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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대 지망생의 책장-읽어라, 청춘] 리처드 니스벳 ‘생각의 지도’

    [서울대 지망생의 책장-읽어라, 청춘] 리처드 니스벳 ‘생각의 지도’

    질문 하나. 당신 자신을 소개해 보자. 질문 둘. ‘닭, 소, 풀’ 중 서로 가장 관련 있는 두 개를 고른다면 당신은 무엇을 고르겠는가? 이 책은 동양과 서양의 생각 차이가 어떻게, 왜 다른지를 기술하고 있다. 동양과 서양의 교육, 사회, 경제, 생활, 의학, 언어습관 등을 해부하는 비교문화 연구서로 두 문화권에서 발생한 철학의 내용이 어떻게 세계를 다르게 인식하게 했는가를 탐구한다. 그 탐구 과정에서 동양과 서양의 사고방식 차이를 다양한 실험을 통해 증명하고 있다. 증명 과정에서 보여 주는 것은 인간 사고는 사회화 방식에 의해 영향받는다는 것이다. 위의 두 질문은 그 실험 중 하나다. 첫 번째 질문은 동양인과 서양인의 자기개념에 대한 것이다. 또 다른 키워드는 동양의 사회와 서양의 개인이다. 이 실험 결과 많은 동양인은 가족관계나 사회적 맥락 속의 자신을 소개하는 경우가 많았다. 예를 들면 ‘나는 친구들과 노는 것을 좋아한다. 직장에서 열심히 일한다, 가족이 어떻다’ 등으로 자신을 소개한다는 것이다. 그에 비해 서양인은 주로 ‘나는 친절하다, 근면하다, 캠핑을 자주 한다’ 등 자신과 관련된 속성과 행동을 서술했다. 이 밖의 다른 여러 실험들도 동양에서는 사회와 관계를 중요시하는 반면 서양에서는 개인과 자기 자신을 중요시한다는 점을 증명하고 있다. 두 번째 질문은 관계와 범주 중에 더 중시하는 것이 무엇이냐를 알아보는 실험이다. 이 질문에 많은 동양인은 ‘소와 풀’을 하나로 묶었다. 그 이유는 ‘소가 풀을 먹기 때문’이라는 관계에 주목한 것이다. 이런 특징 때문에 많은 동양인들은 전체와 그 안의 사물들의 관계에 초점을 맞추고 개체 간의 유사성에 더 집중한다. 반면에 서양인은 ‘닭과 소’를 하나로 묶었는데 그 이유는 닭과 소가 ‘동물’이라는 같은 범주에 더 주목했기 때문이다. 범주화에 민감한 서양인들은 어떤 사물을 구조로 나누어서 질서 있게 정리하는 것을 좋아한다. 따라서 일련의 규칙이 있는 시스템에서 서양인들은 동양인들보다 더 적응을 잘하며 범주를 이용한 귀납적 추리를 잘 수행한다. 그렇다면 동양과 서양의 생각이 다른 이유는 무엇 때문인가? 리처드 니스벳은 사고방식과 행동양식이 차이 나는 것은 생물학적 차이에서 기인하는 게 아니라 문화의 차이에서 기인한다고 말한다. 고대 중국과 고대 그리스의 서로 다른 생태 환경이 경제적인 차이를 가져왔고, 경제적인 차이는 사회 구조와 규범, 육아방식을 결정했다. 서로 다른 관심의 방식은 우주의 본질에 대한 다른 이해와 사고과정의 차이를 가져왔다고 보는 것이다. 예를 들어 고대 중국에서는 조화로운 인간관계를 중시해 행복이란 화목한 인간관계를 맺고 평범하게 사는 것으로 여겼다. 반면 고대 그리스에서는 개인의 자율성을 강조해 행복이란 자신의 자질을 자유롭게 발휘하는 것으로 보았다. 자연을 이해하는 방법 또한 고대 중국의 관점은 사물의 관계를 중시해 인간과 자연의 융합(도교), 인간들 사이의 화목(유교), 불교 철학의 융합으로 조화를 강조했다. 우주 또한 개별적인 사물들의 조합이 아니라 서로 연결돼 있는 하나의 거대한 물질로 보았다. 그에 비해 고대 그리스에서는 사물의 본질을 중시했고 인간보다는 자연계에 더 큰 관심을 가져 사물의 속성을 분석, 범주화하고 규칙에 근거해 사물의 특징과 행위의 원인을 설명하려고 했다. 세상은 쉽게 변하지 않는 고정된 것으로 보는 직선적 사고와 이분법적 사고를 지닌 것이다. 과학과 수학 분야에서도 고대 중국에서 자연계와 인간계를 구분하는 개념을 갖지 못하고 우주나 사물을 전체 맥락에서 파악하려고 한 반면 고대 그리스에서는 자연계와 인간계를 구분해 개체를 범주화하고 공통의 규칙을 부여하는 사고가 발달했다. 그러한 점은 과학발달과 논리학의 발달로 이어졌다. 동양인들은 형식과 내용을 따로 떼어 놓지 않고 생각하는 편이다. 그렇기 때문에 서양인들이 형식논리에 얽매여 범하는 실수를 좀처럼 하지 않는다. 또한 서양인들이 어떤 결과에 대해 한 가지 원인만 생각하는 경향에 비해 동양인들은 여러 가지 원인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여러 가지 요소를 종합해 판단하는 능력도 동양인이 서양인보다 앞선다. 서양인들이 유리한 점은 형식논리에 익숙해 모순을 더 잘 찾아내고 개인주의적이고 자기표현이 강해 논쟁과 수사학에서 뛰어나다는 것이다. 너무 복잡하고 거시적으로 생각하는 동양인들과 달리 서양인들은 단순하게 생각하고 한 가지 요인만을 주시하는 편이다. 그러한 점은 어떤 분야에서 새로운 발견이나 혁신을 일으키기 쉽게 한다. 이러한 점은 현대에 오면서 동양은 종합적 사고가 발달하고 서양은 분석적 사고가 발달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 의술만 보더라도 19세기 전까지 동양에서 해부라는 개념은 생소했다. 건강은 몸 안 기들의 균형으로 유지되는 것으로 보았기 때문에 수술 개입은 최소화했다. 서양에서 해부학이 발달하고 문제를 일으키는 신체부위를 찾아내어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것과는 다르다. 종교에서도 동양은 함께, 모두를 지향하고 타 종교에 대해 관대하고 서로의 교리를 흡수하는 특징이 있다. 반면 서양은 옳고 그름의 구조를 지니며 유일신 사상이다. 이 책에서 기술된 동양과 서양의 사유방식 차이는 상호 배타적이고 이분법적으로 나누려는 것은 아니며, 어느 쪽이 더 우세한 생각을 한다고 주장하기 위함은 더더욱 아니다. 오히려 문화적 차이나 다른 사고방식은 동전의 양면 같아서 상호보완적 관계에 있음을 강조한다. 동양인들이 앞선 부분도 있고 서양인들이 앞선 부분도 있다는 것이다. 또한 우리 모두는 어떤 경우에는 동양인처럼 행동하고 어떤 경우에는 서양인처럼 행동한다. 마치 요리의 재료들이 각각의 속성은 그대로 지니면서 서로 어우러져 하나의 요리를 만들어 내듯이 두 문화는 섞여 있다. 외부 환경의 영향은 생물학적 기질 차이에 따라 달리 수용될 수도 있다. 더구나 현대처럼 타 문화와 소통이 활발하고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에는 동서양의 차이를 구분하는 것은 모호할 수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생각의 기원이 다름은 우리 생활 전반에 영향을 미쳐 왔고, 그 영향 아래 우리 삶이 놓여 있다는 점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에게 내재해 있는 사고방식과 심리구조를 이해하는 과정은 나와 다른 사고를 이해하는 데 나침판이 될 수 있다. 더불어 더욱 온전해지는 사회를 만드는 데 단초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과 함께 EBS 다큐프라임 ‘동과 서’를 시청하는 것도 생각의 기원에 대한 이해를 도울 수 있다. 좀 더 인간 사고에 대해 궁금증이 생긴다면 스티븐 핑거의 ‘마음은 어떻게 작동하는가’를 추천한다. 동서양의 구분이 아니라 진화심리학의 관점에서 진화의 부산물이자 인간 사회의 필수 요소인 마음의 구조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풀어내고 있다. 뇌의 활동을 중심으로 풀어내고 있기 때문에 이 책과는 다른 관점에서 내 생각의 구조를 들여다볼 수 있을 것이다. 신운선 한우리독서토론논술 책임연구원 ●‘읽어라 청춘’은 격주로 게재됩니다.
  • 반기문 UN 사무총장, 21일 개성공단 방문 “대화의 힘을 믿는다”

    반기문 UN 사무총장, 21일 개성공단 방문 “대화의 힘을 믿는다”

    반기문 UN 사무총장, 21일 개성공단 방문 “대화의 힘을 믿는다” 반기문 사무총장 개성공단 방문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오는 21일 개성공단을 방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반 총장은 19일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서 열린 ‘2015 세계교육포럼 개회식’에 참석한 뒤 기자회견을 갖고 “이번주 목요일 개성공단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반 총장은 “개성공단 사업은 한국과 북한 모두에게 윈윈”이라면서 “이것은 한국과 북한의 상호보완적인 방법으로 협력 보여주고 있다. 저의 방문을 통해서 다른 지역으로 이와 같은 사업 확대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반 총장은 그러면서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처음으로 북한에 20년 만에 발을 내딛는 총장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 총장은 “한반도 관계를 개선하고 화해와 한반도의 안정을 기하기 위해 어떠한 노력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도 말했다. 그는 ”세계의 평화와 안보는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제일 중요한 과제 중 하나”라며 “저는 대화의 힘을 믿고 있다. 대화가 유일하게 한반도 문제를 해결할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과 북한이 진솔한 대화에 대한 확고한 의지로 신뢰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세종로의 아침] 성어의 향연, 막말의 향연/김규환 국제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성어의 향연, 막말의 향연/김규환 국제부 선임기자

