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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나라당 서울시장후보에 듣는다] 나경원 의원 “세심 리더십… 서민 돕겠다”

    [한나라당 서울시장후보에 듣는다] 나경원 의원 “세심 리더십… 서민 돕겠다”

    나경원 의원은 27일 “시민의 구석구석을 살피고 따뜻하게 보듬어 주는 시장이 되겠다.”고 밝혔다. 그는 오전에 국회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여성의 세심하고 꼼꼼한 리더십으로 서민생활의 빈 곳을 채우고 기본을 만들어갈 것”이라면서 “야당의 정권심판론을 정권안정론으로 돌파할 만한 당 정체성과 소신을 갖춘 유일한 후보”라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원희룡 의원과의 단일화는 진전이 있나. -명분과 원칙대로 해야 한다. 오세훈 시장은 안 된다는 명분과 동시에 본선 상대인 한명숙 전 총리에 맞서 누가 더 경쟁력이 있느냐 하는 원칙이 따라야 한다. 그러나 원 의원은 대표공약이 한 전 총리와 같은 ‘무상급식’이다. 차별화가 안 될뿐더러 한나라당의 대표성도 부족하다. →오세훈 시장이 불가한 이유는. -3대 불가론이 있다. 첫째, 지방선거는 정권심판의 성격을 띠게 마련인데 여기에 현역인 오 시장에 대한 시정심판론까지 더해지면 우리는 방어에만 급급할 수밖에 없다. 둘째, 민주당은 한 전 총리가 기소된 점을 활용, ‘가해자 대 피해자’의 구도를 만들려 하고 있다. 남녀 구도는 이를 더 고착시킬 수 있다. 여성 후보만이 이 구도를 벗어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오 시장과 한 전 총리는 모두 새인물이랄 수는 없는 사람들 아닌가. ‘무난한 업적’도 비슷하다. 새사람과 옛사람의 구도가 만들어질 수 없다. →민주당의 유력 후보로 꼽히는 한 전 총리와의 차별성은 뭐가 있을까. -한 전 총리는 능력 면에서나 선거구도 면에서나 너무 과거회귀적이다. 21세기 서울을 이끌어야 할 시기에 가장 부적합하다. 선거를 준비하는 단계부터 이미 많은 국민들이 실패했다고 평가 내린 전 정권에 기대는 듯하지 않나. 여성이라는 점에서는 같지만 한 전 총리가 과연 따뜻한 정치를 했는지는 의문이다. 이에 비해 미래지향적이고 서울시의 발전 비전 및 정책에서 제가 앞서 있다고 생각한다. →서울시민들이 가장 원하는 것이 무엇일까. -축제가 즐거운 게 아니라 일자리 문제, 교육·보육 문제, 주택·교통 문제 등의 일상생활이 편안하길 바란다고 생각한다. →시장이 된다면 무엇에 가장 역점을 둘 것인가. -시민들의 소중한 돈을 아껴 쓰고 싶다. 시민들의 세금을 내 주머니돈 쓰듯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꼭 필요한 데에만 쓰고 한 푼을 쓰더라도 얼마나 성과를 낼 수 있는지를 고려하겠다. 단돈 100원을 쓰더라도 잘 계획하고 써야지 오 시장처럼 광화문광장 하나만으로도 이리 엎고 저리 엎으면서 시민들의 세금을 무책임하게 쓰는 것은 매우 가슴 아픈 일이다. 또한 서울을 빚더미에서 벗어나게 하고 싶다. →서울의 유·무형적 모습 가운데 가장 바꾸고 싶은 것은. -유형적으로는 광화문광장을 먼저 바꿀 것이다. 비우는 공간으로 가야 하고 원래 ‘광장’의 모습답게 공간을 넓히겠다. 세종대왕 동상과 이순신 동상의 묘한 부조화를 시민의 의견을 물어 재배치하겠다. 무형적으로는 서울시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전국 최고수준의 실업률, 전국 평균의 2배에 달하는 청년실업률을 바로잡아야 한다. 각종 지표를 통해 시민들의 삶이 팍팍하다는 증거가 나온다. 시민들의 삶을 편하게 하는 것이 시급하다. 그리고 서울을 고향으로 느끼게 하고 싶다. 지금까지는 너무 아파트 위주의 밀어버리기식 개성 없는 개발이 이뤄졌다. 각 지역의 특성을 고려하고 공동체 생활이 가능한 편한 공간을 만들겠다. →서울시 공무원은 개혁 대상인가. -개혁할 부분도 있지만 사기를 올려 줘야 할 부분도 있다. 스스로 하는 개혁이 중요한 것이지 일방적으로 칼을 휘두르는 것은 실질적인 효과가 없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사진 이호정기자 hojeong@seoul.co.kr >>약 력<< ▲1963년 서울 출생 ▲서울여고 졸업 ▲서울대 법학과 졸업 / 서울대 대학원 법학과 졸업 / 서울대 대학원 박사과정(국제법 전공) 수료 ▲사법연수원 24기 수료 ▲부산지방법원, 인천지방법원, 서울행정법원 판사 ▲17·18대 국회의원 / 한나라당 대변인 ▲국회 문방위 한나라당 간사
  • [학술·종교플러스]

    김삼환 前 교회협의회 대표회장 설교집 출간 ●김삼환 전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대표회장의 설교집 ‘새시대 새영 새사람’(실로암 펴냄)이 출간됐다. 2007년 3월과 9월 특별새벽집회에서 펼친 설교를 한글과 영문으로 나란히 정리했다. 1만원. 통일교 17일 국제합동결혼식 ●통일교는 17일 오전 11시 경기 일산 킨텍스에서 문선명 총재 주례로 국제합동축복결혼식을 개최한다. 이날 합동결혼식에는 한국을 비롯, 일본, 미국 등 유럽, 아시아, 아프리카, 오세아니아 등 20여개국에서 온 신랑신부 1만쌍이 참석한다. 23일 한국 개념사 총서 편찬 워크숍 ●한림대 한림과학원은 ‘제10차 한국 개념사 총서 편찬 워크숍’을 23일 강원 춘천 라데나리조트에서 연다. ‘역사’(박근갑)와 ‘제국’(이삼성·이상 한림대), ‘문명’(노대환·동양대) 등 주제 발표가 준비됐다. 19일 도가철학 겨울학술대회 ●한국도가철학회는 19일 서울 명륜동 성균관대 퇴계인문관에서 ‘도가철학 핵심개념의 심층적 이해’를 주제로 겨울학술대회를 개최한다. ‘무위 개념의 기원과 그 변용들’(김용수), ‘흐르는 무위’(김시천) 등이 발표된다.
  • 서울경찰청 폭력계1팀은 ‘조폭 저승사자’

    서울경찰청 폭력계1팀은 ‘조폭 저승사자’

    조직폭력배(조폭)들에게 서울지방경찰청 폭력계 1팀은 ‘저승사자’로 통한다. 2006년 말 경기 의정부 ‘세븐파’ 40명 검거를 시작으로 2007년 12월 서울 ‘동대문파’, 2009년 5월 ‘상택이파’, 올해 초 ‘이태원파’에 이르기까지 최근 3년간 이들이 검거한 조폭은 무려 200여명에 이른다. 경찰청은 7일 서울청 폭력계 1팀을 조직폭력 분야 최고상으로 결정하는 등 ‘2009년 상반기 베스트 수사팀’을 선정했다. 베스트 수사팀은 이번에 처음 도입됐으며, 앞으로 연 2회(상·하반기) 선정한다. 팀원들에게 특별승진과 특별승급이 주어진다. 1팀장을 맡고 있는 김길수 경위는 “조폭은 재범률도 높고 점점 지능화되는 추세라 검거에 어려움이 많다.”면서 “야쿠자처럼 입회 의식을 치르거나 화려한 문신을 새기는 등 맹목적으로 일본식 문화를 추종하는 움직임이 많아졌다.”고 전했다. 조폭범죄는 피해자들이 보복을 두려워하기 때문에 혐의사실을 입증하기가 쉽지 않다. 서울청 폭력1팀이 최고의 조폭전담팀이 될 수 있었던 것은 팀의 막내이자 홍일점인 이경선 경장의 역할도 컸다. 지난해 5월 팀에 합류한 이 경장은 대학에서 임상심리학을 전공하고 경희의료원에서 임상심리사로 근무한 독특한 경력을 갖고 있다. 이 경장은 “상담을 한 20대 조직원들이 ‘누나’라고 부르며 새사람이 되겠다고 다짐할 때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함께 일하는 동료들은 “이 경장이 합류하면서 피해자와 피의자 조사가 원활해졌다.”고 귀띔했다. 서울청 폭력1팀 이외에 ▲광주북부서 지역형사2팀(강력) ▲서울 혜화서 지능팀(지능수사) ▲전남 보성서 경제팀(경제) ▲부산청 마약수사대 2팀(마약) ▲부산 해운대서 사이버수사팀(사이버) ▲강원 춘천서 과학수사팀(과학수사)이 분야별 베스트 수사팀에 뽑히는 기쁨을 맛봤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전과9범에 장남등록금 내어 놓은 형사계장의 미담

