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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한동 고문 행보 심상치 않다

    ◎전·노씨 면회 공언·DJ­JP도 만날 계획/여야 넘나들며 여론 지지 높이기 안간힘 신한국당 이한동 고문의 발걸음이 심상찮다.임시국회 소집 문제와 관련,여당에서 절대 반대인 「여야동수특위 구성」을 주장하더니 DJ도 만나고 JP도 만날 계획을 잡고 있다.정확한 회동날짜는 잡혀지지 않았지만 여야를 넘나드는 「큰 정치」가 그의 복안인 것 같다. 이고문은 더이상 여권 핵심부의 눈치도 살피지 않는 모습이다.전두환 노태우 두 전직대통령을 구치소로 면회가겠다고 공언한게 대표적인 사례다.이고문측은 17일 면회가능성이 높다고 전한다.그럴 경우 경선주자로서는 처음 전·노씨를 면회하는 상징성이 있다. 이고문의 이같은 행보는 당연히 경선을 겨냥한 것으로 읽혀진다.구여권세력을 적극 껴앉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안정희구 성향의 민심을 자극하는 동시에 보수대표로서의 입지를 더욱 굳히겠다는 전략이다.2위권을 맴도는 대의원 지지도와는 달리 국민적 인기도에서는 항상 하위권에 처져 있는 상황의 반전도 내심 기대한다.최규하 전 대통령을 예방한것이나 이춘구 전 민자당대표를 만난 것도 같은 맥락이다.핵심측근은 『이고문이 「사고」를 많이 칠 것』이라고 귀띔했다.17일에는 김덕룡 의원의 경선출정식에 참석,축사를 한다.김의원이 고교(경복고)후배라지만 그의 참석은 보수와 개혁의 연대가능성과 관련지어 구설수에 오를게 분명하다.여권의 양대 산맥인 민정·민주계 「적자」간 연대설은 벌써 흘러나오고 있다.곧이어 민정계 모임인 「나라회」출범식에도 얼굴을 드러낸다.점점 「스펙트럼」을 넓히고 있는 이고문이 경선에서 어떤 결과를 얻을지 주목된다.
  • 여당 경선 성공하려면(김호준 정치평론)

    한달보름 앞으로 다가온 신한국당의 대통령후보 경선에서 투표권을 행사할 대의원수는 약1만2천400명에 달한다.종전의 4천500명에 비하면 무려 3배가 늘어난 것이다.지난해 미국 대통령후보 예비선거 당시 공화당 대의원 1천990명,민주당 4천289명에 비하면 더욱 엄청난 규모다.신한국당 대의원수가 미국 정당들보다 많다는 것이 그들보다 더 민주적이라는 것을 뜻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한국적 현실로 본다면 대의원의 대폭 증원이 경선의 민주화와 공정성을 크게 향상시킨 조치임엔 틀림없다.1만명이 넘는 대의원을 상대로 금권선거를 편다는 것이 사실상 어렵게됐다고 한다면 그만큼 민심이 투영될 여지가 커졌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신한국당의 경선이 성공하자면 이제 남은 문제는 당의 공정한 선거관리와 주자들의 페어플레이,그리고 대의원들의 현명한 선택일 것이다. 신한국당 경선에서 「김심」,즉 당총재인 김영삼 대통령의 의중은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칠 변수의 하나임에 틀림없다.그러나 김대통령이 2·25담화에서 『중립』을 선언한뒤 최근 당내주자들에게 『경선의 엄정한 관리』를 공언한 것을 보면 「김심」은 중립으로 간주해도 무방할 것 같다.일부 주자들이 불공정시비의 대상으로 삼고 있는 이회창대표의 대표직 유지문제 역시 후보등록을 하지 않은 현단계에서는 크게 떠들 일이 못된다고 본다. 앞으로 신한국당 경선에서 가장 우려할 일은 이른바 「8용의 전쟁」으로 지칭되는 후보난립과 마치 「부동표 매집상」을 연상케하는 계파들의 명분없는 세력화다.만일 신한국당 경선이 후보난립과 계파발호로 인해 과열·혼탁 양상에 빠진다면 당의 일체성이 무너지고 승자는 「상처뿐인 영광」만을 안게돼 목표하는 정권 재창출이 빗나갈 수가 있다.뿐만 아니라 오는 12월 대선을 「차분하고 돈안드는 선거」로 만들려는 국민적 열망에도 찬물을 끼얹는 결과가 될 것이다. ○후보난립·계파 세력화 우려 신한국당의 대통령후보로 뛰겠다고 나선 「용」들은 비교적 덕망과 양식이 있는 사람들이어서 지탄받을 과열경쟁은 꽤 자제될 것으로 보인다.문제는 선거를 대목으로 여겨서 무언가 한건 하려는 중간 보스들의 행세가 가져올 혼탁상일 것이다.당내 민주계가 주도하는 「정발협」의 출범과 민정계 중진중심의 「나라회」결성은 이러한 우려를 현실화시킨 느낌이 없지 않다. 중립을 표방하며 유력한 주자를 모두 잠재적 지지후보로 꼽고 있는 「정발협」의 경우 「본선」에서 당선될 사람을 밀어주겠다고 한다.가치관이 결여된 이런 입장은 한마디로 말해 기회주의라는 생각 밖에 들지않는다.여당내 최대세력을 자부하는 계파라면 먼저 자신들이 지향하는 이상과 정책을 제시하고 거기에 맞는 사람을 지지하겠다고 해야 옳을 것이다.그렇지않고 당선 가능성 위주로 지지후보를 선택하겠다는 것은 해바라기처럼 「권력의 해」만을 좇겠다는 이야기와 다를바 없다.더욱이 다른 계파까지 끌어들여서 세불리기에 열을 올리는 모습은 부동표까지 긁어모아 한건 크게 해보겠다는 속셈으로 밖에 비치지 않는다. 민주계가 민주화와 개혁의 주도세력으로 칭송됐던 것은 과거의 일이다.지금은 오히려 대통령보필을 잘못했다며 그들의 부패와 무능을 비판하는 소리가 많다.그런 계파가다시 정권창출을 주도하겠다고 나서려면 적어도 다른 계파를 압도하는 강한 명분과 상징성이 있어야 한다.계파원 숫자가 좀 많다고 해서 정권창출의 정당성과 대표성이 부여되는 것은 아니다. ○지역주의 극복에 앞장서야 민정계도 느닷없는 세력화 추진이 민주계 결속에 대응하려는 조건반사에서 나온 것이라면 생각해볼 문제다.여권의 적자라고 자임하는 계파라면 주도권 다툼을 위한 분파행동보다는 지역주의 등 적폐해소에 앞장설 일이다.사실 『TK주자가 또다시 나오는 것은 지역감정 해소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허주(김윤환 의원)의 영남배제론은 침묵으로 대할 주제가 아니다.여권은 이 문제를 정면으로 다루어 고민하는 모습을 국민앞에 보여주어야 한다.이번 대선도 과거처럼 「영남 몰표」에 기대해 손쉬운 승리를 취할 것인지,아니면 지역주의를 극복하는,어렵지만 의미있는 싸움을 시도할 것인지는 여권이 진지하게 논의해야할 과제다. 가치관에 동질성이 없는 표의 결속은 엉뚱한 흥정만 부르고 시대요청과 동떨어진 합종연횡으로 전락할 우려가 있다.후보난립과 계파발호를 경계하는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이다.대의원들을 교묘하게 엮어서 민심에 어긋나는 세몰이를 하는 일은 배척해야 한다.사람들은 지금 대선후보들이 출연하는 각종 토론회를 통해 나름대로 후보자질을 검증하고 있다.공연히 대의원들을 패거리 놀음에 끌어들여 혼란시키지말고 가만히 놔두어 순수성을 발휘하게 해야한다.그것이 민심과 천심을 얻는 길이다.〈논설주간〉
  • DMZ 보전이 개발보다 이익이다/이중한 사빈 논설위원(서울논단)

