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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고] 가상자산거래소 대주주 지분 제한 과도하다

    [기고] 가상자산거래소 대주주 지분 제한 과도하다

    최근 정부가 가상자산거래소의 대주주 지분율에 상한을 두는 방안을 검토하면서 시장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산업 성장에 따른 지배구조 건전성과 이용자 보호 강화라는 취지는 이해되나, 이미 형성된 대주주 지분을 사후적으로 제한하는 방식이 과연 헌법적으로 정당하며 정책적으로 바람직한지에 대해서는 깊은 논의가 필요하다. 국내 가상자산거래소들은 정부의 재정 지원이나 공적 구조에 기반해 출범한 기관이 아니다. 초기 법적 불확실성 속에서도 기술 개발, 보안 시스템 고도화, 인력 확보 등에 막대한 자본을 투입해 현재의 기반을 구축했다. 이 과정에서 확립된 소유 구조는 당시 법제도하에서 적법하게 형성된 사적 권리관계다. 이를 산업 규모 확대라는 사후적 사정으로 강제 조정한다면, 이는 단순 관리·감독을 넘어 재산권 행사에 대한 본질적 제약으로 평가될 여지가 크다. 특히 확정된 권리를 입법이나 행정 조치로 직접 변경하는 것은 사실상 재산권의 중대한 제한에 가깝기에, 비례성과 최소침해성 원칙에 대한 엄격한 검토가 전제되어야 한다. 또한 초기에는 소유 규제가 없었음에도 산업 성장 후 새로운 제한을 도입해 지분 처분을 요구하는 것은 법적 예측 가능성을 현저히 떨어뜨린다. 기업과 투자자는 현행 규범을 전제로 위험을 계산하고 자본을 배분한다. 규칙이 사후적으로 급변한다면 특정 산업을 넘어 신산업 전반의 투자 심리가 위축될 것이 뻔하다. 안정적인 법질서는 시장경제의 핵심 기반이기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한국거래소(KRX)나 대체거래소(ATS)처럼 소유 분산을 요구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는 산업 성격과 배경을 간과한 접근이다. 한국거래소는 법률에 의해 설립된 공적 기관으로 독점적 지위를 부여받지만, 가상자산거래소는 기술과 서비스 경쟁으로 성장한 민간 플랫폼이다. 은행처럼 예금 기반의 지급결제나 신용 창출 기능을 수행하지도 않는다. 그럼에도 공공기관 수준의 규제를 일률 적용하는 것은 본질적 차이를 무시한 과도한 조치다. 지분 상한은 경영권 귀속과 장기 전략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 기술 기반 산업에서는 창업자의 비전과 의사결정의 일관성이 경쟁력을 좌우한다. 급격한 소유 구조 변동은 책임 분산과 단기 성과 압력을 초래하고 성공한 기업에 소유를 제한한다는 신호를 보내 미래 창업자들에게 부정적 인센티브로 작용할 수 있다. 투명성 확보와 이용자 보호라는 목표는 내부통제 고도화, 공시 의무 강화, 이해상충 관리 등 ‘행위 규율’을 통해서도 충분히 달성 가능하다. 이는 소유권 자체를 제한하는 방식보다 기본권 침해 논란을 줄이면서 실질 위험을 관리하는 데 효과적이다. 궁극적으로 중요한 것은 규제의 강도가 아니라 설계의 정교함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상징적 조치가 아니라 헌법적 한계와 산업 현실을 고려한 신중하고 치밀한 정책 판단이다. 권재열 경희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김정인의 역사프리즘] 3·1운동은 민주화운동이었다

    [김정인의 역사프리즘] 3·1운동은 민주화운동이었다

    올해로 107주년을 맞은 3·1운동은 20세기 한국사에서 손꼽히는 대표적 사건이다. 교과서에서도 단독 사건으로는 제일 많은 면을 차지한다. 역사학계에서도 연구 성과가 꾸준히 쌓이고 있다. 덕분에 잘못 알고 있었던 걸 바로잡거나, 새롭게 진실을 밝혀낸 게 적지 않다. 무엇보다도 3·1운동이 한국사에서 차지하는 역사적 의의를 제대로 인식하게 됐다는 점을 꼽고 싶다. 3·1운동이 우리 민족의 독립과 해방을 주장하는 대규모 시위였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렇다면, 3·1운동을 세계가 주목할 정도의 대규모 운동으로 이끈 원동력은 무엇이었을까. 민족의 자유와 평등이 정당한 권리라는 주장은 민족의 독립이 민주주의의 원리에 따라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3·1운동은 민주화운동이었다. 이는 더 나아가 일제강점기 내내 쉼없이 계속된 독립운동을 이끈 원동력 역시 다른 무엇도 아닌 민주주의를 향한 열정이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 이유로 대한제국이 망하고 10년이 채 되지 않았는데도 조선시대로 되돌아가자거나 순종을 황제로 복귀시키자는 ‘왕정복고’ 구호가 전혀 등장하지 않았던 것이다. 3·1운동의 배경으로 1918년 세계를 휩쓸었던 스페인 독감에 주목하는 연구도 눈길을 끈다. 1918년 가을부터 1919년 봄까지 한반도에서는 750만명이 스페인 독감에 걸렸고 14만명이라는 어마어마한 사람이 사망했다. 조선총독부의 위생 방역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동아시아에서 가장 피해가 컸다. 1919년 봄 거리에서 독립 만세를 외친 한국인은 스페인 독감으로 인해 가까운 가족이나 이웃을 잃은 사람들이었다. 그러므로 3·1운동 참가자들의 외침은 세월호나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의 절규와도 맞닿아 있다. 3·1운동을 대표하는 사진 두 장을 둘러싼 오해도 100년이 다 되어서야 해소되었다. 광화문 기념비전 주변을 가득 메운 사람들이 어딘가를 쳐다보는 사진을 보자. 이 사진은 학생과 함께 여성도 만세 시위에 많이 참가한 사실을 뒷받침하는 사료로 해석되었다. 하지만 연구 결과 사진 속 군중들은 1919년 2월 28일 고종 장례식 예행연습을 구경하는 중이었다. ‘오사카 아사히 신문’ 1919년 3월 3일자에 실렸고 ‘경성 광화문통 기념비 문 앞 군중(예행연습일)’이라는 해설이 붙어 있다. 이 사실을 미처 몰랐던 대표 포털 사이트에선 100주년이 되는 날 첫 화면에 이 사진을 N이라는 글자에 넣어 게시하기도 했다. 한 무리의 여성이 만세를 부르며 행진하는 사진도 있다. 이것은 1919년 3월 1일 서울에서 만세를 부르며 시위행진을 한 사실을 증빙하는 유일한 사진 사료다. 그런데 오래도록 이 사진은 기생들이 시위를 하는 모습을 찍은 것으로 잘못 알려졌다. 하지만 첫날 서울에서 기생 시위가 있었다는 기록은 없다. 일본에서 활동하는 역사학자들에게 문의했더니 그 머리 모양은 히사시가미라고 불리는데 당시 일본 여학생 사이에 크게 유행했다고 한다. 또한 이 사진은 ‘오사카 아사히 신문’ 1919년 3월 5일자에 실렸고 ‘조선인 여학생이 만세를 절규하면서 전찻길을 행진하고 있다’라는 해설이 붙어 있다. 그런데 이 사진은 1998년에 발간한 ‘사진으로 보는 경기여고 90년’에도 게재되어 있었다. 추적 결과 이 사진의 여성들은 경성여자고등보통학교 학생들이었다. 여러 장을 촬영했음에도 일본 신문이 3월 1일 서울의 만세 시위를 대표하는 사진으로 여학생 만세 시위 사진을 게재한 것은 여학생이 독립 만세를 외치며 거리에서 행진하는 장면이 그만큼 충격적이고 인상적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3·1운동 하면 떠올리는 첫 번째 인물은 단연 유관순이다. 한국인의 뇌리에 대표적인 독립운동가로 새겨진 유관순에 관한 진실도 100년이 되어서야 드러난 것들이 있었다. 유관순 하면 서대문형무소 투옥 당시 퉁퉁 부은 얼굴로 찍은 인물 카드 사진이 떠오른다. 여기에 더해 판결문까지 두 종의 사료만이 세상에 알려졌다. 그런데 100주년 무렵 후배의 귀띔 덕에 국사편찬위원회 한국사데이터베이스에서 새로운 유관순 사료를 찾을 수 있었다. 1919년 7월 9일에 충남 도장관이 조선총독부에 올린 “천안군 동면 용두리 유관순 일가는 소요죄 및 보안법 위반으로 처분되어 일가가 거의 전멸하는 비참한 지경에 빠졌다”로 시작하는 정보보고서였다. 거기에는 유관순의 할아버지인 75세의 유윤기가 6월에 사망한 후 집안에서 장례 의식을 기독교식으로 할 것인지 아니면 전통식으로 할 것인지를 놓고 갈등한 사실이 기록되어 있었다. 그것은 조선총독부가 유관순 가족의 저항과 희생이 민심에 미칠 영향을 우려해 유관순 일가를 예의주시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는 사료였다. 유관순은 1946년 가을 국어 교과서를 만들 당시 ‘한국의 잔 다르크’를 찾던 전영택 등 문교부 편수국 관리들과 이화학당 교사와 학생 출신들에 의해 발굴됐다는 것이 기존의 통념이었다.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유관순이 국민 영웅으로 떠오른 시기를 추적했다. 국민들이 해방 후 세 번째 맞는 1948년 3·1절 당시 전영택이 쓴 전기인 ‘순국처녀 유관순’을 읽고, 영화 ‘유관순’과 연극 ‘순국처녀 유관순 혈투기’를 관람하며 3·1운동을 기념하고 기억했다는 데 주목해야 한다. 당시 좌우로 편을 갈라 싸우는 정치 현실, 나아가 분단 상황에 분노하던 여론은 10대 여성으로서 독립을 염원하며 죽음마저 두려워하지 않았던 유관순을 통해 민족 통합의 염원을 표출했다. 영화 ‘유관순’ 제작자 방의석은 제작 동기를 묻자 “삼팔선을 우리의 손으로 부수고 쓸데없는 고집을 버리고서 한데 뭉치자”고 답했다. 윤봉춘이 감독한 영화 ‘유관순’은 1948년 3월 1일 개봉했는데, 영화에서 유관순이 흔드는 낡은 태극기는 1919년 4월 1일 아우내 장터 만세 시위에서 실제로 사용됐던 것이었다. 유관순 이웃에 사는 할머니가 30년 가까이 숨겨놨던 태극기를 영화에 써 달라며 가져왔고, 이 사연을 들은 배우와 스태프들 모두 울면서 시위 장면을 촬영했다고 한다. 진실이란 때론 왜곡되고 은폐되어 과거라는 지층 안에 묻혀 있지만 언젠가는 드러나고야 만다. 그것이 역사의 힘이고, 역사학자의 소명이라고 믿는다. 김정인 춘천교대 교수
  • “이번엔 누가”… 이세돌 10년 만에 AI와 대국

