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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는 59세, 톨게이트 해고 노동자… 단 하루라도 정규직으로 살고 싶다

    나는 59세, 톨게이트 해고 노동자… 단 하루라도 정규직으로 살고 싶다

    “생일 축하합니다, 사랑하는 언니의 생일 축하합니다….” 지난 24일 밤 10시, 경북 김천 한국도로공사 본사 로비 농성장에는 생일 축하 노래가 나지막이 퍼졌다. 주인공은 만 59세가 된 톨게이트 수납원 조미경씨. 동료들이 정성껏 준비한 케이크와 치킨, 음료수까지 받아 든 조씨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20년 가까이 전북 진안톨게이트에서 일하다 해고된 그는 도로공사의 직접고용을 요구하며 차가운 바닥에서 몇 달째 쪽잠을 청하고 있다. 조씨는 “이제 농성장이 내 집 같고 동료가 가족 같다”면서 “복직해도 내년이면 정년퇴직해야 하는 나이지만 하루라도 좋으니 정규직으로 살고 싶다”고 말했다. 톨게이트 수납 노동자들이 도공 본사를 점거하고 벌이는 농성이 28일이면 50일째다. 지난여름 내내 청와대 앞에서 노숙 농성을 벌이던 노동자들이 지난달 9일 이곳으로 왔다. 경부고속도로 서울톨게이트 캐노피(지붕처럼 생긴 구조물)에서 고공 농성을 하던 이들도 합류했다. 도공은 외부인의 접근을 엄격히 막고 있다. 정문은 경찰 수십명이 지키고 있고 주차장으로 통하는 유일한 출입구는 사원증 확인을 거친 직원만 드나들 수 있다. 지난 9일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의 조건부 직접고용 중재안을 받아들인 한국노총 조합원들이 농성장을 떠난 뒤에는 민주노총 소속 노동자 150여명만 남았다. 90% 이상이 여성, 평균 연령은 55세인 해고 노동자들은 ‘외딴 섬’에서 싸우고 있었다. 남인천영업소에서 근무한 김미숙(50)씨는 “청와대 앞 천막에 비하면 벽도 있고 지붕도 있는 도공 본사는 호텔 수준”이라면서도 “실내에만 있으니 너무 갑갑하다”고 말했다.농성장에 들어서자 가장 먼저 꿉꿉한 냄새가 환영하는 듯했다. 곳곳에 주렁주렁 널려 있는 셔츠, 속옷, 양말, 수건 등 눅진한 빨랫감이 풍기는 냄새였다. 출입문은 물론 창문까지 막힌 건물 안은 햇볕이 들지 않고 환기도 이뤄지지 않는다. 이들에게 허용된 공간은 잠을 자는 2층과 화장실로 쓰이는 3층, 그나마 운동할 수 있는 4층이 전부다. 이모(48)씨는 “4층 벽을 따라 걸으면 한 바퀴에 400걸음, 25바퀴를 걸으면 1만보”라고 전했다. 농성장의 하루 일과는 오전 8시 20분 조회, 10시 아침 식사, 오후 2시 집회, 5시 저녁 식사, 6시 집회와 종례로 이뤄진다. 저녁 집회로 하루 일과가 마무리되자 목욕 바구니를 들고 화장실로 향했다. 세면대 앞에서 익숙하다는 듯 옷을 벗은 사람들이 바가지로 물을 받아 몸에 끼얹었다. 기자 옆에서 기다리던 한 여성이 “늦게 오면 찬물만 나온다”고 귀띔했다. 줄이 길어 결국 샤워를 포기하고, 침낭에 몸을 밀어 넣었다. 바닥에는 박스와 돗자리가 겹겹이 깔려 있었지만, 어디선가 계속 찬 기운이 올라와 등과 허리가 시렸다. 김씨는 “농성 첫날에는 어렵게 구한 박스조각에 새벽 내내 엉덩이를 댔다가, 허리를 댔다가 하면서 버텼다”면서 “더 추워지면 어떻게 버틸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새벽 6시, 눈이 저절로 뜨였다.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소리, 웅성거리는 소리에 신경이 곤두서 제대로 잠을 이루지 못했다. 이곳저곳에서 터져 나오는 기침 소리도 잠을 방해했다. 장미화(46)씨는 “환기가 안 돼 모두 기침을 많이 한다”면서 “기침이 터져 나올 것 같으면 입을 틀어막고 참는다”고 말했다. 식사도 여의치 않다. 하루 두 끼가 외부에서 반입되지만 늦게 가면 부족한 경우가 많다. 이날은 양상추, 콩나물무침, 김치에 된장국이 나왔다. 기자가 배식받을 차례가 됐을 땐 된장국은 국물만 남아 있었다. 해고 노동자들은 “잊혀지는 게 가장 두렵다”고 했다. 나경화(57)씨는 “대법원 판결 이후 금방 복직할 줄 알았다”면서 “사람들이 ‘떼쓴다’고 비난하거나 투명인간 취급하는 게 두렵다”고 말했다. 대법원은 지난 8월 이들이 제기한 근로자 지위확인 소송 상고심에서 ‘수납 노동자들의 용역업체 근무는 불법 파견으로 봐야 하고 도공의 직원으로 직접 고용해야 한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렸다. 하지만 도공은 “남은 재판에선 대법원 판결과 다른 결론이 나올 수 있다”며 일부 노동자만 직접고용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이들이 계속 싸우는 이유는 하나다. 여성 노동자로서의 삶을 지키고 싶기 때문이다. 전남 담양에서 근무한 정모(52)씨는 “수십년간 누군가의 엄마, 아내, 며느리로 살았는데 이제는 내 인생을 찾아 멋있게 살고 싶다”면서 “직접고용을 주장하는 건 노동자로서 더 안정적으로 생활하고 싶은 당당한 요구”라고 강조했다. 여성 노동자들은 좁은 농성장에서 우울함을 이겨 내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정씨는 “대충하지 말자는 생각으로 아침마다 화장도 하고 조회 때는 동료들과 ‘출근하자’고 말한다”면서 “모두 힘들지만 서로를 보며 의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민아(46)씨는 “농성 이후 이강래 사장과의 교섭은 한 번도 없었다”면서 “대법원 판결은 따르지도 않고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방안만 ‘중재안’이라고 제시하는데 그걸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겠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지칠 만하면 법원에서 우리 주장을 뒷받침하는 판결이 나온다. 최근에도 서울고법에서 근로자 지위보전 가처분 신청을 인용했다”면서 “결국 우리가 옳았음이 증명될 것이다. 절대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싸우겠다”고 말했다. 글 사진 김천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악뮤·장범준부터 TXT까지… 노래 제목 길어야 히트?

    악뮤·장범준부터 TXT까지… 노래 제목 길어야 히트?

    ‘긴 제목을 붙여야 히트한다?’ 22일 현재 국내 최대 음원 사이트 멜론의 일간 차트 1·2위를 장식한 곡은 모두 19자 제목을 갖고 있다. 악뮤의 ‘어떻게 이별까지 사랑하겠어, 널 사랑하는 거지’는 한 달째 1위, 장범준의 ‘흔들리는 꽃들 속에서 네 샴푸향이 느껴진 거야’(‘멜로가 체질’ OST·오른쪽)도 못지않게 장기간 상위권이다. 악뮤의 이찬혁은 지난달 새 앨범(왼쪽) 발매 간담회에서 “(동생) 수현이는 줄여서 ‘어사널사’라고 하지만 그렇게 줄일 거라면 애초에 길게 짓지도 않았다”며 “긴 문장 자체로 작품성이 있고, 완성형이라고 생각한다”고 소개했다. 차트 30위 안에는 거미의 ‘기억해줘요 내 모든 날과 그때를’, 임재현의 ‘사랑에 연습이 있었다면’, 먼데이 키즈의 ‘사랑이 식었다고 말해도 돼’ 등 10자가 넘는 제목들이 보인다. 긴 제목이 하나의 트렌드가 되는 모양새다. 문장형으로 완성된 제목은 주로 서정적인 발라드 장르에서 선호된다. 긴 제목으로 개성을 드러내는 동시에 짧은 시 같은 감수성을 표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긴 제목 히트곡의 가장 대표적인 가수는 밴드 잔나비다. 지난봄 발표한 ‘주저하는 연인들을 위해’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과거 발표한 ‘뜨거운 여름밤은 가고 남은 건 볼품없지만’ 등이 역주행했다. 길이가 무려 42자에 이르는 ‘사랑하긴 했었나요…’는 가사 앞부분을 모두 제목에 넣은 경우다.이런 현상은 가사 변화에 기인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도헌 대중음악평론가는 “과거에는 비유적인 가사를 쓰는 반면 최근에는 구체적인 상황을 설명하거나 비교적 직설적으로 표현하는 경우가 많다”며 “긴 제목은 현실 밀착적인 느낌을 줄 수 있고 제목만 들어도 어떤 이야기를 하는지 알 수 있기 때문에 선호하는 듯하다”고 설명했다. 긴 제목의 인기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지난 21일 신곡 ‘9와 4분의 3 승강장에서 너를 기다려’로 컴백한 보이그룹 투모로우바이투게더(TXT)는 “곡 내용을 가장 잘 표현하고 충분히 설명할 수 있는 제목”이라면서 “우리 팀의 독특한 색깔이 드러난 것 같다”고 했다. 이들은 지난 3월 데뷔곡 ‘어느날 머리에서 뿔이 자랐다’를 통해 아이돌 댄스곡으로는 이례적으로 긴 제목을 선보인 바 있다. 이석훈은 24일 ‘우리 사랑했던 추억을 아직 잊지 말아요’로 긴 제목 열풍에 동참한다. 이석훈은 “이별하면 떠오르는 게 추억이었다. 처음 나왔던 노랫말이 바로 제목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위너, 전곡 샘플러 영상 공개 ‘솔로+자작곡 수록’ [공식]

    위너, 전곡 샘플러 영상 공개 ‘솔로+자작곡 수록’ [공식]