    전과9범에 장남등록금 내어 놓은 형사계장의 미담

    A=노량진(鷺粱津)경찰서의 어느 전과범과 형사계장의 눈물 글썽글썽한 사연 하나 풀어 볼까? B=경찰의 미담인 게로군. A=30일 노량진서 형사계장 구자춘(具滋春)씨(42)는 이날 일금 3천원을 털리고도 기분 좋아 어쩔 줄 모르더군. 이날 구계장은 자기 손으로 잡아 넣은 전과 9범의 범죄인생을 재기의 길로 인도했다는 거야. 장(張)모씨(31)라는 사람이 30일 상오 11시쯤 찾아와『나는 지금 다시 범행을 하느냐? 새사람이 될 것이냐의 기로에서 형님을 찾아왔읍니다』고 고백하더래. 장씨는 17살에 초범(初犯)을 저지른 전과자로 전국 각 교도소를 안 가본 곳이 없고, 통산 12년을 감옥에서 보낸「베테랑」이었어. 구계장은 장씨를 그동안 9번의 범행중 다섯번을 직접 검거해서 잡아 넣은 장씨「킬러」. 장씨의 딱한 사정을 듣고 구계장은 마침 지니고 있던 장남의 등록금 중에서 3천원을 털어「리어카」를 한대 사주어 시장에 나가 벌이를 하게 했지.그러고선 하는 말이『남 돕는 재미를 알게 됐으니 용돈 안 남아나겠군』하며 껄껄. [선데이서울 72년 9월 10일호 제5권 37호 통권 제 205호]
  • 텍사스 언론 “박찬호는 크리스마스 유령”

    텍사스 언론 “박찬호는 크리스마스 유령”

    박찬호가 크리스마스 유령? 미국 메이저리그 필라델피아 필리스로 이적한 박찬호(35)가 한 지역언론에 ‘크리스마스 유령’으로 표현됐다. 텍사스 지역 일간지 ‘스타 텔레그램’은 크리스마스에 어울리는 캐릭터와 유명 스포츠 인사들을 매치시킨 기사에서 텍사스 레인저스 톰 힉스 구단주와 구두쇠의 대명사 ‘스크루지’를 짝지었다. 신문은 “톰 힉스 구단주는 (스크루지와 같이) 크리스마스 유령에 시달렸다.”면서 “유령은 박찬호와 알렉스 로드리게스”라고 설명했다. 이는 텍사스 구단이 한때 박찬호와 로드리게스에게 막대한 자금을 투자했다가 실패했던 과거를 ‘스크루지’가 유령에 시달린 후 새사람이 된 것에 비유한 것. 텍사스 구단은 이후 선수 영입과 자금 투자에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편 박찬호는 26일 발표된 WBC 국가대표팀 2차 후보명단에 포함됐다. 그러나 필라델피아 이적 후 젊은 선수들과의 선발 경쟁을 준비하고 있는 박찬호는 출전에 난색을 표하고 있는 상태다. 김인식 WBC 대표팀 감독은 이에 대해 “박찬호가 구단측에 양해를 구해 보겠다고 했다.”고 전하면서 “(1월) 10일 정도 결정이 나지 않을까 싶다.”고 밝혔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박성조기자 voicechord@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오지로 떠나는 시간여행] (26) 경남 산청군 오봉마을

    [오지로 떠나는 시간여행] (26) 경남 산청군 오봉마을

    지리산 아래 사방으로 뻗은 다섯 산봉우리 사이 분지에 자리잡은 경남 산청군 금서면 오봉마을. 산 아래 동네는 몇 십년 만에 찾아온 폭염으로 숨이 턱턱 막힐 지경인데도 해발 600m 고지에 위치한 이곳의 밤 공기는 서늘함이 느껴진다. 13가구 30여명이 살아가는 오봉마을의 토박이는 마을 최고령자인 이이순(83) 할머니. 나머지는 10여년 전부터 이곳에 요양차 이주해 눌러앉은 외지인들이다.17년 전 산세가 너무 좋아 터를 잡은 최호경씨. 그는 함양에서 종묘업을 하면서도 거주는 이곳에서 하는 이중생활을 하고 있다. 최씨가 마을 자랑을 한다.“몇년 전 술땜시 간이 문드러질 정도로 상해서 들어 왔던 사내가 여 살문서 병이 싸악 나아가꼬 펄펄해져가 나갔다 카데예.” 물하고 공기가 ‘엉캉’ 좋았기 때문이란다. 페인트공장에서 일을 하다 폐에 이상이 생겨 낙향한 민대호(44)씨도 건강을 다시 찾았다. 지금은 집 앞으로 펼쳐진 지리산을 정원 삼아 토종꿀, 나물, 약초 채취를 하며 살고 있다. 마을 이장 강신국(57)씨는 기자를 만나자 찾아오는 데 고생이 많았다며 아내를 시켜 손수 만든 콩국수를 내온다.“산골이라 이런 거밖에 대접해 드릴 게 없어서….” 진하고 고소한 콩국에 소금을 반숟가락 정도 넣고 간을 맞춘 다음 국물을 맛보았다. 고소하면서도 입안 가득 느껴지는 풍미에 염치 불구하고 후루룩 소리를 내며 게걸스럽게 먹어 치웠다. 함께 나온 겉절이의 감칠맛은 입안에 짝짝 붙는다. “콩이며 배추며 이곳에서 나는 모든 게 농약을 안친 유기농 채소라예.” 주민 대부분은 특별히 농사를 짓지 않고 텃밭 정도만 일구며 지리산을 터전 삼아 자급자족하는 삶을 살고 있다. 그러다 보니 몸에 해로운 농약은 아예 쓰질 않는다. 부족한 수입은 가끔 찾아오는 손님들 민박을 치며 메운단다. 이이순 할머니는 예전엔 산에서 곰, 노루 등 야생동물을 심심찮게 볼 수 있었다고 회상한다. 요즘은 먹잇감을 찾아 내려오는 멧돼지를 겨울철에나 볼 수 있다. “자연의 섭리가 진리인 기라. 하늘 무서븐 줄 알고 순리대로 살믄 병도 안 생기고 생겼던 병도 시나브로 낫는다 카이.” 마을 사람들은 새로운 젊은 세대들이 들어와 살길 바라고 있다. 그래야 마을이 활력을 되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풍토가 좋고 청정한 지역이라지만 새사람이 터잡고 살지 않으면 점점 쇠락하기 마련. 작은 오지마을에서 평화롭게 오순도순 잘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지만 한편으론 외진 마을이 혹여 버려지지나 않을까 염려를 하는 것 같다. 마을을 뒤로하고 내려 오는 길. 이이순 할머니가 손을 흔들며 배웅을 한다.“찬찬히 경치 보고 쉬엄쉬엄 가이소. 우리 마을 좋다꼬 이우재 소문도 쫌 내주시고예. 잘 댕기 가입시데이.” 글·사진 안주영기자 jya@seoul.co.kr
  • [조선후기 신지식인 한양의 中人들] (31) 양반의 신문화운동에서 민중종교로 번진 천주교

