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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학비리 정치권 비화/의정부 복지고 재단도 의원 「돈봉투」 로비

    재단비리로 물의를 빚고 있는 상문고 재단관계자가 놓고 간 돈봉투를 되돌려주었다고 밝힌 민주당의 이철의원은 17일 의정부 복지고 재단도 지난 86년 자신에게 돈을 주려고 했다는등 사학의 비리를 추가로 폭로했다. 이의원은 이날 서울 마포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상문고의 로비경위를 설명한 뒤 『12대 때인 지난 86년 의정부 복지고재단의 안채란이사장이 나에게 집요하게 돈봉투를 주려했으나 모두 거절했다』고 밝혔다. 이의원은 『그때 교사의 부당해직과 학생에 대한 부당징계등으로 물의를 빚은 복지고측이 여러차례 현금이나 수표를 나에게 건네려 했다』면서 『신민당의 중진급의원 3명이 복지고측을 도와줄 것을 요청했으나 모두 거절했다』고 덧붙였다. 이의원은 『그때 광주 조선대,상지대,경주관광전문대,여주상고등도 재단운영 실태가 상문고와 크게 다를 바가 없었다』고 말하고 『김문기전의원이 이사장으로 있는 상지대 재단측이 나를 만나자고 했으나 거절했다』고 밝혀 이들 학교측에서도 국회의원을 상대로 로비활동을 벌였을 가능성을시사했다.
  • 김문기 전의원 1년6월 선고/대법

    대법원 형사1부(주심 배만운대법관)는 9일 상지대재단 비리사건으로 구속기소된 전 민자당 국회의원 김문기피고인(62)에 대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위반(횡령)사건 상고심에서 김피고인의 상고를 기각,징역 1년6월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 “경제 큰 흐름 잡혀가고 있다”/YS/김 대통령­각계원로 대화요지

    ◎“농지매매제도 등 풀어 농촌에 활력을”/“저질비디오 등 「하수도문화」 대책 시급” 김영삼 대통령은 21일 낮 홍남순 변호사등 각계인사 9명을 청와대로 초청,칼국수로 오찬을 함께하며 집권 2년째의 국정운영 방안에 대해 의견을 수렴했다. 다음은 주돈식 청와대 대변인이 전한 오찬회동 대화요지이다. ▲김대통령=문민정부 출범에 여러면에서 기여하신 여러분들의 기탄없는 이야기를 듣고자 합니다. ▲이한빈전부총리=남해안 지역은 대일본 수출이라는 점을 고려해 농업을 육성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송월주스님=농촌구조 개선이 벌써 이뤄져야 했습니다.농민들의 일할 의욕도 필요합니다. ▲서영훈「정사협」공동대표=도시의 아파트 지대와 농촌을 연결지어 유기농법의 개발,인간및 문화교류등을 통해 노인과 어린이들이 농촌에 직접 참여하고 기여할수 있는 길을 열어줘야 합니다. ▲이호철소설가=저질의 하수도 문화가 범람하는 것이 문제입니다.저질영화가 방치되고 있어 청소년과 주부에게 까지 포르노와 흡사한 저질영화가 침투하여 오염시키고있습니다. ▲박형규목사=미국·일본도 포르노물이 있는 곳은 따로 구분되어 있는데 우리나라는 골목마다 있는 비디오가게에서 규제없이 영업화되고 있기 때문에 청소년들이 무방비상태입니다. ▲이돈명변호사=농촌에 사람이 없다는 것도 문제이지만 급한 것은 농촌에 살아도 소득이 없고 노력의 대가가 없다는 구조적인 문제입니다. ▲김찬국상지대총장=강원도에는 석탄사업이 사양화 되어 석탄 관계자에 대한 지원이 시급합니다. ▲홍성우변호사=농촌에 제일 필요로 하는 것은 지도력 있는 인사들입니다.도시민이 부끄럼없이 시골에 투자도 하고 집도 사고 하면서 살수 있어야 합니다. ▲이전부총리=농지매매 제도등을 풀어주면 농촌 빈집도 없어지고 상황이 달라질 것입니다.공무원의 보신주의가 문제입니다.국제경쟁에서 이기려면 경제는 경제각료에게 맡기고 대통령께서는 교육·과학·기술·환경등에 특별관심을 보여야 합니다. ▲홍변호사=공무원들이 긴장하고 잘 하고 있지만 돈먹는 습관은 아직도 남았다고 합니다.골프장 허가가 너무 많고 광석을 캔다,건설을 한다는 명목으로 산하를 너무 헐고 있습니다.국토보존을 위한 종합법을 만들어 강력히 통제해야 합니다. ▲서대표=30년 묵은 때,더 올라가면 이조시대 때부터 묵은 때를 벗겨 내기 위해 대통령께서 칼국수를 먹는 검약에 깊이 감동하고 있습니다.그런 결과로 많은 변화가 일고 있습니다.그러나 아직도 우리는 지나친 과소비,지역이기주의,사치,다원사회에서의 이익충돌등의 문제가 일어나고 있습니다.골프장 몇개를 주택단지로 만드는 등의 시범을 보일 필요가 있습니다. ▲송스님=대통령께서 개혁의 획기적 업적을 세웠습니다.그러나 그것이 밑에까지 정착이 안된 것이 걱정입니다.사정활동이 주춤한다고 합니다.사정과 개혁을 많이 했지만 종교계와 언론계 개혁은 피해간다고들 합니다.탁명환씨도 사이비 종교의 피해자입니다.사이비종교의 발호는 우려되는 사태입니다.정화해야 합니다.언론은 상업성과 함께 돈많은 기득권층이 소유하고 있기 때문에 자기보호에 급해 하는 실정입니다. ▲김상지대총장=사립대학 지원을 늘려주어야 합니다.사이비종교를 철저히 단속하고 일본식인 국민학교라는 명칭을 고치는데 관심을 가져 주십시오. ▲김대통령=여러분들의 이야기를 종합해 보면 국민의식이 바뀌어져야 한다는 것입니다.그러나 그것은 하루아침에 되지 않습니다.우리 공무원들의 의식도 바뀌고 있습니다.지난번 아·태경제협력체(APEC)회담에서는 공무원들의 타성에서 벗어나자면서 동반자없이 정상들만이 회담을 했습니다.공무원들은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어떤 타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시점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국민들에게 꿈을 심어주는 것입니다.일부에서는 UR협상을 다시 하라고 하지만 그것은 외교를 몰라서 하는 이야기입니다.4년동안 적자를 보였던 경제도 이제는 흑자로 돌아서는등 큰 흐름이 잡혔습니다.나는 나라를 구한다는 일념으로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그렇게 할 것입니다.적당히 할 생각은 없습니다.사이비 종교에 대한 철저한 단속은 이미 지시했습니다. 국민의 사고가 개혁으로 바뀌도록 같이 노력하고 지원해 주기 바랍니다.
  • 대학촌/하숙비 최고 20% “껑충”

