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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신 중 주3회 생선 섭취땐 태아 위험”

    임신부가 생선을 자주 먹으면 태아가 수은에 노출돼 위험할 수도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5일 경상대학교 해양식품공학과·해양산업연구소가 경남 통영지역 임신부 159명을 대상으로 2010년 10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생선 소비와 제대혈의 수은 농도 관계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조사대상의 10%가 넘는 17명의 제대혈 수은 함량이 세계보건기구(WHO) 허용기준(5.0ppb)을 초과했다. 제대혈 수은 함량이 WHO 허용치의 3배에 달하는 14.8ppb가 검출된 경우도 있었다. 이 내용은 최근 ㈔한국식품위생안전성학회 학회지에 ‘통영지역 임산부의 생선섭취가 제대혈의 수은 농도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제목으로 실렸다. 일주일에 3회 이상 생선을 섭취한 임신부의 제대혈 수은 함량 평균치는 생선을 먹지 않은 임신부의 2.6배에 달한 것으로 분석됐다. 고등어, 갈치, 참치, 광어 등 다양한 어종이 포함됐지만 어종별 수은 농도의 차이는 없었다. 요리 방식에서 뼈나 내장이 들어가는 국이나 찌개가 구이나 회보다 수은 검출량이 다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선진국에서는 임신부 등에게 생선 섭취 횟수와 섭취량을 제한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심해성 어류는 0.5mg/kg, 그 밖의 어류는 1.0mg/kg으로 기준을 정하고 있을 뿐 임신부에 대한 기준제정이 필요한 실정이라고 논문은 지적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지난해 10월 참치,황새치 등 심해성 어류에는 메틸수은 함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임신부나 가임여성, 수유모, 유아 등은 주 1회, 100g 이하로 섭취하라는 지침을 내놨다. 최종덕 경상대 해양식품공학과 교수는 “고등어 등 등푸른 생선은 오메가-3 등 불포화지방산과 비타민,무기질 등 건강에 좋은 성분이 많이 함유됐지만 임산부나 환자들이 섭취할 경우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통영 연합뉴스
  • 낚시로 잡은 청새치 잡아먹는 뱀상어 포착

    낚시로 잡은 청새치 잡아먹는 뱀상어 포착

    낚시로 잡은 물고기를 상어가 와서 낚아채간다면… 사람에게 낚인 청새치가 다시 상어에게 먹히는 무시무시한 장면이 호주 케언즈 해역에서 카메라에 포착됐다. 데일리미러 등 해외언론은 지난 4일(현지시간) 유튜브에 영상으로 올려진 청새치를 놓고 벌어지는 인간과 상어의 싸움을 보도했다. 영상을 보면 보트 위에서 낚시를 하던 3명의 사람들이 지구상에서 가장 빠른 물고기 중에 하나인 청새치를 낚는데 성공한다. 그러나 그 기쁨도 잠시 주위 물결과 보트는 갑자기 심하게 요동을 치기 시작한다. 낚시바늘에 걸린 청새치를 잡아먹기 위해 상어들이 나타난 것. 이 상어는 난폭한 것으로 유명한 뱀상어(Tiger Sharks)로 두마리가 나타나 사람들이 잡은 청새치를 신나게 포식했다. 결국 사람들이 낚아올린 것은 청새치의 대가리 뿐. 이같은 장면은 당시 낚시에 나선 일행 중 한명이 촬영한 것으로 다소 허탈한(?) 심정을 담아 1년 여전 유튜브에 게재했다가 뒤늦게 언론을 통해 알려져 화제로 떠올랐다. 인터넷뉴스팀
  • 청원군 여중생 교실서 추락

    2일 오후 1시 25분쯤 충북 청원군 강내면의 한 중학교 4층 교실에서 3학년 A(15)양이 콘크리트 바닥으로 떨어졌다. A양은 얼굴과 골반 등을 크게 다쳤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단국대 천안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전날 급식소에서 다른 친구 3명과 새치기를 하다 적발된 A양은 3학년 교실 쓰레기통을 치우라는 벌칙을 따르다 이날 점심시간에 자신의 교실 위층에 있는 다른 교실에 갔다가 뒤쪽 창문을 통해 밖으로 떨어졌다. 이 상황을 목격한 한 학생은 “교실로 들어서는데 A양이 유리창가에 설치된 안전봉을 잡고 밖으로 뛰어내리는 것 같았다.”고 진술했다. 당시 교실에 있던 5명은 복도 쪽에서 엎드려 자고 있거나 교실 앞쪽에서 큐빅 맞추기 놀이를 하고 있어 A양이 떨어지는 것을 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A양은 평소 명랑한 성격에 교우관계도 좋아 학급 부반장을 맡고 있다. 경찰은 유리창가에 이중으로 안전봉이 설치돼 있고 떨어질 당시 뒤쪽 창문 가까이에 아무도 없었던 점으로 미뤄 스스로 뛰어내린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A양이 얼굴을 다쳐 말을 못해 조사가 어려운 데다 유서 등도 발견되지 않아 투신한 동기를 밝히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학교생활, 친구관계 등을 감안할 때 학교폭력이나 왕따와는 무관한 것으로 보이나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원인을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청원 남인우기자 niw7263@seoul.co.kr
  • [깔깔깔]

    ●멀구의 한마디 유치원에서 단체로 양계장에 견학을 갔다. 마침 부화기라 여기저기에서 병아리들이 알을 깨고 나와 삐약거리고 있었다.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말했다. “자, 여러분들이 좋아하는 예쁜 병아리가 어떻게 태어나는지 이제 알겠죠?” “네, 선생님.” 모두 힘차게 대답하는데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고 삐약거리는 병아리만 쳐다보던 멀구. “그런데요, 선생님. 저 병아리들은 언제 알 속에 들어 갔대요?” ●난센스 퀴즈 ▶펭귄왕이 묻힌 능 이름은? 썰릉. ▶독일의 막가파 두목이름은? 칼 막 휘둘러. ▶새치기를 하면? 새가 아파요. ▶이탈리아에서 가장 마른 사람은? 말라깨니아.
  • 대왕오징어가 지구상 가장 큰눈 가진 이유?

    대왕오징어가 지구상 가장 큰눈 가진 이유?

    대왕오징어 같은 대형 오징어가 지구 상에서 가장 큰 눈을 갖게 된 이유가 밝혀졌다고 15일(현지시각) 사이언스데일리와 BBC 뉴스 등이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대형 오징어는 포식자인 향유고래를 사전에 발견하고 회피하기 위해 큰 눈으로 진화했다. 네덜란드와 스웨덴 국제 연구팀은 거대 두족류의 물리적, 생물학적 모델을 토대로 큰 눈을 갖게 된 이유를 연구했다. 연구팀은 오징어 눈의 모양새와 크기가 포식자인 향유고래를 식별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이는 향유고래가 접근할 때 그 큰 몸집 때문에 플랑크톤 같은 생체발광 동물들이 교란돼 미세한 빛을 발하는데 이때 오징어는 멀리서 미리 이를 식별하고 피할 수 있다는 것. 대형 오징어에는 거대오징어와 대왕오징어가 있다. 이들의 몸무게는 성인 5명 정도에 해당하며, 그 크기는 큰 황새치에 견줄 만하다. 황새치의 눈이 소프트볼 크기 정도인 지름 7.6cm이지만, 대형 오징어류의 눈 크기는 지름 27cm로 농구공 정도 크기라고 한다. 이에 대해 연구를 이끈 스웨덴 룬드대학 생물학자 댄 에릭 닐슨 박사는 “의미 없이 (눈이) 커질 것으로 생각하긴 어렵다”면서 “이렇게 큰 눈은 신체에 부담되며 무언가 이유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오징어의 큰 눈을 설명하기 위해 연구팀은 실제 포획된 오징어를 연구 대상으로 삼았다. 또한 물의 청결도와 오징어가 서식하는 수심 300~1,000m 깊이에 해당하는 빛의 양에 대한 자료를 수집했다. 이 같은 정보를 토대로 수학적인 모형화를 시행했다고 한다. 연구팀에 따르면 대형 오징어는 (자신보다 눈이 작은) 비슷한 크기의 바다생물과 비교해 더 많은 빛을 받아들인다. 오징어의 눈이 커진 이유는 미세한 빛을 받아들여 어두침침한 바닷속에서 작은 명암의 대비도 감지할 수 있는 능력을 향상하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말했다. 포식자인 향유고래는 오징어를 찾기 위해 끊임없이 수중 음파를 내지만 두족류는 이를 듣지 못한다. 그렇다고 대형 오징어가 향유고래의 접근을 앉아서 당하는 것은 아니다. 이들 오징어의 큰 눈은 고래의 움직임에 주위에 있던 플랑크톤의 미세한 빛을 식별하는데 미식축구 구장의 길이에 해당하는 약 120m까지 빛을 볼 수 있다고 한다. 이에 대해 영국 서식스 대학 동물학자 미카엘 랜드는 큰 척추동물이 상대적으로 작은 눈을 갖게 된다는 성장 법칙이 두족류에게는 적용되지 않을 수 있다면서 우연히 커졌을 수도 있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현대 생물학’(Current Biology) 15일자에 소개됐다. 사진=사이언스데일리 윤태희기자 th20022@seoul.co.kr
  • 긴테쓰 레일패스-미에三重에서는 코끝이 차갑다, 찡하다

