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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 “반려동물 보유세 검토”…세금 어디에 쓰나 봤더니

    정부 “반려동물 보유세 검토”…세금 어디에 쓰나 봤더니

    정부가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에 세금을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혀 견주 등의 반발이 예상된다. 정부가 반려동물 보유세를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6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농식품부는 ‘2020~2024년 동물복지 종합계획’을 통해 2022년부터 반려동물 보유세 또는 부담금, 동물복지 기금을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반려동물 보유세 또는 부담금을 통해 거둬들인 돈으로 지방자치단체 동물보호센터와 전문기관 설치·운영비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해마다 버려지는 유기 동물 개체 수가 늘어나면서 반려동물을 보유한 가구가 일정 비용을 부담하도록 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려는 시도다. 아울러 동물 학대에 대한 처벌도 강화된다. 동물을 죽음에 이르게 하는 행위에 대해선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 수위를 높인다. 현재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반려견 등록도 현재 일반적인 반려견뿐 아니라 모든 개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또 강아지뿐 아니라 고양이 등록 시범사업도 확대한다. 현재 33개 지방자치단체에서 시행 중인 고양이 등록 시범사업은 올해 서울시와 경기도에서도 시행되고, 내년부터는 전국 광역시도, 2022년부터는 인구 50만 이상 지자체까지 확대된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반려동물 양육 가구가 꾸준히 증가하면서 동물보호·복지에 대한 국민 인식이 빠르게 변화했다”며 “방향성은 맞다고 보고 논의를 계속 가져가겠다는 게 정부의 생각”이라며 “선진국은 (반려동물에 대한) 세금을 통해 갈등과 비용을 해소해 나가고 있다”며 “우리 정부도 장기적으로는 보유세를 통해 체계화시키는 것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견주들의 반발이 거셀 것으로 예상돼 제도 도입까지는 상당한 마찰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정부는 내년부터 동물이 학대당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되면 지자체가 주인으로부터 해당 동물을 격리할 수 있도록 했다. 현재는 직접적인 상해나 신체적 고통이 확인돼야 동물이 격리된다. 또 정부는 재난 발생 시 반려동물과 반려인이 함께 대피할 수 있는 시설을 지정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똑똑 우리말] ‘그리고’와 ‘그러고’/오명숙 어문부장

    “과거의 일들이 떠오를 때가 있다. 그리고는 그때 다른 선택을 했다면 어땠을까 상상해 본다.” 문장을 연결할 때 위 예문처럼 ‘그리고는’을 자주 쓴다. 그러나 이때의 ‘그리고는’은 ‘그러고는’으로 고쳐 쓰는 게 맞다. ‘그리고, 그러나, 그러므로, 그런데’ 등은 접속부사다. 단어·구·절·문장 따위를 연결할 때 쓰는 접속부사에는 ‘은/는’이 결합하지 않는다. “너 그리고 나”, “약속 시간이 지났다. 그런데 너는 오지 않았다”와 같이 접속부사는 보조사와 결합한 형태로 쓰지 않는다. 그러니 ‘그리고는’은 올바른 쓰임이 아니다. 하지만 ‘그러다’라는 동사에서 활용한 ‘그러고’에는 ‘는’이 결합할 수 있다. ‘그러다’는 ‘그리하다’의 준말로 ‘그렇게 하다’의 뜻이다. ‘그러고’의 줄어들기 전 형태인 ‘그리하고’에도 ‘는’을 붙여 쓸 수 있다. ‘그리고 나서’라고 쓰는 경우도 많은데 이 역시 ‘그러고 나서’가 옳다. ‘먹고 나서’, ‘자고 나서’처럼 ‘-고 나서’ 앞에는 동사만 올 수 있기 때문에 동사가 아닌 ‘그리고’는 올 수 없다. ‘그러고 나서’의 ‘나서’는 보조동사 ‘나다’를 활용한 형태다. ‘나다’는 “일을 끝내고 나니 홀가분하다”처럼 ‘-고 나서’의 구성으로 쓰여 앞말이 뜻하는 행동이 끝났음을 나타낸다. 그러니 동사가 아닌 접속부사 ‘그리고’는 ‘그리고 나서’의 형태로 쓸 수 없다. “써레질을 했다. 그리고 나서 모내기를 했다”에서 ‘그리고’를 살려 쓰고 싶다면 뒤에 오는 ‘나서’를 빼면 된다. oms30@seoul.co.kr
  • 보장성 보험료 2~3% 싸지고 환급금 늘어난다

    갱신형·재가입형 사업비도 70%로 줄어 올해 사망·상해·화재·암보험을 비롯한 보장성보험의 보험료가 기존보다 2~3% 싸진다. 일부 보장성보험을 해약할 때 보험사가 환급금에서 떼가던 금액을 축소해 소비자가 받는 환급금이 늘어나고 궁극적으로 보험료가 인하되는 효과가 있어서다. 소비자가 보험 갱신 또는 재가입 때 보험사에 냈던 사업비도 처음 계약했을 때 냈던 비용의 70%로 줄어든다. 금융위원회는 15일 금융위 정례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의 ‘보험업 감독 규정 개정안’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금융위 관계자는 “이번 개정안으로 보장성보험의 보험료가 2~3%가량 인하되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보장성보험 중에는 중도 해지하거나 만기가 되면 일부 환급금을 받는 저축 성격의 상품이 있는데, 보험사들이 해지·만기 환급금에서 떼가는 금액이 많았다. 저축성보험 성격인데도 보장성보험 수준의 높은 사업비를 매겨서다. 금융위는 저축성보험 수준으로 사업비를 낮춰 환급금을 늘리기로 했다. 갱신형과 재가입형 보험에 과다 책정됐던 사업비도 줄어든다. 갱신형은 소비자가 갱신하지 않겠다고 하지 않으면 자동 갱신된다. 재가입형은 소비자에게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보험사가 재가입을 거절하지 못한다. 갱신과 재가입 때 보험사의 추가 비용이 없다. 하지만 보험사들은 소비자가 갱신이나 재가입 때도 사업비를 깎아 주지 않고 단순히 보험료에 비례해 받아 왔다. 금융위는 갱신·재가입 때 사업비를 최초 계약의 70% 수준으로 낮춰 보험료를 인하하기로 했다. 설계사 모집수수료도 내년부터 개편된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유치원 무단 폐원, 원생·학부모에 배상해야”

    사립유치원이 학부모들 동의 없이 무단 폐원한 경우 원생과 학부모가 입은 정신적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는 법원의 첫 판결이 나왔다. 수원지법 성남지원은 민사6단독 송주희 판사가 경기 하남시의 사립 A유치원에 다녔던 원아 5명과 이들의 부모들이 A유치원 운영자 B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했다고 15일 밝혔다. 송 판사는 판결문에서 “운영자 B씨는 학부모들의 동의서를 받지 않고 유아지원 계획도 수립하지 않은 채 폐쇄 인가를 신청했다가 반려됐음에도 불구하고 유치원 폐쇄를 강행해 원생들이 학습권을 침해받고 학부모들 역시 자녀들을 급히 전원시키는 등 재산상·비재산상의 손해를 보았을 것이 자명하다”고 밝혔다. 이어 “B씨는 금전으로나마 정신적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며 원생 5명에게 30만원씩,이들의 부모 10명에게 20만원씩 지급할 것을 주문했다. 송 판사는 그러나 A유치원 원생들과 학부모들이 주장한 유아교육서비스 계약 해지에 따른 채무불이행과 부실급식·부실교육 부분에 대해서는 손해배상의 의무가 없다고 봤다. A유치원 운영자 B씨는 2018년 말 유치원 건물의 노후로 인한 문제점과 본인의 건강 등 사유를 들어 학부모들에게 폐원을 통지한 뒤 광주하남교육지원청에 폐쇄 인가를 신청했다가 교육청이 반려하자 지난해 3월 1일자로 유치원을 무단 폐원했다. 소송을 대리한 손익찬 변호사는 “유치원의 무단폐원이라는 불법행위에 대해 손해배상 책임을 물은 첫 번째 판결이라는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앞서 A유치원은 광주하남교육지원청의 폐쇄 인가 신청 반려처분이 부당하다며 행정소송을 냈지만 지난해 10월 패소했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속보] 법원 “박근혜 누드 풍자화 훼손…위자료도 줘야”

