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상트페테르부르크
    2025-12-24
    검색기록 지우기
  • 동거
    2025-12-24
    검색기록 지우기
  • 서해안
    2025-12-24
    검색기록 지우기
  • 라스
    2025-12-24
    검색기록 지우기
  • 북한 핵실험
    2025-12-24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366
  • 32년 만에…16강행 열차 예약한 러시아

    32년 만에…16강행 열차 예약한 러시아

    월드컵 개최국 러시아가 소련 해체 이후 32년 만에 16강 진출을 목전에 뒀다. 홈 어드밴티지, 대진운, 개막전 대승에 따른 자신감의 결과로 평가된다. 러시아는 20일 상트페테르부르크 스타디움에서 열린 이집트와의 A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3-1로 승리했다. 개막전에서 사우디아라비아를 5-0 으로 대파했던 러시아는 2연승에 성공, 승점 6에 골득실 +7로 조 선두를 유지했다. A조 최약체인 사우디 아라비아가 남미의 강호 우루과이를 꺾는 이변이 없는 한 러시아는 남은 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16강에 진출한다. 1차전에서 우루과이에 0-1로 분패한 이집트는 당시 어깨 부상으로 결장했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득점왕 무함마드 살라(리버풀)를 선발로 내보내며 필승 의지를 다졌지만 러시아의 단단한 수비에 막혀 공격을 풀어가지 못했다. 러시아는 후반 2분 상대의 자책골로 기선을 제압하더니 개막전에서 두 골을 넣었던 데니스 체리셰프가 3호 골을 터뜨리며 승기를 잡았다. 이어 아르템 주바가 추가골을 성공시켜 점수를 3-0으로 벌렸다. 살라는 후반 28분에 자신이 얻어낸 페널티킥을 직접 차넣어 월드컵 데뷔골을 기록했지만 패배에 고개를 숙였다. 체리셰프는 호날두와 함께 득점 공동 선두에 올라섰다. 개막 직전까지도 러시아는 역대 월드컵 개최국 중 최약체라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해 10월 이후 A매치 7경기(3무 4패)에서 는 1승도 챙기지 못하고,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도 70위까지 떨어져 32개 참가국 중 가장 낮은 순위라는 굴욕을 안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막상 대회가 시작되자 러시아의 무서운 상승세가 연출됐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러시아는 강도 높은 세대교체를 단행했다. 대표팀의 베테랑들을 제외시키고, 마리오 페르난데스, 로만 노이슈태터 등 귀화한 외국인 선수들을 추가했다. 대진운도 따랐다. 개최국 자격으로 1시드를 배정받으면서 같은 조에 독일 등 유럽 강호들을 피했다. 개막전에선 최약체로 꼽히는 사우디 아라비아를 만나 5골을 폭발시키며 자신감까지 얻었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러시아의 아침 우뜨라 라시야] 申, 미워도 다시 한번

    “신태용호 너무 못해요. 전해 주세요.” 회사 동료가 보내온 메시지다. 명색이 기자인 그가 이러니 여느 축구팬들은 오죽하겠는가? 그런데 솔직히 말해 지난 12일부터 신태용호와 러시아월드컵 여정을 함께 하고 있는 국내 취재진도 갑갑하고 답이 없긴 마찬가지다. 한 번도 속 시원히 훈련 과정을 공개하지 않는다. 초반 15분을 공개한다지만 몸 풀고 운동장 몇 번 뛰어다니면 끝이다. 기자단 숙소에서 버스로 왕복 90분 이동해 뻔한 인터뷰 따고 15분 훈련 보고 돌아서면 예쁜 구름 많은 상트페테르부르크 하늘 보기가 민망해진다. 기자들끼리도 참 많이 속닥거렸다. 감독이나 선수들이나 왜 저렇게 자신 있어 하지? 99.9% 준비됐다고, 이건 정말 뭐지? 정녕 뭔가 있는 건가? 그런 것들이 알게 모르게 기사에 스며들어 ‘희망고문’의 상처를 키운 모양이다. 정작 스웨덴을 상대로 뚜껑을 연 신태용호에는 박주호(울산)의 갑작스러운 부상 탓도 있었지만 별다른 것이 없었다. 그러니까 그 전의 트릭은 소중한 것을 감추려는 것이 아니라, 없는 것을 있는 것처럼 포장한 속임수로 느껴질 정도다. 그래서 팬들은 절망과 좌절에 몸을 떤다. 대표팀이 그렇게 운영되는 줄 알고 세금 값을 해 달라고 키보드를 두드린다. 신태용 감독의 전술적 오류, 시간 낭비를 질타하다 지치면 특정 선수 때문에 졌다느니, 누가 X맨이라는 식의 댓글을 단다. 그리고 조금 더 넓게 보는 이들은 축협의 물갈이와 쇄신을 외친다. 물론 어느 나라 축구에나 있는 일이다. 결과가 발생하면 원인과 책임을 따져야 하니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90분여 그라운드에서 벌어지는 수많은 동작들의 총합을 놓고 어느 순간 한 선수의 잘못에 모든 책임을 씌울 수는 없는 일이다. 플레이어들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보지 않은 지 오래다. 그래도 아우성은 듣고 있다. 누구보다 본인이 잘 안다. 내심 잘못을 뉘우치고 있는데 ‘넌 왜 그것밖에 안 되니’라고 비난받을 때의 기분이 어떠했는지 돌아보면 어떨까. 신 감독이 밉보일 행동으로 화를 자초한 측면도 분명 있다. 하지만 지난 10개월 대표팀에 자신의 색깔을 입힐 기회와 여건을 만들어 줬는지 성찰해야 한다. 지금의 대표팀을 만드는 데 우리 모두 책임의 일단을 나눠 갖고 있다. 늘 대표팀을 저주하는 듯한 발언을 내놓는 울리 슈틸리케 전 감독, 4년 전 홍명보 전 감독 시절에도 마찬가지였다. 지금 벌어지는 이 모든 일들이 늘 다람쥐 쳇바퀴 돌리는 식이라면 정녕 우리는 불행하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손’ 위로 올려야 산다