    그룹 위너가 새 앨범 ‘CROSS’에 수록된 모든 음원을 맛보기 형태로 들을 수 있는 샘플러 영상을 공개했다.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는 22일 오후 4시 공식 블로그에 위너의 세 번째 미니앨범 ‘CROSS’ 전곡 샘플러를 게재했다. 앨범에는 타이틀곡 ‘SOSO’ 외 ‘OMG’, ‘빼입어 (DRESS UP)’, ‘FLAMENCO’, ‘바람 (WIND)’, ‘끄덕끄덕(DON‘T BE SHY)’ 등 총 6곡이 수록됐다. 타이틀곡 ‘SOSO’는 이별 후 아픔이 휘몰아치는 내면과 다르게 덤덤한 척하는 이들의 양면성을 각 파트의 반전으로 표현했다. 팝·댄스·힙합 등 장르적 크로스오버가 특징인 곡이다. ‘OMG’는 ’2019 위너 프라이빗 스테이지‘ 당시 멤버들이 언급했던 노래다. 곁에서 항상 힘을 주며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된 팬들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트렌디한 사운드로 풀어냈다. ‘빼입어 (DRESS UP)’는 일상의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멋지게 꾸미고 놀아보자는, 위너의 신나는 제안이 담겼다. 어깨를 들썩이게 하는 피펑크(P-Funk) 스타일 곡이다.‘FLAMENCO’는 이승훈의 데뷔 첫 공식 솔로곡이다. ‘세레나데’라는 제목으로 콘서트 투어에서 선보인 바 있는 이 노래는 그의 재기발랄한 랩과 퍼포먼스가 돋보인다. ‘바람(WIND)’은 강승윤 만의 매력적인 보이스를 만날 수 있는 세련된 비트의 솔로곡. 도입부와 상반되는 분위기의 후렴구가 듣는 이의 귀를 즐겁게 할 트랙이다.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기 전 설렘이 묻어나는 ‘끄덕끄덕(DON’T BE SHY)’은 송민호가 프로듀싱을 맡은 자작곡인데, 위너를 통해 어떻게 표현됐을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위너는 오는 23일 오후 6시 세 번째 미니앨범 ‘CROSS’ 음원을 발표한다. 오프라인 앨범은 29일 정식 발매. ‘CROSS’는 앨범 타이틀처럼 각자의 방향과 특색을 지닌 네 멤버가 모여 새로운 교차점이 된, 그들의 관계성·음악·스토리를 담았다. 위너는 10월 26일과 27일 서울 KSPO DOME(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WINNER [CROSS] TOUR IN SEOUL’을 열고 팬들을 만난다. 이후 타이베이, 자카르타, 방콕, 쿠알라룸푸르, 마닐라, 싱가포르 등 아시아 7개 도시 투어에 나선다. 사진 = 서울신문DB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아이유 사과, 앨범 발매일 연기 “개인적 시간 조금 필요해” [전문]

    아이유 사과, 앨범 발매일 연기 “개인적 시간 조금 필요해” [전문]

    아이유가 다섯 번째 미니앨범 ‘러브 포엠(Love poem)’ 발매를 연기한다. 20일 아이유는 공식 팬카페에 선공개 곡 및 새 앨범 발표를 연기한다는 소식을 직접 알렸다. 아이유는 “11월 1일 공개 예정이었던 저의 새 앨범 ‘Love poem’의 발매 일정을 조금 뒤로 연기하게 됐다”며 “ 동명의 공연을 2주 정도 앞둔 상황이라 공연의 전반적인 메시지, 셋리스트 등의 문제로 일정에 대해 스태프들과 함께 고민을 많이 했지만 솔직히 말씀 드리면 저 개인에게 시간이 아주 약간 필요한 것 같다”라고 말했다. 당초 오는 28일 선공개 예정이었던 수록곡 ‘Love poem’을 11월 1일에 발표한다. 그는 “이번 앨범의 주제 같은 곡이고 그 곡을 중심으로 만들게 된 앨범과 공연이라 그 곡만큼은 공연에서 꼭 들려드리고 싶다”고 설명했다. 아이유는 “앨범의 프로듀서로서, 공연을 만드는 가수로서의 책임감을 개인의 역량이 따라가지 못해 내린 결정이기 때문에 누구보다 큰 기대와 설렘으로 새 음악들을 기다려준 우리 유애나(팬)에게 너무나 죄송하다”면서 “준비했던 음악을 들려드리기까지 절대 너무 오래 기다리게 하지 않을 거라는 것과 실망스러운 공연을 만들지 않겠다는 것만큼은 꼭 약속하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아이유는 신곡 발표 이후 투어 콘서트를 진행한다. 11월 2일과 3일 광주 유니버시아드 체조경기장, 9일 인천 남동체육관, 16일 부산 사직 실내체육관, 23일과 24일 서울 KSPO DOME(구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단독 공연을 개최한다. 다음은 아이유 팬카페 글 전문. 안녕 유애나! 날이 부쩍 추워졌는데 잘 지내고 있어요? 감기 안 걸리고 건강히 지내고 있었으면 좋겠어요 팬미팅에서 프롬유에 글 자주 쓰기로 약속했었는데 오늘에서야 글 남겨서 미안해요 기다렸죠?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심심한 이야기들로 프롬유를 채우는 걸 좋아하는데 오늘은 유애나에게 미안한 소식을 전하러 왔어요.. 11월 1일 공개 예정이었던 저의 새 앨범 Love poem의 발매 일정을 조금 뒤로 연기하게 되었습니다. 동명의 공연을 2주 정도 앞 둔 상황이라 공연의 전반적이 메시지, 세트 리스트 등의 문제로 일정에 대해 스태프분들과 함께 고민을 많이 했지만 솔직히 말씀 드리면 저 개인에게 시간이 아주 약간 필요한 것 같아요. 대신 앨범과 이번 공연에 가장 큰 유기성이 되어준 새 앨범의 마지막 트랙 ‘Love poem’을 11월 1일에 다른 곡들보다 먼저 여러분들께 들려 드리게 되었습니다. 원래 28일에 선공개로 드리려고 했던 곡이에요. 그만큼 이번 앨범의 주제 같은 곡이고 그 곡을 중심으로 만들게 된 앨범과 공연이라 그 노래만큼은 공연에서 꼭 들려 드리고 싶습니다. 앨범의 프로듀서로서, 공연을 만드는 가수로서의 책임감을 저 개인의 역량이 따라가지 못해 내린 결정이기 때문에 누구보다 큰 기대와 설렘으로 저의 새 음악들을 기다려주신 우리 유애나에게 너무나 죄송합니다. 준비했던 음악들을 들려드리기까지 절대 너무 오래 기다리게 하지 않을 거라는 것과 실망스러운 공연을 만들지 않겠다는 것만큼은 꼭 약속할게요! 두서 없는 글이지만 저의 말로 사과 드리고 싶어서 먼저 글 남겨요. 정말 미안하고 항상 고맙습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주말N극장가]이번 주 극장에서 ‘조커’를 봐야 하는 3가지 이유

    [주말N극장가]이번 주 극장에서 ‘조커’를 봐야 하는 3가지 이유

    주말 극장가 이슈를 얄팍하게 살펴보는 ‘주말N극장가’ 코너다. 심도 깊은 분석보다 의식의 흐름을 타고 수다 떠는 코너인지라, 딴죽 거시려면 살포시 ‘백스페이스’ 눌러주시면 감사하겠다. 영화 ‘조커’가 18일 누적관객 수 418만명을 돌파하며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배트맨 영화 3부작 가운데 한 편인 ‘다크 나이트’(2009)의 흥행 성적을 넘어섰다. ‘다크 나이트’에서는 배트맨의 숙적이자 악당인 조커를 인상적으로 그려냈다. 특히 젊은 나이에 안타깝게 타계한 배우 히스 레저가 이 영화에서 연기한 조커는 ‘전무후무한 미치광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래서 ‘조커’ 하면 다들 히스 레저부터 떠올린다. 영화 ‘조커’는 이 미치광이 악당이 어떻게 탄생했는지를 그린 영화다. 이번 영화가 흥행하면서 조커를 연기한 배우 호아킨 피닉스의 연기에 관해서도 호평이 이어진다. “히스 레저가 잘했느냐, 호아킨 피닉스가 잘했느냐” 따지지 마시라. 그거,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 수준이니. 다만, 안타깝게 영화 ‘조커’는 앤젤리나 졸리 주연의 ‘말레피센트2’에 밀려 현재 예매율 2위로 내려앉은 상황이다. 게다가 다음 주에는 ‘람보’ 형이 돌아오고 ‘터미네이터’ 형도 돌아온다. 그뿐인가. ‘82년생 김지영’도 가세한다. 그야말로 ‘박 터지는’ 영화판이 될 터다. 영화가 단물도 꽤 빠진 터고, 배급사에서도 ‘뭐, 이 정도면 됐지‘ 싶은 생각을 할 때다. 그래서 다음 주부터 극장에서 슬슬 내려갈 테니, 이번 주가 조커를 만날 수 있는 막바지인 셈이다. 물론, ‘나는 집에서 봐도 돼’라고 생각할 수 있겠다. 당신 집 TV가 어마어마하게 크면 그래도 좋겠다. 그러나 호아킨 피닉스의 연기를 오롯이 대형 화면으로 즐기고 싶다면, 극장으로 가시라. 영화 ‘조커’를 보지 않은 채 이야기만 전해 들은 이들이 이렇게 말하곤 한다. “그거 그냥 정신병자 이야기 아냐?”영화 ‘조커’를 봐야 이유는 여러 가지지만, 3가지만 들겠다. 첫 번째, 당신이 배트맨 영화 팬이라면, ‘DC 유니버스’를 좋아한다면 반드시 봐야 한다. DC 유니버스는 만화인 DC 코믹스를 원작으로 만든 영화의 세계라고 생각하면 된다. 아이언맨을 비롯해 캡틴 아메리카, 헐크, 토르가 뒹구는 동네는 ‘마블 유니버스’라 부른다. 이런 영화들은 따로따로 보다가 서로 이어지는 순간이 재밌다. 이를 멋지게 ‘세계관’이라 한다. 조커와 연결되는 영화는 ‘배트맨’이다. 팀 버튼의 ‘배트맨’(1989)에서 잭 니컬슨이 조커를 연기했다. 화학약품에 빠져 기괴한 외모로 변한 미치광이였다. 배트맨(극 중 이름은 브루스 웨인)의 부모를 살해한 이로 나온다. 히스 레저가 연기한 ‘다크 나이트’(2009)에서는 조커에 관한 설명이 별로 없다. 출신도 본명도 나오지 않는다. 이번 영화 ‘조커’에서는 주인공 아서 플렉의 어머니가 브루스 웨인의 아버지인 토마스 웨인의 집에서 일했고, 어떤 관계였는지도 잘 보여준다. 그리고 그 과거가 결국 아서 플렉이 조커로 변하는 데에 영향을 주고, 이런 과정에서 토마스 웨인의 죽음까지 그려낸다. 브루스 웨인은 어린 시절 부모가 살해되는 장면을 목격하고 충격을 받은 뒤 배트맨이 된다. 정말이지, 이 기막힌 스토리라니! 두 번째, 배트맨 팬이 아니어도 꽤 볼만한 영화다. 조커는 배트맨 악당 가운데 한 명이다. 배트맨을 미워하는 악당으로는 ‘펭귄맨’도 있고 ‘투 페이스’도 있다. 그러나 명실상부 이번 영화에서는 그 존재감이 빛난다. 홀로서기에 당당히 성공한 느낌? DC 유니버스, 혹은 마블 유니버스에서는 간혹 조연 캐릭터를 떼내어 주연으로 만든 이른바 ‘파생 영화’를 내놓곤 한다. 최근 나온 영화 가운데 ‘베놈’(2018)이 있다. 스파이더맨의 맞수인 베놈의 탄생을 그린 영화다. 주연인 톰 하디의 연기도 좋았고, 특수효과도 근사했다. 그러나 영화 ‘조커’는 한두 발 더 나아갔다. 별다른 특수효과 없이 탄탄한 시나리오와 호아킨 피닉스의 걸출한 연기 덕분에 조커는 완전히 새 옷을 입었다. 특히 이 영화에서는 배트맨의 어린 시절만 잠깐 나올 뿐, 아예 인간 조커에 초점을 둔다. 조연을 떼내어 주연으로 만든 영화 가운데 이렇게 잘 나온 영화는 단언컨대, “없다”. 영화가 끝날 때쯤이면 고개를 끄덕이며 조커를 잘 이해할 수 있으며, ‘그럼 배트맨은 어떻게 된 거지?’하면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 배트맨 3부작을 뒤적거릴 법하다.세 번째, 날이 너무 좋으니 이런 영화가 제격이다. 잠깐 모니터나 휴대전화에서 얼굴을 들고 하늘을 보라. 아주 좋지 않은가. 춥지도 덥지도 않은 정말 좋은 날씨다. 이런 날이면 어딘가로 떠나고 싶을 것이다. 한강에 가서 돗자리라도 펴놓고 누워 있고 싶다. 그러나 이런 날일수록 머리 아픈 영화를 보는 건 어떨는지. ‘조커’는 사실 보고 나면 꽤 머리 아픈 영화다. 제정신이 아닌 주인공이 어떻게 미쳐가는지, 그리고 어떻게 폭동의 방아쇠를 당기는지 그려낸다. 이 과정에서 카메라는 현실과 망상을 넘나들며 묘사한다. 장면 일부가 명쾌하지 않아 마치 수수께끼를 푸는 느낌도 든다. 영화는 전반적으로 악을 미화하고, 범죄를 정당화하며, 가진 자들이 소외된 자를 짓밟으면 어떤 결과가 발생하는지에 합리성을 부여한다. 조커라는 악당의 탄생 과정에 이런 내용을 자연스레 녹였다. 그래서 누군가는 이 영화를 보고 ‘정신이 이상해질 거 같다’고도 한다. 그리고 이리 좋은 날 이런 영화를 봐야 하느냐고 항변할 수 있겠다. 예전에 ‘R.ef’라는 그룹이 있었다. 이들의 히트곡 중에 ‘이별공식’이라는 노래가 있다. 가사 중에 이런 게 있다. “햇빛 눈이 부신 날에 이별해봤니 비 오는 날보다 더 심해”라고. 그렇다. 이렇게 햇빛 좋은 날 골 아픈 영화를 보면 더 골 때린다는 이야기다. 이 재미, 가히 나쁘지 않다. 화창한 날, 영화 ‘조커’가 당신의 머리를 더 아프게 해줄 것이다. P.S. ‘나이가 몇인데 ‘R.ef’를 아느냐?’고 묻지 마시라. 그냥 ‘아, 이 기자는 아재구나~’ 생각하시라.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사진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공.
  • 마포나루 ‘구청장 사또’… “명품 새우젓 만선이오”

