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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 살길 찾아… ‘진보’의 재구성 시동

    대선 패배 이후 민주통합당이 외연 확장을 위해 중도 쪽으로 한 걸음 이동하면서 제1야당과 차별화할 공간이 생긴 진보정당들이 진보 정체성 확립을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지난해 민주당이 ‘좌클릭’하면서 진보 안에 온갖 정치 지향이 담기는 애매한 상황이 연출됐다면 대선 이후로는 야권 스스로 살길을 찾아 빠르게 다원화하는 모습이다. ‘진보의 재구성’이 시작된 셈이다. 진보정의당은 6일 모호하기만 했던 당의 정체성을 ‘서민 대중 정당’으로 설정했다. 노동에 기반을 두고 소외 계층을 대변하면서도 민주노동당 때와 같은 제한적 ‘계급 정당’은 지양하겠다고 밝혔다. 보편적 복지 실현으로 사회적 공감대를 얻는 ‘대안 야당’의 위치를 확고히 한다는 방침이다. 노회찬 공동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무리하게 정체성을 섞어 통합하기보다는 각각의 분명한 정책적 정체성을 중심으로 야당은 야당답게, 진보는 진보답게 설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조준호 공동대표는 “민주당과 확연히 다른 모습으로 2단계 창당이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새누리당, 민주당과는 필요에 따라 연대·협력할 계획이다. 첫 단추로 진보정의당은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 측에 여야정, 노사, 시민사회가 참여하는 ‘경제민주화 실천을 위한 사회연대협의회’ 설치를 제안했다. 노 공동대표는 “박근혜 정부와 일자리·복지 문제 해결을 위한 전략 동맹을 맺을 자세가 돼 있다”고 밝혔다. 안철수 전 서울대 교수 측과도 정책적 유사성이나 협력할 부분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관계를 맺기로 했다. 다만 통합진보당과는 “당분간 별 관계가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진보정의당은 당원을 확대하고 내용을 갖춰 가급적 상반기 내에 2단계 창당을 완료할 계획이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열린세상] 미래지향적 정부조직을 기대하며/강정석 한국행정연구원 규제평가연구부장

    [열린세상] 미래지향적 정부조직을 기대하며/강정석 한국행정연구원 규제평가연구부장

    새 정부 출범을 3주가량 앞두고 있다. 그간 인수위는 많은 일을 수행해 왔지만, 가장 큰 관심은 역시 정부조직 개편이다. 정부조직은 새 정부가 구상하는 정책과 전략의 큰 틀을 엿볼 수 있는 토대이기 때문이다. 이제 정부조직 개편에 관한 논의는 국회로 넘어갔다. 아마 앞으로 다루어야 할 논의는 크게 세 가지로 압축할 수 있을 것이다. 우선 기능과 영역의 설정이다. 어떤 부처가 무슨 일을 하느냐다. 통상기능의 담당부처에 관한 문제라든가, 정보통신을 다루는 전담부처의 설치 등이 주요 쟁점이다. 이런 쟁점들은 규제와 진흥 기능의 분리, 가외성과 효율성의 조화 등 여러 기준에 의해 다루어질 것이다. 문제는 이에 관한 정답을 아무도 갖고 있지 않다는 데 있다. 이해·주장·논리가 엇갈릴 것이고, 장점이 아닌 단점만 취하는 중도적 대안의 함정에 빠질 수도 있다. 이 과정에서 유념할 점은 한 단계 더 높고 한 칸 더 넓은 시야를 갖추는 노력이다. 국회는 전통적으로 집단과 계층의 이해를 집약적으로 대변하는 곳이지만 정부조직의 구성만큼은 정파와 집단, 지역을 넘어서야 할 것이다. 하나 더 유념할 점은 미래 환경의 변화를 내다보는 개편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정통부 부활 논쟁의 핵심은 정보기술(IT)과 스마트 환경이 생태계적으로 구성되는 상황에서 과거처럼 정부 주도의 정보통신산업 정책이 향후에도 유효한가를 따져야 한다. 결국 정부가 해야 할 일과 할 수 있는 일을 당장의 시각이 아니라 미래의 시각에서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 정부조직의 명칭과 위상의 설정도 긴요하다. 일견 단순한 문제처럼 보이지만 부처의 역할과 정책 우선순위 등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명칭은 수행할 기능과 대상영역을 우선순위에 맞게 집약적으로 보여주어야 한다. 실제로 식품기능이 중요하다면 부처 명칭에 포함되는 게 오해를 막고 향후 정책결정의 올바른 틀을 구성하는 토대가 될 수 있다. 최근 기상청이 기상기후청으로 명칭을 변경하자고 제안했는데, 장기적으로 기후변화 관련 업무가 큰 역할을 할 것이어서 바람직해 보인다. 문제는 기후변화와 관련된 업무가 다른 여러 부처에서도 주요 현안인 경우가 많아 이에 대한 논란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이다. 기능과 우선순위를 명확히 하면서 소모적인 정책 주도권 다툼으로 이어지지 않게 하는 열린 마음과 혜안이 절실한 때다. 마지막으로는 어떻게 일할 것인가, 즉 조정과 협력의 틀을 어떻게 가져가느냐다. 이는 상대적으로 소홀히 다루어지는 감이 없지 않다. 물론 이런 논의를 조직 개편 시기에 기대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내적인 운영의 문제도 함께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특히 세종청사가 출범한 이후 정부의 대내외적 소통과 협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따라서 정부 내적으로 부처 간 조정체계를 강화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외적으로는 국회와 행정부의 관계를 고려해야 할 것이다. 국회와의 관계는 지금까지 제대로 논의된 적이 거의 없다. 국회의 본질적인 임무를 고려하면 행정기관들이 수시로 국회와 접촉하고 설명하는 등의 절차는 반드시 있어야 한다. 그러나 현재 국정감사나 대정부 질문 방식 등은 수십년 전과 비교해 거의 달라지지 않았다. 국정운영의 성과를 제고하기 위해 고쳐야 할 부분도 적지 않다. 정권 교체기의 조직 개편은 신화(myth)일 수도 있고, 필연일 수도 있다. 선진국과 달리 유독 우리나라에 정부조직 개편이 잦은 것은 사회 전반적인 안정성과 역동성이 다르기 때문이다. 국민들이 정부에 거는 기대의 폭과 깊이 또한 서구 선진국에 비해 훨씬 더 강하다. 1970년대 이후 압축성장의 기억은 정부가 무엇인가 주도하길 기대하게 만드는 경향이 있다. 즉, 정부조직이 지속적으로 변화하는 것은 그만큼 공공부문에 대한 기대치가 높고 그 내용 또한 지속적으로 바뀌기 때문일 수도 있다. 활력은 불안정성을 전제로 하는 것이기도 하다. 앞으로 전개될 국회의 논의 과정에서 나라 전체의 미래를 위하여 어떤 게 가장 바람직한 것인지에 대한 합리적이고 열린 토의가 이루어지길 기대해 본다.
  • 野 “총리 직속 통상교섭 독립기구 만들자”

    야권이 외교통상부의 통상교섭 기능을 산업통상자원부로 이관하는 정부조직법 개정안에 대해 반대 의사를 명확히 하는 한편 통상교섭 독립기구 설치를 당론으로 가닥 잡았다. 하지만 해당 상임위별로 소속 의원들의 주장이 엇갈리고 있어 전형적인 상임위 이기주의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정부 조직 개편안 처리를 위해 여야 협의체에 참여 중인 우원식 민주통합당 원내수석부대표는 5일 CBS 라디오에 출연, “미국 무역대표부(USTR)처럼 독립적인 통상교섭본부를 만들어 총리 직속으로 하자”고 제안했다. 그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사례를 봐도 많은 나라가 독립적인 통상본부를 갖고 있다”면서 “이번 기회에 그렇게 변화시키는 것도 아주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지난 4일 외교부와 인수위가 통상 기능 이관 논란을 두고 정면충돌하는 등 신·구 권력 갈등으로 비화되자 이에 대한 대안 차원으로 미국의 사례를 든 것이다.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발목만 잡는 게 아니라 대안을 제시하는 건전한 야당의 이미지를 보여 주는 효과도 노린 듯하다. 이언주 민주당 원내대변인도 “통상 기능의 산업통상자원부 이관은 재검토돼야 한다”면서 “통상 기능은 미국 등 해외의 경우처럼 국무총리 소속의 ‘통상교섭처’로 독립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와 지식경제위원회 소속 야당 의원들은 정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다. 외통위 소속 의원들은 통상 기능 이관에 대부분 반대했지만, 지경위 소속 의원들은 찬성 입장이다. 외통위 소속 우상호 민주당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에서 “어제 외통위 여야 의원들의 일치된 목소리는 지경부와 붙여서 산업통상자원부로 가는 것은 절대 안 된다는 것이었다”고 전했다. 반면 지경위 소속 홍의락 민주당 의원은 지경위 전체회의에서 “산업통상자원부는 투명하고 지속가능한 통상교섭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통상 기능 이관에 찬성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정부조직개편 입체 분석] (7·끝)쟁점 진단·대안 모색 전문가 좌담

