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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PSI 정식참여 않기로 한듯

    한국 PSI 정식참여 않기로 한듯

    한국 정부는 북한 핵실험 이후 한·미간 핵심 쟁점이 된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참여 확대와 관련, 정식 참여는 하지 않고, 역외 훈련 시 물적 지원을 하는 선으로 제한한다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소식통은 7일 “금명간 내부 절차를 거쳐 이 같은 방침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 당국자는 이날 로버트 조지프 미 국무부 군축 담당 차관과의 한·미간 협의를 마친 뒤 “PSI는 아예 논의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안보리 결의안 이행에 논의 초점이 맞춰졌다.”면서 대량살상무기 확산 차단을 위한 ‘화물검색’과 관련,“남북한 해운합의서의 구체적 조항들을 상세히 설명했다.”고 밝혔다. 미측은 “잘 알았다.”고 했다고 한다. 정부는 유엔안보리 결의안 이행과 관련한 대량살상무기 확산 차단 선박검색의 경우, 기존의 남북해운합의서를 보완·운용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PSI의 활동을 대체할 수 있다는 논리를 펴왔다. 논란 끝에 내려진 정부의 결정은 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장 등 여권과 일부 시민단체들이 ‘PSI참여=한반도 긴장고조, 무력충돌 야기’란 주장으로 강력히 반대하는 상황에서 PSI 참여가 불러올 국내 정치적 파장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또 북한이 6자회담 복귀를 약속한 마당에 북한을 자극할 경우 회담에서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으로 판단한 듯하다. 그러나 북핵 실험 이후 별다른 대북 제재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는 우리 정부가 80개국이 참여하고 있는 PSI에도 참여하지 않음으로써, 우리 정부의 대북 정책과 관련한 국제사회의 강한 불신을 초래할 것이란 우려도 제기된다. 미국은 PSI의 정치적 상징성 차원에서 정식 참여를 요청하면서 “실제 운용은 개별국이 자율적으로 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정부내에서도 한때 ‘PSI 정식참여가 무력충돌을 야기하진 않으며,PSI 불참 시 북핵문제에서 한국 입지 약화 등 부작용이 더 크다.”는 외교부측 입장이 먹히기도 했었다. 이같은 논란에 종지부가 찍혔음을 시사한 것은 지난 6일 노무현 대통령의 시정연설이다. 노 대통령은 금강산관광이나 개성공단과 관련, 사업지속 의지를 분명히 하면서도 PSI는 언급하지 않았다. 대신 “북한 핵실험으로 야기된 한반도의 위기는 반드시 평화적 방법으로 풀어야 한다.”며 “전쟁불사론은 참으로 무책임하고 위험한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열린우리당과 일부 시민단체들은 PSI참여를 한반도 무력충돌야기로 얘기해 왔다. 송민순 청와대 안보실장도 7일 미국 니컬러스 번스·로버트 조지프 차관을 만나 안보리 결의 이행을 얘기하며 “특히 한반도의 긴장을 고조시키지 않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날 청와대나 외교부는 모두 한·미간 협의테이블에서 PSI 언급 자체가 나오지 않았다고 밝혔다.PSI를 둘러싼 국내 정치적 갈등을 감안한 정부의 사전조율에 따른 것인지, 미측에 우리 방침을 미리 설명했기 때문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 [거리 미술관 속으로] (5) 청계천 ‘스프링’

    [거리 미술관 속으로] (5) 청계천 ‘스프링’

    청계천의 상징조형물 스프링(Spring·샘)은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작품이다. 공공미술에 팔을 걷고 나선 서울시가 의욕적으로 설치한 첫 작품이지만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국내 미술계는 “청계천에 웬 인도양 조개냐.”며 시선이 곱지 않다. 청계천을 구경나온 시민들은 스프링 앞에서 “뭘 의미하는 작품인지 모르겠다.”며 고개를 갸웃거린다. 비평이든 비난이든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각자의 몫이다. 일단 작품을 아는 게 우선이다. 모양새부터 보면 전체적으로 다슬기를 닮았다. 이 작품을 디자인한 클래스 올덴버그와 쿠제 반 브르겐 부부는 인도양 조개에서 모티브를 따왔다고 한다. 거기에 한국적 이미지를 부여했는데, 한복의 옷고름과 보름달의 이미지가 투영됐다. 대체 옷고름과 닮은 구석이 어디냐 싶으면 작품 안쪽을 들여다보면 알 수 있다. 스프링 내부의 꼭대기에서 아래까지 늘어진 붉고 푸른 두개의 리본이 옷고름을 닮았다. 알루미늄 리본은 사슬처럼 얽혀 있는데 우리나라의 생명공학 발전을 상징해 DNA구조처럼 엮었다고 한다. 그럼 보름달은 어디 있을까. 칠흑 같이 어두운 밤에 스프링을 보면 무릎을 탁 치게 된다. 어둠 속에서 조명이 환하게 켜진 스프링의 둥근 입구는 청계천에 떠오른 보름달 같다. 굳이 상징성을 따져 본다면 스프링은 청계천의 원천이다. 스프링 안쪽에는 이름 그대로 샘이 숨어 있는데, 그 물은 청계광장 바닥의 물길을 따라 청계천과 하나가 된다. 이같은 작품이 도마에 오르내리는 이유는 제작과정에서 드러난 문제점 탓이다. 열린광장과 어울리지 않게 작가 선정을 포함한 전 과정이 폐쇄적이었고, 제작비도 34억원이나 들었다. 청계천에 한번도 와보지 않은 작가의 작품이라는 것도 마뜩잖다. 그럼에도 스프링은 청계천의 명물이다. 작가의 의도를 아는지 모르는지 사람들은 그 샘물에 동전을 던지며 소원을 빈다. 하나의 몸짓이 꽃이 되듯, 조형물에 불과한 스프링이 청계천의 샘이 되어 가고 있는 셈이다. 강혜승기자 1fineday@seoul.co.kr
  • 한·미 ‘PSI이견’ 좁힐까

    미국의 니컬러스 번스 국무부 정무담당 차관과 로버트 조지프 군축 및 국제안보 담당차관 일행이 6일 밤 방한,7일 우리 당국자들과 연쇄 회동을 갖는다. 북한 핵실험 대응책을 둘러싸고 깊어진 한·미간 갈등의 골을 좁힐 계기가 될지, 간극을 재차 확인하며 각자의 ‘마이 웨이’행보를 계속할지 주목된다.●미,“이전과 다른 6자회담을 위해” 한국 정부는 한반도의 특수성, 즉 남북간 긴장을 고조시켜선 안된다며 북 핵실험 이전과 구별되는 조치를 거의 취하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미 정부는 “제재야말로 6자회담의 실질적인 성공을 담보하는 유효한 수단”이라며 한국 정부의 동참을 요청하고 있다.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은 지난 3일 “북한의 6자회담 복귀는 유엔헌장 7장이 원용된 제재 결의안 1718호 아래서 이뤄진 것”임을 강조했다. 그는 번스 차관 일행의 한·중·일 순방과 관련,“결의안 이행 문제를 다루고 6자회담에서 구체적인 액션을 내기 위한 방법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번스 차관 일행은 방한 직전 일본에 들러 “6자회담 재개시 북측에 대해 구체적 핵포기 결과물을 내도록 요구할 것과, 한국 중국 러시아 정부에 결의안 이행문제에 협력할 것을 요청한다.”는 입장에 손발을 맞췄다.●대통령도 언급 회피한 PSI문제 노무현 대통령은 한명숙 총리가 대독한 시정 연설을 통해 “개성공단·금강산 관광 사업은 유엔안보리 결의안 정신과 취지에 부합하는 방향에서 지속할 것”이라고 ‘중단 불가’ 방침을 분명히 했다. 금강산 관광사업에 대한 정부 지원 중단, 신규사업 중단 등 운용상의 폭과 속도 조절로 제재에 동참하는 ‘단호한’ 자세를 취했다. 문제는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이다. 실체적 접근보다는 정치권의 논쟁으로 비화된 상태다. 노 대통령은 시정연설에서 아예 PSI언급을 삼갔다. 여당 지도부의 ‘참여 반대’ 반발은 특히 심하다. 그래서인지 정부는 PSI와 관련해 어떤 보도가 나와도 “정해진 입장이 없다.”는 대응자료만 내고 있다.6일도 마찬가지였다. 이제까지 한·미간 협의에서 우리는 남북해운 합의서로 PSI 기능을 대체할 수 있다고 주장했지만, 미측은 정치적인 상징성 차원에서 PSI 정식 참여를 요구하고 있다.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 제재·경협 사이서 절충

    유엔 결의안 1718호 이행을 놓고 한·미간 이견 봉합 여부에 관심이 모아진 19일 양국 외교장관 회담은 ‘이견은 이견대로 두되, 차후 공조를 모색하자.’는 차원에서 정리됐다.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사업에 대해선 한국측 설득에 미측이 ‘이해’와 ‘불만’을 외교적 수사로 온건하게 표하는 차원에서 선을 그었다. 대신 결의안 핵심사항인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에 대해선 미측이 직접 한국내 여론을 겨냥, 설명에 나선 인상이었다.노무현 대통령과 콘돌리자 라이스 장관간 1시간20분에 걸친 ‘진지하고 허심탄회한’ 논의는 한·미간 온도차를 입증한 하나의 사례다.●미국이 직접 설득 나선 PSI 라이스 장관은 반기문 외교장관과의 회담이 끝난 뒤 모두발언에서부터 “화물검색 얘기가 (한국)언론에 과장되게 보도됐다.”“해상봉쇄를 하자는 게 아니다.”며 PSI 설명에 상당부분을 할애했다. 라이스 장관의 방한에는 PSI 입안자인 강경파 로버트 조지프 군축 및 국제안보 담당 차관도 동행, 우리 당국자들을 ‘존재’ 그 자체로 압박했다. 천영우 외교부 한반도본부장은 앞서 지난 17일 크리스토퍼 힐 차관보를 만나 우리의 남북해운합의서가 무기·부품의 이전을 차단하기에 충분하고, 한반도가 아직 전시국제법이 적용돼 영해뿐 아니라 공해(작전수역)까지도 북한 선박이 아예 들어올 수 없는 상황이란 점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PSI 자체가 우리 정치권과 시민사회에 ‘무력충돌’과 연관짓는 오해가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런 ‘사전 공부’가 있었던 탓인지 라이스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남북해운합의서가 있다고 알고 있다.”며 “임의로 수시 수색하는 게 아니며, 선박 검색이 긴장을 고조시키는 방향으로 가면 집행을 잘못하는 것”이라고도 말했다.“지난 몇 년 동안 잘 이뤄졌고 무력충돌로 이어지지 않았다.”면서 한국민들에게 ‘안심하라’는 식의 언급을 반복했다. 그는 그러나 “세계 각국이 단합된 하나의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강조, 비록 한국이 내용적으로 ‘남북해운합의서’를 통해 PSI 내용을 실행하고 있더라도 PSI 정식 가입이 필요함을 설파했다. 북한과 대치한 한국이 79개국이 가입한 PSI에 정식 가입하는 것이 상징성이 크다는 뜻이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우리 정부로서도 시간을 갖고 우리 정치권과 국민들이 오해하고 있는 부분에 대해 설명을 충분히 한 뒤 PSI 참여 확대 문제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라이스 “각자가 갖고 있는 레버리지 써야” 금강산관광이나 개성공단 문제에 대해선 이미 힐 차관보 방한 당시 1차 조율을 끝낸 탓인지 이견이 밖으로 드러나진 않았다.정부 당국자도 “미측이 특정 사업을 놓고 요구한 것은 없다.”면서 “향후 안보리 이행 세부사항은 제재위원회의 활동을 통해 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 정부는 이날 그동안 고민을 거듭해 마련한 ‘부분 수정조치’를 설명했다. 개성공단의 신규 분양 중단, 근로자 임금 직불 문제 해결 추진, 금강산 관광 정부 보조금 지원 중단을 예로 들면서 사업 자체의 지속 입장을 강조했다.라이스 장관은 “무엇을 요구하러 온 것은 아니다.”고 말했지만 “갖고 있는 레버리지(지렛대)를 사용해야 한다.”는 우회적인 언급을 여러 차례 사용, 대북 사업의 조정 필요성을 내비쳤다.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 [대기자 칼럼] 진안에서 본 희망/신연숙 문화담당 대기자