    ◎독방 38만원·2인실 25만원/물가 구실,6개월치 선납 요구도 새학기를 앞두고 서울을 비롯,전국의 대학촌 하숙비가 일제히 큰폭으로 오르고 있다. 연초부터 시작된 각종 공공요금의 대폭 인상에 편승,하숙비가 최고 20%까지 뛰는가하면 일부지역에서는 6개월분을 일시불로 요구하는 사례까지 빚어지고 있다.이같은 현상은 서울보다는 기숙사가 턱없이 부족한 지방캠퍼스 주변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서울 관악구 신림동 서울대주변의 M부동산중개소 이모씨(51)는 4일 『22만∼25만원씩하던 2인1실 하숙비를 24만∼27만원에,30만∼35만원선의 독방은 최고 38만원까지 받고 있다』고 말했다.신촌과 안암동일대도 마찬가지로 2인1실의 경우 지난해보다 평균 3만원이 오른 23만∼25만원선에서 거래가 이루어지고 있다. 강원도 강릉 관동대 대학후문쪽의 하숙집 밀집지역인 세칭 라스베이가스촌에서는 지난해까지 2인1실에 20만원씩 받던 하숙비가 올들어 23만∼25만원으로,25만∼30만원의 독방하숙비는 최고 35만원까지 각각 올려 받고 있다.특히 라스베이가스촌과 상지대,연세대 원주캠퍼스부근에서는 구역별로 일부 하숙집들이 담합을 해 6개월치의 하숙비를 한꺼번에 요구하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연세대 원주캠퍼스,단국대와 상명여대의 천안캠퍼스,조치원의 고려대 서창캠퍼스,외국어대 용인캠퍼스,중앙대 안산캠퍼스등 서울출신 신입생들이 많이 몰린 서울소재대학 지방캠퍼스 주변이 더욱 심하다.이는 올해 새로운 대학입시제도의 도입으로 서울출신 학생들이 지방캠퍼스에 대거 진학했지만 이들 대학마다 기숙사가 턱없이 부족해 하숙집의 수요가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 젊은시인의 죽음/김정란 시인·상지대교수(굄돌)

    젊은 시인들이 자꾸 죽어간다.몇년 전에 28세의 기형도가 심야극장에서 심장마비로 죽었고 작년에는 30대 여성 시인 이연주와 석영희가 자살을 하더니,며칠 전에는 진이정이 35세의 나이에 결핵으로 죽었다.세상이 어떤 세상인데 「폐병」으로 죽는단 말인가.더구나 그 젊은 나이에 이건 너무하다.결국 스스로 생의 끈을 놓아 버린 꼴이지 않는가.젊은 시인의 빈소에 앉아 있는 사람들은 모두 얼이 빠져있었다.웬 수선이냐고,젊은 사람 죽는 거 생전 못보았느냐고 지청구를 할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다.시인이 별거냐고,다른 젊은이들도 운나쁘게 죽고 있고 그들도 그런 운없는 친구들 중의 하나일 뿐이지 라고.아니,그래도 이건 뭔가 석연치 않다.그들의 죽음은 단순하지 않다.그것은 어떤 부적응의 극단적 표현인 것처럼 보인다. 기형도가 테이프를 끊은 이 시인들의 요절의 행렬은 뭔가 대단히 언짢은 여운을 남긴다.그가 비정상적으로 거대한 심장 때문에 오밤중에 숨을 거둔 그 심야극장이라는 곳은 얼마나 지독히 도시적인 공간인가.기형도의 시세계의 가장 커다란 특징은 타락한 도시에서 원초적 신화를 복원해 내는 것이었다.그러나 그는 도시의 독성을 이겨내지 못했다.그의 영혼은 벌써 도시의 악마성에게 휘둘릴대로 휘둘린 뒤였기 때문이다.이연주도 석영희도 진이정도 모두 도시의 타락한 공기속에서 시를 끌어내던 시인들이었다.그들은 도시의 탁한 공기와 정면대결 했다.그런데 도시는 그들을 가만히 두지 않았다.그것은 거대한 야만적인 신상처럼 그들을 발밑에 으깨어 버렸다.내가 싫어? 그러면 네 목숨을 내놔.날 집적대지 말란 말이야.적응하지 못하는 놈은 죽는거지.난 자유인은 싫어.난 노예들이 좋아.시인들의 사회적 가치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도 그들이 인간의 무수한 유형들 중에서 가장 자연에 가까이 있는 자들이라는 것을 부정하지는 않을 것이다.그들이 죽어간다.나는 한없이 우울하다.나의 우울증은 한편에서 너무나 빤하고 경박한 대중문화의 스타들이 랄랄라 성공을 구가하고 있는 것을 바라보며 더욱더 깊어진다.유치해지지 않으면 도태될 수밖에 없는 것일까.
  • 물질과 행복/김정란 시인·상지대교수(굄돌)

