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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안보리확대안 표결 반대”

    일본과 독일, 브라질, 인도 등 ‘G4’ 국가들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을 6개국 늘리는 것을 뼈대로 11일 유엔총회에 제출한 유엔 안보리 개혁 결의안에 대해 미국이 표결처리 반대 입장을 밝혔다. 시린 타히르-켈리 미 국무장관 유엔개혁 담당 선임보좌관은 12일(현지시간) G4 결의안과 관련해 이틀째 열린 유엔총회에서 “결의안에 대한 지지가 부족하며 현 상황의 표결이 지나친 분열을 초래할 수 있다.”면서 “회원국들이 결의안에 반대해달라.”고 호소했다고 AFP통신 등이 보도했다.타히르-켈리 보좌관은 “미국은 안보리 확대에 관한 개편안이 지금 시점에서 표결 처리돼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유엔총회에 제출된 결의안은 191개 회원국 가운데 3분의2 이상의 승인을 받은 뒤 기존 안보리 상임이사국들의 만장일치로 통과돼야 하기 때문에 상임이사국인 미국이 반대하면 통과되지 못한다.AP통신은 “타히르-켈리 보좌관의 이번 발언은 최근 안보리 개편 논란과 관련해 미국이 내놓은 발표 가운데 가장 구체적이고 강력한 것으로 평가된다.”고 분석했다. 미국의 이같은 반대에도 불구, 군터 플루거 유엔 주재 독일대사는 G4의 결의안 표결이 다음주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총회가 끝난 뒤 기자들에게 “표결이 바로 눈앞에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또 일본의 호소다 히로유키 관방장관은 “미국의 생각이 확정적인 것으로는 판단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G4가 제출한 결의안은 미국과 영국, 러시아, 프랑스, 중국 등의 상임이사국 5개국과 비상임이사국 10개국으로 이뤄진 유엔 안보리에 ‘거부권이 없는 상임이사국 6개국과 비상임이사국 4개국’을 신설하자는 내용이다.결의안에는 새로운 상임이사국이 명시되지 않았지만 G4 4개국과 아프리카 2개국이라는 게 정설이다.G4는 새 상임이사국에 거부권을 부여하는 문제는 15년 뒤 다시 검토하자고 밝히고 있다. 이와 관련, 최영진 유엔 주재 한국대사는 이날 유엔총회 연설에서 G4의 결의안을 “미션 임파서블(불가능한 일)”에 빗댔다.황장석기자 외신 surono@seoul.co.kr
  • ‘클린’ 하이닉스 누가 탐낼까

    하이닉스반도체가 마침내 워크아웃을 졸업함에 따라 하이닉스의 경영권 향배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분은 국내외를 막론한 투자자들에게 분산되고 경영은 이사회가 책임지는 ‘포스코 모델’이 유력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하이닉스와 외환은행 등 채권단은 12일 ‘특별약정’을 맺고 하이닉스의 채권단 공동관리를 종료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유동성 위기로 지난 2001년 10월 채권단 공동관리(워크아웃)에 들어갔던 하이닉스는 3년9개월만에 ‘정상기업’으로 돌아왔다. 하이닉스의 워크아웃 졸업은 당초 예정보다 1년 반이나 앞당겨진 것이다. ●화려한 부활, 향후 진로는 하이닉스는 99년 2243억원의 순이익을 낸 것을 마지막으로 2000∼2003년 5년 연속 적자를 냈다. 누적적자만 11조원에 달했다. 하지만 지난해 D램 경기 호조 등에 힘입어 업계 2위로 올라섬과 동시에 1조 6920억원의 순이익을 달성, 화려한 부활을 예고했다. 채권단은 하이닉스의 워크아웃이 종결됨에 따라 ‘출자전환주식공동관리협의회’를 구성,51%의 지분을 제외한 23.2%를 올 하반기 중 공동매각할 예정이다. 지분 24%는 2조 1600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덩치가 워낙 크고 해마다 2조원 이상의 투자가 불가피한 반도체산업의 특성상 ‘새 주인 찾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99년 ‘빅딜’로 반도체를 빼앗긴 LG와 국내 연기금, 군인공제회 등 풍부한 ‘현금’을 자랑하는 기업·단체들이 새 주인 후보로 거론되고 있지만 LG의 부정적 입장 외에는 ‘속내’를 드러낸 곳은 없다. 하이닉스 내부에서는 그동안 성공적으로 경영을 이끌어온 채권단이 당분간 최대주주로 계속 남아 있기를 바라는 분위기다. 한편 업계 관계자는 “특정 그룹이나 펀드가 단일 대주주로 부상하기보다 점진적으로 채권단의 공동지분을 떨어뜨리는 한편 국민연금 등 국내 연기금이 10%선의 지분을 보유하고 나머지는 국내외 투자자들에게 공개하는 형태로 진전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포스코나 KT가 민영화 과정에서 선택한 ‘지배구조’다. 하이닉스는 현재 외환은행, 조흥은행, 우리은행 등 채권단이 74%의 지분을 갖고 있고 국민연금 등 국내기관이 7%, 외국인이 7% 등을 갖고 있다. ●부채 16조원에서 4조원으로 99년 LG반도체와의 합병 당시 하이닉스의 부채는 15조 8000억원에 달했지만 채권단의 채무조정과 사업매각 등을 통해 4조원으로 줄었다.12조원에 달했던 차입금은 1조 6000억원 수준으로 떨어졌다. 하이닉스의 기적 같은 회생은 2만 2000명에 달했던 직원이 사업매각·분사 등으로 1만 2000여명으로 줄어들 정도로 혹독했던 회사 차원의 구조조정은 물론 채권단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채권단은 2001년 5월 약 2조원의 차입금 만기를 연장했고, 그해 10월에도 3조원의 차입금 만기 연장 및 3조원의 출자 전환,1조 5000억원의 채무 면제를 단행했다. 그도 모자라 2002년 12월 1조 8000억원의 출자전환과 잔여 차입금의 만기 연장 및 이자 지급 조건 변경을 승인해야 했다. 하이닉스는 이 과정에서 2001년 미국의 마이크론과 매각·합병 협상이 진행됐고,2002년에는 독일 인피니온과도 매각 협상이 진행되기도 했지만 매각 반대 여론에 부딪혀 국내회사로 살아남을 수 있었다. 한편 하이닉스는 그동안 국가경제에 끼친 누와 소액주주들의 투자손실 등을 감안해 ‘자중’한다는 의미로 두번째 ‘생일’을 별도의 행사없이 조용히 넘어갔다. 우의제 사장은 임직원 메시지를 통해 “오늘의 성공에 자만하지 않고 끊임없는 자기반성과 도전으로 글로벌 메모리 회사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盧 “지역구도 깨야… 개헌은 그 다음”

    盧 “지역구도 깨야… 개헌은 그 다음”

    노무현 대통령은 6일 “취임 후 첫 국회 연설에서 국회가 지역구도 문제 해결에 동의한다면 대통령이 가진 권한의 절반 이상을 내놓을 용의도 있다고 밝혔다.”면서 “지금도 될 수만 있다면 그 이상의 것이라도 내놓을 만한 가치가 있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청와대 홈페이지에 새로 올린 ‘우리 정치, 진지한 토론이 필요하다’란 제목의 대국민 서신에서 밝힌 소회다. 그러나 노 대통령은 서신에서 개헌론에 대한 입장을 분명하게 밝히지 않았다. 청와대 관계자들은 노 대통령이 전날 내놓은 ‘한국정치, 정상으로 돌아가야 한다’란 글이 개헌론으로 해석되는데 대해 “지금은 개헌을 논의할 때가 아니다.”라고 부인하고 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새 서신에서 지역구도와 여소야대 정국타파를 새로운 메시지로 제시했다. 전날 밝힌 ‘시정해야 할 비정상적인 정치구조’란 바로 지역구도와 여소야대라는 얘기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바로 이런 점을 정계·학계·언론계 등에서 논의해 사회적 공론화를 갖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지난달 24일 여권 11인 회의에서 “여소야대의 문제를 당 지도부에만 살짝 얘기해 봤는데 기왕에 공개가 됐으니 공론화해 보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야당과의 연정을 얘기한 게 아니라, 여소야대 정국으로 국정을 제대로 펼 수 없는 상황을 타개할 대안을 마련해 나가자는 해명인 셈이다. 노 대통령은 “지역구도의 문제는 나라 발전에 큰 걸림돌”이라면서 “국회의원 후보시절부터 이 문제에 정치인생을 걸고 맞섰으나, 아직 해결되지 않고 있다.”고 진단했다. 정치구조와 관련해 노 대통령이 지적한 비정상적 구조는 투표율과 의석비율이 현저히 차이가 나는 현상, 지역단위로 대표를 선출하는 제도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생활권이 다른 4개 군을 하나로 묶어 뽑은 국회의원 1명을 지역대표로 내세우는 점을 꼽았다. 물론 이런 지적은 내각제와도 맞물려 있어 개헌을 염두에 두고 있지 않느냐는 관측을 완전히 떨쳐버리기 어렵다. 노 대통령은 전날 내놓은 제안이 ‘승부수’나 ‘속셈’ 등으로 평가되고 있는 데 대해 불쾌감을 드러냈다. 노 대통령은 “내용의 타당성이나 현실성에 관한 논의는 어디로 가고 속셈이라는 등 이미지 이야기나 게임 논리만 무성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아울러 노 대통령의 정책우선 순위가 ‘경제 올인’에서 ‘정치 올인’으로 바뀌었다거나, 경제민생점검회의를 주재하지 않는다는 보도에 강한 불쾌감을 표시했다. 노 대통령은 “정치가 잘못된 나라가 경제에 성공한 사례는 없다.”면서 정치가 잘돼야 경제도 잘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경제에 올인한다고 해놓고 경제민생점검회의는 왜 주재하지 않느냐는 기사도 봤다.”면서 “대통령이 회의를 주재하지 않기로 한 데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지 않겠나.”라고 반문했다. 이런 보도를 한 언론은 정말 대통령이 점검회의를 주재하지 않으면 경제가 잘 안 돌아간다고 믿고 있느냐고 되물었다. 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클릭이슈] 약발 떨어진 ‘투기지역 지정제’

    [클릭이슈] 약발 떨어진 ‘투기지역 지정제’

    ‘토지거래허가구역, 주택투기지역, 주택거래신고지역….’땅값과 집값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도입된 이른바 ‘지정제도’들에 대한 실효성 논란이 부쩍 고개를 들고 있다. 주택거래신고지역이나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된 곳의 집값·땅값이 오히려 더 뛰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정부의 ‘지정제도’가 오히려 집값·땅값만 올렸다.”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이에 따라 제도 자체의 무용론과 함께 보완책 도입의 필요성이 강하게 대두되고 있다. ●얽히고 설킨 지정제도 현재 집값급등 지역에 대한 제재는 재정경제부가 지정하는 투기지역과 건설교통부가 주관하는 투기과열지구 및 주택거래신고지역이 있다. 이 가운데 투기지역에서는 양도소득세를 실거래로 물리고, 주택거래신고지역에서는 취득·등록세를 실거래가로 과세한다. 또 투기과열지구에서는 무주택우선청약제나 재당첨 금지 등 신규 아파트에 대한 청약자격 제한조치가 수반된다. 토지도 투기지구와 토지거래허가구역 등이 운용되고 있다. 양도세, 취득·등록세를 실거래가로 물리는 것은 주택과 마찬가지다. 대신 공공성이 강한 토지분야에서는 거래신고제 대신 토지거래허가제가 시행된다. 일정 자격을 갖춘 경우에만 토지거래를 허가하는 것이다. 현재 주택거래신고지역은 서울, 경기, 경남 등 9개 시·도가 지정돼 있다. 또 주택투기지역은 모두 45개 시·군·구에, 토지투기지역은 63개 시·군·구가 지정돼 있다. 투기과열지구는 서울 전 지역과 경기, 인천, 부산, 대구, 광주, 대전, 울산, 충북, 충남, 경남 등 11개 광역시도에 걸쳐 전체 또는 부분적으로 지정돼 있다. 토지투기지역은 63개 시·군·구, 토지거래허가구역은 전국적으로 1만 5737.317㎢(47억 4719만평)이 지정돼 있다. ●빗장 제재 무색, 가격은 껑충 충남 연기군은 행정수도 후보지로 거론되면서 2003년 2월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됐다. 이어 2004년 2월에는 토지투기지역으로 지정됐다. 연기군은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로 방향을 틀었지만 개발호재가 땅값을 올린 대표적인 곳이다. 정부도 개발호재로 땅값이 오를 것에 대비해 2중·3중의 빗장을 질렀지만 이후에도 땅값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연기군은 지난해 땅값이 23.3% 올랐고 올들어서도 5월 말 현재 무려 13.27%나 뛰었다. LG필립스LCD공장 건설 등 개발호재를 안고 있는 파주시도 마찬가지다. 파주시는 2003년 5월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난해 4월에는 투기지역으로 각각 묶였다. 하지만 이런 ‘빗장 지정’을 비웃기라도 하듯 땅값은 지난해 13.2%, 올들어 5월까지 3.82% 올랐다. 땅값뿐이 아니다. 집값도 각종 제재조치에도 불구하고 날개를 달았다. 과천이 대표적인 사례다. 과천은 주택투기지역과 주택거래신고지역으로 2중 제재를 받고 있지만 6월 한달에만 아파트 가격이 12.1% 올랐다. 올들어 6월까지 23.7%나 치솟았다. 분당도 지난 4월 주택거래신고지역과 투기지역으로 지정됐지만 6월에만 6.3%가 올랐고, 올들어 전체로는 무려 24.2%나 뛰었다. 주택거래신고지역이나 투기지역 지정에 아랑곳하지 않고 집값이 요동치고 있는 것이다. ●제재 무용론, 새 대안 모색해야 투기지역이나 토지거래허가구역 등 각종 규제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가격이 뛰면서 지정제도의 무용론이 대두되고 있다. 가격상승을 억제하지 못할 바에야 아예 이들 제재를 없애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를 함부로 없앨 수도 없는 것이 정부의 고민이다. 건교부 이재영 토지국장은 “토지거래허가지역이나 투기지역 지정은 급등지역에 대한 상승세를 차단하기 위한 것이지, 가격 하락을 유도할 수는 없다.”면서 “일부 지역이 허가구역 지정 등의 절차에도 불구하고 가격 상승이 여전한 것은 개발에 대한 기대감 때문인 것 같다.”고 해명했다. 더욱이 내년에 새 부동산중개업법이 발효돼 실거래가로 각종 세금을 물게 되면 이들 지정제도의 효용성은 더 떨어지게 된다. 따라서 이들 수단 외에 세금을 더욱 현실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투기지역의 경우 실거래가로 양도세를 물리는 것 외에도 보유세를 대폭 늘리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종합부동산세 부과대상을 늘리는 등의 보완조치가 있어야 현행 제재수단이 위력을 발휘한다는 것이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일본을 다시본다] (5)’인디펜던트 콘트랙터’가 뜬다

