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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기철의 노답 인터뷰]“정형 데이터 분석은 ’장님 코끼리 만지기’···비정형까지 분석해야 빅데이터라 할 수 있죠”

    [이기철의 노답 인터뷰]“정형 데이터 분석은 ’장님 코끼리 만지기’···비정형까지 분석해야 빅데이터라 할 수 있죠”

    변정한 오피스데브 대표가 말하는 ‘빅데이터’제4차 산업혁명이 발등에 불이 된 가운데 이 산업의 ‘석유’에 해당하는 빅데이터의 신속하고 효율적인 처리가 시급해졌다. 이런 와중에 자료 처리의 가장 대중적인 프로그램인 ‘엑셀’을 활용해 문서와 PDF,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 클라우드 문서와 같은 비정형(非定型) 데이터를 빅데이터로 분석하는 기술이 개발됐다. 이를 개발한 오피스데브 변정한(55) 대표는 마이크로소프트(MS)도 인정하는 전문가다. 올해 전세계 MS최고의 커뮤니티 및 지식 공유 전문가인 MVP(엑셀 부문)로 선정되는 등 과거 몇 차례 뽑힌 바 있다. 고난도의 엑셀이나 액세스를 익히는 이들의 한번쯤은 접했을 닉네임 ‘하늘소’가 바로 그다. 기존에서 더 나아가 혁신을 추구하는 변 대표는 “빅데이터 구성을 보면 기업자원전산화(ERP)와 비즈니스 인텔리전스(BI) 같이 형식이 정해진 정형 데이터는 30%에 불과합니다. 이걸 분석해서는 ‘장님 코끼리 만지기’입니다. 웹과 SNS, PDF 문서 등 비정형 테이터를 분석해야 그 속에 숨은 함의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고 강조했다. 24일 그가 이사로 참여하는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 있는 한국빅데이터협회 사무실을 찾았다. 사무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변 대표는 노트북으로 작업에 몰두하고 있었다. 회사 서버실에서 보던 것과 같은 대형 컴퓨터나 PC가 있을 것이란 예상과는 달리 노트북 몇 대만 테이블 위에 덩그렇게 놓여 있었다. 화분과 프린터가 있는 평범한 회의실 분위기였다. - 변 대표가 생각하는 빅데이터란 무엇입니까.☞ 많은 사람이 ‘빅데이터’ ‘빅데이터’ 하지만 실제로는 그 개념을 잘 모르는 것 같아요. 저는 우리 생활을 반영하는 것이 빅데이터라 생각합니다. 과거엔 기업이 경제 환경에 맞춰 제품을 생산하였죠. 그땐 ERP와 BI만 있어도 됐지요. 하지만 앞으로는 소비 성향, 날씨, SNS 등 다양한 데이터를 분석해 제품 생산에 반영해야 하는 세상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즉 틀에 박힌 데이터 분석 보다는 신기루와 같은 비정형 데이터를 어떻게 분석하고 통합 운영하느냐에 따라서 결과가 완전히 달라지는 다면화된 세상에 산다고 생각합니다. 주변의 맛집 검색이나 여행지 검색 등도 빅데이트라 할 수 있죠. ●“신기루와 같은 비정형 데이터에 따라 결과 완전 달라져” 한 조직에서 생산된 다면화된 다양한 문서들을 데이터베이스(db)화하고, 이런 데이터가 다른 조직의 것과 유기적으로 통합되고, 경영 자료로 사용될 때, 진정한 빅데이터의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예컨대 공무원 인사근무 주기 2년 내에 작성된 문서들이 클라우드 서버에 저장되어 있다고 해서 빅데이터인 것은 아닌거죠. 해당 비정형 문서를 db로 사용할 수 있을 때, 빅데이터의 가치가 있습니다. 그런데 현실적으로 공무원들이 근무하는 동안 문서를 자신의 PC 폴더나 클라우드 서버에 넣는 수준이라서 후임자가 이런 데이터를 찾아 업무에 재활용하거나 이를 참고하여 부가가치를 높일 가능성은 매우 낮습니다. 이런 것은 혹평하면 ‘쓰레기 더미’이죠.- 그러면, 왜 사람들이 빅데이터를 잘 못 알고 있나요.☞ 그건 빅데이터를 너무 시스템적으로 접근하려는 경향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일반적으로 빅데이터는 데이터가 방대하고, 처리 속도가 빨라야 하며, 다양한 데이터를 분석해야 한다고 받아들입니다. 시스템적으로 받아들이는 이런 현상은 다국적 기업의 서버나 장비 판매 영업 전략입니다. 요즘 핫한 하둡(대용량 데이터를 분산 처리할 수 있는 오픈소스 프레임워크)이나 클라우드(데이터를 인터넷과 연결된 중앙컴퓨터에 저장해서 인터넷에 접속하기만 하면 언제 어디서든 데이터를 이용할 수 있는 시스템) 이런 고가의 장비 및 시스템 판매 전략 때문이죠. ●“빅데이터가 왜곡된 것은 장비 판매 업체들 전략 탓” 이런 건 진정한 빅데이터라고 할 수가 없습니다. 그 이유는 빅데이터가 마치 특정 전문가에 의해 활용되는 전용물이면서도 엄청난 비용을 동반하기 때문입니다.이런 업체들 탓에 국내 전문가들이 손쉬운 빅데이터처리 솔루션 개발에 등한했던 겁니다. - 빅데이터를 대중적 데이터 처리 프로그램인 엑셀로도 할 수 있다는 건가요.☞ 네. 엑셀과 MS SQL(마이크로소프트에서 개발한 프로그래밍 언어로, db 서버를 관리하는데 사용되는 언어)을 다룰 수 있으면 됩니다. 비싼 통계 처리 패키지 프로그램을 구매할 필요가 없죠. 그래서 저렴하지만 빅데이터를 기업의 특정한 한 두 사람이 아니라 엑셀이나 액세스를 어느 정도 다룰 수 있는 직원이면 누구나 처리할 수 있지요. 효율이 아주 높아질 것입니다. 엑셀은 각 시트마다 가로 1만 6000개, 세로 100만개로 구성되 었습니다. 이 칸마다 하나의 데이터가 들어갑니다. 방대한 자료의 처리가 가능한 것이죠. (빅데이터 처리 과정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기자를 위해 과거 그가 참여했던 전국 수백개 대학의 평가 관련 아래한글 자료들을 엑셀로 일목요연하게 불러오는 것은 시연해 보여줬다. 그리고 이런 컨버전스 방식을 자신의 카페에 공개해 올려놓았다고 말한다.)- 이런 기술을 왜 특허신청을 하지 않았나요.☞ 특허를 신청하고자 지인인 변리사와 상의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지식재산권 보장이 약한 우리나라에서 특허출원보다 시장 선점을 권고했습니다. 특허출원에 시간도 걸리고, 누군가가 특허를 침해했을 경우 이를 지키는데 법적 노력과 시간도 많이 들어 차라리 시장을 선점하는 것이 더 낫다는 것이었죠. - 스마트팜(Smart-Farm)의 국산화를 한다던데.☞ 농업의 스마트팜 프로그램 개발도 하고 있습니다. 엑셀을 활용한 빅데이터 처리 기술을 응용한 것이죠. 국내 스마트팜은 네덜란드 업체가 장악하고 있습니다. 이를 대체할 한국형 스마트팜을 개발하는 것이죠. ●“빅데이터 처리기술 응용해 스마트팜 운영 프로그램 개발” 작물을 재배하는 데 필요한 온도·수분·바람·영양제 공급 등과 같은 것을 제어하는 프로그램인 제어계측(PLC)을 개발해 농촌진흥청을 통해 농가에 보급하고 있다. 강원도 철원의 파프리카농가 등에서 운영 중이고, 여기저기 문의가 많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제가 개발한 PLC는 MS 오피스에 연결한 것으로, 기존의 글로벌 기업인 지멘스, AB와 같은 HMI(인간과 기계의 인터페이스)에 비교하면 아주 저렴합니다. 글로벌 기업은 호환이 안되는 반면 제가 개발한 것은 범용으로 호환이 잘 되는 것이 특징이죠. - 농부들이 ‘어려운’ 오피스나 엑셀을 제대로 쓸 수 있나.☞ 처음엔 저도 그게 걱정이었습니다. ‘시골’ 노인들이 컴퓨터를 만질 수 있나하고 걱정반 고민반으로 현장에 갔습니다. 가서 보니 스마트팜을 하는 이들은 30~40대였습니다. 컴퓨터에 친숙해서 놀랐죠. 컴퓨터나 휴대폰으로 프로그램(또는 앱)을 실형시킨 다음 마우스를 움직여 해당 칸에 클릭해 숫자를 입력하면 되는 것입니다. 예컨대 창문 개폐 칸에 ‘60’이란 숫자를 넣으면 창문이 60%만 열리는 것이죠. ‘0’을 입력하면 완전히 닫히고.●“작물별 생육 조건 db 자료 없어···지금부터 축적할 터” 문제는 작물별 생육 조건 즉 수분이나 습도 등에 대한 자료가 없어 농부들의 경험치에 의존하는 것이죠. 농업 당국도 이런 자료를 갖고 있지 않았습니다. 잘되는 농가는 ‘영업 비밀’이어서 공개를 꺼리죠. 그래서 제가 개발한 PLC는 30초 단위로 작물 별로 스마트팜의 각종 내외부 환경을 저장합니다. 이런 자료를 모아 최적의 생육조건을 찾아내 다른 농가에 보급하기 위해서죠. - 장애인 정보기술(IT) 교육도 했다지요. 성과는?☞ 2011년 장애인관리공단이 국제 장애인기능올림픽 개인 db 부문 출전 선수들을 위해 재능기부를 해달라고 요청하더군요. 그해 9월 서울에서 열린 제8회 국제 장애인기능 올림픽대회인데, 솔직히 말씀드리면 거절하고 나오는데, 국가 대표선수 두 명이 현관 문을 잡고 있더군요. 한 친구는 휠체어에 앉아 있고, 한 친구는 겨우 손가락 하나만 움직이는 상태인데, 그게 눈에 밟혔습니다. ●“장애인 선수들과 합숙 훈련···올림픽서 금·은 획득” 아무리 국가대표 선수라도 입상해 상금을 타야 그런대로 보람이 있다 싶어 “매회 우승국이 어디냐”고 물어보니, “일본, 대만”이라고 하더라구요. 제가 일본에서 사업하면서 고생했던 경험 때문에 일본을 한번 이겨보자고 결심했습니다. 보상 없이 두달 동안 IT 재능기부를 했죠. 말이 100일 훈련이지, 이런 상태로는 안 되겠기에 대회 두 달 전부터 모든 업무를 내팽개치고 국가 대표 선수 2명과 같이 지내며 교육시켰습니다. 그 결과 박정우 선수는 금메달, 한 손가락만 겨우 움직일 수 있는 이수정 선수는 은메달을 획득했죠. 일본은 동메달로 밀려났습니다. 얼마나 기쁘던지. 그 감격은 아직도 쟁쟁합니다. 저도 덤으로 국무총리상을 받았습니다. 이후 박정우 선수는 2016년 종목을 바꿔 PC 조립부문 대표 선수로 출전해 프랑스 국제장애인 기능대회에서 금메달을 따냈습니다. 연속 2관왕을 차지하는 신기록을 남겼던거죠. 지금은 모 대기업에 잘 다니고 있습니다. 요즘도 주말엔 장애인들에게 재능기부 교육차 갑니다.- IT 교육에 대해 할 말이 많은듯 한데.☞ 메달 획득 이후 지방에 있는 학교 등에서 장애인 지도를 계속했습니다. 2015년에는 서울전자고 기능반 담당 교사가 찾아와 학생들 IT 지도를 해 달라고 부탁하더라구요. 학생들의 해맑은 모습을 위해서, 특정 특성화고에 편중된 기득권의 IT 진입장벽을 제거해 보자는 생각으로 도전했죠. 2년만에 서울지역 우승 및 전국 대회 준우승했습니다. 언론은 잘 모르시겠지만 이쪽 분야에서는 일대 사건을 만들었던거죠. ●“대회 ‘노메달’ 어린 선수들도 사회 진출 문호 더 넓혀야” 그런데 메달을 획득한 선수들은 취업도 되지만, 떨어진 어린 선수는 어디에도 갈 자리가 없습니다. 참으로 안타까운 모습을 많이 봤습니다. 해당 교사는 기능 성적 잘 받아서 부장이 교감 되고, 교감이 교장으로 승진하지만, 학생들은 성적에 따라 줄을 서야하는 악순환을 보면서, 떨어진 학생들의 일자리를 생각하는 정부 정책이 있었으면 합니다. 학생들이 3년간 밤낮으로 전산과 컴퓨터와 씨름합니다. 메달과 노메달은 사실 종이 한장 차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사회적으로 이런 어린 기능 IT 학생들이 회사의 업무에 참여할 수 있는 그런 사회를 기대합니다. 덧붙여 대학에도 한마디 하겠습니다. 대학들이 돈이 된다 싶어 빅데이터학과를 만들고 있답니다. 그렇지만 현업 경험이 전혀 없는 교수들이 빅데이터를 가르친다고 제대로 될까하는 의구심이 듭니다. 통계 처리를 가르치는 것이 제대로 된 빅데이터 교육인가는 하는 것은 고민해볼 문젭니다. - 프로그램 개발 아이디어는 어떻게 얻나.☞ 제가 이 일을 시작한지는 어떻게 보면 30년이 넘었습니다. 1997년 모 대기업에서 MS SQL 기반의 ERP를 자체 개발을 시작하면서 첫발을 내딛은 것이죠. 대학원에서 통계 공부할 때 엑셀을 익혔던 거구요. 그러다가 독립해 나와서 2002년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오피스데브라는 회사를 차렸습니다. MS의 파트너사로 지정됐죠. ●“개발하다 막히면 조용히 산행··갑자기 아이디어 번쩍하죠” 개발과 관련해 일하다 막히면 산으로 갑니다. 등산이 취미이자 우울한 마음을 달래주는 위안입니다.(그는 백두대간을 세번 종주했단다). 어떤 방해도 받지 않고 하루종일 걷거나 하룻밤 비박을 하다보면 재미난 아이디어가 번쩍 떠오를 때가 있죠. 이런 착상을 붙잡고 개발하면 새로운 뭔가가 탄생하죠. 그런데 요즘 앱 마켓을 보면, 젊은 친구들의 기발하고 참신한 아이디어를 보면 정말 놀랍더라구요. 인터뷰를 마치자 그는 기자에게 주말에 등산을 같이 하자고 제안했다. 요즘 서울 아닌 전국이 재난 수준의 폭염으로 섭씨 35도면 ‘시원하는’ 느껴지는 날씨인데···나가면 개고생일듯해 산행에 동행하겠다는 답을 선뜻 하지 못하고 사무실을 나왔다. 글·사진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성민이 사건’ 靑국민청원 20만명 넘어…아버지의 한 풀릴까