    커가는 아이들을 바라보면서 나는 이따금 망연해진다.저 착한 것들을 어쩌자고 세상에 내어놓았을까.저것들이 세상에 나갈때쯤 세상이 어떤 모양이 되어있을지 상상도 할 수 없는 터에 말이다.세상은 마치 지금까지 꾸무럭거렸던 것이 억울하기라도 한듯이 정신없이 바뀐다.사람들은 눈이 핑핑 돌다 못해 몽땅 사팔뜨기가 된 형국이다.제대로 본답시고 보는데,눈은 어뚱한 데를 헤매고 있다.현대인이 사는 모양이라는 것이,너무 서두르느라고 옷도 못 꿰입고 자다가 뛰어나온,오밤중에 화재를 만난 사람들 꼴이다.지금이야 불은 활활타고 있지,구경꾼들이 법석대지,게다가 TV카메라까지 돌아가니까 제 모습을 돌아볼 틈이 없다.그러나 곧 「내가 이게 무슨 꼴인가」라고 가슴을 치게 될 것이다.닥치는대로 이것저것 긁어모았다.뭘 위해서? 회한의 폭풍이 우리의 텅빈 삶을 습격한다.영혼은 텅 비어서 깡통소리를 낸다.허수아비가 어이구 형님,내가 졌수 할판이다. 옛사람들이 현대로 오게 된다면 처음엔 그 굉장한 물질적 발전때문에 눈이 휘둥그래질 것이다.그러나조금지나면 그들은 우리가 한심한 깡통들이라고 생각할 것이다.사방이 소음으로 가득차 있다.솔직히 신신애의 「세상은 요지경」이라는 노래를 좋아한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여기도 짜가 저기도 짜가」라는 점잖지 못한 가사를 들으면 가슴이 아린다.정말로 무엇이 산다는 것인지,무엇에 생을 걸어야 하는 것인지 알고 있는 사람은 한줌도 되지 않는다.「발전」이라는 이름 아래에 진행되는 모든 물질적 변화는 「짜가」의 삶을 전파한다.그것은 「분홍신」의 주인공의 춤처럼 멈출 수 없는 춤이 되어 버렸다.모두들 자기가 가짜인 걸 들키지 않기 위해서,또는 스스로 그것을 깨닫는 것이 두려워서 계속 그 미친 리듬에 몸을 맡긴다.어느 코미디언이 외쳐대는 「누가 날 좀 말려줘요」라는 대사는 나에게 하나도 우습게 느껴지지 않는다.그것은 인간의 탐욕에 괴로워 하고 있는 지구전체가 내지르는 비명소리처럼 들리기 때문이다.외적인 삶을 아무리 풍요롭게 만들어보라.인간은 절대 그것으로 행복해지지 않는다
  • 무심무욕의 세계/김정란 시인·상지대교수(굄돌)

    성철 종정의 입적을 둘러싸고 매스컴이 연일 법석을 피우고 있다.이 시대의 선승이니,큰 스님이니,생불이니 등등.알듯 모를듯한 그의 가르침도 도하 일간지에 대서특필되어 스님이 이 법석을 좋아하실지 어떠실지 나는 잘 모르겠다.나는 그 어른에 대해서도,불교에 대해서도 아는 바 전혀 없으나,매스컴이 전하는 그분의 됨됨이나 가르침의 성격으로 미루어 짐작컨대,이 야단법석이 특히 칭찬들을 일은 못되지 싶다.그의 업적에 대한 기사를 읽은날,내 눈앞에는 하나의 이미지가 떠 올랐다.전면에는 가늘게 비가 내리고 후면에는 뽀얗게 안개가 끼어있다.거렁뱅이 늙은 수도승 하나가 긴 막대기를 들고 휘적휘적 걸어간다.까까머리 젊은 중이 쫄쫄 뒤따라가며 시님,시니임,시이이님,하고 목메어 부른다.늙은 중은 들큰도 하지않고 썩썩 앞으로만 걸어간다.젊은 중이 학학 가까스로 그를 따라 잡는다.시님,우리들은 어쩝니까요,시님,가르쳐 주십시오,어쩌해야 도에 이를 수 있습니까.늙은 수도승은 가래침을 칵 땅바닥에 뱉고 막대기로 땅바닥을 탕탕두들긴 뒤 『아침 먹었느냐』고 묻는다.젊은 중이 대답한다.예,시님.늙은중이 안개속으로 썩 내달으며 『그럼 가서 똥누고 오너라』고 대답한다.윙윙 그의 목소리가 허공에 울린다.그이 모습은 더이상 보이지 않는다.그리곤 요요한 적막. 까까머리 젊은 중은 망연히 안개 앞에 서서 이슬비를 맞고 서 있다. 그는 우리 꼴이다.우리는 세간에서,세상사에 질척질척 젖으면서,다만 지혜에 목이 멜뿐이다.그러나 우리안에 불심의 소질은 숨겨져 고요히 타고 있으니,혹 알것인가,한 선승이 이른 저 가벼운 무심무욕의 경지에 우리도 언젠가 이르게 될지.그때까지 다만 발심하리라.있는 힘을 다해 존재의 불을 후후 풍구질하리라.그것은 지금 자아의 조잡함에 덜미를 잡혀 살둥죽을둥 신통치 않으나,때가 이르매 산불처럼 치솟아 오르고,또 때가 이르매 동녘 햇살처럼 투명하며 고요해지리라.나는 그것을 믿는다.아니면 이 오욕의 생을 어떻게 버텨 낼 수 있는가.
  • 여성의 자기소외/김정란 시인·상지대교수(굄돌)

