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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와대 철조망 없앤 자리 토종 동물가족 ‘오순도순’

    청와대 철조망 없앤 자리 토종 동물가족 ‘오순도순’

    청와대 춘추관의 담장을 끼고 북악산 쪽으로 조금 올라가다 보면 가끔 대낮에도 “꼬끼오”하는 닭울음 소리가 들린다. 서울 한복판에 ‘닭을 키우는 곳이 있나.’하고 의아해진다. 닭울음의 출처는 다름아닌 청와대다. 청와대의 한편에는 ‘친환경적 생태 체험장´, 즉 농장이 들어서 있다. 청와대 직원 이외에 외부인들의 접근이 금지돼 있다. 때문에 일반인들이 농장을 본 적은 없다. 농장에는 돼지, 개, 염소, 닭, 오리 등이 산다. 대부분 토종들이다. 자그마한 연못에는 송사리 등 토종 물고기도 있다고 한다. 농장 주변에는 창포와 구절초 등을 비롯, 과실수도 심어져 있다. 시골 분위기 그대로라는 게 농장을 찾았던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돼지는 강원도 홍천에서 온 흑돼지로 10여마리나 된다. 개는 풍산개 2마리가 있다.2000년 6월 남북정상회담 때 김대중 대통령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으로부터 선물받은 풍산개 ‘우리’와 ‘두리’의 새끼인 것으로 알려졌다. 닭도 오골계를 비롯, 토종닭들이다. 농장이 조성된 것은 참여정부 들어서다. 당초 춘추관의 뒤쪽부터 헬기장 옆의 온실 뒤편에 이르는 골짜기에는 보안을 위해 겹겹이 쳐진 철조망과 초소가 있었다. 노무현 대통령 취임 이후 철조망과 초소를 철거하자 흉물스러운 공터가 됐다. 청와대 측은 넓다란 공터를 새롭게 꾸미기 위해 궁리하다 농장을 만들기로 결정했다. 노 대통령은 종종 농장을 들러 가축 등을 둘러본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대통령께서 ‘은퇴한 뒤 숲과 생태계를 복원시키는 일을 하고 싶다.’며 귀향 의사를 밝힌 것도 농장과 무관하지 않다.”고 말했다. 박홍기기자 hkpark@seoul.co.kr
  • 정부홍보 맡은 민간전문가들 현주소

    정부홍보 맡은 민간전문가들 현주소

    참여정부 출범 이후 정책홍보 강화와 홍보 다양화 차원에서 민간인 출신 홍보전문가들이 대거 공직에 진출했다. 지난해 4∼6월에만 4∼6급 69명을 충원했고, 이후 몇몇 위원회에서 뽑은 인원까지 포함하면 훨씬 더 많다. 홍보 정책에 새 바람을 불어넣겠다며 선발한 민간전문가들은 대부분 2년 계약을 했고,3년 동안 연장을 할 수 있다. 안착한 사람도 많지만 적응을 못해 이직을 고려하는 이도 꽤 있다.‘정부 PR맨’의 경험담과 이들에 대한 안팎의 평가를 들어본다. “홍보를 제대로 하려면 소통이 필요한데 현업 부서와 홍보 부서의 의사소통이 안 돼 어려움이 많습니다.” 기자로 활동하다 사회부처 홍보담당자로 변신한 A씨가 밝힌 지난 1년의 소회이다. 그는 “직원들이 ‘칸막이 의식’이 워낙 강한 것 같다.”고 잘라 말했다. 직원들마다 자기 일에만 신경을 쓰다 보니 부서간, 직원간 의사소통이 잘 안 된다는 것이다. 지원부서인 PR업무의 특성상 일선 정책담당부서의 협조가 절대적으로 필요한데 현업부서에선 ‘홍보는 홍보부서에서 하는 일’이라며 기피하는 경향이 많다는 것이다. 참여정부가 ‘정책홍보’를 내세우면서 ‘정책담당자가 홍보도 책임지라.’고 했지만 현장에서는 먹히는 분위기가 아니라고 머리를 흔들었다. 특히 “언론과의 접촉은 홍보팀을 통하도록 하고 있지만 정작 홍보팀은 정책의 입안이나 추진 과정을 모른다.”고 지적했다. 홍보든, 공보든 다른 팀의 협조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역시 기자 출신의 B씨는 “계약직의 한계를 실감했다.”고 털어놨다. 대부분 일반직인데 홍보팀원 등 일부만 계약직이다 보니 ‘굴러온 돌’또는 ‘서자’취급을 받는 느낌이란다. 일반 직원들은 단기교육이나 국외 교육 대상자에 해당되는데 항상 ‘계약직은 제외’라는 말을 듣고 신분의 한계를 느낀다고 했다. 그러다보니 일반 공무원이나 자신이나 “공직사회에 영원히 있을 사람이 아니라 곧 떠날 사람이라는 생각으로 대하고 행동하는 것 같다.”고 답답해했다. 떠날 사람이니까 키울 필요가 없고, 그냥 써먹으면 된다는 식의 소모품 취급을 받는 기분이라는 것이다.“불미스러운 일이 외부에 알려지면 정보를 유출한 ‘범인’으로 오해를 받기도 한다.”면서 “홍보맨은 때론 조직과 언론 양쪽으로부터 미운 오리새끼 취급을 받는다.”고 하소연했다. 이런 회의 때문에 그는 더 이상 공직에 머물러야 할지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 민간업체의 홍보 경험도 있는 기자출신 C씨는 “기자 출신이 홍보전문가로 많이 진출했지만, 언론관계는 강점이 있는지 모르지만 다른 영역은 약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언론관계말고도 온라인이나 이메일 홍보, 홈페이지 관리, 국정홍보처 리플달기 등 홍보의 다양화를 요구하는데 부응하지 못하는 측면도 있다는 것이다. 언론학박사인 D씨는 “홍보 전문가를 영입한 이상 희망을 주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계약직 홍보팀장은 승진할 수 없는 현재의 시스템을 고칠 것을 제안했다.2∼3급의 홍보관리관 자리를 개방형으로 전환해 능력이 있으면 홍보팀장을 홍보관리관으로 발탁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홍보전문가는 4·5급이고, 국장급 홍보관리관엔 홍보에 경험이 없는 일반직이 앉아 있다 보니 업무처리에 한계도 있고 전문성도 훼손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칸막이가 높아 정보 취득이 어렵다는 불만에 동의하지 않는 분위기도 있다. 기자 출신인 E씨는 “부처의 분위기에 따라 민간인 출신 홍보요원들이 활동하기 쉬운 곳도 있고, 어려운 곳도 있다.”면서 “모두 일반화하지는 말았으면 한다.”고 했다. 전반적으로 조직이 작은 곳은 안착을 하는 분위기지만, 큰 조직이거나 관료적인 분위기가 강한 곳은 ‘텃세’가 심하다는 것이다.E씨는 또 “정부 홍보를 하러 들어왔는데 필요 이상으로 오보 대응을 요구하는 분위기여서 언론을 상대하는 데 부담이 많다.”고 강조했다. 사회부처에 5급으로 진입한 F씨는 “모두 고전을 하는 것으로 보면 안 된다.”면서 “기관장이 얼마나 홍보마인드를 가졌느냐에 따라 민간전문가들의 활동폭도 다르다.”고 했다. 그는 “공직사회 구성원 대부분의 홍보마인드는 40점 정도”라면서 “이 때문에 상당수 기관에서는 민간인 홍보전문가들이 호평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민간기업체서 일하다 들어온 G씨 역시 “어떤 조직이건 외부에서 들어가면 텃세가 있는 것은 당연하다.”면서 “우리 조직에서는 변화를 요구했고 그런 측면에서 오히려 활동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H씨는 “‘블루 오션’이라는 생각에 지원을 했지만, 초창기에는 남의 옷을 입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면서 “홍보는 현재뿐만 아니라 미래를 위한 투자라고 봐야 하는데,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이라는 식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고 공직사회의 마인드 전환을 촉구했다. 조덕현기자 hyoun@seoul.co.kr ■ 언론·광고·학계출신順 포진 민간에서 수혈된 각 부처 홍보전문가에 대한 지난 1년 동안의 평가는 평균 B학점으로 조사됐다. 서울신문은 최근 국정홍보처의 협조를 얻어 홍보전문가를 채용한 45개 부처를 대상으로 ‘채용인력에 대한 내부만족도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직속 상관인 정책홍보관리관이 평가한 만족도는 82.8점이었다. 또 부처별로 2명씩 무작위로 선발한 일반 정책부서 직원들의 평가는 81.9점이었다. 정부가 정책홍보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채용한 민간 홍보전문가들에 대한 내부 평가는 일단 ‘합격점’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4월 이후 현재까지 채용된 각 부처 민간 홍보전문가는 4급 34명,5급 34명,6급 1명 등 모두 69명이다. 전·현직 기자 등 언론계 출신이 34명(4급 23명,5급 11명)으로 절반가량을 차지한다. 재정경제부 남대희(전 한국일보 차장) 홍보기획팀장과 산업자원부 이강윤(전 문화일보 기자) 홍보기획팀장, 공정거래위원회 김주혁(전 서울신문 부국장) 정책홍보팀장, 국가청렴위원회 김덕만(전 헤럴드경제 기자) 공보담당관, 해양경찰청 한혜진(전 경향신문 기자) 정책홍보담당관 등이 여기에 속한다. 이처럼 기자들이 대거 기용된 데는 까다로운 지원조건과 언론시장의 환경악화, 그리고 정부의 필요성이 맞아떨어진 결과로 풀이된다. 광고·홍보업계 출신이 21명으로 뒤를 이었다. 행정자치부 최혜경(전 한국까르푸 홍보담당이사) 기획홍보팀장과 정보통신부 전제경(전 에이컴 대표) 홍보담당관, 여성가족부 박한규(전 GS칼텍스 홍보팀장) 홍보담당 등이 이 범주에 든다. 또 국방부 서수연(서강대 홍보학 박사)씨를 비롯, 언론학 박사나 연구원 등 학계 출신도 14명에 이른다. 이밖에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 축구 국가대표팀 서포터스 ‘붉은악마’의 대변인을 맡았던 신동민씨가 공정위에서 홍보전문가로 활동하는 등 이색 경력자들도 눈에 띈다. 국정홍보처 관계자는 “홍보는 정부의 취약분야일 뿐만 아니라, 홍보전문가 채용 대상기관도 65개에 이르는 만큼 앞으로도 채용이 꾸준히 늘어날 것”이라면서 “제도 시행 초기이기 때문에 신분 불안 등으로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이들도 있지만, 전반적으로 공직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고 평가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공무원·언론 평가는 정부 홍보맨에 대한 평가는 부처에 따라, 개인의 능력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일반 공무원들은 ‘전문성은 높지만 공직경험 부족’을 한계로 꼽았다. 반면 기자들은 ‘일반 홍보 전문가는 언론을 몰라서, 기자 출신은 너무 잘 알아서’ 부담스럽다는 반응이다. 한 경제부처의 홍보관리관은 “홍보업무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안면트기에 상당한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언론사 관계자들을 만날 때마다 기자출신 팀장과 함께 나가면 마음이 한결 놓인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사회부처 서기관은 “공직 내부를 모르니 정책흐름과 정보 등에서 소외되는 것 같다. 자리 잡는 데 한계가 있다.”고 했다. 같은 부처 사무관도 “일반 공무원은 사무 처리에 능숙한데 민간 출신은 교육이 덜 된 느낌”이라면서 “아무리 전문가라도 공직에서 제 역할을 하기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점쳤다. 다른 부처의 과장급은 “홍보 전문가를 선발할 때 부처가 필요로 하는 전문성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언론 홍보를 강화하려면 기자 출신이 낫지만, 참여정부가 요구하는 홍보 다양화 측면에서는 민간에서 활동한 홍보전문가가 더 강점이 있다는 것이다. 출입기자들은 기자 출신 PR맨에 ‘기대반 부담반’이다. 한 사회부처 출입기자는 “기자출신이 홍보 실무를 맡으면서 자료 제공이 훨씬 깔끔해졌다.”고 평가했다. 경제부처 출입기자도 “자료요청 등 일부 업무처리는 공무원 출신보다 늦거나 불편하지만 깊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부처의 다른 기자는 “껄끄러운 일을 가지고 선배 기자 출신인 홍보팀장과 만나면 자유롭게 기사를 쓰는 데 한계가 있다.”고 불편해했다. 실제 몇몇 부처에서는 기자출신이 기자를 상대하지 않고 내부적으로 홍보활동을 해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단다. 다른 사회부처 출입기자는 “홍보팀장이 때로는 기관장 앞에서 지나치게 자기과시를 하는 측면이 있다.”면서 “기관에서는 기자출신들을 홍보업무 전면에 내세우려 하지만 출입기자쪽에서는 언론을 너무 많이 알고, 개인적인 친분도 있어 부담스럽다.”고 털어놨다. 조덕현기자 hyoun@seoul.co.kr
  • “애완동물도 부양가족” 日기업, 경조사비 지급

