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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북아 불확실의 해-세계 석학들에 길을 묻다] “中, 사드 민감하지만 보복 일시적… 북핵 매개로 美·中 협력 이끌어야”

    [동북아 불확실의 해-세계 석학들에 길을 묻다] “中, 사드 민감하지만 보복 일시적… 북핵 매개로 美·中 협력 이끌어야”

    정유년 새해에는 미국에서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출범하고 중국에서는 제19차 당대회를 계기로 지도부 내 권력투쟁이 격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프랑스의 대선과 독일의 총선도 있어 주요 국가의 리더십 교체 가능성이 높다. 또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권위를 강화하고 있다. 트럼프가 푸틴과 신밀월관계를 구축하면서 중국과는 신냉전의 마찰을 예고하고 있다. 이런 연유로 한반도를 둘러싼 동북아에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이에 서울신문은 각국의 다양한 석학들을 만나 새해에 펼쳐질 새로운 국제 질서의 흐름 등에 대해 시리즈로 짚어 본다. 중국의 대표적인 진보학자인 베이징이공대 후싱더우(胡星斗·55) 교수는 지난달 30일 “한국의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대한 중국의 보복이 그리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후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가 취임하면 중·미 간 충돌이 번번해질 것으로 예상하면서 “한국은 중국과 미국 사이에서 협력을 현명하게 이끌어 내야 한다”고 제안했다. 중국의 미래에 대해 그는 “법치를 통해 민주주의 요소를 점차 받아들여야 한다”고 했으며 한국의 촛불집회와 국회의 대통령 탄핵은 “한국 시민이 이뤄 낸 위대한 민주주의 혁명”이라고 평가했다. 다음은 후 교수와의 일문일답. →한국의 사드 배치에 대한 중국의 보복이 이어지고 있다. -중국에 사드는 아주 민감한 문제다. 그러나 중국의 보복은 일시적이고 임시적인 조치에 머물 것이다. 심지어 시늉만 하고 끝낼 수도 있다. 장기적 마찰은 양쪽 모두에게 해를 끼칠 뿐이다. 중요한 것은 북한 문제를 해결하면 사드 문제는 저절로 풀린다는 사실이다. →한국에 사드가 실제로 배치되면 중국이 더 큰 보복을 하지 않을까. -중국은 새해에는 한국 사드에만 매달릴 겨를이 없을 것이다. 트럼프가 이끄는 미국이 중국을 더 압박할 것이기 때문이다. 한국뿐만 아니라 대만, 필리핀에도 사드와 비슷한 무기 체계가 도입될 가능성도 있다. 미국이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와 유사한 군사 동맹체를 아시아에서 만들 가능성도 있다. 미국의 공세를 막기 위해서라도 중국은 한국과 관계 개선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북한 문제 해법은 무엇인가. -지금 단계에서는 남북이 대화를 해도 별 효과가 없을 것 같다. 북한은 미국과 직접 상대하길 원하기 때문이다. 한국의 군사적 압박도 큰 효과를 발휘하기 어렵다. 한국이 북한을 향해 무력시위를 할수록 북한 체제는 결속된다. 그러므로 한국은 당분간 중국과 미국 사이에서 현명하게 협력을 끌어낼 필요가 있다. 중국과 미국이 동시에 강하게 압박해야 북한의 변화를 이끌 수 있다. →한·중이 지금의 교착 상태를 돌파하려면 무엇을 해야 하나. -무역 등 경제적 발전을 넘어 정치·군사·문화 분야에서도 관계를 한 단계 끌어올려야 한다. 중국과 한국 모두 저성장의 위기를 맞고 있어 상호 도움이 절실하다. 이미 체결된 자유무역협정(FTA)을 성숙시키고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타결도 서둘러야 한다. →최근 양국 국민의 감정이 별로 좋지가 않다. -서로를 우습게 보는 시각이 많다. 한국인은 중국을 여전히 낙후한 국가로 여기고 중국인은 한국을 여전히 통제 가능한 국가로 보고 있다. 이런 시각을 빨리 바로잡아야 한다. →교수께서 주장하는 ‘법치 사회주의’의 핵심 개념은 무엇인가. -이전에 ‘헌정(憲政) 사회주의’를 주창해 큰 반향을 얻었다. 그러나 중국의 위정자들은 ‘헌정’이란 개념을 불온하게 봤다. 그래서 이름을 ‘법치 사회주의’로 바꾸었다. 법치 사회주의는 말 그대로 사회주의 체제를 유지하되 법에 의한 통치를 하면서 민주적 요소도 도입하자는 것이다. 사회 안정을 위해서라도 법치는 반드시 확립돼야 한다. →민주국가에서 말하는 법치와 어떤 차이가 있나. -민주보다는 법치를 우선 확립하고 나중에 민주를 서서히 받아들이자는 것이다. 인민은 물론 위정자도 법치의 구속을 받아야 한다. 법에 근거하지 않은 통치는 독재에 불과하다. 법치 사회주의는 좌파와 우파를 통합하는 개념이다. 전통적인 관점에서 보자면 우파는 자유, 민주, 법치, 시장, 효율을 강조하고 좌파는 사회주의와 평등을 중요하게 여긴다. 법치 사회주의는 사회주의적 토대는 유지하면서 시장의 효율과 평등을 동시에 추구하는 것이다. →‘법치 사회주의’는 공산당 영도(독재)를 부정하는 것 아닌가. -마르크스의 관점에 따르면 모든 정당은 소멸한다. 그러나 통일성 유지가 관건인 거대한 중국은 앞으로 매우 긴 시간 동안 강력한 집권당(공산당)을 필요로 할 것이다. 강력한 권위를 가진 정당이 현대 국가를 건설할 필요가 있다. 위정자의 임의 통치는 파시즘을 부르고, 공산당의 급격한 붕괴는 국가의 혼란을 부를 것이다. 따라서 법치를 통해 정치권력과 민중의 권력을 적절하게 통제하고 조화시켜야 한다. →당국이 싫어하는 주장을 계속하면 위험하지 않은가. -중국의 학자는 대부분 관변 학자이기 때문에 당과 국가의 방침에 반하는 목소리를 낼 수가 없다. 그러나 나는 학자로서 높은 지위를 추구하지 않고 금전적 이익도 바라지 않기 때문에 소신껏 발언한다. 이 정도 목소리도 흡수하지 못하는 사회는 발전할 수 없다.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미·중 관계에 불확실성이 커졌다. 어떻게 전망하는가. -중국은 트럼프를 우습게 봤다. 매우 어려운 상대를 만난 셈이다. 트럼프는 대만을 고리로 중국에 많은 양보를 요구할 것이다. 레이건 행정부가 소련을 붕괴시켰듯이 트럼프가 중국을 위협할지도 모른다. ‘위대한 미국 재건’을 목표로 세계 각국의 공장을 끌어들이고 무역, 환율 분쟁을 일으켜 중국 경제를 더 힘들게 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트럼프의 공격에 일일이 맞대응하기보다는 스스로의 혁신 능력을 키워야 한다. 중국은 여전히 많은 핵심기술을 미국, 유럽, 일본에 의지하고 있다. 반도체 수입에만 1조 위안을 쏟아붓고 있는 실정이다. →혁신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언론, 인터넷, 사상의 자유를 보장해야 한다. 세계의 보편적 가치와 주류 사회의 문명을 받아들이고 그 속에 뛰어들어가 경쟁을 해야 한다. 지금처럼 외곽에만 머물면 ‘이류 국가’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중국이 미국과 같은 글로벌 리더십을 획득할 수 있다고 보는가. -중국의 돈을 따르는 국가는 많아도 중국의 가치와 이데올로기를 인정하는 국가는 별로 없다. 중국은 소프트파워에서 여전히 주변부에 머물고 있다. 미국과 대등한 위치가 되기까지는 아직 멀었다. →중국 경제 가장 큰 문제점은 무엇인가. -국유기업의 독점이다. 국유기업 독점은 민영기업의 투자 의지를 꺾고 있다. 산업에 들어가야 할 돈이 부동산으로 몰리고 있다. 강력한 정부 주도의 경제도 문제다. 정부와 시장 사이의 경계를 빨리 확립해야 한다. 정부가 국유기업 경영에 골몰할 게 아니라 시장질서를 위한 법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 →시진핑 주석의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은 무엇인가. -시 주석은 강력한 권위를 바탕으로 반부패 운동에 나서 인민의 지지를 얻었다. 성품이 소박하고 기층에서 일을 해봤기 때문에 인민의 고충도 잘 안다. 그러나 세계의 보편적 가치를 수용할 만큼 유연하지는 않다. →한국의 촛불집회를 어떻게 평가하는가. -200만명이 참여하는 평화적인 집회를 보면서 한국 시민의 민주적 소양을 존경하게 됐다. 아시아는 물론 세계 어떤 국가에서도 이루어 내지 못한 민주혁명을 한국 시민들은 해냈다.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외치는 한국인들의 수준 높은 민주의식은 중국으로 하여금 큰 반성을 하게 한다. →국회가 대통령을 탄핵한 것은 어떻게 보나. -민주적 진보의 대사건이다. 그러나 국민의 대표 기관인 국회의 탄핵으로 끝나지 않고 헌법재판소가 다시 이 문제를 최종 결정한다는 것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심판 기간이 최대 6개월이란 점도 의아하다. 대통령 공백이 길어질수록 위기가 커질 수도 있다. 글 사진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후싱더우 베이징이공대 교수는 베이징이공대학에서 경제학을 가르치는 중국의 대표적인 개혁파 지식인이다. 중국 장시성 출신으로 화중과기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베이징, 칭화, 인민, 난카이 등 유명 대학에서 강의했으며 ‘중국 문제학’ 등의 저서가 있다. 뉴욕타임스, 가디언,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등이 중국 정부를 비판할 때 늘 자문을 구하는 교수이기도 하다. 당과 국가의 정책은 물론 시진핑 주석 등 통치자도 서슴지 않고 비판해 당국에선 요주의 인물로 관찰하고 있다.
  • 새벽 여는 ‘여명의 소리’… 귀신 쫓는 ‘빛의 전령’

