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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한광장] 큰 민주주의 작은 민주주의

    누가 누구를 욕할 것인가? 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폐업을 강행한 의사들을욕할 것인가,언론사를 습격한 퇴역군인들을 욕할 것인가,일상화된 노동조합의 파업을 욕할 것인가.아니면 여당의 날치기를 욕할 것인가.욕할 대상이 이렇게 많아서야 어떻게 이 땅에서 정을 붙이고 살아갈지 걱정스럽다. 최근 몇 년간 하나의 공통점을 발견하게 된다.국민들이 불만을 참지 않는다는 사실이다.국민들은 자기가 속한 집단의 힘을 이용해 불만을 극단적인 방식으로 표출한다. 이 경우 옛날과 달리 공안기관이 전면에 나서지 않는다는 사실도 중요하다. 정부가 공권력 동원을 자제하는 편이다.공권력 동원이 자제되는 속에서 국민들의 불만이 쉽게 표출되니 사회적 혼란으로 비칠 수도 있다. 우리는 80년대 중반 이후 어려운 과정을 거쳐 민주화를 이루었다.이 민주화를 군사정권 퇴진과 연결시켜 탈군사화라 하기도 한다.지난 30년간 우리 사회를 지배했던 군부가 정치에서 퇴진하고 민간인에 의한 민주주의가 시작된것이다. 서구사회가 19세기 이후 봉건제 사회에서 자본주의로 이행하면서 민주주의를 이룩했다면 우리를 포함한 제3세계 국가들은 2차대전 후 군사정권에서 민간정권으로 이행하면서 민주주의를 회복하고 있다.이것을 ‘큰 민주주의’라하자. 바로 이 관점에서 최근의 상황을 해석해야 한다. 군사정권은 작동과정에서수많은 악폐들을 양산했다.폭력의 일상적 동원,국민의 자유로운 정치적 참여를 비롯한 모든 활동의 금지,교육과 언론의 왜곡,의회정치의 실종 등 그 악폐는 이루 헤아릴 수 없다. 대신 군사정권 유지를 사명으로 하는 공안적 국가기관과 군사정권의 결정을일방적으로 집행하는 행정적 국가기관이 이 자리를 대체했다. 자유가 말살되고 정치가 실종되는 반면 행정만능주의가 활개를 치게 된 것이다.그 결과 군사정권은 자유가 존재하는 사회의 미세한 숨구멍까지 틀어막고 모든 영역에서 민주주의를 말살했다. 군사정권의 퇴진은 막혔던 자유의 숨구멍이 트이고 억압됐던 활동이 허용된다는 것을 의미한다.그 결과 모든 영역에서 자기 이익과 민주주의를 위한 욕구가 폭발적으로 분출된다.최근 증가하고 있는이익집단의 등장과 이익정치의 시작은 이런 점에서 새롭거나 이상한 일이 아니라 군사정권에 의해 제약됐던 국민의 욕구와 권리가 분출되는 것일 뿐이다. 노동조합이나 이익집단들이 제 목소리를 내는 것,각급 학교의 현장에서 교육민주화의 열기가 솟구쳐 오르는 것,국민들이 행정개혁이나 정당민주화를요구하는 것,사회의 모든 조직에서 내부 민주주의가 활성화되는 것 등이 그것이다.이것을 ‘작은 민주주의’라 하자. 따라서 이 현상을 하등 불온시할 이유가 없다.이것은 억압됐던 국민의 권리가 회복되는 과정인 동시에 억눌렸던 사회가 역동성을 되찾아가는 과정이다. 민주주의의 관점에서 본다면 ‘큰 민주주의’에서 ‘작은 민주주의’로 민주주의가 확산되면서 사회적으로 정착되고 공고화돼 가는 지극히 자연스럽고긍정적인 과정이라 할 수 있다.문제는 이 과정이 안정된 민주주의로 안착될수 있도록 갈등과 진통을 어떻게 슬기롭게 극복하느냐에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군사정권 시절에 형성된 권위주의적 질서와 편향된 기득권구조를 폐기하고 대화와타협을 근간으로 하는 새로운 민주적 질서를 창출해야 한다.이 시점에서 인내를 바탕으로 국민적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는 민주적인 리더십이 요구된다.특히 다양한 사회적 갈등이 일거에 폭발적으로 분출되는 상황에서 민주적 리더십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그런데 이러한 역사적 상황에서 여당이 대화와 타협의 전당인 국회에서 명분없는 내용으로 날치기를 일삼는다면 민주적 리더십은커녕 민주주의의 앞날을 기대하기 어렵다. 날치기를 능사로 아는 여당이 어떻게 이익집단에게 파업과 폐업의 철회를 설득하겠는가. 정대화 상지대교수·
  • 통일시대 이렇게 준비하자/ 분야별 과제·극복 방안

    ◆경제. 남북 경제공동체는 경제적 교류가 완전 자유화된 통일 이전의 경제통합체제라 할 수 있다. 경제공동체의 궁극적인 위상은 인적·물적 자원의 이동과 교류의 장벽이 없는 단일 경제체제다.아직은 걸음마 단계이긴 하지만 경제공동체를 향한 첫발은 이미 내디뎠다고 볼 수 있다. 완성 단계의 경제공동체를 위해서는 의식과 발상의 전환이 남북간에 서로필요하다는 지적이다.그러나 통일은 알아도 경제공동체에 대해서는 이해가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전문가들은 사회적 캠페인과 북한에 대한 교육 개편 등을 통해 지금부터 서서히 준비해 나가야 한다고 제안한다. 우선 북한에 대한 거부감과 적대감,막연한 두려움을 해소하는게 시급하다고 진단한다. 경제공동체는 남북이 상호 이익을 보는 호혜적인 시각을 요구한다.따라서경제적 강자가 약자에게 일방적으로 베푸는 시혜적인 생각을 고쳐야 한다는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기득권 계층부터 의식을 바꾸어야 한다고 말한다.정·관계에서조차 아직도 북한에 대한 적대감이나 배타적인 감정을 갖고 있다는얘기다. 특히 경제인들은 북한을 돈을 벌기 위한 대상으로 생각하거나 이용하겠다는 의식을 버려야 한다는 지적이다. 계획경제와 시장경제의 차이에 대한 국민들의 이해도 넓혀야 한다.체제의차이를 이해하고 인정해야 경제협력과 공동체 건설이 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통일연구원 이우영(李宇榮) 연구위원은 “북한 사람을 여자도 총을 쏘는 무서운 집단으로 보거나 경제수준이 낮다고 해서 깔보는 심리들을 먼저 없애야 한다”고 강조했다. 삼성경제연구소 김연철(金鍊鐵) 수석연구원은 “경협은 인도적 지원과는 다른 것”이라면서 “남북공동체 구성을 위해서는 상호주의를 어떤 식으로 정립할 것인지 등의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통일연구원 최수영(崔壽永) 연구위원은 “경제공동체의 개념과 이익을 국민들에게 잘 알려 동참하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성급한 여론몰이는 피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북한전문가인 P씨는 아직 임가공 형태의 경협밖에 이뤄지지 않은 초보적인 단계에서 공동체의 이상론만강조하는 것은 이르다고 지적했다. 경제협력과 통합을 위해서는 오랜 남북단절로 빚어진 산적한 과제들을 차근차근 해결해 나가는 것이 급선무라는 것이다. 손성진기자 sonsj@. ◆사회. 지구상에서 ‘아리랑’이나 ‘목포의 눈물’에 대해 가장 친근감있게 느끼는 민족은 아마 남한과 북한 사람들일 수밖에 없다.‘피는 물보다 진하다’는 말에서 보듯 피를 함께 나눈 같은 민족이기 때문이다. 분단 50여년만에 남북정상회담이 열린 이후 남과 북은 그 어느때보다 가까워졌다.최근 서울시내 중학생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북한주민은 우리와 같은 동포’라는 인식이 회담 전에는 49%에 그쳤으나 회담 후에는 73%로 높아졌다.‘북한은 노예처럼 사는 나라’라는 등의 부정적 인식도 크게 바뀌었다. 이처럼 분단과 대결의 구도에서 평화와 공존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상대방을 인정하고 이해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그러나 아직 남북간에는 50년 동안의 냉전 이데올로기와 체제 우월적인 입장에서 서로를 바라본 간극이 뚜렷하게 남아 있다.통일연구원 김용재(金容在)교수는 “초중고생 등 미래의 통일세대들이 서로 만날수 있는 길을 많이 제공해야 한다”면서 “문화,예술 등 비정치적 분야부터 교류를 시작해 하부구조를 튼튼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밑바닥부터 다져 나가면 점이 선이 되고 선이 면이 돼 의식차를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특히 “남북이 체제 우월적인 입장에서 벗어나 서로의 좋은 것을 찾아 칭찬하면서 공통 분모를 확대 재생산하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예컨대 전통문화의 원형을 보존하고 있는 북한과 연구협력사업을 한다거나북측의 자존심이 상하지 않는 선에서 금강산 솔잎혹파리 방제사업을 지원하는 것 등이 이에 해당한다. 비정치적 분야의 교류와 함께 교육도 중요하다.한국교육개발원 한만길(韓萬桔) 연구원은 “북한 사회의 현실과 특수성을 합리적이고 객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남북한이 상호 존중과 공존을 바탕으로 하는 평화통일교육을 실시해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임태순기자 stslim@. ◆정치. 통일시대를 여는 정치적 사고는 ‘발상의전환’이 필요하다.초고속 정보화 시대에 시대착오적인 아날로그적 사고가 부적합하듯 분단시대를 지배했던‘정치 마인드’로는 통일 시대에 적응할 수 없다는 논리다. 55년 분단의 질곡에서 벗어나 남북 화해와 협력을 열어가는 상생의 정치 마당이 돼야 한다는 의미다. 이를 위해 가장 시급한 것은 사회 곳곳에 도사리고 있는 냉전의 잔재를 씻어내는 것이다.냉전의 시대적 사고가 해방 이후 우리의 정치·사회·문화를지배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완상(韓完相) 상지대 총장은 “그동안 냉전대결을 부추겨온 여러 요소들을 제거하지 못할 경우 남북 화해와 통일의 발목을 잡게될 것”이라고 지적했다.그는 “그동안 남북이 긴장될수록 이를 통해 이익을 보았던 집단들이분명히 존재 해 왔었다”고 전제,“앞으로 냉전 논리를 극복하고 남북화해와 통일 의지를 착근시키는 정치적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략적 발상에서 출발하는 ‘이분법적 사고’도 통일 시대를 가로막는 주요 요인이다.여야 모두 사사건건 상대방의 발목을 잡아 반사이익을 보려는 ‘네거티브식 정치’가 화해·협력의 시대분위기와는 분명 어울리지 못한다.특히 대북정책이나 한반도 외교에 있어서 여야를 막론한 ‘초당적 정치’는 국익을 극대화시키는 패러다임이 될 것이다. ‘동서의 분열’도 남북통일의 길목에 놓인 걸림돌이다.지역정서를 기반으로 우리의 정치판이 분할돼 있는 것 역시 엄연한 현실이다.하지만 지역감정역시 분단시대 냉전의 논리를 추종했던 지배세력들의 교묘한 ‘정치적 덫’이다. 여야 정치권도 지역정서에 기대는 얄팍한 술수정치에서 벗어나 대승적 차원에서의 포용정치로 방향을 잡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김수환(金壽煥) 추기경은 “남북통일을 위해선 상상할 수 없는 고통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며 “동서 화합도 제대로 못하면서 남북통일을 이루겠다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오일만기자 oilman@
  • 칼럼필진 7월부터 바뀝니다