    [조선후기 신지식인 한양의 中人들] (31) 양반의 신문화운동에서 민중종교로 번진 천주교

    1791년 전라도 진산에서 윤지충과 권상연이 모친상을 당해 제사를 지내지 않고 신주를 불사르자, 천주교 신자를 어떻게 처리하느냐 하는 문제가 불거졌다. 양반층의 천주교 신자가 대부분 남인이었으므로, 탕평책을 내세웠던 정조는 영의정 채제공의 입지를 약화시키지 않으려고 그들을 교화시켜 유학에 전념하도록 하였다. 이에 따라 양반 신자들이 많이 천주교 신앙을 버렸으므로, 자연히 중인층의 비중이 높아졌다. 조광 교수는 ‘조선후기 천주교 지도층의 특성’이라는 논문에서 진산사건(1791) 이후 신유교난(1801)까지의 천주교 지도층을 38명으로 선정하고, 이 가운데 중인이 21명으로 55%라고 분석하였다. 그러나 신분미상자 3명을 제외하고 통계를 내면 60%로 높아진다. 중인 지도층 시대가 열린 것이다. ●천주신자 신주를 불사르다 초기에 성직자가 없었던 조선 천주교에서는 중요한 교리 문제가 생길 때마다 북경에 사람을 보내 유권 해석을 구하였다. 그 가운데 대표적인 인물이 나무장사를 하던 윤유일(尹有一)인데,1789년에는 가성직제도(假聖職制度) 자문,1790년과 1792년에는 성직자 파견 요청을 위해 북경에 다녀왔다. 그는 1790년에 돌아와 “천주교에서는 조상 제사를 금한다.”는 사실을 신자들에게 알림으로써 큰 동요를 일으켰다. 진산군에 살던 선비 윤지충(尹持忠)은 고산 윤선도의 6세손으로 다산 정약용의 외사촌인데,25세에 진사가 되었다. 이듬해(1784) 겨울 서울에 올라와 역관 김범우의 집에서 처음으로 천주교 서적을 빌려보고,3년 후 정약용 형제들에게 교리를 배워 입교하였다.1791년 여름에 어머니 권씨가 세상을 떠나자, 천주교 교리를 지키기 위해 제사를 지내지 않고 신주를 불살랐다. 외사촌 권상연도 그와 행동을 같이 하였다. 친척과 유림들이 그 사실을 알고 관가에 고발하였다. 진산군수 신사원이 회유도 하고 위협도 하였으나, 그들은 교리가 타당하다고 주장하며 신앙을 고수하였다. 전주감영에서 혹독한 고문으로 배교를 강요했지만, 끝까지 굽히지 않자 12월8일에 참수하였다. ●정조 “미혹된 중인을 교화하라” 이 와중에 수많은 신자들이 체포되었는데, 정조는 탕평 정국을 어지럽히지 않으려고 교화정책을 썼다. 형조에서 11월11일에 “사학(邪學) 죄인 정의혁·정인혁·최인길·최인성·손경윤·현계온·허속·김계환·김덕유·최필제·최인철 등 11명을 혹은 형조의 뜰에서 깨우쳐 감화시키기도 하고, 혹은 그 집안 사람들로 하여금 간곡히 깨우쳐 회개하도록 했습니다.”라고 아뢰었다. 이 가운데 신분이 알려진 최인길과 최인철은 역관, 손경윤과 현계온·최필제는 의원이다. 이 말을 들은 정조는 이렇게 전교하였다. “중인 가운데 잘못 미혹된 자들에 대해 반드시 그 소굴을 소탕하려는 것은 한편으로 그 사람을 사람답게 만들자는 것이요, 한편으로는 백성을 교화시켜 좋은 풍속을 이루려는 것이다. 중인 무리들은 양반도 아니고 상인(常人)도 아닌 중간에 있기 때문에 가장 교화하기 어렵다. 그대들은 이 뜻을 알아서 각별히 조사하여 혹시 한 명이라도 요행으로 누락시키거나, 한 명이라도 잘못 걸려드는 일이 없게 하라. 모두 새사람이 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정조는 중인들의 불만을 잘 알고 있었으므로 그들이 천주교에 심취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았으며, 그것은 그들의 잘못이라기보다 사회구조인 문제라고 파악하였다. 그래서 탄압하기보다는 교화시켜 새사람을 만들려 했던 것이다. ●성경 언문번역본 보급… 평민신자 확보 최필공(崔必恭)은 의원인데, 경거사괴(京居邪魁), 즉 서울에 사는 사학 괴수로 지목되었다. 김범우에게 교리를 배우고 1790년에 입교한 그는 큰길에서 두려워하지 않고 군중을 향해 노방전도를 하였다. 그래서 ‘정조실록’ 15년(1791) 10월23일조에 “예전에는 나라의 금법을 두려워해 어두운 골방에서 모이던 자들이 지금은 대낮에 마음대로 행하고 공공연히 전파한다. 예전에는 깨알같이 작은 글씨로 써서 겹겹으로 싸 상자 속에 감추어 두었는데, 지금은 제멋대로 간행하여 경향에 반포한다.”고 개탄하는 홍낙안의 편지가 실릴 정도였다. 그가 열렬한 전도활동으로 천주교 지도층이 되자, 조정에서 그를 회유하였다. 작은아버지와 동생이 간청하자 신앙을 버리고 종9품 심약(審藥) 벼슬을 받았으며, 아내를 얻어 장가들고, 집도 구했다. 결과적으로 모범적인 배교자가 되었기에 정조는 “최필공같이 완악한 자도 교화되었다.”는 말을 자주 했으며,“최필공의 예에 따라 도신(道臣)이 직접 가르치고 경계하여 개과천선한 효과가 있으면 방면하라.”고 지방관들을 타일렀다. 그러나 다시 교회에 들어가 열성적으로 신앙생활을 했으므로, 순조가 즉위하자 1801년에 정약종·이승훈 등의 지도자 5명과 함께 참수되어 순교하였다. 초기 천주교 서적은 한문으로 되어 있어 지식층만 읽었다. 양반으로는 남인 학자들 사이에 신앙과 관계없이 널리 읽혔으며, 중인들도 북경을 드나들며 수입해 읽었다.‘승정원일기’ 정조 9년(1785) 4월9일조에 “서양 천주의 책이 처음 역관 무리로부터 흘러들어오기 시작한 지 여러 해 되었다”는 유하원의 상소가 실렸으니, 이승훈이 북경에서 영세를 받고 돌아온 1784년 이전에도 역관들이 북경에서 천주교 서적을 수입해왔음을 알 수 있다. 역관 최창현(崔昌顯)은 이승훈이나 이벽 같은 남인 학자들과 교유하며 천주교 서적을 얻어보다 1784년 겨울에 입교했는데, 성격이 온순하면서도 활동적이어서 총회장으로 추대되었다. 진산사건 이후에 신자층이 평민으로 확산되자, 그는 평민 신도들에게 교리서를 읽히기 위해 ‘성경직해(聖經直解)’를 언문으로 번역해 보급하였다. 그가 도피생활중에 병이 들어 집으로 돌아오자 배교자가 밀고하여 체포되었다. 포청에서는 혹독한 고문에 못이겨 배교했지만, 국청에 넘겨지자 배교를 취소했다. 호교문(護敎文)까지 지어 적극적으로 신앙을 지켰으므로,4월8일에 정약종과 함께 서소문 밖 형장에서 참수되어 순교하였다. 1801년 신유박해 때에 “책판(冊板)을 찾으러 간다.”는 신도의 진술이 있었고, 사학도로 적발된 사람 가운데 인쇄나 출판작업에 종사하는 각수(刻手)가 있다는 사실만 보더라도, 목판본으로 인쇄한 교리서들이 중인과 평민 신자층에게 널리 보급되었음을 알 수 있다. 천주교 교리서와 성경 번역을 통해, 암클로 천대받던 언문이 새로워졌다. ●중인, 주문모 신부 입국 돕다 순조가 즉위하면서 천주교 탄압이 시작되자, 몇 년 동안 신자들 사이에 숨어 지내던 중국인 신부 주문모(周文謨)가 1801년 3월15일에 자수하였다. 많은 신자들이 박해를 당해 숨어 있을 곳도 마땅치 않을 뿐 아니라, 혼자 살아 남기도 미안했기 때문이다. 영부사 이병모는 그가 조선에 들어온 과정을 정조에게 이렇게 아뢰었다. “어린 시절부터 서양 학문에 종사하다가 북경 천주관(天主館)에 전입했다고 합니다. 이승훈이 사서(邪書)를 구입해 온 뒤에 정약종의 무리가 사사롭게 양인(洋人)과 왕래하여 교주(敎主) 얻기를 요구했는데, 천주관에 와 있는 양인은 정원이 있어서 한 사람이라도 다른 곳에 가게 되면 저들이 알게 되므로, 수업하던 중국 사람을 우리나라에 내보낸 것입니다.” 이튿날 주문모 신부를 신문했는데, 그는 아직도 조선말이 서툴러 한문으로 필담하였다. “갑인년(1794) 봄에 조선인 지황(池璜)을 만나 동지사(冬至使) 행차 때에 변문(邊門)이 통하므로 책문(柵門)으로 나왔습니다.(줄임) 처음에 만났던 지황은 을묘년(1795)에 포도청에서 죽었습니다. 저는 의주에서 서울까지 학습하기를 원하는 여러 사람의 집을 옮겨다니며 지냈습니다.” 그가 영세를 주었다고 자백한 사람 가운데 은언군의 부인 송씨와 며느리 신씨의 이름이 나와, 주문모 신부뿐만 아니라 그들에게도 죽음을 내렸다. 주문모 신부는 6년 전에 이미 잡힐 뻔했는데, 신부는 달아나고 악사(樂師) 지황, 역관 최인길, 나무장사 윤유일만 잡혀서 매맞아 죽었다. 노론에서는 남인 정권이 자파 천주교인들을 보호하기 위해 안내자 3명을 때려죽여 입을 막았다고 비난했다. 윤유일은 몰락한 양반이지만, 지황과 최인길은 중인이었다. 초기 천주교에서 중인과 평민의 비중이 커진 사실에 대해 조광 교수는 “남인 학자들의 신문화운동에서 민중종교운동적 차원으로 전환되었다.”고 분석하였다. 이벽이 1780년대에 한문으로 썼다는 ‘성교요지’에서 신분의 평등을 주장했지만, 정약종이 1790년대에 언문으로 쓴 ‘쥬교요지’에서는 더 이상 신분평등을 주장할 필요가 없어졌다. 허경진 연세대 국문과 교수
  • 황금찬 시집 ‘공상일기’ 펴내