    새벽 여는 ‘여명의 소리’… 귀신 쫓는 ‘빛의 전령’

    “닭 모가지를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 1979년 10월 헌정사상 의원직 제명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겪은 김영삼 전 대통령이 박정희 정권을 향해 던진 이 말은 유신 시대의 종언을 예고한 일성으로 오랫동안 회자됐다. 닭의 울음소리인 ‘계명성’(鷄鳴聲)은 우리 역사 속에서는 한 시대의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었고, 민간에서는 밤을 떠돌던 귀신들이 사라진다는 ‘축귀’의 신앙이 됐다. 2017년 정유년(丁酉年)을 상징하는 십이지 동물인 ‘닭’은 고대로부터 우리 문화의 상징적 위상을 가진 동물로 가까운 존재였다. ●경주 천마총 망자 위한 제물 달걀 발견 삼국유사에 묘사된 박혁거세와 김알지 신화에서도 닭이 등장한다. 박혁거세의 왕비인 알영 부인은 계룡(鷄龍)의 겨드랑이에서 태어났고, 입은 닭의 부리를 닮았다고 전해진다. 금빛 찬란한 황금 궤 안에서 나온 김알지는 하얀 닭이 울어 그의 탄생을 알렸다. 신라의 국명이 한때 계림이었던 것도 신라인이 닭을 숭배했던 것과 연관돼 있다. 경주 천마총에는 수십 개의 달걀이 든 단지가 발견되었고, 여러 고분에서 닭 뼈가 발굴됐다. 가야 지산동 고분에서 발굴된 닭 뼈는 무덤의 부장품으로 망자를 위한 제물로 쓰였다. 무덤의 주인에게 전하는 내세의 식량인 동시에 부활이라는 종교적 의미도 담고 있다. 고구려 무용총 천장에는 닭이 한 쌍 그려져 있고, 신라가 고구려를 공격할 때 ‘수탉을 죽여라’고 외쳤다는 일본서기의 기록이 전해진다. 고구려는 천축에서 ‘계귀국’으로 불렸다. 닭은 전통적으로 귀신을 쫓는 영험한 동물이었다. 조선 시대 풍속을 기록한 ‘동국세시기’에는 새해가 되면 각 가정에서 닭이나 호랑이, 용을 그린 세화를 벽에 붙이고 액을 쫓는 풍속이 전해져 내려온다. 대보름달 꼭두새벽에 첫 닭이 열 번 이상 울면 그해는 풍년이 든다는 말이 있듯 정초 한 해 농사의 풍흉을 점치는 대상이 되기도 했다. ●닭그림 그리거나 닭 피로 귀신 쫓기도 이렇듯 닭은 나쁜 정령을 쫓는 ‘빛의 전령’이었다. 민간에서 귀신을 쫓을 때 닭 그림을 그리거나 닭 피를 뿌리는 것도 모두 이 때문이다. 닭은 새벽녘 어둠을 가르고 길게 울음을 토해내면서 하루의 시작을 알리는 시간의 존재이기도 하다. 시계가 없던 시절, 닭의 울음소리로 시간의 흐름을 파악하고 제사를 지냈다. 그래서 닭이 제때 울지 않거나 울 때가 아닌데 울면 불길하다는 말도 퍼졌다. 토속 신앙에서는 닭이 초저녁에 울면 재수가 없고, 한밤중에 울면 불행한 일이 벌어지며, 해가 진 후에 울면 집이 망한다고 했다. 조선의 선비들에게는 입신출세의 상징이었다. 수탉의 볏은 벼슬을 상징하는 관을 쓴 모양과 같아 선비들의 서재에는 닭 그림이 많이 걸렸다. 공명의 상징인 수탉과 부의 상징인 모란을 함께 그려 부귀공명을 바라는 간절한 마음을 드러냈다. 집안의 큰 행사인 결혼식에서 닭은 반드시 초례상에 올려졌다. 신랑 신부가 마주 서서 백년가약을 맺을 때, 청홍 보자기로 싼 닭 앞에서 서약을 했다. 신부가 시댁에 폐백례를 드릴 때도 닭고기를 놓고 절을 했다. 일생의 가장 중요한 의례인 혼인에 닭이 등장하는 이유는 예로부터 닭을 길조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닭고기는 우리 국민에게는 가장 대중적인 보양식이자 요리 재료였다. 우리 국민 1인당 연간 닭고기 소비량은 15.4㎏이고, 1인당 연간 계란 소비량도 254개에 달한다. 닭이 여름철 보양식이 된 데는 매년 음년 6월 20일이면 닭을 잡아먹는 제주도의 풍속이 퍼진 것이라는 설이 유력하다. 중국 ‘본초강목’에는 ‘조선 닭이 좋다 하여 중국의 세력가들은 조선에까지 가서 닭을 구해 간다’고 적혀 있을 정도로 약용으로서 한반도의 닭은 인기가 있었다. 토종닭의 경우 기름이 적고, 맛과 향이 탁월하며, 기를 보하는 약효도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았다. ●치킨 프랜차이즈 바람 타고 ‘치맥’ 열풍 현대에는 닭튀김인 ‘치킨’이 국민적 간식이 됐다. 닭고기는 1980년대부터 식육문화의 상징으로, 치킨이라는 국제화된 이름을 얻었다. 여름철 백숙과 삼계탕에 한정된 소비가 연중 소비로 확장된 출발점은 1960년대 초에 유명세를 얻은 ‘전기구이 통닭’이었다. 이는 닭고기를 삶는 요리에서 오븐 요리로 전환시켰고, 닭고기를 대표적인 겨울철 간식으로 만들었다. 1970년대 오일쇼크 이후 닭은 튀겨지는 요리가 됐고, 1980년대 초가 되면 ‘후라이드와 양념 반’인 치킨 프랜차이즈가 본격화된다. 특히 1982년 프로야구 개막은 치킨 산업을 도약시켰다. 이른바 ‘치맥’ 열풍의 시발점이다. 이는 호프집들이 맥주 안주로 튀긴 닭들을 내놓게 된 계기가 됐다. 김종엽 한신대 교수는 “국내 치킨산업의 성공에는 닭고기가 가진 자질과 역사적·문화적 배경뿐 아니라 해방 이후 한국인의 미각이 걸었던 모든 행로가 응결되어 있는 양념치킨의 존재가 있다”고 분석했다. 양념치킨은 길거리 떡볶이 문화의 후계자 격이다. 식용유로 튀겨 닭의 무미함을 감추고, 튀김의 느끼함을 다시 고추장 양념으로 삭히고, 매운맛을 달콤한 설탕과 콘시럽으로 포장한, 그리고 그 위에 마늘을 다져 얹은 양념치킨은 식초에 절인 무로 완성된다. 우리의 양념치킨은 요리 산업과 미각이 서로 상승작용을 해온 맛의 역사가 담긴 증인이기도 하다. ●국내 치킨집 전 세계 맥도날드보다 많아 치킨 산업 연구자인 정은정씨는 국내 닭튀김 간식의 전쟁사를 “미국 프랜차이즈인 KFC(켄터키 프라이드 치킨)와의 싸움에서 KFC(코리안 프라이드 치킨)의 승리”(대한민국 치킨전: 백숙에서 치킨으로, 한국을 지배한 닭 이야기·2014)로 요약한다. 한국식 닭튀김의 승리 요인으로는 미국 KFC가 하지 않는 배달과 맥주를 함께 판매하는 한국 고유의 전략이 꼽힌다. 김 교수는 “전자는 식민지 시대의 냉면 배달로부터 해방 후 짜장면 배달로 이어졌던 긴 문화적 전통의 활용이었고, 후자는 치맥이라는 새로이 창조된 문화가 작용했다”고 설명한다. 한국에서 치킨은 자영업자의 상징이기도 하다. 국내 치킨 점포 수가 전 세계 맥도날드 매장보다 많은 ‘치킨 공화국’이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의 2013년 조사에 따르면 국내 치킨 전문점 수는 10년간 연평균 9.5%씩 급증해 3만 6000여개에 이른다. 한 해 평균 7400개의 치킨집이 새로 생기고, 5000여개가 문을 닫는다. 저성장 시대로의 진입, 너도나도 창업에 뛰어들면서 벌어지는 과잉 경쟁, 조류인플루엔자(AI) 사태까지 한국의 치킨은 자영업자들에게는 눈물을 뿌리게 하는 존재다. ※도움말 주신 분: 천진기 국립민속박물관장, 김종엽 한신대 사회학과 교수, 이희훈 현대축산뉴스 발행인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닭은 ‘五德’ 지닌 서쪽 수호신… ‘정유년 새해를 맞다’ 특별전

    ‘닭의 해’가 궁금하다면 국립민속박물관 특별전을 찾아가 보자. 2017년 ‘정유년’(丁酉年)을 맞아 닭의 문화적·생태적 의미를 소개하는 특별전 ‘정유년 새해를 맞다’가 오는 2월 20일까지 열린다. 특별전은 3부로 구성돼 닭의 가치를 살펴본다. 제1부에서는 ‘십이지 신장 닭그림’과 ‘앙부일구’ 등을 통해 닭이 서쪽을 지키는 방위신이자 오후 5∼7시를 가리키는 동물임을 알려준다. 제2부는 문(文)·무(武)·용(勇)·인(仁)·신(信) 등 오덕(五德)을 지닌 존재로 닭을 조명한다. 조선 후기 하달홍(1809~1877)은 ‘축계설’(畜鷄說)에서 ‘한시외전’의 고사를 인용해 닭은 머리에 관(볏)을 썼으니 문(文), 발톱으로 공격하니 무(武), 적을 보면 싸우니 용(勇), 먹을 것을 보면 서로 부르니 인(仁), 어김없이 때를 맞춰 우니 신(信)이라 했다. 변상벽의 ‘계도’(鷄圖)를 비롯해 금계도(鷄圖), 계명도(鷄鳴圖) 등 그림과 닭 모양 연적 등이 선보인다.마지막 제3부에서는 닭이 디자인 요소로 활용된 다리미, 제기, 목판 등 다양한 생활용품을 보여준다. ‘계이’(鷄?), ‘수젓집’, ‘닭 다리미’, ‘계견사호(鷄犬獅虎) 목판과 닭 그림’ 등 여러 생활용품을 통해 일상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친근한 동물로서의 닭을 볼 수 있다. 아울러 닭의 해에 일어난 주요 사건, 설화, 속담 등도 모아서 전시한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신년 기획] 더 많이 웃고 더 행복하자

