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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 대통령 “봉준호 감독 황금종려상 축하, ‘기생충’ 빨리 보고싶다”

    문 대통령 “봉준호 감독 황금종려상 축하, ‘기생충’ 빨리 보고싶다”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봉준호 감독 영화 ‘기생충’의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을 축하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페이스북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봉준호 감독님의 제72회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을 축하한다”며 “너무 궁금하고 빨리 보고싶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수상작 ‘기생충’이 지난 1년 제작된 세계의 모든 영화 중에서 가장 뛰어난 작품으로 인정받았다. 매우 영예로운 일”이며 “우리 영화를 아끼는 국민들과 함께 수상을 마음껏 기뻐한다”고 전했다. 이어 “한 편의 영화가 만들어지기까지 감독부터 배우와 스텝들, 각본과 제작 모두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지 잘 알고 있다”면서 “‘기생충’에 쏟은 많은 분들의 열정이 우리 영화에 대한 큰 자부심을 만들어냈다”고 평가했다. 또 “국민들을 대표해 깊이 감사드리며, 무엇보다 열두 살 시절부터 꾸어온 꿈을 차곡차곡 쌓아 세계적인 감독으로 우뚝 선 ‘봉준호’라는 이름이 자랑스럽다”고 축하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봉준호 감독님의 영화는 우리 일상에서 출발해 그 일상의 역동성과 소중함을 보여준다”라며 “아무렇지도 않아 보이는 삶에서 찾아낸 이야기들이 참 대단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해는 한국영화 100년을 맞는 뜻깊은 해”라며 “오늘 새벽 우리에게 전해진 종려나무 잎사귀는 그동안 우리 영화를 키워온 모든 영화인과 수준높은 관객으로 영화를 사랑해온 우리 국민들에게 의미있는 선물이 됐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한류 문화의 위상이 한층 높아졌다. 다시 한번 수상을 축하한다”고 덧붙였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구하라, 의미심장 글 올리고 극단 선택…생명엔 지장없어

    구하라, 의미심장 글 올리고 극단 선택…생명엔 지장없어

    걸그룹 카라 출신의 가수 구하라(28)가 26일 새벽 극단적 선택을 시도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경찰 등에 따르면 구하라는 이날 0시 41분 서울 강남구 자택에서 의식을 잃은 상태로 매니저 A씨에게 발견돼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현재 의식은 없지만 호흡과 맥박은 정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자택에 혼자 있던 구하라에 수차례 연락을 취했으나 전화를 받지 않자 자택으로 찾아갔고, 쓰러져 있는 구씨를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구하라는 이날 SNS에 “안녕”이라는 짧은 글을 남겨 팬들의 걱정을 샀다. 이후 ‘당신이 사랑하는 삶을 살아라. 당신이 사는 삶을 사랑해라’라는 문구가 담긴 사진을 올렸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희망의 전화 129,생명의 전화 1588-9191,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종합] 구하라, 극단적 선택 시도.. 현재 상태는?

    [종합] 구하라, 극단적 선택 시도.. 현재 상태는?

    구하라가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다가 구조됐다. 26일 YTN의 보도에 따르면, 구하라는 오늘 새벽 0시 40분쯤 매니저의 신고로 출동한 구조대에 구조됐다. 당시 집안에는 연기를 피운 흔적이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구하라는 생명에 지장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25일 구하라는 자신의 인스타그램 ‘안녕’이라는 짧은 글을 적어 팬들을 걱정하게 했다. 이후 해당 글은 삭제됐다. 한편, 구하라는 지난해 9월 전 남자친구 최종범 씨와 법적 다툼을 벌였다. 서울중앙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는 지난 1월 최종범 씨를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 관한 특례법위반, 상해, 협박죄 등으로 불구속기소했다. 구하라는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사진=뉴스1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에베레스트에 2~3시간 줄, 산소통 도둑에 말리는 이와 입씨름

    에베레스트에 2~3시간 줄, 산소통 도둑에 말리는 이와 입씨름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해발고도 8848m) 정상 부근에 400명 가까이 몰리는 날도 있고 지난 일주일 새 일곱 명이나 대기 줄에 2~3시간씩 묶여 있다가 탈진해 소중한 목숨을 잃었다는 소식은 놀랍기만 하다. 영국 남성 로빈 하인스 피셔(44)가 25일(이하 현지시간) 아침 일찍 정상을 밟고 하산하다 정상 아래 150m 지점에서 졸도해 의식을 잃고 끝내 소생하지 못했다고 BBC가 전했다. 그를 돕던 셰르파 가이드도 몸이 좋지 않아 더 낮은 캠프로 옮겨져 다행히 목숨을 건졌다. 전날에도 아일랜드 남성 케빈 히네스(56)가 정상 등정을 포기하고 북쪽 티베트 쪽으로 하산하다 해발 7000m 텐트 안에서 숨진 채로 발견됐다. 이번 주에만 인도인 넷, 네팔, 오스트리아, 미국인 한 명씩이 목숨을 잃었고 다른 아일랜드 남성 시머스 롤리스는 지난주 실종돼 아직까지 주검을 수색 중인데 성과가 없다. 올 봄시즌에만 벌써 네팔 히말라야 8000m 이상에서 숨진 사람만 스무 명에 이르러 정상에 도달한 이나 목숨을 잃는 이 모두 지난해 통계를 넘을 것 같다고 BBC는 전했다. 네팔 산악인 니르말 푸르자의 사진은 24일 국내에도 널리 소개됐다. 우리네 북한산 백운대와 다를 것 없어 보이는 에베레스트 정상 부근의 모습은 세계 최고봉의 현주소를 날카롭게 드러내 보인다. 재정이 부족한 네팔 정부는 일인당 1만 1000달러(약 1300만원)를 받고 등반 허가를 내주며 체력적 준비도 덜 된 아마추어 산악인들을 정상에 데려다주는 상업 등반 회사는 일인당 7000만~8000만원을 챙기고, 필생의 꿈을 이루겠다는 열망이 빚어낸 ‘웃픈(웃기도록 슬픈)’ 에베레스트 모습이다. 23일 하루에만 정상을 밟은 이가 120명이 넘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세븐 서미츠 트렉이라고 제법 이름이 알려진 회사의 밍마 셰르파 사장은 24일 영국 BBC 인터뷰를 통해 “늘 사람으로 북적거린다”며 보통 20분에서 90분까지 줄 서서 정상에 오르는 것이 일상적이라고 했다. 제트기류가 심하게 부는 등 날씨가 좋지 않은 날이 이삼일 계속되다 날이 좋으면 한꺼번에 산에 달라붙어 대기 시간이 엄청 길어지게 된다.다른 사진 둘이다. 지난 4월 9일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EBC) 바로 위 쿰부 빙폭 모습이다. 여기에서도 사람들이 한 줄로 선 채 올라간다. 2012년 독일 산악인 랄프 두지모비츠가 촬영해 많은 이들이 보고 깜짝 놀란 사진도 있다. 8000m 고봉을 여섯이나 오르고 1992년에야 이 산의 정상을 밟았던 두지모비츠는 “줄을 서다 산소가 떨어질 위험이 있다. 하산길에 산소를 공급하지 못해” 매우 위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그는 1992년 하산 도중 산소가 부족해 “누군가 내 머리를 나무 망치로 두들기는 느낌을 받았다. 한치 앞도 나아갈 수 없다는 마음까지 들 정도였다. 천만다행으로 체력을 회복해 무사히 내려왔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시속 15㎞의 바람을 맞으며 산소마저 없다면 해낼 수 없다. 체온마저 뺏긴다”고 덧붙였다.그토록 소중한 산소통을 슬쩍 집어가는 이도 있다. 정상을 세 차례 밟은 마야 셰르파는 “그 높이에서 산소통을 훔치는 것은 누군가에게 죽으라는 것과 같다. 정부는 셰르파들이 규칙을 지키는지 단속할 수 있도록 협력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2016년 정상을 밟은 뒤 남편 노르부 셰르파와 가이드 일을 하고 있는 안드레아 우르시나 지머먼은 체력 준비도 안 된 아마추어 산악인들의 욕심이 셰르파들의 목숨마저 위협한다고 지적했다. 노르부는 체력을 소진한 산악인이 부득불 정상까지 가겠다고 고집을 부려 8600m 지점에서 말싸움을 벌였던 기억을 떠올렸다. “큰 말싸움을 했다. 당신 자신은 물론이고 두 셰르파의 목숨도 위협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똑바로 걷지도 못했다. 결국 그를 로프로 묶어 끌고 내려왔다. 베이스캠프에 돌아온 뒤에야 정말 고맙다고 하더라.”일곱 차례나 정상을 밟은 노르부는 비교적 한적한 티베트 쪽보다 남쪽 네팔 루트가 더욱 북적이는 이유로 정상을 앞두고 마지막 릿지에 고정 로프가 딱하나인데 내려오는 줄과 올라가는 줄이 오직 이 로프 하나에 의존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가 보기에 내려오는 이들이 더욱 위험한데 많은 이들이 올라가는 데만 신경을 써 “동기나 에너지를 잃기 때문”이라고 했다. 내려오면서야 자신이 훨씬 길고 북적이는 여정에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오랜 세월 하산 길에서 많은 친구들을 잃었다. 사람들이 집중력을 잃어 하산 길에 많은 사고가 일어나는데 특히 오르내리며 많은 정체가 빚어지는 에베레스트에서는 더욱 그렇다. 진짜 정상은 베이스캠프에 돌아오는 것이다. 베이스캠프에 돌아와야 당신이 이룬 모든 것들을 진짜 만끽할 수 있는 것이다.” 많은 가이드들은 체력적으로 준비돼 있으며, 등반 시간을 적절히 선택하고, 위험을 줄이며 먼 길을 가야 정상에 이를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노르부는 7000m급과 8000m급 봉우리를 올라 경험을 쌓으면 스스로의 몸이 고도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알 수 있게 해 필수적이라고 조언했다. 또 “아주 일찍” 출발해 정체를 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지머먼은 티베트 쪽으로 올랐지만 며칠 동안 시간을 보내며 덜 붐빌 것으로 예상되는 날을 택일했다고 털어놓았다. “세계의 지붕에 나홀로란 심경으로, 남편과 함께 있던 순간의 기분을 설명할 길이 없다. 우리는 새벽 3시 45분 정상에 이르러 기다렸다가 남편과 함께 일출을 봤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이세미, 백수 민우혁과 결혼 할 수 있던 이유

