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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건만남하다 걸렸잖아”… 피해자 두 번 울리는 ‘순결 프레임‘

    “조건만남하다 걸렸잖아”… 피해자 두 번 울리는 ‘순결 프레임‘

    “자기 몸 찍어 올리고 스폰서 알바하려던 애들이 수틀리니까 이제 와서 순결한 피해자로 세탁된 거 아닌가?” 텔레그램을 통해 여성과 미성년자 성착취 영상을 제작·유포한 ‘n번방 사건’이 수면 위로 떠오르자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피해자를 향한 비난이 쏟아지며 2차 가해가 일어나고 있다. 주로 일부 피해자들이 조건만남, 트위터 일탈계(얼굴·신상 노출 없이 신체 일부를 찍어 올리는 계정)를 했다는 이유로 ‘진짜’ 피해자가 아니라는 내용이다. 전문가들은 피해자에게 책임을 돌리는 것은 사건의 본질을 흐리고 피해자들이 침묵하게 만든다고 지적한다. 2차 가해는 가해자들의 가해 행위보다 일부 피해자들이 스폰서를 구하거나 조건만남을 경험한 사실에 초점을 맞추면서 일어난다. ‘원래 조건만남 하던 애들이나 박사한테 걸린 것 아니냐’, ‘쉽게 큰돈 벌려고 하다 영상 유포된 애들이 무슨 피해자냐’, ‘자기 나체를 자발적으로 올린 애들도 처벌해라’ 등의 내용이 대표적이다. 이런 내용은 포털 댓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커뮤니티 사이트 등에 가리지 않고 올라온다. 실제로 n번방 사건의 피해자인 한 여고생은 용기를 내 언론 인터뷰에 나섰다가 자신을 향한 비난 댓글에 큰 상처를 받았다고 밝혔다. 피해자와 가해자를 등치시키거나 n번방, 박사방 이용자들을 피해자로 둔갑시키는 글도 적지 않다. 일부 사이트에는 “피해자나 가해자나 똑같은 범죄자다”, “오히려 영상을 구매하고 제대로 보지 못한 박사방 회원들이 피해자다”라는 글이 올라왔다. 전문가들은 성범죄 피해자에게 ‘완전무결’을 요구하는 분위기가 우리 사회에 남아 있다고 지적한다. 피해자가 빌미를 제공했다고 여기거나 피해자의 평소 행실을 지적하며 범죄 행위를 축소시키는 악습이다. 피해자에게 원인을 찾는 현상은 유독 성범죄 사건에서 더 두드러진다. 이나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n번방의 가해 행위를 정당화하는 남성 문화의 오래된 프레임”이라면서 “정숙한 여성은 사회가 보호해 줄 것이고 그렇지 않은 여성은 아무렇게나 해도 된다는 이분법적 사고방식”이라고 꼬집었다. 윤지영 건국대 부설 몸문화연구소 교수는 “이런 유형의 2차 가해는 피해자들이 자책감을 느끼게 하고 ‘나도 일말의 원인을 제공했기 때문에 나는 어느 누구에게도 도움을 받을 수 없다’는 생각을 갖게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 “조건만남 하던 애가 무슨 피해자?”…완전무결한 피해자를 바라는 사회의 민낯

    “조건만남 하던 애가 무슨 피해자?”…완전무결한 피해자를 바라는 사회의 민낯

    “자기 몸 찍어 올리고 스폰서 알바 하려던 애들이 수틀리니까 이제와서 순결한 피해자로 세탁된거 아닌가?” 텔레그램을 통해 여성과 미성년자 성착취 영상을 제작·유포한 ‘n번방 사건’이 수면 위로 떠오르자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피해자를 향한 비난이 쏟아지며 2차 가해가 일어나고 있다. 주로 일부 피해자들이 조건만남, 트위터 일탈계(얼굴·신상 노출 없이 신체 일부를 찍어 올리는 계정)를 했다는 이유로 ‘진짜’ 피해자가 아니라는 내용이다. 전문가들은 피해자에게 책임을 돌리는 것은 사건의 본질을 흐리고 피해자들이 침묵하게 만든다고 지적한다. 2차 가해는 가해자들의 가해 행위보다 일부 피해자들이 스폰서를 구하거나 조건만남을 경험한 사실에 초점 맞추면서 일어난다. ‘원래 조건만남 하던 애들이나 박사한테 걸린 것 아니냐’, ‘쉽게 큰 돈 벌려고 하다 영상 유포된 애들이 무슨 피해자냐’, ‘자기 나체를 자발적으로 올린 애들도 처벌해라’ 등의 내용이 대표적이다. 이런 내용은 포털 댓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커뮤니티 사이트 등에 가리지 않고 올라온다. 실제로 n번방 사건의 피해자인 한 여고생은 용기를 내 언론 인터뷰에 나섰다가 자신을 향한 비난 댓글에 큰 상처를 받았다고 밝혔다. 피해자와 가해자를 등치시키거나 n번방, 박사방 이용자들을 피해자로 둔갑시키는 글도 적지 않다. 일부 사이트에는 “피해자나 가해자나 똑같은 범죄자다”, “오히려 영상을 구매하고 제대로 보지 못한 박사방 회원들이 피해자다”라는 글이 올라왔다. 전문가들은 성범죄 피해자에게 ‘완전무결’을 요구하는 분위기가 우리 사회에 남아 있다고 지적한다. 피해자가 빌미를 제공했다고 여기거나 피해자의 평소 행실을 지적하며 범죄 행위를 축소시키는 악습이다. 피해자에게 원인을 찾는 현상은 유독 성범죄 사건에서 더 두드러진다. 이나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n번방의 가해 행위를 정당화하는 남성 문화의 오래된 프레임”이라면서 “정숙한 여성은 사회가 보호해줄 것이고 그렇지 않은 여성은 아무렇게나 해도 된다는 이분법적 사고방식”이라고 꼬집었다. 피해자에게 화살을 돌릴수록 피해자들이 도움을 구하기 어렵고 침묵할 수밖에 없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윤지영 건국대 부설 몸문화연구소 교수는 “이런 유형의 2차 가해는 피해자들이 자책감을 느끼게 하고 ‘나도 일말의 원인을 제공했기 때문에 나는 어느 누구에게도 도움을 받을 수 없다’는 생각을 갖게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 [속보] 한진家 조현아 ‘남편 폭행’ 혐의 약식기소

    [속보] 한진家 조현아 ‘남편 폭행’ 혐의 약식기소

    한진그룹의 장녀 조현아(46)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남편을 폭행해 상처를 입힌 혐의로 약식기소됐다. 자녀 학대에 대해서는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유현정 부장검사)는 이달 중순 조 전 부사장을 상해 혐의로 벌금 300만원에 약식기소했다. 초등학교 동창 사이인 남편 박모(46)씨는 조 전 부사장이 화가 난다는 이유로 고함을 지르며 목을 조르고, 태블릿PC를 집어 던져 엄지발가락 살점이 떨어져 나가는 상해를 입었다며 지난해 2월 조 전 부사장을 경찰에 고소했다. 두 사람은 2018년 4월부터 이혼 소송이 진행되고 있다. 검찰은 경찰의 기소 의견 가운데 조 전 부사장이 쌍둥이 아들에게 수저를 집어던지거나 폭언했다는 내용의 아동학대 부분은 무혐의 처분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거미 여인의 키스’ 맥널리 코로나19로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거미 여인의 키스’ 맥널리 코로나19로