    [신년 기획] 더 많이 웃고 더 행복하자

    2017년이 밝았다. 대통령 탄핵 정국과 어려운 경제 상황으로 힘겨웠던 2016년을 뒤로하고 이제 다시 희망의 끈을 동여맬 때다. 새해 아침 지구촌 곳곳에서 묵묵히, 그리고 힘차게 내일의 꿈을 키워 나가는 우리 대한국인들로부터 2017년 활짝 웃는 대한민국을 소망하는 응원 메시지들을 받았다. 자원봉사자에서부터 건설근로자, 과학자, 유학생, 대기업의 해외 주재원에 이르기까지 하는 일도 다르고 저마다의 꿈도 달랐지만 단 하나, 대한민국이 더 많이 웃고 이 땅의 모두가 좀더 행복해지길 바라는 소망은 모두가 같았다. “아들 자전거부터 가르쳐 줄 것” 쿠웨이트 건설현장 지키는 이정헌씨 “지난 휴가 때 아내가 큰애 자전거 타는 법 좀 알려주라고 했는데, 뭐가 그리 바빴는지 그냥 돌아오고 말았네요. 이번에 한국에 돌아가면 제일 먼저 아들에게 자전거 타는 법부터 알려줄 겁니다.” 2012년 12월 이후 4년 넘게 쿠웨이트 건설현장을 지키는 현대건설 토목엔지니어 이정헌(42)씨는 가족 얘기부터 꺼냈다. “가족에겐 항상 미안한 마음이지만 한편으로는 자랑스러운 아빠와 남편이 되고자 힘겨운 시간을 견디고 있습니다.” 발령 초기에는 지나가는 한국차만 봐도 울컥할 정도로 향수병을 겪었다. “이제는 발주처 직원들이나 감리원들이 업무차 한국을 방문하고는 우리나라에 대한 경험과 칭찬을 늘어 놓을 때면 어깨에 힘이 들어간다”며 웃었다. 쿠웨이트의 외국인 정책은 아랍에미리트나 카타르 등과 달리 매우 엄격하다. 이씨는 “한국인에 대해서는 그나마 다른 외국인에 비해 비교적 관대하다. 달라진 국가 위상 때문인 듯해 자랑스럽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사람과의 약속도 있지만 제가 일하는 건설 현장에서는 모든 게 약속입니다. 공정도, 안전도, 품질도 약속이죠. 하기로 했으면 꼭 지켜야 하는 게 약속이듯 제가 담당하는 일에 한 치의 어긋남이 없도록 모든 약속들을 잘 지켜 나가고 싶습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한국 경제도 활력 되찾았으면” 러시아 시베리아서 일하는 김인호씨 “2017년에는 세계 경제 회복뿐 아니라 한국 경제도 활력을 찾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더불어 정치, 사회적으로 모든 면에서 성장하도록 국민이 한마음으로 위기를 헤쳐 나가길 기원합니다.” 9년째 러시아 노보시비르스크에서 파견 근무하는 김인호(52)씨는 “유라시아 철도가 관통하는 물류의 중심지라 세계 경기 침체와 회복을 최전선에서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이곳은 러시아 물류·교통의 요충지로 유럽, 중앙아시아, 극동으로 가는 모든 화물이 거친다. 이곳 오리온공장에서 만든 초코파이, 고래밥(현지명 ‘마린보이’) 등이 러시아 및 중앙아시아 지역으로 뻗어 나간다. 노보시비르스크에선 12월 31일 밤 12시가 되면 불꽃 축제가 열린다. 그는 시베리아 하늘을 뒤덮은 불꽃을 보며 한 해를 정리하고, 새해 소망을 빌었다. “가족과 친구, 동료들이 가장 그리울 때”라는 그는 “하지만 회사를 대표해 사업을 개척한다는 자부심으로 마음을 다잡는다”고 했다. 지난해는 러시아 법인 판매실적이 역대 최대를 기록하면서 그 자부심을 더욱 견고하게 했다. “올해 경제 침체기에서 벗어나 더더욱 좋았던 한 해라고 기억하고 싶어요.”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해외진출 한 기업들 결실 맺길” 쿠바 코트라 근무 정덕래씨 “시장 개척을 위해 땀 흘리는 우리 기업인을 도와 조그마한 결실이 이루어지기 시작할 때 큰 기쁨을 느꼈습니다.” ‘남미통’으로 불리는 정덕래(43) 코트라 아바나무역관장은 올해 소망도 ‘작은 결실’에 방점이 찍혀 있다. 칠레, 과테말라 등 남미에서만 8년 5개월째. 쿠바 생활은 올해로 3년차에 접어들었다. 생필품이 부족하고, 한국 음식 재료를 구하려면 멕시코, 파나마 등으로 가야 할 정도로 팍팍한 삶이다. 하지만 이곳에서 한국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것을 보며 자긍심으로 이겨 내고 있다. 정 관장은 “지난해 한·쿠바 경협위원회가 발족하면서 경제 교류행사가 정례화됐다. 한국 드라마와 케이팝을 접하면서 한국을 동경하고 더 알고 싶어 하는 쿠바인들도 많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지난해 공산혁명 지도자 피델 카스트로가 사망한 뒤 쿠바는 변화의 중심에 섰다. “사회주의 시스템이 견고하고 통제력이 강해 외부의 기대만큼 빠른 변화를 없을 것 같다는 게 중론”이라면서 “책상에서 일하는 시간을 줄이고, 쿠바인들과 쿠바 사회를 더 깊이 있게 파악하고 배우려고 한다”고 했다. 그들의 문화 속으로 파고들어 ‘작은 결실’을 이루고 그것을 모아 큰 성과를 만들기 위한 그의 노력이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보편적 복지 확대됐으면” 프랑스 유학생 문경훈씨 “복지가 상대적으로 나은 프랑스를 경험하다 보니 우리나라도 보편적 복지가 좀더 확대됐으면 하는 생각이 듭니다.” 파리에서 10년째 공부 중인 문경훈(44)씨는 “한국 사회는 경쟁 논리에 갇힌 느낌이 드는데 프랑스의 ‘연대’와 ‘관용’을 배울 필요가 있다”며 “보편적 복지에 대해 전향적인 논의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수사학(철학) 박사 과정을 밟고 있다. “2006년 아내와 결혼하자마자 유학 생활을 시작했는데 아내는 지난해 3월 먼저 아이와 한국에 들어갔죠. 혼자 생활하니 가족이 그립고 한국이 그리워요.” 문씨는 유럽의 연말도 어두웠다고 전했다. “연쇄 테러로 총을 든 군인이 순찰하고, 가방을 검색하는 게 일상이 됐죠. 새해에는 모든 나라가 평안했으면 좋겠습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중산층 삶의 질 향상” 재미교포 이수정씨 “한국에서 사업하는 친구나 친척들이 경기가 어렵다고 하소연하더군요. 미국은 몇 년 전에 심각한 경제위기를 겪고 이제는 좀 나아졌거든요. 한국 경기도 좋아져서 중산층이 편하게 살 수 있으면 좋겠어요.” 재미교포 이수정(50·여)씨는 “미국은 금융 위기 때 주(州)정부 공무원들도 많이 해고됐다”며 “나 같은 연방정부 공무원은 해고되진 않았지만 이민을 올 때부터 정착했던 미네소타 미니애폴리스에서 400㎞ 떨어진 아이오와주 디모인으로 떠나야 했다”고 회상했다. “무엇보다 ‘한류’ 인기로 미국에서 한국의 위상이 높아져서 뿌듯해요. 저도 한국 드라마를 즐기고 국제 경기가 있을 때 한국을 응원하죠. 어느 나라에 있든 한국 사람들 모두 행복하길 바랍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물질보다 정의” 에티오피아 허디모데씨 “새해에는 우리나라 사회가 물질적 가치보다 정의에 더 관심을 두었으면 합니다. ” ‘그린라이트 프로젝트’의 총책임자인 허디모데(35)는 2016년을 “2보 전진을 위한 고통스러운 1보 후퇴”라고 봤다. 국제구호개발 비정부기구(NGO) 월드비전 소속으로, 18개월째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에 머물며 기아차, 코이카 등과 함께 직업훈련과 경제교육을 하고 있다. 그는 에티오피아에 퍼진 한국의 이미지를 ‘정의롭고 멋있는 국가’라고 소개했다. “‘REPUBLIC OF KOREA’(한국)라는 스티커를 차에 붙이고 다니면 시민들이 엄지손가락을 들어 보였죠. 새해에는 이런 자부심과 따뜻함이 다른 어두운 곳들도 비추는 한 해가 되길 멀리서 응원하겠습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진실 규명 되길” 日 광고기획자 김리원씨 “일본에서 최순실 사태를 지켜보며 평화로운 방법으로 역사의 한 페이지를 넘긴 성숙한 우리 국민이 자랑스러웠어요.” 일본에서 광고기획자(AE)로 일하는 김리원(30)씨는 “최순실 게이트에 대해 일본 동료들이 물을 때 어떻게 설명할지 몰라 부끄러웠다”며 “우선 내가 잘 알아야겠다는 생각에 새해에는 정치, 사회 분야를 공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본의 한인들도 꾸준히 촛불집회를 열고 있다고 전했다. “정부나 헌법재판소가 지속적으로 진상 규명에 힘을 써 줬으면 좋겠습니다.” 대형 스포츠 브랜드의 글로벌광고 캠페인에 참여하는 김씨는 “많은 청년들이 해외 취업으로 눈을 돌리는데 먼저 그 나라의 문화와 분위기를 충분히 공부하고 고민해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안전한 한 해” 필리핀 파견 서승환 경정 “필리핀에 있으면서 한국이 얼마나 안전한지 알았습니다. 전세계 교민 모두 ‘안전한 한 해’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경찰도 열심히 뛰겠습니다.” 한국인 범죄를 담당하는 필리핀 마닐라 ‘코리안데스크’에 파견된 서승환(40) 경정은 “돌아오는 6월이면 필리핀 근무 5년 2개월 만에 한국으로 복귀한다”며 “범인 검거율이 10%도 안 되는 곳에 근무하면서 치안의 중요성을 절실하게 느꼈다”고 전했다. 서 경정은 이곳에서 강·절도 사건과 관련한 교민 민원을 접수하고, 필리핀 경찰에 수사 협조를 요청하는 업무를 하고 있다. 한국에 돌아오면 외사업무를 하게 된다. “재외동포만 700만명이고, 해외 여행객은 수없이 많죠. 이들의 안전이 보장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일과 삶의 균형” 호주 워킹홀리데이 장유진씨 “새해에는 조금이라도 더 일과 삶의 균형을 되찾을 수 있는 한국 사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워킹홀리데이 비자로 호주 멜버른의 대학 부설기관에서 마케팅 담당자로 근무하는 장유진(25)씨는 “호주가 낙원은 아니지만, 적어도 일과 삶의 균형을 찾을 수 있다”며 “우리나라는 너무 일 쪽으로 치우쳐 있어 아쉽다”고 설명했다. “직장인들이 점심에 잔디밭에 누워서 낮잠을 자고, 음악을 틀고 손님과 춤추며 음식을 만드는 상점도 있죠.” 그는 지난 2월 ‘한상기업 해외 인턴사업’에 지원해 처음 호주에 갔다. “3개월 프로그램을 마치고 한국에 가니 아쉬웠어요. 다시 준비해 올해 7월 워킹홀리데이로 호주에 왔죠. 4년제 대학교에서 마케터로 일하자는 목표도 생겼구요.” 강신 기자 xin@seoul.co.kr “인간 위대함 긍정할 일 많기를” 남극세종과학기지 근무 김성중 박사 “2016년은 과학기술로 대체할 수 없는 인간의 경이로움을 목격할 수 있어 감사한 한 해였습니다. 새해에도 많은 역경 속에서도 인간의 위대함을 긍정할 수 있는 일들이 많았으면 합니다.” 제30차 월동연구대 대장으로 남극세종과학기지에서 근무 중인 김성중(51·극지연구소) 박사는 지난해 11월 동료들과 함께 남극에 파견됐다. 남극은 지금 여름인데도 평균 기온은 영하 2~3도이고, 바람이 세차 체감온도는 훨씬 낮다. 밤에도 밝은 백야 현상이 이어져 체력적으로 힘든 여건이다. 겨울인 7~8월에는 영하 20~25도까지 떨어지는 혹한과 하루 종일 어두운 극야 현상이 나타난다. 기후 자체가 극한으로 몰아가지만 김 박사는 “이론으로만 공부해 온 기후 변화상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라며 “자연의 신비를 탐구하는 인류의 도전에 기여한다는 게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현재 남극세종과학기지는 29년 만의 첫 증축 공사가 진행돼 내년 4월 중순 무렵 완공된다. 연구 공간은 지금보다 80%가량 넓어진다. 김 박사는 “보강된 시설에서 무사히 연구를 마치고 내년 말 대원들 모두 건강히 돌아가는 게 새해 목표”라며 호탕하게 웃었다. “지난해 프로 바둑기사 이세돌 9단과 인공지능 ‘알파고’의 대결은 도전하며 발전하는 인간을 증명한 아름다운 패배였습니다. 경제 불황이 장기화하면서 먹고살기 힘든 시절이라고들 하지만 그 와중에도 사회·문화적으로 인류는 분명히 전진하고 있다고 믿습니다. 청탁금지법 같은 건 문화선진국으로 한 단계 발돋움하는 시도라고 생각해요. 그런 노력들이 결실을 맺는 한 해가 되길 바랍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송박영신’으로 밝힌 새해…촛불민심 1000만명 돌파