    [일본을 다시본다] (5)’인디펜던트 콘트랙터’가 뜬다

    |도쿄 특별취재팀|올해 마흔 한살의 아키야마 스스무. 그는 여느 직장인들처럼 아침마다 출근 준비를 서두른다. 그러나 출근하는 회사는 매일매일 다르다. 월요일에는 에너지 관련 회사에 나간다. 이곳에서의 업무는 신규사업 개발. 다음날에는 가네보 화장품 회사로 출근한다. 담합 등 법률 위반행위가 발생하지 않도록 꼼꼼히 점검하고 위반 소지가 있는 행위를 미리 걸러내는 것이 주된 임무다. 수요일에는 신생업체인 모 중소기업체로 향한다. 이곳에서의 직함은 사장 고문. 경영과 관련해 이런저런 자문을 해준다. 점심시간까지 여유가 좀 있어 보인다 싶더니 또 서둘러 가방을 챙겼다. 수요일 오후에만 출근하는 또다른 회사가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일 다른 회사로 출근하니까 지겨울 틈이 없어요. 때로는 오전·오후 직장이 다를 때도 있습니다. 그 사이사이에도 급한 일이 들어오면 짬을 내 처리해줍니다.” 일찍이 ‘인디펜던트 콘트랙터(Independent Contractor)’ 세계에 뛰어든 덕분에, 지금은 꽤 일이 많이 들어온다는 아키야마는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일을 한다는 점에서 인디펜던트 콘트랙터야말로 인간의 본성에 가장 부합하는 고용 형태”라고 말했다. ●인디펜던트 콘트랙터란 일본에서 인디펜던트 콘트랙터가 뜨고 있다. 뜻을 그대로 옮기자면 ‘독립된 계약인’이다. 전문 기능을 무기로 기업체와 독립된 계약을 맺고 일을 처리한다. 신사업 개발, 인사관리, 회계 정비, 재무전략 수립, 정보기술(IT) 시스템 구축, 경영 컨설팅 등 응용분야는 무궁무진하다. 통상 영문 머리글자를 따 IC로 불린다. 사원식당이나 콜센터 등이 팀 단위의 아웃소싱 형태라면 IC는 개인 아웃소싱이다. 대개는 10년 안팎의 직장 경력자들이다. 회사에 소속돼 있지는 않지만 계약을 맺고 있다는 점에서 탈(脫)샐러리맨과는 다르고, 높은 위험을 수반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창업과도 다르다. 적게는 2∼3개, 많게는 4∼5개의 전문영역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한가지 분야의 전문가인 프리랜서와도 구별된다. 물론 한가지 업무만 전문으로 하는 IC도 있긴 하다. 태동지인 미국에서는 활동 인원수가 860만명에 이른다. 일본에 IC협회가 설립된 것은 2003년 12월.30명으로 출발한 회원수는 현재 180명으로 불어났다. 회원들의 평균 연령은 43세.4명의 공동 이사장 가운데 한 명으로 협회 설립을 주도한 아키야마는 “일본의 기업환경이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어 앞으로 IC가 더욱 각광받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일본에서 IC가 뜨는 이유 아키야마 이사장은 일본 기업체에 불고 있는 ‘스피드 경영’ 바람을 IC의 확산과 연관지어 해석했다. 신입사원을 뽑아 일정 훈련을 거쳐 투입시키는 기존의 형태만으로는 빠르게 변화하는 소비자들의 욕구와 눈높이를 충족시킬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고도로 훈련된 외부의 전문 인력에게 눈을 돌리게 됐다는 설명이다. 오랜 불황으로 비용 절감이 절실해진 것도 일본에서 IC가 뜨고 있는 이유 중의 하나다. 고용을 늘리고 싶지 않은 대기업체나, 노련한 전문가를 원하는 중소기업 또는 벤처기업체에 1인 아웃소싱인 IC는 ‘해답’이었다. 일본 특유의 ‘종신 고용’ 문화를 감안할 때,IC 붐은 다소 의외라고 지적하자 아키야마 이사장은 “종신고용은 전후에 정착된 형태”라면서 “전쟁 전엔 일이 있으면 모였다가 끝나면 흩어졌다.”고 지적했다. ●또다른 약육강식의 세계 IC의 최대 장점은 시간조절이 자유롭다는 점이다. 몸이 힘들거나 가족들과 좀 더 시간을 보내고 싶으면 일감을 줄이거나 밀쳐놓으면 된다. 그러나 전문능력이 없으면 결코 성공할 수 없는 것이 또 IC다. 대부분의 IC들이 10년 이상의 직장생활 경력자인 것은 이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회원들간 경쟁도 심하다.‘수주’는 대개 능력과 직결된다. 입소문이 나면서 협회로 IC 소개를 부탁하는 기업체들도 부쩍 늘었다. 이렇게 들어온 일감은 협회 홈페이지와 회원들의 개인 이메일로 통보된다. 시간과 조건이 맞는 IC가 수임 의사를 비치면 계약이 체결된다. 회비는 연간 3만 2000엔(약 32만원). 구체적인 보수 협상은 전적으로 IC 당사자의 몫이다. 전공 분야는 보수를 높게, 부전공 분야는 다소 낮춰 부르기 때문에 보수 계약을 놓고 큰 갈등은 없다고 한다. 연간 1억엔 이상의 고소득자도 적지 않다. 큰 프로젝트가 들어올 때면 몇 명의 IC들이 팀을 짜 맡기도 한다. ●IC도 재투자해야 IC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재투자도 필수적이다.‘리크루트’사에서 15년 이상 여행잡지 편집을 맡다가 2년 전 과감히 IC로 전환했다는 이마무라 마유미(41·여).“마흔살 이후에도 직장에 매여 있는 모습을 생각하니 그림이 안 그려져 IC로 나섰다.”는 그는 잡지 편집(주 1회 낮)·아로마향 치료(주말)·커리어 상담(주 3회 저녁) 등 세가지 일을 하고 있다. 잡지 편집은 주전공이지만 아로마 치료사는 경력이 아직 짧다. 아로마 보수는 시간당 700엔(7000원). 맥도널드 매장의 아르바이트 임금보다도 낮다.“이 분야의 다른 IC들보다 기술이 처지기 때문에 적은 보수를 받는 것은 당연하다.”면서 “그러나 재투자 기간이 끝나면 달라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전문자격증을 따기 위해 학원에 다니는 등 수입의 30%를 재투자에 쓰고 있었다. 그러다보니 리크루트에 다닐 때보다 수입이 적다.“3년 정도 더 투자하면 역전될 것”이라는 게 그의 얘기다. 이어지는 얘기가 재미있다.“직장에 다닐 때는 쉬면서도 내 개인시간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는데 IC로 나서고부터는 일하는 시간도 내 시간으로 느껴진다. 그래서 일이 더 즐겁다.” IC들이 경계해야 할 최대의 적은 ‘과욕’.“의욕이 넘쳐 닥치는 대로 일을 맡았다가 밤샘작업을 밥먹듯이 했다.”는 이마무라는 “노련한 IC일수록 시간과 체력 안배가 뛰어나다.”며 한국에서도 IC협회가 생겨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hyun@seoul.co.kr ■ ’10년후 일본’ 저자 다카하시 |도쿄 특별취재팀|‘10년후 일본’이라는 책에서 인디펜던트 콘트랙터(IC)의 등장에 주목한 다카하시 스스무(52) 일본종합연구소 이사는 “IC가 ‘단카이세대’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단카이(團塊)세대란 2차대전 직후인 1947∼1949년 사이에 태어난 일본의 첫 베이비붐 세대를 일컫는 말로, 워낙 사람수가 많다 보니 구조조정의 단골대상이 돼왔다. 게다가 오는 2007년을 전후해 대거 정년을 맞게 돼 일본 내 사회문제로도 떠오르고 있다. 다카하시 이사는 “중장년 사원이 많은 회사는 인건비를 절감해서 좋고, 당사자들은 임금이 오르지 않는 상태에서 직장에 계속 머물러 있어봤자 비전이 없기 때문에 IC를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이나 일본이나 오야지(아저씨들을 일컫는 일본말)들에게 주어진 또 한번의 기회가 IC”라며 웃었다. 그가 10년 후 일본을 보여주는 키워드 가운데 하나로 IC를 지목한 데에는 일본인들의 인생관 변화와도 무관치 않다. 예전의 일본인들은 나이가 들수록 ‘회사형 인간’으로 불렸다. 그러나 구조조정 파고로 회사가 곧 전부는 아니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다양한 삶의 행태를 즐기는 일본인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다카하시 이사는 “흔히 잃어버린 10년이라고들 얘기하지만 일본이 바뀌어야 한다는 것을 체감했고 바뀔 준비를 했다는 점에서 결코 잃어버린 10년은 아니었다.”며 “다만 다이어트(구조조정)로 뺀 살을 흡수할 데가 없으면 말짱 헛일인 만큼 새로운 분야 개척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최근 일본에서 뜨고 있는 ‘가이고(介護·노인요양사업)’를 그 대표적 예로 꼽았다. 그는 “한국도 중국에 추격당하고 있다는 점에서 새 분야 개척은 유효한 키워드”라며 “드라마 겨울연가나 영화 쉬리 등 영상·콘텐츠산업에서의 발전 속도가 비약적인 만큼 새로운 수익원을 발굴하는 1인자형 사업에 (한국도) 눈을 돌려야 한다.”고 조언했다.1등을 따라잡는 ‘캐치업’형에서 ‘1인자(프런트 러너)’형으로 변신해야 한다는 얘기다. 그는 10년 후 일본의 또다른 키워드로 ‘기술 중심의 시즈(seeds)형’ 대신 ‘감성 중심의 니즈(needs)형’을,‘하이테크’ 대신 ‘하이터치’를,(골프채를 전부 갖고 다니는)‘풀세트형’ 대신 (분업의) ‘하프세트형’을 제시했다. hyun@seoul.co.kr 협찬 POSCO
  • 고유가에 부시 ‘원전대안론’ 날개

