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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 선거처럼 뛴 잠룡들 ‘대선의 시간’ 시작됐다

    내 선거처럼 뛴 잠룡들 ‘대선의 시간’ 시작됐다

    11개월 남은 내년 대선의 전초전으로 여겨지는 4·7 재보궐 선거를 하루 앞두고 여야 대권 주자들도 신경을 바짝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여야 모두 재보선 직후 차기 대선을 지휘할 당 지도 체제 개편이 예정돼 있어 대권 주자들의 발걸음은 더욱 바빠질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공동상임선거대책위원장은 박원순·오거돈 전 시장의 성추행과 불명예 퇴진으로 보궐선거 후보를 낼 수 없는 상황에서 지난해 직접 전 당원 투표를 결정하고 당헌·당규 개정을 주도했다. 지난달 9일 당대표를 내려놓은 직후 상임선대위원장으로 재보선 지역을 순회하는 강행군을 했다. 서울·부산시장 선거 중 한 곳이라도 이긴다면 이 위원장은 주저앉은 지지율 반등의 기회를 엿볼 수 있다. 하지만 두 지역에서 모두 패배하면 지난해 4월 전례 없는 총선 압승 이후 당대표를 맡아 불과 7개월 만에 민심이 돌아선 데 대한 책임이 불가피하다. 현직 단체장으로 재보선과 거리를 뒀던 이재명 경기지사는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 김영춘 부산시장 후보를 각각 한 차례 찾아 우회적 지지를 표했다. 이재명계 의원들도 각 후보 캠프에 대거 파견돼 ‘원팀’의 모양새를 취했다. 이재명계 핵심 의원은 6일 “야당이 대승하면 기세가 등등해질 텐데 이 지사도 우리 지지자들을 하나로 묶어 내고 민심을 돌리기 위한 특단의 대책을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도 이르면 다음주 초 사의를 표명한 뒤 대선 레이스에 뛰어들 전망이다. 다만 재보선 결과에 따라 정 총리를 포함한 개각 시기와 폭이 달라질 수 있다. 당내 경선이 본격화할 때까지 시간이 많지 않은 터라 후임 총리의 국회 인준까지 발이 묶일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야권 단일화에 공을 세운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범야권 주자로 입지를 다지는 효과를 거뒀다. 애초 민주당이 ‘안철수의 철수’를 확신하며 단일화 효과를 미미하게 전망한 것과 달리 안 대표는 국민의힘을 적극 지원했다. 국민의힘이 압승을 거둔다면 대선 재도전의 길도 열린다. 안 대표는 이날 마지막 신촌 유세에서 “야권의 유능함도 증명해 반드시 내년 대선에서 정권 교체가 이뤄지기를 머리 숙여 부탁한다”고 호소했다. 국민의당 핵심 관계자도 “안 대표가 단일화 과정에서 야권 승리 공식을 만든 셈”이라며 “정권교체의 틀을 만드는 데도 기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은 유승민 전 의원도 재보선 승리에 사활을 걸었다. 유 전 의원은 지난 5일 “이번이 마지막 도전이라고 (생각하고) 배수진을 쳤다”며 대선 도전 의지를 재확인했다. 마지막 오세훈 후보 지원 유세에서는 “절대 승리에 취하지 않고 내일부터 새로운 변화와 혁신을 반드시 시작하겠다”고 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이번 선거에서 ‘소리 없는 데뷔전’을 치렀다. 재보선 직전 총장직을 내려놨고 지난 2일 사전투표 공개 일정으로 대권 레이스의 한복판에 섰다. 선거 기간 특정 정당이나 후보를 지지하는 발언을 삼가면서도 언론 인터뷰를 통해 이번 선거가 민주당 소속 전직 시장들의 성추행 사건으로 발생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재보선이 끝나면 본격적인 정치 행보를 시작할 전망이다. 윤 전 총장의 측근은 “향후 정치 행보를 고민 중인 것은 맞지만, 구체적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며 말을 아꼈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오비맥주 “카스, 진화·혁신으로 맥주 시장 이끌어와”

    오비맥주 “카스, 진화·혁신으로 맥주 시장 이끌어와”

    오비맥주는 지난 80여년 동안 국내 소비자들과 함께하며 ‘국민맥주’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변화하는 소비자 입맛을 제품에 반영하며 현세대의 목소리를 마케팅 활동 전반에 활용했다. 시대 트렌드에 맞춰 제품 패키지와 라벨도 리뉴얼했다. 그 결과 2012년부터 지난 10년간 국내 시장점유율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 맥주 시장에서 52.7%의 점유율을 기록했고, ‘카스 프레시’는 39.5%의 점유율을 보였다. 지난달에는 현시대의 문화·감성을 담은 ‘올 뉴 카스’를 선보였다. ●변화하는 소비자 입맛 반영… 지속적인 제품 개발 카스는 변화하는 시대상과 소비자의 니즈를 토대로 제품을 개발해왔다. 1994년 출시 이후 제품의 외형과 맛을 업그레이드해왔다. 카스만의 ‘상쾌하고 깔끔한 맛’은 유지하면서 소비자가 원하는 맛을 반영했다. 제품 라벨 디자인은 시대상과 콘셉트에 맞춰 개선했다. 2016년에는 은색 라벨을 블루 색상으로 변경하며, 역동성과 도전정신을 강조했다. 2017년에는 세련미와 고급스러운 디자인을 선호하는 트렌드를 반영해 병의 어깨 위치에 ‘CASS’ 로고를 양각으로 새기고 병의 몸통 부분을 안으로 살짝 굴곡지게 ‘V’자 형태로 만들었다. ●현세대 목소리 대변한 마케팅 활동 카스는 시대정신을 반영한 마케팅을 진행해왔다. ‘내가 살아 있는 소리’, ‘부딪쳐라 짜릿하게’ 등과 같이 젊은 세대들의 문화·가치관을 담은 슬로건과 광고를 선보여왔다. 공감대를 넓히기 위해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젊은이들의 일상을 소재로 한 광고를 만들었고, 소비자가 열광하는 힙합 아티스트를 모델로 기용했다. 또한 청년 대상 도전과 모험 스토리 공모전 등을 진행하며 청춘을 응원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코로나19라는 사회적 변화를 반영, 온택트(Ontact) 마케팅에 집중했다. 카스의 온라인 뮤직 페스티벌 ‘카스 블루 플레이그라운드 커넥트 2.0’은 전 세계 8만명 이상이 동시에 접속했고, 83만 이상의 조회 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2021년 시대정신 담은 ‘올 뉴 카스’ 선보여 올해 오비맥주는 소비자 니즈와 시대상을 더욱 깊이 반영한 ‘올 뉴 카스’를 선보였다. 새롭게 선보인 카스는 단순한 제품을 넘어서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의 문화와 감성까지 모두 담은 맥주라는 게 오비맥주 측의 설명이다. 이 제품은 투명병을 도입해 ‘심플함’과 ‘투명성’을 표현했다. 시각적으로도 청량감과 신선함을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병 디자인은 보는 즐거움을 더했다. ‘블루 라벨’을 간결하고 과감한 이미지로 바꾸고자 투명한 병 속 맥주의 황금색과의 선명한 대비를 줬다. 맛도 업그레이드했다. 카스의 시그니처 레시피를 유지하면서 몇 가지 요소를 개선했다. 최상급의 정제 홉과 최적의 맥아 비율을 통해 생생하고 깔끔한 맛을 구현했으며, 카스의 ‘콜드 브루(Cold Brewed)’ 제조 공정에서도 완벽을 기했다. 올 뉴 카스는 0℃에서 72시간의 저온 숙성을 통한 ‘품질 안정화’ 과정을 거쳐 양조장에서 갓 생산된 듯한 신선한 맛을 제공한다. 변온 잉크를 활용한 ‘쿨 타이머’도 적용했다. 맥주를 가장 맛있게 즐길 수 있는 온도가 되면 육각형 모양 온도센서가 밝은 파란색으로 변하며 하얀 눈꽃송이 모양이 나타난다. 동시에 ‘FRESH’ 문구가 밝은 파란색으로 바뀌어 카스를 즐겁게 즐길 수 있는 시간이 되었음을 직관적으로 알려준다. 한편, 카스는 ‘호기심’, ‘펀(FUN)’ 키워드를 활용한 마케팅 활동을 하고 있다. 강남역, 신논현역 등 서울 거점 지역에 설치된 대형 전광판을 통해 ‘싹(SSAC)’ 옥외광고를 공개했다. 광고는 ‘SSAC’과 ‘CASS’ 두 단어 외에 다른 내용이 없어 보는 이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SSAC은 카스를 뒤집어 놓은 문구로 ‘싹 바뀐 카스(SSAC 바뀐 CASS)’를 의미한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지난 27년간 카스는 소비자 트렌드 및 시대상을 반영한 제품과 마케팅을 통해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며 “올해에도 오비맥주는 카스의 브랜드 철학과 혁신의 노력이 응축된 올 뉴 카스와 함께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비즈 biz@seoul.co.kr
  • “앤드루 양, 아시아계 미국인 슈퍼파워” 혐오범죄 맞서 뉴욕시장 후보 급부상

