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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동네 흥겨운 축제] 꽃잎이 살랑, 봄마중 떠난 내 마음도 살랑

    [우리동네 흥겨운 축제] 꽃잎이 살랑, 봄마중 떠난 내 마음도 살랑

    ‘섬진강을 따라 매화여행을 떠나 보자.’ 봄의 전령사인 매화가 하얀 눈송이처럼 온 세상에 흩날리는 제19회 광양 매화축제가 18일부터 27일까지 10일간 펼쳐진다. 바짝 마른 밤색 나뭇가지에 물이 올라 연둣빛 새순이 막 돋아나기 시작할 무렵에 전라도 섬진강 매화마을에서는 매화가 하얀 꽃망울을 하나둘 터뜨려 오는 20일쯤 절정을 이룬다. 특히 축제장인 다압면 섬진마을은 3월 중순쯤부터 말 그대로 매화의 하얀 꽃잎들이 바람에 날려 함박눈이 내린 듯 온 마을을 뒤덮으니 ‘설국’이 따로 없다. 이 마을 언덕에 올라가면 하얀 매화꽃 너머로 푸른 물고기의 은빛 비늘처럼 펄떡거리는 섬진강의 물결이 더해져 평생 잊을 수 없는 봄날이 펼쳐지게 된다. 섬진강 매화축제는 전국에서 가장 빨리 열리는 봄꽃 축제로 유명하다. 춥고 긴 겨울을 이겨내고 열리는 전국 첫 꽃축제이다 보니 서울 등 수도권에서까지 찾아온 상춘객들로 북적댄다. 매년 100만명 이상이 찾아오는 전국의 대표 꽃축제로 자리잡았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전남도 대표 축제로 선정됐다. 김휘석 광양매화축제위원회 위원장은 “새봄을 맞아 매년 전국에서 100만명 이상의 사람들이 찾아올 것”이라며 “평화·화해·행운·관용·인내 등 5가지 뜻이 있는 매화에 심취하는 축제가 되도록 심혈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다압면에 매화가 심어진 시기는 일제강점기인 1931년이다. 광양 출신인 김오천씨가 16살인 1918년부터 일본 규슈 탄광인 다가와시에서 13년 동안 광부로 일한 뒤 고향으로 돌아오면서 매실 묘목 5000그루를 가져와 심은 게 계기가 됐다. 1988년 작고한 김씨는 일본에서 매실이 좋은 것을 알았던 터라 매화나무 확대에 지속적으로 정성을 쏟았다. 7㏊의 산비탈 농장 청매실농원을 가꾸는 홍쌍리 여사가 큰며느리다. 빛 광(光), 햇볕 양(陽)의 광양은 일조량이 많아 제주도를 제외하고 전국에서 가장 먼저 매화가 피고, 먼저 매실을 수확하는 곳이다. 5월 말이면 매실이 나온다. 매실의 장점이 알려지면서 700여명의 주민도 매화 심기에 합세했다. 2000년 드라마 ‘허준’의 영향으로 매실이 국민적으로 인기를 끌자 재배량이 급속히 증가했다. 2011년까지 거의 매년 매화를 심었다. 재배 면적이 늘어나면서 광양은 지난해 1만여t을 생산하는 등 전국 최고 매실 수확량을 자랑하고 있다. ‘광양 매화’는 2006년부터 두 차례에 걸쳐 북한 개성공단에 500여 그루를 심어 남북에서 함께 피우는 꽃이라는 상징성도 있다. 축제장인 매화단지는 500㏊에서 15만 그루 이상의 홍매화, 백매화가 만개해 붉고 하얀 세상을 느끼게 한다. 조선의 선비들이 사랑한 매화 향기가 가슴속까지 파고들어 몸과 마음에 힐링감도 선사한다. 매화마을은 그 아름다운 풍경 덕분에 영화와 드라마 촬영지로도 유명하다. 꽃길을 걸으며 영화 ‘취화선’, 드라마 ‘다모’의 기억을 꺼내보는 것도 매화축제의 즐거움이다. 2500여개의 장독이 놓인 장독대와 청매실농원 뒤 왕대숲은 사진과 영상으로 누구나 한 번쯤 접해 봤을 풍경으로 또 다른 아름다움을 준다. 광양시는 올해 19번째인 전국의 대표적인 봄꽃 축제를 위해 준비 작업에 한창이다. 올해 광양 매화축제는 쾌적한 잔치 분위기 조성을 위해 다양한 변화를 시도했다. 꽃구경을 하는 데 불편함이 없도록 교통지도, 화장실 등 편의시설 확충과 안내서비스에 주력하고 있다. 혼잡을 피하고자 다양한 공연 및 행사를 진상면, 진월면, 광양읍, 중마동, 금호동 등에서 분산 개최한다. 인근 지자체와 화합 행사도 마련했다. 개막 첫날인 18일에는 구례군과 하동군, 광양시 주민 300여명이 참여하는 ‘용지 큰줄다리기 영호남 화합행사’가 남도대교에서 열린다. 이를 통해 영호남이 함께하는 대동축제로 거듭난다는 방침이다. 이날 읍내에 있는 문화예술회관에서는 ‘신춘음악회와 ‘제6회 남해성 판소리 경연대회’도 열린다. 19일과 20일에는 ‘여수·순천·광양시립예술단 교류공연’ 등으로 축제를 광역화하는 등 이웃 도시 간 상생 협력하는 모습도 볼 수 있다. 또 추억의 교복체험, 엽서를 써서 부치면 1년 후에 배달되는 느림보 우체통, 궁중 한복체험 등 새로운 체험행사도 준비했다. 총 43개 각종 공연과 전시, 체험행사 등 축제 콘셉트에 맞는 행사들로 꾸며졌다. 전국 사진 촬영대회도 열린다. 올해부터는 주차 회전율을 높이고 집중화되는 차량을 분산시키고자 처음으로 매화주차장이 유료화된다. 단 주차장 이용료(중·소형 3000원, 대형 1만원)만큼의 쿠폰으로 되돌려줘 축제장 내 지정 음식점이나 특산품 구입 시 사용 가능하도록 했다. 매화주차장을 제외한 나머지 주차장은 모두 무료로 개방된다. 주말에는 교통체증 해소와 관광객들에게 교통편의를 제공하고자 광양읍에서 중마동을 거쳐 행사장과 망덕포구에서 축제장까지 오가는 셔틀버스도 운행한다. 시는 매년 반복돼 관광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던 노점상, 야시장(품바) 등 불법행위를 원천 차단하고자 관계부서 합동 불법행위 단속반을 운영하기로 했다. 환경 정비와 화장실 청결관리 등 깨끗한 축제 만들기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정현복 시장은 “매화축제 덕분에 매실 농가들의 판로 개척에도 도움이 된다”며 “영호남 화합의 중심지에서 열리는 축제인 만큼 국민 통합과 화합에 기여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주요 관광지와 연계한 1박2일 체류형 축제를 위한 프로그램도 개발했다. ●느랭이골 빛축제 등 관광지와 연계 느랭이골 자연리조트(광양시 다압면 신원리 산125)에서는 오는 12일부터 광양선샤인 빛축제(부제 동화의 나라)가 열린다. 리조트 내 조형물과 나무에 1430만개의 LED 전구를 감아 화려하게 밤을 수놓는 빛의 향연이다. 일몰 시각부터 밤 10시까지 색다른 화려함을 감상할 수 있다. 또 매화축제 기간에 오후 6시부터 밤 11시까지 이순신대교 야간 점등이 이뤄진다. 특히 시는 홈페이지와 SNS를 통해 ‘1박2일 광양 여행코스’를 소개해 보고 먹고 머무는 충분한 여행이 되도록 세심한 안내도 하고 있다. 남해 바다와 인근 지자체들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구봉산 전망대, 재첩·벚굴과 연계한 진월 망덕포구, 광양 불고기 특화거리 등이 자세히 기재돼 있다. 축제 관련 전화 응대 시에도 광양 여행코스를 추천해 주는 등 체류형 관광객 유치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캠핑족 맞이를 위해 축제장 인근 메아리 캠핑장과 백학동 캠핑장, 백운산 자연휴양림도 예약 접수를 시작했다. 인근 민박업소도 봄꽃 손님을 맞이할 준비를 마쳤다. 또 광양읍에 있는 호텔부루나는 깔끔해서 가족단위 투숙객들이 묵기 좋도록 꾸며져 있다. ●재첩·벚굴·숯불고기 ‘맛난 여행’ 꽃놀이도 식후경이라 매화꽃 구경을 하느라 고파진 배는 광양의 유명 음식으로 달래면 된다. 재첩회는 비빔밥의 일종으로 재첩을 매콤새콤한 양념으로 버무린 뒤 밥에 올려 비벼 먹는다. 재첩의 육즙과 양념의 조화가 봄 미각을 깨운다. 재첩국은 시원하고 맑은 국물로 여행자의 고된 피로를 녹인다. 섬진강과 광양만이 만나는 곳에서 나는 광양 재첩은 굵기가 큰 것으로도 유명하다.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광양에서만 채취되는 벚굴도 유명하다. 벚굴은 봄철 섬진강 하류에서만 자라기 때문에 매화축제에 들르면 반드시 먹어 봐야 하는 별미다. 1~4월이 제철인 벚굴은 강 속에서 먹이를 먹으려고 입을 벌리고 있을 때 벚나무에 벚꽃이 핀 것처럼 하얗고 아름답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크기도 일반 굴에 비해 보통 10배가 크다. 모두 자연산이다. 이런 재첩과 벚굴은 진월면 망덕포구 일대 횟집타운과 다압면 인근 식당에서 맛볼 수 있다. 축제장을 벗어나 광양 시내로 들어오면 입에 살살 녹는 불고기 굽는 냄새가 진동한다. 광양불고기는 얇게 썬 고기에 양념을 즉석에서 버무리고 청동화로에 참숯을 피워 구리 석쇠에 구워낸 지역 대표음식이다. 부드러운 육질과 풍부한 육즙에 젓가락을 놓을 수 없다. 광양읍 서천변 불고기 특화거리 일대 식당이 모두 유명하다. 글 사진 광양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빨간 한 입 베어 물면 상콤달콤 과즙… 딸기가 좋아

    빨간 한 입 베어 물면 상콤달콤 과즙… 딸기가 좋아

    루비처럼 빛나는 빨간 과육에 촘촘히 박혀 있는 노란 씨, 그 속에 풍부한 비타민C까지…. 딸기가 제철인 시기가 왔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일부 특급호텔에서만 1~3월 특별 행사로 주인공 대접을 받았던 딸기가 최근 디저트의 여왕으로 자리잡았다. 특급호텔뿐만 아니라 중저가 뷔페 레스토랑과 각종 베이커리, 카페의 특별 메뉴로 등장한 딸기의 매력은 무엇일까. ●11~1월 첫 수확 딸기 맛있어… 3월부터 싸져 겨울부터 즐길 수 있는 딸기는 원래 봄철 과일이다. 21일 이마트에 따르면 딸기는 비닐하우스를 사용하지 않는 노지 재배를 할 경우 4~5월이 제철이다. 하지만 요즘 국내에 출하되는 딸기의 95% 이상은 하우스 시설 재배로 11월부터 딸기를 먹을 수 있다는 게 이마트 측의 설명이다. 때문에 11월부터 1월까지는 첫 수확된 딸기를 즐길 수 있는 시기로 비싸지만 가장 맛이 좋다. 이후 3월부터는 딸기가 대량으로 시중에 풀리는 시기로 가장 저렴한 가격에 딸기를 맛볼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여러 레스토랑에서 딸기를 각종 디저트와 요리 재료로 활용하고 있다. 안상훈 이마트 딸기 바이어는 “현재 딸기 도매 시세는 2㎏ 기준으로 전년보다 10% 정도 저렴한 1만 5000~2만원 수준에 거래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전국적으로 딸기 품질이 가장 좋은 지역인 전남 담양은 물량이 적어 가격이 비싸지만 다른 지역 딸기에 비해 당도가 1~2브릭스(당도를 나타내는 단위)가량 높아 인기가 좋다”고 설명했다. 마트나 중저가 레스토랑에서 인기 있는 딸기 품종은 ‘설향’이다. 아모제푸드의 뷔페 레스토랑 엘레나키친에 따르면 2006년까지만 해도 일본 품종인 장희와 육보가 국내 딸기 재배의 92%를 차지했다. 2012년 국내 딸기 품종인 매향과 설향 등이 개발되면서 현재 국산 딸기 농가에서 매향과 설향 생산 점유율은 78% 정도다. 박정운 아모제푸드 메뉴개발실장은 “토종 품종인 설향은 장희와 육보의 장점만 가진 것으로 과육이 적당히 단단한 데다 달고 즙이 많은 게 특징”이라고 말했다. ●뷔페 레스토랑·호텔 등 딸기 디저트 메뉴 다양 싱싱한 제철 딸기를 다양한 디저트로 저렴하게 즐기고 싶다면 집 근처 뷔페 레스토랑을 찾아보자. 홈플러스 주요 점포에 입점한 엘레나키친에서는 평일 점심·저녁 1만 2800원, 주말 1만 5800원에 유러피언식 뷔페 메뉴와 함께 5종의 생딸기 디저트를 다음달 말까지 저렴하게 제공한다. 바닐라 파나코타와 딸기의 새콤함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딸기 파나코타’, 부드러운 우유케이크에 들어 있는 딸기의 상큼함이 포인트인 ‘우유듬뿍 딸기 케이크’ 등이 있다. 또 터키 전통 젤리에 딸기를 넣은 ‘딸기향 가득 딸기 젤리’, 커스터드 크림과 딸기, 바나나를 함께 즐기는 ‘떠먹는 딸기&바나나’ 등이 준비됐다. 박 실장은 “행사 시작 2주 전 고객들에게 시험 삼아 딸기 디저트를 제공했더니 반응이 좋아 자신감을 얻고 이번에 처음 정식으로 딸기를 주제로 한 디저트를 만들게 됐다”고 밝혔다. 특급호텔의 딸기 뷔페는 이용 가격이 5만원 안팎으로 다른 뷔페 레스토랑보다 고가이지만 딸기 뷔페 붐을 일으킨 1등 공신답게 올해 그 어느 때보다도 딸기 디저트 메뉴에 신경 썼다. 심창식 그랜드 앰배서더 서울의 총주방장은 “여성 고객 방문 수가 늘어나고 있고 예쁜 디저트 사진을 찍어 SNS에 올려 입소문이 퍼지는 점을 고려했다”면서 “시각적인 장식 효과를 강조한 게 올해 딸기 뷔페의 특징”이라고 말했다. 그랜드 앰배서더 서울의 로비라운지&델리는 4월 19일까지 매주 주말 제철 딸기를 이용한 딸기 디저트 뷔페를 선보이고 있다. 쉐라톤 서울 디큐브시티 호텔은 4월 30일까지 ‘올 어바웃 스트로베리’ 딸기 디저트 뷔페를 진행한다. 파나코타, 피낭시에, 타르트, 파르페 등 다양한 종류의 디저트에 딸기를 접목시켰다. ●베이커리·카페서도 딸기 메뉴는 효자상품 호텔뿐만 아니라 베이커리, 카페 등에서도 딸기 메뉴는 효자 상품으로 자리잡았다. 투썸플레이스는 4월 30일까지 딸기 음료를 선보인다. 대표 메뉴로는 곱게 간 딸기를 우유에 넣은 ‘스트로베리라떼’다. 이 메뉴는 지난해 같은 시기 아메리카노, 카페라테에 이어 매출 3위를 차지한 인기 메뉴다. 뚜레쥬르의 신제품 ‘스트로베리 쿨페스트리’는 바삭한 질감의 동그란 페이스트리 빵 사이에 생크림과 딸기를 넣어 시원하게 먹을 수 있다. 딸기를 활용해 다양한 디저트 메뉴로 즐겨도 좋지만 딸기의 가장 큰 매력은 딸기 그 자체로 먹는 게 아닐까. 맛있는 딸기를 고르기 위해서는 색이 가장 중요하다. 안 바이어는 “과육의 80~90%가량이 빨갛게 익어 있고 씨가 촘촘하고 깊이 박혀 있는 게 좋다”면서 “딸기 꼭지가 싱싱한 초록색을 띠고 있고 수확했을 당시처럼 위를 향해 있는 것이 신선한 상태의 딸기”라고 말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제주에서 쉼표 찍기