    ‘손’ 위로 올려야 산다

    결국 손흥민(토트넘)을 위로 올리는 수밖에 없다. 손흥민은 지난 18일 니즈니노브고로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스웨덴과의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F조 1차전에서 단 하나의 슈팅도 날리지 못하고 고개를 떨궜다. 물론 4-3-3 포메이션 ‘트릭’을 쓰면서 실제로는 왼쪽 윙백으로 내려 앉힌 신태용 감독의 기용과 전술에 문제가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 감독도 경기 뒤 “상대 높이에 대한 우려 때문에 선수들의 위치를 끌어내린 것이 패인이 됐다”고 냉철히 돌아봤다. 박지성 SBS 해설위원도 “손흥민과 황희찬(잘츠부르크)이 서너 차례 역습 기회에서 어떤 플레이를 할지에 대해 세밀한 밑그림이 부족하고 정교성이 떨어졌다”고 지적했었다. 신태용호는 24일 0시(한국시간) 멕시코와 2차전에는 손흥민을 더욱 공격적으로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대표팀은 지난 스웨덴전에 김신욱(전북)을 원톱으로 세우고 손흥민과 황희찬을 각각 왼쪽과 오른쪽 윙백으로 배치해 득점을 노렸지만 유효 슈팅 0개를 기록했다. 손흥민에겐 익숙한 위치였지만 수비에 적극 가담하는 바람에 중앙을 파고들면서 공격을 전개하는 그의 위력은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 전날 상트페테르부르크 베이스캠프에서의 회복 훈련으로 쌓인 피로를 푼 뒤 20일부터 본격적으로 멕시코를 상대할 전술 담금질에 들어가는 데 초반 15분만 공개했다. 손흥민이 플랜A 공격 조합인 투톱으로 복귀할지가 가장 관심을 끈다. 손흥민은 황희찬과 투톱으로 호흡을 맞췄던 지난달 28일 온두라스전과 1일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전에서 한 골에 도움 둘을 합작했다. 손흥민은 온두라스전에서 선제 결승골을 넣었고, 황희찬은 두 경기에서 어시스트를 배달했다. 상대가 개인기와 스피드를 겸비한 멕시코인 점도 손·황 듀오가 재출격할 가능성을 높인다. 박지성 위원은 “손흥민에 한 방을 기대하는 건 결정력이 있기 때문”이라면서 “만약 그런 능력이 팀에 없다면 이길 수 있을까 의문을 가질 수 있지만, 손흥민의 결정력이 우리에게 희망이 될 수 있다”며 보다 공격성이 강화된 손흥민의 활약에 기대를 걸었다. 사실 멕시코에 한 방을 먹이려면 수비가 잘 버텨 줘야 하는데 레프트백 자리가 걱정이다. 스웨덴전 도중 쓰러진 박주호(울산)가 햄스트링 미세 파열로 3주 이상 치료를 받아야 해 조별리그 남은 두 경기에 뛰지 못한다. 소집 명단 발표 전 2명의 주축 선수, 발표 후 3명, 월드컵에 출전한 후 1명 등 6명이나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해 역대 월드컵 대표팀 가운데 가장 많은 숫자다. 100%의 전력을 발휘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개막 하루 전까지 부상 선수가 나오면 예비 엔트리에서 대체 선수를 뽑을 수 있지만 개막 후에는 교체가 불가능하다. 박주호의 공백은 파급 효과가 작지 않다. 앞서 소집 명단 26명에 포함되고도 지난 3월 북아일랜드와의 평가전에서 최종 3명의 탈락자 명단에 든 김진수(전북)를 대신해 포백 수비진의 왼쪽을 책임졌다. 4년 전 브라질대회를 경험한 박주호가 그나마 왼쪽 측면 수비를 맡아 김진수의 부재를 지워 냈다. 박주호 대신 스웨덴전에 긴급 투입됐던 김민우(상주)는 페널티킥 결승골의 빌미를 제공한 파울 때문에 심리적으로 많이 위축돼 있다. 김민우가 뛰지 못하면 상주 동료인 홍철이 대신 나설 수 있지만 경험이 적어 불안하다. 상트페테르부르크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러시아 월드컵 승리팀 예측하는 점쟁이 고양이

    러시아 월드컵 승리팀 예측하는 점쟁이 고양이

    지난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 다수의 승리 팀을 예측해 주목을 받은 점쟁이 문어 ‘파울’에 이어 이번 2018 러시아 월드컵에 주목받는 동물이 있어 화제다.그 주인공은 바로 월드컵 점쟁이 고양이 ‘아킬레스’.‘아킬레스’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예르미타시 박물관에 사는 파란 눈에 흰 털을 가진 고양이로 이번 2018 러시아 월드컵의 승리팀을 점치는 ‘월드컵 점쟁이’로 발탁됐다.‘아킬레스’는 경기하는 두 팀 중 승리가 예측되는 팀의 사료를 먹음으로써 승패를 예측한다. 벌써 3경기를 내리 맞추며 큰 인기를 끌고 있다.특히 이번 월드컵 개최국인 러시아의 승리를 두 번이나 맞추면서 러시아 국민들의 신임을 얻고 있다.박물관 측은 아킬레스가 청각장애가 있기 때문에 다른 감각이 발달해 예측 능력을 부여받은 것이 아닐까 하는 추측을 하고 있다.과거 8경기의 결과를 맞힌 점쟁이 문어 ‘파울’의 아성을 무너뜨릴지 귀추가 주목된다.곽재순PD ssoon@seoul.co.kr
  • [포토] ‘너무 행복해요~’ 승리 만끽하는 러시아 여성팬

    [포토] ‘너무 행복해요~’ 승리 만끽하는 러시아 여성팬

    러시아 여성 축구팬이 19일(현지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FIFA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A조 2차전 이집트와의 경기를 응원하고 있다. 러시아는 이집트를 3-1으로 꺾고 32년만에 월드컵 16강 진출을 눈앞에 뒀다. 사진=AP 연합뉴스
  • “지금까지 속여왔다?” 러시아 통쾌한 반란이 남긴 것들

    “지금까지 속여왔다?” 러시아 통쾌한 반란이 남긴 것들

    “지금까지 모두를 속여온 것이었느냐?” 20일 새벽(이하 한국시간) 러시아월드컵 A조 조별리그 2차전이 러시아의 3-1 승리로 끝난 뒤 기자회견에서 스타니슬라프 체르체소프 러시아 감독을 향해 나온 농담 섞인 질문이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70위로 32개 참가국 중 가장 낮은 굴욕을 안고 대회 개막전에서 사우디아라비아를 5-0으로 물리쳤고 2차전에서도 월드컵 데뷔전을 치른 이집트 무함마드 살라흐가 차지해야 할 스포트라이트를 빼앗아 버렸다. 월드컵을 앞두고 지난해 10월 이후 A매치 일곱 경기(3무 4패)에서 1승도 챙기지 못하고, FIFA 랭킹도 70위까지 추락한 것은 마치 극적인 월드컵을 위해 치밀하게 꾸민 ‘트릭’이라도 쓴 것처럼 보였던 것이다. 데니스 체리셰프는 두 경기 3골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와 어깨를 나란히 했고 두 골의 아르튬 주바, 개막전에서 신성으로 떠오른 알렉산드르 골로빈 등을 중심으로 한 공격력은 물론 수비 역시 좋았다. 유리 지르코프를 중심으로 한 러시아 수비진은 부상에서 돌아온 살라흐를 꽁꽁 묶었다. 물론 약간의 행운도 작용했다. 조 추첨에서 개최국 자격으로 1번 포트에 선정돼 독일, 브라질 등과 같은 강팀을 피하고 이집트(45위), 사우디아라비아(67위) 등 약체들과 한 조에 묶이는 행운이 뒤따랐다. 이집트의 가장 강력한 창인 무함마드 살라흐가 어깨 부상으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를 주름잡았던 기량과는 거리가 멀어진 덕도 봤다. 0-0으로 맞선 후반 2분 상대 자책골로 승기를 잡았던 것도 러시아에 다행이었다. 러시아가 월드컵 2연승을 달린 것은 1966년 잉글랜드 대회 준결승에 진출한 이후 처음이다. 개최국이 개막 두 경기에서 8골을 뽑은 것은 1934년 이탈리아 대회 이후 84년 만이다. 8골은 2002년과 4년 전 대회 여섯 경기를 통틀어 뽑은 6골보다 더 많으며 2010년 대회를 우승했을 때 스페인이 일곱 경기에서 뽑아낸 득점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이날 경기까지 이번 대회 17경기에서 10개의 페널티킥이 선언됐는데 지난 대회 조별리그 48경기에서 나온 것과 똑같고, 4년 전 대회 전체 64경기에서 나온 13개보다 조금 적다. 벌써 자책골도 5골이나 나왔는데 대회 전체를 통틀어 비교해도 1998년 대회(6골) 바로 다음이다. 이집트와 관련해서도 재미있는 통계가 있다. 지난 8골이 모두 후반에 허용한 것이었다. 살라흐는 월드컵에서 득점한 이집트 선수로는 압델라흐만 파우지(1934년 대회 두 골), 마그디 아베드 엘가니(1990년 대회 한 골)에 이어 세 번째에 불과하다. 러시아는 월드컵 16강 문턱에 바짝 다가섰다. 사우디아라비아가 21일 0시 로스토프나도누에서 우루과이에 지면 러시아의 16강행과 이집트의 탈락이 결정된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자국 기자들의 박수 세례를 받은 체르체소프 감독은 “오늘이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날이냐”는 질문에 “기쁜 날들이 더 많이 오길 바란다”며 여유를 부렸다. 상트페테르부르크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러시아의 외침-우뜨라 라시야] 신태용호 여정서 느끼는 러시아제국의 저력·숨결

