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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습재판으로 ‘명성’ 되찾나

    세습재판으로 ‘명성’ 되찾나

    “세습은 불법” “법적 하자 없는 청빙” 찬반 양측 첨예한 대립 속 폭력 사태 지지측, 대표기도 장로 화상 입히고반대측 시위대에 낫 휘둘러 입건도 재판국, 교회 측에 손 들어줘도9월 총회에서 재론 여지 가능성‘세습은 엄연히 교단법을 어겨 불법이다.’ vs ‘교인들도 인정한 청빙인 만큼 문제될 게 없다.’ 다음달 16일 명성교회 목회직 세습에 대한 재판 최종선고를 앞두고 찬반 양측이 날카롭게 대립하고 있다. 세습 반대 측은 이번 재판을 ‘세습을 저지할 마지막 절차’라며 명성교회 측과 총회 재판국을 압박하고 있고 명성교회 측은 여전히 ‘법적 하자가 없다’며 강경하게 맞서는 형국이다. 그런 첨예한 대치 속 폭력사태가 잇따라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예장통합) 교단에 속한 명성교회는 등록 교인수 10만명을 자랑하는 세계 최대의 장로교회로 꼽힌다. 예장통합을 대표하는 교회인 이 교회가 분란에 휩싸인 건 지난해 8월 예장통합 총회 재판국이 명성교회의 김하나 목사 청빙을 허락한 서울동남노회 결의가 유효하다는 결정을 내리면서부터였다.창립자 김삼환 목사의 대를 잇는 목회 세습에 대한 거센 비판이 일자 지난해 9월 통합총회 제103회 정기총회에서 ‘은퇴한 목사의 자녀도 세습방지법 대상에 해당한다’는 헌법 해석을 내렸고 새롭게 구성된 총회 재판국이 지난해 12월 재심을 개시했다. 하지만 이후 재판은 답보 상태에 빠졌고 특히 총회 임원회 등이 ‘중립을 지켜야 한다’는 명분을 내세워 미온적인 입장을 보여 왔다. 이에 교회 세습을 반대하는 개신교 단체들과 명성교회 신도들은 총회의 결의 사항을 이행하라며 거세게 반발했다. 지난달 24일 장로회신학대 학생과 교수 300여명은 장신대에서 명성교회까지 행진하며 ‘세습 철회’를 요구하는 가두시위까지 벌여 일반인들의 관심을 받았다. 이런 상황에서 세습 혹은 청빙을 지지하는 측의 폭력 사태가 빈발하고 있다. 지난 2일 명성교회에서 주일예배 대표기도를 한 정모 장로에게 기도 내용을 문제 삼은 교회 지지 측 장로들이 뜨거운 음료를 던져 화상을 입혔다. 정 장로는 당시 “지난 2년 동안 우리 교회는 너무 많은 아픔과 상처를 받아 우리의 많은 친구들이 그 아픔을 견디지 못해 교회를 떠났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교회 세습 지지 측은 총회 재판국의 재심일이 다가오면서 더욱 거세게 세몰이에 나서는 양상이다. 지난 16일 현 명성교회 장로인 김충환 전 한나라당 의원이 명성교회 앞에서 세습 철회를 요구하는 시위대에 낫을 휘둘러 경찰에 입건됐다. 사건 사흘 전에는 사실상 명성교회 부자세습을 옹호하는 단체인 ‘예장통합 정체성과 교회수호연대’(예장연)가 서울 한국기독교회관에서 기도회를 열고 “김하나 목사를 청빙했을 뿐 세습이 아니다”라며 명성교회 옹호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현재로선 재판국이 어느 쪽의 손을 들어줄지 안갯속에 빠져 있다. 이와 관련해 장신대 학생들과 교수들은 예장통합 산하 7대 신학대 학생대표기구가 연명한 성명을 발표, 총회 재판 이전까지 총회 임원회 등에 공식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성명엔 “세습을 철회하는 것이 명성교회와 한국교회가 사는 길”이라고 명시했다. 이에 대해 명성교회 측은 피고가 없기 때문에 재심 소송이 각하돼야 한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달 16일 총회 재판국의 최종선고로 명성교회 세습 문제는 종지부를 찍게 된다. 현재로선 결과를 예단하기 어렵다는 게 개신교계의 일관된 관측이다. 재판국의 선고는 예장통합 총회에서 승인을 거쳐 최종 확정된다. 재판국이 명성교회 측의 손을 들어준다 해도 오는 9월 예장통합 제14회 총회에서 재론의 여지는 있다. 교회개혁실천연대 집행위원인 박득훈 목사는 “지난해 총회에서 세습 반대의 목소리가 높았지만 지금은 기류가 많이 달라졌다”며 “일단 총회 재판국의 결정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유치원서 수차례 깨물린 아이… “가해 아이 부모·원장·교사 함께 배상하라”

    유치원서 수차례 깨물린 아이… “가해 아이 부모·원장·교사 함께 배상하라”

    #원고 vs 피고 A양과 부모 vs B군의 부모, C유치원 원장 및 교사 지난해 4월 경기도 한 유치원에서 만 6세반에 다니던 A양은 예기치 않은 사고를 당했습니다. 담임교사의 인솔로 반 아이들과 함께 ‘역할방’으로 이동하다가 5세반 아이들이 있던 ‘놀이방’으로 이탈했는데 거기서 5세반 B군에게 양쪽 손목과 팔, 오른쪽 볼 등을 깨물려 상처를 입은 것입니다. 석 달 뒤 A양은 유치원을 그만뒀고 A양의 부모는 B군 부모와 유치원 원장, 담임교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냈습니다. ●유치원서 벌어진 사고라도 부모 책임 못 피해 법원은 B군 부모와 유치원 측 책임을 모두 인정했습니다. 민법 제755조는 타인에게 손해를 입힌 사람이 미성년자이거나 심신상실의 경우일 때 그를 감독할 의무가 있는 사람에게 배상 책임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데요. B군 부모와 같은 친권자는 미성년자에 대한 법정감독의무자로서(755조 1항), 유치원 측은 부모를 대신해 감독하는 사람(755조 2항)으로서의 책임이 각각 있다는 판단입니다. B군 부모는 “자녀에 대한 감독의무를 게을리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오히려 “이 사건사고가 비가시적인 영역에서 일어난 것으로서 부모가 이를 모두 감독하기는 어려웠다고 하더라도 그 사정만으로 감독의무가 면제된다고 볼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법원은 또 유치원 원장과 담임교사에 대해서도 “A양이 놀이방으로 이탈한 때부터 B군이 A양을 수차례 깨물 때까지 상황을 파악하지 못했다”면서 “교육활동 중 소속 유아들에 대한 관찰을 게을리해 보호·감독 의무를 소홀히 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했습니다. ●진료비·위자료 등 1100만원 지급 A양 부모는 사고 발생 직후 부모에게 곧바로 알리지 않고 응급조치를 취하지 않은 책임도 져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원장과 교사가 당시 상황에서 필요한 조치를 다했다”고 봤습니다. A양이 긴 옷을 입고 있어서 볼이 빨갛게 달아오른 모습 외에는 팔에 있는 상처를 확인할 수 없었고, 담임교사가 A양에게 얼굴이 왜 빨간지 물었지만 경위를 파악할 수는 없었다고 합니다. 또 하원 후 담임교사가 A양 어머니에게 상황을 설명하고 “잘 살펴봐 달라”고 말했고, 원장의 경우 사고 사실을 알게 된 뒤 A양 부모를 찾아가 A양의 상태를 확인했다며 사후 조치에 대한 배상 책임은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지난달 수원지법은 피고들이 공동으로 원고 측에게 진료비와 놀이치료비에 위자료를 더해 모두 1100여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고 이 판결은 그대로 확정됐습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이기철의 노답 인터뷰] “타향 살이 서러움에 하늘이 구멍 나도록 소리쳤죠… 그게 시로 돌아왔습니다”

    [이기철의 노답 인터뷰] “타향 살이 서러움에 하늘이 구멍 나도록 소리쳤죠… 그게 시로 돌아왔습니다”