    원로시인 황금찬(89)씨가 35번째 시집 ‘공상일기’를 펴냈다.“두고 가기엔 안타까운 사연들이 있어 시집을 빚었다.”는 시인은 표제작 ‘공상일기’ 등 변화된 세상을 꿈꾸는 염원을 담은 68편의 시편을 담았다. 1947년 월간 ‘새사람’에 시를 발표하며 등단한 시인은 월탄문학상과 대한민국문학상, 대한민국문화보관 훈장 등을 수상했다.‘현장’ ‘구름은 비에 젖지 않는다’ 등의 시집과 ‘행복과 불행 사이’ ‘창가에 꽃잎이 지고’ 등 24권의 산문집을 냈다.
  • [서울광장] 父情과 국민의 법감정 사이/황진선 편집국 수석부국장

    [서울광장] 父情과 국민의 법감정 사이/황진선 편집국 수석부국장

    한화 김승연 회장의 ‘보복폭행’ 사건을 처음 접한 지난 달 24일.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아니 어떻게 재벌 회장이 폭력배처럼 행동할 수 있을까…. 순간적인 일이지만 그보다 먼저 ‘보복 폭행’ 여부에 대해 판단했던 것 같다. 그런데 사실일 가능성이 높다는 생각이 들었다. 폭행을 당했다는 사람들이 아무리 세상을 험하게 살아왔다 하더라도 재벌회장의 ‘일’을 거짓으로 꾸며대기는 어려운 것으로 여겼기 때문이다. 생각은 꼬리를 물어 김 회장이 구속될 것인지, 불구속 기소 될 것인지로 이어졌다. 아마 평범한 아버지가 아들이 피를 흘리며 집에 돌아온 것에 격분해 상대방을 찾아가 우발적으로 폭행을 했다면 불구속할 사안이었을 것이다. 문제는 재벌회장이라는 점이었다. 그러나 사건은 점차 어려운 양상으로 꼬여갔다.3월8일 ‘보복 폭행’사건이 일어난 지 한달 반동안 경찰이 기본적인 조사도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늦어도 3월20일쯤에는 6하 원칙에 따른 사건 개요를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경찰의 윗선에서 사건 보고를 묵살하려 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됐다. 아마 언론의 추적 보도가 없었다면 이 사건은 그대로 묻혔을지도 모른다. 이어 언론의 보도와 경찰의 본격적인 수사가 이어지면서 새로운 혐의들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조직 폭력배 동원, 쇠파이프 및 전기봉 사용 의혹 등이 그것이다. 김 회장 부자는 ‘모르쇠’로 일관하고 피해자들도 말을 바꾸거나 입을 닫았다. 그즈음 회사 밖 지인들에게 “사건의 실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어봤다.“경찰이 어느 선까지 밝혀내느냐가 문제”라는 답이 돌아왔다. 만약 보복 폭행 피의자가 일반인이었다면 혐의 사실을 확정하는 데 저렇게 시간이 많이 걸리지는 않을 것이라는 얘기도 있었다. 경찰의 사전구속영장 신청을 하루이틀 앞두고 사회부 기자들에게 다시 “영장이 발부될 것으로 보느냐.”고 물었다. 법조를 출입하는 후배는 “처음에는 불구속 주장을 펴는 판·검사들이 많았는데 지금은 팽팽한 것 같다.”고 답했다. 한 변호사에게도 물어보니 “증거를 인멸할 가능성이 없고 형을 선고하더라도 집행유예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하면 영장을 기각할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다만 “일반인이라면 이미 구속됐을 가능성이 크다.”면서 “국민들의 법감정도 무시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법원은 고심 끝에 “증거를 인멸한 시도가 곳곳에 보이고, 앞으로도 인멸할 가능성이 있다.”며 김 회장에 대한 영장을 발부했다. 김 회장은 영장심사에서 청계산에서 피해자들을 폭행한 사실을 처음으로 인정했다고 한다. 또한 폭행에 가담한 것으로 알려진 ‘맘보파’ 두목 오모씨가 사건이 불거진 뒤 캐나다로 출국한 점 등도 영장심사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김 회장 사건의 본질은 사건 그 자체보다는 재벌회장이 법을 무시하고 사적으로 물리력을 동원하고 행사했느냐에 있다. 김 회장은 “앞으로 저처럼 어리석은 아비가 나오지 않기를 바란다.”고 반성하고, 아들에게는 “새사람이 되라.”며 진한 부정(父情)을 표시했다. 그러나 김 회장은 격분한 탓에 순간적으로 재벌회장에게 요구되는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망각했다. 한화는 김 회장이나 한화 직원만의 것이 아니라 국민의 공기(公器)라고 봐야 한다. 김 회장과 한화에게 이번 사건이 전화위복의 계기가 될 것을 기대한다. 사회지도층 인사들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것이다. 황진선 편집국 수석부국장 jshwang@seoul.co.kr
  • [길섶에서] 부모마음/이목희 논설위원

    올해 자식을 대학에 보낸 이들이 우연히 한 자리에 모였다. 그리 좋지 않은 대학에 자녀를 보낸 사람도 있었고, 재수를 선택한 경우도 있었다. 아이가 A대 의대에 합격한 이는 부러움을 한 몸에 샀다.“애 엄마가 고생 좀 했지.” 겸양을 보이는 게 외려 의기양양하게 비쳤다. 얼마 전 모임이 기억났다. 대입발표가 한창이던 때였다. 한 참석자가 “B대는 어려울 것 같고,C대는 붙어도 아이가 안 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다른 참석자가 나중에 “가슴이 아팠다.”고 고백해 분위기를 숙연하게 만들었다.“아들이 3수해서 C대를 갔다. 그런 대학을 붙어도 안 가겠다니….” 아들이 명문대 수시에 합격했으나 수능 등급에 걸려 떨어진 엄마가 있었다. 그녀는 못 먹는 술로 마음을 달래다가 위장에 탈이 나 병원신세를 졌다. 자식이 대학에 불합격한 어떤 집을 가니 부부가 붙들고 엉엉 울고 있더라는 얘기를 아내가 전했다. 수능 이후 합격자 발표까지 몇달을 지옥처럼 보낸 이들이 많다. 자식 입시를 한번 치르면 새사람이 된다고 말한다. 남의 자식도 돌아봐주는 마음을 가져야겠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 [22일 TV 하이라이트]