    긴테쓰 레일패스-미에三重에서는 코끝이 차갑다, 찡하다

    TRAIN PASS 긴테쓰 레일패스 미에三重에서는 코끝이 차갑다, 찡하다 겨울은 겨울답게 추워야 제맛이라 생각했지만 영하로 뚝뚝 떨어지는 서울의 겨울이 밉살스러워질 무렵, 미에에 발을 내디뎠다. 겨울에도 좀처럼 영하로 내려가는 일은 없다지만 미에의 겨울도 두툼한 옷매무새를 매만지게 할 만큼 차갑긴 하더라. 그것도 잠시. 밤하늘에 꽃핀 나바나노사토의 일루미네이션과 일본인들이 일생에 꼭 한 번 걸음해 태양신의 기운을 받는다는 이세신궁 그리고 수많은 눈의 보살핌으로 별이 되어 뭍으로 돌아온다는 해녀들의 이야기 등 미에의 겨울은 마음을 먼저 스르르, 이내 몸도 사르르 녹아들게 했다. 나는 어깨가 맞닿은 낯선 사람들과 함께 두 손을 모으고 읊조리기 시작했다. ‘나를 기꺼이 보살펴 주세요.’ 마음을 토닥여 주는 미에의 겨울에 안겨 본다. 에디터 트래비 글·사진 Travie writer 서진영 취재협조 일본 정부 국토교통성 긴키 운수국 하늘의 별이 부럽지 않은 나바나노사토의 일루미네이션 터널. 반짝이는 불빛 아래서 나지막이 소원을 빌어 본다 #1 반짝반짝, 고운 빛깔 머금은 미에의 품에 안기다 겨울철 일루미네이션만큼 좋은 볼거리가 또 있을까마는 내심 이 인공의 불빛을 탐탁지 않게 여기는 이들도 적지 않다. 화려하게 빛을 발할수록 그 사이를 흐르는 전류가 떠올라 머리카락이 더욱 쭈뼛 서고, 낮 동안에 그대로 드러나는 가느다란 전선들 또한 곱게 보이지가 않기 때문이 아닐까. 그런데 입이 딱 벌어졌다. 찬란했다. 낮에는 해를 머금은 미에의 산과 들, 그 안에 소복이 들어앉은 꽃과 나뭇잎이, 밤에는 그 위에서 반짝이는 색색의 전구들이 또 다른 빛깔을 자아냈다. 나가라가와 강변의 아름다운 정원 ‘나바나노사토’의 하루는 그렇게 물들어 있었다. 이른 봄, 매화와 벚꽃을 시작으로 수국, 창포, 코스모스가 피고 지는 마을 나바나노사토는 화려함 그 자체다. 1년 내내 1만2,000포기의 베고니아로 가득한 온실은 짐짓 떠름하게 지었던 표정마저 활짝 피게 했다. 땅은 물론 온실 천장에도 주렁주렁 맺힌 꽃송이가 신기했는지 입을 헤벌린 아이의 고사리 같은 손이 허공을 찌른다. 어째 하늘에 꽃이 피었는지 신기한가 보다. 이 순간을 추억하려는 카메라 셔터 소리도 끊이질 않는다. 뒤로 핀 꽃처럼 함박웃음 띈 자연스러운 모습이면 좋을 텐데, 어쩐지 기념사진을 찍는 모양새들이 약속이나 한 듯 부동자세. 그렇게 한 번 더 웃는다. 나바나노사토는 아름다운 꽃 가까이에서 여유롭게 먹을거리를 즐길 수 있는 공원으로 곳곳에 레스토랑과 카페, 먹을거리 노점이 있어 노니는 즐거움이 배가 된다. 요기를 해볼까 하고 가게 마루에 걸터앉았다. 먹기 좋게 구운 찹쌀떡 한 입 그리고 따끈한 차 한 모금. 채플 뒤쪽에 있는 노천족탕에 발을 담그고 산책의 노곤함을 달래는 것은 또 어떤가. 차가운 공기에 부르르 떨리던 몸이 스르르 풀리고 만다. 그러는 동안 짧은 겨울 해가 조금씩 사그라지고 꽃송이 뒤로 새치름한 불빛이 새어나온다. 낮 동안 해님을 머금고 있다 날이 어두워지자 한꺼번에 터뜨리는 것은 아닐까. 엉뚱한 상상. 나바나노사토의 일루미네이션은 11월 초부터 3월 중순까지 580만개의 불빛으로 연출하는데, 특히 200m 가량의 일루미네이션 터널을 지나 꽃 광장에 펼쳐지는 일루미네이션 쇼는 그야말로 장관이다. 올해는 일본의 사계를 주제로 쇼를 선보였다. 새순이 돋고 꽃잎이 흩날리는 봄과 여름을 지나 단풍이 물들고 낙엽이 지는 가을과 겨울까지 계절의 흐름을 알알이 맺힌 불빛으로 표현한 것. 탄성을 내뱉는 것도 멈추고 그저 한참을 바라다봤다. 하늘의 별빛마저 흐릿하게 만든 미에의 마법에 걸려들고 말았다. 스즈카산맥의 주봉인 1,212m의 고자이쇼다케로 오르는 길도 덜하지 않았다. 유노야마온센역에서 로프웨이로 연결된 이곳은 최고봉까지 케이블카가 오간다. 1,300년 역사의 온천마을 유노야마온센 뒤로 병풍 두른 스즈카산맥, 그 가운데를 지나는 고자이쇼다케의 빨간색 케이블카. 해발 400m에서 출발해 1,200m고지를 향하는데 마치 산의 품안으로 파고드는 것만 같다. 산기슭을 뛰어다니는 야생 동물과 고산 식물의 속살이 이따금씩 드러날 때마다 공중산책의 묘미는 더해 간다. 고자이쇼다케의 수려함에 반한 산악인들은 등산로를 이용해 산의 정기를 담뿍 받기도 한다. 산 정상에는 작은 불상과 사당이 있는데 이는 산사람들을 보살펴 주는 신을 모신 곳이라 했다. 마침내 오른 정상에서 맨 먼저 신에게 인사하는 산사람들. 정상뿐 아니라 산 곳곳에 이처럼 작은 사당이 있다. 모두 고자이쇼다케를 찾는 산사람들의 흔적이다. 멀리 이세만의 바다가, 화창한 날엔 후지산까지 내다보이는 곳. 숨을 길게 들이마셨다 더 길게 내뱉는다. 나도 모르는 사이 속 깊은 곳에 맺혔던 응어리들이 도르르 굴러 나온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1 어둑해지자 새치름한 불빛을 내비추는 나바나노사토. 이 순간을 기억하고픈 이들의 카메라 셔터가 더욱 바빠지기 시작한다 2 꽃잎이 흩날리고 낙엽이 지고 눈이 나리는 모습이 알알이 맺힌 불빛으로 연출되는 나바나노사토의 일루미네이션 쇼 3 정원 산책의 노곤함을 풀어줄 노천족탕에 두 발을 담가 본다. 발끝이 따뜻해지니 코끝을 스치는 겨울 바람도 반갑다 4 편안할 안安 길 영永 떡 병餠. 길어서 먹기 좋은 떡이 “안녕”하고 부르는데 그냥 지나칠 수 없다 5 나바나노사토의 베고니아 온실에서는 시선이 어디를 향하든 베고니아가 반겨준다 6 스즈카산맥의 주봉 고자이쇼다케로 이어지는 로프웨이에 빨간 케이블카가 오간다 7 고자이쇼다케 정상에서 마주한 작은 돌상. 산사람들의 흔적이다 나바나노사토 찾아가기 긴테쓰 나고야역 또는 구와나역에서 미에교통 ‘나가시마온센’행 버스로 환승 이용시간 오전 9시~오후 9시(겨울 밤 10시) 이용요금 1,000~2,000엔(시즌별로 다름) 문의 83-594-41-0787 고자이쇼 로프웨이 찾아가기 긴테쓰 유노야마온센역에서 버스로 산코유노야마온센에서 하차 후 걸어서 10분 거리 이용시간 오전 9시~오후 5시(10~3월은 오후 6시까지) 이용요금 2,100엔 (편도 1,200엔) 문의 83-59-392-2261 #2 일생에 꼭 한 번, 태양신을 만나러 가는 길 헛헛해진 마음을 이세신궁으로 옮긴다. 흔히 이세신궁이라 부르지만 정식 명칭은 ‘신궁神宮’. 하나의 신사가 아니라 내궁과 외궁, 별궁으로 구성된 125개의 신사를 모두 아우른다. 일본 신사의 중심이자 절정이다. 예부터 많은 일본사람들이 생애 꼭 한 번은 이곳 신궁에 오길 소망한단다. 신궁에 발걸음 하는 것만으로도 신의 혜택을 받는 것이라 믿는다고. 평일 이른 아침임에도 안내원이 높이 든 깃발 뒤로 순례자들의 줄이 끊이지 않는다. 참배하기 전에는 반드시 오초즈를 행해야 한다. 오초즈는 참배 전 몸과 마음을 깨끗이 하는 의식으로 우물가에 엎어놓은 물푸개 ‘히샤쿠’에 물을 퍼 왼손 한 번, 오른손 한 번을 깨끗한 물에 씻는다. 그런 다음 왼손에 물을 받아 입을 가시고 입에 댄 왼손을 다시 물로 씻어낸다. 마지막으로 히샤쿠를 세워 남아 있는 물로 손잡이 부분을 씻는다. 요즘은 이렇게 5번으로 나누어 간소한 예를 갖추지만 옛날엔 신궁 곁으로 흐르는 강에 들어가 심신을 가다듬었다고 한다. 우물쭈물하는 이방인과 달리 일본사람들의 몸가짐에는 군더더기가 없다. 지금으로부터 2,000여 년 전, 일본 인구가 반으로 줄어들었을 정도의 큰 자연재난이 닥쳤다. 일본인들은 이 대재앙을 계기로 자신들을 따뜻하게 보살펴 주는 태양신이자 황실의 조상신 아마테라스오미카미를 모셔 왔다. 내궁의 정궁에 모신 이 신은 오직 천황만이 마주할 수 있다. 수상이나 황실 사람들도 문 앞까지만 갈 수 있다고 한다. 이세신궁은 20년을 주기로 원형을 그대로 살려 개축하는 전통이 있다. 현재 정궁 옆에 똑같은 크기의 부지를 두고 새 정궁을 짓는 공사가 한창이다. 개축을 하는 동안에도 참배는 지속되어야 하기에 바로 옆에다 새로 짓는 것이다. 개축이 될 때마다 정궁의 위치가 바뀌는 이유다. 이 전통은 약 1,300년 전부터 이어져 왔는데 신에 대한 정성과 함께 문화유산으로도 가치가 높은 신궁의 건축술을 후대에 전하기 위한 노력이 더해진 성스런 의식이다. 이는 단순한 건축 기술의 전수를 넘어 전통문화가 시공을 초월해 이어질 수 있었던 이유다. 이세신궁 참배 길에 빠지지 않는 곳이 있으니 ‘오하라이마치 오카게요코초’이다. 풀이하면 ‘오하라이 읍내에 있는 오카게 골목’인데 내궁이 위치한 마을 이름이 오하라이, 오카게는 일본어로 ‘신의 보살핌 덕분’이라는 뜻이다. 신궁과 가까운 이스즈가와 강변을 따라 형성된 약 800m의 골목길로 지붕과 담장을 맞대고 나란히 들어선 상점들은 모두 2층집의 구조이나 우리의 한옥과 같이 기와를 사용한 맞배지붕과 합작지붕의 형태이다. 에도시대부터 메이지 시대에 이르기까지 전통가옥의 모습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일본 근세문화의 거리. 가옥의 1층은 대부분이 음식점과 기념품가게로 우리의 인사동길이 떠오른다. 이세신궁 순례자들이 오카게요코초에서 꼭 먹고 간다는 아카후쿠는 오늘날의 오카게 골목이 형성된 이유이기도 하다. 아카후쿠는 ‘붉은 행복’을 의미하는 찹쌀떡이다. 먹으면 복이 들어온다는 뜻이 아닐까. 특이한 것은 보통의 찹쌀떡과 달리 팥앙금이 떡의 표면을 감싸고 있는 것인데 원래는 일반 찹쌀떡과 같은 모양새였지만 이세신궁을 찾는 참배객들이 너무 많아 팥앙금을 찹쌀떡 속에 넣는 것조차 힘들 정도로 장사가 잘 됐다고 한다. 바쁜 탓에 속성으로 떡 표면에 앙금을 발라 준 것. 300년 역사의 아카후쿠 떡집은 날로 번창했고 이 모든 것이 태양신의 보살핌이라 여긴 떡집 주인이 자본을 내 이 오카게 골목이 조성되었다. 이래저래 복덩어리 아카후쿠가 명물이 되자 요즘엔 이스즈가와 아래의 조약돌 모양을 본뜬 것으로 속은 맑게 흐르는 강물이라는 새로운 이야기도 덧입혀졌다. 아카후쿠 한 입을 베어 물었다. 태양신의 온기가 아카후쿠에도 스며든 것일까. 빈속에 달콤함이 퍼진다. 떡집 마루에 앉아 이세신궁과 오카게 골목 사이로 잔잔하게 흐르는 이스즈가와를 내다본다. 이보다 더 평온할 수 없다. 떡 한 입에도 그저 행복해할 줄 아는 마음, 그 속에 신의 보살핌이 있다. 결국 내 안에 있는 믿음을 만나는 것.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1 맞배지붕과 합작지붕 등 전통가옥의 모습이 남아있는 근세문화의 거리 오카게요코초 2 이세신궁 입구. 이제 이스즈가와가 흐르는 다리를 건너면 태양신을 모신 사당에 조금 더 가까워진다 3 몸과 마음을 깨끗이 하는 오초즈를 해야 신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 4 오카게요코초는 신궁 순례자들이 잠시 쉬어 가던 작은 마을의 작은 골목. 이젠 이곳을 부러 찾는 이들이 생겨날 만큼 명소가 되었다 5 오카게요코초를 거니는 순례자. 기모노를 곱게 차려 입은 모습이 자꾸만 뒤를 돌아보게 했다 6 강과 바다가 가까워서인지 오카게 골목에서는 즉석에서 어류를 조리해 주는 가게들도 심심찮게 보인다. 생선구이 달인의 손놀림이 예사롭지 않다 7 먹으면 복이 들어와요. 붉은 행복을 뜻하는 찹쌀떡 아카후쿠는 오카게요코초에서 꼭 맛보아야 할 주전부리다 이세신궁 찾아가기 긴테쓰 우지야마다역, 이스즈가와역, 이세시역에서 버스·택시 이용 홈페이지 www.isejingu.or.jp/shosai/korean 오카게요코초 문의 83-596-23-8838 (토산품가게 종합안내소) 홈페이지 www.okageyokocho.co.jp/ #3 그녀, 수많은 눈의 보살핌으로 별이 되어 돌아오다 그녀들을 만난 후 나를 위해 신의 보살핌을 바라는 일이 어쩌면 사치일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세의 해녀. 뭍으로 나와 바닷물을 짜내는 그녀들에게 안쓰러움이 배어 나온다. 차가운 물에 살이 에이지만 오늘도 묵묵히 물질하는 여인네들. 이세만에 접한 이세지역에는 지금도 1,300여 명의 해녀들이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이세의 해녀는 생업으로 바다에 들어가 해산물을 채취하는 해녀와 관광객들을 위해 해녀의 작업을 재연하는 관광해녀로 구분되는데 이세에서도 오사쓰는 해녀를 생업으로 삼은 여인들이 많아 ‘해녀의 고장’이라 불리는 마을이다. 오사쓰의 아마고야 ‘오사츠가마도’에 들어서자 하얀 해녀 복식으로 단장한 해녀 두 분이 다소곳이 앉아 숯불을 피우기 시작했다. 아마고야는 해녀들이 운영하는 작은 오두막으로 원래 해녀들이 물질하다 추워지면 잠시 뭍으로 나와 쉬던 공간인데 요즘에는 갓 잡은 신선한 해산물을 해녀들이 직접 숯불에 구워 주는 관광명소로 개발되어 찾는 이들이 많아졌다. 색색이 고운 조개와 전복, 소라, 이세새우 등의 해산물이 숯불 위에서 익어 간다. 쫄깃하면서도 특유의 짭조름한 맛이 식욕을 북돋운다. 여기에 미소 된장국과 성게로 요리한 밥까지 한 그릇씩 비우고 오두막 너머 바다를 바라볼 때의 기분이란 세상 부러울 것이 없다. 프랑스의 한 기자가 고무재질의 검은 잠수복을 입은 제주 해녀를 보고 무장공비로 착각했다는 일화가 있는데, 일본의 해녀는 전통적으로 흰색 천으로 만든 옷을 입고 물에 들어간다. 상어 등 다소 큰 바다생물의 공격을 방어하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로 검은색보다 흰색 옷을 입었을 때 몸의 부피가 상대적으로 크게 보이기 때문이라고. 해녀들과 얼굴을 마주하는데 흰색 복식만큼이나 눈에 띄는 것이 있었다. 두건에 수놓인 2개의 표식, 별과 격자무늬. 별은 한 꼭짓점에서 시작해 반드시 그 꼭짓점으로 돌아오는 도형이고 격자무늬의 네모 칸은 ‘눈’을 상징하는데 여기에 깊은 뜻이 담겨 있다. 12개나 되는 많은 눈이 나를 지켜봐 주고 있어 바다에 나갔다가도 다시 안전하게 뭍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의미이다. 오사쓰가마도에서 나와 해안을 따라 마을 깊숙이 걸어 들어가면 오사쓰 해녀의 역사와 생활상을 살펴볼 수 있는 해녀문화자료관이 있고 그 옆으로 난 골목을 따라 3분여를 더 걸으면 해녀들을 굽어살피는 신메이신사에 다다른다.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힘겨운 해녀 일. 해녀들은 신메이신사에 모신 ‘이시가미상(돌신)’에게 안녕을 빌어 왔다. 최근에는 이 이시가미상이 특별히 여성의 소원을, 그것도 딱 한 가지만 들어준다고 해 일본 전역에서 부러 찾아오는 여인들이 많다. 이곳을 찾은 여인들은 하나의 소원을 종이에 적어 신사 앞에 놓인 함에 넣고 정성을 들인다. 세계 최초로 진주 양식에 성공한 미키모토 진주섬에서 재연하는 해녀쇼는 해녀의 일상을 조금 더 직접적으로 느껴 볼 수 있게 한다. 작은 어선의 갑판에 맨발로 디디고 서서 바다를 향해 동그란 나무통을 던지고 이내 자신도 따라 들어간다. 다리를 굴러 바다 속에 들어가기를 몇 차례. 거친 숨을 고르며 물속에서 잡은 무언가를 있는 힘껏 들어 보인다. 그녀의 발끝이 물속으로 사라지고 다시 머리가 보일 때까지 마음속으로 별을 그려 본다. 쇼지만 쇼만은 아닌. 얼마간의 뭉클함이 올라온다. 미에의 겨울은 엄마 품처럼 포근하게 나를 감쌌다. 코끝을 스치는 공기는 차지만 고운 빛깔 뽐내는 미에의 자연, 예를 갖추어 전통을 이어가는 미에의 일상, 스스로를 지켜내는 미에의 사람들은 추위에 언 몸과 마음을 누그러뜨렸다. 자연이든, 신념이든, 사람이든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소중히 여기는 미에. 미에의 겨울이 투명하게 빛나는 이유다. 1 이세의 해녀를 만나러 가는 길. 오사쓰 마을 해녀들의 작은 오두막은 오사쓰마을 끝자락에 위치해 있다 2 오사쓰 마을의 해녀문화자료관 입구. 바다 속 해녀의 모습을 표현한 조형물이 인상적이다 3 해녀쇼를 위해 배를 타고 등장하는 미키모토 진주섬의 해녀들 4 디딤판 없이 물속에서 발을 구른다. 이내 사라지는 발끝으로 원점으로 되돌아오는 별을 그려 본다 5 해녀오두막 너머로 보이는 이세만의 바다 6 해녀오두막에서는 해녀들이 직접 싱싱한 해산물을 숯불에 구워 준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오사쓰가마도 찾아가기 긴테쓰 도바역에서 버스로 약 40분. 오사쓰 정류소에 내리면 도보로 오사쓰가마도, 오사쓰 해녀문화자료관까지 각 5분, 신메이신사까지는 10분 거리. 이용시간 오전 9시~ 오후 5시 이용요금 무료. 티타임 | 하루 2회 오전 10시와 오후 3시, 4명 이상 예약 가능. 1인당 2,000엔. 조개, 떡, 차 제공. 브런치 | 낮 12시부터 1시간 30분 동안. 4명 이상 예약 가능. 1인당 3,500엔부터 문의 81-599-33-7453(2일 전 오후 5시까지 예약 가능) 미키모토 진주섬(해녀쇼) 찾아가기 긴테쓰 도바역에서 걸어서 5분 이용시간 오전 8시30분~오후 5시(12월 두 번째 화요일부터 3일간 휴관) 입장요금 성인 1,500엔, 어린이(7~15세) 750엔 해녀쇼 1시간 간격으로 약 10분간 양식 진주를 캐내는 작업을 실연한다(한국어 해설 제공) 문의 81-599-25-2028 Travel to JAPAN 외국인 여행자들을 위한 특별한 혜택 긴테쓰 레일패스 와이드 KINTETSU RAIL PASS WIDE 간사이지방 여행자들을 위한 철도 패스. 승차개시일로부터 5일간 간사이지방의 철도와 버스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가격은 5,700엔. 철도와 버스 이용 외에도 관광시설 우대권 등 외국인 개인여행자들을 위한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참고로, 일본 내국인은 구매할 수 없다. 국내 취급처(여행사)에서 구입한 후 긴테쓰 노선의 역에서 실물 패스로 교환하여 사용하면 된다. 일본에서는 간사이국제공항에서만 구입할 수 있다. 혜택 1) 긴테쓰전철, 이가철도 자유 이용(좌석이 배정되는 긴테쓰 특급 교환권 3장 포함) 혜택 2) 미에교통버스, 도바시 가모메(갈매기)버스 자유 이용 혜택 3) 공항에서 긴테쓰전철을 이용할 수 있는 역까지 무료 이용 - 중부국제공항을 이용할 때는 메이테쓰전철 - 간사이국제공항을 이용할 때는 난카이전철 혜택 4) 오사카, 나라, 교토, 미에, 나고야 지역 관광시설 우대권 10매 1 긴테쓰 레일패스 와이드를 이용하면 5일간 간사이지방의 철도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2 중부국제공항 센트레아Centrair의 테라스식 전망대 ‘스카이 덱sky deck’ 3 간사이국제공항의 SST Satellite AIRPORTSTORE. 간사이국제공항을 모티브로 한 다양한 팬시류를 전시, 판매하고 있다 4 5종의 사케를 시음해 볼 수 있는 나라의 하루시카 양조장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일본 - 간사이關西지방 - 미에현三重縣 일본 열도의 중앙부. 오사카부를 중심으로 교토시, 나라현, 미에현 등이 속하며 메이지유신때 도쿄로 천도하기까지 일본의 중심이었던 곳. 일본에서는 이 지역을 간사이關西 또는 긴키近畿지방이라 한다. 산과 바다가 어우러진 아름다운 자연 위에 유수한 역사와 문화유산을 수놓은 지역이다. 한국에서는 간사이국제공항과 중부국제공항으로 직항이 운항되고 있으며 오사카-교토-나라-미에-나고야로 이어지는 도시간 이동은 철도를 이용할 경우 소요시간이 1시간 이내며 5일간 다양한 혜택이 주어지는 긴테쓰 레일패스 와이드를 이용하면 더욱 발걸음 가벼운 여행을 즐길 수 있다. + 여행의 시작과 끝을 위한 효과적인 공항 이용법 중부국제공항 센트레아 Centrair 2005년 2월 문을 연 중부국제공항은 공항 입구Access Plaza에서 탑승구까지 계단이나 오르막이 없다. 모든 승객들의 이동 편의를 위해 유니버설 디자인을 적용하여 설계한 것. 내부 인테리어에 있어서도 이벤트 플라자를 중심으로 한 쪽은 일본의 전통미를 살린 아케이드, 반대편은 서구적인 디자인의 아케이드로 조성해 보는 즐거움을 더하고 있다. 이 밖에도 공항 활주로 방향으로 조성한 테라스식 전망대 스카이 덱sky deck과 이벤트 플라자 내에 위치한 공중목욕탕은 여행의 피로를 덜어 주는 중부국제공항만의 명소. 긴테쓰 레일패스 와이드를 제시하면 메이테쓰전철을 이용해 나고야까지 이동할 수 있다. 메이테쓰 나고야역까지 약 30분. 간사이국제공항 KIX 오사카만의 바다를 매립한 인공섬에 만든 해상공항. 오사카 도심은 물론 버스, 철도, 페리 등의 교통편을 이용해 교토, 나라, 고베 등 인근 도시로 이동이 용이하다. 공항의 다양한 편의시설도 눈에 띈다. SST 세틀라이트 에어포트스토어 SSTSatellite AIRPORTSTORE는 간사이국제공항을 모티브로 각종 팬시류를 전시·판매하는 상점으로 간사이국제공항의 자부심을 엿볼 수 있는 공간이다. 24시간 이용이 가능한 라운지KIX AIRPORT LOUNGE에서는 일정 비용을 지불하면 인터넷, 음료, 만화책과 잡지, 영화, 마사지 체어 등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여럿이 함께 쉴 수 있는 리빙룸, 씨어터 룸, 다다미룸과 비즈니스 지원이 가능한 미팅룸은 물론 흡연실과 샤워부스, 파우더룸까지 갖추고 있어 환승 또는 탑승대기 시간이 다소 긴 이용객들에게 더욱 반가운 공간이다. + 패스로 간사이를 한번에! 중부국제공항을 이용한다면 미에현으로 가는 길에 나고야를, 간사이국제공항을 이용한다면 오사카를 기점으로 교토와 나라를 두루 여행할 수 있다. 일본의 철도요금이 비싸다는 선입견은 금물. 긴테쓰 레일패스 와이드를 이용하면 합리적인 비용으로 이동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 간사이 대표 음식, 대표 명물 나고야 스카이 프롬나드SKY PROMENADE 메이테쓰 나고야역에서 횡단보도만 건너면 나고야의 새로운 랜드마크 ‘스카이 프롬나드Sky Promenade’가 있다. 미들랜드스퀘어Midland Square 1층에서 전망엘리베이터를 이용해 42층 티켓로비에서 발권하면 44~46층에 조성한 전망대에 오를 수 있다. 360도 전면 유리창에 천장이 없는 옥외 데크deck의 형태로 건물 가장자리를 걸으며 나고야 시내를 감상할 수 있다. 나고야 최고의 야경 포인트. 이용시간 오전 11시~ 밤 10시(오후 9시30분까지 입장) 이용요금 중학생 이상 700엔, 65세 이상 500엔, 어린이 300엔 교토 게이샤의 기모노를 입고 그 옛날 게이샤의 기모노가 새 주인을 찾았다. 교토의 오랜 목조 타운하우스에 위치한 ‘쿠노치쿠 텐쇼칸’은 기모노를 재활용하여 끼메꼬미 인형을 전시·판매하고 있는 공예상점. 오래되었지만 일본의 문화유산으로 가치를 지닌 기모노를 재활용하고 또 현대적 디자인을 접목한 다양한 액세서리로 개발하고 있다. 한편,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제대로 기모노를 갖추어 입고 고즈넉한 교토의 거리를 거닐 수 있는 프로그램도 있다.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단장을 하고 교토에서 특별한 하루를 보내는 것은 어떨까. 기모노 대여 비용은 1일 약 5,000엔. 대여방법 긴테쓰 교토역에서 지하철로 한두 정거장 거리의 고조, 시조역 인근 대여점에서 대여가 가능하다. 오사카 오감이 즐거운 오사카의 밤 오사카의 밤은 유난히 화려하다. 난바 거리에 서서 색색의 불빛을 발하는 거대한 네온사인들을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황홀한 기분이 드는데 더욱 강렬한 일본을 원한다면 우에혼마치역에 위치한 유후라를 추천한다. 유후라 6~8층, 2010년 9월 개관한 ‘오사카 신가부키자’에서 가부키 공연을 감상할 수 있다. 요금은 3,000엔부터 1만5,000엔까지. 가부키는 현대 일본인들도 상당히 어려워해 관람을 망설이기 쉬운데 이곳에서는 외국인들을 위해 특별한 해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하니 과감하게 도전해 보자. 오감이 즐거운 오사카의 밤이 깊어만 간다. 나라 부드러운 사케 한 모금 그리고 나라마치 산책 일본의 고도 나라는 흔히 사케라 불리는 일본 술의 발상지이기도 하다. 봄사슴이란 뜻의 양조장 ‘하루시카’에서는 이곳에서 생산하는 사케를 사슴 무늬를 바닥에 넣은 잔으로 시음할 수 있다. 5종의 사케를 한 잔씩 시음하는데 비용은 400엔. 시음 후 잔은 기념으로 가져갈 수 있다. 사케 시음 후엔 골목길을 따라 ‘나라마치’ 산책을 나서 보자. 나라마치는 행정지명상엔 없지만 19세기 민가가 나란히 들어선 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마을이다. 차분하면서도 아기자기한 일본 특유의 마을 분위기가 발걸음을 붙잡는다. 찾아가기 긴테쓰 나라역에서 하차 도보로 10여 분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위 기사는 기사콘텐츠 교류 제휴매체인 여행신문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에 관한 모든 법적인 권한과 책임은 여행신문에 있습니다.
  • [김봉수의 맛있는 대한민국] 속초-겨울이 부르면 속초로 달려가라

