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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휠체어 배터리가 허락하는 한… 새 세상과 만날 겁니다”

    “휠체어 배터리가 허락하는 한… 새 세상과 만날 겁니다”

    “지난 20년 동안 못 가 본 중랑천, 서울숲, 청계천까지 둘러봤어요. 새해에도 제 휠체어 배터리가 허락하는 한 새로운 세상을 만나러 갈 거예요.” 31일 서울 동대문구 장안동 장애인 지원주택에서 만난 신정훈(52)씨의 말에서 설렘이 가득 묻어났다. 이곳은 신씨가 20년 만에 마련한 첫 보금자리다. 한 달 전까지만 해도 그는 50여명의 장애인이 모여 사는 단체시설 ‘향유의 집’에서 살았다. 지난 2일 신씨처럼 복지시설에서 평균 23년을 지낸 장애인 32명이 자신의 이름으로 된 집을 갖게 됐다. 서울시가 전국 최초로 설립한 장애인 지원주택이다. 일반 임대주택이 아니라 장애인의 활동을 돕는 도우미 ‘주거 코디’가 24시간 상주하는 곳이다. 신씨는 “시설에 있을 땐 복도를 지나는 누구나 제 방을 훤히 들여다볼 수 있었는데 지금은 사생활을 존중받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신씨는 이사 하루 전날까지도 잠을 설쳤다. 그는 “이웃들이 행여 장애인에게 거부감을 느끼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먼저 다가와 날 풀리면 야유회 가서 고기를 구워 먹자고 했다”면서 “봄이 되면 동네 산책을 돌며 더 많은 사람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에 부풀었다. 이어 그는 “무엇보다 끼니 걱정이 많았는데 활동지원사가 먹고 싶은 음식 위주로 만들어 준다”며 “온라인 쇼핑으로 가성비 좋은 제품을 직접 고르는 재미도 쏠쏠하다”고 말했다.서울 구로구 오류동 지원주택에 이사 온 발달장애인 이인혜(33)씨는 이번이 첫 ‘독립’은 아니다. 9년 동안 단체시설에서 생활하다 2~3명이 함께 지내는 ‘체험홈’에서 6년을 보냈다. 그 덕에 자취 생활에 빠르게 적응하고 있다. 얼마 전에는 장애인 자조모임에서 만난 조력자 친구들과 집들이를 했다. 이씨는 “같이 사는 언니가 친절하다”고 말했다. ‘언니’라고 부르는 주거 코디도 새로 사귄 친구다. 그는 “이사 온 뒤 먹은 음식 중에서 삼계탕이 제일 맛있었다. (휴대전화 고리) 인형, 화장품 쇼핑도 재미있다”며 스마트폰에 저장된 사진을 보여 줬다. 신씨는 요즘 유튜브로 야구 보는 재미에 푹 빠졌다. 그는 “지난해에는 시설 사정 때문에 야구 경기를 보러 가지 못했는데 새해엔 야구를 보러 가고 싶다”면서 “집 적응이 끝나면 일주일에 한두 번씩 일할 수 있는 자리도 알아보려 한다”고 밝혔다. 장애인 입주자들은 지원주택에 상당히 만족해했다. 신씨는 “시설에 있을 때는 야간에 1명의 복지사가 10명의 장애인을 돌봤다면 지금은 1명의 복지사가 최대 3명을 도와준다”며 “지원주택이 더 많이 늘어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물론 보완해야 할 점도 적지 않다. 활동지원사가 그만두면 다시 배정받는데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린다는 점도 불편한 부분이다. 침대에서 생활하는 중증장애인들이 살기엔 여전히 집이 불편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시는 45개 시립 장애인 거주시설에 사는 장애인 2500명 중 800명을 5년 안에 장애인 지원주택으로 옮길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50도 폭염·산불·저지대 도시 물바다…2050년 지구촌 ‘문명 붕괴‘ 대재앙

    50도 폭염·산불·저지대 도시 물바다…2050년 지구촌 ‘문명 붕괴‘ 대재앙

    “올해가 지구 온난화 대응할 마지막 해” 1.5도 상승해 북극 빙원 여름이면 소멸 해안도시 잠기고 열대우림 ‘사바나화’ 인류 정신 건강에도 ‘독’으로 작용할 듯1972년 유인우주선 아폴로 17호에서 찍은 사진 속 지구는 경이로운 푸른색이었다. 하지만 2050년 북극의 하얀 빙원은 여름이면 완전히 사라지고 남극은 광활한 옛 모습을 상상할 수 없게 줄어들었다. 아마존, 콩고, 파푸아뉴기니의 무성한 우림은 초라한 작은 숲으로 변했다. 녹색 창연한 허리띠를 둘렀던 아열대부터 중위도 지역은 급속한 사막화로 북반구를 중심으로 희뿌연 고리가 쳐졌다. 이 모든 게 2년 전인 2048년, 지구 온도가 1.5도 상승해 벌어진 재앙이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호주 시드니, 스페인 마드리드, 포르투갈 리스본은 이미 섭씨 50도를 경험했다. 시도 때도 없이 비에 젖었던 영국 런던에선 가뭄이 일상이 됐다. 뜨거워진 지구는 이제 식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100년에는 평균 3~4도 올라갈 것이라는 위험한 경고는 새롭지 않다. 인류가 새해에도 기후변화에 대해 수수방관할 경우 2050년에 목도할 지구의 모습을 30일(현지시간) 가디언이 과학에 기반해 예측한 내용이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에 따르면 2020년은 지구 온난화에 대응할 수 있는 마지막 해다. 새해 말까지 각국 지도자가 지구온난화를 막을 유효한 조치에 합의해야 2021년부터 10년간 탄소배출 감소가 이뤄질 수 있다. 2019년 세계 정상들을 압박하는 이른바 ‘기후파업’이 전 세계에서 들불처럼 일어난 것도 이 때문이다.가디언에 따르면 지구온난화 추세를 막지 못하면 21세기 중반 전 세계 도시 거주자 16억명이 가뭄과 극심한 더위에 노출된다. 이는 작년에 비해 8배 늘어난 수치다. 월드컵, 올림픽은 개최 시기가 수차례 겨울로 옮겨졌다가 열리지 않게 될지도 모른다. 해수면 상승으로 해안선이 재편되고 미국 마이애미, 중국 광둥, 영국 링컨셔, 알렉산드리아는 바다에 가라앉는다. 수많은 거대도시에 높은 조수와 폭풍우가 주기적으로 들이닥쳐 많은 도시가 이탈리아 ‘물의 도시’ 베네치아처럼 될 수도 있다. 방글라데시 다카, 탄자니아 다르에스살람 등 해안도시들은 과거 100년에 한 번 겪을까 말까 했던 폭풍우, 쓰나미 등에 다반사로 노출된다. 도시들이 위기에 빠지면서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이어 많은 나라에서 수도 이전이 최대 국정과제로 떠오르게 됐다.기후변화로 인한 지형과 환경 격변은 정치, 경제, 사회적으로 연쇄 반응을 일으켜 지구의 황폐화를 가속화할 것으로 이 매체는 점쳤다. 아마존 열대우림이 대초원, 사바나로 변하는 등 숲이 사라지면 강우량이 줄어들고 이는 작황에 악영향을 미친다. 수확이 감소한 농부들은 손실 보전을 위해 더 많은 땅을 개간하려 하고 이런 경제 동기는 더 많은 화재와 더 적은 비를 불러온다는 것이다. 문명 붕괴의 위기감은 인류의 정신건강에도 독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중년이 된 그레타 툰베리(스웨덴 환경운동 소녀) 세대는 조부모 세대가 상상조차 할 수 없을 정도의 불안과 우울에 시달린다. 가디언은 “이것은 피할 수 없는 미래가 아니다”라면서 “이번 예측은 열역학 법칙보다는 인간 행동에 관한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인류의 대응에 2050년이 달려 있다는 얘기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교육이 계층이동 사다리 돼야 양극화 해소”