    만물이 겨울잠에서 깨어나는 3월 5일. 해마다 중국 베이징에서는 정기국회 격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가 개막돼 ‘정치의 계절’을 맞는다. 11일간 열리는 전인대에서는 정부업무보고, 예산 집행 및 당 예산 결의안, 국민경제 사회발전계획안을 ‘승인’받아야 하다 보니 최고 지도부가 각 지방 대표들과 자리를 마련해 국정 방향에 대한 의견을 개진한다. 이 과정에서 최고 지도부는 명확한 의미 전달을 위해 때론 직접적으로, 때론 에둘러 말하는 ‘성어(成語)의 향연’을 펼친다. 저우융캉(周永康) 등 ‘호랑이(최고위 부패관리) 사냥’에 골몰하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반부패 전도사로 나섰다. “몇 번의 식사, 몇 잔의 술, 몇 장의 카드(기프트카드)가 ‘원수이주칭와’(溫水煮靑蛙)로 만든다. 한 번 빠져들면 평생의 한으로 남는다”며 부패의 심각성을 경고했다. 원수이주칭와는 서서히 뜨거워지는 물속에 있는 개구리는 뜨거움을 느끼지 못한 채 죽게 된다는 말로, 사소한 변화라도 소홀히 하면 큰 재앙을 만나게 된다는 얘기다. 그러면서 “썩은 나무는 뽑아버리고, 병든 나무는 가지를 치며, 굽은 나무는 바로잡아야 한다”고 공직자의 청렴정신을 강조했다. 리커창(李克强) 총리도 거들었다. 국유기업 개혁에 대해 “울타리는 없애고, 활력은 불어넣으며, 경쟁은 촉진하고, 효율은 높이는 것”이라고 명쾌하게 해석했다. 이어 “권력이 있다고 제멋대로 굴지 마라. 간정방권(簡政放權·하급 기관으로 권한 이양)은 손톱을 깎는 정도가 아니라 팔뚝을 잘라내는 고통을 감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번 행사의 주재자인 장더장(張德江) 전인대 상무위원장도 가세했다. “민생을 챙기면 백성의 근심을 덜어 준다”고 민생의 중요성을 설파한 뒤 “개혁과 법치는 새의 양 날개, 자전거의 두 바퀴와 같다”며 개혁과 법치는 상호보완적이라고 역설했다. 위정성(兪正聲)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 주석은 “패거리를 만들고 작당해 사욕을 취하는 것을 결코 용납하지 않겠다”며 공직기강 확립을 천명했고 류윈산(劉雲山) 당중앙서기처 서기는 “비판이라는 날카로운 무기가 무딘 둔기가 되는 것을 막겠다”며 비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반부패 사령탑 왕치산(王岐山) 당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는 “반부패 투쟁에는 끝이 없다. 빈틈이 없어야 효과를 볼 수 있다”며 부패 척결 의지를 불태웠다. 그런데 우리 국회의 모습은 어떤가. “(책상을 치며) 그만하세요!” “저 ×× 깡패야? 어디서 쳐 인마!” “왜 상을 쳐. 조폭이냐, 저런 양아치 같은…” “왜 반말이야? 나이도 어린 것이…” “정신 감정을 의뢰해봐야 하지 않을까…” “이러니 ‘종북 숙주’ 소리를 듣는 것” “저러니 ‘수구꼴통’ 소리 듣는 것” 세계는 지금 쿠바가 ‘원수’ 미국에 손을 내밀고, 자기 집만 살겠다고 옆집이야 죽든 말든 돈을 마구 찍어내 환율전쟁을 벌이는 세상이다. 국정 현안을 놓고 고민에 빠져도 부족한 판에 ‘막말의 향연’에 몰두한다. 이들에겐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도,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문제도 안중에 없다. 정쟁(政爭)에만 혈안이다. 이들을 ‘선량’으로 뽑아준 민초들이 불쌍하다. khkim@seoul.co.kr
  • 방사청 과장급 절반 이상 바꾼다

    방위사업청이 ‘군피아’의 방산 비리를 방지한다는 취지로 과장급 절반 이상을 교체하는 인적 쇄신 작업을 시작한다. 현역 군인 출신 팀장 비율을 낮춰 방산업체를 위해 일하는 예비역이 후배를 상대로 로비하는 것을 차단하겠다는 취지이나 일각에서는 전문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시철 방사청 대변인은 5일 “6일부로 청 전체 104개 과장급 직위의 54%인 56개 직위자를 교체하는 대폭적 인사를 한다”면서 “이번 인사에 따라 방사청 사업관리본부의 현역군인 팀장 비율은 70%에서 50%로 낮아지고, 기동·함정·항공 3개 주요 사업부의 해당 군 팀장 비율은 70%에서 30%로 크게 낮아진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통영함 납품 비리 의혹으로 물의를 빚은 함정사업부의 경우 기존 8명의 팀장 가운데 해군 출신이 6명, 공무원이 2명이었지만, 해군 출신은 2명으로 줄이고 공무원 4명, 타군(육·공군) 2명으로 조정해 상호 견제하도록 했다. 기동화력사업부와 항공기사업부도 육군과 공군 팀장이 절반 가까이 줄어든다. 방사청은 과장급 보직심의에서도 2006년 방사청 개청 후 9년 동안 다양한 지식을 쌓은 사업관리 경험자와 기술분야 전공자 등 우수 공무원들을 사업관리본부로 우선 배치하도록 했다. 안영수 산업연구원 방위산업연구실장은 “군 출신들의 선후배 관계에서 비리가 파생되는 만큼 이해관계의 사슬을 끊는 효과적 조치”라고 평가했다. 반면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무기 도입 사업은 각 군의 무기 소요부터 전력화에 이르기까지 수년에서 10여년 이상까지도 사업 기간이 소요되는 만큼 공무원의 무기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져 자칫 부실계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양욱 한국국방안보포럼 연구위원은 “통영함 납품 비리 당시 실무 책임자가 업체에 매수당해도 이를 제지할 수 있을 만큼 사업 내용을 잘 아는 전문가가 없었던 것이 문제”라면서 “업무를 잘 아는 사람이 견제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군 출신 비중을 줄인다고 해결될 일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방사청 관계자는 “직원들의 전문성 확보를 위해 인력개발담당관실을 신설하고 담당급 전보 시 과장급 인사를 고려해 현역군인을 균형 있게 보임해 상호보완적 업무 수행이 가능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1350억 규모 ‘글로벌 제약산업 육성펀드’ 조성

    제약산업의 글로벌 진출을 돕기 위한 1350억원 규모의 펀드가 조성됐다. 보건복지부는 24일 정부가 200억원을 투입하고 정책금융공사, 한국투자파트너스, 한국투자증권 등 민간이 1150억원을 출자한 ‘제2호 글로벌 제약산업 육성펀드’를 조성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처음 만들어진 1000억원 규모의 ‘글로벌 제약산업 육성펀드’에 이어 두 번째 펀드가 만들어진 것이다. 2호 펀드는 중소·벤처 제약사에 대한 투자를 중점적으로 하는 한국벤처투자조합(KVF)형태인 제1호 펀드와 상호보완이 되도록 사모투자전문회사(PEF)형태로 조성됐다. 특히 기술력은 있으나 자본력이 취약한 중견 제약기업에도 투자가 가능하도록 했다. 또 투자 기간이 긴 제약산업의 특성을 반영해 투자·회수 기간을 8년(2년 연장 가능)으로 하고, 국내 제약기업의 기술제휴와 글로벌 임상 등 해외진출 지원, 글로벌 진출을 위한 선진 생산시스템 구축을 주목적 투자 대상으로 했다. 신약개발은 긴 개발 기간, 낮은 성공 확률이라는 특성상 민간 투자가 쉽지 않다. 이에 따라 정부는 글로벌 제약산업 육성펀드를 만들어 신약개발을 지원하고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이번 펀드 조성을 통해 제약분야에 특화하여 전문적으로 투자 가능한 펀드가 총 2350억원이 조성됐다”고 밝혔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미국에만 쏠려있는 한국외교 중국이 언제까지 받아들일까”