    서울살이 서러움을 승화한 정인환 시인이 말하는 ‘인생’“젊은 시절 안 해본 일이 없을 정도입니다. 30대 후반에 국방과학연구소(ADD)를 나온 이후 고생이 시작됐습니다. 식당, 음반 판매, 봉제공장, 알루미늄제조업, 소각장 경영, 정제유협회, 환경신문 등등, 닥치는 대로 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건강도 좋지 않아 세상을 원망하고 비관도 했습니다만 그 모든 저의 외로움, 아픔을 달래준 것이 바로 시였습니다.” 전남 보성군 벌교에서 왕성한 작품활동을 한다는 정인환(73) 시인. 지난 21일 오후 서울 강남의 한 커피숍에서 만났다. 아침 일찍 집에서 출발한 그는 KTX를 타고 올라왔다고 했다. 후덥지근한 날씨 탓인지 무거운 짐 탓인지 땀을 흘리며 트렁크를 끌고, 백팩을 매고 왔다. 시골에서의 그을린 얼굴과 약간 까칠한 모습이었다. 인사가 끝나자 트렁크를 열더니 시집을 끄집어 내어줬다. 시인은 “헝클어진 마음을 여과하고, 쓰리고 아린 가슴을 침전시켰던 것”이라고 했다. 노트북 컴퓨터가 들어 있느냐고 묻자 시인은 자신이 아날로그라며 시는 손가락 끝에서 나오는 질감으로 쓴다고 했다. 소설과는 달리 몇 자 되지 않는 글을 어떻게 컴퓨터로 치겠느냐고도 한다. “37살에 다니던 직장서 해직… 청년 백수 생활을지로서 공사장 함바집도… 단골에 거액 떼여영어회화 카세트 외판원도… 인생 많이 배워”- 국방과학연구소에 몸담았다고? 시인의 삶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군대를 제대하고 농사일을 돕다가 공무원시험 준비를 했습니다. 1976년에 ADD에 연구지원 인력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러다가 전두환 정권이던 1982년 말에 연구소의 사업과 인력조정으로 해직됐습니다. 연구원을 포함해서 859명이 거리로 쫓겨났습니다. 그 뒤 ADD 해직자 구제차원에서 제가 벌교상고 출신이니 대전에 있는 은행에 들어가라고 취업을 알선해 줬지만 사정상 들어가지 못했습니다. 제가 해직된 게 37살 때입니다. 요즘 말로 하면 ‘청년 백수’가 된 거죠.” - 그 뒤 어떻게 지냈나. “갑작스럽게 실업자가 되고 나니 을지로 입정동에서 한식당 토담집을 운영했습니다. 그때 지하철 2호선 공사 당시여서 우리가 함바집도 겸하며 공사장 인부들에게 라면을 200~300개를 끓여줬습니다. 사회 경험이 없었으니, 단골로 믿었던 손님에게 삼백만원가량 떼이기도 했습니다. 당시 우리에겐 무척 큰돈이었습니다. 그 돈을 받으러 그 사람 사무실에 가니 출입구에 신문만 쌓여 있고, 도망가버린 뒤였습니다. 이런 사정으로 식당을 접어야 했습니다. 당시 종로3가 시사영어사 직원들이 우리 식당을 많이 찾았습니다. 이런 인연으로 그 회사가 경기도 군포에서 클래식 음반 카세트 테이프를 생산하는 서울음반 자회사가 있었는데, 저는 영어회화와 음악 테이프 외판원으로 나섰습니다. 이런저런 인생 공부 많이 했습니다. ” 시인의 변명 살다가 보니새롭게 무엇을 더 갖는다는 것이두려워졌습니다 인연을 끊어 버린다는 것은 더욱어렵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목 잘린 후 겨우 이름만 붙들고살아왔습니다. 아무것도 들리지 않을 때는하늘 위에 구름을 바라보았고그리운 것마저도 보지 못할 때는흐르는 강물에 귀 기울였습니다.이내 말까지 못하게 될 때에는 이렇게시를 써 왔습니다.“아들 초등학교 시절 5번 이사… ‘3곡’ 생활도재봉틀 못 다뤄도 봉제공장 취업… 사회 배워軍에 녹슬지 않는 알루미늄 텐트 폴대도 납품” - 서울생활 혹독했군요. “맹모삼천(孟母三遷)이라는 말이 있지만 저는 부득이하게 오천을 했습니다. 제 큰애(45)가 초등학교 6년 동안 5번 전학을 했습니다. 저는 ‘3곡’(경기도 의왕 부곡, 서울 광진구 중곡, 관악구 난곡)을 찍은 사람입니다. 이 3곡에 제가 살던 곳은 요즘 사람들은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의 빈민촌이었습니다. 지금은 몰라보게 달라졌지만 그땐 정말 달동네의 대명사이기도 했죠. 그 아들을 생각하면 아버지로서 부끄러운 이야기입니다. 재봉틀을 전혀 모르는 제가 부평구 효성동의 봉제공장에서 일했습니다. 옷감을 재단해서 옷을 만들면 그 판에 깔린 옷감으로 주머니 덮개인 포켓 플랩, 칼라, 깃에 넘버링 작업을 하여야 다른 색이 나오지 않습니다. 옷감 한 롤에서 나오는 천도 색깔이 진하고 연하기도 했죠. 그 라인 작업이 색깔이 다르면 그 옷은 못 쓴다는 것, 즉 옷도 사회도 그 맞춤, 조각이 맞아야 돌아가는 것이구나를 또 배웠습니다. 제가 경험한 가장 어려운 사업이 식당이고, 두 번째로 어려운 사업이 옷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참, ADD 근무 경력을 살려서 알루미늄 제조업체에 가서 일한 적도 있습니다. 제가 병참에 대한 물품납품을 땄습니다. 녹이 슬어 처진 철조망을 녹이 슬지 않는 알루미늄으로 바꿨습니다. 또 침대나 텐트의 폴대 등이 옛날에는 나왕으로 만들어졌고, 끝에만 쇠붙이로 되어 있었는데 이것을 알루미늄으로 제작해서 바꿨습니다. 그 이전엔 나무재질이었는데, 비가 오면 습기를 머금어 엄청 무겁잖아요. 그런데 알루미늄은 가볍고 녹도 슬지 않아요. 손에 나뭇가시도 박히지 않고, 국방에 기여한 셈입니다.” “난곡 생활중 전세금 300만원 인상 요구어머님, 머리띠 매고 식음전폐 드러누워‘집 샀다’하니 머리띠 푼 머리엔 상처만아들 샀다는 집 들여다보다 창살에 찍혀어머니 이 집에서 임종… 아직도 못 팔아” - 서울 생활 보람은 없었나. “난곡에서 살던 1986년쯤 전셋집 주인이 한꺼번에 300만원을 올려달라고 했습니다. 또 이사를 해야 하나 하고 고민하던 어느 날 회사에서 집으로 돌아오니 어머님이 머리에 하얀 띠를 묶고 식사도 안 하시고 드러누워 계셨습니다. 그래서 전세금 올려주려던 300만원을 들고 집 사겠다고 나갔습니다. 마침 5700만원에 나온 집이 있어 앞뒤 생각지 않고 바로 계약했습니다. 계약하고 ‘어머님, 집 샀습니다’라며 위치를 설명해 드렸더니 어머님도 그 집 위치를 아시는 거였습니다. ‘응, 그 집, 은행나무도 있고, 무척 좋은 집 같은데…’ 그러시더라고요. 다음날 퇴근하고 오니 어머니 머리띠가 없고, 머리 한쪽에 찍힌 상처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머리를 다쳐 머리띠를 한 것이냐’고 여쭈니 어머님은 ‘아냐, 아무것도 아냐’라 손을 내저었습니다.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 저것이 아들이 산 집인가 보다 하고 담 너머 기웃거리며 들여다보다가 담장 창살에 찍혀 다치신 것이었습니다. 집을 산 것이 보람이었다는 게 아니라 어머님이 얼마나 좋아하셨는지가 제 보람이었습니다. 이 집을 팔고 집을 굴려 재산을 늘릴 기회가 여러 번 있었지만, 그러지 않았습니다. 어머니는 이 동네 노인들 많이 아시지, 집 밖에 나가면 꼬마들이 ‘할머니, 안녕하세요’ 인사하지, 교회에서도 ‘권사님, 권사님’ 하지, 그래서 이사를 할 수가 없었습니다. 재산 증식이 안 됐지요. 지금도 팔지 않고 있는데 어머님은 십사 년 전에 돌아가셨지요.” - 환경 쪽 일도 많이 했다던데. “신문사 환경일보에서 일하다가 마구잡이로 버려지는 폐유가 환경오염의 주범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주로 자동차윤활유 폐유는 끈적끈적해서 침전되면 그 주위는 그냥 다 죽습니다. 이 폐유를 정제유로 만들어서 재활용하는 회사들의 뜻을 모아 2001년 한국이온정제유협회를 만들어서 폐유에서 기름을 뽑아 목욕탕, 도자기 가마 등에 공급하는 일을 도왔습니다. 버리는 폐유를 공짜로 받아와서 이렇게 돈을 만들었지요. 그런데 이게 돈이 된다는 소문이 나니 돈을 주고 폐유를 사게 되고, 업체들끼리 경쟁이 치열해지고 통제가 되질 않았습니다. 그래서 제가 손을 떼고 나왔습니다. 2005년쯤 폐기물 처리업체인 경기도 평택에 있는 금호환경에 대표이사로 취임했습니다. 그런데 평택시의 환경정책과 경영악화로 2008년 초쯤 그만둔 적도 있습니다. 금호환경은 평택 미군기지에서 헬기가 뜨지 못할 정도로 큰 화재를 내고 결국은 정리하여 폐업하였습니다. 그 후 환경안전공사를 만들어 공동대표로 있다가 너무 힘들고 하여 역시 그만뒀습니다. 그리고 보니 회사를 많이 옮겼습니다. 그러나 옮겨 다녔던 회사마다 그 과정이 생과 삶의 필수과목처럼 저에게는 고스란히 소중한 자산으로 남아 있습니다.” “詩作, 여기저기서 부딪혀 가슴 아파 시작서러움 벗어나려 하늘 구멍 나도록 소리쳐詩란 쓰면 쓸수록 다시 고이는 넉넉한 사랑나를 치유해줘… 좌절할 땐 방향도 잡아줘”- 시, 언제부터 썼나요. “시작은 ADD 나와서 봉제공장 다니면서 여기저기 돌다가 부딪혀 가슴이 굉장히 아팠습니다. 상처를 많이 받았지요. 고통의 서러움에서 벗어나고자 하늘이 구멍 나도록 소리쳤던 겁니다. 첫 시가 ‘수석’인데 사실은 저의 자화상입니다. 1985년쯤부터 시를 쓰기 시작했고, 1989년에 해동문학에 수석을 뒤늦게 발표했습니다. 시집 1집 ‘뜨개질하는 여인’은 1992년도에 나왔습니다. 한 7년간 쓴 시를 모아낸 것이죠. 지금까지 5집을 냈고, 올가을쯤 6집 ‘보리밭 저 청보리밭’(가제)을 낼 생각입니다. 쓰면 쓸수록 다시 고이는 넉넉한 사랑이 시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수석 비바람 천둥 소리에조각난 돌이 되어구르며 깎이면서수석(修石)이 되고저계곡 따라 굴러가며물 따라 흘러와서모습을 드러내니수석(愁石)이어라 여덟 폭 폭포수에물길은 마흔 세 구비지나온 터 돌아보니수석(羞石)이구나.갈 길도 험하지만지나온 보람 안고이끼 낀 돌 물리치고수석(水石)으로 족하고 무구(無垢)의 시석(詩石)으로갈고 닦여져불굴의 생 얼룩진수석(繡石)이어라.과거를 침묵으로우주를 좌대 삼아홀로 서 임 그리는수석(壽石)인 것을. - 수석, 그런데 한자가 다 다르다. “이 시를 쓰고 난 다음 얼마나 많이 울었는지 모릅니다. 수석의 한자를 다 다르게 했습니다. 좌대를 찾아서 가는 수석, 그러니까 물건이고 사람이고 있어야 할 곳에 가야 하는, 자기 자리 찾아가는 것입니다. 내가 있을 곳이 그렇게 없냐, 있을 곳 찾기가 이렇게 어렵느냐는 제 마음이 묻어 난 것입니다. 제자신이, 사회가 너무 절박한 것이었죠. 첫발 내디딘 사람을 사회가 포용해야 하는데 배타적으로 튕겨내서, 어디에 발붙일 곳이 없었던 거죠. 시를 쓰면서 제가 치유를 받았습니다. 제 정신적 치유 방법으로 많이 썼습니다. 시는 저의 좌절에 방향을 잡아주고 나태할 때는 회초리로 다가왔습니다.” “어릴적, 절구통에 묶여 닭똥 주워 먹어동기 7남매, 한방에서 생활… 어렵게 성장7남매 함께 하는 우애… 봉사활동도 앞장늘그막 귀촌 생활… 정체성 회복하는 과정”- 형제간 우애가 돈독하다고 들었다. “제가 전남 보성군 시골에서 태어나 자랐습니다. 부모님은 해방 후 일본에서 트렁크 두 개에 백솥 하나 들고 나와서 살림을 일궈냈습니다. 어머님이 저를 절구통에 띠로 묶어두고 들에 나가 일했습니다. 아이를 봐줄 사람도 없고, 또 잃어버리면 안 되니까 그랬던 거죠. 저는 절구통 주변을 돌면서 놀다가 울다가 배가 고프니 닭똥도 주워 먹고 했다 합니다. 아버지가 1980년 돌아가시고 난 다음 어머니는 서울에 올라오시고, 많은 식구에 집사람이 말도 못하게 고생했습니다. 제가 7남매의 맏이인데 동생들을 데리고 있었습니다. 거기에다 사촌들까지 들락거렸습니다. 서울 봉천동의 집이라곤 방 2개뿐인데, 한 방은 아이들이 다른 방에는 동생들과 같이 지냈습니다. 부모님 택호가 강촌인데, 요즘 우리 7남매를 무지개로 부르며 ‘강촌 무지개회’를 하고 있습니다. 해마다 1월1일과 4월 부모님 기일, 5월 야유회를 갖고 있습니다. 7남매 부부가 모두 모여서 쌍무지개라고도 합니다. 분당에 사는 둘째 여동생(55)이 김치를 담가 독거노인들에게 택배로 보내고 법무부 법사랑 위원으로서 다른 봉사활동을 하는 등 동생들이 지역 사회에서 남을 돕는데 앞장선다고 듣고 있습니다. 어릴 적 좁은 방에서 어렵게 같이 지내서, 어려운 사람들의 처지를 이해하고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이 생기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 시골 생활 어떻나. “2012년도에 고향에 내려왔습니다. 나이가 들고 해서 농사를 짓지는 못하고 조그마한 텃밭을 가꾸고 있습니다. 틈나면 글 읽고 시 쓰고…. 읍내에서 지인들이 하는 봉사활동에 참여합니다. 집 바로 옆에 부모님 산소가 있어 잡초도 뽑아주고 시묘살이라고나 할까, 그래도 참 괜찮은 일입니다. 그리고 제 탯자리도 바로 옆입니다. 도시에서 은퇴하는 사람들은 먼저 마음이 살 곳을 찾아가는 것이 좋습니다. 저도 서울 생활만 36년이었습니다. 잃었던 나를 찾아 자신의 정체성을 회복하는데 귀촌의 의미가 있지 않을까요.” 실은 시인의 시에 대한 뒷얘기도 듣고 시와 생활에 얽힌 사연도 들어서 옮기려고 했으나 시인이 살아온 날의 체험담을 쓰다 보니 여기서 줄여야 하는 아쉬움을 남기며 대담노트를 접는다. 글·사진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별 해명, 셋째 임신에 이럴 줄은..[전문]

