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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독도 사계절 표준영상 제작·홍보 사업 무산

    경북도의 독도 사계절 표준영상 제작 사업이 반쪽에 그쳐 예산낭비 등의 논란이 일고 있다. 6일 도에 따르면 지난해 4월부터 경북대산학협력단과 손잡고 독도의 사계절 등을 영상과 사진으로 담은 표준영상 파일 제작 사업에 들어갔다. 이는 ‘문화예술의 섬 독도 만들기’ 프로젝트의 하나로 표준영상과 같은 기록적·예술적 가치가 있는 문화콘텐츠를 개발해 독도 홍보를 극대화한다는 취지에서다. 이를 위해 도는 도비 2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도는 당초 올해 2월까지 표준영상 파일을 제작해 국내외에 배포하는 한편 전시회 등도 열 예정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7월 이 사업에 참여한 사진작가 장모(72)씨가 사진 촬영을 위해 울진의 금강송 군락지에서 금강송을 무단 벌목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지자 도는 독도의 상징성을 감안할 때 장씨를 사업에 계속 참여시킨다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판단해 사업을 잠정 중단했다. 이 사업에 참여한 작가는 장씨 등 모두 3명이었으며 도는 이들에게 3개월여 동안 활동비 등으로 4000만여원을 지급했다. 나머지 1억 5000여만원은 환수 조치했다. 이 때문에 도가 독도 표준영상을 제작하고 이를 바탕으로 도록과 DVD로 만들어 해외 문화원 및 독도자문위원회를 비롯해 국내외 기관·단체 등에 배포해 홍보하려던 계획은 무산됐다. 반쪽 사업으로 인한 예산낭비 및 졸속행정 논란도 일고 있다. 독도 관련 단체들은 “도가 애초부터 문제가 있는 작가를 사업에 참여시킨 것도 잘못이지만 이를 교체해 사업을 계속 진행하면 될 것을 중도 포기해 혈세를 낭비한 것은 더 큰 잘못”이라며 “‘아니면 말고 식’의 경북도 독도 홍보정책은 수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시 도는 독도 관련 단체들로부터 2012년 금강송의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등재 추진을 이유로 장씨의 프랑스 전시회를 지원한 데다 기암절벽으로 이뤄진 독도를 촬영해야 하는 사업에 관련 분야 전문성이 없는 장씨를 참여시켜 특혜를 제공했다는 비난을 사기도 했다. 이에 대해 도 독도정책관실 관계자는 “장씨 문제가 불거진 이후 사업 지속 여부를 검토한 결과 재추진이 어렵다고 판단돼 중단했다”면서 “하지만 경북대산학협력단으로부터 독도 파일 3000여장을 인수받아 각종 홍보에 활용하기 때문에 예산낭비라고 볼 수는 없다”고 해명했다. 대구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서울시, 잠실운동장 일대 개발 본격화…강남구 “한전 부지 기여금 유출 안 돼”

    서울시, 잠실운동장 일대 개발 본격화…강남구 “한전 부지 기여금 유출 안 돼”

    서울시가 잠실운동장 일대의 개발 아이디어 공모를 진행하면서 국제교류복합지구 개발이 본격화되고 있다. 한국전력 부지 개발에 따른 공공기여금 사용 문제를 놓고 강남구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구룡마을에 이어 서울시와 강남구가 2차전을 치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서울시는 코엑스~잠실종합운동장 지역에 들어설 국제교류복합지구 중 잠실운동장 일대 개발을 위한 아이디어 국제공모를 진행한다고 30일 밝혔다. 공모 대상 지역은 한강과 탄천을 포함한 잠실종합운동장 일대 94만 8000여㎡다. 이제원 도시재생본부장은 “체육시설과 전시·컨벤션센터 등 기본적인 기능을 해야 한다는 것 이외에 아이디어 제안에 별다른 규제 사항은 없다”고 설명했다. 시가 잡은 초안에 따르면 잠실종합운동장의 경우 역사성과 상징성을 감안해 현재 자리를 유지하면서 리모델링할 계획이다. 대신 실내체육관과 야구장은 철거 후 재건축을 진행할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야구장의 경우 한강변에 좀 더 가깝게 자리를 잡게 될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한강시민공원과 야구장의 접근성이 강화돼 시민들의 이용이 더욱 편리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또 올림픽대로와 탄천변의 일부 도로를 지하화하고, 주차장도 분산해 이전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관련, 이 본부장은 “시민들의 보행 여건이 훨씬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는 이번 아이디어 공모를 시작으로 사업을 본격화해 2023년까지 최대 3조원의 재원을 투입, 프로젝트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강남구는 국제교류복합지구 지구단위계획에 잠실운동장을 포함시키는 것에 반대한다는 주민들의 의견서를 서울시에 제출했다. 강남구는 서울시의 지구단위계획구역 확장이 삼성동 한전 부지 개발로 발생하는 공공기여금을 강남구가 아닌 서울시 전체에 쓰려는 의도라며 반발해 왔다. 강남구 관계자는 “서울시가 지구단위계획구역을 확장하며 주민 의견을 듣기 위해 열람공고를 낸 결과 접수된 의견 중 68만여명이 강남구의 주장에 찬성한다는 의견을 냈고, 서울시 계획에 찬성하는 의견을 낸 사람은 56명에 그쳤다”면서 “한전 부지로 생기는 공공기여금은 교통대란과 환경 파괴 등의 피해를 겪게 될 강남구에 우선 사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성완종 리스트 파문] ‘통합형’ 호남 총리 내세우나

    박근혜 대통령의 후임 총리 인선을 바라보는 첫 관전 포인트는 새누리당 김무성,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나란히 제안한 ‘호남 총리’ 수용 여부다. 국민 통합의 상징성, 야당과의 관계 등을 감안한 것이다. 이 경우 한광옥 대통령 소속 국민대통합위원장, 이강국 전 헌법재판소장과 강봉균 전 재정경제부 장관, 한덕수·김황식 전 총리, 이정현 새누리당 최고위원 등이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여권 내부에서는 ‘충청 총리’나 ‘리더형 총리’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내년 총선을 염두에 둔 것이자 여권 내 계파 갈등 완화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충청 총리 후보로는 강창희 전 국회의장, 이인제 새누리당 최고위원, 심대평 전 충남도지사 등의 이름이 오르내린다. 리더형 총리로는 비박(비박근혜)계인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 등이 대표적이다. 새누리당의 초·재선 의원을 중심으로는 ‘개혁형 총리’를 원하는 주장도 있다. ‘성완종 리스트’ 파문을 의식한 것이다. 대통령 민정특보인 이명재 전 검찰총장, 목영준 전 헌법재판관, 조무제 전 대법관, 김영란 전 국민권익위원장 등이 후보군이다. 앞서 박 대통령은 총리 후보로 법조인(김용준), 법조인(정홍원), 언론인(문창극), 법조인(안대희), 정치인(이완구) 등을 지명해 왔다. 6번째 총리 후보는 이전과 달리 ‘관료형 총리’나 ‘학자형 총리’에 대한 중용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치색을 빼고 국정 운영을 안정적으로 이끌어야 한다는 취지에서다. 윤증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 황찬현 감사원장, 황교안 법무부 장관, 이장무 전 서울대 총장, 성낙인 서울대 총장, 정갑영 연세대 총장 등이 여기에 속한다. 이 밖에 ‘안정형 총리’로 최경환 경제부총리, 황우여 사회부총리, 이주영 전 해양수산부 장관 등이 거론된다. 박 대통령이 어느 유형을 총리 후보로 선택하든 ‘청렴형 총리’를 밑바탕에 둬야 한다.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도덕성 논란에 휩싸일 경우 치명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총리 인선을 놓고 ‘잘해야 본전’이라는 시각이 우세한 이유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헐뜯기 난무 직선제… 반면교사는 없었다

    헐뜯기 난무 직선제… 반면교사는 없었다

    조희연(59) 서울시교육감이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으면서 낙마 위기에 처했다. 2008년 이후 직선으로 뽑힌 4명의 서울시교육감 가운데 2명이 선거과정의 불법행위에 발목이 잡혀 중간에 사퇴한 가운데 조 교육감까지 형이 확정되면 3명이 중도 하차하게 된다. 비록 재선에는 실패했으나 지난해 6·4 지방선거 과정에서 ‘보수 단일후보’를 자임했다가 허위사실 유포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는 문용린 전 교육감까지 포함하면 서울의 직선 교육감 4명 모두가 선거법 위반으로 법정 다툼에 휘말려 있다. 이쯤 되면 서울시교육감은 ‘독이 든 성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 직선제 시행 이후 전국 33명의 교육감 가운데 선거법 위반 혐의로 유죄가 확정돼 중도 낙마한 2명 모두 서울시교육감이었다. 유독 서울시교육감들만 수난을 당하는 이유는 뭘까. 전문가들은 근본적으로 교육감 직선제가 ‘정당의 조직과 자금을 지원받지 않는 독특한 광역선거’이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았다. 박명호 동국대 정치학과 교수는 “대통령 및 국회의원, 시·도지사 선거와 달리 교육감 선거는 교육자 혼자 광역 단위의 선거를 치러야 하기 때문에 그 과정에 무리가 있을 수밖에 없다”면서 “결과적으로 진영 논리와 정치세력의 개입, 선거자금 마련을 위한 여러 문제가 반복돼 왔다”고 말했다. 공정택 전 교육감은 차명계좌를 신고하지 않아서, 곽노현 전 교육감은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대가를 지불한 혐의로 대법원 유죄 확정 판결을 받고 낙마했다. 모두 선거자금 문제에 발목이 잡혔던 것이다. 문권국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정책기획국장은 “정당의 지원 없이 어렵게 자금을 마련했기 때문에 선거비용을 보전받기 위해서라도 과열 양상을 보일 수밖에 없다”면서 “당초 의도와 달리 정책선거는 사라지고, 쉽게 유권자의 눈길을 끄는 비방과 ‘아니면 말고’ 식의 의혹 제기가 반복돼 왔다”고 말했다. 지난해 6·4 지방선거에서 모든 시·도교육감 후보자의 선거비용은 총 730억원이었다. 시·도지사 선거비용(456억원)의 1.7배에 이른다. 정치후원금 등의 제도적 지원이 어려운 상황에서 힘들게 모은 선거비용을 보전받기 위해 무리수를 두게 된다는 것이다. 조 교육감과 문 전 교육감은 모두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기소됐다. 수도 서울이라는 정치적 상징성도 거듭되는 파행을 부추기는 요소로 지목된다. 관심이 집중돼 고소·고발이 쏟아지기 때문이다. 한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보수, 진보 가릴 것 없이 당선 6개월 뒤 기소되는 공식이 반복되다 보니 (대법원 확정 판결까지의 기간을 고려해) 서울시교육감만 임기를 2년으로 하는 것이 어떠냐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라고 푸념했다. 한편 조 교육감은 24일 시교육청으로 출근해 “공정택, 곽노현 전 교육감에 이어 제가 또 트라우마를 드리는 게 아닌가 싶어 죄송스럽다”면서도 “앞으로 1년을 하건 3년을 하건 안정성과 연속성 있는 행정을 펼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검찰의 기소 근거인 공직선거법 250조 2항의 허위사실공표죄에 대해 헌법소원을 내는 방안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차기 총리는 ‘Mr.청렴’

    차기 총리는 ‘Mr.청렴’

    박근혜 대통령이 그동안 지명했던 총리 후보자들은 그 시점에서 여권이 맞닥뜨린 난제를 풀어낼 상징성을 띤 인물이었다. 시기마다 ‘사회적 화두’를 보면 다음 총리 후보자로 누가 지목될 지 예측할 수 있다는 의미다. 그만큼 총리 지명이 여론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상호작용한다는 뜻이다. 이완구 국무총리가 ‘성완종 리스트’ 파문에 휘말려 퇴진하는 만큼 차기 총리의 키워드는 ‘청렴’ 혹은 ‘도덕성’의 덕목이 주요 인선 기준이 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 물론 지역 안배와 총리 후보자의 리더십 등도 전략적 고려 대상이다. 박 대통령은 2013년 2월 정부 출범에 맞춰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이었던 김용준 전 헌법재판소장을 첫 총리 후보자로 지명했다. 그러나 김 전 소장이 땅투기 의혹으로 낙마하자 박 대통령은 ‘인사청문회’ 통과에 초점을 두고 검사 출신으로 청렴한 이미지를 갖고 있던 정홍원 전 국무총리를 낙점했다. 지난해 4월 세월호 참사 발생 후 ‘국가개혁’, ‘관피아 척결’이 화두로 떠오르자 ‘강골검사’ 안대희 전 대법관이 총리 후보로 지명됐다. 전관예우 의혹에 발목잡힌 안 전 대법관이 언론의 혹독한 검증 속에서 중도하차하자 박 대통령은 언론인 출신인 문창극 전 중앙일보 주필을 지명하며 맞불을 놓았다. 지난해 연말 비선실세 의혹으로 정국이 들썩이면서 박 대통령의 소통력에 대한 지적이 쏟아지자 처음으로 정치인 출신의 이 총리를 기용해 당·청 및 대야 소통에 방점을 찍었다. 박 대통령의 인선 스타일로 볼 때는 조용하고 안정적인 리더십을 가진 명망가를 선택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황우여 사회부총리, 이주영 전 해양수산부 장관, 황교안 법무부 장관 등 현 내각 경험자부터 윤증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 등 경제 관료, 호남 출신으로 김대중 전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낸 한광옥 국민대통합위원회 위원장, 오세훈 전 서울시장, 김문수 전 경기지사 등 정치인도 거론된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SK C&C-SK 합병, 합병회사 이름은?