    [러시아의 외침-우뜨라 라시야] 신태용호 여정서 느끼는 러시아제국의 저력·숨결

    축구대표팀이 스웨덴에 분패한 현장은 과거 러시아제국의 ‘주머니’로 불렸던 니즈니노브고로드였다. 13세기에 박람회가 열릴 정도로 일찍이 우랄과 페르시아를 잇는 활발한 교역의 중심지였다. 볼가강과 오카강이 합류하는 지점에 있던 옛 경기장을 폭파하고 새로 스타디움을 지으며 이웃 주에서까지 근로자들을 징발해 값싼 임금으로 착취했다고 말들이 많았다. 옛사람들이 교역의 터전을 방어하기 위해 쌓았던 크렘린(성채) 위에 동상 하나가 두 강이 유유히 합류하는 것을 고즈넉이 굽어보고 있다. 대문호 막심 고리키다. 숱한 저작들로 러시아의 양심을 깨운 그가 강의 역사, 교역의 역사와 현재, 미래를 주시하고 있다. ●대하소설 ‘고요한 돈강’의 무대 상트페테르부르크 베이스캠프로 돌아온 대표팀은 23일 멕시코와의 조별리그 2차전이 열리는 로스토프나도누로 21일 다시 떠난다. 1980년대 많은 이들의 눈을 밝혔던 대하소설 ‘고요한 돈강’의 무대다. 신태용호의 발걸음이 몽골의 유럽 침공 루트였으며 중국의 종이 제조술이 전해진 경로였던 고리키의 고향에서 미하일 숄로호프의 고향을 거쳐 27일 독일전이 열리는 타타르족의 터전인 카잔까지 이어지는 것은 우연치곤 흥미롭다. 러시아제국의 저력과 숨결, 웅혼함이 느껴지는 여정이다. 지난 12일 대표팀이 러시아에 입성한 뒤 여정을 함께 하고 있다. 러시아인들은 기자를 매번 놀라게 했다. 보행자가 길을 건너면 자동차가 먼저 멈춰 선다. 운전자들은 거의 경적을 울리지 않는다.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는 버스에 오른 이방인에게 서로 길 안내를 하겠다며 승객들과 차장이 입씨름을 했다. 니즈니노브고로드의 기자단의 숙소에 도착한 것은 지난 16일 밤 10시 30분이었다. 지친 몸으로 샤워를 하는데 노크 소리가 들렸다. 여성 콘시어지가 커피와 호박케이크, 초콜릿 등을 담은 쟁반을 내밀며 미소 지었다. 19일 이른 새벽 공항으로 떠나는 일행에게 호박케이크, 샌드위치, 과일 등이 담긴 봉지를 건넸다. 그 도시의 어느 레스토랑 매니저는 생각이 안 나는 영어 단어를 떠올리느라 연신 몸을 흔들어 대면서 우리 일행과 의사소통을 하려고 진땀을 흘렸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나 크렘린, KGB, 체첸이나 크림반도 진압과 같은 근육질 이미지의 정부, 체제와 길거리에서 만난 장삼이사 러시아인들은 많이 달랐다. 근엄한 얼굴로 안 된다고 하면서도 어떻게든 다른 방법을 슬쩍 알려 주는 친절을 경험한 기자들도 적지 않았다. ●월드컵이 러 이미지 바꾸고 있어 당연한 얘기지만 일주일여 러시아의 서부를 조금 돌아보고 장님 코끼리 만지듯 그릇된 결론을 내릴 수는 없는 일이다. 지금도 러시아 어디에선가 밖으로 드러나지 않은 곳에서 폭압적이고 인권을 유린하는 행위가 벌어질지 모르는 일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 하나, 러시아월드컵이 다른 어느 곳보다 러시아를 변화시키고 있을 것이란 막연한 기대와 희망이다. bsnim@seoul.co.kr
  • 박주호처럼 다치거나 약물 걸리거나 감독과 다투고 월드컵과 작별

