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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스크 시각] 復行과 공공개혁

    지난 15일 오전 8시10분경 울산공항 상공.CF감독에서 영화제작자로 변신해 흥행에 성공한 김모씨는 서울발 울산행 대한항공 KE 1601편 비행기에 몸을 싣고 있었다. 김씨가 탄 비행기는 구름을 뚫고 내려와 착륙을 위해 보조날개를 폈다.이어 랜딩기어를 내리고 활주로를 향해 최종접근에 들어갔다.그러나 착륙 직전에 비행기가 갑자기 굉음을 내며 하늘로 솟구쳤다.이른바 ‘복행’(復行·go around)을 한 것이다.영화에서처럼 비행기 사고를 당할까봐 10여분간 불안에 떤 김씨는 땅을 밟자마자 “비행기가 비정상적으로 착륙했다.”며 제보를 해왔다.그러나 복행은 안전한 착륙을 위한 정상적인 절차일 뿐 흠잡을 일이 전혀 아니다. 비행기가 착륙 결심고도에 이르렀을 때 활주로의 축과 비행기의 축이 일치하지 않으면 기장은 복행을 결정해야 한다.비행기의 속도 및 고도가 적절하지 않아도 복행해야 한다.결정은 신속하게 이뤄져야 한다.머뭇거릴 틈이 없다.그랬다간 비행기는 순식간에 활주로에 처박히고 만다. 비행기는 일단 복행하면 공항 상공을 한바퀴 선회한 다음 다시 착륙을 시도해야 한다.한번 복행하는 데 비행시간 10분이 더 소요된다.연료비만도 30만원 정도가 추가된다. 2002년 1월부터 2003년 6월까지 1년 6개월 동안 김포·김해 등 전국 8개 공항에서 69만 9842회의 착륙이 시도됐는데 이 중에서 복행은 929회나 됐다.복행 발생비율 0.13%로 1000회 착륙 중 1.3회가 복행이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아직도 잘못된 교통문화로 인해 복행을 수치로 여기는 분위기가 팽배하다.더욱이 한때 우리나라 국적 항공사 조종사들은 군 출신들이 대부분이었던 관계로 이러한 분위기는 더했다.그래서 마땅히 복행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무모한 착륙이 많았다.그 결과 우리나라는 한동안 ‘항공사고 대국’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지난 1990년대 10년 동안 국적 항공사는 국내외에서 7건의 대형사고를 일으켰다.이 기간 동안 총 307명이 사망했다.10만 비행횟수당 0.21건의 사고가 발생했다.이는 세계 평균 0.11건의 2배에 이른다. 항공사고가 잇따르자 2001년 8월에는 미국 연방항공청(FAA)이 우리나라를 항공안전 2등급 국가로 판정하기도 했다.대외신뢰도가 바닥으로 추락했고 항공안전 위험국이라는 낙인이 찍혔다. 4년전부터 대한항공은 뼈를 깎는 아픔으로 ‘사고 항공사’라는 이미지를 씻어냈다.미국 델타항공사로부터 안전운항 컨설팅을 받았다.운항규정도 대폭 강화했다.착륙 결심고도를 정부 기준인 500피트에서 1000피트로 강화시켰다.당연히 복행 횟수는 늘어났지만 사고는 지난 4년 동안 한 건도 없었다.이 과정에서 안팎으로부터 손가락질도 받았다.그러나 회사의 존립 자체가 위태롭다는 절박한 상황인식이 있었기에 가능했다.회사 자체가 일종의 복행을 감행한 것이다. 이제 막 우리나라도 공공개혁이라는 복행 절차에 들어갔다.정부 부처간에 국장을 맞교환하고 주요 보직은 공모를 해서 인선한다.산하 기관·단체장의 낙하산 줄도 하나씩 끊고 있다.‘철밥통’도 없애고 있다. 복행에는 시간과 비용이 든다.공공개혁도 마찬가지다.고통이 따르고 치부도 드러난다.‘공무원 사회를 흔든다.’ ‘총선용 길들이기다.’라는 등의 딴죽도 나온다.그러나 불안해할필요가 하나도 없다.이는 선진국이라는 활주로에 안착하기 위한 하나의 절차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김용수 공공정책부 차장
  • 盧 사전운동·‘昌 3대의혹 배후’ 수사 의뢰/한나라 對與 파상공세