    ‘송박영신’으로 밝힌 새해…촛불민심 1000만명 돌파

    2016년 마지막 날인 지난달 31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즉각 퇴진을 촉구하는 10차 촛불집회에는 전국 110만명(주최 측 추산)이 모이면서 누적인원 1000만명을 돌파했다. 같은 날 보수단체는 탄핵을 반대하는 태극기 집회를 열었다. ‘박근혜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2016년을 닫는 촛불집회를 ‘송박영신’(送朴迎新)으로 삼았다. 박 대통령을 보내고 새해를 맞이한다는 의미다. 지난해 10월 29일부터 매주 토요일 열린 촛불집회는 헌정 사상 최대인원(6차 전국 추산 232만명)이라는 기록을 세웠고, 9차까지 895만명(누적인원)을 끌어냈다. 2016년 마지막 집회에서 서울에서 100만명, 지방에서 10만명(경찰 추산 서울 6만 5000명, 지방 1만 8000명)이 모였다. 집회에서 만난 정상태(63)씨는 “1000만명이라는 숫자는 좋은 나라가 되길 바라는 국민의 열망과 염원의 크기”라며 “새해에는 열심히 산 서민들이 잘사는 나라가 되길 바란다”고 기원했다. 보수단체의 주제는 촛불을 보내고 태극기를 맞는다는 ‘송화영태’였다. ‘탄핵 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탄기국)는 서울 대한문 앞에서 ‘7차 탄핵반대 태극기 집회’를 열었다. 김정자(48)씨는 “난 ‘박사모’도 아니고 지난 총선 때 야당에 투표했지만 확인되지 않은 의혹을 가지고 대통령을 몰아가는 모습을 보고 걱정이 돼서 나왔다”고 말했다. 탄기국은 이날 70만명(경찰 추산 2만 5000명)이 모였다고 주장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정상에서 외치는 새해 다짐

    정상에서 외치는 새해 다짐

    2017년 새해 첫날인 1일 일출을 맞으러 북한산 백운대 정상에 오른 등산객들이 새해 다짐을 하며 함성을 지르고 있다.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 동해 날던 해군 해상초계기 실수로 바다에 무기 빠뜨려

    동해 상공에서 초계 임무를 수행하던 해군의 해상초계기(P3CK)에서 승무원의 조작 실수로 하푼 대함미사일 등 무기 3종류 6발이 해상으로 투하됐다. 1일 해군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 10분쯤 동해에서 초계 임무 중이던 해상초계기에서 한 승무원이 ‘무장 비상 투하 스위치’를 잘못 만졌다. 이로 인해 기체에 장착된 하푼 미사일, 어뢰, 대잠폭탄 등 해상무기 3종류, 6점이 강원 양양 동방 30여 마일 해상에 떨어졌다. 당시 사고 해역에서 5마일 떨어진 곳에 어선 1척이 조업 중이었으나 피해를 입지는 않았다. 투하된 해상무기는 비작동 상태(무장이 되지 않은 상태)로 폭발 가능성은 없다고 해군은 설명했다. 사고 즉시 해군은 소해함·구조함 등을 현장에 투입해 투하된 무기에 대한 탐색에 나섰다. 해군 관계자는 “해상초계기 조사 결과 기체 및 장비 결함은 없는 것으로 판명됐다”면서 “같은 기종의 초계 임무는 정상적으로 실시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해군은 부대 안전진단 등을 통해 같은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대책을 강구할 계획이다. 그러나 새해 첫날부터 ‘안전불감증’을 드러내는 해군의 나태함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는 면할 수 없게 됐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단독] ‘최순실 예산’ 1조 4000억 비정상 집행 겨눈 특검

    동계스포츠영재 지원 등 사업 대통령 취임 후 예산 DB 확보 조직적 지원·혈세 낭비 밝힐 듯 “공무원 공모 여부 따져볼 예정” 정부가 편성한 새해 예산안 중 국회가 이른바 ‘최순실 사업 예산’ 4000억원을 삭감한 가운데 박영수 특별검사팀도 비정상적 예산 편성 및 집행 부분에 대한 수사에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1일 사정당국에 따르면 특검팀은 최근 박근혜 정부의 예산 데이터베이스(DB)를 확보해 ‘최순실 의혹 예산’ 규모와 용처, 지원 배경 등을 살펴보고 있다. 특검이 꼽고 있는 ‘최순실 예산’은 문화창조융합벨트, 동계스포츠 영재 지원 등 최씨와 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이 기획·개입한 사업들과 미르·K스포츠 재단이 기획 단계부터 참여한 사업 등의 예산이다. 박근혜 정부는 이들 사업에 2015~2017년 3년간 총 1조 4000억원 상당의 지원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 검사와 수사관들은 본격적인 수사에 앞서 최근 정창수 나라살림연구소장이 펴낸 ‘최순실과 예산 도둑들’ 등 관련 서적을 돌려본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 관계자는 “미르·K스포츠 재단 문제와 최순실 일가 재산 형성 의혹 등과 관련해 최순실 사업 관련 예산을 얼마나 많이 줬는지, 비정상적으로 집행된 것이 있는지 예산 부분을 살펴보려 한다”면서 “관계된 공무원들의 공모 여부도 확인하고 따져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공무원 수사의 경우 실체관계에 따라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죄, 배임죄, 뇌물죄 등 다양한 혐의 적용이 가능하다는 관측이다. 특검이 최순실 사업 예산 수사를 본격화하면 박근혜 정부의 조직적인 최순실 사단 지원으로 인한 혈세 낭비도 확인될 전망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예산 편성 주무부처인 기획재정부 관계자들에 대한 조사가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예산 관련 수사는 특히 박영수 특별검사의 ‘전공’ 분야이기도 하다. 박 특검은 변호사 시절인 2012년 대한변호사협회의 ‘지자체 세금 낭비 조사 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세빛둥둥섬 관련 예산을 분석,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관계 공무원들을 업무상 배임 혐의 등으로 검찰에 수사를 의뢰한 바 있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한재희 기자 jr@seoul.co.kr
  • [단독] 기재부 ‘최순실 사업’ 예산 두 배로 늘렸다

