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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녹색공간] 고속도로 유감/이지누 시인·사진작가

    며칠 전,어슴푸레 동살이 비쳐들던 새벽이었다.경기도 이천을 지나자 강릉으로 향하는 길은 한가롭기만 했다.갓 모내기를 마친 논을 살피려 새벽안개 속을 걷고 있는 부지런한 농부의 모습은 아름답기 그지없었으며 온갖 새소리로 깨어나기 시작한 산이 내 놓는 맑은 공기는 상쾌하기 짝이 없었다.그러나 청태산 근처를 지날 무렵 평화롭기만 하던 새벽은 풍비박산 나고 나의 미간은 이지러질 대로 이지러져 버렸다.제법 큰 짐승이었던 듯 자동차를 갓길에 세우고 다가가는 동안 차마 눈을 뜰 수가 없었던 까닭은 이미 숨이 끊어진 새끼 고라니가 갈기갈기 찢어진 채 고속도로 이곳저곳에 흩어져 있었기 때문이다.피범벅이 되어 두 눈으로 보지 못할 참혹한 지경이 펼쳐진 도로를 걸으며 난감한 마음에 서성대기만 할 뿐 한동안 자리를 뜨지 못했다. 간밤에 벌어진 일인 듯싶었다.고속도로로 끊어진 산의 저편으로 가기 위해 서성거리던 고라니는 불빛에 놀라 멈추어 섰을 테고 자동차는 미처 그를 보지 못하고 지나갔을 것이다.그리고도 무수히 많은 자동차들이 이미 쓰러진 그 앞에 멈추어 서지 못한 채 그를 짓밟고 갔을 것이고,그만큼 그의 몸은 수습 불가능으로 처참하게 산산조각 나 있었던 것이다. 비단 그날 아침의 일만이 아닌 그 모습을 보면서 분노가 치솟았다.그것은 경기도 수원에서 강원도 강릉까지 200km가 넘는 영동고속도로 상에 단 두 곳만 동물이동통로를 만든 도로공사를 향한 것만은 아니었다.오히려 나 자신을 포함한 우리 모두를 향한 것이었는지도 모른다.그 모든 책임을 도로공사에만 미루어 놓고 마치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다했다는 식의 회피성 방조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보아야 할 문제이기 싶었기 때문이다.산업이 고도로 발달되는 시대에 물류이동과 같은 필요에 의한 도로건설 자체를 무시하지 못하는 것이라면 그것을 만드는 일에 대해 보다 현명한 지혜를 짜 내야 하는 일이다.하지만 지금까지는 우리 모두 그것에 대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한 시간이 얼마나 되는지 혹 소홀하지는 않았는지 반성해 볼 필요가 있다.그저 그것은 나의 일이 아니거니하는 생각은 이제 질책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다. 곰곰이 생각해 보라.거대한 고속도로 공사에 비하면 알량하기까지 할 동물이동통로라는 것이 어디 동물만을 위한 길인가.분명 그렇지 않다.결국 그것은 사람을 위한 길인 것이다.혹 산길이나 들길을 가다가 야생동물을 본 적이 있는가.다행스럽게도 우연히 동물을 만나 물끄러미 그들이 하는 행동들을 바라 볼 기회가 있었던 사람들은 그 잠깐의 시간이 얼마나 값진 것인지 말할 수 있을 것이다.설사 그 상황이 두려움에 이어지는 무서움이었다 할지라도 그것은 더 없이 소중한 경험인 것이다. 더불어 산다는 것이 반드시 사람과 사람간의 문제만은 아닐 것이다.사람과 사람이 원만하게 더불어 살기 위해 정작 필요한 것은 다름 아닌 자연이다.그들을 통해 사람은 서정을 가지게 되고 그 서정은 사람과의 관계 속에 때로는 거칠게 또 부드럽게 작용하는 것 아니겠는가. 촬영이나 답사를 위해 일 년의 반 정도를 도로 위에서 보내는 내가 맞닥뜨리는 도로위의 불행을 이제 더 이상 보지 않았으면 한다.여름이 가까워오면서 더욱 더 많은 동물들이 갈 길을 잃고 고속도로 위를 서성일지도 모르니 하물며 개구리 한 마리일지라도 자동차로 치이는 일이 생기지 않았으면 좋겠다.그들이 사라지면 우리들 모두가 불행해지기 때문이다. 이지누 시인작가˝
  • 충무로스타 안방 연기대결 ‘불꽃’

    안방극장이 요동치고 있다.한동안 브라운관을 떠났던 충무로 스타들이 드라마로 대거 몰려와 불꽃튀는 연기 대결을 벌이고 있는 것.또 파격적인 극전개로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임성한·서영명 두 라이벌 작가도 같은 시간대 일일극을 통해 정면대결을 펼치고 있다. 대표적인 충무로 스타인 유오성과 이은주는 각각 같은 시간대 월화드라마인 SBS ‘장길산’과 MBC ‘불새’를 통해 치열한 연기 대결을 벌이고 있다.여기에 KBS 2TV ‘북경 내 사랑’에 출연중인 한채영이 가세,월·화요일은 스크린 스타들의 연기 대결장으로 변했다.각각 6년·3년 만에 브라운관에 복귀하는 박신양과 김정은은 오는 12일 첫 전파를 타는 SBS 주말드라마 ‘파리의 연인’에서 짝을 이루며 연기대결을 벌인다.스크린에서의 ‘건달’이미지를 벗고 재벌2세로 이미지 변신을 꾀한 박신양과,트레이드 마크인 코믹 연기를 선보일 김정은은 신분 차이를 뛰어 넘는 사랑 이야기를 선보인다.차태현은 오는 23일 방영되는 MBC 수목드라마 ‘황태자의 첫사랑’을 통해 4년 만에 안방극장에 복귀,김민종과 정면 대결을 벌인다.김민종은 지난 7일부터 방영을 시작한 SBS 수목드라마 ‘섬마을 선생님’에서 조직 폭력배로부터 증인을 보호하는 형사로 출연하고 있다.방송 관계자는 “외주제작시스템이 제자리를 잡으면서 출연료가 영화 못지 않게 올라가고,상대적으로 노출 빈도가 높아 CF따내기가 유리해지면서 스크린 스타들이 드라마로 몰리는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매일 저녁 8시20분부터는 한국의 대표적인 두 ‘파격 작가’의 라이벌 대결을 감상할 수 있다.‘보고 또 보고’,‘인어아가씨’ 등을 집필하며 ‘안티팬’까지 거느린 임성한 작가와 ‘이 남자가 사는 법’,‘이 부부가 사는 법’ 등을 썼던 관록의 서영명 작가가 그 주인공.두 작가는 지난 7일부터 각각 MBC 일일극 ‘왕꽃 선녀님’과 KBS 일일극 ‘금쪽같은 내새끼’을 통해 치열한 자존심 싸움을 벌이고 있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저 푸른 초원…목장으로 웰빙여행

