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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길고양이 숨어든 차량 물어뜯은 들개 무리…유기견의 복수

    길고양이 숨어든 차량 물어뜯은 들개 무리…유기견의 복수

    길고양이를 쫓던 들개 무리가 주차장에 주차된 차량을 물어뜯은 영상이 공개됐다. 지난 6일 유튜브 ‘한문철TV’에는 ‘개들이 제 차를 뜯어먹었습니다’라는 제목의 제보 영상이 공개됐다. 영상을 보면 차주가 주차장에 주차를 마치고 집으로 들어간 뒤 길고양이가 차량 밑으로 황급히 뛰어들어가는 모습이 보인다. 곧이어 들개 5마리가 고양이가 몸을 피한 차량 주변으로 몰려들더니 차량을 발로 긁고 고양이를 향해 짖는 등 위협적인 모습이 이어진다. 차 밑 깊숙이 숨은 길고양이가 좀처럼 잡히지 않자 개들은 포기한 듯 자리를 비웠다가 다시 돌아오는 치밀한 모습까지 보인다.급기야 개들은 차량을 물어뜯기 시작했다. A씨의 차량에는 개들의 발톱 자국은 물론 이빨 자국까지 선명하게 남겨졌다. 단순히 자국만 남은 것이 아니라 날카로운 공구로 마구 찍어낸 듯 금속 표면이 뜯어져 너덜너덜해졌다. 한문철 변호사는 “수리비가 40만원이 나왔다고 한다”면서 “주인이 없는 개는 방법이 없다. 개방된 형태의 주차장이라 보상받을 방법이 없다”고 설명했다. 들개 무리는 사람들이 무책임하게 내다버린 유기견에서 비롯됐다. 버려진 개들 또는 유기견의 새끼들이 야생화된 결과다. 인간의 무책임으로 발생한 들개 무리로 인한 피해는 이제 다시 인간에게로 돌아오고 있다. 지난해 6월 제주의 한 축사에서는 들개 떼가 한우 축사를 습격해 송아지 4마리를 물어 죽였다. 이를 포함해 지난해 상반기에만 제주에서 들개의 공격으로 닭 66마리와 송아지 6마리가 죽은 것으로 신고됐다. 부산에서도 몇 년째 들개 수십 마리가 사람이 사는 곳에 출몰해 길고양이를 공격하고 있다.지난해 10월에는 부산 거제동 일대에 대형 들개들이 10~20마리씩 나타나 새벽시간에 길고양이를 물어 죽인 사건이 발생했다. 부산의 들개들은 몇 년 사이 40여 마리까지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원래 야산에서 주로 활동하던 들개는 인근에 재개발 공사가 시작되고 빈 집이 늘어나자 주택가까지 드나들게 됐다는 것이 주민들의 증언이다. 들개는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이 정한 유해야생동물에 해당하지 않아 함부로 포획할 수 없다. 이동성이 좋고 사납기 때문에 생포도 쉽지 않다. 위치추적 장치를 토대로 한 야생화된 개들의 일주일간 활동 면적은 252.5㏊로 여의도 면적(290ha)에 맞먹었다. 동물권 단체들은 들개 문제와 관련해 포획보다도 동물 유기에 대한 처벌 강화 등의 대책이 필요하고 주장하고 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불쌍한 아기상어’…버려진 낚싯바늘에 꿰여 죽을 고비 (영상)

    ‘불쌍한 아기상어’…버려진 낚싯바늘에 꿰여 죽을 고비 (영상)

    호주 해안에서 버려진 낚싯바늘에 꿰인 아기상어가 겨우 목숨을 건졌다. 6일(현지시간) 데일리메일 호주판은 빅토리아주 멜버른 남동쪽 해안에서 폐어구에 걸린 아기상어가 잠수부 도움으로 죽을 고비를 넘겼다고 전했다. 일주일 전, 현지 잠수부 줄스 케이시는 동료와 함께 멜버른 남동부 모닝펀 페닌슐라 앞바다에 뛰어들었다. 푸른 물결을 헤치며 나아가던 중 케이시는 해초 사이로 뻗어있는 아기상어 한 마리를 발견했다. 미동 없이 배를 뒤집고 있는 모습이 이미 숨이 끊어진 것으로 보였다. 그런데 그때 아기상어가 아가미를 힘없이 벌렁거렸다.가까이 다가가 보니 아직 숨이 붙어있는 아기상어의 입에는 커다란 낚시 갈고리가 걸려 있었다. 얼마나 먹이 활동을 하지 못한 것인지 축 늘어져 있던 아기상어는 잠수부가 들어 올리자 겁을 먹었는지 사력을 다해 몸부림쳤다. 케이시가 아기상어를 잡고 있는 사이 동료 잠수부는 해초와 뒤엉킨 낚싯줄을 끊어냈다. 그러자 상어 입에 꿰인 낚시 갈고리가 더욱 선명하게 드러났다. 케이시는 “입 주변 피부에 녹이 베인 것으로 보아 갈고리는 꽤 오랫동안 걸려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갈고리 제거는 쉽지 않았다. 결국 상어를 부두로 데리고 간 잠수부는 어부에게 부탁해 갈고리를 제거했다. 그리곤 상어를 다시 바다로 풀어주었다. 아기상어는 고마움을 표하듯 한동안 잠수부 주변을 맴돌다 사라졌다. 상어는 호주 남부 해안에 서식하는 야행성 포트잭슨상어라고 전해진다.자신의 SNS에 구조 당시 영상을 공개하는 케이시는 “어구나 어망을 적절히 처리해야 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낚싯줄이나 낚싯바늘이 바다생물에는 재앙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하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극도의 스트레스에 시달리며 죽음의 문턱까지 다다랐을 아기상어가 어서 빨리 회복하길 바란다”는 뜻을 전했다. 유령처럼 바다를 떠돌아 ‘고스트 넷’(Ghost Net)이라 불리는 폐어망, 폐어구 문제는 어제오늘 이야기가 아니다. 지난 3일 뉴질랜드 카와우섬 앞바다에서는 버려진 낚싯줄에 매여 고군분투하던 새끼 돌고래가 인근을 지난 주민 손에 구조됐다. 지난달 호주 해안에서는 폐그물에 뒤엉켜 망망대해를 떠돌던 새끼 바다거북이 가까스로 목숨을 건졌다.앞서 11월 인도네시아 발리섬 해안에서는 주둥이부터 꼬리까지 낚싯줄로 꽁꽁 묶여 겨우 숨만 쉬던 돌고래가 겨우 목숨을 건졌다. 폐그물에 걸려 죽은 해양동물이 포식자를 유인해 다른 동물까지 줄줄이 엮이는 ‘고스트 피싱’(Ghost Fishing) 악순환도 심심찮게 나타난다. 세계자연기금(WWF)은 홈페이지에서 “유령 그물은 해양 플라스틱 쓰레기 중 가장 치명적인 종류”라고 밝히고 있다. 우리나라는 해양 생물 10%가 유령그물에 고통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사용 후 방치되는 유령그물은 연간 4만4000t에 달한다. 이중 수거되는 물량은 절반에 불과하다. 유령그물로 인한 피해액도 매년 3700억 원에 이른다. 사람 역시 폐그물의 위협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지난해 초 부산 앞바다에서 실종됐던 40대 다이버는 수중에서 폐그물에 걸린 뒤 빠져나오지 못해 목숨을 잃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낚싯줄에 칭칭 감긴 새끼 돌고래 구사일생… ’유령 그물’ 어쩌나 (영상)

    낚싯줄에 칭칭 감긴 새끼 돌고래 구사일생… ’유령 그물’ 어쩌나 (영상)

    버려진 낚싯줄에 매여 고군분투하던 새끼 돌고래가 간신히 목숨을 건졌다. 데일리메일은 4일 보도에서 낚싯줄에 걸려 꼼짝없이 바다를 맴돌던 새끼 돌고래가 인근을 지나던 주민들에게 구조됐다고 전했다. 하루 전, 뉴질랜드 카와우섬 앞바다에 새끼 돌고래 한 마리가 나타났다. 굼뜬 꼬리질이 어딘가 모르게 부자연스러워 보였던 주민 필 로버트슨은 배를 좀 더 가까이 몰아 돌고래에게 다가갔다. 아니나 다를까, 새끼 돌고래 꼬리에는 버려진 낚싯줄이 칭칭 감겨 있었다. 로버트슨은 “느릿느릿 부자연스럽게 바다를 헤매는 돌고래가 아무래도 이상해 다가가 보니 꼬리지느러미가 낚싯줄에 매여 꼼짝도 못 하고 있었다”고 밝혔다.곧장 바다로 뛰어든 로버트슨은 일행과 함께 돌고래를 붙잡아 낚싯줄을 끊어냈다. 옭아맨 낚싯줄을 끊어내자 깊게 팬 상처도 함께 드러났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놀라 몸부림치던 돌고래는 줄이 풀리자마자 허겁지겁 헤엄쳐 저쪽 바다로 달아났다. 로버트슨은 “돌고래는 사회적 동물이라 보통 10마리씩 떼를 지어 다닌다. 새끼 돌고래가 이렇게 어미나 다른 무리 없이 홀로, 그것도 육지와 가까운 얕은 바다에 나타나는 건 매우 드문 일”이라고 설명했다. 새끼 돌고래가 앞으로 혼자 살아남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우려했다. 그래도 낚싯줄에 매여 있는 것보다는 나을 것이라며 돌고래의 안전을 기원했다. 그러면서 “해양 동물이 폐어구에 걸리는 건 매우 흔한 일이다. 낚싯줄을 절대 바다에 그냥 버려선 안 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로버트슨은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폐어구의 적절한 처리를 요구했다.유령처럼 바다를 떠돌아 ‘고스트 넷’(Ghost Net)이라 불리는 폐어망, 폐어구 문제는 어제오늘 이야기가 아니다. 버려진 낚싯줄이나 그물 때문에 죽음에 내몰린 해양 동물 사연이 하루가 멀다 하고 전해진다. 지난달 호주 해안에서는 폐그물에 뒤엉켜 망망대해를 떠돌던 새끼 바다거북이 가까스로 구조됐다. 앞서 11월 인도네시아 발리섬 해안에서는 주둥이부터 꼬리까지 낚싯줄로 꽁꽁 묶여 겨우 숨만 쉬던 돌고래가 겨우 목숨을 건졌다. 폐그물에 걸려 죽은 해양동물이 포식자를 유인해 다른 동물까지 줄줄이 엮이는 ‘고스트 피싱’(Ghost Fishing) 악순환도 심심찮게 나타난다.우리나라의 경우에는 해양 생물 10%가 유령그물에 고통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사용 후 방치되는 유령그물은 연간 4만4000t에 달한다. 이중 수거되는 물량은 절반에 불과하다. 유령그물로 인한 피해액도 매년 3700억 원에 이른다. 사람 역시 폐그물의 위협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지난해 초 부산 앞바다에서 실종됐던 40대 다이버는 수중에서 폐그물에 걸린 뒤 빠져나오지 못해 목숨을 잃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인간이 미안해…상자 갇힌 채 밀수되던 아기 사자, 결국 두 눈 잃어

