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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브렉시트 2차 합의안 또 부결… 英, 혼돈 속으로

    브렉시트 2차 합의안 또 부결… 英, 혼돈 속으로

    메이, 브렉시트 취소·제2 국민투표 언급 오늘 ‘노딜’ 반대 땐 내일 ‘시한 연장’ 표결 영국 하원이 12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과의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합의안을 또다시 부결시켰다. EU는 영국에 추가 양보는 없다며 강한 유감을 표했다. 이제 영국은 ‘합의 없는(노딜) 브렉시트’ 또는 브렉시트 연기 수순을 밟게 됐다. 잇단 승인 투표 부결로 리더십에 심각한 상처를 입은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브렉시트 취소, 브렉시트 제2 국민투표 가능성까지 언급했다.영국 하원의원들은 이날 오후 런던 의사당에서 정부가 EU와 합의한 ‘EU 탈퇴협정 및 미래관계 정치선언’을 놓고 찬반 투표를 실시했지만 전체 하원의원 633명 가운데 242명이 찬성표를 던졌다고 가디언이 전했다. 과반인 391명이 반대해 합의안은 149표 차로 부결됐다. 지난 1월 15일 첫번째 승인 투표에서는 영국 헌정사상 최대인 230차로 부결됐었다. 두번째 승인 투표도 안전장치 문제가 발목을 잡았다. 메이 총리는 지난 11일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을 만나 영국이 영구적으로 ‘안전장치’에 갇히지 않게 한다는 법적 문서를 작성하고 안전장치 기간을 일방적으로 종료하는 권한을 영국에 부여한다는 내용의 보완책 마련에 합의했다. 그러나 EU 측의 양보에도 불구하고 합의안이 부결되면서 모든 노력은 물거품이 됐다. 투표 직전 제프리 콕스 영국 법무상이 “안전장치를 일방적으로 종료할 합법적 수단이 없다”며 보완책의 실효성을 부정한 것이 치명적이었다. 메이 총리는 합의안 부결 직후 “EU는 우리가 브렉시트 취소를 원하는지, 아니면 브렉시트 제2 국민투표를 원하는지를 알고 싶어 할 것”이라고 말했다. EU는 실망감을 드러냈다. 융커 위원장 측은 “지난해 12월과 지난 1월 그리고 어제 EU가 영국 측에 제공한 추가적 보장책을 고려하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더는 없다”면서 “영국이 이 교착상태의 해결책을 찾아야 할 것”이라며 밝혔다. 메이 총리는 13일(한국시간 14일 새벽) 노딜 브렉시트로 갈 것인지 여부를 하원 표결에 부친다. 하원이 노딜 브렉시트에 반대하면 14일 브렉시트 시점을 연기하는 방안을 놓고 투표한다. EU의 관심은 영국이 노딜 브렉시트를 피하기 위해 브렉시트 시행 연기를 요청할 것이냐에 쏠려 있지만 영국 야당인 노동당은 브렉시트 취소 및 EU 잔류를 염두에 둔 제2 국민투표와 조기 총선을 주장하고 있어 불확실성만 가중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영국 정치가 붕괴 단계로 들어서고 있다. 메이 총리의 브렉시트 탈퇴 합의 실패는 심각한 결함을 지닌 그의 협상 전략에 궁극적인 책임이 있다”고 평가했고, 가디언은 “정부가 주요 정책에서 하원에 두 번이나 진 것은 전례 없는 일이다. 메이 총리의 퇴출 가능성이 제기된다”고 전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온몸에 손톱자국…성폭행범의 충격적인 머그샷 공개

    온몸에 손톱자국…성폭행범의 충격적인 머그샷 공개

    피해자의 강한 저항을 한 눈에 알 수 있는 머그샷(mugshot, 경찰의 범인 식별용 얼굴 사진)이 공개됐다. 최근 미국 조지아주 경찰은 목과 어깨 및 가슴 등 상반신이 손톱자국으로 가득 차 있는 커크 테일러 마틴(28)이라는 성폭행범의 머그샷을 공개했다. 마틴의 몸에 난 상처는 그가 범죄를 저지를 당시, 피해 여성이 그의 손아귀에서 벗어나기 위해 강하게 저항하던 도중 생긴 것으로 알려졌다. 목과 가슴 부위뿐만 아니라 얼굴 곳곳에 난 상처는 사건 당시 피해 여성이 범죄에 희생되지 않으려 얼마나 안간힘을 썼는지 짐작할 수 있다. 그는 현지시간으로 지난 7일부터 8일, 피해자를 집에 감금한 채 성폭행했으며, 피해자는 이 과정에서 심한 구타까지 당한 사실이 확인됐다. 8일 오전, 피해 여성은 범인이 잠시 한눈을 판 사이 집에서 탈출했고 곧바로 경찰에 이를 신고했다. 조사 결과 마틴은 조지아주에 있는 한 교도소에서 교도관으로 근무하고 있었으며, 경찰은 그의 여죄 등을 상세하게 조사하고 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오초희, 정준영 동영상 루머 언급에 “관계없는 일..내 말 좀 들어봐”

    오초희, 정준영 동영상 루머 언급에 “관계없는 일..내 말 좀 들어봐”

    배우 오초희가 가수 정준영과 관련된 루머에 함께 언급된 것에 대한 불쾌한 마음과 함께 “아니다”라는 입장을 강력하게 밝혔다. 11일 오초희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정말 아니라고요. 전 관계없는 일입니다. 오늘 아침부터 지금까지 몇 통의 연락을 받았는지 모르겠네요. 선배님이 해주신 말씀 배우는 사람을 이해해야하는 일인데. ‘상처 많이 받지 말아라’ 걱정해주시는 주변의 모든 분들 감사합니다”라는 글을 게재했다. 오초희는 강아지를 들고 있는 사진과 함께 “멍멍, 내 말 좀 들어봐”라는 말을 덧붙이며 답답한 심경을 드러냈다. 앞서 12일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 등을 통해 정준영 몰카에 당한 여성들의 이름이라는 목록이 나돌았다. 오초희를 비롯, 유명 여배우들의 이름이 올랐고 이들은 모두 루머에 강경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日편의점에 내걸린 “인종차별 항의”…대체 뭐라고 했길래

    日편의점에 내걸린 “인종차별 항의”…대체 뭐라고 했길래

    일본 도쿄 신주쿠의 한 편의점이 일부 손님의 몰지각한 ‘인종차별’ 발언에 대해 항의하는 문구를 매장에 내걸어 인터넷 상에서 열렬한 지지를 받고 있다. 13일 일본 데일리스포츠에 따르면 ‘라면 애호가 이시즈카’(@HaruhiyaNishin)라는 이름의 30세 남성 트위터리안은 지난 11일 신주쿠 골든가이에 있는 자신의 단골 편의점 패밀리마트에 갔다가 계산대 옆에 붙은 한 장의 종이를 발견했다.종이에는 ‘특정 고객으로부터 인종차별이 아닐 수 없는 발언이 있었습니다. 앞으로 이런 일이 있다면 차별로 보고 강력히 항의하겠습니다. 또 그런 분의 방문은 거절하겠습니다’라고 적혀 있었다. 일손부족으로 중국, 동남아시아 등에서 온 외국인들이 대거 일본 편의점에서 일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할 때 일본인 중 일부가 이들에게 인종이나 국적과 관련한 모욕적 언행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 외국인이 많은 곳에 살아본 경험이 있어 평소 외국인에 대한 차별적 언동에 대해 민감하게 느껴왔다는 이시즈카는 문구가 적힌 종이 사진을 찍어 당일 오후 2시 42분 트위터에 올렸다. 이 트윗은 13일 오전까지 ‘좋아요’ 5만 1000여건, 리트윗 2만 3000여건을 기록 중이다. 댓글의 90% 이상은 “일본에서 일하는 외국인의 서툰 일본말과 한껏 웃는 표정을 보면서 그들을 응원하고 싶다는 생각을 왜 하지 못하는 걸까’, ‘아르바이트 테러를 하는 일본인보다는 열심히 일하는 외국인을 응원하고 싶다’, ‘그들이 없으면 일본은 농업도 어업도 관광도 편의점도 돌아가지 않는다’ 등과 같은 내용들이었다. 이시즈카는 “구체적으로 어떤 차별적인 말이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피해자에게 또다시 상처가 될 수 있어 물어보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한명이 아니라 몇몇 사람들이 상습적으로 그런 행위를 했기 때문에 편의점 점장이 이런 조치를 취한 것 같다”면서 “상처를 주는 사람들은 같은 사람으로서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이 결여되어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편의점에 걸린 종이는 12일 매장에서 제거됐다. 데일리스포츠는 “해당 편의점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에 대해 패밀리마트 본사에 취재했으나 개인의 프라이버시 차원에서 알려줄 수 없다고 답해왔다”고 전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오초희, 정준영 동영상 루머에 “정말 아니라고요”

    오초희, 정준영 동영상 루머에 “정말 아니라고요”

    배우 오초희가 가수 정준영과 관련된 루머에 대해 “관계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11일 오초희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정말 아니라고요. 전 관계없는 일입니다. 오늘 아침부터 지금까지 몇 통의 연락을 받았는지 모르겠네요. 선배님이 해주신 말씀, 배우는 사람을 이해해야하는 일인데”라며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오초희는 이어 “‘상처 많이 받지 말라’고 걱정해주시는 주변의 모든 분들 감사합니다”라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12일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정준영이 불법 촬영 및 유포한 동영상의 존재에 관심이 쏠렸다. 이 과정에서 오초희의 이름이 거론되면서 피해를 받은 것. 오초희는 “관계없는 일”이라고 선을 그으며 자신의 입장을 명확히 했다. 사진=뉴스1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눈이 부시게’ 측 “예상치 못한 충격 반전 그려질 예정”

    ‘눈이 부시게’ 측 “예상치 못한 충격 반전 그려질 예정”