    유학시절에 프랑스에서 먹었던 과일이나 야채들은 얼마나 싱거웠던지,내가 꼭 한국 여자라 그랬던 것만은 아니지 싶다.우리나라 과일이나 야채들은 옹골차고 맛깔스럽다.인삼도 똑 우리나라 것이라야 약효가 있다지 않는가.동료들과 그런 이야기를 주고 받다가 글쎄 땅덩어리가 작아서 그런가,아니면 반도라서 대륙의 기가 오롯이 모여 있어서 그런가 하고 얘기를 주고 받았었다.어차피 지질학자들이 들으면 웃을 얘기니까 농담삼아 마저 하는 얘기지만 나는 그게 아니라 억울하게 죽은 사람들이 많아서 그럴 것이라고,특히 억울하게 죽은 여자들이 많아서 그럴 것이라고 한 마디 거들었다.이 땅이 보통 땅인가,식물인들 그걸 모를까 보냐. 「또 하나의 문화」라는 여성 운동가들의 모임에 나는 이따금 참가하는데 전번에는 「여성으로 말하기」를 주제로 편집된 9호 동인지 발간 토론회에 갔었다.나는 그날 많은 충격을 받았었다.동인의 리더 격인 대학교수들은 책이 성공적이지 못했다고 자평을 했지만 다른 일반 동인들의 생각은 달랐다.어떤 주부 동인은 떨리는목소리로 『여자도 말할 수 있다는 걸 나는 처음으로 알았어요』라고 말했다.그때 그녀는 물론 일상적인 대화를 말하려는 것은 아니었을 것이다.내면에 억눌려 있는 진정한 말,자기 존재를 구현시키는 진정한 자기의 언어.작가 지망생인 한 동인은 차마 남편에게 대고 어떻게 해보지는 못하고 남편이 외출을 하면 그제서야 허공에 대고 『이누무 김가야』하며 삿대질을 해가며 혼자 군시렁거리던 자기 어머니의 일화를 들려 주었다.사정은 지금이라고 별로 나아진 것같지도 않다.여전히 여자들은 자기의 말을 할 줄 모른다.「남자는 여자 하기 나름」이라는,최진실을 스타로 만들어준 광고카피가 바로 단적인 증거이다.여성의 가치는 여전히 남성들에 의해 결정된다.사회는 여전히 여성들에게 자신의 말이 아니라 남성의 마음에 드는 말을 하는 법만을 가르친다.그러는 사이 여성은 교묘한 책략꾼으로 전락하고 여성의 자아는 여성 스스로의 손에 의해 소외되어 버린다.
  • 영혼과 육체의 조화/김정란 시인·상지대교수(굄돌)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어쩌면 육체적 실존의 어두움을 받아들일 줄 알게 된다는 뜻일까.젊었을때 나는 육체에 대해 아무런 관심도 없었다. 나는 정신의 화사함과 영광에 몰두했을 뿐이다.육체의 들쑥날쑥함,빛의 결여,임박한 부서짐에 비하여 정신은 얼마나 안전하며 항구적이며 승리의 예감에 가득차 있는 것으로 보였던가.나이가 먹어가면서 나는 조금씩 내가 한구석에 보리자루처럼 던져두었던 구박덩이 육체를 바라본다.그리고 서서히 내 영혼에 비로소 깃들이기 시작한 겸손의 덕성과 더불어 그것의 신음소리를 알아듣기 시작한다.그렇군.나는 세계가 어두움의 두께라는 것을,불투명한 「있음의 고뇌」라는 것을 알아차리기 시작한다. 얼마전에 고등학교 후배가 프랑스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그녀는 몇년동안 지독히 아팠고 몇번에 걸친 대수술을 받아야했고 병원 침대에 누워 꼼짝도 할 수 없었다.그러나 고독과 고통의 감옥 속에서도 그녀는 공부에 정진했고,그리고 학위논문을 끝낼 수 있었다.그녀의 얼굴에는 그런 상상할 수 있는 고통을 겪어낸 사람이라고 느껴지게 하는 구석은 아무데도 없다.치열한 싸움 끝에 도달한 자기 확신 때문일까.불어불문학회 학술발표회장에서 조용히,고요히 자기의 연구결과를 발표하는 그녀의 얼굴은 내게 거의 천사처럼 느껴졌다.그녀가 마주해야 했던 고통의 성격이 어떤 것인지,어떻게 그녀의 젊은 육체가 그것을 감당할 수 있었는지 나는 알지 못한다.내가 알고 있는 것은,육체의 고통을 거쳐서 하나의 세계를 이루어낸 자의 내면에 깃들이는 고요의 가치뿐이다.아직도 목발을 짚고 걸어야 하는 그녀 곁에서,내 영혼은 아직 내것이 아닌,그 평온함을 바라보며 조용히 흔들렸다. 갑자기 삶이 아기처럼 내 앞으로 다가왔다.그것은 팔을 벌리며 혀짜래기 소리로 말했다.엄마,안아줘.문득,모든것을 다 이겨낼 수 있을 것 같다는 예감이,삶이라는 이 근원적인 모순마저도 어쩌면 한꺼번에 다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예감이 밀물처럼 밀려왔다.
  • 수배해제 시국사범 2백30명