    인간이 미안해…상자 갇힌 채 밀수되던 아기 사자, 결국 두 눈 잃어

    새끼 사자 한 마리가 조그만 나무 상자에 실려 장시간 버스 짐칸에 갇혀 있다가 결과적으로 두 눈을 잃은 안타까운 사연이 공개됐다. 볼고그라드 노보스티 등 현지매체 보도에 따르면, ‘그롬’이라는 이름이 붙여진 이 수컷 사자는 지난 8월 볼고그라드 정류장에서 한 시외버스의 짐칸을 검사하던 경찰에 의해 발견됐다.버스는 다게스탄 공화국의 수도이자 항구도시인 마하치칼라에서 출발해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 종착지까지 약 1930㎞의 장거리를 이동하던 길에 있었다. 당시 생후 몇 주밖에 되지 않은 이 사자는 먹이와 물도 없이 버티고 있었다. 사자의 건강 상태를 검사한 현지 수의사들은 이 사자가 어미의 젖을 단 한 번도 먹지 못한 채 어미와 떨어진 것 같다고 추정했다. 천둥이라는 뜻의 그롬은 이후 경찰에 의해 볼고그라드의 한 서커스단에 보내졌다. 하지만 수의사의 검사에서 눈에 백내장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게다가 양쪽 눈에는 염증까지 있어 수술은 9월까지 미뤄질 수밖에 없었다. 이후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난 것으로 여겨져 이 사자는 다시 서커스단으로 보내졌다. 하지만 서커스단주 니콜라이 도프갈류크는 “새끼 사자의 눈에 염증이 다시 재발해 빠르게 퍼져 나갔다”면서 “그롬은 자신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이해할 수 없어 벽에 부딪히고 화를 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현지 수의사위원회의 갈리나 알리코바 위원장은 “추가적인 수술에도 새끼 사자의 각망이 파열돼 눈을 살리는 데는 실패했다”면서 “즉시 두 눈을 모두 제거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제 그롬은 시력을 완전히 잃었다. 물론 우리는 그에게 매우 미안해하고 있지만 우리는 정말 가능한 모든 선택지를 검토했다”면서 “그것은 그의 목숨을 구하는 것이었다”고 덧붙였다.이후 새롭게 공개된 사진에서는 이제 눈이 없어진 이 사자가 공놀이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하지만 이 사자가 앞으로 어떻게 될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은 남아 있다. 경찰은 그롬을 잔인하게 나무상자 안에 가둬 오랜 시간 버스로 옮긴 밀수업자와 구매자를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그롬이 탄 버스가 처음 출발한 마하치칼라에 비밀을 풀 열쇠가 숨겨져 있다고 생각한다. 이전에 러시아의 저명한 외과 수의사 카렌 달라키안 박사는 정부에 동물 밀수업자에 관한 형사 처벌이 부족하다고 경고한 바 있다. 그는 그롬이 처음 발견됐을 때 자신이 사자를 돌보겠다고 제안했지만, 경찰 관계자들은 그에게 사자를 보내는 것을 거부했다. 이에 대해 달라키안 박사는 “볼고그라드 경찰 관계자들이 이번 사례를 더 빨리 처리했다면 사자의 시력을 살릴 수 있었을 것”이라면서 “사자를 서커스단에 넘긴 것 역시 잘못된 조치였다”고 주장했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평론 당선소감] 전승민 “읽고 쓰기, 본격적으로 사랑해도 좋을 것 같다”

    [평론 당선소감] 전승민 “읽고 쓰기, 본격적으로 사랑해도 좋을 것 같다”

    세상일은 참 알 수 없다. 살다 보니 이런 날이 다 있다. 학창 시절 가장 자신 없고 싫어하던 과목이 국어였다. 그런데 지금은 문학을 읽고 쓰는 일이 너무나 행복하다. 신기한 일이다. 보고 싶고 사랑하는 이들의 얼굴들로 마음이 가득 찬다. 나의 글에는 동네 공원의 햇빛과 새끼 딱따구리의 주홍색 배털, 오래된 도서관의 종이들처럼 맹렬히 썩어가던 가을 낙엽들, 유모차와 킥보드, 그리고 공원 마당을 거닐던 사람들의 자취-지나온 모든 순간이 배어 있다. 내 글은 그들 모두와 이 세상에 빚을 지고 있다. 20대의 대부분을 병원에서 보냈다. 그때 한강과 버지니아 울프를 만났다. 통원치료를 위해 상경하던 고속버스 안에서 창 안으로 부서지는 햇빛 조각들을 주워 담으며 시를 읽었다. ‘초승달처럼 곱게, 조금 닳아’ 있는 한강의 뼈들은 나의 뼈들이었다. 수술실에 들어가기 하루 전날에는 언제나 ‘댈러웨이 부인’을 읽었다. 그러므로 당선된 글은 한강과 울프와 함께 쓴 것이라고 감히 말하고 싶다. 지난해 여름, 수업에서 발표한 과제에 대해 “혹시 비평해 볼 생각 없어요?”라는 말로 평해 주신 우찬제 선생님의 한마디가 내 삶을 통째로 바꾸어 놓았다. ‘시작’을 선물해 주신 선생님께 감사드립니다. 더불어 서강에서 만난 모든 인연들에게 감사드립니다. 서강영문은 언제나 저의 자랑입니다. 김영주 선생님, 당신은 저에게 삶을 계속해 나갈 수 있는 용기를 주셨습니다. 제 글의 가능성에 기대를 걸어 주신 김미현 선생님, 유성호 선생님께도 감사드립니다. 이제는 더욱 본격적으로 읽고 쓰기를 사랑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문학은 사랑입니다. ■전승민 ▲여아 낙태율 최고치를 경신한 1990년 팔삭둥이로 진주에서 출생 ▲서강대 영문과 4학년 재학 중 ▲스누피와 찰리 브라운의 25년차 팬 ▲2020년 제19회 대산대학문학상 평론 부문 수상
  • [신춘문예 희곡 당선작] 블랙(ABOUT THE DARK)/우솔미