    제주에서 쉼표 찍기

    마음이 지쳤을 때 간절해지는 것은 여행이다. 여전히 거창하게 이룬 것은 없지만 지난 365일을 묵묵히 달려 준 내게도 쉼표가 필요했다. 당연히 떠오른 곳은 제주였고, 나는 아무런 계획 없이 제주에 갔다. 케니에게 소원을 말해 봐 이렇게 용기(?)를 낼 수 있었던 건 켄싱턴 제주 호텔의 올인클루시브 패키지 덕분이었다. 말 그대로 모든 게 전부 포함된 패키지인지라 항공도 렌터카도 일정도 신경 쓸 필요가 없었다. 아무런 계획 없이 왔으니 호텔에 도착해 ‘케니Kenny’부터 찾았다. 케니는 켄싱턴 제주 호텔의 액티비티 팀으로 아이들을 위한 키즈 프로그램, 갤러리 투어, 겨울 트레킹, 감귤 따기 체험 등 액티비티 프로그램을 담당한다. 켄싱턴Kensington과 램프의 요정 지니Genie가 더해져 붙은 이름인 만큼 이곳에서는 케니에게 소원을 빌어도 좋겠다. 총 11명의 케니가 호텔 곳곳에서 마법을 부린다. 호텔을 미술관처럼 느낀 사람은 나뿐만이 아닐 테다. 리셉션 뒤로는 배병호 사진작가의 작품이 미디어 아트가 되어 신비로운 영상으로 뿜어져 나오고 있었고, 로비의 천장마저도 강병인 작가의 캘리그라피가 소리를 냈다. 로비부터 복도, 라운지 곳곳에는 도예, 미디어 아트, 설치미술 등 무려 200여 개의 다양한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케니에게 첫 번째 소원을 빌었다. 호텔 구석구석에 자리한 작품들을 소개해 달라고. ‘뿅’ 하고 나타난 전문 큐레이터가 보이지 않았던 작가의 마음까지 술술 읊어 주니 동공이 자꾸만 커질 수밖에. 호텔 3층에는 복도 일부를 제1갤러리로 만들고 두 달에 한 번씩 기획 전시를 연다. 이랜드에서 운영하는 문화재단과 함께 신진 작가들을 선정해 무료로 대관해 주며 작품 판매도 활발하게 진행한다. 두 번째 소원은 오름에 오르는 일이었다. 애월읍에 있는 오름 중 직접 사전답사를 통해 선정한 곳이라는 케니의 이야기를 듣자마자 나갈 채비를 마쳤다. 두 명의 케니가 궷물 오름으로 가는 길을 안내한다. 그림 지도를 나눠 주며 오름에 대한 퀴즈로 흥미를 돋우고 가파른 구간이 몇 분 정도 지속되는지, 숨어 있는 사진 촬영 스폿은 어디인지 깨알같은 정보를 귀띔해 준다. ‘오름 트레킹’이라고는 하지만 아이들과 함께 오는 투숙객을 위해 난이도가 다소 낮은 오름을 선정했단다. 트레킹을 마치면 새콤한 감귤파이와 함께 따뜻한 차를 건네주는 배려마저! 어느새 마음은 촉촉해진다. 유일하게 서운한 것이 있다면 끝없이 펼쳐진 녹차 밭 투어, 감귤 따기 체험 등 여러 가지 액티비티 중 한 가지만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호텔에서 야밤이 즐거운 이유 그간 제주를 여행하면서 ‘밤에 즐길 게 없다’고 결론지은 것이 황당하기만 하다. 해가 지면 켄싱턴 제주 호텔에서는 더욱 분주해진다. 호텔 안에 있는 모든 레스토랑을 삼시세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데 저녁만큼은 루프톱에 있는 이탈리안 레스토랑을 권한다. 메인 요리를 하나 주문해도 식전 빵부터 애피타이저, 디저트까지 정식으로 대접 받는다. 은은한 조명 아래 와인까지 한 잔 곁들이니 칸쿤이며 하와이로 신혼여행을 다녀왔다는 친구가 부럽지 않다. 한껏 달아오른 분위기를 무르익게 만드는 법은 쉽다. 루프톱 풀사이드 버블 파티에서 디제잉을 즐길지, 아뜨리움 라운지 더 뷰에서 골든 홀리데이 파티를 즐길지 선택하면 된다(물론 체력이 가능하다면 둘 다 즐겨도 좋다!). 골든 홀리데이 파티에서는 이탈리안 아이다 듀오가 라운지 바에서 피아노 연주와 함께 감미로운 노래를 부르는데 3종류의 멕켈란 테이스팅 또는 칵테일과 와인이 무제한으로 더해진다. 루프톱 샴페인 바에서는 매일 밤 8시30분부터 10시까지 어깨가 절로 들썩여지는 디제잉을 즐길 수 있다. 이곳에서도 칵테일과 와인을 마음껏 즐길 수 있으니 애주가라면 콧노래를 흥얼거리기 마련이다. 사계절 내내 온수풀로 운영되는 루프톱 수영장 ‘스카이피니티’가 바로 옆에 자리하는 점도 마음에 쏙 든다. 베드 위로 히팅 시스템이 빵빵하게 가동되고 있지만 그래도 춥다 느껴지면 핀란드 사우나 ‘스카이 캐빈’에서 잠시 온기를 충전하면 그만이다. 아이들 입장을 제한하고 아침 9시부터 자정까지 오픈하는 넉넉한 인심이 고마울 뿐이다. 올인클루시브 패키지의 모든 혜택을 누리자니 피곤할 법도 하지만 조식을 포기할 수 없다. 베이커리부터 한식, 양식, 디저트 등 다양한 메뉴와 함께 제철 재료를 사용한 특별 메뉴가 뷔페로 제공된다. 점심에도 런치 뷔페를 제공하는데 이미 제주도민들에게는 입소문이 나 평일에도 만석은 흔한 일이라고. 부른 배를 두드리면서도 제주산 제철 식자재로 토속 한식 코스를 선보이는 돌미롱 레스토랑 앞에 서성인다. 아직 각종 음료와 간식거리로 꽉 차 있는 객실의 미니바를 떠올리면서 말이다. 계획 없이 방문한 제주에서 이리도 바쁘게 지낼 줄은 꿈에도 몰랐다. ▼켄싱턴 제주 호텔 에어 +럭셔리 올인클루시브 패키지(2박 3일, 2인 기준) 기간 2016년 1월31일까지 가격 100만원부터 포함내역 아시아나항공 왕복 항공권, 딜럭스룸 2박, 조식 2인(뷔페 ‘라올레’, 한식당 ‘돌미롱’, 이탈리안 퀴진 ‘하늘오름’ 브런치, 룸서비스 중 택1), 중식 및 석식(뷔페 ‘라올레’, 한식당 ‘돌미롱’, 이탈리안 퀴진 ‘하늘오름’, 풀 사이드 카페 ‘더 테라스’ 중 택1), 골든 홀리데이 파티, 풀사이드 버블 파티, 풀사이드 바(더 테라스의 생맥주, 후르츠 소다, 클럽 하우스의 프리미엄 칵테일 무제한 제공), 액티비티 1회, 픽업 & 센딩 또는 렌터카 서비스, 더 스파 바이 딸고 10% 할인. 모든 이용권은 각 2회씩이다. - 상품은 소인 1명이 추가된 에어+럭셔리 올인클루시브 패밀리 패키지도 마련되어 있다. 혜택은 동일하다. 가격은 126만원부터며 기간은 2016년 3월20일까지다. - 항공을 제외한 럭셔리 올인클루시브 패키지는 1박2일, 2인 기준 42만원부터, 패밀리(성인 2인+소인 1인) 패키지는 51만원부터다. 기간은 2016년 3월20일까지다. 글·사진 손고은 기자 취재협조 켄싱턴 제주 호텔 www.kensingtonjeju.com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 파리크라상 대표 브랜드 파리바게뜨, 제철 딸기 재료 제품 판매

    SPC그룹(회장 허영인) 파리바게뜨가 제철 딸기로 만든 제품을 판매하는 ‘딸기 페어’로 딸기 매니아를 사로잡을 전망이다. 딸기 페어는 제철을 맞은 생딸기를 사용한 제품을 한시 판매하는 행사다. 파리바게뜨 ‘딸기 페어’ 대표 제품은 딸기의 상큼한 풍미를 가득 품은 프리미엄 시즌 케이크 2종이다. ‘생딸기치즈케이크’는 마스카포네와 크림치즈로 맛을 낸 부드러운 치즈크림에 딸기가 풍성하게 들어가 부드러우면서도 상큼한 맛이 입안에 감도는 것이 특징이다. ‘블루밍딸기쉬폰’은 푹신한 쉬폰 케이크에 새콤한 딸기 무스와 딸기가 들어가 딸기 본연의 맛에 충실한 케이크다. 이외에도 기존 제품들도 ‘딸기 페어’ 콘셉트에 맞춰 내놓았다. ▲코르네파이 안에 슈크림과 딸기가 들어간 딸기 코르네파이 ▲소보루빵과 딸기가 만난 달콤 소보루크림빵 ▲달콤한 아몬드머랭이 올라간 푹신한 빵에 슈크림과 딸기가 풍성하게 들어간 달콤 슈크림 딸기브레드 ▲페스츄리 위에 올라간 슈크림과 딸기가 조화로운 미니 딸기 페스츄리 등이 판매된다. 파리크라상 관계자는 “‘딸기 페어’ 제품들은 제철 생딸기의 달콤하면서 상큼한 맛을 담아낸 제품”이라며, “파리바게뜨가 준비한 ‘딸기 페어’ 제품들과 함께 고객들이 상큼한 봄을 미리 맛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김경운 기자의 맛있는 스토리텔링] 맥적과 ‘3양’ 불고기

    [김경운 기자의 맛있는 스토리텔링] 맥적과 ‘3양’ 불고기

    서양인들이 우리나라를 방문하면 적어도 한 끼니는 불고기를 먹을 것이다. 육식이 주식인 그들이 새삼스럽게 소고기구이에 이토록 매력을 느끼는 이유가 뭘까. 맛의 비밀은 양념에 있다. ●맥적, 된장에 양념… 꼬챙이 꿰어 직화구이 날씨가 쌀쌀해지면 빨갛게 고추장 양념을 한 제육볶음이 생각난다. 제육볶음은 도톰하게 썬 돼지고기 목살을 고추장과 설탕, 파, 마늘, 생강, 후춧가루, 깨소금, 참기름 등을 넣은 양념에 재웠다가 불판에 구워 먹는다. 고기의 부드럽고 고소한 육질 맛과 매콤·새콤·달콤한 양념 맛, 그윽한 불의 향이 어우러져 푸짐한 느낌을 준다. 그런데 이 돼지고기 볶음 구이는 본래 고추장이 아닌 된장으로 양념한 뒤 꼬챙이에 꿰어서 직화 구이를 했던 우리의 옛 음식 맥적(貊炙)에서 유래했다. 고대 중국은 동북방의 ‘맥족’이 먹던 이 돼지고기구이를 신기하게 여겼으며, 맛이 좋다는 기록을 남겼다. 맥족은 고구려인의 선조로 한(韓)족, 예(濊)족 등과 함께 선사시대에 한국인의 형질을 구성하는 사람들로 알려졌다. 고구려 병사들이 막강한 수나라나 당나라와의 전쟁에서 적군을 궤멸시킨 데에는 밤에 불가에 모여 맥적으로 회식을 하면서 사기를 북돋은 저력도 있지 않을까. ●고기 저며 양념해 구운 너비아니가 불고기로 소고기 불고기의 원형은 전통 음식인 너비아니에 있다. 너비아니란 고기가 얇아서 바람에 나부낄 정도로 너붓너붓한 데서 붙여진 말이라고 한다. 가늘게 저민 살코기를 간장과 꿀, 참기름, 깨소금, 파, 마늘 등으로 재운 뒤 석쇠에 구운 고기다. 조선에 이르러 농사가 국가 정책으로 장려되면서 소의 도축을 함부로 하지 못했다. 소가 늙어서 죽거나 다쳤을 때나 관아의 허락을 받아야 가능했다. 그러나 왕가에서나 양반은 눈 내리는 겨울에 설하멱(雪下覓)이라고 해서 남몰래 맛보았다. 남자 하인이 굽는다고 해서 방자구이라는 말도 있다. 우리는 소고기의 39가지 부위를 여러 가지 요리법을 통해 먹을 줄 알았다. ●불판에 육수 부은 ‘한양식’ 日 야키니쿠로 불고기는 ‘3양(陽) 불고기’가 유명하다. 우선 누리끼리한 청동 불판에 각종 양념을 한 불고기를 넣고 달짝지근한 육수를 자작하게 부어 먹는 한양식(서울식) 불고기가 있다. 일제강점기에 소고기 사육이 늘면서 당시 경성에서 양념 솜씨가 발휘된 불고기다. 이때 우리의 불고기는 일본으로 전해져 야키니쿠가 된다. 야키니쿠는 구운 고기를 양념간장 소스에 찍어 먹는 깔끔한 맛이 일품이다. 한양식 불고기는 서울 종로에서 강남 압구정로로 본점을 옮긴 76년 전통의 고깃집 H점이나 창경궁로에서 65년째 영업하고 있는 평양냉면 전문 W점 등에서 맛볼 수 있다. ●‘언양식’은 육수 없이 고기 다져 석쇠에 구워 울산의 언양식 불고기가 3양의 또 다른 한 축을 이룬다. 육수가 없는 ‘바싹 불고기’다. 소고기를 배즙에 재웠다가 국간장, 설탕 등 양념으로 버무린 뒤 잘게 다져 석쇠에서 굽는다. 고기 맛을 최대한 느끼기 위해 양념이 강하지 않은 게 특징이다. ●‘광양식’은 양념에 매실… 살짝 구워 냠냠나머지 하나는 광양식 불고기다. 얇게 저민 소고기를 불에 굽기 직전에 양념을 부어 빠르게 살짝 구워 먹는 불고기다. 양념에는 그 주변에 흔한 매실이 들어가는 게 특징이다. 1980년대 광양제철소가 건설될 때 주머니 사정이 넉넉한 근로자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불고기다. 결국 불고기는 궁해서 통할 수밖에 없었던 혼이 담긴 음식이다. 넉넉한 서양을 부러워하기만 할 수 없었던 우리식 먹거리다. kkwoon@seoul.co.kr
  • [설 선물 특집] 롯데칠성음료, 새콤달콤 가성비 높은 명절 베스트셀러