    별 해명, 셋째 임신에 이럴 줄은..[전문]

    가수 별이 해명 글을 공개했다. 별은 25일 오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해명의 입장을 담은 장문의 글을 게재했다. 그는 남편 하하에 대해 “누가 뭐래도 제일 고맙고 소중한 사람”이라며 “방송이나 인터뷰에서 하는 말들이 전부가 아닌 단면만 보여질 때가 있다. 걱정하는 분들이 있는 것 같아서 말씀드리는데 우리 남편은 술을 가끔 과하게 마시는 것 말고는 완벽에 가까운 남편이자 아빠”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속 깊고 책임감 있고 따뜻한 사람인 도시에 아이들에게도 헌신적인 최고의 아빠”라고 강조하며 “방송에 나갈 때마다 다들 걱정이 많은데 그렇게까지 속 썩이며 살고 있지 않으니 염려 말라”고 당부했다. 별은 앞으로 언행에 더욱 신중을 기하겠다고도 약속했다. 그는 “방송을 재밌게 하려다보면 표현이 과해질 때가 있는데 조금 더 조심하겠다”며 “상처받는 분들이 있었다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털어놨다. 별은 “진심을 알아주시고 이해해줬으면 좋겠다. 그저 죄송하다”고 재차 사과하며 “부족한 우리를 응원해주시는 분들께도 감사하다. 오순도순 예쁘고 행복하게 잘 살겠다. 지켜봐주는 분들에게 행복을 전할 수 있는 사람이 되도록 우리도 노력하겠다. 지켜봐 달라”면서 글을 마쳤다.다음은 별 해명 글 전문 늘 말하곤 합니다. 나는 남편 흉을 봐도 밤새도록 할 수 있고 남편 칭찬을 해도 밤새도록 할 수 있다고ㅋ 그렇게 지극히 현실적이고 평범한 부부에요. 우린^^ 투닥 거릴 때도 있고 얄미울 때도 있지만 그마저도 없다면 그건 동화책을 펼쳐야지만 볼 수 있는 부부의 모습일걸요. 누가 뭐래도 저에게는 제일 고맙고 제일 소중한 사람이 내 남편이거든요^^ 직업이 직업인지라 방송이나 인터뷰를 하다 보면 제가 한 말, 제가 한 행동이 처음부터 끝까지 보여 지는 게 아니라 어떠한 단면만 보여 질 때가 있어서 때론 걱정하시는 분들도 계시는 것 같아 말씀드려요. 우리 하동훈 씨가 술을 가끔 과하게 드시는 것 말곤ㅋㅋㅋ 정말 완벽에 가까운?? 남편이자 아빠입니다ㅋ 장난기 많고 철없어 보여도 (그런 면도 없잖아 있습니다만ㅋㅋ) 정말 속 깊고 책임감 있고 따뜻한 사람이에요. 제가 같이 살아보니 그렇더라고요^^ 아이들에게도 헌신적인 최고의 아빠고요! 저 그렇게까지 속 썩으며 살고 있지 않답니다ㅋㅋㅋ그러니 염려마세요오오오오오.! 방송한번 나갈 때마다 저 속썩고 사는 줄 알고 걱정을 너무들 하셔서ㅠ 푸흐흐흐ㅎㅎ 아. 그리고 또 한 가지! 많은 사람 앞에 서는 사람은 뱉는 말한마디 한마디가 조심스럽고 신중해야함을 알기에 저도 남편도 늘 지혜로운 사람이 되고자 노력한답니다. 때론 방송을 재미있게 하려다보면 표현이 과해질 때가 있어요. 웃자고 주고받는 말이었어도 들으시는 분들에 따라 불편하게 들리실수 있다는 생각. 조금 더 신중하게 하며 조심하도록 할게요. 혹시라도 들으시며 상처받으시는 분들이 계셨다면 너무나 죄송한 마음입니다..ㅠ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열분 백분이 재밌어 웃으셨어도 어느 한분에겐 웃지못하고 속상하실 이야기였을 수 있다고 생각하니 정말..맘이 아프네요.. 한참 활동하려던 찰나 덜컥 찾아온 셋째 임신 소식에 저를 걱정하고 안타까워하는 주변 분들과(물론 생명은 축복이고 선물이기에 축하해주셨지만^^) 기쁘면서도 내심 늘 제게 미안해하는 남편에게 좀 더 강하고 씩씩하게 보이고 싶었나 봅니다. 그래서 했던 말이...ㅠ..에고.. 이런 구구절절한 설명도 오버 일지 모르지만.. 진심은 알아주셨음 해서요.^^ 그저 죄송합니다.. 너그러이 이해해주시길..부탁드려요. . 부족함 참 많은 저희인데 항상 응원해주시는 분들께 감사하구요♡ 지금처럼 오순도순 예쁘게 행복하게 잘 살게요! 우리만 행복하게 잘 사는 거 말고 지켜봐주시는 분들께 이 행복.. 꼭 함께 나누고 전할 수 있는 멋진 사람들이 되도록 저희도 정말.. 더 노력하겠습니다. 지켜봐주세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내베프 #하동훈 #누가뭐래도사랑한다 #고마워 #그래도 #술은좀줄여 #어?어? #콱마 #ㅋㅋㅋㅋㅋㅋㅋ #잘살자여보오 #♡ 사진 = 서울신문DB 연예부 seoulen@seoul.co.kr
  • 다문화가족 운동회서 “잡종강세”…정헌율 익산시장 사과

    다문화가족 운동회서 “잡종강세”…정헌율 익산시장 사과

    전국이주여성쉼터협의회 등 6개 단체는 25일 익산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다문화가족 자녀를 비하하는 말을 한 정헌율 익산시장의 사과를 촉구했다. 정헌율 시장은 지난달 11일 ‘2019년 다문화 가족을 위한 제14회 행복나눔 운동회’ 축사에서 “생물학적, 과학적으로 얘기한다면 잡종강세라는 말도 있지 않느냐”며 “똑똑하고 예쁜 애들을 사회에서 잘못 지도하면 파리 폭동처럼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발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잡종강세’란 서로 다른 종의 결합으로 탄생한 세대가 크기와 다산성 등에서 윗세대 어느 쪽보다도 우세한 것을 의미한다. 정 시장은 이를 보도한 한 언론과의 통화에서도 “튀기들이 얼굴도 예쁘고 똑똑하지만 튀기라는 말을 쓸 수 없어 한 말이다. ‘당신들은 잡종이다’고 말한 게 아니라 행사에 참석한 다문화가족들을 띄워주기 위해 한 말”이라고 해명했다. 이주여성단체는 “전북도에서 두 번째로 많은 결혼이민자가 생활하는 익산시에서 이번 사건은 심각한 인종차별과 혐오표현임에도 단순히 말 실수로 취급했다. 정 시장의 발언과 같은 인종차별과 혐오표현을 금지하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입에 담기도 부끄러운 혐오 발언이 문제임을 인정한다면 정헌율 익산시장은 사과의 의미로 자진 사퇴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정헌율 익산시장은 이날 기자회견에 나와 ‘잡종강세’ 발언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이주여성단체는 “사과를 받는 조건은 정헌율 시장과 익산시청 공무원들이 인권교육을 받는 것이다”면서 “우리는 상처를 입었다. 인권교육을 받지 않는다면 우리는 이 사과에 대해 받을 수 없다”고 말했다. 정 시장은 “인권교육 문제는 검토를 해봐야할 것 같다. 진정성 있는 다문화 정책을 내놓겠다.그것을 보고 부족하다고 생각하면 어떤 질타도 받겠다”며 “앞으로 우리 익산을 다문화 도시 1등으로 만들어 사죄를 하겠다. 사과를 진정성 있게 받아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바람이 분다’ 감우성X김하늘, 눈물의 재회 “나만 잘 살았어”

    ‘바람이 분다’ 감우성X김하늘, 눈물의 재회 “나만 잘 살았어”