    ‘눈이 부시게’ 혜자와 노(老)벤져스가 위기에 빠진 남주혁 구출 대작전에 돌입한다. 종영까지 단 3회만을 남긴 JTBC 월화드라마 ‘눈이 부시게’(연출 김석윤, 극본 이남규·김수진, 제작 드라마하우스) 측은 10회 방송을 앞둔 12일, 혜자(김혜자 분)와 노벤져스(우현, 정대홍, 심남, 장미자, 원미원, 정진각)가 준하(남주혁 분)를 구하기 위해 홍보관에 침투하는 현장을 공개해 궁금증을 증폭한다. 지난 9회에서는 샤넬 할머니(정영숙 분)의 죽음에 얽힌 진실이 밝혀졌다. 아들(정원조 분)이 한국에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샤넬 할머니는 그를 찾아갔다. 하지만 그녀의 방문을 달갑지 않게 여기고, 냉정하게 선을 긋는 아들을 마주한 샤넬 할머니의 상처받은 마음은 결국 극단적인 선택으로 이어졌다. 자신을 위로한 준하에게 남긴 샤넬 할머니의 마지막 편지는 눈물과 함께 씁쓸한 현실을 비추며 무거운 울림을 남겼다. 한편 샤넬 할머니의 사망보험금 수령자가 준하라는 사실이 알려지며 홍보관에 차가운 바람이 불었다. 심지어 살인 용의자로 몰린 준하. 혜자와 홍보관 노인들의 침묵시위, 샤넬 할머니의 편지로 누명은 벗을 수 있었지만, 희원(김희원 분)에게 감금되면서 다시 위기가 찾아왔다. 공개된 사진은 준하에게 닥친 위기를 예감케 한다. 어두운 곳에 감금된 준하의 얼굴은 이미 상처투성이다. 의식조차 없는 준하를 내려다보는 희원의 표정은 싸늘하기만 하다. 그런 준하를 구하기 위해 혜자와 노벤져스가 뭉쳤다. 지팡이 없이 걷기도 힘든 노벤져스지만, 구출 작전에 임하는 자세는 진지하고 열의가 넘친다. 노벤져스의 캡틴으로 선두에 서, 적진을 살피는 혜자의 비장한 눈빛에도 긴장감이 엿보인다. 건장한 체격의 어깨들이 가득한 홍보관의 분위기가 긴장감을 더한다. 반면, 험상궂은 어깨들 사이 호랑이 문신을 드러내고 왕년의 실력을 발휘하는 우현(우현 분) 모습은 위기감 속 깨알 웃음을 자아내며 호기심을 자극한다. 준하의 고단한 삶에 또다시 위기의 그림자가 드리웠다. 할머니(김영옥 분)가 돌아가셨을 때도 준하를 살뜰하게 챙겼던 희원은 사채 빚에 시달리며 어두운 본색을 드러낸다. ‘노치원’으로 불리며 동네 노인들의 사랑방 역할을 했던 홍보관의 진실도 드러난 만큼 위기감도 고조됐다. 혜자와 노벤져스가 성공적으로 준하를 구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눈이 부시게’ 제작진은 “혜자와 힘없고 평범한 노인들이 준하를 구하기 위해 놀랄만한 활약상을 펼친다. ‘눈이 부시게’만이 가능한 특별하고 뭉클한 순간이 될 것”이라며 “특히, 오늘(10회) 방송에서는 예상치 못한 충격 반전도 그려지니, 끝까지 지켜봐 달라”고 설명했다. 한편, JTBC ‘눈이 부시게’는 12일 오후 9시 30분에 방송된다. 사진제공 = 드라마하우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데스크 시각] ‘아침에 하늘이 붉고 흐리면 날이 궂겠다’ 하지 않는가/이지운 체육부장

    [데스크 시각] ‘아침에 하늘이 붉고 흐리면 날이 궂겠다’ 하지 않는가/이지운 체육부장

    2007년 어느 때부턴가 체감 단계에 이른 것 같은데, 나중에는 믿음 같은 것으로 굳어진 일이 있다. 오후 어느 무렵 도시 북쪽 어디선가 펑, 펑 대포 소리가 들리고 두어 시간쯤 뒤면 비가 내리곤 했다. 2008년 봄 무렵이면 대포 소리도, 비 내리는 시간도 일정해지면서 일상처럼 됐다. 베이징은 올림픽을 앞두고 대기오염 문제로 어떤 일이라도 하겠다던 때였고, 인공강우는 그 결정판이었다. 당시 또 다른 믿음이 있었는데, 그것은 베이징에 황사가 오고 하루이틀 뒤면 서울에서는 난리가 나더라는 것이다. 이르면 이튿날 저녁, 늦어도 사흘째 아침이면 한국의 방송들은 불난 호떡집 같았다. 베이징에서 보는 한국 뉴스는 가끔은 ‘호들갑’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십여년 아무 이상 없던 이 믿음이 흔들리고 있다. 우선 하늘에 뭘 쏴댄다고 다 비가 내리는 건 아니더라는 것이다. 한국은 얼마 전 ‘미사일 캡슐’을 쐈다고 하는데, 비는 전혀 내리지 않았다. 또 하나는 베이징(또는 중국)의 하늘과 서울의 하늘 간 상관관계다. ‘제비가 낮게 날면 비가 온다’는 것처럼 의심해 본 적이 없던 것인데, “그것이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전문가’들이 한국에 적지 않다는 사실에 많이 놀라는 중이다. 북서풍 몰아치는 한겨울 백령도·연평도의 미세먼지는 무엇으로 설명하려는지. ‘아침에 하늘이 붉고 흐리면 오늘은 날이 궂겠다’ 한다. 천기(天氣)를 분별하는 일도, 시대마다 달라지는가. 3한4미(三寒四微)로 보면 그럴 수도 있겠다. ‘사흘 춥고, 나흘 미세먼지’를 체감한 지난겨울이었다. 출근길, 뿌연 하늘이면 춥지 않고 맑은 하늘이면 두툼한 옷을 준비했다. 하지만 이것이 정말 천기의 영역에 있는 일인가. 봄이면 어쩌나 했더니, 십수년 전 베이징의 하늘과 그 냄새를 서울에서 체감하고 있다. 산보를 해야 하는 노인들이 걱정이다. 군인들도 그렇다. 어린이들, 청소년들은 어쩌고, 생활체육과 프로스포츠는 또 어찌 되려나. 이래서는 도저히 안 되겠다고 누군들 걱정하지 않으랴만, 어디서부터 무엇을 해야 할까에 이르면 마스크 쓰기보다 더 답답해진다. 한때 휴대폰에 안전 안내 문자가 수북이 쌓였다. 3월 들어서는 6일간 날마다 날아들었다. 나라가 보내오는 그 비상 경고음이 여기저기 한꺼번에 울려 댈 때면 우울해지기까지 했다. ‘총중량 2.5톤 이상 5등급 차량’의 서울 운행을 단속할 테니 마스크를 착용하고 건강에 유의하라는 게 주요 내용이다. 정부는 공기 정화시설 설치를 거론하고, KBO는 관중들에게 마스크 75만개를 제공하겠다고도 했다. 방법도 아니지만, 순서가 틀렸다. 목표점이 먼저다. 목표가 없으니, 희망이 없고 그러니 희생을 얘기하지도 못하는 것 아닌가. 전국의 모든 디젤차를 없앤다 치자. 모든 화력발전소를 다 닫는다 치자. 전국적으로 1년 365일 차량 2부제를 실시한다 치자. 이 엄청난 희생들을 한꺼번에 감수한다 치자. 그러고 나면 우리는 기대만큼 청정한 하늘을 갖게 될까. 마스크는 벗고 돌아다닐 수 있게 될까. 얼마만큼 좋아질 수 있는지 그것을 알고 싶은데, 그것을 제시하지 않는다. 어떻게 노력하면, 언제쯤, 얼마나 상황이 개선될 수 있다는 얘기가 지금껏 없다. 왜일까? 발표할 숫자가 없어서인가? 그 수치는 정녕 과학적인 난제라도 되는 것인가. 미세먼지로 공짜 버스, 공짜 지하철 탄 것만도 1년이 더 지났다. 대포 소리 들려주고, 천기를 분별하게 했던 십수년 전의 베이징만 못한 오늘의 서울을 살고 있다. jj@seoul.co.kr
  • “이거 왜 이래” 광주 또 할퀸 전두환

    “이거 왜 이래” 광주 또 할퀸 전두환

    사과는커녕 취재진 질문에 버럭 호통 변호인 통해 “헬기 사격 없었다” 궤변 시민들 “역사의 심판 계속될 것” 분노“이거 왜 이래!” 1980년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고 증언한 고 조비오 신부에 대한 사자(死者)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 전두환(88)이 학살의 현장이자 저항의 현장인 광주에 도착해 내뱉은 첫마디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11일 오후 2시 30분 시작된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서울 연희동 자택에서 4시간을 달려 광주지방법원에 도착했다. 1987년 대통령에서 물러난 뒤 처음 밟은 광주 땅이자, 1996년 내란수괴 등의 혐의로 1심에서 사형, 2심에서 무기징역을 각각 선고받은 이후 23년 만에 다시 피고인 신분으로 선 법정이었다. 하지만 전씨는 어쩌면 마지막이 될지 모르는 사죄의 기회를 걷어찼으며, 변호인을 통해 “헬기 사격은 없었다”고 주장하며 광주의 상처를 헤집었다. “광주 시민들에게 사과할 생각이 없느냐”는 시민들의 외침에 입을 닫았고, “발포 명령을 부인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는 “이거 왜 이래”라며 버럭 화를 냈다. 전씨의 법률 대리인인 정주교 변호사는 광주지법 형사8단독 장동혁 부장판사의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 “5·18 당시 헬기에서 단 한 발의 총알도 발사되지 않았다. 헬기 기총사격이 있었다는 공소사실은 사실이라고 볼 수 없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조비오 신부를 향해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비난한 전씨 측의 첫 공식 반응이었다. 정 변호사가 “이 사안에 대해 사회적인 오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법정에서 실체적 진실을 밝혀 달라”고 하자 전씨는 옆에서 고개를 끄덕였다. 무표정하고 여유만만한 전씨를 바라보는 광주 시민들의 억장은 무너졌다. 재판정 안팎에서 “사죄하라”, “구속하라”, “살인마”라고 절규하듯 외쳤지만, 끝까지 인내했다. 물리적 충돌이 벌어지면 전씨를 옹호하는 사람들이 또다시 ‘폭력 집단’으로 매도할까 봐 울분을 참아 냈다.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시민군 상황실장이었던 박남선(65)씨는 차라리 서울행 열차를 탔다. 그는 “전두환을 보면 끓어오르는 울분을 주체하지 못할 것 같아 광주를 잠시 비우기로 했다”고 말했다. 전씨를 고소한 조비오 신부의 조카 조영대 신부는 “석고대죄가 어려우면 죄를 지었다는 말 한마디만이라도 해 달라”고 호소했다. 5·18부상자동지회 초대 회장을 맡았던 이지현(66)씨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분노를 느끼지만 이를 악물고 참았다”며 “회원들끼리 달걀 등을 갖고 오지 말자고 미리 약속했다”고 말했다. 재판은 1시간 15분 만에 끝났다. 재판부는 다음달 8일 증거조사를 위한 공판준비기일을 다시 열기로 했다. 잿빛이었던 광주 하늘에선 재판이 진행되는 내내 빗방울이 떨어졌다. 경호원에게 둘러싸여 법원을 유유히 빠져나가는 전씨를 향해 송희성(81) 할머니는 “역사의 심판이 계속될 것”이라고 외쳤다. 할머니의 주름진 볼에는 빗방울과 눈물방울이 뒤엉켜 흘렀다. 광주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광주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별세 1년’ 호킹 박사 돌본 간호사 “심각한 위법” 청문회

