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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대총장 “세종시 2캠퍼스 사실무근”

    서울대 이장무 총장은 ‘법인화 지원’을 조건으로 정부의 ‘세종시 제2캠퍼스안’에 동의했다는 의혹에 대해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했다. 이 총장은 24일 교수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최근 범정부 차원의 세종시 기능 및 청사진 논의에서 서울대가 새 캠퍼스를 조성할 것인지에 대해 근거 없는 내용이 전달되고 있다.”면서 “법인화와 연계해 물밑 협상이 이뤄지고 있다는 추측성 보도는 매우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서울대는 아직 세종시와 관련해 공식 입장이나 대안을 설정하지 않았다.”며 “지난 12일 구성된 세종시대책위원회도 캠퍼스 조성 추진위가 아니라 왜곡된 의견에 대한 대응책을 세우기 위한 기구”라고 강조했다.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취업난 대학가 ‘학점 성형’ 몸부림

    취업난 대학가 ‘학점 성형’ 몸부림

    19일 인천 A대학 캠퍼스. 학교 곳곳에는 ‘학점포기제 도입하라’는 내용의 대자보와 현수막이 나붙었다. 단과대학 학생회장에 출마한 후보가 이미 성적이 확정된 과목의 학점을 ‘없었던 일’로 만드는 ‘학점포기제’ 도입을 공약했기 때문이다. 대다수 학생은 이를 크게 반기고 있다. 대학가는 학점을 조금이라도 더 올리려는 ‘몸부림’으로 후끈 달아올랐다. 좋은 학점은 극심한 취업난 속에서 이른바 ‘취업스펙’의 기본인 까닭이다. 학생들은 학점포기제, 재수강 요건 완화 등을 요구하며 ‘학점 성형’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학교측은 겉으로는 “학점에 안달하는 학생들의 마음을 노린 공약(空約)에 불과하다.”며 난색을 보이지만, 속내는 다르다. 내심 취업률을 올릴 수 있는 방편으로 보고 있다. 서울대 학생회장 선거에서도 학점포기제는 단골 공약이다. 새 총학생회장 후보 임모씨는 7학기 이상 등록 학생이 최대 9학점에 한해 학점을 포기할 수 있는 ‘학점포기제’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6년 전 총학이 제시했지만 학교 측의 반대로 무산됐다. 많은 학생들의 요구로 이번에 또 등장했다. 같은 학교 다른 후보자는 ‘학점적립제’ 카드를 재차 꺼내 들었다. 당해 학기에 수강하지 않은 학점을 다음 학기에 수강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연세대는 내년부터 재수강 요건을 기존의 평점 D+ 이하에서 C+ 이하로 완화했다. 학교 관계자는 “그동안 다른 학교에 비해 엄격한 재수강 제도로 학생들이 취업에 불이익을 받았는데, 개선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경희대는 재수강을 통해 취득할 수 있는 최고학점이 A0 였지만 올해부터는 상한을 없앴다. 한 발 더 나아가 서울의 모 대학 관계자는 “기업들이 성적 인플레를 우려함에 따라 재수강 요건완화 이외에도 대안을 찾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학교측의 이런 움직임에 학생들의 반응도 제각각이다. 대학생 김정인(23)씨는 “학점은 기본적으로 학생의 성실성을 반영하는 수치인데 학점관리를 위해 제도를 바꿀 경우 학점세탁 악용소지도 있고, 학교 이미지에도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대학생 홍모(22)씨는 “학점 인플레의 근원인 취업률 문제는 대학도 고민하는 것 아니냐.”면서 “대학도 취업률을 높이기 위해 관련 제도를 바꾸면서 학생만이 고집하는 문제인 양 치부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안석 최재헌기자 ccto@seoul.co.kr
  • 크라잉 넛에서 장기하까지… 그들을 뜨게 한 ‘그들’

    대개 대중음악과 관련한 기사나 글들을 살펴보면 새 앨범을 냈거나, 곧 공연을 여는 뮤지션이 초점이다. 하지만 한 뮤지션이 좋은 노래를 만들더라도 음반 기획과 적절하게 연결되지 못하면 대중에게 제대로 전달되기가 쉽지 않다. 뮤지션의 재능을 알아보고 그에 걸맞은 기획을 마련해 주는 음반제작자는 음악신에서 중요한 존재다. ‘한국의 인디레이블’(가슴네트워크 기획·도서출판 선 펴냄)은 뮤지션과 음반 차원을 뛰어넘어 ‘기획과 제작’ 측면에서 대중음악을 조망하고 있다. 특히 음반기획 측면에서 2000년대 전후 대두된 인디레이블들을 다루고 해당 레이블에서 발매된 음반들을 소개하며 인디레이블의 현재 상황과 성장 이유를 다룬다. 1000여점에 달하는 각종 사진 자료가 곁들여졌다. 강일권 김민규 김양수 김학선 박준흠 배순탁 성우진 이대화 차우진 최규성 최민우 홍정택 등 12명의 필진이 국내 최초로 실질적인 인디레이블 시스템을 도입한 인디와 크라잉넛을 배출한 드럭레코드에서부터 제2의 인디 물결을 주도한 장기하를 탄생시킨 붕가붕가레코드를 거쳐 최근 파고뮤직 등에 이르기까지 인디레이블 39곳과 만났다. 1980년대는 다양한 뮤지션과 다양한 음악들이 조화를 이루던 시기였다. 그러나 1990년대 들어 음악 상품인 ‘아이돌’이 양산되며 조화의 한 축을 담당하던 언더그라운드가 붕괴되기 시작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대안적인 시스템으로 등장한 게 바로 인디 시스템이다. 이 책은 1990~1996년을 언더그라운드의 붕괴에 이은 대안적인 활동으로서 인디뮤직 신이 출발한 시기로, 1997~1999년을 인디레이블의 도약기로, 2000~2004년을 홈레코딩을 통한 인디레이블의 가속화 시기로, 2005년 이후를 각 레이블들이 기획과 프로듀싱을 통해 차별화된 음악적인 스타일을 꾀하고, 대형 대중음악페스티벌이 등장해 탄력을 받는 시기로 나누고 있다. 책임 편집을 맡은 박준흠은 “장기하 때문에 인디음악이 떴다는 것은 천만의 말씀이다. 이미 2000년 델리스파이스의 김민규가 문라이즈레코드를 설립할 당시부터 인디음악은 뜰 준비가 돼 있었다.”면서 “대중음악 축제의 성장과 함께 적어도 향후 10년은 인디음악의 성장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재개발 공공관리제 ‘여의도 정체’

    서울시가 재개발·재건축 사업의 비리 해소와 세입자 문제 해결을 위해 도입하려는 ‘공공관리자제도’가 정치권에 발목이 잡혀 내년 초 시행 계획에 차질을 빚고 있다. 투명성을 높이려는 취지에서 서둘렀던 성수지구 등의 ‘공공관리 재개발사업’이 중도에 멈추는가 하면, ‘용산참사’ 직후 한목소리로 개선 대책을 요구했던 여야 의원들이 슬며시 해당 법안 처리를 외면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민들의 비난을 면하기 어려운 처지다. 13일 서울시에 따르면 공공관리자제도는 용산참사 이후 재개발·재건축 사업을 민간에서 공공 주도로 전환, 관할 구청이나 서울시 산하 SH공사가 사업 전반을 관리·감독하도록 하는 제도다. 이 제도 시행을 위해서는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하 도정법)’을 개정해야 하는데 ‘4대강 살리기 사업’ 등을 둘러싼 여야 대립으로 연내 법안 처리가 불투명한 상태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날 “공공관리자제도를 내년 초부터 시행하려면 이번 정기국회 회기에 법안이 처리돼야 한다.”며 “그러나 여야 대립으로 국회가 공전될 공산이 커 회기 내 처리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시는 도정법 개정안의 연내 처리를 전제로 성수지구 등 13개 뉴타운 및 재개발 사업구역에 공공관리자제도를 도입, 적용하고 있다. 특히 성수지구의 경우 사업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도 법적 근거가 마련될 때까지 사업 추진을 미루고 있다. 추진 일정이 계속 미뤄지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주민 조합원들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 국회에서는 지난 7월13일 한나라당 김성태 의원이 도정법 개정안을 발의하긴 했지만 4개월이 넘도록 국회 전문위원, 서울시와 협의가 끝나지 않아 법안의 수정·보완 작업도 마무리하지 못한 상태다. 해당 국토해양위원회 논의 과정에서 수정·보완 작업을 병행할 수 있지만 민주당과 자유선진당 등 야권이 정부의 세종시 수정 방침, 4대강 살리기 사업 등에 반발하면서 상임위가 파행 운영되고 있어 법안 상정 자체도 불투명하다. 여당인 한나라당이 단독으로 상임위를 열어 법안을 처리하는 것도 정치적 부담을 떠안아야 하기 때문에 쉽지 않은 처지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용산참사 직후 현행 재개발·재건축 사업방식에 대한 비판 여론이 높아지자 고강도 대책 마련을 요구했던 정치인들이 막상 새 대안이 나오고 이를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려 하자 미온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꼬집었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열린세상] 세종시, 수도 분할은 안 된다 /성낙인 서울대 교수·헌법학 한국법학교수회장