    미국에서 에너지법안을 상원이 승인, 앞으로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원자력발전소 건설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 상원은 28일(현지시간) 부시 대통령이 조속한 입법을 촉구해온 에너지법안을 찬성 85, 반대 12표로 승인했다. 이 법안의 주요 내용은 우선 원자력 및 청정석탄 발전소 건설에 들어가는 비용의 최고 80%를 정부가 보증, 대출해 주는 것이다. 또 태양열·풍력 등 대체에너지를 이용한 발전율을 2020년까지 10%로 높이고, 가솔린에 첨가하는 에탄올 사용을 2012년까지 현재의 2배인 연간 80억갤런으로 늘리기로 했다. 이같은 에너지산업 개선을 지원하기 위해 향후 10년 동안 모두 160억달러의 세제혜택을 줄 예정이다. 반면 지난 4월 하원을 통과한 법안에 포함됐던 휘발유 첨가제 MTBE 제조업계를 소송으로부터 보호하는 내용은 빠져 최종 법안을 놓고 상·하원간 한바탕 설전이 예고되고 있다. MTBE는 지하수 오염으로 환경 시비가 걸려 있는 사안이다. 백악관이 적극 요청한 알래스카 극지방 자연보호지역에서의 유전 개발 허용도 하원안에는 들어 있지만 상원안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부시 대통령은 “상·하원이 조속히 협의해 8월 휴회 이전에 최종안을 제출해 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부시 대통령은 지난 4월 32년 만에 원전 건설 재개 허용 방침을 밝힌 데 이어 지난 22일에는 “원전을 다시 건설해야 할 때가 왔다.”고 재차 강조하면서 원전 건설에 11억달러를 우선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미국 정부와 의회가 새 에너지원 개발과 에너지산업 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은 배럴당 60달러를 넘나드는 고유가 때문에 경제가 타격을 받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부시 대통령은 에너지법안이 통과함에 따라 고유가에 발목 잡힌 경제가 다시 성장하고 에너지 대외의존도를 낮출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이 법안에 비판적인 사람들은 “미국 내 석유 소비의 3분의 2는 차량연료가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에너지법안은 유가를 낮추고 원유 수입을 줄이는데 도움이 안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 국제경제연구소(IIE) 관계자는 “석유소비를 줄이기 위해서는 가솔린세를 대폭 인상하고 자동차 연비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면서 “미국 내 석유시추를 적극 확대하는 등 과감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장택동기자 taecks@seoul.co.kr
  • 장마철 김포 범람 우려

    장마철 김포 범람 우려

    한강 하류의 강바닥이 높아지고 있다. 모래언덕(사구)이 훤히 드러나 배 통행이 어려운 곳도 있다. 특히 일산대교 인근은 하상(河床) 상승이 극심해 준설이 시급한 실정이다. 이에 따라 장마철을 맞아 범람이 우려되고 있다. 28일 경기도 김포시 및 주민들에 따르면 일산대교 상류(서울 방향) 1.6㎞ 구간은 간조시 강바닥이 드러나고 있으며, 만조시에도 수심이 2∼3m밖에 안 되는 실정이다. 특히 간조시 강바닥이 드러나는 사구(沙丘)는 길이 700∼800m, 너비 600∼700m에 이를 정도로 광활하다. 일산대교 하류 구간 9㎞(일산대교∼봉성리)는 이보다는 덜하나 군데군데 사구가 드러나고 만조시 수심이 3∼4m에 불과하다. 이로 인해 이 일대는 배 통행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며, 지난 4월에는 보트로 훈련중인 군인 2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같은 현상은 2003년 8월 착공된 일산대교(길이 1.84㎞, 왕복 6차선)의 영향이 큰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즉 만조시 강화 방면 한강 하류에서 갯벌과 토사가 상류로 밀려들고 있으나 일산대교 건설을 위해 한강폭 절반가량을 준설토로 막아놓음으로써 토사가 상류로 유입되지 못하고 일산대교 인근에 침전, 퇴적층이 급속히 발달하고 있다. 아울러 팔당댐 등 한강 상류로부터 흘러든 미세한 토사가 강화 방면으로 유출돼야 하나 이 또한 일산대교 준설토에 가로 막혀 퇴적층을 형성하고 있다. 일산대교 인근 지역은 2000년 이전부터 퇴적층이 생겼으나 다리 건설 이후 심화되고 있다. 이로 인해 2003년 일산대교 상류에 300m의 퇴적층이 발생한 데 이어 지난해 500m, 올해 650m의 퇴적층이 각각 추가로 형성됐다. 현재도 매월 50m씩 퇴적층이 상류로 확산되고 있다. 김포대교∼일산대교간 6∼7㎞는 1991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골재채취를 겸한 준설작업이 이뤄졌으나 이 구간마저 다시 퇴적될 위기에 놓여 있다. 한강 바닥이 높아지면 홍수시 빗물이 제방 밖으로 역류하거나 제방붕괴를 일으키는 등 막대한 피해를 가져올 우려가 있다. 범람 위험은 일산 쪽보다는 김포 쪽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김포 제방도로(2차선)가 자유로(8차선)에 비해 오래전에 건설돼 수로 등이 부실한 데다, 홍수시 자주 피해를 입은 자유로 쪽은 보강공사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지반이 약한 김포 쪽은 한강물이 제방 밑을 통해 인근 논으로 스며드는 파이핑(piping) 현상마저 일고 있다. 이에 따라 김포시는 지난해 말 일산대교에서 상류 쪽으로 300m 떨어진 지점부터 1.3㎞ 구간 50만평을 대상으로 준설을 겸해 골재 220만㎥를 3년간 채취하기 위해 한강유역환경청에 사전 환경성 검토서를 제출했으나 환경부는 한강준설이 하천 생태계를 파괴할 우려가 있다며 협의를 지연시켜 왔다. 환경부는 6개월이 지난 22일에서야 1년마다 하천생태계 변화 모니터링을 실시하는 등 환경피해 저감방안을 강구하는 조건으로 준설작업을 승인했다. 한강 하구는 염수와 담수가 만나는 지역이어서 재두루미·해오라기·쇠기러기·청둥오리 등 각종 조류와 다양한 수생식물이 서식하고 있다. 이 때문에 “사람이 먼저냐, 새가 먼저냐.”는 지적이 일자 환경단체조차 합리적인 대안을 모색하기에 이르렀다. 김포야생조류협회 윤순영(52) 이사장은 “준설이 생태계에 나쁜 영향을 미칠 것은 분명하지만 모래 퇴적이 심각한 만큼 환경피해 저감책이 마련된다면 준설에 반대하지 않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김포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클릭이슈] 핵폐기물 저장고 포화시점 논란

    [클릭이슈] 핵폐기물 저장고 포화시점 논란

    원자력발전소에서 나오는 중·저준위 폐기물의 저장 포화시점을 놓고 정부와 환경단체가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정부는 포화 예상시점을 2008년, 환경단체는 이르면 2019년, 늦어도 2028년으로 잡고 있다. 양쪽은 서로가 예상한 시점이 잘못된 계산법에 따른 것이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정부는 환경단체가 시점을 늦췄다고 비난하고 있으며, 환경단체는 정부가 시점을 앞당겼다고 맞서고 있다. 환경단체는 27일 ‘원전폐기물 포화시점’을 규명하기 위한 감사원 감사를 청구했다. 양측이 전혀 다른 포화시점을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이는 이유는 ‘방폐장 사업’에 있다. 정부는 포화론을 앞세워 폐기물 처리장 건설이 시급하다는 논리를, 환경단체는 충분한 시간이 있는 만큼 먼저 타당성 검증을 하자는 주장이다. ●“정부가 포화시점 앞당겨 산정” 녹색연합·환경운동연합 등 환경단체는 정부가 포화시점을 앞당겨 계산했다고 비판한다. 산업자원부가 10년 전인 지난 94년 원전 1호기당 발생했던 폐기물을 기준으로 포화시점을 계산했다는 주장이다. 당시 1호기당 연간 폐기물 발생량은 257∼460드럼. 그러나 지난 10년 동안 폐기물의 부피를 줄이는 기술이 개발됨에 따라 실제 발생량은 3분의1 수준으로 줄었다. 또 2007년부터 폐기물을 압축하는 유리화 설비가 도입되면 현재의 10분의 1수준인 35드럼으로 줄어든다는 것. 환경단체는 지난해 국내 원전 1호기당 평균 폐기물 발생량이 125드럼이라고 지적했다. 울진 임시저장고의 저장능력은 1만 7400드럼으로 현재 누적량이 1만 3445드럼인 만큼 새 기술로 연간 35드럼까지 축소되면 2019년까지 저장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또 임시저장고가 1곳뿐인 월성발전소에 유리화 시설을 늘리면 2028년까지도 저장이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환경단체의 포화시점 계산 오류” 산업자원부는 포화시점을 99년부터 2003년까지 5년치 폐기물 발생량의 평균으로 산정했다고 설명한다. 한마디로 “정부가 10년전 기준으로 산정했다.”는 주장은 왜곡이라는 지적이다. 산자부는 1호기당 발생량을 125드럼으로 일률적으로 적용한 뒤 포화시점을 2018∼2038년까지 계산한 환경단체의 주장은 전문성이 결여된 근거없는 셈법이라고 반박한다. 각 원전의 노후화와 경수로·중수로 방식 등 가동 모델에 따라 발생량이 차이를 보인다는 것이다. 실제 1호기당 연평균 발생량을 고리 220드럼, 영광 170드럼, 울진 210드럼, 월성 120드럼 등으로 계산하면 환경단체의 포화시점이 부풀려져 있다고 비판한다. 정부는 유리화 기술의 도입에도 불구하고 포화시점에는 변화가 없다고 밝힌다.2007년 하반기부터 도입되는 유리화 기술로는 이미 발생해 저장 중인 폐기물을 압축할 수 없다는 것. 기술적으로 새로 발생하는 폐기물 중 일부만 압축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결국 2002년 현재 울진 원전의 폐기물 누적량이 1만 3455드럼이지만 2007년 하반기에는 저장능력의 최대치인 1만 7400드럼에 도달해 유리화 기술의 효과는 새로 임시저장고를 짓지 않는 한 발휘될 수 없다는 설명이다. ●“환경단체와 합동실사 용의” 산자부는 이날 “정부의 포화론에 의문이 있다면 환경단체에 합동실사를 제안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10월 정부합동실태조사반의 조사에서도 2008년 포화로 결론이 난 만큼 자신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환경단체측은 “정부가 공식적으로 합동실사를 제안하면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민관의 합동 실사가 포화시점을 둘러싼 이견을 좁힐 현실적인 대안으로 보고 있다. 국내 방사성폐기물은 방사능 농도에 따라 중·저준위와 고준위로 분류된다. 중·저준위 폐기물은 원전에서 나온 작업복, 장갑, 각종 폐부품 등이다. 국내 원전 폐기물의 임시저장고는 고리 4개, 영광 2개, 월성 1개, 울진 2개동이며 병원과 산업체에서 나오는 방사선폐기물만 처리하는 대전환경기술원의 임시저장고까지 포함, 모두 10개동이 있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대학이전허용외 새내용 없다”

    서울시와 경기도·인천시는 27일 정부가 당정협의를 통해 밝힌 수도권 종합대책에 대해 “대학이전허용 외에는 별로 새로울 것이 없는 기존의 서울시와 경기도 정책을 짜깁기한 것”이라며 평가절하했다. 경기도는 “정부가 말장난으로 수도권 시민을 우롱하고 있다.”고 맹렬히 성토했다. 도 관계자는 “접경지역 대학이전 계획은 듣기에는 그럴 듯하지만 이론상 어느 대학이 접경지역에 개교를 하겠느냐.”면서 “도내 7개 권역별 개발 등 발표 내용은 경기도가 이미 실행 중인 것”이라고 맞섰다. 여인국 과천시장도 “행정도시 건설과 관련해 제기된 헌법소원이 받아들여져 정부청사 이전을 비롯해 공공기관 이전 등이 전면 백지화될 게 확실하므로 언급할 필요도 없다.”고 말했다. 서울시 김병일 대변인도 “동북아의 거점도시로 개발하고 권역별로 나누어 국제업무지구, 금융허브지구, 정보통신(IT) 거점, 바이오 클러스터 등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은 이미 서울시가 내놓은 대책”이라면서 “시내·외로의 대학교 이전허용을 빼면 새로울 게 없다.”고 깎아내렸다.최근 이명박 시장이 정부의 행정복합도시 추진에 따른 서울 발전계획을 발표한 데 대해 ‘서울시 정책을 토씨까지 복사한 것’이라고 표현했던 일을 상기시키기도 했다. 원세훈 행정1부시장도 당초 공기업 이전방침이 현실과는 한참 어긋났다는 점을 전제한 뒤 “수도권이 (공기업들을) 뺏겼으니 뭔가를 줘야 한다는, 나눠먹기 식으로 접근할 게 아니라 기업 등 기존 인프라를 업그레이드할 수 있도록 재정지원 등 현실적 대안을 내놔야 한다.”고 목청을 높였다.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적녹연대’ 첫 발진… 새만금·천성산 아픔 호소