    전설의 소프라노 마리아 칼라스를 다룬 연극 ‘마스터 클래스’, 뮤지컬 ‘거미 여인의 키스’, ‘풀 몬티’ 등으로 국내에도 널리 알려진 브로드웨이 극작가 테렌스 맥널리가 코로나19 합병증으로 세상을 떠났다. 로스앤젤레스(LA) 타임스와 영국 BBC 등에 따르면 2011년 폐암 진단을 받고 두 차례 수술을 받았던 맥널리는 24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사라소타의 한 병원에서 82세를 일기로 눈을 감았다. 부음을 언론에 알린 이는 동성 남편 톰 커다히. 2003년 동성 혼인이 허용된 버몬트주에서 혼인 신고를 한 뒤 2010년 워싱턴 DC에서 결혼 예식을 올렸다. 그의 희곡 소재가 동성애, 호모포비아, 사랑, 에이즈 등이었던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었다. 그는 만성 폐쇄성 폐질환(chronic obstructive pulmonary disorder)을 갖고 있었는데 코로나19에 결국 스러졌다. 역설적이게도 그는 그토록 사랑하던 브로드웨이와 뉴욕 극장가가 일주일 이상 폐업한 상황에 인생의 막을 내렸다. 1938년 플로리다주 세인트 피터스버그에서 태어난 맥날리는 텍사스주에서 성장기를 보냈다. 여덟 살 때 브로드웨이에서 본 뮤지컬에 감명 받아 학생 때부터 희곡을 쓰기 시작한 그는 뉴욕에 있는 컬럼비아 대학 재학 중 소설가 존 스타인벡에게 재능을 인정받은 일로 유명하다. 스물네 살이던 1964년 극작가로 데뷔한 그는 60년 가까이 36편의 연극, 10편의 뮤지컬, 4편의 오페라, 3편의 영화 시나리오, 4편의 TV 드라마 대본을 집필했다. 2018년 발레 뤼스를 이끈 디아길레프를 다룬 희곡 ‘불과 공기’를 선보이는 등 말년에도 창작욕을 불태웠고, 지난해 7월에도 클레어 드 룬 극장 무대에 오드라 맥도날드 주연의 ‘프랭키와 자니’가 리바이벌 상연되면서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렸다. 다양한 소재를 다룬 그의 대본은 늘 작품성과 대중성을 인정 받았다. 연극 ‘마스터 클래스’ ‘사랑 용기 연민’, 뮤지컬 ‘거미 여인의 키스’ ‘래그타임’으로 미국 공연계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토니상을 네 차례나 수상했으며 TV 드라마 ‘안드레의 어머니’로 에미상을 수상했다. 그는 2013년 LA 스테이지 타임스 인터뷰를 통해 “나보다 재능도 많고 똑똑한 사람들, 내가 뭔가 게으름을 피울 때 전화를 걸어줄 수 있는 사람들과 함께 일하고 싶어했다. 수많은 이들이 삶에서 배우는 것을 멈추는 것이야말로 비극”이라고 말했다. 그의 브로드웨이 초기는 온갖 신랄한 비평에 상처 받은 시기였다. 데뷔작 ‘And Things That Go Bump in the Night’에 대해 일간 뉴스데이는 “추잡하고 변태적이며 역겨운” 작품이라고 짓밟았고, 그 결과 3주도 안돼 막을 내렸다. 1995년 잡지 ‘보그’와의 인터뷰를 통해 그는 ‘최악을 가려 뽑거나 장난 삼아 내지르는 리뷰 콘테스트가 있다면 내가 당연 일등”이라고 자학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끝까지 버텼고 시대가 바뀌자 시대를 앞서간 작가란 평가를 들었다. 지난해 토니상 평생공로상을 거머쥔 뒤 턱시도 차림에 폐에 산소를 공급하는 튜브를 달고 나선 그는 되레 상찬의 “순간이 너무 빨리 온 게 아닌가“라고 뼈 있는 농을 한 뒤 “극장도 변심한다. 우리 모두가 진정으로 살았던 비밀스러운 곳이니까. 세상은 진실과 아름다움, 친절함이란 게 정말 무엇인지를 더 일깨우는 예술가들을 필요로 한다”란 의미심장한 소감을 남겼다. 그게 거의 유언이 됐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인간이 미안해’…고문으로 엄마 잃은 아기 오랑우탄 10년 후

    ‘인간이 미안해’…고문으로 엄마 잃은 아기 오랑우탄 10년 후

    지난 2010년, 보르네오섬 인도네시아령에서 오랑우탄 모녀가 참담한 몰골로 발견됐다. 팜나무 재배업자들에게 쫓겨 서식지를 잃고 마을로 피신한 길이었지만, 이번에는 주민들이 오랑우탄 모녀에게 돌을 던졌다. 어미 오랑우탄을 웅덩이에 처박고 폐에 물이 차게 하는 등 잔인한 고문도 서슴지 않았다. 현지 동물단체가 구조에 나섰으나 어미는 보호소로 옮겨지자마자 끝내 숨을 거뒀다. 새끼가 3살 때 벌어진 일이었다. 이때부터 새끼는 사건이 벌어진 마을 이름을 따 ‘페니’라 불리게 됐다. 졸지에 고아가 된 페니는 무자비한 학대와 폭행 속에 죽어가는 어미를 곁에서 지켜본 탓에 트라우마를 얻었다. 동물단체는 페니를 자신들이 운영하는 ‘정글학교’로 들여보냈다. 비슷한 사고로 어미를 잃고 외상 후 스트레스성 장애에 시달리며 이상행동을 보이는 새끼 오랑우탄들이 모여있는 일종의 ‘오랑우탄 탁아소’였다.페니는 이곳에서 4년간 집중적인 재활 훈련을 받았다. 구조 전까지는 한 번도 감금된 적이 없었기에 인간에게 익숙하지 않았기에 야생성과 독립성은 그대로 유지한 채 어미를 잃은 마음의 병만 치유했다. 친구들과 어울리며 상처를 회복한 페니는 2014년 9월 드디어 야생으로 풀려났다. 열대우림으로 돌아간 페니를 동물단체는 이후에도 꾸준히 관찰하며 보호했다. 5년 후, 페니가 새끼를 낳았다. 22일(현지시간) 영국에 본사를 둔 국제동물구호단체 ‘인터내셔널 애니멀 레스큐’(IAR) 측은 인도네시아 끄따팡 지역 보호림에서 생활하던 오랑우탄이 새끼를 낳았다고 전했다. 이 단체는 지난해 말 오랑우탄의 임신 사실을 처음으로 확인했다. 죽어가는 어미와 구조된 지 10년 만의 일이다.어미를 잃은 끔찍한 과거를 딛고 어엿한 성체로 자란 오랑우탄 ‘페니’는 이제 새끼 오랑우탄 ‘타락’과 함께 행복한 미래를 그리고 있다. IAR 측은 “10년간 많은 변화가 있었다. 겨우 3살 때 잔인한 방법으로 어미를 잃었지만, 페니는 분명 이전까지 어미에게서 받은 사랑을 기억하고 있을 것”이라면서 “페니의 출산은 야생에의 완전한 재적응을 의미하는 증거이자, 오랑우탄을 보존하려는 우리의 노력에 가치를 부여한다. 페니는 심각한 멸종위기에 놓인 모든 동물의 희망”이라며 기뻐했다. 오랑우탄은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의 레드리스트에서 ‘위급’(CR) 단계로 분류된 심각한 멸종위기종이다. 한때 아시아 삼림 전역에 서식했지만, 서식지 파괴와 남획 등으로 현재는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와 보르네오섬 두 곳에서만 겨우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1999년 14만8500마리에 달했던 오랑우탄은 2015년까지 16년 동안 7만 마리 수준으로 절반가량 급감했다.특히 팜유 생산업자들이 열대우림을 팜나무 농장으로 개간하면서 오랑우탄은 살 곳을 잃었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에 따르면 전 세계 팜유의 90%를 공급하는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의 팜나무 농장 조성으로 약 200종의 동식물을 멸종위기에 놓였다. 이로 인해 열대우림 31만㎢가 사라지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열대우림 파괴를 막고 지역 경제에도 도움이 되도록 콩이나 옥수수 등 다른 작물을 재배하는 방안도 내놨다. 하지만 세계자연보전연맹은 대체 작물이 팜나무보다 최대 9배 넓은 면적이 필요할뿐더러 열대우림이 아닌 다른 야생동물의 서식지가 파괴될 것이라며 적절한 해결책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100년 후 남아있는 오랑우탄 수는 현재의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n번방 묻히지 않게 다른 피해자들 용기 냈으면”

    “n번방 묻히지 않게 다른 피해자들 용기 냈으면”