    [정부조직개편 입체 분석] (7·끝)쟁점 진단·대안 모색 전문가 좌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마련한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4일부터 본격적인 국회 심의 절차를 밟는다. 새 정부의 조직개편안은 국회 각 상임위원회에서 정부와 행정부처의 역할과 규모에 대한 첨예한 논쟁을 거쳐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벌써부터 각 부처들은 자신들의 기득권 유지 및 확장을 위해 치열한 물밑 로비전에 착수, 치열한 논리싸움과 여론전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서울신문은 3일 정부조직법의 올바른 개정을 위해 전문가들과 함께 대안을 찾는 좌담회를 가졌다. 5년 전 ‘이명박 정부’의 정부조직 개편 작업을 실무적으로 이끌었던 정남준 전 행정안전부 차관과 강제상 경희대 행정학과 교수, 서영복 행정개혁시민연합 사무총장 등 전문가들은 책임총리제 확립을 위해서 헌법에 보장된 국무위원 제청, 해임건의권의 실질적 행사는 물론 장관의 진퇴에 총리가 직접 영향을 미칠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새 정부 조직개편안은 경제부총리 부활, 미래창조과학부 신설, 해양수산부 부활 등이 기본적인 내용이다. 이번 조직개편안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는. -정 전 차관 정부 조직개편의 정답은 없다. 결국 시대 상황과 국민 요구에 맞춰 필요에 따라 5년마다 부처 개편이 논의되는 것이다. 당초 공약보다 이번 개편안은 조정 폭이 줄어든 것 같다. 위헌 소지는 있지만, 경제부총리 부활은 경제를 총괄하는 책임장관으로서 의미가 있다. 민감한 경제 이슈가 대통령에게 바로 전가되는 문제도 차단될 수 있을 것이다. -강 교수 과거 정부가 신자유주의적으로 접근했다면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선거 때 ‘공동체주의’를 많이 말했다. 이번 정부 조직개편안이 모두가 어떻게 하면 잘 살 수 있는지, 공동체주의에 맞는지 봐야 하는데, 아직 전문성을 기초로 한 기능주의에서 벗어나지 못한 측면이 있다. 또 융합 개념도 많이 들어가야 하는데 빠져 있다. 정부가 기능주의적으로 갈 수밖에 없다면 누군가는 조정 역할을 해야 한다. 이 역할은 청와대와 국무총리실이 할 수밖에 없다. 청와대의 기능을 정책 대상과 목표를 중심으로 다시 한번 분류하고 선도가 아닌 조정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면 좋겠다. -서 총장 ‘견제와 균형’을 너무 소홀히 한 것으로 보인다. 다극적 ‘컨트롤타워’ 중심의 불균형, 쏠림현상, 비효율 등도 우려된다. 인수위가 짧은 활동기간 조직개편을 서두르다 보니 배경 설명이나 문제점 극복의 필요성, 대안의 타당성 등을 국민에게 충분히 설명하지 못했다. →보수 정부인 박근혜 정부가 오히려 ‘큰 정부’를 지향하는 모습이다. 맞는 방향인가. -정 전 차관 ‘큰 정부냐, 작은 정부냐’ 논란은 의미가 없다. 공직생활을 통해 보면 정부 규모는 사인과 코사인 곡선처럼 반복된다. 정부의 규모보다 운영이 중요하다. 조직개편은 정치·사회·문화 등이 모두 균형을 이뤄야 하는데 이번 개편은 경제학자들이 주도하다 보니 경제논리에 쏠린 측면이 있다. 자연과학자와 경제학자는 1 더하기 1은 2라고 생각하는데 실제 보면 0이 되기도 하고, 5도 되고, 10도 된다. 이런 논리도 스며들어야 한다. →아무래도 최근 경제위기라든지 외부 여건 때문이 아니겠는가. -정 전 차관 경제 문제가 중요하기 때문에 ‘경제마인드’로 갈 수밖에 없다. 하지만 부처 설계와 국정운영은 다르다. 국정운영은 종합적인 시각이 중요하다. -서 총장 부처 수가 늘어난다고 꼭 ‘큰 정부’는 아니다. 그래도 정부 전체 수준에서 돌이키기 어려운 반영구적 지출 행위인 인력 증원과 직급 상향 조정은 피해야 한다. 법과 원칙을 강조하면 ‘규제’ ‘정부개입’이 많아질 개연성이 큰데, 그만큼 ‘큰 정부’가 될 수도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강 교수 정부의 규모를 갖고 논의할 게 아니라, 정부가 ‘어떤 역할을 할지’와 ‘그 역할에 대해 어떻게 반응할지’가 중요하다. 조직개편 초기에는 모두들 관심을 갖고 시끄럽다가 이후에는 흐지부지되는 경향이 있다. 이제부터 무엇을 하고, 어떻게 인사를 하고, 인사에 대한 역할과 책임을 어떻게 나눌지 등 논의가 필요하다. 정책의 효과가 1년 뒤에 오는 게 맞는지, 10년 뒤에 오는 게 맞는지에 대한 판단도 보통 정치 논리로 가다 보니 흐지부지되는데 이를 참을성 있게 보면서 유연하게 대하는 것이 중요하다. →당선인이 부처 이기주의 타파를 강조했다. 이번 조직개편이 부처 간 이기주의 타파와 융합행정 구현이 이뤄질 수 있도록 마련됐다고 보나. 아울러 책임총리제에 대해 제안할 것이 있다면 말해 달라. -강 교수 그렇게는 잘 안 돼 있다. 현재 부처가 기능주의로 구분돼 있는데, 각 부처가 존재 이유를 내세우면 부처 이기주의를 막을 방법이 없다. 각 부처에서 다른 부처와 업무를 잘 조정했는지를 중요한 평가요소로 만들면 부처 이기주의를 없앨 수도 있다. 노무현 정부 때 이런 매뉴얼이 있었는데, 현 정부에서 없어졌다. -정 전차관 대통령제에서 컨트롤타워는 결국 청와대다. 책임총리제를 한다고 해도 부처에서 (총리가) 영이 안 설 수 있다. 총리실 인력으로 한계도 있다. 예컨대 김대중 정부 때부터 장관이 청와대 수석으로 가는 역행 현상이 생겼다. 수석이 차관급이어도 대통령의 의중이 실리니 각 부 장관을 조정할 수 있다. ‘국무조정실’이 말은 참 좋지만 어려울 것이다. 총리가 헌법에 보장된 국무위원 제청, 해임건의권을 실제로 행사하느냐에 책임총리제는 좌우될 것이다. 총리가 장관의 진퇴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각료들이 느끼면 총리에게 꼼짝 못한다. →가장 주목을 받고 있는 미래과학창조부(미래부)의 성공 조건과 과제는 무엇이라고 보나. -강 교수 미래부는 선도가 아닌 지원의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 연구개발(R&D), 정보통신사업 등을 정부가 100% 주도할 수 없다. 지원하는 조직으로만 남는다면 ‘공룡부처’라는 의혹도 희석할 수 있다. 더불어 미래부가 모든 것을 다 가져갈 때 어떻게 견제와 균형을 할지에 대한 논의가 앞으로 필요하다. -정 전 차관 정부의 역할은 동전의 양면과 같아서 부처가 생기면 간섭과 규제를 한다. 미래부가 신설되고 간섭하기 시작하면 과학기술계가 자율적으로 일할 수 있겠는가. 연구 현장에는 없으면서, 위만 바라보는 ‘과학기술 귀족’만 만들 수 있다. 또 재정지원에서 배분 문제가 생길 것이다. 예상을 배분할 때 과거처럼 ‘돈잔치’ ‘나눠먹기식’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 -서 총장 단기적·가시적 효과 창출에 대한 강박증을 경계해야 한다. 협력조정, 연계체계 구축에 특별히 힘써야 한다. →외교와 통상 분리 여부도 논란이 첨예하다. -정 전 차관 외교는 본질이 아니라 수단이다. 지원업무라는 의미다. 세계 주요 국가들이 산업통상형 시스템을 갖고 있다. 외교통상형은 캐나다 정도다. 외교부는 전체 국익을 위해서 한반도 평화, 외교역량 강화 등에 집중하고 각 부처의 지원업무를 해주면 된다. IMF 사태의 원인으로 지목됐던 재정경제원처럼 힘이 한곳에 쏠리면 문제가 생긴다. -강 교수 외교와 통상이 함께 있으면, 통상이 ‘종’(縱)으로 가는 것이 문제였다. 통상을 지식경제부로 보낸다고 하니 자기 자리가 없어진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해양수산부를 어디에 설치할지도 논란이다. -서 총장 지역갈등을 잠재우고, 해양과 국토, 수산과 농림, 물류 업무 연계성, 행정 효율성 등을 고려하면 세종시로 가는 게 맞다. -강 교수 부산에 설치하면 분점을 세종과 서울에도 둬야 할지 모른다. →국회 논의가 시작됐다. 혼선·혼란을 피하고 잘 마무리하기 위한 대안은 무엇인가. -정 전 차관 각자의 ‘생사’를 건 로비가 치열할 것이다. 관련 단체를 동원해 국회의원에게 압력도 행사할 것이다. 역대 조직개편 관련 공청회를 열어서 한 번도 성공한 적이 없다. 정말 공익의 관점에서 판단해야지 목소리 큰 사람이 이기면 안 된다. -서 총장 정부교체기에 특히 많이 등장하는 이해관계자들의 기관 신설이나 인력증원 주장을 경계해야 한다. 기존의 법제, 행정절차, 인력, 예산으로도 할 수 있다는 자세가 중요하다. 객관적인 조사연구 자료를 공개하면서 공론화해야 하고 이 과정에서 공익을 위한 대안을 찾을 수 있다. →공직사회의 분위기도 어수선하다. 마지막으로 공직사회가 안착하기 위한 방안에 대해 말해 달라. -정 전 차관 김영삼 정부 이래 새 정부 출범과 조직개편이 몇 차례 반복되며 공무원들 사이에서는 어느 정도 학습효과가 생겼다.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정권 교체 시 ‘점령군’ 행세하는 것이 오히려 문제를 일으킨다. 특정 부처나 지자체장 등 공직 경력을 거친 대통령이 취임하면 그 기관 출신들이 인사 담당 부서에 포진해 점령군처럼 위화감을 조성한 사례가 반복돼서는 안 된다. 공직자는 국민이 선택한 새로운 정부를 위해 일한다. 껴안아 주기를 바란다. 전직 관료로서 하고 싶은 말이었다. 사회 오일만 정치부 차장 정리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안석 기자 ccto@seoul.co.kr
  • [기고] 대학 특성과 정부조직의 기능분담/유지수 국민대 총장

