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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남경의 예술마을 기행] 영감의 원천 제주의 바다 예술 샘솟다

    [김남경의 예술마을 기행] 영감의 원천 제주의 바다 예술 샘솟다

    아이들과 해변가를 노닐던 이중섭 새로운 화풍 ‘제주화’ 남긴 변시지 개인 글씨체 완성한 서예가 현중화 제주 서귀포의 바다는 언제 어디서든 그림 같다. 좋은 날엔 말할 것도 없지만 물안개 낀 여름이나 찬바람 부는 겨울, 흐린 날에는 또 다른 그림을 그린다. 거센 비바람이 몰려드는 날조차도 제주의 바다는 경외할 만한 그림을 그린다. 그런 서귀포의 바다는 예술가들에게 무한한 영감을 주는 원천이다. 서귀포항을 끼고 있는 구시가지는 지금은 쇠퇴한 도시의 옛 모습을 간직하고 있지만 한때는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예술가들이 거쳐 가거나 생활 터전으로 삼았다. 그리고 여전히 젊은 예술가들도 이곳을 찾아온다. 그리고 이곳에서 받은 영감을 작품으로 남긴다. ‘작가의 산책길’은 작가들에게 영감을 준 서귀포의 자연과 문화를 알기 위해 태어난 길이다. ‘작가의 산책길’은 동쪽 소정방폭포에서 서쪽 기당미술관, 남쪽의 서귀포항을 연결하는 서귀포 구시가지 둘레길로 약 5㎞에 이른다. 화가 이중섭은 아이들과 이 길의 해변에서 즐거운 한때를 보냈고 폭풍의 화가 변시지는 제주화라는 새로운 화풍을 남겼다. 서예가인 현중화는 자신만의 글씨체를 완성하고 후학을 양성했다. 이들의 작품 세계와 발자취는 이중섭미술관, 기당미술관, 소암기념관에서 만날 수 있다. 이중섭은 예술의 고장 서귀포를 가장 대중적으로 알린 예술가다. 그가 서귀포에 머물렀던 것은 한국전쟁이 한창이던 1951년 1년도 못 미치는 기간이었다. 아내와 두 아이들을 데리고 피난 삼아 온 이곳에서의 생활은 매우 궁핍했지만 가족 모두가 모여 가장 단란한 추억을 남긴 이 시기는 그의 작품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그의 그림에 자주 등장하는 아이, 새, 게, 섬 등이 서귀포 생활을 모티브로 하며 이후 아내와 아이들을 일본으로 떠나보낸 후 외롭게 생활을 이어 갔던 이중섭에게 ‘지상 유토피아의 공간’으로 남게 됐다. 이중섭미술관 아래 이중섭이 살았던 집이 있으며 그와 아이들이 자주 게를 잡고 놀았을 것이라고 알려진 자구리 해안까지도 걸어서 10여분이면 갈 수 있다. 섶섬과 문섬, 새섬이 한눈에 들어오며 반대편으로는 한라산까지 보이는 자구리 해안은 가장 아름다운 서귀포 해안의 풍경을 간직한 곳이다. ‘작가의 산책길’의 한 축은 바로 이중섭미술관이 있는 거리와 자구리 해안을 잇고 있다. 현실로서의 제주를 가장 적나라하게 표현한 화가로 변시지(1926~2013)를 빼놓을 수 없다. 제주 서귀포에서 태어났지만 일본과 서울 등에서 생활해 온 그는 1975년부터 제주에 다시 정착하며 제주를 대표한 화가가 됐다. 황토색 바탕에 검은색 선으로 제주의 풍광을 자신만의 해석으로 표현해 온 그는 특히 미친 듯이 불어 젖히는 제주의 바람을 잘 묘사해 ‘폭풍의 화가’라고도 불린다. 그의 그림을 바라보고 있으면 묘한 여운들이 그림의 바람처럼 일렁인다. 잠시 비바람을 피하러 들렀던 기당미술관에서 그의 작품들을 우연히 만났고 더 현실 같은 그의 그림 속에 빠져 한참을 미술관에서 서성거려야 했다. 현재도 활발히 활동 중인 화가 이왈종의 미술관은 정방폭포 앞에 있다. ‘제주생활의 중도’ 연작을 해 온 그는 이중섭과는 다른 제주의 또 다른 유토피아를 보여 준다. 화려하고 풍자적인 분위기로 일상과 꿈을 잘 조화시켜 그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화사한 색감과 위트 넘치는 그림체는 요즘 젊은 세대에게도 매력적이다. ‘작가의 산책길’은 이러한 이야기 위에 서예가 소암 현중화가 자택에서 서쪽의 삼매봉까지 자주 산책을 했던 것에서 모티브를 따 2010년 정비되기 시작했다. 거기에 공공미술 작품들도 합류했다. 2012년 서귀포시와 마을미술프로젝트의 주도로 50여점의 공공미술작품이 작가의 산책길 위에 놓이게 된다. 국내외 작가들이 참여해 제주와 서귀포, 자연과 문화 등을 재해석해 거리를 수놓았다. 당시 프로젝트를 진행한 김해곤 감독은 “제주의 숲, 집, 바다, 길을 작품으로 고급스럽게 표현하려고 했다. 결국은 제주의 자연과 문화예술가는 물론 평범한 사람들의 모습이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이 작품들은 서귀포시에서도 관광객들에게 소외받던 구시가지의 골목과 칠십리시공원, 자구리 해안 등을 주요 명소로 부각시키는 역할을 했다. ‘작가의 산책길’ 일부는 제주 올레길 6코스와도 겹친다. 서귀포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지금의 40~50대에겐 지난해 이중섭 거리에 문을 연 서귀포관광극장이 더욱 반갑다. 1963년 개관해 90년대까지도 영화가 상영됐던 곳으로 40~50대에겐 많은 추억을 안겨준 곳이다. 이 극장이 10여년 만에 노천으로 운영되던 옛 모습 그대로 개관하며 음악회, 시낭송, 전시회, 강연 등을 이어 가자 지역 주민은 물론 관광객, 영화, 건축 전문가들에게도 주목받고 있다. 건물이 방치됨으로써 약 50년의 세월을 예술처럼 고스란히 남겼다. 이중섭 거리에서는 매주 토요일 젊은 예술가들이 참여하는 아트 플리마켓도 열린다. 제주가 좋아 제주를 찾은 젊은 예술가들이 만들고 그린 자신의 작품들을 전시하고 직접 판매한다. ‘작가의 산책길’을 관리하는 지역주민협의회 김준형 사무국장은 “지역 주민들의 삶을 어떻게 더 담을 수 있을지 시와 함께 고민 중”이라고 했다. ‘작가의 산책길’은 지역 주민들의 이야기를 담으며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다. 글 사진 여행작가 enkaykim@naver.com ■여행수첩(지역번호 064) →가는 길 : 제주공항에서 600번 리무진 버스를 이용해 경남호텔 리무진 버스 정류장에서 하차한다. 이중섭미술관(760-3567) 입장료 1000원. 기당미술관(733-1586) 400원, 매주 월요일 휴관. 왈종미술관(763-3600) 입장료 5000원. →함께 둘러볼 곳 : 천지연폭포와 정방폭포는 제주를 대표하는 폭포다. 천지연은 높이 22m, 넓이 12m에 이르며 숲이 조성돼 있어 산책하기 좋다. 밤 10시까지 야간개장도 한다. 천지연폭포와 함께 새연교를 통해 새섬 산책로를 걸어도 좋다. 정방폭포는 높이 23m로 우리나라 유일하게 바다로 바로 떨어지는 폭포다. →맛집 : 서귀포항 부근의 호림식당(732-8184)은 지역 주민들이 더 알아주는 식당이다. 매년 겨울 아귀 스페셜을 선보인다. 붕장어 샤부샤부, 제철 해산물, 생선을 이용한 물회, 조림, 탕 등도 맛있다. 이중섭 거리 위쪽 서귀포매일올레시장은 상설 시장으로 다양한 음식을 골라 먹을 수 있다. 시장 안 금복식당(762-2243)에서는 할머니 밥상 같은 보리비빔밥을 맛볼 수 있다. 1인분 가격이 3000원이다. 통닭, 오메기떡, 한라봉 주스 등이 특색 있는 먹거리로 꼽힌다.
  • [新 국토기행] 제주 서귀포

