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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시민 줄었다는데… 터전으로 삼은 생활인구는 1151만명

    서울시민 줄었다는데… 터전으로 삼은 생활인구는 1151만명

    주민등록 인구보다 138만명 많아 비상주 인구·외국인 포함 증가세 강남3구 최다·평일 낮 시간 많아 4차산업시대 새지표 개발 사례로서울을 터전으로 살아가는 생활인구가 서울시 주민으로 등록된 인구보다 138만명 많은 1151만명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KT와 서울시는 최근 10개월간 통신과 행정 빅데이터를 공동 활용해 ‘서울 생활인구’ 분석 결과를 4일 내놓았다. 휴대전화 통신(LTE) 신호 정보로 인구 추계를 한 첫 사례다. 생활인구 개념은 서울에 주소지를 둔 사람은 물론 일, 교육, 의료 등 일시적으로 서울을 찾은 ‘비상주인구’, 관광차 방문한 ‘외국인 인구’까지 모두 포함한다. 주민등록상 서울 인구는 2010년을 정점으로 계속 감소하고 있지만 생활인구는 계속 증가 추세라는 게 KT의 분석이다. 생산성과 도시 활력을 각각 나타내는 ‘경제활동인구’와 ‘주간인구’도 증가세다. 서울의 생활인구는 가장 많을 때(12월 20일 14시) 1225만명, 가장 적을 때(10월 2일 7시) 896만명이었다. 평균 1151만명 수준이다. 이 중 내국인은 1090만명, 외국인은 62만명이었다. 관광, 비즈니스 목적의 90일 이하 단기 체류 외국인은 20만명으로 집계됐다. 생활인구가 많은 자치구는 강남구 85만명, 송파구 77만명, 서초구 62만명 순서였다. 가장 적은 곳은 금천구로 24만명이었다. 주민등록 인구로는 송파가 67만명으로 가장 많고 강서 61만명, 강남 56만명 순서다. 주민등록인구와 생활인구 격차가 가장 큰 자치구는 중구였다. 생활인구가 주민등록인구의 2.4배다. 외국인 관광객, 출퇴근 근로자 등 외부 유입인구가 많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외국인 생활인구 중 장기 체류자는 영등포구와 구로구, 광진구에 가장 많았다. 단기 체류자는 중구, 강남구, 마포구에 몰려 있었다. 서울 외 지역에서 살며 출근, 통학을 이유로 서울에서 생활하는 인구는 최대 165만명으로 경기(78.6%), 인천(10.5%)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시간대별로는 평일(평균 1175만명)이 주말(1139만명)보다 약 36만명 더 많고, 평일 낮 시간은 새벽보다 70만명 더 많았다. 시내 주요 지점 중 홍익대 앞은 금~일요일 사이 20대 생활인구가 대폭 늘어났다. KT는 기지국별 인구를 집계해 전체 인구를 추정하고, 교통 이용 통계 등 공공데이터를 활용해 시내 1만 9000여개 집계 단위별로 1시간 단위 인구를 계산하는 방법을 썼다. 촘촘한 기지국을 활용해 행정동 단위보다 더 세밀히 인구 이동 현황을 들여다볼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김형욱 KT 플랫폼사업기획실장은 “서울 생활인구 지표 개발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발맞춘 민관 협력 사례로 지자체의 스마트시티 구현에 보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희망퇴직 시한 넘기면 위로금도 없다던데… 하루하루가 고문”

    “희망퇴직 시한 넘기면 위로금도 없다던데… 하루하루가 고문”

    “앞에 나오는 게 반품 트럭입니다. 트럭 수가 빠르게 늘수록 공장을 닫는 준비가 빨리 끝난다고 보면 됩니다.”미국 제너럴모터스(GM)가 군산공장 폐쇄를 발표한 뒤 열흘째인 지난 23일 낮 전북 군산시 소룡동 한국GM 군산공장 동문. 오전 내내 굳게 닫혔던 철문이 열리자 뭔가를 가득 실은 대형 트럭들이 잇달아 공장을 빠져나온다. 이내 주차장 주변에서 담배를 피우던 직원들의 표정이 굳는다. 트럭에 실린 건 쉐보레 ‘크루즈’와 ‘올란도’ 조립을 위해 한국GM 군산공장이 납품받았던 엔진과 변속기, 차체, 전기장치 등 각종 자동차 부품이다. 생산 라인이 멈춰선 GM공장 주변 도로에선 최근 달리는 차를 만나기 어렵다. 군산 경제의 한 축을 이루던 인근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까지 지난해 폐쇄되면서 산업단지 전체가 을씨년스러울 정도다. 직원들은 “설 명절 후 회사가 군산공장 조립 라인과 창고 등에 쌓아 둔 부품을 조용히 외부로 빼내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때마침 이날은 노조원 1000여명이 인천 부평공장에서 열린 ‘군산공장 폐쇄 저지 결의대회’에 참석차 상경했다. 부품 트럭이 향하는 건 협력업체와 새만금 물류창고다. 한 비정규직 직원은 “폐쇄 선언 후 노조원인 정규직에겐 일을 시킬 수 없으니 새벽부터 비정규직만 반품 작업에 동원된다”면서 “내키지는 않지만 당장 목구멍이 포도청이니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GM은 시나리오를 준비한 듯 하나둘씩 공장의 폐쇄 절차를 밟고 있다. 하지만 직원들은 공장 재가동에 대한 희망을 버리지 못하는 분위기다. 군산 직원들에겐 이미 “일거리가 없으니 이달 말까진 출근할 필요 없다”는 지침이 내려갔지만 일부 직원은 여전히 회사로 출근하는 모습이다. 정문 주차장에서 만난 50대 부장 A씨는 “집에 있어 봐야 괜히 마음만 심란하고 눈치도 보여 회사로 나오는 동료나 후배가 많다”면서 “서로 답답한 처지지만 그래도 모여 있으면 위안이 된다”이라고 말했다. 다음달 2일이면 회사가 내건 희망퇴직 신청 마감일. 아직 군산공장 직원 중 희망퇴직을 결정했다고 말하는 이를 찾긴 어렵다. 40대 사무직 여직원인 B씨는 “군산의 모든 직원이 하루하루 희망 고문을 당하며 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밖에서는 군산공장 폐쇄를 쉽게 기정 사실처럼 말하지만 우리에겐 평생을 함께했고 가족의 생계를 지켜 준 고마운 공장”이라면서 “여전히 실낱같은 희망을 걸고 어떻게든 일할 수 있기만을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날이 갈수록 절망과 불안을 토로하는 이도 늘고 있다. 직원들 사이에선 “희망퇴직 신청 시한을 넘기면 위로금을 못 받을 수 있다”는 이야기도 떠돈다. 8년째 조립 라인에서 일했다는 C씨는 “처음에는 ‘설마 공장이 닫겠어’라는 생각을 했지만, 어느덧 선택을 해야 하는 시간이 채 일주일도 안 남은 상황”이라면서 “과연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 고민스러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군산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강주리 기자의 기습질문] KTX 정기승차권자들은 왜 천덕꾸러기가 됐나