    영상 유포 두려워 꿈도 포기하고 살아 함부로 말하는 사람들 2차 가해에 상처“대외적으로는 장애인을 돕는 등 약자를 챙기는 모습을 하고 뒤에선 미성년자에게 성착취 영상을 찍게 해 돈벌이로 이용했더군요. 그게 사람이 할 짓인가요?” 텔레그램을 통해 여성과 미성년자 성착취 영상을 제작·유포한 ‘n번방 사건’의 피해자인 고등학생 A양은 24일 n번방 가운데 하나인 박사방 주요 운영자 조주빈(25·구속)에 대한 분노를 드러냈다. 2019년 6월 당시 중학생이었던 A양은 형편이 어려워 아르바이트를 찾던 중 고액의 ‘스폰 알바’ 제의를 받았다. 스폰 알바를 제의한 남성은 A양을 텔레그램으로 유인했다. 처음에는 남성을 완전히 믿지 않았던 A양도 남성이 회사 이름, 주식 현황 등을 사진으로 찍어 보내자 조금씩 그를 믿기 시작했다. 남성은 “돈을 입금하겠다”, “선물을 보내 주겠다”는 등의 말로 A양의 이름과 계좌, 주소, 전화번호 등의 개인정보를 수집했다. 몸 영상만 찍어도 된다고 말하던 남성은 “얼굴을 보여 달라”, “교복 스타킹을 찢어 달라”며 수위를 높여 나갔다. 급기야는 학용품을 이용한 성착취 영상을 요구했다. A양이 거부하자 남성은 “나에게 너의 영상과 개인정보가 있으니 기어오르지 말라”고 협박했다. A양은 두려운 나머지 남성이 시키는 대로 영상을 더 찍어 보냈다. 그렇게 보낸 영상이 40여편이다. 이후 남성은 A양에게 “영상을 유포하겠다”는 말만 남긴 채 잠적했다. A양은 영상이 유포돼 다른 사람들이 알아볼까 봐 두려움에 떨면서 지냈다. 하고 싶었던 음악의 꿈도 포기했다. A양은 자신이 겪은 일이 어떤 일인지 모른 채 지내다 최근 n번방 사건이 공론화되면서 스스로가 n번방의 피해자였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A양은 n번방 피해자를 향한 2차 가해에 지금도 상처받고 있다고 말했다. A양은 “생활비가 간절했다. 미성년자도 고용해 달라고 사장님한테 간절히 부탁해 봤지만 일을 구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A양은 용기를 내 피해 사실을 고백했다. A양은 “이런 일이 묻히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 공론화에 나섰다”면서 “다른 피해자들도 함께 용기를 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 내국인 무증상 입국자 3일간 자가격리 후 검사

    내국인 무증상 입국자 3일간 자가격리 후 검사

    23일 방역지침 위반 종교시설 1456곳정부의 강화된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을 어긴 집단시설들이 대거 적발됐다. 시민들이 꽃구경에 나서며 야외 확진환자가 발생하고 유럽에서 정부 예상보다 많은 입국자가 들어와 해외 유입 환자를 막는 데도 비상이 걸렸다. 중앙사고수습본부는 23일 하루 동안 방역지침을 위반한 전국 종교시설 1456곳과 콜센터 29곳, 유흥시설 101곳 등 모두 3482곳에 대해 행정지도를 하고 이 중 위반행위가 심각한 454곳에 행정명령을 내렸다고 24일 밝혔다. 행정명령 대상은 종교시설 442곳과 체육시설 12곳이다. 이 시설들은 발열 체크, 2m 이상 거리 유지, 단체식사 제공 금지, 방역책임자 배치 등 안전수칙을 지키지 않았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24일 회의에서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에도 불구하고 봄 햇살을 조심스럽게 즐기는 것을 넘어 꽃 구경에 인파가 몰리고 클럽행을 계획하는 젊은 분들도 있다”면서 “한 사람의 방심이 누군가에게는 회복할 수 없는 상처를 입히고 공동체를 무너뜨릴 수도 있다”고 시민들의 협조를 당부했다. 신천지가 아닌 전체 코로나19 환자 중 20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13%(504명)에 이른다. 클럽, 극장 등 대중시설 이용 빈도가 잦다 보니 환자도 그만큼 많이 나오고 있다. 꽃구경의 경우 마스크와 2m 거리 유지가 필수다. 이와 함께 미국 등 유럽 이외 다른 국가로도 전수 진단검사를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지만 현재 검역 인력과 검사 물량으로는 유럽발 입국자를 감당하기에도 벅차다. 유럽발 입국자 전수 진단검사를 시행한 첫날(22일) 1444명이 검사를 받아 이 중 19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고 23일에도 18명이 나왔다. 밀폐된 곳에서 유증상자들이 장시간 검사 결과를 기다리는 등 혼선이 빚어지자 정부는 이날 개선책을 내놓았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내국인 무증상자는 일단 자가격리 후 3일 이내에 검사를 시행해 자원을 유증상자 중심으로 집중해 효율적으로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무증상자는 임시생활시설로 이동해 검사를 받고 있다. 진단검사에 들어가는 비용도 만만찮다. 유럽발 입국자는 하루 평균 1000여명으로, 검사에만 1억원 가까이 들어간다. 정부는 감염 확산을 막고 내국인을 보호하고자 검사비를 지원하되 생활비는 지원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유럽발 입국자는 개인의 선택에 따른 입국이어서 일반적 자가격리 대상자와 동일하게 취급할 수 없다”며 “국내 유입을 유도하는 부작용도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세종 박찬구 선임기자 ckpark@seoul.co.kr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n번방 피해로 꿈도 접어”…n번방 피해 여학생의 눈물

    “n번방 피해로 꿈도 접어”…n번방 피해 여학생의 눈물

    “대외적으론 장애인을 돕는 등 약자를 챙기는 모습을 하고 뒤에서는 미성년자에게 성착취 영상을 찍게 하고 돈벌이로 이용했더군요. 그게 사람이 할 짓인가요?” 텔레그램을 통해 여성과 미성년자 성착취 영상을 제작·유포한 ‘n번방 사건’의 피해자인 고등학생 A양은 24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n번방 가운데 하나인 박사방 주요 운영자 조주빈(25·구속)에 대한 분노를 드러냈다. 2019년 6월 당시 중학생이었던 A양은 형편이 어려워 아르바이트를 찾던 중 고액의 ‘스폰 알바’ 제의를 받았다. 스폰 알바를 제의한 남성은 A양에게 텔레그램을 설치하게 한 후 텔레그램으로 이야기하자고 유인했다. A양도 처음에는 남성을 완전히 믿지 않았다. 그러나 남성이 회사 이름, 주식 현황 등을 사진으로 찍어 보내자 조금씩 그를 믿기 시작했다. 남성은 “돈을 입금하겠다”, “선물을 보내주겠다” 등의 말로 A양의 이름과 계좌, 주소, 전화번호 등의 개인정보를 수집했다. 처음에는 얼굴이 나오지 않게 몸 영상만 찍어도 된다고 말하던 남성은 “얼굴을 보여달라”, “교복 스타킹을 찢어달라”라며 점점 수위를 높여 나갔다. 급기야는 학용품을 이용한 성착취 영상을 요구했다. A양이 거부하자 “나에게 너의 영상과 개인정보가 있으니 기어오르지 마라”라고 협박했다. A양은 두려운 나머지 남성이 시키는 대로 영상을 더 찍어 보냈다. 그렇게 보낸 영상이 40여 편이다. 피해는 2주가 넘게 지속됐다. 이후 남성은 A양에게 “영상을 유포하겠다”는 말만 남긴 채 잠적했다. A양은 “제발 그러지 말아주세요”라고 애원했지만 남성과 대화하던 비밀 대화방은 이미 사라져 있었다.A양은 영상이 유포돼 다른 사람들이 알아볼까 봐 두려움에 떨면서 지냈다. 한여름에도 몸을 감싸고 외출했고, 주변에 다가오는 사람들도 믿지 못하고 겁을 냈다. 하고 싶었던 음악의 꿈도 포기했다. A양은 “꿈이 있으니 더 조심했어야 했는데…”라며 자책하기도 했다. A양은 자신이 겪은 일이 어떤 일인지 모르는 채 지내다 최근 n번방 사건이 공론화되면서 그때의 일이 n번방의 일종이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A양은 “n번방을 검색하자 제일 먼저 나오는 ‘텔레그램’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n번방 기사를 모두 읽은 A양은 그때의 기억에 손을 벌벌 떨고 눈물을 흘렸다. A양은 n번방 피해자를 향한 2차 가해에 두 번 상처받았다. A양은 “생활비가 간절했다. 돈을 벌기 위해 알바를 구하면서 미성년자도 고용해달라고 사장님한테 간절히 부탁해봤지만 일을 구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면서 “다른 방법도 열심히 찾아봤는데 힘들었던 사정은 몰라주고 함부로 말하는 모습을 보면 너무 괴롭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A양은 용기 내서 피해 사실을 고백했다. A양은 “이 일이 묻히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 공론화에 나섰다”라면서 “그동안 세상 속에 혼자 있는 기분이었는데 많은 사람들이 응원해줘서 힘을 냈다. 다른 피해자들도 함께 용기 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 ‘박사방’ 피해 중학생 “고통 속 살아…미성년 피해자 더 있을 것”

    ‘박사방’ 피해 중학생 “고통 속 살아…미성년 피해자 더 있을 것”

