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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인대학 설립·복지타운 조성… 충북, 농시 만들어 농촌 살린다

    상인대학 설립·복지타운 조성… 충북, 농시 만들어 농촌 살린다

    괴산읍 ‘새시장’에 멘토·멘티 상인 매칭증평읍엔 창의파크… 도서관·카페 입주영동 황간면엔 ‘돌봄’ 갖춘 커뮤니티센터단양 매포읍은 ‘매화향기 중심가로’ 추진 진천·삼성·옥천·내수읍은 2단계 후보지로11개 시군에 1곳씩 조성 후 확대할 계획 대학생 농촌 정착 유도하는 정책도 마련젊은층 2~3%·노인복지수혜 6%↑ 기대단양군은 충북 북부권 끝자락에 있지만 유명한 관광지 못지않게 볼거리가 많아 관광객이 몰려든다. 조선 개국공신 정도전이 유년 시절 즐겨 찾았던 도담삼봉은 수려한 자태를 뽐내며 관광객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 철쭉이 유명한 소백산은 ‘민족의 명산’으로 불리며 인기를 끌고 있다. 남한강 맑은 물에서 잡히는 단양 쏘가리는 진미로 평가받으며 전국 유일의 쏘가리 특화거리를 탄생하게 했다. 스릴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만천하스카이워크와 잔도는 핫플레이스로 통한다. 2019년 한 해 단양 방문객은 1067만명을 기록했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우울하다. 분만이 가능한 산부인과가 없어 산모들은 무거운 몸을 이끌고 원정출산을 가야 한다. 최신 영화를 볼 수 있는 극장조차 없는 등 문화 인프라도 열악하다. 인구 1000명당 학원 수는 0.46개로 도내에서 두 번째로 적다. 1㎢당 노인여가복지시설은 0.21개로 전국 평균의 5분의1 수준이다. 젊은층 이탈이 지속돼 65세 이상 노인비율은 27%다. 인구는 점점 줄어 2만 9000여명에 그친다. 청주의 1개 동보다 적다. 북적거리던 관광객들이 빠져나가면 단양군은 외로운 섬이 되는 셈이다. 현실이 이렇다 보니 소멸위험지역으로 분류된다. 단양군만의 문제가 아니다. 충북 11개 시군 가운데 7곳이 소멸위험지역에 해당한다.●청년상인 양성은 중원대와 협력 방안도 구상 농촌의 슬픈 현실을 보다 못한 충북도가 팔을 걷어붙였다. 충북의 농촌살리기 핵심은 선택과 집중이다. 도는 올해부터 농시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고 19일 밝혔다. 농시는 농촌과 도시의 합성어다. 도시와 동등한 편리함과 삶의 질을 누리도록 생활권을 개선하는 읍면 중심의 개발전략이다. 농시 사업은 농림축산식품부의 농촌중심지 활성화 사업과 국토교통부의 도시재생뉴딜 사업 등이 추진되는 읍면을 대상으로 진행한다. 정부 사업과 충북 자체 사업을 한곳에 집중해 시너지 효과를 노리는 것이다. 여러 사업을 각개전투로 여기저기서 진행하면 농촌살리기는 흉내만 내다 끝날 수 있다. 도는 1단계 농시 사업 대상지로 4곳을 선정해 내년까지 총 8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대상지는 영동 황간면, 증평 증평읍, 괴산 괴산읍, 단양 매포읍이다. 농촌중심지 활성화 사업 차원에서 복지센터와 문화체험시설이 들어서는 괴산군 괴산읍에서는 ‘새시장 젊음의 거리 조성사업’을 추진한다. 새시장은 괴산읍 시외버스터미널 맞은편 상권의 오래된 명칭이다. 마을이야기를 수록한 지도와 스토리북을 제작하고 골목상권 특화를 위해 괴산음식 콘텐츠 개발, 거리음식 특화사업, 대물림가게 육성 등을 진행한다. 차 없는 거리를 조성해 골목길 갤러리, 디자인 그늘막, 증강현실(AR) 스포츠시설, 포토존, 스카이라인 조명 등으로 꾸민다. 상인들의 역량 강화를 위한 상인대학을 운영하고 이 과정을 이수한 상인과 전문가를 매칭해 주는 멘토·멘티도 추진한다. 시장 홍보를 위해 캐릭터와 관광도시락까지 개발한다. 또한 새시장에 있는 빈 상가를 장기임대해 새로운 기능을 부여하거나 지역주민 공유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는 후속 사업도 마련할 예정이다. 청년상인 양성을 위해 중원대학교와 협력하는 방안도 구상 중이다. 괴산군 관계자는 “새시장 일대는 주차공간과 즐길거리 부족, 거리환경 낙후 등으로 상업활동을 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 왔다”며 “이번 사업으로 상징성 있는 골목상권이 형성되고 다른 시장과의 차별화 전략을 확보하면 활력과 젊음이 넘치는 특화거리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증평군 증평읍에선 정부의 농촌중심지 활성화 사업과 농시 사업을 공동으로 시행해 창의파크를 건립한다. 주민들의 교육문화기반 구축 및 지역 커뮤니티 활성화를 위해 건립하는 창의파크는 다목적 세미나실, 동아리 활동 공간, 강당, 공동육아 공간, 장난감 대여 및 놀이 공간으로 꾸밀 예정이었다. 내부시설 구성이 아쉽다고 판단한 도와 군은 농시 사업을 통해 창의파크에 도서관과 마을카페를 추가하기로 했다. 이 계획에 따라 창의파크는 당초보다 2개 층이 늘어난 지상 4층, 지하 1층 규모로 건립한다. 증평군 관계자는 “사업 예정지인 증평읍 장동리는 구도심 지역이라 주민들이 함께 여가를 즐길 공간이 없었고, 도서관과 카페도 턱없이 부족하다”며 “낙후된 구도심에 문화복지시설을 복합화해 신도심에 집중된 서비스의 형평성을 맞추고 주민 만족도를 높이겠다”고 말했다. 이어 “엽연초생산협동조합 부지 내 건물 일부를 철거하고 그 자리에 건립해 마을 경관도 좋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도내 대학생 37% ‘농촌 정착 의향 있다’ 밝혀 영동군 황간면 옛 황간중학교 부지에는 복합커뮤니티센터를 구축한다. 농촌중심지 활성화 사업비로 복지센터, 보건지소, 목욕탕, 청소년문화의 집 등을 건립하고 농시 사업비로 다함께 돌봄센터, 공동급식소, 헬스장 등을 짓는다. 거대한 복지타운을 형성하는 것이다. 영동군은 커뮤니티센터가 건립되면 황간면은 물론 인근 추풍령면, 매곡면, 상촌면 주민들도 혜택을 볼 것으로 기대한다. 이들 4개 면 거주자는 모두 4575명이다. 군은 도시재생 뉴딜사업을 통해 황간면의 정주 여건 개선에도 나선다는 구상이다. 농촌중심지 활성화 사업 차원에서 문화의 집 등을 신축하는 단양군 매포읍에선 어린이안전거리, 문화쉼터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한 ‘매화향기 중심가로 조성사업’을 진행한다. 도는 2단계 사업도 준비하고 있다. 진천군 진천읍, 음성군 삼성읍, 옥천군 옥천읍, 청주시 내수읍 등 4곳을 후보지로 결정했다. 도는 11개 시군에 1곳씩 농시 사업을 추진한 뒤 이를 확산한다는 방침이다. 자치단체와 주민 사이에서 농시 사업 등을 지원할 중간조직도 만들고 있다. 현재 영동군과 진천군은 구성을 마치고 운영 중이다. 도는 대학생들의 농촌 정착을 유도하는 정책도 마련키로 했다. 농촌이 살기 위해서는 인프라 확충 못지않게 청년층 유입도 절실해서다. 도는 농시 마스터플랜 용역을 진행하며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참고해 구체적인 방안 마련에 착수할 방침이다. 설문 결과는 예상보다 희망적으로 나왔다. 충북 지역 대학생 5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 37%가 ‘농촌 정착 의향이 매우 많거나 어느 정도 있다’고 답했다. 농촌에 정착하는 데 가장 필요한 행정 지원은 ‘일자리 지원’이 63%로 가장 많았고 ‘빈집, 공공임대주택 등을 통한 저렴한 주거지 마련’, ‘창업자금 지원’, ‘귀농귀촌 사전 교육 등 컨설팅 제공’, ‘농촌 기본정보 제공’ 순으로 뒤를 이었다. 일정 기간 생활비와 주거공간 등을 제공한다면 농촌에서 미래를 계획해 볼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51.1%가 긍정적으로 답했다. ●‘문화 즐길 기회 부족’이 농촌 정착 제1 걸림돌 농촌 정착 시 가장 큰 걸림돌로 생각하는 부분은 ‘문화를 즐길 기회가 부족하다’는 답변이 24.3%로 가장 많았다. 이어 ‘주거 및 교통이 불편하다’ 16.8%, ‘교육 여건이 열악하다’ 16.2%, ‘청년세대가 부족하다’ 11.2%, ‘병원 등 의료여건이 부족하다’ 10.6% 등으로 나타났다. 충북도 관계자는 “예상보다 농촌에 대한 대학생들의 관심이 높은 것 같다”며 “시군과 함께 대학생들을 유입할 수 있는 다양한 시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농시 사업을 통해 청년 및 유아·청소년 인구 2~3% 증가, 노인복지서비스 수혜율 6% 향상, 연간 농가소득 330만원 증가 등을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불도저 부처’ 국토부… 거세진 여성 파워