    공익정론지 대한매일의 고정칼럼인 ‘대한광장’과 ‘대한시론’,‘여성선언’의 올 하반기 필진이 7월1일부터 새롭게 바뀌어 독자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대한광장’에서는 전문성과 개혁 마인드를 갖춘 필자 17명이 다양한 소재와 자유분방한 필치를 선보일 것이며 ‘대한시론’ 역시 중후한 필진 10명이한 달에 한 차례씩 당면한 현안에 대한 깊이있는 분석과 함께 문제점을 비판하고 대안도 제시할 것입니다.또 ‘여성선언’은 우리 사회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는 4명의 여성필자가 점차 사회적 역할이 커가는 여성들의 목소리를 담아낼 것입니다. ■대한광장 ▲姜禎求 동국대 교수(55·사회학) ▲姜亨喆 숭의여대 교수(44·시인) ▲高有煥 동국대 교수(43·북한학) ▲金素英 노동연구원 연구위원(44)▲金昇煥 충북대 교수(47·국문학) ▲金源培 목사(46·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 상임총무) ▲金宗秀 신부(46·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사무총장) ▲朴珠賢 변호사(37) ▲方建雄 한국표준연구원 책임연구원(48) ▲徐紘一 한신대 교수(57·국사학) ▲松江 스님(조계종 미타사 주지) ▲吳海鎭 LG-EDS시스템 사장(57) ▲權五勇 KTB네트워크 상무(46) ▲李長熙 한국외국어대 교수(50·아시아사회과학연구원장) ▲林東郁 광주대 교수(46·신문방송학) ▲鄭大和 상지대 교수(44·정치학) ▲陳永郁 한화증권 사장(49)■대한시론 ▲姜玹中 국민대 교수(57·부정방지대책위원장) ▲金南植 경실련통일협회 고문(75) ▲金容雲 방송문화진흥원 원장(71) ▲白聖基 포항공대부총장(52) ▲孫淑 연극배우(56·전 환경부 장관) ▲申福龍 건대 교수(58·한국정치외교사학회장) ▲鄭善鍾 한국전자통신연구원장(58) ▲崔運烈 서강대경영학과 교수(50·한국증권연구원장)▲河成根 연세대 교수(54·경제학) ▲韓相範 동국대 교수(64·헌법학)■여성선언 ▲김성옥 장안대 교수(철학) ▲노혜경 시인(부산대 강사) ▲박미라(if 편집위원) ▲이숙경 서울시립대 강사(여성학)[가나다순]
  • [대한광장] 김정일 신드롬과 감상주의

    60대 노인 같지 않은 동안(童顔)에,국가지도자 같지 않은 푸석푸석한 반 곱슬머리,약간 장난스러우면서도 허세가 있어 보이는 모습 등 남북정상회담 기간중 전세계 언론에 나타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모습은 그가 구사한 몇가지 재담과 함께 많은 사람을 어리둥절하게,또는 놀라게 하기에 충분하였다. 사회주의국가에서 지도자 언행의 자유재량의 폭을 가늠하게 한다는 지식인들의 분석도 있지만 시중의 장삼이사(張三李四)들은 솔직이 그것을 치밀하게 계획된 전술로 보기보다는 기분파이자 통큰 우리네 한국인들의 모습과 흡사하다는 점에서 놀라고 있는 것이다. 이미자의 노래를 좋아하고 조용필의 근황을 묻는 그의 모습은 교조적인 지도자보다는 평범한 우리네 아저씨를 연상케 하기도 한다.설사 이런 모습 또한 계획된 연출에 따른 연기라 할지라도 그러한 친근성으로 접근하려는 그심층적 측면을 우리는 보다 세심히 들여다보아야 할 것이다.전통이나 감상주의라면 우리보다 북한이 봉건적 잔재라고 벌써부터 근절시키려 했던 측면들이고 보면 그의 행동이정책에 구애받지 않는,절제되지 않은 허술한 자유재량 행위인지 아니면 민족적 정서에 호소해보려는 대내외적인 정책적 변화의일환인지 궁금해진다. 더욱이 이를 풍자하는 우리 젊은 세대들의 놀이가 한창이고 한편에선 이를걱정하는 소리도 들리지만 그것은 젊은이들의 패러디의 소재가 되기에 충분조건을 갖추고 있다.우리들이 생각하는 사회주의 인간형과 일치하지 않고,지도자로 보기에 너무 소탈했고,북한 주민들의 일체성이 다양성을 추구하는 현대사회의 젊은이들에겐 너무나 희화적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아마도 예측에 가장 근접한 측면은 마지막 일체성일 것이다.그런 의미에서본다면 북한사회는 딱히 사회주의도,공산주의도 아닌 가부장적 권위주의 사회의 원형 그대로일지도 모른다.전자를 부정하려는 사람들은 아마도 북한 사회를 전형적인 공산 사회로 보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가 주조한 상상의 공동체를 벗겨버리고 그들이 보여주고 있는 틈새를비집고 들어가 보면 상상외로 남북은 언어나 혈연과 같은 일반적 사실 말고도 아직도 지워지지 않고 남아 있는 전근대적 전통과 정서에 있어서 많은 공통점을 지니고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그것은 사회주의 사상에 의해서도,서구의 물결에 의해서도 쉽게 씻겨지지 않는 남과 북의 일체성이 될 수 있다.남과 북의 지배층이 민족보다 국가주의에 경도되어 있었고 공히 그 영향권에서 벗어날 수 있는 사람이 적었다 해도 집단심리의 저 밑바닥에는 집단원형(archetype)이 도도히 흐르고 있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우리는 여기서 새삼스레 우리의 통일방식과 앞으로의 우리사회의 모습을 설정하는데 지나친 이성주의가 오히려 현실적이지 않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해볼 수 있다.지나친 감상주의도 배격해야 하겠지만 그것을 폄하하기엔 거기에서 추출할 수 있는 공통분모가 너무 크기 때문이다. 값싼 감상주의로 치부하기에 앞서 심층적인 감성(感性)으로 접근한다면 우리의 근대적 이성이 갈라놓았던 그 먼 거리와 무게를 좀더 가깝고도 가볍게만들 수 있을 것이다.특히 통찰력있는 지도자들의 감성은 인류역사의 중요한 계기를 만들어왔던 것을 우리는 수없이 보아오면서 감성의 이성적 기능을인정해야 할 것이다. 모처럼 형성된 남북의 공감대와 동질성의 발견,그리고 해소되어가고 있는적대감이 그동안의 경험의 반영이긴 하겠으나 지나친 기우와 지적 상상력으로 인해 반전되지 않도록 모두가 노력해야 할 것이다.서로가 거울을 들여다보듯 노출된 상대방 있는 게임에서 상대방을 헤아릴 줄 아는 신중함이 필요하다. 그리고 어린이들과 젊은이들의 북한놀이를 크게 걱정할 것까지도 없다. 탈냉전 세대들이 친근하게 접근함으로써 우리의 무거운 어깨에서 냉전의 무게를 덜어주고 있는 것이다. 金 明 淑 상지대교수·정치학
  • 남북 정상회담/ ‘합의 서명’각계 표정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이 15일 이산가족 상봉 등 5개항에 걸쳐 합의를 이끌어내고 합의서에 서명을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시민들은 다시 한번 놀라움과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시민들은 밤 늦게까지 TV를 통해 속속 전해지는 남북정상회담소식을 접하며 설렘으로 밤을 새웠다. 탈북자 정남(鄭男·28·연세대 신방과 1년)씨는 “TV를 통해 평양 거리와사람들을 보니 왈칵 울음이 쏟아져 아무 일도 할 수 없었다”면서 “김대중대통령이 평양에 가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난 것 자체만 해도 정상회담의성공이라고 생각했는데, 구체적인 성과까지 나와 감격스럽기 이를 데 없다”고 감동을 감추지 못했다. 제일슈퍼 주인 김봉제(金鳳濟·58·서울 양천구 목동)씨는 “5개항 합의 소식을 들으니 앞으로 세금을 많이 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하지만 통일만 된다면 세금을 더 내는 것은 조금도 아깝지 않다”고 말했다.김씨는 또“남북 정상이 5개항에서 합의를 이끌어 낸 것은 통일의 기틀을 닦은 것이나 다름없다”고 흥분했다. 상지대 김정란(金正蘭·여·시인) 교수는 “남북이 합의한 5개항은 국민들의 바람을 잘 반영한 것으로 보이며 구체적인 실행에 들어가기까지는 조정해야 할 문제들이 많겠지만 원칙적인 합의를 이끌어낸 데 큰 의미가 있다”고평가했다. 스포츠 칼럼니스트 고두현(高斗炫·65)씨는 “사상과 체제에 큰 영향을 받지 않으면서도 정서적 동질감을 느낄 수 있는 사회·문화·스포츠 교류가 우선 확대돼야 한다”면서 “특히 축구·탁구 등의 종목에서 국제대회에 단일팀을 구성해 출전한다면 성적 향상은 물론,남북의 이질감을 해소하는데 큰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한출판문화협회장 나춘호(羅春浩)씨는 “남북한 사이에 놓여있던 큰 걸림돌이 해소된 듯한 느낌이며 앞으로 남북간 교류가 크게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그러나 너무 조급하게 서두르기보다는 긴 안목에서 추진해야하며, 특히 기술·농업을 비롯한 전문 분야 서적이나 공연 등 이념 문제가적은 부문부터 교류를 늘려가야 한다”고 말했다.강원도 통천이 고향인 실향민 김덕환(金德煥·66·서울 동작구 신대방 1동)씨는 “남북 정상이 머리를 맞대고 민족화해를 논의하는 장면을 50여년 동안기다렸으며,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만나는 것을 보고 한핏줄이라는 생각에 가슴이 벅차 눈물을 하염없이 흘렸다”고 말했다.김씨는 이어이산가족 상봉 합의 소식에 “부모님들은 나이가 많으셔서 돌아가셨겠지만누이들이라도 만날 수 있다면 여한이 없다”면서 “지금이라도 당장 고향마을로 뛰어가고 싶다”고 덧붙였다. 서울시정개발연구원에서 월드컵 관련 업무를 맡고 있는 이무용(李武容·33·서울 관악구 봉천동)씨는 “서울에 올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기다려진다”면서 “평양에서도 월드컵이 열려 체육 방면의 물꼬가 우선 트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이씨는 이어 “중·고교생이나 대학생들의 교류도 통일의 지름길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전영우 이창구기자 ywchun@
  • 韓完相 상지대총장·金三雄 대한매일 주필 특별대담-2