    [신춘문예 희곡 당선작] 블랙(ABOUT THE DARK)/우솔미

    등장인물 수용 29세/ 벽을 허무는 집주인 이리 30세/벽을 허무는 집주인의 친구옥형(노파) 88세/벽이 허물어지는 집 아랫집 거주자 때2017년 어느 가을 곳수용의 집 무대 벽이 있다. 벽의 좁은 면이 관객을 향하고 있다. 벽을 가운데 두고 하수로 붉은 조명, 상수로는 햇살 같은 밝은 조명. 붉은 조명은 빌라 주민들이 삼삼오오 돈을 모아 만든 ‘특수학교 설립 반대’ 현수막의 붉은 천에 빛이 투과된 것이다. 무대 뒤쪽, 현관문이 벽과 같은 방향으로 있고 문과 이어지는 계단은 불투명한 박스와 닿는다. 박스는 사람 하나 충분히 들어갈 수 있는 크기로 옥형의 집이다. 옥형은 수용의 집 아래층에 사는 노파이지만, 우리가 만드는 것이 무대이니만큼 상상력을 발휘하여 수용의 집보다 위에 있다고 약속하자. 공업용 마스크를 낀 수용 하수 등장. 낡은 후드와 트레이닝 바지 차림의 수용은 어딘가 무기력해 보이지만 분무기와 김장비닐을 든 손에는 비장함이 은근하게 뿜어져 나온다. 수용, 비닐을 바닥에 깐다. 아주 꼼꼼히. 그사이 이리, 상수 등장. 붉은 천을 허리와 목에 두르고 양손에 커다란 망치를 하나씩 끌고 온다. 옆이 트인 롱스커트 사이로 보이는 다리와 팔뚝의 타투들과 붉은 천, 망치의 조화는 길거리 행위 예술가를 연상시킨다. 이리 (붉은 방을 둘러보며 기운을 한껏 느껴본다) 느껴져. 느껴져, 느껴져! 느낌이 팍! 온다, 와. 수용 … 이리 딱이야, 딱. 아주 먹고 죽기 딱이야. (손을 까딱거리며 허공에서 술잔을 넘긴다) 뭐랄까, 아주 옥보단스러워. 수용 일조권을 침해받는 참혹한 현장이야. 전혀 옥보단스럽지 않아. 이리 하루만 빌려줘라. 네가 우리 집에 가서 자. 수용 얼마 줄 건데. 이리 얘 봐라. 무슨 돈을 달래. 서울 살더니 양아치 다 됐다. 수용 나 원래 서울에서 태어났는데? 이리 서울시장은 뿌듯하겠어. 서울시민이 이렇게 우정보다 돈이 먼저인 양아치라서. 수용 (가만히 생각에 빠져든다) 뿌듯하기보다는 머리 아프지 않을까. 네 말대로 서울에 살면 돈만 밝히는 양아치가 되면, 서울시민은 곧 양아치란 말인데. 이 많은 양아치들을 다 관리하려면 시장은 최고의 양아치가 해야겠네. 이리 하여튼. 또 이상하게 진지해지지. 으, 진지충. 헛소리는 됐고, 하루만 빌려줘. 수용 (마스크를 하나 주며) 네 룸메 코 골아서 싫어. 이리 오랜만에 나비랑 오붓하게 시간 좀 보내 보자. 수용 나비? 이리 말 안 했나. 애인. 뉴 원. 수용 그새? 울고불고할 땐 언제고. 체력도 좋다. 이리 능력이 좋은 거지. 수용, 비닐을 다 깔고 일어서는데 비틀 이리 (곰곰이) 체력도 좋긴 해야겠다. 하여튼, 진짜 진지하게 말하는 거야. 하루만 빌려줘. 어? 알겠지? 수용 너 오늘 우리 집에 왜 왔어? 이리 네가 오라며 새끼야. 수용 내가 왜 오라고 했어? 이리 하, 진짜 장난치나. (가만 돌이켜보다 손에 망치를 보고) 아… 벽…! 수용 그래, 오늘이면 옥보단도 안녕인데. 뭘 자꾸 빌려 달래. 수용, 마스크를 끼고 벽 앞에 선다. 이리 진짜 하게? 수용, 이리에게 마스크 하나를 주고 망치 하나를 받는다. 심호흡. 수용, 벽을 내리친다. 엄청난 진동과 소음 그리고 뿌옇게 이는 먼지. 삭막함이 감돈다. 수용, 다시 벽을 내리치려는데 이리 말린다. 이리 야, 잠깐만. 수용 왜? 이리 아니, 아랫집에서 올라오겠어. 진동이 장난 아닌데? 수용 아랫집만 올라 오냐. 엄청 커다란 직사각형 박스 하나에 벽을 댄 게 다인데. 다 쫓아오겠지. 이리 그냥 저번처럼 해. (몸에 두르고 있던 붉은 천을 흔들며) 두 번 했는데 세 번은 쉽지. 수용 세 번짼 수선비를 청구하겠대. 이리 얼만데, 얼마면 되는데. 누나가 해결해 줄게. 멀쩡한 벽을 허무는 것보다는 수선비가 낫지 않냐. 수용 빛 없이 사는 삶을 네가 알아? 숲세권 남향에 사는 네가 빛이 없어서 사람이 바싹바싹 말라가는 기분을 알 리가 없지. 머리랑 마음이 건조해지다 못해 바스러지는 기분이야. 이리 빛이 많아야 바싹바싹 마르지 없는데 왜 말라. 그냥 문을 열어 놓고 살던가. 수용 문이라는 건, 열고 닫으라고 있는 거야. 그게 문의 역할이지. 한 번 열면 언젠간 닫아야 제 역할을 다하는 거라고. 닫히지 않는 문은 문이 아니지. 그럴 바엔 없는 게 나아. 이리 그럼 창문을 만들자. 수용 (벽을 치며) 만들고 있잖아. 엄청 커다란. 창틀도 없고 유리판도 필요 없는 실용적인 창문. 이리 극단적인 놈. 수용 뭐든 확실한 게 좋잖아. 수용, 다시 벽을 허물기 시작 이리 어떻게 세상이 모 아니면 도, 흑 아니면 백으로 굴러가. 너 그거 강박이야. 괜히 바짝바짝 마르는 게 아니라고. 그래도 뭐 마른 장작이 잘 탄다더라. (쿵) 수용 이렇게 살다 죽겠지 뭐. 이리 무모한 놈. (쿵) 수용 생각해 봤는데. 아무래도 나는 자살할 것 같아. 이리 또 데드타임! 웬일로 그냥 넘어가나 했다. 수용 데드타임? 이리 그래, 너 죽는다는 소리 하는 거. 수용 왜 사람들은 이름 짓길 좋아할까. 이리 언젠 병에 걸려 죽을 것 같다며. 수용 엄밀히 말하면 병이긴 하지. 내 죽음의 원인은 내 안에 우울이니까. 있지,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사람이 세상에 있대. 말이 돼? 어떻게 그럴 수 있지? 세상을 그렇게 살아질 수가 있는 건가. 이리 오늘은 아니지? 수용 뭐가? 이리 데드타임. 수용 오늘은 벽을 허물어야지. 그때, 관리실 방송. 수용과 이리, 방송이 나오는 천장을 가만 본다. 방송 아아, 관리실에서 알려드립니다. 잠시 후 2시부터 특수학교 설립 반대 관련 7차 회의가 있을 예정입니다. 회의 후 시위가 바로 시작되니 참석을 희망하시는 모든 주민들은 2시, 아니 정정하겠습니다. 1시 50분까지 늦지 않게 관리실로…. 수용 다 저기 가느라 벽이 무너지는지, 빌라가 무너지는지,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신경도 안 써. 그러니까 오늘 끝내야 돼. 수용, 다시 망치질을 시작하고 이리, 소음과 먼지 속에서 분무기로 물을 뿌려 먼지를 잠재운다. 이리저리 돌아다니던 이리, 수용의 얼굴에 물을 뿌린다. 수용 야! 이리 바싹바싹 마른다길래. 그때, 무대에 노파 등장. 노파가 있는 곳은 수용과 이리가 있는 공간과 다른 공간. 지팡이를 짚고 느린 걸음으로 나오는 노파는 명절에 자식이 사준 듯한 빳빳한 꽃무늬 재킷에 펑퍼짐한 배바지를 입고 낡은 크로스백을 맨 채 천천히, 아주 천천히 무대를 둘러 계단으로 향한다. 이리 (창밖을 보다) 야, 근데 저기에 아랫집 할머니는 없는 것 같다? 수용 네가 아랫집을 알아? 이리 오다가다 몇 번. 그 할머니가 좀 인상적이잖아. 정제되지 않은 순수함이 있다고 해야 되나? 직설적이면서 약간 자기 방어적인 느낌이 물씬 나는 게 꽤 녹록지 않은 삶을 살았겠다 싶지. 괜히 과거를 상상하게 만들잖아. 수용 순수는 무슨. 그냥 괴팍한 할머니야. 아는 것도 없으면서 아는 척만 하는 딱 옛날 사람. 이리 와우. 노인 혐오야? 수용 무슨 내가 그런 몰상식한 사람이야? 이건 정당한 혐오야. 이리 (웃음이 터진다) 세상에 정당한 혐오도 있어? 수용, 상의를 걷어 올리자 시퍼런 멍이 배에 크게 있다. 이리 그래, 언젠가 너 맞을 것 같더라. 수용 야. 이리 누구야, 누가 이랬어. 남의 집 귀한 자식을…. 왜 맞고 다니냐 너는, 속상하게. 수용 정제되지 않은 순수함을 갖고 계신 분. 이리 할머니한테? 이게 할머니가 만든 멍이라고? 수용 어. 이리 역시 호기심을 자극한다니까. 아니 그렇잖아. 지팡이에 겨우 의지해서 걷는 할머니가… 또 네가 싹수없게 굴었지. 수용 내 싸가지도 가릴 건 가려. 이리 근데 진짜 왜 그런 건데? 수용 이름 석 자 부탁한 대가야. 이리, 한쪽에 놓인 빈 서명지를 들어 본다. 이리 자가인가? 수용 뭐? 이리 아니, 그 정도로 반대하는 거 보면. 강경한 표현이잖아. 수용 강경한 정도가 아니라 말 그대로 폭력적이지. 이리 너무 텅 비었다. 나라도 서명 해줄까? 학교 설립 찬성해. 수용 너는 우리 구민이 아니라서 소용없어. 빌라 주민들의 소란스러운 소리. 장애학교 반대 시위가 시작됐다. 이리 서명이라는 게 굉장히 순수한 방식이야. 동시에 직설적이기도 해. 굉장히 너답다. 수용 내가 순수하고 직설적이라고? 이리 나 이사 올까? 그럼 나도 지역구민 되잖아. 수용 됐어. 이리 나도 해본 말이다 뭐. 수용 불편과 불만을 말로만 하는 게 아니라 행동을 해야 해소되는 건 맞지. 그게 옳은 방향이야. 하지만… 그 사람들을 나쁘게 생각하지 않지만, 과연 옳은 방향인가 의문을 던질 수는 있잖아. 저 사람들 제대로 가고 있는 걸까. 어떻게 확신하고 있는 거지. 저 확신은 대체 어디서 오는 건데. 나는 그게 무지라고 생각해. 그사이, 노파 집 앞에 도착해 가방을 뒤지고 깜빡깜빡하는 현관 비밀번호를 적어 놓은 노트를 찾는다. 이옥형이라 커다랗게 적힌 노트를 꺼내는데 노트 사이에서 날이 시퍼런 과도가 뚝! 떨어진다. 떨어진 건 작은 과도지만 운석이 떨어진 듯한 소리와 진동이 무대를 흔든다. 수용과 이리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아래로 향하고 잠시 사이. 노파가 과도를 주워 넣는 그사이, 무대에 흐르는 묘한 긴장감. 노파 천천히 과도를 집어넣고 비밀번호를 확인하곤 집으로 들어간다. 밖에 소리가 무대를 환기하고 이리 (창밖을 보곤) 열정적이네. 그래도 생각해 보면 너무 비난만 할 수 없는 문제이긴 해. (수용의 시선을 느끼고) 야, 레이저 나오겠다. 분명히 말하는데 옹호하는 거 아니야. 그냥 공감능력을 지닌 인간으로서 감정이입을 해보자는 거지. 사실 그렇잖아. 누가 좋아해, 동네에 특수학교가 들어서면 집값이 떨어진다는 말도 있고. 수용 부동산이 떨어진다는 실질적인 증거는 어디에도 없어. 집값이 떨어진다는 가설은 무지에서 시작된 삐뚤어진 믿음이야. 수용, 망치질을 시작한다. 이리 그래 좋아, 뭐가 됐든. 그 믿음이 아틀라스처럼 세상을 지탱하고 있잖아. 저 자리가 원래 학교 부지란 이유 말고 다른 이유는 뭔데. 학군 빵빵한 동네가 지하철로 네 정거장만 가면 되잖아. 그렇게 멀지도 않아. 공사부지 맞은편은 곱창에 포차, 막걸리 온갖 술집이 줄 서 있더만. 워싱턴 노래방 간판이 애들 하굣길을 밝혀 주겠지. 이 동네보다는 그 동네가 백 번 나아. 안 그래? 수용 …. 이리 기시감 들지 않아? 수용 하고 싶은 말이 뭐야. 이리 한국전쟁 이후 국가적으로 밀고 있는 꽤 전통적인 방식인데. 그놈의 낙수효과야말로 삐뚤어진 믿음 아니야? 이게 진짜 먹힐 거라고 생각하는 뿌리 깊은 믿음. 네 말대로 무지에서 비롯된 거지. 될 놈만 건지고 나머지는 버리겠다는 걸 그럴듯하게 이름 붙여서 포장을 해요. 항상 그럴듯해 보이는 게 사람 눈 돌아가게 만들잖아. 난 그놈의 낙수효과가 대한민국을 이 지경으로 만들었다고 생각해. 수용 가부장제의 근본이라 생각하기도 하고. 이리 야 너. 짜식, 평소에 내 말을 아주 허투루 듣는 건 아니었구나. 수용 그럼. 귀는 문이 아니잖아. 닫히질 않아. 이리 그래서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수용 가끔은 닫혔으면 좋겠지만…. 이리 삐뚤어진 세상을 바로잡는 건 중요해. 근데 이 망할 놈의 세상은 밑 빠진 독이라서 어딘가는 새게 되어 있잖아. 수용 왜 날 봐. 계속해. 이리 성장이 제1의 명분이 되는 시대는 흘러가고 있어. 이젠 희생의 이유도 살펴봐야 할 때가 왔다는 거지. 최소한의 납득과 보상은 있어야 한다는 말이야. 수용 애들만으로는 부족한 거야? 이리 뭐가? 수용 아이들이 배울 곳이 필요하다. 이걸로는 최소한의 납득과 보상으로 부족해? 이리 무엇보다 중요하지 수용 꼭 물질적인 보상이 아니더라도 인류애적인 충만함을, 정신적인 보상을 얻을 수도 있어. 안 그래? 이리 …. 수용 왜 아무 말도 안 해? 이리 것도 능력이야. 한 번에 양쪽을. 수용 양쪽을 뭐. 이리 아냐. (쿵) 이리 하여튼 지금은 어떤 이유도 저 사람들한텐 먹히지 않을 수도 있어. (쿵) 이리 (밖을 보며) 한껏 쫄아 있으니까. 나는 저 사람들의 확신이 무지에서 나온 게 아니라 이번에도 버려질 거란 공포에서 나왔다고 봐. (쿵) 수용 시끄럽지? 수용, 음악을 튼다. life is killing - type O negative 수용 소음에는 락이지. 소음은 음악소리에 묻히고 뿌연 먼지 사이로 둘, 망치질. 벽을 타고 온 진동이 노파의 아크릴 박스를 사정없이 흔든다. 노파, 공포에 질린 비명이 락에 묻히고 노파의 사정과는 별개로 망치질을 하는 수용과 이리의 모습은 오락실에서 게임을 하는 것 같기도 하고 등록금 인상에 반대 시위를 하는 프랑스 청년들의 모습과 겹쳐 보이기도 하고 어느 삭막한 공사장의 인부 같아 보이기도 하다. 일순간 음악이 멈추고 노파가 있는 불투명 박스에 조명 노파 아주 발광을 허네! 수용, 노래를 멈춘다. 이리 왜? 수용 뭐라고 하지 않았어? 이리 아니. 수용 (귀를 파며) 아닌가. 이리 살살해, 스윙에 감정이 실렸다. 누구 생각해? 수용 여럿 (쾅) 생각하지. 이리, 분무기로 먼지를 잠재운다. 수용 사람들이 타격감에서 스트레스를 푼다고 하잖아. 복싱이나 야구공 치는 것처럼. 아무래도 난 때리고 (쾅) 던지고 (쾅) 치고 박으면서 (쾅) 스트레스 푸는 거엔, 적합한 사람이 아닌 것 같아. 수용, 손목을 턴다. 이리 (덥다. 옷을 펄럭) 너도 참, 손목 아프단 말을 장황하게 한다. 수용 (보곤) 옷 빌려줄까? 이리 아니, 됐어. 수용 먼지 엄청 붙었네. 