    산과 들 어디를 둘러보아도 초록 일색이다.끝없이 펼쳐진 초지.눕고 싶다.그 옆에 황소가 한가로이 풀을 뜯고 있다면 더욱 좋다.‘메에메에’.양의 울음소리까지 들린다면 그야말로 환상적이지 않겠는가.목장을 찾아나섰다.소백산관광목장과 대관령양떼목장,대관령삼양목장으로.사람은 초록의 품에 푹 안길 수 있어서,소와 양은 싱싱한 풀을 마음껏 뜯어먹을 수 있어서 행복한 곳이다. ■ 대관령 양떼 목장 목장이 양을 닮았다.부드럽게 굴곡진 구릉지에,초록물감을 칠해놓은 듯한 초지.대관령 양떼목장을 찾는 이들은 이구동성으로 ‘목장이 참 예쁘다.’고 한다.산 위에 정원을 옮겨놓은 듯한 이곳의 주인공에 순백의 양떼보다 더 어울리는 게 있을까. 강원도 평창군 도암면 횡계리 옛 대관령휴게소 뒤,비포장길을 따라 100m쯤 들어가니 목장 입구다. 목장 주인인 전영대(52)씨가 우선 목장부터 한 바퀴 돌아보라고 권한다. 멀리 구릉지를 따라 양들이 한가롭게 풀을 뜯고 있다.산책로는 양떼들이 산으로 흩어지지 않도록 세운 울타리를 따라 나 있다.200여마리의 양들이 20∼30마리씩 무리를 지어 초지를 옮겨다니며 풀을 뜯는다. “몹시 추운 한겨울만 빼고는 24시간 양을 풀어놓습니다.요즘엔 풀이 풍부해 건초 등 먹이도 안줍니다.” 최근 관광객들이 늘었단다.양들이 사람구경을 많이 해서인지 사람이 가까이 다가가도 크게 놀라지도 않는다.부모와 함께 나들이에 나선 아이가 건초를 줘도 거들떠보지도 않는다.아이가 몹시 상심한 표정이다.하긴 싱싱한 풀이 널렸는데 질긴 건초가 눈에나 들어올까.전씨는 “지금 양이 뜯어먹는 풀이 새하얀 쌀밥이라면 건초는 보리밥이나 마찬가지”라고 비유한다.건초는 풀이 없는 겨울이나,새끼 등을 낳기 위해 우리에 가둔 양들에게만 먹인다. 해발 900m가 넘는 양떼목장의 이국적 풍광은 목장 아래보다는 위로 올라가 내려다보아야 만끽할 수 있다.산책로를 따라 겹겹이 이어진 구릉지의 선이 몹시 곱다.쉼없이 풀을 뜯어먹는 양들,구릉지 중간중간 형성된 숲,그 뒤로 손바닥만하게 내려다보이는 횡계시내 등이 한 눈에 들어온다. 양떼목장은 지난 88년 회사원이던 전씨가 거의 황무지였던 소목장을 인수해 조성했다.10년간 ‘죽을고생을 했다.’는 전씨의 노력이 눈물겹다.서울 아파트를 팔아 전기도 안들어오던 이곳에 얼기설기 막사를 짓고 가족들을 데려와 일만 했다고 한다. 6만 5000여평의 목장에 혼자 울타리를 치고,필요없는 나무와 풀,돌을 골라내고,산책로를 조성하는데 10년이 걸렸다.90년대 말까지는 거의 나오는 것 없는 땅에 노력과 투자만 있었다. 곱게 가꿔진 초지에 양떼들이 노는 이국적 풍광이 알려지면서 관광객이 하나 둘 오기 시작했고,지난해 양의 해 이후 급격하게 늘었다.요즘은 평일엔 300∼400명,주말과 휴일엔 1000여명의 관광객들이 목장을 찾는다.양떼목장 입장료는 따로 없다.단 양들에게 먹이로 줄 건초를 봉지에 담아 판다.어른 2500원,아이 2000원.풀어놓은 양은 건초를 안먹기 때문에 우리에 갇힌 양에게 준다.아이들이 꽤 즐거워한다. ●가는길 영동고속도로 횡계IC에서 빠져 우회전해 옛 영동고속도로를 탄다.10분 정도 계속 직진하면 옛 대관령휴게소가 나온다.휴게소 뒤 비포장도로 입구에 ‘대관령양떼목장’이란 안내판이 있다. ●숙박 목장내에 가족단위로 묵을 수 있는 원룸 3실과 단체용 객실 1실이 있다.원룸은 8만원,40명까지 묵을 수 있는 단체용은 15만원. 양고기 요리를 하지만 10명 이상 단체만 가능하다.개별 관광객에게 상시적으로 요리를 낼 수 있을 만큼 양의 마릿수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양 1마리를 숯불구이하면 48명 정도가 먹을 수 있는데,가격은 120만원.(033)335-1966. ●먹을거리 횡계 일원에 황태음식점이 많다.용평스키장 가는 길목의 ‘송천회관’(033-335-5942)이 유명하다.황태찜(4인) 2만5000원,황태해장국 5000원. 횡계로터리 부근 새마을금고 옆 ‘대관령 숯불회관’(033-335-0020)에 가면 대관령 한우의 암소고기 숯불구이를 맛볼 수 있다.대관령 일대 목장에서 나오는 한우만 쓴다는 게 식당 주인의 설명.가격은 만만치 않다.생등심 1인분 3만 3000원,주물럭 1만 8000원. ●대관령 삼양목장 시간이 넉넉하다면 대관령삼양목장에 가보자.해발 800∼1400m에 자리잡은 600만평의 드넓은 초지가 입을 딱 벌리게 한다.목장을 천천히 둘러보려면 차를 타고도 2시간이나 걸린다. 광활한 초지와 함께 ‘가을동화’ 등 드라마 촬영지,야생화 군락지 등이 탐방 포인트.목장에서 가장 높은 소황병산(1430m)까지 차를 타고 올라갈 수 있다.산장과 콘도형 민박이 있어 숙박에도 불편함이 없다.입장료 5000원.(033)336-0885. ■ 소백산 소 관광목장 무한정 올라가는 듯싶다.충북 단양군 대강면 올산리 소백산 남쪽 자락 해발 850m.마치 롤러코스터를 탄 듯 꼬불꼬불 굽은 길을 한참 올라가니 오른쪽에 ‘소백산관광목장’이란 안내판이 보인다.야트막한 산 아래 초지가 시원하게 펼쳐져 있다. 때마침 점심시간이라서 만나기로 약속한 단양축협 홍진식 상무가 사무실에 없다.일부 직원들과 식사 전 짧은 산행에 나섰단다.소백산 목장은 단양 축협이 직영하는 곳이다. 혼자 목장 산책에 나섰다.축사 위로 펼쳐진 초지 넓이는 35만평.나무와 철사 등으로 얼기설기 엮은 울타리 밖으로 산책로가 거칠게 나 있다. 초지 군데군데 소들이 30여마리씩 떼지어 풀을 뜯고 있다.모두 250여마리.워낙 넓다보니 소떼에서 조금만 멀어지면 소가 있는지 없는지 티도 안난다. 다가서면 멀어지고,뛰어가면 도망가고.조금 더 가까이 다가가서 소들과 빨리 친해지고 싶건만,사람 구경을 별로 못해본 소들이라 그런지 겁을 먹고 좀처럼 곁을 주지 않는다. 군데군데 야생화들이 초록풀밭을 점점히 수놓은 게 동화속 그림같다.노랑색 민들레꽃은 이미 졌다.대신 엄지 손톱만한 하얀 솜뭉치 같은 것이 하나씩 곳곳에 피어 있다.민들레 홀씨를 품은 ‘제2의 꽃’.노랑꽃,하얀꽃.민들레는 꽃을 두번씩이나 피우는 모양이다. 목장 주위를 한바퀴 돌아 사무실로 내려가니 홍상무(목장 직원들은 ‘소장님’으로 부른다.)가 내려와 있다.함께 갔던 여직원들 손에는 여러 종류의 산나물이 한움큼씩 쥐어져 있다. 앞에 올려다보이는 보이는 ‘촛대봉’에 잠시 다녀왔다고 했다.목장에서 걸어서 10분 거리인 저수령 휴게소를 거쳐 촛대봉까지.부지런히 걸으면 1시간 남짓 걸린다고.방문객들에게 목장산책과 함께 꼭 권하는 산행코스다. ●가는길 중앙고속도로 단양IC에서 빠지자마자 우회전,1㎞ 정도 가면 왼쪽으로 예천가는 길(927번)이 나온다.이 길을 타고 20분쯤 고갯길을 올라가면 저수령을 넘기전 오른쪽으로 소백산관광목장이 나타난다. ●숙박 소백산목장은 통나무 방갈로와 여관이 있어 하룻밤 묵으면서 쉬기에 좋다.5인실인 방갈로(18평)는 주방과 거실,방 2칸을 갖추고 있어 가족이 묵기에 좋다.숙박료는 8만원,단 휴가철(7·8월)은 10만원.여관(2인실)은 3만원. ●먹을거리 소백산목장에서 빠질 수 없는게 식당과 정육점.넒은 초지에 방목해 키운 순수 한우를 제천 도축장에서 도축해다가 쓴다. 이곳에선 새끼를 내 키우기 때문에 외국산 소나 잡종 소의 혈통이 섞인 쇠고기를 먹을 가능성은 없다.음식값도 고기 품질에 비하면 싸다.1인분(200g) 기준 등심은 2만 2000원,갈빗살 2만 4000원,육회 1만 5000원,불고기(300g) 1만 3000원. 부위별 고기를 골고루 맛보려면 ‘암소한마리’란 메뉴를 시키면 된다.등심·차돌박이,안심,갈빗살,안창살,다릿살,아랑사태,콩팥,염통까지 9가지가 나온다.1인분 2만원. 정육점에서 고기를 사올 수도 있다.이곳 고기는 현장에서만 팔기 때문에 목장까지 갔다면 조금이라도 사올 것을 권하고 싶다.600g 한근 기준 꽃등심 3만 5000원,양지 2만원,정육 1만 8000원이다.(043)422-9270,www.sbsanfarm.co.kr. 글 소백산관광목장(단양)·대관령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10일 TV 하이라이트]