    노무현 대통령이 전원마을 페스티벌 개막식에 참석해 지금 이렇게 한가한 태도를 보여도 되느냐는 비판을 받았던 지난 주말,1박2일의 농촌기행을 다녀오게 되었다. 오지 중의 오지 ‘무진장’에 속하는 진안 고원의 논밭은 가을걷이가 한창이었다. 논은 절반 이상이 추수가 끝나 볏단이 널려 있었다. 밭에서는 붉은 고추를 따는 아낙들의 손길이 바빴다. 평화로운 정경이었다. 그러나 몇 개의 마을에 들러 주민들과 대화를 나눠 본 결과는 푸근한 인상과는 거리가 멀었다. 인삼 재배로 소득을 보충하고는 있었지만,FTA 등으로 인한 불안감, 아기울음 소리 들어본 지가 ‘솔찮이’됐다는 마을 공동화(空洞化)현상의 그늘이 짙었다. 한때 38가구에 달했던 윤기마을 농가는 18가구로 줄어들어 최연소 주민이 서른여섯살이라 했다. 마을 소식지의 단골 아이템은 사람소식 대신 ‘○○네집 건강한 송아지 순산’이라는 소식이어서 쓴웃음이 나왔다. # 머무르고 싶은 농촌 만들기 모색 전원마을 페스티벌이 얼핏 한가해 보이긴 해도, 텅 빈 농촌에 사람이 들게 하는 것이 농촌살리기의 요체라고 한다면 전원마을 프로젝트에 대한 관심을 비웃을 일은 아닌 것 같았다. 아니, 이곳 주민들에겐 오히려, 북핵문제 못지않게 화급한 일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곳에도 전원마을 귀농 프로젝트 하나가 추진되고 있었지만, 보다 커다란 희망으로 보였던 것은 이미 들어와 있는 새식구들이었다. 이들은 길게는 10년이 넘게, 짧게는 1∼2년 사이에 이곳에 들어와 이곳을 살 만한 곳, 찾아와 머무르고 싶은 곳으로 만들기 위해 정열을 쏟고 있었다. 지금은 이곳 주민이 다 돼 손내옹기를 운영하는 옹기장이 이원배씨. 초컬릿을 빚던 섬세함으로 가마불을 다스려 독을 구워내는 그는 B급 문화일꾼을 자처하며 “초월적 자유로움으로 일상의 미학을 완성해보겠다.”고 다짐하고 있었다. ‘공동체 박물관 계남정미소’를 꾸민 전주출신의 사진작가 김지연씨. 김씨는 쌀과 함께 쇠락의 운명에 처한 정미소 풍경에 마음을 빼앗겨 정미소 사진만을 찍다 아예 이 마을 논 가운데 정미소를 사들여 둥지를 틀고 들어앉았다. 계남마을 사람들의 낡은 앨범을 뒤적여 나온 옛날 사진들을 전시하는 박물관은 마을의 역사와 공동체성을 되살릴 뿐만 아니라, 상징성 높은 문화공간으로 외지인들에게도 명소가 되고 있었다. # ‘공동체 박물관 계남정미소´는 명소 진안군 정책개발팀장으로 으뜸마을 가꾸기사업을 담당하는 구자인씨는 일본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이곳에 들어온 지역개발 전문가. 백운마을 간사로 있는 노정기씨는 서울에서 대기업 전무를 하다 이곳에 내려와 귀농사업 구상을 하고 있었다. 무엇보다 새로운 실험을 하고 있는 이들은 시민단체 ‘생명의 숲’에서 내려온 마을조사단 청년 5명이다. 이들은 6월부터 이곳에 들어와 마을의 역사와 자연, 문화, 풍속 등을 조사하고 있었다. 조사사업의 궁극적 목표는 농촌의 문화와 환경에 기반한 지역자원을 발굴하여 이를 활용한 농촌형 사회적 일자리를 개발한다는 것이다. 사회적 일자리는 자체적 수익구조를 갖춘 사회적 기업으로 자립하는 것이 목표다. # 중앙·지방의 관심 집중 기대 요즘 전국각지에 귀농프로젝트들이 활발하다. 그러나 많은 사업이 실패했다. 중앙정부 주도의 하향식, 개발 위주의 정책 때문이었다는 분석이다. 진안에는 이와 달리 아래로부터의 탐색과 열정이 있었다. 이곳의 새식구들에게서 희망을 본다. 이 불씨가 부디 활활 타오를 수 있도록, 중앙과 지방의 관심이 집중됐으면 하는 마음 간절했다. 신연숙 문화담당 대기자 yshin@seoul.co.kr
  • [한·미·중·일 북핵 조율] 반·라이스장관 문답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과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은 19일 서울 도렴동 외교통상부 청사에서 회담을 가진 뒤 기자회견을 통해 유엔 안보리의 대북 결의 이행방안 등에 대한 협의 내용을 설명했다. 다음은 공동 기자회견 모두발언 및 일문일답 요지. -반기문 장관 설명 유엔 안보리 결의 1718호를 환영하고 지지하며 북한이 이를 겸허히 수용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양국은 북핵 문제의 평화적·외교적 해결을 지속적으로 추구할 것임을 재확인하면서 제재를 위한 제재가 아니라, 제재를 통해 북한을 핵 폐기의 길로 끌어내는 균형되고 전략적으로 조율된 조치를 취해 나갈 필요가 있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라이스 장관 설명 미국은 대한 방위공약을 지지할 것을 이 자리에서 재확인한다. 북한이 핵무기나 핵물질을 제3자나 제3국에 이전하는 것을 방지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는 데 합의했다. 화물검색에 대한 이야기들이 과장되게 언론에 보도된 바 있는데, 우리가 하려는 것은 해상봉쇄가 아니라 결의 내용에 따라 회원국으로서 각 나라가 의무를 다해야 한다는 것이다. 해상검색에는 국제법 외에 국내법도 적용되는 것으로 안다. 한국내에 이미 남북해운합의서가 있는 것으로 안다. 그런 것으로 볼 때 확산방지구상(PSI)을 지속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금강산관광, 개성공단 등 대북사업을 미국이 중단을 요청했는가.PSI에 한국이 어떤 형태로 참여하길 원하나. -반 장관 개성공단사업이 북한의 개혁과 개방을 촉진하는 데 있어 긍정적 면이 있다는 점을 설명했다. 금강산관광 사업의 상징성이 크다고 생각한다. 우리로선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사업과 관련해 안보리 결의와 국제사회의 요구에 조화되고 부합될 수 있는 필요한 조정을 검토할 것이다. -라이스 장관 한국에 오고 다른 곳으로 가는 게 그 나라의 정부에 무엇을 하라고 요구하고자 온 것은 아니다. 대한민국 정부가 선박검색에 있어 여러 방법을 사용하고 있는 것을 아는데,PSI 같은 경우는 오해가 많은 듯하다. 이는 2년여 동안 각 나라에서 보유한 권한으로 위험한 무기나 무기관련 물질들을 검색하는데, 국제법과 정보에 의거한 검색이 이뤄진다. 지난 몇 년간 효과적으로 검색이 잘 이뤄졌고, 이것이 무력충돌로 이어지지 않았다. 북한이 대량살상무기를 이전하는 것을 방지해야 하고 그런 행위들을 지원하는 금융, 돈줄을 우리가 막아야 한다는 것이 국제사회의 의무이자 책임이다. ▶중국이 추가협상을 통해 북한이 다시 6자에 복귀토록 하는 조치를 취해 왔다. 당근을 많이 활용했는데. -라이스 장관 중국과 관련해서는 북한의 방문을 통해 북한에는 하나의 선택이 있을 뿐임을 전달했길 바란다. 중국이 갖고 있는 메시지, 국제사회의 메시지, 그리고 유엔 결의를 통한 강력한 메시지였다고 생각한다. 북한이 핵실험을 했고,15대0으로 채택된 결의안을 볼 때 헌장 7장을 담은 결의안으로 실질적인 의무가 있는 내용인데, 북한이 선택을 해야 한다. 무조건 6자회담에 복귀해야 하고 6자회담을 통해 공동성명 내용대로 집행을 이행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송민순 청와대 안보실장이) 유엔에 한국의 운명을 못 맡긴다고 했는데. -반 장관 송 실장의 뜻을 대변은 못하겠지만 유엔 회원국으로서 우리는 안보리 및 유엔의 결정을 존중하고 충실히 이행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말한다. 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 “핵우산 포기 언급은 했었다”

    국가안전보장회의(NSC) 핵심 인사들이 지난해 9·19 북핵 공동성명 채택 이후 열린 한·미연례안보협의회(SCM)에서 ‘한반도 핵우산 제공 조항 삭제’를 미측에 제시했다는 보도(서울신문 10월17일자 1면)와 관련, 정부가 부인으로 일관하다 뒤늦게 시인해 물의를 빚고 있다. 정부의 A 당국자는 17일 “SCM 공동성명 작성과 관련, 사전 구두협의 과정에서 미측에 핵우산 표현을 삭제하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제안이 있었다.”면서 “이는 정부 부처의 논의 과정을 참고해 제의한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10월20일 열린 SCM에서 실무를 맡지 않았던 이 당국자는 “보도가 나온 뒤 문서를 파악했으나 ‘핵우산’용어를 둔 채 수식어를 조정한 기록은 있어 보도를 부인했었다.”면서 “추가 보도(미측 인사의 확인)가 나온 뒤 실무진에게 재차 확인해 정정한다.”고 밝혔다.●거짓말인가, 정책 혼선인가 문제는 전날 서울신문 가판이 나온 뒤 NSC출신 B 고위 당국자의 부인. 그는 당시 공식 책임자로 있었다. “정부가 공식적으로 검토하거나 추진하지 않았고, 미측에 제시한 적이 없다.”고 강력 부인했다. 그러나 ‘핵우산’이라는 중차대한 안보 조항 삭제를 미측에 제기하면서 NSC 최고 책임자가 허가하지 않은 아이디어를 제시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이 안 가는 대목이다. 정부측 주장과 달리 SCM 정식 테이블에서 ‘핵우산’표현 삭제 주장이 나왔다는 말도 있어, 진실 규명이 요구되고 있다.●핵우산 표현 삭제는 정책 변화가 아니다? A 당국자는 9·19 공동성명 직후 본격적인 문안 협의가 진행되는 상황에서는 ‘핵우산’표현이나 문항을 삭제한 초안이 오고간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문서 교환 과정에서 핵우산의 (방어적)성격을 분명히 하는 것이 좋지 않겠냐는 생각을 한 사람이 있었고, 미측이 존치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을 내 그대로 들어갔다고 말했다. 그는 “표현의 문제였지, 정책을 갖고 얘기하진 않았다.”면서 “문서에 조항이 없어진다고 해서 정책의 변화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핵우산 제공 조항 삭제가 정책 변화의 의미를 갖고 있지 않다고 말하는 것에는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78년 이후 27년 동안 공동성명에 포함돼 온 안전보장 표현의 삭제는 상징성을 넘어서는 차원이라는 지적이다. 정부는 9·19 공동 성명이 나온 직후 ‘축배’를 들기에 바빴다.그 과정에서 북한에 핵폐기할 명분을 주기 위해 핵우산 조항 삭제를 추진한 것을 둘러싸고 또다른 논란이 예상된다.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 [M&A 시장 기상도] (2) 현대건설