    한나라당의 대여(對與) 공세가 어수선하다.실타래처럼 얽히고설킨 정국만큼이나 공세의 대상과 강도도 복잡다기하다.급기야 22일에는 노무현 대통령의 사전선거운동 여부에 대해 선관위에 조사를 의뢰하는 한편 선관위까지 검찰에 고발키로 하는 ‘이중공세’에 나섰다.무혐의로 드러난 이회창 전 총재 ‘3대 의혹사건’의 배후를 가리겠다며 검찰에 수사를 의뢰하는 ‘진상규명 공세’도 시작했다. 한나라당은 그동안 노 대통령 측근비리 의혹과 검찰의 대선자금 수사를 공세의 2대 타깃으로 삼아 왔다.측근비리에 대해선 특검법을 관철시켰고,대선자금에 대해서는 별도의 특검법을 벼르고 있다.그러던 중 지난 주말을 고비로 공세가 다각화되기 시작했다.여권의 사전선거운동과 이 전 총재 ‘3대 의혹사건’ 배후 규명이 새 메뉴로 추가됐다. 한나라당은 지난 19일 노 대통령의 ‘리멤버 1219’행사 발언을 비롯,최근 여권의 사전선거운동이 노골적이고 심각하다고 주장한다.22일 배포한 ‘노 정권 사전선거운동 사례’에 무려 67건을 담아 자신들이 느끼는 ‘심각성’을 강조했다.자료엔 노 대통령이 지난달 10일 부산지역 출마예정자 7명과 가진 만찬과 열린우리당이 지난 4일 윤덕홍 교육부총리에게 출마를 권유한 사실,노 대통령이 지난 17일 강원경찰청을 방문해 지역 유력인사 250여명과 오찬을 한 사실 등이 열거돼 있다.적어도 한나라당 잣대로만 보면 이만저만한 불법사전선거운동이 아니다. 선관위를 검찰에 고발키로 한 것은 일종의 ‘예방적 성격’도 엿보인다.“‘리멤버 1219’ 행사를 선관위가 묵인하고 조사하지 않는 것은 직무유기”(이재오 사무총장)라는 것 외에 선관위의 정치개혁안이 청와대 및 열린우리당측 주장과 상당수 일치하는 점에서 이른바 선관위의 ‘코드’를 도마에 올렸다.선관위 계좌추적권을 약화시키려는 움직임 역시 선관위의 ‘불공정성’에 대한 우려를 바탕에 깔고 있다. 한나라당의 파상공세는 노무현 정권이 내년 총선 승리에 정권의 운명을 걸고 있다는 상황인식을 바탕으로 이 총장 등 비상대책위가 주도하고 있다.검찰을 동원한 노 대통령의 무차별 선거전략에 강공으로 맞서야 한다는 시각이다. 그러나 당내 소장파 진영에선 이런 강경일변도에 회의론을 제기하고 있다.이날 상임운영위에서 박근혜 의원은 김혁규 전 경남지사 탈당 규탄대회를 들어 “장외투쟁이 국민들에게 어떻게 비쳐질지 생각해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남경필 의원은 “노 대통령의 ‘10분의1’ 발언은 한나라당의 불법대선자금을 자꾸 이슈화해 국민에게 각인시키려는 것”이라며 “‘탄핵’‘하야’ 등의 즉흥적 대응은 이런 노림수에 말리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진경호기자 jade@
  • 2野 동시특검 추진 안팎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대선자금 및 기업비자금 동시특검을 추진하고 나서 파장이 예상된다.두 당의 대선자금·비자금 동시특검 구상은 이날 별도로 제기됐다.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와 민주당 조순형 대표,두 사람이 물밑으로 교감한 흔적은 보이지 않는다.자발적으로 한 방향을 보고 있다는 점이 더욱 성사 가능성을 높이는 대목이다. 대선자금과 함께 기업의 분식회계와 비자금에 대한 수사를 병행토록 한다는 구상은 특검수사의 실효성 때문이다. 한나라당은 검찰의 대선자금 수사가 기업 비자금을 약점으로 잡고 이뤄진다는 생각이다.전적으로 기업인들의 진술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에서 기업의 분식회계를 파고드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수사방법이라는 것이다. 때문에 기업인들로서는 노무현 대통령측에 준 대선자금은 함구한 채 한나라당에 대한 것만 불고 있다고 보고 있다.특수부 검사출신 홍준표 전략기획위원장은 “기업의 분식회계를 특검이 틀어쥐고 있어야 대선자금 수사가 가능하다.”고 말했다.민주당의 생각도 마찬가지다. 두 당이 실제 대선자금 및기업비자금 동시특검 추진에 나선다면 파장은 적지 않다.당장 검찰의 대선자금 수사가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한나라당 대선자금에 대해 입을 다물거나 반대로 여권 대선자금에 대해 언급할 수도 있다.더욱 큰 파장은 양당이 공조할 경우 입법 가능성이 높다는 데 있다.당장 두 당은 자민련과 함께 노무현 대통령이 거부한 측근비리 특검법을 재의결한 바 있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일단 대선자금 특검법을 검찰수사를 압박하는 카드로 활용하려는 성격이 짙어 보인다. 그러나 일정기간 검찰로부터 만족할 만한 수사상황이 나타나지 않을 때는 실제 입법을 추진할 공산이 크다.일단 이달 말이 시한으로 보인다. 최 대표는 특히 이날 회견에서 여권에 대한 파상공세에 나설 뜻과 함께 상황에 따라 대통령 탄핵도 추진할 뜻임을 내비쳤다. 한나라당 불법자금에 대한 검찰 수사가 더이상 진전될 것이 없다는 내부판단,이회창 전 총재가 지난 15일 불법모금의 책임을 자임함으로써 당 차원의 부담을 덜었다는 상황인식이 담겨 있다.대선자금 특검을 둘러싼 청와대와 두 야당의 가파른 대치가 예상된다. 최 대표는 이날 노 대통령의 전날 발언을 조목조목 반박했다.최도술·강금원·염동연씨 등 비리연루 대통령 측근 11명의 이름을 열거하기도 했다.내각 총사퇴와 중립내각 구성을 촉구함으로써 향후 관권선거 및 사전선거 논란이 확대될 것임을 예견케 하기도 했다. 진경호 박정경기자 jade@
  • 文실장, 단식농성장 방문/ 文실장 “청와대 회동 주선” 崔대표 “거부권 철회 우선”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나라당 당사에서 있었던 최병렬 대표와 문희상 청와대 비서실장,유인태 정무수석의 40여분에 걸친 면담은 시종 냉랭했다.닷새째 단식 중인 최 대표는 문 실장이 노무현 대통령을 대신해 “건강에 유의하시라.”고 안부를 전하자마자 감사의 말은 잊은 채 “거부권을 철회해야 한다.”고 말을 받았다. ●최 대표 특검을 수용하라.대통령이 재의 요구했을 때는 재의결돼 다시 돌아올 것으로 생각하지 않았을 것으로 본다.재의가 불가능한 것이라 판단했다고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문 실장 특검법 재의는 (국회에서) 통과될 것이라고 본다.(야당의원들을 대상으로 한 회유설과 관련) 우리가 손 쓴 적은 없다. ●최 대표 엊그제 대통령의 TV토론회 내용을 전해 들었는데 정말 걱정된다.대통령이 상황인식을 바꿔야 한다.국회정상화도 중요하지만 대통령 생각의 정상화가 더 중요하다. ●문 실장 대통령도 나릿일을 많이 걱정하고 있다.야당이 도움을 주면 문제를 풀어 나갈 수 있으리라고 본다. ●최 대표 (언성을 높이며)그동안 야당이 안 도와준 게 뭐가 있느냐.도와줄 수 있는 것은 다 도와드렸다. ●문 실장 국회가 많이 도와주고 있지만…,더 도와 달라.대통령도 자나깨나 고심 중이다.국정쇄신책도 마련 중이다.대통령은 특검에 반대하는 것 아니다.검찰수사를 좀더 지켜보고 미진하면 특검을 도입하자는 거다.이 문제에 대해 야당과 언제든지 대화를 하자는 입장이다. ●최 대표 권력으로부터 독립된 특검만이 진상규명을 할 수 있다고 본다.대통령에게 특검거부를 철회하도록 말씀 드려주기 바란다. ●문 실장 현실적으로 철회는 지금 어려운 상황이라고 본다. ●최 대표 재신임 문제와 관련해서도 대통령이 입장을 정리해야 한다.이번에 나온 헌법재판소 판결은 재신임을 묻는 것이 사실상 위헌이라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문 실장 잘 알겠다.대통령도 노심초사하고 있고 최 대표께서 국회가 돌아가게 해주면 문제가 풀어질 것으로 본다. ●최 대표 (유인태 수석에게) 국회가 돌아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근본적으로 나라가 제대로 돌아가야 되지 않겠는가.대통령이 총선준비에만 몰두하고 국정을 도외시하면 나라가 제대로 돌아갈 수 있겠느냐.자신의 보좌관을 시켜서 사전선거운동을 하고 있는 것은 즉각 중단해야 한다.야당 입장에서 대통령의 사전선거운동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 ●유 수석 대통령의 생각이 총선에만 집중돼 있지 않다.나랏일을 많이 걱정하고 있다.오해 없기 바란다.오해받지 않도록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 ●문 실장 최 대표께서 건강에 유의하시기 바란다.언제든지 연락을 주면 대통령과 만나서 대화할 수 있는 기회를 주선하겠다.대통령도 대화를 마다하지 않고 있다. ●최 대표 대통령이 특검 거부 철회를 안 하고 있는 마당에 지금 만나는 것이 의미가 있겠느냐. 이지운기자 jj@
  • “黨·政·靑 대오각성을”정대표, 당정회의서 촉구