    SK C&C-SK 합병, 합병회사 이름은?

    SK C&C-SK 합병, 합병회사 이름은? SK㈜와 SK C&C㈜는 20일 각각 이사회를 열어 합병을 결의했다. 두 회사는 미래 신성장동력 확보와 지배구조 혁신을 통한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해 통합법인을 출범시키기로 했다고 밝혔다. 합병은 SK C&C와 SK가 각각 1대 0.74 비율로 이뤄지며 SK C&C가 신주를 발행해 SK의 주식과 교환하는 흡수 합병 방식이다. 다만 SK 브랜드의 상징성과 그룹 정체성 유지 차원에서 합병회사의 사명은 ‘SK주식회사’를 쓰기로 결정했다. SK그룹은 오는 6월 26일 주주총회 승인을 거쳐 8월 1일 두 회사의 합병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양사는 이번 합병에 대해 “두 회사의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강화해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해 추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통합 법인은 SK C&C가 보유한 정보통신기술(ICT) 역량 기반의 사업 기회와 SK의 자원이 결합함으로써 재무 구조를 개선하고 다양한 신규 유망사업 등 신성장 동력을 발굴, 기업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SK그룹은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2007년 지주회사 체제 전환 이후 SK C&C가 지주회사 SK를 지배하는 불완전한 지배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을 받아온 SK그룹은 이번 합병으로 지배구조 논란에서도 벗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SK그룹 관계자는 “합병회사는 총자산 13조 2000억원을 갖춘 명실상부한 그룹의 지주회사로 거듭나게 된다”면서 “안정적 지주회사 체계 완성을 토대로 강력한 성장 드라이브를 추진하고 일자리를 창출해 고객, 주주, 구성원뿐만 아니라 국가 경제 발전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서울대 지망생의 책장-읽어라, 청춘] 막스 베버 ‘프로테스탄티즘의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

    [서울대 지망생의 책장-읽어라, 청춘] 막스 베버 ‘프로테스탄티즘의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

    각 나라의 지폐에는 국가의 정체성을 표방하기 위해서건 위폐를 쉽게 구별하기 위해서건 상징성을 가진 인물의 초상화가 그려져 있다. 100달러짜리 지폐 속 인물은 벤저민 프랭클린(1706~1790)이다. 그는 신대륙 정신을 대표하는 인물로 회자된다. 미국의 정치가이자 외교관이었고 자연과학 분야에서 전기유기체설을 제창한 과학자이자 저술가였을 뿐 아니라 신문사의 경영자로, 교육문화 분야에서도 활약하였다. 프랭클린은 돈을 모으는 구체적인 방법에 대한 글을 많이 남겼다. ‘시간은 돈이다’라는 말도 이 사람이 한 말이다. 막스 베버는 자신보다 한 세기 앞서 살다간 프랭클린과 관련한 여러 자료들을 보다가 근대 자본주의 성장 배경에 대한 힌트를 얻게 되었다. 오늘날 사회학자들은 베버를 마르크스, 뒤르켐과 더불어 고전 사회학의 3대 대가 중 한 명으로 꼽는 데 별 주저가 없다. 그러나 베버는 사회학에서뿐 아니라 법학, 경제학, 철학, 종교학, 역사학에서도 큰 자리를 차지한다. 그는 단순히 한 분야의 학문에서 활동한 학자가 아니라 학문의 경계를 넘나들며 인간과 사회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사회과학자였다. 요즘 각광받는 통섭형 인재였던 셈이다. 사회과학자로서 베버가 천착했던 문제는 현대인들이 어떻게 지금과 같은 모습으로 살게 되었는지 밝히는 것이었다. 현대 사회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인 자본주의의 기원을 연구한 이유 역시 이런 연구를 통해 우리 자신의 참모습과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의 바탕을 이해할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막스 베버의 ‘프로테스탄티즘의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은 서문과 두 개의 장으로 구성된 그리 길지 않은 책이다. 번역서를 기준으로 160여쪽 정도이다. 물론 본문과 같은 분량의 주가 달려 있지만 다른 사상서들에 비해 그 양이 적은 편이다. 먼저 제목에도 등장하는 프로테스탄티즘과 자본주의가 무엇인지 알고 읽는다면 훨씬 수월하게 다가갈 수 있다. ‘프로테스탄트’란 16세기 마르틴 루터와 장 칼뱅 등이 주도한 종교 개혁의 결과로 로마 가톨릭에서 분리해 성립된 기독교의 분파를, ‘프로테스탄티즘’은 프로테스탄트 사상을 뜻한다. 독일의 루터는 교황 레오 10세의 면벌부 판매를 반대하며 1517년 95개 조에 달하는 반박문을 발표함으로써 종교 개혁을 촉발했다. 이때 루터가 주장한 종교 개혁은 새로운 신앙 원리에 바탕을 둔 시도였으나 결과적으로 가톨릭교회를 분열시키고 프로테스탄트교회를 수립하는 계기가 되었다. 루터의 해석은 사제를 통해 신과 만나는 것이 아니라 신과 직접적 만남을 이루는 개인의 신앙이 유일하다는 것이었다. 이 해석이 종교 개혁의 출발이 되었다. 베버는 종교 개혁의 원인을 가톨릭교회의 타락에서 찾기보다는 신학적 대립으로 보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종교 개혁 운동은 칼뱅이 등장하면서 철저하게 가톨릭과 결별했고 유럽 각지로 퍼져나갔다. 칼뱅은 신도들 또한 수도사처럼 엄격한 금욕 생활을 해야 한다고 가르침으로써 신앙과 윤리를 결합하였다. 베버는 이러한 금욕주의를 ‘세속적 금욕주의’라고 불렀다. 베버가 칼뱅주의에 주목한 이유는 내세와 관련된 예정설을 내세워 현세에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윤리 지침을 가장 체계적으로 만들었기 때문이었다. 현재 우리나라를 비롯해 서유럽과 미국 등 많은 나라에서 자본주의 경제 제도를 택하고 있다. 하지만 자본주의가 발생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자본주의는 16세기 무렵 봉건제도 안에서 싹트기 시작했는데 18세기 중엽부터 영국과 프랑스 등을 중심으로 점차 발달해 산업 혁명에 의해 확립되었다. 자본주의의 등장과 관련해 증기기관의 발명, 인클로저, 분업, 장거리 무역, 화폐, 국가 등 다양한 원인을 제시할 수 있지만 베버는 새로운 기술의 발명이나 제도의 변화가 자본주의의 기원을 충분히 설명하지 못한다고 보았다. 그래서 두 개의 사회가 비슷한 상황이었다가 그중 한 사회에서만 자본주의가 등장했음에 주목하고 유독 서구에서만 자본주의가 활발하게 번성한 이유를 분석하기 시작했다. 베버는 자신의 주장에 앞서 몇 가지 전제를 한다. 자본주의를 단순한 경제 체제로 보지 않고, 사람들의 생활양식이나 가치관, 신념 등과 연관된 문화 현상의 하나로 보았다. 또 자본주의가 생겨나는 데 작용하는 요인들이 어떤 방식으로 영향을 미치며 연결되었는가를 살펴보았다. 그는 서문에서 자본주의를 비롯하여 보편적이 된 여러 문화 현상들이 서양에만 존재했다고 주장한다. 합리적 추론과 실험을 통해 결론에 이르는 과학, 엄밀한 체계를 갖춘 역사 연구와 정치사상과 법률, 합리적으로 계산할 수 있는 방법에 의한 음악이나 건축 같은 것들을 근거로 들었다. 이것뿐 아니라 인쇄, 교육기관, 훈련된 정부 관리, 의회 등의 예를 덧붙이며 동양에는 없었거나 존재했다고 하더라도 서양의 것들처럼 엄정한 형식을 갖추지 못했다고 말한다. 이런 근거들을 보다 보면 동양인으로서 화가 나려고 한다. 그러나 베버가 이렇게 주장한 까닭은 동양을 폄하하기보다는 동서양의 비교를 통해 차이점을 살피고자 한 의도가 더 강했다고 보는 것이 옳다. 베버가 보기에 동양과 서양을 가르는 가장 큰 기준은 서양의 문화 현상에만 존재했던 합리성이었다. 자본주의는 과학이나 예술처럼 동서양 모두 존재했지만 서양에서만 독특한 형식으로 발전되었고 오늘날 보편적인 현상이 되었다는 것이다. 그는 서구 근대 자본주의의 가장 큰 특징을 형식적으로 자유로운 노동의 합리적 조직화에서 찾았다. 노동자는 자유로운 신분에서 스스로 결정하여 노동을 자본가에게 팔았다는 뜻이다. 서양에서만 독특하게 발달했던 실험과 계산을 중시하는 과학, 규칙과 형식을 따지는 법률과 행정 등은 자본주의의 추진력으로 작용했다. 베버는 역사상 언제 어디서나 존재했던 넓은 의미의 자본주의(그저 시장에서 자유롭게 거래하고 누구나 돈을 많이 벌려고 애쓰는 경제 체제)가 아니라 서양의 근대에 등장한 합리적 자본주의가 어떤 조건에서 만들어졌는가에 대해 의문을 품었다. 더 큰 이익에 대한 욕망은 어느 곳에서나 있어 왔기 때문에 근본적인 답이 될 수 없었다. 그렇다면 동양에는 없고 서양에만 있는 것에서 답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서양에만 있었던 종교, 특히 프로테스탄티즘에 주목하였다. 베버는‘프로테스탄티즘의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에서 ‘자본주의 정신’과 ‘직업윤리’의 연관성을 객관적으로 밝히려고 노력했다. 그는 성공한 사업가 가운데 개신교(프로테스탄티즘) 신자들이 많다는 사실에 흥미를 느꼈다. 개신교의 여러 종파 중 칼뱅주의자들은 인생의 목적을 부를 쌓는 데 두는 것은 죄악이지만 성실하게 직업 노동과 금욕적 절제로 부를 이루는 것은 신의 축복이라고 가르쳤다. 독실한 프로테스탄트들은 금욕적이어야 했고 이는 자연스럽게 부의 축적으로 이어졌다. 프로테스탄트들은 베버의 논리 덕분에 부의 축적에 대한 도덕적 부담감을 덜 수 있어서인지 세속적 금욕주의를 자진해서 받아들였다. 이렇게 탄생한 자본주의적 삶의 태도가 “가면이 철창으로 변한 것은 숙명이었다”는 베버의 말대로 그 사회적 틀 속에서 살아가는 모든 사람의 생활 방식과 가치관을 결정하게 된다. 이로써 현대 자본주의적 사회와 자본주의적 인간이 태어나게 된 것이다. 자본주의가 인간의 삶 전체를 지배하는 질서로 확고부동한 자리를 차지하게 되면서 이것의 시작이 되었던 종교적 금욕주의는 사라졌다. 왜 돈을 벌고 불려야 하는지에 대한 목적을 잃고 그저 돈을 벌기 위해 끊임없이 애쓰는 현실만이 존재한다. 자본주의는 확실히 승리를 이루었음에도 자본주의 정신은 없어졌다. 현대 사회의 여러 문제들이 자본주의 때문에 발생했다고 비난하기 전에 자본주의의 출발점으로 돌아가 자본주의 정신에 대해 돌아볼 때이다. 최영주 한우리독서토론논술 책임연구원 ●‘읽어라 청춘’은 격주로 게재됩니다.
  • 주민 사이 다리 놓는 ‘행복의 교량’

    주민 사이 다리 놓는 ‘행복의 교량’