    [M&A 시장 기상도] (2) 현대건설

    올 하반기 ‘인수·합병(M&A) 대첩’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현대건설이다. 하지만 매각작업이 늦어져 해를 넘길 가능성이 높다. 현재까지 현대건설 인수전 참여를 공식화한 곳은 현대그룹과 두산그룹. 현대중공업그룹의 가세도 유력하다.10대 그룹 바깥의 1∼2개 기업이 컨소시엄 형태로 준비중이라는 소문도 있다. ●현대그룹 vs 현대중공업+KCC 1차 관전 포인트는 현정은 회장이 이끄는 현대그룹과 정몽준 의원이 대주주인 현대중공업간의 ‘가문의 전쟁’. 현 회장의 현대건설 인수 의지는 결연하다. 그룹의 모태라는 상징적 의미뿐 아니라 그룹 경영권이 걸려 있기 때문이다. 현대건설은 현대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현대상선 지분을 8.3%나 갖고 있다. 현대그룹은 현대상선 유상증자를 통해 실탄(현금)도 어느 정도 확보했다. 현대상선은 또 16일 이사회를 열고 현대건설 인수를 위한 자금조달 목적으로 3000억원 규모의 상환 우선주를 발행하기로 했다. ‘북핵 위기’와 ‘옛 사주 책임론’이 최대 걸림돌이다. 인수전이 과열되면 자금 동원력 면에서도 다소 불리해진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아직까지 현대건설 인수를 공식적으로 검토한 바 없다.”고 되풀이하지만 현대건설 인수전에 뛰어들 가능성이 매우 높다.‘플랜트 사업 시너지 효과 극대화’라는 명분도 있다. 실탄도 풍부하다. 자체 현금 여력은 물론 KCC그룹의 ‘지원 사격’ 가능성이 높다. 옛 사주의 정의가 범(汎) 현대가로 확대될 경우 책임론에서 자유롭지 못하기는 마찬가지다. 집안싸움으로 보는 여론의 눈총도 부담스럽다. 현대·기아차그룹이 현대건설 인수에 뛰어들 가능성이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현대 vs 非현대 현대와 현대중공업그룹이 옛 사주 책임론에 발목잡힐 경우, 가장 유리해지는 쪽은 두산이다. 중공업그룹으로의 본격적인 변신에 관심이 많은 두산에는 토목·플랜트 사업을 갖고 있는 건설회사 인수가 필수적이다. 따라서 현대건설 인수에 총력을 쏟고 있다. 두산측은 “현대건설이 북아프리카·중동시장까지 갖고 있어 시너지효과가 크다.”면서 “국민세금으로 살려놓은 기업을 옛 사주가 다시 가져가는 것은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장외여론전을 펼치고 있다. 이에 대해 현대그룹측과 현대중공업측은 ”현대건설의 상징성으로 볼 때 결코 다른 그룹에 넘어가면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한다. 두산측은 매각작업이 내년으로 넘어가면 불리해질 수 있어 은근히 속도전을 바라는 눈치다. 오너일가의 ‘문제’와 분식회계 ‘전과’가 감점요인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인수금액 최대 7조원 예상 채권단은 아직 매각 주간사조차 정하지 못했다. 이를 두고 어떤 형태로든 옛 사주 책임론을 물으려는 정부(국책 채권기관)와, 이와 관계없이 한푼이라도 더 받고 파는 게 최고 목적인 민간 채권기관간의 이해관계가 엇갈리고 있다는 소문이 나돈다. 가격경쟁 극대화를 위해 일부 채권단이 정부 의지가 약화되는 내년 대통령선거 이후로 매각작업을 늦추려 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산업·우리은행 등 주요 채권기관이 ‘뒤탈’을 의식해 ‘만만디’로 가고 있다는 정반대의 해석도 있다. 현대건설 인수가는 지분 절반 인수를 전제로 4조∼7조원으로 예상된다. 2000년에는 적자가 3조원에 육박했지만 올 상반기에만 2093억원의 순익을 냈을 정도로 알짜기업으로 부활했다. 신규수주 물량도 5년치 먹을거리인 4조원이 넘는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北 핵실험 파장] 前 외교수석 2인 긴급대담