    ‘적녹연대’ 첫 발진… 새만금·천성산 아픔 호소

    최근 서울 여의도와 신촌에서 각각 이채로운 만남이 이뤄졌다.‘환경과 노동’이 오랜 반목을 접고 공생의 길, 공존의 가치를 모색하는가 하면 ‘환경과 여성’은 서로 보듬고 위로하며 각자에게 힘을 보태는 행사를 가졌다. 환경과 노동 그리고 여성은 우리 사회의 이른바 ‘약자 그룹’이다. 환경·생태적 가치는 개발 이데올로기에 맞서 점차 세를 키워가는 듯하지만 아직은 힘이 크게 달리는 게 엄연한 현실이다. 노동과 여성 또한 사회 시스템 안에서 여전히 종속변수에 머물고 있다. 요컨대, 이들 3자는 주류의 반열에 합류하지 못한 채 변방에 머물고 있는 셈이다. 비록 약자끼리의 회동이었지만, 이번 모임에선 기성권력에 대항한 새로운 힘이 창출될 가능성도 내비쳤다. ●에너지 체제 전환 공동모색 환경과 노동은 지난 22일 여의도 국회의사당 내 헌정기념관에서 손을 맞잡았다. 환경단체와 단위노동조합 등 10개 단체가 ‘노동과 환경의 연대를 통한 에너지체제 전환 국제 심포지엄’을 열고 ‘에너지노동사회네트워크’(에너지네트워크)라는 공동기구를 출범시킨 것. 노동자의 붉은 머리띠와 환경단체의 녹색운동이 결합한, 우리나라에서는 처음 등장한 ‘적녹연대’다. 환경운동 진영에선 환경운동연합과 에너지대안센터 등이, 노동단체로는 한국수력원자력노조와 한국발전산업노조 등이 참여했다. 에너지네트워크는 현재 정부와 국회 등에서 논의 중인 에너지체제 개편방안 등을 놓고 공동대응에 나설 방침이다. 에너지네트워크의 출범은 지난해 9월부터 모색됐다. 그 동안 때로는 경원시하고, 때로는 충돌 국면까지 치달은 과거사에 대한 화해를 시도하며 10개월여 준비 끝에 태동한 것이다. 실제 양자 대립의 사례는 적지 않다. 환경운동연합이 김포매립지 용도변경을 반대하자 당시 동아건설 노조가 극구 반발하거나, 민주노총이 새만금 사업반대 입장에 선 환경단체를 지지하자 사업 주체인 농업기반공사노조가 민주노총을 탈퇴한 것이 단적인 사례다. 이필렬 에너지대안센터 대표는 이런 대립의 이유를 상대방에 대한 비하적 인식에서 찾고 있다.“분배정의를 통한 빈곤의 해결이 더 시급한데, 환경운동은 배부른 사람들의 유희”라거나 “개발·성장을 통한 부의 확대에는 동의하면서 단지 분배정의만 외친다면 (노동진영도)환경파괴적 성격을 지닌 셈”이라는 시각이 맞서왔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이날 출범식은 “그 동안 물과 기름처럼 따로 움직였던 게 사실”이라는 자기 고백으로 시작되기도 했다. 에너지네트워크는 현재 논의 중인 에너지기본법 제정에 초점을 맞추어 활동을 전개할 예정이다. 정부는 기후변화협약과 관련한 교토의정서의 발효와 고유가 등 사태에 대한 절대적 에너지 수입국으로서의 대응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에너지기본법 제정안을 마련해 국회에 제출한 상태인데, ▲효율적이고 친환경적인 에너지 수급구조 실현 ▲에너지 산업에 시장경쟁 요소 도입 ▲국가에너지위원회 설치 등이 법안의 골자다. 환경단체는 이 가운데 ‘산업자원부 중심의 에너지 정책 고착화’를, 노동단체는 ‘시장경쟁 요소의 도입’을 반대하며 이를 막기 위한 공동 행동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정부 제출안에 대한 반대라는 대원칙 아래 구체적 대안도 마련하고 있지만 이들의 연대가 순탄하게만 보이는 것은 아니다. 각론에서의 이견은 여전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중장기적으로 화석연료와 원자력의 비중을 낮추는 방안 등에 대해선 공감대를 형성했지만 방사성폐기물 처리장 문제와 원전 확대, 재생가능에너지 보급 등 구체적 사안에선 상당한 견해차이가 존재해 이를 극복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필렬 대표는 이를 해결하려면 “무엇보다 원자력발전을 언제 없앨 것인가라는 시점을 찾는 일이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이 대표는 “에너지 전환을 통해 지속가능한 에너지 체제의 확립을 진정으로 원한다면 노동운동과 환경운동은 이 시점을 공동으로 찾아나가야 한다.”면서 “독일의 사례처럼 30년 혹은 50년 안에 원자력 발전을 없앨 수 있는지,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이 얼마나 있는지 그리고 그 기간 안에 햇빛과 바람 등 대체에너지 도입이 가능한지 등을 구체적으로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여성과 만난 새만금과 천성산 같은 날, 이화여대에서는 ‘환경과 여성’이 어우러졌다.‘2005년 세계여성학대회’에서였는데, 사회적 갈등이 여전히 지속되고 있는 두 개 국책사업에 대해 여성들이 당사자로 나와 세계 여성들에게 실상을 전했다. 경부고속전철 천성산 관통터널 문제와 관련해선 지율 스님이, 새만금 간척사업에선 전북 부안 계화도 갯벌에서 네 명의 조개잡이 여성이 참여했다. 먼저 지율 스님은 ‘에코-페미니스트(eco-feminist·생태여성주의자) 활동의 사회적 영향, 지율 스님의 경우’란 세션에 나와 단식 등 자기 경험을 털어놓으며 생태여성주의에 대한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남성과 다른 관점으로 이 사회를 보는 것 자체가 여성의 힘이며, 여성의 정치ㆍ사회적 진출은 그런 점에서 의미있는 일”이라는 소회를 폈다. 지율 스님은 “천성산 도롱뇽이라는 작은 생명체에 관대하지 못한 사회에서 문제를 푸는 답은 아이를 기르는 어머니에게 있다. 환경운동은 여성의 몫”이라고도 했다. 새만금 갯벌의 여성 어민들은 개발사업으로 위기에 처한 여성들의 피폐한 삶을 생생하게 증언했다. 계화도에서 맨손으로 조개를 잡아 생계를 이어올 수 있었지만,“이제는 갯벌이 썩어가고 있고, 삶의 터전도 사라져 가고 있다.”고 절박하게 호소했다. 유기화씨는 ‘생태적 위기와 조개잡이 여성’이란 주제의 세션에 나와 “언제부턴가 갯벌에 썩은 내가 나기 시작했다. 밑바닥을 파보면 이미 시커멓게 변해 버렸다. 일을 하다가도 코를 틀어막아야 할 정도”라며, 변해가는 갯벌의 실상을 전했다. 그러면서 “방조제를 막기 전엔 한 달에 250만원은 벌었는데, 요즘엔 100만원도 안된다. 방조제가 막히면 뭘 먹고 살지 막막한 상태”라고 부르짖었다. 이날 주제발표에 나선 전북대 함한희 교수는 “맨손으로 조개를 잡을 수 있는 갯벌은 여성들에게 남성들과 동등한 (직업적)기회를 제공하는 곳”이라면서 “결과적으로 간척지 조성은 특히 여성들의 생계기반을 빼앗게 되고 만다.”고 지적했다. 새만금 간척사업이 생태계의 파괴뿐 아니라 사회적 약자인 여성들의 삶을 근본적으로 뒤흔들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러면 환경과 여성은 서로 어떤 관계를 설정해야 하나.23일 총회에서 발표자로 나선 이레네 당켈만 라드바우대학 지속가능한개발프로그램 위원장의 언급은 이런 점에서 시사적이다.“환경운동은 인간의 얼굴을 보여줘야 한다. 환경파괴로 고통받는 사람들이 존재하고 있음을, 그것이 언젠가는 자신의 문제라는 것을 깨달을 때는 이미 너무 늦은 상태라는 것을 알려야 한다. 환경정책에 소외받고 있는 여성들을 위한 배려가 필요하다. 환경정책이 양성평등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이를 위해선 (환경정책의)성별 분석이 필요하고 여성들이 환경정책에 목소리를 높일 필요가 있다.” 박은호기자 unopark@seoul.co.kr
  • [빚탈출 희망찾기-김관기 채무상담실] 파산시 ‘세금 체납’ 면책되나

    Q5년 동안 전자상가에서 유통업을 했습니다.2년 전부터 장사가 안되기 시작해 결국 손을 들었습니다. 밀린 납품대금과 종업원 임금은 겨우 갚았는데, 세금 1000만원과 금융채무 1억원을 못갚았습니다. 월급이 170만원 정도 되는 새 직장에 취직했는데, 식구 3명이 먹고 살기에도 빠듯합니다. 채권자들이 월급을 압류해 이 직장도 그만두게 될까봐 겁이 납니다. 그리고 파산을 해도 세금은 면책이 안 된다는데, 파산을 하는 게 옳은 선택일까요. -김영진(37) A파산을 선택한 채무자는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전반적인 금융채무를 면책받지만, 체납세금은 면책대상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세금은 개인이 거래를 하면 국가가 강제적으로 일정 금액을 자기 몫으로 챙기는 것입니다. 세금이 면책대상이 아닌 것은 국가 우월적인 발상 때문이 아닙니다. 국가는 스스로 채무자의 신용을 심사할 기회가 없으므로, 면책을 거절할 수 있다는 논리입니다. 따라서 김영진씨가 파산절차를 밟더라도 체납세금에 대해서는 면책의 효력이 미치지 않아 세금을 내야 합니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세금을 내기 어려울 때까지 사업을 계속한 대가는 매우 크다고 하겠습니다. 대안은 개인회생입니다. 원칙적으로 5년 이내 또는 금액이 클 경우 8년까지 생계비 지출액을 뺀 금액을 채권자에게 갚고 나머지 채무에 대해서는 면책을 얻는 것입니다. 물론 개인회생에서도 세금을 면책해 주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순차적으로 체납세금을 100% 갚는 것으로 변제계획안에 포함시켜 계획대로 이행을 하면 체납세금으로부터 자유로워진다는 면에서 면책과 다름 없습니다. 김영진씨의 경우 3명의 생계비로 135만원 정도를 인정해주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소득이 170만원이므로 135만원을 뺀 35만원씩 60개월, 총 2100만원을 갚는 것으로 채무해결이 가능합니다. 다만 이 중에서 체납세금을 정산한다면, 채권자의 몫이 줄어들게 됩니다.2100만원 가운데 1000만원을 체납세금을 갚는 데 쓰면 나머지 1100만원으로 금융채권자에게 나누어야 하니 채권자는 이의를 제기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 경우 채무자는 생계비를 좀 더 아껴 35만원 이상의 월부금을 갚거나 변제기간을 최고 96개월까지로 늘림으로써 타협을 시도하시기 바랍니다. 체납세금을 정산하지 않을 경우 직장생활을 계속하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조금이라도 변제받으려면 채권자로서도 이의를 고집하면 불리합니다. 그러면 채무자는 파산을 선택할 수밖에 없고 채권자는 전액을 잃게 됩니다. <
  • [긴급점검 부동산정책 전면 손질] (상) 가수요 차단·투명성