    뜨거운 눈물로 재회한 감우성과 김하늘이 더 짙어진 감성의 2막을 열었다. 24일 방송된 JTBC 월화드라마 ‘바람이 분다’(연출 정정화·김보경, 극본 황주하, 제작 드라마하우스·소금빛미디어) 9회 시청률은 전국 5.2%, 수도권 5.8%(닐슨코리아, 유료가구 기준)을 기록하며 뜨거운 반응을 이어갔다. 이날 서로의 진심을 오롯이 마주한 도훈(감우성 분)과 수진(김하늘 분)의 애틋한 사랑이 시청자들의 가슴을 울렸다. 모든 진실을 알게 된 수진이 도훈에게 달려갔지만, 섬망 증상이 찾아온 도훈은 수진을 기억하지 못했다. 수진은 “얼굴만 보겠다”고 사정했지만, 항서(이준혁 분)가 막아섰다. 수진까지 병을 알게 된다면 도훈이 무너져 내릴 것을 알기에 항서는 “도훈의 마지막 바람이 수진 씨의 행복”이라며 그를 편안하게 보내주자고 설득했다. 기억을 앗아가는 병 앞에 무력한 수진은 슬픔과 고통에 침잠했다. 아직 남아있는 도훈의 흔적에서도 사랑을 느끼며 괴로워했다. 홀로 아파하는 수진은 도훈의 환상까지 보며 앓았고 결국 쓰러져 병원에 실려 갔다. 도훈은 상태도 급속도로 나빠졌다. 항서의 결혼식도, 수진을 만난 일도 기억에서 지웠다. 일상이 무너져 내리고, 소중한 기억들을 잃어가는 것이 불안하고 처참한 도훈은 기억을 상기하려 영상을 돌려봤다. 영상은 도훈의 모든 것을 기록하고 있었다. 도훈은 이미 수진과 아람을 만났지만 잊고 있었고, 수진이 자신을 찾아왔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 수진이 모든 사실을 알았다는 것은 도훈에게는 또 다른 절망과 아픔이었다. 집으로 돌아온 수진은 그대로 말라죽어갈 기세였다. “나만 잘살았어” 후회하며 아파했다. 하지만 아람을 생각하며 다시 일어서야 했다. 마음을 잡은 수진은 다시 도훈의 집을 찾아갔다. 도훈은 간병인과 함께 미사를 보고 다녀오던 길이었다. 당혹스러운 간병인과 달리 도훈과 수진은 오히려 담담했다. 오랫동안 부부였던 것처럼, 아무렇지 않게 서로의 눈을 마주 보며 하루 일과를 물었다. 그렇게 함께 집으로 들어간 도훈과 수진. 수진이 저녁을 차려주고 함께 식탁에 앉았다. 도훈과 수진은 행복했던 시간으로 돌아간 것처럼 함께 미소 짓고, 눈물을 흘리며 진정한 재회를 했다. 깊어지는 감정선에 힘을 더하는 감우성과 김하늘의 시너지는 회를 거듭할수록 빛을 발하고 있다. 감우성은 잃어가는 기억으로 일상이 무너져 내리고, 소중한 것들이 사라져가는 도훈의 아픔을 섬세하게 그려냈다. 아픔을 온몸으로 표현하며 수진의 고통을 생생하게 전달하는 김하늘의 힘도 화면을 가득 채웠다. 수진의 응어리진 아픔을 토해내는 김하늘의 열연이 매 순간 눈물샘을 자극하며 호평을 이끌어 내고 있다. 반환점을 돌아 2막을 연 ‘바람이 분다’는 더 아프고 애틋해진 도훈과 수진의 사랑으로 순도 높은 멜로를 그려냈다. 그동안 엇갈리는 진심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면 맞닿은 진심은 가슴을 저며 왔다. 서로를 생각하는 도훈과 수진의 사랑은 바래지지 않았지만 야속한 시간과 기억에 두 사람은 아파했다. 평생 지울 수 없는 상처로 남을까 수진을 걱정하는 도훈과 “나만 잘살았다”고 괴로워하는 수진이 5년의 시간을 건너 평범했던 그 시절로 돌아가 함께 식탁을 나누는 엔딩은 그래서 더 아프고 애틋했다. 이제 도훈과 수진의 선택이 궁금증을 자아낸다. ‘바람이 분다’는 폭발적인 호평과 함께 월화드라마 화제성 지수 1위(굿데이터코퍼레이션 TV 화제성 기준/6월 17일~23일)를 기록하는 등 시청자들의 큰 사랑을 받고 있다. ‘바람이 분다’ 10회는 오늘(25일) 밤 9시 30분 JTBC에서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흥행 쓴맛 보는데…일드 리메이크~ing

    흥행 쓴맛 보는데…일드 리메이크~ing

    일본 콘텐츠 원작의 국내 드라마가 연달아 쓴맛을 보고 있다. 현지화 실패가 흥행 저조의 원인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서도 리메이크 흐름은 지속될 전망이다. SBS ‘절대그이’는 지난 20일 방영분(23~24회)이 전국 평균 2.6~3.1%(닐슨코리아 기준) 시청률에 그치며 수목극 꼴찌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1%대 시청률을 기록한 17~18회에 비하면 그나마 나아진 성적이다. ‘절대그이’는 와타세 유우의 만화를 원작으로 한 동명의 일본 드라마를 리메이크했다. 빨갛게 달아오른 뜨거운 핑크빛 심장을 가진 연인용 피규어 영구(여진구 분)와 사랑의 상처로 강철 심장이 돼버린 특수분장사 엄다다(방민아 분) 사이에 싹트는 사랑을 그린 로맨틱코미디다. 일본에서는 인기였지만 한국 정서엔 맞지 않을 거란 우려가 시청률로 증명됐다. 지난해 방송된 ‘너도 인간이니?’(KBS2)와 ‘로봇이 아니야’(MBC)가 이미 기대만큼 시청률을 얻지 못하면서 로봇 소재 드라마가 시청자들에게 침투하지 못하는 분위기를 보여줬다. 100% 사전제작으로 완성도를 높였지만 시청자들의 관심을 끄는 데 실패했다는 평가다. 흥행에 실패한 일본 리메이크작은 또 있다. 올 상반기 ‘더 뱅커’(MBC)가 김상중, 채시라, 유동근 등 쟁쟁한 중견연기자들의 출연에도 경쟁작들에 밀리며 고전했다. 앞서 ‘스카이 캐슬’ 후속으로 기대를 모은 ‘리갈하이’(JTBC)는 2%대 시청률로 종영했다. 지난해 ‘하늘에서 내리는 일억개의 별’(tvN), ‘최고의 이혼’(KBS2) 등도 호평을 받았지만 시청률에서는 고전했다. 2007년 ‘하얀거탑’(MBC), 2009년 ‘꽃보다 남자’(KBS2) 등이 신드롬급 흥행을 일으키며 일본 원작 리메이크 붐이 일기도 했지만 최근 몇 년간 방영된 일본 원작 리메이크 드라마 중에서는 흥행작을 찾아보기 힘들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일본과 우리나라의 정서적 차이가 있다. 근친 소재 원작이었던 ‘하늘에서 내리는 일억개의 별’이나 인형·캐릭터에 빠지는 일본의 문화가 바탕이 된 ‘절대그이’를 시청자들이 받아들이기 쉽지 않은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계속되는 부진에도 일본 원작 리메이크는 계속될 전망이다. 채널A가 ‘평일 오후 세시의 연인들’을, MBC가 일본 드라마 ‘리피트~운명을 바꾸는 10개월~’의 리메이크작을 하반기에 편성할 예정이다. 정 평론가는 “리메이크는 미리 판권을 구매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당장 실패하더라도 꾸준히 제작될 수 있다”며 “우리 식으로 얼마만큼 잘 재해석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성북 ‘엄마들의 행복한 짬’ 28일 개최

    서울 성북구는 오는 28일 낮 12시 30분 아리랑시네센터에서 예비맘·육아맘을 위한 힐링문화제 ‘제3회 엄마들의 행복한 짬’을 개최한다고 24일 밝혔다. 행사는 아리랑시네센터 내외부에서 동시에 열린다. 내부에선 음악평론가 안지연 교수의 인문학 강의 ‘음악을 듣다, 나를 듣다’, 심리상담가 장정희 강사와 쇼콰이어그룹 하모나이즈 트리오의 힐링토크콘서트 ‘서로 상처주지 않는 대화법’이 진행된다. 꽃팔찌·열쇠고리 만들기, 풍선아트, 볼풀놀이터 등 다양한 즐길거리도 마련된다. 구 관계자는 “슈퍼우먼들이 잠시나마 그 무게를 덜 수 있는 값진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월드피플+] “내 이름은 ‘마리화나 펩시’”…이름 주제로 박사 딴 여성의 사연

    [월드피플+] “내 이름은 ‘마리화나 펩시’”…이름 주제로 박사 딴 여성의 사연

    평생 이름 때문에 놀림과 차별을 받았던 여성이 특별했던 이름 덕에 박사학위를 받은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21일(현지시간) 미국 CNN 등 현지언론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논문으로 밀워키에 위치한 카디널 스트리치 대학에서 교육학 박사학위를 받은 여성의 소식을 전했다. 그의 특이한 이름은 '마리화나 펩시 밴디크'(Marijuana Pepsi Vandyck·46). 대마초인 마리화나와 유명 콜라 이름인 펩시가 합쳐진 이름이 오랜시간 얼마나 많은 놀림감이 됐을 지는 굳이 상상하지 않아도 될 정도다. 그가 지난 5월 따낸 박사학위 논문의 주제는 더욱 놀랍다. '백인 학급에서의 흑인 이름 - 교사의 행동과 학생의 인식'이기 때문이다. 곧 자신의 경험이 오롯이 녹아들어 연구 논문의 주제가 된 셈이다. 밴디크에게 특별한 이름을 지어준 사람은 그의 모친이다. 밴디크는 "마리화나 펩시라는 이름이 세상 어디라도 나를 데려다 줄 수 있을 것이라 어머니는 믿었다"면서 "9살이 되서야 내 이름이 남과 다르게 매우 특별하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회상했다. 물론 그의 이름은 주위 아이들의 놀림감과 괴롭힘의 대상이 돼 학창시절 밴디크에게 큰 상처가 됐다. 특히 많은 사람들이 그의 어머니가 평소 마리화나를 즐겨 피우고 펩시를 마신다고 생각하기도 했다. 이번에 논문 주제가 된 이름은 곧 자신의 경험과 맞닿아있다. 밴디크는 "몇몇 백인 교사들이 나를 풀네임이 아닌 '메리'라는 애칭으로 볼렀다"면서 "아마 이렇게 불러주는 것이 학교 생활에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 모양"이라고 밝혔다. 이어 "다만 나의 이름이 다른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는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고 털어놨다. 밴디크가 이름을 논문 주제로 떠올리게 된 계기는 교사로서 처음 근무하던 학기 첫날 동료 교사의 말 때문이다. 자신이 가르칠 학생들의 이름만 보고도 성적을 알 수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기 때문이다. 밴디크는 "출석부에 적힌 백인이 아닌 흑인의 이름만 보고 성적이 형편없겠다고 장담하는 동료 교사의 말이 너무나 황당했다"고 밝혔다. 이어 "익숙치 않은 학생의 이름을 접하는 교육자를 위한 조언이 있다"면서 "바로 '수용'으로 학생의 특이한 이름이 있다면 비아냥거리지 말고 열린 자세로 물어보라"고 충고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세월호 특조위 방해’ 이병기·조윤선 등 5명 내일 1심 선고

