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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원 동해안 242㎞ 자전거로 ‘씽씽’

    행정안전부는 강원지역 동해안 자전거길 단절구간 연결사업이 18일 마무리돼 전체 242㎞ 구간을 막힘 없이 달릴 수 있게 된다고 17일 밝혔다. 이번에 연결된 자전거길 단절구간은 망상해변~옥계역 3.8㎞ 코스다. 이 구간이 이어지면서 고성군 통일전망대부터 삼척시 고포마을까지 총연장 242㎞의 강원지역 동해안 자전거길 전체가 연결됐다. 강원지역 동해안 자전거길은 해안선을 따라 조성된 자전거길로 동호해변, 경포해변, 맹방해변 등 해변길은 물론 송지호, 낙산사, 휴휴암, 추암촛대바위, 해신당공원 등 지역 관광명소를 경유한다. 자전거길에는 국토종주인증센터 12곳이 설치돼 있어 인증수첩에 스탬프를 찍을 수 있으며 ‘자전거 행복나눔 앱’으로도 인증을 받을 수 있다. 행안부는 강원 동해안 자전거길 단절구간 연결이 완료됨에 따라 소셜미디어(SNS)와 자전거 행복나눔 홈페이지, 전국 지방자치단체와 자전거 단체에 자료를 배포해 홍보 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김경 서울시의원, 교육청 보다 4배 많은 불용률 보인 산하기관에 대책 마련 촉구

    김경 서울시의원, 교육청 보다 4배 많은 불용률 보인 산하기관에 대책 마련 촉구

    서울특별시의회 교육위원회 김경 부위원장(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은 지난 14일 제287회 교육위원회 2018회계연도 결산 승인안 심사에서 “서울시교육청 산하기관 중 교육정보연구원의 불용률이 상당히 높은 편이다.”라며, “교육청의 전체 발생 불용액 3.3% 보다 4배 이상 높은 수치를 보이고 있어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특히 세부사업 중 인정도서 심의는 예산현액 4억 1000만 원 중 집행액이 6000만 원에 불과해 85%나 되는 불용률을 보이고 있다.”라며, “이처럼 교육청이 사업예산을 편성할 때 사업에 대해 과다하게 추계하거나 면밀한 검토조차 하지 않아 이런 문제가 매년 반복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교육부장관고시 교과목 도서 심사 현황을 살펴보면 2018년에 35건을 예상해 예산을 편성했으나 실제 신청은 1건에 불과했고, 올해도 30건을 예상했으나 아직까지 실제 신청 건수가 없는 상황이다. 또한 “수요와 공급에 맞는 합리적인 예산편성이 필요하나 어떤 사업은 예산이 부족하고, 어떤 사업은 매년 불용이 발생하는 등 교육청 내에서도 예산 불균형이 문제가 되고 있다.”라며, “각 세부사업 마다 추이 등을 분석해 반영하고, 우리 학생들을 위한 예산이 적재적소에 집행될 수 있도록 과감한 조치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서울교육청 교육정보연구원 송재범 원장은 “올해 정확한 예산을 집행하기 위해 불필요한 예산을 과감하게 줄이는 추경을 추진했다.”라며, “교육부와 교육청의 예산편성 시점에 차이가 있어 예산 추정에 어려운 점이 있지만 올해부터는 정확하게 추계해서 예산에 반영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전·현직 승무원들이 공개한 기내 꼴불견 행동 5가지

    전·현직 승무원들이 공개한 기내 꼴불견 행동 5가지

    항공사의 객실 승무원이라는 직업이 매력적으로 보일지도 모르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한 모양이다. 데일리메일 호주판은 16일(현지시간) 최근 세계적인 커뮤니티 게시판인 레딧에서 전·현직 승무원들이 비행 중 겪었던 끔찍한 일을 공유하며 기내에서 절대 해서는 안 될 행동 몇 가지를 공개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들 승무원은 몇몇 승객이 음료를 기다리는 동안 좌석에서 어떤 메스꺼운 행동을 했는지 공유했다. 거기서 한 승무원은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비행기 안에서 더럽게 행동한다”고 말했다. 이들 승무원은 종종 몇몇 승객은 자신의 트레이 테이블에서 지저분한 짓을 한다고 지적했다. 그중에는 아기의 대·소변이 묻은 기저귀를 갈거나 손·발톱을 깎고 심지어 코딱지나 귀지를 묻혀 놓는 승객들도 있지만, 이런 것은 좌석 밑으로 흐른 배설물에 비하면 하찮아 보인다고 이들은 밝혔다. 또 이들 승무원은 근무 중에 겪은 수많은 끔찍했던 일을 이 게시판에 나열했다. 그중에서 많은 승무원은 무거운 여행용 가방을 객실까지 가져온 승객들이 기내 수화물칸에 짐을 올리는 것을 승무원이 도와야 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행동을 지적했다. 이 때문에 일부 승무원은 무거운 캐리어를 들다가 다치는 사례가 빈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한 승무원은 “만일 당신이 그걸 챙겼다면 당신이 직접 집어넣어라”고 말했다. 또다른 승무원은 비행기 안에서 승객들은 생각하지도 못한 많은 사건을 일으킨다고 지적했다. 한 전직 승무원은 “내 마지막 비행에서 한 노인 남성이 실수로 바닥에 설사를 하고 그걸 밟고 나서 아무일도 아닌 것처럼 걸어갔다”고 회상했다. 또 이들 승무원은 기내에서는 화장실 바닥을 조심해야 한다고 지적하면서 승객들에게 화장실에 갈 때 반드시 신발을 신고 가라고 조언했다. 한 승무원은 “제발 맨발로 화장실 안에 들어가지 마라. 10번 중 9번은 바닥에 있는 액체는 물이 아니라고 장담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승무원은 “바닥은 대개 매우 더럽고 보이는 곳만 청소한다. 우리에게 이곳은 12시간 비행 동안 200명의 승객이 사용한 공간이 어떨지 상상해보라”고 말했다. 이뿐만 아니라 승무원들은 일부 진상 커플이 현장 좌석 업그레이드 요구 문제를 지적했다. 이런 진상 커플은 비행기를 단돈 몇 달러를 아끼기 위해 예매할 때 한 사람은 프리미엄 이코노미석을, 나머지 한 사람은 일반 이코노미석을 잡고나서 프리미엄 이코노미석 한자리가 비어있는 것을 노리고 좌석 변경을 시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123rf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단독] 140살 느티나무 마을 수호신 누가 죽였을까

    [단독] 140살 느티나무 마을 수호신 누가 죽였을까

    “이렇게 큰 느티나무가 완벽하게 죽어가는 건 처음 봤어요. 뿌리 깊숙이 구멍 14개를 뚫어 독극물을 투입한 것 같습니다.” 임근석 나무의사는 경기 김포시 통진읍 귀전3리 경자매마을에서 140살 마을 보호수가 고사된 현장을 보고 이렇게 진단했다. 느티나무 고사현상을 처음 신고한 마을 동네 주민 조모(68)씨는 경자매마을 뒷산에 얽힌 흥미로운 이야기를 전했다. 그는 “예전부터 우리마을을 병풍처럼 감싸고 있는 동네뒷산은 ‘영험한 산’으로 불렸다. 30여년 전 어느날 인근 하성사람이 죽었는데 그 시신을 이곳에 몰래 야장했다. 이후 청·장년들 서너명이 별 이유없이 잇따라 죽어 갔다. 그래서 동네회의를 소집해 영혼을 달래려고 쌀과 돈을 걷어 돼지 200근짜리 1마리를 잡아 3박4일 굿까지 했다. 예전에 동네어르신들은 ‘이 산 흙을 한 삽이라도 건드리거나 파내면 큰일 나는 산’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런데 문제의 고사한 느티나무 자리 바로 앞에는 예전부터 민가 한 채가 있었다. 그 집은 위치상 수호신 느티나무 뿌리가 시작되는 곳인데, 이곳에서 집주인들이 잇따라 죽어 나갔다. 영험한 마을 수호신을 함부로 건드렸다는 얘기다. 한 사람은 농약을 먹고 자살했고 또 한 사람은 목을 매달아 죽었다. 이후 또다른 인천사람이 이 집에 와 살다가 멀쩡했던 부친이 뒷산에서 목을 매달아 죽었다. 또 그 어머니는 화장실에 가다 넘어져 사망했다. 그후 이 집을 허물고 바로 옆에 새로 주택을 지었는데 이상하게 들어오는 사람마다 특별한 이유없이 죽고 사업이 망해 이곳을 떠났다. 현재 집주인은 7년여 전 이사왔는데 어느날 무당을 서너명 데리고 와서 3~4일간 주야로 굿을 하기도 했다. 2년전쯤 아내가 돌연 사망했단다. 현재는 집주인이 발길을 끊고 동네에 거의 오지 않는다고 한다. 이런 와중에 느티나무가 말라죽었다. 이 느티나무를 현장에서 확인한 임근석 나무의사는 인위적으로 독극물을 투여했다고 판단했다. 그는 “독극물 종류는 ‘글리포세트’ 약성분으로 전멸성 제초제인 ‘근삼이’를 사용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인위적으로 외부에서 죽였다는 증거는 독극물 주사 구멍 14개를 뚫어 주입한 흔적”이라고 덧붙였다. “아마 범인은 해당 느티나무 자리의 토지와 관련된 이해관계인으로 추측된다”고 밝혔다. 다른 한 주민은 “김포에서 경관이 여기보다 좋은데가 없을 정도로 평안하게 살아왔던 마을이다. 그런데 이전 시장때 허가해 최근 영험한 동네 뒷산을 다 깎아버리고 공장들로 빽빽이 들어차 있다”며, “누군지 모르지만 140살 된 마을보호수를 고사시킨 이후 동네사람들이 예전 일을 떠올리며 매우 불안해하고 있다”고 걱정했다. 또 다른 주민은 “이번에 독극물 고사사건을 유야무야로 넘기면 훗날 김포시 전역에 있는 마을보호수들이 수난을 겪을 수 있다. 왜냐하면 보호수는 모두가 개인 소유지 땅에 있어 우리마을처럼 너도나도 보호수들을 없애려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으로는 보호수의 점유토지를 보상해줘 개인재산권이 침해받지 않도록 시에서 배려해야 한다고 대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또 이 주민은 “보호수 느티나무에 독극물 주입해 고사시킨 범인을 반드시 잡아야 다른 지역 보호수들도 안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포시 도시녹화팀은 지난 4월 동네 주민들로부터 느티나무 보호수가 죽은 것 같다는 신고를 받고 현장을 방문했다. 시 관계자는 “나무시료를 채취해 서울대학교에 잔류농약 검사를 의뢰했는데 농약성분이 나오지 않았다”고 전했다. 독극물을 주사했을 경우 6개월 내 잔류농약이 나타나는데 이 나무에서는 나오지 않은 것으로 보아 잔류농약이 증발돤 것으로 추정된다. 시는 최종 사망 진단이 나오면 경기도 담당과에 보내 보호수 해제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현재 김포에는 월곶면 17그루, 하성면 15그루, 대곶면에 10그루 등 모두 66그루의 보호수가 지정돼 관리되고 있다. 김포경찰서 관계자는 서울신문과 전화통화에서 “얼마전 김포시청 도시녹화팀에서 느티나무 고사와 관련해 수사 요청이 왔다”면서 “오늘 중 귀전리 현장에 나가 나무 상태를 확인보겠다”고 말했다. 현재 고사한 느티나무 일대에 주택과 토지를 소유하고 있는 집주인은 부동산을 매각하려고 매물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글·사진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고단한 항해 끝에 만난 해방의 횃불

