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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까라면 까!’는 시대는 지나…MZ는 스스로 판단하더라

    ‘까라면 까!’는 시대는 지나…MZ는 스스로 판단하더라

    “제가 왜 강의하는 줄 아십니까. 돈 벌려고 합니다.” 최전방을 지키는 야전군 사령관에서 전역한 뒤 전후방 부대를 찾아다니며 후배들을 위해 무료 강연을 하고 있는 김영식(63) 예비역 육군 대장. 현역 시절 항공작전사령관, 제1야전군사령관 등을 역임하며 ‘최전방 야전 전문가’로 꼽혔던 그는 “전방 부대에 격려금을 주고 싶어서 책을 쓰고 민간에 강연을 다니기 시작했다”고 고백했다. 그렇게 시작한 강연 횟수가 200회를 넘기면서 ‘찐’ 군인이던 그가 어느덧 ‘용산의 스타 강사’가 됐다. 인세와 민간에서 번 강연료 대부분을 군 부대에 기부했다. 군에서 보낸 시간만 40년 6개월 11일. 지난 13일 서울 용산구 합동참모본부에서 만난 그는 “내가 가진 지식과 경험은 국가가 만들어 준 것”이라며 후배들에게 나눠 줘야 한다고 했다. 현재는 합참 훈련을 사후검토하는 전구사후검토조정관도 맡고 있다. -전역 후 강연에 나서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육사 37기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단어가 박지만이다. 박근혜 정부 시절 세칭 혜택받았다고 하는 기수다. 문재인 정부로 바뀌면서 전역할 때가 왔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때부터 인생 2막을 준비했다. 당시 총선이 얼마 안 남은 시기여서 주변에서는 정치 얘기도 나왔지만 내 길은 아닌 것 같았다. 군과 후배들을 위해 뭘 할 수 있을까 생각했는데, 우리 집안에 선생님 DNA가 있는 것 같다. 해외에서 교육을 받고 한국에 돌아와 보병학교와 육군대학에서 교관 임무를 했었는데, 그때 내가 꽤 괜찮은 선생님이라고 느꼈다. 군 사령관 때도 군인들에게 필요한 이야기들을 정리해서 강연을 하면 다들 좋아했다. 리더의 역할 중 하나가 자신이 떠난 자리를 이어받을 후배를 잘 기르는 것이라 생각한다.” -언제부터 무료 강연을 하게 됐나요. “대대나 연대는 예산은 적고 부대는 많아서 4성 장군이나 사단장 출신이 와서 강연할 기회가 없다. 처음 어느 대대에 갔더니 연대장, 사단장까지 다 나와 있어서 깜짝 놀랐다. 이러면 어느 대대장이 용기를 내서 부르겠나. 그때부터 노(No) 머니, 노 선물, 노 의전 3불(不) 정책을 내걸었다. 그런데 내가 빈손으로 가기가 멋쩍어서 ‘축적의 길’이라는 책 300권을 사서 저자에게 사인을 받아서 나눠 주며 시작했다. 그런데도 나올 때 좀 아쉽더라. 전방 부대에 격려금도 좀 주고 싶어서 돈을 벌려고 민간에서 강의를 하려고 했더니 ‘책 쓴 게 있느냐’고 하더라. 그래서 평소 정리해 둔 강의록을 모아서 쓴 책이 ‘장군의 전역사’(2018년 출간)다. 인세와 민간에서 받은 강연료로 대대나 연대급 강연을 갈 때 격려금 30만원, 책 50권씩을 기부하기 시작했다. 그러니 보람이 생겼다. 지금까지 68개 부대를 돌면서 6500만원 정도 기부한 것 같다. 아내가 나더러 비싼 취미생활 한다더라(웃음).”-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한 세대) 군인들에게는 주로 어떤 이야기를 해 주나요. “MZ세대라고 하면 주로 병사만 보는 경향이 있는데, 장교와 부사관들도 다 MZ세대들이다. 우리 세대는 까라면 까는 거라고 배웠지만, MZ세대는 ‘왜 그것을 해야 하는지’ 질문하는 게 가능한 세대다. 옛날에는 전투에서 지시를 받아 싸우는 게 가능했지만, 지금은 시간차가 없기 때문에 그렇게 싸워선 늦다. 그 명령을 준 상황은 이미 과거이기 때문에 내가 받은 명령이 지금 이 순간 유효한지 스스로 판단하고 조치해야 한다. ‘크리에이티브 싱킹’(창의적 사고)이 필요한데 이건 MZ들이 다 갖고 있다. 더 중요한 건 ‘크리에이티브 캐릭터’(창조적 기질)인데, 우리 군에서 갖기 어려운 게 이것이다. 시도했다가 잘못되면 혼자 덤터기 쓴다는 분위기가 지휘관을 옹색하게 만든다. 좋은 의도로 했다면 실수도 봐 줄 수 있는 분위기를 위에서 만들어 줘야 한다.” -올해 군에서는 부실급식, 성폭력 사건 등 부정적 이슈가 많았습니다. “부실급식은 내가 봐도 화가 나더라. 이런 급식이 나가는 동안 그 위에 있는 사람들은 대체 뭘 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군 기강은 큰소리 치는 데서 나오는 게 아니라 군복 입은 사람으로서 스스로 일에 가치를 부여하고 책임의식을 가지는 데서 나온다고 생각한다. 성폭력 문제도 마찬가지다. 사람이 생명을 끊는 것만큼 어려운 일이 없는데, 그 위에 있었던 수많은 사람 중 한 명이라도 그에게 관심을 가졌다면 그런 일이 발생하진 않았을 것이다. 여군을 여군으로 보는 시각도 문제다. 예전에 육군에서 내놓은 대책 중 하나가 여군은 남자 군인이랑 같이 차에 태우지 마라 이런 것도 있었는데, 이런 구분이 오히려 더 문제를 만든다. 그냥 전우로 생각해야 한다.” -군 가혹행위 등을 다룬 드라마 ‘D.P.’가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보면 화가 날 것 같아서 일부러 안 봤다. 첫째는 드라마가 담고 있는 진실성 때문에 상처를 받을 것 같았고, 둘째는 그렇다고 그게 군의 전부는 아닐 것이기 때문이다. 군도 반성할 부분이 있고 군 문화가 뛰어나다고 할 순 없지만, 부대에 있는 많은 지휘관들이 관심 쏟으면서 노력하고 있다고 얘기할 수 있다. 여전히 어느 음습한 구석이 있을 수 있는데, 스스로 그런 문화에 젖지 않도록 잘못됐으면 틀렸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군에 있을 때 내 밑에 있는 부대들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 알아보기 위해 모든 수단을 강구하면서 소통하려고 했다. 조그만 문제라도 있으면 병사들이 나한테 알릴 수 있도록 했고 반드시 확인했다. 사단장 때는 병사들의 부모님들을 부대로 방문하게 해 아들과 1박 2일 부대에서 지내 보고 문제가 있으면 말해 달라고 했다.” 당시 사단장이었던 그가 직접 이등병의 발을 씻어 주는 모습을 보고 감동한 부모들이 이임식 때 직접 감사패를 전달한 일화가 전해진다. 군단장 시절엔 ‘포토데이’를 만들어 장병들과 원하는 포즈로 사진찍기 행사를 진행했다. 장병들을 업어 주기도 하고 업히기도 하며, 크리스마스 땐 산타클로스 복장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정치권에서 한미연합훈련 축소를 주장하는 등 국방이 정치화되는 것을 어떻게 보십니까. “군도 정치의 한 부분이 될 순 있지만, 안보를 정치에 이용하는 것은 안 된다. 오늘의 미국 육군을 만든 조지 마셜이 루스벨트 대통령에 의해 참모총장으로 뽑혔을 때 두 가지를 얘기했다고 한다. 첫째는 내 생각을 말할 수 있는 자유를 달라는 것이었고, 둘째는 그 생각 대부분이 당신과 다를 것이라는 거였다. 반대할 수 있는 권리를 요구한 것이다. 그런 점에서 군은 정치권과 일정한 거리가 필요하다. 정권, 정부와 무관하게 대한민국 국민과 국가에 충성했으면 좋겠다.” -최근 예비역 장성들이 줄줄이 대선 캠프에 합류했다는 소식이 들립니다. “제가 가장 듣기 싫은 말이 장군들이 어디 가서 ‘똥별’이라는 소리를 듣는 거다. 정치를 하든, 하지 않든 정치적 성향은 누구나 가질 수밖에 없지만 자신의 정체성에 맞는지를 먼저 따져 봤으면 한다. 평소에 그런 신념을 가지고 있었으면 모르겠는데, 현직에 있을 땐 전혀 그렇지 않다가 갑자기 등 돌리고 가는 건 의리가 없다. 한마디로 군인답지 못하다.” 그러면서 이 이야기를 꼭 해 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민간에서 강의할 때 항상 이 이야기를 한다. ‘제가 왜 강의하는 줄 아십니까, 돈 벌려고 합니다. 이 강의료를 받아서 전방에 가서 격려금으로 주려고 합니다.’ 그러면 사람들이 백이면 백, 이 대목에서 박수를 친다. 사람들이 좋아하는 군의 모습이 바로 이런 거구나. 내가 갖고 있는 지식과 경험, 대장이라는 자리 전부 내 돈으로 산 것이 아니라 국가의 재산이다. 다시 부하들에게 나눠 주면 축적 지향의 군대를 만들 수 있다. 사람들에게 장군이 똥별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 주고 싶다.” ●김영식 예비역 육군 대장 프로필 ▲1958년 서울 출생 ▲육군사관학교 37기 ▲합동참모본부 군사지원본부 해외파병과장 ▲육군 제15보병사단장(소장) ▲합동군사대학교 총장(소장)▲육군 제5군단장(중장)▲육군 항공작전사령관(중장)▲육군 제1야전군사령관(대장) ▲현 육군사관학교 특임교수·합동군사대학교 명예교수▲현 합동참모본부 전구사후검토조정관
  • 윤석열 “전두환, 쿠데타와 5·18 빼면 정치 잘했단 분 많아” 또 망언

    윤석열 “전두환, 쿠데타와 5·18 빼면 정치 잘했단 분 많아” 또 망언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19일 ‘전두환 전 대통령이 정치는 잘했다고 말하는 분들이 많다’고 발언해 전 전 대통령을 옹호했다는 논란이 불거졌다. 윤 전 총장은 이날 부산 해운대갑 당원협의회를 찾아 정책에 약하다는 지적에 대해 ‘최고 전문가를 뽑아 맡기고 저는 시스템 관리를 하겠다’고 말하는 과정에서 전 전 대통령의 사례를 들었다. 이 과정에서 윤 전 총장은 “전두환 대통령이 군사 쿠데타와 5·18만 빼면, 잘못한 부분은 있지만 정치는 잘했다고 말하는 분들도 많다”며 “호남에서도 그런 말을 하는 분들이 꽤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분(전 전 대통령)은 군에서 조직 관리를 해 봤기 때문에 맡긴 것”이라며 “경제는 김재익 경제수석에게 맡겼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래서 당시 삼저현상이 있었다고 하지만 그렇게 맡겨 놔서 (경제가) 잘 돌아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전 총장의 발언이 알려지자 더불어민주당은 물론 국민의힘 경쟁 주자들도 일제히 비판했다. 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는 “광주의 상처는 아직 아물지 않았고 진상규명조차 완전히 되지 않았다”며 “광주 영령과 호남인 능멸에 대해 지금 즉시 석고대죄하시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홍준표 의원은 “아무 말 대잔치를 넘어 망발에 가깝다”며 “대선후보로서의 자격마저 의심케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유승민 전 의원은 “도를 넘는 막가파식 발언”이라며 “기업들로부터 수천억원 비자금을 뜯고 세금을 뜯고 만든 돈으로 자기 측근들한테 나눠 주는 정치가 과연 잘하는 조직 관리인가”라고 비판했다. 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군사 쿠데타와 5·18 말고 잘못한 것이 없다는 윤석열 후보의 인식은 공정과 정의를 위협했을 뿐만 아니라 헌법정신을 망각한 것”이라며 “실언을 사과하시라”고 말했다. 논란이 이어지자 윤 전 총장은 “그분(전 전 대통령)이 집권 7년 동안 잘못한 것 많고 정치를 전반적으로 다 잘했다는 게 아니다”라며 “권한의 위임이라는 측면에서 배울 점이 있다는 게 전문가들이 다 하는 이야기며 호남분들 중에도 그런 말 하는 분이 있다”고 해명했다. 한편 국민의힘 대선주자들 간에는 도덕성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홍 의원은 충남도당에서 열린 당원 간담회에서 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비판한 뒤 윤 전 총장을 겨냥해 “우리 측에서도 각종 의혹이 있는 사람이 나오게 되면 둘 다 국민들이 선택을 주저할 수밖에 없다”며 “우리 측에서 깨끗한 사람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윤 전 총장은 “제가 뭐가 있었으면 검찰총장을 온전히 못 그만두고 있을 때 구속시켰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 “다 잘했다는 게 아니라” 윤석열, ‘전두환 미화’ 논란에 항변(종합)