    |도쿄 이춘규특파원|일본의 한 애완동물 사료업체가 애완동물을 키우는 직원들에게 출산축하금과 사망조의금을 지불하는 등 ‘부양가족’으로 대접하고 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7일 전했다. 도쿄의 ‘일본힐즈 콜게이트’라는 이 업체는 사장의 지시로 ‘부양 애완견 경조규정’을 지난해 11월 신설했다. 이 규정에 따라 회사측은 사원이 개와 고양이 등 애완동물을 기르기 시작하거나 새끼를 낳았을 때 현금 1만엔(약 8만 2500원)을 준다. 애완동물이 죽으면 조전을 치고 조의금 1만엔과 하루휴가를 주고 있다. 이런 혜택을 받기 위한 조건은 애완동물의 이름을 밝힌 사진을 붙인 소정의 신청서를 제출하는 것뿐이다.taein@seoul.co.kr
  • 효심 자극하는 건강보조식품

    효심 자극하는 건강보조식품

    “우리 새끼 철들었구나.” 자녀가 부모님의 건강을 챙기기 시작할 때 부모들은 아마 이런 생각을 가질 것이다. 반대로 자녀들은 하나 둘씩 늘어가는 부모님의 흰 머리를 보며 마음이 짠해질 때 건강보조식품 코너에 눈을 돌리게 된다. 예로부터 인삼, 꿀 등 건강식품은 부모와 자녀의 마음을 이어주는 징검다리 역할을 했다. 요즘엔 종류가 훨씬 다양해져 부모님의 체질 등에 맞춰 선택할 수 있다.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아진 건강보조식품 중 어떤 것을 골라야 마음에 쏙 들까. 몸의 어느 곳이 약하신지 평소 관심을 가져야 하지만 늘 바쁜 하루에 여의치 않다. 따라서 선물을 고르기 전에 상품의 성분과 효능을 꼼꼼히 따져보는 지혜가 필요하다. 우선 한국건강보조ㆍ특수영양식품협회 등 공인기관에서 품질 인정을 받았는지 확인해야 한다. 생산 회사가 믿을 만한 곳인지, 너무 오래돼 효능이 떨어지지 않은지도 따져봐야 한다. 특히 성분 구성비를 살펴보고 효능이 부풀려 졌는지도 알아봐야 한다. 건강보조식품 중 소비자들의 호응이 좋은 상품을 살펴 봤다. 사진은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본점 건강보조식품 코너.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유통업계가 8일 ‘어버이 날’을 앞두고 다양한 건강식품을 준비했다. ●부부용 비타민 세트 눈길 롯데백화점은 오는 15일까지 홍삼농축액에 건강에 좋은 기능성 성분인 프락토올리고당과 찹쌀가루를 섞어 환으로 만든 정관장 홍삼정환(168g·4만 5900원), 정관장 홍삼정(240g·16만 6500원)을 마련했다. 또 관절과 연골 강화에 좋은 썬민의 글루코사민 골드(180캡술·8만원), 남성용과 여성용 멀티비타민을 모은 비타민뱅크의 부부용 비타민 세트(각 90정·8만 5000원), 인체에 단백질과 영양을 보급하는 썬민 클로렐라세트(12만원)을 선보이고 있다. 삼성플라자 분당점 역시 21일까지 건강 선물전을 마련했다. 혈액 순환을 돕는 스쿠알렌(10만원), 남성들에게 좋은 화분과립(3만 5000원) 등을 준비했다. ●관절 통증 완화 글루코사민 33% 할인 삼성테스코 홈플러스는 17일까지 관절 통증을 줄이는 롯데의 글루코사민을 33% 저렴한 6900원에 판다. 또 골다공증 예방과 중금속 배출에 효과가 있는 대상의 클로렐라(450정) 기획세트 8400원, 폐경기 여성의 혈행 개선과 피부건강 유지 등의 기능이 있는 종근당의 감마리놀렌산을 4만∼6만원에 마련했다. 풀무원은 수입 브랜드 1위인 로제빈 감마리놀렌산 3개월분(600㎎·360정)을 25만원에 팔고 있다. 감마리놀렌산은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 유사한 기능을 하면서도 유방암과 자궁암의 발병 위험이 거의 없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또 지치기 쉬운 여름을 대비한 풀무원 동충하초 프라임 2개월분(80㎎·120포)을 36만원에 준비했다. 풀무원 동충하초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눈꽃 동충하초와 밀리타리스균으로 재배한 밀리타리스 동충하초를 1대1의 비율로 섞고 7종의 허브와 약초를 더했다. 연골이 약한 어른들에겐 연골을 구성하는 성분인 뮤코다당단백질과 글루코사민, 콜라겐, 칼슘 등으로 만든 그린체 샤크원 2개월분(54g·3병)을 16만원에 시판하고 있다. 한국인삼공사도 16일까지 가정의 달 기획상품으로 선물용 홍삼톤마일드(50㎖ 30포) 3만개를 7만원에 한정 판매한다.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지리산서 야생 반달곰 봤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이 지리산 일대에서 야생 반달가슴곰을 봤다는 증언을 최근 잇따라 확보, 정밀 실태조사에 나섰다. 관리공단 종복원센터 한상훈 팀장은 2일 “지리산 일대 주민들로부터 ‘다리가 하나 없는 암곰이 새끼 곰을 데리고 다니는 것을 봤다.’는 목격담이 여러 차례 나오고 있다.”면서 “증언자들이 말하는 발견 위치가 일치하는 데다, 곰의 숫자나 겉모습에 대한 진술이 흡사해 신빙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종복원센터는 이날부터 현장조사팀을 구성해 곰이 출몰한 것으로 알려진 지역에 무인 카메라를 설치하는 등 이 일대에 대한 정밀조사에 나섰다. 한 팀장은 “멸종위기종 복원을 위해 지리산에 (인위적으로)풀어놓은 곰들은 아직 나이가 어려 1∼2년 더 지나야 번식이 가능하다.”면서 “목격된 곰이 야생 곰일 가능성은 90% 이상”이라고 말했다. 지리산 야생 반달곰은 지난 2000년과 2002년 종복원센터가 설치한 무인 카메라에 모습이 찍힌 이후 지금까지 공식적인 발견 기록이 없는 상태다.박은호기자 unopark@seoul.co.kr
  • 6개법안 25분만에 ‘탕탕탕’

    6개법안 25분만에 ‘탕탕탕’

    사학법 재개정 등 쟁점법안 일괄처리를 놓고 평행선을 달려온 여야는 극한 대립 이틀째인 2일 본회의장에서 4월 임시국회를 볼썽사납게 끝막음했다. 국회의장의 민생법안 직권상정, 여당과 일부 야당만의 처리와 한나라당이 저지하는 과정에서 본회의장 안팎에서 고성·몸싸움 등 구태를 되풀이했다. 전날 밤 한나라당 의원들의 국회의장 공관 점거 농성으로 전선은 원외에서도 형성됐다. 전날 국회 본회의장 주위에서 대치했던 여야는 2일 오전 본격적인 ‘인의 장막’으로 맞섰다. 여당 의원·보좌진·당직자들이 한나라당 의원들의 의장석·단상 점거를 막으려고 본회의장 입구를 봉쇄했다. 그에 맞서 한나라당 의원들도 대열을 지어 마주 앉았다. 오후 1시14분께 여당측이 일어서면서 대열을 정비했다.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민주노동당 의원들이 여당측 박수 속에 도착, 본회의장에 들어갔다. 이어 김원기 의장을 대신해 사회를 맡을 김덕규 국회부의장 등 여당 의원들도 밀물처럼 들어갔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으” 구호를 외치며 본회의장 진입을 시도했지만 여당 보좌진에 막혀 의장석·단상 점거에 실패했다. 양측의 드잡이 과정에 진수희 의원 등이 부상을 입었다. 본회의가 시작했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의결정족수 미달을 겨냥, 본회의장을 빠져 나왔다. 그러나 전날 불참의사를 밝혔던 민주당 의원들이 예상밖에 참석, 회의는 일사천리로 진행했다. 뒤늦게 이를 안 한나라당 의원들 50여명이 뛰어와 단상 주변으로 몰려들었지만 역부족이었다. 송영선 의원은 책상에 올라가 “도대체 날치기가 한두번이냐?”며 고함을 질렀다. 김덕규 부의장에게 서류뭉치도 날아갔다. 투표를 막으려는 한나라당 의원들과 강행하려는 여당 의원들 사이에 멱살잡이도 벌어졌다. 한나라당 원내사령탑인 이재오 원내대표도 가세했다. 그는 “이게 국회야, 김덕규 당장 내려와, 너 의장 한번 해보려고…”라고 울분을 터뜨렸다. 이에 김 부의장은 “충정은 이해한다.”고 응수했다. 한나라당 일부 의원은 여당 의원들에게 “너희들이 국회의원이냐 경위냐.” “XX놈들아 오래오래 잘 해쳐 먹어라.”“뭐 이런 새끼들이 다 있어.” 등 막말이 난무했다. 이종수 박지연 황장석기자 vielee@seoul.co.kr
  • [환경·생명] ‘아윽 아윽~’ 독도 바다사자 되살아나나

