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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씨줄날줄] 면책특권/임병선 논설위원

    [씨줄날줄] 면책특권/임병선 논설위원

    1986년 ‘국시 파동’으로 대한민국 국회의원이 처음 원내 발언을 이유로 구속됐다. 그해 10월 14일 정기국회 대정부 질의를 통해 유성환 신한민주당 의원이 “우리나라 국시가 반공인데 그러면 1988년 서울올림픽에 공산권 국가들이 참가할 수 있겠느냐”며 “국시는 반공이 아닌 통일이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나라가 발칵 뒤집어졌다. 반공연맹과 재향군인회 등은 ‘반공이 국시다!’ 구호 아래 용공분자 유 의원을 처단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재형 국회의장은 이틀 뒤 심야에 경호권을 발동해 야당 의원들의 출입을 막은 가운데 민주정의당 의원 146명과 무소속 이용택 의원의 찬성으로 체포동의안을 통과시켜 유 의원은 다음날 새벽 구속됐다. 개헌 요구로 궁지에 몰린 여권이 유 의원의 발언을 트집 잡아 정국 반전을 노린 것이 본질이었다. 1987년 4월 13일 법원은 검찰이 면책특권을 피하려고 트집 잡은 보도자료 배포에 무죄를 인정했다. 실형은 유 의원의 인천 5·3운동 참가다. 징역 1년을 선고했다. 의원직 상실 후 그는 270일 옥살이를 했다. 재판부가 무죄 판단을 내린 것과 1992년 대법원이 공소 기각을 확정하면서 든 근거가 면책특권이었다. 국회의원이 국회에서 직무상 행한 발언과 표결에 관해 국회 밖에서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조항이다. 이 개념은 14세기 후반 영국에서 시작돼 1689년 권리장전에 규정되고 미국 연방헌법에 의원의 특권으로 인정됐다. 우리 헌법 제45조에 규정됐는데 국회가 정부정책을 올바르게 통제하고, 의원이 국민의 대표자로서 공정한 입법과 민의를 충실히 대변하게 하자는 취지다. 국회 내의 직무상 발언과 표결이 해당되는데 의사당 내부만이 아니라 의원이 활동하는 모든 장소를 포괄한다. 의제와 관계없는 발언, 사담이나 야유, 폭행 행위, 모욕까지 보호하는 것은 아니다. 유 전 의원의 뒤를 이어 원내 발언으로 구속된 이는 노회찬 전 진보정의당 대표다. 유 전 의원은 2018년 7월 24일 세상을 떠났는데 노 전 대표가 전날 극단을 택한 것도 공교롭다. 노 전 대표는 2005년 국회 법사위에서 안기부 X파일의 ‘떡값 검사’ 이름을 폭로했는데 2011년 대법원은 파기환송심에서 “보도자료는 무죄, 홈페이지는 유죄”라며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확정했다. 의원들이 면책특권의 취지를 오해하고 무슨 말을 해도 괜찮다는 식으로 여기는 행태는 21대 국회에도 재연되고 있다. 국시나 X파일처럼 나라의 커다란 문제나 방향을 언급하고 면책특권 운운한다면 나을 텐데, 작금에는 정쟁에 이용하거나 상대를 흠집 낸 뒤 숨는 장치로 전락했다. 국회 스스로 면책특권의 적용 범위를 세분해야 한다. bsnim@seoul.co.kr
  • 붉게 물든 신들의 정원… 타오르는 천 개의 불상

    붉게 물든 신들의 정원… 타오르는 천 개의 불상

    설악산 천불동(千佛洞) 계곡. 단풍 명산 설악에서도 고갱이와 같은 곳. 속세의 기준으로는 강원 속초에 속한 땅이다. 여러 차례 이 계곡을 다녀왔다는 이도, 이번이 처음이라는 이도, 천불동을 돌아보고 가장 먼저 입에 올린 단어는 “역시”였다. 명불허전이라는 뜻일 터다. 하긴 눈에 보이는 것이 죄다 겸재 정선의 ‘진경산수화’ 같은 풍경이니 그럴 법도 하다. 불가에선 보이는 것조차 공허한 것이라 말할는지 모르겠으나, 이 가을에 천불동 계곡을 보지 못한 것을 뒤늦게 깨달은 범부가 있다면 필경 속에서 열불, 천불이 날 게 틀림없다. 설악산 단풍 앞에서 무슨 긴말이 필요하랴. 보고 느끼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코로나19를 경계하는 이들을 위해, 또 여러 사정으로 산행에 나설 엄두를 내지 못하는 이들을 위해 설악산 천불동의 가을을 지면으로 대신 전한다. ●하늘 향한 천 개의 암릉마다 단풍 천불동 계곡은 험하다. 골짜기 여기저기에 돌계단과 데크, 구름다리가 놓인 덕에 얼마나 험한지 깨닫지 못할 뿐이다. 이런 시설물이 놓이기 전에는 전문산악인들만 들어갈 수 있었던 곳이다. 육당 최남선이 설악산의 험한 지형을 답사가 가능한 금강산에 견줘 “골짜기 속에 있는 절세미인”(‘조선의 산수’, 1947)이라고 표현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노산 이은상 역시 “금강산은 직접 오를 수 있지만 설악산은 오를 수 없는 신들의 정원”이라 했다. 그가 설악산을 돌아보고 쓴 ‘설악행각’(1933)에 천불동 계곡에 대한 설명이 자세하게 나온다. 천불동은 설악산을 내외로 가르는 마등령의 뒷골짜기다. 옛 이름은 ‘설악골’이었던 듯하다. 노산이 “승려 사이에서는 소위 천불동이란 이름으로 불리고 있습니다마는, 실상 주민들은 ‘설악골’이라 부르는 것으로 보아, ‘설악산 중 진설악’이라 할 곳이 여긴 줄을 알겠습니다”라고 쓴 대목에서 이를 유추할 수 있다. 천불동은 하늘을 향해 뻗은 바위가 천 개의 불상을 닮았다고 해 지어진 이름이다. 그만큼 암릉미가 빼어나다. 가을이면 암릉 사이사이에 단풍이 든다. 영락없는 진경산수화다. 이 기기묘묘한 암봉의 자태를 온전히 묘사할 수 있는 사람의 언어는 없을 듯하다. ●이십리 계곡길 현란한 풍경 이 대목에서 다시 한번 노산의 표현을 빌리자. “조금 과장으로 말하면 거의 수직이라고 할 만큼 경사진 이십리 긴 계곡이 기암촉석의 천 명의 병사와 만 마리의 말이 뿔뿔이, 그대로 빽빽이, 또 그대로 번뜻이, 다시 그대로 환하게, 제각기 한 자리 한 모퉁이씩을 차지하고서, ‘혼자의 자랑’을 여지없이 발휘한 그대로 또한 모여 ‘모두의 자랑’을 조화롭게 성취하였습니다.” 뾰족하거나, 뭉툭하거나, 우뚝하거나 혹은 둥근 바위들이 제각기, 때로는 함께 현란한 풍경을 이뤄내고 있다는 찬사다. 천불동 계곡의 들머리는 신흥사다. 여기서 산책로 같은 숲길을 따라 1시간쯤 오르면 와선대, 비선대와 만난다. 비선대는 행락의 목적으로 설악산을 찾은 이들이 주로 가는 곳이다. 이름처럼 신선이 앉아 쉴 만한 공간들이 많다. 다소 번다한 비선대를 지나면서 본격적인 등산로가 시작된다. 깔딱고개 끝에서 만나는 귀면암은 천불동을 지키는 수문장이다. 옛 이름은 입구를 지킨다는 뜻의 ‘겉문다지’ 또는 ‘겉문당’이다. 오련폭포는 천불동 계곡에서도 고갱이라 부를 만큼 단풍이 빼어난 곳이다. 기암괴석 사이로 다섯 개 폭포가 연이어 있다. 단풍만큼 고운 것이 계곡수의 물빛이다. 물속 모래알이 훤히 들여다보일 만큼 맑고 푸르다. 천불동 코스는 설악동~비선대~귀면암~병풍교~오련폭포~양폭대피소~천당폭포를 오간다. 거리는 7㎞ 정도. 왕복 6시간 이상 소요된다. 단풍 감상이 목적이라면 오련폭포까지만 다녀와도 된다. 바꿔 말해 최소한 오련폭포까지는 다녀와야 한다는 뜻이다. 글 사진 속초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 →단풍철엔 설악동 일대가 거대한 주차장이 된다. 멀리 차를 대고 신흥사까지 걸어와야 할 수도 있다. 새벽부터 서둘러야 이 같은 낭패를 피할 수 있다. →울산바위 코스는 흔들바위 앞, 토왕성폭포 코스는 비룡폭포 앞까지만 갈 수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조치다. →‘돈우마을’은 돼지갈비가 맛있는 집이다. 곁들인 반찬들도 정갈하다. 속초 시내에 있다.
  • 여성노인 노린 성범죄 5년새 44% 증가