    ◇서울지검(58명) 강윤구(26·연대) 곽윤석(27·동국대) 권수자(23·전남대) 김기석(28·외대) 김남현(26·이대) 김동진(26·충북대) 김봉소(26·서울대) 김사인(37·출판업) 김상찬(52·무직) 김선철(26·홍익대) 김영환(30·서울대) 김용문(24·무직) 김장호(서울대) 김종훈(25·연대) 김진욱(29·성대) 김희선(50·무직) 남상철(27·〃) 남희웅(28·서울대) 노정화(27·무직) 박경화(26·무직) 박민수 배건욱(24·숭실대) 서원호(29·연대) 손연일(25·전남대) 손용후(27·서울대) 송규봉(25·경희대) 신은주(29·무직) 안민재(24·성대) 양재원(35·서점업) 오유환(28·홍익대) 오현미(28·서울대) 유나리(25·성심여대) 윤명선(47·근로자) 윤영상(29·무직) 윤진호(27·고대) 이동범(29·중대) 이명곤(28·부산대) 이병득(28·무직) 이상민(30·〃) 이종창(27·연대) 이철상(26·서울대) 이해웅(25·외대) 이호웅(44·출판업) 임창준(25·고대) 정동석(26·서강대) 정영훈(24·서울대) 정우식(24·동국대) 정원현(24·무직) 정희용(28·연세대) 조경애(31·무직)조원호(27·〃) 조은정(26·근로자) 주랑(26·무직) 최유정(26·전남대) 최재원(31·무직) 최정식(30·〃) 최홍재(25·고대) 황서담(71·무직) ◇동부지청(2명) 강민호(26·서울대) 오기형(26·〃) ◇남부지청(7명) 고운실(32·근로자) 김성애(24·〃) 김애경(27·〃) 김애자(31·〃) 박홍진(24·〃) 이수찬(25·한양대) 조정희(26·근로자) ◇북부지청(6명) 곽현용(29·근로자) 권응상(22·외대) 박홍근(24·경희대) 손무송(22·〃) 정상용(21·외대) 정철(22·〃) ◇서부지청(5명) 권오중(25·연세대) 손인호(23·서강대) 이진형(24·명지대) 임헌태(23·연세대) 하영호(25·성대) ◇의정부지청(1명) 양미경(30·숭실대) ◇인천지검(19명) 강영숙 김상기(근로자) 김선옥(29·〃) 문종권(24·인천대) 박재성(27·근로자) 송경흠 안정식(근로자) 양진경(24·〃) 원영한(31·〃) 윤진숙(35·〃) 윤현준(30·〃) 윤효숙(28·〃) 이장한(29·〃) 장용우(24·인천대) 전명현(근로자) 전춘연(34·〃) 조성욱(30·〃) 차영자(28·〃) 차오길(30·〃) ◇수원지검(18명) 김상준(25·외대) 김상철 나병열(36·근로자) 박상현(26·경기대) 박영식(32·무직) 변노수(32·회사원) 이광식 이국형(32·외대) 이규남 이근식 이병희(24·경기대) 임연규(27·한양대) 정의현(39·서울대) 정형기(35·근로자) 조준호(35·〃) 천승순(25·무직) 최윤택(24·성대) 하명국(27·근로자) ◇성남지청(7명) 김선정(24·경원대) 김성태(33·〃) 이서(25·경희대) 이영수(31·근로자) 장상수(23·경원대) 최학돈(26·〃) 황상윤(28·근로자) ◇춘천지검(1명) 박장규(32·농민) ◇원주지청(1명) 김현(27·상지대) ◇청주지검(3명) 김충국(23·청주대) 배상철(23·충북대) 신영권(24·청주대) ◇대전지검(4명) 김정택(고대) 김현(26·경희대) 이병구(23·한남대) 황정수(26·충남대) ◇천안지청(2명) 장기수(25·단국대) 최장섭(22·〃) ◇대구지검(13명) 강신우(29·경희대) 김명묵(24·경산대) 김억남(23·영남대) 김중철(24·〃) 김증근(27·근로자) 김진철(33·무직) 남재현(24·대구대) 문미숙(25·무직) 박기범(25·경북대) 송미경(23·근로자)안영민(24·경북대) 윤종화(25·〃) 이호원(26·근로자) ◇부산지검(9명) 곽영식(27·동아대) 김민영(가명) 김민호(〃) 김종수(21·경성대) 류미희(26·수산대) 손웅희(26·부산대) 유봉수(25·무직) 조용래(31·근로자) 최종해(24·동아대) ◇동부지청(4명) 권판길(25·부산대) 김영수(39·무직) 박순보(50·교사) 송인배(25·부산대) ◇울산지청(7명) 권영연(33·근로자) 문재훈(29·무직) 박승용(26·근로자) 성환민(25·무직) 조수원(25·근로자) 한은희(23·동아대) 황용범(24·근로자) ◇창원지검(11명) 강병구 강연자(근로자) 나현근 박동섭(22·창원대) 박미선(근로자) 유정오(〃) 윤정순(〃) 이기호(34·〃) 장상원(23·무직) 조성일(25·창원대) 허상식(28·근로자) ◇진주지청(3명) 김현래(26·경상대) 서명순(23·경상대) 정봉갑(23·경상대) ◇전주지검(9명) 구자현(23·우석대) 김창환(22·전북대) 김홍중(29·우석대) 박형수(24·전북대) 이태규(23·〃) 이한상(22·우석대) 임채주(22·〃) 전대용(22·〃) 태광호(24·전북대) ◇군산지청(9명)강성욱(24·군산대) 문경식(28·〃) 안관용(24·〃) 오관선(24·근로자) 이용석(28·회사원) 이우민(23·원광대) 장남혁(24·군산대) 허정수(32·농민) 허정천(33·〃) ◇광주지검(24명) 강찬선(23·호남대) 강호수(26·전남대) 고갑동(22·조선대) 김옥현(27·전남대) 김준배(23·광주대) 김중한(24·조선대) 김형록(21·〃) 문평언(24·전남대) 박강배(29·조선대) 박웅(23·전남대) 박주민(21·〃) 배수창(24·〃) 송득용(29·무직) 안재호(24·목포대) 양양한(전남대) 유봉식(25·〃) 윤영덕(24·〃) 이금표(조선대) 이병철(24·〃) 이상길(25·전남대) 임인섭(27·〃) 정보성(26·〃) 조정신(27·〃) 성미상남국(조선대) ◇순천지청(4명) 김종성(24·순천대) 김훈(22·〃) 박선택(23·〃) 박정훈(24·〃) ◇목포지청(3명) 김상대(24·목포대) 서정만(24·〃) 오승진(19·〃)
  • 출석 안해도 학점주고 학점 모자라도 졸업장

    ◎14개대 교수 598명 징계/목포대 89·대구대 84명 최고/교육부,92∼93년 종합감사 결과 상당수의 대학이 출석일수가 부족한 학생에게 임의로 학점을 주거나 필요학점이 모자라는 학생을 졸업시켜 해당교수들이 무더기로 징계를 받는등 학사관리에 허점이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21일 교육부가 국회에 제출한 국정감사자료에 따르면 지난해와 올해 전체 24개 국립대학 가운데 부산대·강릉대등 10개 국립대학에 대한 종합감사를 실시한 결과 이들 대학이 모두 출석일수 미달 학생에게 학점을 인정해 준 사례가 적발돼 담당교수 4백22명이 경고 또는 주의 조치를 받았다. 또 같은 기간에 종합감사를 받은 8개 사립대학 가운데 대구대·상지대등 4개대학 교수 1백76명도 비슷한 사유로 경고등의 조치를 받았다. 국립대학은 총 수업시간의 4분의3이상을 출석해야 기말고사응시자격이 주어지나 강릉대의 경우 출석일수가 부족한 학생에게 D학점 이상을 준 교수 14명이 경고조치 당했다. 또 목포대교수 89명은 출석일수 미달 학생에게 학점을 주거나 교양및 전공 필수학점을 따지 않은 학생을 부당하게 졸업시켜 주의조치를 받았다. 이밖에 대구대 교수 84명은 학생성적평가운영 부실 및 출석부 미제출등의 사유로 징계조치 됐다.
  • 인간의 도리/김정란 시인·상지대교수(굄돌)