    [기고] 대학 특성과 정부조직의 기능분담/유지수 국민대 총장

    국가와 조직은 환경에 맞춰 끊임없이 변화해야 한다. 그래야 살아남을 수 있다. 대한민국은 나름대로 성공적인 진화를 거듭, 다른 국가가 부러워하는 국가가 됐다. 새 정부의 대통령직인수위원회도 변화에 적응하는 국가와 정부를 만들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도 미래를 위한 연구개발 투자를 통해 선도기술을 만들겠다는 취지다. 옳은 방향이다. 다만 걱정스러운 것은 정부조직 부처 간의 역할·기능·담당분야와 같은 각론적인 면에서 어떻게 정리가 될 것인가이다. 조직개편은 세 가지 측면에서 이뤄져야 한다. 첫째, 현재 방향이 각 부처의 핵심 역량에 맞는 것인가? 둘째, 부처의 개편이 가치창출로 이어지는가? 마지막으로 개편이 시너지효과를 만들어 낼 것인가이다. 교육부와 미래창조과학부의 역할과 기능도 이런 기준에서 검토돼야 할 것이다. 인수위에서는 산학협력에 관한 것은 모두 교육부에서 미래창조과학부로 이관하는 대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대학은 엄밀한 의미에서 연구보다는 교육에 더 중요성을 두고 있다. 산학협력도 기술혁신보다는 연구·교육과 연계돼 있다. 간혹 미국의 실리콘 밸리와 스탠퍼드대학이 협력해 세계를 놀라게 하는 ‘파괴적 혁신’을 만들어 내는 것을 우리는 부러워한다. 그러나 미국의 우수대학은 상상을 초월하는 대학 인프라·인력·전담조직·재원을 갖고 있다. 엄청난 자원을 바탕으로 새로운 기업을 만들 수 있는 파괴적 혁신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스탠퍼드대학의 연간 예산은 4조 5000억원이다. 반면 우리나라 대학은 미국 우수대학에 비해 훨씬 열악한 자원으로 연구와 교육을 수행하고 있다. 따라서 대학에 파괴적 혁신을 통한 신기술 개발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대부분의 대학은 학생들의 취업 혹은 창업과 연계된 인재육성, 그리고 이를 위한 연구과제 수행이라는 이른바 교육중심·수반연구의 특성을 갖고 있다. 즉, 산학협력이 인재 육성·학생 취업·창업 지원과 분리될 수 없다. 교육부는 나름대로 취업·교육·연구의 연계에 관해 대학을 어떻게 유도하고 어떤 방식으로 평가하는지에 대한 노하우와 핵심역량을 지니고 있다. 현재까지 키워진 역량을 모두 지워버리고 새로운 부처에서 새로 시작하게 하는 것은 매우 신중히 검토해야 할 사안이다. 인수위는 교육부가 정책수립과 평가, 미래창조과학부가 재정을 지원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한다. 이도 가치 창출이나 시너지효과 면에서 부정적 결과가 나오는 것은 아닌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 대학평가와 재정 지원은 일체화돼야 가치가 창출되고 시너지효과를 얻을 수 있다. 평가와 지원은 단일부처에서 시행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미래창조과학부에 미래기술과 관련된 모든 연구개발투자의 조정자 기능을 맡기는 것은 맞다. 과거에도 연구개발투자를 과학기술의 이해도가 깊은 조직에 맡기려는 시도가 있었으나 성공하지 못했다. 인수위는 기존의 실패를 되풀이하지 말아야 한다. 조직개편의 성공요소는 기능 분담이다. 인수위의 고민 속에 핵심역량·가치창출·시너지효과의 기준이 들어 있으면 하는 바람이다.
  • 전과 10범 탈북자에 ‘꿈’ 선물한 검·경

    북한의 이른바 ‘꽃제비’ 출신인 김모(28)씨는 2007년 한국 땅을 밟으며 기대에 부풀었다. 초중등 검정고시에 합격하고 탈북자 대안학교인 여명학교에 다니며 새 삶을 시작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탈북 과정에서 다친 코, 눈, 머리뼈 등을 수술하면서 빌렸던 400만원이 발목을 잡았다. 편의점과 식당을 가리지 않고 아르바이트를 했지만 가난은 숨막히게 조여 왔다. 결국 2010년 살고 있던 임대아파트 보증금 750만원을 대부업체에 압류당하고, 이듬해 노숙자로 전락했다. 김씨는 2011년 10월 서울 양천구의 PC방에서 요금을 내지 못해 경찰에 체포됐다. 지난 14일에는 서울 성동구 PC방에서 27시간 이용료 2만 4800원 낼 돈이 없어 다시 수갑을 찼다. 이미 같은 전과가 10개나 더 있던 탓에 구속됐다. 그는 “PC방이 따뜻해서 오래 머물렀다”면서도 “남한테 피해를 끼치기 싫어 음식은 시켜먹지 않았다”고 담담하게 답했다. 경찰조사 결과 김씨는 새터민의 인터넷 커뮤니티에 구직 글을 올리고 며칠 뒤 PC방에서 답글을 확인하며 끊임없이 재기를 노리고 있었다. 딱한 사연을 접한 성동경찰서 수사과·보안과는 사방에 수소문해 숙식이 가능한 관내 의류업체에 일자리를 구해줬다. 서울 동부지검 형사4부의 담당검사와 수사관은 수배 해제를 위해 벌금 450만원을 대신 내줬다. 한명관 동부지검장도 사비로 30만원을 내놨다. 동부지검은 31일 검찰심의위원회를 열어 만장일치로 김씨의 구속을 취소하고 기소유예처분하기로 결정했다. PC방 주인은 조건 없이 합의서와 탄원서를 썼다. 김씨는 석방됐다. 그는 “한국에서 이런 삶을 살 줄은 상상도 못했다. 기회를 준다면 창피하지 않은 사람으로 살기 위해 다시 시작하고 싶다”며 벅찬 눈물을 쏟았다. 조은지 기자 zone4@seoul.co.kr
  • 비과세 축소·지하경제 양성화로 재원 확보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28일 ‘직접 증세’ 없이 대선 공약의 재원을 마련하겠다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박 당선인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고용복지분과 국정과제 토론회에서 비과세·감면 조정과 지하경제 양성화 등으로 공약에 필요한 재원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박 당선인은 지하경제 양성화 문제와 관련 “조세정의 차원에서도 반드시 해야 되는 일이라면 부처 간 정보를 공유하면서 노력하면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게 그 안에서 가능하겠느냐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지하 경제만 해도 국내총생산(GDP)의 24%라고 하지 않느냐”면서 “의지만 갖고 정부에서 노력한다면 이런 재정은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대선 공약인 복지확충을 직접 증세 없이 세출 구조조정이나 간접증세 등으로 달성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금융정보분석원(FIU)의 금융거래정보는 금융위원회의 반대에도 국세청에 정보접근권이 고스란히 넘어갈 가능성이 커졌다. 박 당선인은 300조원 이상으로 추정되는 ‘지하경제’를 양성화해 세원을 확보해야 한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류성걸 경제1분과 간사는 “(지하경제를) FIU를 통해 양성화하도록 국세청·관세청이 세부 계획을 내부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고, 박 당선인은 “이번 기회에 좀 확실하게 잘 살펴달라”고 당부했다. 반면 납세자연맹은 지하경제 양성화를 위해 새 정부가 추진 중인 국세청의 FIU 정보 접근 확대안에 대해 반대 입장을 내놨다. 연맹 측은 이날 보도자료에서 “국세청의 FIU 정보 접근을 확대하면 금융거래를 위축시켜 오히려 지하경제 활성화를 부추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하경제 주체들은 애초부터 현금거래가 많은 데다 FIU 정보 접근을 확대하면 금융거래가 포착되는 것을 꺼려 오히려 더 숨을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여겨서다. 또 소득·의료비·보험료·신용카드 등 납세자의 온갖 정보를 갖고 있는 국세청이 금융정보까지 보유하면 정치적 목적의 세무조사와 사생활 침해 등의 더 큰 문제를 낳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朴 “양질의 일자리 창출 기준으로 부처 예산 배분”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28일 일자리 대책과 관련해 예산 배분에서도 부처별로 얼마나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했는지를 기준으로 삼는 방안을 제안했다. 박 당선인은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 금융연수원 인수위 사무실에서 열린 고용복지분과 토론회에서 “고용률 70% 달성은 고용노동부만의 노력으로 할 수 없으니 범정부 차원에서 실질적인 대안을 마련해달라”며 이같이 밝혔다고 인수위가 서면 브리핑에서 전했다. 박 당선인은 또 “좋은 인재들이 많이 있는데 서로 연결이 안 되고 있으며 인재들을 효율적으로 연계해야 하는데 그게 안 되고 있다. 일자리와 관련해 미스매칭(불일치)이 참 심각하다”고 강조했다. 박 당선인은 스티브 잡스의 아이폰을 거론하며 “무슨 특별하게 새로운 기술을 집어넣은 게 아니라 이런 기술, 저런 기술 흩어져 있는 것을 딱 모아서 아주 엄청난 부가가치를 올리고 완전히 다른 게 됐다”면서 “(일자리도) 잘 연계되고 기존 것이 업그레이드되게 하면 시너지가 크다”고 지적했다. 이는 구직자와 구인자가 제대로 연결되지 않는 미스매칭 현상이 ‘일자리난’의 근본 원인이라는 인식을 드러낸 것이다. 이에 따라 새 정부는 종합적인 구직자 데이타베이스(DB)를 구축함으로써 고용시장의 미스매칭을 줄이는 데에 초점을 둘 것으로 예상된다. 박 당선인은 토론회에서 자신의 국정목표인 ‘고용률 70%, 중산층 70%’를 거듭 강조하면서 “과거처럼 단순하게 일자리 몇 개 만들었다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질 좋은 일자리를 창출하는게 중요하다”면서 “소득에 별 도움이 안 되는 일자리 많이 만들어 봤자 고용률이 늘어났다고 해서 중산층이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학벌 위주의 평가 관행을 깨기 위해 스펙초월 채용시스템, 국가직무능력표준 제도도 적극 도입해달라고 강조했다. 비정규직 대책과 관련해선 ▲비정규직 차별금지 ▲고용불안 해소 ▲사회보호 강화 등을 3대 원칙으로 제시하면서 “세 가지 측면에서 개선책을 찾아주고 공공부문부터 철저하게 지켜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옛날에 우리나라가 100억 달러 수출하고 1인당 소득 1000달러 시대로 가겠다고 하니까 그때 ‘도저히 불가능한 목표를 세워 놓고 한다’고 그러면서 우리나라의 3대 웃음거리였는데 다 이루지 않았느냐”라며 “부처 간 최선의 연계를 하면 이뤄낼 수 있다”면서 공약이행 의지를 재확인했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정부조직개편 입체 분석] “안전엔 동의… 식품산업 발전엔 회의적”