    “다 잘했다는 게 아니라” 윤석열, ‘전두환 미화’ 논란에 항변(종합)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전두환 미화’ 논란에 휩싸였다. 부산을 방문한 자리에서 “전두환 대통령이 잘못한 부분이 있지만, 군사 쿠데타와 5·18만 빼면 정치는 잘했다고 말하는 분들이 많다. 호남에서도 그렇게 말하는 분들이 꽤 있다”고 한 발언 때문이다. 이후 논란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그는 “잘한 것은 잘한 것이고 5·18과 군사쿠데타는 잘못했다고 분명 얘기했다”면서 전체 발언을 봐달라고 해명했다. 윤 “호남서도 전두환 정치 잘한다는 분 있다”윤 전 총장은 19일 국민의힘 부산 해운대갑 당협 사무실을 방문한 자리에서 “전두환 대통령이 잘못한 부분이 있지만, 군사 쿠데타와 5·18만 빼면 정치는 잘했다고 말하는 분들이 많다. 호남에서도 그렇게 말하는 분들이 꽤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왜 (정치를 잘했다고) 그러느냐? 맡겼기 때문이다. 이분은 군에 있으면서 조직 관리를 해봤기 때문에 맡긴 거다. 그 당시 정치했던 사람들이 그러더라. ‘국회는 잘 아는 너희가 해라’며 웬만한 거 다 넘겼다고…. 당시 3저 현상이 있었다고 했지만 그렇게 맡겼기 때문에 잘 돌아간 거다”라고 말을 이어갔다. 당내 주자들 “아무말대잔치” “천박” “입만 벌리면 망언”윤 전 총장의 이 발언은 곧바로 ‘전두환 미화’ 논란을 일으켰다. ‘우클릭을 해도 너무 했다’라는 반응이 나왔다. 당장 당내 경선 주자들 사이에서 비판이 쏟아졌다. 홍준표 의원은 “아무말 대잔치”라고 꼬집었고, 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천박하고 한심하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유승민 전 의원 측은 “호남에 대한 심각한 모욕”이라고 지적했다. 홍 의원은 페이스북에 “윤 후보는 아무말 대잔치를 보면서 외신이 한국 대선을 ‘오징어 게임’ 같다고 조롱하는 게 이해할 만하다”며 “이런 사람과 국가 대사를 논한다는 것 자체가 부끄럽고 창피하다”고 했다. 원 전 지사는 “대통령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을 지키고 민주주의를 수호하는 것이다. 대통령은 이를 위해 불법적 폭력과 부패에 대해 강력하고 단호한 입장을 견지해야 한다”며 “이 분명한 원칙이 서 있을 때 세부적으로 알지 못하는 것도 용납될 수 있는 것이다. 그렇지 않고 사람만 잘 쓰면 된다는 인식이야말로 수천년 왕조 시대의 왕보다도 못한 천박하고 한심한 지도자 철학”이라고 밝혔다. 또 “전두환 대통령은 위 두 가지 원칙을 위배했다”며 “불법적 폭력을 일으켰으며 심각한 부패의 장본인이 되었다. 수천억원의 정치자금을 기업들로부터 강탈했고, 이것이 들통났는데도 본인의 노후자금과 자식 상속자금으로 써놓고 국민에게 오리발을 내민 사람”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군사 쿠테타와 5·18 말고 잘못한 것이 없다는 윤 후보의 인식은 공정과 정의를 위협하였을 뿐만 아니라 헌법 정신을 망각한 것”이라고 질타했다. 유 전 의원 캠프 권성주 대변인은 “윤 후보는 1일 1망언 후보를 넘어 입만 벌리면 망언을 뱉는 ‘벌망’ 후보가 됐다”며 “자신의 실력 부족을 덮기 위해서이든, 당 후보가 되기 위한 극단적 우클릭이든, 호남분들까지 들먹이며 전두환 독재 정권을 옹호한 것은 절대 용납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국민의힘은 그동안 지역 갈등을 깨고 전국 기반 정당으로 거듭나기 위해 호남에 진심으로 다가섰고, 잘못된 역사에 대해 무릎 꿇어 사죄했다. 호남을 심각히 모욕한 오늘 윤 후보의 망언은 그간의 그 모든 노력과 정성을 모두 거짓으로 만들어 버린 망언 중의 망언”이라고 했다. 여권에서도 윤 전 총장의 ‘전두환 발언’에 맹폭을 가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는 “광주 영령과 호남인을 능멸하지 마시고 지금 즉시 석고대죄하라”고 했다. 그러면서 “광주의 상처는 아직 아물지 않았다. 진상규명조차 제대로 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도 “윤석열의 전두환 칭찬. 윤석열의 본색이 드러났다”고 강조했다. 윤 “권한의 위임 측면 강조한 것…말 앞뒤 떼어 논란”이에 윤 전 총장은 경남 창원시 국민의힘 경남도당에서 열린 ‘윤석열 국민캠프 경남선대위 위촉장 수여식’을 마친 뒤 부산에서 한 ‘전두환 발언’에 대한 해명에 나섰다. 그는 “그분이 집권 7년 동안 잘못한 것이 많고 정치를 전반적으로 다 잘했다는 게 아니다”라며 “권한의 위임이라는 측면에서 배울 점이 있다는 게 그 후 대통령들이나 전문가들이 다 하는 얘기이며 호남분들 중에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잘한 것은 잘한 것이고, 5·18과 군사쿠데타는 잘못했다고 분명 얘기했다”면서 “제가 무슨 말만 하면 앞에 떼고 뒤에 떼는데 전문을 보면 다 나온다”고 항변했다. 전두환씨는 군사쿠데타로 집권해 헌법을 유린한 독재자로, 이후 김영삼 대통령의 문민정부가 들어선 후 내란·반란죄로 사형을 선고받았다.이후 김대중 대통령으로부터 특별사면을 받았으나 대통령에 대한 예우는 받지 못하고 있다. 또 5·18 민주화운동 유혈 진압 외에도 삼청교육대 운영,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등도 모두 전두환 정권에서 벌어진 일이다. 원 전 지사의 지적대로 수천억원의 정치자금을 받은 뇌물 혐의로 추징금 2205억원을 선고받았으나 전두환씨 측은 “돈을 정치자금으로 다 써버려 더 이상 돈이 없다”며 은행예금 29만 1000원을 현금 재산목록으로 제출했다. 이후 관계기관의 재산 추적 등을 통해 추징금을 일부 환수했지만 여전히 1000억원이 넘는 추징금을 미납한 상태다.
  • ‘쥐의 왕국’ 뉴욕서 ‘설치류 바이러스’ 급증, 1명 사망… “원인 불명”

    ‘쥐의 왕국’ 뉴욕서 ‘설치류 바이러스’ 급증, 1명 사망… “원인 불명”

    코로나19 팬데믹의 종식이 아직 요원한 가운데, 미국 뉴욕에서는 쥐 등 설치류가 옮기는 발열성 질환인 렙토스피라증 주의보가 나왔다. 렙토스피라증은 렙토스피라 균에 감염된 쥐 등 동물의 소변에 오염된 물을 통해 피부 상처 등이 노출될 때 감염되며, 사람이 감염될 경우 10일 전후의 잠복기 이후 두통과 발열, 소화기 증상, 결막충혈, 근육통 등을 유발한다. 올해에는 뉴욕에서 최소 15건의 렙토스피라증이 보고됐으며, 1명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2006~2020년 뉴욕에서 총 57건의 렙토스피라증이 보고된 것과 비교하면 올 한해동안 감염된 사람이 지난 14년간 감염된 사람 전체의 25%에 달한다. 일부 전문가들은 올해 유독 렙토스피라증 감염자가 많은 이유로 기온 상승 및 기타 기후 관련 요인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정확한 감염 증가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사람에게 질병을 옮길 수 있는 동물로는 소, 돼지, 말, 개, 쥐와 같은 설치류가 있으며, 전문가들은 렙토스피라증에 감염된 일부 환자의 경우 심하면 신부전이나 간부전, 수막염에 걸리거나 사망에 이를 수 있다고 경고한다. 2015년 미국 국립보건원이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매년 전 세계에서 보고되는 렙토스피라증 감염 사례는 100만 건 이상이며, 사망자 수는 평균 5만 8900명에 이른다. 다만 미국에서는 드물게 발생하는데, 미국 전역에서는 매년 100~200건이 보고되며, 대부분 푸에르토리코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뉴욕시 보건부는 지난달 22일 렙토스피라증의 갑작스러운 증가에 대한 경고를 발표했다. 특히 ‘쥐의 왕국’이라는 오명을 가진 뉴욕시는 미 전역에서도 세 번째로 쥐가 많은 도시로 꼽힌다. 뉴욕에서는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된 지난해 3월부터 봉쇄조치로 쥐 개체 수가 급격히 줄었지만, 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이고 경제 정상화에 돌입한 뒤 다시 쥐가 늘어났다. 현지에서는 ‘인구 800만 명에 쥐도 800만 마리’라는 속설이 있지만, 2014년 컬럼비아대학의 한 학생이 통계학 기법을 이용해 뉴욕에 서식하는 쥐가 200만 마리 정도로 추정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뉴욕시 보건부 측은 “렙토스피라증이 증가하는 정확한 이유는 아직 확인하기 어렵지만, 박테리아가 따뜻하고 습한 환경에서 지속될 수 있다. 또 박테리아가 오래 살아남는 기후 조건의 변화는 인간의 활동 증가가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윤석열 “전두환, 5·18 빼면 정치는 잘했다고 말하는 호남분들 많아” 발언 논란