    ‘성민이 사건’ 靑국민청원 20만명 넘어…아버지의 한 풀릴까

    ‘울산 성민이 사건’과 관련해 법 개정을 촉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 참여 인원이 20만명을 돌파해 청와대 공식 답변을 듣게 됐다. 지난 22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23개월 아기가 폭행에 장이 끊어져 죽었습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에 참여한 인원은 25일 오후 3시 30분 현재 24만명 가까이 된다. 이로써 ‘한달 내 20만명 이상 동의’라는 청와대 공식 답변 요건을 충족했다. ‘울산 성민이 사건’은 지난 2007년 5월 울산시 북구의 한 어린이집에 다니던 이성민(당시 2세)군이 소장 파열에 의한 복막염으로 숨진 사건이다. 아내와 이혼한 뒤 홀로 성민군을 키워온 아버지 이상윤씨는 직장 때문에 아이를 돌보기 어려워지자 2007년 2월 어린이집에 성민군을 종일 보육으로 맡겼다. 평일에는 어린이집에서 아이를 계속 돌봐주고 주말에는 집으로 데려오는 방식이었다. 그런데 어린이집에서는 성민군의 머리나 뺨, 손 등을 때리는 학대가 있었고, 아이가 구토를 하는데도 제때 병원에 데려가지 않았다. 성민군은 같은 해 5월 끝내 숨지고 말았다. 당시 검찰은 성민군의 형 진술 등을 토대로 원장 부부가 성민군의 복부를 주먹과 발로 폭행한 것으로 보고 상해치사죄 등을 적용해 기소했다. 그러나 원장 부부는 성민군이 피아노에서 떨어진 것이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법원은 아이를 학대한 사실은 인정했지만 상해치사죄에 대한 직접 증거가 없다며 업무상과실치사와 아동복지법 위반만 유죄로 봤다. 그렇게 해서 내려진 판결은 집행유예. 이 때문에 솜방망이 처벌 아니냐는 사회적 공분이 일었다. 청원자는 청원 글에서 “이미 너무 오래된 사건이라 재수사가 어려운 것은 알고 있다”면서 “다만 아이들이 학대와 사고로 계속 죽어가는데도 이해할 수 없는 형량과 처벌을 받지 않는 법들은 꼭 개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방류지연, 예측실패…‘SK건설 라오스댐 사고’ 4대 의문점

