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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또 레미콘 공장이 들어선다고요?” …순천 선월농공단지 레미콘 공장 추진에 주민 반발 확산

    “또 레미콘 공장이 들어선다고요?” …순천 선월농공단지 레미콘 공장 추진에 주민 반발 확산

    “농공단지에 또 레미콘 공장을 짓는다고요? 우리들은 더 이상 참을 수 없습니다.” 18일 순천 해룡선월농공단지에서 만난 주민들은 레미콘 공장이 입주한다는 소식에 이렇게 발끈하고 나섰다. 주민들은 순천시가 환경 여건을 고려하지 않은 채 허가를 한다면 항의 집회 등 집단 움직임도 불사한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선월농공단지와 주변 마을 곳곳에는 ‘지역여건 무시한 레미콘 공장 허가 반대’, ‘주민 동의 없는 레미콘 설립 절대 불가’, ‘농공단지에 레미콘 공장은 부적합’ 등의 문구가 적힌 현수막 수십 장이 내걸리며 주민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해룡면 선월·통천·신성마을 주민들은 해룡산업단지와 선월농공단지 조성 과정에서 오랜 기간 소음과 분진, 대형 차량 통행 등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특히 선월농공단지 인근에는 기존 레미콘 공장이 운영 중인 상황으로 주민들은 이미 비산먼지와 차량 통행 피해에 노출돼 있다며 강경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곳에서는 레미콘 차량과 덤프트럭이 수시로 오가고 있고, 일부 도로는 대형 차량들의 반복되는 통행으로 훼손된 흔적도 쉽게 보인다. 주민들은 이 같은 상황에 레미콘 공장이 추가로 입주할 경우 현재보다 더 심각한 환경·생활 피해가 발생한다고 우려하고 있다. 현재 선월농공단지에는 입주 계약을 마친 업체들이 공장 신축 공사를 본격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이 가운데 일부 입주 기업들조차 레미콘 공장이 추가로 들어설 경우 분진 유입과 대형 차량 증가 등으로 인해 생산 환경과 기업 이미지에 부정적인 영향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첨단·정밀 분야 업종의 경우 작업 환경과 제품 품질 유지가 중요한 만큼 주변 환경 변화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회사 관계자들은 “시가 기업 유치와 산업 경쟁력을 강조하면서도 정작 기존 입주 기업들의 생산 환경 악화에 대해서는 충분히 고려하지 않는 것 같아 답답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강석구 선월농공단지 레미콘공장 입주반대 대책위원장은 “기존 공장으로도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는데 또다시 레미콘 공장이 들어온다는 이야기에 주민들의 불안과 분노가 커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처음 농공단지를 조성할 당시와 달리 주민 의견보다 기업 입장만 우선되는 것 아니냐는 불신까지 생기고 있다”고 주장했다. 주민들은 현재 순천시를 상대로 레미콘 사업계획서와 인허가 검토 자료 등에 대한 정보공개를 청구한 상태다. 이와 관련 시 관계자는 “아직 업체 측의 인허가 신청은 접수되지 않았다”며 “향후 관련 절차가 진행될 경우 주민 의견과 환경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 “코스피 시원하게 빼보자” “삼전은 없애버려야” 삼전 노조 ‘극단 발언’까지

    “코스피 시원하게 빼보자” “삼전은 없애버려야” 삼전 노조 ‘극단 발언’까지

    삼성전자 노사의 임금 협상 중재를 위한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의 2차 사후조정 회의가 18일 시작된 가운데, 회의를 앞두고 삼성전자 노조 내부에서 극단적인 메시지가 잇달아 나오면서 파문이 일고 있다. 노조 부위원장은 “삼성전자를 없애버리자”고 발언해 파장을 일으키자 진화에 나서기도 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총파업을 주도하는 최대 노동조합인 삼성전자 초기업노조 텔레그램 소통방에서 한 조합원은 “(파업으로) 코스피 시원하게 빼보자”고 주장했다. 이 조합원은 “월요일(18일) 주식시장 박살 예정인데 (외국인) 차익 실현 많이 하시라고 더 쥐고 흔들어보자”면서 “이재명 대통령의 목표인 코스피 5000 달성하게 해드리자”고 덧붙였다. 초기업노조 지도부는 “회사를 없애자”, “분사를 각오한다” 등을 주장하며 한 조합원을 상대로 부적절한 발언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 등에는 이송이 초기업노조 부위원장이 전날 파업 동참을 촉구하면서 “회사를 없애버리는 게 맞다”고 말한 사실도 전해졌다.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유된 소통방 캡쳐 이미지에 따르면 이 부위원장은 “여기까지 끌고 온 우리가 책임진다”, “분사할 거면 하고, 삼성전자는 우리가 그냥 없애버리는 거 맞다”고 말했다. 이어 한 조합원과의 일대일 대화에서는 “제대로 빡친거 보여드리겠다”, “회사 XX 한대 갈기고 싶다”, “원한다면 깡패가 된다”, “가족같은 소리 하고 있다” 등 거친 발언으로 회사를 향해 날을 세웠다. 이러한 발언은 정부가 파업을 막기 위해 긴급조정권 발동을 시사하자 노조를 비롯한 노동계가 강하게 반발하는 상황에서 나왔다. 해당 발언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확산하며 파장을 일으키자 이 부위원장은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회사의 존재를 부정하려는 게 아니라 노동자의 권리와 조합의 정당한 활동이 존중받는 방향으로 삼성전자가 변화해야 한다는 뜻”이라며 “사측의 잘못된 관행과 태도를 반드시 바로잡아야 한다는 의미”라고 해명했다. 한편 중노위는 이날 오전 10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차 사후조정 회의를 열었다. 노사는 앞서 지난 주말에도 사전 미팅을 가졌으나 성과급 상한 폐지와 제도화 등을 둘러싸고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오는 21일 총파업을 예고한 가운데, 이번 조정은 사실상 마지막 협상으로 평가된다.
  • 美 본토, 쿠바에 뚫리나…“드론 수백 대로 공격 검토 중” 트럼프 반응은? [핫이슈]

    美 본토, 쿠바에 뚫리나…“드론 수백 대로 공격 검토 중” 트럼프 반응은? [핫이슈]

    쿠바가 우호국으로부터 지원받은 드론 수백 기를 동원해 미군 기지 등을 겨냥한 공격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는 최근 입수한 기밀정보를 토대로 “쿠바 군부가 드론을 이용해 관타나모만에 있는 미군 기지와 미군 함정, 플로리다주 키웨스트를 공격하는 계획을 논의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쿠바는 이 같은 계획을 위해 지난 한 달간 러시아와 이란 등에 드론과 군사 장비를 추가로 요청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덧붙였다. 플로리다주 키웨스트는 지리적·군사적으로 쿠바와 매우 가까운 전략 거점이다. 키웨스트는 미국 본토 최남단에 있는 도시로 쿠바 아바나와 직선거리로 약 150㎞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 이곳에는 미 해군·공군 시설이 있으며 미군 훈련과 해상 감시의 중요한 거점 역할을 한다. 따라서 만약 쿠바가 상징적 압박 또는 비대칭 위협을 검토할 경우, 지리적으로 가까우면서도 군사적 의미가 큰 지역인 키웨스트를 우선순위에 둘 수 있다. 미 정보당국 “쿠바 위협 임박하진 않아”현재 미 정보당국은 쿠바의 위협이 임박했다거나 쿠바가 미국을 공격할 계획을 적극적으로 세우는 단계는 아니라고 보고 있다. 다만 향후 양국 관계가 악화해 무력 충돌이 발생할 경우, 쿠바 군부가 드론 전술을 구체화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미 고위 당국자는 악시오스에 “테러 단체부터 마약 카르텔, 이란, 러시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불량 행위자(bad actors)들이 이러한 기술(드론)을 그토록 가까이에서 이용하고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우려스럽다”면서 “이러한 위협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 전쟁을 이어가면서도 쿠바에 대한 외교와 안보 압박을 쉬지 않고 있다. 그는 지난 1일 “쿠바를 해방시키든 점령하든 장악할 수 있다. 쿠바는 지금 매우 약해진 상태”라며 “이란 전쟁에 투입된 미 항공모함을 돌아오는 길에 쿠바 앞바다에 세우기만 해도 쿠바는 항복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12일에는 트루스소셜에 “쿠바는 실패한 국가이며, 단지 한 방향, 몰락의 길로 가고 있다”면서 “쿠바가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 그러니 우리는 대화할 것”이라고 적었다. 현재 트럼프 행정부는 각종 제재를 부과하고 에너지 공급을 봉쇄하면서 쿠바를 경제적으로도 최대치로 압박하는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남미에서 베네수엘라에 이어 쿠바를 다음 목표로 삼아왔으며, 이란 전쟁이 끝나면 쿠바가 다음 군사 공격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꾸준히 상기하면서 국제사회에서는 새로운 전선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 “2031년 내 ‘대만 전쟁’ 터질수도”…트럼프 측근들 섬뜩 경고