    ‘불도저 부처’ 국토부… 거세진 여성 파워

    국토교통부에 여성 공무원 파워가 세지고 있다. 지난해 말 본부 기준으로 과장·팀장급 보직을 받은 공무원만 17명이나 된다. 그동안 국토부는 ‘불도저’ 부처로 불리면서 주요 보직은 남성이 독차지하다시피 했다. 주요 정책의 초점이 건설·개발에 맞춰졌고, 토목·건축과 같은 거친 산업을 다루는 부처로 인식돼 여성 공무원에게는 상대적으로 외면받았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여성 공무원의 진출이 증가하고, 국토부가 국민 생활과 밀접한 정책을 다루는 부처로 탈바꿈하면서 더이상 여성 사무관들의 기피 부서가 아니다. 2012년 말 이명박 정부에서는 국토해양부 전체 사무관 공무원 827명 가운데 여성 사무관이 79명(9.6%)이었다. 해수부가 독립한 이후 2016년 말 박근혜 정부에서는 국토부 사무관 606명 가운데 여성 사무관은 75명으로 12.4%를 차지했다. 이런 추세가 이어져 지난해 말 현재 전체 사무관 684명 가운데 여성 사무관은 116명(17%)으로 8년 만에 거의 배 가까이 증가했다. 4급 여성 서기관도 2012년 말에는 14명(3.6%)에 그쳤지만 지난해 말에는 39명(12.6%)으로 늘었다. 전체 서기관 자리는 392명에서 310명으로 줄었는데, 여성 비율은 8년 만에 4배 가까이 증가했다. 3급 여성 부이사관은 이명박 정부나 박근혜 정부 시절에는 한 명도 없다가 지난해 말에는 전체 37명 가운데 3명(8.1%)을 여성이 차지했다. 다만 고위공무원단(고공단)에는 현재 여성 공무원이 들어가지 못했다.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는 김진숙(현 한국도로공사 사장) 서울지방국토관리청장이 고공단으로 승진했지만, 김 국장이 행복청 차장·청장으로 승진해 나간 이후에는 아직 여성 고공단 바통을 이어받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과장·팀장 보직을 받은 서기관급 이상 여성 공무원 17명의 이력이나 정책 추진력을 보면 김 사장의 고공단 바통을 이어받을 여성 공무원 탄생도 멀지 않아 보인다. 이들이 맡은 자리는 여성 공무원 할당이나 구색 갖추기 인사와는 거리가 멀다. 국민 생활과 밀접한 정책이나 부처 중점 추진 정책, 4차산업 시대의 신규 정책을 책임지는 자리다. 지난해에는 국토부 최초로 기획담당관 자리에 김효정(행시 44회·부이사관) 과장을 앉혀 성별과 보직 부여는 상관관계가 없다는 상징성을 제시했다. 기획담당관은 부처의 주요 정책과 업무 계획을 수립하고, 각 실국 업무를 조율·평가·제어하는 자리다. 김 과장은 법무담당관, 장관비서관도 지냈다. 국실 선임과장도 2명이나 된다. 이정희(행시 44회·부이사관) 항공정책과장, 김정희(행시 45회·서기관) 자동차정책과장이 그들이다. 이 과장은 재정담당관·도시경제과장을 역임하면서 실력을 인정받고 교통 쪽 업무를 맡았다. 우리나라 스마트도시 건설 정책의 기반을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 과장은 건축문화경관·국제항공과장·혁신행정담당관을 맡고 자동차정책과장으로 임명됐다. 자동차정책과는 국민 생활과 밀접한 자동차 안전과 소비자의 불만을 다루는 부서다. 이 밖에도 주택·도시·건축 등 국토부의 주요 정책 부서에서 여성 과장·팀장들이 맹활약하고 있다. 김효정 기획담당관은 “여성 사무관 전입, 서기관 승진자가 증가하고 있어 머지않아 고공단 여성 공무원 배출도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김진욱 “직접 정보수집 같은 檢 관행 답습 안 할 것”

    김진욱 “직접 정보수집 같은 檢 관행 답습 안 할 것”

    “현직 파견 안 받아… 주식거래 제한 검토공수처 1호 수사대상 상징성 고려 선정”3차례 위장전입·육아휴직 의혹 등 쟁점김진욱 초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장 후보자가 19일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공수처가 직접 정보를 수집하는 형태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현직 검사 파견을 받지 않겠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17일 김 후보자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의원들에게 제출한 인사청문회 서면 답변자료에서 “고소·고발, 언론 등을 통한 소극적이고 제한된 형태로 수집된 단서를 가지고 수사에 착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별건·표적수사 등으로 대표되는 기존 (검찰의) 특별수사의 부정적 관행을 답습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첩보 수집 ▲수사 ▲기소 ▲공소 유지 등 기존 검찰 관행에서 벗어나겠다는 방향성을 제시한 것이다. 수사 방식과 관련해서도 “기존 검사실 구조에서 탈피, 사건 배당 단계에서 전문성을 검토해 사건별로 한 팀을 구성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또 공수처 1호 수사 대상 선정에 대해서는 “1호 사건의 상징성과 중요성, 이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잘 알고 있다”면서 “대상 사건의 성격과 규모, 공수처 직접수사 필요성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선정하겠다”고 밝혔다. 검경이 수사 중인 권력 비리 사건을 넘겨받을 수 있는 권한 행사에 대해서도 “기준·방법 등에 대한 합리적 방안을 찾겠다”고 답했다. 공수처 인사와 관련해서는 “공정한 채용 절차를 마련해 선발하고, 공수처 검사의 주식 보유·거래 제한 필요성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검사 자격에 대해서는 “현직 검사 경력이 중요한 것은 아니고, 법률이 정한 (전체 정원) 절반 이외에 검사 출신 정원을 정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현직 검사 파견도 받지 않는 방향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인사청문회에서 야권은 김 후보자의 친정권 성향에 따른 정치적 중립성 우려와 수사 경험 부족에 따른 자질 문제에 대해 공세를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외에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주식거래 의혹, 1997년·2003년·2015년 세 차례의 위장전입 의혹, 2015년 헌법재판소 연구관 시절 미국 연수를 하며 공무원 임용규칙을 위반해 육아휴직을 냈다는 의혹 등도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혜리 기자 hyerily@seoul.co.kr
  • ‘김정은의 픽’ 조용원은 누구인가

    ‘김정은의 픽’ 조용원은 누구인가

    열병식에서 김정은과 같은 가죽코트 눈길 최근 막을 내린 북한의 제8차 당대회의 최대 수혜자는 단연 조용원 당 비서 겸 상무위원이다.당 정치국 후보위원에서 상무위원으로,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에서 당 비서로 한 번에 두 계단씩 뛴 그는 상무위원 중에서도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다음으로 이름이 불리면서 ‘권력서열 3위’에 올라서게 된 것이다. 지난 14일 열병식 때는 김 위원장과 같은 스타일의 가죽 롱코트를 입고 나와 눈길을 끌었다. 이날 가죽 롱코트를 입은 사람은 김 위원장과 김여정 당 부부장, 현송월 당 부부장, 그리고 조용원 뿐이었다. 조용원은 김여정과 함께 김 위원장을 가까이에서 가장 많이 수행한 사람 가운데 한명이다. 지난 5일 개회식 때 김여정과 함께 주석단 2열에 나란히 진출해 잠깐 눈길을 끌었지만, 조용원에 관심을 두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그러나 김여정의 예상 밖 강등과 함께 조용원의 고속 승진이 더욱 주목을 받게 됐다. 김정은 시대 3인방...리병철·김덕훈·조용원 김 위원장의 핵심 측근이긴 했지만 소위 ‘가방모찌’(가방을 대신 챙기며 시중을 드는 사람)로 불리며 비서실장의 역할을 하던 조용원의 권력 핵심부 진출은 리병철(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이나 김덕훈(내각총리)의 부상과는 조금 다른 의미를 갖는다. 리병철은 전략무기, 김덕훈은 자력갱생이라는 김정은 체제의 노선의 상징성을 갖는 인물이다.그러나 조용원의 활동은 주로 당 조직지도부에서만 이뤄졌다. 당 조직 내부를 잘 알고 있으며, 김 위원장의 어록 등 치적 사업을 총괄했다. 그의 역할과 활동으로만 실무급에 해당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그런 그를 권력의 핵심인 상무위원, 그 중에서도 3순위까지 끌어올렸다는 것은 당을 국가보다 우선 순위에 두면서 김정은 체제의 위상 강화에 본격적으로 힘을 쏟겠다는 의미다. 실제 김 위원장은 이번 당대회에서 자신의 직함과 조직을 ‘총비서’ 체제로 바꾸면서 위상을 높이는 시도를 했다. 한편 당 조직지도부장은 김재룡이 그대로 맡았다. 조직담당 비서와 부장을 각각 따로 둔 것에 대해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은 “권력 집중을 방지하고 조용원이 김정은을 자주 수행하는 데 따른 과다한 업무의 분장 차원으로 해석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해리스 얼굴, 이렇게 하얘? 인종차별 못 지운 美패션계

    해리스 얼굴, 이렇게 하얘? 인종차별 못 지운 美패션계

    “윈터 편집장 흑인 친구 정말 없나 삼성 스마트폰으로 찍는 게 낫겠다”유명 패션잡지 보그가 미국의 첫 흑인 여성 부통령인 카멀라 해리스를 표지 모델로 내세우며 얼굴색을 하얗게 보정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과거 인종차별 관련 논란을 수차례 일으켰던 패션업계가 여전히 이 문제에 둔감하다는 사실을 보여 준 것이란 비판이 제기됐다. 가디언은 10일(현지시간) 해리스 부통령 당선인이 등장하는 보그 2월호 표지 사진을 두고 이른바 ‘화이트워싱’ 논란이 일고 있다고 보도했다. 화이트워싱은 인종에 관계없이 백인 배우를 캐스팅하는 것을 일컫는 말로, 최근에는 피부색을 원래보다 밝게 보정하는 등 유색인종의 본래 피부색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지 않는 행위를 가리키는 말로도 쓰인다. 보그가 이날 트위터를 통해 공개한 문제의 표지 사진은 해리스 당선인이 검은색 재킷과 컨버스 운동화 차림으로 서 있는 모습을 담았는데, 인위적으로 손을 본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들만큼 피부색이 유독 밝다. 해리스 당선인이 어색한 미소를 짓고 있고 배경과 의상이 어울리지 않는 이 사진은 당초 표지로 쓰기로 합의한 사진도 아니었다. 해리스 측은 보그의 트위터를 보고서야 사진이 바뀐 사실을 알았다고 밝혔다. 소셜미디어상에서는 학생처럼 연출된 의상이 첫 여성·유색인종 부통령이라는 해리스의 상징성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왔다.보그 측은 사진을 보정한 사실이 없다며 ‘화이트워싱’ 의혹을 일축했지만 여론은 싸늘하다. 금발의 백인 모델을 선호하고 유색인종을 노골적으로 비하하는 행태로 그간 실망을 안겨 왔기 때문이다. 보그뿐 아니라 다른 유명 패션잡지나 패션브랜드들은 백인을 흑인이나 동양인으로 분장시키거나 흑인을 비하하는 듯한 화보, 광고 등을 제작해 여러 차례 물의를 빚었다.무엇보다 비난의 화살은 30년 넘게 보그 편집장으로 군림해 온 애나 윈터에게로 쏠린다. 영화나 드라마에 나오는 악명 높은 패션업계 인사의 실제 모델이기도 한 그는 ‘마른 백인’을 미의 기준으로 고집하는 등 인종적 다양성에 대해 철저하게 무관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회사 직원들을 인종과 학력, 신체 사이즈에 따라 차별했다는 내부 고발자들의 증언이 보도돼 사과하기도 했다. 당시 인종차별 반대운동이 전 세계를 휩쓸며 패션업계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컸지만, 정작 윈터는 회사 전체가 참여하는 인종 문제 관련 회의에 불참해 비판을 받았다. 유명 칼럼니스트 와자핫 알리는 이번 표지사진 논란에 대해 “윈터는 흑인 친구가 정말 없는 것 같다”면서 “내 삼성 스마트폰으로 찍어도 이 표지보다는 나을 것이라고 100% 확신한다”고 비꼬았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하얀’ 카멀라 해리스? 화이트워싱 논란 휩싸인 보그