이리 블랙이 적나라하지. 수용 하나 가져다줄게. 이리 아냐, 됐어. 수용 아냐 가져다줄게. 이리 아니 괜찮아. 수용 불편해 보여. 가져다줄게. 이리 진짜 괜찮다고. 수용 나도 진짜 괜찮아. 이리 아니. 괜찮다니까? 수용 왜 화를 내. 이리 화를 낸 게 아니라. 됐다고 했는데 못 알아들으니까. 크게 얘기 해준 거지. 수용 아니 그게 아니라 나는. 이리 남자들 종족 특성이야? 왜 노를 못 알아듣지? 강요하지 마. 수용 내가 언제 강요를 했다고 그래. 이리 방금. 수용 그냥 물어본 거잖아. 불편해 보이니까. 이리 필요 없다고 분명히 말했잖아. 일곱 번째로 말해줄게. 됐어. 필요 없어. 난 이 옷이 좋아. 불편하든 더러워지든 이미 나랑 한몸이라고. 네가 신경 쓸 거 아니란 거지. 알겠어? 수용 그래. 그럼. 이리, 망치질 이리 넌. 매사에 모든 걸 통제해야 속이 시원해? 왜 그래? (쾅) 이리 무지에서 나온 삐뚤어진 믿음? 웃기네. 야, 이름 짓기 좋아하는 건 나보다 네가 더해. 벽을 마구 치며 쏟아낼 대로 쏟아낸 이리, 숨을 고르고 이내 머쓱해진다. 수용 …. 이리 야. 미안하다. 수용 …. 이리 미안하다고. 수용 어. 이리 된 거지? 수용 …. 이리 미안해. 너도 알잖아. 내가 한 번씩 예민해지는 거. 수용 한 번씩이 아니잖아. 항상 예민해. 이리 항상은 아니지. 수용 맞아. 그리고 네가 알아둬야 할 게 있는데, 나도 너 못지않게 예민해. 난 화장실에 앉아서도 생각하는 걸 멈출 수 없어. 잘 때도 먹을 때도 머리가 빙글빙글 돌아서 미쳐버릴 것 같아. 어쩌면 이미 미쳐버린 걸지도 모르지. 차라리 미쳐버렸으면 좋겠다 싶어. 그게 더 확실하잖아. 어중간하게 미쳐 있는 것보단 명백한 환자가 되는 게 낫지. 이리 무슨 그런 말이 있냐. 수용 나는 그렇다고. 정상도 아니고 비정상도 아닌 경계에 서서 가랑이가 찢어질 것 같은 기분을 네가 알아? 이리 알지. 내가 여자 좋아하는 걸 알았을 때 그랬지. 수용 … 말이 나와서 말인데. 어머니한테 커밍아웃 언제 할 거야? 이리 갑자기 그 말이 왜 나와? 확실한 건 네 인생만, 내 인생은 내가 알아서. 수용 말이 나올 만하니까 하는 거야. 성 서방 밥은 잘 먹고 다녀? 불쑥불쑥 연락 올 때마다 무시도 못하고 답장도 못하고 얼마나 난감한 줄 알아? 3년이야. 이사 도와준 대가가 이렇게 부담스럽고 죄책감 드는 건 줄 알았음 도와 달라고도 안 했지. 커밍아웃을 하느냐 마느냐는 네 선택이지만 나까지 죄책감 들게 만들지는 말아 주라. 이리 … 말을 하지 그랬냐. 둘 다 입 꾹 다물고 있는데 내가 어떻게 알아. 수용 나는 그렇다 쳐도 너희 어머니는 아니었을걸. 네가 보기에 내가 무모하고 강박적으로 보이겠지만 내가 볼 때 넌 무책임하게 도망만 다니는 걸로 보여. 시간은 문제를 해결해 주지 않아. 그냥 유예시킬 뿐이지. 편한 선택은 그만할 때도 됐잖아? 이리 내가 편하게 사는 것 같아? 수용 최소한 네 멋대로 사는 걸로는 보여. 이리 진짜 멋대로 사는 게 누군데. 세상이 어떻게 모 아니면 도로 돌아가. 불가능한 걸 바라면서 이게 왜 불가능하지 왜 이렇게 안 되지, 사람들이 왜 서명을 안 해 주지. 하루라도 징징거리는 걸 멈추고 저 사람들이 왜 저러는지 궁금해하긴 해봤어? 아니지. 네가 생각할 때 저 사람들은 나쁜 사람이니까. 안 그래? 그렇게 결론지었잖아. 왜? 그게 쉽고 편하니까. 수용 그래! 맞아! 왜냐고? 누구나 배울 권리가 있으니까! 이리 정신적 보상 같은 소리하고 있네! 누가 아니래? 수용 아니라잖아! 그러니까 저러지. 수용과 이리 사이에 침묵이 잠시 흐른다. 이리 내 말 듣긴 했니? 수용 내 귀는 문이 아니니까. 이리 칸트도 너보단 융통성 있을 거야. 알지 칸트? 골방에 틀어박혀서 글만 쓰던 외톨이. 제발 사람 좀 만나. 글로 배우지 말고. 그러다가 너도 청혼 승낙만 7년 고민하는 수가 있어. 결혼해야 하는 이유 354가지, 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 350가지 쓰면서. 수용 … 내내 날 그렇게 생각했어? 이리 언제부터 내 생각이 중요했냐. 넌 너 이외의 사람들은 다 멍청하고 덜떨어졌다고 생각하잖아. 수용 내가 언제. 이리 자신을 한 번 돌아봐. 수용 … 그만 가주라. 이리 왜 도와 달라며. 아, 그래서 불렀니? 옛말에 무식한 놈이 힘세다고 이런 일엔 내가 나서야지. 수용 됐어, 가. 네 도움 필요 없어. 이리 정말? 수용 그래. 이리 후회 안 하지? 수용 그래! 정말 진짜로 필요 없어. 이리 그래 그럼! 이리, 돌아갈 채비 하는데 초인종 소리. 수용, 현관으로 가(계단의 문이 아닌 객석을 향해) 손님을 확인하는데 이리 간다 수용, 이리를 잡고 숨을 죽인다. 이리 왜? 문 두드리는 소리 이리 놔. 수용 (속삭이듯) 아랫집. 이리 이런 게 자승자박이란 거다. 이리, 문으로 향하고 수용 어디 가. 이리 가라며. 수용 할머니 가면 가. 이리 벽은 허물면서 저깟 문은 하나 못 여냐. 수용 그게 아니라. 손에 뭐가 있어. 이리 뭐? 수용 몰라. 뾰족하고 날카로운 걸 쥐고 있어. 송곳이나 드라이버 같아. 이리, 현관(객석을 향해)으로 가 보면 커다란 스크린에 할머니의 모습이 뜬다. 모니터로 보이는 노파는 인터폰 렌즈에 왜곡된 모습이다. 괴이하고 위협적으로 느껴진다. 이리 진짜네…. 수용 잘못하다간 오늘 피 보겠어. 이리 피는 무슨. 수용 말했잖아 전형적인 옛날 사람이라고. 이리 나도 난데 너 너무 고정관념으로 뚤뚤 뭉친 거 아니냐. 그냥 할머니야. 우리랑 똑같은 사람이라고. 수용 네가 안 맞아 봐서 그래! 이리 쫄았구만. 수용 … 얼마나 아픈데. 이리, 다시 현관으로 가 동태를 살피곤 이리 안 가시네…. 수용 그냥 없는 척하자. 층간소음에 살인도 난다잖아. 이리 그 난리를 쳤는데 없는 척이 돼? 수용 해보고 말해. 왜 안 해보고 그래? 이리 넌 이상한 데서 긍정적이다? 수용 넌 남 일에만 용기를 내잖아. 이리 그래, 알겠어. 집주인 마음대로 해. 말 그대로 집주인이 주인이니까. 이리, 가방을 대충 던지곤 의자에 털썩 앉는다. 가만 보던 수용은 멀찍이 떨어진 바닥에 앉는다. 이리 왜 바닥에 앉아? 수용 왜. 이리 지금 눈치 주냐. 수용 그건 무슨 피해망상이야. 이리 네가 나중에 또 뭐라고 할까 봐 그러지. 불만 있을 땐 말 안 하고 한참 지나서 말하잖아. 수용 내가 쌓아 두는 게 아니라 네가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거지. 이리 실수가 실순지 어떻게 알아, 말을 안 하는데. 수용 어떻게 몰라? 이리 넌 아니? 수용 당연하지. 내가 네 입장이었으면. 이리 그런 가정은 하지 말자. 넌 내가 아니잖아. 나도 네가 아니고. 수용 상식에 대한 얘기야. 이리 이젠 내가 상식도 없다? 수용 (난감하지만 거짓말을 할 순 없지) 가끔. 이리 너한테 난 대체 뭐냐? 수용 친구. 이리 원래 친구한테 이래? 아님 나한테만 이래? 수용 내가 뭘…. 이리 방금! 수용 조용히 해. 이리 내가 상식이 없다며 아까는 정상 아니라고 하더니 넌 상식도 없고 정상도 아닌 애랑 왜 친구 하냐. 노파 (문 쿵쿵) 안에 없어? 있지? 수용 가끔 그렇다고. 왜 이렇게 발끈해? 나도 가끔은 상식 없이 굴어. 이리 정말 박수를 보낸다. 노파 있네. 문 좀 열어봐, 총각! 이리 저 할머니 말귀 어두운 거 맞아? 별로 크게 말 안 하는데 다 들어. 수용 그래 내가 미안하다. 미안해. 이리 아이고, 엎드려 절 받기다. 수용 그래, 그것도 내가 미안해. 이리 할머니 아니었음 절대 안 했을 말이지. 노파의 문 두드리는 소리가 요란하다. 수용, 무릎을 꿇는다. 이리 뭐하냐? 수용 미안. 이리 일어나…! 수용이 일어나지 않자 이리도 같이 무릎 꿇고 이리 뭐 하자는 거야. 수용 네 방식대로 사과하잖아. 이리 이게 무슨 내 방식이야. 수용 날 감정적으로 굴복시키고 싶어 하잖아. 이리 날 그런 쓰레기로 봤어? 수용 내 사과를 사과로 인정하질 않잖아. 이리 그건 맞는데. 수용 그것 봐. 이리, 노파가 만들어 내는 소음과 수용의 행동에 머리가 터질 듯하다. 이리 나중에 하자. 제자리걸음이야. 차라리 저쪽을 선택할래. 수용, 이리의 바짓가랑이를 잡고 이리 뭐해…! 수용 가지 마. 이리 왜 이래, 얘가…! 수용 이대로 나갔다가 무슨 일을 당할 줄 알고! 이리 하지 마. 기분 되게 이상해. 두 사람 잠시 실랑이를 벌인다. 그 순간 노파의 문 두드리는 소리가 멈춘다. 두 사람 문을 가만 바라보고 노파, 집 안 소리를 듣기 위해 문에 귀를 대 본다. 이리 봐, 조용해졌어. 수용 안 갈 거지? 이리 어! 수용, 이리를 놓아 준다. 이리, 문으로 향하니 수용은 움찔거리고 이리 안 가! 이리, 문에 귀를 대 본다. 수용 (조심스레) 갔어? 이리 (속삭이며) 몰라. 노파 이봐! 이리, 화들짝 놀라 되돌아온다. 수용 거 봐. 이리 오늘 무슨 날이냐. 미치겠네. 벽하고 말하는 것 같아. 수용 나 말하는 거야? 이리 총체적으로 다. 노파, 문틈에 종이 한 장을 끼워 놓고 돌아간다. 수용 내가 벽이면, 나도 이렇게 부숴버릴 거야? 이리 부수는 건 네 아이디어잖아. 귀찮게 뭐 하러 그래. 나였음 그냥 이사 갔어. 수용 … 지금 절교 선언한 거야? 이리 아니. 뭐래 정말. 지금 벽 얘기하던 거 아니었어? 수용 그래, 벽 얘기하고 있었지. 네가 벽이랑 얘기하는 것 같다며. 이리 아니, 내가 말한 벽은 이 벽이고, 나라면 그냥 이사를 갔을 거라고! 네가 말한 벽은 그러니까 너고 네가 벽이라면 나는 이사를 가는 게 아니라, 그냥 문을 하나 내든가 창문을 하나 뚫든가 어? 뭐가 이렇게 어렵지. 울어? 이리, 적잖이 당황스럽다. (이쯤 노파는 자리를 뜨고) 수용 …. 이리 미안해. 수용 네가 왜 사과하는데? 이리 내가 남자 눈물에 약하잖아. 몰라, 그냥 튀어나왔어. 넌 왜 우는데. 무슨 일 있어? 오늘이 그날은 아니지? 아까 분명히 아니라고 했다? 수용 무슨 날. 이리 데드타임. 수용 아니야. 그냥…. 조기 갱년기 같아. 이리 이제 스물아홉이 웃기네. 수용 아예 가능성 없는 얘기는 아니지. 요즘 애들 사춘기 일찍 온다며. 아니면 비타민D 부족 우울증이든가. 모르겠어. 세상에 거대한 벽이 느껴져. 이리 세상에 혼자 남은 것 같고? 수용 너도 그래? 이리 생리 전 증후군이 딱 그래. 너도 정신적 생리하니? 수용 장난치지 마. (사이) 나는 그냥 햇빛을 보며 살고 싶어. 내가 너무 많은 걸 바라는 건가. 이리 내가 아까 했던 말은…. 수용 동구에 특수학교 설립이 2012년에 결정됐어. 근데 어떻게 된 줄 알아? 예정대로라면 올해 3월에 개교를 해야 했거든? 근데 아직 벽돌 한 장 못 얹었어. 여기는 그렇게 되면 안 되는데…. 희망이 안 보여…. 이리 희용소는 눈에 보이는 게 아니지. 수용 희용소? 이리 희망, 용기, 소망. 희용소. 수용 (한숨) 오늘은 그냥 아무 말도 하지 마. 이리 장난치는 거 아냐. (잠시 생각을 고른다) 사랑이 눈에 보이니? 느끼는 거지. 사람을 움직이는 건 생각보다 사소해. 아주 작은 떨림이면 충분하거든? 나는 내가 처음 좋아했던 애를 떠올리면 지금도 손끝이 떨려. 심장은 말할 것도 없지. 여기서부터 뿜어져 나오는 파동이니까. 내가 그 애랑 잘되지 않았다고 해서 걜 사랑하지 않게 되는 걸까? 내 첫사랑은 지독한 이성애자고 나는 더 지독한 레즈비언이라서 영원히 평행선에 설 수밖에 없지만, 걘 여전히 내 첫사랑이야. 결과가 본질을 대변하지 않는다고. 희망도 똑같아. 느끼는 거지. 수용 그러면 더 확실하네. 왜냐면 내가 요 근래 느끼고 있는 건 절망과 인류에 대한 혐오뿐이거든. 이리 진동을 만들고 있어서 그런 거 아닐까. 네가 심장인가 보지, 네가 망치인 거야. 아까 망치질해 봐서 알잖아. 망치질하는 놈 손목은 아 나는 거라고. 그래서 네가 지금 힘들고 또 뭐냐, 절망과 인류에 대한 혐오를 느끼는 거야. 누군가는 네가 만든 진동을 느끼고 있어. 수용 … 희망사항이다. 이리 최소한 나는 느껴. 그러니까 너무 그러지 마. 이리, 수용의 곁으로 가 가만 안아 준다. 수용, 이리의 어깨에 머리를 가만 기댄다. 이리의 서툰 위로가 마음에 닿는다. 수용 내가 여자가 되면 날 사랑해 줄래? 이리 무슨 소리야. 수용 몰라, 그냥 튀어나왔어. 이리 난 널 사랑해. 네가 나에게 주는 스트레스와 삶의 충만함을 어떻게 외면할 수 있겠어. 수용 스트레스는 알겠는데 삶의 충만함은 뭐야? 내가 너한테 그런 걸 줘? 이리 응. 수용 …. 수용, 쿵쾅쿵쾅 뛰는 심장을 느끼며 일어서 문으로 향한다. 이리 왜? 수용 좀 덥지 않아? 난 좀 덥네. 이리 열게? 수용 어. 열어드리게. 이리 이제 안 무서워? 수용 아니. 어. 아니. 내가 언제 무서워했다고 그러냐. 그냥, 혼란스러웠던 거지…. 가신 것 같기도 하고. 아직 계시면 나한테 정말 하고 싶은 말이 있는 걸 테니까…. 이리 갑자기 용감해졌네. 수용 도와주겠지 뭐…. 이리, 그런 수용을 보며 미소 짓고 수용, 머쓱하게 돌아서며 현관문(계단에 있는 문)을 연다. 무대 위 작은 무대, 노파는 종이 한 장을 날려 보낸다. 종이는 수용 앞으로 떨어진다. 특수학교 설립 찬성 서명서다. 이리 뭐가 적혀 있는데? 수용과 이리, 적힌 글을 보고 내가 배움이 짧아 글을 몰랐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알게 되어 늦게나마 표를 줍니다. 내 이름 석 자가 좋은 일에 쓰여 참 기쁩니다. 고맙습니다. 그리고 아프게 해서 미안합니다. 이웃사촌 김옥형. 옥형이 있는 아래를 본다. 글쓰기 연습을 하는 옥형의 모습에서 암전.
  • “살려주세요” 폐그물에 뒤엉킨 새끼거북 가까스로 구조 (영상)