    ●즐거운 문화읽기(오전 11시) 장년의 독자를 찾아나선 ‘꽃을 든 남자’의 만화가 김동화를 만나본다.명랑만화에서 순정만화,성인만화까지 시간이 지나면서 끊임없이 새로운 변화를 추구해 오는 김동화.최근엔 결혼 때문에 만화가의 꿈을 접은 아줌마들을 위해 ‘주부만화 예술대학’을 열고 교장 선생님이 됐다. ●생방송 쟁점토론(오후 3시10분)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논란,그 배경과 바람직한 주택공급 방향은 어떤 것인지 토론해 본다.분양원가 공개 문제가 시민단체와 건설업계의 대립 양상으로 번지고,여야 정치권까지 가세하면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박병옥 경실련 사무총장,고철 주택산업연구원장이 패널로 참석한다. ●문화센터(오전 11시) 흰색의 접시들,시간이 지나면 싫증이 날 때가 있다.이런 때 접시에 새로운 옷을 입혀보자.접시의 가장자리를 군청색으로 색칠하고 안에도 초록과 노란색을 스펀지로 칠해준다.나뭇잎 모양으로 자른 필름지나 종이를 이용해 나뭇잎을 그려 넣고 금색 라이너를 이용해 장식하는 법을 배워본다. ●1050 정면승부(오후 10시50분) 최국,전진우가 경기도 성남을 소개한다.비행기없이 날아간 성남 속 사막.전세계 희귀 선인장이 모두 모여있다는 애리조나 파크를 찾아간다.그리고 섬뜩한 공룡이 등골을 오싹하게 해주는 자연사 박물관 체험 후 국내 최대 규모의 5일장인 모란장에서의 이색체험 데이트도 즐긴다. ●한밤의 TV연예(오후 11시5분) 지금의 스타 자리를 만들기까지 숱한 어려움을 이겨내야 했던 장혁 송승헌 김하늘 조인성 류승범 등 스타들의 ‘스타의 힘겨웠던 과거 이야기’를 전격 공개한다.‘조영구가 만난 사람’에서는 사생활에 대해 평소 잘 이야기하지 않던 송윤아의 솔직담백한 모습을 만나볼 수 있다. ●4월의 키스(오후 9시50분) 회사내에는 어느새 재섭의 비리에 대한 소문이 돌기 시작하고,그 말을 들은 채원과 진아는 놀란다.채원은 재섭의 힘으로 부정 합격된 사원이라는 소문 때문에 힘들어 하던 중 자신을 떨어뜨렸던 사람이 정우라는 것을 알게 되고,승민에게서 재섭이 비리를 저지른 이유에 대해 듣게 된다. ●금쪽같은 내 새끼(오후 8시25분) 재민과 지혜의 결혼을 축하하러 동생 성애 집에 정애 식구들까지 모인다.한편,진국이 무관심한 틈을 타 덕배에게서 모든 재산에 대한 관리권을 위임받는데 성공한 영실은 덕배와 함께 대출보증 담보로 잡혀 있는 집을 보러 간다.두 사람이 와서 선 곳은 다름아닌 희수의 집 앞인데…. ˝
  • 깔깔깔

    ●강아지새끼 버스 정류장에서 한 아주머니가 강아지를 안고 탔다. 한 10분 정도 지났을까.강아지가 갑자기 끙끙거리기 시작했다. 그러자 아주머니가 “어머! 제니야,멀미하니?” 등 별스러운 소리를 해댔고, 승객들은 시끄러운 소리에 점점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 이를 보다 못한 한 아저씨가 아주머니에게 한마디했다. “아주머니, 버스 안에서 너무 시끄럽네요. 그 강아지 새끼 좀 조용히 시켜요!” 그러자 아주머니는 신경질적으로 대답했다. “아니,이게 어디를 봐서 강아지 새끼예요! 내 새끼나 마찬가지인데, 좀 멀미를 하는 거 가지고 내 새끼한테 왜들 그러세요.” 그때 한 용기 있는 아줌마가 한마디로 분위기를 확 바꿔놓았다. “아니,어쩌다가 강아지 새끼를 낳았어?”˝
  • [7일 TV 하이라이트]

    ●불새(오후 9시55분) 죄의식에 마음이 무겁지만 정민은 아버지 서문수 회장의 제안을 받아들인다.지은 아버지 회사의 부도과정에 의문을 품은 세훈은 본격적인 조사에 착수하고 정민과의 갈등은 계속된다.아무도 없는 세훈의 빌라에서 셔츠를 찢고 술을 마시고 혼잣말을 중얼거리는 등 미란의 집착은 공포에 가까울 정도다. ●사이언스+(오전 8시30분) 600년 만에 천연기념물 103호 정이품송의 친자로 확인된 96그루의 소나무를 확인한다.이번에 확인된 소나무들은 유전자가 100% 일치한다고 한다.정이품송의 유전자 교배와 연구에 들이는 공은 남다르다.고유 수종을 보존하려고 과학계가 심혈을 기울이는 이 나무가 어떤 나무인지 알아본다. ●문화센터(오전 11시) 도자기 페인팅을 소개하는 첫 시간,도자기 페인팅에 사용되는 수성,유성 물감 및 다양한 재료들을 소개하고,알코올과 포슬린 마카를 이용해 도자기 액자 꾸미는 방법을 알아본다.알코올로 잘 닦은 액자를 마카로 마구 칠한 후 알코올을 뿌려 대리석 같은 느낌을 연출하는 방법도 알아본다. ●경찰24시(오후 10시50분) 대낮,길 한복판에서 벌어진 살인미수 사건.피해자는 왜 칼에 찔린 것일까? 생사의 갈림길에 놓인 피해자의 운명은?밤이 되면 환락과 유흥에 빠져드는 도시.‘노래방 도우미’를 알선하는 ‘보도방’의 실마리가 잡혔다.과연 형사들은 용의자 검거에 성공할 수 있을까? ●오픈 스튜디오(오후 4시10분) 드라마나 영화 등 각종 대중매체 속에서도 이제 연상녀 연하남 커플은 낯설지 않다.이러한 현상은 여성의 사회지위 향상이라는 시대환경 변화와 아울러 가부장제에서 평등한 부부관계로 전환하는 한국 사회의 변화와도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연상연하 커플의 솔직한 사랑 이야기를 들어본다. ●북경 내사랑(오후 9시50분) 300인분 비빔밥 배달에 성공하고,신문기사에도 실린 민국의 비빔밥가게는 더욱 유명해진다.300인분 배달에 대한 성공으로 연숙이 다시 민국과 양설을 초대해 나이트로 향한다.화려한 연숙에 비해 조용한 성격의 양설은 주눅이 들지만,이런 것이 연숙이 의도한 것이라 생각하고 무대로 향한다. ●금쪽같은 내새끼(오후 8시25분) 대학을 가지 않고 돈을 벌겠다며 아쿠아에어로빅 강사를 하는 딸 희수와 경찰 퇴직후 아파트 경비를 하는 남편 정식 때문에 정애는 늘 심란하다.아들 민섭이 백수나 다름없어 돈 버는 며느리 성애에게 얹혀 사는 점순은 마음이 불편하다.진국은 어머니 제삿날 홀로 산소를 다녀온다. ˝
  • KBS1 ‘금쪽같은 내새끼’ 주연 홍수현

    신세대 탤런트 홍수현(23)이 ‘또순이 새댁’이 됐다. 홍수현은 ‘백만송이 장미’의 후속으로 7일 첫 전파를 타는 KBS1TV 일일연속극 ‘금쪽같은 내 새끼(극본 서영명 연출 이상우)’에서 천성이 곱고 착하지만 당차고 야무진 성격의 고졸 아쿠아로빅 강사 고희수 역을 맡았다. 아버지가 빚보증을 잘못 서는 바람에 집이 날아갈 위기에 처하자 부동산 재벌의 아들 안진국(남궁민)과 억지 결혼한다.하지만 불화로 갈등을 겪는 시댁을 반듯하게 일으켜 세우는 지혜로운 신세대 주부의 모습을 유감없이 보여준다. “그동안 실제 제 성격과 다른 ‘말괄량이’‘공주’같은 역할만 했는데,이번 드라마속 희수는 딱 제 모습인거 있죠? 첫 이미지 변신이라 무척 가슴설레요.”(웃음)자신과 닮은 캐릭터가 너무나 마음에 들어 꼭 출연하고 싶었단다. 그녀는 극단적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의 예민한 감수성이 연기자로서 장점이자 단점이라며 미소 짓는다.“순간순간 감정 상태를 바꿔야 하는 심리 연기를 할 땐 도움이 되죠.하지만 지나치게 기분이 가라앉아 촬영에 지장을 줄 때도 간혹 있더라고요.” 지난 99년 이른바 ‘길거리 캐스팅’으로 연예계에 데뷔한 그녀는 이번이 드라마 첫 주연.제법 부담이 갈 법도 하다.“제 성격상 뭐든지 똑부러지게 해야 적성이 풀리거든요.긴장은 되지만 드라마 전체를 이끌어간다는 생각으로 혼신을 다해 연기할 겁니다.” 다양한 색깔의 연기를 하고 싶다는 그녀는 “문소리·심은하씨처럼 꾸밈없고 밋밋함속에서도 가슴 찡한 감동을 우려내는 연기자로 성장하고 싶다.”며 각오를 다졌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오답도 우열도 없는 서울 용암초 이순희선생님의 도예교실