    ‘하얀’ 카멀라 해리스? 화이트워싱 논란 휩싸인 보그

    유명 패션잡지 보그가 미국의 첫 흑인 여성 부통령인 카멀라 해리스를 표지 모델로 내세우며 얼굴색을 하얗게 보정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과거 인종차별 관련 논란을 수차례 일으켰던 패션업계가 여전히 이 문제에 둔감하다는 사실을 보여 준 것이란 비판이 제기됐다. 가디언은 10일(현지시간) 해리스 부통령 당선인이 등장하는 보그 2월호 표지 사진을 두고 이른바 ‘화이트워싱’ 논란이 일고 있다고 보도했다. 화이트워싱은 인종에 관계없이 백인 배우를 캐스팅하는 것을 일컫는 말로, 최근에는 피부색을 원래보다 밝게 보정하는 등 유색인종의 본래 피부색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지 않는 행위를 가리키는 말로도 쓰인다. 보그가 이날 트위터를 통해 공개한 문제의 표지 사진은 해리스 당선인이 검은색 재킷과 컨버스 운동화 차림으로 서 있는 모습을 담았는데, 인위적으로 손을 본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들만큼 피부색이 유독 밝다. 해리스 당선인이 어색한 미소를 짓고 있고 배경과 의상이 어울리지 않는 이 사진은 당초 표지로 쓰기로 합의한 사진도 아니었다. 해리스 측은 보그의 트위터를 보고서야 사진이 바뀐 사실을 알았다고 밝혔다. 소셜미디어상에서는 학생처럼 연출된 의상이 첫 여성·유색인종 부통령이라는 해리스의 상징성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왔다. 보그 측은 사진을 보정한 사실이 없다며 ‘화이트워싱’ 의혹을 일축했지만 여론은 싸늘하다. 금발의 백인 모델을 선호하고 유색인종을 노골적으로 비하하는 행태로 그간 실망을 안겨 왔기 때문이다. 보그뿐 아니라 다른 유명 패션잡지나 패션브랜드들은 백인을 흑인이나 동양인으로 분장시키거나 흑인을 비하하는 듯한 화보, 광고 등을 제작해 여러 차례 물의를 빚었다. 무엇보다 비난의 화살은 30년 넘게 보그 편집장으로 군림해 온 애나 윈터에게로 쏠린다. 영화나 드라마에 나오는 악명 높은 패션업계 인사의 실제 모델이기도 한 그는 ‘마른 백인’을 미의 기준으로 고집하는 등 인종적 다양성에 대해 철저하게 무관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회사 직원들을 인종과 학력, 신체 사이즈에 따라 차별했다는 내부 고발자들의 증언이 보도돼 사과하기도 했다. 당시 인종차별 반대운동이 전 세계를 휩쓸며 패션업계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컸지만, 정작 윈터는 회사 전체가 참여하는 인종 문제 관련 회의에 불참해 비판을 받았다. 유명 칼럼니스트 와자핫 알리는 이번 표지사진 논란에 대해 “윈터는 흑인 친구가 정말 없는 것 같다”면서 “내 삼성 스마트폰으로 찍어도 이 표지보다는 나을 것이라고 100% 확신한다”고 비꼬았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이경우의 언파만파] 여의도 면적

    [이경우의 언파만파] 여의도 면적

    기준은 쉽게 드러나야 한다. 대부분의 기준들이 그렇다. 상징성이 있거나 누구나 알 수 있는 것들이 주로 기준이 되고 표준이 된다. 그래야 소통에 장애가 일어나지 않고 신뢰가 생긴다. 국회도 있고, 방송사도 있는 서울의 ‘여의도’는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다. 여의도도 특정한 부분에서 하나의 기준이 될 수 있다. 한데 특이하게도 여의도는 면적을 가리킬 때 기준이 되는 일이 자주 있다. 그렇다고 여의도 면적에 어떤 상징성이 있는 것도 아니다. 국토교통부도 지난해 우리나라의 국토 면적을 알리는 보도자료를 내놓으면서 ‘여의도 면적’을 기준으로 한 표현을 사용했다. 국토부는 지난해 6월 ‘지난 50년간 국토 면적 2382㎢ 증가, 여의도 면적 821배’라는 제목으로 보도자료를 내놓았다. 국토부는 이 자료에서 “최초 작성된 1970년 지적통계와 비교할 때 전 국토의 면적이 238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여의도 면적의 약 821배에 달하는 것”이라고 했다. 농경지, 생활용지, 도로용지의 증감 추이를 나타낼 때도 계속 ‘여의도 면적’을 기준으로 제시했다. 이제 ‘여의도 면적’은 생활화된 용어라고 본 것인지 모르겠다. 국토부는 2019년 국토 면적 관련 보도자료에서는 여의도 면적이 윤중로 제방 안쪽 기준으로 2.9㎢라는 설명을 달았었다. 친절해 보이지만 사실은 그렇지도 않다. 애초 ‘여의도 면적’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았다면 설명을 붙일 일도 없었다. 여의도라는 지명은 많은 사람들이 알지만, 크기를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런데도 굳이 ‘여의도 면적’을 기준으로 국토 면적을 제시했다. 관행처럼 ‘여의도 면적’을 끼워 넣은 것이다. 여의도 면적을 안다고 해도 제각각이다. 국토부는 그래서 2013년 보도자료에선 여의도 면적을 정리해 밝혔다. 이 자료에 따르면 여의도 면적은 세 가지다. 첫째, 행정구역상 여의도동 전체 면적인 8.4㎢다. 여기엔 밤섬 일부도 해당된다. 둘째, 여의도 섬 자체만 가리키는 4.5㎢인데, 한강시민공원까지 포함된다. 셋째, 윤중로 제방 안쪽만을 뜻하는 2.9㎢이다. 국토부도 이 면적을 기준으로 사용한다. 이 면적이 다른 곳의 면적을 비교할 때 주로 쓰인다는 게 이유다. 그렇다고 이를 받는 언론 매체들이 윤중로 제방 안쪽만을 기준으로 하는 건 아니다. 다른 기준을 사용하기도 한다. 어떤 기준도 없이 버릇처럼 내놓을 때도 있다. 서울 중심적인 사고에서 나온 표현의 일부처럼 비치기도 한다. wlee@seoul.co.kr
  • 예술인은 ‘작업기회’-공간은 ‘품격 향상’-주민은 ‘문화 향유’

    예술인은 ‘작업기회’-공간은 ‘품격 향상’-주민은 ‘문화 향유’

    전북도가 추진하는 ‘공공미술 프로젝트’가 밀도 높은 호응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29일 전북도에 따르면 코로나19로 타격을 입은 문화예술 분야 위기극복을 위해 추진한 공공미술 프로젝트가 ▲예술인들에게는 작업기회를 제공하고 ▲공간은 품격을 향상시키면서 ▲주민들에게 문화 향유의 기회를 주는 일석삼조(一石三鳥)의 효과를 거두었다. 전북도가 ‘007 프로젝트’로 이름 지은 이 사업은 예술인들에게는 생계를 지원하면서 주민들에게는 문화 향유의 기회를 증진하는 사업이다. ‘00’은 ‘공공미술’의 줄임말이고 ‘7’은 ‘칠하다’의 줄임말로 미션의 상징성을 뜻한다. 전북도는 14개 시·군에 4억 여원씩 총 58억원을 지원해 지역 특색을 살린 공공미술 사업을 실현했다. 이 프로젝트에 향토작가 547명이 참여했다. 사업 내용은 ▲조각, 회화 등 작품설치형 ▲공간 조성 및 전시형 ▲도시재생형 ▲공동체 프로그램형 ▲지역 기록형 ▲복합 추진형 등이다.이 과정에서 작가와 주민들이 소통을 하면서 지역사회의 문화예술적 재생을 추구하는 새로운 시도가 이루어져 긍정적 성과를 이끌어냈다. 일자리 창출을 목적으로 시작된 사업이지만 주민의 참여와 공공미술이 예술성으로 승화되는 결과를 가져온 것이다. 완주군의 경우 4개 팀 36명의 작가가 참여해 ‘완주로 꿈꾸는 누에‘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용진읍 옛 잠종장 터에 4개의 테마를 잡아 누에고치, 도깨비 쉼터 등 상징성 있는 조형물 설치함으로써 주민들이 예술작품을 향유하면서 휴식을 하는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전주시는 팔복동 폐 공장을 레노베이션 해 삭막하고 딱딱했던 공간을 시각적, 정서적, 역사적 가치를 지닌 문화예술적 공간으로 만들었다.남원시는 43명의 작가 참여해 남원아트센터 내·외부에 소리를 조형적으로 해석한 작품들을 다수 설치했다. 이 작품들은 아트센터 공간 어우러져 소리와 사람을 융합해 입체 작품으로 표현했다는 평가다. 전북도 윤여일 문화체육관광국장은 “007 프로젝트를 통해 시·군 마다 특색 있게 지역 공간의 품격을 높이는 사업을 추진함으로써 주민들의 예술 향유 기회를 확대함과 동시에 관광자원으로 활용될 수 있는 공간을 창작했다”고 말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추미애 한 명만 바꿔선 국면전환 어려워… 靑 빨라지는 ‘개각 시계’

