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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주민 잇따라 탈북, 일부 코로나 감염” 단둥시는 “유언비어”

    “北 주민 잇따라 탈북, 일부 코로나 감염” 단둥시는 “유언비어”

    북한의 교역 거점인 중국 단둥에서 탈북자들이 잇따라 검거된 것으로 알려졌다. 19일 복수의 단둥 소식통에 따르면 전날 단둥 신개발구 랑터우 인근에서 압록강의 북한 섬 황금평을 통해 넘어온 탈북자 2명이 체포된 것으로 전해졌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2∼3일 전에는 단둥 시내에서 압록강 50㎞ 상류 지점인 구러우쯔향 부근에서 북한 주민 5명이 단둥으로 넘어오다 3명이 붙잡히고 2명은 달아난 것으로 알려졌다. 검거된 탈북자 가운데 두 사람이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돼 방역 당국에 비상이 걸리고, 변경 지역 경계가 강화된 것으로 안다고 단둥 소식통이 전했다. 그런데 국내 KBS 특파원은 20일 단둥 르포를 통해 북한 주민 5명이 한꺼번에 단둥으로 넘어왔다가 적발돼 검거된 시점이 “어제 새벽”이라고 엇갈리게 보도했다. KBS 르포도 이들 가운데 두 사람이 코로나19 감염자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이 보도는 대규모 탈북 사태의 시작이 아닌가 하는 우려를 전했는데 공감되는 대목이 없지 않았다. 황금평과 구러우쯔향은 단둥과 맞붙어 있어 밀무역이나 탈북 루트로 이용됐던 곳이다. 사흘째 코로나19 감염자가 한 명도 나오지 않자 단둥시가 18일 방어구역의 통제를 완화, 가구당 한 명씩 생필품 구매를 위한 외출을 허용했다가 돌연 취소해 탈북자 검거와 코로나 감염자 유입 소문이 더욱 설득력을 얻었다. 코로나19가 급속히 확산하는 가운데 물자 부족에 시달리는 북한 주민들이 탈북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다만 단둥시 정부는 19일 소셜미디어 웨이보 공식 계정을 통해 “조선인 경내 진입 상황과 관련해 공안국이 조사한 결과 사실과 다른 정보로 파악됐다”며 “유언비어를 조장하거나 믿지 말고 전파하지 말라”고 알렸다. 공안국이 조사한 결과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이 다르다는지 명확히 밝히지 않아 궁금증을 낳는다. 한편 지난달 말부터 현재까지 북한 전역에서 코로나19 감염이 의심되는 발열환자 수가 200만명을 넘어섰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0일 보도했다. 북한 국가비상방역사령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부터 전날 오후까지 전국적으로 발생한 발열환자 수는 224만 1610여명이다. 지난 12일 코로나19 발생 사실을 공개한 지 여드레 만의 일이다. 누적 사망자는 모두 65명으로 집계됐다. 148만 6730여명이 완쾌되고 75만 4810여명이 치료를 받고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지난 18일 오후 6시부터 전날 오후 6시까지 신규 발열환자는 26만 3370여명이었다. 이 중 24만 8720여명이 완쾌됐고 2명이 사망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북한의 신규 발열 환자 규모는 12일 1만 8000명, 13일 17만 4440명, 14일 29만 6180명, 15일 39만 2920여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16일 26만 9510여명, 17일 23만 2880여명, 18일 26만 2270여명, 19일 26만 3370여명으로 나흘 째 20만명대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국가정보원은 전날 비공개로 진행된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북한이 이례적으로 매일 코로나19 관련 통계를 발표하는 것은 당국이 관리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민심을 진정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골목상권 못 지키고 새 유통 강자 출현 도와…상생의 유통구조로 개선을[전경하의 실패학]

    골목상권 못 지키고 새 유통 강자 출현 도와…상생의 유통구조로 개선을[전경하의 실패학]

    대형마트 의무휴업이 실시된 지 올해로 10년째다. 2012년 개정된 유통산업발전법에 따라 대규모 점포 등에 영업시간 제한, 의무휴업일 지정 등이 가능해졌다. 이 규제는 원하던 목적을 달성하지 못한 채 새로운 강자의 출현을 도왔다. 규제의 역효과를 떠나 빠르게 변하는 경제 환경에 맞춰 사업자는 물론 소비자도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소리가 커지고 있다. ●역차별 가져온 영업 제한 법제처는 2012년 대형마트의 의무휴업이 온라인 영업에도 해당한다고 유권해석했다. 즉 의무휴업일이나 영업할 수 없는 심야에 기존 점포를 물류·배송기지로 활용해 온라인 영업을 하면 대규모 점포를 개방해 영업하는 것과 같다고 봤다. 이 규제에 따라 이마트의 새벽배송은 주문자의 인근 점포가 아닌 수도권 물류센터에서 출발한다. 새벽배송이 일부 지역에서만 이뤄지는 이유다. 이마트 점포에서 출발하는 쓱배송은 한 달에 두 번인 의무휴업일에는 안 된다. 기존 점포 일부를 폐점하는 상황에서 새벽배송 수요를 맞추기 위해 물류센터를 짓던 롯데는 지난달 새벽배송을 2년 만에 중단했다. 대규모 점포가 없는 쿠팡, 마켓컬리 등은 이 규제를 받지 않는다. ‘폭풍성장’을 하고 있는 두 회사는 수도권 곳곳에 물류단지를 짓고 있다. 수도권에 가까운 이들 인프라는 온라인 쇼핑의 매출을 좌우한다. 하지만 늘어나는 물류단지 인근 주민들은 교통체증, 소음 등에 시달린다. 대형마트 의무휴업은 전통시장, 소상공인 등 중소유통업자를 보호하기 위해 도입됐다. 의무휴업이 도입된 이후 대형마트의 시장점유율은 줄었다. 늘어나야 할 전통시장의 시장점유율도 줄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2년 소매업 총매출에서 대형마트가 차지하는 비중은 14.5%, 전통시장과 골목상권 등이 포함된 전문소매점은 40.7%였다. 이 비중은 지난해 대형마트 8.6%, 전문소매점 32.2%로 줄었다. 시장점유율이 늘어난 업태는 면세점, 편의점, 무점포소매업이다. 온라인·홈쇼핑이 포함된 무점포소매업의 시장점유율은 두 배가 됐다.●출점 규제가 만든 신흥 강자 롯데마트가 2010년 출시한 ‘통큰치킨’은 ‘전통상업보존구역’을 만들었다. 전통상업보존구역으로 지정된 곳에서 500m 이내에 대규모 점포나 기업형슈퍼마켓(SSM)을 열려면 해당 지방자치단체에 등록해야 한다. 사실상 출점이 막혔다. 이 규제는 1년 뒤 1㎞로 확대됐다. 대규모 점포 기준은 매장면적 3000㎡, SSM 기준은 대기업집단이 운영하는 직영 또는 프랜차이즈 점포다. 규제란 온라인 영업처럼 규제를 피할 수 있는 사업자에게는 기회가 된다. 매장면적이 3000㎡가 되지 않고, 대기업집단에도 속하지 않은 유통업체는 출점은 물론 영업 제한도 받지 않는다. 최근 몇 년 사이 중소·중견기업이 운영하는 식자재마트가 ‘골목의 코스트코’가 된 이유다. 식자재마트는 주변 상권에 있는 식당 등에 식자재 등을 납품하는 도매업이지만 일반 소비자도 이용할 수 있다. 취급 품목도 식자재는 물론 생활용품, 가전제품 등으로 다양화했다. 중소상공인이 운영하는 점포로 분류되니 긴급재난지원금도 받을 수 있다. 코로나19 대유행 당시 방역패스 시행 대상에서도 제외됐다. 영업규제에 시달리다 폐점한 대형마트나 SSM 자리에 식자재마트가 입점하는 현상이 규제의 역차별성을 그대로 보여 준다. 명시적인 진입 규제가 없다고 대형마트가 들어서는 것도 아니다. 지난 대통령선거 때 복합쇼핑몰 이슈가 나왔던 광주광역시가 대표적이다. 광주에는 6대 광역시 중 유일하게 대형 복합쇼핑몰이나 코스트코, 이마트트레이더스 같은 창고형 할인매장이 없다. 유통업체들은 꾸준히 진입을 시도했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주기환 국민의힘 광주시장 후보는 물론 강기정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복합쇼핑몰 유치를 공약으로 내놨다. 강 후보는 최근 지역 언론 등과의 합동 인터뷰에서 “대형 복합쇼핑몰은 도시 내부에, 창고형 대형 매장은 도시 외곽으로 가는 방향으로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완화되는 유통 규제 프랑스는 대규모 유통업체에 대한 규제가 가장 엄격한 나라다. 프랑스 정부는 1970년 매장면적 3000㎡ 이상 대형 점포 출점은 허가를 받도록 했다. 이 기준을 밑돈 소형 할인점이 계속 출점하자 1996년 허가가 필요한 최소매장면적을 300㎡로 낮췄다. 역시 규제 대상을 벗어난 초소형 할인점이 늘어나고, 규제 적용 전부터 있던 기존 점포로 소비자가 몰리는 현상이 나타났다. 프랑스 정부는 2008년 경제활성화를 목적으로 허가 필요 매장면적을 1000㎡로 높였다. 일요일 영업 제한도 2017년 관광지 등 지역 환경에 맞게 탄력적으로 조정할 수 있도록 바꿨다. 일본은 1974년 중소소매업을 보호하기 위해 ‘대규모 소매점포에 있어서 소매업 사업활동의 조정에 관한 법률’(대점법)을 만들어 매장면적 500㎡ 이상의 점포를 규제했다. 이 규제는 외국 소매기업의 진출을 가로막는 비관세장벽으로 세계무역기구(WTO)에 1997년 제소됐다. 유통산업 선진화를 막는다는 국내 비판까지 더해져 대점법은 2000년 ‘대규모 소매점포 입지법’(대점입지법)으로 대체됐다. 대형 소매점을 직접 규제해 중소소매업자를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중소소매업 자체 경쟁력을 높여 사회 전체의 후생을 높이는 방향으로 바뀌었다. 대형 소매점은 교통정체, 소음, 폐기물 등에서 규제를 적용받는다. 일본은 2000년 들어 대형 소매점들이 중심 시가지에서 교외 지역으로 대거 이전하면서 도심 공동화(空洞化) 문제가 발생했다. 그래서 2007년 도시계획법을 고쳐 교외 지역 입점을 규제하고 중심 시가지 활성화법과 연계했다. 대형 유통업체 폐점으로 인한 주변 상권의 붕괴는 국내에서도 발생했다. 조춘한 경기과학기술대 스마트경영학과 교수의 ‘대형 유통시설이 주변 상권에 미치는 영향’(2020년)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이마트 부평점 폐점 이후 반경 3㎞ 이내 소형 슈퍼마켓의 매출이 줄었다. 대형마트 폐점으로 인근 음식점은 물론 소규모 점포의 소비자도 떠났기 때문이다. 마트 폐점으로 인한 고용감소도 겹쳤다. 이덕훈(전 한남대 총장) 전통시장학회장은 “전통시장, 소상공인과 대형마트를 분리하는 규제가 아니라 이들이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회장은 “이제 전통시장의 적은 대형마트나 백화점이 아니고 디지털 격차”라며 “평균 연령 58세인 전통시장 상인들이 디지털을 이용할 수 있게 도와줘야 한다”고 제안했다. 전통상업보전구역은 구(舊)도심에 해당하는 경우가 많다. 몰락하는 구도심의 재생 방안을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다. 경기 안성·여주시, 충남 당진시, 경북 구미시는 전통시장에 SSM인 노브랜드를 유치했다. 소비자물가가 오를 때 정부가 내놓은 정책 중 단골 메뉴는 유통구조 개선이다. 추경호 경제부총리가 지난 12일 추가경정예산안 브리핑에서 물가 안정 대책에 대해 “유통 부문의 구조 개선 등을 고민 중”이라고 답한 것이 대표적이다. 유통구조 개선은 규제를 풀어 나가겠다는 뜻이다. 현재 국회에 계류된 유통산업발전 개정안 중에는 온라인 영업에 한해 대규모 점포 규제 완화, 식자재마트 규제 신설, 전통상업보전구역 세분화 등이 담겨 있다. 코로나19로 변한 유통 환경은 과거로는 돌아가지 않는다. 유통 규제를 논할 때가 아니라 유통의 경쟁력을 높여 물가를 구조적으로 안정시키는 방안이 나와야 하는 시점이다.
  • 많이 일한다고 잘하나요?… ‘주4일제’ 위한 변론