    “이번엔 누가”… 이세돌 10년 만에 AI와 대국

    알파고와 ‘세기의 대결’을 벌이며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던 이세돌 9단이 10년 만에 다시 인공지능(AI)과 바둑 대국을 펼친다. AI 스타트업 인핸스는 오는 9일 이세돌 9단과 함께 새로운 AI 시대의 개막을 알리는 글로벌 캠페인을 개최한다고 3일 밝혔다. 이번 캠페인이 열리는 서울 포시즌스 호텔 아라홀은 2016년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대국이 열렸던 장소다. 인핸스는 AI 에이전트(비서)가 산업과 비즈니스 맥락을 이해하도록 돕는 ‘온톨로지’를 기반으로 한 기술을 선보인다. 이 자리에서 이세돌 9단은 직접 무대에 올라 인핸스의 AI 에이전트와 대화하며 바둑 모델을 실시간으로 재구성해 직접 대국까지 진행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음성 명령만으로 기획부터 실행, 생성, 구동에 이르는 전 과정을 수행하는 AI 에이전트의 구축 능력을 선보이게 된다. 이번 캠페인은 미국의 AI 스타트업인 앤트로픽,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등이 공식 스폰서로 참여한다. 행사는 라이브 방송을 통해 전 세계에 생중계된다. 이승현 인핸스 대표는 “10년 전 AI가 인간에게 놀라움을 안겨주었던 장소에서 이제는 AI가 인간의 의도를 돕고 창조성을 극대화하는 파트너로 진화했음을 증명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제주 한림항공우주고 개명 후 첫 입학식

    제주 한림항공우주고 개명 후 첫 입학식

    “학생들의 꿈을 싣고 더 멀리, 더 높이 우주로 날아오릅니다.” 제주 산업기술 교육의 산실이었던 한림공업고등학교가 3일 교명을 한림항공우주고등학교로 바꾸고 첫 입학식을 열었다. 학교는 이날 “단순한 이름 변경이 아닌 제2의 개교”를 선언했다. 73년 전통 위에 ‘우주’라는 미래 산업을 더한 전환점이다. 학교는 1학년 전원이 ‘항공우주와 스마트 기술’을 공통 이수하고 ‘3년 재학+졸업 후 7년 진로 관리’의 10개년 트랙을 통해 교육에서 취업, 지역 정착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할 예정이다. 정밀기계과·도시공간건설과·스마트건축과·전기에너지과·IT전자과 신입생 204명은 종이비행기에 각자의 꿈을 싣고 힘껏 날리며 새로운 출발을 다짐했다. 김광수 제주교육감은 “지난해 졸업생 4명이 한화시스템에 취업한 성과가 변화의 시작이 됐다”면서 “이번 전환은 특정 분야 강화가 아니라 기계·건축·전기·인공지능(AI)을 아우르는 종합 미래 산업 체제로의 개편”이라고 평가했다. 변화의 상징은 ‘비교육계 출신 교장’이다. 한화시스템에서 근무한 이진승 교장이 개방형 공모로 부임했다. 김 교육감은 “산업 전문가 영입으로 현장 맞춤형 인재 양성 체계를 갖췄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 교장은 “특화 교육과 실습 인프라, 산업체 전문가 수업을 통해 글로벌 항공우주 산업을 이끌 인재를 키워 기업과 대학이 먼저 찾는 학교, 성과로 증명하는 학교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 이동환 고양시장 “IP 융복합 콘텐츠 클러스터, 산업 구조 바꾸는 역사적 출발”

    이동환 고양시장 “IP 융복합 콘텐츠 클러스터, 산업 구조 바꾸는 역사적 출발”

    “지식재산권(IP) 융복합 콘텐츠 클러스터의 착공은 고양시가 국내 제일의 콘텐츠 산업 도시로 도약하는 전환점이 될 것입니다.” 이동환 경기 고양시장은 3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운을 뗐다. 그는 이날 일산서구 대화동에서 열린 IP 융복합 콘텐츠 클러스터 착공식을 두고 “오늘은 고양시의 새로운 미래를 여는 첫걸음”이라며 “단순한 건물 공사가 아니라 도시 산업 구조를 바꾸는 역사적 출발”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고양시가 추진하는 이 사업은 전체 면적 5198㎡, 지하 1층~지상 4층 규모의 복합 플랫폼 조성 사업이다. 전시·체험과 상품 판매 공간, 창작·연구개발(R&D) 공간, 기업 입주 및 비즈니스 공간을 한데 모아 콘텐츠 산업 전 주기를 한 공간에서 구현한다. 이 시장은 “IP 융복합 콘텐츠 클러스터는 지식재산을 기반으로 창작에서 제작, 유통, 글로벌 진출까지 아우르는 종합 플랫폼”이라며 “고양이 미래 콘텐츠 산업을 선도하는 도시로 도약하는 핵심 기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거듭 언급한 키워드는 ‘IP’다. 웹툰이 드라마와 영화로, 다시 게임과 굿즈로 확장하는 구조 속에서 원천 지식재산 확보가 곧 도시 경쟁력이라는 판단이다. 그는 “이제는 좋은 이야기를 가진 도시가 성장한다”며 “고양에서 기획된 IP가 세계 시장으로 뻗어나가는 생태계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고양은 이미 방송·전시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인근에는 EBS와 JTBC, MBN 등 주요 방송사가 있고 킨텍스에서는 대형 콘텐츠 박람회가 수시로 열린다. 이 시장은 “촬영과 제작, 전시와 투자 상담이 한 도시 안에서 이뤄질 수 있는 환경은 큰 자산”이라며 “기존 인프라와 클러스터를 연계해 산업 생태계의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겠다”고 설명했다. 시는 2022년부터 사전 지원 사업을 통해 우수 IP를 발굴하고 기업 역량을 키워왔다. 실감형 콘텐츠 제작과 사업화를 지원해 특허와 저작권을 확보했고, 전시와 박람회를 통해 시장성도 점검했다. 이 시장은 “공간만 조성하는 데 그치지 않겠다”며 “입주 기업이 안정적으로 성장하고 양질의 일자리가 창출되며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지도록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했다. 이 시장은 이날 착공을 ‘끝이 아닌 시작’이라고 표현하면서 “콘텐츠와 기술, 문화가 융합된 산업 기반 위에 창의적 인재가 모이고 기업이 성장하는 도시를 만들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IP를 중심으로 창작자와 기업, 플랫폼이 함께 성장하는 ‘고양 모델’을 완성해 K콘텐츠 비즈니스 허브로 자리매김하도록 하겠다는 설명이다.
  • 기적처럼 다시 찾아온 봄