    “2031년 내 ‘대만 전쟁’ 터질수도”…트럼프 측근들 섬뜩 경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일부 측근들이 지난주 미중 정상회담 이후 중국의 대만 침공 위험이 더 고조됐다는 점을 우려한다는 보도가 나왔다. 17일(현지시간) 미국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과 가까운 한 조언자는 “이번 방중은 향후 5년 안에 대만 문제가 실제 미중 간 전략 협상 테이블에 오를 가능성이 훨씬 커졌다는 신호”라고 밝혔다. 악시오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방중 기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마련한 대규모 의전과 특별 환대를 만족스럽게 받아들였다고 전했다. 그러나 일부 측근들은 겉으로 드러난 화기애애한 분위기와 달리, 중국이 미국과의 ‘대등한 관계’를 과시하며 대만 문제를 더욱 강하게 밀어붙이려 한다는 신호로 받아들였다고 보도했다. 측근들은 “시 주석이 중국을 새로운 위치로 끌어올리려 하고 있다”며 “중국은 더 이상 떠오르는 강대국이 아니라 미국과 대등한 나라이고, 대만은 중국의 것이라고 말하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트럼프 측 인사들은 대만 유사시 미국 경제가 받을 충격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인 TSMC를 중심으로 한 대만 반도체 공급망이 흔들릴 경우 미국 기업들의 인공지능(AI) 산업 경쟁력 자체가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조언자는 “경제적으로 미국이 준비될 방법이 없다”며 “반도체 공급망은 자급과는 거리가 한참 멀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업 최고경영자(CEO)들과 미국 경제 전체를 놓고 봐도 AI용 반도체 공급망보다 더 시급한 문제는 없다”고 덧붙였다. 시진핑 “대만 문제, 중미 관계서 가장 중요한 문제”앞서 시 주석은 지난 14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대만 문제를 직접 거론하며 미국을 압박한 바 있다. 시 주석은 “대만 문제는 중미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라며 “이를 잘 처리하면 양국 관계는 안정될 수 있지만, 잘못 처리하면 양국이 충돌해 전체 관계를 매우 위험한 상황으로 몰아넣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15일 귀국길에 오른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이 대만에 대한 중국의 공격 상황에서 미국의 대응 기조를 물었다고도 확인했다. 이는 시 주석이 대만에 대한 무력통일 시나리오를 염두에 두고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만 무기판매, 시 주석과 논의… 안 팔수도”트럼프 대통령은 또 미국의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와 관련해 시 주석과 “매우 상세히” 논의했다고 밝혔다. 같은 날 방영된 폭스뉴스 인터뷰에서는 대만에 대한 약 140억 달러(21조원) 규모의 무기 판매가 “매우 좋은 협상 칩”이라고 언급하며, 미국이 무기를 팔 수도, 팔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미국이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를 중국과 협의하지 않는다는 44년 유지 기조를 뒤집는 것으로 해석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만을 향해 중국으로부터의 공식적 독립을 추진하지 말라고도 경고했다. 그는 ‘현상유지’를 선호하며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외교가에서는 미국 정부가 그동안 중국과 협상의 대상이 아니라고 선을 그어온 대만 무기 판매 문제를 트럼프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협상 카드’로 표현한 것 자체가 중요한 변화라는 평가가 나온다. 트럼프 “대만이 美반도체 산업 훔쳐…미국으로 오길”이에 대해 미국 재계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중 접근이 중국 시장 재개방과 사업 허가 확대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만 무기 판매를 ‘협상 칩’으로 규정하는 동시에, 중국의 대만 침공 가능성을 거론하면서 대만 반도체 산업에 대해 압박성 발언을 내놨다. 그는 “내가 재임하는 동안에는 그들(중국)이 아무것도 하지 않을 것 같지만 솔직히 말해서, 내가 없을 때라면 (대만을 공격)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주장했다. 특히 자신의 전임자들이 대만의 반도체 분야에 관세를 부과하지 않았기 때문에 대만이 발전할 수 있었다면서 “대만이 미국의 반도체 산업을 다년간 훔쳐 갔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만에 있는 반도체 제조사들이 모두 미국으로 오면 좋겠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대만을 안보 파트너로 방어한다는 전통적 접근보다, 무기 판매·대만 독립·반도체 산업을 하나의 거래 패키지로 묶어 다루는 거래주의적 인식을 드러낸다. “대만 무기판매, 중단한 적 있어…미중관계 안정 중요”이와 관련해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17일 미 A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은 오랫동안 대만에 무기를 판매해왔지만, 판매하지 않았던 때도 여러 번 있었다”며 “오바마 (전) 대통령도 무기 판매를 중단한 적이 있었고, 부시 (전) 대통령도 그랬다”고 언급했다. 그리어 대표는 이어 “현실적으로 미국과 중국이 안정적 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며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는 중국이 항상 제기해온 사안이며, 대통령은 어떻게 접근할지 고려 중”이라고 했다. 그리어 대표는 다만 “가장 중요한 것은 대만 해협에서 현상 유지에 변화가 없어야 한다는 점이며, 대통령은 이에 대해 매우 명확했다. 미국의 대만 정책에는 변화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시 주석이 이를 바꾸려 한다면 그건 분명히 고려 대상이 될 것”이라며 “대통령은 그곳에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데 매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 [포토] ‘칸영화제’ 사로잡은 여신들