    [설 선물 특집] 롯데칠성음료, 새콤달콤 가성비 높은 명절 베스트셀러

    17년 동안 브랜드 파워 1위 자리를 지키며 ‘글든 브랜드’로 입지를 다져 온 롯데칠성음료의 델몬트가 주스 설 선물세트를 다양하게 준비했다. 8000~1만 4000원대의 중저가 세트로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환영받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높은 선물로 꼽힌다. 명절 분위기를 담은 고급스러운 포장재는 전하는 사람의 정성을 드러내고, 받는 사람의 기대를 높이는 장치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명절마다 인기가 많았던 베스트셀러 제품 위주로 델몬트 병 선물세트를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넉넉한 1ℓ 용량 주스를 골고루 담은 ‘프리미엄 오렌지·포도·제주감귤 3본 세트’와 제주감귤 100%를 담은 ‘제주감귤주스 3본 세트’, 델몬트 주스의 원조격인 오렌지 주스로 구성한 ‘프리미엄 오렌지 3본 세트’ 등 3종류가 있다. 1.5ℓ 페트는 보석함 느낌으로 고급스러운 포장재를 사용한 ‘오렌지·포도·망고·토마토 4본 세트’와 고급 보자기 모양 선물상자에 담은 ‘포도·매실·제주감귤 4본 세트’ 등 2종으로 구성됐다. 간편하게 마실 수 있도록 180㎖ 소용량 병 제품을 종류별로 4개씩 담은 세트도 있다. ‘프리미엄 오렌지·포도·오리지널 망고 12본 세트’와 ‘프리미엄 포도·제주감귤·오렌지 12본 세트’ 등 2종류다. 1982년 첫선을 보인 델몬트 주스는 한국능률협회컨설팅(KMAC)이 조사한 ‘2015 한국산업의 브랜드 파워’ 주스 부문에서도 17년째 1위 자리를 고수했다. 지난해 델몬트에서 ‘1일분 야채, 야채과일’, 믹스 과즙인 ‘애플&망고’, 과립 타입인 ‘망고 코코’ 등 새로운 제품이 나왔다.
  • [글로벌 시대] 크리스마스에는 먹고 나누고 사랑하게 하소서!/이에스더 아리랑TV 글로벌네트워크부장

    [글로벌 시대] 크리스마스에는 먹고 나누고 사랑하게 하소서!/이에스더 아리랑TV 글로벌네트워크부장

    지난주 지인들과의 조촐한 송년 파티에서 크리스마스 시즌에만 먹는 독일 빵 ‘슈톨렌’이 단연 인기를 끌었다. 오렌지필이나 레몬필, 건포도 등 말린 과일을 듬뿍 넣어 구운 후에 버터를 촉촉이 발라 주고 겉면에 하얀 설탕 가루를 가득 씌운 슈톨렌이 입안에서 사르르 달콤하게 퍼진다. 독일 가정에서는 12월 초 슈톨렌을 만들어 놓고 크리스마스 전까지 매주 일요일마다 한 조각씩 먹는 전통이 이어지고 있다. 구운 후 3주간 숙성할 때 가장 맛이 있는 슈톨렌을 통해 아기 예수의 탄생을 준비하는 것이리라. 프랑스 사람들은 크리스마스에 통나무 모양의 케이크 ‘부쉬 드 노엘’을 먹는다. 남부 페리고르 지역에서 크리스마스 이브부터 새해 첫날까지 통나무에 불을 지펴 건강을 기원한 데서 유래했는데 따뜻한 와인 ‘뱅쇼’와 함께 즐긴다. 크리스마스이브 자정 미사 후에 먹는 ‘르 레베용’은 일 년 식생활 중 절정이라고 할 수 있는 만찬이다. 남프랑스에서는 크리스마스 고기 요리를 잘라 첫 부분은 가난한 이웃에게 주고 난 후에야 가족끼리 먹는 훈훈한 풍습도 전해진다. 한여름에 크리스마스를 맞는 호주에서도 모양은 사뭇 다르지만 크리스마스 음식을 즐긴다. 공원이나 해변에서 ‘바비’라 불리는 바비큐를 즐기며 스파클링 와인을 곁들여 마신다. 디저트로는 ‘크리스마스 푸딩’을 먹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풍미가 좋아지기 때문에 보통 한두 달 전에 만들어 놓는다. 크리스마스에 절대 빠지지 않는 것은 ‘파블로바’이다. 겉은 바삭바삭하면서 속은 부드러운 머랭으로 딸기, 키위, 살구 같은 새콤달콤한 열매를 토핑으로 올려 먹는다. 지금은 크리스마스가 먹고 마시며 선물을 주고받는 명절이 됐지만 한때 종교적, 정치적, 때로는 경제적인 이유로 법으로 금지되며 역사적 부침을 겪었다. 19세기 산업혁명 후 부자들만의 명절로 퇴색했던 나눔의 크리스마스를 되살린 데는 스크루지 영감이 한몫 톡톡히 했다. 자린고비 수전노로 인정이라곤 손톱만치도 없는 스크루지 영감이 죄를 뉘우치고 사람다운 마음을 찾게 된다는 ‘크리스마스 캐럴’이 크게 인기를 누리면서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와 나눔의 크리스마스 정신이 새롭게 되살아났다. 기독교도가 아닌 사람들까지 모두 축하하는 세계적 축제가 된 것이다. 12월 초 두바이에서 700m 초대형 슈톨렌이 공개됐다. 장애인센터 기금 마련을 위해 한 쇼핑몰과 호텔이 주최하는 자선행사에 15명의 제빵사가 계란 2394개, 건포도 300㎏, 밀가루 125㎏으로 1600개의 슈톨렌을 손수 구워 냈다. 이슬람 국가인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이런 크리스마스 행사는 다소 낯선 풍경이지만 빨간색 모자를 쓴 자원 봉사자들의 수고로 700m 슈톨렌은 몇 시간 만에 모두 팔려 나갔다. 종교는 달라도 아기 예수의 탄생에 즈음해 나눔을 실천하려는 마음은 같은 것이리라. 이라크 북부 난민 캠프에 크리스마스트리가 세워지고 작은 텐트 안에 아기 예수의 마구간이 꾸며진 사진을 본다. 요르단, 터키, 레바논 난민 캠프를 비롯해 유럽 곳곳에 흩어진 시리아 난민 400만명은 이번 크리스마스에 어떤 음식을 먹을 수 있을지 문득 시선이 머문다. 베들레헴에서 태어나자마자 헤롯왕의 유아 살인 명령을 피해 이집트로 피난해야 했던 ‘난민 아기’ 예수는 “너희가 여기 내 형제 중에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 한 것이 곧 내게 한 것이니라”라고 말한다. ‘지극히 작은 자’를 돌아보며 빵 한 조각을 나누는 크리스마스가 되기를 축복하며 기도한다.
  • 국순당의 저도주 막걸리 ‘아이싱’, 1800만캔 돌파

     국순당이 저도주 막걸리 ‘아이싱’의 누적판매 수량이 1800만캔을 돌파했다고 21일 밝혔다.  아이싱은 2012년 8월 출시 이후 40개월 만인 지난 18일 기준으로 1808만 4000캔을 판매했다. 국순당에 따르면 아이싱은 월평균 45만캔이 판매됐다. 판매된 아이싱을 한줄로 이으면 서울에서 부산까지 2번 반을 갔다 올 수 있는 분량이다.  아이싱은 쌀을 발효시킨 후 새콤한 자몽과즙을 첨가해 맛과 탄산이 조화를 이뤄 젊은층 입맛을 사로잡았다. 또 최근 저도주가 유행하는 상황에서 알코올 도수를 4도로 낮춰 기존 막걸리보다 가볍게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아이싱은 해외에서도 품질을 인정받고 있다. 아이싱은 2013년 1월 첫 수출을 시작한 이후 지금까지 약 25개국에 수출되고 있다. 또 2013년 벨기에에서 열린 주류품평회에서 별 2개, 2014 브라질 세계식품박람회에서 혁신제품에 선정되기도 했다. 올해에는 76회 로스엔젤레스 국제와인대회를 비롯한 각종 해외주류품평회에서 8개의 메달을 수상하는 등 해외에서도 인기를 누리고 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아줌마·아가씨 기자의 달콤살벌한 맛짱] (1) 마카롱 만들기

    [아줌마·아가씨 기자의 달콤살벌한 맛짱] (1) 마카롱 만들기

    요리를 글로 배운 아줌마(오달란 기자)와 빵집 아르바이트 경력 3년에 빛나는 아가씨(김진아 기자)가 요리대결을 펼칩니다. 언제까지 요리사 나오는 방송프로그램을 보며 군침만 흘릴 순 없잖습니까. 비주얼이 좋은 요리를 추구합니다.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고 했습니다. SNS에 올렸을 때 ‘좋아요’를 많이 받으면 좋겠습니다. 맛은 그 다음입니다. 내 아이에게 먹일 수 있는 건강한 음식이면 더할 나위 없습니다. 첫 요리 주제는 이구동성으로 외친 마카롱입니다. 예쁘고 고급진, 그러나 사 먹기엔 너무 비싼 마카롱을 직접 만들어봤습니다. ■ 아줌마 기자 “명색이 주부인데… 짤주머니 힘 조절 실패” 단것에 막 눈을 뜬 딸에게 좀 더 건강한 간식을 먹이고 싶다는 생각에 후배에게 마카롱 대결을 제안했다. 지난 25일 서울 종로구 돈화문로 서울요리학원. 최현석 셰프처럼 앞치마 끈을 꽉 조여 묶으며 생각했다. ‘아무리 그래도 솥뚜껑 운전 경력 있는 아줌마가 이기겠지.” ●조리법 정석 따라야 성공… 딸에게 줄 미키 캐릭터 마카롱 도전 마카롱은 상당히 까칠했다. 실패 확률을 줄이려면 조리법의 정석을 따라야 한다. 변형이나 응용은 애초에 포기하는 게 좋다. 얼렁뚱땅 계량도 안 된다. 전자저울과 냄비에 꽂아 쓰는 조리용 온도계, 믹서반죽기 등 도구가 있으면 그나마 쉽다. 분홍색 미키마우스 마카롱에 도전했다. 전적으로 딸의 취향을 고려한 결정이었다. 최근 시중에서도 헬로키티, 라인프렌즈 등 원형을 탈피한 캐릭터 마카롱이 인기다. 반죽을 완성한 다음 후배와 본격 대결이 펼쳐졌다. 연한 분홍색을 내려고 빨간 색소를 약간 넣었다. 반죽을 색소와 섞자 은은한 분홍빛이 감돌기 시작했다. 후배는 개나리색 마카롱이 고급스럽다며 노란 색소를 찻숟가락으로 하나 가득 넣었다. 색 진한 마카롱은 불량식품 같다. 인공적인 맛이 날 듯하다. 확실히 내 취향은 아니다. ●설탕 많이 들어가 건강한 간식은 아닌 듯 팬에 큰 원 1개와 작은 원 2개를 짜 넣었다. 힘 조절에 실패해 반죽이 균일하게 나오지 않고 마무리가 어려워 뾰족한 봉우리가 남았다. 구우면서도 이 부분이 남아 감점 요인이 됐다. 박지현 서울요리학원 제과제빵 전문 강사는 “짜주머니를 팬 표면과 직각이 되게 세우고 조금씩 짜고 마지막에 손의 힘을 빼면서 살짝 원을 그리며 주머니를 들어올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매끈한 표면의 마카롱을 만든 후배의 손을 들어줬다. 과자 사이에 넣은 필링은 산딸기 페이스트와 설탕을 일대일 비율로 섞어 끓인 새콤한 퓨레와 생크림과 초콜릿을 녹여 만든 달콤한 가나슈를 사용했다. 필링은 도톰히 발라야 통통하게 귀여운 모양을 낼 수 있다. 초보는 필링을 깔끔하게 짜 넣기도 버겁다. 시중에 파는 마카롱은 한 개에 3000원 정도다. 크기 치곤 비싸다. 직접 만들어보니 손이 많이 가고 공정이 까다로워 비쌀 만도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카롱이 건강한 간식은 아니다. 안에 들어가는 필링까지 생각하면 설탕이 어마하게 들어간다. 완성된 마카롱을 아이에게 주니 게 눈 감추듯 먹어치운다. 두 개 주기는 좀 망설여졌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아가씨 기자 “빵집 알바 3년… 홈베이킹은 한 수 위” 과자와 케이크는 모두 밀가루로 만드는 줄 알았다. 대학생일 때 파리바게뜨에서 3년 아르바이트를 했다. 베이킹의 기본은 안다고 생각했다. 어깨너머로 본 것과 실제 만드는 건 상당히 달랐다. ●밀가루 한 숟갈도 안 들어가… 고소한 맛의 비밀은 아몬드 가루 위아래 덮개 역할을 하는 과자 코크(coque)에는 밀가루가 한 숟갈도 안 들어간다. 그 고소한 맛의 비밀은 아몬드 가루였다. 박지현 서울요리학원 강사는 “밀가루로 마카롱을 만들면 쫀득한 식감이 전혀 없다”면서 “구울 때 푹 꺼지기 때문에 오븐에서 꺼내면 마카롱이 아니라 쿠키가 나올 것”이라고 했다. 홈베이킹 강좌에서도 가장 마지막에 배운다는 마카롱. 그만큼 과정이 까다로웠다. 무엇보다 힘과 인내심이 필요했다. 무거운 노트북을 넣은 핸드백을 들고 만원 지하철로 출퇴근하며 기른 팔뚝 힘을 보여줄 때다. 곱게 체 친 아몬드 가루와 슈가파우더를 계란 흰자에 넣고 섞었다. 뻑뻑했다. 실리콘 주걱을 쥔 오른 팔뚝에 핏줄이 불거졌다. 이탈리안 머랭을 만들 차례다. TV에서 많이 봤다. 거품기로 열심히 흰자를 저어 거품을 만드는 과정이다. 머랭이 담긴 볼을 뒤집어 머리 위에 올렸을 때 아무것도 흘러내리지 않으면 잘된 것이라고 했다. 머랭을 잘 만들어야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마카롱 특유의 질감이 살아난다. ●초보는 머랭칠 때 반죽기 이용해야… 화려한 색 찌그러져도 괜찮아 마카롱 레시피의 정석은 이탈리안 머랭이다. 118도로 끓인 설탕물을 흰자에 넣고 열심히 저어 만든다. 흰자에 설탕 가루를 넣어 혼합하는 프렌치 머랭을 쓰기도 한다. 하지만 “초보는 망치기 십상”이라며 강사가 말렸다. 이탈리안 머랭은 믹서반죽기를 사용해 만든다. 손으로도 할 수 있는데 전문가도 굉장히 힘이 든다고 한다. 머랭을 망치면 코크가 전혀 부풀지 않는다. 빈대떡처럼 퍼진 마카롱은 먹고 싶지 않았다. 짤주머니에 넣은 반죽을 오븐 팬에 짜는 일은 인내심이 필요했다. 샛노란 색소를 듬뿍 넣은 반죽을 500원짜리 동전 크기로 짰다. “카레 아니냐”는 선배의 견제는 가볍게 무시했다. 마카롱은 뭐니 뭐니 해도 화려한 색이 제격이다. 희끄무레한 파스텔 색은 식욕을 떨어뜨린다. 초보일수록 진한 색을 권한다. 찌그러져도 티가 덜 난다. 선배는 미키마우스 모양의 과자를 만들었다. 마카롱이 500년 동안 원형을 유지한 이유가 뭐겠는가. 마카롱은 동그랄 때 가장 아름답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마카롱 레시피 및 주의점 쫀득하고 고소한 과자와 새콤달콤한 필링을 함께 베어물면 입안 가득 행복감이 퍼진다. 마카롱은 베이킹의 꽃이다. 쿠키나 빵보다 섬세한 접근이 필요하다. 계량이 잘못되거나 반죽 시간이 짧거나 길면 제대로 된 마카롱을 만들 수 없다. 가능하면 저울과 온도계 등 필요한 도구를 준비하고, 레시피를 지키는 게 좋다.  마카롱 30개 분량  ◎재료: 아몬드 가루 150g, 슈거파우더 150g, 계란 흰자A 54~60g, 설탕 150g, 물 50g, 계란 흰자B 55g(일반크기 계란 한 개를 깨면 흰자 양이 20~25g 정도된다)  ◎순서 1. 아몬드 가루와 슈거파우더는 체친다. 흰자A를 섞어 아몬드 페이스트를 만든다. 반죽이 많이 뻑뻑하다. 팔에 힘을 주어 실리콘 주걱으로 꼼꼼히 섞어준다. 2. 설탕과 물을 냄비에 담아 끓여 청(시럽)을 만든다. 조리용 온도계를 사용해 118도까지 올라가면 불에서 내린다. 온도계가 없다면 끓는 청 표면에 거품이 포도알 크기로 일었을 때 스테인리스 깍지로 청을 찍어 불어본다. 비누방울처럼 불어지면 알맞은 농도라는 뜻이다. 청을 끓이면서 베이킹용 믹서 반죽기에 흰자B를 넣고 저속으로 돌려 이탈리안 머랭을 만들기 시작한다. 3. 흰자B를 넣은 반죽기를 고속으로 돌린다. 118도로 끓은 청을 조금씩 반죽기에 흘려넣는다. 뜨거운 청을 머랭에 한꺼번에 부으면 흰자가 익을 수 있으니 주의한다. 4. 머랭이 반죽될수록 광택이 나기 시작한다. 반죽기를 들었을 때 머랭 표면에 뾰족한 뿔이 생길 때까지 반죽한다. 5. 아몬드 페이스트가 있는 볼에 머랭의 반을 넣어 실리콘 주걱으로 비벼가며 섞는다. 나머지 머랭도 넣어 섞으면서 되기를 조절한다. 주걱으로 반죽을 들어 떨어뜨렸을 때 서서히 흘러내리면 적당하다. 6. 반죽을 깍지 낀 짤주머니에 떠 담고 유산지를 깐 오븐 팬에 500원 동전 크기만큼 짜준다. 1시간 정도 말린다. 손으로 표면을 만졌을 때 아무 것도 묻어나지 않으면 140도로 예열한 오븐에 넣어 10분간 굽는다. 7. 취향에 맞게 준비한 딸기잼, 버터크림, 초코가나슈 등의 필링을 안에 샌드한 뒤 뚜껑을 덮어 완성한다. ■도움말 서울요리학원 제공
  • [김경운 기자의 맛있는 스토리텔링 17] 맥적과 3양 불고기