    여성노인 노린 성범죄 5년새 44% 증가

    “나는 여든 넘은 노인이요. 어째 그라요. 그만하시오.” 지난해 11월 10일 새벽 전남 목포시의 한 아파트. 같은 층에 사는 남성 A씨가 할머니의 집으로 불쑥 들어왔다. 술에 취해 때마침 잠기지 않은 현관문을 열고 들어온 것이다. 이 집에는 83세 여성이 혼자 살고 있었고, 거실에서 잠을 자고 있었다. A씨는 다짜고짜 성폭행을 시도했다. 여성이 강하게 거부하자 A씨는 주먹으로 피해자의 얼굴과 상반신을 수차례 때렸고, 유사강간도 시도했다. 결국 A씨는 경찰에 붙잡혀 지난 5월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양형을 판단할 때 피해자가 노약자라는 점이 가중 요소로 인정됐지만, 술에 만취했다는 이유로 심신미약 등을 인정받아 3년형에 그쳤다. 여성 노인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가 최근 5년간 4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령사회 진입으로 노인 인구가 급증한 데다 여성 노인 혼자 거주하는 등 성범죄 표적으로 쉽게 노출되고 있어서다. 28세 남성 물리치료사에게 성폭력을 당해 고통을 겪는 모습을 담은 영화 ‘69세’의 주인공처럼 ‘노인 성폭력’ 피해자들은 사회적 편견에 2차 피해에 시달리고 있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박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21일 경찰청으로부터 받은 최근 5년간 60세 이상 노인 대상 성범죄 검거 현황에 따르면 2015~2019년 사이 총 3442건의 노인 대상 성범죄가 발생했다. 해를 거듭할수록 검거 수는 증가했는데, 2015년 565건에서 2016년 599건, 2017년 698건, 2018년 765건, 2019년 815건으로 최근 5년간 44.2% 증가했다. 범죄 유형별로 보면 강간·강제추행이 3185건(92.5%)으로 가장 많았다. 카메라를 이용한 촬영이 95건(2.8%), 나체 사진을 보내는 등 통신매체 이용 음란 128건(3.7%), 공공 화장실 등 성적 목적 공공장소 침입이 34건(1.0%)이었다. 문제는 노인 대상 성범죄는 수면 위로 쉽게 드러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노인이 무슨 성폭력 피해자야’라는 사회적 통념 때문에 피해 여성들이 용기 내 신고하기 쉽지 않다는 의미다. 최선애 한국여성의전화 여성인권상담소장은 “실제 노인 대상으로 상담해 보면 성폭력 피해를 당해도 사회적 통념 때문에 경찰 신고까지 고민하는 분들이 많다. 이를 고려하면 드러나지 않은 노인 성폭력은 훨씬 많을 것”이라며 “2차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경찰 수사 단계부터 구체적 수사 지침이나 매뉴얼이 있으면 좋겠고, 이들은 정보 접근성이 떨어지는 만큼 성폭력 피해 이후 구제 절차에 대한 충분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제도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노인의 인권도 중요한 사회적 가치인 만큼 경찰이나 여성가족부 등 관련 부처가 시급히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속보] 제주서 독감 백신 접종 60대 남성 사망

    인플루엔자(독감) 백신 예방접종을 한 뒤 숨지는 사례가 잇따라 발생하는 가운데, 제주에서도 21일 사망자가 발생했다. 21일 제주도는 독감백신을 접종한 68세 남성이 이날 새벽에 숨졌다고 밝혔다. 이 남성은 지난 19일 도내 의료기관에서 독감백신을 접종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재 독감 백신 접종과 사망과의 연관성은 확인되지 않았으며, 제주도 보건당국은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수입품 분석하고 건축 감독… 대학·관세청·특허청 가는 길 열린다