    참여정부 출범 이후 세번째로 열린 18일 고위당정정책조정회의에서 민주당 정대철 대표가 ‘당·정·청의 대오각성’을 촉구했다. 정 대표는 18일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열린 고위당정정책조정회의 비공개회의 인사말을 통해 “대통령의 국정운영지지도가 하락하고 있다.”면서 “취약한 개혁기반 및 수구세력의 반발 등 외부요인 이외에도 조정·조율·타협이라는 기본적인 정치메커니즘의 실종이 이런 현상을 가속화한 원인이 됐다고 본다.”며 청와대의 국정조율 능력 부재를 간접비판했다.그는 또 “당·정·청이 대오각성해야 한다.”며 “깊은 상황인식이 없으면 소 잃고 외양간 고칠 우려가 충분하다.”고 지적했다.정 대표는 “나는 대통령과 무한한 책임을 느끼고 같이 갈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고건 총리는 이에 대해 “당·정·청 관계를 깊이 자성하는 말씀,더 긴밀한 관계를 설정하자는 걱정어린 말씀이었다.”면서 “해법은 별도 자리에서 깊은 대화를 나눠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박현갑기자 eagleduo@
  • [사설]민정수석 ‘항변 편지’ 꼭 필요했나

    문재인 청와대 민정수석이 지난 9일 청와대 전 직원들에게 전자우편을 보내 향응 파문에 대한 민정수석실의 조사결과를 비판한 언론보도를 조목조목 반박했다.술자리에 잠깐 앉아있다가 간 사람을 대통령 친구라는 이유로 의혹의 대상처럼 보도하는 것은 사생활 침해이고,명예훼손이라는 그의 항변이 틀린 것은 아니다.또 징계사유와 관계없어 발표하지 않았다는 해명을 이해 못하는 바도 아니다. 사실 조사 책임자인 문 수석으로서는 억장이 무너지는 악의적인 트집잡기로 비쳐진 대목도 있으리라고 짐작된다.이런 상황에 대해 항변하고 반박하는 것은 문 수석뿐 아니라 누구나 할 수 있는 권리이다.전혀 탓할 일이 아니다. 다만 민정수석실이 ‘부실조사’ ‘온정주의’라는 비판으로 사면초가에 놓인 시점에서 굳이 항변편지를 쓸 필요가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고개를 갸우뚱하지 않을 수 없다.양길승 전 부속실장의 향응 파문이 이토록 커진 1차적인 책임은 민정수석실의 안이한 상황인식 때문 아닌가.이미 민정수석실은 새만금 시찰 헬기 사용 등에 대한 1차 조사때 불충분하게 조사함으로써 신뢰도가 떨어진 터다. 현 상황에서 문 수석의 항변은 국민들의 눈엔 변명으로 비칠 수밖에 없는 딱한 처지다.따라서 국민비판에 대한 과감한 수용 의지와 새로운 각오를 피력하는 일이 선행되었어야 옳았다고 본다.향응 파문을 투명하고 말끔하게 매듭지어야 할 민정수석이 ‘이런 이유로 발표에서 뺐다.’고 항변한들 지금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민정수석실이 당장 매달려야 할 일은 청와대 개편에 대비해 기능을 재조정하고,내부조사 시스템을 정비하는 작업일 것이다.
  • 양길승파문 靑움직임 / 민정수석실 문책론 어디로

    “우리 사회가 가학적,집단적 테러리즘에 빠진 것 같다.” 조광한 청와대 부대변인은 8일 브리핑에서 양길승 전 청와대 제1부속실장의 ‘향응파문’과 관련,사회적 분위기를 이렇게 묘사했다.일반 민심의 흐름과는 괴리가 있는 발언인 듯하다. ●4월회동 발표안한 실책 인정 청와대내에서는 양 전 실장이 지난 4월에도 청주 키스나이트클럽 소유주 이원호씨를 만난 사실을 인지하고도 민정수석실이 이를 발표하지 않은 것은 실책이었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온다.그러나 ‘기술적 실수’였다면서 이를 대서특필하는 언론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민정수석실에 대한 문책 요구도 수용하지 않을 분위기다. 조 부대변인은 “잘못한 만큼만 비판하고,그에 따른 책임을 받으면 되는 것 아니냐.”며 “미주알고주알 들춰내고 야단치고 비판하는 등 가학적·집단적 테러리즘에 빠진 것 같다.”고 말했다.그는 “양 전 실장 사건이 도덕사회를 앞당기는 데 경종을 울리고 도움을 줄지는 모르지만,지금 정도만 해도 반면교사로 충분하지 않으냐.”고 반문했다. ●언론집단적 공격에 우회 비판 그는 “언론은 수류탄과 같은 것”이라며 “지니고 있으면 든든하지만 안전핀이 빠져버리면 내가 죽는 것 아니냐.”고 언급했다.이어 “내가 지금 안전핀을 건드린 것은 아닌지 걱정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그는 “언론에서 보면 미심쩍은 흠결이 있을 수 있으나 우리는 형벌을 받았고,감내하고 있다.”면서 “출입처에 대한 애정을 갖고 양 실장 사건을 더 쓰지 말아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한편 문희상 비서실장은 은폐·축소 의혹이 이는 것과 관련,“민정수석실 조사는 말 그대로 ‘조사’이지 ‘수사’가 아니다.”라고 항변했다.문 실장은 “민정수석실은 양 전 실장이 공직자윤리강령을 위반했는지 여부와 향응·접대 위반부분에 한정해 조사했고,그 결과를 발표했다.”며 “그것에 따라 양 전 실장에게 책임을 물어 사표를 수리했기 때문에 정리된 것 아니냐.”고 밝혔다. ●“梁실장 사표로 정리된것” 수습 모색 은폐·축소 의혹의 화살이 ‘민정팀’으로 향하는 상황에서 나온 문 실장의 이같은 언급은 문재인 민정수석등을 향한 문책론을 가라앉히려는 의도로 보인다. 그럼에도 ‘민정팀’이 이번 사건 처리과정에서 상황인식이 부족했고,일처리 미숙을 드러낸 것 아니냐는 지적은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한편 윤태영 청와대 대변인은 제1부속실장 후임 인사와 관련,“8월25일 인사에 반영하지 않고 당분간 공석으로 남겨둘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문소영기자 symun@
  • [사설] 투자촉진 종합대책 마련하라

    경제의 성장기반이 급속히 무너지는 징후가 뚜렷해 대책이 시급하다.경제의 근간인 제조업의 생산활동이 한껏 위축돼 투자촉진 중심의 대안 마련이 절실하다.정부는 하반기 경제운용계획을 짜며 그동안의 안이한 상황인식에서 벗어나 좀더 적극적이고 다각적인 대책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통계청이 어제 발표한 5월중 산업활동 동향을 보면 우리경제가 지난 5년래 최악의 상황으로 빠져들고 있음이 여실히 드러난다.생산과 소비,투자라는 실물경제의 3대 지표가 55개월 만에 모두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이다.사스(중증 급성호흡기증후군)란 대외적 복병을 만나긴 했으나 노사분규 등 정치·사회적 불확실성이 기업의 생산활동을 위축시킨 것으로 풀이된다.산업생산의 감소는 자동차·반도체 등 주력산업의 부진에다 화물연대의 파업으로 후유증이 컸다.소비지표인 도·산매판매는 얼어붙은 가계심리와 함께 실업 및 소득감소에 따른 가계부실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음을 입증해주고 있다.기업의 설비투자 부진은 제조업 가동률의 하락과 함께 재고증가율을 높이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그나마 지난달 경상수지가 6개월만에 11억 8000만달러 흑자로 돌아서 위안이 되고 있다. 문제는 실물경제의 침체가 최근의 노사분규 사태와 정·재계 갈등을 감안하면 3·4분기에도 지속되리라는 데 그 심각성이 있다.경제부총리조차 연 4% 경제성장률 달성이 어려워 성장잠재력의 훼손을 걱정할 정도다.따라서 정부는 앞으로 경제정책의 초점을 기업의 투자촉진에 맞춰 보다 적극적인 재정과 조세,금융정책 수단을 동원해야 할 것이다.정책의 우선순위를 명확히 해 혼선과 불확실성을 덜어줘야 한다.추경안 처리 등에 대한 정치권의 협력도 필수적이다.더 늦으면 백약이 무효다.
  • 국회 경제분야 대정부질문 / “부동산투기 근절책 뭔가”