    전문가들은 식품안전을 공약으로 제시한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방향에는 동의했다. 하지만 산업적 측면에서 볼 때 농림수산식품부에서 식품·수산 분야가 분리되는 것은 규제 위주 정책의 강화를 의미한다고 우려했다. 특히 향후 ‘처’로 승격되는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생산에서 유통, 소비까지 복잡하게 얽힌 식품 정책을 원활하게 조율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 회의적인 반응도 나타났다. 김용휘 세종대 식품공학과 교수는 “식품안전에 대한 통일적·효과적 대응이 가능할 것”이라고 이번 조직개편을 평가했다. 하지만 김 교수는 “식약처는 규제와 안전 위주의 정책을 펼칠 텐데, 식품산업 발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농업과 수산업이 1차산업이라면 식품은 2차, 3차 산업인데, 이에 대한 정책이 없다”고 밝혔다. 또 과거 참여정부에서 추진됐던 식품안전처와 달리 의약품 안전 정책이 분리되지 않은 점도 문제로 지적했다. 김 교수는 “식약청은 약대 출신 등 약학전문가들이 전통적으로 힘을 가진 조직”이라고 말했다. 양승룡 고려대 식품자원경제학과 교수도 식품안전을 총괄할 수 있는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는 의견에는 찬성했다. 하지만 식약청의 ‘처’ 승격이 대안이 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양 교수는 “식약청은 식품 생산 단계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이나 실무적 경험이 없다”면서 “자칫 비전문가들이 행정적인 논리로 식품안전 문제에 접근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식품정책은 정책적 측면과 정치적 측면 등이 균형을 이뤄야 한다”면서 “식약청은 식품안전과 위험 등의 문제를 평가·진단할 수는 있어도 전체적으로 관리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양 교수는 식약처의 대안으로 ‘국가식품위원회’와 같은 위원회 형태를 제시했다. 그는 “전체를 총괄하는 기능은 필요하다”면서 “각 부처가 현재의 역할을 하도록 놔두고 정치적 관점에서 진흥과 안전을 조율할 수 있는 위원회를 총리실 산하에 두는 것이 적절하다”고 제안했다. 이번 조직개편으로 농업 정책이 소홀해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송종태 경북대 응용생명과학부 교수는 “이명박 정부는 농업과 식품을 합쳐 부가가치를 높이자는 방향을 갖고 있었지만, 새 정부의 방향은 다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1차산업의 중요성이 기본적으로 유지돼야 한다”면서 “그렇지 않으면 장기적으로 식량안보 문제 등 예기치 못한 상황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안석 기자 ccto@seoul.co.kr
  • 박재완 “환율전쟁 대응준비 완료”… 토빈세 다시 솔솔

    박재완 “환율전쟁 대응준비 완료”… 토빈세 다시 솔솔

    외환시장을 겨냥한 당국의 발언 수위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글로벌 환율전쟁’에서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외환시장은 당국이 내놓을 추가 조치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23일 서울 중구 소공동 조선호텔에서 열린 경총포럼 직후 기자들과 만나 “(외환 변동성 완화) 대책은 준비가 다 됐다”고 공언했다. 다만, 발표 시점은 아직 말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 발언이 전해지면서 달러당 원화는 전날보다 3.90원 오른 1066.20원을 기록했다. 원·엔 환율도 오후 3시 21분 현재 전날 대비 100엔당 11.35원 오른 1208.69원을 기록, 13일 만에 1200원을 넘어섰다. 미국, 일본, 유럽연합(EU) 등이 경기 부양을 위해 돈을 대량으로 풀면서 원화가치는 상대적으로 가파르게 올라가고 있다. 박 장관은 전날 일본 중앙은행이 내놓은 ‘무제한 돈 풀기 정책’에 대해 “단기 (경기) 부양에는 도움이 되지만 국채 이자 상승 등 중장기적으로 비용을 유발하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우리나라 경제수장이 이웃 일본의 통화정책을 비판한 것은 매우 드문 일이다. 다음 달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장 회의에서도 박 장관은 비슷한 발언을 할 예정이다. 선진국의 돈 풀기 정책에 맞서 우리 정부가 쓸 수 있는 추가 카드로는 ‘거시건전성 3종 세트’ 강화가 꼽힌다. 은행의 자기자본 대비 선물환 보유액 비율인 선물환 포지션 한도를 더 축소하고, 외국인 채권투자 과세 강화, 외환 건전성 부담금 요율 인상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선물환 포지션은 운용 방식을 바꿀 가능성도 있다. 포지션 한도를 직전 1개월 평균에서 1주 평균이나 매 영업일 잔액 기준으로 바꾸는 방안이다. 역외선물환(NDF) 시장 규제 방안도 거론된다. 국제 투기자본(핫머니)의 단기 외환거래에 부과하는 세금인 ‘토빈세’(금융거래세) 도입과 관련해서는 정부는 여전히 “고려 대상이 아니다”라고 선을 긋고 있지만 가능성은 열려 있는 상태다. 앞서 독일, 프랑스, 스페인 등 EU 11개국은 지난 22일(현지시간) 금융거래세 도입에 합의했다. 이에 따라 이들 국가는 모든 주식 및 채권거래에 대해 거래 대금의 0.1%를, 파생상품 계약에 대해 0.01%를 세금으로 물릴 방침이다. 재정부 고위관계자는 “(토빈세가) 전 세계적으로 도입된다면 우리도 대안으로 삼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는 30일 금융연구원이 주최하는 외환시장 대책 세미나에서 토빈세 논의도 이뤄질 전망이다. 정부의 ‘바람잡기’로 보는 시각도 있다. 한편, 박 장관은 새 정부의 경제정책 방향을 축구에 비유하며 ‘부양책’ 필요성을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박 장관은 “그동안은 경제 위기로 수비에만 치중했지만 이젠 공격도 하고 적진에 기습침투하는 방향으로 경기를 운영해도 좋겠다”면서 “여기서 공격이란 정책적 노력을 통해 경제활력을 부추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다시 개천에서 용 나는 사회를] ④ 교육 마이너리티의 그늘