    [열린세상] 세종시, 수도 분할은 안 된다 /성낙인 서울대 교수·헌법학 한국법학교수회장

    취 임 첫해 촛불집회로 흔들리던 이명박 정부가 심기일전하여 지난 1년간 안정을 되찾은 모습이다. 10년만의 정권교체라 어느 정도 불안정은 예상되었다. 그런데 최근 잠복해 있던 국정 어젠다들이 다시금 논란이 되고 있다. 사교육해소, 4대강 살리기, 세종시 어느 하나 정상 궤도를 달리지 못한다. 사교육 해소를 명분으로 지난 정권 때 난데없이 서울대 폐지론까지 거론된 바 있다. 정권이 바뀌자 중구난방으로 새 교육정책이 쏟아진다. 외고가 논란의 중심이다. 같은 특목고인 과학고에 비하면 외고는 엉뚱하게 명문대 진학을 위한 징검다리로 전락한다. 설립취지에 어긋난 외고는 본래의 모습을 되찾아야 한다. 하지만 획일적 평등의 잣대로 교육문제에 접근해서는 안 된다. 고교평준화의 큰 틀은 지키되 학업의 수월성을 제고하는 보완책이 필요하다. 대선공약인 한반도 대운하 건설은 4대강 살리기로 방향을 선회했다. 환경단체들은 여전히 반대한다. 한반도의 젖줄인 4대강을 살리자는 데 이의가 없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에서 5000년의 젖줄을 몽땅 되돌리려 해서는 안 된다. 세종시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2004년 헌재는 ‘신행정수도의 건설을 위한 특별조치법’이 수도가 서울이라는 관습헌법에 어긋난다는 결정을 내렸다. 이에 ‘신행정수도 후속대책을 위한 연기· 공주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을 위한 특별법’이 제정되었다. 소위 세종시로 명명되어 한창 건설 중이다. 그런데 이를 둘러 싼 최근의 논란은 나라말을 창제한 세종대왕을 보기에 민망스럽다. 수도의 분할이 국가경쟁력 제고에 도움이 되는지의 논의는 실종되고 약속 지키기 싸움과 밀어붙이기에만 골몰한다. 과천청사는 그렇다 치고, 외청을 대전으로 옮겼는데 정작 힘이 센 경찰청· 검찰청· 국세청은 서울에 남아 있다. 세종시도 마찬가지가 될 가능성이 높다. 청와대와 국회라는 국민적 정당성을 대변하는 권력의 심장부가 서울에 남아 있는 한, 세종시는 또 다른 빈 수레 정부청사가 될 뿐이다. 정 책당국이 확실한 대안제시도 없는 상태에서 여야 간· 지역 간 충돌만 계속된다. 이제 무엇이 미래한국의 청사진인지를 분명히 제시해야 한다. 지금은 혁명의 시대가 아니라 정상국가의 모습을 일궈나가야 한다. 세종시 문제는 수도분할이 갖는 문제점과 통일한국의 수도라는 두 개의 명제를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 지난 정권 때 합의한 약속과 신뢰의 정치도 중요하지만 미래세대를 위해 바람직한 세종시의 좌표가 무엇인지 고민해야 한다. 어차피 세종시는 행정수도이전 불발에 따른 사생아가 아닌가. 행정수도를 통째로 옮기든지 아니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지정학적으로 세종시는 남한의 중심부는 될 수 있어도 통일한국의 한반도를 상정한다면 남쪽에 너무 치우쳐 있어 수도로 적합하지 않다. 수도분할은 세계적으로 그 예를 찾아보기 어렵다. 유일한 예외가 독일이다. 동서독 통일에 따라 구 서독의 수도인 본과 원래 수도인 베를린으로 양분되어 있지만, 베를린으로 통합될 것 같다. 우리도 마찬가지 문제를 안고 있다. 통일이 되면 서울과 평양이 동시에 수도가 될 것이다. 그런데 세종시까지 합치면 수도가 도대체 몇 개로 분할될지 모른다. 이래 가지고는 정치제도의 정상적인 작동이 불가능하다. 정부여당과 야당은 국가의 백년대계를 위해 대도(大道)를 걸어야 한다. 정부는 더 이상 세종시 문제를 적당히 타협하여 또 다른 행정수도의 일부로 만들어서는 안 된다. 야당도 수도분할의 문제점을 심각하게 인식해야 한다. 세종시는 수도분할의 대상이 아니라 새로운 패러다임에 입각한 자족도시로 거듭 태어나야 한다. 앞으로 헌법개정을 할 때에는 더 이상 국가정체성에 관한 사항이 정략적 논란의 대상이 되지 않도록 국어, 국가, 국기와 더불어 수도도 서울임을 분명히 규정해야 한다. 수도문제를 지역균형개발과 혼동해서는 안 된다. 행복도시는 그대로 실천하더라도 행정수도는 서울만으로 족하다. 성낙인 서울대 헌법학 교수·한국법학교수회장
  • 민주, 4대강·세종시 내부균열?

    세종시·4대강 사업 등 쟁점 현안을 둘러싸고 민주당 내부에 미묘한 기류가 감지된다. 일부 지역 의원들 사이에 이견이 표출되는가 하면 당론과는 별개로 대안을 제시하는 움직임도 있다.물론 아직은 지역별·개인별 온도 차이가 ‘세종시 원안 추진’, ‘4대강 사업 반대’라는 당론을 뒤흔들 만한 요인으로 작용하지는 않고 있다. 대세는 당내 이견을 진정시키고 대여(對與) 공세 수위를 높이는 쪽으로 기울어 있다. 다만 세종시나 4대강 사업의 진전 상황에 따라서는 당내 분란의 불씨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4대강 사업을 두고는 일부 호남 지역 의원들이 영산강 개발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광주 출신의 한 중진 의원은 11일 “영산강을 정비하고 새 물을 흐르게 하는 것은 지역에도 도움이 되고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영산강 하나 때문에 4대강 사업 전체의 졸속 추진을 용납할 수는 없지 않으냐.”며 고민을 드러냈다. 그는 “박준영 전남지사가 4대강 사업을 찬성한 것처럼 내세우는 여당의 태도는 잘못”이라면서 “영산강을 정비하는 사업 자체가 필요하다는 것이지 4대강 사업 전체를 긍정적으로 여기는 것은 아니다.”라고 전했다.전날 대정부질문에서 민주정책연구원장인 김효석 의원은 “반드시 4대강 사업을 해야 한다면 필요한 지역에서 시범사업을 먼저 하자.”며 당론과는 다른 대안을 제시했다. “홍수 예방과 수질관리에 필요한 부분부터 사업하고 공사발주도 턴키방식이 아닌 경쟁입찰로 하자. 그러면 내년 예산은 2조원이면 충분하다.”고도 했다.세종시 문제를 놓고는 수도권 의원들이 한발 비켜선 형국이다. 경기 지역의 한 재선 의원은 “원안추진이라는 당론을 따르기는 하지만 개인적으로도 그렇고 지역구에서도 큰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서울 지역의 한 의원은 “충청지역에 비하면 수도권은 세종시로 인해 직접적인 이익이나 피해가 뚜렷이 없기 때문에 피부에 와닿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또 다른 수도권 중진 의원은 “국가의 균형 발전을 이뤄야 한다는 명분을 따르기는 하지만 충청 지역 의원들이 체감하는 강도가 더 세졌을 뿐, 실제로 수도권에서는 강한 의사표시를 하지 않게 된다.”고 설명했다.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쌍용차 회생안 부결… 새달11일 최종결정