    10일 열린 국회 경제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여야 의원들은 부동산투기 근절과 서민·중산층의 내집마련 대책을 촉구했다.또 정부의 경제운용 능력도 질타했다. ●“부동산값 잡아라” 한나라당 주진우 의원은 “시중 부동자금이 400조원에 달하지만 저금리와 주식시장의 불안정성으로 투자처를 찾지 못해 정부의 주택가격 안정대책이 장기적으로 효과가 적을 것이라는 지적이 있다.”면서 “부동자금이 넘치는 상황에서 세제조치만으로 투기수요를 막을 수는 없는 만큼 채권시장 및 주식시장으로 유입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동산 과세구조 개선 주문도 잇따랐다.민주당 박병윤 의원은 “부동산 투기를 억제하기 위해선 재산세,종합토지세 등을 한 데 묶어 종합재산세제를 만들고 한시적으로 국세로 전환해 단계적으로 중과해야 한다.”면서 “예를 들어 5년에서 10년에 걸쳐 시가의 1∼1.5%까지 과세하고 이것이 정착되면 지방세로 다시 환원하면 된다.”고 제안했다. 같은 당 구종태 의원은 “초단기 양도와 단기 양도의 기간을 대폭 확대하고 고율의 양도소득세를 과세함으로써 초단기 및 단기거래에 소득이 따르지 못하도록 현행 제도를 고쳐야 한다.”면서 “현행 세율구조를 개선하지 않고 보유세를 강화하고,공시가격 결정권을 중앙정부로 이관하고,1가구 1주택에 양도세를 과세하려는 것은 또다른 문제를 야기한다.”고 주장했다. 박병석 의원은 “투기과열지역으로 지정된 수도권과 충청지역에 국민임대주택 공급을 크게 늘려 서민주거생활 안정을 도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한나라당 이양희 의원은 “농업을 전담할 전문 농어업경영인들에게 최소한 25.7평형 국민주택 규모 이상의 현대식 주택이나 아파트에서 살 수 있도록 정부에서 최장기 무이자로 자금을 지원해야 한다.”며 향후 10년 동안 매년 2만호씩 20만호의 농어가에 대해 주택신축은 5000만원,개축의 경우 3000만원을 20년 장기무이자로 지원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경제를 살려라” 의원들은 우리 경제를 ‘위기국면’으로 규정하고 정부의 안이한 상황인식과 정책혼선도 추궁했다.민주당 박병석 의원은 “국내경기가 본격적인 내리막길을 걷고 있으며 체감경기는 외환위기 때보다 더 안 좋다.”면서 “경제정책 운영의 모든 책임과 권한은 경제부총리가 갖고 경제현안과 경제시스템 운영상황을 부총리가 대통령에게 정례보고할 수 있는 체계가 필요하다.”고 경제부총리의 주례보고 부활을 제안했다. 박병윤 의원은 “경제에 대한 적절한 대책 없이 이대로 간다면,올해 경제성장률은 0%까지 떨어질 것으로 단언한다.”고 말했다.한나라당 김학송 의원은 “지금 우리나라는 기업하기 좋은 나라가 아니라 파업하기 좋은 나라,이익단체의 실력행사가 정책을 좌우하는 나라”라며 “노사문제의 책임을 지고 노동부 장관은 사퇴하라.”고 요구했다. 김상연기자 carlos@
  • “법인세인하 시기 검토”

    김진표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장관은 10일 “세제발전심의위원회에서 각계 의견과 전문가들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법인세율 인하 시기와 폭을 검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 부총리는 이날 국회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 출석,답변을 통해 “법인세율 인하가 기업투자 활성화와 국민소득 증대에 미치는 효과,과거 정책효과 등을 현재 분석하고 있다.”며 “다만 법인세율은 1%만 낮춰도 약 8000억원의 세수감소 효과가 생기기 때문에 비과세 감면 축소,음성·탈루소득 과세 강화 등 조세형평을 높이는 다른 정책 추진과 이로 인한 세수증대 효과를 먼저 기대한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5면 김 부총리는 특별소비세 인하 문제에 대해 “특소세중 자동차와 에너지관련 세금이 93.5%에 달해 다른 부분을 낮춰 소비를 진작시키는 효과가 극히 미미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특소세가 경기부양의 정책대안이 되기 어렵다고 본다.”고 밝혔다. 그는 또 삼성전자 등의 수도권 투자 제약 문제와 관련,“국내 다른 지역에서는 일어날 수 없는 투자인지 평가하고 만약 수도권 투자가 안되면 외국으로 갈 수밖에 없는 경우,국가핵심산업의 경쟁력 확보 측면에서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건 총리는 최근 노사문제와 관련,“대화와 타협,법과 질서란 원칙에 입각한 일관된 방침을 끝까지 밀고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여야의원들은 최근의 경기상황을 ‘위기국면’으로 규정,정부의 안이한 상황인식과 정책혼선을 강도높게 추궁했다. 여야 의원들은 “최근의 경기 침체는 경기순환적 요인보다는 경제 전반의 경쟁력 저하와 정부의 정책 혼선에 따른 투자심리 저하에서 비롯됐다.”며 정부의 일관성없는 경제정책을 한 목소리로 질타했다. 한나라당 주진우 의원은 “청와대와 정부부처간 정책조율이 실종되고 갈팡질팡하는 정부의 정책혼선이 큰 문제”라고 꼬집었고,민주당 박병윤 의원은 “경제를 잘못 예측하고,판단을 잘못하고,실기하고,대응을 잘 못하는 정부의 정책 부재가 경제위기를 키워 왔다.”고 질타했다. 전광삼기자 hisam@
  • 盧 - 편집·보도국장 간담/“신문 볼 때마다 너무 부끄러웠다”