    ●생방송 60분-부모(EBS 오전 10시) 기초적인 신체발달과 언어발달이 된 만 3세 이후 아이들은 또래에게 관심을 보이며 놀이도 다양해진다. 아이의 인지와 사회성, 창의성을 키울 수 있는 놀이는 무엇이고, 어떤 놀잇감과 놀이환경을 제공해야 하는지, 이 시기 아이들에게 나타나는 문제행동을 놀이를 통해 치료할 수 있는 비결 등을 알아본다. ●사이언스+(YTN 오후 1시25분) 우리 바다의 개발 가능성을 새롭게 열어준 통영 바다목장. 바다목장이란 바다 공간을 체계적으로 이용, 관리해 자연산 수산자원을 지속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1998년부터 본격적인 바다목장 조성 사업이 시작되면서 첫 번째로 지정된 통영. 지금은 바다목장의 완전한 모습을 거의 갖춰가고 있다. ●자매바다(MBC 오전 9시) 순영은 한빈에게 인철을 새사람을 만들어놓겠다며 자신을 믿어달라고 호소하고, 한빈과 명진은 알겠다고 한다. 한편, 월반시험이 시작되고 춘희와 연신은 2인용 책상에 같이 앉아서 시험을 본다. 시험이 끝난 후 정희와 춘희는 만두집에 가고, 춘희는 연신이 부스럭거리는 바람에 정신집중이 안 됐었다고 한다. ●솔로몬의 선택(SBS 오후 8시55분) 출입국 관리소 직원이 위장 결혼한 사람들을 추적하다가 망원경으로 남의 집을 들여다 봤을 경우에 죄가 성립되는지 알아본다. 동업자에게 10억원을 빌린 후에 회사가 부도난 남편이 남은 집을 아내에게 넘겨주고 이혼했다. 동업자가 위장 이혼이라고 주장할 때 아내는 소유권을 유지할 수 있는지 살펴본다. ●6시 내고향(KBS1 오후 6시) 사라져가는 전통, 삼베 길쌈의 모습이 그대로 남아 있는 경남 고성군 오동리. 예부터 시집와서 삼을 못 짜면 며느리로 인정을 받지 못했을 만큼 삼베 길쌈의 작업을 중요하게 여겨 온 오동마을, 그 전통이 지금까지 이어져 베틀이나 물레 등 옛 삼베 도구를 지금도 사용하는 오동마을의 전통을 찾아가본다. ●김동건의 한국, 한국인(KBS2 밤 1시15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 코리아 돌풍을 일으킨 작은 거인 장정. 작은 체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내공으로 메이저 대회 데뷔 6년 만에 이룬 생애 첫 우승,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아마추어 시절과 달리 프로 데뷔 후 스폰서 없이 치러내야 했던 선수 생활 등을 살펴본다.
  • 儒林(287)-제3부 君子有終 제1장 名妓杜香

    儒林(287)-제3부 君子有終 제1장 名妓杜香

    제3부 君子有終 제1장 名妓杜香 퇴계는 둘째아들 채의 장례식에 참석할 수도 없었다. 전해오는 기록에 의하면 가난하여 장례 치를 형편이 못되어 장비를 빌려 쓸 지경이었으며,2월의 봄추위인데도 눈보라가 심하여 가매로 묻어 놓고 뒤에 이장키로 했다고 한다. 그러나 채의 무덤은 사후 10년 후에야 외할아버지 선산에 이장될 수 있었는데, 지금의 경상남도 의령군 의령읍 무하리 고망봉 산기슭에 묻혀 있다고 전해오고 있다. 그런데 안타까운 것은 둘째아들 채와 정혼을 했던 며느리였다. 비록 혼례를 올리진 못하였지만 정혼을 한 처지였으므로 며느리는 어쩔 수 없이 생과부가 되어버린 것이었다. 조선시대의 법도는 ‘여자는 삼종(三從)의 의리가 있어 다시 결혼하는 것은 불가능’하였다. 즉 결혼 전에는 아버지를 따르고, 결혼 후에는 남편을 따르고, 남편이 죽으면 자식을 기르며 아들을 따라야 했는데, 이를 삼종지도(三從之道)라고 했던 것이다. 따라서 며느리는 혼례를 올리지 못하였다고 하더라도 정혼을 한 이상 퇴계의 집식구였던 것이다. 이 사실에 대해 퇴계는 가슴 아파하였다. 자신이 성리학의 대가였으므로 이를 어찌할 수는 없었던 것이다. 그러던 어느 날 퇴계는 뒤채를 거닐다가 며느리 방에서 인기척이 있는 것을 느끼고 깜짝 놀란다. 방안에서 며느리가 어떤 사람과 나누는 목소리가 들렸기 때문이었다. 퇴계는 크게 놀라 가까이 다가갔는데, 방안에서는 낯선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오는 것이 아닌가. “어서오세요. 얼마나 보고 싶었는 줄 아세요.” “나도 당신을 보고 싶었소.” 그렇다면 뒤채에 홀로 살고 있는 며느리가 외간남자를 불러들여 정이라도 통하고 있단 말인가. 크게 놀란 이퇴계는 문틈으로 방안을 엿보았는데, 잠시 후 벌어진 방안의 풍경은 실로 충격적인 것이었다. 며느리는 베개에다 남편의 옷을 입혀놓고 밥상을 차려 베개에 숟가락으로 음식을 떠주며 혼잣말을 하면서 슬피 울고 있었던 것이다. “서방님 이 음식은 아주 맛이 있어요. 식기 전에 어서 드세요.” 며느리는 다시 혼잣말로 남자 목소리를 흉내 내며 혼자서 대답하였다. “역시 당신의 음식솜씨는 최고요.” “그러니 이제 자주 오세요.” 현진건의 ‘P사감과 러브레터’를 연상시키는 이 장면이 실제로 있었던 사실이었던가 아니면 다만 야담으로 전해져 내려오는 이야기인가는 알려진 바가 없다. 다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그로부터 며칠 뒤 이퇴계가 며느리를 친정으로 되돌려 보냈다는 것이다. 물론 당시에는 아내를 버리거나, 내보내거나, 쫓아버리거나 하는 일은 있어도 이혼하는 일은 없었다. 다만 사정파의(事情罷議)라 하여서 의절하여 내보내는 일은 있었던 것이다. 이때는 의절의 증표로 아내가 입던 저고리의 깃을 자르는데, 이를 할급휴서(割給休書)라 했던 것이다. 원래는 남편이 아내가 입던 저고리의 깃을 자르는 것으로 소유권을 포기하는 의식이었는데, 아들은 이미 죽었으므로 퇴계는 은밀히 며느리를 불러 혼례 때 입으려고 미리 준비하고 있던 며느리의 갑사저고리의 깃을 자신이 직접 가위로 잘라주었던 것이다. 그리고 나서 퇴계는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고 전해오고 있다. “이제 너는 우리 집 귀신이 아니라 자유의 몸이 되었다. 이로써 너는 부부로서 인연을 끊고 새사람이 되었다. 그러니 이제 다시는 우리 집으로 돌아오지 않아도 된다. 멀리 떠나서 새생활을 하도록 하여라.”
  • [31일 TV 하이라이트]