    방류지연, 예측실패…‘SK건설 라오스댐 사고’ 4대 의문점

    지난 23일 밤 라오스에서 발생한 세피안-세남노이 수력발전 보조댐 사고는 집중호우에 따른 불가항력이었다고 하지만 여러 가지 의문을 품고 있다. 특히 댐의 안전에 이상이 생긴 것을 알고도 비상 방류를 6시간이나 지체했던 것으로 드러나는 등 초기 대응이 허술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1. 유실 징후 확인하고도 늑장조치? 댐 유실 사고의 직접 원인은 집중호우에 따른 유입량 급증으로 댐에 부하가 걸렸을 가능성이 크다. SK건설은 사고 현장에서 예년보다 3배 많은 비가 내렸다고 한다. 일주일 강수량이 10000㎜, 하루 450㎜가 내리는 폭우였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대형 댐은 만약의 사태를 생각해 설계한다. 200~500년 빈도의 강우를 넘어 최근에는 PMF(최대 가능 홍수량)을 고려해 설계하는 추세다. 사고가 일어난 댐도 설계는 PMF를 반영했다. 그렇다면, 왜 사고가 발생했을까. SK건설과 한국서부발전이 취한 조치를 보면 보조 댐 유실 징후를 알고도 6시간 동안 수위를 낮추지 않은 정황이 포착된다. 집중호우가 계속된 만큼 댐 안전을 위해 미리 물을 빼어 수위를 낮추는 것이 댐 운영 원칙이지만, 댐을 비우지 않았을 가능성이 점쳐진다. 위험 발생을 알고도 6시간이 지나 비상 방류구를 가동했기 때문이다. 혹시 많은 전력을 생산하려고 물을 가두고 있다가 방류 시기를 놓쳐 큰 사고로 이어지지는 않았는지 의심이 간다. 이 댐은 자연 월류 방식으로 설계된 사력댐(흙과 자갈을 섞어 둑을 만든 댐)이다. 물이 가득 차면 댐 둑을 타고 자동으로 흘러내려 가게 만들었다. 이 때문에 수문을 별도로 만들어 언제든지 유입된 물을 방류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 우리나라 소양강댐이나 충주댐처럼 홍수조절을 겸한 다목적댐이 아니라는 점에서 집중호우 때는 더 세심한 수량 관리가 요구된다. 2. 비상 방류 지연? 비상 방류가 지연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규모 댐은 담수 능력 이상의 물이 유입돼 범람하는 것을 막으려고 여수로(餘水路·비상 방수로)를 설치한다. 수위 및 유량이 일정량 이상이 되면 여분의 물을 배수하기 위한 수로다. 댐에 범람할 정도의 물을 가두게 되면 수압이 많이 증가해 댐 본체의 안전에 위협이 될 뿐만 아니라 주변 토사가 쓸려나가면서 댐 전체의 안전이 위협이 따르기 때문이다. 사고가 난 댐에도 여수로와 비상 방류규가 설치됐지만 비상 방류를 시작한 것은 사고 조짐을 발견하고도 6시간이 지난 뒤였다. 비상 방류만 서둘렀어도 보조 댐의 수위를 낮추는 데 도움이 됐을 것으로 짐작된다. 3. 기상 분석 실패? 대규모 댐 운영기관은 댐 주변 기상 분석 전문가를 두고 있다. 이들은 댐 주변 기상을 자세하고 전문적으로 다룬다는 점에서 광범위한 지역을 담당하는 일반 기상 분석가와 다르다. 우리나라는 기상청이 일반 기상정보를 제공하면, 댐 기상 분석가는 댐 주변 유역별 기상을 촘촘하게 예측한다. 예를 들어 기상청이 중부지방에 하루 100㎜의 비가 내린다고 예보하면, K-water는 하천별 기상을 분석, 특정 지역에서는 200~300㎜가 내릴 수도 있다고 분석할 정도로 국지적인 기상정보를 분석한다. 기상 분석 이후에는 댐으로 흘러들어오는 수량과 댐 하류 하천의 수위 변화를 실시간으로 확인, 분석해 적절한 수문 개방 시기와 방류량을 결정한다. 정확한 분석을 하려면 해당 댐 주변의 축적된 강수 자료 확보와 전문가를 확보해야 한다. 사고가 발생한 댐에도 기상 분석가가 상주했는지, 기상 분석이 제대로 이뤄졌는지 의문이 간다. 댐 유역 기상 전문가가 없다면 집중호우에 따른 댐 유입량 변화를 예측하지 못해 댐 수량을 조절하는 의사결정 과정에서 실수가 발생할 수도 있다. 4. 안이한 현장 관리·위기관리 부재? 집중호우가 계속됐기 때문에 충분히 범람을 예상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댐 담수 능력 이상의 물이 유입될 것을 예상해 일찌감치 댐을 비워뒀어야 했다. 최초 범람 위기를 인지하고 곧바로 비상 방류를 결정하지 않은 것도 댐 시험 운전 과정의 실수로 보인다. 시험 운전이라도 담수를 시작한 만큼 완벽한 위기관리 체계를 갖췄어야 했다. 대형 댐은 ‘EAP(긴급 상황 시 행동 계획)’를 마련, 대응훈련을 하고 있다. 집중호우로 위험수위까지 물이 찼다고 가정해 비상 방류나 하류 대피 훈련을 하는데 현장에서 이런 시스템이 작동했는지 의문이 간다. 서부발전과 SK건설의 위기관리 부재도 비난받고 있다. 사고 원인을 놓고도 SK건설은 유실, 서부발전은 일부 침하를 거론하는 등 다른 뉘앙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책임을 떠넘기려고 무언가를 숨기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문이 가는 대목이다.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폭우 속 보조댐 붕괴 뒤에야 방류… 부실 시공 땐 ‘건설 한국’ 치명타

    폭우 속 보조댐 붕괴 뒤에야 방류… 부실 시공 땐 ‘건설 한국’ 치명타

    토사·부유물 쌓여 기능 상실 했을 수도 현장 관리 허술·본사 위기 대응도 부실엄청난 재앙을 불러온 ‘세피안·세남노이 댐’ 보조 댐 사고의 원인은 일단 천재지변일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미비한 설계와 부실시공에 따른 사고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는 없다. 정확한 사고 원인은 현지의 폭우가 멈추고 토목·수리 전문가들이 현장에 접근해 사고 현장을 조사해야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 우선 사고 발생이 평년보다 3배 이상 많은 집중호우가 내린 시기에 발생했다는 점에서 천재지변에 따른 사고를 추측할 수 있다. 사고가 발생한 댐은 본댐과 주변 보조 댐 5개로 이뤄졌다. 보조 댐은 대개 본댐에서 방류한 물이 한꺼번에 하류로 흘러가는 것을 막기 위해 본댐 아래에 작은 규모로 짓지만, 사고가 발생한 보조 댐은 본댐 하류에 지은 것이 아니라 본댐 주변에 건설됐다. 댐으로 유입된 물이 본댐 주변 다른 계곡으로 흘러가는 것을 막도록 건설한 댐으로 별도의 수문을 설치하지 않은 단순한 물막이 둑 개념으로 지어졌다.SK건설은 “집중호우로 단시간에 댐 유역 수량이 급증했고 이 과정에서 보조 댐의 일부가 유실됐다”면서 “긴급 복구작업에 돌입했으나 댐에 접근하는 도로 대부분이 끊기고 폭우가 이어져서 작업이 원활하지 못했다”라고 밝혔다. 사고 지역에 집중호우가 내리자 하류 홍수를 막도록 본댐에서 물을 가두었으나, 이를 버티지 못하고 보조 댐 쪽에서 범람하면서 댐 일부가 소실된 것으로 보인다. 현지에 3일간 지속된 폭우 속에 상류로부터 떠내려온 토사와 각종 부유물이 쌓여 댐 기능이 상실됐을 수도 있다. SK건설이 22일부터 댐 하부 마을 주민들을 대피시키고 23일 정오에는 라오스 주정부가 주민들에게 대피령을 내렸는데도 주민들이 피해를 입었다면 현지에서의 대피 조치가 제대로 이뤄졌는지도 짚어봐야 한다.하지만 범람을 예상하지 못하고 보조 댐 일부가 붕괴했다는 점에서 댐 운영 관리에 문제가 생겼을 가능성도 나온다. 댐은 안전을 위해 담수 능력 이상의 물이 유입될 경우를 예상해 미리 방류하는 것이 원칙이다. 엄청난 물이 유입됐더라도 댐의 범람에 대비해 수량을 실시간으로 관리, 미리 방류했어야 하는데 이를 소홀히 했을 수도 있다. SK건설은 보조 댐이 유실된 것을 확인한 뒤 본 댐(세남노이) 비상 방류관을 통해 방류를 실시해 보조 댐 수위를 낮췄다고 설명했다. 현장 관리가 허술하고 본사의 위기 대응이 부실하다는 비판도 나온다. SK건설 본사는 사고 조짐 소식을 듣고 23일 저녁 1차로 본사 관리자들을 현지로 보낸 데 이어 24일에는 안재현 사장을 현지에 급파했다고 밝혔다. 현지 시간으로 24일 오전 1시 30분에 마을 침수 피해가 접수됐지만 SK건설 본사는 사고 내용을 쉬쉬하다가 현지 언론 보도 이후 허둥대는 모습을 보였다. SK건설은 25일 자정이 지나서야 공식적으로 사고 경위를 밝혔다. 이번 사고로 국가 신인도 하락과 해외건설 수주 감소도 우려된다. 해외건설 수주 유형이 단순 가격 경쟁력이 아닌 시공 기술이 뛰어난 업체에 공사를 주는 방식으로 변하고 있어서다. 사고가 발생한 SK건설은 기술 점수를 낮게 받거나 아예 수주 자격을 박탈당하게 된다. SK건설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건설업체의 전반적인 해외공사 수주에도 악영향이 우려된다. 경쟁국에서 괴소문을 퍼뜨리거나 악재를 악용하는 사례가 적잖다. 그동안 우리나라 건설업체들이 설계는 선진국에 다소 뒤지지만 시공만큼은 자신했던 터라 이번 사고가 다른 건설사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댐 범람에 따른 대형 사고가 발생한 라오스 현지는 아수라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매체인 ABC라오스뉴스는 수위가 계속 높아져 주민들이 흙탕물에 잠긴 지붕 위에서 고립된 채 구조를 기다리고 있고 일부는 보트로 대피하고 있다고 전했다.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사흘 폭우에 라오스 댐 붕괴…SK건설 부실 설계 가능성