    ‘세월호 특조위 방해’ 이병기·조윤선 등 5명 내일 1심 선고

    박근혜 정부 당시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의 업무를 조직적으로 방해한 혐의로 기소된 이병기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조윤선 전 청와대 정무수석 등 5명의 1심 선고공판이 오는 25일 열린다.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 민철기)는 이병기 전 실장과 조윤선 전 수석, 김영석 전 해양수산부 장관,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 윤학배 전 해수부 차관의 선고공판을 오는 25일 열기로 했다. 이들은 2015년 특조위 설립 단계에서부터 대응팀을 구성해 특조위에 파견된 공무원에게 특조위 내부 동향을 파악하도록 하고 특조위 활동을 방해할 방안 마련과 실행을 지시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이 전 실장이 범행을 주도했고, 조 전 수석이 특조위 활동 대응 방안을 최초로 지시한 인물이라는 것이 검찰의 판단이다. 검찰은 지난달 결심공판에서 이 전 실장과 조 전 수석, 김영석 전 장관에게 각각 징역 3년을 구형했다. 안종범 전 수석과 윤학배 전 차관에게는 각각 징역 2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특조위가 사실상 조사 활동을 못 해 2기가 출범했고, 이로 인해 막대한 사회적 비용이 들었으며, 국가기관 신뢰를 본질적으로 저해해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면서 “진상규명이 지체되는 동안 억측과 비방이 난무했고, 유족은 씻지 못할 상처를 입었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피고인 5명은 재판 과정에서 혐의를 모두 부인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특파원 칼럼] ‘아베 1강’의 오만과 독선/김태균 도쿄 특파원

    [특파원 칼럼] ‘아베 1강’의 오만과 독선/김태균 도쿄 특파원

    최근 일본에서 크게 논란이 된 것은 이른바 ‘2000만엔 보고서’였다. 아베 신조 총리의 자문기구인 금융심의회가 작성해 지난 3일 금융청이 발표한 ‘100세 시대에 대비한 금융조언’ 보고서 중 일부 내용이 발단이 됐다. 고령 부부들은 국가에서 주는 연금 이외에 2000만엔(약 2억원) 정도는 별도의 여유자금으로 갖고 있어야 한다는 대목. 정부 스스로 공적연금의 실패를 인정해 버린 듯한 모양새가 된 가운데 그로 인한 책임을 국민들의 몫으로 떠넘긴다는 비난이 이어졌다. 다음달 참의원 선거를 앞둔 집권 여당은 벌집 쑤신 꼴이 됐다. 문제는 이어졌다. 금융청을 관장하는 아소 다로 부총리 겸 재무상이 “정부의 입장과 다르므로 공식 보고서로 받지 않겠다”고 밝힌 것. 총리 자문기구가 만든 보고서를 정권에 불리하다는 이유로 수용하지 않겠다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야권은 “현실을 호도하는 전대미문의 폭거”라며 아소 부총리에 대한 불신임 결의안을 제출했다. 여진은 계속됐다. 야당이 이 문제와 관련해 국회에서 개최한 공청회에서 ‘비정규직 노동자’라는 말을 ‘풀타임(전일제)으로 일하지 않는 등의 사람’으로 바꿔 부르라고 네모토 다쿠미 후생노동상이 지시한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비정규직’에 들어 있는 ‘비’(非)라는 글자를 일하는 사람들에게 쓰는 것은 문제가 있지 않나 하는 발상에서 나온 것이라고 정부 측은 해명했다. 그러나 정책을 제대로 하기보다는 정부 입장에서 부담스러운 표현을 지워 현실을 호도하려는 것이라는 비난이 쏟아졌다. 2000년 30% 수준이던 일본의 비정규직 비율은 현재 40% 수준으로 치솟아 있다. 지난달에는 ‘취직 빙하기 세대’라는 명칭을 ‘인생 재설계 제1세대’로 바꿔 부르기로 한 것이 큰 반발을 불렀다. 우리나라로 치면 ‘IMF 세대’에 해당하는 일본의 취직 빙하기 세대는 ‘잃어버린 20년’의 대표적인 희생자로, 사회 진출기에 극심한 취업난을 겪은 사람들이다. 고통을 겪은 세대들의 아픔을 어루만지기는커녕 마치 커다란 시혜라도 내리듯 정부가 인생을 재설계해 주겠다는 식으로 피해자들의 상처에 소금을 뿌린다는 비난이 빗발쳤다. 아베 정권이 장기화되면서 나타나는 부작용 중 하나는 ‘국민 중심’이 아닌 ‘정치 중심’의 발상과 정책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안정된 지지율이 지속되고 야당이 수권 정당으로서 역할을 전혀 못 하고 있는 데 따른 정권의 자신감이 자만과 오만으로 변질돼 현실에 반영되고 있다. 이는 국가를 이끌어 가는 엘리트 집단으로 자리매김해 온 전문 관료들의 위상이 아베 정권 들어 과거와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약해지고 총리관저 등 정권 핵심부의 영향력이 확대된 부조화의 산물이기도 하다. 이미 발표된 정부기관의 보고서를 부총리가 대놓고 휴지 조각으로 만들거나 어린아이 어르듯 표현을 달리함으로써 현상을 은폐하려는 시도는 과거의 일본에서는 좀체 찾을 수 없는 일이었다. 밝은 부분은 국민들에게 드러내 알리고 어두운 부분은 가급적 감추고 싶은 것은 이 세상 모든 집권 세력의 공통된 희망이다. 특히 일본처럼 정치가 정부를 이끌고 가는 내각책임제하에서 선거를 앞둔 지금 그런 바람은 한층 더 간절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현재와 같이 사회적 약자에게 상처를 주고 정부 신뢰도를 스스로 훼손하는 것은 목전의 선거 승리만을 생각하는 꼼수에 불과할 뿐이다. 아베 정권의 행태를 보면서 새로운 꾸려진 청와대 경제팀이 떠올랐다. 성장 동력과 수출 여건 등 안팎의 경제 환경이 모두 어려운 상황이지만, 일본을 반면교사로 삼아 국민들에게 보다 진정성 있는 자세로 각종 난제를 끌어안기를 기대해 본다. windsea@seoul.co.kr
  • [밀리터리 인사이드] ‘제2연평해전’의 유산…잊지 않겠습니다

    [밀리터리 인사이드] ‘제2연평해전’의 유산…잊지 않겠습니다

    제2연평해전 17주년…北 기습도발로 발발윤영하 소령 등 희생으로 軍보상제도 개선비바람조차 못 피하던 ‘고속정’ 신형 투입‘6용사’ 포함 고속정 대원 헌신 늘 기억해야2002년 6월 29일 오전 서해 연평도 서쪽 14마일 해상. 해군 참수리 고속정 357호정 정장이었던 윤영하 소령은 253편대 기함인 358호정과 함께 기습도발을 감행하던 북한 경비정 차단 작전에 투입됐습니다. 북한 경비정은 북방한계선(NLL)을 1.1㎞ 가량 침범해 내려오고 있었습니다. 윤 소령은 북한 경비정에 차단기동을 하면서 경고방송을 했습니다. 오전 10시 25분 북한 경비정이 갑자기 속도를 줄이면서 참수리 357호정과 거리가 급격히 가까워졌고, 참수리호의 좌현이 노출됐습니다. 이 때 북한군이 갑자기 기습공격을 했습니다. 357호정 좌현을 향해 85㎜ 전차포를 발사한 것입니다. 150m 거리에서 날아든 포탄에 순식간에 357호정 조타실이 화염에 휩싸였습니다. 함교에 올라와 있던 윤 소령은 즉각 대응사격 명령을 내렸지만 연이어 날아든 총탄에 피격돼 안타깝게 산화했습니다. 당시 참수리호 함교는 지붕과 벽면이 없었기 때문에 윤 소령의 위치가 그대로 노출됐고 적의 집중적인 사격을 받았다고 합니다. 함교 아래 조타실에서는 조타장 한상국 상사가 치열한 교전 과정에 가슴에 흉탄을 맞았습니다. 그는 항로를 유지하기 위해 끝까지 키를 놓지 않은 상태로 숨을 거뒀습니다.적의 포화는 20㎜ 벌컨포 사격을 맡은 병기사 황도현 중사에게도 집중됐습니다. 그는 포탄 파편이 머리 쪽으로 날아드는 순간에도 몸을 피하지 않고 방아쇠를 당겼습니다. 황 중사는 이후 그 모습 그대로 숨진 채 발견돼 해군 동료들의 눈시울을 붉히게 했습니다. 40㎜ 함포로 적함에 치명적인 타격을 줬던 병기사 조천형 중사도 좌석에서 화재로 숨지는 순간까지 함포 방아쇠를 놓지 않았다고 합니다. M60 기관총으로 사격하던 서후원 중사는 적함의 저격수에게 희생됐습니다. ●방아쇠 놓지 않고…적 격퇴하려 끝까지 응전 의무병이었던 박동혁 병장은 한 명의 전우라도 더 살리려고 몸을 아끼지 않고 내달렸고 서 중사가 쓰러지자 직접 M60 기관총을 붙들고 응사하는 투혼을 보였습니다. 분전하는 그에게 다시 총탄이 쏟아졌고 온 몸에서 100여개의 총탄과 파편이 발견됐다고 합니다.과다 출혈로 국군수도병원으로 긴급 후송돼 인공호흡기와 수 많은 의료기기를 단 상태로 사투를 벌인 박 병장은 결국 84일 만에 숨을 거뒀습니다. 북한 경비정은 함께 반격하는 358호정은 그대로 두고 집요하게 357호정만 공격해 357호정에서 6명이 사망하고 19명이 부상하는 큰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그러나 윤 소령을 포함한 모든 장병이 목숨을 걸고 반격해 적 경비정을 NLL 북쪽으로 돌려보냈습니다. 권기형 상병은 왼손 손가락이 모두 잘려나간 상태에서도 한 손으로 소총 탄창을 갈아끼우며 대응 사격을 했다고 합니다. 황창규 중사는 적의 기습공격으로 40㎜ 함포의 전원 장치가 손상되자 수동 사격으로 전환해 적을 향해 포탄을 퍼부었습니다. 이희완(당시 중위·현 해군 중령) 부장은 지휘관인 윤 소령이 전사하자 오른쪽 다리가 절단되는 부상을 입고도 끝까지 전투를 지휘했습니다. 이들의 분전으로 적함도 30여명의 사상자를 내고 갑판이 대부분 부서진 채 NLL 북쪽으로 퇴각했습니다.참수리 357호정은 적과의 교전에서 큰 상처를 입고 결국 침몰했습니다. 조타장 한 상사가 바다 속에 가라 앉은 357호정 조타실에서 발견되는 아픔도 겪었습니다. 당시 국민들의 관심은 온통 오후 8시에 열리는 터키와의 한일월드컵 3·4위전에 쏠려 있었습니다. 이 날 갑작스러운 비보가 전해지자 국민들은 큰 충격과 슬픔에 빠졌습니다. 정부는 6용사의 투혼을 기리는 뜻에서 각각 1계급 특진을 추서하고 윤영하 소령, 박동혁 병장에게는 충무무공훈장을, 한상국 상사와 조천형·황도현·서후원 중사에게는 화랑무공훈장을 서훈했습니다. ●위대한 헌신보다 ‘더 갚진 유산’ 남긴 그들 여기까지가 여러분이 들었거나 영화, 언론을 통해 접했던 ‘제2연평해전’입니다. 이후 17년이 흘렀고 일부는 영화로, 일부는 기록으로 그들을 기억할 뿐입니다. 남북 관계가 ‘대립’에서 ‘공존’으로 바뀌면서 제2연평해전을 애써 멀리하는 분들도 생겼습니다. 언급 자체가 남북관계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여기는 분도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그들의 분전과 헌신 만이 아닙니다. 그들이 남긴 수많은 ‘유산’을 기억해야 합니다. 교전 당시 북한 경비정 대응지침(교전수칙)은 ‘경고방송 →시위기동→차단기동→경고사격→격파사격’의 5단계였습니다. 이것이 ‘경고방송→경고사격→조준격파사격’ 등 3단계로 단순화됐습니다. 단계별 조치를 취하다 기습공격을 받은 참수리호의 교훈을 되새기는 의미였습니다.2002년 제2연평해전 당시 서해 NLL의 경비는 130t급의 참수리 고속정(PKM)이 맡았지만, 지금은 400t급 유도탄고속함(PKG)과 검독수리(230t)급 신형 고속정(PKMR)이 맡고 있습니다. 구형 참수리 고속정은 20㎜ 벌컨포와 40㎜ 함포로만 무장해 화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됐습니다. 반면 새로 해군에 인도된 검독수리급 고속정은 76㎜ 함포와 130㎜ 유도로켓을 장착해 원거리에서 북한 경비정과 공기부양정을 타격할 수 있게 했습니다. 특히 함교를 함 구조물 내부로 넣어 정장이 비바람은 물론 적의 표적으로 노출되지 않도록 외관 구조를 대폭 개선했습니다. 또 윤영하함(400t)급 유도탄고속함은 레이더에 잘 탐지되지 않는 스텔스 선체에 76㎜ 함포와 대함유도탄을 장착했습니다. 스크루로 기동하던 함정의 추진 방식도 워터제트로 변경해 더 빠르고 자유자재 기동이 가능해졌다고 합니다. 새로 건조된 유도탄고속함에는 윤 소령을 포함한 6용사의 이름이 차례로 붙여졌습니다. ●‘전사자’를 ‘순직자’로…뒤늦게 특별법으로 예우 제2연평해전 전사자는 2002년 사망 당시 ‘일반순직’으로 처리됐습니다. ‘전사자’를 전사자로 부르지 못하고 ‘순직자’로 규정해버린 것입니다. 당시 ‘군인연금법’에는 ‘전사’에 대한 보상규정이 없었고, 곧바로 분노한 여론이 들끓었습니다. 당시 정부는 ‘공무상 사망’ 보상기준에 따라 1인당 3000만~6000만원의 보상금을 제공하는데 그쳤습니다. 정부에서 돈을 줄 근거가 없다보니 성난 국민들이 십시일반 ‘성금’을 모으는 일까지 벌어졌습니다. 이후 2004년 법 개정을 통해 군인연금법에 ‘전사’에 대한 보상기준을 신설했지만 정작 제2연평해전 전사자들에게는 소급 적용되지 않았습니다. 16년이 지난 지난해 7월에야 ‘제2연평해전 전사자 보상에 관한 특별법 시행령’이 국무회의를 통과했습니다. 이에 따라 제2연평해전 전사자 6명의 유족에게 추가 보상금(1인당 1억 4400만~1억 8400만원)을 지급하게 됐습니다. 당시 문재인 대통령은 “국가가 이제야 도리를 다하게 됐다”며 국방부 장관에게 유족에게 사과의 뜻을 전하도록 지시했다고 합니다.한 해군 관계자는 “제2연평해전 전사자들의 희생으로 보상제도 등 군 체계가 크게 발전하게 된 것”이라며 “군은 피를 흘리면서 발전하지만, 한편으로 그 때 전사하신 분들의 아픔이 너무 컸다”고 토로했습니다. 제2연평해전이 발발하기 전 윤 소령은 한 방송 인터뷰에서 “경기장에 갈 수는 없지만 온 국민과 함께 우리 대표팀의 16강 진출을 마음으로 응원하겠습니다”라는 말을 남겼습니다. 그들이 남긴 갚진 유산을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할 겁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황교안 “아들 스펙 없이 대기업 취업” 논란…특혜채용 의혹 불거져