    고단한 항해 끝에 만난 해방의 횃불

    미국 뉴욕을 거닐다 보면 멜팅 포트(melting pot)라는 말이 온몸으로 와 닿는다. 이렇게 다양한 국적과 인종이 한데 모여 사는 도시가 또 있을까? 이민자들이 타운을 구성해 문화를 유지하며 사는 모습을 보면 모자이크 시티 같다는 생각도 든다. 미국경제 활황기였던 20세기 초, 뉴욕은 부푼 꿈을 안고 미 대륙으로 오던 이민자들이 첫발을 내딛는 도시였다. 그들에게 미국은 어떤 곳이었을까. 드넓은 광야와 풍부한 일자리, 열심히만 일하면 성공할 수 있는, 무궁무진한 가능성의 나라. 뉴욕으로 향하는 이민자의 모습을 상상해 보자. 대부분 형편이 좋지 않은 사람들이었을 것이다. 수천명의 사람들이 화물과 다름없이 다닥다닥 붙어 앉아 보름이 넘는 뱃길을 따라 뉴욕으로 향한다. 뉴욕항의 입구이자 허드슨강 초입에 다다르니, 리버티섬 한가운데 커다랗게 서 있는 ‘자유의 여신상(Statue of Liberty)’이 눈에 들어온다. 고단한 항해의 끝, 이민자들에게 횃불을 치켜든 ‘자유의 여신상’은 희망의 메시지이자 해방의 상징으로 와 닿았을 것이다. 아메리칸 드림은 지금부터 시작이다. 당시의 배 못지않게 관광객들로 발 디딜 틈 없는 페리를 타고 자유의 여신상으로 다가갔다. 맨해튼의 마천루가 점점 작아지면서 자유의 여신상은 커졌고 심장박동은 빨라졌으며 관광객들은 환호를 보냈다. 모두가 달뜬 모습이었다.자유의 여신상 기단에는 에마 라자루스의 시, ‘새로운 거상’이 적혀 있다. ‘너의 지치고 가난한/자유를 갈망하는 이들/너의 풍요의 기슭에서 버림받은 가련한 이들을 내게 보내라/세파에 시달린/갈 곳 없는 이들을 내게 보내라/내가 황금의 문 곁에서 등불을 들어 올릴 테니!’ 지치고 가난한, 자유를 갈망해 뉴욕으로 온 이들은 이민자를 상징한다. 자유의 여신상은 미국 독립 100주년(1876년)을 기념해 프랑스가 제작해 선물한 것으로 1886년 미국에 세워졌을 때는 짙은 황금빛이었지만 지금은 구리에 녹이 슬어 청록색으로 변했다. 여신상 발 아래 부서진 족쇄와 쇠사슬은 노예제 폐지를 표현한 것이다. 내부 뼈대는 에펠탑을 만든 구스타브 에펠이 설계했다. 자유의 여신상은 프랑스·미국의 정치적 동맹과 자유, 평화, 인권 같은 민주주의 상징물로서 가치를 인정받아 1984년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바로 옆 엘리스섬은 뉴욕 이민자들이 입국할 때 검문소 역할을 했던 곳이지만 지금은 이민사 박물관으로 유명하다. 이민사 박물관을 둘러보면 자유의 여신상이 가진 의미를 좀 더 깊이 느낄 수 있다. 한 세기 전, 미국 땅을 처음 밟을 때 가지고 온 오래된 가죽가방, 양복, 빛바랜 여권 사진에서 가난한 이방인의 고단했던 이야기가 소리 없이 들려온다. 김진 칼럼니스트·여행작가
  • 경찰, ‘집단폭행 친구 사망’ 10대 4명에 ‘살인죄’ 적용 검토

    경찰, ‘집단폭행 친구 사망’ 10대 4명에 ‘살인죄’ 적용 검토

    집단폭행으로 친구를 숨지게 한 10대 4명에 대해 경찰이 살인죄를 적용할 결정적 단서를 확보해 법률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 폭행으로 피해자가 사망할 수 있음을 인식했으면서도 반복적으로 무차별적 폭행을 이어간 사건 정황이 살인죄 적용의 근거가 된다. 광주 북부경찰서는 친구를 집단으로 폭행해 숨지게 해 구속된 A(18)군 등 10대 4명의 혐의를 기존의 ‘폭행치사’에서 ‘살인’으로 변경할 것을 법률 검토하고 있다고 15일 밝혔다. A군 등은 친구 B(18)군을 약 두달여 동안 상습 폭행하고 돈을 빼앗는 데 그치지 않고, 지난 9일 오전 1시쯤 광주 북구의 한 원룸에서 수십차례 때려 숨지게 했다. B군에게 일행 중 1명을 놀리라고 억지로 시킨 뒤에 놀림 받은 당사자가 기분 나쁘다고 B군을 도로 폭행하는 행위를 반복한 끝에 B군을 숨지게 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건 초기 경찰은 가해자들에게 살인의 고의성은 없었던 것으로 보고 ‘폭행치사’ 혐의를 적용했다. 그러나 경찰 수사로 드러난 직간접적인 증거와 진술이 이번 사건이 결코 ‘우발적인 사건’이 아님을 증명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 결과 B군의 사인은 ‘다발성 손상’, 즉 무수히 많은 폭행으로 신체가 상처 입어 숨진 것으로 드러났다. B군의 몸은 폭행으로 생긴 멍 자국으로 뒤덮여 있었고, 갈비뼈도 부러진 상태였다. 디지털포렌식으로 복원된 가해자들의 휴대전화에 저장된 사진들도 가해자들 폭행의 반복성과 잔혹성을 증명했다. 가해자들이 폭행 때마다 B군의 모습을 찍어둔 사진이 증거로 확보된 것이다. 사진 속 B군의 얼굴은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멍이 들어 있었다. 살인죄 적용을 검토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가해자의 진술이었다. 가해자 중 일부는 사건 당일 B군을 폭행하는 과정에서 “이렇게 때리다가는 죽을 수도 있겠다”고 인식했다고 말했는데, 이는 피해자의 죽음을 예견하고서도 폭행을 중단하지 않고 계속했다는 결정적인 진술이 됐다. 대법원 판례는 “살인죄에서 살인의 범의는 반드시 살해의 목적이나 계획적인 살해의 의도가 있어야만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자기의 행위로 인하여 타인의 사망이라는 결과를 발생시킬 만한 가능성 또는 위험이 있음을 인식하거나 예견하면 충분하다”고 밝히고 있다. 자신의 폭행으로 B군이 숨질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도 폭행을 반복하고, 폭행 과정에서 별다른 치료 조치를 하지 않은 가해자들에게 살인 혐의 적용이 가능하다는 것이 경찰의 판단이다. 경찰은 범행에 이르게 된 경위, 범행의 동기, 준비된 흉기의 유무·종류·용법, 공격의 부위와 반복성, 사망의 결과 발생 가능성 정도 등 범행 전후의 객관적인 사정을 종합해 볼 때도 이들에게 살인죄 적용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유사 사건의 사례와 관련 판례를 충분히 검토하며 살인죄 적용이 가능한지 법률 검토하고 있다”면서 “추가 증거와 진술이 확보된 만큼 혐의 입증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한편 살인죄는 사형·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데 비해, 상해치사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사랑고백 거절한 동료여성에게 ,성적 고통준 대학원생 징역 4년 선고

    사랑고백을 거절한 동료여성에게 자신의 체액이나 최음제 등을 몰래 커피에 타서 마시게 하는 등 성적으로 괴롭힌 대학원생에게 법원이 징역 4년을 선고했다. 부산지법 형사5부(권기철 부장판사)는 14일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절도,폭행,상해미수,재물손괴·은닉,방실침입 혐의로 기소된 A씨 1심 선고 공판에서 징역 4년과 자격정지 3년을 선고했다. A씨는 대학 연구실에서 같이 생활하는 피해자 B씨의 훔친 속옷,사진 등을 이용해 수십 차례 음란행위를 한 뒤 자신의 체액을 몰래 커피에 타 B씨에게 줬다. 또 침이나 가래,최음제,변비약을 B씨 커피에 타 마시게 하고 자신의 체액을 B씨 화장품에 묻히기도 했다. A씨 범행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몰래 B씨 대화나 통화를 녹음하는가 하면 B씨 소유 휴대전화,태블릿 PC,노트북,외장 하드를 훔치고 일거수일투족을 관찰하며 사적 비밀을 침해했다. 재판부는 A씨가 2018년 4월부터 2019년 1월까지 수십 차례에 걸쳐 은밀하게 B씨를 성적 가해 대상으로 삼았다고 판단했다. B씨는 뒤늦게 A씨 범행을 알게 돼 큰 충격을 받고 연구와 학업은 물론 일상생활도 제대로 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재판부는 전했다. 재판부는 “피고인 범행은 자신의 애정 고백을 거절한 피해자에게 고통을 주고 괴롭혀 성적 쾌감을 느끼는 잘못된 욕구에서 비롯됐다”며 “피고인이 초범인 점,혐의를 모두 인정하고 뉘우치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검찰은 A씨에게 징역 5년을 구형했다. 부산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2000자 인터뷰 18]임재성 “강제동원 日 기업, 피해자 화해하도록 정부가 외교력 발휘해야”

    [2000자 인터뷰 18]임재성 “강제동원 日 기업, 피해자 화해하도록 정부가 외교력 발휘해야”