    “앤드루 양, 아시아계 미국인 슈퍼파워” 혐오범죄 맞서 뉴욕시장 후보 급부상

    ‘앤드루 양, 아시아계 미국인 슈퍼파워.’ 폴리티코 4일자(현지시간) 인터뷰 기사는 이런 제목을 달았다. 아시아계 미국인으로서 겪었던 차별에 관한 경험을 듣고 아시아계 정치인으로서 주목받고 있는 현상 등을 짚었는데, 그가 “뉴스와 케이블 쇼 등의 주제가 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뉴욕타임스(NYT)도 ‘양의 패거리’(Yang Gang) 현상을 재조명하면서 그를 향한 세간의 관심을 소개했다. 지난 1월 앤드루 양(46)은 오는 6월 예정된 뉴욕 시장선거 당내 경선 출마를 선언했고, 지금 한참 앞서가고 있다. 뉴욕데일리뉴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뉴욕시장 경선에서 양의 지지율이 당내 경쟁자들보다 두 자릿수로 높다. ‘흑인 생명도 소중하다’(BLM) 운동에 뒤이어 출사표를 던진 흑인 정치인들의 도전도 일찌감치 뿌리쳤다. NYT는 “아시아계 미국인들이 각성하고 있으며 새로운 정치세력으로 급격하게 부상하고 있다”며 “애틀랜타 사건 후 아시아계 증오범죄 증가세가 고정된 지지 정당 없이 부동층을 자처해 온 이들의 정치적 결속을 높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탁월한 연설 능력이 인기의 주요 비결로 꼽힌다. 지난달 애틀랜타 마사지숍 총기 난사 사건이 터지고 길거리에서 가진 기자회견도 호평을 받았다. 그는 “뉴욕에서 아시아계 미국인으로 자라나 항상 일정 수준의 괴롭힘, 보이지 않음(invisibility), 인종차별에 익숙했지만, 그것은 차츰 조롱이나 경멸의 형태를 취하기 시작했고, 훨씬 더 어두운 무언가로 바뀌어 갔다”며 자신이 차별에 공감하고 연대를 이끌어 갈 후보라고 강조했다. 또 “역사상 최초의 아시아계 뉴욕시장을 만드는 게 차별을 없애는 좋은 방법 중 하나”라고 말했다. 양은 대만계 이민자 2세로 뉴욕주에서 태어났고, 맨해튼에 거주하고 있다. 브라운대 경제학과와 컬럼비아대 로스쿨을 졸업한 변호사이자 ‘벤처 포 아메리카’의 창업자다. 2020년 미 대선을 앞두고 2017년 11월부터 뛰었다가 2020년 3월 조 바이든을 대통령 후보로 지지했다. 당내 경선 때 18세 이상 모든 미국인에게 월 1000달러 보편적 기본소득(UBI) 지급 공약으로 돌풍을 일으키며 ‘양 갱’이라는 헌신적인 온라인 팬층을 얻었다. 2019년 1분기 170만 달러로 시작한 후원금이 나중에는 4160만 달러까지 쌓였다.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이 3선 제한 규정에 막힌 상태에서 치르게 된 뉴욕시장 선거를 앞두고 30여명의 후보가 난립 중이다. 민주당 경선 승자가 11월 본선에서도 당선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대체적인데, 양이 경선을 통과한다면 2013년 존 리우 뉴욕주 상원의원에 이은 두 번째 아시아계 시장 후보가 된다. 당선되면 아시아계 최초의 뉴욕시장이자, 1989년 당선된 역대 첫 흑인 데이비드 딘킨스 시장에 이어 두 번째 유색인종 뉴욕시장이 된다. 이지운 전문기자 jj@seoul.co.kr
  • 우위 지키려는 美, 발판 포기 않는 中… ‘패권 전쟁터’ 된 신장

    우위 지키려는 美, 발판 포기 않는 中… ‘패권 전쟁터’ 된 신장

    지난달 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중국 공산당의 위구르족 인권 탄압을 문제 삼아 유럽연합(EU), 영국, 캐나다와 손잡고 ‘동시다발 제재’를 단행해 ‘동맹을 통한 중국 압박’을 본격화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겨냥한 ‘바이든식 외교 전략’은 이제 시작이어서 신장 지역을 둘러싼 양국의 충돌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위구르족 인권 문제가 어제오늘 일이 아닌데 두 나라는 왜 이제서야 사생결단에 나선 것일까. 미중 갈등의 새 축이 된 신장의 이모저모를 살펴봤다.●아시아·이슬람 연결 ‘교량’… 18세기에 中 편입 중국 북서부에 위치한 ‘신장위구르자치구’는 역사적으로 실크로드(비단길)를 통해 동아시아와 이슬람 세계를 연결하는 교량 역할을 했다. 중국 고전 ‘서유기’를 보면 당나라 고승 현장(602~664)이 인도에서 불경을 구하려고 서역을 지나다 갖가지 요괴들의 공격을 받는데, 소설 속 서역이 바로 신장이다. 위구르인들은 자신들의 정체성을 돌궐(투르크)에서 찾는다. 돌궐은 중국 역사에서 ‘흉노’로 불리던 민족들 가운데 하나로 몽골과 만주 지역 등에 퍼져 살았다. 전성기에는 고구려와 손잡고 중국 대륙을 위협했다. ‘돌궐의 후예’를 자처하는 터키가 한국을 ‘형제의 나라’로 여기는 데에는 이런 배경이 있다. 돌궐은 중국의 압박으로 영토를 잃고 서쪽으로 이동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가 중앙아시아 지역에 정착해 위구르족이 됐다고 믿는다. 1759년 청나라 건륭제(1711~1799)가 이곳을 중국 영토로 편입시켰다. ‘새로운 강토’라는 뜻의 신장(新疆)이라는 이름도 이때 지어졌다. 19세기 미국이 멕시코 땅이던 캘리포니아와 텍사스, 네바다 등을 빼앗아 국토 면적을 두 배 가까이 늘린 것과 비슷하다. 중국의 신장 병합은 약소 민족의 희생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던 패권국 팽창 경쟁의 결과물이다. 20세기 들어 청이 멸망하고 일본이 중국 본토를 침공하자 위구르인들은 ‘힘의 공백’을 깨닫고 1944년 ‘동투르키스탄공화국’을 선포했다. 하지만 중국 공산당이 1949년 신장을 다시 침공했고, 1955년 이 지역을 자치구로 만들었다. 그간 신장은 높은 수준의 자치권을 부여받았음에도 유혈 사태가 끊이지 않았다. 여기에는 위구르인들의 뿌리 깊은 반중 정서가 자리하고 있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5일 설명했다. 위구르족은 수니파 이슬람교를 신봉하는 유목 민족의 후예다. 중국의 주류인 한족과는 전혀 다른 문화와 언어를 갖고 있다. 1949년 인민해방군이 신장으로 갈 때만 해도 이 지역의 위구르족 비율은 80%에 달했다. 하지만 지금은 50% 밑으로 떨어졌다. 베이징 당국이 의도적으로 한족을 대거 이주시켜 지역의 고유성을 말살한다는 것이 위구르인들의 주장이다. 현재 ‘동투르키스탄 망명정부’와 ‘동투르키스탄 이슬람당’ 등 50여개 단체가 분리·독립 운동을 펼치고 있다. ●구소련 해체 뒤 위구르인도 독립 열망 커져 전문가들은 위구르인들이 1991년 소련 해체 이후 중앙아시아에서 이슬람 근본주의 국가들이 생겨나는 모습을 지켜보며 ‘우리도 나라를 세우자’는 열망이 커졌다고 분석한다. 실제로 1997년 신장에서는 독립을 요구하는 대규모 폭동이 일어나 수많은 인명이 희생됐다. SCMP는 “2013년 베이징 톈안먼광장 위구르 차량 돌진 사고와 2014년 중국 윈난성 쿤밍역 테러사건이 연이어 터지자 중국 지도부가 ‘선을 넘었다’고 판단해 통제를 강화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이를 반영하듯 2017년쯤부터 신장에서 위구르인들이 하나둘 강제수용소로 끌려간다는 소문이 돌았다. 극적으로 탈출해 국경을 넘어 도망친 이들의 증언과 위성사진으로 확인된 콘크리트 건물들, 내부자가 몰래 제공한 수용소 관련 공식 문서가 외부로 알려졌다. 중국 당국은 강제수용소 논란에 대해 “위구르인들의 직업 교육을 위한 재교육 시설”이라고 반박한다. 유엔을 비롯한 국제기구들은 이 지역 위구르인 1100만명 가운데 100만명 정도가 이 시설에 수감된 적이 있다고 추산한다. 그렇다면 중국은 왜 국제사회의 비난에도 위구르족 강경책을 고수할까. 구소련 같은 ‘분리독립 도미노’가 절대로 나타나서는 안 된다는 위기의식 때문으로 풀이된다. 위구르족이 독립하면 54개의 다른 소수민족도 이를 보고만 있지 않을 것이어서다. 만에 하나 위구르족을 독립시킨다고 해도 새 나라는 중국과 ‘앙숙’으로 지낼 가능성이 크다. 신장의 ‘전략적 가치’도 한몫한다. 이곳은 중국에서 석유·천연가스 매장량이 가장 많다. 18세기에 편입된 신장과 시짱(티베트)은 중국 전체 면적의 3분의1이나 된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패권을 추구하는 중국이 신장을 포기할 리 없다.●“美, 中에 나쁜 이미지 심어 추격 막으려 해” 여기에 더해 중국은 ‘서구 세계가 숨은 의도를 갖고 있다’고 여긴다. 겉으로는 인류 보편의 가치를 추구하는 듯 행동하지만 실제로는 위구르족 독립운동을 은밀히 지원한다는 판단이다. 중국이 내부 분열로 치명상을 입게 해 ‘대서양 동맹(미국과 유럽)이 이끄는 국제질서’에 도전하지 못하게 만들려는 목적이 있다고 본다. 미국은 1979년 중국과의 수교 이후 양국 관계를 해칠 정도로 신장 문제에 적극적이진 않았다. 심지어 미 의회조사국(CRS) 보고서에 따르면 9·11 테러 직후인 2002년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중국의 요청을 받아들여 위구르 독립단체를 ‘테러 조직’으로 지정했다. 전 세계 테러 의심자들을 초법적으로 가둔 관타나모 수용소에 있던 신장 분리주의자들을 중국의 심문관이 만날 수 있도록 돕기도 했다. 2010년에는 노르웨이가 중국을 대신해 위구르 독립단체 조직원을 체포했다. 최소한 10년 전까지는 서구 세계가 신장 문제에 대해 중국 정부와 궤를 같이했음을 알 수 있다. 중동과 중앙아시아를 휩쓸던 테러단체 이슬람국가(IS)에 맞서 중국이 파키스탄과 아프가니스탄 등에서 안정을 지키길 원했기에 위구르족 인권 문제에 눈감아 준 것으로 보인다. 이런 공조는 ‘비정치인 출신’으로 ‘반중’을 선거 공약으로 내세운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이 되면서 깨졌다. 그간의 국제질서 맥락을 알리 없던 그가 신장 문제를 그냥 넘어갈 리 없었던 것 같다. 공교롭게도 위구르족 수용소 문제가 본격적으로 불거지기 시작한 때는 트럼프가 대통령 임기를 시작한 2017년이다. ●“나토 등 IS와의 전쟁에 위구르족 병사 이용” 일각에서는 미국과 유럽이 신장 인권 문제로 압박에 나선 것을 두고 ‘미국의 턱밑까지 추격한 중국을 패권 경쟁에서 낙오시키려는 전략’으로 해석한다. 과거 미국이 구소련에 대해 그랬듯 중국에 대한 국가 이미지를 최대한 나쁘게 만들어 전 세계에 ‘힘이 커지면 안 될 나라’로 각인시키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캐나다 진보성향 매체 ‘글로벌리서치’는 “미국과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터키 등이 IS 궤멸을 위해 위구르족 수천명을 테러 조직에 잠입시켰다는 건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라고 했다. 위구르인들이 영화 ‘무간도’나 ‘신세계’에서처럼 신분을 숨기고 범죄 집단의 일원으로 활동했다는 것이다. 매체는 “세계 주류 언론사나 미국의 정치인들은 (서구 세계가 위구르인을 은밀히 이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입에 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레바논 언론 ‘볼테르 네트워크’도 시리아 매체들을 인용해 “‘IS와의 전쟁’ 임무를 수행한 위구르족 병사 1만 8000여명이 2013년부터 몰래 신장으로 돌아가 여러 형태의 테러에 참여하고 있다”면서 “이는 중국을 정치적으로 불안정하게 만들려는 나토 비밀 계획의 하나”라고 주장했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 이스라엘 정착촌처럼… 中, 인도 국경에 마을 지어 ‘알박기’