    윤석열 “전두환, 5·18 빼면 정치는 잘했다고 말하는 호남분들 많아” 발언 논란

    국민의힘 대선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전두환 전 대통령을 옹호하는 듯한 발언을 해 논란이 되고 있다. 19일 윤 전 총장은 부산 해운대갑 당협 사무실을 찾았다. 윤 전 총장은 “우리가 전두환 대통령이 군사 쿠데타와 5·18만 빼면, 잘못한 부분이 그런 부분이 있지만, 그야말로 정치를 잘했다고 말하는 분들이 많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호남분들도 그런 얘기를 한다”며 “왜 그러냐면 (전문가에게) 맡긴 거다. 군에 있으면서 조직 관리를 해봤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윤 전 총장의 해당 발언은 대통령이 되면 세부 업무는 전문가에게 맡기고, 리더는 시스템 관리를 하면 된다는 취지로 말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윤 전 총장은 “국정은 해보면 어렵다. 경제 전문가라 해도 경제가 여러 분야 있어서 다 모른다. 최고 고수들, 사심 없는 분들을 내세워야 국민에게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경제 권력, 정치 권력 수사하면서 저도 일반 국민 못지않게 익혔지만 조금 아는 것 갖고 다 할 수는 없다”고 말하며 “최고 전문가 뽑아서 임명하고 시스템 관리하면서 대통령으로 국민과 소통하고 챙길 어젠다만 챙길 것이다. 법과 상식이 짓밟힌 이것만 바로 잡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정치적으로 민감한 인물에 대한 평가인 만큼 일정 부분 논란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윤 전 총장의 발언이 알려진 이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페이스북을 통해 “갈수록 태산”이라며 “광주의 상처는 아물지 않았고 진상규명조차 완전히 되지 않았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광주 영령과 호남인 능멸에 대해 지금 즉시 석고대죄하라”고 했다.
  • [여기는 중국] 착해지는 주사?…유명 국제 유치원, 아동들에 ‘바늘 학대’ 논란

    [여기는 중국] 착해지는 주사?…유명 국제 유치원, 아동들에 ‘바늘 학대’ 논란

    중국 베이징의 고가의 쌍어유치원 교사가 ‘착해지는 주사’라며 상습적으로 원아들을 바늘로 찌르는 등 학대한 정황이 포착됐다. 최근 베이징시 차오양구의 한 주택가에 자리한 유명 국제유치원 교사가 원아들을 상대로 상습적으로 바늘로 찌르는 등 학대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다. 중국 관영매체 환구시보는 지난 17일 베이징의 유명 유치원에 소속된 20대 여교사가 원아 5명에게 바늘로 찌르고 폭행을 가한 뒤 ‘착해지는 주사’라며 아이들에게 세뇌한 정황이 드러났다고 19일 보도했다. 사건은 지난 17일 유치원을 다녀온 피해 아동의 학부모가 아이의 몸을 씻기던 중 팔과 다리, 엉덩이 등의 분위에서 수차례 바늘로 찔린 듯한 흔적을 발견하면서 외부에 알려졌다. 학대 정황을 발견한 학부모에 따르면 문제의 교사는 학대 후 피해 아동에게 ‘착해지는 주사’, ‘선생님과 단둘만 아는 비밀이다’는 말로 피해 사실을 외부로 발설하지 못하도록 했다. 피해 아동의 부모는 해당 학대 사실의 정황을 SNS와 학부모 단체 채팅방에 게시, 자신이 의료계 재직 중인 의사라는 점에서 바늘로 찔린 흔적이 분명하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학부모는 해당 유치원에 해명을 요구했으나 유치원 측은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아이의 부모는 학대 흔적을 사진으로 촬영, 관할 파출소에 수사를 의뢰한 상태다. 그는 “아이의 몸에 남은 바늘에 찔린 상처는 일주일이 채 지나지 않은 학대 흔적”이라면서 “의사로 일하면서 수많은 학대의 흔적들을 치료한 경험이 있다. 보통 학대 후 일주일이 지나면 그 흔적이 희미해지는 것이 일반적인데, 아이의 몸에 남은 흔적은 일주일 내에 벌어진 상습적인 학대였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고 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관할 파출소 측은 논란이 된 유치원이 영어와 중국어를 동시에 교육하는 쌍어유치원이라고 언론에 공개했다. 공개된 내용에 따르면, 문제의 유치원이 소재한 곳은 외국 대사관과 외국에서 파견된 근로자 가족들이 주로 거주하는 지역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이번 사건과 관련해 외국인 가족의 자녀 등 추가 피해 사례가 다수 있을 것이라는 짐작이다. 특히 이 유치원은 고액의 유치원 등록비로 유명한 곳으로, 재학 중인 원아들은 1인당 월평균 1만 2000위안(약 222만원) 상당의 기본 등록비를 납부해왔던 것으로 확인됐다. 관할 파출소 측은 현재까지 바늘로 수차례 찔려 상해를 입는 등 학대받은 아동의 수가 5명에 달한다고 밝히고, 추가 피해 사례가 있는지 여부를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이 같은 7세 이하의 아동을 대상으로 한 유치원 내의 학대 행위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에 앞서, 지난 1월에도 3세 중국인 유치원생의 몸에서 다수의 바늘 자국이 발견돼 큰 논란이 된 바 있다. 산시성 시안시의 한 유치원에서 발생한 ‘바늘 자국 사건’은 유치원 수업이 끝난 뒤 아이의 몸을 닦던 학부모에 의해 발견됐다. 당시 피해 아동의 몸에서는 총 29개의 바늘로 인한 학대 자국이 확인됐다. 당시 학대에 사용된 일회용 주사기로 여러명의 아이들을 학대받는 등 비위생적인 범죄였다고 현지 언론들은 보도했다. 피해 아동의 학부모와 관련 아동보호협회 등에서 문제의 유치원을 상대로 강력하게 항의했으나 해당 유치원에서는 공식 입장 표명을 거절한 바 있다. 이 사건으로 중국 당국은 유치원을 포함, 초중고교 등 교육기관에서 아동과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학대와 폭행 등을 저지른 교사에 대해 무기한 교직 복직을 금지하는 준칙을 발표했다.
  • [사설] 인천 경찰관 사망 사고 원인 명명백백히 밝혀야

    경찰관이 상관과 동료들을 원망하는 내용의 유서를 남기고 숨진 채 발견돼 충격을 준다. 지난 16일 오전 경기 시흥 자택에서 투신한 인천경찰청 외사과 소속의 30대 경사가 남긴 유서는 직장내 괴롭힘을 연상시키기에 충분하다. 4쪽짜리 유서에는 “더는 이 조직에서 있기 힘들어요”라며 “그만 좀 끝내고 싶다”고 했다. 또 “우울증을 앓아 허락을 받고 쉬다 왔는데 부서 분위기가 이상해진 걸 내 탓으로 돌려 힘들었다”는 내용은 경찰 조직의 동료애마저 의심케 한다. 유서에는 또 “상관들이 커피만 마시면서 수사에는 신경도 안 썼다. 구속영장을 치는데 사우나를 가서 결재가 늦어진 적도 있었다. 금괴 밀수범 수사 책임을 맡았지만 상관이 ‘개수를 줄여 대충 마무리하자’고 종용했다”는 내용도 있어 경찰의 근무 기강이 어느 수준인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게 한다. 아무리 상명하복의 계급주의 문화에 익숙한 경찰조직이라고 해도 충격이 아닐 수 없다. 경찰은 심각한 범죄로 인식하고 철저한 조사를 통해 사실로 확인된다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엄중히 처벌해야 할 것이다. 근로기준법에는 사용자나 근로자가 직장에서의 지위나 관계 우위를 이용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는 행위 등을 일절 금지하고 있다. 2019년 7월 시행된 일명 ‘직장내 괴롭힘 금지법’을 계기로 사회적 관심은 높아졌지만 이번 국정감사에서도 IT 플랫폼 기업의 직장내 괴롭힘이 도마에 오를 정도로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이번 경찰관 사망은 ‘법 따로 현실 따로’를 다시 한번 보여 주는 듯해 씁쓸하기만 하다. 직장은 누구에게나 사람답게 일할 권리와 존엄성이 보장돼야 하는 소중한 삶의 터전이다. 직장 동료의 자존감을 훼손하고 인격에 상처를 주는 직장내 괴롭힘은 비열한 범죄 행위로 인식하고 직장인 스스로가 하루빨리 청산해야 할 대상으로 경계해야 할 것이다.
  • 닭싸움·교통사고 구분 못한 페북 AI

    1인칭 총격 영상과 세차 장면도 혼동혐오·폭력 탐지 0.6%… 유해물 못 걸러내부문건 입수 WSJ “AI 미래는 멀었다” 10대 청소년에 대한 유해성을 알고도 서비스를 계속 운영했다는 비난을 받는 세계 최대 소셜미디어 페이스북이 이번에는 인공지능(AI) 기술을 둘러싸고 논란에 휩싸였다. 혐오발언(헤이트 스피치)이나 과도한 폭력을 포함한 콘텐츠를 신속히 삭제하기 위해 AI 시스템을 도입했지만 이를 제대로 걸러내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간 경영진이 AI 기술을 이용해 인종·성차별적 게시물을 탐지, 삭제하고 있다고 자신 있게 밝힌 것과 반대다. 페이스북의 내부 문건을 입수해 연일 비판 보도를 이어 가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7일(현지시간) “경영진은 플랫폼의 고질적 문제인 혐오 표현과 폭력적 이미지를 해결할 방편으로 AI를 꼽았지만, 그 미래는 아직 멀었다”며 이같이 전했다. 2019년 작성된 한 문건에 따르면 2018년 중반 페이스북의 한 엔지니어는 잔혹한 자동차 충돌사고와 투계 영상이 확산 중이라는 점을 파악하고 동료들과 AI가 해당 영상을 인식해 삭제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딥비전’이라는 이름의 정교한 머신러닝 프로그램을 활용해 가벼운 상처를 입은 닭이 나오는 영상은 그대로 두고, 심하게 다친 닭이 나오는 영상은 잡아내도록 한 것이다. 하지만 몇 주에 걸친 노력에도 AI는 투계장에서 싸우는 닭과 평범한 닭을 구분하지 못했다고 이 엔지니어는 밝혔다. 심지어 2건의 사례에선 분명히 닭이 싸우는 영상인데 AI가 자동차 충돌 영상으로 분류하기도 했다. 이들은 또 AI를 활용해 1인칭 총격 영상을 걸러내려 시도했지만 이 역시 실패했다. 2019년 3월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에서 한 테러리스트가 이슬람 사원 2곳에서 51명을 총격 살해하면서 자신의 범행을 1인칭 시점에서 페이스북으로 생중계해 큰 논란이 된 바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AI는 페인트볼을 쏘는 서바이벌게임이나 세차 장면을 1인칭 총격과 혼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증오 발언이 담긴 콘텐츠 역시 비슷했다. 한 수석 엔지니어는 2019년 중반에 작성한 내부 보고에서 페이스북의 자동화 시스템이 규정을 위반한 헤이트 스피치에 해당하는 게시물을 삭제하는 건 2%에 그쳤다고 밝혔다. 올해 3월 다른 내부 문건에서도 AI 시스템이 헤이트 스피치 조회 건수의 3∼5%에 해당하는 게시물을 삭제한 것으로 보고됐다. 폭력과 선동 등의 모든 규정 위반 콘텐츠로 대상을 확대하면 AI가 걸러낸 게시물은 0.6%에 불과했다.
  • “장모님께 잘해드리세요”...술 마시다 장인 복부 찌른 사위

    “장모님께 잘해드리세요”...술 마시다 장인 복부 찌른 사위

    처가에서 술을 마시던 중 흉기로 장인의 복부를 찌른 사위가 경찰에 붙잡혔다. 18일 서울 노원경찰서는 이날 새벽 노원구 중계동에서 불상의 도구를 사용해 60대인 장인의 복부를 찌른 혐의로 50대 A씨를 검거했다고 밝혔다. 처가에서 술을 마시던 A씨는 “고생하는 장모님께 좀 잘해드리세요”라고 말을 하면서 장인과 시비가 붙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 과정에서 A씨는 장인을 다치게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오전 12시 20분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현장에 출동해 A씨를 붙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장인의 상처는 깊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정확한 범행 경위를 수사하고 있다.
  • 눈 귀한 강원도에 사는 민서, 덥고 싱거운 바다에 사는 순주