    [新 국토기행] 제주 서귀포

    감귤과 올레길의 고장, 우리나라 최남단 항구 도시인 서귀포시는 아름다운 화산섬 제주에서도 가장 아름답고 살기 좋은 곳이다. 연평균 17~18도의 따뜻한 기온, 그림 같이 펼쳐진 서귀포 칠십리 해안, 천재화가 이중섭의 예술혼이 살아 있는 곳. 서귀포는 천혜의 자연환경과 문화가 넘쳐 난다. 전국에 걷기 열풍을 몰고 왔던 제주 올레길이 처음 시작한 곳도 서귀포다. 사시사철 올레꾼들의 꼬닥꼬닥 발자국 소리가 이어지고 들판을 가득 메운 노란 감귤밭은 서귀포의 풍요를 말해 준다. 요즘 서귀포에는 중국인들로 넘쳐 난다. 중문관광단지 면세점에는 중국인 쇼핑 관광객이 줄을 잇고 올레길에도 중국어 소리가 왁자지껄 들린다. 과거 남제주군에 속했던 서귀포시는 서귀포항을 중심으로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1981년 자치시로 승격했다가 2006년 7월 고도의 자치권을 가진 제주특별자치도가 출범하면서 남제주군과 통합해 행정시로 바뀌었다. 서호동에는 제주 혁신도시가 들어섰고 서귀포 앞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중산간 이곳저곳에는 중국자본의 대규모 휴양단지 건설사업이 한창이다. [볼거리] ●외돌개~월평포구로 이어진 올레 7코스… 중국 관광객도 북적 제주의 올레길 가운데 올레꾼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은 서귀포 7코스다. 외돌개를 출발해 법환포구를 거쳐 월평포구까지 이어진 아름다운 해안올레는 사시사철 올레꾼들이 넘쳐 난다. 올레인들이 가장 사랑하고 아끼는 자연생태길인 ‘수봉로’가 유명하다. 7코스 개척 시기인 2007년 12월, 올레지기인 김수봉이 염소가 다니던 길에 직접 삽과 곡괭이만으로 계단과 길을 만들어서 사람이 걸어 다닐 수 있도록 한 길이다. 2009년 2월에는 그동안 너무 험해 갈 수 없었던 두머니물~서건도 해안 구간을 일일이 손으로 돌을 고르는 작업 끝에 새로운 바닷길로 만들어 이어, ‘일강정 바당올레’로 이름 지었다. 7코스는 14.2㎞로 4~5시간이 걸린다. 올레꾼들이 7코스에만 몰리는 바람에 호젓한 올레길의 멋은 사라져 가고 있지만 올레길 앞에 펼쳐지는 푸른 서귀포 앞바다의 풍광은 장관이다. 최근에는 중국인들도 즐겨 찾는 올레길이다. ●천재화가의 예술혼 살아 있는 ‘이중섭 미술관’ 이중섭(1916~1956)은 한국전쟁이 한창이던 1951년 1·4 후퇴 때 고향인 평남 평원군을 떠나 부산에 잠시 머물다가 서귀포로 피란을 왔다. 서귀포 앞바다 섶섬이 보이는 초가집 한 평 남짓한 셋방에서 부인과 두 아들을 데리고 1년여 고달픈 피란살이를 하다 그해 12월 이중섭은 서귀포를 떠났다. 서귀포는 이중섭과의 짧았지만 소중한 인연의 끈을 놓지 않았다. 1997년 그가 살았던 옛 삼일극장 일대를 ‘이중섭거리’로 이름 짓고 이중섭이 세 들어 살던 초가집을 복원했다. 2002년 11월에는 그가 피란살이를 했던 초가집 바로 옆에 이중섭미술관을 세웠다. 2012년 11월에는 일본에 거주 중인 이중섭의 부인 야마모토 마사코(94·한국명 이남덕)가 서귀포를 직접 찾아와 이중섭의 유품인 팔레트를 기증했다. 야마모토는 이중섭으로부터 사랑의 징표로 받았던 팔레트를 70여년간 고이 간직하다 그를 아끼고 사랑하는 서귀포시민들을 위해 기꺼이 내놓았다. ●추사체·세한도 남긴 초가집 복원… 역사의 흔적 쫓는 ‘추사 유배길’ 올레길이 제주의 아름다운 자연과 속살을 보여 준다면 유배길은 유배 문화에 빠져 볼 수 있는 역사의 길이다. 조선시대 제주 섬은 대표적인 유배지였다. 500년 동안 200여명이 제주에서 유배 생활을 했다. 추사 김정희(1786~1856)는 제주에서 추사체를 완성했고 걸작 세한도를 남겼다. 추사 유배 1길은 대정읍 인성리 추사 유배지를 중심으로 추사기념관, 정난주 마리아 묘, 대정향교를 거쳐 다시 추사 유배지로 돌아오는 8㎞의 순환코스로 3시간 정도 걸린다. 제주추사관은 제주에서 유배 생활을 한 추사 김정희를 기리기 위해 세운 기념관이다. 그의 걸작 세한도를 본떠 지어졌다. 추사가 머물렀던 , 강도순의 제주 초가집은 복원돼 있다. 추사 김정희는 이곳 한 평 남짓한 비좁은 방에서 추사체를 완성했고 세한도를 그렸다. 추사 2길에선 추사의 한시, 편지, 차 등을 통해 추사의 인연들을 떠올려 볼 수 있다. 추사 유배지에서 시작해 오설록 녹차밭까지 이어지는 8㎞의 코스로 3시간이 소요된다. 추사 3길인 사색의 길에선 산방산과 안덕계곡을 따라 제주의 바다, 오름, 계곡의 풍광을 느낄 수 있다. 대정향교에서 시작, 산방산을 거쳐 안덕계곡까지 이어지는 10㎞에 4시간 정도 걸린다. ●서귀포서 한라산 오를 수 있는 유일한 등산로 ‘돈내코 탐방로’ 돈내코 탐방로는 서귀포에서 한라산에 오를 수 있는 유일한 등산로다. 돈내코 유원지 상류에 있는 탐방안내소(해발 500m)를 출발해 평궤대피소(해발 1450m)를 지나 한라산 남벽 분기점(해발 1600m)까지 이어지는 7㎞ 탐방로다. 편도 3시간 30분 소요된다. 평궤에서 남벽 분기점까지는 거의 평탄 지형으로 한라산 백록담 화구벽의 웅장한 자태를 한눈에 볼 수 있다. 돈내코 탐방로는 동백나무, 사스레피나무 등 상록 활엽수림과 단풍나무, 서어나무 등 낙엽 활엽수림과 구상나무, 시로미 등 한대수림이 수직적으로 분포, 기후변화에 따른 식물 변화상을 관찰할 수 있다. 