해 “21세기 노사정위원회가 우리나라 노사관계의 지평을 열어가는 제도적 틀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노사정위원회의 위상강화 ▲다원화된 노사정위원의 협의채널 구축 ▲노사정의 공정한 역할분담 등이 전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한국사회에서 노사정위원회가 도입된 것은 과거 권위주의 정부아래서 구사됐던 ‘국가합의주의’가 ‘사회적 합의주의’로의 패러다임의 대전환이이뤄진 것이라고 평가했다. -외교안보 분과 동북아 지역의 안보협력과 대화를 위한 ‘다자 안보체제’의 확립이 21세기 한국외교의 핵심 과제의 하나로 지적됐다. 김성한(金聖翰) 외교안보연구원 교수는 ‘21세기 한국외교의 방향과 한미관계’란 주제발표에서 “한반도의 영구적 평화 정착 노력과 함께 지역차원에서 새로운 안보위협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햇볕정책의 결실로 한반도 냉전구조의 해체가 시작되고 있는 상황에서 한미동맹체제는 장기적으로 동북아 지역의 안정 확보를 위한 지역동맹으로 발전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김영화 아태평화재단 선임연구위원도 같은 맥락에서 다자간 안보체제 확립필요성을 지적했다.김 위원은 ‘21세기 동북아 안보환경과 중국의 역할’이란 주제발표에서 “동북아의 전쟁을 근본적으로 방지하기 위해선 다자간 안보체제에 중국의 가입이 필수적”이라고 주장했다. 김 위원은 동북아 안보의 양대 축은 중국과 미국이며 중국을 지역 안보질서와 안정의 협조자 또는 균형자로서 유도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라고 주장했다.중국과 미국의 이해가 첨예하게 교차하는 동북아 상황에서 중미관계는 동북아상황의 결정 요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반도를 둘러싼 동북아의 현 상황에 대해 김성한 교수는 “미국·일본·중국·러시아 등 4강사이의 협력지향적인 양자간 상호협력이 이전보다 활발해지고 있으며 한반도 냉전구조 해체 가능성도 높아졌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미국·중국·일본간의 ‘새로운 삼각관계’의 불안정성은 계속되고남북한 관계도 경제부문에서의 협력과 정치부문에서의 대립이 병존하는 형태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하면서 이에대한 한국외교의 대응 방향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남북한의 군사력 수준과 군축논의’란 주제발표에서 지만원(池萬元) 사회발전시스템 연구소장은 한국군의 대북 군사전략도 상황변화와 국가의전략수행의 방향변화에 따라 변화돼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이어 북한이 평화공존을 원치않을 경우 한국군은 보다 강한 억지력과 전투력을 갖추기 위해 대대적으로 수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치분과 개혁의 성공을 위해선 개혁이 정권 재창출을 위한 것이 아니라,국가발전과공동체를 위한 것이란 메시지를 국민들에게 전달하고 이해시키는 것이시급한 과제라는 의견이 제기됐다. 장의관(張義寬) 아태평화재단 선임연구위원은 ‘한국적 개혁정치의 현실과방향’이란 주제발표에서 이같이 주장하면서 개혁의 시점선택이 개혁 방식과 함께 당위성 확보에 중요한 변수라고 지적했다. 