    박주호처럼 다치거나 약물 걸리거나 감독과 다투고 월드컵과 작별

    결국 박주호(울산)가 더 이상 러시아월드컵 무대를 뛰지 못하게 됐다. 대표팀 관계자는 전날 니즈니노브고로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스웨덴과의 러시아월드컵 F조 1차전 전반 부상으로 쓰러져 김민우(상주)와 교체됐던 박주호가 결국 조별리그 남은 두 경기에 뛸 수 없게 됐다고 19일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날 상트페테르부르크 베이스캠프 훈련장인 스파르타크 스타디움에서 “박주호가 오늘 오전 정밀검사를 받았는데 오른쪽 허벅지 뒤쪽 햄스트링에 미세 손상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3주 정도 안정이 필요한 것으로 진단돼 조별리그 두 경기 출전이 어려워졌다”고 밝혔다.햄스트링 파열까지 의심되는 상황이었으나 대표팀 관계자는 “파열이 심하거나 찢어진 정도는 아니다. 심하면 두 달 정도 회복을 해야 하는 경우도 있는데 그 정도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박주호는 베이스캠프로 돌아온 뒤 처음 열린 이날 훈련에도 참가하지 않고 숙소에 머무르며 회복에 집중했다. 훈련이나 경기에는 함께 할 수 없지만 대표팀 일정에는 동행하게 된다. 나머지 선수 22명은 모두 정상 훈련을 소화했다. 한편 크로아티아 공격수 니콜라 칼리니치(30 AC밀란)는 나이지리아와의 D조 1차전을 2-0으로 이겼을 때 교체 투입을 거절했다는 이유로 대표팀 전열에서 제외됐다. 그는 등 부상으로 몸이 좋지 않다며 즐라트코 달리치 감독의 교체 사인을 무시했는데 브라질과의 평가전을 패한 뒤에도 등 부상 때문이었다고 변명했다. 달리치 감독은 “우리 선수라면 몸 상태를 제대로 만들어 경기에 뛸 수 있게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영국 BBC는 칼리니치의 사례를 계기로 역대 월드컵에서 조기 퇴장한 선수 다섯을 추렸다. 먼저 윌리 존스턴(스코틀랜드). 잉글랜드 프로축구 웨스트브롬에서 뛰었던 그는 1978년 아르헨티나 대회 도중 약물 검사에 걸려 스코틀랜드축구협회로부터 집에 돌아가라는 명령을 받았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대회를 앞두고 실시한 불시 약물 테스트 결과 페루에 1-3으로 졌던 1차전을 앞두고 감기약을 먹은 사실이 드러났다. 그는 막판 아치 겜밀의 소변 샘플을 바꿔치기까지 했으나 발각돼 결국 귀가 조치됐다. 아일랜드공화국 대표이자 맨유 미드필더였던 로이 킨도 2002 한일월드컵을 앞두고 사이판 섬에서 훈련하다 모든 선수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믹 매카티 축구협회장과 불꽃 언쟁을 벌여 쫓겨났다. 동료들이 카메룬과 조별리그 첫 경기를 준비하는 동안 그는 체셔주 집에서 애완견과 노느라 바빴다. 디에고 마라도나(아르헨티나)가 빠지면 섭하다. 1994년 미국 대회 조별리그 불가리아와의 3차전 직전 약물검사에 걸려 쫓겨났다. 1986년 아르헨티나 우승을 이끌고 4년 뒤 결승에 진출해 옛서독에 졌던 마라도나는 그리스를 4-0으로 물리친 뒤 성공적이며 논란도 많았던 A매치 경력에 마침표를 찍을 수 있음을 시사했다. 프랑스의 저격수 니콜라스 아넬카도 있다. 2010년 남아공 대회 도중 레이몽 도메넥 감독과 사이가 틀어져 퇴출됐다. 당시 첼시 소속이었는데 멕시코와의 경기를 0-2로 뒤진 뒤 하프타임에 감독을 향해 험한 말을 늘어놓았는데 사과를 못하겠다고 버텼다. 프랑스축구협회로부터 18경기 출장 정지를 당했지만 그 전에 은퇴해버렸다. 슬로베니아의 플레이메이커 즐라트코 자호비치(슬로베니아)도 2002년 대회에서 일찍 쫓겨났다. 당시 벤피카 소속이었는데 스페인에 1-3으로 졌을 때 교체된 뒤 스레코 카타네치 감독에게 화풀이를 했다. 슬로베니아축구협회는 그를 응징하기로 했다. 루디 자브리 회장은 자호비치는 팀 분위기를 어지럽히는 행동을 지속적으로 했다고 공박했다. 상트페테르부르크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산체스 대회 첫 퇴장, 아시아에 무릎 꿇은 첫 남미 팀 만들다

    산체스 대회 첫 퇴장, 아시아에 무릎 꿇은 첫 남미 팀 만들다

    콜롬비아 미드필더 카를로스 산체스가 핸드볼 파울로 대회 1호 퇴장을 기록하며 일본에 2-1 승리를 헌납했다. 역대 월드컵 두 번째로 빠른 시간 퇴장을 기록했다. 산체스는 19일 러시아 사란스크 모르도비아 아레나에서 열린 일본과의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H조 1차전 전반 3분도 안돼 레드카드를 받고 그라운드를 떠나 1-2 패배의 빌미를 제공했다. 일본 최전방 공격수 오사코 유야가 콜롬비아 수비수와의 몸싸움을 이겨내고 골키퍼 다비드 오스피나와 골 지역 정면에서 일대일로 맞선 상황에서 때린 슈팅이 오스피나의 선방에 걸렸다. 하지만 튀어나온 공을 가가와 신지가 재차 찼고, 페널티 지역 안에 있던 산체스가 다급하게 손을 써 막았다. 주심은 곧바로 핸드볼 파울을 선언하고 페널티킥을 찍은 다음 산체스를 향해 레드카드를 꺼내 들었다. 대회 15번째 경기 만에 나온 첫 퇴장이다. 아울러 통계전문업체 옵타에 따르면 경기 시작 2분 56초 만에 레드카드를 받아 1986년 멕시코 대회 때 호세 알베르토 바티스타(우루과이)가 스코틀랜드와 경기 킥오프 54초 만에 퇴장당한 데 이어 두 번째 빠른 퇴장이었다. 그의 퇴장은 4년 전 브라질 대회 조별리그 C조에서 콜롬비아에 1-4로 분패했던 일본이 깨끗하게 설욕하며 월드컵 역사에 남미 팀 상대 3무14패를 기록했는데 처음 남미 팀을 이긴 아시아 팀이 되게 만들었다. 가가와가 직접 키커로 나서 침착하게 골로 연결, 1-0으로 앞서나갔고 10명이 싸운 콜롬비아에게 전반 39분 후안 킨테로에게 동점 골을 내줬으나 후반 28분 코너킥 상황에 오사코의 헤딩골로 승부를 갈랐다. 일본은 이번 대회 본선 진출을 이끈 바히드 할릴호지치 감독을 경질하고 지난 4월 니시노 아키라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겨 우려를 낳았지만 기분 좋게 첫발을 내디뎠다. 후반 25분 일본이 가가와를 빼고 혼다 게이스케를 넣자 콜롬비아는 킨테로를 불러들이고 마지막 교체카드로 브라질월드컵 득점왕(6골) 하메스 로드리게스를 투입하는 승부수를 띄웠다. 승부가 갈린 것은 후반 28분이다. 문전 혼전 중 사카이가 날린 슈팅이 상대 수비수 발에 맞고 나가 코너킥을 얻었고 혼다 게이스케가 왼발로 차올린 공을 골문 앞에서 오사코가 머리로 받아 콜롬비아 골문에 꽂았다. 4년 전 2무1패로 16강 진출에 실패한 일본은 25일 세네갈과, 3전승으로 16강에 올랐던 콜롬비아는 폴란드와 2차전을 치른다. 상트페테르부르크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테러 악몽? 모스크바 도심 택시 돌진 사고

    테러 악몽? 모스크바 도심 택시 돌진 사고

    월드컵이 열리는 러시아 모스크바 도심에서 택시 돌진 사고가 발생했다. AP통신 등은 이 사고가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은 차량 돌진 테러의 악몽을 떠올리게 한다고 보도했다. 사고는 지난 16일(현지시간) 모스크바 크렘린 궁 앞 붉은광장 근처 일리인카 거리에서 발생했다. 문제의 택시는 갑자기 인도를 덮쳐 보행자 8명을 다치게 했다. 키르기스스탄 국적의 택시 운전사는 잠깐 졸다가 무의식적으로 가속 페달을 밟고 핸들을 돌렸다고 경찰에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 보안 당국은 단순한 차 사고는 어디에서든지 일어날 수 있는 것이라면서 테러 우려를 애써 불식시키는 모습이다.하지만 이번 사고는 테러범들이 쇼핑가나 인파가 붐비는 거리 등 이른바 ‘소프트 타깃’을 공격하는 데 차량을 이용했던 악몽을 다시 떠올리게끔 한다고 AP통신은 지적했다. 그러면서 AP통신은 택시 사고 발생 다음 날인 17일 독일-멕시코 경기가 열리는 루즈니키 스타디움 주변에 차량 돌진에 대비한 방어막이 처진 사실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이번 월드컵 경기가 열리는 11개 도시에 포함되는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 볼고그라드는 최근 몇 년간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자살 폭탄테러가 발생한 곳이다. 김형우 기자 hwkim@seoul.co.kr
  • LGBT 축구팬들의 러시아월드컵 즐길 권리 빼앗긴 사연