    기적처럼 다시 찾아온 봄

    봄을 맞아 새로 단장한 서울 종로구 교보생명빌딩 외벽 광화문글판이 3일 “봄, 우리가 가장 잘 아는 기적”이라는 문구로 교체됐다. 김소연 시인의 산문집 ‘한 글자 사전’에서 발췌한 구절로 이번 봄 편은 5월 말까지 교보생명빌딩과 강남 교보타워 등에 걸린다.
  • 새만금에 전국 첫 RE100 산단… 피지컬 AI 생태계 만든다

    현대차 9조 통 큰 투자 계획 발표AI 데이터센터·수소시티 등 조성재생에너지 생산은 12GW로 늘려입주기업 전기료 감면·세제 혜택햇빛과 바람으로 세계 최대 규모의 재생에너지를 생산하는 새만금 지구가 경제적 효율성이 높은 첨단산업기지로 육성돼 30여년간 계속된 ‘희망 고문’이 마무리될 전망이다. 3일 전북도에 따르면 1991년 착공, 36년째 공사 중인 새만금 개발사업 계획이 시대 상황에 맞게 현실적으로 재조정 된다. 매립 면적을 축소하는 대신 수상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생산을 확대하고 전국 최초의 RE100 산업단지를 조성해 인공지능(AI)·로봇·이차전지·수소연료 전지 등 미래 첨단산업을 육성하는 새로운 종합개발계획이 수립된다. 지지부진하던 새만금 개발사업은 지난달 27일 현대자동차그룹이 9조원의 통 큰 투자 계획을 발표하면서 전기를 맞았다. 현대차그룹의 투자 계획은 실재하는 물리적 환경에서 작동하는 피지컬 AI 생태계 조성이 핵심이다. AI 데이터센터, 로봇 제조 및 부품 클러스터, 수전해 플랜트, GW급 태양광 발전, AI 수소 시티 조성 등을 망라한다. 정부도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새만금에 재생에너지로 생산한 전력을 100% 사용하는 RE100 전용 산단을 조성, 미래 첨단산업의 전초기지를 구축할 계획이다. 미래 첨단 산업 기업들이 RE100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 새만금으로 몰려들어 지역 경제 활성화 마중물 역할을 하도록 만든다는 구상이다. ‘지산지소’ 원칙을 바탕으로 재생에너지가 풍부한 지역에 기업을 이전해 탄소 규제에 대응하겠다는 전략인 셈이다. RE100 산단 입주 기업에는 전기료 감면과 세제 지원 등 파격 혜택이 제공될 예정이다. 정부는 디지털 기술을 접목해 에너지 소비 효율을 극대화한 스마트 그린 산단도 구축할 계획이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도 새만금의 재생에너지 생산 기반을 기존 7GW에서 12GW로 대폭 늘리겠다고 힘을 보탰다. 전북도는 정부의 계획대로 새만금이 지역 균형발전과 에너지 대전환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도록 관련 법안의 국회 통과를 위해 적극 대응에 나설 계획이다. 전북도 관계자는 “새만금이 재생에너지 허브 기반의 첨단산업 주역으로 도약할 수 있는 계기를 맞았다”며 “속도감 있는 개발을 위해 정부 차원의 실질적이고 파격적인 지원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 5극3특 시대, 과학의 눈으로 보기

    5극3특 시대, 과학의 눈으로 보기

    이재명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국가 균형 발전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주요 국정 과제로 제시했다. 수도권 1극 체제를 수도권, 동남권, 대경권, 중부권, 호남권 5대 초광역권으로 설정하고, 제주, 전북, 강원 3개 특별자치도를 맞춤형으로 육성하겠다는 ‘5극 3특’ 정책에 대해 지방거점 국립대와 사립대들도 환영하는 분위기다. 과학기술학(STS) 측면에서 과학기술과 지역 발전을 어떻게 봐야 할까. 과학기술 교양 학술지 ‘과학기술과 사회’ 9호에서는 ‘지역, 과학기술, 그리고 과학기술학’이라는 주제로 이런 문제를 정면으로 다뤘다. 신지은 서울대 학부대학 교수는 “기술이 실제로 작동하고 갈등이 발생하며 새로운 실천이 생성되는 구체적인 장면은 언제나 지역에서 펼쳐진다”며 “과학기술과 지역성이 결합할 때 그 지역을 포함하는 국가 혹은 국제적 차원의 담론과는 전혀 다른 양상이 발견된다”고 지적했다. 신 교수는 그렇기 때문에 지역은 과학기술이 단순히 적용되는 공간이 아니라 기술적 상상과 정치적 선택이 교차하며 사회 기술적 질서가 구체적으로 형성되는 장이라고 설명했다. 김효민 UNIST(울산과학기술원) 인문학부 교수는 ‘지역을 재조합하기’라는 글에서 인류학자이자 과학기술학자인 브뤼노 라투르가 제시한 ‘폴리틱스-5’라는 개념을 바탕으로 경북 경주시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처분장(방폐장)과 부산 해수 담수화 시설을 사례로 지역에 들어서는 인프라와 지역 소멸 문제를 바라봤다. 폴리틱스-5는 과학기술학 측면에서 정치를 바라보는 5가지 방식을 말한다. 김 교수는 공항이나 KTX 역, 또는 국책 사업 또는 기피 시설 유치 대가로 일정한 지원을 약속받더라도 지역이 서울처럼 번영할 것이라고 믿는 사람은 없다고 단언한다. 지역 사회에서 형성된 인프라에 대한 기대는 열망이 아니라 오래 지속된 결핍에서 나온 상대적 선택지일 수밖에 없다. 장기간 지속된 실망과 좌절, 무관심에도 불구하고 지역민은 저항이나 연대를, 때로는 다시 한번 오래된 인프라의 재가동과 재개발을 선택한다. 그는 그렇기 때문에 지역에 단순한 인프라 도입은 소멸을 해결하는 만능열쇠가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 욕하고 망가져, 준수한 인생캐