    콘텐츠코리아랩·위풍당당 펀드“문체부 요구액보다 늘려 확정” 편성 경위·증액 배경 수사 검토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정부의 새해 예산 가운데 이른바 ‘최순실 사업’ 예산 내역을 새롭게 들여다보기 시작하면서 향배가 주목된다. 특히 최순실(61·구속기소)씨가 관여한 문화예술체육 분야의 경우 문화체육관광부가 요청한 예산 중 일부 사업 분야는 기획재정부와의 예산 협의 단계에서 증액된 것으로 나타나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울신문은 1일 나라살림연구소가 확보, 분석한 ‘문화체육관광부 최순실 의혹 사업 예산 요구안과 2017년 정부 예산안’ 자료를 입수했다. 이에 따르면 문체부가 최근 ‘최순실 의혹 사업’으로 밝힌 사업들이 기재부와의 협의 후 당초 요구안보다 증액된 예산안으로 최종 확정된 것으로 나타나 있다. 예컨대 ‘콘텐츠코리아랩’ 사업의 경우 지난해 6월 문체부가 자체적인 논의에 따라 요구한 예산안은 136억여원이다. 그러나 기재부와의 논의 과정을 거쳐 결정한 최종 요구안에는 약 300억여원으로 두 배가 넘게 증액됐고 최종 요구안대로 정부안이 확정됐다. ‘위풍당당 콘텐츠코리아펀드’도 6월 요구안은 440억원이었지만 최종 요구안은 두 배 가까이인 800억원으로 제시됐고 이대로 확정됐다. 이에 대해 기획재정부 측은 최씨와 무관할 뿐더러 모두 합당한 절차를 통해 이뤄진 예산 편성으로 문제 될 게 없다고 일축했다. 기재부 실무 담당 관계자는 “우리가 실링(정부 예산 요구 한도) 자체를 처음에 작게 줬더니 문체부에서 계속 증액을 요구했고, 이후 협의 과정에서 늘어난 것”이라며 “최순실 사업이라서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문체부의 요구를 받아들여 증액한 배경에 대해 또 다른 관계자는 “정책적 중요성과 필요성에 따라 예산이 늘어난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정창수 연구소장은 “문체부에선 전체 7조원을 요구했는데 기재부가 7조 1000억원의 예산을 편성했다”며 “부처 요구액보다 늘어난 유일한 예산으로, 증액 배경에 대해 수사의 여지가 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해당 자료를 분석한 이상민 연구소 연구위원도 “문체부가 적은 금액을 요청했다가 큰 금액을 요구한 게 많은데 기재부와의 협의 과정에서 금액이 점차 늘어난 것은 기재부와 공감대가 있지 않고서는 어렵다”고 꼬집었다. 특검은 ‘최순실 예산’이 편성된 경위와 이 같은 증액 배경 등을 놓고 기재부에 대한 수사를 검토 중이다. 특검 관계자는 “수사한다, 안 한다를 명확히 말하긴 어렵지만 (기재부도) 검토 대상인 것은 맞다”며 “흐름상 이상한 부분이 있으면 확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검팀은 기재부가 청와대와 문체부 간의 최순실 사업 추진 정황을 알고도 묵인했거나, 청와대의 직접적 연락을 받고 협조한 것은 아닌지 의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재부 고위 관계자는 “예산안은 공식 라인을 거쳐 청와대에 정식 보고됐고 편성 과정에서 청와대로부터 불합리한 외압을 받은 바 없다. 특검에서 공식적인 요청이 온다면 적극적으로 협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서울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인명진 압박에 똘똘 뭉친 친박… 최경환 “날 죽여라”

    탈당 종용에 강한 불쾌감 피력“이런 식으로 떠밀리듯 못 나가” 새누리당 주류 친박(친박근혜)계 핵심 의원들이 자신들을 ‘인적 청산’ 대상으로 지목한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을 강하게 비판하며 반기를 들고 나섰다. 새누리당은 분당에 이어 내홍까지 겹치면서 파국의 길로 접어드는 분위기다. 서청원·최경환·홍문종·윤상현·조원진 등 친박계 의원 10여명은 1일 서울 모처에서 만나 인 위원장의 탈당 압박에 일제히 불쾌감을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자신들의 정치 생명이 걸린 문제인 만큼 인 위원장의 방침을 따를 수 없다는 데 뜻을 모았다. 앞서 인 위원장은 지난달 30일 기자간담회에서 친박 핵심들을 향해 “6일까지 당을 떠나라”고 촉구했다. 한 참석자는 “인 위원장의 방침은 절차적으로 문제가 있다”면서 “이런 식으로 떠밀리듯 나갈 수 없다”고 항변했다. 최 의원은 “2선으로 퇴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는데도 인 위원장은 이를 단칼에 무시했다”면서 “차라리 날 죽여라”며 격앙된 목소리를 낸 것으로 전해졌다. 서 의원은 지난달 25일 인 위원장과 따로 만나 “맏형으로서 대표로 당을 나갈테니 조금만 더 시간을 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인 위원장은 5일 뒤 간담회를 통해 강경한 태도를 밝히면서 서 의원의 요구를 거절했다. 한편, 정우택 원내대표는 친박 핵심들을 향해 “그분들이 자진해서 ‘내가 한 발짝 물러서는 게 당을 위한, 국가를 위한 것’이라는 마음에서 자진해서 ‘그것’을 써서 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것’은 탈당을 포함해 친박 의원들이 당을 살리기 위해 감수할 정치적 조치를 말한다. 정 원내대표는 “그분들을 절대 불명예스럽게 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다”면서도 “써서 낸다고 그대로 처리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5부 요인 신년사

    5부 요인 신년사

    국민 단합과 통합 실현이 시대적 소명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1일 2017년 신년사에서 “올해는 새벽을 깨우는 닭의 힘찬 울음소리처럼 대한민국이 새롭게 일어서는 희망과 도전의 새해가 되기를 진심으로 소망한다”고 밝혔다. 황 권한대행은 “어려운 이웃들의 생활이 좀더 나아지는 따뜻한 한 해가 되기를 바란다”며 “올해에도 국민의 뜻을 겸허히 받들고 미래를 생각하면서 안정적인 국정운영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굳건한 안보와 튼튼한 경제, 미래 성장동력 확보와 민생안정, 그리고 국민안전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 정부의 모든 역량을 집중해 나가겠다”며 “신산업 육성, 과학기술 발전, 그리고 사회 각 부문의 창조와 혁신을 통해 보다 나은 미래를 대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황 권한대행은 “국민적인 단합과 통합을 실현하는 것이 시대적 소명이라고 생각한다”며 “저를 비롯한 모든 공직자들이 국민 여러분과 함께 전심전력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정치가 진정으로 국민 목소리에 답할 때 정세균 국회의장 정세균 국회의장은 1일 “2017년은 정치가 진정으로 국민들의 목소리에 답할 때”라고 밝혔다. 정 의장은 이날 신년사를 통해 “지난해 우리 사회는 상식과 원칙, 정도를 벗어난 수많은 일들로 심한 몸살을 앓았다”면서 “그러나 국민들이 성숙한 시민의식으로 희망의 불씨를 살려 놓았다”고 말했다. 그는 “정치가 해야 할 일을 주권자인 국민이 직접 보여주고 실천했다”며 정치권의 각성을 촉구했다. 이어 “제대로 된 정치는 국민들이 오늘보다 내일을 더 기대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라면서 “무너진 상식을 복원하고, 피폐한 민생을 되살리고, 민주·평화·복지의 대원칙을 재천명하는 한 해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의장은 “국회는 새해를 맞아 책임과 권리가 상응하는 건강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면서 “우리 사회 모든 구성원이 정치인으로서, 공직자로서, 기업인으로서, 노동자로서 주어진 책임을 다한다면 우리는 분명 전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원칙·정의 살아 숨 쉬는 사회 만들어야 양승태 대법원장 양승태 대법원장은 2017년 신년사에서 국민 모두 화합하고 단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양 대법원장은 지난달 31일 낸 신년사를 통해 “과거에 보지 못한 격심한 정치적 혼란을 겪으면서도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대한 성숙한 국민의식을 대내외에 보여줬다”며 “우리 스스로 자부심의 긍지의 원천이 되는 한편 국제적으로 부러움과 놀라움의 대상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최순실(61·구소기소) 국정농단 사태로 매주 열리는 촛불집회에 대해 높게 평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양 대법원장은 “새해에도 적지 않은 난관이 기다리고 있겠지만 국민 모두 화합하고 단결함으로써 선진 민주국가로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는 한 해가 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어 양 대법원장은 사법부의 역할도 강조했다. 그는 “국민으로부터 부여받은 사법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원칙과 상식, 정의가 살아 숨 쉬는 사회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탄핵 심판 공정·신속하게 결론 내리겠다 박한철 헌법재판소장 박한철 헌법재판소장은 2017년 신년사를 통해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심판을 공정하고 신속하게 결정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박 헌재소장은 지난달 30일 신년사에서 “탄핵심판 심리가 우리 헌정질서에서 갖는 중차대한 의미를 잘 알고 있으며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면서 “헌재는 오직 헌법과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투명한 법절차에 따라 철저히 심사해 공정하고 신속하게 결론을 내리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헌법을 지키고 그 참뜻을 구현하는 방안에 대해 고심하고 또 고심해 헌재가 맡은 역할을 책임 있게 수행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대통령 탄핵심판이 국민통합과 법치주의 발전의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도 내비쳤다. 박 헌재소장은 “최근 우리가 나누고 겪은 여러 논의와 경험들은 앞으로 사회적 갈등을 조정하고 국민의 통합을 이루며 자유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더 한층 확고하게 정착시켜 나가는 소중한 자양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 직선제 30년… 공정한 관리 최선 김용덕 중앙선거관리위원장 김용덕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은 1일 “선관위는 대통령선거 일정에 어떠한 변화가 생긴다 하더라도 결코 흔들림 없이 본연의 사명과 책임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날 신년사를 통해 “헌법이 부여한 ‘공정한 선거관리’라는 막중한 책무를 가슴 깊이 새기고, 반세기 넘게 쌓아온 선거관리 경험을 바탕으로 공정하고 완벽하게 선거를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실시되는 제19대 대통령선거는 1987년 국민의 힘으로 대통령 직선제를 이뤄낸 지 30년이 되는 해에 치르는 매우 뜻깊은 선거”라면서 “국민주권이라는 헌법 정신을 실천했던 그때의 의미와 가치가 바래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선거에 참여해 달라”고 했다. 이어 “선거 참여야말로 우리나라의 주인이 바로 국민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가장 의미 있는 일”이라면서 “선관위는 어느 누구도 부정한 방법으로 선거에 개입하지 못하도록 단호히 대처하고, 국민 여러분의 소중한 뜻이 왜곡되지 않고 올바르게 반영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 이명박 前대통령 “연초 새누리 탈당”