    이세미, 백수 민우혁과 결혼 할 수 있던 이유

    이세미의 러브 스토리가 화제다. 18일 이세미는 과거 한 방송에서 “2010년부터 LPG 활동을 했는데, 365일 중에 하루나 이틀 정만 쉴 정도로 새벽에 일어나서 지방 행사를 다니곤 했다”며 “4년간 활동하다가 남편을 만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남편이 일을 안 하니까 생계유지를 해야 했고, 돈을 벌 사람은 나뿐이었다. 당시 남편은 무직이었고, (쇼호스트로) 취직한 건 나밖에 없었다”고 가장 역할을 해야했던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세미는 “인성이나 사람들을 대하는 태도, 자신에게 주어진 인들을 해나가는 책임감을 봤다”라며 민우혁과 결혼을 결심하게 된 까닭을 말했다. 또 이세미는 “분명 나중에 큰 사람이 될 것 같았다. 지금은 때가 아니라고 생각했다”며 남편에 대한 사랑을 과시했다. 한편, 민우혁과 이세미 부부는 2012년 결혼해 슬하에 아들 하나를 두고 있다. 남편 민우혁은 뮤지컬 배우다. 사진 = 서울신문DB 연예부 seoulen@seoul.co.kr
  • 새벽 출근길 ‘바바리맨’ 검거한 여경 실습생

    새벽 출근길 ‘바바리맨’ 검거한 여경 실습생

    실습생 신분인 여성 순경이 새벽시간 길거리에서 음란행위를 하고 달아난 30대 남성을 검거했다. 서울 금천경찰서는 30대 남성 A씨를 공연음란 혐의로 검거해 불구속 상태로 수사하고 있다고 24일 밝혔다. 서울 금천파출소 소속 실습생인 B순경은 지난 19일 오전 6시 27분쯤 출근길에 서울 금천구 시흥동의 한 도로변에서 바지를 내린 채 음란행위를 한 남성을 발견했다.B순경은 바로 112에 신고했고, A씨는 B순경이 어딘가로 전화하는 모습을 본뒤 달아나기 시작했다. B순경은 300m 가량 달려 남성을 쫓아갔고 남성의 도주 경로를 순찰차에 실시간으로 전달했다. B순경을 피해 화단에 숨어있던 A씨가 “왜 나를 쫓아오냐”고 묻자 B순경은 순찰차가 현장에 도착할 때까지 대화를 이어가며 도주를 막았다. 결국 A씨는 출동한 다른 경찰에 연행돼 상황은 10분만에 마무리됐다. B순경은 “남성이 이상한 짓을 하는 것을 봤고 일단 신고한 뒤 피의자를 주시했다”면서 “다른 피해자가 나오면 안 된다고 생각해 쫓아갔다”고 밝혔다. 금천경찰서 관계자는 “파출소 실습을 한 지 1개월도 되지 않은 실습생이 이렇게 침착하게 신고에서 검거까지 하는 일은 드문 일”이라고 말했다. B순경은 경찰학교 졸업을 앞두고 미리 임용된 실습생으로 지난 4월 29일 금천파출소에 배치됐다. B순경은 태권도 2단과 유도 1단의 유단자로, 실내 암벽등반과 마라톤을 하며 체력관리를 한다고 경찰은 전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소변을 보고 있었다며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의 음란행위 장면이 찍힌 현장 폐쇄회로(CC)TV를 확보한 경찰은 조만간 A씨를 다시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지구를 보다] ISS에서 본 ‘우리 행성’의 낮과 밤 경계선

    [지구를 보다] ISS에서 본 ‘우리 행성’의 낮과 밤 경계선

    우리가 사는 ‘아름다운 행성’ 지구에서 낮과 밤이 바뀌는 광경을 자세히 보여주는 사진을 미국항공우주국(NASA)이 21일(이하 현지시간) 공개했다. 사진에는 낮과 밤의 경계선뿐만 아니라 바다와 구름 덕분에 한폭의 명화처럼 보이는 아름다운 광경도 볼 수 있다. 하지만 이처럼 낮과 밤의 경계선을 직접 볼 기회는 매우 드문 것으로 전해졌다. NASA에 따르면, 이 놀라운 사진은 지난 20일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미국인 우주비행사 크리스티나 코크가 포착했다. 코크 비행사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도 사진을 공유하며 “이 멋진 광경은 1년에 두어 번, 그것도 ISS에서 우주비행사들만이 볼 수 있다”면서 “ISS의 궤도가 1년에 두어 번만 지구의 낮과 밤 경계선 위로 정렬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우리는 계속해서 햇빛에 있는데 태양으로 인해 생긴 지구의 그림자 위로는 절대 지나가지 않아서 우리 밑에 있는 지구는 항상 새벽이나 해 질 녘에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구름을 볼 수 있는 아름다운 시간. #노필터”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ISS에 탑승한 우주비행사들은 지구의 일출과 일몰이라는 마음을 사로잡는 광경을 관찰하는 데 익숙하다. ISS는 지구로부터 약 400㎞ 떨어진 상공에서 시속 2만 7600㎞의 속도로 92분 91초마다 하루에 16번 지구 궤도를 공전한다. 덕분에 우주비행사들은 매일 16번 일출과 일몰은 관찰한다. 이는 이들이 1년 동안 바라본 일출과 일몰이 수만 번에 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은퇴한 미국의 우주비행사 스콧 켈리는 우주에서 1년 동안 1만944번의 일출과 일몰을 목격했다. 물론 ISS의 우주비행사들이 일출과 일몰만을 보는 것은 아니다. 이들은 이뿐만 아니라 오로라나 대기광 또는 태풍 등 지구에서 일어나는 각종 현상을 관측해 기록한다. 사진=크리스티나 코크/NASA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5월 마지막 주말도 낮 최고 35도 무더운 날씨…강원 동해안은 열대야까지

    5월 마지막 주말도 낮 최고 35도 무더운 날씨…강원 동해안은 열대야까지

    5월 마지막 주말인 25일과 26일도 낮 최고기온이 35도까지 오르고 강원 동해안 지역은 새벽 기온이 25도 이하로 떨어지지 않는 열대야 현상까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토요일인 25일은 남해상에서 동진하는 고기압의 가장자리에 들어 전국이 맑다가 차츰 흐려지겠으며 일요일 26일에도 구름은 많겠지만 무더운 날씨가 계속될 것”이라고 24일 예보했다. 폭염특보가 발효 중인 서울과 경기 일부, 강원도, 전남내륙, 경북북부, 경남 내륙 일부 지역은 토요일 낮 기온이 33도 이상으로 올라 매우 더울 것이라고 기상청은 전망했다. 25일 오후부터 구름이 많아져 기온 상승이 다소 주춤하겠지만 폭염특보는 일요일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25일 전국의 낮 최고기온은 25~35도로 평년(21~26도)보다 3~11도 높고 아침 기온도 13~26도 분포로 평년보다 1~4도, 동해안 지역은 4~10도 높다. 25일 지역별 낮 최고기온은 강릉 35도, 대구 34도, 광주 32도, 서울 31도, 대전 29도, 부산, 제주 28도 등이다. 특히 강원 동해안 지역은 지형적 영향으로 낮에 오른 기온이 밤 사이에 충분히 내려가지 못해 25도 이상 유지되는 열대야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됐다. 열대야는 오후 6시 1분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 최저기온이 25도 이상으로 유지되는 것을 말한다. 기상청 관계자는 “주말 내내 폭염특보가 지속되는 만큼 농업, 보건, 가축, 산업 등에 피해가 우려되니 특보 발효 지역에서는 건강관리와 피해 예방에 만전을 기하기 바란다”라고 말했다. 한편 국립환경과학원은 25일은 대기순환이 원활하면서 미세먼지 농도가 대부분의 지역에서 ‘보통’ 수준을 보이겠지만 수도권과 강원 영서, 충북 등 중서부 지역은 대기 정체로 인해 국내외 미세먼지가 축적돼 ‘나쁨’ 단계를 보일 것으로 예보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서울광장] 노무현, 그리고 ‘새마을’/송한수 부국장·사회2부장