    [김경운 기자의 맛있는 스토리텔링 17] 맥적과 3양 불고기

     서양인들이 우리나라를 방문하면 적어도 한 끼니는 불고기를 먹을 것이다. 육식이 주식인 그들이 새삼스럽게 소고기 구이에 이토록 매력을 느끼는 이유가 뭘까. 맛의 비밀은 양념에 있다. 서양인들은 안심과 등심 등 맛 좋은 부위만 골라 고기 맛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스테이크로 먹지만, 가축이 귀했던 우리는 나머지 부위까지 알뜰하게 먹여야 했다. 이럴 땐 고기 특유의 누린내를 색다른 맛과 향이 배인 양념으로 잡아야 한다. 얇게 저민 소고기를 양념간장에 재웠다가 불에 굽는 불고기는 본래 돼지고기에 된장을 무쳐 먹던 우리의 오랜 전통에서 비롯됐다.  날씨가 쌀쌀해지면 빨갛게 고추장 양념을 한 제육볶음이 생각난다. 제육볶음은 도톰하게 썬 돼지고기 목살을 고추장과 설탕, 파, 마늘, 생강, 후춧가루, 깨소금, 참기름 등을 넣은 양념에 재웠다가 불판에 구워 먹는다. 고기의 부드럽고 고소한 육질 맛과 매콤·새콤·달콤한 양념 맛, 그윽한 불의 향이 어우러져 푸짐한 느낌을 준다. ● 고구려 선조인 맥족이 먹던 직화구이서 ‘맥적’ 유래 그런데 이 돼지고기 볶음 구이는 고추장이 아닌 된장으로 양념한 뒤 꼬챙이에 꿰어서 직화 구이를 했던 우리의 옛 음식 맥적(貊炙)에서 유래됐다. 고대 중국은 동북방의 ‘맥족’이 먹던 이 돼지고기 구이를 신기하게 여겼으며, 맛이 좋다는 기록을 남겼다. 꼬치구이인 맥적은 돼지고기나 양고기에 된장과 마늘, 부추, 달래, 술, 꿀 등을 발랐다고 했다.  맥족은 고구려인의 선조로 한(韓)족, 예(濊)족 등과 함께 선사시대에 한국인의 형질을 구성하는 사람들로 알려졌다. 고구려 병사들이 막강한 수나라나 당나라와의 전쟁에서 적군을 궤멸시킨 데에는, 밤에 불가에 모여 맥적으로 회식을 하면서 사기를 북돋은 저력도 있지 않을까. 그런 전통이 오늘날에 이어져 외국인들도 감탄하는 양념 불고기를 탄생시킨 것이다.  소고기 불고기의 원형은 전통 음식인 너비아니에 있다. 너비아니란 고기가 얇아서 바람에 나부끼길 정도로 너붓너붓 한데서 붙여진 말이라고 한다. 가늘게 저민 살코기를 간장과 꿀, 참기름, 깨소금, 파, 마늘 등으로 재운 뒤 석쇠에 구운 고기다. 다 구우면 잣가루까지 뿌린다. 우리 선조는 몽골의 영향 등으로 고려 시대까지 그런대로 고기를 먹다가 조선에 이르러 농사가 국가정책으로 장려되면서 소의 도축을 함부로 하지 못했다. 소가 늙어서 죽거나 다쳤을 때나 관아의 허락을 받아야 가능했다.  그러나 왕가에서나 양반은 눈 내리는 겨울에 설하멱(雪下覓)이라고 해서 남몰래 맛보았다. 남자 하인이 굽는다고 해서 방자구이라는 말도 있다. 우리는 소고기의 등심과 안심, 갈비, 사태, 양지, 차돌박이, 곱창, 양, 꼬리 등 39가지 부위를 여러 가지 요리법을 통해 먹을 줄 알았다. 오죽했으면 세계적인 인류학자가 “소고기 부위별로 맛을 세분해 내는 고도의 미각 문화를 가진 민족은 한국인과 동아프리카의 보디족만 있다”라고 했을까. ● 日 야끼니쿠의 원조인 한양식 불고기... 언양-광양식과 함께 ‘3양 불고기’ 불고기는 ‘3양(陽) 불고기’가 유명하다. 우선 누리끼리한 청동 불판에 각종 양념을 한 불고기를 넣고 달짝지근한 육수를 자작하게 부어 먹는 한양식(서울식) 불고기가 있다. 일제강점기에 소고기 사육이 늘면서 당시 경성에서 양념 솜씨가 발휘된 불고기다. 이때 우리의 불고기는 일본으로 전해져 야끼니쿠가 된다. 야끼니쿠는 구운 고기를 양념간장 소스에 찍어 먹는 깔끔한 맛이 일품이다. 육식을 근세기 이전까지 수백 년 동안 금기했던 일본에선 잊을 수 없는 불고기의 맛이 아닐 수 없었을 것이다.  한양식 불고기는 서울 종로에서 강남 압구정로로 본점을 옮긴 76년 전통의 고깃집 H점이나 창경궁로에서 65년째 영업하고 있는 평양냉면 전문 W점 등에서 맛볼 수 있다. 울산의 언양식 불고기가 3양의 또 다른 한 축을 이룬다. 육수가 없는 ‘바싹 불고기’다. 소고기를 배즙에 재웠다가 국간장, 설탕 등 양념으로 버무린 뒤 잘게 다져 석쇠에서 굽는다. 고기 맛을 최대한 느끼기 위해 양념이 강하지 않은 게 특징이다. 언양에는 일제 때 대규모 소고기 도축장이 있었고, 덕분에 신선한 고기를 공급받을 수 있었다. 1970년대 경부고속도로가 뚫리면서 점차 서울 등지에도 그 진가가 전해진다.  나머지 하나는 광양식 불고기다. 얇게 저민 소고기를 불에 굽기 직전에 양념을 부어 빠르게 살짝 구워 먹는 불고기다. 양념에는 그 주변에 흔한 매실이 들어가는 게 특징이다. 1980년대 광양제철소가 건설될 때 주머니 사정이 넉넉한 근로자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불고기다.  결국 불고기는 궁해서 통할 수밖에 없었던 혼이 담긴 음식이다. 넉넉한 서양을 부러워하기만 할 수 없었던 우리식 먹거리다. 혁신은 어려운 현실을 어떻게 하든 뚫고 나가려는 의지에서 나오지 않을까.  <돼지고기 두어 근 끊어왔다는 말> 시인 안도현   어릴 때, 두 손으로 받들고 싶도록 반가운 말은 저녁 무렵 아버지가 돼지고기 두어 근 끊어왔다는 말 정육점에서 돈 주고 사온 것이지마는 칼을 잡고 손수 베어온 것도 아니고 잘라온 것도 아닌데...   김경운 전문기자 kkwoon@seoul.co.kr
  • 늦가을 칠면조 입속의 팔색조

    늦가을 칠면조 입속의 팔색조

    황금빛에 가깝게 구운 껍질은 바삭하고 살코기는 쫄깃하다. 한 점 쭉 뜯어 고소한 지블렛 그레이비 소스에 푹 찍어 먹으면 깊은 풍미가 느껴진다. 느끼해질 찰나 크랜베리 소스를 곁들이면 상큼함이 입안에 퍼진다. 칠면조 구이는 미국 최대 명절 추수감사절 전통 음식이다. 국내에서도 가족, 이웃과 함께 즐기는 식사 문화가 자리잡으면서 크리스마스의 케이크, 핼러윈의 호박 요리와 더불어 핫한 파티 음식으로 떠올랐다. 대형마트나 인터넷 식품쇼핑몰에서 냉동된 미국산 또는 호주산 칠면조를 구할 수 있다. 7~8명이 배불리 먹을 수 있는 1마리(6.5㎏ 기준)가 7만원대다. 칠면조가 낯설다면 백숙용 11호 닭(1㎏)을 사용하면 된다. 닭, 칠면조와 같은 가금류 요리는 누린내를 잡는 것이 핵심이다. 지난달 29일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에 있는 그랜드힐튼서울 호텔에서 만난 탁인환(47) 셰프는 ‘이중 마사지’가 비법이라고 귀띔했다. 먼저 닭과 칠면조를 흐르는 물에 깨끗이 씻고 물기를 제거한다. 소금, 후추를 닭과 칠면조에 뿌린 뒤 서양 허브인 세이지, 타임, 로즈마리를 잘게 다져 고기 표면에 바른다. 탁 셰프는 “가금류 특유의 누린내를 잡으려면 다진 허브를 고기 전체에 바르고 주무르듯이 마사지를 하면 잡내가 날아간다”고 말했다. 두 번째 마사지 재료는 버터다. 실온에 두어 말랑해진 버터를 고기에 골고루 발라 구우면 닭이나 칠면조의 껍질이 바삭해져 식감이 살아난다. 허브와 버터로 문지른 고기 위에 쿠킹 포일을 덮어 250도로 예열한 오븐에 넣어 굽는다. 두 시간 뒤 포일을 걷고서 같은 온도에서 1시간 정도 더 구워 표면을 바삭하게 익힌다. 탁 셰프는 “황금빛이 도는 갈색이 될 때까지 요리솔로 버터를 발라 구우면 먹음직스러운 구이가 완성된다”고 말했다. 닭은 칠면조보다 크기가 작아 금세 익는다. 200도 온도에서 1시간 정도 익히고 이후 포일을 걷은 다음 30~40분 동안 색을 내기 위해 구우면 된다.잘 익힌 닭·칠면조 구이는 지블렛 그레이비 소스나 크랜베리 소스에 찍어 먹는다. 으깬 감자(매시 포테이토), 스터핑(속을 채우기 위해 채소 등을 다져 만든 요리), 새싹 양배추 볶음 요리와 곁들여서 먹는다. 지블렛 그레이비 소스는 칠면조를 구울 때 나오는 육수와 익은 내장으로 만든다. 고기를 굽는 과정에서 익은 칠면조의 내장을 긁어 낸 뒤 이를 밀가루, 잘게 썬 양파, 당근, 샐러리와 함께 버터에 볶는다. 육즙을 붓고 끓이다가 적포도주, 허브, 소금 후추를 넣은 뒤 30분 정도 졸여 낸다. 체에 거르면 풍미 진한 그레이비 소스가 나온다. 크랜베리 소스는 냉동 크랜베리 300g을 냄비에 넣고 끓이다가 걸쭉해지면 불에서 내려 식힌다. 사과 반쪽을 주사위 모양으로 잘게 썰어 넣으면 식감이 좋다. 삼계탕을 만들 때 닭 속에 찹쌀과 인삼을 넣는 것처럼 칠면조 구이도 속을 채울 수 있다. 칠면조나 닭 속에 채우는 스터핑의 재료는 바게트 빵과 소시지, 밤, 사과, 양파, 샐러리, 마늘, 허브 등이다. 탁 셰프는 “바게트가 없다면 채소로 속을 채운 뒤 사과 반쪽을 넣어 입구를 막는다”면서 “고기의 육즙이 사과에 스며들어 구운 사과도 곁들여 먹을 수 있다”고 말했다. 포슬포슬한 질감의 으깬 감자를 만드는 방법도 간단하다. 감자를 깍두기 모양으로 최대한 작게 썰어 냄비에 넣고 우유를 부어 센불에서 감자가 으깨질 때까지 나무주걱으로 저으면 된다. 감자가 스펀지처럼 우유를 빨아들여 부드러운 맛을 자아낸다. 칠면조는 양이 많고 퍽퍽한 가슴 살이 적지 않아 한 번에 다 먹기는 어렵다. 남은 칠면조는 샌드위치 등으로 해 먹으면 좋다. 탁 셰프는 “토르티야에 새콤한 샤워크림을 바른 뒤 잘게 썬 양상추, 쭉쭉 찢은 칠면조 구이와 토마토를 얹고 살사 소스 쳐서 둘둘 말아 먹으면 칠면조 고기의 새로운 매력을 느낄 수 있다”고 추천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서해 황금어장서 펼쳐지는 신선한 가을 멸치잡이

    서해 황금어장서 펼쳐지는 신선한 가을 멸치잡이

    23일 밤 8시 30분에 방송되는 KBS 2TV ‘VJ 특공대’에서는 멸치 황금어장으로 급부상 중인 서해 바다의 가을 멸치잡이 현장을 따라가 본다. 봄의 전령사로 꼽히는 멸치. 그러나 멸치 떼의 출몰은 비단 봄뿐이 아니다. 가을 멸치는 적당한 기름기와 맑은 때깔로 봄 멸치 못지않게 최고의 맛을 자랑한다. 특히 최근에는 수온 변화로 어장 지도가 달라지면서 남해에 이은 최대 멸치 황금어장으로 서해 바다가 각광받고 있다. 7월부터 멸치 떼가 밀려오기 시작해 11월 늦가을까지 크기와 육질이 다양한 멸치 떼가 잡힌다는 서해 바다. 한번 잡히면 빨리 죽어 버리는 멸치의 성질 때문에 그 신선함을 유지하기 위해 멸치잡이 조업은 1분 1초가 전쟁과 같다. 서해 멸치잡이에 쓰이는 어선은 본선과 보조선, 운반선 총 3척이다. 본선의 어군탐지기에 멸치 떼가 탐지되면 본선과 보조선은 그물을 활용해 합동작전을 펼쳐 멸치를 포획하고, 잡은 즉시 배 위에서 멸치를 대량으로 삶는다. 그렇게 삶은 멸치는 즉시 운반선이 육지의 건조장으로 운반, 냉풍으로 충분히 건조시킨 후 크기별 선별 작업을 거쳐 맛 좋은 건조 멸치로 탄생한다. 다양한 음식으로 활용되는 서민 생선 멸치. 대표 멸치 고장인 경남 통영에서는 부추와 멸치를 함께 부친 멸치부침개부터 멸치튀김, 해장에 좋은 멸치시래깃국, 갖가지 채소를 더해 새콤한 맛을 살린 멸치회와 영양 만점 멸치밥까지 멸치를 활용한 다양한 메뉴가 인기를 얻고 있다. 봄 멸치에 가려 미처 빛을 보지 못했던 영양 만점 가을 멸치의 참맛을 소개한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新국토기행] 전남 목포시

