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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코로나19 틈탄 음주운전, 단속 강화해야

    지난 6일 대낮에 서울에서 50대 운전자가 면허 취소 수준의 만취 상태로 차를 몰다 들이받은 가로등이 쓰러지면서 인도에 서 있던 6살 아이를 덮쳤다. 이 아이는 햄버거 가게 안에 들어간 엄마를 밖에서 기다리다 참변을 당했다. 사고를 낸 운전자는 지인과 낮술을 먹은 뒤 운전대를 잡았다고 한다. 9일 새벽에는 인천에서 30대 운전자가 만취 상태로 운전하다 치킨 배달을 하던 50대 가장을 치어 숨지게 했고 이 일이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올라갈 정도로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다. 8일 밤에는 부산의 햄버거 매장 드라이브스루에서 만취한 채 운전하던 40대가 매장 벽면을 수차례 들이받은 사건도 있었다. 이 운전자는 이 매장 주차장에서 술을 마셨다고 한다. 음주운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한 ‘윤창호법’ 시행 이후에도 이런 야만적인 사고가 잇따르는 데 대해 참담함을 금할 수 없다. 특히 최근의 음주 사고는 강화된 법을 비웃듯 대담한 게 특징이어서 혹시 코로나19로 음주운전 단속이 느슨해진 게 이유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올해 1월부터 지난달까지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서 발생한 음주운전 사고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 이상 늘었다. 경찰은 코로나19 이후 음주운전 사고가 늘어나자 지난 5월부터 일제검문식 단속을 재개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단속이 철저하다는 분위기가 느껴지지 않는다. 물론 코로나19 감염을 우려하는 경찰의 입장도 이해는 간다. 하지만 음주운전은 불특정 다수의 생명을 즉각적으로 앗아갈 수 있다는 점에서 전염병을 이유로 단속이 느슨해져선 안 된다. 비대면 음주측정 등 완벽한 방역을 전제로 단속이 강화돼야 한다. 일제검문식 단속 빈도를 늘릴 필요가 있다. 선별단속에 비해 일제검문은 그 자체로 잠재적 음주운전자들에게 경고를 보내는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 누구보다 뜨거웠던… 그 여름을 틀어줘