    세상은 변하는 것이고 그럴 수 밖에 없다.또 마냥 같은 세상이라면 무슨 살 재미가 있겠는가.사람들은 자기들이 세상을 보는 방식대로 세상을 이해하고 그리고 그 위에서 삶을 영위한다.그러나 언제나 인간이 인간인 바 안에서 변하지 않는 것은 분명히 있다. 혼란스러웠던 근세사,그리고 숨도 쉴수 없었던 군사정치의 억압,하루도 쉴 날이 없었던 시위·데모,그리고 엉성한대로 들어선 「문민정부」.그 와중에도 약삭빠른 축들은 모두 한 밑천씩 건졌다.강의시간에 열을 내면서 그런 인사들을 비판했다가 나는 아주 당황했던 적이 있다.학생 하나가 뜨악하니 듣고 있다가 『왜 그렇게 나쁘게만 보십니까.그것도 능력 아닙니까』라고 불쑥 내뱉는 것이다.아,신세대,나는 언제나 세계를 유연하게 이해해 왔다고 자부하고 있었다.하지만 요즈음 젊은이들(결국 나도 그런 이야기를 할 만큼 늙어버린 것인가)앞에서 나는 가끔 당황한다.도대체가 그들이 기대고 있는 세계관이라는 것이 보이지를 않는 것이다.나는 젊음이라는 것을 언제나 구닥다리 세계관에 반기를 드는반항의 에너지로 이해해왔다.그것은 실리 대신에 태도의 순수를 택한다.낡아서 다 찌든 관행 대신에 젊음은 세계를 새로이 이해하는 방식의 모험을 위해 영혼과 정신을 투자한다.그들의 미숙함은 그들이 지니는 정신의 순수함과 열정에 비해 보면 아무것도 아니다.그래서 기꺼이 나는 철딱서니 없다는 이야기를 들을지언정 가능한 한 오랫동안 늙지 않으리라고.다시 말해서 세계를 언제나 휘둥그래한 눈으로 바라보리라고,그것이 무슨 보물상자라도 되는 듯이 그것에게 까치발로 다가가리라고 작정하고 살아온 터이다. 그런데 요즈음 젊은이들의 어떤 면모는 나를 너무나 절망시킨다.언제나 전략적이고 그리고 무엇보다도 나를 절망시키는 것은 그들이 현실추구적이라는 사실이다.가장 비순응적이어야 할 시인이나 작가들마저도 그들이 일생을 두고 승부를 걸어야 할 문학성을 추구하는 대신 우선 자기를 상표로 만드는 일에 열심이다. 「인간」의 이름으로 지켜야 할 것은 언제나 있는 것이다.나는 그것을 믿는다.그런 인종이 결국 도태될 수 밖에 없다 하더라도 그구닥다리 깃발을 들고 있는 일은 유의미하다.적어도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 김문기 전의원에 징역18개월 선고/서울고법

    서울고법 형사2부(재판장 황상현부장판사)는 16일 상지대 운영비리등과 관련,구속·기소돼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고 항소한 전민자당의원 김문기피고인(61·전상지대이사장)에게 업무방해죄등을 적용,징역 1년6월을 선고했다.
  • 가을,상실의 순간/김정란 시인·상지대교수(굄돌)

    다시 가을이 온다.내 마음속에서는 조그마한 짐승이 우우 하고 울음소리를 내기 시작한다.그것은 아주 움직이기 싫어하는 게으른 짐승인데,가을이 되면 비로소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한다.그것은 이제 제 철을 만났다는듯이 눈을 반짝인다.언제였던가,나는 그렇게 썼었다.『가을은 언제나 그곳에 있다.가을이 겨울과 봄과 여름을 거쳐 우리에게 돌아온것이 아니라,우리가 겨울과 봄과 여름동안 헤매다니다가 가을에게로 되돌아오는 것이다』 가을은 그렇게 나에게 어떤 원초적 공간으로 자리잡고 있다.이 계절은 누구에게나 조금씩 어떤 귀환,본질로의 회귀,그리고 삶의 근원적인 상실에 대해 숙고하게 만든다.모든것은 일년의 성장을 끝마감하고 열매를,한해살이의 싸움과 환희와 인내의 결과물을 세계앞에 고요히 내민다.그러나 그 열매맺음은,이제 얼마나 임박한 조락의 징후 앞에 내맡겨져 있는가.그래,그렇게 살아갈 수만 있다면.힘껏,나의 삶의 장소에서 삶이 삶이 되게하는 모든 요건들에 성실하게 대답한 뒤,그리고 조용히 스러지는 것. 가을이 영감을 불어넣는 상실에 대한 자각은 어쩌면 거의 선험적인 것인지도 모른다.너무나 명랑하고 끝내주는 유희인간인 우리 둘째놈은 가끔 엉뚱한 시를 써서 어른들을 놀래키는데,이 놈이 다섯살때 글씨도 쓸 줄 몰라서(요즘 아이들은 서너살이면 한글을 다 깨우치는 모양이니까) 아줌마에게 「구술」시킨 시가 이랬다. 「가을입니다/나뭇잎이 하나둘씩 떨어져요/떨어지는 나뭇잎을 보고 멍멍이가 컹컹 짖어요/멍멍이는 가을이 무섭지도 않은가봐요」 분석을 하려고 덤벼든다면 이「시」에 등장하는 가을­낙엽­멍멍이­공포는 완벽하게 설명된다.어린아이들이 쓴 시는 때로 어른들이 쓴 시보다도 더욱더 완벽한 상징적 통일성을 가지고 있다.그애들은 전략적으로 사고하지 않기 때문이다.그래서 가짜 이미지들이 끼어들지 않는다.내가 놀랐던 것은,어째서 저 어린 놈이 가을을 「무섭다고」 생각하게 되었을까 하는 점이었다.저 명랑한 영혼의 무엇이 벌써 가을에 드러나는 삶의 결핍의 징후를 알아차리게 만든 것일까.그리고 아이는 왜 그것을 「무섭다고」 느낀 것일까. 지혜로운영혼은 환희보다도 우울의 징후에 민감하다.상실의 순간에 비로소 삶은 숨겼던 신비를 드러내기 때문이다.사는게 즐거워 죽겠어서,오 껍데기만을,화려한 껍데기만을 쫓아 달려가는 어떤 경박한 정신들에게 그런 막연하고 모호한 깊이에 관한 이야기는 씨도 먹히지 않을는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 서구인의 우월감/김정란 시인·상지대교수(굄돌)