    [환경·생명] ‘아윽 아윽~’ 독도 바다사자 되살아나나

    “아윽∼ 아윽∼ 아윽∼” 바다사자의 크고 높은 울음소리가 독도에 다시 울려퍼지게 될까. 독도 영유권을 둘러싸고 한·일 양국간 파고가 높아지는 가운데, 정부가 일제시대에 절멸된 바다사자를 독도 주변에 되살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바다사자는 물개와 겉모습은 비슷하지만 몸체는 이보다 훨씬 크고 무거운 해양 포유동물로, 정부가 지정한 1급 멸종위기종(12종) 가운데 유일한 바다동물이다. 일제 강점기는 한반도의 야생동물에게도 수난의 시대였다. 호랑이·표범·반달가슴곰 같은 육상의 대형 맹수들이 이 시기에 거의 씨가 말린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해양동물 가운데는 전 세계 84종의 고래류 가운데 유일하게 ‘한국’이란 학명이 붙은 한국귀신고래(Korean Gray Whale)도 일제의 남획 등을 피해 수 십년 전 동해안에서 자취를 감춘 상태다. ●상반기 중 연구결과 내놓을 계획 환경부는 이들 멸종위기 포유동물 가운데 반달가슴곰과 산양 등 9종을 골라 단계적인 종(種) 복원 작업을 통해 국립공원 등지에 풀어놓는다는 ‘멸종위기종 복원 프로그램’을 올해 초 발표한 바 있다. 독도 일대를 최대 서식처로 삼으며 번성해 오던 바다사자 역시 일제의 남획으로 야생에서 절멸된 상태다. 멸종위기종 복원 대상으로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복원 가능성’을 판단하기 위한 진지한 연구가 올초부터 집중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환경부와 국립환경과학원, 민간 전문가 등으로 연구조사팀이 구성돼 그동안 국내외 문헌 조사 등 자료수집은 물론 1950년대 독도의용수비대원 등으로 활동한 울릉도·동해안 일대 어민들로부터 과거 바다사자의 서식실태 등 증언을 듣기도 했다. 이를 토대로 지난 2월엔 독도 주변의 해양 생태계를 현장조사하기도 했다. 국립환경과학원 유병오 생태복원과장은 “아직은 초기단계여서 바다사자를 독도 주변에 되살릴 수 있을지 여부를 단정짓기 어려운 상태”라면서 “바다사자를 해양에서 실제로 복원할 수 있을지 여부와 복원 이후 해양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 등 여러 측면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상반기 중 연구결과를 내놓을 방침”이라고 말했다. 환경부는 전문가 검토를 거쳐 바다사자의 복원이 가능하다는 결론이 나오면 러시아 연안이나 베링해 등 독도 바다사자와 혈통적으로 가까운 종을 들여와 복원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그렇지만 난점도 있다. 자연자원과 김홍주 사무관은 “바다사자의 식성이 워낙 좋아 복원하게 되면 어종 감소 등 독도 일대 생태계가 변화할 수밖에 없다. 어민들의 어획량 감소 등 문제도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1905~1912년 1만 4000여마리 잡아 연구팀은 독도 바다사자가 절멸하게 된 과정도 구체적으로 파악해 둔 상태다.“일제 강점기 무렵 절정을 이룬 남획으로 회복할 수 없는 상태에 빠졌고 이후 급격한 멸종의 길을 밟게 됐다.”(국립공원관리공단 한상훈 종복원팀장)고 한다. 한 팀장은 10여년 전부터 문헌자료 수집 등을 통해 바다사자의 생태특성 연구를 해 왔는데, 현재 국내에선 이 분야에서 거의 유일한 전문가로 꼽히고 있다. 최대 수난기는 1905년∼1912년까지 8년 동안이다. 한 팀장이 확보한 일본측 조사자료에 따르면 당시 2만∼3만여마리의 바다사자가 독도 주변에 서식했던 것으로 추정됐는데, 이 기간 동안에만 무려 1만 4000여마리가 남획된 것으로 집계됐다. 한 팀장은 “당시 일본의 ‘다케시마 어렵합자회사’가 암수와 연령을 가리지 않고 바다사자를 무차별적으로 남획했다.”면서 “이 때문에 최대 번식지였던 독도에서 바다사자가 집단적인 파멸 상태에 빠지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바다사자의 개체수는 이후 급감하게 됐고, 포획량도 덩달아 줄어들었다.1916년∼1928년엔 연간 100∼300마리가 잡혔고,1933년∼1941년 사이엔 연간 16∼49마리의 어린 새끼가 생포돼 동물원이나 서커스 단체에 팔려간 것으로 기록돼 있다. 바다사자의 이같은 절멸의 역사를 감안해, 정치권에선 바다사자 복원 문제를 독도 영유권 강화와 연계해서 풀어야 한다는 주장도 내놓고 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제종길(열린우리당) 의원은 “일본이 예전엔 바다사자를 남획해 멸종시키고, 지금은 독도를 노리고 있다. 이 때문에 바다사자 복원은 비단 자연생태계를 되살리는 측면에서뿐 아니라 독도 영유권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추진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은호기자 unopark@seoul.co.kr ■ 바다사자 Q&A 국립공원관리공단 한상훈 종복원팀장으로부터 바다사자의 생태·특성 등을 Q&A로 알아봤다. 한 팀장은 1998년 바다사자에 대한 국내 최초의 보고서를 월간지 ‘사람과 산’에 발표한 바 있다. Q 바다사자는 몇 종류? A 세계적으로 서식처에 따라 크게 3개 아종(亞種)으로 구분된다.▲독도 주변을 비롯한 동해와 러시아 연해주, 일본 연안에 생존했던 ‘바다사자’ ▲북미 캘리포니아 연안의 ‘캘리포니아 바다사자’ ▲남미 갈라파고스 군도에 살고 있는 ‘갈라파고스 바다사자’ 등이다. 현재 우리나라 동물원에서 사육하고 있는 종은 모두 캘리포니아 바다사자다. 독도 바다사자는 1972년 한 마리가 생포된 기록이 남아있을 뿐,30여년 전부터 목격담마저 끊긴 상태다. Q 독도 바다사자, 어떻게 생겼나? A 세 종류의 바다사자 가운데 독도 바다사자가 가장 우람한 것으로 기록돼 있다. 다 자란 수컷의 경우 몸길이가 평균 239㎝, 체중은 490㎏이나 나간다. 웬만한 황소쯤 되는 크기다. 이에 반해 캘리포니아 바다사자는 평균 380㎏, 갈라파고스 바다사자는 250㎏ 정도. 고음의 우렁찬 울음소리는 “아윽, 아윽” 또는 “오엌, 오엌”하는 소리로 들린다. Q 뭘 먹고, 어떻게 번식하나? A 수컷 한 마리는 10∼15마리의 암컷과 함께 살다가 번식기가 끝나면 뿔뿔이 흩어진다. 해마다 5∼6월에 번식해 한 마리씩 출산한다.4∼5세 무렵부터 성숙하기 시작하며, 수컷은 9세 무렵부터 자신의 영역권을 갖는다. 적당한 먹잇감이 눈에 띄면 거의 해치울 만큼 대단한 포식자다. 모두 50종 이상의 먹잇감 가운데 오징어, 명태, 정어리, 연어 등을 주로 먹는다. 천적은 상어와 범고래. 사람의 접근엔 민감하게 반응하는데, 배가 가까이 접근하면 물속으로 들어간 뒤 쳐다보는 습성이 있다. Q 어떻게 진화했나 A 고래나 물범 등 다른 해양포유동물과 마찬가지로 뭍에 살다가 바다로 되돌아갔다. 화석기록과 국제연구결과 등에 따르면 2700만년 전쯤 북태평양 동부지역에서 곰의 계통에서 갈라져 나와 수생생활에 적응한 뒤 진화를 거듭해 오늘에 이르게 됐다. 가장 오래된 화석은 1000∼1200만년 전 캘리포니아 일대 지층에서 발견됐다. 우리나라의 경우 선사시대(후기 신석기∼청동기)에 새겨진 것으로 추정되는 울산반구대 암각화(국보 285호)에 한국귀신고래 등과 함께 바다사자가 등장한다. 박은호기자 unopark@seoul.co.kr
  • 작지만 시리도록 아름다운 얘기 30편

    베스트셀러 산문집 ‘연탄길’‘행복한 고물상’ 등을 펴낸 이철환 작가가 신작 ‘곰보빵’(꽃삽)을 출간했다. 지난 5년 동안 손바닥만한 노트에 틈날 때마다 조금씩 써왔던 글을 모은 것으로, 실화를 바탕으로 한 30편의 아름답고 가슴시린 이야기를 담았다. 첫 작품 ‘축의금 만 삼천원’은 10년 전 작가의 결혼식에서 있었던 이야기다. 결혼식이 다 끝나도록 친구가 나타나지 않았다. 결혼식이 끝날 무렵 친구의 아내가 헐레벌떡 뛰어들어와 남편의 편지를 전해줬다.‘하루를 벌어 하루를 먹고 사는 리어카 사과 장수이기에 이 좋은 날, 너와 함께 할 수 없음을 용서해다오. 어제는 아침부터 밤 12시까지 사과를 팔았다. 온종일 추위와 싸운 돈이 만 삼천원이다.’이밖에 식모살이하는 엄마를 기다리는 쌍둥이 형제 이야기 ‘쌍둥이 눈사람’, 새끼를 구하려고 독사와 사투를 벌이다 죽은 다람쥐 이야기 ‘내 새끼를 위해서라면’ 등 가슴을 찡하게 만드는 소박한 내용들이 삶의 훈기를 느끼게 한다. 판화가 유기훈의 따뜻한 그림들이 더해져 한층 감동을 자아낸다.8900원.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사생결단’서 마약쟁이역 추자현