    “교육이 계층이동 사다리 돼야 양극화 해소”

    “중산층과 저소득층을 살려야 합니다. 결국 밑에서부터 세워야 지속가능한 경제성장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 정부는 무엇보다 ‘계층이동의 사다리’ 구실을 하는 교육에 투자해야 합니다.” 사회적 불평등 연구 분야에서 세계적 석학으로 꼽히는 로버트 라이시(73) 미국 캘리포니아대학(버클리 캠퍼스) 공공정책대학원 교수는 지난 30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극심한 양극화의 해법으로 ‘공정한 교육’을 꼽았다. 상위 1%가 ‘부’를 독점하고 정치·경제 구조마저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만든 상황에서 교육을 통한 계층이동의 기회를 열어 두어야 한다는 의미였다. 현 미국 사회에 대한 라이시 교수의 비판은 그간 극심한 양극화로 신음하는 지구촌 곳곳에서 큰 관심을 받았다. 서울신문이 2020년 첫 인터뷰를 그와 진행한 이유이기도 하다. 아래는 일문일답.-세계적으로 경제 양극화가 극심하다. “경제 양극화는 사회의 최상위 계층이 ‘부’를 독점하면서 심화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상위 10%가 정치·경제 정책마저 자신들에 유리하게 바꾸면서 양극화는 더욱 심각해졌다. 소외된 90%는 좌절했고, 정치권의 부패가 심각하다고 믿고 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90%의 분노를 소수자, 이민자, 이슬람교도들에게 분출하도록 했다.” -미국의 사회분배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의미인가. “그간 소득 증가분을 상위 10%와 하위 90%가 얼마씩 가져갔는지 따져 보면 1940년부터 1980년 초반까지는 하위 90% 가구가 상위 10%보다 훨씬 많이 가져갔다. 즉 기업 이윤의 대부분이 근로자에게 돌아갔다. 하지만 1980년 중반부터 상위 10%가 훨씬 더 많이 가져가게 됐다. 2000년대에 들어서자 소득 증가분의 거의 전부를 상위 10%가 독차지했다. 기업의 이윤이 근로자에게 거의 돌아가지 않는다는 뜻이다.” -하지만 기업의 이윤이 커져야 근로자 임금도 오르는 측면이 있을 텐데. “1972년을 기준으로 했을 때 2012년까지 미국 기업의 순수생산성은 140% 이상 증가했다. 하지만 근로자의 실질 시급은 단 17% 올랐다. 노동조합은 와해됐고, 정부는 부자 감세나 기업 감세를 추진했다. 최고경영자(CEO)들은 임금 외에 엄청난 규모의 인센티브를 받게 됐다. 정리하자면 근로자의 힘은 약화했고, 상위 1%의 정치·경제적 힘은 막강해졌다. 이런 구도는 지금도 ‘부의 편중’을 부채질하고 있다.” -소위 귀족노조, 떼법 등 노동조합의 역효과도 있다. “일부 노조의 잘못된 행동이 지적되고 있지만, 그렇다고 노조가 없다면 부의 집중을 견제할 장치가 없어진다. 1950년대부터 70년대까지 미국 기업 10곳 중 3곳에 노조가 결성됐었다. 이때 근로자에게 더 많은 이윤이 돌아갔다. 이런 분위기는 노조가 없는 중소기업에도 비슷한 효과를 냈다. 하지만 80년대 후반부터 노조가 약화하자 기업의 이윤은 근로자가 아닌 경영진과 주주들에게 집중되고 있다.” -한국에서는 최저임금을 너무 큰 폭으로 올리면서 사회적 논란을 겪었다. “적어도 미국에서는 매년 5~8%의 단계적 임금 인상이 국가 경제의 발전에 긍정적인 효과를 준다는 점이 이미 증명됐다. 많은 돈을 받는 노동자가 소비를 늘리면 일자리도 더 창출되고 전반적인 경제성장으로 이어진다. 물론 반대로 한꺼번에 임금을 너무 많이 올리면 고용에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점진적인 임금 인상이 필요하다.” -트럼프 행정부도 부자 감세를 추진하는 것으로 안다. “맞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부자 감세와 법인세 인하가 실제 기업의 설비 투자나 고용 증가로 이어졌다는 증거는 없다. 1500만 달러(약 174억원)의 감세 혜택을 본 제너럴모터스(GM)는 오히려 미시간·오하이오 공장의 노동자를 감원했다. GM뿐 아니라 아마존과 스타벅스 등 91개 미국 기업이 2018년 법인세를 한 푼도 내지 않았다. 하지만 일자리가 얼마나 늘었는지는 미지수다.”-그간 부자 증세라는 다소 공격적 방법을 제시해 이목을 끌었다. “부자 증세의 효과는 미국 역사와 2차 세계대전 이후 상황이 증명한다. 1950년부터 30년간 최상위 소득 계층은 고율의 세금을 냈다. 당시 미국의 중산층은 두터워졌고, 그 시기가 현재의 강한 미국을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부자 감세가 시작된 1980년대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부터 내실 있는 경제성장은 요원해졌고 경제 양극화가 시작됐다. 1990년대 중반 빌 클린턴 행정부가 부자 증세를 시행했을 때도 경제 상황이 좋아졌다.” -사실 한국에서는 대기업이 경제성장에서 가장 큰 역할을 하지 않느냐는 주장도 꽤 있다. “일반적으로 소수 대기업에 모든 경제가 집중되는 현상은 장기적으로 경제 성장을 뒤처지게 하고 정치적으로도 위험하다. 미국의 경험에 비춰 본다면 기업이 너무 커지거나 독점적 지위를 갖는 것을 막아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혁신이 느려지고, 중소기업의 성장을 어렵게 할 뿐 아니라 대기업이 정치적으로 큰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민주화도 퇴행한다.” -결국 지속가능한 경제성장이 화두인 듯한데 어떤 정책 수단이 있겠나. “어떤 정책도 단기간에 경제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는 없다. 부자 감세가 아니라 중산층과 저소득층의 감세, 그리고 이들의 건강과 직업교육 등에 투자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경제성장을 가져온다. 특히 가장 중요한 투자가 ‘교육’ 부문이다. 유아기 및 청소년기 공교육을 강화해야 무너진 계층 이동의 사다리를 복원할 수 있다. 물론 교육 분야에서 성과를 보려면 많은 시간이 걸린다. 하지만 저소득층을 중산층으로 끌어올릴 수 있도록 장기적인 시각에서 정책적 연구와 지원을 해야 한다. ‘낙수효과’보다 경제를 밑에서부터 세우는 ‘분수효과’가 훨씬 효과적이다.” -미국의 보호무역주의나 자국우선주의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도 국가 간 양극화가 심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세계경제에 대해 한편이 이기면 다른 편이 지는 제로섬 게임으로 인식하고 있다. ‘중국 경제가 망가지면 미국이 잘될 것’이라는 그의 생각은 잘못됐다. 세계경제는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다. 서로 통합된 시스템으로 제품을 교환하고 직접 투자를 한다.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전쟁이나 미국 우선주의 등은 다른 나라의 번영과 복지를 위협할 뿐만 아니라 결국 미국 자신을 위협하게 될 것이다.” -관세폭탄 같은 수단이 특히 우려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하는 일은 매우 위험하다. 무역전쟁의 결과로 중국의 경제가 하락세로 돌아섰다. 관세폭탄은 무역고립주의를 가져오게 된다. 이미 미국은 1930년대 스무트·홀리 의원이 주도한 관세전쟁으로 심각한 불황을 맛봤다.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전쟁 또한 같은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이미 역사가 알려 주고 있다.” -한국에서는 어른들이 새해 덕담을 한다. 한마디 해 달라. “한국은 매우 아름답고 축복받은 나라다. 2020년에는 더 나은 경제적 번영과 정치적 민주화로 전 세계에 모범이 되길 바란다. 특히 북한과 좋은 관계를 이어 갔으면 한다. 원래 남북은 하나였으니까.”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로버트 라이시 교수는 로버트 라이시 미 캘리포니아대학(버클리 캠퍼스) 공공정책대학원 교수는 ‘사회적 불평등’을 연구하는 세계적인 진보 정치·경제학자다. 빌 클린턴 행정부에서 노동부 장관을 지냈다. 당시 타임지는 그를 20세기 최고 각료 10인 중 한 명으로 선정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경제자문위원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저서로 ‘미국 이상한 나라의 경제학’, ‘자본주의를 구하라’, ‘1대99를 넘어’, ‘위기는 왜 반복되는가’ 등이 있다.
  • 김정은 “장구한 투쟁 결심”… 7시간 마라톤 보고로 ‘자력’ 강조