    텔레그램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5·일명 박사)씨에게 성 착취를 당했다는 피해자가 한 언론사 인터뷰를 통해 심리적 고통을 호소하며 가해자들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촉구했다. 24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피해자 A씨(당시 중학생)는 2018년 조씨로부터 성 착취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A씨는 SNS에서 알게 된 조씨가 수백만원짜리 아르바이트를 제시하며 접근했다고 인터뷰에서 밝혔다. 조씨는 먼저 ‘돈을 보내주겠다’, ‘휴대폰을 선물해주겠다’는 등의 말로 A씨를 안심시킨 후 주소와 전화번호, 계좌번호 등 개인정보를 받아냈다. 하지만 이후 조씨는 돌변해 A씨의 신상을 폭로하겠다며 협박했고, 입막음의 대가로 나체를 촬영한 사진 등을 받아내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A씨는 “이미 내 얼굴과 목소리, 개인 정보가 이 사람(조씨)에게 다 있는 상태라 (신상을 퍼뜨리겠다고) 협박을 할까 봐 (따를 수밖에 없었다)”며 “40개가 넘는 영상을 촬영해 조씨에게 넘겼다”고 전했다. 이어서 “(사건을 겪은 후) 마음의 상처가 너무 커 그때부터 잠을 아예 못 잤다”며 “만약 내 영상이 내일 아침 SNS에 퍼져있으면 어떡하지, 하는 생각에 너무 겁이 났다”고 말했다.특히 자신의 피해 경험을 토대로 현재까지 확인된 것보다 훨씬 많은 미성년자 피해자가 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그는 “채팅 앱이나 트위터 계정 같은 경우는 사용자가 대부분 학생”이라며 “제일 충격적이었던 사건은 10살 아이에게 몸 사진을 보내주면 5만원짜리 기프티콘을 제공하겠다는 것이었다”고 전했다. 또 현행법상 디지털 성범죄는 ‘솜방망이’ 처벌로 끝날 가능성이 높은 점을 우려했다. A씨는 “내가 고통 속에 살면서 잠도 못 자고 밥도 못 먹고, 사람도 못 만나던 시기에 가해자들은 영상을 유포하며 성욕을 채웠다”면서 “내가 도구였다는 생각에 끔찍하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 사람이 나와서 반성한다는 보장도 없고 감옥에서 평생 썩었으면 좋겠다”며 아직 나서지 못한 피해자들을 향해 “가해자들이 강력한 처벌을 받을 수 있게 용기를 내 달라”고 당부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정 총리 “꽃 구경? 한 사람 방심, 공동체 무너뜨려…거리두기 강화”

    정 총리 “꽃 구경? 한 사람 방심, 공동체 무너뜨려…거리두기 강화”

    “모든 행정력 동원해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정세균 국무총리가 24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여전히 진행되고 있음에도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꽃 구경 인파 등이 생겨나자 “한 사람의 방심이 다른 누군가에게는 회복할 수 없는 상처를 입히고 공동체를 무너뜨릴 수도 있다”며 다음 달 5일 초중고 개학 전까지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속해 줄 것을 거듭 당부했다.정 총리는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주재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서 “4월 5일까지 정부는 모든 행정력을 동원해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에 나설 것”이라며 이렇게 밝혔다. 정 총리는 “긴 겨울이 지나고 화창한 봄날이 시작됐고, 오랜 고립과 긴장에 많이들 지쳤을 줄 안다”면서 “대부분의 국민들이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에 적극 참여하고 있지만 조심스레 봄 햇살을 즐기는 것을 넘어 꽃 구경에 인파가 몰리고, 클럽행을 계획하는 젊은 분들도 있는 것으로 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40대 이하 환자의 치명률이 걱정했던 것보다 낮은 것도 경각심을 늦춘 것으로 생각된다”면서 “모두가 확실히 참여하지 않으면 언제 우리 아이들을 학교로 돌려보낼 수 있을지 기약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정 총리는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당신이 어디를 가느냐가 다른 사람의 삶과 죽음을 가를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면서 “아이들과 공동체, 대한민국 안전을 위해 국민 여러분의 적극적인 협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했다.“유럽발 입국자 90%가 우리 국민… 감염 우려 최소화 조치 마련” 정 총리는 이어 정부가 지난 22일부터 모든 유럽발 입국자에 대해 코로나19 전수검사를 실시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입국자 90%가 우리 국민”이라면서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한 조치일 뿐 아니라, 해외에서 돌아오는 국민들을 위한 것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정 총리는 “이틀간 2300여명의 유럽 입국자를 임시시설에 수용하고 검사하는 과정이 원활하지만은 않았던 것으로 안다”면서 “다른 지역 입국자에 대한 강화 조치를 검토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우리 방역 역량이 감당할 수 있는 현실적인 개선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관계부처는 장시간 공항 대기로 인한 불편과 감염 우려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조치해달라”고 주문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이윤지 아나운서, 17세 사망자에 “다행히 ‘음성’” 발언 사과(전문)

    이윤지 아나운서, 17세 사망자에 “다행히 ‘음성’” 발언 사과(전문)

    연합뉴스TV 이윤지 아나운서(25)가 폐렴으로 사망한 17세 고교생의 코로나19 최종 검사 결과에 대해 “‘다행히’ 음성”이라고 말한 것에 대해 사과했다. 이윤지 아나운서는 지난 19일 뉴스 속보에서 전날 폐렴으로 사망한 17세 고등학생이 코로나19 최종 음성 판정을 받아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대구에서 폐렴으로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던 17세 고교생이 다행히 코로나19에서 최종적으로 음성 판정이 나왔다”라고 발언했다. 이후 사망한 고등학생을 두고 ‘다행히’라고 표현한 것이 부적절했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이에 대해 이윤지 아나운서는 24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보도 채널의 앵커로서 저의 잘못된 표현으로 고인과 유가족분들 그리고 시청자분들에게 상처를 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코로나19의 상황으로 온 국민의 마음이 어느 때보다 아프고 혼란스러운 시점에 앵커로서의 저의 미숙함은 고인을 비롯해 많은 이들에게 큰 상처가 됐다”고 사과했다. 이어 “문제가 된 저의 ‘다행히’라는 표현은 코로나19 양성 판정이 나올시 새로운 지역 사회에 대한 감염 우려 그리고 젊은 층의 코로나바이러스 치사율 재정립 문제 등 현 상황과 관련한 걱정들로 인해 나온 온전한 저의 잘못이자 실수였다”고 해명했다. 이윤지 아나운서는 “하지만 그 어떤 이유에서라도 고인의 소식을 전하며 쓴 ‘다행’이라는 표현은 매우 부적절했다”라며 “그리고 무엇보다 이로 인해 또 한 번 가슴 아파하셨을 유가족분들에게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다”라고 거듭 사과했다. 이 아나운서는 “다만 정치적 표현이라는 부분은 전혀 사실이 아닌 왜곡임을 분명히 말씀드린다”면서 “지난 1년 반이라는 시간 동안 뉴스를 전하며 절대 개인적인 의도나 생각을 담으려 한 적이 없다. 갑자기 들어온 정보를 즉시 문장으로 만들어 전달해야 하기 때문에 특정 의도를 담을 여유가 없고 저는 그 짧은 순간 의도성까지 담아내기에는 턱없이 미숙한 신입 아나운서일 뿐”이라고 전했다. 그는 “저의 큰 실수로 오히려 고인과 유가족분들 그리고 시청자분들에게 더 큰 상처와 고통을 안겨드리게 돼 너무 가슴이 아프다”며 “이번 일을 잊지 않고 더욱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겠다”고 글을 맺었다. 앞서 연합뉴스TV 측도 19일 SNS 채널을 통해 “오늘 오후 ‘폐렴으로 사망한 17세 고교생의 코로나19 최종 음성 판정’ 소식을 전하는 과정에서 앵커가 부적절한 표현을 사용한 점 시청자 여러분께 사과드린다”고 사과했다. 이윤지 아나운서 사과 전문 안녕하세요. 연합뉴스TV 아나운서 이윤지입니다. 보도 채널의 앵커로서 저의 잘못된 표현으로 고인과 유가족분들 그리고 시청자분들에게 상처를 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코로나19의 상황으로 온 국민의 마음이 어느 때보다 아프고 혼란스러운 시점에 앵커로서의 저의 미숙함은 고인을 비롯해 많은 이들에게 큰 상처가 됐습니다. ⠀ 문제가 된 저의 ‘다행히’라는 표현은 코로나19 양성 판정이 나올시 새로운 지역 사회에 대한 감염 우려 그리고 젊은 층의 코로나바이러스 치사율 재정립 문제 등 현 상황과 관련한 걱정들로 인해 나온 온전한 저의 잘못이자 실수였습니다. 하지만 그 어떤 이유에서라도 고인의 소식을 전하며 쓴 ‘다행’이라는 표현은 매우 부적절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로 인해 또 한 번 가슴 아파하셨을 유가족분들에게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 저의 미숙함으로 인한 이번 논란에 대해 반성하고 있습니다. 모든 비난과 쓴소리 받아들이겠습니다. 다만 정치적 표현이라는 부분은 전혀 사실이 아닌 왜곡임을 분명히 말씀드립니다. 저는 지난 1년 반이라는 시간 동안 뉴스를 전하며 절대 개인적인 의도나 생각을 담으려 한 적이 없습니다. 생방송 중 속보를 전하는 과정은 찰나입니다. 갑자기 들어온 정보를 즉시 문장으로 만들어 전달해야 하기 때문에 특정 의도를 담을 여유가 없습니다. 그리고 저는 그 짧은 순간 의도성까지 담아내기에는 턱없이 미숙한 신입 아나운서일 뿐입니다. ⠀ 여전히 부족함이 많습니다. 부디 왜곡 없이 저의 부족함만을 꾸짖어주십시오. 매일 코로나19의 상황을 전하며 시시각각 변하는 정보와 새로운 소식들을 정확하고 신속하게 전달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저의 큰 실수로 오히려 고인과 유가족분들 그리고 시청자분들에게 더 큰 상처와 고통을 안겨드리게 돼 너무 가슴이 아픕니다. 이번 일을 잊지 않고 더욱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겠습니다. ⠀ 다시 한번 고개 숙여 사과드립니다. 죄송합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독도는 일본땅” 망언 담은 日중학교과서 검정결과 오늘 발표