    [긴급점검 부동산정책 전면 손질] (상) 가수요 차단·투명성

    부동산 정책이 전반적으로 수술대에 오른다. 거래·공급·세금 등 모든 부분이 수술 대상이다. 그러나 일시적인 제도 개편만으로는 투기꾼의 내성만 키우는 역효과만 가져온다. 부동산 제도를 전반적으로 뜯어 고친다는 생각으로 접근해야 한다. 눈에 드러나는 가지를 자르기보다는 투기의 뿌리를 뽑을 수 있는 완벽한 제도가 절실하다. 급변한 시장 변동으로 기득권 세력이 반발하고 일시적으로 거래가 중단되는 충격도 각오해야 한다. 원칙이 맞는다면 밀고나가는 정책의지 또한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부동산 시장을 ‘혁명’한다는 각오로 접근해야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금융실명제 도입할 때를 생각해보자. 많은 사람이 경기침체를 우려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시장은 정상적으로 돌아왔다. 시장의 투명성을 확보한다는 원칙과 이를 실천하기 위한 대안이 뒤따랐기 때문에 가능했다. 우선 새 대책에는 가수요를 막고 시장의 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는 대안이 포함돼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거래 정보가 낱낱이 드러나야 한다. 부동산을 사고팔면서 생기는 양도차익을 철저히 거둬들이는 세제개편도 병행돼야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다만 세금을 더 거둬들이자는 정책이 아니라 ‘과실있는 곳에 세금있다’는 원칙을 따라야 한다. 세금 중과 조치의 초점을 투기성 거래에 맞춰야 한다는 것이다. ●실거래가 확보, 투명거래 첫걸음 거래 당사자가 실제 주고받는 부동산값이 100%드러나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그래야 투기성 거래 여부가 가려지고 정당한 세금도 물릴 수 있다. 일부 지역에서 주택거래신고제가 적용되고, 투기지역에서는 실거래를 기반으로 양도세를 물리고 있지만 현실과는 거리가 멀다. 특히 땅값은 시가와 공시지가 차이가 커 거래가를 낮춰 신고해도 파악이 안된다. 예컨대 서울 서대문구 영천동 삼호아파트 102동 1105호의 경우 기준시가는 1억 9800만원. 시세는 2억 8000만∼2억 9000만원으로 1억원 차이가 난다. 가격이 급등한 강남지역은 기준시가와 실거래가격 차이가 수 억원 이상 벌어졌다. 충남 연기군 금남면 축산리 405번지 대지는 평당 15만원이다. 하지만 실거래가는 50만원 이상으로 3배 이상 호가한다. 이런 집값·땅값 체계로는 날고 기는 투기꾼을 잡는 데 한계가 따를 수밖에 없다. 행정관청에서 부동산 거래의 실거래가를 파악하기란 쉽지 않다. 제도적으로 가격을 낮춰 신고하지 못하도록 하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거래 당사자에게 실거래가 신고를 의무화하도록 하고 이를 어기면 무거운 세금을 물리는 방안을 머뭇거릴 필요가 없다. 가격을 실시간 파악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도 필요하다. 추가 예산 확보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현재 각 부처가 나누어갖고 있는 집값조사 예산만 한 곳으로 모아도 실거래파악 예산으로 충당할 수 있다. 건교부 공시지가, 국세청 기준시가, 지방자치단체 과표 등 ‘따로국밥’지가체계를 바로잡는 길이기도 하다. 실거래가 시스템이 구축되면 호가 상승에 따른 시장 혼란과 가격 조작을 막을 수 있다. 시중에 어지럽게 널려 있는 사설 인터넷 부동산 정보 폐해도 줄어든다. 부녀회의 고의적인 호가 올리기도 발붙이지 못한다. 부처별로 제각각인 부동산 가격 조사 체계를 일원화하고 감정원이나 토지공사 같은 기관에 상시 실거래가 확보 시스템을 갖출 필요가 있다. ●양도세 비과세 폐지, 투기 거래 중과세해야 부동산 투기의 원천은 시세차익이다. 투기 거래에 따른 불로소득을 환수하기 위해서라도 양도세의 전면 개편이 이뤄져야 한다. 부동산을 사고팔면서 차익이 생겼다면 1가구1주택자라도 당연히 세금을 내도록 하고, 특히 투기성 거래에 대해서는 별도의 무거운 세금을 물리는 방향으로 양도세 부과체계를 다시 짜야 한다. 예컨대 서울 강남에서 1가구1주택자에게 양도세를 물릴 수 있는 최고 세율은 36%이다. 최근 강남 중대형 아파트와 재건축 대상 아파트는 대부분 한달 사이에 1억원 이상 올랐다. 이 틈을 타 ‘단타 거래’로 1억원의 양도차익을 얻었더라도 양도세 3600만원만 내면 현행 조세 제도로는 모든 것이 정상 거래로 인정된다. 때문에 단타 거래와 1가구 다주택 보유자에 대해선 투기 거래로 인정, 양도세를 무겁게 물려 가수요를 차단할 때 비로소 투기가 진정된다. 단타 투기성 거래에 대해 실거래가 기준으로 양도세를 80∼90% 물린다고 하면 가수요는 발을 붙이지 못할 것이다. 세금을 더 거둬들이자는 정책이 아닌 만큼 실수요자에게는 보유기간 정도에 따라 양도세 공제폭을 확대, 사실상 비과세 혜택을 주면 된다. ●등기제도 개편도 고려해야 실거래가 확보와 양도세제 개편 효과를 확실하게 보장토록 하기 위해 등기제도 개편도 적극 검토해볼 수 있는 대안이다. 소유권이전을 위한 등기 관련 서류에 아예 실거래가를 표기토록 하는 방안이다. 부동산을 팔 때 양도차익이 100% 드러나도록 해 거래가를 속이지 못하도록 하자는 것이다. 이 경우 반발도 예상된다. 과거 고의적으로 거래가를 낮추지 않고 관행에 따라 이중가격으로 신고한 경우 엄청난 세금을 물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과실 있는 곳에 세금 있다는 큰 틀에서 보면 합당하다. 과거 관행에 따른 거래는 덮어두더라도 앞으로 이뤄질 부동산 거래부터라도 적용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볼 수 있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월드이슈] 동성결혼 법적인정 확산…亞州선 여전히 ‘금기’

    [월드이슈] 동성결혼 법적인정 확산…亞州선 여전히 ‘금기’

    동성간 결혼이 인정되고 법적 보장이 강화되는 등 구미지역에선 동성애자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법적 보호가 달라지고 있다. 하지만 아시아에서 동성애자의 ‘커밍 아웃’은 여전히 사회적으로 냉대와 불이익을 받고 있다. 지난 5일 동성애자들의 권리를 합법화한 스위스의 국민투표를 계기로 전세계 동성애자들의 처지를 살펴봤다. 국민투표로 스위스의 동성 부부는 연금, 재산상속, 조세 등에서 다른 이성 부부들과 똑같은 권리를 누릴 수 있게 됐다. 단 입양 권리만 인정받지 못할 뿐이다. 스위스도 과거엔 동성애자들에게 호의적이진 않았다. 올 65살인 마틴 프리히 동성애 인권운동가는 1970년대를 회고하며 “당시 스위스에서 게이로 산다는 것은 미국에서 흑인으로 사는 것과 같았다.”고 말했다. 동성애자들을 감시하는 풍기 단속 경찰관까지 있었다.1968년 유럽에서 학생운동이 번져 나가면서 동성애자에 대한 차별 반대가 확산됐고, 이후 동성애자들의 운동은 반정부 저항이 아니라 보다 큰 평등운동으로 전환됐다. ●영국 엘튼 존도 동성연인과 결혼계획 미국은 지난해 동성결혼 허용문제로 시끄러웠다. 각 주마다 동성결혼의 법적허용은 여전히 ‘뜨거운 감자’다. 청교도 전통이 남아있는 미국에선 전통적으로 대부분의 주에 소도미법(Sodomy Act·비역법)이 있어 구강과 항문을 이용한 성적 행위를 범법행위로 규정했었다.2003년 소도미법은 대법원에서 위헌 판결을 받았다. 미국 코네티컷주에서는 오는 10월부터 동성 커플이 ‘세속 결합’(Civil union)으로 법적 인정을 받게 된다. 오리건, 캘리포니아, 뉴멕시코, 매사추세츠, 버몬트 등 5개 주는 세속 결합이나 동성간 결혼을 허용하고 있다. 영국에서도 12월5일부터 동성간의 세속 결합이 허용된다. 가수 엘튼 존도 이 법률에 따라 11년간 연인으로 지낸 동성 연인과 결혼식을 올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유럽에서는 네덜란드가 2000년 세계 최초로 동성 결혼을 법적으로 허용했고,2003년 벨기에가 뒤따랐다. 스페인에서는 지난 4월 게이 부부의 입양까지 허용한 법안이 하원에서 통과됐다. 프랑스를 비롯한 대부분의 유럽국가는 사회적으로는 동성애자들을 받아들이지만 법적으로는 인정하지 않고 있다. 뉴질랜드는 동성 커플의 ‘이민 천국’이다. 새 이민법은 일년 이상 ‘안정되고 진실한’ 관계를 유지했다는 증명만 있다면 이성 부부든 동성 부부든 상관없이 이민 자격 심사를 한다. 호주 이민법은 동성 커플을 결혼 관계로 인정하지 않으며 개정 계획도 없다. 영국, 덴마크, 노르웨이, 스웨덴, 남아공, 핀란드, 스페인, 네덜란드 이민법은 동성커플을 인정하나 이성커플과 똑같이 취급하지는 않는다. ●게이왕국 태국엔 동성애 단체 없어 아시아는 동성애자의 권리가 아직 유럽이나 구미에 비해 훨씬 못 미친다. 중국의 경우 4년 전까지 동성애가 정부에 의해 정신 질환으로 규정됐다. 중국 정부는 에이즈바이러스(HIV) 감염자 숫자를 84만명으로 추정하고 있으나, 유엔은 실제 숫자가 150만명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의 에이즈 감염사례 가운데 11%는 남성간 동성애로 인한 것이다. 태국은 ‘모순된 게이왕국’이다. 크루즈바, 호스트바, 사우나, 마사지숍, 커피숍, 카바레 등 게이를 위한 장소가 넘쳐난다. 하지만 이 왕국에 게이 잡지는 없고, 게이 정치인이나 게이 언론인도 없다. 어떤 동성애 단체도 없으며 게이 서점도 없다. 일본은 사무라이가 숭앙받던 전국시대에 동성애가 성행했으나 현재 동성애자의 존재를 전제로 한 법률은 존재하지 않는다. 일본에서도 1960∼70년대 다양한 인권운동이 전개되었지만 동성애자의 인권을 위한 운동은 거의 없었다. 일본 역시 게이가 살기에 쉬운 환경은 아닌 것이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美 게이커플 겨냥 대리모 급증 ‘사랑만으로는 만족할 수 없다. 부모가 되고 싶다.’ 미국에서 아이를 갖는 게이 커플이 늘고 있다. 일부 주(州)에서 동성연애자의 결혼을 허용한 것을 놓고 사회적 논란이 가라앉지 않는 가운데 14개 주는 동성연애자들의 결혼을 금지하는 법을 마련했지만 ‘부모’가 되고 싶은 게이 커플들의 강한 ‘욕구’를 막을 수는 없었다. 입양도 있지만 법률적으로 제약이 많아지면서 게이 커플에게는 아이를 갖기가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그러다 보니 대안으로 대리모를 찾는 게이 커플들이 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최근 보도했다. 게이 커플에게 아이를 낳아준 대리모에 대한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미국 전역에 대리모를 주선해주는 기관이나 법률회사 60여곳 가운데 절반 정도가 게이 커플을 고객으로 ‘모신다’는 광고를 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그로잉 제너레이션’이란 대리모 주선단체는 대리모를 통해 부모가 된 게이 커플이 지금까지 300명이 넘으며,1998년 4명에서 지난 17개월동안 108명으로 급증했다고 밝혔다. NYT에 따르면 최근의 대리모들은 대부분 익명 기증자의 난자와 아이의 아버지가 될 남성의 정자를 수정시킨 수정란을 이식받아 임신하며 출산비용을 빼고 한 번에 2만달러(약 2000만원)를 보수로 받는다고 전했다. 어지간한 경제적 능력이 뒷받침되지 않고는 엄두도 내지 못할 비용이다. 그러다 보니 대리모들의 주요 고객은 의사·변호사·컴퓨터 전문가 등 전문직에 종사하는 화이트칼라 게이 커플이다. 게이 커플을 기피해왔던 대리모들도 최근에는 오히려 선호하는 추세로 바뀌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가장 큰 이유는 이성 부부에 비해 정신적 부담이 덜 하기 때문이다. 수년간 불임에 따른 스트레스를 경험한 불임 여성들은 대리모들에게 일종의 질투와 절망감, 무관심 등의 반응을 보인다. 대리모들은 임신기간 내내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가 많고, 아이를 낳은 뒤에도 상실감이 훨씬 크기 때문이다. 반면 게이 커플의 경우 대체로 정서적으로 대리모와 친숙한 관계를 유지한다고 한다. 게이 커플 부모와 아이들의 행복지수가 일치하는지는 지켜봐야 할 숙제다. 김균미기자 kmkim@seoul.co.kr ■ 아시아의 동성애 핍박 사례 “파트너를 못 본 지 한달이 넘었어요. 삶이 예전같지 않아요.” BBC 인터넷판은 지난 6일 남아시아에서 동성애는 여전히 금기라며 인도 레즈비언 커플 우샤 야다브(20)와 실피 굽타(22)의 사연을 소개했다. 대학을 졸업하고 컴퓨터 강사로 일했던 야다브는 일년전 굽타를 만나 첫눈에 사랑에 빠졌다. 야다브는 “나는 다르게 만들어진 것 같아요. 남성에게는 한번도 친근함을 느낀 적이 없었습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굽타의 부모가 굽타를 결혼시키려 하자 이들은 함께 도망쳤다. 굽타의 부모는 야다브가 딸을 ‘납치’했다고 주장했고, 치안 판사는 레즈비언 커플에게 부모한테 돌아갈 것을 명했다. 이제 굽타는 한달 넘게 집에 갇혀있고 전화도 쓸 수 없다. 야다브와 굽타가 고통에 허우적대는 사이 그들이 사는 알라하바드에서 동쪽으로 150㎞떨어진 칸푸르에서는 레즈비언 커플이 자살을 시도했다. 가족들이 이 레즈비언 커플을 각각 남성에게 결혼시켜 떼놓으려 하자 절망에 빠져 죽음을 택한 것이었다. 인도의 법 전문가들은 정부가 동성 결혼 문제를 다시 검토해야 한다는 대법원의 조언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람들이 그들의 파트너를 고르는 것은 민주적 권리로 정부가 개입할 수 없는 문제란 것이다. 야다브는 “자살을 시도한 소녀들은 겁쟁이예요. 굽타와 나는 훨씬 강하지요. 굽타가 결혼을 강요당하더라도 사회가 우리를 받아들일 때까지 우리의 관계를 이어갈 겁니다.”라고 단호한 의지를 밝혔다. 인도의 레즈비언 커플들이 강요된 결혼으로 고통받는 동안 중국의 동성애자들은 인터넷을 통해 새로운 탈출구를 마련하고 있다. 중국이 동성애를 정신질환 목록에서 제외한 것은 겨우 4년전이다. 중국의 게이 활동가들은 인터넷을 통해 게이 커뮤니티를 만들어가고 있다. 동성애자인 실비아(23·가명)는 “인터넷이 없을 때는 동성애자들은 세상에 혼자밖에 없다고 생각했죠. 이제는 인터넷으로 친구를 만나고 새 삶을 시작할 수 있게 됐어요.”라고 말했다. 게이란 것을 밝힌 뒤 15년 동안 강의를 할 수 없었 던 베이징 영화 학교의 추이 젠 교수는 “모두 똑같아야 하는 획일적인 중국 사회에서 게이는 여느 사람들과 다르니까 전적으로 거부당할 수밖에 없습니다.”라고 말했다. 상하이 푸단(復旦)대에서는 지난해 동성애에 대한 강의가 처음으로 진행됐다. 중국 남성 대학생의 16%가 동성애 경험이 있다는 한 조사 결과도 나왔다. 일부에선 동성 결혼을 허용하는 법안도 추진중이지만, 전인대를 통과하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월드이슈] 고유가·지구온난화 비상‘원자력 대안론’ 고개