    LGBT 축구팬들의 러시아월드컵 즐길 권리 빼앗긴 사연

    러시아월드컵 기간 성적소수자(LGBT) 축구팬들에게 안전한 쉼터를 제공하겠다고 밝힌 기관이 건물에서 쫓겨났다. 유럽에서의 차별에 반대하는 국제축구 네트워크(FARE)란 단체가 운영하는 다양성 하우스(Diversity House)가 LGBT와 소수민족 축구팬들이 러시아월드컵을 마음껏 즐길 수 있도록 공간을 열어놓겠다고 약속했으나 월드컵 개막 하루 전인 지난 13일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있는 건물에서 임대주로부터 일방적으로 임대 계약을 파기당했다고 영국 BBC가 17일(현지시간) 전했다. 한 활동가는 “아주 무례하게 건물을 떠나달라고 요구했고 전원을 차단해버렸다. 그들은 이유에 대해 아무런 설명도 해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피아라 포와르 FARE 국장은 “인권에 관한 논쟁을 러시아에서는 막강한 권력을 쥔 보수 정치세력이 틀어막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일종의 정치적 공격”이라고 성명을 통해 밝혔다. 그는 나아가 러시아에서 인권운동을 펼쳐온 여러 단체들이 합법이라는 미명 아래 문을 닫거나 압력을 받는 오래된 역사를 지니고 있음을 지적했다. 아울러 상트 도심의 새 건물들을 물색해 지난 16일 새로 문을 열었다고 전했다.동성애를 혐오하는 행위는 이미 1993년부터 러시아에서 금지됐으나 그것과 관계 없이 동성애자에 대한 편견이 넘쳐난다. 5년 전 러시아 최고의회(두마)는 전통적이지 않은 성관계를 선전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FARE와 함께 협력하고 있으며 상트페테르부르크 당국과도 접촉해 해결책을 찾고 있으며 이런 일이 발생해 유감이라고 밝혔다. 현재 모스크바에 있는 다양성 하우스는 운영 중이며 마찬가지로 축구전시회, 월드컵 경기 시청, 토론, 러시아 서포터나 주민들과의 만남 등을 운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러시아의 아침 우뜨라 라시야] 빨강은 노랑보다 강하다

    [러시아의 아침 우뜨라 라시야] 빨강은 노랑보다 강하다

    눈으로 뒤덮인 호숫가에서 홀로 앉아 사색에 젖어 있는 스웨덴인들이 아니었다. 지난 16일 수도 모스크바에서 스웨덴과의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F조 1차전이 치러지는 니즈니노브고로드로 향하는 비행기 안. 한국 취재진 20여명과 스웨덴 대표팀의 노란색 유니폼을 챙겨 입은 스웨덴인 100여명이 뒤섞여 앉아 있었다. 스웨덴 서포터들도 만만찮았다. 공항에서 이미 맥주 서너 잔을 들이켠 듯 불콰한 얼굴로 큰소리로 떠들어대며 흥을 탔다. 2012년 유럽축구선수권(유로)이 열린 우크라이나 키예프 길거리에서 저 유명한 잉글랜드 훌리건들에게 밀리지 않았던 그들이다.이들은 니즈니노브고로드 공항 앞에서 버스를 기다리던 한국 취재진에게 거리낌 없이 다가와 어깨를 걸고 함께 사진을 찍자고 했다. 물론 손으로 스웨덴 국기를 펼쳐든 채였다. 4만 4000여명이 들어가는 경기장에 스웨덴 응원단이 2만명 몰려온다는 얘기도 나돈다. 비행기로 서너 시간이면 닿는 거리라 육로로 이동하는 이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002년 대한민국을 붉게 물들였던 축구대표팀 공식 응원단인 붉은악마는 이번에 여러 사정 때문에 러시아 집단 원정 응원을 포기했다. 이에 따라 러시아 교민회 등이 주축이 돼 응원단을 조직했다. 배중훈(31)씨는 여행 가이드 생업을 포기하면서까지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스파르타크 스타디움을 찾아 붉은 유니폼을 입은 교민들의 응원을 독려했다. 그는 오는 27일 로스토프나도누에서 열리는 멕시코와의 2차전에 버스 두 대를 대절해 27시간을 달려 응원 간다고 했다. 배씨는 “스웨덴 격파에 최선을 다해 달라”고 부탁하고 부탁했다. “설령 지더라도 최선을 다해 납득할 수 있는 경기를 해 달라”고 강조하던 그의 모습이 잊히지 않는다. 그는 “상트페테르부르크가 과거 레닌그라드로 2차대전 때 900일 동안 나치 독일의 포위 공세를 견뎌낸 땅이며 스웨덴이 러시아에 영토를 빼앗긴 아픈 역사를 지닌 곳”이라며 ‘역사성’까지 언급했다. 어쩌면 바이킹 모자를 쓴 스웨덴 서포터들이 노랑 물결을 이룬 채 스타디움의 대부분을 메울지 모르겠다. 우리 응원단은 현지 교민들과 유럽 각지에서 달려올 유학생, 주재원들이 주력이다. 국내에서는 가가호호 텔레비전 중계를 지켜보거나 길거리 응원을 하기에 앞서 ‘현지 응원단’들을 먼저 응원해 줘야 하겠다. bsnim@seoul.co.kr
  • 하이브리드 잔디 첫 시험대… “축구화 10켤레 챙겨왔어요”

    하이브리드 잔디 첫 시험대… “축구화 10켤레 챙겨왔어요”