    [北 핵실험 파장] 前 외교수석 2인 긴급대담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하고 유엔 안보리가 대북제재 방안을 마련함으로써 한반도와 동북아 정세가 요동치고 있다. 북핵사태에서 중국과 러시아의 역할이 더욱 높아진 듯하다. 본지는 13일 김대중 전 대통령의 외교안보수석과 러시아 주재 대사를 지낸 정태익 경남대 북한대학원 초빙교수와 김영삼 전 대통령의 외교안보수석과 중국 주재 대사를 지낸 정종욱 서울대 국제대학원 초빙교수의 긴급 대담을 갖고 북 핵실험 국면을 어떻게 풀지 등을 짚어봤다. ●정태익 전 대사 북한 핵문제는 기본적으로 현재의 핵확산금지조약(NPT) 체제라는 국제 핵질서에 대한 도전이다. 북한의 핵보유 의지는 과거의 냉전 질서가 종식됨으로써 북한이 위협을 느끼고 남북 격차가 매우 커져 흡수통일을 당할지도 모른다는 우려에서 나왔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예두아르트 셰바르드나제 전 소련 외무장관이 1990년 북한에 한·소 수교를 통보했을 때 김일성 전 국가주석은 “우리는 이제 핵 계획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고 한다. ●정종욱 전 대사 가장 걱정스러운 점은 북핵 실험에 자극을 받아서 국제사회, 특히 동북아 지역에서 핵 도미노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일본이 그렇다. 즉 북의 핵실험은 단순한 한반도의 문제가 아니라 전 지구적인 차원에서 엄청난 함의가 있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1992년에 미국이 철수한 핵무기를 도입하자고 주장하지만, 한반도에 다시 핵무기를 도입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세계적인 추세에 어긋날 뿐만 아니라, 오히려 한반도 안보를 더 불안하게 만드는 악수다. 대신 한·미동맹과 군사협력 관계를 더욱 굳건히 하고 유사시 핵우산을 보다 구체적으로 규정하는 게 필요하다. 앞으로 한·미 국방장관 회담이 열린다면 이 부분에 대해 구체적인 보장이 있어야 한다. ●정태익 전 대사 북한은 이미 경제적으로 취약해졌고, 핵보유 계획 때문에 더욱 고립돼 더 많은 위협에 직면할 것이다. 역설적으로 북한에 제재가 가해지면 북한이 더욱 고립되면서 붕괴할 가능성이 훨씬 높아진다. 북한은 모든 것이 미국 중심인 기존 세계 질서에서는 생존할 수 없다고 판단해 핵을 갖기로 했고, 국제 질서를 깸으로써 새로운 활로가 생긴다고 생각했겠지만, 그런 세계관은 잘못됐다. 북한이 잘못된 판단으로 잘못된 정책을 선택함에 따라 북한의 붕괴를 가져올 수도 있다. ●정종욱 전 대사 금강산 관광사업과 개성공단을 계속해야 하는지는 큰 논란거리다. 원칙적으로 금강산 관광이나 개성공단 문제는 적어도 당분간 보류해야 한다고 본다. 우리 안보에 중대한 결과가 생길 수 있는 사태가 발생했는데도 계속 이어간다면 자가당착이다. 적어도 국제사회의 동향이나 북한의 움직임을 봐가면서 다시 조절하더라도 지금 당장은 중단하고 보류시켜야 한다. ●정태익 전 대사 저는 다른 생각이다.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은 상징성을 생각해서 유지하는 게 좋다고 본다. 금강산 관광 사업은 관광객 숫자가 확 줄어 현재 수준으로는 북에 넘어가는 돈이 월 50만달러밖에 안 된다. 또 개성공단은 북한을 개방과 개혁으로 나가게 하는 수단으로 포용정책의 성공사례다. 따라서 그 상징성을 유지하는 게 좋다. 큰 틀에서의 제재도 필요하지만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려면 채찍과 당근을 잘 배합해 향후에 북한이 핵을 포기하도록 대화의 창구를 열어놓아야 한다. ●정종욱 전 대사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에 참여 여부도 초미의 관심사다. 우리가 아직까지는 PSI에 본격 참여하지 않고 있지만 만일 유엔 결의안에 PSI가 반영되면 유엔 회원국으로서 이행해야 할 의무가 있다. 그러나 중국과 러시아 등의 요구로 유엔 결의안이 어정쩡한 수준으로 통과되고, 미국이 독자적으로 PSI를 요구할 때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지금까지 우리 정부는 해상에서의 검색은 지원만 하고, 실제 행동은 미국과 일본이 하라는 입장이었는데 북한 핵실험 이후에도 이것이 유지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우리가 미국의 군사적 협력, 특히 핵우산이 더욱 필요한 상황에서 우리가 필요한 것만 받고 우리에게 부담이 되는 것은 하지 않겠다는 선택이 과연 한·미 관계에서 얼마나 받아들여질지 걱정이라는 얘기다. ●정태익 전 대사 PSI를 운영하는 과정에서는 실제 (선박을) 차단하고 검색하는 일은 거의 없다고 한다. 다만 북한이 핵실험을 한 이상 감시체계가 강화되고 정보도 빨리 전달돼 북한의 움직임은 세밀하게 포착될 것이다. 이렇게 되면 오히려 한국이 직접 개입할 가능성은 더 많지 않다. ●정종욱 전 대사 핵실험 이후에 중국과 러시아가 엇갈린 입장을 보였다고 생각한다. 중국은 북한의 핵실험이 잘못됐다는 입장이고, 이번 사태에 대단히 강력하게 대응하고 있다. 반면 러시아는 “북한이 9번째 핵보유국이 됐다.”거나 “이번 핵실험 규모가 크다.”는 식의 반응을 보였다. 따라서 중국은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넘어가지는 않고, 이번 사태를 계기로 북한에 대한 정책을 전환할 것이다. 군사적인 압력보다는 정치·경제적인 압력을 통해 점진적으로 핵문제를 해결하고 대화의 장으로 나오도록 하는 방향으로 가지 않을까 생각한다. 한 가지 덧붙이자면 지난 7월 미사일 발사 이후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중국도 못 믿겠다.”고 말했다는 보도가 있다. 북한의 중국과 러시아에 대한 태도도 달라지는 것이 아닌가 본다. ●정태익 전 대사 대북 영향력은 중국이 러시아보다 더 크다. 국경도 훨씬 길게 맞대고 있고, 경제교류 규모도 크기 때문이다. 그래서 미국과 우리가 중국에 북한 설득을 요청했던 것이다. 그러니 그 과정에서 북한에 대한 압력은 중국으로부터 더 많이 가해졌다. 결과적으로 북한은 그런 중국에 불만을 표출했을 수도 있다. ●정종욱 전 대사 객관적으로 볼 때 중국의 북한에 대한 영향력은 압도적이다. 북한은 쌀이나 경제 지원에서 80%가량, 원유나 전략물자는 90% 이상을 중국에 의존하는 상황일 것이다. 이처럼 북한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은 압도적인데 중국이 그 영향력을 행사하겠다고 결단하지 못한 게 아니냐고 생각한다. 또 중국이 결단한다고 해도 북한에 강력한 압력을 행사해서 6자회담에 나오게 하고, 핵을 포기하도록 하면 북한의 반발이 엄청나게 클 것이다. 그렇다고 북한의 정치 현실에서 대안 정부가 출현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결국 중국의 선택은 북한 정권 붕괴냐, 아니면 현 체제 유지냐에서 결정될 문제다. 여기서 북한의 정권 붕괴는 중국에도 큰 문제이므로 북한에 압력을 가해 개혁과 개방으로 유도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한 것 같다. 그리고 그 점이 바로 중국의 대북 영향력 행사에 있어서 한계라고 본다. ●정태익 전 대사 냉전 시절에도 북한은 중국과 소련 사이에서 줄타기 외교를 했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중국은 그동안 북한이 핵을 포기하도록 설득해 왔기 때문에 핵보유 의지가 더 확고해진 북한이 상대적으로 러시아에 더 의존하게 된 것이 아니겠는가. 한 예로 6자회담이 계속 중국 베이징에서 열렸는데, 북한은 압력이 가중되니까 회담 장소를 모스크바로 옮기자고 제안했다고 한다. ●정종욱 전 대사 북한의 어려움을 단적으로 표현한 사례로 본다. 결론적으로 이런 문제를 해결할 방안은 유엔 안보리 결의안에 기초하게 될 것이다. 결의안은 군사제재를 규정한 유엔헌장 7장 42조를 빼고 경제 문제에 대한 제재는 조금 완화시키는 쪽으로 타결된 듯하다. 이로써 국제사회는 북한에 압력을 가하고, 한반도의 안보상황에 긴장감이 지속되겠지만 문제를 해결할 돌파구는 쉽게 찾지 못하는 답답한 상황이 될 것이다. 비전비화(非戰非和), 즉 전쟁도 아니고 평화도 아닌 상황에서 오히려 군사적인 긴장이 더 증폭되는 불안한 상황이 당분간 지속될 것 같다. 이제 중요한 것은 국내적으로 이 문제를 둘러싸고 국론이 분열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점이다. 특히 국내 정치와 결부되는 것은 배격해야 한다. 한·미 관계를 긴밀하게 해나가는 것도 북핵을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된다. ●정태익 전 대사 북한의 핵실험으로 인해 북한이 여태까지 노렸던 북·미 대화의 가능성은 더 멀어졌다. 남북 관계도 훨씬 더 악화됐기 때문에 핵실험 이전의 사고와 전략을 가지고 접근하면 해법이 안 나온다. 북핵을 포기시킨다는 전략적인 목표 아래 미·일은 강력하게, 중·러는 완화적인 태도로 나가는 식으로 역할 분담을 잘해야 한다. 또 북한이 결코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제에서 출발해 종래와 다른 해법, 예를 들어 당분간은 5자회담이라든가 다른 틀을 통해서라도 조율된 입장을 정리해 북한에 채찍을 가하고,‘당근’이 무엇인지도 명확하게 제시해 북한과 거래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정종욱 전 대사 ‘핵을 만든 사람은 핵을 포기하기 힘들다.’는 명언이 생각난다. 포용정책이 지속돼야 한다는 원칙에 누가 반대하겠는가. 다만 방식은 바뀌어야 한다. 기존의 포용정책에서 가장 아쉬웠던 부분은 남북간 ‘포용’을 위해 기존 한·미 관계 등에 엄청난 상처를 주는 등 제로섬 게임으로 비쳐진 것이라고 본다. 북핵 실험으로 한반도는 일촉즉발의 위기 상황에 있다. 그래서 당분간 긴장 관리에 역점을 두어야 한다. ●정태익 전 대사 문제를 다루는데 자꾸 누구 탓으로 돌리지 말고, 초당적으로 나가야 한다. 결론은 결국 한·미동맹으로 풀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달 하순 한·미연례안보협의회(SCM)가 열리면 핵우산을 분명히 하고, 핵무기를 무력화하는 대비체제를 신속히 마련해야 한다. 우리는 방어체제를 통해 핵 사용을 못하게 하는 조치를 하루속히 취해야 한다. 정리 이세영 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사진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 ● 정태익 前 주러대사·DJ 외교안보수석 ▲서울대 법학과 ▲외무고시 2회 ▲주미 대사관 참사관 ▲외무부 미주국장 ▲주 이집트 대사 ▲외무부 제1차관보·기획관리실장 ▲주 이탈리아 대사 ▲남북핵통제공동위원회 공동위원장 ▲외교통상부 외교안보연구원장 ▲청와대 외교안보수석 ▲경남대 북한대학원 초빙교수(현) ● 정종욱 前 주중대사·YS 외교안보수석 ▲서울대 외교학과 ▲미국 예일대 정치학 박사 ▲미국 아메리칸대 조교수 ▲서울대 사회과학대 조교수 ▲미국 클레어몬트대 국제전략연구소 연구교수 ▲서울대 국제문제연구소 소장 ▲서울대 사회과학대 외교학과 교수 ▲청와대 외교안보수석 ▲아주대 사회과학대 교수 ▲서울대 국제대학원 초빙 교수(현)
  • 대선주자 한가위 행보 ‘6인6색’

    ■ 김근태-뉴딜 ‘상품화’ 고민·정동영-호남서 바닥훑기·고건-성묘후 ‘통합’ 구상 열린우리당 정동영 전 의장과 김근태 의장, 고건 전 총리 등 범여권의 대선 주자들은 이번 한가위 연휴를 본격 대선전을 앞둔 민심 읽기와 정국 구상으로 보낼 예정이다. 독일에서 지난 1일 귀국한 정 전 의장은 고향인 전북 순창에서 친지들과 차례를 지내고 선영을 둘러본다. 이어 이달 말까지 호남에 머물며 지역사회 원로들을 만나고 대학 강연에도 나선다.‘소원해진’ 호남의 민심을 훑으며 독일 구상을 가다듬고 내실을 다지겠다는 취지다. 핵심측근인 이재경 (사)21세기 나라비전연구소 연구기획실장은 3일 “연말까지는 조용하면서도 할 일을 하는 ‘정중동’의 행보를 보일 생각”이라면서 “민심에 길을 묻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의장은 서울 도봉구 자택에 머물면서 연휴 직후 국정감사를 비롯한 정기국회와 하반기 당 운영 방안을 점검한다.4일까지는 서울경찰청 방문과 서울역 귀향인사 등 당 의장으로서 공식 일정을 소화한다. 기동민 보좌관은 “이번 연휴는 정국 흐름을 비롯해 머릿속에 복잡하게 얽혀 있는 실타래를 푸는 시간이 될 것”이라면서 “특허를 출원한 뉴딜 구상을 어떻게 ‘상품화’시켜 ‘출시’할 것인지도 집중 고민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고 전 총리는 이날 한가위 맞이 대국민 메시지에서 “서민생활은 하루가 고달프고, 경제는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며 민심을 다독였다. 한가위인 6일 전후에는 남양주의 선친 묘소를 찾고, 가족과 시간을 보낼 계획이다. 고 전 총리의 한가위 구상은 지론인 ‘중도실용개혁세력 통합론’의 현실화 방안에 모아질 수밖에 없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박근혜-자택서 국감준비·이명박-정책토론회 열어·손학규-울릉도·독도 방문 한나라당의 ‘빅3’는 이미 내년 대선을 앞두고 본격적인 경쟁 구도에 들어갔다. 추석 연휴가 끝나면 3인3색의 대권 행보에 가속도가 붙을 것 같다. 9박10일 일정으로 유럽을 방문했던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추석 연휴에 별다른 약속을 잡지 않았다. 삼성동 자택에서 쉬면서 쌓인 피로를 풀 계획이다. 동생인 지만씨 내외 등 가족을 만나는 일을 빼면 특별한 외부 일정도 없다. 우선 추석 연휴가 끝나면 국회 국정감사가 시작되는 만큼 다른 주자와는 달리 국회의원 신분인 박 전 대표는 충실하게 국감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감을 통해 정국 운영 비전을 밝힐 수 있기 때문이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추석 연휴에 경기 이천의 부모 선영을 둘러보고 자문교수, 분야별 전문가와 함께 정책 토론회를 열어 이달 말 유럽 방문에서 보일 정책 아이템을 점검키로 했다. 추석이 끝나면 지방 강연이 많이 잡혀 있어 이를 통해 비전을 드러낼 준비에도 힘을 쏟기로 했다. 일각에선 이 전 시장이 이회창 전 총재를 예방한 것처럼 당 원로와 연쇄회동에 나서 ‘당심’을 공략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다만 한 측근은 “추석이 끝난 뒤에는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가 있는 만큼 지원 유세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100일 대장정을 계속하고 있는 손학규 전 경기지사는 추석 연휴에도 울릉도와 독도를 방문하는 일정을 예고했다. 무엇보다 추석 당일 국토의 동쪽 끝인 ‘독도의 상징성’에 비춰볼 때 특별한 의미가 있을 것이란 해석이 나오고 있다. 손 지사는 오는 9일 오후 2시에 서울역에 입성,102일 동안 이어진 민심대장정의 막을 내린다. 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사설] 미8군 개편 한반도 안보에 지장없어야

    주한미군의 상징인 미8군이 개편된다. 버웰 벨 한·미연합사령관은 지난 9월29일 미8군이 해체되고 새로운 작전지원사령부(UEy)로 전환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개편은 미군의 군사체계 변화에 따른 것이라고 한다. 벨 사령관은 또 미8군과 관련, 어떤 결정이 내려져도 한반도 전쟁 수행과 관련이 없다고 말해 안보 불안을 차단하고자 했다. 미8군은 현재 명목상의 지휘부대일 뿐이며, 해체가 되더라도 지휘부 수십명이 이동하는 데 불과하다고 국방부도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미8군이 갖는 상징성은 작지 않다. 또 일련의 미군 개편 움직임을 보면, 미군 당국이 결정한 대로, 그들의 안보 전략에 따라 주한미군의 병력 규모와 전략, 주둔지 등이 정해지고 우리는 일방적으로 통보받고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지난해 미국과 일본이 외무·국방장관 합동회의에서 주일미군 재편에 대해 합의하는 등 동맹관계를 한 단계 격상시킨 것과 대비된다. 새 동북아 안보 질서하에서 한국의 비중이 일본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하되거나 한반도 안보상황에 일본 군사력이 끼어들게 되는 것 아닌가 우려된다. 미8군의 개편과 관련,‘틀이 바뀌면 연결고리는 느슨해질 것’이라고 우려하는 군사전문가들도 적지 않다.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북한 핵 위협, 미군 재편 등 동북아 안보 정세는 요동치고 있다. 이런 때일수록 주한미군 개편은 긴밀한 협의하에 진행되어야 안보 불안을 불식시킬 수 있을 것이다. 우리의 안보역량 강화도 긴요한 것은 말할 나위도 없다. 노무현 대통령은 어제 국군의 날 기념식 연설에서 강력한 선진 정예강군을 만들겠다면서 한·미동맹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부가 미8군을 비롯한 주한미군의 재편이 한·미 양국의 긴밀한 협의하에 진행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 용산공원, 여론 따로 정책 따로?