    이스라엘 정착촌처럼… 中, 인도 국경에 마을 지어 ‘알박기’

    인도와 영토 분쟁 중인 중국이 인도와의 국경 지역에 대규모 민간인 마을을 짓기 시작했다. 과거 안보 문제로 비워 놨던 땅에 도로와 전기, 수도, 통신을 연결해 언제고 군사 용도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스라엘의 정착촌 전략을 모방해 분쟁 지역을 실효지배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미국의소리(VOA)는 4일(현지시간) “국경 분쟁 지역인 인도 북동부 아루나찰 프라데시 지역에서 중국이 새로 건설한 마을이 논란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위성사진에 따르면 사실상 경제 활동이 불가능한 오지에 100여채의 집이 지어졌다. 이 지역 영유권 주장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중국이 히말라야 국경을 따라 만들려는 수백개의 정착촌 프로그램 가운데 하나라는 설명이다. 새로운 마을이 들어선 아루나찰 프라데시는 두 나라의 오랜 충돌 지역이다. 중국은 이곳을 남티베트로 부른다. 티베트 학자로 중국·인도 관계 전문가인 클라우드 아피는 “무장공격을 포함하지 않기 때문에 지금으로서는 인도가 딱히 대응할 방법이 없다. 정말로 큰 도전”이라고 설명했다. 이스라엘은 ‘6일 전쟁’으로 불리는 제3차 중동전쟁(1967년)에서 팔레스타인 국가 후보지였던 서안 지구와 동예루살렘 일대를 점령했다. 이후 “불법으로 빼앗은 땅을 팔레스타인에 반환하라”는 국제사회 요구를 거부하고 수많은 이스라엘인 정착촌을 지었다. 중국도 이스라엘처럼 주변국의 반발을 감수하고 이곳을 장악하려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정착촌 전략은 부탄과 네팔 등 국경 분쟁 중인 다른 나라에도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 뉴델리 정책 연구소의 전략학 교수 브라마 첼라니는 “최근에 지어진 국경 마을은 남중국해에 인공적으로 만든 섬에 해당한다”면서 “중국이 남중국해에서 단 한 발의 미사일도 쏘지 않고도 지정학적 지도를 새로 그렸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우리의 영토 내에서 정상적인 건설 활동에 나서는 것은 전적으로 주권의 문제”라면서 “우리는 이 지역(아루나찰 프라데시)에서 불법적인 일을 한 적이 없다”고 전했다. 인디아투데이는 최근 중국에서 마무리된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 자료를 입수해 “중국 정부가 14차 5개년 계획(2021~2025년)과 2035년 장기 목표를 통해 ‘국경 지역의 전략적 과학 기술 프로그램 증대’에 초점을 맞췄다”고 전했다. 국제사회를 의식해 구체적인 표현을 쓰지 않았지만, 인도와의 국경 분쟁을 겨냥해 군사 무기의 현대화를 추진한다는 의미라고 매체는 지적했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 원희룡 “靑, 제주 제2공항 추진해달라” 공문… “여론 역행” 반발

    원희룡 “靑, 제주 제2공항 추진해달라” 공문… “여론 역행” 반발

    제주 제2공항 건설 찬반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원희룡 제주지사가 문재인 대통령에게 제2공항 건설사업을 조속히 추진해줄 것을 공식 건의했다. 제주도는 원 지사가 지난 3일 열린 제73주년 4·3희생자 추념식에 참석한 문 대통령에게 직접 제2공항 건설 건의문을 전달할 예정이었지만 사정상 여의치 않아, 공문 형태로 청와대에 보냈다고 5일 밝혔다. 원 지사는 건의문에서 “제2공항 건설은 2015년 11월 정부가 확정, 발표한 국책사업이자 문 대통령의 제주 공약사업”이라며 “제주공항은 2019년 이미 활주로 용량 포화 등으로 결항·지연이 반복되는 불편을 넘어 이용자의 안전까지 위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원 지사는 “제2공항은 양질의 일자리와 제주의 미래 세대를 위해서도 반드시 추진돼야 하며 국가 균형 발전의 한 걸음이자 제주시와 서귀포시의 균형 발전에도 새로운 성장축이 될 것”이라며 “더 이상 제2공항 추진을 늦춰선 안된다”고 밝혔다. 제2공항 제주도민 찬반 갈등에 대해 원 지사는 “정부와 제주도가 머리를 맞대면 해법을 찾을 수 있고 갈등 해소에 제주도가 더 많은 역할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반면 천주교 제주교구장인 문창우 주교는 제2공항 건설 도민의견 여론조사 결과 ‘반대’ 의견이 우세한데도 제주도가 정부에 ‘정상 추진’ 의견서를 제출한 것은 “민주주의 질서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문 주교는 4일 부활절 사목서한에서 “제주는 무분별하고 광범위하게 이뤄진 개발이란 이름의 파괴로 인해 아름다운 중산간 지역과 해안 보존 지역이 훼손돼 가고 있다”면서 “제주의 미래를 위해 제주도는 제2공항 도민 여론조사 결과를 수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지난 2월 실시됐던 제주 제2공항 건설에 대한 제주도민 찬반 여론조사 결과 반대 의견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엠브레인퍼블릭 조사에서는 반대 51.1%, 찬성 43.8%로 한국갤럽 조사에서는 반대 47.0%, 찬성 44.1%로 나타났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원희룡 제주지사 청와대에 제2공항 건설 추진 건의

    원희룡 제주지사 청와대에 제2공항 건설 추진 건의

    원희룡 제주지사가 문재인 대통령에게 제2공항 건설사업에 대해 정상 추진해달라고 공식 건의했다. 제주도는 원지사가 지난 3일 열린 제73주년 4·3희생자 추념식에서 문 대통령에게 직접 건의문을 전달할 예정이었지만 사정상 여의치 않아, 공문 형태로 청와대에 보냈다고 5일 밝혔다. 원 지사는 건의문에서 제2공항 건설사업이 문재인 대통령 공약인 점, 국책사업인 점, 현 제주국제공항 포화 문제 등을 들며 조속한 추진을 요청했다. 원 지사는 “제2공항 건설은 2015년 11월 정부가 확정·발표한 국책사업으로 대통령의 공약사업“이라며 ”제주공항은 2019년 이미 활주로 용량 포화 등으로 결항·지연이 반복되는 불편을 넘어 이용자의 안전까지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제2공항은 양질의 일자리와 제주의 미래 세대를 위해서도 반드시 추진돼야 하며 국가 균형 발전의 한 걸음이자 제주시와 서귀포시의 균형 발전에도 새로운 성장축이 될 것”이라며 “이제 더 이상 제2공항 추진을을 늦추거나 지체하지 말라”고 요구했다. 원지사는 제2공항 찬반 여론이 갈려 제주사회가 극심한 갈등을 겪는 문제에 대해선 “정부와 제주도가 머리를 맞대면 해법을 찾을 수 있다”면서 “갈등해소에 제주도가 더 많은 역할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원지사는 지난달 국토교통부와 정세균 국무총리 등에 제2공항 건설사업 정상 추진 건의문 전달했다. 반면 천주교 제주교구장인 문창우 주교는 제2공항 건설 관련 도민의견 수렴을 위한 여론조사 결과 ‘반대’ 의견이 우세했지만 제주도가 정부에 ‘정상 추진’ 의견서를 제출한 것은 “민주주의 질서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문 주교는 4일 부활절 사목서한을 통해 “제주의 현실을 바라보면, 다음 세대를 위한 제주 환경 자원의 보존 가치를 고려하는 장기적인 안목 없이 오직 단기적인 경제성과 일자리에만 매몰됐다”며 “무분별하고 광범위하게 이루어진 개발이란 이름의 파괴로 인해 아름다운 중산간 지역과 해안 보존 지역이 훼손돼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또 “제주의 미래를 위한 제주도는 제2공항 도민 여론조사 결과를 수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한편 지난 2월 실시됐던 제주 제2공항 건설에 대한 제주도민 찬·반 여론조사 결과 반대 의견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엠브레인퍼블릭 조사에서는 반대 51.1%, 찬성 43.8%로 반대여론이 높았다.한국갤럽 조사에서는 반대 47.0%, 찬성 44.1%로 오차범위(95% 신뢰수준에 ±2.2%포인트) 내에서 반대 의견이 우세했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허백윤의 아니리] 관객이 없는 무대일지라도