    쌍용차 회생계획안이 해외 채권단의 반대로 부결됐다. 이에 따라 쌍용차 정상화에 다소 차질이 빚어질 전망이다. 하지만 해외 채권단이 협상을 유리하게 이끌기 위해 ‘시간 끌기’에 들어갔다는 분석도 있어 최악의 사태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쌍용차 회생 여부는 다음달 최종 결정된다. 서울중앙지법 파산4부(수석부장 고영한)는 6일 열린 쌍용차 특별조사기일 및 2·3회 관계인 집회에서 쌍용차가 제출한 회생계획안이 부결됐다고 선언하고 12월11일을 속행기일로 지정해 재결의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회생계획 가결 요건은 ▲회생담보권자조에서 채권액 4분의3 ▲회생채권자조에서 채권액 3분의2 ▲주주조에서 주식총액 2분의1 이상이 동의하는 것인데, 이 중 회생채권자조의 찬성률이 41.2%에 그쳐 부결됐다. 회생담보권자조 채권액의 95%를 소유하고 있는 산업은행과 주주조 주식총액의 51.3%를 갖고 있는 최대 주주 상하이자동차가 회생계획 인가에 찬성했지만, 회생채권자조 채권액의 40%를 갖고 있는 해외 전환사채권자쪽이 계획안에 반대해 최종 가결에 이르지 못했다. 결국 다음달 11일 재심 과정에서도 해외채권단, 특히 대다수를 차지하면서 반대표를 던진 씨티뱅크 런던브랜치 측을 설득하는 게 가장 큰 변수로 떠올랐다. 문제는 해외채권단을 달랠 도구가 많지 않다는 데 있다. 무담보 채권인 해외 전환사채에 대해 적용한 변제율을 55%보다 높이는 게 유일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해외채권단은 쌍용차의 회생 여부보다는 단기적인 채권 회수에 관심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5일 해외채권단의 해외 총회가 열린 뒤 쌍용차가 변제시기를 앞당기고 이자율을 높이는 수정 회생계획안을 냈음에도 해외채권단의 신임을 얻지 못했다는 점이 전망을 어둡게 하는 요소이다. 해외채권단이 채무변제안을 채권단 측에 유리하게 이끌기 위해 ‘시간끌기’를 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씨티뱅크 관계자는 “속행기일이 지정되면 협의를 통해 계획안이 수정되길 희망하지, 쌍용차 파산을 바라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회생 절차가 개시된 뒤 77일 동안의 공장점거 파업 등으로 정상영업을 하지 못한 쌍용차 역시 변제율을 높일 여력이 거의 없다는 입장이다. 이유일 법정관리인은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을 아꼈다. 쌍용차 전국판매대리점조합 관계자도 “어려운 상황에서도 일선 영업사원들이 열심히 뛰고 있다.”면서 “이번 회생계획안에 전부 동의를 표했지만 이런 결과가 나와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한편 삼일회계법인은 2차 조사보고서에서 “파업 등의 영향으로 1차 조사 때보다 계속 기업가치가 318억원 줄어들기는 했지만 여전히 존속가치가 청산가치보다 3398억원 높다.”고 보고했다. 유지혜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시론] 전임 처우·복수노조 문제 순차적으로 풀자/김문조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

    [시론] 전임 처우·복수노조 문제 순차적으로 풀자/김문조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

    최근 국내에서 가장 바삐 지낸 사람은 임태희 노동부장관이 아닐까 한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국감장에서 복수노조 허용과 전임자 임금지급 금지 시행을 천명한 후 민주노총 방문, 현대중공업 골리앗 크레인 순방에 이어 얼마전 노동청 기관장 회의에 이르기까지 쉴 새 없이 움직였다. 임 장관은 합리성과 친화성을 겸비한 실세 각료의 한 사람으로 꼽힌다. 대화 파트너인 한국노총 장석춘 위원장이나 민주노총 임성규 위원장도 대화와 설득을 중시하는 인물로 알려져 있다. 더구나 경제위기 극복이 최대 현안인 지금은 파업투쟁으로 국력을 소모하지 말아야 한다는 국민적 공감대도 높다. 그럼에도 정부와 노동계는 마주 달리는 열차처럼 한 치 양보 없는 대결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이번 대치 사태는 정리해고제, 변형근로제 및 대체근로제 도입을 위한 노동법 개정을 시도하던 10여년 전 상황과 흡사하다. 차이가 있다면 당시는 노동계와 재계가 대치하던 노사(使)갈등이었다면 지금은 그 주체가 정부와 노동계로 바뀐 노정(政)갈등이라는 점, 또 고용양식 대신 복수노조 및 전임근로자 처우 문제로 이슈가 이동했다는 점뿐이다. 되풀이되는 게 역사라지만, 불필요한 사건의 반복은 사회발전에 이로울 게 없다. 지난 10여년간 세상이 변했고, 노동세계 또한 크게 변모했다. 그러나 노동 현실에 대한 정부나 노동계의 인식이나 대응방식에 별 진전이 없다는 점이 우리를 안타깝게 한다. 파편화돼 가는 노동자 집단을 통제 대상이 아닌 혁신의 동반자로 간주하는 노동정책의 일대 변혁을 요구한다. 정부가 추진하려는 복수노조 허용 문제는 바로 이런 관점에서 재고할 필요가 있다. 굳이 노동세력의 ‘분할 통치(divide and rule)’가 목표가 아니라면, 노조 난립으로 인한 혼돈 시나리오에 대비한 보다 신중한 접근이 바람직하다. 그래서 복수노조 문제에 대한 노동계와 재계의 우려를 정부는 경청할 필요가 있다. 반면 현행 노동법의 대표적 독소 조항으로 꼽혀온 노조전임자 처우 문제는 복수노조 문제에 비해 해법이 명료하다고 본다. “일하지 않는 자는 먹지도 말라.”는 구호는 지난날 노동운동가들이 사용자 측을 향해 즐겨 외치던 구호였다. 그것이 이제 부메랑이 돼 노동귀족에 대한 족쇄로 환생할 참이다. 즉, 놀고먹는 자에 대한 사회적 거부감이 증가일로에 있으며, 전관예우에 대한 비판 의식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따라서 복수노조 및 전임자 처우 문제는 동일 패키지로 묶어 일괄처리하기보다 후자부터 순차적으로 선결하는 것이 보다 슬기로운 자세가 아닐까 한다. 프리기아의 왕 고르디오스가 묶어놓은 복잡한 매듭을 단칼에 잘라 아시아 제패의 결기를 다진 알렉산더 대왕의 에피소드가 많은 지도자들에게 결단의 빌미를 제공해 온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일도양단으로 척결하기 힘든 현대사회의 난제는 크레타 섬의 미로를 빠져나오게 한 아리아드네의 실타래 풀이와 같은 끈질긴 해결 방안이 정도(正道)라고 본다. 막무가내의 북한정권에 대해선 일괄타결식 그랜드 바겐이 유력한 대안일지 모른다. 그러나 노동문화의 선진화라는 추상적 명분이나 관련 법조항의 장기적 유예라는 형식 논리를 앞세운 노동문제에 대한 포괄적 접근은 정책과잉의 전형으로 전락할 소지가 높다. 국민 불안을 경감시킬 수 있는 노동계와 정부의 여유로운 자세를 촉구한다. 김문조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
  • 친박계, 세종시 입단속

    한나라당 친박계 의원 사이에서는 세종시 논란을 무의미하게 여기는 분위기가 감지된다.3일 친박계 의원 21명으로 구성된 여의포럼이 국회에서 가진 정기 세미나 주제도 당초 세종시에서 재·보선 이후 정국전망 및 복수노조 문제로 바뀌었다. 세미나에서 세종시 이야기를 꺼낸 의원도 없었다. 일각에서는 당초 세종시 수정론을 주장한 일부 친박계 의원이 여의포럼이라는 논의의 장을 통해 친박계 내에도 세종시 원안 고수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시도했다가 자체 ‘진압’됐다는 해석도 나온다.여의포럼 간사인 유기준 의원은 “당초 세미나는 포럼 내 초선의원이 많은 관계로 세종시 문제의 본질과 역사를 공부하기 위해 마련했던 자리였으나 최근 세종시 논란이 증폭된 데다 향후 정부에서 수정안을 내놓는다고 해서 보류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향후 정부의 대안 제시에 따른 친박의 입장 변화 가능성에 대해서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못박았다.홍사덕 의원은 “더 이상 논란을 키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다른 참석 의원은 “박근혜 전 대표가 세종시에 대한 입장을 두 차례나 밝혔는데 강사를 초청한 세미나에서 엉뚱한 이야기라도 튀어나오면 자칫 불화설이 불거질 수 있어 골치 아프지 않으냐.”고 설명했다.친박계는 세종시 원안 고수가 정권 재창출과 직결된다고 보기 때문에 앞으로도 입장을 바꿀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관측이 우세하다.정몽준 대표가 참석한 세미나 뒤 만찬에서도 ‘세종시’는 금기어였다. 한 참석 의원은 “만찬에서도 세종시 관련 논의는 전혀 없었다.”면서 “의식적으로 언급하지 않는 분위기였다.”고 귀띔했다.한편 친이계 모임인 ‘함께 내일로’ 소속 의원 40여명도 이날 오후 여의도 한 음식점에서 만찬 모임을 가졌지만, 세종시 문제는 논의 대상에서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참석의원은 “오늘 모임은 새 대표로 선출된 안경률 의원의 취임을 축하하기 위한 친목모임”이라면서 “세종시 문제는 논의되지 않았다.”고 밝혔다.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판을 뒤집어라” 올드 온라인게임의 반란