    [新국토기행] 전남 목포시

    전남 목포는 개항 116년 역사를 간직한 유서 깊은 항구도시다. 수려한 자연경관과 함께 많은 예술인을 배출해 온 남도 예향의 본고장이다. 서남권 다도해를 비롯해 천혜의 관광자원과 문화유적을 자랑한다. 계절마다 각기 다른 색과 맛의 향연이 넘실대는 맛과 멋, 빛의 도시다. 세계파워보트레이스를 이끄는 스페인의 호세 루이스 델 팔라시오, 주한 일본대사였던 우시로쿠 도라오 등 외국인들은 일찍이 “목포 바다는 지중해보다 아름답다”고 감탄했을 정도다. 일제강점기 활발한 부두경기를 누렸던 목포항은 상업 무역 중심지가 되면서 한때 3대항 6대 도시로 명성을 떨쳤다. 현재는 유달산 자락의 목원동 일대가 쇠락해 가면서 도심 전체가 침체에 빠졌다. 지난해 목원동 일원 60만㎡가 국토교통부로부터 도시재생 선도지역으로 선정되면서 2017년까지 200억원이 투입돼 제2의 도약을 꿈꾼다. 특히 중국 최대 경제도시 상하이(上海)시와의 거리가 671㎞로 가깝고, 중국 최대 경제권인 장쑤(江蘇)성, 저장(浙江)성 등 동부 연해지역과도 멀지 않은 이점을 활용해 동북아 중심도시로 성장한다는 구상이다. 물류비용 절감과 교역 접근성, 목포 입구에 있는 세라믹산업단지와 대양산단을 개발해 중국 수출의 교두보로 활용하기 위해 행정력을 모으고 있다. >>볼거리 ●봄꽃소식 육지에 가장 먼저 전하는 유달산 남쪽바다를 건너온 봄꽃 소식이 육지에 처음 와 닿는 곳이다. 봄이 오면 유달산에는 노란 개나리와 화사한 벚꽃이 어우러진 꽃동산이 돼 관광객들의 발걸음을 재촉한다. 노령산맥 마지막 봉우리인 유달산은 해발 228m, 그리 높지 않은 산이지만 기암절벽에서 온갖 조형미가 묻어나고 문향 가득한 눈요깃거리가 많다. 유달산 정문 쪽 큰 바위 노적봉은 목포 사람들에게 마르지 않은 ‘지혜의 섬’으로 통한다. 임진왜란 때 이순신 장군이 봉우리에 이엉을 덮고 군량미로 위장해 놓은 것을 왜군이 대군이 진주하는 것으로 알고 줄행랑을 쳤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사람의 얼굴 형상을 한 노적봉 윗부분을 사진 찍어 90도로 회전할 경우 그 형상이 더욱 뚜렷하다. 이순신 장군을 닮은 큰 바위 얼굴로 목포를 끝까지 수호해 준다는 시민들의 염원이 담겼다. 대학루, 달선각, 유선각, 관운각, 소요정 등 5개 정각은 고즈넉한 목포항의 정겨운 풍경과 아름다운 다도해 절경을 한눈에 바라다볼 수 있다. 4만 6280㎡(약 1만 4000평) 규모의 조각공원과 국내 희귀 난 194종이 있는 난공원도 있다. 단아한 난의 자태와 꽃냄새로 감동이 넘친다. 한때 시민들에게 정오를 알리는 신호로 사용했던 오포대를 지나 올라가면 ‘목포의 눈물’ 노래비가 나온다. 주말마다 새천년 시민의 종 타종 체험과 천자총통 발포 체험을 즐길 수 있어 다양한 추억을 만들 수 있는 체험거리도 풍부하다. ●날갯짓하는 학의 모습 형상화한 목포대교 2012년 완공된 목포대교는 총연장 4.129㎞, 너비 35~40m의 왕복 4차선 도로로 북항과 고하도를 잇는 해상 교량이다. 3346억원을 투입, 초속 74.9m의 강풍에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된 높이 167.5m 다이아몬드 주탑 2개, 교각 36개, 상판 슬래브 36경간, 최대 5만 5000t급 선박과 충돌하더라도 다리 기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충돌보호공을 설치했다. 목포 역사상 최대의 역점사업으로 추진됐다. 무안국제공항이 활성화되고 물류비용 절감과 접근성 향상으로 대불산단, 대양산단, 세라믹산단 등의 기업 유치를 촉진시킨다. 목포 북항권과 원도심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하는 등 서남권 발전에 큰 획을 긋는 계기가 되고 있다. 세계 두 번째이자 국내에서는 처음 도입된 ‘삼면배치(3-way) 케이블 공법’을 적용하는 등 해상교량 기술의 신기원을 이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주탑과 케이블은 목포의 시조(市鳥)인 학 두 마리가 목포 앞바다를 날아오르는 모습을 형상화해 운전자들이 교량을 건널 때 케이블 모습이 마치 학이 날갯짓하는 듯한 시각효과를 느낄 수 있다. 경관 조명 설치로 학의 모습을 더욱 선명하게 느낄 수 있는 아름다운 야경을 연출한다. ●日영사관 등 근대 건축물 보존된 역사의 거리 1관인 일본영사관은 목포 최초의 서구적 근대 건축물로 당시 중국 샤먼(厦門) 영사관과 함께 일본 재외 영사관으로 쌍벽을 이뤘다고 한다. 일본 영사관은 목포의 근대 역사를 담은 사진을 전시하기 위한 근대역사관 본관으로 쓰고 있다. 700m 떨어진 2관인 동양척식주식회사는 전남도 기념물 제174호다. 호남지역 유일하게 보존된 일본식 정원인 이훈동 정원도 만날 수 있다. 한국 야생종과 외래 수종 등 113종의 수목과 원주형, 직부형, 설견형 등의 일본식 석등으로 이뤄졌다. 장군의 아들, 야인시대 촬영지이기도 하다. ●박물관·전시관 모여 있는 갓바위 문화 타운 갓바위를 비롯해 천혜의 자연경관을 바탕으로 한 박물관과 전시관이 집적돼 있다. 남조의 전통문화를 체험하고 예향 목포를 느낄 수 있는 문화예술과 자연이 어우러진 복합 관광지다. 산 교육 학습장으로 매년 봄이면 수학여행과 현장학습을 위해 찾아오는 학생들로 붐을 이룬다. 갓바위는 두 사람이 나란히 갓을 쓴 모습의 애틋한 전설이 담긴 바위로 지질학적, 관광학적 가치가 높아 2009년 문화재청으로부터 천연기념물 500호로 지정됐다. 파도·해류 등에 의해 바위가 침식되는 현상과 암석이 공기·물 등의 영향으로 어떻게 변화돼 가는가를 잘 보여준다. 다른 지역 풍화혈들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희귀성을 가지고 있다. 국내 최대 규모인 자연사박물관도 있다. 공룡모형, 화석, 식물, 곤충, 조류, 어류표본 등 총 4만여점의 방대한 자료를 소장해 지구 46억년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국내 최고의 자연학습장이다. 박물관에는 전남 신안군 압해도에서 발견된 국내 유일의 초대형급 육식공룡둥지 화석을 볼 수 있다. 이 화석은 알 크기가 43㎝에 이르는 국내 최대 크기의 육식공룡알 19개가 포함된 직경 230㎝ 둥지로 복원됐다. 갓바위와 다도해의 수려한 자연경관을 벗하는 문예역사관, 남농기념관, 중요무형문화재 전수관, 목포 문학관 등이 함께 있다. ●기네스에 등재된 세계최초 춤추는 바다분수 2012년 한국관광기네스에 등재된 세계 최초 초대형 부유식 음악분수다. 목포항을 형상화한 부채꼴 모양과 삼학도를 상징한 조형물, 유달산 모형의 구조물은 그 웅장함을 자랑한다. 수반길이 150m, 높이 13.5m, 최대 분사 높이 70m로 경관 조명과 어우러져 다양한 모양이 표출된다. 환상적인 음악과 분수, 영상, 레이저 빛이 뿜어내는 다이내믹한 연출은 관광객들에게 목포의 색다른 낭만과 소중한 추억을 만들어 준다. ●요트 등 수상 레포츠 즐길 수 있는 삼학도 세 처녀의 애절한 사랑을 스토리로 간직한 삼학도에는 고 김대중 대통령의 생애를 각종 사료와 영상자료로 살펴볼 수 있는 김대중 노벨평화상 기념관과 갯벌 체험·심해모형잠수정·깊은 바다 재현 영상·바다 동식물 생태 및 먹이 모형 체험 등 아이들의 감각을 풍부하게 자극하도록 구성된 어린이바다과학관이 있다. 카누와 요트 체험 등을 통해 도심 속 공원에서 쉽게 수상 레포츠를 즐길 수 있는 명소로 거듭나고 있다. >>먹거리 ● 원기 회복에 좋은 갯벌의 인삼 ‘세발낙지’ 목포를 상징하는 대표 먹거리다. 발이 세 개여서가 아닌 발이 가늘다는 뜻의 세(細)로 갯벌 속의 인삼이란 별칭이 있을 정도로 원기에 좋은 건강식이다. 세발낙지는 크기가 작아서 나무젓가락에 돌돌 말아 통째로 먹어야 제맛이다. 목포 사람들은 시원한 국물이 일품인 연포탕, 새콤달콤한 회무침, 낙지비빔밥, 갈낙탕 등 10여 가지 음식으로 조리해 먹는다. 일반적으로 낙지는 서해안과 남해안에서 잡히지만 세발낙지만은 목포와 무안 등지에서 많이 잡힌다. 속담에 ‘봄 조개, 가을 낙지’라고 한 것처럼 가을에는 여름철 무더위에 지친 몸을 추슬러 원기를 돋우는 데 최고로 불린다. ●톡 쏘는 맛과 오돌오돌한 식감 ‘홍어’ 남도사람들이 예부터 즐겨 먹던 수산물로 지금도 잔칫상에 홍어가 없으면 안 된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두엄 더미에 파묻어 잘 삭힌 홍어의 오감을 관통하는 톡 쏘는 맛과 살과 뼈가 어우러진 오돌오돌 씹히는 맛은 그야말로 일품이다. 홍어는 삭힌 회를 그대로 먹는 게 가장 좋지만 무침, 찜, 애국, 전, 튀김 등 요리 방법도 매우 다양하다. 서해안 앞바다에 광범위하게 서식, 분포하고 있어서 흑산도나 인근 서해에서 잘 잡힌다. 흑산 홍어를 최고로 치지만 가격이 높아서 수입 홍어가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홍어회 한 점을 입안에 넣고 오물거리면 오묘하고 알싸한 기운이 온몸으로 퍼져 정신을 깨우는 짜릿함을 선사한다. 삭힌 홍어와 삶은 돼지고기, 묵은 김치를 곁들인 삼합과 감칠맛 나는 막걸리를 함께하는 홍탁삼합은 대표적인 목포 음식이다. 지옥 같은 향기, 천국 같은 맛으로 불린다. ●두 말 필요없는 ‘밥도둑’ 꽃게무침·꽃게장 발그스레한 소스에 버무려 내놓은 꽃게무침과 꽃게살은 보기만 해도 입안에 군침이 가득하다. 꽃게가 많이 나는 봄에 1년분 꽃게를 사서 냉동실에 넣어둔다. 여름철에 냉동 상태에서 꺼내기 때문에 비브리오 패혈증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참기름과 김가루를 얹진 밥에 비벼 먹다 보면 저 많은 양을 언제 다 먹을까 싶었던 걱정도 금방 사라질 정도로 ‘밥도둑’이다. 먹고 나면 든든한 포만감이 오래가 다음 끼니가 맛이 덜할 정도다. ●껍질·부레·지느러미까지… 민어 한상차림 수심 30~120㎝ 진흙 바닥에 주로 서식하는 민어는 다른 지역과 달리 회뿐만이 아닌 껍질, 부레, 뱃살, 지느러미까지 한 상 푸짐하게 나온다. 회맛은 쫄깃하고 달콤하다. 또한 1주일 정도 갯바람에 말린 후에 찜으로 조리하거나 쌀뜨물에 민어, 멸치, 무, 대파 등을 넣고 탕으로 요리하면 그 맛 또한 일품이다. ●먹갈치만의 독특한 감칠맛 간직한 ‘갈치찜’ 목포 먹갈치만이 가진 독특한 감칠맛 나는 갈치요리는 갈치찜, 갈치구이 등으로 목포의 대표 요리로 각광받는다. 날씨가 선선해지면 갈치잡이를 하는 낚시꾼들로 호황을 이루는 북항 방파제의 살아 움직이는 풍경도 볼 수 있다. 목포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추석특집 소비자의 선택] (3·끝) 배·포도