    많이 일한다고 잘하나요?… ‘주4일제’ 위한 변론

    19세기 초 영국 노동자의 ‘정규’ 노동시간은 주 6일이었다. ‘8시간 노동, 8시간 휴식, 8시간의 자유’가 노동운동의 핵심 의제가 된 건 19세기 중반부터였다. 이후 이틀간의 주말과 주 40시간 노동은 국제 표준이 됐다. 1980년대 이후 정체됐던 노동시간 단축 논의는 코로나19 팬데믹 등으로 다시 촉발됐고, 이제 주 4일 32시간 노동제가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주4일 노동이 답이다’는 이를 논리적으로 뒷받침한 책이다. ‘주4일 노동’의 핵심 전제는 ‘임금 삭감 없이’다. 이른 새벽부터 일을 시작하거나 몰아치기를 하는 등 노동의 형태를 유연하게 적용하자는 주장도 담겼다. 물론 “주 40시간 노동으로 세상을 바꾼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단언한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나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1주일에 6일 일한다는 ‘996 루틴’을 옹호한 알리바바 창업자 마윈, 신이 우리에게 부여한 ‘표준 노동시간’이 있다고 믿는 이들로선 펄쩍 뛸 주장이다. 한데 2008년 미국 유타주의 대담한 실험, 네덜란드의 자발적 단축 등 임금 삭감 없이 노동시간을 단축하고도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온 사례는 매우 많다. 특히 생산성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보였다. 그리스, 멕시코 등은 연간 노동시간은 많은데 생산성은 유럽 국가들보다 낮다. 유럽 국가 사이에도 차이가 있다. 2018년 독일의 1인당 연평균 노동시간은 1363시간으로 영국의 1538시간보다 훨씬 적었다(한국은 지난해 1908시간으로 수치가 집계된 38개국 가운데 4위다). 하지만 독일의 시간당 국내총생산(GDP)은 영국보다 높았다. 독일 노동자들이 “우리가 목요일 점심때쯤 장비를 내려놔도 영국 노동자들이 금요일까지 일한 것만큼은 해 놨을 것”이라고 비꼬는 게 당연했다. 생산성뿐 아니라 그렇게 생긴 이득을 누가 어떻게 가져가느냐도 중요하다. 저자들은 단순히 노동시간 단축만으로는 큰 의미를 가질 수 없고, 여러 사회계약이 함께 정비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 [포착] 항복 직전 아조우스탈…부서진 천장 사이로 내리쬔 한 줄기 햇살

    [포착] 항복 직전 아조우스탈…부서진 천장 사이로 내리쬔 한 줄기 햇살

    우크라이나가 ‘아조우스탈 영웅들’을 살리기 위해 항복을 결정하면서, 마리우폴은 완전히 러시아 손에 넘어갔다. 이로써 이번 전쟁에서 가장 길고 치열했던 아조우스탈 제철소 전투는 82일 만에 끝이 났다. 18일(이하 현지시간) 러시아 국방부 발표에 의하면, 항복 선언을 전후해 현재까지 959명의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군에 투항했다. 16일 1차로 265명이 투항한 데 이어, 17일 694명이 추가로 항복을 선언했다. 이 중 치료가 시급한 중상자 50여 명은 친러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 소도시 노보아조우스크 병원으로 옮겨졌다. 나머지 900여 명은 옛 소련 시절 죄수 유배지로 활용됐던 올레니우카 교도소에 수감됐다. 중대범죄를 수사하는 러시아 연방수사위원회는 투항한 우크라이나 군인들을 상대로 친러 돈바스 지역 민간인 대상 범죄 행위에 참여했는지를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DPR 수장 데니스 푸실린은 “(항복 직전까지) 제철소 안에는 전투원 2000명이 있었다. 현재는 절반을 약간 넘는 인원이 남아있다”고 밝혔다. 이어 “아조우 대대 지휘관과 고위급 간부 등이 아직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무기를 내려놓은 이상 그들의 운명은 법원에서 결정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리우폴은 동부 돈바스 지역과 크름반도(크림반도)를 연결하는 전략적 요충지다. 러시아군은 침공 초기부터 마리우폴 함락에 공을 들였다. 일찌감치 마리우폴을 포위하고 무차별 포격을 퍼부었다.마리우폴 방어에 나선 우크라이나군은 아조우스탈 제철소를 최후 거점으로 삼아 마지막까지 저항했다. 15일 올렉시이 레즈니코프 우크라이나 국방장관은 빛도, 물도, 전기도 제대로 들지 않는 제철소에서 외로운 싸움을 벌이는 영웅들의 모습을 공유하기도 했다. 레즈니코프 장관은 “마리우폴 수비대의 우크라이나 전사들의 현실”이라며 우크라이나 국가방위군 아조우 대대 보도본부가 촬영한 아조우스탈 제철소 내부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에는 러시아군 폭격으로 부서진 제철소 천장 사이로 한 줄기 햇살이 내리쬔 모습이 담겨 있었다. 아조우 대대 병사는 한 줄기 희망을 기대하듯 온몸으로 햇살을 맞았다. 레즈니코프 장관은 “심지어 ‘마블스튜디오’(히어로물을 주로 제작하는 미국 영화제작사)도 그들이 처한 현실을 완전히 이해할 수 없을 것”이라며 아조우스탈 전투의 처절함을 강조했다.하지만 소이탄 등을 동원한 러시아군의 무차별 폭격 속에 부상자가 600여 명까지 늘면서, 우크라이나군은 결국 백기를 들었다. 17일 새벽 우크라이나 총참모부는 마리우폴에서 ‘작전 임무’를 끝냈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는 자국 영웅을 살리는 것이 원칙”이라면서 “영웅들의 목숨을 지키기 위한 선택이었다”고 말했다. 한나 말랴르 우크라이나 국방차관은 “불행히도 우크라이나는 군사적 수단으로 (러시아군의) 아조우스탈 제철소 포위망을 뚫을 수 없었다”며 “이들이 고향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러시아와 포로 교환 협상을 이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 13일동안의 혈투가 시작됐다

    13일동안의 혈투가 시작됐다

    “유권자의 마음을 사로 잡아라” 6·1 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보궐선거 운동이 오늘 개막됐다. 오는 31일까지 13일 동안 유권자의 표심을 잡기 위해 아침 출근 길부터 도심 곳곳에서 차량을 이용한 거리유세와 현수막 등을 내걸고 열전에 돌입했다. 이번 선거는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불과 22일 만에 치러진다는 점에서 집권 초반 정국 향배를 가를 중대 분수령으로 평가된다. #도지사 후보들 새벽부터 선거유세전… 출발부터 양보없는 전쟁 특히 제주도지사 후보들은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새벽부터 선거운동에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오영훈 후보와 국민의 힘 허향진 후보는 공교롭게도 첫 일정부터 환경미화원과 함께하는 비슷한 행사가 잡혀 눈길을 끌었다. 오 후보는 오전 4시 30분 새벽을 깨우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기획유세 1탄으로 사라봉 인근 영락교회(일도이동) 동쪽 차고지에서 환경미화원들과의 만남을 시작으로 공식 선거운동에 들어갔다. 오 후보는 “이른 새벽부터 깨끗한 제주도를 만들고, 도민의 건강을 위해 헌신하는 노고에 감사드린다”며 “환경미화원들을 위한 주차공간 마련과 주차비 지원 등 처우 개선에 힘쓰겠다”고 약속했다. 새벽을 깨우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기획유세 2탄으로 수협공판장에서 수산업 종사자들을 격려했다. 이후 4·3평화공원 참배, 청년과의 만남, 출정식으로 이어지는 일정을 소화하며 제주의 미래 비전을 알렸다. 허향진 후보는 이보다 20분 늦은 새벽 4시 50분 환경미화원들과 만남으로 공식 선거운동을 개시했다. 직접 청소차량에 탑승, 환경미화원들과 함께 1시간 정도 청소도 같이했다. 낮 12시에는 서귀포시 향토오일시장에서 서귀포향토오일시장 시설 현대화 사업 지속 추진, 서귀포의료원 진료과 증설 등 의료 서비스 확대, 서귀포시 종합 체육관 건립추진, 서귀포시 도시우회도로 신속한 완공추진 등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이어 오후 6시30분에 갖는 출정식에선 홍수완 전 복싱 세계챔피언이 찬조연설을 한다. ‘관광객을 800만 수준으로 축소한다’는 파격적인 공약을 내건 녹색당 부순정 후보는 8시 30분 라디오 인터뷰를 시작으로 오전 10시 제주관광협회장을 만나 제주 관광산업의 미래와 전환사회 이후의 질적 관광에 관해 논의했다. 이후 오후1시 선앤카지노호텔에서 호텔 노동자들을 만나 관광산업 노동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무소속 박찬식 후보는 첫 일정을 제2공항 건설 예정지인 성산에서 시작했다. 오전 9시 30분 성산읍 고성오일장 유세를 통해 제2공항 반대 입장을 재천명하고, ‘성산물류도시’라는 대안을 제시하며 거대 양당 후보들과의 차별화를 꾀했다. 오후 7시에는 제주시청 인근 선거사무소 앞에서 출정식을 갖고, 골리앗을 꺾은 ‘다윗’의 기적을 향한 힘찬 행군을 시작한다. # 3파전 된 국회의원 보궐선거 ‘제주시을’선거… 표심을 내 품에 이번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국회의원 보궐선거 제주시을 선거는 도지사 선거만큼 뜨겁다. 민주당 김한규 후보, 국민의힘 부상일 후보, 민주당을 탈당한 무소속 김우남 후보 등 3파전으로 치러진다. 새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김한규 후보는 당 소속 지방선거 출마자들과 함께 오전 9시 4·3평화공원을 방문, 4.3영령에 참배하는 것으로 선거운동에 돌입했다. 오후 5시 옛 세무서사거리에서 첫 유세를 갖고, 지지세 확산에 나선다. 퀵보드를 탄 국민의힘 부상일 후보는 오전 8시30분 방송사 프로그램 녹화 일정을 소화한 뒤 9시30분 제주호국원 참배가 사실상 첫 공식 선거운동 일정이다. 이후 4·3평화공원으로 옮겨 참배하고, 고향인 구좌읍에서 게릴라 유세를 이어간다. 당선 승리를 위한 비장함을 19일 0시에 담아 제주시청 앞에서 출정식을 한 무소속 김우남 후보는 인제사거리 아침 인사, 선관위 사거리 유세, 일도2동 아파트단지를 돌며 표심을 파고든다. 한편 이번 선거에서 제주는 제주도지사, 제주도교육감, 국회의원(제주시을) 1명, 제주도의원 45명(지역구 32명, 비례대표 8명, 교육의원 5명)을 선출하게 된다. 단독으로 입후보한 3명(김경학, 송영훈, 김창식)은 도의회에 무혈입성했다.
  • 전통시장이 아닌 쿠팡, 식자재마트 도운 대형마트 규제