    [강주리 기자의 기습질문] KTX 정기승차권자들은 왜 천덕꾸러기가 됐나

     “여기 제자리인데요.”, “아, 네네. 죄송합니다.”  오후 4시가 좀 넘은 KTX 열차안. 30대 회사원 김지선(가명) 씨는 사람들의 눈치 속에 자리를 뜬다. 일하고 지친 몸을 쉬기 위해 또 다른 빈 좌석에 앉았다. 다음역 정차까지 15분이 지났을까. “이 자리 맞으세요?”, “아, 네. 죄송합니다.” 두 번째 자리를 이동하자 KTX에 탄 승객들이 이상한 눈초리로 지선씨를 쳐다본다. 이동하는 뒤통수가 따갑고, 얼굴이 화끈거린다. “저기 죄송한데, 옆에 자리 비었나요?”  ‘저 사람은 뭔데 아무데나 막 앉지? 표를 제대로 끊어 타든가. 양심도 없나 봐. 입석이면 입석칸에 가던가, 민폐 끼치네…’ 지선씨는 굴욕감을 느낀다. 난 정상적인 열차 티켓을 구매한 승객인데, 매달 고정적으로 30만원이 넘는 정기열차권을 끊고 다니는 이른바 ‘KTX 단골고객’인데 왜 이렇게 불편하게 열차를 이용하고 부당한 시선을 감내해야 하지? 지선씨는 지난 3년간 KTX 정기승차권으로만 1200만원이 넘는 비용을 썼다.  “코레일은 고객님의 행복한 여행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열차내 방송에 지선씨는 씁쓸함을 감출 수가 없다. ● KTX 정기승차권자, 출퇴근길 자리 전쟁…‘단골고객’ 대우는커녕 눈칫밥 ‘메뚜기’ 신세  세종시 관문인 충북 오송역에서 서울역으로 역출퇴근하는 지선씨는 KTX 정기승차권자의 한 단면일 뿐이다. 세종에서 근무하게 된 배우자를 따라 거처를 옮겼지만 육아휴직을 마친 뒤 곧바로 회사가 있는 서울로 역출퇴근을 하고 있다. 김씨는 KTX를 탈 때마다 너무 짜증스럽다고 했다. 얼마 전에도 37만원이 넘는 한 달짜리 정기승차권을 샀지만 지정석이 아닌터라 출근 시간대에 앉아 가기 위한 사투를 벌였다. 강추위가 몰아쳤던 지난달 12일 새벽에는 폭설 속에 열차가 20분가량 연착돼 정기승차권자들이 몰리는 KTX 18호차 플랫폼에서 자리 사수를 위해 그대로 덜덜 떨었다. 오후 6시 이전에 퇴근할 때는 그마저도 자유석칸이 한 량도 없어서 입석에서 서서 오기 일쑤다. 빈 좌석을 찾아 앉았다가도 금세 자리 주인이 오면 민망함을 무릅쓰고 수어번을 자리에서 일어나야 한다. 구걸하는 듯한 기분은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적응이 잘 안 된다고 했다. 김씨는 교대 근무를 한다. 회사가 최근 유연근무제를 도입하면서 출퇴근 시간대가 다양해졌지만 정기승차권자인 김씨는 마음이 편치가 않다.  충남 천안에서, 경기 수원에서 서울로 대학을 다니는 대학생들과 세종정부청사, 혁신도시 등 정부 정책 속에 다른 지방으로 이주해 뜻하지 않게 역출퇴근을 하게 된 직장인들과 주말 부부들, 시간제 계약직 근로자들의 증가와 저출산 해결을 위한 유연근무제의 확대 등 KTX 정기승차권을 이용하는 고객들은 오전 9시 출근, 오후 6시 퇴근에 끼워 맞추기 어려운 환경 속에 살고 있다.  새학기가 다가오면서 서울-천안을 통학해야 하는 대학생 이모(21) 씨는 “수업시간 대부분이 오전 9시 이후부터 낮시간대인데 자유석칸이 아예 없다보니 눈치보며 앉아 있어야 한다”며 “대학 졸업할 때까지 이런 부담스러운 열차 탑승을 계속 해야하는 건지 코레일이 정기승차권자들에 대한 배려가 정말 없다”고 불편함을 토로했다.● 유연근무제, 지방분권 강화되는데…KTX 오전 9시~오후 6시 자유석칸 전무, 코레일 “자유석 운영시간 확대 안해”  정기승차권은 고속열차인 KTX가 2004년 생기고 일일생활권 반경이 확대되면서 코레일이 출퇴근 또는 통학을 위해 열차를 이용하는 고객들에게 일반실 요금의 45~50% 정도를 할인(청소년 60%)해 이용할 수 있게 한 제도다. 그러나 이런 도입 취지가 점점 퇴색되고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코레일은 출퇴근과 통학 등을 위해 선불로 끊은 KTX 정기승차권자들에게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자유석을 단 한 칸도 배정하지 않고 있다. 코레일 관계자는 “자유석 운영시간대 확대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잘라 말했다. 코레일 측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 사이에는 일반실 고객들이 많고 자유석칸 이용자는 많지 않다”면서 “그러다 보니 일반실에 입석이 발생하는 현상이 발생해 출퇴근 이외 시간대 자유석을 일반석으로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코레일이 자유석칸을 없애버린 것은 개통 4년 만인 2008년이다. 코레일 측은 개통 당시 모든 열차에 고정적으로 2량의 자유석을 운영해왔다. 열차 총 18량 중에 자유석칸은 맨 끝인 18호차(산천KTX는 8호차 또는 18호차)다. 최대 3량까지 운영될 때는 16~18호차가 배정된다. 하지만 하루에 열차 90% 이상이 1량만 운영되므로 주로 18호차가 유일한 자유석칸이라고 봐도 무방해 보인다.  코레일은 이 자유석을 낮시간대 전면 폐지하고 출퇴근 시간대 운영칸을 대폭 줄인 이유에 대해 “과거에 보니 주로 단거리 구간을 이용하는 정기승차권 이용객은 좌석을 지정받아 이용하고 장거리 구간(부산-서울 등)을 이용하는 일반 승객들은 이런 단거리 정기승차권 이용자들 때문에 자리가 없어 입석으로 이용하는 불편이 발생해 의견을 수용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운임료가 상대적으로 비싸고 제값을 철저히 받을 수 있는 장거리 일반 고객들의 민원을 더 우선시했다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KTX 정기승차권 연간 이용자 수 2009년 148만명→2016년 347만명 7년 만 2.3배 껑충  하지만 코레일의 이런 주장은 정부세종청사(오송역)가 생겨나 대규모 공무원 이전이 이뤄지고 정부가 지방경제 활성화를 위해 전국에 지방분권과 혁신도시를 대폭 강화하면서 역출퇴근 등을 하게 된 정기승차권 이용자들이 폭증한 현 시점과는 고객의 수요 측면에서도 맞지 않다는 지적이 많다. 특히 오송역이 생겨난 2010년 11월 이후 ‘세종시 블랙홀’ 논란이 일만큼 도시가 정부와 정치권의 지원 속에 기하급수적으로 인구가 늘면서 정기승차권 이용자수도 크게 늘었다.  국회와 코레일에 따르면 KTX 정기승차권 연간 이용자 수는 2009년 148만명에서 4년 만인 2013년 두배에 가까운 286만으로 급증했다. 이듬해 코레일은 사상 첫 영업흑자를 기록했다. 2015년에는 처음으로 정기승차권 이용자수가 300만명(330만명)을 돌파했다. 호남 고속철 개통이 영향을 미쳤다. 2016년 인사혁신처 등 중앙행정기관의 후속 이전이 이어지면서 그해 정기승차권 이용자수는 347만명까지 치솟았다. 지난해 초까지 이어진 탄핵으로 인한 국정마비와 정권교체 흐름 속에 정기승차권 이용자수는 329만명으로 주춤했지만 문재인 정부가 지방 분권을 강화하고 내년 행정자치부 등 정부부처의 추가 이전, 청와대와 국회 분원 이전 등이 계속 거론하고 있어 정기승차권 이용자수는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실제 코레일에 따르면 서울-오송 구간은 수도권과 일일생활권이 된 서울-천안아산, 서울-수원 구간에 이어 7년 만에 정기권 연간 이용자수 상위 세 번째에 올랐다.● 코레일, 최대 3량 자유석칸 운행? 열차 90.5%가 1량만 운행…수익 창출 급급 논란  이렇다보니 자유석칸이 부족해 경쟁하듯 자리 쟁탈전을 벌여야 하는 정기승차권자들이 불만도 늘고 있다. 자유석칸은 정기승차권자뿐만 아니라 일반실 좌석운임을 5% 할인받아 이용하는 자유석 승차권자들도 함께 이용하고 있어 더욱 붐빈다. 이에 대해 코레일은 구간과 시간대에 따라 최대 3량의 자유석칸을 운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자유석칸을 운행하는 열차 169개 가운데 자유석 3량을 운행하는 열차는 3개 열차, 1.8%에 불과하다. 자유석칸 2량을 운영하는 열차도 13개 열차(7.7%)에 그친다. 열차 10대 중 9대 이상(90.5%)이 정기승차권자들에게 단 한 량의 자유석을 배치해 가뜩이나 피곤한 출퇴근길에 불필요한 심신의 전쟁을 치르게 하고 있다.  KTX 정기승차권자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서울-천안아산, 서울-수원, 서울-오송, 영등포-수원 등 상위 이용구간은 자유석칸이 한 량 밖에 배정되지 않아 어려움이 더욱 많다.  ● KTX 30일짜리 정기권, 공휴일·주말 사용 못해 실사용 평균 21일…출퇴근 자체가 약점?  정기승차권은 승차구간을 10일, 20일, 30일로 기간별로 나눠 쓸 수 있는데 64.1%에 달하는 고객들이 가장 긴 한달짜리를 끊는다. 출퇴근용이니 당연한 귀결이다. 그마저도 공휴일과 주말에는 쓸 수 없어 사실상 사용할 수 있는 기간이 평균 21일 남짓에 불과하다. 직업 분화로 주말과 공휴일에도 근무를 해야 하는 일부 정기승차권자들은 한 달짜리를 사놓고도 이용할 수가 없어 불만이 많다. 오송에서 서울로 오가는 50대 박모 씨는 “다른 방도가 없어 울며 겨자먹기로 KTX를 타지만 관둘 수 없는 출퇴근 자체가 약점으로 잡혀 마치 봉이 된 것 같아 속상하다”고 분개했다.  코레일 관계자는 “지금 정기승차권이 저렴한 건 주말을 제외했기 때문인데 주말을 포함시키면 운임료가 더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언뜻 듣기에는 코레일이 정기승차권자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주말을 빼고 저렴한 운임료를 책정했다는 것으로 이해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열차라는 독점적 사업권을 쥐고 있는 공공기관이 소비자의 선택권을 제한하고 수익 증대를 위해 정기승차권자들의 편의를 제한한 것이나 다름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코레일의 경우 일반 민간기업이 아니라 공공기관인데 너무 이윤만 따지는 식의 영업 형태를 보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민간 기업들도 단골 고객 프로그램을 마련해 자주 이용하는 고객들에게 감사 혜택 등을 운영하는데 공공기관인 코레일이 지속적인 매출을 가능하게 해주는 정기승차권 고객들이 제기하는 불편을 해소해주기 위한 방책을 강구하기는커녕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은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정지연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정기승차권의 경우 혁신도시와 지방분권으로 인해 근무 환경이 다양해지고 이동거리가 많아졌는데 자유석 이용시간대를 제한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면서 “평일에 한해 자유석을 늘리고 주말과 공휴일도 옵션(선택권)을 붙이는 등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힐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주말·공휴일 열차이용에 대해 추가 비용을 정기권에 계산해 명시하면 소비자들이 지불하면 되는 만큼 선택권을 보장하라는 얘기다.  천안에서 서울을 오가는 직장인 이선주 씨는 “주말을 포함한 정기승차권이나 이용할 때마다 횟수를 차감하는 형태의 회수형 정기승차권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코레일 “연내 횟수 차감형 정기권 도입 검토…부정승차자 많은데 보완 체계 먼저 마련돼야”  코레일 측은 회수승차권이 KTX 개통 이전에 운영했으나 이용객이 없어 폐지했다고 했다. 코레일 관계자는 “고객들이 선호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그러나 KTX 개통으로 전국이 일일 생활권으로 묶이면서 정기승차권 수요가 급증한 지금은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코레일은 기자가 횟수 차감형 정기권을 언제 도입할 수 있느냐고 묻자 “연내 횟수 차감형 상품을 개발 운영할 계획”이라면서 “주말부부, 잦은 출장객 등 부정기적으로 이용하는 고객의 패턴을 분석해 일정 기간 동안 특정 횟수를 이용할 수 있는 회수형 카드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코레일 관계자는 “지금도 승무원을 피해 다니며 부정승차하는 사람들이 많다”면서 “횟수 차감을 위해 확인하는 완벽한 보완 체계가 먼저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유석을 이용하는 정기권 이용자들이 회수권을 차감하지 않고 무임승차로 타고 다니는 ‘잠재적 범죄자’로 간주하는 듯한 뉘앙스가 풍긴다.  코레일에 따르면 지난해 부정승차 적발건수는 21만매로 피해액은 32억원이다. 2015년 30만매(피해액 42억원), 2016년 27만매(40억원)으로 해마다 줄고 있지만 적지 않은 금액인 것은 분명하다. 부정승차는 분명히 해서는 안 되는 행동이다. 다만 코레일이 부정승차자 때문에 예전에 운용했던 회수승차권 제도를 부활하지 못한다는 것은 대응 방식이 잘못됐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부정승차 문제는 자신들이 단속을 강화해서 해결할 문제이지 소비자의 선택권을 제약하는 문제와는 다른 것”이라며 “KTX를 타보면 승차권 검사가 미국 등 다른 나라에 비해 느슨한 것도 사실”이라고 꼬집었다.  이은희 교수도 “일부 승객들의 부정승차를 이유 삼아 소비자 선택의 권리를 원천 봉쇄하는 것은 자유 민주 경제 체제에서 말이 안 되는 부분”이라며 “코레일은 단속을 위한 조치를 마련해야하고, 독점사업권자인 코레일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가 담합이나 소비자 선택의 권리가 침해되는 건 아닌지 살펴보고, 다양한 대안을 마련해줄 것을 얘기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어 “엄청난 인력과 예산을 쓰는 코레일이 열차 티켓은 다 팔아놓고 이용에 부담을 줘선 안 된다”면서 “어느 정도가 쾌적한지, 정기승차권이 붐비는 시기는 언제인지 등 소비자 편의를 위한 데이터 분석과 예측을 통해 개선할 생각은 안 하고 부정승차 등의 얘기를 하는 건 핑계”라고 질타했다. 이 교수는 코레일이 소비자들을 위한 합리적인 선택권 보장을 하지 않는다면 철도 민영화를 통한 경쟁 체제 도입해 다양한 소비자 권리를 회복하자는 주장에 힘이 실릴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부정승차 때문에 소비자 선택권 제약 안돼”…기간, 횟수 등 다양한 소비자 선택권 보장해야  지난해부터 정기승차권을 운영하고 있는 코레일의 자회사이자 수서고속철도(SRT) 운영사인 SR은 어떨까. SR은 SRT에 대해 주중뿐 아니라 주말과 공휴일(명절 제외)에도 정기승차권을 쓸 수 있게 하고 있다. SRT는 자유석칸이 아예 없고, 보조좌석과 승차율 등을 고려해서 지정된 열차 앞뒤 한 시간까지만 탈 수 있는 지정열차제를 운영하고 있다. 지정된 시간대 이외에는 아예 이용할 수 없다는 게 SRT 측 설명이다. 이 역시 낮시간대는 이용할 수 없어 소비자들의 민원이 끊이지 않는다. SRT 관계자는 “고속열차이기 때문에 안전을 위해 입석이 없다”면서도 “다만 정기승차권자들은 지정시간 외 이용을 해야할 경우 자리가 없으면 비켜주거나 서서 가야 한다”고 답했다. 원칙과 실제 운용에 차이가 느껴지는 부분이다. 안전을 위해 입석을 없앴다면서도 서서 가야하는 정기승차권자들의 안전에 대해서는 책임지지 않겠다는 건지 앞뒤가 맞지 않는 발상이다. 일반 좌석을 이용하는 승객의 안전과 정기승차권을 소지한 승객의 안전은 별개라는 얘기인가.  SRT는 그나마 주말과 공휴일에는 정기승차권 이용을 허용하고 있다. 코레일 측은 이에 대해 “회사마다 마케팅과 운영전략이 제각각 다르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자유시장 경제 체제에서 수익 창출을 위한 경쟁을 위해 어쩔 수 없는 각사의 전략을 선택했다는 주장이다. 또 SRT는 자유석칸이 없고 하루에 두번 밖에 정기승차권을 이용하지 못하지만 KTX는 지정석 자체는 없지만 하루에 기차를 무제한으로 쓸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출퇴근자들에게 무제한 당일 정기권은 큰 의미가 없다는 게 정기승차권 이용자들의 중론이다. 더욱이 코레일은 이제 갓 걸음마를 뗀 SR 지분의 41%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SR은 얼마 전 필기시험 꼴찌인 코레일 간부 아들을 채용하는 등 ‘채용비리’가 불거져 국토교통부로부터 공공기관 지정도 추진되고 있다. SR이 모회사이자 경쟁력 우위인 코레일의 눈치를 본다는 얘기다.  이은희 교수는 “코레일이 사실상 거의 공급을 독점하는 상황에서는 소비자 선택의 권리가 훼손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SRT가 주말과 공휴일에도 운영하는 선례가 있는 만큼 코레일은 지금 운영방식을 고수할 게 아니라 정기승차권자들의 이용패턴을 분석하고 민원을 종합해 자주 이용하는 승객에 대한 불만을 최소화하고 폐해를 줄이는 방식으로 연구용역을 해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독점사업자 코레일, 소비자 권리 훼손 우려…“가격차별화, 소비자와 공급자 모두 윈윈”  정지연 사무총장은 “정기승차권을 다양한 방식으로 개선해 얻을 가장 큰 수혜자는 코레일”이라며 “독점적 사업자 지위에서 자신들의 수익 창출과 편의대로만 운용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고 비용을 분석해 개선된 제도를 설계해 소비자들의 다양한 요구를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태윤 교수는 “코레일은 좀더 유연하게 쓸 수 있는 정기권을 만들어 주말을 포함한 정기권, 출퇴근 고정 지정석제 등 시간대와 가격대를 적정하게 정해 소비자에게 선택할 수 있게 하면 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가격차별화는 경제학에서도 소비자는 물론 공급자 입장에서도 차별화된 가격에 따른 적절한 이윤을 얻어낼 수 있기 때문에 수요자와 공급자 모두에게 이득이 된다”면서 “미국 등 선진국은 기간, 횟수 등 다양한 형태의 정기권이 있는데 코레일이 하기 싫어서 안하는 거지 소비자와 공급자 둘다 만족할만한 연구를 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은희 교수는 정기승차권 연간 이용자수 공개를 꺼리는 코레일에 대해서도 “매년 수천억원씩 국민 세금을 받아 적자를 메꿔 왔던 공공기관 코레일이 프라이버시 대상이 되는 명단 공개도 아닌 연간 정기승차권 이용자수라는 기본 통계조차 공개를 하지 않는 것은 이해되지 않은 행동이며 마땅히 공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간호사 10명 중 4명 “‘태움’ 등 괴롭힘 당해 봤다”