    “하이브리드 잔디 그라운드라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몰라 축구화를 10켤레나 챙겨 왔어요.”●‘천연+인조’ 복합형 하이브리드 잔디 수비수 장현수(FC도쿄)는 지난 15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스파르타크 스타디움에서 러시아월드컵 12개 경기장 모두에 의무적으로 깔린 하이브리드 잔디가 거칠다는 얘기도 있어 스쿼드를 10개나 준비했다고 털어놓았다. 상트페테르부르크 스타디움의 하이브리드 잔디 그라운드를 밟았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가 “잔디가 약간 웃자랐다”고 지적하는 바람에 한바탕 난리가 난 일도 있었다. 평소 선수들은 대회에 앞서 서너 개의 축구화를 준비한다. 그만큼 장현수가 사상 두 번째 원정 월드컵 16강의 꿈을 이루기 위해 절박하고 철저히 준비했다는 뜻이다. 대표팀은 스웨덴과의 F조 조별리그 1차전을 하루 앞두고 17일 니즈니노브고로드 스타디움에서 처음 하이브리드 잔디를 한 시간 남짓 경험했다. 당초 대표팀은 모든 훈련구장에 하이브리드 잔디가 깔릴 것이라고 국제축구연맹(FIFA)으로부터 통보받았으나 현지에 도착한 뒤 점검해 보니 스파르타크 스타디움은 천연 잔디였다. 하이브리드 잔디는 천연 잔디의 활착력을 높이려고 곳곳에 인조 잔디를 보강한 복합형 잔디다. 천연 잔디보다 그라운드 표면이 균일하기 때문에 볼의 반발이 적고, 슬라이딩에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골키퍼는 슈팅한 공이 그라운드에 바운드됐을 때 천연 잔디 구장보다 상대적으로 빠르게 날아오는 것처럼 느끼게 된다. 대표팀 선수 가운데 미드필더 정우영과 골키퍼 김승규는 소속팀 빗셀 고베의 홈구장이 일본 J1리그 구단 중 유일하게 하이브리드 잔디로 돼 있어 익숙하다. 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첼시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맨체스터 시티 등 주요 클럽 홈 구장과 토트넘이 쓰고 있는 웸블리 스타디움이 하이브리드 잔디라 프리미어리거 손흥민(토트넘)과 기성용(스완지시티)도 적응하는 데 어려움이 없다. 다만 천연 잔디에서만 경기를 해 본 한국 K리그 출신들은 생소해 약간 당황할 수 있다. ●“스웨덴과 조건 동일… 영향 없을 것” 한편 32개 본선 출전국의 모든 훈련 구장은 천연 잔디였고, 하이브리드 잔디는 공식 훈련 때 처음, 단 한 차례 경험하는 등 전반적 여건은 동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팀 관계자는 “하이브리드 잔디가 천연 잔디와 미세한 차이가 있지만 선수들이 공식 훈련 때 밟아 보면 곧 적응할 수 있을 것”이라며 “상대 팀과 조건이 같기 때문에 경기 결과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니즈니노브고로드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축구대표팀, 오늘밤 9시 스웨덴과 첫 경기

    축구대표팀, 오늘밤 9시 스웨덴과 첫 경기

    러시아월드컵 국가대표팀이 18일(이하 한국시간) 밤 9시 니즈니노브고로드 스타디움에서 스웨덴과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F조 첫 경기에 나선다. 대표팀은 지난 12일부터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베이스캠프를 차리고 문을 걸어 잠근 채 스웨덴전 격파 비법에 몰두해 왔다. 대표팀은 선 수비 후 역습으로 신체 조건이 월등한 마르쿠스 베리와 올라 토이보넨 등 스웨덴 투톱을 차단한 뒤 손흥민(토트넘)과 황희찬(잘츠부르크) 투톱으로 한 방을 노릴 것으로 보인다. 부상 등 악재도 많았고 오스트리아 사전캠프 때 강도 높은 체력 테스트를 실시해 팀이 여러모로 흔들린 상황이지만, 신태용 감독이 여러 차례 공언한 통쾌한 반란을 엮어낼지 주목된다. 니즈니노브고로드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우뜨라 로시야] 두 강이 만나는 곳에서 두 번째 원정 16강행 첫 발 뗄까

    [우뜨라 로시야] 두 강이 만나는 곳에서 두 번째 원정 16강행 첫 발 뗄까

    두 강이 만나는 지점에서 두 번째 원정 16강을 향한 첫발을 뗄 수 있을까? 스웨덴과의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F조 첫 경기가 열리는 니즈니노브고로드는 볼가강과 오카강이 합류하는 지점에 들어선 도시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보다 3시간 정도 늦게 이 도시에 도착했는데 마침 해가 지고 있었다. 일몰 명소로 손꼽히는 츠칼로브스카야 계단에는 많은 이들이 북적대고 있었다. 옛도심의 발사야 포크로브스카야 거리에는 극장, 상점, 레스토랑들이 즐비하고 이곳을 따라 크렘린(성채)들이 조성돼 있다. 고즈넉한 강변에 들어선 스타디움은 파르테논 신전을 연상시키는 88개의 기둥들로 건물 외관을 빙 둘러 물결처럼 감싸고 있었다. 바로 옆에는 도시의 상징인 16세기 건축된 알렉산드르 네프스키 성당이 자리하고 있다.스타디움은 볼가 지역의 자연미를 최대한 살려 설계됐으며 해체된 FC 볼가 니즈니 노브고로드의 홈 구장 건물을 폭파한 뒤 그라운드를 물려 받아 FC 올림피예츠 니즈니 노브고로드 클럽이 앞으로 사용한다모스크바에서 북동쪽으로 500여㎞ 떨어져 비행기로 1시간 남짓 걸린다. 볼가 강의 서안에 2015년부터 건립되기 시작한 이 도시는 과거 우랄과 페르시아를 잇는 관문이었다. 몽골이 유럽을 휩쓴 경로였으며 중국의 종이 제작 기술이 유럽에 건네진 경로였다. 날씨는 러시아 베이스캠프가 마련된 상트페테르부르크보다 섭씨 4도 정도 높고, 밤 9시쯤 완전히 어둑해져 다음날 새벽 3시쯤 날이 밝아 백야 현상도 없었다. 대문호 막심 고리키(1868~1936년)가 탄생한 곳으로 1932년 고리키 시로 개칭했다가 1990년에 원래 이름으로 되돌아왔다. 글자 그대로 옮기면 ‘아랫녁 신도시’란 뜻이다. 인구는 120만명이며 러시아에서 인구 규모로 다섯 번째 도시며 세 번째로 지하철이 건설됐다. 모스크바에서 이 도시로 오는 비행기 안에는 노랑색 스웨덴 유니폼을 걸친 팬들이 많았다. 한국 취재진에게 서슴치 않고 다가와 함께 스웨덴기를 펼치고 사진을 찍자고 했다. 러시아에 상트페테르부르크 지역을 빼앗기는 등 많은 수난을 겪었던 스웨덴인들이 2만명 가까이 몰려온다고 한다. 붉은악마는 이번에 스웨덴전 집단 응원을 사실상 포기하고 러시아 교민들이 주축이 돼 응원단을 조직해 이에 맞선다. 비행기 안과 공항에서 만난 스웨덴인들은 사색하고 고독을 곱씹는 이미지와 완전 달랐다. 극성맞기 이를 데 없었다. 우리 교민들과 한국에서 중계를 지켜보며 길거리 응원을 하는 이들이 정말 마음을 하나로 합쳐야 할 것 같다. 글·사진 니즈니노브고로드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새 점쟁이 ‘테이퍼’가 꼽은 한국-스웨덴전 승자는