    [월드이슈] 고유가·지구온난화 비상‘원자력 대안론’ 고개

    지구촌에 원자력발전소 건설 열풍이 다시 불고 있다.30년 이상 원전 건설을 허가하지 않았던 미국이 재개 방침을 밝혔고, 러시아는 세계 최초로 수상(水上) 원전을 건설하겠다고 선언했다. 남미에서는 브라질과 베네수엘라가 원전 건설 붐에 동참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아시아권에서는 중국, 인도를 중심으로 원전 건설이 본격적으로 진행 중이다. 고유가와 온실가스 감축의 당위성 때문에 원전 건설에 반대하는 목소리는 상대적으로 작아지고 있다. ●미국·남미도 원전 건설 동참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따르면 지난달 19일 현재 전세계에는 모두 440기의 원자로가 가동 중이고 25기가 건설 중이다. 유럽과 북미에서는 80년대 이후 원전 건설이 중단된 상태다. 현재 원전 건설은 아시아가 주도하고 있다. 건설 중인 원자로의 68%인 17개는 아시아에 집중돼 있다. 하지만 지난 4월27일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32년만에 원전 건설 재개 방침을 밝히면서 이 흐름은 바뀌고 있다. 미국에 뒤질세라 러시아 원자력청은 지난달 26일 사상 처음으로 5년 안에 바다 위에 70㎿급 원전을 건설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반면 유럽은 여전히 원전 건설에 부정적이지만 이탈리아, 독일을 중심으로 조금씩 변화의 바람이 일고 있다. 남미 역시 예외는 아니다. 현재 2기의 원전을 가동 중인 브라질 정부도 브라질핵프로그램(PNB)을 마련, 최대 7곳의 새 원전을 건설할 방침이라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지난달 22일 “원자력에너지 개발에 착수해야만 한다.”면서 “브라질, 아르헨티나와 협력하고 이란의 도움을 받으면 가능할 것”이라고 구체적인 방법을 밝혔다. 아시아에서는 중국이 2020년까지 30∼40개의 원전을 건설, 전력 부족을 해소할 계획이고 인도 역시 8년 안에 24개의 원전을 추가로 지을 예정이다. 인도네시아는 지난 4월 처음으로 원전 건설 계획을 승인했다. ●고유가와 온실가스 감축이 원전 건설 촉진 원자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IAEA는 세계 전체 발전량에서 원자력이 차지하는 비율이 현재 16%에서 2030년에는 27%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원전 건설을 촉진하는 직접적인 이유는 배럴당 50달러선을 넘어선 고유가와 이에 따른 ‘에너지 안보’ 확보 경쟁이다. 더욱이 경제가 급성장하면서 전력 수요도 크게 늘고 있는 중국·인도 등에서는 저가에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대안은 원자력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 미국 에너지부는 2025년 전세계 에너지 수요는 2001년에 비해 54% 늘어나고 중국, 인도 등 개발도상국들은 91%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교토의정서가 발효됨에 따라 이산화탄소를 비롯한 온실가스를 감축해야 한다는 점도 중요한 이유다. 원자력 발전에 따른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석탄의 34분의1, 석유의 25분의1 수준에 불과하다. 지난 3월 열린 IAEA의 ‘21세기를 위한 원자력 에너지’ 회의에서 도널드 존스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사무총장은 “원자력 에너지는 지구온난화를 멈추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IAEA와 세계원자력연합(WNA)은 원전 가동을 전면 중단한다면 1년에 6억t의 이산화탄소가 추가로 배출될 것으로 추산했다. 한편 반미 노선을 걷고 있는 이란과 베네수엘라의 경우 원전 건설이 궁극적으로 핵무기 개발을 목표로 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안전성·폐기물 문제 해결해야” 원자력은 장점이 많지만 문제점 역시 만만찮다. 먼저 한번 사고가 나면 심각한 피해를 낳는다. 지난 86년 발생한 체르노빌 원전 폭발사건은 300만명 이상의 피해자를 낳았으며 지금도 방사능이 유출되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 방사성폐기물 처리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환경단체 벨로나재단의 닐스 보머 박사는 “어떤 방식으로 폐기물을 처리하든 후세에 부담을 안겨줄 수밖에 없다.”면서 “폐기물 처리 장소에서 적어도 10만년 동안은 떨어져 있어야 안전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장택동기자 taecks@seoul.co.kr ■ 유럽-우파정당 주도 원전개발로 U턴도 |파리 함혜리특파원|전통적으로 반핵정서가 강한 유럽의 상당수 국가들은 지난 1986년 체르노빌 원전사고 이후 원전 추가건설을 중단하거나 단계적으로 폐기하는 등 원전 포기정책을 유지해 왔다. 하지만 고유가와 교토의정서 발효에 따른 온실가스 감축이 발등의 불로 떨어지면서 원자력으로 ‘U턴’하는 나라들이 늘고 있다. 이탈리아는 체르노빌 사고 이후 1987년 국민투표를 통해 원전을 폐기하기로 결정했으나 지난달 30일 이탈리아에너지공사(Enel)가 프랑스전력공사(EDF)와 유럽형 경수로(EPR) 개발협력 계약을 체결함으로써 원전개발 정책으로 복귀했다.Enel은 프랑스의 플라망빌에 건설되는 1600㎿ 규모의 원자로 개발비용의 12.5%를 부담하고 그만큼의 생산전력 사용권을 갖는다. 독일의 사회민주당과 녹색당 연립정권은 2000년 10월 원자력발전소 신규건설 금지 및 기존 원전의 단계적 폐쇄를 규정한 법률을 제정했다. 환경부는 이 일정에 따라 2003년 북부의 슈타데 발전소를 폐쇄한데 이어 지난 달 11일 바덴뷔르템베르크주의 오브리크하임 발전소 가동을 중단했다. 그러나 최근 주의회 선거에서 승리, 차기 총선에서 집권할 가능성이 높은 야당인 기독교민주연합은 원전 포기는 실업자 양산과 부족한 전기의 수입 등 문제를 야기한다며 원전폐쇄 정책의 폐지를 공언해 왔다. 영국은 2003년 발표된 ‘국가에너지 백서’에 따라 현재 가동 중인 12개의 원전 가운데 9개를 단계적으로 폐쇄,2020년에 원전발전 의존도를 현재의 22%에서 7%로 낮춘다는 계획이다. 영국정부는 원전 대신 풍력 등 재생가능 에너지원 개발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지만 풍력발전소 건설이 지체되면서 원전발전 재개론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토니 블레어 총리는 신규 건설보다 기존 원전의 수명을 연장시키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핀란드는 2002년 의회가 원전재개를 통과시킴에 따라 2009년까지 원자로 1기를 추가로 건설키로 했으며, 불가리아도 2011년과 2013년 각각 1기의 원자로를 건설할 예정이다. 프랑스는 1차 석유파동 이후 원자력을 중심으로 한 에너지정책을 고수한 나라. 그 결과 석유사용 비율을 30년전보다 30%이상 줄였고, 전기는 자립도가 100%를 넘어서 남아도는 전기를 수출까지 하고 있다. lotus@seoul.co.kr ■ 미국-‘부시 새 원전추진’ 논란 가열 |워싱턴 이도운특파원|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새로운 원자력 발전소 건설 방침을 발표한 이후 정치권 안팎에서 원전 건설의 정당성 및 효율성에 대한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지난 4월27일 미국내에서 1973년 이후 중단됐던 원전 건설을 2010년까지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의 원전 건설 재개는 배럴당 50달러를 넘는 고유가 상황이 장기화되면서 에너지의 해외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전략적 목적이 강하다. 사무엘 보드먼 에너지장관은 새 원전이 2014년까지 완공될 것이며 30억달러의 기금 설립을 의회에 요청할 것이라고 구체적인 건설 계획을 밝혔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원전 건설 재개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민주당은 어중간한 원전 건설 정책보다는 수소전지와 태양력, 풍력 등 대체에너지 개발을 늘리라고 촉구하고 있다. 환경론자들은 전통적으로 원전 건설에 반대해 왔지만 이번에는 부시 대통령의 정책에 찬반이 엇갈리고 있다. 원전이 오히려 화석연료보다 환경에 이롭다는 주장이 계속 나오기 때문이다. 미국 에너지부가 내놓은 ‘2004년 에너지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천연가스와 석유, 석탄 등 에너지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2001년에 비해 4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환경단체인 ‘환경방어’의 프레드 크럽 회장, 세계자원연구소의 조너선 래시 소장 등은 핵 확산 우려가 해소된다면 원전에 반대하지 않겠다는 ‘조건부 찬성론’을 펼치고 있다. 또 그린피스의 창설자 가운데 한 명인 패트릭 무어도 “원자력은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중요한 에너지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dawn@seoul.co.kr
  • “정당공천 없애 중앙당 영향력 줄여야”

    심재덕 의원은 “최근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자치단체장의 정당공천 문제와 연임제한”이라면서 “지방의원 등 지방정치인은 현 체제를 찬성하지만, 정당의 영향력이 덜한 도시 정치인들은 공천배제와 3기 연임제한 철폐를 주장한다.”고 말했다. 시민단체를 비롯해 언론과 일반 국민들도 공천배제와 연임제한 철폐를 주장한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어 “정당공천은 정당제에서는 필요하지만 10년을 경험해 보니 폐지하는 게 옳다.”라고 주장했다. 이는 정당이 개입하면 순수성이 없어지고 단체장은 정당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3기 연임제한 철폐를” 김충환 의원은 “지방자치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건전하게 발전해 왔다.”면서 “단체장 임명제 같은 논의가 더 이상 발붙일 수 없게 된 것만 봐도 큰 발전”이라고 평가했다. 김 의원은 “중앙과 지자체간의 갈등은 중앙정부가 아무런 대가를 주지 않고 부담만 줘 생긴 것”이라며 “부담을 주는 대신 대가를 주면 쉽게 해결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자치경찰제와 교육자치, 특별행정기관 통합 등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당공천 폐지 문제는 지구당이 폐지된 상황이므로 어려운 형편이지만 후원회 허용,3기 연임제한 폐지, 의원유급제는 여야 공히 긍정적 입장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권문용 구청장은 “현행 선거법이 자치단체에 대한 지나친 규제로 지방행정을 위축시키고, 감사원이 지방선거 기간 동안 상주감사를 실시하는 것은 ‘해외토픽감’”이라고 주장했다. 또 단체장 공천배제,3기 제한철폐, 단체장 후원회제도는 실현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자치 10년을 맞아 공과 실을 따지는 것은 당연하며, 건전한 비판과 함께 대안제시가 있어야 함에도 마치 지방자치제가 비리의 온상인 양 매도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강조했다. 이목희 논설위원은 “우리의 지방자치제는 긴 역사를 통해 점진적으로 발전해온 선진국과 달리 대통령·국회의원선거에서 유·불리가 제도도입의 주된 관심이었고, 중앙정치적 맥락에서 이뤄졌다.”고 도입과정을 소개했다. 얼마나 효율적이고, 주민들에게 도움이 되느냐는 부차적 문제였다는 것이다. 이 위원은 민선지방자치 10년을 맞아 큰 틀에서 자치제도의 조정이 필요하며 중앙정당의 영향력을 대폭 축소하는 방안이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행 선거법으로 내년 지방선거를 치르면 대선 전초전이 돼 혼탁양상이 심화되고, 지역별로 특정 정당의 독식이 심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특정 정당이 단체장과 지방의회 다수를 차지하면 실질적으로 지방행정의 견제가 안 되기 때문에 정당공천제 폐지를 우선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성호 정책실장은 “경실련의 주민평가에서 보통수준으로 나타난 것은 지방자치 이후에도 중앙집권적 국가행정체계를 여전히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주민이 가장 관심있고 서비스 받고 싶은 사무를 단체장이 권한이 없어 챙기지 못해 주민 만족도가 낮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도시기본계획, 도시관리계획결정권 등 민원이 많은 것은 지방에 이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기우 교수는 “지방자치를 한 뒤 지방정부는 대통령이 탄핵 당하는 비상적인 정국 속에서도 주민 생활문제를 자율적으로 처리해 국정의 안정을 가져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정도로 성숙했다.”면서 “이 시점에서 중요한 것은 잘못하는 지방정부를 욕할 것이 아니라, 잘하는 지방정부를 더 많이 만들어 아래로부터 국가를 조금이라도 바꾸는 데 있다.”고 말했다. ●지역사회 새 갈등구도 조장도 김재석 사무처장은 “지방자치가 상당한 수준으로 발전해 여러가지 긍정적 변화를 가져 왔음에도 불구하고 적잖은 시행착오와 부작용도 많았다.”고 평가했다. 각 분야가 고루 성장하지 못해 불균형 상태에 있으며, 특히 주민참여 확대와 자치원리의 실질적인 구현 문제는 달라진 게 없다고 혹평했다. 그는 참여정부 들어서 지역정치 카르텔이 분권과 지역균형발전정책에 기대어 지역민의 지역발전 요구와 기대를 독점, 지역간 갈등을 부추기고 지역사회내에 새로운 갈등과 대결구도를 조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리 조덕현기자 hyoun@seoul.co.kr
  • 文의장 “피눈물 날 것같은 심정”