    지역개발 열풍에 합류해 여러가지 개발안이 만들어지고 있었던 비무장지대(DMZ)생태계가 다행히 보전쪽으로 가닥을 잡은것 같다.21일 세계화추진위원회가 「절대보전지구」로 지정할 것을 정부에 건의하고,이어 23일에는 환경부의 「자연유보지역」지정안이 경제장관회의에서 확정됐다.자연환경보전법 개정을 통해 시행될 이 안은 통일 등의 사유로 「우리나라가 관할권을 행사하는 날」부터 즉각 자연유보지역으로 지정한다는 강력한 의지를 담고 있다.한마디로 통일 후에도 개발하지 않겠다는 뜻이다.근자에 드물게 바른 방향을 잡은 정책이다. 인접지역 주민과 지자체들은 개발이 제한됐다는 아쉬움을 좀처럼 버리지 못할 것이다.기회가 있을 때마다 그린벨트 경우와 같이 이를 다시 완화하려는 노력이 지속될 가능성도 크다.이에 대한 대안도 일부 마련한 것 같다.환경부가 DMZ 생태계 보전과 지속 가능한 이용을 위해 보다 광범위하고 장기적인 종합계획을 수립하고,앞으로 DMZ 보전으로 얻어지는 자연적 산물이나 이익은 인접지역 주민에게 우선적으로 제공한다는 원칙을 세운 것이다.이점 역시 그간 막연했던 논의와 정책태도에 비추어 진일보한 정리라고 하겠다. ○보전이익 주민에 돌려야 그렇다 해도 이런 저런 논란은 있을 것이다.따라서 이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DMZ보전이 개발보다 더 많은 생산성과 이익을 줄수 있다는 경제적 설득력을 만드는 일이 아닐까 한다.현재 DMZ 보전 의미는 주로 희귀 동식물과 고인돌 등 역사적 유물이 많다는 것으로 설명되고 있다.그러나 세계 생태학계만 해도 희귀종에 주된 관심을 갖는 것은 아니다.어느날 갑자기 인위적으로 인적을 끊은뒤 40년 이상 가장 자연스럽게 동식물이 서식하고 성장해왔다는 점에서 특별한 지역이라는 관점이 더 큰것이다.이때문에 유엔과 유네스코도 인간과 생물권 계획의 한 부분으로 「생물권 보전지역」지정을 바라고 있다.그리고 앞으로 전세계 생태학자들의 끊임없는 연구대상이 될것이다.국정지표인 세계화에도 이보다 효율적인 프로젝트가 있을리 없다. ○자연그대로가 관광상품 실리적으로도 마찬가지다.21세기 최대산업으로 전망되는 관광산업 소재로서 가장 시의적절한 대상이다.세계관광조류는 최근 역사유물관광으로부터 환경생태관광으로 바뀌고 있다.환경오염의 인식이 커져서라기보다 규격화된 현대도시의 삶에 저항하는 인간의 심성은 드디어 있는 그대로의 자연을 갈망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에 연유해 지금 개발되지 않은 아시아지역 관광이 급속도로 신장하고 있다.네팔의 소달구지여행,인도양의 투라기리 환초여행등이 새로 개발된 인기 상품이다.DMZ 자연은 있는 그대로가 이미 성공한 관광프로그램이다.자연의 변화양상만이 아니라 전쟁과 평화가 공존했던 상징성은 20세기 최대의 세계적 유산이기도 하다.르완다는 곡물·목축용 수송로를 신설하기 위해 고릴라들의 서식처 산림을 파괴하려다가 이를 환경여행자들에게 내놓고 그대신 입장료를 170달러씩 받기로 했다.이렇게 비싸도 관광객은 찾아왔고 이제 주민은 스스로의 이익을 위해 환경보호에 나서고 있다. 이 시대 새롭게 성장하고 있는 또다른 산업에 이벤트산업이라는 것이 있다.월드컵이나 EXPO같은 대규모 행사를 뜻하기도 하지만 테마파크 같은 공원만들기도 이 범주에 든다.이 산업의 수익성 역시 나날이 증가하고 있다.테마파크 대상으로서도 비무장지대는 특별히 손을 대지 않을수록 더 탁월한 소재가 될수 있다.손대지 않은 DMZ를 배경으로 조용한 지역을 오히려 더 넓히고 그 남북지역에 테마공원을 만드는 것이 아파트나 공장을 짓는 것보다 더 경제적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는 발상이 필요하다. 지난해부터 소규모로 생태계 탐방코스가 개발되고 있기도 하다.그러나 좀더 침착하게 프로그램에 접근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DMZ는 인적이 적을수록 가치가 높은 상품이다.쉽사리 프로그램을 만들기보다 과학적으로 점검하고 더 많은 아이디어를 세계적으로 모으는 것이 관심을 증대시키는 전략으로서도 의미가 있다.그리고 보전하면서 더 크고 길게 이익을 얻을수 있다는 인식전환 프로그램을 빠르게 구성해야 할 것이다.
  • 향후 정국 전망/한보 매듭… 대선정국 진입

    ◎“한두차례 「여진」뒤 정국 안정 회복”/현철수사 결과·야 공세 수위가 변수 한보 및 김현철씨 비리의혹으로 방향타를 잃고 표류하던 대선자금 정국이 15일 검찰의 현철씨 소환으로 중대 고비를 맞고 있다.늦어도 주말까지는 현철씨에 대한 구속이 집행될 전망이어서 정국은 새로운 기류에 휩싸일 것으로 보인다. 현철씨에 대한 사법처리가 대선정국의 돌파구가 될지는 불투명하다.새로운 국면을 맞는 것은 사실이지만,변수가 많은 정국상황을 감안할 때 방향을 예단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정치권의 대체적인 기류는 「현철씨의 사법처리」가 절차상 한보사태 매듭이라는 상징성을 갖고있어 어떤 형태로든 실마리가 풀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여권의 한 고위관계자도 이날 『오랜 국정표류에 대한 국민의 우려와 아들의 구속이라는 현직대통령의 결단이 상승작용을 일으키게 될 것』이라며 『한 두차례 여진을 거치면서 정국은 안정국면에 들어설 것 같다』고 말했다. 사실 정국은 여야를 막론하고 현 표류국면에서 머뭇거릴 여유가 별로 없다.향후 빽빽한 정치일정이 이를 반증한다.오는 19일 국민회의 전당대회에 이어 6월초 임시국회,6월24일 자민련 전당대회,7월 포항 보궐선거와 예산 재선거….여기에 신한국당의 전당대회 일정도 빠르면 다음 주중에 공개될 가능성이 높다. 싫든,좋든 정치권은 고비용 정치구조 개선과 대선 전초전에 당력을 집중해야 할 판이다.특히 19일 국민회의 전당대회가 끝나면 야권은 후보단일화와 내각제개헌 문제를 일괄타결할 야권 공동 협의기구를 구성,본격적인 협상국면에 접어들게 되고 여권도 경선국면에 돌입한다. 정국의 관심은 결국 이 두 문제에 쏠릴 공산이 크다.여권의 한 예비주자 측근도 『수립한 일정에 따라 이제 본격적인 대의원 접촉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한다. 물론 이같은 국면전개는 다분히 희망섞인 관측이다.대선자금과 그 잉여분에 대한 검찰수결과와 여권의 향후 입장표명 수위,그리고 야권의 공세가 문제다.야권은 대선자금을 대선전략 차원에서 접근하고 있는 만큼 고삐를 쉽게 늦출 것 같지 않다. 16일 시국수습을 위한 이회창 대표의 창와대 주례보고 내용이 방향을 예측할 첫번째 가늠자이다.
  • 지방으로 뛰는 여 주자들/부산·광주 주무대… 위원장 동원 세대결