    “선생님∼.이거 이렇게 하면 돼요?” “선생님∼.망친 거 같아요.” 지난달 21일 서울 용산2가동 용암초등학교 4층 실과실.1학년 학생들이 흙으로 범벅이 된 손을 들어 선생님을 찾았다.먹이를 재촉하는 새끼 제비가 이럴까.담임 이순희(51·여) 교사는 아이들의 물음에 일일이 답을 해주면서도 마냥 즐거운 듯했다. 이날 수업은 1학년 2반의 도예수업.‘청토로 액자만들기’시간이다.아빠,엄마가 미리 적어보내준 글을 고사리같은 손으로 오몰락 조몰락 흰 흙을 실지렁이처럼 떼어다 흙판에 붙이는 아이들의 눈은 여느 수업보다 진지하기만 했다.‘밥 잘 먹자.’‘엄마 말 좀 들어라.’‘일찍 일어나자.’ 등 내용도 갖가지다. 저학년은 참기 힘든 1시간20분의 긴 시간이지만 지루해하는 아이는 없었다.“컴퓨터 오락보다 더 재미있다.”는 재필(8)이는 맨 먼저 ‘작품’을 완성한 뒤 친구들의 손놀림을 간섭했다.희주(8·여)는 지난 시간에 만든 화분에 심은 봉선화에 새 싹이 돋은 것을 뽐내느라 진도가 늦어지는 줄도 몰랐다. 도예시간은 이 학교 학생이라면 가장 인기있는 수업으로 손꼽는다.도예수업이 시작된 것은 지난 2001년.이 교사의 노력으로 평생교육 시범학교로 지정되면서 학부모 20여명을 대상으로 강의를 시작한 것이 계기가 됐다.학부모들의 폭발적인 반응에 용기를 얻은 이 교사는 이듬해 학부모 대신 생활도예반을 특별활동반으로 운영,4∼6학년들을 가르쳤다. 지난해부터는 전교생으로 대상을 넓혔다.학생들은 1년 동안 80분씩,10차례 수업을 받고 있다.수업시간은 이 교사의 정규 수업시간을 제외한 나머지 시간을 활용했다.수업 주제는 전 학년을 똑같게 하되 난이도를 조정해 수준별 수업이 이뤄지도록 했다.머그잔과 화분 등 학생 스스로 만든 것을 실생활에 직접 활용하도록 하니 교육 효과로도 ‘딱’이었다. 한 학기 수업에 필요한 흙은 모두 600㎏.매 학기 대치동에 있는 전문점에서 한꺼번에 구입,서늘한 학교 지하창고에 저장해 두고 사용한다.한 차례 수업에 드는 흙은 약 10㎏으로 5000원이 채 안 든다.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수업개선교사로 뽑힌 이 교사는 서울시교육청에서 지원하는 올 한 해 연구비 100만원의 거의 대부분을 흙을 사는데 사용했다. 그의 노력이 알려지면서 지난해에는 관할구청인 용산구청에서 400만원짜리 전기가마를 지원했다.실과실에 설치된 지름 1m,높이 1.5m 크기의 가마는 온도와 시간만 입력해주면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다.하지만 1200도의 고온에서 작업이 이뤄지는 만큼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 방과 후 이 교사 혼자 초벌·재벌구이를 한다. 올해 그는 목표 하나를 세웠다.도예수업을 다른 학교로 널리 퍼뜨리는 것이다.도예교육의 효과를 체험한 덕분이다.산만한 아이들은 차분해졌다.공격적인 성향의 아이들도 몰라보게 얌전해졌다.주민 이모(31·여)씨는 소문을 듣고 찾아와 수업 도우미를 자청했다. 5년 전 뇌수술에 이은 투병생활로 자신의 주민등록번호조차 기억하지 못하던 이씨의 기억력은 거의 매일 수업에 참여하면서 사고 전의 기억력을 거의 회복했다. 이 교사는 “교단에 선지 25년이 흘러서야 미술교육의 중요성을 깨달은 것이 안타깝지만 앞으로 도예수업의 필요성을 널리 알리고 교직생활을 마무리하고 싶다.”고 말했다.(02)796-2167.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길섶에서] 백동전 한 닢/심재억 기자

    운동회 날 아침,고무신을 동여맬 새끼줄 두어발을 챙겨 집을 나서는 내게 아버지,“옛다.사이다 사 마셔라.”동전 한 닢을 건넸다.운동회 생각에 밤잠 설친 아이들,하나,둘 만국기 아래 모여 신바람을 주체하지 못했다.횟가루가 선명한 운동장 어름,뒤질세라 호떡집 번철이 달아오르고,천막 주점의 솥단지에서는 순대며,돼지 살코기가 먹음직스럽게 익어갔다. 성미 급한 ‘아이스께끼’장사들이 목을 가다듬으며 모여들 무렵,그 대목에서 문제가 생겼다.얕은 바지 주머니에 넣어둔 동전이 등굣길에서 짓 내고 까부는 통에 어디론가 달아나버린 것이다.서둘러 살 두어바탕쯤 왔던 길 되짚어 가보지만 싸한 바람만 눈가를 스칠 뿐 동전은 흔적이 없다.눈앞이 하얘지며 온 몸에 힘이 쭈욱 빠지는 그 낭패감이란.달리기에서 1등을 하고도 통 흥이 나질 않았다. 낮 무렵,계란말이 도시락을 싸오신 어머니 덕분에 사이다는 마실 수 있었지만,잠자리에서도 그 일이 잊혀지지 않았다.당시 5원으로 쳐주던 액면가 50환짜리 백동전 한 닢.요즘 애들 들으면 “5원 때문에? 거짓말.”할 일이다.이러다 우리 삶이 통째로 인플레되지나 않을는지. 심재억 기자 jeshim@seoul.co.kr˝
  • [길섶에서] 석모도 갈매기/이목희 논설위원

    석모도는 강화도의 새끼섬이다.석모도 가는 뱃길은 무미건조한 편이다.강화 외포리에서 10분도 채 안 걸린다.한가지 구경거리는 갈매기떼.백여마리가 배를 따라오면서 먹이를 청하는 것은 그런대로 볼 만하다. 선착장 매점에는 새우깡을 무더기로 쌓아놓고 판다.갈매기 먹이용이다.아이와 함께 새우깡을 사서 던져줬다.문득 “야생 갈매기가 아침부터 저녁까지 새우깡만 먹다니….”라는 생각에 가슴이 답답해왔다.패스트푸드,스낵을 즐기는 아이들의 건강을 걱정하는 소리를 많이 들어왔다.이곳 갈매기가 온전하게 생을 마칠 것 같지 않다. 공중에서 못 받아먹은 새우깡은 바다에 떨어지고,갈매기는 다시 낙하해야 한다.“소금물에 붇지 않은 생새우깡이 조금이라도 낫지 않을까.”,돌아오는 길에는 잘 겨냥해서 던져줬다. 소설 ‘갈매기의 꿈’의 주인공 조너선은 썩은 생선보다 우아하고 높이 나는 것을 선택한다.멀리 날기는 아예 포기하고,썩은 생선도 아닌 새우깡을 곡예하듯 받아먹는 석모도 갈매기가 우리네 인생이 아닌지…. 이목희 논설위원˝
  • [삼성증권배 2004 프로야구] 부상 ‘비상’

    프로야구 각 구단마다 부상 선수들이 속출,비상이 걸렸다.특히 이들의 상당수가 팀을 이끌고 있는 간판급 선수들이어서 2위와 8위가 고작 3경기차로 박빙의 혼전을 펼치고 있는 요즘 판도의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생애 첫 홈런왕을 노리던 현대의 주포 심정수(29)는 오른 무릎 부상에 시달리며 최근 3경기에 결장하다 결국 27일 엔트리에서 제외됐다.현대는 정밀 진단 결과 큰 부상은 아니지만 부상 악화를 막기 위해 1주일 정도 엔트리에서 빼기로 결정한 것.최근 송지만이 불방망이를 휘두르며 심정수의 몫을 해내고 있지만 심정수의 공백은 공수는 물론 팀 분위기 전반에 악영향을 줄 것이 틀림없다.게다가 다승 공동 선두(7승) 김수경과 최근 4연패의 정민태,클리프 브룸바도 정상 컨디션이 아니다. 올 시즌 대도약을 꿈꾸는 롯데도 울상이다.지난달 24일 LG전에서 2루수인 간판타자 조성환이 오른쪽 손목에 타구를 맞아 빠진 공백을 신명철이 2할8푼대의 타격으로 훌륭히 메워 왔다.그러나 27일 광주 기아전에서 신명철마저 왼쪽 새끼손가락 부상으로 4주 진단을 받았다.조성환이 후반기에나 복귀할 전망이고 마땅한 2루수감이 없어 내야 수비에 구멍이 생겼다. 삼성의 4번타자이자 ‘안방마님’인 진갑용은 왼쪽 허벅지 부상으로 여전히 마스크를 쓰지 못한다.한동안 쉬어야 하지만 하위권으로 처진 팀 사정상 대타 요원으로 1군에서 버티고 있다.그나마 타격에서 제몫을 해내 다행인 셈. 기아의 선발 훌리오 마뇽은 앞선 26일 오른쪽 어깨 부상으로 2군으로 내려갔다.1안타 완봉승 등 4승을 챙기며 마운드를 굳게 지키던 마뇽의 이탈로 기아는 벼랑에 섰다.에이스 김진우의 결장 속에 출발한 기아는 이미 토종에이스 최상덕과 이대진,마무리 신용운 등이 줄줄이 빠져 한숨을 더했다. 김민수기자 kimms@˝
  • 수첩을 들고 사막을 산책하다/이자벨 자리 지음