    ◈정상회담 이후 한반도 현안과 해결방안. ◆한총장 교차 승인이 완료되면 자연히 남·북·미·중의 4자보다는 여기에일본과 러시아가 가세한 6자회담쪽으로 무게중심이 옮겨갈 것 같습니다.6자간 안보 협력체제가 분야별로 이뤄지는 게 좋습니다.보건·환경·금융·해양·사회간접자본(SOC) 구축,정치·안보 등 주요 분야별로 6자간 협의체가 구성돼야 할 것입니다. 6자의 틀 속에서 남북 관계의 진전은 평화의 열매로 담보가 가능합니다.다자간 협력체제의 구축이 그만큼 중요합니다.최근 북한이 아시아안보포럼(ARF)에 가입신청을 냈는데 이것은 주목할 청신호입니다.북한이 다자 협력체에가입하도록 우리도 적극 도와야 할 것입니다. 또 민간과 당국이 힘을 합해 마셜 플랜에 버금가는 대북 지원체제를 구축해야 합니다.손해를 보는 것이 아니라 북한에 SOC를 주면 동남아에 빼앗긴 가발·섬유 산업도 부활시킬 수 있어 중소기업도 살리는 길이지요.이런 의미에서 앞으로 상호주의라는 말은 상부상조로 바꿔 썼으면 합니다. ◆김주필 북·일,북·미 수교가 조속히 가능하도록 지원해야 합니다.우리가외교 역량을 발휘해서 북한이 서방국가들과 수교해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역할할 수 있도록 외교적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정상회담 한두번으로 냉전의 독성과 이데올로기의 상처,얽히고 설킨 남북간매듭을 풀기는 어렵습니다.내부적으로도 이념에 집착하지 말고 실용주의적정신에서,필요한 상부상조의 정신에서 동질성을 회복하는 인내와 노력이 절대 중요합니다. 이런 맥락에서 주체적으로 주변 환경을 유리하게 만들어 가는 두 지도자의주체성을 높이 평가합니다.더불어 남쪽은 중국과 러시아를 포함한 등거리 외교를,북한은 미국과 일본을 아우르는 등거리 외교 등 4강 주변 강국을 통일에 활용하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대중국 관계 등 한반도 주변정세 변화. ◆한총장 긍정적 영향이 있을 것입니다.우선 한반도 문제를 놓고 남북이 당사자 원칙에 합의하고 정상회담을 추진하는 데 중국은 자극을 받을 것입니다.둘째 북한은 중국으로부터 계속 물적 지원을 받아야 하는데 물적 지원을 받을 수 있는 확실한 계기가 만들어지지 않나 생각합니다.때문에 중국과 북한의 공조체제는 강화될 것이고 미국과 일본의 협상에서도 북한의 협상력을 증대시키는 방향으로 영향력을 행사할 것입니다. ◆김주필 한반도 안전이 중국 경제발전에 저해 요인이 되지 않습니다.이러한점을 남한이나 북한 모두 꾸준히 설득해야 합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중국방문 평가. ◆한총장 세계에서 남북한에 대해 다같이 영향을 미칠수 있는 유일한 나라가중국입니다. 김 위원장이 회담 전인 지난 5월말 중국을 방문한 것은 중국의이러한 독특한 위상을 강화할 것입니다.이와 관련,김 위원장이 방중 때 중국의 발전모델을 찬양한 대목은 많은 것을 시사하고 있습니다.중국의 대북 영향력이 증대됐음을 의미하는 것이지요.이를 우리는 두려워할 필요는 없는 것같습니다.하지만 미국과 일본은 조금 불편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주변 4강의 엇갈린 입장. ◆한총장 주변 4강의 이해는 서로 엇갈려 있어요.중국과 러시아는 미국이 한반도의 운명을 좌지우지하는 것을 방관하지 않을 것입니다.미국도 마찬가지지요.중국의 한반도에 대한 영향력 증대를 바라지 않고 있습니다. 워싱턴의 대북 정책기조는 기본적으로 포용정책(engagement policy)입니다. 우리 정부는 미국의 대중 포용정책을 밀어주면서 중·러 관계를 돈독히 하는외교정책을 유지해야 합니다.김일성 주석이 중·소 사이에서 등거리외교를했듯 우리도 중·러,미·일 사이에서 등거리 외교를 하며 외교역량을 키워나가야 합니다. 남북관계가 개선되면 남북 외교역량을 함께 키워 4강에 대해서 남북이 모두등거리 외교를 하는 방향으로 가야 할 것입니다. ◆김주필 4강들이 한반도를 바라보는 시각은 각각 다릅니다.일본은 대륙 진출의 교두보로 보고 중국은 전통적인 순망치한(脣亡齒寒) 관계에 입각해 치아를 보호하려는 입장입니다.미국은 한반도를 군사 요새로 보는 시각이 없지않으며 러시아는 남방 팽창을 위한 불가결한 기지로 보고 있습니다.이 때문에 4강 모두 한반도에 지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려고 할 것입니다.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합니다.우리가 해방 정국에서 신탁통치 문제로 분열,통일의 좋은기회를 놓쳤지만 이제는 슬기롭게 지정학적 위치를 활용한다면 가장 안정된 독립국가를 건설할 수 있을 것입니다. ◈냉전구도 해체방안. ◆한총장 지금부터 국민들의 냉전 근본주의를 해소하는데 언론이 나서야 합니다.시민·국민운동을 통해 평화교육을 실시하면서 당국도 냉전가치를 벗겨내는 탈학습화에 재정을 비롯,모든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당국스스로도 냉전구도를 탈학습하는 재교육이 필요합니다.당국은 사실 지금까지냉전가치를 재생산해온 언론의 눈치만 봐왔습니다.이제라도 탈냉전 운동에언론·당국이 힘을 합해야 할 것입니다. ◆김주필 전적으로 동감합니다.
  • 韓完相 상지대총장·金三雄 대한매일 주필 특별대담-1

    남북 정상회담이 사흘 앞으로 다가왔다.분단 이후 남북 두 지도자의 첫 만남인 만큼 역사적인 회담에 거는 7,000만 한민족의 기대는 어느 때보다 크다. 대한매일은 8일 통일부총리를 지낸 한완상(韓完相) 상지대총장을 본사로 초대,남북 정상회담의 의의와 한반도 정세변화에 대해 본지 김삼웅(金三雄) 주필과 대담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남북 정상회담 의미. ◆한완상 총장 지난 반세기 우리 민족이 겪은 분단의 고통은 실로 엄청납니다.이 고통을 분단 유지비용과 연결해 말해 보지요.막대한 국방비에다 서로증오하고 냉전적으로 대결하도록 하는 교육·선전비,억압을 당해 육체적 손상을 입은 사람들의 건강회복 비용까지 합치면 분단유지 비용이 다 고통비용으로 계산됩니다. 정상회담을 통해 이런 냉전구도가 해체돼야 합니다.20세기에는 단 한번도우리 민족이 진정한 해방을 누려본 적이 없습니다.21세기는 20세기에서 겪지못한 ‘참다운 해방’과 민족의 ‘통합적 해방’을 여는 민족사적 의미가 있습니다. 20세기말에 세계적 차원에서 냉전해체가 있었지만상당히 ‘설익은’ 것이었어요.이번에 두 정상이 만나서 한반도 냉전해체 작업을 시작한다면 세계의모든 교과서에 20세기 냉전구조가 21세기 남북 두 지도자에 의해 드디어 해체됐다고 기록될 것입니다. ◆김삼웅 주필 국가도 하나의 생물체로 보면 우리나라도 분단과 통합의 역사를 거쳐 왔습니다.고려의 후삼국 통일 이후 1,300여년간 통합국가를 지속했으나 일제 40년과 해방 이후 55년 등 거의 100년동안 분단의 질곡 시대를 겪어야 했습니다.하지만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올바른 ‘통합의 길’로 들어서는 계기가 됐습니다. 둘째는 과거 남북 정상회담 제안이나 남북회담이 여러차례 권력자들과 외세의 정치적 목적으로 밀실에서 이뤄졌으나 이번엔 민족 주체적으로,민족 내부역량에 의해 공개적으로 달성됐다는 데 의미를 부여할 수 있겠습니다. ◈회담 성공을 위한 준비. ◆한총장 냉전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기본 패러다임,즉 냉전 근본주의 해체를위해 다각적인 노력이 이뤄져야 합니다.냉전대결을 재생산해 온 요인들은 다양한 ‘상호주의’ 형태를 띠었습니다.‘힘의 비대칭’이라는 현실적 상황을 볼때 상호주의 강조는 냉전을 강화하는 요인이 됩니다.이런 적대적 공생 관계를 끊어야 합니다. 둘째는 남과 북의 냉전 강경세력들이 문제인데 이들 세력은 지난 50년간 남북관계 악화를 통해 이익을 보았습니다.냉전 적대관계의 청산은 힘이 있는남쪽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셋째,남북 공히 냉전 세력들은 상대방에 대한 ‘불변성’을 미신처럼 믿는데 이런 불변신화를 제거하는 일에 착수해야 합니다. 외교적 차원에서 보면 정부 당국 중심으로 북한이 미·일과 외교관계를 맺어 교차승인을 완성하는 쪽으로 노력해야 합니다. ◆김주필 첫째 국민의 80% 이상이 남북 정상회담을 지지하는 분위기가 형성됐고,둘째 여야 영수회담 등으로 외형적으로 초당적 지지가 합의된 상태입니다. 하지만 일부 보수 지식인들의 냉전의식이 국민 여론을 악화시키거나 남북협력 정신에 ‘꼬투리’를 잡으려고 하는 것도 사실입니다.이들 세력까지도 함께 끌고갈 수 있는 정치력이 정상회담 성공을 위해 대단히 중요합니다. 다행히 한반도 4강이 모두 남북 정상회담을 지지하고 있습니다.김대통령이한·미·일 3각 연쇄 정상회담을 통해 우방의 힘을 결집한 측면도 적지 않습니다.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 역시 중국을 방문해 양국간 협력체제를 구축함으로써 한반도 데탕트를 지지·지원하는 외형적 분위기를 조성했습니다. ◈회담의 성공 기준. ◆한총장 첫번째 정상회담이기에 역지사지(易地思之)의 대화가 이루어진다면그 자체로 성공입니다.김대통령이 김정일 위원장을 만나면 북한의 ‘경제 3난’,즉 에너지,사회간접자본(SOC) 미비,식량난을 북한쪽 입장에서 아픔을느껴보고,대화 내용과 의제에 반영하면 일차 성공입니다. 상대방의 곤경을 생각해 마음의 문을 열어놓고 대하는 것도 회담 성공의 2차 기준이 될 것입니다.상대방의 필요에 부응하는 의제로 합의되면 세번째성공의 기준입니다.하지만 이번 정상회담에서 첫번째 기준만이라도 이뤄지면참 잘됐다고 생각합니다. ◆김주필 동감입니다.국민들이 너무 큰 성과를 기다리면 안됩니다.독일의 경우 우리처럼 전쟁도 하지 않고 부분적이지만인적·물적 왕래가 꾸준히 이뤄졌습니다.동서독 정상끼리 여섯번의 비공식,세번의 공식회담을 하면서도 20년 동안이나 통일을 기다렸던 역사가 있습니다.하지만 다행스러운 것은 이번정상회담은 남북의 최고 군사령관이 만난다는 상징적 의미도 적지 않습니다. 한반도 통합의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을 확신합니다. ◈회담 전망. ◆한총장 첫 정상회담의 성과를 크게 보고 싶지 않습니다.첫 걸음에 천리를달릴 수 없는 것 아닙니까.첫 술에 배부르지 않더라도 북한의 ‘경제 3난’의 심각성을 현실적·합리적으로 참고할 때 이 회담은 성과 있는 쪽으로 전개되리라 봅니다. 다만 북한의 여러가지 자존심을 손상하지 않게 배려하는 대범한 접근자세가필요합니다. ◆김주필 여러 견해가 있겠지만 이산가족 상봉과 남북 경제협력 교류,이 두가지 문제에서 가시적 성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합니다.욕심을 부리자면 휴전협정의 평화협정 대체문제와 법과 제도를 뛰어넘는 ‘공동 평화선언’도가능합니다.평화협정의 의미를 살리면서 한반도 평화문제가 국제적으로 공인되는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이것이 가능하면 남북 기본합의서에 명시된대로군사공동위, 교류협력 공동위 가동,남북 연락사무소 설치 등 그야말로 몇 단계를 뛰어넘는 평화교류가 이뤄질 수도 있습니다.물론 첫 술에 배가 부를 수없지만 이렇게까지 진척될 수 있도록 두 정상이 진지한 토론과 대화를 했으면 좋겠습니다. ◈회담 의제. ◆한총장 서로 칭찬만 할 게 아니라 반세기에 걸친 상호불신,이 때문에 생긴끔찍스런 민족적 아픔,분단 비용 등에 대해 솔직하게 얘기해야 합니다. 동서독은 통합 민족으로 산게 1세기도 안됐는데 우리보다 먼저 통일이 됐습니다. 말하자면 동서독은 결혼 첫날밤을 지내고 헤어졌고 우리는 60년을 살다가 헤어진 것이지요. 민족적 아픔에서 서로 의견을 교환하고 반성해야 합니다.남북 정상이 의제로 삼을 수 있는 것은 남북 기본합의서를 보면 다 들어있지요.두 정상이 회담장에서 기본 합의서를 읽어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입니다.(웃음)◆김주필 북한의 개방과 국제적 지원을 위해 국제통화기금(IMF)이나 아시아개발은행(ADB) 등의 가입을 설득해야 할 것입니다.여기에 급속한 일본의 우경화와 중국의 경제·군사 대국화 등에 대비해 한민족이 살아남기 위해 공동으로 협력해야 한다는 점도 이야기해야 하겠죠.민족사적 문제와 함께 현실적,미래의 위기문제를 허심탄회하게 논의하기를 기대합니다. ◈남북의 껄끄러운 현안. ◆한총장 우선 역지사지,서로의 입장을 바꿔 느끼는 ‘역지감지’(易地感之)의 원칙이 필요합니다.둘째 ‘첫술의 원칙’입니다.한꺼번에 많은 이슈를 꺼내서 애기하지 말았으면 합니다.또 하나는 ‘숲의 원칙’으로 숲을 보면서나무를 생각하는 전략적 사고가 필요하지요. 미전향 장기수 문제는 이산가족 차원에서 얘기해도 됩니다.미군철수나 대량살상무기문제는 워싱턴의 가장 큰 관심사항이라는 점을 주지시키면서 정면으로 부딪치지 않는 지혜가 필요하고요. ◆김주필 중국의 전통적 외교 방식을 원용할 필요가 있을 것 같아요.구동존이(求同存異),즉 합의할 수 있는 부분은 타결하고 합의가 안되는 부분은 다음을 위해 남겨둬 향후 여지를 넓히자는 것이지요.이러한철학을 바탕으로해 나가면 총장님 말씀대로 한술에 배부르지 않지만 꾸준히 화해와 평화의길로 나서게 될 것 같습니다.또하나 두 체제가 평화공존을 통해 선의의 경쟁을 하자는 제의도 해야 합니다. ◈역사발전의 계기. ◆한총장 민족공영의 장을 만드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만약 두 정상이이번에 한반도의 냉전체제를 해체시킴으로써 화해협력을 구현할 수 있다면세계가 이 공적을 공인해 줄 것입니다.평화를 위해 일할 수밖에 없도록 세계가 남북을 격려하는 역사적인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김주필 남북 모두 변화하지 않으면 몰락하고 만다는 비장한 각오가 필요합니다.더 이상의 이념 싸움과 군사비 지출,적대·증오를 버리고 공동선과 공동이익,공동목표를 위해 공존공영의 정신을 살리면 21세기 변화의 물결에서일류 문명 국가로 발돋움할 수 있을 것입니다. ◈통일의 사상적 기반. ◆한총장 남북 모두 ‘공변공영’(共變共榮)의 정신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사람이 있고 사상,제도,사상이 있는 것입니다.사람이 잘 살 수 있는 나라로가는 게 통일의기반이 되는 사상으로 자리잡아야 합니다. ◆김주필 신라말의 원융귀일(圓融歸一·융합을 하면서 하나가 되는 것)의 정신에서 찾아야 할 것입니다.문화의 동질성과 운명공동체의 신념을 갖고 열린마음으로 인권과 민주주의를 수용하면서 하나가 되는 역사적 의지를 사상적기반으로 제시하고자 합니다.
  • 소설가 황석영씨 “조선일보와는 인터뷰 사절”