    이달말이나 6월초 대선 예비후보군이 자연스럽게 정리되리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용」들의 지방나들이가 부쩍 잦다.부산과 광주가 주 무대다.대통령 지망생으로 한번은 들러야 하는 정치적 상징성이 그 어느 지역보다 큰 곳으로 평가되기 때문인 것 같다.경선 출마에 앞서 지지도도 헤아려 보자는 의지도 깔린듯 하다. 오는 10일 이회창 신한국당 대표를 비롯,박찬종 고문,김덕룡 의원(서울 서초을),이인제 경기도지사가 동아시아대회 개막식 참석차 김영삼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부산을 방문한다.4명의 주자들이 한꺼번에 지방을 찾기는 처음이다.그래서 「부산 회전」으로까지 표현된다. 이들은 공조직은 물론 지지인맥을 통해 「누가 더 많은 인사를 자리에 모을 것이냐」를 놓고 벌써부터 신경전이다.부산출신인 박고문은 물론 충청도 출신의 이대표,이지사와 호남의 김의원은 현 정권의 기반인 부산지역의 지지를 얻는게 경선에서의 최우선목표로 보고 부산시지부 당직자와 지구당위원장을 모셔오는데 바쁜 모습이다.특히 이대표와 김의원의 「세대결」은 새로운 흥미거리다.이대표가 시지부 당직자와 지구당위원장 대부분을 초청,간담회를 갖는데 이어 김의원도 간담회에 불참할 것으로 예상되는 일부 민주계 중진의원까지 참석시켜 간담회를 갖는다. 광주에는 5·18을 전후로 이대표,박고문,이지사 등이 찾을 예정이다.이대표는 17일 광주로 내려가 전남·광주지역 지구당위원장들을 만나고 18일에는 망월동 5·18묘역을 참배한다.이지사는 부산방문에 이어 11일 광주로 건너가 홍남순 변호사를 만나고 지구당위원장과 만찬을 겸한 간담회를 가진다.12일엔 5·18묘역을 참배하고 윤공희 대주교도 예방한다.박고문도 일정은 정하지 않았으나 18일쯤 광주를 방문할 계획이다. 지난 4월말 광주를 방문한 이수성 고문은 14일에는 대구방송 특별대담,16일에는 대전,20일 경남 양산 통도사 월하종정 예방,27일 춘천 한림대 특강,6월초 군산대 특강 등 외곽 다지기에 바쁘다.
  • 올 대선 가상시나리오/헌정사상 첫 「후보 TV토론」 등장

    ◎인기연예인 등 연설원 영입경쟁 치열/군중유세·플래카드 등 크게 줄어들듯 「말쑥한 차림의 여야 대선후보들이 알맞은 톤의 설득력있는 목소리로 자신의 비젼을 물흐르듯이 토해놓는다.통일과 경제난 치유,그리고 21세기 국가운영 비젼제시가 논전의 핵이다.간혹 상대후보가 그럴듯하게 내놓은 공약의 실현성에 의문을 표시,뜨거운 설전이 벌어진다. ○안방에서 후보 선택 방청석에 앉은 각 후보진영의 참모진과 코디네이터의 표정에는 긴장감이 역력하고 상대방과의 장·단점을 메모를 하느라 정신이 없다. 유권자들은 안방에서 TV를 통해 후보를 선택하고,곧이어 여론조사기관으로 부터 걸려온 전화에 자기의 평가를 솔직히 말한다.」­오는 12월 여야 각당 대선후보들의 가상 TV토론 모습이다. 고비용 정치구조 개선을 위한 여야 합의안까지 가려면 넘어야 할 「산」이 많다.그러나 92년 대선자금 파장으로 「깨끗한 선거,돈 안드는 선거」에 대한 여야간 이미 묵시적 합의가 이뤄져 있고,「TV토론」 등 기본 골격은 잡힌 상태다. 이를 토대로 할때 15대 대선의 하이라이트는 헌정사상 첫선을 보일 각당 후보간 TV토론이 될게 분명하다.지난 94년 지방자치 단체장선거에서도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게 여론조사기관의 평가다. 상대적으로 군중동원의 한계와 선거풍토 개선에 대한 열망으로 대규모 군중유세는 영향력이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모두 웬만큼 살게돼 과거처럼 혹한 속에서 후보의 사자후를 듣고 판단할 유권자들은 많지않고,후보들도 군중동원을 위해 돈을 쏟아부을 여력이 없다. ○후보 지방행도 줄어 군중유세는 15개 시·도에서나 볼 수 있고 후보들의 호화판 지방나들이도 줄어들 것이다. 대신 현행 7회에서 9∼10회 정도로 늘어날 후보와 연설원의 TV연설이 훨씬 비중을 더한다.각당은 참신하고 새로운 인물을 연설원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삼고초려」의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이게 되려 선거운동의 새 풍속도로 등장한다. 인기연예인과 사회통합에 상징성을 가진 원로들이 상한가를 치며 연일 언론의 주요기사로 보도될 것이다. ○홍보물 보기 어려워 거리에서 선거분위기를 느끼기도 힘들 것도 새로운 변화다.통행이 빈번한 도로나 주변 건물에 수없이 걸려있던 플래카드가 사라지거나 눈에 띄게 줄어들었기 때문이다.다만 각 정당의 지구당 건물이나 도심에서 「21세기를 ○○○후보와 함께…」 등으로 쓰일 한 두개의 플래카드를 접한다.선거때면 감초처럼 등장하던 「플래카드 신호등 가려 교통사고」라는 가십기사도 옛얘기다. 아파트나 지하철 부근에서 쉽게 볼 수 있었던 후보의 홍보물도 「하늘의 별타기」이다.만일 14대처럼 아파트 출입구 등에 홍보책자가 산더미처럼 쌓혀있다간 불법선거운동으로 중앙선관위의 수사를 받게될 것이다. 유권자들이 만날수 있는 홍보물은 후보들이 만든 1∼2종의 홍보물과 중앙선관위에서 후보들의 시안을 토대로 만든 소형책자가 고작이어서 가독률은 높아질 전망이다.
  • 이홍구·이수성 고문 단독 회동

    ◎한보사태·황씨 입국 등 정국현안 논의/“필요하면 언제든지 만나자” 여운 남겨 신한국당 이홍구·이수성 고문이 21일 상오 조찬을 겸해 전격 회동했다.고문들의 만남이 처음있는 일은 아니지만,두 이고문의 단독회동이 눈길을 끄는 것은 그들의 「상징성」 때문이다.한보사태 정치인 수사로 상처를 입은 민주계의 대안으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특히 이수성 고문은 입당후 다른 고문과의 개별접촉을 의식적으로 꺼려오던 터다.개인적으론 「상품성」 과시를 위해 바쁜 행보를 하고있지만,당과는 적당한 거리를 유지해왔다. 이날 회동도 그래서 서울대 법대 1년 선배인 이홍구 고문의 제의를 받아들이는 형식을 취했다. 두 이고문은 이날 한보사태와 황장엽씨 입국,정치개혁,권력분산론 등 정국현안을 폭넓게 논의한 것으로 알려진다.구체적인 발표는 없었다. 다만 이수성 고문은 회동후 『평소 친하게 지내온 선배 이고문이 연락을 해와 아침식사를 한 것』이라며 『필요하다면 언제든지 만날수 있다』며 여운을 남겼다. 따라서 당내 기반과 정서가 엇비슷한 두 이고문은 향후 대선구도와 관련해서도 많은 얘기를 나누었을 것으로 관측된다.우위를 확보한 사람에 대한 깨끗한 승복과 연대가능성을 타진했을 법하다는게 지배적 시각이다.
  • 21세기 카운트다운 전광판 세운다/문체부 청사에

    우리나라에도 서기 2000년을 앞두고 21세기 개막을 예고하는 전광판이 설치돼 카운트다운에 들어갈 계획이다. 송태호 문체부장관은 8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문화의 세기인 2000년의 도래를 알리는 전광판을 설치키로 했다』며 『미래구상과 설계를 소홀히 한 전세기 말의 우리과거를 회고하고 미래를 개척자 정신으로 열어갈 의지를 담는 상징성을 띠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서울 종로구 세종로 정부제1종합청사 맞은편 문체부 청사에 설치될 이 전광판에는 『문화의 세기가 오고 있다』는 캐치 프레이즈와 함께 2000년 1월1일을 기준으로 앞으로 남은 날짜수가 함께 기록된다.
  • 「쌀지원」 국민 거부감 해소 판단/정부 「대북민간지원」허용 배경