평궤에서 남벽 분기점 일대는 한라산 백록담의 현무암이 넓게 분포해 있고 소규모의 용암 동굴과 한라산 백록담 조면암의 라바돔(용암 언덕)을 가장 멋있게 조망할 수 있다. 윗세오름과 연결된 남벽 순환로를 따라가면 어리목과 영실로 하산도 가능하다. ●제주 전통 배 ‘태우’ 형상화한 새연교… 화려한 조명에 야간 관광명소 서귀포항 바로 앞 작은 새섬은 본래 썰물 때만 들어갈 수 있는 곳이었지만 2009년 9월 새연교가 놓이면서 새로운 관광명소로 떠올랐다. 서귀포항과 새섬을 연결하는 길이 169m, 높이 45m 새연교는 제주의 전통 배인 ‘태우’를 형상화했다. 새연교를 건너 새섬을 한 바퀴 도는 1.2㎞ 산책로는 빼어난 경치를 자랑한다. 서귀포에서 ‘새로운 인연을 만든다’라는 의미를 담은 새연교는 일출부터 밤 10시까지 개방한다. 새연교는 국내에서는 최초로 외줄 케이블 형식을 도입한 사장교로, 바람과 돛을 형상화한 주탑에 화려한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시설까지 갖춰 야간에는 환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내 야간 관광명소로 인기가 높다. ●민물·바닷물의 어울림 ‘쇠소깍’… 깊은 수심·기암괴석·소나무숲 조화 국가지정문화재 명승인 쇠소깍은 하효동과 남원읍 하례리 사이를 흐르는 효돈천 하구로 제주 현무암 지하를 흐르는 물이 분출해 바닷물과 만나 깊은 웅덩이를 형성한 곳이다. ‘소가 누워 있는 모습의 연못’이라는 뜻의 ‘쇠소’에 마지막을 의미하는 ‘깍’이 더해진 제주 방언이다. 민물과 바닷물이 어울리는 빛깔은 유난히 푸르고 맑다. 깊은 속을 그대로 비추는 계곡 바위 틈으로 썰물 때면 솟아오르는 지하수의 신기한 경관도 바라볼 수 있다. 쇠소깍은 서귀포 칠십리에 숨은 비경 중 하나로 깊은 수심과 용암으로 이뤄진 기암괴석과 소나무숲이 조화를 이루면서 아름다운 풍광을 연출한다. 쇠소깍이 위치한 하효동은 한라산 남쪽 앞자락에 자리 잡고 있어 감귤의 주산지로 유명한데 마을 곳곳에서 향긋한 감귤 냄새가 난다. ●제주 368개 오름 중 최고 ‘따라비오름’… 가을엔 은빛 억새물결 장관 표선면 가시리에 있는 따라비오름(기생화산)은 말굽 형태로 터진 3개의 분화구를 중심에 두고 좌우 2곳의 말굽형 분화구가 쌍으로 맞물려 3개의 원형분화구와 6개의 봉우리로 이뤄져 있다. 화산 폭발 시 용암이 오름의 아름다운 능선을 창조해 제주의 368개 오름 가운데 ‘오름의 여왕’으로 불린다. 북쪽에 새끼오름, 동쪽에 모지오름과 장자오름이 있어 가장 격이라 해 ‘딸 애비’라고 불리던 게 ‘따래비’로 불리게 됐다고 전해진다. 높이 342m, 둘레 2633m인 따라비오름은 해마다 가을이면 억새꽃으로 장관을 이룬다. 해 질 녘 가을 햇빛에 출렁이는 은빛 억새 물결은 장관이다. 인근의 갑마장길도 유명세를 타고 있다. 갑마장길은 조선시대 궁중에 진상하는 최고급 말인 갑마를 사육했던 국영목장인 갑마장에 나 있는 길로 광활한 초원과 억새밭, 따라비오름 등에 걸쳐 있다. 제주 조랑말의 생태와 목동인 말테우리의 삶, 제주마와 관련된 유물 등 100여점이 전시된 조랑말 박물관도 볼거리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먹거리] ●제주 여름 대표 음식 ‘자리물회’ 제주에서는 서귀포 보목리 앞바다에서 잡은 자리돔을 최고로 쳐 준다. 자리돔을 뼈째로 썰어 채소와 함께 토장 등으로 양념한 후 시원한 물을 부어 먹는 자리물회는 제주 여름 음식의 대명사다. 자리돔은 보리가 익을 무렵인 5월이 가장 맛있다. 자리물회는 자리돔의 비늘을 긁어내고 머리와 지느러미 내장을 제거하고 썰어서 식초를 약간 뿌려 둔다. 상추, 깻잎 등의 채소들은 잘게 썰고 오이는 채를 썬다. 토장과 다진 마늘 등 양념을 넣고 무친 후 찬물을 부어 먹는데 제피나무의 잎을 약간 넣으면 향도 좋고 비린내도 가신다. 자리돔에 있는 양질의 단백질과 신선한 채소가 가진 각종 비타민을 동시에 섭취할 수 있어 무더위로 잃어버린 입맛을 돋우는 데 뛰어나다. 자리돔은 바로 소금에 절여서 젓으로 담그기도 하고, 구이로 먹기도 한다. ●겨울 제주의 진미 ‘방어회’ 방어는 전갱이과에 딸린 바닷물고기로 몸길이는 1m쯤이고, 몸 색깔은 등 쪽이 회색을 띤 푸른색이며, 배 쪽은 은백색이다. 주둥이에서 꼬리지느러미까지 세로로 그어진 노란 줄이 있다. 최남단 마라도 인근 바다에서 잡아 올린 방어를 최고로 친다. 마라도 바다는 물살이 세기로 유명해 이곳에서 사는 방어는 몸집이 크고 살이 단단하다. 방어회는 겨울철 제주의 진미다. 뱃살에 기름이 잔뜩 오른 방어는 참치가 부럽지 않다. 간장이나 초장, 쌈 된장과도 모두 잘 어울리며 제주 사람들은 신 김치를 곁들여 먹는다. 기름진 방어와 신 김치는 궁합이 잘 맞는다. 회를 뜬 방어 머리를 구워 낸 머리 구이와 방어뼈를 넣고 끓인 방어 김치찌개도 별미다. 해마다 겨울이면 모슬포항에서 방어잡이 방어축제가 열린다. 무게에 따라 2㎏ 내외는 소방어, 4㎏ 이하는 중방어, 5㎏ 이상은 대방어로 쳐준다. 대방어일수록 회 맛이 더 뛰어나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오피스텔보단 제주도 호텔, 운영사 잘 따져보고 투자하면 ‘블루칩’