    [허백윤의 아니리] 관객이 없는 무대일지라도

    말끔하게 슈트와 드레스를 차려입은 연주자들이 저벅저벅 무대로 걸어와 객석에 인사한다. 박수 소리가 들리지 않는 고요함 속에 잠시 고개를 숙였던 연주자들은 저마다 자리를 잡고 음악을 만들어 낸다. 한껏 심취한 표정으로 풍성한 무대를 꾸미는 건 여느 무대와 다르지 않다. 음악이 멈춘 뒤 다시 꾸벅 몸을 숙여 인사한 객석에는 아무도 없었다.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리는 무관중 온라인 공연 ‘뮤직 킵스 고잉’(Music keeps going) 무대에 연주자들이 잇따라 오르고 있다. 코로나19로 공연이 거듭 취소되며 비게 된 공연장을 활용하고 연주자들에게도 무대를 찾아주자는 취지로 임시방편으로 만들어진 프로그램이 시작된 지 어느새 1년 가까이 됐다.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한 서너 달 동안 몇 팀이라도 올리기로 했던 게 지난해 5월 18일부터 지난달 30일까지 49차례 공연으로 이어졌다. 7월 26일까지 15차례 연주가 더 잡혀 있다. 피아니스트 조재혁과 첼리스트 송영훈, 바이올리니스트 한수진이 꾸린 ‘스페셜 트리오’를 첫 순서로 성악가들의 독창회나 피아노ㆍ바이올린ㆍ첼로ㆍ타악기ㆍ오르간 등 다양한 악기의 독주, 듀오 및 앙상블의 실내악, 25현 가야금 콘서트 등 다양한 무대가 열렸다. 아벨 콰르텟, 바이올리니스트 백주영과 피아니스트 이진상 등도 호흡을 맞췄다. 발달장애를 딛고 서울예고, 서울대 음대에서 공부한 피아니스트 배성연도 지난해 9월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23번 ‘열정’과 17번 ‘폭풍’ 등을 선보였다. 첫 공모에 5팀, 두 번째에 2팀, 세 번째 5팀이 선정됐다가 지난해 9월 네 번째 공모에서 21팀, 12월 다섯 번째 공모에서 17팀이 선정될 만큼 인기가 많아졌다. 공연장 쪽에서도 예상하지 못한 호응에 공연 회차가 거듭 늘어났고, 공연계가 활발해진 최근에도 여섯 번째 공모로 14팀이 공연 기회를 얻었다. 객석이 텅 빈 무대에 오르기 위해 연주자들은 전체 대관료의 30%인 324만원을 낸다. 공연장 측 홍보 및 인력 지원을 받을 수 있고 연주 영상을 제공받는다. 처음엔 연주자들도 고개를 갸웃거렸다. 아무리 좋은 무대여도 관객 없이 어떤 의미가 있겠냐는 생각에서다. 그러나 어떻게든 음악을 이어 가야 한다는 뜻이 관객들과 만나는 새로운 방법에 도전하게 했고, 텅 빈 공연장 속 외로움을 다른 에너지와 감동이 채웠다. 지난해 5월 26일 ‘앙상블태리’로 참여한 소프라노 김남영은 “객석이 없다는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그때는 이 무대에 서야 했다”고 기억했다. 공연이 줄줄이 취소돼 앞이 캄캄할 때 노래할 무대가 있다는 감격이 무엇보다 컸다. 지난 2월 26일 독주회를 가진 피아니스트 정소영은 ‘사랑’을 주제로 리스트와 바그너, 슈만 등 낭만주의 작곡가들의 음악을 풀어냈다. 관객들과 마주할 땐 선뜻 하지 못했던 학구적 열의와 대중성을 모두 담은 레퍼토리다. “연주자로서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어 좋았고, 이후에 누군가가 내 음악을 찾아보며 감동을 받는다는 것도 알게 됐다”면서 “같은 시간과 공간에서 이뤄지지 않을 뿐 음악으로 소통하는 건 같다는 걸 느꼈다”고 그는 말했다. 지난해 12월 22일 독주회에 이어 지난달 22일 리브라 콰르텟과 함께하며 두 차례 ‘뮤직 킵스 고잉’에 참여한 바이올리니스트 전재성은 “그간 바쁜 스케줄로 가진 것을 소비만 했던 나에게 채움의 시간이 차분하게 허락된 기회이기도 했다”면서 “연주에 대한 의지와 성취감, 청중들과의 교감을 더 소중하게 다질 수 있었다”고 밝혔다. “비대면 시대에 맞춰 관객들에게 더 편하게 다가가기 위해 공부하고 여러 플랫폼을 활용하는 것도 연주자의 몫”이라고도 덧붙였다. 지난달 20일 롯데콘서트홀에서 ‘토요 신진 아티스트 시리즈’로 오랜만에 관객들과 만난 김남영은 “노래하는 게 얼마나 소중한지 알게 된 뒤라 더욱 행복했다”며 “마스크를 끼고 환호를 보내지 못하는 관객들과 나눈 에너지가 그 어느 때보다 컸고 살아있음을 느꼈다”고 했다. 언제, 어디서든 음악을 나누고 싶은 바람, 함께할 날을 기다리는 간절함을 담아 연주자들은 빈 객석이 놓인 무대에 오르고 있다.
  • “달릴 땐 장애가 사라져요” 전신마비 아들 위해 40년간 뛰었다

    “달릴 땐 장애가 사라져요” 전신마비 아들 위해 40년간 뛰었다

    “달리고 있을 땐 아무 장애가 없는 것처럼 느껴져요.” 전신마비 아들의 말에 수영 연습과 자전거 훈련을 하며 철인 3종 경기까지 도전한 아버지. 올해 80세의 일기로 세상을 떠난 딕 호잇의 이야기는 수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주고 있다. 호잇은 뇌성마비와 경련성 전신마비를 가진 아들 릭(59)과 함께 1977년부터 2016년까지 40년간 마라톤 72차례, 트라이애슬론 257차례(철인코스 6회), 듀애슬론 22차례 등 총 1130개 대회를 완주했다. 또 45일에 걸쳐 미국 대륙을 횡단하기도 했다. 중증장애가 있는 릭은 혼자서는 몸을 움직일 수 없고 컴퓨터 장치 없이는 의사 표현을 할 수 없었다. 릭은 15살 때 아버지에게 “장애가 있는 라크로스(라켓을 사용하는 하키와 비슷한 구기) 선수를 위한 자선 달리기 대회에 참가하고 싶다”고 말했고, 호잇은 아들의 꿈을 위해 직장까지 그만두고 달리기를 시작했다. 철인경기에 참여할 때는 아들을 고무배에 싣고 허리에 묶은 채 바다 수영을 했고, 아들이 앉은 특수의자를 장착한 자전거를 탔다. 아들 없이 출전한다면 놀라운 기록이 나올 거라는 주위 사람들 반응에 아버지는 “릭이 아니라면 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호잇은 70세가 넘은 나이까지 릭과 함께 대회에 출전해 완주했다. 첫 번째 완주에 16시간 14분이 걸렸던 마라톤 최고기록은 2시간 40분 47초까지, 철인3종 경기 기록은 13시간 43분 37초까지 각각 단축됐다. 릭은 컴퓨터를 이용해 “아버지가 아니었다면 아무것도 할 수 없었을 것이다. 아버지는 내 날개 아래를 받쳐주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딕 호잇의 다른 아들인 러셀은 “상투적인 말 같지만 아버지는 우리 모두의 영웅이었다”며 “장애와 무관하게 삼형제 모두를 동등하게 대하고 사랑해 준 훌륭한 아버지였다”고 추모했다. 보스턴체육협회(BAA)는 “그의 열정과 헌신적인 사랑은 보스턴 마라톤의 아이콘이자 전설이 됐다”면서 애도했다. 보스턴 지역방송 WBZ의 스포츠 디렉터 스티브 버튼은 “호잇은 진정한 철인이었다. 몸이 아플 때면 외려 아들 릭을 바라보며 새로운 다짐을 했다”고 전했다.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영욕의 세월 건너 한계 다다른 동아·조선…‘동아평전·조선평전‘ 출간

    영욕의 세월 건너 한계 다다른 동아·조선…‘동아평전·조선평전‘ 출간

    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동아투위) 결성 46주년을 맞아 동아일보와 조선일보의 100년 역사를 비판하는 책이 출간됐다. 자유언론실천재단과 동아투위, ‘조선 동아 거짓과 배신의 100년 청산 시민행동’은 1일 한국프레스센터 전국언론노동조합 회의실에서 ‘동아평전’·‘조선평전’ 출간 기자회견을 열었다. ‘동아평전’은 1920년 4월 1일 창간한 동아일보에 대한 평전이다. 민중들의 지지를 받으며 창간한 초창기 동아일보에 얽힌 이야기, 일제 강점기 언론으로서의 영욕을 앞 부분에서 다룬다. 이어 해방 공간 시기 한국민주당(한민당) 대변지에 가까웠던 동아일보, 이승만 정권 시기와 유신 시기, 1980년대 5공 정권까지 대한민국 대표 권위지 시기의 명암을 평한다. 후반부에는 한국 최고의 신문이었던 동아일보의 쇠퇴와 언론자유의 새로운 도전, 그리고 사주 일가의 문제와 한계를 동아일보가 쓴 기사들로 설명한다. 함께 나온 ‘조선평전’은 1920년 3월 5일 창간한 조선일보의 역사를 창간부터 일제 강점기, 이승만 정권 시기, 유신 시기, 5공 정권, 문민정부 등 시기별로 다룬다. 평전을 쓴 손석춘 건국대 교수는 “동아투위 선배들에 대한 존경심에서 책을 쓰게 됐다”며 ‘촛불혁명’ 이후 한국 사회가 나아지지 않은 것은 문재인 정권의 문제도 있지만, 언론이 의제를 제대로 설정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손 교수는 또 정부의 언론개혁 방향을 비판하며, 기자 개인보다 신문사와 민영방송이 사주와 대주주의 영향력에 휘둘리는 문제점을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기자회견을 주최한 단체들은 성명서를 내고 “지금 언론은 정치권력에서 벗어나 완벽에 가까운 자유를 누리고 있지만, 자본권력 홀로 누리는 자유일 뿐”이라며 “독자와 시청자를 도외시한 채 기득권층과 가진 자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편파, 왜곡을 서슴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부영 자유언론실천재단 이사장은 인사말에서 “동아, 조선의 오욕에 찬 역사를 극복하려는 노력은 쉼 없이 계속돼야 한다”며 언론을 바로 세우기 위한 노력에 범 언론단체들이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현대오일뱅크, 생산에서 판매까지 ‘그린밸류체인’ 구축