    文의장 “피눈물 날 것같은 심정”

    열린우리당의 워크숍은 지도부의 처절한 ‘자아비판’으로 시작됐다. ‘투 톱’인 문희상 의장과 정세균 원내대표는 참석자들의 통렬한 반성을 이끌어내기 위해 발언의 ‘톤’을 한껏 높였다.‘피눈물’ ‘비웃음’ 등 자극적인 말을 사용, 논쟁을 유도했다. 문 의장은 “출범 두 달을 맞이하는 새 지도부로서는 피눈물이 날 것 같은 심정”이라면서 말문을 열었다. 이어 ‘국민의 피부에 와닿지 않는 논쟁으로 시간을 낭비했다.’,‘새로운 리더십을 실험하는 과정에서 일사불란하지 못한 모습으로 실망감을 주었다.’는 등 반성문을 쏟아냈다. 한·일월드컵에서 히딩크 감독이 초반 거센 비판에도 불구하고 결국 4강신화를 이룬 것을 언급하면서 “우리도 어떤 비판과 비난도 감내하고 수용하겠다.”면서 “그러나 다시 일어나겠다.”고 말했다. 문 의장은 “밤을 새워 토론하는 한이 있더라도 이번 워크숍 이후 다시는 개혁과 실용 논쟁이 나오지 않게 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 원내대표는 “최근 한나라당의 변화가 예사롭지 않다.”며 이례적으로 ‘한나라당 경계론’을 제기했다. 정 원내대표는 “우리당은 한나라당을 변화가 불가능한 정당, 수구보수세력이라고 평가해왔다.”며 “그러나 한나라당은 최근 인도적 차원에서 대북 지원을 과감하게 하자는 주장을 했고, 성장도 중요하지만 분배도 충분히 하자고 주장하는 등 국민의 시선을 바로잡는 정책을 펴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어 “한나라당의 변화에 대해 좀 더 확실한 대안을 가지고, 이들을 압도할 만한 대안을 내놓아야 한다.”고 한나라당과의 본격적인 정책 경쟁을 예고했다. 정 원내대표는 지난 4·30 재·보선 패배와 관련,“23대0은 말이 패배이지 상상하기 어려운 결과다. 패인에 대해 처절하게 반성해 보자.”며 “이는 우리당이 안고 있는 문제가 압축된 것”이라고 자성했다. 무주 박준석기자 pjs@seoul.co.kr
  • [25일 TV 하이라이트]

    ●환경 스페셜(KBS1 오후 10시) ‘소나무 에이즈’라 불리는 소나무 재선충 때문에 전국의 소나무가 치명적인 위기에 처해 있다. 지난 88년 부산에 처음 상륙,10여년 만에 경북 구미까지 북상한 재선충. 이 해충의 확산을 막지 못하면 서울 남산의 소나무까지 모두 말라 죽을 수 있다. 소나무를 지켜내기 위한 노력과 대안을 살펴본다. ●생방송 TV연예(SBS 오후 8시55분) 사회 장동건, 주례 조순 전 서울시장을 비롯, 한국 최고의 스타들이 총 출동했다. 세기의 결혼식 바로 톱스타 김남주, 김승우의 결혼식 현장을 찾았다. 제41회 백상 예술대상 시상식이 막을 올렸다. 어디에서도 공개되지 않았던 시상식 현장의 재미있는 뒷이야기를 엿본다. ●시사 업클로스(YTN 오후 3시5분) 노블레스 오블리주. 사회 고위층 인사들에게 요구되는 높은 수준의 도덕적 의무를 일컫는 말이다. 새 국적법 시행에 즈음해 국적 포기자의 상당수가 사회 고위층 자녀들로 확인되면서 이 단어가 세간에 화제로 떠오르고 있다. 존경받을 만한 상류층의 도덕규범은 어떠한 것인지 알아본다. ●책, 내게로 오다(EBS 오후 10시50분) 예순의 나이에 수채화가로 화단에 데뷔한 박정희 할머니는 4녀1남의 어머니. 그는 다섯 자녀가 태어나서 자라는 수십 년 동안 동화와 육아일기를 직접 쓰고 그렸다. 수채화 사랑을 실천하고 있는 ‘평안 수채화의 집’ 박정희 할머니를 찾아 그녀의 수채화 인생을 들여다본다. ●신입사원(MBC 오후 9시55분) 강호를 위해 뭉친 일동들. 민, 성태, 준하에 봉삼이까지 합류해 일사천리로 일이 진행된다. 봉삼은 결정적인 증거가 담긴 동영상을 사내 네트워크에 띄워 결국 강호의 누명이 벗겨지고 다시 출근하기에 이른다. 강호의 누명이 벗겨졌다는 소식에 여직원들은 좋아하나, 문 과장은 흠칫 긴장한다. ●해신(KBS2 오후 9시55분) 황도 정치에 관여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던 장보고는 왕의 자리를 넘보는 김양의 행태에 분개해 전쟁을 선포하고, 이에 김양은 그의 제거를 꾀한다. 모든 상황이 위기를 향해 치닫자 염장은 김양에게 자신이 장보고를 죽일 테니 전쟁을 중지해 달라고 요청하고 스스로 청해진으로 떠나는데….
  • “iTV 회생방안 가닥 잡나”

    “iTV 회생방안 가닥 잡나”

    지난해 문 닫았던 iTV(경인방송)가 어떤 모습으로 되살아날까. 최근 노성대 방송위원장이 6월쯤 공청회 등을 통해 구체적인 iTV 후속대책을 마련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구체적인 대안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iTV를 되살리는 데는 기본적으로 400억∼500억원, 디지털 전환 비용까지 감안하면 1000억원대의 자금이 필요하다. 적지 않은 자금 부담, 그리고 인천·경기 지역방송이라는 핸디캡에도 불구하고 DMB사업자 공모에서 보듯 지원자들은 많다. 이들 지원 업체들의 물밑 저울질도 한창이다. ●CBS, 중기협 “저요!저요!” 공개적으로 손 들고 나선 측은 CBS와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다. CBS는 예전부터 방송채널에 상당한 관심을 가져왔다. 이 때문에 종교방송이라는 한계에도 케이블 채널을 얻은 데 이어 최근 DMB사업에는 지상파와 위성 모두에 참여했다. 그런 CBS에 iTV 후속대책은 또 하나의 기회일 수 있다.“아직 밝힐 수는 없지만”이란 전제를 달면서도 10여개 업체와 컨소시엄 형태로 1대주주로 참가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나타내고 있다.CBS관계자는 “iTV가 좁은 방송권역에도 불구하고 100% 자체 편성을 고집하다 재정적 어려움을 맞았다.”면서 “그런 면에서 이미 라디오·인터넷뿐 아니라 DMB 서비스에도 참가하는 등 풍부한 콘텐츠를 갖춘 CBS가 적격”이라고 주장했다. 중기협은 한때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지만 막상 그렇게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지는 않고 있다. 강남훈 새사업팀장은 “중소기업에 대한 인식 개선 차원에서 방송 관련 사업을 다양하게 검토한 것은 사실”이라면서 “홈쇼핑 채널, 케이블 채널, 지상파 채널 등 다양하고 관심있게 지켜보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아무래도 중기협은 중소기업의 판로 확대나 이미지 개선 차원에서 방송사업에 접근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주비위 vs 비대위 iTV 후속대책에는 또 하나의 벽이 있다. 바로 방송위의 재허가추천거부 결정을 두고 의견이 엇갈려 끝내 갈라선 ‘경인방송 살리기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와 ‘경인지역 새방송 설립 주비위원회(주비위)’의 갈등이다. 비대위는 1대주주 동양제철화학을 교체하는 방식으로 방송정상화를 모색하고 있다. 이달 초에 동양제철은 비대위측에 지배주주로서의 지위를 포기하겠다는 뜻을 전달했다. 비대위는 비어있는 1대 주주 자리에 400억∼500억원대를 투자할 수 있는 새로운 대주주를 찾아 방송을 정상화한 뒤 자체편성을 50%대까지 줄인 새로운 방송을 선보일 계획이다. 이에 반해 주비위는 인천·경기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을 대거 끌어들이면서 새로운 주주 구성을 통해 공익적 민방을 만들어내겠다는 의지를 명확히 하고 있다. 지난 21일 인천대공원에서 1만 5000여명의 발기인을 모아 대회를 열고 국회의원 10여명의 지지의사를 받아내는 등 적극적인 세몰이 공세를 펼치고 있다. 주비위는 다음달부터는 창사준비위원회로 확대개편하고 발기인들을 주주로 바꾼다. 방송이 정상화되면 100% 자체제작이라지만 제작비용 문제 때문에 재방비율이 40%대를 넘나들었다는 점을 감안, 자체제작 비율은 40% 이하로 묶을 계획이다. ●방송위는 어떤 기준 내세울까 결국 관심은 방송위가 지난 iTV 사태의 재발을 막기 위한 ‘신뢰’를 어떻게 얻어내느냐다. 그리고 현실적으로 고용승계 문제도 대두될 수밖에 없다.iTV문제에 대한 시민사회단체들의 일치된 의견은 “1대주주 동양제철화학이 30대재벌기업이라는 사실을 감안하면 문제는 자본력이 아니라 방송에 대한 철학”이라는 점이다. 그러나 방송위가 이런 부분에 대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낼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재허가 추천거부에 대해 행정소송을 내자 방송위는 “법률 자문 결과, 설사 방송위가 패소한다 해도 옛 법인의 방송사업권이 되살아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는 재허가추천 거부와 새로운 방송사업자 공모는 별개의 조치라는 의미다. 지난해 재허가추천거부 사유가운데 재무구조 불량이 가장 컸다. 뒤집어 말하면 새 사업자 선정 때는 아무래도 자본력이 우선시 될 수밖에 없다. 거기에다 외부자본이 비대위든 주비위든 어느 쪽과도 손잡지 않고 ‘마이 웨이’를 선언할 경우, 기존 iTV 관계자들은 ‘낙동강 오리알’이 될 수 있는 최악의 상황을 맞을 수 있다.6월 공청회 등을 거치면서 방송위가 어떤 원칙과 기준을 세워나갈지 주목되는 대목이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자본주의 새 대안 ‘소규모공동체’ 조명