    누구보다 뜨거웠던… 그 여름을 틀어줘

    코로나19 사태가 없었다면 내 베를린 생활은 어땠을까? 겨울에 꼭 다시 가자던 ‘바발리’(베를린의 유명 혼욕 사우나)에 가서 뜨끈한 사우나를 즐겼을 거고, 예정대로 3월에는 서울에도 다녀왔을 것이다. 설날만큼 큰 명절인 부활절에는 남자친구의 부모님을 뵈러 갔을 테고, 프랑스 남부나 이탈리아 바사노로 둘만의 여름휴가를 갔을지도 모른다. 무엇보다 봄과 여름에 열리는 베를린의 페스티벌들을 빼놓지 않고 즐겼으리라. 베를린에 살면서 꼭 가 보고 싶었던 축제들을 드디어 가 보는구나 설는데, 이제는 내년에도 열릴지 알 수 없는 시대가 됐다. 모든 것들이 취소되고 언제가 될지 모르는 때로 미뤄졌다. 이제 우리에겐 엄청난 인파의 페스티벌도, 음악이 골목골목을 메우던 베를린의 여름도 정말 사라지게 되는 걸까?●35년 전통, 브레메어 삼바 카니발코로나가 터지기 전 마지막으로 갔던 페스티벌은 브레멘에서 열린 ‘브레메어 삼바 카니발’이었다. 세계적으로 보면 명함도 못 내미는 작은 축제이지만, 유럽의 여러 도시와 독일 전역에서 삼바 드럼팀이 참가하는, 나름 유럽 최대의 삼바 카니발이다. 브라질 리우의 삼바 혼이 살아 있고 수많은 색과 재치 넘치는 가면들, 장대 예술가와 삼바 댄서들이 퍼레이드를 펼친다. 여기에 다양한 삼바 드럼을 연주하는 밴드들이 생생한 리듬을 들려주며 축제의 주인공이 된다.이곳에 간 이유는 남자친구가 베를린의 삼바팀인 ‘사푸카유 노 삼바’(사푸)의 멤버이기 때문이었다. 목요일마다 하는 삼바 드럼 연습이 취미 정도인 줄 알았건만, 브레멘에 가서 보니 매년 1, 2등을 놓치지 않는 유명한 팀이었다. 이 축제에 독일에서만 80여팀이 참가하고 유럽까지 포함하면 100여팀, 참가하는 멤버가 1500명이나 되는 규모를 생각하면, 결코 그저 그런 팀은 아니었다. 카니발에 참가한 모든 팀이 이틀간 거리 퍼레이드에 나서고 그중 잘하는 몇몇 밴드는 저녁 공연 무대에도 서는데, 사푸는 메인 밴드답게 마지막 무대를 장식했다. 공연장에는 “사푸카유 노 삼바”를 외치며 환호하는 팬들이 많았다. “일렉트릭 기타 리드 너무 멋지던데! 프란시가 한 랩도 최고였어!” 오랜만에 만난 다른 도시의 삼바팀들이 다음날까지 찾아와 응원의 말을 남겼다. 서로가 연대하고 지지하는 모습에 코끝이 찡할 정도였다. 관객의 입장이 아니라 카니발에 참여하는 팀의 일원으로 보는 축제는 또 달랐다. 숙소부터 백스테이지, 식사 장소, 메인 공연까지 팀과 함께한 3일은 특별한 경험이었다. 사푸 팀 숙소는 브레멘의 한 공공 유치원이었다. 모두가 익숙하게 침낭을 싸왔고, 아침엔 아이들이 앉는 의자와 테이블에 모여 앉아 아침을 먹었다. 이를 닦는 세면대도 아이들용이라 다들 무릎을 꿇고 이를 닦았다. 마치 일곱 난쟁이들 집에 놀러 온 거인 같았달까. 그 모습이 웃기면서도 너무 자연스러워 인상적이었다. 축제에 참가한 다른 삼바 팀도 브레멘의 공공 교육시설이나 기관을 숙소로 빌려 이용한다고 했다. 이유가 있었다. 35회째를 맞은 올해까지 브레멘 카니발은 100% 비상업적인 축제로 운영됐다. 모든 참가자들이 축제를 위해 무보수로 참가하고 독일 전역에서 모인 자원봉사자와 예술가들이 힘을 보태고 있었다. 축제 운영진도 수익을 이듬해 행사에 재투자했다. 마지막 날, 독일 각지에서 온 삼바 팀은 모두 한데 모여 아침식사를 했다. 장소는 브레멘의 한 초등학교 로비다. 임시로 긴 테이블과 의자들을 붙여 놓고, 뷔페처럼 한쪽에는 토스트와 수프, 햄과 치즈, 커피 등을 두었다. 소박했다. 축제의 모든 것이 비상업적으로 진행되다 보니, 브레멘까지 오는 교통비나 진행비는 각자가 부담하되 브레멘에 머무는 3일 동안의 숙소와 식사는 운영팀이 제공했다.카니발에서 인상적인 점은 또 있었다. 공연을 하는 많은 팀원들이, 한눈에 보기에도 나이가 많은 시니어들이었다. 적게는 몇 년, 많게는 십몇 년씩 삼바 드럼을 배우고 함께 공연을 해 온 이들이었다. 드러머뿐만이 아니었다. 많은 카니발 댄서와 장대를 타는 예술가 중에도 중년이 훌쩍 넘은 사람들과 부모님 나이대의 어르신들이 있었다. 한두 해 해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기 때문에, 그들은 이미 오랜 시간 실력을 갈고닦은 전문가였다. 브레메어 삼바 카니발에는 인종과 나이를 뛰어넘는 사람들의 하모니가 있었다. 22세의 장대 예술가에서 40대 중년의 삼바 댄서, 60세가 넘은 드러머까지 모두가 함께 팀을 이루고 서로를 지지해 준다. “5년째 이 카니발에 왔는데, 올해 우리 팀 공연이 최고였어!” 브라질 출신의 브루노가 말했다. 그는 안타깝게도 몇 달 전 사랑하는 독일인 아내를 암으로 잃었다. 독일 말을 아직 능숙하게 못하는 브루노를 사푸 멤버들은 정말 가족처럼 대하고, 따로 장례식까지 치렀다고 들었다. 아내를 잃고 참가한 올해 카니발에 브루노는 아들을 데리고 왔다. 이미 사푸 멤버 모두를 알고 있는 아이는 유치원 안을 제 집처럼 뛰어다니며 사푸 팀원들의 사랑을 독차지했다. 브레멘 공연을 한 사푸 멤버는 총 25명 정도. 건설 노동자, 이벤트 회사 대표, 정보기술(IT) 소프트 엔지니어, 변호사 등 직업도 가지각색인 사람들이 20년 넘게 한 팀이자 큰 가족을 이루고 있다. 1996년에 팀을 만든 리더 ‘디디’와 딱 10년째를 맞이한 남자친구, 5년째 사푸와 함께하고 있는 브루노, 그리고 이제 막 멤버들과 얼굴을 트기 시작한 내가 모두 함께한 축제였다. 브레멘 삼바 카니발은 매년 주제가 있다. 각 팀들은 그 주제에 어울리는 의상과 깃발, 소품들을 직접 만들고 준비한다. 올해의 주제는 ‘In The Intoxication of Love’, 즉 ‘사랑의 한가운데에서 느끼는 최고의 열정’이었다. 이틀간의 퍼레이드에서 ‘사랑’을 갖가지 방식으로 표현한 아이디어를 볼 수 있었다. 거리 어딜 가나 ‘하트’ 모양이 떠다녔고, 히피 차림의 삼바 드러머들이 거리를 누볐다. 갑자기 들이닥친 코로나19 상황으로 ‘사랑’은커녕 얼굴도 보기 어려워진 시대, 나는 유치원 의자에 모여 앉아 서로의 커피를 따라 주던 사푸 사람들의 얼굴 하나하나가 떠올랐다. ●줄줄이 취소된 베를린 페스티벌 5월을 기다렸다. 베를린의 가장 큰 축제인 ‘카니발 데어 쿨투어렌’이 열리는 달이다. 여기서도 사푸 팀이 매년 선두에 서서 축제를 이끈다고 했다. 4일 동안 크로이츠베르크 지역에서 열리는 이 문화 카니발에는 평균 50만명 이상이 참가한다. 퍼레이드에 직접 나서는 참가자만 5000명 이상. 브라질 삼바에서 중국 사자춤, 서아프리카의 드럼, 한국의 사물놀이까지 각 나라의 문화를 알리는 행렬이 줄을 잇는 카니발이다. 올해 축제는 당연히 열리지 못했다. 낮이 가장 긴 날, 하지. 유럽에선 이 날에 맞춰 ‘페트 드라 뮤지크’ 행사가 열린다. 1981년에 파리에서 시작한 이 축제는 독일에선 뮌헨에서 먼저 시작했고(1989년), 베를린에서는 1995년부터 열렸다. 독일에서는 원래 길거리 공연을 하려면 사전 허가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페트 드라 뮤지크’ 때만큼은 허가 없이 누구나 어디서나 연주를 할 수 있다. 그래서 이날은 거리를 걸으면 어디서나 일렉트로닉 음악과 버스킹, 거리 예술가들의 퍼포먼스, 댄스 등을 볼 수 있다. 많은 뮤지션들이 줄줄이 공연하는 오버바움 브리지에는 매년 10만명이 모인다고 했다. 6월에 열리는 이 행사 역시 코로나19 때문에 취소됐다. 대신 베를린의 상징인 TV타워 안에서 댄서들이 춤추는 것을 라이브 방송으로 보여 줬다. 많은 음악 공연은 라이브 스트리밍으로 대체됐다. 이런 와중에도 게릴라 공연을 시도한 버스커들이 있었다. 에바스발더역 아래에서 음악 소리가 흘러나왔다. 어디선가 경찰이 득달같이 나타났고, 사람들에게 빨리 흩어지라고 손짓을 했다. 어딜 가나 한산한 요즘이라 30명 정도만 모여 있어도 금방 눈에 띈다. 지나가던 사람들은 도로 반대편에서 기웃거리다 곧 제 갈 길을 갔다. 나도 이내 트램을 타고 집으로 돌아왔다. 베를린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어색한 장면이었다. 무엇보다 화려했던… 그 예술을 깨워줘 매년 여름이면 베를린은 음악 페스티벌과 테크노 파티로 각 공연장과 클럽들이 바빠진다. 몇천 명씩 모이는 페스티벌 역시 올해는 모두 취소됐다. ‘롤라팔루자 베를린’도 예외는 아니었다. 작년 여름, 거의 매주 페스티벌을 찾아다니던 친구 멜도 올해는 풀이 죽었다. 빌리 엘리시, 마틴 게릭스, 칼리드, 스웨디시 하우스 마피아 등 세계무대를 휩쓰는 뮤지션들이 총출동하는 ‘롤라팔루자’도 결국 내년을 기약하며 취소됐다. 록과 일렉트로닉, 힙합, 인디뮤직이 어우러지는 10만명 축제가 사라지면서, 베를린의 여름도 광기를 잃었다. 내로라하는 클럽과 파티가 없는 베를린은 이제 무엇으로 명성을 유지할 수 있을까.●도시 물들인 이벤트 회사들의 ‘적색경보’ 크고 작은 행사들이 취소되면서 가장 직격탄을 입은 건 이벤트 업계였다. 기획자부터 조명 기술자, 사운드 엔지니어, 무대 설치가, 무대에 오르는 아티스트, 케이터링 담당자 등 행사에 관련된 많은 분야의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고 파산 위기에 처했다.한 달 전쯤, 베를린에서는 이 업계 사람들의 고통과 파산 직전의 상태를 알리는 작은 이벤트가 열렸다. 이벤트 산업 종사자들이 베를린의 상징적인 건물들을 모두 빨간색 조명으로 쏘아 ‘빛의 밤’(night of light)을 만들었다. 이벤트가 열려야만 일을 할 수 있는 분야의 특성상 프리랜서로 일하는 사람이 많은데, 이들은 독일 정부의 보조금이나 대출을 받는 부분에서도 제약이 많았다. 이를 알리고 도움과 지지를 구하는 단발성 행사였다. 이벤트 종사자들은 도시의 상징이 되는 건물에 빨간 조명을 쏘아 일종의 ‘적색경보’를 보냈다. 관람객도, 홍보도 없는 조용한 이벤트였다. 거리를 지나다 우연히 본 사람들은 저게 뭘까 궁금해하다 말았을 것이고, 뉴스를 들었던 사람들은 잠깐이나마 이벤트 종사자들을 응원하며 지나갔을 것이다.붉은 조명의 건물들을 찾아나서 봤다. 전기로 가는 공유 오토바이를 타고 한밤중의 베를린을 질주했다. 동남쪽 끝에서 브란덴부르크문까지 텅 빈 도시를 달리며 빨간빛을 찾아다녔다. 파티가 많이 열리는 크로이츠베르크의 클럽들은 외벽부터 클럽 안까지 빨간 조명을 설치했다. 란트베르 운하를 지나 조너선 보롭스키의 ‘분자맨’이 보이는 슈프레강 앞에도 길고 가느다란 빨간빛이 이어졌다. 베를린 프리드리히슈타트 팔라스트 예술극장 외관도, 브란덴부르크문 앞의 건물들도 온통 빨갰다. 화려한 이벤트 뒤에 보이지 않는 사람들의 처지와 심정이 한편으론 나와 다르지 않기에 빨간빛은 더 위태롭게 보였다.●자유 멈추고 ‘룰’ 따라야 하는 베를린의 밤 베를린은 괴짜들이 살기 좋은 도시다. 금요일 밤에 클럽에 들어가 월요일 아침에 나와도 이상하지 않고, 남에게 피해만 안 끼치면 무슨 유별난 짓을 해도 상관없는, 자유의 도시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 이후 베를린도 큰 손상을 입었다.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무엇보다 중요시해 온 베를린은 이제 모두가 마스크를 쓰고, 자신의 전화번호를 남기며, 정해진 ‘룰’을 따라야 하는 도시가 됐다. 춤추는 사람들이 없는 베를린 클럽이나 파티를 상상할 수 없겠지만, 이제 내로라하는 클럽들은 새로운 규칙에 따라 ‘비어 가든’으로 임시 문을 열었다. 새벽까지 여는 클럽과 바로는 아직 영업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가장 베를린스러운 ‘클럽 비지오네레’와 노이쾰른에 있는 옥상바 ‘크룽커 클라니히’처럼 야외 공간이 있는 곳은 그 야외 공간만 오픈해 맥주와 음식을 먹을 수 있게 했다. ‘우주 최강’의 하드코어 클럽인 ‘베르크하인’도 계속 문을 닫고 있다가 새로운 콘셉트로 오픈 소식을 알렸다. 거칠고 거대한 클럽 공간이 음악과 전시, 미디어아트가 결합된 새로운 미술관으로 탄생했다. 한번에 들어갈 수 있는 인원수를 제한해 내부에서는 가이드투어를 하며 전시를 관람할 수 있게 했다. 아티스트 듀오인 ‘탐탐’의 사운드 설치 전시 마지막 날, 친구와 나도 베르크하인에 갔다. 전시가 보고 싶었다기보다는 베르크하인 클럽에 들어가 보고 싶은 마음이 컸다. 한겨울에도 두세 시간씩 줄을 서야 하고, 차례가 돼도 아무나 들여보내지 않는 걸로 악명이 높기 때문에 베르크하인은 못 가 본 사람들이 아직도 많다. 줄만 서면 세상에서 가장 들어가기 힘든, 최고의 클럽을 들어갈 수 있다는 사실 때문인지, 전시 마지막 날이어서 그랬는지, 줄이 어마어마하게 길었다. 500m는 이어진 듯했다. 줄의 뒤꽁무니에 섰던 우리는 남은 네 시간 안에 들어갈 수 있을지 걱정이 됐다. 아니나 다를까, 클럽 관계자가 와서 이 줄 뒤부터는 들어가기 힘드니 돌아가라고 했다. 계속 줄을 서 있으면 다른 사람들도 서게 되니 줄을 만들지 말아 달라고 부탁했다. 줄은 바로 우리 앞에서 끊겼다. 우리는 위용 넘치는 베르크하인의 외관만 구경하다 돌아섰다. 그래도 다행인 건 베르크하인이 9일부터 ‘스튜디오 베를린’이란 이름으로 다시 문을 열었다는 것이다. 베르크하인은 앞으로도 베를린에서 작업하는 아티스트 100명의 사진과 조각, 회화, 비디오, 사운드, 퍼포먼스 등의 작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인다. 보로스 재단과 베르크하인의 협업으로 선보이는 이 예술 전시는 베르크하인 내부에 있는 파노라마 바와 거대한 시멘트 기둥이 우뚝 선 조일레 공간, 할레 등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열린다. 코로나19가 사라지지 않는 한 베를린의 파티는 여전히 물음표 상태이지만 이렇게라도 음악을 듣고 클럽에 갈 수 있어서, 새로운 문화를 접할 수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 여행작가 dongmi01@gmail.com
  • 파나마 선박 통째로 집어삼킨 태풍 마이삭…선원들과 소 5800마리 실종

    파나마 선박 통째로 집어삼킨 태풍 마이삭…선원들과 소 5800마리 실종

    3일 오후 소멸된 제9호 태풍 '마이삭'이 한반도로 접근하기 직전 일본 해상에서 파나마 선박을 집어삼켰다. 3일(현지시간) 호주 ABC뉴스는 선원 43명과 소 5800여 마리를 태우고 중국으로 향하던 1만1947톤급 파나마 화물선 ‘걸프 라이브스톡1’ 조난돼 일본 해상보안청이 수색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조난 선박은 2일 새벽 1시 40분쯤 일본 규슈 남쪽 아마미오시마 서쪽 185㎞ 지점에서 조난신호를 보냈다. 당시 태풍 ‘마이삭’은 아마미오시마에 접근 중이었다.조난신호를 포착한 일본 해상자위대와 제10관구 해상보안청이 구조선과 헬기를 띄워 즉각 수색에 돌입했다. 구조 당국은 현장에서 구명보트 한 척과 구명조끼를 입은 필리핀 선원 1명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선박은 흔적도 없이 사라져 나머지 선원의 생사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구명정이나 유류품도 발견되지 않았다. 여기에 집중호우와 강풍이 겹쳐 수색에 난항이 예상된다. 지난달 14일 뉴질랜드 북섬에서 출항한 화물선은 오는 11일 중국 허베이성 탕산 징탕항에 입항할 예정이었다. 실종 선원 가족은 애끊는 심정으로 구조 소식을 기다리고 있다. 뉴질랜드 외교통상부는 “선박 탑승 선원 모두가 무사하기를 간절히 바란다”면서 “모든 상황을 주시하며 관계 당국과 긴밀히 협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실종 선원 가족에게 외교적 지원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한편 동물권단체 ‘세이프 뉴질랜드’는 “동물 수출의 위험성을 일깨워주는 또 다른 사례”라면서 “왜 이런 거래를 계속 허용하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단체 관계자는 “동물의 목숨을 위협하는 고위험 무역이다. 살아있는 동물 수출은 금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파나마화물선을 집어삼키고 곧장 한반도로 접근한 제9호 태풍 ‘마이삭’은 우리나라 곳곳에 생채기를 남기고 3일 중국 청진 부근에서 온대저기압으로 소멸했다. 내륙을 관통한 태풍으로 1명이 숨지고 1명이 다쳤으며, 이재민 26명이 발생했다. 농작물 피해면적은 5천㏊를 넘었다. 시설 피해도 858건 보고됐다. 오는 7일 제10호 태풍 ‘하이선’ 상륙도 예보돼 있어 피해 규모는 더 불어날 것으로 보인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익숙한 디스코풍에 영어가사… BTS, 라디오 타고 美 전역서 터졌다