    마포나루 ‘구청장 사또’… “명품 새우젓 만선이오”

    유동균 구청장 참여 새우젓입항 재현 품바·경매 등 세대간 어울림 행사 풍성 새우젓 시중가격보다 10% 할인 구매“지난해 65만명이 찾은 마포 새우젓 축제는 서울을 넘어 글로벌 축제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조선시대 각종 어물이 모여들던 마포나루를 재현해 시민들에겐 활력과 즐거움을, 농어촌에는 경제적 기쁨을 드리는 상생의 축제로 가을을 만끽하세요.” 유동균 서울 마포구청장이 풍요한 만선처럼 콘텐츠를 채운 ‘제12회 마포나루 새우젓 축제’를 펼친다. 오는 18~20일 서울월드컵공원 평화의 광장이 무대다. 15일 서울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연 유 구청장은 “올해는 축제 공간을 기존의 월드컵공원 평화의 광장에서 남문 데크 일대로 넓히고 청년과 장년, 노년층까지 모든 세대가 경계 없이 어울릴 수 있는 프로그램을 대폭 늘렸다”고 말했다. 서울에서 한강과 가장 길게 맞닿아 있어 포구 문화가 발달했던 마포나루에는 조선시대 새우젓, 소금 등을 실은 황포돛대가 빼곡히 들어차곤 했다. 구는 당시의 생동감 넘치던 마포나루 정경을 되살리기 위해 ‘새우젓 입항’으로 축제의 문을 연다.첫날인 18일 오전 마포구청 앞 광장에서 서울월드컵공원 평화의 광장까지 새우젓 배를 맞이하러 가는 마포나루 사또 행차 행렬이 흥겨운 축제 분위기를 고조시킨다. 이날 행렬에는 사또 분장을 한 유 구청장이 보부상, 포졸, 취타대를 이끌고 등장한다. 입항 장면부터 새우젓 검수 등 당시의 분위기를 되살려 보는 걸진 마당극도 한판 벌어진다. 이날 오후 ‘외국인과 함께하는 새우젓 김치 담그기’ 행사는 유학생은 물론 외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마포구의 지역 특성을 살린 인기 프로그램 가운데 하나다. 19일에는 240만명의 구독자를 거느린 유튜브 채널 ‘창현거리노래방’, 다빈치, 에이프릴 등이 출연하는 ‘새우 K팝 페스티벌’ 등이 청년들을 축제로 이끈다. 이날 오전에는 품바 공연, 새우젓경매체험, 가족골든벨 등이 마련돼 나들이 나온 가족 방문객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 축제의 마지막 날인 20일 밤은 밤하늘을 색색으로 물들이는 불꽃놀이로 환희를 더한다. 김장철을 앞두고 질 좋은 새우젓을 시중가격보다 10% 싼값에 구매할 수 있다는 것도 새우젓 축제로의 발길이 매년 늘어나는 이유다. 축제장 내 저잣거리에는 강경, 광천 등 전국 유명 새우젓 산지에서 참여하는 15개의 새우젓 교류터, 영월, 남원, 충주 등 14개 지방자치단체가 자랑하는 특산품 교류터로 방문객을 맞는다. 구 관계자는 “올해 새우젓 가격은 날씨 영향으로 어획량이 줄어 지난해보다 소폭 상승했다”며 “이번 축제에서는 육젓이 1㎏당 7만 5000원에 거래될 예정인데 이는 시중 가격보다 10~15% 저렴한 수준”이라고 귀띔했다. 아이과 함께 축제장을 찾는다면 ‘100년 전의 마포’에 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전통문화 체험마당이 필수 코스다. 유기점, 옹기점, 포목점 등 옛 상점 구경은 물론 짚풀 공예, 한기 공연, 투호, 윷놀이, 연 만들기 등의 다채로운 전통놀이 체험이 한가득하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걸그룹에 청순·섹시·애교 뺐더니… “예쁜 애 말고 멋진 애”

    걸그룹에 청순·섹시·애교 뺐더니… “예쁜 애 말고 멋진 애”