    “판을 뒤집어라” 올드 온라인게임의 반란

    올드 온라인게임의 반란이 올들어 계속되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만 4개의 올드 온라인게임이 새로운 모습으로 재탄생 한데 이어 하반기 들어 2개의 올드 온라인게임이 분위기를 일신하고 대중 앞에 나왔다. 새롭게 출사표를 던진 올드 온라인게임은 웹젠의 ‘뮤 블루’, 게임하이의 ‘데카론 리버스’로 이전 게임들처럼 MMORPG(온라인모험성장게임) 장르로 구성됐다. 이들 게임이 국내시장 재공략을 위해 내세운 무기는 각각 요금제 변화와 콘텐츠 강화다. 처음 공개될 당시 상당한 반향을 불러왔으나 세월 속에 잠시 잊혀져 왔다는 공통점도 있다. 실제 ‘뮤 블루’는 신규 이용자들의 진입 장벽을 낮추는 한편 정액 요금제였던 기존 ‘뮤 온라인’과 달리 부분 유료화 요금제로 운영된다. ‘데카론 리버스’는 기존 ‘데카론’에 새로운 전투방식과 기술을 추가하고 캐릭터간 밸런스를 개선해 전체적인 분위기를 바꿨다. 이처럼 올드 온라인게임의 시장 재공략과 관련해 관련 업계는 기존 게임을 보완해 사업력을 강화하려는 전략의 일환으로 보고 관심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얻으려면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신작 온라인게임과 달리 올드 온라인게임의 재등장이 어려워진 경제 여건 속에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는 기대심리도 있다. 이와 관련, 업계의 한 관계자는 “올드 온라인게임은 신규 온라인게임에 비해 런칭에 부담이 적은 장점이 있다.”며 “이 때문에 판을 뒤집으려는 시도는 계속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 설명 = ‘뮤 블루’(좌), ‘데카론 리버스’(우) 서울신문NTN 최승진 기자 shaii@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학교숲, 녹지 부족한 도심의 ‘생태 오아시스’로

    학교숲, 녹지 부족한 도심의 ‘생태 오아시스’로

    부족한 도시녹지 확보를 위해 학교가 그 대안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콘크리트 건물과 모래가 깔린 운동장, 획일적으로 들어선 체육시설 주변에 나무숲을 조성해 녹색공간으로 바꾸겠다는 시도다. 학교숲이 조성된 학교는 계절에 따라 운치있는 교정풍경과 함께 새들까지 날아들어 도심속 휴식공간으로 주민들도 즐겨찾는 명소가 되고 있다. 학교숲은 환경에 민감한 어린이들과 중·고생들의 인성함양 등 교육적 측면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기피 학교 숲 생기자 지역명소로 도시의 숲은 인구 집중과 개발로 급속하게 사라지고 있다. 통계에 따르면 도심속 숲이 사라지는 속도는 전국 평균 삼림 감소율의 35배에 달한다. 국내 특·광역시의 생활권 도시숲(공원·녹지) 면적은 세계보건기구(WHO)가 권고하는 최저기준(9㎡/인)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세계 주요도시인 파리(13㎡/인)와 뉴욕(23㎡/인), 런던(27㎡/인) 등과 비교해도 크게 뒤떨어진다. 도시숲은 도시의 대기환경을 개선하고 기후조절 기능으로 에너지 절감도 가능하다. 쾌적한 도시환경과 휴식공간 제공 등 긍정적인 측면이 많지만 도시숲 조성은 현실 여건상 쉽지 않다. 우선 비싼 땅값이 문제다. 자투리 땅을 활용한다고 하지만 한계가 있다. 이에 따라 학교는 도시녹지를 확충할 수 있는 최적의 대안으로 꼽힌다. 도심내 균일하게 분포돼 있고 공간도 충분하다. 국내에서 학교숲 조성사업은 1999년 민간단체인 생명의 숲 주도로 시작됐다. 1999년 10곳, 2000년 20곳 등 총 30개 학교가 선정된 후 2001년부터 산림청이 가세하면서 가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2001년부터 녹색자금을 활용한 정책사업으로 추진되면서 지원 대상도 크게 확대됐다. 2003년 한해 동안 127곳을 선정해 지원하는 등 2009년 현재 810개 학교에 대한 조성이 마무리됐거나 진행중이다. 고기연 산림청 도시숲경관과장은 “학교숲은 주변 환경 등을 반영해 담장허물기나 정원조성, 자연학습원 등 형태가 다양하다.”면서 “운동장 주변 10%만 숲으로 조성해도 여의도(22만 9539㎡)를 40개가량 새로 만드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대전시 동구 성남초등학교는 지난해 아름다운 숲에 선정됐다. 2003년부터 3년간 3000만원을 지원받아 소나무 공원과 숲정이(마을근처에 있는 수풀)숲, 등나무 쉼터 학습장, 은행나무 숲 체험장 등을 조성했다. 교사와 학부모, 지역의 관심 속에 1인 1나무 심기 행사를 통해 학교에 28종 약 7000그루의 나무가 심어졌다. 이 학교는 대전의 구도심에 위치한 빈민가로 학생수가 해마다 감소하는 등 열악했지만 숲이 조성된 후 지역의 명소가 됐다. 박영수 교장은 “학교숲이 조성되면서 지역민들이 즐겨 찾는 ‘지역·주민의 학교’로 변모됐고, 무엇보다 아이들의 표정이 한층 밝아졌다.”면서 “숲과 나무들을 접하면서 자연히 환경인식도 배우는 만큼 국가적인 사업으로 권장할 필요가 있다.”고 자랑했다. ●학생 집중력·탐구·애교심 향상 인천 문성정보미디어고등학교도 숲 조성이 마무리된 2006년 아름다운 숲으로 선정됐다. 연못 주변에 숲을 조성해 유명 수목원처럼 꾸몄다. 성남초교나 문성미디어고는 교내에 숲을 조성하려는 학교나 지자체들로부터 벤치마킹 대상이되고 있다. 국립산림과학원이 초·중·고교생을 대상으로 ‘학교숲이 학생들에게 미치는 영향(인성 및 애교심 등)’을 조사한 결과 숲이 조성돼 있는 학교의 학생들이 호기심과 탐구심, 집중력 등이 강한 것으로 평가됐다. 어린이들의 경우 효과는 더욱 컸다. 교가와 교훈 등 17개 항목을 통한 애교심 평가에서도 숲이 조성돼 있는 학교 학생들의 점수가 월등히 높았다. ●교사·학생·학부모 뜻 반영 중요 내년부터는 학교숲 조성사업에 지방자치단체도 참여하게 돼 한층 내실을 다질 수 있을 전망이다. 지금까지 3000만원이던 학교당 사업비가 6000만원으로 늘어나고, 사업기간도 3년에서 1년으로 단축돼 조기 완공이 가능해졌다. 또 일자리 창출 프로그램으로 학교숲 코디네이터(115명) 제도가 도입돼 학교숲 조성과 운영관리를 위한 교육과 사후 관리도 강화된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들린다. 지자체가 진행하는 행정주도적인 사업은 학교 구성원들의 참여가 배제된 채 나눠주기식으로 일률적인 예산배정으로 형식적인 사업으로 변질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학교숲 가꾸기 사업은 결과보다 과정이 중요하다.”면서 “숲을 조성할 수 있는 공간이 있고, 교사·학생·학부모 등 구성원의 의지를 최우선으로 반영하는 원칙이 지켜져야 한다.”고 말했다. 대전충남생명의 숲에서 지난해 학교숲 조성지를 조사한 결과 교사와 교직원, 학생들의 참여도가 90%를 넘었다는 게 이를 증명한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현장&이슈] 5년새 800개 기업 입주 충남 당진 자족도시 부상