    [다시 개천에서 용 나는 사회를] ④ 교육 마이너리티의 그늘

    국내 학교의 교실에는 4만 9000명의 ‘반쪽’ 한국인이 생활하고 있다. 우리나라를 새 터전으로 삼은 다문화 가정과 새터민(탈북자) 학생들이다. 해마다 늘어나는 국내 다문화·새터민 아동·청소년들은 우리 사회의 ‘희망’인 동시에 ‘화약고’다. 아이들이 우리 사회에 잘 적응해 중추적 역할을 하도록 잘 키우기 위해서는 교육이 유일한 해답이다. 23일 오전 10시 서울의 한 다문화 청소년 대안학교. 중학교 2학년인 민아(13·가명)양은 보충수업을 하며 교실에서 친구들과 수다를 떤다. 재잘거리며 해맑게 웃는 모습이 영락없는 여중생이다. 하지만 1년 전만 해도 아이의 얼굴에는 웃음기가 없었다. 한국인 아버지와 아프리카 이민자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민아는 일반 중학교에 다닐 때 친구들로부터 “깜둥이”라는 폭언과 조롱에 시달렸다. 참다 못한 아이는 칼로 손목 등 온몸을 자해했다. 부모는 아이를 대안학교로 전학시킬 수밖에 없었다. 학교에서 다문화 학생들을 괴롭히는 가장 큰 문제는 다문화 가정을 바라보는 보통 학생들의 왜곡된 시선이다. 철없는 아이들은 자신과 다른 모습을 한 친구를 ‘잘못된 사람’으로 여기고 차별하고 따돌리는 경우가 많다. 다문화 학생들을 가르쳤던 한 교사는 “중국 출신 엄마를 둔 여학생에게는 ‘중국년 꺼져’라고 하며 의자를 빼 넘어뜨리고, 몽골 출신 엄마를 둔 아이에게는 ‘너네 나라에 가서 말이나 타라’며 조롱하고 때리는 등 심각한 일을 겪었다”면서 “다문화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학교 수를 늘리는 등 양적 정책으로 해결될 수 없는 인식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국내에서 나고 자란 다문화 아동·청소년보다 더 큰 문제를 겪는 학생은 한국말이 서툰 중도입국 자녀다. 결혼·취업 등을 위해 한국에 온 부모를 따라 입국했지만 언어나 문화장벽 탓에 입학을 거절당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이희영 다애 다문화학교장은 “현행법상 중도입국 학생 입학은 조건 없이 받아야 하지만 일선 학교들은 ‘적응이 어려울 것’이라고 학생과 학부모에 부담을 줘 입학을 사실상 거부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다문화 부모들도 당장 살림살이 걱정에 아이들에게 신경 쓰지 못한다. 충청 지역에 사는 민수(12·가명)군의 부모가 그렇다. 베트남 출신 엄마와 한국인 아버지 사이에서 난 민수는 까무잡잡한 피부 때문에 ‘초콜릿’이라고 불리며 놀림당하기 일쑤다. 한국어에 익숙지 않아 성적도 신통치 않다. 하지만 부모는 먹고살기 빠듯한 탓에 아이 교육은 ‘나 몰라라’다. 의욕적인 교사가 학부모 상담을 요청했으나 민수 엄마는 기본적인 한국어조차 못해 대화도 제대로 못 나눴다. 지구촌 사랑나눔 이사장인 김해성 목사는 “교육과학기술부, 여성가족부 등 정부의 여러 부처가 다문화 학생을 지원하지만 중구난방”이라면서 “실질적 지원을 위한 체계적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새터민 학생들도 다문화 학생들과 비슷한 어려움을 겪는다. 지난해 봄 중국을 통해 한국에 들어와 초등학교 6학년으로 진학한 김재진(가명·13)군은 한 학기 만에 학교를 그만뒀다. 심리 적성검사 결과 김군의 자살 충동 지수가 교내에서 가장 높게 나온 게 계기였다. 충격을 받은 김군의 어머니가 탈북 청소년을 위한 대안학교에 도움을 요청했고 김군은 학교를 옮겼다. 김군은 북한에서 한국의 초등학교에 해당하는 소학교에 등록했지만 생계 때문에 거의 다니지 못한 채 한국에 왔다. 특히 영어는 전혀 배운 적조차 없어 좀처럼 따라가지 못했다. 새터민 아이들은 문화적 차이에 따른 어려움도 겪는다. 만화책이나 연예인이 뭔지 모르는 김군은 친구들과의 대화에 끼지 못했다. 영양 부족으로 또래보다 체구도 작아 2~3살 어려보였다. 무엇보다 담임교사 역시 김군을 어떻게 도와줘야 할지 모른 채 우왕좌왕했다. 조금 더 자란 대학생들도 적응에 어려움을 겪기는 마찬가지다. 서울의 한 대학 정치외교학과에 재학 중인 정재인(24·가명)씨는 17세 때인 2006년 한국에 들어온 뒤 특별전형을 통해 대학에 입학했지만 대학 수업을 따라가는 게 버겁다. 한국에서 나고 자라 12년간 정규 교육을 받은 한국 학생들과 견줘 기초 지식에서부터 떨어지기 때문이다. 취업 과정에서 이들이 느끼는 부담은 훨씬 크다. 높은 어학 점수나 자격증, 대외활동 등 ‘스펙’으로 무장한 한국 학생들과의 취업 경쟁에서 밀려날까봐 불안하다. 장학금은 받지만 생활비를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다 보면 스펙 관리도 쉽지 않다. 문제는 이러한 교육 격차가 벌어져 고용 격차로 고착화되면 계층 간 격차가 벌어지고 소외받는 새터민의 불만이 커져 심각한 사회 갈등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는 점이다. 이강주 탈북청소년교육지원센터 팀장은 “탈북 청소년을 받은 일선학교에 이들을 위한 교육 체계 및 전문 인력이 제대로 마련되지 못해 교사들도 우왕좌왕하는 현실”이라면서 “일선학교 및 대학에서 새터민 학생들을 위한 멘토링 및 재능기부 프로그램 등을 확충해 이들에 대한 맞춤형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조은지 기자 zone4@seoul.co.kr
  • 직원들 ‘멘붕’인데 장관은 연일 현장시찰 ‘시끌’

    직원들 ‘멘붕’인데 장관은 연일 현장시찰 ‘시끌’

    “왜 저러나.” 최근 서규용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이 무리하게 현장시찰을 고집해 조직 안팎에서 이런저런 불만이 터져 나온다. 현직 장관들은 40여일 남은 새 정부 출범과 함께 교체가 유력해 그동안 벌여놓은 일을 정리하는 정도로 역할을 줄여나가는 게 보통이다. 때문에 이런 서 장관의 남다른 행보에 “전시행정”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총선 출마를 고려하고 있다는 해석도 있다. 17일 농식품부에 따르면 서 장관은 지난 4일엔 충북 청원의 딸기작목반과 보은의 한우유전자원센터를, 11일에는 경북 고령의 개실마을과 구미 원예생산단지를 방문했다. 16일엔 경기 광주의 새싹재배농가를 찾았다. 특별한 사안이 없는 일상적 현장방문이다. 다음 달 1일에는 기자단과 농정현장 방문도 추진하고 있다. 선임부처인 기획재정부 장관조차 국무회의·물가관계장관회의 등 정해진 일정만 수행하면서 ‘조용히’ 지내는 것과 대조된다. ‘끈 떨어진’ 장관의 현장 방문을 해당 지방자치단체들도 반기지 않는다. 대놓고 반대할 수는 없지만 껄끄럽다는 반응이다. 올해 장관이 방문한 한 지자체 관계자는 “장관이 오면 기본적으로 준비해야 할 것이 있다”며 “평소 같으면 반겼겠지만 곧 그만둘 장관이 특별한 사안도 없는데 왜 찾아왔는지 의아하다”고 말했다. 서 장관 측은 “임기 말에 흔들림 없이 현장을 찾는 것은 오히려 칭찬 받아야 할 일 아니냐”고 항변했다. 농식품부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정부 조직계획안에 따라 수산 기능은 해양수산부에, 식품 기능은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내주며 조직이 반토막날 처지다. 한 공무원은 “직원들은 ‘멘붕’(정신적 혼돈 상태)인데 장관만 혼자 한가한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공무원은 “부처 간 힘겨루기에서 우리 부가 완패했는데 장관은 뭐했나”면서 “분하고 자존심 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농림축산부는 축산이 농업에 속한다는 기본 상식이 부족한 상태에서 나온 명칭”이라면서 “윗분들이 당선인 측에 기본 설명만 잘했어도 이렇게는 안 됐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소순창 건국대 행정학과 교수도 “3월 이후 행보를 준비하는 것으로 오해받을 수도 있다”며 “지금 장관들은 이번 정부를 돌아보고 문제점·대안 등을 준비해야 한다. 그래야 차기 장관에게 정확하게 조언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세종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 종교계 수장들 올 한 해 운영 계획과 과제를 말하다