    Mnet 경연 프로그램 ‘퀸덤’의 인기가 뜨겁다. 굿데이터코퍼레이션 집계 결과 비드라마 부문 화제성 3주 연속 1위를 기록하며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퀸덤’은 한날한시에 새 싱글을 발매할 케이팝 대세 걸그룹 6팀의 컴백 대전을 표방하고 나선 프로그램이다. 치열한 경쟁 콘셉트는 설핏 잔인해 보이지만, 연일 걸그룹들의 매력이 재발견되는 것이 흥미를 돋운다. 걸그룹 A.O.A의 ‘너나 해’는 슈트 차림의 강렬한 퍼포먼스와 함께 여장한 남성 댄서들의 보깅댄스(모델의 워킹에서 따온 댄스)로 성 고정관념을 타파했다는 평가를 들었고, 오마이걸의 ‘데스티니’는 동양적인 편곡과 안무로 눈길을 끌었다. ‘퀸덤’을 기화로 보이는 달라진 걸그룹들의 모습은 무엇일까. 청순·애교·섹시라는 기존 콘셉트를 넘어 제3의 영역으로 가고 있는 게 과연 맞을까. 대중음악평론가·시인·기자는 머리를 맞대 달라진 걸그룹상을 조명해 봤다.●프로 정신으로 무장한 걸그룹 이정수 기자 ‘퀸덤’ 보고 계세요? 서효인 시인 N차로 보고 있어요.(웃음) 이정수 초반부터 본 건 아닌데, 무대에만 그치지 않고 멤버들 간 케미가 흥미로워서 계속 보게 되더라고요.김윤하 평론가 아이돌 덕질하는 데 엄청나게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아이돌들끼리의 관계성이거든요. 지금까지는 남성 아이돌 쪽에서 흔하던 ‘덕질’ 방식인데, 퀸덤을 통해서 여성 아이돌 쪽에서도 얘기가 많이 되고 있어요. 같은 95년생 보컬 유닛으로 두려움 없는 직진 캐릭터 러블리즈 케이와 그런 케이의 기세에 수줍게 리드당하는 마마무 화사가 요즘 화제죠. 기존 이미지와 전혀 다르기도 하고요. 그런 식의 관계성, 캐릭터 소비가 흥미로워요. 이정수 무대는 어때요? 가장 인상 깊었던 무대를 꼽는다면. 서효인 가장 최초의 환호는 A.O.A의 ‘너나 해’였어요. 추석 때 부모님 댁에서 송가인을 못 보게 하고 ‘너나 해’를 볼 정도였죠.(웃음) 처음에 밴드로 나왔던 A.O.A가 흥행이 잘 안 되고 ‘짧은 치마’로 섹스 어필하는 모습에 거부감을 느낀 적도 있어요. 인기를 얻은 이후에도 ‘역사 의식 논란’이나 자연스럽지 못한 멤버 탈퇴 등 그룹 자체가 실력이 돋보인 적은 없었죠. 그런데 ‘퀸덤’ 무대를 보니 짬에서 나오는 바이브가 장난이 아닌 거예요. 역시나 연차에서 오는 구력이 있었어요. 특히 ‘너나 해’에서는 멤버 지민이 프로듀싱했던 게 무대에서 고스란히 이뤄져서 ‘능력자구나’ 했어요. 도입부의 랩도 상당했고요. 김윤하 그 도입부가 ‘솜털이 떨어질 때 벚꽃도 지겠지 나는 져버릴 꽃이 되긴 싫어 I’m the tree(나는 나무다)’로 시작하잖아요. 그 랩 가사만으로 지금의 여성 아이돌들이 처해 있는 여러 상황을 보여 줬다고 생각해요. 나이가 든다는 것만으로 인기가 하락하고 주목도가 떨어지는 상황을 얘기하면서, 오늘을 살아가는 젊은 여성들에게도 깊게 다가갈 수 있는 메시지였어요. ‘너나 해’ 끝날 때 슈트 입은 설현이 무표정을 짓다 싱긋 웃음을 지었는데,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여성 아이돌의 사랑스럽다거나, 사랑을 바란다거나 하는 식의 웃음이 아니라 자신만만한 웃음이어서 매력적이었어요. “봤지? 이게 우리야” 하는 느낌이랄까요.서효인 이른바 사극풍(?)이었던 오마이걸의 ‘데스티니’도 좋았죠. 멤버들 여섯 명 회의하던 내용이 그대로 무대에서 재현되는 것도 재미였고요. 댄스팀도 그렇고 편곡이 굉장히 많이 들어갔는데, 소속사나 멤버나 각별히 정성을 들인 무대인 것 같았어요. ‘데스티니’ 후반부에 흰 천이 걷히며 아린과 지호가 나란히 서서 나오는 장면이 있어요. 그 장면은 역사에 두고두고 남을 ‘짤’이다…. ●무대 구성에 목소리 내는 걸그룹 멤버들 이정수 ‘퀸덤’을 위시해서 걸그룹 이미지가 많이 바뀌고 있어요. 특히나 최근 편에는 멤버들이 무대 구성이나 프로듀싱에 직접 아이디어를 낼 때가 많더라고요. 걸그룹들은 보이그룹에 비해 작사, 작곡을 안 하는 수동적 이미지가 많이 강조됐었죠. 서효인 ‘아이들’의 전소연을 필두로 더 많이 알려지는 게 좋아요. 김윤하 사실은 일종의 고정관념이었죠. 여자 아이돌은 대중적으로 인기를 끌 만한 노래를 받아 부르고, 성적 대상화에 익숙해져 있다는 생각들이요. ‘퀸덤’은 재미있게도 출연진이 신인이나 연습생들이 아니라 경력 있는 아이돌들이라는 데서 아이돌로서의 프로페셔널함을 보여 줄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가 됐어요. 소연이나 지민 등이 셀프 프로듀싱을 하는 모습에 놀란 사람들이 많은 게 그 증거죠. 프로그램을 통한 이미지 재고도 놀라워요. 요즘 퀸덤 출연 그룹들의 프로그램 전후 이미지 변화 ‘짤’이 인기예요. 러블리즈 같은 경우에는 청순이나 여신 느낌에서 열정과 야망이 넘치는 캐릭터로 바뀌었고, 박봄은 멀게만 보이는 월드스타에서 푸근한 옆집 언니 이미지가 됐더라고요. 기존의 고정된 이미지를 타파하면서 새로운 캐릭터를 입게 된 셈인데, 그룹의 미래나 생명연장에도 좋은 효과가 있을 거라고 봐요. 팬이나 대중도 걸그룹을 좋아하는 여러 가지 방법을 새롭게 알아 가는 거죠. 서효인 다소 납작했던 여성 아이돌들의 캐릭터들이 입체적으로 바뀌고 있는 것 같아 반가워요.●사회 전반에 상향되는 젠더 관련 기준 이정수 걸그룹들 콘셉트나 이미지에 의미 있는 변화가 있다고 하셨는데, 다시 한번 짚어 본다면요? 서효인 예전에 여자 아이돌 타깃은 주로 남성인 철새 팬이었어요. 쉽게 왔다가 쉽게 떠나는 팬들에게 어필해서 물 들어올 노 젓는 방식이었죠. 지금 아이돌들은 마마무 같은 성공 케이스를 기점으로 남녀 팬 타깃을 굳이 나누지 않고, 되레 여성팬들도 주 타깃층이 되었어요. 단순히 행사용 그룹이기보다 앨범이나 콘서트 등 활동 방향성이 커졌죠. ‘이달의 소녀’나 CLC, 로켓펀치, 에버글로우 같은 경우 나올 때부터 남성팬 눈길을 확 끌기 위한 콘셉트가 보이지 않아요. 청순, 섹시, 애교에서 벗어난 콘셉트가 오히려 잘 먹힌다는 게 시대적 흐름일 수도 있을 거 같아요. 김윤하 재작년쯤부터 신 전반적으로 그런 변화가 느껴져요. 모두가 ‘걸크러시’라고 퉁쳐 버리기도 하지만, 섹시·청순·애교라는 기존의 걸그룹 프로토타입에서 벗어나 제3의 영역을 찾아가는 여정이라고 할까요. 물론 ‘걸크’가 유행이라며 가볍게 접근한 기획도 많고, 아직은 성공보다 실패 사례가 많아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무적인 건 어쨌든 이런 변화가 이뤄지고 있다는 거죠. 이야기를 조금 확장시켜 보면, 전 가끔 지금 우리가 여성을 좋아하는 방식을 다양하게 배워 가고 있는 중이구나 싶은 생각도 들어요.서효인 우리나라에서 젠더 이슈에 조금이라도 관심 있는 사람이면, 여자 아이돌 좋아하는 게 괴로운 일이에요. 낮은 기준조차 통과하지 못하거든요. 우리 사회에서 논란의 유무와 상관없이 실제로 많은 분야에서 젠더 관련 기준이 많이 상향된 게 사실이고, 그 한복판에 걸그룹 산업도 있죠. 부지불식 간에 변화가 있을 수밖에 없고, 갈 길은 멀지만 달라지고 있는 건 사실이에요. 이정수 변화가 있는 건 맞지만, 그 변화가 유의미한가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있어요. ‘청순’ 말고 다양한 콘셉트가 나왔다고 하셨지만 아직도 기본은 청순이고요. 케이팝 팬덤의 해외 비중이 점차 커지고 있고, 해외에서는 애교가 먹히는 콘셉트가 아니어서 블랙핑크가 해외에서 인기가 있는 게 아닐까요. 과거에도 ‘머리하는 날’처럼 센 캐릭터를 유지했던 베이비복스 같은 그룹이 있었고, 샤크라처럼 이국적인 그룹도 있었어요. 김윤하 저도 아예 없던 게 갑자기 나타난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실제로 베이비복스, 샤크라 등이 대중적 인기를 끌기도 했고요. 하지만 이들이 아이돌신의 주류인 적은 없었어요. 그들이 당시 걸그룹 가운데 좀 튀는 존재들이었다면, 지금은 최근 주목받는 걸그룹 이미지에 가깝죠. 세계의 주인공이 되겠다며 파워풀한 퍼포먼스를 선보이는 ‘에버글로우’나 ‘절대 기 죽지말고 네 꿈을 쫓으라’는 ‘있지’처럼요. 서효인 지금 음악을 즐기는 사람들의 니즈가 달라진 것도 살펴봐야 해요. 예전엔 ‘예쁜 애 옆에 예쁜 애’였는데 이제는 누구는 춤, 누구는 중저음 하는 것처럼 각 멤버마다 특성을 부여해요. 실력에 기반한 장점과 매력을 만들고 나오는 게 중요하거든요. 김윤하 중요한 건 누구 하나만 잘해서 될 일은 아니라는 거예요. 기획하는 사람, 행하는 사람, 소비하는 사람 모두가 이러한 변화에 동의를 하고 의식적으로 노력을 해야 궁극적으로 바뀔 수 있을 거예요. 정리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대담자 소개합니다 김윤하(오른쪽) 대중음악평론가. 무대에 반해 시작한 케이팝 ‘덕질’도 어언 1n년차. 서효인(가운데) 시인, 작가, 문학편집자. 그러나 무엇보다 가요 애호가일 때가 가장 평화로운 사람. 이정수(왼쪽) ‘덕업일치’를 실현 중인 문화부 대중음악 담당 기자. 그룹 소방차 음악에 맞춰 몸을 흔들던 꼬마가 몸만 자랐다.
  • ‘놀면 뭐하니’ 유재석, ‘뽕포유’ 대박 조짐 “트로트 새 역사 쓸 것”

    ‘놀면 뭐하니’ 유재석, ‘뽕포유’ 대박 조짐 “트로트 새 역사 쓸 것”

    MBC ‘놀면 뭐하니?-뽕포유’ 트로트 신인 ‘유산슬’ 유재석과 ‘동묘 박토벤’ 박현우 작곡가의 5G급 마스터피스 ‘합정역 5번 출구’가 귀에 쏙쏙 꽂히는 중독성 있는 가사와 멜로디로 벌써부터 대박 조짐을 보이며 ‘유산슬 열풍’에 더욱 불을 지폈다. 12일 방송된 MBC ‘놀면 뭐하니?-뽕포유‘에선 트로트 가수 ‘유산슬’로 변신한 유재석이 트로트 대가들과 만나 자신의 데뷔곡 ‘합정역 5번 출구’를 탄생시키는 ‘유산슬 데뷔 프로젝트’가 눈 돌릴 틈없이 펼쳐졌다. 허를 찌르는 웃음과 함께 트로트의 묘미까지 완벽하게 담아내며 주말 안방을 사로잡았다. 13일 시청률 조사 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전날 방송된 ‘놀면 뭐하니?-뽕포유’는 광고주들의 주요 지표이자 채널 경쟁력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인 2049 시청률(수도권 기준)에서 동시간대 1위를 차지하며 ‘유산슬’의 파워를 보여줬다. 최고의 1분은 유산슬과 동묘 박토벤이 완성한 ‘합정역 5번 출구’의 뮤직비디오 장면(19:46)으로 시청률 8.1%를 기록했다. 이날 방송에선 트로트 대가 태진아, 김연자, 진성과 작곡가 김도일이 유산슬의 데뷔 프로젝트를 위해 뭉쳤다. 이날 네 사람은 가수 유산슬의 등장에 환호하며 “유산슬이 이 트로트 시장에 새로운 역사를 쓰겠다”라며 뜨거운 반응에 대한 기대를 보였다. 이어 “국내가 잘 되면 중국도 진출할 것 같다”, “산슬이가 대박나면 이경규 강호동도 다 한다”라고 능청스러운 추측부터 농담까지 덧붙이며 웃음을 자아냈다. 트로트 대가들의 짓궂은(?) 애정공세는 계속됐다. 신인가수 유산슬을 받쳐줄 능력 있는 로드 매니저로 숱한 히트곡과 스타들을 낳은 전설의 매니저 박웅을 추천했다. 그러나 현재는 70대 어르신이란 말에 유재석은 진땀을 흘려야 했고 트로트 대가들은 유재석을 놀리는 재미에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데뷔곡 프로젝트에 돌입한 유재석은 ‘아모르 파티’, ‘황홀한 고백’, ‘날개 없는 천사’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수많은 히트곡을 낳은 이건우 작사가를 찾아갔다. 유재석은 아무 말 없이도 이별을 예감하는 연인들의 심정을 담은 ‘합정역 5번 출구’라는 아이디어로 가사를 쓰고 싶다고 도움을 구했다. “나는 상수역에서 너는 망원역에서 우린 합정역에서”라는 가사 아이디어를 낸 유재석에게 이건우 작사가는 “이렇게 잘 쓰시는 분이 왜 여태껏 가사를 안 썼느냐. 이건 대박 나겠는데요?”라고 극찬을 보냈고 가사 첫 줄 아이디어를 내고 졸지에 작사영재가 된 유재석은 얼떨떨한 표정으로 “(뭘 했다고)벌써요?”라고 당황하는 모습을 보이며 폭소를 자아냈다. 유산슬은 작사가 이건우의 도움으로 ‘합정역 5번 출구’가사를 완성하고 트로트 스승인 ‘동묘 박토벤’ 박현우 작곡가를 찾아갔다. 작곡가 박현우는 유산슬이 다녀간 뒤에 그를 위해 ‘최고의 만남’과 ‘고향길’ 두 곡을 완성했다며 즉석에서 노래를 들려주는 등 제자를 향한 그의 각별한 애정을 보여줬다. 유산슬은 ‘합정역 5번 출구’의 작곡을 부탁했고 박현우 작곡가는 15분만에 뚝딱 멜로디를 완성하는 모습으로 유산슬을 깜짝 놀라게 했다. 박현우는 “작곡하는 사람들 중에 나를 보고 ‘박토벤’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다”라고 능청스럽게 자랑을 덧붙이며 반전 귀요미 매력을 드러냈다. 유산슬은 “노래가 중독성이 있다”라며 감탄했고 박현우는 “연습만 잘하고 편곡도 잘해 놓으면 대히트도 가능하다”라고 흐뭇해 했다. 믿기지 않는지 “진짜 15분 만에 완성한 게 맞느냐”라는 유산슬의 거듭된 질문에 박현우는 “10분 안에 못 해줘서 미안하네”라며 명언을 남겼고, 유산슬은 “천재 맞으신 것 같습니다. 박토벤 선생님”이라며 혀를 내둘렀다. 유산슬과 박토벤이 손잡은 ‘합정역 5번 출구’는 중독성 있는 멜로디와 귀에 쏙쏙 꽂히는 가사로 유산슬은 물론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유산슬 열풍’이 더욱 뜨거워질 것임을 예고했다. 이어진 예고편에서는 트로트 대세 송가인이 등장, 유재석에게 ‘합정역 5번 출구’를 맛깔 나게 부르는 뽕필을 전수하는 모습이 공개됐다. 게다가 두사람의 ‘합정역 5번 출구’ 특급 듀엣이 예고돼 과연 진짜 성사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그런 가운데 다음주 유재석의 ‘유고스타 드럼 독주회’ 방송에 대한 예고가 이어졌다. ‘지니어스 드러머’ 유재석의 드럼 연주와 함께 ‘유플래쉬’를 통해 탄생한 음악과 뮤지션들의 무대들이 벌써부터 시청자들을 설레게 하고 있다. 여기에 우리 곁을 떠난 천재 뮤지션 고 신해철과 함께 하는 특별한 컬래버 무대 ‘STARMAN’까지 예고되며 안방에 어떤 감동을 안겨줄지 뜨거운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한편 ‘놀면 뭐하니?’는 고정 출연자 유재석을 중심으로 시작된 ‘릴레이 카메라’, 드럼 신동 유재석의 ‘유플래쉬’, 트로트 신인 가수 유산슬의 ‘뽕포유’ 까지, 릴레이와 확장을 기반으로 다양한 프로젝트를 선보이며 시청자에게 큰 웃음을 선사하고 있다. 매주 토요일 저녁 6시 30분에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복면가왕’ 만찢남 무대에 김구라 “화가 난다” 분노