    ●오픈스튜디오(SBS 오후 4시20분) 감동 언어 디자인으로 ‘행복을 부르는 말’을 가꾸었다면,다음 단계는 적절한 대화법으로 상대와 그 행복을 나누는 일일 것이다.이번 시간에는 행복을 나누는 대화 훈련법에 대해 알아보고 가장 갈등의 골이 깊다는 고부간의 대화법과 가깝고 먼 사이,부부간의 대화법에 대해 알아본다. ●세계 세계인(YTN 오전 10시40분) 영국 런던에서 열린 비누곽 경주대회를 찾아간다.80여개 팀이 참가해 650m 코스에서 경쟁을 벌인다.5만여명의 많은 관중들이 경기를 지켜봤고 우승자에게는 8000달러의 상금이 전달된다.우승자는 빠르기뿐만 아니라 디자인,관중들이 보내는 박수갈채의 정도에 따라 가려진다. ●오늘의 아시아(EBS 오후 11시40분) 미얀마,라오스,중국에서 태국 섹스산업으로 팔려가는 소수민족 소녀들의 매매현장을 추적.5년간의 현장을 조사,섹스 매매에 대한 서구의 신화와 연결한다.‘딸을 파는 게 그들의 문화인가’,‘서구의 섹스관광 때문’,‘TV를 사려고 딸을 판다’등의 의문점을 가지고 현상을 들여다본다. ●리얼스토리〈실제상황〉(iTV 오후 10시50분) 노점상을 하면서 살아가는 철진은 불량배들에게 괴롭힘을 당한다.이때 용석이 불의를 참지 못하고 불량배들과 맞서 철진을 구해준다.5년의 세월이 흐르고 두 남자는 다시 만나게 된다.용석은 조직폭력배의 일원이 되었고 철진은 조직폭력배의 관리 아래에서 장사를 하게 되는데…. ●영웅시대(MBC 오후 9시55분) 전 운송업자 패거리들이 몽둥이까지 들고 싸움판을 벌였지만 태산과 춘삼 일행이 보기 좋게 평정한다.어느 정도 자리를 잡자 태산은 태희와 박일의 혼인을 거론한다.박 보살은 소선에게 마음을 추슬러 번듯한 극장에서 공연도 하라며 민 사장이라는 후원자를 맺어주겠다고 한다. ●달래네 집(KBS2 오후 9시20분) 미리는 우연히 만난 친구로부터 순덕이의 소식을 듣는다.고등학교 동창인 순덕이는 예전에 못생겼던 모습을 다 고치고 새사람이 됐다고 한다.그녀의 모습이 궁금한 미리.그러던 미리의 눈에 예령의 사소한 행동이 순덕이와 닮았다는 것이 포착된다.과연 예령은 미리가 찾던 그녀일까? ●금쪽같은 내 새끼(KBS1 오후 8시25분) 선자의 도움으로 병원으로 옮겨진 지혜는 유산이란 사실을 알게 된다.임신 사실을 몰랐던 지혜는 눈물을 흘리고,재민을 손찌검하려던 민섭은 지혜의 전화를 받지 못한 사실 때문에 죄책감에 빠진다.진국과 희수는 덕배를 집으로 옮겨 간호하지만,실어증은 나을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 [메트로 탐방-서울 동부경찰서]우리署 명물-안석호 강력 4반장

    “범죄자를 잡는 것 만큼 마음이 변화도록 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서울 동부경찰서 강력4반장 안석호 경위는 치기배 검거의 달인이다.경찰청이 치기배 전문가로 꼽은 수사분야 전문경찰이다.일선직원에 치기배 미행 및 검거·조사 요령을 강의하고 ‘치기배 검거요령’이라는 책을 내기도 했다.하지만 안 반장이 강조하는 것은 범죄자의 검거만이 아니다. 그는 “과거에는 범죄자를 잡은 결과가 중요했지만 이제는 시대가 바뀌어 잡는 과정과 범죄자의 마음을 변화시키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말한다.범인의 교화가 재범을 방지하는 최선책이라고 생각하는 그는 종교를 갖도록 권유하며 성경책을 보내주기도 한다. 안 반장은 절도혐의로 성동구치소에서 보호감호처분을 받고 있는 전모(60)씨가 보냈다는 편지 한통을 꺼내 들었다.전씨는 감호처분만 3번째로 교도소를 제집처럼 드나드는 이른바 ‘빵잡이’다.그런 전씨가 안 반장의 설득으로 “이제는 새사람이 되겠다.”고 장문의 편지를 보내온 것이다. 안 반장은 1979년 3월 경찰에 투신한 뒤 서울경찰청 치기전담반에서만 12년 동안 일하는 등 강력형사로 23년을 근무했다.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서진 룸살롱 살인사건과 역삼동 주류도매점 살인사건을 해결했고 1990년대 ‘범죄와의 전쟁’때는 ‘검거왕 전국 1등’에 오르는 등 경위에 이르기까지 모든 단계를 강·절도 범인검거 실적으로 특진한 베테랑이다. 안 반장이 이끄는 강력4반은 지난 5월 성수동에서 대형할인마트 관리운영권을 차지하려고 폭력배 100여명을 동원하여 경쟁업체를 몰아낸 조직폭력배 24명을 검거하는 등 이번 ‘절도범검거 100일 계획’에서도 형사우수반에 선정됐다.반원인 김종길 경위는 서울청에서 절도범 검거 1위를 차지해 경사에서 특진하기도 했다. 그는 “강력형사는 직원상호간의 신뢰와 단결,맡은 사건은 어떻게든 해결하겠다는 굳은 신념이 필수불가결의 요소”라면서 “조사를 할 때는 엄격하지만 조사를 마치면 따뜻한 마음으로 피의자를 이해하면서 다시 범죄를 저지르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후배들에게 조언을 잊지 않았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메트로 탐방-서울 동부경찰서]우리署 명물-안석호 강력 4반장

    [메트로 탐방-서울 동부경찰서]우리署 명물-안석호 강력 4반장

    “범죄자를 잡는 것 만큼 마음이 변화도록 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서울 동부경찰서 강력4반장 안석호 경위는 치기배 검거의 달인이다.경찰청이 치기배 전문가로 꼽은 수사분야 전문경찰이다.일선직원에 치기배 미행 및 검거·조사 요령을 강의하고 ‘치기배 검거요령’이라는 책을 내기도 했다.하지만 안 반장이 강조하는 것은 범죄자의 검거만이 아니다. 그는 “과거에는 범죄자를 잡은 결과가 중요했지만 이제는 시대가 바뀌어 잡는 과정과 범죄자의 마음을 변화시키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말한다.범인의 교화가 재범을 방지하는 최선책이라고 생각하는 그는 종교를 갖도록 권유하며 성경책을 보내주기도 한다. 안 반장은 절도혐의로 성동구치소에서 보호감호처분을 받고 있는 전모(60)씨가 보냈다는 편지 한통을 꺼내 들었다.전씨는 감호처분만 3번째로 교도소를 제집처럼 드나드는 이른바 ‘빵잡이’다.그런 전씨가 안 반장의 설득으로 “이제는 새사람이 되겠다.”고 장문의 편지를 보내온 것이다. 안 반장은 1979년 3월 경찰에 투신한 뒤 서울경찰청 치기전담반에서만 12년 동안 일하는 등 강력형사로 23년을 근무했다.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서진 룸살롱 살인사건과 역삼동 주류도매점 살인사건을 해결했고 1990년대 ‘범죄와의 전쟁’때는 ‘검거왕 전국 1등’에 오르는 등 경위에 이르기까지 모든 단계를 강·절도 범인검거 실적으로 특진한 베테랑이다. 안 반장이 이끄는 강력4반은 지난 5월 성수동에서 대형할인마트 관리운영권을 차지하려고 폭력배 100여명을 동원하여 경쟁업체를 몰아낸 조직폭력배 24명을 검거하는 등 이번 ‘절도범검거 100일 계획’에서도 형사우수반에 선정됐다.반원인 김종길 경위는 서울청에서 절도범 검거 1위를 차지해 경사에서 특진하기도 했다. 그는 “강력형사는 직원상호간의 신뢰와 단결,맡은 사건은 어떻게든 해결하겠다는 굳은 신념이 필수불가결의 요소”라면서 “조사를 할 때는 엄격하지만 조사를 마치면 따뜻한 마음으로 피의자를 이해하면서 다시 범죄를 저지르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후배들에게 조언을 잊지 않았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세상에 이런일이] 날벼락도 가지가지…