    “사실 더는 못 견디겠습니다.좀 봐 주십시오.” 노무현 대통령이 30일 청와대에서 편집·보도국장들에게 점심을 낸 것은 ‘잘 지내보자.’는 취지인 듯했다.노 대통령은 이날 경상도 화법으로,특유의 진지함으로 편집·보도 책임자들에게 ‘우호’를 주문했다.그것이 ‘권력과 언론의 긴장관계’를 청와대에서 먼저 풀겠다는 것인지는 분명치 않았다.그러나 그동안 기존 언론에 보여준 감정과 불신을 상당부분 걷어냈거나,최소한 걷어내려고 노력하는 느낌이었다. 노 대통령이 “도와달라.”,“봐달라.”고 말한 것은 장수천 및 건평씨 의혹사건을 언급하면서였다.노 대통령은 “사업하다 망한 사람이 왜 대통령은 되어가지고 이 고생을 하는지 모르겠다는 생각도 했다.”면서 “아침에 신문을 볼 때마다 너무 부끄러웠다.”고 토로했다.그러나 “하지만 그게 범죄는 아니지 않으냐.”고 되묻고 “그래도 정몽준씨가 대통령이 된 것보다는 낫지 않으냐.”고 비교했다.정씨가 대통령이 되었으면 기업활동과 관련한 모든 것이 도마에 오를 텐데 거기에 비하면 자기는부담이 덜한 편이고,또 자기의 그런 정도의 주변 허물은 덮어줄 만하지 않으냐는 취지로 들렸다. 노 대통령은 경제와 방미 저자세 외교 비판을 하나로 묶어 두 가지를 상생시키는 화법을 사용했다.‘저자세 외교’를 했건 말았건,어쨌거나 북한 핵 문제가 평화적으로 해결되도록 함으로써 북핵이 더이상 경제에 짐이 되지 않도록 하지 않았느냐고 한 것이다. 노 대통령은 경제가 어려운 것에 대한 상당한 책임이 전임 대통령에게 있음을 지적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소비 진작이 필요한데,카드 신용불량자가 300만명인 상황에서 어떻게 소비 진작이 일어나겠느냐.”면서 “전 정부에서 쓴 부동산 부양대책과 길거리에서 신용카드를 발급토록 한 것을 막지 못한 정부와 사회에 책임이 있다.”고 했다.길거리 신용카드 발급은 잘 몰랐다는 해명도 있었다. 노 대통령은 경제가 잘못되면 대통령을 닦달하는 것은 당연하다면서도,그러나 어렵다고 이것 저것 손대면 심각한 상황이 온다고 말했다.그러면서 노태우 전 대통령 시대의 ‘부동산대책 실패’를 거론했다.다만노 대통령은 “반환경·반인권,경제체질을 약화시키는 것이 아니라면 기업에 대한 규제를 과감하게 풀 것”이라면서 수도권의 ‘억제위주’ 정책을 행정수도 이전,지방분권화와 함께 ‘계획개발’쪽으로 전환할 것임을 예고했다.노조정책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없었지만 기업인들의 요구를 많은 부분 수용할 태세였다. 300만 신용불량 사태로 소비를 진작시킬 방법이 사실상 없는 만큼 기업의 투자촉진에 경기대책의 초점을 맞출 수밖에 없다는 상황인식의 결과로 보인다. 리더십 문제에 대해 노 대통령은 링컨이 국무회의장에서 아들과 이야기하고,‘발도 숨을 쉬어야 한다.’며 양말을 벗었던 일화를 소개했다.그는 석가모니의 예까지 들었다.솔직하고 친근한 대통령이 되고 싶은데 주위에서 그러면 안된다고 하고,대통령에 대한 일반관념과 달라서 계속해 갈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아직도 이 문제에 대해서는 결론을 못 내렸다고 했다. 노 대통령은 3개월쯤 대통령직에 대한 ‘시운전’을 더하면 그 다음부터는 잘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그는 “잘 봐달라.”면서 “지금은 어려우니까 도와주고,나중에 좋아지면 긴장관계로 돌아가면 되지 않겠느냐.”고 했다.노 대통령이 출입기자 외의 언론계 인사들을 단체로 만난 것은 방미 전 외교관련 논설위원들을 만난 데 이어 이번이 두번째다. 김영만기자 youngman@
  • “美2사단 현위치 고수 간곡히 부탁할 것”/ 盧 방미코드 ‘실리’

    |뉴욕 곽태헌특파원|노무현 대통령이 첫 미국 방문을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과의 ‘코드 맞추기’로 시작했다.북한핵 문제에 대해 처음으로 ‘제거’라는 용어를 썼다. 한반도에서 미국의 역할을 그 어느 때보다 강조하면서 미 2사단의 한강 이북 위치 고수를 희망했다. ▶관련기사 4면 방미에 앞서 학계와 경제계·정계 등에서 “이번 한·미 정상회담은 한반도의 미래를 바꿔놓을 수 있는 중요한 회담이며,관건은 한·미관계 생채기 치유”라고 제언한 것을 생산적으로 받아들였다는 분석이다.노 대통령 특유의 ‘원칙강조 화법’을 한수 접고 미국 쪽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있다.한반도 안보를 위해 적극적으로 미국 조야(朝野)와 눈높이를 맞추고 있다. ●주한미군 중요성 강조 노무현 대통령은 11일 저녁(한국시간 12일 오전) 첫 방문지인 뉴욕에 도착,숙소인 월도프아스토리아 호텔에서 가진 동포간담회에서 “미 2사단은 북핵문제가 해결될 때까지,한국의 안보에 안도할 수 있는 여러조치가 완성될 때까지,한국민이 안도할 수 있을 때까지 현재의 위치에서 한국을 도와줄 것을 간곡하게 (부시 대통령에게)부탁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미 2사단 재배치와 관련) 여기까지 한국과 미국이 충분히 확실한 합의를 못 이루고 있지만,미국을 떠날 때쯤에는 이 부분에 꼭 합의를 이뤄내서 걱정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나에 대한 의구심 해소할 것” 노 대통령은 “한반도 안전을 위해 북한은 핵개발을 반드시 포기하고 이미 갖고 있는 핵물질은 어떤 것도 폐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노 대통령은 뉴욕 도착 직전 전용기 내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도 “북한의 핵을 용납하지 않고,핵을 제거한다는 점에서는 완벽하게 한·미의 목표가 일치한다.”면서 “어떻게 하면 제거될 것이냐에 대해서는 상황인식이 조금씩 다르다.”고 설명했다.또 “미국의 조야에서 나와 한국정부에 대해 한·미관계와 관련해 약간의 의구심이 있는데 부시 대통령을 만나 불신과 의구심 같은 것을 완전히 제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9·11테러 현장 방문 노 대통령이 12일 9·11테러로 붕괴된 뉴욕 맨해튼 세계무역센터 현장(그라운드 제로)을 찾은 것도 의미있는 일정이었다. 한국이 이라크전에 파병한 것과 같은 맥락으로,테러에 반대하는 미국 정책을 지지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고 반기문 청와대 외교보좌관은 설명했다. tiger@
  • 민생안정대책회의 안팎 / 추경편성·집값안정 ‘서민곁으로’