    ‘별세 1년’ 호킹 박사 돌본 간호사 “심각한 위법” 청문회

    직계 가족 고소…‘업무 적합성’ 6주 비공개 청문회 진행지난해 3월 별세한 스티브 호킹 박사를 15년간 돌본 간호사가 그를 간호하던 도중 “심각한 위법 행위”를 저질렀다는 의혹이 제기돼 정직 상태인 것으로 밝혀졌다. 11일 BBC와 데일리 메일 등에 따르면 호킹 박사가 타계하기 2년 전까지 간병을 한 패트리샤 다우디(61)가 직계 가족들의 고소로 정직 상태에서 장기간 조사를 받아온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최근에는 감독기구인 ‘간호·조산 위원회(NMC)’가 6주 일정으로 다우디에 대한 조처를 최종적으로 결정할 업무 적합성 여부에 대한 비공개 청문회를 진행하고 있다. 다우디는 간병 도중 심각한 불법행위를 저지른 의혹을 받고 있지만 어떤 행동을 했는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다우디는 “매우 화난다. 내가 지금 이순간 말할 수 있는 것은 노코멘트(no comment) 뿐,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게 돼 있다”고 말했다. 반면 호킹 박사 가족의 대변인은 NMC 청문회에 대해 말하고 싶지 않다면서도 “지난 1년은 우리에게는 매우 고통스러웠다”고만 논평을 냈다. 호킹 박사는 22세 때 근육이 마비되는 루게릭병(근위축성측색경화증) 진단을 받았으며 30세 때부터 지난해 76세를 일기로 타계할 때까지 간호사들의 도움을 받으며 휠체어 생활을 해왔다. 그는 첫 부인과 이혼한 뒤 자신을 간호하던 일레인 메이슨과 두 번째 결혼했지만 학대 의혹이 제기되는 등 순탄치 않았다.메이슨은 2004년 호킹 박사를 간호하던 10명의 간호사로부터 학대 혐의로 고소를 당하기도 했다. 다우디가 이들 10명의 간호사에 포함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2004년 당시 호킹 박사는 손목이 부러지고 입술이 찢어지는 등 의문의 상처로 병원을 찾는 일이 잦았지만 그와 메이슨이 모두 학대 주장을 부인해 경찰도 아무런 조처를 하지 않았다. 호킹 박사는 결국 2006년 메이슨과도 이혼했다. 다우디가 간병 중 저지른 불법행위가 공개되지 않고 있음에도 이런 배경 때문에 영국 매체들이 이를 크게 보도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1000만부 이상이 판매된 ‘시간의 역사: 빅뱅에서 블랙홀까지’의 저자인 호킹 박사는 장애를 극복하고 아인슈타인의 뒤를 잇는 현대 물리학의 대표적인 학자로 기억되고 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그래도, 희망은 싹튼다… 동일본 대지진 이후 ‘내일’을 일구는 사람들 담은 다큐 ‘봄은 온다’

    그래도, 희망은 싹튼다… 동일본 대지진 이후 ‘내일’을 일구는 사람들 담은 다큐 ‘봄은 온다’

    2011년 3월 11일 오후 2시 46분. 진도 9.0의 강력한 지진이 일본 동북 지역을 뒤흔들었다. 일본 역사상 최악의 지진으로 기록된 동일본 대지진 직후 발생한 피난민 수만 약 47만명. 새로운 계절은 어김없이 돌아오지만 가혹한 기억은 쉽사리 지워지지 않는다. 그럼에도 겨울이 가면 봄이 오듯, 무너진 땅위에서도 희망의 싹을 보듬는 사람들이 있다. 재일동포 3세인 윤미아 감독의 다큐멘터리 영화 ‘봄은 온다’(14일 개봉)는 재해 이후 남겨진 사람들의 이야기다. 윤 감독은 2016년부터 2017년까지 10개월간 지진 피해를 입은 이와테현과 미야기현, 후쿠시마현에서 마을 재건에 힘쓰는 100여명의 사람들을 만났다. -동일본 대지진 이후 피해 지역에서 거주하고 있는 사람들을 카메라에 담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2016년 제작 프로듀서로 참여했던 다큐멘터리 ‘꽁치와 카타르 오나가와의 사람들’이 완성됐을 무렵의 ‘분함’이 직접적인 원동력이 됐다. ‘꽁치와 카타르 오나가와의 사람들’은 미야기현 오나가와 마을의 모습을 2년 가까이 촬영한 작품으로, 2016년 2월에 완성해서 5월에 극장에서 개봉했다. 오나가와는 인구수 대비 희생자의 비율이 가장 높았던 곳이다. 거기서 ‘다함께 마을을 부흥시키자’라고 이를 악물고 버티는 사람들을 만났다. 2015년 12월 크리스마스에 영상이 완성되었지만 마을의 부흥은 아직 끝나지 않았고 사람들의 초조함도 계속됐다. 한 편의 영화로 전달할 수 있는 것, 남길 수 있는 것이 많지 않았다. 그것이 분했다. 그래서 끝내고 싶지 않았고, 더욱더 기록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작품에는 아픔과 상실을 겪었지만 서로 연대하고 위로하는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등장한다. 이들을 섭외하게 된 과정은. “다큐멘터리 제작부터 완성까지 10개월이라는 시간 밖에 주어지지 않았다. 그래서 취재를 하고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촬영을 하는 과정이 동시에 진행됐다. 처음부터 모두의 이야기를 듣고 그 중에서 몇 사람을 선별한 것이 아니라 촬영을 하면서 (영상에 등장하는) 인물들을 선정했다. 인물을 선별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했던 지침은 ‘자신이 나서서 이야기를 해 주는 사람’이었다. 이 작품을 만들면서 중요하게 생각한 건 ‘피해를 입은 분들에게 나쁜 기억을 남기지 말자’는 것이었다. 세계적으로 알려진 ‘비참하고 슬픈 동북’의 이미지를 ‘부흥하는 동북’, ‘희망이 태어나는 동북’으로 다시 쓰고 싶다는 나의 의지를 전달하고 그 다음은 상대방이 이야기해 주는 것에 맡겼다.” -이번 작품을 만들 때 특별히 신경 쓴 부분이 있다면. “처음에는 가족을 잃은 사람들에게 어떻게 말을 걸어야 할지 잘 몰랐다. 하지만 실제로 (현장에) 가보니 그분들이 먼저 나를 신경써줬고, 이야기를 들려줬다. 단지 촬영지에서 촬영을 하는 것이 아니라 그분들과 ‘공간에 함께 있자’는 생각으로 시작했다. 이벤트가 있으면 돕고, 함께 봉사활동을 하면서 제작진이 (그들에게) 이질적인 존재가 되지 않도록 신경썼다. 굳이 이야기하지 않는 화제에 대해서는 묻지 않았다. 그리고 이상하게도 슬픈 이야기를 들을 때 울고 있는 건 그들이 아니라 우리 촬영팀이었다. ‘사람의 아픔을 알고 있는 사람은 이렇게 강하고 부드러워지는구나’라는 생각에 또다시 눈물을 짓곤 했다.” -세월호 참사로 힘든 시간을 겪은 한국인에게도 이 작품은 남다르게 다가갈 것 같다. 관객들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재해나 사고로 가족을 잃은 분들의 원통함과 억울함, 분노는 이루 말할 수 없다. 겉으로 보이지 않지만 상처는 마음 속 깊이 자리잡아 없어지지 않는다. 마음 속에 있는 슬픔을 부정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다만 ‘슬픔은 없어지지 않는다’는 것, 그리고 ‘그래도 괜찮아’라는 것을 사회 전체가 이해할 수 있게 되면 좋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출연자인 엔도 신이치가 ‘말로 하지는 않지만 모두 각각 무언가를 안고 살아간다. 산다는 것은 그런 것이다’라고 말했듯 이 작품은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우리는 누구나 고민이나 문제를 안고 살아간다. ‘힘든 인생을 어떻게 살아낼 것인가‘에 대한 본보기를 동북 지역의 사람들이 우리들에게 보여주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든다. 일본의 이야기, 재난을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가 아닌 자신과 다름이 없는, 어쩌면 나 자신과 연결되어 있는 사람의 이야기로 이 영화를 봐주시면 기쁠 것 같다.” -‘봄은 온다’가 스크린 데뷔작이다. 앞으로 어떤 작업을 계획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지지는 않았지만 앞으로도 사람들의 좋은 점을 조명하고 싶다. 혼란스러운 세상이지만 절망 속에서도 희망과 가능성을 찾아내는 영화를 만드는 것이 꿈이다. 참고로 일본에서는 한일 관계가 최악이라는 인식 때문에 ‘재일한국인으로서 한국과 일본을 위한 영화를 만들어야 한다’는 이야기도 많이 나온다. 한국과 일본 사이의 문제를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일도 찾아가고 싶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눈이 부시게’ 정영숙 죽음의 진실 ‘남주혁과 마지막 만남’ 무슨 일이?