    익숙한 디스코풍에 영어가사… BTS, 라디오 타고 美 전역서 터졌다

    美 유명 작곡가들 참여한 ‘다이너마이트’ 첫 영어 노래… 美 라디오 1160만명 청취‘팬덤 인기’ 한계 넘어 대중성까지 증명 외신 “패러다임 바꿔”… ‘그래미’도 기대 BTS “1위 소식에 새벽 5시까지 울어”당정 ‘국위 선양 입영연기’ 법 개정 추진케이팝의 역사를 새로 쓰고 있는 그룹 방탄소년단이 1일 빌보드 싱글 차트까지 석권하면서 주류 팝 시장에서의 대중적 인기까지 입증했다. 앞서 네 차례 달성한 앨범 차트 1위가 강력한 팬덤을 보여 줬다면 익숙한 팝 스타일의 곡으로 싱글까지 거머쥐며 또 한 단계 성장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2013년 데뷔한 방탄소년단은 빌보드 ‘핫 100’ 1위에 오르기까지 꾸준한 상승세를 보였다. 2017년 ‘DNA’(67위), 2018년 ‘아이돌’(11위)에 이어 2018년 ‘페이크 러브’로 10위에 올랐고 지난해 ‘작은 것들을 위한 시’(8위)와 지난 3월 ‘온’이 4위를 차지하며 한 단계씩 상승했다. ‘핫 200’ 역시 2015년 앨범 ‘화양연화 pt.2’(171위), 2016년 ‘윙즈’(26위) 이후 2018년 정규 3집으로 첫 1위에 오른 뒤 앨범 4장을 모두 정상에 올렸다. 방탄소년단이 다음 목표로 밝혔던 싱글 차트 1위는 지난달 21일 공개한 첫 영어곡 ‘다이너마이트’가 만들었다. 스트리밍 실적과 라디오 방송 횟수 등을 종합하는 ‘핫 100’ 특성상 한국어 가사로는 어려웠던 벽을 일단 넘었다. 여기에 미국 보이밴드 조너스 브러더스의 곡을 만든 작곡가들이 참여해 경쾌한 디스코풍 댄스곡이 탄생했다. 성과는 라디오에서 확연히 드러났다. 빌보드에 따르면 미국 160여개 라디오 방송국을 토대로 집계하는 ‘팝 송스 차트’에서 이번 주 최고 순위인 20위를 기록했다. 이는 1160만명 청취 인구를 확보한 것으로 추산됐다. 김윤하 음악평론가는 “현재 유행하는 팝 스타일과 영어 가사로 편안하게 다가간 것이 주효했다”면서 “‘팬덤만 강하다’는 그간의 의문을 스스로 타파했다”고 분석했다.세계 최대 음악 스트리밍 플랫폼인 스포티파이에서도 기록을 썼다. 발매 첫날 777만회 재생수로 한국 가수 처음으로 ‘글로벌 톱 50’ 1위로 진입한 후 줄곧 상위권이다. 팬덤 ‘아미’의 열성적인 다운로드, 라디오 방송 신청 등도 유효했다. 발매 첫 주 미국에서 3390만회 스트리밍과 30만건의 디지털 및 실물 판매고를 올렸다. 김 평론가는 “방탄소년단은 일종의 ‘밈’ 현상이었던 싸이의 ‘강남스타일’과 달리 차근차근 올라와 인기를 더 길게 유지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외신들도 찬사를 보냈다. 포브스는 “마지막 남은 경계를 뛰어넘었다”며 “서양 음악 청취자들이 비서구권 아티스트를 바라보는 방식과 관련해 패러다임의 전환과 다름없다”고 했다. 로이터통신은 긍정적인 메시지, 쉬운 멜로디, 세계적인 팬덤을 성공 비결로 꼽으며 “이들이 정상에서 으르렁거리고 있다”고 전했다. 방탄소년단은 이날 네이버 브이라이브에서 팬들과 랜선 자축 파티를 열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지민은 “1위 소식을 듣고 새벽 다섯 시까지 울었다”고 했고, 생일을 맞은 정국은 “최고의 생일 선물을 받았다”며 기뻐했다. RM은 “그래미를 못 갔는데 한번 가봐야지 않겠나”라면서 그래미 어워즈에 대한 의지도 밝혔는데 빌보드도 31일(현지시간) “‘온’ 또는 ‘다이너마이트’가 후보에 들 수 있다”고 전망하며 기대감을 키웠다. 한편 정부·여당이 ‘국위 선양에 현저히 기여했다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추천한 대중문화예술 분야 우수자’를 입영 연기 대상에 포함하는 내용의 병역법 개정안 발의를 추진할 것으로도 알려져 오는 12월 입영 대상인 진을 비롯해 멤버들의 입대 연기 가능성이 열릴지도 주목된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성추행 얼룩진 ‘지자체 女핸드볼’

    성추행 얼룩진 ‘지자체 女핸드볼’

    대구시, 감독 직위 해제… 진상조사 착수“회식 때 선수들 귀에 바람 불고 입맞춤” 인천도 ‘성희롱 발언’ 감독·코치 중징계 대구시청 소속 여자 핸드볼팀 감독의 성추행 의혹이 불거져 대구시와 대구시체육회가 29일 공동으로 진상조사단을 꾸려 조사에 착수했다. 경찰도 진위를 확인하기 위해 수사팀을 꾸려 내사에 착수했다. 시와 체육회는 29일 공무원과 핸드볼팀 관계자를 배제하고 여성·인권단체 관계자 3∼5명으로 조사단을 구성, 진상 파악에 나서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조만간 성 문제 상담 전문가 등이 핸드볼팀 소속 선수 15명과 1대1 면담하고 관련 자료를 진상조사단에 제출할 계획이다. 시와 시체육회는 자체 조사에서 여자 핸드볼팀이 지난 4∼6월 감독 생일, 선수 환영식, 스승의날 등 명목으로 4차례 공식적인 회식을 한 것으로 확인했다. 회식 장소는 라이브 카페, 선수단 숙소, 타 지역 고깃집으로 감독은 이 가운데 3차례 참석했다. 일부 회식 자리에는 대구핸드볼협회 고위직 등 외부인들이 참석했고, 새벽까지 자리가 이어진 경우도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여자 핸드볼팀 선수 일부는 이런 자리에서 감독 등이 ‘귓속말을 한다며 귀에 바람을 불어 넣었다’, ‘허벅지 등 신체 일부를 만졌다’, ‘외부인이 참석한 자리에서 분위기를 맞추라며 술 시중을 강요했다’는 등 피해를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평소 훈련 등 과정에서 남성 코치와 불필요한 신체 접촉이 있어 불쾌했다는 목소리도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시는 이날 핸드볼팀 감독과 코치 2명을 직무 정지하고 트레이너, 마사지사 등 다른 코치진 2명도 선수들과 접촉하지 않도록 휴가 조치했다. 시체육회는 선수 12명이 ‘의혹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는 취지로 낸 진술서는 조사가 필요하다며 반려했다. 박희준 대구시 문화체육관광국장은 “의혹을 남기지 않도록 철저히 조사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인천에서는 시청 여자핸드볼 실업팀 선수들에게 성희롱 발언을 한 의혹을 받아 사표를 낸 오영란 선수 겸 코치와 선수들을 술자리에 불러 물의를 빚은 조한준 감독이 중징계를 받았다. 이날 인천시체육회에 따르면 스포츠공정위원회는 지난 27일 사표가 수리된 오 코치에게 자격정지 6개월, 조 감독에게는 출전정지 3개월의 징계 처분을 의결했다. 조 감독은 2017년 하반기 소속팀 선수들을 사적인 회식 자리에 불러 물의를 빚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인천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대구시청 여자 핸드볼팀 성추행 의혹...대구시·체육회 조사단 구성 (종합)

    대구시청 여자 핸드볼팀 성추행 의혹...대구시·체육회 조사단 구성 (종합)