    “독도는 일본땅” 망언 담은 日중학교과서 검정결과 오늘 발표

    일본 정부가 내년도부터 중학교에서 사용될 사회과 교과서에 ‘독도가 일본의 영토이며 한국이 불법 점유하고 있다’는 내용을 담은 교과서 검정 결과를 24일 발표한다. 일본 문부과학성 관계자는 이날 오후 교과용 도서 검정 조사심의회 총회를 열어 내년 4월부터 중학교에서 사용될 교과서 검정 결과를 공개한다고 밝혔다. 이날 검정을 통과하는 역사·지리·공민 분야 등 사회과 교과서에는 ‘독도가 일본 영토이며 한국이 이를 불법으로 점거하고 있다’는 주장이 대거 실릴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의 영토 주권을 부인하는 주장에 대해 일본 정부가 공식적으로 합격 판정을 내리는 셈이다. 문부과학성은 영토에 관한 교육을 중시해 온 아베 신조 정권의 의향에 따라 2014년에 독도와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열도가 “일본 고유의 영토”라는 내용으로 교과서 집필의 지침인 학습지도요령 해설서를 개정했다. 앞서 2015년에 검정을 통과한 중학교 교과서에서는 한국이 독도를 불법 점거하고 있다는 주장이 급증했다.비슷한 흐름은 초등학교 교과서와 고교 교과서에도 반영되는 등 학습지도요령 해설서 개정의 영향이 이미 일본 초중고 교육 현장 전반에 확산한 상황이다. 이날 예정된 중학교 교과서 검정 결과 발표는 이를 재확인하는 수순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역사 분야에서는 일본이 전쟁과 식민지 지배 등으로 다른 나라에 상처를 준 사실을 흐리거나 옹호하는 서술이 검정을 통과할 가능성이 있다. 앞선 검정에서는 가해 행위의 대표적 사례인 일본군 위안부 동원에 관한 기술이 대폭 축소됐다. 당국은 출판사가 제출한 검정 신청 도서를 검토해 조사·검정 의견을 내며 출판사는 검정에서 합격하기 위해 이를 토대로 책의 내용을 수정하는 과정을 거친다. 검정을 통과한 도서만 일선 학교에서 교과서로 사용될 수 있기 때문에 검정은 문부과학성이 학교 교육 내용을 좌우하는 강력한 수단으로 활용돼 왔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장관 출신 4선 중진 ‘험지’ 격돌… “재선” vs “저지”

    장관 출신 4선 중진 ‘험지’ 격돌… “재선” vs “저지”

    4·15 총선에서 대구 수성갑은 여야 ‘장관 출신 중진’의 대결이 펼쳐지는 핵심 승부처다. 문재인 정부의 초대 행정안전부 장관이자 여권 잠룡인 4선 더불어민주당 김부겸(62) 의원과 이명박 정부 특임장관으로 현재 미래통합당 TK(대구·경북) 대표주자로 거듭난 4선 주호영(60) 의원이 맞붙는다. 두 후보 모두 정치 경험은 막강하다. 20대 총선에서 민주당의 대표적 험지인 대구에서 승리한 김 의원은 이번에도 승전고를 울리면 진보와 보수를 아우르는 여권 대선주자로서 입지를 굳힐 수 있다. 행안부 장관을 거치면서 입법·행정 경험을 아우른 것도 김 의원의 강점이다.주 의원은 지역구를 수성을에서 수성갑으로 옮겨 김 의원을 저지하겠다고 나섰다. 통합당 내 TK 중진 의원들이 대부분 불출마한 상황에서 주 의원이 김 의원을 꺾고 5선 고지에 오르게 되면 당내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사회 경험에서는 주 의원이 김 의원을 앞섰다. 김 의원은 경북 상주 출신으로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했고 민주화 운동에 투신했다가 정치권에 입문했다. 반면 주 의원은 경북 울진 출신으로 영남대 법대를 졸업한 뒤 제24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부장판사까지 역임한 뒤 17대 국회에서 한나라당 국회의원으로 정계에 들어섰다. 지역 연고에서는 현역 지역구 의원이자 지역구 내 경북고를 졸업한 김 의원이 주 의원을 앞선다. 관심도에서도 김 의원이 우위를 점했다. 도덕성에서는 김 의원이 1993년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적이 있고, 주 의원은 전과 경력이 없다. 코로나19의 피해가 가장 큰 지역이 대구인 만큼 두 의원 모두 선거운동에 애를 먹고 있다. 김 의원은 23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거리에 나가도 사람이 거의 없어 민망했다. 제발 서울 등에서 대구 시민들의 마음에 상처 주는 발언은 절대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지역구를 옮긴 주 의원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전화통화를 최대한 활용하며 존재감 키우기에 주력하고 있다. 주 의원은 “하루에 많게는 300통씩 전화를 걸어 지역민들에게 ‘주호영’이 왔음을 알리고 있다. 일단 소식을 들은 분들은 ‘찍어 줄 사람이 왔다’며 반겨 주신다”고 했다. 대구에서 부유층이 가장 많이 거주하고 있는 수성갑은 ‘서울 강남갑’에 비유되는 보수 강세 지역이다. 수성이 갑과 을로 나뉜 14대 총선 이후만 봐도 19대 총선까지는 보수정당이 계속 당선자를 배출했다. 하지만 김 의원이 20대 총선에서 수성갑에 깃발을 꽂으며 ‘보수텃밭’ 이미지는 약해졌다. 20대 총선 당시 김 의원은 상대였던 새누리당 김문수 후보를 12개동에서 모두 이겼다. 도전자로 입장이 바뀐 보수정당은 이후 주요 선거에서 세를 회복했다. 19대 대선에서 당시 자유한국당(통합당 전신) 홍준표 후보는 수성에서 43.26%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민주당 문재인 후보(22.82%)를 앞질렀다. 7회 지방선거에서는 한국당 김대권 후보(55.99%)가 민주당 남칠우 후보(44%)를 따돌리고 수성구청장에 당선됐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황진희의원, 학교 내 CCTV 설치 운영 조례 제정 추진

    황진희의원, 학교 내 CCTV 설치 운영 조례 제정 추진

    경기도의회 제1교육위원회 황진희(더불어민주당·부천3) 의원은 경기도 내 학교에 설치하는 영상정보기기에 대한 설치·운영과 유관기관간 협력에 대한 법적 근거 마련을 위해 ‘경기도교육청 학교 내 영상정보처리기기(CCTV) 설치·운영 조례’ 제정을 추진해 입법예고에 들어갔다고 23일 밝혔다. 황진희 의원은 “기존의 청소년 범죄 예방이 교육·상담이라는 소프트웨어적 요소에 치중하였다면 제4차 산업혁명시대 영상정보처리기기라는 하드웨어적 요소를 활용하고 시·군 통합관제센터와 상호협력을 통해 학교폭력 예방 및 안전한 교육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조례를 기획했다”고 밝혔다. 조례안은 학교장이 설치목적에 부합하는 영상정보를 수집하고, 이를 수집하기 위한 영상처리기기 설치·운영 계획과 개인정보 보호법 등 관련 법령을 준수한 의견수렴, 필수 감시구역 규정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특히 시·군 통합관제센터, 경찰서 등과 상호협력을 통해 학교폭력 등 교내 사건·사고에 대하여 선제적 대처가 가능하도록 한 것은 이 조례의 핵심이다. 한편 이 조례는 의회에서 수행된 ‘경기도 청소년범죄 현황과 예방을 위한 정책방안 연구-범죄예방을 위한 CCTV운영 실태를 중심으로’ 결과를 반영한 것으로 교육부 가이드라인에 의존해 설치·운영 하던 학교 CCTV에 대한 관리가 보다 체계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회원들의 마음을 하나로 통합하기 위해 노력하겠다”

