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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희생을 감수한 용기는 아름다운가

    희생을 감수한 용기는 아름다운가

    명령과 양심 사이 가치관 충돌 속시대·장소 넘어선 묵직한 질문들 나는 어느 쪽에 서 있는가, 어떤 선택을 한 것인가, 그리고 어디까지가 진실인가. LG아트센터 서울 U+스테이지에서 공연하는 2인극 ‘타지마할의 근위병’은 끊임없이 질문을 던진다. 1648년 인도 타지마할이 수십 년 대공사를 끝내고 공개를 앞둔 새벽, 성벽을 등지고 황실 근위병 휴마윤과 바불이 서 있다. 휴마윤은 황실 규율을 신념처럼 붙들고 신앙에 순종한다. 바불은 밤새 별과 새를 이야기하고 발명을 꿈꾼다. 휴마윤의 아버지는 근위대의 고관으로, 이들이 자라온 환경도 다르다. 비록 지금은 둘 다 가장 낮은 곳에 있지만 한 사람은 더 높은 자리를 향한 희망을 품고 있다. 그러나 권력은 오랜 친구인 두 사람을 극한의 상황에 몰아넣는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건축물’이 더는 만들어지지 않도록 건축가와 건설에 참여한 장인들 2만명의 손을 자르는 임무를 줬다. 이 순간부터 폭압의 권력, 명령과 양심, 충성과 우정이 충돌하며 ‘나라면’이라는 전제로 극에 몰입하게 된다. 타지마할은 단 한 번도 나오지 않은 채 무대를 새벽의 새 소리와 벌레 소리, 조명의 색과 각도, 뻘겋게 달군 화로, 바닥에 흥건한 피 등 조명, 음향, 최소한의 소품으로 채웠다. 두 배우의 연기와 대사의 힘으로 100분을 충분히 끌고 간다. 작품이 던지는 질문은 시대와 장소를 넘어 유효해 보인다. 혐오스러운 명령을 실행해야 하는 현실, 그 이후에 남는 트라우마와 아름다움을 파괴했다는 죄책감, 친구를 살리기 위한 선택, 궁극적으로는 희생을 감수한 아름다움이 어떤 의미를 갖는가에 대한 사유다. 극의 끝에는 또 다른 의문이 생긴다. 휴마윤의 친구 바불은 존재하는 인물이었나. 공사에 참여한 사람들의 손목을 잘랐다는 이야기는 타지마할을 둘러싼 여러 설화 중 하나로, 고고학자들은 허구로 치부한다. 작품을 쓴 인도계 미국 작가 라지브 조셉은 여러 인터뷰에서 “타지마할에 대한 많은 이야기를 들으면서 아름다움의 종말이 가능한가에 흥미를 느꼈다”면서 “관객들이 이들의 우정에 감동하면서도 권력이 개인의 인생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생각하면서 극장을 떠났으면 좋겠다”고 했다. 작품은 2015년 미국 뉴욕에서 세계 초연했고, 한국에선 2017년 첫 공연을 올렸다. 8년 만에 돌아온 ‘타지마할의 근위병’에서 휴마윤은 최재림과 백석광, 바불은 이승주와 박은석이 연기한다. 공연은 2026년 1월 4일까지.
  • 오로라 연구·신약 검증… ‘민간 위성 13기’ 품고 우주로

    오로라 연구·신약 검증… ‘민간 위성 13기’ 품고 우주로

    3차 발사 때 7기보다 2배로 늘어차세대 중형 위성, 우주환경 관측우주인 아닌 큐브로 첫 의학 실험수명 다한 위성 자체 폐기 검증도실종 방지용 내부 카메라 2기 추가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 4호기가 27일 새벽 ‘뉴스페이스’ 시대를 열었다. 그동안 정부 주도의 우주 개발을 ‘올드 스페이스’로 보고, 이와 대비되는 개념으로 스페이스X, 블루오리진, 버진갤럭틱처럼 민간 기업이 우주 개발을 주도하는 것을 뉴스페이스라고 말한다. 누리호 4차 발사에서 사상 첫 새벽 발사만큼 주목되는 부분은 민간기업과 정부출연연구소, 대학 등이 제작한 주(主)탑재위성 차세대 중형위성 3호와 부(副)탑재 위성인 큐브 위성 12기다. 2년 전인 2023년 5월 3차 발사 때는 7기를 실었다. 이전보다 2배 가까이 늘어난 위성들은 다양한 과학 연구를 수행한다. 탑재 위성들은 누리호가 2단이 분리된 다음, 목표 고도인 600㎞ 태양동기궤도에 도달하는 807초(13분 27초)가 되면 차세대 중형위성 3호를 가장 먼저 분리하고, 18~23초 간격으로 한 번에 2기씩 6회에 걸쳐 큐브위성들을 사출한다. 각각의 위성들은 다양한 과학 임무를 수행하도록 설계돼, 이번 4차 발사는 발사체-위성-우주 인프라 구축을 확인하기 위한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을 중심으로 천문연구원, 차세대 중형위성 3호는 오로라, 대기광, 플라스마, 지구 자기장 등 우주환경과 대기 상층부 관측은 물론 3D 바이오프린팅과 줄기세포 기술 검증이 임무다. 여러 큐브위성 중 눈에 띄는 임무를 가진 것들이 있다. 스페이스린텍의 ‘비천’은 지구 저궤도의 미세중력 환경에서 단백질 결정이 균일하게 성장하는지를 실험한다. 지금까지는 대부분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우주인이 실험하는 방식이었지만, 큐브 위성으로 하는 것은 처음이다. 단백질 결정화 기술은 신약 개발 효율을 높이는 핵심 기반 기술로 평가된다. 우주로테크의 ‘코스믹’은 임무 수행이 끝난 위성의 자체 폐기 기술을 검증하는 임무를 맡았다. 수명이 다한 위성이 스스로 대기권에 재진입하면서 분해되도록 하는 기술로 최근 미국과 유럽에서 강화하고 있는 우주쓰레기 의무 규제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다. 서울대의 ‘스누글라이트-Ⅲ’는 3차원 지구 대기 관측과 큐브 위성의 편대 비행과 랑데부-도킹 기술 검증, 세종대의 ‘스파이론’은 적외선 대역에서 해양 플라스틱 관측 가능성,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의 ‘E3 테스터 카리-1’은 국산 소자 부품의 우주 환경에서 작동 검증 임무를 수행한다. 이 밖에도 한컴인스페이스의 ‘세종4호’,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의 ‘에트리샛’, 코스모웍스의 ‘잭-003’과 ‘잭-004’, 쿼터니언 ‘퍼셋01’, 인하대의 ‘인하 로샛’, 카이스트의 ‘케이히어로’도 독특한 임무 수행을 위해 탑재됐다. 탑재 위성들이 많아지다 보니 위성 탑재부의 설계도 수정됐다. 3차 발사까지 사용됐던 기존 위성 어댑터는 주탑재위성 1기만 실을 수 있었기 때문에, 누리호 4호기에는 다양한 위성 탑재 요구에 대응할 수 있도록 탑재 공간을 최적화한 ‘다중 위성 어댑터’(MPA)를 개발해 적용했다. 지난 3차 발사 때는 누리호에 실린 큐브 위성 2기가 실종되는 일이 벌어졌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누리호 4호기에는 부탑재 위성의 사출 여부와 사출 후 움직임을 확인하기 위해 위성탑재 공간 상단에 내부 카메라 2기를 추가했다.
  • 온정 버무린 김장 나눔… 이웃들 겨울나기 도운 광진[현장 행정]

    온정 버무린 김장 나눔… 이웃들 겨울나기 도운 광진[현장 행정]

    “혼자 사는 어르신들이 맛깔난 김치와 한겨울 건강하게 지내시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김경호 서울 광진구청장이 지난 25일 자양1동 옛 구청사 주차장에서 열린 ‘가온 사랑의 김장김치 나눔’ 행사에서 “기쁜 마음으로 봉사하는 사람들이 있어 광진구가 더 행복한 동네가 돼가는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른 아침부터 김치 양념과 배추를 버무린 김 구청장은 어느새 안경부터 신발 끝까지 김치 양념이 묻어있었다. 대한적십자사 봉사회광진지구협의회가 주최한 이번 김장김치 나눔 행사는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포기김치 10㎏ 박스를 255개 전달했다. 봉사원 25명과 후원한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 임직원 10명이 힘을 모았다. 새벽 무렵 내리던 비가 행사 시작과 함께 멈추면서 참가자들은 “날씨도 도와준다”면서 밝은 표정이었다. 이귀선 대한적십자사봉사회 광진지구협의회 회장은 “김장 김치를 집에 전달하면서 냉장고도 치워드리고 필요한 것은 없는지 대화를 나눈다”며 “20여년 가까이 이어진 김장 행사로 함께 잘 사는 동네를 만들고 있다”고 했다. 김 구청장은 광진복지재단의 ‘사랑의 김장 나눔’ 등 여러 김장 봉사 행사에서 일손을 도왔다. 김 구청장은 “올해 겨울도 나눔 문화가 확산돼 마음만은 서로에게 온기를 전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올겨울도 구민들의 안전한 겨울나기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한편 겨울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광진구는 안전한 겨울나기를 위한 종합대책도 추진하고 있다. 취약계층 보호를 위해서는 독거 어르신, 거동 불편자, 노숙인 등 취약계층을 위한 맞춤형 지원을 제공한다. 경로당과 복지관 등 73곳에 한파 쉼터도 마련해 겨울철 안전을 강화한다. 각 동의 돌봄 일력과 방문간호사는 홀몸 어르신의 안전과 건강을 살필 예정이다. 한파 대책으로는 스마트쉼터, 바람막이 쉼터 등을 운영한다. 버스 정류소 온열의자도 87개에서 124개로 확대한다. 아울러 폭설에 대비해 제설대책 재난 안전 대책본부도 가동한다. 초동 제설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해보다 확대된 도로 열선 56곳과 덤프트럭 등 민간제설 장비 23대를 운영한다. 생활 불편 해소를 위해 김장 쓰레기 특별 수거기간도 운영한다. 내년 2월까지는 낙엽쓰레기를 무상으로 수거한다.
  • 청주 50대 여성 실종사건 유력 용의자 긴급체포