    [현장&이슈] 5년새 800개 기업 입주 충남 당진 자족도시 부상

    ‘전통적 농어촌에서 국내 굴지의 철강산업 도시로.’ 충남 당진군이 눈부시게 자족도시의 면모를 갖춰 가고 있다. 당진군의 발전과정은 세종시가 수정됐을 경우 당진군만큼 자족도시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31일 찾은 당진군 곳곳에서 공사가 한창이었다. 현대제철 당진공장에서는 내년 1월 완공 예정인 일관제철소 건설작업이, 18년간 지지부진하다 올해 첫 분양이 이뤄진 석문국가산업단지에서는 매립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당진에는 1000여개의 기업이 있다. 2005년부터 기업이 쇄도해 지금까지 모두 800개가 넘는 기업이 입주했다. 당진에는 현대제철·동부제철·휴스틸·환영철강·현대하이스코 등 철강 대기업과 함께 중외제약과 대한전선 등이 있다. 산업단지가 황해경제자유구역까지 합하면 14개 단지 5600만여㎡에 이른다. 김인재 군 지역경제계장은 “2001년 서해안고속도로가 개통되면서 기업 입주가 본격화됐다.”고 말했다. 2시간 넘게 걸리던 서울이 1시간대로 줄면서 물류환경이 크게 좋아졌다. 항만을 끼고 있고, 중국과 가까운 점도 작용했다. 철강산업이 발달하면서 대기업은 전용 부두를 갖췄다. 현재는 15선석, 2020년 총 1억t을 처리 가능한 49선석으로 늘어난다. 기업이 입주하자 인구도 크게 늘어났다. 한보부도와 외환위기 후유증으로 2004년 11만 8700명까지 줄어든 인구가 지금은 14만 1000명이 넘는다. 1999년 8332가구에 불과하던 아파트는 현재 2만 4621가구로 3배 가까이 늘었다. 인구가 급증하자 교육청은 당진군 학교 통폐합 추진을 전면 중단했다. 상권도 커졌다. 10년 전 950개이던 음식점이 올해 2700개로 급증했다. 대형마트 등이 들어왔고, 입지 문의도 여전히 숨가쁘다. 1개뿐이던 영화관은 3곳으로 늘었다. 군내 첫 종합병원도 송악면 기지시리에 300병상 규모로 지어지고 있다. 이 병원은 내년 1월 문을 연다. 주민 박장배(62)씨는 “아프면 천안이나 서산으로 갔는데 이제는 그러지 않아도 된다.”면서 “요즘 당진은 하루가 다르게 발전한다.”고 말했다. 최근엔 특목고 유치추진위원회도 구성했다. 지난 5월 말 당진~대전고속도로가 개통돼 또다시 당진 발전의 기폭제가 될 전망이다. 군은 올해 관광객 1000만명 시대를 개막할 것으로 보고 있다. 충남발전연구원 김용웅(도시계획학 박사) 원장은 “세종시는 당진보다 수도권과 멀고 항만이 없는 등 여러 가지 여건이 뒤진다. 기업이 쏟아져 들어온 당진도 인구가 15만명밖에 되지 않는다.”면서 “세종시는 정책결정, 업무, 상업 등이 복합적으로 이뤄져야 인구 50만명으로 클 수 있다.”고 잘라 말했다. 당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OECD 세계포럼…석학들 발전측정의 새 패러다임을 말하다

    OECD 세계포럼…석학들 발전측정의 새 패러다임을 말하다

    히말라야 산맥의 끝자락에 위치한 왕정국가 부탄. 면적은 남한의 절반 정도인 4만 6620㎢에 인구는 60만명, 1인당 국민총생산(GDP)은 우리나라의 10분의1 정도인 2000달러(2007년) 수준에 그치는 작고 가난한 나라다. 그러나 영국 신경제재단(NEF)의 국가별 행복지수는 2006년 기준으로 세계 8위다. 올해는 순위가 17위로 떨어졌지만 68위에 그치고 있는 우리나라보다 훨씬 ‘행복한 나라’임에는 분명하다. 이는 부탄이 30년 전부터 ‘국민 행복 증진’을 목표로 한 국정을 펼친 덕분이다. 이를 위해 발전 일변도의 세계화 추세를 피하고 삶의 질을 추구하는 통제된 현대화를 진행해 왔다. 지난 27일부터 부산에서 열리고 있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세계 포럼에서 세계적인 석학들이 기존의 숫자상의 증가가 아닌 실질적인 행복의 증진으로 사회발전 정도를 측정해야 한다고 지적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GDP 착시현상 위기 불러 조지프 스티글리츠 미국 컬럼비아대 석좌교수는 28일 OECD 세계 포럼 기조 연설 첫머리에서 “GDP는 사회발전과 시장상황 등을 잘못 측정하면서 사회 발전에 위험을 주었다.”면서 GDP에 사실상 사망 선고를 내렸다. 실제로 지난해 금융위기 발생 직전인 2005년부터 2007년까지 미국 경제는 GDP를 기준으로 했을 때 문제가 없이 잘 돌아가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높은 성장률은 부동산과 금융 등에 낀 거품을 가렸고, 이는 결과적으로 글로벌 경제위기라는 더 큰 위기를 불러왔다. GDP의 ‘착시효과’는 우리나라에서도 발견된다.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은 1980년대에 연평균 7.7%, 90년대에 6.3%, 그리고 2000년대에는 5.1%를 기록했다. 매년 7% 정도 성장을 계속하면 10년 뒤 두배만큼 성장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한국 경제는 대략 1995년보다 두배가량 성장한 셈이다. 그러나 ‘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의 분석에 따르면 지난 10년 동안 우리나라 가계의 실질가처분소득은 1% 남짓 늘어나는 데 그쳤다. 경제성장이 개인의 행복과 소득 증진에 꼭 직결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행복 GDP는 현재진행형 이에 따라 이번 세계포럼에서는 스티글리츠 교수 등을 중심으로 새로운 대안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진행됐다. 그는 GDP의 대안으로 이른바 ‘행복(Well-being) GDP’를 내놓았다. 지난 1년 6개월 동안 스티글리츠 위원회를 통해 진행된 삶의 질을 평가할 새로운 지표개발 작업의 산물이다. ‘GDP로 보면 우리는 행복해야 하는데 왜 행복하지 않을까.’라는 문제 의식을 갖고 연구를 계속했다. 스티글리츠 교수가 설명한 행복 GDP는 보건과 교육, 개인활동, 정치적 지배구조, 사회적 연계, 환경, 범죄·사고·재앙, 실업·병·노령 등 8가지 항목을 기초로 산출한다. 미국의 경우 지난 50년 동안 감옥에 대한 재정 지출이 대학 관련 지출보다 많았지만 모두 같은 공공분야 생산량으로 잡힌다는 맹점을 극복하기 위해서다. 가계(家計) 소득 증가를 중심으로 보는 것도 행복 GDP의 중요 포인트다. 또 다른 GDP의 대안으로는 유엔개발계획(UNDP)의 인간개발지수(HDI)가 거론되고 있다. 1인당 실질GDP와 함께 기대수명, 성인 문자해독률, 교육 관련 지표 등을 반영해 작성된다. 예술과 시민참여, 생활수준 등 8개 영역에서 삶의 질 변화를 측정하는 캐나다의 웰빙지표(CIW), 부탄의 국민총행복지수(GNH)도 대표적인 대체 지수다. 다만 행복 GDP는 현재진행형이다. 현재 골격만 만들어졌을 뿐 이를 산출하는 방식 등 구체적 방법론에 들어가지는 못했다. GDP 성장률이 둔화되고 있는 프랑스의 목소리가 많이 담겼다는 지적도 있다. 다른 발전지수들 역시 GDP를 대체하기에는 객관성이 떨어진다는 의견도 많다. 부산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문화의 향기 흐르는 안성