    오피스텔보단 제주도 호텔, 운영사 잘 따져보고 투자하면 ‘블루칩’

    - 오피스텔 수익률 지속적 하락 추세, 국내 최고 수익률 자랑하는 제주도 호텔 투자 인기 - ‘JS오션블루’, 힐튼호텔 출신 운영진 H&JS코리아 경영, 안정적인 수익 가능 높은 수익률을 자랑하는 제주도 분양형 호텔, 정부의 임대소득 과세 방안을 담은 ‘2.26 전월세 선진화 대책’ 발표 이후 주택 임대시장이 급격히 얼어 붙으며, 반사이익을 얻고 있는 분양형 호텔의 인기는 앞으로도 지속될 전망이다. 지난 몇 년간 인기를 끌었던 오피스텔의 경우, 공급과잉에 따른 공실률 증가로 안정적인 수익률을 기대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실제 작년 12월 부동산정보업체인 부동산114가 발표한 ‘2013년 재개발 시장,오피스텔 시장 결산’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오피스텔의 평균 임대수익률은 5.89%를 기록했다. 연 2.50%의 저금리 시대에 금융상품을 통해 높은 수익을 기대하기는 어렵고, 오피스텔은 수익률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등 마땅한 투자처를 찾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소액으로 투자해 정기적으로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는 제주도의 분양형 호텔이 수익형부동산의 신흥 강자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최근 분양형 호텔들은 입주 후 공실 발생 등의 따른 손실을 만회할 수 있도록 시행사나 운영사가 투자자에게 일정기간 동안 고정적인 수익을 지급해 주거나, 믿을 수 있는 탄탄한 운영사에서 직접 호텔을 운영하는 등 안전장치를 마련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분양형 호텔이 관광객들을 주 대상으로 하는 임대업인 만큼, 입지와 호텔을 이끌어 나가는 운영사를 잘 따져봐야 한다”며 “분양가는 물론 브랜드 피 지급 유무에 따라 수익률의 변화가 커 종합적으로 따져보고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 호텔 JS오션블루, 최대 관광지 서귀포의 관광, 문화, 레저를 아우르는 핵심 입지 코람코자산신탁은 제주도 서귀포시 서귀동 182번지 일대에 짓는 분양형 호텔인 ‘JS오션블루’를 분양 중이다. 이 호텔은 3층~지상 10층, 1개 동, 전용면적 기준 30~46㎡ 총 342실로 구성된다. ’JS오션블루’ 호텔이 들어서는 서귀동 일대는 제주도 핵심 관광지들이 인접한 최적의 환경을 갖췄다. 정방폭포, 천지연폭포, 서귀포미항, 올레6코스, 이중섭 문화거리, 외돌개, 새연교 등이 인접하며 중문관광단지로부터 차량 20분 거리에 위치해 관광객 접근성과 연결성이 뛰어난 입지를 자랑한다. 또한 ‘JS오션블루’ 호텔은 제주 남부에 밀집한 20여개의 골프클럽과 야외 공연장, 청소년 체육시설, 요트, 보트, 스키스쿠버 등은 물론 서귀포 매일올레시장, 쇼핑센터 등을 편리하게 이용 가능한 관광, 문화, 레저를 아우르는 핵심 입지에 들어선다. 특히 사업지 북측으로 제주 6대 핵심프로젝트 중 하나인 제주헬스케어타운이 개발 중으로, 관광휴양부터 의료서비스, 상업, 콘도미니엄, 호텔 등 세계적 수준의 휴양거주단지로 조성돼 최대 수혜를 받을 전망이다. ■ 힐튼 출신 국내파 베테랑 운영진.. H&JS코리아 운영, 최초 1년 확정임대료 11% 지급확약 호텔 ‘JS오션블루’는 순수 국내파의 베테랑 운영진이 모인 H&JS코리아에서 운영을 맡아 불필요한 로열티를 없앴다. H&JS코리아는 힐튼호텔 출신의 전문 경영인들이 모인 운영사로, 10년 이상의 경력을 쌓은 베테랑 매니져들이 직접 운영을 맡아 오성급 호텔 수준의 서비스로 호텔을 운영할 계획이다. 3.3㎡당 최저 900만원대부터(VAT 별도) 시작되는 파격적인 가격으로 사업지 인근에 분양한 타사 상품 대비 3.3㎡당 200여만원 저렴하다. 여기에 해외 프랜차이즈 호텔처럼 로열티 피(fee)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에 연 11%의 타 호텔 대비 높은 수익률이 기대된다. 계약자들은 운영사인 H&JS코리아로부터 최초 1년간 확정임대료 11%를 지급확약 받으며, 5년간 연 5%의 최저 임대료를 지급해준다. 또한 ‘JS오션블루’ 호텔 및 계열사 호텔의 무료숙박 혜택, 제휴 골프장 특별우대와 승마클럽, 요트이용 등의 특별할인을 제공하고 멤버쉽카드 발급과 다양한 VIP혜택을 제공한다. 계약금은 10%에 중도금 전액 무이자 대출 혜택이 제공된다. 또한 객실별 개별등기 분양이 가능해 분양권 전매나 매매가 자유롭다. 견본주택은 서울시 서초구 서초동 1354-3번지(서초구청-국립외교원 맞은편, 구 롯데캐슬갤러리)에 위치한다. ‘JS오션블루’ 호텔 준공은 2015년 11월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낮보다 아름다운 제주의 깊고 푸른 밤