    수입품 분석하고 건축 감독… 대학·관세청·특허청 가는 길 열린다

    국가공무원 9급 공업직은 다른 직류와 달리 일반기계, 전기, 화공 등의 분야로 세분화돼 있다. 같은 공업직이라도 분야에 따라 하는 일이 다르다. 관세청에 소속돼 수입물품의 성분검사를 하거나 시설의 설계, 건축 등을 관리·감독하는 등 공업직이 할 수 있는 일은 무궁무진하다. 20일 인사혁신처의 도움으로 황송희 관세청 중앙관세분석소 주무관과 충남대 시설과 엄자은 주무관에게 공부 팁과 현장 이야기를 들었다. -공업직은 일반기계, 전기, 화공 등으로 나뉘던데, 어떤 분야에 지원했나.황송희(이하 황) “공업직 화공으로 지원했다. 공업직 중 화공 분야 공무원이 되면 관세청 중앙관세분석소나 특허청, 환경부, 산업통상자원부, 중소벤처기업부 등에 배치된다. 환경부에선 대기나 수질 검사 등의 업무를 하고, 특허청에선 화공에 대한 전문 지식이 필요한 특허 관련 분야에서 일하게 된다. 이 중 갈 수 있는 자리가 가장 많은 곳이 관세청, 그다음이 환경부다. 화공직의 전문성을 가장 잘 살릴 수 있는 건 관세청 업무다. 나는 대학에서 화학공학을 전공했다. 식품공학이나 환경 관련 전공자 중에서도 공업직을 선택하는 이들이 있다.”엄자은(이하 엄) “일반기계 분야에 지원했다. 기계공학과를 졸업했으며, 실제로 공업직 일반기계 분야 공무원 중에는 기계공학과 출신이 많다. 일반 회사로 가기보단 사회에 공헌하는 일을 하고 싶었다. 내가 시험을 봤을 땐 일반기계 분야 합격자가 교육부에 많이 배치됐다. 이 밖에 우정사업본부, 경찰청, 특허청으로도 갔다. 특허청에선 기계 관련 특허 업무를 한다고 한다. 다른 곳에선 건물 유지보수, 관리 업무 등을 담당한다.” -현재 부서에서는 어떤 일을 하고 있나. 황 “주로 수출입물품 분석, 품목분류 업무를 하고 있다. 수입하려면 해당 물품의 세번을 신고해야 하는데, 이때 세번에 따라 관세율이 달라진다. 세번은 관세율표상 분류된 상품 번호이고, 관세율은 수입물품을 우리나라로 들여올 때 내는 세금의 비율이다. 관세청 화공직은 물품이 신고된 세번에 해당하는지 물리적·화학적으로 분석하고 정확히 품목을 분류하는 업무를 한다. 예를 들어 익힌 쌀로 수입신고를 했는데 분석 결과 관세법상 품목분류 기준을 통과할 만큼 익은 상태가 아니면 일반 쌀로 분류한다. 일반 쌀과 익힌 쌀의 관세율 차이는 커서 분석이 매우 중요하다.” 엄 “충남대 시설과에서 일하고 있다. 시설과 업무는 건축, 기계, 전기 등으로 나뉜다. 사업 설계부터 시작해 벽을 세운다든지 칸막이를 새로 해 공간을 분류하는 일을 건축이 맡고 기계 쪽은 냉난방기, 기계장치 설치, 환기구 설치, 배수관 공사 등을 한다. 증축이나 신축 공사는 용역을 줘 공사 감독을 하고 유지보수 공사 등 작은 공사는 자체적으로 설계해 공사 감독을 한다.”-어떤 자격증을 취득했나. 난이도는 어떠한가. 황 “화공기사 자격증을 땄다. 합격자 중에서도 화공기사 자격증을 취득한 사람이 가장 많다. 화공기사 자격증이 있으면 필기시험에서 5%의 가산점이 붙는데, 비전공자가 따기는 어렵다. 관련 학과 전공자 중에서도 졸업 예정자(3학년 이상), 관련 경력 4년 이상인 자, 유사한 분야의 기술자격을 가진 경력자 등으로 취득 조건이 제한돼 있어 비전공자는 진입이 어렵다.” 엄 “일반기계기사 자격증을 땄다. 화공과 마찬가지로 자격증 시험을 보는 데도 요건이 있어 기계 관련 전공을 한 4년제 대학 졸업 예정자 또는 졸업자, 경력자 등이 시험을 칠 수 있다. 제한 때문에 비전공자들이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따기는 어렵다.” -필기시험에선 국어, 영어, 한국사 등 기본 과목 외에 어떤 과목을 봤나. 황 “화공직은 기본 과목에 더해 공업화학, 화학공학일반 과목 시험을 본다. 관련 내용은 대학 때 전공과목을 통해 배웠다. 화공직은 소수직렬이어서 일반 행정직처럼 자료가 많지 않다. 그래서 전공책이나 화공기사를 준비할 때 봤던 책으로 개념을 정리하고 기출문제를 풀면서 공부했다. 기출문제를 많이 풀다 보면 어떤 유형의 문제가 나오는지 파악할 수 있다. 공업화학, 화학공학일반은 비전공자에게는 쉽지 않은 과목이다. 단어도 생소하고 기본 지식도 있어야 한다. 계산도 해야 한다.” 엄 “기계일반, 기계설비 과목을 본다. 이런 과목은 강의가 많지 않다. 그래서 강의를 듣기보다 기출문제 풀기에 집중했다. 10년치 기출문제를 다섯 번 정도 풀었다. 비전공자들은 일단 강의부터 듣고 기출문제를 푸는 것을 추천한다. 빨리 풀려면 암기를 해야 한다. 다섯 번 정도 보면 웬만한 문제는 풀 수 있다.” -나만의 공부 팁은. 황 “내가 만든 노트가 도움이 됐다. 개념책을 한 번 읽고 기출문제를 풀면서 부족한 개념, 자주 출제되는 문제 유형을 정리해 노트를 만들었다. 필기시험 일주일 전에는 문제를 풀기보다 정리노트를 더 많이 봤는데, 시험에 도움이 됐다.” 엄 “나에게 맞는 공부법을 찾는 것이다. 공무원시험 공부를 처음 시작할 때는 도서관에서 했는데, 귀가하고 나선 다시 공부하지 않고 다른 일을 하게 되더라. 그래서 아예 집에서 공부했다. 체력 관리도 중요하다. 평소 허리가 좋지 않아 새벽 수영을 했다. 시험공부가 끝날 무렵에는 허리가 아파 거의 누워서 공부했다. 심리적 부담이 크니 더 아팠다. 건강이 좋지 않은 수험생은 조금이라도 운동하는 것을 추천한다.” -면접에서는 어떤 질문이 나왔나. 어떻게 준비했나. 황 “면접 스터디 모임을 통해 준비했다. 예상 질문을 뽑아 주고받으며 연습했다. 실제 면접에서는 화공직이 어떤 업무를 하는지 알고 있는가, 지원 동기는 무엇인가, 바람직한 공직 가치관은 무엇인가, 전문성을 쌓고자 어떤 노력을 했는가 등의 질문이 나왔다. 또한 미세플라스틱을 줄일 방법을 말해 보라는 질문도 있었다. 온라인 카페의 합격자 수기, 현직 공무원에게 질문하면 대답해 주는 카페 게시판 등을 활용해 면접에 대비했다.” 엄 “실은 면접 준비를 많이 하진 못했다. 국가공무원과 지방공무원을 동시에 준비했기 때문이다. 국가공무원 면접시험에 많이 나오는 질문을 모아 나름대로 답변을 정리했다. 실제 면접에서는 공직관 관련 질문이 절반 정도 나왔다. 직렬과 관련해선 전기차 관련 질문이 나왔다.” -공업직의 경우 지방공무원과 국가공무원 시험이 어떻게 다른가. 엄 “지방공무원 시험이 다소 지엽적이고 구체적이란 것 외에는 거의 비슷하다. 그래서 같이 준비할 수 있다.” -현장에서 느끼는 어려움은 없나. 엄 “공사 감독을 하다 보면 여성 주무관이라고 얕보는 경향도 있다. 감독관 또는 주무관이라고 불러야 하는데, 공사하러 오신 분 중 나를 ‘아가씨’라고 부른 이도 있었다. 그때 함께 일하던 감독관이 ‘서로 존중해 달라’고 딱 잘라 말했다. 그런 일을 빼면 현장 분위기는 좋은 편이다. 전입·전출이 거의 없어 원하면 한곳에서 계속 일할 수 있다. 비슷한 분야에서 일하다 보니 직원들끼리 서로 잘 통한다. 공사 업무라는 게 처음에는 낯설고 현장 건설 노동자들을 감독하는 일이 어려웠는데 이제 익숙해졌다. 강의실, 연구실 공사를 하고 나면 학생들이 편히 공부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에 보람을 느낀다. ” -어떤 공무원이 되고 싶나. 황 “끊임없이 공부해야 이 일을 할 수 있다는 걸 느꼈다. 매번 새로운 수출입물품을 분석하고 품목분류를 하다 보니 해당 물품과 분석법에 대해 공부를 많이 하게 된다. 끊임없이 노력하는 공무원이 되고 싶다.” 엄 “면접 때 초심을 잃지 않는 공무원이 되고 싶다고 했는데, 처음 임용됐을 때의 마음을 잃지 않는 공무원이 되고 싶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일요일 밤에 몰래… 월성 파일 444개 삭제한 산업부 직원들

    일요일 밤에 몰래… 월성 파일 444개 삭제한 산업부 직원들

    산업통상자원부 직원들이 월성 1호기에 대한 감사원의 감사를 방해하고자 주말 새벽까지 관련 자료 삭제 작업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이 20일 공개한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결정의 타당성 점검’ 보고서에는 당시 정황이 고스란히 담겼다. 보고서에 따르면 산업부 A국장은 지난해 11월쯤(날짜 모름) 부하직원으로부터 ‘월성 1호기 조기 폐쇄’에 대한 감사원 감사가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을 보고받았다. A국장은 부하 직원 B씨를 회의실로 불러 대책을 논의하고서 컴퓨터·이메일·휴대전화 등에 저장된 월성 1호기 관련 문서를 모두 삭제할 것을 지시했다. 이에 B씨는 지난해 12월 1일 동료와 함께 사무실 컴퓨터에 저장된 122개 폴더 분량의 자료를 삭제했다. 이들은 우선 산업부에 중요하고 민감하다고 판단되는 문서를 삭제했다. 또 삭제 후 복구해도 원래 내용을 알아볼 수 없도록 파일명을 수정해 삭제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쓴 것으로 조사됐다. 삭제 작업을 한 날은 일요일이었지만 B씨와 동료는 밤 11시 24분부터 다음날 새벽 1시 16분까지 약 2시간 동안 작업을 했다. 감사원 조사에서 B씨는 새벽 작업을 한 이유에 대해 “다음날인 2일 감사원 감사관과의 면담이 약속되어 있었기 때문”이라며 “감사관이 월성 1호기 관련 자료 제출을 요구할 수도 있는데, 없다고 하면 양심에 가책을 느낄 것으로 생각했다. 그래서 업무용 폴더를 삭제했다”고 진술했다. 감사원은 업무용 컴퓨터를 제출받아 디지털 포렌식을 했다. 삭제된 122개 폴더에는 ‘에너지 전환 후속조치 추진계획’ 등 모두 444개의 문서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는데, 그중 120개는 끝내 복구하지 못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서울 110일 만에 초미세먼지 나쁨…중국발 황사 목요일까지 영향