    사흘 폭우에 라오스 댐 붕괴…SK건설 부실 설계 가능성

    평년보다 3배 많은 집중호우보조댐 일부 못 버티고 소실미리 방류했어야…운영에 헛점24일 라오스통신(KPL)에 따르면 전날 오후 8시쯤(현지시간) 라오스 남동부 아타프 주에 있는 세피안-세남노이 수력발전댐의 보조댐이 붕괴했다. 댐에 가둔 50억㎥의 물이 한꺼번에 쏟아지면서 6개 마을이 초토화됐다. 정확한 인명피해 규모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다수가 숨지고 수백명이 실종된 것으로 보인다. 1300가구가 물에 잠기고 6600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라오스 당국은 군인과 경찰, 소방대원 등 가용 인력을 총동원해 구조 및 수색작업을 펼치고 있다. 엄청난 재앙을 불러온 ‘세피안·세남노이 댐’ 보조 댐 사고의 원인은 일단 천재지변일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미비한 설계와 부실시공에 따른 사고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는 없다. 정확한 사고 원인은 현지의 폭우가 멈추고 토목·수리 전문가들이 현장에 접근해 사고 현장을 조사해야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 우선 사고 발생이 평년보다 3배 이상 많은 집중호우가 내린 시기에 발생했다는 점에서 천재지변에 따른 사고를 추측할 수 있다.사고가 발생한 댐은 본댐과 주변 보조 댐 5개로 이뤄졌다. 보조 댐은 대개 본댐에서 방류한 물이 한꺼번에 하류로 흘러가는 것을 막기 위해 본댐 아래에 작은 규모로 짓지만, 사고가 발생한 보조 댐은 본댐 하류에 지은 것이 아니라 본댐 주변에 건설됐다. 댐으로 유입된 물이 본댐 주변 다른 계곡으로 흘러가는 것을 막도록 건설한 댐으로 별도의 수문을 설치하지 않은 단순한 물막이 둑 개념으로 지어졌다. SK건설은 “집중호우로 단시간에 댐 유역 수량이 급증했고 이 과정에서 보조 댐이 범람하면서 댐 시설 일부가 떠내려가 하류에 피해가 발생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사고 지역에 집중호우가 내리자 하류 홍수를 막도록 본댐에서 물을 가두었으나, 이를 버티지 못하고 보조 댐 쪽에서 범람하면서 댐 일부가 소실된 것으로 보인다. 현지에 3일간 지속된 폭우 속에 상류로부터 떠내려온 토사와 각종 부유물이 쌓여 댐 기능이 상실됐을 수도 있다. 하지만 범람을 예상하지 못하고 보조 댐 일부가 붕괴했다는 점에서 댐 운영 관리에 문제가 생겼을 가능성도 나온다. 댐은 안전을 위해 담수 능력 이상의 물이 유입될 경우를 예상해 미리 방류하는 것이 원칙이다. 엄청난 물이 유입됐더라도 댐의 범람에 대비해 수량을 실시간으로 관리, 미리 방류했어야 하는데 이를 소홀히 했을 수도 있다.대형 댐은 집중호우 시 유입량이 급증하는 것에 대비, 본댐 수문 외에 여수로(비상 수로)를 만들어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야 한다. 만약 사고가 발생한 댐에 여수로가 없다면 설계 부실 탓도 제기될 수 있다. 우리나라 소양강댐이나 대청댐과 같은 대규모 댐은 본댐 옆으로 여수로를 만들어 댐 담수 능력을 벗어난 물이 유입돼 범람하는 것을 사전에 막고 있다. 현장 관리가 허술하고 본사의 위기 대응이 부실하다는 비판도 나온다. SK건설은 지난 22일 저녁부터 하류 지역 주민들에게 대피를 안내했다고 하지만 범람 위기가 제대로 전파됐는지는 의문이다. 사고 발생 이후 대처 방안도 도마 위에 올랐다. SK건설 본사는 사고 조짐 소식을 듣고 23일 저녁 1차로 본사 관리자들을 현지로 보낸 데 이어 24일에는 안재현 사장을 현지에 급파했다고 밝혔다. 사고는 현지 시간으로 23일 저녁 8시(우리 시간 밤 10시)에 발생했는데도 SK건설 본사는 사고 내용을 쉬쉬하다가 현지 언론 보도 이후 허둥대는 모습을 보였다. 24일 저녁 늦게까지도 사고 내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 현장 위기 관리 능력이 의심되는 대목이다. 이번 사고로 국가 신인도 하락과 해외건설 수주 감소도 우려된다. 해외건설 수주 유형이 단순 가격 경쟁력이 아닌 시공 기술이 뛰어난 업체에 공사를 주는 방식으로 변하고 있어서다. 사고가 발생한 SK건설은 기술 점수를 낮게 받거나 아예 수주 자격을 박탈당하게 된다. SK건설과 컨소시엄 형태로 참여하는 업체가 시공하는 사업도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SK건설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건설업체의 전반적인 해외공사 수주에도 악영향이 우려된다. 경쟁국에서 괴소문을 퍼뜨리거나 악재를 악용하는 사례가 적잖다. 그동안 우리나라 건설업체들이 설계는 선진국에 다소 뒤지지만 시공만큼은 자신했던 터라 이번 사고가 다른 건설사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사고 현지는 아수라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매체인 ABC라오스뉴스는 수위가 계속 높아져 주민들이 흙탕물에 잠긴 지붕 위에서 고립된 채 구조를 기다리고 있고 일부는 보트로 대피하고 있다고 전했다. AFP통신은 사고로 쏟아진 물의 양이 “올림픽 수영경기장 200만개를 채울 수 있는 것보다 많다”고 전했다. 특히 붕괴든 범람이든 급작스럽게 방출된 엄청난 양의 물로 하류 지대 주민들의 피해가 상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이재명 인수위, 432개 공약 실행과제 제시

    이재명 인수위, 432개 공약 실행과제 제시

    경기도지사직 인수위원회인 ‘새로운 경기 위원회(상임위원장 조정식)’는 24일 도청 대회의실에서 종합보고회를 열고 36일간의 활동을 마무리했다. 지난달 18일 출범한 새로운 경기 위원회는 기획재정·안전행정·노동경제환경·문화복지·농정건설·교육여성 등 6개 분과와 4차산업혁명·교통대책·평화통일특구·평화경제·평화안보·새로운경기 등 6개 특위로 구성됐다. 새로운 경기 위원회는 ‘5대 목표, 16대 전략, 54대 과제, 186개 정책과제, 432개 실행과제’가 담긴 공약 이행 종합보고서를 이재명 지사에게 전달했다. 새로운 경기 위원회 이한주 공동위원장은 종합보고에서 ‘도민이 주인인 더불어 경기’, ‘삶의 기본이 보장되는 복지 경기’, ‘혁신이 넘치는 공정한 경제 경기’, ‘깨끗한 환경, 편리한 교통 살고 싶은 경기’, ‘안전하고 즐거운 경기’ 등 5대 목표와 이에 따른 세부 과제를 제시했다. ‘도민이 주인인 더불어 경기’ 목표를 위해 도민청원제, 도민발안제, 경기도형 노동회의소, 경기도 생활임금 1만원 조기달성, 통일경제 특구지정 등의 과제를 선정했다. ‘삶의 기본이 보장되는 복지 경기’ 목표의 과제로는 기본소득위원회, 중·고교 무상교복, 청년배당, 산후조리비 지원/공공산후조리원 확충, 공공개발이익 도민환원제, 군복무 경기청년 상해보험, 생애최초 국민연금 등을 내놓았다. ‘혁신이 넘치는 공정한 경제 경기’ 목표는 지역화폐 확대로 골목경제 활성화와 4차 산업혁명 기반 미래산업 혁신지대 조성을, ‘깨끗한 환경, 편리한 교통 살고싶은 경기’ 목표는 미세먼지정책협의체 구성과 노선입찰제 방식의 버스준공영제 도입을, ‘안전하고 즐거운 경기’ 목표는 특별사법경찰단 강화와 시민순찰대 운영 등을 중점과제로 제안했다. 이 공동위원장은 또 경기도의 새 슬로건으로 ‘새로운 중심 경기도’를 이 지사에게 제안했다. 한반도의 중심, 황해의 중심인 경기도가 세계평화의 중심이 되길 바라는 취지라고 이 공동위원장은 설명했다. 이 지사는 “새로운 경기 위원회가 새로운 천년의 새로운 경기도를 어떻게 만들 것인지에 대해 지도와 항로, 항법을 자세히 제시했다”며 “경기도가 대한민국의 새로운 중심으로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지방정부로 우뚝 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1993년 남매간첩단 조작 사건···“국가가 정신적 고통 배상해야”

    1993년 남매간첩단 조작 사건···“국가가 정신적 고통 배상해야”

    1993년 남매 간첩단 사건과 관련해 법원이 국가의 배상책임을 인정했다. ‘일본군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연대’(정의연) 윤미향 이사장의 남편과 시누이가 간첩 조작으로 고초를 겪은 사건이다.서울고법 민사19부(부장 고의영)는 윤 이사장과 남편 김삼석씨 남매 등 10명이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 항소심에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모두 1억 8000여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김씨 남매는 지난 1993년 국가안전기획부가 ‘남매간첩단’으로 발표한 사건으로 기소돼 이듬해 대법원에서 징역형이 확정됐다. 당시 북한에 망명한 영화제작업자 백흥용씨는 자신이 안기부 프락치였다고 폭로하며 간첩단 조작에 가담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김씨 남매는 20년이 지난 2014년 재심을 청구했고, 서울고법은 사건 당시 불법 구금 등 수사절차에 문제가 있었다는 사실을 인정, 반국가단체인 반국가단체인 한통련(재일한국민주통일연합)에 국내 동향이나 군사기밀 등을 넘겼다는 혐의 등을 무죄 판단했다. 다만 한통련과 접촉하고 금전적인 지원을 받은 부분은 유죄로 인정해 집행유예형을 선고했다. 지난해 재심 확정 이후 김씨 남매 등은 그간 겪어야 했던 정신적 고통을 배상하라며 소송을 냈다. 1심과 2심은 모두 가혹 행위를 통한 자백 강요 사실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특히 2심 재판부 “간첩 혐의가 근거 없다고 판명됐음에도, 현재까지도 원고들과 가족은 SNS나 인터넷 기사 등으로 ‘간첩 전력자’라는 비난을 받는 등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2심 재판부는 김씨에게 1억여원의 위자료를 인정하면서도 재심 후 형사보상금으로 1억 9000여만원을 받은 만큼 국가의 배상채무가 사라졌다고 판단했다. 또 간첩조작 사건 당시 유죄 판결한 법관들의 책임도 인정하지 않았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소이현 눈물, 하은이에 대한 미안함 “내가 그렇게 만든 것 같아”