    눈 귀한 강원도에 사는 민서, 덥고 싱거운 바다에 사는 순주

    [편집자주] “우리 집이 불타고 있다. 당신들이 좀 무서워했으면 좋겠다”며 세계 지도자들을 질타한 스웨덴의 청소년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 불타고 있는 건 툰베리의 집만이 아니다. 우리 아이들의 집이고 미래다. 자연은 기후변화를 통해 지속적으로 경고를 보냈지만, 어른들은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외면했다. 환경학자들은 “미래 세대가 절체절명의 위기에 직면했고, 당장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공존을 장담할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더 많은 것을 가지려는 욕망과 이기심을 위해 지구를 계속 채찍질한다면 우리 아이들은 언제든 인류의 ‘마지막 세대’로 전락할 수 있다. 우리가 함께 불을 꺼야 하는 이유다. 오는 31일부터 열리는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를 앞두고 기후위기 시대를 살아가는 어린이들의 생존 보고서를 통해 답을 찾는다. 기획에는 초록우산어린이재단과 그린피스가 함께했다.‘강원 동해안 및 산간지방은 우리나라 대설 다발지역으로 늦겨울인 1, 2월에 많은 눈이 내린다.’ 지리 교과서는 강원도를 이렇게 소개한다. 그러나 강원도에 눈이 많이 온다는 말은 이제 옛말이 됐다. 온난화로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눈 쌓인 태백산맥을 보기 어려워졌다. 눈이 귀해지면서 강원도의 산은 바싹 말랐다. 건조해진 산은 불쏘시개다. 한 번 불이 붙으면 크게 번져 인간이 사는 마을을 집어삼키는 재앙이 됐다. 2019년 강원 고성과 속초를 휩쓸었던 산불은 도로변 전신주 고압전선이 끊어지며 시작된 인재였지만 수분기 없는 낙엽들이 불을 화마로 키웠다. 고성에 사는 정민서(15)양도 2019년 산불의 피해자다. “민서 아빠와 결혼해서 이 동네 처음 왔을 때만 해도 겨울에 눈이 참 많이 왔어요.” 민서의 엄마 엄미숙(56)씨는 32년 전을 떠올렸다. 민서는 기억하지 못하는 일이다. 폭설이 생소한 민서는 엄마의 기억과 다른 강원도에서 살아간다.● 건조한 강풍 타고 순식간에 번진 화마 가족과 함께 집에서 쉬고 있던 민서는 저녁임에도 이상하리만큼 붉은 하늘을 보며 의아하게 생각했다. 얼마 후 산불이 발생했다는 재난 알람 문자가 휴대전화를 울렸다. 집 밖으로 나가니 하늘은 더 붉어졌고 멀리서 시뻘건 불길과 연기가 보이기 시작했다. 큰일은 아닐 거라고 믿으며 민서네 가족은 자동차에 몸을 실었다. 불길이 확산되는 속도는 점점 거세졌다. 삽시간에 집과 차 안까지 그은 냄새가 가득 퍼졌다. 부모님과 가깝게 지내던 분의 펜션으로 몸을 피했다.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 민서의 가족은 뼈대만 남기고 흉측하게 타버린 집을 보고 망연자실했다. 민서 가족은 리조트, 연수원, 조립주택으로 피난민처럼 떠돌았다. 민서 엄마 엄씨는 충격으로 안면에 마비가 왔다. 학교에서는 민서가 산불 피해로 불안지수가 높게 나왔다며 심리 치료를 권했다. 2년간 불안정한 생활을 하던 민서의 가족은 올해 2월 새집을 지어 이사하면서 겨우 안정을 되찾았다. 화마가 할퀸 상처가 다 나은 것은 아니다. “저녁 하늘이 조금 붉으면 그때가 떠올라요. 또 산불 아닐까, 우린 어디로 피해야 하나…. 가슴이 벌렁거려요.”● 불 먹은 나무들…2년 지나도 씻기지 않은 상흔 지난 5일 민서 가족과 함께 둘러본 고성·속초는 산불의 흔적을 말끔히 지워 내지 못한 모습이었다. 속초고등학교에서 1㎞만 걸어가면 뼈대만 남은 2층짜리 건물이 덩그러니 서 있다. 내부는 까맣게 그을려 이전의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 불이 났을 당시 열기로 폭발해 깨진 유리창 조각만 바닥에 흩뿌려져 있었다. 영랑호 인근 리조트 펜션 20여채도 모두 불탄 그대로 남아 있었다. 불이 났을 땐 멀쩡해 보였던 나무들은 2년 반 동안 서서히 죽어갔다. 조경업계에서는 이를 ‘불 먹었다’고 표현한다. 고성 토성면 인근 나무들은 불을 먹어 껍질이 벗겨지고 매끈한 심만 남아 을씨년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냈다. 산불이 이렇게 커진 데에는 건조해진 기후와 강한 바람이 큰 몫을 했다. 엄씨는 “눈이 많이 왔을 시절에는 한겨울에 쌓인 눈이 봄까지 꽁꽁 얼어 있고, 천천히 녹으니까 상대적으로 습했다”면서 “요새는 눈이 많이 안 오고, 눈이 와도 금방 녹으니 낙엽이 말라서 바삭바삭하다. 불이 나면 잘 탈 수밖에 없는 조건”이라고 말했다. ● 국내 산불 피해액 10년새 5배 증가 실제로 우리나라의 산불 발생 빈도는 10년 전과 비교해 크게 늘었다. 산림청에 따르면 2011년 산불 발생 건수는 277건, 피해 면적은 1090㏊ 수준이었지만 지난해에는 발생 건수 620건, 피해 면적 2920㏊로 2~3배씩 증가했다. 피해액도 2011년 290억 6300만원에서 1581억 4100만원으로 5배 이상 급증했다. 권원태 APEC기후센터 원장은 “우리나라의 겨울철 온도가 높아지면서 토양 수분이 빠르게 말라버리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그러면 봄철 가뭄이 더 심해지고 산불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소금 타야겠다” 싱겁고 뜨거운 남해 청정 바다 박수자(52)씨가 김순주(10)양을 품었던 해, 순주의 아빠 김동연(58)씨는 전남 완도군 청산도 먼바다에 나가 전복을 키우기 시작했다. 어두컴컴한 새벽부터 배를 타러 나가는 부지런함 덕에 연매출은 8억원까지 올랐다. 순주를 먹이고 입히고 가르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순주에게 전복은 웃음꽃이자 힘의 원천이자 부모님의 사랑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마냥 웃을 수가 없다. “전복 잘 키우기로 소문난 아빠, 엄마가 한숨 쉬는 소리를 자주 들었어요. 날씨 때문에 전복이 많이 죽고 잘 자라지도 않아서 그런가 봐요. 아빠가 힘들게 고생했는데 너무 속상해요.” 순주는 지난여름 작은 배를 타고 아빠의 전복 양식장을 구경하러 갔다가 엄마를 따라 손가락으로 바닷물을 찍어 혀끝에 댔다. 어째 짠기는 안 느껴지고 맹맹했다. “엄마는 ‘소금 타야겠다’고 하세요. 몇 년 사이에 바다가 싱거워져서 전복들이 비릿해지고 잘 죽는대요. 진짜 소금 포대라도 사다가 뿌려야 할까 봐요.”● 일찍 찾아온 더위에 전복 폐사 늘어 순주 엄마 박씨는 “올해는 최악의 여름이었다”고 고개를 흔들었다. 푹푹 찌는 더위가 7월부터 찾아왔다. 전복은 수온과 염분에 예민하다. 15~20도에서 가장 잘 자라고 더우면 먹이인 미역과 다시마를 먹지 않는다. 어민들은 양식장 수온이 23~24도일 때까지만 먹이를 주고 25도가 넘어가면 먹이 공급을 중단한다. 고수온이 계속되면 먹이를 안 주는 날이 늘어난다. 먹이를 안 주면 폐사량은 적지만 전복에 살이 차지 않는다. 김병학 국립수산과학원 남해수산연구소 연구관은 “수온이 올라가면 4년산 전복의 40~80%, 2년산 20~40%가 산란을 한다”며 “고수온에서 산란하면 면역기능과 대사가 현저히 저하돼 먹이를 계속 주면 폐사할 확률이 크다”고 말했다. ● 기후변화 대응 실험장이 된 양식장 순주가 사는 청산은 완도 12개 섬 중에서도 연육교를 놓지 못할 정도로 수심이 깊고 파도도 세 전복 양식에 적합하다. 청산 바다에서 자란 전복은 도매상인들이 마리당 2000원을 더 쳐줄 정도로 상품성을 인정받는다. 올해는 양식을 망친 어민들이 적지 않다. 양식장을 기후변화 적응을 위한 실험실로 이용한 결과다. “우리는 전복 양식장을 ‘아파트’라고 불러요. 아파트 한 칸에 100㎏은 나와야 300만~400만원을 받을 수 있어요. 너무 더우면 먹이를 주지 말라고 하는데, 더위가 길어지면 언제까지 굶길 순 없잖아요. 수온이 26도일 때 몇 칸에만 미역을 줘 보는 거예요. 먹이 준 칸에서 폐사율이 60%가 넘기도 했는데 살아남은 애들은 또 굵기가 실한 거예요. 온난화에 적응하려고 이것저것 다 해보는 거죠.” 순주 엄마는 이렇게 말했다. 완도 상황은 그나마 낫다. 올여름 전남 고흥 바다 수온은 30도를 넘어 전복 양식어가 등 102가구가 피해를 봤다. 전복 290만 4000마리가 죽었고 어류, 굴·가리비도 폐사해 약 45억원의 손해가 발생했다. 신안 흑산도와 안좌도 바다도 28도가 넘어 전복 폐사가 일어났다. 김 연구관은 “수온 변화가 적은 바다 밑에 사는 전복을 인위적으로 끌어올려 사육하니 온도 변화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며 “28도가 넘으면 전복의 절반이 죽어 고수온 폐사로 본다”고 설명했다.● 고수온 잘 견디는 ‘슈퍼전복’ 개발 어민들은 기후변화에 살아남으려고 전복 사육기간을 줄이고 있다. 겨울부터 봄까지 3~4년 키운 성태(㎏당 6~8미)를 시장에 내놨지만 전복이 클수록 수온변화에 예민하고 폐사율이 높아 5~6년 전부터 2년~2년 6개월 키운 다음 판매한다. 고수온을 잘 견디고 사육기간이 더 짧은 ‘슈퍼 전복’ 종자도 시범적으로 키우고 있다. 싱거운 바다도 순주 부모님의 근심거리다. 기후변화로 바다에도 예측하기 어려운 집중호우가 쏟아지면서 바닷물은 점점 싱거워지고 있다. “더운 여름 좀 버텼나 싶었더니 9월에 비가 깜짝 놀랄 정도로 많이 쏟아졌어요. 염도 떨어지면 전복이 스트레스를 받거든요. 비 온 직후는 괜찮아 보여도 시름시름 앓다 결국 죽더라고요.” 전남 강진만 마량 해역에선 지난 7월 5~7일 3일간 집중호우가 쏟아져 전복 2300만 마리가 집단 폐사했다. 민물이 바다에 유입돼 염분이 5~15pus(해수 1㎏에 든 염류의 양(g))로 낮아진 탓이다. 바닷물 염분농도는 보통 30~33pus로 전복 폐사 기준은 22pus 이하로 본다. ● 비 멎기 무섭게 찾아온 가을 불볕더위 한 해 전복 농사의 시작인 가을에 찾아온 불볕더위 역시 순주네를 괴롭혔다. “전복 먹이가 되는 미역을 9월 말부터 키우기 시작해요. 모내기처럼 미역 포자를 긴 줄에 붙여야 하는데 수온이 높으면 포자가 다 녹아버리거든요. 어쩔 수 없이 일주일 정도 미뤘는데 하루 이틀만 늦어도 미역 성장 속도가 더뎌서 손해가 크죠. 포자값도 작년보다 2배 가까이 올랐고요. 11월에 아기전복(치패)도 입식해야 하는데 날씨가 도와줄지 모르겠어요. 올해는 발 뻗고 자는 날이 없네요.” 고성 손지민·서울 오달란 기자 sjm@seoul.co.kr ● 지난 겨울 고성·속초 강수량 고작 11.4㎜ 새로 관측되는 기상 데이터들은 우리 삶의 아주 가까운 곳에서 이미 기후변화가 시작됐다고 경고하고 있다. 메마른 봄부터 산불이 자주 나는 강원 영동지역은 겨울철 강수량이 눈에 띄게 줄었고, 비열(물질 1g의 온도를 1도 높이는 데 필요한 열량)이 높아 쉽게 데워지지 않는다는 바다의 여름 수온이 10년 평균치를 웃돈다. 18일 기상청의 기상자료개방포털을 활용해 강원 영동지역의 겨울철(12월~이듬해 2월) 강수량을 살펴본 결과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10년 평균 113.8㎜였던 강수량은 최근 5년간 평균 100.1㎜로 12.0% 줄었다. 30년 평균 강수량(129.8㎜)과 비교하면 약 22.8% 감소했다. 지난해 이 지역의 겨울철 강수량은 11.4㎜에 그쳤다. 최근 10년 평균 강수량의 10분의1에도 못 미치는 극소량이다. 눈비가 오는 날도 크게 감소했다. 최근 10년간 강원 영동지역의 겨울철 평균 강수 일수는 16.1일이었으나, 최근 5년 평균은 11.7일로 4일 이상 줄어들었다. 이석우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 산림환경보전연구부장은 “지구온난화로 겨울철 가뭄 경향이 짙어지고 있다. 온도가 올라가고 강수량이 적어지면서 산불이 일어나기 쉬운 조건이 됐다”고 설명했다. ● 올해 한반도 해역 여름 수온, 10년 평균치 1도 상회 전남 완도 앞바다는 올해 역대급 무더위를 기록했다. 국립해양조사원의 해양관측 월보를 분석해 보니 올 1~3월 수온이 통계월보가 작성되기 시작한 2005년과 비교해 평균 3.7도 올랐다. 따뜻한 겨울바다가 지속되면 아열대 어종이 출현하는 등 해양 생태계가 바뀐다. 지난 7월 평균 수온은 23.3도로, 최근 16년 새 가장 높았다. 수온 변화는 전복 양식 어가가 많은 남해만의 일이 아니다. 동해, 서해, 남해 등 3개 해역 10개 관측지점의 올해 7~9월 평균 수온은 2012년 이후 10년 평균치를 0.99도 웃돌았다. 특히 지난 7월 평균 수온이 23.86도로 10년 평균치(22.14도)보다 무려 1.72도 높았다. 수온이 3일 이상 28도를 넘거나 전일 수온 대비 5도 이상 상승하는 등 급격한 수온 변동이 있을 때 수산과학원이 발령하는 고수온 경보 횟수도 올해 다섯 번으로 기록돼 2017년 이후 가장 많았다. 국립수산과학원 기후변화연구과 관계자는 “바다가 함유할 수 있는 열 용량은 대기의 1000배로, 쉽게 달아오르지 않지만 한 번 수온이 오르면 잘 식지 않는다”면서 “표층뿐만 아니라 점점 깊은 바다로 고온 현상이 전이되고 있어 우려스러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고성 손지민·서울 오달란 기자 sjm@seoul.co.kr
  • “미끼를 염소로 바꾸고 생포”...3명 해친 호랑이, 결국 풀어준다