    [서울광장] 노무현, 그리고 ‘새마을’/송한수 부국장·사회2부장

    파릇이 잔디가 도로 얼굴을 내민다. 잎을 잘려 아스라이 스러져 가더니 제법 반갑고 고맙다. 뿌리를 다치진 않은 덕분이다. 서울 중구 세종대로 124 서울신문 사옥 앞 서울마당 이야기다. 큰 행사를 치르느라 어쩔 수 없이 짓눌린 까닭이다. 아직 듬성듬성 자랐지만, 얼른 옛 모습을 되찾을 일이다. 곧 땅을 꼭꼭 뒤덮기 바란다. 사실 나약한 게 생명이다. 종류를 불문하고 폭력 앞에선 더욱 그렇다. 생명을 놓고 끈질기다 얘기하곤 해도 꺼져 갈 무렵이면 자못 아슬아슬하다. 차라리 겨우 살아남은 뒤 안도하는 표현이라고 읽어야 옳다. 따라서 비록 하찮게 보일지언정 생명을 막 대할 게 아니다.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고 하지 않던가. 다시 생명을 노래할 때다. 딱 10년 전이다. 2009년 5월 23일 사그라든 목숨이 있었다. 너무나 이른 죽음이었다. ‘사람 사는 세상’을 외치던 터다. “사람을 소중하게 여겨야 하고, 그러지 않으면 나라(정치)가 아니다”라는 메시지였다. 여전히 울림은 크다. 숱한 국민이 오늘도, 내일도 ‘대통령의 마을’을 찾을 것이다. 너럭바위를 보듬을 것이다. 노랑 풍선이 출렁대고 더러는 부엉이바위를 힐끔거릴 것이다. “제대로 된 나라를 만들자”고 목청을 높일 것이다. 뭇 생명을 살리는 길이라 밝힐 것이다. 살짝 다른 얘기로 되돌아간다. 어릴 적 날마다 동네 스피커에서 울려 나오던 노래가 떠오른다. 1절은 이렇다. ‘새벽 종이 울렸네, 새 아침이 밝았네, 너도 나도 일어나 새 마을을 가꾸세, 살기 좋은 내 마을, 우리 힘으로 가꾸세.’ 단순한 리듬에 따라 부르기 좋았다. 새마을운동 바람은 그리도 거셌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희한한 가사로 바뀌어 있었다. 혹 반항심 탓 아닐까. 쩌렁쩌렁한 군사독재 시절 위로부터 강제로 벌인 운동이었으니 말이다. 아이들은 멋도 모른 채 흥얼대기도 했다. 넉넉하고 깨끗하게 살자는 구호는 액면으로만 그럴듯했다. 군부로부터 실적을 강요당했기 때문이다. 산천을 푸르게 하라고 다그치자 어딘가에선 소나무에 녹색 페인트를 뿌리는 해프닝까지 낳았다니. 국민 동의를 못 얻었다는 방증이다. 근면, 자조, 협동을 강권했다. 우민화나 다름없었다. 국민에게 답을 요구해선 안 된다. ‘바보’ 대통령은 달랐다. 눈물을 알았다. 바보처럼 낮은 곳으로 임했다. 으스대기를 당연시하던 권력을 내려놓았다. 그렇다고 딱히 일부러 높은 점수를 매기는 건 아니다. 몇몇 대통령이 실천하지 않았을 뿐이다. 며칠 전 경기 성남시 분당구 율동 새마을운동중앙회 연수원을 방문했다. 서클 멤버 누군간 ‘적지’에 왜 가냐고 덤볐다. 대통령 선거 때 조직을 활용하는 등 온갖 패악을 저질렀던 곳이기 때문이다. 그땐 그랬다. 그러려니 했다. 옛 새마을운동 멤버들은 “조국을 위해 나섰던 것이다”라고 우긴다. 그래서 달라진 시대에 면모를 확인하자고 우리 일행을 달랬다. 그렇다. 새마을운동도 이젠 바뀌어야 한다. 정부에 의한 동력이 아니라 국민에 의한 것이어야만 한다. 어림없는 ‘국민 개조’ 캠페인을 벗어나야만 한다. 인제 새마을운동은 새 마음을 담는다. 다름 아니라 생명 가꾸기다. 설명하기엔 구질구질한 이념을 떠났다. 그래서 의연하다. 아무리 그럴듯한들 생명을 꺾을 수도 있는 바에야. 비무장지대(DMZ)니 접경지대니 말하면 으레 눈을 치뜨면서 해코지하지만 생명 보살피기에 즈음해선 몹쓸 짓이다. 제 이득만 꾀한 결과여서다. 이전 새마을운동엔 아예 항목에 없던 통일 과제도 어엿이 포함됐다. DMZ 평화생명동산 가꾸기가 좋은 사례로 통한다. 남북이 자연(생명)과 더불어 공생하지 못한다면 합쳐야 무슨 소용이랴. 아무리 폄훼한들 ‘사람 사는 세상’을 꺾을 순 없다. 맞서면 제 이득만 채우는 꼴이다. 절제와 순환은 지구적 위기 속에서 한반도, 남북한을 떠나 생존 필수요건이다. 더구나 ‘사람 사는 세상’이 한갓 이념에 휘말려서도 안 된다. 아닌 건 아닌 것이다. 생명에 관한 한 좌우는 없다. 무슨 일이 일어나도 결코 생명을 담보로 삼지 말아야 한다. 최근 불거진 5·18민주화운동 폄하는 생명(희생)을 깎아내리는 것이라 용서를 받을 수 없다. 인격 살인·폄훼는 또 어떤가. 남북한 만남도 함께 ‘살자’는 뜻이다. 어느 누구의 득실과 얽히지 않았다. 따라서 딴지를 걸 일이 아니다. 훨훨 옛 껍데기를 버리고 한층 새로운 세상을 선언한 새마을운동에 어기찬 응원을 보낼 차례다. onekor@seoul.co.kr
  • 예술의 태양이 지지 않는, 낭만의 도시…전쟁의 아픔 감도는, 잃어버린 도시