    정부가 9일 서민·중산층 생활안정을 위해 11개 경제·사회 관련장관 회의를 개최한 것은 경기하강 국면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서민·중산층의 생활고(苦)가 더 이상 견뎌 낼 수 없는 수준에까지 이르고 있다는 판단과 위기 의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해석된다. 참여정부 들어 첫번째로 열린 경제·사회장관회의는 11개 장관이 참여,‘국무회의’급에 버금가는 매머드회의였다.현 정부의 서민·중산층 정책의 방향과 기본골격을 정하고,구체적인 일정 등을 제시함으로써 경제의 불안심리를 해소하는 효과도 염두에 둔 것으로 볼 수 있다.논의 대상이 주로 서민과 중산층의 고통이 클 수밖에 없는 물가,고용,교육(사교육비),복지 등에 집중된 점이 이를 반영한다. ●서민·중산층에 대한 정부의 인식 김진표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경기하강 국면이 본격화되면서 영향이 내수부문에 집중되고 있다.”며 “이럴 경우 중산·서민층의 생계안정대책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수출·내수 산업간의 양극화로 영세·소상공인이 연체자로 내몰리면서금융시장의 불안이 가중될 우려가 있다는 판단도 깔려 있다.재경부에 따르면 3월 말 현재 전체 신용불량자 296만명(경제활동인구의 13.1%) 가운데 1000만원 이상의 빚을 지고 있는 비중이 50.1%로 절반을 넘어섰다.지난해 12월 말 49%에서 1%포인트 이상 증가했다.재경부는 이들의 상당 부분이 자영업자로 추정된다고 말한다. 또 중소기업의 경우 체감지수가 지난해 11월 이후 줄곧 기준치(100)를 밑도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고,청년실업 역시 지난해보다 1%포인트가량 상승한 8.3%(3월 말 기준)로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같은 상황인식에 따라 정부는 재정·금융정책 및 부동산투기 억제 등 사용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경기와 서민생활 안정을 유도해 내겠다는 것이다. ●해법은 추경편성과 집값안정 정부는 단기적 처방으로 추경편성에 따른 재정 조기 집행을 통해 서민·중산층의 생활안정을 돕고 중장기적으로는 주택공급 등을 통한 부동산값을 안정시키겠다는 복안이다. 특히 추경편성의 일부를 동북아 물류기지화를 위한 인프라 구축 등 사회간접자본(SOC)사업에 투입할 경우 경기부양효과가 클 뿐더러 향후 경기가 호전될 경우에도 물류비 절감 등으로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SOC사업에 1조원을 투자하면 국내총생산(GDP)가 0.2%포인트 상승,1만 3000명의 고용을 유발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재경부는 보고 있다. 부동산 안정대책은 가수요억제와 함께 공급확대쪽으로 확실히 가닥을 잡고 있다.향후 10년간 주택 500만가구를 건설한다는 방침 아래 김포·파주 등 두 곳의 신도시 건설을 확정·발표한 상태다.아울러 투기과열지구내 분양권 전매 제한 등과 부동산 보유과세 강화 등으로 가수요를 줄이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서민·중산층의 허리를 휘게 만드는 사교육비 절감 대책 마련에도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르면 7월쯤 효과날듯 추경편성에 따른 재정 투입은 집행때부터 효과가 나타난다.정부가 5월 하순쯤 추경 규모 등을 확정해 6월 임시국회에 제출하기로 한 만큼 적어도 부분적으로 7월부터는 효과가 나타날 전망이다.개인워크아웃 상환기간 연장,500만원 이하 소액 대환대출시 보증인 면제 등 서민금융대책과 청년실업 문제 등은 곧바로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사교육비 절감 대책,부동산 보유과세 강화 등은 부처간의 조율에 적잖은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특히 과표 현실화가 전제돼야 하는 보유과세 강화 방안은 선거로 당선된 지방자치단체장들이 수용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지적이다. 김 부총리도 “이번 회의는 서민·중산층의 방향과 골격을 조율하는 자리였을 뿐 구체적으로 확정된 것은 없다.”며 “앞으로 부처별 실무회의 등을 거쳐야 최종 안이 확정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해 적지 않은 고비가 남아있음을 내비쳤다. 주병철기자 bcjoo@
  • [오늘의 눈] 아쉬움 남긴 TV토론회

    노무현 대통령의 1일 밤 TV토론은 청와대에 정국을 이끌어가는 전략적 사고나 판단이 부족하지 않은가 하는 의구심을 갖게 만든 행사였던 것 같다. 토론을 앞두고 노 대통령은 참모들이 만들어준 참고자료를 보며 답변을 준비하는 데 며칠을 할애했다고 한다. 그러나 청와대는 가장 중요한 준비사항에 소홀했던 것 같다. 그것은 토론회를 통해 노 대통령이 국민에게 전달해야 할 ‘메시지’였다. 노 대통령이 던져야 했던 메시지는 비교적 분명했다.그것은 북한 핵 문제와 경제 침체 등으로 불안해하는 국민을 안심시키고 미래에 대한 희망과 비전을 제시하는 것이었다. 토론회에서 노 대통령은 실제로 안보와 경제에 대한 질문을 여러차례 받았다. 이에 대해 노 대통령이 답변은 했지만 뚜렷한 메시지를 전달하지는 못했던 것 같다. 오히려 토론회가 끝난 뒤 시청자들의 머리속에 남은 메시지는 안희정씨에 대한 노 대통령의 깊은 애정,일부 언론에 대한 섭섭함과 적대감,미국에 대한 여전한 ‘당당함’ 등이 아니었을까? 미국의 부시 대통령은 토론을 좋아하는노 대통령보다도 자주 TV에 모습을 드러낸다.많은 말을 하지만 그의 메시지는 단순하다. 그것은 “외부의 위협으로부터 미국의 안보를 굳건히 지켜나가겠다.”는 것이다.이처럼 명료한 메시지만으로도 부시는 9·11 뉴욕 테러 이후에 60% 안팎의 높은 지지율을 계속 유지하고 있다. 노 대통령은 “토론회에 앞서 참모들과 한 차례 연습만 했다.”면서 “토론에 나온 것 자체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바로 이처럼 안이하게 들릴 수 있는 상황인식에 청와대의 한계가 있는지도 모른다. 현재의 정국에 대해 좀더 진지한 고민과 성찰이 있었다면 청와대의 토론 준비와 노 대통령의 자세는 달라졌으리라 생각한다. 노 대통령을 지지하든 반대하든,소중한 봄 밤의 120분을 할애한 국민은 국가의 현재와 미래를 웅변하는 지도자의 모습을 보고싶어 하지 않았을까? 이 도 운 정치부 기자dawn@
  • 盧·3당대표 만찬 대화록/ “北核회담서 국익지키기 최선”