    ‘사생결단’서 마약쟁이역 추자현

    이 여자, 아직도 구름 위를 노니는 표정이다.27일 개봉한 영화 ‘사생결단’(제작 MK픽쳐스)에서 마약중독자 ‘지영’으로 나오는 배우 추자현(26). 사실 ‘사생결단’같은 남성미 넘치는 영화에서 여배우란, 대개 액세서리에 그친다. 짐승처럼 날뛰는 이 남자에게도 순정은 있다, 그런 느낌을 전달하기 위한 장치에 불과할 때가 많다. 그런데 추자현은 관객들에게 자신의 존재감을 뚜렷이 각인시킨다. 자타가 공인하는 연기파 배우 황정민·류승범, 투톱 사이를 비집고 나온 것이어서 놀랍다. 정작 본인은 얼떨떨한가 보다.“칭찬은 많이 해주시는데, 아직은 멍해요.” 대신 황정민·류승범 칭찬에 침 마를 새 없다. 두 배우가 펼치는 환상의 앙상블에 연방 감탄사다.“와∼ 그걸, 정말, 어떻게 말로 표현하겠어요. 저는 편집된 순서대로 촬영했거든요. 그런데 두 분은 장소 중심으로 찍다 보니 순서가 뒤죽박죽이어서 감정선 따라잡기가 무척 힘들었을 거예요. 그런데 완벽해요.” 인터뷰 장소 벽에 붙어 있던 영화 포스터를 쓰다듬으며 너무 뿌듯하단다. 아무리 배우에게 출연작은 제 새끼같다지만 이 정도면 중증(?)이다. 더구나 포스터에는 두 주연의 얼굴만 있다. 조그맣게라도 자기 얼굴 안 나온 게 섭섭할 법도 한데, 포스터를 바라보는 추자현의 표정은 그야말로 ‘황홀경’이다.“솔직히 그분들 일하시는데 바짓가랑이 붙잡는 게 아니었으면, 적어도 나 때문이라는 소리는 안 들었으면 했던 게 제 마음이었어요.” 추자현은 브라운관에서 꽤 주목받았던 배우. 그러나 데뷔작 ‘카이스트’의 중성적인 이미지가 너무 강했다. 그런 역할만 계속 들어왔다.“처음엔 그것도 하나의 도전이었으니까, 나쁘진 않았어요. 그런데 다른 역할은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으니까, 그게 답답했죠.” 그래서 ‘오 필승 봉순영’(2004년)을 끝으로 드라마 출연을 끊었다. 배우에게 가장 두려운 것은 무엇보다 잊혀짐. 걱정은 없었을까.“왜 없었겠어요. 이 결정을 두번 다시 후회하지 않으리라 몇번이나 다짐했는데요.” 그렇게 푹 쉬다가 만난 영화가 ‘사생결단’이다. 오디션은 봤지만 캐스팅되리라고는 기대도 안했다.“이번은 안돼도 좋으니 다음 작품하실 때라도 불러주세요 하는 게 솔직한 마음이었어요.” 하이힐을 벗어던지며 모든 것을 보여줬다.“잘했다기보다 열심히 한다는데 점수를 주신 것 같아요.” 이런 바탕 위에 우러나온 게 바로 ‘추자현표 마약연기’다. 금단증상 때문에 발악하는 장면을 찍기 2∼3일전, 실제 중독자인 2살 연상의 ‘언니’를 만났다. 그때 깨달은 것은 세상에 두 종류의 사람이 있다면, 중독자와 비중독자가 있다는 사실. 비중독자는 지극히 정상적이지만, 중독자는 사람 자체가 완전히 달라져버린다. 이 느낌을 간직하기 위해, 며칠 동안 호텔방에 꼼짝않고 처박혀 있다 촬영에 들어갔다. 은근히 걱정된다. 근래에 보기 드문 호연을 펼쳐보였다지만, 거친 누아르에서의 마약중독자 역할이었으니 이미지가 너무 ‘쎈’ 쪽으로 쏠리지 않을까. 드라마의 ‘선머스마’ 이미지처럼. 정작 본인은 별 걱정이 없어 보였다. 영화작업이 너무 좋았기 때문이다.“이번엔 지영이었으니 다음엔 또 어떤 친구가 나를 기다릴까, 또 어떤 감독님과 배우와 스태프들과 함께 일할 수 있을까 더 기대되는데요?” 글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사진 이언탁기자 utl@seoul.co.kr
  • 울려고 왔나 싸우려고 왔지

    울려고 왔나 싸우려고 왔지

    『울려고 내가 왔나』의 인기가수겸 「스타」 南珍(남진)이 월남에 파병되어 소총소대 소총수로 참전한지도 한달이 지났다.『누굴 찾아 여기 왔나, 낯 설은 타향땅에 내가 왜 왔나』-이 노래로「데뷔」하고 이 노래로 「히트」한 南珍은 이 노래가 바로 자신의 처지를 노래한 것인줄은 미처 몰랐다. 팬처럼 들끓는 모기속에 처음엔 밤잠도 못잤지요 상병 金湳鎭(김남진·南珍은 예명)은 지난 7월26일 월남에 파병되어 북부「호이안」에서 소총수로 싸우고 있다. 「마이크」를 잃은 가수 南珍의 손엔 M16이, 양가슴과 허리춤엔 4개의 수류탄, 허리엔 1백여발의 탄띠를 두르고 방탄조끼에 철모를 쓰고 있다. 어느모로 보나 당당한 청룡부대 용사. 그는 청룡부대 2대대 5중대2소대 소총수. 2대대는「고노이」섬에서 작전을 하며 진을 치고 있다.「고노이」섬은 20년간의「베트콩」아성으로 지난 6월 청룡부대가 파월이래 최대의 작전을 벌여 점령한 곳. 『월남 모기가 날 울려요』-이것이 南珍의 파월 제1성. 월남에서의 南珍의 「팬」은 모기다. 월남모기는 한국 피를 좋아한다. 새로 파병되어 온 한국장병이 월남 모기에겐 더 없는 인기. 그들이 인기 가수 南珍을 몰라볼 리 없다. 『첫 매복작전때 모기에 물려 2, 3일을 고생했어요』 대대장 유동욱 중령의 눈치를 살피며 그는 얼굴을 붉혔다. 「고노이」섬 배속 첫 날 밤 金湳鎭 상병은 「베트콩」의 요란한 축포(?)를 받고 정신이 반쯤 나갔다. 『아우성 치는 포성과 모기떼 때문에 처음엔 잠을 못이뤘읍니다. 홀어머니 생각, 화려한 무대등이 아물거려 무척 괴로왔어요. 그리고 내 둘째 동생쯤 돼보이는 친구가 군대밥 몇그릇 더 먹었다고 대뜸 「임마」「이 새끼」,한술더떠 「xx와의 관계는?」「돈은 얼마나 벌어놨나?」「한가락 뽑아라!」등-마를 지경이었죠. 시간이 흐르고 나니 이젠 모두 없어선 안될 전우가 됐읍니다』 이제는 포성을 듣고 포의 종류, 방향을 가릴 수 있고 차라리 이곳에 오길 잘했다고 생각한단다. 『주월군 방송에「다이얼」을 돌리면 하루 두세번씩은 내 노래가 나옵니다. 서울서 들을때와는 감회가 달라요. 가슴이 찡 해요』「마이크」 를 잃은 「톱·싱거」는 가슴으로 노래를 부르고 있다. 그래도 『당신과 나 사이에 저 바다가 없었다면!』南珍의 노래는 배속부대의 군가처럼 유행하고. 서울에서는 물론 어려서부터 고생을 모르고 자란 그는 파월되기 앞서 3주간의 특수교육을 받았다.『그때 받은 특수교육이 어찌나 고되든지 자살이라도 하고 싶은 심경이었어요. 그러나 요즘은 잘 견뎌 냈다고 스스로도 대견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대대장 유동욱중령은『金상병도 9백명 부하의 한사람이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상병의 대우를 받고있다』 식사당번·진지구축·매복작전 임무맡아 南珍도 처음에 이부대에 배속됐을 땐 「이제 죽는구나」싶었단다. 보충중대에서 교육 받을때 2대대가 가장 위험지구고 그 중에서도 5중대가 제일 심하단 말을 들었단다. 그런데 제일 무서웠던 중대에 낙착, 가슴을 죄게 했다는 것.『그러나 이젠 상급부대보다 오히려 잘됐다고 생각돼요』라고 어깨를 으쓱해 보였다. 현재 청룡부대에는 南珍과 함께 온 3명의 가수가 있다. 1대대3중대의 陳松男(진송남), 3대대 9중대의 이명진, 5대대 2중대의 太元(태원). 이들은 「다낭」에서 배속 된뒤 대대가 달라 서로 얼굴을 맞댈 기회가 없었다. 南珍은 『오랫동안 노래를 안하니 성대가 변한 것 같다』고 걱정했다. 청룡부대에도 자체 군예대가 있긴 하지만. 파월즉시 군예대에 넣진 않았다. 청룡부대원의 면모를 갖추기 위해서도 소총수 근무를 명한 것 같다는게 한 장교의 귀뜀. 평소 南珍의 일과는 식사당번, 청소당번 진지구축, 매복작전등 노래와는 동떨어진 생활이다. 그는「다낭」시내에도 한번 못 가봤다면서「사이공」구경이 하고 싶다고 말했다. 『월남 여자가 예쁜지 어떤지 도시 구경할 틈이나 있어야죠』 그는 어머니가 보고싶다고 말했다. 평생 울어 본 일이 없다는 그지만 釜山(부산)부두를 떠날때, 멀리서 손을 흔드는 어머니 모습을 지켜 보노라니 어쩔수 없이 눈물이 나오더란다. 그는 차고 있는「오메가」시계를 보이며 말했다. 『이 시계는 돌아가신 아버지가 차시던 겁니다. 떠나 올때 어머니께서 차고 가라 해서 차고 있어요』 다분히 향수 어린 목소리였지만 그는 곧 명랑한 표정으로 바뀌었다. 영화에서 했던 군인연기 지금 보니 엉터리였어요 『우스운 얘기 하나 할까요? 영화에서 군인으로 출연했는데 지금 생각하면 너무 엉터리였어요. 이제 다시 군인역할을 맡으면 실감있게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는 떠나 오기전에『有情無情(유정무정)』 『아내여 미안하다』 등 몇편의 영화에 출연하다가 중단됐는데『제작자나 감독에게 뭐라 미안한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어떻게 처리됐는지-』 라고 걱정하기도 했다. 기자와「인터뷰」하는 사이 대대장 유중령이 나타났다. 『김상병 어때?』이말에 南珍은 「차려!」자세로 일어섰다. 『이상 없읍니다』너무도 뚜렷한 자세와 목소리. 확실히 군인이 돼 있다. 한국에서는 매혹의 목소리와 「핸섬한 용모로 수만의 소녀」「팬」을 홀렸던 南珍, 그는 자기의「히트」곡이 어쩌면 자기와 같은 내용인지 『혼자서 흥얼거리다가도 고소를 금치 못한다』고 버릇처럼 어깨를 으쓱했다. 3년의 복무기간중 그는 이미 1년7개월을 보냈다. 월남전선의 그는 인기가수 이상의 인기상병 金湳鎭이 돼 있다. <사이공 李靜淵(이정연)특파원·사진 金東俊(김동준)특파원> [ 선데이서울 69년 8/31 제2권 35호 통권 제49호 ]
  • 월드컵 마스코트 ‘골레오’ 인형 인기