    국무조정실이 지난 4월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용산공원의 운영주체는 서울시가 되어야 한다는 응답자가 훨씬 많았다. 그럼에도 국무조정실은 여론조사 결과를 공개하지 않고 정부가 주도권을 쥐고 용산공원을 조성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열린우리당 서혜석 의원은 27일 용산공원과 관련한 국무조정실의 여론조사 결과를 입수해 공개했다. 그 결과 용산공원의 운영주체는 ‘서울시’가 해야 한다는 응답자가 49.2%로 ‘국가’가 해야 한다는 32.2%보다 훨씬 높았다. 지난달 용산공원 국가공원화 선포식까지 하며 정부가 주도권을 쥐고 용산공원을 조성하고 운영하는 데 국민들은 별로 탐탁지 않게 여기고 있는 셈이다. 용산공원의 유형별 선호도도 서울시가 주장하는 ‘생태공원’이 78.5%를 차지한 반면 정부가 내세우는 역사적 색채를 입히는 ‘기념공원’은 28.4%에 그쳤다. 공원 조성에 필요한 재원조달 방식은 ‘중앙정부와 서울시가 공동 조달’이 40.7%로 가장 많아 정부의 추진방향과 일치했다. 이어 ‘국가와 서울시·민간의 공동조달’이 17.3%,‘서울시 조달’이 16.4%,‘국가 조달’이 13%,‘부지활용을 통한 조달’이 11.9%였다. ‘용산공원에 포함되기를 희망하는 시설’은 ‘자연 그대로’가 59%로 가장 많고,‘문화시설’이 22%,‘복지시설’이 14.4%로 뒤를 이었다. 서혜석 의원은 “용산공원은 상징성 때문에 국민적 관심이 큰 만큼 재원조달 방안등 모든 논의 과정을 공개해 국민적 합의를 바탕으로 사업을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무조정실의 여론조사는 전문기관인 리서치컴이 지난 4월19일부터 25일까지 전국의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전화로 실시했다. 표본오차는 ±3.1%이다.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데스크시각] 서울시장님,그거 문화재 되겠습니까? /서동철 공공정책부장

    육조(六曹)거리였던 세종로에서 조선시대 관아(官衙)의 흔적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1967년이다. 당시까지만 해도 대원군 시대에 부활된 삼군부(三軍府)의 청헌당(淸憲堂)이 남아 있어 옛 체신부의 일부가 들어 있었다. 이 청헌당을 공릉동의 육군사관학교로 옮기고 지은 것이 정부중앙청사이다. 문화재를 몰아낸 자리에 관청 건물을 세운다는 것은 요즘 같은 ‘보존 지상주의’시대에는 상상도 못할 일이다. 당시 정부는 아예 청헌당을 건축자재로 매각하는 방안까지 검토했다고 한다. 자칫 붐을 이루던 일본인 기생관광용 요정으로 추락할 수도 있었다. 조선초기 삼군부에서 예조(禮曹)로, 다시 삼군부로 역사를 이어온 터에 중앙청사가 지어지는 과정을 몰문화적 군사정권의 횡포로만 보고싶지는 않다. 개발시대에도 개발시대 나름의 논리는 있게 마련이다. 당시 청헌당 보존과 중앙청사 건립을 국민투표에 부쳤다면 ‘조국 근대화’시대에 걸맞은 현대식 정부청사에 기꺼이 ‘한 표’를 던질 국민이 아마도 더 많지 않았을까. 요즘 경복궁이 단계적으로 복원되어 옛 모습을 조금씩 찾아가면서, 조선시대 육조거리도 복원하면 더욱 훌륭한 문화관광자원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2000년 역사도시 서울이 고풍스러운 모습을 조금이라도 되찾기를 바라는 보통사람들의 목소리일 것이다.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이 계획대로 이루어진다는 전제가 필요하지만, 이들은 세종로 주변의 정부기관들이 옮겨간 이후 정부의 의지만 있다면 황당한 꿈만은 아니라고 날개를 편다. 물론 문화예술 관련 시민사회단체들은 벌써부터 정부기관이 떠난 세종로는 문화공간과 열린광장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정부는 중앙청사까지 매각해 행정도시 건설비에 충당하겠다는 완강했던 방침에서 한발 물러서 길 건너편의 문화관광부 청사만 매각한다는 수정안을 최근 내놓았다. 문화재로 떠받들어지는 건축물이라고 지을 때부터 후세의 인정을 받겠다고 벼르지는 않았을 것이다. 특히 궁궐도 아닌 관아는 쓰임새에 충실하면 되지 않았을까. 청헌당이 서울시 유형문화재로 지정된 것은 조선시대 조정의 관아라는 희소성이 먼저 작용한 것은 틀림없다. 나아가 지금도 날선 듯 치켜올라간 청헌당의 처마선에서 열강의 침략이 가시화되던 시기, 문약(文弱)해진 조선의 분위기를 추슬러 보겠다는 의지를 읽었다면 너무 ‘오버’하는 것일까. 깊은 뜻은 몰라도, 중앙청사라도 보존하겠다는 정부의 방침은 일단 환영할 만하다. 중앙청사의 보존은 20세기 후반기 대한민국 정부의 ‘물리적 흔적’을 남기는 일이기 때문이다. 육조거리가 복원되면 참 멋있겠다고 생각하면서도, 흔쾌하지 않았던 것도 한 시대를 조금 더 되살리기 위해 다른 한 시대를 포기해야 하기 때문이었다. 중앙청사는 예술품일 수 없지만 ‘정부의 역사’라는 측면에서 중요한 문화재라고 생각한다. 개발독재시대 권위주의의 상징이라는 비난은, 한편으로 이 건물에 내포된 시대정신이기도 하다. 같은 차원에서 이조(吏曹)터에 자리잡은 문화부 청사를 팔겠다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는 것도 아쉽다. 조선왕조에서 대한민국에 이르는 ‘관가(官街)’라는 세종로의 역사성이 훼손되리라는 것은 너무나도 뻔하기 때문이다. 정부청사를 보존할 것인가, 말 것인가를 놓고도 이렇듯 골치가 아픈데, 고유한 건축양식마저 완전히 생명력을 잃어버린 마당에 상징성있는 관청 건물을 새로 짓는 것은 정말로 큰 일이다. 21일 아침 서울신문은 서울시가 새청사를 세우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너무 서두르지 말라는 판에 박힌 충고는 하고 싶지 않다. 다만 ‘문화시장’이 되겠다는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이것만은 묻고 싶다. “시장님, 새로 짓는 건물이 훗날 문화재가 되겠습니까?” 서동철 공공정책부장 dcsuh@seoul.co.kr
  • 친일파 6명 재산조사 착수

    친일반민족행위자재산조사위원회는 ‘을사오적’ 이완용 등 친일반민족행위자 6명의 후손이 보유한 토지 62필지,34만 1897㎡(10만 3000평)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다고 10일 밝혔다. 조사위는 지난 8일 3차 전원위원회를 열어 친일파 2명의 후손이 보유한 토지 10필지(2만 2372㎡)에 대한 조사 개시 결정을 내렸다. 앞서 7월24일 1차 회의에서는 이완용과 이재극, 민영휘의 후손이 보유한 토지 12필지(6900㎡), 조사위 공식 출범일인 8월18일에는 2차로 3명의 토지 40필지(31만 2625㎡)에 대해 조사개시 결정을 각각 내렸다. 이 가운데 두 명이 중복돼 조사대상 친일반민족행위자는 6명이다. 조사대상자 및 이해관계인은 조사개시 결정이 통보된 날로부터 60일 이내에 ‘친일반민족행위자가 아니다.’‘친일의 대가로 획득한 토지가 아니다.’고 이의신청을 할 수 있다. 전원위원회는 재적위원(9명) 과반수의 찬성으로 해당 재산의 국가귀속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위원회는 ‘친일재산의 첫 환수결정’이라는 상징성을 고려해 세밀히 검토한 뒤 연말쯤 공식 발표할 계획이다.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지금 장흥에선] 회진항~관덕방조제 운하 계획