    교량이 소통과 문화의 날개를 달았다. 단순한 차량 소통의 수단이 아니라 주민들의 친근한 모임장소로 다가가는 동시에 도시의 랜드마크이자 관광명소로 거듭나고 있다. 행복도시에는 52개의 다리(시공 중인 교량 포함)가 있다. 이 다리들은 모두 디자인이 제각각이다. 지역 상징성, 하천별 경관 등에 맞춰 독특한 디자인을 도입했다. 금강·미호천에는 5개의 장대교량이 있는데, 설계가 확연하게 다르다. 5개 교량이 각각 다른 공법으로 건설됐다. 이 중 4개 다리에 적용된 디자인은 국내 최초다. 도심을 흐르는 제천·방축천에 있는 중소교량 30개에도 16개의 공법이 적용됐을 정도다. 행복도시 교량 52개에 사용된 공법이 26건, 특허·신기술만도 10건에 이른다. 행복도시에 건설된 교량의 특징은 ▲단절 구조물→소통의 공간 ▲차량 중심→시민 중심 ▲단순 교통 소통→문화 소통 공간으로 요약된다. 햇무리교(금강3교·758m)는 국내 최초의 보행·이벤트교로 건설됐다. 정부세종청사·중앙공원(예정)과 국책연구단지를 잇는 다리로 자전거도로는 물론 교량 양쪽에 각각 이벤트 공간(최대 폭 14m)을 조성했다. 이곳에는 고수부지를 연결하는 엘리베이터도 있어 도시와 친수 공간을 연결해 준다. 한두리교(금강2교·880m)는 국내 최초의 비대칭 곡선주탑 강합성 사장교다. 주탑은 강을 가로지르던 옛 시절 돛단배가 나아가는 것처럼 비스듬하게 설계, 예술 감각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다리도 설계부터 전망대를 배치했고, 교량 위 전망대와 고수부지를 연결하는 진입통로 및 반대편 전망대를 오갈 수 있는 횡단교량을 설치했다. 도심 외곽 도로를 연결하는 학나래교(금강1교·740m)는 멀리서 보면 학이 날아가는 모습이다. 국내 사장교의 주탑이 대부분 A형인 데 비해 이 다리는 V자형이다. 이곳 지명 비학산과 학마을과도 연계 설계했다. 공사 중인 아람찬교(금강4교·840m)는 국내 최초의 U자형 높이가 다른 주탑으로 설계됐다. 이곳에도 금강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양방향 전망대와 고수부지로 통하는 통로가 설치된다. 작은 다리들도 제각각 특징을 갖고 있다. 정부청사 옆 방축천에 있는 도림2교(42m)는 강합성 파이프 아치교로 설계됐는데 옛 궁궐과 첨단기술의 이미지가 풍긴다. 도담4교(35m)는 다리 중간에 동그란 전망대가 있다. 이충재 행복청장은 “행복도시를 교량 박물관 도시로 조성할 것”이라며 “설계·시공 중인 교량 31개도 지금까지 건설된 다리와 다르게 짓고 40여건의 특허·신기술을 적재적소에 응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구경 한번 와보세요♪ 올 뉴 화개장터

    구경 한번 와보세요♪ 올 뉴 화개장터

    3일 화개장터가 곱게 단장한 새 얼굴로 고객을 맞았다. 때맞춰 피어난 벚꽃과 함께 전국에서 3만여명의 고객들이 화개장터에서 이것저것 물건을 구경하고 잡담을 풀어내느라 장터는 발 디딜 틈 없을 정도로 북적였다. 영·호남 화합의 상징인 화개장터는 지난 겨울 화마에 휩쓸려 겨우내 손님을 받지 못했다. 불탄 초가 장옥(場屋) 5개동은 지난 1월초부터 복원공사에 들어가 새롭게 단장을 마쳤다. 복원 공사에는 정부 교부세 5억원, 도비와 군비 각 10억원이 들었다. 4개의 장옥마다 8.1~11㎡ 크기 점포가 6개~12개 정도 설치돼 있다. 나머지 작은 장옥 1개동은 대장간 건물이다. ●38개 점포·대장간 한옥 구조로 되살려 새로 건립된 장옥 내 점포들은 약재나 농산물을 파는 가게 21곳이 영업을 재개했다. 국수, 호떡, 붕어빵, 뻥튀기 등 음식과 즉석 먹거리를 판매하는 상점이 14곳이고 3곳은 식품 등을 판매한다. 대장간 건물은 쇠를 불에 달군 뒤 두들겨 칼과 낫, 호미, 괭이 등을 전통 방식으로 만들어 판매하고 있어 화개장터에서 가장 인기 있는 곳이다. 하지만 새로 지은 대장간은 대장장 탁수기(75)씨가 최근 몸이 불편해 아직 문을 열지 못해 이날 장터를 찾은 주민들을 아쉽게 했다. 화개장터는 하동군 화개면 탑리 19번 국도에서 쌍계사까지 이어지는 5㎞에 이르는 십리벚꽃길 입구에 위치, 쌍계사와 벚꽃길이 있어 운치를 더한다. 주변에 칠불사, 박경리 선생의 대하소설 토지의 무대인 평사리와 최참판댁 등 볼거리도 많다. 개장식이 열리기 전인 지난달 31일부터 매일 1만명이 넘는 관광객이 장터를 방문하고 있다. 벚꽃 축제 기간인 4~5일은 휴일을 맞아 수만명의 인파가 몰릴 것으로 보인다. 휴게음식업을 운영하며 화개장터 번영회장을 맡고 있는 김영민(48)씨는 “갑작스런 화재로 상인들이 손해를 많이 봤지만 전국 각지 국민들의 성금이 큰 힘이 됐다”면서 “관광객들이 믿고 찾는 관광 장터가 되도록 상인들 모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주에서 남편과 함께 화개장터를 구경온 김규리(52)씨는 “지난해 9월 방문했던 화개장터가 화재로 모두 탔다는 소식을 듣고 걱정을 많이 했는데 복원을 잘 해 놓아 옛 명성을 이어갈 수 있게 돼 다행이다”고 말했다. ●벚꽃철 맞아 관광객 하루 1만명 넘게 몰려 뻥튀기를 만들어 파는 ‘장터 뻥’ 주인 박효운(64)씨는 “요즘은 나들이를 하면서 먹거리를 준비해서 다니는 관광객들이 많아서 그런지 장사가 옛날만큼은 못하다”며 “그래도 맛있게 만들어서 부지런히 벌어야 한다”고 의욕을 보였다. 화개장터 가게는 일년 중 봄철에 수입을 가장 많이 올린다. 상인들은 “벚꽃철과 가을철에 반짝 벌어서 일년 동안 먹고 살아야 한다”며 반갑게 관광객을 맞았다. 명인당 약초 가게 주인 이쾌순씨는 “화개장터의 약초 상점에는 지리산 일대에서 생산되는 산나물과 약초를 고루 갖추고 있는데다 전국 각지에서 택배로 받을 수 있다”고 자랑했다. ●장터 근처에 ‘조영남 갤러리 카페’ 개설 김병수 하동군 시설운영관리담당은 “새로 건립한 화개장터 장옥은 앞서 있었던 화재를 교훈삼아 자동화재 탐지시설과 확산소화기를 설치하고 방염처리를 했으며 폐쇄회로(CC)TV 12대를 설치하는 등 화재예방에 각별히 신경을 썼다”고 말했다. 가수 조영남의 노래로 더욱 유명해진 화개장터는 경남 하동군 화개면 탑리 726의 8 일대에 위치한 5일장이다. 지리산 계곡 화개천과 섬진강이 만나는 지점으로, 섬진강에 행상선이 다니던 때 배가 운항할 수 있는 가장 상류 지점이었다. 이 같은 지리적 여건으로 조선시대부터 오랫동안 지리산 일대 산간마을과 남해를 잇는 상업중심지 역할을 해 왔다. 섬진강 물길을 주요 교통수단으로 이용해 경상도와 전라도 주민들이 내륙에서 생산되는 임산물과 농산물, 남해에서 생산되는 해산물 등을 화개장에서 바꾸거나 사고 팔았다. 남원과 상주 상인들까지 모여 중국 비단과 제주도 생선까지 거래하는 5일장 가운데서도 손꼽히는 큰 장이었다. 6·25 전쟁이 일어난 뒤 빨치산 토벌 활동 등으로 지리산 주변 산촌이 황폐해지고 교통과 유통구조가 발달되면서 화개 5일장은 쇠퇴의 길로 접어들었다. 하동군은 화개장의 명성과 역사성, 상징성을 보전하고 관광객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2001년 화개장터에 먹거리와 특산품 등을 파는 상설 관광시장을 조성했다. 화개장터 전체 면적 가운데 3012㎡는 군 소유이고 3330㎡는 개인 소유다. 군은 개인 소유이던 부지를 사들여 초가집으로 된 장옥 4개동을 건립해 상인들에게 임대했다. 지난해 11월 27일 새벽에 전기누전으로 추정되는 불이 나 군 소유 초가로 된 장옥 4개동과 철구조 건물 2개동, 개인 소유 건물 1개동 등 7개동 건물(42개 가게)이 모두 불탔다. ●“사람들 북적이는 재래시장 정취 만끽” 화개장터가 불탔다는 소식에 전국 각지에서 성금이 이어졌다. 지난달 초까지 3억 2400여만원이 모였다. 군은 화재 피해 상인 41명에게 위로금으로 500만~700만원씩 모두 2억 3700만원을 지원했다고 밝혔다. 윤상기 하동군수는 “화재 때 보내준 국민들의 성원에 감사드리며 화개장터가 더욱 사랑받고 볼거리 있는 곳으로 거듭나게 하겠다”고 말했다. 군 소유인 장옥 가게는 임대를 희망하는 상인들이 많아 상인들끼리 3년마다 추첨을 해 입주 대상자를 선정한다. 추첨에 떨어진 상인들은 3년 뒤를 기대하며 장옥 주변에 있는 난전에서 장사를 한다. 군에서 임대하는 장옥 가게는 일년 임대료가 150만~200여만원, 난전은 그 절반 정도다. 하동군은 화개장터 복원 및 재개장에 맞춰 장터 근처에 ‘조영남 갤러리 카페’를 개설했다. 2억 4000여만원을 들여 옛 우체국 건물을 매입한 뒤 리모델링을 통해 1층은 하동특산물 야생녹차, 커피 등을 파는 카페로 만들었다. 별관 건물은 갤러리로 꾸며 조영남의 화투그림 등을 전시했다. ●“화재 때 국민 성원 고마워… 관광명소 될것” 갤러리 카페 본관과 별관 사이에 있는 오래된 삼층석탑이 눈길을 끈다. 통일신라~고려 초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경남도 유형문화제 130호로 지정돼 있다. 탑리 마을 여기저기에 흩어져 있던 여러 탑의 몸돌과 받침대 등을 모아 조성한 것이다. 인근의 봉상사 절터에 있던 것을 1968년 우체국 자리로 옮겼다. 화개장터가 있는 마을 이름 ‘탑리’는 이 삼층석탑에서 유래한 것으로 전해진다. 조영남씨는 이날 화개장터의 복원을 기념하는 공연에 출연해 자신의 대표곡인 ‘화개장터’를 열창했다. 근사한 돌에 새겨진 그의 노래비는 화개장터 안에 세워져 있다. 한쪽에는 화개장터의 유래도 아로새겨져 있다. 화개장터가 김동리의 소설 ‘역마’의 무대였다는 것도 알려준다. 제주도에서 친구들과 함께 이날 장터를 찾은 한 관광객은 “노래 속에 나오는 번창했던 화개장터 5일장 모습처럼 장터가 그대로 남아 있고 사람들이 북적거리는 재래시장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어 방문한 보람이 있다”고 말했다. 하동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ICC 정식 회원국 된 팔레스타인…정착촌 등 셈법 복잡한 이스라엘

    마무드 아바스가 이끄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1일 네덜란드 헤이그에 있는 국제형사재판소(ICC)의 123번째 회원국이 됐다. 이에 따라 이스라엘의 셈법이 복잡하게 됐다고 영국 텔레그래프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2012년 11월 유엔 비회원국 자격을 획득하면서 ICC 가입을 일종의 협상 카드로 써 왔다. 이스라엘은 ICC 가입국이 아니어서 실효성은 크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나치를 단죄한 뉘른베르크 전범재판소를 모델로 창설된 기관이 ICC라는 상징성을 무시할 수 없다. 자치정부는 지난해 7월 이스라엘과 50일간 격렬한 무장 충돌을 치르고, 연말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국가 인정 결의안이 부결당하자 가입을 단행했다. 이스라엘은 그 즉시 팔레스타인 일부 지역의 돈줄을 막아 재정 위기를 일으킬 정도로 민감하게 반응했다. ICC 가입은 형식상 양날의 칼이다. 국제인권기구 앰네스티가 지적했듯 ICC는 팔레스타인 측의 도발 행위도 전범으로 처벌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무래도 이스라엘이 잃을 게 더 많다. 당장 쟁점은 두 가지다. 하나는 지난해 50일간의 전쟁이다. ICC는 이미 이스라엘의 전범 행위 여부에 대한 예비조사를 선언했다. 또 하나는 이스라엘의 정착촌 문제다. 국제법상 1967년 이후 확장한 모든 정착촌은 무효다. ICC가 비회원국인 이스라엘을 직접 건드릴 수는 없지만 팔레스타인 땅에서 일어나는 사건에 대해서는 소추권을 행사할 수 있다.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기고] 돌아오는 덕종어보/나선화 문화재청장