    [포토] ‘칸영화제’ 사로잡은 여신들

    “이렇게 긴 시간 끝까지 자리를 지키시고 관람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메르시(merci·감사합니다).”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노리는 10년 만의 신작 ‘호프’ 상영을 마친 뒤 나홍진 감독이 농담과 겸양이 섞인 한마디를 전하자 관객들은 웃음과 박수로 화답했다. 제79회 칸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된 ‘호프’는 17일(현지시간) 밤 프랑스 칸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월드 프리미어로 상영됐다. 상영 시간은 2시간 40분으로, 오후 9시 40분에 영화가 시작해 자정을 넘겨 엔딩 크레딧이 올라갔다. 나 감독이 언급한 대로 긴 상영 시간에도 불구하고 중간에 자리를 이탈하는 관객은 거의 없었다. 관객들은 ‘추격자’(2008)와 ‘황해’(2011), ‘곡성’(2016)까지 지금까지 연출한 모든 장편을 칸에서 선보여 온 나 감독에 대한 기대를 보여주듯 영화의 시작부터 환호를 아끼지 않았다. 오프닝 크레딧에 나 감독의 이름이 나올 때나 황정민, 조인성, 정호연 등 주연 배우들이 영화 속에서 극적인 장면을 연기할 때 등 상영 도중에도 박수가 터져 나왔다. ‘호프’는 비무장지대에 위치한 항구마을 ‘호포항’에 정체를 알 수 없는 생명체가 찾아와 마을을 쑥대밭으로 만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시작은 참혹한 형상으로 농로에 버려져 있는 소 한 마리였다. 마을 청년 성기(조인성 분)는 사냥을 다녀오다 발톱 자국이 난 채로 피를 흘리며 죽어 있는 소를 발견해 출장소장 범석(황정민)에게 신고한다. 성기와 범석은 잡아먹지도 않을 소를 잔인하게 죽이기만 한 범인을 호랑이로 의심하지만, 오래지 않아 호랑이 정도 스케일의 사건이 아님을 깨닫는다. 마을 곳곳이 아수라장이 됐고, 리어카며 오토바이, 자동차까지 우습다는 듯이 여기저기에 던져져 있었기 때문. 곧이어 외계인이나 공룡의 포효라고밖에 생각이 들지 않는 괴성이 뿜어져 나온다. 마을을 초토화한 뒤에야 모습을 드러낸 외계인과 마을 사람들은 욕설과 경우 없는 농담, 각종 총기와 백마, 흑마, 경찰차, 우주선이 뒤섞인 블록버스터급의 싸움을 벌인다. 극장의 감각을 극대화하는 ‘호프’는 나 감독의 전작과는 장르나 규모, 톤 등 어느 것과도 비교하기 어렵다. 외계인의 모습은 영화 ‘아바타’와 ‘에일리언’, ‘쥬라기공원’ 시리즈나 애니메이션 ‘진격의 거인’ 등 강한 시각적 인상을 남기는 크리처(괴수)들을 떠올리게 한다. 같은 외계인이어도 외형과 특징, 질감이 전혀 다른 모습으로 고자극의 ‘보는 맛’을 준다. 각기 색깔이 뚜렷한 외계인 캐릭터들은 마이클 패스벤더와 알리시아 비칸데르, 테일러 러셀, 카메론 브리튼 등 할리우드 배우들이 모션 캡처와 페이셜 캡처를 통해 연기했다. 주연 배우들의 연기도 몰입감을 극대화하는 핵심 요소다. 황정민은 외계인이 처음 모습을 드러내기 전 한 시간가량 이어지는 긴장감 넘치는 추격전을 거의 홀로 이끈다. 조인성은 말 위에 올라타 사냥용 총으로 외계인을 겨누거나, 달리는 말에서 뛰어내려 자동차로 갈아타는 등 비현실적인 수준의 액션을 설득력 있게 소화한다. 순경 성애 역을 맡은 정호연은 중요한 순간에 등장해 외계인을 처치하는 여전사로 분했다. 칸의 관객들은 정호연이 화면에 처음 등장하는 순간 한뜻으로 환호와 박수를 보냈다. 독특한 비주얼과 화려한 액션 못지않게 코미디의 존재감도 강렬하다. 말장난이 섞인 실랑이들과 심각한 상황에서 사소한 것에 집중하는 능청스러움이 영화 내내 이어진다. ‘아유 세상에, 내가 지금 뭘 보고 있는 거야?’라는 한 마을 주민의 대사는 관객의 마음을 정확하게 대변해 준다. 상영이 끝난 뒤 만난 칸의 관객들은 충격과 놀라움, 호불호가 엇갈린 다양한 반응을 내놨다. 영국 런던에서 온 샬럿 더블린은 “매우 강렬한 영화고, 보는 내내 ‘미쳤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도 “하지만 예상과 너무 달라 당황스러웠다”는 후기를 전했다. 캐나다에서 온 작가 겸 영화감독 루이스 랙슨은 “액션과 영화의 콘셉트가 너무 좋았고, 특히 외계인의 디자인이 독특하고도 현실적으로 느껴졌다”고 밝혔다. 이어 “마이클 패스벤더와 알리시아 비칸데르 등 배우들이 외계인으로만 나오는 줄 전혀 모르고 봐서 더 충격적이었다”고 덧붙였다. 프랑스인 에밀리 부는 “지금까지 칸영화제에서 본 경쟁 부문 초청작 가운데 가장 마음에 들었다”며 “긴 영화지만 지루하지 않고 심장이 계속 뛰었다”고 전했다. 사진은 영화배우, 모델 등 스타들이 17일(현지시간) 프랑스 칸에서 열린 ‘제79회 칸국제영화제’ 중 영화 ‘어나더 데이’(Garance) 시사회 레드카펫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는 모습.
  • 中 “트럼프가 뒤통수 칠 줄 몰랐어?” 조롱…대만 “배신당했다” 부글부글 [핫이슈]

    中 “트럼프가 뒤통수 칠 줄 몰랐어?” 조롱…대만 “배신당했다” 부글부글 [핫이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중 정상회담 직후 대만에 대한 무기 수출에 대한 의견을 유보하고 대만 독립에 부정적 입장을 밝히자 대만이 발끈하고 나섰다. 대만 중앙통신과 자유시보 등에 따르면 천밍치 대만 외교부 정무차관은 지난 16일 열린 ‘미·중 정상회담 이후 미·중·대만 관계’ 좌담회에서 “대만은 주권 독립 국가이며 2300만 대만인만이 민주적 방식으로 자신의 운명을 결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대만의 독립 선언을 원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에 대한 반박으로 해석된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방문 일정을 마친 뒤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중국과 대만의 상황이 현 상태를 유지하길 바란다”며 “‘누군가 미국이 우리를 지지하니 독립하자’고 말하는 상황은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또 대만 무기 판매 승인을 아직 결정하지 않았으며 협상 카드로 사용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와 관련해 천 차관은 “아직 완전히 공개되지 않은 사안으로 논평할 수 없다”면서도 “미국 측과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상황을 파악할 것이며 향후 무기 판매 역시 미국과 계속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 말에 따르면 시 주석이 먼저 이 문제를 꺼냈고 트럼프 대통령이 일부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안다”면서 “구체적인 내용은 더 확인이 필요하지만 미국의 일관된 입장은 대만 국방을 지지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언론 “대만, 이제 꿈에서 깨야” 조롱트럼프 대통령의 일련의 발언으로 대만에 대한 미국의 기조가 44년 만에 흔들리고 있다는 평가가 잇따르는 가운데, 대만 내에서는 미국이 사실상 대만을 배신한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쏟아졌다. 대만 자유시보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대만이 자위권을 행사하려면 충분한 대가를 내놓아야 한다는 의미”라며 “미국과 대만의 굳건했던 외교 관계가 상업적 거래 대상으로 전락했다”고 지적했다. 대만 현지인들도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실망감을 쏟아냈다. 대만 최대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겁을 먹은 것 아니냐”, “대만이 민주주의 진영에 서는 한 미국이 지지할 것이라 믿었는데 배신당했다”, “트럼프는 TSMC에만 눈독을 들일 뿐 대만의 안보에는 신경 쓰지 않는다” 등의 성토가 빗발쳤다. 반면 중국 언론들은 이번 회담 결과를 두고 크게 반색했다. 미·중 정상회담 직후 환구시보는 “대만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듣고 꿈에서 깨어나야 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대만 독립 세력과 함께 막대한 비용이 드는 전쟁에 휘말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드러냈다”고 밝혔다. 또 전문가의 입을 빌려 “대만 내 일부 세력은 미국을 마치 구명줄처럼 받아들이고 있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방중으로 그런 환상이 순식간에 깨졌다”면서 대만을 조롱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후속 협상에서 ‘빅딜’ 기대하기는 어려워한편 양국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대만 문제와 이란 문제를 각각 협상 지렛대로 확보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만 무기 판매 승인을 일시 보류했다고 밝히며 “그것은 중국에 달려 있다. 우리에겐 매우 좋은 협상 칩”이라고 말했다. 약 120억 달러 규모의 대만 무기 판매 문제를 중국과의 협상 카드로 활용하고 있다는 점을 사실상 인정한 셈이다. 중국은 미국 측이 이란 전쟁 종식 압박을 요청했음에도 이에 대해 원론적인 입장에 그치거나 아예 언급하지 않는 등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했다. 이에 국제사회에서는 미국과 중국이 이번 회담을 통해 교착 상태에서 패권을 경쟁하는 ‘불안한 휴전 상태’라는 점만 확인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 모스크바가 뚫렸다…우크라 드론 600대 강타, 사망자 속출 [핫이슈]