    좌파지식인인 소설가 황석영(57)씨가 우익 보수신문인 조선일보의 인터뷰에 응했다가 네티즌들로부터 곤욕을 치르고는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는 응하지 않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혀 화제가 되고 있다.그동안 좌파지식인 가운데 조선일보의 기고·인터뷰 문제로 더러 논란이 된 바 있으나 자신의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힌 것은 황씨가 처음이다. 문제가 된 기사는 지난 5월 18일자 조선일보에 실린 황씨의 인터뷰 기사.이날 조선일보는 5월초 신작 장편 ‘오래된 정원’을 출판한 황씨를 5·18 20주년을 맞아 인터뷰한 것.황씨의 인터뷰 기사가 나가자 안티조선 ‘우리모두’ 사이트 등에는 황씨를 비난하는 글이 쇄도했다. 시인 김정란씨(상지대 교수)는 “조선일보 기고문제가 지식인 사회에서 충분한 합의가 이루어질 때까지 기다려줬어야 마땅했다”며 황씨의 처사를 비판했다. 한편 지난달 30일 황씨는 서울대 강연회에서 5월 18일자 조선일보 인터뷰 기사와 관련,“책을 출판한 창비사측의 주선으로 마련된 홍보자리였으며 조선일보 기자는 부르지 말 것을 부탁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인터뷰를 한후 이곳저곳에서 ‘작살’이 났다”면서 “앞으로 절대 조선일보와 인터뷰는안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정운현기자
  • [대한광장] 도덕적 사회와 비도덕적 인간

    일찍이 라인홀트 니버는 도덕적 인간들의 집합이 결과적으로 비도덕적 사회에 기여한다고 분석했지만 지금 우리 사회는 도덕적 사회를 지향하던 사람들이 그들이 지향하던 그 도덕성 부재로 인해 사회로부터 지탄을 받고 도덕의최소한인 법의 심판까지 받고 있다.드러난 그들의 행태를 가지고 애초부터그들이 도덕성이 없었다고까지 속단할 필요는 없다.적어도 겉으로 나타난 그동안의 그들의 행위들로 미루어보면 지향성만큼은 남들보다 훨씬 높았다고추정된다. 그들에 대한 사회의 폭발적 분노는 한편으론 지나친 과잉 기대에 따른 실망일 것이고 또 한편으론 그들이 기성 세대에게 걸었던 싸움,특히 내용보다 방식에 대한 잠재적 분노가 한꺼번에 표출되어 집단적 반격을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또 사소한 잡담거리일 수도 있는 사건들이 일파만파로 번져가고있는 것은 모두가 비슷한 사건의 당사자가 될 수도 있다는 우려와 동시에 자기통제 기제로 사건을 보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해결해야 할 정치적,정책적 의제들이 산적해 있는데 이런 표피적 현상들에사회가 온통 떠들썩해서야 되겠냐는 비판의 소리도 들리지만 이러한 일련의현상에는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할 근본적인 문제가 숨겨져 있다.누적 반복되는 현상이라면 이는 개인의 인격을 논하기에 앞서 사회적 현상일 것이며더욱이 그 당사자들이 이성으로 마땅히 자신을 통제했어야 할 지식계층이라면 그 통제능력 결여에는 분명히 사회적 원인이 있을 것이다.그들을 철면피로 낙인찍기에는 사회 곳곳에 드러나지 않은 비슷한 우리들의 자화상이 있지 않은가? 우리 자신들이 언제 어떻게 도덕 파탄자로,범법자로 비난받을지 모르는 상황에서 마땅히 이에 대한 논의는 사회적 공론의 장에서 전개되어야한다. 이번 사건들은 세가지 점에서 불일치를 보여주고 있다.그 첫번째는 제도와문화 간의 불일치이다.민주적인 여러 제도들이 일찍이 도입되었지만 문화로,관행으로 정착하지 못한 데서 오는 파행현상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자유와평등이 겉으로는 외쳐졌지만 아직 삶의 구체적 영역에서 규범화하는 데는 이르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한다.오랜 투쟁의역사를 갖는 서구의 자유가 그냥모방 이식된 사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현상이다. 두번째는 국가 도덕성과 개인 도덕성 간의 불일치이다.그간 우리 사회는 정통성과 관련하여 국가적 도덕성이라는 거대 담론에만 매달려왔다.권력의 잔인성에 대항하여 싸우는 가운데 행태는 그대로 학습되고 목적적 정의만이 우선한 채 모든 것이 그 안에서 용해되고 관용되기를 기대하면서 인간의 얼굴없는 투사를 양산해왔다.이들 투사들에게도 이제 똑같은 기준이 적용되어야할 시점에 이른 것이다.특히 이들은 전 사회적인 계서적 구조는 건드리지 못한 채 자신들 또한 그러한 구조의 일부가 되어 인물교체에만 매달려왔다. 세번째는 여성과 남성 간의 인식의 불일치이다.사회적 약자인 여성들은 급속하게 변화하고 있는 데 반해 남성들은 아직도 반봉건 상태에 있는 인식의시차가 존재한다.남성수난시대를 운운하며,문제를 제기한 여성들의 조그만잘못이라도 찾아보려는 남성들의 태도에는 사라져가는 그들 전유시대에 대한 애착과 집단적 공모의 분위기가 있어 애처로울 정도이다. 이러한 중층적 불일치를 극복하고 간극을 메우기 위해서는 전 사회적 노력이 필요하다.서구적 제도를 우리의 문화에 잘 접합시키기 위해서 문화 충돌의 골을 메울 수 있는 실천적 교육이 요구된다.신지식의 내용은 실용적 차원을 넘어서서 사회적 인격체를 길러내는 종합적이고 심층적인 방향을 설정해야 한다.시민운동은 이제 분야별 전문화를 추구함과 동시에 사회의 중층적계서구조를 바꾸는 종합적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국가와 협력모델을 발견한다면 더욱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신설될 여성부에서는 여성특별법등 제반 법규들이 한국 문화에 자연스럽게 융합될 수 있도록 세련된 방법을 개발하고 남녀 상호간 원활한 관계 소통구조를 열어서 양성의 특화나 적대 대결구도로부터 남녀 상생의 구도로 전환시켜야 할 것이다.도덕적 사회를 지향하는 비도덕적 인간이 양산되지 않도록 구조변화에 모두가 노력해야 할 때이다. 金 明 淑 상지대 교수·정치학
  • 2001학년도 전문대 입시전형 분석

    2001학년도 전문대 입시에서는 전년도와 같이 전체 정원의 절반 이상을 특별전형에 할애,실업계 고교생 및 산업체 근로자 등의 진학 기회를 넓혔다. ◆독자기준 특별전형 142개대가 전년도보다 4.2%인 1,256명이 늘어난 3만205명을 뽑는다.전년도에는 137개대가 독자전형을 실시했다.전형기준은 기능대회 및 경연대회 입상자,학교장·교사·지방자치단체장 추천을 받은 사람,효행·모범·봉사 실적자,개근자,토익·토플 점수 우수자,가업승계자,농어촌후계자,협회에 등록된 현직 연예인 등 다양하다. ◆연계교육 이수자 우선 선발 70개대가 전문대 교육과정과 연계된 실업계 고교 졸업(예정)자 1만1,887명을 뽑는다.전년도 42개대,7,119명에 비해 크게확대됐다. 신성대는 신진공업고 등 6개교의 자동차과 등 5개과에서 200명,동양공전은동양공고 등 7개교의 기계과 등 8개 학과에서 108명을 모집한다.진주전문은532명,경북외국어테크노대는 474명,울산과학대는 434명,제주산업정보대는 312명을 선발한다. ◆전형방법 주간 147개대가 학생부와 수능성적을 합산해 일반전형으로 선발한다. 농협대·삼육의명대·전주기전여자대·신성대는 학생부·수능성적과 함께면접점수도 10∼30%를 반영한다.동아인재대는 학생부와 면접,서울예술대는학생부와 실기성적으로 전형한다.두원공과대·청강문화산업대·한림정보산업대는 수능성적을 100%,연암축산원예대·백제예술대는 학생부만 100% 활용한다. 121개교가 시행하는 야간 일반전형에서는 서울여자간호대 등 102개대가 학생부와 수능성적만으로,전주기전여대와 삼육의명대는 면접점수까지 포함시켜모집한다. 두원공과대 등 3개대는 수능성적만으로,송원대 등 11개대는 학생부만으로 뽑는다. ◆수능·학생부 반영 일반전형의 경우,대부분 전문대는 수능성적을 전형총점의 30% 이상 반영한다.국립의료원간호대는 외국어영역에서 10%,인하공전은항공운항과 등 4개과에서 50%,한국철도대는 25%의 가중치를 둔다.거제대·서해대·가톨릭상지대 등 34개 대학은 전년도 수능성적으로 지원할 수 있다. 일반전형에서 학생부의 경우 99개대는 전학년 성적을,32개대는 2학년 또는3학년 성적만을,64개대는 교과성적만을 반영한다.91개대는 교과성적과 출석상황 등을 종합해 사용한다. 박홍기기자 hkpark@
  • [승화되는 ‘5·18’정신](4)학계의 평가