    전통시장이 아닌 쿠팡, 식자재마트 도운 대형마트 규제

    대형마트 의무휴업이 실시된 지 올해로 10년째다. 2012년 개정된 유통산업발전법에 따라 대규모 점포 등에 영업시간 제한, 의무휴업일 지정 등이 가능해졌다. 이 규제는 원하던 목적을 달성하지 못한 채 새로운 강자의 출현을 도왔다. 규제의 역효과를 떠나 빠르게 변하는 경제 환경에 맞춰 사업자는 물론 소비자도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소리가 커지고 있다. 역차별 가져온 영업 제한 법제처는 2012년 대형마트의 의무휴업이 온라인 영업에도 해당한다고 유권해석했다. 즉 의무휴업일이나 영업할 수 없는 심야에 기존 점포를 물류·배송기지로 활용해 온라인 영업을 하면 대규모 점포를 개방해 영업하는 것과 같다고 봤다. 이 규제에 따라 이마트의 새벽배송은 주문자의 인근 점포가 아닌 수도권 물류센터에서 출발한다. 새벽배송이 일부 지역에서만 이뤄지는 이유다. 이마트 점포에서 출발하는 쓱배송은 한 달에 두 번인 의무휴업일에는 안 된다. 기존 점포 일부를 폐점하는 상황에서 새벽배송 수요를 맞추기 위해 물류센터를 짓던 롯데는 지난달 새벽배송을 2년 만에 중단했다. 대규모 점포가 없는 쿠팡, 마켓컬리 등은 이 규제를 받지 않는다. ‘폭풍성장’을 하고 있는 두 회사는 수도권 곳곳에 물류단지를 짓고 있다. 수도권에 가까운 이들 인프라는 온라인 쇼핑의 매출을 좌우한다. 하지만 늘어나는 물류단지 인근 주민들은 교통체증, 소음 등에 시달린다.대형마트 의무휴업은 전통시장, 소상공인 등 중소유통업자를 보호하기 위해 도입됐다. 의무휴업이 도입된 이후 대형마트의 시장점유율은 줄었다. 늘어나야 할 전통시장의 시장점유율도 줄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2년 소매업 총매출에서 대형마트가 차지하는 비중은 14.5%, 전통시장과 골목상권 등이 포함된 전문소매점은 40.7%였다. 이 비중은 지난해 대형마트 8.6%, 전문소매점 32.2%로 줄었다. 시장점유율이 늘어난 업태는 면세점, 편의점, 무점포소매업이다. 온라인·홈쇼핑이 포함된 무점포소매업의 시장점유율은 두 배가 됐다. 출점 규제가 만든 신흥 강자 롯데마트가 2010년 출시한 ‘통큰치킨’은 ‘전통상업보존구역’을 만들었다. 전통상업보존구역으로 지정된 곳에서 500m 이내에 대규모 점포나 기업형슈퍼마켓(SSM)을 열려면 해당 지방자치단체에 등록해야 한다. 사실상 출점이 막혔다. 이 규제는 1년 뒤 1㎞로 확대됐다. 대규모 점포 기준은 매장면적 3000㎡, SSM 기준은 대기업집단이 운영하는 직영 또는 프랜차이즈 점포다. 규제란 온라인 영업처럼 규제를 피할 수 있는 사업자에게는 기회가 된다. 매장면적이 3000㎡가 되지 않고, 대기업집단에도 속하지 않은 유통업체는 출점은 물론 영업 제한도 받지 않는다. 최근 몇 년 사이 중소·중견기업이 운영하는 식자재마트가 ‘골목의 코스트코’가 된 이유다. 식자재마트는 주변 상권에 있는 식당 등에 식자재 등을 납품하는 도매업이지만 일반 소비자도 이용할 수 있다. 취급 품목도 식자재는 물론 생활용품, 가전제품 등으로 다양화했다. 중소상공인이 운영하는 점포로 분류되니 긴급재난지원금도 받을 수 있다. 코로나19 대유행 당시 방역패스 시행 대상에서도 제외됐다. 영업규제에 시달리다 폐점한 대형마트나 SSM 자리에 식자재마트가 입점하는 현상이 규제의 역차별성을 그대로 보여 준다. 명시적인 진입 규제가 없다고 대형마트가 들어서는 것도 아니다. 지난 대통령선거 때 복합쇼핑몰 이슈가 나왔던 광주광역시가 대표적이다. 광주에는 6대 광역시 중 유일하게 대형 복합쇼핑몰이나 코스트코, 이마트트레이더스 같은 창고형 할인매장이 없다. 유통업체들은 꾸준히 진입을 시도했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주기환 국민의힘 광주시장 후보는 물론 강기정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복합쇼핑몰 유치를 공약으로 내놨다. 강 후보는 최근 지역 언론 등과의 합동 인터뷰에서 “대형 복합쇼핑몰은 도시 내부에, 창고형 대형 매장은 도시 외곽으로 가는 방향으로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완화되는 유통 규제  프랑스는 대규모 유통업체에 대한 규제가 가장 엄격한 나라다. 프랑스 정부는 1970년 매장면적 3000㎡ 이상 대형 점포 출점은 허가를 받도록 했다. 이 기준을 밑돈 소형 할인점이 계속 출점하자 1996년 허가가 필요한 최소매장면적을 300㎡로 낮췄다. 역시 규제 대상을 벗어난 초소형 할인점이 늘어나고, 규제 적용 전부터 있던 기존 점포로 소비자가 몰리는 현상이 나타났다. 프랑스 정부는 2008년 경제활성화를 목적으로 허가 필요 매장면적을 1000㎡로 높였다. 일요일 영업 제한도 2017년 관광지 등 지역 환경에 맞게 탄력적으로 조정할 수 있도록 바꿨다. 일본은 1974년 중소소매업을 보호하기 위해 ‘대규모 소매점포에 있어서 소매업 사업활동의 조정에 관한 법률’(대점법)을 만들어 매장면적 500㎡ 이상의 점포를 규제했다. 이 규제는 외국 소매기업의 진출을 가로막는 비관세장벽으로 세계무역기구(WTO)에 1997년 제소됐다. 유통산업 선진화를 막는다는 국내 비판까지 더해져 대점법은 2000년 ‘대규모 소매점포 입지법’(대점입지법)으로 대체됐다. 대형 소매점을 직접 규제해 중소소매업자를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중소소매업 자체 경쟁력을 높여 사회 전체의 후생을 높이는 방향으로 바뀌었다. 대형 소매점은 교통정체, 소음, 폐기물 등에서 규제를 적용받는다. 일본은 2000년 들어 대형 소매점들이 중심 시가지에서 교외 지역으로 대거 이전하면서 도심 공동화(空洞化) 문제가 발생했다. 그래서 2007년 도시계획법을 고쳐 교외 지역 입점을 규제하고 중심 시가지 활성화법과 연계했다. 대형 유통업체 폐점으로 인한 주변 상권의 붕괴는 국내에서도 발생했다. 조춘한 경기과학기술대 스마트경영학과 교수의 ‘대형 유통시설이 주변 상권에 미치는 영향’(2020년)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이마트 부평점 폐점 이후 반경 3㎞ 이내 소형 슈퍼마켓의 매출이 줄었다. 대형마트 폐점으로 인근 음식점은 물론 소규모 점포의 소비자도 떠났기 때문이다. 마트 폐점으로 인한 고용감소도 겹쳤다. 이덕훈(전 한남대 총장) 전통시장학회장은 “전통시장, 소상공인과 대형마트를 분리하는 규제가 아니라 이들이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회장은 “이제 전통시장의 적은 대형마트나 백화점이 아니고 디지털 격차”라며 “평균 연령 58세인 전통시장 상인들이 디지털을 이용할 수 있게 도와줘야 한다”고 제안했다. 전통상업보전구역은 구(舊)도심에 해당하는 경우가 많다. 몰락하는 구도심의 재생 방안을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다. 경기 안성·여주시, 충남 당진시, 경북 구미시는 전통시장에 SSM인 노브랜드를 유치했다. 소비자물가가 오를 때 정부가 내놓은 정책 중 단골 메뉴는 유통구조 개선이다. 추경호 경제부총리가 지난 12일 추가경정예산안 브리핑에서 물가 안정 대책에 대해 “유통 부문의 구조 개선 등을 고민 중”이라고 답한 것이 대표적이다. 유통구조 개선은 규제를 풀어 나가겠다는 뜻이다. 현재 국회에 계류된 유통산업발전 개정안 중에는 온라인 영업에 한해 대규모 점포 규제 완화, 식자재마트 규제 신설, 전통상업보전구역 세분화 등이 담겨 있다. 코로나19로 변한 유통 환경은 과거로는 돌아가지 않는다. 유통 규제를 논할 때가 아니라 유통의 경쟁력을 높여 물가를 구조적으로 안정시키는 방안이 나와야 하는 시점이다.
  • [포착] 우크라軍 959명 투항… 러, 마리우폴 완전 장악

    [포착] 우크라軍 959명 투항… 러, 마리우폴 완전 장악

    3달 가까이 결사 항전을 벌이던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마리우폴의 아조우스탈 제철소에서 러시아에 투항하고 있다. 마리우폴을 완전 장악한 러시아군은 돈바스(도네츠크·루한스크) 지역과 서부 르비우를 향한 포격을 시작했고, 당분간 동부 지역 점령에 집중하며 전선을 넓힐 것으로 전망된다. 러시아 국방부는 18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계속해 투항하고 있으며 전체 투항자 수가 950명을 넘었다고 발표했다.  이고리 코나셴코프 러시아 국방부 대변인은 지난 16일부터 80명의 부상자를 포함해 모두 959명이 투항했고, 입원 치료가 필요한 51명은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 노보아조프스크의 병원에 입원했다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 지역의 친러 분리주의자들이 세운 정부인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의 수장 데니스 푸실린은 “아조우스탈에 약 2000명의 우크라이나군이 있었다. 아직 반 이상이 남아있으며, 아조우 연대의 지휘관과 고위 간부도 아조우스탈에서 나오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어 “부상자 중 일부는 도네츠크의 시설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며, 나머지 인원은 교도소에 수감됐다”며 “무기를 내려놓은 이상 그들의 운명은 법원에서 결정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대범죄를 수사하는 러시아 연방수사위원회는 투항한 우크라이나 군인들을 상대로 친러 돈바스 지역 민간인 대상 범죄 행위에 참여했는지 여부를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우크라 “영원히 역사에 기록될 것” 마리우폴은 지난 2014년 러시아가 병합한 우크라이나 크림반도와 친러 돈바스 지역을 연결하는 요충지로, 지난 2월 말 개전 이후 러시아군은 마리우폴을 포위하고 집중 공격을 가했다. 마리우폴 방어에 나선 우크라이나군은 아조우스탈 제철소를 최후 거점으로 삼아 마지막까지 저항했으나, 17일 새벽 우크라이나 총참모부는 마리우폴에서 ‘작전 임무’를 끝냈다고 발표했다. 우크라이나 총참모부는 “마리우폴의 수비대는 우리 시대의 영웅들로, 영원히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군의 항복을 이끌어내기 위해 최후의 수단으로 소이탄(燒夷彈·화염으로 적을 공격하는 폭탄) 투하를 감행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생명을 지키기 위한 선택이었다. 우크라이나 영웅을 살리는 것이 우크라이나의 원칙”이라며 러시아 통제권의 의료시설로 부상병들을 후송한 불가피한 배경을 설명했다. 로이터는 우크라이나가 지난 2월 러시아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 저항의 상징이면서 동시에 러시아 의지의 상징이 된 마리우폴에서 철수를 결정하면서 사실상 이곳에서의 패배를 인정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우크라이나군은 마리우폴에서는 철수를 결정했지만 하르키우와 르비우 등 다른 지역에서는 러시아와 전투를 이어가고 있다. 
  • [포착] “살아라, 명령이다”…들것에 실려나온 ‘아조우스탈 영웅들’