    ‘복면가왕’ 만찢남 무대에 김구라 “화가 난다” 분노

    오늘(13일) 방송되는 MBC ‘복면가왕’에서는 새 가왕 ‘만찢남’의 첫 번째 방어전 결과가 공개된다. 막강한 5연승 가왕이었던 ‘노래요정 지니’ 규현의 가면을 벗기고 새로운 가왕으로 등극한 ‘만찢남’. 그가 첫 번째 방어전 곡으로 어떤 노래를 선곡할지 누리꾼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주 ‘안아줘’와 ‘나였으면’ 무대에 음원 발매 요청이 쇄도하는가 하면, 특정 곡을 불러달라는 요청 댓글도 빗발치는 상황. 모두의 기대가 모아지는 ‘만찢남’의 첫 가왕 방어전 무대에 김구라는 “너무 잘해서 화가 날 지경”이라며 독설 아닌 독설로 가왕의 무대를 치켜세웠다. 과연 ‘만찢남’은 왕좌를 지켜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만찢남’에 도전장을 내민 4인의 준결승 진출자들 역시 어마어마한 무대로 판정단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거물급 가수로 정체가 예상되는 한 복면 가수의 무대에 판정단은 “우리가 예상하는 분이어도 소름, 아니어도 소름이다”라며 그의 정체를 확신했다. 과연, 모두가 예상한 실력파 복면 가수의 정체가 공개될지 눈길이 모아진다. 가왕 ‘만찢남’이 2연승에 성공하며 가왕석을 지킬지, 아니면 또 다른 가왕이 등장해 모두를 놀라게 할지 오늘(13일) 오후 5시 MBC ‘복면가왕’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방구석1열’ 유희열 “과거 장윤주와 한국판 ‘원스’ 찍었다”

    ‘방구석1열’ 유희열 “과거 장윤주와 한국판 ‘원스’ 찍었다”

    유희열이 장윤주와 버스킹을 했던 사연을 공개했다. 13일 방송되는 JTBC ‘방구석1열’에 정재형, 장윤주가 새 MC로 합류했다. 이날 영화 음악 감독으로 활약했던 MC 정재형은 전공을 살려 음악 영화 ‘원스’ ‘인사이드 르윈’을 선정했다. 이에 가수 겸 작곡가인 유희열이 지원사격에 나섰다. 최근 진행된 ‘방구석1열’ 녹화에서 유희열은 영화 ‘원스’에 대해 “결핍이 만들어 낸 기적 같은 영화다. 뭐든지 처음의 열정을 돌이켜보면 결핍이 주는 선물이 많다”라고 평했다. 임필성 감독 또한 “‘원스’는 독립영화다운 순수함과 함께 결핍에서 보이는 치열함이 드러났다”라고 공감을 표했다. 유희열은 과거 MC 장윤주와 함께 작업한 ‘토이-좋은 사람’ 뮤직비디오 촬영 현장을 이야기하며 “과거 베니스에서 장윤주와 함께 실제 버스킹을 하며 뮤직비디오를 촬영했는데, 촬영 중이라는 것을 몰랐던 행인들이 우리에게 관심을 가지며 동전을 던져주곤 했다. 그때 우리가 실제로 한국판 ‘원스’였다”라고 회상했다. 장윤주도 우스꽝스러운 분장을 하고 베니스 한복판에 섰던 당시를 언급하며 “진짜로 노래를 불러야 하는데 생각나는 노래가 ‘남행열차’ 밖에 없어서 베니스에서 ‘남행열차’를 열창했다”고 밝혀 웃음을 자아냈다. 한편 이날 새롭게 단장한 ‘방구석1열’에서는 MC 장윤주와 장성규가 영화에 대한 한줄평을 소개하는 ‘장남매의 한줄평’ 코너가 새롭게 소개돼 눈길을 끌었다는 후문이다. 새롭게 꾸며진 JTBC ‘방구석1열’은 10월 13일 일요일 오전 10시 40분에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정규 10집’ YB 윤도현 “광기 있는 사회… 큰 사안 대신 소소한 감정 노래해”

    ‘정규 10집’ YB 윤도현 “광기 있는 사회… 큰 사안 대신 소소한 감정 노래해”

    “지금 사회가 광기 있게 흘러가는 것 같고, 저희가 어디에 서 있어야 할지도 모르겠고, 뭘 믿어야 할지도 모르겠고. 이런 상황에서 섣불리 큰 사안을 이야기하는 것보다 개인적인 감정을 음악에 매칭시키려고 노력했습니다.”(윤도현) 밴드 YB의 보컬 윤도현(47)은 11일 서울 마포구 문화비축기지 야외공연장에서 연 쇼케이스에서 6년 만의 정규앨범인 10집 ‘트와일라잇 스테이트’(Twilight State)를 이렇게 소개했다. 윤도현은 “YB가 줄곧 전해온 메시지는 이번 앨범보다는 좀 큰 이야기들이었다. 사회적인 이슈, 뭔가 범국민적인 가사, 월드컵 이미지 등. 이번 앨범에는 그런 것보다는 작고 소소한 개인적인 감정을 다룬 가사들이 주를 이뤘다”는 설명을 곁들였다. 베이스 박태희(50)도 “지금 대한민국 사회에서 많은 것들이 분별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그는 “누군가는 비극적이고, 누군가는 굉장히 누리는 사회다. 어디에 위치하고, 무엇을 고민해야 하고, 그런 것들이 앨범 전반에 담겼다”고 부연했다.기타 허준(45)는 YB만의 색깔과 변화의 균형을 말했다. 그는 “지키고 싶은 건 듣는 사람들에게 힘이 되는, 희망을 주는 음악”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가만히 있으면 물살에 쓸려 뒤로 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밴드의 숙명 같은 것”이라며 새로운 시도도 게을리하지 않았음을 말했다. 새 앨범 발표까지 6년이라는 시간이 걸린 이유에 대해 박태희는 “곡 작업은 꾸준히 했는데 막상 발표하려고 하면 새로운 곡을 쓰고 싶다. 만들어 놓고 이번 앨범에 쓰지 않은 곡이 50~100곡 되는 것 같다”고 했다. 2년 전 윤도현이 산에 들어가 2개월간 머물면서 집중적으로 쓴 곡들을 중심으로 이번 앨범이 만들어졌다. 윤도현은 “앨범을 내고 싶은데 작업이 자꾸 지체되다 보니 박차를 가해야 할 것 같았다”며 “아무것도 없는 산에서 작업하고 자고 먹고 하다 보니 조금씩 시동이 걸리더라”고 회상했다. 수록곡 13곡으로 꽉 찬 앨범은 타이틀곡만 세 개다. 윤도현은 “마음 같아서는 전곡을 타이틀로 하고 싶었다”며 “YB의 색깔이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딴짓거리’, 대중적으로 다가가기 쉬운 맑고 깨끗하고 청순한 곡 ‘나는 상수역이 좋다’, 위로를 드리고 싶은 마음으로 쓴 ‘생일’을 선정했다”고 말했다.유튜브 등 미디어 환경의 거대한 변화 흐름을 25년차 밴드 YB도 따랐다. 방치해뒀던 유튜브 계정에 최근 음악하는 모습들을 담은 영상을 올리며 팬들과의 소통 창구를 넓혔다. 윤도현은 “방송에는 선곡 제약이 있는데 유튜브에 올리는 무대는 선곡을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게 장점”이라며 “앞으로 버스킹도 되는 대로 하려 한다”고 했다. 이날 정규 10집 ‘트와일라잇 스테이트’를 발매한 이들은 다음달 30일과 12월 1일에는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 아이마켓홀에서 단독콘서트를 열고 팬들을 만난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브라운아이드걸스 오는 28일 컴백, 4년 만에 돌아온 완전체