이어 “개혁정책의 홍보는 현 정부가 가장 실패한 영역”이라면서 “개혁을 정당화하는 논리를 펼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위원은 개혁에 불안감을 느끼는 보수세력이 기득권층에 한정되지 않고 폭넓게 존재하는 것은 다수가 민주화의 성취를 과거와 비교해 조급하게 만족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또 보수세력에 대응해 현실성있고 체계적인 정책대안들을 적절하게 제시하지 못한 것도 중요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김일영(金一榮) 성균관대교수는 ‘국민의 정부의 정체성’이란 주제발표에서 “새천년을 바라보는 시점에서 정부의 통치철학의 바탕은 ‘강한 국가’와 ‘강한 사회’가 어우러진 모습에서 찾아야 한다”고 밝혔다. 김교수는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통치철학은 집권 첫해인 지난해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병행발전’으로 출발,올들어 생산적 복지를 추가한 ‘3자병행발전론’으로 구체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또 재벌개혁과 중산층·시민을 위한 정치는 이를 실천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 강력한 지도력에 바탕을 두고 공정성과 효율성을 기준으로 일관성있는정책을 강하게 밀고 나갈 수 있는 국가체제가 앞으로의 문제해결을 위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신기현(辛起鉉) 전북대교수는 지역주의는 권위주의 통치시대의 산물이지만 여전히 사라지지 않고 있다면서 지역주의적 선거문화의 추방을 위해 총체적 분권화와 독일식 비례대표제의 도입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연립이나 국정운영과정에서의 정당 제휴를 통한 ‘공동선의 추구’가 자연스런 선거문화로 정착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이와함께 시민운동의 활성화를 통해 저항적 지역주의나 패권적 지역주의의 고착화를 막아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문화분과 다가올 세기는 문화의 세기이자 한국문화의 세계화를 통해 ‘창조적 문화한국’을 건설할 절호의 시기라는 문화전문가들의 의견이 다양하게 제시됐다. 특히 영화와 유교문화분야에서의 한국적인 것과 세계적인 것의 충돌 등 순기능과 역기능이 거론됐으며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문화시민운동과 정치,경제,사회와 유기적인 연관을 갖는 종합적인 문화발전계획이 필요하다는 점이 역설됐다. ‘문화개방 시대의 한국영화-출구는 어디인가’를 발표한 유지나(柳智娜)동국대교수는 “외국영화가 주도하는 한국영화시장,국내시장에 갇혀있는 한국영화의 폐쇄성,관객층 및 제작배급·상영시스템의 불투명성과 부조리 등이 한국영화산업의 발전을 가로막고 있다”면서 “단기적이고 전시행정적인 정부개입보다는 한국영화의 체질개선과 강화를 유도하는 간접적이고 장기적인정부의 정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심광현(沈光鉉)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는 ‘창조적 문화한국 건설과 문화시민운동의 새로운 과제’를 통해 “새 세기의 문화정책은 관변인사와 단체가중심이 아닌 다양한 문화예술인과 시민사회가 참여하는 문화적 참여주의의장이 되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 정부는 문화산업을 단순히 21세기의 고부가가치 산업이라는 관점이 아니라 21세기 한국의 문화주권과 국민들의 문화적 정체성의 향방을 가늠할 핵심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할 것을 주문했다. ‘아시아적 가치논쟁과 한국의 유교문화’를 발표한 이승환(李承煥) 고려대교수는 “흔히 아시아적 가치로 거론되는 것들은 각기 