    [기고] 돌아오는 덕종어보/나선화 문화재청장

    과거를 기억해 현재를 돌아보는 일은 미래를 전망하는 소중한 과정이다. 과거는 무형의 이야기로 전해지기도 하지만 또렷한 형상으로 오래된 역사를 증명하기도 한다. 과거의 산물을 현재에 만져 보거나 관찰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한 일이다. 그 속에서 옛 사람들의 숨결을 느끼며 선조들의 지혜와 예술적 감성을 체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과거가 손에 닿지 않는 곳에 있다면 가슴앓이 같은 진한 그리움만 쌓여 갈 것이다. 문화재를 관리하는 사람에게 잃어버린 과거의 하나는 이 땅을 떠나 있는 문화유산들이다. 국외에는 16만점이 넘는 우리 문화재가 산재해 있다. 유출된 문화재를 찾기 위해서는 복잡하고 어려운 과정을 풀어야 한다. 덕종어보가 돌아오기까지도 시간과 역사의 실타래를 조심스럽게 풀어 온 것에 비유할 수 있다. 문화재 반환 문제를 놓고 양국 혹은 양 기관과 갈등이 벌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덕종어보는 1471년에 성종이 부친인 덕종을 ‘온문 의경왕’으로 추존하기 위해 존호를 올리면서 제작된 것이다. 이는 조선왕조 건국 이념인 유교의 효사상의 상징이기도 하다. 덕종어보는 일제강점기의 역사적 자료를 보면 1943년까지 종묘에 보관돼 있었다. 하지만 그 이후 행방이 묘연했다. 2013년 국립문화재연구소가 외국 박물관에 있는 한국문화재 현황을 조사하던 차에 덕종어보가 미국 시애틀미술관에 소장돼 있는 것을 확인했다. 왕실의 도장은 쓰임새에 따라 국새와 어보로 나누어 부른다. 국새가 중요한 나랏일에 사용된다면 어보는 왕과 왕비, 왕세자와 왕세자빈 등의 의례를 국가적으로 기념하기 위한 성격을 지닌다. 제작 목적이 다르긴 해도 국새와 어보는 한 나라의 국격이 담겨 있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문화재청은 지난해 7월부터 덕종어보를 소장하고 있는 시애틀미술관 측과 직접 반환 협상에 나섰다. 우리 측은 우호적 반환을 위한 방안과 입장을 제시했으며 반환의 법적 근거 마련과 교류협력 강화를 위해 양측은 양해각서 체결에 합의했다. 2014년 11월 시애틀미술관 이사회가 반환을 승인하면서 성숙한 협상의 아름다운 마침표를 찍었다. 이 같은 덕종어보 반환은 협의에 의해 신뢰를 바탕으로 한 우호적인 교류 형식을 취하는 방법이어서 불법 반출 문화재 환수에 새로운 역사로 기록될 수 있으며 앞으로의 환수 방향에도 많은 영향을 줄 것이라 기대된다. 물론 반환 과정에서 오랜 인내심이 필요하다는 공감대 형성이 중요하다. 잃어버린 시간을 찾는 힘겨운 과정이라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제 교류와 협력으로 설득을 이끌어 낸 성숙한 협상은 고국을 바라보고 있는 많은 국외 문화재에도 한 줄기 빛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조상의 얼이 배어 있는 유물들이 대한민국으로 안전하게 귀환할 수 있도록 문화재청은 국제사회와의 합법적 소통과 문화적 교류를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더불어 국외 문화재 반환 작업이 문화강국의 뿌리와 문화융성의 국가 기반을 더욱 튼튼하게 만드는 일일 뿐만 아니라 과거와 미래를 잇는 가교라는 점도 잊지 말아야 한다.
  • ‘한류 초석’ KBS안무가 홍경희 “현대안무는 시대성과 개인의 철학을 미적으로 투영하는 예술”

    ‘한류 초석’ KBS안무가 홍경희 “현대안무는 시대성과 개인의 철학을 미적으로 투영하는 예술”

    홍경희는 누구? 1994년 KBS무용단에 특채로 입사했다. 처음엔 단원으로 시작했고, 2005년부터 안무를 맡아 지금까지 안무가로서 활동하고 있다. 한 직장에서만 어느새 20년을 넘어 섰는데, 이직 경험이 없다 보니 약아빠지지 못한, 세상물정에 다소 어수룩하다는 느낌도 스스로 받지만 오히려 깊이 있는 안무철학이 생성되기도 했다는 점에서 만족한다. 거창하진 않으나 나름의 안무철학은 후학양성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 예를 들어 지난 2010년부터 약 2년 동안 대불대학교 뮤지컬학과에서 강의를 맡았는데, 후배들에게 안무의 정의와 가치, 실습 노하우를 전달할 수 있었다. 이는 하나에만 집중했던 생활이 내 스스로에게도 큰 영향을 미쳤음을 확인하는 순간이기도 했다. 학생들 역시 현장에서 활동하는 교수에 의한 강의에 만족도가 높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원래 전공이 무용이었나? 본래 한국무용을 전공했다. 이후 방송무용으로 바꾸었다. 순수 쪽은 예술성 중심으로, 하나의 퍼포먼스나 해프닝처럼 손끝하나 발끝하나 시선하나 까지도 마음을 몸에 담아 느낌을 표현해야 한다. 그 자체로 아름답고 감동이 있다. 하지만 여타 예술장르가 그러하듯 대중에게 쉽게 다가가기는 어렵다. 그래서 모든 사람이 쉽게 공감할 수 있고 즐길 수 있는 안무를 하고 싶었다. 일반적으로 방송무용이라 하면, 방송에서 대중가요와 함께 시연되는 춤이라고 해석하는데, 결코 그렇게 가볍지만은 않다. 예술적인 여백도 있으면서 소통도 중시해야 한다. 예술성도 놓치지 않아야 한다. 오히려 일반 무용 대비 현장중심의 공연을 통한 호흡이 중요하다는 점에서 난이도가 낮지 않다. 전문가로써의 입지가 탄탄하다. 최근 맡고 있는 프로그램은? 요즘 해외에서도 인기가 많은 <가요무대>를 비롯해, <열린음악회>. <7080> 등, 다양한 프로그램에서 안무가로 참여하고 있다. 한류의 일환으로 대중문화산업에 이바지하고 있다는 생각에 큰 자부심을 갖고 있다. 이밖에도 해마다 가요대축제, 청룡영화제, 연기대상, 트로트대축제 등의 공연에도 안무를 맡는다. 이 가운데 <KBS 가요대축제>는 매년 12월 개최하는 연말 가요 프로그램이다. 1965년 신설된 <TBC 방송가요대상>이 모태인데, 2006년부터 <KBS 가요대축제>로 이름을 바꿔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연례행사이긴 해도 KBS무용단에 있어 매우 중요하고 의미 있는 축제이다. 그러고 보니 명칭이 변경된 이후인 초창기부터 지금까지 안무를 맡고 있구나 싶다. 큰 공연에 있어 또 하나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트로트대축제이다. 청룡영화제나 연기대상도 중요도가 낮지 않지만 아무래도 음악이 주를 이루는 트로트대축제가 안무의 필요성이 높은 편이다. 중장년층으로부터 특히 인기가 많은 연말 트로트 가요 프로그램인 트로트대축제는 많은 가수들과 각각의 안무가 별도로 접목되는 관계로 어려움이 따르지만 안무가 개입함으로써 보다 흥미를 덧댈 수 있고, 현장 분위기를 남다르게 형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늘 주요 행사로 주목받아 왔다. 안무가로써의 삶에 어려운 건 없었나? 매 주마다 짧은 시간 내 여러 곡의 안무를 창작하는 것이 어렵다면 어려운 일이다. 특히 kbs무용단은 다른 어떤 단체의 무용단과는 달리 어느 한 장르만을 고집하는 것이 아니라 대중음악부터 전통가요, 재즈, 현대발레, 고전무용, 클래식, 힙합, 라틴에 이르기까지 모든 장르를 소화해야 한다. 더구나 아이돌 같은 경우 한 곡을 준비해서 방송 나오기 까지 최소한 3.4 개월은 연습하고 준비해야 하는데, kbs무용단의 경우는 일주일에 두 세 프로를 준비해야하고 이틀 안에 3곡이나 4곡을 안무해야하므로 구상에서 연습, 실연에 이르기까지의 시간이 많지 않다. 그러나 이 또한 누적되면 대처방법이 생기고 평소 틈틈이 안무구상과 표현법을 머릿속에 그려 놓는다. 반대로, 안무가라는 직업에 보람을 느꼈을 때는 없었나? 왜 없었겠나. 힘들다는 생각보단 오히려 보람 있을 때가 더 많았다. 특히 언젠가 해외공연을 갔을 때 교민들이 공연을 보고 다 같이 행복해하고 기뻐하면서 눈물을 흘렸을 때는 가슴이 벅차기도 했다. 실제로 이국타향에서 그리운 고국의 노래와 안무를 접한 교포들이 무척 즐거워했다고 들었다. 지금 생각해도 정말 뿌듯하다. 안무가라는 직업에 행복하다는 의미로 들린다. 그렇다. 작던 크던 대중문화산업 발달과 문화예술향유에 힘을 보태고 많은 이들에게 즐거움과 기쁨을 줄 수 있다는 생각에 여러 예상되는 어려움은 잠시에 머물고 만다. 사실 난 이 일에서 행복함을 느낀다. 창작부터 실연에 이르기까지 물리적으로 허락하는 시간은 많지 않지만 그 짧은 시간 내에 완성도 있는 작품을 만들고, 박수를 받으며 무대 뒤로 조용히 퇴장한다. 비록 눈에 띄지는 않더라도 분명히 우리의 존재감은 배어들고 있음을 인식한다. 그리고 이 모든 프로세스가 kbs만이 가지고 있는 장점이자 kbs만의 색깔임을 잘 알고 있다. 그렇기에 지금도 난 그 고유한 색깔을 만드는 데 일조하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판단한다. 혹시 영향을 준 안무가가 있었나? 보통 롤 모델이 누구였냐고 물어보면 러시아 미하일롭스키 발레단 상임안무가인 ‘나초 두아토(Juan Ignacio Duato Barcia)’나 이스라엘의 안무가 ‘이디트 헤르만(Idit Herman)’, 영국의 메튜 본(Matthew Bourne), 체코의 모던 발레 안무가 이리 킬리안(Jiri Kylian) 등을 말해야 하지만, 사실 내게 영향을 준 건 외국의 유명한 안무가도 아니고 세계적인 무용수도 아니었다. 어쩌면 지극히 소박할 수 있는데, 20년 전 어느 날 kbs 쇼프로에서 가수와 무용수가 나와 노래와 춤을 추는 모습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지금 생각하면 그들은 매우 평범하고 일반적인 이들이었지만 어린 시절 당시만 해도 너무 멋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부터 안무가의 꿈을 꾸기 시작했고, kbs에 입사했다. 입사 후 텐츠테아터의 독일의 ‘피나 바우쉬(Pina Bausch)’나 파격적인 안무로 유명한 스웨덴의 마츠 에크(Mats Ek) 등에 대해 연구한 적은 있지만 어쨌든 젊은 날 내게 영향을 준 인물들은 평범함 속에서 자신의 삶에 열정을 다하는 그 누군가였다. 안무에서 중요시하는 건 무엇인가? 다양한 예술적 성향에 초점을 맞추려한다. 예를 들면, 동작자체에 중점을 둔 안무를 개발하기도 하고, 상황에 따라 극적 표현성에 접근한 경향의 안무를 고민하기도 한다. 때론 음악에 따라 추상표현주의적이거나 미니멀리즘 요소의 집합적인 전개를 가지려 하며, 가끔은 다양한 매체를 활용한 표현 영역의 확대에 중점을 두기도 한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건 하나하나 동작에 포괄된 상징성이 하나의 동세와 결합되어 이미지를 창조하는 것에 있다. 그리고 한 무대에서 이러한 다양한 양식을 교집합시켜 총체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노력한다. 물론 관객은 그 동세와 이미지에 쉽게 동화되고 감동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하며, 개성이 두드러지고 표현형식이 난해하더라도 알 수 없는 공명이 생성될 수 있도록 탐구하고 있다. 안무를 간단하게 정의한다면? 이리 킬리안의 말을 빌리자면 안무는 순간이고, 순간은 삶이다. 몸짓을 통해 삶의 다양한 텍스트를 녹여내고 하나의 거푸집 아래 맥락화 하는 것이 안무라고 생각한다. 그것은 때로 희로애락의 기표이자 때로는 혼잡한 삶의 여로를 여는 창과 같다. 그러나 안무란 무엇보다 사회 모든 인간사의 재해석이라는 것에 방점이 있다. 그것은 내가 지향하는 일종의 기의이다. 앞으로의 계획과 바람이 있다면? 안무는 나에게 자아의 투영이고 정체성의 연장이기도 하지만 거시적으론 당대 문화와 그 문화의 알고리즘을 반영한다. 내게 안무는 나와 타자의 삶을 축복할 수 있는 넓은 길을 보여주며, 무대의 간결함 속, 감동을 이끄는 훌륭한 매개로 작용한다. 특히 창작에서 발화된 무형의 이미지가 성공적으로 실연될 때 몸의 고귀함, 삶의 깊은 울림은 보다 증폭되고 확장된다. 그렇기에 나의 계획은 이것이 더욱 확장되고 심도 있게 전개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에 있다. 앞으로 바라는 점 또한 오늘의 연장에서, 그리고 kbs무용단 안무가로서 이것의 완성을 위한 경주가 스스로에게 주어졌으면 하는 것이다. 안무가를 지원하는 후배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다양한 학습과 연습, 사유의 체계를 갖추길 바란다. 안무가는 단순히 몸짓을 시각화하는 것이 아니라, 정확한 논리를 갖춘 이론가이자 예술가여야 한다. 어떤 행위를 한다는 건 다양한 사고력을 필요로 하기에 언어적이며, 기호로도 존재한다. 그리고 이것이 실제 실연될 때 하나의 동작을 넘어선 변별력 가능한 그 무엇을 만들어낼 수 있다. 어쩌면 이러한 기초를 다지고 전달하는 것이 안무기술법이기도 하지만 이를 처음부터 마음속에 담아두고 시작한다면 훗날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특히 현대안무는 시대성과 개인의 철학을 미적으로 투영하는 예술이라는 점을 간과하면 안 된다. 뉴스팀 seoulen@seoul.co.kr
  • 100층 올라간 롯데월드타워, 안전성 우려 넘을까