    간호사 10명 중 4명 “‘태움’ 등 괴롭힘 당해 봤다”

    간호사 10명 중 7명은 노동 관계법 위반을 경험하는 등 근로 인권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간호사 10명 중 4명은 최근 1년 동안 선배나 동료에게 심한 괴롭힘을 당하는 등 ‘태움’ 문화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영혼이 재가 될 때까지 태운다’는 의미인 태움은 선배 간호사가 교육을 빙자해 신입을 괴롭히는 것을 의미하는 은어다.대한간호협회는 보건복지부와 공동으로 지난해 12월부터 진행하고 있는 ‘간호사 인권침해 실태 조사’ 1차 조사 결과를 20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 간호사 중 근로기준법 등 노동 관계법 위반을 경험한 비율이 69.5%나 됐다. 구체적으로 ‘근로자가 원하지 않는 근로를 강요하거나 강제로 연장근로를 한다’는 응답이 5059건이다. 시간 외 수당 미지급(2037건), 연차 유급휴가 제한(1995건) 등도 적지 않았다. 생리휴가 제한(926건), 유급 수유휴가 제한(750건), 육아휴직 복귀 시 불이익(648건), 임신부 동의 없이 강제 야간근로(635건) 등 모성보호 관련 불법·탈법 행위도 빈번했다. 신입 간호사 A씨는 “새벽 4시에 출근해 오후 6~9시에 퇴근하는데도 선배가 절대로 추가수당이나 특근장부를 쓰지 못하게 한다”고 호소했다. 간호사 B씨는 “‘임신 시 단축 근무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간호부에서 전했다”고 토로했다. ‘폭언, 험담, 따돌림 등 괴롭힘을 당했다’는 비율은 40.9%였다. 괴롭힘 가해자는 신입을 교육하는 프리셉터(사수) 등 선배 간호사가 30.2%로 가장 많았다. 다음은 동료(27.1%), 간호 부서장(13.3%), 의사(8.3%)였다. 성희롱이나 성폭행 경험은 18.9%가 호소했다. 성폭력 가해자는 환자가 59.1%로 절반을 넘었다. 간협은 지난 13일 문제의 심각성이 높은 사례 113건을 추려 고용노동부에 접수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박삼구 회장, 성추행 논란에 대해 사과

    박삼구 회장, 성추행 논란에 대해 사과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최근 불거진 아시아나 여승무원 신체접촉 논란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박 회장은 지난 12일 아시아나항공 인트라넷에 회사 창립 30주년을 앞두고 직원들을 격려하는 글을 올리며 최근 논란에 대해 언급한 뒤 “전적으로 내 불찰이고 책임”이라면서 “불편함을 겪은 직원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를 드린다”고 밝혔다. 박 회장은 “매월 첫째 주 목요일 타운을 방문해 새벽에 출근하는 승무원들과 타운에서 근무하는 직원들, 교육받고 있는 훈련생을 만났다”며 “승무원은 비행 전 브리핑 룸 외에는 만날 수 없기 때문에 가장 많은 직원을 만날 수 있는 오전 6시 40분경을 방문 시간으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보도를 보면서 나의 타운 방문으로 비행 준비에 불편함과 마음의 불편함을 입은 직원이 있었다는 것은 전적으로 나의 불찰이고 책임”이라며 “다시는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성폭력을 고발하는 ‘미투’(me too) 운동이 사회 전반으로 확산하면서 박 회장의 여승무원 성추행 의혹이 나온 것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박삼구 아시아나 회장, 승무원 신체접촉에 “내 불찰” 사과

    박삼구 아시아나 회장, 승무원 신체접촉에 “내 불찰” 사과

    여 승무원들과의 부적절한 신체접촉으로 논란이 된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12일 사과했다.박 회장은 이날 아시아나항공 내부통신망에 창립 30주년을 앞두고 직원들에게 보낸 편지 형식의 글을 올렸다. 그는 최근의 논란에 대해 “전적으로 내 불찰이고 책임”이라며 “불편함을 겪은 직원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리고 다시는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2002년 그룹 회장이 되어 타운(본사)을 떠난 후, 매월 첫째 주 목요일 타운을 방문해 새벽에 출근하는 승무원들과 타운에서 근무하는 직원들, 그리고 교육받고 있는 교육훈련생들을 만났다”고 논란의 ‘격려 행사’ 배경을 소개했다. 이어 “일정한 사무실과 근무장소가 없이 스케줄에 따라 출퇴근하는 운항·캐빈 승무원은 비행 전 브리핑 룸 외에는 만날 수 없기 때문에 가장 많은 직원을 만날 수 있는 오전 6시 40분경을 방문 시간으로 정해 매월 한번 타운을 방문했다”고 했다. 그는 “최근 보도를 보면서 나의 타운 방문으로 비행 준비에 불편함과 마음의 불편함을 입은 직원들이 있었다는 것은, 나의 방문으로 발생한 일이므로 전적으로 나의 불찰이고 책임”이라고 사과했다. 이어 “이 자리를 빌려 불편함을 겪은 직원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를 드린다. 다시는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박 회장은 “이번 사태를 보면서 직원들 간에 갈등과 반목이 생기지 않을까 걱정된다”며 “모든 책임은 내게 있으니 아시아나 가족 모두 서로 이해하는 아름다운 사람들이 될 수 있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앞으로도 직원 모두 힘을 합쳐 새로운 30년을 준비하자고 격려하면서 “이번 일을 계기로 회장으로서 더욱더 무거운 책임감을 가지고 노력하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박수현 대변인 “청와대 떠나면 가장 보고 싶을 사람은…”