    “미국에 쏠려 있는 한국을 중국이 얼마나 오랫동안 받아들일 수 있을까요? 중국의 전략적 목표는 중립적인 한국이기 때문이죠.” 23일 서울 남대문 밀레니엄 서울힐튼호텔에서 동북아역사재단 주최로 열린 한중인문학술교류포럼에서 둥샹룽(董向榮) 중국사회과학원 아태글로벌전략연구원이 발제를 통해 내뱉은 말은 그저 지나치며 듣기에는 ‘따끔한 경고’에 가까웠다. 중국정부의 지역외교 정책을 담당하고 정부의 현실적 대안을 내놓는 학자의 의견인 점을 감안하면 섬뜩한 경고였다. 둥 연구원은 “(한국 정부의 입장)은 ‘동식서숙’(東食西宿)과 비슷한 것으로서 외교적으로는 대단히 훌륭한 것으로 여겨질지 모른다”면서 “잠자리를 제공하는 서가(西家)에서는 목소리가 크지 않은 상태에서 관건은 먹을 것을 제공하는 동가(東家)가 계속 이것을 바라느냐의 문제다”고 말했다. ‘동식서숙’은 흔히 ‘동가식 서가숙’으로 표현되며 여기저기 떠도는 생활을 일컫는 말로 쓰이지만, 본래 고사의 뜻은 다르다. 제나라에 혼기가 꽉 찬 딸을 둔 부모가 돈은 많지만 못생긴 아들을 둔 동쪽 집안과, 잘생겼지만 가난한 서쪽 집안의 아들 두 곳에서 혼처가 나오자 결정을 못 했다. 그러자 딸이 ‘밥은 동쪽 집에서 먹고, 잠은 서쪽 집에서 자면 된다’고 말한 데서 비롯됐다. 탐욕스러움과 어리석음을 조롱하는 내용을 담은 고사다. 경제무역은 주로 중국에 의존해 진행하면서도 최근 미국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인 사드(THAAD)의 한반도에 배치와 관련된 논란 등 외교안보적으로 미국 편에 서서 중국을 자극하는 정책을 펴는 한국 정부의 입장을 우회적으로 비판하는 말이다. 둥 연구원은 “중국은 당연히 한국과의 관계 심화를 희망하고 한·중관계와 한·미관계가 상생관계를 유지하기 바란다”면서 “미사일방어체계와 같은 조치는 이러한 전제를 저버리는 것으로 양자관계가 제로섬을 넘어 상극관계로 이끌 것이다”고 분명하게 경고했다. 김한권 아산정책연구원 지역연구센터장 역시 이 부분에 대해 “사드 체계의 한국 내 배치 여부와 중국이 주도하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의 가입 여부를 놓고 한국은 미·중 간의 힘겨루기에서 선택을 해야 하는 곤란한 입장에 처했다”면서 “한국은 지역 내에서 미국과 중국의 전략적 신뢰와 협력을 강화하는 전략적 고리의 역할을 빠르게 확립해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김 센터장은 “최근 베이징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보여줬듯 중국 시진핑 주석이 기후변화, 반테러, 한반도 비핵화 등 여러 문제에 대해 국제사회의 ‘책임대국’으로서 역할을 해내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면서 “한국의 입장에서는 한·미동맹을 기반으로 하되 중국과도 (동맹관계에 준하는) ‘운명공동체’ 관계를 전략적으로 유연하게 검토해볼 필요성이 있다”고 현재의 한·중 전략협력동반자 관계를 한 단계 격상시킬 필요성을 제기했다. 한편 이에 앞서 중국 측 기조발제를 맡은 장둥밍(張東明) 랴오닝대 동북아연구원 원장은 “본래 체계적이고 연속성을 가졌던 동아시아 문화가 근대 서구의 식민 침략으로 단절되면서 ‘동아시아 공동체 문화 컨센서스’가 지체됐다”면서 “경제 요인과 문화 요인의 상호보완적 결합을 통해 이익공동체를 구축할 때 문화 컨센서스도 가능하며 비로소 이익공동체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이슈&논쟁] 軍 가산점

    [이슈&논쟁] 軍 가산점

    민·관·군 병영문화혁신위원회가 지난 18일 국방부에 권고한 군 성실복무자 보상제도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군 복무를 정상적으로 이행한 병사들이 취업할 때 만점의 2% 범위 내에서 복무 보상점(가산점)을 받도록 해 자긍심을 제고하고 복무의욕을 고취시킨다는 취지다. 하지만 헌법재판소가 1999년 공무원·공기업이나 일정 규모 이상의 민간기업에 응시할 때 만점의 3~5% 범위 내에서 부여하던 군 복무 가산점 제도에 대해 위헌 판결을 내린 바 있어 평등권 침해라는 반론도 만만찮다. 혁신위는 보상점을 사용할 기회를 개인별 5회, 합격자 수는 전체의 10% 이내로 제한해 입법 목적이 정당하고 국민들의 충분한 공감을 얻을 수 있다는 입장이다. 반면 합격자가 몇 %가 됐든 여성과 장애인 등 또 다른 다수에 대한 차별과 침해는 여전히 남아 있다는 지적도 남는다. 병역 의무에 대한 보상으로서 보상점 제도의 본질과 견해 차이에 대해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었다. [贊]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 “남성에게 군대는 스펙 아닌 오직 의무, 학업·경력 단절…경쟁력 저하 원인” 민·관·군 병영문화혁신위원회가 발표한 과제 중에서 성실하게 군 복무를 마친 장병들에게 보상점 2%를 주자는 안 때문에 찬반 공방이 뜨겁다. 이런 상황을 보고 있노라면 군대 문제에서만큼은 한국 남성들이 차별받고 있다는 생각에 마음이 무거워진다. 필자가 군대에 가던 25년 전만 하더라도 46%만이 현역 복무를 했다. 하지만 출산율 저하와 복무 기간 단축으로 인해 현재는 남성의 91%가 현역 복무를 하고 의무경찰이나 의무소방 등 현역에 준하는 대체 복무까지 더하면 무려 94% 이상이 현역으로 복무하는 등 군대는 대한민국 남성들이 결코 피해 갈 수 없는 곳이 되었다. 똑같은 국민임에도 여성은 군 입대를 선택할 수 있다. 그것도 남성과 달리 병사가 아닌 장교나 부사관 등 간부로만 입대할 수 있다. 군 제대 후에도 남성은 의무적으로 7년간 예비군 복무를 해야 하지만 여성은 예비군에 편입되지 않는다. 여성에게 군대는 병역 의무라기보다는 직업으로서의 하나의 선택지이거나 더 나은 직업을 위한 스펙 쌓기로 활용된다. 하지만 남성에게 군대는 스펙이 아니라 오직 의무일 뿐이며 학업과 경력의 단절로 인해 경쟁력 저하의 원인이 되는 기간이다. 이러한 차별에도 불구하고 남성들은 나라를 지키기 위해 묵묵히 군대를 간다. 그러나 불행히도 이렇게 입대한 군대에서 연평균 120명 정도가 여러 가지 이유로 죽음을 맞게 된다. 또 복무 부적응으로 인해 해마다 1000명 정도씩 마음의 상처를 입고 중도 탈락해 전역한다. 그래서 이렇게 고마운 우리 젊은이들에게 국가가 감사함을 가지고 있다는 상징적 표시와 함께 폭력 등에 노출되지 않도록 하자는 차원에서 군 전역자에게 보상점을 주자는 안에 거의 만장일치로 합의했다. 2011년과 2013년 두 번에 걸쳐 실시한 군 가산점 부활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도 각각 79.4%와 83.5%의 압도적 찬성이 나왔다. 특히 여성들도 각각 74.2%와 78.8%가 찬성을 표했을 만큼 전 국민의 확실한 지지를 받고 있는 것이 바로 군 복무 가산점이다. 하지만 1961년부터 제대군인에게 공무원 입사시험에서 5%의 가산점을 주던 제도는 1999년 위헌 판결로 폐지되었다. 그로 인해 많은 분들이 막연하게 군 복무 가산점제도는 위헌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그렇지만 당시의 판결문은 “입법목적 자체는 정당하다. 단 가산점의 정도가 과도하고 응시 횟수 및 기간을 제한 없이 적용함으로써…”라는 요지로 되어 있다. 우리 위원회는 이 판결 요지에 주목하여 가산점을 2%로 줄이고 과도한 응시 횟수 등의 지적도 피하기 위해 단 5회로 제한하는 등 위헌소지를 없애기 위해 많은 연구를 하였다. 이 보상점은 남성만 받는 것이 아니라 군에 다녀온 여성도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여성과 달리 군 입대가 원천적으로 힘든 장애인에 대해서는 지금도 국가가 다른 방법으로 지원을 하고 있지만 더 슬기로운 지혜를 모으는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고 본다. 더욱 현실적인 문제는 우리 병사들이 군에서 더 이상 구타·가혹행위 등의 불행한 일을 당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병영혁신안은 22개의 과제 아래 80여개의 소과제가 있어 이 모든 과제들이 서로 유기적으로 얽혀서 상호보완하며 병영 사고를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이 안도 ‘성실하게 복무한’ 병사들에게만 보상점을 주기 때문에 구타·가혹행위·성범죄 등, 정도 이상의 규율 위반자는 혜택을 볼 수 없다. 따라서 다른 수십 가지의 과제와 어우러져 밝은 병영을 만드는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제도이기도 하다. 지난 7월 28사단 윤모 일병의 충격적인 죽음이 알려진 당시에는 병영혁신을 위해서는 예산이 얼마가 되든 모두 지원할 것 같은 분위기였다. 그 분위기는 불과 다섯 달 만에 싸늘하게 식은 듯하다. 하지만 두 번 다시 윤 일병 사건과 같은 불행한 죽음은 일어나지 않아야 한다. 군인은 남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아들이다. [反] 정재훈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1점 차 당락…가산점 받아 합격 문제 사회적 차별로서 軍생활 보상은 안돼” 군 가산점 논쟁이 다시 돌아왔다. 그런데 이번에는 ‘가산점’이 아니라 ‘보상점’이다. 1999년 헌법재판소는 ‘제대군인 지원에 관한 법률’ 제8조 제대군인 가산점을 위헌으로 판결하고 무효화했다. 의무로서 군 복무를 이행한 것을 특별한 희생이나 공헌으로 보아 보상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 판결은 당시 우리 사회를 뜨거운 논쟁의 장으로 만들었다. 1점 차이로 당락을 가르는 국가공무원 채용 시험 등에서 총점의 3~5%를 가산점으로 받을 수 있었던 제대군인들에게 이는 너무나 큰 손실이며 감정을 자극하는 이슈였다. 그러나 장애인과 여성 등 또 다른 다수가 가산점 제도로 인해 받는 차별과 침해된 공무담임권에 헌재는 더 주목했다. 그리고 제대군인 ‘가산점’은 더 이상 정책적 논의 대상이 될 수 없게 만들었다. 이런 역사를 의식해서인가. 병영문화혁신위원회가 가산점에서 ‘보상점’으로 살짝 말 바꾸기를 했다. 그러나 본질은 여전히 가산점이다. 이른바 군 성실복무자에게 국가 공무원 선발 시험 등에서 만점의 2% 이내에서 점수를 더 주기 때문이다. 군 성실복무자와 그렇지 않은 지원자가 1점을 두고 당락을 겨룰 때 보상점은 가산점으로서 본질과 위력을 드러낸다. 위원회는 또 보상점 때문에 합격하는 인원을 전체 합격자 수의 10%로 한정하고 보상점 부여 기회를 개인별 5회로 제한해 반대 여론을 무마하려는 시도를 한다. 그렇다고 본질이 달라지는가? 아니다. 10%라는 숫자가 문제가 아니다. 보상점을 더해 결국 ‘가산점 때문에 합격하는 결과’의 의미가 중요하다. 가산점 같은 보상은 결과의 평등 조치로서 이해할 수 있다. 평등은 흔히 과정의 평등과 결과의 평등으로 분류한다. 과정의 평등의 좋은 예가 기회의 평등이다. 그러나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기회를 장애, 빈곤, 성 등 다양한 이유 때문에 제대로 활용할 수 없는 사람들이 무수히 존재한다. 따라서 사회 현상의 결과가 차별적이라고 판단할 경우 그 결과를 평등하게 만들기 위한 정책적 개입이 있게 된다. 장애 때문에 장애인 취업이 저조한 현상을 우리 사회는 차별적이라고 본다. 그래서 장애인고용할당제라는 정책을 도입했다. 장애라는 부정적이고 차별적인 요인을 가진 사람을 오히려 우선 고용하도록 정책적으로 강제하는 것이다. 긍정적 차별이다. 전체 합격자의 몇 %가 됐든 가산점을 부여하려는 전제는 ‘차별로서의 군 복무’이다. 군대에 가는 것 자체가 차별이라는 것이다. 군 복무가 주는 차별적이고 불리한 결과를 보상해 주기 위한 긍정적 차별 조치의 하나가 보상점으로 말이 바뀐 가산점이다. 그래서 묻는다. 군생활을 하는 것이 차별을 겪는 과정인가? 이른바 ‘사회생활’과 비교할 때 군생활은 차별적이고 불리한 상태인가? 한국전쟁 이후 오로지 국방만을 외치며 다른 분야와는 상대도 되지 않게 수십 년 동안 예산 점유율에서 압도적 우위를 지켜왔던 그 많은 국방 예산은 다 어디에 썼는가? 이 땅의 젊은이들이 의무로서 하는 군 복무를 하기 시작한 지 수십 년이 지났다. 그런데 사회적 차별로서 군생활을 보상해 줘야 한다면 이건 국방 분야 당사자들의 누워서 침 뱉기식 주장이 아닌가? 지켜 보는 입장에서 황당할 뿐이다. 차별이 아니라 공헌에 대한 보상이라고 항변할지 모르겠다. 그러나 헌재는 이미 1999년 ‘제대군인은 헌법 제32조 제6항에 규정된 국가유공자·상이군경 및 전몰군경의 유가족에 해당하지 아니하므로 보상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결정을 내렸다. 그래서 권고한다. 병영문화혁신위원회는 말 그대로 ‘병영문화’를 혁신하는 작업을 하면 된다. 군생활을 더 이상 차별적이고 불리한 생활로 만들지 않는 여러 조치를 취하고 실천하도록 해야 한다.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가산점 제도를 더 이상 부르지 말라.
  • [세종로의 아침] 유라시아 시대 한·러관계/이석우 정책뉴스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유라시아 시대 한·러관계/이석우 정책뉴스부 선임기자