    “회원들의 마음을 하나로 통합하기 위해 노력하겠다”

    요양보호사 관련 두 단체 통합으로 불거진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한국요양보호사중앙회 김영달 회장이 심경을 밝혔다. ―한국요양보호사중앙회는 어떤 단체인가. “2011년 11월 5일 건국대학교 새천년 강당에서 1000여 명이 모여 세 개 단체가 통합대회를 열고 한국요양보호사협회로 김영달 회장을 선출하면서 출범하였다. 2012년도는 처음으로 안전보건공단과 협약체결을 하고 요양보호사 직무역량강화 교육을 전국으로 순회하면서 실시하기도 했다. 통합 중앙회는 보건복지부에 비영리단체로 등록을 하고. 통합 중앙회는 2016년 12월 27일 비영리민간단체 한국요양보호사협회(한국요양보호사협회 이하 ‘한요협 김영달’)와 비영리민간단체 한국요양보호사중앙회(한국요양보호사중앙회 이하‘한요중 민소현’)는 요양보호사 권익 보호를 위해 법정단체를 세우기 위한 목적으로 통합을 하여 2019년 6월 13일 대법원 최종 확정판결 이하 모든 사법부로부터 통합을 인정받은 요양보호사를 대변하는 단체이다. 요양보호사의 권익을 보호하고 인권과 권리를 지키고 근로환경과 고용의 불안 등을 위해 노력함은 물론이며, 특히 줄어든 일자리 확충과 요양보호사로서 자긍심을 가지고 일할 수 있는 사회적 인식을 높이기 위해서 활동하는 요양보호사를 대표하는 단체라 할 수 있다.” ― 통합 과정에서 갈등이 생긴 원인은. “통합과정에서 갈등이 일어나지는 않았다. 통합 과정에는 양측 통합 추진위원들에 의해 원만한 합의가 이루어짐으로 통합총회까지 갈등 없이 순탄하게 통합이 이루어졌다. 통합되고 난 후 갈등이 일어난 원인은 크게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는 원칙을 준수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단체는 단체가 가지고 있는 합리적인 절차 과정이 있는데, 특히 이사회가 있고 정관이 있다. 당시 회장은 이러한 원칙에 의해 단체를 이끌지 않고, 이러한 절차를 무시하거나 뒤집는 일들이 갈등의 요인이 되었다. 둘째. 개인이 사용한 비용 10억 원에 대해 실사 후 지급의 문제이다. 통합의 최대 과제는 법인을 신청하는 것이다. 그러나 전 회장은 통합 과정에 합의한 양 단체 회장이 단체 활동을 하면서 들어간 비용에 대해 회계사로 실사하여 통합 이사회에 보고하기로 하였다. 전 회장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전까지는 법인을 신청하지 않겠다고 하여 갈등이 일어났고, 2017년 2월 14일 임시이사회에서 전 회장은 개인 비용 10억 원에 대해 승계 및 지급에 대한 안건으로 직접 상정했다. 이사회는 법적인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고 양 단체 회장이 공동으로 주식회사를 만들어 사업에서 차감하도록 대안을 제시하고 적극적으로 돕는 것으로 동의 제청 하였고, 전 회장은 가부를 물어 이사 전원 만장일치로 가결함으로써 개인 회계 자산의 실사 문제는 일단락되었다. 그런데 전 회장은 김영달 상임부회장과 홍순봉 간사에게 찾아와서 이면 합의서를 요구하였고, 두 사람은 법적 권한이 없다며 거절하자 전 회장은 내용증명 발송 후 사무총장으로 하여금 법대로 처리하겠다고 하여 그렇게 하라고 했다. 그러자 전 회장은 회계 실사를 거부했다는 이유와 갑자기 회원명단 협조하지 않았다는 이유를 들면서 일방적인 통합 해지 선언을 했다.” ― 갈등 해소와 통합을 위해 추진하고 있는 것은. “먼저 회원들의 상처를 치유하는 것을 먼저 해야 할 일이며. 다음으로 양분된 회원들의 마음을 하나로 통합하기 위해서는 그동안 있었던 통합 과정과 소송의 사실관계를 바로 알게 하여 잘못된 정보로 인한 오해 부분을 바로잡는다면 통합은 쉽게 된다고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사단법인이 하나의 동기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사단법인이 나오면 처음부터 관련해서 일했던 모든 사람을 초대할 계획과, 경우에 함께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자 한다.” ― ‘코로나19’와 고군분투 중인 요양보호사들을 위한 대책은. “현재 코로나 사태로 인해 시설과 재가 시설 등의 어려움은 곧 요양보호사들의 어려움이다. 특히 생활이 넉넉지 않은 많은 요양보호사는 재가의 경우 방문 자체를 거부하고 있어서 경제적으로 심각한 어려운 가운데 있다. 정부가 이러한 어려운 근로자들의 경제적 어려운 현실을 참작해서 어떠한 지원 대책이 마련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과 사랑의 마스크 나누기 모금 운동을 하고 있다. 조금이나마 힘과 격려가 될 것으로 보고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로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 ― 앞으로의 계획은. “총회를 열어서 전국 지회조직을 승인하고 사단법인 신청을 하고자 한다. 또한, 서비스의 질을 높이기 위하여 보수교육 의무를 제도화하고, 비현실적인 처우는 현실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정책 결정 과정에 직접 참여하고자 한다. 또한, 요양보호사를 위한 전용 몰을 만들어 경제적 지원을 하는 것과 일자리 확충을 위해 본 중앙회는 정부의 지침에 따라 함께 만들고자 노력하겠다. 끝으로 통합중앙회는 초고령사회 진입을 두고 있는 사회에 노인장기요양보험 제도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고, 또한 요양보호사에 대한 관심과 욕구가 높아져 가고 있는 시대에 눈높이에 맞는 요양 돌봄 서비스의 전문가로 감당할 수 있는 능력과 기술을 습득하고, 나아가 요양보호사로서 자긍심을 가지고 일할 수 있는 사회적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 임학근 객원기자 yhkss@seoul.co.kr
  • “긍정적 감정 표출→면역력 증가”…‘심리방역지침’ 공개

    “긍정적 감정 표출→면역력 증가”…‘심리방역지침’ 공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불안, 공포, 스트레스 반응을 최소화하기 위한 심리사회방역지침이 나왔다. 한국트라우마스트레스학회는 23일 ‘감염병 심리사회방역지침’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 지침에는 지역사회 각 구성원과 관계기관의 전문가, 정부, 언론이 감염병을 중심으로 어떤 심리·사회적 역할과 지원을 고려해야 하는지 등이 포괄적으로 제시돼 있다. 학회는 “비난, 분노와 같은 부정적 감정은 전염력이 높아, 결국 자신과 타인 모두에게 상처를 남긴다”면서 “긍정적인 감정 또한 전파력이 높고 긍정적 감정을 많이 표현할수록 신체 면역력도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이에 SNS 등을 통해 확진자와 격리자에게 긍정적 메시지를 많이 전달해주고, 치료와 격리를 끝내고 돌아온 이웃, 친구, 동료를 따뜻하게 맞이해주라고 학회는 당부했다. 현진희 학회 회장(대구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은 “이번에 제작된 심리사회방역지침은 한국을 넘어 전 세계에서 처음 발간되는 가이드로, 전문가들이 코로나19를 극복하고자 하는 희망을 담아 완성했다”면서 “사회 곳곳에서 잘 활용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학회는 이번 지침 일부를 이해가 쉽도록 카드뉴스와 웹툰으로 제작했다. 자료는 학회 홈페이지(http://kstss.kr)에서 받을 수 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트럭에 흉기 가득 싣고 상경… 강남 인파 속 그놈, 전 부인을 찌르고 찔렀다