    대구시청 여자 핸드볼팀 감독 등이 선수에게 술자리 참석을 강요하고 성추행을 했다는 등 의혹이 불거진 가운데, 대구시와 대구시체육회가 공동으로 진상조사단을 꾸려 사실관계 규명에 나선다. 29일 대구시와 대구시체육회 등에 따르면 당국은 조사에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공무원과 핸드볼팀 관계자를 배제하고 여성·인권단체 관계자 3∼5명으로 조사단을 꾸려 진상 파악에 나서기로 했다. 또한 성 문제 상담 전문가 등이 핸드볼팀 소속 선수 15명과 1대 1 면담을 하고 관련 자료를 진상조사단에 제출할 계획이다. 조사단은 피해 사실 확인 후 필요할 경우 고발 등 조치를 할 방침이다. 선수 일부 “허벅지 등 신체 일부 만졌다” 등 피해 호소 시와 시체육회는 자체 조사에서 여자 핸드볼팀이 지난 4∼6월 감독 생일, 선수 환영식, 스승의 날 등 명목으로 4차례 공식적인 회식을 한 것으로 확인했다. 회식 장소는 라이브 카페, 선수단 숙소, 타지역 고깃집으로 감독은 4차례 중 3차례 참석했다. 일부 회식 자리에는 대구핸드볼협회 고위직 등 외부인들이 참석했고, 새벽까지 자리가 이어진 경우도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여자 핸드볼팀 선수 일부는 이런 자리에서 감독 등이 ‘귓속말을 한다며 귀에 바람을 불어 넣었다’, ‘허벅지 등 신체 일부를 만졌다’, ‘외부인이 참석한 자리에서 분위기를 맞추라며 술 시중을 강요했다’는 등 피해를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평소 훈련 등 과정에서 남성 코치와 불필요한 신체 접촉이 있어 불쾌했다는 목소리도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대구시, 감독·코치 2명 직무 정지 시는 이날 핸드볼팀 감독과 코치 2명을 직무 정지하고 트레이너, 마사지사 등 다른 코치진 2명도 선수들과 접촉하지 않도록 휴가 조치했다. 시체육회는 이날 핸드볼팀 소속 선수 12명이 ‘의혹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는 취지로 진술서를 작성해 제출하자 진상 조사가 필요하다며 반려했다. 진술서를 작성한 한 선수는 “한번 회식을 하는 데 100만∼200만원이 드는 까닭에 고마움을 표시하는 차원에서 외부인 등에 술을 따라 준 적은 있지만 강요받은 것은 아니다”며 “성추행은 당사자가 수치심을 느꼈는지가 중요하기 때문에 이번 의혹에 대한 판단을 말할 수 없지만 나는 그런 것을 느낀 적 없었다”고 말했다. 박희준 대구시 문화체육관광국장은 “의혹을 남기지 않도록 철저히 조사하겠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 또한 “여자 핸드볼팀에서 불거진 성추행 의혹을 내사 중이며 관련 혐의가 확인되면 정식 수사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뉴노멀, 다르게 살기] “퇴사하고 뭐하니?” 진은정 스푼잉글리쉬 대표

    [뉴노멀, 다르게 살기] “퇴사하고 뭐하니?” 진은정 스푼잉글리쉬 대표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마음 한켠에 ‘퇴사의 꿈’을 안고 삽니다. 날이 좋아서, 점심시간 슬슬 걸어가 본 서점의 가판대 위에 놓인, 퇴사 에세이를 괜히 훑어 보고는 대리만족이나 위안을 얻은 뒤 사무실로 복귀했던 적이 있으신가요? 평생 직장의 개념이 사라지고, 개인의 가치관과 취향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밀레니얼 세대의 라이프스타일이 보편화되면서 수년 전부터 불어닥친 ‘퇴사 열풍’은 좀처럼 식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매달 날아오는 각종 고지서들을 앞에 두고 막상 새로운 길로 방향을 틀기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럼에도 현실의 벽을 넘어 퇴사를 ‘질러 버린’ 사람들은 과연 무엇을 하고 어떻게 살고 있을까요? 그래서 끝내 행복해졌을까요? 만나고 싶었습니다. 퇴사 후 창업에 성공해 경제적 자유를 이룬 유명인이 아닌, ‘로또’를 맞아 상사에게 사표를 던져버리고 하고 싶은 것 하면서 사는 행운아도 아닌, 퇴사를 통해 자아를 실현하고 더 큰 도약을 꿈꾸면서 건강한 삶을 살아가는, 주변에 있을 법하지만 흔치는 않은 우리 시대 ‘퇴사자의 희망’을요. 수소문 끝에 다음, 컨버스코리아, 현대카드 등에서 약 12년간 직장인으로 살다가 2015년 ‘자유의 몸’이 된 진은정 스푼잉글리쉬 대표를 지난 9일 서울 마포구의 사무실에서 만나 물었습니다. “퇴사하고 뭐하니?” -자기 소개 부탁드립니다. “5년 전 마지막 직장이었던 현대카드를 나와 개인별 맞춤 튜터를 연결해 주고 관리해 주는 영어교육업체 ‘스푼잉글리쉬’를 설립해 운영하고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아티스트(화가, 뮤지션, 배우, 포토그래퍼,디자이너), 브랜드 마케터들이 주로 다니는 곳으로 알려져 있는데 사실 누구나 오셔서 원하는 분야의 영어를 익히고 다양한 친구들도 사귈 수 있는 곳이에요. 가수 장기하, 혁오밴드의 오혁, 배우 남주혁 등도 오랜 회원이고요. 최근에는 건물 지하에 ‘마음이 약해서’라는 바(Bar·일명 마약바)를 오픈해 다양한 주제의 문화, 예술 클럽을 만들어 사람들을 이어 주고 있고요. 동시에 한국에 거주하는 글로벌 아티스트를 매니지먼트하는 ‘스푼테이너’도 이끌고 있습니다. 직장 다닐 때도 일복이 많은 편이어서 바빴는데, 관두고는 ‘스리 잡’을 뛰느라 하루하루 정신이 없네요.” -사람들이 선망하는 회사들만 다닌 ‘커리어우먼’이셨어요. 직장에선 어떤 일을 하셨나요. “‘브랜드 마케팅’ 일이었어요. 대학 졸업하자마자 들어간 다음에서 온라인 마케팅 업무로 커리어를 시작했죠. 재미있었고 성과도 좋았지만, 주말에 팀끼리 등산을 가야 하고 회식에 필참해야 하는 조직 생활이 사회초년생 시절엔 힘들게 느껴져 2년을 못 채우고 캐나다로 떠났죠. 돌아와 재취업한 컨버스코리아에서 ‘브랜드 마케터’로 클 수 있었어요. 스트리트 문화의 상징인 컨버스는 젊고, 창의적이면서 독립적인 인디 정신 뚜렷한 브랜드 캐릭터를 지향했는데 도전적이고 음악을 사랑하는 제 성향과 맞아 행복하게 일했죠. 컨버스 이미지와 어울리는 인디 아티스트들을 발굴하고 각종 축제들을 기획하는 과정을 통해 인맥도 쌓았고요. 이후 음악 담당 마케터를 찾고 있던 현대카드에서 스카우트 제의가 와 4년을 더 회사에 다녔습니다. 여기서 국내 뮤지션에 대한 지원도 아낌없이 하고, 뮤직 라이브러리 기획부터 론칭까지 도맡았어요. 대기업이라는 풍요로운 환경에서 제 역량을 하얗게 불태운 뒤 미련 없이 회사를 나왔습니다.”-퇴사를 결심하게 된 계기가 있었나요. 사업 구상은 어떻게 하신 건가요. “컨버스에서 일에 미쳐 있던 어느 날 불현듯 ‘이 루틴한 삶을 내가 평생 살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직장 생활이라는 것이 ‘패턴’이잖아요. 아무리 창의적인 업무를 맡는다 해도 결국 비슷한 일을 반복하게 돼 있죠. ‘회사를 나온 나’를 상상해 봤습니다. 번지점프 대에 서 있는 심정이더군요. 스스로 뛰어내리려고 높은 점프대까진 올라갔는데, 막상 발길이 떨어지진 않는 상태요. 회사 다니면서 1년 반 동안 저에 대해 탐구하기 시작했습니다. 언젠가 나와야 한다면 제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삶을 살고 싶고 무엇을 원하는 인간인지 알아야 할 것 아녜요. 주말을 반납했어요. 나가서 책 읽고, 관심사 생기면 자료 찾아보고, 이에 관련한 사람들 만나고, 과거도 돌아보고 그러다 깨달았죠. ‘아, 나는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과 만나 대화하고 함께 놀 때 심장이 터지는 사람이구나.’ 컨버스가 1년에 두 번씩 미국 보스턴과 홍콩에서 글로벌 전 직원을 대상으로 모임을 주최하는데, 다양한 개성과 경험을 가진 이들과 클럽에서 밤새워 놀다 보면 일에 대한 영감이 솟아나곤 했어요. 영어를 좀 한다는 이유로 콘텐츠가 엄청나게 확장되는 경험을 한 거죠. 영어를 통해 다양한 사람을 만나게 해 주고 서로 어울려 노는 ‘판’을 깔아 주고 궁극적으로는 나도 그 안에서 놀고 싶다. 그럼 재밌게 살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죠.” -현실적인 문제들은 어떻게 하셨나요. “준비를 철저히 했어요. 시장조사하고, 펍에 가서 닥치는 대로 외국인 만나면서 괜찮은 튜터 알아보는 요령 익히고, 지인들 대상으로 사전 연습하고, 자리 알아보고 모든 준비를 마치고 퇴사하는 데 4~5년이 걸렸어요. 이런 과정을 통해 선택에 대한 확신이 생기면 현실적인 부분은 크게 두렵진 않아요. 제가 관둔다고 할 때 주변 사람들이 다 놀랐어요. 저는 일에 미쳐 있는 사람이었고, 일하느라 새벽에 퇴근할 때도 잦았죠. ‘이러다 상무 되겠다’는 얘기도 많이 들었어요. 하지만 회사 일에 집중한 덕분에 경험이 쌓였고, 역량이 생겼어요. 이를 바탕으로 퇴사 후 계획을 설정할 자신감도 얻은 거예요. 여기에 최소 6개월은 생존할 수 있는 금전적인 여유, 초반 무너지지 않을 정신력도 갖춰 놓으면 완벽하겠죠.” -퇴사 후 ‘현타’(현실 타격) 온 적도 많았을 것 같아요. “조직이라는 울타리 없이 벌거벗겨진 내 모습을 정면으로 마주하기가 쉽지 않아요. 회사에선 내가 맡은 일만 잘하면 되잖아요. 회계는 재무팀이 해 주고, 시설관리는 시설팀이 해 주고요. 그런데 세금 내는 것, 사무실 청소하는 것, 사람 뽑는 것, 광고·홍보하는 문구 제작하는 것 등 모든 일을 혼자 해야 하니까 죽겠더라고요. 아직도 힘겹게 해내고 있어요. 특히 사람 쓰는 게 제일 머리 아프더라고요. 직장 생활이 편하긴 하죠.”-그럼에도 퇴사하려는 이들에게 뼈 때리는 조언을 해 주신다면요. “내 삶의 핵심 키워드를 찾아야 합니다. 내가 타인의 욕망을 욕망하는지, 나의 욕망을 욕망하는지 구분할 줄 아는 사람이 퇴사를 해도 행복하게 지낼 수 있어요. 어렸을 때부터 사회에서 요구하는 것들을 성취해야 한다고 교육받은 탓에 이걸 헷갈려 하는 사람이 많아요. 예를 들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가 ‘안정’에 있고, 시스템 속에서 안온함을 느낀다면, 혹은 아이를 키우며 가정을 위해 헌신하는 것에서 행복을 찾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안정적으로 직장 생활을 오래 해야겠죠. 그런데 인간은 제각각이잖아요. 모두가 똑같은 삶의 방식에서 행복을 느낄 순 없어요. 왜 내가 이 삶이 불만족스러운지, 내가 결핍을 느끼는 부분은 무엇인지 충분히 파악한 뒤 퇴사라는 선택을 해도 늦지 않습니다. 그리고 퇴사 결심을 했다면 주말에 누워 있지 마세요. 이제부터 이를 악 물고 준비해야죠. 더 부지런해지고, 바빠져야 합니다.” -결론, 그래서 행복한가요. “제 삶의 핵심 키워드는 다양성과 자유입니다. 그리고 이를 통한 재미를 얻는 것이 제일 중요해요. 제가 깔아 놓은 판에 멋진 사람들이 모이고 저도 이들과 놀면서 비즈니스도 하며 살고 있기에 행복해요. 또 하나. 다음날 기상 알람을 맞춰 놓지 않고 잠들어도 된다는 게 얼마나 좋은지 모르시죠? 제 다음 프로젝트는 다양성과 자유를 담을 더 큰 공간과 문화를 만드는 것입니다. 돈도 많이 벌고 싶어요. 그래야 베풀 수 있으니까요.” 글·사진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이효리 “이 시국에 너무 들떠서…윤아도 미안” 노래방 라이브 사과