    ●날벼락1 ‘부부싸움 화풀이에 엉뚱한 이웃들만 날벼락’ 지난 11일 밤 11시30분쯤.서울 양천구 신정동의 S아파트 주민들은 늦은 밤에 느닷없이 폭탄이 터지는 것같은 ‘쾅,쾅’하는 소리에 놀라 문밖으로 뛰쳐 나갔다.19층에 사는 이모(49·무직)씨가 집안에 있는 텔레비전과 화분,고추장,옷가지,가구 등을 무차별적으로 아래로 집어 던진 것. 이씨의 아내는 지난 10일 이씨가 한 여자와 통화하는 것을 우연히 엿듣고 “바람을 피우는 것 아니냐.차라리 이혼하자.”고 화를 내며 집을 나가버렸다.이에 속이 상한 이씨는 11일 술을 마신 뒤 사고를 치고 말았다. 이씨는 베란다에서 넥타이로 끈을 만들어 목에 건 채 “나 이제 죽는다.”고 외쳤다.구경나온 이웃 주민들을 향해서는 “왜 쳐다보느냐.내가 무슨 동물이냐?”라고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기도 했다. 다행히 지나가던 사람이 없어 다친 사람은 없었지만 아파트 옥외 주차장에 세워져 있던 연모(41)씨의 브로엄 승용차 앞유리가 파손되는 등 모두 5대의 차량이 부서지는 등 애먼 주민들만 620만원어치의 피해를 입었다.이씨는 소음과 공포에 질린 주민들의 신고로 경찰에 붙잡혔다. 현장에 출동해 웃지 못할 ‘사태’를 지켜본 경찰관은 “차는 부서져 있고 고추장 냄새가 진동하는 데다 집어던진 옷가지들이 나뭇가지에 걸려 있어 마치 전쟁터 같았다.”고 혀를 찼다.서울 양천경찰서는 이씨를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혐의로 구속했다. 장택동기자 taecks@ ●날벼락2 ‘설마 경찰들이 데이트를 하고 있을 줄이야.’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11일 퇴근 뒤 동료 경찰관과 데이트를 하고 있던 여자 경찰관의 지갑을 훔치려 한 윤모(47)씨를 절도혐의로 구속했다.윤씨는 지난 8일 오후 5시30분쯤 영등포구 영등포시장 앞에서 마포경찰서 소속 한모(23) 순경의 손지갑을 낚아채 달아나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한씨는 남자친구인 강남경찰서 소속 황모(28) 순경과 저녁을 먹기 위해 식당을 찾고 있던 중이었다. 황씨는 도망치는 윤씨를 50m쯤 뒤쫓아가 격투 끝에 붙잡았다. ●날벼락3 상습적으로 도박을 해온 30대 여자가 친어머니의 신고로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11일 판돈 90여만원을 놓고 ‘고스톱’ 도박을 한 혐의로 나모(34·여)씨 등 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나씨 등은 전날 오후 5시쯤 마포구 도화동 H아파트 김모(48·여)씨 집에 모여 도박을 하다 나씨의 어머니 김모(60)씨의 신고로 현장에서 검거됐다. 어머니 김씨는 “2년 전 사위와 이혼한 뒤 나랑 같이 살고 있는 딸이 눈만 뜨면 도박을 하는 것을 더 이상 지켜볼 수 없어 경찰에 신고했다.”면서 “법의 심판을 받아 새사람이 됐으면 좋겠다.”고 울먹였다.˝
  • 나눔세상/택시강도에 온정 베푼 기사

    “제가 그렇게까지 했는데 도와주시니까 너무 고맙고 죄송합니다.죄 값을 받겠습니다.”,“제 맘 편하자고 한 일입니다.불도 안 들어오는 방에 여름철 홑이불만 깔려 있는 모습이 자꾸 눈에 밟혔습니다.” ‘배가 고파’ 택시강도짓을 한 10대의 딱한 사정을 알고 피해자인 운전사가 도움을 줘 주위를 훈훈하게 하고 있다. 이창수(사진·48·택시기사)씨는 지난해 10월17일 새벽 6시쯤 서울 강동구 천호동에서 문모(18·무직)군을 태웠다.5분쯤 택시를 타고 가던 문군은 강도로 돌변,흉기로 이씨의 손가락을 베고 3만원을 빼앗아 달아났다.이씨는 “10대 한 명에게 당한 것이 어이없고 괘씸해” 두 달 남짓 경찰들과 함께 인근지역에서 ‘잠복근무’를 한 끝에 지난 6일 문군을 붙잡았다.경찰조사 결과 문군은 같은 수법으로 4차례나 강도짓을 해 택시기사들로부터 21만원을 빼앗은 것으로 밝혀졌다. 문군은 검거 당시 초췌한 모습으로 “수돗물로 배를 채우며 이틀을 굶는 바람에 범행을 저지르게 됐다.”고 고개를 떨궜다.문군의 말이 맘에 걸린 이씨는 경찰과 함께 강동구 암사동 문군의 집을 찾았다.난방도 되지 않는 2평 남짓한 옥탑방에는 낡은 옷가지와 여름철 홑이불 한 장이 요 대신 깔려 있었고,쓰레기장에서 주워온 책장 하나만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문군의 범행 사실을 전해 들은 문군의 누나(23·점원)는 퀭한 표정으로 맥을 놓고 앉아 있었다. 문군 남매는 어릴 적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어머니도 6~7년 전 교도소에 수감된 이후 고아나 다름없이 생활하고 있었다.수입이라고 해봤자 누나가 옷가게에서 일해 버는 50만원이 전부였다.그나마 경기불황으로 장사가 안돼 몇달째 월급을 못받는 바람에 월세 30만원인 방세가 넉달째 밀려 있었다.어떻게든 돈을 벌어야 했지만 중학교 중퇴에 벌써 전과 3범,게다가 2년 전 사고를 당해 다리까지 저는 문군에게 사회는 냉랭했다. 이씨는 자식 또래인 문군 남매의 사정에 가슴이 미어졌다.“차라리 그 때 돈을 더 많이 빼앗겼더라면 그 돈으로 남매가 라면이라도 한 그릇 더 먹었을 텐데…”라는 마음까지 들었다고 했다. 문군 생각에 잠을 설치던 이씨는 이틀 뒤 라면과 솜이불을 준비해 다시 문군의 집을 찾았다.문군의 누나에게 10만원을 건네준 이씨는 “문군이 형기를 치르는 동안 옥바라지도 하고 누나를 돌봐주겠다.”면서 “문군이 어서 죄값을 치르고 나와 새사람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
  • NGO / 낙선운동대신 당선운동

    ‘낙천·낙선운동에서 지지·당선운동으로….’ 17대 총선이 8개월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내년 총선에서 특정후보 지지·당선 활동을 펼치겠다는 NGO(비정부 기구)가 잇따라 출범하는 등 총선에 임하는 시민단체들의 전략·전술에 변화의 조짐이 일고 있다. 지난 2000년 ‘총선시민연대’가 벌였던 낙천·낙선운동이 야기한 불법선거운동 시비를 없애려는 새로운 대안인 셈이다.일부 시민단체들은 지지 후보를 발굴해 지원하거나 이름이 알려진 활동가를 후보로 내세울 방침인 것으로도 알려졌다. 그러나 지지·당선운동 또한 시민단체의 순수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아 당분간 시민단체 안팎에서 논란이 계속될 전망이다. ●지지·당선운동단체 속속 출범 전국 16개 시·도 지역단체 활동가들이 중심이 된 ‘시민정치네트워크’(가칭)가 오는 10월 출범한다. 이들은 지난 8·9일 충남 계룡산에서 100여명의 시민운동가들이 참가한 가운데 워크숍을 갖고 내년 총선에서 후보자별 지지·당선운동을 벌이기로 했다. 이들은 또 시민사회의 정치 주체화를 위해 인재를 발굴·육성하는 한편 후보를 직접 내는 방안과,당과 관계없이 개혁 후보를 지원하거나 후보간 조정역을 맡는 방안도 적극 검토중이다. 출범 준비위원인 정대화 상지대 교수는 “2000년 총선시민연대의 낙선운동을 통해 보여준 시민사회의 힘과 정치개혁의 열망을 한단계 높여 정치개혁을 위한 구체적인 실천에 들어갈 방침”이라면서 “다음달 정기국회 이전에 발기인 대회를 열고 오는 10월3일 출범식을 가질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 19일에는 ‘17대 총선을 위한 여성연대’(여성총선연대)가 발족했다.여성총선연대는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한국여성단체연합과 한국여성정치연구소,한국여성유권자연맹 등 성향을 달리하는 여성단체 321개가 단일 조직을 결성한 것이어서 엄청난 파괴력을 발휘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여성단체연합의 남윤인숙 사무총장은 “17대 총선은 낡고 부패한 정치를 종식시킬 수 있는 중요한 기회”라면서 “유권자의 50.9%인 여성이 실질적인 정치적 대표성을 가져야만 진정한 정치개혁을 이뤄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연말까지 비례대표 50%,지역구 30% 여성할당제 관철 등 여성정치세력화를 위한 제도개선운동과 여성 당선운동을 펼칠 방침이다. ●인터넷 시민단체의 ‘2라운드’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회원 등이 주축이 돼 만든 인터넷 시민단체인 ‘생활정치네트워크 국민의 힘’도 지지·당선운동을 준비하고 있다. ‘금배지,그들이 알고 싶다’는 주제로 국회의원 273명 전원에게 질의서를 보내고 있는 국민의 힘은 내년 총선까지 5단계에 걸쳐 ‘우리지역 정치인 바로알기 운동’을 펼칠 계획이다. 국민의 힘은 1∼2단계로 10월까지 지역정치인 바로알기 운동과 새사람 찾기 운동을 벌이는 데 이어 12월까지 지지후보를 결정한 뒤 내년 2월까지 좋은 정치인 밀어주기,내년 3∼4월 선거참여운동 등을 펼친다. 이에 맞서 이회창 전 대통령후보의 인터넷 팬클럽인 ‘창사랑’도 오는 30일 부산에서 남부권 회원 워크숍을 갖고 내년 총선에서 당선운동 등을 통해 선거에 참여한다는 입장을 정리할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다음달 중순까지 시·도별 오프라인 조직을 본격 가동키로 했다.당선운동의 대상은 이회창 전 후보가 지향했던 법과 원칙을 충실히 지키고 진보와 보수를 아우를 수 있는 사람으로 정했다. 조현석기자 hyun68@
  • NGO / ‘총선 낙선운동’ 주도권쟁탈 시동