    국회 전시회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누드 풍자화를 훼손한 해군 예비역 장성 등이 그림값에 위자료까지 보상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남부지법 민사항소2부(부장 송영환)는 화가 이구영씨가 예비역 장성 심모씨와 목모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항소심에서 피고들이 원고에게 그림값 400만원과 위자료 500만원 등 총 90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고 15일 밝혔다. 지난해 1심에서 재판부는 그림의 ‘시가 상당액’인 4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하면서 위자료 청구는 기각한 바 있다. 그러나 2심은 “피고들의 행위는 재물손괴에 해당함과 동시에 예술작품이 표상하고 있는 예술창작자의 인격권을 침해하는 행위”라면서 “특히 다중이 보는 앞에서 공개적으로 작품을 훼손했기 때문에 심한 모욕과 경멸의 의도가 담겨 있다고 인정된다”면서 위자료도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만취 음주운전’ 차세찌, 기소 의견 검찰 송치

    ‘만취 음주운전’ 차세찌, 기소 의견 검찰 송치

    지난해 12월 면허취소 수치의 만취 상태로 운전을 하다가 사고를 낸 차범근 전 축구감독의 아들 차세찌(34)씨가 검찰에 송치됐다. 경찰 등에 따르면 서울 종로경찰서는 지난 12월 서울 부암동 부근에서 만취 상태에서 운전을 하다가 사고를 낸 차세찌씨에 대해 이달 초 도로교통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 의견을 달아 검찰에 송치한 것으로 15일 확인됐다. 경찰은 사고 발생 이후 차세찌씨를 한 차례 소환해 조사를 진행했다. 차세찌씨는 사고 직후 음주운전 사실을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차세찌씨는 지난 12월 23일 밤 11시 40분쯤 부암동 부근에서 만취한 상태로 운전하다가 앞서가는 차량을 들이받아 음주 교통사고를 낸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사고로 앞 차량을 운전하고 있던 40대 남성이 다친 것으로 파악됐다. 사고 당시 차세찌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취소 수치인 0.246%인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6월부터 시행된 윤창호법(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도로교통법 개정안)에 따르면 혈중알코올농도가 0.2% 이상인 사람은 2년 이상 5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원 이상 2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게 된다. 또 음주운전으로 상해를 입힌 경우 최대 1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상~3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씨줄날줄] 제5의 중일 정치문서/황성기 논설위원

    [씨줄날줄] 제5의 중일 정치문서/황성기 논설위원

    일본 각료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 같은 사안이 발생하면 중국 외교부가 흔히 발표하는 코멘트 중 하나가 “정치문서 4개의 원칙과 정신을 준수해야 한다”이다. 4개의 정치문서는 1972년 중국과 일본이 국교정상화를 한 이래 양국이 합의한 성명, 조약, 선언을 일컫는다. 저우언라이 총리와 다나카 가쿠에이 총리가 수교와 동시에 발표한 ‘중일공동성명’이 제1의 문서다. 중국이 일본에 전쟁 배상 청구를 포기한다는 게 핵심이다. 모든 분쟁은 평화적 수단으로 해결한다는 제2의 정치문서 ‘중일평화우호조약’이 체결된 것은 1978년이다. 조약 체결 직후 일본을 방문한 중국의 실력자 덩샤오핑은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에 대해 “우리들은 이 문제를 풀 지혜가 모자란다. 다음 세대에 맡기자”는 발언을 함으로써 중일 영토분쟁의 불씨를 잠시 잠재웠다. 장쩌민 국가주석이 1998년 일본을 방문해 오부치 게이조 총리와 합의한 ‘중일공동선언’이 제3의 정치문서인데, “중국 침략으로 중국 국민에게 재난과 손해를 끼친 책임을 통감하고 깊은 반성을 표명한다”는 일본의 역사 인식을 담았다. 제4의 정치문서는 2008년의 ‘중일공동성명’으로, 후진타오 주석과 후쿠다 야스오 총리는 양국의 ‘전략적 호혜관계’에 합의한다. 이들 4개 정치문서가 침략과 피침략의 역사를 지닌 중일이 48년간 우호적인 관계를 구축하는 바탕이 됐다. 쿵쉬안유 주일 중국대사는 지난해 “벚꽃이 만개할 무렵 시진핑 주석의 일본 국빈방문을 희망한다”고 말했다. 중국은 2018년 아베 신조 총리가 중국을 방문할 때부터 새로운 중일관계를 위한 제5의 정치문서를 만들자고 제안했으나 일본의 난색으로 성사되지 못했다. 그러다가 시 주석의 국빈방문을 계기로 다시 정치문서가 화두로 떠올랐다. 이를 위해 아키바 다케오 외무성 사무차관이 러위청 외교부 부부장을 만나러 중국 시안에 가 있다. 중국은 일본보다 몸이 달은 모습이다. 장쩌민·후진타오 주석의 방일 때 정치문서가 나온 만큼 시 주석 국빈 방문에서는 기존 문서를 뛰어넘는 문서를 업적으로 삼고 싶은 것은 당연한 일이다. 문제는 내용이다. 중국이 주창하는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나 인류운명공동체를 넣고 싶어도 일본이 받아들이기 어렵기 때문에 지난해 12월 정상회담 때 시 주석과 아베 총리가 언급한 ‘새 시대’를 키워드로 한 경제·환경 문서가 될 공산이 크다. 시 주석은 상반기 한국도 방문한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나 한한령(한류금지령) 같은 현안 해결도 시급하고 중요하다. 하지만 미래지향적 장기 비전을 담은 한중 정치문서 논의는 하고나 있는지 궁금해진다.
  • 세상의 중심에서 운명을 떠올리다