    박수현 대변인 “청와대 떠나면 가장 보고 싶을 사람은…”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 충남도지사 도전을 선언하고 청와대를 떠나는 박수현 대변인이 ‘가장 보고 싶을 사람’으로 문재인 대통령과 취재진을 꼽았다.박 대변인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청와대를 막상 떠나면 누가 제일 보고 싶을 것 같나”는 진행자의 질문에 “제일 보고 싶은 사람은 두 사람이 있을 것”이라며 “첫 번째는 대통령님이 그리울 것 같다. 그리고 또 한 분은 당연히 기자님들”이라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기자님들과 정도 들었고. 내일부터 아마 아침에 (기자들의) 전화 소리가 환청으로 들릴 것 같다”며 “굉장히 우리 기자님들, 언론과 정도 많이 들었다. 싸우면서 정든다고 하지 않나”라고 말했다. “청와대 명찰 떼고 내일부터 자연인으로 돌아가신다. 시원한가, 섭섭한가”라는 질문에는 “아빠 좋아, 엄마 좋아? 이런 질문 같다. 시원하기도 하고 섭섭하기도 하다”며 “그런데 솔직한 심정으로 말씀을 드리면 청와대 대변인이 워낙 격무이기 때문에 섭섭하기보다는 시원한 느낌 이것이 더 강하다”고 답했다. 박 대변인은 “(사람들이) 저를 ‘일벌레 수현씨’라고 불러주시는데 국민들은 문재인 대통령이 그렇게 (일을) 많이 시키냐 이렇게 (생각) 하실 수 있는데 그게 아니다. 대변인은 기자들을 상대로 일을 하기 때문에. 기자님들이 그렇게 제게 일을 많이 시키신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통상적으로 새벽 5시 반부터 제가 회의에 들어가는 7시 반까지 2시간 동안 대변인이 거의 모든 언론사 기자님들로부터 전화를 받게 되는데 보니까 평균 한 50통 정도를 아침에, 그 시간에 일단 받아야 된다”고 부연했다. “하루에 몇 시간이나 근무하셨나. 퇴근하고 나서도 일하셨나”라는 말에는 “그런 얘기를 많이 물어보는데 ‘24시간 중에 20시간을 근무하는 게 대변인이다’ 이렇게 답변을 하곤 한다”라며 “설사 숙소, 집에 들어가 있어도 기자님들 전화는 항상 오기 때문에 그 정도로 일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박 대변인은 ‘문재인 정부 청와대의 첫 대변인으로 보낸 8개월 동안 가장 긴장했던 순간’에 대해선 “북한 핵과 미사일로 인한 한반도의 긴장. 그로 인한 우리나라를 둘러싼 어떤 외교 문제, 이런 것들 때문에 굉장히 긴박하고 손에 땀이 난다”고 말했다. 이날 대변인으로서 청와대에 마지막 출근을 한 박 대변인은 오는 5일 충남도청과 국회정론관에서 충남지사 공식 출마선언을 할 예정이다. 박 대변인의 후임자는 김의겸 전 한겨레신문 선임기자가 발탁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글로벌 인사이트] 일손 찾아 헤매는 日…“7명 필요한데 일할 사람 1명뿐”

    [글로벌 인사이트] 일손 찾아 헤매는 日…“7명 필요한데 일할 사람 1명뿐”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지난 22일 국회 시정 방침 연설에서 갈수록 심각해지는 저출산·고령화를 ‘국난(國難)이라고 불러야 할 위기상황’으로 규정했다. 150년 전 메이지 시대 도쿄제국대학 총장으로 등용됐던 야마카와 겐지로의 사례를 인용하며 40여분에 걸친 연설의 상당 부분을 ‘근로방식 개혁’과 ‘인재양성 혁명’ 등 큰 틀에서 저출산·고령화에 수반된 과제들의 추진에 할애했다. 이렇게 급박한 위기감의 바탕에는 일본 사회에 재앙으로 현실화한 노동인구 감소, 이른바 ‘일손(人手·히토데) 부족’의 문제가 자리한다. 장기 불황에서 벗어나 경제가 살아나면서 일자리가 빠르게 늘어났지만, 정작 그 자리를 채울 사람이 없는 역설적인 상황이 나타나고 있다. 회복과 성장의 둔화는 물론이고 사회·경제 곳곳에서 동맥경화가 빚어지는 상황이다.●운전기사 부족에 ‘1인 다차량 운행’ 등 실험까지 지난 23일 일본 시즈오카현 신토메이고속도로에서는 이색적인 실험이 진행됐다. 자동운행 기술을 이용해 연달아 늘어선 3대의 트럭을 맨 앞 트럭의 탑승자 혼자 운전하는 실험이었다. ‘1인 다차량 운행’을 통해 운전기사 부족을 완화할 방법을 찾던 일본 정부가 민간기업에 의뢰한 연구용역이었다. 선두 차량이 이끄는 트럭 3대는 고속도로 15㎞ 구간에서 운행하는 데 성공했다. 일본 정부는 이 기술을 2020년에 실제 도로에 적용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화물차 운전기사의 부족은 택배 물량의 증가 등으로 다른 어떤 분야보다 심각하다. 이삿짐 운송계약을 취소할 때 소비자가 업체에 물어야 하는 해약 수수료가 올 6월부터 기존 최고 20%에서 50%로 높아지고 인건비 손실에 대한 보상이 추가된 것도 그런 차원에 이뤄진 일본 정부의 대응이다. 운임 4만엔(약 40만원), 인건비 3만엔으로 계약한 이사를 고객이 당일 취소하면 지금은 8000엔만 해약금으로 내면 되지만, 6월 이후에는 3만 5000엔으로 4배 이상으로 늘어난다. 운수업계 관계자는 “고생고생해서 일할 사람을 모으고 있는데 갑자기 해약이 일어나면 업체로서는 막대한 손실을 보게 된다”고 말했다.●‘서빙’하는 음식점용 배식 전문 로봇 판매도 로봇 제조업체 소셜로보틱스는 올봄부터 음식점용 배식 전문로봇 ‘버디’(BUDDY)를 200만엔대 초반의 가격에 일반에 판매한다. 손님이 주문한 음식이나 음료수를 식탁까지 직접 가져다주는 로봇으로, 음료수를 기준으로 8~9명분을 한꺼번에 나를 수 있다. 제조회사 관계자는 “일본에서는 배식로봇이 사람들의 정서와 맞지 않아 지금까지는 좀체 보급이 되지 않았지만, 일손 부족이 더이상 버틸 수 없는 상황까지 치달으면서 서서히 로봇에 대한 수요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관광 민박시설의 청소 인력을 관리하는 용역업체 노티오는 최근 주부 사원들이 아이를 데리고 출근할 수 있도록 규정을 바꿔 큰 성과를 거뒀다. 일본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몇 년 새 급증하면서 일감은 크게 늘었지만, 청소 인력 구인은 하늘의 별따기였다. 그래서 낸 아이디어가 ‘영·유아 동반 출근 가능’이었다. 한 달에 1500건 정도의 청소 용역을 제공하는 이 회사의 직원 50명 가운데 90%가량이 구인 사이트 등에서 이 조건을 보고 찾아온 젊은 주부들이다. 이들 상당수는 아기를 등에 업고 객실 청소 등을 한다.한큐한신그룹의 호텔 체인도 최근 파트타임 종업원의 연령 상한선을 기존 70세에서 72세로 높였다. 회사 관계자는 “일반 사무실에서는 청소로봇을 통해 일손 부족을 해결할 수 있지만, 호텔 객실까지 이를 적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면서 “업무에 노련한 직원들이 퇴사하지 않고 계속 남아 근무할 수 있도록 특별 시상제도까지 마련하는 등 대책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일손 부족은 라면 등 음식점 업계의 판도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히다카야’, ‘고라쿠엔’ 등 대형 라면체인들은 성장세에 한계를 맞았다. 400엔짜리 라면, 200엔짜리 만두와 같은 저렴한 메뉴로 직장인들의 발길을 잡았지만, 인력 부족과 이에 따른 인건비 급등의 시련에 직면하고 있다. 고라쿠엔 체인을 운영하는 고라쿠엔홀딩스는 최근 전체 점포의 10% 정도를 폐쇄하고, 상당수를 스테이크 체인점으로 바꿨다. 회사 측은 “종업원 시급이 급등하는 가운데 라면 같은 저가 상품 업종으로는 채산성을 도저히 맞출 수 없다”고 전했다. 실제로 일본에서는 음식점업의 일손 부족 도산이 심각한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 지난해 일본의 기업 도산 건수는 전년 대비 2.6% 늘어난 반면 음식점의 도산은 27%가 늘면서 2000년 이후 17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특히 인건비 상승이 결정적인 요인이 되면서 술·안주를 파는 음식점의 도산이 가장 많았다.●‘24시간’ 편의점은 더 시련… ‘무인 영업’ 도입도 편의점 업계의 사정도 비슷하다. 가뜩이나 시장포화 및 경쟁심화 등으로 고전하는 점포가 늘고 있는 와중에 인건비 상승까지 겹치고 있다. 특히 편의점의 철칙인 ‘24시간 영업’을 지키기 위한 심야·새벽 시간대 종업원 확보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패밀리마트가 24시간 영업의 변경을 검토하는 가운데 로손은 올봄부터 심야·새벽 시간대 모바일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무인 영업’을 통해 일손 부족에 대응하기로 했다. 다케마쓰 사다노부 로손 사장은 지난해 12월 무인 디지털 영업 발표회에서 “일부 점포에서 24시간 영업을 중단했더니 상품 재고 관리에 차질이 빚어지고 매출도 크게 줄었다”면서 “디지털 기술을 통해 소요 인력을 줄이면서 24시간 영업을 지키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일손 부족은 일본 사회를 한층 예측 불가능한 형태로 바꿔 가고 있다. 이를테면 고령화의 빠른 진전으로 서비스 수요가 확대돼 고도성장을 구가할 것으로 예상됐던 노인복지 분야에서마저 망하는 기업이 늘고 있는 게 대표적이다. 일본의 일손 부족 문제는 각종 수치에서 확연히 나타난다. 후생노동성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일본의 전체 유효 구인 배율은 1.56배(직원을 구하는 곳이 일자리를 찾는 사람의 1.56배라는 뜻)로 1974년 1월 이후 44년 만에 최고치로 올라섰다. 특히 사람을 구하는 수요에 비해 실제 채용되는 비율을 뜻하는 ‘신규충족률’은 14.2%에 그쳤다. 필요한 인원은 7명이지만 실제로 충원되는 근로자는 1명에 불과하다는 뜻으로, 2002년 이후 가장 낮은 것이다. 일할 사람을 찾는 수요는 2015년 12월 247만명에서 지난해 11월에는 275만명으로 2년 새 28만명이나 증가한 반면 일자리를 찾는 구직자는 194만명에서 176만명으로 18만명이 줄었다. 그 결과 지난해 11월 일본의 완전실업률은 24년 만에 가장 낮은 2.7%로, 다른 나라에서는 거의 찾아보기 힘든 ‘완전고용’에 다다른 상태다. 일본 정부 추계에 따르면 현재의 추이가 이어질 경우 총인구는 현재 1억 2600여만명(세계 10위)에서 2050년에는 9000만명, 2105년에는 4500만명 안팎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한 사회 노동의 주축이 되는 생산가능인구(15~64세)는 2013년 8000만명 수준에서 2027년 7000만명, 2051년 5000만명, 2060년 4418만명으로 급락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2020년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일손 부족은 앞으로 더욱 심해질 것으로 예상한다. 동시에 현상 타개를 위한 다양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직장인의 부업 및 겸업 허용을 위한 정부의 가이드라인 제시는 그런 대응 중 하나다. 정부는 가이드라인에서 ‘근로자가 희망할 경우 업무에 지장이 없으면 부업이나 겸업을 인정하는 방향을 검토할 것’ 등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경제단체와 노동계 모두 “기업이나 근로자에게 크게 득이 되지 않는다”며 회의적인 반응이어서 얼마나 활성화될지는 불투명하지만 소프트뱅크, DeNA 등 자체적으로 부업·겸업을 허용하는 기업들도 하나둘 나타나고 있다. 일본 재계는 한국 대학생의 유치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재계 단체인 게이단렌은 한국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일본 기업 취직 세미나를 올봄에 서울에서 연다. 게이단렌 관계자는 “일본에서는 인력 부족이 심각한 반면 한국에서는 청년실업률이 높아 서로에게 득이 된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또 국가전략특구 등에서의 외국인 노동자 고용 기준도 대폭 완화하기로 했다. 글 사진 도쿄 김태균 기자 windsea@seoul.co.kr
  • ‘매일 다치는’ 환경미화원 지켜라 …낮근무 도입 추진