    트럭에 흉기 가득 싣고 상경… 강남 인파 속 그놈, 전 부인을 찌르고 찔렀다

    “밥은 먹고 다니냐?” 영화 ‘살인의 추억’에서 형사 송강호가 카메라를 향해 묻는다. 대한민국 대표 미제 사건으로 꼽히던 화성 연쇄살인 사건의 진범에게 던진 말이었다. 지난해 자칫 완전범죄로 묻힐 뻔한 화성 사건의 진범이 모습을 드러냈다. 놈을 잊지 않고 추적하는 누군가가 있었기에 33년 만에 이춘재의 가면을 벗길 수 있었다. 흔히 ‘완전범죄는 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모든 흉악범이 죗값을 치르는 건 아니다. 추악한 범죄를 저지르고도 본모습을 숨긴 채 사는 범인이 당신 곁에 있다. 그놈이 가장 바라는 건 영원히 잊히는 일이다. 그러므로 또렷이 기억해야 한다. 그놈을 잡기 위해. 2008년 6월 17일 오후 8시 30분 서울 서초구 반포동 고속터미널 센트럴시티 앞. 날카로운 비명이 허공을 갈랐다. 어색한 장발 가발을 쓴 건장한 체격의 남자가 한 여자를 뒤에서 감싼 채 수차례 공격했다. 예리한 접이식 칼을 든 남자의 손이 옆에 있던 남자에게 향했다. 갑작스럽고 무자비한 공격에 김수영(34·가명)씨와 김씨의 남자친구 박상철(가명)씨는 저항 한번 해보지 못한 채 쓰러졌다. 김씨는 “딸을 서울로 보낼 테니 마중을 나오라”는 전 남편의 말에 터미널을 찾았다가 끝내 숨졌다. 유동 인구가 많은 강남 터미널 앞에서 벌어진 끔찍한 살인 사건. 대범한 범행이었다. 혈흔이 낭자한 현장을 뒤로하고 장발 머리의 남자는 유유히 터미널 앞 8차선 도로를 가로질러 사라졌다. 가까스로 살아남은 피해자 박씨는 곧바로 범인을 지목했다. “수영이 전 남편이에요. 황주연(당시 33).”●치밀한 계획 뒤 망설임없는 범행 황씨가 김씨 몸에 남긴 흔적은 참혹했다. 상체, 그중에서도 목숨에 치명적인 목과 옆구리에만 집중된 깊은 상처는 분노를 드러내고 있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부검감정서에 따르면 김씨 몸에 남은 자창은 심장 등 17군데에 달했다. 황씨와 김씨는 1996년 결혼한 뒤 2003년 이혼했다가 재결합했고 2006년 또다시 헤어졌다. 부인과 질병이 있던 김씨는 “결혼한 상태면 보험금을 탈 수 없으니 위장 이혼을 하자”고 제안했고, 황씨는 이를 받아들였다. 그러나 김씨는 그 길로 황씨를 피해 달아났다. 김씨의 지인들은 살인사건이 일어난 뒤 이렇게 진술했다. “수영이는 결혼 생활 내내 남편에게 시달렸어요. 가정폭력 때문에 두려움에 떨었고 진심으로 이혼하고 싶어 했죠.” 두 번째 이혼 이후 황씨의 집요한 집착이 시작됐다. 흥신소를 여러 군데 찾아다니며 “인터넷 IP 주소로 위치를 추적할 수 있느냐”고 물었다. 범행 사흘 전에는 119에 전화를 걸어 “아기 엄마가 자살한다고 하는데 마지막으로 통화한 지역을 알 수 있느냐”는 문의도 넣었다. 스토킹에 가까운 집착에도 김씨의 행적을 찾을 수 없던 황씨는 점차 이성을 잃었다. 황씨 지인들은 경찰에 “며칠 전부터 혼잣말로 화를 내고 욕설도 하는 등 좀 이상한 모습이었다”고 진술했다. 사건 당일 황씨는 속임수를 썼다. 김씨를 불러내려고 당시 초등학생이던 딸 유미(가명)양을 핑계 삼았다. “내가 부산에서 하던 사업이 망해서 곡성에 주저앉았어. 유미만 보낼 테니 터미널로 마중 나와.” 황씨는 김씨에게 이런 내용의 이메일을 보냈다. 하지만 황씨는 1t 포터 트럭을 직접 몰아 딸과 함께 상경했다. 트럭에는 옷장과 김장용 비닐봉지, 칼, 손도끼, 삽 등이 실려 있었다. 길거리 습격이 황씨의 ‘플랜 A’가 아니었을 수도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그렇게 황씨는 인근 호텔에 차를 주차하고, 딸에게는 “엄마를 데려올 테니 여기서 기다려라”는 말을 남겼다. 황씨는 터미널을 이 잡듯이 뒤졌다. 몇 시간이 흘렀을까. 황씨의 눈에 김씨와 그의 남자친구 박씨가 들어왔다. 목격자에 따르면 황씨의 공격에는 망설임이 없었다. 김씨와 팔짱을 끼며 걸어가던 박씨의 등 뒤를 먼저 노렸다. 수차례 박씨를 찔러 쓰러뜨린 다음 바로 옆에 있는 김씨를 공격했다.●유별난 집착… 추가 피해 우려도 범행 다음날 황씨는 뜻밖의 장소에서 자신을 드러냈다. 오전 10시가 조금 넘은 시간 서울 구로구 신도림역 공중전화에서 자신의 매형에게 전화를 건 것이다. “매형, 지금 숨을 끊으러 가요. 딸을 좀 부탁해요.” 매형과의 통화 이후 확인된 황씨의 행적은 어딘가 묘했다. 신도림역에서 영등포시장역으로, 또 강남역으로, 그다음은 사당역과 삼각지역으로. 서울 서쪽과 남쪽을 가로지르며 헤맨 흔적이 발견된 것이다. 경찰이 수천 건의 폐쇄회로(CC)TV 화면을 돌려 보고, 황씨의 교통카드를 조회한 결과였다. 그의 마지막 행선지는 경기 안양의 범계역이었다. 역 주변 CCTV에서 우산을 쓰고 유유히 범계역 주변을 빠져나가는 황씨의 모습이 발견됐다. 특정된 범인, 확실한 범행 동기까지. 황씨는 잡힐 듯 잡히지 않았다. 당시 수사를 맡았던 서초경찰서 천현길(현재 경정) 팀장은 “지인들도 황씨를 말주변 좋고, 꼼꼼한 성격이라고 설명했을 만큼 보통내기가 아니었다”면서 “경찰의 추적을 피하려고 서울 이곳저곳을 일부러 돌아다닌 것을 보며 ‘이 친구가 경찰 수사 기법을 알고 치밀하게 행동하는구나’ 싶었다”고 회상했다. 사건 발생 일주일 뒤인 24일 경찰은 공개수사로 전환했다. 한 번 보면 잊을 수 없는 황씨의 외모를 적극적으로 이용하기 위해서였다. “키 180㎝에 건장하고 호리호리한 체격. 웃을 때 왼쪽 입술이 올라가는 특징이 있고, 가발을 쓰거나 안경을 벗어 위장할 가능성이 있다.” 당시 수배 전단에 적힌 문구다. 또 다른 특징은 크고 일그러진 듯한 양쪽 귀였다. 추가 피해 우려 때문에 수사를 서둘러야 했다. 황씨의 유별난 집착 때문이었다. 당시 가장 두려움에 떨었던 사람은 황씨와 교제했던 전 애인 이희정(가명)씨였다. ‘다음 차례는 나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이씨는 경찰에 신변보호를 요청했다. 황씨는 범행 전 한동안 이씨를 찾아가고, “안 만나 주면 죽겠다”며 병원에 입원한 자신의 사진을 보내는 등 이씨를 협박했다. 김씨에게 보인 집착과 비슷한 양상이었다. 전 부인 김씨에게 “이혼하라”고 권유했던 고향 친구 정다영(가명)씨도 “황씨가 범행 직전 우리 남편에게 ‘네 부인도 죽여 줄까’라고 윽박질렀다”며 두려워했다.●“절대 스스로 목숨 끊지 않았을 것” 수사팀의 노력은 계속됐다. 경찰은 당시 가능한 수사 기법을 모두 동원했다. 천 팀장은 황씨가 난시에 시력도 좋지 않다는 점에 착안해 안경점 7000곳에 일일이 수배전단을 담은 편지를 돌렸다. 제보도 적극적으로 확인했다. 어느 해 여름 경북 구미에서 “한 숙박업소에 중국집 배달을 갔다가 황씨와 닮은 사람을 봤다”는 제보가 들어왔다. 천 팀장은 제보가 들어온 날로부터 한 달간 해당 모텔의 각 방에 설치된 컴퓨터 검색 기록을 다 뒤져 보기도 했다. 도망 다니는 범죄자의 심리를 고려할 때 ‘혹시나 자신의 이름이나 사건 담당 경찰서인 서초서와 같은 키워드를 인터넷으로 검색해 보지는 않았을까’ 싶어서였다. 그러나 소득은 없었다. 황씨는 벌써 12년째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사건은 2010년 검찰로 넘어가 기소 중지됐다. 결정적인 단서가 단 하나라도 있으면 수사는 바로 재개될 수 있다. 하지만 아직 휴대전화나 신용카드 사용, 인터넷 접속 등 뚜렷한 생활 반응이 없다. 올해 마흔다섯 살이 된 황씨는 어디서 무엇을 하며 지내고 있을까. 현재 강남서에서 경제범죄수사1과장으로 근무하는 천 경정에게도 황씨 사건은 죄의식처럼 남았다. “스스로 목숨을 끊지는 않았을 겁니다. 당시에도 주변 사람들에게 ‘범죄자들이 잡히는 게 이해가 안 된다. 경찰에 잡히지 않을 자신이 있다’고 말하고 다녔더군요. 어딘가에 숨어 조용히 남의 신분을 도용하면서 살아가고 있을 겁니다. 사건을 담당했던 팀장으로서 지금도 주기적으로 추적할 만한 단서를 찾고 있습니다. 단 하나의 확실한 제보만으로도 황씨의 꼬리를 잡을 수 있으니까요. 시민들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경찰은 황씨의 죄를 잊지 않았습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수배범 검거에 결정적인 제보를 하신 분에게 신고포상금이 지급됩니다. 전화번호 112 또는 모바일앱 ‘스마트 국민제보’, 서울신문 이메일 police@seoul.co.kr로 제보할 수 있습니다.
  • [여기는 동남아] 가정부 치아를 고기망치로…싱가포르 집주인의 ‘엽기만행’