    [포착] “살아라, 명령이다”…들것에 실려나온 ‘아조우스탈 영웅들’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이 끝내 러시아군 손에 넘어갔다. 우크라이나는 ‘아조우스탈 영웅들’을 살리기 위해 마리우폴을 포기하는 결단을 내렸다. 개전 82일 만이다. 우크라이나 총참모부는 17일(현지시간) 새벽 성명을 통해 “마리우폴 수비대는 전투 임무를 완수했다”며 전투 종료를 선언했다. 총참모부는 “적의 주력 부대가 마리우폴에 집중한 사이 우리는 방어선 구축 등 적군을 물리칠 중요한 시간을 벌었다”면서 “그들은 우리 시대 영웅이며 역사에 영원히 기록될 것”이라고 밝혔다. 총참모부는 이어 “최고군사령부는 아조우스탈에 주둔한 각 소대 지휘관에게 대원들 목숨을 지키라고 명령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와 국제사회가 공통으로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임무는 마리우폴 수비대의 목숨을 구하는 것”이라고 총참모부는 강조했다. 들것에 실려 나온 아조우스탈 영웅들우크라이나군의 전투 종료 선언은 16일 아조우스탈 제철소에서 항전하던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군 통제 지역으로 이송된 뒤 나왔다. 제철소를 빠져나온 중상자 51명 등 장병 265명은 친러 정부 도네츠크인민공화국의 의료 시설로 이송됐다. 현장에서는 우크라이나 부상병들이 들것에 실린 채 줄지어 이동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에 대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는 자국 영웅을 살리는 것이 원칙”이라면서 “영웅들의 목숨을 지키기 위한 선택이었다”고 말했다. 한나 말랴르 우크라이나 국방차관은 “불행히도 우크라이나는 군사적 수단으로 (러시아군의) 아조우스탈 제철소 포위망을 뚫을 수 없었다”며 “이들이 고향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러시아와 포로 교환 협상을 이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침공 초기부터 마리우폴 노린 러시아군마리우폴은 동부 돈바스 지역과 크름반도(크림반도)를 연결하는 전략적 요충지다. 러시아군은 침공 초기부터 마리우폴 함락에 공을 들였다. 일찌감치 마리우폴을 포위하고 무차별 포격을 퍼부었다. 3월 9일에는 마리우폴 산부인과와 어린이 병원에 폭격을 가하는 무자비함을 보였다. 당시 산부인과에 있다가 러시아군 폭격에 부상을 입은 임산부는 며칠 후 아기와 함께 사망했다. 같은 달 17일에는 마리우폴 주민 1000여 명이 대피한 극장에 폭격을 가했다. 극장 지붕에는 ‘어린이’라는 글자가 커다랗게 적혀 있었지만, 러시아군은 공격을 멈추지 않았다. 해당 공습으로 최소 600명이 사망했으며, 극장에서 탈출한 주민은 약 200명에 불과했다. 마리우폴 당국은 4월까지 마리우폴에서 민간인 2만2000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산했다. 이처럼 러시아군 공습이 계속되자 마리우폴 주민은 거대한 아조우스탈 제철소 지하로 대피했다. 주민 1000여명은 그 후로 두 달간 아조우 연대 등 우크라이나군 2500여명과 함께 고립 생활을 했다. 러시아군에겐 독 안에 든 쥐나 다름없었다. 실제로 지난달 21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아조우스탈 봉쇄를 명령했다. 이날 마리우폴 점령을 선언한 푸틴 대통령은 “지하 요새처럼 이뤄진 제철소를 점령할 필요는 없다”면서 “제철소에서 파리 한 마리도 나오지 못하게 봉쇄하면 된다”고 했다. 82일, 가장 길고 치열했던 아조우스탈 전투그렇다고 러시아군이 공격을 멈춘 건 아니었다. 러시아군은 아조우스탈을 포위한 채 폭격을 계속했다. 지난 7일 아조우스탈을 마지막으로 탈출한 민간인 라리사 솔로프는 “러시아군 전투기가 무차별 폭격을 가해 밖으로 아예 나갈 수가 없었다”고 증언했다. 막판에는 백린탄으로 추정되는 소이탄도 퍼부었다. 15일 미카일로 페도로프 우크라이나 부총리 겸 디지털전환부 장관은 러시아군이 아조우스탈 제철소에서 백린탄을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관련 영상을 공개했다. 아직 제철소 안에 있는 민간인과 군인의 생사가 걱정되는 상황이었다. 결국 우크라이나는 백기를 들었다. 남은 이들을 살리기 위해선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로이터통신은 “개전 이후 가장 길고 피비린내났던 전투의 종지부”라고 표현했다. 항복 군인 처리, 새 불씨 부상이제는 항복한 우크라이나 군인들의 처리가 문제다. 일단 이리나 베레시추크 우크라이나 부총리는 부상병 상태가 안정되면 포로 교환을 시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 대통령실의 드미트리 페스코프 대변인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포로들을 국제 기준에 따라 처리할 것을 약속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러시아 내부에선 항복한 군인들을 돌려보내지 않고 재판에 부쳐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러시아 검찰총장실은 17일 대법원에 아조우 연대를 테러단체로 지정해달라고 요청했다. 러시아 연방수사위원회는 제철소에서 나온 군인들이 민간인을 대상으로 전쟁 범죄를 저지르지는 않았는지 조사할 계획이다. 정치권에선 포로 교환 금지 법안도 논의 중이다. 러시아 의회 두마의 브야체슬라프 볼로딘 의장은 러시아 의회 위원회들에게 ‘나치 전범 교환 금지’ 방안을 논의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볼로딘 의장은 17일 “러시아는 포로를 항상 인도적으로 대우했으나, 나치에 대한 입장은 변하지 않았다”면서 “이들은 전범이며 그들을 처벌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임을 위한 행진곡’은 어떻게 ‘광주 정신’을 상징하게 됐나

    ‘임을 위한 행진곡’은 어떻게 ‘광주 정신’을 상징하게 됐나

    오늘은 5·18 광주민주화운동 42주기다. 엄청난 기사가 쏟아지는데 빠뜨릴 수 없는 일이 기념식 참석자 모두가 75초 동안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정작 이 노래가 어떻게 ‘광주 정신’을 상징하는 노래가 됐는지는 이미 모두 다 안다고 생각해서인지 언론들이 제대로 다루지 않고 있다. 이 노래는 항쟁 막바지에 시민군 대변인으로 활동하다 계엄군에 의해 희생된 고(故) 윤상원씨와 광주의 노동현장에서 ‘들불야학’을 운영하다 1978년에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등진 노동운동가 박기순씨의 1982년 2월 20일 망월동 묘역에서 거행된 영혼결혼식에 헌정됐다. 윤씨는 1980년 5월 26일 전남도청을 내주고 투항하자는 일부 의견에 반대하며 외신기자 회견 도중 “우리는 오늘 패배하지만, 내일의 역사는 우리를 승리자로 만들 것”이란 각오를 다졌고, 다음날 새벽 계엄군의 총에 끝내 산화(散花)했다. 지난해 2월 세상을 떠난 백기완 선생이 보안사에 끌려가 고문을 당하며 쓴 미발표 장편시 ‘묏비나리’의 일부를 소설가 황석영이 빌어 가사로 다듬었고, 당시 전남대 재학생이며 대학가요제 수상 경력이 있던 김종률씨가 작곡했다. 1982년 황씨의 광주시 북구 운암동 2층집에서 녹음시설이 전무한 상태에서 기타와 징, 괭꽈리가 전부인 상태로 녹음했고, 2000개의 녹음테이프가 복사돼 세상으로 퍼져나가 대학가와 노동현장을 중심으로 불려졌다. 이 노래는 1970년대 말부터 광주의 극회 ‘광대’에서 활동하던 문화운동 관련자들이 모여 지하방송 ‘자유광주의 소리’를 창설하기로 하고 첫 작품으로 만든 음악극 ‘넋풀이 굿(빛의 결혼식)’에도 들어갔다. 이 음악극은 광주민주화운동 과정에 스러진 두 남녀의 영혼결혼식을 그리고 있으며 이 노래는 두 사람이 저승으로 떠나면서 ‘산 자’에게 남기는 마지막 노래로 배치돼 있다.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 ‘동지는 간 데 없고 깃발만 나부껴’ 등의 가사는 온 몸을 바친 투쟁에도 엄청난 죽음으로 귀결된, 비극적 패배와 절망을 담고 있으며, ‘앞서서 가나니 산 자여 따르라’는 노랫말은 죽음과 절망을 딛고 나아가자는 비장미와 용기, 결단을 담고 있다. 대중적인 4분의 4박자 단조의 행진곡 풍이라 더불어 부르기 쉽다. 이 노래는 5·18이 국가기념일로 지정된 1997년부터 2008년까지 정부 기념식에서 참석자 전원이 함께 불렀지만, 이명박 정부 2년 차인 2009년부터 공연단 합창 등으로 대체됐다. 황석영 작가가 북한을 다녀온 전력을 문제삼아 제목과 가사에 들어있는 ’님‘과 ’새날‘이 김일성 주석과 사회주의 혁명을 뜻한다고 일부에서 문제를 제기했기 때문이다. 제창을 둘러싼 논란은 이념 갈등으로 비화했고 박근혜 정부까지 이어져 해마다 5월의 이슈로 떠올랐다. 지난 2020년 민형배(광주 광산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가기념일의 기념곡 지정 등에 관한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민 의원은 당시 “5·18 40년이 지난 오늘 ’님을 위한 행진곡‘은 대한민국 민주화운동의 상징적인 노래가 됐다”며 “정치적으로 이용되는 것을 방지해야 한다”고 법 제정 이유를 설명했다. 한편 광주광역시는 광산구 신룡동에 있는 윤상원 열사의 생가를 추모관 등으로 꾸며 그의 정신을 기리고 있다. 추모의 정신으로 광주를 찾는 이라면 들러 봄직하다. 또 전남여자고등학교는 한국화 화가 하성흡씨가 윤 열사의 생애를 담은 12폭의 수묵화를 교내에 전시하고 있다. 다음달 3일까지 누구나 관람할 수 있다.
  • “문 전 대통령, ‘노을처럼’ 살고자”…文, ‘맨발에 슬리퍼’ 일상