    욕하고 망가져, 준수한 인생캐

    불안과 광기를 품은 천재(‘모차르트!’), 신비롭고 치명적인 존재(‘엘리자벳’), 비극적인 불멸의 남자(‘드라큘라’), 냉철한 두뇌 플레이의 괴짜 탐정(‘데스노트’). 뮤지컬 배우 김준수는 탁월한 표현력과 독보적인 음색으로 평범하지 않은 캐릭터들을 조각해왔다. 이번엔 뮤지컬 ‘비틀쥬스’를 통해 필모그래피에 강렬한 한 줄을 추가했다. 욕지거리를 내뱉는 괴팍한 성격 뒤에 나름의 귀여운 구석을 숨긴, 이른바 ‘비틀준수’(비틀쥬스+김준수)다. ‘비틀쥬스’ 개막 두 달여가 지난 시점에 만난 김준수의 입에선 ‘도전’과 ‘후회’라는 단어가 번갈아 나왔다. “처음 해보는 블랙 코미디인 데다 기존의 틀을 완전히 깨부숴야 하는 캐릭터라 걱정이 앞섰다”고 운을 뗀 그는, “항상 도전을 즐겨왔지만 이번만큼은 더욱 큰 결심이 필요했다. 무대에 오르기까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게 고민하고 연습했다”고 “새로운 작품을 준비할 땐 늘 걱정이 앞서지만, ‘비틀쥬스’는 연습 때마다 ‘내가 너무 앞서갔나’ 싶어 후회하기도 했어요. 민망함에 도망치고 싶기도 했죠. 개막 직전까지 ‘이게 정말 맞는 걸까’라는 의문을 수십 번도 더 던졌던 것 같아요. 다행히 지금은 관객분들의 반응이 좋아 안도하고 있습니다.” 팀 버튼 감독의 동명 영화를 무대로 옮긴 이 작품은 이승과 저승 사이에 갇힌 100억살 악동 유령 비틀쥬스가 벌이는 좌충우돌 소동을 그린다. 이번 한국 공연은 수위 높은 유머와 거침없는 표현으로 무장하며 장르적 쾌감을 극대화했다. 줄곧 묵직한 역할을 맡아온 김준수에게 이번 변신은 그야말로 파격이다. 직전 작품 ‘알라딘’에서 보여준 유쾌함을 넘어, 이번엔 엉뚱하고 발랄한 에너지를 제대로 쏟아붓고 있다. 그는 자신의 캐릭터를 “100억 살이지만 ‘유령 캐스퍼’처럼 늙지 않은, 역동적이면서도 귀여운 유령”이라고 설명했다. 그가 처음 맞닥뜨린 장벽은 ‘과격한 대사’였다. 이번 한국 공연은 수위 높은 유머와 거침없는 표현으로 무장하며 장르적 쾌감을 극대화했다. 김준수 역시 캐릭터를 위해 무대 위에서 시원하게 욕설을 내뱉어야 했지만, 평소 쌓아온 이미지와 충돌하지 않을까 걱정이 컸다. “나를 보러 온 관객들을 향해 욕을 한다는 건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었다”는 그는 연기와 욕설이 어우러지지 않을까 봐 밤잠도 설쳤다. 하지만 ‘차진 욕설’은 사실 소소한 고민에 불과했다. 비틀쥬스는 배우에게 극한 체력을 요구하는 역할이다. 방대한 대사를 속사포처럼 쏟아내야 하는 건 물론이고, 촘촘한 음표 사이에 가사를 구겨 넣듯 부르는 넘버가 즐비하다. 여기에 마술과 슬랩스틱 코미디까지 쉴 틈 없이 이어진다. 김준수는 “침대에 누워 ‘대사 연습 한 번만 더 하자’고 시작했다가, 나도 모르게 3시간 동안 처음부터 끝까지 대사를 읊으며 밤을 지새운 적도 있다”고 했다. 의심은 첫 공연의 막이 오르자 확신으로 바뀌었다. “첫 욕설 장면에서 관객들이 빵 터지는 것을 보며 비로소 뿌듯함을 느꼈다”는 그는 “지금은 나 스스로 놀랄 정도로 무대를 즐기고 있다”고 말했다. 인터뷰 내내 그는 ‘팬들에 대한 감사’를 강조했다. 자신을 보기 위해 반차를 내고 먼 길을 와주는 팬들을 위해 다른 공연을 보여주겠다는 사명감을 갖고 무대에 오른다. 매회 조금씩 다른 애드리브를 선보이는 것도 여러 번 관람하는 관객을 위한 그만의 선물이다. 화제가 된 ‘로열젤리’ 애드리브나 애니메이션 오마주 대사 역시 이러한 치열한 고민 끝에 탄생했다. 이미 2028년까지 차기작 일정이 빼곡한 그는 올해 7년 만의 정규 음반 발매와 콘서트라는 커다란 이벤트도 앞두고 있다. 멈추지 않는 도전의 원동력은 결국 관객이다. “저를 믿고 시간을 내어 주신 덕분에 여러 도전을 이어갈 수 있다”는 그는 “티켓 값이 아깝지 않도록 매 순간 최선을 다하겠다”는 다짐을 전했다. 김준수의 새로운 얼굴을 마주할 수 있는 ‘비틀쥬스’는 오는 22일까지 LG아트센터 서울에서 관객들과 만난다.
  • ‘K팝 도시’ 성장 중심 선 복합리조트… “인천을 제2의 라스베이거스로” [서울신문 인천 청년포럼-청년의 날개로 여는 인천의 미래]

    ‘K팝 도시’ 성장 중심 선 복합리조트… “인천을 제2의 라스베이거스로” [서울신문 인천 청년포럼-청년의 날개로 여는 인천의 미래]

    공연 산업, 외국인 숙박·쇼핑 견인경험 중심 콘텐츠로 경쟁력 키워야 청년이 머물고 성장하는 도시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산업 구조의 고도화와 경험 중심 콘텐츠 확장이 병행되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김윤아 인스파이어 엔터테인먼트 리조트 영업 총괄은 3일 서울신문 인천 청년포럼 주제 발표에서 “인천은 더 이상 스쳐 지나가는 관문 도시가 아니라 반드시 다시 찾고 싶은 목적지로 전환해야 한다”고 밝혔다. 인천에서 태어나 20여년 동안 호텔·복합리조트 업계에 몸담아 온 김 총괄은 여행·마이스·공연 산업의 지형 변화를 근거로 들었다. 그는 “관광업은 팬데믹 이후 빠르게 반등해 2019년 정점을 넘어섰고 글로벌 마이스 시장도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며 “특히 공연 산업은 두 자릿수에 가까운 성장률을 보이며 숙박·쇼핑·식음 등 연관 산업을 동시에 견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K팝 공연의 경우 관객의 절반 이상이 외국인으로, 공연이 열리는 날이면 영종 일대 숙박·상권이 동반 활성화된다는 것이다. 이 같은 흐름의 중심에 복합리조트 산업이 있다고 김 총괄은 강조했다. 복합리조트는 호텔과 카지노, 컨벤션, 공연장, 리테일, 테마시설을 결합한 대규모 관광 플랫폼으로, 지역경제 파급 효과가 큰 산업으로 평가받는다. 그는 미국 라스베이거스가 카지노 중심 도시에서 마이스·엔터테인먼트 도시로 탈바꿈한 사례, 싱가포르가 리조트월드 센토사와 마리나베이샌즈를 통해 관광 허브로 도약한 사례를 언급하며 “인천 역시 잠재력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이어 인스파이어가 2조원 규모 투자를 바탕으로 1만 5000석 아레나와 대형 컨벤션 시설, 1200실이 넘는 객실을 갖춘 통합 리조트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리조트는 단순 숙박 공간이 아니라 하나의 브랜드 서사를 경험하는 플랫폼”이라며 “K콘텐츠와 블레저(비즈니스+레저) 트렌드를 결합해 도시 체류 시간을 늘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그는 “단일 리조트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인천이 제2의 라스베이거스로 도약하려면 공공과 민간, 그리고 청년이 함께 도시의 미래 콘텐츠를 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과정에서 글로벌 감각과 전문성을 갖춘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라며 “청년이 오래 머물며 성장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곧 인천의 경쟁력”이라고 전했다.
  • ‘제조·물류·디지털’ 환상의 조합… 먹거리 해답 떠오른 ‘인천형 역직구’[서울신문 인천 청년포럼-청년의 날개로 여는 인천의 미래]

    ‘제조·물류·디지털’ 환상의 조합… 먹거리 해답 떠오른 ‘인천형 역직구’[서울신문 인천 청년포럼-청년의 날개로 여는 인천의 미래]