    청주 50대 여성 실종사건 유력 용의자 긴급체포

    충북 청주에서 발생한 50대 여성 실종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유력한 용의자를 검거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여성이 사라진 지 43일만이다 충북경찰청은 26일 폭행치사 혐의로 A(54)씨를 긴급체포했다고 밝혔다. A씨는 이날 오전 11시 47분쯤 충북 진천의 한 식당 주차장에서 검거됐다. A씨는 실종된 B(50대)씨의 전 연인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실종사건과 관련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의심할 만한 단서를 발견해 우선 폭행치사 혐의로 긴급체포했다”며 “조사 과정에서 혐의는 바뀔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피의자 조사 및 차량을 수색하고 있다”며 “범행동기, 일시 등 다른 내용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했다. B씨 시신은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앞서 지난달 16일 경찰에 “혼자 사는 어머니가 연락이 안 된다”는 B씨 자녀의 신고가 접수됐다.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B씨가 지난달 14일 오후 6시 30분쯤 자신이 다니던 청주의 한 회사에서 SUV를 몰고 퇴근한 것을 확인했다. B씨의 SUV는 다음 날 새벽 청주의 한 도로에서 주행 중인 모습이 CCTV에 포착되기도 했다. B씨 휴대폰은 실종 당일 꺼진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B씨가 평소 주변에 극단 선택을 암시한 적이 없는 데다 차량까지 장기간 발견되지 않는 점, 카드 사용 등 생활반응이 없는 점 등을 주목, 강력 범죄 가능성을 높게 보고 수사를 벌여왔다.
  • 누리호, 내일 새벽 ‘뉴 스페이스 시대’ 연다

    누리호, 내일 새벽 ‘뉴 스페이스 시대’ 연다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네 번째 발사를 앞두고 25일 오후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 발사대에 수직으로 세워지고 있다. 누리호는 이날 오전 7시 40분 발사대로 이송될 예정이었으나 비 예보로 1시간 20분 늦춰진 9시 이송이 시작됐다. 우주항공청은 26일 오후 늦게 ‘누리호 발사관리위원회’를 열고 누리호 추진제 충전 여부와 함께 최종 발사 시각을 결정한다. 현재 누리호 4차 발사 예정 시간은 27일 새벽 1시 4분(±10분)이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 “‘생선 얼마예요?’ 물으니 다짜고짜 손질”…전통시장 강매 의혹

    “‘생선 얼마예요?’ 물으니 다짜고짜 손질”…전통시장 강매 의혹

    전통시장에서 사실상 ‘강매’를 당했다는 주장이 나와 논란이 커지고 있다. 유튜버 ‘혼자햐’는 지난 12일 ‘요즘 전통시장 가기 싫은 이유’라는 제목의 영상을 통해 새벽 시장에서 겪은 불쾌한 경험을 전했다. 그는 영상에서 “딱새우 가격을 물었더니 상인이 대꾸도 없이 봉지에 막 담기 시작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비싸서 더 둘러보고 오겠다고 하자, 상인이 죽일 듯이 째려보며 ‘왜 담게 했냐’고 소리를 질렀다”고 주장했다. 비슷한 일은 다른 가게에서도 반복됐다고 한다. 그는 “전어 값만 물어본 거였지 사겠다고 한 적은 없었는데, 상인은 생선을 물에서 꺼내자마자 손질에 들어갔다”며 “앞선 경험 때문에 또 소리칠까 봐 그냥 구매했다”고 주장했다. 유튜버는 시장을 떠나며 “싸고 신선한 걸 떠나서, 허탈함이 밀려왔다”라는 취지로 말했다. 해당 영상은 공개 직후 빠르게 공유되며 440만 조회수를 넘겼다. 아울러 온라인에서는 “비슷한 일을 겪었다”는 공감이 잇따랐다. 누리꾼들은 “젊은 세대가 전통시장을 외면하는 게 아니라, 시장이 스스로 손님을 내쫓는 것”이라며 고성을 지르거나 반말하는 상인들을 만났다는 경험담을 공유했다. 이와 함께 바가지요금, 저울 눈속임, 상한 상품 판매, 현금 결제 강요 등 전통시장의 고질적 문제를 지적하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 위성 13개 품고 남도의 하늘 가를 누리호, 초읽기 들어갔다

    위성 13개 품고 남도의 하늘 가를 누리호, 초읽기 들어갔다

    13개의 위성을 품은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내일 새벽 네 번째 발사를 위한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우주항공청과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25일 오전 9시 누리호 4호기를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 내 발사체 종합조립동에서 무인특수이동차량(트랜스포터)에 실어 이송했고, 오전 10시 42분 제2발사대에 도착했다고 밝혔다. 누리호는 이날 오전 7시 40분 발사대로 이송될 예정이었지만, 오전 8시경 비 예보로 일정이 1시간 20분 늦춰졌다. 발사대에 도착한 누리호는 기립 장치인 ‘이렉터’에 실려 발사패드에 수직으로 세워진 뒤 발사대에 고정됐다. 이후 오후에는 전원 및 추진제(연료, 산화제) 등을 충전하기 위한 엄빌리컬 연결과 기밀점검 등 발사 준비 작업을 수행된다. 누리호 기립과 발사 준비 작업 과정상 이상이 발견되지 않을 경우, 발사대에 누리호를 설치하는 작업은 오후 늦게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한편, 우주청은 26일 오후 8시 15분 ‘누리호 발사관리위원회’를 열어 누리호에 추진제 충전 여부를 결정하고, 기술적 준비 상황, 발사 윈도우, 기상 상황, 우주물체와의 충돌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누리호 최종 발사 시각을 결정할 예정이다. 누리호 4차 발사 예정 시간은 27일 새벽 1시 4분(±10분)이다.
  • 김동연 “꽃보다 멋진 할배(이순재) 덕분에 행복했습니다”

    김동연 “꽃보다 멋진 할배(이순재) 덕분에 행복했습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별세한 이순재 배우에 대해 “우리의 큰 어른이었다”며 명복을 빌었다. 김 지사는 25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70년 세월 동안 드라마, 영화, 연극으로 눈물과 웃음을 안겨주신 ‘큰 어른’ 이순재 선생님! 꽃보다 멋진 할배, 학생들을 사랑했던 교수, 존경받는 선배, 연기를 위해 평생 헌신하셨던 영원한 예술가”였다며 “감사합니다. 덕분에 행복했습니다. 편히 쉬시길 빕니다”라고 썼다. 이어 이순재 배우가 남긴 “예술이란 영원한 미완성이다. 그래서 나는 완성을 향해 끊임없이 도전한다”라고 글로 맺었다. 고인의 유족에 따르면 이순재 배우는 이날 새벽 별세했다. 향년 91세다.
  • 청주서 50대 여성 40여일째 실종..경찰 전담수사팀 구성

    청주서 50대 여성 40여일째 실종..경찰 전담수사팀 구성

    청주에서 50대 여성이 40여일째 실종되는 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25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달 16일 “혼자 사는 어머니가 연락이 안 된다”는 A(50대)씨 자녀의 신고가 접수됐다.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실종자 A씨가 지난달 14일 오후 6시 30분쯤 자신이 다니던 청주의 한 회사에서 SUV를 몰고 퇴근한 것을 확인했다. A씨의 SUV는 다음 날 새벽 청주의 한 도로에서 주행 중인 모습이 CCTV에 포착된 것을 끝으로 행방이 오리무중이다. A씨 휴대전화는 실종 당일 꺼진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씨가 평소 주변에 극단 선택을 암시한 적이 없는 데다 차량까지 장기간 발견되지 않고 있는 점에 주목, 강력 범죄 연루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52명으로 전담수사팀을 구성한 경찰은 A씨 SUV의 이동 경로 일대 저수지와 야산 등을 수색했으나 현재까지도 실종자의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실종자의 주변을 수사 중”이라며 “구체적인 수사 진행 상황은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 “불륜한 아내 망신 주려 회사로 짐 보냈는데 명예훼손 처벌받나요?”

    “불륜한 아내 망신 주려 회사로 짐 보냈는데 명예훼손 처벌받나요?”

    남자 동창과 불륜을 저지른 아내가 집을 나간 뒤 처가와 회사로 아내의 짐을 보낸 남성이 아내로부터 “법적인 책임을 묻겠다”는 말을 들었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25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는 결혼 5년 차로 세 살 아이를 둔 남성 A씨의 사연이 전해졌다. A씨는 “몇 달 전부터 출퇴근이 일정했던 아내의 행동이 수상해졌다”며 “갑자기 야근하더니 주말에도 출근했다. 한밤중 베란다에서 몰래 통화하는 모습도 여러 번 봤다”고 토로했다. 그러던 어느 날, A씨의 아내는 동창을 만나러 간다며 금요일 저녁에 집을 나간 뒤 연락이 끊겼다. 새벽이 돼서야 겨우 통화가 됐는데, 아내는 친구와 정동진에 일출을 보러 갔다고 주장했다. 심지어 아내는 “나온 김에 주말 동안 놀다가 들어가겠다”고 뻔뻔한 태도를 보였고, 화가 난 A씨는 “당장 집으로 들어와”라고 소리쳤지만 소용없었다. 결국 아내는 다음날 집에 들어왔고 부부는 며칠 동안 냉전 상태로 지냈다. A씨는 “아내는 작정한 것처럼 막 나가기 시작했다. 야근한다면서 자정이 다 돼서 들어왔는데 머리카락이 젖어있었다. 모텔에 다녀온 건 아닐까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고 토로했다. 그날 밤 A씨는 침대에 놓인 아내의 휴대전화를 치우다가 우연히 문자메시지를 봤다. A씨의 의심은 틀리지 않았다. 아내는 남자 동창과 단둘이 만나고 있었다. 화가 난 A씨는 곧바로 잠든 아내를 깨워서 따져 물었다. 그러자 아내는 남자 동창과의 관계를 순순히 인정한 뒤 오히려 화를 내면서 이혼을 요구했다. A씨는 “아침에 아내가 말도 없이 출근하더니 문자를 보냈다. ‘며칠 친정에서 지내다 갈 테니 아이를 부탁한다’는 내용이었다”면서 “배신감에 온몸이 떨려 아내와 이혼하기로 결심했다. 아내의 짐을 모두 싸서 처가와 회사로 보냈고, 장인·장모님께도 아내가 외도했다고 알렸다”고 말했다. 이어 “집 현관 비밀번호도 바꿨는데 아내가 ‘공동명의 집에 왜 못 들어가게 하냐. 왜 회사로 짐을 보내 망신을 주냐. 법적으로 책임을 묻겠다’고 화를 냈다”며 “제가 한 행동이 이혼 소송에 영향을 미치게 되는지, 명예훼손으로 처벌받을 수도 있는지 궁금하다”고 물었다. 사연을 접한 조윤용 변호사는 “A씨가 아내를 집에 못 들어오게 한 건 잘못일 수 있다. 하지만 아내가 먼저 외도했고, 이혼을 요구한 점을 고려하면 법원에서는 아내를 유책배우자로 판단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동명의 집의 비밀번호를 바꾼 건 아내의 권리를 침해한 행위로 손괴죄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이혼 소송 과정에서 흔히 벌어지는 일이라 결국 재산분할 과정에서 정산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명예훼손이 되려면 불특정 다수에게 알려졌다는 공연성이 필요하다. 양가 부모님에게 외도 사실을 알린 건 전파 가능성이 작아 명예훼손죄가 인정되기 어렵다. 아내의 짐을 회사로 보낸 것도 사실 적시로 보기 어려워 명예훼손이라고 보진 않는다. 다만, 짐이나 상자에 모욕적인 표현이 적혀 있었다면 모욕죄로 처벌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또한 “아이와의 면접 교섭 문제도 중요하다. 별거 초기에는 어느 정도 이해받을 수 있지만, 이후에도 고의로 아내의 면접 교섭을 막으면 양육권에서 크게 불리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 경찰관 치고 5㎞ 달린 음주운전자, 군 장교였다… “면허 취소 수준”