    독일 월드컵의 마스코트인 수사자 인형 ‘골레오(Golleo)’가 국내에 상륙, 인기를 끌고 있다. 미식축구 영웅인 하인스 워드가 국내의 한 업체로부터 골레오 인형을 선물받으면서 본격적으로 알려졌다. 골레오 캐릭터의 정보를 담은 미니홈피가 개설됐을 정도로 네티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수사자를 본뜬 골레오는 독일 캐릭터회사인 짐헨슨이 디자인했다.이름은 아버지 사자가 새끼 수사자의 축구 경기 장면을 보고 ‘Go! Leo’라고 응원한다는 뜻에서 지어졌다.레오는 별자리에서 사자를 의미한다. 마스코트는 붉은악마 티셔츠를 입고 있는 ‘골레오 인형’,‘골레오 키체인’, 목에 걸고 응원할 수 있는 ‘긴팔골레오’ 등 5종의 상품 시리즈로 구성됐다. ‘골레오’는 한국으로 들어오면서 국내 정서에 맞게 외모가 어려지고 귀여워졌다. 한일월드컵 공식응원복인 붉은색 티셔츠와 두건을 착용했다. 골레오는 유진로봇의 관계사인 씨엔에치가 국내 독점 판매권을 획득, 유진로봇의 완구 사업부 지나월드에서 판매한다.가격은 3500원부터 3만 5000원으로 다양하다. 백화점·할인매장 등을 비롯해 완구매장과 지나월드의 직영몰,Kosney 등에서 만날 수 있다.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탐지견들의 ‘명퇴’

    탐지견들의 ‘명퇴’

    “아!아! 마이크 나오죠. 지금부터 은퇴식을 거행하겠습니다.” 18일 오후 3시 영종도 탐지견훈련센터 1층 강당에서는 특별한 은퇴식이 열렸다. 은퇴식의 주인공은 다름아닌 개다. 평생 마약과 폭발물을 찾는 일을 하다 일선에서 한꺼번에 물러나는 베테랑 탐지견 4마리를 위한 자리다. 개회 선언에 이어 인사말이 이어졌다.“오늘 명예로운 퇴임을 하는 다크와 덴 그리고 하니는….” 공식 행사는 개들에게도 지루한 모양이다. 자신들의 퇴임식임을 아는지 모르는지 개들은 연신 딴짓이다. 어쩐지 은퇴식장엔 하니(7), 다크(9), 최연장자인 필드(11) 이렇게 3마리만 보인다. 덴(9)은 창문 밖에서 은퇴식을 쳐다보고 있었다. 사람으로 따지면 환갑이 넘은 나이인데도 여전히 ‘한 성질 하는’ 덴은 늙은 필드만 보면 으르렁대며 시비를 걸기 때문이었다. 은퇴견들은 래브라도 리트리버종으로 탐지견으로는 특급 혈통이다. 다크와 덴은 한 배에서 태어났고 암컷인 하니는 평생 12마리의 새끼를 낳은 모견이다. 폭발물 탐지견으로 근무한 필드도 강아지 때 영국에서 들어와 11년간 세관에서 일했다. 이제는 후진에게 길을 열어주고 정든 탐지견 센터를 떠나야 한다. ●육체노동뒤 50세에 퇴직하는 셈 개 나이를 사람 나이로 환산하려면 나이에 7을 곱한다. 이번 은퇴 대상자엔 50대 초·중년부터 70대 후반 노인까지 섞여 있는 셈. 정년은 없지만 탐지견은 보통 칠팔세가 되면 현장을 떠난다. 탐지견훈련센터 손영환 과장은 “연일 격무에 탐지견들은 간이 나빠지기도 한다.”면서 “흰털이 나거나 코끝이 하얗게 변하기도 하는데 은퇴 시기가 가까워졌다는 신호”라고 말했다. 지난해 9월 초 다크는 일을 하다 기절했다. 검진 결과 간과 위장이 나빠져 있었다. 더 혹사시킬 수 없어서 센터측은 한달 뒤 다크를 현장 근무에서 빼줬다. ●다크 등 20여건 대마밀수 적발 어느덧 식순은 경력소개로 이어지고 있었다. 은퇴식의 스포트라이트는 단연 다크에게 쏠렸다. 다크는 2년 전 은퇴한 시저와 함께 탐지견들 사이에선 전설적인 존재. 김포공항 시절인 1997년부터 인천공항 개항 이후까지 순한 성품에 당대 최고의 탐지능력까지 갖춘 다크의 인기는 최고였다. 다크와 일하고 싶어한 핸들러(관리사)가 줄을 이었다. 다크가 처음 일선에 나섰을 때만 해도 “탐지견은 전시용”이라며 능력을 의심하는 눈길이 많았다. 탐지견센터 자체도 필요없다는 사람도 있었다. 하지만 다크와 시저가 연이어 20여건의 대마 밀수범을 잡아내자 달라졌다. 최동권 수석교관은 “낮은 실적 때문에 전전긍긍할 때 시저와 다크가 좋은 성적을 내준 것은 탐지견센터 입장에서는 깨물어 주고 싶을 정도로 고마웠다.”고 말했다. 글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깔깔깔]

    ●숫자 기억 나이가 많은 한 노인이 지리산 기슭에서 사슴을 기르고 있는데 어느 날 사슴 피를 마시러 온 한 남자가 물었다. “목장에 있는 사슴이 전부 몇 마리나 됩니까?” “오늘 낳은 새끼 3마리를 합해서 187마리요.” “영감님 혼자서 다 키우시고 있나요?” “그럼, 나 혼자 사육하고 있소.” “참 힘드시겠습니다. 실례지만 올해 연세는 어떻게 되십니까?” “뭐, 나이랄 게 있소.80은 넘었는데 끝자리는 잘 모르겠구려!” “아니, 사슴 숫자는 그렇게 정확히 아시면서 본인의 나이를 모르신다니 이해할 수가 없군요.” “전혀 이상할 것 없소! 사슴은 도둑질해 가는 사람이 있어 매일 헤아리고 있지만, 뭐 내 나이는 훔쳐 가는 사람이 없으니 기억할 필요가 없지 않소.”
  • 개구쟁이 진돗개 ‘황토’군의 하루

    지난해 암으로 세상을 떠난 만화가이자 환경운동가 고 신영식씨의 유작동화가 ‘짱뚱이네 집 똥황토’(오진희 글, 신영식 그림, 파랑새어린이 펴냄)란 제목의 책으로 나왔다. 글쓴이는 고인의 부인이자 동화작가인 오진희씨. 깔끔한 글맛과 소탈한 만화가 구수한 고향이야기에 어우러져 책장이 술술 절로 넘어간다. 인천 강화군에서 흙집을 짓고 살면서 써모은 원고들에는 온정이 넘쳐난다. 부부의 유년시절에 대한 아련한 추억이 곳곳에서 묻어나는 책의 주인공은 ‘황토’라는 진돗개와 여자아이 짱뚱이. 짱뚱이네 진돗개가 어느날 한꺼번에 새끼 여섯마리를 낳는다. 하지만 다섯마리는 모두 다른 집으로 보내지고 어미를 똑 닮은 황토만 남겨지는데…. 장난꾸러기 황토가 빚어내는 크고작은 소동들에 입가엔 절로 미소가 물린다. 된장냄새 풀풀 나는 고향이야기에 가슴이 촉촉히 젖을 만하다. 초등생.8500원.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주말탐방] 육군 제3군견훈련소