    해외서 화장품·K팝 상품 구매 유도입지·인프라 장점… 실무자는 부족대학, 국제 전자상거래 인재 양성인천의 미래 일자리 해법으로 ‘인천형 역직구(해외 고객이 국내 쇼핑몰·플랫폼에서 한국 제품을 직접 구매하는 행위) 모델’이 제시됐다. 김용진 인하대학교 경영대학장은 “인천형 일자리는 지역 제조 기반과 세계 최고 수준의 물류 인프라, 청년의 디지털 역량을 결합한 구조로 가야 한다”며 “청년이 직접 판매자(셀러)로 참여해 세계 시장에 진출하는 모델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 학장은 3일 서울신문 인천 청년포럼의 ‘인천형 일자리로 여는 청년의 꿈’ 주제 발표에서 바이오·로봇·미래차를 인천의 3대 전략 산업으로 제시했다. 이어 화장품과 K팝 굿즈, 패션 등 전자상거래 산업을 청년 일자리 창출의 핵심 분야로 꼽았다. 그는 “지난 10년간 전자상거래 무역 거래 건수는 약 5.5배 늘었고, 글로벌 국경 간 전자상거래 시장은 연평균 25%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수입 물량에 비해 수출이 크게 부족한 구조 속에서 청년 셀러가 새로운 기회를 만들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인천의 물류 인프라도 강점으로 제시됐다. 김 학장은 “인천은 단순한 물류 관문을 넘어 동북아 물류의 핵심 허브로 도약할 수 있는 조건을 갖췄다”며 “인천국제공항과 항만, 자유무역지역을 기반으로 글로벌 배송센터(GDC)와 해상 특송 물류의 최적지로 주목받고 있다”고 했다. 다만 “하드웨어는 세계 최고 수준이나 이를 활용할 실무형 인재, 즉 소프트웨어는 여전히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김 학장은 인하대가 운영 중인 국경 간 전자상거래(CBEC) 인재 양성 모델을 소개했다. 이는 제안서 평가가 아니라 실제 글로벌 플랫폼에 상품을 등록·판매하는 전 과정을 성과로 평가하는 실전형 프로그램이다. 지역 중소기업과 대학생 셀러를 1대1로 매칭해 수출 판로와 청년의 실무 경험을 동시 확보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CBEC 모델은 실제 성과로 이어졌다. 김 학장은 “인하대 전자상거래(IeTC) 경진대회 참가 팀들이 일본과 동남아 시장을 겨냥해 단기간에 의미 있는 매출 성과를 냈다”며 “청년의 감각적 마케팅과 데이터 기반 전략이 결합될 경우 글로벌 시장에서도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는 점을 입증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인천형 일자리는 공항과 항만이라는 입지, 지역 제조업, 청년 아이디어가 결합된 구조”라며 “청년이 직접 세계 시장으로 진출하는 일자리 생태계가 인천의 지속 가능한 성장 모델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 이란전, 지상전 초읽기?…트럼프 “큰 파도 아직 안 왔다” 발언 의미는 [밀리터리+]

    이란전, 지상전 초읽기?…트럼프 “큰 파도 아직 안 왔다” 발언 의미는 [밀리터리+]

    미국과 이스라엘이 벌이는 대이란 군사작전 ‘장대한 분노’(Epic Fury)가 사흘째 이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상군 투입을 배제하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전쟁이 새로운 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는 관측이 힘을 얻는다. 트럼프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 인터뷰에서 “지상군에 대한 울렁증은 없다”며 필요하면 병력을 보낼 수 있다고 밝혔다. CNN 인터뷰에서는 “큰 파도는 아직 시작도 안 했다”고 강조하며 추가 공세를 예고했다. 군사적으로 중요한 질문은 발언의 수위가 아니라 왜 지금 지상군을 언급했느냐다. ◆ 개전 직전 사이버·우주전…전형적 다영역 개전 미 합참은 이번 작전이 개전 직전 사이버·우주 영역에서 먼저 시작됐다고 밝혔다. 미 사이버사령부(CYBERCOM)와 우주사령부(USSPACECOM)가 이란의 통신·센서·지휘망을 교란하며 대응 능력을 약화시켰다. 이어 현지시간 오전 9시 45분, 100대가 넘는 항공기가 육상과 해상에서 동시에 출격했다. 전투기, 공중급유기, 조기경보기, 전자전기, 전략폭격기, 무인기가 하나의 파동처럼 움직였다. 미 해군 구축함은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을 먼저 발사했다. 미 본토에서 출격한 B-2 스텔스 폭격기는 37시간 왕복 비행 끝에 지하 핵시설을 타격했다. 이후 B-1 전략폭격기까지 전장에 투입됐다. 미군은 개전 24시간 동안 1000개 넘는 목표를 공격했고 수만 발의 정밀탄을 투하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제공권도 장악했다. 속도전은 성과를 냈지만 전쟁을 끝냈다고 보기는 어렵다. ◆ 제공권 장악했지만 잔존 전력 남아 제공권은 전쟁의 종결이 아니라 다음 단계를 위한 조건이다. 이란은 여전히 이동식 탄도미사일 발사대와 장거리 자폭 드론을 운용한다. 중동 각지 미군 기지를 향한 반격도 이어간다. 방공망이 다수의 미사일을 요격했지만 일부는 방어선을 통과했다. 이동식 발사대와 분산 운용 드론은 공중전력만으로 완전히 제거하기 어렵다. 지하 핵시설 역시 관통탄으로 타격하더라도 내부 구조와 장비를 즉시 확인하기 힘들다. 이 때문에 지상군 카드가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온다. ◆ 지상군 투입이 현실화되는 세 가지 상황 첫째, 정밀 관통탄으로도 지하 핵시설이나 핵심 지휘시설을 완전히 파괴하지 못할 때다. 잔존 시설을 직접 확인하고 확보해야 한다면 특수전 병력이나 제한적 지상군이 필요해질 수 있다. 둘째, 이동식 탄도미사일 전력을 공중 감시만으로 추적·제거하지 못할 때다. 발사대가 생존해 반격 능력을 유지하면 이를 직접 탐지하고 무력화하는 지상 작전이 뒤따를 수 있다. 셋째, 지도부 제거 이후 지휘체계가 흔들리고 통제력이 급격히 약화될 때다. 혁명수비대(IRGC) 내부에서 권력 재편이 혼란으로 번질 경우 핵심 거점과 전략 시설을 통제하기 위한 제한적 투입이 검토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큰 파도” 발언은 이런 다음 단계를 염두에 둔 신호로 읽힌다. ◆ 전쟁의 분수령은 ‘다음 선택’ 현재 작전은 공중·해상·사이버 전력을 앞세운 압박 국면이다. 그러나 목표가 단순 억제를 넘어 이란의 미사일·핵·해군 전력 구조를 근본적으로 약화시키는 데 있다면 공중전만으로는 한계가 분명하다. 지상군 언급은 곧바로 대규모 침공을 뜻하지 않는다. 다만 미국이 모든 선택지를 테이블 위에 올려두겠다는 메시지다. 공중전으로 압박을 극대화한 뒤 협상으로 전환할지, 제한적 지상전으로 넘어갈지에 따라 이번 전쟁의 성격은 완전히 달라진다. 지상군이 실제 투입되는 순간, 이번 전쟁은 보복전이 아닌 체제 충돌의 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
  • [영상] 다음은 난가…‘담배샷’ 여유 보인 北김정은, 속내는 벌벌? [핫이슈]

    [영상] 다음은 난가…‘담배샷’ 여유 보인 北김정은, 속내는 벌벌? [핫이슈]