    [김봉수의 맛있는 대한민국] 속초-겨울이 부르면 속초로 달려가라

    김봉수의 맛있는 대한민국- 속초 부산 ‘싸나이’ 김봉수는 ‘맛집’을 특히 편식하는 여행자로 부산·경남 여행커뮤니티 ‘풍경’의 운영자이기도 하다. www.poongkyung.com 예로부터 설산, 설봉산으로 불렸던 설악산. 눈 덮힌 산의 정경이 인상적이다 겨울이 부르면 속초로 달려가라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푸른 ‘겨울 바다’나 눈 덮인 순백의 ‘겨울 산’이 부르면 어찌할 도리가 없다. 그때는 떠나야 한다. 속초에 가면 겨울 바다와 겨울 산을 모두 만날 수 있다. 바다라 하면 유난히 짙푸르고 시린 동해바다, 산이라 하면 겨울 산행의 명소로 통하는 설악산雪嶽山이 있다. 또한 속초에 가면 겨울에 먹어야 제맛인 별미도 기다린다. 따뜻한 불가에서 구워 먹는 생선구이가 눈에 아른거리고 오징어로 만든 두툼한 아바이 순대 생각도 간절해진다. 에디터 구명주 기자 글·사진 Travie writer 김봉수 T clip. 꼭 추천하고 싶은 속초 여행지 겨울산 하면 떠오르는 ‘설악산’ 예로부터 설산 또는 설봉산으로 불렸을 만큼 겨울이 잘 어울리는 산이 있다. 바로 설악산이다. 반나절 산행으로는 설악동→비선대 코스를 추천하며, 당일 코스로는 설악동→울산바위 코스가 좋다. 하지만 일품은 설악동→양폭산장→회운각산장→소청봉→중청봉→중청산장→대청봉까지 이어지는 풀코스 산행이다. 1박 2일로 일정을 잡고 중청산장에서 1박을 하면, 대청봉 일출까지 즐길 수 있다. 산행 내내 만나는 눈 덮인 설악의 풍경과 함께 중청산장에서 만나는 밤 하늘의 ‘별 바다’ 역시 무척이나 낭만적이다. 아날로그 감성이 묻어나는 ‘청호동과 중앙동’ 아바이 마을로 불리는 청호동과 중앙동을 연결해 주는 갯배는 수십년 동안 옛 모습 그대로를 유지하며 운행되고 있다. 지금은 많은 여행객들이 찾는 속초의 명물이다. 갯배와 아바이 마을은 드라마 <가을동화>에 등장해 더욱 유명해졌다. 일출이 아름다운 ‘낙산사’ 속초에서 아주 가까운 명소 중에 한 곳이 바로 양양 낙산사다. 의상대에서 바라보는 동해 일출은 아름답기 그지없다. 아바이 마을에서 아바이 순대를 속초시 청호동에는 일명 ‘아바이 마을’이라 불리는 곳이 있다. 한국전쟁 당시 남하한 피난민들이 고향과 조금이라도 가까운 곳에 자리를 잡으며 하나둘 이곳에 모여들기 시작했다. 주로 함경도 출신의 피난민들이 많은데, ‘아바이’라는 마을 이름 역시 함경도 사투리를 따온 것이다. 아바이 마을에서는 ‘아바이 순대’를 먹어야 한다. 본디 아바이 순대는 함경도의 향토 음식으로 돼지 대창 속에 돼지고기, 찹쌀, 우거지, 숙주 등으로 속을 채워 찐 순대다. 하지만 함경도에서 강원도 속초까지 내려온 피난민들은 당시 돼지 대창을 쉽게 구할 수 없어 이곳에서 흔한 오징어를 이용해 만들기 시작했다. 속초식 아바이 순대는 그래서 ‘오징어 순대’라 불린다. 2 도톰한 아바이 순대 3 뜨끈한 순대국밥 한 그릇과 오징어 순대는 잘 어울린다 4 이한치한이다. 겨울철 냉면 한 그릇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다양한 순대부터 냉면까지 단천식당 유명세 탓에 아바이 마을에 가면 수많은 순대집을 만날 수 있는데, ‘단천식당’은 3대가 운영 중인 원조다. 전처럼 부쳐서 나오는 오징어 순대는 보기에도 먹음직스럽다. 특히 순대 한 점을 통째로 넣어 입 안 가득히 오물거리며 먹으면 담백한 맛이 천천히 입 안을 감돈다. 이 집에서는 오징어 순대 외에도 돼지 대창으로 만든 전통 함경도식 아바이 순대, 함경도식 냉면, 순대국밥도 맛볼 수 있다. 추운 겨울철 얼큰하고 뜨끈한 순대국밥 한 그릇에 오징어 순대 한 점 어떠신가. 주소 강원도 속초시 청호동 433-7 문의 033-632-7828 추천메뉴 오징어 순대 1만원부터, 아바이 순대 1만원부터, 아바이 순대국밥 7,000원, 회냉면 8,000원 속초의 명물 생선구이 88생선구이 속초시 중앙동에 가면 생선구이 전문 식당이 늘어선 명물 거리가 있다. 이곳에서는 숯불 위에 석쇠를 올리고 여러 종류의 생선을 즉석으로 구워 먹을 수 있다. 수많은 생선구이 집 중에서 가장 유명한 곳이 바로 20년 전통의 ‘88생선구이’. 모둠 생선구이를 주문하면 고등어, 꽁치, 오징어, 가자미, 메로, 새치, 황열갱이, 도루묵, 삼치, 청어, 송어 등 다양하고 싱싱한 생선을 즉석구이로 맛볼 수가 있다. 겨울철 따뜻한 불판 주위에 오순도순 둘러앉아 석쇠에 생선을 구워 먹으면 겨울밤이 더없이 운치있게 다가온다. 주소 강원도 속초시 중앙동 468-55 문의 033-633-8892 추천메뉴 생선구이 1인분 1만2,000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위 기사는 기사콘텐츠 교류 제휴매체인 여행신문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에 관한 모든 법적인 권한과 책임은 여행신문에 있습니다.
  • 롯데·신세계 아울렛 전쟁 ‘점입가경’

    롯데·신세계 아울렛 전쟁 ‘점입가경’

    ‘유통 맞수’ 롯데와 신세계가 프리미엄 아울렛을 놓고 흥미진진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12월 초 경기도 파주출판문화단지 내에 영업면적 3만 5000㎡(1만 700평) 규모의 ‘프리미엄아울렛 파주점’을 연다. 이곳은 지난해 문을 연 신세계첼시의 프리미엄아울렛과는 불과 6㎞, 차로는 10분 거리에 있다. 사실 신세계첼시가 들어선 부지는 원래 롯데백화점이 터를 잡으려고 공을 들였던 곳이나 부지 매입 과정에서 신세계로부터 ‘새치기’를 당한 아픔이 있다. 이로 인해 ‘절치부심’한 롯데백화점은 파주 아울렛에 사활을 걸고 있다. 파주에 이어 이천에서도 ‘아울렛 대전’을 펼친다. 롯데백화점이 신세계첼시 여주 프리미엄 아울렛 코앞에 2013년 프리미엄 아울렛을 또 여는 것. 경기도 이천 패션물류단지에 영업면적 3만 3000㎡(1만평) 규모로 들어선 아울렛은 신세계첼시 아울렛과 30분 거리에 있다. 롯데의 공세에 위기를 느낀 신세계첼시는 여주 아울렛 ‘업그레이드’에 나섰다. 신세계첼시는 14일 경기 여주 프리미엄 아울렛의 부지 규모와 매장 면적을 2배가량 확대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지난 13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프리미엄 아울렛에서 사이먼 프로퍼티 그룹, 경기도, 여주군과 함께 여주 프리미엄 아울렛 확장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교환했다. 신세계첼시는 2014년까지 총 6700만 달러(약 757억원)를 투자해 현재 26만 4400㎡(약 8만평) 규모인 여주 프리미엄 아울렛 부지를 약 1.8배인 46만 2700㎡(약 14만평)로 확장한다. 또 매장 면적을 2배가량 늘리고 140개 브랜드를 총 250여개로 늘릴 예정이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28) 다발성 손상이 남긴 진실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28) 다발성 손상이 남긴 진실