    황교안 “아들 스펙 없이 대기업 취업” 논란…특혜채용 의혹 불거져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특별강연에서 ‘스펙 없이 대기업에 취업한 청년’ 사례를 소개해놓고 “그 청년이 바로 우리 아들”이라고 말해 논란이 되고 있다. 황교안 대표는 학생들에게 “다양한 경험과 역량을 갖추려고 노력했던 점을 전하고 싶었다”고 밝혔지만 정치권에서는 부적절한 발언이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특히 황 대표 아들의 KT 특혜채용 의혹도 다시 불거지고 있다. 황 대표는 지난 20일 서울 용산구 숙명여대에서 1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특강에 참석해 “큰 기업에서는 스펙보다는 특성화된 역량을 본다고 한다”면서 한 청년의 사례를 소개했다. 그는 “내가 아는 어떤 청년은 스펙이 하나도 없었다”면서 “학점도 엉터리여서 3점도 안 됐고, 토익 점수도 800점이었다”고 전했다. 이어 “졸업 후 회사 15곳에 서류를 내서 회사 10곳의 서류 심사에서 떨어졌다. 그러나 서류 심사를 통과한 회사 5곳은 최종 합격했다”고 덧붙였다. 황 대표는 “그 청년이 바로 우리 아들”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취업난으로 고통을 호소하고 있는 청년들 앞에서 황 대표가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자 황 대표는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요즘 부쩍 힘들어하는 청년들, 대학생들을 격려하고 응원하고 싶었다”면서 “스펙 쌓기만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학생들의 고정관념을 깨고 조금만 눈을 돌리면 자신의 꿈을 이룰 수 있는 다양한 방법과 길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황 대표는 아들의 학점과 토익 점수를 공개했는데, 특강에서 한 말과는 달랐다. 황 대표는 “1학년 때 점수가 좋지 않았던 아들은 그 후 학점 3.29, 토익 점수는 925점으로 취업하게 됐는데, 저는 보다 다양한 경험과 역량을 갖추려고 노력했던 점을 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또 “아들 일화로 보다 가깝게 다가가려고 얘길 한 것인데, 그것도 벌써 8년 전 얘기더라”라며 “청년들이 요즘 겪는 취업 현실은 훨씬 더 힘들고 어려워졌다”고 논란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여야 4당은 일제히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이해식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22일 서면을 통해 “취업을 하지 못하고 있는 청년들이 마치 취업 전략에 문제가 있는 것처럼 호도해 대기업에 취업한 자신의 아들 같은 청년과 그렇지 못한 청년을 분리하고, 자신의 아들의 우월성을 은연 중에 드러내는 공감능력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전형적인 꼰대 발언”이었다고 지적했다. 이는 황 대표의 ‘꼰대’ 발언을 비꼰 말이기도 하다. 황 대표는 숙명여대 특강 때 학생들에게 “청년들은 한국당이라고 하면 뭔가 ‘꼰대 정당’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내가 꼰대처럼 생겼느냐”고 묻기도 했다. 김정화 바른미래당 대변인은 논평에서 황 대표가 “‘황교안 아들’ 그 자체가 스펙이 되는 세상에 청년들을 기만하기로 한 모양”이라면서 “‘아들 일화로 보다 가깝게 다가가려고 얘기한 것’이라니, 그것을 변명이라고 하는 것인지 묻고 싶다. 여전히 아들이 실력으로만 합격했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박주현 민주평화당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지금 청년 고용률은 42%밖에 되지 않는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청년실업과 관련해 실언을 하면서 무슨 한국당 주도로 경제청문회를 하겠다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정호진 정의당 대변인은 전날 “황 대표의 ‘스펙보다는 특성화된 역량이 중요하다’는 말뜻을 아예 부정하는 것은 아니나 취업 당사자인 청년들 앞에서 본인의 아들은 낮은 스펙에도 대기업의 관문을 턱턱 뚫었다고 자랑하는 것은 정치인으로서 동 떨어진 현실 인식을 보여주는 것에 불과하다”면서 “지금 청년들은 무엇보다 공정의 가치가 흔들리는 것에 분노하고 있다. 그런데 한국당의 태도는 ‘부모 잘 만난 것도 실력’이라며 특혜를 받았던 정유라와 다를 바가 없는 모습으로 청년들의 상처에 생소금을 뿌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여야 4당은 또 황 대표의 발언을 문제 삼으며 또 황 대표 아들의 KT 특혜채용 의혹을 언급했다. 지난 3월 18일 KT새노조는 긴급 성명서를 통해 “황 대표의 아들은 황 대표가 법무부 장관 재직 시절 KT 법무실에서 근무했고, 정갑윤 한국당 의원 아들은 KT의 국회담당 부서에서 근무했었다”면서 채용비리 의혹을 제기한 적이 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악플의 밤’ 설리 “한번쯤 당당하게 얘기해보고 싶었다”[인터뷰]

    ‘악플의 밤’ 설리 “한번쯤 당당하게 얘기해보고 싶었다”[인터뷰]