    ●사막을 사랑한 테오도르 모노의 삶 “사막은 그 자체로 감동적이다.깨끗하고 거짓말을 하지 않기에 더욱 아름답다.음란해 보일 정도다.사막은 자신의 알몸을 그대로 보여준다.사막은 스스로 우리에게 질문을 던지게 만드는 풍경이다.” ‘현대의 마지막 박물학자’로 불린 프랑스의 지성 테오도르 모노의 사막예찬은 한 편의 잠언시 같다.그는 낙타를 타고 여행하는 사막의 순례자처럼 사막을 성소(聖所)로 삼았고 유목민의 삶을 존중했으며 그들의 자유정신을 높이 평가했다. ‘수첩을 들고 사막을 산책하다’(이자벨 자리 지음,이재형 옮김,들녘 펴냄)는 위대한 현자로 칭송받는 테오도르 모노의 삶을 다룬 평전이다.책은 그가 남긴 글,자연주의 운동,박물학적 성취 등을 통해 생명존중과 평화의 정신을 전파한 한 인본주의자의 삶을 복원해낸다. 테오도르 모노가 사막의 삶을 살게 된 것은 우연한 계기에 의해서였다.프랑스가 아프리카에 식민지를 거느리던 시절,스무 살의 그는 아프리카 모리타니에 어류 연구 목적으로 파견된다.그때 처음으로 아프리카를 여행하면서 사하라 사막을 발견했고,그것은 이내 그의 운명을 갈랐다.사막의 아름다운 풍경은 지적 흥분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훗날 한 포럼에서 그는 이렇게 고백했다.“나는 내 삶을 아프리카에서 보냈고,거기서 많은 것을 해보고 싶은 유혹을 느꼈습니다.나는 사막을 따라가며 화석과 식물 등 모든 것을 다 주웠지요.그러다 보니 처음엔 동물학자였지만 식물학자가 되고 지질학자도 되고 인류학자도 되고 고고학자도 된 것입니다.” ●낙타 발자국만 봐도 암수 가려내는 유목민 테오도르 모노는 유목민들이 사막의 땅에 어떻게 적응해 왔는가를 박물학자의 눈으로 살핀다.책은 먼저 사막사회가 고도로 계급화된 사회임을 밝힌다.사하라 지역 예컨대 모리타니엔 아직도 계급이 남아 있다.이 계급 피라미드의 상층부엔 유목민인 전사가 있고 이어 가축사육사이기도 한 이슬람교 도사들이 존재한다.그 아래론 하인집단과 면천(免賤)된 노예들의 후손으로 추정되는 하라틴 계급이 있고,마지막으로 노예들이 최하층을 구성한다.그러나 사막의 유목민들은 어느 계급에 속해 있든 놀라운 적응력을 보인다.무엇보다 사막에서 형태를 식별하고 방향을 알아내는 기술이 뛰어나다.유목민들은 폐쇄된 장소에서도 동서남북의 방향을 알며,한번 돌아다닌 코스는 결코 잊지 않는다.그들은 흔적학(痕迹學)의 대가다.낙타 발자국을 보면 그곳을 지나간 낙타가 암놈인지 수놈인지 나이가 몇 살인지 알며,짐은 얼마나 실었는지까지 짐작한다. ●“유목민 정착 강요해서는 안돼” 메아리(안장을 얹은 낙타)를 타고 사막을 여행하면서 테오도르 모노는 유목민의 자유로운 삶을 한없이 사랑하게 됐다.하지만 유목생활의 소멸과 함께 그들의 자유 또한 사라져가고 있다.니제르 같은 나라에선 유목생활부가 존재할 정도로 유목생활이 비교적 잘 보존돼 있지만,말리 같은 데선 정부가 정착화를 권유하고 심지어 폭력적인 수단까지 동원한다.유목민의 정착화는 당사자들의 동의 아래 자연스럽게 이뤄져야 한다는 게 테오도르 모노의 생각이다. 테오도르 모노가 사막에서 발견한 평화의 이상은 현대문명이라는 현실과는 너무 동떨어진 것이었다.그런 만큼 그는 현실과 끝없는 투쟁을 벌였다.자유로운 학문의 세계에서조차 이단자 취급을 받았지만,평생 폭력과 전쟁을 거부하는 ‘지적 시위’를 통해 인류 문명의 오만을 고발했다. 그는 기독교의 인간중심주의로 인해 희생되는 동물을 보호하는 데에도 앞장섰다.“사자는 새끼들에게 영양을 죽이는 법을 가르쳐주지만 같은 사자를 죽이는 법은 가르치지 않는다.”는 비유를 들며 인간의 야만과 폭력을 질타한다.또 핵을 “인간의 생명을 담보로 죽음을 향해 계속 전진하는 것”으로 묘사하며 핵개발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운다. ●생명존중·평화 앞장선 ‘행동하는 지성’ ‘사하라에 미친 사람’이란 말을 들을 정도로 사막에 대한 열정을 보여준 테오도르 모노는 동물학대와 핵전쟁을 반대하는 환경보호론자이자 평화주의자였을 뿐 아니라 종족차별 반대,민족우애운동,알제리 지지운동 등을 몸소 실천한 ‘행동하는 지성’이었다. 2000년 98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지만 그의 생명존중과 평화의 정신은 오늘도 살아 숨쉰다.많은 사람들은 아직도 한 권의 수첩을 들고 사막을 산책하는 키 작은 구도자의 모습을 기억하고 있다.9800원.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두자녀 한강에 던진 아빠 15년刑 선고

    “살해된 아이들의 명복을 빌면서 피고인을 징역 15년에 처한다.” 20일 오전 서울 서부지법 제303호 형사대법정.지난해 12월19일 어린 남매(당시 5세,3세)를 동작대교에서 한강으로 던져 숨지게 한 ‘비정한 아버지’ 이모(25) 피고인은 포승줄에 묶인 채 고개를 떨궜다. ●“내 자식 죽인 남편,다 잊고 싶어” 이 피고인의 부인 조모(25)씨는 법정에 나오지 않았다.조씨는 “남편을 보면 분노를 못 이길 것 같다.”며 친정 부모에게 공판 일정만 알려주고 19일 기도원에 들어갔다. 조씨는 “아이들이 쓰던 수저,앉던 의자 하나만 봐도 사무치게 ‘내 새끼’들이 보고 싶다.”면서 “남편의 상태가 좋아지면 셋째를 가지려고 했는데…”라고 울먹였다.조씨는 재판과정에서 증인출석 요구도 거부했다.대신 “남편이 정신이상이라고 할 만큼 심하게 아프진 않았으니 반드시 죄값을 치러야 한다.”고 원망하면서도 “환경이 그렇게 만든 불쌍한 사람이니 선처를 바란다.”는 내용의 편지를 재판부에 제출했다. 사건 당일 조씨는 남편에게 “죽인 건 아니지,우리 아이들 그냥 어디에 숨긴 거지.”라며 끝까지 믿지 않다가 “아니야,내가 방금 죽였어.”라는 대답을 듣고 혼절했다.다음날 꽁꽁 언 채 발견된 아이들을 한번 안아보고는 아예 맥을 놓았다.이후 친정에서 지내고 있는 조씨는 충격으로 상담치료를 받고 있으며,신학대 진학을 준비하고 있다.조씨의 어머니 이모(51)씨는 “1주일 전부터는 딸이 컴퓨터에 저장된 아이들의 사진을 보는지 방안에만 틀어박혀 있었다.”며 가슴을 쳤다. ●“어린 것들 대신 날 죽이지” 선고 직후 이 피고인의 어머니 천모(49)씨는 “아들이 중학교 때부터 정신이상 증세를 보였는데 그저 사춘기 반항인 줄만 알고 치료해주지 못한 내 잘못”이라며 오열했다.아버지(57)는 “평소 아들이 나에게 ‘죽여버리겠다.’고 말하곤 했는데 나 대신 죄없는 어린 것들을 그렇게 할 줄이야….”라며 말끝을 흐렸다.이들은 “아들은 정신이 아픈 병자인데 치료감호도 받지 못하게 한 법원이 너무 심하다.”며 이날 고법에 항소했다. ●“피고인의 인격장애… 책임일부 사회와 가족이 져야” 재판은 이 피고인의 부모가 아들의 정신병력을 이유로 선처를 호소하면서 선고 형량에 관심이 쏠렸다.형사합의11부(부장 이원일)는 무기징역을 구형받은 이 피고인에 대해 “피고인이 범행 3~4개월 전에도 극도의 흥분상태에서 자제력을 잃고 칼과 야구방망이로 가족들을 죽인다며 위협하는 등 정신이상을 앓고 있었고,범행 당시 심신이 미약했다는 점을 감안할 때 피고인에게 모든 책임을 묻는 것은 가혹하다.”면서 “책임의 일부를 사회와 가족이 나눠야 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아직 피어보지도 못한 피해자들을 강물에 던져 살해한 것은 반인륜성이 극에 달한 천인공노할 범죄”라면서 “피해자가 피고인의 자녀라 하더라도 생명은 그 어떤 가치보다 존귀한 것”이라고 밝혀 최근 잇따르는 자녀와의 동반자살이나 자녀 대상 화풀이 범죄에 대해 준엄하게 경고했다. 법무부의 공주치료감호소는 지난달 이 피고인의 정신감정서에서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어머니가 장사를 했고,이모나 일하는 아주머니 등 돌봐주는 사람이 자주 바뀌다 보니 불안감이 심해졌다.학교 성적이 떨어져 구박과 구타를 당했다.”면서 “정신분열에는 해당되지 않지만 공격성·충동성 등 정서불안성 인격장애로 인정된다.”고 진단했다. 앞서 지난 6일 공판에서 검찰이 “사전 답사를 하는 등 계획적인 살인”이라며 무기징역을 구형하자,이 피고인은 최후진술에서 “기억은 안 나지만 정말 그런 짓을 했다면 잘못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MBC 자연다큐-그 많던 고라니는 어디로 갔을까