    모스크바가 뚫렸다…우크라 드론 600대 강타, 사망자 속출 [핫이슈]

    우크라이나 드론 수백 대가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를 강타하면서 주거용 아파트 등 여러 건물이 불타고 사망자가 발생했다. AP 통신 등 외신은 17일(현지시간) “전날부터 이날 밤 사이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본토에 대규모 드론 공습을 가해 4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국방부도 “밤사이 방공망으로 우크라이나 드론 556대를 격추했고 동이 튼 뒤 추가로 드론 30대를 요격했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드론 대부분을 요격하는 데 성공했다고 주장했으나 방공망을 뚫은 드론도 적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우크라이나 드론 여러 대가 민간 아파트와 기간 시설에 충돌하면서 모스크바 일대는 큰 충격에 휩싸였다. 세르게이 소뱌닌 모스크바 시장은 “드론이 모스크바의 석유·가스 정제소 인근 건설 현장을 타격해 노동자 12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모스크바 인근 지역 주민인 콘스탄틴(39)은 AFP에 “공습 당시 충격이 너무 강력해서 체격이 큰 나조차 침대에서 거의 튕겨 나갈 뻔했다”며 “창문을 열어보니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이날 SNS를 통해 “모스크바 정유공장, 솔네치노고르스크 유류 저장소, 여러 전자제품 제조업체를 최초로 타격했다”며 “전쟁이 자신이 시작된 곳으로 되돌아가고 있다”고 밝혔다. “500㎞ 날아 목표물 타격, 정당한 공격”우크라이나는 이번 공습을 통해 자국 드론의 성능을 또 한번 과시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목표물까지의 거리가 500㎞였다. 이는 매우 의미가 크다. 가장 촘촘한 방공망을 갖춘 모스크바를 뚫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공습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지역사회 공격에 대한 정당한 대응”이라면서 “우크라이나 장거리 제재(공격)가 모스크바 지역에 도달했으며 우리는 그들이 전쟁을 끝내야 한다고 분명히 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러시아 본토 내에서도 수도 모스크바를 노린 이번 공습은 우크라이나 전쟁 개전 이후 우크라이나의 최대 규모의 드론 공격으로 꼽힌다. 더불어 지난주 러시아가 짧은 휴전이 끝난 직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맹폭하자 이에 대한 보복 타격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러시아는 지난 8~10일 전승절 기간 선포한 3일간의 휴전이 끝난 뒤 양국은 다시 공격을 주고받기 시작했다. 러시아는 돈바스 지역 내 우크라이나 영토를 모두 장악하기 위해 공세를 강화하고 있고, 우크라이나는 이에 맞서 장거리 드론으로 러시아 본토 내 주요 목표물 공습에 나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중재하던 평화 회담이 이란 전쟁 등 중동 상황 악화로 사실상 무기한 중단되자, 양국은 회담 재개가 아닌 집중 포화 작전으로 전환하고 격전을 이어가고 있다. 러시아는 개전 이래 최대 규모인 모스크바 공격을 받은 후 당한 만큼 되갚아 주겠다며 맞보복을 예고해 전쟁이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다.
  • 이재명 정부 첫 통일백서 발간…‘한반도 평화공존’ 강조

    이재명 정부 첫 통일백서 발간…‘한반도 평화공존’ 강조

    통일부는 18일 지난해 정부의 대북·통일 정책 전반과 남북관계 상황 등을 정리한 ‘2026 통일백서’를 발간했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처음 나온 통일백서로, 정부가 추진 중인 ‘한반도 평화공존 정책’이 대폭 반영됐다. 지난해 2025 통일백서와 비교하면 정책 기조 변화가 두드러졌다. 지난해 백서 1장에는 ‘북한의 도발 대응 및 북핵문제 해결 노력’, 윤석열 정부의 통일 구상인 ‘8·15 통일 독트린’을 앞세웠지만, 올해 백서에서는 ‘한반도 평화공존 정책’을 전면에 배치해 상세히 서술했다. 지난해 2장에 배치됐던 ‘북한인권과 인도적 문제’도 올해는 4장 ‘사회문화협력’의 하위 항목인 ‘남북인권협력 추진’으로 축소됐다. 반면 윤석열 정부에서 상대적으로 축소됐던 남북 대화와 교류협력 관련 서술은 확대됐다. 올해 백서는 ‘평화교류협력’, ‘사회문화협력’, ‘남북대화’를 별도 장으로 두고 남북 대화 재개 노력과 교류협력 기반 조성 상황을 서술했다. 통일부는 관계자는 “정부 출범 직후부터 전단 살포를 막고, 확성기 방송을 중지하는 등 ‘먼저 평화를 실천한’ 선제적 긴장 완화 조치와 이에 따른 접경지역의 평화 회복과 같은 변화도 담겼다”고 밝혔다. 백서는 이재명 정부가 ▲북한 체제 존중 ▲흡수통일 불추구 ▲적대행위 불추진 등을 한반도 평화공존의 3원칙으로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또 통일부가 한국갤럽에 의뢰해 지난해 12월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전국 성인 1005명 중 69.9%가 ‘통일 지향의 평화적 두 국가관계’에 찬성했다고 밝혔다. 다만 북한의 ‘적대적 두 국가’ 기조로 인한 남북관계 단절은 계속됐다. 백서에는 남북 교역액이 2023년부터 3년 연속으로 ‘0원’을 기록하면서 경색된 관계를 반영했다. 남북 왕래인원도 2021년부터 5년 연속으로 전무했다. 2017년 북중 접경지역 취재 중 실종된 탈북민 출신 언론인 함진우 씨가 북한 내 억류자로 공식 분류되면서 정부가 관리하는 억류자는 6명에서 7명으로 늘었다. 정동영 장관은 발간사를 통해 “2025년 우리는 오랫동안 멈추어 있던 한반도 평화의 시계를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며 “2026년에는 한반도 평화공존이라는 목표를 향해 더욱 흔들림 없이 나아가며 말이 아닌 행동으로 평화를 실천하고 남북이 평화롭게 공존하는 이웃으로 다시 마주 앉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 ‘엉덩이 춤’ 여성 국회의원 후보 영상 논란…“선거 운동 맞아?” [핫이슈]

    ‘엉덩이 춤’ 여성 국회의원 후보 영상 논란…“선거 운동 맞아?” [핫이슈]

    미국의 민주당 하원의원 후보가 ‘트월킹’으로 불리는 엉덩이 춤을 추는 모습의 영상을 올렸다 뭇매를 맞았다. 뉴욕포스트 등 현지 언론의 17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미시간주 하원의원 후보인 셸비 캠벨(32)은 선거 운동의 일환으로 자신의 틱톡 계정에 트월킹 춤을 추는 모습을 공개했다. 이에 반대 진영에서는 “미시간주 하원 민주당 후보인 캠벨의 표를 얻기 위한 전략이 트월킹이라니”라며 비판을 쏟아냈다. 일부 유권자들은 “두 아이의 엄마인 캠벨이 선거 전략의 일환으로 립싱크와 트월킹을 선보였다. 침실에는 마리화나 관련 깃발도 세워져 있었다”, “민주당이 미시간주에 최고의 인재를 보내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유권자는 “이게 진짜 선거 전략인가. 미시간주 사람들은 표를 얻으려고 거실에서 트월킹이나 하는 사람을 지도자로 뽑는 것인가”라고 비꼬았다. 캠벨 후보는 SNS 등을 통해 적극적인 선거 운동을 하는 인사로 유명하다. 자신의 선거 웹사이트에는 과거 전과 기록과 머그샷을 자랑스럽게 밝히는가 하면, 트월킹을 추는 영상에서는 “나는 윤리적이고 품격있는 여자”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자신의 트월킹 영상이 논란이 된 후에도 “너무 사랑하고 고맙다. 계속 홍보해 달라”며 현재 상황을 즐기는 듯한 반응을 보였다. 전미자동차노조(UAW) 조합원이자 법대생으로 알려진 캠벨은 현재 민주당 소속 현직 하원의원과 경선을 앞두고 있다. 한편 미국의 제120대 하원의원을 선출하는 선거는 올해 11월 3일 치러진다. 현재 연방 상·하원 의원 경선이 이뤄지고 있으며 현 정권에 대한 심판 성격을 띠는 이번 선거에는 댄 고(41, 매사추세츠주 하원 출마), 프란체스카 홍(37, 위스콘신주 주지사 출마) 등 한국계 미국인 인사들도 출마를 선언했다.
  • 다시 이란 겨냥한 트럼프 “합의 신속하게 안 하면 아무것도 안 남을 것”