    김정은 “장구한 투쟁 결심”… 7시간 마라톤 보고로 ‘자력’ 강조

    국가건설·경제발전·무력건설 종합 논의 대미협상 책임감에 국가개조 명분 쌓기 대북 제재 장기화 전제로 내부 결속나서북한이 북미 비핵화 협상 시한 마지막 날인 31일까지 나흘째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5차 전원회의를 열고 ‘장구한 투쟁’에 대해 논의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 체제 들어 처음으로 나흘째 전원회의를 이어가면서 최종 협상 결렬 선언 이후 선택할 ‘새로운 길’에 대해 엄중하게 접근하는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전원회의가 또 다른 안건을 토의할 것이라고 예고해 매년 1월 1일 해왔던 신년사 발표가 연기되거나 전원회의 결정서 등으로 대체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은 31일 5차 전원회의 3일 차 회의가 전날 진행됐다고 보도하며 “(김 위원장이) 7시간이라는 오랜 시간에 걸쳐 노동당 중앙위 사업정형과 국가건설, 경제발전, 무력건설과 관련한 종합적인 보고를 했다”고 전했다. 전원회의는 당 대회가 열리지 않는 기간 동안 당의 주요 노선과 정책을 결정하는 기구로, 김 위원장 체제서 이틀 이상 열린 적은 처음이다. 특히 북한 체제의 특성상 한 해의 성과를 종합하고 새해의 계획을 세우는 12월에 신년사 발표 직전까지 전원회의가 열린 것은 이례적이다. 이번 5차 전원회의가 사실상 당 대회나 대표자회에 버금가는 규모로 열린 것은 김 위원장이 직접 설정한 비핵화 협상 시한 이후 상황에 대해 정치적 무게를 느끼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협상 시한을 걸고 미국에 ‘새로운 계산법’을 가지고 나오라며 압박했지만 아무런 결실을 맺지 못한 데 대해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이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2019년 신년사에서 김 위원장은 ‘미국과 언제든 대화할 자세가 되어 있다’고 했는데 막상 지난해 성과가 미비한 데 대해 책임감을 느낄 것”이라며 “내년 새로운 길을 공표하기 전에 당 건설, 국가건설, 경제건설, 무력건설 등을 총괄적으로 검토하는 모양새를 취하면서 명분을 쌓으려는 의도”라고 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집단지도체제가 아닌 유일영도체제를 지향하는 북한에서 당 전원회의를 4~5일간 여는 것은 흔하지 않다”며 “1953년 6·25전쟁 직후, 1962년 12월 중소 분쟁 직전, 1990년 공산권 붕괴 시점 등 국내외 정세가 복잡한 시기에 5일간 개최한 사례가 있어 이번 회의도 어려운 국내외 정세를 반영한 결과로 보인다”고 했다. 특히 통신은 김 위원장이 보고 말미에 “혁명의 최후승리를 위해 우리 당은 또다시 간고하고도 장구한 투쟁을 결심했다”고 전해 새로운 길의 의지를 다진 것으로 관측된다. ‘장구한 투쟁’이라는 표현에 대해 김 위원장이 대북 제재의 영향이 장기화될 것임을 전제로 내부 결속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임을출 경남대 교수는 “북한이 향후 상당기간 자력 자강에 집중할 것임을 짐작할 수 있다”며 “미국의 협상태도가 바뀌지 않는 한 단기간 내 비핵화 협상의 진전은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했다 조선중앙통신이 “전원회의가 해당 의정의 결정서 초안과 다음 의정으로 토의하게 될 중요문건에 대한 연구에 들어갔다”며 “전원회의는 계속된다”고 전해 전원회의가 내년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김 위원장 집권 이후 매년 1월 1일에 했던 신년사를 전원회의 종료 이후 참석자들 앞에서 연설하는 방식으로 대체할 가능성도 있다. 실제 김일성 주석이 1986년 12월 27일 전원회의를 연 뒤 신년사는 발표하지 않고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로 대체한 사례가 있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새해 여론조사] 멈춘 비핵화 협상… “北책임” 56.5% “美잘못” 54.8%

    [새해 여론조사] 멈춘 비핵화 협상… “北책임” 56.5% “美잘못” 54.8%

    협상 최대 변수 “트럼프 재선” 31.4%국민들은 북미 비핵화 협상을 결렬 위기로 몰고 간 책임이 북한과 미국 모두에 있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31일 서울신문 신년 여론조사 결과 ‘비핵화 협상 난관의 책임’을 묻는 질문(중복응답 허용)에 응답자의 56.5%가 북한, 54.8%는 미국을 꼽았다. 35.9%는 한국이라고 답했다. 미국 책임론은 40대(64.7%)와 50대(60.6%), 더불어민주당(71.3%)과 정의당(76.3%) 지지층, 호남(66.4%), 진보성향(66.9%)에서 두드러졌다. 반면 북한 책임론은 20대(67.5%)와 30대(65.8%), 60세 이상(49.7%), 자유한국당(52.3%)과 바른미래당(53.5%) 지지층, 보수성향(52%)에서 우세했다.‘북미 협상 재개 최대 변수’를 묻는 질문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선이라는 응답이 31.4%로 제일 높았고,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자제(25.2%), 더 강력한 대북 제재(22.4%), 한국의 촉진자 역할(12.7%) 순으로 나타났다. 한국당(39.3%)과 보수(33.1%)는 대북 제재가 강화돼야 협상이 재개될 수 있다고 봤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새해 여론조사] 文대통령 국정, 긍정 49.4% 부정 45.3%

    [새해 여론조사] 文대통령 국정, 긍정 49.4% 부정 45.3%

    문재인(얼굴) 대통령의 직무 수행에 대한 긍정평가(49.4%)가 부정평가(45.3%)보다 약간 앞선 것으로 조사됐다. 31일 서울신문과 리서치앤리서치 여론조사에 따르면 문 대통령의 직무 수행에 대한 긍정·부정평가 격차(4.1% 포인트)는 오차범위 내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매우 잘하고 있다’는 답변은 17.2%, ‘대체로 잘하는 편이다’는 32.2%였고, ‘대체로 잘못하는 편이다’는 20.9%, ‘매우 잘못하고 있다’는 24.5%였다. 긍정평가는 연령대별로는 30대(63.3%)와 40대(56.9%), 20대(47.2%)에서 오차범위 밖에서 앞섰다. 지역별로는 호남에서 84.5%로 압도적으로 높았고 인천·경기(50.7%), 대전·충청(55.2%)에서도 우위를 보였다. 진보층과 더불어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도 긍정평가가 각각 75.7%, 91.1%로 현격하게 앞섰다. 50대(긍정 51.3%, 부정 46.1%)와 서울(47.9%, 45.2%), 중도(49.6%, 45.2%)에서는 근소하게 긍정평가가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부정평가는 60세 이상(59.9%)과 대구·경북(66.3%), 부산·울산·경남(60.0%), 자유한국당 지지자(91.5%), 무당층(54.0%)에서 두드러졌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새해 여론조사] 10명 중 7명 “조국 사태 이후, 지지 정당 안 바뀌었다”

    [새해 여론조사] 10명 중 7명 “조국 사태 이후, 지지 정당 안 바뀌었다”