    현대오일뱅크, 생산에서 판매까지 ‘그린밸류체인’ 구축

    현대오일뱅크가 친환경 경영 ‘속도전’에 나섰다. 주유소 환경개선 활동을 제품 ‘저장-수송-판매’로 이어지는 밸류체인 전반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현대오일뱅크는 31일 친환경 경영 활동의 일환인 ‘블루클린’을 주유소에 이어 석유제품 판매를 책임지는 영업본부로까지 확대한다고 밝혔다. 블루클린은 현대오일뱅크의 상징색인 ‘블루’와 깨끗하다는 뜻의 ‘클린’을 합성한 단어로 생산 현장에서 효율성 극대화를 위해 실시하는 ‘전사적 생산보전활동’(TPM)을 주유소에 적용한 개념이다. 현대오일뱅크는 지난해 6월 SK네트웍스 직영주유소의 영업권을 인수한 이후 깨끗하고 안전한 매장 환경을 바탕으로 고객에게 수준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주유소 구성원을 대상으로 블루클린 활동을 펼쳐왔다. 주유소 단위의 블루클린 활동이 본 궤도에 오르자 현대오일뱅크는 이를 영업본부 밸류체인 전반으로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제품 저장-수송-주유소-판매로 이어지는 밸류체인을 친환경적으로 바꿔 ‘환경’과 ‘미래 먹거리’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겠다는 전략이다. 먼저 석유제품이 저장되는 물류센터 내 유휴 부지에 태양광 설비를 설치한다. 공장 다음으로 전력수요가 큰 물류센터의 전력 공급 방식을 친환경적으로 바꾸고 남는 전기는 판매해 추가 수익을 창출하겠다는 것이다. 현대오일뱅크는 대규모 토양 오염 방지를 위해 도심권 주유소를 중심으로 ‘현대홈즈’도 확대 설치한다. 현대홈즈는 현대오일뱅크가 지난해 개발한 친환경 누유 감지 시스템이다. 주유기마다 연결된 배관에 감지센서를 달아 기름 유출 여부를 신속히 감지하는 장치다. 현대오일뱅크는 올해 150개 직영주유소에 현대홈즈를 추가로 설치한다. 향후 도심권 자영주유소에도 설치를 지원할 계획이다. 현대오일뱅크는 2023년까지 전기차 충전소를 200개로 확대하고, 2030년까지 수소충전소를 180개로 늘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아울러 폐쇄회로(CC)TV가 빼곡히 설치돼 보안이 철저한 직영주유소의 이점을 살려 전국 400여곳에 ‘중고거래안심존’도 설치한다. 현대오일뱅크 보너스카드 회원이면 이곳에서 누구나 안심하고 중고물품을 거래할 수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보너스카드 애플리케이션 ‘BLUE’에 회원 간 중고물품 거래가 가능한 기능을 상반기 내에 탑재할 예정이다. 앞서 현대오일뱅크는 지난해 8월 강화되는 글로벌 환경규제에 맞춰 국내 정유사 가운데 최초로 ‘탄소중립 그린성장’을 선언했다. 새로운 성장전략에 따라 현대오일뱅크는 탄소 포집, 활용기술 상용화, 친환경 발전 방식 도입, 공장 운영 효율화, 블루수소 사업화 등을 통해 충남 서산 대산공장의 탄소배출량을 획기적으로 절감할 계획이다. 석유정제 과정에서 생산되는 부산물과 이산화탄소로 탄산칼슘을 제조하는 기술도 개발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2021년 하반기까지 대산공장 내 연산 60만t 규모의 탄산칼슘 생산공정을 완공한다. 이산화탄소 포집·활용 기술을 국내 정유·석유화학업계 최초로 상용화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해 태양광이나 액화천연가스(LNG) 발전 설비를 도입해 온 다른 정유·석유화학사와는 차별화된 방식이다. 현대오일뱅크는 한국화학연구원과 함께 이산화탄소를 메탄올로 전환하는 기술도 보유했다. 메탄올은 차세대 친환경 연료와 플라스틱, 고무, 각종 산업기자재를 만드는 데 사용된다. 현재 국내에서는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2030년까지 메탄올 제조사업 상용화를 시도할 예정이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 ‘7번방의 선물’ 실제 주인공 별세…15년 누명 옥살이 배상 ‘0원’

    ‘7번방의 선물’ 실제 주인공 별세…15년 누명 옥살이 배상 ‘0원’

    15년 누명 옥살이 배상 0원‘7번방의 선물’ 실제 주인공 별세국가 상대 손해배상 못 받아소멸시효 10일 지나 소송 제기 이유 “억울함 때문에 죽어서도 구천을 떠돌 것 같아 모질게 생명을 이어왔는데…이제야 죽어도 여한이 없을 것 같습니다.” 1972년 춘천 파출소장 딸(당시 9세) 강간살인 사건의 범인으로 몰려 15년간 억울한 감옥살이를 한 정원섭씨가 2008년 재심에서 무죄 선고 직후 춘천지법 법정을 나오면서 한 말이다. 류승룡 배우 주연의 영화 ‘7번방의 선물’ 실제 주인공으로 잘 알려진 정씨가 지난 28일 별세했다. 향년 87세. 억울함 때문에 구천을 떠돌 것 같아 모질게 생명을 이어왔다는 정씨는 30일 모든 장례 절차를 끝으로 비로소 완전한 자유인이 됐다. 표창원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9일 SNS에 “사법 피해자 고 정원섭님. 국가배상을 받을 권리마저 억울하게 빼앗긴 아픔 안고 영면에 드셨다”며 “공정한 하늘에선 억울함 없이 편안하게 쉬시길 기원한다”고 추모했다. 군사독재 시절 강간 살인범으로 몰려 ‘억울한 옥살이’ 정원섭씨는 춘천 파출소장 초등학생 딸 살인범으로 몰려 15년 옥고를 치른 뒤 재심으로 무죄판결 받았다. 1972년 9월 27일 춘천의 한 논둑에서 파출소장의 9세 딸이 강간, 살해당한 상태로 발견됐다. 정부는 이 범죄를 공권력에 대한 도전으로 규정해 경찰에 시한부 검거령을 내렸다. 춘천경찰서는 검거 기한 하루 전 정씨(당시 36세)를 검거했다. 15년간 복역한 뒤 1987년 모범수로 가석방됐지만, 정씨의 삶과 그의 가정은 풍비박산이 났다. 교도소 복역 중 정씨의 아버지는 충격으로 사망했고 가족들은 뿔뿔이 흩어졌다. 그의 아내마저 교통사고를 당하는 등 불운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정씨는 자신의 누명을 벗기 위해 1999년 11월 서울고법에 재심을 청구했으나 2001년 10월 이마저도 기각됐다. 정씨의 억울함은 영원히 묻히는 듯했다. 마지막 지푸라기라도 잡자는 심정으로 2005년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에 결백을 호소한 정씨는 2007년 12월 재심 권고 결정을 끌어냈다.“고문과 증거 조작”…수사관도 정씨에게 사과·재판부도 머리 숙여 정씨는 재심 청구 과정에서 수사관들로부터 모진 고문을 당하고 유력 증거도 조작됐다고 주장했다. 2008년 6월 정씨의 재심이 열린 춘천지법 법정에서 그는 자신을 수사한 경찰관들을 다시 만났다. 36년의 세월이 흘러 서로 칠순을 훌쩍 넘겼지만, 이들의 재회는 묘한 긴장이 흘렀다. 재심 법정의 증인으로 출석한 당시의 한 수사관은 심문을 마치고 방청석으로 돌아가던 중 증인석에 앉아 있던 정씨를 향해 “죄송합니다”고 말해 술렁이기도 했다. 법정을 나설 즈음 정씨와 당시 수사관들은 서로 악수를 하며 모질었던 시절에 대한 화해의 제스처를 보냈다. 결국 그해 11월 재심을 맡은 춘천지법은 정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이후 2012년 5월 18일 형사보상 결정이 확정됐고 정씨는 같은 해 11월 28일 국가배상소송을 제기했다. 그런데 2013년 갑작스럽게 대법원 판례가 바뀌면서 정씨는 국가로부터 아무런 배상을 못 받게 됐다. 재심 무죄판결 확정 후 6개월 이내에 소송을 시작한 경우만 인정하기로 한 새로운 기준이 적용됐기 때문이다. 결국 정씨는 6개월에서 겨우 10일 넘긴 날짜에 소송했다는 이유로 2심과 3심에서 패소했다. 그렇게 그는 15년 억울한 옥살이에 대한 한 푼의 배상도 받지 못했다. 고인이 된 정씨의 장례는 이날 오전 10시 30분 엄수됐다. 장지는 용인 평온의숲 이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맨시티를 맨유 위로 끌어올린 ‘EPL 역대 최고 외인’ 아궤로, 10년 동행 마침표

    맨시티를 맨유 위로 끌어올린 ‘EPL 역대 최고 외인’ 아궤로, 10년 동행 마침표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역대 최고 외국인 공격수인 세르히오 아궤로(33·아르헨티나)가 올 여름 맨체스터 시티와 10년 동행에 마침표를 찍는다. 맨시티는 30일(한국시간)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우리는 올해 여름 계약이 끝나는 전설적인 스트라이커 아궤로와 작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2003년 인디펜디엔테(아르헨티나)에서 프로 데뷔한 아궤로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스페인)를 거쳐 2011년 여름 맨시티에 입단했다. 이후 이번 시즌까지 10년을 맨시티 유니폼을 입고 뛰며 공식전 384경기에서 257골을 터트렸고 EPL 4회,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1회, 리그컵 5회 우승을 함께했다. 맨시티는 아궤로와 함께하며 그간 눌려 지내던 지역 라이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뛰어 넘는 EPL 최고 팀으로 뛰어올랐다. 2011년 이후 맨유는 EPL 1회, FA컵 1회, 리그컵 1회 우승에 그치고 있다.특히 아궤로는 EPL에서만 271경기에서 181골을 넣어 역대 개인 득점 4위에 올라 있다. 잉글랜드 국적이 아닌 외국인 선수 중에서는 역대 최다 득점자다. 아궤로는 2011~12시즌 퀸즈파크 레인저스와 EPL 최종전에서는 후반 추가시간 결승골을 넣으며 맨시티에 44년 만의 EPL 우승을 안기기도 했다. 2014~15시즌에는 26골로 득점왕에 올랐다. 올시즌에는 부상과 로테이션이 겹치며 EPL 1골(시즌 전체 3골)에 그치고 있다. 맨시티는 에버턴과 올 시즌 마지막 홈 경기에서 성대한 이별의 시간을 가질 계획이다. 아궤로의 차기 행선지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바르셀로나(스페인), 파리 생제르맹(프랑스) 등이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궤로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하나의 사이클이 끝날 때면 여러 감정이 일어난다”면서 “맨시티에서 10시즌을 뛸 수 있어 큰 만족감과 자부심을 느낀다. 이 시대, 이 나이에 프로 선수로는 흔치 않은 일”이라고 썼다. 그러면서 “새로운 도전과 함께 새로운 무대가 시작된다”면서 “열정과 프로 정신을 바쳐 최고 수준에서 경쟁해왔던 것처럼 맞설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코로나19 변이 확산에 현 백신 1년 내 무용지물 가능성”