    문화의 향기 흐르는 안성

    속절없이 깊어만 가는 가을이다. 소슬한 바람이 불면 애써 묻어뒀던 가슴 속 애잔함이 스멀스멀 새어나온다. 더이상 멈칫거릴 수 없다. 세상은 남자의 가을을 단순히 치기어린 감상(感傷) 정도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 매일 잔소리로 들볶던 아내라면 남편을 위해, 용돈타령 일삼던 자식이라면 아버지를 위해, 장가 안 가서, 아들을 안 낳아서 늘 걱정이던 노모라면 아들을 위해, 반복되는 일상에서 벗어나기를 원하는 애인이라면 자신의 남자를 위해, 뭔가 슬쩍 눈감아 줘야 하는 계절이다. 간단히 배낭 꾸리고 꼭꼭 씹어 읽을 시집 한 권 집어넣고 떠나는 나만의 여행을 가져보자. 멀리 떠나도 좋지만 가까워도 나쁘지 않다. ‘지금, 여기’의 나는 ‘그때, 거기’의 나로 인해 만들어진 모습이다. 가을은 나를 직시(直視)하는 여행의 시간이다. 이것저것 재지 말고 훌쩍 떠나라. 중요한 것은 한 걸음, 한 걸음 나를 찾아가는 그 과정이기 때문이다. 그것이 남자의 가을이다. 안성이 바로 안성맞춤이다. 서울에서 한 시간 남짓이면 닿는 가까운 곳에 있다. 코스는 칠장사, 또는 석남사 들러 고삼 호수 언저리가 좋다. 멀리 떠나도 금세 돌아와야 하는 곳이 있는가 하면 그리 바쁘게 돌아다니지 않아도 애써 하룻밤 머물러 볼 필요가 있는 곳이 있다. 안성이 바로 그런 곳이다. 물안개 자욱히 피어오르는 고삼 호수의 새벽 풍경은 꼭꼭 묻어둔 인생의 비의(秘意)를 다시금 되새겨보게끔 만든다. 가을 남자의 여행에 빠트릴 수 없는 절실한 것 아닌가. 늘 그렇듯 중요한 것은 무엇을 보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보느냐다. 한 걸음 한 걸음씩 뚜벅뚜벅 걸어야 한다. 빛바래고 너덜너덜한 표지의 박두진 시집을 들고 아련했던 문청의 기억을 떠올려볼 수도 있다. 그러다가 운이 좋으면 어느 숲 어귀에서, 호수 언저리에서 ‘해’ 또는 ‘호수’를 떠올리며 박두진의 시 감성을 맞닥뜨릴 수도 있다. 고은의 시집 또한 어떤가. 23년에 걸쳐 쓰였으며 30권 완간으로 치닫고 있는 ‘만인보’ 중 아무거나 하나 움켜쥐고 다니다가 고은의 사람들을 나의 사람으로 끄집어내는 것도 즐거운 일이 되겠다. ●조병화·박두진… 시인들의 흔적을 따라서 안성은 시인의 고향이다. 어디를 가도 조병화(1921~2003), 박두진(1916~1998)의 흔적이 곳곳에 묻어 있다. 박두진은 이곳에서 나고 자랐다. 시인이자 화가였던 조병화 역시 안성에서 태를 묻고 뼈를 묻었다. 조병화의 거의 모든 것을 확인할 수 있는 난실리 조병화 문학관에는 그의 육필 원고, 만년필, 모자, 럭비공(그는 럭비를 무척 좋아했다.) 등 여러 유품, 생활했던 공간 등이 잘 보존돼 있다. 며느리 김용정씨가 대표로서 문학관을 관리하고 사람들을 안내한다. 늘 공개하지는 않는 집필실을 김 대표를 따라 들어가 보니 마치 글을 쓰다가 잠시 자리를 비운 듯 책상 위에는 원고지와 펜이 놓여 있고, 옷걸이에는 코트와 모자가 편안하게 걸려 있다. 벽난로를 좋아했다는 시인의 취향대로 문학관 실내마다 벽난로가 만들어져 있다. 추운 겨울밤 창밖의 삭풍 몰아치는 소리 중간중간에 타닥타닥 나무 타는 소리 섞이면 참 운치있었겠구나 하는 부러움이 슬며시 든다. 안타깝게도 박두진의 문학관은 아직 온전히 마련되지 않았다. 안성문예회관 자료실에 관련 자료들이 있고 시비(詩碑)가 세워져 있는 정도다. 아쉬움을 달래려 금광면 오흥리 생가를 찾았지만 이곳 역시 이정표 되는 간판만 있을 뿐 외부인에게 친절한 내용을 갖고 있지는 않다. 오후 저물어가는 햇살에 반짝거리는 금광호수만이 그 어느날 시인의 발걸음을 말없이 기억해 내고 있는 듯했다. 뿐이랴. 매년 노벨문학상을 발표하는 10월 즈음이면 문학기자들이 진을 쳤다가 아쉬움에 발길 돌리던 시인 고은이 지내는 곳이 있다. 벌써 십수년 넘게 살고 있으니 아예 안성 사람이 다 됐다. ●고즈넉한 칠장사 은행나무길 걸어보셨나요 칠장사는 여러 얘깃거리를 품고 있는 아주 재미있는 절이다. 경기도 안성시 죽산면 칠장리 칠현산 자락에 자리잡고 있다. 게다가 산 속에 푹 안겼으면서도 내려다보이는 넉넉한 전망까지 함께 갖고 있어 그저 휙 둘러보는 맛도 충분하다. 칠장사까지 다다르는 길은 호젓하기만 하다. 17번 국도에 올라선 뒤 차창 열고 상쾌한 공기를 10분 남짓 들이켜다 보면 칠장사 외곽 주차장과 함께, 제법 예술을 이해할 법한 근사한 일주문과 은행나무길이 나온다. 대웅전 바로 아래쪽까지 차로 갈 수 있지만 이곳에서 내려 천천히 걸어오르는 것이 칠장사를 즐기는 첫걸음이다. 평일임에도 사람들이 북적거린다. 알고 보니 이곳은 대구 팔공산 갓바위 못지않은 수험생들의 단골 기도 장소란다. 천안 살던 ‘과거 수험생’ 박문수가 한양 가는 길에 하룻밤 묵으며 시험을 잘 보게 해달라며 기도를 올리고 잠이 들었는데 그날 밤 꿈에 시험의 시제(試題)를 보았다고 한다. 장원급제는 당연지사였다. 이른바 ‘몽중등과시(夢中登科詩)’의 전설이다. 수능시험을 코앞에 둔 수험생들의 어미들은 혜소국사비 앞의 나한전에 모여 치성을 드리고 있다. 이 밖에 갓바치 스님의 제자였던 임꺽정이 공들여 깎았다고 전해지는 ‘꺽정불’ 이야기, 어린 궁예의 활 연습장 터, 혜소국사에게 교화돼 일곱 도적에서 일곱 나한으로 해탈한 이야기 등 천천히 둘러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석남사 역시 여름철 무성하던 물과 사람은 간데없고 고즈넉하다. 석남계곡 물줄기를 따라 만들어진 차 한 대 간신히 지나갈 길을 굽이굽이 돌아가면 오밀조밀 예쁜 가람배치를 보여주는 석남사가 나타난다. 경내에서 노스님을 만나면 누군지 몰라도 일단 살갑게 인사하고 한 말씀을 구해 보라. 주지인 정무 스님의 재미있는 말씀과 맛난 차를 얻어먹을 수 있다. 이때 즈음이면 슬슬 혼자보다는 누군가 함께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치민다. ■가족과 함께라면 훌쩍 떠난 것이 가족에게, 애인에게 미안했다면 아쉬워하지 말라. 미리 가족 여행 답사 다녀왔다고 씩씩하게 얘기하면 된다. 나를 찾을 수도 있는 절대적 모색의 시간을 만들 수도 있는 곳이지만 아이와 함께 즐겨도, 애인과 서로 어깨 나눠주며 다니기에도 모두 좋은 곳이지 않은가. 사실 그들 역시 당신의 짧은 일탈을 충분히 이해하고 눈감아주고 있다. 고독과 사색의 공간이었던 칠장사가 아이들과 함께라면 오랜 시간의 역사를 한 몸에 지니고 있는 이야기 보따리가 되고 박두진, 조병화 등 시인의 순수함과 아름다움은 함께 읊조려도 충분히 흥겨운 것들이다. 특히 너리굴 문화마을은 하룻밤 머물면서 즐길거리가 가득하다. 천연비누 등 각종 문화예술 체험 프로그램이 많다. 사슴 목장과 산책로 등은 자연 생태계를 바로 곁에서 볼 수 있어 더욱 좋다. ‘대안미술공간 소나무’가 만든 호랑이가 우글우글하는 복거 마을도 아이들이 즐거워하는 곳이다. ●여행 Tip 매주 토요일 안성시에서 운영하는 당일치기 시티투어가 있다. 남사당 공연, 각종 볼 곳들을 둘러볼 수 있다. 또한 역시 매주 토요일 그린투어가 진행된다. 관광보다는 주로 인삼조합, 포도농원, 배농장, 한우농장 등 농촌체험이다. 시티투어는 1만 8000원(어린이 1만 5000원)이고, 그린투어는 2만원(어린이 1만 7000원)으로 오전 9시 서울남부터미널 앞에서 출발한다. 예약 (02)588-7464. 글 사진 안성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삶의 질, 사회발전 척도로”

    “삶의 질, 사회발전 척도로”