    경찰관 치고 5㎞ 달린 음주운전자, 군 장교였다… “면허 취소 수준”

    음주단속에 불응하고 달아나다 경찰관을 치어 다치게 한 군사경찰 소속 영관급 장교가 붙잡혔다. 경기 화성서부경찰서는 특수공무집행방해 및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혐의로 육군 모 사단 군사경찰 소속의 영관급 장교 A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해 군에 인계했다고 25일 밝혔다. A씨는 지난 24일 오후 8시 25분쯤 화성시 봉담읍의 한 상가단지 부근에서 음주단속에 불응한 채 차를 몰고 5㎞가량을 달아난 혐의를 받는다. 그는 순찰차로 뒤따라온 경찰에 막혀 더 이상의 도주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정지 지시를 하면서 조수석 쪽의 문을 열려던 경찰관 B씨를 치고 재차 도주를 시도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과정에서 사고를 당한 B씨는 바닥에 뒹굴면서 손에 타박상과 무릎에 찰과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에 검거된 A씨는 음주 측정 결과 혈중알코올농도가 면허 취소 수준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A씨의 신원이 군인인 것을 파악하고, 이튿날인 이날 새벽 A씨의 신병을 군에 인계했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가 군인이어서 신병을 군에 넘겼다”며 “자세한 내용에 대한 조사는 군에서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 배우 이순재 별세… 한국 방송 역사 함께한 ‘최고령 현역’

    배우 이순재 별세… 한국 방송 역사 함께한 ‘최고령 현역’

    오늘 새벽 세상 떠나… 향년 91세 원로 배우 이순재 전 국회의원이 25일 새벽 별세했다고 유족 측이 전했다. 향년 90세. 이순재는 지난해까지 국내 최고령 현역 배우로 활동하며 방송, 영화, 연극 등 장르를 구분하지 않고 활동을 펼쳐왔다. 그러나 지난해 말부터 건강 이상설이 불거졌다. 지난해 10월 공연을 취소했으며, 지난 4월 열린 한국PD대상 시상식에도 참석하지 못했다. 최근 동료 배우들이 이순재의 건강 상태를 언급하면서 건강이 한층 악화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동료 배우 박근형은 지난 8월 19일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를 기다리며’ 간담회에서 “이순재 선생님을 여러 번 찾아뵈려 했는데 꺼리셔서 가뵙지 못했다”며 “다른 사람을 통해서 얘기를 듣고 있는데 좋은 상황은 아닌 것 같았다”고 말했다. 후배 정동환은 지난달 ‘2025 대한민국 대중문화예술상’ 시상식 보관문화훈장 수훈 소감 도중 “이순재 선생님의 건강이 좋지 않으신 걸로 알고 있다. 건강이 회복되시길 간절히 기원한다”고 전한 바 있다. 1934년 함경북도 회령에서 태어난 고인은 4세 때 조부모를 따라 서울로 내려왔다. 호적상으로는 1935년생이다. 할아버지를 따라 남대문 시장에서 장사를 하던 초등학교 시절 해방을 맞았고, 고1 때 6·25를 경험했다. 이순재가 연기에 눈을 뜬 건 대학 시절이다. 서울대 철학과에 진학한 그는 영국 배우 로렌스 올리비에가 출연한 영화 ‘햄릿’을 보고 배우의 길을 걷게 됐다. 1956년 연극 ‘지평선 넘어’로 데뷔했으며, 1965년 TBC 1기 전속 배우가 되면서 한국 방송 역사를 함께 해왔다. 주요 출연 드라마는 ‘나도 인간이 되련다’, ‘동의보감’, ‘보고 또 보고’, ‘삼김시대’, ‘목욕탕집 남자들’, ‘야인시대’, ‘토지’, ‘엄마가 뿔났다’ 등 140편으로, 단역으로 출연한 작품까지 포함하면 셀 수 없을 정도다. 그의 대표작 중 하나인 드라마 ‘사랑이 뭐길래’(1991~1992)에서는 가부장적인 아버지의 표상이었던 캐릭터 ‘대발이 아버지’를 연기해 공감을 이끌어냈다. 이 드라마는 시청률 65%를 기록했다. 고인은 ‘사모곡’, ‘인목대비’, ‘상노’, ‘풍운’, ‘독립문’ 등 1970·80년대 사극에 꾸준히 출연했고, ‘허준’(1999), ‘상도’(2001), ‘이산’(2007) 등에서도 묵직한 연기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1970~80년대 한국방송연기자협회 회장을 세 차례 역임했다. 1992년 14대 총선에 당시 여당인 민주자유당(민자당) 후보로 서울 중랑갑 선거구에 출마해 당선되기도 했다. 이후 국회의원으로서 민자당 부대변인과 한일의원연맹 간사 등도 역임한 바 있다.
  • 산재 남편 28년 보살핀 아내, 전 재산 10억 기부한 까닭

    산재 남편 28년 보살핀 아내, 전 재산 10억 기부한 까닭

    1989년 건설 현장 5층에서의 추락 사고는 천금옥(69)씨 남편의 삶을 송두리째 바꿔놓았다. 전신마비 판정을 받은 뒤 28년의 투병 기간, 통증에 몸부림치는 남편 곁을 지키고, 대소변을 받아내며 하루하루를 견뎠다. 2017년 남편은 세상을 떠났지만, 천씨는 자신을 버티게 해준 수많은 손길을 잊지 않았다. 그가 24일 사실상 전 재산에 가까운 10억원을 근로복지공단에 기부한 까닭이다. 이날 근로복지공단 인천병원에서 열린 기부금 전달식에서 천씨는 담담히 말했다. “남편이 떠난 뒤 받은 도움을 어떻게 보답할지 늘 고민했습니다.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산재 환자들에게 작은 힘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10억 원 기부를 결심했습니다.” 천씨는 사후 시신 기증도 고려하고 있다. 삶의 마지막까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는 뜻에서다. 천씨와 남편이 지나온 시간은 길고도 괴로웠다. 그는 “특히 새벽 1~6시 통증이 극심해, 그 시간을 견디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고 회고했다. 남편은 근로복지공단 인천병원에서 12년 동안 치료받았다. 천씨는 그 시절 의료진과 직원들의 온기를 떠올리며 “따뜻한 보살핌 덕분에 긴 시간을 버텨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천씨는 받았던 도움을 어떻게 다시 세상에 건넬 수 있을지, 무엇이 가장 의미 있는 결정이 될지 곱씹었다. 그리고는 “산재환자처럼 소외되고 절박한 처지에 놓인 분들에게 실질적으로 힘이 되는 곳이니, 꼭 이곳에 기부해야겠다”고 마음 먹고, 기부처로 근로복지공단을 선택했다.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가는 게 우리 인간사 같아요. 돈은 숫자일 뿐이고, 가치 있는 곳에 쓰여야 비로소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산재로 고통의 시간을 보내는 이들에게도 짧은 응원의 말을 남겼다. “몸이 아픈 건 치유가 되고, 힘든 시간은 함께 견디면 지나갑니다. 지나고 나면 주변의 소중함과 작은 것에 감사할 줄 알게 돼요.” 근로복지공단은 기부금을 산재환자 재활 장비 확충과 병동 환경 개선, 공단 병원의 치료환경 향상에 우선 사용할 계획이다.
  • G20 앞두고 최대 걱정이 ‘싸구려 옷’?…日총리, 미용실·피부 이어 SNS 논란

    G20 앞두고 최대 걱정이 ‘싸구려 옷’?…日총리, 미용실·피부 이어 SNS 논란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이번엔 ‘싸구려 옷’ 걱정으로 논란을 자초했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싸구려 옷을 입으면 무시당한다”며 “외교 협상에서 우위를 점할 옷을 무리해서라도 사야 하나”라는 고민을 소셜미디어(SNS)에 털어놓은 것이다. 주말 미용실 고민과 피부 걱정에 이어 이번엔 옷 투정까지 SNS에 쏟아내며 연일 뭇매를 맞고 있다. G20 앞두고 “옷 선택에 엄청난 시간 걸려”다카이치 총리는 지난 21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남아프리카공화국으로 향하면서 자신의 엑스(X)에 글을 올렸다. 그는 “어제 오전 일정을 비워 출장 짐을 쌌는데,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며 엄청난 시간이 걸린 것이 바로 옷 선택이었다”고 밝혔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 14일 참의원 예산위원회에서 안도 유 참의원이 했던 발언을 떠올렸다고 설명했다. 당시 안도 의원이 “앞으로 다카이치 총리를 비롯한 각료들도 세계 각국 정상과 협상해야 한다”며 “일본 최고의 원단과 장인이 만든 옷을 입고 외교 협상에 임하길 바란다. 싼 옷을 입고 나가면 무시당한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일본 최고의 원단이나 최고 장인이 만든 옷을 갖고 있지 않지만, 안도 의원의 지적이 일리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세탁소에서 돌아온 옷 중에서 ‘싸 보이지 않는 옷’, ‘무시당하지 않을 옷’을 고르는 데 몇 시간을 보냈다”고 털어놨다. 그는 “결국 가진 옷이 많지 않아 여러분이 늘 보시던 재킷과 원피스 조합으로 짐을 쌌다”며 “외교 협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옷, 무리해서라도 사야 하는 건 아닐까”라고 적었다. 야당 “너무나 경솔하고 무지” 비판그러자 야당이 일제히 비판에 나섰다. 야당인 일본공산당 고이케 아키라 의원은 자신의 X에 글을 올려 “‘외교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겠다’는 게시물을 국제회의로 향하는 기내에서 현직 총리가 올리다니, 너무나 경솔하고 무지한 것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요네야마 류이치 입헌민주당 의원도 “협상 상대에게 ‘지금 우위를 점하려 하는구나’라고 생각하게 만들어서 무슨 의미가 있는가. 그 이전에 대체 무슨 옷을 입어야 옷으로 우위를 점할 수 있는지도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미용실 못 가” “피부 나빠져”…SNS 하소연 다카이치 총리의 SNS 논란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는 지난 7일 중의원 예산위원회를 앞두고 새벽 3시 1분에 숙소를 나와 3시 4분에 공관에 도착해 약 3시간 동안 답변 준비 회의를 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됐다. 이에 대해 그는 “6일 밤에 답변서가 완성되지 않았고, 숙소에는 구형 팩스밖에 없어 부득이하게 일찍 공저에 갔다”며 “도와준 비서관, 경호원, 운전사들에게 폐를 끼쳤다”고 사과했다. 하루 뒤인 8일에는 엑스에 “숙소에서 나가면 경호 요원이나 운전사에게 폐가 되기 때문에 공식 행사가 없는 주말은 숙소에서 일한다”며 “현재 고민은 야간이나 주말에 미용실에 가지 못하는 것”이라고 올렸다. 지난 13일 참의원 예산위원회에서는 근로시간 상한 규제 완화 방침 질문에 답하면서 최근 수면시간이 “대체로 2시간부터 길게는 4시간”이라고 밝히며 “피부에도 나쁘다”고 말했다. 중국과 외교 갈등 와중에 ‘옷 걱정’ 발언특히 이번 발언은 중국과의 외교 마찰이 심화한 가운데 나왔다. 다카이치 총리는 7일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대만 유사시 일본이 집단 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는 국가 존립 위기 사태에 해당할 수 있다고 발언했다. 이는 일본 현직 총리로서 대만 문제에 자위대 투입 가능성을 시사한 첫 사례로 큰 파장을 일으켰다. 이 발언 직후 주오사카 중국 총영사가 X에 다카이치 총리를 비난하는 글을 올렸고, 중국은 일본산 수산물 수입 재개 절차를 중단했으며, 예정된 한중일 문화장관회의 연기를 통보하는 등 갈등이 전방위로 격화됐다. 다카이치 총리는 해당 발언을 철회할 뜻이 없음을 거듭 밝혔다.
  • 암매장 시신 다시 꺼내 ‘지장’ 찍은 40대 女의 엽기행각… ‘깡통’ 하나가 중요 단서로 [듣는 그날의 사건 현장- 전국부 사건창고]