    다시 이란 겨냥한 트럼프 “합의 신속하게 안 하면 아무것도 안 남을 것”

    19일 백악관서 안보팀 소집해 군사작전 논의 관측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을 마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에 합의를 재촉하며 협상 거부 시 “아무것도 남지 않을 것”이라고 위협을 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란에 시간이 얼마 없다. 서둘러 움직이는 것이 좋을 것이고 그러지 않으면 아무것도 남지 않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시간이 핵심”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자신의 요구를 충족하는 종전안을 신속히 내놓으라고 재촉하면서 그렇지 않을 경우 고강도 군사작전을 벌일 수 있다고 압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 정치매체 액시오스와의 인터뷰에서도 시간이 얼마 없다면서 더 나은 협상안을 가져오지 않으면 이전보다 강력하게 이란을 공격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19일 백악관 상황실에 안보팀을 소집해 대이란 군사옵션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6일에는 워싱턴DC 인근의 본인 소유 골프장에서 JD 밴스 부통령과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존 랫클리프 중앙정보국(CIA) 국장, 스티브 윗코프 중동특사 등을 만나 대이란 대응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이날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은 호르무즈 해협이 통행료 없이 개방되고 깨끗해져야 한다는 것을 원한다는 데 동의했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이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위해 어떤 약속을 했는가’라는 물음엔 “대통령은 회담에서 (중국에게) 호르무즈 해협에서 조치를 취해달라고 요청하지 않았다. 대통령은 그들(중국)이 이란에 물적 지원을 제공하지 않도록 하는 데 매우 집중했고, 그것이 그가 얻어내고 확인한 약속”이라고 답했다. 그리어 대표는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방문을 수행했으며, 14일 정상회담과 이튿날 차담 및 업무오찬 등 공식 회담 자리에 모두 배석했다. 다만 푸충 주유엔 중국대사는 지난 15일 유엔 전문 온라인 매체 패스블루와 인터뷰에서 호르무즈 결의안에 관한 질문에 “우리는 내용이 적절하다고 생각하지 않으며, 시기도 적절하지 않다고 본다”고 답했다.
  • 백악관 “트럼프-시진핑 북한 비핵화 재확인” 공식 발표

    백악관 “트럼프-시진핑 북한 비핵화 재확인” 공식 발표

    홈페이지 게재 팩트시트서 확인...USTR 대표도 언급 미중 모두 북한 비핵화 유도 실질 조치 여부는 미지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14∼15일 베이징 정상회담 당시 북한 비핵화 목표를 재확인했다고 백악관이 밝혔다. 백악관은 17일(현지시간) 홈페이지에 올린 미중정상회담 결과 팩트시트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은 북한을 비핵화한다는 공유된 목표를 확인했다”고 소개했다. 북한이 비핵화를 전면 거부하고 있는 상황에서 두 정상이 한반도 비핵화 유지에 뜻을 모은 건 국제사회에서 핵보유국으로 인정받으려는 북한의 야심을 용인할 수 없다는 원칙에 공감한 것으로 풀이된다. 두 정상이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이번 회담에서 한반도 문제를 논의한 것은 이미 알려졌지만, 구체적으로 ‘한반도 비핵화’에 대해 공감했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은 처음이다. 다만 북중관계를 중시하는 중국이 최근 북한의 탄도 미사일 발사에 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차원의 규탄과 제재 강화에 협조하지 않은 터라 이번 합의가 대북 압박 강화 등으로 연결될지는 미지수다. 트럼프 행정부도 2기 집권기 들어 대외적으로는 북한 비핵화 목표를 견지하고 있지만, 이를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인 대화나 압박의 방안은 내놓지 않고 있다. 앞서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도 이날 미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은 한반도 비핵화 목표 유지에 동의했다”고 말했다. 그리어 대표는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방문을 수행했으며, 14일 정상회담과 이튿날 차담 및 업무오찬 등 공식 회담 자리에 모두 배석했다.
  • 여자 프로배구 7구단 체제 간다…SOOP, 페퍼저축은행 인수

    여자 프로배구 7구단 체제 간다…SOOP, 페퍼저축은행 인수

    7구단 체제가 무너질 위기에 놓였던 여자프로배구가 한숨을 돌렸다. 17일 배구계에 따르면 인터넷 방송 플랫폼 기업인 SOOP(옛 아프리카TV)은 페퍼저축은행과 배구단 인수 협약을 체결했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각 구단에 관련 내용을 전달했고 조만간 임시 이사회를 열고 SOOP의 가입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2021년 여자배구 제7구단으로 창단했던 페퍼저축은행은 2025~26시즌이 끝난 뒤 모기업 재정 문제로 배구단 매각을 추진했다. 자유계약선수(FA)가 된 박정아와 이한비를 사인 앤드 트레이드로 각각 한국도로공사와 현대건설로 내보냈고, 코치진 및 직원들과 계약이 만료되자 팀 훈련을 중단했다. 최근 체코 프라하에서 열린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과 드래프트에도 불참하는 등 구단의 앞날이 불투명했다. KOVO 관계자는 “연맹의 신입 회원 가입에 대한 절차가 남아 있다”면서도 “크게 이견이 없는 상황이라 분위기는 긍정적이다. 이미 보고가 됐고 이사회에서 부결될 가능성은 낮다”고 설명했다. KOVO와 SOOP은 인수 과정의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가입비 및 배구 발전기금 납부와 관련해 합의점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페퍼저축은행이 특별기금 18억원, 회비 2억원으로 20억원을 납부했는데 SOOP과 KOVO는 조율 과정을 거쳐 비용을 낮추는 데 극적으로 합의했다. 연고지는 광주를 그대로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페퍼저축은행과 광주의 연고지 협약은 지난 12일 만료됐으나 SOOP은 회원 가입이 마무리되는 대로 연고지 협약 연장과 관련한 협의를 할 것으로 보인다.
  • “코스피 상승 추세 꺾인 건 아냐” “단기 급등 따른 조정 가능성”

    “코스피 상승 추세 꺾인 건 아냐” “단기 급등 따른 조정 가능성”