    “살려주세요” 폐그물에 뒤엉킨 새끼거북 가까스로 구조 (영상)

    호주 해안에서 폐그물에 뒤엉킨 새끼 바다거북이 가까스로 구조됐다. 29일(현지시간) 9뉴스는 호주 북부 노던테리토리주 항만도시 다윈에서 폐그물에 걸려 꼼짝 없이 바다를 둥둥 떠다니던 새끼 거북이 구조됐다고 보도했다. 이날 다윈 지역 던디 해안에서 낚시를 하던 리스 시어러 일행은 망망대해를 둥둥 떠다니는 무언가를 발견했다. 시어러는 “친구와 바다낚시를 나갔는데 바다 한가운데 쓰레기가 둥둥 떠다녔다. 가까이 가보니 폐그물에 뒤엉킨 새끼 거북이었다”고 밝혔다. 어망으로 건진 새끼 거북은 제 몸집보다 큰 폐그물에 통째로 걸려 지느러미 모두 제대로 움직일 수 없는 상태였다. 구조되지 않았다면 굶어 죽었거나, 바다를 둥둥 떠다니다 포식자의 먹이가 됐을지 모르는 일이다. 시어러는 “거북 지느러미 4개가 모두 그물에 칭칭 감겨 기력이 하나도 없었다. 정말 충격적이었다”고 설명했다.시어러 일행은 한올한올 조심스럽게 거북을 옭아맨 폐그물을 끊어냈다. 제 목숨을 구하는 중이라는 것을 아는 듯 거북도 그물이 모두 제거될 때까지 얌전히 기다렸다. 드디어 그물에서 벗어난 새끼 거북은 오랜만의 자유에 신이 난 듯 지느러미를 팔딱거렸다. 시어러는 다시는 위험에 빠지지 말라는 뜻에서 등딱지에 입맞춤을 한 후 거북을 곧장 바다로 다시 돌려보냈다. 현재 전 세계에 서식하는 바다거북 8종은 모두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돼 있다. 기후변화로 개체 대부분이 암컷이라 대가 끊길 처지에 놓였다. 여기에 폐그물과 플라스틱 쓰레기 등으로 해양 생태계까지 오염돼 바다거북이 설 자리는 점점 줄고 있다.지난 여름 스페인에서는 폐그물에 뒤엉킨 바다거북이 일주일 간격으로 구조돼 경각심을 불러일으켰다. 유령처럼 바다를 떠다니는 폐그물에 걸려 죽은 해양동물 사체가 포식자를 유인해 다른 동물까지 연쇄적으로 그물에 얽히는 ‘고스트 피싱’(Ghost Fishing)의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도 문제다. 그물의 분실과 폐그물 수거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해양 생물의 10%가 유령그물에 고통받고 있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사용 후 방치되는 유령그물은 연간 4만4000t, 이중 수거되는 물량은 절반 정도에 불과하다. 해수부는 유령그물로 인한 피해액이 매년 3700억 원에 이른다고 밝힌 바 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핵잼 사이언스] 빙하기 때 익사한 멸종 털코뿔소 발굴…털까지 고스란히