    100층 올라간 롯데월드타워, 안전성 우려 넘을까

    롯데월드타워가 24일 착공 4년 5개월 만에 100층을 돌파하면서 현재 층수를 기준으로 전 세계 10위 높이의 건물이 됐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이날 서울 송파구 신천동에 짓고 있는 롯데월드타워 100층 돌파를 기념해 현장에서 기념식을 가진 뒤 “안전에 최선을 다해 한국을 대표하고 상징할 수 있는 건물을 짓겠다”고 말했다. 그는 “(안전 문제 등으로) 심려를 끼친 데 대해 미안하게 생각한다”면서 “우리가 4조원을 투자하고 2만명의 고용을 창출한다. 우리나라 경제는 물론이고 지역 경제에도 큰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2010년 11월에 착공된 롯데월드타워는 중앙 구조물(코어월)이 413.65m를 넘어서면서 국내 건설업계 최초로 100층을 돌파하는 건축물이 됐다. 롯데그룹은 올해 말쯤 123층, 555m에 이르는 롯데월드타워 외관 공사를 마무리하고 이후 1년 동안 내부 인테리어 공사를 거쳐 2016년 말 완공할 계획이다. 층수로는 1위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부르즈 칼리파’(163층, 828m), 공동 2위인 중국 ‘골드인 파이낸스 117’(597m, 128층)과 ‘상하이 타워’(632m,128층)에 이어 4위, 높이 기준으로 세계 6위의 초고층 빌딩이 된다. 하지만 롯데월드타워 건물 자체의 상징성과 별개로 롯데가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롯데월드타워를 짓는 과정에서 크고 작은 안전 사고가 잇따르며 논란에 휩싸였고 이 때문에 신 회장도 이날 기념식에서 ‘안전’을 유달리 강조했다. 또 지난해 말 안전 문제로 저층부에 개장했던 아쿠아리움 수족관과 영화관이 영업을 중단한 이래 상당 기간 재개장을 하지 못하고 있는 점도 롯데 측에는 큰 타격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곳에 입점한 상인들은 지난 23일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영화관과 아쿠아리움 영업 재개 허가를 촉구하는 탄원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실제 롯데월드몰을 찾아가 보니 대부분 매장에 손님을 찾기 어려웠고 지하 주차장 각 층마다 배치돼 있는 주차요금정산 기계도 꺼져 있었다. 롯데물산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14일 롯데월드몰 임시 개장 이후 방문객 수가 11월 296만명으로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올해 2월 162만명으로 급감했다. 1일 평균 방문객 수도 5만명대에 머무는 수준이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新 평판 사회] 공공기관 이벤트홀 대관 5만~10만원 인기

    [新 평판 사회] 공공기관 이벤트홀 대관 5만~10만원 인기

    일생의 한 번뿐인 결혼식에 과시적 허례를 빼고 합리적이고 의미 있게 준비하는 젊은 예비부부가 늘고 있다. 이들은 서울시신청사를 비롯한 공공기관의 이벤트홀을 이용하고 절약한 비용을 어려운 이웃 돕기나 지구 살리기에 보태기도 한다. 하지만 특급호텔이나 화려한 웨딩홀의 식장과 음식, 사진 등 수억원짜리 패키지로 준비하는 것보다 신경 쓰고 챙길 일이 많아지는 것은 당연하다. 착한 결혼식은 어떻게 준비하면 좋을까. 웨딩플래너 ‘김씨스토리’ 정지윤 이사는 “가수 이효리와 KBS 전 아나운서 김경란씨가 아프리카 어린이와 유기견 돕기를 결혼식에 더하면서 착한, 혹은 작은 결혼식이 젊은 부부의 관심을 끌고 있다”면서 “작은 부분까지 치밀하게 준비하지 않으면 일생의 한 번인 결혼식을 망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가장 먼저 챙겨야 할 것은 ‘예식장’이다. 서울시신청사 시민청이나 구민회관 등 예식장 대관비용이 5~10만원 하는 공공청사 예식장은 인기가 많다. 정 이사는 “공공청사 예식장은 대관 비용이 낮아 최소 3~4달 전에 예약을 해야 한다”면서 “결혼식 날을 잡으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 공공청사 예식장을 잡는 것”이라고 귀띔했다. ‘작은결혼정보센터’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전국 공공청사 결혼식장 150여곳의 정보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최근 서울에서 가장 주목받는 공공청사 결혼식장은 서울시신청사 지하 1층 시민청과 서울시 인재개발원, 국립중앙도서관 등이다. 서울시시민청은 서울시청이라는 상징성과 접근성 등이 뛰어나고 6만 6000원의 저렴한 대관 비용으로 인기다. 또 국립중앙도서관도 서초역, 고속터미널역과 가까워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쉬울 뿐 아니라 고속도로, 올림픽대로와도 접근이 편리한 교통의 요지다. 또 결혼 비용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혼수품은 발품, 손품을 팔면 알뜰하게 준비할 수 있다. 새것만을 고집하기보다 자취하면서 쓰던 물건을 가져다 쓰거나 친구와 지인들에게 축의금 대신 신혼생활에 필요한 물품을 선물 받는 ‘웨딩 레지스트리(선물 받을 물품을 미리 알려주는 것)’로 청소기, 다리미 등 소형 가전을 구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정 이사는 “남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새 출발하는 부부만의, 가족을 위한 작은 이벤트를 준비하고 아낀 비용을 ‘기부’한다면 결혼식 의미를 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47. 남진, “지구 떠나겠다” 선언…나훈아 끌어들인 데 반발 [선데이서울로 보는 그때 그 시절]

    47. 남진, “지구 떠나겠다” 선언…나훈아 끌어들인 데 반발 [선데이서울로 보는 그때 그 시절]

    조용필이 1970년대 후반부터 우리 가요계를 지배했다면 그 이전 10여년은 남진과 나훈아의 시대였습니다. 몸짓 하나, 눈짓 하나만으로도 뭇여성들의 가슴을 설레게 했던 두 사람은 말하자면 ‘원조 아이돌’쯤 됐던 것이죠. 영화 ‘국제시장’을 보셨다면 극중에서 나훈아가 더 낫네, 남진이 더 낫네 하며 주인공들이 다퉜던 장면을 기억하실 것입니다. 남진은 1946년 9월 전남 목포 출생. 우리 나이로 올해 일흔살이 됐습니다. 나훈아는 이보다 몇개월 늦은 1947년 2월 부산에서 태어났습니다. 두 사람은 외모에서 풍기는 이미지는 물론이고 창법에서도 크게 대비가 됐고, 각각 호남과 영남을 대표한다는 상징성도 갖고 있어 유달리 라이벌 의식이 강했습니다. 그것은 팬들도 마찬가지였는데, 두 사람 간의 불꽃 튀는 신경전을 다룬 1972년 3월 선데이서울 기사를 소개합니다. ▒▒▒▒▒▒▒▒▒▒▒▒▒▒▒▒▒▒▒▒▒▒▒▒▒▒▒▒▒▒ [선데이서울로 보는 그때 그 시절] 47. “지구 떠나겠다” 남진이 선언…라이벌 나훈아 끌어들인 데 반발 -1972년 3월 26일자 오아시스 레코드사의 전속가수로 ‘달러 박스’였던 나훈아가 지구 레코드사 전속으로 옮기자 이제까지 지구의 전속가수였으며 오는 4월 말로 지구와의 전속계약이 만료되는 남진이 이에 반발, “어떤 후한 대우를 해줘도 지구와는 재계약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나훈아 전속에 따른 남진의 반발로 그동안 표면상으론 선의의 경쟁을 내세웠던 두 사람 간의 ‘정상의 자리다툼’이 한층 미묘하게 노골화한 느낌이다. 그러나 이 문제는 또 이들에게만 국한된 것이 아니고 오래 전부터 치열한 경쟁을 벌여온 ‘오아시스 대 지구’라는 양대 레코드 회사 간 싸움으로 인식돼 더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남진이 지구와의 재계약 포기를 선언함에 따라 이번엔 나훈아를 지구에 빼앗긴 오아시스가 그 보복책으로 남진의 스카우트에 열을 올릴 것은 뻔하다. 오아시스 외에 몇몇 군소 레코드사가 스카우트의 손을 뻗치고 있으나 남진이 전속금을 750만원이나 요구하고 있어 엄두도 못 낼 것이고 보면 오아시스가 남진 스카우트의 유력사로 등장할 수밖에 없다. 지난 2월 말로 오아시스와의 계약이 끝난 나훈아가 비밀리에 지구로 옮긴 것은 대우 문제보다도 지구 전속인 작곡가 박춘석씨와의 개인적인 약속 때문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오아시스에서 히트곡은 숱하게 냈으나 “곡 다운 곡을 받지 못했다”고 늘 불평해 온 나훈아는 자신의 이미지 변화를 위해 이미 3개월 전에 박춘석씨 곁으로 가기로 합의했다는 것. 나훈아의 계약조건은 1년 반 동안 150만원이니까 한 달에 약 10만원꼴이다. 정리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서울신문은 1960~70년대 ‘선데이서울’에 실렸던 다양한 기사들을 새로운 형태로 묶고 가공해 연재합니다. 일부는 원문 그대로, 일부는 원문을 가공해 게재합니다. ‘베이비붐’ 세대들이 어린이·청소년기를 보내던 시절, 당시의 우리 사회 모습을 현재와 비교해 보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 될 것입니다. 원문의 표현과 문체를 살리는 것을 원칙으로 하지만 일부는 오늘날에 맞게 수정합니다. 서울신문이 발간했던 ‘선데이서울’은 1968년 창간돼 1991년 종간되기까지 23년 동안 시대를 대표했던 대중오락 주간지입니다. <편집자註>
  • 강원 수천만원 들인 새 통합브랜드 ‘낮잠’

    강원 수천만원 들인 새 통합브랜드 ‘낮잠’