    암매장 시신 다시 꺼내 ‘지장’ 찍은 40대 女의 엽기행각… ‘깡통’ 하나가 중요 단서로 [듣는 그날의 사건 현장- 전국부 사건창고]

    2022년 4월 7일 오전 9시 30분경, 경남 양산시 원동면의 한 외딴 밭에 40대 여성 이 모 씨(당시 40대)가 도착했다. 마을과 멀리 떨어진 이 한적한 밭은 전날 밤 이 씨가 잔혹하게 살해한 남성 A씨(당시 55세, 부산 거주 의사)의 시신을 암매장한 곳이었다. 이 씨는 삽을 들고 흙을 파헤쳤고, 얼마 지나지 않아 싸늘하게 식은 A씨의 시신이 모습을 드러냈다. 매장한 시신의 왼팔을 꺼내 지장 찍게 해이 씨의 목적은 시신을 훼손하거나 옮기는 것이 아니었다. 그녀는 A씨의 왼팔을 꺼내 엄지손가락에 인주를 묻혀 자신이 미리 준비한 서류에 지장을 찍었다. 서류는 다름 아닌 허위 주식 계약서였다. 이 기이한 행위는 이날 새벽 A씨 아내의 추궁 전화에서 비롯됐다. “내 남편이 당신을 만나러 간 것 아니냐”는 다급한 질문에 이 씨는 직감했다. 둘러대거나 피하면 의심만 커질 것이라 판단한 그녀는, 급히 양산 자택으로 돌아와 컴퓨터로 계약서를 조작했다. 계약서의 핵심 내용은 2021년 말부로 A씨와의 동업 및 채무 관계가 완전히 종료되었음을 명시하는 것이었다. 자신의 지장을 먼저 찍은 이 씨는 곧장 암매장 현장으로 달려가 흙을 파고 A씨의 지장까지 강제로 찍는 대담하고도 소름 돋는 범행을 이어갔다. 그녀는 다시 흙을 덮은 뒤 조용히 현장을 빠져나왔다. 이 씨는 이 위조된 계약서가 A씨의 실종 또는 사망 후 발생할 경찰 수사에서 자신을 보호해 줄 방패가 될 것이라 믿었다. A씨 아내의 실종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곧바로 수사에 착수했고, 마지막으로 A씨와 접촉한 이 씨를 용의선상에 올렸다. 그러나 범행이 심야에 인적이 드문 한적한 곳에서 이루어졌기 때문에, 경찰은 A씨의 행방에 대한 결정적 단서를 쉽게 잡지 못했다. 근접지에 폐쇄회로(CC)TV도 없어 수사에 난항을 겪었다. 사건 발생 일주일 후, 경찰은 수색 범위를 넓혀 건너편 마을 농로에 설치된 CCTV를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분석 결과, 사건 발생 시점에 A씨의 밭 주변에 1시간 넘게 머물렀던 이 씨의 차량이 포착됐다. 동시에 마을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탐문조사 과정에서 “누가 얼마 전에 밭에서 흙을 팠다”라는 결정적인 제보를 입수했다. 경찰은 즉시 밭을 수색했다. 당시 수사에 참여했던 관계자는 “현장을 꼼꼼히 살피던 중, 땅속에서 오랜 시간 산화된 깡통 하나가 밭에 나뒹구는 것을 발견했다”라고 진술했다. 이 ‘깡통’의 발견은 이 일대에 최근 땅을 판 흔적이 있었다는 명확한 물리적 암시로 작용했다. 경찰은 밭 주인을 찾아갔고, 주인으로부터 충격적인 진술을 확보했다. 밭 주인은 “이 씨가 ‘여기에 나무를 심어도 되냐’고 물어 허락했고, 심지어 굴착기까지 불러 땅을 팠다”라는 내용을 진술했다. 이 진술은 이 씨의 범행이 단순 우발이 아닌, 사전에 치밀하게 계획되었음을 시사했다. 경찰이 밭을 파 내려가자, 예상대로 A씨의 시신이 드러났다. 더욱 경악스러운 것은, 발견 당시 시신의 왼손 엄지손가락에 아직도 붉은 인주(도장밥)가 선명하게 묻어 있었다는 사실이었다. 이는 이 씨가 혐의를 피하려 시신을 이용해 허위 계약서에 지장을 찍은 잔혹한 증거였다. 경찰은 이 씨를 긴급 체포했고, 그녀는 결국 모든 범행을 자백했다. 9년간의 주식 동업, 그리고 1억 원 횡령이 낳은 파국이 씨와 피해자 A씨의 악연은 9년 전인 2013년 말, 한 인터넷 주식 카페에서 시작되었다. 초기에는 서로 정보를 교환하며 각자 투자했지만, 2017년 봄에는 양산에 원룸을 빌려 투자 사무실을 차리고 본격적인 동업을 시작했다. A씨는 이 씨가 자신을 ‘주식 전문변호사’라고 소개하고, ‘동생도 의사’라고 주장하는 거짓말에 속아 투자 업무를 대부분 위임했다. 그러나 이 씨의 투자는 결국 실패로 끝났다. 그녀는 초기에 ‘투자 수익금’ 명목으로 A씨에게 매달 수백만 원을 보냈지만, 이는 투자가 성공해서가 아니었다. 결국 A씨의 원금까지 모두 날렸다. 범행 한 달 전에는 사무실 월세마저 4개월이나 밀릴 정도로 상황이 심각해졌다. 결정적인 순간은 A씨가 투자 사무실 컴퓨터를 확인하면서 찾아왔다. A씨는 자신의 투자금 약 6억~7억 원 중 1억 원 가량이 빈 것을 확인했다. 이 금액은 이 씨가 자신의 생활비, 품위유지비, 동호회 활동 등에 사적으로 유용한 횡령금이었다. 배신감과 분노에 휩싸인 A씨는 즉각 이 씨에게 상환을 요구했다. 2022년 3월 28일, 부산 금정구의 한 주차장에서 A씨는 이 씨를 만나 1억 원 반환을 요구했으나, 이 씨는 “당장 갚을 능력이 안 된다”라며 거부했다. 이에 A씨는 “그럼 당신 남편을 만나 이 문제를 해결할 수밖에 없다”라고 단호하게 통보했다. 이혼 공포가 부른 살인 계획... 미리 파놓은 ‘살인의 구덩이’이 씨는 A씨에게 “남편에게 말하지 말아 달라”고 애원했으나, A씨의 태도는 변함이 없었다. 판결문은 이 씨의 범행 동기를 명확히 적시했다. “이 씨는 남편이 자신의 주식 투자 사실과 1억 원 채무를 알게 되면 이혼당하고 아들과 헤어질 것이 두려워 A씨를 살해하기로 마음먹었다.” A씨가 “4월 4일 집을 찾아가 남편을 만나겠다”라고 통보하자, 이 씨는 “몸이 안 좋다”는 핑계를 대 범행일을 4월 7일로 미룬 뒤 치밀한 범행 준비에 착수했다. A씨가 찾아오기로 한 전날인 4월 6일 오후 8시경, 이 씨는 A씨의 아파트 앞에서 그를 태워 10여 분 떨어진 금정구의 한 주차장으로 향했다. 두 사람은 승용차 뒷좌석으로 자리를 옮겨 마지막 대화를 나눴다. 이 씨는 “열심히 일해서 매달 100만~150만 원씩 주겠다. 제발 집에는 찾아오지 말라”고 간절히 빌었다. 그러나 오직 모면에만 급급한 이 씨의 태도에 A씨는 화를 내며 조수석으로 자리를 옮겼다. 자신의 요구가 먹히지 않자, 이 씨는 결국 준비했던 살해 계획을 실행했다. 가방에서 몰래 줄을 꺼내 뒤에서 A씨를 목 졸라 살해했다. 범행 후, 그녀는 A씨 시신을 뒷좌석 쪽으로 밀어 넣었다. 그녀는 CCTV 혼란을 주기 위해 다른 옷으로 갈아입고, 가발까지 착용했다. 양산으로 향하던 중,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에 떨어진 A씨의 휴대전화를 발견했다. 이 씨는 즉시 차를 세우고 휴대전화를 돌로 내리쳐 부숴버리는 치밀함을 보였다. 이는 경찰이 위치 추적을 통해 A씨를 찾는 것을 막으려는 목적이었다. 이 씨는 밭에 도착하자마자 미리 파놓은 구덩이에 차를 바짝 붙인 뒤 시신을 끌어내 밀어 넣고 흙을 덮었다. 시계는 밤 11시 안팎을 가리키고 있었고, 이 씨는 범행 후 자택으로 돌아가 아무 일 없다는 듯 잠을 청했다. 무기징역에서 징역 30년으로…‘범행 수법의 잔인성’ 논란이 씨는 살인, 사체은닉, 재물손괴, 사문서위조 등 혐의로 기소되었다. 2022년 10월, 1심 재판부는 검찰이 구형한 징역 28년보다 무거운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 씨의 범행으로 A씨 유족은 크나큰 고통과 상처를 입었고, 경제적 토대가 붕괴돼 일상생활 유지에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라며 “이 씨는 유족에게 어떤 정신적, 경제적 보상 노력도 보이지 않았다”라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이후 23년 2월 열린 항소심의 재판부는 이 씨에게 징역 30년으로 감형했다. 재판부는 “이 씨의 범행 동기나 죄질이 극히 불량하나, 범행 수법이 잔인하거나 포악한 정도라고 보기 어렵다”라는 다소 논란이 될 수 있는 판단을 내렸다. 또한 “이 씨가 반성하고 동종 범행 등 처벌 전력이 없는 점을 고려하면 무기징역은 과하다”고 감형 사유를 설명했다. 같은 해 4월, 대법원은 “양형의 조건이 되는 여러 사정들을 참작하더라도 항소심이 이 씨에게 징역 30년을 선고한 것이 심히 부당하다고 할 수 없다”라며 이 씨의 상고를 기각했다. 결국 징역 30년형이 확정되었다.
  • “원금 회복하자” 가짜 코인 청약 유혹, 탐욕이 부른 ‘100억 사기극’ 제2막 [파멸의 기획자들 #33~36]