    ◎“동족 식량난 외면” 국내외 비판도 작용/「4자」 북한태도 따라 물량확대 가능성 정부가 이번에 기업까지 포함하는 민간차원의 대북한 쌀 지원을 허용하기로 한 것은 그간 남북관계에서 쌀이 지녀온 상징성에 비추어볼때 정부차원의 지원은 아니더라도 정부 대북지원책의 일대 전환으로 해석된다. 정부의 이같은 방향전환은 우선 극심한 식량난에 처한 북한주민에 대한 실질적 도움을 고려한 결과다.하지만 보다 실질적으로는 북한의 4자회담 설명회에서 물꼬가 트인 남북한간의 대화분위기를 고조시켜나가야 할 필요성과 함께 쌀 지원에 대한 국민들의 거부정서가 해소됐다는 인식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또 한편으로는 동족인 남한정부가 북한의 식량난을 외면 내지는 오히려 외부지원을 방해하고 있다는 국내외 비판여론도 적지않게 감안됐으리라는 분석이다. 정부는 지난 95년의 15만톤 쌀 지원 이후 북한에 대한 정부차원은 물론 민간차원의 쌀 지원도 엄격히 금지해왔다.표면적으로는 국내 쌀 사정 악화와 북측의 군량미 전용가능성 등이 금지의 주된 이유였다.그러나 실제로는 당시 쌀 수송선의 인공기 게양에서 비롯된 국민정서의 악화와 쌀지원을 협상에서의 북한측 태도변화에 연결시키려는 정부의 협상정책이 보다 크게 작용한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비록 민간차원에 국한되기는 했지만 이번 쌀지원 허용은 정부의 대북 유화메시지의 성격이 강하다.이와 관련해서는 이번 조치가 지난 26일 남북한과 미국간 3자 실무접촉 결과를 우리정부가 긍정적으로 평가한 직후에 나왔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4자회담등 앞으로의 남북관계에서 북한이 긍정적 태도를 보일 경우 지원물량을 확대할 수 있음은 물론 정부차원의 대규모지원도 북한의 하기나름에 달려있다는 메시지를 담은 것으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정부당국자는 이와관련,『이번 조치는 북한에 실질적 도움을 주는 것은 물론 북한의 태도변화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평가했다.
  • 작가 한승원씨 신작 「연꽃바다」 펴내

    ◎아버지 임종앞둔 「패륜의 집안사」/“모든 탐욕·번뇌는 지나친 인간중심의 폐해” 중진작가 한승원씨(58)가 원고지 600매쯤 되는 신작장편 「연꽃바다」를 세계사에서 펴냈다. 소설의 배경이 되는 매실농장은 땅끝 남쪽바다를 향해 툭 트여 열려있으면서도 인간들의 극한 탐욕이 들끓는 닫힌 공간이기도 하다.이같은 설정에다 등장인물의 대사가 지니는 상징성때문에 소설이라기보다 한편의 신화적 비극같은 분위기를 풍긴다. 청정해역 선포와 함께 번창일로를 달리게 된 포구지역에 위치해 금싸라기 땅이 된 농장을 남기고 아버지 박주철이 혼수상태에 빠지자 고명딸인 윤혜는 이복동생 윤석이 농장을 혼자 먹지 못하게끔 또다른 이복형제 윤호를 불러내린다.이들이 농장을 서로 차지하려 다투는 과정에서 맏형 윤길의 죽음에 관련된 비밀,맏형수와의 근친상간 등 입에 담지못할 패륜의 집안사가 마구 터져나온다. 지난해 9월부터 소설속의 매실농장처럼 바다에 면한 고향 장흥의 집필실에 틀어박혀 원고를 썼다는 한씨는 『모든 탐욕과 번뇌가 결국 지나친인간중심주의의 폐해이며 「연꽃바다」는 우주가 인간을 넘어 자연의 미물 모두에게 열려있음을 상징하는 제목』이라고 설명했다.
  • 종정의 사표(외언내언)

    조계종 신도 1천여만명,스님 1만3천600여명,사찰 1천700여개를 거느리고 있는 한국불교의 으뜸종단.해방후 새로지은 사찰과 암자를 제외하면 전국에 산재해있는 고찰 거의 전부가 이종단 소속이다.법맥계승의 정통성이나 교세에서 한국불교=조계종이라고 해도 크게 틀리지 않는다. 이 종단이 배출한 불교계의 거봉도 수없이 많다.조선조 말엽 선종의 중흥조로 추앙받았던 경허대선사를 비롯,만공 용성 효봉 청담 탄허 성철스님 등 당대의 선지식이 조계종의 법맥을 이어왔다. 이 종단의 법통을 대표하는 어른은 종정 스님.종단행정이 총무원장중심제로 되어 있어 실권은 없지만 그 상징성과 영향력은 막강하다.현 종정은 통도사 방장인 월하스님.지난 94년 5월14일 제9대 종정으로 추대 됐다.18살때 출가한 그는 58년동안 통도사에서만 수행해온 원로스님.엄격하기로 유명했던 성철스님에 비해 소탈하고 부드러워 「이웃집 할아버지」 같은 풍모를 지니고 있다. 문중의 최고 어른이면서도 신도들과 함께 어울리기를 좋아 하고 시자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청소와 빨래를 직접 한다.돈 많은 신도가 승용차를 사드리겠다고 여러번 간청했지만 끝내 거절하기도 했다. 이처럼 소박한 월하종정이 최근 열린 원로회의에서 돌연 사표를 제출,종단에 큰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월하종정은 『취임당시 1년만 하겠다고 했는데 이미 2년이 지났으므로 더 이상 이자리에 앉아 있을수 없다』고 그 이유를 밝혔다는 것이 총무원의 해명.그러나 종단주변에서는 월주 총무원장의 종단운영에 불만을 품고 사의를 표명 한 것으로 보고 있다.종정 스님의 사표제출은 종단으로서는 큰 사건이다.종단의 어른이 임기(5년)도 끝나기전에 물러나겠다고 선언한 자체도 그렇지만 그동안 종정자리를 놓고 종단내의 문중끼리 치열한 다툼을 벌여 왔기 때문.이번에는 어떻게 결말이 날지 알수없지만 이것이 종단내분으로 번지지 않고 원만하게 수습되기를 기원한다.
  • “신청사 건립 시정발전 전략기반 돼야”/안재혁(발언대)