    예술의 태양이 지지 않는, 낭만의 도시…전쟁의 아픔 감도는, 잃어버린 도시

    한국은 어느덧 여름의 길목으로 접어든 5월 중순 무렵, 러시아 서쪽 끝 발트해 연안에 자리 잡은 상트페테르부르크는 이제 막 봄으로 물들고 있었다. 4월까지 밤이면 영하로 떨어지고 눈발이 날리던 매서운 날씨는 북극으로 물러가고 한결 따뜻해진 봄바람에 도시 곳곳 꽃나무마다 꽃망울이 움텄다. 밤 10시가 돼야 어두워지기 시작하고 새벽 4시면 이미 환해진 도시는 해가 지지 않는 백야의 계절을 만끽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혹독한 겨울에 대한 보상이었을까. 길고 긴 낮만큼 아름답게 빛나는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예술과 역사의 흔적을 찾아 걸었다.●‘제정러시아 컬렉션’ 에르미타주 박물관 상트페테르부르크 시내에서 가장 먼저 찾게 되는 관광명소는 에르미타주 박물관이다. 화사한 민트색 외벽과 화려한 황금 장식이 눈에 띄는 바로크 양식 건물이 ‘겨울궁전’으로 불리는 박물관 본관이다. 정면 꼭대기에 삼색기가 휘날려 이곳이 러시아의 자랑임을 말해 주는 듯하다. 겨울궁전 앞 궁전광장 한복판에는 높이 50m에 이르는 알렉산드로프 전승기념비가 우뚝 솟아 있어 위엄을 더한다. 러시아에서는 ‘조국전쟁’으로 부르는 나폴레옹과의 전쟁에서 승리한 것을 기념하기 위해 1834년에 세웠다. 에르미타주 박물관은 유럽 미술품을 가장 많이 소장한 세계 최대 미술관 중 하나로 영국 대영박물관,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300만점 이상의 소장품이 1000여개의 방에 나뉘어 전시되고 있다. 대영박물관과 루브르 박물관의 많은 소장품이 식민지 약탈품인 반면 에르미타주 박물관의 컬렉션은 제정러시아 시대부터 이어온 미술품 수집으로 완성됐다는 차이가 있다. 본관 1층에는 고대 이집트부터 그리스, 로마의 유물들이 전시돼 있다. 2층에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마돈나 리타’, 렘브란트의 ‘돌아온 탕자’, 루벤스의 ‘바쿠스’ 등 중세와 르네상스, 바로크 시대 서유럽 명작들이 빼곡하다. 마티스의 대표작 ‘춤’을 비롯해 모네, 고갱, 피카소 등의 근대 회화 작품은 궁전광장 맞은편 참모본부관에 따로 전시돼 있다. 러시아의 다른 관광지에서는 보기 힘든 한국어 오디오 가이드를 유료로 이용할 수 있다. ●10세기~근대 미술품 품은 러시아 박물관 꼬박 한나절을 둘러보고 박물관을 나서니 전승기념비 앞에서 버스킹 공연이 한창이다. 상트페테르부르크 시민들과 여행객들이 지나던 걸음을 멈추고 바닥에 앉아 귀를 기울인다. 뭉게구름 사이로 내리쬐는 햇살에 한결 가벼워진 사람들의 옷차림이 상트페테르부르크에도 봄이 왔음을 다시 한 번 실감하게 한다. 에르미타주 박물관에서 수많은 유럽 미술 작품을 감상할 수 있지만 러시아 본연의 멋을 느끼기엔 부족하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렇다면 도보로 20~30분가량 떨어진 곳에 있는 러시아 박물관을 찾아가 보자. 알렉산드르 3세의 동생 미하일로프를 위해 지어진 궁전이던 이곳에는 러시아가 비잔틴제국에서 기독교를 받아들인 때인 10세기의 이콘화부터 근대 러시아 화가들의 명화, 각종 민속공예품 등이 전시돼 있다. 풍랑이 몰아치는 바다가 압도적인 이반 아이바좁스키의 ‘파도’, 제국 시대 말기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축제 풍경을 생생히 보여 주는 블라디미르 마콥스키의 작품, 러시아의 전설과 종교적 신비주의를 담아낸 니콜라스 로에리히의 작품 등을 보다 보면 러시아의 옛 시간 어느 한가운데에 뛰어든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대문호 도스토옙스키 흔적이 그대로 세계적으로 이름난 러시아 예술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 중 하나는 문학이다. 러시아 근대문학의 아버지이자 국민시인으로 불리는 푸시킨 동상이 정문 앞에 서 있는 러시아박물관을 떠나 대문호 도스토옙스키의 발자취를 따라가 본다. 관광지가 몰려 있는 시내 중심에서 조금 떨어진, 지하철 1호선과 4호선이 만나는 곳 부근에 도스토옙스키박물관이 있다. 박물관으로 향하는 길 블라디미르성당 맞은편에는 오전부터 꽃과 과일, 직물 등을 파는 아주머니들이 나와 있다. 전통시장에서 나물을 파는 우리네 할머니 같다. 러시아에는 ‘츠베트이’라고 불리는 꽃집이 곳곳에 자주 보인다. 가판에서부터 고급스러워 보이는 상점까지, 꽃을 파는 가게가 다양하고 꽃을 들고 다니는 사람들도 종종 눈에 띈다. 꽃 선물을 많이 한다는 러시아 사람들의 감성이 낭만적인 예술을 꽃피운 원동력 아니었을까.박물관은 눈에 띄는 간판도 없이 나무 문을 닫아 놓고 있다. 반지하 로비에서 시작되는 박물관은 2층 규모로 크지 않다. 작가를 기념해 따로 지어진 박물관이 아니라 그가 말년을 보내면서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등을 집필한 아파트를 박물관으로 복원했기 때문이다. 작은 박물관에는 그를 좋아하는 전 세계 방문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작가가 생전에 사용했던 필기구와 원고, 흑백사진 등 전시물을 본 뒤 남아 있는 사진을 토대로 그대로 재현해 놓은 방들을 둘러보며 작가의 삶을 상상해 본다. 또 다른 대표작 ‘죄와 벌’의 주무대가 된 센나야 광장을 찾아가 본다. 주인공 라스콜리니코프의 집이 있었을 거리와 그가 살해한 전당포 노파의 집 등이 이곳의 오래된 골목에 있었을 거라고 추정된다. 지금은 지하철 3개 노선이 지나는 번화가로 관광객보다는 현지 젊은이들이 모여들고 어스름이 질 무렵엔 주변 옛 건물들에 노란 불빛이 환하게 켜지면서 빛의 광장을 만든다. 상트페테르부르크까지 왔다면 발레 공연을 놓치기 아깝다. 모스크바 볼쇼이극장과 함께 러시아 공연예술을 대표하는 마린스키극장이 있다. 구시가지에 거미줄처럼 뻗어 있는 수로를 사이에 두고 1860년 개관한 본관과 신식으로 지어진 신관이 마주보고 있다. 러시아 발레를 대표하는 ‘백조의 호수’, 고골의 원작을 바탕으로 한 ‘코’ 등 공연을 비롯해 클래식, 오페라 등이 매일 다양하게 펼쳐진다. 시기를 맞춰 간다면 마린스키극장 최초 동양인 수석발레리노인 김기민의 공연도 직접 볼 수 있다. 상트페테르부르크는 팽창하던 제국의 새로운 수도로 건설된 계획도시다. 도시의 출발은 페트로파블롭스크 요새였다. 표트르 대제는 1703년 네바강 삼각주에 위치한 토끼섬에 스웨덴 해군의 공격을 막기 위한 요새를 짓기 시작했다. 이후 예카테리나 2세 때에 이르러 지금의 형태로 완성됐다. 요새 한복판에는 건물 본채만큼이나 뾰족하게 솟은 첨탑이 인상적인 성당이 있다. 높이 122.5m의 성당은 섬 주변 어디서든 눈에 띈다. 표트르 대제를 비롯한 로마노프 왕조 황제들의 유해가 안장된 곳이기도 하다. 러시아의 다른 정교회들과 달리 외관은 직선 형태의 서유럽 양식이지만 황금으로 치장된 내부는 러시아 정교회 스타일로 화려하다. 요새 내 입장은 무료지만 네바 강가를 따라 조성된 요새 위 산책로는 입장료를 내야 들어갈 수 있다. 성벽 위에 나무데크로 조성된 산책로를 따라 걸으면서 강 건너편 에르미타주 박물관과 성 이삭 성당 등 시가지를 건너다 볼 수 있어 매력적이다. 제국 시절 수도의 화려함을 엿볼 수 있는 또 다른 장소는 도시 외곽의 ‘여름궁전’ 페테르고프다. 에르미타주 박물관 앞에서 바로 연결되는 배편을 이용할 수 있다. 지하철 1호선 발치스카야, 아프토바, 레닌스키 프라스펙트 등 역에서 미니버스로 가면 훨씬 저렴하다. 여름궁전의 백미는 발트해를 마주하고 있는 정원의 대폭포다. 궁전 앞에서 계단식 폭포를 따라 물이 흘러내리고 60여개의 크고 작은 분수에서 하늘 높이 물살이 솟구친다. 궁전 자체는 프랑스 베르사유궁전보다 작지만 수로를 따라 바다로 이어지는 화려한 분수만큼은 베르사유궁전이 부럽지 않다.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멀지 않은 곳에 국내 여행객들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은 독특한 분위기의 도시가 있다. 핀란드 국경에서 불과 25㎞ 정도밖에 떨어지지 않은 항구도시다. 이곳에 가려면 핀란드역에서 열차를 타야 한다. 상트페테르부르크에는 모두 5개의 기차역이 있는데 주요 행선지에 따라 이름이 붙었다. 핀란드역에서는 상트페테르부르크 북쪽 도시로 향하는 열차뿐 아니라 핀란드 헬싱키까지 가는 열차도 출발한다. 핀란드역 앞 넓은 광장에는 레닌 동상이 네바강을 바라보며 위풍당당하게 서 있다. 공산주의 혁명의 시초이자 소비에트연방의 창시자로 러시아뿐 아니라 세계 역사에서 매우 중요한 인물인 레닌에게 이곳은 각별히 의미 있는 장소다. 반정부 활동을 하다 투옥되고 시베리아 유배를 당한 레닌은 이후 서유럽에서 망명 혁명가로 활동한다. 1917년 러시아에서 2월 혁명이 일어났다는 소식을 들은 그는 동료 혁명가들의 도움을 받아 스위스에서부터 열차를 타고 핀란드를 거쳐 이곳에 도착한다. 8일간 3200㎞를 달린 잠입 여정은 성공했고 열렬한 군중이 그를 맞았다. 세계 역사를 뒤바꾼 볼셰비키 혁명이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비보르크로 가는 길은 시작부터 느낌이 조금 다르다. 관광객이 넘쳐나는 상트페테르부르크 도심에서와 달리 핀란드역에 들어서자 보안검사를 하는 역무원의 눈길이 따갑다. “핀란드로 가는 역인데 제대로 온 것 맞냐”고 묻는 역무원에게 “비보르크까지만 갈 것”이라고 설명한다. 자작나무숲이 가로놓은 들판과 러시아 시골 풍경을 따라 1시간가량 달리면 비보르크다. 이곳 역 입구에서도 역무원이 주민이 아닌 낯선 이방인에게 깐깐한 여권 검사를 요구한다. 국내에 출판된 러시아 여행 안내책자에도 없는 비보르크를 일부러 찾아간 것은 1·2차 세계대전 동안 러시아와 핀란드가 여러 차례 쟁탈전을 벌인 아픈 역사가 남아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핀란드는 비푸리로 부르던 제2의 도시를 1944년 소련의 침공으로 빼앗겼다. 시민들이 산책을 하고 있는 해안공원을 따라 시내의 옛 거리로 발걸음을 옮긴다. 시내 쪽으로 들어서자 뚱뚱하고 납작한 모양의 우스꽝스러운 탑이 가장 먼저 눈에 띈다. 도시를 둘러싸고 있던 성벽 중간에 있던 ‘둥근 탑’으로 사라진 성벽과 달리 지금까지 남아 있다. 1층은 레스토랑으로 운영되고 있다. 인근에는 노란색의 아담한 성당 두 개가 마주 보고 서 있다. 그중 하나에는 성서를 핀란드어로 번역하면서 핀란드어 철자법을 확립한 16세기 종교개혁가 미카엘 아그리콜라의 동상이 서 있다. 이 성당 어느 곳엔가 그가 묻혔다고 전해진다. 핀란드 사람들이 ‘잃어버린 도시’로 부르며 이곳으로 여행을 오는 데에는 아그리콜라의 흔적을 찾기 위한 이유도 있을 것이다. 비보르크 최고의 명소는 조그마한 섬에 자리한 비보르크성과 그 중심의 성 올라프탑이다. 으리으리한 성채는 아니지만 중앙의 초록 지붕 하얀 탑과 그 둘레를 둥글게 에워싸고 있는 성벽에서 중세 분위기가 느껴진다. 러시아보다는 스웨덴이나 에스토니아 등 발트해 주변 나라들과 비슷한 건축물이다. 이곳 전망탑에 오르면 비보르크 시내를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다. 역시 중세풍의 오래된 시계탑과 라트하우스탑 등을 돌아본다. 유럽의 여느 중세도시들처럼 가지런하고 예쁘게 꾸며져 있지는 않다. 폐허로 남겨진 옛 골목에서는 때때로 을씨년스러운 분위기가 느껴지기도 한다. 중세의 낭만, 핀란드의 쓸쓸함, 러시아의 황량한 분위기가 뒤섞인 도시는 어디에서도 느낄 수 없는 이곳만의 묘한 분위기를 풍긴다. ‘타베르나’라는 이름의 음식점에서 중세 평민들과 귀족들이 먹었던 식사를 즐기면 비보르크 여행의 색다름이 배가된다. 글 사진 상트페테르부르크·비보르크(러시아)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여행수첩 →상트페테르부르크 명소 곳곳을 돌아볼 예정이라면 상트페테르부르크카드를 이용해 보는 것도 좋다. 카드를 구입하면 일정 기간 동안 에르미타주 박물관을 제외한 대부분의 박물관과 성당을 추가 금액 없이 입장할 수 있다. 다만 관광지 투어보다 비교적 여유로운 여행을 원한다면 카드를 사는 게 손해일 수도 있으니 여행 계획에 따라 꼼꼼히 비교하는 것이 좋다.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미리 구매하면 편하다. →비보르크는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멀지 않은 도시지만 열차편이 자주 있지는 않다. 미리 열차 시간표를 확인해 보고 여행 계획을 짜는 편이 효율적이다.
  • ‘그녀의 사생활’ 박민영♥김재욱, 출근길 모닝 키스 포착 “심쿵 까치발”

    ‘그녀의 사생활’ 박민영♥김재욱, 출근길 모닝 키스 포착 “심쿵 까치발”

    ‘그녀의 사생활’ 박민영-김재욱의 출근길 모닝 키스가 포착됐다. tvN 수목드라마 ‘그녀의 사생활’ (연출 홍종찬, 극본 김혜영, 원작 누나팬닷컴, 제작 본팩토리, 스튜디오드래곤)이 화제성 차트를 점령했다. 3주 연속 드라마 화제성 지수(굿데이터 코퍼레이션 기준) 1위를 차지했고, 출연자 화제성 부분에서 2주 연속 김재욱-박민영이 나란히 순위에 오르며 뜨거운 인기를 입증하고 있다. 공개된 스틸 속에는 꼭두새벽부터 꽁냥 케미를 폭발시키는 박민영(성덕미 역)-김재욱(라이언 골드 역)의 모습이 담겨 보는 이들의 부러움을 자아낸다. 서로를 바라보는 두 사람의 눈빛에서 꿀이 뚝뚝 흐른다. 또한 두 사람은 쉴 틈 없이 이야기 꽃을 피우고 있는데, 달달한 모습이 연애 욕구를 불타오르게 한다. 특히 박민영은 김재욱만의 ‘모닝 엔젤’로 변신했다. 박민영은 김재욱의 볼을 쓰담쓰담 하더니 이내 까치발을 들어 그의 볼에 입을 쪽 맞춰 설렘을 유발한다. 박민영의 기습 모닝 키스에 김재욱은 남아있던 아침잠이 싹 달아났다는 듯 눈을 동그랗게 뜬 모습. 눈만 마주쳐도 행복한 듯 미소가 끊이질 않는 두 사람의 모습이 보는 이들까지 사랑에 빠진 기분을 들게 만든다. ‘그녀의 사생활’ 제작진 측은 “극중 김재욱의 어린 시절 비밀을 공유한 박민영과 김재욱이 한층 더 견고하고 단단한 사랑을 보여줄 예정이다”며 “깊어질수록 더욱 진해질 두 사람의 로맨스를 끝까지 함께 지켜봐 달라”고 전했다. 한편 tvN 수목드라마 ‘그녀의 사생활’은 오늘(22일) 밤 9시 30분에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이기철의 노답 인터뷰] “광주 발포자 보고듣던 DJ, 조용히 눈 감더니 …”

    [이기철의 노답 인터뷰] “광주 발포자 보고듣던 DJ, 조용히 눈 감더니 …”