    “문 전 대통령, ‘노을처럼’ 살고자”…文, ‘맨발에 슬리퍼’ 일상

    임기를 마치고 귀향한 지 일주일이 된 문재인 전 대통령의 일상이 전해졌다. 문 전 대통령 사저가 있는 경남 양산의 ‘평산마을 비서실’은 18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자유인’이 된 문 전 대통령의 모습을 공개했다. 비서실이 공개한 사진에서 문 대통령은 맨발에 슬리퍼 차림으로 책을 보거나, 개와 함께 산책하고, 나무에 직접 물을 주는 등 편안한 모습이다. 문 전 대통령 비서실은 “귀향하시고 1주일이 되었다. 서재 정리에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셨다. 마루, 곰이, 송강이, 다운이, 토리와 함께 매일 아침 산책을 하시고, 해 질 무렵엔 나무에 물 주기를 잊지 않으신다”고 설명했다. 문 전 대통령 귀향 후 경남 양산 평산마을에는 전국 각지에서 온 방문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다만 문 전 대통령에 반대하는 시위도 이어져 논란이 되고 있다. 앞서 문재인 정부에서 국민소통수석을 지낸 윤영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비롯해 초대 국무총리를 지낸 이낙연 민주당 전 대표 등은 문 전 대통령 사저 앞에서 벌어지는 시위와 관련해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문 전 대통령, ‘노을처럼’ 살고자 하고 있다” 이 전 대표는 페이스북에 “문 전 대통령 사저 앞에서 보수 인사들이 시위를 벌였고, 오늘 새벽 일부가 철수했지만 주말에 다시 집회를 신고해 뒀다고 한다”며 자제를 당부했다. 그는 “어르신들이 많은 작은 시골 마을에 24시간 집회허가를 내준 당국의 처사는 이해하기 어렵다. 경찰과 행정 당국의 재고를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사저 앞 시위의 행태도 참담하다. 종일 확성기를 통해 욕설과 저주를 퍼붓고, 노래를 불러대고 국민교육헌장 녹음을 되풀이해 틀어 주민들이 암기할 정도가 됐다고 한다”며 “이는 정당한 의사표현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이 전 대표는 “문 전 대통령은 5년의 임기를 마치고 귀향, ‘노을처럼’ 살고자 하고 있다. 문 전 대통령이 주민들께 죄송스러워 해야 하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했다. 문 전 대통령은 지난 15일 페이스북에 “집으로 돌아오니 확성기 소음과 욕설이 함께하는 반지성이 작은 시골 마을 일요일의 평온과 자유를 깨고 있다”며 “평산마을 주민 여러분 미안합니다”라고 적은 바 있다.한편 문 전 대통령은 제42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을 맞아 이날 SNS에서 “멀리서 옷깃을 여미며, 이 땅의 민주주의에 바쳐진 고귀한 희생과 위대한 시민정신을 기린다”고 추모 메시지를 냈다. 문 전 대통령 측은 “문 전 대통령은 (오늘) 평산마을 사저에 머무르고 있다. 멀리서나마 광주 민주화운동을 기리는 마음을 표현하고자 글을 올리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 가문잔치를 아시나요… 제주 결혼식에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가문잔치를 아시나요… 제주 결혼식에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제주의 결혼 풍습은 낯설고 독특하지만 제주라는 섬이 갖는 특수성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결혼잔치를 3일 동안 여는가 하면 부신랑·부신부가 있으며, 육지에서 하는 ‘함들이기’와 비슷하지만 ‘손수건 팔기’가 있을 정도로 조금은 달라 외지인들이 결혼식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제주특별자치도 민속자연사박물관은 5월 가정의 달과 박물관·미술관 주간을 기념해 이런 독특하고 낯선 제주만의 결혼문화를 소개하는 ‘가문잔치’ 특별전을 오늘부터 연다고 18일 밝혔다. 특별전은 박물관 별관(수눌음관) 특별전시실에서 9월 31일까지 약 4개월간 개최되며, 다양한 제주도 결혼문화를 소개하기 위해 제주문화원과 공동으로 기획·준비했다. #3일간의 결혼 중 첫째 날은 돼지잡는 날 제주에서는 아직도 결혼잔치를 3일동안 하는 곳이 종종 있다. 돼지는 결혼식 이틀 전에 잡는다. 이날은 마을의 장정 여럿과 어른들이 힘을 합쳐 잔치에 쓰일 돼지를 잡기 때문에 온 마을이 떠들썩하다. 또 대부분의 잔치음식이 이날 준비되기 때문에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과거에는 결혼식 날짜가 잡히면 새끼돼지들을 직접 길러 잡는 경우가 많았는데 지금은 도축이 금지돼서 주문해서 돔베고기 형태로 잘라서 대접한다. 있는(?) 집안은 돼지 한마리로는 부족해 2~3마리를 잡아 가세를 과시하기도 했다. #둘째 날은 가문잔치… 친지와 하객을 접대하는 날 결혼식 하루 전날은 ‘가문잔치’라 하여 친지와 하객들에게 접대하는 날이다. 정작 결혼식을 치르는 당일보다 더 분주하다. 대부분의 부조도 이날 건네며 결혼식에 참가하지 못할 것 같은 친지나 하객들도 이날만큼은 꼭 찾아와 부조를 하고, 신랑과 신부에게 축하를 한다. 부조도 신랑측에 따로, 신부측에 따로 하는 경우가 많다. 최근 시골 고향 결혼식에 다녀온 정동학(53)씨는 “이제는 시골에도 도축이 금지가 돼서 첫날엔 직접 돼지를 잡지 않고 업체에 주문한 돼지를 접대한다”며 “요즘엔 결혼식 당일 날 마을 복지회관 같은데서 하객들을 받고 하루종일 피로연을 한다”고 귀띔했다. 그러나 신부가 서울 등 육지에 사는 경우는 여전히 가문잔치는 현재형이다. 제주에 사는 신랑측에서는 제주에서 가문잔치를 하고 결혼식은 서울 등지에서 하는 경우도 많다. 서울에서 결혼식만 할 경우 친지들이 다 참석할 수 없어 서운해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섬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가문잔치는 그래서 계속 존속할 수 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신부 측의 손수건 팔기 애교작전 또 특이한 점이 있다. 예식장 결혼식을 하면서 생겨난 부신랑과 부신부도 있다. 신랑신부의 ‘절친’이 하는 경우가 많다. 궂은 일을 도맡아 하고 신부측과 원만한 소통을 해야 하기 때문에 잘해야 본전이다. 함들이기와 비슷한 손수건 팔기도 있다. 저녁이 되면 신랑은 가장 친한 친구 대여섯을 대동하고 신부집으로 인사를 간다. 신부 친구들이 가장 손꼽아 기다리는 날이다. 신랑측이 상다리가 휘어질 정도로 대접을 받고 나면 신부 친구들의 손수건 팔기가 시작된다. 손수건 값을 받기 위해 작전(?)을 펼치는데 옥신각신하다 못이기는 척 손수건 값을 내놓는다. #추억을 소환하는 특별전엔 폴라로이드 사진기로 찰칵 이번 전시를 준비한 자연사박물관 박용범 연구과장은 “유교적 혼례에서는 신랑은 신부집으로 출발하기 전 새벽에 사당에 인사드리는 초례를 행하나, 제주에서는 신랑과 신부가 각자의 집에서 문전신에게 배례하고 문전제가 끝나고 문턱을 넘을 때는 반드시 신랑은 오른발이, 신부는 왼발이 먼저 넘어야 잘 산다는 풍습이 있다”며 “이번 전시가 다시한번 추억을 소환하는 뜻깊은 시간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시된 70여 장의 흑백사진 등과 결혼예물을 통해 할아버지와 아버지 세대 간에 결혼 양상이 확연히 달라지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전시장 한 쪽에는 전통 혼례 포토 존과 즉석에서 출력이 가능한 폴라로이드 사진기를 배치해 개관일과 주말에 한해 가족을 동반한 관람객들이 함께 한 시간을 기념할 수 있도록 했다. 노정래 관장은 “섬이라는 환경에서 형성된 제주의 독특한 민속문화를 다양한 형태의 전시로 보여주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 ‘되팔이피플’은 럭셔리 브랜드에 어떤 영향을 끼쳤나 [명품톡+]

    ‘되팔이피플’은 럭셔리 브랜드에 어떤 영향을 끼쳤나 [명품톡+]

    “매장에서 제품 구매하려면 브랜드 허가 받으라.” (샤넬, 3월) 프랑스 럭셔리 브랜드 샤넬은 지난 3월 한국 매장을 대상으로 새로운 시스템을 만들었습니다. 샤넬19, 클래식 플립백 등 일부 항목에 대한 ‘되팔이’가 의심되는 상황에서 재구매자의 신원을 파악하겠다는 이유인데요. 가방을 개인 소유 목적이 아닌 대량 구매해 되팔이하려는 이른바 ‘되팔이피플’을 막기 위한 전략입니다. 시장조사 업체 유로모니터는 한국이 세계 7위 명품 시장이라고 분석할 정도로 한국은 럭셔리 브랜드 내에서 높은 입지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샤넬이 이렇게 초강수를 두면서 일부 소비자의 볼멘소리까지 감수한 이유는 그만큼 ‘뒷거래’에 민감하기 때문입니다. ● 오픈런 고객 줄었지만‘되팔이피플’ 아닌 실사용자일까 이후 새벽부터 매장 앞에 길게 늘어섰던 줄은 30% 줄어들었습니다. 샤넬이 ‘부티크 경험 보호’라 표현한 이 조치 이후 실제 되팔이를 위한 구매가 줄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예요. 그러나 일각에선 고객 심사 제도 때문에 실제 고객이 이탈하고 되팔이를 위한 구매자들만 ‘진득하게’ 기다린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실제 사용을 위한 구매자들은 지나치게 엄격해진 구매 정책에 질려 떠났고, 되팔이를 위한 이들만 남았다는 지적이죠. 샤넬은 개인 판매 금액 등을 공개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정확한 파악은 어렵습니다만, 리셀(되팔이) 시장이 럭셔리 브랜드 고객 정책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점만큼은 분명해 보입니다. 경영컨설팅 업체 베인앤드컴퍼니는 중고 명품 시장이 지난해 330억유로(44조 2031억원) 급격히 커졌다고 분석했습니다. 이 업계서도 점점 경쟁이 붙고 있다고도 해석했죠. ● 마음만 먹으면‘손품’ 팔아 중고 구매 실제 리셀 시장이 활성화되면서 이베이, 미국 럭셔리 브랜드 코치 등 유명 회사들도 이들 시장서 경쟁력을 확보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국내서는 네이버, 쿠팡 등을 통해 중고 럭셔리 제품을 구매할 수 있습니다. 이들 플랫폼에서 직접 판매하는 것은 아니지만 연계 판매자를 검색할 수 있죠. 또한 ‘세컨핸드숍’(중고 판매 가게)으로 표현되는 중고 홈페이지, 암암리에 키워드로 거래되는 관련 인스타그램 마켓 등 럭셔리 브랜드의 중고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길이 열려 있습니다. 그러나 진품 여부를 판정하기 어렵다는 것이 소비자에게는 함정입니다. 또한 브랜드 측에서도 이를 적극적으로 권할 수는 없고요. 그러나 코치의 경우 중고 제품으로 만든 맞춤형 제품을 판매하며 친환경 전략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소비자들 사이에서 지속 가능한 패션에 대한 요구가 나온 건 이미 수년이 흐른 일이죠. 이러한 추세를 반영해 준 실버스타인 코치 디지털 책임자는 “제품에 제2, 제3의 수명을 줘 새로운 순환 생태계를 만들고자 한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그의 또다른 직책은 지속 가능성 책임자이기도 합니다. 브랜드 차원에서 이른바 ESG 경영에 관심을 가진 사례입니다만 럭셔리 브랜드에서는 찾아보기 어렵죠. 자사 제품을 적극적으로 재활용해 판매하는 것은 큰 결심이 필요한 일입니다. 희소성 등이 사라지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코치도 한정판으로 해당 중고 제품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브랜드 차원에서 재판매를 담당한다니 샤넬과는 사뭇 다르죠. ● ‘리셀’ 꺼리던 중국 시장Z세대 덕분에 달라지나 그런가 하면 럭셔리 브랜드 시장서 미국과 또 다른 큰 축을 형성하는 중국 시장은 어떨까요. 중국 소비자는 전통적으로 리셀 재품을 꺼렸습니다만 이제 좀 다른 이야기가 됐습니다. 밀레니얼(1982년~2000년대 초반 출생자) 세대, Z세대(1990년대 중반~2010년대 초반 출생자)가 각각 중고 명품에 가지는 인식이 다르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중국 럭셔리 시장을 분석한 징 데일리의 지난해 보고서에는 두 세대를 분리해 Z세대는 온라인 채널 쇼핑에 능하며 중고 제품을 구매하는 것을 꺼리지 않는다고 분석했습니다. 팬데믹 후 오프라인 쇼핑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온라인 채널을 통해 명품을 사들이는 경향이 늘어났다는 평도 나옵니다. 이 때 온라인을 통해 저렴한 중고 제품을 구매하는 빈도가 늘어났고 이에 따라 이들 시장에 주목한 새 플랫폼도 등장했습니다. 중국 이커머스 공룡 업체 알리바바는 지난해 이러한 중고 시장에 주목해 중고 거래 앱 플랫폼 아이들 피시(Idle Fish)에 대한 투자를 늘릴 것이라 알리기도 했습니다. 중국의 시장연구기관 CBN 데이터는 중국 본토 중고품 거래 시장이 4000억위안(75조 2960억 원)에 달한다고 평했는데요. 징 데일리는 보고서에서 중국의 온라인 명품 재판매 붐도 일어났다고 분석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글로벌 명품 중고거래 플랫폼 리얼리얼, 베스티어 컬렉티브 등을 이기고 중국 내에서 럭셔리 명품 시장을 선도할 만한 앱이 출시돼야 한다고까지 지적합니다. ● 봉쇄 상황 패션 취향SNS로 뽐내며 ‘자발적 광고’ ‘웃픈’ 거래도 있습니다. 코로나19로 거리가 봉쇄되자 중고 플랫폼을 통해 디올, 샤넬, 버버리 등 럭셔리 브랜드의 쇼핑백을 문 앞에 걸어 두는 중국인들도 포착됐죠. 틱톡에는 현재 관련한 비디오 15만건이 있다고 베이징 비즈니스 데일리가 최근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코로나19에도 럭셔리에 중독된 중국인처럼 호도되기도 했지만 봉쇄에 직면에 쇼핑백으로 취향을 드러낸다는 답답함의 호소인 측면이 있었죠. 베인앤드컴퍼니는 팬데믹이 풀리면 중국 시장서의 소비가 더 급증할 것이라고 내다봤어요. 맥킨지 역시 2019년 중국 시장의 가능성을 크게 평했죠. 럭셔리 브랜드가 중국 시장의 이러한 요구를 알고 있다는 증거는 이탈리아 럭셔리 브랜드 프라다를 통해 잘 알 수 있습니다. 프랑스는 지난해 9월 ‘Feels like Prada’ 상하이 야채시장 우중스시와 협력해 야채와 과일을 포장하는 캠페인을 벌였는데요. 검은 바탕에 분홍색 장식, ‘Feels like Prada’ 문구를 더한 이 포장지는 SNS를 통해 ‘feelprada’를 달고 널리 퍼졌습니다. 자발적으로 럭셔리 브랜드를 광고하는 중국 시장, 럭셔리 브랜드로서는 탐날 만하죠. 상하이가 봉쇄된 상황에서 답답한 소비자들이 SNS나 온라인 구매 가능한 중고 럭셔리 제품, 급기야는 쇼핑백까지 거래하며 자신만의 패션 취향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럭셔리 브랜드가 이들을 대하는 태도 역시 시장 구매력에 비례할까요. 각자의 호황을 위해 고객의 중고 구매를 통한 자발적 광고 효과는 콧대 높은 럭셔리 브랜드에게도 어느 정도 용인되는 모양입니다.
  • “이승만 대통령 피난 오는 도지사 관사에선”…연극 19일부터