    [지금 장흥에선] 회진항~관덕방조제 운하 계획

    격세지감이랄까. 숱한 논란 끝에 새만금 방조제가 축조된 것과는 정반대로, 남녘의 한 간척지에서는 방조제를 허물고 바닷물을 끌어들여 예전의 갯벌을 되찾으려는 ‘의미있는’ 발걸음이 시작됐다. 대한민국 간척사에서 처음 있는 역사적인 일이다. 정부도 식량안보 논리에서 벗어나 갯벌 복원사업, 생명운동에 불을 지핌으로써 향후 보폭에 무게가 실릴 것으로 보인다. 역사적인 무대는 1965년 민간인들이 간척사업을 했던 청정해역 득량만인 전남 장흥군의 한적한 바닷가이다. 장흥군은 벌써 ‘운하 관광시대’를 겨냥, 발빠르게 관광 청사진을 준비중이다. 서울 광화문에서 경도상으로 정남쪽이라 해서 이름 붙여진 ‘정남진 장흥’. 국내 첫 운하 관광시대를 열면서 기존의 건강휴양촌 이미지를 살려 복합관광 혁신도시로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운하에서 낚시를 장흥군 회진면 회진항(국가지정 1종어항) 뒤편 수로에서 아스라이 보이는 관덕방조제까지 이어지는 간척지가 200여㏊에 이르는 관덕농장이다. 이 거대한 논 한가운데로 운하가 뚫린다. 길이 4000m, 폭 200m, 깊이 20m 남짓으로 계획됐다. 이 운하는 해양수산부의 연안정비 시범사업으로 추진돼 다른 지방자치단체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운하 형태는 회진항 수로에서 신상리 관덕방조제까지 ‘낫’을 살짝 옆으로 돌려 놓은 기역자로 연결된다. 논 한복판을 뚫고 지나갈 운하는 황금빛 들판, 푸른 하늘, 쪽빛 바다와 어우러져 멋진 한폭의 그림으로 태어난다. 운하 위로는 한껏 멋을 부린 관광다리를 3개쯤 놓고 양쪽 둑으로는 산책로, 낚시터, 자전거도로 등 체험거리를 만든다는 구상이다. 배를 타거나 둑 아래에서 편하고 즐겁게 바다낚시를 즐기도록 한다는 것이다. 이곳과 연계한 배후지역 관광낚시도 여건이 차고 넘친다. 이미 회진하면 다양한 어종과 놀랄 만한 포인트로 전국 제1의 바다낚시터로 널리 알려져 있다. 요즘 회진 앞바다에서는 전어·병어·참장어 등이 손맛을 제대로 느낄 만큼 씨알이 굵어졌다. 또 이 운하 예정지에서 5분가량 들어가면 간척지와 노력도를 잇는 연륙교(452m)가 완공돼 바다쪽 접근이 더 좋아졌다. 노력도에는 해수풀장과 낚시터, 산림욕장 등을 만든다. 장흥군은 다리 바로 밑 폐교를 10억원에 사들여 각종 바다체험과 초보 강태공을 배려한 바다낚시 학교를 열기 위해 문패를 손질하고 있다. 다리 앞쪽 바다쪽으로 부유물을 띄워 설치하는 인공 바다낚시터 조성을 위해 기본계획 작성에 들어갔다. 최연수 장흥군 해양수산과장은 “내년에 확보된 12억여원으로 운하의 기본 및 실시설계를 하고 2009년까지 200억원을 투자한다.”며 “운하 건설과 갯벌복원 사업에는 보다 적극적인 정부의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속내를 감추지 않았다. ●복합관광지 탄생 회진항∼신상리 운하가 3년 뒤 마무리되면 회진항 앞쪽과 신상리 관덕방조제 앞 갯벌이 제기능을 찾게 된다. 이렇게 되면 어장의 생산성이 높아지고 저절로 주민소득도 올라갈 것으로 기대된다. 바닷물이 간만의 차로 흐름이 빨라지면서 고약한 냄새가 나던 갯벌에도 생명이 살아 꿈틀거리는 생태체험장이 된다. 운하는 엄청나게 퇴적된 펄로 골치를 앓고 있는 회진항의 구겨진 체면도 되살린다. 이어 항구 기능이 살아나면서 관광항구로 변신을 촉진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장흥군은 생태체험 관광에 잔뜩 눈독을 들이고 있다. 청정해역의 갯벌 복원지를 거점 관광지로 하고 인근 바다 관광지와 엮는 형태이다. 그래서 운하 예정지 인근에 만들 인공 바다낚시터와 회진면∼관산읍∼대덕읍의 청정 해안선을 따라 바지락과 굴 캐기, 참장어 낚기, 개매기(그물치고 고기잡기) 체험 등에 초점을 맞춘다. 또한 이곳 바닷가에서 태어나 바다를 화두로 소설쓰기에 매달린 동갑내기 한승원·이청준과 그의 선배 송기숙의 생가는 오롯이 그 자체가 살아있는 관광상품이다. 얼마 전 문을 연 억불산 정상의 천문과학관, 장흥댐, 천년고찰 보림사, 쇠똥구리마을, 지렁이 생태체험장 등도 복합관광자원으로 손색이 없다. ●운하개통 기대효과 방조제에 막혀 있던 득량만의 거센 조류는 운하를 타고 회진항 수로를 오간다. 하루 4번 물 방향이 바뀌는 작용으로 회진항 앞쪽과 관덕방조제 양옆에 쌓인 엄청난 양의 진흙더미는 봄눈 녹듯 사라질 것이 확실하다. 그동안 방조제 축조 이후 조류 속도가 느려지거나 아예 막히면서 윤기가 번지르르하던 갯벌이 자꾸만 썩어갔다. 이는 국가항인 회진항과 인근 황금어장을 망치는 주범이자 흉물거리였다. 간척지 논둑에서 만난 60대 농민은 “주민들은 간척지에 운하를 만들고 갯벌을 살리려는 노력에 박수를 쳐 환영한다.”고 말했다. 그래선지 주변에서는 벌써부터 관덕농장의 논값이 들먹거리고 있다는 소문도 들려 부작용이 감지됐다. 그러나 회진항 조금 못 미친 관산읍 삼산리 바닷가에서는 간척사업(논 250여㏊)이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고 있었다. 장흥 글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김인규 장흥군수 “회진항 운하건설 사업은 간척지의 갯벌복원 의의” 김인규(52) 장흥군수는 10일 “회진항 운하 공사는 국회 통과라는 절차가 있어 조심스럽지만 간척지의 갯벌 복원이라는 측면에서 상징성이 크다.”고 말했다. ▶운하의 의미는. -한마디로 소통이다. 자연도 인간도 물도 자연스럽게 흘러가도록 해야 한다.‘고이면 썩는다.’는 세상 이치를 갯벌 복원이 웅변하고도 남는다. ▶운하는 어떤 관광자원인가. -운하에서 다리위 낚시, 둑방낚시, 자전거일주, 돛단배 운항 등을 즐긴다. 생태체험 관광의 중심축이다. 마음 편하게 해보라는 것이다. ▶가고 싶은 종합관광이란. -도시화로 현대인들이 자꾸 ‘빠르게 빠르게’에만 매달리고 있어 안타깝다.‘정남진’인 장흥은 따뜻한 기후, 풍부한 물산, 인심 좋은 고장이다. 장흥에서는 ‘느린 세상’의 멋을 보여주려 한다. 마음을 비우고 생각도 바꾸면 세상이 달라진다. 관광은 지역에서 생산·가공·유통하는 종합관광 상품이 돼야 한다. 장흥은 ‘개방형 휴양도시’가 목표이다. 퇴직자 등이 휴양지 삼아 건강한 삶을 누린다면 바랄 게 없다. 장흥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사촌~장재도선 제방에 다리놓기 ‘한창’ 회진항에서 승용차로 30분 거리인 바닷가에서도 40여년 전에 쌓았던 또 다른 제방을 헐어내고 물길을 내고 있었다. 장흥군 안양면 사촌마을이다. 쫄깃하고 담백한 맛으로 바지락의 대명사로 통하는 장흥 바지락의 특산지가 바로 이곳이다. 여기서는 마을 앞 섬인 장재도를 잇는 제방에서 둑을 트는 공사가 한창이다. 주민들의 오랜 숙원이었다. 올 1월부터 52억여원을 들여 2009년 1월 완공을 목표로, 둑 한가운데를 걷어내고 다리로 바꾸고 있다. 둑 길이 120m 가운데 중심의 80m를 모두 들어내고 다리를 놓는다. 바닷물 흐름을 좋게 하고 어선들이 손쉽게 지나가도록 교각은 3개만 세운다. 다리 위에서 낚시도 하면서 밤경치를 즐기도록 난간에는 특수조명도 준비중이다. 원래 사촌마을 앞 펄밭에서는 바지락과 고막 등 패류가 지천으로 널려 있었다. 조금 바다로 나가면 병어·전어·낚지 등 어류도 짭짤한 소득원일 만큼 청정해역이었다. 지금도 사촌마을은 장흥군에서 가장 잘사는 마을로 통한다. 그러나 1962년 이 둑이 놓이면서 사촌마을 앞 갯벌을 적시던 조류가 막혔다. 주민들은 “둑이 생긴 뒤 갯벌에서는 역겨운 냄새와 함께 수없이 많은 바지락이 썩어 나갔다.”며 “둑이 헐리고 갯벌이 되살아나면 마을 공동양식장도 금방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장흥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한민족 문화유전자를 찾아서(7)] 사회-생활상징(하)

    [한민족 문화유전자를 찾아서(7)] 사회-생활상징(하)