    “이 땅의 자주·민주·통일된 사회로의 변혁을 위한 진보적 움직임과 사상·이론의 복원·성장은 모두 ‘광주에서 살아남은 자의 슬픔’에서 출발했거나 적어도 거기서 심대한 충격을 받은 것이다.” 이 글은,한국정치학회 주최로 오는 20일 외교안보연구원에서 열리는 학술회의 때 정대화 상지대 정치학과 교수가 발표할 예정인 논문 ‘광주항쟁과 1980년대 민주화운동’의 일부분이다.5·18민주화운동에 관한 이같은 인식은 현재 국내 정치·역사학계에서 당연하게 받아들여진다. 20년이라면 한 사건이 학문연구의 대상으로 자리잡기에 길지 않은 기간이다.그런데도 ‘1980년 5월 광주에서 열흘 동안 벌어진 일’에 대한 평가는 그동안 간단찮은 우여곡절을 겪어왔다.이는 물론 정치상황과의 연관성 때문이다. 광주를 밟고 일어선 5공화국 시절 제도권 내의 공개적인 학문연구 대상에서 ‘광주’는 철저히 제외됐다.집권 신군부세력은 “불순분자 책동으로 유발된 폭도들의 무장난동”이라고 선전하며 ‘광주사태’라는 용어로 본질을 왜곡했다.실제로 ‘광주’를겪지 않은 일반 국민으로서는 실상을 전혀 알지못하는 상태였다. 이 시기 ‘광주’는 지하에서 급진 학생운동권에 의해 연구됐다.그리고 그영향력은 알게 모르게 퍼져나가 80년대 사회과학 운동에 밑거름이 되었다(임혁백 고려대 정치학과교수). 87년 6월 항쟁은 “위대한 어머니 광주가 낳은 아들”(이름없는 한 유인물에서)이었다.이어 출범한 노태우 정권에서 ‘광주’는 “광주 학생·시민의민주화를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그 의미가 다소 격상한다. 6월 항쟁을 전후해 ‘광주’는 비로소 햇빛 아래로 나왔다.우선은 진상을알리는 다큐멘터리·증언집들이 쏟아졌고 정치·사회학 논문도 하나둘씩 선보였다.김영삼 정권에 들어서서야 한국 민주주의의 초석인 ‘5·18 민주화운동’으로 복권되었다. 90년대 들어 ‘광주’ 연구는 급류를 탄다.“광주항쟁이 전두환 정권을 비롯한 군사정권의 퇴진과 한국사회 민주화에 중심적인 역할을 했다”(정대화교수),“우리 사회가 질적으로 변화할 수 있는 역사적 계기를 제공했다”(안병욱 가톨릭대 국사학과 교수)는평가는 이제 보편적 인식이 되었다. 지난 88년 노재봉 당시 서울대 외교학과 교수가 발언해 물의를 빚은,“김대중씨가 외곽을 때리는 노련한 정치기술을 활용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것”이라는 유의 해석은 더이상 학계에 존재하지 않는다. 아울러 학계는 ‘민주화운동’이라고 하지 않고 ‘민중항쟁’이라고 정의한다.기층민중이 항쟁을 주도했다고 해석하기 때문이다(손호철 서강대 정치학과 교수). 이제 광주민중항쟁에 관해 학계가 떠안은 과제는 그 외연(外延)을 계속 확대하는 일이다.고착화한 지역대결 구도를 극복해,정치적으로 복권한 ‘광주’를 사회적으로도 해결하는 것이 그 첫째다.5·18 민주화운동을 전후해 일어난 79년의 부마항쟁,87년 6월 항쟁과의 연속성 속에서 그 역사적 위상을제대로 매김하는 일은 두번째다.또 광주항쟁의 의의를 세계사적 보편성으로자리매김하는 일은 그 마지막 과업이 될 것이다. 1980년 5월 ‘광주’는 처절하게 패배함으로써 시작했다.그러나 그곳에서민중들이 흘린 피는 씨앗이 되어 ‘한국 민주주의 실현’이라는 열매를 민족사에 선사했다. 이용원기자 ywyi@
  • [대한광장] 새로운 국민 통합의 길

    서울행 고속버스 안의 풍경이다.버스가 떠나기가 무섭게 여기저기서 젊은이들이 휴대폰을 들기 시작하더니 버스 안은 버스 밖 먼곳에 있는 사람들과의대화로 갑자기 시끄러워졌다.2시간이 채 못되는 시간 동안 수많은 전자음들의 교란이 이어졌고 드디어는 꺼지지 않는 음악벨이 모두를 괴롭혔다.누군가그것 좀 받으라고 할 만도 한데 모두들 참고 있었다. 당사자는 전화를 켜놓은 채 자고 있었다.거기엔 질서에 대한 무시와 타인에 대한 불간섭주의라는규칙이 공존하고 있을 뿐 우리라고 하는 공동체적 광장(廣場)은 찾아볼 수없었다. 현재 우리 사회는 세대간에 두 가지 위기를 동시에 경험하는 듯하다.하나는냉전세대의 이데올로기적 방황이고 또 하나는 새로운 세대의 정체성 위기이다.반공을 위시로 하여 급속한 근대화를 목표로 삼았던 전전(戰前)세대들은획일주의,강경 드라이브,비관용주의,흑백논리,줄서기 등에 익숙하다.한마디로 말하면 군사문화가 사회 곳곳에 자본과 결합하여 규칙 없는 일탈된 자본주의 구조 속에 침투해 있다.이제 탈(脫)냉전의 시대적요청 속에서 전전세대들은 그들이 만들어 놓은 이데올로기와 문화에 대한 조정 국면에 접어들고있는 것이다. 반면 탈냉전세대들은 세계적 시장질서의 소비자로서의 코스모폴리탄으로서존재한다.이들은 급속한 탈(脫)영토화를 경험하면서 집단적 기억이나 역사의식에서 이탈하려는 지극히 개인주의적인 분산적 경향을 띤다.이들은‘민족’보다 더 좋은‘하이테크’를 충성과 연대의 대상으로 삼고 있다.역사적 정체성이나 동질성이 급속히 약화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가만히 살펴보면 상반된 두 세대간에 공통점이 발견된다.하나는 획일주의요,또 하나는 급속한 확산주의 성향이다.대상과 목표가 다를 뿐 정향에 있어서는 모두 차이와 다양성이 존재하지 않는 비민주적 정향을 갖고 있다.그러한 의미에서 보면 전전세대는 탈냉전세대들에게 전수시켜야 할 내용은 전수하지 않고 고쳐야 할 행태만 답습시킨 채 비판하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위기의 순간에 남북간 화해와 협력은 정치적 의미를 넘어서서 사회구조적인 많은 문제를 동시에 극복하는 단초가 될 수있다는 생각이 든다. 냉전세대들에게 작금의 남북관계 변화는 스트레스일 수도 있겠으나 그들의사고와 행태를 근본적으로 바꿔줄 수 있는 대전환의 계기가 될 수 있으며 새로운 세대들에게는 잊혀져 가고 있는 민족적 뿌리를 찾아주고 동질성을 회복시켜 줄 수 있는 절호의 찬스이기도 하다. 이러한 대전환의 기회를 실기(失機)하지 않기 위해서 수반되어야 할 것들이있다. 무엇보다 먼저 우리 사회 내부의 뿌리깊은 냉전구조를 과감히 해체하는 것이다.그것은 정치,경제,사회,문화,교육 제 부문에 걸쳐 중층적으로 심화되어 있어서 정책적인 총체적 접근이 필요하다.각 부처간,여야간,그리고나아가서는 국가와 시민사회간에 협조체계를 구성하여 본격적으로 구체적인대책을 세워나가야 한다.그리고 그 내용은 무엇보다 민주적 규칙과 질서를확립하고 문화를 습득시키는 작업이다.다양성과 차이를 인정하며 관용의 정신을 함양시키고 올바른 시민교육을 실시해야 한다.그리고 정치 엘리트층에서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국민에게 보여줘야 한다. 그간 우리 사회는 정치지도자들의 민주성이 국민들보다 현저히 처져 있었다.민주적 질서를 뿌리내려 사회 저변에 민주적 규칙에 대한 보이지 않는 합의를 이룩할 수 있어야 비로소 국민 통합은 가능한 것이다.균열과 갈등과 경쟁만이 첨예한 사회로부터 민주적 공동체로 변화될 때 우리는 좀더 여유있는자세로 북한을 대할 수 있다. 우리의 사회 통합을 기반으로 한 남북간 화해와 협력은 그야말로 아시아 중추 국가의 비전을 실현해 볼 수 있는 계기가될 것이다. 자유민주주의를 국헌으로 삼았으면서 제대로 실천해본 적이 없는 불행한 역사를 이제 실천적으로 바로 잡아야 할 때이다.좀더 거시적인 관점에서 실행에 착수할 시점에 이른 것이다. 김명숙 상지대교수 정치학.
  • 반부패특위 ‘정치부패 어떻게’ 토론회

    지난 16대 총선 전에 제기됐다가 잦아들었던 대선거구제 필요성이 3일 다시제기됐다. 고비용 정치구조를 청산하기 위해서는 지역구 관리가 불가능한 대선거구제가 불가피하다는 취지다. 3일 반부패특별위원회(위원장 金聖南 주관으로 ‘제16대 국회,정치부패를어떻게 할 것인가’란 주제로 한국언론재단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토론회에서이정희(李政熙) 교수는 대선거구제를 골자로 한 정치부패 척결의지와 법제화 방안을 제기했다.“고비용 정치구조를 청산하기 위해서는 당내 민주화 실현,지구당 축소 또는 폐지 등 정당정치의 근본적인 탈바꿈은 물론 선거제도의 개선을 통해 정치비용을 줄여야 한다”는 요지였다. 이는 지난 16대 총선에서 불필요하고 비생산적인 정치비용이 너무 많이 소요됐다는 반성론과 무관치 않다. 이교수는 그러나 중선거구제에 대해서는 “지역구관리의 부담은 물론 선거비용 또한 줄이기는커녕 그 비용을 오히려 배가시킬 가능성이 높다”며 부정적 입장을 피력했다.나아가 지역구관리가 원천적으로 어려운 점을 대선거구제의 최대 장점으로 꼽았다. 즉 “대선구제로 의원들이 지역구 상시관리라는 부담으로부터 해방될 수 있고,선거시에도 선거구민을 상대로 한 선심공세가 불가능하게 된다”는 논리였다.이교수는 그 연장선상에서 법안심의,청원심사,정책제안 마련에 전력을다하는 정치행태가 경쟁의 주요 현안으로 부각돼 정치권에서 신선한 바람을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주장도 곁들였다. 토론회에서는 또 시민단체의 선거 감시 활동과 유권자운동을 연계하는 방안도 정치부패 타파를 위한 아이디어로 거론됐다. 한국정당정치연구소 박상병(朴庠秉) 기획실장은 주제발표를 통해 “시민단체의 감시활동이 유권자의 심판으로 나타날 수 있도록 유권자운동과 연계될수 있어야 힘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그는 이와 함께 “시민단체의 감시활동을 강화하기 위해서 시민단체의 정치참여를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법적·제도적 뒷받침이 전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4.13 총선에서 총선시민연대의 대변인으로 활약했던 상지대 정대화(鄭大和) 교수도 비슷한 시각을 나타냈다. 그는일단 “낙천·낙선 운동이 긍정적으로 평가돼야 한다”고 전제했다.다시 말해 “정치권의 독점구조를 타파하고 정치권과 시민사회가 적절한 균형을 유지함으로써 민주주의를 안정적으로 발전시키는 중요한 계기로 작용할수 있다”는 점이 그 근거였다. 그러면서도 그는 “이는 특수하고 과도기적인 것으로 결국은 유권자의 참여를 촉발하는 운동으로 대체되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구본영기자 kby7@
  • [대한광장] 작은 선별이 큰 변화를 낳는다