    낮보다 아름다운 제주의 깊고 푸른 밤

    숲길 끝에서 무언가 반짝! 빛을 냈습니다. 어린아이 새끼손톱 크기 정도 될까요. 점멸하며 날아다니던 연두색 불빛은 잠시 눈앞에 머물더니 이내 숲으로 사라졌습니다. 그 불빛에 홀려 숲에 들어선 순간, 믿기 힘들 만큼 비현실적인 풍경이 눈앞에 펼쳐졌습니다. 숲이 우주로 변한 겁니다. 거뭇한 나무들 사이에서 수많은 반딧불이들이 형형한 빛으로 반짝이는 장면, 상상이 되십니까. 암수가 제짝을 찾아 날아다니는, 이른바 ‘혼인 비행’이 펼쳐지고 있던 거지요. 그 모양이 꼭 컴컴한 하늘에 수많은 별들이 반짝이는 것과 닮았습니다. SF영화의 한 장면을 연상하면 알기 쉽겠습니다. 작은 불빛 하나를 따라가다 느닷없이 거대한 빛의 세계와 마주하는, 그런 느낌 말입니다. 제주의 깊고 푸른 밤은 바로 그렇게 열리기 시작했습니다. ‘제주에선 밤에 할 게 없다’는 게 대체적인 인식이다. ‘술 권하는 밤’을 제외하면, 그간 밤에 가족들이 즐길 만한 관광 프로그램이 빈약했던 것도 사실이다. 요즘엔 많이 달라졌다. ‘밤 드리 노닐’ 만한 곳이 제법 늘었다. 최근 부쩍 관심을 끌고 있는 야간 트레킹도 그중 하나다. 오름이 주요 대상지다. 다만 오름 오르는 길이 잘 닦여지지 않은 곳은 위험할 수 있다. 가급적 지형에 익숙한 현지인과 동행하는 게 좋다. 어린이나 어르신을 동반한 가족이라면 휴양림이 좋은 대안이다. 산책로가 잘 조성돼 있고, 캠핑 나온 야영객 등 인적도 드물지 않다. 서귀포자연휴양림이 여정의 목적지다. 한라산 중턱 700~800m 지대에 조성된 숲으로, 제주 특유의 식생이 잘 살아 있는 휴양림으로 꼽힌다. 한데 왜 야간 트레킹인가. 아무리 숲 그늘이 깊어도 무더운 낮에 휴양림을 돌아보려면 땀 한 말쯤은 족히 흘려야 한다. 밤엔 훨씬 덜하다. 선선하기까지 하다. 무엇보다 좋은 건 적요하다는 것. 길라잡이를 자청한 제주 토박이 오권석(47)씨는 이를 “귀와 코로 숲을 느끼며 걷는 길”이라 표현했다. 낮 동안 눈에 가려 듣지 못했던 소리와 맡지 못했던 향기들을 오롯이 만날 수 있다는 뜻이다. 밤엔 동물들도 경계를 누그러뜨린다. 예컨대 노루가 그렇다. 낮에 숲에서 노루를 만나는 것보다, 밤에 만날 확률이 더 높다. 숲길을 걷다 인광으로 눈을 번득이는 노루를 만난다 해도 놀라지 말길. 노루는 당신보다 수백 배 더 기겁을 할 테니 말이다. 숲은 고요하다. 과장 좀 보태자. 나뭇잎 떨어지는 소리까지 들린다. 이에 견주자면 노루가 삭정이 부러뜨리며 걷는 소리는 우레와 다를 바 없다. 적요하되, 섬뜩하지는 않다. 숲에서 가장 무서운 존재는 사람, 곧 나일 테니 말이다. 숲의 주종은 서어나무다. 오래전부터 제주 사람들이 표고버섯을 재배할 때 썼던 나무다. 향기는 삼나무와 편백나무 등이 강하다. 특히 산책로 중간쯤의 너른 편백나무 군락지에 이르면 어느 곳보다 숲의 향이 짙다는 걸 실감하게 된다. 이런 게 바로 ‘에코 힐링’일 터다. 숲의 끝에선 진귀한 볼거리와 마주한다. 반딧불이다. ‘형설지공’의 주인공이자, ‘개똥벌레’라는 애칭으로 흔히 불리는 녀석이다. 지난해 한라산 일대에서 ‘운문산반딧불이’의 최대 서식지가 발견됐다는 소식을 접한 이후 꼭 1년 만에 녀석의 실체를 확인하는 순간이다. 반딧불이는 인위적인 불빛이 흉내조차 낼 수 없는 아름다움을 가졌다. 소리 없이 연둣빛 불빛을 반짝이며 제짝을 찾아 비행하는 녀석의 모습은 정말 평생 잊지 못할 만큼 강렬하다. 반딧불이의 빛은 열이 거의 없는 냉광(光)으로 알려져 있다. 백열전구는 에너지의 10% 정도만 빛이 되고 나머지는 열로 발산되는데, 반딧불이는 90% 정도를 빛으로 바꾼다고 한다. 하지만 차가운 빛이 이끈 결과는 꽤 뜨겁다. 수컷의 비행 솜씨가 현란할수록 암컷이 더 많은 알을 낳는다니 말이다. 캄캄한 숲에서 반딧불이의 존재감은 절대적이다. 검은 하늘에 뜬 초록별들을 보는 듯하다. 겨우 보름 남짓 이어지는 유혹의 불빛 축제. 화려한 비행을 마친 뒤엔 생을 접어야 한다. 뉘라서 이런 절박한 황홀경을 앞에 두고 입을 열까. 일행 모두가 한 시간 가까이 말을 잊었다. 밤 풍경 빼어난 곳을 꼽자면, 서귀포 쪽에선 새연교가 가장 앞줄에 선다. 밤이면 서귀포항 불빛과 어우러져 현란한 자태를 뽐낸다. 다리 건너는 무인도인 새섬이다. 오가는 데 한 시간이면 충분하다. 다만 밤 11시쯤이면 다리와 섬 내 조명이 모두 꺼지니, 시간 안배를 잘해야 한다. 인근 천지연 폭포도 야간 경관 조명을 해뒀다. 서귀포자연휴양림 내 법정악 전망대는 서귀포 일대 야경을 감상하기 좋은 곳이다. 부악에서 치마저고리처럼 흘러내린 한라산과 서귀포 일대, 산방산 등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해넘이 풍경도 빼어나다. 주차장에서 도보로 10분 안팎에 닿는다. 제주신라호텔도 여름을 앞두고 레저 전문 직원(GAO·Guest Activity Organizer)을 활용한 야간 레저프로그램을 선보였다. 문라이트 승마와 별자리 캠핑 등 20여개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참가비는 1인당 2만원부터 5만 5000원까지 다양하다. 이동 차량과 다과, 음료, 배낭, 스틱 등 필요한 물품은 모두 호텔 측에서 준비한다. 문라이트 트레킹도 그중 하나다. 서귀포자연휴양림 안에 조성된 산책로를 따라 4㎞가량 돌아본다. 오후 8시에 출발해 밤 9시 30분쯤 일정을 마친다. 8세 이상 참가할 수 있다. 애월읍 유수암리 승마공원에서 진행되는 야간 승마체험도 인기다. 5㎞에 달하는 초지대를 달빛 받으며 달릴 수 있다. 제주 밤바다에서 로맨틱한 밤을 보내는 방법도 있다. ‘나이트 비치 시네마’다. 은은한 조명이 깔린 해변에 누워 대형 스크린으로 영화를 관람하는 프로그램이다. ‘관람석’은 독채 형태의 파빌리온(천막)이다. 그 안에 고급 선베드를 들여놨다. 확 트인 야외에서, 가족이나 연인끼리 제주 밤바다를 스크린 삼아 영화를 본다는 상상만으로도 즐겁다. 투숙객은 관람이 무료다. ‘전 좌석 예약제’다. 홈페이지(www.shilla.net/jeju) 참조. (064)735-5511. 글 사진 서귀포 손원천 여행전문기자 angler@seoul.co.kr
  • 제주, 多 알고 있나요?