    종교계 수장들 올 한 해 운영 계획과 과제를 말하다

    해마다 이때쯤이면 종교계는 여느 사회단체, 기관과 마찬가지로 한 해 종단 운영과 신행에 대한 기본 방향과 실천 방안을 마련해 공표한다. 성직자는 물론이고 신자들도 종단 차원의 운영 계획과 신행 방향에 관심을 갖기 마련이다. 올해도 종단별로 특수성을 감안한 당면 과제 해결, 수습에 대한 천명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 15일부터 17일까지 차례로 기자들과 만난 자승 조계종 총무원장, 김영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총무, 남궁성 원불교 교정원장의 간담회 내용을 요약한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자승 조계종 총무원장 종단 선거제도·승려 복지 등 쇄신안 곧 집행 “대승불교의 시대적 면목을 바로 갖추고 국민과 함께 수행할 것입니다.” 자승 총무원장은 제33대 집행부의 임기가 마무리되는 해인 만큼 그동안 중점적으로 추진해 온 대사회 활동 강화와 종단 쇄신에 주력할 뜻을 먼저 밝혔다. 그래서 ‘세상과 함께하며 희망을 만들겠다’는 서원을 소개했다. “이웃과 아픔을 함께하며 사회적 평등과 정의 실현을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그 추진 과제로는 ▲실직 가장, 장애인, 청소년, 다문화 가정을 위한 특화 템플스테이 프로그램 강화 ▲노동자 심리 치유센터 설치 및 운영 ▲아프리카 케냐에 학교 개설 ▲전통 사찰의 세계유산 등재 추진과 활용 방안 연구 등을 내놨다. 특히 “이번 설에는 용산 참사와 쌍용차 관련 구속자들이 특별사면돼 가족, 동료와 함께할 수 있기를 간절히 기원한다”며 새 정부에 대해 “사회적 평등과 정의 실현을 위한 구체적이고 분명한 대책을 세워 달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종단 내부의 문제와 관련해선 1차 쇄신 과제를 집행, 점검하는 한편 승가 청규와 선거제도, 종단제도, 법계직무제도, 호법제도, 승려 복지에 관한 쇄신안을 곧 완성해 집행하겠다고 약속했다. 종단쇄신위원회가 준비 중인 2차 쇄신안이 완성되면 종도들의 의견을 모아 집행에 나설 방침이다. 사찰 재정 공개, 사찰 운영위원회 활성화 등도 중요한 사업이다. 승려 도박 파문 이후 주목됐던 거취와 관련해선 “아직 임기가 10개월 남았기 때문에 거취에 대해 말하는 것은 종무 행정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즉답을 피했다. ◆김영주 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총무 교회 덩치 키우다 오만…공공성 회복이 우선 “우리의 목소리가 다른 진보 시민사회단체와 다를 바 없었던 적도 많았습니다. 종교단체답게 ‘이렇게 하라’는 명령조 대신 ‘우리가 먼저 이렇게 살겠다’는 자기 고백을 앞세워 나가겠습니다.” 김영주 NCCK 총무는 사회 현안에 대한 발 빠른 대응도 중요하지만 먼저 자기 반성을 토대로 보다 실질적이고 깊이 있는 정책 대안을 제시하는 데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 뻔한 구호보다 교회가 먼저 실천한 후 사회에 권고하겠다는 의지의 천명이다. “한국 교회가 덩치를 키우다 보니 오만해지고 긴장감이 없어졌다”는 김 총무는 올해를 ‘교회의 공공성 회복 원년의 해’로 정했다며 반성해야 할 ‘10대 과제’를 소개했다. ▲목회자 납세 ▲교단 금권선거 ▲교회 재정 투명성 ▲목회자 대물림 ▲교회 간 균형 발전 ▲해외 선교 ▲교회 간 연대 ▲교회의 지역화 등이 그것이다. 무엇보다 “교회가 성장을 위한 무한 경쟁에서 벗어나 공공성을 회복하고 사회의 신뢰를 되찾아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특히 목회자 세습과 관련해선 “기독교 정신은 이 세상 모든 것을 하나님이 내게 잠시 맡긴 것으로 여기는 ‘청지기 정신’인 만큼 ‘목회자 대물림’은 비성서적”이라고 비난했다. 기독교적 가치관에 입각해 시민단체와 차별화되는 내용을 추진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지난해 정부 예산 분석을 토대로 정한 핵발전소 확대, 환경 파괴 등의 의제 15개에 대해서도 계속 관심을 두고, 앞으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예산을 꾸준히 분석해 사회 전반의 정책 등을 면밀히 짚어 보는 작업을 해 나갈 방침입니다.” ◆남궁성 원불교 교정원장 봉사활동 결집과 인재 양성 등 내실 다질 것 “원불교 성업 100주년 행사를 차질 없이 치르고 도약의 새 100년을 알차게 준비해야 할 것입니다.” 남궁성 원불교 교정원장은 우선 3년 후인 2016년 원불교 성업 100주년을 가장 신경 쓰면서 그와 병행해 원불교 교단의 내적인 성숙과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17일 다짐했다. ‘100년 성업봉찬으로 결복교운 열어 가자’는 교정 표어를 소개한 남 교정원장은 그 슬로건을 위한 으뜸 교정 방침으로 소통과 화합, 공의와 합력을 강조했다. “지금 우리 사회에서 큰 관심을 모으고 있는 화두인 소통과 화합은 원불교 안에서도 중요한 과제입니다. 교역자뿐만 아니라 모든 교도가 합심해 화합과 공의를 다져야 할 것입니다.” 그간의 원불교 교역자 생활을 되돌아본 결과 대사회 봉사와 인재 양성이 가장 중요하고 시급한 과제임을 절감했다. 교정원장은 그동안 흩어졌던 대사회 봉사, 특히 해외 봉사 활동을 결집해 주도할 세계봉공재단을 하반기 중 창설할 수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그와 더불어 다문화 가정과 북한 교화, 종교 간 다양한 협력 운동도 우선 과제로 꼽았다. 무엇보다 인재 양성은 가장 주력해야 할 부분이다. 예비 교역자 교육 시스템을 손질하고 출가 교무들의 재교육이며 재가 전문 인력 발굴 육성에 적극 나설 방침이다. 올해 하반기 중 1년간의 단기 교육을 거친 신도(만 60세 이하)에게 6~12년간의 교화 업무를 담당할 자격을 주는 기간제 전무출신제도도 시행한다. “모든 삶과 현실은 모두 나 자신이 스스로 씨앗을 뿌린 결과라는 ‘인과보응’ 진리에 눈떴으면 합니다. 모든 국민이 남의 탓을 하는 게 아니라 나의 마음을 바로 보자는 운동을 펼쳤으면 합니다.”
  • 美, 한·일·EU와 ‘서비스 무역장벽 제거’ 새 협정 추진

    미국 정부가 한국, 일본, 유럽연합(EU) 등과 서비스 분야의 무역장벽을 허무는 무역협정을 새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론 커크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15일(현지시간) 의회에 보낸 서한에서 “90일 안에 스위스 제네바에서 20개 주요 무역 대상국을 상대로 서비스 분야 교역을 촉진할 수 있는 새로운 무역협정 협상을 개시할 것”이라면서 “서비스의 국제적 공급을 막거나 방해하는 장벽들을 없애고 예측 가능성과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고 밝혔다. USTR가 명시한 20개국은 한국, 일본, 타이완, 홍콩, 파키스탄,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멕시코, 칠레, 콜롬비아, 코스타리카, 파나마, 페루, EU, 아이슬란드, 이스라엘, 노르웨이, 스위스, 터키 등이다. 이들 국가는 전 세계 서비스 산업 규모의 3분의2를 차지한다. 중국, 인도, 브라질, 러시아 등 신흥국들은 협상 대상에서 빠졌다. 이들 20개국은 국제서비스협정(ISA) 구상에 참여하고 있는 나라들이다. ISA는 다자 간 무역 구상인 도하개발어젠다(DDA) 협상이 지지부진해진 이후 지난해 2월부터 대안으로 논의되기 시작한 다자 간 서비스 부문 무역 활성화 구상이다. 따라서 USTR의 이날 발표는 제네바에 본부를 둔 세계무역기구(WTO)를 통해 ISA 체결을 본격 추진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2011년 기준 전 세계 서비스 교역 규모는 8조 달러(약 8468조원)에 이른다. ISA가 체결된다면 한·미, 한·EU,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과 겹치는 문제가 생긴다. 이 경우 ISA와 FTA 중 더 광범위하게 장벽 철폐를 규정한 쪽이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각국의 이해관계가 각양각색이어서 ISA의 체결까지는 험로가 예상된다. 우리나라도 중국 등 신흥국의 불참으로 뺏는 시장보다 뺏기는 시장이 더 많다는 계산이 나온다면 협상에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대외경제연구원(KIEP)은 ISA 발효 15년 뒤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이 0.6% 증가할 것이란 연구결과를 최근 발표한 바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3월부터 미국 등 각국과 ISA 협상 틀(프레임워크) 마련을 위해 일곱 차례 논의를 진행해 왔으며 절차에 따라 오는 24일 공청회를 열기로 했다고 외교통상부 관계자가 이날 밝혔다. 공청회 후 대외경제장관회의 의결과 국회 외교통상위원회 보고 등의 절차를 거쳐 본격적인 협상에 참여하게 된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서울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사설] 인수위, 보안과 소통 균형 맞춰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본격 활동에 들어가면서 ‘불통’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인수위 구성 과정에서 지적된 ‘밀실 인사’ 논란이 인수위 활동 개시와 함께 ‘철통 보안’으로 이어지면서 ‘깜깜이 인수위’라는 비아냥을 자초하는 모습이다. 지난 11일부터 시작된 정부 부처 업무보고만 해도 인수위는 각 분과별 논의 내용은 말할 것도 없고 부처의 보고내용조차 대부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설익은 정책들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와 국민들에게 혼란과 혼선을 주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는 취지라고 한다. 윤창중 인수위 대변인이 자신을 ‘인수위 안의 단독기자’라 칭하며 “저 말고 익명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한 내용은 결과적으로 오보가 될 것”이라고 호언하는 모습은 실소마저 자아낸다. ‘조용한 인수위’는 분명 옳은 방향이다. 과거 우리는 인수위가 넘치는 의욕을 주체하지 못해 구상 단계의 정책들을 확정된 것인 양 마구 쏟아내 결과적으로 국민들에게 혼란을 안겨준 기억을 갖고 있다. 인수위가 마치 점령군이라도 된 듯이 정부 관계자들을 불러 호통을 치는 모습에 눈살을 찌푸린 적도 여러 번이다. 업무보고에 앞서 인수위원들이 돌아가며 일어서서 정부 관계자들에게 자신을 소개하는 지금 모습은 겸양의 인수위 상(像)을 바로 세운다는 측면에서 바람직한 태도라 할 것이다. 그러나 보안과 소통의 경계를 인수위가 제대로 헤아리지 못하는 모습은 유감이 아닐 수 없다. 정부 보고만 해도 국민은 현 정부가 내놓은 현실 진단과 문제점 등을 통해 ‘박근혜 공약’의 허실을 가늠할 기회를 원천적으로 차단당하다시피 하고 있다. 명백히 알 권리를 침해당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인수위와 차기 정부에도 결코 이롭지 않은 일이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강조해 온 협치(協治)의 개념과도 조응하지 않는다. 정부의 견해와 박 당선인의 공약을 비교하고 따져 사회 각 부문이 보다 나은 대안을 모색하고, 이를 통해 형성된 국민적 공감대를 바탕으로 새 정부가 원활하게 정책을 추진해 나갈 호기를 스스로 걷어차고 있는 것이다. 그제 불거진 최대석 외교국방통일분과 인수위원의 돌연한 사퇴에 대해 ‘일신상의 이유’라며 뭉개듯 넘어가는 것도 온당치 않다. 인수위원은 엄연히 국민의 세금으로 활동하는 공인이다. 인선 과정에서의 검증 부실이 원인인지, 아니면 인수위원으로서 부적절한 행동이 있었던 건지 국민은 알 권리가 있고, 인수위는 밝혀야 할 책무가 있다. 공식 출범한 지 열흘도 안 된 인수위가 ‘유신 시대의 보도통제를 연상케 한다’거나 ‘언론에 대못을 친 노무현 정부보다 나을 게 없다’는 지적을 받는 상황은 여러모로 우려스러운 일이다. 정부 조직개편과 조각 등 앞으로 중차대한 과정이 남아 있다. 비판 여론을 겸허히 새겨 심기일전해야 한다.
  • 송석구 사회통합위원장, 사회갈등 완화 방안 제언하다