    올해 들어 두 달 사이에 미국이 베네수엘라와 이란 최고지도자를 제거한 가운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행보에도 전 세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란 공습 다음 날인 지난 1일, 김 위원장은 상원세멘트(시멘트)연합기업소를 방문해 현지 지도했다. 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일 “전날 김 위원장이 황해북도 상원군에 있는 이 기업소를 찾아 당 대회 결정 관철을 위한 ‘새로운 투쟁’에 나선 노동계급을 격려했다”면서 “이번 방문은 당 대회에서 구상한 새 발전계획에 따라 전면적 국가 발전과 건설 확대 구상을 추동하기 위한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담배를 태우며 여유 있는 표정과 몸짓으로 지시를 내리는 모습이었다.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의 이러한 ‘연출’이 미국의 하메네이 참수 작전 이후 대내외에 건재함을 과시하려는 처사로 해석한다. 김 위원장의 시멘트 공장 방문은 지난달 19~25일 열린 노동당 9차 대회 이후 첫 산업 현장 방문이자 미국이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에 대한 ‘참수 작전’을 성공시킨 직후 첫 행보다. 이는 이란 상황에 주눅 들지 않는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보인다. 북한은 이란 공습과 관련해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미국의 패권적 불량배적 행태”라고 비난하면서도 “예측 범위에 있던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이란과 달리 북한은 미국 본토에 핵을 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친 것이지만 속내는 이보다 훨씬 복잡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군의 정보력과 정밀한 연막작전, 막강한 군사력에 베네수엘라와 이란의 철통 경호 및 콘크리트 벙커 등이 잿더미가 된 상황은 그동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경고’가 말뿐이 아님을 증명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북한은 트럼프 대통령이 임기 2기 들어 여러 차례 보내온 러브콜을 보란 듯이 무시해 왔으나 당분간은 미국 측의 대화 요구를 수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마냥 대화를 거부한다면 이란·베네수엘라와 같은 대가를 치를 수 있다는 부담 속에 결국 협상장에 끌려나갈 수 있다는 의미다. 실제로 북한은 미국의 이란 공습 이후 미국에 대한 비판 수위를 조절하면서 상황을 지켜보는 분위기다. 현재 북한은 핵보유국 지위를 존중해 달라는 요구를 대화의 조건으로 내세우고 있으나 미국은 이번 이란 군사 작전을 통해 ‘핵 불허 원칙’을 재확인함으로써 북한의 요구에서 조금 더 멀어진 상황이다. 북한이 대화의 조건을 내려놓고 미국과의 대화에 나설지, 이란 공습 이전과 같은 ‘배짱’을 고집할지에 국제 사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 미군의 새로운 극초음속 미사일 ‘블랙비어드’

    미군의 새로운 극초음속 미사일 ‘블랙비어드’

    미 국방부는 극초음속 무기 도입에 속도를 내길 원하고 있지만, 아직 러시아와 중국에 크게 뒤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신생 기업 캐스텔리온이 개발한 중거리 극초음속 무기 ‘블랙비어드’가 미 육군과 해군에 배치될 준비를 하고 있다. 캐스텔리온은 2022년 스페이스X 출신 엔지니어들이 창업한 방위기술 스타트업이다. 캘리포니아주 토런스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텍사스와 뉴멕시코 등 여러 곳에 제조 및 개발 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이 회사는 전통적인 방산 기업들과 달리 속도와 제조 확장성, 낮은 단가에 초점을 맞춘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이를 위해 값비싼 군용 규격 부품 대신 검증된 상용(COTS) 부품을 적극 활용했다. 설계부터 테스트, 통합까지 짧은 주기로 진행하는 빠른 시제품 개발 방법론을 채택하고 있으며, 처음부터 대규모 생산을 고려해 시스템을 설계했다. 캐스텔리온은 2025년 말 3억 5000만 달러 조달에 성공해 생산 확대 및 플랫폼 통합 등에 사용할 예정이다. 이어 뉴멕시코주에 404만 6856㎡ 규모의 생산 캠퍼스를 구축해 수천 발의 무기 생산 능력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블랙비어드는 재래식 정밀 타격용으로 개발됐으며, 미 육군과 해병대가 사용하는 다연장로켓시스템(MLRS)과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에서 운용할 수 있도록 제작됐다. 미 육군의 장거리 극초음속 무기(LRHW)용 미사일인 ‘다크이글’이 약 4100만 달러 수준인 데 비해, 블랙비어드는 수십만 달러 수준을 목표로 한다. 캐스텔리온은 설립 2년 만인 2024년 3월 첫 번째 시제품 미사일 시험 발사에 성공했고, 2025년 10월에는 미 육군 및 해군과 플랫폼 통합 계약을 체결했다. 2026년 초 시제품 입증 테스트를 마치고, 하반기에는 HIMARS를 이용한 실제 비행 시험을 진행할 계획이다. 생산 시제품의 실사격 테스트는 2027년으로 예정돼 있다. 궁극적으로 블랙비어드의 지상 발사형은 정밀 타격 미사일(PrSM) 증분 4 능력의 약 80%를 상당히 저렴한 비용으로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2026년 1월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은 캐스텔리온 공장을 방문해 블랙비어드 생산 시설을 둘러봤다. 이번 방문은 미국 정부 관계자들이 대량 생산 및 다지역 배치가 가능한 장거리 재래식 타격 시스템의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강조하는 가운데 이뤄졌다. 블랙비어드는 최근 미 국방부의 여러 사업에서 존재감을 나타내고 있는 신생 스타트업의 새로운 사례가 될 전망이다.
  • 미군의 새로운 극초음속 미사일 ‘블랙비어드’ [최현호의 무기인사이드]

    미군의 새로운 극초음속 미사일 ‘블랙비어드’ [최현호의 무기인사이드]

    미 국방부는 극초음속 무기 도입에 속도를 내길 원하고 있지만, 아직 러시아와 중국에 크게 뒤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신생 기업 캐스텔리온이 개발한 중거리 극초음속 무기 ‘블랙비어드’가 미 육군과 해군에 배치될 준비를 하고 있다. 캐스텔리온은 2022년 스페이스X 출신 엔지니어들이 창업한 방위기술 스타트업이다. 캘리포니아주 토런스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텍사스와 뉴멕시코 등 여러 곳에 제조 및 개발 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이 회사는 전통적인 방산 기업들과 달리 속도와 제조 확장성, 낮은 단가에 초점을 맞춘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이를 위해 값비싼 군용 규격 부품 대신 검증된 상용(COTS) 부품을 적극 활용했다. 설계부터 테스트, 통합까지 짧은 주기로 진행하는 빠른 시제품 개발 방법론을 채택하고 있으며, 처음부터 대규모 생산을 고려해 시스템을 설계했다. 캐스텔리온은 2025년 말 3억 5000만 달러 조달에 성공해 생산 확대 및 플랫폼 통합 등에 사용할 예정이다. 이어 뉴멕시코주에 404만 6856㎡ 규모의 생산 캠퍼스를 구축해 수천 발의 무기 생산 능력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블랙비어드는 재래식 정밀 타격용으로 개발됐으며, 미 육군과 해병대가 사용하는 다연장로켓시스템(MLRS)과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에서 운용할 수 있도록 제작됐다. 미 육군의 장거리 극초음속 무기(LRHW)용 미사일인 ‘다크이글’이 약 4100만 달러 수준인 데 비해, 블랙비어드는 수십만 달러 수준을 목표로 한다. 캐스텔리온은 설립 2년 만인 2024년 3월 첫 번째 시제품 미사일 시험 발사에 성공했고, 2025년 10월에는 미 육군 및 해군과 플랫폼 통합 계약을 체결했다. 2026년 초 시제품 입증 테스트를 마치고, 하반기에는 HIMARS를 이용한 실제 비행 시험을 진행할 계획이다. 생산 시제품의 실사격 테스트는 2027년으로 예정돼 있다. 궁극적으로 블랙비어드의 지상 발사형은 정밀 타격 미사일(PrSM) 증분 4 능력의 약 80%를 상당히 저렴한 비용으로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2026년 1월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은 캐스텔리온 공장을 방문해 블랙비어드 생산 시설을 둘러봤다. 이번 방문은 미국 정부 관계자들이 대량 생산 및 다지역 배치가 가능한 장거리 재래식 타격 시스템의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강조하는 가운데 이뤄졌다. 블랙비어드는 최근 미 국방부의 여러 사업에서 존재감을 나타내고 있는 신생 스타트업의 새로운 사례가 될 전망이다.
  • 운동 열심히 해서 살 빼기…‘이것’ 때문에 쉽지 않다