    제주, 多 알고 있나요?

    제주는 진화의 속도가 빠른 여행지입니다. 객들의 발걸음과 변화의 폭이 정비례하지요. 어제와 오늘이 달랐으니 내일도 필경 다른 풍경이 들어설 겁니다. 제주엔 새로 생겨 생경한 여행지도 있지만 낡아서 생경한 느낌을 주는 여행지도 있습니다. 제주 폭포의 맹주 격인 천지연 폭포와 현무암 돌담의 원형이 잘 살아있는 하가리 마을 등이 대표적이지요. 새로 생긴 볼거리라면 ‘한화 아쿠아플라넷 제주’를 앞세울 만합니다. 500여종 4만 8000마리의 물고기가 뛰노는 곳입니다. 이들 모두 장마철에 찾기 맞춤한 여행지이기도 하지요. 추적추적 비 내리는 날씨에 외려 잔잔한 감동을 주는 풍경들이기 때문입니다. ●‘명불허전’ 천지연 폭포 쉼없이 쏟아지는 폭포수, 수많은 생명을 품다 서귀포의 천지연(天地淵) 폭포는 오래된 여행지다. 워낙 명성이 떠르르한 곳이라 가 보지 않은 사람조차 알 정도다. 그런데 아는 사람은 많아도 직접 가 봤냐고 물으면 뜻밖에 고개를 외로 꼬기 일쑤다. 현지 관광 안내소에 따르면 내방객의 70~80%가 중국인 관광객이다. 내국인들의 발길이 갈수록 줄고 있다는 방증이다. 천지연 폭포는 22m 높이 절벽에서 쉼 없이 쏟아져 내리는 폭포수가 일품이다. 요즘 같은 장마철이면 폭포 주변에 물줄기가 여럿 생기고 내리꽂히는 물살도 한결 힘차다. 제주도 내 폭포 가운데 유일한 천연기념물(27호)이기도 하다. 서귀포시청의 김영관 문화재 담당은 “천지연 폭포 입구에서 폭포까지의 1㎞ 구간 전체가 천지연 난대림 지대(천연기념물 379호)로 지정됐다.”며 “무태장어(천연기념물 제258호)와 담팔수 군락지(제163호) 등을 비롯해 25종의 어류와 447종의 식물이 이 지역에 서식하고 있다.”고 전했다. 불과 1㎞의 비좁은 공간에 수없이 많은 생물이 깃들어 사는 셈이다. 천지연 폭포는 들머리부터 운치가 빼어나다. 듣도 보도 못한 난대 식물들이 짙은 숲 그늘을 이루고 사위를 둘러친 벼랑도 제법 장엄한 자태를 뽐낸다. 계곡 주변엔 담팔수(膽八樹) 군락지가 펼쳐져 있다. 담팔수는 제주에만 자생하는 희귀 수종이다. 연중 빨간색 잎이 드문드문 섞여 있는 것이 특징으로 7월에 흰색 꽃을 피운다. 나뭇잎이 여덟 가지 빛을 낸다 해서 담팔수라 부른다는 말도 전해 온다. 난대성 식물로 천지연 폭포가 북방한계지다. 담팔수 아래 계곡물엔 무태장어가 산다. 역시 천지연 폭포가 북방한계지인 열대성 어류로 길이가 2m 가까이 자란다. 1970년대 초엔 약 150㎝에 이르는 대물이 폭포 초입에서 잡히기도 했다. 야행성인 탓에 낮엔 자취를 찾기 어렵다. 무엇보다 신비로운 건 녀석의 일생이다. 강치균 문화관광해설사는 “무태장어는 치어 때 타이완 근해나 남태평양 등에서 천지연 폭포로 올라온 뒤 5~7년가량 폭포 주변에서 살다 산란을 위해 바다로 돌아간다.”며 “동남아, 뉴기니 등으로 추정되는 산란처에서 산란을 마친 뒤 생을 마감한다.”고 설명했다. 성어가 돼 강원 강릉 남대천으로 돌아오는 연어와 정반대다. 무태장어 치어는 이맘때 거슬러 올라온다. 강 해설사는 “10㎝ 길이의 실뱀장어만 한 치어들이 장마철에 구로시오 난류를 타고 천지연 폭포까지 올라온다.”고 전했다. 그 작고 어린 생명체가 수백, 수천㎞ 떨어진 바다를 헤엄쳐 건너온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만큼 경이롭다. 천지연 폭포를 찾았다면 새섬까지 둘러보는 게 당연한 수순이다. 초가지붕을 덮을 때 쓰는 ‘새’(띠의 사투리)가 많았다는 섬으로, 2009년 새연교가 놓이면서 서귀포항과 연결됐다. 새섬에는 1.2㎞ 남짓한 산책로와 경관 조명 등이 조성돼 있다. 섬 끝자락에 서면 문섬과 범섬 등이 한눈에 들어온다. 6~9월 성수기엔 밤 11시까지 출입할 수 있다.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시설을 갖춘 새연교는 연중 밤 11시 30분까지 개방된다. ●돌담길 어여쁜 하가리 마을 올레길 따라 꼬불꼬불 굽이도는 검은빛 수채화 구멍 숭숭 뚫린 현무암 돌담은 제주민의 삶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초가집의 ‘축담’에서 태어나 가축의 출입을 막고 밭 경계를 구분하는 ‘밭담’에서 일하다 ‘산담’ 둘러쳐진 무덤에 몸을 누인다. 오래전엔 읍성을 둘러싼 ‘성담’이나 외적의 침입에 대비해 쌓은 ‘환해장성’에서 전쟁을 치르기도 했다. 예전 제주에는 돌담이 지천이었다. 제주를 찾는 외지인들에게 깊은 첫인상을 남기는 것도 검은 돌담길이었다. 