    서울 110일 만에 초미세먼지 나쁨…중국발 황사 목요일까지 영향

    20일 서울은 110일 만에 초미세먼지 농도가 ‘나쁨’을 보이면서 올겨울 한반도 미세먼지 상황이 심각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고비사막과 중국 내몽골에서 황사가 발생해 22일까지 한반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됐다. 기상청은 “20일 중국 북부 지역에서 발원한 황사가 21일 오후 9시 백령도로 유입되기 시작, 22일 새벽부터 중부지방에 영향을 미치면 미세먼지(PM10) 농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이날 밝혔다. 올 들어 황사가 관측된 것은 서울 기준으로 2월, 4월, 5월에 이어 4번째이다. 이날 서울에서는 지난 7월 2일 이후 110일 만에 초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단계를 보였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국내외 사회경제적 활동이 감소하고, 이례적으로 긴 장마를 비롯한 이상기후로 미세먼지 우려가 낮아진 상태였다. 그러나 가을이 깊어지면서 중국발 미세먼지와 국내 대기정체로 미세먼지 공습이 다시 시작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미세먼지는 늦가을인 11월부터 심해지기 시작해 이듬해 봄까지 이어지는 경향이 크다. 기상 전문가들은 지난겨울과 올 초는 북서쪽에서 한기가 남하하고 동풍 계열의 바람이 자주 불면서 미세먼지가 거의 없었지만 올해는 예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발생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 국립환경과학원은 21일 미세먼지 농도는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좋음’이나 ‘보통’ 단계를 보이겠지만 수도권과 충청권 등 서쪽 지역을 중심으로 오전에 일시적으로 ‘나쁨’ 수준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22일은 중국발 황사가 유입되면서 중부지역은 오전에, 남부지역은 오후에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자료 요구할 텐데...” 감사 앞둔 산업부 직원들, ‘월성 1호기’ 관련자료 삭제

    “자료 요구할 텐데...” 감사 앞둔 산업부 직원들, ‘월성 1호기’ 관련자료 삭제

    감사원이 20일 공개한 ‘월성 1호기 조기폐쇄 결정의 타당성 점검’ 보고서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 직원들은 감사를 지연시키거나 방해하는 ‘일탈 행동’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산업부 A 국장은 지난 2019년 11월 부하직원 B씨로부터 월성 1호기 관련 감사가 진행 중이라는 사실을 보고받았다. A 국장은 부하 직원들을 회의실로 소집해 대책을 논의했고 그 자리에서 부하직원인 B씨에게 컴퓨터는 물론 이메일이나 휴대전화 등 모든 매체에서 월성 1호기 관련 자료를 삭제하도록 지시했다. 결국 B씨는 2019년 12월 1일 동료와 함께 사무실 컴퓨터에 저장돼 있던 122개 폴더 분량의 자료를 삭제했다. 일요일이었음에도 B씨와 동료는 밤 11시 24분부터 다음날 새벽 1시 16분까지 약 2시간 동안 작업을 이어갔다고 감사원은 설명했다. 이들은 중요하다고 판단되는 문서를 우선 삭제했으며, 특히 감사원이 복구를 하더라도 원래 내용을 알아보기 힘들도록 파일명을 수정한 뒤에 삭제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B씨는 감사원 조사 과정에서 “감사원 감사관과 면담이 예정돼 있었는데, 그 자리에서 월성 1호기 관련 자료를 요구받을 것으로 생각했다”며 “자료를 제출하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자료가 있는데도 없다고 하면 마음에 켕길 것이라 생각해 폴더를 삭제한 것”이라고 털어놓았다. 그는 “다른 직원이 자료 삭제를 하려면 주말에 하는 것이 좋겠다고 해서 주말에 삭제하려 했으나 기회가 나지 않았다. 그러던 중 감사관과 면담이 잡혀 급한 마음으로 (일요일에) 삭제를 한 것”이라고 했다. 결국 B씨가 삭제한 444개 문서 가운데 120개는 끝내 복구되지 않았고, 감사원은 직원들에 대한 징계처분을 요구했다. 최재형 감사원장은 국회 국정감사에서 “이렇게 감사 저항이 심한 감사는 재임하는 동안 처음이었다”고 말한 바 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생활고 시달린 택배 노동자 사망... “대책 마련에 힘써야”

    생활고 시달린 택배 노동자 사망... “대책 마련에 힘써야”

    최근 택배 노동자의 과로로 추정되는 사망 사고가 연이어 발생한 가운데, 이번에는 생활고에 시달린 택배 노동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 발생했다. 20일 더불어민주당 양이원영 의원은 고용노동부 산하기관을 대상으로 한 국정감사에서 “오늘 새벽 3∼4시 로젠택배 부산 강서지점에서 40대 후반 노동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밝혔다. 양 의원은 “(고인은) 과도한 권리금 등을 내고 일을 시작했고 차량 할부금 등으로 월 200만원도 못 버는 상황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이라며 “수입이 적어 신용도가 떨어지고 원금과 이자 등을 한 달에 120만원 정도 부담하고 있었다고 한다”고 전했다. 이어 “(코로나19 사태로) 비대면이 늘어나면서 택배 물량이 증가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 산업에 종사하는 노동자의 이 같은 죽음의 행렬을 어떻게 멈출지 환노위에서 같이 국감 기간뿐 아니라 이후에도 대책 마련에 힘써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오늘 너 킬한다” 중학생 집단성폭행, 가해자 2명 징역 10년 구형

    “오늘 너 킬한다” 중학생 집단성폭행, 가해자 2명 징역 10년 구형

    “나체사진 촬영 죄질불량” 11월29일 선고 ‘여중생 집단 성폭행’ 혐의로 기소된 가해 학생 2명에게 검찰이 중형을 구형했다. 검찰은 공범에게도 주범과 같은 형을 구형했다. 20일 검찰은 인천지법 형사13부(고은설 부장판사)심리로 열린 결심공판에서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 위반(강간 등 치상) 혐의로 기소된 A(15)군과 공범 B(15)군에게 각각 장기 징역 10년에서 단기 징역 7년을 구형했다고 밝혔다. 또 이수명령과 아동청소년 관련기관에 10년간의 취업제한도 구형했다. 검찰 관계자는 “피해자는 술에 취해 쓰러진 상태로 폭력으로 위험까지 있었던 상황이었다. 이사건으로 인해 불안감, 분노, 우울증세로 책상 밑에 들어가거나 자해시도를 하는 등 심한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다”면서 “피해자의 가족들도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피고인들은 사건 이후에도 반성하지 않고 이 사건 일주일 후에 또다시 다른 여자아이들을 데리고 같은 범행 장소로 이동해 술을 마시다가 보안요원에게 발각돼 쫓겨나기도 했다. 사건 직후 휴대폰을 변경하고 범행 시 사용하던 휴대폰을 숨기는 등 서로 말을 맞춰 범행을 부인하는 정황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 검찰은 “피고인들이 중학생이고 아직 나이가 어린 소년이긴 하지만 이 사건과 같은 범죄는 중학생이라고 하더라도 얼마나 중대한 범죄인지 충분히 알고 있었다. 피해자에게 회복하기 어려운 점을 고려하면 소년인 점을 감안하더라도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 피고인 가운데 1명은 반성하고 자백하고 있으나 나체사진까지 촬영해 죄질이 불량하고 피해자 가족들이 강력한 처벌을 원하고 있다. 사건의 중요성을 고려해 피고인 2명에게 동일한 형을 구형한다”고 덧붙였다. A군 등은 지난해 12월 23일 오전 3시쯤 인천의 한 아파트 헬스장에서 C(15)양에게 술을 마시게 한 뒤 인근 계단으로 데려가 성폭행하거나 성폭행을 하려한 혐의로 기소됐다. A군은 C양을 성폭행을 하고 이후 나체사진을 촬영했으며 B군은 C양에게 성폭행을 시도했으나 미수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A군 등은 자신들이 괴롭히는 학교 후배와 C양이 친하다는 이유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의 선고 공판은 11월 29일 오후 2시 317호 법정에서 진행된다.“너 오늘 킬한다” 청와대 국민청원 올라온 사건 지난 3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오늘 너 킬(KILL)한다’라며 술을 먹이고 제 딸을 합동 강간한 미성년자들을 고발합니다”라는 제목의 국민청원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자신을 인천에 사는 두 아이의 엄마라고 밝힌 뒤, 지난해 중학교 2학년이던 딸이 같은 학년의 남학생 2명에게 계획적 집단성폭행과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해 12월 23일 새벽 1시경 가해자들이 제 딸과 친한 남자 후배를 불러서 딸을 불러내라고 강요했다”며 “딸은 자신이 나가지 않으면 그 후배가 형들한테 맞는다고 생각해 다른 친구에게 전화로 ‘무슨 일이 생기면 112에 신고해달라’고 한 뒤 나갔다”고 경위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가해자들은 자신들의 아파트에서 ‘오늘 너 킬 한다’며 제 딸에게 술을 먹였다”며 “이들은 범행 장소를 찾으며 기절한 제 딸을 땅바닥에 질질 끌고 키득키득하며 폐쇄회로(CCTV)가 없는 28층 아파트 맨 꼭대기 층 계단으로 갔다”고 적었다. 이어 “그 과정에서 주범인 가해자는 제 딸의 얼굴을 때리고 침까지 뱉었고, 가위바위보를 해 순서를 정한 뒤 강간했다”며 “이 사건으로 제 딸은 정형외과에서 전치 3주, 산부인과에서 전치 2주의 진단을 받았다”고 안타까운 사연을 호소했다. 또 청원인은 사건 발생 후 가해자들로부터 2차 피해를 받았다고도 주장했다. 청원인에 따르면, 이 사건으로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가 열렸으나 가해자들은 불참했고, 이들은 10명의 친구 무리와 돌아다니다가 청원인의 딸을 보고서 이름을 부르며 쫓아왔다. 딸은 도망친 후 경찰 도움으로 집에 오기도 했다. 그는 “딸이 몇 시간을 울고 흉기로 자해까지 시도했다”며 “가해자들은 친구들에게 제 딸을 술 먹여 건드렸다고 이야기했고, 소문이 나서 저희 가족은 집도 급매로 팔고서 이사하고 딸은 전학을 했다”고 말했다. 끝으로 청원인은 “가해자들은 특수준강간상해라는 중죄를 저지른 성범죄자들이고, 반드시 10년 이상이나 무기징역의 엄벌을 받아야 한다”며 “중죄를 저지른 미성년자들이 어리다는 이유로 소년보호처분을 받고 있는데, 피해자를 보호하지 않고 악질적인 범죄자들을 보호하는 소년보호처분 체계를 반드시 재정비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또 “담당수사관에게 성범죄자들이 제 딸을 불법촬영 및 유포하였을 것으로 보아 압수수색을 요구했지만, 그들이 부인만 하면 압수수색을 할 수 없다고 한다”며 “피해자의 입장에서 나라의 법이 기능하지 못하는 이 상황도 고쳐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사설] 연이은 택배기사 사망, 방지책 서둘러 내놔라