    모스크바 크렘린 광장 한편에서 회전목마가 빙빙 원을 그리며 돌고 있었다. 젊은 연인들은 그 옆의 스케이트장을 유유히 돌았다. 옛 소련 병사들이 열병식을 하던 광장 한편은 놀이 기구와 스케이트장, 특산물 및 스낵 코너가 요란한 성탄 장식과 음악 속에 성업 중이었다. 모스크바 도착부터 지난 7일 출국 때까지 국제유가 폭락 속에 루블화의 곤두박질도 거듭됐다. “경제위기가 오는 건가.” 현지인들의 걱정은 유달랐다. 석유·가스 수출이 재정수입의 절반인 러시아에 서방의 경제제재와 외교적 고립 속에 유가 폭락은 결정타였다. 그 속에서도 러시아 고위 관리들은 한국언론재단과 ‘한러대화포럼’(KRD)이 기획한 한·러 기자포럼의 참가를 위해 모스크바를 찾은 한국 기자들을 뜨겁게 맞았다. 러시아 철도공사의 V 야쿠닌 사장은 “한반도종단철도(TKR)와 시베리아횡단철도(TSR) 연결의 첫발”이라며 나진을 거쳐 포항으로 들어온 시베리아산 유연탄 운송의 성공에 의미를 부여하며 철도연결 등 본격적인 삼각협력을 제안했다. A 갈루쉬카 극동개발부 장관은 자루비노항 개발 등 극동 경제특구 준비상황을 소개하며 남·북·러 삼각협력의 비전을 강조했다. 이들은 기술적 해결 방안도 마련돼 있고, 북한 측도 적극적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중국과의 균열로 기댈 데 없어진 북한에 대한 러시아의 편들기와 감싸기는 두드러진다. 국제무대에서 지지표를 던진 북한에 대한 화답이자, 외교적으론 미국, 경제적으론 중국에 기운 한국을 끌어당기기 위한 카드로도 보인다. 러시아 측은 “삼각협력에 한국 태도가 미지근하다”는 불만을 감추지 않았다. “준비가 끝났는데 한국이 제대로 움직이지 않아 새 사업의 진전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나무람까지 나왔다. 250억 달러 수준인 교역액 등 한·러 양자협력에도 “진전이 더디다”며 답답함을 표시했다. 3기를 맞는 푸틴의 러시아는 ‘아시아 중시정책’으로 방향타를 바꿨고, 가스관과 철도 연결 사업 등을 흔들며 한국의 참여를 등 떠밀고 있다. ‘유라시아 시대’에 올라타려는 박근혜 정부는 더 높은 운임을 부르려는 러시아의 배짱과 계산을 지켜보면서 전략적 고민 속에 있다. 미·러 갈등의 틈바구니에서 극동개발 등 양자협력의 가능성을 구체화하고, 활동 공간을 넓혀 나가야 하는 고민이다. 방대한 자원, 유럽 진출의 교두보격인 1억 4000만명의 시장, 첨단기술 등 러시아는 경제적으로 상호보완적이고, 한반도 통일 등에도 전략적 합치점이 적잖다. 이런 러시아를 어떻게 우리 전략 속에 끌어들여 ‘통일 대박’과 재도약의 에너지로 활용해 나갈까. 수교 뒤 우린 어설픈 경협차관 상환 처리 등으로 대국 러시아의 자존심에 상처를 냈고, 나홋카 특구 및 유전 개발 등 몇몇 사업의 실패로 불협화음도 키웠다. 이제 러시아는 더 이상 옛 소련도 아니고, 수교 직후 한국에 올인했던 ‘옐친의 러시아’도 아니다. 민족주의 열기 속에 옛 제국의 복원을 꿈꾸며 미국과 대립각을 세운 러시아와의 관계와 전략을 전반적으로 새롭게 돌아볼 때다. 내년 9월로 마침 두 나라는 수교 25주년을 맞는다. jun88@seoul.co.kr
  • 국토·환경계획 연동제 도입 국토기본법 개정안 등 각의 통과

    국토계획과 환경계획을 서로 연계하는 연동제가 실시된다. 국토교통부와 환경부는 각종 개발사업과 환경 보전이 조화를 이루도록 하는 내용의 ‘국토기본법’ 개정안과 ‘환경정책기본법’ 개정안이 16일 국무회의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국토·환경계획 연동제는 국토계획과 환경계획이 지속가능한 발전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계획수립 과정, 계획 내용에 대해 상호 보완적이며 협력하는 체계를 말한다. 이에 따라 국토계획과 환경보전계획을 수립할 때 두 계획이 서로 연계되도록 해야 한다. 국토개발과 환경보전이 적절한 조화를 이루도록 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개정안은 연계의 실행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연계 방안의 수립 방법과 절차, 기초자료 공유, 공동협의체 구성 등의 구체적인 사항을 공동훈령으로 정하도록 했다. 국토계획과 환경보전계획이 상충할 경우 국무총리가 위원장인 국토정책위원회를 통해 이를 상호보완·조정할 수 있도록 했다. 국토부 장관은 국토계획과 환경계획의 연계가 부족할 경우 보완을 요청하며, 계획수립권자가 이를 반영하지 않을 경우에는 국토정책위원회의 심의·조정을 받도록 했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기고] 한·브루나이 정상회담은 양국 윈·윈 기회/조원명 주브루나이 대사