    [주말탐방] 육군 제3군견훈련소

    “컹컹∼” 저런, 놀라시는군요. 이렇다니까요. 저는 반가워서 경례를 올린 건데…. 그렇다고 명색이 군견인 제가 “멍멍”하고 애교를 떨 순 없지 않습니까. 어쨌든 유서깊은 육군 제3 군견훈련소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더군다나 올해는 병술년, 개해가 아닙니까. 아까 부대에 들어서는 모습을 보니까 우리가 사방에 뿌려놓은 ‘거시기’ 냄새에 얼굴을 찌푸리시더군요. 하지만 그런 표정은 우리한테 큰 실례가 된다는 점을 정중히 알려드립니다. 소개가 늦었군요. 제 이름, 즉 견명(犬名)은 ‘베르’입니다. 태어날 때 저를 받아준 군무원(7급) 아저씨가 지어주셨습니다. 뜻은 잘 모르겠습니다. 제 동료 중에는 ‘백두산’이란 이름도 있고,‘쾀보’같은 외국식 견명도 있습니다. 견명은 단순한 애칭이 아니라, 군견기록부에 정식으로 오르는 엄숙한 이름입니다. 제 견종은 셰퍼드, 성별은 수컷, 견번(군번)은 ‘3-2617’입니다. 이제 막 정식 군견으로 임명된 팔팔한 신참입니다. 독일이 고향인 제 엄마와 아빠는 혈통이 좋은 명견이라는 이유로 몇년 전 한국의 국방부로 각각 팔려 왔고, 이곳 3군견훈련소에서 만나 4대(代) 조상까지 거슬러 서로 근친이 아니라는 것을 확인받은 후 저를 낳았습니다. 지난 2004년 9월 한여름 땡볕 아래서 만삭을 견뎌낸 엄마는 임신 68일 만에 다른 형제 5두(頭·군견의 수는 ‘마리’가 아니라 ‘두’로 표시합니다)와 함께 저를 낳았습니다. 엄마는 저를 낳기 전에도 2년여 동안 1년에 2∼3차례씩 모두 23두의 새끼를 낳은 베테랑(?) 산모입니다. 우리 엄마같은 개를 종모견(種母犬), 아빠같은 개를 종견(種犬)’이라고 하는데 쉽게 말해 일생 동안 새끼만 낳는 번식견입니다. 이곳에만 종견이 8두, 종모견이 15두가 있습니다. 역시 유능한 군견을 낳는 종모견을 가장 쳐주는데, 이곳의 ‘아비스’란 종모견은 시가로 1500만원에 이른다고 합니다. 엄마와 새끼들이 혈육의 정을 나눌 수 있는 기간은 45일간 뿐입니다. 이 기간 동안 엄마는 새끼에게 젖을 물리고 군견병들은 곁에서 각종 영양제로 보육을 돕습니다. 운명의 45일째가 가까워졌을 때 저는 어린 마음에도 이별을 직감했습니다. 제 잇몸에서 이빨이 돋아나면서 엄마 젖에서 자꾸만 피가 났거든요. 엄마는 아프다는 기색 하나없이 고스란히 젖을 내맡겼지만, 예정된 생이별을 피할 순 없는 노릇이었습니다. 그날 출산실에서 끌려나가는 엄마에게 저는 처절하게 울부짖으며 매달렸습니다. 엄마도 네 다리를 쭉 펴서 최대한 버티는 모습이었지만 역부족이었습니다. 결국 출산실 문이 닫혔고 울다 지친 저는 바닥에 엎드려 숨을 헐떡거렸습니다. 그런데 10분쯤 흘렀을까 밖에서 “우우우∼”하고 울부짖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분명 엄마였습니다. 저는 “멍멍”하면서 미친듯이 소리를 질러댔습니다. 하지만 이내 엄마의 목소리는 사라졌고 그것으로 모든 게 끝이었습니다. 나중에 군견병 형들이 말하는 걸 들으니, 숙소까지 끌려갔던 엄마가 군견병이 문을 여느라 잠깐 줄을 놓은 틈을 타 출산실까지 달려왔다는 겁니다. 그후로 저는 유아견 사동으로 옮겨져 키워졌습니다. 생후 9개월이 흘러 제법 어른 티가 났을 때 저는 군견 적격 테스트를 받았습니다. 이것은 가로 25m, 세로 5m의 모래밭으로 된 칸막이 시험장에서 30분간 군견으로서의 적격 심사를 받는 것입니다. 시험장 허공의 줄에 매달린 공이 도르래에 의해 움직일 때 그것을 쉴 새 없이 따라붙어야 합니다. 중도에 딴 짓을 하거나 힘들다고 포기하면 가차없이 실격입니다. 군견으로서의 집중력과 체력이 낱낱이 드러나는 이 테스트를 통과하는 개는 전체의 25%에 불과합니다. 나머지 탈락견은 즉각 안락사 조치되거나, 수의과 대학에 임상실험용으로 기증되고, 운이 좋으면 군견이 아닌 경비 보조견으로 활용됩니다. 결국 우리에게 있어 ‘30분’은 생과 사를 가르는 운명의 시간인 셈이지요. 탈락견을 사회로 배출하지 않는 것은 군견이 시중에 나돌면서 나타나는 각종 부작용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합니다. 군견의 생로병사는 이렇듯 비정하면서도 까다롭게 관리됩니다. 한 마디로 국가안보를 책임지는 군견은 사회의 일반 개와는 차원이 다릅니다. 군견 관리조항에는 ‘군견 막사 주위에 잡견이 있어서는 안 된다.’‘군견과 일반견이 교배하면 지휘관을 문책한다.’는 항목이 있을 정도입니다. 먹는 것도 과자류와 잔반은 일절 금지되며 전용 사료만 제공됩니다. 테스트를 통과한 군견들은 10개월 가량의 훈련을 거쳐 정식 군견으로 임명됩니다. 이 기간 동안 적성과 능력에 따라 수색, 추적, 경계, 탐지 등 4가지 주특기 가운데 하나를 부여받습니다. 굳이 따지자면 가장 유능한 개가 추적견으로 선발됩니다. 바람에 실려오는 적의 냄새를 맡고 쏜살같이 달려가 근처에 숨어있는 적을 찾아내는 게 수색견입니다. 화려해 보이지요. 반면에 추적견은 이미 달아난 적의 발자국 냄새를 따라 코를 땅에 박고 천천히 이동하기 때문에 얼핏 청승맞아 보입니다. 하지만 그 임무는 수색에 비해 훨씬 어렵습니다. 사람보다 1만배 이상 예민한 후각뿐 아니라 장시간 한 가지 냄새만을 쫓는 고도의 집중력을 겸비해야하거든요. 생후 19개월이 된 군견은 각 야전부대에 배속되거나 저같이 이곳 제3군견훈련소에 배속돼 각종 작전에 파견나가는 업무를 하게 됩니다. 흔히 군견이라고 하면 사냥개나 투견의 이미지를 떠올리는 분들이 있는데, 군견의 제1 덕목은 ‘발견’이라는 점을 명심하셔야 합니다. 군견은 호들갑 떨며 짖지도, 함부로 물지도 않습니다. 그저 신속히 쫓고 적을 발견했을 때엔 한두번 짖은 뒤 엄중히 노려봄으로써 상대를 제압합니다. 어떤 분들은 군견이 호사를 누리는 것으로 아는데, 오해입니다. 국내산 사료로 아침과 저녁 하루 2끼를 먹는데,1두당 하루 식비가 1400원 정도입니다. 목욕도 야외에서 하기 때문에 추운 겨울에는 잘 씻지 못합니다. 관리비용이 1두당 연간 100여만원가량이 든다고 합니다. 다만 병원시설은 종합병원급입니다. 수술실은 물론 1억 5000만원짜리 초음파 진단기도 갖춰져 있습니다. 국토방위만이 삶의 목표인 우리는 결혼이 금지돼 있습니다. 발정기가 되면 격리조치됩니다. 우리한테 애인이 있다면, 군견병 형들입니다. 군견 1두당 1명씩 전담 군견병이 있어 제대할 때까지 우리를 보살펴줍니다. 먹여주고 씻겨주고 똥까지 군말없이 치워주니 가족이나 다름없지요. 힘이 장사인 우리들 훈련시키느라 군견병 형들 정말 고생 많이 합니다. 우리는 8살이 되면 군견에서 전역해 안락사 처리됩니다. 시신은 화장되기 때문에 묘지도 없습니다. 공비를 잡는 등 혁혁한 무공을 세운 군견한테만 예외적으로 묘지가 ‘수여’됩니다. 무슨 낙으로 사느냐고요?인간들은 꼭 무슨 반대급부가 있어야 사는 낙을 느끼나요?온갖 유혹에 기웃거리느라 분주한 인간들로서는, 백가지 천가지의 유혹을 뿌리치고 한가지 목표물을 발견했을 때 우리가 느끼는 소박한 쾌감을 짐작하지 못할 겁니다. 그러니 우리 군견들은 반대급부라는 말을 모릅니다. 만일 저한테 ‘병역특례’같은 걸 제안하는 사람이 있다면 제 날카로운 송곳니가 용서치 않을 것입니다. 조건을 붙이는 사랑이 진정한 사랑이 아니듯, 포상을 요구하는 애국은 진정한 애국이 아닙니다. 군견으로서 저의 임무는 어떠한 대가도 바라지 않는 그 자체로서 숭고한 것입니다. 저는 저의 아름다운 임무를 위해 일평생 멸사봉공(滅私奉公)하다가 먼지처럼 사라질 것입니다. 그것이 ‘군견의 길’입니다. 저는 군견으로 났지만 군인으로 죽을 것입니다. 한 가지 소원이 있다면 다음 생에서는 축생(畜生)이 아닌 인간으로 윤회하고 싶을 따름입니다. 작별의 경례 올립니다. 이젠 놀라지 않으시겠죠? “컹컹, 컹컹컹∼”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군견의 종류 현재 육군 제3군견훈련소에서 수용하고 있는 군견 120여두 가운데 70%가 독일산 ‘셰퍼드’이고, 나머지 30% 정도가 벨기에산 ‘마리노이즈’다. 그동안 군견은 암·수 구분없이 ‘울프 그레이’라 불리는 흑갈색 털에 굵은 몸통을 가진 셰퍼드가 전형적이었지만, 최근에는 누런 털에 머리가 작고 몸매가 날렵한 마리노이즈가 늘어나는 추세다. 마리노이즈는 후각이 셰퍼드 못지 않게 예민한 데다 주력은 셰퍼드보다 뛰어나기 때문이다.100m 달리기에서 셰퍼드를 먼저 출발시킨 뒤 마리노이즈를 출발시켜도 금세 따라잡을 정도라고 한다. 따라서 앞으로 셰퍼드는 추적견, 마리노이즈는 수색견 등으로 주특기가 분화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제3군견훈련소는 지난해 말 영국산 ‘레브라도 리트리버’ 8마리를 들여왔는데, 이 개는 주로 폭발물 탐지견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한편, 우리나라 대표 견종인 진돗개는 한 주인에 대한 충성심이 워낙 강해 군견으로는 적합하지 않다고 한다. 군견병이 전역하거나 바뀌는 경우 통제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또 진돗개는 사람보다는 짐승에 호기심이 많아 수색이나 추적 임무에 적합하지 않다는 게 군 관계자의 설명이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김형효 교수의 테마가 있는 철학산책] (14) 원효의 화쟁사상