    일제 시기 강제동원 피해자 측이 일본 기업의 국내 자산에 대한 매각 신청(5월 1일)을 법원에 낸지 한 달 반 가량 지났다. 또한 일본 정부가 5월 20일 한국 대법원의 강제동원 배상 판결(2018년 10월 30일)과 관련해 제3국을 포함한 중재위원회 설치를 요구한 기한(6월 18일)이 며칠 남지 않았다. 대법원 판결 이후 악화된 한일관계의 해결점이 보이지 않는 가운데 일본 오사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6월28, 29일)에서 한일 정상회담 개최 전망마저 불투명한 상황이다. 강제동원 피해자의 대리인으로 일본제철과 후지코시를 상대로 소송을 진행해온 법무법인 해마루의 임재성 변호사는 “정치가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은 적절치 않다”면서 일본 기업이 과거 행위에 대해 책임을 인정하고 사과하고 화해할 수 있도록 정부가 외교력을 발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 변호사는 2015년부터 변호사 활동을 시작하면서 일제 시기 강제동원 일본 기업에 대한 손해배상소송에 참가했다. 제주 4·3 사건 군사재판 생존자 18명을 대리해 재심, 형사보상 청구, 국가배상 소송을 진행 중이기도 하다. 다음은 임 변호사와의 일문일답 내용. 매각신청->감정->매각명령->송달->집행에 3개월 이상 Q: 강제동원 피해자 대리인들은 대구지법 포항지원과 울산지법에 일본제철(옛 신일철주금)과 후지코시로부터 압류한 자산을 매각해 달라는 신청을 냈다. 한 달 이상 경과됐는데 지금은 어떤 상황이고, 실제 자산 매각까지는 어떤 과정을 거치게 되며, 시간은 얼마나 소요되는가. A: 5월 1일 보도자료를 냈을 때 ‘최소 3개월’이라고 했다. 법원이 매각 명령을 내리고, 일본 기업에 송달되어서 그 명령이 확정되는 순간까지를 계산한 것이다. 실제 현금화는 그 이후에 이루어진다. 절차를 얘기하자면 먼저 압류한 자산에 대한 감정이 이루어질 것으로 본다. 압류된 일본제철과 후지코시의 자산은 비상장 주식인데, 액면가만 있을 뿐 시장 거래가를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법원은 감정을 통해 이 주식을 매각하면 집행 비용을 빼고서도 채권자(원고측)을 만족시킬 수 있는가를 판단한 이후, 매각명령결정을 일본 기업에 송달시킬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한국 법원행정처가 매각명령결정서를 일본 외무성으로 보내고, 일본 외무성이 일본 기업에게 송달시키는 방식인데, 일본 외무성이 사인 간의 민사소송에서 이 송달절차를 거부한 적은 없었다. 일본 기업들은 매각명령결정서를 송달받고 즉시항고 절차를 통해 다툴 수는 있으나, 현실적으로 유효한 이의제기 사유가 없는 상황이기에 매각명령결정이 그대로 확정될 것으로 본다. 이후 절차에서는 집행관의 재량권이 큰데, 집행관이 일본제철에게 자신의 주식을 사갈지 의사를 물어볼 수도 있고, 경매에 부칠 수도 있다. 법원, 일본제철에 의견서 기회 줘 기간 늘어날 듯 최근 법원으로부터 대리인 측에 통보가 온 게 있다. 민사집행법에 따라 매각명령 과정에 심문기일이 필수적이지만 채무자(일본 기업들)가 외국에 있는 경우라면 심문기일을 생략할 수 있다. 그런데 포항지원에서 심문기일을 열지 않으나, 일본제철에게 의견서를 제출할 기회를 주겠다는 연락이 왔다. 주목을 많이 받는 사건이라 법원으로서도 방어권 행사를 꼼꼼하게 보장하려고 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나쁜 일은 아닌 듯하다. 일본 기업들의 의견서 제출 절차가 이루어지게 되면, 매각명령결정이 확정되기까지의 기간이 다소 늘어날 수 있다. Q: 그렇다면 여전히 시간이 남아 있다. 이들 일본 기업 자산(일본제철 소유 PNR 주식 19만 4794주 9억 7400만원 상당, 후지코시 보유 대성나찌유압공업 주식 7만 6500주 7억 6500만원 상당)이 실제로 매각되기 전까지 대리인단이 그간 시도해 온 일본 기업과의 협의를 통한 화해 가능성은 있는가.이춘식 할아버지, 연내 해결 희망 A: 대법원 판결 이후 소송대리인단, 지원단은 일관되게 일본 기업에게 합의를 요청해왔다. 일본 기업들이 피해자들에게 사과의 의사표시를 하고, 자발적으로 배상금을 지급하라는 요청이었다. 현실적으로 지금 국면에서 합의 가능성이 높다고 보기는 어렵다. 일본 기업들 본사에 수차례 방문하였지만 면담은커녕, 책임있는 답변도 듣지 못했다. 그 상황에서 법이 정한 집행 절차를 계속 늦출 수 없었다. 그동안 피해자분들에게 ‘일본 기업으로부터 사과를 받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조금만 기다려 달라’고 말씀을 드리면서 집행 절차를 미루는 것에 대한 동의를 구했다. 피해자분들 역시 일본 기업들로부터 사과를 받고 싶어 하셨기에 우리를 믿어주셨다. 그러나 일본 기업들이 사과는커녕 판결 자체를 부정하고 있는 상황에서 더 이상 고령의 피해자분들에게 기다려달라는 말씀을 드릴 수 없었다. 일본제철 강제동원 피해자 이춘식 할아버지께서는 연내에 이 문제가 해결되기를 바라신다고 명시적으로 말씀하셨다. 대리인으로서 당사자의 의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Q: 2018년 10월 대법원 판결 이전까지 대리인들은 일본 기업과 화해를 위한 어떤 일들을 해왔는가. A: 광주 근로정신대 소송대리인단과 미쓰비시중공업은 2010년부터 2012년까지 도쿄와 나고야에서 16차례 협상을 진행했다. 일본제철도 일본 내 소송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대리인과 논의하는 과정이 있었다. 물론 이들 협상에서 어떤 결론을 내지는 못했지만, 일본 기업들이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협의에 나섰던 역사가 존재했다는 점이 중요하다. 2010년을 전후로 일본 사회가 그래도 유연성이 있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월급조차 주지 않고 노동을 강요한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 ‘어떤 방식으로든 책임을 회피할 수는 없다’는 분위기가 있었다. 그런데 2018년 10월 대법원 판결 확정 이후 일본 기업의 태도는 강경 일변도이다. 일본 사회의 우경화가 중요한 이유 중 하나라고 본다. 일본 기업 강경한 태도 배후에 일본 정부 있는 듯 Q: 일본 기업의 강경한 태도의 배후에는 일본 정부가 있다고 보는가. A: 그럴 것으로 추측한다. 판결 전에도 16차례 협상을 했던 기업이 판결 이후에는 일절 만나지 않는다는 게 이상하지 않은가. 2012년 일본제철 주주총회에서는 한국 대법원 판결이 확정되면 따를 수밖에 없다는 발언도 나왔다. 화해 통해, 사과와 배상 받는 게 최선의 길 Q: 지금의 한일관계는 사상 최악이라고들 한다. 그 배경에는 강제동원 판결을 꼽는다. 한일관계 타개책으로서 1)피해자 구제를 위한 2+2(한국 정부·기업+일본 정부·기업) 혹은 2+1(한국 정부·기업+일본 기업) 등에 의한 기금 방식 2)국제사법재판소(ICJ)에 대법원 판결이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을 어겼다는 일본 주장이 맞는지를 가려보자 3)대법원의 판단을 존중해 한국 정부가 일본과의 전면적인 외교전쟁을 선언하고 국민들에게도 피해를 감수해 줄 것을 설득해야 한다는 주장들이 나온다. 이런 논의를 어떻게 보고 계신가. ICJ에서 가리자는 방안은 부적절 A: 2, 3번은 정치가 없는 방식이다. 2번은 제3자에게 사법적 판결을 하라는 것인데 정치는 아무것도 하지 않겠다는 것이고, 피해자의 권리구제에도 효과적이지 않다. 올 오어 낫씽(All or Nothing·전부 아니면 전무)이다. 어떤 결과가 나오든 한쪽 정부는 감당할 수 없는 결과일 것이다. 일본에서도 강제동원이라는 역사적 사실 자체에 대해 인정한 것은 드물지 않다. 일본 내 소송에서 하급심 법원들은 일본 기업의 불법행위를 인정했다. 후지코시 사건의 경우 “면학 기회가 있는 것처럼 기망하고 근로정신대로 권유해서 참가시킨 행위는 충분한 판단능력을 가지지 못하고 진학 기회가 제한돼 있던 어린 나이의 여성에 대해 이른바 그 약점을 파고드는 것이고, 더불어 10대 여성의 장래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어서 메이지헌법 하의 법제에서도 위법이라고 평가되는 권유방법”이라고 판시했다. 식민지 조선사람들을 속여서 일본으로 끌고 가 노예와 같은 강제노동을 시켰다는 점에 대한 양국의 공통된 인식이 존재한다. 여기서부터 시작해야 하는데 ICJ로 가서는 역사적 사실에 대한 양국 사회의 합의를 증진시키는 것이 아닌, 사법적 판단에만 목을 매달게 할 것이다. 판단을 받기까지 시간과 비용 역시 상당할 수밖에 없다. 외교전쟁 불사 주장은 이해 안돼  3번 같은 외교적 전쟁 주장은 그 자체로 의문이다. 일부 전문가의 주장으로 알고 있는데, 수사에 불과할 뿐이다. 민주화 이후 어떤 정권이 과거사 문제에 있어서 일본과 좋은 관계를 맺고 있었나. 사실상 한국의 민주화 이후 피해자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조직해가면서, 식민지 시기 과거사 문제가 상수가 된 상황에서 외교적 전쟁을 주장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그리고 이러한 공방 속에서 결국 피해자들의 권리실현은 또다시 지연될 수밖에 없다. 싸울 필요가 있다면 싸워야겠지만, 목적이 무엇인지는 명확해야 하지 않겠나. 화해 통한 기금 조성, 초창기부터 논의된 방식  1번은 새로운 방식이 아니다. 강제동원 문제가 등장하였던 초창기부터 이야기되어 왔다. 독일 정부와 독일 기업들이 2차 대전에서 강제동원된 피해자들에게 ‘기억, 책임 그리고 미래 재단’을 설립하여 보상한 사례가 존재하며, 일본 기업이 중국인 강제동원 피해자들에게 중국 적십자 등을 통한 기금방식으로 배상금을 지급한 전례도 있다. 2010년 12월 11일 대한변협과 일본변호사연합회가 공동선언을 내고 기금방식의 해결에 대한 선호를 천명한 적도 있다. 기금방식이라고 하더라도 원칙은 변하지 않는다. 