    이효리 “이 시국에 너무 들떠서…윤아도 미안” 노래방 라이브 사과

    핑클 출신 이효리가 소녀시대 멤버 윤아와 노래방에서 노래를 부르는 모습을 공개했다가 뭇매를 맞았다. 이효리는 2일 새벽 자신의 인스타그램 라이브방송을 켜고 윤아와 노래방에서 라이브 방송을 진행했다. 이효리는 “윤아와 술을 먹고 압구정 노래방에 왔다”라고 상황을 설명했다. 두 사람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 노래를 불렀다. 이후 이효리와 윤아가 코로나19 확산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감염 위험 시설 중 한 곳인 노래방에 방문했다는 사실에 대해 질타가 이어졌다. 이에 이효리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어젯밤 아직 조심해야 하는 시국에 맞지 않는 행동을 한 점 깊이 반성한다. 요새 제가 너무 들떠서 생각이 깊지 못했다. 언니로서 윤아에게도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윤아도 인스타그램에 자필 편지를 올리고 “저의 경솔했었던 행동으로 걱정을 끼쳐드려 진심으로 반성한다. 모두가 힘들어하고 조심해야할 시기에 생각과 판단이 부족했다. 계속해서 코로나19로 애쓰시는 의료진들과 국민들께 주의를 기울이지 못했던 점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이효리는 MBC ‘놀면 뭐하니’에서 유재석, 비와 혼성그룹 ‘싹쓰리’를 결성해 활동을 앞두고 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성훈, 라이브 방송 도중 숙면...지인 방문에 종료된 해프닝

    성훈, 라이브 방송 도중 숙면...지인 방문에 종료된 해프닝

    배우 성훈이 SNS 라이브 방송 도중 잠이 드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27일 새벽 성훈은 자신의 인스타그램 라이브 방송으로 팬들과 소통했다. 그러던 중 성훈은 라이브 방송을 켜둔 채 곤히 잠들었다. 당시 라이브 방송 접속자 수는 2~3000여 명이었다. 잠든 성훈의 모습에 팬들은 댓글창을 통해 성훈을 깨우기 위한 댓글을 적었다. 그 가운데 성훈이 코를 고는 소리, 반려견 양희가 짖는 소리 등이 간간이 들려왔다. 해당 소식을 접한 지인들의 문자와 전화 소리도 수차례 울렸다. 하지만 한 번 잠든 성훈은 깨지 않았다. 결국 새벽 5시 20분쯤 매니저로 추측되는 지인이 성훈의 집에 방문, 라이브 방송을 종료했다. 이와 관련해 성훈과 성훈 소속사 측은 공식입장을 내놓지는 않은 상황이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김정은 “군사행동 계획 보류” 통일부 “北 확성기 모두 철거”

    김정은 “군사행동 계획 보류” 통일부 “北 확성기 모두 철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3일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7기 5차 회의 예비회의를 주재하고 대남 군사행동계획을 보류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다음날 보도했다. 한반도를 둘러싼 긴장이 다소 누그러뜨려질지 주목된다. 북한이 최전방 지역에 2년 만에 다시 설치했던 대남 확성기 방송 시설은 이날 모두 철거한 것으로 확인됐다. 통일부 서호 차관은 24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비공개 간담회에서 이같은 내용을 보고했다고 참석자인 더불어민주당 김영호 의원이 전했다. 북한은 지난 2018년 4·27 판문점 선언 이후 철거했던 대남 확성기를 지난 21일 오후부터 전방 지역 30여곳에 다시 설치하며 긴장을 끌어올렸는데 사흘이 안돼 모두 철거했다. 앞서 조선중앙통신은 “예비회의에서 조선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는 조성된 최근 정세를 평가하고 조선인민군 총참모부가 당중앙군사위원회 제7기 제5차회의에 제기한 대남군사행동계획들을 보류했다”고 전했다. 앞서 인민군 총참모부는 지난 14일 대변인 발표를 통해 ▲ 금강산·개성공업지구 군대 전개 ▲ 비무장지대 초소 진출 ▲ 접경지역 군사훈련 ▲ 대남전단 살포 지원 등을 예고했다. 김정은 위원장이 통 큰 결정을 내림에 따라 북한의 대남 강경 군사도발은 일단 보류되고 한반도 긴장 수위도 낮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또 북한이 거의 준비를 마쳤다고 보도했던 대남 전단 살포와 대남 확성기 방송도 실제로 이행할지 주목된다. 이날 예비회의에서는 또 “당중앙 군사위원회 제7기 제5차회의에 상정시킬 주요 군사정책 토의안들을 심의하였으며 본회의에 제출할 보고, 결정서들과 나라의 전쟁억제력을 더욱 강화하기 위한 국가적 대책들을 반영한 여러 문건들을 연구하였다”고 통신은 밝혔다이날 회의는 화상으로 열렸으며, 리병철 중앙군사위 부위원장과 일부 위원이 참석했다. 북한이 당 중앙군사위 예비회의를 연 것은 김정은 위원장이 권력을 장악한 이후 처음이다. 탈북민 단체의 전단 살포를 이유로 남북간 통신선 차단과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하고 대남 전단 살포와 대남 확성기 방송 준비를 끝낸 북한이 남북간 조성되는 긴장을 조절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지난 4일부터 김정은 위원장의 여동생이자 2인자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강도 높은 대남 강경조치를 주도했는데 20일 만에 김 위원장이 직접 예비회의를 통해 예고했던 군사행동계획을 보류함으로써 한반도 긴장 상태를 완화시키는 ‘착한 역할’을 확실히 분담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대외선전매체들은 이날 일제히 대북전단 살포 비난 기사를 삭제했다. ‘조선의 오늘’과 ‘통일의 메아리’, ‘메아리’ 등 대외 선전매체 홈페이지를 확인한 결과 이날 새벽 보도된 대남비난 기사 13건이 반나절도 안 돼 모두 삭제됐다. 북한의 모든 주민이 보는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과 내각 기관지 민주조선도 이날 자에 전단 관련 비난 기사를 일절 싣지 않았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예상보다 빠르게 정책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며 “북한이 대남 전단을 대량 살포하기 위해서는 많은 자원 낭비가 불가피하고, 대남 전단의 대량 살포와 확성기 방송 재개는 국제사회에서 김정은 위원장에 대한 이미지를 더욱 악화시킬 것이기 때문에 북한에게 결코 합리적인 선택이 아니다”고 전제한 뒤 “북한의 초강경정책으로 한미연합군사훈련이 확대되고 미국의 전략자산이 수시로 한반도에 전개된다면 북한도 몹시 피로하게 될 것이다. 이런 부담감과 군대 대 내 코로나 확산 가능성에 대한 우려 등이 북한이 초강경 드라이브에서 후퇴한 배경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인간의 욕망, 그 끝은 파멸… ‘직관’ 그 이상의 감동

    인간의 욕망, 그 끝은 파멸… ‘직관’ 그 이상의 감동

    거대한 종소리가 공연의 시작을 알린다. 막 부화하려는 동물의 알과 같은 막이 놓인 무대는 핏빛 조명으로 물들었고, 조금씩 심장 박동 소리가 커지기 시작하면서 막 속 사람 형상의 움직임도 격렬해졌다. 이내 막을 찢고 하나의 ‘피조물’이 바닥에 떨어져나와 꿈틀대기 시작한다. 사람과 비슷한 모습을 했으나 ‘사람’으로 보기 어려운 외형이다. 이 피조물은 아직 근육이 잡히지 않아 일어설 수도, 말을 할 수도 없다. 그렇게 무대 위는 10여분간 신체극이 이어진다. 피조물의 발작에 가까운 몸부림과 거친 호흡에 현장의 관객은 물론 이를 영상으로 지켜보는 관객 모두 숨을 죽이고 작품에 빠져든다. ●컴버배치 피조물 버전 8일 새벽3시까지 끔찍한 모습으로 등장해 격렬하고 깊이 있는 연기를 펼친 배우는 이미 세계적인 배우로 성장한 베네딕트 컴버배치다. 영국 드라마 ‘셜록’과 영화 ‘어벤져스’ 시리즈와 ‘닥터 스트레인지’ 등을 통해 친숙한 이 배우의 명품 연극이 유튜브를 통해 세계 관객과 만나고 있다. 영국 국립극장이 코로나19 사태를 맞아 유튜브에 공개한 ‘NT라이브’ 영상을 통해서다. 작품은 메리 셸리가 1881년 발표한 동명 소설을 바탕으로, ‘28일 후’와 ‘트레인스포팅’ 등을 제작한 영화감독 대니 보일이 감각적이고 파격적인 연출을 연극 무대로 옮겨 왔다. 작품은 인간의 욕망이 창조한 피조물이 탄생과 동시에 버려지며 ‘괴물’로 성장하는 과정을 담았다.●밀러 피조물 버전은 9일 새벽3시까지 극은 컴버배치와 배우 조니 리 밀러가 서로 배역을 바꿔 연기하는 두 가지 버전으로 제작됐다. 컴버배치가 피조물을 연기하면 밀러가 프랑켄슈타인 박사를, 컴버배치가 박사가 되면 밀러는 피조물로 분하는 방식이다. 컴버배치가 피조물을 맡은 버전은 8일 새벽 3시까지, 밀러가 피조물을 연기한 버전은 9일 새벽 3시까지 공개된다. 2011년 영국 국립극장 무대에 오른 두 작품의 매력을 안방에서 비교하며 볼 수 있다. 작품은 두 주연배우가 런던 올리비에 시상식 최우수연기상과 이브닝 스탠더드 시상식 남우주연상을 공동 수상하며 작품성과 대중성을 모두 인정받았다. 배우들의 섬세한 표정과 눈물, 땀방울까지 담아낸 NT라이브의 몰입감 높은 영상은 공연장 ‘직관’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생동감과 감동을 전한다. 2015년 한국 국립극장이 NT라이브를 통해 국내에서 상영했고, 당시 전석 매진을 기록했다. 한글 자막을 제공하지는 않지만, 유튜브 자막을 활성화하면 영어 자막과 함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연극 무대 위 컴버배치...유튜브로 만나는 NT라이브 ‘프랑켄슈타인’