    작은 몸집에 긴 다리,삐죽하게 솟아 나온 송곳니.야행성 초식동물이라 좀처럼 사람들에게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고라니는 우리나라와 중국 동북부 지방에만 서식하는 토착 동물이다.그러나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멸종에 가까울 정도로 개체수가 줄어들었다. MBC는 오는 23일 오후 11시30분 스페셜 자연 다큐멘터리 ‘DMZ,그 곳엔 고라니가 산다’를 방영한다. 제작진은 반세기 동안 인간의 접근을 거부한 채 풍요로운 자연 생태계를 형성하고 있는 비무장지대(DMZ)에 서식하고 있는 토종 고라니를 2년여에 걸쳐 추적,촬영했다.고라니들의 짝짓기·출산·영역싸움 등 좀처럼 보기 어려운 장면과 아름다운 사계절 풍경을 영상에 담아 비무장지대가 버려진 땅이 아니라 생명 자원들이 살아 숨쉬는 생태계의 보고임을 보여준다. 비무장지대의 겨울.고라니들은 짝짓기에 나선다.고라니의 짝짓기는 수컷들의 치열한 싸움속에서 이뤄진다.암컷을 차지하기 위해 입밖으로 자라난 날카로운 송곳니로 처절한 싸움을 벌이는 모습이 생생한 영상에 담겼다. 고라니는 아프리카의 치타만큼이나 달리기 선수라는 사실은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영역싸움을 벌이며 뒷다리로 땅을 박차고 시속 70㎞로 추격전을 벌이는 장관이 공개된다.이밖에 고라니의 출산 모습과 어미를 잃은 새끼 고라니가 다른 어미 고라니에게 젖동냥을 하며 살아가는 장면도 방송된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황새 두번째 자연부화 성공

    천연기념물 제199호인 황새의 자연번식이 국내에서 두번째로 성공했다. 문화재청은 한국교원대 황새복원센터(소장 박시룡)에서 지난 9일 새끼 황새 2마리에 이어 16일 1마리를 자연 번식하는데 성공했다고 17일 발표했다.교원대 황새복원센터는 지난 2002년 4월 세계에서 네번째로 황새를 인공번식한데 이어 지난해 6월 알 두 개 가운데 한 개를 자연부화케 하는데 성공했었다.한반도 텃새인 황새는 지난 71년 충북 음성에서 황새 한 쌍 중 수컷이 총에 맞아 죽은 이후 암컷만이 생존해 오다가 94년 9월 서울대공원에서 이마저 죽어 우리나라에서는 절종됐다. 김성호기자 kimus@
  • [We 동화]펭귄 가족의 스냅 사진

    얼어붙은 땅 남극에도 5월이 왔단다.기온은 여전히 무섭도록 낮고 아직도 밤은 너무 길었지.하지만 서로를 보듬어가며 따스한 체온을 나누기에는 오히려 좋았어.더구나 오늘은 아주 기쁜 날이야.황제펭귄 부부가 기다리던 알을 낳아서 얼마 안 있으면 귀여운 식구가 또 하나 늘게 되었기 때문이지. “수고했소! 참으로 수고했어!” 아빠 펭귄의 눈가에는 얼핏 눈물마저 스쳤지.어떤 곳에서도 적응하지 못하는 아빠 펭귄 때문에 펭귄 가족은 이곳,남극으로 이사를 오게 된 것이었거든. “미안하오.나 때문에 이렇게 험한 곳까지….” 아빠 펭귄은 정말 미안했어.하지만 엄마 펭귄은 활짝 웃으며 고개를 저었지. “미안하긴요.당신이 이곳이 좋으면 저도 마찬가지예요.이 정도 추위쯤은 아무것도 아니에요.우린 한 가족이에요.가족이란 남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것까지 모두 이해하는,그런 사이를 말하는 거지요.” 엄마 펭귄의 웃음은 따뜻했지. “아참! 이제 이 녀석은 내게 맡기고 어서 바다로 나가구려.충분히 먹고 푹 쉬고….그래야 이 녀석을 낳느라고 무리한 몸을 빨리 회복할 수 있지 않겠소? 자,어서….” 아빠 펭귄은 망설이는 엄마 펭귄의 등을 밀었지.자신에게 알을 맡기고 바다에 나가 몸을 추스르고 오라고 권하는 것이었어.그동안 아빠 펭귄이 그곳에 남아 알을 지키겠다는 거야. “혹시 당신이 병이라도 얻게 되면 큰일 아니오? 게다가 내게도 이 녀석을 위해 봉사할 권리와 의무가 있고….” 아빠 펭귄은 웃으며 덧붙였어. “우린 한가족이잖소?” “따라 하기 없어요!” 엄마 펭귄은 가볍게 눈을 흘기며 비로소 마음을 정했지.당분간 여기 일을 아빠펭귄에게 다 맡기고 건강을 되찾는 데만 힘을 쏟기로 한 거야. “그럼 잘 부탁해요!” 넉넉한 아빠 펭귄의 사랑으로,엄마 펭귄은 가벼운 마음으로 바다를 향할 수 있었지. “충분히 기력을 회복하면,그때 돌아와요.내 걱정은 말고!” 아빠 펭귄은 주름진 아랫배로 알이 얼지 않도록 단단히 감싸 안았어.행복했지. 하루,이틀,사흘….날씨는 여전히 지독스레 추웠지.가끔은 시속 100㎞가 넘는 눈보라가 몰아치기도 했어.그러나 아빠 펭귄은 조금도 움직이지 않았지.휘몰아치는 눈보라를 정면으로 받으면서도,끄떡없이 자리를 지켰어. 덕분에 알 속에 든 꼬마 황제펭귄은 평온한 상태에서 세상에 나올 준비를 할 수 있었지.믿음직한 아빠 펭귄의 품에는 추위마저 틈탈 수 없었으니까.이렇게 세월은 흘러 60일이 지났어. ‘무슨 일이 생긴 걸까?’ 아빠 펭귄은 조금씩 힘이 빠졌어.떠난 지 60일이 지났는데도,엄마 펭귄에게서는 아무 소식도 없었고,그 60일 동안 먹지도 자지도 못한 채 알을 싸안고 있던 아빠 펭귄은 이제 정말 쓰러질 지경이었거든. ‘하지만 반드시 돌아올 거야.늦을 수밖에 없는 사정이 생겼을 테지.’ 아빠 펭귄의 귀에는 ‘우린 한가족이잖아요.’하는 엄마 펭귄의 목소리가 쟁쟁 울렸지.며칠이 더 지났을까? 이제 아빠 펭귄은 눈앞이 가물가물했어.체중이 거의 반 가까이 줄었지.더이상 버틸 힘이 없어서 몸이 휘청거렸어.그때였어.거짓말처럼 엄마 펭귄이 나타난 것은. “미안해요.타고 있던 유빙이 파도에 휩쓸리는 바람에 아주 멀리 떠내려갔었어요.” 통통하게 살이 오르고 건강한 혈색의 엄마 펭귄은 아기들에게 하듯 재빨리 반쯤 소화시킨 먹이를 아빠 펭귄에게 먹여주었어. “자요,이 녀석보다 당신이 더 급하군요.” 아빠 펭귄은 그제서야 꼬마 황제펭귄이 깨어난 것을 알았지. “고마워요.당신,제가 너무 원망스러웠지요?” 엄마 펭귄은 조심스레 꼬마 황제펭귄을 받아 안았어.그러나 아빠 펭귄은 행복하게 웃으며 고개를 저었지. “아니야.난 당신을 알아.빨리 못 올 만한 사정이 있었겠지.서로에 대해 그만한 믿음도 없다면 어디 한가족이라고 할 수 있겠소?” 여기까지 말을 마친 뒤,아빠 펭귄은 스르르 잠이 들어버렸어.60여 일 동안 밀린 잠을 한꺼번에 자는 것이었지. 얼마 후,아빠 펭귄은 잠결에 이런 소리를 들었어. “후후,우리집 큰 애기 너희 아빠는 언제 일어나실지 모르겠다.어서 일어나야 먹이를 먹여줄 텐데.아마 잠도 깨워줘야 일어나실 모양이야,그렇지?” 그 소리에 맞장구를 치는 귀여운 목소리가 있었지.아빠 펭귄은 잠이 달아나면서 정신이 번쩍 들었어. ‘그래! 내 새끼.우리 귀여운 꼬마!’ 아빠 펭귄은 눈을 가늘게 뜨고 살그머니 꼬마 황제펭귄의 허리를 잡았지.그러고는 짐짓 낯선 목소리를 흉내내서 말했어. “요 녀석! 누가 아빠를 큰 애기라고 놀리나,버릇 없이.그런 녀석은 한번 혼이 나야겠는걸!” 기온은 여전히 영하 40도였지만,펭귄 가족들은 아무도 추위 따위는 느낄 수 없었지. ●작가의 말 이해할 수 없는 상황까지도 이해할 수 있는 사이가 가족이라는 것을 이 가정의 달에 생각해봅니다. 글 이윤희 그림 길종만˝
  • 서울 강동 화훼단지 낙타고개