    ‘소규모 촌락 공동체’가 자본주의의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인가. 좌파의 몰락과 생태주의의 등장은 ‘코뮤니즘’의 이상을 혁명이 아니라 생활 속의 작은 실천으로 달성하려 하고 있다. 체제에 대한 비판 같은 큰 그림을 그리기보다는 ‘나부터, 내 손으로, 내 이웃과 함께’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보자는 것이다. 이 공동체운동을 조명하는 학술대회가 미래사회와 종교성연구원, 성공회대 민주주의와 사회운동연구소 공동주최로 21일 오후 국민고충처리위원회 강당에서 열린다. 여기서는 ‘야마기시즘 경향실현지’라는 이색 명패를 단 이남곡 전 불교사회연구소장과 지난달 출범한 ‘마을만들기 네트워크’의 박승현 운영위원장이 발표를 맡아 눈길을 끈다. 일반인들에게 ‘야마기시즘’과 ‘마을만들기 네트워크’는 사실 익숙지 않다. 야마기시즘은 2차대전 패전 뒤 일본의 농부 야마기시 미요조가 제창한 것으로 무소유, 공동사용, 공동생활을 지향하는 공동체다. 우리나라에서는 경기도 화성시 산안마을이 유명하다. 마을만들기 네트워크는 야마기시즘을 포함한 다양한 공동체 운동이 제각기 자유롭게 놀되, 진로는 함께 모색해나가자는 의미에서 만들어진 느슨한 결집체다. 이 전 소장은 ‘우리 시대 진보에 대하여’란 글을 통해 진보를 “행복을 위해 자유를 확대하는 과정”이라 규정한 뒤 ▲자유롭고 평등한 제도 ▲이를 뒷받침해줄 수 있는 일정한 생산력 ▲의식혁명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박 위원장은 발제문 ‘마을만들기:신자유주의 세계화의 극복과 공동체적 세계화’를 통해 자본주의 세계화 시대에 지역화와 풀뿌리 민주주의의 의미, 그리고 자치공동체로서 마을 만들기의 의미를 짚는다. 그런데 이런 운동이 아직 명확히 답하지 않은 질문이 있다. 이들의 생산물을 ‘유기농’이니 ‘웰빙’이니 하면서 소비하는 대도시 중산층이 없다면? 아주 비판적 시각으로 접근하자면, 결국 고도산업사회의 틈새시장을 노린, 자본주의체제 외부를 꿈꾼다지만 결국 체제 내부에 머물러 있는 운동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박 위원장은 “서구의 공동체주의는 사실 기존 보수질서에 통합되거나 이에 반발해 도피하는 양 극단에 머물렀던 측면이 있다.”면서 “현실적인 지적으로 합당한 측면이 있기 때문에 우리는 ‘대체’보다는 ‘보완’을 꿈꾼다.”고 답했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한류열풍에 가려진 열악한 기초예술현장

    한류열풍에 가려진 열악한 기초예술현장

    대학로 흥행연극 ‘관객모독’에 출연중인 배우 전수환(40)씨. 그는 요즘 무대에 설 때마다 뿌듯함과 죄책감을 동시에 느낀다.3년여의 외도 끝에 돌아온 연극무대가 한없이 감사하면서도 가슴 한구석엔 가족을 속일 수밖에 없는 자신의 처지에 대한 자괴감이 똬리를 틀고 있다. 고교를 졸업하고, 극단 76단에 입단해 온갖 뒤치다꺼리를 도맡아 하며 무대밥을 먹은 지 20여년. 무작정 좋아서 뛰어든 일이라 수입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밥벌이는 포장마차 등 아르바이트로 대신했다. 하지만 결혼을 하고, 두 아이가 태어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한해 2∼3개 작품에 출연해서 받는 돈은 고작 600만∼700만원. 여기저기 빌린 생활비로 빚이 눈덩이처럼 불어나자 이를 악물고 무대를 떠났다. 친구가 운영하는 회사에 들어가 난생 처음 월급이란 걸 받았다. 그렇게 3년을 일해 빚을 거의 다 갚을 때쯤 딴 마음이 생겼다. 지난 연말 극단에서 연락이 오자 그는 망설임없이 회사를 그만뒀다. 아내에게는 ‘잘렸다.’고 거짓말했다. 아내는 지금도 그가 새 직장을 잡을 때까지만 연극무대에 서는 줄 알고 있다. 언제 들통날지 모를 상황에서도 그는 “무대에 서는 지금이 가장 행복하다.”며 미소지었다. 전씨의 사례는 2005년 대한민국 연극인들의 실상이자, 한류열풍의 그늘에 가려진 국내 기초예술인들의 열악한 현실을 단적으로 대변한다. 한류를 이끈 가수, 탤런트, 영화배우들이 ‘문화산업’의 주역으로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때 소설가, 시인, 화가, 공연예술인들은 생계를 걱정하며 시름시름 앓고 있는 게 우리 문화계의 양면적인 현실이다. ●4대보험 ‘사각’… 고용·산재가입 10% 미만 지난 6일 한나라당 주최로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연극배우의 현실과 발전방향 마련을 위한 정책토론회’에선 벼랑 끝에 몰린 연극인들의 육성이 거침없이 터져나왔다.‘에쿠우스’ 등 수많은 연극과 TV드라마, 영화에 출연해온 중견 배우 강태기(54)씨. 그는 “최소한의 생계를 위해 노동판이나 아르바이트 현장을 전전하는 배우들이 허다하다.”면서 “부를 누리거나 융숭한 대접을 받으려는 게 아니라 최소한의 생존문제에 신경쓰지 않은 채 창작예술 활동에만 전념할 수 있길 바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배우 김지숙(한국연극협회 부이사장)씨는 “연극계가 어렵다는 얘기는 수십년 전부터 있어 왔지만 이젠 정말 절벽앞에 선 느낌”이라고 토로했다. 연극협회가 지난해 9월 전국 연극인 63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설문결과는 이같은 현실을 객관적인 수치로 보여준다. 조사 당시 연극인들의 월평균 소득은 23만 2000원. 일반 임금노동자의 최저임금(56만 7000원)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작품당 평균 수입은 55만 7100원. 응답자의 41%가 임시직과 아르바이트를 병행하고 있다고 답했다. 연극배우협회가 지난 연말 배우 300명을 전화로 설문조사한 결과는 더 열악하다. 월 평균수입이 10만원도 안된다는 응답이 65%를 넘었다. ●“생존권 보장을” 지난 한달 파업도 무엇보다 심각한 문제는 사회안전망 제도인 4대 보험(고용, 산재, 의료, 국민연금)제도의 혜택을 제대로 받지 못한다는 것. 연극협회 조사에서 93%는 산재보험에,92%는 고용보험에 가입하지 못하고 있으며, 국민연금 미납률과 의료보험 미가입률도 각각 67%와 40%에 달했다.‘직업은 있지만 직장은 없는’연극인들의 비참한 현주소다. 배우협회가 ‘관객을 볼모로 삼는다.’는 비난을 감수하고, 지난 4월 한달간 ‘파업’을 감행한 것은 이런 절박한 현실인식에 따른 최후의 몸부림이었다. 하지만 사상 유례없는 배우들의 집단행동은 그 순간마저도 어쩔 수 없이 생계를 택해야 하는 배우들의 대거 이탈로 흐지부지 끝나버렸다. 허현호 배우협회장은 “‘춥고 배고픈’이라는 수식어를 멍에처럼 짊어지고 사는 연극인들이 처음으로 목소리를 높였다는데 의의가 있다.”고 위안삼았다.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열악한 현실은 물론 연극인들만의 것은 아니다. 문학, 미술, 전통예술, 무용 등 기초예술 장르 전반에 걸친 공통된 문제다. 국악인 김덕수씨는 “전국 20여개 한국음악과에서 매년 1000명에 가까운 졸업생들이 배출되지만 취업은 가뭄에 콩나듯 하는 실정”이라며 “소수를 제외하고는 다른 분야로 전업하거나 시간당 2만원 내외의 중·고교 특기적성교육 강사로 생활해야 한다.”고 말했다. ●복권기금 지원 받아 ‘가뭄에 단비’ 현장 예술인들의 절박한 비명에 정부와 정치권도 서서히 반응하고 있다. 지난해 로또복권 등으로 조성된 복권기금 446억원이 문화예술진흥사업에 투입된 것은 아쉬운 대로 타는 가뭄 끝에 만난 단비였다. 한나라당에 이어 열린우리당도 지난 6일 문화예술특별위원회를 발족시키는 등 정치권의 관심도 달아오르고 있다. 허현호 배우협회장은 이날 오전엔 한나라당 토론회에, 오후엔 열린우리당 문화특별위원회 발족식에 참석하느라 바빴다. 정략적인 접근이라는 비아냥 섞인 시선에도 불구하고 “전시성 행정 대신 기초예술인들에게 실질적인 지원혜택이 돌아가도록 하겠다.”는 정치인들의 발언은 그나마 실낱 같은 희망을 갖게 한다. 2003년, 세계 대표적 공연예술축제인 프랑스 아비뇽축제가 공연예술인들의 파업으로 취소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일년에 507시간 이상을 일하면 일년치 실업수당을 받을 수 있던 것을 열달반 동안 같은 시간 일해야 8개월치 실업수당을 받도록 법을 개정했다는 이유에서였다. 공연차 서울에 체류중인 영국 연출가 글렌 월포드는 “영국에선 배우, 연출가, 스태프가 참여하는 조합이 정당한 임금 지급과 시간당 보수 등 기본적인 권리를 보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우리로선 갈 길이 먼 셈이다. 문화관광부 김영산 기초예술과장은 “오는 7월 문예진흥원이 문화예술위원회로 전환되면 좀더 실효성 있는 지원이 마련될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예술교육에 힘을 기울여 문화예술향수층을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라고 밝혔다. 튼튼한 뿌리 없이는 아름다운 꽃과 탐스러운 과실을 기대할 수 없다는 건 명백한 자연의 이치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수입 1% ‘아름다운 기부’ 기초예술의 열악한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 연극인 스스로가 발벗고 나섰다. 연극인들의 복지를 위한 재단이 20일 오후 6시 문예진흥원 대극장에서 출범식을 갖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간다. 연극인복지재단은 기초예술에 대한 사회의 무관심과 열악한 제작 여건으로 빈사 상태에 빠진 연극인들을 지원하고자 만든 모임. 지난해 11월 재단설립 추진위원회를 구성, 배우 박정자씨를 대표로 뽑았다. 추진위원으로는 김미혜 한국연극학회장, 송승환 PMC프로덕션 대표, 이종훈 한국연극협회 이사장, 유인촌 서울문화재단 대표, 윤석화 월간 객석 대표 등 15명의 연극인들이 참여하고 있다. 재단의 대표적인 사업은 연극인 1%기부 운동. 연극배우들은 출연료, 극단이나 기획사는 매표 수입의 1%를 자발적으로 재단에 기부하는 운동이다. 출범을 앞두고 박대표 개인 후원 모임인 꽃봉지회와 극단 자유 이병복 대표, 그리고 배우 윤석화씨가 각각 1000만원을 기부해 총 3000만원의 기금이 모인 상태다. 재단은 이 기금을 토대로 연극인 기금을 위한 공제회 설립, 연극인 생계지원, 연극인 자녀 학비지원, 의료 지원 등의 사업을 벌일 계획이다. 박 대표는 “재단의 설립은 연극인 모두를 위한 희망의 첫걸음이자 연극인 스스로 현실 개혁의 주체가 되는 중요한 터전이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20일 열리는 출범식에는 연극인뿐만 아니라 정·재계 인사 등 10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기초예술 살아야 문화산업도 성장” “그동안 ‘순수예술’로 불러왔던 핵심 장르를 ‘기초예술’의 개념으로 재정립하고, 그 중요성을 널리 인식시켰다는 데 가장 큰 의미가 있습니다.” 심재찬(연극 연출가)기초예술살리기범문화예술인연대 공동상임집행위원장은 지난 1년간의 성과를 이렇게 요약했다. 갈수록 황폐해져 가는 문화적 토양을 현장에서 피부로 느끼면서도 막상 대처방안에 대해서는 무기력했던 예술인들이 마침내 머리를 맞대고 분야별 실태조사와 대안 마련에 나섰다는 사실 자체가 큰 역사적 사건이라는 것. 지난해 4월 출범한 기초예술연대에는 장르와 이념적 성향 등을 뛰어넘어 60여개 문화예술단체가 한마음으로 참여했다. 그는 “문화산업이라는 표현이 지나치게 강조되면서 산업적이지 않은 분야들은 불필요하다는 식으로 오도되는 경향이 있다.”면서 “그런 점에서 기초예술연대의 출범은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현안”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예술현장의 실태가 심도있고 현실감있게 파악된 적이 없고, 그로 인해 문화정책 또한 수박 겉핥기식으로 이뤄졌다는 데 대한 자기반성이기도 하다. 기초예술연대는 지난 한해 연속포럼을 통해 내부적으로 장르별 현황과 정책개선 방안을 모색하는 한편 국회와 문화관광부, 문예진흥원 등을 상대로 새로운 예술정책 설정을 촉구하는 등 외부 활동에도 힘을 기울였다. 심 위원장은 “초반엔 기초예술은 물론이고, 예술에 대한 이해 자체가 부족한 정치인들을 보면서 ‘아, 이게 현실이구나.’ 싶었다.”면서 “지속적인 설득 끝에 로또기금을 문화예술계로 끌어들인 건 대단한 성과였다.”고 돌아봤다. 향후 기초예술연대의 과제는 조만간 전문민간인으로 새롭게 구성될 문화예술위원회를 통해 현장 중심의 지원책을 적극적으로 이끌어내는 것. 그는 “창작의 질을 높이는 방안과 예술교육의 정착이 궁극적인 해결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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