    추미애 한 명만 바꿔선 국면전환 어려워… 靑 빨라지는 ‘개각 시계’

    문재인 대통령이 이르면 29일쯤 추미애 법무부 장관 교체를 비롯한 인적 쇄신 카드를 꺼내 드는 배경에는 ‘윤석열(검찰총장)의 늪’에서 빠져나오려면 서둘러 반전의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여권이 검찰개혁의 걸림돌로 여겼던 윤 총장이 법원의 정직 처분 집행정지 결정으로 임기를 완주하게 된 상황에서 ‘코로나 총력전’의 성과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출범으로 상징되는 검찰개혁의 제도적 완성 등 정공법만으로는 난국을 돌파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추 장관만 교체하는 ‘원포인트’ 인선이 아닌 최대 4개 부처 개각과 다음달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의 교체까지 검토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27일 통화에서 “현역 의원 입각 문제를 비롯해 이낙연 대표가 문 대통령께 충분히 의견을 드린 것으로 안다”면서 “시점은 인사권자 판단에 달렸지만, 해를 넘기지 않고 연말이라도 하는 게 좋다고 본다”고 밝혔다. 가급적 빨리 많은 장관을 바꿀 필요성이 있지만, 개각을 두 차례에 걸쳐 진행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추 장관의 원포인트 인사는 ‘경질’의 상징성이 짙다는 점에서 부담스럽기 때문에 다른 부처와 묶어 진행할 수밖에 없지만,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의 서울시장 재보선 출마 여부가 최종 확정되지 않았고, 산업통상자원부는 후임 인선을 결론 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문 대통령 지지율의 버팀목이 됐던 K방역은 백신 논란과 맞물려 부동산 못지않은 위험 요인이 됐다. 보수 야권은 ‘레임덕(권력누수) 프레임’을 씌워 총공세에 나섰다. 법원에 의해 무력화된 윤 총장의 징계는 문재인 대통령의 정치적 부담으로 돌아왔다. ‘살아 있는 권력’을 향한 검찰의 칼끝이 원전 수사를 넘어 어디까지 미칠지도 가늠하기 어렵다. 문 대통령이 지난 25일 “결과적으로 국민께 불편과 혼란을 초래하게 된 것에 대해 인사권자로서 사과 말씀을 드린다”고 한 것도 서두르지 않는다면 걷잡을 수 없는 처지에 놓일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이 ‘사과’란 표현을 쓴 것은 2018년 7월 최저임금 1만원 공약 무산과 지난해 11월 국민과의 대화 중 조국 전 장관 인사 논란에 이어 세 번째다. 한편 인적 쇄신 기류에 힘을 보태기 위해 민주당은 한 차례 미룬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보고서를 야당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28일 채택할 예정이다. 문 대통령도 속전속결로 재가할 것으로 보인다. 28일 공수처장 후보추천위원회가 최종 후보 2명을 결정하면 문 대통령은 해를 넘기지 않고 초대 처장을 지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에서는 개각보다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의 교체를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친문 관계자는 “대통령이 대국민 사과까지 하도록 흘러온 데는 노 실장의 책임이 크다”면서 “마냥 시간을 끌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참모진이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당연하다”면서 “노 실장이 적절한 시점과 형식으로 사의를 밝힐 수도 있다”고 전했다. 후임으로는 우윤근 전 러시아 대사와 최재성 청와대 정무수석 등이 거론되지만, 상황이 상황인 만큼 문 대통령의 핵심 측근인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 ‘해모로’ 품는 ‘센트레빌’…김진숙·영도조선소는 어찌할까

    ‘해모로’ 품는 ‘센트레빌’…김진숙·영도조선소는 어찌할까

    “한진중공업을 인수하겠다는 동부건설 컨소시엄, 매각하겠다는 산업은행 둘 다 무슨 생각인지 잘 모르겠다.” 한진중공업 인수 우선협상대상자에 동부건설 컨소시엄이 낙점된 것을 두고 부산 지역사회와 노동계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진중공업을 둘러싸고 풀어야 할 문제는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한진중공업의 새로운 주인이 부산 영도조선소를 필두로 한 조선업 유지에 의지가 있는지와 다른 하나는 노동계 숙원인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의 복직 문제다. 영도조선소가 세워진 것은 1937년이다. 한진중공업의 전신은 영도조선소를 중심으로 한 조선중공업이다. 우리나라 최초의 조선소로 알려졌다. 조선소 주변으로 시가지가 형성됐으며 현재도 부산 제조업의 핵심적인 기능을 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르노자동차도 흔들리는 가운데 영도조선소마저 제대로 돌아가지 않으면 부산은 ‘제조업 공동화’가 나타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동부건설 컨소시엄은 건설업 시너지를 노리고 한진중공업 인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경남 등에서 인지도가 높은 한진중공업의 아파트 브랜드 ‘해모로’와 자사 브랜드 ‘센트레빌’이 합쳐지면 과거 주택 명가로서 명성을 되찾을 수 있을 거란 심산이다. 다만 이 과정에서 조선업이 보이지 않는다는 게 문제다. 부산시내 알짜 자리에 있는 영도조선소 부지 개발을 통한 이익을 노리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일단 동부건설 컨소시엄은 입장문을 통해 이런 의혹들을 불식시키고 조선업 구조조정 계획도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부산 지역사회와 노동계는 이 말을 믿지 않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매각 조건에 동부건설이 3년간 조선업을 유지한다는 내용이 있는데 회사 인수해서 기본적인 것만 파악해도 이 시간은 금방 간다”면서 “이 조항 때문에 노동계와 지역사회도 의심의 눈초리를 지울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동부건설이 컨소시엄의 얼굴마담을 하고는 있지만 여러 사모펀드가 섞여 있는 형태라 어디서 이번 인수작업을 주도하고 있는지도 명확하지 않다”면서 “차라리 선박 정비만으로도 기본 물량을 채울 수 있는 후보자였던 SM상선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는 것이 나았겠다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동부건설 컨소시엄엔 한국토지신탁과 NH 프라이빗 에쿼티, 오퍼스 PE 등 사모펀드들이 참여하고 있다.매각과는 별개로 한진중공업이 풀어야 할 숙제는 또 있다. 바로 해고노동자 김진숙 위원의 복직 문제다. 현재 노동계는 김 위원의 복직 투쟁을 벌이고 있지만 사측에서 이렇다 할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다. 노동계에 따르면 이 문제와 관련 사측과 노동계가 공식적인 만남을 가진 적이 한 차례도 없다. 김 위원은 1986년 노조 대의원대회를 다녀온 뒤 유인물을 배포했다가 대공분실에 연행됐고 징계를 받아 해고됐다. 2011년 한진중공업 구조조정에 맞서 309일간 크레인 고공농성을 벌이기도 했다. 해고되지 않았다면 그는 올해 정년을 맞는다. 노동계는 정년을 앞두고 그의 복직을 위해 다방면으로 투쟁을 벌이고 있지만 연내 복직 가능성은 점점 옅어지고 있다. 아직까진 한진중공업 사측이나 산업은행, 동부건설 컨소시엄 모두 이 문제를 외면하고 있는 모양새다. 김 위원은 현재 암 투병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속노조 관계자는 “물밑교섭 정도만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회사 측은 현재 매각 문제가 걸려 있으니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게 아니라고 하는데 오히려 이 문제를 털고 가는 게 그쪽에서도 낫지 않나. 설득력이 없는 주장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김 위원의 정년인 올해 안에 해결이 되지 않으면 상징성은 떨어지겠지만, 그래도 내년에도 그의 복직을 위해 밀어붙일 것”이라고 말했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5·18 공식 엠블럼 광주의 ‘투혼’ 담다

    5·18 공식 엠블럼 광주의 ‘투혼’ 담다

    5·18민주화운동의 정체성을 담은 공식 시각 상징물(엠블럼)이 확정됐다. 광주시는 17일 “디자인 전문가, 오월단체, 전 국민을 상대로 선호도 조사를 거쳤다”며 엠블럼을 공개했다. 이번에 확정된 5·18 엠블럼은 ‘518’이라는 숫자가 갖는 가독성을 최대한 살려 민주화운동의 상징적인 장소인 옛 전남도청과 5·18민주묘지의 추모탑을 형상화했다. 색깔은 희망·대동·평화를 강조하는 주황, 파랑 등 밝은 톤으로 완성도를 높였다. 이 상징물은 앞으로 상표 출원·등록과 더불어 민주화운동을 알리는 각종 홍보와 마케팅 상품화 등에 활용된다. 시 관계자는 “5·18 40돌을 맞아 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시각 상징물을 개발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상징물에 ‘518’이란 숫자가 들어가 오히려 상징성을 희석했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한 시민은 “ ‘518’이란 숫자와 아랫부분에 새겨진 ‘5·18민주화운동’이란 문구가 반복되면서 상징성을 반감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대형 건설사 브랜드 컨소시엄 아파트 ‘부평 캐슬&더샵 퍼스트’

    대형 건설사 브랜드 컨소시엄 아파트 ‘부평 캐슬&더샵 퍼스트’