    전 세계의 새로운 발전지표 수립 방안을 모색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제3차 세계포럼이 통계청·OECD 공동 주관으로 27일 부산 벡스코에서 나흘간 일정으로 개막했다. OECD 세계포럼은 국내총생산(GDP) 등 경제 중심의 발전개념을 벗어나 경제, 사회, 환경, 지속가능성을 포괄하는 발전개념을 정립하고 이를 범세계적으로 공유하기 위해 2004년 창설됐다. 이탈리아(2004년), 터키(2007년)에 이어 이번이 세번째다. 행사에는 앙헬 구리아 OECD 사무총장, 다닐로 튀르크 슬로베니아 대통령,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지프 스티글리츠 미 컬럼비아대 교수 등 220명의 발표연사를 포함해 103개국에서 2000여명이 참석한다. 우리나라에서는 포럼 준비위원장인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을 비롯해 이인실 통계청장, 권태신 국무총리실장 등이 참석한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개회식 축사에서 “개인의 행복이나 삶의 질을 사회 발전의 척도로 삼아야 하며 이를 위한 새로운 지표 개발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한다.”면서 “한국은 국민의 행복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삶의 질을 개선하는 실질적인 선진화를 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은 전쟁과 빈곤의 고통을 딛고 40여년 만에 OECD에 가입한 나라여서 개발도상국과 선진국의 입장을 모두 잘 이해하고 있다.”면서 “그동안의 발전 경험을 바탕으로 함께 성장해갈 수 있는 새로운 발전 모델을 만드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포럼에서 가장 주목되는 행사는 28일 ‘발전 측정의 새 패러다임’이라는 주제로 열리는 전체회의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기조 연설을 통해 국내총생산(GDP)의 대안으로 실질순국민가처분소득(NNDI)을 제안하고, 교도소 운영과 같은 방어적 지출은 GDP 추계에서 제외할 것 등을 주창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종락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테러·화재 등 역사적 실패사례 분석

    누구에게나 실패의 기억은 고통이다. 더러는 악몽 같은 실패의 기억 때문에 삶을 망치기도 한다. 그러나 들여다보면 그 실패가 선택적으로 다가오는 것이 아니라 누구에게나 보편적으로 발생하는 일임을 어렵지 않게 간파할 수 있다. 인간의 삶이 크든 작든 실패의 연속선상에 있다는 지적은 그래서 옳다. 예를 들어 보자. 부모는 한사코 애들에게 잔소리를 늘어 놓는다. “함부로 차도에 뛰어들지 마라.”거나 “학교에서 나쁜 친구를 가까이 해서는 안 된다.”고. 직장 상사도 마찬가지다. 왜 그럴까. 당연히 가족이나 직장의 안위를 위해 실패했던 경험을 환기시키는 것이다. 실패가 개인적인 일만은 아니다. 역사를 바꾼 실패도 많다. 삼풍백화점이나 성수대교 붕괴, 타이타닉호 침몰, 우주왕복선 챌린저호 폭발, 항공기 테러로 사라진 뉴욕의 세계무역센터 등등 사례를 모두 열거하기도 쉽지 않다. 이런 실패의 경험을 다룬 새 책 ‘실패 100선’(나카오 마사유키 지음, 김상국·조덕래·박윤호·강신규 옮김, 21세기북스 펴냄)은 엄선한 실패 사례를 들고 그 원인을 이론적·공학적으로 분석한다. 이를테면 실패의 경험을 통해 실패하지 않는 법을 깨우치게 하기 위해 저술된 기술적·공학적 실패학 교본인 셈이다. 물론 실패의 경험을 단순한 기억의 범주에 두지 않고 학습의 자료로 활용한다고 해서 모든 실패를 다 예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예컨대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 테러가 발생하고 있지만 누구도 이런 테러를 근절할 대안을 내놓지 못한다. 테러의 불가측성, 예외성을 단순한 실패의 경험만으로 메울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실패의 경험은 값지다. 사람은 끊임없이 같은 실패를 되풀이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지금 우리가 향유하는 문명이 실은 숱한 실패와 패배의 결과임을 안다면 책이 다루고 있는 실패의 기억이 단순한 고통의 반추가 아님을 쉽게 알 수 있다. 세계적인 대실패를 다루고 있는 책에는 1983년에 소련 공군기에 격추된 대한항공 007편, 2003년의 대구 지하철 화재, 1995년의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 등 국내 사례도 다수 포함돼 있다. 3만원.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24일 TV 하이라이트]

    ●유아독존(EBS 오후 3시) 매일 아침마다 엄마와 벌어지는 옷 전쟁은 이제 그만. 자신이 좋아하는, 나만의 스타일로 옷을 입고 싶은 아이들. 그래서 유아독존 아이들은 말한다. “우리 옷은 우리가 만든다!” 그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아이들만의 패션. 올 가을, 패션계에 새바람을 불고 올 파격적인 신인 디자이너들을 만나본다. ●역사 스페셜(KBS1 오후 8시) 1909년 10월26일 하얼빈에서 안중근이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바로 그 순간이 녹화되고 있었다. 촬영 필름은 약 150m 길이의 동영상 필름으로, 안중근 의거 당시를 기록하고 있었다. 안중근의 이토 저격 필름은 어디로 사라졌나? 의거 이후 100년 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그날의 영상, 그 행방을 추적한다. ●수상한 삼형제(KBS2 오후 7시55분) 주범인은 당분간 머물겠다며 집으로 들이닥친 계솔의 등장에 당장 나가라고 소리치지만 계솔은 옛날에 쓴 각서를 들먹이며 무시한 채 눌러앉는다. 과자는 건강의 이혼사실을 다른 가족들이 알게 될까봐 전전긍긍하고, 도우미는 부부동반 모임에서 남편이 새로 주유소를 인수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다. ●인연만들기(MBC 오후 7시55분) 상은은 호주로 돌아가겠다고 하지만 옥란은 여준과 상은의 데이트를 다시 한 번 언급한다. 여준은 쇼핑은 질색이지만 어쩔 수 없이 상은을 따라 나선다. 프리허그를 아무렇지 않게 하는 상은을 보며 여준은 기막혀하고, 말다툼하다 헤프다는 말에 화난 상은은 여준의 뺨을 때린다. ●그것이 알고싶다(SBS 오후 11시20분) 사랑한다면 혼전 동거도 문제없다는 시대. 아직도 결혼을 약속했기 때문에 성관계를 맺는 사람들이 얼마나 되며, 이를 근거로 국가의 형법이 개입하는 것은 얼마나 타당성을 가질까? 다양한 사례를 통해 혼인빙자간음죄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고 존폐 논쟁을 통해 현실적 대안은 무엇인지 고민해 본다. ●김정은의 초콜릿(SBS 밤 12시20분) 혼성 3인조 그룹 ‘에이트’는 슬픈 발라드로 사람들의 감성을 울린 것과는 달리 화려한 입담과 끼를 과시한다. 새 앨범으로 돌아온 발라드 가수 홍경민은 콘서트을 열어 특색있는 레퍼토리를 공개한다. 또 가수 김정민은 부인 루미코와 동반 출연해 에반 에센스의 ‘브링 미 투 라이프(Bring Me To Life)’를 부른다. ●OBS 스페셜(OBS 오후 8시50분) 한국의 전통검을 복원하는 과정이 방송에 최초로 공개된다. ‘칼의 울음’은 현존하는 국내 유일의 제철 전문가 이은철 선생이 전통방식 그대로 철을 생산해 내고, 그 철로 칼을 제작하는 과정을 담았다. 더불어 일본도가 세계적 명성을 얻기까지 그들의 노력들을 짚어 볼 예정이다.
  • 상생의 미학 강조하는 메시지 담아

    상생의 미학 강조하는 메시지 담아

    현직 기초자치단체장이 ‘상생의 미학’을 주제로 한 소설적 에세이를 펴내 화제를 모으고 있다. 노원구는 20일 이노근 구청장이 최근 소설적 기행 에세이 ‘운주사로 날아간 새(서연 펴냄·286쪽)’를 출간했다고 밝혔다. 이 구청장은 작품에서 가공 인물인 만덕 스님, 천영수 선생, 김갑수 학형 등 답사꾼 3명을 내세워 전남 화순의 운주사를 찾아가 천불천탑 등 석탑, 대웅전, 불상, 탱화, 와불, 칠성바위 등 불물(佛物)들을 49개 테마로 나눠 이틀간 함께 돌아보게 한다. 작품 중간엔 신비의 새 두 마리, 벌, 황구렁이와 백일몽 등이 나오면서 상황이 반전되는 묘미를 안겨주기도 한다. 3인칭 전지적 작가 시점으로 그려져 소설적인 흥미진진함을 담고 있는 이 작품은 등장인물이 겪는 갈등을 통해 읽는 이에게 ‘권선징악’의 교훈과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을 되살려내고 있다. 특히 해박한 불교 지식과 철학을 바탕으로 한 ‘선인선과 악인악과(善人善果 惡人惡果)’의 업보론적 시각으로 우리 사회의 구조적 모순을 지적하는 동시에 대안까지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구청장은 “책을 쓰면서 현대인들에게 탐내고 화내는 것은 어리석으며 공존하고 공영하는 ‘상생의 미학’을 강조하는 메시지를 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공직생활을 하면서 틈틈이 많은 문화유적지를 다녔는데, 남도 화순의 미스터리 사찰을 방문한 게 계기가 되어 한반도에서 유일한 천불천탑의 베일을 벗기기로 마음먹고 구전설화 등 문헌자료를 직접 찾아보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평소 주말에 유적지를 찾아다니는 등 문화기행을 즐기는 이 구청장은 책 집필을 위해 전남 화순의 운주사를 4년간 10여 차례 현지답사하는 공을 들였다고 한다. 한편 이 구청장은 2005년 역사 수필인 ‘경복궁 기행열전’을 펴내기도 했으며, 1996년 한국수필과 한맥문학을 통해 문단에 등단한 수필가이기도 하다. 현재 서울시 문화사학회 부회장을 맡고 있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탈많은 대출금리 이번엔 바뀔까