    [추석특집 소비자의 선택] (3·끝) 배·포도

    “아삭아삭, 한입 베어 물면 단물이 입안에 가득~.” “남국의 햇볕으로 마지막 단맛이 포도주에 스미게 하소서.” 꿀 단맛이 과실 속에 스미며 가을이 영글어 간다. 차례용품 1호인 배와 포도가 지천이다. 주부들은 추석 차례용 과일을 고르느라 전통시장 등을 향해 잰걸음이다. 방방곡곡에서 갓 출하한 배와 포도로 추석 상차림을 해 보면 어떨까. ●명품 1호 전통 나주배 전남 나주배는 차례용품 1순위로 꼽히며 진상품으로도 널리 알려졌다. 지금 나오는 나주의 신고배는 늦여름 햇볕을 듬뿍 받아 과실의 때깔도 곱다. 당도는 최고 12~13.5브릭스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보통 당도가 11브릭스면 “굉장히 달다”는 느낌이 든다. 나주 조합공동사업법인(APC) 이승균(43) 상무는 20일 “올해는 배 수확기 일교차가 평균 섭씨 7~10도까지 오르면서 최고의 맛을 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비해 가격은 지난해 추석 즈음보다 7.5㎏들이 한 박스가 5000~7000원까지 떨어졌다. 추석이 늦은 데다 홍수 출하와 경기 부진 탓으로 분석된다. 이날 나주배원예농협에 따르면 7.5㎏짜리 한 상자당 2만 4000원(특상품)에 거래된다. 하루 15㎏짜리 2000여 상자를 포함해 4000여 상자가 경매를 통해 시장으로 보내진다. 이삼규(46) 경매사는 “올해는 단위 면적당 수확량이 높아 추석 무렵에도 가격은 크게 오르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올 나주배 재배 면적은 2225㏊, 예상 수확량은 5만 2000여t으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다. 전국 생산량의 20%를 차지한다. 올 수분기 기상 여건상 착과율은 예년을 밑돌았으나 태풍이나 수해를 겪지 않았고 땡볕 일수가 많아 대풍이 예상된다. 품종별로는 중생종인 신고배가 85%를 차지하고 이미 수확이 끝난 원황(조생종)과 10월쯤 수확하는 추황(만생종) 등이 있다. 전국의 대형마트에서는 ‘전통 나주배’라는 상표를 달고 7.5㎏짜리 한 상자당 2만 5000원~4만원에 팔리고 있다. ●부드러운 하늘그린 천안배 충남 천안산 배는 오랫동안 ‘성환배’로 이름을 날렸다. 지금은 천안시의 농산물 통합 브랜드 이름을 붙여 ‘하늘그린 천안배’로 나가고 있지만 품질은 여전하다. 천안은 모두 1200개 농가가 1150㏊에서 배를 재배한다. 전국 배 생산량의 10% 안팎, 충남의 절반을 넘는다. 해마다 총 700억원 정도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 성환이 70%를 차지한다. 지금도 천안배의 중심지는 성환인 것이다. 천안배는 육질이 부드럽고 과즙이 풍부하다. 일교차가 큰 곳에서 생장해 당도도 높다. 주로 퇴비를 쓰고 화학비료를 최소화해 키운다. 조명래 천안배원예농협 판매과장은 “우리 원협이 최근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전국 최우수센터로 선정됐다”고 자랑했다. ●‘아삭아삭’ 울산 보배 울산 지역 과수 농가에서 재배한 ‘울산보(寶)배’는 아삭한 식감과 높은 당도로 유명하다. 울산 울주군 서생·청량면 일대 258㏊(2014년 기준)에서 주로 재배된다. 울주군 서생·청량 지역은 시원한 여름, 따뜻한 겨울의 해양성 기후를 띠고 있다. 여기에다 사질양토와 마사토로 이뤄진 토양과 따뜻한 태양, 시원한 바닷바람, 바다 안개 등이 배나무에 미네랄 등을 공급해 배의 아삭함과 당도를 높여 준다. 당도나 품질은 전국 ‘탑프루트’ 과실품평회에서 최고로 평가받을 만큼 우수하다. ●친환경·유기농 치악산배 해발 250~300m의 조용한 강원 원주시 치악산, 백운산 자락에서 재배되는 ‘치악산배’는 친환경 배로 유명하다. 예부터 무실배로 유명세를 얻어 오다 도심이 확장되면서 지금은 재배 지역이 도심과 15~20㎞ 떨어진 치악산과 백운산 자락으로 옮겨졌지만 재배 방법은 옛날과 다르지 않다. 제초제 등 농약을 사용하지 않고 주로 풀을 베어 거름으로 사용하며 유기농으로 키워 내고 있다. 내륙지역이다 보니 밤낮 기온차가 심해 당도가 높은 것이 특징이다. 다른 지역보다 보통 1% 이상 당도가 높다. 육질도 아삭하면서 저장성이 높아 소비자들의 평이 좋다. ●‘전국 최고 품질’ 하동배 경남 하동군 지역에서 생산되는 하동배는 지난해 9월 농촌진흥청이 주최한 전국 탑프루트 품질 평가에서 대상을 차지할 정도로 최고 품질을 인증받았다. 지리산 자락 섬진강변 사질토에서 생산되는 하동배는 당도가 높으며 석세포가 적어 육질이 부드럽고 즙이 많다. 무기질이 풍부하고 향긋한 맛이 일품이어서 배 가운데 최상품으로 꼽힌다. 하동의 대표 특산품 가운데 하나로 미국, 일본, 호주 등 해외로도 수출된다. 하동 지역은 일년 평균 기온이 13도 안팎이고 강수량이 1500㎜로 배를 재배하기에 최상의 조건이다. ●그윽한 향 품은 낙안배 전남 순천 낙안배는 조선조 말 내시부에 있었던 안호영씨가 1919년 천도교 손병희 선생의 밀령을 받고 향리에 내려와 독립운동을 하던 중 낙안 지역이 배나무 식재의 적지인 것을 알고 심기 시작했다. 지금의 낙안면 이곡의 황무지를 개간해 1923년 배나무를 심고 가꾼 것에서 유래한다. 낙안배는 낙안팔경이 두루 만나 땅이 기름지고 온화한 기후, 맑고 깨끗한 공기 속에서 재배돼 향이 그윽하고 당도가 높다. 투명한 황갈색에 모양이 정갈하고 윤기가 감돌며 육질이 연해 과즙이 풍부하고 아삭아삭 씹는 맛이 좋고 입안 가득 단물이 배어난다. 낙안배이곡 정보화마을은 오는 23일까지 추석 이벤트 할인 행사를 한다. 낙안배 10상자 이상 구입 시 1상자를 덤으로 준다. ●새콤달콤 영월 동강포도 알이 굵고 최고의 향기를 자랑하는 강원 영월 ‘동강포도’는 국내 최고 품질로 인정받는다. 맑은 동강을 끼고 해발 200~700m의 태화산 자락에 펼쳐진 농장은 포도 성장에 최고인 석회암지대다. 프랑스 최대 포도 생산지인 보르도 지역 역시 석회암지대다. 특히 영월은 밤과 낮의 기온차가 심해 포도의 당도가 높고 향기가 짙은 것이 특징이다. 주로 캠벨 품종을 재배하면서 포도알도 최고로 굵게 생산해 내고 있다. 알이 큰 만큼 상큼하면서 새콤 달콤하고 과즙도 풍부하다. 지난해에는 탑프루트 시범 단지 가운데 전국 최고 단지로 선정됐다. 지난달에는 우수농산물관리(GAP) 인증까지 받아 명품 포도 반열에 올랐다. ●‘한국 포도의 역사’ 안성포도 경기 안성은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포도가 들어온 곳이다. 1901년 안성성당 초대 신부인 안토니오 콩베르 신부가 미사주를 만드는 데 쓸 포도나무 3그루를 가져오면서 지구 상에서 가장 오래된 과일인 포도가 안성에 처음 뿌리를 내렸다. 한국 포도의 역사가 곧 안성 포도의 역사인 셈이다. 안성의 포도 재배 면적은 605㏊. 그중에서도 경기와 충북, 충남의 경계 지역인 서운면 일대는 안성 최대의 포도 재배지다. 180여개 농가에서 약 130㏊ 면적의 포도를 재배한다. 특히 서운면은 차령산맥 줄기인 서운산을 병풍처럼 두르고 있어 홍수와 태풍의 큰 피해로부터 비켜 가는 지리적 조건을 갖추고 있다. 서운면의 주요 품종은 씨 없는 거봉이지만 차별화된 기술로 흑색, 청색, 적색 등 삼색 포도를 재배한다. ●거봉의 원조 천안 입장포도 거봉포도는 충남 천안시 서북구 입장면이 원조다. 1968년 박문용(79)씨가 일본에서 ‘거봉’이라는 품종을 들여와 심은 것이 시초다. 이후 경북 김천, 충북 영동 등 전국으로 확산됐지만 오리지널 품종은 천안 입장이다. 입장면을 중심으로 천안에는 1200개 농가가 1075㏊에서 포도를 키우는데 이 중 80% 안팎이 거봉포도다. 전국 생산량의 38%, 충남의 83%를 차지한다. 지난해 1만 472t을 생산해 모두 392억원의 수익을 올렸다. 주산지인 입장농협에서는 ‘가을단맛’이라는 자체 브랜드로 판매하고 있다. 전국종합·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어느 지방 배-포도가 최고일까

    어느 지방 배-포도가 최고일까

     “아삭아삭~ 한입 베어 물면 단물이 입안에 가득~” “남국의 햇볕으로 마지막 단맛이 포도주에 스미게 하소서~”. 꿀 단맛이 과실속에 스미는 가을이 영글어간다. 제수용품 1호인 배와 포도가 지천이다. 주부들은 추석절 제수용 과일을 고르느라 전통시장 등을 향해 잰걸음이다. 방방곡곡에서 갓 출하된 배와 포도로 추석 상차림을 해보면 어떨까. ●명품 1호 나주배  나주배는 제수용품 1순위로 꼽히며 진상품으로도 널리 알려졌다. 지금 나오는 나주의 신고배는 늦여름 햇볕을 듬뿍받아 과실의 때깔도 곱다. 당도는 최고 12~13.5 브릭스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보통 당도가 11브릭스면 “굉장히 달다”는 느낌이 든다. 나주 조합공동사업법인(APC) 이승균(43) 상무는 20일 “올해는 배 수확기 일교차가 평균 섭씨7~10도까지 오르면서 최고의 맛을 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비해 가격은 지난해 추석 즈음 보다 7.5㎏ 들이 한 박스 5000~7000원까지 떨어졌다. 추석이 늦은 데다 홍수 출하와 경기 부진 탓으로 분석된다.  20일 나주배원협에 따르면 7.5㎏짜리 한 상자당 2만4000원(특상품)에 거래된다. 하루 15㎏짜리 2000여 상자를 포함 4000여 상자가 경매를 통해 시장으로 보내진다. 이삼규(46) 경매사는 “올해는 단위 면적당 수확량이 높아 추석 무렵에도 가격은 크게 오르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올 나주배 재배면적은 2225ha, 예상 수확량은 5만 2000여t으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다. 전국 생산량의 20%를 차지한다. 올 수분기 기상 여건상 착과율은 예년을 밑돌았으나, 태풍이나 수해를 겪지 않았고 땡볕 일수가 많아 대풍이 예상된다.  품종별로는 중생종인 신고 배가 85%를 차지하고 이미 수확이 끝난 원황(조생종)과 10월쯤 수확하는 추황(만생종) 등이다. 전국의 대형마트에서는 ‘전통 나주배’란 상표를 달고 7.5㎏짜리 한 상자당 2만 5000원~4만원에 팔리고 있다. ●하늘그린 천안배  충남 천안산 배는 오랫동안 ‘성환배’로 이름을 날렸다. 지금은 천안시의 농산물 통합 브랜드 이름을 붙여 ‘하늘그린 천안배’로 나가고 있지만 품질은 여전하다.  천안은 모두 1200 농가가 1150㏊에서 배를 재배한다. 전국 배 생산량의 10% 안팎, 충남의 절반을 넘는다. 해마다 총 700억원 정도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 성환이 70%를 차지한다. 지금도 천안 배의 중심지는 성환인 것이다. 천안배는 육질이 부드럽고 과즙이 풍부하다. 일교차가 큰 곳에서 생장해 당도도 높다. 주로 퇴비를 쓰고 화학비료를 최소화해 키운다. 조명래 천안배원예농협 판매과장은 “우리 원협이 최근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전국 최우수센터로 선정됐다”고 자랑했다. ●울산 보배  울산지역 과수농가에서 재배한 ‘울산보(寶)배’는 아삭한 식감과 높은 당도로 유명하다. 울산 울주군 서생·청량면 일대 258㏊(2014년 기준)에서 주로 재배된다. 울주군 서생·청량지역은 시원한 여름, 따뜻한 겨울의 해양성 기후를 띠고 있다. 여기에다 사질양토와 마사토로 이뤄진 토양과 따뜻한 태양, 시원한 바닷바람, 바다 안개 등이 배나무에 미네랄 등을 공급해 배의 아삭함과 당도를 높여준다. 당도나 품질은 전국 ‘탑프루트’ 과실품평회에서 최고로 평가받을 만큼 우수하다. ●친환경 재배 되는 치악산 배  해발 250~300m의 조용한 강원도 원주 치악산, 백운산 자락에서 재배되는 ‘치악산 배’는 친환경 배로 유명하다. 예부터 무실배로 유명세를 얻어오다 도심이 확장되면서 지금은 재배지역이 도심과 15~20㎞ 떨어진 치악산과 백운산 자락으로 옮겨졌지만 재배방법은 옛날과 다르지 않다. 제초제 등 농약 사용을 하지 않고 주로 풀을 베어 거름으로 사용하며 유기농으로 키워내고 있다. 기온도 내륙지역이다보니 밤, 낮 기온차가 심해 당도가 높은 것이 특징이다. 다른지역보다 보통 1% 이상 당도가 높다. 육질도 아삭하면서 저장성이 높아 소비자들의 평이 좋다. ●하동배 경남 하동군 지역에서 생산되는 하동배는 지난해 9월 농촌진흥청이 주최한 전국 탑프루트 품질평가에서 대상을 차지할 정도로 최고 품질을 인증받았다.  지리산 자락 섬진강변 사질토에서 생산되는 하동배는 당도가 높으며, 석세포가 적어 육질이 부드럽고 즙이 많다. 무기질이 풍부하고 향긋한 맛이 일품이어서 배 가운데 최상품으로 꼽힌다. 하동의 대표 특산품 가운데 하나로 미국, 일본, 호주 등 해외로도 수출된다. 하동지역은 일년 평균 기온이 13℃ 안팎이고 강수량이 1500㎜로 배를 재배하기에 최상의 조건이다. ●낙안 배  순천 낙안배는 조선조말 내시부에 있었던 고 안호영씨가 1919년 천도교 손병희 선생의 밀령을 받고 향리에 내려와 독립운동을 하던중 낙안지역이 배나무식재의 적지인 것을 알고 심기 시작했다. 지금의 낙안면 이곡의 황무지를 개간해 1923년 배나무를 심고 가꾼 것에서 유래한다.  낙안배는 낙안팔경이 두루 만나 땅이 기름지고 온화한 기후, 맑고 깨끗한 공기 속에서 재배돼 향이 그윽하고 당도가 높다. 투명한 황갈색 빛깔에 모양이 정갈하고, 윤기가 감돌고 육질이 연해 과즙이 풍부하고 아삭아삭 씹는 맛이 입안 가득 단물이 배어난다.  낙안배이곡 정보화마을은 이달 23일까지 추석이벤트 할인 행사를 한다. 낙안배 10상자 이상 구입시 1상자를 덤으로 준다. ●최고의 미네랄 함유한 동강 포도  알이 굵고, 최고의 향기를 자랑하는 강원 영월 ‘동강 포도’는 국내 최고 품질로 인정 받고있다. 맑은 동강을 끼고 해발 200~700m의 태화산 자락에 펼쳐진 농장은 포도 성장에 최고인 석회암지대이다. 프랑스 최대 포도 생산지인 보르도지역 역시 석회암지대이다. 특히 영월은 밤과 낮의 기온차가 심해 당도가 높고 향기가 짙은 것이 특징이다. 주로 캠벨 품종을 재배하면서 포도 알도 최고 굵게 생산해 내고 있다. 알이 큰 만큼 상큼하면서 새콤, 달콤하고 과즙도 풍부하다. 지난해에는 탑푸르트 시범단지 가운데 전국 최고단지로 선정됐다. 지난달에는 우수농산물관리(GAP) 인증까지 받아 명품포도 반열에 올랐다. ●안성 포도  경기 안성은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포도가 들어온 곳이다.1901년 안성성당 초대 신부인 안토니오 콤벨트 신부가 미사주로 쓸 포도나무 3그루를 가져오면서 지구상에서 가장 오래된 과일인 포도가 안성에 첫 뿌리를 내렸다. 한국 포도의 역사가 곧 안성 포도의 역사인 셈이다.안성의 포도 재배면적은 605㏊. 그 중에서도 경기와 충북, 충남의 경계지역인 서운면 일대는 안성 최대의 포도재배지이다. 180여 농가에서 약 130ha 면적의 포도를 재배한다. 특히 서운면은 차령산맥 줄기인 서운산을 병풍처럼 두르고 있어 홍수와 태풍으로부터 큰 피해를 비껴가는 지리적인 조건을 갖추고 있다. 서운면의 주요 품종은 씨 없는 거봉이지만 차별화된 기술로 흑색, 청색, 적색 등 삼색 포도를 재배한다. ●입장 거봉 포도  거봉포도는 충남 천안시 서북구 입장면이 원조다. 1968년 박문용(79)씨가 일본에서 ‘거봉’이라는 품종을 들여와 심은 것이 시초다. 이후 경북 김천, 충북 영동 등 전국으로 확산됐지만 오리지널 품종은 천안 입장이다.  입장면을 중심으로 천안에는 1200 농가가 1075㏊에서 포도를 키우고 이 중 80% 안팎이 거봉포도다. 전국 생산량의 38%, 충남의 83%를 각각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1만 472t를 생산해 모두 392억원의 수익을 올렸다.주산지인 입장농협에서는 ‘가을 단맛’이란 자체 브랜드로 판매하고 있다. 전국종합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SPC그룹 계열사 파리크라상 파스쿠찌, 가을바람을 닮은 에이드 2종 출시