    8000P 돌파 후 급락 ‘롤러코스터’“주가, 실적 전망치 따라가는 모습”“반도체 상승 사이클… 비중 늘려야”“덜 오른 인프라·로봇 기업도 주목” 코스피가 지난 15일 사상 처음으로 8000선을 돌파한 뒤 7400선까지 밀려나는 등 롤러코스터 장세가 이어지면서 시장의 경계감도 커지고 있다. 단기간 급등에 따른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진 데다 원달러 환율 변동성까지 확대되면서다. 하지만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은 “아직 상승 추세가 꺾인 것은 아니다”라며 반도체주 비중 확대를 조언했다. 단기 변동성은 불가피하지만, 인공지능(AI)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실적 개선 흐름은 여전히 살아 있다는 판단에서다. 17일 서울신문이 NH·삼성·KB·신한투자증권 등 4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에 설문한 결과, 이들은 코스피가 급등한 배경으로 AI 반도체 호황과 국내 증시 체질 개선을 공통으로 꼽았다. 급등한 국내 증시가 과열보다는 저평가 영역에 가깝다는 분석이다. 조수홍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실적 전망치를 코스피가 따라가고 있는 모습”이라며 “연초 10%대였던 2027년 순이익 증가율 전망치가 24%대로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윤창용 신한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도 “반도체 이익의 구조적 상향과 여전히 낮은 시장 주가수익비율(PER)이 코스피 8000 돌파의 핵심 동력”이라며 “밸류에이션(평가 가치)은 아직 이를 따라오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특히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와 메모리 가격 상승 흐름이 이어지면서 올 하반기 반도체 실적 전망치가 더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AI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 기업들의 장기공급계약 확대는 메모리 가격을 높이고 반도체 상승 사이클을 장기화하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시장의 과열 우려가 완전히 해소되진 않았다. 코스피가 단기간에 가파르게 오른 데다 원달러 환율 변동성, AI 투자 피로감, 외국인 차익실현 가능성 등이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실제 코스피가 8046.78을 찍고 7493.18로 마감한 지난 15일 하루 만에 외국인이 코스피 시장에서 5조원 가까이 매도했고, 매도 사이드카(프로그램매도호가 일시효력정지)도 발동됐다. 같은 날 원달러 환율도 주간 거래 종가 기준 1500.8원으로 마감하며 한달여 만에 1500원대로 올라섰다. 이에 ‘한국형 공포지수’인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는 74.71로 나흘 연속 70대를 기록했다. 시가총액을 명목 국내총생산(GDP)으로 나눈 버핏지수는 지난 12일 273.32%를 기록했다. 버핏지수가 100%를 넘으면 증시가 고평가된 것으로, 120%를 넘으면 과열로 해석한다. 리서치센터장들도 단기 조정 가능성은 인정했다. 윤석모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단기 급등에 따라 조정은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이란 전쟁 등 지정학적 이슈와 미국 장기금리 급등에 따른 부담은 여전하다”고 분석했다. 다만 구조적인 변화가 아니라면서 상승 흐름은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조 센터장은 “지수의 의미 있는 정점 신호는 AI 투자에 대한 가정 변화 한국 정부의 정책 추진 동력 약화”라고 짚었다. 이들은 또 조정 국면에서도 주식 비중을 유지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윤창용 센터장은 “반도체 등 주도주와 코스피200 같은 지수형 자산 비중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석모 센터장은 “인프라·로봇 관련 기업 중 주가가 덜 오른 종목에 관심을 우선 가지고, 증권이나 내수 회복 수혜주 등으로 투자 대상을 넓혀갈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 [기고] 비상체제에 돌입한 반도체 생산라인

    [기고] 비상체제에 돌입한 반도체 생산라인

    대한민국 경제의 심장부로 불리는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라인이 비상체제에 돌입했다. 지금 평택과 기흥의 클린룸에서는 항온·항습의 보호 아래 4개월의 여정을 떠났던 웨이퍼들이 생산라인 밖 ‘질소탱크(Stocker)’ 에 옮겨지고 있다. 파업이라는 거대한 파도에 휩쓸려 전량 폐기되는 재앙을 막기 위한 고육지책, 이른바 ‘웨이퍼 보관 작업’이 시작된 것이다. 파업 예고일은 5월 21일이지만, 실제로는 지난 14일이 사실상의 ‘경제적 임계점’이었다. 반도체 팹은 생명체의 혈관과 같다. 700여개의 초정밀 공정이 거미줄처럼 얽혀돌아가는 이 거대한 시스템은 멈추는 순간 마비된다. 단 몇 분의 정지로도 나노 단위의 미세공정이 뒤틀린다. 공정 라인에 깔려 있는 웨이퍼의 가치만 해도 최대 100조원에 달한다고 한다. 노조가 전면 파업을 강행하여 가동이 전면 중단된다면, 이 100조원의 가치는 한순간에 산업 폐기물로 전락한다. 회사가 기존 물량을 보관 모드로 전환한 이유다. 결국 파업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은 이미 시작된 셈이다. 이는 단순한 숫자의 놀음이 아니라, 대한민국 수출의 35%를 지탱하는 대동맥에 혈전이 생기기 시작했음을 의미한다. 문제는 이 타격이 실물경제를 넘어 자본시장의 공포로 전이될 수 있다는 점이다. 분기 영업이익 57조원이라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하며 30만 전자를 향해 순항하던 주가는 이제 ‘노조 리스크’라는 암초를 만났다. 주가 하락은 내수소비를 위축시키는 ‘역자산효과’를 불러오고, 외국인 투자자들에게는 “역시 한국은 노동 리스크 때문에 안된다”는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확신을 심어줄 것이다. 엔비디아와 애플같은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리스크 분산을 위해 주문 물량을 해외 경쟁사로 옮기기 시작하면, 그 손실은 영구적인 시장 상실로 이어진다. 한 번 무너진 ‘무결점 적기 공급’의 신뢰는 수십 조 원을 들여도 다시 살 수 없는 무형의 자산이다. 이제 국가가 나서야 할 때다. 노사 자율이라는 원칙이 대한민국 경제의 ‘심정지’를 방치하는 면죄부가 되어서는 안 된다. 노동조합법 제76조에 규정된 ‘긴급조정권’ 발동을 더 이상 미뤄서는 안 된다. 바로 이런 파국적 상황을 막기 위해 존재하는 최후의 보루다. 실제로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파업이 발생한다면 긴급조정도 불가피하다”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과거 긴급조정권 발동사례는 1969년 대한조선공사, 1993년 현대차, 2005년 항공사 파업 등 단 네 차례뿐으로, 정부도 이번 사태를 심각하게 보고 있다. 파업이 강행되어 팹 가동이 멈추는 최악의 시나리오로 진입하기 전에, 정부는 모든 행정력 동원해 중재에 나서야 한다. 노동의 가치는 존중받아야 하지만, 460만 주주와 전 국민의 가치를 볼모로 잡은 투쟁은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 느려지기 시작한 대한민국 경제의 시계가 완전히 멈춰서기 전에, 파멸의 행보를 멈출 수 있는 단호한 결단이 시급하다. 지금 이 순간에도 경쟁국들은 우리의 내부 갈등을 예의주시하며 반사이익을 노리고 있다. 대한민국이 반도체 강국의 위상을 지키느냐, 아니면 스스로 뒤처지느냐의 기로에 서 있다. 국민의 상식과 국가의 안보가 승리하는 상생의 길을 찾기 위해, 정부와 노사 모두가 역사적 책임감을 가져야 할 시점이다.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전무
  • [데스크 시각] 시끄럽고 난잡한