    [기고] 한·브루나이 정상회담은 양국 윈·윈 기회/조원명 주브루나이 대사

    브루나이는 보르네오섬 북부에 있으며 경기도 절반 정도의 면적에 인구 41만명의 조그마한 나라다. 적도 근처에 위치해 짙푸른 열대우림을 가진 나라이며, 무엇보다 석유와 가스가 풍부하게 매장돼 있는 에너지 부국이다. 이 지하자원 때문인지 100여년간 영국의 보호령하에 있었고, 대부분의 식민지들이 독립한 이후인 1984년 1월에서야 독립했다. 한국과는 1984년 수교한 이래 양자관계뿐만 아니라 아세안(ASEAN)을 통한 지역 협력, 국제무대에서 지지를 통해 우호협력 관계를 발전시켜 오고 있다. 이렇듯 우리의 오랜 우방국인 브루나이의 하사날 볼키아 국왕이 9~10일 우리나라를 국빈 방문한다. 양국 정상은 수교 30주년을 맞아 그간의 관계 발전을 평가하고, 앞으로 30년을 내다보는 협력 방향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볼키아 국왕은 1968년 공식 즉위해 지난 46년간 브루나이를 부유하고 평화롭게 이끌어 온 군주로서 브루나이의 국왕 겸 총리이자 국방장관, 재무장관을 겸하는 절대적인 권한을 보유하고 있다. 이러한 국왕의 위상과 영향력을 감안할 때 이번 양국 정상회담은 양국 관계를 여러 측면에서 한 단계 격상시킬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첫째, 건설·에너지 등 양국 간 전통적인 협력 분야에서 상호 협력을 한층 강화할 수 있는 기회다. 우리 건설기업은 양국이 정식 수교하기 이전인 1970년대 초부터 진출해 브루나이의 대표적인 건물을 시공해 왔다. 또한 우리는 지난 20여년간 브루나이산 원유·가스를 수입해 우리의 지속적인 경제발전은 물론 브루나이의 안정적인 경제성장에도 기여해 왔다. 이러한 협력의 역사를 바탕으로 최근 브루나이 정부가 추진 중인 인프라 확충 사업에 우리 기업들이 계속 참여할 수 있도록 협의할 예정이다. 둘째, 이번 정상회담은 양국 간 새로운 분야의 협력을 도모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브루나이는 최근 ‘비전 2035’라는 기치 아래 천연자원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경제다각화를 통해 지속 가능한 국가발전을 추구하고 있고, 이를 위해 산업화의 경험과 경쟁력을 갖춘 한국과의 협력을 희망하고 있다.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상호보완적인 성격을 가진 양국이 새로운 분야에서의 협력을 통해 윈·윈할 수 있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하고, 이를 구체적인 성과로 연결시키는 방안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다. 끝으로 이번 정상회의는 아세안을 통한 브루나이와의 지역협력과 국제무대에서의 협력관계도 더욱 돈독하게 할 수 있는 기회다. 브루나이가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우리 정부의 입장을 변함없이 지지하고,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를 통한 통일 기반 조성의 든든한 지원 세력이 돼 주도록 설득할 것이다. 지난 30년간 차곡차곡 쌓아 온 협력을 통해 브루나이에서는 한국에 대한 신뢰와 호감이 폭넓게 형성돼 가고 있다. 이렇듯 잘 닦인 터전 위에 이번 볼키아 국왕의 국빈 방한을 계기로 다양한 협력의 씨앗이 뿌려져 브루나이의 열대우림과 같이 무성하게 자라나길 바란다. 이번 정상회담이 비옥한 땅에 뿌려진 씨앗이 싹을 틔울 수 있게 하는 가뭄의 단비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 “4·19와 5·16은 상호보완관계로 파악해야”

    20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4·19세대와 유신세대가 본 박정희’를 주제로 세미나가 열렸다. 미래정책연구소가 박정희 전 대통령 서거 35주년을 기념해 개최한 행사로, 박정희 정부의 업적에 대한 주제 발표와 토론이 이어졌다. 4·19세대를 대표해 발제에 나선 이영일 한중정치외교포럼 회장은 “이른바 혁명 과업 수행이라고 군사혁명정부가 펼친 제반 사업들은 학생들이 4·19 직후 상황에서 벌인 신생활운동, 국산품 애호 운동, 외제차 배격 운동, 양담배 불매 운동, 부정 축재자 처벌 등과 거의 일치했다”면서 “4·19와 5·16혁명은 그것이 발생한 시간과 공간으로 보아 결코 갈등 관계나 대립 관계가 아닌 상호 보완 관계로 파악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회장은 3선 의원 출신으로 과거 광주에서 민정당 국회의원 등을 지냈다. 이어 김도종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가 “박정희에 대한 평가는 평가자의 개인 사회화 과정에서 겪은 경험과 대한민국사에 대한 인식에 따라 복고주의적 향수 또는 과거지향적 자기부정으로 나뉘는 등 호불호의 극단을 달리고 있다”면서 “대한민국이 하루빨리 박정희를 극복하는 것만이 대한민국 전체의 창의성을 높이는 방법”이라고 발표했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신랑·신부 모두 웨딩드레스를…러 최초 ‘양성부부’ 화제

    신랑·신부 모두 웨딩드레스를…러 최초 ‘양성부부’ 화제

    결혼식 날 신랑, 신부 모두 웨딩드레스를 입고 등장했다면 대부분 여성 동성애자 커플이라 짐작하기 쉽지만 이 커플은 이보다 더욱 특별하다. 누가 봐도 아리따운 신부를 연상시키지만 생물학적으로 엄연히 남성인 신랑, 그리고 이런 신랑의 여성스러움에 반한 신부이기 때문이다. 즉, 남성이지만 여성을 지향하는 남편과 이런 여성스러움에 반한 부인이라는 의미다. 영국 일간 메트로는 세계에서 유래를 찾아보기 힘든 이른바 ‘양성부부’가 된 러시아 인 드미트리 코주기오브(23)와 엘리슨 브룩스(19) 커플의 사연을 20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최근 러시아 모스크바의 한 결혼식장에서는 근래 보기 힘들었던 광경이 연출됐다. 하얀 색 웨딩드레스를 입은 신부 2명이 나란히 식장으로 입장했던 것이다. 긴 생머리에 길쭉하고 가냘픈 몸매 그리고 높은 하이힐까지 쌍둥이를 연상시켰던 해당 커플은 실은 엄연히 남성과 여성으로 이뤄진 이성애자 신랑, 신부였다. 단지, 신랑인 드미트리가 신부인 엘리슨만큼 예뻤던 것이 문제였다. 이들은 나란히 웨딩드레스를 입고 반지를 주고받으며 부부가 됐음을 공식 선언했다. 하객들의 축하가 이어지고 행복한 결혼생활이 시작됐지만 드미트리 부부가 식장에 들어서기까지 과정은 그리 순조롭지만은 않았다. 지난 5월 모스크바 지역 등기소에서 혼인 신고를 마치기까지 이 커플에게 큰 문제는 없었다. 신랑이 너무 여성스럽기는 했지만 법적으로 엄연한 남성이었기에 결혼을 하는 데에는 아무런 법적 문제가 없었다. 참고로 러시아에서는 동성 혼인은 아직 법적으로 인정되지 않는다. 문제는 다음이었다. 이들이 결혼식에서 둘 다 웨딩드레스를 입을 것이라는 계획을 세웠을 때, 관할 등기소에서 불가하다는 통보를 보내왔기 때문이다. 한 번도 이와 같은 사례가 없었다며 ‘정상적인 양복’을 입을 것을 강요하는 등기소 측과 드미트리의 갈등은 매우 심했지만, 결국 개인 결혼복장을 규제하는 법 조항이 러시아에 없다는 이유로 웨딩드레스만으로 이뤄진 드미트리의 결혼식은 그대로 진행될 수 있었다. 드미트리는 스스로를 안드로진(Androgyne) 즉, 양성성(兩性性) 이라고 소개한다. 이는 남성스러움과 여성스러움을 구분하지 않고 한 인격 내에 남성과 여성을 동시에 갖춘 사람을 뜻한다. 그렇지만 드미트리의 여성성은 사실 여자의 내면적 아름다움과 섬세함을 동경하는 쪽에 가깝다. 즉, 성적으로는 이성애를 지향하며 여성을 사랑하지만 동시에 여성 특유의 생물학적 장점 역시 받아들이려는 것이다. 참고로 드미트리 부부는 서로를 이성적으로 사랑하며 아이도 둘 이상 낳을 계획이다. 이성애자이기는 하지만 드미트리는 본인의 결혼식이 동성결혼과 같은 새로운 성 관념에 폐쇄적인 러시아 사회에 중요한 시사점을 전했다고 생각한다. 드미트리는 “여성적인 옷차림을 즐겨하지만 나는 굉장히 정상적인 사고방식을 가진 남자다. 중요한 것은 남성이라도 여성의 장점을 받아들일 줄 알아야하고 여성 역시 남성의 장점을 존중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것이 상호보완 된다면 그것이 인간이 향할 수 있는 가장 높은 수준의 가치에 도달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조우상 기자 wscho@seoul.co.kr
  • [장관에게 힘 실어 주자] (하) 미·일·유럽 등 해외사례