    ‘악플의 밤’ MC들의 호흡이 빛나는 인터뷰가 공개됐다. 오늘(21일) 저녁 첫 방송되는 JTBC2 ‘악플의 밤’의 MC 신동엽, 김숙, 김종민, 설리가 인터뷰 콘텐트 Jtalk에서 프로그램과 악플에 대한 다양한 생각을 밝혔다. 설리는 ‘악플의 밤’에 출연하게 된 계기에 대해 “악플이 너무 많아서, 한번쯤은 (악플에 대해)당당하게 이야기 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신동엽은 “악플은 사실 언급하는 것 자체를 부담스러워 하고 금기시되어 왔다. 악플을 언제까지 피할 수만은 없으니까, 음지에 있는 것을 양지로 꺼내서 함께 공론화 시켜보자는 생각이 있었다”고 전했다. ‘악플의 밤’에서는 악플을 받은 당사자가 직접 자신에 대한 악플을 읽는다. 이에 대해 김숙은 “너무 어려웠다. 내 악플이 예상 되지만 막상 보면 그래도 화가 난다”며 속상함을 드러냈다. 설리는 “악플은 자체는 상관 없는데 많은 사람들 앞에서 읽어야한다는 부담감이 있었다. ‘만약 눈물이 나면 울자’ 라는 생각으로 올라갔는데 생각보다 너무 괜찮았다”고 말해 놀라움을 자아냈다 ‘악플의 밤’의 관전포인트로 김숙은 “본인 악플을 읽을 때 미세하게 흔들리는 근육과 입꼬리를 보면 당사자의 심리상태가 보인다”고 팁을 줬고, 신동엽은 “거짓말을 하지 못하는 설리를 보는 것”을 꼽았다. 인터뷰 전체 내용은 JTBC 유투브 채널로 공개되는 인터뷰 콘텐트 Jtalk(https://www.youtube.com/watch?v=n123iyxwZks)에서 확인 할 수 있다. <인터뷰 전문> Q. 악플의 밤에 출연하게 된 계기 김종민 악플은 방송하는 사람들을 늘 따라다닌다. 그래서 ‘싸우지 말고 친하게 지내자’라는 생각으로 출연하게 됐다. 김숙 악플은 처음엔 화가 나지만 도움이 되는 말들도 있다. 취할 건 취하고 의연하게 버릴 건 버리려고 한다. 설리 악플이 너무 많아서 한번쯤 당당하게 이야기 하고 싶었다. 신동엽 악플은 사실 언급하는 것 자체를 부담스러워 하고 금기시되어 왔다. 이야기 해보면 아무것도 아닌데 방송에서 금기시하는 단어 소재가 너무 많은 것 같다. 역시 악플에 대해서도 아주 자극적인 내용들이 있는데 언제까지 피할 수만은 없으니까 음지에 있는 것을 양지로 꺼내서 함께 공론화 시켜보자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아직도 시기상조인가 해서 망설였는데 설리가 한다고 해서 출연하게 됐다. Q. 자신의 악플을 직접 읽는 다는 건? 김숙 너무 어렵다. 20년 정도 활동했으니 각자 대충 어떤 내용이 따라다는지 알 수 있다. 내 악플도 예상이 되는데 막상 보면 그래도 화가 난다. 김종민 나만 악플이 달리는 게 아니라 모두에게 달린다고 생각하니 같이 공유하는 것 같아서 오히려 괜찮았다. 신동엽 제작진이 내 악플 찾느라 고생했을 것. 그 생각만 하면 짠하다. 작가들이 얼마나 고생했겠는가. 설리 악플은 자체는 상관 없는데 많은 사람들 앞에서, 단상에 올라 읽어야한다는 부담감이 있었다. 그리고 내가 혹시 상처를 받고 있는데 상처 받지 않는 척 하는 게 아닐까 라는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 그 때는 울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해서 ‘만약 눈물이 나면 울자’라는 생각으로 올라갔는데 생각보다 너무 괜찮았다. Q. 악플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 김종민 술 마시고 본다. 맨 정신으로 보면 화가 나니까. 김숙 악플에 의연하게 대처하는 방법은 없는 것 같다. 마음 약하신 분들은 안보는 게 좋을 것. Q. ‘악플의 밤’ 관전포인트 신동엽 설리의 주특기가 거짓말을 못하는 것. 말을 안 하면 안했지 거짓말을 못한다. 그런 설리의 반응을 보는 것도 재밌을 것. 김숙 본인 악플을 읽을 때 미세하게 흔들리는 근육, 입꼬리를 보면 당사자의 심리상태가 보인다. Q. 마지막으로 김숙 댓글을 보다 깜짝 놀랄 때가 있다. ‘이렇게 글을 쓰는 사람도 있구나’ ‘사람한테 저런 글도 쓸 수 있어?’라는 악플도 있다. 방송에서 ‘이런 건 하지말자’ 라는 이야기도 나누면서 반성의 시간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악플의 밤’을 통해 댓글문화가 좀 달라지지 않을까 기대한다. 신동엽 설리가 했던 말 중 “저 같은 사람도 있어야 재밌지 않나요?”라는 말이 신선하게 다가왔다. 나도 그렇게 생각하고 생활해왔는데 언제부턴가 본질적인 모습보다 욕을 좀 덜 먹으려고 나답지 않게 행동하고 말했던 때가 더 많은 것 같다. 설리와 함께 하면서 잃었던 초심을 되찾아 보고 싶고, 이 방송을 보면서 쿨하게 받아들일 건 받아들이겠다. 대신 애정 어린 비판과 맥락 없는 욕은 다르다. 가족에 대한 욕, 인신공격, 외모폄하에는 상처받을 필요 없다고 생각한다. 맥락 있는 비판은 감사히 받아 들이겠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산청군의회, 거창·산청·함양사건 배상 등 특별법안 촉구 결의안 채택

    산청군의회, 거창·산청·함양사건 배상 등 특별법안 촉구 결의안 채택

    경남 산청군의회는 21일 제260회 군의회 제1차 정례회 제2차 본회의에서 ‘거창사건 및 산청·함양사건 관련자 배상 등에 관한 특별법안’ 입법 촉구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고 밝혔다. 군의회는 결의안에서 “한국전쟁 중 1951년에 일어난 거창사건 및 산청·함양 양민학살사건은 국군 병력이 공비토벌을 이유로 주민들을 희생시킨 사건으로 당시 군 명령권자와 명령수행자에게 유죄판결이 내려져 희생자들은 국가 공권력에 의해 억울하게 희생 됐음이 밝혀졌다”고 강조했다.이어 “상황이 이러함에도 정부는 위령과 추모사업 중심으로만 명예회복 사업을 진행해 피해자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배상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2004년 국회에서 여야 합의로 통과된 특별법에 대해 정부가 재정 부담을 이유로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거창사건 및 산청·함양 양민학살희생자 유족들은 다시 한 번 피 눈물을 쏟을 수 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또 “2005년 유엔 총회가 채택한 ‘피해자 권리장전’은 과거사에 대한 피해구조 조치를 국가 의무로 규정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국가적 차원의 유족에 대한 배상 조치는 전무한 상태로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군의회는 “거창사건 및 산청·함양 양민학살사건은 대한민국 현대사의 깊은 상처로 다시는 이런 아픔이 되풀이 되지 않도록 국회 차원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며 정부도 거창사건 및 산청·함양 양민학살사건희생자 배상 입법이 과거청산의 필수적 과정이자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시대적 사명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밝혔다. 따라서 군의회는 “정부는 거창사건 및 산청·함양 양민학살사건의 희생자와 유족에 대한 배상 과제를 조속히 해결하고, 국회는 배상 입법을 위해 현재의 ‘명예회복 특별조치법’을 개정하거나 별도의 ‘거창사건 및 산청·함양 양민학살사건 희생자 배상 특별법’ 제정에 조속히 나서라”고 촉구했다. 또 거창사건 및 산청·함양 양민학살사건 희생자 유족들이 고령인 점을 감안해 20대 국회 임기 내에 배상 입법을 반드시 마무리 하라”고 요구했다. 군의회는 이날 채택한 결의안을 빠른 시일안에 국회와 중앙부처 등 관련 기관에 보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산청·함양사건은 한국전쟁 중이던 1951년 2월 7일 산청군 금서면 가현마을과 방곡마을, 함양군 휴천면 동강리 점촌마을, 유림면 서주리 서주마을 등에서 국군 병력이 지리산 일대 공비토벌 작전 중에 양민을 통비 분자로 간주해 집단 희생시킨 사건이다. 국무총리 소속 명예회복 심의위원회가 결정한 사망자는 386명(산청 251명, 함양 135명), 유족은 732명(산청 551명, 함양 181명)이다 산청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여진구, 예쁘게 부숴주겠어” 절대그이 홍서영, 분노 대폭발

    “여진구, 예쁘게 부숴주겠어” 절대그이 홍서영, 분노 대폭발

    ‘절대그이’에서 홍서영의 분노가 폭발했다. 이번주 방송된 SBS 수목드라마 ‘절대그이’(극본 양혁문, 연출 정정화)에서 홍서영의 분노가 최고조에 달했다. 그녀 소유의 인형인 여진구가 곁에서 도망쳤기 때문. 기억이 돌아온 영구(여진구 분)는 다이애나(홍서영 분)에게서 벗어나 다다(방민아 분)와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이에 직접 영구를 되찾으러 간 다이애나. 그러나 되돌아온 것은 영구의 냉정한 거부였다. 영구가 그녀를 밀치며 “넌 누군가한테 사랑 받을 자격 없다”고 말하자 큰 충격과 상처를 받는 다이애나의 모습이 그려졌다. 다이애나가 정식 주인으로서 압박해올 것을 걱정한 다다가 영구를 재구매하자 다이애나는 격분했다. 그녀의 계약이 파기당해 영구가 완전히 손을 떠나게 됐기 때문. 다이애나는 “내가 갖지 못하면 아무도 못 가져..”라고 서늘한 한마디를 남겼다. 이어 보복을 다짐하는 그녀가 제로텐을 주문하면서 상황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 것을 암시했다. 한편, 다이애나는 우연히 왕준(홍종현 분)과 다다가 함께 있는 장면을 목격했다. 그녀는 단번에 둘의 사이가 심상치 않음을 알아채고 뒷조사를 지시했다. 곧이어 크로노스 헤븐에 방문한 다이애나. 제로텐의 얼굴이 세상에 이미 존재하는 얼굴이어도 괜찮냐고 묻는 모습에서 그녀가 무서운 보복을 준비하고 있음을 짐작케 해 시청자들에게 긴장감을 안겼다. 이처럼 이번 주 방송에서는, 홍서영의 분노가 폭발하며 앞으로 숨막히는 전개가 진행될 것임을 예고했다. 온전히 자신의 소유가 될 줄 알았던 장난감을 빼앗기고, 또 차갑게 내쳐진 홍서영. 크게 상처받은 그녀가 과연 어떤 보복을 준비할지 앞으로의 전개에 관심이 모아진다. 홍서영이 매력적인 악역으로 활약하고 있는 드라마 ‘절대그이’는 SBS에서 매주 수, 목요일 밤 10시에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청년이 구국의 영웅이라고? 기득권 책임을 떠넘기지 마