    서울시는 21세기를 이끌어갈 비전과 상징성을 갖춘 신청사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본격 자치시대를 맞아 시 청사의 기능도 단순히 공무원들의 업무처리 공간에서 시민과 의회 그리고 시직원이 함께 시정을 논의하고 집행하는 시민자치의 요람으로 개념이 바뀌게 되었다.따라서 신청사는 시민 편익시설 등 각종 시민친화적 공간을 고루 갖춘 「시민센터」로서 환경변화에 효율적으로 대처해야 할 뿐만 아니라 선진 외국에서와 같이 시민들이 자긍심을 가질수 있는 도시의 상징물 역할도 해야 한다. 하지만 현청사는 일제에 의해 건립된지 70여년이 지난 노후 건물로 유지보수 비용이 많이 들고 지나치게 좁아 시청의 각종 사무실이 9곳에 분산돼 있다. 지난 94년 서울대 행정연구소가 설문조사한 결과 시민의 72%가 신청사 건립에 찬성하고 있다.시 청사의 개념 변화에 따른 시설을 수용하기 위해서는 최소 2만5천평 이상의 부지가 필요한데 현청사 부지는 3천800평으로 매우 협소하며,주변 사유건물을 수용할 경우 보상비로 막대한 재정적 부담을 갖게 되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실정이다.현재 건립중에 있는 부산시청사 부지도 2만4천500평이며,대전시는 2만800평 규모이다.구대법원 부지와의 연계 문제는 세장형 토지로서 문화재 보존지구로 토지이용률이 낮을 뿐만 아니라,시청앞 교통광장 아래로 지하철 1·2호선이 교차됨으로써 사실상 사업 추진이 곤란하다.현재 검토되고 있는 동대문운동장,뚝섬지구,보라매공원,용산지역,여의도광장 등 5개의 신청사 건립 후보지는 통일시대와 21세기를 준비하고 시민중심의 시정발전과 민선자치의 조기 정착의 계기를 마련하기 위한 충분한 공간확보가 가능하다.또 서울의 청사로서 상징성이 부각될 수 있고 접근성,친근성,인지도가 양호하며 경제적 부담이 적고 사업의 조기착수가 가능한 지역이다.특히 도시균형발전을 목표로 추진중인 도시기본계획에서 제시하는 부도심권 육성을 통한 다핵화 도시공간구조 개편에 부합하는 곳으로 주변의 개발효과를 기대하는 곳을 선정하였다.1천1백만 인구와 거대한 기능을 가진 서울이 대도시 기능을 적절히 수행하기 위해서는 각 지역이 특성에 맞춰생활하면서 한 개의 도심집중형에서 다핵부도심구조로 전환해 나가도록 하는 것이 우리시 도시정책의 기본이며 이에 대한 시민들의 이해를 높여 나가야 한다. 서울에서는 신청사건립자문위원회를 운영하면서 의견수렴을 진행하고 있다..주민투표를 실시하여 부지를 선정하자는 일부 의견도 있지만 지역이기주의를 부추기는 등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된다.신청사의 건립은 시행정의 효율성과 생산성을 향상시키고 정보화·세계화를 대비하는 장기적 시정발전의 전략적 기반이 되어야 한다.또 시민들이 쉽게 찾고 문화와 여가를 즐길수 있는 「시민자치의 전당」으로 거듭나게 해야 한다.
  • 당정개편의 요체(사설)

    정부·여당의 전면개편이 내주에 단행될 예정이다.진실로 국민기대와 시대요청에 부응하는 인사가 발탁,기용돼 난국타개의 전기가 이루어지기를 바란다.김영삼 대통령은 훌륭한 인재의 발굴을 위해 그 어느때보다도 혼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이번에는 정말로 인사가 만사임을 보여주어야 한다. 이번 당정개편은 김대통령이 지난 2·25특별담화에서 약속한 「인사개혁」을 얼마나 진지하게 이행하는가를 가시적으로 확인시켜줄수 있는 첫 기회다.당정 새 지도부의 면면을 통해 국민은 대통령의 민의수렴 및 난국타개의지가 얼마나 확고한가를 평가할 것이다.고식적인 자리바꿈식이나 편파인사의 되풀이는 국민을 실망시킬 것이다. 이번 당정개편과 관련하여 우리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그 폭이다.김대통령의 임기는 이제 1년도 채 남지 않았다.일을 벌이기보다는 마무리가 중요한 시점이다.신임장관이 소관부처의 업무를 파악하는 데는 보통 6개월정도가 걸린다고 한다.그렇다면 시간낭비를 막기 위해서라도 개편폭은 가급적 최소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본다. 특히 내각,그중에도 경제각료에 대해서는 정책의 일관성유지를 위해 경질에 신중해야 할 것이다.국민은 지난 4년동안 경제부총리가 5명이나 바뀐 사실과 오늘의 경제난이 결코 무관치 않다고 보고 있다.개편폭을 최소화할 경우 획기적 국정쇄신을 바라는 국민기대를 어떻게 충족시킬 것이냐는 문제가 남는다.그러나 「폭은 작지만 상징성이 큰 개편」으로 방향을 잡는다면 해답이 나올 것이다. 두번째 당부는 끝까지 책임정치의 입장을 견지해달라는 것이다.거국정부니 중립내각이니 하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다 보면 국정이 표류할 우려가 있다.따라서 이번에 개편될 요직은 김대통령이 담화에서 다짐한 「1년 임기의 새 대통령에 취임하는 각오」를 충실하게 보좌할 수 있는 진용으로 짜야 한다는 것이다.
  • 정치권수사 어디까지 갈까/“괴문서 거명인사등 50명내”관측 우세

    ◎“대선주자 등 거물소환 없을것” 분석도 「정태수 리스트」의 끝은 어디일까.「한보태풍」으로 요동치고 있는 정치권의 시선은 온통 서초동 대검청사에서 구속수사를 받고 있는 한보 정태수 총회장의 입에 쏠려 있다.그의 말 한마디는 그만큼 개인의 정치생명은 물론 정계구도를 뒤흔들 폭발력을 지닌 것이다. 정치권은 특히 검찰수사가 정치권으로 향하자마자 여야의 핵심인사들이 곧바로 소환됐다는 점에서 극도의 공포감을 품고 있다.당초 검찰은 그동안의 내사를 바탕으로 신한국당 전당대회의장인 정재철 의원(전국구)을 먼저 소환하려 했으나 여야 실세인 신한국당 홍인길(부산 서),국민회의 권노갑 의원(전국구)이 언론에 보도되자 부득이 함께 소환장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은 이에 주목하고 있다.『이번 사건이 검찰의 통제에서 조차 벗어난 것이 아니냐』하는 관측인 것이다.신한국당의 한 의원은 이런 정치권의 분위기를 「끝을 모르는데서 오는 공포감」으로 표현했다. 정치권의 긴장과 혼란은 11일 신한국당 대선예비후보로 거명되는 김덕룡 의원(서울 서초을)으로부터 「정치음모설」이 공식 제기된 것과 함께 3차 괴문서가 국회 주변에 나돌면서 가중되고 있다.A4용지 한쪽으로 돼 있는 이 괴문서에는 여야인사 21명의 이름이 올라 있다.신한국당은 C·S·K·H의원 등 실세를 망라한 전·현직의원 12명,국민회의는 K·P·J·K의원 등 4명,자민련은 3명의 L의원등 5명이 거명됐다.앞서 나왔던 1,2차 괴문서에 거명된 여야 인사까지 합치면 줄잡아 50명을 웃돈다.앞으로의 수사대상도 이 범위를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그러나 검찰주변에서는 『앞으로 소환될 정치인중 대선주자등 깜짝 놀랄만한 인사는 없을 것』이라는 분석도 만만찮다.홍인길 의원과 권노갑 의원이 여권과 국민회의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상징성을 고려할 때 「외압설」과 관련한 더이상의 배후는 나오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검찰의 한 관계자는 『홍의원이 민주계 가신그룹의 핵심이고 권의원이 김대중 총재의 측근이니까 청탁이 통했지 단순히 장관이나 대선주자,야당의원 등의 네임밸류만 가졌다면통했겠느냐』고 말해 이같은 분석을 뒷받침했다.
  • 동서고금의 흥미로운 「상징문화」/박영수씨의 「행운의 풍속」