    1군 브랜드 건설사(시공능력평가 10위 이내) 두 곳 이상이 손을 잡고 함께 분양에 나서는 컨소시엄 아파트가 큰 인기다. 보통 컨소시엄 아파트는 두 개 이상의 건설사가 공동으로 시공하며, 건설사들의 브랜드 파워가 합쳐져 더블 브랜드 프리미엄을 누릴 수 있다. 각 건설사만의 장점이 결합되고 우수한 상품성이 더해져 시너지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컨소시엄으로 지어진 아파트는 대부분 1,000세대 이상의 대규모로 조성돼 조경 및 커뮤니티 시설 등이 잘 갖춰져 있다. 또, 대단지로 지어지는 만큼 단지 주변으로 생활 인프라도 풍부해 편리하고 쾌적한 환경을 동시에 누릴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 건설사의 컨소시엄 아파트는 브랜드 가치는 물론이고 상품의 특장점을 결합해 우수한 평면과 커뮤니티 시설을 선보인다”며 “대형 건설사의 시공으로 믿음과 신뢰, 랜드마크로의 높은 위상, 시세차익까지 확보할 수 있어 수요자들이 높은 선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가운데 롯데건설과 포스코건설이 인천광역시 부평구 청천동에 대규모 컨소시엄 단지를 선보일 예정이어서 눈길을 끈다. ‘부평 캐슬&더샵 퍼스트’는 청천1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으로 조성되며 지하 2층~지상 29층, 12개 동, 총 1,623세대 중 전용면적 59~84㎡ 1,140세대가 일반에 분양된다. 롯데건설과 포스코건설의 3번째 합작품으로, 2018년 ‘의왕 더샵캐슬’, 2019년 ‘주안 캐슬&더샵 에듀포레’의 성공적인 분양에 힘입어 부평에서도 흥행 기대감이 상당히 높다. 단지명은 부평에 처음 들어서는 ‘캐슬&더샵’ 브랜드라는 점과 청천1구역의 상징성, 부평의 NO.1 아파트로의 자신감을 담았다. 대형 건설사의 컨소시엄 사업으로 진행되는 만큼 기술, 디자인, 철학 등이 집약된 특화설계를 반영해 한 층 더 편리하고 프리미엄 높은 주거환경을 만들 계획이다. ‘부평 캐슬&더샵 퍼스트’는 우수한 설계로 호평을 받고 있다. 특히 인천 최초로 음식물쓰레기 이송설비가 세대 내 설치된다는 점은 획기적이다. 음식물 쓰레기를 외부에 들고나가서 버리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주방에서 음식물 투입구에 넣으면 중앙처리시설에서 수거하는 시스템이다. 단지 내 음식물 쓰레기가 없어 악취에서 자유롭고 깨끗한 환경을 유지할 수 있으며 간편하게 음식물 쓰레기 처리가 가능하다. 커뮤니티 시설은 남녀노소 온 가족이 이용할 수 있는 모두를 위한 공간으로 구성된다. 스포츠존은 골프연습장, 피트니스, GX룸, 탁구장이 계획되어 있으며, 지하주차장과 바로 연결되어 편리하다. 특히 컬처존의 경우 작은 도서관, 어린이 도서관, 스터디룸, 남녀독서실 등이 예정돼 있어 안심하고 자녀들이 학습할 수 있는 장소가 마련된다. 패밀리존은 어린이집과 맘스카페가 들어설 예정이며, 경로당과 힐링센터도 조성될 계획이다. 단지 출입구 주변에는 게스트룸도 별도로 지어진다. 단지에는 아이들 전용 승하차장인 키즈스테이션도 만들어지며, 주차장이 전면 지하에 들어서 지상에 차가 없는 안전한 단지로 조성될 예정이다. 또, 단지 북측에는 기부채납으로 조성되는 어린이공원도 계획돼 있어 어린 자녀를 키우기 안전하고 쾌적한 환경이 마련될 전망이다. ‘부평 캐슬&더샵 퍼스트’는 남향 위주의 판상형 단지 배치는 물론 넓은 동간 거리로 조망권 및 일조권이 확보돼 거주 여건도 쾌적하다. 특히 일반분양이 전체 70%에 달하는 특성상 조합원이 아니더라도 층과 향이 좋은 세대를 가져갈 수 있다. 조합원 물량 대비 일반분양이 많아 모든 타입이 모든 동에 고루 분포되어 있고 기준층을 포함해 고층도 일반분양으로 나와 청약을 준비하는 수요자들에게도 선택의 폭이 넓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부평 캐슬&더샵 퍼스트’가 들어서는 청천 산곡동 일대는 대규모 정비사업이 진행되는 곳으로 사업이 완료되면 총 1만5,000여 세대가 들어서는 미니 신도시급 신흥 주거지다. 내년 상반기 개통이 예정된 7호선 산곡역이 단지 인근에 들어설 계획이어서 미래가치도 높다. 산곡역이 개통되면 인천 원도심인 부평에서 서울 강남을 직통으로 이동할 수 있게 돼 교통 편의성이 대폭 향상될 것으로 보인다. 롯데마트, 아이즈빌 아울렛, CGV부평 등 편의시설이 가깝고 원적산 공원, 장수산 인천 나비공원, 뫼골놀이공원 등 녹지공간도 풍부해 생활 편의성도 뛰어나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도봉구 최초 ‘힐스테이트’ 브랜드 단지 ‘힐스테이트 도봉역 웰가’

    도봉구 최초 ‘힐스테이트’ 브랜드 단지 ‘힐스테이트 도봉역 웰가’

    올해 오피스텔 분양시장에서는 브랜드 유무에 따른 양극화가 더욱 심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브랜드 오피스텔의 경우 대형 건설사가 시공하는 만큼 상품성이 우수하고, 사업 안정성이 높아 추후 시세 상승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달 9일 기준 한국감정원 청약홈을 통해 청약 접수를 받은 오피스텔은 총 54개 단지, 2만4,696실로 총 34만9,177건의 접수가 이뤄졌다. 이 중 10대 건설사(‘20년 시공능력평가 기준)가 짓는 브랜드 오피스텔 16곳에 전체 건수의 약 69.52%인 24만2,745건이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오피스텔 청약자 10명 중 7명은 브랜드 오피스텔에 청약한 셈이다. 또 브랜드 오피스텔 16곳은 모두 청약이 마감된 반면, 비브랜드 오피스텔 38곳 중 30곳은 청약에서 미달됐다. 업계에서는 아파트 분양시장에서 브랜드 프리미엄을 이미 경험한 수요자들이 오피스텔 시장에서도 브랜드 단지를 선택하면서 브랜드 오피스텔 선호 현상이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아파트로 쌓인 브랜드 인지도가 오피스텔 시장으로 확산되면서 차별화된 상품성과 상징성이 수요자들에게 각인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러한 가운데 서울 도봉구 최초의 ‘힐스테이트’ 브랜드 단지가 들어서 눈길을 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서울시 도봉구 도봉동 일원에서 주거용 오피스텔 ‘힐스테이트 도봉역 웰가’를 분양 중이다. 단지는 지하 2층~지상 20층, 4개동, 전용면적 59~84㎡ 총 355실 규모로 이뤄진다. 브랜드 오피스텔로 공급되는 만큼 우수한 상품성을 갖췄다. 전 호실 맞통풍이 가능하고, 붙박이장, 드레스룸 등 넉넉한 수납공간이 제공된다. 전용면적 59㎡는 3Bay 구조로 거실, 방 2개가 적용되고 74·84㎡에는 4Bay 구조, 거실과 방 3개가 적용된다. 특히 생활 패턴 맞춤식 공간을 적용해 수요자들의 선택의 폭을 넓혔다. 일례로 안방 욕실을 드레스룸으로 변경할 수 있는 옵션이 무상으로 제공돼 수납공간을 보다 넉넉하게 확보할 수 있다. 방마다 시스템 에어컨이 무상옵션으로 제공돼 전용 59㎡에는 3개, 74·84㎡에는 4개의 에어컨이 설치되며, 지하 1~2층에는 짐을 보관할 수 있는 창고가 마련된다. 일부 호실에는 테라스, 복층형 다락, 펜트하우스 등 차별화된 특화 설계가 적용된다. 첨단 시스템도 적용될 예정이다. 우선 세대 내부에 10인치 월패드가 설치돼 에너지 관리와 방범 설정을 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주차 위치나 택배 정보 등을 편리하게 확인할 수 있다. 여기에 Hi-oT 시스템이 적용돼 외부에서도 스마트폰을 통해 가전기기를 제어할 수 있다. 전력 회생형 엘리베이터와 태양광 설비 등이 적용돼 에너지 절약에도 공을 들였다. 지하 주차장에는 500만 화소급 전방위 카메라를 설치해 보안을 철저히 했으며, 스마트폰을 통해 주차 위치를 확인할 수 있어 편리한 주차가 가능하다. 커뮤니티 시설도 뛰어나다. 단지 내에 피트니스센터, GX룸, 사우나, 실내 골프연습장, 맘스스테이션, 릴렉스가든, 북카페 등이 들어설 계획이다. 지상 1~2층에는 약 5,300㎡ 규모의 거주자 전용 옥외공간(어린이 놀이터, 연못공원 등)을 조성해 쾌적한 주거환경도 갖췄다. 이 밖에 무인택배 시스템, 원격검침 시스템, 전기차 충전 설비 등이 적용돼 편리한 생활을 누릴 수 있다. 교통도 편리하다. 단지 도보권에 지하철 1호선 도봉역과 1·7호선 도봉산역이 위치해 있다. 1호선 도봉역을 통해 1호선·경의중앙선·경춘선·수인분당선 환승역인 청량리역까지 20분대에 이동할 수 있으며, 7호선 도봉산역을 통해 강남구청역까지 환승 없이 30분대 이동이 가능하다. 교육 여건도 우수하다. 누원초, 북서울중, 누원고 등 초·중·고교를 도보로 통학할 수 있으며, 중계동 학원가 이용도 편리하다. 이 밖에 단지 양옆으로 도봉산과 수락산이 자리하고 있어 쾌적한 주거환경을 누릴 수 있으며 중랑천 수변공원, 서울창포원 등 녹지공간이 풍부하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은경의 유레카] 랜드마크에는 스토리가 필요하다