    “백화(百花)와 나무들이 어우러진 ‘낙타 고개’의 화려한 세상으로 들어오세요.” 서울 강동구 길2동에서 경기 하남시 덕흥동에 이르는 3㎞ 남짓한 길 양쪽에는 화훼·분재 판매업소가 몰려 있다.손님 맞을 채비에 150여개 업소가 1년 내내 꿈틀꿈틀 살아 움직인다.영업 시간을 묻자 상인들은 “사람 죽는 데 시간이 따로 없지 않으냐.”면서 “명절 때도 ‘근조’ 화환이 부쩍 늘어나는 듯하다.”고 했다. 축하 꽃이건 근조건 이들에게 있어서는 ‘특수’임에 틀림이 없다.화훼와 나무는 적정 실내온도를 유지해 주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이 때문에 보온에 특히 신경써야 한다.1년 내내 단 하루도 쉴 틈이 없다.그러나 ‘꽃을 팔면 사랑도 옮고,사랑을 하면 예뻐진다.’는 자부심에 피곤한 줄 모른다고 이곳 사람들은 입을 모은다. ●‘싸구려 값에 꽃 사시오,꽃을 사.사랑 사랑의 꽃이로구나.’ 서울 동남쪽 끝자락인 이곳에 이처럼 거대한 화훼판매단지가 조성된 것은 1984년.당시만 해도 변방에 머물렀던 지금의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 쪽 30여개 업소가 86아시안게임,88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개발이 본격화되면서 자리를 내주고 변방으로 밀려났다.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하남시 풍산지구에 3만여평에 이르는 대규모 화훼 생육단지가 들어서면서 ‘타의’에 의한 이전은 대성공이었다. 화초들은 풍산지구 농장에서 직접 들여온다.고개 하나만 넘으면 곧바로 이어져,운임비를 절감할 수 있다.따라서 개인이 운영하는데도 불구하고 일반 소매점은 말할 것도 없고,다른 단지에 비해서도 값이 20∼30% 싸다.모종 하나에 200원 하는 것에서부터 “부르는 게 값”이라는 고가품까지 판매하는 초화는 주인도 종류수를 몰라 그냥 수백가지라고 얘기한다. 요즘 가정의 달을 맞아 잘 나가는 ‘대표선수’ 장미의 경우에도 한 송이에 300원짜리에서 포장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2000∼3000원씩 올려 받기도 한다.젊은이들에게 사랑의 징표로 인기가 높은 ‘100송이 다발 작품’도 도심에 있는 꽃집에서는 10만원 넘게 받지만 6만∼7만원이면 손에 넣을 수 있다. ●“죽어가다가도 살고,살릴 듯하다가도 죽는 게 사람과 같죠.” B업소 주인 이모(52)씨는 화초도 사람 손을 타기 때문에 조심해서 다뤄야 한다고 일러줬다.어떤 것은 맨손을 대면 금방 원래의 색깔이 마치 사람 얼굴이 뜬 것처럼 누렇게 탈색한다면서 어느날 손님이 만지는 바람에 시들어가는 화초를 가리켰다.이씨는 “이곳 사람들은 반드시 목장갑을 끼고 작업을 한다.”면서 “직업상 돈도 돈이지만 꽃이 아니라 사랑을 파는 직업인 데다,이러한 생리를 통해 인간 삶과 죽음까지 섭리를 배우게 된다.”고 흐뭇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재미있는 사실은 변종을 거듭해 같은 식물이라도 다른 이름으로 불리는 바람에 별명이 많게는 수십가지나 된다는 점이다.접목에 접목을 되풀이해 새끼에 새끼를 쳐 생긴 현상이다. 대표적인 것은 단연 선인장의 세계다.전문가라 할 이곳 업자들도 “우리가 취급하는 선인장만 수백가지인데,그 밖의 종류에 대해선 이름도 모른다.”고 말한다.크기도 천차만별이다.어른 엄지손가락만한 것에서부터 웬만한 어린애 덩치만한 것도 있다.한 상인은 “최신 개량종의 경우 너무 예뻐 손으로 덥석 잡기라고 하면 큰일”이라면서 “그러나 최근 얼굴에 비벼도 괜찮을 정도로 부드러운 가시를 지닌 새 종이 개발돼 3∼4개월 뒤면 상품화된다.”고 덧붙였다.빨강·흰색·보라색 등 색깔이 너무나 화려한 선인장들이 저마다 자태를 뽐내고 있다. 화분도 사치스럽게 여겨질 정도로 화려한 것에서부터 미키마우스,도널드 등 동화 속 주인공 모습을 덧붙인 것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하다.정신세계는 물론 신체건강에도 좋다는 허브식물도 “없는 것 빼고는 다 갖췄다.”고 말할 정도로 많다. ●한강 푸른물이 손에 닿을 듯…‘덤’으로 하는 구경거리 수두룩 꽃이나 분재를 싼 값에 구입할 겸 낙타고개를 둘러본 뒤 가족이나 연인끼리 경기도로 한번 넘어가보자. 풍산지구에는 낙타고개에 주로 공급되고 있는 초화를 직접 생산하는 농가가 150여곳이나 줄지어 있다.도·소매 물량이 워낙 많아 한꺼번에 다량을 운반하기 수월하도록 하우스 안에 레일을 깐 점도 이채롭다. ‘도시루’‘외발톱’ 등 제주에서 자라는 묘목을 구입해 집안에서 이색적인 풍경을 연출해보는 것도 괜찮을 듯하다.낙타고개 중간쯤에 위치한 나무 전시장에 들러보면 어떨까. H농원 김모(32)씨는 이곳에서 나간 화초들이 잘 자라느냐는 물음에 “인간사나 마찬가지로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선인장처럼 게으른 사람이 오히려 잘 기른다는 품목도 죽일 수 있는 반면 새 주인을 잘못 만나면 쉬 죽어버리는 ‘단아함’의 대명사 난초와 같은 경우도 있다.”고 알려줬다. 낙타 고개의 업주들은 연인들이 장미를 주고받는 날인 14일 ‘로즈 데이’(Rose-day)를 또 다른 대박의 날로 잔뜩 기대하고 있다. 송한수기자 onekor@˝
  • [세상에 이런일이]화蛇한 결혼식

    |방콕 연합|한국에서 뱀 쇼 공연을 한 적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사브리 압둘 아지즈(27)라는 말레이시아 남성이 최근 자기 결혼식에 비단뱀과 애완용 악어 등을 VIP 하객으로 초청해 눈길을 끌었다. 말레이시아 일간 스타지는 최근 사브리가 페낭의 탄종 토콩에 있는 자기 집에서 치른 결혼식에 최근 집 근처에서 포획한 어른 비단뱀과 애완용 악어,새끼 비단뱀 등을 등장시켜 다른 하객들을 놀라게 했다고 보도했다. 한국과 중국,사우디아라비아에서 지난 4년간 뱀 쇼를 공연한 사브리는 오래 동고동락한 뱀들을 자신의 결혼식이 열리는 특별한 날 그냥 내버려 두고 싶지 않아 식장에 부른 것이라고 말했다.그는 이날 모습을 드러낸 길이 3.6m짜리 ‘어른’ 비단뱀을 “결혼식 사흘 전에 집 건너편에서 잡았다.”고 밝혔다. 이 비단뱀은 무게가 90㎏에 이르는데다 잡힌 지 얼마 안돼 아직 사나운데도 사브리와 신부 체바샨 아데난(26)은 결혼식장에서 이 비단뱀과 함께 기념사진도 찍는 등 자연스럽게 어울렸다.신부 체바샨은 어른 비단뱀이 무릎을 휘감고 새끼 비단뱀이 어깨를 올라타는데도 아무렇지도 않은 듯한 모습을 보였다.그녀는 “6개월가량 남편에게서 뱀 다루는 법을 배워 무섭지 않다.”고 말했다. 사브리는 킹 코브라 등 다른 뱀들은 곧 있을 쇼 공연을 위해 한국에 보냈다며 “뱀 쇼 공연을 계속하기 위해 오는 7월 아내와 함께 한국에 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오는 10월 한국에서 1000마리가 넘는 뱀들과 한 방에서 두달 이상 동거하는 세계 기록에 도전할 계획인데 아내도 동참토록 준비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 [We 동화] 거북아 머리를 내밀어라