    [장관에게 힘 실어 주자] (하) 미·일·유럽 등 해외사례

    선진국의 대통령이나 총리는 모든 사안을 일일이 지시하지 않는다. 선진국의 장관들은 고개를 숙인 채 대통령이나 총리의 말을 토씨 하나 빼놓지 않고 받아 적지 않는다. 선진국의 대통령실과 총리실은 공무원과 정부 산하 기관의 인사에 개입하지 않는다. 선진국의 대통령이 우리 대통령보다 권력욕이 약해서 그런 것이 아니다. 선진국의 장관들이 우리 장관들보다 충성심이 약해서 그런 것도 아니다. 대통령과 장관이 서로 토론하고 합의하는 시스템이 국가 운영에 훨씬 도움이 되기 때문에 그렇게 하는 것이다. 대통령은 대통령의 권한을 행사하고, 장관은 장관의 권한을 행사한다. 대통령은 법률에 정해진 만큼만 지시하고, 장관은 법률에 정해진 만큼의 권한을 주저 없이 행사한다. 선진국의 대통령 및 총리와 장관의 관계, 장관의 역할을 짚어 봤다. ■美, 부처인사·예산 좌지우지 장관의 권한과 책임 막강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지난 5월 21일(현지시간) 백악관 브리핑룸에 섰다. 보훈병원 운영 비리 의혹이 불거진 뒤 한 달쯤 지났을 때였다. 오바마 대통령은 “비위 사실이 파악되면 관계자들을 처벌하겠다”고 목청을 높였다. 그러나 에릭 신세키 보훈장관의 거취에 대해서는 “조사 보고서 발표 뒤 결정하겠다. 에릭(장관)은 우리와 함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전념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이 자신의 임기 1기에 발탁해 2기에도 유임시켰을 만큼 신뢰해 온 신세키 장관을 당장 내치기보다 책임을 다한 뒤 물러나게 하겠다는 의지가 읽혔다. 그러나 신세키 장관은 9일 뒤 사의를 표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매우 유감스럽다”고 안타까워하면서 “그는 보훈부에 새 리더십이 필요하고, 더 이상 거취 문제로 시간이 낭비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다”며 이를 수용했다. 미국은 장관을 함부로 교체하지 않는다. 대통령 임기(4년)와 함께 가는 것이 대부분이다. 심지어 2기에 유임되는 경우도 종종 있고 전 정권의 장관이 새로운 대통령과 함께 일하는 경우도 있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때인 2006년부터 오바마 1기인 2011년까지 장관을 지낸 로버트 게이츠 전 국방장관이 대표적이다. 미 정부 소식통은 3일 “미국에서는 장관의 권한과 책임이 막중하다”며 “대통령이나 정치권이 함부로 쫓아낼 수 없다. 장관은 물론 차관보까지 상원 인준을 받아 임명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지명에서 인준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리지만 상원의원들은 개인적인 문제보다는 정책 관련 질문에 집중하는 분위기다. 장관과 부장관, 차관, 차관보까지 대통령이 지명한 뒤 엄격한 상원 인준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인준을 받아 자리에 오르면 그만큼 권한이 주어지고, 그에 대한 책임이 따른다는 것이다. 특히 장관은 상당한 기간의 임기를 보장받는 만큼 부처 내 인사와 예산을 좌지우지하며, 대통령에게 스스럼없이 조언하는 역할을 맡는다. 이 때문에 오바마 대통령의 신뢰가 두터운 에릭 홀더 법무장관, 안 덩컨 교육장관 등은 2기에도 유임됐다. 오바마 대통령이 두 달에 한 번씩 주재하는 각료회의는 상하수직 상명하달의 분위기가 아니라 모든 장관이 자연스럽게 의견을 개진하고 토론하는 분위기다. 한 소식통은 “각료회의에서 다리를 꼬고 앉아 있는 장관들이 꽤 있을 정도로 편안한 분위기이지만 토론은 뜨겁고 반론도 많이 개진된다”며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지시를 내리고 장관들이 이를 무조건 수용해 따르는 분위기가 아니라 건설적인 토론이 이뤄진다”고 말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日, 각료간담회서 의견 조율 현안 결정은 만장일치로 ‘4월 1일 각의(국무회의). 오전 8시 22~34분 총리관저에서 개최. 참석자는 아베 신조 총리를 비롯해 국무대신 18명.’ 지난 4월 22일 일본 정부는 사상 처음으로 각의 의사록을 공개했다. 1885년 각의 제도 시행 이후 처음 공개된 의사록에는 안건 소개와 함께 참석한 국무대신들의 발언이 상세히 적혀 있었다. A4 용지 6쪽 분량의 의사록을 읽어 내려가다 보면 재미있는 것을 발견하게 되는데, 바로 각의가 끝나고 곧바로 열리는 ‘각료간담회’다. 각의에서 다뤄진 안건 이외에 국무대신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교환하고 업무를 공유하기 위해 열리는 자리다. 1990년대 중반 호소카와 내각에서 시작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원래 비밀 회의 성격을 띠기 때문에 외부에 공개되지 않지만, 아베 내각이 처음 공개한 의사록에는 각료간담회의 내용도 일부 소개돼 있다. 한국의 장관에 해당하는 일본의 국무대신들은 매주 화·금요일 열리는 정례 국무회의와 임시 국무회의에서 다양한 형식으로 현안을 공유하고 의견을 교환한다. 일본의 국무대신들이 활발하게 의사교환을 하는 배경에는 각의가 만장일치를 원칙으로 하기 때문이다. 의견 교환을 하더라도 한계는 있다. 일본의 행정부는 국무대신 임면권을 총리가 갖고 있다 보니 총리의 의견이 강하게 작용할 수밖에 없다. 자신의 의견에 반하는 국무대신은 파면함으로써 의견 일치를 볼 수 있다. 비근한 예가 2010년 5월 하토야마 유키오 당시 총리가 오키나와 후텐마 미군기지를 같은 현의 헤노코로 이전하기로 한 미·일 합의에 반대해 각의 서명을 거부한 사민당 당수 후쿠시마 미즈호 소비자담당상을 파면한 것이다. 국무대신은 총리가 임명하고 일왕이 인증한다. 일본 내각법에 따르면 총리를 제외하고 15명의 국무대신을 임명할 수 있는데 특별한 필요가 있을 때는 18명 이내까지 임명할 수 있다. 일본 헌법 68조에 따라 총리와 국무대신들은 전부 문민으로 한정된다. 또 과반수는 반드시 국회의원 중에서 임명하도록 돼 있다. 내각에서 결정하는 사안은 국무 전반이다. 외교 관계를 처리하고 조약의 체결을 맡을 뿐 아니라 예산 편성, 정령(政令) 제정, 사면·특사·감형·복권 등을 결정한다. 또 일왕의 국사 행위에 관한 조언과 승인을 하며 최고재판소의 장(長)인 재판관을 지명한다. 임시국회 소집, 참의원의 긴급집회 소집, 예비비 지출, 예산 제출 및 재정상황 보고 등의 권한을 가진다. 국무대신의 권한은 자신이 담당하는 분야에서 의안을 각의에 제출하는 것이다. 내각법에는 ‘모든 국무대신은 안건의 여하를 불문하고 의안을 각의에 제출할 수 있다’는 취지의 규정이 있지만 실제로는 담당 분야에만 관여한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佛, 견제·보완 이원집정제… 獨, 중앙과 지방 권력 분할 프랑스는 대통령과 총리의 권한이 우리와 달리 법적으로 명확히 구분돼 있고 각각 고유한 권력을 갖는 ‘이원집정제’를 택하고 있다. 견제와 상호보완을 동시에 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대신 책임도 명확하다. 정책 실패의 책임은 총리와 장관의 몫이다. 권한으로 보면 우선 총리는 장관 인선에 대한 제청권을 보장받는다. 지난해 5월에 새로 발표된 34명의 새 정부 각료 역시 장마르크 에로 총리가 제청해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이 임명했다. 특히 총리는 인사뿐 아니라 업무조정 권한 등을 가지고 행정부의 기능을 총지휘하며, 국방 및 법률 집행까지 국정 전반을 책임진다. 심지어 새로 임명된 총리는 정부 부처의 수와 형태 역시 자신이 결정한다. 총리와 ‘뜻을 함께하는’ 장관의 입김 역시 그 조직에서 셀 수밖에 없다. 다른 부처의 간섭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 당연히 조직 장악력도 강하다. 임기가 보장된 것은 아니지만 총리가 ‘뒤에 있는 만큼’ 정책 추진이 수월하다. 임승빈 명지대 교수는 “사실상 총리와 장관이 일반적인 모든 행정에 대해 스스로 독립적이고 직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유럽국가들은 의원내각제를 채택하고 있다. 내각제는 의회의 과반수 당이 행정부를 구성하는 제도다. 국민이 선출한 의원들이 총리와 장관으로 임명되기 때문에 그들에게 실리는 힘은 다른 정치형태(대통령제, 이원집정제 등)와 비교해 가장 막강하다. 김계동 연세대 교수는 “인사, 조직구성, 정책 등 모든 것을 결정할 수 있는 실직적 권한이 있다”고 강조했다. 사실상 자신의 부처 내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 예산부터 사람까지 모든 것을 선택할 수 있는 힘이 있다는 얘기다. 김 교수는 “우리도 2공화국 때 시도했다가 실패했다”고 덧붙였다. 분단 후 강력한 리더십을 원하는 국민정서와 중앙집권의 역사적 전통, 보수진영의 반대 등으로 다시 시도되지 못했다. 독일과 호주처럼 연방제인 나라도 있다. 연방제는 입법·행정·사법 등 국가의 권력이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에 수평적으로 나뉘어 있는 형태다. 연방 대통령은 상징적 수반이고 각 주의 주지사가 가장 직접적이고 강한 권한을 지닌다. 2009년 2월 호주 빅토리아주에서 ‘블랙 새터데이’라 불리는 최악의 산불이 발생했을 당시 피해 상황을 알리고 사태를 수습한 것도 주지사의 몫이었다. 크리스 콜렛 호주 재난위기관리청 부청장은 “정부는 주에서 지원 요청이 올 경우에만 도움을 주고 응급 관리 시스템부터 피해 지원 등 모든 것이 주에서 결정된다”고 주지사의 권한을 설명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건설 불공정 하도급 뿌리 뽑는다

    건설 불공정 하도급 뿌리 뽑는다

    서울 도봉구가 공공 부문 건설 공사와 관련해 불공정 하도급 근절 종합대책을 시행하고 있다고 12일 밝혔다. 불공정 하도급 민원 가운데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현장 근로자 임금 체불과 장비·자재 대금 지연 지급을 막기 위해서다. 대책은 하도급 직불제·표준 하도급 계약서 사용·주계약자 공동도급제의 100% 이행을 골자로 한다. 구는 이를 통해 건설현장에서 하도급 업체의 지위가 원도급자와 상호보완적 협력 관계로 자리매김하는 한편 공사 대금 흐름도 투명하게 만들어 사회적 약자인 현장 근로자들을 한층 보호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앞서 구는 은행 시스템과 연결된 ‘서울시 대금e바로 시스템’을 사용하기 위한 업무 협약을 맺었다. 이에 따라 구에서 시행하는 공사 기간이 30일 이상인 건설 사업의 경우 하도급 대금 및 노무·장비·자재 대금이 원·하도급자의 금융 계좌에서 직접 이체될 수 있게 됐다. 지급 내역은 구에서 실시간 모니터링한다. 구는 아울러 건설 기계 임대차 계약서 작성을 의무화하고 시공 능력을 갖추지 못한 업자가 공사를 따낸 뒤 일괄 하도급하는 행위를 차단하기 위해 적정성 심사를 강화했다. 음성적인 불법 재하도급을 뿌리째 뽑고 공정하고 합법적인 하도급 문화를 정착시키려는 조치다. 이동진 구청장은 “민선 시대 자치 행정은 투명성과 공정성을 보장받아야 한다”며 “발주, 계약 과정부터 준공까지 관리감독을 강화해 현장 근로자의 작은 소리도 업무에 반영하는 ‘청렴 일등구’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하늘·땅서 쌩쌩 ‘배트모빌’이 현실로… 모델 판매 돌입