일본 기업이 자신들의 책임을 인정하는 전제 위에서 피해자들에 대한 사과 의사표시를 하고, 배상금을 출연하는 것이다. 이 원칙이 지켜진다면, 기금에 다른 주체들의 참여는 탄력적일 수 있을 것이다.  소송이 아닌 기금을 통한 해결이 더욱 적절한 이유는, 소송에 참여하기 어려운 많은 피해자들의 권리까지 구제할 수 있으며, 강제동원이라는 역사적 불법행위에 대한 일본 기업들의 의사표시가 공식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소송에서는 피해자가 자신의 피해사실을 입증해야 하는데, 연금기록 등 관련 자료가 대부분 일본에 있는 상황에서 엄격한 사법적 입증 책임의 문턱을 넘을 수 있는 피해자가 많지 않다. 또한 판결을 통해서는 손해배상금 지급만을 강제할 수 있을 뿐인데, 피해자들께서는 자신을 끌고 갔던 기업들의 사과를 원하신다. Q: 중국에서는 강제동원 피해자와 일본 기업이 개별 사안에서 화해를 했는데 왜 다른가. A: 남한과 일본, 중국와 일본이 국교정상화 과정에서 각 체결한 협정이 다르다. 조선은 일본의 식민지였고, 중국은 일본의 교전국이라는 차이도 존재한다. 그러나 피해자 규모로 인하여 일본의 대응이 다른 것이 아닌가 의심도 있다. 한국은 피해자 숫자는 강제동원위원회에서 파악된 것만 17만명이고 범위를 넓히면 104만명까지 된다는 통계치가 있다. 화해 없으면 강제동원 소송 꾸준히 늘어날 것 Q: 현재 진행 중인 강제동원 피해 관련 소송은 몇 건 정도이고, 향후 계속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는가. A: 2018년 10월30일 판결 이전까지 제기됐던 것과 그 이후를 비교해보면, 판결 이전까지 소송 건수로는 16건이었다. 소송 1건에 피해자 숫자는 적게는 1명에서 많게는 수백명이 경우도 있으나 모든 소송을 대리하는 것이 아니어서 정확한 확인은 어렵다. 판결 이후에는 피해자 기준으로 광주 대리인단이 54명, 서울 대리인단이 30여명의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했다. 이후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日, 협정 아닌 인권 시각으로 강제동원 봐야 Q: 대리인으로서 일본 정부에 하고 싶은 말은. A: 1965년 협정과 관련해 일본 정부는 ‘청구권협정으로 모든 것이 해결되었다’라고 반복하고 있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서도, 일본 기업들에 의해 강제동원된 피해자들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청구권협정 당시 강제동원 피해자 문제에 양국 정부가 온전히 인식하고, 이들의 피해를 회복하기 위한 적절한 합의를 체결하지 못했다는 정황들이 다수 확인되었다. 또한 국제노동기구(ILO) 등 국제사회는 청구권협정에도 불구하고 식민지시기 피해자들에 대한 충분한 보상이 이루어지지 못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일본 사법부 역시 일본 기업의 불법행위는 존재했고, 청구권협정을 통해서도 피해자들의 개인청구권은 소멸되지 않았다고 판단하고 있다(다만, 소송을 제기할 소권이 소멸된 것이라고 보는 것이다). 배보다 배꼽 더 큰 日기업 소송비용  그렇다면 일본 정부로서는 1965년의 협정만을 주문처럼 되뇌일 것이 아니라, 1990년 이후 비로소 자신의 피해를 증언하며 사회적으로 등장한 식민지 시기 여러 조선인 피해자들에게 충분한 사과와 보상이 이루어졌는지를 살피는 것이 필요하다. 청구권에서 인권으로, 관점의 전환이 필요한 것이다. 청구권협정에 대한 일본 정부의 기존 해석을 부정하라는 것이 아니라, 식민지시기 피해자에게 온전한 배상과 사과가 이루어졌는지를 살피는 방식이야말로 진정한 미래지향적 한일관계가 만들어질 수 있다. 피해자들이 일본 기업들의 자산을 압류하는 등의 집행절차로 나아가면서 한일관계가 파탄나고 있다고 보시는 분들이 있겠지만, 그렇다면 20년 가까이 소송에서 싸워 비로소 승소한 피해자들이 무엇을 해야 하는가. 침묵해왔던 피해자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낼 때 무너지는 양국관계라면, 그 관계는 문제다.  우스개소리를 하나 하자면 일본 기업들이 강제동원 소송에 대응하면서 국내 대형 법무법인에 막대한 변호사비용을 지불했을 것인데, 이 돈이 실제 피해자들이 청구한 손해배상금보다 클 것이다. 일본 정부든, 일본 기업이든 책임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 실질적으로 더 손해일 수 있다. ‘국제법 무시한 대법 판결 잘못’ 日 시각이 잘못 Q: 일본에서는 한일협정이란 국제법이 한국 법률보다 상위에 있는데 한국 대법원이 그걸 무시한 판결을 했다고 주장하는데. A: 비법률적인 주장이고, 사실 왜곡이기도 하다. 한국이나 일본은 국제법, 즉 국가 간 협정이나 조약을 체결하면, 그에 따른 별도의 국내법을 제정해야 하는 이원론적 법체계가 아니다. 협정을 맺고 국회 비준이 이루어지면 곧바로 국내법과 같은 효력을 지니는 일원론을 취하고 있다. 즉, 한국과 일본 모두에서 1965년 청구권협정은 그 자체로 국내법과 동등한 효력을 지닌다. 국제인권법의 경우 국내법보다 상위 효력을 지녀야 한다는 논의가 있지만, 청구권협정은 인권협정도 아니다.  청구권협정이 법률의 효력을 지닌다면, 법률에 대한 최종해석의 권한이 사법부에 있다는 3권 분립의 원칙에 따라 청구권협정의 해석권한 역시 각 국가의 법원이 가진다. 즉 한국 내에서 청구권협정에 대한 배타적이고 최종적인 해석권한은 한국 대법원이 가진다. 한국 대법원은 그 권한을 행사하여 청구권협정으로 강제동원 피해자들에 대한 반인도적 불법행위 손해배상채권이 소멸되지 않았다고 해석한 것이다. 해석권한을 가진 대법원이 전원합의체를 통해 13명 대법관 모두가 의견을 내며 치열하게 해석한 판결에 대해, 일본이 “한국 대법원이 국제법을 위반했다”라는 부당한 비판을 하고 있을 뿐이다. 서울, 대구, 광주 3개 지역에서 소송 진행돼 Q: 대리인단 구성은 어떻게 돼있나. A: 지역을 기준으로 할 때 서울과 대구, 광주로 구성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서울에서는 법무법인 해마루가 대리인으로, 민족문제연구소, 태평양전쟁피해자보상추진협의회(보추협)가 지원단으로 활동하고 있다. 대구에서는 법무법인 삼일의 최봉태 변호사님이 이 소송의 시작부터 현재까지 대리인 역할을 하고 있다. 광주에서는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 하는 시민모임 등이 지원단체로, 이상갑, 김정희 변호사님들이 대리인으로 참여하고 있다. 2018년 10월 대법원 선고 이후 추가소송을 위해 대리인단 규모가 확대되었는데, 서울에서는 민변 공익변론센터, 광주에서는 광주 민변지부를 중심으로 대리인단이 구성되어 활동하고 있다. 한국보다 먼저 일본서 소송 이끈 일본인 지원에 감사 Q: 일본 측 지원은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가. A: 한국에서의 소송 이전, 1990년대 일본에서 강제동원과 관련한 소송이 있었다. 모두 패소하고 2000년대에 한국에서 소송이 제기되어 결국 대법원 판결까지 내려진 것이다. 일본 소송 당시 결합하였던 일본 변호사들과 시민단체들은 한국 소송 과정에서도 많은 조력을 보냈다. 대법원 판결 이후의 방향에 대해서도 한일 시민사회가 함께 논의 중이다. 특히 일본 측 활동가들은 강제동원 문제를 일본 내에서 끊임없이 환기시키는 활동을 하고 있는데, ‘금요행동’이 대표적이다. 일본 미쓰비시 중공업 앞에서 진행되는 캠페인인데, 10년째 이어지고 있다. 우리는 일본 대사관 앞 ‘수요집회’는 많이 알지만, 정작 일본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금요행동’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일본에서 일본 기업의 책임을 묻는 활동을 그 오랜 시간 이어가는 것이 얼마나 어려울까 상상해보면 고개가 숙여진다.피해자 목소리 누군가 대변해야 Q: 대리인으로서 이번 소송에 임하는 자세라고 할까, 마음가짐은. A: 중압감이 크다. 같은 사무실에서 강제동원 사건을 같이 대리하고 있는 김세은 변호사는 ‘살얼음을 걷는 것 같다’고 한다. 집행절차에 나가가는 과정이 특히 그러했다. 일본 정부의 맹공격과 거대한 일본 기업들의 의도적인 침묵이 있다. 우리 대리인의 역할은 거대한 주체들이 서로 소리지르는 판 속에서 또 다시 배제되는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것이다. 한일관계 파탄을 걱정하는 사람들에게 여기 피해자의 고통도 좀 보아달라고 이야기하는 역할 말이다. 피해자분들이 정말 고령이시다. 판결에 이긴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죽기 전에 일본 기업에게 사과를 받고 배상을 받으시는 것, 누군가는 그걸 목표로 삼아야 하지 않겠나.   [강제동원 소송 관련 일지] -2018년-  10월 30일: 대법원, 일본제철(옛 신일철주금)에 강제동원 근로자 1인당 1억원 배상 판결  12월 31일: 피해자 대리인, 일본제철 한국 자산 강제집행 신청 -2019년-  1월 3일: 대구지법 포항지원, 일본제철 한국 자산 압류 신청 승인  1월 9일: 일본 정부, 한일청구권협정에 근거, 한국에 협의 요청  3월 7일: 강제동원 피해자, 대전지법에 미쓰비시중공업 국내 자산 압류 신청  3월 15일: 울산지법, 후지코시 소유 국내 자산 압류 신청 승인  3월 22일: 대전지법, 미쓰비시중공업 국내 자산 압류 신청 승인  4월 4일: 강제동원 피해자 대리인, 서울중앙지법에 일본제철, 후지코시, 미쓰비시중공업, 일본코크스공업을 대상으로 추가 손해배상청구소송  5월 1일: 강제동원 피해자 대리인, 각 지방법원에 일본제철, 후지코시 국내 자산 매각 신청  5월 20일: 일본 정부, 대법원 판결과 관련한 제3국을 포함한 중재위원회 설치 한국에 요청 6월 28, 29일: 일본 오사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서 한일정상회담 불투명 황성기 평화연구소장 marry04@seoul.co.kr
  • 주말 흐리고 곳곳에 소나기…“외출할 때 우산 챙기세요”