    그렇게도 말많던 16대 국회의원 총선일이다.이번 선거는 직업 정치가들만의 경쟁이 아닌 많은 시민운동단체들이 선거 캠페인에 참여했다는 점에서 역대 선거와는 다른 양상을 보였고 그만큼 결과에 대해서도 모두의 관심이 크다.정치권의 큰 변화를 요구하는 소리와 함께 지역구도가 타파되지 않았다느니,대안 부재라느니 등등 벌써 변화에 대한 비관적 예측이 나오고 있다.무소속이 축소되는 구도 속에서 각 정당은,특히 양당은 이번 총선을 대선가도로보고 과반수 확보를 목표로 승부에만 몰입돼 있다. 조지프 슘페터는 정치를 시장에 비유해 공급자인 정당이 제공하는 상품 가운데 소비자인 유권자가 가장 양질의 상품을 선택하면 민주주의는 잘 담보될수 있다고 주장했지만 정치시장의 독과점은 유권자의 선택 폭을 제한하고있다.특히 현재 우리나라 정치판을 냉소적으로 보는 시각도 현재의 구도로는기성 정치판을 바꿀 대안이 없다는 것이다.각 정당이 하루가 다르게 내놓는공약과 정책도 실천성을 믿을 수 없으며 졸속으로 제안된 정책을 놓고 정당간 차별성을인식한다는 것이 의미없는 일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변화를 기대할 것인가? ‘초록이 동색’‘그 밥에 그 나물’이라고 하는 냉소적 판단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다.초록이 난무하는가운데,그 밥에 그 나물 속에서도 자세히 관찰해 조그만 차이를 찾아내는 관심과 노력만 있으면 변화는 시작될 수 있다. 이제 한국에서 급격한 혁명과 쿠데타의 시절은 지나갔다.민주주의의 문턱을넘어선 것이다.어렵사리 획득한 민주주의의 시계를 정치권은 어처구니없게지역감정으로 되돌려 놓았다.정치권의 집단적인 총체적 변화를 기대할 수 없는 상황에서 이제는 위로부터 또는 아래로부터의 직접적이고 집단적 변화보다는 민주시민 각자의 민주적 태도 변화를 통해 한국의 민주주의를 심화,발전시킬 수밖에 없다.민주적 태도는 관심으로부터 출발하며 정보획득을 통한지식을 통해 굳어진다.정치권에서 내놓는 구시대적 추잡한 그물망에 걸려들지 않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먼저 이번 선거를 매번 치러지는 선거로서가 아니라 그 의의를 다시 한번 되새겨 보는것이다. 이번 선거는 새로운 세기,새로운 밀레니엄의 첫 단추를 끼우는 중요성을 갖는다.새로운 시대는 우리에게 새로운 사고를 요구하고 있다.글로벌시대의 정보화와 문화에 대한 의식과 감각,민족의 화해와 통일에 대한 의무감,세대·계층·남녀·지역간 균열을 치유하는 국민화합,전문화되고 세분화된 정책지향적 정치 등이 이 시대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다.이 과제를 담당할 대표를선출하는 일이다. 반면 우리가 버려야 할 구시대의 유제들이 있다.지역감정과 반민주적 정당운영,권위주의적 사고,연고주의,권력만능주의 등이다.1인2표제가 확립되지않은 상황에서 유권자가 할 일은 뭉뚱그려 섞여 있어 판별이 쉽지 않은 정당선택보다는 해야 할 일과 버려야 할 일 사이에서 그러한 임무수행을 조금이라도 더 잘할 인물을 세심히 가려내는 일이다.과거의 경력보다는 미래의 가능성에 더 비중을 둘 필요가 있다.또한 자신의 맘에 들든 안 들든 간에 그간의 여러 단체들이 기울여온 노력의 결과물을 흘려보내지 말고 그 속에서 귀중한 정보를 얻어내야 한다. 그동안 한국정치는 세대·계층·남녀·지역에 있어서 한쪽으로 과대 대표돼왔다.50년 만의 정권변화에 대한 기대와 새 시대에 대한 기대에도 불구하고변한 게 없다고 하는 자조는 그러한 불균형적인 과대 대표에 기인한다.이제정치의 중심에서 소외돼 왔던 주변인들이 목소리를 내야 할 때다.이번 선거는 주변인들의 적극 참여를 통해 불균형을 균형으로 바로잡는 시발점이 돼야할 것이다.그것은 주변인들의 세심한 관심과 관찰에서 시작된다.조그만 차이에 대한 인식이 큰 변화를 잉태하는 것이다. 金 明 淑상지대교수·정치학
  • 朴총리, 각계32명 초청 남북정상회담 의견 수렴

    박태준(朴泰俊)국무총리는 12일 정부의 통일고문과 사회 지도층 인사 32명을 삼청동 공관으로 초청,남북 정상회담 합의 과정과 정부의 추진 방침을 설명하고 각계의 의견을 수렴했다. 이 자리에서 통일고문과 지도층 인사들은 남북 정상회담이 신중하고 차분한분위기에서 치러질 수 있도록 정부가 노력해 달라고 당부하고 정치권도 여야를 초월해 초당적으로 협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그러나 북한에 하나를 주면 하나를 받아야 한다는 ‘상호주의’에 대해서는 참석자들의 의견이 엇갈리기도 했다. 박 총리는 인사말을 통해 “제3국이나,제3자의 관여 없이 시종일관 우리의생각에 따라 교섭해온 것이 북한 당국에 신뢰를 준 것 같다”면서 “의제와절차 등을 치밀하게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박재규(朴在圭)통일부장관이 정상회담과 관련한 정부의 기본 방침을보고하고 박지원(朴智元)문화관광부장관이 정상회담 합의과정을 설명한 뒤토론이 이어졌다. 강문규 새마을운동중앙협의회장은 “이번 합의문에 남북 기본합의서에 대한언급이 없다”면서 협의 여부를 물었다. 이에 박지원 장관은 “기본합의서와 7·4남북공동성명에 대해서도 얘기를많이 했다”면서 “북한측은 일단 합의문에 정신만 살리고 준비회담에서 논의한 뒤 정상회담에서 확정하자고 했다”고 설명했다. 김민하(金玟河)민주평통수석부의장은 “각계 각층에서 정상회담 지지 성명을 발표하면 일을 달성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민족적 문제가 정쟁에 쏠리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성림 한국예총 회장은 “남북간의 동질성을 회복하기 위해 상호 거부감이없는 공연부터 교환하면 좋을 것 같다”고 제안했고 이우정(李愚貞)평화를만드는 여성회 회장은 “남북 기본합의서를 유엔에 등록하면 좋을 것”이라는 아이디어를 냈다. 또 강원룡(姜元龍)크리스찬아카데미 이사장은 “감성적인 민족애에 호소하지 말고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면서 “여도 아니고 야도 아닌 신뢰할만한 사람들이 모여 대책을 연구하고,필요할 경우 물밑 교섭도 하기 바란다”고 범 국민기구 구성을 제안했다. 박종화 세계교회협의회 중앙위원은 “독일통일도 주변국의 도움이 컸다”면서 “우리도 남북한이 참여하는 동북아 집단안보체제 같은 것을 만들어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완상(韓完相)상지대총장은 “이산가족 상봉때 저들의 취약점이 노출되지않도록 배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하고 “남북간에 기계적인 상호주의는 적용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그러나 조영식(趙永植)일천만이산가족재회추진위원회 위원장은 “일방적으로 도와주기만 하는 것은 이산가족들이 찬성하지 않는다”면서 “상호주의를존중해달라”고 요청했다. 이경숙(李慶淑)숙명여대 총장은 “대통령 부인 이희호(李姬鎬)여사도 북한에 가느냐”고 물었고 박지원 장관은 “그 얘기는 나오지 않았으며 실무회담에서 거론되길 기대한다”고 답변했다. 이밖에 오재식 월드비전 회장은 “언론이 시나리오를 쓰듯 맘대로 보도하는것은 도움이 안된다”면서 “보도를 통제할 수 없지만 정부가 그런 입장을전해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이도운기자 dawn@
  • 특별기고/ 남북정상회담 발표를 보며

    드디어 남북 정상회담이 이뤄지나 보다.지난 대통령들이 그들의 재임기간동안 줄기차게 추진하고 싶어했던 남북정상회담은 단 한번도 성공한 적이 없었다.될 듯 하다가 실패했고,날짜까지 다 받아 놓고서도 상대방이 급서하는바람에 무산되기도 했다.이같은 거듭된 실패를 통해 우리들은 지난날의 대통령들이 남북분단을 극복하려는 참된 평화의지와 통일의지를 실제로 갖추고있지 않았음을 씁쓸하게 확인하곤 했다.속으로는 북한을 철천지 원수요,초전박살내어야 할 주적으로 확신하면서도,겉으로는 권력공고화의 수단으로 정상회담을 활용하려 했기 때문이다.한마디로 통일과 평화의 철학과 신념없이 정치적 편의주의로 정상회담을 추진했었다. 또한 지난 날 중요한 정치적 선택을 눈앞에 두고,남북관계를 악화시키는 사건을 통해 집권당은 예외없이 정치적 이득을 보았다.가장 극적인 본보기가 1987년 11월 말에 일어났던 KAL기 추락사건이었다.이 사건으로 남북관계는 더욱 얼어붙었고,냉전불신은 더욱 심화되면서,군사정권은 최대의 이익을 누리게 되었다. 하기야 이번에도 선거를 사흘 앞두고 모두를 깜짝 놀라게 하는 6월 남북정상회담이 서울과 평양에서 발표되었다.한데 하나 특이한 점이 있다.그것은남북관계 개선의 한 획을 그을 사건이기에 지난날처럼 한반도 냉전을 심화시키면서 정치적 퇴행을 촉진시켰던 사건과는 다른 것이다.이번 정상회담으로한반도의 평화가 새 천년을 맞아 큰 강물처럼 흐르게 된다면,이것이 국내 정치에 끼칠 영향 또한 나쁠 수만은 없지 않겠는가.이번 회담이 조국의 평화와국가의 민주개혁에 도움되기 위해 몇가지를 정부당국에 당부하고 싶다. 첫째,이번 정상회담 자체가 고도의 정치적 성격을 띠는 것임에도 불구하고가능한 한 정경분리의 정신에 따라,남북간 경제협력의 큰길을 닦아주길 바란다.지금 북한의 경제난은 심각하다.안보에 위협이 될 정도로 심각하기에 경제적 어려움을 민족애로 덜어주는 일이 안보에 크게 도움이 된다는 확신을갖기 바란다.지난 1998년 4월 베이징에서 열렸던 남북간 비료회담에서 무엇주고 뺨 얻어맞는 짓을 해서는 안된다는 국내의 냉전적 여론을 지나치게 의식한 나머지 기계적 상호주의를 무리하게 내세우다가,결국 회담도 실패하고,그후 오늘까지 남북관계마저 후퇴한 듯한 결과를 낳고 말았지 않았던가.이러한 잘못을 또다시 반복하지 말아야 한다. 둘째,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이번 회담을 통해 햇볕정책이 미국의 평화이행정책의 한 변종이 아님을 북한 당국에게 확인시켜야 할 것이다.즉 미국의평화이행으로 공산권이 몰락했다고 믿는 북한 당국은 햇볕정책을 일종의 간교한 흡수정책으로 오인하고 있다.햇볕정책은 남한은 그대로 두고 북한만을변질시켜 흡수하려 한다는 그쪽의 인식을 바꿔주어야 한다.민족 공영을 위해서는 남북한이 모두 변화되고 개혁되어야 함을 설득해야 한다.남북 각 체제속에 깊이 뿌리내리고 있는 온갖 고비용·저효율의 구조와 제도 및 관행과의식을 개혁해 내야만 민족공영이 가능함을 설득해야 한다.가장 비효율·고비용의 제도가 바로 냉전체제임을 반드시 양정상이 합의해야 할 것이다. 셋째,이번 정상회담의 결과로,남북간의 온갖 교류가 활성화되어야 한다.마치 우리가 추풍령을 넘어 경상도에서 충청도로 자유롭게 가듯,휴전선을 넘어남북 주민들이 자유롭게 서로 왕래할 수 있는 길을 터 놓아야 한다. 완전한정치적 통일이 되기까지는 두 체제를 서로 인정하는 가운데 민족내부의 온갖교류와 왕래가 자유롭게 활성화되어,사실상의 통일이 우리 모두의 피부에 와닿게 해야 한다. 이렇게 될 때,55년간의 민족분단사는 민족통합의 역사로 바뀔 것이고,55년간의 민족간 증오의 역사와 현실은 민족간 화해협력의 새 역사로 바뀔 것이다.도대체 지금이 어느때인가? 모든 문제를 좌·우로 보고 해결할 수 없는새 천년,새 시대가 아닌가.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두 정상은 한반도의 시계는이제 냉전시대의 시계에서 정보화 흐름을 타고 제대로 작동하는 민족화해의시계로 되돌려 놓아야 한다. 이번 정상회담이 김대통령의 적극적이고 일관성있는 대북정책으로 이뤄진 것인만큼, 회담성과도 김대통령의 적극적 평화의지로 아름답게 나타나길 바란다.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평화 지키기는 힘으로 해낼 수 있으나,평화만들기는 힘만으로 되지 않는다는진리를 존중해주기 바라며,국내의 냉전적 냄비여론에 너무 신경쓰지 말기 바란다.빌라도도당시 냄비여론에 너무 예민하게 반응하다가 지난 이천년간 가장 어리석은 결정을 내린 지도자로 경멸받게 되었음을 깊이 유념해야 할 것이다. 韓 完 相 상지대 총장
  • 특별기고/ 여자여, 권리는 찾는자에게 주어진다