    17일 노무현 대통령과 여야 3당 대표의 청남대 회동은 시종 농담이 오가는 부드러운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지만 북핵 관련 3자회담 등 현안에 대한 시각차도 적지 않게 노출됐다.송경희 청와대 대변인과 박종희 한나라당 대변인,다른 참석자들이 전한 회동 내용을 대화록으로 정리한다. ●대북송금 특검법 개정 ▲정대철 민주당 대표 특검법의 명칭과 수사기간은 확정하지 못했다.(남북정상회담이 명시된) 법 명칭은 특검방향을 예단하고 있다. ▲노 대통령 기간은 좋다.(명칭에 뒷거래가 있었던 것처럼)예단하는 것은 옳지 않다.박희태 대행이 하해(河海)와 같은 마음으로 결단해 달라.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대행 명칭은 재론하지 않겠다.당초 약속도 되지 않았다.과거 조폐공사 파업유도 사건 때도 그렇다. ▲김종필 자민련 총재 옷로비나 조폐공사 파업유도 사건은 대상이 결정된 사건이지만 대북송금 사건은 대상이 결정안된 것 아니냐.수사를 한정시키는 것이 돼 문제가 많다. ●북핵 3자회담 ▲박 대행 3자회담에 한국이 배제돼 깊은 유감이다. ▲노 대통령 한국의 이해관계가 걸린 문제인데 양자,다자 절충을 찾아서 회담을 시작했다.박 대행의 깊은 유감 겸허히 수용하겠다.핵 문제를 해결하고 한반도의 평화를 정착시키는 일은 아주 시급한 문제다.경제적 부담이 되는 문제가 있지만 국익을 지켜내도록 당사자로서 가능한 한 노력하겠다. ▲박 대행 우리는 북한을 생각하는데 북한은 우리를 왜 생각하지 않느냐.우리는 인권문제 투표에도 불참했는데 왜 불참시키느냐.일방적으로…. ▲김 총재 그렇게 될 수밖에 없었다.그 문제를 더 이상 잘못된 것이라고 말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 ▲김원기 민주당 고문 서로 국내 여론에 대해 체면을 세우는 선에서 출발한 것이고 우리가 앞으로 참여하도록 노력하면 된다. ●언론정책 ▲박 대행 취재의 자유를 침해하는 일이 없도록 해달라. ▲노 대통령 정권과 언론의 부적절한 관계를 정상으로 되돌리자는 것이다.취재의 자유를 제한할 뜻은 전혀 없다.앞으로도 취재의 자유는 확실히 보장하겠다. ▲박 대행 역대 정권이 언론을 장악해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시도가 모두 실패했다.전두환 대통령 때 언론 통폐합,김대중 대통령 때 세무조사를 실시했다.용수철은 당기면 늘어진다. ▲노 대통령 상황인식은 같다.언론이 정권 탄생을 좌우하려는 것은 성공하지 못했다.언론이 정권을 길들이려는 시도도 있었다.불신은 있지만 각자 길을 가면 된다. ▲박 대행 언론이 정권을 길들이려는 것인지,정권이 언론을 길들이려는 것인지,이런 인식의 차이는 있다. ▲김 고문 노 대통령이 한나라당의 약속이행을 믿고 특검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았다. ▲노 대통령 거부권 행사를 안한 다음 김 고문에게 전화를 해도 받지 않고 오늘에야 처음 만났다.이원종 지사도 청남대를 개방한다고 하니 여야가 언제든지 만나 대화하자. 문소영기자 symun@
  • [공직자 에세이] 철도 구조개혁 ‘발등의 불’

    지난해 외국의 철도운영 사례를 살펴보기 위해 영국과 네덜란드를 방문한 적이 있다.두 나라 모두 지난 90년대에 철도시설과 운영을 분리하는 철도구조개혁을 단행했다.운영부문을 분할해 민영화했고 경쟁입찰을 통해 장기간의 철도 운영권을 부여하고 있다. 네덜란드는 기반시설을 공기업에 맡겼지만 영국은 이마저도 민영화했다는 게 다른 점이다. 영국과 네덜란드의 철도운영 민영화는 많은 성과를 거뒀다.철도수송량의 증가,철도요금의 안정,철도 운영자의 경영수지 개선에 따른 재정지원 감소 등이다.철도운영회사가 민영화된 이후 비용발생을 명확히 해 정부지원을 축소할 수 있었다. 종전에는 정부가 손실보전 방식으로 지원하던 데서 민영화 이후 입찰계약을 통해 운송서비스 제공비용을 지불하는 방식으로 전환된 것은 운영회사들이 경영합리화 노력을 기울인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의 철도는 아직도 정부기관인 철도청이 운영한다.버스·항공·해운 등 다른 운송수단은 민간기업이 운영한다.지난 70년대 철도는 40%를 넘는 수송분담률을 차지했지만 도로의 발달,자동차의 증가 등으로 최근에는 10%대로 뚝 떨어졌다.이는 운송수단으로서 철도의 경쟁력이 크게 떨어졌다는 얘기다. 철도의 영업수익으로 운영비 등 영업비용을 충당하지 못해 매년 정부로부터 엄청난 재정지원을 받아 적자를 보전하고 있다.더구나 내년 4월 경부고속철도의 개통을 앞두고 있다.고속철도는 기존의 일반철도와 달리 빚을 얻어 건설하고 있기 때문에 운영수익으로 빚을 매년 갚아나가야 한다. 경직적인 정부기관체제로 운영한다는 것은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다. 이런 상황인식을 바탕으로 오랜 검토 끝에 철도구조개혁 관련 법률을 국회에 제출했다.구조개혁 방식의 골격은 철도 시설투자와 운영을 분리하는 소위 ‘상하분리’다.시설투자는 정부가 지속적으로 책임지고,철도운영은 독립 경영해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다.이는 도로ㆍ항만 등에서 기반시설은 국가가 건설하고 운수사업은 민간이 영위하는 것과 같다. 그러나 이러한 법률들은 철도노조의 반대와 정치일정 등에 따른 국회의 심의 보류로 안타깝게도 현재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우리의 철도구조 개혁방안은 영국과 네덜란드의 민영화 수준에까지는 이르지 못한다.100년간 지속돼온 정부기관 운영체제를 보다 효율적인 체제로 전환해 우리 철도가 처한 어려움을 극복하려고 하는 첫걸음일 뿐이다. 즉 철도시설과 운영을 분리하여 각각 공단과 공기업으로 출발하고자 하는 것이다.시설투자에 대한 국가책임을 분명히 하고 운영자는 상업적 영업만 전담케 하려는 것이다. 지금 철도는 도로·항공 등 다른 수송수단과의 경쟁에 직면해 있다. 지속적인 운임 인상에도 불구하고 영업수익은 정체되어 있는 반면 영업비용은 점증하고 있어 부채규모가 커질 수밖에 없다.경부고속철도의 개통,유라시아대륙을 잇는 철의 실크로드 연결 등은 철도산업을 부흥시킬 수 있는 호기다.철도를 둘러싼 이러한 위험요인과 기회요인을 맞아 철도 관계자의 동참 속에 새 출발을 해야 한다.고속철도 개통 이전에 이루어지도록 모두가 적극 협력해야 할 때다. 임해종 기획예산처 교육문화예산과장
  • 민주당 ‘유시민 공천’ 갈등,신주류 “개혁당과 공조체제 절실” 구주류 “여당후보 없다는게 웬말”

    경기 고양 덕양갑 국회의원 재선거 후보 선출을 놓고 민주당내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신주류측은 노무현 대통령 당선에 일조한 개혁국민정당 유시민 후보를 연합공천하자는 입장이다.연합공천시 유 후보가 1위로 나온다는 자체 여론조사 결과가 있는 데다 내년 총선서 이기기 위해선 개혁당과의 공조체제를 다져 놓는 게 무엇보다 절실하기 때문이다. 반면 구주류측과 일부 소장파 의원,해당 지구당원들은 집권 여당에서 후보를 내지 않는 것은 상향식 공천이라는 당 개혁방향과도 맞지 않는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수도권의 한 의원은 “여당이 후보를 내지 않는 것은 집권당 자격을 포기하는 것”이라며 “민주당 후보를 출마시켜 여론조사를 하든지 어떤 식으로든 개혁당 후보와 단일화를 이뤄내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같은 갈등 구조는 신·구주류의 상황인식에 기인하고 있다.향후 정국구도를 가늠할 수 있는 이번 재·보선에서 밀리면 끝장이라는 판단에서다. 조직강화특위위원인 이호웅 의원은 24일 “조강특위는 재·보선에 나갈 당 후보를결정하는 것이지 연합공천에 관해 결정할 권한이 없다는 지적이 있어 26일 회의를 열고 연합공천 여부 등 입장을 정리한 뒤 당무위원회에 부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중앙당이 연합공천할 경우 덕양갑 지구당 비대위측에서 실시한 경선투표에 참여한 1500여 당원들의 ‘정치적 반란’ 기류를 중앙당과 지구당이 어떤 식으로 절충할지 주목된다. 이에 앞서 덕양갑지구당은 지난 23일 당원 1577명이 참여한 가운데 자체 경선대회를 열어 832표를 얻은 안형호(46) 고양시축구협회장을 후보로 선출했다. 박현갑기자 eagleduo@
  • [사설] 경제위기 대처 시나리오 만들라