    2004년 4월 28일 경기 안성시 외곽의 도로변 산자락. 나물을 뜯던 동네 여인들이 뼈만 남은 사람 팔을 발견했다. 바로 옆 헤집어진 흙바닥 틈으로는 백골이 된 머리뼈도 보였다. 주변엔 썩는 냄새가 진동했다. 굶주린 산짐승들이 누군가의 묘소를 건드렸다는 생각에 사람들은 소름이 돋았다. 후들거리는 다리를 겨우 추슬러 쏜살같이 산을 내려왔다. 이 얘기를 전해 들은 동네 어른들은 하나같이 고개를 갸웃했다. 정상적으로 묘를 썼다면 그렇게 동물이 시신을 훼손할 정도로 얕게 묻을 리도, 근처에 썩는 냄새가 진동할 리도 없다고 입을 모았다. 주민들의 신고를 받고 도착한 경찰 감식반은 엎어진 채 매장돼 있는 여성의 시체를 발견했다. 시신은 땅바닥에서 30㎝ 정도 깊이에 묻혀 있었다. 마음이 급한 누군가가 시신을 숨기려 한 정황이 역력했다. 최초 팔이 발견된 곳으로부터 서너 걸음 떨어진 곳에서는 다른 신체의 일부도 발견됐다. 산짐승들 때문에 주검은 비록 여기저기 흩어졌지만, 결과적으로 그 덕에 여성은 억울함을 풀 기회를 얻었다. 여성은 분홍색 반소매 티셔츠에 청바지를 입고 있었다. 키는 170㎝가량. 비교적 큰 체구였다. 하지만 그 이상을 알아내기는 어려웠다. 신분증이나 지갑이 없었고, 손가락은 심하게 부패해 지문 채취가 불가능했다. 감식반은 시신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 옮긴 뒤 실종자 명단을 뒤지기 시작했다. ●교통사고·추락사고로 인한 메세레르 골절 시신은 숨을 거둘 당시의 정황을 고스란히 담고 있었다. 사인은 다발성 손상. 부러진 곳이 한두 군데가 아니었다. 갈비뼈는 무려 17곳이 나갔다. 부검의는 여성의 왼쪽 다리 뼈와 아래·위 팔뼈를 유심히 살폈다. 부러진 곳은 하나같이 쐐기 모양을 하고 있었다. 갑작스러운 충격에 순간적으로 휘어지던 뼈가 더 버티지 못하고 충격의 반대 방향으로 비스듬하게 갈라진 모습이었다. 메세레르 골절. 교통사고나 추락사고 등으로 신체가 강한 충격을 받았을 때 생기는 손상이다. 경찰은 일단 그녀가 교통사고나 추락사고 등으로 숨진 뒤 이곳에 매장된 것으로 추리했다. 그렇다면 추락과 교통사고 중 어느 것이 원인이었을까. 비밀은 부러진 다리뼈에 숨어 있었다. 부검의는 뼈를 추슬러 부러진 부위의 정확한 높이를 쟀다. 사인이 교통사고였다면 그녀의 다리뼈에는 자동차 범퍼와 부딪칠 때 생긴 골절이 남아 있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자동차 범퍼의 높이는 차종마다 다르다. 일반 세단형 승용차는 50㎝ 안팎이고 소형 트럭이나 소형 버스는 60㎝,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나 대형 트럭, 버스 등은 이보다 높다. 여기에는 물론 변수가 있다. 급제동 여부다. 브레이크를 강하게 밟는 순간 자동차 앞부분이 아래로 숙여지기 때문에 손상 부위가 실제 범퍼의 높이보다 낮은 곳에 자리 잡게 된다. 사고 당시 신발의 높이도 변수가 된다. 숨진 여성의 넓적다리뼈는 발바닥으로부터 65㎝ 정도 높이에서 부러져 있었다. 결론적으로 여성은 승용차보다는 범퍼가 높이 달린 트럭이나 SUV 등에 부딪혔을 가능성이 높다는 결론이 나왔다. 여기서 잠깐, 보행자가 차와 부딪쳤을 때 뼈가 견뎌낼 수 있는 강도를 따져 보자. 흔히 예상하는 것보다 세지 않다. 건강한 성인 남자라도 시속 25㎞로 서행하는 경차(약 650~700㎏)와 부딪쳐 뼈가 부러질 수 있다. 경차의 속도가 시속 45㎞까지 올라간다면 부딪힌 사람은 예외 없이 뼈가 부러진다. 물론 뼈가 약한 여자나 노인, 아이들은 더 작은 충격에도 뼈가 부러진다. 여성의 신원이 확인됐다. 열 달 전 집을 나가 소식이 끊긴 인근 동네 새댁 A(당시 33세)씨였다. 이가 빠진 모양과 키, 사라질 당시 입고 있던 옷, 나이답지 않게 많았던 새치까지 모든 것이 일치했다. 2003년 7월 초 A씨를 마지막으로 본 것은 구멍가게 여주인이었다. “아마, 가게 문 닫을 시간이었죠. 밤 10시 20분쯤 남편 끓여 준다며 라면을 사 갔어요. 아… 새댁이 나간 후 ‘쿵’ 하는 소리가 났어요. 무슨 일이 있나 나가 봤는데 아무것도 보이지 않더라고요.” ●10개월 전 현장에 떨어진 손톱만한 크기의 증거 강력반 형사들은 그녀가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교통사고를 당했고, 사고 차량의 운전자가 시신을 숨겼다고 판단했다. 이제 10개월 전 인적 드문 시골길에서 뺑소니를 친 범인을 찾을 차례. 막막해하는 형사들에게 반장은 호미를 하나씩 건넸다. “다들 현장에 나가서 후딱 증거 찾아와.” 산도적 같은 덩치의 강력반 형사들은 투덜거리며 호미를 들고 A씨의 예상 경로를 따라 길가를 뒤졌다. 그렇게 현장 뒤지기를 몇 시간. 한쪽에서 “찾았다.”는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두께 5㎜, 지름 2~3㎝ 정도의 엄지손톱 크기만 한 플라스틱 조각 3개였다. 그곳에서는 몇년 동안 한 건의 교통사고도 없었다. 경찰은 차량정비 전문가들을 통해 그 조각들이 1991~1996년식 SUV 갤로퍼의 방향지시등 덮개임을 알아냈다. 당시 안성과 충북 진천 등 그 일대의 해당 차종 소유자는 286명이었다. 경찰은 이들을 상대로 A씨가 사라진 당일의 행적과 차량 보험처리 여부, 방향지시등 교체 여부 등을 조사했다. 한 명씩 용의선상 인물을 좁혀 가는 과정에서 범인이 먼저 움직였다. 최근 방향지시등은 물론 엔진까지 교체한 같은 동네 주민 B(43)씨였다. 그가 경찰 조사를 받은 뒤 바로 잠적해 버린 것이었다. 그는 도주 과정에서 가족에게 뺑소니와 암매장 사실을 시인했다. 경찰은 안성 시내를 뒤져 B씨를 검거했다. 그런 독한 짓을 했을 것으로 보이지 않는 평범한 사람이었다. 그날 밤 B씨는 시내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었다고 말했다. 앞에서 오는 대형 트럭의 전조등이 시야를 가리는 순간 차량 오른쪽이 뭔가를 치었다는 느낌이 들었다. 처음에 그는 ‘들짐승이겠지’ 하는 생각에 그냥 차를 몰았다고 했다. 하지만 불안한 마음이 들었고, 몇 시간 뒤 다시 돌아와 살펴보니 논두렁에 A씨가 쓰러져 있었다고 했다. 논두렁에서 새댁을 꺼내 차에 실은 그는 차를 몰았다. 우선 달아나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느덧 갈림길이 나왔다. 한쪽은 병원을, 다른 한쪽은 산을 향하는 길이었다. 핸들의 방향에 따라 그의 운명이 바뀌는 자리였다. 잠시 후 그의 차는 산쪽을 향하고 있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28)부러진 뼈의 모양이 일러준 사고의 진실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28)부러진 뼈의 모양이 일러준 사고의 진실

     2004년 4월 28일 경기도 안성시 외곽의 도로변 산자락. 나물을 뜯던 동네 여인들이 뼈만 남은 사람 팔을 발견했다. 바로 옆 헤집어진 흙바닥 틈으로는 역시 백골이 된 머리뼈도 보였다. 주변엔 썩는 냄새가 진동했다. 굶주린 산짐승들이 누군가의 묘소를 건드렸다는 생각에 사람들은 소름이 돋았다. 후들거리는 다리를 겨우 추슬러 쏜살같이 산을 내려왔다.  이 얘기를 전해들은 동네 어른들은 하나같이 고개를 갸웃했다. 정상적으로 묘를 썼다면 그렇게 동물이 시신을 훼손할 정도로 얕게 묻을 리도, 근처에 썩는 냄새가 진동할 리도 없다고 입을 모았다.    ●쇄골모양으로 부러진 뼈…메세레르 골절  주민들의 신고를 받고 도착한 경찰 감식반은 엎어진 채 매장돼 있는 여성의 사체를 발견했다. 시신은 땅바닥에서 30㎝ 정도 깊이에 묻혀 있었다. 마음이 급한 누군가가 시신을 숨기려 한 정황이 역력했다. 최초 팔이 발견된 곳으로부터 서너 걸음 떨어진 곳에서는 다른 신체의 일부도 발견됐다. 산짐승들 때문에 비록 주검은 여기저기 흩어졌지만, 결과적으로 그 덕에 여성은 억울함을 풀 기회를 얻었다. 여성은 분홍색 반소매 티셔츠에 청바지를 입고 있었다. 키는 170㎝가량, 작지 않은 체구였다. 하지만 그 이상을 알아내기는 어려웠다. 신분증이나 지갑이 없었고, 손가락은 심하게 부패해 지문 채취가 불가능했다. 감식반은 시신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 옮긴 뒤 실종자 명단을 뒤지기 시작했다.  시신은 숨을 거둘 당시의 정황을 고스란히 담고 있었다. 사인은 다발성 손상. 부러진 곳이 한두 군데가 아니었다. 갈비뼈는 무려 17곳이 나갔다. 부검의는 여성의 왼쪽 넓적다리 뼈와 아래위 팔 뼈를 유심히 살폈다. 부러진 곳은 하나같이 쐐기 모양을 하고 있었다. 갑작스런 충격에 순간적으로 휘어지던 뼈가 더 버티지 못하고 충격의 반대방향으로 비스듬하게 갈라진 모습이었다.  메세레르 골절(Messerer´s fracture). 교통사고나 추락사고 등으로 신체가 강한 충격을 받았을 때 생기는 손상이다. 경찰은 일단 그녀가 교통사고나 추락사고 등으로 숨진 뒤 이곳에 매장된 것으로 추리했다.  그렇다면 추락과 교통사고 중 어느 것이 원인이었을까. 비밀은 부러진 넓적다리 뼈에 숨어 있었다. 부검의는 뼈를 추스러 부러진 부위의 정확한 높이를 쟀다. 사인이 교통사고였다면 그녀의 다리 뼈에는 자동차 범퍼와 부딪힐 때 생긴 골절이 남아 있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자동차 범퍼의 높이는 차종마다 다르다. 일반 세단형 승용차는 50㎝ 안팎이고 소형트럭이나 소형버스는 60㎝,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나 대형트럭, 버스 등은 이보다 높다.  여기에는 물론 변수가 있다. 급제동 여부다. 브레이크를 강하게 밟는 순간, 자동차 앞부분이 아래로 숙여지기 때문에 손상 부위가 실제 범퍼의 높이보다 낮은 곳에 자리잡게 된다. 사고 당시 신발의 높이도 변수가 된다. 숨진 여성의 넓적다리 뼈는 발바닥으로부터 65㎝ 정도 높이에서 부러져 있었다. 결론적으로 여성은 승용차보다는 범퍼가 높이 달린 트럭이나 SUV 등에 부딪혔을 가능성이 높다는 결론이 나왔다.  여기서 잠깐, 보행자가 차와 부딪혔을 때 뼈가 견뎌낼 수 있는 강도를 따져보자. 흔히 예상하는 것보다 세지 않다. 건강한 성인 남자라도 시속 25㎞로 서행하는 경차(약 650~700㎏)와 부딪혀 뼈가 부러질 수 있다. 경차의 속도가 시속 45㎞까지 올라간다면 부딪힌 사람은 예외 없이 뼈가 부러진다. 물론 뼈가 약한 여자나 노인, 아이들은 더 작은 충격에도 뼈가 부러진다.  여성의 신원이 확인됐다. 열 달 전 집을 나가 소식이 끊긴 인근 동네 새댁 A씨(당시 33세)였다. 이가 빠진 모양과 키, 사라질 당시 입고 있던 옷, 나이 답지 않게 많았던 새치까지 모든 것이 일치했다.  2003년 7월 초 A씨를 마지막으로 본 것은 구멍가게 여주인이었다.  “아마. 가게 문닫을 시간이었죠. 밤 10시 20분쯤 남편 끓여준다며 라면을 사갔어요. 아…새댁이 나간 후 쿵하는 소리가 났어요. 무슨 일이 있나 나가봤는데 아무것도 보이지 않더라고요.”    ●10개월전 현장에 떨어진 손톱크기의 증거  강력반 형사들은 그녀가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교통사고를 당했고, 사고차량의 운전자가 시신을 숨겼다고 판단했다. 이제 10개월 전 인적드문 시골길에서 뺑소니를 낸 범인을 찾을 차례. 막막해 하는 형사들에게 반장은 호미를 하나씩 건넸다. “다들 현장에 나가서 후딱 증거 찾아와.”  산도적 같은 덩치의 강력반 형사들은 투덜거리며 호미를 들고 A씨의 예상 경로를 따라 길가를 뒤졌다. 그렇게 현장을 뒤지기를 몇시간. 저쪽에서 “찾았다.”는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두께 5㎜, 지름 2~3㎝ 정도의 엄지손톱 크기만한 플라스틱 조각 3개였다. 그곳에서는 몇년 동안 한 건의 교통사고도 없었다. 경찰은 차량정비 전문가들을 통해 그 조각들이 1991년~1996년식 SUV 갤로퍼의 방향지시등 덮개임을 알아냈다.  당시 안성과 충북 진천 등 그 일대의 해당 차종 소유자는 286명이었다. 경찰은 이들을 상대로 A씨가 사라진 당일의 행적과 차량 보험처리 여부, 방향지시등 교체 여부 등을 조사했다.  한 명씩 용의선상 인물을 좁혀가는 과정에서 범인이 먼저 움직였다. 최근 방향지시등은 물론 엔진까지 교체한 같은 동네주민 B씨(43)였다. 그가 경찰 조사를 받은 뒤 바로 잠적해 버린 것이었다. 그는 도주과정에서 가족에게 뺑소니와 암매장 사실을 시인했다. 경찰은 안성 시내를 뒤져 B씨를 검거했다.  그런 독한 짓을 했을 것으로 보이지 않는 평범한 사람이었다. 그날 밤 B씨는 시내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었다고 말했다. 앞에서 오는 대형 트럭의 전조등이 시야를 가리는 순간. 차량 오른쪽이 뭔가를 치었다는 느낌이 들었다. 처음엔 그는 “들짐승이겠지.” 하는 생각에 그냥 차를 몰았다고 했다. 하지만, 불안한 마음이 들었고, 몇 시간 후 다시 돌아와 살펴보니 논두렁에 A씨가 쓰러져 있었다고 했다. 논두렁에서 새댁을 꺼내 차에 실은 그는 차를 몰았다. 우선 달아나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느덧 갈림길이 나왔다. 한쪽은 병원을, 다른 한쪽은 산을 향하는 길이었다. 핸들의 방향에 따라 그의 운명이 바뀌는 자리였다. 잠시 후 그의 차는 산쪽을 향하고 있었다.  유영규기자whoami@seoul.co.kr 서울신문의 주간연재 기획물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에 보내주시는 독자 여러분의 성원과 관심에 감사드립니다. 지난 4월 16일 시작된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시리즈는 굵직한 사건현장을 누빈 베테랑 현장기자의 생생한 경험과 법의학 전문가들의 자문을 바탕으로 구성하는 서울신문의 특화기사입니다. 그동안 연재돼 온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의 목차는 아래와 같습니다. 스크랩해 두시면 한편의 현장 과학수사의 사례집으로 활용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1) 데이트 강간을 위한 ‘악마의 술잔’ 한모금에 블랙아웃…24시간내 검사 못하면 미제사건 2) 죽음의 性도착증 ‘자기 색정사’ 혼절직전의 성적 쾌감 탐닉…‘질식에 중독되다’ 3) 부인을 죽인 건 오열했던 남편 사고로 위장한 최악의 선택…죽거나 혹은 더 나빠지거나 4) 아내의 눈속에 담긴 죽음의 비밀…흔해서 더욱 잔인한 교통사고 위장 살인 5) 강간 후 살해된 여성, 그리고 부검의 반전 죽을 때까지 여성이고 싶었던 남성의 사연 6) 살인현장 속 왠 대변(?)검사… 초미니 흔적 ‘미세증거물’ 속에 숨은 진실 7) 정자가 수상한 정액…씨없는 발바리’ 과학수사 얕봤다가 정관수술까지 한 연쇄 성폭행범 8) 엽기살인마는 피가 다르다(?) 혈흔 속 性염색체가 ‘악마의 姓’ 을 지목하다 9) “왜 그날 조폭은 남진의 허벅지를 찔렀나?”… 칼잡이는 당신의 ‘치명적 급소’를 노린다 10) 물 마신던 A씨의 갑작스런 사망 왜? 사람의 능력 이상으로 물 많이 마시면 생명 잃는다 11) 장문의 유서를 남기고 자살한 엄마…알고보니 생활반응은 죽음의 진실을 알고 있다 12) 불탄 시신의 마지막 호흡…그녀가 아들을 지목하다 화재사망 속 숨어있는 타살흔적 찾기 13) 車 운전석에서 질식해 숨진 그녀의 주먹쥔 양팔 14) 성형수술 자국이 일러준 주검의 주민번호 광대뼈 축소술, 동거男에 목졸린 백골의 한 풀다 15) 연쇄살인범에 당한 20대女…6년만의 대반전 연쇄살인 택시기사, 274만개의 눈 CCTV가… 16) 20대 여성이 남긴 마지막 글씨…살인자를 지목하다 찢어진 장부가 범인을 증언하다 17) 물속에서 떠오른 그녀의 흰손…살인자를 가리키다 바다에서 건진 토막시신의 신원찾기 18) 헤어드라이어 살인…‘전류반’은 못 숨겼네 몸에 남은 전기충격 자국이 완전범죄 밝혀내다 19) 자살이라 보기엔 너무 폭력적인 죽음…왜? 참혹한 죽음…가해자·피해자는 하나였다 20) 아파트 침대 밑 여성 시신 2구의 잔인한 진실게임…누명 벗겨준 거짓말 탐지기 21) 그 남자 노리는 ‘한밤 통증’… 동양인의 저주? 청장년 급사 증후군 22) 70% 부패한 시신… 말없이 증언하는 ‘어금니’ 억울한 죽음 단서 된 치아 23) 살인현장의 240㎜ 운동화…60대 노인의 트릭이었다 별무늬 자국의 비밀 24) 택시에 튄 흙탕물이 살인자를 뒤바뀌 놓다 돈 버리고 납치… 이상한 택시 강도 25) 담배꽁초에 묻은 립스틱 DNA 검사해보니 살인 현장에 남은 ‘그 남자’의 립스틱 26) 목졸려 숨진 60대 시신 크게 훼손됐는데… 범인의 속임수였다 ‘파란 옷’ 입었던 살인마 27) 흉기에 17번 찔려 죽은 여자 유일 목격자 경비 최면 걸자 법최면이 일러준 범인의 얼굴 28) 부러진 뼈의 모양이 일러준 사고의 진실…범퍼가 남긴 ‘메세레르 골절’
  • JAPAN Tottori 돗토리 넌 여유롭고 만만해~