    올해 들어 택배 노동자 10명이 목숨을 잃은 가운데 지난 12일 숨진 한 택배기사의 메신저 내용이 어제 공개돼 많은 이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었다. 전국택배연대노조는 한진택배 서울 동대문지사에서 일하던 김모(36)씨가 지난 8일 새벽 4시 28분쯤 동료에게 보낸 메시지를 공개했다. “오늘 420(개의 물량을) 들고 나와서 지금 집에 가고 있다. 집에 가면 5시”라며 “밥먹고 씻고, 바로 한숨도 못 자고 나와 터미널에서 또 물건 정리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택배 기사들은 보통 집하장 물류센터에서 오전 7시부터 오후 2시까지, 심지어 점심을 거르면서도 분류 작업에 매달리다 오후에 배달 업무에 나서는데 밤늦게나 다음날 새벽까지 이어지는 격무에 시달린다. 김씨는 “어제도 새벽 2시에 집에 도착했다”며 힘들어했는데 끝내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지난 15일 텔레비전 프로그램에 출연한 택배기사의 아내는 남편의 몸 상태가 걱정돼 “잠자리에서 일부러 몸을 건드려 본다”고 털어놓아 안타까움을 더했다. 지난 8일 서울 노원구에서 일하던 CJ대한통운 소속의 김모(48)씨가 여덟 번째 희생자로 기록됐는데 김씨가 숨진 날 경북 칠곡의 쿠팡 물류센터 20대 일용직 A씨가 세상을 등진 사실이 16일 뒤늦게 알려졌다. 여드레 동안 세 명이 유명을 달리하자 국회와 고용노동부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정치권은 국정감사에 택배 기사들을 증인으로 불러 고충을 들어 보겠다고 했고, 고용부는 어제 고용노동 위기대응 태스크포스(TF) 회의를 통해 “CJ대한통운, 한진택배 등 주요 서브 터미널 40곳과 대리점 400곳을 대상으로 이번 주부터 3주 동안 과로 등 건강장해 예방을 위한 안전보건조치 긴급점검을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고용부는 택배 기사 6000명에 대한 면담과 함께 대리점이 산재보험에 가입했는지 등을 점검한다고 했다. 택배 노동자들이 잇따라 세상을 떠나는 근본 원인은 코로나19로 비대면 유통이 폭증해 인력 충원이 제때 이뤄져야 하는데 택배 회사들이 이를 외면하는 데 있다. 그런데 정부 당국마저 변죽만 울리고 있다. 많은 이들이 물류 분류와 배달 업무를 이원화해야 과로사를 막을 수 있다고 요구해 왔는데도 택배 회사들은 들은 척 만 척한다. 그나마 가족이 분류 업무를 도와주면 과로사를 면하고 혼자 떠맡으면 과로사한다는 얘기마저 나온다. 대리점은 물량이 늘었다는 이유로 건당 수수료를 깎아 기사들이 더 많은 물량을 떠맡도록 강요한다. 범정부 TF는 10~12월 실태 조사를 거친 뒤 내년에 방지책을 내놓겠다는 것이 종전 입장이었다. 늦어도 너무 늦다.
  • 명성황후 시해 목격한 러시아 건축가, 그의 흔적 만나네

    명성황후 시해 목격한 러시아 건축가, 그의 흔적 만나네

    1895년 10월 8일 새벽 경복궁 곤녕합에서 자행된 일본군과 낭인 집단의 명성황후 시해 사건을 목격한 러시아 건축가 아파나시 이바노비치 세레딘 사바틴(1860~1921)이 남긴 기록과 건축물을 소개하는 특별전이 열린다. 문화재청은 한국과 러시아 수교 30주년을 기념하는 상호문화교류의 해를 맞아 ‘1883 러시아 청년 사바틴, 조선에 오다’ 전시를 19일부터 11월 11일까지 덕수궁 중명전에서 연다. 사바틴은 1883년 인천해관 직원으로 입국해 1904년 러일전쟁 후 조선을 떠날 때까지 제물포항의 부두를 축조하고, 조선의 궁궐 건축물과 러시아공사관 등 정동 일대 근대 건축물의 설계와 공사를 맡았다. 전시는 사바틴이 그린 명성황후 시해 장소 약도와 당시 상황을 기록한 증언서를 영상으로 소개하는 프롤로그로 문을 연다. 1부 ‘조선에 온 러시아 청년 사바틴’에서는 인천해관 근무, 한성 궁궐 건축 등 사바틴의 국내 활동 사항과 아울러 1884년 7월 7일 체결한 조러수호통상조약 조선 측 비준 문서 사진이 공개된다. 2부 ‘러시아공사관, 사바틴의 손길이 닿다’에서는 한국 주재 러시아 대리공사 베베르가 주도해 설계안을 마련했지만, 예산 문제로 실현되지 못했던 러시아공사관을 사바틴이 설계를 수정해 완성하는 과정을 보여 준다. 3부 ‘사바틴, 제물포와 한성을 거닐다’에선 제물포구락부, 독립문, 손탁호텔, 덕수궁 중명전·정관헌, 경복궁 내 관문각 등 사바틴이 건설에 참여했거나 관여한 것으로 추정되는 건물의 모형과 사진을 소개한다. 문화재청 홈페이지(www.cha.go.kr), 유튜브(www.youtube.com/chluvu), 다음 갤러리 등에서 온라인 전시도 진행된다.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 모랄레스 부활?… 볼리비아 대선 좌파후보 당선 유력