    “원금 회복하자” 가짜 코인 청약 유혹, 탐욕이 부른 ‘100억 사기극’ 제2막 [파멸의 기획자들 #33~36]

    서울신문 나우뉴스는 ‘사기공화국’ 대한민국에 경종을 울리고자 르포 소설 ‘파멸의 기획자들’을 연재합니다. 우리 사회를 강타한 실제 가상화폐 사기 사건을 나한류 작가가 6개월 가까이 취재·분석해 소개합니다. 독자 여러분께 ‘사기를 피하는 바이블’이자 정부가 범죄에 더 엄하게 대응하도록 촉구하는 ‘여론 환기’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제보자와 피해자 보호를 위해 사건 속 인물과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 등은 모두 가명 처리했습니다. 게다가 영철은 점심시간이 훌쩍 넘어서야 초췌한 얼굴로 사무실에 나타났다. 전날 현지 여성과 즉석 만남을 갖고 밤새 술자리를 하다가 온 듯했다. 상기는 이 시간이 돼서야 사무실에 나타난 영철을 보며 똥 씹은 듯한 표정으로 불쾌감을 드러냈다. 영철이 연기하는 ‘이성조 교수의 수제자’들은 얼마 전 회원들을 코인 선물거래 청산으로 이끌고 미안한 마음으로 자중하는 콘셉트다. 지금 당장 나서서 활약해야 하는 건 아니지만, 작전에 참여한 다른 팀원들이 한국 시각에 맞춰서 활동하려고 새벽부터 일어나는 걸 뻔히 알면서도 해가 중천에 떠서야 출근하는 모습이 못마땅했다. 분명 팀의 사기를 해치는 일이었다. 상기는 이 시점에서 분위기를 한 번 다잡아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곧장 가운데 테이블로 걸어가 팀원들을 불러 모아 회의를 시작했다. “자, 우리 작전이 어디까지 진행됐는지 점검을 해보려고 해. 우선 회원들을 텔레그램 채팅방 소그룹으로 유도해서 ‘파멸의 덫’을 놓는 일은 성공적으로 마무리됐어. 그 덕분에 ‘첫 번째 사기’인 코인 선물거래 강제청산으로 회원들을 패닉 상태로 몰아서 거액을 추가 입금하게 만드는 것까지 완수했어. 다들 정말 고생이 많았어.” 지금까지 회원들에게 긁어모은 액수가 족히 수십억원은 돼 보였다. 다만 ‘환전 계좌’로 소개한 대포통장 하나가 은행에서 거래 정지 조치를 당해 2억원가량 묶인 것이 유일한 ‘옥에 티’였다. 아마도 상기에게 대포통장을 판 업자들이 앞서 다른 사기 사건에서도 이 통장을 사용했고, 뒤늦게 사건 피해자가 은행에 지급 정지를 요청한 듯 했다. ‘이런 썩을 것들, 사기꾼한테 사기를 치다니. 피 같은 내 돈 2억원을…’ 상기는 그 돈을 찾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쉬웠다. 자신 때문에 수억원씩을 잃고 피눈물을 흘리고 있을 피해자들의 고통은 안중에도 없었다. 자기 자랑하느라 팀원들에게 칭찬 한 마디 없던 상기가 갑자기 자신들을 격려하자 정욱은 ‘보너스라도 주려는 것 아닌가’라고 기대했다. 그는 최근 프놈펜 중심가 바에 새로 온 여성 댄서가 꽤 마음에 들었다. 보너스를 받으면 그녀에게 팁을 주고 데이트해야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정욱의 기대와 달리 상기의 얼굴이 무섭게 바뀌었다. “그런데 말이야, 코인 강제청산까지 해서 우리가 얻어낸 돈이 고작 10억원 정도밖에 안 돼! 다들 이걸로 만족할 거야? 긴장의 끈을 바짝 조여서 새로운 마음으로 다시 시작하자고!” 도준은 상기의 ‘10억원’ 이야기에 내심 코웃음을 쳤다. 이성조 교수와 김가영 비서 역할을 하는 자신이 긁어모은 돈만 해도 그 액수를 훌쩍 넘길 참이었다. 영철과 정욱, 나은이 챙긴 돈까지 더하면 아무리 적게 잡아도 30억원은 될 텐데, 총책이라는 놈이 ‘운명 공동체’인 팀원들까지 속이려고 거짓말을 하고 있었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는 듯한 그의 거짓말에 도준은 모든 정나미가 떨어져 나가는 것을 느꼈다. 도준의 이런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상기가 다음 말을 이어갔다. “그래서 이제부터 ‘두 번째 사기’에 돌입할 생각이야. 바로 신규 코인 청약!” 영철은 전날 무얼 하다 왔는지 내내 허리가 아프다고 불평하며 상기의 말에 큰 관심을 두지 않았다. 정욱과 나은은 ‘신규 코인 청약’이라는 말의 뜻조차 이해하지 못했다. 상기는 야심 차게 발표한 자신의 전략에 팀원들이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자 테이블을 ‘탁’ 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사무실 구석에 있는 칠판을 가져다가 동그라미를 그리며 설명하기 시작했다. “자, 내 말에 집중해. 우리의 ‘1차 작전’으로 코인 강제청산을 당한 ‘호구들’은 이제 선물 거래가 얼마나 무서운 건지 뼈저리게 느꼈을 거야. 그래서 이들에게 선물 거래 리딩을 제안해도 이를 아예 거부하거나 극히 적은 액수만 참여할 가능성이 커. 이래 가지고는 투자금을 늘리기 어렵잖아. 그래서 이번 코인 청약이 ‘무위험 투자’라는 점을 강조할 거야.” 정욱과 나은은 한국에서 사기로 번 돈을 테마주에 몰방했다가 상장 폐지당해 무일푼으로 프놈펜에 왔다. 쓰디쓴 투자 실패 경험이 있는 이들에게 ‘무위험’이라는 상기의 말은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자, 내가 얼마 전에 신규 코인 하나를 만들어 뒀어. 청약자에게는 투자설명서도 같이 만들어 줄 거야. 물론 다 가짜지만. 코인 이름은 ‘SPAM’이야. 얼마 전 나은이가 한 대학생을 상대로 로맨스 스캠(Romance Scam)을 성공시켜서 2000만원을 추가로 뜯어냈잖아. 그 스캠(Scam)에서 ‘a’를 ‘p’로 바꾼 거야. 이 코인 명칭의 진짜 유래를 아는 사람은 우리 밖에 없겠지.” 상기의 언급에 모두가 일제히 나은을 바라봤다. 나은은 민망한 듯 어깨를 으쓱이며 웃어 보였다. 상기가 다음 설명을 이어갔다. “자, 내 말에 집중해. 주식이 처음 상장될 때 청약이라는 것을 하게 돼. 보통 청약은 일반인들이 해당 주식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기회로 받아들여져. 다들 ‘따상’이라는 말은 들어봤을 거야. 예를 들어서 내가 청약에 당첨돼서 어떤 주식을 1주당 1만원에 받았다고 치자. 그 주식은 상장 당일 두 배 가격으로 시초가 설정이 가능해. 운이 좋으면 그 주식은 장이 열리자마자 2만원으로 시작하는 거야. 여기에 더해 그 주식은 국내 증시의 하루 상승 제한 폭인 30%까지 추가로 오를 수 있어. 그렇게 되면 그 주식은 상장 첫날 ‘더블 시초가’(100%)에 ‘상한가’(30%)까지 더해져 2만 6000원으로 치솟아. 1만원에 주식을 산 청약 주주들은 하루 만에 주당 1만 6000원씩을 버는 셈이지. 그래서 청약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최대한 청약 증거금을 많이 입금해서 당첨 주식 수를 늘리고 싶어 해. ‘따상’을 노린 것이지.” 영철은 머리가 좋은 상기가 어려운 내용을 쉽게 설명하는 재주가 있다고 생각했다. 평생 공부와는 담을 쌓고 살아온 자신마저도 그의 설명 덕분에 ‘청약’의 개념을 이해할 수 있게 됐으니까. 상기가 말을 이어갔다. “코인도 마찬가지야. 특히 가상화폐 거래소는 코스피 같은 하루 상승 제한 폭 개념 자체가 없어. 단 몇 시간에도 10~20배씩 오를 수 있다고. 더 많은 청약 증거금을 입금한 사람에게 더 많은 신규 코인에 당첨된 것처럼 속인 뒤에 그 코인을 상장 당일 두세 배로 끌어올려 줄 거야. 어차피 가짜 코인인데 뭐가 어렵겠어. 그렇게 코인 청약을 통해서 ‘성공의 맛’을 보여주면 그다음부터는 신규 코인 청약 공고만 내도 회원들이 개떼처럼 달려들겠지.” 상기는 노트북 화면을 열어 IEKAF 거래소에 로그인했다. 나이가 가장 어린 나은이 빔프로젝터 화면을 켰다. 상기가 만든 코인 도표가 스크린에 떴다. “아까 내가 ‘SPAM’이라는 코인을 만들어 뒀다고 했지. 그것과 별개로 ‘HJG’라는 신규 코인 종목의 가격 변화 도표도 생성했어. ‘SPAM’과 마찬가지로 ‘HJG’라는 코인도 이 세상에 없어. 그냥 이 코인이 지난해 8월 상장해서 지금까지 가격이 수직으로 상승한 것처럼 도표만 그려 놓은 거야. 앞으로 도준이는 이성조 교수를 통해서 텔레그램 단체 채팅방에서 HJG 도표를 소개하라고. ‘내가 직접 발굴한 이 코인이 이 정도로 시세가 폭발했다. SPAM 역시 HJG와 똑같은 원리의 코인이다. 그러니 새로 상장된 SPAM도 이런 식으로 계속 오를 것이다’라고 설득하란 말이야.” 상기는 프로젝트 스크린에 영사된 HJG 도표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그리고 다시 몸을 돌려 테이블에 두 손을 얹고 허리를 굽힌 채 단호한 명령조로 목소리를 높였다. “자, 다들 이해했지? 오늘 저녁부터 우리는 단체방에서 오로지 신규 코인 청약 이야기만 할 거야. 특히 정욱이하고 나은이가 회원들의 분위기를 빠르게 감지해서 바람잡이 역할을 확실하게 하라고. 영철이 형도 소모임 방에서 강제청산 당한 놈들에게 ‘코인 청약을 통해 잃어버린 원금을 더 빠르고 안전하게 회복할 수 있다’고 강조하고. 이제 움직입시다. 돈다발이 바로 코앞에 와 있어!” 모두 각자 자리로 돌아갔다. 상기도 자신의 책상에서 IEKAF 거래소 관리자 모드로 접속한 뒤 신규 코인 청약을 개시한다는 공지글과 투자설명서를 올렸다. 두 번째 작전만 성공하면 총합 100억원을 너끈히 챙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 많은 돈을 절대 이 바보들과 나눠 갖지 않겠다고 다짐하면서. 그날부터 도준은 이성조 교수로 빙의해서 회원들을 상대로 신규 코인 청약의 중요성을 홍보하기 시작했다. 정욱과 나은도 “강제청산 당한 돈을 코인 청약으로 되찾자”며 분위기를 띄웠다. 하지만 텔레그램 채팅방 대부분 회원은 신규 코인 청약이라는 걸 한 번도 해 본 적이 없었다. 