    운동 열심히 해서 살 빼기…‘이것’ 때문에 쉽지 않다

    최근 강력한 비만약이 등장하면서 다이어트가 한결 쉬워졌다. 하지만 약을 끊으면 더 심한 요요 현상이 일어나는 데다 약 자체도 각종 부작용이 있어 장기 복용이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다. 결국 장기적으로 안전하고 건강하게 정상 체중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건강한 식단과 규칙적인 운동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세상엔 먹는 걸 줄이는 걸 싫어하는 사람도 있고 반대로 운동을 싫어하는 사람도 있게 마련이다. 극단적 저열량 식단이나 금식을 통해 단기간에 상당한 체중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지만, 열량 섭취 감소 없이 운동을 통해서 얼마나 많은 체중을 줄일 수 있는지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사실 과학자들은 운동의 다이어트 효과에 대해 많은 연구를 진행했다. 듀크 대학의 헤르만 폰처와 에릭 트렉슬러는 이런 선행 연구들을 분석해 운동이 인체의 에너지 소비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운동을 하면 분명 추가로 에너지가 소모된다. 따라서 과거에는 평소 사용하는 열량은 그대로이고 운동으로 추가로 더 열량을 소모한다는 가산 모델(additive model)이 에너지 소비량을 추정하는 기본 패러다임이었다. 하지만 많은 연구를 통해 과학자들은 제한 모델(Constrained Model)이라는 새로운 모델을 발견했다. 우리 몸이 소비하는 에너지양에는 어느 정도 한계가 있다. 따라서 운동을 통해 더 많은 칼로리를 소모하면, 신체는 총 에너지 소비량을 평소 한도 내로 유지하기 위해 세포 복구와 같은 내부 활동을 줄인다. 즉, 운동으로 소모했다고 생각했던 추가 칼로리가 부분적으로 상쇄되어 에너지 균형을 맞추려고 한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1,754명의 참가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와 여러 동물 연구를 분석해 연구 대상자들이 소모할 것으로 예상되는 에너지와 실제로 소모한 에너지를 비교하여 신체가 얼마나 보상 작용을 하는지 계산했다. 그 결과 전통적인 가산 모델은 운동으로 인한 일일 총 에너지 소비량 증가를 과대평가하는 경향이 있었다. 물론 운동을 통해 추가 에너지 소모가 일어나긴 하지만, 사람과 동물 다른 생리 과정이나 활동에 소모되는 에너지를 줄임으로써 이를 보상하는 기전이 있기 때문에 실제로 소모하는 에너지는 28% 정도 적었다. 여기에 운동을 통해 더 많은 에너지를 소모할 경우 식욕 역시 더 늘어나 오히려 평소보다 더 많은 열량을 섭취할 위험성도 존재한다. 따라서 식단을 통해 열량을 조절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 연구는 건강한 다이어트에서 운동이 중요하지 않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결국 운동 에너지의 72%는 추가로 소모되기 때문에 더 먹지만 않는다면 체중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또 금식이나 극단적 저열량식으로 체중을 감량할 경우 지방은 물론 근육도 크게 감소해 전신 상태가 나빠질 수 있는데, 적당한 열량 제한과 규칙적 운동은 근육은 유지하거나 늘리고 지방은 줄여 같은 수준으로 체중을 감량해도 훨씬 건강한 몸을 얻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이 연구에서 다루진 않았지만, 저열량 식단으로 열량 섭취를 줄일 경우 우리 몸이 에너지 균형을 맞추기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열량 소비를 줄이는 현상이 일어난다. 이때 운동을 통해 강제로 열량 소비를 늘리면 다이어트에서 더 이상 체중이 줄지 않는 병목 현상이나 요요 현상을 최대한 줄일 수 있다. 규칙적 운동과 건강한 식단은 다이어트뿐 아니라 건강한 삶을 위한 두 기둥이라고 할 수 있다. 쉽게 감량할 수 없는 비만인 경우 약물이나 다른 치료법도 적절히 사용할 순 있겠지만, 일생 동안 건강하고 균형 잡힌 몸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이 두 가지를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 운동 열심히 해서 살 빼기…‘이것’ 때문에 쉽지 않다 [핵잼 사이언스]

    운동 열심히 해서 살 빼기…‘이것’ 때문에 쉽지 않다 [핵잼 사이언스]

    최근 강력한 비만약이 등장하면서 다이어트가 한결 쉬워졌다. 하지만 약을 끊으면 더 심한 요요 현상이 일어나는 데다 약 자체도 각종 부작용이 있어 장기 복용이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다. 결국 장기적으로 안전하고 건강하게 정상 체중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건강한 식단과 규칙적인 운동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세상엔 먹는 걸 줄이는 걸 싫어하는 사람도 있고 반대로 운동을 싫어하는 사람도 있게 마련이다. 극단적 저열량 식단이나 금식을 통해 단기간에 상당한 체중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지만, 열량 섭취 감소 없이 운동을 통해서 얼마나 많은 체중을 줄일 수 있는지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사실 과학자들은 운동의 다이어트 효과에 대해 많은 연구를 진행했다. 듀크 대학의 헤르만 폰처와 에릭 트렉슬러는 이런 선행 연구들을 분석해 운동이 인체의 에너지 소비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운동을 하면 분명 추가로 에너지가 소모된다. 따라서 과거에는 평소 사용하는 열량은 그대로이고 운동으로 추가로 더 열량을 소모한다는 가산 모델(additive model)이 에너지 소비량을 추정하는 기본 패러다임이었다. 하지만 많은 연구를 통해 과학자들은 제한 모델(Constrained Model)이라는 새로운 모델을 발견했다. 우리 몸이 소비하는 에너지양에는 어느 정도 한계가 있다. 따라서 운동을 통해 더 많은 칼로리를 소모하면, 신체는 총 에너지 소비량을 평소 한도 내로 유지하기 위해 세포 복구와 같은 내부 활동을 줄인다. 즉, 운동으로 소모했다고 생각했던 추가 칼로리가 부분적으로 상쇄되어 에너지 균형을 맞추려고 한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1,754명의 참가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와 여러 동물 연구를 분석해 연구 대상자들이 소모할 것으로 예상되는 에너지와 실제로 소모한 에너지를 비교하여 신체가 얼마나 보상 작용을 하는지 계산했다. 그 결과 전통적인 가산 모델은 운동으로 인한 일일 총 에너지 소비량 증가를 과대평가하는 경향이 있었다. 물론 운동을 통해 추가 에너지 소모가 일어나긴 하지만, 사람과 동물 다른 생리 과정이나 활동에 소모되는 에너지를 줄임으로써 이를 보상하는 기전이 있기 때문에 실제로 소모하는 에너지는 28% 정도 적었다. 여기에 운동을 통해 더 많은 에너지를 소모할 경우 식욕 역시 더 늘어나 오히려 평소보다 더 많은 열량을 섭취할 위험성도 존재한다. 따라서 식단을 통해 열량을 조절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 연구는 건강한 다이어트에서 운동이 중요하지 않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결국 운동 에너지의 72%는 추가로 소모되기 때문에 더 먹지만 않는다면 체중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또 금식이나 극단적 저열량식으로 체중을 감량할 경우 지방은 물론 근육도 크게 감소해 전신 상태가 나빠질 수 있는데, 적당한 열량 제한과 규칙적 운동은 근육은 유지하거나 늘리고 지방은 줄여 같은 수준으로 체중을 감량해도 훨씬 건강한 몸을 얻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이 연구에서 다루진 않았지만, 저열량 식단으로 열량 섭취를 줄일 경우 우리 몸이 에너지 균형을 맞추기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열량 소비를 줄이는 현상이 일어난다. 이때 운동을 통해 강제로 열량 소비를 늘리면 다이어트에서 더 이상 체중이 줄지 않는 병목 현상이나 요요 현상을 최대한 줄일 수 있다. 규칙적 운동과 건강한 식단은 다이어트뿐 아니라 건강한 삶을 위한 두 기둥이라고 할 수 있다. 쉽게 감량할 수 없는 비만인 경우 약물이나 다른 치료법도 적절히 사용할 순 있겠지만, 일생 동안 건강하고 균형 잡힌 몸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이 두 가지를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 ‘젊은 활기’ 건진 농구… ‘높이 열세’ 과제 안아