    ‘눈이 부시게’ 정영숙 죽음의 진실 ‘남주혁과 마지막 만남’ 무슨 일이?

    ‘눈이 부시게’ 정영숙 죽음에 얽힌 진실과 함께 남주혁의 위기도 찾아온다. 종영까지 단 4회만을 남긴 JTBC 월화드라마 ‘눈이 부시게’(연출 김석윤, 극본 이남규·김수진, 제작 드라마하우스)가 9회 방송을 앞둔 11일, 공항에서 포착된 준하(남주혁 분)와 샤넬 할머니(정영숙 분)의 의미심장한 만남을 공개했다. 샤넬 할머니가 죽기 직전 준하를 찾은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증을 증폭한다. ‘눈이 부시게’는 회를 거듭할수록 감동의 깊이를 더하며 뜨거운 찬사를 받고 있다. 거침없는 상승세로 시청률 10%를 돌파하는 등 지상파를 포함한 동시간대 1위에 오르며 월화극 최강자로 등극했다. 지난 방송에서 등가교환의 법칙을 깨달은 혜자(김혜자 분)는 가족을 위해 원래의 시간으로 돌아갈 것을 포기하고 현재를 살아가기로 결정했다. 늙어버린 스물다섯 혜자의 일상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지는 것들의 가치, 스쳐 지나간 시간의 소중함을 일깨우며 공감을 자아냈다. 여기에 빛나는 시간을 내던져 버리고 홀로 어둠의 터널을 걷던 준하(남주혁 분)도 혜자(한지민 분)의 말을 기억하며 떠나기로 결심했다. 새로운 꿈을 꾸며 현재를 소중히 만들어 가고자 결심한 혜자와 준하의 모습 뒤로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샤넬 할머니의 죽음은 충격과 함께 먹먹한 여운을 남겼다. 그런 가운데 공개된 사진은 떠나려는 준하와 죽기 직전의 샤넬 할머니 모습이 담겨 있어 궁금증을 자극한다. 어딘가로 떠나는 사람들 틈에 서 있는 준하 앞에 걱정스러운 얼굴로 약봉지를 든 샤넬 할머니가 있다. 그간 샤넬 할머니가 상처받지 않도록 거짓말을 해왔던 준하. 샤넬 할머니를 바라보는 준하의 눈빛에는 복잡한 심경이 고스란히 서려 있다. 그런 준하를 그저 따뜻한 미소로 배웅하는 샤넬 할머니의 손 인사는 애틋하기만 하다. 두 사람의 이별에 담긴 의미가 궁금해지는 가운데, 또 다른 사진 속 준하를 막아선 낯선 사내들의 모습도 포착돼 위기감을 고조시킨다. 불안하게 흔들리는 준하의 눈빛과 의문의 사내들, 과연 샤넬 할머니가 죽기 전에 준하를 찾은 이유는 무엇이고, 또한 그 죽음과는 어떤 연관성이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오늘(11일) 방송되는 ‘눈이 부시게’ 9회에서는 샤넬 할머니 죽음의 이유가 밝혀진다. 아들을 만나기 위해 미국에 가려던 샤넬 할머니는 그간 준하가 자신을 속였고, 아들과는 연락이 끊긴지 오래라는 사실과 마주하게 됐다. 그런 샤넬 할머니가 죽기 직전 준하와 만난 이유가 무엇일까. 갑자기 닥친 충격적인 죽음 너머에서 찾게 될 진실이 준하의 삶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며 예상치 못한 전개로 이어질 전망이다. ‘눈이 부시게’ 제작진은 “샤넬 할머니의 죽음에 얽힌 진실이 묵직한 화두를 던질 것”이라며 “종영까지 4회를 남기고 준하와 혜자에게 예측을 넘어서는 변화가 닥쳐온다. 이제껏 느껴본 적 없는 꽉 찬 감동을 선사할 이들의 눈부신 순간을 놓치지 말고 지켜봐 달라”고 밝혔다. ‘눈이 부시게’ 9회는 오늘(11일) 밤 9시 30분 JTBC에서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열린세상] 막말은 ‘실수’가 아니다/이대현 국민대 언론정보학부 겸임교수

    [열린세상] 막말은 ‘실수’가 아니다/이대현 국민대 언론정보학부 겸임교수

    비난이 쏟아지면 ‘실수’, ‘오해’라고 둘러댄다. “그런 뜻이 아니었는데 마음에 상처를 입었다면 유감”이라면서 마지못해 이런저런 군색한 해명을 덧붙인다. 그러나 그 말은 결코 실수가 아니다. ‘그런 뜻’이었다. 우연일까, 아니면 지금 우리의 세상을 미리 알고 있었던 것일까. 3월 첫 주일의 가톨릭 복음도 그 이야기를 분명하게 해 주었다. ‘사람의 말은 마음속 생각을 드러낸다. 선한 사람은 마음의 선한 곳간에서 선한 것을 내놓고, 약한 자는 (마음의) 악한 곳간에서 악한 것을 내놓는다. 마음에 넘치는 것을 입으로 말한다.’ 굳이 성서(집회서)를 인용하지 않아도 우리는 스스로 잘 알고 있다. 말은 마음이고, 그 마음에 ‘실수’란 없다. 반대로 마음에 넘쳐서가 아니라 자신에게 닥칠 불리를 생각해 가슴이 아닌 머리로 계산한 변명과 해명은 말이 아니다. 마음이 없기 때문이다. 정치인들의 그칠 줄 모르는 막말에 상처받고, 이어지는 어설픈 해명에 분노하는 이유다. ‘20대는 지난 정권의 잘못된 민주주의 교육을 받아 건강한 판단을 못 하는’ 세대이고, ‘50·60대 퇴직자와 실직자들은 할 일 없다고 산에나 가고 SNS에 험한 댓글만 달지 말고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으로 가야 할’ 대상이다. 정치권(야당)에는 ‘저게 정상인가 싶을 정도로 정신장애인이 많이’ 있으며, ‘5ㆍ18 유공자는 괴물’이다. 그들로서는 솔직한 마음이다. 그래 놓고 “젊은 세대를 겨냥해 발언한 게 아닌, 구조적인 문제를 지적한 것”이라고 주어를 갑자기 바꾸고, “신남방정책의 취지”라는 거창한 말로 억지 포장을 한다고 그 마음이 달라진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럴 의도는 없었다”는 말이 진심일지 모른다. 비난을 미리 염두에 두거나 계산하지 않은 마음이 넘쳐 저절로 나온 것이니까. 아이러니하게도 막말은 선(善)에 대한 집착이다. ‘나와 우리는 선하다’는 것을 강조하고 악을 숨기려는 것이다. 그것을 위해 다른 사람을 악으로 몰고, 그 악을 드러내려 한다. 내 눈의 들보는 그대로 두고, 남의 눈의 티만 빼려고 한다. “선을 이루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다”고 어느 신부는 말했다. 하나는 나 스스로 선해지는 것이고, 또 하나는 상대적으로 내가 조금 더 선해지기 위해 남의 악을 들춰내고 바꾸려는 것이라고. 둘 사이에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 하나는 내가 변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나는 변할 필요가 없이 남을 변화시키려는 것이다. 그는 “진정한 선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거짓의 나부터 변해야 한다. 자신을 변화시키지 않는 한 남을 변화시킬 수 없다”고 했다. 퇴계 선생이 ‘자성록’에서 말한 “기질을 바로잡는 일은 나에게 있지 남에게 있는 게 아니다”와 일맥상통한다. 더구나 나는 변하지 않는 그 선이 자기에게만 이롭고 남에게는 해롭다면. 맹자(孟子)는 “순임금과 도척의 차이는 다른 것이 아닌 이익을 추구하느냐, 선을 추구하는가에 있다”고 했다. 정부와 여당이 줄기차게 사방을 향해 부르짖는 적폐청산, 그것을 내세워 자신들의 적폐까지 ‘선’이라고 우기며 막말을 거침없이 쏟아내는 것이 순임금의 마음인지, 도척의 마음인지 그들 자신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깊이 성찰해 봐야 한다. “자기를 속이고, 남을 속이게 되면 결말에 가서 일이 뒤집어지는 것이 어찌 이상하다 하겠는가.” 퇴계 선생의 말이다. 해마다 3월이 돼 강의를 시작할 때, 신입생들에게 설문을 받는다. 나의 꿈, 내가 바라는 세상에 대해. 그들의 대답에 늘 놀란다. 그들은 어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지혜롭고, 선하고, 아름답고, 깊고, 넓다. 그동안 입시지옥에서 시달렸지만, 학교가 아닌 곳에서의 배움을 통해 세상을 보는 눈도 날카롭고 냉정하고 팽팽하다. 그들이야말로 이제 20대를 시작하는 우리나라 보통의 건강한 젊은이들이다. 그들이 ‘건강한 판단’을 하지 못한다고? 그런 눈과 마음을 가지고, 그것을 막말로 쏟아내는 사람들이야말로 오로지 자기 욕심에만 사로잡혀 ‘건강한 판단’을 못 하는 도척이란 소리를 들어야 할지 모른다. 자기 눈의 들보를 보지 않은 채 자신이 순임금이며, 자신의 악이 선이라고 착각하면서.
  • 날 풀리니 음식물 세균도 풀려… 추석 때 넣은 냉동실 굴비 버리세요