순기능과 역기능을 갖는 동전의 양면과 같다”면서 “중요한 것은 전통적 가치의 비판적 계승이며 이들 가치들이 유효하게 효력을 발휘할 수 있는 영역과 그렇지 않는 영역을 현대사회의 시스템에 맞게 재구획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일부에서 지적하는 ‘유교적 자본주의’는 잘못된 용어이며 자기절제와철저한 정신적,육체적 수양을 강조하는 유교의 지혜를 경제체제의 핵심부에도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리 강동형 노주석 최여경기자 yunbin@ -학술대회 이모저모 정치·사회·외교안보·문화 등 4개 분과별 주제발표와 토론이 있은 18일학술회의에는 모두 600여명의 각계 인사들이 참석,성황을 이뤘다.분과별 회의는 짜임새 있게 진행 됐으며 방청석의 의견 개진도 활발했다. 9시 30분 서울 스위스그랜드 호텔 그랜드 볼룸에서 열린 개회식은 아태재단측에서 이문영(李文永) 이사장,오기평(吳淇坪) 사무총장,대한매일신보사차일석(車一錫)사장,김삼웅(金三雄)주필 등 대회관계자,학술대회 주제발표및 토론자 등이 참가한 가운데 30분동안 진행됐다.오기평 사무총장은 개회사에서 “우리는 전환기에 살고 있으며 미래에 대한 장밋빛 전망과 불안이 엇갈리고 있다”면서 “우리가 현실을 어떻게 진단하고 대안을 마련하느냐,그리고 실천하느냐에 따라 우리의 미래는 달라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치분과 학술대회에서 국민의 정부 정체성과 개혁정책,선거 정당제도를놓고 열띤 토론을 벌였다.그러나 이론적인 면과 학술적인 고찰에 치우쳐 현실적 대안제시가 부족하다는 방청석의 불만이 나오기도 했다. 토론자로 나선 지병문(池秉文) 전남대 교수는 주제발표자인 김일영(金一榮) 성균관대 교수가 ‘정부는 선거를 의식,신자유주의적 민중주의에 빠지지 말아야할것’이라고 주문한 데 대해 “실업자가 150만명을 넘고 노숙자가 늘어나는 마당에 선거를 의식하는 것과는 관계없이 정책을 실행할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사회분과 학술대회는 김동익(金東益)성균관대 석좌교수의 사회로 2시간30분동안 짜임새있게 진행됐다. 그린벨트제도의 해결방안,노사문제 등 당사자사이의 이해관계가 얽힌 다소민감한 사안에 대해서는 방청객들이 직접 나서서 활발하게 의견을 개진하는모습을 보였다. 특히 그린벨트제도의 점진적 개선방안을 제시한 차명제 배달환경연구소장의 주제발표에 대해 토론자로 나선 박승(朴昇)중앙대교수는 “후진국형 환경보호정책인 그린밸트제도를 완전철폐한 뒤 선진국형 국토관리계획을 세워야 한다”는 공격적인 의견을 개진,눈길을 끌었다.한편 문화분야 학술대회는 사회를 맡은 권태준(權泰埈)유네스코 한국위원회 사무총장을 제외한 주제발표자와 토론자가 모두 30∼40대의 젊은 문화인으로 짜여져 열기를 더했다.
  • [대한광장] 총무들꽃 피는 마을

    지난 9일 신촌의 이화삼성교육문화관에서는 조촐하지만 뜻깊은 행사가 열렸다.청소년 가출아동들을 위한 대안학교라고 할수 있는 ‘들꽃피는 마을’ 5주년 기념대회가 열린 것이다. 이 행사가 특별히 우리의 눈길을 끄는 이유가 있다.IMF 위기가 닥치면서 실직자들이 갑자기 불어나 들판에 내몰리는 심각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그런데 그 이전부터 일부 청소년들의 가출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부각되던 터에 IMF로 인한 부모의 실직 및 가정파괴 현상으로 가출 청소년들의 문제는 엎친데 덮친 격으로 부풀어지고 있다.실직자도 그렇지만 가출 청소년들은 우리사회의 구성원이다.아름다워야 할 꽃들이다. 집안의 발코니에서나 화원에서 아름답고 소담스레 정성껏 길러지는 꽃이 있는가 하면 황량한 들판에 내동댕이쳐지는 꽃들도 있다.그래서 화원의 꽃들이 있는가 하면 들판에 피어나는 들꽃도 있다.