    JAPAN Tottori 돗토리 넌 여유롭고 만만해~

    1 네코무스메 열차 2, 3 요괴 라떼를 마실 수 있는 요카이 라쿠엔 입구 JAPAN TOTTORI Tottori 돗토리 넌 여유롭고 만만해~ 돗토리의 열차는 단선 궤도를 달린다. 선이 하나이니 급행열차가 지날 때면 완행열차는 역에 서서 무작정 기다린다. 시간은 돈이고, 돈은 곧 시간이라 급행열차의 요금은 완행열차의 두 배도 넘는다. 돗토리에서 급행열차를 타는 이들은 많지 않다. 돈이 이유겠지만 한편 돈보다는 도시와 시골의 모습을 적당히 두루 갖춘 돗토리의 여유이지 않을까 싶다. 그래서 일본 여행이 처음인 지나와 정주에게도 돗토리는 여유롭고 만만하게 다가왔던 것 같다. 글 Travie writer 이진경 사진 Travie writer 이진경, Travie photographer 김경현 취재협조 내일여행 www.naeiltour.co.kr, 돗토리현 진행협조 인페인터글로벌 기사를 시작하기 전에 *실제 여행시기는 8월30일부터 9월2일까지, 3박4일의 일정으로 진행됐다. *돗토리현에서의 일정과 취재는 독자가 원하는 대로 자유롭게 여행을 하고 기자가 이를 소개하는 형태로 진행됐다. *이번 여행의 독자는 트래비와 내일여행이 함께한 도전자유여행 이벤트에 당첨돼 다녀왔기 때문에 내일여행의 ‘금까기’ 상품 내역에 해당하는 왕복항공권 및 호텔 숙박비 등에 대한 경비부담은 제외됐다. 단, 식비 및 입장료 등 개인지출 비용은 독자가 개별적으로 부담했다. *전통 료칸 숙박이 포함된 내일여행의 ‘돗토리현 미사사온센 금까기’는 아시아나항공을 이용하며 83만9,000원부터(세금 및 유류할증료 제외, 항공사 및 여행사 사정에 따라 변동 가능). *기사에서는 편의상 독자의 존칭을 생략했다. 도전자유여행 33탄 돗토리현의 주인공을 소개합니다. 이지나 새치름한 외모와는 달리 털털한 웃음소리를 지녔다. 대박 쇼핑으로 일본을 휩쓸 것 같았는데 의외로 먹고 보는 데 열심이다. 알고 보니 한국에서도 쿠폰을 끊어 미용실에 가는 알뜰 처자다. 미국에 교환학생으로 다녀와 영어를 좀 한다. 장점은 착하다는 것. 이정주 첫 해외여행이다. “비행기가 뜰 때 엄청 무서웠다”고 한다. 솔직한 청년이다. 누나에게 “제발 영어를 쓰지 말라”고 직언도 서슴지 않는다. 그런데 본인은 정작 말을 잘 안 한다. 다이어리에 일본어 회화를 잔뜩 써 왔음에도. 장점은 착하다는 것. 1st day 두근두근 일본 첫 나들이 인천 공항에서 돗토리의 요나고 공항을 잇는 하늘 길은 1시간20분 거리다. 짧은 시간, 기내식으로 도시락까지 챙겨 먹으니 비행기가 말 그대로 뜨자마자 내린다. 입국에서 출국 수속까지 3~4시간이 일사천리라 가벼운 마음으로 떠나기에 돗토리만한 곳이 없다. 1 요나고 공항역으로 들어오는 네코무스메 열차. JR 사카이선에서는 하루 15회 정도 요괴 열차를 운행한다 2, 3, 4, 5, 6 미즈키 시게루 로드는 <게게게노 기타로>의 세상이다. 800m 거리에는 요괴 동상이 가득하고, 요괴 캐릭터 상품을 판매하는 가게들이 늘어서 있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요괴 열차 타고 사카이미나토로 고고~ 돗토리현 서부 끄트머리에 자리한 사카이미나토. 미즈키 시게루 로드가 자리한 사카이미나토까지는 요나고 공항에서 JR 사카이선을 타고 15분 정도면 간다. 출국 수속을 마치고 남매가 탄 열차는 오후 2시39분에 요나고 공항역을 출발하는 ‘네코무스메 기타로 열차鬼太郞列車’. JR 사카이선에서는 기타로, 메다마오야지, 네즈미오토코, 네코무스메 등 네 종류의 열차를 하루 15회 정도 운행한다. 기타로, 눈알 아저씨, 간사한 쥐, 고양이 소녀가 그려진 열차는 운이 좋거나 일부러 시간을 맞추면 탈 수 있다. 열차 외관은 물론 내부 천장과 의자 등에 캐릭터가 가득하다. 미즈키 시게루 로드水木しげる一ド 애니메이션 <요괴인간 타요마>로 한국에 소개된 <게게게노 기타로>는 요괴의 대가라 불리는 미즈키 시게루의 작품이다. 돗토리현 출신인 그 덕분에 요괴 공항에 내려 요괴 기차를 타고 요괴 역을 지나 마침내 요괴의 고향인 미즈키 시게루 로드로 이어지는 여정은 늘 요괴와 함께한다. 사카이미나토역에서 800m 가량 뻗어 있는 미즈키 시게루 로드는 <게게게노 기타로>에 등장하는 요괴 캐릭터 동상과 요괴 캐릭터를 판매하는 기념품 가게가 늘어선 거리다. 열쇠고리에서 귀이개, 장식품, 문구, 술, 심지어는 화투까지 기념품 가게에서 판매하는 캐릭터 상품은 다양하다. 하나밖에 없는 캐릭터 상품을 구입하고 싶다면 직접 나무를 깎아 캐릭터를 만드는 가게에 들르면 된다. 투박하지만 개성 넘치는 기념품을 살 수 있다. 100엔 스탬프 책자를 구입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스탬프 공간을 채우며 이 가게, 저 가게를 돌다 보면 어느새 2~3시간이 훌쩍 지난다. 시게루 로드에서는 ‘꼭’ 선물로도 그만! 똑딱 지갑 요카이 가마구치妖怪がまぐち 비슷비슷한 기념품을 파는 미즈키 시게루 로드에서 단연 눈에 띄는 가게다. 가마구치란 물림쇠가 달린 돈지갑. 똑딱 하고 열리는 동전지갑을 생각하면 쉽다. 요괴 가마구치라는 가게 이름 그대로 이곳에서 판매하는 가마구치에는 <게게게노 기타로>에 나오는 요괴 캐릭터가 그려져 있다. 작은 동전지갑 외에도 다양한 크기와 디자인의 가마구치를 선보인다. 주소 鳥取?境港市松ヶ枝町14 영업시간 오전 9시30분~오후 5시30분 문의 0120-375-639 이런 젓가락은 어때요? 유젠遊膳 미즈키 시게루 로드의 끄트머리, 아케이드 근처에 자리한 젓가락 전문점이다. 몇백엔부터 몇천엔에 이르는 다양한 가격대의 젓가락을 단아하게 선보인다. <게게게노 기타로>의 캐릭터를 단 젓가락이나 젓가락 받침 등은 기념품으로도 그만이다. 주소 鳥取?境港市本町34 영업시간 오전 9시30분~오후 5시30분 문의 0859-21-8200 요괴 라떼 한잔 요카이 라쿠엔妖怪樂園 요괴 캐릭터로 꾸며진 공원과 기념품 가게가 자리한 곳으로 미즈키 시게루 기념관 근처 골목으로 50m 가량 들어간 곳에 자리했다. 간단한 음료와 스낵을 파는 곳에서는 초콜릿 가루로 요괴 모양을 만들어주는 요괴 라떼를 마실 수도 있다. 네 가지 모양 중 하나를 선택하면 된다. 350엔. 주소 鳥取?境港市?町138 영업시간 오전 9시30분~오후 6시, 계절에 따라 다름 문의 0859-44-2889 지나 신기한 요괴 조형물과 인형들과 함께 찰칵~! 작은 마을에 아기자기한 소품 가게도 즐비해 구경하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친구 생일 선물로 고른 ‘방아 찧는 토끼 지갑’ 득템! 정주 어떤 가게의 셔터에 내가 좋아하는 만화 <원피스>의 밀짚모자 해적기가 페인팅되어 있어서 흥분되었다. 구라요시역 일대 탐방기 지나와 정주가 이틀 밤을 묵은 아크21 호텔은 JR 구라요시역에서 걸어서 5분 거리에 자리했다. 1시간에 1~2대 꼴로 기차가 다니는 데다가 막차가 일찍 끊기는 돗토리의 현실을 감안, 이틀간의 저녁식사는 구라요시역 근처에서 해결하기로 결정! 하지만 적당히 시골스러운 구라요시에는 식당과 이자카야의 수가 손에 꼽을 정도로 적다. 시끌벅적 구라요시 최고 인기 이자야카 로바타 카바?端かば 구라요시 사람들은 모두 모이는 듯한 활기찬 분위기를 자랑한다. 계절 메뉴를 비롯 고기, 해산물, 전골 등 메뉴가 다양하며, 요일별 이벤트도 많다. 따로 요구하면 한국어 메뉴를 준비해 주지만 메뉴에 사진이 있어 주문이 어렵지는 않다. 주소 鳥取?倉吉市上井町 2-10-7 영업시간 월~목, 일 오후 5시~새벽 2시 금, 토 오후 5시~새벽 3시 문의 0858-27-0100 온갖 종류의 라멘이 한자리에 토멘보東麵房 구라요시역 남쪽 출구에서 걸어서 10분 거리에 자리한 라멘 전문점. 추천 메뉴는 쇼유 라멘으로 그 밖에 미소, 돈코츠, 규코츠 등 다양한 라멘과 교자를 판매한다. 체인점이지만 구라요시역 인근에서는 인기 있는 편. 주문은 자동판매기로 하면 된다. 700~1,000엔. 주소 鳥取?倉吉市山根 618-3 영업시간 오전 11시30분~오후 2시, 저녁 6시~새벽 3시 문의 0858-48-9518 일본 토종 햄버거 모스 버거Mos Burger 구라요시역 앞에서 KFC와 함께 양대 산맥을 이루는 패스트푸드점. 구라요시역 남쪽 출구 방면 179번 국도변에 자리했다. 주소 鳥取?倉吉市上井町 359-1 영업시간 | 월~토 오전 8시~새벽 2시 일 오전 8시~밤 12시 문의 0858-26-6023 390엔 라멘? 사쿠라さくら 아크21 호텔 1층에 자리한 식당. 늦은 밤까지 영업을 해 이용할 만하다. 라멘이 390엔으로 저렴한 편이며, 맥주와 안주 세트 메뉴도 있다. 밥과 미소시루, 생선구이, 밑반찬 등이 나오는 조식은 700엔. 주소 鳥取?倉吉市上井町2丁目 4-6 영업시간 오전 7~9시, 점심 오전 11시30분~오후 2시30분, 저녁 오후 5시부터 문의 0858-26-8579 지나와 정주의 선택 입 안에서 사르르 녹는 쇠고기 타이헤이몬大平門 아, 언어의 장벽에 부딪힌 곳이었다. 처음에 ‘고기! 고기!’라고 외치며 고기를 달라고 했는데, 점원이 ‘코~기?’ 하면서 전혀 알아듣지 못함을 체감. ‘스페셜 메뉴’인 듯한 그림도 없는 안내장을 보고 무턱대고 ‘okay’라고 외쳐 버린 우리. 850엔이면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지만, 1인분에 정말 적어 보이는 쇠고기 여섯 점…? 하지만 입 안에서 사르르 녹는 맛에 추가 주문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약간 바삭한 식감의 지짐이도 Good choice! 주소 鳥取?倉吉市?谷町2丁目40 영업시간 | 월~토 오전 11시~밤 11시, 일 오전 11시~밤 10시 30분 문의 0858-26-4468 2nd day 돗토리 가이드! 버스투어 돗토리에서의 첫째 날, 버스투어 정보를 입수한 지나와 정주는 둘째 날의 일정을 일찌감치 정했다. 단돈 2,000엔으로 만만치 않은 교통비를 해결하는 건 물론 입장료, 점심식사에 후식까지 준다는 말에 귀가 번쩍 뜨인 것. 버스투어는 월, 수, 토요일에만 출발하므로 투어에 참가하고 싶다면 미리 계획하는 게 좋다. 지나 2,000엔으로 드라마 <아테나>의 여러 촬영지와 코난 박물관을 돌아보고 특제 라멘, 젤라또까지 맛볼 수 있는 버스투어! 교통비가 비싼 시내에서 정말 탁월한 선택이었다. 특히 더울 때 시원하게 먹은 복숭아 맛 젤라또의 맛은 아직까지 생각난다. 시라카베도조군 일대는 일본 전통 건물이 잘 보존되어 있어서 이국적인 느낌이 났다. 기념품 가게에서는 맛있는 과자도 맘껏 시식하고 특히 맛있던 만주도 샀다. 주변에는 아기자기한 가게가 많아 더 구경하고 싶었다. ‘비 오면 꽃무늬가 생기는 분홍 우산’을 사오지 않은 것은 아직도 가장 후회된다. 누가 대신 사다 주실 분 없나요~ 정주 버스투어로 <아테나> 촬영지인 간장공장, 절 앞의 빨간 등 거리, 인면어가 살고 있는 수로, 묘지, 백조와 오리가 있는 호수, 코난 박물관 등을 방문했는데 모두 가볼 만한 가치가 있는 장소들이었다. 점심으로 버스투어에서 제공하는 라면을 먹었는데 소 뼈로 육수를 내서 그런지 맛이 괜찮았다. 후에 아이스크림도 먹었는데 특히 가이드 누나가 추천해 준 복숭아 맛 아이스크림이 맛있었다. <아테나> 촬영지 만끽 투어 요금 2,000엔 출발일 매주 월, 수, 토요일 오전 10시~오후 4시 출발장소 JR 구라요시역 남쪽 출구 버스 정류장 코스 구라요시역→구라요시시(시라카베도조군아카가와라)→고토우라정(규코츠 라멘 점심식사)→하나미가타 묘지(후로시키 만주)→호쿠에이정(아오야마 고쇼 후루사토관)→호조 오토 캠프장 휴게소 (‘코다’ 젤라토)→유리하마정(도고코 린카이 공원→하와이 보코로 온천)→미사사정(미사사 온천)→구라요시역 1 돗토리 고토우라정의 하나미가타 해안 묘지. 바다를 향해 2만 기 이상의 묘가 조성된 곳으로 독특한 볼거리를 선사한다 2 시라카베도조군의 다카다슈조. 1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술도가다 3 도고코 린카이 공원 4 아오야마 고쇼 후루사토관. <명탐정 코난>의 아가사 박사가 탄 차가 기념관 마당에 전시돼 있다 5 미사사 오스나히키 자료관에 전시된 산부쓰지 나게이레도 불당의 모형. 해발 520m 절벽에 세워진 건축 방식으로 유명한 절이다 구라요시시 시라카베도조군, 아카가와라는 하얀 벽의 건물과 붉은 기와를 얹은 전통적인 건축 양식의 창고가 자리한 거리다. 대부분의 창고는 기념품 가게나 레스토랑, 카페 등으로 쓰임새를 바꿨지만 겉모습만은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산책하듯 천천히 거리를 걸으며 옛 정취를 느껴 보자. 시라카베도조군 유일무이 양조장 다카다슈조高田酒造 1875년에 창업한 양조장이다. 일대에 자리했던 수많은 술과 간장 제조장 중 유일하게 명맥을 유지하는 곳이다.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덕분에 다카다슈조에서는 드라마 <아테나>의 총격 장면이 촬영됐다. 버스투어의 가이드가 각종 장난감 총을 준비해 기념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한다. 잘 익은 스기다마가 매달린 다카다슈조의 대표 술은 시쿤北君. 1,000엔에 구입할 수 있다. 주소 鳥取?倉吉市西仲町2663 문의 0858-23-1511 신용카드도 받아요~ 아카가와라 1호관赤瓦1?館 창고를 개조해 만든 토산품, 기념품 가게로 선보여지고 있는 아카가와라의 창고 중 유일하게 신용카드로 계산이 가능한 곳이다. 