    “이승만 대통령 피난 오는 도지사 관사에선”…연극 19일부터

    한국전쟁이 일어난지 이틀 후인 1950년 6월 27일 이승만 대통령은 대전으로 급히 피난을 온다. 이 때 대통령은 대전 중구 대흥동 충남도지사 관사(현 테미오래)에 닷새 머물렀고, 대전은 임시 수도가 됐다. 전쟁 통에 이 5일 간 갑자기 대통령을 맞았던 이름 없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역사적 사실에 상상력을 얹어 그려낸 연극 ‘계란을 먹을 수 있는 자격’이 19일부터 공연된다. 극단 ‘홍시’는 19~21일 대전 서구 관저문예회관, 오는 26일부터 다음달 4일까지 대전 중구 소극장 마당에서 잇따라 이 연극을 선보인다.연극은 누군가 대통령에게 밥을 해주고, 관사를 관리했다는 사실적 가정에서 시작한다. 대통령이 도착하기 전 중년의 남자 관사 관리인은 부엌에서 계란을 발견하고, 관사 살림을 하는 중년의 부엌어멈이 자신을 챙긴 것으로 착각한다. 계란을 먹으려는 순간 젊은 군인이 들어와 “대통령이 여기로 피난 온다. 내가 경비를 맡는다”고 말한다. 관리인이 이 군인과 계란을 나눠 먹으려고 할 때 부엌어멈이 들어온다. 부엌어멈은 “대통령이 계란찌개를 좋아한다고 해 힘들게 구했다”고 버럭 화를 낸다. 부엌어멈이 대통령에게 수발 들 밥과 반찬에만 신경을 쓰자 남자 관리인은 “도망 오는 대통령이 뭐가 이뻐서…”라고 욕설을 퍼붓는다. 이 때 대통령을 싣고온 기차 기관사가 찾아와 “대통령 비서가 격려금으로 2만원을 줬는데 과분하다”며 1만원을 비서에게 돌려주라고 건넨다. 그러나 남자 관리인은 이를 가로챌 욕심을 품는데…. 극본은 정덕재 시인이 썼다. 1993년 경향신문 신춘문예 시로 등단한 뒤 콩트, 극본 등 다양하게 글을 써왔다. 시집 ‘비데의 꿈은 분수다’ ‘새벽안개를 파는 편의점’과 정치풍자 시집 ‘대통령은 굽은 길에 서라’ 등이 있다. 정 시인은 “전쟁 중에도 제자리를 지키는 이들이 있다. 그들에게 중요한 것은 전쟁의 승패보다 일상적 삶의 온전함”이라며 “전쟁이 삶을 크게 흔들어놓아도 일상의 소중함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신정임 연출자는 “각자의 자리에서 권리보다 의무에 충실한 사람이 많아질수록 소중한 것을 더 많이 지켜낼 수 있다는 것을 전하고 싶었다”고 했다.
  • [진경호 칼럼] 부엉이바위의 그늘/수석논설위원

    [진경호 칼럼] 부엉이바위의 그늘/수석논설위원

    ‘노무현은 죽을까’. 13년 전 2009년 5월 21일 이 자리에 쓴 칼럼 제목이다. 그 이틀 뒤 새벽, 노무현 전 대통령은 김해 봉하산 부엉이바위에서 몸을 던졌다. 칼럼은 졸지에 그의 죽음을 예고한 ‘데스노트’가 됐다. “며칠 뒤면 전직 대통령 구속 3탄이 나오거나 말거나 한다. 검찰은 노무현을 구치소에 넣을까. 그럼 어찌 될까. ‘노무현’은 죽을까”로 시작된 칼럼은 그러나 노무현의 죽음을 앞서 말한 게 아니다. 권력의 부패를 끊고 전임 정권에 대한 단죄라는 질곡의 정치사가 끝나기를 바라는 염원이었다. 그러하지 못하면 정치 보복 논란 속에 나라가 적의(敵意)로 가득한 진영 대결의 나락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두려움의 묵시였다. 모두가 아는 대로 너 죽고 나 살자는 오늘 우리의 불행한 정치는 그날, 2009년 5월 23일 부엉이바위 아래 노 전 대통령이 몸을 던진 자리에서 싹을 틔웠다. 노무현 불법대선자금의 실체와 이에 대한 사법 심판이라는 법치가 땅에 묻힌 대신 ‘누가 노무현을 죽였느냐’는 절규와 원망, 분노가 움을 텄다. 세상은 삽시간에 내 편과 네 편, 선과 악만 존재하는 땅이 됐고 이렇게 둘로 나뉜 세상 속에서 노무현의 뒤를 이은 대통령 둘이 줄줄이 영어의 몸이 됐다. 여의도 정치는 국민과 나라를 앞에 두고 옳고 그름을 따지는 대신 자신들의 생존과 번식에 유리한지 불리한지만 따지는 일차원 단세포 동물로 한때 멀쩡했을 금배지들을 줄기차게 퇴화시켰다. 대통령으로서 문재인의 마지막 말은 “성공한 전임 대통령이 되도록 도와주실 거죠”다. 5월 9일 땅거미 진 청와대를 나서면서 수천 지지자들을 향해 그렇게 외쳤다. 양산으로 내려가선 연일 자신의 안부와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리기 바쁘다. 잊힌 대통령이 되고 싶다던 말을 가장 먼저 잊었다. 대선에서 패하고는 국회의원이라도 해야겠다며 6월 보궐선거에 나선 이재명 전 경기지사는 어떤가. 유튜브에다 ‘이재명, 인천 부일공원에서 숨쉰 채 발견’이라는 동영상을 띄웠다. 살아 있다는 말로 정치적 죽음의 그림자를 지지자들의 뇌리에 심었다. 민망하고 부끄럽다. 이제 막 대통령직을 내놓은 이와 간발의 차로 대통령이 못 된 이가 양산과 인천에서 떨리는 가슴 누르고 지지자들에게 나를 잊지 말라, 나를 지켜 달라는 신호를 연일 발산하는 현실이 서글프다. 대체 누가 누구를 지켜야 한단 말인가. 대통령은 우리가 목숨 걸고 지켜야 할 존재가 아니다. 우리를, 국민을 지켜야 할 존재가 대통령이다. 노 전 대통령의 비극이 만든 그늘이 너무 크고 깊다. 사실이 어떠하든 선동과 조작으로 만든 허구만이 진실일 뿐인 가상현실 진영 정치에 길을 잃은 지 너무 오래다. ‘노사모’로 시작해 ‘문꿀오소리’를 거쳐 ‘개딸’과 ‘양아들’로 이어진 정치 팬덤은 더 나은 세상을 만들자는 뜻일지언정 분노를 먹고사는 진영 정치의 볼모가 되고 말았다. 닷새 뒤, 노 전 대통령 13주기다. 문재인 정부 사람들이 죄다 집결할 봉하마을에 윤석열 대통령은 마땅히 가야 한다. 국민의힘 당적의 그가 가서 노 전 대통령이 그들의 대통령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대통령이었다고 말해야 한다. 불법대선자금 수사를 벌인 검찰의 일원이자 수장이었던 그가 가서 당신의 비극을 우리 모두가 아파한다고, 하지만 부엉이바위 아래로 진실을 묻고 적대의 진영 정치를 싹 틔운 건 분명 당신의 잘못이었다고 말해야 한다. 그리고 덧붙여 물어야 한다. 부엉이바위에서 길을 잃은 법치와 정치를 이젠 바로 세워야 하지 않겠느냐고, 살아 있는 권력이든 죽은 권력이든 법 앞에서 모두 동등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그래야 용서가 있고, 화해와 포용, 통합이 따르지 않겠느냐고. 그래야 이 지긋지긋한 증오의 낡은 시대가 끝나지 않겠느냐고. 그것이 내가 청와대에 발을 딛지 않은 이유라고.
  • [김가경의 배회의 기술] 말을 트는 시간/작가