    “미끼를 염소로 바꾸고 생포”...3명 해친 호랑이, 결국 풀어준다

    인도네시아 수마트라호랑이 생포해 치료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에서 세 사람을 해친 호랑이가 생포됐다. 당국은 호랑이를 잠비의 야생동물 보호센터로 데려가 치료한 뒤 보호구역에 풀어줄 계획이다. 18일 안타라통신 등에 따르면 수마트라섬 잠비 경찰과 천연자원보호국(BKSDA)이 지난 16일 마을에 설치한 덫으로 수마트라호랑이를 생포하는 데 성공했다. 지난달 25일 저녁 강둑에서 금을 채취하던 30세 남성이 호랑이 공격을 받아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달 11일에는 62세 남성이 호랑이 공격을 받아 심하게 다쳤고, 14일에는 21세 남성이 휴대폰 신호를 잡는다고 언덕에 올랐다가 호랑이에게 끌려가 숨졌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과 천연자원보호국 직원들은 닭을 미끼로 넣은 덫을 설치했다가 실패하고, 미끼를 염소로 바꾼 뒤 호랑이를 잡는 데 성공했다. 호랑이는 길이 1.8m, 10∼12살된 마른 암컷으로 확인됐다. 이 호랑이는 오른쪽 다리에 상처가 있었다. “세 사람 해쳤지만”…치료 후 보호구역에 풀어줄 계획 수마트라 호랑이는 1970년대에는 1000마리 정도로 파악됐으나 산림파괴와 계속된 밀렵으로 야생에 현재 400∼600마리 정도만 남은 멸종위기종이다. 설혹 사람을 해친 호랑이라 하더라도 멸종위기종이기에 가능한 한 사살하지 않고 보호구역으로 이송한다. 이에 인도네시아 당국은 호랑이를 보호센터로 데려가 치료한 뒤 보호구역에 풀어줄 계획이다.
  • 포항지진 피해 주민 4년 만에 임시구호소 생활 청산

    포항지진 피해 주민 4년 만에 임시구호소 생활 청산

    경북 포항 지진 피해 이재민들이 4년 가까이 이어 오던 구호소 생활을 마무리한다. 18일 포항시에 따르면 2017년 11월 15일 발생한 규모 5.4의 지진으로 북구 흥해읍 흥해실내체육관에 머물러 온 지진 피해 주민들이 19일 오전 11시 임시구호소 생활을 마무리하기로 했다. 지진 발생 1435일 만이다. 포항 지진 초기엔 1000여명의 이재민이 이곳에 대피했다. 현재 흥해실내체육관에는 60가구, 154명이 등록돼 있다. 실제 물품이 있는 가구는 17가구, 식사를 하는 인원은 약 20명이다. 그동안 집이 크게 파손됐다는 ‘전파’ 판정을 받은 이재민들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임대주택으로 떠났다. 하지만 4개 동으로 구성된 한미장관맨션 주민들은 이곳에 주로 남아 생활해 왔다. 시가 ‘시설물의 안전 및 유지관리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정밀안전진단을 거쳐 ‘약간 수리가 필요한 정도’인 C등급을 매기면서 이주 대상에서 제외한 때문이다. 주민들은 “안전등급 판정이 심하게 부서진 실태와 맞지 않는다”며 행정소송을 냈지만, 대법원은 포항시 손을 들어줬다. 소송으로 힘겨루기를 하는 동안 갈등이 커지자 시는 지난해 11월 소송과 별개로 이주희망 조사와 현장조사를 거쳐 임시구호소에 머문 96가구 가운데 62가구에 이주 자격을 줬다. 나머지 34가구 주민은 이주 신청을 하지 않거나 현장조사에 응하지 않아 그대로 남기로 했다. 그런데도 일부 주민은 이주 신청을 하지 않거나 현장 조사에 응하지 않으면서 현재까지 흥해실내체육관 임시구호소에 머물러왔다. 이런 상황에서 국무총리실 소속 포항지진피해구제심의위원회가 지난달 24일 제19차 회의를 열어 흥해읍 한미장관맨션과 대신동 시민아파트를 수리 불가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시는 한미장관맨션과 시민아파트 주민에게 감가상각 등을 고려해 아파트 교환가액을 지원하기로 했다. 시 관계자는 “전파 판정을 받은 수준으로 실질적으로 피해를 보상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임시구호소에 머물던 주민은 시와 협의를 거쳐 시설물을 자진 철거하기로 했다. 시는 주민이 본래 용도로 이용할 수 없었던 흥해실내체육관을 보수해 주민이 체육시설로 쓸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임시구호소에서 오랫동안 지낸 이재민이 새 삶의 터전으로 돌아가는 만큼 포항이 지진 상처를 딛고 한층 더 도약하는 새 출발점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 법원 판결마저 차별…이주여성 두 번 운다

    법원 판결마저 차별…이주여성 두 번 운다

    체류 자격·언어 취약 현실 고려 않고피해자인 아내에 “문제의 원인” 판결“혐오·차별 등 불안정한 지위 점검해야” 남편 A씨는 2018년 9월 자택에서 배우자인 이주여성 B씨의 머리를 주먹으로 세 차례 때린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벌금 50만원을 선고받았다. 1심 재판부는 피해자 진술의 일관성과 피해자 얼굴에서 상처가 발견된 점 등을 바탕으로 A씨의 폭행죄를 인정했다. 그런데 2심은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남편 A씨가 피해자 B씨를 상대로 이혼소송을 제기한 상황이었던 만큼 B씨가 자신의 잘못으로 이혼을 당해 강제 출국되는 상황을 피하려고 허위 진술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주여성들의 불안정한 체류 자격과 사회·경제적 기반의 부재, 언어·문화적 차이를 이용한 범죄가 매년 발생하는 가운데 법원이 국내 이주여성의 현실을 제대로 고려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일각에선 범죄 발생 원인을 이주여성에게 돌려 피해자를 보호하지 못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7일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는 2011~2020년 이주여성 가정폭력·성폭력 피해 사건 판례 100건을 분석해 이 같은 문제점을 지적했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법원이 이주여성의 잘못으로 가정폭력이 발생했다고 판단한 판례가 적지 않았다. 폭행을 일삼은 남편을 상대로 이주여성이 제기한 이혼소송에서 법원은 “남편의 폭행은 아내의 잘못으로 유발된 부부싸움 중 일시적·우발적으로 감정이 악화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아내가 가혹할 정도로 폭행이나 학대를 받아 온 것으로 인정하기 부족하다”며 폭력의 원인을 피해자에게 돌렸다. 다른 이혼소송 사건에서도 법원은 “혼인 생활 중 갈등이 발생했을 때 아내를 밀어 넘어뜨린 후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하지 않은 남편, 또 남편과 갈등이 발생했다고 해서 동거한 지 약 25일 만에 집을 나가 버린 아내 양쪽 모두에게 혼인관계 파탄 책임이 있다”고 했다. 공동법률사무소 생명의 정진아 변호사는 “이주여성 아내는 폭행이 발생했더라도 동거 의무를 계속 이행하며 지속적인 폭행 위험에 자신을 노출시켜야 한다는 것인지 의문이 아닐 수 없다”면서 “법원은 가정폭력을 ‘집안에서 일어나는 부부싸움’으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성폭력 사건 판례에서는 고용주가 이주여성에게 저지른 강간, 강제추행, 불법촬영 등의 범죄가 다수 확인됐다. 이주여성이 일하는 공장, 농장 등의 사업장이 지리적으로 외진 곳에 있고 고용주가 이주여성의 경제적 상황, 체류 문제 등의 개인적인 사정을 파악하고 있어 이주여성이 외부에 피해 사실을 알리고 도움을 청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공익인권법재단 공감의 백소윤 변호사는 “이주여성이 범행 대상이 되는 이유와 범행 발생 이후 그들이 처하게 되는 상황 등을 제대로 파악하려면 한국 사회 내 이주민이자 여성인 이주여성의 취약성에 대한 이해가 선행돼야 한다”면서 “체류 자격 부여 요건, 노동 환경에서의 열악한 지위, 문화적·종교적 차이를 이유로 한 혐오와 차별, 성차별 등 이주여성의 불안정한 지위의 원인이 되는 인식과 제도 전반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걷지 못하고 부은 정인이…학대 흔적 아니라는 양모