양쪽 모두 우리 사회의 소담한꽃들이다. 1994년 새벽 경기도 안산에서 봉직하는 삼십대 후반의 김현수목사가 부인과 함께 새벽예배를 드리러 갔다.교회 문은 항상열려 있었다.그날 새벽녘 교회에는 뜻밖의 손님이 있었다.가출 청소년 8명이 잠자리를 청하고 있었던 것이다.이것이 계기가 되어 가출 청소년들을 목사 사택에 불러모아 함께 살림을 차린 것이다.주변에도 이러한 청소년들이 많았다.계속 불러모았다.그리고 새로운 가정을 출범시켰다.‘예수가정’이라 이름했다. 지난 5년동안 이런 예수가정이 8곳으로 불어났고 현재 이 지역에서만 105명의 가정원들이 함께 살아가고 있다.‘온세상이 학교이고,모든 이가 선생님인 들꽃 피는 학교’를 세운 것이다.이들은 중학교 중퇴가 절반이 넘는다.남녀 숫자가 2대 1 정도이다.가출 원인은 부모의 방임과 학대가 절반 이상이고,부모의 재혼과 이혼이 다음으로 많았고,부모중 한쪽 내지 양쪽 모두의 가출로 인한 것이 그 다음이라고 했다.도벽,폭력,약물탐닉,정서불안 등이 가출인들의 특성이란다. 이들에게 인생상담도 해주고,함께 살면서 신앙공동체도 키우고,생활인으로서의 자립기반 마련을 위하여 ‘들꽃화원’을 운영하며 생계를 유지하기도한다.이런 과정을 통해 자아를다시 찾고,예전의 향기로운 꽃모습을 다시 찾아 가정으로 돌아가 가정을 ‘꽃마을’로 다시 만든 숫자가 60여명을 넘는다고 한다.가정의 회복이요,자아의 재확립이요,꽃마을 사회의 재건이다. 도처에서 정상을 되찾자는 소리들로 어수선하다.기본이 바로선 나라,기본이 바로선 가정을 찾자고 뛰어다닌다.사회구성원 전체가 건강하려면,수고하고무거운 짐을 지고 소외와 학대 속에 고통을 당하는 우리의 ‘들꽃’들의 보금자리를 먼저 만들어주어야 한다.내년이면 출발하는 새 천년,새 세기에는사랑스런 들꽃들의 마을이 우후죽순처럼 돋아나도록 우리 사회가 보금자리를 만들어주자. 그러나 남한의 들꽃들에 비해서 북한의 들꽃들은 더더욱 비참하다.지난 8월 중국의 연변지역을 방문하여 북쪽에서 배고파 탈북한 청소년들을 만날 수있었다.부모 모두가 또는 부모 한쪽이 배고파 굶어죽었다는 아이들이 있었다.보조금만 몇푼 있으면 어서 압록강이나 두만강을 헤엄쳐 건너가 고향의 동생들을 먹이고 싶다고 했다.그곳 자원봉사자들의 증언을 들어보면 중국돈 200위안(우리 돈으로 약 3만5,000원)만 쥐어주면 돌아간단다. 그런데 현금을 쥐고 도강해 다시 국경을 넘으면 반드시 국경지기들에게 매맞고 빼앗기기 때문에 특수방안을 찾아냈다고 한다.비닐봉지에 200원 정도를 뚤뚤 말아 저녁에 입으로 삼켜먹고 밤에 도강한다.아침에 집에 도착하여 용변을 보면서 돈을 꺼내 두세 달을 살다가 돈이 떨어지면 다시 중국땅으로 나온다는 것이다.눈물 없이는 들을 수 없는 한맺힌 사연이다. 남한의 어린 들꽃에게는 들꽃피는 마을이라도 있지만,북쪽의 어린 들꽃들은 마을이 없어 들판을 헤매는 ‘꽃제비’라는 이름이 붙어있다.통일 이전이나 이후나 우리들에게는 불쌍하고 힘없고 ‘왕따’를 당하는 들꽃들을 보살펴야 한다.때를 얻든 못 얻든 이 일은 우리의 몫이다.들꽃들이여,피어나라.아름답게 자라도록 물주고 거름을 주자. 朴 宗 和 기독교장로회 총무
  • 벤처기업가 꿈꾸는 ‘컴도사’ 소년원생들

    “벤처기업가가 되어 저희처럼 불우한 환경에 있는 청소년들을 돕고 싶습니다” 서울소년원에 수감중인 오장일(가명·18·고2) 조수현(가명·18·고3) 박중현군(가명·18·고2)은 ‘인터넷 마니아’로 통한다.이들은 소년원에 수감되기 전까지만 해도 ‘컴맹’이었다.하지만 수감생활 동안 컴퓨터에만 매달려홈페이지는 물론 간단한 프로그램도 만들 수 있게 됐다. 야간건조물 침입과 절도미수죄로 수감된 오군은 서울소년원이 지난해 10월부터 컴퓨터교육을 시작하면서 새 희망을 품게 됐다.학과공부에는 별다른 흥미를 느끼지 못했지만 컴퓨터시간만 되면 집중력이 생겼다.9세때 부모가 이혼한 뒤 편부 슬하에서 성장하면서 시간만 나면 오락실을 찾았던 영향 때문이었다.밤 9시에 취침해야 되지만 자원해서 새벽 1시까지 학습실에서 컴퓨터에 몰두,지난 5월30일 인터넷 정보검색사 2급자격증을 땄다. 