    연극 무대 위 컴버배치...유튜브로 만나는 NT라이브 ‘프랑켄슈타인’

    거대한 종소리가 공연의 시작을 알린다. 막 부화하려는 동물의 알과 같은 막이 놓인 무대는 핏빛 조명으로 물들었고, 조금씩 심장 박동 소리가 커지기 시작하면서 막 속 사람 형상의 움직임도 격렬해졌다. 이내 막을 찢고 하나의 ‘피조물’이 바닥에 떨어져나와 꿈틀대기 시작한다. 사람과 비슷한 모습을 했으나 ‘사람’으로 보기 어려운 외형이다. 이 피조물은 아직 근육이 잡히지 않아 일어설 수도, 말을 할 수도 없다. 그렇게 무대 위는 10여분간 신체극이 이어진다.피조물의 발작에 가까운 몸부림과 거친 호흡에 현장의 관객은 물론, 이를 영상으로 지켜보는 관객 모두 숨을 죽이고 작품에 빠져든다. 끔찍한 모습으로 등장해 격렬하고 깊이 있는 연기를 펼친 배우는 이미 세계적인 배우로 성장한 베네딕트 컴버배치다. 영국 드라마 ‘셜록’과 영화 ‘어벤져스’ 시리즈와 ‘닥터 스트레인지’ 등을 통해 친숙한 이 배우의 명품 연극이 유튜브를 통해 세계 관객과 만나고 있다. 영국 국립극장이 코로나19 사태를 맞아 유튜브에 공개한 ‘NT라이브’ 영상을 통해서다. 작품은 메리 셸리가 1881년 발표한 동명 소설을 바탕으로, ‘28일 후’와 ‘트레인스포팅’ 등을 제작한 영화감독 대니 보일이 감각적이고 파격적인 연출을 연극 무대로 옮겨왔다. 작품은 인간의 욕망이 창조한 피조물이 탄생과 동시에 버려지며 ‘괴물’로 성장하는 과정을 담았다.극은 컴버배치와 배우 조니 리 밀러가 서로 배역을 바꿔 연기하는 두 가지 버전으로 제작됐다. 컴버배치가 피조물을 연기하면 밀러가 프랑켄슈타인 박사를, 컴버배치가 박사가 되면 밀러를 피조물로 분하는 방식이다. 컴버배치가 피조물을 맡은 버전은 8일 새벽 3시까지, 밀러가 피조물을 연기한 버전은 9일 새벽 3시까지 공개된다. 2011년 영국 국립극장 무대에 오른 두 작품의 매력을 안방에서 비교하며 볼 수 있다. 작품은 두 주연배우가 런던 올리비에 시상식 최우수연기상과 이브닝 스탠다드 시상식 남우주연상을 공동 수상하며 작품성과 대중성을 모두 인정받았다. 배우들의 섬세한 표정과 눈물, 땀방울까지 담아낸 NT라이브의 몰입감 높은 영상은 공연장 ‘직관’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생동감과 감동을 전한다. 2015년 한국 국립극장이 NT라이브를 통해 국내에서 상영했고, 당시 전석 매진을 기록했다. 한글 자막을 제공하지는 않지만, 유튜브 자막을 활성화하면 영어 자막과 함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수요일마다 울산은 소독 전쟁… 50일째 지역감염 환자 ‘0’

    수요일마다 울산은 소독 전쟁… 50일째 지역감염 환자 ‘0’

    울산에서 코로나19 지역사회 확진환자가 50일째 발생하지 않고 있다. 해외 입국자 확진환자를 포함한 전체 환자 수도 43명에 그쳐 성공적인 코로나19 대응체계를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울산시는 지난 1월 20일 코로나19 국내 첫 확진환자가 나오자 2월 3일부터 관문인 고속철도(KTX) 울산역과 고속·시외버스 터미널, 공항에 열화상 카메라를 운영했다. 다른 지역에서 들어오는 확진환자를 찾아내 지역감염을 막기 위한 조치였다. 이어 3월 중순 이후 감염 경로가 지역사회에서 해외유입으로 바뀌자 해외 입국자들을 전세버스에 태워 인천공항에서 KTX 울산역 선별진료소와 집까지 특별수송했다. 불필요한 접촉을 차단해 지역사회 감염을 막기 위한 대책이었다. 이런 선제 조치로 울산에서는 3월 14일 28번 확진환자 이후 현재까지 지역감염 환자가 발생하지 않고 있다. 29번부터 43번 확진환자는 해외에서 입국한 사람이나 그 가족들이다.3일 현재 울산시의 코로나19 확진환자는 총 43명(격리 5명·격리해제 37명·사망 1명)이다. 인접한 대구(6856명)와 경북(1366명), 부산(138명), 경남(117명)에 비해 상당한 대응 성과다. 전국 17개 시도와 비교해도 제주(13명), 전남(15명), 전북(18명), 광주(30), 대전(40명) 다음으로 환자가 적다. 이는 울산시의 선제 대응과 의료진의 노력, 시민들의 협조가 만들어 낸 성과다. ●전국 최초 다중이용시설 열화상 카메라 운영 시는 전국 최초로 2월 3일 KTX 울산역과 고속·시외버스 터미널, 공항 등 다중이용시설 6곳에 열화상 카메라를 설치했다. 울산의 첫 확진환자를 찾아낸 것도 울산역에 설치된 열화상 카메라였다. 대구의 한 초등학교 교사(27·여)가 고열 상태에서 울산 집을 방문하려고 2월 22일 KTX 울산역을 통과하다가 열화상 카메라에 확인됐다. 이후 검사와 자가격리 등 신속한 후속 조치가 이뤄졌다. 열화상 카메라는 발열을 통한 호흡기 전염병 확산을 막는 데 필수적인 장비다. 국내 첫 확진환자 발생 직후 주요 관문에 열화상 카메라를 설치한 울산시의 대응 전략이 주효했다. 특히 코로나19 확진환자가 급증한 인근 대구와 경북에서 들어오는 사람들을 효율적으로 관리했다는 평가다. 울산시의 코로나19 대응 조치는 3월에 한층 더 강화됐다. 시는 3월 4일 전국에서 처음으로 유증상자의 외부 활동을 강제로 금지하는 행정명령 2호를 발령했다. 송철호 울산시장은 3월 2일 기자회견을 열어 “감염증 확산 차단을 위해 긴급 행정명령 2호를 발동했다”며 코로나19 차단을 위한 의지를 보였다. 당시 일부 확진환자가 검사를 한 뒤에 교회에 새벽기도를 나가는 등 물의를 빚은 것에 대한 강력한 경고였다. 행정명령 발령 이후 확진환자가 20명에서 7명으로 급감했다. 시는 동시에 대학병원장 등 전문의 등으로 구성된 ‘코로나19 대책본부’도 발족했다. 정융기 울산대병원장이 대책본부 단장을 맡아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효과적인 대응책을 찾았다.●전국 첫 ‘시민 방역의 날’ 운영 공공기관, 기업체, 가정 등 모든 지역사회가 참여하는 ‘울산시민 방역의 날’도 울산에서 처음 운영됐다. 다른 지역에서 벤치마킹을 할 정도로 모범사례가 됐다. 시는 3월부터 매주 수요일을 ‘울산 시민 방역의 날’로 지정하고 전방위 방역활동에 들어갔다. 한날한시에 방역활동을 펼쳐 코로나19로부터 안전한 도시를 만들기 위한 조치였다. 시민 방역의 날에는 공공기관 청사 사무실을 비롯해 버스, 택시, 학원, 상가, 기업체, 공장 등 울산 전 지역에서 방역이 진행됐다. 일손이 모자라는 곳에는 직장민방위대 167개, 군부대, 자원봉사자 등이 거들었다. 방역은 시설뿐 아니라 핸드폰, 집기, 가구, 문고리 등 다양하게 이뤄졌다.이와 함께 시는 소상공인들을 지원하기 위한 ‘코로나19 피해 소상공인 특례보증’도 신속히 처리했다. 6주 정도 걸리던 보증심사 기간이 3주로 절반 이상 단축됐다. 울산시의 강력한 대응 조치로 신천지 교인 중심으로 확산되던 지역감염 환자가 서서히 줄었다. 신천지 교인을 비롯한 고위험군 전수조사 및 관리의 효과가 컸다. 이런 노력의 결과로 지역사회 확진환자는 3월 14일 이후 현재까지 발생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3월 중순 이후 코로나19 감염 패턴이 바뀌었다. 신천지 교인 중심의 지역사회에서 해외 입국자로 전환됐다. 이에 따라 시는 지역사회 방역 정책을 유지하면서 해외 확진환자 유입을 차단하는 투트랙 전략으로 전환했다. 외국에서 들어오는 입국자들의 동선을 최소화하는 특별수송을 추진했다. 시는 지난달 1일부터 45인승 전세버스 4대를 임대해 하루 4차례 인천공항으로 입국하는 울산 거주자를 인천공항에서 울산으로 곧바로 이송하는 수송 대책을 실시하고 있다. 하루 6명의 울산시 공무원들이 인천공항 1, 2터미널에서 울산 거주자를 전세버스로 안내한다. 해외 입국자들은 인천공항에서 전세버스로 KTX 울산역까지 이동한 뒤 울산역에 설치된 선별진료소에서 검체 채취를 하게 된다. 이후 전세버스나 자차로 귀가해 2주간 자가격리에 들어간다. 특별수송대책은 해외 입국자들의 동선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도입됐다. 버스를 타고 이동해 귀가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단점이 있지만, 동선을 최소화할 수 있고 무료로 운영돼 해외 입국자들의 반응은 긍정적이다.●‘마스크 줄서기’ 줄인 무료 마스크 배부 시는 마스크 대란으로 시민들의 불편과 불안이 가중되자 중국에서 마스크 350만장을 수입해 시민들에게 무료로 배부했다. 울산시민 116만여명에게 1인당 3장씩 무료로 지급됐다. 자원봉사단체와 자원봉사자들이 만든 면마스크도 큰 도움이 됐다. 시와 울산자원봉사센터와 함께 운영한 ‘굿바이 코로나 울산 방역 정류장’(4월 8~29일)도 인기다. 전국 최초로 운영하는 ‘방역 정류장’은 중구 동천체육관 주차장에 마련된 9개의 방역 부스에서 1대당 10분 정도 방역을 해 준다. 사회복지시설 업무 차량과 어린이집, 유치원, 학원 등하원 차량, 택시 등 다중이용 차량을 대상으로 무료로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방역은 드라이브 스루 방식으로 진행된다. 차가 정류장 부스로 들어가면 3~4명의 자원봉사자가 인체에 무해한 소독제를 뿌린 뒤 차 문을 닫고 3분가량 지난 후 일회용 수건으로 닦아 낸다. 10분가량의 방역작업이 마무리되면 ‘청정안심차량’ 인증 스티커를 받아 부착하고 빠져나가면 된다. 시는 대규모 사회간접자본(SOC) 사업 확대로 침체된 지역경제에 활기를 불어넣는 동시에 코로나19 사태 이후를 대비하겠다는 복안이다. 시는 2030년까지 10년간 7조 3143억원을 투입해 ‘휴먼뉴딜’, ‘스마트뉴딜’, ‘그린뉴딜’ 등 3대 분야에 걸친 ‘울산형 뉴딜’을 추진한다. 울산 실정에 맞는 경제 정책으로 29만 180명의 고용창출 효과와 48조 1547억원의 생산유발 효과를 낼 계획이다. 송 시장은 “행정과 의료진, 시민이 혼연일체로 코로나19 대응에 나선 결과 코로나바이러스는 어느 정도 진정 국면에 들어 다행”이라며 “이제는 지역 실정에 맞는 정책을 통해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고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고 말했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44년을 바늘에 실 가듯 해로하고 코로나19에 나흘 간격 운명