    날 풀리니 음식물 세균도 풀려… 추석 때 넣은 냉동실 굴비 버리세요

    작년 3월 42건…6·7·8월보다도 많아 황색포도당구균, 1시간 끓여야 파괴 빙과류 4개월 넘게 냉장고 두면 안 돼 쌈 채소 씻어 실온에 두면 균류 더 증가 손 청결·주방 용품 살균 소독으로 예방식중독은 여름철에 자주 걸리는 단골 질병 가운데 하나이지만 기온이 점점 오르는 겨울과 봄 사이에도 발병률이 높아 긴장을 늦춰선 안 된다. 지난해 3월 발생한 식중독은 42건으로 무더위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6월(30건), 7월(38건), 8월(39건)보다도 많았다. 날은 풀렸는데 아침저녁으로 쌀쌀하다 보니 아무래도 긴장감이 떨어져 위생관리를 소홀히 한 탓으로 보인다. 식중독은 최근 5년(2013~2017년)간 매년 평균 331건씩 발생했으며 이 중 25.1%(83건)가 봄에 몰렸다. 여름(32.0%, 106건)에 이어 발병률이 두 번째로 높다. 봄에는 아침저녁으로 날씨가 선선하지만 낮 동안 기온이 높아 식중독균이 잘 증식한다. 먹다 남은 국이나 찌개 등을 냄비째 베란다에 보관했다가는 세균이 자랄 대로 자라 배앓이를 하게 될 수 있다. 균은 상온에서 매우 빠른 속도로 증식하는데, 특히 어패류를 통해 감염되는 장염비브리오는 다른 균에 비해 증식력이 매우 좋아 최적의 조건이 갖춰지면 1000개의 균이 2시간 30분 내에 100만개 이상으로 늘어난다. 이 균은 살모넬라균과 함께 우리나라에서 식중독을 많이 일으키는 세균으로 꼽힌다. 보통 장염비브리오균과 살모넬라균은 60도에서 20분 이상 가열하면 죽지만 황색포도상구균이 내뿜는 독소는 내열성이 강해 100도에서 60분간 가열해야 파괴된다. 끓인 음식이라도 안심할 수 없다. 황색포도상구균은 육류와 육류 가공품, 우유, 크림, 버터, 치즈, 김밥, 도시락, 두부, 소스, 어육 연제품 등에서 주로 발견된다. 건강한 사람의 30%가 이 균을 보유하고 있으며, 손 등에 상처가 난 사람이 음식을 만들면 황색포도상구균이 식품으로 옮겨올 수 있다. 따라서 상처가 난 손으로 음식을 만들면 안 된다. 완전히 밀봉된 통조림도 반드시 익혀 먹어야 한다. 통조림이나 병조림에서도 클로스트리디움 보툴리늄균이란 식중독균이 발견되기 때문이다. 식중독균 중에는 4~5도의 냉장고에서 자랄 수 있는 저온세균도 있다. 오염된 육류와 생우유, 아이스크림 등을 통해 감염되는 여시니아 엔테로콜리티카균과 리스테리아 모노사이토제네스균이다. 리스테리아균은 저온은 물론 고(高)염도 음식에도 잘 적응해 성장한다. 우준희 서울아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10일 “냉장고를 과신하지 말고 조리된 음식을 섭취하되 가능하면 즉시 먹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냉동고도 세균 증식을 억제할 뿐 사멸시키지는 못한다. 냉동고에 음식을 보관할 때 보관 날짜 정도는 적어 두는 게 좋다. 얼려 판매하는 아이스크림도 냉동고에 4개월 이상 둬서는 안 된다. 오래 보관할 수 있는 고기도 마찬가지다. 다진 소고기와 돼지고기는 냉장(5도) 보관 때 이틀 내에 먹어야 하며 냉동(영하 18도) 보관해도 4개월을 넘기면 안 된다. 냉장 보관한 구이용 소고기는 닷새 안에는 먹어야 하고 냉동 보관한 것도 최대 1년까지만 괜찮다. 구이용 돼지고기는 소고기보다 보관 가능 기간이 짧다. 냉장 보관 땐 닷새 안에, 냉동 보관 땐 6개월을 넘겨선 안 된다. 냉장 보관한 닭고기는 이틀 내 먹고 냉동고에 뒀을 땐 최대 1년까지만 안전하다. 생선류의 보관 기간은 냉장에서 이틀, 냉동고에서 3개월이다. 따라서 지난 추석 명절 때 선물로 받은 굴비, 고등어 등은 아까워도 포기하는 게 건강에 이롭다. 대표적인 겨울철 식중독 바이러스인 노로바이러스는 심지어 영하 20도 이하의 낮은 온도에서도 오래 생존하고 단 10개의 입자로도 사람을 감염시킬 수 있다. 노로바이러스 환자가 겨울에 집중적으로 발생해 겨울에만 활동하는 바이러스로 오해할 수 있는데, 사실 계절과 상관없이 연중 어느 때나 식중독을 일으킨다. 겨울에 노로바이러스 식중독이 많이 발생하는 이유는 날이 추워 손 씻기 등 개인위생 관리에 소홀해지기 쉽고, 실내 활동이 늘어 사람 간 감염이 잘 되기 때문이다. 노로바이러스는 전염력이 매우 강해 사람에서 사람으로 쉽게 퍼진다. 주로 분변과 구토물을 통해 전염되며, 설사증세를 보이는 유아의 기저귀를 갈다 가족이 감염되는 일도 많다. 노로바이러스를 한 번 앓았던 사람은 증상이 회복된 뒤에도 최소 2주 이상 음식을 만들어선 안 된다. 식중독을 예방하려면 우선 세균이 번식하지 않도록 잘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익혀 먹지 않는 쌈 채소 등은 먹기 직전에 씻는 게 좋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부추와 케일을 씻고서 실온에 12시간 두자 부추에선 식중독균인 병원성대장균수가 평균 2.7배, 케일에선 폐렴간균이 평균 7배나 증가했다고 밝혔다. 반면 씻지 않고 실온에 둔 부추와 케일에서는 12시간이 지나도 식중독균이 증가하지 않았다. 식약처 관계자는 “세척 과정에서 채소류 표면에 원래 분포하고 있던 ‘상재균’ 군집의 평형이 깨져 유해균에 대한 방어 능력이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상재균은 외부에서 미생물이 침입하지 않도록 일종의 방어 장벽 역할을 하는 좋은 균이다. 만약 채소를 씻었다면 냉장보관해야 한다. 개인위생 관리도 중요하다. 외출하거나 더러운 것을 만지거나 화장실에 다녀온 뒤 손 씻기는 필수다. 손에 각종 균이 묻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재채기를 해 황색포도상구균이 음식에 들어가는 일이 없도록 감기 기운이 있는 사람은 마스크를 쓰고 요리하는 게 좋다. 장염비브리오균은 소금기 없는 물에 약하기 때문에 생선을 사온 뒤 수돗물에 잘 씻어 곧바로 냉장 보관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조리된 식품은 바로 먹고 어쩔 수 없이 냉장고에 뒀다면 다시 먹을 때 재가열해야 식중독을 막을 수 있다. 식품 위생만큼 중요한 것이 주방 위생이다. 젖은 행주를 펴서 말리지 않고 뭉친 상태로 12시간 놔두면 식중독균이 100만 배 이상으로 증식한다. 하루에 한 번 삶는 게 어렵다면 젖은 상태에서 전자레인지에 8분간 가열하거나 햇볕에 잘 말려 살균해 주는 게 좋다. 도마나 칼 손잡이 등은 소금으로 닦거나 끓는 물을 부어 소독한 뒤 햇볕에 말려야 한다. 대부분의 식중독은 세균에 직접 감염된 감염형, 세균이 분비한 독소로 인한 독소형으로 나뉜다. 김정욱 경희대 소화기내과 교수는 “감염형 식중독은 세균이 증상을 일으킬 때까지 자라는 시간이 필요하므로 섭취 후 증상 발생까지의 시간이 1~3일 정도로 긴 반면 독소형 식중독은 오염된 음식 섭취 후 수시간 내에 증상이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경미한 식중독은 대개 2~3일 내에 저절로 낫는다. 하지만 설사를 멈추겠다고 지사제를 함부로 먹으면 장 속 세균이나 독소를 배출하지 못해 증세가 악화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8년 지나도 아물지 않는 대지진의 상처들

    8년 지나도 아물지 않는 대지진의 상처들

    이재민 5만여명 아직도 임시숙소 생활 도호쿠 3개 현 주민 64% “심신 괴롭다”100만t 방사능 오염수 처리 ‘최고 난제’미야기, 이와테, 후쿠시마 등 일본 도호쿠 지역 3개 현을 중심으로 1만 5897명이 사망하고 2533명이 실종됐다. 이에 더해 재난에 따른 고통과 질병 및 자살 등으로 3701명이 추가로 목숨을 잃었다. 총 2만 2000여명에 이르는 막대한 인명피해와 천문학적 규모의 재산피해를 냈던 동일본대지진이 11일로 발생 8년을 맞았다. 2011년 3월 11일 오후 2시 46분 미야기현 동남쪽 바다에서 발생한 리히터 규모 9.0의 지진과 쓰나미(지진해일)는 직접 피해를 본 지역은 물론이고 ‘잃어버린 20년’으로 대표되는 쇠락의 상실감에 허덕이던 일본 사회 전체에 거대한 충격을 몰고 왔다. 최대 20m 높이의 쓰나미가 사람과 육지를 집어삼켰고, 후쿠시마 원전 핵연료가 녹아내리며 폭발이 발생, 방사성 물질이 누출됐다. 인명피해가 가장 컸던 미야기현의 경우 사망 9542명, 실종 1219명, 추가 관련사망 985명 등 전체 인구 200명 중 1명꼴로 목숨을 잃었다. 5만 1778명의 이재민이 8년이 흐른 지금도 집에 돌아가지 못하고 정부에서 지어 준 가설주택이나 친척집 등에서 이재민 생활을 하고 있다. NHK가 8년 사이의 인구 변화를 파악한 결과 직접 재해가 닥쳤던 35개 지방자치단체 중 20곳의 인구가 10% 이상 줄어들었고 7곳에서는 20% 이상 감소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지난 9일 이와테현을 방문해 “정부가 하나가 돼 대응하기 위해 부흥청 후속조직을 설치해 모든 힘을 기울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복구가 더디게 진행되면서 피해주민들의 불만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NHK가 도호쿠 3개 현 주민 1608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65.6%가 “계획대로 부흥이 진행되지 않고 있다”고 응답했다. 64.3%는 “대지진에 따른 심신의 영향이 남아 있다”고 답했다.후쿠시마 원전 폐로작업은 극히 지지부진하다. 30~40년 후에나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100만t에 이르는 방사능 오염수 처리는 최고의 난제다. 전력당국은 오염수를 바다에 방출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지만 일본 내에서는 물론 한국 등에서도 반발하고 있다. 방사능 오염 제거에 사용된 1400만㎥의 오염토 처리도 문제다. 이런 가운데 일본경제연구센터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 수습에 적게는 35조엔(약 357조원), 많게는 81조엔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경제산업성이 2016년 발표한 추산액의 최대 4배에 가까운 규모다. 사고 직후 민주당 정권은 ‘원전 제로’ 정책을 선언했지만 2012년 집권한 자민당의 아베 정권은 원전 재가동 정책을 펴고 있다. 지난해에는 2030년까지 원자력이 전체 발전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기존대로 20~22%로 유지하기로 하면서 우려와 반발을 사고 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76%가 병원 객사…이제는 ‘더 나은 죽음’ 생각해야