    [김형효 교수의 테마가 있는 철학산책] (14) 원효의 화쟁사상

    7세기 신라의 원효대사(元曉大師)를 모르는 사람이 없겠다. 그의 사상을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화쟁(和諍)사상이겠다.12세기에 들어와서 고려 숙종은 원효대사를 기려 화쟁국사비(和諍國師碑)를 세우도록 왕명을 내렸다고 한다. 원효의 사상을 이미 고려시대부터 화쟁으로 대변하였음을 우리가 짐작할 수 있다. 그런데 원효의 화쟁사상은 많은 이들이 말하는 만큼 그 사상의 진수가 그렇게 잘 알려져 있지 않은 것 같다. 원효의 사유에는 대중적으로 쉽게 접하기 어려운 대목이 있기 때문이리라. 원효의 화쟁은 불법을 설명하는 기본 사유의 방식이지만, 이 사유가 우주의 필연적 법칙을 일깨워주는 가르침에 다름 아니므로, 결국 화쟁적 사유는 우주의 필연적 법칙을 말하는 방식을 뜻한다.‘금강경’(17장)에 불법이 우주의 사실적 법칙이라고 암시되어 있다. 단적으로 우주의 필연성은 공(空)과 색(色)의 두 가지 계기의 실이 서로 새끼꼬기나 천짜기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것이 화쟁사상의 기본이다. 불교를 상징하는 卍(만)자가 바로 저 새끼꼬기나 천짜기의 법칙을 형상화한 것이리라. 공은 눈에 안 보이는 진여의 진리요, 색은 눈에 보이는 세속의 진리다. 안 보이는 진리와 보이는 진리가 물론 서로 다르지만 또한 연계되어 있다. 눈에 보이는 색의 존재는 눈에 안 보이는 허공의 바탕에 의지하여 생긴 무늬에 불과하다. 만약에 허공이라는 배경이 없고 모든 공간이 다 색의 물질들로 빈틈없이 꽉 차 있다면, 우리는 어떤 색의 물질들도 구분할 수 없으리라. 허공이 바탕이요, 물질은 무늬에 비유되므로 허공은 물질을 물질로 존재하게끔 해주는 근거이고, 물질은 그 허공의 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이처럼 허공의 공과 물질의 색은 불일이불이(不一而不二=하나도 아니고 둘도 아님)의 관계를 맺고 있는 셈이다. 그러면 허공과 같은 공을 어떻게 이해할까? 허공은 생사(生死)와 유무(有無)의 모든 변화무쌍한 순환을 다 초탈하고 있다. 무릇 생명이 있는 것은 다 죽게 되므로 오직 영원한 것은 불생불멸한 공밖에 없다. 바다를 공에 비유한다면, 바다에서 일어나는 모든 파도의 부침은 곧 생멸의 현상과 같다. 따라서 공은 불생불멸(不生不滅)의 이중부정과 같다. 불생불멸은 또 비유비무(非有非無=유도 아니고 무도 아님)의 이중부정과 같다고 하겠다.‘금강삼매경론’에서 원효는 이 이중부정의 공 세계를 홀로 해맑은 초탈의 의미를 지닌 ‘독정(獨淨)’이라고 명명했다. 현상적 존재의 생멸과 유무에 전혀 흔들리지 않는 해탈의 경지를 말하는 것이다. 허공이나 바다가 만물의 부침에 의하여 조금도 영향을 입지 않는다. 그러나 그것은 만물의 부침을 가능케 해주는 근거다. 그래서 공은 불교에서 허무의 상징이 아니라, 고갈되지 않는 무한기(無限氣)의 상징이 된다. 공이 이중부정이라면, 색은 어떠한가? 색은 물질인데, 그 물질은 독존하지 않고 연기(緣起)의 법으로 존재한다. 연기의 법은 서로 다른 만물과의 상호 얽힘으로 존재한다는 것이다. 나무는 물과 햇볕과 땅과 바람과의 상호 연관성에 의거해서 존재한다. 이 연관성의 관계가 다르면, 다른 나무가 생긴다. 이것을 연생(緣生)이라 부른다. 이 연생의 관계를 최소한도로 생략하면, 이중긍정이 된다. 나무는 물과 햇볕, 또는 땅의 흙과 하늘의 바람과 각각 이중긍정의 존재양식을 얽고 있는 셈이다. 그래서 나무는 자기와 관계를 맺고 있는 타자인 물과 햇볕과 흙과 바람의 흔적을 이미 함축하고 있다. 색의 물질은 고착된 하나의 독립개체가 아니라, 여러 개의 인연으로 다양하게 얽힌 타자들과의 관련성이다. 그래서 불교에서 색의 물질을 차이의 상관성으로 읽는다. 나무는 물과 불(햇볕)과 흙과 바람이라는 차이의 상관성에 지나지 않는다. 이것이 연기법이다. 이 연기법의 존재방식을 현대 포스트 모더니즘의 철학에서 차연(差延=difference)이라 부른다. 차연은 차이(差-異)와 연기(延-期) 또는 연장(延-長)의 두 뜻을 합쳐서 줄인 말인데, 예컨대 나무는 물과 다르면서(차이) 물의 힘이 거기에 시간적으로 약간 연기되어 작용하거나 공간적으로 연장되어 그 흔적이 남아 있는 것을 상징한다. 철학적 차연과 불교적 연기는 같은 뜻이다. 연기법은 이 세상 모든 만물의 존재방식이 서로 다양하게 차이 속에서 연계돼 있음을 가리킨다. 차이 속의 연계와 같은 존재방식은 허공처럼, 바다처럼 넓고 깊어야 가능하다. 한국의 식자들은 흔히 다양성의 문화를 당위로서만 강조하는 경향이 있다. 다양성의 문화가 연기법처럼 가능하기 위하여 마음과 문화가 깊어져야 한다. 깊지 않은 마음과 문화는 결코 다양한 존재방식을 사실적으로 수용하지 못한다. 화쟁사상도 깊어진 사유에서 가능하다. 원효는 ‘금강삼매경론’에서 이중긍정의 연기법을 담연(湛然=깊고 넉넉함)의 세계라고 표현했다. 우리는 다 아는 얄팍한 당위만 역설하지 말고, 깊고 넉넉한 문화를 일구기 위해 사유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이중부정인 공의 해탈이나 이중긍정인 색의 존재가 서로 다르지만 동시에 상관적으로 얽혀 있어서 새끼꼬기나 천짜기의 상관성을 맺고 있다. 공이 없으면 색의 존재도 성립되지 않는 것을 앞에서 설명했다. 또 색이 없다면 공도 인식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하늘의 구름과 새들의 비상과 해와 달의 색으로 인하여 우리가 허공을 문득 지각하기 때문이다. 만물도 서로 다른 것과의 차연적(연기적) 관계로서 존재한다. 공사상은 2∼3세기경 인도의 나가르주나(한자명=龍樹)의 중관사상으로 대변되고, 색사상은 역시 3∼4세기경 인도의 마이트레야(한자명=彌勒)의 유식사상에서 개화된다. 원효의 화쟁사상은 이 중관학파와 유식학파의 불교적 쟁론을 통합시킨 사유라고 보겠다. 그러나 원효의 화쟁사상은 그 이상의 철학적 의미를 갖는다. 그의 화쟁사상은 이 우주의 법이 일원론도, 이원론도 아닌 이중성의 사실로 존재함을 인식해야 된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이중성은 모든 사실의 근원적인 존재방식을 말하는 것으로서, 일원적으로 합일되는 것도 아니고 이원적으로 갈라지는 것도 아닌 중도의 법으로서 불일이불이(不一而不二)고, 원효는 이를 또한 융이이불일(融二而不一=둘을 융합하되 하나로 만들지 않음)이라 불렀다. 공과 색이 이미 그런 이중관계로 엮어져 있음을 우리가 앞에서 설명했다. 색의 존재방식도 역시 이중긍정의 방식인데, 그것은 나무의 경우처럼 물과 불(햇볕)이 소 닭 쳐다보듯이 외면하는 것도 아니고, 서로 변증법적 투쟁에 의하여 하나로 합일하는 것도 아니다. 나무에서 물과 불이 차이를 유지하면서 서로 상관하고 있다. 화쟁사상은 이런 이중성의 존재방식을 말하기에 변증법적 통일을 부정한다. 차이가 모순투쟁을 초래하지 않고, 차연과 같은 상관적 관계를 부른다. 이것이 화쟁사상이다. 이 화쟁사상은 노자의 도(道)와 유사하다. 선과 악이 다르지만 동시에 동거하고 있고, 약이 독과 다르지만 역시 동거하고 있다(3·4회 글). 노자는 명암의 이중적 동거양식을 밝음(明)에 염하듯(襲) 옷을 입히는 뜻으로서 습명(襲明)이라 비유했다(4회 글). 이런 이중성을 장자는 보광(光=빛을 보자기로 덮음)이라 불렀다. 이것은 다 흑백의 선명성 논리와 택일적 사고방식으로 세상을 보지 말 것을 종용하는 사유다. 이 점에서 원효의 화쟁사상은 노장사상과 맥락을 같이 하며,20세기 서양의 해체주의적 철학자인 독일의 하이데거와 프랑스의 데리다의 차연적 세상읽기와 그 궤도를 같이 한다. 선명성을 좋아하는 택일의 논리는 이 세상의 필연적 사실의 법과 맞지 않고, 자아가 타자를 박살내고 자아의 동일성만이 승리하기를 노리는 투사의 심리와 다르지 않다. 투사는 자기동일성의 승리를 쟁취하는 투쟁의 도사이나, 세상을 경영하는 지혜와 내용이 없다. 왜냐하면 세상의 경영은 배척의 투쟁에서가 아니라, 화쟁과 같은 다양성의 포괄과 그것을 포용하는 깊이에서 우러나오기 때문이다. 화쟁사상은 투쟁사상이 아니다. 화쟁의 ‘화(和)’자는 불교의 卍(만)자처럼 동일성과 타자성이 서로 새끼꼬기하듯 만나고 갈라지기를 반복하는 그런 이치를 가리킨다. 거기에 이미 허공의 빈 곳이 사이에 끼어서 둘을 갈라놓고 또 하나로 합치게 하는 배경을 이룬다. 이것은 또 마음이 허공처럼 허심하여 소유론적 집착을 놓지 않으면, 화쟁의 사실을 결코 실천할 수 없음을 가리킨다. 마음이 이미 자기고집에 편파적으로 집착되어 있으면, 화쟁은 말로만 하고 실제로는 투쟁의 심리로 마음이 꽉 차 있다는 것을 뜻한다. 약간 어렵겠으나 원효의 화쟁사상을 말하는 한 구절을 ‘대승기신론소’에서 인용한다.“동일함(一)은 동일하지 않음(非一)에 상응하므로 다름에 상관적이어서 다름과 같이 동거하며, 다름(異)은 다르지 않음(非異)에 상응하므로 동일함에 상관적이어서 동일함과 동거한다.” 오른쪽은 왼쪽과 다르지만 왼쪽이 없으면 자기도 존립하지 못하고, 반대로 왼쪽도 오른쪽과 다르지만 오른쪽이 없으면 자기도 성립하지 못한다. 화쟁사상은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홀로 생기는 법이 없기에 반드시 어떤 일의 작용과 상대방의 반작용을 동시에 고려함이다. 이것이 이중긍정의 태도다. 이것과 저것은 서로 작용과 반작용의 상관관계를 지니므로 오로지 나는 100% 정당하고, 상대방은 100% 그르다는 생각으로서는 끝없는 투쟁의 연속만이 있을 뿐이다. 이것은 노장이 말하는 습명과 보광의 중도적 태도가 아니다. 중도는 어중간한 기회주의적 눈치보기나 단물만을 좇는 속물적 출세주의를 더구나 말하지 않는다. 이들은 사리사욕의 대명사다. 중도는 세상의 필연적 존재방식이 다 이중성의 공존으로 짜여져 있기에 단정적인 막말을 하지 않는 마음가짐에서 핀다. 우리는 세상일에 대하여 너무 흑백논리와 선악심리로 막말을 하고 단죄한다. 그런 풍토에선 같이 참회하고, 같이 손에 손잡고 강강수월래를 부르기가 어려워진다. 빨리 끓고 쉽게 식는 사회는 사유가 얄팍하다. 화쟁은 오직 사회가 깊어지기를 바라는 곳에서 자란다. (한국학중앙연구원 명예교수·철학)
  • 전국 최대 당진 기지시줄다리기 6일 개막