    주말 흐리고 곳곳에 소나기…“외출할 때 우산 챙기세요”

    토요일인 15일에는 구름 많은 날씨에 전국 곳곳에 소나기가 내릴 것으로 보여 외출할 때 우산을 챙기는 것이 좋겠다. 기상청은 “15일 토요일은 중국 상해 부근에 위치한 고기압의 가장자리에 들어 전국에 구름이 많겠지만 대기불안정으로 경기 동부, 강원영서, 충북북부, 경상도 지역에는 오후에 소나기가 내릴 것”이라고 14일 예보했다. 소나기가 내리는 지역들에서는 돌풍과 함께 천둥과, 번개도 예상된다. 또 강원영동과 경북 동해안에는 저녁시간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해 일요일 아침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토요일 전국의 아침 예상기온은 15~19도, 낮 최고기온은 21~29도 분포로 평년과 비슷하겠다. 지역별 낮 최고기온은 춘천, 대구 28도, 서울, 대전 27도, 부산 25도, 광주 24도, 제주 23도 등이다. 일요일인 16일 아침 예상 기온도 14~18도, 낮 최고기온도 19~28도 분포를 보여 평년(23~29도)과 비슷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국립환경과학원은 15일 전국의 미세먼지 농도는 대부분 ‘보통’ 수준이겠지만 일부 서쪽 지역은 오전에 대기 정체로 국내 생성 오염물질이 축적돼 농도가 다소 높아 일시적으로 ‘나쁨’ 수준을 보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켜켜이 쌓인 시간의 길, 골목골목 낭만을 거닐다

    켜켜이 쌓인 시간의 길, 골목골목 낭만을 거닐다

    부침의 세월 겪은 전주성 풍남문 위용 형형색색 이국적 향기 품은 전동성당 비밀처럼 뻗어 있는 경기전 대나무숲 한복 맵시 부린 관광객 노니는 태조로 오독대 누각 아래 시원한 휴식은 덤전북 전주는 한 해 1100만명 넘는 관광객이 다녀가는 국내 최고의 여행지다. 여행을 좋아한다는 사람 중에서 안 가본 사람을 찾기 힘들 정도로 수많은 사람들이 다녀간 도시지만, 방문객은 해마다 늘고 있다. 보고 또 봐도 좋은 우리 옛것의 전통 위에 전주 토박이 문화가 세월따라 하나둘 쌓이고 트렌드에 뒤처지지 않는 새것이 어우러지면서 지금의 전주를 꽃피우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구도심의 한옥마을부터 새 옷을 입은 팔복예술공장까지 전주의 과거와 현재를 아우르는 시간을 천천히 걸었다. 전주 여행의 시작점은 조선시대 전주부성의 남문인 풍남문(보물 제308호)이다. 이곳에서 오목대까지 이어지는 550m가량의 큰길을 중심으로 한옥마을이 뻗어 있다. 전주는 전라도 전체뿐 아니라 제주도까지 관장하던 전라감영 소재지였다. 전라감영을 중심으로 한 옛 전주를 둘러싼 성곽에는 동서남북 네 개의 출입문이 있었는데 지금은 풍남문만 남아 옛 위상을 알려주듯 우뚝 서 있다. 풍남은 풍패의 남쪽이라는 뜻이다. 풍패는 중국 한나라 고조 유방의 고향으로 조선왕조도 자신의 발원지인 전주를 그곳에 빗대 풍패지향으로 부르기도 했다. 국내의 많은 문화재들이 그렇듯 풍남문도 세월의 부침을 겪었다. 선조 30년 정유재란 때 모두 파괴됐다가 영조 때 다시 지어졌다. 1767년 큰 화재로 소실된 것을 이듬해에 재건했고 풍남문이라는 이름이 그때 붙었다. 세월이 지나며 다시 크게 훼손됐다가 40년 전 보수공사를 통해 제 모습을 찾았다. 서울의 숭례문처럼 주변을 에워싼 도로 가운데 섬처럼 덩그러니 남았지만 위용을 잃지 않은 모습에서 옛 전주성의 풍채를 상상해 본다.풍남문을 지나 한옥마을 안으로 들어서면 과거와 현재가 뒤섞인 전주한옥마을만의 독특한 풍경이 펼쳐진다. 가장 먼저 마주하게 되는 것은 전동성당이다. 한국 최초의 천주교 순교자인 윤지충과 권상연이 1791년 신해박해 때 이곳에서 참수형을 당했다. 10년 뒤 신유박해 때도 전라도 천주교의 지도자급 인물들이 숱하게 처형됐다. 윤지충·권상연 순교 100주년이 되던 해 프랑스 선교사 보두네 신부가 이곳에 교회 터를 마련했고 공사를 시작한 지 23년 만인 1931년 로마네스크 양식의 건물이 완공됐다. 둥근 지붕 아래 오랜 세월이 묻은 회색 벽돌과 붉은 벽돌이 조화를 이루면서 한옥마을에서 가장 이색적인 정취를 자아낸다. 소박한 내부에는 화려하기보단 단아한 느낌의 스테인드글라스를 통해 들어온 빛이 은은하게 퍼진다.미사객과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전동성당은 금요일 밤이면 색다른 모습으로 치장한다. 지난달 10일부터 시작한 미디어파사드 공연 ‘빛의 성당’이 오는 21일까지 7주간 열리고 있다. 천지창조, 순교자들의 숭고함, 평화의 메시지를 주제로 한 신비로운 빛의 마술이 성당 위에 흩뿌려진다. 전동성당 맞은편 경기전은 한옥마을의 중심 문화재다. 태조 이성계의 어진(초상화)을 모신 건물이 경기전이다. 주변으로 전주 이씨 시조인 이한과 그 부인의 위패를 모신 조경묘, 실록을 보관하던 전주사고, 어진 봉안 600주년을 맞아 2010년 지어진 어진박물관 등이 함께 있다. 경기전 한편의 작은 대나무숲은 놓치지 말아야 할 포토존이다. 잔바람에도 귓속말을 속삭이듯 바스스 떠는 대나무가 비밀처럼 난 문 위로 머리를 맞대고 뻗어 있다. 경기전을 빠져나와 한복을 차려 입은 관광객들로 북새통을 이루는 태조로를 따라 걷는다. 갖가지 길거리 음식이 즐비한 골목마다 한복을 차려 입은 관광객들이 북적인다. 서양 왕실의 드레스처럼 한껏 부풀어 오른 치마와 그 위에 금실, 레이스 등 화려한 장식을 덧댄 한복이 가장 많이 보인다.진짜 옛 멋을 잃고 상업화된 거리, 우리의 전통 한복과는 거리가 먼 국적 불명의 옷이라는 비판도 있지만 전주한옥마을에서의 한때를 즐기러 온 사람들에게는 그것 그대로 소중한 추억이 된다. 1920년대 모던걸, 모던보이 스타일의 의상이나 1970년대 교복도 인기다. 어우동 차림으로 멋을 낸 중년의 친구들이 매순간을 사진에 담고, 어린 남학생들이 한복 치마를 입고 살포시 화장까지 한 얼굴로 유쾌하게 거리를 활보한다. 가장 한국적인 공간으로 알려진 곳이지만 전통이라는 굴레에 갇혀 있기보다 일상을 잠시 벗어나 저마다의 소소한 축제를 만끽하려는 사람들이 모여 생동감 넘치는 공간으로 색을 입힌다. ‘혼불’의 작가 최명희의 섬세한 감수성을 간접적으로나마 느껴 볼 수 있는 최명희문학관을 둘러본다. 전통한지원과 부채박물관에서 전통문화를 살펴보고 작은 갤러리들에 하나씩 발걸음을 멈춘다. 골목골목을 돌아다니다 오목대 가는 길에 이른다. 오독대는 평지인 한옥마을 동쪽 나지막한 언덕 위에 지어진 누각이다. 나무 데크 계단을 따라 오르다 보면 한옥마을이 내려다보이는 풍경과 마주한다. 오목대까지 오르면 더 멋진 경치가 나올 것 같지만 나무에 둘러싸여 있어 전망이 없는 것이 아쉽다. 다만 신발을 벗고 누각 위에 앉아 그늘 아래 시원한 바람을 마주할 수 있어 좋다. 글 사진 전주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1인당 최대 1000만원” 노원, 자연재해·사고 대비 안심보험

    서울 노원구가 다음달부터 전 구민을 대상으로 자연재해와 사회재난 피해를 입을 경우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구민 안심보험’에 가입한다고 13일 밝혔다. 구에 따르면 구민 안심보험은 노원구민이 각종 재난, 사고 등을 당했을 때 구와 계약한 보험사가 보험금을 지급하는 제도로 1인당 최고 1000만원을 보상받을 수 있다. 보장 대상은 노원구에 주민등록을 둔 구민과 등록외국인이다. 별도 가입 절차 없이 전 구민이 자동 가입되고 전출 시 자동 해지된다. 전국 어느 곳에서 일어난 사고나 재난이라도 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으며, 기존에 가입한 개인보험이 있어도 중복해서 보상이 가능하다. 보장 범위는 ▲태풍·홍수·지진 등 자연재해 사망(열사병, 일사병 포함) ▲폭발·화재·붕괴·산사태 사고 사망, 후유장애 ▲대중교통 이용 중 사망, 후유장애 ▲뺑소니·무보험차 상해사망, 후유장해 ▲강도 상해사망, 후유장애 ▲스쿨존 교통사고 부상치료비 ▲의사상자 상해 등에 대한 보상금이다. 상법에 따라 15세 미만의 경우 사망으로 인한 보험금 지급 대상에서는 제외된다. 보험기간은 다음달 1일부터 내년 1월 31일까지다. 이 기간 발생한 사고에 대해 발생일로부터 3년간 보험 청구가 가능하다. 오승록 노원구청장은 “구민 안심보험이 구민들의 안전하고 행복한 삶에 도움이 되길 바라며 앞으로도 안전한 노원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中 자극할라… 트럼프 “홍콩 시위 잘 풀어야” 팔짱