    소이현 눈물, 하은이에 대한 미안함 “내가 그렇게 만든 것 같아”

    소이현이 첫째 딸 하은이에 대한 미안한 마음에 눈물을 보였다. 지난 23일 방송된 SBS 예능프로그램 ‘동상이몽2-너는 내 운명’에서는 배우 인교진, 소이현 부부가 첫째 딸 하은이에 대한 고민으로 육아상담소를 방문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전문가는 소이현, 인교진 부부에게 “현재 하은이에게는 (언니 역할이) 부담이 될 때가 있다고 느끼고 있다. 본인이 챙길 수 있는 역할에 대한 한계가 온 것”이라며 “(하은이의) 자발적인 행동이 아니면 먼저 제안하지 말라”고 말했다. 상담 내용을 들은 소이현은 눈물을 보였다.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는 소이현의 모습에 인교진은 “뭐가 그렇게 속상해, 괜찮아. 자기처럼 훌륭한 엄마가 어딨냐”고 위로했다. 소이현은 “어렸을 때 나는 소리내서 운 적이 없다 하더라. 나는 그런 내가 너무 싫은 데 내가 하은이를 그렇게 만들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힘들면 힘들다고 해도 되는데”라고 말했다. 인교진은 묵묵히 아내의 등을 토닥였다. 사진=SBS ‘동상이몽2’ 방송 캡처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성추문 합의금 발뺌 트럼프…FBI, 개입 정황 ‘녹음 파일’ 찾았다

    성추문 합의금 발뺌 트럼프…FBI, 개입 정황 ‘녹음 파일’ 찾았다

    ‘트럼프 친구’ AMI 최고경영자 대선 시기 독점 보도권 구매… 사실상 유출 막아 트럼프·코언, 성추문 무마 보상 논의한 듯 트럼프 “대화 녹음은 불법… 난 잘못없어”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직 성인잡지 모델과의 성추문을 무마하기 위해 자신의 변호사와 ‘입막음용 합의금’에 관해 상의한 내용이 담긴 녹음 자료를 수사 당국이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합의금은 변호사가 단독으로 결정한 것일 뿐 트럼프 대통령과는 무관하다던 백악관 측 해명을 뒤집는 증거라 파장이 커지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대선 두 달 전이던 2016년 9월 전직 ‘플레이보이’ 모델 캐런 맥두걸(47)과의 성추문을 무마하기 위한 비용 지급 문제를 개인 변호사 마이클 코언과 논의했다고 지난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당시 대화 내용은 코언이 녹음한 것이다. NYT에 따르면 연방수사국(FBI)은 코언의 러시아 게이트 연루 의혹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올해 초 그의 사무실을 압수수색하다 이 자료를 확보했다. 맥두걸은 트럼프 대통령의 부인 멜라니아가 막내아들 배런을 낳은 직후인 2006년 트럼프 대통령과 10개월간 연인 관계였다고 주장해왔다. 그는 미국 대선 선거 활동이 한창이던 2016년 8월 연예잡지 ‘내셔널 인콰이어러’의 모기업인 ‘아메리칸 미디어’(AMI)에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사에 대한 독점 보도권을 15만 달러에 팔고 다른 언론에는 발설하지 않기로 했다. AMI는 이후 관련 내용을 보도하지 않았다. AMI의 최고경영자 데이비드 패커는 트럼프 대통령의 친구라 사실상 입막음을 하기 위해 독점 보도권을 사들인 것으로 풀이된다. 맥두걸은 AMI와 계약하는 과정에 코언이 개입했다고 주장했다. 녹음 자료의 구체적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트럼프 대통령과 코언은 맥두걸이 AMI에 독점 보도권을 넘긴 이후 AMI에 어떻게 보상해 줄지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맥두걸은 지난 3월 AMI와의 비밀유지 계약이 무효라고 소송을 제기했다. AMI가 맥두걸에게 15만 달러를 지불한 것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 측은 결국 이는 변호사인 코언이 단독으로 한 일일 뿐 트럼프 대통령은 전혀 몰랐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FBI가 확보한 녹음은 트럼프 대통령의 개입 정황을 증명하는 것이다. 거짓말 차원을 넘어 선거자금법 위반 문제도 제기된다. 워싱턴포스트는 AMI가 맥두걸로부터 독점 보도권을 사들인 것은 성추문 유출을 막아 트럼프 캠프를 도와주려 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AMI가 맥두걸과 계약을 맺기 전 트럼프 대통령과 상의했다면 일종의 현물 기부에 해당하고 이를 연방선거위원회에 보고하지 않은 것은 위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1일 트위터에서 “정부기관이 변호사 사무실에 침입하는 건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며 FBI의 압수수색을 비판했다. 이어 “변호사가 의뢰인과의 대화를 녹음한다는 것은 더욱 상상할 수 없는 일로 불법”이라며 코언에 대한 법적 대응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러면서 “여러분이 좋아하는 대통령은 잘못한 게 아무것도 없다”고 주장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이경실, 남편이 성추행한 피해자 ‘꽃뱀’ 취급했다가...“수천만원 배상”

    이경실, 남편이 성추행한 피해자 ‘꽃뱀’ 취급했다가...“수천만원 배상”

    방송인 이경실이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수천만 원을 배상하게 됐다. 22일 이경실이 남편에게 성추행당한 피해자 A 씨를 비방하는 글을 썼다가 위자료를 물게 됐다는 소식이 전해져 화제다. 앞서 지난 20일 서울중앙지법 민사25단독 재판부(부장판사 문유석)는 성추행 피해자 A 씨가 이경실과 그의 남편 최 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이날 재판부는 남편 성추행과 별도로 이경실이 A 씨에 관한 허위 사실을 유포해 2차 가해를 일으켰다고 판단, 5000만 원을 지급하라고 판시했다. 판결이 확정되면 공동 위자료 5000만 원, 최 씨는 3000만 원을 A 씨에게 배상해야 한다. 문유석 부장판사는 “(이경실 남편) 최 씨가 강제 추행한 사실과 이경실이 페이스북 계정에 A 씨가 금전적 목적으로 음해하는 것이라는 글을 올려 A 씨 명예를 훼손한 사실이 모두 인정된다”라며 “이같은 가해행위로 원고가 입은 정신적 피해를 금전적으로나마 배상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경실은 지난 2015년 11월 남편인 최 씨가 지인의 아내 A 씨를 차 안에서 성추행 했다는 혐의를 받던 도중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다. 해당 글에서 이경실은 A 씨를 ‘꽃뱀’ 취급하는 등 금전을 목적으로 남편에게 접근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이경실은 “(A 씨가) 쫓겨나다시피 이사를 해야 할 형편이었다. 어렵지만, 보증금과 아이들 학원비까지 도와줬다. 귀갓길에 남편 차로 (A 씨) 부부를 집에 데려다주는 과정에서 술에 취한 A 씨가 앞에 탄 저희 남편에게 장난을 했나보다. A 씨가 다음날 남편에게 ‘제가 술을 너무 많이 마시고 취해서 기억이 없어요 죄송합니다’라는 문자를 보냈다”라고 적었다. 해당 글이 올라오자, 일부 네티즌은 A 씨를 크게 비난하는 등 모욕적인 말들을 했다. 이에 A 씨는 지난해 5월, 이경실 부부를 상대로 정신적 피해를 입었다며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이경실, 남편 성추행 피해자 ‘꽃뱀’ 취급으로 위자료 배상

    이경실, 남편 성추행 피해자 ‘꽃뱀’ 취급으로 위자료 배상

    방송인 이경실이 성추행 피해자에 대해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로 위자료를 물게 됐다. 서울중앙지법 민사 25단독 재판부(부장 문유석)는 성추행 피해자 김모 씨가 이경실과 그의 남편 최모 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고 20일 밝혔다. 판결이 확정되면 이경실 부부는 공동으로 위자료 5000만원, 최씨는 3000만원을 김씨에게 배상해야 한다. 문 부장판사는 “최씨가 강제추행한 사실과 이씨가 페이스북 계정에 김씨가 금전을 목적으로 음해하는 것이라는 글을 올려 김씨의 명예를 훼손한 사실이 모두 인정된다. 이같은 가해행위로 인해 원고가 입은 정신적 피해를 금전적으로나마 배상할 의무가 있다”고 판시했다. 앞서 최씨는 2016년 지인의 아내 김씨를 성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이씨는 “귀갓길에 남편 차로 부부를 집에 데려다주는 과정에서 술에 취한 김씨가 앞에 탄 저희 남편에게 장난을 했나보다” “피해자가 쫓겨나다시피 이사를 해야 할 형편이었다” “어렵지만 보증금과 아이들 학원비까지 도와줬다”는 등의 내용이 담긴 글을 자신의 SNS에 올렸다. 이 글이 인터넷에 확산되면서 김씨가 돈을 노리고 피해자인 척 위장한 이른바 ‘꽃뱀’이라는 논란이 불거졌다. 형사재판에서 최씨는 강제 추행 혐의로 징역 10월의 실형을, 이경실은 명예훼손 혐의로 50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김씨는 지난해 5월 명예훼손에 의한 정신적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며 이경실 부부에 대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김씨측 소송대리인 황규경 변호사는 “이씨가 김씨의 경제상태를 언급, 성추행 고소가 무고라는 취지의 주장을 펼쳤고, 기사가 대대적으로 보도됐다. 김씨는 꽃뱀이라는 비난까지 받았고 2차 피해로 자살까지 시도, 그의 가족들은 많은 상처를 받았다. 김씨의 피해가 극심했다는 점을 법원이 인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폼페이오 “대북 제재 이행 안 되면 비핵화 성공 어렵다”