    ◎새로운 사람들간/불행 막기위한 로마인의 열쇠 태우기 등/21가지 주제통해 분석한 인류의 신앙행태 고대 로마사람들은 매년 행운의 여신 포르투나의 축제일(8월17일)이 다가오면 앞다퉈 문 열쇠를 불속으로 던졌다.불행이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해 「소유」의 상징인 열쇠를 정화하는,일종의 액막이 행위였다.원화소복의 의식 혹은 문화는 시대와 지역에 따라 다른 얼굴을 보인다.하지만 행운을 기원하는 인간의 마음만은 언제나 닮은 꼴이다.최근 출간된 「행운의 풍속」(새로운 사람들,박영수 지음)은 행운과 금기에 관한 풍속과 유래,상징문화를 동서고금을 넘나들며 흥미롭게 소개하고 있어 관심을 끈다. 이 책은 21가지의 상징적인 주제를 통해 인류의 삶과 맥을 같이해 온 행운의 실체에 접근한다.인류의 풍속사를 살펴보면 행운기원 보다는 불운방지의 관습이 더 널리 행해졌음을 알 수 있다.특히 부적은 보이지 않는 신의 대용품으로 인류의 시작과 함께 한 신앙형태다.고대 멕시코의 아즈텍인들은 손모양의 붉은 무늬가 재앙으로부터 가정을 보호해준다고믿어 벽에 그 무늬를 그렸으며,이집트인들은 풍뎅이를 부활의 상징으로 신성시해 풍뎅이 무늬를 새긴 반지를 끼고 다녔다.또 중국인들은 악귀에 대항하는 주문을 노란 종이위에 써서 태운 다음 그 재를 물에 타서 삼키는 이른바 「소회탄부」로 악귀를 쫓았다. 독일의 미술사가인 빌헬름 보링거는 『문양은 인간의 내적인 불안으로 생긴 공간공포를 진정시키기 위한 추상충동에 의해 나타난 것』이라고 말했다.그렇다면 인류가 그려온 수많은 무늬속에는 과연 어떤 뜻이 담겨 있는 것일까.이 책은 풍부한 사례를 통해 각 문화권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이는 무늬의 상징성을 밝힌다.특히 동양문화권에서 가장 많이 나타나는 문양인 박쥐무늬에 대해 상세한 설명을 곁들여 눈길을 끈다.동양에서 박쥐는 오복을 가져다주는 동물이자 다산을 상징하는 동물이다.태국에서 박쥐는 장수를 상징하는 영물로 인식되며,인도네시아 발리섬에서는 풍년을 상징하는 신령한 동물로 간주된다.중국에서도 박쥐는 행복과 장수의 상징이다.그러나 서양에서는 박쥐야말로 부정적 이미지의표상이다.바빌론시대에는 악령이나 유령으로 묘사됐으며,중세시대부터 셰익스피어시대까지는 죽음·공포·불운·악마를 상징했다.마녀나 드라큘라가 집에 들어올 때는 박쥐모습을 한다고 믿었으며 박쥐를 악귀들의 심부름꾼으로 여기기도 했다. 히틀러는 그의 저서「나의 투쟁」에서 이렇게 썼다.『붉은 바탕은 우리가 벌이는 운동의 사회적 이상을 나타내고 흰색원은 민족적 이상,하켄크로이츠는 아리안족의 승리를 위한 투쟁의 사명을 나타낸다』 이 책에서는 나치스의 당장인 하켄크로이츠(갈고리 십자)에 담긴 뜻을 면밀하게 살핀다.하켄크로이츠는 유럽백인의 원조인 아리안족 최고의 상징으로,「불의 요람」 또는 행운을 뜻했다.대중조작 기술이 뛰어났던 히틀러는 바로 이 「불의 요람」에서 불·힘·권력의 속성을 파악했으며,국가사회당의 지도권을 장악했던 1920년에는 하켄크로이츠를 문장으로 선택했다. 거울의 상징성에 대한 동서양 문화권의 해석을 비교·소개하고 있는 점도 주목된다.서양에서는 거울을 마법의 힘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믿었다.고대신화를 보면 메두사를 퇴치하는데 거울을 사용했으며,뿔달린 백마 유니콘을 유혹하기 위해서도 거울을 이용했다.거울은 주구나 신기,나아가 통치자의 상징물로도 활용됐다.거울에 왕권을 부여했음은 진시황제나 고려·조선의 예에서 알 수 있으며,일본 왕실의 삼보에 거울이 포함돼 있는데서도 확인할 수 있다.고려태조 왕건은 객상 왕창근이 당나라에서 가지고 온 고경에 새겨진 글자를 해석한뒤 용기를 얻어 고려건국을 결심했고,조선태조 이성계는 거울이 깨지는 꿈을 꾼뒤 길몽이라는 해석에 자신감을 얻어 조선을 세웠다는 기록이 전해진다.이 책은 단순히 지적 호기심을 자극하는 흥미위주의 책이라기 보다는 동서양 상징문화를 「행운과 불운의 방정식」으로 풀이한 풍속 소사전이라 부를수 있다.
  • 세종대왕 동상

    덕수궁에 있는 세종대왕 동상은 어딘지 어색하다.왕이 거처하던 궁안에 자리잡았으면서도 제자리에 있지 않는 듯한 느낌을 준다. 막연한 이런 느낌을 뒷받침 해주는 이야기가 있다.그 세종대왕 동상은 원래 세종로 이순신장군 동상자리에 세워질 예정이었으나 당시 박정희 대통령의 뜻에 따라 위치가 바뀌었다는 것이다.군인출신이었던 박대통령은 유난히 이순신 장군을 존경했다. 세종대왕 동상이나 이순신 장군동상이나 모두 서울신문의 애국선열조상건립운동 사업에 따라 세워진 15기의 동상 가운데 하나다.이순신 장군 동상은 1968년 4월27일 제막됐고 세종대왕 동상은 그보다 1주일 후인 5월4일 제막됐다.그러나 착공시기는 세종대왕 동상이 두달 가량 앞선다.1966년 8월15일자 서울신문에 실린 애국선열조상건립운동 사고에 실린 사진도 이순신장군이 아니고 세종대왕이다. 「어색한 세종대왕 동상」에 대해 당시 건립위원이었던 임영방 국립현대미술관장은 조금 다른 증언을 한다.세종대왕 동상이 이순신장군 동상에 밀린 것은 사실이지만 작품제작은 『고궁의 지붕 높이 보다 낮게 하기 위해 좌상으로 처리한 것으로 아주 잘 된 작품』이라고 말한다.이 동상을 만든 조각가 김경승씨가 작고한터라 정작 작가의 이야기는 들을 수가 없다. 세종대왕 탄신 600돌을 맞아 서울 세종로나 경복궁에 세종대왕 동상을 세울 계획이라고 문화체육부가 발표했다.새로운 동상을 만들기 보다 애초에 자리를 잘못 잡은 덕수궁의 세종대왕 동상을 세종로로 옮기면 어떨까 싶다.세종로와 세종대왕은 이름만 같을 뿐 아니라 그 상징성에 있어서도 가장 잘 어울리는 결합이라고 할 수 있다.세종대왕 동상은 세종로에서도 가장 눈에 잘 띄는 자리에 세워져야 한다.부득이 동상을 새로 건립해야 한다면 시간을 다투어 졸속으로 올해안에 만들 것이 아니라 훌륭한 작품이 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로댕의 저 유명한 발자크상은 무려 7년만에 완성됐다.
  • 다시 몽당 연필을 들고…(사설)

    서울시교육청이 새학기부터 초·중·고교에서 소비절약교육을 강화하기로 했다 한다.『다시 몽당연필을 깎지에 끼워야 합니다』라는 슬로건 아래 ▲음식쓰레기 줄이기 ▲재활용품 쓰기 ▲1인1통장 갖기 ▲남는 교실 알뜰매장 활용 등 실천과제를 추진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소비절약교육을 학교에서 적극적으로 실시한다는 것은 매우 바람직한 일이다.요즘 우리 국민의 과소비풍조는 가정경제는 물론 나라경제를 좀먹는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이다.헤픈 씀씀이와 흥청대는 소비의식을 바로잡지 않으면 우리나라도 선진국 진입문턱에서 곤두박질한 남미국가들처럼 될 가능성이 없지 않다. 우리의 전통적 미덕은 근검절약이었다.부유해도 호의호식하지 않고 안락함에 취하지 않으며 남이 어려울 때 돕는 것을 사람의 도리로 여겼다.「젊어서 고생은 사서라도 한다」는 속담은 바로 이런 정신을 반영한 것이다.자식을 사람되게 가르치는 기본덕목으로서 절제의 미덕이 강조된 것도 마찬가지 이유에서였다. 그러나 어느 때부터인지 「소비가 미덕」이라는 상업적인 문구아래서 우리는 전통적인 근검절약정신을 잃고 말았다.잘못된 보상심리에서 자녀가 원하는 것은 가능한 무엇이든 갖게 해준 결과 오늘의 청소년은 부모세대보다 낭비가 심해졌다.가정에서 실패한 소비절약교육에 이젠 학교가 나설 수밖에 없는 것이다. 다만 학교에서의 소비절약교육은 그럴듯한 슬로건으로만 그쳐서는 안되며 실천가능한 실질적이고 효율적인 전략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이를테면 「몽당연필」은 부모세대에겐 절절한 호소력을 갖지만 연필을 깎아 쓸 필요도 없는 요즘 아이들에겐 그 상징성이 쉽게 와닿지 않는다.그들에게 소구성 있는 슬로건과 실천방안을 적극 개발하는 것이 소비절약교육의 첫걸음이라고 할 수 있다.부모세대도 다시 몽당연필을 드는 각오를 해야 한다.
  • “문화유산 훼손은 「역사파괴」 행위”/문화재 관련 전문가 정담