    ‘도덕성 회복’ 주창하는 허만기 총재가 말하는 ‘도덕과 정치’“역사적 대세가 대한민국으로 몰려오고 있습니다. 이런 중차대한 시기에 정치권이 국민의 장래에 폐를 주지 않고 꿈과 희망을 주도록 바짝 정신을 차려야 해요. 남북 관계, 경제 문제에 대해 국회의원들이 자기를 버리고 국가와 민족, 그리고 미래를 보면서 치열하게 논쟁하고 고민해도 모자랄 판에 국회를 내팽개치고 장외투쟁을 하는 것은 말이 안 됩니다. 주체성을 상실하고 도덕이 없는 집단인 겁니다. 광주민주항쟁이나 촛불혁명과 같은 민족의 기념비적 정신을 폄훼하고 모독하는 것은 반민주, 반도덕의 극치입니다. 물론 여당도 국정을 책임지는 위치이니 자기주장만 내세울 게 아니라 사리에 맞는 말에는 귀 기울여야 합니다.” 명함을 주고받는 수인사가 끝나자마자 그는 정치권 성토로 말문을 열었다.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최근 ‘국민 여러분에게 드리는 글’이라는 성명서를 낸 허만기 도덕성회복 국민연합 총재를 지난 15일 서울 여의도 사무실에서 만났다. 구순의 나이가 믿기지 않을 만큼 목소리는 쩌렁쩌렁했고, 기억은 어제 일을 말하는 것처럼 총명했다. 허 총재는 정치 원로로서 도덕이 없는 현재의 정치에 대해 신랄하게 일갈했다. “도덕성이 갖춰지지 않는 정치는 권력싸움에 불과하고, 진실이 없는 정치는 위선일 뿐”이라고 꾸짖었다. 그가 정치에 발을 내디딘 것은 1958년 제2대 경남도의원에 당선되면서부터다. 당시 자유당 부정선거를 폭로하면서 이승만 정부와 각을 세우다 구속되기도 했다. 전국적으로 유명해졌지만 1961년 5·16쿠데타가 발생하면서 ‘구정치인’으로 활동이 묶였다. “건국이념인 홍익인간·광명이세, 최고의 도덕도덕없는 정치, 권력싸움… 성명서 문의 많아” - 성명서를 냈습니다. 반응이 어떻습니까. “도덕성이 타락된 우리 정치가 너무한다 싶어서 성명서를 냈지요. 성명서를 내가 작성해서 아는 사람들과 기업인들에게 우편으로 보냈습니다. 반응이 아주 좋아요. 우리 시대의 교과서라거나, 좋고 옳은 말씀이라며 강의를 해달라 곳도 있고, 복사해서 써도 되느냐고 묻는 전화도 많이 옵니다.” - 정치권이 명심할 도덕을 들려주시면.“도덕이 한자여서 중국 것인 줄 아는데, 사실은 우리가 중국보다 훨씬 앞서 있습니다. 정치인들이 명심할 도덕은 조선의 건국이념인 홍익인간(弘益人間), 광명이세(光明理世) 입니다. 한자가 이 땅에 들어오기 훨씬 이전에 단군이 벌써 만들어낸 심오한 이념이지요. 사실, 이게 구전으로 전해오다 한문으로, 글로 남겨진 겁니다. 인간은 서로 도와야 하고, 인간 개인으로서의 우월성보다는 전체로서의 조화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인간이 먼저라는 것이지요. 광명은 밝음, 빛, 꿈, 희망, 기대를 의미합니다. 고대국가나 최첨단의 현대나 광명으로 국가와 민족을 이끌어가야 한다고 단군이 선포한 겁니다. 세상 어느 나라에 이렇게 거룩한 건국이념이 있습니까. 기껏해야 실용주의 내지 실리주의에 정직 정도이잖아요. 그런 면에서 기념일을 만들어 그 의미를 반추하자고 주장하고 싶습니다.” “남북문제 잘 풀면, 대륙국가가 되는 기회10대 경제대국 한계 벗어나 G2 압박할 것” - 우리나라에 대세가 왔다고 진단했습니다. “남북문제를 잘 풀면 우리나라가 섬나라에서 벗어나 대륙국가가 되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여기에 협력하지 않고 엉뚱한 소리나 하는 것은 문재인 대통령이 모처럼 붙잡은 기회를 차버리는 행위입니다. 나는 문 대통령이 개성공단 가동과 금강산 관광 재개 문제와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좀 더 강하게 이야기하면 좋겠습니다. 민족 내부의 문제이니, 이건 우리가 핸들링한다며 밀어붙이면 좋겠습니다. 이것을 두고 ‘김정은 편든다’거나 ‘북한 돕는다’고 생각하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습니다. 북한 김정은도 핵무기에 대해서는 사는 길을 찾는 것이지, 그놈을(핵무기를) 쥐고 있으면 자승자박이란 것을 깨달을 겁니다. 정치권이 싸우더라도 국가와 민족의 생존과 이익, 장래 문제는 별도로 해야 합니다. 국민의 미래를 망쳐서는 안됩니다.” - 섬나라를 벗어나자는 것은 어떤 의미입니까. “우리나라는 대륙국가와 해양국가라는 두 개의 큰 축을 씨줄날줄로 해서 내려왔습니다. 그런데 그게 지금 막혀 있지 않습니까. 북한 김정은을 끌어들여 경제공동체를 만들면 부산에서 구라파로, 중동으로, 러시아로 기차를 타고 바로 갈 수 있는 시대가 됩니다. 그래야 비로소 대륙국가가 됩니다. 그게 안되면 우리는 10대 경제대국 한계를 벗어날 수 없을 겁니다. 조선, 자동차, 반도체… 이런 것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그 한계의 탈출구가 대륙이라고 봅니다. 투자 전문가 짐 로저스는 남북 간에 경제협력체가 형성되면 세계의 투자가 몰려올 것이라고, 미국 투자사 골드만삭스는 한국이 수십 년 안에 일본, 독일을 능가하고 G2를 압박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우리 민족에게 크게 나갈 기회가 왔습니다. 정치권이 정신을 차려야 합니다. 언제까지나 앉은뱅이, 신세타령이나 하며 살겠습니까.” “김정은 핵무기 한계인식…설득하고 끌고가야한국 공산화?… 우리 국민이 그렇게 머저리냐”- 그런데 북한이 아직 핵을 포기하지 않고 있습니다. “김정은이 당장 핵을 폐기하지 않는다고 해서 손을 놓고 중도에서 포기해야 합니까. 어떻게든 김정은을 설득하고, 끌고 가야지요. 핵무기가 쌀이 나오는 것도 아닌데, 김정은도 핵무기를 끌어안고 한 발자국도 앞으로 나가지 못하면 그 자리에서 죽는다는 것을 알 겁니다. 나는 김정일이 그런 선택할 것이라고 보지 않고, 김정은도 자신이 한계에 왔다는 것을 알고 있을 것입니다. 우리가 설득해서 핵을 폐기하게 하고, 과감하게 밀어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북한보다 국력이 20배나 강한데 북한이 무엇으로 우리를 이기겠어요. 공산화? 천만의 말씀입니다. 우리 국민이 그렇게 머저리입니까? 공산화에 설득당할 것 같습니까. 절대 아닙니다. 자신감을 가져야지요.” 올해 구순인 그는 서예인, 정치인, 유학자의 길을 걸었지만, 국민정신 선양과 관련된 일은 놓지 않았다. “1950년대에 심산 김창숙, 담원 정인보 선생을 모시고 정신문화 선양운동을 했습니다.” 이후 1960~70년대에는 노산 이은상 박사, 초대 문교부 장관을 지낸 안호상 박사와 함께 국민사상선양회를 창립했다. 이를 통해 산업화와 민주화, 국제화에 대한 이론적 뒷받침을 위해 정책 세미나와 강연회 등을 68차례에 걸쳐 진행했다. 그런 그가 2007년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 지인들과 함께 도덕성회복 국민연합을 만들어 도덕성 회복을 주창하고 있다. “내 나이 90세, 무슨 욕심이 있겠어요. 다만 이 나라를 위해 발자취를 하나 남겨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도덕성회복 운동을 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도덕에서 가장 중요한 덕목은 효·경로사상孝, 유장한 구름 아닌 전화 한 통이면 실천” - 도덕성 회복 운동을 간단히 설명하시면. “오늘날의 타락은 도덕의 상실에서 비롯된 겁니다. 예나 지금이나 도덕성을 잃어버리면 사람들이 무도하게 되고, 타락하고 패륜과 부정, 비리가 판치게 됩니다. 도덕이 무너지면 결국 인간이 몰락하고, 나라가 망하게 됩니다. 현대 사회의 인간 상실과 자아 붕괴로 미루어볼 때 도덕성 회복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겁니다. 도덕성회복은 이 나라의 시대적 역사적 소명이며, 사람들에게 영혼의 안식과 정신적 평화를 가져다줄 겁니다.” - 젊은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덕목은. “우리나라의 건국이념인 홍익인간, 광명이세가 있습니다만 한 명의 인간으로서 실천할 수 있는 것은 효와 경로사상이라 생각합니다. 효는 최고의 선이며, 도덕성의 원초입니다. 한 기자가 석학 아놀드 토인비에게 ‘선생께서는 만일 다른 별에 가서 살아야 한다면 지구에서 무엇을 갖고 가고싶나’고 물었더니 ‘코리아의 효사상, 경로효친과 가족제도를 가져가고 싶다’고 한 일화가 효의 가치를 말해 줍니다. 도덕은 이렇게 유장한 구름 속에 있는 것이 아니라 가까운 곳에서 실천 가능한 것입니다. 젊은 사람들이 당장 전화 한 통이면 실천할 수 있는 것이 효입니다. 어렵게 생각할 것이 전혀 아닙니다. 내가 한 백년 가까이 살아서 압니다.” “노 前대통령, 내가 만든 장학회 수혜자, 후배靑비서실장 지낸 文 대통령도 자연스럽게 알아盧, 서거 수일 전 세상사 초월 당부 글씨 써 줘조선대 로스쿨 필요성 전달 … 성사되지 않아”- 문재인 대통령과의 사진이 있는데 어떻게 인연이 됩니까. “그전에 노무현 전 대통령과 인연이 있습니다. 제가 부산상고를 졸업했는데, 경남도의원 시절 부산상고 장학회를 저와 김지태 부산일보 사장 등이 만들었습니다. 그 장학금 수혜자 가운데 이성태 전 한국은행 총재뿐만 아니라 노 전 대통령도 포함돼 있지요. 13대 국회의 5공비리 청문회에서 같이 활동도 했습니다. 문 대통령이 노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 등을 지냈으니, 자연스럽게 가깝게 지내게 됐고 …. 10년 전 노 대통령이 봉하마을에서 서거하기 수일 전, 궁지에 몰렸을 때 동문 골프모임에서 소동파의 적벽부를 한 구절 써주며 세상사를 초월하고, 유유자적하게 살라고 당부했는데…. 내가 조선대 석좌교수로 있을 때 조선대에 로스쿨의 필요성을 구두로, 편지로 노 전 대통령에게 전달했습니다만, 성사되지는 않았죠.” - 김대중 전 대통령과의 숨겨진 일화, 있으면 소개해 주세요. “12·12 쿠데타 주역 가운데 한 명인 정호용 장군이 1982년 어느 날 나를 급히 만나자고 했어요. 장 장군은 내 서예를 좋아해 허물없이 지내는 사이였거든. 그가 정색하고 굳은 표정으로 ‘오늘 아침에 DJ(김대중 전 대통령의 이름 영어 이니셜, 허 총재는 DJ로 지칭했다)의 생사를 결정합니다. 내가 어떻게 하면 좋겠소’라며 내 의견을 물었어요. 그래서 내가 ‘DJ는 민주화의 상징이자 선구자이다. 그를 죽이면 반인륜적·반도덕적 처사이고, 도덕성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는다. 차라리 미국으로 망명하게 하는 것이 어떻냐’고 했지요. 정 장군은 고개를 끄덕였지요. 그 후 정 장군은 전두환·노태우와의 3자 회동에서 DJ를 살렸다고 독백처럼 내게 말한 적이 있지요. 그 뒤 13대 국회에서 정 장군을 만났는데 그때 광주민주화항쟁의 발포자로 그의 이름이 오르내렸습니다. 정 장군이 나를 찾아와 ‘내 아버지를 두고 맹세하겠다. 나는 발포자가 아니다. 허 의원이 나를 불의한 사나이로 보면 어쩔 수 없고, 올바른 인간으로 믿어준다면 DJ에게 진실을 말해달라’고 했지요. 나는 그의 인격을 믿었고, 그 말을 믿었기에 새벽에 동교동에 갔었지요. 언제나처럼 정장차림으로 나를 맞아준 DJ와 이희호 여사에게 이 사실을 그대로 전달했습니다. DJ는 내가 보고하는 동안 눈을 감고 조용히 듣기만 할 뿐 아무 말도 없었습니다. 너무 정호용 장군을 변명해준 것 같은데….” “12·12쿠데타 주역 정호용, ‘DJ구명’ 내게 말해‘鄭, 광주 발포자 아니다’는 주장 DJ에 전달도DJ, 눈 감고 듣기만 할 뿐… 아무 말도 안 해” 그는 연세대를 졸업하고, 서울대에서 행정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하버드대학원 최고정책결정자(SEP) 과정을 수료했다. 13대 국회의원(1988~1992년)을 지내면서 평화민주당 당기위원장, 국회 5공비리조사 특별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했다. 2006년 성균관유도회 총재를 맡았고, 2009년 대한민국 헌정회 원로위원으로 선임됐다. 국회의장이나 당 대표 등을 지낸 이들로 대체로 구성되는 헌정회 원로위원에 초선에 불과한 그가 선임된 것은 다소 파격으로 받아들여졌다. 서예 전시회도 종종 가졌든 허 총재는 정치권에서도 알아주는 명필이다. “DJ, 선양회 세미나 참석하면서 인연 깊어져13대 국회 비례대표서 자신 앞에 나를 배치인내력, 상상력 뛰어난 초월적 능력 소유자” -김대중 전 대통령과의 인연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1980년대에 내가 주관한 국민사상선양회 세미나에 DJ가 한번 참석하면서 인연이 깊어졌습니다. 아침 7시 강연에 이은상·정주영 현대그룹 회장·백선엽 장관·조영식 경희대 총장·윤일선 서울대 총장 등 기라성같은 사람들이 참석했습니다. 이 사람들은 DJ가 만나고 싶어했던 인물들이었습니다. 이것이 계기가 되어 DJ는 13대 전국구(비례대표) 후보에 자신의 바로 앞번호에 나를 배치했습니다. 나는 그 보답으로 12권짜리 김대중 전집을 만들어줬습니다. 청평별장에서 먹고 자기를 같이하면서 DJ를 옆에서 보니 이 나라에서 제일 부지런한 사람이었습니다. 인내력, 상상력, 추진력이 뛰어나고 실패나 좌절을 딛고 일어서는 초월적 능력의 소유자였습니다.” “YS, 사상선양회서 강연도…정무직도 제안YS와 가까우니 안기부, 내집 급습해 쑥대밭국회서 안기부장 유학성 만나 한 대 갈겨YS, 노태우와 야합… 도덕 없어 절교 선언”- 김영삼 전 대통령과 인연도 많다지요. “1980년대에 YS는 정무직을 제안했습니다만 저는 거절했습니다. 그랬더니 집으로 밀고 들어오기도 했지요. 내가 주관한 국민사상선양회에서 YS는 ‘정치발전과 정치인의 자세’라는 주제로 강연한 적도 있습니다. 당시에 내가 YS와 가깝게 지내니 안기부가 내 집을 급습했습니다. 아이들 방까지 수색해 집안을 쑥대밭으로 만들었습니다. 당시 서슬 시퍼렇던 안기부장이 유학성이었습니다. 국회 휴게실에서 만나 ‘유학성 이놈!, 나라를 위해 일해야지, 남의 뒤나 캐고 …” 하면서 한대 갈겨버렸습니다. 유학성이 쓰러졌지만 옆에 있던 민정당 의원 몇 사람이 있었지만 아무도 말리지 않았어요. 그런데 YS는 노태우 전 대통령과 야합하는 바람에 변절했지요. 일신의 명리를 위해서는 도덕도, 정의도, 원칙도, 국민도 다 저버릴 수 있다는 것을 알고 YS와 절교를 선언했습니다. 그랬더니 심복인 서석재 의원과 김덕룡 의원을 내 집으로 보내 나를 집요하게 설득하려 했습니다.” - 좋은 인연만 있는 것은 아니겠죠. “전두환과 악연이 생각납니다. 같은 고향이어서 서로 잘 알고 지냈습니다만 11대 국회의원 선거과정에서 제가 구속됐습니다. 전두환이 광주항쟁에 참가한 시민들에게 총부리를 겨누고, 국보위에서 스스로 대장 진급한 그런 부당성을 유세과정에서 비판하다 선거 3일 전에 덜컥 구속됐습니다. 누가 시켰겠어요. 그러다가 제가 13대 국회의 5공비리 특위 청문회에 활동했습니다. 그때 장세동 등을 상대로 일해재단 비리를 심문했습니다. 그리고 전두환의 정치자금 6000억원의 불법조성을 가장 먼저 폭로했습니다. 구체적인 비리를 밝혀낸 겁니다. 큰 기업에 부실기업을 안겨주고 장기저리로 대출해주면서 리베이트를 받은 것이죠. 당 총재인 DJ에게 보고하니 ‘허 의원, 그럴 수가 있나. 어떻게 6000억원을 받을 수 있나‘라며 처음엔 믿지 않았습니다. 어떤 기업으로부터 얼마씩 받았는지는 국회 속기록에 다 남아있습니다. 전두환이 돈을 받을 때 재무 공무원을 시키지 않고 최측근들에게 시켰더군요.” “요즘 신문 3개 읽고 독서 활동 꾸준히7시간 수면, 운동화 신고 많이 걸어다녀” - 고령인데도 활동이 많습니다. 건강 비결은. “일을 놓지 않는 게 비결입니다. 신문은 서울신문과 경제지 하나 등 3개를 매일 꾸준히 읽고 있습니다. TV로 뉴스를 한 시간씩 보고 밤 11시쯤 자서 다음날 아침 6시 일어납니다. 책을 꾸준히 읽고, 글을 쓰고 있습니다. 책은 안 보면 정신이 갑니다. 영혼을 맑게 하려고 고전을 읽습니다. 그리고 최근엔 좀 많이 걸으려고 합니다. (신고 있는 운동화를 가리키며) 많이 걸으라고 아들이 사 준겁니다. 운동화를 신으니 확실히 발이 편합니다. 고령일수록 꾸준히 일을 해야 합니다. 목숨이 다하는 그날이 은퇴하는 날이지요.” 글·사진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이강인, U20월드컵 ‘주목할 선수 10명’에