    정부가 연간 590건에 달하는 환경미화원의 안전사고를 2022년까지 90% 이상 줄이기로 했다. 이를 위해 야간에 이뤄지는 작업 시간을 주간(낮)으로 변경하고 안전장비 착용을 의무화하는 등 대책이 추진된다. 쓰레기 종량제 봉투 가격 인상도 검토된다. 환경부는 16일 국무회의에서 정부 부처와 지방자치단체가 마련한 ‘환경미화원 작업안전 개선대책’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근로복지공단 재해 승인 현황을 보면 2015~2017년 6월까지 발생한 환경미화원 사망 사고는 15건, 골절을 비롯한 신체 부상사고는 1465건에 이른다. 개선책은 단기적으로 작업환경 개선과 안전기준 강화 등을 신속히 추진하고 중·장기적으로 안전사고 원인을 근본적으로 해결키로 했다. 환경부는 안전대책 재원 마련을 위해 쓰레기 처리 비용의 30% 수준인 종량제 봉투 가격을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키로 했다. 환경부는 상반기 중 폐기물관리법을 개정해 청소차의 영상장치 부착과 적재함 덮개의 안전장치 설치를 의무화한다. 특히 지자체와 협의해 환경미화원 작업시간을 주간으로 바꿀 계획이다. 새벽 작업에 따른 피로 누적과 사고 위험을 막기 위한 것으로 환경부는 출근시간 혼란과 혼잡을 피하기 위해 오전 9시 이후를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안전모·안전화·절단방지 장갑 등 미화원의 안전장비 착용이 의무화되고, 부상 방지를 위해 종량제봉투의 배출 무게 상한도 설정키로 했다. 작업환경과 지형을 반영하고 안전한 탑승공간을 설치한 한국형 청소차 개발도 추진한다. 출고 후 6년이 지난 노후차는 교체하고, 압축천연가스(CNG)·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등 친환경차 보급을 확대키로 했다. 위탁업체 환경미화원(1만 5000명)의 임금·복리후생 수준을 지자체 직접고용(1만 9000명) 수준까지 단계적 개선을 추진한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중국발 미세먼지 공습…내일도 ‘나쁨’ 계속

    중국발 미세먼지 공습…내일도 ‘나쁨’ 계속

    중국발 미세먼지가 북서풍을 타고 국내로 본격 유입되면서 15일 전국 하늘이 뿌옇다. 내일도 수도권을 중심으로 미세먼지 공습이 계속될 전망이다.기상청과 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 현재 초미세먼지(PM-2.5) 농도는 서울 60㎍/㎥, 경기 68㎍/㎥, 인천 66㎍/㎥, 충북 60㎍/㎥, 충남 55㎍/㎥ 등으로 ‘나쁨’(51∼100㎍/㎥) 수준을 보였다. 미세먼지(PM-10) 농도도 서울 83㎍/㎥, 경기 100㎍/㎥, 인천 99㎍/㎥, 충북 82㎍/㎥, 충남 91㎍/㎥로 ‘나쁨’(81∼150㎍/㎥) 수준이다. 오후부터 중국을 비롯한 국외에서 미세먼지 유입이 본격화된 데다 대기 정체가 맞물리면서 수도권과 충청지역의 미세먼지 농도는 계속 상승하고 있다. 반면, 오전까지 초미세먼지·미세먼지 농도가 높았던 대구·영남·광주는 대기가 원활해지면서 ‘보통’ 수준으로 개선됐다. 국립환경과학원 대기질통합예보센터의 이재범 연구원은 “국외에서 미세먼지 유입이 본격화되면서 수도권과 충청 지역에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졌다”고 말했다. 16일은 수도권에서 대기 정체에 따라 ‘나쁨’ 수준을 보이겠으나, 남부지방은 비 또는 눈을 동반한 기압골의 영향으로 ‘보통’ 수준으로 회복할 것으로 전망된다. 환경부 관계자는 “수도권에 내려진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는 오늘 오후 9시 자동 해제된다”면서 “오늘 0시∼오후 4시까지 수도권 초미세먼지 평균값이 나쁨(50㎍/㎥) 이하로, 내일은 비상저감조치를 시행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민간기상업체 케이웨더는 16일 오전에는 전남과 경남,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의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단계를 보이겠다고 예보했다. 오후에는 서울과 경기, 강원이 ‘나쁨’ 단계, 충청과 전북, 경북은 ‘한때 나쁨’ 단계가 되겠다. 전남, 경남, 제주도는 대기의 순환이 원활해지고 비로 인한 세정효과로 인해 ‘보통’ 단계가 예상된다. 한편 이날 밤부터 16일 아침 사이에 서해안과 일부 내륙에 안개가 끼는 곳이 많아 출근길 교통안전에 유의해야 한다고 기상청은 전했다. 오후 5시 현재 도시별 기온은 서울 6.5도, 인천 4.1도, 수원 5.7도, 춘천 6.4도, 강릉 9.4도, 청주 7.1도, 대전 9.3도, 전주 8.3도, 광주 9.8도, 대구 11.2도, 울산 11.9도, 부산 11.7도, 제주 12.0도 등이다. 16일은 대체로 흐리고 오전부터 비 또는 눈이 조금 오는 곳이 있겠다. 서울·경기·강원 영서·충남은 밤부터 차차 그칠 예정이다. 남부지방은 기압골의 영향으로 새벽에 전남 해안에서 비가 시작돼 그 밖의 남부지방(경북 북부는 비 또는 눈)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보됐다. 16일 아침∼17일 낮까지 예상 강수량은 남해안·제주 10∼40㎜, 울릉도·독도와 남부 5∼20㎜, 서울·경기·강원·충청·서해5도는 5㎜ 미만이다. 16일 오후부터 밤까지 예상 적설량은 강원 영서에서 1∼3cm, 경기 북부·동부와 충북 북부·경북 북부는 1㎝ 안팎이다. 강원 영동과 경상 일부 지역에는 건조특보가 발효된 가운데 16일 비가 오기 전까지 대기가 매우 건조해 산불 등 화재 예방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기상청은 덧붙였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박미경의 사진 산문] 슈타이들의 ‘파란 얼룩’

    [박미경의 사진 산문] 슈타이들의 ‘파란 얼룩’

    ‘슈타이들’(Steidl). 이 독일어 이름을 아는 사람들이 국내에도 적지 않을 것이다. 출판을 예술의 경지로까지 승화시켰다는 평을 듣는 독일의 사진집 전문출판사 이름이자 대표인 게르하르트 슈타이들(Gerhard Steidl)의 이름이기도 하다. 여러 해 전 대림미술관에서 슈타이들의 책과 제작 공정 등을 전시로 선보였을 때 끝없이 길게 이어졌던 관람객들의 줄로도 그 명성을 가늠할 수 있겠다.지난해 국제적으로 가장 큰 사진 행사인 프랑스 ‘파리포토’에서 슈타이들은 2017년 출판한 사진집들을 파리포토 참관자들과 세계 사진계에 공개했다. 그중 한 권이 한국 사진가 박종우의 ‘DMZ 비무장지대’였다. 파리포토에서 10년째 이어 오고 있는 ‘슈타이들이 만든 올해의 사진집’ 공개에 한국 사진집이 소개된 것이 처음이듯이 슈타이들이 한국 사진가의 책을 출판한 것도 처음이다. 제작되기도 전인 계약 단계부터 이 사진집이 세간의 관심을 모은 이유가 거기에 있다.전시가 시작되고, 파리와 뉴욕 론칭에 이어 국내에서도 이 사진집이 첫선을 보였다. 그동안 볼 수 없었던 DMZ의 여러 면면을 2년여간 촘촘히 기록한 박종우 사진에 대한 놀라움과 함께 ‘역시 슈타이들’이라는 책에 대한 감탄이 쏟아졌다. 전시 기간 중 우리나라 사진가로는 처음으로 슈타이들 출판사에 일주일간 ‘갇혀’ 책을 만들었던 박종우가 경험담을 나누는 ‘작가와의 만남’ 시간이 있었다. 슈타이들은 사진집을 내기로 한 사진가를 초대해 출판사 건물 숙소에 머물게 하고, 요리사를 초청해 매일 점심을 대접한다. 결과적으로 사진가는 출판사에 머무는 동안 밖에 나갈 틈이 없다. 사진집을 만드는 동안 사진가와 수시로 만나 머리를 맞대고 의견을 나누기 위한 치밀한 셈법이니, ‘갇혀’ 있었다는 사진가의 표현이 농담만은 아니다. 그날 작가와의 만남에서 슈타이들의 일화를 들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는 어떤 ‘얼룩’ 하나가 남았을 것이다. 자신의 출판사를 연구소라는 뜻의 랩으로 부르는 슈타이들은 매일 새벽 4시 30분이면 회사에 나오는데, 출근하자마자 맨 먼저 하는 일은 흰색 가운을 입는 것이다. 이는 괴팅겐 지방 신문사의 낡은 윤전기를 수리하고 청소하는 가난한 인쇄공이었던 슈타이들의 아버지의 복장에서 비롯된다.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17세에 아버지처럼 인쇄공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슈타이들. 생애 대부분을 최고의 책을 만드는 일만을 오로지해 온 슈타이들에게 인쇄 마이스터의 자부심을 일깨워 주는 것이 바로 그 하얀 가운인 것이다. 슈타이들의 가운 윗주머니에는 언제나 여섯 종류의 필기구가 꽂혀 있다. 그는 이 필기구로 쉼 없이 메모를 하고 각각 다른 펜을 사용해 여러 가지 수정 작업을 지시하는데, 한번 일에 몰두하면 완전히 거기에만 정신이 빠져 툭하면 뚜껑 닫는 걸 잊은 채 펜을 주머니에 꽂는다. 그러다 보니 밤 10시 퇴근할 무렵이 되면 윗주머니는 펜에서 새어나온 잉크로 파랗게 물이 들어 있게 마련이다. 흰 가운 주머니에 밴 파란 잉크 얼룩은 올해로 67세가 된 이 ‘출판 장인’ 슈타이들의 상징이자 오늘의 슈타이들을 있게 한 몰입과 열정의 상징이다. 연말연시면 무슨 무슨 사건으로 얼룩진 한 해라는 표현을 흔히 쓴다. 대개 얼룩은 빼야 하는 자국으로 여기지만, 올해에는 이런 ‘파란 얼룩’ 하나쯤 얻고 싶다. 그런 다짐을 새기게 되는 일월이다.
  • 출근길 雪雪