    하늘·땅서 쌩쌩 ‘배트모빌’이 현실로… 모델 판매 돌입

    팀 버튼 감독 작품으로 지난 1989년 첫 개봉된 영화 ‘배트맨’ 시리즈는 최근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에 의해 리부트된 다크나이트 트릴로지(배트맨 비긴즈·다크나이트·다크나이트 라이즈)로 이어지며 폭 넓은 사랑을 받았다. 특히 시리즈 마다 조금씩 다른 형태로 등장한 배트맨의 운송수단 ‘배트모빌’은 많은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해왔는데 최근 이를 스크린에서 현실로 끄집어낸 것 같은 콘셉트아트가 공개돼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호주의 IT기술전문매체 기즈맥(Gizmag)의 28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이 놀라운 콘셉트아트 속 물체의 모델명은 GF7으로 하늘과 땅을 모두 달릴 수 있는 첨단 운송 수단이다. 광택이 없는 검은 색의 외형은 그 자체로 배트모빌을 연상시키는데 놀랍게도 뒤쪽에는 비행을 위해 숨겨진 7m짜리 날개가 존재한다. 이 날개까지 펴진 모습의 GF7은 말 그대로 ‘거대 박쥐’다. 3500파운드 출력의 제트 엔진을 탑재한 GF7은 고공 12,000m까지 오를 수 있으며 공중에서 최대 시속 885㎞에 도달할 수 있다. 다시 땅으로 착륙하면 제트엔진에 의해 충전된 배터리 팩과 전기모터로 도로를 달리게 되는데 7~12초 안에 시속 100km에 도달할 수 있다. 도로주행 시 최대 시속은 193km다. 이 콘셉트 아트를 제작한 이들은 미국 캘리포니아 출신 디자이너 그렉 브라운과 데이브 포셋이다. 이들은 해당 운송수단이 전기 모터와 제트 엔진이 상호보완 되기에 에너지 효율이 좋다고 강조한다. 특히 출장이 잦은 고급 사업가들을 대상으로 마케팅을 추진할 예정이다. 한편, GF7의 정확한 가격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나 실제 생산이 될 경우 대당 가격은 300만~500만 달러(약 30억~51억 원) 사이가 될 것으로 예측된다. 사진=Gizmag 조우상 기자 wscho@seoul.co.kr
  • 시속 885㎞로 하늘·땅을…실제 ‘배트모빌’ 등장

    시속 885㎞로 하늘·땅을…실제 ‘배트모빌’ 등장

    팀 버튼 감독 작품으로 지난 1989년 첫 개봉된 영화 ‘배트맨’ 시리즈는 최근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에 의해 리부트된 다크나이트 트릴로지(배트맨 비긴즈·다크나이트·다크나이트 라이즈)로 이어지며 폭 넓은 사랑을 받았다. 특히 시리즈 마다 조금씩 다른 형태로 등장한 배트맨의 운송수단 ‘배트모빌’은 많은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해왔는데 최근 이를 스크린에서 현실로 끄집어낸 것 같은 콘셉트아트가 공개돼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호주의 IT기술전문매체 기즈맥(Gizmag)의 28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이 놀라운 콘셉트아트 속 물체의 모델명은 GF7으로 하늘과 땅을 모두 달릴 수 있는 첨단 운송 수단이다. 광택이 없는 검은 색의 외형은 그 자체로 배트모빌을 연상시키는데 놀랍게도 뒤쪽에는 비행을 위해 숨겨진 7m짜리 날개가 존재한다. 이 날개까지 펴진 모습의 GF7은 말 그대로 ‘거대 박쥐’다. 3500파운드 출력의 제트 엔진을 탑재한 GF7은 고공 12,000m까지 오를 수 있으며 공중에서 최대 시속 885㎞에 도달할 수 있다. 다시 땅으로 착륙하면 제트엔진에 의해 충전된 배터리 팩과 전기모터로 도로를 달리게 되는데 7~12초 안에 시속 100km에 도달할 수 있다. 도로주행 시 최대 시속은 193km다. 이 콘셉트 아트를 제작한 이들은 미국 캘리포니아 출신 디자이너 그렉 브라운과 데이브 포셋이다. 이들은 해당 운송수단이 전기 모터와 제트 엔진이 상호보완 되기에 에너지 효율이 좋다고 강조한다. 특히 출장이 잦은 고급 사업가들을 대상으로 마케팅을 추진할 예정이다. 한편, GF7의 정확한 가격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나 실제 생산이 될 경우 대당 가격은 300만~500만 달러(약 30억~51억 원) 사이가 될 것으로 예측된다. 사진=Gizmag 조우상 기자 wscho@seoul.co.kr
  • 30일 개막 亞안보회의 이슈는

    30일부터 새달 1일까지 싱가포르에서 제13차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가 열린다. 동·남중국해에서 중국의 잇따른 실력 행사와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행사 용인 추진 등 동북아 지역의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이라 이번 회의에 더욱 이목이 쏠리고 있다. 3대 관전 포인트를 짚어 봤다. 우선 최근 형성된 미·일 대(對) 중·러 구도가 지속될지 주목된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첫날 기조연설을 통해 중국 견제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아베 독트린’을 발표할 예정이다. 아베 총리는 지난 24일 동중국해 공해 상공에서 벌어진 자위대기와 중국군 전투기의 이상 접근과 남중국해 파라셀 군도에서 진행 중인 중국의 석유시추작업 등을 거론하며 “힘에 의한 일방적인 현상 변경 시도는 용납하지 않는다”는 의견을 표명할 것으로 보인다. 또 미국과 일본은 아세안(ASEAN)의 안전보장을 지원하겠다며 중국 견제를 위해 동남아 국가와의 협력을 강화할 뜻을 피력한다고 일본 언론들은 보도했다. 이에 맞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20일 정상회담 후 “다른 나라의 내정 간섭에 반대한다”는 공동성명을 발표하며 반미, 반일 노선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러시아는 그동안 정상회담만 5차례 가지며 밀월 관계를 유지했던 일본과 대립각을 선명하게 세우지는 않는 모양새다. 푸틴 대통령은 올가을로 예상됐던 일본 방문에 대해 “초대해 준다면 당연히 갈 것”이라면서 “일본은 중요한 파트너다. 양국은 강한 상호보완성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고 교도통신이 29일 보도했다. 일본이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미국, 유럽과 제재에 동참한 것에 불쾌감을 표했던 지난 24일과 비교하면 선명한 온도 차가 드러난다. 두 번째 관전 포인트는 중국을 바라보는 아세안의 시각이다. 말콤 쿡 동남아시아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로이터통신에 “필리핀, 베트남 등 중국과 대립하고 있는 동남아 국가들은 아베 총리를 지지할 것”이라면서 동남아 국가가 일본의 ‘중국 견제론’에 동참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동남아 내에서도 미얀마나 캄보디아 등 중국 의존도가 높은 국가들이 변수다. 31일 열릴 한·미, 한·미·일 국방장관회담도 주요 관심사다. 한·미·일 군사정보 공유를 비롯해 미국 미사일방어(MD)체계 편입 관련 논의가 핵심 의제다. 아베 총리가 공식 표명한 헌법 해석 변경을 통한 집단적 자위권 행사 용인에 대한 일본 측의 설명도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사설] 사회적 약자 보호 차원서 원격진료 논해야

    원격진료 문제를 둘러싼 갈등이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의료계는 정부가 입법 예고한 원격의료 관련 의료법 개정안 등의 철회를 요구하며 11일 총파업을 예고한 상태다. 의(醫)·정(政) 힘겨루기로 의료 공백이라도 생긴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 몫이다. 자중자애해야 한다. 원격진료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절박한 과제다. 의료의 본질상 원격진료보다 대면진료가 낫다는 데 이의를 제기할 국민은 많지 않을 것이다. 원격진료에 따른 오진의 위험성이 더 커질 가능성도 없지 않다. 그러나 우리 현실에 눈을 돌려야 한다. 전문 의료인력이 거의 없다시피 한 섬이나 오지 등의 경우 환자가 발생하면 속수무책이다. 의료 접근성이 떨어지는 특수지역 주민은 물론 거동이 불편한 노인·장애인들에게 원격진료는 ‘희망’이다. 그것만으로도 원격진료제 도입의 당위성은 충분하다고 본다. 최근 의사 1000여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5.2%가 원격의료가 시행되면 1차 의료기관이 몰락할 것으로 대답했다. 환자가 대형병원으로 쏠려 심대한 경영악화를 겪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해 못할 바는 아니다. 그러나 원격진료가 도입되면 동네 병·의원이 다 죽을 것처럼 과장하며 결사 항전의 자세를 보이는 것이 과연 타당한 것인가. 제 밥그릇을 챙기기 위해 사회적 약자의 진료권을 외면하겠다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높다. 의료 영리화 혹은 민영화 반대를 외치지만 목표는 결국 의료수가 인상 아니냐는 냉소적인 지적도 새겨들어야 한다. 대한민국은 자타가 공인하는 정보기술(IT) 강국이다. 첨단 화상진료시스템을 잘 활용하면 환자의 편의성도 높이고 의료산업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하리라고 본다. 원격진료는 미국·일본 등 선진국에선 진작부터 도입해 운영하고 있는 낯익은 제도다. 원격진료를 불법의 울타리에서 구해내야 한다.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은 최근 의료계 인사들과의 만남에서 “원격의료 허용은 대면진료를 대체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상호보완하기 위한 것”이라며 “동네의원이 원격의료를 하면 대면진료에 준하는 충분한 보상을 받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원격의료와 투자활성화 대책, 저수가 문제 등을 논의하기 위한 협의체 구성도 제안했다. 의료계는 전향적으로 검토하기 바란다. 의료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의료산업의 성장잠재력을 높이기 위해선 의료 패러다임의 일대 전환이 불가피하다.
  • 걸리면 끝? 이젠 절망 끝! 표적항암제 7년 생존율 94%에 달해