    과거에 비해 보면,우리 사회 안에서도 여성문제에 대한 논의는 이제 꽤 진전을 보이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전 같았으면 상상할 수도 없었을 ‘여성할당제’ 문제가 자연스럽게 거론되고 있는 것만 보아도,여성문제는 이제 더이상 허공에 대고 힘없이 떠들어대어야 하는 무력한 주제는 아닌 것 같다.물론 이것은 전체적인 총론의 분위기이고,각론으로 들어가면,아직도 시대가 어느 때인지 모르는 시대착오적 남성 권력자들이 여전히 여성을 제2의 열등한인간 취급을 하고 있지만 말이다. 여성할당제란,사회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여성들의 사회참여를 막고 있는 구조를 물리적인 방식으로라도 개편하기 위한 제도라고 할 수 있다.사실,인간평등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고 있다면 ‘여성할당제’는 존재해야 할 이유가 없다.그러나 수천 년 동안 남성들을 중심으로 세팅되어 온 사회구조가 사회구성원들의 자발적인 변화에 의하여 바뀌리라고 기대하는 것은 무망한 바람이다.기득권을 포기한다는 것은 본질적인 자기 해체를 이룩한 극소수의 인간만이 내릴 수 있는 결정이기 때문이다. 따라서,그동안 철저하게 사회활동으로부터 소외되었던 각 분야에 여성할당제를 실시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것이다.특히 우리 사회처럼 여성문제에대한 인식이 낮은 나라에서 이 제도는 강제적인 방식으로라도 적용될 필요가 있다.총선을 앞두고 각 당에서는 여성 유권자들의 표를 의식해서인지,그럴듯한 여성관계 공약을 잔뜩 내놓았다. 그중에서도 전국구 후보 여성할당제 30%는 반드시 지키겠다고 약속해 왔다. 사실 진정한 평등을 이루기 위해서라면 당연히 50%가 되어야 마땅하겠지만,비율은 천천히 높여가기로 하고 일단 양보하기로 하자.원칙적으로 따지자면,전국구 뿐 아니라 지역구까지도 여성할당제를 실시하는 것이 바람직하겠지만,한국의 현실을 생각해 볼 때 그것은 사실 무리한 요구라고 할 수밖에 없다. 당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고 공천하라는 주문과 같기 때문이다.따라서,순차적으로 개혁을 시도해 가면서,일단 현실성있는 약속을 지키라고 요청하는수 밖에는 없을 것 같다. 그러나 전국구 국회의원 후보라면 여성할당제 30%를 지키라는 것은 전혀 무리한 요구가 아니다.각 정당이 발표한 전국구 후보 명단을 살펴보면 이 약속은 성실하게 이행되지 않았다.민주당이 그나마 30%에 육박하는 비율을 지켰을 뿐,한나라당과 자민련은 각각 17% 정도에 머물고 있을 뿐이다.그나마,당선 가능성을 염두에 둔다면,이 비율은 또다시 현저하게 떨어진다.따라서,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각 당은 눈 가리고 아웅 식으로 여성할당제를 도입했다는 비난을 면하기 어렵다.16대 국회에서도 여전히 여성 정치인은 가물에 콩나듯이 구색맞추기로 등원하게 될 모양이다. 한국은 여성정치인의 숫자가 가장 적은 나라들 중의 하나로 꼽힌다.그 자체가 우리 사회의 정신적 후진성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한 가지 예이다.그러나여성들 자신도 이러한 문제를 바꾸기 위한 적극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사실이 여성을 열악한 상태에 묶어두고 있는 또 하나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권리는 요청하는 자에게 주어진다.제 밥은 자기가 찾아 먹는 것이다.가만히 앉아서 누가 가져다 줄 때까지 기다리기만 한다면,한국 여성은 여전히 남성들이 차려놓은 밥상에다가 젓가락이나 올려놓는 부수적인 역할밖에는 할 수 없을 것이다. 한국 여성의 자질은 한번도 제대로 발휘되었던 적이 없다.한국 여성들이 억압당해온 역사는 일종의 여성잔혹사의 양상을 띠고 있다.어쩌면 그 때문에한국 여성들은 고통을 아는 자만이 알고 있는 삶의 깊이를 구현할 수 있는내적 자질을 이미 확보하고 있는지도 모른다.그 미지의 힘을 이제 밖으로 꺼내어 활용하자.썩은 남성 정치인들 대신에 신선한 여성 정치인을 대거 투입한다면,어쩌면 세계의 놀림거리가 되고 있는 한국 정치도 눈부시게 변모할수 있을지도 모른다. ◆김 정 란 상지대교수·시인
  • [대한광장] ‘왕따’ 학습사회

    얼마전 TV를 통해 방영된 중학교 교실내 ‘왕따 만들기’는 많은 사람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익히 들어 알고 있었지만 그 현장이 생생하게 녹화되었기 때문이다.학생들에게 미리 비디오 설치를 알려주었는데도 아이들은 그들의 생활 그대로를 보여주었다.‘왕따’를 당하는 아이는 그 아이의 표현을그대로 빌리자면 ‘왕처럼 따스한 마음’의 소유자이자 ‘평화파’였다.다른아이들은 모범생을 빗댄 말로 ‘범생’이라고 표현했다.이를 통해서도 알수 있듯이 ‘왕따’를 당하는 이유인즉 그가 준법주의자이거나 남의 가학적행동에 대항하지 않는 무저항주의자이기 때문이었다.더욱 놀라운 것은 가장친한 아이가 가장 많이 괴롭히고 있었다는 점이다.그 이유는 그래야만 자신이 ‘왕따’를 모면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왕따’만들기는 어느새 우리 아이들에게 사회화의 한 단면이 되어가고 있었다.사회화란 보통 사람들의 생활규범을 배우고 내재화하는 무의식적 학습과정이다.그렇다면 한국에서 사회화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한마디로그것은 영악스러워지는것을 뜻하는 것은 아닐까.탈법을 생활화하고,그러면서 법망에 걸리지 않는 것을 배워 나가는 것이 우리 사회의 학습과정일지도모른다. 목적을 위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남을 밟고서라도 뒤지지 않는 기술을습득하는 것,그리고 그 과정에서 정도(正道)를 밟는 준법주의자를 집단적으로 망신주는 것도 빠뜨리지 않는다. 그래야만 자신의 외도(外道)를 교묘히 감추고 정당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취재진과 연구팀은 녹화된 장면을 아이들에게 보여주었다.집단가해자로서자신들의 적나라한 모습을 본 아이들은 모두 고개를 떨구었다.그것은 실로가슴 아픈 장면이었다.가해자 모두가 어떤 의미에서 피해자였기 때문이다.가해자였던 그 아이들 속에 무언가 집단적 강박관념과 스트레스가 응어리져 있었던 것이다.자신들의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으로 그들은 속죄양을 만들고 있었다.한편으론 언젠가 자신도 ‘왕따’가 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갖고서.어쩌면 그들은 과잉경쟁으로 인한 준칙없는 과속주의에 멍들어 가고 있는지도모른다. 그것은 아이들 사회만의 문제는 아니다.그러한 변칙적 질서를 만들어 모방케 한 어른들의 책임이고 한국사회의 하나의 작은 모형이다.변화가 빠른 사회는 늘 ‘적자생존’의 다위니즘이 사회의 지배원리가 된다.이 과정에서 변화를 쫓아가지 못하는 사람은 열외로 도태되고 그 도태자가 능력이 모자란것이 아니라 원칙을 따랐을 때는 집단따돌림을 당하게 된다.일본의 급속한자본주의화 과정에서 무라하치부(村八分:마을의 법도를 어긴 사람을 마을사람들이 함께 따돌리는 일)의 관행이 생긴 것이나 우리의 ‘왕따’만들기나모두 사회변화와 무관하지 않다.해외에서 돌아온 우리 주재원들은 특히 우리국민들이 IMF 이후 더욱 영악스러워지고 있어 이 사회에서 살아갈 수 있을까 두렵기까지 하다고 말한다. 권위주의적 사회가 급속한 변화를 겪으면서 아도르노가 말한 극단적 사도마조히즘(Sado-Masochism)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우리의 고질적 지역감정도 그러한 사회현상의 일면일 수도 있다.많은 돈을 쓰면서 정치의 일선에나서고 있는 사람들도 준칙이 무시되는 사회에서 남보다 훨씬 큰초법적 영향력을 갖고 싶어 무모한 경쟁을 벌이는지도 모른다. 이제 우리는 영국도 회복에 8년이나 걸렸다는 IMF의 터널을 너무도 빠르게통과하는데 따른 어떤 증후군들을 돌아보아야 한다.그것은 생산적 복지라는이름하에 경쟁에서 뒤진 숨은 낙오자들을 일으켜 세워 격려하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를 내몰았던 그 경쟁의 규칙과 방향에 대한 근본적인 점검으로부터 시작해야 한다.변칙적 질서를 바로 세우고 ‘범생’을 ‘왕따’로 둔갑시키는 사회학습을 근절하는 것이 바로 우리 모두가 헤쳐나와야 할터널이다.그 터널을 통과해야 우리는 선진국의 문턱을 넘어설 수 있다. 김명숙 상지대교수 정치학.
  • [언론개혁을 말한다](1)지식인들이 나서서 ‘언론횡포’막아야