돗토리현이 자랑하는 20세기 배를 비롯해 과자, 떡 등 먹거리를 주로 판매하는데 시식만으로도 배가 부를 정도다. 주소 鳥取?倉吉市新町1丁目 영업시간 오전 8시30분~오후 5시30분 문의 0858-23-6666 귀여운 아기 붕어빵 린린야りんりんや 한입 크기의 귀여운 붕어빵을 판다. 팥소를 사용하는 건 물론 검은콩, 고구마, 크림 등을 넣은 붕어빵도 있다. 비에 젖으면 숨겨진 꽃 모양이 나타나는 우산도 판매한다. 주소 鳥取?倉吉市魚町2570 영업시간 오전 8시30분~오후 6시 문의 0858-23-1996 고토우라정 바다와 산의 혜택을 고루 받아 식재료가 발달한 고토우라정은 일본인들 사이에서 고르메 스트리트Gourmet Street라 불린다. 소 뼈를 우려내 육수를 만드는 규코츠 라멘과 아고카츠 카레, 해산물 덮밥인 카이센동 등 군침을 돌게 하는 먹거리가 많다. 고토우라정에 자리한 하나미가타 해안 묘지는 독특한 볼거리다. 2만 기 이상의 묘가 바다를 바라보며 서 있는 곳으로 묘지가 왜 볼거리가 되는지는 가 보면 안다. 이곳 또한 드라마 <아테나>의 촬영지로 선보여졌다. 시원한 사골 국물 라멘 이자카야 카즈居酒屋和 버스투어가 들르는 이자카야로 JR 우라야스 역 앞에 자리했다. 규코츠 라멘을 짜지 않게 잘 끓이며, 반찬으로 나오는 깍두기도 맛있다. 620엔. 주소 鳥取?東伯郡琴浦町?万276-3 문의 0858-53-0006 돗토리현 대표 간식 후로시키 만주 ふろしきまんじゅう 143년 전통을 자랑하는 만주 가게. 일본 전통 설탕인 와삼봉과 흑설탕을 섞어 쫀득쫀득하고 달지 않은 만주를 선보인다. 방부제 등을 전혀 사용하지 않으므로 후로시키 만주는 유통기한이 3일밖에 되지 않는다. 선물로 구입한다면 공항에서 사는 게 낫다. 주소 鳥取?東伯郡琴浦町八橋348 영업시간 오전 6시30분 ~오후 5시 문의 0858-53-2345 호쿠에이정 호쿠에이정에는 ‘아오야마 고쇼 후루사토관?山剛昌ふるさと館’이 자리했다. 만화 <명탐정 코난>의 작가인 아오야마는 돗토리현 출신 작가. 그를 기념하기 위해 2007년에 세워진 이곳에는 아오야마의 어린 시절 자료와 물건을 비롯해 <명탐정 코난>의 번역판 등이 전시돼 있어 전세계 팬들이 찾는 명소가 됐다. 배가된 재미를 느끼려면 퀴즈에 도전해 보자. 퀴즈의 답이 기념관 곳곳에 숨겨져 있어 전시물을 세심하게 보게 된다. 1단계부터 4단계까지 자신의 수준에 맞는 퀴즈를 선택해 모두 풀면 인정증도 준다. 마당에 전시된 노란색 차도 흥미롭다. <명 탐정 코난>에서 아가사 박사가 타는 차를 재현한 차로 아오야마의 아버지가 부품 하나하나를 모아 직접 제작한, 세상에 하나뿐인 차다. 주소 鳥取?東伯郡北?町由良宿1414 찾아가기 JR 유라역에서 걸어서 20분 이용요금 어른 700엔, 청소년 500엔, 초등학생 300엔 관람시간 4~10월 오전 9시30분~오후 5시30분, 11~3월 오전 9시30분~오후 5시 문의 0858-37-5389 유리하마정 석양이 아름답기로 이름난 도고코에서는 드라마 <아테나>의 많은 장면이 촬영됐다. 정우성과 수애는 도고코와 푸른 잔디가 어우러진 린카이 공원을 거닐며 데이트를 즐기고 하와이 온천의 ‘보코로望湖?, 0858-35-2221’에서 사랑을 확인했다. 보코로에서는 촬영 당시 배우와 스태프의 일정표며 정우성과 보아가 먹었던 라멘 그릇 등 사소한 것까지 전시해 놓았다. 보코로는 호수 가운데에 떠 있는 노천 온천으로 유명하다. 본 건물과 다리로 연결된 노천 온천 건물에는 노천탕과 족욕탕이 자리했다. 온천의 평균 온도가 55도인 하와이 온천에서는 달걀 표면에 예쁜 그림이나 기원을 담아 온천에 삶는 온센 타마고 체험도 가능하다. 미사사정 900년이라는 기나긴 세월이 말해 주듯 미사사 온천 마을에는 옛 정취가 가득하다. 허리 굽은 백발 노인이 지키고 있는 약국이며 오래된 사진관까지 이름이 없는 가게들조차 온천 마을의 역사를 말하고 있다. 남녀 구분 없이 노천 온천을 무료로 즐길 수 있는 가와라 노천탕은 미사사 온천의 명소 중 하나다. 족욕탕과 구분된 위태로운 칸막이 너머로는 밤낮 없이 동네 어른들이 노천욕을 즐긴다. 진쇼 축제 때 사용하는 진쇼(줄)를 전시한 오쓰나히키 자료관도 볼 만하다. 드라마 <아테나> 촬영 당시에 70여 명의 자원봉사자들이 직접 만든 진쇼를 전시 중이다. 3rd & 4th day 한낮의 모래, 온천으로 씻다 돗토리 사구를 찾기로 한 날, 지난 밤부터 내린 비는 그칠 줄 모른다. 그래도 ‘돗토리 하면 사구’를 외치며 지나와 정주는 기차에 몸을 싣는다. 구라요시역에서 돗토리역까지는 1시간 가량 거리. 덜컹덜컹 단선 궤도로 기차는 열심히 달린다. 돗토리 사구鳥取砂丘 센다이강은 바람에 쪼개지고 갈라진 주고쿠산지의 화강암을 바다로 흘러 보내 해안선까지 밀어냈다. 하루는 일주일이 되고, 일주일은 1년이 됐다. 1년의 시간을 거듭하길 10만번. 10만년이라는 세월 동안 조류와 바람이 쉬지 않고 나른 모래는 해안선을 따라 16km, 육지를 향해 2km에 이르는 사구를 만들어냈다. JR 돗토리역에서 20분. 돗토리 시내를 빠져 나오기 무섭게 사구는 거대한 몸집을 드러낸다. 신발을 신고 있어도 사구의 부드러운 모래 결이 느껴지는 건 딱딱한 아스팔트와 시멘트 바닥에 익숙해진 발 때문이다. 1,000엔 택시가 지나와 정수를 내려준 건 사구의 동쪽 입구다. 저 너머 동해를 먹어 버린 해발 48m의 말의 등(제2 사구열)이 눈앞에 펼쳐진다. 모래 언덕을 오르길 15분. 말의 등에 올라타 바다를 향해 깎아지른 사구의 모습을 조망한다. 사구와 맞닿은 동해는 역시 푸르다. 육지 쪽으로 눈을 돌리면 모래에서 잎을 틔우고 꽃을 피운 통보리사초 군락지가 펼쳐져 동해와는 또 다른 푸르른 기운을 선사한다. 밥도 먹고, 기념품도 사고 사큐카이칸 砂丘?館 사구 동쪽 입구 맞은편에 자리한 식당과 기념품 가게로 끼니때라면 들르는 게 좋다. 돗토리 사구와 우라도메 해안 일대에는 마땅한 음식점이 없다. 자루소바 840엔, 아고카츠 카레 850엔. 주소 鳥取?鳥取市福部町湯山2164 영업시간 오전 8시30분~오후 5시 문의 0857-22-6835 지나 택시로 사구와 우라도메 해안을 둘러보았는데 사구는 그야말로 놀라웠다. 정말 낙타가 있는 사막이라니! 낙타가 너무 타고 싶었지만 비가 보슬보슬 내려서 ‘낙타와의 이동’은 다음 기회로 미뤘다. 사막을 오르느라 힘이 들긴 했지만 마치 사우디의 여인이 된 것 같아 즐거웠다. 모래도 고와 경사진 언덕을 내려올 때도 무섭기는커녕 정말 신나게 내려왔다. 점심식사 시간! 메뉴에 그림이 없어 앞의 조형물을 보고 겨우 시켰지만 카레와 야끼소바의 맛은 일품이었다. 카레가 유명하다더니 정말 Good! 점심 식사를 하고 둘러본 우라도메 해안의 경치도 멋있었다. 저녁에 노을이 질 때 와도 좋을 것 같다. 즐거운 시간을 만끽하고 시내로 오니 3시간이 약간 지났지만 영국 신사 같았던 택시 아저씨는 추가 요금을 받지 않고 친절히 데려다 주셨다. 아저씨 감사해요~ 미사사칸三朝館 지나와 정주가 돗토리에서의 마지막 밤을 보낸 곳은 미사사 온천의 미사사칸이다. 둘째 날, 버스투어를 통해 미사사 온천 마을은 둘러본 터. 마지막 남은 시간은 온전히 료칸에서 보내기로 한다. 미사사 온천. 물이 참 좋은 곳이다. 900년이라는 세월 동안 온천 마을로 사랑받을 수 있었던 건 물 덕분이다. 라듐 성분이 다량 함유된 미사사 온천은 건강에도 그만이라 미사사 온천 지대 주민들의 암 사망률은 일본 평균의 절반에 불과하다. 또한 미사사 온천은 동맥경화, 천식, 당뇨병, 피부병, 부인병 등을 치료하는 데에도 효과가 크다고 한다. 미사사 물은 곧 미사사칸의 물이라 미사사칸에서의 온천욕 한 번에 온몸이 상쾌하다. 몸뿐만이 아니다. 미사사칸에서는 몸과 더불어 눈이 맑아진다. 로비와 대욕탕, 식당 등 미사사칸의 발길 닿는 곳곳에는 정갈한 정원이 자리했다. 우거진 숲 사이로 물줄기가 흘러내리는 정원이 있는가 하면, 바위를 세우고 모래를 곱게 깔아 참하게 빗어 놓은 정원도 있다. 같은 정원이라 하더라도 보는 장소에 따라 모습을 달리해 지겨울 틈이 없다. 식당과 온천으로 향하는 길, 정원이 있어 마냥 행복하다. 미사사칸의 대욕탕은 아침 저녁으로 남탕과 여탕이 바뀐다. 아침 저녁, 각각 다른 멋의 온천을 즐기라는 뜻일 테다. 커다란 노천온천이 딸린 대욕탕 외에 가족이나 커플이 따로 이용할 수 있는 두 개의 작은 노천온천도 마련돼 있다. 작은 노천온천은 체크인 후에 예약해 이용하면 된다. 문의 0858-43-0311 www.misasakan.co.jp 1, 2 돗토리에서 반드시 들러야 할 돗토리 사구 3 돗토리 사구 입구에 전시된 모래 조각 4 단아한 아름다움이 묻어나는 미사사칸의 정원 5 미사사칸 노천온천 입구 6 미사사칸의 조식 7 미사사칸 식당으로 가는 길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지나 이번 여행에서 제일 좋았던 곳! 다른 곳도 모두 좋았지만 마지막 피로를 풀기에는 최적의 선택이었다. 유카타로 갈아입고 맞이한 감동의 석식! 돗토리현에서 유명하다는 게다리와 새우 맛이 특히 일품이었다. 이번 여행의 하이라이트 온천! 밤에는 사람이 많지 않은지 혼자였는데 정말 선녀가 된 기분이었다. 시원한 밤공기를 맞으며 따뜻한 온천에서 몸을 녹이니 그 동안의 피로도 말끔히 풀렸다. 아침잠이 많지만 다음날에도 아침을 먹고 간단히 온천을 즐겼다. 비가 보슬보슬 내리는 아침 온천도 떠나기 싫을 정도로 감동이었다. 온천만 하기 위해서 일본 여행을 하는 사람들도 있다던데 이제는 100% 공감이 간다. 다음을 기약하며 떠나는 순간에도 떠나기 싫었던 미사사칸. 정주 미사사칸에서 제공하는 버스를 타고, 미사사칸으로 향하였다. 미사사칸에서 우리는 마지막 1박을 묵었는데, 일본 전통의상인 유카타도 입어 볼 수 있었다. 특히 아름답게 꾸며진 온천이 우리를 천국으로 인도하였다. 저녁식사는 회, 대게, 샤브샤브, 튀김 등이 나왔는데 한결같이 정갈하고 맛있었다. 다음날 아침 정갈한 아침식사와 마지막 온천욕을 마치고 우리는 리무진 버스를 타고 요나고 공항으로 향하였다. Travel to Tottori ▶가는 방법 인천과 요나고를 잇는 아시아나항공이 화, 금, 일요일, 주 3회 운항된다. 인천발 요나고행 항공편은 화, 일요일 오후 12시30분, 금요일 오전 9시30분에, 요나고발 인천행 항공편은 화, 일요일 오후 3시, 금요일 낮 12시에 출발한다. 요나고 공항 인, 아웃으로 3박4일 여정을 꾸린다면 화요일 출발만 가능한 것. 2박3일 등 기타 일정이라면 요일 선택이 자유롭다. ▶현지교통 이렇게 저렴한 택시가~ 돗토리시를 여행하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 돗토리역에 자리한 관광안내소에서 이름, 숙소 등 간단한 정보만 작성하면 4명이 3시간 동안 1,000엔에 택시를 이용할 수 있다. 3시간을 이용한다면 시내에서 20~30분 가량 거리인 돗토리 사구와 우라도메 해안 등지를 모두 돌아볼 수 있다. 우라도메 해안 대신에 돗토리 시내를 돌아봐도 괜찮다. 1,000엔 택시 이용자는 와타나베 미술관, 간논인 정원 등의 입장료를 할인 혜택이 있는 쿠폰 카드 사용이 가능하다. 시간 오전 9시~오후 6시30분 문의 돗토리시 국제관광객 서포트 센터(한국어) 0857-36-3767, 돗토리시 관광안내소(일본어) 0857-22-3318 웬만한 곳은 다 서요~ 공항버스 미사사 온천에서 요나고 공항으로 간다면 공항 리무진 버스를 타자. 돗토리현 여기저기를 돌고 돌아가는 게 흠이라면 흠이지만 온천 송영버스와 기차를 몇 번 갈아타는 것보다는 편리하다. 1,500엔. 코스 미사사 온천 관광상공센터 앞→08:25 미사사 온천 입구(미사사칸 앞)→08:30 미사사 로얄 호텔 앞→08:45 구라요시역→09:00 하와이 온천→광장 10:00 가이케 온천→10:30 요나고 공항 ▶호텔 아크21 ア―ク21 일반적인 비즈니스호텔과 비교해 비교적 넓은 객실을 지녔다. 한국어로 된 호텔 설명서와 주변 안내도를 나눠주며, 한국 티브이 채널도 있다. 음료, 주류 자동판매기와 전자레인지를 이용할 수 있으며, 6층 전망대 목욕탕이 무료다. 목욕탕은 오전 6시~오전 9시, 오후 1시~오후 5시에는 여성, 오후 6시~자정에는 남성이 이용한다. 일회용 카드 키를 사용해 이틀 이상 묵는다면 매일 새로운 카드를 발급받아야 하며 별도의 체크아웃이 필요 없다. 문의 0858-48-1021 ▶지나의 말 8월 말, 느지막이 간 여름휴가. 동생과 함께한 첫 해외 여행이어서 어느 때보다 의미 있고 뜻 깊은 시간이었다. 처음 당첨 소식을 듣고 동생이 한 말이다. “누나는 정말 타고난 운이야~” 그런 동생에게 나 역시, “이런 누나 덕에 너도 같이 갈 수 있잖아~” 라며 웃었다. 기다림에 더 설레였던 돗토리현 여행! 평소 티격태격할 때도 있긴 하지만 사소한 고민까지 털어놓을 정도로 친한 동생이기에 때로는 친구 같기도, 철없는 나를 다독일 때는 오빠 같기도 한 동생과 함께한 즐거운 기억이 오래 여운에 남았으면 한다. 소중한 추억을 선물해 주신 관계자 여러분께도 감사 드린다. 돗토리현은 정말 천천히 다시 걸어도 질리지 않을 것 같은 도시다. 친절한 사람들과 깨끗한 거리. 그곳에서 느껴지는 여유. 한 순간, 한 순간이 영화 같았던 도시. 다음을 기약하며 소중한 추억을 되새겨본다. 1 요나고 공항 2 돗토리시에서 이용할 수 있는 1,000엔 택시 3 아크 21 비즈니스호텔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위 기사는 기사콘텐츠 교류 제휴매체인 여행신문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에 관한 모든 법적인 권한과 책임은 여행신문에 있습니다.
  • “진입로·출구 끼어들지 마세요”