    44년을 바늘에 실 가듯 해로하고 코로나19에 나흘 간격 운명

    44년을 부부로 지내며 영원히 떨어질 것 같지 않았던 미국 뉴저지주의 부부가 코로나19에 감염돼 나흘 간격으로 세상을 등졌다. 15일(이하 현지시간) 노스저지 닷컴이 전한 두 사람의 사랑 얘기는 영화에나 나올 법했다. 필리핀에서 태어나 어릴 때부터 이웃에서 알고 자랐다. 알프레도 파바타오(68)는 성공한 의류 사업가의 아들이었고, 수사나 갈라파테(65)는 말을 키우는 집안의 딸이었다. 부모들은 반대했다. 내로라하는 남자 집안과 중산층 여자 집안이 어울리지 않는다고 했다. 하지만 사랑에 빠진 둘은 1976년 결혼해 다섯 아이를 뒀다. 부부와 어린 세 자녀는 2011년 미국으로 건너와 팰리세이즈 파크에 정착했다. 이민 신청이 받아들여지는 데 14년이나 걸리면서 훌쩍 자라버린 두 자녀는 필리핀에 남았지만 그들도 언젠가 미국으로 데려와 함께 살자고 다짐했다. 하지만 지난달 말 부부가 코로나19에 감염돼 일주일의 사투 끝에 스러지면서 약속을 지킬 수 없게 됐다. 두 사람 모두 공중보건 일을 했는데 남편이 일하던 노스 베르겐의 하켄색 메리디안 팰리세이즈 병원에서 앞서거니 뒤서거니 세상을 떠났다. 막내딸 셰릴은 “바늘에 실 가듯 엄마아빠는 떨어지지 않았는데 나란히 세상을 등지는 것도 운명이었다”고 말했다. 수사나는 장기요양 병원인 베르겐 뉴브리지 병원의 간호사 보조원 일을 어떤 때는 12시간씩 해냈다. 알프레도는 몇년 전에 은퇴할 수 있었지만 잡역부로 계속 일했다. 올해 65회 생일을 지내는 아내와 함께 은퇴하기로 했다.필리핀에 남은 두 자녀 스티븐과 앤 미셸을 미국에 데려올 자격을 얻기 위해 바지런히 일해야 했다. 펠리세이즈 파크에 사는 셰릴과 언니 안젤라, 오빠 시빌까지 일곱 식구가 함께 지내는 것은 부부의 꿈이었다. 셰릴은 “부모님은 서로를 돌보고 가족을 사랑하는 전형적인 부모”라고 돌아봤고, 두 사람을 잘 아는 약사들은 “가장 친절한 사람들이었고 우리가 그들을 애도하는 유일한 사람도 아니다. 그들은 모두에게 사랑 받았다”고 말했다. 알프레도가 먼저 몸에 이상을 감지했다. 지난달 재채기를 시작해 성패트릭 데이(3월 17일)에 감기로 발전됐다. 알레르기 탓인가 했지만 다음날 열이 나기 시작했다. 그 이튿날 한 의사가 권해 몇시간 뒤 그는 해켄색 메리디안에 입원했다. 그날 확진 판정을 받았다. 셰릴이 아버지를 입원시킨 뒤 집에 돌아오니 어머니도 섭씨 40도에 이를 정도로 고열에 시달렸다. 수사나는 병원에 가지 않으려 했지만 며칠 뒤 도저히 나아지지 않았다. 바이러스 검사를 받으려 했지만 나흘이나 기다려야 했다. 결국 베르겐 커뮤니티 칼리지에 마련된 드라이브 스루 검사장에서 긴 줄을 섰다. 일출 전에 나서도 워낙 줄이 길어 허탕을 친 날도 있었다.그러다 입원 나흘 만인 지난달 23일 알프레도가 심장마비를 일으켜 3층 응급실로 옮겨졌다. 다음날 새벽 5시 30분 수사나가 5층 병실에 입원했다. 감염 위험 때문에 면회가 금지돼 남편은 사랑하는 아내와 가족들을 보지 못한 채 이틀 뒤 숨을 거뒀다. 셰릴은 한참을 망설이다 전화로 어머니에게 알렸다. 수사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병실의 의료 장비가 작동음을 들을 수 있을 정도였다. 셰릴은 미칠 것 같았는데 이윽고 수사나가 전화를 끊었다. 20분 뒤 어머니가 전화를 걸어와 본인도 오래 견딜 수 없을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 폐가 손상돼 숨쉬기조차 곤란하다고 했다. 몇 시간 뒤 졸도했고 의료진이 산소호흡기를 부착시킨 채 응급실로 옮겼지만 끝내 같은 달 30일 눈을 감았다. 2주 이상 흘렀지만 딸은 부모의 갑작스러운 죽음과 부모님 없는 삶이 믿기지가 않는다고 했다. 셰릴은 “부모님들은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100을 주셨다”면서 “그들은 좋은 상태에서 좋지 않은 상태가 됐다”고 말했다. 자녀들은 사회적(물리적) 거리 두기가 해제되면 장례를 치를 계획이다. 장례 비용 때문에 온라인 모금 사이트 고펀드미(Go Fund Me)에 페이지를 만들었다. 자녀들은 부모님 유해를 필리핀에 묻고 싶어 한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제발 밤에 술집 가지 말라” 日 도지사 한밤 호소

    “제발 밤에 술집 가지 말라” 日 도지사 한밤 호소

    고이케 도지사 저녁 기자회견서 호소“제발 밤에 술집에 가지 말라”집단감염 온상으로 떠오른 번화가 술집 신종 코로나감염증(코로나 19)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일본 열도가 긴장에 휩싸인 가운데 도쿄도지사가 늦은 시간 기자회견으로 호소했다. 30일 밤 8시가 넘은 시간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지사는 “제발 밤에 술집에 가지 말라”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했다. 고이케 지사는 “젊은 사람들은 가라오케(노래방), 라이브하우스(콘서트), 중년분들은 바 (단란주점등의)클럽 등 접객을 받는 식당 출입을 당분간 피해달라”고 술집의 영업형태를 구체적으로 말했다. 도쿄신문에 따르면 방역 전문가는 “감염 경로가 불명확한 사례들 가운데는 밤부터 새벽까지 영업하는, 접대를 동반한 술집 등에서 감염된 것으로 보이는 경우가 38건이나 된다”고 했다. 연령대별로는 종업원은 모두 20대이며, 손님들은 30대에서 70대까지 연령층이 다양했고, 40대(13명)가 가장 많았다고 했다. 특히 도쿄도는 지난 25일 이후 감염 경로를 특정할 수 없는 사례들이 감염 확인자 전체의 약 40% 수준으로 늘어났는데, ‘밤업소’들이 감염의 온상일 수 있다고 전했다. 요미우리 신문은 “긴자와 롯폰기의 고급 클럽에서도 복수의 감염자가 확인됐다. 감염된 여성 종업원이 밀접접촉자(손님)들의 신원을 밝히지 않고 있어 이용자들의 감염 여부를 추적할 수 없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감염된 환자 중에서도 사생활 침해를 이유로 어디서, 누구와 술을 마셨는지를 밝히지 않는 사람이 많아 경로 추적이 더욱 힘들다고 한다. 또 산케이 신문은 사생활을 이유로 밤 시간대 동선에 대한 보건소 조사에 제대로 응하지 않는 사례가 많아 “도쿄 번화가의 경계 태세에 구멍이 뚫려 대규모 감염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는 내용을 보도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분당제생병원 간호사 1명 추가 확진…31명으로 늘어