    [데스크 시각] 시끄럽고 난잡한

    인공지능(AI) 기술, 숏폼 등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가성비 높은 선거운동을 할 수 있는 시대를 맞았지만 선거운동 방식은 여전히 과거에 머물고 있다. 시끄러운 로고 송을 틀고 거리를 누비는 유세차부터 쉼없이 율동하는 선거운동원, 지저분한 현수막, 두꺼운 공보물까지 30년 전이나 지금이나 달라진 게 별로 없다. 이 구린 정치 행태가 반복되는 건 국민 세금으로 보전받는 길이 열려 있는 탓이다. 소음과 환경을 생각해 ‘조용한 유세’를 하는 게 손해인 세상이다. 오는 21일 6·3 지방선거 선거운동이 시작되면 비례 후보를 제외하곤 대부분 거리로 나올 텐데 벌써부터 두렵다. 후보에게는 합법적으로 동네 곳곳에 현수막을 달고 유세차를 동원해 확성기 유세를 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지만, 이들의 과열 경쟁이 낳을 후과는 온전히 유권자가 감당해야 한다. 2022년 6·1 지방선거부터 적용되기 시작한 소음 기준은 있으나마나다. 시도지사 후보의 유세차 확성장치 소음 허용치는 대선 후보와 마찬가지로 정격 출력 40㎾·음압 수준 150dB. 국가소음정보시스템이 분류한 소음 기준을 보면 사람이 고통을 느낄 수 있는 수준인 ‘고통 임계값’이 120dB인데 이를 훌쩍 뛰어넘는다. 유권자들은 평소 층간 소음을 유발하지 않으려 조심조심하는데 후보들은 딴 세상에서 온 듯 거침없다. 쓰레기가 될 운명인 현수막은 또 어떤가. 중동전쟁으로 나프타 대란이 덮치면서 나프타를 원료로 쓰는 현수막 비용이 크게 올랐는데도 거대 정당에서는 ‘내란 척결’, ‘공소 취소’ 등 선전적인 구호만 난무할 뿐 현수막 줄이자는 얘기는 들리지 않는다. 기본소득당은 지난달 초 “다수 국가에선 선거 현수막과 유세차를 찾아보기 어렵다. 종이 공보물도 디지털 공보물로 전환하는 게 세계적 추세”라며 6·3 지선을 ‘현수막·종이 공보물·유세차 없는 선거’로 치르자고 원내 정당들에 제안했다. 고물가, 전쟁, 기후위기라는 삼중고 속에 치러지는 선거인 만큼 정당들이 다 같이 합의하면 당장 법 개정은 못 하더라도 공동 선언은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IMF 외환위기 직후 ‘현수막 없는 선거’를 치른 전례도 강조했지만 다른 정당의 호응은 없었다. 실제 국회는 1998년 제2회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선거법 개정을 통해 현수막 조항을 아예 삭제했다. 명함형 전단도 돌릴 수 없게 했다. 비상경제 상황에서 고비용 정치구조를 개혁하려는 입법부의 자정작용이었다. 다만 이 노력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2002년 3월 개정·시행된 선거법에는 현수막 조항이 다시 살아났다. 국가·지방자치단체가 보전해야 하는 선거비용 범위에 현수막 제작 비용도 추가됐다. 지금도 선거법상 15% 이상 득표하면 선거비용 전액, 10% 이상 15% 미만 득표하면 절반을 보전받을 수 있다. 두 자릿수 득표율을 올릴 수 있는 거대 정당 후보라면 유세차, 현수막 등을 안 쓸 이유가 없다. 시끄럽고 난잡한 선거를 부추기는 선거 룰이 과연 정상인지 그리고 공정한지 묻고 싶다. 소선거구제라는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뛰는 소수 정당 후보들은 보전 가능성이 크지 않다 보니 유세차 1대도 부담인 게 현실이다. 특히 20대 후보 입장에선 이런 진입 장벽 높은 선거운동 자체가 도전이다. “유세차 한 대가 1000만원부터 시작이랍니다. 아무리 후원금 받고 적금 깨도 엄두가 안 나 유세차 대신 자전거를 끌고 다니면서 잠깐씩 연설할 계획입니다.”(김진서 기본소득당 서울 은평구의원 후보) 국민 세금이 동원되지 않는다면 후보들도 알아서 비용 절감에 나설 것이다. 이미 유세차 대신 카트를 밀고 쓰레기를 주우면서 유권자를 만나는 20대 기초의원 후보도 등장했다. 지역 일꾼을 자처한다면 선거운동에서부터 세금을 아끼는 모범을 보이는 게 우선이다. 구구절절한 이력보다 참신한 선거운동 하나가 후보의 진면목을 보여 줄 수 있다고 본다. 김헌주 정치부 차장(부장급)
  • [사설] 삼성전자 파업 초읽기, 공멸 막을 마지막 기회 놓치지 말길

    [사설] 삼성전자 파업 초읽기, 공멸 막을 마지막 기회 놓치지 말길

    삼성전자 노사가 오늘 중앙노동위원회 2차 사후조정에서 막판 협상에 나선다. 노조가 예고한 총파업을 사흘 앞둔 만큼 이번 조정은 파국을 피할 수 있는 사실상의 마지막 기회다. 이번에도 노사가 접점을 찾지 못하고 끝내 파업 수순에 들어간다면 기업의 손실은 물론 국가 산업 전반과 경제성장에 막대한 타격과 후유증이 불가피해진다. 정부는 어제 긴급조정권 발동 가능성을 처음으로 공식 언급했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대국민 담화에서 “삼성전자 파업으로 국민 경제에 막대한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정부는 국민 경제 보호를 위해 긴급조정을 포함한 모든 가능한 대응 수단을 강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긴급조정권을 언급한 적은 있지만, 국무총리가 대국민 담화 형식으로 직접 거론한 것은 무게가 다르다. 더는 두고만 볼 수 없다는 정부의 다급함이 그대로 읽힌다. 김 총리는 파업에 따른 삼성전자의 경제적 피해가 최대 100조원에 이를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수출 22.8%, 시가총액 26%를 차지하는 삼성전자의 위상과 핵심 전략자산인 반도체 사업의 쇠락 여파 등을 조목조목 짚었다. 파업 사태를 국가적 위기로 인식하고 최악의 경우 긴급조정권을 발동할 수밖에 없는 명분을 제시한 것이다. 긴급조정권은 노조의 파업이 국민 일상을 위태롭게 하거나 국민 경제를 현저히 해할 우려가 있을 때 정부가 파업을 강제 종료시킬 수 있는 조정 절차다. 헌법이 보장하는 노동 3권과 충돌하는 만큼 1963년 제도 도입 이후 지금까지 4차례만 발동됐다. 이번에 긴급조정권이 발동된다면 21년 만이다. 벼랑 끝까지 치달았던 노사가 사후조정 재개에 합의한 것은 그나마 양측이 한 발씩 물러선 덕분이다. 이재용 회장은 그제 대국민 사과를 통해 “우리는 한몸 한 가족”이라며 국민 앞에서 화합을 호소했다. 사측은 노조 요구대로 노사 신뢰 훼손에 대해 사과하고 교섭 대표위원을 교체했다. 노조도 사측의 요청을 받아들였다. 눈앞의 이익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동반 성장에 초점을 맞춘다면 해법을 찾지 못할 이유가 없다. 현금 잔치를 하고 말자는 것은 초격차 경쟁력을 팽개치겠다는 뜻이 된다. 노사 모두 반드시 타협점을 찾겠다는 각오로 협상에 임해야만 한다. 이번 사태가 어떤 결말을 맺을지 글로벌 반도체 시장이 숨죽여 지켜보고 있다. 깜빡 졸면 죽는 시장이 반도체 아닌가. 대화와 타협으로 매듭짓지 못해 기업 신뢰 자산이 치명타를 입는다면 노조는 과연 무엇을 얻을 수 있나.
  • 테슬라 로보택시 사고 17건 공개… 인간 원격제어도 실패

    테슬라가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발생한 로보택시(자율주행 택시) 사고 17건의 세부 내용을 공개했다. 자율주행으로 운전석을 비워도 된다고 호언장담했던 테슬라의 ‘완전자율주행’ 주장에 균열이 생긴 셈이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16일(현지시간) 테슬라가 그동안 ‘영업 기밀’을 이유로 숨겨 왔던 자율주행 및 로보택시 사고 17건의 세부 경위를 전면 공개로 전환한 보고서를 공개했다. 눈에 띄는 것은 자율주행 시스템이 아닌 원격 조종자의 개입 이후 발생한 충돌 두 건이다. 테슬라 차량은 지난해 7월 오스틴의 한 도로 우측에 정차한 이후 전진하지 못하자 지원을 요청했고, 이에 원격 조종자가 제어권을 넘겨받아 차량을 조작하던 중 연석을 타고 올라가 금속제 울타리를 들이받았다. 올해 1월에도 원격 조종자가 지원 요청을 받고 차량을 통제하던 중 시속 9마일(약 15㎞) 속도로 공사장 바리케이드와 부딪혀 좌측 전면 바퀴 덮개와 타이어가 손상됐다. 테슬라 등은 그간 인공지능(AI)이 돌발 상황으로 멈춰도 관제 센터에서 원격으로 차량을 제어하면 안전하다고 주장했지만 현실은 달랐던 셈이다. 17건의 사고 중 10건은 다른 차량이 부딪히는 등 테슬라 과실로 보기 어려웠지만, 이 외 5건은 자율주행 시스템의 판단 착오나 센서의 한계로 벌어진 사고였다. 지난해 9월에는 직진 중이던 차량 앞으로 개가 갑자기 뛰어들어 충돌이 발생했고, 차량이 비보호 좌회전을 하며 주차장에 진입하다 금속 체인에 부딪히는 사고도 있었다. 테슬라는 그간 사고 경위에 대해 영업기밀로 공개하지 않았지만 NHTSA가 고강도 결함 조사를 경고하고 미 의회도 청문회 카드를 들먹이자 공개했다. 구글 웨이모가 수백만 마일의 주행 데이터를 투명하게 공개한 것도 테슬라의 태도 변화를 끌어낸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자율주행이 규제 산업으로 진입했다고 평가했다. 자율주행 기업이 사고 데이터를 대중에게 검증받고 행정 당국의 가이드라인을 통과해야 신뢰를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 [길섶에서] K오지랖