    “코로나19 변이 확산에 현 백신 1년 내 무용지물 가능성”

    28개국 과학자 설문조사 결과 발표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새로운 변이가 지속적으로 나타나면서 현재 접종 중인 백신이 1년 안에 무용지물이 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진단이 나왔다. 3분의 1은 “현 백신 9개월도 못 가” 3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옥스팜과 국제엠네스티 등 국제 단체들의 연합체 ‘피플스백신’이 최근 28개국 과학자 77명을 상대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약 3분의 2가 1년 안에 현재 접종 중인 백신이 변이 바이러스에 면역 효과를 발휘하지 못할 것이라고 봤다. 응답자 3분의 1은 현재까지 나온 백신이 9개월 안에 효력을 잃을 것으로 내다봤다. 국가 간 백신 격차가 변이 발생 위험 높여미국 존스홉킨스대, 예일대, 영국 임페리얼칼리지, 런던위생열대의학대학원 등 저명한 기관에 속한 응답자들은 변이 발생 위험이 높은 이유로 국가 간 백신 ‘빈부 격차’를 꼽았다. 현재 미국, 영국 등 선진국에선 최소 1차 접종을 마친 국민의 비율이 25%가 넘지만, 남아프리카공화국과 태국 등에선 1% 미만 수준이다. 국민 중 단 한 사람도 아직 백신 접종을 받지 못한 나라도 적지 않다. 뉴욕타임스가 제작한 ‘코로나19 세계 백신 접종 추적’ 사이트에 따르면 아프리카 내륙 국가 상당수가 백신 접종을 시작도 하지 못한 것으로 집계됐다. 백신 접종을 시작하지 못한 나라에 북한도 포함됐다. “백신 접종과 변이 전파 사이의 속도전” 조사 응답자 88%는 많은 나라의 백신 접종률이 이처럼 계속 낮을 경우 ‘내성’을 지닌 변이가 나타날 확률이 높아질 것으로 진단했다. 통상 병원체의 내성은 세균이나 박테리아에서 나타나는 현상이지만, 바이러스의 경우 세포에 침투하는 스파이크 단백질 구조에 변이가 나타나면서 백신의 효과가 무력화되는 것을 뜻한다. 내성을 지닌 변이가 나타날 확률이 높아진다는 것은 선진국에서 백신을 아무리 적극적으로 접종해도 다른 나라의 접종률이 낮다면 언제든 변이가 출몰할 수 있다는 뜻이다. 앞서 남아프리카공화국발 변이 바이러스를 연구한 리버사이드 캘리포니아대 의대의 아담 고트치크 생의학 교수 연구팀은 네이처 논문에서 현재의 코로나19 국면을 ‘효과적인 백신 접종과 변이 바이러스 전파 사이의 속도전’에 비유한 바 있다. 효과적인 백신을 신속히 접종하지 않으면, 변이 코로나의 지배력이 점점 강해져 모든 백신을 무력화할 거라는 의미다. “전 세계 균등한 접종 못 하면 더 많은 변이 출몰”피플스백신 설문조사에 참여한 그레그 곤살베스 예일대 역학 부교수는 “매일 새로운 변이가 발생하는데 가끔 이전 유형보다 더 효율적으로 전파되고, 원조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 반응을 회피하는 변이가 나올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전 세계를 (균등하게) 접종하지 않는 이상, 우리는 더 많은 변이가 출몰할 가능성을 열어두게 되고 현재 백신은 통하지 않는 변이도 발생할 수 있다”라면서 “그런 변이에 대응하려면 기존 백신을 보강하는 이른바 ‘부스터 샷’을 맞아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맥스 로슨 피플스백신 의장은 “백신 공동구매 국제프로젝트인 ‘코백스 퍼실리티’가 올해 말까지 전 세계 저소득국가의 인구 27%까지 백신을 맞히겠다고 목표하는데, 이는 충분치 않다”면서 “백신 접종이 제한적으로 이뤄지는 상황은 꽤 위험하다는 인식이 확산할 필요가 있다”라고 지적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경일대 선후배가 뭉쳤다…“우리학과 셀프 인테리어”

    경일대 선후배가 뭉쳤다…“우리학과 셀프 인테리어”

    경일대 디지털미디어디자인학과 학생들이 경일대 출신 청년 창업가와 힘을 합쳐 영상관(22호관) 실내 ‘셀프’ 환경개선을 시도하여 밝고 창의적인 교육환경으로 재탄생됐다. 이번 영상관 실내 환경개선은 외부 업체에 맡기는 방식이 아닌 학생들이 전공과 재능을 살려 직접 공간을 디자인하고 작업, 완성까지 했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깊다. 실내 인테리어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디지털미디어디자인학과 학생(류시용·조현우·김규민·이제윤·허진영·김상준·배재웅)과 화학공학과 학생(박준우) 총 8명이 참여했으며, 디지털미디어디자인학과 김대성 교수와 경일대 출신 청년 창업가 이가량 리덥 코퍼레이션 대표가 학생들을 이끌었다. 특히 경일대의 벤처창업연계전공과 창업 교육프로그램을 통해 지난 2019년 학생 신분으로 산업디자인기업 ‘리덥 코퍼레이션(Redub Corperation)’을 설립한 이가량 대표는 이번 환경개선에서 예산 편성, 자재 구매 등에 큰 도움을 주었다. 밝고 개성 있는 학과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네덜란드 오렌지색의 페인트를 사용하여 연구실, 강의실, 사무실 등 실내 외벽을 밝게 칠하고, 모던한 이미지를 주기 위해 바닥에 콘크리트 느낌이 나는 타일을 설치했다. 계단과 창문에는 그래픽 시트지를 붙여 깔끔하면서 세련된 이미지를 연출했다. 또한 학과 입구에는 3D프린터 실습 장비를 활용하여 학과명을 입체적으로 붙여넣었다. 이 모든 작업은 지난 겨울방학을 시작으로 8명의 학생들이 현장에서 땀을 흘리며 손수 진행했으며, 최종 완성되기까지 한 달 반 정도의 시간이 걸렸다. 그 결과 학생들은 한정된 학과 예산으로 디자인 기획부터 작업까지 ‘셀프’ 환경개선의 목표를 완벽히 달성했다. 학생들을 지도한 김대성 교수는 “한정된 예산으로 환경개선 효과를 높이기 위해 학생들 모두가 발품을 팔았고, 구성원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여 공간을 밝고 개성 있게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며 “이번 환경개선에 참여한 학생들이 디자인 기업 창업을 꿈꾸는 학생들인 만큼 향후 다양한 사업에 참여를 독려하여 새로운 경험을 바탕으로 스스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정현태 경일대 총장은 디지털미디어디자인학과 학생들의 창의적인 생각과 도전정신을 격려하고 학생들에게 재능기부 장학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이해영의 쿠이 보노] ‘가치외교’, 가치의 ‘전제’

    [이해영의 쿠이 보노] ‘가치외교’, 가치의 ‘전제’

    한미 합동군사훈련, 북한의 핵과 미사일 실험, 미국의 상응 조치 혹은 제재, 전쟁 위기…. 천형(天刑)의 악무한이라 할까, 악마의 도돌이표라 할까. 우리의 21세기는 지난 몇 년을 빼고 거의 이 곡조와 리듬이었다. 이제 바이든과 함께 다시 그 찬란한 부활을 꿈꾸는 것인지, 하지만 어찌나 지겨운지 이제는 감흥도 자극도 없을 지경이다. 지난 2월 미국의 새로운 외교와 관련해 대통령 바이든은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미국의 가장 소중한 민주적 가치에 뿌리내린 외교에서 출발해야만 한다. 그 가치란 자유를 수호하고, 기회를 옹호하며, 보편적 권리를 유지하고, 법치를 존중하며 그리고 모든 인격을 존엄으로 대하는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우리 글로벌 정책과 우리 글로벌 파워의 접지선이다. 이것이 우리 힘의 무궁무진한 원천이다. 이것이 미국의 변치 않을 장점이다.” 당최 무슨 소리인지 선뜻 다가오진 않는다. 그나마 이 말에 앞선 발언을 들어 보니 좀 구체적으로 다가선다. “내가 취임사에서도 밝혔듯이 우리는 어제가 아니라 오늘의 그리고 내일의 도전에 맞서기 위해 우리의 동맹을 정비할 것이며 세계에 관여할 것이다. 미국의 리더십은 우리의 라이벌인 중국의 점증하는 야욕과 우리 민주정치에 위해를 가하고 혼란을 일으키는 러시아의 결의를 포함해 권위주의를 확대하는 이러한 새로운 계기에 대응하지 않으면 안 된다.” 대통령 바이든은 특히나 이 ‘동맹과 파트너’의 목록을 친히 호명하며 미국의 ‘가장 가까운 친구들’이라 했다. ‘캐나다, 멕시코, 영국, 독일, 프랑스, 나토, 일본, 한국, 호주’가 그들이다. 나토를 빼면 8개국이다. 그래서 이 들과는 “협력의 관습을 개혁하고 지난 몇 년간 무시와 남용에 의해 위축된 민주동맹의 근육을 재생하겠다”고 선언한다. 이름 불린 8국을 좀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우선 캐나다, 멕시코는 국경을 나눈 인접국이다. 미영동맹과 그보다는 못하지만 미일동맹은 실로 미국 글로벌 전략의 축이라 부를 만하다. 그리고 미, 영, 캐나다, 호주는 뉴질랜드와 더불어 국제 첩보동맹인 ‘파이브 아이스’(Five Eyes)를 이룬다. 이 앵글로색슨계로 이루어진 ‘파이브 아이스’야말로 미국의 ‘동맹 중의 동맹’이라 할 만하다. 여기에 ‘인도·태평양 시대’를 맞아 그 몸값이 달라진 이른바 ‘쿼드’는 미, 일, 호주에 인도를 포함한 구성이다. 독일, 프랑스는 말할 것도 없이 나토의 주축국이다. 여기에 좀 다른 위상이긴 하지만 미국의 대중, 대러 포위 견제 전략의 견지에서 한미동맹은 ‘1.5급’ 정도의 동맹 대우를 받는다고 봐도 될 만하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바이든 임기 내내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도 ‘동맹’이란 말을 귀가 따갑게 듣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바이든 시대의 미국 외교를 흔히 ‘가치외교’라 부른다. ‘이익’이 압도적으로 지배하는 국제관계에서 ‘가치’라니? 히틀러보다 한 해 먼저 태어나(1888년), 히틀러보다 40년을 더 산(1985년) 독일의 법학자이자 정치학자인 칼 슈미트는 의문의 여지 없는 나치 컬래버(협력자)였다. 근 한 세기를 사는 동안 그는 21세기에 이르러 이제 하나의 ‘해석권력’으로 부활했다. 과거 냉전시기 그가 ‘가치의 전제’라는 글을 발표한 적이 있다. ‘가치는 자기 고유의 논리를 갖고 있다.’ 이것이 그의 메시지다. 그래서 보자면 국제질서란 것이 우선 ‘자본의 논리’와 ‘힘의 논리’에 의해 구동, 운용됨은 필지의 사실이다. 여기다 ‘가치의 논리’가 더해지면 어떤 일이 생기는 것일까. 가치는 필시 누군가의 ‘설정’에서 시작된다. 예컨대 정신적, 물질적, 종교적, 도덕적 가치 등등 그 가운데 어떤 가치가 우위인지는 그 설정에서 비롯된다. 여기서 복수의 가치 중 어떤 가치가 우위에 있는지를 ‘누가 결정하는가’라는 문제는 가히 운명적인 질문이다. 미국 외교의 가치는 누가 결정하는가? 또 한국 외교의 가치는 누가 결정하는가? 설정된 가치는 ‘집행’을 대기한다. 집행을 통해 비로소 그 가치가 실현되기 때문이다. 이 과정은 그러나 가치의 해석과 동시에 독점의 과정이다. 곧 ‘나는 옳고 너는 틀리다?’, ‘미국적 가치는 옳고 미국 외적 가치는 틀리다?’ ‘다른’ 가치는 틀린 가치로 제거돼도 무방한 것일까. 미국적 가치가 언제나 민주적 가치일 리 없듯이 민주적 가치가 항상 미국만의 가치로 될 수는 없다. 즉 가치의 논리는 배제와 불관용 나아가 ‘전제’의 위험을 내장하고 있다. 외교에 ‘힘의 논리’, ‘자본의 논리’를 더해 ‘가치의 논리’가 틈입될 때 그 결과가 반드시 민주주의를 담보하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 주변 자연과 물 흐르듯 소통… 도서관 내부공간 공원으로 확장되다