그래서인지 가상화폐 선물 리딩 거래에서 단 한 번의 거래로 20~30%씩 수익을 낼 때만큼 열광하진 않았다. 저녁 강의를 마치고 팀원들이 각자 숙소로 돌아가던 때였다. 도준이 상기에게 담배 한 대 피우지 않겠냐고 제안했다. 한동안 자신에게 불편한 내색을 보이던 도준이 대화를 시도하자 상기는 내심 반가움을 느꼈다. 도준이 한국산 담배 한 대를 상기에게 건네고 불을 붙여줬다. “오! 코리아 담배! 이게 얼마 만이야!” 뭔가 신이 난 듯한 태도의 상기와 정반대로 도준은 표정 하나 바뀌지 않은 채 입을 열었다. 그간 쌓인 불만을 작심하고 털어놓으려는 듯했다. “상기야, 지금 웃음이 나와?” “무슨 뜬금없는 소리야? 우리 작전에 아무 문제도 없구먼.” “너는 총책이랍시고 뒤에서 프로그램만 만지고 지시만 내리니 모르는 거야. 채팅방을 운영하며 회원들과 직접 소통하는 나는 현장의 차가운 반응이 바로 느껴진다고!” 갑자기 목소리를 높이는 도준의 모습에 상기는 짜증이 밀려왔다. “빙빙 돌리지 말고 바로 말해! 사람 헷갈리게 하지 말고!” “네가 코인 강제청산을 너무 성급하게 시행했어. 어차피 거래소에서 보이는 돈은 전부 다 가짜인데, 그 돈이 뭐가 아깝다고 그렇게 속전속결로 청산을 시킨 거야? 회원들에게 충분한 시간을 주고 자산을 더 불릴 수 있게 했으면 이 사람들이 지금처럼 우리를 의심과 불신의 눈초리로 바라보진 않을 거 아니냐고!” 도준이 일방적으로 쏟아내는 비난을 들으니 상기는 화가 머리 끝까지 치밀어 올랐다. 사이코패스 성향의 상기는 가상화폐 사기를 기획할 때부터 ‘이번만큼은 내 분노를 무조건 다스리겠다’고 수도 없이 맹세했다. 그래서 동갑내기 친구인 도준에게 최대한 맞대응을 삼갔다. 여기서 감정을 드러내 판이 깨지면 팀원들은 더는 같이 일을 못 하겠다고 선언하고 지금까지 번 돈에서 자기 몫을 떼어달라고 요구할 것이다. 그러면 1년 넘게 준비한 블록버스터 작품이 ‘푼돈’ 나눠갖는 용두사미 결말로 끝날 수 있었다. 상기는 ‘다 된 밥에 코를 빠뜨리면 안 된다’는 절박감 속에서 억지로 화를 참으며 입을 열었다. “도준이 네 말도 틀리지는 않아.” 평소와 달리 상대의 말을 경청하는 듯한 상기의 태도에 도준은 이상함을 느꼈다. 도준의 낌새를 알아챈 상기가 이때가 기회이다 싶어 말을 이어갔다. “회원들이 신규 코인 청약에 소극적인 건 나도 이미 예상한 거야. 적게는 수천만원에서 많게는 수억원씩 돈을 잃었으니까. 그래서 이번에는 두 가지 장치를 보완했어. 하나는 ‘충전 보너스 이벤트’고, 다른 하나는 ‘고급 차량 증정 이벤트’야. 내가 더 자세히 설명할.” 도준은 상기에게 끌려가듯 사무실로 들어가 테이블 위에 앉았다. 상기는 칠판을 가져와 직접 써 가며 설명하기 시작했다. 강의는 1시간 넘게 이어졌다. 도준은 ‘설명충’ 상기가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탁월한 분석 능력만큼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도준은 상기의 의도를 정확히 이해한 뒤 회원들의 마음을 뒤흔들 논리를 구상했다. 다음 날 아침, 도준은 IEKAF 거래소 매니저 계정으로 로그인한 뒤 회원들에게 충전 보너스 이벤트와 고급 차량 이벤트 안내문을 보냈다. 곧이어 이성조 교수로 변신해서 텔레그램 채팅방에서 오전 강의에 나섰다. “회원 여러분, 조금 전 IEKAF 거래소 매니저에게 새로운 이벤트 안내를 받았어요. 제가 이 거래소를 이용한 지 5년이 넘었지만 이렇게 풍성한 혜택은 처음이네요.” 이 교수는 회원들의 관심을 하나로 모은 뒤 대화를 이어갔다. “첫 번째는 충전 금액별로 차별화된 보너스 지급입니다. USDT 기준 충전 금액 5만 이상이면 2%, 10만 이상 5%, 20만 이상 12%, 50만 이상 30% 등 엄청난 추가 충전금을 준다고 합니다. 이번 행사가 혁신적인 이유는 기산일을 2개월 전부터 소급 적용해주기 때문인데요. 예를 들어서 지난달에 5만 USDT를 충전하신 분께서 오늘 5만 USDT를 추가로 입금하시면 시스템은 이를 총 10만 USDT로 인식해서 5% 추가 충전금을 지급한답니다.” 그의 글이 끝나기가 무섭게 ‘바람잡이’인 정욱과 나은이 여러 계정을 함께 이용해서 동조의 댓글을 달기 시작했다. “10만 USDT(1억 4000만원)를 입금하면 곧바로 5%인 5000 USDT(700만원)을 받는다는 거네요. 코인을 사지 않고 돈을 넣어두기만 해도 은행 이자와는 비교가 안 되는 엄청난 혜택이 나오네요.” “저는 지난달에 10만 USDT 충전했는데, 그러면 오늘 1 USDT만 충전해도 700만원을 버는 거네요.” “그렇지 않아도 이번 신규 코인 청약 때문에 고객센터에 환전을 요청하는 중이었는데, 생각지도 못한 ‘공돈’이 생기겠어요.” 텔레그램 채팅방에서 이번 이벤트에 대한 찬사의 글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잠시 후 이 교수가 이야기를 재개했다. “거래소에서 왜 회원들에게 이렇게 많은 혜택을 주는지 궁금하실 겁니다. 그 이유는 회원들에게 혜택을 주는 것이 거래소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이죠. 거래소의 가장 큰 수익은 여러분이 매매할 때 발생하는 수수료입니다. 선물 거래는 고위험 고수익인 만큼 수수료가 높게 설정돼 있어요. IEKAF에서는 거래금액의 3% 정도죠. 예를 들어서 여러분이 100만원을 거래했다면 여기의 3%인 3만원 안팎이 수수료로 나가요. 거래 규모가 커지면 수수료 액수도 같이 커지게 되죠. 아까 선물 거래에서 1000만원을 거래했다면 거래소는 그 10배인 30만원을 수수료로 챙겨갑니다. 정리하자면 거래소 입장에서는 회원들의 거래 금액이 커질수록 수수료 수익이 늘어나기에 여러분들의 투자금을 더 늘리도록 파격적인 혜택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거래소 입장에서는 이런 거액의 보너스를 제공해도 남는다고 생각하는 것이죠. 여러분께서는 제가 이끄는 대로만 하시면 큰 수익을 낼 것이기에 ‘3% 수수료’에 연연하실 필요가 없어요.” 이 교수의 설명이 끝나기가 무섭게 ‘바람잡이’ 정욱과 나은이 찬사의 댓글을 달기 시작했다. “자세한 설명 감사드립니다. 교수님 최고!”, “IEKAF 거래소에서 제공하는 보너스까지 더해지면 수익을 더 크게 늘릴 수 있는 거니까 우리로서는 일석이조 아닌가요.”, “교수님 덕분에 궁금증이 모두 풀렸어요. 어서 빨리 USDT를 충전해서 실탄을 채워야겠어요.” 평소 도준은 정욱의 무성의한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가끔 채팅방에 맥락 없이 던지는 그의 ‘아무말 대잔치’같은 글 때문에 일부 회원이 뭔가 이상한 점을 눈치채지 않을까 걱정이 앞섰다. 이번에도 도준은 정욱이 추가로 바람잡이 글을 입력하는 것을 보고는 이를 끊고자 재빨리 말을 이어갔다. “두 번째는 고급 차량 이벤트입니다. 저는 지금 독일산 마이바흐를 10년 넘게 타고 있어요. 그래서 차를 바꿀 생각을 하던 차에, 때마침 이번 행사가 시작됐죠. 거래소 안내에 따르면 다음 달까지 누적 수익금 10만 달러(약 1억 4000만원) 이상은 쏘나타, 20만 달러(2억 8000만원) 이상 제네시스, 40만 달러(5억 6000만원) 이상 벤츠, 80만 달러(11억 2000만원) 이상 벤틀리 플라잉스퍼, 160만 달러(22억 4000만원) 이상 롤스로이스 팬텀을 지급합니다. 거래소가 왜 이렇게 비싼 자동차를 주냐고요? 이것 역시 IEKAF 거래소가 회원들의 거래를 유도해 최대한 많은 수수료 수익을 거두려는 전략의 일환이니까요. 제 생각에 골드클럽과 실버클럽 회원분들은 그동안 거둔 이익 만으로도 벤츠 정도는 확보하셨을 겁니다.” 회원들은 각자 자기가 받을 수 있는 차량 브랜드를 언급하며 흥분하기 시작했다. 분위기를 간파한 이 교수가 감정을 잡아 최종 연설을 시작했다. “저는 이번 두 가지 이벤트를 보고 가슴이 뛰기 시작했습니다. 올해 말 여러분과 함께 서울의 최고급 음식점에서 송년 모임을 하려고 합니다. 1층에 대형 지상 주차장이 완비된 곳에서요. 그곳 주차장에는 우리 회원님들이 가져온 롤스로이스와 벤틀리, 벤츠 등이 즐비하겠죠. 식당 직원들과 행인들은 이게 무슨 일인가 눈이 휘둥그레질 겁니다. 어떤 분들은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어서 SNS에 올리겠죠. ‘슈퍼리치들의 식사 모임’이라는 이름으로요. 대기업 총수들의 모임이 여기서 열린다고 생각할 수도 있고요. 그만큼 저와 여러분들은 가상화폐 덕분에 위대한 성공을 이룰 것입니다.” 텔레그램 채팅방을 지켜보던 총책 상기가 환희에 찬 듯 손뼉을 치며 흥분하기 시작했다. “브라보! 이성조 교수님, 정말 대단하다. 이 정도 ‘구슬림’이면 회원들이 전부 우리한테 넘어가겠어. USDT를 충전하겠다고 우르르 덤벼들 것 같은데. 너무 기쁘네.” 상기는 자신이 만든 알고리즘을 활용해서 도준의 ‘명연설’을 텔레그램 단체방 수십 개에 동시다발적으로 뿌려댔다. 정욱과 나은도 단체 채팅방을 돌며 회원들에게 헛바람을 넣기 위한 답글을 쏟아냈다. 그렇게 이들은 오랜만에 한마음이 되어 ‘두 번째 사기’ 작업을 이어갔다. 상기의 예상은 빗나가지 않았다. 그날 오후부터 USDT를 충전하겠다는 회원들의 요청이 물밀듯이 쇄도했다. 곧바로 상기와 영철, 정욱, 나은은 IEKAF 고객센터 직원으로 가장하여 회원들에게 대포 통장 계좌 번호를 알려주고 돈을 입금받았다. 상기는 한국에 있는 또 다른 일당인 최도겸에게 텔레그램으로 “액수를 확인해 보라”고 몰래 메시지를 보냈다. 도겸은 통장에 새로 들어온 회원들의 투자금 규모를 실시간으로 보고했다. 그는 상기의 지시에 따라 비트코인과 암시장 골드바를 넉넉히 구입했다. 비트코인은 상기의 전자지갑 계좌로 보냈고, 골드바와 남은 현금은 두 사람만 알고 있는 장소에 숨겨뒀다. 이 과정에서 도겸은 상기 몰래 자신의 몫을 따로 챙겨두는 것도 잊지 않았다.
  • 장동혁, YS 추모식서 “민주주의 무너뜨리는 폭풍 이겨낼 것”