    이강인, U20월드컵 ‘주목할 선수 10명’에

    U20(20세 이하) 축구대표팀의 이강인(18·발렌시아)이 국제축구연맹(FIFA)이 선정한 U20월드컵 ‘주목할 선수 10명’에 들었다. FIFA는 21일 홈페이지를 통해 24일 새벽 폴란드에서 개막하는 U20월드컵에서 스타 탄생이 기대되는 10명의 선수를 발표했는데, 한국대표팀의 공격형 미드필더 이강인을 포함시켰다. FIFA는 “발렌시아는 인천 출신의 공격형 미드필더 이강인을 2011년부터 일찌감치 유소년 팀에 영입했다”면서 “그는 마침내 2019년 1월 시니어 무대에 데뷔했고, 2019년 3월에는 국가대표에도 처음 소집됐다”고 소개했다. 지난 3월 파울루 벤투 감독의 A대표팀에도 이름을 올린 이강인은 그동안 U20 대표팀 7경기에 출전해 4골을 뽑아내며 ‘한국축구의 미래’로 자리매김했고, 이번 대회 대표팀의 득점원으로 기대를 받고 있다. 역대 U20월드컵 최다 득점 기록은 3골로, 신연호(1983년 멕시코대회)·이민우(2009년 이집트대회)·신영록(2005·07년 네덜란드·캐나다대회) 등 세 명이 함께 보유하고 있다. 한국은 대회 최다(6회) 우승국인 아르헨티나를 비롯해 두 차례 정상에 올랐던 포르투갈, 아프리카의 ‘복병’ 남아프리카공화국과 함께 F조에 포함됐다. ‘주목할 선수 10명’에는 아르헨티나의 수비수 네우엔 페레스(18)도 포함됐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의정부 사망사건’ 남편 범행 후 극단적 선택한 듯