자동차절도와 강도상해 혐의로 수감된 조군과 박군도 자격증을 딴 뒤 포토숍이나 컴퓨터그래픽에 대한 개별수업을 받으며 웹 마스터의 꿈을 키워가고있다. 조군은 “정보검색사 1급자격증 이외에도 설계사자격증을 따서 소년원 출신도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박군도 “벤처기업에취직해 일을 배운 뒤 국내 제일의 정보검색사 벤처사무실을 차려 소년원 생활을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최근 이들의 재능을 전해들은 김정길(金正吉)법무장관도 “퇴원 이후에 벤처기업에 취직할 수 있도록 방안을 강구하라”고 특별지시를 내렸다. 이에 따라 법무부 보호국은 지난 12일 채향석 정보통신부 정보화기반과 사무관 등 실무자 8명을 서울소년원으로 초청,3명의 취직 알선과 소년원의 네트워크 설비사업 지원을 약속받았다. 법무부 김종인(金鍾仁)보호과장은 “실질적인 교육 지원만이 원생들의 재범을 줄이는 현실적인 대안”이라면서 “컴퓨터에 뛰어난 재능을 발휘하고 있는 3명에 대해서는 퇴원 후에도 계속 지원해 소년원에 대한 사회의 편견을조금이나마 불식시키겠다”고 말했다. 이종락기자 jrlee@
  • [지구촌 밀레니엄 준비] 장동철 주베네수엘라대사

    베네수엘라는 중남미 제국 중에서 유일하게 40여년간 민주정치의 전통을 이어왔으면서도 동시에 부정부패가 극심한 모순의 나라다. 국민사고의 저변엔 한건주의와 정실주의,그리고 쉽게 돈을 벌 수 있다는 안일한 의식이 자리잡고 있다는 평가다.이 때문에 베네수엘라 경제는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지난 20년간 국내총생산(GDP) 20% 하락,1984년 이후 135배에이르는 화폐의 평가절하,1980년 이후 600%의 물가상승,극심한 부의 편중 및외채 규모를 능가하는 자본 유출 등의 몸살을 앓고 있다. 이러한 상황의 베네수엘라에 새 천년의 의미는 각별하다. 92년 실패한 쿠데타 주역이었던 공수부대 중령 출신의 우고 차베스의 등장은 급격한 변화의 바람을 몰고왔다. 낡은 정치체제의 타파와 빈곤·부패의 추방을 기치로 내세워 지난 98년 대통령 선거에서 당선된 그는 쿠데타를 통해 실현코자 했던 그의 이상을 평화적 방법으로 실현시키고자 노력하고 있다.실패한 쿠데타 주역이 민선 대통령에 뽑힌 사례는 세계 정치사에 유례가 없다. 그는 민주주의와 인권을 존중하면서도 신자유주의의 무오류성을 배격하는정책을 표방하고 있다.빈곤 서민층을 배려하고 고용창출을 위한 국가의 적극적인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영국 총리 토니 블레어의 ‘제3의 길’과도 일맥상통한다고 볼 수 있다.대다수 국민은 그를 새 천년을 맞아 수십년간 이어온 빈곤과 부패로부터 베네수엘라를 구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으로 보고 절대적 지지를 보내고 있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신국가 건설의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 열악한 교육환경과 질적 저하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교육 기회에 큰 장애가 되고 있는 빈곤층의 경제적 여건을 개선하여 보다 많은 청소년들이 교육을 받을 수있도록 하루 수업시간을 4∼5시간에서 8시간으로 늘리는 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경제적 측면에서의 개혁조치들도 만성적인 재정적자 해소와 실물경제 활성화,그리고 빈곤문제 개선 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아울러 석유산업 일변도의 국가경제를 다변화하는 방안도 모색중이다.21세기 정보화시대를 맞아 정보통신 분야의 확대·개방정책을 추진,정보통신산업의 대국민서비스 향상과 경쟁력 강화를 도모하고 있다.