    [김가경의 배회의 기술] 말을 트는 시간/작가

    집 근처 횡단보도 앞에서 신호를 기다리는 중이었다. 한 사람이 차선의 중앙경계선을 넘고 있었다. 눈에 익어 유심히 보니 집 앞 골목에서 배달가게를 하는 청년이었다. 잠깐 사이 그는 슬리퍼를 끌고 빠른 걸음으로 도로를 가로질러 마트 쪽으로 사라졌다. 재료가 떨어져 급히 사러 가는 모양이었다. 대학생인 아들도 그 모습을 자주 목격해 그를 ‘무단횡단 형’으로 부르고 있었다. 횡단보도를 건너 마트 쪽으로 걸어가다 보니 그는 벌써 서너 개의 식자재를 사서 또다시 중앙경계선을 넘고 있었다. 예전에 드문드문 알게 된 그에 대한 정보는 코로나 이전에 개업을 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는 거였다. 그런데 지금은 웬만한 직장인 부럽지 않게 돈을 벌고 있었다. 방이 딸린 가게에서 24시간 일을 해 가며 위기를 극복한 뒤 그가 얻은 것은 공황장애였다. 그 때문에 좀처럼 가게 밖으로 나오지 않는 모양이었다. 그날 새벽, 작업실을 나와 집으로 올라가려다 지영씨 가게에 들렀다. 환하게 불이 밝혀져 있어서였다. 이웃인 그녀는 얼마 전에 돼지국밥 전문 배달점을 차렸다. 작업실에 있는 책상에 오렌지색 페인트를 칠해 그녀에게 나눔을 해 주었다. 그 뒤로 나도 종종 그 테이블에 앉아 그녀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작업실로 돌아오곤 했다. 그녀는 내 작업실과 그녀의 가게를 번갈아 오가면서도 왠지 작업실에는 선뜻 들어오지 않았다. 무언가 편치 않은 게 있어 보였다. 지영씨 가게에는 시영씨가 이미 와 있었다. 그녀는 제주도에 살다가 영도의 해안선에 반해 부산에 임시 정착한 사람이다. 마라탕집을 준비 중인데 영화를 좋아해 거처를 옮겨 다니면서도 빔프로젝터를 챙겨 다녔다. 작업실에서든 지영씨 가게에서든 영화 한 편 보자는 말을 막 끝낼 때였다. 낮에 중앙선을 넘던 그가 어색한 걸음으로 가게 안으로 들어왔다. 문이 열려 있어 들어와 보았다는 그에게 지영씨는 소주 한 병과 순대를 썰어 내놓았다. “우리 아들이 사장님을 무단횡단하는 형이라고 부르더라고요.” 뭐라도 말을 걸어보려고 한 끝에 나온 말이었다. “아! 진짜요?” 그가 과하지 않게 웃음을 터트렸다. 그렇게 말을 트기 시작해 이야기는 새벽 5시까지 이어졌다. 시영씨는 언젠가는 다시 제주도로 돌아갈 생각이었다. 지영씨는 아이 둘을 혼자 키워야 해 현재 닥친 일에 최선을 다하는 중이었다. 그는, 좀더 심해진 공황장애 탓에 혼자 심야 산책을 한다고 했다. 동네 구석구석 안 가 본 데가 없다고 했다. “이제 좀 숨이 쉬어지는데요.” 자리를 파하며 그가 해맑게 웃었다. 혼자 분투하다 서툴게 지영씨 가게에 들른 그에게 작업실에 놀러 오라는 말은 하지 않았다. 그를 숨 쉬게 하는 공간이 어디인지 모르지 않아서였다.
  • 러 “아조우스탈서 265명 항복”…현지에선 사형 주장도

    러 “아조우스탈서 265명 항복”…현지에선 사형 주장도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의 ‘마지막 항전지’ 아조우스탈 제철소에서 끝까지 저항하던 우크라이나군 265명이 항복했다고 러시아 국방부가 밝혔다. “중상자 51명 포함 265명 항복”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17일(현지시간) “지난 24시간 동안 중상자 51명을 포함해 265명의 병력이 무기를 버리고 항복했다”고 전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항복한 우크라이나군을 체포하고 부상자를 이송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다만, 항복한 우크라이나군의 숫자는 러시아 국방부와 우크라이나 국방부 간 다소 차이가 있다. 앞서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중상자 53명을 포함한 총 264명이 아조우스탈 제철소를 빠져나와 친러시아 괴뢰정부인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 지역의 의료시설로 이송됐다고 밝혔다. 이고리 코나셴코프 러시아 국방부 대변인은 “부상자들은 노보아조우스크의 병원으로 이송됐다”고 밝혔으나, 그 외 포로들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우크라이나 현지 언론에 따르면 중상자가 아닌 우크라이나군은 DPR 장악 지역인 올레니우카 마을로 이송될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영웅들을 가능한 한 빨리 송환하기 위해 러시아 포로와 교환하는 절차가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아조우스탈에 남은 장병에 대해서는 구조 임무가 진행 중이라면서도 “아조우스탈을 군사적 수단만으로 뚫어내기는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러시아와의 평화협상 대표단을 이끈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보좌관은 “마리우폴의 수비대가 82일간 버텨준 덕분에 전쟁의 향방이 바뀌었다”고 평가하면서 “아조우스탈에서 더 많은 사람을 대피시키기 위한 협상은 어렵지만, 성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우크라 “마리우폴 작전 임무 종료” 이날 새벽 우크라이나 총참모부는 마리우폴에서 ‘작전 임무’를 끝냈다고 발표했다. 총참모부는 성명에서 “마리우폴 수비대는 임무를 완수했다”며 “최고 군사령부는 아조우스탈 부대 지휘관들에게 스스로 목숨을 부지할 것을 명했다”고 밝혔다. 이어 “마리우폴 수비대는 우리 시대 영웅”이라며 “그들은 역사에 영원히 기록될 것”이라고 전했다. 마리우폴은 2014년 러시아가 무력으로 병합한 우크라이나 크림반도와 친러시아 반군이 장악한 동부 돈바스 지역을 연결하는 요충지로 개전 초기부터 러시아군은 마리우폴을 포위하고 집중 공격을 퍼부었다.러시아군은 지난달 21일 마리우폴을 점령했다고 선언했으나, 우크라이나군은 아조우스탈 제철소에서 마지막 항전을 이어갔다. 러시아가 제시한 항복 제의를 잇따라 거부하며 버텨온 아조우스탈 저항군이 러시아의 점령 선언 27일 만에 무너지면서 마리우폴은 사실상 러시아의 손으로 넘어가게 됐다. 일각에선 항복 우크라군에 사형 주장 러시아가 항복한 우크라이나 군인들에 대해 국제법에 따라 대우하겠다고 공식적으로 밝혔지만 현지에서 사형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오면서 이들의 신변에 대한 전망도 모호한 상황이다. 이날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아조우스탈에서 항복한 우크라이나 군인들은 국제 규범에 따른 대우를 받게 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또 그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이를 보장했다고 덧붙였다. 반면 레오니드 슬루츠키 하원의원은 러시아 하원 토론에서 “러시아가 사형 집행을 중지했지만 아조우 연대의 민족주의자에 대해선 이를 신중히 고려해야 한다”고 말해 상반된 의견을 피력했다. 슬루츠키 의원은 “우리 포로들에게 지속적으로 가해진, 그들이 저지른 끔찍한 반인도적 범죄들을 고려하면 그들은 살 자격이 없다”고 강조했다.러시아는 이날 우크라이나가 현재 어떤 형태의 협상도 진행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안드레이 루덴코 러시아 외무차관은 “우크라이나와 현재 진행 중인 협상은 없다”며 “우크라이나는 협상에서 사실상 철수했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가 제안한 협약 초안에 우크라이나가 답변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앞서 한나 말랴르 우크라이나 국방차관은 “마리우폴의 수호자들 덕분에 우크라이나는 매우 소중한 시간을 확보할 수 있었다”면서 이송된 이들이 고향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포로 교환 협상이 이어질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 [포토] 우크라군, 하르키우 ‘탈환’

    [포토] 우크라군, 하르키우 ‘탈환’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전격 침공한 지 80여일이 지난 가운데 우크라이나 동부와 남부에서 양측의 공방이 치열하다. 우크라이나군은 제2의 도시인 북동부 하르키우 일대를 수복하는 전과를 올렸으나, 러시아에 맞선 ‘결사항전’의 상징으로 떠오른 남동부 요충지인 항구도시 마리우폴은 결국 포기했다. ◇ 우크라, 석달만에 하르키우 탈환…“러, 영토 방어해야 할 처지”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16일(현지시간) 자국군이 하르키우 일대의 러시아군을 몰아내고 러시아와 맞닿은 국경까지 도달했다고 발표했다. 하르키우는 러시아 국경에서 불과 50㎞ 떨어진 곳으로 전쟁 전 거주민은 하르키우시에 약 140만 명, 하르키우주 전체에는 약 240만 명에 이른다. 개전 나흘 만에 하르키우 시내에 진입하기도 한 러시아군은 이후 하르키우시 인근을 점령한 채 집중 공격을 퍼부었다. 우크라이나군은 그러나 최근 이곳에서 대규모 반격에 나서 하르키우 일대 러시아 점령지를 상당 부분 탈환했다. 러시아가 개전 1개월여 만인 3월 말 수도 키이우 공략을 포기한 데 이어 하르키우에서도 완전히 퇴각한다면, 우크라이나 북부∼동북부는 완전히 러시아의 위협에서 벗어나게 된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하르키우의 승리가 수도 키이우의 성공적 방어에 이은 제2의 전과로 보인다면서 전쟁에 극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군사 전문가들 역시 하르키우 탈환이 러시아 보급선의 핵심을 타격할 수 있는 중요한 진전으로 본다. 군사 분석업체 로찬 컨설팅은 우크라이나군 포병이 이제 하르키우와 마주 보는 러시아의 주요 물류 거점 벨고로드 일대를 직접 공격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러시아군으로서는 불과 얼마 전까지 하르키우를 겨냥해 공세를 펼치던 입장에서 졸지에 우크라이나군의 반격에서 자국 영토를 방어해야 하는 수세적 처지로 상황이 바뀐 것으로 보인다고 미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는 지적했다. ◇ 마리우폴 포기…아조우스탈 방어 병력은 친러 지역으로 이송 우크라이나는 그러나 러시아의 집중 포격 속에 폐허가 되다시피 한 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은 결국 포기하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작전 참모부는 17일 새벽 낸 성명에서 마리우폴에서의 ‘작전 임무’를 끝냈다고 발표했다. 러시아군이 지난달 21일 마리우폴을 점령했다고 선언한 지 27일 만이다. 참모부는 이어 “마리우폴 수비대는 임무를 완수했다”며 “최고 군사령부는 아조우스탈 부대 지휘관들에게 스스로 목숨을 부지할 것을 명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군의 이 같은 선언은 마리우폴 외곽에 위치한 제철소 아조우스탈을 거점으로 삼아 항전을 벌이던 장병 264명이 러시아군 통제 지역으로 이송된 뒤에 나왔다. 마리우폴은 동부 돈바스 지역과 함께 2014년 러시아가 강제 병합한 크림반도를 연결하는 전략적 요충지로, 침공 초기부터 러시아군의 타깃이 됐다. 러시아군에 의해 일찌감치 포위당하고 집중 폭격을 받은 탓에 도시의 90%가 폐허가 되고 도시 대부분이 점령당한 가운데에서도 준군사조직 아조우연대를 중심으로 한 우크라이나군은 지하 터널망이 구축된 아조우스탈에 은신한 채 항전을 벌였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아조우스탈에 부상병을 포함, 약 2천명이 남은 것으로 추정했다. ◇ 러, 잇단 패퇴 뒤 대규모 반격하나 우크라이나는 개전 초기의 예상과는 달리 서방의 무기 지원 속에 거세게 저항, 수도 키이우에 이어 하르키우 전선에서도 러시아를 몰아내는 전과를 올렸다. 영국 국방부가 15일 일일 전황 보고를 통해 “현재 러시아군은 2월에 투입한 지상군 병력의 3분의 1을 상실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히는 등 러시아군은 상당한 손실을 본 것으로 보인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으로서는 우크라이나 전체 전략을 수정해야 하는 처지라는 분석까지 나오지만 러시아가 순순히 물러날 가능성은 현재로선 희박하다는 관측이다. 당장 하르키우 전선에서 퇴각한 러시아군이 대규모 공세를 준비 중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올레흐 시네흐보우 하르키우 주지사는 “적군(러시아군)은 자리를 지키려는데 대부분의 노력을 쏟고 있으며 이지움에서 공세를 준비 중”이라며 러시아군의 대규모 반격을 경고했다. ISW는 러시아군이 돈바스 일부 지역에서 우크라이나군에 대한 대규모 포위를 포기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하면서, 러시아군이 이지움과 그 아래 도네츠크주 사이를 지키는 것을 포기하고 대신 동쪽에 있는 루한스크주에 집중하는 방향으로 전환했다고 해설했다. 국제 싱크탱크 대서양위원회 유라시아센터의 멀린다 헤어링 사무차장은 “푸틴 대통령은 이 분쟁에 진지하고 서방보다 더 인내심을 가질 것”이라고 지적, 전쟁이 소모전으로 치달을 경우 러시아에 더 유리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 [포착] 러軍, 폴란드 코앞에 미사일 폭격…“르비우 최대 폭발음” (영상)