    입고, 먹고 자는 것을 의(衣)식(食)주(住)라 한다. 프랑스에서는 먹는 것을 앞세워 식의주라 한다. 그러나 우리는 의식주라 한다. 그것은 먹고 자는 것에 비해 의생활이 그만큼 어려웠기 때문이다. 수천 년 동안 입어온 우리의 옷, 한복은 이미 철 지난 패션이 되어 설이나 추석과 같은 특별한 날 입는 옷으로 전락한 지 오래다. 하지만 우리 민족의 삶과 온기가 스며 있는 한복과 온돌같이 자꾸 잊혀져가는 우리 문화가 한국의 100대 상징 사업으로 다시 우리 곁으로 다가오게 돼 반갑기 그지없다. 한복을 입은 사람을 보면 왠지 고와 보이고 행복해 보인다. 한마디로 매력 만점이다. 우리 옷의 가장 큰 특징은 품새가 넉넉하다는 점이다. 한복은 느슨함이 구조적 생명이다. 풍성하고 헐렁해 한번 입어 맛 들이면 한복만큼 편안한 옷도 없다. 한복은 단순한 옷 이상의 상징성을 가진다. 서구가 서는 입식문화라면 우리는 앉는 좌식문화이다. 양복은 서는 문화권의 옷이다. 서는 문화권의 옷은 몸에 꽉 끼게 만들어진다. 한복은 그렇지 않다. 옷이 몸에 꽉 맞으면 앉는데 불편하기가 그지없다. 옷 자체의 구조가 좌식생활에 편리하도록 돼 있다. 양복이 입체 재단하는 옷이라면 한복은 평면 재단이다. 양복은 몸에 맞춰 재단을 하기 때문에 몸이 뚱뚱하거나 키가 커지면 체형이 바뀌어 입지 못한다. 하지만 한복은 체형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 오히려 체형에 따라 맵시가 달라질 뿐이다. 양복이 디자이너에 의해 맵시가 결정되는 옷이라면, 한복은 철저하게 입는 사람 중심의 옷이다. 또한 여성의 한복은 삼각형 라인이다. 삼각 형태는 동양에서 천지인의 완전한 조화를 상징한다. 더욱이 색동옷은 우리만의 독특한 옷이다. 상생의 원리로 배합된 색동옷은 한국인의 뛰어난 색채감각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정겨운 다듬이질’ 한국의 참소리 한복과 다듬이질은 불가분의 관계다. 단순히 옷감을 손질하는 것으로만 끝나지 않는다. 밤늦도록 다듬이질을 하는 아낙의 정겨운 방망이 소리와 창가에 비친 모습, 달 밝은 가을 밤, 풀벌레 소리와 함께 창살에 어린 그림자로부터 흘러나오는 청아한 다듬이 방망이 소리는 누가 뭐라 해도 가장 정겨운 한국의 소리이다. 거기에 아낙들의 고달픈 시집살이의 한을 달래는 분출구로서도 훌륭했다. 여자는 어머니가 되면 강해진다. 한국의 어머니들은 세계 어느 나라 부모들보다도 교육열과 모성애가 강하다고 한다. 한석봉과 그의 어머니는 ‘맹모삼천지교’와 비견되는 한국 어머니의 올바른 교육상과 자식사랑을 상징한다. 조선 중기에 활약한 석봉은 집이 가난하여 종이가 없어 집을 나가서는 돌다리에 글씨를 쓰고 집에서는 질그릇이나 항아리에다 글씨 연습을 했다. 특히 그가 1583년에 완성한 ‘석봉천자문’은 조선 천자문의 표준이 됐고 왕실과 사대부가 뿐 아니라 전국 각지 서당으로 퍼져 나갔다. 그 뒤에는 끼니를 거를망정 자식의 재질을 키워주기 위한 어머니의 헌신적인 사랑이 있었음은 두말할 나위없다. 이것이 한국의 어머니 상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석봉 천자문은 서당에서도 필수과목이었다. 서당은 향촌사회의 사설 교육기관으로서 초등단계의 교육을 담당하였다. 서당은 훈장을 초빙하여 자제교육을 맡기는 사숙 또는 독서당의 형태, 문중에서 학계나 학전을 마련하여 운영하는 동계서당의 형태 등 다양했다. 서당은 책을 좋아하고 배우기를 힘쓰는 한국인의 교육적 정서를 잘 보여주는 기초교육의 대표적인 상징이다. 윷놀이·씨름 민족화합 이끌어 우리나라에서 남녀노소 구분 없이 함께 놀 수 있는 대표적인 놀이가 바로 윷놀이다. 윷놀이는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다. 실외든 실내든 어디서도 놀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재미와 승부를 함께 맛볼 수 있어 그야말로 신명 나는 놀이이다. 때문에 마을축제로서, 가족간의 화목을 다지는 데도 으뜸이다. 또한 정초에 윷놀이를 통해 한해 농사의 풍흉을 점치기도 하고 개인의 운수를 보기도 한다. 윷은 도, 개, 걸, 윷, 모로 각각 돼지, 개, 양, 소, 말을 가리키는 것으로, 우리의 생활에서 친밀성과 경제적인 가치를 지녔던 동물들로 구성되어 있다. 윷판은 윷말이 돌아 나오는 양상을 춘분, 하지, 추분, 동지 사계절에 비유하고, 윷판은 음양을 나타내는 천원지방(天園地方)의 우주적인 구조를 표현하는 동시에 28수의 순환을 보여주는 우주관을 담고 있다. 우리 놀이 중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씨름이다. 씨름은 한자어로는 각저(角抵), 각력(角力), 각희(角戱), 상박(相撲) 등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다. 일본의 스모는 씨름을 의미하는 한자어 상박(相撲)을 일본어로 발음한 것이다. 씨름은 그 역사가 깊어 이미 4세기 고구려 각저총고분에 씨름하는 장면이 묘사되었으며, 고려시대에는 굉장한 구경거리로 정착하였고, 조선시대에는 씨름이 훨씬 대중화되어 오늘날에 이르렀다. 우리의 씨름은 경쟁 요소와 전통적인 수련의 의미가 강한 놀이로서 오늘날에도 전승시켜야 할 대표적인 문화상징이 아닐 수 없다. 누가 뭐라 해도 태권도와 인삼은 외국인에게 한국의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태권도는 심신을 단련하고 강인한 체력과 굳센 의지로 자신감을 길러 강자에게 강(强)하고 약자에게 유(柔)하게 하는 그야말로 지덕체와 예가 겸비된 스포츠이다. 그러나 올림픽의 정식 경기종목임에도 태권도는 일본의 스모나 중국의 쿵후처럼 대중적 인기를 누리지 못하는 것 또한 사실이다. 이제 문화산업의 콘텐츠로 개발하여 세계인이 즐기는 태권도로 다시 태어나야 할 것이다. ‘인삼’ 건강·활력·지혜 코드로 인삼(人蔘)은 그 뿌리가 사람의 형상을 닮았다고 하여 붙여진 것으로 일찍이 국제화되어 불로장수의 명약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다. 최근 호주의 일간지 ‘더 에이지(The Age)’에서 한국산 인삼이 건강·활력·지혜·남성다움의 원천이라고 집중 소개될 정도로 인정받고 있다. 이번 문화상징 선정으로 한국인삼은 ‘서양의 명약 알로에’에 버금가는 명실상부한 세계적 웰빙 상품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요즈음 TV 드라마 주몽이 대인기이다. 역사적으로 고구려의 고주몽은 활 잘 쏘는 신궁으로 알려져 있다. 국제스포츠에서 양궁은 한국의 메달밭으로 알려져 있을 뿐만 아니라 한국인의 천부적인 활쏘기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그렇다. 우리 민족의 활쏘기는 그 역사가 깊다. 전쟁무기로, 사냥도구로, 나아가서 건전한 신체단련과 오락도구로 사랑을 받아왔다.100대 문화상징 계기로 이제는 건전한 국민스포츠로, 정신 수양의 도구로서도 국궁이 널리 보급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온돌은 좌식문화의 산물 지금은 거의 잊혀가고 있는 것 중 우리 의식주 문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온돌문화이다. 경복궁에 있는 국립민속박물관의 전시물 중 외국인에게 가장 인기 있는 코너가 김치와 구들로 된 초가이다. 도대체 한국 사람들은 어떻게 난방을 하며, 음식은 어디서 무엇으로 조리를 하는가에 대해 매우 궁금해한다. 설명을 듣고 나면 ‘아 그렇구나´ 하고 감탄을 한다. 난방과 조리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우리 온돌문화는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그 유례를 찾기 힘들다. 온돌문화는 의식주 문화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을 뿐만 아니라 초현대적 생활에까지 이어져 온 우리만의 고유 주거문화이다. 온돌은 입식문화를 좌식문화로 바꾸었고, 집안을 보다 청결하게 한 일등공신이었다. 좌식문화는 신발을 벗고 생활을 하기 때문에 그만큼 내부가 깨끗해진다. 온돌의 문화상징화는 우리 민족의 영원한 탯자리를 부활시키는 시도이다. 정종수 국립춘천박물관장
  • 정부-서울시 대타협 대안은

    정부-서울시 대타협 대안은

    정부와 서울시가 대타협을 한다면 어떤 안이 있을 수 있을까. 대략 5∼6가지 안이 있을 수 있지만 어느 안도 쉽지 않다는 게 양측의 고민이다. ●대체개발 서울시가 원하는 안이다. 공원구역을 확정하고, 비용정산을 통해 분담원칙을 정하는 것이다. 대신 개발에 대한 서울시의 적극적인 협조를 전제로 한다. 구체적으로 수송단과 캠프킴 등 서울도심의 국·공유지의 개발을 통해 이전비용을 조달한다는 것이다. 이 경우 법안 제출을 미룬 상태에서 양측이 재협의를 벌이는 절차를 밟게 된다. 서울시는 이 방안이 받아들여지면 이들 지역의 용도 변경에 협조하고, 모자라는 비용도 일부 부담하겠다는 자세다. 문제는 서울시내에 이런 땅이 많지 않다는 점이다. 용산역 인근의 철도공작창이 거론되지만 이 땅은 철도공사 땅이다. 공기업의 땅을 팔거나 개발해 나오는 돈으로 국가사업인 미군기지 이전에 쓴다는 것은 쉽지 않다. 굳이 하고자 한다면 국가가 이 땅을 철도공사로부터 사들인 후 용도변경을 통해 개발해야 한다. 대신 철도공사에도 파이가 돌아가야 한다. 일각에서는 이 땅을 개발할 경우 8조원가량의 개발이익을 나올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전 비용 충당이 가능한 금액이다. ●공원구역 개발 확대 서울시가 우려하는 안이다. 용산특별법에 따라 공원조성 사업을 벌이고, 복합개발구역 등을 개발해 이전을 추진하되 모자라면 추가로 공원구역의 용도변경을 통해 여기서 나오는 매각대금이나 개발이익으로 충당한다는 것이다. 쉬운 안이지만 현실적으로 서울시와 환경단체의 반대를 극복해야 한다. 또 민족·역사공원을 표방하면서 주변을 고층빌딩군으로 뒤덮는다는 여론도 무시할 수 없다. 정부가 고민하는 이유다. ●국고 투입 또는 국·공채 발행 국고 투입안은 세금을 걷어 이전비용을 충당하는 것으로 깔끔하지만, 국민의 부담이 늘어난다는 점이 걸린다. 이에 따라 나온 안이 국·공채 발행. 하지만 이 안 역시 궁극적으로는 국민들이 갚아야 할 빚이다. 외상으로 한다는 점만 다르다고 할 수 있다. 보조수단으로 활용가치는 있다는 평가다. ●국민신탁제도 용산의 상징성 등을 감안, 국민이나 기업 등의 모금으로 이전 비용을 조달하는 것으로 의미는 있지만 수조원의 돈을 모으는 방식으로는 적절치 않다. 일부 면적은 가능할 수 있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5월12일은 ‘자동차의 날’

    ‘자동차 수출 1000만대를 기록한 5월12일은 자동차의 날.’ 울산시는 18일 울산지역 3대 주력 산업으로 자동차·조선·석유화학 산업의 의미를 되새기고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 산업별 기념일을 제정한다고 밝혔다. 기념일은 각 산업마다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실무협의회가 시민의견 수렴 등을 거쳐 가장 상징성 있는 날을 선정한다. 올해안에 기념일 제정을 마치고 내년부터 다양하게 기념식 행사를 할 예정이다. 자동차실무협의회는 지난 17일 회의를 갖고 자동차 수출 1000만대를 돌파했던 1999년 5월12일에 맞춰 이날을 자동차의 날로 결정했다. 앞서 석유화학실무협의회는 울산석유화학공업단지 기공일인 1968년 3월22일을 석유화학의 날로 잠정 선정한 뒤 오는 22일 최종 결정한다.울산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한민족 문화유전자를 찾아서] (2) 민족·역사상징(하)

    [한민족 문화유전자를 찾아서] (2) 민족·역사상징(하)