    이명박 前대통령 “연초 새누리 탈당”

    이명박(MB) 전 대통령이 1일 새누리당 탈당 의사를 처음으로 공개 표명했다. 이 전 대통령은 이날 서울 동작구 동작동 국립현충원에서 기자들과 만나 “일찍 (탈당)하고 싶었는데, 그렇게 하면 탈당을 유도하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에 다 지난 다음에 연초에 탈당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 전 대통령은 탈당 이유에 대해 “전직 대통령이 이만큼 했으면 오래 했지 않았느냐”면서 “정치색을 없앤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당적 변경이나 창당 가능성과 관련해서도 “전혀 그런 것 없다. 턱도 없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이는 친박(친박근혜)계 색채가 짙어진 새누리당은 물론 비박(비박근혜)계 신당인 개혁보수신당 어느 쪽에도 가담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 전 대통령은 “우리 국민이 너무 실망했을 텐데 정유년 새해는 국민이 좀 기가 살고, 하는 일들이 잘됐으면 좋겠다”면서 “진보·보수를 떠나 이제는 바른 정치를 해야 하고 국민을 보고 정말 정직한 정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새누리당 정우택 원내대표는 이 전 대통령의 탈당 언급에 대해 “큰 임팩트(파급효과)가 있느냐. 그분 판단”이라면서 “이 당이 망했지만 부활시킬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하겠다”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반기문 “검증 빙자한 괴담 유포 근절돼야”

    반기문 “검증 빙자한 괴담 유포 근절돼야”

    “23만달러 검증 회피 생각 없어” 대권 도전 의사 강력하게 시사 “몸 컸는데 옷 안 맞아… 개헌 필요” “검증을 빙자해 괴담을 유포하거나 ‘아니면 말고’ 식의 무책임은 근절돼야 한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12월 30일(현지시간) ‘23만 달러 수수의혹’ 등 의혹에 대한 입장을 이렇게 밝혔다. 뉴욕 유엔본부에서 한국 국민에 대한 새해 메시지를 발표한 뒤다. 반 총장은 “양심에 비춰 한 점 부끄러움이 없다. 제가 완벽한 사람은 아니지만 23만 달러 문제는 어떤 경우에도 그런 일이 없다”고 부인하면서 “명명백백하게 밝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검증을 회피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대권’에 대한 강한 의지도 내비쳤다. 반 총장은 “이제 우리 모두 겸허하게 우리 사회의 제도적 결함과 잘못된 관행 등을 직시하고 불공정한 것을 혁파해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어야 한다”면서 “이제 우리 모두 새롭게 시작해야 한다. 거대한 변화와 통합을 이끌 ‘제대로 된 지도자를 뽑고 싶다’라는 국민의 염원이 어느 때보다 크다는 것을 해외에 있으면서 더 객관적으로 볼 수 있었다”고 대권 도전의 이유를 우회적으로 드러냈다. ‘개헌’에 대해서는 “(현재 헌법은) 1987년 개정이 된 것으로, 우리가 몸은 많이 컸는데 옷은 안 맞는 상황”이라면서 필요성을 인정했다. 그러나 개헌 방향과 일정에는 “제가 혼자 결정할 일이 아니며 전문가와 협의하고 국민의 컨센서스를 받는 범위에서 추진돼야 한다”면서 “개인적 생각은 있지만, 구체적 방향은 서울에서 말씀을 나눌 기회가 있을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한편 이날 마지막으로 유엔에 출근한 반 총장은 유엔 회원국 대사 및 직원 수백명과 일일이 악수하며 작별인사를 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文 “호남 지지 필요” 潘 “한국 재도약 기여”

    文 “호남 지지 필요” 潘 “한국 재도약 기여”

    새해 첫날인 1일부터 대선 지지율 1, 2위를 다투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와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행보를 놓고 정치권의 이목이 쏠린다. 특히 반 전 총장이 12월 31일(현지시간) 밤 12시 8대 유엔 사무총장에서 공식 퇴임하고 공식적으로 ‘민간인’의 몸이 된 만큼 대선 레이스가 본격적으로 달아오를 전망이다. 문 전 대표는 새해 첫 일정으로 ‘야권의 심장’ 광주 무등산국립공원에 올라 해맞이를 했다. 문 전 대표는 지난 총선 때 ‘호남 지지가 없으면 정계를 은퇴하겠다’고 한 발언에 대해 “호남의 지지를 받고 싶은 간절한 마음이었다”면서 “정권교체를 위해서는 호남의 지지가 필요하다”고 적극적인 구애 공세를 펼쳤다. 또한 “국민의당이 개혁보수신당인 비박(비박근혜)계와 손잡는다면 정권교체를 바라는 호남의 염원을 배반하는 선택”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민주당과 국민의당은 지난 총선 때 잠시 길이 어긋났지만, 정권교체라는 대의를 위해 함께해야 할 존재”라며 야권 통합을 거듭 강조했다. 반 전 총장은 유엔 사무총장에서 퇴임하고 민간인으로 돌아왔다. 반 전 총장은 이날 오전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인 이희호 여사에게 새해 안부전화를 걸어 “새해 더욱 복을 많이 받으셔서 건강하시라”고 덕담을 건넸다. 이 여사는 “한국에 오셔서 모든 일이 잘되시길 바란다”고 화답했다고 김대중 정부에서 비서실장을 지낸 국민의당 박지원 전 원내대표가 전했다. 반 전 총장은 이어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에게도 전화를 해 왔다고 노무현재단 관계자가 전했다. 반 전 총장은 안부를 물으며 “임기를 잘 마쳤다. 새해 잘 보내시고, 봉하마을에 사람들이 (노 전 대통령 추모차) 많이 온다는데 그분들에게 좋은 일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권 여사도 덕담을 전하며 “사무총장을 10년 동안 하느라 고생이 많았는데 건강히 잘 귀국하시라”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반 전 총장이 1월 중순쯤 귀국한 후 대선 출마를 위한 공식적 행보에 나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야권의 또 다른 대선주자인 이재명 성남시장은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진행된 신년 인사회를 시작으로 국립현충원, 4·19 민주묘지를 참배한 뒤 이희호 여사를 예방했다. 박원순 서울시장도 민주당 지도부와 함께 신년회 참석 후 현충원 참배에 동행했다. 반면 국민의당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는 전날 트위터에 “힘든 세상이지만 함께 희망을 나누어야 할 시간”이라며 짧은 새해 메시지만 남긴 채 공식 일정을 잡지 않았다. 여권의 대선 주자로 거론되는 개혁보수신당(가칭) 유승민 의원은 전날 강원 최전방의 한 부대를 방문해 하룻밤을 보내고 장병들과 새해 아침을 맞았다. 유 의원은 페이스북에 “새해는 경제위기와 안보위기를 극복하고, 낡은 구시대의 적폐를 일소하고, 우리 모두 다시 뛰는 새 희망의 대한민국을 만들기를 소원한다”고 밝혔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이순진 합참의장 “새해에도 철통 경계”

    이순진 합참의장 “새해에도 철통 경계”

    1일 이순진(사진 위 오른쪽) 합참의장이 항공통제기인 E737 피스아이(아래 사진)에 탑승해 보고를 받고 있다. 이 의장은 지·해·공·서북도서 부대장들과의 통화에서 “새해에도 확고한 대비태세로 적의 도발을 억제하고, 도발 시 단호하게 응징할 것”을 강조했다. 연합뉴스
  • 中 사드 보복 노골화… 삼성·LG 전기차 배터리 봉쇄

    삼성·LG 배터리 탑재 차량 전기차 보조금 대상서 제외 제품 판매 길 막혀 경영 위기 중국이 새해 벽두부터 노골적인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조치를 내놓고 있다. 1일 중국 매체 펑파이와 전기차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중국 공업정보화부는 지난달 29일 신에너지 자동차 보조금 지급 차량 목록(5차)을 발표했다. 이 목록에 오른 493개 차량 모델 중 LG화학과 삼성SDI의 배터리를 탑재한 차량은 하나도 없었다. 특히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삼성과 LG 배터리를 장착한 차량 5대가 리스트에 올랐으나, 오후 들어 갑자기 빠졌다. 업계에서는 “중국 정부가 애초부터 두 기업이 생산한 배터리를 탑재한 차량을 모두 제외할 방침이었는데, 실무자가 실수로 5개 모델을 목록에 포함시킨 것을 윗선에서 발견해 급히 수정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리스트에 올랐다 빠진 둥펑(東風)자동차의 전기트럭과 상하이GM의 캐딜락 하이브리드 승용차, 상하이자동차의 룽웨 하이브리드 자동차 2개 모델 등 4개 모델은 LG화학의 배터리를 탑재한 차량이다. 삼성SDI의 배터리를 탑재한 산시(陝西)자동차의 전기트럭도 보조금 대상에 올랐다가 빠졌다. 중국 당국은 2016년 1월 1차 목록 발표에서 LG와 삼성의 배터리를 장착한 전기버스를 보조금 리스트에서 제외한 이후 한 번도 포함시키지 않았다.특히 이번 5차 발표에서는 한국 업체의 배터리를 장착한 승용차마저 제외해 삼성과 LG의 배터리 판매 루트는 중국에서 사실상 봉쇄됐다. 중국 시안(西安)과 난징(南京)에서 대규모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삼성과 LG는 사실상 공장 운영이 어려워졌다. 업계 관계자는 “사드가 철회되지 않는 한 회복될 가능성은 없다”면서 “중국 사업을 포기하거나 중국 내수용을 수출용으로 돌리는 방법을 고려하고 있는데, 수출용은 수요는 많지 않아 중국 현지의 공장문을 닫아야 할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앞서 중국 항공 당국은 지난달 28일 제주항공, 아시아나항공, 진에어 등 3개 한국 항공사의 1~2월 전세기 노선을 불허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신년 특별 대담] 남재희 “촛불은 민주주의·정의 철저히 실천하자는 시대정신”