    폼페이오 “대북 제재 이행 안 되면 비핵화 성공 어렵다”

    유엔 대북 제재 결의상 금수 품목인 북한산 석탄이 한국에 유입돼 논란이 된 가운데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대북 제재의 전면적 이행을 유엔 회원국에 촉구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20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이사국을 대상으로 한 한미 공동 브리핑이 끝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안보리 이사국들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합의한,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북한의 비핵화의 필요성에 일치단결해 있다”면서 “엄격한 제재 이행이 이 목표를 달성하는 데 있어 대단히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안보리 이사국들, 더 나아가 유엔의 모든 회원국은 만장일치로 북한에 대한 제재를 전면적으로 이행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며 “우리는 그들이 이러한 약속을 지켜나가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제재가 이행되지 않는다면 성공적 비핵화의 가망성은 그만큼 낮아진다”고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은 일문일답에서 러시아가 제재 이행을 충분히 하지 않는다는 지적에 “러시아가 도움돼 온 여러 지점이 있지만 지금 필요한 것은 제재를 지속해 나가는 것”이라며 “그게 러시아든 어느 나라가 됐든 제재 이행에서 역할을 하지 않는 이슈를 발견하면 우리는 그들과 전 세계에 그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해 제재 이행을 거듭 촉구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특히 “북한은 지금 불법적으로 유엔이 정한 상한선을 초과해 석유제품들을 밀수하고 있다”며 “ 불법적 선박 대 선박 환적이 가장 두드러진 그 수단으로, 이러한 환적은 올해 1∼5월 최소한 89차례 이뤄졌으며 계속 이뤄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미국은 모든 유엔 회원국들에 불법적 선박 대 선박 환적을 중단할 책임이 있음을 다시 한 번 알리는 바이며, 이행 노력 또한 배가할 것을 촉구한다”며 “또한 해상을 통한 석탄 밀수, 국경을 통한 밀수, 북한 이주노동자들의 일부 국가 내 체류 등 다른 형태의 제재 회피에 대해서도 단호한 조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의 사이버 도둑질 및 다른 범죄 행위들 역시 정권을 위한 중요한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며 “이러한 것들도 중단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여전히 북한의 비핵화 전망에 대해 낙관적이며, 진전이 이뤄지고 있는 만큼 나 역시 그렇다”며 “언젠가는 북한이 이곳 유엔에서 ‘왕따’로서가 아니라 친구로서 우리 가운데 있을 수 있었으면 하는 것이 트럼프 행정부의 바람”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이 더는 어젠다가 되지 않는 유엔 안보리 회의를 몇 번이고 상상해봐라. 우리는 이 세계가 직면한 수많은 시급한 문제들에 우리의 에너지를 집중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며 “나는 이러한 현실이 가능할 것이라고 믿으며, 트럼프 대통령도 그렇게 믿는다”고 덧붙였다. 이어 “우리가 거기까지 도달하기 위해서는 제재의 전면적 이행이 요구될 것”이라며 “또한 김 위원장은 자신이 싱가포르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한 개인적 약속을 완수해야 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그러는 데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면서도 “우리 모두를 위한 보다 안전한 세상과, 북한을 위한 보다 밝은 미래에 대한 우리의 희망은 우리의 목표로 계속 남아 있으며, 이러한 희망은 지속된다”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북한이 비핵화에 전념한다는 걸 입증하기 위해 어떠한 행동을 보길 원하느냐는 질문에 “그것은 정말 꽤 간단하다”며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뿐 아니라 문재인 대통령에게도 비핵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고 상기했다. 그러면서 “그(비핵화의) 범위와 규모는 합의돼 있다. 북한은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이해하고 있다”며 “어떤 비핵화가 이뤄져야 할지 그 범위에 대해 잘못 알 여지가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따라서 우리는 김 위원장이 이 세계에 자신이 하겠다고 약속한 것을 실행하는지를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폼페이오 장관의 대북 제재의 전면적 이행을 강조한 것은 최근 북한 비핵화 협상이 기대했던 것만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는 배경 속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정부가 이미 북한 비핵화에 시간이나 속도 제한을 정해두지 않는, 즉 장기전을 현실로 받아들이면서 ‘선 비핵화 후 제재 완화’ 기조를 재확인한 것이다. 이로써 북한에 우호적인 중국과 러시아 등이 대북 제재 결의에서 이탈하려는 움직임을 막고 북한을 향해 비핵화 조치를 압박하는 차원에서 대북 제재 이행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폼페이오 장관은 앞서 이사국을 대상으로 한 비공개 브리핑에서 “우리는 (북한의) 구체적인 행위와 구체적인 조치를 필요로 한다. 그런 연후에야 (제재 완화에 대한) 논의를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유엔 대북제재위 의장인 카렐 판 오스테롬 주유엔 네덜란드 대사가 기자들에게 전했다. 오스테롬 대사는 폼페이오 장관과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이날 브리핑에서 “완전한 한반도 비핵화를 이루기 위한 정치적 메시지는 계속되고 있다”는 것과 “그(완전한 한반도 비핵화의) 달성을 위해선 제재의 전면적 이행이 전적으로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기자들에게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경남 창녕, 낮 기온 39.3도 올해 최고 기록.

    올 들어 처음으로 전국 내륙지방 전역에 폭염특보(주의보·경보)가 발령된 가운데 20일 경남 창녕의 낮 기온이 39.3도까지 오르며 올해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전날까지 올해 최고 기온은 지난 16일 경북 영천에서 기록한 38.3도였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주요 지역 기온은 영천 39.2도, 대구 38.5도, 광주 37.3도, 서울 34.6도까지 오르며 기록적인 폭염을 이어갔다. 7월 낮 최고기온 극값을 경신한 지역도 속출했다. 20일 상주가 36.8도를 기록 2015년 7월 31일 36.3도의 극값을 경신했다. 순천 35.5, 장수 34.8도까지 오르며 새로운 극값을 기록했다. 전국이 40도에 육박하는 살인적인 무더위로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경북에서 폭염으로 첫 사망자가 발생했다. 지난 19일 김천에 사는 40대 여성이 쓰러진 채 발견돼 병원으로 옮겼으나 숨졌다. 경북도 관계자는 폭염에 의한 온열 질환으로 숨진 것 같다고 밝혔다. 폭염으로 예정됐던 축제도 잇따라 연기되고 있다. 경남 김해시는 20일 2018 허왕후신행길축제를 3일간 연기했다. 이에 앞서 하동군도 하동송림공원과 섬진강 일원에서 열려고 했던 제4회 알프스 하동 섬진강 재첩축제를 무기한 연기했다. 경기 성남의 한 아파트단지에서는 전기공급이 끊겨 폭염 속에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는 사고도 발생했다. 20일 오전 5시 20분경 아파트의 자체 변전실 차단기에 이상이 생겨 470여가구의 전기공급이 끊겼다가 7시간 만에 재개됐다. 연일 무더위로 가축 폐사가 잇따르자 축사와 가축관리에 비상령이 걸렸다. 경북도는 관계자에 따르면 닭 12만 2100마리, 돼지 1879마리가 폭염으로 폐사했다. 전남 통역지역 어민들은 폭염으로 가두리양식장 수온이 올라 물고기가 대량 폐사할까 수온을 재면서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이번 주말부터 제10호 태풍 ‘암필’(AMPIL)이 대만 북동부 해상을 경유하여 중국 상해부근으로 이동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상청은 태풍에 동반된 뜨거운 수증기가 한반도로 유입되면서 무더위로 인한 불쾌지수가 상승하고 습도 증가에 의해 열대야 발생 지역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남상인 기자 sanginn@seoul.co.kr
  • ‘봉침 여목사’ 의료법 위반은 유죄, 사기죄는 무죄

    ‘봉침 여목사’ 의료법 위반은 유죄, 사기죄는 무죄

    전북 지역 유력 인사들에게 면허 없이 봉침(벌침) 시술을 하고, 기부금 명목으로 거액을 챙긴 의혹을 받은, ‘봉침 여목사’에게 벌금형이 선고됐다. 전주지법 형사6단독 허윤범 판사는 20일 수억원대 후원금을 가로채고, 자신이 운영하는 복지시설 직원에게 봉침을 시술한 혐의(사기 및 의료법 위반) 등으로 기소된 전주 천사미소주간보호센터 대표이자 목사인 이모(44·여)씨에게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 함께 복지시설을 운영한 전직 천주교 신부 김모(50)씨에게는 벌금 300만원이 선고됐다. 이들은 허위 경력증명서로 장애인 복지시설을 설립해 기부금·후원금 명목으로 3억여원을 가로챈 혐의로 지난해 6월 불구속 기소됐다. 특히 이씨는 의료인 면허 없이 2012년 자신이 운영하는 복지시설에서 직원과 입양한 자녀의 신체에 봉침을 시술한 혐의(의료법 위반)도 받았다. 법원은 이날 봉침 시술 부분은 의료법 위반으로 유죄를 인정했지만 사기 혐의는 무죄 판단을 내렸다. 재판부는 “벌독을 환자에게 주사하는 봉침은 환자에게 치명적인 부작용을 발생시킬 수 있고, 시술 결과에 따라 사망 또는 중상해에 이르게 할 수 있어 법질서나 사회통념에 비춰 용인할 수 없는 행위”라고 밝혔다. 이어 “피고인이 주변 사람과 취학 연령도 되지 않은 자녀에게 봉침을 시술한 점을 참작해 형을 정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다만 복지시설 후원금 모금 행위에 대해서는 “피고인들이 후원금 모금과 관련해 일부 기망적인 활동을 한 사실은 인정된다”면서도 “사기 피해자로 특정된 사람들이 모두 피고인들의 기망 행위로 후원하게 된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면서 무죄를 선고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남북 신경제 중심지 경기도, ‘3대·3로’로 평화 이끌자”