    외환·주식·금융 등 3대 시장이 요동치면서 위기 신호음을 보내고 있다.환율이 폭등하면서 달러와 금 사재기가 기승을 부리고,암달러상들이 다시 활개를 친다.외국인 투자자들이 주식을 팔고 시장을 떠나는 외자이탈 현상을 보이며 폭락장세가 멈추지 않는다.주요 국제신용평가기관들은 한국의 신용등급을 떨어뜨릴 조짐을 보이고,국내 대기업들은 이미 초긴축 경영에 들어갔다.우리 경제의 구석구석마다 위기의 신호음이 뚜렷하다. 우리 경제를 어렵게 만드는 위기적 요인은 북핵과 미·이라크 전쟁,그리고 SK의 대규모 분식회계 사건 등 세가지다.이 가운데 미·이라크 전쟁은 그 위험도가 이미 경제에 상당부분 반영됐다고 보는 견해들이 많다.문제는 북핵이다.국내 주요 은행장들은 한 모임에서 북핵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우리 경제가 회복 불능의 상황으로 빠질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크게 우려한 것으로 전해진다.이들은 북핵문제가 한국의 지정학적 리스크를 가중시켜 경제에는 사활적 위험요인이 되고 있다고 인식한다.여기에다 SK 분식회계 사건까지 겹쳐상황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이 문제는 한국의 국가브랜드 이미지에 손상을 입혀 앞으로 상당기간 외국인 투자자들의 한국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 분명하다. 그렇다 하더라도 우리는 1200억달러를 넘어선 외환보유고가 든든한 방어벽 역할을 하고 있는 이상 위기가 조만간 현실화하는 일은 없을 것으로 본다.다만 실제 상황의 위급성에 비해 새 정부나 국민들의 상황인식과 대응이 너무 안이하다는 점을 지적코자 한다.경제전문가들은 정부가 현재의 경제상황을 있는 그대로 보고 대처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한다.위기라고 떠들어댈 필요는 없지만 그렇다고 위기가 아닌 것처럼 숨기고,그 결과 위기 대응을 소홀히 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당국은 국내외 경제의 위기 시나리오를 만들어 단계적인 비상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 [오늘의 눈] 家和萬事成 이라는데

    박용성 대한상의 회장(두산중공업 회장)은 지난해 11월 국제상업회의소(ICC) 부회장으로 선임된 뒤 상의와 두산중공업 사내게시판에 소감문을 띄운 적이 있다.첫 문구가 “나는 행복합니다.”였다. 그런데 당시 두산중공업은 사측이 국내 대기업 사상 처음 단체협약의 해지를 일방 통보하기 직전의 상황이었다.노사가 일촉즉발의 위기에 놓였는데도 정작 총수는 ‘행복’하다니 참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대목이었다. 두산중공업 사태가 아직도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는 것은 박 회장의 이같은 안이한 상황인식에서 비롯됐다는 시각이 적지 않다. 올들어 노조원 배달호씨 분신자살 사건으로 다시 촉발된 노사 갈등은 갈수록 극한 감정싸움으로 치닫고 있다.노조는 이를 기회로 사측을 압박했고,사측은 노조원들의 성향을 분류한 뒤 불이익을 주는 식으로 맞섰다. 사측은 결국 노동부의 특별조사에서 부당노동행위가 드러나 노동부 중재단 권고안을 받아들이게 됐다.명분과 실리를 잃고 불명예만 떠안은 꼴이다.특히 김상갑 사장 등 최고 책임자와 실무자들이 사법처리될 가능성마저 제기되면서 사측의 대응방식이 과연 적절했는지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문제는 이같은 상황에 이르기까지 박 회장은 무엇을 했느냐는 점이다.‘집안일’을 소홀히 한 채 ‘집밖일’만 신경 썼다는 비판에서 얼마나 자유로울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그가 대외 활동에 쏟은 노력의 일부만이라도 할애해 노조와 진지하게 머리를 맞댔다면 회사가 이 지경이 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박 회장은 대한상공회의소 수장으로 기업인들의 불만을 정부에 전달하기에 앞서 내부의 ‘잔소리’부터 귀를 기울여야 했다.그것은 본인이나 회사,국가경제를 위해서도 필요했다고 본다. 박 회장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과 국제상업회의소 부회장을 맡아 국제적으로 꽤 알려진 인물이다.그렇지만 집안일을 계속 방치할 경우 그것이 부메랑이 되어 ‘외치(外治)’도 발목잡을 수 있다는 점을 깨달았으면 한다. 김경두 산업부 기자golders@
  • [사설]주한미군 논의 감정은 배제해야

    주한미군의 재배치 문제 등이 향후 한·미 양국의 최대 현안이 될 전망이다.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이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의 요청으로 새정부와 이 문제를 논의한다는 방침을 밝혔다.두 나라에서는 그 배경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다.우리는 공론화가 두 나라에 서로 이롭지 못한 시기에 이뤄지는 것은 재고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북핵 문제에 대한 한·미간의 해법이 달라 상황이 복잡·미묘한 때 불거져 나왔기 때문이다. 주한미군 문제는 미군의 세계전략 환경 변화의 일환으로 몇 년 전부터 검토돼 온 구상이다.한국에 주둔한 미군뿐 아니라 세계에 주둔한 모든 미군을 상대로 한 일종의 전력 구조조정인 것이다.주한미군의 감축만 하더라도 지상군은 줄이되,대북 억지력 유지 차원에서 해·공군력을 증강한다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었다.또 지상군의 한수이남 배치가 미군의 자동개입을 뜻하는 ‘인계철선’역할 종료로 오해되고 있는 것도,미군의 신속배치군 전환 구상을 염두에 두지 않아 빚어진 현상이라고 본다. 부시 미 행정부는 주한미군 문제에대한 검토를 한국의 새정부와 본격화하겠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하지만 시점 및 주변의 상황도 감안하는 것이 좋다고 본다.지금 중요한 것은 공론화의 원인이 두 나라 일부 국민의 감정적인 요소가 개재된 때문이라는 의혹을 받아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두 나라 사이에서 상황인식 차이를 극복하지 못하는 듯한 행동이 더이상 표출돼서는 안 될 것이다.특히 안보 문제를 이성적이 아닌 감성적으로 처리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스럽지 못하다.주한미군은 동북아 세력균형의 저울추로,한·미 두 나라 모두에 이익이 된다.새정부가 출범하면 잡음 없이 상호 이해의 폭을 넓히기 위한 사전 조율작업부터 서둘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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