    송석구 사회통합위원장, 사회갈등 완화 방안 제언하다

    “날로 심화되는 양극화, 계층 갈등 완화가 박근혜 정부가 해결해야 할 발등의 불이다.” 송석구(72) 대통령직속 사회통합위원회(사통위) 위원장은 14일 “계층·이념·지역·세대 갈등 등이 뒤얽혀 사회 갈등을 한층 복잡하게 하고 있지만 최우선 순위를 둬야 할 부분은 계층 및 세대 갈등”이라고 강조했다. 오는 18일 임기를 마치는 송 위원장에게서 우리 사회의 갈등 현안과 차기 정부의 과제를 들어봤다. 송 위원장은 동국대와 가천의대 총장을 지냈고, 2010년 12월부터 사통 위원장을 맡고 있다. →사통위가 발족된 지 3년이 지났다. 성과를 든다면. -사회 통합은 오랜 시간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추진해야 하는 숙원 사업이다. 사통위가 여태 한 작업은 준비 단계였다. 국민이 사회 통합의 필요성을 절실하게 느끼게 된 것은 성과다. 사회 갈등 비용을 줄여야 선진국 진입과 지속 발전이 가능하다는 공감대를 갖게 됐다. 우리는 계층·지역 문제 등 이익 집단 간의 갈등이 커지는 상황에서 환경 문제 등 가치 갈등도 함께 확산되는 갈등 증폭 시대에 살고 있다. →위원회 활동에 어려움이 있었다면. -다문화가정이나 북한 이탈주민 지원을 위한 행정 체계가 부처별로 나뉘어 있어 종합 대책 마련이 힘들었다. 부처 이기주의로 통합적인 컨트롤 타워 구축이 쉽지 않았다. 나와 다른 생각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소통 자세의 부족도 어려움이었다. 소통을 위해 대화 기회를 제도적으로 제공해야 한다. 소통 방향은 현장으로 향해야 하고, 소통의 초점은 소외된 사람들에게 맞춰야 한다. 인수위가 기초노령연금 확대, 골목상권·자영업자 보호 등을 통해 약자에 대한 배려 의지를 표명해 기대된다. →사회통합을 위해 박근혜 정부가 해야 할 시급한 과제는. -양극화, 계층 갈등 극복을 우선 순위에 놓고 일자리 확대를 위한 실제 조치에 들어가야 한다. 교육제도 개혁·기술교육 확산을 통해 패자부활전을 가능케 하고, 직업훈련체제 강화로 평생교육의 틀을 마련해야 한다. 빈부 격차가 심화되면서 빈곤층은 꿈과 희망을 잃고 하루하루 어렵게 살고 있다. 노력하면 더 나은 상태로 갈 수 있는 사다리도 찾아볼 수 없다. 소외 계층에 대한 배려가 사회통합의 핵심이다. ‘동서’ 균형, 뒤틀어진 산업화 유산 극복, 재벌과 중소기업 간 소통 강화도 빼놓을 수 없다. 재벌들은 절제의 미덕을 보여야 하고 ‘국민의 것을 맡고 있다’는 의식 전환을 해야 한다. 기성세대가 젊은이에게 져 줘야 세대 갈등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고, 대통령과 정부는 국민을 이기려 해선 안 된다. 사회통합을 위해 팔 걷어붙이는 대통령을 기대한다. →용산 사태, 쌍용자동차 해고자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하나. -상생과 ‘윈·윈’에서 해법을 찾자. 법리로만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겠나. 용산 문제에서도 경찰이 사망하는 등 가해자와 피해자가 있지만 현상을 넘어선 동기 제공자가 누구인지 보자. 동기 유발은 공권력에서 나왔다. 절박한 상황에 처한 이들을 막다른 길로 몰진 말아야 한다. 유연성을 베푸는 게 좋겠다는 취지의 말이다. 그것이 통치다. 통치 행위에 “아 그렇구나” 하는 공감이 이뤄져야 국민이 따른다. 사통위는 현안에는 뛰어들지 않았다. 자문기구로서, 현안을 맡은 정부와의 불협화음을 우려해서다. 이런 고민 속에 재개발 제도 개선을 위한 ‘도시재정비 촉진 특별법’ 개정안도 사통위 노력으로 마련됐다. 지난해 시행된 이 개정안은 재개발 사업의 공공성·투명성을 강화하고 상가 영업의 적정 보상을 주요 내용으로 했다. →다문화 및 탈북가정의 증가에 따른 갈등 해법도 제시했는데. -결혼 이민자 20만명 등 국내 거주 외국인이 145만명을, 결혼이민자 자녀도 10만명을 넘었다. 북한 이탈주민도 2만 5000명이나 된다. 이들이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고 소외계층으로 고착될 때 사회 갈등과 불안정이 커지게 된다. 프랑스 인종 폭동을 예로 들 수 있다. 선제적인 통합 방안 마련이 절실하다. ‘국제결혼 표준 약관’ 시행과 졸업 후 기능사 자격증도 함께 얻을 수 있는, 다문화가정 자녀를 위한 대안 학교인 ‘다솜학교’가 지난해 3월 서울과 충북 제천에서 문을 연 것도 이에 대한 대책의 하나다. →위원장으로서의 보람과 성과를 든다면. -16개 시·도에 지역 협의회를 구성해 각 지역 및 지방·중앙 간 소통의 틀을 만든 것이나, 지역 현안에 대한 의견수렴을 위해 전국 29개 도시에서 진행된 334차례의 지역 간담회와 2만여명이 참가한 소통 아카데미, 노인과 젊은이들이 역할을 바꿔 함께 참여한 ‘청춘 다방’과 ‘생활의 달인 교실’ 프로젝트들은 계속돼야 할 소통의 촉매제다. 대학시간강사 제도 개선, 근로 빈곤층에 대한 고용보험료·연금보험료 지원 사업, 사회통합지수 개발 등도 진작 이뤄져야 할 일들이었다. 공익법인 재산 출연 시 상속·증여세를 비과세로 하고 개인 기부 비과세 대상을 30%로 올린 것 등도 나눔 확대를 위해 더 발전시켜 나가야 할 사안이다. 논의가 확산된 국가공론위원회 제도는 새 정부에서 꼭 실현돼야 한다고 본다. 새 정부에서 사회통합 작업이 한 단계 더 구체화되고 더 많은 발굴을 위해 보다 많은 관심을 기대하고 주문한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이슈&이슈] “역사 재조명·전시 축제 등 3개 분야 8개 사업 추진중”

    [이슈&이슈] “역사 재조명·전시 축제 등 3개 분야 8개 사업 추진중”

    “부산직할시 승격 50주년을 맞아 다양한 기념행사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박맹언(59) 부산직할시50년기념사업 추진위원장은 13일 “올해는 부산의 지난 50년을 돌이켜 보고 부산가치의 계승과 발전을 통해 미래 100년을 준비하는 뜻깊은 해”라며 ”이를 기념하기 위한 학술행사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음은 박맹원 추진위원장과의 일문일답. →어떤 행사들이 준비돼 있나. -부산발전 중심 가치 발견사업 등 3개 분야 8개 사업을 추진한다. 현재 계획 중인 기념사업은 과거 50년의 부산발전 과정 및 역사를 재조명하는 사업과 부산의 성장발전에 동력이 된 중심 가치를 발견해 선언하는 사업, 과거와 현재를 잇는 전시 축제 사업, 미래도약 100년 비전과 대안을 제시하는 사업 등 다양하게 추진하며 시민들과 함께하도록 꾸미고 있다. 부산스토리를 담은 창작 뮤지컬을 제작해 부산의 대표 브랜드 공연 상품으로 개발할 방침이다. →부산은 어떤 도시인가. -부산은 우리 오랜 역사에서 외세의 침입으로부터 나라를 지키는 파수꾼 역할뿐만 아니라 외국 문화를 받아들이는 관문이었다. 또한 해방과 6·25전쟁을 거치면서 귀국선을 타고 온 동포와 피란민의 안식처로서 우리나라 현대사의 어머니와 같은 따뜻한 품 안이었다. 전쟁의 폐허에서 국가 경제를 일으킨 수산과 공업의 전초기지로서 부산에서 출발한 산업화가 오늘의 대한민국을 이루는 초석이 됐다. 과거 원조를 받던 도시에서 지금은 원조를 주는 도시로 발전했다. →추진위 역할은. -위원회에서는 기념사업을 주관하고 행사의 주최로서 사업추진 방향 결정과 운영 등 기념사업에 관여한다. 기념사업이 성공적으로 개최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특히 부산이 미래라는 시간에 당당히 맞서는 도전 정신과 세계라는 더 넓은 공간을 마음껏 누빌 수 있도록 시민들에게 자긍심을 주는 데 전력을 다할 방침이다. →앞으로 부산이 나아갈 방향은. -새 정부 출범 함께 급변하는 환경에 대응할 발전 전략을 가다듬어 해양수도 부산의 가치를 세계에 펼쳐 나가야 한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기고] ‘창조 경제시대’ 콘텐츠 중심 사고가 필요하다/김재하 서울예술대학교 산학협력단장