    “2억 년하고도 수천만 년이 더 지났군.” 자꾸만 달아오르는 체온을 식히려고 바닷물 속에 몸을 담그고 있던 거북이,어느날 중얼거렸단다. “정말 지긋지긋해.대대손손 이런 식으로 살아가는 것은.” 거북은 머리를 좌우로 흔들어댔지. 살아남기 위해,단지 살아남기 위해 단단한 껍질을 만들고,그 속에서 안으로 안으로만 웅크리고 살았던 그 긴 세월에 문득 멀미가 났던 거야.심지어는 지나가는 바람에도 소스라치며 몸을 사려야 했으니 말야. 스스로에게 화를 내면서,거북은 결심했지.이제까지와는 다른 방법으로 살기로.설사 목숨을 잃을 만큼 위기에 처하는 일이 있더라도 등딱지만을 의지하고 그 속에 숨어 소극적으로 살지는 않겠다고.세상과 부딪쳐 보겠다고. 거북은 물에서 나와 모래밭을 천천히 기어가기 시작했어. “어어,움직이는 돌멩이네!” 가까이 다가온 토끼가 버릇없이 거북이의 등딱지를 툭툭 쳤지. “뭐라구?” 가뜩이나 편안하지 않았던 거북은 푸르르 화를 냈어. “어,돌멩이가 아니신가? 난 또…하도 느리길래 돌멩이가 기신기신 굴러가다 멈춰 선 줄 알았지.낄낄” 어떻게 마음을 먹었는지 토끼가 자꾸만 화를 돋우었지. “뭐라고 기신기신?” 거북은 앞발을 탕탕 굴렀어.그러나 토끼는 조금도 기죽지 않고 계속해서 헤실거렸지. “그 소리가 그렇게 분해? 그렇다면,시합을 해보면 어때? 내 앞에서 한번 쌩쌩 달려보라고!” “좋아! 내가 못할 줄 알아?” 거북은 토끼의 말을 바로 받았어.달리기 시합이라니.정말 꿈에서 또 꿈을 꿔도 평상시 같으면 있을 수 있는 일이 아니지.그러나 거북은 생각했어. ‘물론 질 게 뻔하지.그렇지만 질 때 지더라도 무엇에든 한번 부딪혀보겠어.이제부턴 피하지 않아.최선을 다하는 거야.이렇게 수없이 되풀이 하다보면,언젠가는 나도 달라질 수 있을 거야.능동적으로 살 수도 있을 거라구!’ 드디어 경주가 시작되었고,토끼는 금방 저만치 앞으로 사라져버렸어.그렇지만 거북은 실망하지 않았지.사실 어찌 보면 자신과의 시합을 하고 있는 중이었거든. 엉금엉금 어기적어기적 기신기신 뭐라고 표현해도 좋았어.어쨌거나 거북은 조금도 흔들리지 않고 목표인 산꼭대기를 향해 한걸음씩 발걸음을 옮겼으니까.그렇지만,거북은 정말 느렸어.까마득히 앞서나간 토끼는,중간쯤에서 뒤를 돌아다보며 중얼거렸지. “이럴 줄 알았다니까! 거북이 녀석! 내가 약을 좀 올렸기로소니,아니,어떻게 겁도 없이 시합 제의를 받아들일 수 있어?” 토끼는 바람이 잘 통하는 나무 그늘에 몸을 뉘었어. “도대체 서두를 이유가 있어야 말이지.이참에 잠이나 한잠 푹 자야겠다.” 토끼는 금방 잠이 들었지.그리고 꽤 한참동안 잤어.그렇게도 느린 거북이,토끼를 젖히고 목표지점인 산꼭대기에 닿을 때까지 일어나지 않았으니까 말이야. 산꼭대기에 서서 그제서야 헐레벌떡 뛰어오는 토끼를 바라보며,거북은 속으로 울었단다.참으려고 해도 자꾸만 눈앞이 뿌옇게 흐려졌지.토끼에게 이겼다는 사실 따위는 이미 아무것도 아니었는데도…. ‘시도를 하면,가다가 이렇게 이루어지기도 하는 거구나!’ 이런 깨달음의 뒤에는,그동안 그렇게 꼼짝도 못하고 웅크리고만 살아온 세월에 대한 안타까움이 정말 깊었지. 토끼의 부산스러운 사과와 축하의 말을 듣는둥 마는둥하고,거북은 천천히 걸음을 옮겼어.그제서야,나무와 풀꽃과 바위와 새가 보이고,가슴 속까지 싸아해지는 숲의 향기가 느껴졌지.거북은 커다랗게 심호흡을 했어.그때 별안간 아랫배가 싸르르 아팠지. ‘왜 배가 아플까? 먹은 것도 별로 없는데….’ 고개를 갸웃거리며 그 이유를 생각하던 거북은,스스로에게 어이가 없어서 웃음밖에 나오지 않았어.알! 그래 알 말이야.몸도 마음도 무리했기 때문에,알이 예상보다 빨리 나오려는 것이 틀림없었거든. ‘세상에! 그 중요한,가장 중요한 일을 깜박하다니!’ 자꾸만 묵지근해지는 그 느낌 때문에,서둘러 물속으로 들어가려던 거북이 문득 제자리에 우뚝 섰어. “그래! 이 녀석들은 내 꼴을 닮지 말아야 해.그렇다면….” 거북은 재빨리 결론을 내렸어.그 순간부터 물속이 아닌,뭍에다 알을 낳기로 결심한 거야.아직은 새끼들에게 모범을 보일 자신이 없었거든.아직은…. 새끼들을 생각해서라도,다시는 예전처럼 살지 않으리라고,이제 시작이라고,수없이 다짐하면서 거북은 힘겹게 구덩이를 파고,그 속에 알을 낳았지.그리고는 모래를 살짝 덮어놓았어.그런 다음,혼자서 물가로 향했지. “부디 너희들부터는 우리처럼 살지 말아라.넘어지고 깨어지는 한이 있더라도 우리 세대처럼,너희 조상들처럼 불쌍하게 살지는 말아라.알겠지? 알아들었지?” 거북은,짐짓 소리내어 되물으면서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옮겼지.자꾸만 자꾸만 뒤돌아보면서. ●작가의 말 아이들에게 어떤 삶의 모델을 보여 주어야할지 혼란스러운 요즈음입니다.그러나 적어도 소극적이고,냉소적이고,비관적인 모습은 아니어야겠지요? 두꺼운 등딱지를 벗어버린다면 거북이는 정말 생존이 어려울까요? 정말 그럴까요?˝
  • 3억짜리 ‘藥돼지’ 나왔다

    뇌졸중,심근경색 등 혈전증에 대한 응급 치료제를 생산할 수 있는 유전자변형 돼지가 탄생했다. 농촌진흥청 축산연구소는 3일 사람의 혈전증 치료 유전자를 무균 암퇘지의 수정란에 주입해 분만시킨 새끼 돼지 4마리의 젖과 오줌에서 혈전증 치료물질(tPA)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축산연구소는 “이들 돼지 1마리의 젖과 오줌으로부터 최대 8.8g의 치료물질을 추출할 수 있는 연구작업을 마치면 현재 1g에 3500만원인 혈전증 치료주사제를 매우 싼 가격에 공급할 수 있는 놀라운 발견”이라고 설명했다.돼지 1마리가 3억원 이상의 가치를 지닌 셈이다. 세계 10대 생명공학제품의 하나로 꼽히는 혈전증 치료제의 세계 시장규모는 연간 3억 5000만달러에 이른다.미국에서도 유전자변형 산양을 통해 치료물질을 확인하고 추출작업만 남겨둔 것으로 알려졌다. 축산연구소는 인체의 혈전용해 유전자 재조합을 통해 변형 유전자를 합성한 뒤 103마리의 암퇘지 난자에 주입시켜 148마리의 새끼 돼지를 얻었다. 이 가운데 암수 각 2마리의 돼지에서 혈전증 치료물질을 확인했다.이들 4마리가 앞으로 새끼를 낳으면 유전적으로 몸속에 혈전증 치료물질을 품고 태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축산연구소는 혈전증 치료물질을 갖고 있는 돼지 생산 기술에 대해 국제 특허를 출원했다. 돼지의 젖과 오줌으로부터 순도 90%에 이르는 치료물질에 대한 추출작업은 민간연구소를 선정,공동연구할 계획이다. 혈전증 치료제는 햄스터 등을 통한 세포배양 기술이 상용화돼 있으나 배양작업이 너무 까다롭고 비용이 많이 드는 것으로 알려졌다.이 때문에 뇌졸중이 갑자기 발생했을 때 3시간 이내에 치료제를 투여해야 생명을 건질 수 있으나 일반인들은 엄두를 못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축산연구소는 1999년 이같은 유전자 연구를 통해 빈혈 치료물질인 ‘에리트로포에틴(EPO)’을 추출할 수 있는 돼지를 육성해 호평을 받았다. 축산연구소 응용생명공학과 장원경 과장은 “돼지로부터 성공적으로 혈전증 치료제를 추출하면 돼지는 살아 움직이는 의약창고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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