    [이은경의 유레카] 랜드마크에는 스토리가 필요하다

    초고층 건물의 시대다. 서울에는 높이 500m가 넘는 ‘타워’가 있고, 또 하나가 건설 중이다. 전북 전주에서는 높이 400m 타워 건축 계획을 놓고 공론화위원회를 운영 중이다. 모두 해당 지역의 ‘랜드마크’를 표방한다. 높은 건물은 어디서나 보이므로 위치 표시라는 원래 뜻의 랜드마크가 분명하다. 오늘날 랜드마크는 상징성, 대표성을 가진 구조물을 가리키는데 압도적으로 높다고 랜드마크가 될 수 있을까? 프랑스 파리의 에펠탑은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랜드마크 중 하나이다. 1889년 이 탑이 완공되자 사람들은 처음 보는 높이에 압도됐고 열광했다. 300m라는 높이는 랜드마크 에펠탑의 여러 요소 중 하나일 뿐이다. 사람들에게 에펠탑은 파리의 낭만, 예술, 추억과 함께하는 스토리로 기억되기 때문이다. 방문객들은 이 스토리를 계속 재생하고 다른 이들과 나눈다. 그래서 파리에 가 본 적 없는 사람에게도 에펠탑은 랜드마크가 될 수 있다. 에펠탑의 설계자 알렉상드르 귀스타브 에펠은 이 탑 건축 당시 철골구조물 엔지니어로 유명했다. 그가 엔지니어가 된 1850년대 유럽에서는 철도 건설이 한창이었다. 철로를 깔기 위해 큰 강이나 절벽을 잇는 거대한 다리 공사가 계속됐다. 토목 현장은 에펠에게 일터이자 학교였다. 그런 에펠에게 프랑스 국력과 기술력을 내보일 프랑스 혁명 100주년 만국박람회의 기념 건축물로서 철탑은 당연한 선택이었다. 당시 철탑 건축은 첨단기술이었다. 앞서 1851년 런던 만국박람회에서는 주철 기둥에 벽과 천장을 유리로 만든 첨단 건축물 ‘수정궁’이 건축됐다. 수정궁은 길이 563m, 폭이 124m나 되는 넓은 구조물이었다. 대조적으로 에펠은 세계 최고 높이를 택했다. 이 높이는 오직 철골 구조로만 가능했다.에펠탑은 만국박람회를 위해 지은 20년짜리 임시 구조물이었다. 그래서 안전과 기능이 강조됐고 외관을 다듬는 수고를 하지 않았다. 장식성이 강한 파리 시내의 석조 건물에 익숙한 사람들에게는 흉물로 보일 수도 있었다. 그러나 에펠탑은 20년 후에도 살아남았다. 탑에서 사람들은 높이가 주는 엄청난 전망을 경험했다. 이 경험은 오로지 파리에서만 가능했기 때문에 시민들은 탑의 해체를 반대했다. 곧이어 제1차 세계대전이 터지자 에펠탑은 통신 시설로서의 새로운 쓸모가 생겼다. 이후 수십 년간 에펠탑은 전망대이자 통신탑 기능을 하고 있다. 랜드마크로서 에펠탑은 예술의 도시 파리를 상징한다. 전망대, 통신탑에 낭만, 아름다움 같은 감성과 예술성이 더해진 것이다. 먼저 에펠탑의 입지는 이 탑에 예술성을 준다. 만국박람회 이후 보존된 드넓은 광장은 탑의 높이에 걸맞은 열린 공간이다. 방문객은 이 광장에서 시간을 보내고, 사진을 찍고, 충분한 거리에서 눈앞을 가리는 방해물 없이 탑 전체를 작품처럼 감상할 수 있다. 이 시간은 에펠탑과 함께 기억된다. 19세기 말부터 엽서 열풍이 불었을 때 에펠탑 그림엽서와 사진엽서가 제작됐고, 에펠탑은 엽서의 사연과 함께 기억됐다. 1985년에는 조명을 시작해 에펠탑은 밤의 낭만에도 포함됐다. 엔지니어 에펠의 도전, 프랑스의 산업혁명과 민족주의, 해체 위기, 기능성, 더해진 문화와 예술 감성. 이 모든 것이 에펠탑이라는 하나의 매혹적인 스토리를 구성한다. 우리의 마천루 또는 특징 있는 건축물들은 이러한 스토리 경험을 주는가? 그렇지 않다면 마천루는 그냥 높은 구조물일 뿐이다.
  • 북한산 지름길 강북으로의 초대

    북한산 지름길 강북으로의 초대

    “예전에는 비가 오면 흙탕물도 튀기고 물이 고여 있어서 피해 다니다 보니 많이 불편했는데, 너무 편하게 걷는 길이 생겨서 정말 좋네요.” 지난 9일 서울 강북구 북한산 초대길에서 만난 주민 박선숙(52)씨는 “나무데크로 단장하니 평지보다 미끄럽지도 않고 안정감이 있어서 주변 사람들도 많이 칭찬하더라”며 이렇게 말했다. 북한산 초대길 산책을 20여년 동안 매일같이 다녔다는 박씨는 미끄럽고 불편했던 초대길 일부 구간이 나무데크로 정비되면서 한결 마음 편안하게 산책하러 다닌다고 했다. 이날 북한산 초대길 현장을 찾은 박겸수 강북구청장은 박씨에게 “요즘 코로나19로 실내가 위험하니 북한산 초대길 산책으로 코로나 블루를 이겨냈으면 좋겠다”고 덕담했다. 이날 박 구청장은 새롭게 탐방길로 연결하고 꾸민 구간을 거닐면서 정비사항을 꼼꼼히 살폈다. 구간 곳곳에는 야자열매에서 추출한 보행매트가 깔려 있어 한결 걷기 편한 상태였다. 박 구청장은 신익희 선생 묘역부터 시작해 탐방로를 따라 걸어가다가 이준 선생 묘역으로 가는 길목에 있는 나무다리에 다다랐다. 그는 “등산객들이 이준 선생묘역 방향으로 가려면 계곡 아래에 임시로 놓인 돌계단을 건너야 해서 사고가 날 가능성이 있었다”면서 “친환경 목교의 설치로 둘레길을 찾은 주민들이 안전하고 편안하게 걸을 수 있게 됐다”고 소개했다. 초대길 정비의 핵심은 토지주의 반대에 부딪혀 마을길로 되돌아가야만 했던 탐방로를 직결화한 데 있다. 신숙 선생 묘역과 유림 선생 묘역으로 이어지는 길이 마을구간을 통과해야 돼 소음 등 주민 민원사항이 다반사였다. 2018년에 토지소유권이 한국주택토지공사(LH)로 변경되자 구는 해결의 실마리를 국토교통부 개발제한구역 환경·문화사업 공모에서 찾았다. 지난해 말 공모에 선정되면서 사업비 지원뿐 아니라 소유주로부터 토지를 무상사용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뒀다. 초대길은 북한산 둘레길 2구간인 순례길 중 일부 구역으로 2016년 근현대사기념관 개관에 맞춰 기획된 코스다. 그 배경에는 순례길 구간에 잠들어 있는 선열들을 널리 알려 나간다는 박 구청장의 의지가 있었다. 강북구는 우리나라 최초라는 상징성을 가진 애국선열 묘역에 역사 탐방길이라는 이야기 엮기를 더했다. 초대 국회의장 신익희, 제1호 검사 이준, 초대 대법원장 김병로, 초대 부통령 이시영, 최초 국군인 광복군 합동묘역 17인이 그 주인공이다. 이곳이 살아 있는 역사 교육의 장소로도 손색이 없는 이유다. 박 구청장은 “초대길을 걷다 보면 3·1독립운동부터 4·19혁명까지 격동기 근현대사의 중심에 서서 버팀목이 돼준 애국선열들을 한곳에서 만날 수 있다”면서 “역사문화관광 도시 강북구의 위상을 높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정종수의 풍속 엿보기] 신축년 소띠와 십간십이지의 상징

    [정종수의 풍속 엿보기] 신축년 소띠와 십간십이지의 상징

    새해 2021년은 소띠 해 신축년이다. 소 중에서 하얀 소의 해이다. 왜 하얀 소의 해인가. 십간 중 여덟 번째인 신(辛)이 색으로 볼때 흰색이기 때문이다. 십이지 중 소의 축(丑)은 ‘뉴’(紐) 자에서 실 ‘사’ 변을 뺀 것으로 땅속에서 싹을 틔웠으나 아직 끈처럼 구불구불한 모습이다. 소는 짐승을 대표하는 의미로 쓰였다. ‘대한화사전’에서 소를 나타내는 우(牛) 변이 들어가는 한자가 무려 311자나 되고, 동물의 암수를 나타내는 모(牡:수컷)와 빈(牝:암컷) 자에 소 우변이 들어가는 것은 이를 잘 말해준다. 우리 민족은 소를 생구라 하여 한 식구나 다름없이 소중히 여겼다. 소는 신에게 바치는 신성한 희생 제물로, 소 발굽으로 나라의 중요한 일을 점쳐 결정하기도 하였다. 소띠생은 근면하며 입이 무겁고 뚝심과 추진력이 강해 성공할 확률이 높고, 반면 보수적이며 겁이 많고 사랑에 약하다고 한다. 소띠와 잘 어울리는 띠로는 뱀띠와 닭띠로, 뱀의 독은 소의 혈청을 왕성하게 해주며, 소는 닭의 울음소리에 맞추어 소화를 시킨다고 한다. 새해 신축년은 하늘과 줄기를 상징하는 천간 신(辛)과 땅과 가지를 상징하는 지지 축(丑)을 짜 맞춘 것이다. 십간십이지의 간은 갑을병정…, 지는 자축인묘…로, 때에 따라 변하는 자연 현상을 상징한 것이다. 십간의 십은 하늘의 숫자 5에서 나와 오행의 목·화·토·금·수에서 유래되었다. 지지의 십이는 땅의 숫자 6에서 나와 달이 차고 이지러짐을 보고 정한 것이다. 한자 사전의 기념비적인 ‘대한화사전’의 저자 모로하시 데쓰지는 십간십이지의 상징성을 이렇게 설명했다. 십간은 자라나는 씨앗의 형상을 그린 것이다. 갑(甲)은 껍질을 뒤집어쓴 모습으로 만물이 씨앗을 깨고 나오는 형상이고, 을(乙)은 다툼·삐걱거림 뜻의 알(軋) 자와 음 소리가 같음을 취해, 만물이 싹을 틔워 들고 뻗어나가는 모습이다. 병(丙)은 다 자란 줄기의 모습으로 밝게 드러내는 것이며, 꿋꿋하게 선 모습이 정(丁)이다. 무(戊)는 만물이 무성하게 일어나는 우거진 모양이며, 기(己)는 가지가 완전히 자라 성숙한 모습이다. 경(庚)은 만물이 숙연하게 가다듬어 고치는 것이며, 신(辛)은 음기가 새로워져 거두어들이는 것이다. 임(壬)은 맡을 임(任)으로서 양기가 만물을 그 아래에 두고 맡아 기르는 것이다. 마지막 계(癸)는 헤아리고 계책을 나타낸 규(揆)로서 만물이 법칙에 따라 싹트는 것을 상징한다. 십이지의 자는 번성할 자(滋)로서 만물이 앞으로 번성하게 될 싹이 움트는 것이다. 축은 뉴(紐), 즉 끈으로서 튼 싹이 아직은 끈에 묶여 성장하지 못한 것이다. 인은 펼침과 자라남을 이른 연(演)으로서, 만물이 자신을 드러내 처음으로 땅 위에 돋아나는 것을 의미한다. 묘는 무성함을 나타내는 무(茂)로서 만물이 무성하게 우거짐을 뜻한다. 진은 늘어나고 자라는 신(伸)으로 만물이 자라는 것이다. 사는 기(己), 즉 다 자라 이미 무성함이 지극하여 열매를 맺는 시기임을 이른다. 이상 여섯 자는 모두 양기가 점차 왕성해가는 모양을 나타낸 것이다. 이하 여섯 동물은 모두 음기가 아래로부터 올라오는 모양을 상징한 것이다. 오는 오(伍:섞임)로서 음기가 아래로부터 올라와 양기와 서로 섞이는 것, 미는 맛(味)으로서 만물이 이루어져 자양분이 많고 좋은 맛이 나게 되는 것이다. 신은 몸(신:身)으로서 만물의 본체가 완성됨을, 유는 노(老:늙음)·포(飽:배부름)자와 같은 음이라, 만물이 충분하게 성하면 노쇠함을 이른 것이다. 술은 벗거나 떨어짐을 나타내는 탈(脫)과 소멸의 멸(滅) 자와 같은 소리 음으로서, 사물이 떨어져 나가거나 소멸함을 이른다. 마지막 해는 씨앗인 핵(核)으로서 다음에 씨앗이 되는 것을 상징한 것이다.
  • [분양 하이라이트]