    [포착] 러軍, 폴란드 코앞에 미사일 폭격…“르비우 최대 폭발음” (영상)

    러시아군이 폴란드 코앞에 또 미사일을 퍼부었다. 17일(이하 현지시간) 키이우인디펜던트는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서부 르비우 군사시설을 겨냥한 미사일 폭격을 감행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르비우 주지사 막심 코지츠키는 “르비우 야보리우 지역 군사기지에서 폭발음이 잇따랐다”고 밝혔다. 르비우 시장 안드리 사도비도 “폭발이 시작됐다. 지하 벙커에 머물라”고 경고했다. 홀로스당 소속 여성 하원의원 레시아 바실롄코은 “폴란드와 아주 가까운 르비우 한 군사시설이 대규모 공격을 받았다. 르비우에서 이렇게 큰 폭발음이 들린 적이 없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복수의 언론은 야보리우 군사기지 근처에서 8~10건의 폭발이 연이어 발생했다고 전했다.야보리우 군사기지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인 폴란드 국경과 불과 15㎞ 거리에 있다. 러시아군은 15일에도 이곳을 겨냥해 미사일을 발사했다. 당시 코지츠키 주지사는 “새벽 4시 30분 러시아군이 야보리우 군사기지에 미사일 4발을 명중시켰다”고 밝혔다. 해당 공격으로 군사기지 일부가 파괴됐으나, 희생자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후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군이 르비우 주요 기반 시설을 목표로 여러 발의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확인했다. 우크라이나군 사령부는 “서부 지역 대공미사일 부대가 르비우를 겨냥해 러시아군이 쏜 잠수함발사순항미사일(SLBM) 2기를 격추했다”고 발표했다. 미국 CNN방송도 16일 미 국방부 고위 관계자 말을 인용해, 러시아군이 야보리우 군사기지에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한 것이 맞다고 보도했다.러시아군은 17일 재차 야보리우 군사기지에 미사일을 퍼부었다. 다만 우크라이나군의 방어로 15일과 같은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코지츠키 주지사는 “러시아군 미사일 공격에 따른 폭발음이 있었지만, 대공방어시스템이 러시아군 미사일 공격을 성공적으로 차단했다”고 강조했다. 사도비 시장 역시 “도시에 떨어진 미사일은 확인되지 않았다. 대공 부대에 감사하자”고 했다. 러시아군 공습이 계속된 폴란드 접경지 르비우는 유럽으로 향하는 피란 관문이다. 개전 초기 매일 피란민 수천 명이 기차를 타고 르비우를 거쳐 폴란드로 향했다.  유엔난민기구(UNHCR)에 따르면 2월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지난 15일까지 약 석 달간 우크라이나를 탈출한 난민은 622만 3821명, 이 가운데 르비우를 통과해 폴란드로 피란한 사람은 335만 7984명에 달한다. 나머지는 루마니아와 러시아, 헝가리, 몰도바, 슬로바키아, 벨라루스 등으로 흩어졌다. 현재 르비우에 모여 있는 피란민은 약 20만 명으로, 기존 인구의 3배 수준이다.
  • “김정은 분유 맛 보고 일일이 지적” 미국 매체가 ‘오버’한 이유

    “김정은 분유 맛 보고 일일이 지적” 미국 매체가 ‘오버’한 이유

    ‘최고 존엄’이 몸소 아기 분유 맛을 봤다고 미국 온라인 매체가 북한 관영언론의 보도를 인용해 전했다. 이 매체는 최고 지도자가 분유까지 시음한다고 관영매체들이 자랑하는 것은 괴이쩍다면서 미국 전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분유 대란을 조롱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이 매체는 풀이했는데 지나치게 확대 해석한 것으로 보인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북한 매체들을 모니터링하고 옮겨주는, 서울에 본사를 둔 KCNA 워치(Watch)를 통해 북한 선전매체 ‘조선의소리’의 우리말 기사를 영어로 옮겼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사실 이 일은 지난해 9월 15일 있었던 일이며 북녘의 모든 주민이 보는 노동신문에 지난달 2일 실렸던 내용이다. 당시 국내 언론에도 소개됐다. 김 위원장은 문제의 날 새벽 4시쯤 평양의 고위 관리에게 두 차례 전화를 걸어 “방금 평양시에서 시험 생산한 젖가루(분유)를 풀어 맛봤는데 우유의 고유한 맛과 색이 잘 살아나지 않는다”고 미흡한 점을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이미 생산한 젖가루가 남아 있으면 그것을 가지고 식료 공업 부문을 비롯한 해당 부문 일꾼들이 왜 그런 부족점이 나타나는가 하는 것을 연구해 보도록 하라”며 “평양시당위원회 집행위원들도 그 젖가루를 풀어 마셔보게 하라”고 지시했다.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그는 새벽 4시20분쯤 다시 전화를 걸어 “우유의 맛과 색깔, 풀림도를 다시 검토해보고 그 원인이 무엇인가 찾아 보고하라”고 명령했다. 김 위원장이 새벽에 전화를 걸어 지시하는 것은 그 때만이 아니다. 그는 같은 해 11월에도 한밤중 간부들에게 세 차례 전화를 걸어 실무 작업 태도 등을 문제 삼고 지적했다. 여하튼 평양시는 지난해 6월 김 위원장의 분유 제조 지시에 따라 한달여에 걸쳐 생산설비를 갖춰 시제품을 만들어 노동당에 보낸 상태였다. 그런데 어머니처럼 자애로운 최고 지도자가 직접 맛을 보고 새벽 4시에 전화를 걸어 개선 사항을 일일이 지적한 것이었다. 신문은 전화를 받은 간부가 “밀물처럼 차오르는 격정에 눈앞이 흐려졌다”고 털어놓았다고 전했다. 그런데 미국 매체는 김 위원장의 분유 시음 기사를 뒤늦게 주목했을까? 분유 공급 부족으로 젊은 부모들의 걱정을 낳고 있는 미국 사회를 조롱하기 위한 것이라고 나름 해석했다. 인사이더의 제인 리들리 기자가 이런 분석을 내놓았다. 미국의 분유 공급 부족이 대란이라 불릴 정도로 우려를 낳는 것은 맞다. 미국에서 판매하는분유의 절반 이상을 생산한 애보트 제품을 먹은 신생아 둘이 박테리아 감염으로 사망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지난 3월부터 텍사스주 공장의 가동을 중단했다. 다른 업체들도 공급망 교란으로 원료 수급에 어려움을 겪는 데다 코로나19 여파로 노동력을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여기에 애보트 등의 리콜 조치까지 겹쳐졌다. 다행히 이날 애보트와 식품의약국(FDA)이 공장을 재가동하기로 합의하긴 했지만 생산이 재개돼도 분유가 매장 진열대에 나오려면 6∼8주가 걸릴 것으로 예상돼 분유 대란은 상당 기간 지속될 전망이다. 이 문제는 정치권으로도 번져 그렉 애보트(공화당) 텍사스주 지사는 분유가 이주민센터에 우선 공급되고 있다는 캇 캐맥 하원의원의 페이스북 동영상을 공유하며 조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인 아기를 제치고 이주자 아기부터 챙긴다고 비난했다.
  • “尹 자율출퇴근제 하나” “가짜뉴스, 반지성 행태”

    “尹 자율출퇴근제 하나” “가짜뉴스, 반지성 행태”

    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대통령의 출퇴근(사진)과 관련해 “자율출퇴근제를 선언할 모양”이라고 공격하며 연일 날을 세우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에 “민주당은 반성과 사과는커녕 지도부가 앞장서서 가짜뉴스를 배포하며 반지성주의 행태를 보인다”고 반발했다. 박지현 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16일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지난 11일에는 8시 30분에 출근했던 윤 대통령이 12일에는 9시 10분, 13일에는 9시 55분에 출근했다”며 “매일 40분씩 늦어지다가 재택근무로 전환할 수도 있겠다”고 비꼬았다. 이어 “시민들은 9시까지 출근하기 위해 새벽 별을 보며 집을 나서 지각을 면하려고 비좁은 버스와 지하철에 올라 몇 번의 환승을 거쳐 기진맥진 출근한다”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지는 분으로서 최소한의 성실함을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野 “尹대통령 재택근무할 수도” 같은 당 윤호중 공동비상대책위원장도 “북한이 탄도미사일 3발을 발사했는데 국가안전보장회의(NSC)는 소집되지 않았다. 대통령은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었느냐”며 “대통령에게는 출퇴근 시간이 없다는 말로 변명하는데, 관저하고 사저를 헷갈리는 것 아니냐”고 했다. 이어 “사안의 경중에 따라 NSC를 연다고 하는데, 중거리·장거리 미사일을 쏘면 열겠다는 것으로 보인다”며 “일본·미국 국민을 위한 NSC는 열고, 대한민국 국민을 위한 NSC는 열지 않겠다는 것이냐”고 주장했다. 이에 맞서 국민의힘 6·1 지방선거 공동선대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기현 의원은 이날 중앙선대위 회의에서 “민주당 윤호중 비상대책위원장은 ‘윤 대통령이 오전 9시 전에 출근도 하지 않고,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에도 NSC도 열지 않고 6시에 퇴근했다’고 거짓말했다”며 “윤 대통령은 안보실장 주재로 안보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집무실에서 업무를 수행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생뚱맞게도 가짜뉴스로 출퇴근 운운하면서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소리 같은 언행을 일삼고 있으니 참으로 딱하다”고 맹폭했다. ●대통령실 “낮술 독려 사실무근” 허은아 국민의힘 수석대변인도 논평에서 “취임 이후 ‘윤석열식 소통’으로 알려진 기자들과의 출근길 질의응답으로 대통령 출근시간은 매일매일 체크되고 있고, 국민들도 함께 지켜보고 계신다”고 반박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최근 대통령실 참모진에게 “시중 민심을 가감 없이 들으라”며 국민·언론과 접촉면을 넓힐 것을 여러 차례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소통 의지를 강조하고자 ‘낮술’을 독려했다는 일부 보도에 대해 대통령실은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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