    모랄레스 부활?… 볼리비아 대선 좌파후보 당선 유력

    중남미 볼리비아에서 18일(현지시간) 치러진 대선에서 망명 중인 에보 모랄레스(60) 전 대통령이 내세운 좌파 후보 루이스 아르세(57)가 개표 완료 전 승리를 선언했다. 아르세 후보가 최종 승리 시 “우파 쿠데타로 쫓겨났다”고 주장해 온 모랄레스에게 정계 복귀의 길이 열릴 전망이다. 19일 새벽 기준 개표율은 10% 이하지만, 현지 매체 출구조사 결과 아르세 후보가 52.4%를 득표할 것으로 보여 31.5%로 예상되는 카를로스 메사(67) 후보에게 압도적으로 우세하다고 블룸버그·로이터통신 등이 전했다. 이를 바탕으로 승리를 선언한 아르세는 “국민 통합 정부 구성을 추진하겠다”면서 “볼리비아 국민들은 우리가 걸어왔던 길을 다시 가고 싶어 한다”고 강조했다. 출구조사 확정 시 아르세는 결선투표 없이 대통령이 되며 볼리비아는 1년여 만에 다시 좌파 정권이 들어서게 된다. 아르세를 낙점한 모랄레스로선 여당 사회주의운동당(MAS)을 실질적으로 지휘하며 본국 정치에 복귀할 가능성이 높다. 사상 첫 원주민 출신 대통령인 모랄레스는 지난해 10월 대선 개표 조작 논란으로 11월 사퇴한 뒤 망명길에 올랐고, 아르세를 대선후보로 발탁한 뒤 선거운동을 해외에서 관리했다. 이번 대선은 1년 만에 다시 실시된 선거다. 과도 정부의 제닌 아녜스 대통령은 트위터에 “볼리비아와 민주주의를 생각해 잘 다스려 줄 것을 부탁한다”고 촉구했다. 모랄레스 전 대통령은 망명지 아르헨티나에서 짧은 연설을 통해 “우리는 민주주의를 되찾았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전화 유세에서 “선거에 이긴 다음날, 나는 볼리비아로 돌아가겠다”고도 말한 바 있다. 모랄레스 정권에서 12년간 재무장관을 지낸 아르세는 취임 시 무너진 볼리비아 경제를 복원하는 데 사투를 벌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지난해 대선에서도 모랄레스와 다퉜던 메사 후보는 “지금은 우리 미래를 위해 매우 결정적인 순간”이라며 “모랄레스가 돌아오겠다는 환상을 주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볼리비아 정치평론가 카를로스 벨베르데는 “이번 선거는 1982년 민주화 이후 가장 중요한 선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사망한 택배기사 영정이 쓰레기 마대 자루에…”

    “사망한 택배기사 영정이 쓰레기 마대 자루에…”

    정부가 최근 택배기사의 과로사로 추정되는 사망사고가 잇달아 발생하자 긴급 점검에 나서기로 했다.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은 1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고용노동 위기 대응 태스크포스(TF) 대책회의에서 “CJ대한통운, 한진택배 등의 주요 서브 터미널 40개소와 대리점 400개소를 대상으로 이달 21일∼다음 달 13일 과로 등 건강 장해 예방을 위한 안전보건 조치 긴급 점검을 하겠다”고 밝혔다. CJ대한통운과 한진택배에서는 이달 들어 각각 택배기사 1명이 숨졌다. 택배연대노조 등은 이들이 과중한 업무를 수행했다며 과로사라고 주장하고 있다. 노동부는 이번 긴급 점검 대상인 대리점과 계약한 택배기사 6000여명에 대한 면담 조사도 병행할 계획이다. 이 장관은 “원청인 택배사와 대리점이 택배기사에 대한 안전 및 보건 조치를 관련 법률에 따라 이행했는지 여부를 철저하게 점검해 위반 사항 확인 시 의법 조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노동부는 최근 숨진 CJ대한통운 택배기사 A씨의 산재보험 적용 제외 신청서 대필 의혹에 대한 조사에도 착수했다. A씨는 산재보험 적용 제외 신청서의 필적이 본인의 것과 달라 대필 의혹이 제기됐다.택배기사를 포함한 특수고용직 14개 직종은 산재보험 당연 적용 대상인데 본인이 신청할 경우 산재보험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다. 이에 따라 특수고용직의 산재보험 적용 비율은 20% 수준에 불과하다. 특수고용직의 산재보험 적용 제외 신청에는 보험료 부담을 기피하는 업체의 압력이 작용하는 경우도 많다. 노동부와 근로복지공단의 최근 현장 조사에서는 대필 의혹이 사실로 확인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공단은 A씨의 산재보험 적용 제외를 직권 취소한다는 잠정 결론을 내린 상태다.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는 이날 한진택배 동대문지사 신정릉대리점에서 근무했던 김모(36) 씨가 이달 12일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고 밝혔다. 대책위에 따르면 김씨는 숨지기 4일 전인 이달 8일 새벽 4시 28분 동료에게 ‘집에 가면 5시인데 밥 먹고 씻고 바로 터미널 가면 한숨도 못 자고 또 물건정리(분류작업)를 해야 한다. 너무 힘들다’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대책위의 과로사 주장에 대해 한진택배 측은 “김씨가 평소 지병이 있었고 배송량도 200개 내외로 적은 편이었다”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그러나 대책위는 김씨가 지병을 앓기는커녕 복용하는 약도 하나 없었고, 그가 추석 연휴 전주에 배송한 택배 물량은 하루 200∼300개에 달했다고 밝혔다. 한진택배는 업계 1위 CJ대한통운보다 1명이 담당하는 배송 구역이 더 넓기 때문에 한진택배 노동자가 200개를 배송하는 시간은 CJ대한통운 택배기사가 300∼400개 물량을 소화하는 시간과 비슷하다는 게 대책위 측 설명이다. 대책위에 따르면 올해 사망한 택배업계 종사자는 총 12명이고 이 중 택배기사는 9명에 이른다. 부산에서도 택배연대노조 등 38개 시민단체가 이날 CJ대한통운 사상터미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추석 연휴 기간을 앞두고 택배 노동자 과로사를 방지할 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호소했지만 실효성 있는 방안이 마련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택배연대노조에 따르면 택배 배송 업무를 하다 과로로 숨진 김모(48)씨의 죽음을 추모하기 위해 CJ대한통운 부산 우암터미널 앞에 설치된 분향소는 강제 철거됐다. 노조 측은 “함께 일하다 죽어간 동료의 넋을 기리고 재발 방지를 바라며 설치한 분향소”라며 “영정을 어떻게 쓰레기 마대 자루에 구겨 넣을 수 있나”라고 분노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탈옥 33일째, 숨진 채 발견” 두 번 탈출한 中사형수의 최후

    “탈옥 33일째, 숨진 채 발견” 두 번 탈출한 中사형수의 최후

    인도네시아 교도소에서 땅굴을 파고 하수구를 통해 탈옥한 중국인 사형수가 33일 만에 숨진 채 발견됐다. 18일(현지시간) 외신 등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경찰은 전날 자카르타 외곽 보고르군의 한 숲에서 탈옥수 차이 창판(53)이 숨진 채 발견됐다고 발표했다. 차이 창판이 발견된 곳은 교도소에서 80여㎞ 떨어진 곳으로, 9월14일 새벽 반튼주 땅그랑 1급 교도소에서 탈옥한 지 33일 만이다. 현지 경찰 관계자는 “숲에 인접한 공장 경비원으로부터 탈옥수에 관한 정보를 입수하고 아침에 급습한 결과 시신을 발견했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파악했다”고 밝혔다. 공장 경비원은 “매일은 아니지만, 탈옥수가 종종 숲에서 밤을 보내는 것을 봤다. 그가 신고하면 해치겠다고 협박해 망설였다”고 진술했다. 경찰과 교정 당국은 숨진 탈옥수의 정확한 도주 경로와 은신 조력자 유무, 사망 시점을 조사 중이다.감방 바닥 땅굴 파고 하수구로 달아난 사형수 중국인 사형수 차이는 2016년 110㎏의 필로폰(메스암페타민)을 인도네시아로 밀수한 혐의로 현지 경찰에 체포됐다. 차이는 2017년 1월 24일 자카르타의 경찰서 유치장에서 쇠막대기를 이용해 화장실 벽을 뚫고 탈출했다가 사흘 만에 붙잡힌 뒤 같은 해 사형선고를 받고 2018년부터 땅그랑 1급 교도소에서 복역했다. 차이는 지난달 14일 오전 2시30분쯤 교도소 외곽 하수구에서 나와 유유히 사라지는 모습이 CCTV에 찍혀 탈옥 사실이 드러났다. 교도소 측은 차이가 교도소 주방 공사장에서 스크루드라이버와 금속 막대 등을 구해 하수관까지 땅을 팠다고 발표했다. 같은 방 수감자는 “차이가 반년 넘게 감방 바닥에 구멍을 파고, 같이 탈옥하자고 권유했다”고 털어놨다. 차이는 8개월 동안 밤마다 침대를 밀어내고 구멍을 판 뒤 다시 침대로 가려놓는 작업을 반복한 끝에 직경 1m, 깊이 3m, 길이 30m의 땅굴을 하수관에 연결, 교도소 밖으로 나왔다. 한편 인도네시아는 마약류 소지만으로도 최장 20년형에 처하며, 마약을 유통하다 적발되면 종종 사형을 선고한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2016년 이후 사형 집행을 하지 않았으나, 법무인권부 반튼청장은 “탈옥수를 붙잡는 즉시 사형을 집행하라”고 지시해 차이를 압박한 바 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늘어난 택배 업무량에 과로사,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