    “진입로·출구 끼어들지 마세요”

    꽉 막힌 귀성길보다 더 짜증나게 하는 것은 바로 혼자만 빨리 가겠다는 ‘얌체 운전자’다. 중고차 전문업체 카즈는 9일 홈페이지 방문자 43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휴 귀성길 정체, 짜증을 더하는 짜증 유발 운전자는?’이란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1위로 뽑힌 짜증유발왕은 ‘진입로, 출구에서 끼어들기를 하는 운전자’로 나타났다. 전체 응답자 중 33%가 휴게소 등의 진입로나 출구에서 무리하게 새치기를 시도하는 운전자들을 꼽았다. ‘나 하나쯤이야’ 하는 마음으로 끼어들지만 이들은 끝없는 정체를 유발하는 주범이기도 하다. 2위로는 ‘모두 끼워주는 앞차’와 ‘1차선에서 저속 주행하는 차’였다. 마음씨 좋게 이 차 저 차 차선변경을 허용해 주다가는 정작 뒤에 줄지어 따라오는 차들의 짜증 섞인 눈초리를 받을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또 ‘1차선에서 저속 주행하는 차’에서 알 수 있듯 때와 장소에 맞는 운전도 신경 쓸 부분이다. 특히 고속도로에서는 상황과 차량의 흐름에 따라 운전해야 하는데, 추월 차선인 1차선에서 혼자만 유유히 시속 60㎞로 가는 것은 다른 운전자들에게 손해를 끼치는 일이다. 그 밖에 응답자의 9%는 ‘담배연기, 침을 바깥으로 뱉는 차’를 뽑았다. 그런가 하면 ‘독야청청 갓길 주행’은 단 한 명도 선택하지 않았는데, 갓길로 주행하다 감시카메라나 단속에 걸리면 본인만 처벌대상이니 짜증날 이유가 없다는 게 이유다. 한편, 경찰청 고속도로순찰대는 이번 추석 연휴 기간에 순찰 헬기 17대를 배치, 카메라 단속강화 등 얌체 운전자들을 단속하기로 했다. 순찰대 측은 얌체 운전자를 뿌리 뽑는 방법으로 적극적인 신고를 꼽았다. 교통법규를 위반하는 차량을 발견한 운전자가 112에 신고하면 내용은 즉시 관할 순찰대로 보고되고 구간마다 배치된 순찰차량이 재빨리 출동, 적발해 과태료를 부과한다는 방침이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스트레스 지속시 암 등 치명적 질병 위험 높아져…

    스트레스 지속시 암 등 치명적 질병 위험 높아져…

    스트레스를 지속적으로 받게 되면 암 같은 치명적 질환에 걸릴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 듀크대학 로버트 레프코위츠 교수 연구팀은 과학 학술지 네이처 최신호를 통해 스트레스 호르몬으로 알려진 아드레날린에 장기간 고농도로 노출되면 유전자(DNA) 변형 위험이 커질 수 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생쥐에게 몇 주간 고농도의 아드레날린을 투여해 만성 스트레스와 같은 조건을 만들었다. 그 결과 각종 자극으로부터 유전자 변형을 예방하는 핵심 단백질인 p53의 수치가 떨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p53 단백질은 유전자에 손상이 발생했을 때 암세포로 변하지 않도록 막거나, 회복할 수 없을 때에는 세포 스스로 자멸하게 하는 역할을 해 ‘게놈 수호자’라는 별명으로도 불린다. 또한 이 같은 유전자 손상은 암 발병 위험을 높일 뿐만 아니라 머리카락의 색소 형성 능력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레프코위츠 교수는 “이번 연구는 만성 스트레스가 새치 같은 외모변화로부터 종양 등 치명적 질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인체의 변화와 질병을 유발할 수 있는 근거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연구진은 만성 스트레스 조건에서 ‘베타 아레스틴 1’이라는 단백질이 작용해 DNA 손상이 촉진된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연구팀은 이에 따라 이 같은 물질의 작용을 차단하는 신약을 개발하면 암이나 백발을 예방하는 효과를 거둘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사진=데일리메일 윤태희기자 th20022@seoul.co.kr
  • 어느 커플의 지독한 ‘쿠바앓이’

    로망을 넘어 열병과도 같은, 절절한 그리움을 안겨 주는 여행지들이 있다. 개인마다 편차는 있겠지만 쿠바 또한 이런 범주에서 빼놓으면 서운할 곳이다. 살아 있다면 피델 카스트로와 엇비슷하게 늙었을 체 게바라가 아직도 열혈남아로 남아 있고, 시가 연기 가득 찬 부에나비스타 소셜클럽에서는 늙은 악단의 연주 소리가 들려올 것 같은 곳. 해질 녘이면 어니스트 헤밍웨이와 그가 펜으로 빚은 늙은 어부 산티아고에게 깊은 성찰을 안겨 줬던 청새치가 바다 위로 솟구쳐 오를 것만 같은 곳. 아바나의 거리에서라면 찐득한 땀마저 감미롭게 느껴질 터다. ‘괜찮아, 여긴 쿠바야’(한수진·최재훈 지음, 책으로여는세상 펴냄)는 그런 열병을 앓는 젊은 커플이 돌아본 쿠바 여행기다. 책 표지 사진이 인상적이다. 부부로 보이는 중년 남녀가 손가락 사이에 담배를 끼운 채 편안한 웃음을 건네고 있다. 여행서라면 의당 풍경 사진이 앞으로 나올 법한데 말이다. 표지 사진은 사실상 이후의 내용을 설명하는 복선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저자들은 쿠바를 여행한 것이 아니라 ‘쿠바 사람들’을 여행했다. 보러 간 게 아니라 만나러 갔다는 얘기다. 그래서 책에는 수없이 많은 쿠바 사람들이 등장한다. 여행 이튿날부터 마지막 날까지 저자들의 주변에서 맴도는 호세와 롤란도를 비롯해 많은 카사(민박집) 주인들, 도시의 잘사는 사람들과 시골의 가난하고 순박한 농사꾼들, 젊은 날 뜨거운 피로 혁명에 참여했던, 그러나 지금은 노인이 된 사람들, 자본주의 국가 사람들은 모두 부자라고 철석같이 믿고 있는 퇴역 장교, 그리고 도시 길거리에서 빈둥거리며 외국 관광객들에게 어설픈 사기를 치는 젊은 히네테로 등 그야말로 다양한 쿠바 사람들이 선을 보인다. 저자는 이들과의 만남을 통해 쿠바 사람들의 맨얼굴을 조용하고 자세히, 그리고 정직하게 그려 내고 있다. 마치 소설처럼 말이다. 우리와 닮은 듯 전혀 다른 오늘을 살아가고 있는 쿠바의 일상과 접하다 보면 자연스레 우리의 오늘과 견주게 된다. 아울러 어떤 미래가 옳은 것인가에 대한 성찰의 시간도 갖게 된다. 저자들이 체 게바라처럼 오토바이를 타고 여행을 다녔다면, 이들의 시각은 또 어떻게 달라졌을까. 별유천지 같은 쿠바를 노닐다가도 일순 ‘쨍’ 하는 소리와 함께 현실로 복귀하는 순간을 맞는다. 책 말미에 저자들은 강도를 당한다. 그런데 놀라운 건 ‘강도에 대처하는 저자들의 자세’다. “범죄의 표적이 되기 쉬운 이방인이 경계심을 풀고 허점을 노출했던 게 문제”란다. 강도보다 자신들의 책임이 더 크다는 거다. 그러니 저자들은 천상 쿠바 열병에 걸린 환자들이다. 1만 4000원.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지금&여기] 반칙하는 사회/안동환 산업부 기자

    [지금&여기] 반칙하는 사회/안동환 산업부 기자

    몇년 전 영국 런던에서 생활할 때였다. 줄이 늘어선 버스 정류장에서 한 중년 여성이 은근슬쩍 새치기를 하자 한 남성이 언성을 높였다. 처음에는 큰일도 아닌데 목소리를 높이나 싶었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주변에 있던 이들도 그 여성에게 한 마디씩 보태기 시작했다. 상기된 표정의 여성이 자리를 떠난 후에도 사람들은 한참을 나쁜 사람이라고 대화를 이어갔다. 영국에서 1년 동안 지내며 느낀 건 영국인들은 작은 반칙 행위라도 용납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케임브리지와 옥스퍼드 대학에 다니던 귀족 자제들이 군복무를 피하지 않고 1·2차 세계대전에 참전해 최전선에서 숱하게 전사한 역사만 봐도 특권과 반칙에는 엄격한 사회이다. 요즘 재계가 정치권의 상속·증여 세법 개정 움직임에 뒤숭숭하다. 삼성, LG, SK 등 대기업들이 오너의 2~3세가 주요 주주로 있는 정보기술(IT) 회사로 일감을 몰아주는 행태가 논란이 되고 있다. 삼성 SDS, LG CNS, SK C&C 등 대기업 계열 IT 회사들이 올리는 매출의 상당부분이 내부거래로 파악되고 있다. 중견 그룹 계열 IT 회사들의 경우 3분의2에 육박한다. 내부거래로 외형을 키우고 상장을 통해 막대한 시세차익과 배당수익을 거두게 돼 오너 일가의 편법 상속 수단이 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기업 IT 계열사의 내부거래는 국내 IT 생태계 전체로 보면 심각한 ‘기회의 유용’이다. 중소 IT 기업들은 일감을 얻을 기회조차 없다. 동반성장의 바람에 역행하는 반칙이자 국가 전체 IT 경쟁력을 잠식하는 행태이다. 얼마 전 만난 한 20대 벤처업체 대표는 자신들이 개발한 기술을 무단으로 쓴 대기업과의 싸움을 포기했다며 소주잔만 들이켰다. 소송을 해봐야 수년이 걸리고 이길 재간도 없다고 한숨지었다. 학창시절 교실 뒤에서 친구들을 상대로 ‘삥’이나 뜯는 악동이 부잣집 도련님이라는 것만 빼면 그때와 뭐가 다를까. ipsofacto@seoul.co.kr
  • “아이패드2 내꺼야” 中 애플매장 유혈사태 ‘충격’

    중국에 불어 닥친 애플사 전자제품의 인기가 고객들 간의 유혈사태로까지 번졌다. 지난 6일(현지시간) 미국 애플사가 중국시장에 아이패드2를 출시한 가운데 베이징과 상하이의 애플사 매장 앞에는 제품을 구입하려는 고객들이 연일 긴 대기행렬을 이뤘다. 장사진이 펼쳐진 베이징 싼리툰 매장 앞에서 지난 8일에는 외국인을 포함한 고객들 사이에서 난투극이 벌어지기도 했다. 아이패드2와 앞서 출시된 화이트 아이폰4를 사려는 고객들이 100명 이상 몰려든 이날 오후 3시. 영어를 사용하는 외국인이 긴 대기행렬 사이로 새치기를 하려고 시도하자 줄을 섰던 고객들이 이를 저지했다. 이 과정에서 남성들 사이에 시비가 붙더니 이내 난투극으로 번져 큰 소란이 벌어졌다. 수적 열세에 몰린 외국인이 급기야 소지하고 있던 몽둥이를 상대편 남성들에게 휘두르자 순식간에 현장은 유혈사태로 번졌다. 부상자 4명이 발생했으며 애플사 매장 유리창은 박살이 났다. 애플매장의 경비원들과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들이 저지한 끝에야 소동은 끝이 났다. 부상자들은 곧바로 병원에 실려가 치료를 받았으며, 폭력가담자들은 경찰의 조사를 받았다.매장 측은 안전상의 이유로 영업을 중단하고 대기자들을 모두 돌려보냈다가, 19시간 만인 다음날 오전 10시 매장은 다시 판매를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중국에서 애플사 제품이 ‘부와 신분을 상징하는 물건’으로 인식이 되면서 신제품 출시 때마다 엄청난 ‘사자광풍’이 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브로커들은 50~100위안에 아르바이트생을 구해 대신 줄을 서게 하고 구매한 아이패드2를 판매가격보다 300위안씩 더 올려 받기도 했다고 현지 언론매체들이 보도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
  • [서울광장] 그들인들 어찌 가슴이 미어지지 않을까/박홍기 논설위원

    [서울광장] 그들인들 어찌 가슴이 미어지지 않을까/박홍기 논설위원

    일본엔 ‘마음으론 울면서 얼굴로는 웃는다.’라는 말이 있다. 아무리 괴롭고 힘들어도 되도록이면 상대방 기분이 상하지 않도록 배려하는 것이다. 내가 울면 나보다 더 큰 불행을 당한 이에게 폐가 된다는 이유에서다. 남에게 폐를 끼치면 안 된다는 메이와쿠(迷惑·폐) 방지 문화이다. 이와테·미야기·후쿠시마 등 동북부를 강타한 대지진과 쓰나미(지진해일), 그리고 원자력발전소 폭발과 방사능 공포 속에서 보여준 일본 국민의 침착성과 차분함은 세계인들에게 진한 울림을 주기에 모자람이 없었다. 죽음의 사신 같은 시꺼먼 파도에 사랑하는 자식을, 부모를, 이웃을, 정든 집을 잃은 그들이다. 언제 닥칠지 모를 대재앙에 항상 신경쓰고 경계하고 대비해 왔건만 상상을 초월하는 자연의 위력 앞에서는 제대로 손을 쓸 틈조차 없었다. 아름답고 평온하던 동북부 해안은 더 이상 아름답지도, 평온하지도 않다. 숲의 도시로 불리던 센다이는 질퍽질퍽한 개흙과 건물 잔해더미에 덮였다. 처참한 광경이다. 대지진이 발생한 지 1주일이 지났지만 피해 규모를 가늠하기 쉽지 않다. 확인된 희생자만 1만명이 넘고 이재민도 40만명 이상이다.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엄청난 재난이다. 리히터 규모 9라는 수치보다 훨씬 큰 시련에 맞닥뜨렸다. 하지만 흔들림은 크게 보이지 않는다. 그들인들 가슴이 미어지지 않겠는가. 화가 안 나고, 분노가 일지 않겠는가. 자연 재앙보다 공포스러운 방사능의 위협에 피난을 떠나면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 삶의 터를 지켜줘야 할 책임을 다하지 못하는 정부, 갈팡질팡하는 총리, 원전 사고를 숨기기에 급급했던 도쿄전력에 부아가 치밀지 않겠는가. 방사능 대량 누출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배제할 수 없는 막다른 상황에서 말이다. 지구촌에서 유일하게 ‘원폭’으로 끔찍한 아픔을 겪은 그들이기에 더욱 무섭고 두려울 것이다. 그렇지만 매뉴얼대로, 배운 대로 참고 견디며 행동하고 있다. 주먹밥 한개로 세끼를 때우고 종이박스를 깔고 모포 한장을 덮고 자면서도 흐트러지지 않았다. 생필품을 사기 위해 4㎞가량 줄을 서며 두세 시간씩 기다리는 일도 마다하지 않았다. 눈에 띌 만한 새치기도, 사재기도, 소란도, 약탈도 없었다. 돌아오지 않는 아들을 찾아 폐허를 헤매는 노부모, 시신 앞에서 소리 없이 눈물을 흘리는 주민들, 남편이 숨져 있을 부서진 집터에서 조용히 합장하는 여인…. 고통과 슬픔에 의연하게, 감정을 절제하는 그들을 떠올릴 때마다 마음은 내내 무거웠다. 최후까지 마이크를 붙잡고 “빨리 도망치세요.”라며 대피방송을 하다 쓰나미에 스러져간 25세의 말단 동사무소 직원, 언제 폭발할지 모를 원전을 지키기 위해 자원한 퇴직 직전의 원전 직원에 대한 사연도 잔잔한 감동으로 다가왔다. 어 디 이들뿐인가. 일본 방송도, 신문도 유난히 재난에는 흥분하지 않는다. 오히려 냉정하다. 1995년 고베대지진 때도 그랬다. 공영방송이자 재난방송인 NHK의 앵커, 기자와 아나운서들은 초유의 대재앙 앞에서 평소보다 차분한 어조로 피해 상황과 대피 요령, 피난처 정보, 구조활동 등을 상세히 전달했다. 정확하지 않은 내용을 근거로 섣부른 추측을 하지 않고 갈등과 불안을 부채질하거나 자극하지도 않았다. 유족들의 통곡 보도도 자제했다. 불필요한 제2, 제3의 혼란을 막기 위해서다. 절망을 희망으로 함께 바꿔야 하는 재난 극복이 우선인 까닭이다. 문제는 우리다. 그들이 위기 때마다 결집, 연대하는 공동체 및 시민의식에 경탄만 할 게 아니라 ‘우리는 안전한가.’를 다시 묻고 챙겨봐야 하기 때문이다. 개인과 공동체의 화(和·조화)를 바탕으로 한 체계적인 교육과 훈련, 재난대응 시스템의 산물임을 직시해야 한다. 거대한 자연의 힘에 “인간이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가 아닌, “할 수 있는 것은 많다.”라는 교훈도 되새겨야 할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일본 국민의 행동에 대해 ‘인류정신의 진화’라고 평가했지만 그들도 속으로, 보이지 않는 곳에서 울고 있다. hkpark@seoul.co.kr
  • [씨줄날줄] 슈퍼 문(Super Moon)/이춘규 논설위원