    [분양 하이라이트]

    영국풍 스트리트몰 조성하는 ‘브리티시 고덕’ 현대엔지니어링과 평택고덕피에프브이가 고덕 국제화계획지구 Ebc-2블록에 영국 테마 상업시설 ‘브리티시 고덕’(조감도)을 12월 분양한다. 힐스테이트 고덕 센트럴의 상업시설인 ‘브리티시 고덕’은 고덕국제신도시 내 최대 규모인 연면적 약 7만 1166㎡, 지하 1층~지상 5층, 555실 규모이며, 영국풍의 독특한 테마가 적용되는 스트리트몰로 조성될 계획이다. 중앙 광장은 ‘유니언잭 스퀘어’로 꾸며지며, 이벤트형 광장으로 활용된다. 분수 쇼와 영국의 대표적인 건축물인 빅벤을 모티브로 한 미디어 아트 등도 감상할 수 있게 만든다. 영국의 대표적인 문화콘텐츠들이 연출되는 공간도 마련한다. 영화 해리포터에서 급행열차가 출발하는 기차역 테마의 게이트 ‘킹스크로스’와 세계적인 포토스폿 비틀스의 횡단보도를 재현한 팝뮤직 테마명소 ‘애비로드’가 계획돼 있다. 그라피티 등 거리예술의 진수를 보여 주는 ‘브릭레인’도 들어설 예정이다. 교통망을 기반으로 광역 수요 흡수도 예상된다. 단지 인근에 BRT 정류장이 있고, 수도권 1호선 서정리역이 차량으로 약 6분 거리에 있으며, KTX(예정)·SRT·수도권 1호선이 정차하는 지제역도 차량으로 약 10분 거리에 있다.수도권 비규제지역 ‘e편한세상 가평 퍼스트원’ 대림산업이 내년 1월 경기 가평군 가평읍 대곡리에 ‘e편한세상 가평 퍼스트원’(조감도)을 분양한다. 가평 최초의 대형 건설사 브랜드 아파트다. 단지는 지하 3층~지상 27층 4개동, 전용면적 59~84㎡ 472가구 규모로 수요자 선호도가 높은 중소형 평형으로 구성된다. 반경 1㎞ 내에 하나로마트와 전통시장인 잣고을 시장(5일장)이 자리잡고 있고, 가평군청을 비롯한 관공서, 은행, 의료시설 등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또 직선거리 1.5㎞ 내에 경춘선·ITX 가평역이 있어 서울 청량리역까지 40분대, 용산역까지 60분대에 이동할 수 있다. 가평역에서 네 정거장 거리에 있는 마석역에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B노선이 정차할 예정이어서 서울 접근성은 더 높아질 전망이다. 가평군은 수도권 비규제지역으로 청약과 대출 규제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집값의 최대 70%까지 대출이 나오고 다주택자여도 주택 구매 시 대출이 가능하다. 또 당첨자 발표일로부터 6개월 이후에는 분양권 전매도 가능하다. 업체 관계자는 “가평 최대 규모와 최초 브랜드 아파트라는 상징성에 걸맞게 입지부터 상품까지 차별화를 둔 만큼 가평을 대표할 주거타운이 될 것으로 자신한다”고 말했다.
  • “브이로그 아녔어?”…인종 차별적 국제결혼 광고 규제 강화한다

    “브이로그 아녔어?”…인종 차별적 국제결혼 광고 규제 강화한다

    인종차별 내용을 담은 국제결혼 중개 광고 규제가 내년 상반기부터 대폭 강해진다. 관련 종사자는 다문화 이해 교육을 의무적으로 받아야 한다. 지난해 기준 다문화가족은 106만명(전체 인구의 2.1%), 다문화 출생아는 1만 7939명(전체 출생아의 5.9%)를 차지한다. 여성가족부는 외교부와 교육부, 국방부, 행정안전부 등 관계부처와 함께 ‘다문화가족 포용대책’을 11일 발표했다. 여가부는 우선 일부 국제결혼 중개업체가 광고에 얼굴이나 몸무게 등을 표기하거나 성 상품화·인종차별적인 내용을 담는 등 인권 침해적인 행위를 규제하는 법적 근거와 조항을 마련하고 점검을 강화하기로 했다. 현 결혼중개업법상으로는 성차별적인 내용을 정의하는 구체적인 기준이 부족해 처벌이 애매했던 탓이다. 국제결혼 중개업자는 다문화 사회 이해와 성 인지 감수성, 인권 보호 교육 등을 의무적으로 받도록 하는 법안도 마련하기로 했다. 아울러 최근 유튜브 채널을 중심으로 유행하는 영상일기(브이로그) 형식의 불법 광고를 규제하는 규정을 마련하고 모니터링 체계를 강화하기로 했다. 여가부가 단속 총괄을, 산하기관인 한국건강가정진흥원이 실시간 모니터링과 신고 접수를 맡기로 했다. 경찰청과 방송통신위원회는 여가부로부터 넘겨 받은 위반업체에 삭제나 접속차단, 행정처분, 형사처벌 등의 제재를 한다. 중앙행정기관과 지방자치단체가 발행하는 간행물과 교육자료 등을 대상으로 인종차별적인 요소를 가려내는 모니터링도 강화한다. 사전 컨설팅을 담당하는 ‘다문화 모니터링단’도 운영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여가부는 기관마다 인종 차별적 요소를 자체 점검할 수 있도록 체크리스트를 마련해 배포하고 간행물을 제작할때 자문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한다. 특정 문화와 인종, 국가 등에 차별이나 편견을 조장하는 혐오 발언을 금지하는 법적 근거도 마련한다. 여가부 관계자는 “벌금 부과 등 처벌 기준은 만들지는 않지만 다양한 인종간에 상호 존중을 위한 사회 환경을 가꿔가자는 취지로 상징성을 띤 법적 근거를 해놓자는 의도”라고 설명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머스크에 HP까지… ‘실리콘밸리 떠나기’ 이번엔 진짜일까