    최근 언론개혁에 대한 요구가 그 어느 때보다 높습니다.이에 본지는 언론개혁에 앞장서고 있는 각계 인사를 만나 이 운동에 동참한 계기 및 활동내용,향후 활동 방향 등을 듣는 시리즈를 마련합니다.독자여러분들의 많은 호응을부탁드립니다. “언론이 하나의 ‘거대권력’이 되고 있는 상황에서 활동하는 지식인들의끊임없는 문제제기가 필요합니다” 시인이자 문학평론가인 김정란(金正蘭·여·47) 상지대 교수가 최근 ‘수구언론과의 전쟁’을 선포했다.조선일보 등 여론을 독과점하고 있는 일부 언론의 문제점을 비판하면서 네티즌운동을 통한 언론개혁운동에 뛰어든 것.“수구언론의 가장 큰 문제점은 자기정체성을 찾지 못한채 극우 이데올로기만을강요한다는 점입니다” 여론을 독과점하고 출세지향주의를 퍼뜨리는 수구언론을 감시·비판하지 않고서 진정한 언론개혁을 이룰 수 없다는 것이다. 평범한 인문학 교수로서 언론개혁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수구언론을 비판해온 전북대 강준만 교수의 영향을 받으면서부터.그는 “강 교수의 문제제기를 일부 지식인의 공허한 외침에서 그칠 것이 아니라 대중적인 논의로 이끌어야 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언론개혁’에 있어서 지식인·문인들의 역할을 특히 강조했다. 그동안 지식인들이 펼쳐온 ‘애매한 보편주의’는 언론개혁의 해결책이 될수 없다는 것이다.그는 “생각하는 지식인들이 대중과 호흡하고 문제의식을같이 할때 언론개혁은 우리 생활속에서 이끌어낼 수 있다”고 제안했다. 지난 1월 네티즌들의 ‘조선일보 바로알리기’ 모임인 ‘우리모두’(urimodu.com)의 활동에 뛰어든 김 교수는 “사이버 공간에서 비판하고 끝낼 것이아니라 개혁의 현실적 실천을 위해 고민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미경기자
  • [집중취재] 젊은 유권자운동

    총선 열기가 달아오르면서 젊은 유권자들을 투표에 참여토록 하려는 대학,시민단체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전체 유권자의 절반이 넘는 20·30대의 선거참여는 총선판도를 결정하는 주요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상대적으로 지역 감정이 적고 진취적인 젊은 유권자들이 지역정치,금권선거 등 구태(舊態)에 물든 정치인들을 몰아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수 있다는 분석이다. *활동실태. 97년 대선 당시 20∼24세의 투표율은 66.4%,25∼29세 투표율은 69.9%로 전체 평균 80.7%보다 훨씬 낮았다. 지난 15대 총선에서 20·30대 유권자가 전체 유권자중에서 차지하는 비율은55.8%에 달했다. 이번 총선의 경우는 그 비율이 더 높아질 것 같다.지난해말현재 주민등록상 20·30대 인구는 모두 1,736만여명.20·30대 인구가 1%만더 투표를 해도 17만표 이상이 움직인다.접전 지역에서는 수백∼수천표 차이로 당락이 좌우되기 때문에 젊은 유권자의 힘은 그만큼 위력적이다. 성공회대 조희연 교수는 “불신의 정치가 재생산되는 것을 막을 수 있는세력은 젊은 유권자들”이라면서 “과거와 달리 젊은 유권자들이 선거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어 선거혁명의 기대를 갖게한다”고 밝혔다. 지난 12일 서울대,이화여대,건국대,전북대 등 전국 60개 대학이 참여한 가운데 발족한 ‘2000년 대학생 유권자 운동본부’(본부장 金素烈)는 대학생의투표율을 높여 부패 무능 정치인과 지역감정 조장 정치인을 청산하겠다고 밝혔다. 운동본부는 투표율을 높이기 위해 대학별·단과대별·동아리별로 총선참여를 선언하는 릴레이 선언운동,부패·무능 정치인 추방을 위한 버튼달기 운동등을 전개하고 있다. 학교별로 전자우편(E-mail)을 이용해 2,000∼3,000명의학생을 모집,최소 12만표 이상을 조직한다는 계획이다. 운동본부 강훈식(姜勳植)집행위원장은“정치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기에 앞서 유권자의 권리이자 의무인 투표권을 행사하자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24개 신학대학으로 구성된 ‘기독대학생총연합 4·13총선대책위원회’도 대학생들의 투표 참여를 독려하고 있고 강원도 원주의 상지대는 학생 80%가 타지역에 주소를 두고 있는 특수성을 감안,학생·교직원·교수를 상대로 ‘주소지 변경 운동’을 펼치고 있다. 또 13개 대학원 총학생회로 구성된‘한국대학원대표자협의회’도 이번 총선에서 교육관련법의 개정을 요구하고 이에 반대하는 정당과 후보에 대해서는반대 의사를 분명히 하겠다고 나섰다. 연세대,고려대 등 30여개 대학이 참여한 ‘대학생 총선 투쟁본부’는 청년진보당과 연계,서울 마포갑과 관악을에 2명의 ‘교육 후보’를 내고 무상교육,민간주도의 교육위원회 건설 등을 주요 공약으로 선거운동을 펼치고 있다. 총선연대는 낙천·낙선운동의 열매를 거두기 위해 젊은 유권자들의 참여를독려하고 있다. 지난 12일 발족된 ‘총선연대 청년유권자 100만인 행동’(공동집행위원장金在容)은 젊은층의 표를 모아 부패·무능·지역감정 조장 정치인을 심판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유권자행동’은 30대 직장인을 주요 대상으로사업을 펴면서 사안별로 ‘2000년 대학생 유권자 운동본부’와 협력해 나갈방침이다. 유권자행동은 직장,대학,노조,종교 및 여성단체 등 부문별·지역별 조직을동원,총선 참여를 다짐하는 ‘젊은 유권자 100만명 서약운동’도 펼치고 있다.또 지역구별로 ‘유권자 1,000인 모임’을 만들어 선거참여 캠페인을 벌여나갈 예정이다. 총선연대 박원순(朴元淳)상임집행위원장은 “총선에 대한 학생들의 운동은단순히 문제를 제기하는 차원이 아니라 학생들 자신이 유권자이기도 하기 때문에 선거를 변화시키는 데 상당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그는 “대학생들이 정치에 대한 무관심을 극복하면 부모등 가족에 대한 설득력도 갖게돼 파급효과가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택동 류길상기자 taecks@. * “정치인 탓하기전에 바른 투표를”. “유권자로서의 의무인 투표권행사도 하지 않고 정치권만 질타해서는 곤란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난 12일 발족한 ‘2000총선 대학생유권자 운동본부’집행위원장을 맡고있는 강훈식(姜勳植·26·건국대 4년)씨는 색깔론,지역감정 등으로 얼룩진현 선거판을 바꾸기 위해서는 젊은이들이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총선시민연대의 낙천·낙선운동이 세(勢)를 얻어 가면서 ‘선거혁명’을 꿈꾸기도 했지만 정작 총선이 임박했음에도 정치권이 아직 구태를 벗지 못하고 있다고 판단, 대학생 유권자 운동을 시작하게 됐다. 그는 “N세대의 운동방식은 과거와 다른 네트워크를 통한 운동”이라고 말했다.강씨가 추진하고 있는 유권자 운동은 전국 60여개 대학에 최소 12만명의 이메일회원을 모집,이들에게 수시로 정치관련 뉴스를 이메일로 전해 준다는 것.학생들의 정치에 대한 관심을 높여 50%대에 머물고 있는 20대 유권자의 투표율을 7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각오다. 이를 위해 각 대학 구내에 ‘부재자 투표 용지’를 비치하는 등 학생들에게투표편의를 제공하는 각종 방안을 마련중이다. 홈페이지(www.poweruniv.or.kr)의 게시판도 정치토론의 장이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운동본부는 또 총선연대의 ‘네거티브 전략’이 가지는 한계를 넘기위해 교수,교직원,학생 등 학내 100인 유권자위원회를 열어 ‘대학의 기준으로 본낙선 대상자’를 선정할 예정이다.더 나아가 뜻을 같이하는 후보에 대한 당선운동도 고려중이다. “선거가 끝나면 회원 중 1,000여명의 정예요원을 선발해 4년동안 당선자의의정감시활동을 벌일 예정입니다” 낙선명단에 오른 모든 정치인이 탈락한다면 만족스럽겠지만 한번에 모든 것이 이루어질 것이라곤 기대하진 않는다.강씨는 “16대 총선의 경험이 내년지방자치 선거에서는 좀더 발전된 모습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류길상기자 ukelvin@. * 대학생 부재자 '투표장 보내기' 고심. 중앙선관위와 각 대학,그리고 시민단체들은 젊은 유권자들의 부재자 투표율을 높이기 위한 각종 아이디어를 짜내고 있다. 역대 선거에서 부재자 투표 신고인은 전체 유권자의 2∼3%선인 75만여명으로 군인·경찰이 80%이상,선거관리 종사자가 12∼13%,대학생이 4% 정도를 차지했다.그러나 그동안 ‘부재자 신고도 하지 않고 투표도 하지 않은’ 대학생 부재자 수가 70만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돼 이들이 이번 선거에서 얼마나투표에 참여하느냐가 후보자들의 당락에 결정적인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선거의 부재자 신고기간은 오는 22일∼26일까지로 읍·면·동사무소에비치된 신고서나 행정자치부 홈페이지(http://www.mogaha.go.kr)의 ‘부재자 신고 서식’을 출력,26일 오후 6시까지 신고하면 된다.부재자 신고 대상자는 선거인명부 작성일 기준으로 주민등록상 주소지에 거주하지 않는 자로선거일까지 돌아오지 못하는 사람이다. 선관위측은 역대 선거에서 각 선거구당 100명도 되지 않았던 대학생 부재자들을 위해 학내 부재자 투표소를 설치하는 것은 사실상 힘들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하지만 26일 부재자 신고 마감결과 대학생 부재자 신고율이 크게높아진다면 설치를 고려할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각 대학들도 부재자 투표의 중요성을 인식,전체 학생의 50%이상을 차지하는부재자들의 적극적인 투표참여를 권유하고 있다.지난 12일 서울대, 고려대등 전국 60개 대학이 연합해 만든 ‘대학생 유권자 운동본부’와 ‘대학생총선 투쟁본부’ 등 학생 단체들은 이메일(E-mail)을 통한 후보 알리기와 투표참여 권유운동,학내 부재자 신고서 비치와 투표소 설치등 대학생들의 부재자 신고와 투표 활성화를 위한 유권자 운동을 펼치고 있다. 결국 대학생들이 올바른 유권자 의식을 갖고 선거에 얼마나 적극적으로 참여하느냐가 ‘부재자 투표 변수’의 열쇠가 될 전망이다. 이상록기자 myzodan@. *대학생 주소지 이전운동 새변수로. “우리 손으로 우리 지역 후보를 뽑자”. 4월 총선을 앞두고 대학생들이 ‘주소지이전 운동’을 펴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강원도 원주에 있는 상지대는 ‘4,130명의 힘으로’라는 슬로건을 걸고 지난 14일부터 타지역 출신 재학생들의 주소를 원주로 옮기고 있다.현재까지단과대 학생회장 등 상당수가 주소지 이전을 마쳤다.‘상지대 유권자 운동본부’는 전체 재학생 6,100여명 가운데 80%정도가 타지역 출신이라는 특수성을 감안,학생들이 원주시민이라는 의식을 갖고 투표에 참가하길 요청하고 있다.학교측에서도 통학버스를 지원,학생들의 이동편의를 돕고 있어 점점 활기를 띠어 간다. 이들은 또 인근 연세대 원주캠퍼스,영서대 등과 연대해 20일 ‘원주지역 유권자운동본부’를 발족한다.원주지역 유권자의 5%정도인 8,000여 타지 학생들 중 절반만 주소지를 옮겨도 당락의 새로운 변수가 될 수 있다.운동본부의우미정(禹美貞·24)씨는 “교수, 교직원들도 운동에 동참하기로 했다”면서“낙선운동,선거감시활동으로 승화시키겠다”고 말했다. 충남대 총선운동본부도 타지역 출신 재학생들을 상대로 주민등록 이전운동을 벌이고 있다.교내에 주민등록 이전에 동참하자는 내용의 대자보를 붙이고운동의 취지를 설명하는 유인물 배포,‘만남의 자리’등을 통해 학생들의 호응을 이끌어 내고 있다.2만여명의 충남대생 가운데 학교 주변 유성구 일대에 살고 있는 타지역 출신 학생은 6,000여명.호서대 등 다른 대학들도 동참을 고려하고 있어 대전지역 유권자 수가 상당부분 늘어날 전망이다. 류길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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