    ◎무분별한 발굴로 매장문화재 손상 안타까워/소중함 알리는것부터 시작… 알고 찾고 가꾸자 □참석자 ·한병삼 문화유산의해 조직위 집행위원장 ·임효재 서울대 고곡미술사학과 교수 ·조유전 국립민속박물관장 97년은 정부가 정한 「문화유산의 해」.연극 책 미술 국악 문학의 해에 이어 정해진 문화유산의 해를 맞아 올해에는 문화유산을 보존·전승하려는 각계의 움직임이 어느 때보다 활발할 전망이다.문화유산의 해 조직위원회는 우리의 문화유산을 알고 찾고 가꾸기 위한 다양한 사업을 전개,문화유산에 대한 인식을 범국민적으로 확산시킨다는 계획이며 민간단체들의 문화보존 노력도 한층 가시화할 것으로 보인다.조상의 얼이 담긴 살아있는 역사이자 민족의 정체성을 확인할 수 있는 귀중한 근거가 되는 문화유산.서울신문은 문화유산의 해를 맞아 우리 문화유산을 어떻게 가꾸고 발전적으로 계승시켜나갈 것인가를 모색하는 신년정담을 마련했다.한병삼 문화유산의 해 조직위원회 집행위원장,임효재 서울대 고고미술사학과 교수,조유전 국립민속박물관장이 자리를 함께 했다. ▲한위원장=정부가 올해를 특별히 문화유산의 해로 정한 것은 만시지탄의 느낌은 있지만 반가운 일입니다.그동안 우리는 개발논리에 밀려 문화유산을 보존하고 전승하는 일에 적극적이지 못했습니다.국민의 문화유산 의식이랄까 문화재감각은 우려할만한 수준이에요.지난해 터져나온 가짜 거북선총통사건은 그 단적인 예라 할 수 있습니다.우리 문화유산에 대한 국민의 관심을 일깨우는데 문화유산의 해 지정의 1차적인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임교수=우리 사회가 그동안 정치우선주의에 경도돼 문화유산을 보존하고 계승하는 일에 상대적으로 소홀했던게 사실입니다.올해를 문화유산의 해로 지정한 것은 문화가 더이상 문화외적인 것에 좌우되거나 뒷방신세로 떨어져서는 안된다는 상징성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평가됩니다. ○행사의 내실이 중요 ▲조관장=민족문화의 창달없이는 지구촌시대 총체적인 경쟁력을 지닌 국가로 성장할 수 없습니다.다가오는 21세기를 주도할 수 있는 것은 문화,그중에서도 특히 전통 문화유산이라고 생각해요. ▲한위원장=문화유산의 해를 맞아 특히 안타까운 것은 우리 문화재가 「건설논리」에 압도당해 무차별 훼손되고 있다는 것입니다.이를 막기 위해서는 우선 현재의 환경영향평가제의 한 항목으로 들어가 있는 문화재 평가부분을 독립시켜 전문화할 필요가 있습니다.또 토지공사 같은 기관에 공신력있는 「매장문화재연구센터」(가칭) 등 자체 발굴팀을 두는 것도 문화재보존과 예산절감 차원에서 긍정적으로 검토할만 합니다.최소한 불도저 굉음을 들으면서 문화재를 발굴하는 해프닝은 더 이상 없어야죠. ▲조관장=문화유산의 개념을 살펴보는 것도 뜻있는 일이라 여겨집니다.국보·보물 등의 문화유산은 요컨대 문헌으로 기록되지 않은 「겨레의 발자취로서의 역사」라고 정의할 수 있습니다.때문에 문화유산을 훼손하는 행위는 곧 역사를 파괴하는 것에 다름 아닙니다. ▲한위원장=저는 개인적으로 보물이란 명칭에 거부감을 갖고 있습니다.왠지 골동같은 냄새가 나거던요.아울러 우리의 국보심의도 보다 신중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예컨대 회화작품을 국보로 올릴때 미술관계자들만의 의견에 의존해서는 안된다는 얘기입니다.관계전문가들이 폭넓게 참여해 만장일치로 결정하는 일본 국보심의위원회의 경우를 참고로 삼을만 합니다. ▲임교수=보물 가운데 명실공히 세계적인 대표성을 지닌 것을 국보라고 지칭할때,그 선정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미국에서는 물건 자체에 국보라는 말은 쓰지않아요.대신 국가기념물(National Monument)이라는 말을 주로 사용합니다. ▲한위원장=문화유산의 해를 의미있는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구호만의 행사에 그치지 않도록 내실을 다지는게 중요합니다.잡화점식으로 이것저것 사업을 벌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봅니다.우리 문화재를 제대로 알리는 작업부터 이뤄져야죠.우리의 피상적인 문화재교육은 그런 점에서 재검토돼야 합니다.한때 시행되다가 유명무실해진 「문화재 명예관리인」제도를 새롭게 부활시키는 것은 어떨까요. ▲임교수=우리도 이제 선진외국처럼 박물관을 핵심적인 사회교육기관으로 활용해야 합니다.미국의 박물관은 교육부가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요.박물관을 각급학교의 커리큘럼과 연계해 문화의 산 교육장(장)으로 이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한위원장=멕시코인들이 세계에 자랑하는 국립인류학박물관을 보세요.멕시코 정부는 박물관 설립당시 노른자위땅을 골라 페드로 라밀레스 바스케스라는 한 천재 건축가로 하여금 재량껏 설계토록 했습니다.그만큼 문화에 대한 인식이 확고했던 거죠.그런 마음자세가 내면화될 때 우리의 문화도 제자리를 찾아 바로 서게 될 것입니다.우리 문화유산을 온전히 보존하고 가꿔나가기 위해서는 문화관련 제도와 법령을 개선하는 등 보다 획기적인 조치가 있어야 합니다.신라 천년고도 경주를 가보면 마치 대단위 아파트단지가 들어선 분당 신도시에 와있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고도(고도)풍치법」같은 것이라도 있어 엄격히 적용했다면 그렇게 일그러진 모습은 안됐을 것입니다.일본 교토(경도)는 시 전체가 유네스코에 등록돼 있습니다.또 이탈리아는 로마시와 별개의 신도시를 마련해 개발수요를 충족시키고 있어요.이러한 사실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합니다.문화를 무엇보다 소중히 생각하는 발상의 대전환이 있어야 합니다. ○발상의 대전환 시급 ▲임교수=되돌아보건대 암사동 신석기 유적발굴과 그 이후의 시행착오를 반복해서는 안됩니다.자신의 동네에 유적이 있기 때문에 대대손손 유·무형의 혜택을 입는다는 말이 나올 정도가 되어야 합니다.개발이익을 포기하는 대신 인근에 상권이 형성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등의 반대급부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죠. ▲조관장=무분별한 발굴과 비전문적인 처리로 손상되는 매장문화재들을 보면 안타까울 뿐입니다.우리 문화유산의 훼손을 막기 위해서는 새로운 차원의 신도시 정책이 마련돼야 합니다. ▲임교수=전국에 흩어져 있는 유·무형의 문화재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문화재관리국을 외청으로 승격시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전문인력 특히 기술인력이 크게 부족한 실정입니다.일본 다카마쓰(고송)고분엔 1년 내내 전문가가 주재하다시피하고 있습니다.보존상태를 일상적으로 점검하기 위해서지요.이에 비해 유네스코에 의해 세계의 문화재로 지정된 불국사 석굴암의 관리실태는 어떻습니까.로마의 문화재센터처럼 고도의 전문 기술인력을 체계적으로 육성하는 일이 긴요합니다. ▲한위원장=문화재관리국을 청으로 승격시키는 것이 문화재관리국의 숙원이긴 하지만 그것만이 능사는 아닙니다.중요한 것은 기구의 몸체를 키우는 것이 아니라 전문성을 강화하는 것입니다. ○개발논리 이제 그만 ▲조관장=전문인력의 확보는 시급한 과제임에 틀림없습니다.「작은 정부」의 기치와는 어울리지 않을지 모르지만 박물관 등에 큐레이터나 보조큐레이터 양성과정을 둬 자격취득후 임의봉사토록 하는 방안도 검토해볼만 합니다. ▲한위원장=외국의 경우 특정목적을 위해 설정된 해에는 제도의 미비점을 개선하거나 발전기금을 마련하는 등 근본문제를 해결하는데 행사의 초점을 맞추는게 통례입니다.올해는 「문화유산 알고 찾고 가꾸기」를 위해 마련한 연중계획이 정부의 지속적인 예산사업으로 정착되는 출발점이 되어야 합니다. ▲임교수=문화유산의 해의 본질이 일과성·전시용 행사로 변질되지 않도록 각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해외에 나가있는 6만여점에 이르는 우리 문화재를 어떻게 할 것인가하는 문제도 한번 따져볼만 합니다. ▲조관장=해외에 흩어져있는 우리 문화재는 우리가 되찾아 오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외국 박물관의 한국관 등에 수용될 수 있도록 여건을 마련해 주는 것도 차선책으로 적극 고려해야 합니다. ▲한위원장=동감입니다.『모자라는 것이 있으면 우리가 줘서라도 해외 박물관 등에 우리 방을 만들자』고 했던 고 김원용 박사의 말이 생각나는군요.또 한가지 강조하고 싶은 것은 국제화·세계화 시대를 맞아 우리 문화의 우수성을 감성적으로 알리는데만 힘을 쏟기 보다는 독창성을 평가받는데 눈을 돌려야 한다는 점입니다. ▲조관장=그렇습니다.우리의 문화유산인 한글의 독특한 표현법과 원리에 외국인들이 얼마나 진지한 호기심을 보이는가만 봐도 문화의 세계성은 바로 독창적인데서 나온다는 사실을 알 수 있죠. ▲한위원장=우리 문화유산을 보존하고 계승하는 작업이 정부차원의 관심만으로는 제대로이뤄질수 없습니다.국민 모두가 우리 문화의 소중함을 자각하고 지켜나갈때 올해 문화유산의 해는 소담한 결실을 맺을 수 있을 것입니다.
  • 신화·역사·문학·그림속의 소