제주에서 아름다운 돌담의 원형을 만날 수 있는 곳으로는 제주시 애월읍 하가리(下加里)가 꼽힌다. 제주공항에서 30분 정도 떨어진 마을로, 제주올레 15코스(한림항~고내포구)에 속해 있다. 고려시대부터 화전민이 모여 살았던 것으로 알려진 하가리는 마을 어디에나 돌담이 있다. 하가리 돌담은 대부분 꼬불꼬불 굽었다. 담장이 세찬 바람에 맞서는 것을 피하고 밖에서 안이 보이지 않게 하려는 뜻이다. 마을 주민들에 따르면 돌담의 축조 시기는 무려 3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아울러 제주 전통 말방아와 초가집도 마을 한편에 잘 보존돼 있다. 하가리 마을에서 놓쳐선 안 될 또 다른 볼거리가 애월초등학교 더럭분교와 연화지다. 더럭분교는 도시에서 유입된 학생 수가 전체의 50%를 웃도는 특이한 학교다. 국내 휴대전화 광고에 등장하면서 더욱 유명해졌다. 연화지는 제주에서 가장 큰 연못으로 꼽힌다. 연못 주변에 적수련꽃이 활짝 피어 화사함을 더하고 있다. ●‘한화 아쿠아플라넷 제주’ 오픈 亞 최대 아쿠아리움, 바다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 지난 14일 서귀포 성산읍 섭지코지에 ‘한화 아쿠아플라넷 제주’가 문을 열었다. 연면적 2만 5600㎡(약 7800평)에 수조 용적량 1만 800t으로 일본 오키나와의 쓰라우미 아쿠아리움(1만 400t)을 제치고 ‘아시아 최대 아쿠아리움’ 자리를 꿰찼다. 서울 여의도의 ‘63 씨월드’ 등을 운영하는 한화호텔&리조트가 30년간 운영한 뒤 주무 관청에 기부채납한다. 전시 동물은 500여종 4만 8000마리다. 멸종 위기종인 고래상어 두 마리와 자이언트 그루퍼 등 수많은 해양 생물을 만날 수 있다. 특히 국내에서 고래상어를 볼 수 있는 곳은 여기뿐이다. 건물은 지하 1층, 지상 2층의 구조다. 아쿠아리움과 공연장인 오션 아레나, 해양과학관인 마린 사이언스, 센트럴코트 등으로 구성돼 있다. 외부 공간에는 담장이 없다. 섭지코지를 찾은 관광객들이 무시로 드나들 수 있다는 뜻이다. 필요에 따라 아쿠아리움 등 시설을 나눠서 둘러볼 수도 있다. 하이라이트는 지하 1층의 메인 수조 ‘제주의 바다’다. 가로 23m, 높이 8.5m인 수조는 아이맥스(IMAX) 영화를 보는 것 같은 바다 풍경을 눈앞에 펼쳐 놓는다. 수조에 담긴 물 6000여t은 여의도 63씨월드 전체 수조 6개를 합친 것과 같은 크기다. 강우석 관장은 “약 60㎝ 두께의 수조 아크릴판 제작비만 100억원”이라며 “제주 바닷물을 끌어들인 뒤 수조 위아래 물이 순차적으로 빠져나가도록 하는 게 필수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제주의 바다’에는 50여종의 대형 해양 생물이 산다. 그중 돋보이는 건 현존하는 어류 가운데 가장 크다는 고래상어다. 온열대 바다에 사는 고래상어는 몸길이 최대 18m, 무게 20~40t까지 자란다. 현재 전시된 고래상어는 5m 크기의 어린 녀석들로 애월읍 앞바다에서 포획된 것으로 알려졌다. 덩치에 어울리지 않게 크릴새우 등 작은 새우와 플랑크톤 등을 먹는데 한끼에 3~4㎏씩 모두 2회에 걸쳐 7~8㎏을 먹는다. 당연히 고래상어의 취식 장면도 볼거리다. 김우중 홍보팀장은 “수면 위에 크릴새우를 쏟아부으면 고래상어가 물 밑에서 몸을 일직선으로 세운 뒤 어마어마한 양의 바닷물과 먹이를 동시에 빨아들이는 방식으로 먹이를 먹는다.”며 “하루 두 차례 이들의 식사 장면을 볼 수 있다.”고 전했다. 관람료는 어른 3만 7500원, 중고생 3만 5100원, 초등학생 이하 어린이 3만 2600원이다. 글 사진 제주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 →가는 길: 하가리 마을은 제주공항→노형로터리→1132번 도로→하가리 표지석 좌회전→하가리 순으로 간다. 천지연 폭포는 서귀포항 뒤편에, 한화 아쿠아플라넷 제주는 섭지코지 바로 앞에 있다. →잘 곳: 럭셔리 캠핑 바람이 불고 있는 제주에 또 하나의 명물이 들어선다. 롯데호텔제주가 오는 8월 1일 호텔 내 300평 규모의 천연 잔디 정원에 최고급 캠핑 트레일러 6대를 도입한다. 차체 길이 11m, 높이 3m, 너비 2.4m에 달하는 대형 캠핑 트레일러로 고급 가구와 플레이스테이션 등을 갖췄다. 메뉴는 한우 꽃등심과 흑돼지 오겹살, 랍스타 등으로 구성됐다. 점심은 8만원(어른 기준), 저녁은 11만~12만원이다. 어린이 세트 메뉴는 4만~5만원(세금 별도)이다. (064)731-4261.
  • 사랑의 제주 여행