    ‘의정부 사망사건’ 남편 범행 후 극단적 선택한 듯

    경기 의정부의 한 아파트에서 숨진 채 발견된 일가족 3명의 시신에서 자해 전 망설인 흔적인 ‘주저흔’과 ‘방어흔’이 확인됐다. 이에 따라 경찰은 남편이 가족 2명을 살해하고 스스로 극단적 선택을 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경기 의정부경찰서는 피해자들의 시신에 대한 부검 결과 피해자 3명 모두 목 부위 찔린 상처와 베인 상처 등이 사인으로 보인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소견을 받았다고 21일 밝혔다. 남편인 A(50)씨에게서는 주저흔이 발견됐고, 딸인 고등학생 B양에게는 손등에서 약한 ‘방어흔’이 나왔다고 경찰은 밝혔다. 아내 C(46)씨의 시신에서는 목 부위 자상 외 특이 사항은 발견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경찰은 A씨가 다른 가족 2명을 살해하고 스스로 극단적 선택을 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수사를 하고 있다. A씨 가족은 사건 발생 직전 큰 경제적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전해졌다. 7년 전부터 목공 작업소를 운영한 A씨는 수금 문제 등으로 억대의 빚을 지게 돼 최근에는 집을 처분하려 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생존자인 중학생 D군의 진술에 따르면 사건 전날에도 가족들은 이런 문제로 심각하게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A군은 경찰 조사에서 “새벽까지 늦게 학교 과제를 하다가 잠들었고, 늦잠을 자고 일어나 보니 가족들이 숨져 있어 신고했다”고 진술했다. A군은 사건 전날 초저녁에는 잠을 잤고 밤 11시쯤 일어나 새벽 4시까지 학교 과제를 했으며, 잠들기 전까지 아버지를 비롯한 가족들이 살아 있었다고 밝혔다. 또 전날 오후 4시쯤 부모님이 집에 왔고, 집안의 어려운 경제적 사정에 대해 자신을 제외한 3명이 심각하게 논의했다고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집안 평소 분위기상 나이가 어린 A군은 심각한 대화에서 빠져 방 안에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의정부 일가족 사망, 父 시신에 ‘주저흔’ 발견 “참담”[종합]

    의정부 일가족 사망, 父 시신에 ‘주저흔’ 발견 “참담”[종합]

    경기 의정부 일가족 사망사건의 사망자 중 한 명인 아버지 A씨(51)의 몸에서 주저흔이 발견되면서, 일가족의 사인이 가족 내에서의 극단적 선택일 가능성이 높아졌다. 20일 오전 11시30분쯤 의정부시 용현동 한 아파트에서 A씨와 어머니 B씨(48), 딸 C양(18)이 나란히 누워 숨져 있는 것을 아들 D군(15)이 발견해 신고했다. 21일 의정부경찰서에 따르면 부검이 끝나지 않아 정확한 판단은 힘들지만 시신 수습 과정에서 A씨의 몸에 주저흔으로 보이는 상처가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주저흔이란 자해로 생긴 손상 중 심리적인 저항으로 한 번에 치명상을 가하지 못해 생기는 상처를 말한다. 딸 C양의 손 부위에는 가해자의 공격을 방어하면서 생긴 상처를 뜻하는 방어흔이 발견됐다. 반면 아내 B씨의 시신에서는 주저흔이나 방어흔이 나오지 않았다. 때문에 경찰은 A씨가 아내와 딸을 살해하고 스스로 극단적 선택을 했을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지만, A씨의 시신에 난 상처의 훼손 정도가 심해 경찰은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 중이다. 경찰은 아파트 1층 출입구와 엘리베이터의 CCTV 녹화영상 등을 정밀 분석한 결과 외부 침입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판단했다. 경찰에 따르면 D군은 “평소 가족들이 경제적인 문제로 심각한 대화를 자주 했고, 새벽에 잠들기 전까지 가족들이 살아있었다”고 진술했다. 사건 전날 부부와 딸은 함께 모여 거주중인 아파트 처분 문제를 두고 상의하면서 신세한탄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경찰은 이들의 채무 문제도 들여다보고 있다. 경찰은 또 숨진 가족이 제2금융권에 진 대출 등 억대 채무 문제로 힘겨워했다는 주변인 진술도 확보했다. A씨는 7년 전부터 포천시에서 목공예 관련 일을 해왔는데 최근 1년새 불경기 여파로 거래처와의 수금 문제가 발생해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었다고 한다. 부인 B씨는 시내 점포에서 종업원 등으로 경제활동을 했으나 억대에 이르는 채무 때문에 힘들어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조숙한 C양은 평소 부모님과 가정의 대소사를 함께 의논했다고 한다. D군은 ‘과제를 하느라 새벽 늦은 시간에 잠들어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도 모르고 깊이 잠들었는데 일어나보니 가족들이 모두 숨져 있었다’는 취지로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정확한 사건 경위를 파악하기 위해 CCTV 정밀 분석과 주변인 탐문, 은행거래내역 파악 등 다방면의 수사를 이어가는 동시에 D군에 대한 상담지원 등을 논의 중이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달 아래 떠 있는 밝은 빛, 알고보니 UFO아닌 목성

    달 아래 떠 있는 밝은 빛, 알고보니 UFO아닌 목성

    밤사이 SNS상에 ‘미확인비행물체 UFO를 봤다’는 소동이 벌어졌다. 지난 20일 오후 7시 이후부터 각종 SNS에는 달 아래 밝은 빛에 대한 사진과 동영상이 공유되기 시작했다. 이 같은 현상은 서울을 포함해 날씨가 좋은 전국 곳곳서 목격됐으며 SNS에는 이상한 불빛의 정체를 묻는 댓글이 이어졌다. 사진과 영상을 서울신문에 직접 제보한 서울 중랑구 신내동의 반석재(45)씨는 “유난히 밝은 달이 떠서 밤하늘을 쳐다봤는데 달 아래 크고 밝게 빛나는 빛이 있었다”면서 “순간 위성이나 UFO인 줄 알고 스마트폰 카메라를 이용해 촬영했다. 시간대는 21일 새벽 1시쯤이었고 20분간 이를 지켜봤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밝은 빛의 물체는 위성 혹은 UFO로 생각했던 누리꾼들의 예측과 달리 달 주변에 근접한 목성으로 알려졌다. 한국천문연구원 이동주 연구원은 서울신문과의 인터뷰를 통해 ‘해당 불빛은 목성이 맞다’고 밝혔다. “어젯밤 달과 목성의 거리는 달표면으로부터 약 1도 정도 떨어져 있었다”며 “어젯밤 목성의 등급은 -2.6등급으로 하늘에서 밝게 빛나는 1등성의 별들보다도 20배 이상 밝기 때문에 사람들이 UFO로 착각을 일으킨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연구원은 “달은 매일 50분씩 늦게 뜨기 때문에 21일 밤 달과 목성의 거리가 약 12도 정도 떨어질 것”이며 “달을 기준으로 오른쪽 방향에서 어제와 같은 목성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한편 한국천문연구원 측에 따르면 오는 23일 새벽 4시경에는 토성이 달과 약 2도 정도 떨어져 위치하며, 다음달 2일 해뜨기 직전에는 아주 얇아진 그믐달이 동쪽하늘에서 밝은 금성(밝은 별들보다 100배 밝음)과 마주하게 된다. 하지만 달과 금성의 고도가 매우 낮고(4도) 이미 날이 밝아진 여명 때라, 아주 밝아진 금성은 보이지만 달은 관측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영상= 반석재, 한국천문연구원 / 도움말 한국천문연구원 이동주 연구원 손진호 기자 nasturu@seoul.co.kr
  • 경찰, ‘늦잠’ 아들 진술 신빙성 무게…사망 가족 부검 실시

    경찰, ‘늦잠’ 아들 진술 신빙성 무게…사망 가족 부검 실시

    경기 의정부의 한 아파트에서 흉기에 찔려 숨진 일가족 3명에 대한 부검이 21일 실시된다. 경찰은 “아침에 일어나 보니 가족들이 숨져 있어 신고했다”고 밝힌 중학생 아들 진술에 신빙성이 있다고 보고 부검을 통해 사건 당일 새벽 집안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파악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부검을 통해 상처의 모양이나 혈흔 등을 분석하면 사건 당시 가해자와 피해자를 가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숨진 3명 중 1명이 나머지 2명을 살해하고 스스로 극단적 선택을 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부검을 통해 주저흔 등이 발견되면 사건의 전말을 파악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혈흔 분석을 통해 현장에서 저항이나 다툼이 있었는지도 조사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아직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라며 “부검 결과를 바탕으로 한 번 더 현장 감식을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유일한 생존자인 중학생 아들 A군의 진술에 신빙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A군은 경찰 조사에서 “새벽까지 늦게 학교 과제를 하다가 잠들었고, 일어나 보니 가족들이 숨져 있어 신고했다”고 진술했다. A군은 사건 전날 초저녁에는 잠을 잤고 오후 11시쯤 일어나 새벽 4시까지 학교 과제를 했으며 잠들기 전까지 아버지를 비롯한 가족들이 살아 있었다고 말했다. 또 전날 오후 4시쯤 부모님이 집에 왔고 집안의 어려운 경제적 사정에 대해 자신을 제외한 3명이 심각하게 논의했다고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집안 평소 분위기상 나이가 어린 A군은 심각한 대화에서 빠져 방 안에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사건에 의문점이 아직 많은 만큼 A군에 대한 추가 조사도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다만 아직 나이가 어리고 가족의 죽음으로 충격이 커 심리 상담 지원도 병행할 계획이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일가족 3명 흉기에 찔려 숨져… 중학생 아들이 신고

    일가족 3명 흉기에 찔려 숨져… 중학생 아들이 신고

    경기 의정부의 한 아파트에서 일가족 3명이 흉기에 찔려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 중이다. 20일 의정부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30분쯤 의정부시 용현동 한 아파트 집 안에서 50살 A씨와 아내 46살 B씨, 고등학교 2학년 딸 C양이 숨져 있는 것을 중학생 아들이 발견해 신고했다. 숨진 3명은 방바닥과 침대에 누워 있는 상태로 발견됐다. 3명 모두 흉기에 찔린 상처가 있었고, 방 안에서 흉기가 발견됐다. 경찰은 늦은 새벽까지 공부하다 잠든 뒤 일어나 보니 가족들이 숨져 있었다는 중학생 아들의 진술을 확보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장에서 격렬한 싸움이나 외부침입 흔적 등은 발견되지 않았다”면서 “정밀 감식을 통해 사건 경위를 파악 중”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하는 한편, 최근 일가족이 부채 문제로 고민해 왔다는 주변인의 진술과 아파트 폐쇄회로(CC)TV 분석을 통해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살려달라고 신고했지만… 집으로 돌아온 아빠는 엄마를 찔렀다