    [신년 특별 대담] 남재희 “촛불은 민주주의·정의 철저히 실천하자는 시대정신”

    사회: 이경형 주필 새해에는 탄핵 정국이 개헌·대선 정국과 맞물려 돌아가게 된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분노한 시민들의 촛불 함성은 박근혜 대통령을 탄핵하기에 이르렀다. 국회의 탄핵안 의결로 대통령의 직무가 정지되고 황교안 국무총리의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가 권력 공백의 과도기를 관장하고 있다. 정치권은 여당의 분열로 4당 체제로 운영되는 가운데 정파별로 조기 대선에 대비한 전선 구축에 여념이 없다. 지금 한반도 주변 정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등장과 시진핑, 블라디미르 푸틴, 아베 신조 등 강성 지도자의 포진으로 대단히 유동적이고, 북한 김정은은 핵 무장에 집착하고 있다. 이 같은 나라 안팎의 위중한 시기를 맞아 경제 석학으로 국무총리를 역임한 정운찬 동반성장연구소 이사장과 국회의원 4선에 노동부 장관을 지낸 진보적인 정치비평가 남재희 언론인의 대담을 통해 새로운 대한민국이 나아가야 할 방향과 과제들을 진단해 본다. 사회 지난 2개월의 촛불 정신은 박근혜 대통령 퇴진이나 탄핵을 넘어서 앞으로 국가가 추구해야 할 비전과 가치에 관해 문제를 제기했다고 봅니다. 국가 운영의 틀이나 사회 작동의 시스템을 개조해야 한다는 관점도 있습니다. 촛불이 요구하는 시대정신은 무엇이라고 봅니까. 남재희 전 노동부 장관 1960년대 후반 미국 내 베트남전 반대 시위가 있던 격동의 시기를 미국의 신문과 잡지는 ‘양적인 혁명’과 ‘질적인 혁명’이라는 용어로 해석했습니다. 기존의 가치나 사상 체계를 그대로 실천하고 이행하는 것이 양적인 혁명이라면 한발 더 나아가 새로운 차원의 모색을 하는 것이 질적인 혁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 개념을 빌리면 이번 촛불의 시대정신은 질적인 혁명보다는 양적인 혁명 쪽 비중이 더 높습니다. 거창하게 새로운 사회를 추구한다기보다 기존에 갖고 있던 민주주의와 정의를 철저히 우리 사회에도 적용하고 실천하자는 시대정신이 압도적입니다. 질적인 혁명 측면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닙니다. 새로운 추구의 열망도 보입니다. 실업난과 양극화 등의 심화 속에 새로운 사회에 대한 희망, 열망 같은 것이 겹쳐진 이중적 구조로 현 상황을 분석해야 한다고 저는 봅니다. 정운찬 전 국무총리 저도 촛불시위에 세 번 나갔습니다. 정말로 남녀노소,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다 왔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저는 이번 촛불의 시대정신을 ‘정의’와 ‘함께 잘 살자’라고 규정합니다. 정의라는 것은 간단하게 ‘보편적 상식이 사회작동 원리로 기능하는 것’을 말합니다. 보편적 상식이란 열심히 일하면 응분의 대가를 받는 것, 부모의 재산과 사회적 지위 없이도 본인의 능력으로 성공할 수 있는 것, 법 앞의 평등을 의미합니다. 또 대통령은 헌법을 수호하고 국가와 국민을 위한 공익 증진을 위하는 것이 보편적 상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박 대통령은 최순실 일가의 이익을 위해 대통령직을 이용했습니다. 사익 추구를 위해 정경유착과 인사전횡을 한 것입니다. 그래서 박근혜 정부에서는 우리가 갖고 있는 보편적 상식이 사회작동 원리로 기능하지 않았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시민이 광장에 나와 ‘보편적 상식이 사회작동 원리로 기능하는 정의사회’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또 하나는 ‘함께 잘 살자’라는 가치 구현이 요구된다는 점입니다. 그동안 모든 사회 변혁의 밑바탕에는 경제적 불평등이 깔려 있었습니다. 경제적 불평등은 모든 역사에 존재했지만 최근의 경제적 불평등은 신자유주의 논리에 의해 더욱 확대되고 제도화됐다고 생각합니다. 신자유주의 논리는 ‘개인의 자유’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자본주의 사회에서 사람의 활동은 ‘자본’에 의해 좌우되기 때문에 개인의 자유를 확대한 것은 결과적으로 ‘자본의 자유’ 확대로 나타납니다. 신자유주의적 자본주의가 인간이나 공동체는 등한시하고 개인과 자본의 자유만 강조하게 된 결과가 오늘날 우리가 겪고 있는 경제적 불평등 사회입니다. 저는 경제적 불평등을 제도화하는 신자유주의적 가치에서 공동체 사회가 건강해야 개인도 행복할 수 있다는 ‘함께 잘 살자’라는 동반자 가치가 시대정신이 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회 헌법재판소에서 박 대통령에 대한 탄핵 심판이 진행 중이고, 국정은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정권 교체를 앞둔 과도기적인 행태를 띠고 있는 것이지요. 권한대행 체제의 국정운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남재희 영어로 ‘인터레그넘’(interregnum)이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직역하면 ‘왕위 공백기’란 뜻인데, 현재가 민주주의시대의 통치권 공백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박 대통령이 이를 알아차리고 자진해서 하야를 했으면 그만큼 통치권 공백기가 단축됐을 텐데, 김종필 전 총리가 한 언론 인터뷰에 이야기한 것처럼 박 대통령은 5000만명이 하야하라고 해도 안 할 사람입니다. 정치 생명은 이미 끝났는데 법률과 헌법적 명운이 남아 헌법재판소에서 몇 달을 끌지도 모릅니다. 헌재가 시간을 끌면 끌수록 통치권 공백기간은 더 길어져 국가에 어마어마한 손실을 초래할 수밖에 없습니다. 대통령 리더십이 없는 공백기에 황교안 권한대행이 뭘 할 수가 있겠습니까. 또 뭘 해서도 안 됩니다. 황 권한대행은 과거 고건 전 총리의 역할을 모델로 해서 ‘선의의 관리자’로 역할을 끝내야 합니다. 자기가 능동적으로 새로운 시책을 한다고 나서면 안 됩니다. 일본의 한 방송에서 발표한 올해 10대 국제 뉴스를 보니 1위가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이었습니다. 트럼프라는 새로운 형태의 정치인이 당선되니까 각국은 비상사태에 돌입했습니다. 근데 국제 뉴스 2위가 ‘박근혜·최순실 사태’였습니다. 그만큼 국제적으로 우리나라가 웃음거리가 되고 조롱거리가 된 상황입니다. 국제 무대가 어떻게 요동칠지 모르는데 권한대행이 나서서 협상이 될 리 만무합니다. 우리나라의 통치권 공백기가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불행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정운찬 황교안 권한대행은 선출된 권력이 아닙니다. 그래서 주권자의 권리를 제한하거나 영향을 주는 정책과 법을 새롭게 만들거나 집행하는 것은 권한을 넘어서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황 총리는 국정농단 사태에 책임을 공동으로 지는 사람입니다. 총리로서 최순실이 국정을 농단하는 것을 예방하지도 못했고 결과적으로 최순실의 국정농단 정책을 집행한 사람입니다.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이 정윤회 문건 사건 때 관련자들을 법대로 처벌했다면 최순실의 국정농단이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황 총리가 당시 법무부 장관으로 재임하며 정윤회 문건 사건을 법대로 처리하지 않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황 총리는 현상유지 차원의 관리 이상의 활동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사회 기존 정당들의 각종 개혁이나 혁신 작업을 어떻게 보십니까. 특히 시대적 화두로 떠오른 개헌에 대해 어떤 입장을 갖고 계십니까. 남재희 저는 현재 활동하는 정치인들과 생각이 좀 다릅니다. 탄핵 정국에서 개헌 문제를 논의하는 것을 ‘불 났는데 밤 구워 먹는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일각에서는 개헌 논의가 악의적으로 박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희석시키는 것이라고 보기도 합니다. 헌법이 만약 살아 있는 생명체라면 지금 억울해서 엉엉 울 판입니다. 왜 헌법의 잘못으로 돌리느냐고 말이죠. 어떠한 개헌이냐에 대한 합의점은 하나도 없습니다. 내각책임제에서 이원집정제, 대통령 중임제까지 개헌의 종류는 많습니다. 그러나 내각책임제는 분단국가인 우리나라 상태에서는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과거 장면 내각의 실패도 있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정당의 전통과 안정성, 정체성 등이 아직 멀었다고 생각합니다. 거기다가 남북분단의 현실 등은 정권이 지리멸렬하게 바뀌면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입니다. 대통령 4년 중임제는 초기 산업시대의 제도라 생각합니다. 지금 어마어마한 속도로 변화하는 시대에 8년은 너무 길다고 생각합니다. 급속도로 발전하는 사회에 5년이면 충분합니다. 또한 4년 중임제를 하면 어떤 무리를 해서라도 8년을 하려 들 겁니다. 대통령 임기와 국회의원 선거를 같이하자는 주장도 있습니다. 그러나 미국도 대통령 선거 중간에 의원 선거가 있습니다. 이는 하나의 정치적 축제인 동시에 엄청난 정화 기능을 합니다. 예산이 낭비된다고 하는데 어차피 인건비는 다 국민에게 돌아가는 것이고, 종이값 외에는 특별히 낭비되는 예산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개헌이 전혀 필요 없다는 것은 아닙니다. 만약에 개헌을 한다면 대통령 결선 선거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프랑스처럼 50% 국민의 지지를 얻은 사람이 대통령이 되도록 해야 합니다. 과반수가 안 되면 정책 연대를 하거나 연정, 협치를 하면 됩니다. 그 과정에서 소외된 세력이 그만큼 정치에 반영되고 우리 정치도 발전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개헌을 한다면 제1차적 명제가 ‘결선투표제의 도입’이 돼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유입니다. 정운찬 촛불시위는 주권자인 국민이 자신의 주장을 광장에서 직접 표현하는 것인데, 1987년 민주화 이후 30년이 지났지만 광장의 촛불은 반복적으로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것은 국민들의 요구를 제도권 정치에서 수용하지 못했다는 방증이라고 생각합니다. 장기적으로는 비정규직을 대변하는 정당, 환경 문제에 천착하는 정당 등 다양한 사회적 필요를 대표하는 정당들이 만들어져 이들의 주장이 정책에 반영되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그래서 저는 내각제에 대해서는 한번 생각해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하나는 사람의 문제이지만, 다른 하나는 제왕적 대통령제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사람의 자질도 풍부하고 공적인 마인드를 가졌다면 이런 일이 안 벌어졌을 것이고 사람이 좀 모자란다 할지라도 제왕적 대통령 제도가 없었다면 이런 일도 안 일어났을 것이라고 봅니다. 제도의 변화가 중요한데 저는 내각제로 권력 구조가 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1960년대 장면 내각제는 오늘날보다는 덜 성숙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요즘 촛불시위에 나선 시민들을 보면 ‘우리도 내각제를 한번 해봐도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또 하나는 권력이 분산돼야 한다는 점입니다. 내각제에서도 강력한 총리가 있을 수 있고, 대통령을 세울 수도 있습니다. 문제는 정치인들입니다. 지금의 사태를 가져온 제왕적 대통령 문제를 놓고 순수한 논의를 하면 좋은데 다들 차기 대통령 선거에 대비해 자기 정파의 이익만을 생각하는 것 같아 우려스럽습니다. 남재희 정 전 총리께서 우리나라의 문제점이 언론권력, 재벌권력, 검찰권력에 의한 ‘특권 카르텔’이라고 지적한 칼럼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저는 특권 카르텔로 재벌, 언론, 관료를 꼽는데 그중 관료의 구성원은 시대마다 달라졌습니다. 해방 직후에는 경찰이 그 관료였고, 박정희 쿠데타 이후에는 중앙정보부가 그 자리를 차지했습니다. 이후 은행 융자를 관할하고 세무 사찰을 하면서 재무부와 국세청이 쥐고 흔들었습니다. 요새 와서는 검찰이 권력을 쥐고 흔들고 있습니다. 대통령과 국회, 대법원장 등이 추천하는 검찰위원회 구성을 헌법 조항에 넣으면 더이상 검찰이 ‘권력의 시녀’가 안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특권 카르텔을 무너뜨리는 데 있어 핵심은 경제력입니다. 경제력을 무너뜨리려면 정치력이 강해야 합니다. 그러나 내각책임제에서는 강한 정치력을 기대하기 힘듭니다. 역시 특권 카르텔을 혁파할 수 있는 힘은 개혁 의지를 가진 대통령이라야 가능합니다. 내각책임제는 우리가 남북 통일이 되고 개혁 과제가 별로 없는 상황이 되면 모르겠는데, 특권 카르텔과 빈부 격차가 심화되고 고통받는 청년층들이 늘어가는 지금 상황에서는 불행의 늪에 빠질 수 있습니다. 정운찬 제가 내각책임제를 한번 해봄직하지 않냐는 말씀을 드린 데는 전제조건이 있습니다. 내각책임제를 위해서는 재벌의 힘을 효율적으로 제한하는 장치가 반드시 마련돼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번에 권력이 한 군데에 집중해서 나온 현상에 놀라서 드린 말씀입니다. 세계에서 제대로 된 대통령제 국가는 미국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에서 과연 대통령제가 잘되고 있는가에 대한 반성이 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가능하면 개헌을 해서라도 권력 분산을 했으면 좋겠다는 뜻입니다. 남재희 전 노동부 장관 ▲ 1934년 충북 충주 출생 ▲ 청주고, 서울대 법학과 ▲ 조선일보 정치부장, 논설위원 ▲ 서울신문 편집국장, 주필 ▲ 제10, 11, 12, 13대 국회의원 ▲ 노동부 장관
  • 밝아라! 희망의 빛… 뻗어나가라! 대한민국