    76%가 병원 객사…이제는 ‘더 나은 죽음’ 생각해야

    한국인 10명 중 9명이 객사(客死)한다. 악담이 아니다. 현실이다. 28만 5000명. 2017년 사망한 한국인 수다. 그러나 집에서 임종을 맞이한 이들은 4만 1000명(14.4%)에 그쳤다. 언제부턴가 우리나라에선 병원에서 임종을 맞이하는 게 자연스러운 현상처럼 됐다. 실제로 병원에서 숨을 거둔 이들은 같은 해 21만 7000명(76.2%)이다.의료기술 발달로 갑작스럽게 죽음을 맞는 사람은 줄어들었다. 임종기 환자에겐 일종의 인저리 타임이 생겼지만, 늘어난 시간의 질까지는 높이지는 못했다. 최악의 경우 임종 직전까지 치료에만 매달리다가 가족과 마무리할 시간도 없이 죽음을 맞이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임종기가 길어지면서 고통을 견뎌야 하는 시간도 늘었다.지난해 연명의료결정법이 시행된 이후 무의미한 연명의료는 조금씩 줄어들고 있다지만, 말기 환자 5만명가량은 여전히 중환자실에서 인공호흡기에 의지하다가 삶을 마감한다. 더 나은 죽음을 준비하기보다는 죽는 순간까지 죽음을 치료하겠다고 매달리기만 하는 나라, 대한민국의 자화상이다. 병원에서 죽음을 맞는 한국인, 이른바 병원 객사자 수는 사망장소 통계를 낸 1990년대 초반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런 현상은 과연 자연스러운 걸까. 2002년까지만 해도 병원 객사(43.4%)보다 재택 임종(45.4%)이 더 많았다. 그러나 다음해 역전된 이후 차이는 계속 벌어지고 있다. 2004년 재택 사망자 비율은 38.8%에서 2017년 14.4%로 줄었고, 병원 사망자 비율은 46.6%에서 같은 기간 76.2%까지 상승했다. 특히 암 환자가 병원에서 사망하는 비율은 압도적이다. 2017년 병원에서 사망한 암 환자 비율은 92.0%, 자택은 6.3%였다. 죽음이 임박한 환자는 거동이 불편하고 수발을 들어야 하기에 집에서 돌보기 부담스럽다. 가족 수가 적고 맞벌이하는 가정에선 더더욱 그렇다. 환자들도 가족에게 부담을 주고 싶지 않아 집을 떠나 병원으로 간다. 문제는 병원에 오는 순간 죽음은 치료 대상이 된다는 점이다. 더는 치료할 수 없는 상태인데도 의사들은 환자를 포기할 수 없다. 의대에서 포기하는 방법을 배운 적도 없고, 치료를 포기하는 건 의무를 저버리는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의학적으로는 무의미하더라도 치료 자체를 중단하기는 매우 어렵다. 지난해 2월부터 연명의료 중단 시행으로 1년간 3만 6000명이 무의미한 연명의료를 중단했다. 그러나 한 해에 만성 질환으로 23만명가량이 사망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여전히 10명 중 9명은 죽음을 치료하다가 굴복당하는 셈이다. 호스피스·의료윤리 분야의 권위자인 허대석 서울대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병원 객사는 부정적인 면도 크다. 우리 사회는 고도 경제성장으로 ‘Yes you can!(그래 할 수 있어!)’이란 문화가 지배하고 있는데, 그러다 보니 암으로 죽는 걸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게 아니라 이를 실패로 받아들이고 있다”면서 “환자, 가족, 의사도 열심히 노력을 안 해서 죽는 것으로 받아들이면 모두가 불행할 수밖에 없다. 죽음을 자연현상이라 받아들여야 하는데 의료 집착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고윤석 서울아산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우리는 사실상 식물인간 상태 수준의 뇌질환이나 패혈성 쇼크로 인한 심정지가 발생했을 때 인공호흡기나 항생제로 치료를 하겠다는 비율이 76%에 이른다”면서 “같은 유교권 국가는 7%에 머물러 있는 점을 비교하면 매우 높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병원에서 사망한다고 통증 조절이 잘되는 것도 아니다. 말기 환자들이 죽음보다 더 두려워하는 것은 통증이다. 하지만 여전히 우리나라는 마약성 진통제를 사용하는 데 극히 보수적이다. 통증정책연구그룹(Pain & Policy Studies Group)이 발표한 2017년 국가별 마약성 진통제 소비량을 보면 우리나라의 1인당 마약성 진통제 소비량은 연간 55㎎이다. 경제협력기구(OECD) 평균 258㎎과 미국 678㎎와는 비교 자체가 안 되는 수준이다. 윤영호 서울대 가정의학과 교수는 “지속적인 통증은 삶을 붕괴시킨다. 이 상태가 지속하면 삶의 의미를 잃어버리게 된다”면서 “그럼에도 환자와 가족은 통증관리에 필수적인 마약성 진통제의 사용에 대해서는 주저한다. 의료진도 환자에 대한 통증평가나 마약성 진통제에 대한 지식이 부족해 마약중독과 부작용에 대한 우려를 하고 부정적 태도를 보인다”고 지적했다.말기 환자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견딜 수 없는 고통이 턱밑까지 차오르지만 나을 수 있다는 희망은 꺾이면서 극단적 선택을 하는 것이다. 2016년 국내 자살자는 1만 3020명. 이 가운데 2768명(21.3%)은 ‘육체적 질병’ 문제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정신 질병 문제(36.2%), 경제생활 문제(23.4%)에 이어 자살 동기 중 세 번째다. 특히 고령일수록 육체적 질병 문제로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이들의 비율은 높았다. 31~40세는 2.9%, 41~50세는 8.9%에 그쳤지만, 51~60세는 16.6%, 61세 이상은 46.0%에 이르렀다. 61세 이상에서는 자살 동기 중 육체적 질병 사유가 가장 높다. 또 중앙자살예방센터가 2017년 응급실에 실려온 자살 시도자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육체적 질병으로 고통받고 있다는 답이 절반가량이었다. 응답자 9451명 중 신체적으로 건강하다고 답한 이들은 58.0%(5486명)였다. ‘일상생활에 지장을 초래하는 만성질환 또는 지속하는 장애’는 26.4%(2498명), ‘일상생활에 지장이 별로 없는 만성질환 또는 지속하는 장애’가 13.6%(1282명), ‘최근 급성질환’ 2%(185명)였다. 더 큰 문제는 우리 사회에서 존엄한 죽음에 대한 진지한 논의도 사회적 합의도 없다는 점이다. 한때 ‘웰다잉’ 열풍이 불었지만, 사회적 합의나 국가 정책으로 나아가진 못했다. 대부분의 한국인은 지금도 당장 먹고살기에 바빠 죽음에 대한 생각을 못하다 말기 환자가 돼 병원에서 치료에 매달리다 사망한다. 이 과정에서 가족과 지인들에게 작별인사를 할 여유는 당연히 없다. 윤영호 교수는 “치료가 불가능한 질병으로 고통받는 환자를 포기하는 게 아니라 돌보는 것으로, 죽음은 개인과 가족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와 사회가 책임지는 것으로 패러다임의 전환되야 한다”면서 “연명의료 중단 제도가 시행된 지 1년이 지났지만, 우리 사회에서 달라진 건 아무것도 없다. 이를 위해 정부의 예산과 인력이 얼마나 투입됐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탐사기획부 tamsa@seoul.co.kr 탐사기획부 유영규 부장, 임주형·이성원·신융아·이혜리 기자
  • 죽음, 두렵지요 하지만 ‘끝’은 선택하고 싶어요