    시진핑과 무역협상 의식해 편들기 자제 美국무부의 “中 송환법 반대”와 온도차 英·獨·EU도 “시민 권리 우선” 우려 표명 텔레그램 “中, 홍콩 시위때 DDoS 공격” 범죄인 인도 법안에 반발해 홍콩에서 일어난 대규모 시위와 관련해 국제사회가 일제히 우려의 목소리를 내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과 함께 잘 해결되길 바란다’는 유보적 입장을 나타냈다. 중국과 벌이고 있는 ‘무역전쟁’을 의식한 발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난 9일 일어난 홍콩 시위에 관해 “시위를 하는 이유를 이해한다”면서도 “중국과 홍콩을 위해서 모든 일이 잘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A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홍콩 거리 시위대 규모에 깊은 인상을 받았지만 (중국과 시위대 중) 어느 한쪽 편을 드는 것을 회피했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미국 국무부의 분명한 입장과는 온도 차가 있다. 앞서 지난 10일 모건 오테이거스 국무부 대변인은 “개정안이 통과되면 중국 당국이 개인을 본토로 인도하도록 요구할 수 있게 된다”면서 “홍콩 시민의 우려에 미국은 공감한다”고 브리핑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부 장관 역시 시위가 일어나기 전 해당 법안에 분명한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국제사회 의견도 미국 국무부 공식 입장과 비슷하다. 가디언에 따르면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12일 하원 총리 질의응답에서 “홍콩에 많은 영국인이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법안의) 잠재적인 효과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유럽연합(EU) 대외관계기구도 이날 성명을 내고 “홍콩 시민은 기본권과 자유롭고 평화롭게 집회·표현할 권리를 주장해 왔다”면서 “이런 권리는 존중돼야 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 발언에 대해 AP는 “미국과 중국이 깨진 회담의 파편을 줍고 있다”고 표현했다. 무역전쟁을 해결하기 위해 서로를 자극할 만한 발언을 조심한다는 얘기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도 이달 말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중국과 거래를 성사시킬 것 같은 예감이 든다”고 말했다. 중국은 이날 EU에 맹공을 퍼부으며 홍콩 문제에 적극 대응했다. 13일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EU 성명에 대해 “무책임하고 잘못된 발언”이라면서 “어느 국가, 기관도 중국 내정에 개입할 수 없다”고 말했다.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이 이날도 “시위는 조직적이고 노골적인 폭동으로 변했다”고 비난하는 성명을 냈는데, 중국 외교부 역시 시위를 “단체가 조직한 폭동이었다”며 람 장관을 지지했다. 이날 암호화된 메신저 앱인 텔레그램이 대규모 분산서비스거부공격(DDoS)을 받아 일시적으로 접속 장애를 겪었다. 파벨 두로프 텔레그램 최고경영자(CES)는 트위터에 “(공격자) IP 주소는 대부분 중국이었다”며 “역대 우리가 겪은 모든 국가규모 DDoS 공격은 홍콩 시위와 동시에 일어났으며 이번에도 예외가 아니었다”고 썼다. 외신들은 홍콩에서 지난 12일 시위대와 경찰이 충돌, 최소 72명이 부상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이들 중 2명은 중상을 입었다고 전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프랑스와 이탈리아 음식에 관한 몇 가지 사소한 오해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프랑스와 이탈리아 음식에 관한 몇 가지 사소한 오해

    누군가 물었다. 왜 프랑스가 아닌 이탈리아로 요리를 배우러 갈 결심을 했냐고. 이유는 많았다. 우선 파스타에 대한 호기심, 이탈리아라는 나라에 대한 막연한 동경이 있었다. 현실적인 이유로는 프랑스 요리 학교에 비해 극히 저렴한 학비, 프랑스어의 난해함 등이 있어 당시로선 딱히 두 선택지를 놓고 선택을 고민할 정도도 아니었다. 지금 와 생각해 보면 당연하게 이탈리아를 선택했던 가장 큰 이유는 프랑스 요리를 제대로 먹어본 경험이 없어서였다. 평소 접할 기회가 거의 없다 보니 호기심조차 들지 않은 것이다.사람마다 편차는 있겠지만 이탈리아와 프랑스 요리에 대해 느끼는 심리적 거리감은 대개 동일하지 않다. 이탈리아 요리라고 하면 파스타나 피자 등을 떠올리며 상대적으로 편하게 여기는 한편 프랑스 요리는 보다 격식을 갖춘 곳에서 먹는 고급 요리로 여긴다. 애초에 프랑스 요리는 고급 요리의 형태로, 이탈리아 요리는 미국식 변형을 거쳐 대중적인 요리의 형태로 우리에게 다가왔기 때문이다. 프랑스 요리가 처음부터 고급 요리의 대명사는 아니었다. 중세 이후 국제적으로 요리로 이름을 날린 건 이탈리아가 먼저였다. 르네상스가 꽃피운 15세기 피렌체와 베네치아, 만토바 등 이탈리아의 부유한 도시국가들은 과학, 패션, 건축, 예술 등 다양한 방면에서 두각을 보였는데 음식도 그중 하나였다. 각지에서 온 다양한 산물과 호화로운 식문화를 소비할 수 있는 계층의 등장으로 이탈리아는 당시 유럽에서 가장 선진화된 곳이었다. 그러나 16세기 후반부터 이탈리아 도시국가들이 차례로 정치적 혼란에 휩싸이자 유럽 최고의 요리 지위는 프랑스로 넘어가게 된다. 이때 언급되는 이름이 카트리나 데 메디치다. 피렌체 명문가의 영애가 프랑스에 시집을 가면서 화려한 이탈리아 식기와 더불어 전속 이탈리아 요리사들을 함께 데리고 갔다는 기록이 있다. 혹자는 이때 식문화의 불모지였던 프랑스에 이탈리아의 선진 식문화가 이식되면서 획기적으로 발전하게 됐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당시 프랑스 궁정에서 카트리나의 위상은 그리 높지 않았고 그녀가 시집오기 이전에도 프랑스 내에서 고급 요리에 대한 연구가 계속되고 있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탈리아 식문화 이식설은 신빙성이 낮다는 게 설득력을 얻고 있다. 정체돼 있던 서민문화와는 달리 상류문화는 국경을 넘나들며 끊임없이 교류되고 영향을 주고받아 왔기 때문에 이탈리아 요리가 느닷없이 프랑스에 침투했다고 보는 건 무리가 있다는 것이다. 프랑스 요리의 약진은 이탈리아 요리가 그랬듯 정치 경제적 이유가 컸다. 이탈리아의 정치적 영향력과 경제력이 하락한 것과 달리 프랑스는 절대왕정의 시기를 맞으며 정치 경제적으로 안정을 얻었다. 여기에 힘입어 왕가와 귀족 소속의 프랑스 요리사들은 자신들의 창의력과 개성을 마음껏 뽐내고 요리의 문법이 체계화될 수 있었다. 소스가 많은 무거운 프랑스 음식에 비해 이탈리아 음식은 가볍고 경쾌한 조리법으로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리는 요리가 많다고 알려져 있는데, 일부분 맞는 말이기도 하지만 틀린 이야기이기도 하다. 어떤 재료를 사용한다는 건 그 재료의 맛과 향을 음식에 불어넣겠다는 의미다. 프랑스 요리도 물론 재료의 맛을 살리는 데 집중한다. 원재료가 무엇인지 모를 정도로 맛을 뒤죽박죽으로 만드는 건 중세에 유행하던 조리법이다. 장시간 육수를 끓이고 맛의 정수를 끌어올린 소스를 만드는 작업으로 인해 프랑스 요리의 정체성을 농축과 증폭으로 보는 관점도 있다. 지금의 프랑스 요리는 다르다. 약간의 과장을 보태 소 한 마리를 통째로 끓여 육수 한 컵을 만들던 방식은 이미 300년 전에 유행이 끝났다. 열량 높은 동물성 식재료나 과도하게 농축된 소스의 사용을 자제하고 가벼운 터치로 재료 본연의 맛을 이끌어 내자는 누벨 퀴진 운동 이후 프랑스 요리와 이탈리아 요리의 경계는 더욱 모호해진 상황이다.음식에 있어 고유성을 지키는 것도 나름의 의미가 있지만 결국 다른 것과 서로 접촉하고 섞이는 과정에서 새롭고 흥미로운 식문화가 생겨난다는 건 이탈리아와 프랑스 요리의 얽히고설킨 관계만 봐도 알 수 있다. 이탈리아의 역사학자 마시모 몬타나리는 “정체성의 뿌리는 생산이 아니라 교환에 있다”고 했다. 지역의 정체성이란 고정불변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관계를 맺고 긴장하고 협상해 가면서 만들어 낸 문화적, 사회적 구조물이라는 것이다. 꼭 음식뿐만 아니라 사람에게도 해당되는 이야기처럼 들린다.
  • “C형 간염환자인데 독방 안 줘” 국가 배상책임 있나

    #원고: 구치소 수감자 A(52)씨 vs 피고: 대한민국 마약 관련 혐의로 2017년 5월 구속돼 수도권의 한 구치소에 수감된 A씨는 입감 당시 신체검사에서 양팔과 다리에 필로폰 주사로 인한 피부 발적과 10년 전 받았던 C형 간염 판정 외에 특이사항은 없었습니다. 그런데 A씨는 피부질환과 병력을 강조하며 독방 생활을 하게 해달라고 구치소 측에 요구했습니다. 피부질환은 감염성이 없는 것으로 판명됐지만 “C형 간염 환자라 피로하다”는 거듭된 호소에 A씨는 2인실에 수용될 수 있었지요. 이후에도 A씨는 양팔에 있는 주사 상처 부위의 딱지를 손으로 뜯으며 생긴 염증 때문에 수차례 연고 처방과 소독 조치를 받기도 하고, 녹내장으로 눈이 아프다고 호소해 시신경 검사와 안구 컴퓨터단층촬영(CT)을 진행했는데 안압이 정상으로 나오기도 했습니다. ●“전염 걱정에 스트레스… 국가가 배상” A씨는 다른 수용자들이 C형 간염에 감염될 수 있어 독방 수용을 요청했는데 조치를 해주지 않았다며 구치소장을 직무유기 혐의로 고발했습니다. 검찰이 ‘혐의 없음’ 처분을 내리자 이번에는 국가가 정신적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며 1000만원의 위자료 청구 소송을 냈습니다. A씨는 재판에서 “C형 간염 환자로 팔에 있는 상처에서 출혈이 계속되고 있는데 혼거실에 있다 보니 다른 수용자들에게 전염될까 걱정이 크고 A형 간염에 중복 전염될 위험에 노출돼 있다”며 “녹내장을 앓고 있어 스트레스로 안압이 높아지면 실명할 수도 있는데 간염 전염 걱정으로 스트레스가 크다”고 주장했습니다. ●법원 “공동생활 감염 확률 희박” 인정 안 해 법원은 이 주장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법원은 “형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에 의하면 독거 수용이 대원칙이기는 하나 수용 거실 지정은 교도소장이 수용자의 개인적 특성을 고려해 결정하는 것으로 재량적 판단 사항”이라면서 “수용자에게 수용거실의 변경을 신청할 권리가 있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C형 간염은 주사기 공동 사용, 수혈, 성 접촉 등이 주된 감염 경로”라면서 “비록 원고가 피부질환을 겪고 있다고 하더라도 구치소 공동 생활 자체로 인한 감염 확률은 희박해 단순히 C형 간염 환자라는 이유로 독거수용을 할 필요성이 있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판결은 올해 4월 확정됐습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이별 통보 여자친구 폭행하고 돈 빼앗은 20대 징역 3년 6개월