    청년이 구국의 영웅이라고? 기득권 책임을 떠넘기지 마

    “뭘 보나. 경제를 살리자는데!” 민족중흥의 역사적 사명을 띠고 성실한 나라 대한민국에 태어난 국민의 1990년대 시대정신은 역시나 ‘나라 살리기’였다. 그러나 국가는 세계에서 가장 부지런한 국민의 눈물 어린 노력에도 부도 위기에 내몰렸다. 애국심 넘치는 국민은 분연히 떨치고 일어났다. 어른들은 장롱 속 깊이 모셔뒀던 아이들 돌 반지와 금목걸이 등 몇 없는 귀금속을 꺼내 ‘구국 자금’에 보탰고, 학생들은 “나라가 어려운 마당에 외제를 쓰는 것은 매국”이라며 부끄러운 꼬부랑 글씨가 붙은 제품에 작은 태극기를 붙여 이를 가리고 다니며 ‘구국 염원’을 더했다. 국부가 빠져나간다는 이유로 할리우드 대작 ‘타이타닉’ 안 보기 운동까지 일었다. 대한민국은, 그 국민은 역시 위대했다. 나라의 큰 기업들이 문을 닫긴 했지만 빠르고 슬기롭게 국가부도 위기에서 벗어났다. 그러나 상처는 깊었다. TV 인기 방송에서는 “장기화된 경기 침체로 인해 청년실업이 40만명에 육박하는 이때, 미래에 대한 철저한 준비 없이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겠습니까”라는 대사가 반복됐다. IMF를 졸업하고, 두 번째 민주정부가 들어선 2004년 한국 사회 단면을 보여 주는 유행어다. 일련의 국가적 사태를 거치며 정치권은 늘 손 안에 있을 것만 같았던 권력이 언제든지 반대편으로 넘어갈 수 있음을, 기업은 세계로 뻗어 나가다가도 하루아침에 문 닫을 수 있음을 깨달았다. 위기감이 고조된 정치권과 기업, 또 그들과 명운을 함께하는 언론은 구원자로 ‘청년세대’를 주목했다. ‘청년세대’는 정당에 표를 줄 유권자였고, 기업에 지갑을 열 고객이었다. 보수와 진보로 나뉜 언론은 저마다 목적을 위해 ‘청년담론’을 만들어내기 시작했다. 저자는 ‘88만원 세대’ ‘3포(연애·결혼·출산 포기) 세대’ ‘세월호 세대’ ‘달관 세대’ ‘촛불 세대’ 등 쏟아지는 청년세대론을 두고 이렇게 지적한다. “많은 ‘청년’ 담론은 청년들을 위하는 척하지만 사실상 청년이라는 이름을 팔아 그 담론을 생산하는 본인의 가치를 높이고 이득을 도모한다”(15쪽). 또 “하늘 아래 같은 청년은 없고, 세대론은 무엇이든 주워 담는 마법의 상자로 활용된다”면서 ‘청년세대’ 담론 대부분이 실제 청년들의 현실을 왜곡·과장하고, 담론을 생산할 힘 또는 권력을 쥔 세력이 풀어야 할 사회 구조적 문제의 책임을 청년세대에 떠넘기고 있다고 진단한다. 영화 ‘올드보이’에서 이우진은 오대수에게 이렇게 말했다. “자꾸 틀린 질문만 하니까 맞는 대답이 나올 리 없잖아.”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2030 세대] 무례한 인간관계와 무심한 정책/김영준 작가

    [2030 세대] 무례한 인간관계와 무심한 정책/김영준 작가

    인간관계가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어렵다는 것을 느낀다. 아마 다들 비슷한 생각을 한 적이 있을 것이다. 타인과 관계를 맺고 대화하고 행동을 할 때 타인의 마음과 상황, 반응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결혼은 했지만, 아이가 없는 부부에게 ‘왜 애가 없느냐’와 같은 말은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애를 낳지 않기로 결정한 부부라면 심사숙고 끝에 내린 결정인 만큼 존중해 줄 필요가 있기 때문이며, 난임 부부라면 그 말 자체가 상처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말을 하는 사람은 ‘관심의 표현’이지 나쁜 의도로 한 말이 아닐지 모르겠지만, 타인을 고려하지 않고 한 말이기에 그 말 자체가 큰 실례일 수밖에 없다. 행동도 마찬가지다. 상대방의 입장과 반응을 고려하지 않는 행동은 그 의도가 어찌 됐건 나쁜 결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연인의 집 앞으로 연락도, 사전 약속도 없이 무작정 찾아가는 행위가 한 예다. 이걸 하는 쪽은 자신의 애정을 표현하고자 한 ‘좋은 행위’지만, 당하는 쪽 입장에선 준비되지 않은 모습과 보이고 싶지 않은 부분을 노출해야 하기에 매우 당혹스럽고 피하고 싶은 일이 된다. 사실 인간관계에서 나의 의도와 진심보다는 타인에 대한 고려가 더 중요하다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나쁜 의도로 말을 하고 일을 벌이는 사람은 많지 않다. 대부분은 그저 무신경할 뿐이다. 무신경하기에 타인을 고려하지 않고 말과 행동을 하며, 그 때문에 실수와 무례와 잘못들이 벌어진다. 비교적 단순한 인간관계에서도 이런 의도와 결과의 괴리가 벌어지는데 그보다 훨씬 복잡한 사회나 경제, 환경이라고 다를까. 에코백은 일회용품과 환경보호 이슈가 부각되면서 선진국 시민들로부터 큰 인기를 얻은 아이템이다. 하지만 현재 에코백은 일회용품보다 자원낭비와 환경오염 측면에서 더 나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나의 에코백을 장기간 재사용해 환경파괴와 자원낭비를 막고자 한 좋은 의도와 달리 에코백이 비닐봉지만큼 흔한 세상이 됐기 때문이다. 이런 좋은 의도들의 실패를 보다 보면 정책과 규제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 보게 된다. 정책과 규제들은 거의 대부분 좋은 의도로 만들어진다. 그러나 그 의도는 제쳐 두고 그 정책과 규제의 대상이 되는 시장과 사회의 반응에 대해 충분한 고려가 이루어진 것일까. 시장과 사회의 반응에 대한 고려 없이 ‘좋은 의도로 만들었으니 이것을 무조건 따르라’라고 한다면 그것은 누구를 위한 것일까. 제대로 된 인간관계에서는 타인에 대한 고려가 필수적이다. 그리고 이를 고려하지 않는 무신경한 사람을 우리는 보통 ‘무례한 사람’이라 부른다. 마찬가지로 정책과 규제 또한 시장과 사회의 반응과 파급효과를 고려한 섬세한 접근이 필요하다. 시장과 사회의 반응을 고려치 않고 정책과 규제의 원래 의도만을 강조하는 것은 무례한 사람의 인간관계와 다를 바가 없기 때문이다.
  • “피해 상처 치유가 본질” 韓기업도 배상 동참 양보안으로 日 압박

    “피해 상처 치유가 본질” 韓기업도 배상 동참 양보안으로 日 압박

    해결방안 제안으로 일본으로 ‘공’ 넘겨 외교부 “미래지향적 한일관계 희망” 日 “제3국 통한 중재위 설치” 공식 요청 중재 무산 땐 ICJ 회부 韓 고립시킬 속셈정부가 일본의 즉각 반대에도 강제징용 피해자에 대해 한일 기업이 함께 기금을 마련해 위자료를 지급하는 방안에 대해 심사숙고할 것을 재차 요구했다. 갈등을 키워 국제여론전으로 비화하려는 일본에 피해자의 고통 및 상처 치유가 문제의 본질임을 강조한 것으로 읽힌다. 김인철 외교부 대변인은 20일 정례브리핑에서 ‘한국의 제안을 일본이 거부했는데 향후 대응은 뭐냐’는 질문에 “정부는 대법원 판결을 존중한다는 기본 입장하에 피해자 고통과 상처의 실질적 치유, 그리고 미래지향적 한일 관계 구축 필요성 등을 고려하여 (강제징용) 사안을 신중하게 다뤄 오고 있다”며 “일본 측이 피해자들의 고통과 상처 치유 그리고 한일 관계 발전을 위해 신중하게 지혜를 모아 나가기를 기대하고 희망한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이날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이 기자회견에서 “한국의 요구·제안을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 한국의 국제법 위반 상태를 시정할 수 없으며, 문제의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말한 것을 한국의 제안에 대한 공식 거부로 인정했다. 하지만 피해자 상처 치유를 위한 신중한 접근, 한일 기업의 위자료 마련 방안 등을 한국 입장으로 고수한 것이다. 지난해 10월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에 따르면 배상 주체는 일본 전범 기업이다. 강제징용 피해자들도 일본 전범 기업의 국내 자산 매각을 진행하고 있다. 이런 관점에서 한국 정부는 외려 우리 기업이 배상에 동참하는 양보안을 낸 셈이다. 반면 스가 관방장관은 이날 한일 청구권 협정상 마지막 3단계인 ‘제3국을 통한 중재위원회 설치 방안’도 공식 요청했다. 3단계도 무산되면 국제사법재판소(ICJ)에 회부하는 수순이 예상된다. 일본이 한국 제안을 거부하고 국제법 절차에 집착하는 것은 국제사회에서 한국 외교를 고립시키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 비핵화 문제, 경제 교류, 한·미·일 동맹 등을 감안할 때 한국에 일본이 필요하다는 판단이 깔린 것이다. 하지만 일본은 북일 정상회담을 성사시키지 못했고, 지난달 미일 정상회담 성과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따라서 한국 정부가 일본 측 페이스를 따라서는 안 된다는 제언이 나온다. 양기호 성공회대 일본학과 교수는 “일본이 원하던 대로 한국 정부가 해결 방안을 내놓았기 때문에 공은 일본 측에 있다”며 “일본이 국제법 절차만 고집한다면 1910년 한일병합조약의 합법성 판단 등을 조건으로 중재위를 여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검블유’ 장기용X임수정, 바닷가서 포착 ‘쌍방 로맨스 예고?’

    ‘검블유’ 장기용X임수정, 바닷가서 포착 ‘쌍방 로맨스 예고?’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 임수정과 장기용이 바닷가에서 포착됐다. 20일 방송되는 tvN 수목드라마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가 배타미(임수정)와 박모건(장기용)의 로맨틱한 바닷가 투샷을 공개, 이들 커플의 쌍방 로맨스를 손꼽아 기다리는 시청자들의 설렘 지수를 폭발시켰다. 지난 5회 방송에서 ‘검색어 조작’의 무서움을 직접 겪은 타미. ‘톱배우 한민규와 포털사이트 임원 B양이 스폰서 관계’라는 찌라시의 B양으로 오해받으며 실시간 검색어를 장악했고, 억울한 유명세를 치렀다. 뿐만 아니라 이 사건의 시작이 대중들의 오해에서 비롯된 게 아니라, 누군가 의도적으로 타미를 실검에 올렸다는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선사했다. 타미에게 평생토록 잊히기 힘든 상처를 남긴 것. 이 가운데 공개된 스틸 사진 속의 타미와 모건의 그림 같은 투샷이 20일 밤 방송된 ‘검블유’ 6회에 대한 기대감을 폭발시킨다. 따사로이 내리쬐는 바닷가에서 만난 두 사람. 언제나 그랬듯 타미를 향해 다정한 미소를 띤 모건과, 이를 부드럽게 응시하는 타미. 그간 공개됐던 모습에 비해 한층 부드럽게 변화한 두 사람의 분위기가 물씬 느껴지는 바. 모건이 제 발로 들어간 타미의 어장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제작진은 “위기를 함께 겪은 만큼 한층 가까워진 타미와 모건은 이전과 다른 온도를 띄게 될 것”이라고 귀띔하며, “이들 사이에 어떤 관계 변화가 일어날지, 직진남 모건이 사랑보다 일이 중요한 타미의 마음을 잡을 수 있을지 지켜봐 달라”고 전했다. 한편, tvN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는 20일 오후 9시 30분에 방송된다. 사진=tvN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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