    “겨우 돌을 지났을까 말까 할 무렵입니다. 아빠와만 살게 됐죠. 엄마 얼굴도 채 익히지 못했어요. 그러나 정작 가슴이 아팠던 것은 초등학교 졸업반 때 찢어질 듯한 가난 때문에 수학여행을 놓친 일입니다.” 비행기 타는 게 소원이던 김모(15·노원구 월계동)군은 7일 제주도로 떠나며 이렇게 말했다. 김군은 오전 11시 형·동생·누나뻘인 노원구 어린이 10명과 나란히 제주행 여객기에 몸을 실었다. 이들이 ‘작지만 큰’ 꿈을 일군 데에는 노원구 사회복지통합 서비스 담당인 조영숙 사회복지사의 도움이 컸다. 후원자를 찾으려고 뛰었다. 그러나 너나없는 경제난 속에 버겁기만 했다. 백방으로 수소문한 끝에 저가항공사와 연락이 닿았다. 항공료를 포함해 400만원 남짓을 도움받았다. 끼니를 모두 뷔페로 해 맘껏 먹도록 했다. 김군 외에도 이모(16·고1)군과 이모(15·검정고시 준비)양 오누이, 또 다른 이모(14·중1)군 등 10명이 동행한다. 이들은 9일까지 제주도에 머물며 이국적인 풍경 속에 색다른 체험을 한다. 하나같이 수학여행을 소원하던 꿈나무들은 마지막날인 9일 제주 올레길 5코스 백미구간으로 꼽히는 ‘큰엉 해안 경승지’와 6코스 새연교~새섬 탐방로, 7코스 외돌개~돔베낭골을 돈 뒤 서울로 돌아와 가족들 품에 안긴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제주 올레 밤에도 계속된다

    제주 올레 밤에도 계속된다

    도보여행 제주 올레 바람이 야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서귀포시는 제주의 푸른밤을 즐기며 지역 명소 등을 따라 걷는 야간 올레(별빛 여행) 7개 코스를 개발했다고 29일 밝혔다. 시는 다음달 14일 서귀포시관광협의회 등과 함께 ‘별빛여행 베스트 7’ 체험 행사를 실시하고 12월부터 야간 올레 코스를 시범 운영할 계획이다. 구간별로 10~40㎞에 이르는 야간 올레 1코스부터 5코스까지는 천지연광장을 출발해 서귀포항 새연교까지 이어지고, 6·7코스는 제주국제컨벤션센터를 출발해 다시 컨벤션센터로 돌아오는 코스다. 시는 별빛 여행이 야간에 이뤄지기 때문에 일부 구간에서는 야간 올레 전용 여행버스 등을 이용하는 방안도 마련할 계획이다. 시는 또 산록도로 코스인 ‘서귀포시가 한눈에’, 태양을 삼켜라 드라마 촬영지 코스인 ‘드라마 속 주인공’, 해안도로 코스인 ‘옥빛 바다의 추억’을 주제로 한 명품 드라이브 코스 3개도 개발했다. 1코스는 1115번도로~핀크스골프클럽~제주다원~탐라대~돈내코~119번도로~위미마을목장~태풍센터 등이며 2코스는 성산일출봉~시흥리 해녀탈의실~섭지코지~신천바다목장~허브동산~쇠소깍~서귀포항~컨벤션센터~박수기정~화순항~송악목장~송악산~모슬포항 등이다. 3코스는 성산포~섭지코지·표선해수욕장~해비치~남원읍~쇠소깍~보목마을, 월드컵경기장~강정천~컨벤션센터·논짓물~대평마을~안덕계곡·산방산~사계리해안~송악산~하모해수욕장~대정 등이다. 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서귀포~새섬 돛모양 사장교 완공

    서귀포~새섬 돛모양 사장교 완공

    제주 서귀포항과 새섬 사이를 잇는 제주의 전통 떼배인 ‘테우’를 모티브로 형상화한 길이 169m의 사장교(교각 위에 세운 탑에서 처진 케이블로 지탱하는 다리)가 28일 개통된다.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는 서귀포 미항 조성사업의 하나로 2007년 12월부터 193억원을 들여 서귀포항∼새섬을 연결하는 보도교 가설공사를 마무리했다고 27일 밝혔다. ‘새로운 인연을 만들어 가는 다리’라는 뜻에서 ‘새연교’라는 이름이 붙여진 이 보도교는 국내에서는 최초로 외줄케이블 형식을 도입했고 바람과 돛을 형상화한 높이 45m의 주탑에 화려한 LED 조명시설까지 갖췄다. 28일 오후 6시 준공식을 하고 관광객 등에게 개방된다. 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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