최근 단행된 정부조직 개편에서 21세기에 대비한 과학기술부를 신설했다.과학기술 중흥을 위한 토대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1세기를 향한 또 하나의 준비는 야심적인 국토개발이다.석유 부문에 편중된 산업의 다변화를 꾀하고 경제 및 인구의 90%가 북부 카리브해안지역에 집중되어 있는 점을 극복하기 위해 남부 오리노코강과 서부 아푸레강 유역을중심으로 국토개발을 추진중이다.이 계획은 한반도의 2배가 되는 약 40만㎢의 미개발 남·서부지역의 산업화를 통해 지역발전을 도모하면서 북부 해안지역과의 경제적 통합을 꾀하고 내륙 자원의 수출증진을 추구하는 야심찬 프로젝트다. 베네수엘라는 새로운 국가로의 탄생을 위해 정치·경제·사회 각 분야에서혁명적인 변혁 과정을 겪고 있다.이러한 물결은 인권과 민주주의,그리고 대화에 기초하고 있으며 온국민이 이에 적극 참여하고 있는 것이다.외형적인축제나 상업주의적 행사가 아닌 국가발전과 국민의 복지향상을 위한 진정한의미의 새 천년을 맞이할준비를 하고 있다.
  • [國監 이모저모] 중간 평가

    새로운 세기의 국정방향과 정책대안을 바라는 기대감을 반영하듯 15대 국회 마지막 국정감사에 대한 여론의 눈길은 여느 때보다 날카롭다.국감 초반전의 행태를 평가하며 대안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높다. ■초반 분석과 평가 여론의 기대치가 높아서인지 국감 초반의 전반적인 ‘체감성적표’는 “평년작을 넘지 못했다”는 것이 시민단체와 전문가들의 중론이다.국회의원과 피감기관이 볼썽사나운 구태를 완전히 떨쳐버리지 못하고있다는 것이다.내년 총선을 의식한 ‘한건주의식 물량 공세’가 대표적 사례다. 그러나 일부 의원의 ‘약진’은 정책감사 가능성을 구체화시켰다는 점에서국감 초반 최대 성과로 꼽힌다.정치권 주변이나 시민단체 등에서 긍정적 평가를 받은 의원들은 한결같이 미래지향적인 정책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대한매일이 뽑은 ‘국감 일일 베스트 5’에 선정된 의원들은 국제통화기금(IMF)체제를 극복하고 21세기 지구촌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정치·경제·사회 등 각 분야의 정책대안을 내놓았다.재벌개혁과 중소기업 회생정책,소외계층·인권 사각지대의 지원을 통한 생산적 복지구현 방안,IMF형 경제범죄 예방책,정보화시대의 지식기반 구축프로그램,지역간 균형개발 대책,새로운 대북정책의 패러다임 등이 실례(實例)다. 초반 국감을 두고 “의원간 우열(優劣)이 극명하게 엇갈린 양극화현상을 보였다”는 평가가 설득력을 얻는 것도 ‘베스트 5’의원을 포함한 일부 의원의 맹활약에 따른 것이다. ■향후 대안 ‘베스트 5’에 선정된 의원들의 특징은 관련 분야의 정책자료집을 앞다투어 내놓고 있다는 점이다.정책대안을 마련하기 위해 문제점을 심층분석하는 작업을 거친 것이다.질의내용도 객관성과 전문성을 띨 수밖에 없다.보건복지위 소속 모 의원이 통계수치를 단순 나열하면서 피감기관을 호통치다 면박을 당한 구태(舊態)와는 대조적이다.지엽적인 질문을 통한 체면치레성 국감이 더 이상 ‘위력’을 발휘할 수 없다는 점을 방증한다. ‘발로 뛰는 국감’도 새로운 국감상(像)으로 부각되고 있다.일부 의원은현장 실사(實査)를 통해 촬영한 비디오물이나 자체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결과를최대한 활용,감사의 객관성과 투명성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보좌관이 작성해준 질의서를 단순히 읽어 내려가거나 ‘뻥튀기식’ 보도자료만 남발하는 무성의한 감사 태도를 벗어나지 못하면 경쟁력을 잃고 도태될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다. 