    “남북 신경제 중심지 경기도, ‘3대·3로’로 평화 이끌자”

    경제특구·교통망 등 전략사업 제시 신성장 거점·생태 복지 등 목표 구상 “北 우수 인력·풍부한 지하자원 활용”문재인 정부의 남북 정책을 토대로 한 경기도 차원의 정책 방향이 공개됐다. 경기지사 인수위원회인 새로운경기위원회 이한주(가천대 교수) 공동위원장은 19일 경기도 북부청사 평화누리홀에서 열린 ‘평화시대의 경기도’ 정책토론회의 기조발제 ‘평화협력시대-경기도가 할 일’에서 경기도의 평화경제 3대(帶)·3로(路) 전략을 제시했다. 3대는 경의축·경원축·DMZ 동서축 지대를 말하며, 3로는 경의선·경원선·환황해 해양로드를 말한다. 이 공동위원장은 3대·3로 전략으로 경기도를 한반도 신경제지도의 중심지, 한반도 경제 공동체의 신성장 거점, 한반도 사통팔달의 교통인프라, 살고 싶은 생태 복지의 경기 북부 등 4가지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이를 위해 경의선축에는 통일경제특구 조성과 남북 경의선 연결, 한강하구 남북 공동 활용 및 명소 조성, 경의중앙선 도라산역 연장, 2020년 개통 예정인 서울~문산고속도로 조기 준공, 개성수학여행과 개성·파주 마라톤 대회 추진 등의 6가지 전략사업을 소개했다. 경원축에는 통일경제특구 조성과 남북 경원선 연결, GTX-C연결과 순환철도망 구축, 남북 연결 도로 및 고속도로망 확충, 친환경 디자인 융합클러스터 구축, 공연·예술 및 휴양 산업 육성, 대북 농업 교류 전초기지 조성 등의 7가지 전략사업을 제시했다. 이 밖에 DMZ 동서축에는 DMZ 생태평화 관광벨트와 올레길 조성, 세계생태평화축제와 DMZ 세계평화포럼 개최, 임진강 수계 공동 관리, 강화∼간성 고속도로 사업 추진 지원 등의 전략사업을 소개했다. 앞서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은 ‘한반도 평화번영시대의 전망’을 주제로 한 기조발제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북에 대한 인식이 “김정은 위원장이 추구하는 새로운 국가상의 인정으로 변화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2020년 말 이전 비핵화·북미 수교·경제 제재 해제·평화협정 체결 등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북 미사일(핵)에만 주목해 알지 못했을 뿐 북한은 이미 7년 전부터 경제 개방을 공식화하면서 외국인 투자에 바탕을 둔 고도경제 성장 방안을 구상해 왔다. 북한에는 우수한 노동력과 인력, 풍부한 지하자원, 빼어난 관광자원 등이 있다”고 강조했다. 또 “북은 중국이 천안문 사태를 잘 넘기면서 고도성장을 이룬 사실 등을 벤치마킹했다”고 강조했다. 이날 경기도가 주최하고 새로운경기위원회,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세종연구소 등이 공동 주관한 정책토론회에는 홍현익 세종연구소 외교전략연구실장, 이재헌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연구위원, 한모니까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교수, 박철수 한라대 동북아경제연구원장 등이 참석해 남북 평화협력 시대 경기도의 역할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여자친구 폭행’ 아이언, 첫 항소심 불참...“잠적, 소재 파악 안 된다”

    ‘여자친구 폭행’ 아이언, 첫 항소심 불참...“잠적, 소재 파악 안 된다”

    여자친구 상해 및 특수 협박 혐의로 불구속기소 된 래퍼 아이언이 첫 항소심에 불참했다. 19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래퍼 아이언(27·정헌철) 첫 번째 항소심 공판이 다음 달 23일로 연기됐다. 아이언이 불참하면서다. 이날 항소심 공판에는 피해자 측인 전 여자친구 A 씨와 변호인만이 참석했다. 경찰에 따르면 아이언은 현재 소재도 파악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진행된 1심 판결 이후 아이언 측 변호인이 사임하면서, 현재 변호인 여부도 알 수 없다. 재판부에 따르면 법원은 앞서 아이언에 소송 기록 접수 통지, 항소 이유서, 피고인 소환장 등을 발송했으나 전달되지 않았다. 재판부는 이에 “서류 송달이 우선”이라며 “아이언 매니지먼트 측에 접촉을 시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A 씨 변호인은 “비정상적으로 재판이 지연되고 있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변호인은 “아이언이 1심 판결 선고 이후 잠적해 2심 재판을 1년이나 지연되게 했다. 피해자를 두 번 울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아이언은 지난 2016년 9월 서울 종로구 자택에서 전 여자친구 A 씨를 폭행, 지난해 3월 불구속기소 됐다. 그는 헤어지자고 하는 A 씨 목을 조르고 손가락뼈를 골절시킨 뒤, 자해하며 협박한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해 7월 열린 1심 재판에서 아이언은 무죄를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아이언에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 80시간을 선고했다. 하지만 아이언과 A 씨 측 모두 양형이 부당하다는 이유로 항소했다. 아이언 항소심은 오는 8월 23일 열린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창원시 시민안전보험 가입, 재난·사고 시민에 1000만원 한도 보상

    경남 창원시에 주민등록이 돼 있는 시민들은 오는 10월 부터 사고나 재난을 당하면 보험사로 부터 1000만원까지 보상을 받게 될 전망이다. 창원시는 19일 사고·재난에 따른 시민 생활안정을 위해 시민안전보험 가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시민안전보험 가입은 허성무 창원시장의 선거공약이다. 창원시가 가입하는 시민안전보험은 시민이 각종 재난이나 사고로 다치거나 숨지면 당사자나 가족이 보험사로 부터 1000만원 한도까지 보상 받을 수 있다. 연간 보험료 모두 2억 3000만원(시민 105만 6000명×217원)은 창원시가 전액 부담한다. 보상 범위는 폭발·화재·붕괴·산사태에 따른 상해사망 및 후유장해, 대중교통이용 중에 상해사망 및 후유장해, 강도상해 사망 및 후유장해, 자연재해(일사,열사병 포함) 사망, 스쿨존 교통사고 부상 등 8개 항목이다. 창원 시민이면 전국 어느 곳에서 사고나 재난을 당해도 다른 보험 가입 여부와 관계없이 중복 보장을 받는다. 창원시에 주민등록상 주소를 둔 모든 시민은 보험에 자동 가입된다. 계약기간(1년)안에 전·출입한 사람은 자동으로 보험이 가입 되거나 해제된다. 시는 시민안전보험 조례안 입법예고에 이어 오는 9월 조례를 제정하고 10월 제2회 추가경정예산에 예산을 확보해 보험가입을 할 예정이다. 창원시에 따르면 용인시·공주시·논산시 등 전국 17곳 지방자치단체가 시민안전보험(1인당 보장금액 1000만원~1500만원)에 가입했다. 수원시도 하반기에 가입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병원 실수로 뇌성마비 된 英 12세 소녀에 보상금 229억