    SPC그룹 계열사 파리크라상 파스쿠찌, 가을바람을 닮은 에이드 2종 출시

    파리크라상에서 운영하는 파스쿠찌가 가을을 맞아 음료 2종과 파운드 케익 등 신제품을 출시하고 관련 행사를 진행한다고 지난 3일 밝혔다. SPC그룹 계열사 파리크라상의 파스쿠찌에서 새롭게 선보인 음료는 ‘아로니아 블루베리 에이드’와 ‘유자 레몬 에이드’등 2종이다. 아로니아 블루베리 에이드는 건강함과 청량감이 특징인 음료로 아로니아는 대표 항산화물질인 안토시아닌 함량이 높아 노화방지에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자 레몬 에이드는 유자와 레몬, 탄산이 어우러져 새콤달콤하면서도 청량감이 좋은 제품이다. 유자는 비타민C가 레몬보다 3배 풍부해 감기 예방과 치료에 도움을 주고 피로 회복에도 좋은 것으로도 전해진다. 한편, 파리크라상 파스쿠찌는 신제품 출시와 더불어 해피포인트 고객에게 출시 기념 할인이벤트를 진행한다. 이번 달 7일까지 해피포인트 고객은 신제품 3종 구매 시 포인트 차감 없이 최대 20% 할인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 파리크라상의 파스쿠찌 관계자는 “가을의 선선한 바람을 닮은 에이드 2종이 무더위에 지친 몸과 마음에 휴식을 선사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김경운 기자의 맛있는 스토리텔링 2] 함흥냉면과 모리오카

    [김경운 기자의 맛있는 스토리텔링 2] 함흥냉면과 모리오카

    햇살이 쨍한 날 시원한 평양냉면을 먹는다면 우중충한 날엔 매콤한 함흥냉면을 찾기 마련이다. 함흥냉면은 흰 감자녹말 국수를 식초, 양파, 마늘, 겨자 등 갖은 양념으로 버무려 참가자미 회무침을 고명으로 얹은 냉면이다. 질긴 면발과 계란 반쪽도 빼놓을 수 없는 비빔냉면이자 회 냉면이다. 육수를 자작하게 부어도 좋다. 평양냉면에는 계란, 식초, 겨자를 넣지 않는 게 본래의 맛이다. 함흥냉면의 원조는 일제강점기 때 함경도 사람들이 즐기던 농마국수이다. 농마는 녹말의 북한 사투리다. 일제는 개마고원 근처에 군사용 목적으로 대규모 감자 농장을 조성했고, 이 감자를 흥남이나 함흥, 원산 등을 통해 일본으로 가져갔다. 북방 식재료인 감자는 그곳 생육 환경에 적합해 크기가 상당히 크고, 품질도 좋았다고 한다. 또 주민들도 값싸게 구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감자로 만든 국수에다 동해에 흔했던 가자미 회무침을 더했고, 또 주변의 항만 덕분에 남방 식재료인 고추를 구할 수 있었다. 6·25전쟁 이후 함경도 고향을 떠난 실향민들이 남한에서 함흥냉면을 만들었다. 고향의 중독성 강한 매운맛과 새콤한 회무침의 맛을 잊기 어려워 고향 사람들끼리 즐기던 맛이었다. 냉면 등 북한 음식의 전파 경로를 따지면 실향민들의 피란길이 보인다. 함경도 사람들은 1·4후퇴 때 흥남 부두를 떠나 부산에 도착했다. 전쟁이 끝나갈 무렵 고향으로 어서 돌아갈 생각에 속초에 모여들었다. 그러나 고향 길은 막혔고, 생계를 위해 속초에서 흔하던 명태 등 해산물이나 건어물을 서울에서 팔려고 중부시장 근처의 오장동에 모였다. 중부시장은 우리나라 최대의 건어물 시장으로, 억척스런 함경도 상인들이 탄탄한 상권을 형성한 곳이다. 이에 따라 부산 광복로의 ‘W점’은 처음 도착한 부산에서 터를 잡은 함흥냉면 집일 것이다. 고향에서 어머니가 만들어 주던 농마국수를 떠올리다 생계를 위해 남에게 팔기도 했을 것이다. 이제 함흥냉면은 본래 남방 식재료인 고구마 전분으로 국수를 만들고, 귀한 가자미보다 지역 사정에 맞는 홍어, 가오리, 명태 등을 사용한다. 매운맛 때문에 시원한 맛의 오이도 넣는다. W점도 고구마 전분과 가오리를 쓴다. 속초 청초호반로의 ‘H점’은 고명으로 명태를 쓰는 게 특징이다. 명태 회무침은 가자미나 가오리보다 더 부드러운 식감이 일품이어서 초보 식객들의 입맛을 사로잡는다. 그런데 요즘은 속초항 등에서 명태가 전혀 잡히지 않는 탓에 부득이 러시아산을 쓸 수밖에 없다. 서울 중부시장 근처 마른내로의 ‘H점’은 오장동 함흥냉면 골목의 원조다. H점도 가오리를 고명으로 쓰는데, 오독오독 찝는 맛이 좋다. 함경도 실향민과 함흥냉면의 전파가 부산, 속초, 서울 오장동으로 이어졌다면 평양도 실향민과 평양냉면은 의정부, 춘천, 서울 을지로·장충동 등으로 확산된다. 평양에서 보면 남쪽을 향한 직선 루트다. 아울러 황해도 실향민과 개성의 깔끔한 음식은 경기 파주를 거쳐 서울 은평·광화문 등지에서 인기를 끌게 된다. 몇 년 전 일본의 방송 프로그램에서 ‘국수 대결’을 펼친 적이 있다. 결승전 후보는 일본의 자랑인 쫄깃쫄깃한 면발의 사누키 우동과 재일교포가 만든 모리오카 냉면이었다. 전문가들은 압도적인 표차로 모리오카 냉면의 손을 들어줬다. 이 모리오카 냉면에도 가고 싶은 고향의 맛이 담겼다. 일본 동북방의 작은 마을인 모리오카에는 일제강점기 당시 징용된 함경도 사람들이 근처의 철광석 탄광에서 일했다. 힘겨운 생활에도 역시 고향의 맛을 잊지 못했던 그들은 주변에서 구할 수 있는 식재료로 농마국수를 만들어 먹었다. 아쉬운 대로 양배추로 담근 김치와 절인 오이, 돼지 편육 또는 쇠고기 수육, 수박 한 조각, 가다랑어포, 일본간장 등이 들어간다. 육수의 양이 함흥냉면보다 많고 평양냉면보다는 적은 듯하다. 맛에 생소한 우리 식객들은 “쫄면에 달짝지근한 육수를 부은 것 같다”며 고개를 갸우뚱할 수 있지만, 지금 일본인들은 그 맛에 열광하고 있다.   <감자> 고려 정치인 정몽주  백옥의 살갗 섬세하여 처음엔 씹기에 좋고  신령한 액은 짙게 끓여 역시 먹을 만하구나  점점 들어가다 아름다운 경치 멀다 알았어도  세상맛을 가져다가 저것에 비교해 보지 말라 김경운 전문기자 kkwoon@seoul.co.kr
  • [식음료 특집] 던킨도너츠, 새콤달콤한 블루큐브

    [식음료 특집] 던킨도너츠, 새콤달콤한 블루큐브

    던킨도너츠는 시원한 색감과 새콤달콤한 맛의 음료수 ‘블루큐브’로 더위에 지친 소비자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지난 5월 여름 계절 음료로 출시된 블루큐브는 석 달 만에 100만 잔 넘게 팔렸다. 이 음료수는 보기만 해도 시원한 파란빛이 특징이다. 레몬맛 나는 파란 얼음으로 만든 블루큐브에는 지구에서 가장 오래된 해조류인 스피룰리나에서 추출한 천연색소가 들어갔다. 레몬과즙도 포함돼 얼음이 녹아도 상큼한 맛이 끝까지 유지된다는 게 업체의 설명이다. 블루큐브는 푸른 빙하를 닮은 ‘블루 빙하 크러쉬’(3900원), 노란 레몬 쿨라타와 블루큐브의 이색적인 조화가 돋보이는 ‘블루 하와이안 크러쉬’(4400원), 레몬 속 푸른 바다를 주제로 한 ‘블루 레몬에이드’(4200원), 소설가 헤밍웨이가 좋아했다는 칵테일 모히또의 맛을 재현한 ‘블루 모히또 에이드’(4200원) 등 4종으로 구성돼 있다. 쿨라타는 과즙 등을 얼린 뒤 갈아낸 슬러시 음료다. 던킨도너츠는 블루큐브 100만 잔 판매를 기념해 여름 분위기를 강조한 레게 콘셉트를 담은 한정판 음료(스페셜 에디션)를 새로 내놓았다. 레몬과 딸기, 바나나에 블루 크러쉬를 더한 ‘트리플 레게블루’와 청포도 봉봉, 자두 코코, 블루 크러쉬가 어우러져 식감이 재미있는 ‘트리플 피스블루’ 등 두 가지다. 가격은 모두 4900원이다.
  • 해외여행 | Ohana Time in Hawaii 필사적 하와이 가족여행①Driving, Shopping

    해외여행 | Ohana Time in Hawaii 필사적 하와이 가족여행①Driving, Shopping

    오하나Ohana는 하와이 사람들이 아끼고 사랑하는 말이다. 알로하Aloha·안녕하세요, 마할로Mahalo·감사합니다 못지않다. 가족이라는 뜻이다. 하와이 오아후섬에서 가족과 함께 오하나 타임Ohana Time을 누렸다. 아빠는 해외 첫 렌터카 여행에 성공했고 엄마는 쇼핑에 빠졌으며, 딸은 모든 것에 마냥 신났다. 오붓했기에 더 필사적이었던 하와이 가족여행기. 오아후Oahu는 하와이를 이루는 6개의 큰 섬 중 가장 번화하고 제일 유명하다. 가보지는 않았어도 누구나 다 아는 와이키키Waikiki를 품고 있고 진주만Pearl Harbour을 안은 섬이다. 호놀룰루국제공항이 있으니 하와이의 관문이기도 하다. 6개 섬 중 세 번째 규모라지만 우리나라 제주도와 맞먹으니 결코 작지 않다. 그래서 렌터카는 필수다. 외곽 구석구석 자유롭고 빠르게 누빌 수 있다. 오아후는 쇼핑의 명소로도 명성이 높다. 초대형 쇼핑몰과 수많은 명품 브랜드, 아웃렛과 할인점이 진을 치고 있다. 서핑의 발상지인 와이키키에서 맘껏 해양 액티비티를 즐긴 뒤에는 산악 액티비티로 오아후의 산과 바다를 모두 즐길 일이다. 하와이 전통 축제를 만난다면 운이 좋은 것이다. www.visit-oahu.com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Ohana Time Driving 정처 없이 오아후 렌터카 일주 호놀룰루공항에서 렌터카를 빌리는 동안 아내와 딸은 뒤에서 연신 희희낙락 재잘재잘 생애 첫 하와이에 감동한다. 그래 마음껏 누려라 오랜만의 해외 가족여행이니…. 최대한 익숙한 척 렌터카 계약을 진행하지만 ‘긴장 게이지’는 최고치다. 하와이도 처음이고 해외 렌터카여행도 처음이어서다. 그래도 보란 듯이 허세를 부린다. 좀 더 큰 차로 바꾸겠어요! 누적주행거리가 채 1,000마일1,600km도 되지 않는 신형 링컨 MKZ, 우~와! 가족이 만족하니 긴장도 누그러진다. 첫 목적지는 호놀룰루 시내의 초대형 쇼핑몰 알라 모아나 센터Ala Moana Center. 주차공간도 넓고 게다가 무료이니 호텔 체크인 전 들러 간단히 요기도 하고 한숨 돌리기 좋다는 조언에 충실한 결정이다. 도착하니 때마침 중앙무대에 펼쳐지는 무료 훌라 공연! 가족 모두 하와이구나 실감한다. 자신감을 연료로 채우고 오아후 렌터카 일주에 나선다. 섬 동남부 와이키키에서 시계 반대 방향으로 섬을 감고 돌기로 한다. 올해 봄쯤, 중학생 된 기념으로 딸보다 한 발 앞서 하와이 가족여행을 다녀온 딸의 친구가 틈만 나면 ‘카톡’을 띄운다. 새우트럭 갈릭새우는 꼭 먹어라. 돌 농장 파인애플 아이스크림 환상적이야. 진주만도 좋더라. 와이키키는 밤에도 멋져…. 마치 미션 지령 같다. 더 이상 미션을 보내지 못하도록 섬을 샅샅이 훑어보겠다, 운전대를 쥔 손이 비장하다. 하와이, 타히티, 피지, 통가, 사모아 등 태평양의 여러 섬들을 합쳐서 폴리네시아Polynesia라고 부른다, 폴리네시안 문화센터PCC는 이들의 문화와 전통을 한자리에 모아 소개하는 대규모 민속촌 같은 곳이다, 전통공연과 체험거리도 많다…. 애쓴 설명을 딸은 귓등으로 듣는다. 다음에 나올 새우트럭에 대한 조바심에서다. 친구가 얼마나 자랑했으면…. 별 수 없다. PCC에 새로 들어선 후킬라우 마켓플레이스Hukilau Marketplace만 선택하고 집중한다. 아기자기한 가게마다 폴리네시안 색채 물씬한 물건을 팔고, 레스토랑은 허기를 부추긴다. 이곳의 대표 레스토랑 파운더스Pounders에서 하와이 전통요리 포케Poke를 맛본다. 참치를 깍두기처럼 썰어 양념에 버무린 음식이다. 맛나구나, 만족하며 PCC에 대한 아쉬움을 달랜다. 새우트럭은 느닷없이 나타난다. PCC에서 20분쯤 달리면 카후쿠Kahuku 마을인데, 어느 순간 지오반니Giovanni’s 글자가 선명한 푸드트럭이 공터에서 툭 불거진다. 노스쇼어North Shore 쪽에 있는 서너 개의 새우트럭 중 원조로 꼽힌다는 그 카후쿠 지오반니 새우트럭이다. 조금 전 PCC에서 배불리 먹었잖아, 마늘양념 쉬림프 스캠피Shrimp Scampi 한 접시만 주문한다. 어라, 새콤매콤 맛있는걸. 한 접시 더? 고민하다 관둔다. 83번 도로는 동부 해안 중간쯤에서 바다와 만나는데 북쪽 노스쇼어를 정점으로 찍고 서부 해안 중간으로 내려올 때까지 바다와 동행한다. 그야말로 바다, 바다, 바다…. 전문 서퍼들의 성지라는 평판에 어울리게 노스쇼어 해안의 파도는 기세등등하다. 모래 고운 해변들도 불쑥불쑥 스쳐지나간다. 무섭지도 않나봐, 바위절벽에서 사람들이 다이빙한다며 딸과 아내가 호들갑이다. 오아후를 찾은 젊은 혈기라면 한 번씩 뛰어내린다는 와이메아 베이 비치Waimea Bay Beach Park이겠거니 차를 세우려 하지만 빈틈이 없다. 조금 전 여기보다 덜 복작대는 해변에 멈추길 잘했다 안도한다. 잘게 간 얼음가루 위에 빨강 노랑 파랑 무지갯빛 시럽을 뿌린 아이스크림인 셰이브 아이스Shave Ice가 탄생한 마을이자, 빈티지 느낌 물씬한 가게와 카페들이 즐비해 ‘노스쇼어의 빈티지 마을’로 불리는 할레이바Haleiwa를 가리키는 표지판이 점점 가까워 온다. 들를까 말까, 속으로 잠깐 고민하다 그냥 지나친다. 미션 수행이 우선이지 않은가! 여기서 절약한 시간은 돌 농장Dole Plantation에서 기다란 대기 줄을 참고 파인애플 아이스크림을 주문하는 데 사용한다. 딸은 아이스크림 맛에 감탄사 연발 후 인증사진 찍는 데 여념이 없다. 진주만에서도 그렇게 열심이면 얼마나 예쁠까마는, 도통 역사에는 관심이 없다. 1941년 12월7일 일본군이 이곳 진주만에 정박해 있던 미군 함대를 공격했고 그래서 미국이 2차 세계대전에 뛰어들게 됐는데 이게 역사적으로 어쩌니 하려다 문득 보니, 딴 짓 한창이다. 바닥의 대형 세계지도에 새겨진 ‘Territory of Hawaii, Pearl Harbor’에 자기의 두 발을 넣고 찰칵찰칵. 하루 종일 딴 짓이 과했던 탓인지 와이키키로 되돌아가는 길 내내 존다. 그래 좀 자 둬, 밤에는 와이키키 비치를 산책할 거니까! 폴리네시안 문화센터 www.polynesia.co.kr 돌 농장 www.dole-plantation.com 진주만 www.pearlharborhistoricsites.org ●Ohana Time Shopping 하와이에서 여자는 모두 쇼퍼홀릭 알라 모아나 센터의 무료 훌라 공연이 끝나자 아내와 딸은 기다린 듯 탐색에 나선다. 들뜬 설렌 신난 그런 기색이다. 세계 최대 규모의 야외 쇼핑몰이라니 그럴 만도 하다. 대형 백화점이 4개나 들어와 있대, 니만 마커스Neiman Marcus, 노드스트롬Nordstrom, 메이시스Macy’s 그리고…. 어느 틈에 한국어 홈페이지www.alamoanacenter.kr를 찾았는지 딸이 폰을 더듬대며 읽으니 아내는 속사포다. 명품 브랜드 천지네. 구찌, 루이비통, 샤넬, 프라다, 티파니, 불가리, 코치…. 딸도 아는 브랜드를 더 발견한다. 아베크롬비, 크록스, 리바이스…. 쭈뼛쭈뼛 뒤를 따라가니 낯선 브랜드 익숙한 브랜드 모르는 브랜드 줄을 잇는다. 의류, 구두, 신발, 쥬얼리, 화장품, 액세서리, 기념품, 안경, 스포츠용품, 레스토랑까지 없는 게 없다. 20만 평방미터(6만평) 규모에 매장만 300개라는 설명을 몸소 걸으며 눈으로 직접 확인하기에는 너무 넓고 또 많다. 그래도 그 유명하다는 니만 마커스 백화점의 레스토랑 마리포사Mariposa는 살짝 구경하고 싶다. 마리포사는 스페인어로 나비라는 뜻. 레스토랑 천장은 나비 모양 모빌의 날갯짓으로 우아하다. 허기진 김에 1층 푸드 코트에서 요기한다. 마리포사보다는 덜 우아하지만 음식점이 30개는 족히 되니 뭘 고를까 고민마저 즐겁다. 허기가 가시니 쇼핑몰 탐색이 탐색만으로 끝나지는 않을 것이라는 예감이 솟구친다. 아니나 다를까, 저기 있다! 아내가 가리킨 곳은 난생 처음 보는 브랜드, 토리 버치Tory Burch. 미국 제품을 미국에서 사니 한국보다 훨씬 저렴하단다. 분홍 구두 하나 사더니 최소 10만원은 벌었다며 뿌듯해한다. 분명 돈을 썼는데 왜 벌었다고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다음날 딸마저 다시 가자고 떼쓴다. 자기가 고른 재료와 액세서리로 자기만의 플립플롭을 만드는 가게가 계속 아른거린다나. 엄마도 덩달아 만든다. 자기들이 만든 플립플롭을 신고 까르르 웃는 모녀가 보기 좋아 함께 웃는다. 여기는 여자를 홀리는 뭔가가 있나 보다 확신하며…. 틈이 생겨 쇼핑을 하는 건지 쇼핑을 위해 틈을 내는 건지 애매할 정도로 쇼핑이 잦다. 그만큼 쇼핑 스폿이 많다. 와이키키에서 자동차로 30~40분은 가야 하지만 와이켈레 프리미엄 아웃렛Waikele Premium Outlet을 그냥 지나칠 수 없다. 한참을 고르고 대리 구매하고 선물도 사니 쇼핑백이 한 짐이다. 딸도 매장을 전전하다 어디선가 운동화를 사들고 나타난다. 와이키키 비치와 나란히 늘어선 호놀룰루의 대표적인 거리 칼라카우아 애비뉴Kalakaua Avenue에는 명품 브랜드숍과 쇼핑몰이 즐비해 걸음걸이가 더디다. 초콜릿이나 마카다미아넛 같은 소소한 선물도 살 겸 밤에 월마트에 다녀오자는 제안에 이르러서는 너무 하다 싶어, 하와이 전통맥주 롱보드Long Board를 시켜 단숨에 들이킨다. 운전하지 않겠다는 무언의 항의. 쇼핑보다 맥주인 남자를 남겨두고 운전 못하는 여자 둘은 용케도 월마트에 다녀온다. 알라 모아나 센터 www.alamoanacenter.kr 니만 마커스 www.neimanmarcushawaii.com 와이켈레 프리미엄 아웃렛 www.premiumoutlets.com 하와이 최대 규모의 쇼핑몰인 알라 모아나 센터. 백화점 4곳이 입점해 있고 300개 브랜드와 레스토랑을 만날 수 있다 글·사진 김선주 기자 취재협조 하와이관광청 www.gohawaii.com/kr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 [新국토기행] 전남 광양시