    밝아라! 희망의 빛… 뻗어나가라! 대한민국

    2017년 정유년(丁酉年) 새해가 밝았다. 지난 한 해 다사다난했던 기억을 떨쳐내고 새로 시작하는 희망찬 한 해를 꿈꿔 본다. 사진은 서울 성동구 성수동 이마트 본사 건물에서 서울 시내를 배경으로 떠오르는 해를 촬영한 모습이다. 오전 6시 35분 1차 촬영을 한 뒤 7시 35분부터 10시 55분까지 200여 분간 30초 간격으로 400컷을 촬영한 후 레이어 합성.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 [서울신문·에이스리서치 조사] 차기대통령 첫 덕목은 ‘소통과 통합’

    [서울신문·에이스리서치 조사] 차기대통령 첫 덕목은 ‘소통과 통합’

    조기 대선이 가시화된 가운데 차기 대통령이 갖춰야 할 덕목으로 국민 3명 중 1명은 ‘소통 및 사회통합 능력’을 꼽았다. 차기 대선후보 선호도에서는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21.7%)과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18.5%)가 오차범위 내 접전인 가운데 이재명 성남시장(11.5%)이 뒤를 쫓는 ‘2강 1중’ 구도로 나타났다. 1일 서울신문이 새해를 맞아 에이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달 28~29일 19세 이상 남녀 1009명을 대상으로 벌인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3.1% 포인트)에 따르면 차기 대통령이 갖춰야 할 덕목으로 ‘소통 및 사회통합 능력’(34.3%), ‘청렴성 및 도덕성’(24.8%)이 우선 꼽혔다. 이런 덕목은 일방통행식 국정 운영과 최순실 국정 농단 등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 사유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점에서 차기 대선 구도와 맞물려 시사하는 바가 크다. 특히 올 경제성장률이 외환위기 이후 20년 만에 2%(정부 2.6%)로 전망되는 등 최악의 위기 상황임에도 ‘강력한 리더십’(13.4%)이나 ‘경제활성화 능력’(12.5%)은 후순위였고 ‘정치 경험 및 경륜’(6.4%), ‘외교·안보·통일 전문성’(4.5%)에 대한 갈증도 미미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2강 1중을 잇는 여야 차기 대선후보는 안철수 국민의당 전 공동대표(5.7%), 박원순 서울시장(3.0%),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2.1%) 순으로 나타났다. 반 전 총장이 범여권 후보로 나서고 민주당 문 전 대표와 국민의당 안 전 대표가 ‘가상 3자대결’을 벌인다면 반 전 총장과 문 전 대표가 각각 31.1%와 30.4%로 0.7% 포인트 차이로 초박빙 양상으로 조사됐다. 안 전 대표는 11.3%에 그쳤다. 국회 개헌특위가 본격 가동되는 등 정치권의 화두로 떠오른 대통령 임기 축소를 중심으로 한 개헌 방안에 대해서는 찬성(44.5%)이 반대(38.7%)보다 5.8% 포인트 높았지만, 여전히 ‘모름·무응답’도 16.8%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반기문 측근 “반기문 기존 정당 합류 없이 신당 창당 뜻 밝혀”

    반기문 측근 “반기문 기존 정당 합류 없이 신당 창당 뜻 밝혀”

    지난달 31일 유엔 사무총장 10년 임기를 공식적으로 마친 반기문 전 총장이 신당 창당의 뜻을 내비친 것으로 전해졌다. 1일 이희호·권양숙 여사에게 새해 인사차 전화를 걸어 덕담을 나누는 등 본격적인 대선 행보에 나섰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1일 TV조선 보도에 따르면 반 전 총장의 45년 지기로 알려진 전직 국회의원 임덕규 월간 ‘디플로머시’ 회장은 “‘창당을 해야 할 것 아니냐’고 물었더니 (반 전 총장이) ‘해야죠. 하겠다’고 분명히 말했다”고 밝혔다. 임 회장은 또 반 전 총장이 신당 창당의 방향성도 제시했다고 전했다. 반 전 총장이 제시한 창당 목표는 국민 행복과 번영을 위한 정당, 젊은이들이 직접 참여하는 정당, 유엔과 같은 대통합 정당, 남북 통일을 이루는 정당이라는 것이 임 회장의 전언이다. 그러면서 기존 정당 합류 가능성엔 선을 그은 것으로 전해졌다. 임 회장은 다만 “반 전 총장이 당장 창당 작업에 나서진 않을 것 같다”면서 “이달 중순쯤 귀국해 각지를 돌며 국민들과 충분히 만난 뒤 창당 절차를 정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반 전 총장은 이날 이희호·권양숙 여사에게 차례로 전화를 걸어 “잘 도와주셔서 퇴임을 잘 마치게됐다”며 신년 인사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 총장의 전화에 이 여사는 “한국에 와 모든 일이 잘되길 바란다”고 덕담했고, 권 여사는 “고생 많았고 잘 들어오시라”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새누리당 비박계로 분류되는 나경원 의원은 탈당한 비주류 의원들로 구성된 ‘개혁보수신당’(가칭)에 합류하지 않고 “반 전 총장의 대선 행보를 돕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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