    장동혁, YS 추모식서 “민주주의 무너뜨리는 폭풍 이겨낼 것”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21일 ‘고 김영삼 대통령 추모식’에서 “‘닭의 모가지를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는 말씀처럼 어떠한 시련과 역경에도 결코 굴복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장 대표는 이날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고 김영삼 대통령 서거 10주기 추모식’에 참석해 “오늘날 대한민국은 (김영삼 전) 대통령께서 평생 목숨을 걸고 지켜내신 자유민주주의가 심각한 도전을 마주하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이 하나로 뭉쳐서 민주주의를 무너뜨리는 비바람과 폭풍을 이겨내겠다”고 했다. 장 대표는 김 전 대통령에 대해 “첫째도 단결, 둘째도 단결, 셋째도 단결. 김 전 대통령께서 하신 이 말씀은 지금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가르침”이라며 “10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김 전 대통령께서 남기신 숭고한 애국심과 어떠한 권한에도 꺾이지 않는 불굴의 정신은 여전히 우리 가슴 속에 생생히 살아 숨 쉬고 계신다”고 했다. 이어 “올바른 길을 걸어가면 거칠 것이 없다는 대도무문(大道無門)의 신념은 우리의 이정표다. 불의와 불법, 불공정에 당당하게 맞서 싸우고 국민과 국가를 위한 옳은 길을 걸어가겠다”고 했다. 국회부의장인 주호영 국민의힘 의원도 추모식에 참석해 “김 전 대통령께서 지켜온 개혁과 민주주의의 가치가 많이 흔들리고 있다”며 “전직 대통령은 탄핵과 사법적 심판을 받고 있고 현직 대통령은 다수의 혐의에도 재판을 피하려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법제도를 압박하고 법치주의를 약화시키려는 시도는 김 전 대통령의 원칙에 대한 도전”이라고 강조했다. 추모식에는 국민의힘에서는 장 대표, 주 의원을 비롯한 당 지도부 등이 다수 참석했다. 대통령실에서는 강훈식 비서실장, 우상호 정무수석 등이 자리했고, 김 전 대통령의 차남인 김현철 김영삼대통령기념재단 이사장 등 유가족, 김무성 민주화추진협의회 공동회장 등 상도동계 인사도 대거 참석했다.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행사에 불참했다.
  • 묻지마 ‘사커킥’으로 17차례 여성 공격한 축구유망주...부산판 ‘돌려차기男’인가 [듣는 그날의 사건현장 - 전국부 사건창고]

    묻지마 ‘사커킥’으로 17차례 여성 공격한 축구유망주...부산판 ‘돌려차기男’인가 [듣는 그날의 사건현장 - 전국부 사건창고]