    죽음, 두렵지요 하지만 ‘끝’은 선택하고 싶어요

    모두에게 죽음은 두렵다. 인간은 죽음이 피할 수 없는 것이란 걸 깨닫고 두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 종교가 생기고 철학이 발달한 이유다. 의료기술 발달로 수명이 늘어나자 또 다른 두려움도 생겼다. 병상에 누워 주렁주렁 의료기기를 달고, 고통과 고독 속에서 죽음을 맞아야 하는 공포다. 억지로라도 생명을 늘리려다 보니 존엄하지 않은 마지막 삶을 강요받는 대가를 치르는 것이다. 서울신문은 죽음을 받아들일 준비를 하고 있는 암 환자 3명을 만났다. 죽음을 앞둔 상태에서 무엇이 가장 고통스럽고 두려운지를 물었다. 이들은 죽음에 대한 두려움보다는 죽음에 이르는 과정에 대한 공포가 더 컸다. 그간 삶에서 숱한 선택을 스스로 해 왔듯이 죽음도 선택할 권리가 있는 게 아닌지 되물었다.■간암 투병 중인 73세 황정숙씨 2007년의 일이었다. 부엌에서 갈비탕을 끓이던 황정숙(73·여)씨는 갑자기 하혈을 하며 쓰러졌다. 동네 병원에선 “암인 것 같은데, 좀 애매하다고”만 했다. 대학병원에서 대장 기스트(GIST·희귀 암의 일종)라는 걸 알게 됐다. 영정사진을 찍으며 마음의 준비를 했다. 다행히 수술이 잘 끝났고, 건강을 회복한 듯했다.하지만 2015년 다시 청천벽력 같은 진단을 받았다. 암세포가 간으로 전이됐다. 간을 3분의1이나 잘라 냈다. 또 암세포가 번질지 모르니 항암제를 먹어야 한다고 했다. 항암제를 먹었던 8개월 황씨는 죽는 게 낫다고 표현할 수밖에 없는 고통에 시달렸다. 머리카락이 빠지고 얼굴이 퉁퉁 부었다. 손바닥은 갈라져 피가 났다. 하는 수 없이 장갑을 끼고 살았다. 급기야는 발바닥까지 망가져 걸을 수가 없었다. “설설 기어다녔어요…. 사는 게 아니었죠. 그런데 다른 환자가 그 약을 먹은 뒤에도 병이 심해져 결국 죽더군요. 그때 결심했죠. ‘먹지 말자’. 독한 약에 시달리며 지옥 같은 삶 살아서 뭐해요.” 황씨가 항암제를 끊은 지 벌써 3년이 됐다. 다행히 일상생활을 하는 데는 지장이 없다. 가끔 배가 아프긴 하다. 그래도 가족들에게 말하지 않는다. 병원에 가라고 하는 게 싫기 때문이다. 황씨는 병이 심해지거나 다른 장기로 전이되더라도 항암제는 절대 먹지 않겠다고 했다. 진통제로 버틸 수 있는 데까지 버티다 삶을 마칠 생각이다. “물론 저도 죽음이 두려워요. 하지만 죽음에 대한 생각이 조금씩 바뀌고 있습니다. ‘끝’도 결국 제 삶의 일부예요. 가족들과 즐겁게 살았던 때를 생각하며…, 내가 갈 때를 알고 준비도 하면서…, 잘못한 일 있으면 회개도 하고…. 그렇게 죽음을 맞이하는 게 약으로 연명하는 것보다 더 의미 있다고 생각해요.” 황씨는 얼마 전 14년간 키우던 개를 안락사시켰다. 자식 같이 키우던 개라 끝까지 돌보려 했지만 수의사가 안락사를 권했다. 수의사는 “개가 말기암 환자보다 고통이 심할 것”이라며 “안락사시키는 게 개를 위하는 길”이라고 했다. 황씨는 결국 펑펑 울며 승낙했다. “저도 주사 맞으며 자는 것처럼 편하게 가고 싶어요. 개도 안락사를 할 수 있는데 사람은 그럴 수 없는 현실이 참 아이러니해요.” 황씨는 처음엔 가명 인터뷰를 원했다. 하지만 실명으로 이야기하는 게 더 진심을 전할 수 있다고 하자 흔쾌히 응했다. “꼭 가족 품에서 임종을 맞고 싶은 건 아닙니다. 혼자 있는 곳에서 가도 상관없어요. 다만 제 죽음만큼은 제가 관리하고 싶어요. 병원에서 (안락사를) 끝내 허용해 주지 않으면, 스스로라도…. 나라가 제 삶의 질을 책임질 거 아니면 마감을 선택할 권리라도 줘야 하는 거 아닌가요….”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이혜리 기자 hyerily@seoul.co.kr ■25년 암과 싸우는 66세 정판배씨 “젊을 때는 죽음에 대해서 생각을 해 본 적이 없는데···눈앞에 닥치니 너무 두렵고 캄캄하더라고요. 몇 번이나 죽음의 문턱에 서 보니 죽음을 미리 준비하게 됐어요. 다음엔 좀더 의연하게 받아들일 겁니다. 임종 전 고통이 심한 환자에게는 안락사도 필요하다고 봐요.”지난달 19일 서울 서초구의 한 빌딩 관리사무소에서 만난 정판배(66)씨는 지난 25년간 암과의 전쟁을 치러 왔다. 1994년 마흔 한 살에 위암 3기 판정을 받았다. “상상도 못했죠. 다들 죽는다고 했어요.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아들을 생각하니 세상이 무너지더라고요.” 당시 정씨는 육군 중령이었다. 정기 건강검진에서 암덩어리를 발견했다. 당시 위암은 국내 암 사망률 1위에 해당하는 무서운 병이었다. 위 전체를 절제해 식도와 소장을 연결하는 대수술을 받았다. 하지만 암은 이후에도 정씨 곁을 맴돌았다. 수술 5년 뒤엔 만성골수성 백혈병이, 그 뒤엔 대장암이 생겼다. “수시로 팔다리에 마비와 경련이 와요. 마비가 오면 커피포트에 물을 끓여서 손을 집어넣어요. 그래야만 풀리거든요.” 정씨 얼굴은 지나치게 창백하고, 늘 부어 있다. 손에는 붕대가 감겨 있었다. 피부와 뼈는 유리처럼 약해졌다. 뭔가와 스치기만 해도 상처가 나고 다친다. 언제 경련이 올지 몰라 응급처치를 위해 뿌리는 파스를 두 통씩 들고 다닌다. 10년 넘게 복용 중인 백혈병 치료제 부작용이다. 수술 후유증도 심각하다. 시시때때로 음식물과 담즙이 식도까지 올라오는 통에 정씨의 목은 항상 헐어 있다. 수술 후엔 한 번도 반듯하게 누워 본 적이 없다. “또다시 병이 찾아오면 치료를 하지 않고 편안한 임종을 맞을 겁니다. 항암 치료의 부작용과 고통 속에 사는 날을 하루하루 연장하는 건 이제 저에게 무의미해요. 어머니를 보내 드리며 결심이 더 확고해졌어요.” 지난해 어머니의 죽음은 정씨가 존엄한 죽음을 결심하는 큰 계기가 됐다. 당시 아흔 넷인 어머니는 노환으로 신체 기능이 떨어지고 면역력이 약해지면서 피부가 괴사했다. 다리가 썩어 들어갔지만 노모는 고통조차 제 입으로 표현하지 못했다. 매일 소리 없는 비명을 지르며 노모는 결국 고통 속에서 패혈증으로 사망했다. 정씨는 담즘 역류를 완화해 주는 수술을 제안받았지만 거절했다. 그만 발버둥 치고 싶다는 생각에서다. “결국 죽는 건 개인의 주관대로 충분히 생각하고 결정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봐요. 너무 고통스럽지 않게. 그저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그저 편안하게 눈을 감는 게 내가 꿈꾸는 마지막 소원입니다.” 이혜리 기자 hyerily@seoul.co.kr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기스트 고위험 앓는 40세 이지연씨 “일상이 갈등의 연속이에요. 다시 병이 안 나려면 적당히 해야 하는데, 몸이 조금씩 좋아지니까 더 일하고…. 열심히 하다 보면 또 이러다 병나겠네, 하면서 조심하게 되고…. 아프지 않으면 하지 않았을 고민들을 항상 하게 돼요.” 지난달 16일 만난 기스트(희귀성 암의 일종) 고위험 환자인 이지연(40·여)씨는 “병이 언제 재발할지 모르기에 늘 죽음에 대해 생각한다”면서 “그게 건강한 사람과 아파 본 사람의 차이”라며 입을 뗐다. 서울에서 직장 생활을 하던 이씨는 매일 아침 6시에 나와 운동하고 출근할 정도로 부지런했고, 주말에는 승마, 골프, 보드 등 취미 생활을 하느라 쉴 틈이 없었다. 젊고 건강하다고 생각했지만 병은 예상치 못한 순간에 찾아왔다. 2015년 초 갑작스레 쓰러져 실려 간 병원에서 기스트 진단을 받았다. 위에서 생긴 종양이 간으로 전이된 상태였다. 1년간 약물치료를 한 뒤 이듬해 위 전체와 간 일부를 절제하는 수술을 받았다. 죽음을 떠올리게 하는 극심한 고통은 정작 수술 이후 시작됐다. 1년 내내 구토와 설사가 반복됐다. 어지러워서 움직일 수도, 먹을 수도 없었다. “너무너무 아프니까 병원에 왜 창문이 없는지 알겠더라고요. 차라리 죽는 게 낫다는 말을 이해했어요. 지켜보는 부모님이 안 계셨더라면 못 버텼을 거예요.” 1년여에 걸친 재활 끝에 건강을 다소 회복했지만 삶에 대한 생각은 크게 바뀌었다. 이씨는 “다음에 또 병이 재발하면 그땐 수술 대신 안락사를 선택할 것”이라고 했다. 미혼인 이씨가 걱정하는 건 단순히 돌봄이나 경제적 차원의 문제는 아니다. 그는 “언젠가 가족이 없는 상태에서 제 의지가 아닌 다른 사람들의 뜻에 따라 떠돌아다니고 싶지 않다”면서 “정신이 있을 때 제가 제 삶을 결정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안락사에 동의한다”고 말했다. 그는 안락사를 반대하는 사람들에 대해 “고통이란 자체가 남과 비교할 수 없는 것인데, 사회가 내 고통의 경중을 따지거나 판단한다는 게 좀 화가 난다”고 덧붙였다. 이씨는 ‘스위스행’도 생각 중이라고 했다. 그는 같은 병을 앓는 지인에게 ‘스위스에선 외국인 안락사가 가능하다’는 얘기를 듣고서 외려 희망이 생겼다고 했다. “제가 선택할 수 있는 길이 여러 가지가 있으면 좋겠어요. 전 여기 있으면 그냥 고통스럽게 죽는 것밖에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잖아요. 하지만 언제든 제가 택할 수 있는 선택지가 있다는 사실은 지금을 더 열심히 살 수 있는 동기가 됩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여야 4당 “박근혜 사면 요구는 퇴행의 길” 한국당 “탄핵문제 정치적으로 이용 말라”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2주년을 맞은 10일 최근 한국당 내에서 제기된 ‘박 전 대통령 사면론’을 강하게 비판했다. 반면 한국당은 정부·여당이 탄핵 문제를 정치적 도구로 이용하고 있다며 반발했다. ●홍익표 “극우 지지층 결집 노리는 행태”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한때 ‘진박(진짜 친박) 감별’ 논쟁까지 벌이며 박 전 대통령과 함께한 한국당은 전당대회를 거치며 탄핵을 부정하더니 급기야 형이 확정되지도 않은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사면을 운운하고 있다”며 “제1 야당의 품격은 찾아볼 수 없고 오로지 극우 지지층의 결집만을 노리는 근시안적 퇴행의 길을 가는 꼴”이라고 밝혔다. ●김관영 “지금 사면 얘기하는 건 정치 공세”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이명박 전 대통령은 사면된 게 아니라 재판부의 종합적 판단에 의해 조건부 보석 석방이 된 것”이라며 “지금 한국당이 박 전 대통령 사면 얘기를 하는 것은 지나친 정치공세”라고 지적했다. ●박주현 “한국당 반성은커녕 시대 역행” 박주현 민주평화당 수석대변인은 “지금도 국민은 제대로 된 적폐청산이나 개혁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느끼고 있는데 한국당은 반성은 커녕 시대를 역행하고 있다”고 했다. 정호진 정의당 대변인은 “탄핵은 고작 2년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한국당은 탄핵 부정과 박 전 대통령 사면을 거론하며 ‘박근혜 그림자’를 자처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교안 “이젠 미래 향해 새출발해야”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정말 안타까운 사태가 있었지만 이제는 우리가 미래를 향해 새 출발할 수 있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김현아 한국당 원내대변인은 “대통령과 민주당은 탄핵을 여전히 국민의 분노와 상처를 자극하는 대상으로만 활용하고 있는데 이제 그만 탄핵열차라는 과거에서 벗어나 국민과 함께 미래를 향해 걸어가길 바란다”고 했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 서울 도심서 흉기 휘둘러 다치게 한 50대 남성 체포