    브라운아이드걸스 오는 28일 컴백, 4년 만에 돌아온 완전체

    그룹 브라운 아이드 걸스(제아, 나르샤, 미료, 가인, 이하 브아걸)이 28일 컴백을 확정했다. 브아걸은 지난 9일 공식 SNS를 통해 “10월 28일 오후 6시 새 앨범이 공개된다”고 발표했다. 브아걸의 새 앨범 발매는 2015년 6집 ‘BASIC(베이직)’ 이후 약 4년 만으로, 매번 새로운 콘셉트와 퍼포먼스로 독보적인 걸크러쉬 매력을 보여준 브아걸이 이번에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 지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브아걸은 지난 8일 네이버 V라이브를 통해 “이번 앨범에는 네 명의 솔로곡을 포함해 10곡이 수록됐다”며 “막판까지 아쉬워 수정을 여러 번 했다. 빨리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예전부터 브아걸 음악을 좋아했던 팬들이 좋아할 만한 노래들이 있다”고 귀띔했다. 브아걸은 지난 2006년에 데뷔해 ‘다가와서’, ‘Love(러브)’, ‘Abracadabra(아브라카다브라)’, ‘Sign(사인)’, ‘Sixth Sense(식스센스)‘, ‘Kill Bill(킬빌)’등 장르는 넘나드는 수많은 히트곡으로 사랑 받고 있으며, 최근 Mnet ’퀸덤‘에서 ’식스센스‘를 재해석한 무대의 화제성과 함께 과거 무대 영상이 재조명되며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브아걸은 공식 SNS를 통해 앨범 소식을 순차적으로 전할 예정이다. 사진=미스틱 스토리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6인조 재편’ 온앤오프, ‘명곡 맛집’ 자신감부터 더 깊어진 세계관까지

    ‘6인조 재편’ 온앤오프, ‘명곡 맛집’ 자신감부터 더 깊어진 세계관까지

    “‘명곡 맛집’ 이야기는 들을 때마다 감사해요. (그 때문에) 다음 곡에 대한 부담감이 있긴 했지만 이번 노래도 명곡이라 많은 분들이 들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제이어스) 4번째 미니앨범 ‘고 라이브’(GO LIVE)로 돌아온 그룹 온앤오프(효진, 이션, 제이어스, 와이엇, MK, 유)가 앨범 완성도와 독창적인 세계관 등에 대한 자부심을 내비쳤다. 온앤오프는 지난 7일 서울 광진구 예스24라이브홀에서 새 앨범 발매 기념 쇼케이스를 열고 타이틀곡 ‘와이‘(WHY)의 무대와 뮤직비디오를 공개했다. 8개월 만에 발매하는 신보이자 전 멤버 라운 탈퇴 후 6인조로 선보이는 첫 앨범이다. 온(ON)팀 리더 효진은 쇼케이스를 시작하며 “6인조로 돌아왔는데 더 멋진 모습과 성장한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는 각오를 담았다”고 인사했다.‘와이’ 무대에서는 라운의 빈자리를 채운 멤버들의 노력이 엿보였다. 퍼포먼스는 멤버들의 끈끈함을 강조하는 안무로 구성됐다. 안무 제작에 참여한 일본인 멤버 유는 “멤버들끼리 손을 잡는 동작, 멤버들에게 달려가는 동작은 멤버들과 함께 있고 싶은 마음을 나타낸다”며 “뮤지컬 같은 느낌을 내려 했다”고 설명했다. ‘와이’는 상대를 좋아하면 할수록 망가지는 자신에게 그럼에도 왜 사랑을 그만둘 수 없는지 이유를 되묻는 내용이다. 온앤오프가 데뷔 때부터 이어가고 있는 안드로이드 세계관이 이번에도 녹아 있다. 와이엇은 “황현 PD님이 세계관 스토리에 집중해 연기적으로 해줬으면 좋겠다 주문했다. 노래를 부르면서도 상대방에게 전해졌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셨다”고 했다. 이션이 “‘컴플리트(Complete) 이전의 이야기를 담았다. 안드로이드와 인간의 다툼을 이야기한다”고 소개한 뮤직비디오는 프랑스, 스위스, 독일, 러시아를 오가며 촬영했다. 전작보다 더 커진 스케일을 자랑한다. 다양한 촬영지만큼 멤버들에게도 인상적인 추억으로 남았다. 제이어스는 “효진이랑 간 베를린이 인상적이었다. 명소도 많고 먹을 것도 많았다”면서 “촬영을 해야하는데 부을까봐 많이 못 먹었는데 다시 가면 마음 편하게 먹고 싶다”며 웃었다. 광활한 대자연이 느껴지는 장면에서 웃옷을 벗고 촬영한 와이엇은 “차로 2시간 올라가야 다다를 만큼 높은 곳에서 상의탈의를 했다. 엄청나게 추웠다”면서도 “위에서 보는 풍경이 진짜 아름다웠다”고 회상했다.멤버들의 앨범 참여도가 높아졌다. 엠케이는 타이틀곡 ‘와이’와 수록곡 ‘소행성’ 작곡에 참여했다. 엠케이는 “좋은 기회로 황현 PD님과 작업했는데 세계관을 녹이려고 생각도 많고 고민도 많았다”고 했다. 이어 “PD님께서 어떻게 하면 좋은 곡을 만들 수 있을지 길을 많이 알려주셨다. 너무 재미있었다”고 덧붙였다. 온앤오프는 자신들의 강점으로 음악과 데뷔 때부터 이어오고 있는 세계관을 꼽았다. 와이엇은 “이야기가 이어지게 만들려고 노력을 많이 했고 앞으로도 스토리를 이어갈 거다. 온앤오프만의 강점이자 이미지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효진은 “이번 앨범 수록곡이 다 타이틀곡일 정도로 좋다고 생각한다”며 “수록곡들도 타이틀곡만큼 많은 사랑을 받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말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한밤’ 악뮤 “K팝스타 출연 당시 박진영 몰랐다, 그저 아저씨”

    ‘한밤’ 악뮤 “K팝스타 출연 당시 박진영 몰랐다, 그저 아저씨”

    악뮤가 ‘본격연예 한밤’에 출연한다. 8일 SBS ‘본격연예 한밤’에서는 2년여 만에 ‘항해’라는 정규 3집으로 컴백한 AKMU(악뮤) 만나본다. AKMU(악뮤)는 컴백 동시에 많은 사랑을 받으며, 새 앨범 타이틀곡이 음원차트 1위에 올랐다. 재기발랄했던 모습을 뒤로하고 음악적 성숙미 품고 돌아온 천재 뮤지션남매 AKMU. ‘한밤’은 그들을 특별한 곳에서 만나보았다. 갓 민간인이 된 찬혁을 울컥하게 만든 ‘한밤’의 특별한 인터뷰 장소는 바로 대한민국 전투함이었다. ‘한밤’ 새로운 코너인 ‘너플들(너의 플레이리스트를 들려줘)’ 진행자인 뮤지가 전투함에서 AKMU를 반갑게 맞았다. 인터뷰 중에도 장난기 많은 수현은 오빠 찬혁을 놀리기 바빴다. 그녀가 찬혁 번호를 휴대폰에 저장한 이름은 평범하지 않았다. 수현은 찬혁 번호명을 ‘하찮혁’부터 ‘악뮤이찬혁’으로 지었다고 한다. 이와 다르게 찬혁은 휴대폰에 동생번호를 애정 어린 순우리말로 지었다고 하는데, 과연 지금은 AKMU 의 휴대폰 속에 서로가 어떤 이름으로 저장되어 있을까? 이어서 뮤지가 AKMU에게 ‘케이팝스타’ 출연 당시 모습을 보여주자, 그때 어린 모습과 지금 모습의 다른 점을 이야기하며, 또 하나의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털어놓았다. AKMU가 ‘케이팝스타’ 무대에서 떨지 않았던 이유는, 당시 심사위원들이 얼마나 유명한 사람인지 잘 몰랐다고 털어놓았다. 가수 박진영이 AKMU에게는 그저 아저씨였다는 사실에 ‘너플들’ 진행자 뮤지를 폭소케 했다는 후문이다. 한밤 ‘너플들’ 코너답게 AKMU의 뮤직플레이리스트도 공개되었다. 찬혁은 최근 클래식 음악을 들으며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수현은 인생에 관한 노래를 들으며 감성을 키웠다고 했다. AKMU의 감성을 더 짙게 만든, 그들의 소중한 뮤직 플레이리스트엔 과연 어떤 노래들이 담겨있을까? 팬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한층 무르익은 감정을 음악에 듬뿍 담아 우리 곁에 돌아온 AKMU. 찬혁이 꼽은 새 앨범 속 최애곡부터 수현이 듣는 뮤직 플레이리스트까지, 8일 오후 8시 55분에 방송되는 ‘본격연예 한밤’에서 확인할 수 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송가인 단독 콘서트, TV조선 아닌 MBC 중계 ‘왜?’

    송가인 단독 콘서트, TV조선 아닌 MBC 중계 ‘왜?’

    가수 송가인의 단독 콘서트가 예고됐다. 7일 소속사 포켓볼스튜디오에 따르면 오는 11월 3일 서울 경희대학교 평화의전당에서 열리는 송가인 단독 리사이틀 ‘어게인’(Again)이 MBC를 통해 특집쇼로 방송된다. 애초 송가인을 발굴한 ‘내일은 미스트롯’ 방송사 TV조선이 이 특집쇼를 방송할 것으로 알려졌으나, 결국 MBC에 편성됐다. 한편 송가인은 리사이틀과 더불어 새 음반 발표도 앞두고 있다. 소속사에 따르면 송가인은 바쁜 일정을 소화하는 와중에도 국내 정상급 작곡가들에게 170여곡의 노래를 받아 선별하고 있다. 자신만의 색깔이 가득 담긴 곡을 선보이겠다는 각오다. 이에 소속사 측은 “송가인이 데뷔 이후 처음으로 리사이틀을 개최하는 만큼 심혈을 기울여 심도 있게 기획하고 있다”며 “신곡 무대는 물론 특별한 무대로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것”이라고 전했다. 송가인의 단독 콘서트 공연 티켓은 오는 14일부터 인터파크 티켓에서 예매할 수 있다. 사진 = 서울신문DB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흥미진진 견문기] 활기찬 마장축산물시장… 왜소한 왕좌봉 터