    [여기는 동남아] 가정부 치아를 고기망치로…싱가포르 집주인의 ‘엽기만행’

    청소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서 가정부의 치아를 고기 망치로 때리게 하는 등 끔찍한 폭력을 행사한 집주인이 법원에 기소됐다. 싱가포르 더스타 등 현지 언론은 지난 18일 싱가포르 지방법원에서 여성 문(Mun, 40)이 인도네시아 출신 가정부를 수차례 위협적인 방법으로 상처를 입힌 사실을 인정했다고 전했다. 집주인의 만행은 가정부가 지난 2018년 4월 입주한 지 두 달이 지나면서 시작됐다. 청소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서 진공청소기 노즐로 가정부의 어깨를 내리쳤다. 그해 11월에는 집주인이 저녁 식사로 먹으라고 준 정어리 통조림을 가정부가 점심으로 먹었다는 이유로 뺨을 수차례 때렸다. 이어서 가정부에게 스스로 본인의 뺨을 50여 차례 때리게 시켰다. 그래야 “고통을 잊지 않고 잘 기억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이유였다. 지난해 2월 초 집주인은 가정부에게 부엌 창문에 있는 지문 자국을 깨끗이 지우라고 시켰다. 하지만 다음 날 오전 창문에 지문 자국이 남아 있는 것을 발견하고는 “너의 이빨을 뽑아 버리겠다”면서 분노했다. 그녀는 가정부의 아랫입술을 잡아당긴 뒤 본인의 이빨을 스스로 주먹으로 때리게 시켰다. 두려움에 사로잡힌 가정부는 15분가량 본인의 이빨에 주먹질했고, 입술은 크게 부풀어 올랐다. 하지만 성에 차지 않은 집주인은 가정부에게 고기 망치를 가져다가 이빨을 가격하라고 시켰고, 가정부는 50여 차례 자신의 이빨을 고기 망치로 때렸다. 이빨 3개가 부러져 나오자, 집주인은 고기 망치를 빼앗은 뒤 가정부의 입을 한 번 더 가격했다. 결국 이빨 하나가 더 빠져나왔고, 가정부의 얼굴은 온통 피투성이로 물들었다. 집주인은 가정부를 병원에 데려가지 않았다. 본인의 만행이 외부에 알려질까 두려웠던 탓이다. 며칠 뒤 또다시 잔혹한 폭행이 이어졌다. 외출 후 돌아온 집주인이 집 안에 먼지가 보인다면서 가정부의 입을 10여 차례 주먹으로 가격했다. 터진 입술에선 피가 흐르고 이빨이 흔들렸지만, 역시 병원에는 못 가게 했다. 또한 남편에게 들킬까 봐 가정부더러 종일 고개를 숙이고 다니게 시켰다. 집주인의 폭행을 견디다 못한 가정부는 노동 고용센터에 이 사실을 알렸고, 결국 경찰 신고로 이어졌다. 하지만 18일 법정에 나온 집주인은 “내 안에서 ‘가정부를 때리라’는 소리가 재차 들렸다”면서 조현병을 주장했다. 그러나 검사 측은 “내면의 소리를 들었는지 객관적으로 입증할 수 없다”면서 “정황상 집주인은 뚜렷한 의식 상태에서 계산적이고 고의적인 수법으로 폭행을 가했다”고 주장했다. 검사는 최소 1년 3개월의 징역형을 요구했지만, 변호인은 보석을 위한 적합성 평가 보고를 요구했다. 피고인이 우울증과 청결에 대한 강박 장애 등 정신 질환을 앓고 있다는 이유를 들었다. 결국 5000달러의 보석금을 내고 풀려난 집주인의 최종 선고 예정일은 5월 6일이다. 이종실 호치민(베트남)통신원 litta74.lee@gmail.com
  • 세종시 찜질방 불로 이용객 등 40여명 대피 소동

    세종시 찜질방 불로 이용객 등 40여명 대피 소동

    세종시의 한 찜질방에서 불이 나 40여명이 대피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22일 오후 1시 50분쯤 세종시 장군면의 한 찜질방 테라스에서 화재가 발생해 25분 만에 진화됐다. 불이 나자 찜질방 이용객과 종업원 등 40여명이 놀라 대피하는 과정에서 이용객 1명이 넘어져 상처를 입었다. 이 불로 외벽 약 10㎡가 탔다. 소방당국은 피해 규모와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코로나19 공포에 552개 탄산음료 사재기 하는 미국인 커플

    코로나19 공포에 552개 탄산음료 사재기 하는 미국인 커플

    코로나19 공포로 사재기 광풍이 불고 있는 미국 슈퍼마켓에서 552개의 캔음료를 구입 하려다가 제지 당하자 직원에게 화를 내는 커플이 등장해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 머큐리 뉴스의 보도에 의하면 지난 17일 (현지시간) 미국 켄터키주 북부 루이빌에 위치한 대형 슈퍼마켓인 크로거에 한쌍의 커플이 들어왔다. 이들은 1박스에 24개가 들어있는 탄산음료 '마운틴 듀'를 무려 23박스나 구매하려 했다. 개수로 따지다면 모두 552개 캔에 해당한다. 이 커플은 첫번째 카트에 6개 박스 두번째 카트에 17개의 박스를 싣고 계산대에 등장해 슈퍼마켓 직원을 아연질색 하게 만들었다. 직원이 "코로나19로 인한 사재기 방지를 위해 한사람당 3개 박스만을 구입할 수 있다"고 하자 남성은 "그러면 먼저 3개 박스를 구입하고 밖에 갔다 두고 다시 와서 3개 박스를 구입하는 식으로 8번을 나누어 구입하면 되지 않는냐"고 주장했다. 직원이 그렇게 할 수는 없다고 하자 남성은 "왜 안되냐, 이 거짓말쟁이"라며 화를 내기 시작했다. 결국 함께 있던 여성이 남성을 말리는가 싶더니 이 여성도 쇼핑 카트에 있던 음료박스를 계산대에 내동댕이 치듯 던져 놓고는 3개의 박스만을 가지고 슈퍼마켓을 떠났다. 이들은 떠나면서도 직원에게 "당신이 어떻게 직장을 가지고 있는지 모르겠다"며 상처 주는 한마디를 던졌다. 이들의 몰상식한 행동은 주변 손님들의 카메라에 고스란히 담겨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퍼져 나갔다. 한 트위터 사용자는 "코로나19 보다 사재기가 더 무섭다"며 "코로나19 때문에 세상이 미쳐가는 듯하다"고 적었고, 다른 사용자는 "아마 저 커플은 화장지도 엄청 필요할 것"이라며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한편 21일 밤 현재 미국은 22,076명의 확진자가 발생했고, 이중 280명이 사망했다. 이로써 미국은 중국과 이탈리아, 스페인에 이어 세계에서 네 번째로 코로나19 확진자가 많은 나라가 됐다. 더군다나 컬럼비아대학 연구팀은 코로나19에 감염되었으나 무증상이거나 가벼운 수준에 불과해 통계에 잡히지 않은 ‘숨은 감염자’를 포함하면 실제로는 약 22만명에 이를 수 있다고 발표했다. 김경태 해외통신원 tvbodag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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