    걷지 못하고 부은 정인이…학대 흔적 아니라는 양모

    어딘가 몸이 불편한 듯 힘겹게 걷는 정인이의 모습. 잘 걷던 정인이는 간신히 걸음을 내디뎠고, 이마는 부어오른 모습이었다. 방청석에서는 흐느끼는 소리가 흘러나왔고, 양모 장씨의 변호인은 “성인과 보행 감각이 다른데 이를 학대 흔적으로 보는 것은 지나친 확대해석”이라고 주장했다. 15일 서울고법 형사7부(부장 성수제)는 생후 16개월 아기 정인이의 양모 장씨와 양부 안씨에 대한 항소심 공판을 열었다. 장씨는 입양한 딸 정인이를 지난해 3월부터 10월까지 상습적으로 학대해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안씨는 장씨의 정인이에 대한 아동학대를 방임한 혐의 등을 받는다. 장씨는 지난해 10월13일 당시 생후 16개월에 불과한 정인이의 등 부위에 강한 둔력을 가해 사망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부검 결과 정인이의 소장과 대장 장간막열창이 발생하고, 췌장이 절단돼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또 복강 내 출혈 및 광범위한 후복막강출혈이 유발된 복부손상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1심에서 장 씨는 살인 혐의가 유죄로 인정돼 무기징역을 선고받았고, 안씨는 방임 혐의로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검찰은 정인이의 생전 모습이 담긴 영상을 공개하며 장씨의 학대 정황을 입증할 수 있는 증거로 제출했다. 남편 안씨 측은 정인이가 자신에게 안겨 놀고 있는 모습을 영상으로 제출하며 학대 및 방치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장씨 변호인은 “정인이가 9월 초부터 밥을 잘 먹지 않아 기력이 떨어지고 체중도 줄어 예전보다 잘 걷지 못한 것”이라며 이마의 상처에 대해서는 “피해자의 당시 잠버릇이 좋지 않아 폭행으로 발생했는지, 뒤척이다 다친 것인지 알 수 없다”고 반박했다. 검찰은 손이나 주먹으로 때려도 장기가 파열될 수 있었다는 취지의 공소장 변경을 요청했고,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여 내달 5일 검찰 구형 등 결심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검찰은 “장씨가 범행을 부인하고 있고 CCTV와 목격자 등 객관적 증거가 없는 사건”이라면서 “주먹이나 손으로 때리는 등 강한 둔력을 가해 췌장 절단과 장간막 파열의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장씨 측은 “손으로 때린 건 인정하나 발로 강하게 밟거나 주먹을 사용한 적은 없다”고 공소사실을 부인했다.
  • 13살 가출소년 빼돌린 경찰···“우리는 왜 맞아 죽어야 했나요” [형제복지원 생존자, 다시 그곳을 말하다]

    13살 가출소년 빼돌린 경찰···“우리는 왜 맞아 죽어야 했나요” [형제복지원 생존자, 다시 그곳을 말하다]

    12년간 수용인원 총 3만 8000여명, 공식 사망자 513명. 1970~1980년대 국가 최대 부랑인 수용시설이었던 ‘부산 형제복지원’에서 벌어진 인권 유린 사태는 1987년 처음 세상에 알려졌다. 34년이 지난 지금, 2기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는 형제복지원 사건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다. 3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진상 규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뜻이다. “더는 기다릴 수 없다”는 생존자 13명은 지난 5월 20일 국가를 상대로 첫 손해배상 소송에 나섰다. 법원에 낼 진술서를 쓰는 과정 또한 고통스러웠다. 하지만 반드시 쓰여져야 할 글이었다. 서울신문은 지난 5개월 간 매주 1편씩 이들의 증언을 기록으로 남겼다. 그 마지막 순서로, 소송을 주도한 이향직(50) 형제복지원 서울경기피해자협의회 집행위원장의 진술서를 소개한다.“고마 저거라도 델꼬 가뿌소”···경찰이 끌고 간 형제원 이향직(50)씨는 중학교 1학년 때 파출소에 맡겨졌다가 형제복지원에 끌려가 3년간 수용 생활을 했다. 가정폭력을 피해 가출을 한 이씨를 길에서 만났던 아버지가 경찰에게 돈 몇 푼 찔러주고 “금방 장을 보고 올 테니 겁 좀 주면서 데리고 있어 달라”고 했을 뿐이었다. 경찰은 파출소로 온 선도반에게 “오늘은 뭐 없네예. 고마 저거라도 델꼬 가뿌소”라면서 홀로 남은 이씨를 가리켰다. 장을 보고 돌아온 아버지에겐 “아이가 도망갔다”고 했다고 한다. 지옥 같은 나날의 연속이었다. 이씨는 아동소대와 청소년소대를 전전하면서 매일 벌레 섞인 밥을 먹었고, 그마저도 ‘선착순’(밥을 먹고 소대에 복귀하는 순서대로 기합)을 하는 날에는 밥을 움켜쥐고 달렸다. 배가 고파 살아있는 지네와 뱀을 먹은 날도 있다. 매일 군대식 훈련을 받으면서 기합과 폭행에 시달렸다. 하도 맞아서, 오히려 맞지 않는 날에는 잠을 이루지 못했다. 그런 날은 손에 꼽았다. 명절 당일과 크리스마스 뿐이었다. 형제원에서는 10대 어린 아이들도 흙이 잔뜩 담긴 마대자루를 나르거나 봉제공장에서 강제노동을 했다. 돈은 한 푼도 받지 못했다. 조금이라도 소대장의 비위를 거스르면 몽둥이로 매질을 당했다. 하루는 봉제공장 옆 자리에서 일하는 친구와 떠들었다는 이유로 코뼈가 주저 앉아 얼굴이 피범벅이 되도록 맞았다. 의무실에 갔더니 마취도 없이 생살을 꿰맸다. 이씨는 “형제원에서 맞아 죽어나간 이들도 많이 보았다”고 했다. 이씨는 1987년 형제복지원이 폐쇄될 무렵에야 그곳을 벗어났다. 형제원 꼬리표를 떼기 위해 주경야독하며 누구보다 열심히 살았다. 그럼에도 그가 형제원 출신이라는 걸 알게 된 사람들로부터 “네가 그러니까 형제원에 끌려갔지”라는 말을 듣고 상처받기도 했다. 시간이 흘러도 트라우마를 벗어나는 건 쉽지 않았다. 경찰을 비롯해 제복 입은 사람들만 보면 숨을 제대로 쉬기 힘들었다. 반에서 1~2등하던 이씨의 딸은 한때 경찰을 꿈꿨지만 아버지의 상처를 알게된 후 진로를 바꿨다. 그는 7년 전부터 가족과 함께 상담 치료를 받으며 약을 먹고 있다. 고통으로 얼룩진 30여년을 보상받고 싶어서, 이씨는 용기 내 법정에 섰다.아래는 이씨의 진술서 전문. ※원문에서 일부 표현만 다듬어 그대로 옮겼습니다. [진 술 서] 제목: 형제복지원 피해자 진술서 성명: 이향직 진술내용: 존경하는 판사님께. 저희 형제복지원 피해자들이 약자의 ‘최후의 보루’라고 할 수 있는 법원을 통해 국가로부터 합당한 배상을 받고, 그렇게 해서라도 실추된 명예를 회복하고자 하는 간절한 마음이 전달되기를 바라면서 이 글을 씁니다. 저는 형제복지원 수용 시절 ‘84-2934’라는 수용번호를 받았던 이향직이라고 합니다. 즉, 1984년에 2934번째로 입소했다는 뜻입니다. 1984년 6월, 저는 부모님 허락 없이 집에 있던 제 저금통을 털어서 몰래 친구들과 교회 수련회에 갔습니다. 수련회가 끝나고 집에 돌아가지 않고 신문보급소 숙소에서 자고 사직동 야구장에서 프로야구를 보고 돌아가던 중 아버지를 만났습니다. 아버지는 시장에 장을 보러 가던 길이었습니다. 아버지는 제가 도망갈 것 같은 불안감이 드셨는지 부전역전 파출소로 저를 데리고 갔습니다. 아버지가 경찰과 밖에 나가 짧은 대화를 나누고 만원짜리 몇 장을 주는 걸 보았습니다. 그리곤 아버지는 빵과 우유를 사다주고는 사라지셨습니다. 얼마간 시간이 지나고 경찰관은 다른 사람으로 교대해 있었습니다. 파란색 츄리닝을 입고 ‘선도’라고 적힌 노란 완장을 찬 사람들이 와서 경찰관에게 물었습니다.선도: 오늘 뭐 쫌 있어예? 경찰: 오늘은 뭐 없네예. 그리곤 경찰관이 무릎 꿇고 손들고 있는 저를 보더니 경찰: “니는 요 와 이라고 있노?” 저: “아부지가 요 있어라 했어예” 경찰: “니 요 아이씨들 따라갈래? 그 가먼 학교도 보내주고 철마다 옷도 주고 밥도 주고 간식도 주고 다 해준다.” 대답을 안 하고 머뭇거리니 경찰관이 선도들한테 말했습니다. “고마 저거라도 델꼬 가뿌소.” 매일 새벽 5시 강제 기상···맞아 죽어나간 아이들 그렇게 해서 형제복지원에 끌려가게 되었습니다. 훗날 아버지 말에 의하면 저를 데리고 시장에 장을 보러 다니면 중간에 또 도망을 갈까봐 파출소에 돈 몇 푼 주고 “겁 좀 주고 있어 달라”고 하셨다고 합니다. 아버지가 파출소로 다시 저를 데리러 왔더니 경찰관은 “애가 도망갔다. 미안하다”고 했다고 합니다. 지금의 택배차와 비슷하게 생긴 차에 7~8명이 타고 있었습니다. 형제복지원에 도착해 차에서 내리는 순간 파란색 츄리닝을 입은 아저씨들이 “똑바로 서! 동작 봐라! 빨리 안하지!”라고 하면서 큰 몽둥이를 들고 마구잡이로 두들겨 팼습니다. 저는 아이라 그랬는지, 한쪽에 무릎을 꿇고 손을 들고 있으라고 해서 그날은 맞지 않고 넘어갔습니다. 이후 신입소대에 들어갔는데 그곳에서는 비교적 덜 맞았던 것 같습니다.27소대(아동소대)에 보내지면서 진짜 지옥이 시작됐습니다. 매일 아침 5시에 강제 기상해 예배를 드려야 했습니다. 주기도문, 사도신경, 십계명, 찬송가 등을 외우지 못하면 기합을 받았고 빠따를 맞아야 했습니다. 이불도 칼각을 잡아 개야 했고 사물함에 옷도 칼각, 식사시간 전에는 운동장 구보를 했고 군대식 제식 훈련을 받았습니다. 중간 중간 기합이라고 불리는 고문들도 당했고 시도 때도 없이 단체 빠따를 맞았습니다. 조장과 서무들이 화가 나면 마구잡이로 몽둥이를 휘둘렀고 더 맞으면 죽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때까지 때렸습니다. 실제로 어느날 밤 한 아이는 의식을 잃고 몸이 굳어가다가 밤에 실려나갔습니다. 다음날부터 일주일 가량 칠판에 ‘외부입원 1명’이라고 적혔지만, 나중에는 ‘귀가 1명’으로 바뀌었습니다. 그러나 그날 소대에서 귀가한 사람은 없었습니다. 밥 먹고 선착순 달리기를 한 달 내내 시킨 적도 있습니다. 아동소대 각 소대원 인원이 80~100명 정도인데 밥을 먹고 소대에 들어오는 순서 10등까지는 안 맞고, 11등부터는 무조건 빠따와 고문을 당했습니다. 선착순을 할 때는 밥을 먹고 소대에 들어가는 아이가 거의 없었습니다. 밥을 손에 한 웅큼 집어들고 식당에서 뛰어나가면서 입에 밀어넣는 것이 그나마 밥을 챙겨먹는 요령이었습니다. 벌레 섞인 밥, 굶주린 소년들은 뱀을 삼켰다 1985년 초부터는 청소년 소대였던 13소대로 보내졌습니다. 3개월 후쯤 9소대로, 다시 한 달 뒤에는 10소대로 전방을 갔고, 10소대에서 머물다 1987년 4월 23일 소년의집으로 전원을 가면서 형제원을 퇴소할 수 있었습니다. 형제원에서는 안 맞는 날이 거의 없었습니다. 심지어 매를 맞지 않으면 잠이 오지 않았습니다. 밥, 국, 반찬에는 벌레 사체가 없는 날이 없었고 우리는 굶지 않으려 그것을 먹어야 했습니다. 철부지 같은 나이에 우리는 마대자루에 흙을 담아 산꼭대기 교회 옆으로 퍼 날랐고, 그 작업 또한 선착순이었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매질을 덜 당하려면 흙자루를 짊어지고 뛰어다녀야 했습니다. 이제 갓 국민학교를 졸업한 아이들이 와이셔츠를 만드는 봉제공장에서 월급 한 푼 받지 않고 일을 했습니다. 불량품 없이 목표량을 달성하면 라면, 초코파이, 산도, 캬라멜 등 상을 주었고 목표량을 못 채우면 혹독한 기합을 당했습니다. 형제복지원에서는 숨 쉬는 것만 빼고는 모든 일이 위법, 불법이었고 위헌이었습니다.우리가 왜 새벽 5시에 일어나야 했나요? 우리가 왜 썩은 음식을 먹어야 했나요? 우리가 왜 강제로 특정 종교를 믿어야 했나요? 우리가 왜 학교를 못 다녀야 했나요? 우리가 왜 흙을 지고 산으로 뛰어 다녀야 했나요? 우리가 왜 매일 고문을 당해야 했나요? 우리가 왜 맞아야 했나요? 우리가 왜 강간을 당해야 했고 우리가 왜 맞아 죽어야 했나요? 그곳은 지옥 이었습니다. 나무젓가락 만한 크기의 살아있는 새까만 지네를 통째로 씹어 먹어보셨나요? 살아있는 뱀을 통째로 뜯어 먹어보셨나요? 아니, 그런 장면을 보신 적은 있으신가요? 우리들은 누구나 다 그렇게 살았습니다. 5살부터 14살 먹은 아이들이 그렇게 살아야 했습니다. 형제복지원 사망자 수가 551명이라구요? 저희 피해생존자들은 웃기지 말라고 말합니다. 미확인 사망자수는 1000명이 넘을 것이라고 장담합니다. 형제원 내부 봉제공장에서 같이 일하던 친구와 장난을 치다가 조장에게 걸려서 몽둥이로 죽도록 맞다가, 코뼈가 부러지고 살이 찢어지고, 얼굴은 피범벅이 된 적이 있습니다. 의무실에 꿰매러 갔더니 마취도 안하고 생살을 꿰매주었습니다. 내무반에서 소대장의 담배가 분실돼 단체 기합을 받다가 무릎이 찢어져 의무실을 갔을 때도 그냥 생살을 꿰맸습니다. 지금도 코와 무릎에 흉터가 남아있고, 34년이 지난 지금도 수시로 무릎이 쑤시고 아픕니다. 그 시절 보통의 가정집 아이들은 명절 하루 전날에 쉽사리 잠을 잘 수가 없었지요. 명절 음식이 많아지니 설레었을 테니까요. 우리는 명절 당일과 크리스마스 당일에 잠을 제대로 못 잤습니다. 왜냐하면 1년 중 유일하게 몽둥이로 안 맞는 날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퇴소 후에도 ‘형제원’ 꼬리표···7년 전부터 트라우마 치료 1987년에 형제복지원의 실상이 일부분이나마 세상에 알려지면서 저는 형제원을 나왔습니다. 그때부터 전과자도 아니고, 단 한 번의 범죄도 저지른 적 없는 저였지만 경찰관, 군인, 보안요원 등 제복을 입은 사람들 앞에 서면 눈치가 보이고 숨이 가빠지고 호흡 곤란이 오는 트라우마가 생겼습니다.박인근 원장은 경찰에 잡혀가서 재판을 받을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했습니다. 사람이 수없이 죽어나갔으니 당연히 사형, 모든 재산 또한 압류 당했을 것이라고 믿었습니다. 그러나 그 악마가 가벼운 벌을 받고 풀려났다는 걸 알게된 게 불과 6~7년 전이었습니다. 사회에 나온 뒤로 낮에는 봉제공장에서 일하고 밤에는 야간학교를 다니면서 최선을 다해 살았습니다. 형제복지원 입소 전에 다녔던 학교에 찾아가 사정했지만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편입을 시켜주지 않았습니다. 독학으로 공부해 고입과 고졸 두 번의 검정고시를 모두 합격했습니다. 그런데도 내가 형제복지원 출신이라는 사실을 알게된 사람들은 내가 작은 실수라도 하면 말 끝마다, “거지같은 새끼. 네가 그러니까 형제원에 끌려갔지, 괜히 갔겠냐.” 그렇게 형제복지원 출신자라는 꼬리표를 달고 살아야 했습니다. 제 아내는 7년 전부터 매주 토요일마다 우울증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내가 형제복지원 출신인 것을 아내가 알게된 시기도 그 무렵입니다. 그때부터 저도 오랜 트라우마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로 인해 아내와 함께 상담치료와 약 처방을 받고 있습니다. 저에겐 스물 셋 딸아이가 있습니다. 학교다닐 적 매 시험마다 학과 1~2등을 다투며 자격증도 10개 넘게 취득했습니다. 그런 딸아이의 장래희망은 중학교 3학년 때까지 경찰공무원이었습니다. 그러나 고등학교 2학년 때 그 꿈을 접었습니다. 아빠가 경찰관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입니다.존경하는 재판장님! 우리 피해자들이 원하는 것은 부귀영화가 아닙니다. 실추된 명예를 회복하고, 사람답게 살고 싶을 뿐입니다. 피해자 대부분은 어린 나이에 세상에 내던져졌고, 그 악마의 재판이 있는 줄도 몰랐고 알았더라도 당연히 사형 또는 무거운 형벌을 받았으리라 생각했습니다. 그땐 너무 어렸고 함부로 나섰다가 또다시 어딘가로 끌려갈 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컸습니다. 그 악마가 그토록 가벼운 형벌을 받은 것을 인지한 시점은 불과 7~8년 되었습니다. 그렇기에 저희에겐 억울하다고 항변할 기회가 없었습니다. 그러므로 박인근 일가가 저지른 범죄의 시효는 아직도 남아 있다는 것이 우리 피해자들의 주장입니다. 아울러 국가가 우리에게 가한 폭력과 범죄 행위의 시효 역시 남아있다고 강력하게 주장합니다. 국가에서 규정한 내무부 훈령 410호를 근거로 마구잡이로 잡아가서 우리에게 가한 폭력은 물론, 그 지옥 속에서의 인권유린, 감금, 폭행, 성추행, 성폭행, 노동착취 등등 이 모든 것들을 반드시 바로 잡아야 할 것입니다. 지금도 형제복지원 피해자들은 하루하루를 전쟁터 안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부디 저희들을 살려주시길 온마음을 다해 호소합니다. 짧은 글로서 우리의 억울함과 현실을 모두 담기엔 저의 글재주가 부족함에 아쉬움이 많이 남지만 이만 줄입니다. 재판장님, 부디 형제복지원 피해자들을 살려주십시오.형제복지원 사건 어디까지 왔나 형제복지원을 운영한 고(故) 박인근 원장은 1989년 특수감금 혐의에 대해 무죄가 확정됐다. 2018년 문무일 전 검찰총장은 무죄 판결을 취소해 달라며 비상상고를 신청했지만 지난 3월 대법원에서 기각됐다. 다만 재판부는 형제복지원 사건에 대한 국가의 책임을 인정했고 정부에서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을 당부했다. 형제복지원 사건과 관련해 국가를 상대로 첫 손해배상 소송에 제기한 형제복지원 서울경기피해자협의회는 현재 2차 소송을 이어하고 있다. 1차 소송에 참여한 13명은 모두 입·퇴소 증빙자료가 준비돼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형제복지원 피해자들은 이러한 증거가 없어 피해사실 입증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형제복지원 서울경기피해자협의회는 비용 부담 때문에 소송 참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피해자들을 위해 후원금을 모금하고 있다.
  • “눈을 의심했다”…세계유산 대성당서 찍은 뮤비, 선정성 논란