    큰 재난을 당하면 대부분의 인간들은 초기에는 어느 정도 냉정을 유지한다. 남을 우선 배려하는 등 훈훈한 미담도 많이 들려온다. 하지만 재난이 길어지면 상황은 급변한다. 인간의 이기심이 이성을 마침내 압도하기 시작한다. 지난 11일 일본에서 리히터규모 9.0의 강진이 발생한 뒤에도 마찬가지다. 사재기·매점매석·새치기도 없었고, 남을 먼저 배려해 세계의 찬사를 받았다. 하지만 지진 발생 나흘을 넘기며 상황이 변하고 있다. 산케이신문 인터넷판 기사는 재난 현장의 스산함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신문은 14일 피해가 큰 이와테현의 한 대피소 모습을 전하며 “식량부족이 나날이 심각해지고 있다. 50대 여성은 ‘먹을 것을 손에 넣으면 남에게 들키지 않으려고 몰래 조리하는 등 분위기가 나빠지고 있다’고 말한다. 식량부족을 이유로 뒤늦게 들어온 피난민을 내쫓자고 선동하는 피난민도 나오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사재기와 매점매석 역시 확산되고 있다. 도쿄에서는 공포에 질린 주민들이 여진 등에 대비해 생필품을 사재기하고 상인들이 물건을 내놓지 않아 텅 빈 상품진열대가 여기저기 눈에 띈다. 주유소에서는 휘발유를 가득 채워 달라고 보채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수도권 지역에서 사재기·매점매석이 확산되자 정부가 나섰다고 한다. 소비자청은 과도한 사재기·매점매석에 대한 조사와 감시를 강화하기로 했다. 공포 확산 악순환을 막기 위한 비상 조치다. 지진현장을 무대로 설치는 절도나 사기범죄도 나타나기 시작했다. 도쿄 하치오지시에 사는 70세 노인에게 아들이라고 속인 남자가 ‘급한 일이 있으니 계좌로 돈을 넣어달라.’는 후리코메(계좌이체) 사기를 시도하려다 탄로나자 전화를 끊었다. 경찰은 노인의 신고를 받고 “앞으로 비슷한 수법의 범죄가 계속될 가능성이 있다. 이상하면 즉시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고 한다. 일본에서는 최근 노인 상대 후리코메 사기가 횡행하고 있다. 유언비어도 확산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슈퍼 문’(Super Moon) 괴담. 오는 19일 달과 지구의 거리가 19년 만에 가장 가까워져 보름달 중에서도 가장 큰 슈퍼 문이 뜨는데 보다 더 강력한 대지진을 불러온다는 주장이다. 전문가들은 지진과 슈퍼 문과의 상관관계를 강력히 부인하지만 민심은 뒤숭숭하기만 하다. 미증유의 재난을 당하고도 미담을 쏟아내던 일본인들. 일본인들의 냉정을 끝까지 기대하는 건 무리일까. 아니면 사재기·매점매석 등 혼란은 일시적인 것으로 끝날까. 이춘규 논설위원 taein@seoul.co.kr
  • [사설] 최악의 재난 속에서 빛 발한 日국민 성숙함

    최악의 대지진 참사 속에서 일본 국민의 성숙한 질서의식이 빛을 발하고 있다. 외국인들이 “인류가 강해지고 있다는 것을 일본이 보여주고 있다.” “일본의 시민의식은 인류정신이 진화한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이러한 사태를 극복할 수 있는 나라가 있다면 바로 일본” “그들의 인내·용기는 대단하고 경이롭다.”고 경탄하고 있다. 지진 나흘째인데도 여진·쓰나미·방사능 누출 등 3중의 재난이 숨 돌릴 틈도 없이 밀어닥치고 있다. 생활필수품이 떨어졌다. 물·전기도 부족하다. 그러나 사재기나 새치기, 약탈은 없다. 통곡·울부짖음도 없어 “소름끼칠 정도로 냉정하고 차분하다.”는 평을 듣는다. 부존자원이 부족한 일본이 세계 3위의 경제규모를 유지하는 내재 동력일 것이다. 지진이나 화산 폭발, 태풍 등 일상적인 재해를 극복해야 하는 자연환경 때문에 몸에 익었다고는 하지만 재해 때 노약자들을 먼저 배려하는 일본의 문화가 국가적 재앙을 맞아 한층 빛을 내고 있다. 본심이야 어찌됐든 질서 있는 위기 대처 모습은 세계인을 놀라게 하고 있다. 사과하고 남을 먼저 배려하는 것이 겉치레일지는 몰라도 커다란 위기 때마다 국민을 하나로 묶어주는 역할을 한다. 신문이나 방송은 국민의 불안감을 부추기는 표현은 자제하고, 사망자·실종자 통계는 최소 수치로 보도한다. 정부는 원전사고 등에 대처가 늦었다는 지적도 받지만 차분하게 재난 극복을 주도하고 있다. 일본이라는 거대한 조직체가 기계처럼 일사불란하게 작동하고 있는 것이다. 위기 상황에서 나라의 국민성과 국격이 드러난다. 지금 일본 국민은 국격이 무엇인지를 보여주고 있다. 평소 수많은 훈련이 계속돼 나올 수 있는 행동들이다. 정부에 대한 믿음이 작용했을 것이다. 당국의 안내에 따라 흔들림 없이 질서있게 대피를 한다. 정부의 지시에 따르면 정부가 자신을 위해 뭔가 반드시 해 줄 것이라는 믿음과 경험이 작용했을 것이다. 그래서 원전 추가폭발 등 2차·3차 재난도, 수도권 교통대란과 제한 송전 등도 참아내고 기다린다. 최악의 재난 앞에서 빛을 발하고 있는 일본 국민의 성숙함에 찬사와 함께 응원을 보낸다. ‘간바레 닛폰(힘내라 일본), 다치아가레 닛폰(일어서라 일본).’
  • 日 70여년째 국제사회 지원… 88개국 앞다퉈 “日 돕겠다”

    ①한발 앞선 ‘공공외교’ 비록 지난해 중국에 추월당해 ‘넘버3’로 내려앉았지만 일본은 여전히 초경제대국이다. 초유의 국가적 재난을 당했지만, 경제력만으로 따지면 어느 나라보다 강한 복원력을 지닌 나라인 것이다. 그럼에도 전 세계 88개 국가가 일본을 돕겠다며 앞을 다투고 있다. 적어도 미국과 중국을 제외한 나머지 86개국은 일본보다 경제력이 뒤진다. 그중에는 아프가니스탄처럼 오랜 전쟁을 겪고 있는 나라들도 적지 않다. 이들이 지원 대열에 줄을 선 것은 바로 일본이 지닌 국제적 위상, 그리고 소프트파워의 힘이다. 일본이 수십년 동안 펼쳐온 국제사회에 대한 기여가 이번 지진·쓰나미 위기 속에 도움의 손길로 되돌아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바로 일본 ‘공공외교’의 힘이다. 그동안 센카쿠 열도를 놓고 일본과 영유권 갈등을 빚어온 중국 네티즌들 사이에선 “쓰촨 대지진 때 보여준 그들의 행동이 고마워 일본을 미워하지 않는다.”며 신속히 일본을 지원하라고 촉구하는 글이 인터넷에 올랐다. 중국 정부도 적극적인 지원에 나섰다. 일본은 중국과 긴장 관계 속에서도 쓰촨 대지진 구호뿐 아니라 1979년부터 공적개발원조(ODA)를 통해 중국에 도움을 줬다. 1979년부터 2009년까지 유상자금협력이 3조 3160억엔, 무상자금협력 1544억엔, 기술협력이 1704억엔 등에 이른다. 지난해만 해도 인재육성 장학계획이란 이름으로 4억 9200만엔을 지원했다. 기존 외교가 전문외교관 대 전문외교관 중심이라면 공공외교는 장기적인 국가이익을 목표로, 정부를 포함한 상대국 대중을 대상으로 한다. 수행 주체도 외교관이 아니라 정부, 개인, 비정부기구 등을 포괄한다. 공공외교에는 국제사회 대중의 요구를 이해하고, 자국의 관점을 제시하고, 자국과 국민에 대한 오해를 교정하고, 국제사회의 공통된 대의에 참여하고, 리더십을 키우는 일과 같은 광범위한 영역이 포함돼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 출범에 즈음해 미국의 ‘소프트파워위원회’가 제시한 5대 전략목표 가운데 세 번째가 바로 공공외교였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소프트파워위원회에 따르면 공공외교의 목적은 “한 나라의 ‘정부’가 아닌 ‘국민’과 소통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일본의 공공외교는 아시아에서 가장 오랜 역사와 다양한 노하우를 자랑한다. 일본의 공공외교는 1934년 국제교류진흥회를 세우고 해외 문화단체와 네트워크를 형성하며 일본을 소개하는 등의 활동을 시작한 데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1940년 아시아 국가로는 최초로 체코 프라하에 일본 정보문화원을 개설한 것도 특기할 만하다. 일본의 공공외교는 1970년대에 골격이 형성됐다. 개발도상국의 문화와 교육 활동을 지원하는 정부 원조가 본격화된 것도 이때부터다. 1978년 아세안(ASEAN) 문화기금을 설립하고 대규모 지원을 시작했고, 1980년에는 아세안 국가의 차세대 젊은이들을 후원하는 청년장학금제도도 마련했다. 1980년대부터는 일본국제교류기금을 중심으로 일본어 보급 사업도 본격화했다. 1990년대부터는 NHK 월드 등을 통한 미디어 공공외교로 확장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②‘메이와쿠’는 없다 사재기·새치기·울부짖는 사람 거의 없어 지진이나 태풍, 화재 등 국가 재난이 발생하면 흔히 범죄와 약탈, 무질서와 폭동이 횡행한다. 사재기도 판을 친다. 하지만 도호쿠 대지진이 일어난 지난 11일 이후 일본에서는 이런 모습을 찾아 볼 수 없다. 길게 늘어선 줄에서 차례를 기다리다 자신에게 순서가 돌아오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새치기를 하거나 다른 이를 밀치는 사람도 없다. 실제로 지진 이후 신오쿠보에서 목격된 장면은 일본인의 질서의식을 상징적으로 보여 준다. 코리아타운 내 슈퍼마켓에서 근무하는 한 직원(24·여)은 “11일 지진이 발생했을 때 많은 사람이 놀라서 모두 밖으로 몰려 나가는데, 계산대에 있던 일본 사람들은 끝까지 기다리다 계산을 마치는 모습이 특이했다.”면서 “우리 같으면 계산이고 뭐고 일단 바구니 던지고 뛰쳐나갈 텐데 참 대단했다.”고 말했다. 사재기가 없는 것도 ‘이방인’의 눈에는 특이했다. 대지진 첫날에는 주택가나 사무실 주변 슈퍼마켓 등에서 라면과 빵 등 비상 생필품을 사려는 사람들이 간혹 눈에 띄었지만, 4일째인 14일에는 그런 모습이 거의 자취를 감췄다. 주택가 슈퍼마켓에는 다시 라면과 빵, 음료수가 쌓이고 있다. 일본 사람들의 질서의식은 어릴 때부터 몸에 밴 ‘메이와쿠(迷惑) 회피 정신’에서 나오는 것이다. 메이와쿠는 ‘남에게 끼치는 폐’를 뜻한다. 일본의 가정과 학교에서는 ‘남에게 폐를 끼치지 말라.’고 수시로 교육한다. 이런 뜻인 ‘메이와쿠 가케루나’를 아예 가훈으로 삼는 집도 적지 않다. 또 일본 학교에는 ‘인내하는 힘’(耐える力)이라는 캐치프레이즈가 붙어 있는 곳이 많다. 단체생활을 위해 개인은 참고 순응해야 한다고 가르친다. 일본인들은 꾸준하고 일관된 재해 대처 교육을 유치원 때부터 받는다. 책상 옆에는 늘 재해에 대비한 방재 두건이 걸려 있다. 이러한 철저한 재해 예방 교육은 메이와쿠 정신과 함께 대형 재해에 침착하게 대응하게 하는 비결이 된다. 재해를 당한 일본인들이 크게 흐느끼거나 울부짖는 일도 거의 없다. “내가 그런 행동을 하면 나보다 더 큰 피해를 당한 이들에게 폐가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도쿄전력이 제한 송전에 나선 14일 예상치보다 전력 수요가 많지 않아 오전 6시 20분부터 오전 10시까지 송전을 제한하려던 제1그룹에 대해 송전 제한 계획을 취소한 것에서도 다른 사람을 위해 내가 전기를 아껴 쓰겠다는 일본인의 고통분담 정신을 확인할 수 있다. 대지진과 쓰나미, 원전의 방사능 유출로 인해 일본이 초토화되고 있지만 일본인들이 무서울 정도로 침착함을 유지하고 있는 것도 이런 배려 정신의 발로인 셈이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③세계 최고 지진경보 체제 세계 1000개 관측소 연계 “전국민에 지진 1분 전 경보” 지난 11일 일본을 강타한 지진은 인간의 힘으로 막기엔 너무나 무시무시한 재앙이었다. 그럼에도 일본이 입은 피해는 재앙의 크기에 비해서는 약하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철저한 사전 대비를 제도화한 시스템의 힘으로 열악한 자연환경을 극복한 셈이다. 차분한 준비와 침착한 대처에 세계 외신들도 감탄을 금치 못했다. AP통신은 “일본이 세계 최고 수준의 대비를 한 덕분에 2004년 인도네시아 쓰나미와 지난해 아이티 지진 때보다 피해가 훨씬 적었다.”고 보도했다. 규모 7.0이었던 아이티 대지진 사망자는 30만명이 넘었고 인도네시아 쓰나미 사망자는 약 23만명이었다. 일본의 지진 경보 시스템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하지만 이번 지진은 이마저도 뛰어넘을 정도로 강력했다는 점에서 불가항력이었던 점도 있었다. 일본 기상청이 동북부 해안에 쓰나미 경보를 내린 것은 11일 오후 2시 49분. 높이 10m의 쓰나미가 해안을 덮친 건 오후 3시 정각 무렵이었다. 해안가 주민들은 대피할 겨를도 없었다. 그러나 기상 전문가들은 “일반적인 재난상황을 감안했을 때 이번 지진경보가 늦었다고 보기는 힘든 상황이었다.”고 지적했다. 외신에서도 일본의 사전 경보 시스템에 대한 찬사가 이어졌다. AFP통신은 “일본 국민 수천만명이 지진경보 시스템을 통해 진동이 발생하기 약 1분 전에 지진이 발생할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면서 “이는 전 세계 1000여곳의 지진관측소와 연계된 일본의 정교한 재해경보 시스템 덕분”이라고 평가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도 “철저한 준비 덕분에 최악의 사태를 면했다는 것만은 확실하다.”고 보도했다. 다만 일본 정부가 지진이 잦았던 도쿄 남서부를 중심으로 지진 대비책을 준비하고 별다른 지진이 없었던 도호쿠 지역에 대한 대비는 상대적으로 등한시했다는 지적은 뼈아픈 대목이다. 뉴욕타임스(NYT)는 “평소 쓰나미에 대한 경계심과 대피 훈련 덕분에 피해자를 줄일 수 있었다.”고 전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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