    이별 통보 여자친구 폭행하고 돈 빼앗은 20대 징역 3년 6개월

    이별을 통보하는 여자친구를 폭행하고 돈까지 빼앗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20대가 1심에서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울산지법 형사11부(부장 박주영)는 상해와 공갈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27)씨에게 이같이 판결했다고 11일 밝혔다. 공소사실에 따르면 A씨는 2017년 12월 2일 오후 11시쯤 울산의 한 골목에서 “헤어지자”고 말하는 여자친구 B씨에게 “그럼 빌려준 돈 17만원을 내놔라”고 요구했다. 여자친구 B씨가 돈을 줄 이유가 없다며 거절하자, A씨는 B씨 가방을 강제로 열어 지갑에서 6만원을 가져갔다. 두 사람은 같은 달 24일 오후 6시 30분쯤 한 주차장에서 다시 만나 또 실랑이를 벌였다. A씨가 “17만원을 주면 헤어져 주겠다”고 하자 B씨는 지갑에 있던 현금 12만원을 꺼내 찢고선 A씨 얼굴에 던지고 뺨을 때렸다. 이에 격분한 A씨는 주먹과 발로 B씨의 온 몸을 때려 전치 2주의 상처를 입히고, B씨 지갑에서 현금 1만원을 빼앗았다. 재판부는 “방어 능력이 부족한 여성을 주먹과 발로 때리는 등 폭행 정도가 심각해 죄질이 좋지 않다”면서 “피고인은 이 사건 이전에도 피해자를 폭행하고 공포심이나 불안감을 조성하는 문자 메시지를 반복적으로 보내 벌금형 처벌을 받은 전력이 있는데도 반성하지 않고 재차 범행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바비인형 꿈꾸며 10년간 성형 100번 넘게 한 50세 여성

    바비인형 꿈꾸며 10년간 성형 100번 넘게 한 50세 여성

    “세계에서 가장 성형적인 얼굴이 되고 싶어요” ‘인간 바비’를 꿈꾸는 한 여성이 50번째 생일을 앞두고 105번째 성형수술을 받았다. 영국 런던 출신의 레이첼 에반스(48)는 지난 13년 동안 약 4억 8천만원을 성형수술 비용으로 사용했다. 그가 지금까지 받은 성형수술만 105번이다. 가장 최근 성형인 얼굴 주름 개선 시술을 지난달 13일에 진행한 레이첼은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노화의 외모를 피하고 싶다”며 “얼굴을 더욱 완벽하게 하기 위한 시도를 멈추지 않을 것이고 바비 룩을 완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나는 내가 역노화를 하고 있다고 믿는다”면서 “최근의 얼굴 주름개선 시술은 역노화를 확신하는 한 가지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세계에서 가장 성형적인 얼굴이 되는 것이 목표라고 밝힌 레이첼. 이제 곧 50살이 되는 그는 “50은 새로운 30이라는 것을 확실히 하기 위해 이미 7가지 계획을 생각해놨다”고 밝혔다. 레이첼은 “난 젊어 보이는 비키니 몸매에 복근까지 있기 때문에 얼굴 역시 내 몸에 어울려야 한다”면서 “몸매는 좋은데 얼굴에 주름이 있다면 이상해보이므로 얼굴에 신경을 써야 한다”고 설명했다. 레이첼은 올해만 벌써 6번의 성형 수술을 받았지만, 50번째 생일을 앞두고 더 많은 성형수술을 예약해놓은 상태다. 레이첼은 “내 목표는 살아있는 인간 바비인형으로 세계에서 가장 성형적인 얼굴이 되는 것”이라고 자신의 꿈을 전했다. 사진·영상=Caters Video/유튜브 영상부 seoultv@seoul.co.kr
  • 법원 ‘가이드 폭행’ 박종철 전 예천군의원에 벌금 300만원 선고

    법원 ‘가이드 폭행’ 박종철 전 예천군의원에 벌금 300만원 선고

    해외연수 중 가이드를 폭행한 혐의(상해)로 기소된 박종철(54) 전 경북 예천군의원에게 법원이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대구지법 상주지원 형사단독 남인수 부장판사는 11일 박 전 의원에 대한 선고공판에서 “캐나다 현지 가이드를 폭행해 군의원 품위를 손상하고 현지 경찰이 출동하는 등 물의를 일으켰다”며 이같이 선고했다. 남 판사는 “그러나 피해자와 합의한 데다 동종 전과가 없는 점 등을 참작했다”며 벌금형 선고 이유를 밝혔다. 박 전 의원은 지난해 12월 23일 10일간의 해외연수 중 캐나다 토론토에서 현지 가이드의 얼굴 등을 주먹으로 때려 전치 2주의 상처를 입힌 혐의로 기소돼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이 구형됐다. 한편 예천군의회는 지난 2월 1일 예천군의회 부의장이던 박 의원과 권도식(61) 의원을 제명했다. 이에 박 의원 등은 지난 해 지난 3월 법원에 ‘제명처분 취소소송’을 냈으며, 대구지법 제1행정부(부장 박만호)는 이들이 제기한 ‘제명처분 효력정지’ 신청을 기각했다. 효력정지 신청이란 본안소송 결과가 나올 때까지 군의원 신분을 유지시켜달라고 법원에 요청하는 소송 절차를 말한다. 상주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친구 무차별 폭행해 숨지게 한 10대 학생 4명

    친구 무차별 폭행해 숨지게 한 10대 학생 4명

    도구를 사용하면서까지 친구를 폭행해 숨지게 한 10대 청소년 4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광주 북부경찰서는 상해치사 혐의로 A(18)군 등 10대 4명을 붙잡아 조사 중이라고 11일 밝혔다. 이들은 지난 9일 새벽 1시쯤 광주 북구의 한 원룸에서 B(18)군을 수차례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 방 안에는 휘어진 철제 목발, 구부러진 우산, 찌그러진 청소봉 등이 발견됐다. 창에는 피가 튄 자국이 묻어 있었다. 원룸에 쓰러진 채로 발견된 B군의 온몸은 멍과 핏자국 투성이었다. 가해학생들은 B군이 숨지자 B군의 휴대전화도 가지고 도주했다가 경찰에 자수했다. 광주의 한 직업전문학교를 함께 다니다 알게 된 이들은 지난 3월부터 함께 원룸에 모여 살았다. 이후 가해학생들은 B군을 괴롭히기 시작했다. 가해학생들은 특별한 이유도 없이 주먹과 발길질도 모자라 우산, 목발 등이 휘어질 만큼 도구로 B군을 폭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B군의 시신 검시 결과 폭행에 의한 다발성 손상이 사인으로 추정돼 경찰은 가해학생 4명의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조영학의 번역과 반역] 60 나이에 BTS에 빠지다

    [조영학의 번역과 반역] 60 나이에 BTS에 빠지다

    얼마 전 아내와 함께 BTS의 웸블리 공연을 보았다. BTS의 노래를 듣기 시작한 건 1년 전쯤 아내 덕분이었다. 아내는 오래전부터 팬을 자임하며 늘 그들의 노래를 듣고 유튜브를 검색한다. 그런데 귀동냥으로 얻어 듣던 노래에 나까지 흠뻑 빠져 요즘에는 종종 BTS의 노래를 틀어 놓는다. 올드팝, 7080 통기타 노래를 들으며 작업하던 나로서는 신기한 변화가 아닐 수 없다. 웸블리는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로 유명해진 스타디움이다. 최고의 뮤지션이 아니면 대관조차 어렵다는 곳. BTS는 첫날 6만석을 불과 90분 만에 매진하고 다음날까지 이틀간에 걸쳐 공연을 이어 갔다. 한국인으로서는 기적에 가까운 사건이건만, 그런데 묘하게도 BTS의 팬임을 자임하는 여성들이 이따금 감동을 전할 뿐 SNS에는 공연 소식이 거의 올라오지 않는다. 손흥민이 골을 넣거나 류현진이 1승을 달성하면 너도나도 링크를 걸며 한마디씩 논평을 하고, 지금은 봉준호 감독과 영화 ‘기생충’ 얘기가 SNS를 점령한다. 우리 동포가 해외에서 맹활약을 펼칠 때마다 자신이 주인공이라도 되는 양 좋아하건만, 유독 BTS의 경우에만 야박하기 이를 데 없다. 어른, 특히 남성들에게는 아예 그런 그룹이 존재하지도 않는 듯하다. BTS가 불과 1년 동안 빌보드 앨범 차트 1위에 세 번이나 올라도(비틀스 이후 처음이란다), 비영어권으로서는 사상 처음 톱ㆍ듀오 그룹 상을 수상해도, 최단시간 유튜브 1억뷰라는 세계 기록을 수립해도, 유엔총회에 나가 대표 연설을 해도, 퀸을 비롯해 이 세상 어느 뮤지션도 불가능하다는 전 세계 8개 스타디움 16회 공연을 불과 몇 분 내에 매진시키고 CNN에서 BTS가 비틀스보다 더 위대한 성취를 이루었다고 보도해도, 우리는 U2 내한 공연은 반색하면서도 저 기적 같은 기록들에는 금기처럼 입을 다물고 만다. 그들이 “기껏” 아이돌 그룹이라서일까. 조용필, 부활이 웸블리를 정복해도 모르는 척했을까. 홍석경 교수는 ‘서울신문’ 칼럼에서 문화중재자라는 이름의 기성 세대가 BTS라는 새로운 트랜스미디어 앞에서 무기력하지만, “편협함, 성실성과 호기심 부족, 공부의 모자람” 등 외면하는 전략을 취한다고 비판한다. 이른바 오피니언 리더들이 생소한 트렌드의 도전에 아예 눈을 감아 버린다는 얘기다. 확실히 BTS의 소통과 음악의 문법은 낯설다. 소통은 수천 편의 동영상으로 하고 음악의 문법도 (기성 세대들에게) 생소하기만 하다. 정확하지 않은 발음, 느닷없이 튀어나오는 영어 가사, 노래인지 사설인지 모를 랩 등등…. 하지만 그 역시 그들의 문법이다. 우리가 인정하고 받아들인다면 BTS의 노래에서도 아름다운 노랫말, 긍정적인 메시지, 신선한 멜로디를 만날 수 있다. 들을수록 마음이 편해지고 기분이 좋아지는 이유다. 아미를 비롯한 전 세계의 팬들도 희망을 얻고 자신을 긍정적으로 보게 됐다고 고백하지 않던가. 오래전 어느 번역가는 딸과 대화하기 위해 슈퍼주니어 멤버의 이름과 포켓몬 괴물의 이름을 모두 외웠다고 한다. 난 그 얘기를 들으며 소통의 기본이라는 생각을 했다. 우리 기준을 고집하지 않고 다음 세대의 관심에 귀를 기울이기. 그럼 그들의 목소리가 들리고 그들의 노래가 들린다. 학생들의 미래 직업 1위가 유튜버인 세상, 아이돌은 이미 개인의 취향이 아니라 사회현상이다. 언제까지 귀를 닫은 채 “기껏 아이돌”의 색안경을 쓰고 그들을 바라볼 것인가. 10대, 20대가 정부, 여당을 싫어하고 남자 성인을 “개저씨”로 여기는 풍토가 과연 그들만의 오해이고 잘못일까. 외면하고 무시하는 전략으로는 아무것도 얻지 못한다. 홍석경 교수는 수천 개의 비디오, 음원을 보고 들어야 BTS를 이해한다고 했지만, 우리 기준을 고집하지 않는다면 노래 한 곡으로도 가능하다. 최단시간 유튜브 1억 조회수를 기록했다는 ‘작은 것들을 위한 시’부터 시작해 보자.
  • “출렁다리·묵호등대 새단장… 동해, 산불 딛고 감성관광 1번지로”