    민주 지지층 견고… 정의당은 29% 이탈 2019년 한국 정치 지형에 큰 충격파를 던진 ‘조국 사태’는 유권자들의 표심을 어떻게 변화시켰을까. 서울신문과 리서치앤리서치 여론 조사에 따르면 10명 중 7명은 조국 사태에도 지지하는 정당을 바꾸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보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임명 및 사퇴 이후 지지하는 정당 또는 단체가 바뀌지 않았다’는 응답이 69.6%를 차지했다. 반면 바뀌었다는 응답은 13.4%에 그쳤고, 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17%로 나타났다. 지지 정당별로 나눠 보면 더불어민주당 지지자 중 87.8%가 지지 정당을 바꾸지 않았다고 밝혀 가장 높은 비율을 보인 반면 정의당 지지자 중 29.1%는 지지 정당이 바뀌었다고 응답해 정의당 지지자들 사이에서 변동이 컸다. 연령별로는 지지 정당을 바꾸지 않았다는 비율은 30대(77.2%)에서 가장 높았고, 바꾸었다는 비율은 50대(19.5%)에서 상대적으로 높았다. 민주당 지지층에게만 별도로 조국 사태 이후 당에 대한 지지강도를 물은 결과 오히려 결속되는 흐름도 포착됐다. ‘조국 사태 이후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지지강도가 어떻게 되었냐’는 물음에 50.8%는 변화가 없었다고 응답했고, 27.0%는 더 지지하게 됐다고 밝혔다. 덜 지지하게 됐다는 응답은 15.9%에 그쳤다. 더 지지하게 됐다는 응답은 연령별로 50대(37.7%), 권역별로 광주·전라(36.8%)에서 높게 나왔다. 반대로 덜 지지하게 됐다는 응답은 20대(18.5%), 강원·제주(40.1%)에서 두드러졌다. 이번 여론조사는 서울신문이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전국에 거주하는 만 19세 이상 성인 남녀 1010명을 대상으로 전화면접조사 방식을 통해 12월 26~29일 진행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유무선전화 임의걸기방식(RDD)을 사용했고, 응답률은 9.1%였으며 행정안전부가 발표한 2019년 11월 주민등록 인구를 기준으로 지역·성·연령별 가중치를 부여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 [새해 여론조사] 어떻게 조사했나

    서울신문이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한 여론조사는 12월 26~29일 전국의 만 19세 이상 남녀 각각 560명, 450명 등 1010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표본은 지역·성·연령별 유의 할당 무작위 방식으로 추출했다. 지역별로는 서울 210명, 인천·경기 291명, 대전·세종·충청 101명, 광주·전라 115명, 대구·경북 103명, 부산·울산·경남 152명, 강원·제주 38명이다. 유무선 임의 전화걸기(RDD)를 이용한 전화 면접조사(유선 15%+무선 85%)로 진행했다. 가중치는 2019년 11월 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를 바탕으로 부여했다. 전체 응답률 9.1%,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 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새해 여론조사] 이낙연 34.5% 전 연령대서 1위… 황교안 15.8% 이재명 6.9%

    [새해 여론조사] 이낙연 34.5% 전 연령대서 1위… 황교안 15.8% 이재명 6.9%

    이낙연, 7개월째 1위… 중도층 36.2% 지지 황교안 TK서 29.2%… 李에 3.9%P차 앞서 이재명, 심상정보다 정의당 지지층 높아 박원순·유승민·안철수·홍준표가 뒤이어차기 대통령 후보 1순위로 국민들은 이낙연 국무총리를 꼽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이재명 경기지사 등이 뒤를 이었다. 문재인 정부 초대 총리로 역대 최장수(2년 6개월) 기록을 세운 뒤 여의도 복귀가 임박한 이 총리는 기타 여론조사에서도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7개월 연속 1위를 달리고 있다. 서울신문이 31일 여론조사기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차기 대통령감으로 가장 적합한 인물’을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34.5%가 이 총리라고 응답했다. 보수권 주자인 2위 황교안 대표(15.8%)와 비교해 2배 이상 차이가 나는 수치다. 이재명 지사(6.9%)가 뒤를 이었고, 박원순 서울시장(4.9%), 유승민 새로운보수당 인재영입위원장(4.6%),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4.3%), 홍준표 전 한국당 대표(4.2%), 심상정 정의당 대표(3.1%), 오세훈 전 서울시장( 2.6%), 김경수 경남지사(1.1%) 순이었다. 10위권 밖으로는 원희룡 제주지사(0.8%),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0.5%), 기타(1.6%)였다. ‘없음’ 7.9%, ‘잘 모름’은 7.5%였다. 이 총리는 대구·경북(25.3%)을 제외한 전 지역, 전 연령대에서 1위를 차지했다. 특히 30대(40.4%)부터 40대(41.1%), 50대(39.4%)에 걸쳐 폭넓은 지지를 받았고 광주·전라(56.9%), 더불어민주당 지지층(61.5%)에서 지지세가 두터웠다. 대전·충청(41.7%)과 서울(34.2%), 인천·경기(33.8%) 등 수도권과 중원 지역에서도 고른 응답을 얻었다. 이념 성향별로 볼 때 중도(36.2%)층에서 가장 높은 지지를 받은 점이 눈에 띈다. 황 대표는 60세 이상(28.9%), 대구·경북(29.2%), 한국당(55.6%), 보수층(37.6%)이 주요 선호층이었다. 부산·울산·경남(20.4%)과 서울(13.0%), 인천·경기(13.7%)에서는 이 총리에 이어 2위에 올랐다. 60대 이상(28.9%)에서도 2위였고 50대(17.9%), 40대(11.1), 30대(9.1%) 순으로 지지율이 높았다. 지역별로는 대구·경북(29.2%) 지지율이 타 후보 대비 월등했다. 3위에 오른 이 지사는 정의당 지지층(13.2%)에서 심상정 당 대표(11.1%)를 누르고 지지율이 가장 높은 점이 눈에 띈다. 친문재인계인 김경수 지사, 임종석 전 실장은 아직 지지도가 낮았다. 이번 여론조사는 서울신문이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전국에 거주하는 만 19세 이상 성인 남녀 1010명을 대상으로 전화면접조사 방식을 통해 12월 26~29일 진행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유무선전화 임의걸기방식(RDD)을 사용했고, 응답률은 9.1%였으며 행정안전부가 발표한 2019년 11월 주민등록 인구를 기준으로 지역·성·연령별 가중치를 부여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새해 여론조사] 비례 47석 중 정의당 28석… 연동형 폭발력 나오나