    전국 최대 규모의 충남 당진군 기지시줄다리기가 6∼9일 송악면 기지시리 흥척동광장에서 펼쳐진다. 하이라이트인 줄다리기 경기는 마지막 날인 9일 오후 2시부터 열린다. 줄은 직경 1m, 길이 200m 규모로 무게가 40t에 이른다. 볏짚 3만단을 들여 하루 30여명이 한달간 꼬았다. 큰 줄 옆으로 가는 줄을 수없이 매달아 참가자들이 당기도록 했다. 주민과 관광객 등 5만∼6만명이 수상과 수하 두패로 나눠 줄을 당겨 승부를 가린다. 광장의 좀 높은 위쪽이 수상, 아래가 수하가 된다.‘수하가 이겨야 풍년이 든다.’는 속설 때문에 매번 수하쪽이 이기면서 막을 내린다. 또 ‘새끼줄을 가져가면 아들을 낳는다.’는 속설에 줄다리기가 끝나면 새끼줄을 떼어가 동이 나기도 한다. 400여년 전 마을의 횡액을 방지하기 위해 시작된 기지시줄다리기는 1982년 국가중요무형문화재 75호로 지정됐다. 윤년마다 이같은 대제가 치러지고 다른 해에는 소제가 열린다. 최근의 대제는 2004년에 펼쳐졌었다. 당진군은 6∼8일 당제와 웃다리 공연, 남사당놀이 등 각종 민속공연을 마련하고 9일 줄다리기 전에 2㎞ 구간에서 짚신신고걷기대회를 열어 완주자에 한해 5㎏짜리 당진쌀을 제공한다. 군 관계자는 “줄다리기는 한판에 3∼4분이 걸리는 데 올해는 삼세판으로 승부를 가릴 계획”이라고 말했다.당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프로배구] ‘백조의 눈물’

    ‘미운 오리새끼에서 백조로.’ 지난 2일 끝난 프로배구 여자부 챔피언결정전에서 창단 첫 우승컵을 일궈낸 흥국생명의 감격은 패배로 점철된 팀의 과거만큼이나 선수들 하나 하나가 고난을 딛고 일궈낸 것이라 더욱 값졌다. 전신인 태광산업이 창단된 건 지난 1971년. 이후 단 한 차례도 겨울리그 정상에 오르지 못하다 91년 흥국생명으로 이름을 바꿔 재창단됐지만 지금까지 딱 두 차례(93년 대통령배·98년 슈퍼리그) 3위가 최고 성적이었다. 더욱이 프로 원년인 지난 시즌 성적은 3승13패로 최악. 구단으로서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미운 오리새끼’나 다름없었다. 화려한 변신에는 물론 김연경 황연주 등 젊은피들의 활약이 눈부셨지만 그 뒤에는 ‘언니’들의 땀과 눈물도 있었다.11년차의 최고참 리베로 구기란(30). 그는 우승이 확정되자 누구보다 더 많은 눈물을 펑펑 쏟아냈다. 국가대표팀 부동의 수비수로 2002세계선수권 리베로상을 받는 등 ‘월드 리베로’로 명성을 날렸지만 팀은 늘 바닥권. 그러나 그는 리시브 1위(71.25%)와 디그 3위(세트당 5.59개)의 짠물 수비로 팀의 정규리그 우승을 이끈 뒤 챔프전에서도 몸을 사리지 않는 ‘서른줄 투혼’을 발휘, 입단 11년 만에 우승컵을 품었다. 제주 출신의 6년차 센터 진혜지(24)는 여중·고 재학 시절 이후 한 차례도 우승 맛을 못본 선수. 시즌 내내 시달린 부상을 딛고 난생 처음 정상의 기쁨을 누렸다.8년차 세터 이영주(26)의 본래 자리는 레프트 공격수. 이도희 코치의 한달 여 집중 조련 끝에 챔프전에서 부동의 세터로 자리매김했다. 신인 드래프트 당시 단 한개의 ‘러브콜’을 받지 못해 화장실에서 엉엉 울었다는 3년차 센터 전민정(21), 팀의 ‘살림꾼’인 5년차 윤수현(23) 등도 화려한 ‘백조’의 옷으로 갈아입은 이들이었다.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儒林 속 한자이야기] 毋不敬(무불경)

    儒林(556)에는 ‘無不敬’(없을 무/아니 불/공경 경)이 나온다.禮記(예기) 曲禮(곡례)편의 原文(원문)은 ‘毋不敬’인데 의미상의 차이는 없다.‘毋不敬’은 ‘每事(매사)에 공경하는 자세로 임하지 않음이 없다.’라고 풀이할 수 있겠다. ‘毋’자는 본디 ‘母’와 같은 字形(자형)으로 ‘어미’의 뜻을 나타냈다.母는 성숙한 여인의 모습을 뜻하는 ‘女’와 産母(산모)의 乳房(유방)을 가리키는 두 점으로 이루어졌다.用例(용례)에는 ‘毋望之福(무망지복:뜻하지 않게 얻는 복),四毋(사무:공자는 평소에 억측하지 않고(毋意), 옳다고 우기지 않고(毋必), 고집부리지 않고(毋固), 나를 내세우지 않았다(毋我)는 데서 나온 말)’ 등이 있다. ‘不’은 나무나 풀의 ‘뿌리’를 본뜬 象形字(상형자). 이미 殷(은)나라의 卜辭(복사)에서부터 ‘아니다’라는 뜻으로 假借(가차)되어 쓰였다.‘不知不識(부지불식:생각하지도 못하고 알지도 못함),不世出(불세출:좀처럼 세상에 나타나지 아니할 만큼 뛰어남)’ 등에 쓰인다. ‘敬’자의 원형은 머리에 커다란 장식을 얹고 ‘다소곳이 꿇어앉아 비는 사람’의 상형. 머리에 얹고 있는 裝飾(장식)은 조금만 부주의하여도 흐트러질 우려가 있기 때문에 ‘조심하다, 근신하다’라는 뜻이 派生되었다.‘敬’의 用例로는 ‘敬呈(경정:경건하게 드림),敬天愛人(경천애인:하늘을 숭배하고 인간을 사랑함),畏敬(외경:공경하면서 두려워함)’ 등이 있다. 曲禮(곡례)에 이르기를,‘매사에 敬畏(경외)하지 않음이 없으며,思索(사색)에 잠긴 듯 엄숙한 태도를 지니고 안정된 기운으로 말을 할 수 있는 수신의 모습을 갖는다면 사람들을 편안하게 할 수 있으리라.’(曲禮曰 毋不敬 儼若思 安定辭 安民哉(곡례왈 무불경 엄약서 안정사 안민재))고 하였다. 양촌(陽村) 권근(權近)은 ‘禮(예)의 근본 정신은 敬(경)’이라고 풀이한다.敬은 상대방의 存在(존재) 價値(가치)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태도이다. 겉모습만 보고 사람을 판단하는 사람은 배움, 가진 것, 생김새, 힘이 나만 못한 사람을 경우에 따라 疏忽(소홀)하게 대해도 괜찮은 대상으로 인식할 수도 있다. 敬과 不敬의 境界(경계)는 天秤(천칭)과 같아 조금만 부주의하여도 不敬을 범한다.不敬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省察(성찰)이 필요하다. 옛 어른들이 얼마나 自己(자기) 省察(성찰)에 투철하였는지를 가늠할 수 있는 익재(益齋) 이제현(李齊賢)의 警句(경구)가 있다.“매사에 恭敬(공경)하는 태도로 임하며 스스로를 속이지 마라. 썩은 새끼로 말을 몰듯 바싹 마른 나뭇가지에 매달리듯 조심하라. 나아갈 때에 물러설 줄을 알아야 하고 편안할 때에 위태로움을 생각한다면 불편함은 있을망정 災殃(재앙)에 처하지는 않는다.” 인간은 누구나 소중하고, 같은 待遇(대우)를 받을 권리가 있다는 평범한 眞理(진리)가 통하고, 남을 配慮(배려)하며 認定(인정)할 줄 아는 사람들이 오순도순 살아가는 세상을 그리는 것은 이루지 못할 꿈일까? 김석제 경기도군포의왕교육청 장학사(철학박사)
  • 中 후진타오 기증 암호랑이 돌연사

    산림청 국립수목원이 지난해 중국에서 기증받아 산림동물원에서 사육 중이던 백두산 암호랑이(압록·2002년생)가 지난 29일 새벽 돌연사했다. 국립수목원측은 30일 “외관상 건강에 특이한 이상이 없었고 먹이도 평소처럼 먹던 압록이가 갑자기 숨졌다.”면서 “정확한 사인 규명을 위해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에 부검을 의뢰,1주일 뒤 결과를 통보받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숨진 백두산호랑이는 지난 1994년 한·중 국교수립을 기념해 당시 장쩌민 중국 국가주석이 선물한 백두산호랑이 한 쌍(백두·천지)이 2세를 갖지 못하자 후진타오 주석이 지난해 11월 기증한 것으로 수컷(두만·2001년생)과 함께 국립수목원 산림동물원에 보금자리를 차렸다. 국립수목원은 숨진 압록이가 지난 2004년 새끼 3마리를 낳은 경험이 있는 ‘경산호’(經産虎)로 올 봄에는 2세를 가질 것으로 보고 발정기였던 지난달 중순 5일 동안 두만이와 합사를 시켰으나 숨질 당시엔 별도로 사육하고 있었다. 그동안 쇠고기와 닭고기, 비타민을 먹이로 제공하고 성공적인 합방을 위해 일반인과 직원들의 출입도 통제하는 등 철저한 관리를 해왔다.포천 한만교기자 mghan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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