    “출렁다리·묵호등대 새단장… 동해, 산불 딛고 감성관광 1번지로”

    해안~논골담길~도째비골 관광벨트화 한반도 최대 해안석림 능파대 길 정비 묵호 옛 정취 살린 ‘전시·체험관’ 눈길 협곡 횡단 하늘자전거·미끄럼틀도 추진 오감만족… 힐링·전지훈련 최적지 우뚝강원 동해시가 산불의 아픔을 딛고 새로운 강소형 관광도시로 재도약하고 있다. 지난 4월 대형 산불로 국내 최대 망상해변의 오토캠핑장이 잿더미로 변하는 등 어려움을 겪었지만 한층 업그레이된 관광자원을 개발, 접목하며 면모를 새롭게 하고 나섰다. 감성관광지인 묵호등대 논골담길에는 최근 마을의 옛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전시·체험관 ‘묵호 시간여행호’가 문을 열었다. 애국가 영상에 등장하는 추암 촛대바위 주변에는 바다 출렁다리가 곧 선보이고, 묵호등대 인근에는 대규모 체험시설인 ‘도째비골 스카이밸리’가 추진된다. 황금박쥐가 서식하는 도심의 황금박쥐천곡동굴은 시설을 재정비하고 오는 14일 재개장한다. 지난해 개장한 뒤 어려움을 겪던 촛대바위 주변 동해러시아대게마을도 새롭게 정비돼 전국에서 가장 싸게 대게와 회를 맛볼 수 있는 인기 먹거리 장소로 자리잡고 있다. 신선한 해산물, 야시장, 이색 체험장 등 관광 인프라가 풍부한 복합관광지 동해가 다시 한번 변신을 꾀하고 있다. 10일 심규언 동해시장과 실무자들을 만나 작지만 탄탄한 관광도시 동해의 청사진을 들었다.●바다 배경 출렁다리서 촛대바위 조망 가능 청정바다의 고장 동해시에 또 하나의 명소가 문을 연다. 동해 일출과 애국가 첫 소절 영상으로 유명해진 추암 촛대바위를 배경으로 출렁다리가 놓여 관광객을 맞는다. 바다에 솟아 있는 기암괴석을 배경으로 마치 촛대가 하늘을 향해 우뚝 솟아 있는 듯한 촛대바위와 이를 배경으로 일출을 동시에 감상할 수 있는 천혜의 장소에 출렁다리를 만들었다. 바다를 배경으로 만들어진 국내 첫 출렁다리다. 촛대바위를 조망할 수 있도록 석림에서 해암정까지 바다 위를 가로질러 만들어졌다. 인접 군부대 해안경계로를 겸하기 때문에 야간에는 운영하지 않을 방침이다. 길이 72m, 폭 2.5m 규모의 아담한 출렁다리지만 주변 풍광과 어우러져 명소가 될 전망이다. 출렁다리는 안전을 최우선으로 설계됐다. 현수교 등 대규모 교량 주탑에 주로 쓰는 고강도 철선 케이블을 사용해 25t 덤프트럭 22대가 매달려도 버틸 수 있도록 했다. 지지대도 1440t을 견디며 성인 672명이 동시에 지나가도 문제가 없도록 했다. 해안의 특성을 감안해 초속 45m의 태풍과 규모 6.0~6.3(내진 1등급)의 지진에도 견딜 수 있게 만들었다. 출렁다리는 동해시 숙원인 추암관광지 명소화사업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점쳐진다. 그동안 상가와 캠핑장, 야외공연장 등을 정비하고 한반도 최대 해안 석림인 능파대 일대 산책로를 새롭게 단장했다. 여기에 출렁다리까지 생기면 기폭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정은이 공보팀장은 “해안 절경과 쪽빛 해변, 능파대를 품은 강점을 살려 2020년 추암 근린공원까지 조성되면 전국 최고의 종합휴양타운으로 자리잡게 된다”며 “동해 추암~삼척 증산을 잇는 해안도로가 개설된 데 이어 올해 추암철도 가도교 확장사업까지 완공되면 추암을 찾는 관광객들이 더 많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전국적인 유명세를 타는 묵호등대 논골담길 인근도 업그레이드된다. 최근 한국관광공사가 강소형 잠재관광지 발굴·공모사업에서 어촌지역 얘기를 표현한 벽화·전시공간 등 다양한 볼거리와 체험거리가 있는 논골담길을 선정하며 탄력을 받고 있다. 당장 묵호등대에서 조망할 수 있는 탁 트인 바다와 어촌마을의 아기자기한 스토리를 살려 조성된 도째비골에 새로운 체험 관광지가 접목된다. 스쳐가는 관광지가 아닌 체류형 관광지로 만들겠다는 취지에서다. 묵호등대~월소택지의 ‘도째비골 스카이밸리’로 내년 중반기 완공을 목표로 한다. 80억원을 들여 하늘산책로, 하늘광장, 아트하우스, 체험시설, 도째비숲, 편의시설 등이 조성된다. 지난해 하반기 공사에 들어가 교량공사를 하고 있다. 체류형 관광지로 정착시키기 위해 국내 처음 이색 체험시설을 도입한다. 협곡의 아찔한 스릴을 느끼며 하늘에서 자전거로 건너는 하늘자전거와 원통형 수직 나선 미끄럼틀인 자이언트 슬라이드 체험장을 만든다. 또 도깨비불 포인트 조명과 밤바다의 정취가 어우러진 경관 조명을 설치해 빛의 명소로 조성할 계획이다. 도째비골 스카이밸리가 완공되면 해양관광 거점항인 묵호항과 묵호전통시장, 야시장, 논골담길·묵호등대, 어달·대진해변 일대의 어촌뉴딜 300사업과 연계해 볼거리, 먹거리, 즐길거리를 모두 갖춘 묵호권역 관광벨트화로 지역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전망이다. 지난 4월에는 묵호등대 논골담길 일대가 감성관광지에 걸맞게 묵호의 옛 정취를 느낄 수 있도록 단장됐다. 논골2길 빈집을 이용해 묵호지역 주민들의 삶을 되돌아볼 수 있도록 만든 전시·체험관 ‘묵호, 시간여행호’가 문을 열었다. 이곳에는 묵호의 역사를 알려주는 기록물, 옛 어민들이 사용했던 어구들을 전시했다. 집 외부에는 논골담골 벽화를 직접 그려 볼 수 있는 체험공간과 바다의 느낌을 옮겨 놓은 묵호의 정원도 만들어 관광객들에게 색다른 볼거리, 체험거리를 주고 있다.●망상오토캠핑장 숙박시설 새달 초 재개장 등대 오름길에는 빛을 비춰 이미지를 연출하는 로고젝터를 4곳에 설치했다. 1960~80년대 묵호지역의 사진과 이동순 시인의 ‘묵호’ 시집 문구를 이미지화해 주변 지형물과 어우러지는 야간 볼거리를 제공한다. 권순찬 관광과장은 “논골1길에는 해변을 연출한 바닥벽화와 감성벤치를 설치해 포토존도 새로 만들었다”며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이색 볼거리를 계속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망상오토캠핑장도 빠르게 복원되고 있다. 2001년 국내 처음 만들어져 18년 동안 캠핑 캐러바닝의 메카로 명성을 얻어 온 망상오토캠핑리조트가 산불로 잿더미가 된 뒤 불타지 않은 인근의 제2캠핑장을 기반으로 운영되며 복구에 나섰다. 당시 산불로 건축물 46개 동이 불타고, 클럽하우스가 사라지는 등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제2캠핑장을 중심으로 곧바로 운영에 들어갔다. 지난 5일부터는 캐러밴 41대까지 새로 운영을 시작했다. 리조트 내 해변한옥촌 등 숙박시설은 다음달 초 재개장할 예정이다. 아름드리 소나무 등이 불탄 지역은 엄선된 최고의 소나무를 옮겨 심는 등 종전보다 업그레이드된다. 강성국 소통담당관은 “캠핑장에는 청소년, 가족 등 단체예약이 잇따라 지난달 말 대안학교 가족 100여명이 다녀갔고 이달 말에는 한국학생여행 주관으로 ‘2019 KSPO 레저 스포츠 가족캠핑’까지 열려 150여명의 학생 가족들이 2박 3일간 체류하며 천곡동굴, 논골담길, 묵호등대 등의 주요 관광지를 탐방하는 시간도 갖는 등 빠르게 정상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미세먼지가 적고 여름에 상대적으로 시원한 기후로 체육 종목 전지훈련팀들에도 인기를 끄는 점을 살려 힐링여행 관광지로의 변신도 꾀하고 있다. 특히 동해무릉건강숲에서는 친환경 숙박시설과 화이트견운모 찜질방, 산소힐링방 등 체험시설을 즐길 수 있어 몸과 마음의 휴식을 찾는 힐링여행의 최적지로 꼽히고 있다. 심 시장은 “산불의 아픔을 이겨내고 다양한 볼거리, 즐길거리, 이야기가 있는 작지만 강한 관광지로 동해시가 다시 태어나도록 행정력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동해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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