    세상의 중심에서 운명을 떠올리다

    어느 날, 제우스는 독수리 두 마리를 날려 보냈다. 독수리들이 만난 곳에 달걀처럼 생긴 큰 돌을 심고 세상의 중심으로 선포했다. 이 돌이 ‘배꼽’이란 뜻을 가진 옴파로스이며, 옴파로스가 있는 곳은 고대 그리스인들이 세상의 중심으로 믿었던 델피다. 델피의 지형을 살펴보자. 코린토스 만의 새파란 바다를 마주하고 해발 고도 2500m에 이르는 파르나소스산이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다. 어마어마한 에너지가 느껴진다. 델피는 대지의 여신, 가이아를 모시던 장소였다. 제우스와 레토의 아들인 아폴론은 가이아 신전을 지키던 거대한 구렁이 피톤을 활로 쏘아 죽이고 신전의 주인이 됐다. 아폴론은 슬픔에 잠긴 피톤의 부인 피티아를 신전 사제로 삼고 사람들에게 신의 뜻을 전하기 시작했다. 신탁소에서 신의 목소리를 전해 주는 무녀를 피티아라고 부르는 이유다. 아폴론의 신탁은 전 세계로 퍼져 나갔고, 델피는 신탁의 장소로 유명해졌다. 델피는 늘 북적거렸다. 나랏일을 결정해야 하는 폴리스 군주부터 소크라테스 같은 철학자, 개인 대소사가 궁금한 평민들까지 신탁을 들으려는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사람들은 예언 값으로 보물을 바쳤다. 신전 크기만 한 보물창고가 있었고, 신전에 이르는 길은 화려한 조각상과 봉헌물로 가득했다고 하니 델피가 얼마나 큰 번영을 누렸는지 짐작할 수 있다. 보물은 고대 로마제국이 모조리 약탈해 가 지금은 흔적도 없이 사라진 상태다.기원전 6세기에 지어진 아폴론 신전은 얼핏 폐허로 보이기도 한다. 암갈색의 돌기둥 6개와 여기저기 깨진 제단만 어지럽게 남아 있다. 그리스 유적지에서는 상상력을 발휘해야 보이기 시작하는 법. 비탈길을 따라 올라가서 신전을 내려다보니 길이 60m, 폭 23m에 이르던 웅장한 신전의 형태가 그려지기 시작했다. 아폴론 신전을 포함한 델피의 고대 유적지는 유네스코 문화유산에 등재돼 있다. 무녀는 바위 틈에서 새어 나오는 가스를 마시고 환각 상태로 신의 목소리를 내뱉었다. 지금도 신탁소가 있던 자리엔 유황가스가 흘러나와 바위의 일부로 굳어버린 흔적이 있다. 가스가 실제로 무녀를 몽롱한 상태로 만들어 신과 교감을 하는 데 도움을 주었는지는 알 수 없다. 연기로 가득 찬 신탁소를 상상해 보았다. 신비로운 분위기 때문에 어떤 말도 믿었을 것 같다. 무녀가 모호하게 뱉은 말은 애매하게 옮겨졌다. 그러니 사람들은 원하는 대로 해석하기 일쑤였다. 하지만 가장 유명하고 적중한 예언이 하나 있다. 그리스·페르시아 전쟁에서 그리스 해군이 페르시아를 무찌르게 된다는 예언이었다. “나무로 된 방벽만이 점령당하지 않을 것이다.” 그리스 군은 나무로 된 삼단노선으로 살라미스 해전에서 승리를 거두게 된다. 이후 페르시아는 그리스 정복을 완전히 포기했다. 불황의 늪을 헤어 나오지 못하는 그리스를 여행하며 화려한 시절의 그리스를 늘 상상했다. 델피에선 상상력을 더 많이 가동해야 했다. 지금 델피에선 그리스의 운명을 알 수 없는 걸까? 운명을 알 수 있다면 어떨까? 새해가 되니 신탁의 도시, 델피가 떠오른다. 김진 칼럼니스트·여행작가
  • 경찰 무혐의 판단 땐 사건 즉시 종결…檢 밀실 자백 진술조서 증거 불인정

    경찰 무혐의 판단 땐 사건 즉시 종결…檢 밀실 자백 진술조서 증거 불인정

    검찰의 독점적 권한을 분산하기 위해 추진된 검경 수사권 조정법안(형사소송법·검찰청법 개정안)이 지난 13일 국회를 통과했다. 경찰 수사에 대한 검찰의 지휘권이 폐지되면서 경찰이 독자적인 수사권을 쥐게 됐다. 수사권 조정은 권력기관의 알력 다툼에 그치지 않는다. 수사가 범죄 사실 규명을 위해 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하는 일인 만큼 시민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앞으로 수사 과정이 어떻게 달라질지 피고소인 A씨의 사례를 가정해 살펴봤다. ●경찰이 인권침해한 경우 검찰에 구제신청 가능 사업가인 A씨는 사기·횡령 혐의로 동업자에게 고소를 당했다. 경찰청에 따르면 전체 범죄 사건 중 ‘고소·고발’이 단서가 된 사건은 18.8%로 주된 범죄 유형은 사기, 횡령, 상해, 폭행 등이다. ‘피해자 신고’로 시작되는 사건(30.1%) 다음으로 많다. A씨 사건을 맡은 경찰관은 “3주 뒤 출석하라”고 통보했다. A씨는 변호인을 선임해 함께 경찰서에 나갔다. 수사권 조정으로 경찰의 초기 수사가 중요해진 만큼 변호사의 도움을 받는 편이 유리하다는 생각에서다. 조사에 앞서 경찰이 뭔가를 줄줄이 읊는다. “수사 과정에서 경찰이 법을 위반하거나 인권침해 또는 수사권 남용을 했다고 생각하시면 검사에게 구제 신청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검사는 경찰에게 사건기록을 요구할 것이고요. 경찰은 바로 모든 기록을 검사에게 보낼 겁니다.” 고소인과 피고소인 A씨 조사를 모두 마친 경찰은 수집된 증거와 사건 관계자들의 진술 등을 종합했을 때 A씨에게 범죄 혐의가 있다고 판단하고 사건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반대로 경찰이 A씨에게 혐의가 없다고 판단했다면 어떻게 됐을까. 수사권 조정 전까지만 해도 경찰은 그래도 모든 사건을 검찰에 넘겨야 했다. 하지만 이젠 경찰이 무혐의라고 판단하면 사건을 즉시 종결할 수 있다. 고소나 고발당한 사람으로서는 검찰 조사를 또 받아야 한다는 부담감과 심리적 압박에서 비교적 빨리 벗어날 수 있다. ●재판서 더 충실히 유무죄 따지게 돼 경찰이 사건을 무혐의로 마무리하더라도 고소·고발인이나 사건 피해자가 경찰서장에게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 이런 경우 경찰은 사건기록과 함께 사건을 검찰에 송치해야 한다. 경찰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A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다시 조사했다. 검찰 역시 A씨에게 범죄 혐의가 있다고 판단했고 A씨는 재판을 받게 됐다. 재판에서 A씨와 변호인은 검찰 조서에 문제가 있다며 증거 채택에 동의하지 않았다. 그동안은 검찰이 피의자를 조사해 만든 신문조서는 법정에서 대부분 증거로 인정됐다. 그러나 앞으로는 검찰 조서도 경찰이 만든 조서와 마찬가지로 피고인 측이 해당 내용에 동의하지 않으면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 그동안 공개된 재판이 아닌 조사 단계 진술이 증거로 사용되면서 피의자의 방어권이 침해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이런 관행이 밀실 자백, 진술 중심의 수사를 유도해 인권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다는 우려도 있었다. 수사권 조정을 계기로 피의자 신문조서 증거능력이 제한되면 재판에서 좀더 충실하게 유무죄를 따지게 된다. 피해자나 피의자 인권 보호에는 긍정적이다. 다만 수사 과정에서 생략된 증거를 재판에서 일일이 따지게 된다면 재판의 속도가 느려지고 판결이 적체되는 현상이 우려된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이혜리 기자 hyerily@seoul.co.kr
  • 반려견 어두운 데 가두면 처벌받아요