    분당제생병원 간호사 1명 추가 확진…31명으로 늘어

    성남 분당제생병원 간호사 1명이 추가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경기 성남시는 19일 분당제생병원에서 행정 업무를 담강하는 간호사 A(50·남양주시 화도읍)씨가 18일 오후 7시 40분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17일 분당제생병원에서 퇴근한 뒤 자택에서 자던 중 18일 새벽 3시 동료가 확진 판정받았다는 전화 연락을 받았다. A씨는 이날 아침 9시 남양주 동부보건센터에 검사를 예약한 뒤 동부보건센터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에서 검체를 채취했으며 오후 7시40분 확진 판정을 받고, 경기도의료원 포천병원으로 이송됐다. 함께 검사 받은 가족 2명은 음성 판정이 났다. A씨는 17일에는 자차로 직장인 성남과 남양주 자택을 오간 것으로 확인됐다. 이로써 병원 관련 확진자는 의료진 등 직원이 20명, 환자는 7명, 보호자 등 가족(면회자 포함)이 4명으로 모두 31명으로 늘었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오늘 태풍급 강풍… 서울 선별진료소 4곳 운영 중단

    금요일 오전까지 전국에 중급 강도의 태풍에 버금가는 강풍이 분다. 기상청은 “19일 목요일 새벽부터 20일 아침까지 북한 지역을 지나는 차가운 저기압과 우리나라 남동쪽의 따뜻한 고기압 사이에서 만들어진 큰 기압 차 때문에 전국에 바람이 강하게 불 것”이라고 18일 예보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19일 아침부터 오후까지 최대순간풍속이 강원 영동 지역은 시속 126㎞에 달하고, 그 밖의 전국에서도 밤까지 시속 90㎞ 이상의 강한 바람이 불겠다. 이 정도의 풍속은 강도가 중형급 이상 태풍에 해당된다. 바다에도 순간적으로 시속 100㎞ 이상의 바람이 강하게 불고 물결도 2~6m로 높게 일 것으로 기상청은 전망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매우 강한 바람 때문에 선별진료소처럼 야외에 설치된 천막이나 건축공사장, 철탑 등 시설물 관리와 안전사고에 특별히 유의해 달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은평병원, 서초구 소방학교, 송파구 잠실주경기장 주차장, 강서구 이대서울병원 4곳에서 운영하던 차량이용 선별진료소(드라이브스루 선별진료소) 운영을 19일 하루 중단한다. 대기 불안정 때문에 19일 아침과 낮 사이에는 서울, 경기 지역과 충청, 전북 내륙을 중심으로 돌풍과 천둥, 번개를 동반한 5㎜ 내외의 소나기가 내리겠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강풍주의보 예보에 드라이브스루 선별진료소 4곳 운영 중단

    서울시는 강풍주의보 예보가 발효되는 19일 하루 동안 차량 이용 선별진료소(드라이브스루 방식 선별진료소) 4곳의 운영을 중단할 예정이라고 18일 밝혔다. 이는 기상청이 19일 새벽부터 20일 오전까지 전국에 강풍주의보 예보를 발령하고 순간 최대풍속이 시속 90km에 이르는 매우 강한 돌풍이 불 것으로 예상한 데 따른 안전조치다. 차량 이용 선별진료소 4곳은 서울시 은평병원(은평구), 소방학교(서초구), 잠실주경기장 주차장(송파구), 이대서울병원(강서구) 등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야외에 설치한 몽골 텐트와 컨테이너 구조의 특성상 선별진료소가 강풍에 취약할 수 있다”며 “특히 태풍급 강풍이 올 경우 검체 채취가 원활하지 않을 수 있고, 강한 바람에 검체가 오염될 우려도 있다”고 설명했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구석구석 도는 대신 방구석으로…‘플랜B’로 색다른 재미 잡는 예능

    구석구석 도는 대신 방구석으로…‘플랜B’로 색다른 재미 잡는 예능

    동네 구석구석을 도는 대신 화상 통화로 대구의 의료진을 만나고, 공연이 취소된 뮤지션들과 특별 공연을 열어 관객과 소통한다. 코로나19 확산으로 프로그램 제작에 차질을 빚은 방송계가 짜낸 갖가지 아이디어들이다. 야외 녹화와 공개 방송이 어려워진 예능 및 음악 프로그램들이 꺼내 든 ‘플랜 B’가 색다른 재미를 주고 있다. 공개방송들은 방청객 대신 제작진과 연예인들이 자리를 메우고 있다. 지난 13일 방송된 KBS ‘유희열의 스케치북’의 객석에는 마스크를 착용한 제작진 6~7명이 앉았다. 걸그룹 ‘있지’의 출연에 팬심 가득한 제작진은 손팻말을 들고 프로그램 첫 출연을 직접 응원했다. 지난 6일 방송에서는 코미디언 ‘카피추’가 히트곡과 신곡을 들려줬다. 특히 노래 ‘그냥 웃지요’의 풀밴드 라이브는 물론 가사 속 주인공 ‘효영’이 객석에 깜짝 등장해 웃음을 자아냈다. tvN ‘코미디 빅리그’는 공연을 보는 코미디언들의 반응이 새로운 재미 요소가 됐다. 무대 위 공연자들은 객석에 앉은 동료와 제작진에게 농담을 걸고, 객석에서는 애드리브와 휴대전화 자막으로 즉각적인 반응을 보낸다. 지난 15일 방송에서는 박나래, 장도연이 무대로 ‘난입’하는 등 객석과 무대의 구분이 없었다.MBC 예능 ‘놀면 뭐하니?’는 적극적인 협업으로 위기를 돌파하고 있다. 큰 타격을 입은 공연계와 손잡고 ‘방구석 콘서트’ 기획을 시작했다. 해외 투어가 취소된 밴드 혁오, 가수 이승환, 뮤지컬 ‘맘마미아’ 팀 등 화려한 라인업을 선보인다. 시청자 게시판에는 “공연에서 못 만나는 뮤지션과 조기 폐막한 공연팀을 더 불러 달라”는 요청이 쏟아지고 있다. 앞서 지난 7일 방송된 유재석의 라디오 DJ 도전기는 지난 11일 새벽 2시 특별 편성으로 라디오 전파를 탔다. 3개월여 만에 새 시즌을 시작한 tvN ‘유퀴즈 온 더 블럭’은 한 지역을 돌며 시민을 만나는 대신 화상 통화를 활용했다. 지난 11일 방송에서는 대구·경북 지역 의료진과 자영업자들을 만나 현장 목소리를 전했다. 힘든 상황에서도 “괜찮다”고 말하는 이들의 모습에서 노고와 안타까움, 감동이 복합적으로 전달됐다. 방송에서 좀처럼 감정을 드러내지 않던 유재석은 눈물을 멈추지 못했다. 지난해 찾아갔던 식당, 문방구 등을 다시 찾아서 어려움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는 소시민들의 모습을 담았다. 김민석 PD는 “길거리에서의 우연한 만남이라는 프로그램 콘셉트를 포기하면서 불안감이 더 컸는데 예상 밖의 호응이 나와 감사했다”며 “야외 촬영을 재개하기 전까지는 안전 규칙을 준수하는 선에서 사람들을 만날 계획”이라고 밝혔다.쿡방과 먹방은 장소를 옮겼다. 코미디TV ‘맛있는 녀석들’은 맛집 탐방 대신 집에서 집밥을 먹는 모습을 보여 줬다. 연예인 부모들이 직접 식탁을 차려 주고, 포틀럭 파티를 주제로 각자 좋아하는 음식을 나눠 먹으면서 흥미를 돋웠다. 전국 휴게소에서 지역 특산물로 만든 음식을 파는 SBS ‘맛남의 광장’은 농어촌 주민을 상대로 폐교에서 소규모 시식회를 했다. 대규모 판매는 없었지만 농어민들이 직접 밑반찬을 가져와 출연자들과 나눴다. 이관원 PD는 “휴게소 외의 장소를 고민하다 보니 지역의 유스호스텔, 간이역, 군부대 등 오히려 장소를 다변화 할 수 있게 됐다”며 “출연자들도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주민들이 직접 재배한 농산물을 가지고 새로운 조리법으로 만든 요리여서 반응이 좋다”며 “3월 한 달 동안 시식회 방식으로 이어 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이재명 “빠르고 저렴한 검사 시스템 만들 것” 선별검사 현장 점검

    이재명 “빠르고 저렴한 검사 시스템 만들 것” 선별검사 현장 점검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7일 코로나19 음성 판정을 받은 이후 경기도 선별진료센터와 과천시 선별진료소를 시찰하는 등 연이은 현장 행보에 나섰다. 이날 오후 이 지사는 수원월드컵경기장 주차장에 설치돼 운영에 들어간 경기도 선별진료센터를 찾아 점검하는 등 외부 활동을 재개했다. 경기도는 이날부터 수원과 의정부 2곳에 하루 최대 600명을 검사할 수 있는 드라이브 스루 선별검사센터 운영에 들어갔다.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에서는 검진자가 차에 타고 있는 채로 문진, 검진, 검체 채취, 차량 소독, 자가격리 안내가 한 번에 진행된다. 센터의 시설과 장비, 검사과정 전반을 꼼꼼히 확인한 이 지사는 “앞으로도 적은 비용으로 빠르게 검사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보자”고 말했다. 이어 이 지사는 과천시 보건소에 마련된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를 방문했다. 이 지사는 김종천 과천시장으로부터 선별진료소 운영 현황에 대해 설명을 들은 뒤 시스템을 살펴봤다. 이 지사는 “어제 검사를 직접 해보니 건물 내 검사는 한 사람 검사할 때마다 검사도구와 방호복을 다 버려야 하고 한참 대기하고 낭비가 많은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역감염이 계속 확대되는 상황에서 보건소 본래 업무도 해야 하기 때문에 드라이브 스루 형태로 검사하는 것이 인력과 비용, 시간을 아끼는 방법”이라며 “각 시군에서도 특수한 사례만 따로 관리하고 일반 검사는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에서만 하는 방안을 만들어 달라”고 지시했다. 한편 이 지사는 최근 코로나19와 관련한 현장 상황 파악 등을 위해 과천 신천지 총회본부(2월 25일), 가평 신천지 평화의 궁전(3월 2일), 성남 분당제생병원(5일) 등 감염 우려 장소를 연이어 방문해 감염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나왔다. 이런 가운데 6일 오후 콧물과 후두 통증을 동반한 감기 기운이 나타나자 이 지사는 진단 검사를 받기로 하고 오후 8시 25분쯤 경기도의료원 수원병원에서 검체 채취에 응했다. 검체 채취 후 도지사 공관에 머물던 이 지사는 이날 새벽 음성 판정을 받았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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