    수도(首都)는 나라의 상징이기에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당대 최고의 길지(吉地)에 자리잡았고, 그 땅의 기운이 쇠했다고 여겨지면 또 다른 길지로 옮기기도 했다. 한반도 역사상 가장 긴 세월 동안 수도였던 지역은 신라의 경주(慶州)였는데, 이곳이 세운 ‘천년’ 기록은 세계사에서도 그 유사한 경우를 찾기 어렵다. 그 덕이었을까. 경주에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것도 여럿 있거니와, 눈에 스치는 그 어느 것 하나 소중한 민족문화유산이 아닌 것이 없다. 평양(平壤) 또한 길지를 거론하는 자리라면 결코 빠질 수 없는 곳이다. 아직은 명확한 역사적 사실이 입증되지 못했으나, 개국시조 단군(檀君)이 처음 나라를 연 곳으로 전해지는 성지(聖地)일 뿐 아니라, 고구려 장수왕이 천도하여(427년) 오래 전에 잃어버린 생기를 되살렸던 곳이기도 하다. 광복 직후, 분단된 국가의 한쪽 수도가 되어 또 다시 그 명맥을 이어 나가고 있는 중이다. 실로 평양은 질긴 생명줄을 안고 태어난 것 같다. 정치적 논리와 이유를 떠나 단순히 땅의 기운으로만 볼 때…. ‘대한민국의 수도는 서울이다.’. 이러한 문장이 주어졌을 때, 많은 사람들은 헌법 조문에 나오는 듯 착각할 정도로 당연시한다. 사실 사전적으로 보거나 논리적으로 볼 때, 이는 당연한 명제이다. 서울이란 말의 어원은 높고 신령하다는 우리말 ‘솔’에 벌판·큰 마을을 의미하는 우리말 ‘벌’이 합쳐져 변한 것이라 한다. 따라서 이 말은 나라의 ‘가장 높고 신령한 벌판’, 즉 수도를 일컫는 보통명사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현재 우리는 서울을 특별시 ‘서울’을 가리키는 말로 사용하고 있다. 즉 보통명사가 고유명사로 변질된 것이다. 굳이 따지자면 우리는 변질된 것을 당연시하고 있는 셈이라 하겠다. 우리가 ‘서울’로 부르고 있는 곳의 원래 이름은 한강(漢江)의 북쪽이라는 뜻을 지닌 ‘한양’(漢陽)이었다. 이 땅의 역사 또한 평양과 마찬가지로 부침이 잦았다. 일찍이 온조가 남하하여 이 일대에 백제를 세웠다가(BC18년) 고구려에 빼앗겨(475년) ‘남(南)평양’으로 불렸고, 그로부터 900여년이 지난 1394년에 이르러 다시 조선의 수도로 정해졌던 것이다. 이후 일제 강점기가 끝난 1945년에 비로소 ‘서울’로 불리며 대한민국의 수도가 되어 오늘 날까지 그 영화를 이어 오고 있는 중이다. 그러고 보면 ‘서울’ 역시 보기 드문 길지임에 틀림없다. 이곳에서 벌어진 수많은 영욕을 간직한 채 굳건히 맏형으로서의 자리를 지키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앞으로 ‘서울’을 서울로 되돌리는 과감한 결단도 생각해 볼 일이다. 경주로 여행을 다녀온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석굴암(石窟庵)의 아름다움과 정교함, 그리고 역학적 구조에 매료되지 않을 수가 없었을 것이다. 또한 석굴암 창건과 관련한 김대성(金大城)의 효행과 인연도 잊지 못할 감동으로 자리잡았을 것이다.‘삼국유사’에 전하는 이야기에 따르면, 석굴암은 전생의 부모를 위해서, 불국사는 현생의 부모를 위해서 짓기 시작했다고 한다. 전설이 말해주듯이 석굴암과 불국사는 과거와 현재라는 시공간을 잇는 타임머신이다. 그래서 일까. 석굴암과 불국사 관람 중 하나를 놓치면 아쉬움과 허전함이 오래 남는다. 시간 여행이 끊긴 탓이겠다. 실제 불국사를 둘러 본 후 석굴암에 오르는 산행은 현생을 살고 있는 우리에게 많은 생각거리를 주는 코스이기도 하다. 인도나 중국의 웅장한 석굴 사원을 보고 와서 석굴암의 초라함을 빗대는 경우를 종종 본다. 인류 유산의 가치 판단이 꼭 규모로만 기준 되는가를 묻고 싶다. 비록 석굴암은 상대적 규모가 작으나 그 예를 찾아보기 어려운 인공 석굴이라는 점에서 오히려 더 큰 가치를 지니고 있다. 더군다나 석굴암 안에 질서있게 배치된 38구의 석불들은 그 어느 것 하나 눈 여겨 보지 않을 수 없는 각각의 매력을 지니고 있다. 어릴 적 즐겨 부르던 노래 중에 ‘단군의 자손’이라는 가사가 들어있는 것이 기억난다. 노랫말처럼 한민족은 동질성과 혈통성을 지닌다. 물론 상징체계에서 볼 때 그러하다는 것이다. 곰이 여인으로 변하여 단군(檀君)을 낳았다는 신화를 그대로 믿는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그렇지만 단군할아버지는 우리 민족이 수난을 당하고 위기에 처할 때마다 늘 자리를 같이하여 민족의 단합을 요구하였다. 그런 점에서 단군이 지닌 민족적 상징성은 역사적 가치가 충분하다. 세계 대부분의 민족·국가마다 개국신화가 구심체 역할을 하듯이, 우리도 단군할아버지를 그렇게 활용(?)하고 대접해 드리면 될 일이다. 근래, 초등학교 교정에 세워진 단군상(像)의 목이 훼손당하는 사건으로 민족화합이 분열되면 큰 일 이라는 기우에서 덧붙이는 말이다. 단군에 비하면 광개토대왕(재위 391∼413)에 대한 시비는 없는 듯하고, 또 없을 것이다. 앞으로 10만원 권 지폐가 발행된다면 그 모델로 광개토대왕을 넣어야 한다는 여론이 압도적인 것을 보더라도 그러하다. 과연 광개토대왕의 인기 비결은 무엇인가 생각해 봤다. 아무래도 그 이름이 말해주듯이 우리 강토를 크게 넓힌 업적이 첫째 이유가 되겠다. 반만년 우리 역사상 주변국을 상대로 이런 호기(浩氣)를 부렸던 적이 어디 있었는가. 간혹 호기를 부리자면 주위를 평안(平安)치 못하게 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그런데 광개토대왕은 두 가지를 모두 이룬 성군(聖君)이었다. 이에 사후, 그 업적을 기려 ‘국강상광개토경평안호태왕’(國岡上廣開土境平安好太王)으로 불렸던 것이다. 후대에까지 성군으로 길이 추앙되는 왕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이런 점에서 세종대왕(재위:1418∼1450)은 이루 형언하기 힘들 만한 성군 중의 성군이었다.31년의 재위 기간 동안 한글 창제, 측우기와 해시계, 물시계의 발명,‘향약집성방(鄕藥集成方)’·‘농사직설(農事直說)’ 및 지리지(地理志)의 편찬,4군 6진의 개척, 대마도 정벌, 아악(雅樂)의 부흥과 제정 등, 어느 왕이 평생 이루기 어려운 업적을 수없이 이루어 냈기 때문이다. 앞에서 지폐의 모델 이야기를 언급했는데, 아직까지는 세종대왕이 최고의 영위를 누리고 있다. 돈의 액수 차이가 모델의 평가 기준이 되어서는 안되겠지만, 아무래도 국민 정서상 세종대왕을 누르고 1위 자리에 오를 역사적 인물을 찾는 일은 쉽지 않을 것 같다. 원효와 이황, 정약용은 각기 그 시대를 달리했지만 종교와 철학, 사상으로 민족문화를 살찌우고 꽃피운 인물들이다. 원효(617∼686년)는 불교로써, 퇴계 이황(1501∼1570년)은 성리학으로써, 그리고 다산 정약용(1762∼1836년)은 실학(實學)으로써 최고를 이루어냈던 것이다. 당나라로 유학을 가던 도중 오래된 무덤에서 진리를 체득했다는 유명한 일화를 만든 원효는 우리 역사상 최고의 불교사상가로 평가된다. 더욱이 귀족보다 일반 백성을 위한 설법·교화에 치중한 그의 행적은 친근감마저 더 해 준다. 퇴계는 조선 성리학의 태두로 칭송될 만한 인물이다. 비록 그가 평생을 바쳐 궁구(窮究)한 학문은 중국에서 들여온 성리학이지만, 오히려 중국의 어느 학자보다 성리학을 발전시켰다고 이해된다. 한 점 흐트러짐 없이 꼿꼿하게 살다 간 퇴계 선생!그 자세와 사상은 대대손손 흠모되고 존숭될 것이다. 다산 정약용은 웅지와 실기의 파란을 겪은 인물이다. 어찌 보면 그 스스로 편함에 안주하지 않은 때문이겠다.‘실용지학’(實用之學)과 ‘이용후생’(利用厚生)의 학문인 실학을 집대성한 그는 성리학의 공리공담을 배격하고 조선 사회의 각종 폐단을 개혁하는 여러 개혁안을 제시했던 것이다. 정조 임금의 사후, 그에게 닥친 17년 간(1801∼1818년)의 유배 생활은 고난의 세월이었지만, 오늘 날 그가 민족 최고의 지성으로 평가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잘못을 쉽게 고칠 수 없는 작금, 다산 선생의 시대는 여전히 지속되는 것 같다. 이번 민족문화의 100대 상징 중에는 일본에 맞서 나라를 지키고, 평화와 독립을 외친 인물들이 들어 있다. 이순신(1545∼1598년) 장군과 안중근(1879∼1910년) 의사, 유관순(1902∼1920년) 열사이다. 이들 선각에 대해서는 별다른 설명을 요하지 않을 것이다. 어릴 적부터 귀가 따갑도록 들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들에 대한 이야기나 드라마는 아무리 보고, 들어도 지겹지 않다. 민족 정서의 코드(?)가 딱 맞아떨어졌기 때문이겠다. 임진왜란 때 필승의 전략으로 왜적을 물리치고 장렬히 순국한 충무공. 한말, 제국주의 식민 침략의 원흉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를 사살함으로써, 애국을 넘어 만국의 평화를 지키려 한 안중근. 어린 여학생의 몸으로 일제에 항거하다 꽃으로 승화한 ‘아우내’(병천 竝川)의 상징 유관순. 숙연한 마음으로 함축적 의미만을 적어 본다. 임학성 고려대 민족문화연구원 연구교수
  • [발언대] 행정도시명 결정에 모두 참여를/이춘희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청장

    이름이 그 사람을 대표하듯 도시명칭은 한 도시의 이미지를 결정한다. 따라서 도시명칭을 제정하는데 있어 많은 것을 생각하고,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세계의 도시명칭을 살펴 보면 유래가 다양하다. 핀란드의 헬싱키처럼 종족의 이름에서 유래되거나, 브라질리아나 파나마처럼 국가명을 사용한 도시, 캐나다의 밴쿠버처럼 사람의 이름을 붙이거나, 홍콩처럼 향나무라는 산물(産物)과 관련된 이름을 사용한 경우도 있다. 모두가 오랜 세월에 걸쳐 도시가 형성되고, 그 과정에서 도시의 특색과 명칭이 결정되었다. 하지만 행정도시는 백지상태에서 계획도시를 만들어가는 만큼 도시의 특색과 이념 등을 함축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이름을 찾아야 한다. 그간 도시의 얼굴인 도시기본구조를 결정하였고, 이제는 도시명칭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행정도시는 한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도시를 지향하고 있다. 명칭은 이에 걸맞아야 하고, 세계인들로부터도 사랑받을 수 있어야 할 것이다. 각계 전문가로 구성된 ‘도시명칭제정위원회’는 지난달 27일부터 국민공모를 받고 있다. 위원회는 접수된 명칭 중 몇 개를 고른 뒤 국민선호도 조사와 행정도시건설추진위의 심의를 거쳐 올해말까지 도시명칭을 확정할 계획이다. 한국적이면서 세계인이 쉽게 기억하고 말할 수 있는 이름을 짓는다는 목표 아래 역사성, 지리적 특성, 상징성, 도시특성, 대중성과 국제성 등을 선정기준으로 삼았다. 세계적인 도시로 태어날 행정도시의 위상에 걸맞은 이름을 지으려면 소수의 전문가나 공무원 몇 사람에게 맡기기보다는 많은 국민들이 함께 고민하고 참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필자는 요즘 ‘첫 아이’가 태어났을 때의 설렘을 느끼곤 한다. 그리고 ‘어떤 이름이 행정도시를 잘 표현할 수 있고, 세계인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을까.’하는 즐거운 고민에 빠져 있다. 김춘수 시인의 ‘꽃’을 떠올리며 행정도시의 빛깔과 향기에 맞는 이름을 짓는데 많은 국민들이 참여하기를 간절히 기대한다. 이춘희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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