    반려견 어두운 데 가두면 처벌받아요

    2022년부터 교육받아야 동물 입양 가능 실내서 1m 짧은 목줄 금지 등 구체화 유골만 수습하는 장묘 ‘수분해장’ 허용농림축산식품부가 14일 발표한 ‘2020~2024년 동물복지 종합계획’은 유기견 발생의 근본 원인으로 지목됐던 ‘쉽게 개를 사고팔던’ 시스템을 개선하고, 소유자의 의무를 강화해 사람과 동물이 공존하는 사회를 조성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전체 가구 중 반려동물 양육 가구 비중은 2010년 17.4%에서 지난해 26.4%로 크게 늘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반려동물 산업 규모가 올해 3조 4000억원에서 2026년 5조 7000억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농식품부는 2022년부터 반려동물 입양 전 교육을 의무화해 교육 이수자만 동물 구매가 가능하도록 했다. 유기견 발생을 방지하기 위해 동물 등록도 활성화한다. 구매자 명의로 동물 등록 신청 후 판매가 의무화된다. 통계청은 올해 인구·주택 총조사 항목에서 반려동물 사육 여부와 마릿수 등을 묻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내년부터 동물이 학대당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되면 지방자치단체가 주인으로부터 해당 동물을 격리할 수 있도록 했다. 지금은 직접적인 상해나 신체적 고통이 확인돼야 격리된다. 소유자의 사육 관리 의무도 구체화된다. 예를 들어 집 안에서 1m가량의 짧은 목줄 등으로 묶어 사육해 동물의 행동을 심하게 제약하거나 채광이 차단된 어두운 공간에 감금해 사육하면 처벌 대상이 된다. 또 동물보호법을 개정해 등록 대상 동물과 동반 외출 땐 목줄 길이를 2m로 제한할 계획이다. 맹견 소유자가 내년부터 책임보험 가입 의무를 어기면 3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소유자 보험 가입과 공동주택 사육 허가제의 대상이 되는 맹견은 도사견, 아메리칸 핏불테리어, 아메리칸 스태퍼드셔 테리어, 스태퍼드셔 불 테리어, 로트와일러 등 5종과 이들의 잡종으로 한정된다. 다만 맹견은 아니지만 중형견들이 종종 사람을 무는 사례가 발생하자 농식품부는 이를 보완하기 위해 개의 공격성을 평가해 행동 교정과 안락사로 처리하는 방안을 2022년까지 마련하기로 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맹견 판정위원회를 도입해 맹견 기준을 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 반려동물이 증가함에 따로 올해부터 동물 장묘 방식에 강(强)알칼리 용액을 활용해 사체를 녹이고 유골만 수습하는 ‘수분해장’을 허용하기로 했다. 세종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포토] ‘상습 폭행·폭언’ 2회 공판 출석하는 이명희 전 이사장

    [포토] ‘상습 폭행·폭언’ 2회 공판 출석하는 이명희 전 이사장

    운전기사와 경비원에게 상습적으로 폭언·폭행한 혐의를 받는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부인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이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상습특수상해등 2회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 [포토] ‘설 택배 전쟁’

    [포토] ‘설 택배 전쟁’

    설 명절을 열흘 앞둔 14일 오전 서울 광진구 동서울우편물류센터에 택배 우편물들이 가득히 쌓여 있다. 우정사업본부는 설 택배 우편물이 약 1천950만개가 접수될 것으로 예상해 오는 29일까지 ‘특별소통기간’으로 지정, 정시 배달을 위해 2천500여명의 인력과 3천100여대의 차량을 추가 투입한다. 연합뉴스
  • [단독] 필터 몇 초내 새까만데 마셔도 된다니… 끝나지 않은 ‘붉은 물’ 절규

    [단독] 필터 몇 초내 새까만데 마셔도 된다니… 끝나지 않은 ‘붉은 물’ 절규

    “뭘 근거로 정상화 발표를 하는 건가요? 저희 집 와서 필터 확인 후 직접 마셔 보라 하세요. 정상화란 말이 입에서 나오나.” 인천 붉은 수돗물 사태를 겪은 주민 1053명이 쏟아낸 말에는 분노의 서슬이 담겨 있었다. 7만 9980자, A4용지 56쪽(글자 10포인트)에 담긴 그들의 언어를 한 의미로 함축하자면 ‘비정상’이었다. 지난해 5월 말 인천 적수 사태가 발생한 지 65일 후인 8월 5일 인천시는 ‘수돗물 정상화’를 선언했지만, 여전히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는 절규 같았다. 서울신문은 지난해 9월 인천 서구 주민 1053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마지막 문항은 주관식으로 이번 사태를 겪으며 느낀 점과 해결했으면 하는 점을 물었다. ‘워드 크라우드’(글에 쓰인 단어의 빈도수에 따라 핵심 단어를 시각화) 기법으로 분석하니 부정(정상화가 필요하다)의 의미가 대부분이었던 ‘정상’이 244회로 가장 많았다. ‘책임’과 ‘해결’ 194회, ‘보상’ 139회, ‘필터’ 124회, ‘적수’ 120회, ‘아직’이 118회였다. 정상화 선언이 성급했다는 증거는 수질 민원에서도 나타난다. 인천시는 정상화 근거로 수질 민원이 과거 수준으로 돌아왔다는 점을 들었지만,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확보한 2016년부터 2019년 8월까지의 수질 민원을 보면 상황은 그렇지 않았다. 인천 서구의 월평균 수질 민원은 9건 정도다. 그러나 지난해 8월에 접수된 수질 민원은 총 544건(보상 포함 750건)으로 평소보다 60배 넘는 민원이 들어왔다. 