    8일은 동장군 기세가 주춤하겠지만 전국적으로 눈이나 비가 내리겠다. 기상청은 “8일은 남해상을 지나는 저기압의 영향으로 전국이 흐리고 눈이나 비가 내리다가 낮에 그쳤다 다시 밤부터 동해안을 제외한 대부분의 지역에서 눈비가 내릴 것”이라고 7일 예보했다. 8일 밤부터 9일 새벽까지 예상 적설량은 서울과 경기, 강원 영서, 충청도, 전라북도, 제주도 산지는 1~5㎝, 전남 동부내륙과 경상 서부내륙 지역은 1㎝ 내외로 기상청은 전망했다. 8일 전국의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6도~영상 6도, 낮 최고기온은 2~11도로 평년과 비슷하거나 조금 높은 기온 분포를 보여 추위는 다소 풀릴 것으로 예상됐다. 8일 지역별 주요 아침 최저기온은 춘천 영하 4도, 서울 영하 2도, 대전 영하 1도, 대구 0도, 광주 4도, 부산 6도, 제주 11도 등이다. 그러나 비나 눈이 그치고 난 다음인 수요일부터 기온이 떨어지기 시작해 서울의 경우 목요일인 11일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11도까지 떨어지고 낮 기온도 영하권에 머무는 추운 날씨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8일 미세먼지 농도는 강원 영동을 제외한 전국이 오전에는 ‘나쁨’ 단계를 보이다가 대기 흐름이 원활해지는 오후부터 ‘보통’ 단계가 될 것으로 전망됐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월드피플+] 21년간 고아 118명을 키운 ‘위대한 엄마’의 사연

    지난 21년 동안 부유했던 전 재산을 털어 118명의 고아를 키운 여성의 사연이 중국 대륙을 울리고 있다. 허베이 우안시(武安市) '사랑의 마을'(爱心村), 지난달 이곳에는 버려진 아이 한 명이 새로 들어왔다. 리리쥔(李利娟)이 지난 1996년 처음 고아를 받아들인 이후 118번째로 들어오는 아이다. 북경청년망과 웨이신 공식계정 이투는 2일 그녀의 사연을 소개했다. 그녀는 매일 새벽 5시에 일어나 100여 명분의 아침 식사를 준비한다. 아침 식사를 마치고 나면 차량 3대에 아이들을 나누어 태워 7곳의 학교로 등교를 시킨다. 그리고 나면 이제 집에 남아있는 아기들을 돌볼 차례다. 아이들을 씻기고, 옷을 입히고, 약을 먹이고, 청소하고 나면 어느새 점심 식사를 준비할 시간이다. 그녀는 이렇게 장장 21년 동안 118명의 아이를 키웠다. 더러는 그녀가 키운 아이가 성인이 되어 도움을 주러 오고, 인근에 사는 이웃을 고용해 일손을 빌리기도 한다. 리 씨가 이처럼 버려진 아이들을 무조건 받아들이게 된 데에는 아픈 사연이 있다. 그녀는 16살에 결혼해 17살에 아들을 낳았다. 그녀는 돈을 벌기 위해 광저우로 떠났고, 남편이 집에서 아이를 돌봤지만, 3년 만에 돌아온 집은 쑥대밭이 되어 있었다. 마약에 중독된 남편이 모든 가산을 탕진하고, 아들까지 7000위안에 팔아버린 것이다. 그녀는 8000위안을 주고, 다시 아들을 찾아왔고, 그때부터 버려진 아이를 보면 외면할 수 없었다. 이후 그녀는 번 돈을 모두 광산 사업에 투자해 꽤 많은 돈을 모았다. 그리고 1996년 5월 출근길에 버려진 여자아이를 발견하고, 가여운 마음에 아이를 데려다 키웠다. 이때부터 그녀의 집 앞에 아이를 버리고 가는 사람들이 늘었다. 아이들은 점차 늘었지만, 어느 아이 한 명도 외면할 수가 없었다. 하늘이 내려준 생명을 인간이 버릴 순 없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점점 늘어나는 아이들과 함께 살기 위해 그녀는 자신이 가진 전 재산과 별장을 팔아 광산 갱도 근처에 널찍한 집을 사들였다. 그때부터 이곳을 ‘사랑의 마을’로 부르기 시작했다. 하지만 6년 전 그녀는 림프암 진단을 받았다. 병원에서는 살 날이 7개월밖에 남지 않았다고 했다. 그녀는 결국 치료를 포기하고, 집에 돌아와 중의약을 먹으며 아이들 돌보는 일을 놓지 않았다. 하늘도 그녀의 정성을 보고 감복한 것일까? 그녀는 6년째 약을 먹고 버티며, 고통 속에도 아이들과 함께 지내고 있다. 하지만 점차 기약이 쇠약해지고, 생계비는 막막하다. 게다가 이곳에 들어온 아이들은 대부분이 신체 질병을 가졌거나 장애아다. 아이들을 치료하기 위한 약값과 치료 비용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그녀의 안타까운 사연에 도움의 손길이 쇄도하고 있다. 그녀는 생명이 허락하는 한 마지막 순간까지 아이들의 손을 놓지 않을 생각이다. 사진=이투 이종실 상하이(중국)통신원 jongsil74@naver.com
  • [In&Out] 노동부에 ‘직장갑질 특별팀’을/박점규 비정규직 없는 세상 만들기 집행위원

    [In&Out] 노동부에 ‘직장갑질 특별팀’을/박점규 비정규직 없는 세상 만들기 집행위원

    1월 1일 아침 ‘직장갑질119’(gabjil119@gmail.com) 편지함을 열었다. 새벽 3시쯤 온 이메일이 있었다. 회사에서 당한 언어 폭력에 관한 제보였다. 그는 “출근이 너무나 두렵고 근무시간 내내 불안한 상태”라고 했다. 또 “이렇게 직원들을 괴롭혀서 제 발로 나가게 하는 게 그들의 회사운영 수법”이라고 썼다. 그는 “자신들의 폭언을 직원들의 성장을 위한 것이었다고 정당화하려는 모습을 보면 정말 소름이 끼친다”며 언론에 알릴 방법을 찾고 있었다. 녹취파일을 들었다. “인간이 아니고 동물이야”, “??를 떠는 거지”, “대가리에 똥만 들었지”, “월급 받아 처먹으면”…. 그가 회사에서 당한 모욕과 수모는 끔찍했다. 직장 상사는 직위를 이용해 직원을 능멸하고 조롱했다. 인간에 대한 예의와 존중은 찾아볼 수 없었다. 사람의 혀는 송곳보다 날카로웠고, 상사의 입은 총구보다 무서웠다. 견디지 못한 이들이 떠나갔고, 목적을 달성한 회사는 더 잔인하게 괴롭혔다. ‘직장갑질119’에는 하루 20통 안팎의 편지가 온다. 카카오톡 오픈채팅방(gabjil119.com)에 들어온 제보를 포함하면 월 2000개, 하루 평균 68건이다. 임금을 떼였거나 야근을 강요하고 휴가를 주지 않는다는 내용이 전체 제보의 40%로 가장 많다. 근로기준법 위반은 법률 답변을 통해 고용노동부에 진정하거나 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낸다. 지난달 어린이집 원장의 갑질 제보가 많았다. 인권위와 몇 차례 면담을 가졌다. ‘직장갑질119’에 들어온 국공립어린이집 사례를 건넸다. 제보자 신원 보호를 위해 신고가 많은 지역(시군구)을 특정해 조사하자고 제안했다. 인권위는 규정과 전례를 핑계로 조사를 거부했다. ‘직장갑질119’에서 여론조사 전문기관에 의뢰해 직장인 7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다. 불합리한 대우 시 대응 방법을 물었더니 ‘참거나 모르는 척했다’가 41.3%로 가장 많았고 ‘개인적 항의’, ‘친구와 상의’, ‘퇴사’ 순이었다. ‘고용부, 국가인권위 등 관련 기관에 신고했다’는 7.5%에 불과했다. 정부가 해결해 줄 것이라는 기대 따위는 없었다. 출범 100일을 앞둔 2월 1일, ‘직장갑질 119’는 상담 내용을 분석해 대안을 마련하는 토론회를 연다. 근로기준법을 고치거나 ‘직장갑질 금지법’을 만드는 방안을 모색하고 근로감독관이나 국가인권위의 권한을 강화하는 방법도 논의한다. 고용부 간부는 얼마 전 ‘직장갑질119’가 정부가 하지 못한 일을 대신해 줘서 고맙다고 했다. 외환위기 20년, 취직이 어려워졌고 비정규직이 늘면서 직장갑질이 사회 전반에 깊이 뿌리내렸다. 특단의 조치가 절실하다. 고용부 본부 차원의 ‘직장갑질 특별대응팀’을 구성할 것을 제안한다.
  • [길섶에서] 떨어진 신발/황성기 논설위원

    아침 환승을 하는 지하철 승강장에서 한 여성이 다급한 얼굴로 소리친다. 갓 떠난 만원 지하철에서 내릴 때 밀고 밀리면서 하이힐이 선로로 빠진 모양이다. 출근 시간대 승강장에 배치된 여성 도우미가 다가가 하이힐의 여성에게 사정을 묻더니 역무실과 통화를 한다. 그 통화가 스피커로 생생히 들린다. “차량이 운행하는 시간에는 신발을 주우러 가지 못하고 운행이 종료된 뒤 다음날 새벽 2시에나 선로에 내려갈 수 있다”는 내용이다. 그러더니 여성에게 “저희한테는 여분의 신발이 없는데 가실 수 있겠어요”라고 묻는다. 신발이 빠져서 당황했을 터인데 신발을 다음날이나 찾을 수 있다니, 게다가 한쪽 신발 없이 거리에 나서야 한다니 황당했을 것이다. 대화 내용은 플랫폼에 있던 사람이면 누구나 들었다. 약간의 배려가 있었다면 여성 도우미와 역무실이 조용히 연락을 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안전문이 없었던 이전에는 선로에 떨어진 신발을 주우려다 사고를 당한 사례가 불과 10년 전까지 있었다. 지하철 측의 당연한 처사이지만, 이런 일에 대비해 여벌의 슬리퍼라도 준비해 두면 어떨까 생각해 봤다. marry04@seoul.co.kr
  • [100초 인터뷰] 노란 방석의 주인공 이효열 작가 “따뜻함을 선물하고 싶었다”