    ◎“성스러운 동물” 상징… 인·중선 극진히 섬겨/여유와 한가로움은 「생성의 모체」로 표현 신화나 역사,문학,회화속의 소는 어떤 모습으로 그려지고 있을까.그 상징성은 너무 넓고 깊어 몇마디의 말로는 설명할 수가 없다. 소가 풍요의 상징이라는 것은 동서고금에 차이가 없다.그러나 고대 이집트에서 소는 하늘과 달의 상징이며 한편으로는 대지의 상징으로 죽음과 생성의 양면을 넘나들었다.이집트에서 죽은 사람의 관이 암소 형상을 띠고있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또 그리스 신화를 보면 황소는 파괴본능을 상징하는 동물로 등장하기도 한다.하나의 예로 미노스왕은 바다의 신 포세이돈이 선물한 황소를 제물로 바치지 않아 그의 아내가 괴물 미노타우루스를 낳는 벌을 받아야 했다. 신화속의 소는 고대에 이미 목축이 존재했음을 반영한다.제주도의 삼성혈 신화는 소·말의 목축기원을 알려준다.수로부인에게 헌화가와 함께 꽃을 꺾어 바친 노인이 암소를 끌고 있었다는 설화도 이를 입증한다. 소를 극진히 숭배하는 것은 비단 인도에만 국한된 일이아니다.중국인들은 일찍이 쇠고기를 먹는 행위를 부도덕한 일로 여겨 음식으로 삼지 않았으며,남부지방에는 소를 숭배하는 「우묘」라는 사당도 세웠다.북경 궁의 못가에는 거대한 소 청동상도 있었다.이것은 모두 성스러운 동물이 못과 강,바다를 어지럽히는 악귀를 제지할 것이라는 신념에 뿌리를 둔 것이었다. 일본에서도 소는 성수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대표적인 사례로 일본 야마구치(산구)현에서는 6월15일을 「소의 제례」 또는 「소의 우란분재」라 하여 물가에서 몸을 씻어주거나 바다에서 헤엄을 치게하는 의식을 거행했다.이러한 「우신신앙」은 오사카(대판)의 이즈미(화천)를 중심으로 긴키(근기),주코쿠(중국),시코쿠(사국) 등에서 특히 발달했다. 소는 무엇보다 문학작품이나 그림을 통해 여유와 한가로움의 이미지로 우리에게 다가온다.요절작가 이상의 수필「권태」에서 되새김질하는 소가 강한 권태감을 표상하는 것도 이러한 속성의 변형이다.옛사람들 중에는 소를 타고 유유자적하는 이들이 많았다.김홍도의 「목우도」와 「군선도」 「나들이」같은 그림은 우리 조상들의 정신적 풍요를 느끼게 하기에 충분하다.조선초기의 명상 맹사성이 소를 타고 고향인 온양을 오르내린 이야기는 유명하다. 소는 종종 심리학,그중에서도 특히 분석심리학의 연구대상이 되기도 한다.심리학적 연구결과에 따르면 암소는 대모를,황소는 아버지를 상징하는 것으로 돼있다.그러니까 소는 모든 것의 근원인 원초적 포괄자,즉 생성의 모체이자 회귀의 장이라는 것이다.또 선을 닦아 마음을 수련하는 순서를 표시한 불교의 십우도가 상징하듯 소는 인간이 찾아야할 참마음을 나타낸다. 기원전 400년경부터 메소포타미아에서 살던 수메르인이 제작한 황소머리상을 비롯,이집트의 룩소르 벽화,프랑스 구석기 시대의 라스코 동굴화 등 「태고」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소 형상물들은 인간의 역사가 한치의 어긋남없이 소와 함께 해왔음을 웅변해준다.
  • 뚝섬·여의도 압축… 26일 최종 확정/서울시 신청사 어디로 가나

    서울시 신청사 부지는 어디로 확정될까. 서울시는 23일 신청사건립자문위원회의 의견을 청취한 뒤 26일쯤 조순시장을 비롯한 서울시 간부들이 참석하는 정책회의에서 신청사 부지를 최종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서울시가 제시한 뚝섬·여의도·동대문운동장·용산 등 신청사 후보지 4곳은 「2011년 서울시 도시계획추진안」의 부도심지역이다.이 가운데 뚝섬과 여의도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신청사는 통일시대와 21세기의 서울을 이끌어가는 비전과 상징성을 갖춘 시민자치의 전당을 만든다는 차원에서 검토되고 있다.단순한 사무처리 공간으로서의 기능보다는 시민이 편안하게 이용하는 시빅센터로서의 기능을 살리겠다는 의도도 담고 있다. 후보지는 수도 서울의 역사성·상징성·인지도 등을 고려해 용산과 동대문운동장이 거론되기도 했으나 부지확보 등의 문제로 뚝섬과 여의도로 압축됐다. 뚝섬은 광장 및 녹지공간 등 신청사 건립에 필요한 3만여평의 부지 확보가 용이하다.한강변에 인접해 강남북을 잇는 교통요충지로서의 역할이 가능하고 낙후된 왕십리·청량리 부도심권을 활성화시킬 수 있는 개발 잠재력이 있다.역사성과 상징성이 떨어지는게 단점이다. 여의도는 11만평의 여의도광장을 공원·녹지화하는 계획과 맞물려 부지확보에는 뚝섬과 마찬가지로 별 어려움이 없다.국회의사당,증권가 등과 어우러져 상징성을 갖고 있다.다만 대형건물들이 밀집해 있어 교통난이 걸림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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