    [핵잼 사이언스] 빙하기 때 익사한 멸종 털코뿔소 발굴…털까지 고스란히

    러시아 사하공화국에서 빙하기 때 죽은 것으로 추정되는 어린 털코뿔소의 사체가 발견됐다. 보존상태가 매우 양호해 연구가치가 높은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털코뿔소(woolly rhino)는 신생대 제4기인 플라이스토세(世)에 아시아와 유럽 북부 초원에서 살았던 동물로 강원도와 경기도에서도 화석이 발굴된 바 있다. 플라이스토세에는 인류가 발생해 진화한 시기로 빙하로 덮여 몹시 추웠던 시기이다. 당시 추위로 인해 많은 거대동물들이 멸종한 가운데 털코뿔소는 살아남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후 사람에 의해 멸종된 것으로 알려졌다. 시베리아에 있는 사하공화국 아비스키 지역의 영구동토층에서 지난 8월 발굴된 털코뿔소의 사체는 털가죽뿐만 아니라 치아와 내장 일부 등 다양한 신체 조직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털코뿔소의 내장이 거의 완벽하게 보존돼 있는 덕분에, 수만 년 전 죽기 직전에 마지막 식사로 어떤 먹이를 먹었는지까지 분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조사 결과 이 털코뿔소는 2만~5만 년 전 이 지역에서 서식한 생후 36~48개월의 새끼이며, 여름 무렵 강에서 익사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아직 방사성탄소연대측정 분석이 끝나지 않아 공식적인 서식 시기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한편 이번 발견은 2014년 당시 또 다른 새끼 털코뿔소의 사체가 발굴됐던 장소 인근에서 이뤄졌다. 당시 발굴된 것은 약 3만 4000년 전 해당 지역에 서식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전문가들은 이번에 발견된 새끼 털코뿔소의 사체가 이비스키 지역에서 유일하게 발굴된 것이자, 사하공화국에서 발굴된 두 번째 새끼 털코뿔소의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하공화국 과학아카데미의 고생물학자인 알버트 프로토포프는 “이 지역 인근에서 발견된 일련의 고대 동물들은 대체로 강에서 익사한 것으로 추정되며 사체 상태가 매우 잘 보존돼 있는 것이 공통점”이라면서 “특히 이번에 발견된 새끼 털코뿔소 역시 장기의 일부가 보존돼 있어, 이 동물들이 어떻게 먹고 살았는지 자세히 연구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따뜻한 세상] 2020년을 보내며, 일상 속 영웅들을 기억합니다

    [따뜻한 세상] 2020년을 보내며, 일상 속 영웅들을 기억합니다

    2020년은 그 어느 때보다 힘든 한해였습니다. 그 중심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이 있습니다. 한 해가 코로나19로 시작해 코로나19로 끝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갑작스럽게 바이러스가 출몰해 우리에게 끼친 영향은 상당했습니다. 끝을 알 수 없기에 두려움도 큽니다. 전 세계적으로 이어지는 코로나19 사태에 대한민국 국민 역시 점점 지쳐가고 있습니다. 연일 쏟아지는 복잡하고 무거운 뉴스는 그 무게만큼이나 우리의 마음을 짓눌렀습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살만한 가치 있는 세상’을 만들어가는 이들의 반짝이는 사연은 지치고 힘든 이 시대를 사는 우리에게 따뜻한 위로와 공감의 메시지를 주고 있습니다.운전 중 주택가 쓰레기 더미에 불이 난 것을 목격한 후 즉시 진화한 운전자, 쉬는 날 고속도로 터널 안에서 발생한 차량 화재 진화에 한치의 망설임 없이 뛰어든 소방관, 어미 잃은 새끼 오리들을 구조하기 위해 힘쓴 여성, 손수레에 모은 폐지가 도로에 쏟아지면서 어려움을 겪는 이에게 선뜻 도움의 손길을 건넨 이름 없는 영웅도 있었습니다. 또 신혼여행 중 바다에 빠진 시민을 구조한 경찰관·간호사 부부, 제동장치가 풀린 승용차를 보자마자 달려가 직접 멈추게 해 인명피해를 막은 시민, 트럭에서 쏟아진 술병으로 아수라장이 된 도로를 치운 고등학생 등 누군가를 위한 사려 깊은 관심과 배려, 따뜻한 도움의 손길이 닿은 사연들은 힘든 시기를 겪는 시민들에게 깊은 감동과 울림을 주었습니다. 2020년 코로나19로 지친 우리의 마음을 달랜 많은 사연을 영상으로 만나보시죠.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고압선에 짝 잃은 백조… 떠나지 못하고 앉아 애도

    고압선에 짝 잃은 백조… 떠나지 못하고 앉아 애도

    고압선에 짝을 잃은 백조가 철길에 앉아 한참을 애도하면서 독일 열차 수십 대가 지연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8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지난 23일 독일 중부 푸다탈시 이체에(ICE·고속철) 선로 옆에 백조가 자리를 잡고 앉아 떠나지 않는 바람에 카셀에서 괴팅겐으로 가는 열차 23대가 50분간 지연됐다. 백조가 앉은 곳은 다른 백조가 철로 위 전선에 걸려 목숨을 잃은 곳 아래였다. 소방과 경찰이 출동해 전선에 걸려있던 백조의 사체를 치우고 선로에 앉아있던 백조를 잡아 인근 풀다 강에 풀어줬다. 이번 일은 경찰에 의해 알려졌다. 가디언은 “백조가 자신의 짝이 죽은 곳 근처에 머물면서 기리는 모습은 이전부터 꾸준히 관찰돼왔다”고 전했다. 백조는 일부일처제로 짝을 맺으면 평생을 같이 살며 짝이나 새끼를 잃으면 애도하는 행동을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암수 모두 양육에 참여하며 어미 백조는 새끼를 등에 태우며 키우기도 한다. 영역개념과 새끼를 보호하려는 성향이 강하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대만서 두 번째로 태어난 새끼 판다, 마침내 일반 공개

    대만서 두 번째로 태어난 새끼 판다, 마침내 일반 공개

    대만에서 두 번째로 태어난 새끼 대왕판다가 건강한 모습으로 카메라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28일 AFP통신 보도에 따르면, 대만 타이베이 시립동물원은 29일부터 암컷 새끼 판다를 일반인에게 공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중국어로 ‘소중한 보배 같은 새끼 (판다)’라는 뜻으로 위안바오(圓宝)라는 이름이 붙여진 이 판다는 프레스 행사에 참가한 150여 명의 취재진 앞에서 나무에 기어오르거나 톱밥을 가지고 장난치는 모습을 선보였다.생후 6개월 된 위안바오는 지난 6월 29일 위안위안(圓圓)이라는 이름의 어미에게서 태어났다. 출생 당시 몸무게가 186g에 불과했지만, 현재는 13㎏가 넘을 만큼 건강하게 자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비는 퇀퇀(團團)이라는 이름의 수컷 판다로 지난 2018년 세계 최초로 티타늄 치아를 갖게 돼 관심을 모은 바 있다. 위안위안과 퇀퇀은 2008년 당시 중국이 양안(중국과 대만) 관계 개선의 상징으로 선물해 동물원에 온 뒤로 대만인들의 사랑을 받아 왔다. 위안위안은 지난 2013년에도 암컷 새끼 판다를 출산했다. 위안위안의 새끼라는 뜻으로 위안자이(圓仔)라는 이름이 붙여진 이 판다는 대만에서 태어난 최초의 판다로 기록됐다. 중국 정부는 보통 판다를 다른 나라에 보낼 때 빌려줄 뿐이고, 거기서 태어난 새끼 판다는 중국에 돌려줘야만 한다. 하지만 위안위안과 퇀퇀은 예외적으로 중국에서 선물로 줬기에 위안짜이는 물론 이번에 공개된 두 번째 새끼 판다 역시 대만에 남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대만은 ‘친중파’로 여겨지는 중국국민당이 정권을 통치하고 있어 위안위안과 퇀퇀을 대만에 보내기로 한 중국 정부의 결정에도 상징적인 의도가 있었다. 두 마리 판다의 이름을 합치면 ‘퇀위안’(團圓)으로 중국어로 “떨어져 있다가 다시 만난다”는 통일을 상징하는 의미가 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대만 독립론을 주장하는 민진당에서는 중국의 통일 공작이라며 반발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판다 암수 한 쌍의 도착으로 대만에서는 판다 열풍이 일어났고 위안짜이의 탄생 이후 판다에 관한 관심이 더욱더 커졌다. 한편 판다는 주로 쓰촨성 지방을 중심으로 야생에서 1600마리도 채 남아 있지 않으며 전 세계적으로는 약 300마리가 사육되고 있다. 사진=AFP 연합뉴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사유리가 ‘서양인 정자’ 기증받은 게 잘못인가요?[이슈픽]

    사유리가 ‘서양인 정자’ 기증받은 게 잘못인가요?[이슈픽]