    “사람 죽인 것 같아”... 전직 축구선수의 잔혹했던 7분, 그리고 징역 25년의 기록 부산의 한 겨울 새벽, 인적이 끊긴 골목길에서 발생한 참혹한 사건이 우리 사회에 다시 한번 ‘묻지마 폭행’의 공포를 불어넣었다. 가해자는 전직 축구선수 출신의 40대 남성. 그는 일면식도 없는 20대 여성을 상대로 마치 축구공을 차듯 머리를 가격하는 이른바 ‘사커킥’을 날렸다. 무려 14범의 전과를 가진 그는 이미 수차례 강력 범죄로 사회와 격리된 바 있었으나, 교화되지 않은 채 다시 거리로 나와 끔찍한 범죄를 저질렀다. 본지는 판결문과 수사 기록을 토대로 사건이 발생한 그날의 끔찍했던 7분과, 법정에서 이어진 치열한 진실 공방을 재구성했다. 폭풍전야: 분노로 얼룩진 밤사건의 시작은 2024년 2월 5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부산에 거주하는 권모 씨(40대)는 이날 여자친구와 심한 말다툼을 벌였다. 다툼은 다음 날인 6일 새벽까지 이어졌고, 분노를 조절하지 못한 권 씨는 여자친구에게 “다 죽인다”라는 섬뜩한 문자메시지를 전송했다. 이미 이성적인 판단이 불가능한 상태였다. 그는 부산 중구의 한 식당으로 향했다. 혼자 술잔을 기울이며 분노를 삭이던 권 씨의 눈에 오전 4시 16분경, 한 여성이 들어왔다. 피해자 A씨(29)였다. A씨는 술을 마시러 온 것이 아니었다. 단지 잃어버린 물건을 찾기 위해 잠시 들른 것이었다. 두 사람 사이에는 그 어떤 인연도, 원한도 없었다. 그저 같은 시간, 같은 공간에 우연히 머물렀다는 사실이 비극의 씨앗이 되었다. 악마의 카운트다운: 흉기 구입과 미행약 40분 후, 식당을 나선 권 씨는 우연히 A씨와 같은 방향으로 걷게 되었다. A씨의 뒷모습을 보며 그는 순간적으로 ‘강도질을 하자’는 마음을 먹었다. 단순한 충동이라기엔 그의 행동은 지나치게 치밀하고 신속했다. 오전 5시 16분, 권 씨는 부산 서구의 한 편의점에 들어가 흉기를 구입했다. 범행 도구를 손에 넣은 그는 흉기를 옷 속에 숨긴 채 다시 거리로 나섰다. 불과 3분 뒤인 5시 19분, 그는 A씨의 뒤를 덮쳤다. 권 씨는 A씨의 목덜미를 낚아채고 약 100m를 끌고 갔다. 그가 멈춰 선 곳은 인적이 드문 어두운 뒷골목이었다. 겨울 새벽의 냉기만이 감도는 그곳에서, 누구도 A씨의 비명을 들을 수 없었다. 잔혹한 7분: ‘사커킥’과 무차별 폭행골목에 들어서자 권 씨는 본색을 드러냈다. 그는 옷 속에 숨겨둔 흉기를 꺼내 A씨를 위협했다. 공포에 질린 A씨가 떨어진 안경을 줍기 위해 몸을 숙이는 순간, 권 씨는 A씨의 머리채를 잡고 거칠게 벽으로 밀쳤다. 생명의 위협을 느낀 A씨가 저항하며 권 씨의 모자를 벗기자, 권 씨의 무자비한 폭행이 시작됐다. 그는 주먹으로 A씨를 가격해 쓰러뜨린 뒤, 바닥에 쓰러진 A씨의 머리를 향해 발길질을 시작했다. 그것은 단순한 발길질이 아니었다. 판결문에 따르면 그는 마치 축구공을 차듯 온 힘을 실어 A씨의 머리를 가격하는 ‘사커킥’을 날렸다. 권 씨는 A씨의 옷과 가방을 뒤지며 금품을 찾는 와중에도 약 2분간 주먹질과 발길질을 멈추지 않았다. 1차 폭행 후 자리를 떴던 그는 곧바로 골목으로 되돌아왔다. 이미 A씨는 1차 폭행의 충격으로 완전히 의식을 잃은 상태였다. 저항조차 할 수 없는 피해자를 두고 권 씨는 다시 발로 차고 소지품을 뒤졌다. 그의 잔혹함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권 씨는 골목을 떠났다가 1분 만에 다시 돌아와 똑같은 짓을 반복했다. 또다시 자리를 떴다가 재차 돌아와 폭행을 이어갔다. 오전 5시 26분, 그가 골목을 완전히 떠날 때까지 약 7분 동안 이어진 지옥 같은 시간이었다. 수사 결과 권 씨는 주먹으로 13차례, 농구화를 신은 양발로 17차례나 A씨를 무참히 폭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의식을 잃은 A씨의 휴대전화를 뺏어 도주 중에 버렸다. 방치된 생명, 그리고 검거혹한의 겨울 날씨, 차가운 골목길 바닥에 A씨는 약 2시간 동안 방치되었다. 지나가던 행인이 그를 발견해 병원으로 옮기지 않았다면 생명을 잃을 수도 있는 절체절명의 상황이었다. A씨는 목숨은 건졌으나 처참한 부상을 입었다. 턱뼈가 부러지고 얼굴 여러 뼈가 파열되었으며, 치아가 다수 부러지는 등 전치 8주 이상의 중상을 입었다. 무엇보다 신체적 고통보다 더 큰 정신적 트라우마가 20대 여성의 삶을 덮쳤다. 범행 직후 권 씨는 도주했으나, 그의 도주극은 오래가지 못했다. 같은 날 오후 2시경, 부산역 인근에서 경찰이 그를 발견했다. CCTV에는 가방을 움켜쥔 채 전속력으로 달아나다 넘어진 권 씨를 삼단봉을 든 경찰관이 제압하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다. 범행 당일 오전 9시경, 그는 여자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범행을 자백하는 듯한 말을 남기기도 했다. “나, 사람 죽였어. 내 얼굴과 신발에 피가 너무 많이 묻어 사람을 죽인 것 같아. 내가 죽으려고 나쁜 짓 했어.” 스스로도 자신의 폭행이 살인에 이를 수 있음을 인지하고 있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법정 공방: “살인 고의 없었다” vs “미필적 고의 인정”강도살인미수 혐의로 구속 기소된 권 씨는 재판 내내 혐의를 부인했다. 그는 “상해의 고의만 있었을 뿐, 살인의 고의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또한 범행 당시 술에 만취해 심신미약 상태였다며 감형을 호소했다. 검찰의 입장은 단호했다. 검찰은 “권 씨가 흉기를 소지하고 있었고, 피해자의 손에 흉기에 의한 상흔이 발견되었다”며 계획적인 범행임을 강조했다. 또한 “20대 여성이 평생 씻을 수 없는 트라우마를 안고 살아가야 하는 상황은 한 인격체를 살해한 것과 다름없다”며 법정 최고형인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재판 과정에서 권 씨의 태도는 불량하기 그지없었다. 그는 ‘공황장애’ 등을 핑계로 세 차례나 재판에 불출석했다. 재판부가 “피고인 없이 재판을 진행하겠다”고 경고하자 지난 7월 처음으로 법정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러나 선고일이 잡히자 또다시 사유서를 내고 법정에 나타나지 않았다. 계속된 재판 지연에 구속 기한 만료가 임박하자, 재판부는 “교도관이 업어서라도 피고인을 데려오라”고 주문하는 등 우여곡절 끝에 범행 반년이 지나서야 선고가 이루어질 수 있었다. 현행 형사소송법상 선고 기일에는 피고인이 반드시 출석해야 하지만, 정당한 사유 없이 불출석할 경우 피고인 없이 선고할 수 있다는 규정에 따라 재판은 진행되었다. 쟁점이 된 ‘축구선수’ 경력이 사건의 또 다른 쟁점은 권 씨의 ‘축구선수’ 이력이었다. 1심 판결문에는 ‘권 씨는 초등학교 4학년부터 고교까지 축구선수로 활동하며 경북지역 대회에서 우승하고 MVP상을 받은 유망주였으나, 고교 2학년 때 자퇴했다’고 적시되었다. 이는 권 씨가 자신의 다리, 즉 ‘발차기’의 위력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전문가임을 의미하며, 따라서 머리를 가격한 행위는 살인의 미필적 고의가 있다는 판단의 근거가 되었다. 하지만 권 씨 측 변호인은 항소심에서 이를 부인했다. 변호인은 “권 씨의 축구선수 경력이 과장되었다”며 “초등학교 4~6학년 때만 축구선수였고, 우승이나 MVP 수상 경력은 없다. 유망주가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이는 권 씨가 전문적인 훈련을 받은 살인 병기가 아니었음을 강조하여 형량을 줄이려는 시도였다. 또한 변호인은 “권 씨가 소지품을 잃어버린 A씨에게 소주와 과자를 사주기도 했다”며 애초에 금품 갈취의 의도가 없었다고 항변했다. 그러나 법원은 권 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부산지법 제7형사부(부장 신헌기)는 1심 선고에서 권 씨에게 징역 25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권 씨는 축구선수 출신으로 ‘사커킥’의 위험성을 누구보다 잘 알면서도 의식을 잃은 피해자의 머리 등 급소 부분을 무차별 폭행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골목을 빠져나갔다가 다시 찾아와 화풀이하듯 폭행을 반복한 점을 볼 때 살인의 미필적 고의가 인정되나, 미수에 그친 점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권 씨의 범죄 이력 또한 중형 선고의 배경이 되었다. 그는 전과 14범의 상습 범죄자였다. 2008년 6월에는 20대 여성을 상대로 강도·성폭행을 저지른 뒤, 집에 피해자의 어머니만 있다는 사실을 알고 집까지 찾아가 추가로 금품을 빼앗아 징역 7년을 선고받았다. 출소 후인 2016년에는 편의점 2곳에서 흉기로 종업원을 위협하고 돈을 빼앗아 징역 5년을 복역했다. 범죄자의 길을 걸으며 교화의 기회를 수차례 걷어차고 또다시 무고한 시민을 희생양으로 삼은 것이다. 권 씨는 형량이 무겁다며 항소했다. 항소심에서 그는 “흉기를 적극적으로 사용하지 않았고, 스스로 현장을 떠났다. 피해자의 상태도 사망에 이를 정도는 아니었다”며 끝까지 살인의 고의를 부인했다. 하지만 부산고법 형사 2부는 권 씨의 항소를 기각하고 1심의 징역 25년 선고를 유지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죄질이 극히 불량하고, 피해자가 입은 신체적·정신적 고통이 막대하다는 점을 재확인했다. 이 사건은 단순한 폭행 사건이 아니었다. 전문적인 운동 능력을 갖춘 건장한 남성이 저항 불능 상태의 여성을 상대로 잔혹한 폭력을 행사하고, 이를 단순한 화풀이 수단으로 삼았다는 점에서 우리 사회에 큰 충격을 주었다. 징역 25년이라는 판결은 반복되는 강력 범죄와 심신미약 주장에 대한 사법부의 엄중한 경고로 해석된다. 그러나 피해자가 겪어야 할 평생의 고통 앞에, 이 숫자가 진정한 위로가 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무거운 질문으로 남는다.
  • 美 증시 급락에 코스피 3%대 내려 3800선…원달러 환율 1470원 돌파

    美 증시 급락에 코스피 3%대 내려 3800선…원달러 환율 1470원 돌파

    간밤 미국 증시 급락세에 코스피 4000선이 하루 만에 깨졌다. 하락 출발한 뒤 장중 낙폭을 확대해 3800선까지 내렸다. 약 한 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원달러 환율도 1470원을 넘겼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14분 현재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39.52 포인트(-3.48%) 내린 3865.33에 거래되고 있다. 전 거래일 대비 2.40% 내린 3908.70에 출발한 뒤 하락 폭을 키웠다. 한때 4%대 내려 3830선도 터치했다. 코스피는 전날 반짝 4000대에 복귀했다가 하루 만에 전날 상승 폭을 모두 내주고 추가 하락했다. 추세대로라면 지난달 23일(3845.56) 이후 약 한 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하게 된다. 개인과 기관이 각각 8732억원, 595억원어치 사들였지만 외국인이 9147억원어치 던지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삼성전자(-3.98%)와 SK하이닉스(-8.06%)를 비롯해 시가총액 상위 종목이 일제히 내렸다. LG에너지솔루션(-3.29%), 삼성전자우(-4.23%), 현대차(-1.34%), HD현대중공업(-3.09%), 두산에너빌리티(-5.53%), KB금융(-0.45%), 한화에어로스페이스(-4.69%) 등이다. SK하이닉스는 장 개장 직후 변동성완화장치(VI)가 발동돼 일시적으로 거래가 중단됐다. 업종별로도 전기·전자(-5.41%)가 가장 많이 빠졌고, 그 뒤로 의료·정밀기기(-4.50%), 기계·장비(-4.25%) 등 모든 업종이 약세를 보였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인사들의 매파적 발언과 불식되지 않은 인공지능(AI) 수익성 우려 등이 간밤 미국 증시를 끌어내린 점이 배경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리사 쿡 연준 이사는 “고평가된 자산 가격이 하락할 가능성이 증가했다” 등 발언으로 AI 버블 우려를 키웠고, 오스틴 굴스비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단기적으로 너무 많은 선제적 금리 인하를 하는 것은 불편하다”고 말해 금리 인하 기대감이 후퇴했다. 이에 간밤 미국 증시는 다우 -0.84%,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 -1.55%, 나스닥 -2.15% 등 3대 지수 모두 하락 마감했다. 이런 영향으로 원달러 환율은 지속 상승 중이다. 같은 시각 원달러 환율은 1472.70원으로 지난 4월 이후 최고치였던 지난 13일 기록(1475.40원)에 근접했다. 이날 새벽 2시 전장 대비 3.70% 오른 1472.20에 거래를 마치고, 이날에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 새벽 서울 양천구 아파트서 화재…주민 50명 병원 이송

    새벽 서울 양천구 아파트서 화재…주민 50명 병원 이송

    21일 오전 5시 33분쯤 서울 양천구 신월동의 9층 규모 아파트 1층 필로티 주차장에서 불이 나 약 2시간 30분 만에 완전히 꺼졌다. 이번 화재로 아파트 34세대에서 약 90명이 대피하거나 구조됐고, 이 중 50명이 연기 흡입 등 증상을 보여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큰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주차장에 있던 차량 18대가 완전히 불에 탔으나 불길이 아파트 세대로는 번지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소방 당국은 오전 5시 44분쯤 대응 1단계를 발령하고 인력 313명과 장비 90대를 동원해 불길을 잡았다. 경찰과 소방 당국은 필로티 주차장의 차량에서 불이 났다는 신고를 토대로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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