    주변 자연과 물 흐르듯 소통… 도서관 내부공간 공원으로 확장되다

    마을도서관은 존재만으로도 그 지역 주민들의 삶이 어떤 풍경일지 자연스럽게 그려진다. 아침에 산책하러 나갔다가 도서관에 들러 조간신문을 보고, 자녀들 학교 보내고 황금 같은 자기만의 시간을 갖게 된 주부는 도서관에 앉아 좋아하는 작가의 책을 읽는다. 아직 글을 읽지 못하는 어린 자녀를 위해 엄마는 그림책을 읽어 주고, 하굣길의 아이들은 책을 보며 꿈을 키운다. 마을 도서관에서는 음악회와 영화 감상회도 열린다. 서울 은평구 신사동 ‘내를 건너서 숲으로 도서관’으로 말하자면 동네 사랑방이며 아이들의 놀이터이자 공부방, 돌봄터이고 주민들의 문화적 갈증을 채워 주는 곳이다. 이 모든 기능을 포용하며 주민 공동체에 스며들어 있는 도서관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이 도서관을 디자인한 건축가 조진만(조진만 건축사사무소 대표)은 ‘자연의 메타포(은유)’라고 말한다.“도서관이라고 하면 그려지는 그런 도식적인 공간은 피하고 싶었습니다. 주변의 자연과 공간이 물 흐르듯이 통하는 공간, 그 안에서 길을 잃은 것 같지만 전혀 두렵지 않고 어색하지 않은 그런 공간을 만들고 싶었습니다.”●도서관 이름 윤동주 시에서, 탄생 100돌에 개관 시인 윤동주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2018년 6월 문을 연 이 도서관은 다가구 주택이 밀집한 전형적인 서울 주택가에 자리하고 있다. 1차선 도로를 사이에 두고 비단산으로 연결되는 자리에 왼쪽에는 서신초등학교, 오른쪽으로는 어린이 놀이터와 신사근린공원이 있다. 정면 벽에는 윤동주 시인의 ‘새로운 길’을 적은 동판이 붙어 있다. ‘내를 건너서 숲으로, 고개를 넘어서 마을로/ 어제도 가고 오늘도 갈 나의 길 새로운 길.’ 이 시의 첫머리에서 도서관 이름을 따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신나게 뛰노는 아이들의 목소리를 들으며 도서관 오른쪽의 야외 계단으로 올라가면 근린공원으로 바로 연결된다. 산언덕 마을 계단에 내리쬐는 오후의 긴 햇살처럼 도서관 옆 계단에도 따스한 햇살이 비친다. 길고양이들이 한가롭게 즐기는 모습에서 정겨운 마을 풍경을 그려 본다. 애초 설계공모에서 제시된 대상지(사이트)는 결코 만만한 조건이 아니었다. 산자락에 있는 부지(건축면적 694㎡)는 넓지도 않고 역사다리꼴 모양에 9m의 고저 차이를 가지고 있었다. 게다가 도서관에 담아야 할 주민들의 요구사항은 무척이나 많았다. 은평구에는 30개 초등학교, 18개 중학교, 16개 고등학교가 몰려 있다. 도서관 주변에만도 학교가 6개나 있지만 문화 인프라는 하나도 없었다. 은평구민 1만 2800명은 문화적 욕구를 수용할 수 있는 도서관 건립을 바라는 동의서를 제출했고, 그 결과 오랜 숙원인 도서관 건립이 추진된 것이었으니 그럴 만도 했다. 이처럼 까다로운 조건이었지만 대안을 제시하는 건축가의 도전의식을 자극하는 흥미로운 과제였다. 조 대표가 이 도서관의 키워드로 떠올린 것은 자연과 소통, 그리고 이를 통한 관계성이었다. 가로와 놀이터, 숲이 모든 방향에서 경계 없이 연결되고 도서관의 내부 프로그램들과 공간들이 자연스럽게 공원 속으로 확장되는 개념을 구상했다. 그는 “높은 벽으로 가로막혀 곧바로 공원에 진입하는 것이 어려웠던 것을 도서관 야외 계단을 통해 접근하도록 하고 공원과 놀이터 등 기존 편의 시설들을 도서관의 공간들과 연계해 재구성했다”고 설명했다.●건물은 산자락의 일부… 돌출부는 숲의 일부 정면에서 바라보면 아래에 개구부가 있고 그 위로 정육면체 두 개가 포개진 모양이다. 정면에서는 공간의 볼륨이 보이지 않는다. 오른쪽 계단을 통해 근린공원 쪽으로 올라가 산책로 입구에서 비스듬히 바라보니 볼륨감이 제대로 드러난다. 산의 지형을 따라 오르막으로 만들어진 넓은 계단과 건축물의 돌출부가 삼각형과 대각선 등 기하학적으로 그려지면서 공간에 리듬감이 넘친다. 건축 외관을 그리는 선은 산의 흐름에서 이어지는 것처럼 자연스럽다. 건축물의 볼륨 대부분은 산자락 일부가 되어 지형 속에 자리하고, 노출되는 돌출부는 마치 숲의 일부가 도시를 향해 고개를 내밀고 말을 건네는 듯 고개를 내밀고 있다. 비단산 중턱과 엇비슷한 고도의 도서관 건물 지붕은 산을 바라보면서 계단식으로 설계해 야외 공연장으로 활용하도록 했다. 날씨가 좋은 계절에는 이곳에서 주민들을 위한 음악회가 열린다. 조 대표는 “건축이 비단산에서 도시로 자연스럽게 연결되도록 배치했고 상부 돌출부의 외부는 숲의 연속이자 내부로 직사광선을 여과하는 역할을 하도록 은은한 초록색의 강화섬유 레진 그레이팅을 사용했다”고 말했다.이 도서관에는 일반적인 도서관에서 볼 수 있는 메인 홀이 없다. 공원의 각기 다른 레벨에 맞춰 여섯 개 출입구를 만들어 그 문을 열고 들어가면 곧바로 무한한 지식의 공간을 만나고, 반대로 어느 곳으로 나오든 동선이 숲으로 연결된다. “놀이터에서 놀다가, 공원에서 산책하다가, 하굣길에 언제라도 가볍게 들러서 이웃과 만나고 친구와 함께 책을 보고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자유로운 지역 커뮤니티 역할을 하는 새로운 개념의 도서관 공간을 만들고자 했습니다.” 도서관은 코로나19 상황이라 방역을 고려해 제일 아래층(G층) 입구만 사용하고 있다. 들어가면 가장 먼저 만나는 곳이 오른쪽에 위치한 어린이 자료실이다. 3900여권 장서를 유아와 어린이 자료로 구분해 비치했고, 부모와 아이가 함께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놨다. 열람실 전면의 큰 창을 통해 비단산과 근린공원, 어린이 놀이터가 눈에 들어온다. 어린이 놀이터 쪽 출입구를 통해 드나들며 놀이와 독서를 함께 즐길 수 있다. 자연과 벗하며 독서와 놀이가 함께하는 어린 시절을 보낸다는 것은 큰 축복이다.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가 한 말이 떠올랐다. ‘오늘날 나를 있게 한 것은 어린 시절의 동네 공공 도서관이다.’어린이 자료실에서 한 층을 올라가면 완전히 다른 분위기의 공간을 만나게 된다.(원래 신사 근린공원에서 바로 진입할 수 있지만, 이 출입구는 코로나19 상황에서 닫혀 있다.) 메인 공간에 해당하는 1층 종합자료실이 개방형 복합공간으로 설계된 이곳은 흰색을 주로 사용해 밝고 넓어 시야가 확 트인다. 공간감이 있으면서도 포근한 둥지처럼 안정감이 느껴지는 것은 바닥, 천장, 계단이 자연스럽게 유선형을 이루고 있기 때문인 것 같다. 산비탈의 지형을 살려 오르막으로 자유롭게 독서할 수 있는 계단식 열람공간을 만들었다. 계단식 열람석은 종합자료실의 홀에서 음악회가 열릴 때엔 객석으로 바뀐다. 계단을 오르면서 벽 쪽으로 붙박이 서가가 설치돼 있다. 붙박이 서가에 꽂힌 책들을 보면서 올라가면 오른쪽으로 개방형의 디지털 자료실이 나온다. 이곳에서는 인터넷, 문서작성, 원문검색, 문서출력과 스캐너 서비스를 제공한다. 2층 브리지 공간에는 숲 쪽으로 난 창을 바라보는 열람석이 마련돼 있다. 특히 젊은층에게 인기 있는 공간이다. 내숲도서관은 시문학 특화도서관으로 2층 전체를 시문학 자료실과 시문학 전시실로 운영하고 있다. 또 윤동주 기념도서관이라는 정체성에 걸맞게 곳곳에서 윤동주 시인의 시를 접하게 된다. 2층에서 나가면 바로 하늘과 숲을 만날 수 있다.●강연·독서회·음악회·영화상영 등 다목적 사용 주민들의 열망이 씨앗이 되어 탄생한 곳인 만큼 조 대표는 세부 설계를 진행하는 동안 주민들의 공청회에 꼬박꼬박 참여하면서 마을 도서관에 대해 바라는 것을 최대한 반영하고자 했다. 설계도 여러 차례 수정하고 수없이 모형을 만들어 보면서 주민들의 요구를 최대한 수용한 결과 크지 않은 도서관에서는 강연, 독서모임, 음악회, 영화상영 등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을 소화할 수 있게 됐다. “공공도서관의 관습적 유형에서 탈피해 건축을 매개로 도시와 자연, 사람과 지혜가 분절 없이 연속된 풍경 속에 펼쳐지는 지역 밀착형 도서관을 만들고 싶었어요. 내숲도서관은 소통과 관계성의 건축이죠.” 이 도서관은 개관 이후 사단법인 더불어배움에서 은평구의 위탁을 받아 운영해 오고 있다. 배경임 관장은 “시문학에 특화된 마을 도서관으로 소통과 치유의 공간이 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운영하고 있다”면서 “건축공간에 주민들의 요구가 대부분 반영된 덕분에 만족도가 매우 높고 주민들이 마을 도서관에 특별한 애정과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함혜리 칼럼니스트
  • 마을기업 고용 창출 문 넓히는 동대문