    [흥미진진 견문기] 활기찬 마장축산물시장… 왜소한 왕좌봉 터

    화창한 가을날, 왕십리역광장 한쪽에 서 있는 김소월의 시비에서부터 답사는 시작됐다. 답사 참여자의 또랑또랑한 목소리로 낭독된 김소월의 ‘왕십리’ 시를 함께 감상하기도 하고, 김소월 시가 노랫말이 된 ‘진달래꽃’,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 ‘세상모르고 살았노라’, ‘부모’ 등의 여러 가요를 듣고 제목 맞히는 활동을 하며, 소월의 시가 여전히 현재형이며 지금 우리의 감성을 대변하고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데 부족함이 없음을 새삼 깨달았다. 왕십리역광장을 벗어나 쭉 이어진 국철길을 따라 마장축산물시장에 도착했다. 고기의 비릿한 냄새와 붉은 선홍색 빛깔, 숙련된 솜씨로 고기를 손질하는 기술자들과 주문받은 고기를 배달하는 오토바이의 소음이 어우러져 시장은 활기로 넘쳐났다. 세계에서 단일품목 시장으로는 최대 크기라는 시장의 규모에 놀랐고, 명절이나 잔칫날이면 이곳에서 장을 보셨던 돌아가신 어머니가 떠올라 코끝이 찡해졌다. 동명초등학교 내에 있는 왕좌봉 터로 향했다. 지금은 높은 빌딩과 아파트에 둘러싸여 있어 왜소하기만 한 왕좌봉 터가 예전에는 야산의 비교적 높은 봉우리였으며, 이성계와 무학대사가 한양을 새 도읍지로 결정하기 위해 이곳에 올라 주변을 살폈던 역사적인 장소였다는 것이 믿기 어려웠다. 이곳에서 듣는 마장동과 왕십리의 변천과정은 흥미로웠으며, 특히 임권택 감독의 영화 ‘왕십리’와 김흥국이 자작한 노래 ‘59년 왕십리’를 통해 1960년대 왕십리의 모습과 이별의 정한을 실감 나게 느낄 수 있었다.70년 전통의 대도식당은 입구의 나무 간판에서부터 노포의 역사가 느껴졌다. 마장축산물시장의 신선한 소고기와 무쇠 주물판에 영친왕 주방 상궁의 비법으로 구워진 소고기 등심. 생각만 해도 입안에 가득 고인 침을 애써 삼키며, 반드시 가족과 함께 방문하리라 다짐하며 청계천으로 향했다. 청계천 한가운데에 옛 고가도로의 흔적으로 남긴 존치 교각을 보고, 청계천 판잣집 체험관을 둘러본 후 청계천 박물관을 관람했다. 김소월의 시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를 모두 함께 낭독하며 가을 햇살에 눈부신 청계천변을 바라봤다. 지금, 이곳에 김소월이 살고 있다면 또 어떤 시를 지었을지 궁금해졌다. 황미선 책마루독서교육연구회 연구원
  • 서울탄생 설화 깃든, 김소월 흔적 담긴 왕십리… 진정 난 몰랐네

    서울탄생 설화 깃든, 김소월 흔적 담긴 왕십리… 진정 난 몰랐네

    서울신문이 서울시, 사단법인 서울도시문화연구원과 함께하는 2019서울미래유산-그랜드투어 ‘제23차 김소월의 왕십리’ 편이 지난달 28일 성동구 행당동과 마장동, 홍익동 일대에서 2시간 동안 진행됐다. 서울미래유산을 사랑하는 참석자 40여명은 이날 오전 10시 왕십리역 4번 출구 시계탑 앞에 집결, 김소월의 시비를 보고 마장 축산물시장을 돌아서 왕좌봉 표석이 있는 동명초등학교와 한우고기집으로 유명한 대도식당을 거쳐 청계천박물관에서 탐사를 마쳤다. 이날 코스에서 서울미래유산은 김소월의 ‘왕십리’ 시비, 마장 축산물시장, 대도식당 등 3곳이었다. 참석자들은 소월 시비 앞마당에 앉아 해설자가 들려주는 노래의 제목 알아맞히기 게임을 했는데 우리가 흔히 듣고 불러 온 가요의 노랫말이 소월의 시였다는 사실을 알고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동명초등학교 교정에 서 있는 왕좌봉 표석은 600여년 전 태조 이성계와 무학대사가 한양을 도읍지로 정하려고 지형을 살핀 봉우리였다는 사실이 무색할 정도로 평평한 주택가로 변해 세월의 무상함을 느꼈다. 고층 아파트단지가 옛 봉우리를 대신하는 듯했다. 해설을 맡은 전혜경 서울도시문화지도사는 군더더기 없는 해설과 진행으로 참가자들을 이끌었다.왕십리는 우리가 흔히 무학대사의 일화에서 농부로 변신한 도선대사로부터 ‘여기서 십리를 더 가라는 가르침을 받은 곳’으로 널리 알려진 도참설의 근거지이다. 서울천도와 서울탄생 설화의 고향이다. 무학봉, 왕좌봉, 도선동 같은 전래지명이 뒷받침한다. 왕십리(往十里)라는 지명은 이를 소리 나는 대로 읽고, 한자로 옮기는 과정에서 왕심리(旺審里) 또는 왕심리(往尋里)로 바뀌곤 한다. 더러는 왕십리벌, 왕심평이라고도 불렸다. 답십리와 함께 도성에서 10리 떨어진 마을이라는 뜻이다. 옛 서울의 중앙으로 들어가는 관문이다. 왕십리는 사대문 밖 동남쪽 지역으로 대개 하촌 또는 아랫대라고 불렸다. 사대문 안 동촌, 서촌, 남촌, 북촌에 주로 양반이 살았다면 중촌에는 의관과 역관, 화원 등 전문직업인이 거주했다. 요즘 서촌이라고 잘못 이름 붙여진 인왕산 아래 마을은 상촌 또는 웃대라고 하여 궁이나 관아에서 일하는 중인과 아전의 거주지였다. 하촌은 청계천 효경교 아래 동대문과 광희문 사이를 말하는데 주로 군교(하급장교)들이 거주했다. 이곳에 훈련도감의 하도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오늘의 예지동·주교동·방산동·을지로6가·을지로7가·광희동·신당동이 아랫대에 해당한다. 군인과 군속 거주지라고 봄 직하다. 1751년(영조27)에 반포된 ‘도성3군문 분계총록’에는 한성부 동부 인창방이라고 기록돼 있다. 1865년(고종2) 편찬된 ‘육전조례’에 왕십리 1, 2계였다가 1894년 갑오개혁 때 왕십리계로 통합됐다. 일제강점기 고양군 한지면 상왕십리, 하왕십리였으며 1936년 행정구역 확장 당시 경성부에 편입됐다. 조선 오백년 내내 왕십리는 채소재배지로 유명했다. 조선 초기 성현은 ‘용재총화’에서 “동대문 밖 왕심평(왕십리)은 순무·무·배추 등 야채류의 산지”라고 기록했다. 조선 후기 실학자 박지원은 ‘예덕 선생전’에서 “예덕선생은 매일 마을의 똥을 져 나르는 것을 업으로 삼았다. 그래서 마을 사람들이 그를 불러 엄행수라고 불렀다. …왕십리에서 무, 살곶이다리에서 순무, 석교에서 가지·오이·수박, 연희궁에서 고추·부추·해체, 청파에서 미나리, 이태원에서 토란 같은 것들이 나오는데, 밭은 상상전에 심고 모두 엄씨의 똥을 써서 가꾸어 내는 것이다”고 왕십리의 채소재배 전통을 설명했다.‘왕십리똥파리’는 채소재배지라는 숙명에서 따라온 부정적 이미지이다. 사통팔달 교통의 중심지이다 보니 1930년 동대문~왕십리~뚝섬 간 기동차라는 이름의 궤도가 부설됐다. 기동차에는 채소와 땔감, 한강에서 채취된 얼음을 실어 날랐다. 뚝섬유원지로 가는 교통수단이기도 했다. 그런데 이 기동차에 동대문 인분저장소의 인분을 실어다가 뚝섬 채소밭에 거름으로 사용하다 보니 파리가 들끓기 마련이었다. 왕십리똥파리는 왕십리와는 무관하게 붙은 억울한 지역 이미지라고 할 수 있다. 19세기에 출간된 ‘동국여지비고’에는 왕십리의 식물성 이미지를 뒤엎는 ‘현방’ 관련 기록이 나온다. 현방이란 소를 잡아서 파는 정육점이다. 고기를 매달아서 팔기 때문에 붙은 이름으로 다림방, 푸줏간이라는 이름으로 익숙하다. 한양도성 내 23곳의 현방 중 왕십리 현방을 소개했다. 이는 18세기 이후 왕십리를 중심한 뚝섬 일대가 한강 해상교통의 중심지 중 한 곳으로 떠오르면서 고기수요가 많았음을 반증한다. 뚝섬 일대는 강원도에서 북한강 물길에 띄워 보낸 땔감이 부려진 곳이고, 퇴적층이라서 채소농사에 알맞았다. 고산자 김정호의 ‘수선전도’에 왕십리는 서쪽으로 동대문~영도교~광희문으로 이어지고, 동쪽으로 왕십리~살곶이다리~뚝섬으로 각각 연결된 모습으로 그려졌다. 오늘의 마장동은 조선시대 살곶이목장 중 시장지대였다. 살곶이목장은 조선 전기 87곳, 후기 209곳에 이르던 전국의 목장 가운데 가장 중요한 국립목장으로, 전국에서 뽑은 우수한 말 400~500필을 모아서 방목했다. 말 한 필이 면포 수백필에 해당할 정도였으니 말의 관리와 경비가 삼엄했다. 살곶이목장에는 말의 조상에게 제사를 지내는 마조단, 말을 처음 기른 사람에게 제사 지내는 선목단, 말을 처음 탄 사람을 모시는 마사단, 말을 해치는 신에게 제사하는 마보단 등 4개의 제단을 설치하고 제사를 지냈다. 마조단을 알리는 표석은 살곶이다리와 중랑천을 굽어보는 한양대 캠퍼스 안에 있다. 오늘의 뚝섬, 자양동, 면목동, 군자동, 능동, 중곡동 등이 목장지대에 해당한다. 말 목장에 소를 함께 키웠다. 조선시대 관혼상제와 행사에 소고기는 빠질 수 없는 음식이었으나 왕실과 사대부가에만 허용되고 일반 백성에게는 소를 잡거나 먹지 못하도록 제한했기에 밀도살이 심했다. ‘한 집 걸러 한 집’ 정도로 성행했다.일제강점기 숭인동에 있던 가축시장과 도축장이 해방 이후 마장동으로 이전하면서 조선시대 말을 비롯한 모든 가축이 거래되는 시장의 관성이 다시 이어졌다. 1958년 청계천변 판잣집을 철거한 부지에 가축시장이 문을 연 뒤 1961년 도축장이 지어졌다. 그러나 1990년 이후 지방 소고기의 서울반입이 허용되면서 서울의 도축수요는 감소했다. 게다가 폐수와 악취 등이 도심에 부적합한 시설로 낙인찍히면서 1974년 가축시장, 1998년 도축장이 차례로 폐쇄되고 그 자리에 아파트가 들어섰지만 시장은 살아남았다. 1963년 개장 이후 수도권 축산물 유통의 60~70%를 담당하고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단일 육류 유통전문시장이다. 면적 11만 6150㎡이며, 점포는 총 3000여개, 연간 이용객 수는 약 200만명, 종사자 수는 약 1만 2000여명에 이른다. 하루 거래되는 축산물은 소 1000여 마리, 돼지 2만여 마리다.왕십리는 무학봉, 왕좌봉, 도선동 같은 서울탄생의 설화가 깃든 유서 깊은 고장이다. 뚝섬과 마장 축산시장에는 목장의 관성이 살아 숨 쉰다. 살곶이는 청계천과 성북천, 중랑천이 한데 모여 한강으로 흘러들어 가는 합류지다. 청계천은 동쪽에서 서쪽으로 흘러가는 한강과는 정반대의 방향으로 흐르는 역류의 하천이다. 뉴타운 개발사업의 완료의 함께 왕십리는 새 역사지층을 맞이했다. 글 노주석 서울도시문화연구원장사진 김학영 연구위원 ■다음 일정: 제24차 창덕궁~창경궁 담장 길 풍경 ■집결장소: 10월 5일(토) 오전 10시 창덕궁 돈화문 앞(안국역 3번 출구에서 300m) ■신청(무료): 서울미래유산 홈페이지(futureheritage.seoul.go.kr) ■문의: 서울도시문화연구원 (www.suci.kr)
  • [인터뷰] 기린 “촌스러울지 모를 복고, 내겐 가장 멋진 음악”