    “건강하고 EQ 높은 사람의 정자 원했다”동양인 정자 기증 많지 않아 서양인 정자정자 냉동 보관, 미래의 난임 대비정자 기증, 무정자증 난임 부부에 ‘큰 힘’ ‘자발적 비혼모’ 일본 출신 방송인 후지타 사유리(41)가 생후 50일 된 아들의 얼굴을 공개했다. 사유리 아들은 또렷한 이목구비를 자랑하는 혼혈이었다. 28일 사유리는 아들과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며 엄마가 된 행복감과 함께 진한 모성애를 드러냈다. 사유리는 앞서 최근 유튜브 채널 ‘사유리TV’를 통해 서양인 정자를 기증받은 이유를 털어놓은 바 있다. 사유리는 “일단 국적을 신경 쓰지 않았다. 서양, 동양도 신경 안 썼다”며 “그러다 서양 어떤 사람으로 결정을 했다. 기증하는 곳엔 동양인이 거의 없다. 기증을 많이 안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정자 기증의 기준에 대해 “술, 담배 안 할 것. 몸이 건강한 게 우선이었다”며 “IQ가 높은 것은 신경 안 썼다. 반면, EQ 수치가 높은 사람을 일부러 찾았다. 다른 사람이 어떤 것을 생각하고 있는지, 공감 능력이 많은가를 중요하게 생각했다”고 밝혔다. 사유리는 출산 후 “아기가 처음엔 낯선 느낌이 있지만 하루하루 예뻐지고 있다. 피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지만 같이 있는 시간이 더 중요한 것 같다”고 자신의 소신을 밝혔다. “건강한 아기로 크는 게 제일 중요하다”, “멋진 선택 응원합니다”등 사유리의 선택에 대부분 박수를 보냈지만, 일부 네티즌은 동양인의 정자가 아닌 서양인의 정자를 받아 출산했다는 소식에 다소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은행에 돈은 없지만 정자는 있다” 가수 이상민이 27일 방송된 SBS 예능 ‘미운우리새끼’에서 ‘정자 냉동’을 했다고 고백하자 가수 김종국이 우스갯소리로 한 말이다. 이날 이상민은 “최근에 나랑 친했던 사유리가 아이를 낳았다. 사유리를 보면서 결혼과 아이에 대한 복합적인 생각이 많이 들었다”며 “그래서 지난주에 정자를 얼렸다. (정자를 얼릴 때) 우리나라 남자는 사인을 다 한다. 옆에 공란이 있는데, 배우자가 사인을 하면 그 정자를 사용할 수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사유리가 정자를 기증받은 ‘정자은행’이란 정자를 채취한 뒤 작은 용기에 넣어 영하 196도 액체 질소 탱크 속에서 급속 냉동을 하여 보관한 후 필요할 때 일부를 녹여 보조생식술(인공수정 또는 체외수정술)에 이용하는 방법을 의미한다. 정자은행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크게 두 부류로 나뉜다. 자신의 정자를 냉동 보관하여 미래의 난임에 대비하는 경우가 있고, 전혀 알지 못하는 타인의 임신을 도와주기 위해 자신의 정자를 기증한 경우로 기증된 정자를 냉동 보관하고 있는 경우도 있다. 자신의 배우자 임신을 위해 자신의 정자를 냉동해 둔 경우는 ‘정자 냉동’이라고 하며 타인의 임신을 위해 자산의 정자를 기증하여 냉동해 둔 경우를 ‘기증 정자은행’이라고 한다. ‘기증 정자은행’ 통해 정자 기증 어떨까요? 사유리는 ‘기증 정자은행’을 통해 정자를 기증받은 것이고, 이상민은 ‘정자 냉동’을 한 것이다. 서양에서는 ‘기증 정자은행’이 활발한 한편, 동양은 상대적으로 그 수가 적다. 이 이유로 사유리도 서양인 정자를 기증받았다. 예전에는 법적 또는 기증 사실에 대한 익명화 문제로 인해 자신의 정자를 기증하는 것을 꺼리는 사회적 분위기가 팽배했다. 하지만 심해지는 환경 오염과 과로 등의 영향으로 남성 난임이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기증된 정자를 이용해 임신을 시도하려는 시도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정자를 기증하려는 빈도는 많지 않음에도 기증된 정자의 검사 절차는 엄격하게 진행되고 있다. 실제 정자를 기증하고 싶어도 반수 이상이 기증 자격에 들지 않아 탈락하며 또한 기증 정자를 사용하려면 최초 기증 시점에서 6개월이 지나서 시행하는 혈액 검사에서 통과해야 이용이 가능하다. 타인에게 정자를 기증하는 절차는 복잡하지 않다. 몇 차례의 방문만이 필요하며, 감염성 질환에 대한 검사를 포함한 여러 혈액 검사, 다양한 상황에 대한 사전 이해와 동의만 있으면 큰 문제가 없다. 정자은행에 정자를 기증한다면 사유리처럼 ‘자발적 미혼모’뿐만 아니라 무정자증 진단을 받은 남성 난임 부부에게 무척 큰 힘이 될 것이다.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인간이 문제”…그물에 걸린 새끼 사슴 넉 달 만에 구조

    “인간이 문제”…그물에 걸린 새끼 사슴 넉 달 만에 구조

    그물 하나를 통째로 머리에 이고 다니던 새끼 사슴이 무사히 구조됐다. 22일(현지시간) 미국 방송 KCRA3은 캘리포니아 주 어류 야생 동물보호국(CDFW)의 새끼 사슴 구조 작전이 성공적으로 끝났다고 보도했다. 지난 9월 캘리포니아주 새크라멘토 카운티 나토마 호수 근처에서 처음 목격된 사슴은 형형색색 털실로 만든 그물 하나를 통째로 머리에 이고 있었다. 현지언론은 먹이를 찾아 주택가를 배회하던 사슴이 가정집 뒷마당에 설치된 ‘해먹’ 줄에 걸렸다고 전했다. 해먹은 기둥 사이나 나무 그늘에 달아매어 침상으로 쓰는 그물의 일종이다.목격자들은 “털실로 짠 해먹 그물은 물론 금속 기둥, 심지어 코드까지 몽땅 뿔에 뒤엉켜 있었다”면서 “사슴이 많이 지쳐 보였다”고 설명했다. 10월 짝짓기 기간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때라 다른 사슴까지 그물에 얽힐 수도 있다는 우려가 번졌다. 하지만 구조는 쉽지 않았다. 1살이 넘은 사슴은 캘리포니아주 어류 야생 동물보호국 허가가 있어야 접근이 가능한 데다, 사슴의 경계심 또한 높아 포획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현지 동물단체는 추적 카메라를 설치하고 사슴의 일거수일투족은 관찰했다.그리고 지난 19일 캘리포니아주 어류 야생 동물보호국은 사슴 포획에 성공했다. 보호국 소속 데이비드 몰렐 박사는 마취총으로 사슴에게 진정제를 투여한 후 뒤엉킨 그물을 뿔과 함께 제거했다. 보호 당국은 사슴이 밀렵꾼 눈에 띄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잘린 뿔은 내년 봄 뿔갈이 때 새로 자랄 것이다. 다 자란 수사슴 뿔은 매년 봄 저절로 떨어진 후 새로 자란다. 말랑말랑 새로 난 어린뿔을 잘라 건조한 것이 약재로 쓰이는 녹용이다. 관련 당국은 넉 달 만에 자유의 몸이 된 사슴을 방생하는 한편, 야생동물에게 먹이를 주지 말라고 거듭 당부했다. 캘리포니아 어류 야생 동물보호국 측은 “사슴에게 먹이를 줘 버릇하면 자꾸 주택가로 내려와 빨랫줄이나 해먹, 배구 네트, 전선에 얽힐 위험이 있다”면서 “먹이를 주지 말라. 불법이다. 주지 않아도 괜찮다”고 강조했다.실제로 ‘해먹 사슴’이 처음 목격된 지 2주 만에 같은 지역에서 그물에 뒤엉킨 또 다른 사슴이 등장한 바 있다. 뿔에 그물이 뒤엉킨 사슴은 발을 내디딜 때마다 줄에 걸려 절뚝거리며 위태롭게 발을 내디뎠다. 보호 당국은 “아무 생각 없이 먹이를 주는 행동은 생각지도 못한 방식으로 야생동물을 위험에 빠트린다. 사슴 사이에 질병이 퍼질 수도 있고 산사자 같은 포식자를 유인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비방글에 “배은망덕한 XX” 맞댓글... 대법 “모욕죄 아냐”

    비방글에 “배은망덕한 XX” 맞댓글... 대법 “모욕죄 아냐”

    자신을 비방한 온라인 게시글에 욕설 등이 담긴 표현을 했다 하더라도 이를 모욕죄로 단정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28일 대법원 2부(주심 김상환 대법관)는 모욕 혐의로 기소된 A씨의 상고심에서 벌금 1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무죄 취지로 깨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밝혔다. 2018년 11월 B씨의 페이스북에 본명을 밝히지 않은 아이디로 B씨를 비방하는 댓글이 게시됐다. B씨는 해당 댓글을 지인인 A씨가 달았다고 생각했고, A씨를 비방하며 그의 실명을 공개하고 전화번호 일부가 포함된 고소장 사진도 올렸다. A씨는 댓글을 달지 않았다며 여러 차례 항의하고 사과를 요구하는 댓글을 달았지만, B씨는 A씨를 조롱하며 이를 거부했다. 이에 A씨는 지난해 1월 B씨의 페이스북에 “고소해 싸가지 없는 새끼야. 사람새끼가 내뱉을 소리가 있는 거고 못할 소리가 있는 건데 너같은 가 감히. 배은망덕한 새끼”라는 내용의 댓글을 올렸다가 모욕죄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은 A씨 댓글이 B씨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할만한 경멸적 표현’이라고 보고 A씨에게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 이에 A씨 측은 항소했지만 2심은 이를 기각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A씨의 댓글이 B씨가 반복적으로 게시한 비방 댓글에 대한 불만을 표현하는 과정에서 비롯된 점에 주목했다. 재판부는 “A씨의 댓글은 진위 파악 없이 자신을 익명의 비방자로 몰아간 B씨에 화나는 감정을 표출한 것”이라며 “무례하고 저속한 표현이지만 사회적 평가를 저하할만한 표현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소백산 방사 여우 108마리 중 81마리 생존

    소백산 방사 여우 108마리 중 81마리 생존

    소백산 국립공원 일대에 방사된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인 여우 개체수가 100마리 이상으로 크게 늘어났다. 환경부 산하 국립공원공단은 여우 교미기(1~2월)를 앞두고 지난달부터 최근까지 세 차례 걸쳐 가족 단위 위주의 여우 33마리를 소백산 국립공원 일대에 방사했다고 27일 밝혔다. 이번에 방사된 여우 가족들은 부모 12마리와 올해 경북 영주에 있는 증식시설에서 태어난 새끼 16마리다. 나머지 5마리는 성체 암수다. 이로써 환경부와 국립공원공단이 2012년 소백산 일대에서 여우 복원사업을 시작한 이후 지금까지 108마리가 방사됐으며, 그중 81마리(방사 67마리, 야생 출산 14마리)가 야생에서 서식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여우의 야생 출산은 2016년 2월 소백산 일대에 방사된 암컷 1마리가 처음으로 새끼 3마리를 출산한 것을 시작으로 계속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방사된 여우가 폐사하거나 올무 등 불법 사냥도구에 부상을 입어 회수되는 등 복원사업이 난관을 겪었다. 국립공원공단 관계자는 “방사 시기와 방법을 달리하는 등 생존율을 최대한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인간과 야생 동물이 공존할 수 있도록 관심과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영주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안녕? 자연] 남극서 분리된 초거대 빙산의 재앙...영국령 섬 위협

    [안녕? 자연] 남극서 분리된 초거대 빙산의 재앙...영국령 섬 위협

    우리나라 제주도의 두 배가 넘는 면적을 지닌 세계 최대 빙산의 모습이 영국공군(RAF)과 위성 사진에 또렷이 담겼다. 이번 주 초 RAF가 촬영해 공개한 사진을 보면 세계 최대 빙산 A-68a에서 또다시 떨어져 나온 A-68d가 영국령 사우스조지아 섬 연안까지 흘러간 모습이 선명히 담겨있다. 한때 면적이 최대 6000㎢에 달했던 A-68a는 지금으로부터 3년 여 전인 지난 2017년 7월 12일 남극의 라르센C 빙붕에서 떨어져나왔다.당초 A-68로 명명된 이 빙산은 처음 2년 간은 크기의 변화가 크지 않았지만 이후 급격히 변화하기 시작했다. 마치 새끼를 출산하듯 덩어리가 갈라지며 두개가 됐고 지난 4월에는 또하나 큰 덩어리가 생겼다. 이에 명칭도 A-68에서 각각 A-68a, A-68b, A-68c로 명명됐다 이렇게 남대서양 사우스오크니제도의 공해상까지 흘러간 A-68a는 최근 영국령 사우스조지아섬 연안까지 접근하면서 곧 섬과 충돌하거나 앞바다에 머물 가능성이 커졌다. 특히 최근 분리된 A-68d가 섬에 가장 가깝게 접근했으며 A-68e와 A-68f도 생겼다. 다만 이렇게 몸통이 쪼개지고 녹으면서 60% 이상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지만 여전히 생태계에는 위협적이다.현재 사우스조지아섬에는 수많은 펭귄과 물개들이 사는 야생동물의 낙원이지만 거대한 빙산이 바닷길을 막으면 동물들은 사냥할 때마다 먼길을 돌아야 한다. 이 과정에서 동물들은 에너지가 고갈돼 죽음을 맞이할 수 있고, 성체가 사냥해 온 먹잇감만 기다리는 새끼들의 성장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물론 가능성은 작지만 빙산과 섬이 충돌한다면 섬의 생태계 전체가 파괴될 우려마저 제기되고 있다.   남극자연환경연구소 측은 “빙산이 섬에 접근하면서 더 많은 조각으로 분리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새로운 빙산이 모체와 함께 이동할지 아니면 다른 방향으로 흐를 지도 예상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中 동물원서 희귀 ‘백사자 네쌍둥이’ 탄생…야생에는 단 13마리뿐