    [新국토기행] 전남 광양시

    포스코 광양제철소와 광양항, 광양컨테이너부두 등이 있는 전남 광양시는 국제 철강·항만 도시로 유명하다. 전남 지자체 중 재정자립도가 가장 높다. 백두대간에서 내려온 호남 정맥이 천리 여정을 마무리 짓는 식물 생태계의 보고 백운산과 빼어난 자연경관이 돋보이는 섬진강에 둘러싸여 있다. 천혜의 입지 조건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 광양항을 활용해 동북아 비즈니스의 거점 도시로 발전하고 있다. 광양시는 국내총생산(GDP)의 10%를 차지한다. 이런 여건을 기반으로 일자리 창출 도시로 발전하고 있다. 2018년까지 1000만 그루의 꽃과 조경수를 심어 쾌적하고 아름다운 녹색·생태 도시로의 변신도 꿈꾼다. ‘어린이 보육재단’을 설립해 어린이를 키우고 교육하기 좋은 행복 도시로 거듭나 유니세프 아동친화도시로 성장하기 위한 정책도 펴고 있다. [볼거리] ●원시림을 끼고 흐르는 맑은 물 ‘백운산 4대 계곡’ 백운산(해발 1222m)은 하늘이 보이지 않을 만큼 울창한 원시림을 끼고 흐르는 맑고 깨끗한 4대 계곡으로 유명하다. 정상인 상봉에서 동쪽으로 매봉, 서쪽으로 따리봉, 도솔봉, 형제봉으로 이어지는 주 능선과 각각 20㎞ 능선을 따라 성불·동곡·어치·금천계곡 등 4대 계곡이 수려한 풍광을 자랑한다. 여름철 최고 피서지로 꼽힌다. 한반도 남단 중앙부에 우뚝 솟은 백운산은 봉황, 돼지, 여우의 세 가지 신령한 기운을 간직한 영산으로 불린다. 백두대간에서 갈라져 나와 호남 벌을 힘차게 뻗어 내린 호남 정맥을 완성하고 섬진강 550리 물길을 갈무리한 명산이다. 온대에서 한대까지 980종 이상이 분포하는 식물 생태의 보고다. 한라산 다음으로 식물 분포가 다양해 자연생태계 보전 지역으로 지정됐다. 정상에서는 장쾌한 지리산 주 능선과 남해안 한려수도, 광양만의 환상적인 조망을 볼 수 있다. 백운산에서만 자생하는 것으로 알려진 백운란, 백운쇠물푸레, 백운기름나무, 나도승마, 털노박덩굴 등의 희귀 식물과 단풍나무과에 속하는 고로쇠나무의 수액도 자랑거리다. 봄에는 철쭉과 신록, 여름에는 계곡과 녹음, 가을엔 단풍, 겨울에는 설경으로 사계절 언제 찾아도 만족감을 준다. ●봄 향기 가득한 ‘광양매화마을’ 다압면에 있는 매화마을(섬진마을)은 이른 봄이 되면 마을 주변 밭과 산 능선이 온통 새하얀 매화로 눈부신 곳이다. 10만 그루에 달하는 매화나무가 꽃망울을 터뜨리기 시작하는 3월이 되면 봄맞이 관광객으로 붐빈다. 매화마을에는 홍쌍리씨가 운영하는 국내 최대 매실농원인 청매실농원이 있다. 매화나무 집단 재배를 전국에서 가장 먼저 시작한 청매실농원에서는 매실 식품을 만드는 데 쓰는 전통 옹기 2500여개가 농원 뒤편 왕대숲과 함께 분위기를 돋운다. 최근 심은 구절초와 벌개미취, 맥문동 등이 계절마다 장관을 이룬다. 잘 다듬어진 산책로와 ‘천년학’ 등의 영화 촬영 명소인 초가집도 시선을 끈다. ●따스한 햇볕 힐링 숲 ‘백운산 자연휴양림’ 옥룡면 백운산자연휴양림은 36㏊ 규모로 매년 2만명 이상이 찾을 만큼 여름 피서지로 인기가 높다. 인공림과 천연림이 조화를 이뤄 융단처럼 펼쳐져 있다. 적송, 소나무, 삼나무와 편백 숲속 계곡은 감탄을 자아낸다. 황토방, 종합숙박동, 삼림욕장, 야생화단지, 야영장, 생태체험관, 생태습지, 황토길 등 휴양시설도 다양하게 구비돼 있다. 체험, 휴양, 힐링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 인근에는 선각국사 도선(827~898)이 35년간 수도하던 옥룡사지(국가사적 제407호)가 있으며 초봄이면 옥룡사지 주변을 둘러싼 7000여 그루의 동백꽃(천연기념물 제489호)이 만개해 장관을 이룬다. ●광양만 한눈에 담는 ‘구봉산 전망대’ 해발 473m의 구봉산에 있는 전망대에서는 광양시 전역과 광양제철소, 여수국가산업단지, 광양항은 물론 여수와 순천, 하동, 남해 등 광양만권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다. 광양만의 멋진 야경을 볼 수 있는 관광 명소다. 정상에는 9.4m의 봉수대가 있어 새로운 일출 명소로 각광받고 있다. 산책로, 포토존 등의 편의시설을 잘 갖췄다. 이색적인 볼거리로는 광양을 상징하는 빛, 철, 매화를 소재로 만든 디지털봉수대가 있다. 상단부에는 발광다이오드(LED) 조명등과 투광등을 설치해 야간 경관과 위치를 표시하고 하단부에는 매화꽃 모양의 감성등, 유도등, 횃불 보행등 및 투광등을 설치했다. 구조물이 생동감 있어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윤동주 시인의 유고 품었던 ‘섬진강 망덕포구’ 전북 진안에서 발원한 섬진강은 전라도와 경상도의 젖줄이다. 우리나라 5대 강 중 가장 수질이 맑은 것으로 알려졌다. 청정 물고기의 대명사인 은어가 떼 지어 다니고 재첩과 실뱀장어가 대량으로 서식한다. 섬진강은 모래가 많아 다사강(多沙江)으로 불리다 고려 말 왜구의 침입을 막은 두꺼비 전설에서 유래해 섬진강(蟾津江)으로 명명됐다. 섬진강 끝자락에는 윤동주 시인 유고를 품었던 망덕포구가 자리한다. 윤동주(1917~1945) 시인의 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친필 원고를 보존, 전래한 정병욱 가옥으로 유명하다. 윤동주는 연희전문학교를 졸업한 1941년에 이 시집을 발간하려 했으나 실패하고, 일본으로 건너가기 전 하숙집 후배였던 정병욱(1922~1982)에게 원고를 맡겼다. 정병욱은 학병으로 끌려가기 전 어머니에게 원고 보관을 당부했고 그의 집에서 보존해 오다가 8·15 광복 후 1948년에 간행됐다. 진월면 망덕리에 있는 정병욱 가옥은 2007년 등록문화재 제341호로 지정됐다. ●세계最高 주탑의 현수교 ‘이순신대교’ 광양과 여수시를 연결하는 총연장 2260m, 왕복 4차선 교량이다. 주탑과 주탑 사이가 1545m로 국내 최장, 세계 4위다. 1545m로 설계한 것은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탄신 해인 1545년을 기념한 것이다. 양쪽 주탑 높이는 270m로 서울 남산과 63빌딩보다 높아 콘크리트 주탑으로는 세계 최고 높이다. 광양의 새로운 랜드마크이자 관광 명소로 자리잡고 있다. 여수국가산단과 광양항 사이 직선 길이 뚫리면서 이동 거리가 60㎞에서 10㎞로, 이동 시간은 80분에서 10분으로 단축됐다. [먹거리] ●천하일미 마로화적 ‘광양불고기’ 청동화로에 참숯을 피워 구리 석쇠에 구워 낸 광양불고기는 ‘천하일미 마로화적’으로 일컬어질 정도로 유명한 전통음식이다. 광양으로 유배 온 선비들이 귀양에서 풀려나 다시 관직에 복귀한 뒤에도 이 맛을 못 잊어 천하일미 마로화적(마로는 광양의 옛 지명)이라며 그리워했다고 한다. 비결은 얇게 다진 소고기와 집집마다 특색 있는 양념을 살짝 버무린 데 있다. 매년 10월은 코스모스가 만개한 아름다운 서천변을 배경으로 전통숯불구이축제가 열린다. 전국 어디를 가더라도 광양불고기라고 칭한 식당을 볼 수 있으나 원조에 미치지 못한다고 한다. 20여개의 숯불구이집이 몰려 있는 서천변엔 ‘불고기 특화거리’가 조성됐다. 주말은 물론 평상시에도 예약은 필수다. ●전통 발효떡 ‘광양기정떡’ 기정떡은 증편(여름에 먹는 떡 종류)의 지역 방언으로, 쌀과 막걸리를 발효시켜 만든 것이다. 고명으로 대추와 건포도 등을 얹는다. 특유의 부드러운 질감과 독특한 맛이 일품인 광양의 대표 떡이다. 발효 과정에서 부풀어 올라 공기층이 형성돼 포실한 식감과 쫀득하면서도 손에 붙지 않고 새콤한 맛이 특징이다. 4월 말부터 10월 초까지 판매되는 광양기정떡은 막걸리가 발효되는 더운 날씨에만 먹을 수 있는 음식이다. 여름 성수기에는 광양기정떡을 사려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명성이 높아 전국에 광양기정떡이라는 상호로 장사하는 떡집이 많다. 최초의 한글 조리서인 ‘음식디미방’에도 실려 있는 등 400년 이상의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광양 맛의 진수 ‘닭숯불구이’ 손질된 닭을 간장, 마늘, 깨 등 갖은 양념에 재어 참숯불에 구워 먹는 광양 지역만의 독특한 요리로 맵지 않아 아이들도 좋아한다. 매년 초봄에는 원조 백운산 고로쇠와 함께 닭숯불구이를 찾는 사람들이 많다. 무더운 여름철 또한 백운산 4대 계곡을 찾는 관광객들과 시민들이 인근 맛집에서 즐겨 먹는 음식으로, 해마다 그 맛을 잊지 못하고 다시 찾곤 한다. ●최고 스태미나 ‘숯불장어구이’ 광양만은 섬진강과 남해가 합류하는 지역으로 예부터 ‘아나고’라 불리는 붕장어 구이가 유명하다. 장어는 단백질,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해 성인병을 예방하고 허약 체질을 개선하는 식품이다. 광양 장어구이는 숯불에 구워 맛이 더 좋다고 한다. 초남 선창가에 전문 음식점들이 있다. ●국민 건강음료 ‘광양매실차’ 광양 매실은 전국 최고 일조량, 백운산과 섬진강의 맑은 물, 유기물이 풍부한 토양 등 천혜의 자연조건을 품고 재배된다. 오랜 경험과 노하우를 통해 생산된 광양 매실은 구연산과 칼슘 함량이 높고 향이 진해 품질이 매우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새콤달콤한 매실은 피로 해소와 해독·살균 작용이 뛰어나다. 농축액으로 만든 뒤 여름에는 시원한 물에, 겨울에는 따뜻한 물에 타서 마시는 건강 음료다. 광양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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