    걸리면 끝? 이젠 절망 끝! 표적항암제 7년 생존율 94%에 달해

    예전에는 백혈병에 걸리면 무조건 죽는다고 믿었다. 유효한 치료방법이 없을 때는 그렇게 믿는 것이 틀린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이제는 상황이 전혀 달라졌다. 치료술과 함께 1∼2세대 표적항암제가 속속 개발되면서 이제 만성 골수성 백혈병(CML)은 과거의 불치병에서 완치가 가능하거나 관리하는 병으로 빠르게 바뀌어가고 있다. 김동욱 교수는 “만성기 환자에게 우선 적용되는 1차 표준치료제를 사용할 경우 만성기 환자의 7년 생존율이 94%에 달한다”면서 “이는 표적항암제만으로도 장기 생존이 가능함을 보여주는 통계”라고 설명하고 있다. 의학이 발전함에 따라 과거에는 절망이었던 CML이 이제는 희망의 질병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CML의 확진 근거는 무엇인가. -혈액 및 골수검사로 의심 환자를 가려낸 뒤 필라델피아 염색체 이상과 Bcr-Abl1 유전자 이상을 확인해 확진하게 된다. →CML 치료에는 어떤 방법들이 적용되나. -일반적으로 치료에는 약물요법과 조혈모세포 이식 방법이 활용된다. 약물요법에는 ▲하이드레아 ▲인터페론주사 ▲표적항암제 등이 있는데, 글리벡·타시그나·스프라이셀·슈펙트·보수티닙 등이 대표적인 표적항암제다. 하이드레아는 치료 중 늘어난 백혈구 수를 조절하기 위해 사용하는 치료로, 초기나 더 이상 치료법이 없을 때 사용한다. 그러나 이 치료제만으로는 암세포를 줄여 환자의 생존 기간을 연장할 수는 없다. 하이드레아만으로 연장할 수 있는 평균 생존기간은 약 4년 정도에 불과하다. 인터페론은 인체의 면역기능을 키워 암세포의 증가를 억제하는 주사치료제로, 과거에는 주요 치료제였으나 글리벡이 등장한 이후에는 매우 드물게 사용된다. 과거 인터페론 치료로 생존할 수 있는 기간은 평균 6∼7년 정도였으며, 만성기에는 생존기간은 연장할 수 있으나 가속기나 급성기에는 어려운 문제 등이 있다. 이매티닙(글리벡)은 2001년 전 세계에서 시판 허가가 나면서 지금까지 탁월한 치료 효과를 보이고 있는 최초의 표적항암제다. 현재 만성기 환자에게 가장 우선적으로 적용되는 1차 표준치료제로, 만성기는 1일 400㎎, 가속기·급성기는 1일 600㎎으로 치료를 시작한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글리벡 치료를 시작한 만성기 환자의 7년 생존기간이 94%에 달해 글리벡만으로도 장기 생존이 가능함을 보여주고 있다. →조혈모세포 이식에 대해서도 말 해 달라. -CML 치료를 위해 조혈모세포를 이식할 때는 이식에 따른 합병증 발생 정도 및 병의 상태와 진행속도를 고려해야 한다. 이 두 가지 요소에 유전자가 일치하는 공여자 유무를 더해 이식 여부와 적절한 이식시기를 결정하게 된다. 글리벡이 처음 임상 치료에 적용된 2001년 이전에 CML 1차 치료법이었던 조혈모세포 이식은 완치가 가능함에도 부작용과 합병증 때문에 중요성이 반감해 현재는 글리벡 치료에 실패한 환자만을 대상으로 하는 2∼3차 치료법으로 위상이 바뀌었다. 하지만 소수 환자는 표적항암제를 1차 치료법으로 적용한 뒤 병이 잘 조절된 상태에서 조혈모세포를 이식하는 것이 치료에 도움이 되기도 한다. →글리벡 내성은 왜 발생하나. -가장 중요한 원인은 불규칙한 복용과 필요량보다 적은 용량을 복용하는 것이다. 따라서 기대한 약효를 얻으려면 정확하고 규칙적인 투약이 매우 중요하다. 글리벡에 내성이 생긴 환자는 골수 및 유전자검사와 함께 ‘내성돌연변이검사’를 시행해 2세대 표적항암제나 조혈모세포이식을 고려하게 된다. →환자별로 치료 방법을 결정하는 기준은. -현재 모든 초기 환자는 표적항암제를 우선 적용하며, 항암제의 종류는 합병증에 따라 선택한다. 단, 초기부터 진행됐거나 표적항암제에 효과가 없는 환자는 당연히 조혈모세포 이식을 고려하게 된다. →각 치료 방법이 적용되는 임상적 상황도 짚어 달라. 표적항암제들의 뛰어난 효과와 최소화한 부작용 때문에 최근에는 환자의 연령과 상관없이 모든 CML 환자에 대한 1차 치료법으로 표적항암제를 이용하는 약물요법이 적용된다. 초기에 진행된 상태이거나, 글리벡 내성 환자로, 나이가 젊은 경우 약물요법 후 조기에 조혈모세포를 이식하면 생존기간 연장은 물론 완치에 이를 수도 있다. 그런가 하면 요즘에는 제한적이나마 일부 환자의 경우 경과가 좋아 글리벡을 끊을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시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제 골수이식은 필요가 없다는 뜻인가. -표적항암제로 완치할 수 있는 환자는 소수이기 때문에 나이가 젊거나 유전자가 일치하는 공여자가 있는 경우 동종이식을 시행하기도 한다. 또 가속기나 급성기처럼 진행성인 경우에는 이식 성공률이 낮은 데다 보험급여 대상도 안 돼 일정 기간 표적항암제를 사용해 만성기 또는 ‘관해’상태로 바꾼 다음에 이식을 시행하는 것이 유리하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표적항암제와 조혈모세포 이식은 반대 개념이 아니라 상호보완적인 치료법임을 알 수 있다. →전반적인 치료 패턴의 변화 등 CML 치료의 최근 흐름은 어떤가. -2001년 이전에는 1차 요법으로 조혈모세포 이식을 시행했지만, 표적항암제의 효과가 알려진 최근에는 먼저 표적항암제를 사용하고, 이에 실패할 경우 다른 표적항암제로 치료하다가 적절한 반응을 보이지 않을 경우 조혈모세포 이식을 시행한다. →최근 일부 근로자들이 특정 근로환경 때문에 CML에 걸렸다고 주장하는데…. -유기 용제를 다량으로 사용하는 작업환경에 장시간 노출될 경우 백혈병 등 암의 발병이 증가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암의 발병은 노출 후 수년 지나 나타나기 때문에 즉각적인 원인 규명에 어려움이 있다. →CML과 관련한 정책적 문제는 없는가. -의료보험 수혜 대상의 제한이 문제다. 즉, 18세 미만의 청소년에게는 2세대 표적항암제 투여가 불가능하고, 글리벡을 거치지 않고 2세대 표적항암제를 투여할 경우 보험 적용도 되지 않는다. 치료제의 약가가 비슷한데 효과가 더 좋은 항암제를 사용할 수 없도록 한 것은 정책적인 잘못이라고 본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사설] 갈지자 교육행정으로 미래 인재 못 기른다

    그제 교육부가 자사고 선발권을 인정하는 고등학교 정책을 발표했다. 당초 발표했던 선발권 폐지방침에 대해 자사고가 반발하자 포기한 것이다. 학생 학부모들은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교육부는 어설픈 정책 발표로 혼선을 초래할 게 아니라 현장 의견을 충분히 들은 뒤, 정책을 잘 가다듬어 내놓아야 한다. 지금 같은 눈치보기식의 갈지자 행보로는 미래 인재를 키울 수 없다. 서남수 교육부 장관 등 교육정책 당국자들의 맹성을 촉구한다. 교육부의 조령모개식 정책으로 학생, 학부모만 골머리를 앓고 있다. 예컨대 이명박 정부 시절 도입한 수준별 수능시험은 3년 만에 막을 내린다. 2014학년도만 국·영·수 모두 수준별 시험으로 치르고 2015학년도와 2016학년도에는 국어·수학만 수준별로 보고 이어 2017학년도에는 완전 폐지하게 된다. 연간 60만명 안팎의 수험생들이 보는 시험제도를 시행 1년 만에 다시 바꾸는 것으로 교육부의 경솔함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고교 문·이과 통합안도 마찬가지다. 지난 8월 교육부는 2017학년도 이후 대입개편 방안으로 현행안과 문·이과 구분 없는 통합안 등을 제시했다. 문·이과 통합안에 대해 관심이 쏠린 것은 당연지사였다. 그런데 두 달 뒤 나온 최종 방침은 2018학년도부터 폐지였다. 교육과정 개발, 교과서 개발 등 준비시간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였다. 교육부의 안이한 태도가 읽히는 대목이다. 자사고 입시방안도 그렇다. 애당초 자사고 선발권을 없애는 방안을 발표했다가 자사고 측이 반발하자 추첨으로 1.5배수 선발 뒤 면접으로 최종 확정한다는 방안을 내놓았다. 기존처럼 자사고의 학생 선발권을 인정해준 꼴인데 그러려면 왜 성급히 선발권을 없애겠다고 공언했는지 궁금하다. 물론 교육부로서도 적잖은 고충은 있다고 본다. 여야 정치권의 엇갈린 주문에다 교육단체와 학교현장의 목소리 등 다양한 정책환경을 감안하면 고민이 없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럴수록 교육부는 교육본령에 충실해야 한다. 지난 정부 때의 고교 다양화정책으로 일반고가 위기상황에 놓였다면 특수목적고 양성화보다는 일반고 교육을 강화하는 데 더 큰 비중을 둬야 한다. 일선 학교로서는 우수학생 선발에 관심을 둘지 모르나, 정책당국은 어떻게 우수한 학생으로 키울 것인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교육의 수월성과 형평성은 대체재가 아닌 상호보완재로써 함께 추구할 수 있다. 지식정보화 시대에 바람직한 인간상은 지식위주의 인재가 아닌 인성, 창의성 중심의 인재다. 교육부는 섣부른 정책발표로 혼선을 초래하지 말고, 정치권이나 교육단체에도 휘둘리지 않는 신뢰 있는 정책으로 미래 인재 양성방안을 마련하기를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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