    [새해 여론조사] 비례 47석 중 정의당 28석… 연동형 폭발력 나오나

    민주는 지지도 39%, 비례 26% ‘반전’ 민주 지지자 22% “비례는 정의당에” 위성정당 현실화 땐 결과 장담 못 해오는 4·15 총선 비례대표 투표에서 정의당에 투표하겠다는 응답(14.2%)이 정의당 정당지지도(6.5%) 및 지역구에서 정의당을 찍겠다는 응답(5.5%)의 두 배 이상인 것으로 조사됐다. 21대 총선에 적용될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뼈대로 한 선거법에 이 결과를 시뮬레이션하면 정의당은 전체 비례대표 47석 가운데 28석(20대 총선 4석)을 휩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6석(13석), 자유한국당은 5석(17석), 바른미래당은 8석(13석)을 얻게 된다. 31일 서울신문과 리서치앤리서치가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번 총선에서 정의당(현재 6석)은 비례대표만으로도 원내교섭단체 구성이 가능할 것으로 분석됐다. 물론 시뮬레이션은 총선을 100여일 앞둔 현재 정당 구도와 여론조사에 근거한 만큼 기존 거대 정당인 민주당과 한국당이 비례 전담 위성정당을 실제로 만드는 등 다른 변수가 개입되면 이번 조사와 실제 결과가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조사에서는 민주당·정의당의 ▲정당 지지도 ▲지역구 투표 ▲비례대표 투표 응답이 정반대의 방향성을 띠는 점이 눈에 띈다. 민주당은 각각 39.4%, 34.9%, 26.0%로 조사됐다. 비례대표 투표에서 민주당을 찍겠다는 응답자 비율이 민주당을 지지하는 비율보다 13.4% 포인트나 낮았다. 반면 정의당은 각각 6.5%, 5.5%, 14.2%로, 비례대표 투표에서 정의당을 찍겠다는 응답자 비율이 정당 지지도보다 7.7% 포인트나 높았다. 특히 비례대표 투표에서 정의당을 찍겠다는 응답자는 40대(25.0%)와 호남(20.5%), 진보성향(24.7%)에서 두드러졌다. 민주당 지지자 중 22.3%도 비례투표는 정의당을 선택하겠다고 답했다. 범진보 성향 유권자들이 지역구 및 비례대표 투표에서 본격적으로 ‘전략적’ 투표에 나설 가능성과 맞물려 한 번도 가보지 않은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의 폭발력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한국당은 각각 24.8%, 24.7%, 22.5%, 바른미래당은 4.1%, 3.5%, 5.0%로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여론조사는 서울신문이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전국에 거주하는 만 19세 이상 성인 남녀 1010명을 대상으로 전화면접조사 방식을 통해 12월 26~29일 진행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유무선전화 임의걸기방식(RDD)을 사용했고, 응답률은 9.1%였으며 행정안전부가 발표한 2019년 11월 주민등록 인구를 기준으로 지역·성·연령별 가중치를 부여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새해 여론조사] 10명 중 4명 “현역 안 뽑겠다”… 63% “386 대신 젊은 후보”

    [새해 여론조사] 10명 중 4명 “현역 안 뽑겠다”… 63% “386 대신 젊은 후보”

    한국당 지지자 45% “지역구 현역 배제” TK·PK·강원·제주도 현역 거부 움직임 “386·젊은 후보 중 386에 투표” 10%뿐 거대 양당구도 반대 51%, 찬성 2배 육박국민 10명 중 4명은 4·15 총선에서 현역 국회의원에 대한 물갈이 요구를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젊은 정치인과 386(80년대 학번·60년대 출생) 정치인이 나온다면 누구에게 투표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전자라는 응답(62.6%)이 6배 높았다. 또 국민 2명 중 1명꼴로 거대 양당(더불어민주당·자유한국당) 구도가 종식돼야 한다고 답했다. 31일 서울신문이 경자년 새해를 맞아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26~29일 만 19세 이상 남녀 101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 포인트)에 따르면 ‘지역구 현역 의원에게 투표하지 않겠다’는 응답은 42.6%로 ‘투표하겠다’는 응답(31.5%)보다 높았다. 특히 현역 교체 요구는 한국당(44.5%), 보수(46.9%), 대구·경북(43.0%)과 부산·울산·경남(45.7%) 등 보수 야권의 전통적 지지 기반과 중첩된다는 점에서 눈에 띈다. 반면 민주당의 텃밭인 광주·전라(37.5%)와 진보(39.2%), 30대(35.9%)에서는 ‘현역 의원에 투표하지 않겠다’는 응답이 상대적으로 거세지 않았다. 민주당 지지지만 놓고 보면 ‘현역 의원에 투표’ 의향자 비율이 38.8%로 ‘비투표(35.6%)’에 근소한 차로 앞섰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를 계기로 한 386 출신 정치인에 대한 부정적 인식도 엿보인다. 지역구에 386 출신과 젊은 세대 정치인이 출마할 경우 386을 선택하겠다는 응답은 10.4%에 그쳤다. 특히 현역 의원에게 투표하지 않겠다는 응답자의 70.9%가 젊은 세대 정치인에게 투표하겠다고 밝혔다. 386 출신에 대한 투표 의향자에게 재질문한 결과 젊은 세대의 정치인은 ‘경험이 부족할 것 같다’(48.5%) ‘정책적으로 미숙할 것 같다’(21.9%)는 이유가 많았다. 거대 양당구도가 사라져야 한다는 응답은 51.0%로 ‘동의하지 않는다’(27.2%)는 응답의 2배에 육박했다. 특히 진보(66.8%)와 중도(53.0%), 인천·경기(58.6%)와 광주·전라(57.3%)에서 두드러졌다. 거대 양당체제가 사라져야 하는 이유로는 ‘다당제 통한 폭넓은 민심 반영’(36.5%)과 함께 ‘정쟁에 의한 국회 마비 방지’(33.1%), ‘적대적 공생관계 종결’(21.7%) 등의 이유를 꼽았다. 20대 국회가 민주당과 한국당의 극한대립 속에 역대 최악의 ‘식물국회’란 평가를 받은 데 따른 학습효과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여론조사는 서울신문이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전국에 거주하는 만 19세 이상 성인 남녀 1010명을 대상으로 전화면접조사 방식을 통해 12월 26~29일 진행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유무선전화 임의걸기방식(RDD)을 사용했고, 응답률은 9.1%였으며 행정안전부가 발표한 2019년 11월 주민등록 인구를 기준으로 지역·성·연령별 가중치를 부여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새해 여론조사] 20대 절반 “투표할 정당 없거나 모른다”

    [새해 여론조사] 20대 절반 “투표할 정당 없거나 모른다”

    선거법이 개정되면서 내년 총선부터는 만 18세도 투표를 할 수 있다. 서울신문·리서치앤리서치 조사는 만 19세 이상을 조사 대상으로 했지만, 젊은층의 표심을 읽을 수 있는 단초는 뚜렸했다. 우선 20대 유권자의 절반은 내년 총선에서 투표하고 싶은 정당이 없거나 어느 정당에 투표할지 결정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만 19~29세 중 19.1%가 내년 총선 지역구 국회의원 선거에 “투표하고 싶은 정당이 없다”고 답했다. “잘 모르겠다”고 답한 비율은 31.0%였다. 30대 25.3%, 40대 18.8%, 50대 21.6%, 60세 이상 27.1%가 투표하고 싶은 정당이 없거나 잘 모른다고 답한 것과 확연한 차이다.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처음 도입되는 비례대표 투표에서 어느 정당에 투표할 것이냐는 질문에도 20대의 절반에 가까운 46.2%가 “투표하고 싶은 정당이 없다(21.1%)”거나 “잘 모르겠다(25.1%)”고 답했다. 비례대표 투표에 대해 30대는 27.9%, 40대 18.5%, 50대 18.4%, 60세 이상의 25.7%가 투표 정당이 없거나 모른다고 답했다. 지역구와 비례대표 선거 모두 투표하고 싶은 정당이 없거나 잘 모르겠다는 비율은 중도층에서 두드러졌다. 지역구 선거는 자신을 보수라고 답변한 응답자의 21.8%, 중도 35.8%, 진보 20.7%가 투표하고 싶은 정당이 없거나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비례대표 선거에서는 보수 19.1%, 중도 33.6%, 진보 20.8%가 투표하고 싶은 정당이 없거나 잘 모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여론조사는 서울신문이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전국에 거주하는 만 19세 이상 성인 남녀 1010명을 대상으로 전화면접조사 방식을 통해 12월 26~29일 진행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유무선전화 임의걸기방식(RDD)을 사용했고, 응답률은 9.1%였으며 행정안전부가 발표한 2019년 11월 주민등록 인구를 기준으로 지역·성·연령별 가중치를 부여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 키도 실력도 쑥쑥… 탁구 신동, 이에리사·현정화 뛰어넘는다