    [인터뷰] 기린 “촌스러울지 모를 복고, 내겐 가장 멋진 음악”

    새롭게(new) 복고(retro)를 즐기는 ‘뉴트로’가 대중문화 사방으로 침투하고 있다. 가요계에서는 시티팝, 복고풍 그룹사운드, 한국형 발라드 등 1980~1990년대 음악이 인기다. 지상파 방송사들이 1990~2000년대 초 음악방송 데이터베이스를 유튜브 24시간 스트리밍으로 되살린 콘텐츠는 ‘온라인 탑골공원’ 등으로 불리며 화제다. ●뉴잭스윙 표방하며 올드스쿨 매력 알려 올해 데뷔 10년을 맞은 기린(34·본명 이대희)에게는 복고가 한때의 유행이 아닌, 자신이 완성해가는 기반이다. ‘요요와 기린이 왔어 한국 뉴잭스윙 스윙의 또 다른 완성 (중략) 시대와 감성을 시간으로 비교하지 마라 나는 나 내가 하는 게 뭔지를 잘 알아’(2012년 ‘뉴잭스윙’ 중) 2009년 첫 EP를 발매하고 10년간 음악 활동을 해온 기린을 사람들은 ‘뉴잭스윙 아티스트’로 기억한다. 그의 대표작 대부분이 뉴잭스윙을 표방하고 있어서다. 뉴잭스윙은 1980년대 후반 미국 알앤비 가수이자 프로듀서 테디 라일리가 처음 유행시킨 장르로 R&B 기반 보컬과 힙합풍 리듬이 특징이다. 국내에서는 듀스 등 많은 가수들이 1990년대에 선보였다. 그 시절 기린은 음악이 주는 희열을 알게 됐다. 어떤 장르를 좋아하는 것과 지나간 유행으로 치부되곤 하는 음악을 21세기에 끊임없이 되살려내는 것은 다른 문제다. 1990년대 유행했던 음악에 집중하는 이유를 묻자 “올드스쿨을 하는 게 싫었던 적이 있다”는 뜻밖의 대답이 돌아왔다. “제가 생각한 뉴잭스윙은 지금도 멋있는 음악인데 사람들은 올드스쿨 하면 촌스러운 것, 웃긴 걸로만 생각하는 것 같았어요. 저 때문에 음악까지 오해하는 건 아닌가 생각도 했고요.”●새 앨범서 ‘TV는 사랑을 싣고’ 등 패러디 기린의 의지와 상관없는 활동 공백기가 부정적인 상념을 키우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전 소속사를 나와 독립 레이블 에잇볼타운을 세우면서 밀린 활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8월 연달아 발매한 두 장의 앨범 ‘배디스트 나이스 가이’와 ‘유누 인 더 하우스’가 그 시작이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제대로 보여주자. 뉴잭스윙뿐 아니라 내가 좋다고 생각하는 이미지를 노래를 만들어보자 생각했죠.” ‘유누 인 더 하우스’의 타이틀곡 ‘예이 예이 예이’는 1990년대 힙하우스 스타일을 기린만의 스타일로 표현한 곡이다. 뉴잭스윙보다 빨라진 120~125bpm 비트가 신선하게 다가오는 가운데 기린 특유의 보컬과 위트 있는 가사가 친숙함으로 조화를 이룬다. 뮤직비디오에선 90년대 대표 TV 프로그램인 ‘사랑의 스튜디오’와 ‘TV는 사랑을 싣고’를 코믹하게 패러디했다. ‘배디스트 나이스 가이’는 3년 전 박재범과 함께 발매한 ‘시티 브리즈’ 당시 작업했던 곡들을 모아서 낸 앨범으로, 컬래버레이션의 매력을 느낄 수 있다. 두 장의 음반에 다 담지 못한 그의 음악들은 12월 발매 목표인 정규 3집에서 만날 수 있다. 2014년 ‘사랑과 행복’ 이후 5년 만에 선보일 정규앨범이다. 이에 앞서 11월에는 에잇볼타운 크루가 클럽 공연으로 관객들을 만난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전세버스 사고 20%가 10·11월… 안전등급 꼭 확인하세요

    전세버스 사고 20%가 10·11월… 안전등급 꼭 확인하세요

    “다음달부터 11월까지 바짝 긴장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전체 전세버스 사고의 20% 이상이 이때 발생하거든요. 특히 가을 단풍이 절정이라는 뉴스가 나오면 전세버스 안전관리 담당은 눈코 뜰 새가 없죠.”(한국교통안전공단 관계자) 무더운 여름이 지나고 본격적인 단풍놀이와 결혼 시즌이 다가오면서 전세버스 사고 주의보가 뜬다. 최근 몇 년간 안전벨트 착용과 행락철 전세버스 관련 문화가 개선되면서 사망·부상자 숫자는 줄고 있지만 사고 건수는 지속적으로 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안전한 행락철 전세버스 이용을 위해 교통안전공단이 제공하는 ‘전세버스 교통안전 정보제공 서비스’를 통해 안전 등급을 확인하는 등의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29일 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발생한 전세버스 사고 건수 1151건 중 가을 행락철인 10월과 11월 발생 건수가 각각 118건(10.25%)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봄 행락철인 4월이 106건(9.21%), 5월이 103건(8.95%)으로 뒤를 이었다. 교통안전공단 관계자는 “봄·가을 행락철 전세버스 사고가 전체의 38.66%”라면서 “전세버스 사고는 한 번 나면 수십명이 사망하거나 다치는 등 인명 피해가 크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전에 비해 나아졌지만, 사고 건수는 조금씩 늘고 있다. 2016년 1090건이었던 전세버스 사고 건수는 2017년 1053건으로 소폭 줄었다가 지난해에는 1151건으로 100건 가까이 늘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전세버스 사고로 인한 사망·부상자 수가 꾸준히 줄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전세버스 사고로 인해 사망한 사람은 26명으로, 2017년 32명보다 18.7% 줄었다. 이는 최근 10년간 사망자가 가장 많았던 2009년(72명)에 비해선 3분의1 수준으로 급감한 것이다. 2008년 42명이었던 전세버스 사고 사망자는 2009년 72명으로 크게 증가한 후 지속적으로 줄고 있다. 부상자 수도 지난해 2263명으로 2017년(2514명)보다 251명 감소했고, 가장 부상자가 많았던 2008년(3233명)에 비해서는 970명(30.0%) 줄었다. 이는 시민들의 안전의식이 높아지면서 과거 전세버스 안에서 술을 마시고 노래를 부르는 문화가 많이 줄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임준범 교통안전연구개발원 교통조사평가처 선임연구원은 “일부 남아 있기는 하지만 과거에 비해 전세버스에서 음주가무를 하는 사례가 많이 감소했다”면서도 “최근에는 성수기에 바쁘다는 핑계로 전세버스 업체들이 정비를 제대로 하지 않거나, 운전자의 휴식 부족으로 인한 사고가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교통안전공단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올해부터 ‘전세버스 교통안전정보 공시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이 제도는 전세버스 사업자의 ▲운전자 관리(적격 운전자 비율 및 운전자 교육) ▲차량 점검 관리(첨단 안전장치 장착 실적 등) ▲운행 관리(위험도 분석 및 운행기록자료 제출) ▲법규 위반 ▲교통사고 등의 항목을 바탕으로 사업자들을 5개 안전 등급으로 나눈 것이다. 공시 대상은 전국의 모든 전세버스 사업자이고 1년에 상·하반기 두 차례 결과가 공시된다. 교통안전공단 관계자는 “이미 프랑스와 영국, 일본 등에서는 관련 제도를 운영해 효과를 보고 있는데 특히 일본은 2017년 전세버스 사고로 탑승자 중상 이상 2건, 부상 9건으로 우리와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공시 대상인 1589개 업체 중 공시자료를 제출한 전세버스 업체는 1300곳(81.8%)에 이른다. 이 중 1등급을 받은 업체는 507곳 31.9%, 2등급은 630곳 39.6%다. 공시자료는 ‘전세버스 교통안전정보 제공 서비스’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임 선임연구원은 “전세버스를 이용하는 분들이 공시자료를 보고 안전한 업체를 선택하면 자연스럽게 전세버스 업체들도 안전 관리를 강화하는 선순환이 이뤄질 것”이라면서 “개인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안전등급을 꼭 확인하는 게 좋다”고 강조했다. 세종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공동기획 : 한국교통안전공단
  • 악동뮤지션, 멜론 등 음원 차트 올킬… 29일 한강공원 야외 청음회

    악동뮤지션, 멜론 등 음원 차트 올킬… 29일 한강공원 야외 청음회

    악뮤(악동뮤지션)가 컴백과 동시에 음원 차트 올킬에 성공했다. 2년간의 공백기를 무색하게 하는 음원 강자의 귀환이다. 악뮤의 정규 3집 타이틀곡 ‘어떻게 이별까지 사랑하겠어, 널 사랑하는 거지’는 26일 오후 2시 기준 멜론, 지니, 플로, 벅스, 엠넷, 올레뮤직, 소리바다 등 주요 음원 사이트 7곳의 실시간 차트에서 모두 1위에 올랐다. 지난 26일 오후 6시에 온라인 음원 사이트에 공개된 ‘어떻게 이별까지 사랑하겠어, 널 사랑하는 거지’는 공개 3시간 만에 7개 차트에서 1위에 오른 데 이어 치열한 경쟁 속에서도 이틀째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아울러 이번 앨범 ‘항해’ 수록곡인 ‘뱃노래’, ‘물 만난 물고기’, ‘프리덤’ 등 수록곡 다수가 차트 상위권에 나란히 이름을 올리며 악뮤의 저력을 또 한 번 과시했다. 이찬혁은 2년간의 해병대 복무 기간 동안 틈틈이 작사·작곡을 이어갔다. 새로운 환경에서 경험한 것, 나이가 들어가며 보다 성숙해진 생각들을 차곡차곡 앨범에 담았다. 입대 전인 2년 전 이미 타이틀곡으로 점찍었다는 ‘어떻게 이별까지 사랑하겠어, 널 사랑하는 거지’는 가을 분위기에 어울리는 멜로디와 공감 가는 가사로 호평을 얻고 있다. 한편 이찬혁은 이날 오후 8시 악뮤 이수현이 진행하는 KBS 쿨FM ‘수현의 볼륨을 높여요’에 게스트로 출연한다. 이들은 새 앨범 이야기와 함께 친남매 호흡을 선보일 예정이다. 악뮤는 또 오는 29일 오후 7시 30분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 물빛무대에서 야외 청음회 ‘가을밤의 항해’를 열고 팬들을 만난다. 네이버 나우와 브이라이브에서도 온라인 생중계된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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