    마을기업 고용 창출 문 넓히는 동대문

    행안부 지정 마을기업에 올해 최종 선정사업비 지원받아 상근 근로자 채용 계획유덕열 구청장 “이번 좋은 결실에 기뻐”“경력단절 여성이나 청년들이 마을기업을 잘 활용한다면 훌륭한 커리어를 만들 수 있습니다.” 유덕열 서울 동대문구청장은 지난 26일 오전 동대문구 마을기업인 디디엠 메이커 협동조합을 찾아 레진공예, 드론, 금속 공예 등의 교육 프로그램을 체험하며 마을기업의 일자리 창출 가능성에 기대감을 내비쳤다. 마을기업은 지역 자원을 활용해 수익과 일자리를 창출하는 마을 단위의 기업을 말한다. 동대문구는 디디엠 메이커 협동조합을 포함해 문화플랫폼 시민나루협동조합 등 두 곳이 지난해 7월 서울시 예비마을기업으로 선정된 데 이어 올해 행정안전부 지정 마을기업으로도 최종 선정되는 성과를 거둬 ‘마을기업 명문’으로 자리잡고 있다. 이는 서울시 신규 지정 마을기업 중 가장 많은 숫자다. 이날 유 구청장이 찾은 디디엠 메이커 협동조합은 2019년 진행한 동대문구 메이커 양성 프로그램의 참가자들 14명이 모여 만든 곳이다. 주로 취업, 창업에 어려움을 느끼던 경력단절 여성, 청년 등이었던 이들은 프로그램을 수료한 뒤 같은 취업난을 겪는 사람들을 교육하고 메이커로 양성하기 위해 지난해 1월 협동조합을 설립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제작한 제품들의 판로가 막혀 고민하던 차에 동대문구가 마을기업에 도전할 것을 권유했고, 마을기업 지정을 위한 컨설팅까지 제공했다. 김근용 디디엠 메이커 협동조합 대표는 “구청이 적극적으로 다리를 놔 준 덕분에 행안부 지정 마을기업에 최종 선정돼 추가 고용을 할 수 있게 됐다”면서 “현재 조합원 13인이 프리랜서 강사로 활동 중이며 상근 근로자를 채용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선정된 마을기업은 신규(1회차) 5000만원, 재지정(2회차) 3000만원, 고도화(3회차) 2000만원의 사업비를 지원받을 수 있으며 경영상담, 판로지원 등 컨설팅도 받을 수 있다. 레진 공예 프로그램에서 열쇠고리 등을 직접 만들어 보기도 한 유 구청장은 “총 20번의 수업을 들으면 강사가 될 수 있다”는 강사의 설명에 “강사 되기가 너무 쉬운 게 아니냐”고 웃으면서도 “구청에서 실시하는 교육 프로그램 중간중간에 레진 공예 같은 체험 수업을 넣거나 초·중·고 학교들과 연계하는 등 마을기업이 창출한 일자리와 지역 경제가 상생하는 방안을 찾겠다”고 답했다. 유 구청장은 “지역 공동체를 중심으로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많이 고민하고 노력한 것들이 이번에 좋은 결실을 맺는 선례가 생겨 기쁘다”면서 “앞으로도 주민들이 경제적 어려움을 이겨 내고 새로운 희망을 가지고 도전할 수 있는 새로운 대안으로 사회적 경제를 집중 육성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다가가는 安·거리두는 金…‘불편한 동거’ 속내는

    다가가는 安·거리두는 金…‘불편한 동거’ 속내는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야권 후보 단일화 이후 물과 기름 같은 ‘불편한 동거’를 이어 가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향후 야권 재편 국면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게 힘을 실어 대선까지 치르려는 김 위원장과, 경선 패배를 딛고 야권 잠룡 존재감을 유지하려는 안 대표 간 신경전이 이어지는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안 대표는 28일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의 강남 코엑스 집중유세에 참석해 “오세훈을 찍으면 모든 것이 해결된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단일화 경선에 따른 후유증이 있을 것이란 우려와 달리 안 대표는 지난 25일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이후 단 하루도 빠지지 않고 유세 현장에 출석 도장을 찍고 있다. 반면 김 위원장은 개별 일정을 소화하며 안 대표와의 접촉을 최소화하고 있다. 지난 25일 서울시청 앞 합동 유세 현장에서 단일화 경선 이후 안 대표와 처음 만난 그는 짧게 악수만 한 뒤 안 대표의 연설이 시작되자 도중에 자리를 떴다. 주말에는 따로 부산·경남 지역 선거 지원을 했다. 다가가려는 안 대표와 거리를 두려는 김 위원장 간의 미묘한 신경전은 결국 차기 대권을 염두에 둔 각자의 정치 행보라는 평가가 나온다. 경선 패배로 입지가 좁아진 안 대표는 오 후보 당선에 기여한 뒤 이를 바탕으로 대권 도전 불씨를 키우려 하지만 김 위원장은 이 시나리오를 원천 차단하려 한다는 것이다. 오히려 김 위원장은 윤 전 총장 띄우기에 힘을 쏟고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 26일 라디오에서 “윤 전 총장은 (별의 순간을) 포착했으니 이제 준비하면 진짜 별을 따는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안 대표를 향해선 “2011년 별의 순간이 떴는데 그때 그 순간을 놓쳐버렸다”고 했다. 향후 정계 개편에 대해서는 안 대표와 무소속 홍준표 의원 등을 염두에 둔 듯 “‘내가 (당에) 들어와서 대권을 잡아야겠다’ 이런 사람들이 와서 또 패거리 싸움을 하게 되면 모든 게 될 수가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김 위원장은 안 대표가 경선 패배 후 기자회견에서 “새로운 정치로 대한민국을 바꾸겠다는 안철수의 전진은 외롭고 힘들더라도 결코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대권 도전 가능성을 내비치자 지난 24일 언론 인터뷰에서 “제가 보기엔 (안 대표의 대선 출마가) 가능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정권 교체에 장애가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날선 대답을 내놨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초빙교수는 “단일화 경선 패배로 안 대표가 선택할 수 있는 유일한 선택지가 사실상 차기 대선 밖에 없는 상황에서 김 위원장은 이미 안 대표가 대선급 정치인으로서의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한 것”이라며 “이번 보선에서 국민의힘이 승리하면 김 위원장의 역할은 어떤 식으로든 연장될 가능성이 높다. 그때 누구든 윤 전 총장 중심의 대권 가도에 방해가 된다고 생각하면 김 위원장은 철저히 배제하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 얼음장 아래 들어가 숨 참고 헤엄…‘단 숨에 120m’ 신기록

    얼음장 아래 들어가 숨 참고 헤엄…‘단 숨에 120m’ 신기록

    프랑스 프리다이버 아서 게린 보에리(Arthur Guerin-Boeri)가 ‘얼음장 아래 물속에서 헤엄치기’에서 새로운 세계 기록을 경신했다. 이 경기에 참가하는 프리다이버들은 수영복과 고글만 착용할 뿐 물갈퀴, 다이빙 복, 수용모 캡 및 웨이트를 사용할 수 없으며 물 밖으로 나오지 않은채 ‘한 숨’에 갈 수 있는 거리를 측정한다. 이번 아서의 신기록은 핀란드의 얼어붙은 소나넨 호수에서 측정됐다. 아서는 물속에 들어가 3분가량 숨을 참고 수영을 해 120m를 가는 놀라운 기록을 세웠다. 신기록을 세운 후 그는 프랑스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경기를 하는 데 많은 두려움과 걱정들이 있었지만 나는 나에게 따를 위험들에 대해 철저히 준비했다”고 전했다. 그는 준비과정과 기록 측정 과정을 담은 영상을 자신의 공식 SNS에 공개했다. 영상을 보면 정확한 거리 측정을 위해 일직선으로 레일 형식으로 장소를 정해놓고 중간중간 거리를 표시해 놨다. 또 위급 상황을 대비해 구조 인력을 배치했으며 일정 간격으로 얼음 구멍을 뚫어놓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종전 기록은 데이비드 벤클이 지난 2월에 세운 기록으로, 2분 42초에 81m를 수영해 ‘얼음장 아래 물속에서 헤엄치기’ 남자 최장기록을 경신했었다. 하지만 기록이 세워진지 불과 한 달여 만에 아서는 약 40m 가량 기록을 앞서며 압도적으로 기록을 늘렸다. 한편, AFP 등에 따르면 아서는 올해 안에 새로운 기록 도전에 나설 것으로 전해진다. 강경민 콘텐츠 에디터 maryann425@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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