    [기고] ‘창조 경제시대’ 콘텐츠 중심 사고가 필요하다/김재하 서울예술대학교 산학협력단장

    최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본격적으로 가동됨에 따라 차기 정부의 정부조직 개편 방향에 대한 관련 부처와 이해 당사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정보·미디어 전담조직 신설 적극 검토”라는 대통령 당선자의 공약 실행 방안을 위해 이른바 정보통신기술(ICT) 전담조직을 부처 형태로 신설해야 한다는 주장이 대두되고 있다. 5년 전 정보통신부가 해체돼 해당 업무가 분산됨으로써 한국의 IT경쟁력 지수가 2007년 3위에서 2011년 19위까지 떨어졌다는 문제의식에서 비롯된 것 같다. 이에 따라 C(콘텐츠)-P(플랫폼)-N(네트워크)-D(기기)와 관련된 모든 정책기능들을 모아 하나의 부처에서 담당한다면 ICT 산업의 경쟁력이 회복될 수 있다는 처방을 내놓고 있는 것이다. 일견 그럴듯하게 들리기도 하지만, 콘텐츠 산업 진흥이라는 관점에서 바라보면 두 가지 맹점을 지니고 있다고 하겠다. 먼저 플랫폼과 네트워크의 경쟁력을 좌우한다고까지 평가되는 콘텐츠 산업은 사회 전반의 모든 영역과 관련이 있는 만큼 모든 정부 부처의 정책과 연관되어 있다는 점이 간과되고 있다. 즉, 방대한 영역의 콘텐츠 산업 특성상, 콘텐츠와 관련된 모든 정책 기능들을 하나의 부처에서 담당하는 것보다는 관련 부처들 간에 보다 효율적인 협업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현실적인 대안이다. 두 번째로 우리 문화콘텐츠 산업의 눈부신 성장세에 힘입어 막대한 경제적 파급효과가 창출되고 국가 이미지 제고 및 외국 관광객 유치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 현실임에도 불구하고, IT 경쟁력 지수 저하 문제만 지나치게 강조되고 있다는 점이다. 대규모 시설투자와 신속한 의사결정을 요구하는 ICT 산업과의 차별화가 요구되는 문화콘텐츠 산업은 개개인의 독특한 개성과 상상력 등 창작 역량을 기반으로 성장한다. 이러한 문화콘텐츠 산업의 성장을 위한 새로운 정책방향이란 것이 고작 문화콘텐츠 진흥까지 담당하는 ICT 전담조직의 신설이라는 논리에는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다. 고도화된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다양한 미디어 플랫폼들이 혁신적인 디바이스들과 연결되어 풍성한 콘텐츠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콘텐츠 산업 중심의 사고가 필요하다고 본다. 새로운 정부가 다양한 계층의 격차 해소는 물론 젊은 층 일자리 창출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는 만큼 이를 위해서도 콘텐츠 산업의 생태계와 특성을 고려, 정부 부처 간의 효율적 거버넌스 체계 구축 방안이 시급히 마련되어야 한다. 전 세계는 지금 소프트 파워를 성장의 핵심동력으로 삼아 국가 간 경쟁력과 경제 회복에 주력하고 있다. 새로운 정부에서는 콘텐츠 산업의 특성을 간과한 채 단일한 컨트롤 타워를 세워 일사불란하게 진두지휘하면 모든 문제가 잘 해결될 것이라는 과거의 패러다임에 갇혀 있는 것은 아닌지 뒤돌아보는 지혜를 발휘하기를 기대해 본다.
  • 다시 불붙은 신공항 유치전

    남부권 신공항 유치 논의가 또다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대구시의회 남부권 신공항 추진위원회는 9일 시의회에서 남부권 신공항 조기 건설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어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대선 공약인 신공항 사업 계획을 세워 달라고 촉구하는 청원서를 이날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전달했다. 청원서에는 울산시의회, 경북도의회, 경남도의회 남부권 신공항 추진위원장들도 동참했다. 배지숙 대구시의회 남부권신공항 추진 특별위원장은 “신공항은 국가의 중대 사업”이라면서 “지역 간 밥그릇 싸움으로만 볼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대구·경북 상공회의소와 남부권 신공항 시·도민 재추진위원회도 오는 23일 대구 상공회의소에서 신공항 건설 문제를 놓고 토론회를 열기로 했다. 지역 정치권은 물론 상공계와 시민단체 대표 등 500여명을 초청했다. 토론회에는 대구, 경북, 경남, 울산 등 각 지역 전문가들이 참석해 남부권 신공항 건설의 당위성을 부각하고 새 정부에 남부권 신공항 추진 로드맵을 제시할 예정이다. 또 기존의 부산 가덕도와 경남 밀양 외에 새로운 입지도 제안하기로 했다. 이는 영남권 5개 광역단체가 양분돼 가덕도와 밀양을 주장할 경우 정부의 신공항 건설 계획에 부담을 줘 무산될 수도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새 입지로는 경남 창원시 대산면 등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대산면은 밀양 하남읍과 낙동강을 사이에 두고 있는 데다 그동안 부산에서 지적한 부분들을 보완할 수 있어 최선의 대안이라는 것이다. 남부권 신공항 추진위는 앞으로 울산, 경북, 경남 등지를 돌며 순회 강연회를 개최해 신공항 열기를 이어 가기로 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밀양과 가덕도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도 대상에 올려 후보지로 검증하는 게 바람직하다”면서 “정부가 전문가들에게 의뢰해 객관성과 공정성이 보장된 후보지를 제시하면 결정에 따르겠다”고 밝혔다. 부산시는 신공항이 가덕도로 확정될 것으로 보고 올해 입지 확정에 이어 2024년 준공한다는 신공항 로드맵까지 마련했다. 또 수억원을 들여 발주한 ‘가덕도 신공항 타당성 조사 연구용역’ 결과를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다. 부산시는 가덕도 공항이 건설될 경우 신항, 대륙 횡단 철도와 연결되는 글로벌 물류 허브 구축을 성장 동력으로 삼는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 남부권 신공항 범시도민추진위원회 관계자는 “그동안 지역 갈등을 우려해 신공항 건설 논의를 자제해 왔다. 새 정부 출범과 함께 신공항 후보지도 조기 지정돼야 한다”고 밝혔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4개 분야 전문가 없는 ‘아카데미 인수위’

    구성원의 3분의2에 이르는 16명이 교수 출신으로 꾸려져 이른바 ‘아카데미 인수위’라는 별칭을 얻은 18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주요 분야의 전문가가 빠졌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새 정부의 주요 화두로 떠오른 일자리(고용), 금융, 검찰 개혁, 부동산 분야가 이에 해당한다. 이 때문에 차기 정부의 정책이 한쪽으로 편향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해당 분야 전문가들에게 휘둘리지 않고 주도적으로 개편안을 마련하겠다는 인수위의 방침 때문이라는 해석도 있다. 인수위가 꾸려진 이후 각계에서는 “일자리, 금융, 검찰 개혁, 부동산 전문가가 없다”는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인수위 분과에 해당 분야 전문가가 없으면 관련 기관 업무보고에서 기관의 논리에 인수위원이 휘둘리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등 노동계에서는 “인수위원 가운데 노동 현안을 새 정부의 국정 설계에 담아 풀어낼 전문가가 없다”고 지적했다. 손민중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도 9일 “고용복지분과의 안상훈 위원은 스웨덴 등 북유럽 복지 전문가이며 안종범 위원은 생애주기형의 일하는 복지 전문가지 금융 전문가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청년 고용, 중장년층 실업 문제를 비롯해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여성 고용 문제를 다룰 전문가가 인수위에 없다는 얘기다. 금융 분야는 더 심각하다. 금융계에서는 “물을 먹었다”는 표현이 나오고 있다. 경제1분과 류성걸 간사는 기획재정부 2차관 출신으로 예산 전문가다. 경제2분과 이현재 간사는 중소기업청장 출신으로 주로 중소기업을 살리기 위한 대안 마련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각 경제 분과 위원인 박흥석, 홍기택, 서승환 위원도 금융 전문가와는 거리가 멀다. 대검찰청의 중앙수사부 폐지 등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검찰 개혁 공약을 구체화할 검찰 출신 위원 역시 보이지 않는다.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출신의 법질서·사회안전분과 이혜진 간사로는 부족하다는 게 중론이다. 현안이 산적한 부동산 문제를 해결할 전문가도 인수위에 전무하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박 당선인의 부동산 공약이 체계적이지 않은 데다 인수위 내에도 어설픈 학자가 많아 현실이 반영된 부동산 대책이 나올 수 있을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한편 인수위는 국민 의견을 수렴하는 통로가 미흡하다는 지적에 따라 이날 뒤늦게 가칭 ‘국민제안센터’를 설치하기로 했다. 센터는 인수위가 입주한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국금융연수원의 입구에 있는 관리실 2층에 마련되며 늦어도 이번 주말쯤 문을 연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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