정부쪽 실정(失政)을 질타한 일부 여당 의원의 소신 감사는 국감 취지와 입법부의 고유권한을 회복한다는 차원에서 생산적·건설적인 국감 대안으로 자리잡고 있다.정부나 피감기관,심지어 특정 이해집단을 상대로 아부성 질의를 늘어놓거나 ‘봐주기식’ 감사를 벌이는 구태의연한 자세는 ‘퇴출 대상 1순위’라는 지적이다. 피감기관의 수감 태도에도 개선할 점이 많다.일부 정부 부처의 늑장 자료제출,자료 미제출,답변 회피,부서장 업무파악 미흡 등 고질적인 문제점이 반복됐다.의원회관 주변에는 “15대 국회 마지막 국감이다보니 일부 부처 관료가 자료 제출에 불성실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는 불만도 터져나온다. 박찬구기자 ckpark@ *정치권-시민단체 국감평가 정면충돌 시민단체의 국정감사 평가를 둘러싸고 정치권과 시민단체가 정면으로 충돌,파문이 확산되고 있다.정치권에서는 전문성이 결여된 시민단체들이 국회의원 개개인을 점수로 평가해 ‘베스트’ ‘워스트’ 등 의원 실명을 공개하는방식에 반발하고 있다.‘워스트’에 뽑히면 내년 총선을 앞두고 ‘사형선고’를 받는 것과 마찬가지인데 평가방식의 공정성과 객관성이 확보되지 않은상황에서 결과 자체를 인정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때문에 국회 통외위,건교위,보건복지위,국방위에 이어 지난 2일에는 재경위에서도 표결을 거쳐 시민단체의 국감 방청을 막기로 결정했다.시민단체의 방청을 막는 상임위는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의원들의 불만이 터져나오면서 여야 총무들도 지난 2일 시민단체의 평가방식에 정식으로 이의를 제기했다. 한나라당 이부영(李富榮)총무는 “국감 시민연대의 평가가 지나치게 주관적”이라면서 “자기들과 견해가 다르다고 해서 나쁜 점수를 준다면 공정성 논란은 물론 정책평가를 하겠다는 당초 취지에도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자민련 이긍규(李肯珪)총무도 “국감활동에 관한 포괄적인 평가가 아닌 의원개개인에 대한 평가는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시민연대측은 이에 대해 평가는 사전에 공개한 20개의 지표에 근거,공정하고 객관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반박했다. 새로운 이슈의 발굴,현장조사 등 10개의 가산점 지표와 알맹이 없는 질문,이해집단의 편파적 대변 등 10개의 감점지표를 토대로 점수를 산정하는 것은 평가자의 주관적 판단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국감장 모니터 요원은 39개 시민단체에서 관련 분야를 수년간 연구해온 전문가들로 해당 쟁점들을 감시할 만한 충분한 역량을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시민연대측은 오히려 정치권이 낡은 정치문화의 틀을 깨려는 노력은 하지 않고 평가로 인한 당장의 곤혹스러움에서 벗어나는 데만 집착하고 있다고 비난했다.국감 방청을 막는 행위는 국민의 알 권리를 명백히 침해한 것으로 강력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정치개혁시민연대의 김석수(金石洙)사무처장은 “시민단체는 건전한 시민의상식을 토대로 자신들이 선출한 의원을 평가할 자격이 충분하다”면서 “시민단체의 국감 방청을 전문성이란 이름으로 거부하는 의원들에 대해서는 조직적으로 낙선운동을 펼쳐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성수기자 ss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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