    머스크에 HP까지… ‘실리콘밸리 떠나기’ 이번엔 진짜일까

    “(캘리포니아에서) 내 시간을 잘 쓴 것은 아니다. 최근에 텍사스로 이주하게 됐다. 캘리포니아는 오랜 시간 동안 이겨 왔고 이를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것 같다. 그래서 현실에 안주하는 경향이 있고, 챔피언 결정전에서 우승하지 않으려는 것 같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미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에서 20년간 살았던 집을 처분하고 텍사스로 이주하면서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밝힌 내용이다. 머스크는 실리콘밸리에 대해 “세상에 너무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지만 (앞으로) 실리콘밸리의 영향력이 줄어드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머스크는 전 세계에 미국을 대표하는 기업가이기 때문에 이 같은 메시지는 실리콘밸리 기업인들에게 묵직하게 전해졌다. 실리콘밸리를 떠나겠다고 선언한 비즈니스 리더가 머스크 혼자는 아니다. 데이터 기업 팰런티어의 창립자인 조 론스데일과 드롭박스 창업자이자 CEO 드류 휴스턴, 스플렁크의 CEO 더글러스 메리트도 자신은 물론 가족과 함께 실리콘밸리를 떠나 택사스 오스틴으로 이전한다고 공개했다.실리콘밸리 유명 밴처캐피탈 중 하나인 블럼버그캐피탈의 데이비드 블럼버그 창업자도 실리콘밸리를 떠나 마이애미로 이주한다고 밝혔다. 특히 블럼버그는 지난 11월 28일 페이스북 게시물에서 ‘실리콘밸리 탈출’ 사실을 공개하며 “샌프란시스코 지역 수준과 캘리포니아의 열악한 주정부 거버넌스가 우리를 쫓아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개인은 이사하면 되지만 회사 전체를 이전하는 것은 쉽지 않다. 하지만 지금은 ‘회사’ 차원의 탈(脫)실리콘밸리 움직임도 감지된다. 가장 큰 사건은 HP의 텍사스 이전 발표였다. HP엔터프라이즈(HPE)가 본사를 실리콘밸리(새너제이)에서 텍사스 휴스턴으로 이전한다고 발표한 것이다. HP의 본사 이전 발표가 큰 주목을 받은 이유는 HP는 ‘실리콘밸리를 만든 회사’였기 때문이다. HP는 빌 휴렛과 데이비드 패커드가 지난 1938년 팰로앨토의 차고에서 창업하며 시작됐다. HP는 실리콘밸리의 혁신 문화로 일컬어지는 밴처캐피탈, 공동창업, 차고(개러지) 창업의 원조인 회사다. HP는 창업 후 사운드를 테스트하는 장비(HP Model 200A)를 내놓아 인기를 끌었고 1966년에는 최초의 개인용 컴퓨터(PC), 1972년엔 PC의 원조 격으로 불리는 HP35를 만들었다. 이 같은 개발로 HP 본사가 위치한 지역이 ‘실리콘밸리’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HP는 PC 및 프린터 사업부와 엔터프라이즈 사업부로 분사됐고 여전히 핵심 연구개발(R&D)센터는 새너제이에 두고 있지만 역사적 상징성이 있는 HP가 텍사스로 이전한다는 것은 ‘신호’(시그널)로 받아들여지기 충분했다. HP와 함께 사이버 보안 분야 유니콘 기업인 태니엄도 본사를 에머리빌에서 시애틀 지역으로 이전한다고 밝혔다. ●샌프란시스코 사무실 공실률 2배로 증가 실리콘밸리 지역의 집값은 비싸기로 유명하다. 미국 내에서도 뉴욕 맨해튼과 더불어 가장 비싼 지역으로 꼽힌다. 그럼에도 삶의 질은 높지 않다. 노동 강도가 높고 경쟁이 치열해 스트레스 지수가 높다는 지적도 있다. ‘탈실리콘밸리’ 트렌드는 한순간에 온 것이 아니다. 코로나 팬데믹 이전에도 이런 움직임은 있었다. 미국 인구조사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9년 실리콘밸리를 포함한 캘리포니아 주민들의 순손실(이주민보다 타주로의 이주가 많은 사례)이 17만 3000만명이었다. 2018년 19만 122명에서는 줄어든 수치지만 이탈은 계속됐다. 하지만 2020년 연말에 공개적으로 ‘탈실리콘밸리’ 목소리가 높아지는 것은 실리콘밸리 기업 문화와 주 정부의 세금 등 규제 수준이 갈수록 높아지는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재택근무’가 확산되고 원격으로도 회사가 잘 운영될 수 있다는 것이 증명되면서 값비싼 실리콘밸리에 본사가 있어야 하느냐는 질문이 제기된 것이 ‘탈실리콘밸리’의 주요 이유다. 실리콘밸리는 구글, 페이스북, 애플, 넷플릭스, 우버 등 혁신 기업이 탄생하고 성장한 지역이지만 그로 인해 생활비가 크게 올라가고 도로가 혼잡한 데 비해 대중교통은 매우 열악해서 삶의 질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기술주가 급등하고 기업공개(IPO) 열기로 새로운 백만장자가 속속 등장하고 있지만 ‘샌프란시스코의 호황기는 끝났다’는 말이 나온다.리얼터닷컴 조사에 따르면 샌프란시스코 스튜디오 아파트 평균 임대료는 전년 대비 35% 하락한 2100달러였고 1 베드룸 비용도 27% 떨어진 평균 2716달러를 기록했다. 샌프란시스코의 집값은 크게 하락하고 있지 않지만 렌트비가 하락한다는 것은 언제든 이동 가능한 노동자들이 샌프란시스코를 떠날 수 있다는 분명한 신호다. 샌프란시스코는 사무실 렌드비도 하락했다. 부동산회사 CBRE에 따르면 샌프란시스코의 사무실 공실률은 올해 약 두 배인 8.3%를 기록했으며 임대료를 거의 9%나 낮췄다.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핀터레스트는 팬데믹 기간 중 사무실 임대를 해지하기 위해 거의 9000만 달러를 지출해야 했다. 전 직원이 재택근무에 나서면서 사무실이 필요 없게 됐다는 이유였다. 오픈도어도 샌프란시스코 사무실 임대를 조기에 해지하려고 위약금을 520만 달러나 지불했다. 실리콘밸리에 있던 한인 스타트업 중에서는 타파스미디어 김창원 대표와 어메이즈VR의 이승준 대표가 각각 LA 지역으로 회사와 근거지를 옮겼다. 타파스미디어와 어메이즈VR은 모두 콘텐츠 기업이다. LA 지역이 콘텐츠 기업에 더 어울리지만 실리콘밸리의 높은 렌트비가 이주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 김 대표는 “콘텐츠 기업은 LA에 본사를 두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특히 팬데믹에 재택근무가 원활하게 되면서 기존 본사(실리콘밸리)에 계속 비싼 렌트비를 주고 있을 이유가 없어졌다”고 말했다.●개인 소득세 없는 텍사스가 각광받아 재택근무는 트렌드다. 코로나 팬데믹이 끝나면 다시 돌아올 수 있다. 하지만 세금과 규제 이슈는 기업가와 기업들에 ‘항구적 이전’을 고려하게 한 핵심 이유다. 특히 탈실리콘밸리의 실질적인 이유는 ‘세금’인데 이는 가장 많이 이주한 텍사스 지역이 개인 소득세가 없는 곳이라는 점에서 알 수 있다. 미국 인구조사국 조사에서도 8만 2000명의 캘리포니아 주민들이 텍사스주로 이사했다. 캘리포니아주의 최고 세율은 미국 내 최고 수준인 13.3%이다. 올해 캘리포니아주는 최고 세율을 16.8%로 올리려다 인상안이 주 의회를 통과하지 못하면서 좌절됐다. 하지만 적지 않은 전문가들은 캘리포니아주 정부가 2021년에 2020년까지 소급 적용해서 세금 인상을 추진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화가 난 기업가들이 이전을 적극 고려했으며 머스크가 앞장섰다는 분석이다. 텍사스 이주를 선언한 머스크는 지난 2018년 테슬라에서 500억 달러 상당의 스톡옵션을 받았는데 텍사스로 이사한 뒤 이 옵션을 행사하면 주 소득세는 내지 않아도 된다. ●바이오 기업 등 속속 탄생해 영향력 여전 캘리포니아의 부자들, 그리고 기업을 만들어 큰 부를 만들어 내고 싶은 스타트업 창업가들은 이제 기존의 유일한 선택지였던 실리콘밸리 외에 다른 옵션도 고려할 수 있게 됐다. 실리콘밸리 내 전문가들도 HP 등의 결정이 ‘경고신호’라고 입을 모았다. 샘 리카르도 새너제이 시장은 월스트리트저널에 “지금 실리콘밸리는 주택, 세금, 규제 부담 등으로 이 지역에 머물고자 하는 기업들을 떠나가게 하고 있다. 회사들을 악처럼 묘사하는 것을 그만두고 그들과 협력해서 강력한 회복을 위한 길을 계획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같은 흐름이 실리콘밸리 경쟁력을 떨어뜨리진 않는다는 지적도 많다. 여전히 구글, 애플, 페이스북 등 글로벌 톱 기업들이 몰려 있고 바이오, 헬스케어, 푸드테크, 모빌리티 등 신산업이 속속 탄생하고 있으며 최고 수준의 젊은 인재들이 가장 오고 싶어 하는 지역이 바로 ‘실리콘밸리’이기 때문이다. 스탠퍼드대와 UC버클리 등 대학들도 글로벌 10위권 안에 들어가기 때문에 코로나 팬데믹이 점차 사라지면 다시 실리콘밸리 경쟁력이 회복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더 밀크 대표
  • 300m 내 다닥다닥… 대구 ‘마트 삼국지’ 승자의 생존법 이것!

    300m 내 다닥다닥… 대구 ‘마트 삼국지’ 승자의 생존법 이것!

    대구 칠성동 대형마트 대전(大戰)의 승자는 ‘이마트’였다. 칠성동 침산사거리를 중심으로 반경 300m 안에 이마트와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빅3’ 대형마트가 들어서면서 몇 년 동안 이들 대형마트는 총성 없는 치열한 영업 전쟁을 벌였다. 9일 대구 유통업계에 따르면 1997년 9월 칠성동에 제일 먼저 깃발은 꽂은 홈플러스 대구점은 최근 매각됐고, 내년까지만 영업한다. 홈플러스 1호점으로 옛 제일모직 터에 지은 칠성동 홈플러스는 개점 이후 수년간 전국 최고의 실적을 올리는 등 승승장구했다. 2001년 2437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당시 홈플러스를 운영한 삼성물산은 그룹 주력 기업 중 하나였던 제일모직의 상징성을 고려해 이곳에 자리잡았다고 한다. 여기에 도전장을 내민 것은 이마트 칠성점. 2002년 4월에 홈플러스 대구점 600m 떨어진 곳에 둥지를 틀었다. 롯데마트 칠성점은 가장 늦은 2017년 12월 인근 전통시장 상인들의 반대, 북구청과의 소송전 끝에 어렵게 문을 열었다. 3여년간 지속되던 이들 대형마트 3사의 유통 전쟁은 롯데마트 칠성점의 연말 폐점으로 막을 내리게 됐다. 이어 홈플러스 대구점도 내년 말 문을 닫는다. 롯데마트 칠성점에는 49층 규모의 주상복합아파트 단지가 들어선다. 이들의 흥망성쇠는 예상됐던 결과라는 것이 현지 업계의 분석이다. 오프라인 유통업이 내리막길로 들어선 가운데 한정된 지역에서 대형마트 3개가 공존하기는 쉽지 않았다는 것이다. 더구나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한 매출 부진에 대형마트들이 어려움을 겪었다. 롯데마트 칠성점의 경우 이미 대형마트 영업이 하락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경쟁 점포가 2개나 있는 곳에 뛰어들어 무리였다는 지적이다. 한때 롯데마트 칠성점은 새로운 매장 구성과 다양한 편의시설 등을 앞세워 매출면에서 홈플러스 대구점을 따라잡았지만, 시장이 포화 상태인 데다 불편한 동선 등으로 인기를 이어 가는 데 실패했다. 홈플러스 대구점도 시설이 노후된 데다 매장도 협소해 대형마트 후발 주자와의 경쟁에서 밀렸다. 반면 이마트 칠성점은 넓은 야외 주차장 등 편의성을 앞세워 유통대전에서 최후의 승자가 됐다는 평가다. 지난해 홈플러스의 2배가 넘는 실적을 올렸다. 지난 4일에는 개점 19년 만에 식품 매장을 확대하고 전자제품 전문 매장인 일렉트로마트를 선보이며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섰다. 이마트 관계자는 “온라인에 밀려 오프라인 시장이 불황이지만, 오프라인의 강점으로 내세울 수 있는 신선식품을 강화해 불황을 이겨 내겠다”고 말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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