    수천만원을 들여 제작한 강원도 통합브랜드가 1년 넘게 사용하지 못하고 표류하고 있다. 18일 강원도에 따르면 강원도 심벌(CI)과 브랜드(BI), 캐릭터 등 통합브랜드가 제작된 지 1년이 넘도록 도의회에서 절차상 문제를 이유로 조례를 제정하지 않고 있다. 강원도 통합브랜드는 지난해 2월 8000만원의 예산을 들여 제작했다. 도는 통합브랜드가 전문가들에 의해 제작·완성됐고 지난해 지방선거 이전에 도의회에 보고하고 이해를 얻은 사안인데 의회에서 조례제정을 늦추며 발목을 잡고 있다는 입장이다. 여파로 통합브랜드를 응용할 예정이었던 농축수산품 인증마크까지 별도로 개발되고 통합브랜드를 사용해 박차를 가하려던 농축수산품 국내외 마케팅 계획도 차질을 빚고 있다. 도는 ‘강원 농수특산물 인증 마크’만 자체적으로 제작해 우선 사용한다는 방침이다. 도는 현재 도 상징 깃발 등에 사용되고 있는 심벌이 정적 이미지가 강한 데다 상징성과 대표성이 미흡하다는 지적에 따라 2013년 초부터 새로운 통합브랜드 개발에 들어가 지난해 초 개발을 마쳤다. 이어 지난해 4월부터 사용하기로 8대 도의회와 합의했다. 도 관계자는 “통합브랜드를 응용할 계획이었던 농축수산품 인증마크 사용 관련 조례가 도의회를 통과하지 못해 새로운 인증마크를 만들기로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도의회에서는 “통합브랜드 제작과 사용 문제는 집행부가 도의회와의 협의를 통하지 않고 독단적이고 일방적으로 진행됐기 때문에 발생한 문제”라며 일축했다. 앞서 도의회 사회문화위원회는 통합브랜드가 강원도 이미지를 구현하지 못하고 도의회 의결 전 통합브랜드를 사용했다는 절차상 문제를 들어 ‘강원도 통합브랜드 조례안’을 부결시켰다. 춘천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몸집 불리는 AIIB와 향후 국제금융질서] 힘받는 中…獨·佛·伊도 동참키로

    [몸집 불리는 AIIB와 향후 국제금융질서] 힘받는 中…獨·佛·伊도 동참키로

    영국에 이어 독일·프랑스·이탈리아까지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의 품으로 속속 들어올 조짐을 보이자 중국은 “이제 한국만 남았다”며 한국의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세계 금융질서를 재편할 투자은행 설립에 한국이 ‘화룡점정’을 찍어 줄 것을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16일(현지시간) “프랑스와 독일, 이탈리아가 영국을 따라서 AIIB에 참여하기로 합의했다”며 “서방 국가들의 AIIB 참여를 막으려는 미국에 타격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지난주 영국이 주요7개국(G7) 중 처음으로 AIIB 참여를 공식 발표하자 호주도 입장을 바꿔 참여 문제를 재검토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AIIB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인프라 투자 활성화를 목적으로 만드는 국제기구다. 2013년 10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첫 구상을 밝힌 뒤 불과 1년 5개월 만에 28개국이 참여를 확정했다. 중국 관영 차이나데일리는 17일 “한국은 아시아 국가 가운데 건설과 관련된 기술, 자금, 경험에서 최고의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며 “중국은 여러 차례 한국에 ‘월계관’을 던졌고, 한국은 이제 그것을 쓸지 말지를 결정할 마지막 단계에 와 있다”고 전했다. 남방조보(南方早報)는 “한국도 AIIB 참여가 자국 건설회사들의 아시아 시장 진출에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지만, 중국이 국제 금융질서를 위협한다고 판단하고 있는 미국의 반대로 결정을 미루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중국은 AIIB의 성패를 가늠할 잣대로 한국과 호주의 참여를 꼽았다. 아시아의 다른 가입국들은 대부분 AIIB의 투자를 기다리는 개도국이지 중국을 도와 자본금을 확대하고 인프라 건설을 주도할 국가들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과 호주는 미국과 일본의 강력한 동맹국이어서 몸집 불리기는 물론 정치·외교적 상징성도 컸다. 호주가 최근 “우려했던 지분율 분배 문제가 해결됐다”며 참여 쪽으로 방향을 선회하자 한국만 남은 셈이다. 베이징의 한 외교 소식통은 “그동안 한국과 호주가 참여를 꺼리자 중국은 유럽 각국을 상대로 참여를 호소해 이번에 성과를 거뒀다”면서 “그러나 아시아·태평양 인프라 투자라는 원래 목적을 고려할 때 역외 국가들의 참여는 명분을 흐릴 수 있기 때문에 한국의 참여를 더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역외 국가들의 잇따른 참여로 한국 입장이 더 옹색해진 것은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중국은 현재 베이징에 AIIB 임시사무처를 차려 놓고, 진리췬(金立群) 중국국제금융공사 회장을 수장으로 앉혔다. 진 회장은 AIIB의 초대 총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재정부 부부장 출신인 진 회장은 아시아개발은행(ADB) 부총재를 지낸 금융계 실력자다. ADB를 가장 잘 아는 인물을 앞세워 ADB를 무력화시키겠다는 포석이다. 중국이 AIIB에 사활을 거는 가장 큰 이유는 미국 중심의 금융질서를 바꾸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미국은 기축통화인 달러를 앞세워 세계 경제에 지대한 영향력을 행사해 왔고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WB), ADB가 그 첨병 노릇을 해 왔다. 이 기구들의 개혁이 미국의 반대로 번번이 막히자 아예 자국 중심의 새로운 기구 설립에 나선 것이다. AIIB가 아시아와 유럽을 아우르는 중국의 야심 찬 계획인 일대일로(一帶一路·신실크로드 경제벨트와 21세기 해양 실크로드 개발 전략)에 ‘실탄’을 제공하는 측면도 있다. 60개 국가에 이르는 ‘일대일로’에 펼쳐질 거대한 인프라 투자를 AIIB가 주도할 텐데 어떤 국가가 군침을 흘리지 않겠느냐는 게 중국의 생각인 것이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직격 인터뷰] “절규하는 국민에게 답 못줬다… 野, 더 겸손하고 더 절박해져야”

    [직격 인터뷰] “절규하는 국민에게 답 못줬다… 野, 더 겸손하고 더 절박해져야”

    대구에 내려가 보고 싶었다. 대구 사람들이 그를 보는 눈빛, 그를 대하는 몸짓을 직접 확인하고 싶었다. 아쉽게도 일정이 맞지 않았다. 김부겸 새정치민주연합 지역분권추진단장의 메시지는 분명했다. 대구에 모든 것을 걸겠다는 것이다. 지난 2·8 전당대회 당시 꼭 출마해야 한다는 주변의 독촉도, 2017년 대통령 선거에 나갈 만하다는 섣부른 부추김도 그에게는 다 부질없는 소리들이었다. 내년 총선에서 대구 수성갑 유권자들의 선택을 받지 못하면 아무런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최근 한 출판사가 김 단장에 대한 책을 펴냈다. 책 속에 ‘수성 좌파’라는 유권자의 말이 들어 있다. “가끔은 기적을 바랄 때도 있지만, 여기선 희망이 없어요.” 이것이 김 단장이 마주한 냉혹한 현실이다. 김 단장과의 인터뷰는 지난 12일 오후 3시부터 서울신문 편집국 회의실에서 1시간 30분 동안 이도운 부국장 겸 정치부장과의 대담으로 진행됐다. →지역분권추진단장을 맡았다. 핵심적인 의제는 무엇인가. -당에서 내팽개친거나 다름없는 약세지역의 절박한 목소리를 반영할 수 있도록 당을 변화시키는 것이다. 동부벨트는 사실상 전멸이다. 우리 당에 강원도 의원이 한 명도 없는 것 아닌가. (박근혜 정권의 인기가 떨어졌다고) 정치지형이 유리하게 바뀐 것도 아니다. 국민에게 실망을 줘도 여당 지지율은 40%가 나온다. 우리 당은 30%가 안 되고. 이 갭을 어떻게 메우나. 시·도당에서 재정권과 인사권 등 상당 부분의 자율성을 달라는 요구가 있는 것 같다. 시·도당의 합리적이고 정당한 요구는 반영해야 한다. 거기서 일하는 분들은 다음 선거가 절박하다. 나도 마찬가지다. 그들에게 아무 희망도 없고, 승리의 전망도 보이지 않는 선거를 계속 치르라고 등 떠밀 수는 없다. 정책적, 물적, 인적 뒷받침을 해 줘야 한다. →2·8 전당대회는 친노(친노무현) 대 호남의 대결이었다고 대다수 언론이 평가했다. 동의하나. -문재인 대표는 지난 대선에서 48%의 지지를 얻은 후보였다. 굳이 친노만 대변하는 것은 아니다. 박지원 의원도 단순히 호남만 대표하는 것은 아니다. ‘김대중’이란 걸출한 지도자와 함께했던 상징성이 있다. 경쟁 과정에서 서로 상처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지만, 지나고 보면 야권은 그런 경쟁이 정리가 되고 나면 그때부터 새로운 힘을 얻는 것 같다. →지난 경선에서 누구를 지지했나. -끝까지 중립을 유지했다. 출마 예상자에서 출마를 포기한 마당에 확실하게 어느 후보 편을 드는 것은 도리가 아닌 것 같았다. →김 단장에게는 친노와 호남 가운데 어느 쪽이 중요한가. -둘을 다 합친 당의 지지율도 30%가 안 되는 것 아닌가. 우리 당은 두 축이 다 갖춰져야 한다. →문 대표가 여야 통틀어 대선 후보 선호도 1위다. 문 대표가 다음 대선 후보가 될 것으로 보나. -과거 관행으로 보면, 이전 대선에서 인상적인 득표를 한 것은 가장 강력한 후보의 조건이다. 그러나 2012년의 시대정신과 2017년의 시대적 요구는 다르다. 노무현에 대한 애틋함, 추억만 갖고는 국민이 계속 문 대표를 지지하지 않을 것이다. 문재인이라는 지도자가 만들어 내는 내용과 그림, 그것에서 국민들의 감동이 있어야 한다. →두 분은 어떤 관계인가. 동지인가 라이벌인가. -하하하…. 그걸 지금 어떻게 알겠나. →17일에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대표의 3자 회동이 있다. 문 대표가 어떤 모습을 보여 주길 바라나. -전통적 지지자들은 여전히 야당 당수답게 대통령에게 낯을 붉히더라도 독한 모습을 보이기를 바란다. 문 대표와 야당의 긍정적 미래를 기대하는 사람들은 유연한 모습을 보이기를 바랄 것이다. 대통령이 지금 힘들다. 이럴 때 국정의 파트너가 될 수 있다는 좋은 사인을 주고, 그 대신 복지와 증세처럼 국민의 삶이 부대끼는 문제에 대해서는 대통령에게 확실히 요구해야 한다고 본다. →국정의 파트너로 협력하는 모습을 보이면 친노 강경파가 동의할까. -친노 강경파만 의식하면 언제 대한민국 리더를 할 수 있나. 친노가 문재인의 가능성을 통해 자신들의 미래를 열어 보겠다는 생각이라면 그에게 재량권을 줘야 한다. 친노가 문 대표를 계파의 수장으로 묶어 두려는 것은 천박한 기득권이다. →현 시점에서 친노라는 그룹 또는 계파는 구체적으로 어떤 집단인가. -상당 부분은 관성이다. 노 전 대통령과 함께 일했던 경험이 주축인 것은 맞고, 그 한복판에 문 대표가 있었다. 친노라는 정치세력이 형성되고 발언권이 강화된 것은 노 전 대통령이 돌아가시고 나서다. 긍정적인 면도 있다. 하지만 국민들이 존경했고 사랑했지만 돌아가신 대통령에게서 미래의 비전을 만들 수는 없다. 문재인의 새로운 가능성을 만들어 내놔야 한다. →친노는 왜 친문(친문재인)이 되지 않고 있나. -문 대표가 자신의 콘텐츠와 비전을 만들면 바뀔 것이다. 과거 친노의 중심인물 측이 문 대표 이후에 변화됐다고 느끼지 않나. →당 지지율이 30%를 넘었다가 다시 20%대로 떨어졌다. -당의 상징적인 인물들이 지금보다 더 겸손하고 더 절박해야 한다. 겸손하자는 것은 말 때문이다. 그동안 우리는 (과도한) 언어로 상대방을 규정하는 데 익숙해졌다. 절박하자는 것은 국민의 삶 때문이다. 절규하는 국민들에게 야당으로서 답하는 게 없었다. 우리 당이 담뱃값 인상에 동의할 수밖에 없었던 절박한 이유가 있었나. 대신 부자 증세라도 얻어냈어야 하지 않았나. 2016년 총선, 2017년 대선에서 우리가 바라는 세상은 쉽게 오지 않을 것이다. →이명박 정부 이래 야당은 무기력하고 무능한 모습을 보여 왔다. 왜 그런 건가. -과거의 투사형 정치인들은 대충 다 떠나시고, 그렇다고 해서 정책이 유능한 신진 정치인이 충원된 것도 아니다. 그러다 보니 국민의 눈에는 야당의 모습이 좀 어중간하다. 그 분들의 눈에 비치는 야당의 모습은 진정성 있게 일을 하는 게 아니라 상황을 관리하면서 뭐든 하다가 만다는 것이다. →4·29 재·보궐 선거가 곧 있지만, 내년에 총선이 있다. 2·8 전당대회 당시 대표 출마 요구도 많았기 때문에 당의 공천 방향에 대해 생각해 봤을 것 같다. -먼저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해야 한다. 계보에 줄 잘서서 공천받았다는 말이 나오지 않게. 이렇게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면 개인적인 하자가 있거나 어느 정도 역할을 다한 분들 외에는 현재 우리가 가진 자원을 아껴야 한다. 야권의 딜레마다. 국민은 항상 새로운 인물을 요구하는데 인물 찾기가 쉽지 않다. →내년 총선에서 어떤 공천이 이뤄져야 할까. 예를 들어 비례대표 1, 2번을 누구에게 줘야 하나. -한계에 내몰린 계층의 대표를 확보해야 한다. 자영업자, 소상공인, 비정규직, 청년, 보육 관계자 등. →박지원 의원은 당에서 어떤 역할을 해 주기를 바라나. -우리 당은 급할 때 박 의원을 찾았다. 전통적 지지층이 결집해야 할 때 늘 그에게 요청했다. 지금 그런 요청이 필요없을 만큼 당이 튼튼한가. 당 대표는 안 됐지만 박 의원만 한 자원을 어디에서 구할 수 있나. 그분 마음이 쓸쓸하지 않도록, 자기 몫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 같다. →만약 내년 총선에서 당선되면 대구를 위해서 어떤 역할을 하고 싶은가. -대구시장과 여야 의원들이 대구 전체의 성장 동력, 도약의 계기에 대한 합의를 했으면 한다. 여야의 문제가 아니다. 또 개별 지역구의 문제가 아니다. 개인적으로 내 선거구에서 무엇을 하겠다는 공약으로는 돌파가 안 된다. →유시민 전 의원은 대구에서 왜 실패했다고 보나. -그 당시(2008년)는 아직 노무현 정권에 대한 반감이 심할 때였다. 지역민들은 하루아침에 투표 성향을 바꾸지 않는다. 그분들과 신뢰를 쌓을 수 있는 부단한 노력이 전제돼야 한다. 인간으로서 기본 신뢰를 얻고 난 뒤에 정치적 메시지가 통한다. 나 스스로 당 대표 출마 요청을 받았을 때 고민했던 부분이기도 하다. 집사람 등이 말하기를 자꾸 중앙정치에 기웃거리면 “대구의 일꾼이 되거나 친구가 되기 위해 온 것이 아니라 자신의 정치적 발판을 삼으려고 대구에 왔냐”고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 내년에 어떤 메시지를 던져도 아무런 의미가 없다. →이정현 새누리당 의원이 전남 순천·곡성에서 당선됐다. 그의 도전과 김 단장의 도전은 어떤 차이가 있나. -차이는 따지지 말자. 그래도 대구 분위기가 우호적으로 바뀐 것은 이 의원의 당선 덕분이다. 이 전 수석이 당선되니 사람들이 나를 바라보는 눈도 많이 바뀌었다. 사람들은 정치인들이 지역감정을 적나라하고 교활하게 악용하는 것에 지쳐 있기도 하다. →새누리당에서는 정권의 안방을 절대 내줄 수 없다고 하는데. -어느 상가에서 김무성 대표를 만나 얘기했다. 대통령 되시려면 시원시원하게 야권에 양보하는 큰 정치 해야지, 모든 게임을 다 이기려고 하느냐고. 대한민국에 귀하지 않은 지역이 어디 있나. 정치를 잘해서 천하의 민심을 얻을 생각을 해야지, 뭘 선거구 하나하나를…. 정치를 잘하면 모든 곳이 안방이다. →한동안 야당 내에서 뿌리를 내리지 못해 고민했다. 지금은 새정치연합이란 당의 중심세력이라고 자부하나. -그것보다는 이제 내 발언의 영역은 생겼다고 본다. 우리 당이 부족했던 정치의 여러 가지 태도, 부족한 부분에 대해 정확하게 목소리를 낼 것이다. 과거 진영논리로만 한국 정치를 끌고 온 사람들과 이제는 아주 치열하게 토론할 수 있는 밑천은 있다. 예컨대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연정이라는 방법을 통해 실천하고 있다. 만약 나에게 기회가 주어진다면 기존 정치권에 새로운 흐름을 만들 수 있지 않겠나. 정리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못하거나 안 하거나… 여당 人選 실종사건