    미테랑대통령이 우리나라를 방문한다는 사실이 알려졌을 때,관심있는 사람들 가운데에서는 이 기회에 도난당한 고문서들을 돌려받았으면 좋겠다는 말들이 오갔었다.그리고 반갑게도 과거의 정부들과는 달리 「문민정부」는 발빠르게 이 문제를 표면으로 띄워올렸다.그런데 문화대국의 면모를 과시하려는 듯이 문화인들을 대동하고 방문한 미테랑대통령의 방한의 정치적인 의미가 무엇인지 나같은 문외한은 알바 없으나,고문서라고 달랑 한권 들고 와서 보여준 그들의 행동거지는 참으로 황당하게 느껴졌다.말 그대로 훔쳐간 물건을 돌려주면서 그게 무슨 자기네 집안 가보라고 움켜쥐고 눈물을 흘리고는 사표까지 써던졌다던 박물관 여직원의 얘기를 듣고 나는 아연해졌다.솔직하게 말하면 매우 불쾌한 기분이었다.그것은 루브르박물관을 돌아보면서 그 규모와 설비에 놀라면서도 가슴 한구석에서 치밀어오르던 불쾌감과 흡사한 것이었다.박물관 한구석에 전시되어 있던 이집트의 미이라들을 보면서 「이 사람들은 하다못해 남의 민족 왕들의 시신마저도 뺏어다 구경거리로 만드는 건가」라고 무참한 느낌이 들었었다.아마 그 감정의 밑바닥에는 스스로 약소국민이라고 느끼고 있었던 나의 아픔이 자리잡고 있었을 것이다. 고문서 반환을 둘러싸고,프랑스의 언론에서 무슨 논리를 앞세워 반대 의사를 밝히든,문제는 한가지 주제로 수렴된다.서구인들은 아직도 뿌리깊은 우월감에 사로잡혀 있다는 것이다.그들은 자기들만이 문화를 보존할 수 있다는 환상에 빠져 있다.이 문제는 단순히 유물의 반환이 아니라,무력과 힘에 의해서 부를 축적해 왔고,그리고 그 덕택에 세계를 전쟁과 갈등으로 몰아넣었고 자연을 유린하며 인간의 타락을 부추겼던 20세기 서구적 질서의 반성이라는 보다 큰 의미를 가진다고 나는 생각하고 있다.21세기는 전혀 다른 세계관을 요구하고 있다.세계의 재편은 이미 시작되고 있다.서구인들은 과거의 영광에 집착하지 말기 바란다.루브르 박물관이 텅 비어 버리더라도,유물의 취득 과정이 명백한 「약탈」이라고 규정될 수 있을 경우 그 유물은 분명히 그 유물의 문화를 이루어냈고 그리고 그 문화에 근거를 두고 아직도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손에 되돌려져야 한다.
  • 한의대생 3,153명 유급 확정

    ◎교육부/장기 수업거부로 학점 취득못해/한학기 추가등록땐 9월졸업 검토/내년 신입생 모집 피해 최소화 약사법 개정과 관련해 장기간 수업을 거부해온 전국 한의대생 3천여명이 학점을 받지 못해 사상 초유의 집단유급이 확정됐다. 교육부는 17일 전국 11개 한의대로부터 올 1학기 학사관리 상황을 보고받은 결과 재학생 총 3천9백22명중 7백69명(19.6%)은 정상적으로 수업을 받았으나 3천1백53명(80.4%)은 수업일수 부족등으로 학점을 취득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교육부에 따르면 전주우석대와 세명대는 대부분의 학생들이 출석일수를 채웠으나 나머지 경희대 등 9개 대학은 4학년생과 한번 유급했던 학생·복학생들만 수업을 받았을뿐 대다수 학생들은 수업을 거부해 학점을 취득하지 못했다. 학교별 유급생수를 보면 경희대 6백54명·경산대 5백71명·원광대 5백68명·대전대와 동국대 각 3백71명·상지대 2백27명·동의대 2백25명·경원대 97명·동신대60명·우석대 6명·세명대 3명이다. 이들 대학중 원광대는 유급조치가 학기제로 되어있어유급생들이 2학기 학점을 딸수 있으나 나머지 10개 대학은 학년단위로 유급제를 운영,학생들이 2학기 수업을 받아도 학점을 인정받지 못해 유급을 면할 수 없게된다. 이와관련 교육부는 이들 10개 대학이 학생들의 수업복귀를 위한 노력을 기울여 수업을 정상화할 경우 현재 학칙에 규정된 유급제를 학년단위에서 학기단위로 개정하는 것을 승인해 주기로 했다. 유급제가 학기단위로 바뀌면 이번 유급생들이 2학기 학점을 취득,가을학기 졸업이 가능해진다. 교육부는 또 전국 한의대의 신입생 모집과 관련,대부분 학생이 진급한 전주우석대와 세명대에 대해 정상적인 모집을 허용하고 나머지 대학에 대해서는 2학기 학사운영 상황을 지켜본 후 결정할 방침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선의의 피해자인 수험생을 구제하기 위해 가능한 많은 학생들을 모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기본 방침』이라며 『그러나 각 대학이 최소한 10월초까지 학교수업을 정상화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김문기씨 7년 구형

    서울고검 진륭치검사는 15일 상지대 운영비리등과 관련,구속기소된 전 민자당의원 김문기피고인(61·전 상지대 이사장)에 대한 항소심결심공판에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죄등을 적용,1심 구형량대로 징역7년을 구형했다.
  • 상지대 한의과학생/2백27명 유급대상