    진동수 금융위원장이 대출금리 체계 변경 검토를 공식 언급함에 따라 이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현재 기준으로 삼고 있는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의 폐단이 적지 않아 변경 필요성이 오래 전부터 제기돼 왔으나 이렇다할 ‘묘수’가 없어 고민만 깊어진 상태였다. 13일 금융위와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들 사이에선 CD, 정기예금, 은행채 금리 등을 조달비중과 만기 등에 따라 가중 평균하는 방안을 가장 무게 있게 검토 중이다. 여러 상품을 한 바구니(바스켓)에 넣고 가중 평균으로 양념을 치는 식이다. 진 위원장이 전날 “개인적으로 가장 바람직하다.”고 밝힌 방식이기도 하다. 선도은행인 국민은행 관계자는 사견을 전제로 “3개월물 CD금리와 만기가 같은 3개월짜리 정기예금이나 남은 기간이 3개월인 금융채 등을 한데 묶어 가중평균하는 방법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형식엔 차이가 있지만 신한은행도 금리를 혼합한 상품을 준비 중이다. 단 변동금리와 고정금리를 섞되 비율은 고객이 스스로 정하게 하는 식이다. 은행 측은 “고객에게 CD와 금융채 중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주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렇듯 은행권 전체에 일률적으로 적용되는 방식보다 은행마다 각기 다른 방식을 선택할 가능성도 있다. 한 시중은행 자금담당 부장은 “올라간 CD금리로 (대출을 받은) 서민도 불만이겠지만 CD가 기준인 탓에 은행도 자금운영에 애로가 많다.”면서 “파도(금리 차이)가 높으면 배(자금)를 운항하기 어려워지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밝혔다. 이어 “어떤 방식을 선택하든 장단점이 있어 대안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바스켓 방식 문제점 벌써 부각 실제 유력한 대안으로 거론되는 바스켓 방식의 문제점이 벌써부터 지적된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바스켓 금리는 은행들이 이미 검토했던 방안으로 투명성과 공정성 어느 하나도 만족할 수 없다는 결론이 났다.”면서 “문제는 바스켓에 무엇을 넣든 현 CD금리보다 높을 것이고 금리결정 과정이 복잡해지면서 투명성 시비가 증폭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바스켓 금리가 과거 ‘프라임 레이트’와 다름없다는 주장이다. 1997년 외환위기 이전까지만 해도 국내 은행들은 은행의 조달 원가와 기업의 신용도 등을 반영한 자체 기준금리인 프라임레이트를 사용해 왔다. 하지만 환란을 겪으면서 예금금리가 연 18~20%까지 치솟자 은행들은 이 기준금리를 큰 폭으로 올렸다. 이후 대출금리가 오르자 은행의 대출금리 체계가 투명하지 못하다는 비난이 일면서 지금의 CD 금리가 대안으로 채택됐다. 묘수 찾기가 쉽지 않다보니 지난 4월 은행권은 금리 체계 변경을 위해 한 달여간 운영해온 태스크포스(TF) 활동을 전면 중단했다. 은행 수익과 직결되는 대출금리 변경문제를 은행끼리 모여 논의하면 담합이라는 공정거래위원회 지적이 제기될 가능성이 있어서다. 이후 논의는 완전 중지된 상태다. 은행 각자에 맡기거나 새 금리 기준을 금융당국에서 제시하는 것 외에 방법은 없다는 얘기다. ●금융당국 변경 의지 가장 중요 금융당국의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김완중 하나금융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CD의 대안을 찾아야 한다는 문제제기는 지겹도록 반복돼 왔고 그때마다 금융당국은 검토하겠다는 말만 되풀이 했다.”면서 “시장이 좀 나아지면 문제의식을 그냥 잊는 현실이 바뀌지 않는 한 대안 찾기는 구호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전효찬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도 “나라별로 기준이 다른 만큼 정해진 답은 없다.”면서 “지금은 안정적이면서도 금융주체 모두가 수긍할 수 있는 금리형식을 찾으려는 노력이 필요할 때”라고 말했다. 유영규 최재헌기자 whoami@seoul.co.kr
  • 계약직공무원 규정 ‘졸속’ 개정

    지난달 29일 행정안전부는 계약기간 6개월 미만의 계약직 공무원을 채용할 때 채용 공고를 생략할 수 있도록 하는 등의 ‘계약직공무원 규정’ 개정령안을 입법예고했다. 하지만 12일 일부 계약직 공무원과 전문가들은 개정령안이 행정편주의적 조치라는 평가와 함께 고용불안 해소나 계약직 공무원들의 자긍심을 고취시키기에는 매우 미흡한 대안이라고 지적했다. ●해고시 인사위 동의 등 진일보한 내용도 새 개정령안에는 계약직 공무원의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 교육훈련 근거 규정을 마련하고, 해고시 관할 인사위원회 동의를 얻도록 하는 등 일부 진일보한 내용도 담겨 있다. 반면 휴직자 대체, 단기간 사업수행 등의 이유로 6개월 미만인 계약직 공무원을 채용하거나, 정부조직개편 등에 따라 다른 부처·부서에 재임용시 채용공고를 생략하도록 하는 방안도 포함돼 있어 행정편의적 발상이란 비판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행안부 관계자는 “상당 기간 업무공백이 생길 것을 우려해 이를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채용절차의 공정성이 훼손될 것이라고 우려한다. 그동안 계약직 공무원 채용에 있어 공직 내부에서 점 찍어둔 인력에 대한 ‘생색내기식’ 채용공고가 비일비재했는데 채용공고 생략을 합법화할 경우 편법채용이 판을 치게 될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현재 계약직 채용공고 기간은 10일이다. 법을 개정하면 이 기간 만큼 채용기간이 단축되지만 이후 서류 제출, 면접 등은 동일하게 진행된다. 이럴 경우 지인들의 평가 결과에 따라 선발될 확률이 높은 것 아니냐는 질문에 행안부측은 “그럴 수밖에 없다.”고 답변했다. 서원석 한국행정연구원 수석위원은 “업무공백이 우려된다면 미리 공고를 통해 최소화하면 된다.”면서 “개정안은 행정편의적인 발상으로 편의상 공고를 생략해, 기존 인력을 그대로 쓰겠다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꼬집었다. 특히 이번 개정령안은 계약직 공무원들의 신분 불안을 해소시키거나 우수한 민간 인력을 공직에 유도하는 데도 효과가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행안부 관계자는 최대 5년의 계약이 만료된 계약직 공무원들은 재채용시 100% 신규 채용 절차를 밟아야 하며, 공직에서 근무한 기간에 대한 가산점 등 인센티브가 전혀 없다고 밝혔다. 또 영리목적의 민간 근무나 공직에서 두 가지 일을 병행(겸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계약직 신분 불안 해소에도 효과없어 전문계약직 다급인 한 공무원은 “5년 후 재채용 과정에서 다시 ‘다급’으로 채용될지 ‘나급’으로 승급될지 기준도 없고 현행 ‘동일직종 겸직 불허용’ 지침에 따라 미래도 불안정할 수밖에 없다.”면서 “해당직에서 최선을 다하고 경쟁력을 확보해도 5년 후에 다시 생계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라며 답답해했다. 전문계약직 나급인 공무원도 “그동안 열심히 일해 왔는데 기간 만료와 함께 다시 처음부터 신규 채용절차를 밟아야 해 엄청난 부담과 절망감을 느끼고 있다.”고 호소했다. 서 수석위원은 “계약직이더라도 업무수행능력이 우수하면 재채용시 가산점을 주거나 보수 인상, 또는 승진이 가능하도록 해 유능한 인력을 공직으로 유도하는 융통성을 발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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