    ‘낙천·낙선운동이 또다시 재현될까.’내년 4월 제17대 총선을 앞두고 시민단체들이 총선준비활동을 위해 기지개를 켜고 있다. 특히 인터넷 시민단체인 생활정치 네트워크 국민의 힘이 ‘우리지역 정치인 바로알기’ 운동이라는 이름아래 사실상 낙천·낙선운동의 신호탄을 쏘아올리자 지난 2000년 총선시민연대 등에 참여해 낙천·낙선운동을 벌인 참여연대와 경실련,녹색연합 등 주요 시민단체들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낙천·낙선운동이 지난 10년간 시민단체들의 활동중에서 가장 돋보인 것으로 평가받은 만큼,이번에는 과연 누가 주도권을 쥘 것인가는 시민단체들에 상당한 관심거리가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이 운동이 시민사회를 또다시 불법선거운동 논란에 휘말리게 한다고 우려하고 있어,활동 방향을 놓고 시민단체 내부에서 찬반양론이 뜨거울 전망이다. ●수위 방법두고 딜레마 시민단체들은 아직 구체적으로 정하지는 않았지만 2000년 총선시민연대 때의 활동을 계승 발전시킨다는 데는 의견을 모은 상태다.총선연대의 공보국장으로 활동한 녹색연합 김타균 정책실장은 “내년 총선활동에 대해 시민단체 내부의 공론화가 이뤄지지 않았다.”면서 “그렇지만 내년 총선에서도 유권자 운동을 통한 무능·부패정치인 청산은 여전히 중요한 이슈”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 총선에 비해 일부 사회·정치적인 여건의 변화가 있지만 시민단체가 직접적인 낙천·낙선운동에 나서지 않더라도 국회의원들이 지난 4년간 지역주민과 국민을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 등을 알리는 방식의 유권자 운동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이어 “환경운동단체 내부에서는 내년 총선에서 새만금 간척사업 등과 관련,반환경적인 행태를 보인 국회의원들의 구체적인 활동을 시민들에게 알려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정치인 바로알기 운동 본격화 ‘국민의 힘’은 내년 총선까지 5단계에 걸쳐 ‘정치인 바로알기 운동’을 펼친다는 계획이다. 1∼2단계로는 오는 10월까지 지역정치인 바로알기 운동과 새사람찾기 운동을 벌이는데 이어 12월까지 지지후보 결정,내년 2월까지 좋은 정치인 밀어주기,내년 3∼4월 선거참여운동을 펼친다는 복안을 세워 놓고 있다.이상호 정치개혁위원장은 “국민이 부여한 권한을 실행하는 대리인인 국회의원들이 무엇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어떠한 정치철학을 갖고 있는지 등을 알고자 하는 것은 유권자의 당연한 권리이자 의무”라면서 “내년 총선까지 정치개혁운동과 유권자 선거참여운동을 전개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 “최근 정보공개를 신청한 여야 국회의원 8명을 포함해 앞으로 국회의원 273명 전원에 대한 정보공개운동을 벌이겠다.”면서 “2000년 낙천·낙선운동과 2002년 자발적 정치참여운동을 발전적으로 계승한 새로운 유권자 운동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단체 불법선거운동 논란 우려 2000년 낙천·낙선운동에 참여했던 참여연대와 경실련,녹색연합 등 시민단체들도 이 운동이 한국시민사회의 역량을 총결집해 부패·무능정치인을 퇴출시킨 대표적인 운동이었다고 평가하면서 내년 총선에서도 비슷한 활동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시민단체 일부에서는 또다시 불법선거운동 논란에휩싸일 가능성이 크다며 낙선운동 등 구체적인 활동 방향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특히 최근 국민의 힘의 활동에 대한 정치권과 일부 보수단체의 강한 반발도 부담스런 대목이다. 국민의 힘은 지난달 30일 민주당 정대철 대표,한나라당 최병렬 대표,자민련 이인제 총재권한대행을 비롯,한나라당 홍준표·정형근·김용갑 의원,민주당 박상천·이윤수 의원 등 국회의원 8명에게 질의서를 보냈다.정치권은 이에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가 주축인 국민의 힘의 질의서는 정치적 의도가 담긴 인신공격적인 내용이라며 반발하고 있다.선거법상 낙선운동에 가깝다고 판단되는 부분이 있으면 여야가 공동 대응한다는 방침까지 정했다. 국민의 힘은 그러나 이번주중 2차 대상 국회의원 13명을 선정,질의서를 보낼 예정이다.민주당 정균환·한나라당 홍사덕·자민련 김학원 의원 등 3당 총무와 김원웅 개혁국민당 대표를 비롯,신기남·송영길·송석찬·강운태 의원(이상 민주당),김문수·최돈웅·백승홍·권철현·유흥수 의원(한나라당)등이 대상이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낙선운동과 정치참여에 대해 내부에서 부정적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면서 “시민단체들이 낙선운동을 벌일 경우 지난 총선처럼 국민적 호응을 얻을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도 있다.”고 밝혔다.그러나 다른 관계자는 “과거보다 유권자의 정치의식이 성숙한데다 지난해 대선 때와 같이 인터넷을 통한 네티즌들의 활발한 활동이 내년 총선의 큰 변수”라면서 “16대 총선과 같이 수백여개의 시민단체가 하나의 총선연대를 구성하기는 어렵겠지만 국민의 힘과 같은 인터넷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낙선운동을 벌이는 것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대세”라고 주장했다. 조현석기자 hyun68@
  • [2002 길섶에서] 부모의 삭발

    머리를 박박 깎은 채 경찰서 시멘트 바닥에 무릎을 꿇은쉰살 안팎의 부부는 “아들이 강도질을 한 것은 우리가 잘못 가르친 죄이므로 대신 벌을 받게 해달라.”고 애원했다.그들의 얼굴은,아들이 검거된 뒤 사흘 동안 아무 것도 먹지 못해 허옇게 떠 있었다고 뉴스는 전한다. 부모가 자식의 죄를 용서 받고자 삭발한 일이 예전에도있었을까? 아마 처음일 것이다.‘죄 많은 아들’은 서울모대학 축구선수인데 고된 훈련을 견디지 못하고 합숙소에서 뛰쳐 나왔다.그리고는 돈이 떨어지자 친구들과 어울려광주·전주 일대에서 6차례 택시강도를 했다.죄값을 치러야 하는 그에게는 재판·수형생활 등 길고도 힘든 과정이남아 있다.하지만 그 젊은이가 모든 어려움을 딛고 새사람으로 부활하리라고 믿는다.자기 때문에 머리를 깎은 부모를 보는 순간 이미 나락의 고통을 맛보았을 터이다.이제무엇인들 이겨내지 못하겠는가.그리고 그 길만이 부모를위로할 수 있음을 그가 잊지 않기 바란다. 이용원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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