서울신문은 13일 인천 서구에 접수된 수질 민원 6611건을 바탕으로 적수 사태를 재구성했다. 1991년 대구 낙동강 페놀 사태 이후 최악의 수돗물 스캔들로 꼽히는 이번 사건이 재현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에서다.#2019년5월 30일, 민원 6건(첫 날 기록 못 함) ‘국가건설기준’ 무시한 수계전환 오전 9시 48분, 인천 공촌정수장을 통과하던 수돗물이 갑자기 6배나 뿌예졌다. 수돗물의 탁도(물의 탁함 정도)는 통상 0.1NTU(탁도 단위)를 유지하지만 이날 오전 11시 40분에 0.6NTU까지 올라 수질기준(0.5NTU)을 초과했다. 전기 점검으로 무리하게 물의 흐름을 바꾼 게 원인이었다. 평소에는 정수된 물이 공촌정수장에서 영종 지역으로 흐르지만, 이날은 물이 정반대로 흘렀다. 물이 역방향으로 흐르면서 상수관에 붙어 있던 철이나 망간 같은 이물질이 후두둑 떨어져 나왔다. 수계전환을 할 때는 이물질이 떨어져 나오지 않도록 ‘국가건설기준’에 따라 세심한 설계가 필요하지만, 이를 무시하고 마구잡이로 진행한 것이다. 이때만 해도 되돌릴 기회는 있었다. 곧바로 이물질을 빼내는 등 적절한 조치를 취했다면 문제가 커지지 않았을 것이다. 그럼에도 인천시 상수도사업본부 직원들은 탁도계를 임의로 꺼버린 혐의까지 받고 있다. 시민들의 고발로 진상조사에 들어간 경찰은 지난해 11월 공무원 7명을 공전자기록 위·변작, 직무유기 등의 혐의를 적용해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5월 31일, 민원 1건(둘째 날 역시 기록 못 함) 서구 학교 10곳 급식 중단 붉은 수돗물이 나오면서 서구의 학교 10곳이 급식을 중단했다. 지역 ‘맘카페’에는 정체 모를 이물질이 가득 낀 필터 사진과 함께 피해를 호소하는 글들이 쏟아졌다. 언론에 ‘인천 서구에 수돗물 대신 붉은 물’이라는 보도가 나오기 시작했다. 인천상수도본부는 이날 오후 6시쯤 “복구 작업을 마쳤으며 수돗물 공급이 정상화됐다”고 밝혔다. 이날 수질 민원 수백 건이 쏟아지자 상수도본부는 “민원 담당자까지 현장에 나가 수습하느라 수질 민원을 기록하지 못했다”고 했다.#6월 1일, 민원 147건 수질검사 요청 68건에 대해 ‘적합’ 인천상수도본부 수질연구소는 수질검사 요청이 들어온 68건에 대해 ‘적합’ 판정을 내렸다. 안심하고 마셔도 좋다는 뜻이다. 수돗물안심확인제(탁도, pH, 철, 구리, 잔류염소, 아연, 망간)와 유해중금속인 납, 비소, 크롬, 카드뮴 등 11가지 항목을 조사한 결과다. 별 대응 없이 상수도본부가 적합 판정 결과만 내놓자 서구 검안·검단 맘카페를 중심으로 비판의 목소리가 커졌다. 당시 적수가 나온 곳은 당하동 6500가구를 포함해 전체 8500가구 정도였다. 수돗물 사용 후 다섯 살 아이의 얼굴과 엄마 몸에 반점이 생겼다는 등 민원이 속출했다. #6월 7일, 민원 653건 원인조사반 18명 구성·인천시는 조사 거부 수질 민원이 가장 많이 들어온 날, 환경부 차원의 전문가 원인조사반이 꾸려졌다. 환경부 5명, 수자원공사 5명 등 총 18명으로 구성됐다. 수계전환 절차와 방법, 상수도 관망과 수질 분석, 변색된 필터 등을 분석하기로 했다. 그러나 엉뚱하게도 파견된 환경부 전문가들은 민원 지역 옥내배관 청소에 투입됐다. 인천시가 조사를 사실상 거부한 것이다. 조석훈 환경부 물이용기획과장은 한 토론회에서 “인천시가 사태 정상화에 협조하지 않으면 사태에 대한 책임을 모두 져야 한다고 설득하니 13일이 돼서야 조사에 협조했다”고 말했다. #6월 18일, 민원157건 사고 발생 19일 만에 박남춘 시장 공식 사과 정부원인조사반은 이날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사태의 원인으로 수계전환 시 준비 부족과 초동대처 부족을 꼽았다. 이날 상수도사업본부장과 공촌정수사업소장이 경질됐다. 당시 민원을 제기한 청라동 주민은 “민원이 줄어서 피해가 줄고 있다는 보도는 잘못됐다”면서 “그럼 매일 전화를 100통씩 해야 피해가 지속되고 있다는 걸 인지하는 것이냐”며 항의했다. 박남춘 시장은 전날 기자회견을 열고 “수질검사 기준치에만 근거해 안전성에 문제없다는 식으로 주민들께 설명해 불신을 자초했다”며 공식 사과했다. 사태 발생 후 19일 만이다. #7월 5일, 민원 43건 일부 정상화 선언… “매출 6분의 1” 반발 환경부는 이날 서구 청라동과 검암동 수질이 사태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고 발표했다. 이 지역 36개 지점의 망간·철 검출 조사 결과 모두 기준치를 충족했다고 밝혔다. 주민들은 강하게 반발했다. 전날 수질 민원은 70건이 들어왔고 8일에도 84건이 접수됐다. 주요 피해 내용을 보면 ‘물에 검은색 이물질이 있다’, ‘온수 틀 때 쇳가루가 심하게 발생해 필터가 몇 초 안에 새까맣게 된다’ 등이 있었다. 검암동에 사는 민원인은 “매출이 6분의1로 줄었다. 영업손실을 보상해 달라”고 토로했다. #8월 5일, 민원 27건 8월 민원 544건인데…완전 정상화 선언 박 시장은 붉은 수돗물 완전 정상화를 선언했다. 근거는 두 가지다. 수질이 정상 수치로 측정되고 수질 관련 민원도 수질 피해 이전 수준으로 접수되고 있다는 것이다. 7월 중순 이후 민원이 현저히 감소했고 피부질환, 위장장애 등 신체적 피해 민원은 접수되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나 서울신문이 확인한 결과 8월 1일 서구 오류동 경로당에서 “노인분들 피부발진 등으로 힘들어함”이라는 민원이 접수됐고 8월 6일엔 석남동 한 민원인이 피부병을 호소했다. 82건의 민원이 접수된 7일에는 한 민원인이 “세탁 후 옷이 심하게 오염됐다”고 민원을 넣었다. 8월 한 달간 수질 문제를 제기한 민원은 총 544건을 기록했다. 이는 7월 한 달 접수된 615건보다 불과 61건이 줄어든 수치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인사] 수출입은행, 국회, 경남 거제시, 경상일보