    새누리당의 주요 인선 작업이 차일피일 늦춰지면서 김무성 대표의 리더십 시험대 성격으로 바뀌고 있다. 김 대표의 인선 원칙이나 의도와 무관하게 계파 갈등의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묘수’를 찾을지 주목된다. ●총선 불출마 이한구 후임 당협위원장 깜깜 우선 당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의 수장은 지난해 3월 당시 원장이던 이주영 의원이 해양수산부 장관으로 임명됨에 따라 공석이 된 이후 1년째 빈자리다. 지난해 12월 김 대표는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명예이사장을 임명하려 했지만, 친박(친박근혜)계 좌장 격인 서청원 최고위원의 반발로 유보된 뒤 진척이 없다. 김 대표가 공천 영향력을 최소화하기 위해 약속한 ‘오픈 프라이머리’(개방형 국민경선제) 도입이 탄력을 받을수록 역설적으로 여론조사를 주도하는 여연 원장의 입지는 강화될 수 있기 때문에 총선이 가까워질수록 인선 결과에 정치적 의미가 덧칠될 가능성이 높다. 당의 의사결정기구인 최고위원회를 구성하는 9명의 최고위원 중 김 대표가 추천할 수 있는 지명직 최고위원 한 자리는 김 대표 체제가 출범한 지난 7월 이후 8개월 가까이 공석이다. 공식적으로 이름이 거론되는 인물도 없다. 지명직 최고위원은 실질적 영향력보다는 정치적 상징성이 크다는 점에서 고민이 깊어질 수 있다. ‘텃밭 중 텃밭’으로 꼽히는 대구 수성갑의 경우 이한구 의원이 지난달 13일 총선 불출마를 선언함에 따라 후임 당협위원장을 선출해야 하지만, 구체적인 논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여권에서는 총선을 앞두고 ‘예비 공천’으로 비쳐질 수 있는 만큼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당 핵심 관계자는 “서두르지 않겠다”며 신중한 입장인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퇴출 위기 당협위원장 8명엔 소명 기회 당 조직강화특위는 11일 부실 당협위원장으로 분류된 8명을 상대로 소명 기회를 부여했다. 지난 2일 서 최고위원이 최고위원회의에 이들 8명에 대한 교체 안건이 상정되자 공개 반발한 데 따른 것이다. 당 핵심 관계자는 “정기 당무감사 결과를 반영한 것”이라면서 절차적 정당성에, 친박계는 “친박계 물갈이를 예고한 것”이라면서 정치적 의미에 각각 초점을 맞추고 있어 계파 간 극명한 시각차를 드러내고 있다. 김 대표는 아직까지 당내 인선에 대한 반대 목소리에 입장 표명이나 직접 대응을 자제하고 있다. 하지만 이를 통해 계파 갈등을 봉합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여권 관계자는 “누구를 임명하느냐 못지않게 어떻게 인선이 이뤄지느냐가 중요한 문제가 되고 있다”면서 “물밑 조율이나 사전 협의를 위한 대화 채널을 가동해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해외여행 | MACAU 마카오에서 동화처럼, 아이처럼-콜로안,코타이 스트립,마카오 반도