    키도 실력도 쑥쑥… 탁구 신동, 이에리사·현정화 뛰어넘는다

    5살 TV 출연… 현정화와 맞대결로 주목 당시 키 90㎝, 69㎝ 탁구대 위로 머리만 만 14세 11개월, 최연소 국대 타이틀 따내 탁구계 “신동 뛰어넘어 괴물” 칭찬 세례 세계선수권·도쿄올림픽 선발전 정조준 “메달 따서 응원한 가족에게 나눠주고파” 1989년 방영된 애니메이션 ‘2020년 우주의 원더키디’의 주인공인 13세 소년 ‘아이캔’은 우주에서 조난당한 아버지를 구하기 위해 우주 수색대의 최연소 대원이 된다. 초인공지능 로봇과 사투를 벌이는 어린 소년의 활약을 보며 당시의 어린이들은 2020년의 미래상을 아득하게나마 떠올려보곤 했다. 2020년 새해를 맞아 서울신문은 ‘2020 원더키디’ 시리즈물을 연속으로 싣는다. 31년전 용감하게 우주에 뛰어든 ‘아이캔’처럼 각 분야에서 미래를 열어갈 인재들을 모아 그들의 입을 통해 우리 사회를 이끌어 갈 절대 지표를 모색한다. “우리 유빈이가 이렇게 컸어요.” 2018년 12월 제주 사라방체육관에서 열린 제72회 종합탁구선수권대회 이후 약 1년 만에 만난 신수현 수원탁구협회 전무는 ‘막내’ 유빈이 자랑을 잔뜩 늘어놨다. 그러고 보니 키가 부쩍 컸다. 1988년 서울올림픽 여자복식 금메달에 빛나는 현정화 마사회 감독과 맞대결을 펼치던 어릴 때 모습은 대체 어디로 갔을까. 얼굴 한쪽에 남아 있는 젖살이 그를 짐작하게 할 뿐이었다.열다섯 살 중학교 졸업을 앞둔 신유빈은 ‘TV 스타’로 출발했다. 다섯 살 때인 2009년 한 TV 예능 프로그램에 나와 언니·오빠, 삼촌·이모뻘과 ‘맞짱 대결’을 펼쳤다. 신 전무는 “제 키보다 약간 낮은 탁구 테이블에 껌딱지처럼 딱 달라붙어 현 감독과 거침없이 랠리를 주고받았죠. 탁구대의 높이는 69㎝인데 당시 유빈의 키는 90㎝ 남짓이었으니까 겨우 머리만 나오더군요”라고 당시를 떠올렸다. 최근 4년 동안 신유빈은 쑥쑥 컸다. 1년 전 165㎝를 넘어선 키가 지금은 3㎝가 더 자라 168㎝가 됐다. 세밑 경기 김포시 원당동 대한항공 훈련장에서 만난 신유빈은 “키가 크는 건 좋은데, 지난 2년 사이 갑자기 훅~ 크다 보니 스매싱 타점을 잡는 데 좀 어려움이 있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엄살에도 불구하고 키만큼 기량도 쑥쑥 컸다. 신유빈은 국내 탁구 최연소 기록을 모두 갈아치운 주인공이다. 초등학교 3학년 때인 2013년 12월 부산에서 열린 종합선수권 여자 단식 1회전에서는 9살 위 대학생 언니를 상대로 한 게임도 내주지 않고 4-0 완승을 거뒀다. 당시 탁구계에서는 “신유빈은 이제 신동을 뛰어넘어 괴물이라고 해야 하지 않을까”라는 반응을 내놨다.이는 시작에 불과했다. 2017년 주니어 대표로 발탁된 데 이어 이듬해 역대 가장 어린 나이에 성인 대표팀 상비 1군에 뽑혔다. 이때가 만 14세 11개월 16일. 12명이 겨뤄 3위까지 태극마크가 주어지는 선발전에서 8승3패로 3위에 올랐다. 탁구계는 “만 15세에 국가대표가 됐던 이에리사 전 태릉선수촌장의 최연소 기록을 갈아치웠다. 현 감독도 계성여상 1학년이 돼서야 처음 국가대표가 됐다”며 흥분했다. 유승민 대한탁구협회장이 내동중 3학년 당시 대표팀에 입성했지만 협회 추천이었고, 유남규 삼성생명 감독이 부산남중 3학년 시절 국가대표가 됐지만 만 15세로 신유빈보다 나이가 많았다. 신유빈은 2018년 11월 벨기에 오픈 여자단식 4강에 오른 데 이어 12월 국내 종합선수권에선 조대성(17·대광고)과 함께 혼합복식 준우승을 차지했다. 모두 최연소 기록이다. 별명을 물었더니 한참을 생각하다 ‘신똘’이라고 대답했다. 신유빈은 “아빠 탁구장에서 다섯 살 때 탁구를 시작한 이후 지금까지 라켓만 잡으면 웃는 버릇이 생기다 보니 친구들이 그런 별명을 지어 줬다”면서 “코치 선생님이 ‘진지하게 하라’고 인상 쓰시면 당황할 때가 많다”고 했다. 그런 ‘신똘’에게 올해는 지난 10년보다 더 중요한 해다. 오는 12일부터 진천선수촌에서 부산세계선수권 선발전을 겸한 도쿄올림픽 예선 선발전이 열린다. “올림픽 메달을 여러 개 따서 엄마, 아빠, 언니한테 골고루 나눠 주고 싶다”던 소망을 이루기 위해 반드시 통과해야 하는 관문이다. 신유빈은 “만약에, 아주 만약에 올림픽 메달을 따면 저보다 저를 더 응원해 준 사람들이 더 기뻐하지 않을까요. 제가 이기는 것보다 더 중요하고 기분 좋은 일일 것 같아요.” 신유빈은 부쩍 자란 키만큼 기특한 생각을 할 줄도 아는 ‘탁구 소녀’였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2020 도쿄올림픽을 향하여… 대한민국 국가대표 ‘파이팅’

    2020 도쿄올림픽을 향하여… 대한민국 국가대표 ‘파이팅’

    2020년 도쿄올림픽을 7개월여 앞두고 진천국가대표선수촌에서 훈련 중인 각 종목 선수들이 지난 18일 가진 미디어데이 행사 도중 한데 모여 필승을 다짐하며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서울신문은 2020년 경자년 새해를 맞이해 ‘2020 원더키디’라는 시리즈물을 연속으로 싣는다. 각 분야에서 뛰어난 재능과 상상력을 가진 인재들을 모아 그들의 입을 통해 우리 사회를 이끌어 갈 절대 지표를 모색한다. 진천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 다시 희망, 우리가 바꿀 미래

    다시 희망, 우리가 바꿀 미래

    다시 해가 솟았다. 경자년(庚子年) 새해는 선택의 해다. 4월 15일 21대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정치를 혐오의 구렁텅이에 박아 두느냐 희망의 동력으로 삼느냐는 오로지 우리의 선택에 달렸다. 더 나은 세상을 향해 한 걸음이라도 나아가려면 우리 모두에게 하나씩 놓인 무거운 ‘종잇돌’을 들어야 한다. 한라산이 거대한 활화산이었음을 알 수 있는 건 368개 오름이 저마다 용암 자국을 간직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이 그래도 올바르게 가고 있다고 믿을 수 있는 건 민초들이 선택의 순간마다 남긴 역사의 흔적 때문이다.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백약이오름 위로 힘차게 떠오르는 새해 첫 태양을 보며 역사 앞에 부끄럽지 않을 우리의 선택을 다짐해 본다. 글 이창구 정치부장 window2@seoul.co.kr 사진 오장환 기자 5zzang@seoul.co.kr
  • [포토] 2020 새해에 만난 보물

    [포토] 2020 새해에 만난 보물

    2020년 1월 1일 0시 0분 서울 강남구 차병원에서 태어난 임희정씨와 최재석씨의 아들 매미(태명)군이 아빠 품에 안겨있다. 연합뉴스
  • “교육이 계층이동 사다리 돼야 양극화 해소”

    “교육이 계층이동 사다리 돼야 양극화 해소”