    ■ 수출입은행 ◇ 부서장급 <승진> △ 다자사업부장 서정화 △ 남북교류협력실장 문재정 △ 법무실장 심형보 △ 원주출장소장 차승원 △ 상해사무소장 박진오 △ 기업구조조정단(국내파견) 채상진 <전보> △ 재무관리실장 김 관 △ 플랜트금융부장 옥영철 △ 자원금융실장 양구정 △ 전대금융실장 황정욱 △ 기업금융1부장 전선준 △ 기업금융2부장 김호준 △ 천안수출중소기업지원센터장 이운창 △ 중소중견금융2부장 박태익 △ 사업협력부장 장익환 △ 남북협력총괄부장 안상훈 △ 남북경협실장 김수현 △ 리스크관리부장 정현수 △ 여신감리실장 권원협 △ 윤리준법실장 유연갑 △ 자금시장단장 이상헌 △ 국제투자실장 심재선 △ 해양금융단장 김형준 △ 해외사업개발단장 이상호 △ 심사평가단장 전정범 △ 비서실장 송오순 △ 홍보실장 이동훈 △ 부산지점장 정석찬 △ 청주지점장 박춘규 △ 수원지점장 이형주 △ 해외사업개발단(수석부장) 이진균 △ 기업구조조정단(수석부장) 조장래 △ 런던현지법인장 양종배 △ 홍콩현지법인장 신유근 △ 인사부소속 부장(연수) 이태형 △ 인사부소속 부장(연수) 우정현 △ 인사부소속 부장(연수) 이원균 ■ 국회 <국회사무처> ◇ 관리관 승진 △ 법제실장 고상근 △ 기획조정실장 홍형선 ◇ 이사관 승진 △ 관리국장 여영준 △ 국회사무처 곽현준 △ 국회사무처 박규찬 △ 국회사무처 정경윤 △ 국회사무처 정대영 △ 국회사무처 최병권 △ 경호기획관 최오호 ◇ 이사관 전보 △ 의정연수원 교수 김상수 △ 특별위원회 전문위원 김태균 △ 환경노동위원회 전문위원 송주아 △ 외교통일위원회 전문위원 최용훈 △ 법제사법위원회 전문위원 허병조 △ 보건복지위원회 전문위원 박선춘 △ 국방위원회 전문위원 이신우 △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전문위원 김병주 △ 국회사무처 이지민 △ 기획재정위원회 전문위원 송병철 ◇ 부이사관 전보 △ 정보위원회 입법심의관 김사우 △ 여성가족위원회 입법심의관 김수옥 △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입법심의관 상지원 △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입법심의관 임명현 △ 국회운영위원회 입법심의관 정명호 △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입법심의관 정홍진 <국회입법조사처> ◇ 이사관 전보 △ 경제산업조사실장 오명호 ◇ 부이사관 전보 △ 사회문화조사심의관 강대훈 ■ 경남 거제시 ◇ 4급 승진 △ 행정국장 옥주원 △ 주민생활국장 김태근 △ 의회사무국장 박찬수 △ 농업기술센터소장 김규승 ◇ 4급 전보 △ 경제산업국장 유봉도 △ 관광국장 원태희 ◇ 5급 승진 △ 감사법무담당관 직무대리 김형철 △ 교통행정과장 〃 박용석 △ 둔덕면장 〃 장시온 △ 사등면장 〃 김훈 △ 연초면장 〃 주정운 △ 상문동장 〃 김호근 △ 장승포동장 〃 윤봉환 △ 하청면장 〃 이영실 △ 산림녹지과장 〃 김형호 △ 환경과장 〃 문치영 △ 농업육성과장 〃 김영미 ◇ 5급 전보 △ 의회사무국 전문위원 송근섭 △ 홍보담당관 강윤복 △ 조선경제과장 이형운 △ 산단추진과장 최석호 △ 해양항민과장 박무석 △ 행정과장 신태진 △ 세무과장 박점호 △ 회계과장 강경국 △ 정보통신과장 김성겸 △ 주민생활과장 이경희 △ 사회복지과장 서창섭 △ 여성가족과장 김정숙 △ 교육체육과장 심태명 △ 문화예술과장 박미순 △ 차량등록과장 박용훈 △ 자원순환과장 우정수 △ 일운면장 최무경 △ 남부면장 추완석 △ 거제면장 전병근 △ 아주동장 서권완 △ 옥포1동장 정창욱 △ 장평동장 천정완 △ 고현동장 신채근 △ 민원봉사과장 김순희 △ 능포동장 서미경 △ 농업지원과장 오학주 △ 위생과장 원순옥 △ 보건과장 반명국 △ 수양동장 송정희 △ 허가과장 임우정 △ 안전총괄과장 조미래 △ 상하수도과장 조상천 ■ 경상일보 △ 편집국장 서찬수 △ 문화사업국장 추성태 △ 편집국 부국장 경제부장 김창식 △ 광고국 부국장 신익주 △ 편집국 사진영상부 부장 김동수 △ 광고국 광고부 부장 최광호 △ 광고국 광고부 부장 안동민 △ 광고국 광고부 부장대우 문영진 △ 경영기획실 독자서비스부 부장 이민호 △ 편집국 종합편집부 차장 김준영 △ 편집국 정치부 차장대우 이왕수 △ 편집국 사회부 차장대우 최창환 △ 디지털미디어국 디지털뉴스부 차장대우 박재우
  • [세종로의 아침] 한국 미술의 세계화를 말하기 전에/이순녀 문화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한국 미술의 세계화를 말하기 전에/이순녀 문화부 선임기자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은 지난 9일 ‘2020 전시 계획 공개’ 기자간담회에서 “올해는 미술관의 새로운 도약 50년을 기약하는 토대 구축의 해가 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미술관은 지난해 개관 50주년이자 과천, 서울, 덕수궁, 청주 4관 체제 원년이라는 큰 획을 그었지만 관장 선정과 전시 논란 등으로 그 의미가 온전히 빛을 발하지 못했다. 여기에 2013년 서울관 개관 당시 법인화를 염두에 두고 전문임기제로 채용한 학예 인력 40명의 계약 만료 시한이 닥치면서 고용 안정성 우려로 조직이 어수선했다. 윤 관장이 ‘토대 구축’을 얘기한 배경에는 무엇보다 핵심 현안이었던 전문임기제 직원의 정규직 전환 과제 해결이 있다. 행정안전부 등 관계 부처와 협의를 벌여 온 미술관은 지난 7일자로 40명 가운데 업무가 중복되는 보직 1개를 줄여 39명의 정원을 확보했다. 윤 관장은 “상반기에 순차적으로 공개 채용 절차를 진행해 하반기부터 보다 안정된 조직 운영으로 미술관의 중장기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그런데 미술계 반응이 영 심상치 않다. 박수를 치기는커녕 격앙된 분위기다. 정원은 39명이지만 미술관의 중추인 학예실장직은 지금처럼 전문임기제를 유지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정확히 말해 38명만 정년이 보장되는 정규직으로 전환된 것이다. 학예실 내부 인력이 정년을 포기하고 실장에 지원할지, 또 외부에서 영입된 임기 3년짜리 실장이 조직을 제대로 장악할지 걱정하는 목소리가 작지 않다. 한 미술평론가는 “세계미술 흐름과 완전히 거꾸로 가는 모양새”라고 지적했다. 미술계 인사들은 14일 긴급 토론회를 열어 이 문제를 공론화하기로 했다. 아시아 최대 규모인 국립현대미술관의 위상에 맞춰 현 임기제 고위공무원 나급(2급)인 관장의 직위를 차관급으로 격상하라는 요구는 꾸준히 제기돼 왔다.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지난 국정감사에서 “행안부와 협의 중”이라고 했다. 정준모 전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실장은 “미술관장을 차관급으로 격상해야 한다는 마당에 학예실장이 계약직이라는 건 말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선 미술관 측도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미술관 관계자는 “행안부에 미술관장은 고위공무원 가급(1급), 학예실장은 고위공무원 다급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국민 세금이 들어가는 공무원의 증원과 직급 체계를 신중히 운영하려는 행안부와 기획재정부의 방침은 원칙적으로는 백번 옳다. 그러나 국가를 대표하는 문화예술기관은 다른 행정서비스 기관과 달리 효율성만으로 재단할 수 없는 측면이 분명히 존재한다. 학예사(큐레이터)라는 통칭 아래 전문성이 제대로 부각되지 못하는 레지스트라(소장품 관리원), 컨서베이터(보존 전문가) 같은 미술관 필수 직종에 대한 낮은 인식은 미술관의 질적 수준과 직결된다. 국립현대미술관은 2009년 이명박 정부 때 법인화를 처음 추진한 이래 2018년 법인화 철회를 공식 발표할 때까지 10여년간 조직 체계도, 운영도 매우 유동적이었다. 2013년 서울관 개관, 2018년 말 청주관 개관으로 외형은 눈덩이처럼 불었지만 속은 허약했다. 관람객은 2014년 241만명에서 2018년 245만명으로 제자리걸음이었다. 2019년 274만명으로 늘었지만 청주관을 포함한 숫자치고는 초라한 증가세다. 외국인 비중도 5%로 지난해(2%)보다 늘었다고 하나 해외 유수 미술관에 가득 찬 관광객에 비하면 갈 길이 멀다. 지난해 11월 김환기의 푸른색 전면 점화 ‘우주’가 크리스티 홍콩 경매에서 한국 미술품 경매 최고가인 132억원에 낙찰돼 한국 미술의 세계화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더 늦기 전에 한국 미술의 중심이자 국가 대표 미술관인 국립현대미술관의 위상과 역량 강화에 대한 전향적인 논의가 필요하지 않을까. coral@seoul.co.kr
  • 감귤 대신 카카오… 겨울 사라지는 제주