    병원 실수로 뇌성마비 된 英 12세 소녀에 보상금 229억

    국가가 관리하는 병원의 실수로 뇌성마비를 앓게 된 소녀가 12년 만에 보상금을 받게 됐다. BBC 등 영국 현지 언론의 17일 보도에 따르면 홀리 그린하우(12)는 2005년 11월 케임브리지셔에 있는 힌칭부르크병원에서 태어났다. 홀리는 태아 시절 내내 건강에 별다른 문제점이 없었지만, 출생 당시 병원 측이 산소 공급을 제때 하지 않는 바람에 뇌 손상이 발생했고 이는 결국 뇌성마비로 이어졌다. 이 때문에 대화 능력이 떨어지는 등 여러 장애를 앓아야만 했다. 이후 홀리의 가족은 해당 병원을 산하 병원으로 관리하는 영국 국민건강서비스(이하 NHS)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했고, 이후 지루한 법정싸움이 시작됐다. 그리고 최근, 런던고등법원은 NHS가 홀리의 미래를 책임지고 보상해야 한다면서 640만 파운드(약 94억 4600만원)의 보상금을 일시불로 지급하고, 향후 매년 11만 파운드(약 1억 6300만원)를, 19세 이후에는 20만 파운드(약 2억 9500만원)를 60세까지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1548만 파운드, 한화로 약 228억 4800만원의 보상금을 받게 된 홀리의 엄마는 “홀리가 태어난 날, 나의 인생도 전부 바뀌었다”면서 “(보상금을 받게 됐지만) 어떤 사과나 얼마만큼의 돈도 우리가 홀리와 함께 하는 것과는 바꿀 수 없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12년에 걸친 싸움이었다. 누군가 내게 이 싸움을 시작할 때 이렇게 길어질 걸 알았냐고 물어본다면, 난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NHS 측은 “(홀리의 사례는) 매우 비극적인 케이스”라면서 런던고등법원의 판단을 존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한편 병원 측의 과실로 뇌성마비를 앓게 된 홀리는 비록 여러 장애를 안고 있지만 누구보다 밝은 삶을 이어나가고 있다. 아동복 브랜드의 모델로 활동하는 한편 미국 등지를 오가며 치료도 게을리 하지 않는 등 누구보다도 긍정적인 마음으로 성장 중이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문화마당] 양성평등 사각지대인 문화예술행정/박조원 한양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문화마당] 양성평등 사각지대인 문화예술행정/박조원 한양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전통적으로 문화예술 분야는 정계, 재계, 학계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여성의 진출이 활발한 분야로 꼽힌다. 지금이야 집권 여당 대표가 여성이고 이름을 날리는 여성 기업인, 학자들이 많지만 과거 손꼽을 만한 여성 정치인, 기업인, 학자가 없던 때에도 여성 문인, 여성 화가 등 여성 문화예술인은 차고 넘치게 많았다.과거 정계, 재계, 학계 등이 남성들만의 리그였다면 문화예술계는 그나마 여성의 비율이 다른 분야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았다. 이는 문화예술계가 여성들이 성차별을 덜 받고 능력으로 인정받았기 때문이지 않았을까? 그럼 문화예술행정은 어떨까? 문화예술계가 상대적으로 여성들의 능력이 인정되는 분야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문화예술행정에서도 여성들이 차지하는 비중이나 역할이 다른 행정 분야에 비해 높으리라 생각하는 것이 자연스럽고 논리적일 것이다. 그래서 살펴봤다. 그런데 요즘 젊은 사람들이 쓰는 말, “이거 실화냐?”라는 말이 저절로 나왔다. 우리나라 문화예술행정을 총괄하는 문화체육관광부의 정무직 공무원은 세 명이다. 장관과 차관 2명. 모두 남성이다. 물론 모두 훌륭한 분들이다. 하지만 두 명의 차관 가운데 한 명 정도는 여성으로 임명해도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정무직에 가까운 차관보가 여성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양성평등의 관점에서 보면 아쉽다. 문체부 본부에는 21개의 실국장 자리가 있다. 그 가운데 문화정책관과 예술정책관은 현재 공석이다. 그러니까 현 문체부 본부에 19명의 실국장이 있다는 얘기다. 그럼 여기서 예상해서 맞혀 보기 퀴즈 하나. 현직 실국장 19명 가운데 여성은 몇 명이나 될까. 그래도 서너 명 정도는 되지 않을까. 그러면 15~20% 정도? 그런데 아니다. 그렇게 많지 않다. 서너 명이 많은 거라면 그래도 두 명 정도는 되지 않을까? 그러니까 10% 정도로 낮춰 잡으면 맞을 거라는 예상. 그런데 실상은 놀랍게도 0%다. 실국장급 19명 가운데 여성은 한 명도 없다. 문체부 본부 조직도를 보면 과장급이 55명인데 그 가운데 여성은 11명이다. 정확히 20%다. 그나마 실국장급에 비한다면 여성의 비율이 높기는 한데 그래도 남성 편중이 너무 심하다. 그렇다면 문체부 소속 기관은 어떨까. 소속 기관은 국가 기관이다. 한국예술종합학교, 국립중앙박물관, 국립중앙도서관, 해외문화홍보원, 국립국악원, 국립민속박물관, 국립중앙극장, 국립현대미술관을 비롯해 16개 기관이 있는데 양성평등의 관점에서 본다면 문체부 본부와 별반 다르지 않다. 현재 기관장이 공석인 국립중앙극장과 국립민속박물관을 제외한 14개 소속 기관의 기관장들 가운데 여성은 그나마 국립국악중고등학교장 단 한 명뿐이다. 비율로 따지면 겨우 6% 정도다. 문체부 홈페이지에 링크돼 있는 46개 산하, 유관 기관들 역시 양성평등의 사각지대에 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위원 8명이 모두 남성이다. 과거 2~3명의 여성 위원이 임명됐던 것을 감안하면 양성평등은 오히려 후퇴한 것 아닌가. 미디어산업 진흥과 정부 광고 대행 업무를 담당하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은 이사장 이하 모든 경영진이 남성으로 채워져 있다. 획일화된 체제에서는 문화예술의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 문화예술행정이 남성 위주의 획일화된 체제에서 벗어나 양성평등을 지향하도록 함으로써 여성들이 문화행정에서도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해 주길 고대한다. 국무위원만 여성 할당을 제도화할 것이 아니라 문화행정에도 여성 할당을 제도화할 필요는 없을까?
  • [4차 산업혁명 현장을 가다] 수초 만에 뇌동맥류 판독한 AI… 계산대 대신 스마트폰페이

    [4차 산업혁명 현장을 가다] 수초 만에 뇌동맥류 판독한 AI… 계산대 대신 스마트폰페이

    ‘필요는 발명의 어머니’. 기술의 발전에 있어서 이 경구는 언제나 유효하다. 한 사회가 우선적으로 필요로 하는 분야에 사람과 기술이 집중되고, 거기에 맞춰 자본도 이동하기 마련이다. 인공지능(AI), 자율주행 등으로 대표되는 ‘4차 산업혁명’ 분야라고 해서 별반 다를 게 없다. 일본의 가장 시급한 과제는 인구 감소와 노령화, 그에 따른 사회의 축소다. 일할 사람이 부족한 노동현장, 보건의료에 대한 높은 사회적 요구 등 일본이 처한 현실에 산업혁신의 당위적 필요성이 집중된다. 그런 점에서 획기적인 의료영상 분석 기술을 개발한 벤처기업과 차세대형 무인 서비스 도입에 시동을 건 유통업체의 사례에는 일본 사회의 요구가 반영돼 있다.“질병 치료의 출발점은 빠르고 정확한 진단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컴퓨터 단층촬영(CT)이나 자기공명 영상촬영(MRI) 등의 판독·분석이 중요한데, 현재 일본의 의료현장은 이에 잘 대응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의료진이 부족한 상태에서 영상 자료들은 홍수처럼 쏟아져 나오니 감당하기가 어렵게 된 것이지요. 인공지능(AI)을 영상진단에 도입해 정확도와 효율성을 높이는 것은 그래서 필요합니다.” 지난 3일 도쿄 분쿄구의 도쿄대 혼고캠퍼스 창업플라자. 현재 일본에서 가장 주목받는 기업 중 하나인 엘픽셀(LPixel)은 이 건물 6~7층에 자리하고 있다. 창업한 지 4년밖에 안 된 이 회사는 도쿄대, 교토대, 국립암센터, 지케이의대 등 유수 의료기관은 물론이고 히타치, 캐논, 후지필름 등 대기업과도 손을 잡으며 공동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창업자 시마하라 유키(30) 대표의 얼굴에는 자신감이 넘쳤다. 그는 도쿄대 연구실 동료 2명과 함께 26세 때인 2014년 3월 이 회사를 차렸다. 엘픽셀은 뇌동맥류를 전 세계 최상위 수준의 정확도로 찾아내는 MRI 영상 분석기술을 선보여 정보기술 및 의료계에 돌풍을 일으켰다. 단 몇 초 동안의 MRI 판독만으로 뇌동맥류 가능성이 높은 부분을 콕 집어내 컴퓨터 화면에 빨간 표시로 나타낸다. 판단의 근거는 국립암연구센터 등 의료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수집한 빅데이터다. 엘픽셀의 기술이 주목을 받는 것은 정확도뿐 아니라 인력난이 심각한 일본 의료계에서 상당한 규모의 의사를 새로 고용한 것과 같은 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일본에서는 연간 약 1만 2000명이 뇌동맥류 파열에 따른 출혈로 사망하고 있다. 뇌혈관 직경이 5~7㎜인 단계부터 본격적인 뇌동맥류 치료가 필요하지만, 한정된 인력이 하나하나 영상을 판독하다 보니 시간이 오래 걸려 효율성이 크게 떨어지는 상황이다. 뇌동맥류 판독에 적용되는 것은 ‘딥러닝’이라는 AI 기술. 딥러닝은 사람의 신경회로를 모델로 한 것으로, 무수한 데이터를 분석·정렬해 정교한 결과를 도출해 낸다. 2016년 이세돌 9단에게 승리했던 바둑 AI ‘알파고’도 딥러닝을 바탕으로 개발된 것이었다. 엘픽셀은 지난해 11월 AI를 활용한 새로운 의료 영상진단 지원기술 ‘EIRL’을 발표하고, 올 연말까지 상용화를 목표로 연구를 진행 중이다. EIRL을 활용하면 뇌 MRI나 흉부 X선, 유선 MRI, 대장 내시경 등 의료영상 분석에서 정확도와 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다. 시마하라 대표는 “EIRL이 본격적으로 현장에 도입되면 만성적인 인력난을 겪고 있는 진단의학 부문에 커다란 전기가 마련될 것”이라고 했다. 엘픽셀이 뇌혈관 등 분석에서 강점을 갖고 있는 것은 일본의 특수성에서 힘입은 바도 크다. 일본은 전 세계에서 뇌 MRI와 뇌 CT의 1인당 촬영 빈도가 가장 높은 나라다. 그만큼 빅데이터로 확보할 수 있는 임상 사례가 많아 기술 개발에서 유리한 위치에 있다. 엘픽셀은 세계 내시경 시장의 70%를 점유하는 올림푸스와의 협업을 통해 전자현미경 관련 기술에서도 강점을 보이고 있다. 시마하라 대표는 “잎, 줄기 등 식물 영상을 분석해 생육상태를 확인하고 병충해를 조기 진단하는 등 농업·농학 분야에도 우리 기술을 응용할 수 있다”며 “3년 내 의료용 영상해석 기술 분야에서 세계 10위권에 진입한 뒤 이를 통해 축적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인공장기 등 바이오 엔지니어링 분야로 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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