    [길섶에서] K오지랖

    휴일 아침, 내가 사는 파주시에서 영등포로 가는 광역버스를 탔다. 앞자리 아주머니가 다짜고짜 운전기사에게 “고려대 구로병원 가려면 뭘 타야 하느냐”고 묻는다. 비슷한 연배로 보이는 운전기사는 귀찮은 기색도 없이 뭔가를 생각하는 듯하더니 설명을 시작한다. 결론은 버스를 두 번은 더 갈아타야 한다는 것이었다. 아주머니는 “그럼 영등포에서 내려 택시를 타면 어떻겠느냐”고 한다. 나는 “이제 문제가 해결됐군” 하고 생각했는데 운전기사는 “택시요금이 솔찮게 나올걸요” 하며 고개를 가로젓는다. 손님의 주머니 사정까지 걱정해 주는 모습에 웃음이 나왔다. 한동안 대화가 이어지니 한 청년이 버스노선을 검색한 듯 한번에 갈아타고 갈 수 있는 방법을 휴대전화를 바라보며 알려 준다. 나라도 찾아봐야 하나 하고 생각하던 참이었다. 선진국에선 남의 일에 되도록 간섭을 안 한다는데 한국에선 나부터가 이런 상황과 마주치면 참견을 하고 싶은 마음이 저 깊은 곳에서부터 스멀스멀 올라온다. 이런 오지랖은 아무리 초일류 선진국이 되어도 사라지지 않아야 할 텐데…. 서동철 논설위원
  • “성북 어르신~ 사랑해孝 감사해孝”

    “성북 어르신~ 사랑해孝 감사해孝”

    서울 성북구가 가정의 달과 어버이날을 맞아 5개 종합사회복지관에서 어르신과 주민을 위한 기념행사를 6~8일 연이어 개최했다고 17일 밝혔다. 기업과 단체 후원으로 열린 행사는 핵가족화와 1인 가구 증가로 소외되기 쉬운 노년층에 공경과 고마움을 전하고 공동체 화합의 장을 마련하기 위해 추진됐다. 길음·생명의전화·월곡·장위·정릉종합사회복지관이 참여해 진행했다. 각 복지관은 동네 특성에 맞춘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월곡종합사회복지관에서는 7일 고령 주민 100여명에게 어린이집 아이들의 트로트 공연과 재능기부 공연을 선보였다. 생명의전화종합사회복지관에서는 8일 복지관을 이용하거나 취약계층인 노년층 주민 300여명에게 카네이션을 달아주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같은 날 정릉종합사회복지관에서는 참여자 40여명에게 경로식당 특식 제공과 카네이션 선물 꾸러미를 전달했다. 거동이 불편한 주민에게는 선물 꾸러미를 배달했다. 길음종합사회복지관에서도 200여명을 대상으로 기념행사가 열렸다. 행사에 참여한 한 어르신은 “혼자 사는 노인들을 잊지 않고 매년 꽃도 달아주고 맛있는 음식도 대접해 주니 정말 고맙다”며 “복지관이 자식보다 낫다. 외롭지 않은 어버이날을 보낼 수 있었다”고 전했다. 성북구와 행사를 이끈 5개 종합사회복지관은 “행사의 핵심은 주민이 서로 안부를 묻는 공동체 기능 강화”라고 설명했다. 구는 앞으로도 사회복지관과 민관 협력으로 고립 위험이 있는 노인을 발굴하고 개인 상황을 고려한 맞춤형 복지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종합사회복지관 관계자는 “행사에 참여한 어르신들이 기뻐하시는 모습을 보며 복지관의 역할을 다시 느꼈다”며 “복지관이 복지 서비스 제공을 넘어 어르신들에게 든든한 울타리가 될 수 있도록 앞으로도 지역사회 돌봄 체계 구축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 ‘빈곤 증명’ 안 해도 되는 복지망… 숨은 위기가구 1553곳 찾았다

    ‘빈곤 증명’ 안 해도 되는 복지망… 숨은 위기가구 1553곳 찾았다

    소득 증빙을 요구하지 않는 ‘느슨한 복지망’을 펼쳤더니 기존 행정망이 포착하지 못했던 위기가구가 스스로 모습을 드러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12월부터 ‘그냥드림’ 시범사업을 진행한 결과 총 9만 7926명이 이용했으며, 이 중 10.5%(1만 255명)가 읍면동 복지센터로 연계돼 심층 상담을 받았다고 17일 밝혔다. 이 과정에서 1553개의 위기가구가 새롭게 발굴됐다. 당장 먹거리가 급해 찾아온 10명 중 1명을 복지 안전망 안으로 편입시킨 것이다. 그냥드림은 이재명 대통령이 경기지사 시절 도입해 현 정부 출범 이후 강하게 추진해 온 핵심 약자 복지 브랜드다. 생계가 어려운 국민이 거주지 인근 그냥드림 코너를 방문하면 1인당 2만원 상당의 먹거리와 생필품을 즉시 지원하는 사업이다. 기존 복지 제도는 소득·재산 증빙 서류가 필수라 신청 자체가 난제였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취약계층이 기초보장급여를 신청하지 않은 가장 큰 이유로 ‘기준이 엄격해 신청해도 안 될 것 같아서’(35.4%)를 꼽았다. ‘절차가 복잡하고 번거로워서’(11.9%), ‘제도를 잘 몰라서’(5.6%)라는 답변도 적지 않았다. 복잡한 구조와 행정 용어가 약자들이 복지망 편입을 포기하게 만드는 장벽으로 작용한 셈이다. 그냥드림은 이 순서를 뒤집었다. 수혜 자격을 따지기 전에 먼저 먹이기로 했다. 문턱을 낮춰 숨어있던 위기가구를 복지 체계 안으로 끌어들이는 방식이다. 복지부는 18일부터 전국 158개 시군구·280개 그냥드림 사업장에서 본사업을 시작한다. 시범사업 시행 5개월 만이다. 연내 전국 모든 기초지자체(229개 시군구·300개소 이상)로 확대해 설치율을 10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현재는 전체 기초지자체의 약 69%가 우선 참여한다. 다만 전국 확대 과정에서 해결해야 할 과제도 남아 있다. 시범사업 기간 현장에서는 ‘어렵지 않은 사람들까지 공짜 물품을 받아 간다’는 부적정 이용 논란이 이어졌다. 이에 따라 본사업부터는 이용자가 스스로 위기 상황을 진단하는 자가 점검표를 작성하도록 했다. 한정된 재원을 실제 위기 계층에 집중하려는 조치이지만 절차가 촘촘해질수록 행정 프로세스를 두려워하거나 낙인감을 느끼는 취약계층이 발길을 돌리는 역효과를 낳을 가능성도 있다.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이날 “그냥드림 사업은 ‘목숨을 살리는 정부’라는 목표 아래 이뤄지는 이재명 대통령의 대표 정책”이라면서 “이 대통령이 정말 어려운 사람의 생존권을 보장하는 정책인 만큼 사업 취지를 잘 살려야 한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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