    감귤 대신 카카오… 겨울 사라지는 제주

    이달 7일 낮 23.6℃… 역대 1월 중 최고 온난화 탓 12월 평균기온도 1.5℃ 높아 감귤 재배지, 남부 넘어 충북·경기까지 道 “물류비 경쟁 안돼 신품종 개발 박차” 방어 어획 급감·고유종 구상나무도 감소바나나·커피나무 늘고… 한라산 눈 실종지구온난화 영향으로 겨울이 실종되면서 제주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12일 제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7일 제주의 낮기온이 섭씨 23.6도까지 올라 1923년 기상관측 이후 1월 기온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제주지역 한 달간 평균기온은 10.2도로 평년(8.7도)보다 1.5도 높았고, 2018년(9.3도)보다 0.9도 높았다. 제주지역 특산품인 감귤류는 날씨가 더워지면서 재배지가 북상하고 있다. 도에 따르면 밀감 등 감귤류 재배지는 2000년대 들어 전남 고흥, 경남 통영·진주 등을 거쳐 이제는 충북과 경기 남부까지 확대됐다. 현재 추세대로 기후변화가 이뤄질 경우 강원 해안지역에서도 감귤류 재배가 가능해질 것이란 예측이 나오고 있다. 도 관계자는 “제주보다 물류비가 저렴한 육지에서 감귤이 대량생산되면 제주의 주 소득원인 감귤농사는 한순간에 설 자리를 잃게 된다”면서 “2027년까지 감귤류 신품종을 개발해 농가에 보급하는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지만 기후변화가 큰 변수”라고 말했다. 제주의 겨울 횟감인 방어도 동해안으로 북상해 제주 바다에는 요즘 방어떼가 사라졌다.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1968년 이후 50년간 제주 바다 등 우리나라 연근해역 표층 수온은 1.23도 상승했다. 온대성 어류인 방어는 수온과 먹이를 따라 여름철에는 동해까지 이동했다가 10월이 되면 14도 안팎의 따뜻한 수온이 유지되는 제주도 부근 해역으로 다시 내려온다. 하지만 바다 수온상승으로 방어떼들이 주로 동해안에 머물면서 제주 바다까지 내려오지 않고 있다. 모슬포 수협 등에 따르면 올겨울 지역 어민들이 잡은 방어 수확량은 2014~2018년 연평균 1000여t의 절반 수준에도 못 미친다. 하지만 연간 1000t 수준이던 강원 지역 방어 어획량은 2017년부터 3000t대로 급증했고 올해는 4000t을 웃돌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의 고유종이자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인 한라산 구상나무 서식지는 기후변화 영향으로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 제주도 세계유산본부 조사 결과 한라산 구상나무 숲 면적은 2006년 738.3㏊에서 2015년 626㏊로 감소했다. 따뜻한 겨울로 제주 초콜릿박물관 온실에서 재배 중인 카카오나무는 지난해 12월 중순 처음 열매를 맺었다. 앞서 지난해 8월 제주에 있는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온난화대응농업연구소의 카카오나무에도 열매가 달렸다.1990년대 수입 개방 이후 사라졌던 ‘제주 바나나’도 재배 농가가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해 기준 제주에서는 38개 농가가 17.3㏊에서 바나나를 재배 중이다. 제주도 농업기술원 관계자는 “겨울철 기온 상승 등으로 비닐하우스 난방비 부담이 줄어들어 바나나 재배 농가가 늘어나는 추세”라며 “미숙과를 들여와 국내에서 후숙시키는 외국산 바나나와는 맛과 품질 면에서 차원이 다르다”고 말했다. 한라산 남쪽 서귀포 지역에서는 커피나무 농장도 속속 들어섰다. 남원과 대정 지역 등에서는 비닐하우스에서 커피나무를 직접 재배, 수확한 후 커피를 파는 카페가 성업 중이다.올겨울 제주에 눈이 오지 않으면서 관광산업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라산 눈구경은 대만, 인도네시아 등 눈이 오지 않는 동남아 지역 관광객의 겨울 단골여행지로 인기가 높았지만 올해는 발길이 뚝 끊겼다. 지난해 12월 한 달간 제주에 눈이 내린 날은 단 하루(12월 31일)에 불과했다. 최근 20년(1999∼2018년) 평균(6.2일)보다 적었다. 제주관광공사 관계자는 “수년 전만 해도 눈이 내린 겨울 한라산에 동남아 관광객이 넘쳐 났는데 올해는 눈이 오지 않아 여행사들이 눈구경 여행 상품을 만들지 못했다”고 말했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박기석의 외통수] 미국이 판 방위비 인상과 호르무즈 파병이란 함정

    [박기석의 외통수] 미국이 판 방위비 인상과 호르무즈 파병이란 함정

    14~15일 미국 워싱턴서 방위비분담협상 재개美, 한국에 호르무즈 해협 파병 요구할 가능성‘동맹 기여’하라며 파병 압박하면 피하기 어려워파병하되 미국 호위체 참여 않고 이란 이해 구해야분담금 협의서 동맹 기여 논의로 확장된 방위비협상주한미군·한미동맹 역할 재정의해 새로운 전략 짜야미국 지미 카터 행정부에서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낸 즈비그뉴 브레진스키는 소련 붕괴 이후 유라시아 대륙을 ‘거대한 체스판’으로 비유했습니다. 미·일·중·러 4강의 영향력에 자유로울 수 없고 북한 리스크를 떠안아야 하는 한국은 지정학적으로 체크메이트(외통수)의 위기에 내몰리곤 합니다. 외교·남북관계의 묘수를 찾고자 외교·통일 현안을 취재한 수첩(외·통·수)를 꺼내 독자들과 고민을 나누고자 합니다. 올해 이후 한국이 미국에 지불할 방위비 분담금을 결정하기 위한 한미 방위비분담협상이 오는 14~15일 미국 워싱턴에서 재개된다. 양국은 제11차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을 체결하고자 지난해 9월부터 12월까지 다섯 차례 회의를 열었지만 협상을 타결 짓지 못했다. 그런데 최근 미국과 이란 간 군사적 갈등이 고조되면서 방위비분담협상에서 호르무즈 해협 파병이 주요 변수로 등장한 모양새다. 미국이 협상장 안팎에서 한국에 한미 동맹 기여 차원에서 분담금의 대폭 인상은 물론 미국이 주도하는 호르무즈 해협 호위연합체에 참여할 것을 요구할 수 있다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애초에 호르무즈 해협 파병은 한국이 미국의 분담금 대폭 인상 요구에 맞서는 ‘협상 카드’라는 관측이 제기돼왔다. 분담금 인상을 최소화하는 대신 한미 동맹에 기여하는 방안으로 호르무즈 해협 파병안을 제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 미국은 지난해 6월 이란이 통제하는 호르무즈 해협에서 유조선이 피격되자 배후로 이란을 지목하며 우방국을 중심으로 호르무즈 해협 호위연합체를 창설하고 한국에 참여를 요청했다. 청와대는 방위비분담협상 5차 회의를 닷새 앞둔 지난달 12일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회의를 열고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 우리 국민과 선박을 보호하고 해양 안보를 위한 국제적 노력에 기여하는 방안도 검토했다”고 밝힘에 따라 방위비분담협상을 고려하며 파병 결정에 무게를 실은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왔다.하지만 미국이 지난 3일 이라크에서 거셈 솔레이마니 이란 쿠드스군 사령관을 드론 공격으로 살해해 미국과 이란 간 군사적 갈등이 촉발되자 호르무즈 해협 파병은 한국에 협상 카드가 아닌 ‘협상 부담 요인’으로 되돌아온 양상이다. 한국이 호르무즈 해협에 파병할 경우 이란과의 관계가 악화됨은 물론 미국과 이란 간 군사적 충돌에 휘말릴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면서 정부는 파병을 신중히 검토하겠다며 한 발 물러선 모습이다. 미국이 주도하는 호위연합체에 참여하는 대신 독자적으로 호르무즈 해협 방위에 기여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호르무즈 해협 파병은 한국이 미국에 지불할 주한미군 주둔비용을 결정하는 방위비분담협상에서 원칙적으로 협의 대상은 아니다. 하지만 미국은 협상에서 한국의 한미 동맹 기여가 미흡하기에 분담금을 대폭 인상해야 한다는 논리를 폈고, 한국은 이 논리를 깨트리고자 ‘우리도 분담금 지불 외에 동맹에 기여하는 분야가 많다’고 주장하면서 방위비분담협상은 한국의 동맹 기여를 논의하는 장으로 확장됐다. 실제로 한국은 협상에서 방위비 분담금과 상관 없는 한국의 미국산 무기 구매 사례를 설명하며 한국이 한미 동맹은 물론 미국의 경제에 기여하고 있는 만큼 미국의 분담금 대폭 인상 요구는 과도하다고 주장해왔다. 이에 미국이 분담금 외에 한국이 동맹에 기여하는 방안으로 호르무즈 해협 파병을 제시한다면 협상에서 파병 논의를 피할 수 없고, 분담금 대폭 인상을 막아야하는 정부로서는 미국의 제안을 진지하게 검토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이 미국의 분담금 대폭 인상 요구를 막고자 한국의 동맹 기여를 강조했으나 도리어 동맹 기여의 트랩에 빠져 한국의 국익을 해칠 수도 있는 미국의 호르무즈 해협 호위연합체 참여 제안을 수용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할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한국은 동맹국인 미국의 입장을 우선 고려해야 하고, 특히 호르무즈 해협의 한국 국민·선박도 보호해야 하기에 어떤 방식으로든 파병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다만 이란과의 관계도 관리할 필요가 있기에 미국이 주도하는 호르무즈 해협 호위연합체에 참여하는 대신 독자적으로 해협 방위에 기여하되, 이란에 사전에 특사 파견 등을 통해 이해를 구하는 작업을 병행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제언이다. 아울러 한국 측 분담금을 결정하는 것을 넘어서 한국의 한미 동맹 기여 전반을 협의하는 장으로 변질된 방위비분담협상에 대한 새로운 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 미국은 한반도 방위에 머물렀던 한미 동맹과 주한미군의 역할을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정과 번영으로 확장하고, 미국의 국제질서 유지에 동맹국인 한국이 적극 참여하고 관련 비용을 분담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미국과 이란 간 갈등 뿐만 아니라 미중 갈등에도 한국이 휘말릴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이에 대응해 한국도 변화된 국제정세와 국익에 맞게 한미 동맹과 주한미군의 역할을 재정의하고 동맹 기여의 범위를 확정해 향후 협상에 나설 필요가 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1층 주민도 엘리베이터 교체비 똑같이 내라? 법원 “부당한 결정”