    “늘어난 택배 업무량에 과로사,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업무량이 늘어난 택배 업계에서 30대 택배 노동자가 또 숨졌다. 19일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에 따르면, 한진택배 동대문지사 신정릉대리점에서 근무했던 김모(36)씨가 지난 12일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대책위는 “36세의 젊은 나이로 평소 아무런 지병이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며 “의문의 여지가 없는 명백한 과로사”라고 주장했다. 대책위에 따르면 김씨는 숨지기 4일 전인 지난 8일 새벽 4시 28분 동료에게 ‘집에 가면 5시인데 밥 먹고 씻고 바로 터미널 가면 한숨도 못 자고 또 물건정리(분류작업)를 해야 한다. 너무 힘들다’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대책위의 과로사 주장에 대해 한진택배 측은 “김씨가 평소 지병이 있었고 배송량도 200개 내외로 적은 편이었다”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대책위는 김씨가 지병을 앓기는커녕 복용하는 약도 하나 없었고, 그가 추석 연휴 전주에 배송한 택배 물량은 하루 200∼300개에 달했다고 밝혔다.한진택배는 업계 1위 CJ대한통운보다 1명이 담당하는 배송 구역이 더 넓기 때문에 한진택배 노동자가 200개를 배송하는 시간은 CJ대한통운 택배기사가 300∼400개 물량을 소화하는 시간과 비슷하다는 게 대책위 측 설명이다. 대책위는 이날 서울 중구 한진택배 본사 앞에서 김씨 유가족과 함께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공식적인 사과와 보상, 재발방지대책을 요구했다. 김씨의 동생은 “형이 약을 먹거나 병원에 간 기록이 있다고 하면 조금이나마 (형의 죽음을) 인정할 텐데 (형은) 지병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지병, 적은 택배 물량 등 한진택배 측의 발언을 듣고 정말 분노하게 됐다”고 말했다. 박석운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 공동대표는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이라며 “택배 노동자들이 이렇게 계속 사망하는데 그냥 놔둘 것인가”라고 정부에 대책을 촉구했다. 대책위에 따르면 올해 사망한 택배업계 종사자는 총 12명이고 이 중 택배기사는 9명에 이른다. 한편 ‘택배기사님들을 응원하는 시민모임’과 참여연대·민생경제연구소 등은 광화문광장에서 ‘택배 소비자 기자회견’을 열고 과로사 진상규명과 최근 CJ대한통운 등에서 나타난 산재보험 적용 제외 행태에 대한 업계 전수조사를 요구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이재명, 국감 당일 “내년부터 국감 거부 고민”...해당 발언 한 이유는

    이재명, 국감 당일 “내년부터 국감 거부 고민”...해당 발언 한 이유는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경기도에 대한 국회 국정감사 당일인 19일 “국감을 거부할 수도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날 이 지사는 페이스북에 “국회는 ‘국정’ 감사 권한이 있을 뿐 지방정부의 자치사무에 대해서는 감사 권한이 없다”며 “법에도 감사범위를 국가위임사무와 국가 예산이 지원되는 사업에 한정한다”고 밝혔다. 이어“ 국회는 법을 만드는 곳이니 법을 지키는 것도 솔선수범해야 하고 스스로 만든 법이니 더 잘 지켜야 한다”면서“ 내년부터는 너무너무 힘들어하는 우리 공무원들 보호도 할 겸, 법과 원칙이 준수되는 원칙적이고 공정한 세상을 위해 자치사무에 대한 국정감사(자료요구와 질의응답) 사양을 심각하게 고민해봐야겠다”고 했다. 이 지사는 “헌법재판소는 국회의 ‘자치정부의 자치사무’에 대한 법적 근거 없는 ‘국정감사’에 대해 어떤 판단을 할지 궁금하기도 하다”며 헌재 제소 의향도 내비쳤다. 국정감사 및 조사에 관한 법률 제7조에는 국정감사 대상을 국가기관과 지방자치단체 중 특별시·광역시도로 하되 국가위임사무와 국가가 보조금 등 예산을 지원하는 사업으로 한다고 규정돼 있다. 이를 두고 이 지사는 “관련 공무원이 순직할 만큼 돼지열병으로 지금도 고생하고, 코로나19 대응으로 파김치가 되어버린 우리 공무원들이 오늘내일 밤 무슨 일 나지 않을까 걱정”이라며 그 배경을 설명했다. 이날 행정안전위원회 국감에서 이를 두고 신경전이 벌어졌다. 국민의힘 박완수 의원은 “경기도처럼 (자료 제출에) 협조가 안 되는 자치단체나 국가기관은 없었다”며 “심지어 행정 책임자가 자료 제출을 막은 정황도 있다”고 추궁했다. 그러면서 “도저히 그냥 넘어갈 수 없다”며 “행안위에서 국정감사관계법에 의해 고발하고 관련 공직자가 있다면 징계 조치를 해야 한다”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한정애 의원도 “아침에 국감 관련해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던데…”라며 글을 올린 취지를 묻기도 했다. 이에 이 지사는 “약 2000건의 자료를 요구했는데, 어제 새벽에 요구한 분도 있다”며 “그럼 공무원들은 밤새워 대기하고 깨워서 대응해야 하는 게 가슴 아파서 오늘 아침에 그런 글을 썼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협조 안 하겠다는 건 아니고 (자료 제출 요구가) 너무 많아서 (공무원들에게 미안해) 면피용으로 올린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주무시는데 죄송해요” 숨진 택배기사의 ‘새벽 4시’ 문자 호소(종합)

    “주무시는데 죄송해요” 숨진 택배기사의 ‘새벽 4시’ 문자 호소(종합)