    [100초 인터뷰] 노란 방석의 주인공 이효열 작가 “따뜻함을 선물하고 싶었다”

    “어느 겨울, 버스 정류장 의자에 앉아 있는데 엉덩이가 너무 차가웠다. 그때 든 생각이 ‘여기에 방석 하나만 있으면 따뜻하지 않을까?’였다.” 설치 미술로 잘 알려진 이효열 작가의 말이다. 그는 본인의 작품 ‘네모난 봄’, 일명 노란 방석에 대해 “누군가에게 따뜻함을 선물하고 싶어서 시작한 일”이라고 말했다. 설치예술로 시민과 소통하는 감성 작가 이효열(30)씨를 지난 19일 서울 종로구 서촌에 위치한 그의 갤러리카페에서 만났다. 그는 2014년 겨울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서울 도심 버스정류장 의자에 노란 방석을 설치하는 주인공이다. 이 작가는 “새벽녘 일을 끝내고 퇴근하거나 이른 아침 출근하는 시민들에게 따뜻함을 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가 만드는 노란 방석은 버스정류장 의자에 따라 매번 규격이 달라진다. 방석 한쪽 귀퉁이에 ‘Yeol(열)’이라는 표시도 작가가 직접 새긴다. 이 작가가 재봉틀을 돌리고 손바느질로 방석 하나를 완성하는 데는 평균 1시간이 걸린다. “초반에는 서툴러서 어머니의 도움을 많이 받아야 했다”며 “지금은 숙달되었음에도 (손이 느린 편이라) 하나를 완성하는데 1시간 정도 걸린다. 그래서 많이 만들지 못한다”고 고백했다. 완성된 작품은 주로 새벽 시간대에 설치한다. 그는 “새벽 시간에 대리운전 하시는 분을 비롯해 늦게 퇴근하시는 분들, 일용직 노동자 분들이 많다”며 “그런 분들이 바로, 많이 이용하실 수 있도록 주로 새벽 시간대 설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작가는 자신이 하는 일이 ‘캠페인의 일환’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는 “많은 사람이 노란 방석 캠페인에 동참하기를 희망한다”며 “노란 방석에 앉은 누군가가 다른 누군가를 위해 또 하나의 방석을 더 놓는 방식”으로 배려와 응원, 따뜻함이 확산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그의 또 다른 작품 역시 노란 방석의 제작 의도와 궤를 같이한다. 그의 첫 작품은 타고 남은 연탄재에 꽃을 꽂아 놓은 일명 ‘연탄 꽃’이다. 이 작품이 전시될 때는, ‘뜨거울 때 꽃이 핀다’라는 작품명을 작가가 직접 골판지에 수기로 작업해 남긴다. 연탄처럼 뜨거운 마음으로 열정을 다할 때 아름다운 꽃이 핀다는 의미를 담은 작품이다. 이는 2013년 서울 강남대로를 시작으로 현재 서울 시내 곳곳에 설치돼 있다. 특히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 세워진 ‘평화의 소녀상’ 옆에 놓이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실제로 그는 이 작품을 일회성 전시에 멈추지 않고 매주 수요일 이곳을 찾아 꽃을 바꾸어 놓고 집회에 참가한다.소녀상 앞에 연탄 꽃을 설치한 데에 그는 “진정한 사죄의 꽃을 피우기 위해 뜨거움이 필요할 것 같았다. 꽃이 필 때까지 저 역시 한 시민으로서 함께 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하고 싶어서 놓은 것”이라며 “함께 하는 사람들이 더 늘기를 간절히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그의 또 다른 작품은 세월호 참사의 아픔을 함께 나누고 잊지 말자는 의미의 ‘지지마’와 현재의 대학 제도들 한 번쯤 생각해보게 하는 ‘학사모’, 또 부풀려진 금액의 예술작품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 ‘만원을 만원에 판매합니다’ 등 대부분 사회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다. 이렇게 작품에 확연히 드러나는 메시지에 대해 그는 “사회에 공헌하는 활동가로 보시는 분들도 있다. 그건 아니다. 의도치 않게 완성한 작품들이 사회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는 것 뿐”이라며 “아마도 흔히 말하는 ‘사회적 약자’를 가까이에서 오래 접해왔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작품에 드러나는 게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그가 조심스럽게 ‘사회적 약자’라는 표현을 쓴 데에는 이유가 있다. 이 작가는 사실 강남의 마지막 남은 판자촌 주민이다. 그는 초등학교 졸업 후, 가족과 함께 서울의 마지막 판자촌인 개포동 구룡마을로 이주했다. 지금도 그는 그곳에 살고 있다. 축구 선수가 꿈이던 이 작가는 사회체육학을 전공했지만 무릎 부상으로 꿈도 접어야 했다. 2011년 우연히 광고회사에 취직했지만, 2년 뒤 회사를 나왔다. 이유는 단 하나, 자신만의 색깔을 내는 예술을 해보고 싶어서였다. 물론 예술가로서의 삶은 생각보다 더 순탄치 않았다. 하지만 그는 “꿈이 있기에 도전하고 있다”며 “진정성 있는 작가로 기억되고 싶다. 어느 정도 하다가 마는 작가가 아니라 끝까지 하는 작가가 되고 싶다”며 소박한 목표를 전했다. 마지막으로 이 작가는 자신의 작품을 “일상을 가장한 예술”이라고 정의했다. 일상인 것 같지만 예술의 한 조각이고, 예술품 같지만 일상에 스며든 특별한 무언가로 봐주면 좋겠다는 의미다. 더불어 그는 “가끔 노란 방석을 만나게 되면, 따뜻함을 느끼시면 좋겠다”며 “그 온기를 어떤 방법으로든 다른 사람에게 전하는 겨울을 보내시면 더 좋겠다”며 따스한 마음을 전했다. 글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영상 문성호, 김형우 기자 hwkim@seoul.co.kr
  • “동두천 7.3㎝ 서울 4.3㎝ 눈 쌓여”…강원·경기북부 대설주의보

    “동두천 7.3㎝ 서울 4.3㎝ 눈 쌓여”…강원·경기북부 대설주의보

    10일 오전 경기 북부와 강원 영서 지역에 많은 눈이 내리며 대설주의보가 발령됐다.기상청은 이날 오전 9시 35분부터 강원 북부 산지와 평창·홍천·춘천·원주·횡성·철원 등 강원도와 가평·남양주·구리·파주·정부·고양·포천·동두천 등 경기 북부에 대설주의보를 발령했다. 서울에도 아직 대설특보는 발효되지 않았지만, 새벽부터 온 눈이 쌓인 데다 여전히 눈발이 날리는 곳이 많아 통행에 주의해야 한다. 오전 9시 현재 적설량은 동두천이 7.3㎝로 가장 많이 왔고, 양평·의정부 5.5㎝, 파주 5.3㎝, 하면(가평) 4.5㎝, 서울 4.3㎝, 철원 3.5㎝, 북춘천 3.4㎝ 등으로 집계됐다. 기상청은 이날 밤까지 경기 동부와 강원 영서에 3∼10㎝, 서울·경기(동부 제외)·충북 북부·경북 북부 내륙 2∼5㎝, 제주 산지 1∼3㎝, 전북 동부 내륙·경남 북서 내륙 1㎝ 내외 등으로 눈이 더 올 것으로 내다봤다. 기상청은 “서해에서 발달한 눈 구름대가 동쪽으로 오면서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오늘 밤까지 눈 또는 비가 오겠다”며 “시설물 관리와 교통안전에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특히 밤사이 기온이 영하로 내려가면 눈 또는 비가 얼어 빙판길이 되는 곳이 많아 11일 오전 출근길에 교통난이 우려된다”며 “보행자 안전 및 교통안전에 각별히 유의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산골마을 강릉·평창·정선 ‘상전벽해’… 세계 속 관광지 탈바꿈