    “중산층과 저소득층을 살려야 합니다. 결국 밑에서부터 세워야 지속가능한 경제성장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 정부는 무엇보다 ‘계층이동의 사다리’ 구실을 하는 교육에 투자해야 합니다.” 사회적 불평등 연구 분야에서 세계적 석학으로 꼽히는 로버트 라이시(73) 미국 캘리포니아대학(버클리 캠퍼스) 공공정책대학원 교수는 지난 30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극심한 양극화의 해법으로 ‘공정한 교육’을 꼽았다. 상위 1%가 ‘부’를 독점하고 정치·경제 구조마저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만든 상황에서 교육을 통한 계층이동의 기회를 열어 두어야 한다는 의미였다. 현 미국 사회에 대한 라이시 교수의 비판은 그간 극심한 양극화로 신음하는 지구촌 곳곳에서 큰 관심을 받았다. 서울신문이 2020년 첫 인터뷰를 그와 진행한 이유이기도 하다. 아래는 일문일답.-세계적으로 경제 양극화가 극심하다. “경제 양극화는 사회의 최상위 계층이 ‘부’를 독점하면서 심화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상위 10%가 정치·경제 정책마저 자신들에 유리하게 바꾸면서 양극화는 더욱 심각해졌다. 소외된 90%는 좌절했고, 정치권의 부패가 심각하다고 믿고 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90%의 분노를 소수자, 이민자, 이슬람교도들에게 분출하도록 했다.” -미국의 사회분배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의미인가. “그간 소득 증가분을 상위 10%와 하위 90%가 얼마씩 가져갔는지 따져 보면 1940년부터 1980년 초반까지는 하위 90% 가구가 상위 10%보다 훨씬 많이 가져갔다. 즉 기업 이윤의 대부분이 근로자에게 돌아갔다. 하지만 1980년 중반부터 상위 10%가 훨씬 더 많이 가져가게 됐다. 2000년대에 들어서자 소득 증가분의 거의 전부를 상위 10%가 독차지했다. 기업의 이윤이 근로자에게 거의 돌아가지 않는다는 뜻이다.” -하지만 기업의 이윤이 커져야 근로자 임금도 오르는 측면이 있을 텐데. “1972년을 기준으로 했을 때 2012년까지 미국 기업의 순수생산성은 140% 이상 증가했다. 하지만 근로자의 실질 시급은 단 17% 올랐다. 노동조합은 와해됐고, 정부는 부자 감세나 기업 감세를 추진했다. 최고경영자(CEO)들은 임금 외에 엄청난 규모의 인센티브를 받게 됐다. 정리하자면 근로자의 힘은 약화했고, 상위 1%의 정치·경제적 힘은 막강해졌다. 이런 구도는 지금도 ‘부의 편중’을 부채질하고 있다.” -소위 귀족노조, 떼법 등 노동조합의 역효과도 있다. “일부 노조의 잘못된 행동이 지적되고 있지만, 그렇다고 노조가 없다면 부의 집중을 견제할 장치가 없어진다. 1950년대부터 70년대까지 미국 기업 10곳 중 3곳에 노조가 결성됐었다. 이때 근로자에게 더 많은 이윤이 돌아갔다. 이런 분위기는 노조가 없는 중소기업에도 비슷한 효과를 냈다. 하지만 80년대 후반부터 노조가 약화하자 기업의 이윤은 근로자가 아닌 경영진과 주주들에게 집중되고 있다.” -한국에서는 최저임금을 너무 큰 폭으로 올리면서 사회적 논란을 겪었다. “적어도 미국에서는 매년 5~8%의 단계적 임금 인상이 국가 경제의 발전에 긍정적인 효과를 준다는 점이 이미 증명됐다. 많은 돈을 받는 노동자가 소비를 늘리면 일자리도 더 창출되고 전반적인 경제성장으로 이어진다. 물론 반대로 한꺼번에 임금을 너무 많이 올리면 고용에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점진적인 임금 인상이 필요하다.” -트럼프 행정부도 부자 감세를 추진하는 것으로 안다. “맞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부자 감세와 법인세 인하가 실제 기업의 설비 투자나 고용 증가로 이어졌다는 증거는 없다. 1500만 달러(약 174억원)의 감세 혜택을 본 제너럴모터스(GM)는 오히려 미시간·오하이오 공장의 노동자를 감원했다. GM뿐 아니라 아마존과 스타벅스 등 91개 미국 기업이 2018년 법인세를 한 푼도 내지 않았다. 하지만 일자리가 얼마나 늘었는지는 미지수다.”-그간 부자 증세라는 다소 공격적 방법을 제시해 이목을 끌었다. “부자 증세의 효과는 미국 역사와 2차 세계대전 이후 상황이 증명한다. 1950년부터 30년간 최상위 소득 계층은 고율의 세금을 냈다. 당시 미국의 중산층은 두터워졌고, 그 시기가 현재의 강한 미국을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부자 감세가 시작된 1980년대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부터 내실 있는 경제성장은 요원해졌고 경제 양극화가 시작됐다. 1990년대 중반 빌 클린턴 행정부가 부자 증세를 시행했을 때도 경제 상황이 좋아졌다.” -사실 한국에서는 대기업이 경제성장에서 가장 큰 역할을 하지 않느냐는 주장도 꽤 있다. “일반적으로 소수 대기업에 모든 경제가 집중되는 현상은 장기적으로 경제 성장을 뒤처지게 하고 정치적으로도 위험하다. 미국의 경험에 비춰 본다면 기업이 너무 커지거나 독점적 지위를 갖는 것을 막아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혁신이 느려지고, 중소기업의 성장을 어렵게 할 뿐 아니라 대기업이 정치적으로 큰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민주화도 퇴행한다.” -결국 지속가능한 경제성장이 화두인 듯한데 어떤 정책 수단이 있겠나. “어떤 정책도 단기간에 경제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는 없다. 부자 감세가 아니라 중산층과 저소득층의 감세, 그리고 이들의 건강과 직업교육 등에 투자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경제성장을 가져온다. 특히 가장 중요한 투자가 ‘교육’ 부문이다. 유아기 및 청소년기 공교육을 강화해야 무너진 계층 이동의 사다리를 복원할 수 있다. 물론 교육 분야에서 성과를 보려면 많은 시간이 걸린다. 하지만 저소득층을 중산층으로 끌어올릴 수 있도록 장기적인 시각에서 정책적 연구와 지원을 해야 한다. ‘낙수효과’보다 경제를 밑에서부터 세우는 ‘분수효과’가 훨씬 효과적이다.” -미국의 보호무역주의나 자국우선주의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도 국가 간 양극화가 심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세계경제에 대해 한편이 이기면 다른 편이 지는 제로섬 게임으로 인식하고 있다. ‘중국 경제가 망가지면 미국이 잘될 것’이라는 그의 생각은 잘못됐다. 세계경제는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다. 서로 통합된 시스템으로 제품을 교환하고 직접 투자를 한다.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전쟁이나 미국 우선주의 등은 다른 나라의 번영과 복지를 위협할 뿐만 아니라 결국 미국 자신을 위협하게 될 것이다.” -관세폭탄 같은 수단이 특히 우려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하는 일은 매우 위험하다. 무역전쟁의 결과로 중국의 경제가 하락세로 돌아섰다. 관세폭탄은 무역고립주의를 가져오게 된다. 이미 미국은 1930년대 스무트·홀리 의원이 주도한 관세전쟁으로 심각한 불황을 맛봤다.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전쟁 또한 같은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이미 역사가 알려 주고 있다.” -한국에서는 어른들이 새해 덕담을 한다. 한마디 해 달라. “한국은 매우 아름답고 축복받은 나라다. 2020년에는 더 나은 경제적 번영과 정치적 민주화로 전 세계에 모범이 되길 바란다. 특히 북한과 좋은 관계를 이어 갔으면 한다. 원래 남북은 하나였으니까.”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로버트 라이시 교수는 로버트 라이시 미 캘리포니아대학(버클리 캠퍼스) 공공정책대학원 교수는 ‘사회적 불평등’을 연구하는 세계적인 진보 정치·경제학자다. 빌 클린턴 행정부에서 노동부 장관을 지냈다. 당시 타임지는 그를 20세기 최고 각료 10인 중 한 명으로 선정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경제자문위원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저서로 ‘미국 이상한 나라의 경제학’, ‘자본주의를 구하라’, ‘1대99를 넘어’, ‘위기는 왜 반복되는가’ 등이 있다.
  • 지구촌 불꽃축제로 새해 맞이, 호주는 산불에도 ‘펑펑’