    새 점쟁이 ‘테이퍼’가 꼽은 한국-스웨덴전 승자는

    스웨덴과 2018 러시아 월드컵 1차전을 앞둔 한국 축구대표팀의 불길한 점괘가 나왔다.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은 지난 16일(이하 한국시간) 러시아 니즈니 노브고로드에 있는 림포포 동물원에서 사육하는 ‘테이퍼’가 스웨덴이 한국을 꺾을 것으로 예언했다고 보도했다. 동물원 측은 2개의 사발에 각각 한국, 스웨덴의 국기를 붙인 뒤 ‘클레오파트라’라는 이름의 이 테이퍼 앞에 내밀었다. 클레오파트라는 스웨덴 국기가 붙은 사발의 과일을 먹었다. 동물원 측은 “테이퍼는 과일을 좋아한다. 그래서 2개의 사발에 테이퍼가 좋아할 만한 특별식을 넣어서 줬다”며 “한국 사발이 좀 더 가까웠지만, 테이퍼는 스웨덴 사발을 골랐다. 점괘가 맞는지 지켜보자”고 말했다. 동물원 측은 이 테이퍼가 축구 강국인 브라질 출신인 만큼 점괘를 믿어도 된다고 주장했다. 테이퍼는 남아메리카 아마존 열대우림이나 강 유역 등에 서식하는 포유류다. 몸은 곰, 코는 코끼리, 눈은 무소, 꼬리는 소, 다리는 호랑이를 닮은 특이한 외모로 고대 동양신화에서는 ‘꿈을 먹는 동물’로 알려졌다. 앞서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예르미타시 박물관에 사는 흰색 고양이 아킬레스는 러시아의 2018 러시아 월드컵 개막전 승리를 맞춰 화제를 모았다. 한국은 18일 오후 9시 니즈니 노브고로드 스타디움에서 스웨덴과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F조 개막전을 치른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우뜨라 라시야] 모로코 땅 친 상트페테르부르크에는 북한 사람들 애환도

    [우뜨라 라시야] 모로코 땅 친 상트페테르부르크에는 북한 사람들 애환도

    모로코는 후반 추가 시간 5분 자책골을 내줘 이란에 0-1로 지며 땅을 쳤다. 러시아월드컵 B조 첫 경기가 열린 곳은 네바강과 핀란드만이 만나는 크레스토프스키 섬에 지어진 상트페테르부르크 스타디움이었다. 모로코인들에게 잊지 못할 장소가 된 이곳 경기장에는 북한 사람들의 애환도 담겨 있다. 러시아에도 과거에도 앞으로도 많은 문제를 남긴 곳이다. 노르웨이 잡지 요시마르는 몇년 전 다큐 프로그램을 만들었는데 110명의 북한 사람들이 이 경기장을 짓는 과정에 동원돼 노예처럼 감금 생활을 했다고 폭로했다. 소위 북한 정부의 외화벌이에 이용당했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 상트페테르부르크 부지사는 30만달러의 뇌물을 챙긴 것으로 드러나 구속됐다. 이 경기장을 짓는 모든 과정이 재앙 수준이었다. 건축 예산은 애초 설계 단계보다 다섯 배로 껑충 뛰었고 15억달러(약 1조 6485억원)가 투입됐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지구상에 만들어진 경기장 가운데 가장 비싼 경기장 자리는 따논당상이란 비아냥이 나왔다.사실 국내 취재진이 지난 13일 각 경기장 출입과 취재에 필요한 AD 카드를 발급받기 위해 이곳을 찾았을 때도 경기장이 아직 완공되지 않은 것 같은 모습이었다. 취재진을 태운 버스는 경기장 진입을 위해 분주히 주변을 들락거렸지만 결국 찾지 못했다. 섬으로 들어가는 다리를 걸어 가라는 것이었다. 실제로 많은 팬들이 이번 대회 새롭게 선보인 팬 ID 카드를 발급받으려고 걸어서 섬에 진입했다. 강바람은 옷차림이 부실했던 이들에게 거의 겨울바람처럼 몰아 쳤다. 대중교통을 이용하기가 어렵다는 점은 설계 단계부터 무시됐다. 크레스토프스키 오스트로프 지하철역에서 걸어서 20분이 걸린다. 보여주는 데 급급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비효율적 예산 집행과 부패에 현지인들은 그냥 그러려니 넘어가는 분위기였다. 건설 단계부터 문제가 연이어 터져 나왔다. 그라운드 바닥은 울렁거렸고, 지붕은 물이 샜다. 홍보차 초대된 포르투갈 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잔디가 너무 웃자랐다”고 솔직히 털어놓아 대회 홍보관계자들을 경악하게 만들었다. 지난해부터 러시아 프로축구 제니트 상트페테르부르크는 50년 계약을 맺고 이곳을 홈구장으로 쓰고 있는데 임대료는 단돈 1루블(약 17.5원) 밖에 안된다. 천문학적인 돈을 들여 지은 경기장치곤 인정이 넘쳐난다. 경기장은 우주선처럼 지어졌는데 일본 건축가 구로가와 기쇼가 설계했다. 6만 7000명이 들어가는 경기장은 마치 우주로 발사되기 위해 금방이라도 로켓에 불을 붙일 것 같다. 그런데 앞으로도 적지 않은 문제로 현실 세계에 붙잡힐 것 같은 예감이 든다. 상트페테르부르크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모로코 자책골로 신승 이란이 반세기 넘겨 작성한 진기록

    모로코 자책골로 신승 이란이 반세기 넘겨 작성한 진기록

    이란이 16일(한국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B조 1차전에서 모로코를 1-0으로 눌렀다. 후반 추가시간 5분 상대 수비수 아지즈 부핫두즈의 자책골에 힘입었는데 이란은 후반에 단 하나의 슈팅도 기록하지 못하고도 이길 수 있었다. 내내 수비에 치중했던 이란은 후반에 슈팅을 한 개도 기록하지 못하고도 후반 득점해 승리한 최초 기록을 남겼다. 모로코전에서 8차례 슈팅을 했는데 모두 전반에 나온 것이었다. 1966년 잉글랜드월드컵부터 후반 득점을 살펴볼 수 있었는데 후반에 득점해 이긴 팀은 최소 한 차례의 슈팅은 했다. 그러나 이란은 상대 수비수 머리로 득점하며 ‘후반에 슈팅하지 않고도 승리하는 법’을 52년 만에 처음으로 선보였다.이란은 모로코를 누르고 1998년 프랑스월드컵 조별리그에서 미국을 2-1로 꺾은 이후 20년 만에 월드컵 본선 승리를 맛봤다. 월드컵 본선 성적은 2승 3무 8패다. 반면 모로코는 월드컵 본선 첫 경기에서 승리하지 못하는 징크스를 끊지 못했다. 월드컵 첫 경기 성적은 2무 3패로 더 나빠졌다. 부핫두즈는 역대 세 번째로 후반 추가 시간에 자책골을 넣는 불명예 기록을 남겼다. 1954년 스위스월드컵 벨기에전에서 잉글랜드의 지미 디킨슨(94분), 2014년 브라질월드컵 프랑스전에서 나이지리아의 조지프 요보(92분)가 앞서 같은 아픔을 겪었다. 그는 또 1986년 멕시코대회 옛소련전에 나선 라슬로 다즈카(헝가리), 2006년 독일월드컵 독일전에 출전한 프티에 이어 세 번째로 교체 출전해 자책골을 범하는 불명예도 안았다. 상트페테르부르크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킥오프 몇시간 전 집행유예 합의 보도된 호날두 해트트릭 기염