    해외여행 | MACAU 마카오에서 동화처럼, 아이처럼-콜로안,코타이 스트립,마카오 반도

    천진난만한 표정을 짓고 있으면 어딘가 밑지는 것처럼 느껴져 얼굴에 덕지덕지 못생김을 붙이고 있던 겨울의 어느 날, 마카오행 비행기에 올랐다. 번쩍번쩍 화려함에 압도당하리라 예상했던 것과 달리 마카오에서의 3일 밤낮, 나는 아이처럼 즐거웠다. ●Coloane콜로안 마카오의 끄트머리에서 턱은 저 어딘가 허공을, 눈빛은 그 너머 어디쯤을 물끄러미 응시한다. 해변의 벤치에 비스듬히 기대앉은 누군가, 제방 위에 걸터앉아 포장 음식으로 요기하는 그 누군가의 표정과 눈빛도 크게 다르지가 않다. 마주보이는 땅은 중국 본토의 주하이珠海라고 했다. 통통배로도 충분히 닿을 것처럼 가까운, 물결도 차분하게 일렁이니 파도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만큼 해질녘 마카오 끄트머리의 콜로안은 차분했다. 중국 영토였으나 오랫동안 포르투갈의 지배를 받아 온 마카오에는 자연스레 동·서양 전반의 문화가 고루 녹아들었다. 콜로안처럼 작은 마을의 일상 풍경에 그 모습들이 더욱 선명하다. 골목 군데군데 지신地神을 모시는 자그마한 사당은 물론이고 마을 한가운데 자리한 성 프란시스코 자비에르 성당Igreja de S. Francisco Xavier의 선녀 같은 성모 마리아와 아기 예수 그림 등은 모두 도교의 영향을 받은 것이다. 한편 주택가의 파스텔톤 외벽과 외벽에 타일을 박아 장식한 도로명 표지판 등은 포르투갈풍이며 아코디언 주름처럼 좌우 방향으로 접히는 상점가 셔터는 마카오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거리 풍경이다. 콜로안의 좁다란 골목길을 지그재그로 걷다 보면 제 집인 양 길 한가운데 널브러져 있는 개가 한둘이 아니다. 아무리 작고 귀여운 애완견이라 해도 쉽게 다가가지 못하는 나는 혼자 놀라 멈칫. 그런데 이 녀석들은 움찔하는 내 스스로가 무안할 만큼 도통 반응도 관심도 없다. 콜로안은 그랬다. 무심한 듯 평화롭고, 나른하지만 어딘가 익숙하고도 정겨운. 마카오 여행의 이유, 에그타르트 로드 스토우즈 베이커리Lord Stow’s Bakery 200년 전 포르투갈의 한 수도원에서 탄생한 에그타르트가 지구 반 바퀴를 돌아 마카오 미식 탐방의 대명사가 될 줄이야. 마카오 에그타르트의 원조 ‘로드 스토우즈 베이커리’가 콜로안섬에 둥지를 틀고 있다. 바삭한 페스추리 안을 가득 채운 에그 커스터드. 한 입 가득 촉촉하게 녹아들고 달콤하게 퍼져 나가는 이곳 에그타르트의 식감은 마카오 그리고 이 작은 섬 콜로안을 여행하게 만드는 이유다. 1 Rua do Tassara, Coloane Town St 07:00~22:00 +(853) 2888 2534 www.lordstow.com ●Cotai Strip 코타이 스트립 누구에게나 동심은 있다 여행 첫날밤은 아주 꿀맛. 개운하게 깨어났다. 소풍 가는 날, 알아서 척척 일어나는 어린애마냥. ‘슈렉퍼스트Shrekfast’ 때문이었을까? 슈렉과 아침식사breakfast를 조합한 이름에서 감을 잡았다. 그렇다. 슈렉퍼스트는 슈렉을 비롯한 드림웍스Dream Works의 대표 애니메이션 캐릭터들과 함께하는 쉐라톤 마카오 호텔Sheraton Macao Hotel의 특별한 아침 식사. 실내장식과 테이블 세팅이 애니메이션 캐릭터 일색인 것은 당연지사. 딤섬, 머핀, 쿠키 등 몇몇 인기 메뉴도 캐릭터 모양으로 만들어 조리를 했으니 먹는 재미에 보는 재미까지 더했다. 본격적으로 맛 좀 볼까 포크를 들기 무섭게 무대 한쪽에서 무언가 요란하게 등장한다. “슈렉이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식사는 뒷전. 실은 아이들보다 어른들이 더 신났다. 무섭다고 뒷걸음치는 아이와 손을 붙잡고 기어코 무대 위로 다가가는 아빠의 실랑이가 이날 내 기억의 하이라이트였던 것처럼. 동화 속 풍경은 쉐라톤 마카오 호텔이 위치한 샌즈 코타이 센트럴Sands Cotai Central에서 구름다리로 건너간 베네시안 호텔The Venetian Macao에서도 계속됐다. 베네시안 호텔은 코타이 스트립에서 가장 먼저 문을 연 엔터테인먼트 블록. 이곳에 드림웍스의 캐릭터들이 새로운 동화 세계를 펼쳤다. 렌털숍에서 두툼한 외투를 빌려 입고 마다가스카 펭귄들이 맞아 주는 아이스월드Penguins Undercover Ice World 속으로 들어간다. 중국 하얼빈의 얼음 장인들이 조각한 캐릭터들은 애니메이션 속의 익살맞은 모습 그대로다. 얼음 세상 밖으로 나오면 대운하, 마르코 폴로, 산 루카 등 3개의 인공 운하와 함께 이탈리아 베네치아를 그대로 옮겨온 듯 장식한 베네시안의 상점가가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운하를 따라 노 젓고 다니는 곤돌라는 베네시안에서 빼놓을 수 없는 액티비티. 학창시절 음악 시간에 배웠던 나폴리 민요 ‘오 솔레 미오O sole mio’의 가사가 입 안에서 맴맴, 뱃사공과 함께 입을 맞춘다. 그의 노랫가락에 맞춰 입모양만 벙긋거릴 뿐이었지만. 꿈의 도시 마카오는 아름다운 야경을 자랑한다. 그러나 이보다 더 마카오의 밤을 화려하게 물들이는 것이 세계 최대 규모의 수중 쇼 <더 하우스 오브 댄싱 워터The House of Dancing Water> 공연이다. 폭풍우와 함께 시작하는 공연의 내용은 어둠의 여왕으로부터 아름다운 공주를 구하는 이방인과 그를 돕는 콜로안의 어부가 엮어내는 서사적인 러브 스토리. 스토리는 서사적이지만 2,000여 관중석이 270도로 둘러싼 중앙의 원형 무대 위는 물이 차고 빠지기를 수차례 반복한다. 그리고 곧이어 분수쇼, 모터사이클 스턴트 등의 다양한 무대 효과와 아티스트들의 발레, 서커스, 다이빙 등 두 눈을 의심케 하는 공연들이 쉴 틈 없이 이어진다. 이 반전의 무대를 채우는 물의 흐름도, 아티스트의 몸짓도 자유자재로 움직이니 놀라움과 감탄이 뒤엉켜 물개 박수가 저절로 나온다. 코타이 스트립은 10여 년 전까지만 해도 지도상에 존재하지 않던 곳이었다. 타이파섬과 콜로안섬 사이의 바다를 메워서 만든 복합 리조트 단지로 태생부터가 꿈만 같은, 혹은 꿈이 실현된 공간이다. 어른이 되면 애써 감추곤 하지만 누구에게나 동심은 있다. 그 동심을 마음껏 누려 볼 수 있었던 코타이 스트립은 유독 반짝거린다. 슈렉과 함께 아침 식사를 슈렉퍼스트Shrekfast 쉐라톤 마카오 호텔은 드림웍스의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활용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이 바로 슈렉퍼스트. 아침 식사 동안 드림웍스의 대표 캐릭터들이 공연을 펼치고 함께 기념사진을 찍는 등의 이벤트가 제공된다. character.breakfast@staystarwood.com +(853) 8113 0398 토~일요일 10:00~11:30, 화~금요일 9:00~10:30 성인 HKD238, 아동 HKD138, 4인 가족 HKD688 *아침 조식이 포함되어 있는 쉐라톤 투숙객은 1인당 HKD100 정도를 추가하면 이용 가능 베네시안이 들려주는 얼음 동화 아이스월드Penguins Undercover Ice World 베네시안의 대표적인 겨울 시즌 프로그램인 아이스월드는 6가지 테마로 장식한 아시아 최대 규모의 실내 아이스 테마파크다. 아이스월드의 얼음 조각은 애니메이션의 색채 그대로이지만 분명 얼음이 맞다. 습하고 무더운 날씨의 마카오에서 아이스월드는 매우 신선한 액티비티이다. 이번이 4번째 시즌. 2015년 3월8일까지 계속된다. 베네시안 내 코타이 엑스포 F홀 www.venetianmacao.com 매일 11:00~20:00 3세 이상 1인 MOP120, 4인 가족 MOP312 (베네시안 투숙객은 35% 할인) 중세 도시 속을 떠다니는 듯 베네시안 마카오The Venetian Macao 물의 도시 베네치아를 본딴 베네시안 호텔의 상점가. 여기저기 박수를 보내는 구경꾼들에게 손을 흔들어 보이는 곤돌라 뱃사공이 여행자들의 기분을 더욱 들뜨게 만든다. 티켓은 베네시안 내의 곤돌라숍에서 구입할 수 있다. 그러나 국내에서 곤돌라 바우처를 구입하여 현지에서 티켓으로 교환하는 것이 조금 더 저렴하다. 대운하 & 마르코 폴로 11:00~22:00, 산 루카 11:00~19:00 성인 MOP118, 아동 MOP88 시티 오브 드림즈 더 하우스 오브 댄싱 워터The House of Dancing Water 크라운 호텔, 하드락 호텔, 그랜드 하얏트 마카오 호텔이 쇼핑센터, 카지노 등과 한데 모여 거대한 리조트 단지를 이루고 있는 시티 오브 드림즈City Of Dreams는 베네시안, 샌즈 코타이 센트럴 등과 함께 코타이 스트립의 대표적인 엔터테인먼트 구역. 이곳에서 바다와 육지를 넘나드는 수중 대서사시 <더 하우스 오브 댄싱 워터> 공연이 펼쳐진다. thehouseofdancingwater.com +(853) 8868 6767 2015년 성인 기준, VIP구역 HKD1,480, A구역 HKD980, B구역 HKD780, C구역 HKD580 ●Macau 마카오 반도 우둘투둘 물결치는 타일 바닥 위로 마카오 반도와 타이파, 코타이 그리고 콜로안섬까지 다 합한 마카오 전체 면적은 26.8km2로 서울의 종로구 면적23.91km2과 비슷하다. 그런데 이 작은 땅에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문화유산이 무려 서른 개나 된다. 그중에서도 마카오 반도는 포르투갈 식민시절의 활동 거점으로 도심 골목골목 그 시절의 흔적들이 그대로 남아 있어 역사의 발자취를 찾아 도보 여행을 즐기기에 제격이다. 마카오 반도의 랜드마크라 할 수 있는 세나도 광장Largo do Senado에서 성 바울 성당의 유적Ruinas de S. Paulo까지는 마카오 여행자 대부분이 우둘투둘한 타일 바닥을 걸어서 구경하는 구간. 안내 책자를 손에 들고 차례차례 답사하는 이가 있는가 하면, 그저 발 닿는 대로 걸으며 분위기에 흠뻑 취해 보는 이도 있다. 짧은 시간을 핑계로 나는 망설임 없이 후자를 택한다. 마카오는 거리의 바닥마저 문화유산이 되는 곳. 모자이크처럼, 또는 물결이 일렁이듯 기하학적인 모양으로 장식된 바닥은 카우사다Calcada라고 하는데 대표적인 포르투갈 문화다. 또한 건물 외벽에 붙은 도로명 표지판은 하얀색 바탕에 푸른색 무늬가 들어간 포르투갈의 타일 장식 아줄레주Azulejo로 장식했다. 식민지 시대의 소소한 장식문화는 물론이고 그 시절의 문화유산 대부분이 본래의 기능을 잃은 채 상징성과 유적의 가치로만 남아 있는 것이 아니라 마카오 사람들의 일상 속에 자리하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닮은 구석이라곤 전혀 없는 것만 같은 동양과 서양이 만났으나 그럼에도 언제 어디에서나 삶은 계속되는 법. 중국인과 포르투갈인의 피가 섞인 혼혈 그리고 그들의 문화 전반을 일컬어 매캐니즈Macanese라고 하는데 마카오의 환경에 맞게 변형된 포르투갈 요리가 대표적이다. 세나도 광장 언저리의 매캐니즈 레스토랑에서 바칼라우 크로켓, 오리밥 등 지중해 향이 물씬 나는 요리를 한 상 받아들고 마카오의 오늘을 맛본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하지만 보이는 것만이 또 전부는 아니다. 마카오 사람들 스스로 ‘아주 작다’고 표현하는 마카오지만 아직도 궁금한 것이 무궁무진하다. 이 궁금증을 풀기 위해 또다시 마카오행 비행기에 오르게 될 것만 같다. 에디터 트래비 글·사진 Travie writer 서진영 취재협조 마카오정부관광청 kr.macautourism.gov.mo ▶travel info MACAU AIRLINE 에어마카오와 진에어가 인천에서 마카오 구간을 오가는 직항편을 운항하고 있다. 김해국제공항에서는 에어부산이 직항 노선을 주 3회 운항하고 있다. 비행시간은 3시간 30여 분. 마카오행 비행기는 대부분 아침 일찍 출발하고, 돌아오는 편은 새벽에 도착하기 때문에 여행 일정을 효과적으로 구성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에어마카오 www.airmacau.co.kr, 진에어 www.jinair.com, 에어부산 www.airbusan.com LOUNGE 플라자 프리미엄 라운지Plaza Premium Lounge 2014년 8월18일 마카오국제공항에 ‘플라자 프리미엄 라운지’가 새로이 문을 열었다. 편안한 좌석에서 초고속 인터넷과 전화, 팩스 등을 이용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샐러드 바에서는 갓 조리한 음식과 커피부터 맥주, 와인 등 다양한 종류의 식음료를 제공한다. 매일 오전 5시에서 새벽 2시까지 운영하며 2시간 MOP400, 5시간 MOP600. 플라자 프리미엄 라운지 홈페이지를 통해 예약할 수 있으며, 에어마카오 비즈니스 승객의 경우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출국장 5번 게이트에서 에스컬레이터를 이용. Mezzanine Level에 위치하고 있다. plaza-network.com +(853) 8898 2150 HOTEL 쉐라톤 마카오 호텔 코타이 센트럴 Sheraton Macao Hotel, Cotai Central 화려한 코타이에서도 가장 중심이 되는 ‘샌즈 코타이 센트럴’에 위치하고 있어 코타이 지구의 모든 명소를 둘러보기에 편리하다. 비즈니스 여행객에게는 Microsoft를 이용한 최첨단 Link@Sheraton 환경이, 가족 여행객에게는 유료 보모 서비스를 비롯해 다양한 키즈 프로그램이 구미를 당기게 한다. 거기에 넉넉한 객실 공간에 숙면을 위해 침구의 공기 순환이 잘 되도록 특별히 설계된 쉐라톤 스위트 슬리퍼Sheraton Sweet Sleeper 침대가 책임진다. 한마디로 카지노, 레스토랑, 쇼핑시설을 중심으로 한 다양한 오락 자원과 더불어 편의성, 세련미, 편안함을 고루 갖추고 있다는 말씀. sheraton.com/madao +(853) 2880 2000 RESTAURANT 계단 위 아늑한 보물창고, 에스까다ESCADA 세나도 광장 뒷골목 계단 위의 아늑한 레스토랑 에스까다. 포르투갈어로 계단이란 뜻. 노란색 칠을 한 식당 건물도 매력적이지만 번잡한 세나도 광장을 살짝 비켜서 차분히 식사를 할 수 있다는 점도, 오리밥과 정어리 요리 등 꽤 근사한 매캐니즈 음식을 맛볼 수 있다는 것도 놓칠 수 없는 즐거움이다. Rua de Se N 8 Macau +(853) 2896 6900 12:00~15:00(lunch) 18:00~22:00(dinner) 마음에 점을 찍는 시간, 루아 아줄Lua Azul 고급스러운 광둥요리를 서비스하는 레스토랑. 그러나 점심시간에 즐길 수 있는 ‘얌차’는 맛은 물론이고 가격 면에서도 만족스럽다. 은은한 차를 한 입 머금고 쫄깃한 피와 구수한 육즙이 고루 어우러진 딤섬 한 입을 오물오물. 바삭한 껍질이 일품인 베이징덕을 비롯해 다양한 광둥요리를 맛볼 수 있다. Level 3 Macau Tower convention & Entertainment Ceter +(853) 9888 8700 11:00~15:00(lunch) 18:30~23:00(dinner) 마카오의 우아한 밤, 메차 나인Mezza 9 매캐니즈, 그릴, 일식, 중국식 냄비요리, 찜 요리, 델리카트슨, 파티셰리, 바, 여기에 와인 셀러까지 9가지 테마의 풍성한 다이닝을 선보이는 인터내셔널 레스토랑. 조리하는 모습을 그대로 보여 주는 쇼키친은 분명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한다. 수영장 옆의 야외 테라스에서는 코타이의 야경을 함께 즐길 수 있으니 마카오의 밤이 우아하게 물든다. Grand Hyatt Macau, City of Dreams, Estrada do Istmo, Cotai +(853) 8868 1920 17:30~23:00(dinner), 12:00~15:00(Sunday lunch)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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