    지구촌 불꽃축제로 새해 맞이, 호주는 산불에도 ‘펑펑’

    뉴질랜드는 우리보다 4시간이 빨라 벌써 2020년 새해를 맞았다. 오클랜드 스카이 타워에서 진행된 불꽃놀이 축제 동영상이다. 오클랜드는 세계의 대도시 가운데 가장 빨리 새날을 맞는 도시다. 스카이 타워는 328m다. 1962년 독립한 남태평양의 작은 섬나라 사모아는 지구촌 국가 가운데 2020년 새해를 처음으로 맞이했다. 사모아 수도 아피아에서는 현지 주민들과 관광객들이 어우러져 해맞이 카운트다운을 외쳤고, 불꽃놀이를 벌이며 새해를 축하했다. 사모아는 2011년까지는 세계에서 가장 해가 늦게 지는 나라였지만, 2012년 1월1일을 기해 가장 먼저 해가 뜨는 나라가 됐다. 사모아는 1892년부터 119년간 미국 캘리포니아주(州)에 맞춰 자국의 표준시간을 설정했지만, 뉴질랜드와 호주 등 오세아니아 지역과 중국 등 동아시아 국가들과 교역이 늘면서 2011년 날짜변경선의 서쪽 시간대를 표준시간으로 설정했다. 하지만 독립국인 사모아에서 동쪽으로 125㎞ 떨어진 미국령 동부 사모아의 표준시간은 변동이 없어 이 지역은 세계에서 가장 늦게 새해를 맞이한다. 우리보다 3시간 빠른 호주 시드니의 하버 브리지와 오페라 하우스를 배경으로 불꽃 축제가 강행됐다. 시드니 당국은 시민들의 반대에도 새해맞이 불꽃놀이 행사를 강행하기로 해 논란이 많았다. 뉴사우스웨일스주에선 여러 건의 불꽃놀이 행사가 취소됐으며 존 바릴라로 뉴사우스웨일스주 부총리 또한 “매우 쉬운 결정”이라며 시드니시에 행사 계획 취소를 종용했다. 불꽃놀이를 취소하고 행사 비용을 대신 소방대원과 농부들을 위해 기부하자는 국민청원도 올라왔다. 하지만 클로버 무어 시드니 시장은 “(행사 취소에 따른) 실질적인 이득은 매우 적다”며 이를 묵살했다.뉴사우스웨일스주에서만 200채의 주택이, 빅토리아주 이스트 깁스랜드에서는 적어도 43채의 주택이 불에 타 무너져내렸다. 31일에만 수천 명이 불길이 마을 근처를 덮치는 바람에 해안가로 미처 대피하지도 못했다고 영국 BBC는 전했다. 빅토리아주에서는 주요 도로가 차단됐다가 여건이 조금 나아지자 2시간만 다시 열어 주민들이 대피할 수 있도록 했다.  앞서 연방정부는 뉴사우스웨일스주와 빅토리아주의 해변으로 피신한 4000명이 최악의 경우를 맞을 수 있다고 보고 군대와 헬리콥터, 선박 등을 파견하기로 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세계문화유산 남한산성서 경기도 해넘이·해맞이 행사

    세계문화유산 남한산성서 경기도 해넘이·해맞이 행사

    2019년 해넘이와 2020년 해맞이 행사가 유네스코 지정 세계문화유산인 경기 광주시 남한산성 일대에서 열린다. 경기도는 제야행사를 1999년 이후 파주 임진각에서 개최했으나, 올해는 아프리카돼지열병 방역 등의 문제로 남한산성에서 열기로 했다. 경기문화재단 주관으로 31일 오후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10시까지 남한산성 남문주차장,수어장대,전통공원 일원에서 ‘2019-2020 남한산성 해넘이·해맞이 한마당’ 행사가 다채롭게 펼쳐진다. 행사에서는 가수 초청 공연과 새해 소원성취 이벤트,길놀이,떡국 나눔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1부 ‘아듀 2019 해넘이 콘서트’는 이날 오후 10시부터 약 2시간 동안 진행되며, 가수 여행스케치와 서영은,박승화(유리상자),이한철 밴드 등이 출연한다. 자정이 되면 대북 연주와 LED 화면을 통해 카운트다운 퍼포먼스가 진행되며,이어 화려한 멀티미디어 쇼와 색소폰 연주가 펼쳐진다. 2부 해맞이 행사는 새해 첫날인 1일 오전 6시쯤 수어장대에서 재개된다. 새해 소원을 적어보는 ‘소원지 쓰기’와 복을 비는 민속놀이인 ‘터 밟기’,서예가 김기상의 ‘휘호 쓰기’ 이벤트 등이 열린다. 더불어 광주시립 광지원농악단의 길놀이가 오전 6시 30분 전통공원에서 수어장대까지 1시간 동안 펼쳐진다. 마지막 3부는 오전 8시 30분 대북 퍼포먼스를 시작으로 광주시 오페라단의 성악공연,청소년무용단의 전통 무용공연으로 꾸며진다.행사는 떡국을 나눠 먹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무료 셔틀버스는 이날 오후 7시부터 다음날 오전 2시까지, 오전 5시부터 오전 11시까지 남한산성면사무소∼중앙주차장 광주 방면 노선과 산성역∼산성로터리 성남 방면 노선으로 나눠 운행된다. 해넘이·해맞이 행사에는 이재명 지사와 신동현 광주시장,지역 국회의원,지방의원,도민 등 5000 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화마가 삼킨 호주, 시드니 송년 불꽃축제 강행 논란

    화마가 삼킨 호주, 시드니 송년 불꽃축제 강행 논란

    시드니시 15개월 준비, 호주 회복력 보여줘야반대파 “52억원 예산 자원봉사자, 농부에 줘야”시 홈피엔 ‘화재 피해 복구 자금 모으는 데 기여’수개월째 화마로 소방관 10명 사망, 불길 여전 수개월째 화재가 계속되는 호주에서 이번에는 시드니 송년 불꽃축제가 도마에 올랐다. 스콧 모리슨 총리가 소방관들이 화마와 싸투를 벌이는 가운데 하와이로 휴가를 갔다가 여론의 몰매를 맞은 데 이어 또 다른 논란이 불거진 것이다. 시드니시는 31일 매년 시드니 항에서 오페라 하우스를 배경으로 펼치는 새해맞이 불꽃놀이를 예정대로 진행했다. 최근 수십만명이 불꽃놀이 반대 청원에 서명하는 등 논란이 컸지만 모리슨 총리는 호주의 회복력을 전 세계에 보여주기 위해 시드니 불꽃놀이를 진행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시드니시는 불꽃놀이 강행에 대해 이미 15개월 전부터 준비해온 행사인 데다가 경제효과만 해도 1억 3000만 호주달러(약 1051억원)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불꽃놀이 개최에 반대하는 이들은 650만 호주달러(약 52억원) 규모의 불꽃놀이 예산을 자원봉사 소방대원과 가뭄으로 고통받는 농부들에게 지원할 것을 촉구했었다. 시드니시는 이날 홈페이지에 10억명의 시청자들이 함께 할 것이라며 “화재 피해 복구를 위한 자금을 모으는 데도 기여할 것”이라는 내용의 글을 게시했다. 호주 화재는 계속 확산되며 인명피해도 늘고 있다. 전날 시드니에서 남쪽으로 380㎞ 떨어진 뉴사우스웨일스주 코바고 인근에서 아버지와 아들이 집을 지키려 화마와 싸우다 사망했다. 빅토리아주 해안가의 한 마을에서는 주민과 관광객 4000명이 불길에 갇혀 고립되기도 했다. 멜버른 외곽에서는 10만여명이 대피했다. 고온 강풍에 산불은 전례 없이 수개월째 지속되고 있다. 호주의 기온은 40℃를 넘는 상황이다. 산불로 사망한 소방대원만 10명이고 주택 1000 가구가 화마에 당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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