    ‘젊은 활기’ 건진 농구… ‘높이 열세’ 과제 안아

    대한민국 남자농구 대표팀 첫 외국인 감독으로 선임된 니콜라이스 마줄스(라트비아) 감독 데뷔전은 젊은 피 가능성을 확인하는 성과와 함께 높이의 열세를 만회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과제를 떠안게 됐다. 마줄스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농구 대표팀은 감독 취임 후 처음 열린 2027 국제농구연맹(FIBA) 농구 월드컵 아시아 예선 1라운드 대만·일본전에서 모두 아쉽게 패했다. 이로써 대표팀은 지난해 중국에 2연승을 거뒀던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프로농구 시즌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지난달 20일 소집돼 사흘만 훈련하고 대만과 일본 원정 경기를 치르면서 손발이 맞지 않는 모습을 보인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소득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문유현(정관장)과 에디 다니엘(SK) 등이 대표팀에 새로운 활력소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문유현은 일본전에서 13분33초를 뛰며 악착같은 수비와 돌파를 선보였으며 다니엘은 일본의 빅맨인 조시 호킨슨과 미국프로농구(NBA) 출신 와타나베 유타를 막고 3쿼터 분위기 반전을 이끌었다. 하윤기(kt)와 이원석(삼성) 대신 발탁된 김보배(DB)와 강지훈(소노)은 다소 실망스러운 경기 내용을 선보였다. 마줄스 감독도 1일 “일본에는 좋은 파워 포워드들이 있었고 우리는 빅맨을 활용하지 못한 채 스몰 라인업을 가동해야 했다”며 스몰라인업 가동에 따른 한계를 인정했다. 결국 7월 3일과 6일 한국에서 열리는 대만·일본전 승리를 위해서는 조직력을 다지는 것과 함께 빅맨의 열세를 어떻게 극복할지가 중요한 과제로 남게 됐다.
  • 김도영 터졌다… WBC 모의고사 절반의 성공

    김도영 터졌다… WBC 모의고사 절반의 성공

    타선, 日정상급 투수 공략 선취점선발투수 곽빈, 2이닝 3실점 고전김, 2경기 연속 대포로 동점 성공노경은 등 계투진 무실점 기대감 오늘 오릭스와 마지막 연습 경기 완전체로 모인 대한민국 야구 대표팀이 일본 프로야구(NPB) 한신 타이거스와 평가전을 무승부로 마쳤다. 류지현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2일 일본 오사카 교세라돔에서 열린 한신과의 연습 경기에서 3-3으로 비겼다. 한신은 지난해 NPB 센트럴리그 우승, 재팬시리즈 준우승을 차지한 강팀이다. 류 감독은 김도영(KIA 타이거즈)-저마이 존스(디트로이트 타이거스)-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셰이 위트컴(휴스턴 애스트로스)-문보경(LG 트윈스)-안현민(kt 위즈)- 김혜성(로스앤젤레스 다저스)-박동원-박해민(이상 LG) 순으로 타순을 꾸렸다. 선발 투수로는 곽빈(두산 베어스)이 출격했다. 한국은 지난해 NPB 12승 6패에 리그 1위의 평균자책점 1.55를 기록한 사이키 히로토로부터 1회부터 점수를 뽑아내는 매서운 공격력을 뽐냈다. 선두 타자 김도영의 3루 방면 내야 안타와 이정후의 중전 안타로 만든 기회에서 문보경의 중전 안타로 선취점을 뽑았고, 안현민이 좌익 선상을 가르는 1타점 2루타를 때려 2-0을 만들었다. 일본 최정상급 투수를 초반부터 공략했다는 점에서 점수 이상의 의미가 있었다. 그러나 곽빈이 곧바로 2회말 3실점 하며 흔들렸다. 1회 최고 시속 156㎞의 속구를 앞세워 공 11개로 삼자 범퇴를 기록한 곽빈은 2회말 1사 후 볼넷과 안타를 허용해 1, 3루 위기를 자초했다. 이후 외야 희생 플라이, 2루타를 내줘 2-2 동점이 됐고 2사 2루에서 후시미 도라이에게 중전 안타를 맞아 2-3 역전을 허용했다. 위기의 한국을 구한 건 새로운 해결사로 떠오른 김도영이었다. 김도영은 5회초 1사에서 한신 세 번째 투수 하야카와 다이키의 초구를 공략해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동점 솔로포를 터뜨렸다. 지난달 26일 삼성 라이온즈와의 평가전에 이은 2경기 연속 홈런으로 대표팀에서 가장 뜨거운 타격감을 과시했다. 이후 두 팀은 추가 득점에 실패했다. 한국은 선발 곽빈이 2이닝 3피안타 3실점으로 흔들린 것을 제외하고 노경은(SSG 랜더스), 손주영(LG), 고영표(kt), 류현진(한화 이글스), 박영현(kt), 김택연(두산)이 무실점 계투에 성공하며 본선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했다. 류 감독도 “2월 오키나와 훈련 때보다 오늘 투수들의 전체적인 흐름이나 구위가 좋아졌다”며 “WBC 개막을 앞두고 긍정적인 신호”라고 자평했다. 김도영에 대해선 “경기 전에도 말했지만 오키나와 마지막 연습 경기를 통해 좋은 느낌이 왔을 것”이라며 “좋은 타격감이 이어지고 있어서 결과도 잘 나오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류지현호는 3일 오후 12시 같은 장소에서 오릭스 버팔로즈를 상대로 오사카에서 마지막 평가전을 치른다. 선발투수로는 메이저리거 데인 더닝(시애틀 매리너스)이 나선다.
  • [사설] 6년 만에 적자 가구 최고… 집값 잡아야 할 분명한 이유

    [사설] 6년 만에 적자 가구 최고… 집값 잡아야 할 분명한 이유

    지난해 4분기 적자 가구 비율이 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가데이터처의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적자 가구 비율은 25.0%로 2019년(26.2%) 이후 가장 높다. 소득별로 보면 상위 20%인 5분위는 낮아지고 다른 소득 계층에서는 높아졌다. 고물가가 누적된 데다 이자 부담이 크게 늘어서다. 가구당 월평균 이자 비용은 13만 4000원으로 전년보다 11.0% 늘었다. 소득 증가율(4.0%)을 훌쩍 웃돈다. 가계 빚은 1978조 8000억원(2025년 말 기준)으로 1년 새 56조 1000억원 늘었다. 증가액의 80%(44조 8000억원)가 주택담보대출이다. 지난해 전국 주택 매매값은 1.02% 올랐지만 서울은 7.07% 올랐다. 아파트만 따지면 전국은 1.04%, 서울은 8.98% 상승으로 지역 격차가 더 커진다. ‘지금이 제일 싸다’는 시장의 인식에 서울 아파트값은 신고가를 꾸준히 새로 써 왔다. 이런 움직임에 제동이 걸리는 모양새다. 지난달 23일 기준 서울 강남구 아파트값은 0.06% 하락 전환했다. 2024년 3월 둘째 주 이후 100주 만이다. 송파구(-0.03%), 서초구(-0.02%), 용산구(-0.01%) 등도 하락했다.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 등 정부의 다주택자 규제 강화 신호가 시장에 영향을 주기 시작한 것으로 해석된다. 초고가 주택 세금이 늘어날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재명 대통령은 “초고가 주택은 선진국 수도 수준에 상응하는 부담과 규제를 안게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지난달 수출이 1년 전보다 29.0% 늘어 사상 최대(674억 5000만 달러)를 기록하고 코스피가 6000을 넘었지만 온기는 특정 계층에만 퍼지고 있다. 부동산에 몰리는 돈이 생산적 경제활동에 쓰일 수 있도록 유도하는 일이 시급하다. 시장이 정부 조치에 반응하고 있는 만큼 6·3 지방선거 이후에도 일관된 신호로 시장의 신뢰를 회복해야 할 것이다. 다주택자 규제 강화가 세입자에게 전가되지 않도록 공공임대주택 공급 등 전월세 시장 불안 해결책도 면밀히 마련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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