    산골마을 강릉·평창·정선 ‘상전벽해’… 세계 속 관광지 탈바꿈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개최도시 강원 강릉·평창·정선 등 산골마을이 상전벽해(桑田碧海) 되고 있다. 6일 강원도에 따르면 험준한 백두대간을 가로질러 서울~강릉을 잇는 KTX가 오는 22일부터 본격 운행에 들어가고, 각종 경기장과 개최도시로 통하는 도로들이 새롭게 뚫리고 정비됐다. 주택·상하수도에서 경관까지 세계에서 찾아올 관광객 맞이에 낙후 도시들이 수십년을 앞당겨 깔끔하게 단장됐다. 교통·숙박뿐 아니라 친절과 서비스까지 동계올림픽을 기점으로 소프트웨어도 한층 업그레이됐다. 첩첩 산골 오지마을로 남아 있던 올림픽 개최 도시들이 사계절 세계 속의 관광지로 탈바꿈하고 있는 것이다. 도시의 변화와 함께 올림픽 열기도 살아나고 있다. 60일 남짓 올림픽을 앞두고, 살아나는 올림픽 열기와 개최도시들의 변화하는 모습을 들여다봤다.●강원도 꿈의 KTX시대 활짝 22일 강원 동해안이 새로운 시대를 맞는다. 서울~원주~평창~강릉을 잇는 꿈의 KTX가 운행을 시작하기 때문이다. 시속 250㎞의 KTX로 서울역에서 강릉역까지 1시간 30분, 인천공항~ 평창 진부역은 1시간 50분이면 가능하다. 평창 진부에서 강릉 성산까지 백두대간을 관통해 연결한 길이 21.755㎞의 국내 최장 대관령터널이 뚫리며 가능해졌다. 종전 무궁화호 열차로 서울~강릉 간 5시간 47분 걸리던 운행시간이 4시간 이상 단축된 셈이다. 이는 서울~강릉 간 고속버스 이동시간 2시간 40분보다 1시간 이상 빠르다. 새벽 5시대 첫 열차를 타면 바다를 보며 저녁을 즐기다 이튿날 아침 서울로 출근도 가능하다는 얘기다. KTX는 올림픽 기간 하루 51편 운행하며 하루 2만 910명을 실어 나른다. 운임은 인천공항∼강릉 4만 700원, 서울∼강릉 2만 7600원, 청량리∼강릉 2만 6000원이다.도로망도 크게 좋아졌다. 경기 광주∼원주 간 제2영동고속도로(57㎞)가 지난해 11월, 서울∼양양 고속도로(133.1㎞)는 지난 6월 개통됐다. 이들 고속도로는 기존 영동고속도로 교통량을 분산해 혼잡을 크게 줄였다. 국도 74개 구간 586㎞도 신설 또는 확·포장돼 경기장 간 이동도 수월해졌다. 하지만 17일간의 동계올림픽 기간 동안 개최도시에 최대 300만명 이상이 몰릴 것으로 전망돼 개최지 ‘차량 2부제 의무시행’과 시내버스가 증차된다. 또 빙상·설상경기 개최지와 숙소 등을 연결하는 도로에 ‘올림픽 버스 전용차로’를 지정, 운영할 계획이다. 통행증을 부착한 행사차량과 36인승 이상의 버스만 전용차로를 통행할 수 있게 된다. 모바일 앱 ‘고 평창’을 이용하면 각종 교통수단 이용 시 최적의 경로 정보와 환승주차장 상태, 경기장 셔틀버스 시간표 등을 검색할 수 있다.●새로운 모습 갖추고 올림픽 손님맞이 개최도시들이 세계 속의 관광도시로 환골탈태했다. 올림픽 개최를 계기로 도시 발전이 수십년 앞당겨졌다는 얘기가 나올 만큼 도로, 경관, 주택, 상하수도 등 도시 모든 분야가 새로운 모습을 갖추고 올림픽 손님맞이에 나서고 있다. 특히 강릉 도심의 변화가 눈부시다. 도심을 지나는 철길이 지하화되면서 당초 지상 철길이던 유휴부지 2.6㎞는 ‘월화거리’ 공원으로 변신했다. 걸으면서 즐기기에 좋은 길로 강릉의 역사와 자연, 문화를 만날 수 있는 도심 속 쉼 공간으로 거듭났다. 갤러리, 카페, 소공연장, 맛집, 게스트하우스 등 다양한 형태의 문화가 숨 쉬는 공간으로 재탄생했다. 강릉의 다양한 매력을 만날 수 있도록 계속 업그레이되며 모세혈관처럼 주변의 거리와 연결해 발전해 나갈 계획이다. 심상복 강릉시 공보관은 “도심 속 낡고 난립한 불량 간판들을 상가 특성과 창의성을 살린 아름다운 디자인 간판으로 바꾸는 것은 기본이고, 관문인 강릉육교를 관광·문화도시 이미지에 걸맞게 연장 65m 규모의 경관·조명시설물과 발광다이오드(LED) 전광판을 설치했다”고 말했다. 야간 경관을 살려 도시브랜드 가치를 높이겠다는 복안에서다. 공동주택단지를 대상으로 외벽 도색공사도 이미 깔끔하게 마쳤고, 올림픽 기간 방문객이 크게 늘면서 하수량도 급증할 것에 대비해 하수관로 준설과 정비도 마무리했다. 고속철도 역사와 환승주차장 등이 들어서는 진부면도 올림픽 명품 경관도시로 재탄생했다. 지역 특성을 살린 거리 조성을 위해 진부면 중앙로, 경강로, 석두로, 청송로와 진부역 주변까지 5.5㎞를 새롭게 단장했다. 또 가로등과 가로수를 교체하는 것은 물론 인도교 보수 및 난간 교체, 수변공원 및 휴식공간 조성, 올림픽 경관시설 설치 등 올림픽 개최도시다운 명품 거리로 조성했다. 진부 도심지와 올림픽 수송·운영 구간을 중심으로 전통시장, 송어축제장을 연결하는 이동 길을 마련하고, 수변 경관을 활용한 휴식공간을 조성해 관광객에게 색다른 볼거리와 편의를 제공한다. ●서비스 업그레이드로 세계인 맞는다 통신망의 혁명으로 불리는 세계 첫 5G 시범 서비스 글로벌 표준이 동계올림픽을 기점으로 선보인다. 평창동계올림픽을 첨단 정보통신기술(ICT) 올림픽이라 부르는 이유다. ICT 올림픽의 완벽한 실현을 위해 세계 최초 5G 기술 시현, 편리한 사물인터넷(IoT), 감동의 초고화질(UHD), 똑똑한 인공지능(AI), 즐기는 가상현실(VR)의 5가지 목표를 세웠다. 이 가운데 우선 우리가 세계 최초로 선보일 5G 기술이 돋보인다. 현재의 4G LTE망보다 20배 이상 빠른 초고속, 1ms 이하의 지연속도를 갖는 초저지연, 1㎢당 100만 대 이상의 기기를 연결할 수 있는 초연결의 특성을 가진 기술이다. 예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방대한 정보를 빠르게 처리할 수 있다. 영화 속에서나 존재하던 자율주행차가 눈앞에 성큼 다가온 것도 5G 기술이 바탕이 됐기 때문에 가능했다. 평창동계올림픽을 통해 대한민국의 5G 기술이 글로벌 표준이 될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점에서 이번 동계올림픽은 우리에게 놓칠 수 없는 기회가 된 셈이다. 평창동계올림픽의 성공을 위한 필수요건 가운데 외식 서비스 향상을 위한 노력도 돋보인다. 강릉시와 평창군, 정선군이 각각 해외 관광객들을 위한 음식을 개발하고 홍보에 나섰다. 수십억원씩의 사업비를 들여 동계올림픽 특구 내 외식업소 환경 개선과 서비스 개선 지원을 위한 외식업소 지원사업을 펼치고 있다. 동계올림픽 손님맞이 서비스에 만전을 기하는모습이다. 별도로 동계올림픽 때 영어와 불어 등 8개 국어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 제작된 자동 통번역 서비스 앱 ‘지니톡’도 운영 중이다. 바가지요금으로 구설에 올랐던 숙박요금도 해결의 실마리가 풀리고 있다. 강원도와 개최도시가 나서 진화에 나서고 숙박협회가 스스로 자정작업에 팔을 걷어붙이면서 반값 숙박요금까지 생겨났다. 강릉시는 숙박업소의 요금과 소통 가능 외국어, 시설 이미지 등의 정보를 제공하는 ‘공실정보 안내시스템’(stay.gn.go.kr)까지 운영하고 나섰다. 이 시스템에 가입한 업소의 객실 타입별 최저·최고가 기준 평균요금은 16만~24만 8000원이다. 이색 숙박시설도 준비돼 있다. 올림픽 주경기장과 가까운 평창 청소년수련원에는 민간업자가 터를 빌려 카라반을 이용한 숙박시설도 설치해놨다. 강릉시는 이달부터 ‘바가지요금 숙박업소 단속 태스크포스’를 가동해 과도한 요금을 받는 업소를 대상으로 건축법, 주차장법, 공중위생법, 소방시설 관련 불법 사항을 집중 단속할 방침이다. 간접규제를 통해서라도 가격 안정을 이끌어 내겠다는 취지다. 최명희 강릉시장은 “KTX가 개통하고 도심 발전과 서비스분야까지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크게 좋아졌다”며“이런 인프라를 바탕으로 사계절 세계 속의 관광명소로 자리잡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강릉·평창·정선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칼바람 출근길… 오후엔 눈

    5일 아침 내륙을 중심으로 영하 10도 밑으로 떨어지는 등 전국에 한파가 몰아칠 전망이다. 4일 기상청에 따르면 5일 아침 최저기온은 서울 영하 8도를 비롯해 전국이 영하 13~영하 2도로 전날보다 8~10도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낮 최고기온은 영하 1~영상 6도를 기록하겠다. 기상청 관계자는 “5일은 전날보다 기온이 큰 폭으로 떨어지고 바람도 강하게 불어 체감온도는 더욱 낮아 춥겠으니 건강관리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5일 오전에는 쌀쌀한 날씨를 보이다가 오후부터 강원 영동을 제외한 중부 지방과 전라에 눈이 올 것으로 예측된다. 경기 남부와 강원 영서 남부, 충청, 전북은 곳에 따라 6일 새벽까지 눈이 이어지겠고 경상 서부 내륙은 6일 새벽에 눈이 오는 곳이 있겠다. 경기 남부와 충청의 예상 적설량은 1∼5㎝다. 서울, 경기 북부, 서해 5도, 전라, 강원 영서에는 1∼3㎝의 적설이 예상되고 경상 서부 내륙에서는 1㎝ 안팎의 눈이 쌓일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 관계자는 “내린 눈이 얼어 도로가 미끄러울 수 있으니 교통안전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고 전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지옥철’ 9호선, 나흘 동안 1시간 잔 기관사가 2000명 목숨 책임졌다

    ‘지옥철’ 9호선, 나흘 동안 1시간 잔 기관사가 2000명 목숨 책임졌다

    출퇴근 승객이 숨 쉴 틈조차 없이 가득 차 ‘지옥철’이라고 불리는 지하철 9호선을 운행하는 기관사들의 지옥보다 더한 근무 실태가 드러났다. 한 기관사는 나흘 동안 1시간밖에 잠자지 못한 상태로 운행했고, 여성 기관사 3명 중 2명은 유산을 경험했다. 이 중 1명은 2번 유산했다. 9호선 기관사들은 인력 충원과 차량 증원을 요구하며 4일 닷새째 파업을 이어가고 있다.한겨레신문이 3일 서울 용산 철도회관에서 9호선 기관사들을 만나 인터뷰한 내용에 따르면 기관사들은 1주일에 2일은 새벽 4시, 2일은 오후 4시에 출근해 8~9시간을 일했다. 계속 바뀌는 근무시간과 많게는 승객 2000명이 타는 지하철을 혼자 통제해야 한다는 불안으로 기관사 대부분은 수면장애를 겪고 있었다. 심지어 환각, 환청, 공황장애 증상, 우울증을 경험한 이들도 있었다. 2012년부터 올해까지 서울지하철 9호선 노동자 중 12명이 암 진단을 받았다. 30대의 젊은 남자 4명은 갑상선암 진단을 받았다. 2015년에 지난달 10일에는 운행을 마친 여성 기관사가 실신한 채 발견됐다. 부족한 휴식시간 탓에 기관사들은 화장실조차 가지 못했다. 이들은 비닐봉지를 들고 타거나, 물을 마시지 않으며 터널에서 8시간을 버텼다. 열악한 근무 환경에 이직률도 높았다. 개통 9년 동안 기관사 148명 중 88명이 회사를 떠났다. 그러나 회사는 근로 환경을 개선하기보단 직원이 다른 회사에 지원했다는 사실이 발각되면 ‘배신자’, ‘쓰레기’라고 손가락질했다. 박기범 노동조합위원장은 매체에 “몸이 좋지 않을 땐 쉴 수 있어야 하는데 절대 인력이 부족해 아무도 쉰다는 이야기를 꺼내지 못한다”며 “일하다 죽을지 모른다는 위기감보다 대형사고를 낼지도 모른다는 불안이 크다”고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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