    1층 주민도 엘리베이터 교체비 똑같이 내라? 법원 “부당한 결정”

    설문조사 ‘균등부과’ 과반 나왔다고 똑같이 인상주민 “지하주차장 없어 엘리베이터 쓸 일 없다”엘리베이터를 쓸 일이 없는 1층 주민이 노후 엘리베이터 교체에 드는 비용을 똑같이 부담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남부지법 민사17단독 이광열 판사는 서울 양천구의 모 아파트 1층 주민 A씨가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와 관리사무소 등을 상대로 낸 장기수선 충당금 균등부과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고 12일 밝혔다. 입주자대표회의는 1994년 준공 당시 설치된 낡은 엘리베이터를 교체하기 위해 장기수선충당금을 5년간 인상하기로 했다. 그러면서 엘리베이터를 자주 이용하지 않는 1·2층 주민 48세대에게도 균등하게 인상분을 부과해야 할지 의견을 묻는 설문조사를 전 입주민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전체 299세대 주민 중 설문에 응한 262세대의 절반을 넘는 142세대가 ‘균등부과’ 안을 선택했고, 120세대는 1·2층 주민을 장기수선충당금 인상 대상에서 제외하거나 적어도 인상률을 달리 적용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해당 아파트의 3층 이상 주민이 251세대인 점을 고려하면 3층 이상 주민들 중 상당수도 ‘차등 적용’ 안에 동의한 것으로 알 수 있다. 그러나 입주자대표회의는 ‘균등 부과’가 과반으로 나온 설문 결과를 근거로 지난해 5월부터 1·2층 주민 48세대에게도 다른 주민과 동일하게 장기수선충당금을 2만원에서 5만원으로 인상해 부과했다. 1·2층 주민들은 이러한 조치가 부당하다고 반발했고, 원고인 A씨 외에도 1·2층 주민 43세대가 A씨의 소송 취지에 동의하는 확인서를 제출했다. 법원은 “승강기가 공용인 점을 고려해도, 승강기를 이용하지 않으니 장기수선충당금을 균등 부과하는 것이 부당하다는 (원고의) 주장은 상당한 설득력이 있다”면서 “해당 아파트는 지하주차장이 없기 때문에 1층 입주자가 승강기를 이용한다는 것은 생각하기 어렵다. 이런 사정을 충분히 고려해 부담 비율을 결정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입주자들의 대표로서 피고는 1·2층 입주자의 입장, 균등·차등 부과의 장단점, 다른 아파트 사례 등을 입주자에게 충분히 알린 뒤 합리적으로 결정했어야 하는데 추가 의견 수렴 없이 설문 결과를 토대로 균등 부과를 결정했다”면서 “원고에게 장기수선충당금을 인상해 부과한 것은 위법”이라고 설명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전주시민 안전공제 혜택 받는다

    ‘국제 안전도시’로 공인받은 전북 전주시민들이 안전공제 혜택을 받게 된다. 전주시는 한국지방재정공제회의 시민안전공제사업 가입에 따라 모든 시민에게 안전공제 혜택이 제공된다고 11일 밝혔다. 안전공제는 시가 직접 한국지방재정공제회에 회비를 납부하고, 한국지방재정공제회가 각종 재난·안전사고로 피해를 본 시민에게 공제금을 지급하는 제도다. 세부 보장항목은 자연재난으로 인한 사망, 폭발·화재·붕괴·산사태 또는 대중교통 이용 중 상해 사망 및 상해 후유장해, 강도 범죄 상해사망 및 상해 후유장해, 스쿨존 교통사고 부상치료비, 익사 사고 사망 등이며 최대 1000만원을 받는다. 공제금 지급은 손해를 입은 시민 또는 법정대리인이 한국지방재정공제회 사고처리 전담조직(☎02-6900-2200)에 직접 신청하면 된다. 개인 상해(실손)보험 가입했어도 중복으로 지급된다. 전주시는 지난 2018년 국제안전도시 공인센터(ISCCC)로부터 안전도시 공인을 받았다. ISCCC가 공인하는 국제안전도시는 모든 종류의 사고, 폭력, 자살, 재해 등을 위해 요인으로부터 신체적 손상을 예방하기 위해 지역사회 구성원들이 지속적이고 능동적으로 참여하고 노력하는 도시를 의미한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법원 “왕진진 전과 보도한 언론사 배상해야”

    법원 “왕진진 전과 보도한 언론사 배상해야”

    2017년 방송인 낸시랭과 결혼한 왕진진(본명 전준주)의 범죄전력 등을 보도한 언론사들이 손해배상 책임을 져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201단독 박진환 부장판사는 왕진진이 디스패치 등 언론사 4곳과 기자들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피고들이 공동으로 왕씨에게 5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왕진진은 낸시랭과의 결혼을 발표하자 온라인 기사와 방송 등을 통해 출생·성장과 관련한 비밀, 학력, 가족관계, 과거 범죄전력 등 의혹 보도로 사생활의 자유를 침해당했다고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왕씨가 과거 고 장자연의 편지를 가지고 있다고 주장했고, 낸시랭이 알려진 인물이었다는 점에서 왕씨의 과거 전력이 관심을 끌만한 사항이었다는 점은 인정했다. 그러나 왕진진이 낸시랭과 혼인신고를 마쳤다는 이유만으로 동의 없이 사적 비밀을 무차별적으로 상세히 보도했고 선동적인 문구에 초점이 맞춰진 것은 정신적 손해에 해당한다고 봤다. 왕진진은 낸시랭과 2018년부터 이혼 소송을 진행하고 있으며, 낸시랭을 폭행한 혐의 등으로 구속돼 재판을 받고 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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