    서울 도심서 흉기 휘둘러 다치게 한 50대 남성 체포

    한 남성이 서울 도심에서 행인들을 향해 흉기를 휘두르다 경찰에 체포됐다. 서울 성북경찰서는 특수상해 혐의로 A(55)씨를 붙잡아 수사하고 있다고 오늘(10일) 밝혔다. A씨는 오늘 오전 11시 30분쯤 서울 성북구 성신여대역 인근에서 B씨 등 3명에게 흉기를 휘둘러 이 중 2명을 다치게 한 혐의를 받는다. 다친 이들은 얼굴과 목 등에 상처를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범행 직후 A씨는 성북구청 로비로 이동해 로비에서 C씨 얼굴에 허리띠를 휘둘러 다치게 했다. 또 구청 인근에서 행인 D씨에게 흉기를 휘둘렀으며 이를 말리던 E씨를 주먹으로 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다행히 D씨는 별다른 상해를 입지 않았다. A씨는 구청직원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체포 당시 A씨는 술에 취한 상태는 아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를 상대로 정확한 범행 동기와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박근혜 탄핵 2년…윤창중 “댓글 공작으로 권력 찬탈”

    박근혜 탄핵 2년…윤창중 “댓글 공작으로 권력 찬탈”

    박근혜 전 대통령이 헌법재판소로부터 파면 선고를 받은 지 2년이 되는 날인 10일 서울 도심에서는 탄핵 무효를 주장하는 ‘태극기 집회’가 열렸다. ‘박근혜 대통령 무죄 석방 1000만 국민운동본부’(석방운동본부)는 이날 오후 1시 30분쯤 서울역 광장에서 집회를 열었다. 집회 측 추산 2만여명의 참가자는 ‘탄핵 무효’라고 적힌 근조 리본을 가슴에 달고 “탄핵 무효”, “즉각 석방” 등의 구호를 외쳤다. 집회 장면을 휴대전화로 촬영하며 유튜브 생중계를 하는 이들도 있었다. 집회에 참석한 대한애국당 조원진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은 거짓탄핵, 불법탄핵, 사기탄핵”이라며 “거짓과 선동, 음모로 날조된 사기탄핵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자유한국당 홍문종 의원은 “어제 감옥에 계신 박 대통령으로부터 ‘조원진 대표와 애국시민들에게 감사하다’는 전언이 있었다”며 “여러분과 함께 박근혜 대통령의 명예회복을 위해 전진하겠다”고 말했다.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은 “헌법재판소는 문재인에게 권력을 물어 갖다 바친 사냥개다. 문재인 대통령은 댓글 공작으로 박 대통령의 권력을 찬탈한 가짜 대통령”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서울역 앞 광장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에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심판을 맡았던 헌법재판소 재판관들의 얼굴을 띄어놓고, 재판관을 한 명씩 호명하며 ‘탄핵 8적’이라는 이름을 붙이기도 했다. 이들은 오후 3시부터 헌법재판소가 있는 안국역으로 행진했다. 여당은 이런 주장에 강력 반발했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박 전 대통령 탄핵은 대한민국의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적 가치를 다시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며 “그러나 박 전 대통령과 함께한 한국당은 탄핵을 부정하더니 급기야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운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박근혜 파면 2년, 국정농단의 어두운 역사를 국민과 함께 딛고 일어서 국정농단 사태가 남긴 화제를 해결해 나가는 국회의 모습을 국민께 보여드릴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개혁과제 완수를 다짐했다. 같은 당 권미혁 원내대변인도 “촛불이 던진 물음에 정의롭고 공정한 대한민국으로 대답할 책임은 국회에 있다”며 “특히 제1야당에서 나오는 탄핵부정과 사면 등의 발언은 미래를 향해 나아가야 할 시점에 많은 충격과 우려를 낳고 있다”고 했다.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는 페이스북 글에서 “‘대통령 박근혜를 탄핵한다’는 선고를 들으면서 눈시울을 붉혔던 때가 생각난다”며 “민심이 제대로 반영되는 선거제도 개혁과 제왕적 대통령의 권력을 분산하는 개헌은 우리가 꼭 이뤄야 할 과제”라고 강조했다. 민주평화당 박주현 수석대변인은 “탄핵 2년간 정치권과 정부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탄핵 주역 세력은 여전히 개혁의 발목을 잡고 있고, 정부는 개혁과 민생문제 해결에 성과를 보여주지 못했다”며 “여야 4당은 선거제개혁과 민생입법을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절차)에 올려야 하고, 한국당은 비정상적 언행을 당장 멈춰야 한다”고 비판했다. 정의당 정호진 대변인은 “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 입에서 거론된 박근혜 사면은 촛불혁명에 대한 불복이자 거부이자 ‘도로 친박당 선언’”이라며 “국민을 두려워한다면 한국당 지도부는 국정농단 부역과 방조에 대한 책임을 통감해야지 친박 세력 모으기에 ‘올인’할 때가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한국당 김현아 원내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한국당은 이날의 아픔과 상처, 그리고 교훈을 잊지 않겠다”며 “대통령과 민주당도 이제 그만 ‘탄핵 열차’라는 과거에서 벗어나 국민과 함께 미래로 걸어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윤균상, “희생 필요..이런 사람은 키우지마” 반려견 주의 당부 [전문]

    윤균상, “희생 필요..이런 사람은 키우지마” 반려견 주의 당부 [전문]

    배우 윤균상이 반려묘를 키우는 것에 주의를 당부하는 글을 게재해 화제다. 윤균상은 9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반려묘 사진들을 게재하며 “‘나 혼자 산다’ 예쁘게 잘 봐주셔서 감사드린다”로 시작하는 장문의 글로 출연 소감과 함께 반려묘를 키우는 것에 주의를 당부하는 글을 올렸다. 윤균상은 “제가 조심스럽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며 “저희 아이들 예쁘게 보셨나. 혹시 털 날리고 시간을 할애하는 부분들도 보셨나. 방송이라 짧아 보이셨을지도 모르지만, 반려동물을 키운다는 게 굉장히 큰 결심이 필요하고, 많은 시간이 필요하고 희생을 강요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건강이 나빠질 수도 있고 시간을 뺏길 수도 있고 수집이라던지 취미 생활을 포기해야 할 수도 있다”며 “방송을 보고 저 때문에 고양이를 분양받고 싶단 생각이 들었고, 그 때문에 제 인스타에 오셨다면 이 글을 보고 부디 그 생각을 접으시길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또한 윤균상은 “순간적 충동으로 분양받아 아이들을 상처 주고 죽이지 말아 달라. 없던 알레르기도 생기고, 상처도 생기고, 병원비도 보험이 없어 굉장히 많이 든다”며 “잔을 깨고, 그릇을 깨고, 스트레스 받으면 배변 실수도 하고, 고양이는 살갑게 곁을 막 내주지 않는다. 사람을 키운다는 생각으로 고민하고 신중하게 결심하시고 아이들을 가족으로 맞아주시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한편 윤균상은 지난 8일 오후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나 혼자산다’에 게스트로 출연해 반려묘와 함께 하는 일상을 공개했다. 이하 윤균상 글 전문 ‘나혼산’ 예쁘게 잘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아 제가 조심스럽게 하고 싶은 말이 있어서요. 저희 아이들 예쁘게 보셨나요? 혹시 털날리고 시간을 할애하는 부분들도 보셨나요? 방송이라 짧아 보이셨을지도 모르지만 반려동물을 키운다는 게 굉장히 큰 결심이 필요하고 많은 시간이 필요하고 희생을 강요합니다. 건강이 나빠질 수도 있고 시간을 뺏길 수도 있고 수집이라던지 취미생활을 포기해야 할 수도 있지요. 방송을 보고 저 때문에 고양이를 분양을 받고 싶단 생각이 들었고 그 때문에 제 인스타에 오셨다면 이글을 보고 부디 그 생각을 접으시길 부탁드립니다. 순간적 충동으로 분양받아 아이들을 상처주고 죽이지 말아주세요. 없던 알러지도 생기고 상처도 생기고 병원비도 보험이 없어 굉장히 많이 듭니다. 잔을 깨고 그릇을 깨고 스트레스 받으면 배변 실수도 하고 고양이는 살갑게 곁을 막 내주지 않아요. 사람을 키운다는 생각으로 고민하고 신중하게 결심하시고 아이들을 가족으로 맞아주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사진 = 서울신문DB 연예부 seoule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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