    킥오프 몇시간 전 집행유예 합의 보도된 호날두 해트트릭 기염

    킥오프 몇 시간 전 탈세 혐의를 벗기 위해 실형 집행유예와 함께 벌금 1640만파운드(약 239억원)를 내기로 합의했다는 보도가 나온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가 해트트릭으로 응대했다. 호날두는 16일(한국시간) 러시아 흑해 연안 관광지로 2014년 동계올림픽을 개최한 소치의 피시트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스페인과의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B조 첫 경기 전반 4분 페널티킥으로 선제골을 뽑아내 해트트릭을 작성하는 등 세 골을 터뜨려 3-3 무승부에 앞장섰다. 대회 1호 페널티킥 골이다. 그의 골맛은 오래 가지 못했다. 포르투갈 대표팀의 디에고 코스타가 전반 24분 페널티지역 중앙 앞에서 수비수 셋을 농락한 뒤 골문을 열어 승부에 균형을 맞췄다. 그러나 호날두는 전반 44분 상대 골지역 깊숙이 있다가 동료에게 중원에서 올라온 패스가 연결된 틈에 오프사이드 위치를 빠져나와 공을 잡은 뒤 수비수 둘이 달려드는 데 아랑곳 않고 침착하게 골문을 향해 슈팅을 날렸다. 앞서 40분 전 호날두의 킥 방향과 정반대로 몸을 던져 실점을 맛본 스페인 수문장 다비드 데헤아는 이번에는 공을 잡았다가 놓치는 바람에 추가 실점을 허용했다. 좋은 일이 있으면 나쁜 일도 있게 마련이다. 코스타가 후반 9분 코너킥 상황에 이은 문전 혼전 도중 머리에 공을 맞혀 골문을 갈라 다시 동점을 이룬 뒤 5분 만에 문전 혼전 상황에 흘러나온 공을 나초가 득달같이 달려들어 3-2 역전에 성공했다. 하지만 호날두는 후반 43분 자신이 얻어낸 프리킥을 호날두가 탈세 혐의를 부인하다 검찰의 잇단 유죄 주장에 결국 굴복, 실형 집행유예와 더불어 막대한 벌금을 물기로 법정화해했다는 보도가 나온 것이다. 하지만 그가 실제로 복역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영국 BBC는 전했다. 상트페터르부르크에서 B조 1차전으로 이란과 맞붙은 모로코는 절망적이고 잔인한 경기를 치렀다. 이란보다 훨씬 잘 싸웠고, 시종일관 공격적으로 나섰지만 결정력 부족을 겪은 데다 후반으로 갈수록 세밀함을 잃어간 뒤 후반 추가시간 5분 자책골로 승리를 넘겨줬다. 이란의 프리킥 상황에서 상대 크로스를 골문 앞에 있던 아지즈 부핫두즈가 헤딩으로 걷어낸다는 것이 그만 골문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모로코는 월드컵 예선 여섯 경기 동안 단 한 골도 허용하지 않으며 무실점으로 본선행 티켓을 따냈지만 본선 첫 골이 얄궂게도 자책골로 승부를 가리고 말았다. 2026년 동계올림픽 개최지 선정 투표에서 일방적으로 밀린 모로코 대표팀으로선 패배의 충격을 털어내기 어렵게 됐다. 한편 우루과이는 예카테린부르크 아레나에서 열린 A조 1차전 후반 44분 호세 히메네스의 헤딩 득점으로 이집트를 1-0으로 눌렀다. 전날 사우디아라비아를 5-0으로 대파한 개최국 러시아와 나란히 승점 3이 됐으나 골 득실에서 뒤져 조 2위로 2차전을 맞이하게 됐다. 우루과이는 월드컵 첫 경기 무승의 지긋지긋한 악연도 끊어냈다. 우루과이는 1970년 이후 월드컵 첫 경기에서 3무 3패만 기록 중이었다. 상트페테르부르크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신도 보았나요… 러벤저스의 ‘A급 플랜B’

    신도 보았나요… 러벤저스의 ‘A급 플랜B’

    주전 부상 갑자기 투입된 체리셰프 전·후반에 각각 추가 득점 성공시켜 후반 투입된 주바도 89초 만에 골 러 16년 만에 월드컵 승리 이끌어선수 교체가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 준 한판이었다. 아울러 역대 월드컵에서 교체 투입된 지 두 번째로 짧은 시간 득점이 나왔다.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70위로 32개 본선 진출국 가운데 꼴찌인 러시아 축구대표팀의 스타니슬라프 체르체소프 감독의 가슴은 철렁 내려앉았다. 전반 12분 유리 가진스키(크라스노다르)가 대회 첫 골의 감격을 만끽하며 1-0으로 앞서나간 10분 뒤 공격형 미드필더 알란 자고예프(CSKA 모스크바)가 다리를 절뚝이며 못 뛰겠다고 신호를 보냈기 때문이다. 16일 러시아 모스크바의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끝난 사우디아라비아와의 러시아월드컵 개막전 초반 벌어진 상황이다. 자고예프와 교체돼 그라운드에 들어간 것은 데니스 체리셰프(비야레알)였다. 전반 42분 후방에서 투입된 공을 알렉산드르 골로빈(CSKA 모스크바)이 잡아 역습에 나선 상황. 로만 조브닌(스파르타크 모스크바)이 이어 받아 페널티지역 왼쪽으로 쇄도하는 자신에게 밀어주자 수비수 둘을 단번에 제친 뒤 골키퍼와 골포스트 틈바구니를 꿰뚫어 팀이 2-0으로 달아나게 했다.러시아의 세 번째 골을 터뜨린 아르 주바(아르세날 툴라) 역시 후반 25분 표도르 스몰로프(크라스노다르)와 교체 투입된 지 89초 만에 골로빈의 오른쪽 크로스를 뒤로 넘어지면서도 머리에 정확히 맞혀 세 번째 골문을 열었다. 2002년 한·일월드컵 미국과의 경기에 교체 투입된 지 68초 만에 골문을 연 마르친 제블라코프(폴란드)에 이어 역대 두 번째 교체 후 빠른 시간 득점이었다. 후반 추가시간 1분이 안 됐을 때는 체리셰프가 주바의 도움을 받아 팀의 네 번째 골과 자신의 두 번째 골을 만들어 냈다. 그는 4년 전 브라질월드컵 브라질과의 준결승에서 안드레 쉬를레(독일) 이후 4년 만에 대회 교체 선수 두 골의 주인공이 됐다. 이로써 체르체소프 감독이 기용한 교체 선수 둘이 3골 1도움을 작성했고 골로빈이 후반 추가시간 멋진 포물선을 그리며 휘어지는 프리킥으로 골문을 열어 대승을 매조졌다. 체르체소바 감독의 신통방통한 용병술 덕에 러시아는 2002년 한·일 대회 이후 16년 만에 월드컵 승리를 챙기고 2006년 독일 대회부터 시작된 개최국 개막전 연승, 21개 대회 개막전 개최국 무패(16승6무, 한·일월드컵 두 나라 포함)의 기록도 챙겼다. 이날 개막전 5-0 스코어는 1934년 대회 이탈리아가 미국을 7-1로 제친 것에 이어 두 번째 많은 점수 차였다. 상트페테르부르크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