    살려달라고 신고했지만… 집으로 돌아온 아빠는 엄마를 찔렀다

    “‘우리 가족 좀 살려 달라’고 몇 번이고 외쳤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없었어요. 그저 ‘우린 최선을 다했으니 알아서 잘 도망 다녀봐라’라고 말하는 것 같았어요.” 아버지의 폭력으로 어머니를 잃은 안수현(가명)씨의 가슴에는 어머니의 죽음이 피멍처럼 남아 있다. 어머니와 수현씨를 비롯한 삼남매가 30년간 아버지의 폭행 속에 피투성이가 될 동안 그 누구도 나서주지 않았다. 폭력의 끝은 살인이었다. 지난 2일 서울신문 취재진과 만난 수현씨는 “억지로 이혼이라도 시켜서 떼어냈어야 했다”며 어머니의 죽음을 자책했다.●첫 번째 신고… “알아서 해결하라” 평생 맞고 살던 수현씨의 어머니가 처음으로 아버지를 경찰에 신고한 건 2008년이었다. 그때 수현씨는 졸업을 앞둔 고등학교 3학년 학생이었다. 일정한 직업이 없던 아버지는 매일같이 술에 취해 어머니의 얼굴을, 목을, 몸통을 주먹으로 때리고 물건을 닥치는 대로 집어던졌다. 어머니의 몸에는 상처와 피멍이 가시질 않았고, 입술은 늘 찢어져 있었다. 가끔 술을 마시지 않은 날엔 방에 틀어박혀 누구와도 대화하지 않았다. 그러다 술병을 잡으면 다시 어머니를 때리기 시작했다. 수현씨의 기억 속 첫 폭행은 초등학교 2학년 때였다. 아버지는 어린 수현씨를 무릎 꿇리고 “우리가 원래 잘살았는데 엄마 때문에 못살게 됐다”며 욕설을 퍼부었다. 하지만 정작 가정의 생계를 책임진 것은 식당에서 일하는 어머니였다. 오랫동안 참고 지낸 어머니는 용기를 내 수화기를 들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이 집으로 찾아왔다. 지옥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기대했다. 그러나 현장 출동한 경찰관이 던진 말은 잔인했다. “집안일이니까 알아서 해결하셔야죠.” 고작 부부싸움에 왜 경찰까지 불러서 일을 키우느냐는 나무람에 어머니는 용기를 잃었다. “제발 남편을 잡아가 달라”는 말은 입 밖에 꺼내 보지도 못했다. 그날 이후 어머니는 다시 경찰에 신고하지 않았다. ●두 번째 신고…흉기 위협받았지만 ‘불처분’ 신고 이후 아버지의 폭행과 폭언은 더욱 잔혹해졌다. 급기야 2015년 3월 술에 취한 아버지는 집에 혼자 있던 수현씨에게 흉기를 들이대며 “죽여버리겠다”고 위협했다. 두려움에 떨며 방문을 걸어 잠그고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이 집에 도착하자 아버지는 흉기를 어디론가 숨겼다. 물증을 찾지 못한 경찰은 아버지를 현행범으로 체포하지 않았다.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은 아버지는 다음날 새벽 현관문을 열고 유유히 걸어 들어왔다. 수현씨를 조사한 경찰은 “아무래도 선처하는 것보다는 법원에 가는 게 나을 것 같다”고 조언했고, 그렇게 아버지는 가정보호사건으로 송치돼 가정법원으로 넘겨졌다. 아버지는 법원 처분이 나올 때까지 잠시 폭행을 멈췄다. 재판이 진행될수록 어머니의 불안감은 커졌다. 가족과 완전히 분리되지 않는 한 아버지의 보복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과 같았다. 어느 날 어머니는 수현씨의 손을 붙잡고 “아버지를 선처해 달라고 하자”고 했다. 수현씨는 “안 된다”고 했다. 아버지를 강력하게 처벌하지 않는 한 폭력의 굴레를 끊을 수 없을 것 같았다. 그러나 어머니는 어차피 아버지와 같이 살 수밖에 없지 않느냐며 설득했고, 결국 수현씨는 판사 앞에서 “선처를 바란다”고 말할 수밖에 없었다. 결과는 불처분. 아무런 처분 명령도 내려지지 않았다. 판사는 아버지에게 “딸이 힘든 결정을 해줬으니 잘 살아보라”고 말했다. ●세 번째 신고… 목을 졸랐는데 ‘6개월 상담’ 성인이 된 수현씨는 집에서 뛰쳐나와 독립했다. 아버지의 폭력은 어머니와 여동생에게 돌아갔다. 세 번째 신고는 2017년 11월, 만취한 아버지가 가족들의 목을 졸랐다. 절차는 지난번과 비슷했다. 아버지는 경찰과 검찰을 거쳐 다시 가정보호사건으로 가정법원에 송치됐다. 노심초사하던 지난번과 달리 아버지는 당당했다. 법원에 가도 별일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이번에도 구속은 이뤄지지 않았다. 보복의 두려움을 이겨내지 못한 어머니는 다시 선처를 탄원했고, 재판부는 6개월 가정법률상담소 상담 위탁으로 사건을 끝냈다. 전과는 남지 않았다. 독립해 살고 있던 수현씨는 처분 결과가 나온 뒤에야 이 소식을 들었다. 수현씨가 걱정할까 봐 어머니가 신고 사실을 알리지 않았던 것이다. 아무리 피해자가 선처를 원했다고 하지만 가정법원에 간 전력이 있는 사람한테 상담 처분만 내릴 수 있는 것인지, 수현씨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가족들은 경찰·검찰·법원이 그들을 보호해 주지 않는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꼈다. 남은 방법은 아버지를 피해다니는 것밖에 없었다. 어머니는 가능한 한 식당에서 오래 머물다 늦게 귀가했다. 수현씨가 가끔 집에 들르는 날이면 아버지는 “네가 동생들한테 신고하라고 가르쳤냐. 걔네들이 너한테 배웠다. 어디 또 신고해 보라”고 소리 지르며 위협했다. 피해다니는 게 해결책이 아니라는 걸 알지만, 다른 방법은 없었다. 사건이 일어나기 얼마 전 서울 등촌동에서 가정폭력 살인 사건이 발생했다. 수현씨는 ‘혹시 우리 가족한테도 일어나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에 휩싸였다. ●감형에도…징역 15년이 억울하다며 항소 제기 지난해 12월 7일 오전 1시 50분쯤 아버지는 안방에서 어머니를 흉기로 수차례 찔러 살해했다. 늘 가족을 위협했던 그 흉기였다. 그렇게 어머니는 예고 없이 삼남매 곁을 떠나갔다. 1심에서 아버지는 심신미약이 인정돼 징역 15년에 전자발찌 10년 부착을 선고받았다. 아버지는 법정에서 “사건 당일 ‘야 병신아 넌 애인도 없지. 난 애인이 있어’라는 아내의 목소리(환청)가 들려서 화가 나서 살해했다”고 진술했다. 재판부는 ‘알코올로 유발된 정신병’이라고 판단했다. 재판에서 아버지는 기나긴 세월 이어진 폭력이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고 했다. 오히려 “지난 30년 우리 가족은 행복하게 살았다”고 진술했다. 형사 전과가 전혀 없다는 점도 양형 참작 사유에 명시됐다. 두 차례나 법원에 갔지만, 가정보호사건 처분으로만 끝난 게 오히려 독이 됐다. 수현씨는 재판 선고 결과가 나오자 말을 잇지 못했다. 심신미약, 의처증은 처음 들어보는 얘기였다. 가정법원에 두 번이나 갔다 왔는데도 심신미약을 인정해 감형하는 처사를 이해할 수가 없었다. 아버지는 징역 15년도 억울하다며 지난 1일 항소를 제기했다. 서울고등법원은 15일 사건을 접수했다. 수현씨 삼남매는 2심 재판이 시작되기를 기다리고 있다. ●엄마처럼… 두려움은 끝나지 않았다 수현씨는 여전히 두려움에 떨고 있다. 15년 뒤면 아버지가 출소해 복수하겠다고 찾아올 것이고 어머니와 같은 최후를 맞이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난해 발생한 ‘등촌동 전처 살인사건’에서도 아내는 4년간 6번이나 이사하면서 도망을 다녔지만 결국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전남편에게 살해됐다. 법무부는 가정폭력 사범을 전자발찌 착용 대상에 포함시키고, 피해자를 위한 팔찌를 만들어 가해자가 일정거리 안에 들어오면 경고음을 울려 주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수현씨는 이런 대책도 믿지 못한다. 경보가 울려도 할 수 있는 것은 그저 도망치는 일밖에 없을 것이므로. 경찰과 검찰, 법원은 수현씨에게 “열심히 도망치라”는 말만 되뇌는 것 같다. “이미 엄마가 돌아가셨잖아요. 어차피 우리 가족은 끝났어요. 무엇을 바라겠어요. 다른 집에서는 우리 같은 비극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제가 할 수 있는 말은 이것뿐이에요.” 아버지의 폭력과 사회의 무대책에 수현씨는 어머니와 희망을 모두 잃었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의정부 아파트 일가족 3명 흉기에 찔려 숨져 …침입 흔적 없어

    경기 의정부시의 한 아파트에서 일가족 3명이 흉기에 찔려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 중이다. 20일 의정부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30분쯤 의정부시 용현동 한 아파트 집 안에서 50살 A씨와 아내 46살 B씨, 고등학교 2학년 딸 C양이 숨져 있는 것을 중학생 아들이 발견해 신고했다. 숨진 3명은 방바닥과 침대에 누워 있는 상태로 발견됐다. 3명 모두 흉기에 찔린 상처가 있었고, 방 안에서 흉기가 발견됐다. 경찰은 늦은 새벽까지 공부하다 잠든 뒤 일어나 보니 가족들이 숨져 있었다는 중학생 아들의 진술을 확보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장에서 격렬한 싸움이나 외부침입 흔적 등은 발견되지 않았다”면서 “정밀 감식을 통해 사건 경위를 파악 중”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하는 한편, 최근 일가족이 부채 문제로 고민해왔다는 주변인의 진술과 아파트 폐쇄회로(CC)TV 분석을 통해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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