    中 동물원서 희귀 ‘백사자 네쌍둥이’ 탄생…야생에는 단 13마리뿐

    중국 동물원에서 희귀 백사자 네 마리가 한꺼번에 태어났다. 21일 AFP통신은 중국 장쑤성 난퉁시 동물원에서 백사자 네쌍둥이가 탄생했다고 전했다. 지난달 6일 난퉁시 난퉁숲야생동물원에서 ‘백사자 사둥이’가 태어났다. 지난 5월 이 동물원에서 암컷 3마리, 수컷 1마리로 구성된 또 다른 백사자 네쌍둥이가 탄생한 지 6개월 만이다. 쌍둥이는 모두 수컷으로 사육사들의 24시간 보살핌 속에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동물원 관계자는 “새끼 네 마리 모두 건강하다. 성장 속도도 빠른 편”이라고 밝혔다. 난퉁숲야생동물원은 오는 26일 백사자 사둥이를 일반 관람객에게 공개할 예정이다.동물원 측은 호기심 많은 새끼 사자들이 우리 주변을 신나게 뛰어다니는 모습도 함께 공개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흰 털로 뒤덮여 있는 새끼들은 모두 얼핏 보기에는 알비니즘(백색증) 개체 같지만 알비노는 아니다. 멜라닌 색소 결핍으로 눈이 붉은색을 띄는 알비노와 달리, 파란색 혹은 녹색인 것에서 그 차이를 확실히 알 수 있다. 백사자에 대한 최초의 기록은 193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과거부터 남아프리카공화국 팀바티티 지역에서 자주 목격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지금은 단 13마리만이 야생에 남아있다. 동물원에 서식하는 개체도 200여 마리 수준으로 매우 희귀하다. 1970년대 유럽 열강들이 아프리카에 유입된 후 백사자를 마구잡이로 사냥한 탓이 크다.백사자보호단체가 나선 덕에 현재는 CITES(세계 동물거래 협약)에 의해 보호받고 있지만, 야생 개체는 늘어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에 일반 사자로 분류돼 있는 탓에 보전 인식도 미흡하다. 백사자 보호단체는 “세계자연보전연맹 기준 백사자는 일반 사자와 다를 바 없다. 때문에 다른 사자와 마찬가지로 백사자도 멸종위기 ‘취약(VU : Vulnerable)’ 등급에 올라 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교통사고 당한 새끼 코끼리, 심폐소생술 덕분에 목숨 건져(영상)

    교통사고 당한 새끼 코끼리, 심폐소생술 덕분에 목숨 건져(영상)

    난생처음 새끼 코끼리를 상대로 심폐소생술을 실시해야 했던 태국의 한 구조대원의 사연이 알려져 감동을 전했다. 미국 CNN, 로이터 등 해외 언론의 21일 보도에 따르면 태국에서 26년간 구조대원으로 활동해 온 마나 스리바테는 20일(현지시간), 지인들과 남동부 찬타부리주로 떠난 여행에서 안타까운 사고장면을 목격했다. 컴컴한 도롯가를 지나던 오토바이 한 대가 마침 길을 건너던 새끼 코끼리를 쳤고, 오토바이 운전자와 새끼 코끼리 모두가 길 한복판에 쓰러진 사고였다. 우연히 사고를 목격한 구조대원 스리바테는 곧바로 쓰러진 새끼 코끼리에게 다가갔다. 비록 휴가 중이었지만 생명을 구해야 한다는 본능으로 달려간 그는 곧바로 새끼 코끼리의 상태를 살폈다.안타깝게도 새끼 코끼리의 상태는 호흡이 거의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위중했다. 그러나 구조대원은 포기하지 않았고 구조대원이 된 후 처음으로 동물을 상대로 한 심폐소생술(CPR)을 시작했다. 그는 훈련과 실전에서 단 한 번도 동물에게 심폐소생술을 시도해 본 적이 없었지만, 기존에 관심있게 봐 왔던 이론 서적과 교육용 동영상 등을 토대로 코끼리의 심장이 위치한 곳을 정확히 찾아냈다.그렇게 10분이 넘도록 심폐소생술을 시도한 끝에, 새끼 코끼리는 기적적으로 호흡을 되찾고 미동을 보이기 시작했다. 특히 멀리서 어미가 부르는 소리를 들은 새끼 코끼리는 스스로의 힘으로 다시 일어나 어미가 있는 곳으로 천천히 이동했다. 스리바테는 “코끼리가 소리를 내며 움직이는 순간 눈물이 쏟아져 나왔다”면서 “지금까지 수많은 교통사고 현장에서 인명을 구조해 왔지만, 나의 심폐소생술로 생명을 되찾은 유일한 ‘사고 부상자’”라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한편 현장에서 새끼 코끼리와 충돌한 오토바이 운전자는 당시 스리바테와 함께 있던 다른 동료 구조대원들의 도움을 받았으며, 큰 부상은 입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인간이 미안해” 폐부표 밧줄에 목 매인 英 새끼 물범 버둥버둥

    “인간이 미안해” 폐부표 밧줄에 목 매인 英 새끼 물범 버둥버둥

    영국 해안에서 밧줄에 목이 매인 새끼 물범이 구조됐다. 21일(현지시간) 데일리메일은 영국 콘월주 해안마을에서 폐부표 밧줄에 뒤엉킨 새끼 물범이 가까스로 목숨을 건졌다고 보도했다. 콘월주 포트레스에 사는 샐리 앤 버넷은 반려견과 해변을 거닐다 빨간색 부표와 함께 둥둥 떠 있는 물범 한 마리를 목격했다. 얼핏 물범이 부표를 잡고 있는 듯했지만, 사실은 부표 밧줄이 물범을 옥죄고 있는 상황이었다. 폐부표에 매여 옴짝달싹할 수 없게 된 물범은 살기 위해 필사적으로 버둥거렸다.버넷은 재빨리 구조대에 이 사실을 알렸다. 그녀는 “새끼 물범이 물속에서 허우적대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영국다이버해양생물구조대(BDMLR) 자원봉사자들은 현장에서 새끼 회색물범의 상태를 점검하고 즉각 구조했다. 버넷은 “물범이 살아서 다행”이라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회색빛이 감도는 회색물범은 배면에 반점이 있는 게 특징이다. 영국 북부 도서 해역과 캐나다 해역, 노르웨이에서 무르만스크에 이르는 연해에 분포하고 있다. 전 세계 서식하는 성체는 31만6000마리 수준이다. 과거 무분별한 사냥으로 개체 수가 급감했지만, 보전 노력 끝에 개체 수가 다시 증가 추세로 돌아섰다. 현재는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멸종위기 적색목록에 관심대상(LC)으로 올라 있다.다만 오염물질 노출, 플라스틱 쓰레기의 위협 등은 여전하다. 세계자연보전연맹 연구 결과 회색물범은 다른 물범보다 훨씬 많은 오염물질이 체내에 축적된 것으로 나타났다. 먹이사슬을 통해 PCB 및 DDT에 장기간 노출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개체 수 감소와 연결될 우려가 크다. 플라스틱 쓰레기도 문제다. 영국 해양보호단체 ‘쓰레기에 반대하는 서퍼들’(SAS)에 따르면 영국 해변에는 1.6㎞당 5000개의 플라스틱 쓰레기가 널려 있다. 이는 회색물범을 비롯해 많은 해양생물의 서식지를 위협한다. 콘월 지역 동물단체가 물범 지키기에 몰두하는 이유다. 영국 정부도 콘월물범신탁연구소에 7만5000파운드(약 1억1000만 원)의 보조금을 지원하는 등 물범 서식지 보호에 관심을 두고 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세계 최고령 악어 ‘헨리’ 120세 생일 맞아…새끼만 1만 마리

    세계 최고령 악어 ‘헨리’ 120세 생일 맞아…새끼만 1만 마리

    야생 나일악어의 수명은 평균 45세로 알려져있다. 그런데 남아프리카공화국 콰줄루나탈주(州)에 있는 ‘크록월드 보호센터’(Crocworld Conservation Centre)에서 살고 있는 한 나일악어는 최근 120번째 생일을 맞이했다고 뉴스24 등 현지매체가 보도했다. 나일악어는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와 나일강 유역 그리고 마다가스카르에 분포한다. 나일악어는 매우 거칠고 사나우며 먹성도 강해 매해 200명의 사람들이 목숨을 잃는 것으로 알려졌다.1900년 남아공 이웃 국가 보츠와나의 오카방고 삼각주에서 태어난 나일악어인 ‘헨리’는 당시 매우 사나운 데다가 사람들을 습격해 식인 악어로 알려지면서 지역 주민들의 두려움을 사기도 했다. 아이를 포함해 많은 사람이 희생되자 한 부족은 헨리 경으로 불리는 한 코끼리 사냥꾼에게 이 악어를 잡아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자 헨리 경은 1903년 마침내 이 악어를 포획하는 데 성공해 사람들은 이 악어에게 헨리 경의 공적을 기리기 위해 헨리라는 이름을 붙였던 것이다. 이후 악어 헨리는 85세가 되던 1985년 크록월드 보호센터로 오게 돼 현재까지 6마리의 암컷 악어와 함께 살며 지금까지 1만 마리가 넘는 새끼를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헨리는 현재 몸길이 약 5m, 무게 약 700㎏에 달하는 거대한 체구를 지녀 방문객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다. 2017년 전 세계 모든 오래된 것을 소개하는 사이트인 올디스트닷오알지(oldest.org)에서 두 번째 장수 악어로 소개됐던 헨리는 올해 120세를 맞았다. 참고로 역대 최장수 악어는 ‘미스터 프레시’라는 이름의 호주 민물 악어로 2010년 폐사했을 때 나이가 140세였다. 따라서 헨리는 현존하는 최장수 악어다.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봉쇄령으로 한때 문을 닫았던 크록월드도 지난 9월 21일 다시 개장했으며 초등학교 방학 첫날인 지난 12월 16일에는 헨리의 생일 파티가 열렸다. 파티에는 입장객은 물론 직원에게도 케이크 한 조각씩 주어졌으며 헨리에게는 가장 좋아하는 고기 덩어리가 선물로 제공됐다. 매우 사나워 두려움의 대상이었던 헨리는 이제 평온하게 노후를 보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크록월드 보호센터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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