    “눈을 의심했다”…세계유산 대성당서 찍은 뮤비, 선정성 논란

    촬영 허락한 대주교 사과 13세기 지어지기 시작해 완공까지 266년이 걸린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스페인의 톨레도 대성당을 배경으로 한 뮤직비디오가 화제다. 최근 스페인 래퍼 안톤 알바레즈(31)와 아르헨티나 가수 나티 폴소(26)는 ‘아테오’ 뮤직비디오를 공개했다. 15일 뉴욕 포스트 등 외신은 해당 뮤직비디오가 공개된 후 가톨릭 신자들의 비판이 쏟아졌다고 전했다. 뮤직비디오에는 한 남성과 짧은 원피스를 입은 여성이 성당 곳곳에서 몸을 밀착한 채 선정적인 춤을 춘는 장면이 담겼다. 이 모습을 사제복을 입은 남성이 몰래 지켜본다. 아테오는 ‘무신론자’란 뜻이다. 뮤직비디오에는 나체의 나티 폴소가 안톤 알바레즈의 잘린 목을 들고 있는 장면도 나온다.노래는 “나는 무신론자였지만 지금은 (신을) 믿는다. 왜냐하면 너와 같은 기적은 천국에서 내려와야 하기 때문” 등의 가사를 담았다. 네티즌들은 댓글에 “하느님이 분노하실 것”, “눈을 의심했다”, “무례한 짓을 저질렀다”, “꼭 교회에서 춤을 췄어야 했나”고 비판했다. “현대 문화와의 교류 위해 성당 안 촬영 허락” 논란이 계속되자 톨레도의 대주교 프란치스코 세로는 “이 뮤직비디오의 내용과 최종 결과물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다”며 “신성한 장소를 부적절하게 사용한 것에 대해 상처를 받은 모든 신자에게 진심으로 용서를 구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는 “속죄를 위해 특별 미사를 열고 다시는 이런 식으로 대성당을 사용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후안 미구엘 페레르 그레네셰 대성당 주임 사제는 “현대 문화와의 교류를 지원하기 위해 성당 안 촬영을 허락했다”고 말했다. 그는 뮤직비디오에 대해 “무신론자가 사랑을 통해 신을 믿게 됐다는 이야기”라며 “도발적인 시각 언어를 사용했다”고 논란을 인정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목표는 교회의 믿음을 존중하면서 현대 문화와의 교류를 지원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 기쁨 넘치는 콜라주, 유영선 개인전 열려