    【원주=조한종기자】 약사법 개정문제와 관련,수업을 전면 거부해온 상지대 한의과생 2백63명 가운데 2백27명이 유급 대상자인 것으로 교육부에 보고됐다. 11일 상지대에 따르면 지난달 31일로 법정수업 만료일이 지남에 따라 유급을 면하는데 필요한 최저 수업일수인 9주 4일을 채우지 못한 2백14명이 유급대상자로 확인된데 이어 나머지 49명의 개인별 출석카드를 분석한 결과 추가로 13명이 유급대상자인 것으로 파악돼 모두 2백27명을 유급대상자로 교육부에 보고했다.
  • 94학년도 대학정원 11,890명 증원/전기대입 3대1 예상

    ◎이공계·야간대 많이 늘려/93년도 3.64대1보다 둔화/입시부정·교수부족 33개대는 동결 전국 1백30개 4년제 대학(11개 교육대학 제외)의 94학년도 입학정원이 올해보다 1만1천8백90명 늘어난 23만1천7백80명으로 확정됐다. 이에따라 94학년도 전기대학 입시 평균경쟁률은 올해의 3.64대1보다 크게 떨어진 3대1정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교육부는 3일 고급산업인력 양성을 위해 첨단산업관련 이공계학과에 4천1백20명을 증원하는 등 주간학과에 6천1백40명을 증원하고 근로자의 교육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야간학과에 5천7백50명을 늘리는 것을 골자로 한 정원조정결과를 발표했다. 내년도 대학정원증원은 올해의 7천6백10명보다 56% 늘어난 것으로서 지난 88년 졸업정원제를 입학정원제로 바꾸면서 2만여명을 증원한 이후 사상 최대규모이다. 이번 대학정원 조정은 증원을 신청한 1백11개대학 가운데 78개대학에 대해 이뤄졌다.그러나 전국 11개 대학 한의대 정원은 동결됐다. 교육부는 이번에 교육여건이 좋은 대학에 증원을 허용,교육의 질향상을 꾀했으며교육여건을 갖춘 수도권 이공계대학의 경우는 대학별 증원규모내에서 학과 신·증설등 정원을 자율책정토록 하는 등의 기본방침 아래 정원을 조정했다. 이에따라 연세·고려·성균관·한양대 등 수도권지역 18개 이공계대학은 처음으로 자율적인 증원이 이뤄졌다. 교육부는 이번 자율증원 결과를 평가분석한뒤 전국대학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증원과정에서는 교수확보율 61% 미만인 22개 대학과 광운대·경원대 등 입시부정이 있었던 15개대학,단국대·상지대 등 부실운영이 문제가 된 6개대학등 모두 33개대학(일부 중복)은 대상에서 제외됐다. 또 교수확보율·시설확보율·학생 1인당 교육비등 교육여건 7개지표를 기준으로 대학별 증원규모가 결정됐다. 이번 증원결과 주간학과의 경우 이공계 4천1백20명(67%),비이공계 2천20명(33%)으로 조정됐으며 수도권대학 2천명(33%),지방대학 4천1백40명(67%)으로 나눠졌다. 이밖에 영동공대·대불공대·영남신학대 등 개교예정인 3개대학에 9백10명이 배정되고 안동·충남·충북대 등 3개국립대의 공업계관련 사범계 학과에 1백40명이 특별증원됐다. 특히 산업체의 대학에 대한 투자를 유도,산학협동체제를 강화하기 위해 울산대 자동차공학과와 경희대 전파공학과 등 5개대학에 특약학과를 신·증설 1백10명을 배정했다. 의대(의예과)의 신·증설은 보사부·경제기획원등 관계부처와의 협의를 거쳐 추후에 결정할 예정이다. 한편 교육부는 이날 전국 14개 개방대학(신설2곳 포함)의 94학년도 입학정원도 올해보다 5천4백80명 늘어난 2만8천8백40명으로 확정,발표했다.
  • 8개 한의대 3천명 유급/경희·동국 등 주요대

    ◎수업거부로 출석일수 부족/내년 신입생 부분모집 불가피/교육부/“학칙 엄격 적용… 사후구제 안해” 「한·약분쟁」으로 수업거부를 계속해온 한의대생들의 1학기 학사일정이 오는 31일로 만료됨에 따라 전국 11개대학 한의대가운데 수업을 정상화시킨 동신대·세명대·전주우석대를 제외한 나머지 8개대 학생 4천여명가운데 3천여명의 집단유급이 확정적이다. 이에따라 경희대·동국대·경산대·원광대·대전대·상지대·동의대·경원대 등 8개대학은 신입생 모집이 불가능해져 유급생 숫자를 뺀만큼의 부분 모집에 그칠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교육부는 이에대해 28일 『집단유급사태는 이미 기정사실화 되어가고 있으므로 내년도 신입생 모집은 제한적으로 이뤄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유급대상자들의 구체적인 숫자는 오는 31일 1학기 수업이 끝나면 각 교수들이 매기는 학생개인별 성적이 나온뒤인 다음달 10일쯤 완전히 파악될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는 지난 17일 해당대학에 공문을 보내 『계속 수업에 불참하는 학생들에게는 관계법령및 학칙을 엄격하게 적용할 것』을 촉구하고 가정학습인정이나 2학기 보충수업등의 편법을 일체 불허한다고 밝혀 유급학생들의 사후구제 방법이 없음을 강조했다. 다만 수업거부를 계속해온 8개대학에서도 4학년생 대다수와 2회 연속유급으로 제적대상이 되었던 학생들은 그동안 수업에 참여해 유급을 피할수 있게 됐다. 8개대학 한의대생들의 유급이 확정되면 입학정원의 여유가 없어져 신입생 모집이 거의 중지돼 전국에서 3천∼4천명으로 짐작되는 한의대 지망 수험생들이 큰 피해를 입게돼 큰 문제가 야기될 전망이다. 8개대학의 한의대의 신입생모집 정원은 경희대 1백20,경산대 1백20,원광대 1백,동국대 80,대전대 80,상지대 60,동의대 50,경원대 30명 등이다. 한편 교육부는 이날 각 대학에 다음달 10일까지 한의대생들의 유급숫자 등 학사관리내용을 보고토록 지시했다. 교육부는 이를 바탕으로 대학별로 유급숫자를 정확히 파악한뒤 부분적이나마 신입생을 뽑을 수 있도록 숫자를 확정,전기대학 입시요강이 발표되는 다음달말 이전에 공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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