    택배기사 사망 사고…올해만 10번째‘근무 환경’ 개선 필요성 목소리 올해 들어 10번째 택배기사 사망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12일 한진택배 동대문지사에서 일하던 30대 노동자가 숨졌다. 이와 관련 19일 사측은 해당 택배기사가 평소 지병이 있었다는 점과 업무 처리량이 상대적으로 많지 않았다는 것을 근거로 들며 과로사가 아니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해당 택배기사는 사망 전 새벽 4시쯤 “너무 힘들다. (일부) 물량을 안 받으면 안 되겠냐”는 내용의 문자를 남긴 것으로 알려지면서 과로사 여부를 더 명확히 따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택배기사 “집에 가면 5시, 너무 힘들다” 토로 19일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에 따르면 한진택배 서울 동대문지사 소속 김모씨(36)는 지난 12일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김씨가 연락도 없이 출근하지 않자 동료가 자택으로 찾아가 김씨를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1년 3개월 간 택배기사로 근무했다. 노조 측은 김씨가 하루 200~400여건을 배송한 것을 근거로 들면서 “명백한 과로사”라고 주장한다. 또 “김씨가 평소 아무런 지병이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며 과로사를 부인하는 사측의 입장을 전면 반박하고 있다. 노조 측은 배송 건수와 더불어 배송 시간을 고려해야 김씨의 노동 강도를 더 명확히 이해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한진택배는 CJ대한통운보다 물량이 적어 상대적으로 배송구역이 넓은데, 이를 고려하면 200건을 배송한다고 해도 총 배송 시간은 업계 1위인 CJ대한통운의 300~400건에 맞먹는 수준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노조가 확보한 김씨의 카카오톡 메시지에 따르면 김씨가 지난 7일 배송한 물량이 400건을 넘었을 뿐만 아니라. 근무 종료 시각도 새벽 5시쯤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8일 새벽 4시 28분쯤 작성된 메시지에서 고인은 “오늘 420개 들고 다 치지도(처리하지도) 못하고 가고 있다. 집에 가면 5시”라며 “밥 먹고 씻고 바로 터미널 가면 또 물건 정리해야 한다. 16번지 (물량을) 안 받으면 안 되겠냐. 어제도 새벽 2시에 집에 도착했다. 형들이 제게 ‘돈 벌어’라고 하는 것은 알겠지만 너무 힘들다”고 호소했다. “고인의 노동 강도는 낮은 수준” 사측 해명 한진택배 측은 “8일 고인이 맡았던 물량은 300가량”이라며 “평소 고인은 다른 택배기사보다 조금 낮은 수준인 200개 내외의 물량을 담당한 것으로 알고 있다. 국과수 부검 결과 고인은 지병으로 사망한 것으로 판정됐다”고 말하며 과로사 의혹을 부인했다. 그러나 사측의 발표에도 최근 택배기사들이 목숨을 잃는 사고가 잇따르면서 근본적인 근무 환경을 개선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마스크 쓰라는 버스기사 깨물고 급소가격한 50대

    마스크 쓰라는 버스기사 깨물고 급소가격한 50대

    마스크를 착용해달라는 버스기사를 깨물고 급소를 가격한 50대 남성이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서울동부지법 형사7단독 김슬기 판사는 상해·폭행·특정범죄가중처벌법위반(운전자폭행) 등의 혐의로 기소된 A씨(57)에게 징역 1년6월을 선고했다고 19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6월18일 광진구의 한 마을버스에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탑승해 “마스크를 안 착용하면 하차해야 한다”는 버스기사의 말을 듣고 욕설을 하며 협박했다. 한 승객이 말리자 승객의 얼굴에 침을 뱉으며 폭행했다. 기사 B씨가 다시 말릴자 B씨의 목을 물어뜯고 급소를 가격하는 등 전치 2주의 상해를 입혔다. A씨는 지난 5월31일에는 광진구의 한 마트에서 외국인 여성에게 “왜 나를 쳐다보냐. 너희 나라로 돌아가라”며 욕을 하고 고함을 질렀고, 말리는 점원에게 침을 뱉으며 넘어뜨렸다. 이틀 뒤에는 유치원 앞에서 개를 산책시키던 행인에게 “왜 개를 끌고 다니냐”며 욕하고 얼굴을 향해 주먹을 휘둘렀고, 다른 행인이 이를 말리자 얼굴을 때리고 멱살을 잡아 흔들었다. 같은 달 15일 새벽에는 한 주민센터 앞에 ‘코로나19 예방행동수칙’ 안내 현수막을 훼손했다. 재판부는 “출소하자마자 단기간에 수차례 범행을 저지른 점 등으로 보아 죄의식 없이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무차별적으로 범행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A씨는 지난 2017년 11월 공용물건손상죄 등으로 징역 1년의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고, 2018년 7월에는 업무방해 등으로 징역 8월의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그리고 집행유예 기간인 2019년 1월 공연음란죄 등으로 징역 4월을 선고받은 뒤 5월에 형이 확정됐다. 이후 2020년 5월까지 1년여간 교도소에 수감됐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美 5살 소년, 눈썰미로 멸종위기 여우원숭이 납치사건 해결

    美 5살 소년, 눈썰미로 멸종위기 여우원숭이 납치사건 해결

    미국의 5살 어린이가 멸종위기 여우원숭이 납치 사건을 해결했다. 18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에 사는 제임스 트린(5)은 얼마 전 샌프란시스코동물원에서 발생한 멸종위기 여우원숭이 실종 사건을 해결해 동물원 평생 무료 이용권을 받았다. 지난 14일 새벽 샌프란시스코동물원에서 멸종위기 호랑꼬리여우원숭이 ‘마키’가 실종됐다. 동물원 측은 원숭이 우리에서 강제 침입 흔적을 발견하고 납치를 확신, 경찰과 함께 용의자 추적에 나섰다. 포상금 2100달러(약 240만 원)를 내걸고 제보도 독려했다. 하지만 원숭이 행방은 묘연했다.동물원 직원들의 속은 타들어 갔다. 동물원 대변인은 “여우원숭이가 사랑스러운 동물이라는 건 알고 있지만, 사라진 원숭이 ‘마키’는 식단 관리 등 특별 보호가 필요한 멸종위기종”이라고 호소했다. 동물원에서 태어나 야생성이 떨어지는 데다, 21살 노령에 관절염 등 지병까지 있어 돌보기 쉽지 않다고 발을 동동 굴렀다. 이튿날 오후, 전혀 뜻밖의 장소에서 사라진 여우원숭이에 대한 제보가 들어왔다. 샌프란시스코 경찰은 “동물원에서 6㎞ 떨어진 교회 운동장에서 여우원숭이를 봤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출동한 경찰이 실종된 여우원숭이 ‘마키’라는 사실을 확인하고 곧장 동물원으로 돌려보냈다”고 밝혔다.여우원숭이를 처음 발견한 건 다름 아닌 5살 어린이 제임스 트린이었다. 트린은 원숭이 실종 다음 날인 15일 오후 5시쯤 유치원 하원 도중 운동장 한구석에 몸을 웅크린 무언가를 발견했다. 무심코 지나칠 법한 상황이었지만 트린은 특유의 눈썰미를 발휘했다. 한눈에 실종된 여우원숭이라는 걸 알아채고 “여우원숭이!”라고 소리치며 엄마를 붙들어 잡았다. 몰려든 사람들의 반응은 회의적이었다. 다들 너구리 아니냐고 주저했다. 하지만 여우원숭이라는 트린의 확신에 따라 경찰에 신고, 납치된 ‘마키’임을 확인하고 원숭이를 동물원으로 돌려보냈다. 어린이의 눈썰미가 하마터면 목숨을 잃을뻔한 멸종위기 여우원숭이를 살린 셈이다.구조된 원숭이는 현재 탈수와 불안 증세로 격리 치료를 받고 있다. 동물원 측은 “수의사 팀이 원숭이 회복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면서 “어린이가 원숭이의 목숨을 구했다”고 감사를 표했다. 더불어 원숭이 납치사건을 해결한 어린이에게 동물원 평생 무료 이용권을 지급했다. 한편 경찰은 원숭이 구조 하루만인 16일 밤 10시쯤 제3의 장소에서 용의자를 체포했다. 코리 맥길로웨이(30)라는 이름의 남성은 식료품과 트럭 절도 혐의로 현장에서 체포됐다가, 휴대전화 속 여우원숭이 사진 때문에 납치 사실이 들통났다. 경찰은 강도와 약탈, 공공기물 파손 혐의에 동물 절도 혐의를 추가해 용의자를 입건할 계획이다. 다만 여우원숭이를 납치한 정확한 동기는 아직 밝히지 못했다.무사히 동물원 품으로 돌아간 호랑꼬리여우원숭이(알락꼬리여우원숭이, 학명 Lemur catta)는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에만 서식하는 특산종이다. 얼굴은 하얗고 눈 주위와 코는 검다. 유명 애니메이션에 등장한 원숭이의 모델로도 유명하다. 호랑꼬리여우원숭이는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지정한 멸종위기종(EN)으로 최근 36년간 3세대에 걸쳐 개체 수가 50% 급감했다. 20년 전까지만 해도 75만 마리에 달했던 개체 수는 현재 2000마리로 줄었다. IUCN은 서식지의 질 저하와 숲 개간, 야생동물 불법거래 등을 그 원인으로 꼽았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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