    기쁨 넘치는 콜라주, 유영선 개인전 열려

    유영선 작가의 14번째 개인전이 10월 15일(금)부터 22일(금)까지 서울신문사 1층 서울신문·서울갤러리 특별전시장에서 열린다.유영선 작가의 이전 작품 시리즈는 구상적인 형태들과 함께 작품에 무수한 점들을 가미하고 있다. 점묘법과는 약간 다른 형태이다. 그는 점묘법의 큰 특징인 명암을 생략한다. 1차적으로 캔버스에 유화로 그린 후 대략 80% 정도 마르면 조각칼로 드로잉한 후 채색한다. 이것은 때로는 작품의 평면성을 살려주기도 하고, 화면에 매력적인 착시를 주기도 한다. 유 작가는 동양과 서양, 정물과 인체, 자연과 인물 등을 소재로 캔버스 위에 이중적 스크린 작업을 해왔다. 작품 속 여러 형태와 실루엣들은 한 화면에 중첩되며 특유의 조화를 이루고 있다. 본인만의 무늬와 결, 질감, 실루엣을 통해 작가 내면에 내재된 표현하고 싶은 것을 작품 속에 담고자 한다.유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총 20점의 새로운 작품 시리즈를 선보인다. 그는 “이번 작품은 자신을 위해 매일 기도해 주는 특별한 두 아이에게 선물을 해주고 싶어서 시작한 오브제, 콜라주 작품이다. 이 아이들이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될 수 있게 바라는 상징의 의미로 작업을 했는데 찢고, 붙이고, 채색하는 과정에서 제 내면의 상처가 치유되고 기쁨이 넘쳤다”며 “치유의 나비효과로 퍼지기를 기대하는 마음으로 열정을 쏟으며 새로운 시리즈를 준비했고, 전시를 기획하게 됐다”고 밝혔다.이번 시리즈 작품들은 작가 특유의 작품철학을 고스란히 살려내면서 작업 기법에 약간의 변화를 주었다. 콜라주 기법이다. 재료로는 무공해 고무 실리콘을 사용했다. 나비 모양, 하트 모양, 사과 모양을 고무로 조각하여 찢고, 오리고, 채색하고, 붙이는 과정을 거쳤다. 작가만의 독특한 오돌토돌한 질감과 무늬, 결은 콜라주 작품에서도 그대로 담겨져 있다.유영선 작가는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원 회화과를 석사 졸업한 뒤 14번의 개인전을 개최했고, 아트페어 12회 및 단체전 85여회 등 다수의 기획전, 미술초대전에 참여했다. 2020년 올해의 작가상을 수상했으며, 대한민국미술대전에서 특선, 입선, 기업매입상 등에 선정되었다.유영선 작가는 “작품으로 힐링을 전해주려면 우선 나 자신의 마음이 힐링 되고 기쁨이 넘쳐야 넓은 세계가 나온다고 생각한다”며 “스스로도 정신이 자유롭고, 감정이 밝고 맑게 유지될 수 있도록 항상 노력하겠다. 보는 이의 마음을 환하게 해 주고 싶은 마음에 작업을 이어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자세한 전시내용은 서울갤러리 홈페이지(www.seoulgallery.c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서울갤러리는 서울신문이 운영하는 미술 전문 플랫폼으로, 다양한 전시를 소개하고 국내 작가들의 작품을 온라인으로 감상할 수 있다.
  • 이낙연 ‘여러분 사랑합니다’...지지자 상처 다독이는 ‘낙연캠프’

    이낙연 ‘여러분 사랑합니다’...지지자 상처 다독이는 ‘낙연캠프’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이낙연 전 대표가 경선 결과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자신의 지지자들을 다독이는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이 전 대표를 필두로 이낙연 캠프 일원들도 결과를 수용하며 지지자들을 설득하는 모습이다. 이 전 대표는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회의사당 앞에 ‘이낙연 사랑해’라는 현수막이 내걸렸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정치인으로 살아오면서 많은 현수막을 보았지만, 저렇게 예쁜 현수막에 제 얼굴이 들어가다니, 부끄럽다. 저도 여러분을 사랑한다”고 말했다. 이날 국회의사당 건너편에 이 전 대표의 지지자들이 ‘이낙연 사랑해’라고 적힌 현수막을 내걸었는데 이에 대한 언급이었다. 이 전 대표는 이어 “전국 순회경선이 끝났을 때마다 저는 감사 인사를 드렸다”며 “그러나 이달 10일 마지막 경선에 대해서는 인사를 드리지 못했다”며 아쉬운 마음을 전했다. 지금껏 이 전 대표는 경선을 마친 후 별다른 발언을 내놓지 않았는데 이에 대한 사과였다. 이 전 대표는 “늦게나마 감사드린다”며 “특히 저에게 62.37%의 표를 주신 3차 선거인단, 55.59%를 주신 재외동포 선거인단 여러분께 각별한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끝으로 이 전 대표는 “여러분의 뜻을 이루지 못한 것은 제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용서를 빈다”며 “저의 감사인사가 늦어진 것도 송구스럽다. 양해해 주시기 바란다”라고 말했다. 이 전 대표와 함께 이 전 대표 캠프 인사들도 잇따라 지지자들을 위로하는 메시지를 게시하고 있다. 가장 거칠게 이번 사태에 반발했던 설훈 의원은 13일 “이낙연 후보를 지지하셨던 분들의 상심이 크실 줄로 안다”며 “이낙연 후보의 고심어린 결정과 호소가 여러분의 마음에 가 닿았기를 빈다. 아픔을 달래고 민주당이 승리하는 길, 지금껏 그래왔듯 잡은 손 놓지 말고 함께 걸어가자”라고 말했다. 박광온 의원도 “여러분의 사랑은 환상적이었다. 늘 간직하겠습니다. 꼭 보답하겠습니다”라며 “문재인 정부의 성공과 정권재창출, 4기 민주정부 출범을 위해 강물처럼 끈기 있게 바다로 가겠다”라고 말했다.
  • 송영길, 이낙연 지지자들에 ‘일베 수준’ 발언 사과…“부적절 표현”

    송영길, 이낙연 지지자들에 ‘일베 수준’ 발언 사과…“부적절 표현”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는 15일 최근 일부 지지자를 향해 “일베 수준”이라고 한 자신의 발언과 관련 “극단적 행태를 지적하는 과정에서 부적절한 표현이 있었다”고 사과했다. ‘일베저장소’는 극우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로 디시인사이드의 ‘일간베스트 저장소’에서 파생돼 생겨났다. 송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같이 말하고 “심려를 끼쳐 드린 점, 상처받으신 분들께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그는 “어제 이낙연 전 대표에게 전화를 드려 많은 말씀을, 위로를 드리고 서운한 점도 얘기를 잘 들었다”면서 “깊은 고뇌와 아픔에도 당 단합과 문재인 정부 성공을 바라는 충정을 안다. 아버님 뒤를 이어 민주당의 파란만장한 역사를 함께한 이낙연다운 숭고한 결단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당을 지켜온 동료 정치인으로서 이 전 대표에게 위로와 존경,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전했다. 송 대표는 “우리 모두가 극단적인 행태를 지양하고 함께 상처를 내지 않고 하나가 될 수 있는 민주당이 될 수 있도록 저부터도 솔선수범해서 더욱 노력하도록 하겠다”며 “지금부터 이 순간 우리는 원팀이고 민주당은 하나”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저희가 지난 노무현 대통령님을 보내고 나서 눈물로 보냈던 세월을 다시 기억하며 하나로 모아갔으면 하는 생각”이라며 “그런 용광로 선대위를 만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했다. 앞서 송 대표는 최근 이낙연 전 대표 측 지지자들의 이른바 ‘문자폭탄’ 등 행태에 대해 “거의 일베 수준으로 공격한다”고 비판했고, 지지자들은 당원 게시판 등에서 “민주당 당원을 일베 취급하느냐”고 반발하는 등 소란이 일었다. 이낙연 캠프에 합류했던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4일 밤 CBS라디오에서 송 대표의 ‘일베 수준’ 발언에 “치명적”이라며 “공격을 받아 화가 나 감정을 직접적으로 표출한 것인데 평의원이었다면 모르겠지만 당대표였기에 해당 발언은 민주당이 다 그렇게 하는 걸로 착각하게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일베는 저쪽 보수진영에서 얘기하는 빨갱이와 같은 색깔론이다. 함께할 수 없는 집단, 사람 이런 걸 지칭하는 것으로 사람 전체를 배척하는 것은 민주주의가 아니다”며 “당 대표로서 아주 부적절한 발언으로 감정이 격해서 나온 표현이긴 하겠지만 조심해야 된다”고 송 대표를 질타했다.
  • 집 안에, 직장에, 정치판에… 가스라이팅 그 지옥의 탈출법

    집 안에, 직장에, 정치판에… 가스라이팅 그 지옥의 탈출법

    가스라이팅/스테파니 몰턴 사키스 지음/이진 옮김/수오서재/340쪽/1만 8000원 상대의 자존감에 상처를 주고 심리적으로 지배하는 ‘가스라이팅’은 1944년 조지 쿠커 감독 영화 ‘가스등’으로 대중적으로 알려졌다. 영화 속에서 그레고리(샤를 부아예 분)가 아내인 폴라(잉그리드 버그먼 분)를 교묘하게 조종해 폴라 스스로 미치도록 만든다. 가스등이 어두워질 때마다 폴라의 불안감이 고조되는 건 그레고리의 계략이었다. 지난 4월 연예계에서 유명 여배우 서예지가 연인이었던 김정현을 가스라이팅했다는 논란이 불거졌고, 데이트 폭력이나 사기 사건에서도 가스라이팅이 자주 언급된다.당신이 한 말로 당신을 공격하고, 당신의 욕구를 부정하고, 때론 대놓고 거짓말을 하며, 과도한 권력을 휘두르면서 가족과 친구들이 당신에게 등을 돌리게 하는 가스라이터. 가스라이팅 전문가로 활동하는 임상심리 전문가 스테파니 몰턴 사키스는 책 ‘가스라이팅’을 통해 이들이 상대방을 자기 손아귀에 두고 조정하려고 이런 일을 벌인다고 설명한다. 지배력을 강화하고 상대방이 더 의존하게 만드는 게 진짜 목적으로, 누군가가 그저 미워서 괴롭히는 것과 분명한 차이가 있다. 저자는 실제로 이런 일들이 우리 곳곳에서 벌어진다고 말한다. 매혹적이고 재치 있고 자신감이 넘치지만 지나치게 연인을 통제하려는 이, 혹은 직장에서 매번 당신의 실적을 가로채는 팀 동료, 남의 집 앞에 쓰레기를 왜 버리느냐고 당신에게 꾸준히 욕을 하면서 괴롭히는 이웃집 사람이 해당한다. 혹은 모임 때마다 속 긁는 소리로 집안을 쑥대밭으로 만들어 놓는 가족, 험담에 발끈하면 “너무 예민한 것 아니냐”고 적반하장으로 나오는 친척일 수 있다. 심지어 타인의 잘못은 침소봉대하면서 자신의 잘못은 절대 인정하지 않는 정치인도 가스라이터 중 하나다. 처음엔 불쾌함을 유발하는 정도지만 가스라이팅의 피해는 점차 커진다. 저자는 법원에서 이혼, 재산 분할, 양육권 소송 중인 이들을 중재하며 가스라이터의 공통된 유형을 발견한다. 책에는 그들을 재빨리 알아보고, 될 수 있으면 엮이지 말고 상대하기 어려우면 피하라고 말한다. 예컨대 근무 중 당신을 유심히 관찰하거나, 무리를 만들어 괴롭히거나, 업무 능력을 지나치게 낮게 평가하는 상사가 전형적인 가스라이터에 해당한다. 저자는 그와 단둘이 있는 자리를 만들지 말고 회식 자리에서도 가급적 술을 마시지 말라고 조언한다. 또 일의 진행 상황을 철저하게 기록으로 남기고 주 1회 등 기간을 정해 업무 진행 상황을 보고하라고 강조한다. 그래도 변화가 없다면? 과감하게 새 직장을 구하라는 게 저자의 충고다. 가스라이터만의 도드라지는 행동과 특징을 주제별, 종류별로 모두 11가지로 나눠 분석하고 조언을 곁들였다. 10번째 주제는 자기 자신에 대한 가스라이팅 점검, 마지막 장은 극복하고 치유하는 방법을 수록했다. 대부분 이들은 책을 읽으며 ‘굳이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가스라이팅으로 고통받는 이들에게는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사르트르가 말하지 않았던가. “타인은 지옥이다”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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