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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무상급식 새달초 결론날 듯

    서울지역 초등학교의 무상급식 대상 범위를 두고 서울시와 서울시의회, 서울시교육청이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28일 서울시와 시의회 등에 따르면 강철원 시 정무조정실장과 시의회 김종욱 의원, 박상주 교육감 비서실장 등이 최근 만나 무상급에 대해 논의했지만 대상 범위를 두고 의견 접근을 이루지 못했다. 시의회는 시의 예산지원이 없더라도 내년부터 교육청이 각 자치구와 함께 초등학교 1~3학년을 대상으로 무상급식을 추진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시의 지원이 있다면 초등학교 4학년까지 대상을 확대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시의 한 관계자는 “교육청이 다른 예산을 삭감해 3개 학년에 무상급식을 하는 것은 무리”라고 말했다. 시는 논의 과정에서 초등학교 1~2학년을 상대로 우선 실시하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진다. 3개 기관은 다음주 초 곽노현 교육감이 해외 출장에서 귀국하는 대로 서울시교육행정협의회를 열어 최종방안을 결정할 예정이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경찰서 앞 불법 주·정차도 바로 해결”

    지난 7월 1일 오후 서초구청 5층 직소민원실엔 전화 한통이 걸려 왔다. 신종섭(48·관악구 신림동)씨가 “3년 넘도록 지켜봤는데 서초경찰서 앞에 불법 주·정차 차량이 많으니 하루빨리 해결해야 한다.”고 점잖게 따졌다. 서초구가 구청장 취임 첫날부터 집무실에 마련한 직소민원실 개설 111일을 맞아 27일 실태를 분석한 자료를 내 눈길을 끈다. 총 227건 가운데 주차·교통 56건(24.7%), 도로·공원 45건(19.8%), 건축·주택 38건(16.7%), 위생보건사회 25건(11%), 도시계획 19건(8.4%) 순으로 많았다. 도로·공원 민원이 많았던 까닭은 지난달 한반도를 할퀴고 지나간 제7호 태풍 ‘곤파스’ 등 악천후 탓이었다. 서초경찰서 앞 주·정차 민원과 관련, 구는 접수 직후 현장을 확인하고 7월 9일 주차관리과에 통보한 뒤 13일 신씨와 다시 통화해 처리 일정을 알렸다. 이튿날 경찰서 교통과에 협조를 요청해 고칠 수 있게끔 조치한 뒤 8월 중순 인도에 볼라드를 설치해 깔끔하게 마무리했다. 신씨는 “한달에 몇 차례씩 지하철 2호선 서초역~국립 중앙도서관 길을 다닌다.”며 “이전엔 경찰서에 항의하면 단속권이 구청에 있다고 맞서고, 구청에 얘기하면 상주할 수 없는 일인 데다 인근 검찰청 등을 이용하라고 안내해도 지키지 않는다는 말만 되풀이했다.”고 덧붙였다. 따라서 불법 주·정차 차량 사이로 50㎝~1m뿐인 길을 아슬아슬하게 걸어다녀야 했다. 구청장을 직접 면담해 개선을 요구한 민원인도 127명이나 됐다. 진익철 서초구청장은 취임 다음날 반포4동 서래마을 주택가 한가운데 음식점 건축현장 소음을 호소한 주민 3명이 찾아와 만난 것을 비롯해 직접 대면 민원이 10건이나 됐다. 진 구청장은 “진짜 주민들 편에서 머슴 노릇을 해야 민선5기 패러다임에 걸맞다.”면서 “언젠가 결손가정을 방문했더니 ‘관심을 가져주는 것만으로도 고맙다’며 눈물을 보이기에 코끝까지 찡해지더라.”고 설명했다. 경수호 직소민원팀장은 그러나 “때로는 고성방가, 욕설, 위협 등 악질 민원도 있다.”면서 “이들의 민원은 경청하되 악의적인 민원에 대해서는 법적 조치를 밟는 경우도 있다.”며 고충을 털어놓았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상주 자전거박물관 완공

    상주 자전거박물관 완공

    국내·외 자전거의 역사를 한눈에 들여다볼 수 있는 박물관이 경북 상주에서 문을 열었다. 상주시는 도남동 경천대 인근에 자전거박물관을 건립, 27일 개관식을 열었다. 총 97억원이 투입돼 지하1층, 지상2층 규모로 건립된 자전거박물관은 폐교를 활용해 사용하던 낡고 협소한 전국 최초의 도남동 자전거박물관을 확장 이전한 것이다. 지하에는 방문객들이 자전거를 빌려 탈 수 있는 체험형자전거 130대가 비치돼 있으며, 지상 1, 2층에는 세계 최초의 자전거 모형 및 실물 60여점을 구경할 수 있는 기획 및 상설 전시실, 4D 영상관, 농특산품 홍보장, 다목적홀 등이 있다. 박물관 인근 낙동강을 따라 자전거길 28.3㎞도 조성됐다. 시는 낙동강프로젝트의 첫 사업으로 도남동 자전거박물관을 완공한 데 이어 앞으로 인근에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과 역사문화생태체험특화단지 등도 조성해 관광벨트화할 방침이다. 성백영 상주시장은 “국내 자전거 도시의 대명사인 상주에서 전국 유일의 자전거박물관이 새롭게 확장·이전하는 것은 의미가 크다.”면서 “녹색성장 시대를 맞아 자전거박물관은 새로운 관심을 모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상주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2010년 한국사회 자화상

    우리나라의 20대 10명 가운데 6명은 남녀가 결혼하지 않더라도 함께 살 수 있다고 생각했다. 15~18세 청소년은 공부(38.6%) 다음으로 직업(22.9%)에 대한 고민이 컸다. 20세 이상 남자의 흡연율은 처음으로 50% 아래로 떨어졌다. 통계청은 26일 이런 내용을 담은 2010년 사회조사(가족·교육·보건·안전·환경 부문)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 5월 전국 1만 7000표본가구에 상주하는 만 15세 이상 가구원 3만 7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15세 이상 인구 중 ‘남녀가 결혼하지 않더라도 함께 살 수 있다’는 답변은 40.5%에 이르렀다. 성별로는 남자가 44.6%로 여자(36.6%)보다 높았다. 연령별로는 20대가 59.3%로 가장 높았다. ‘결혼을 하지 않고도 자녀를 가질수 있다’는 응답은 20.6%로 나타났다. 남자가 20.6%로 여자(18.4%)보다 높게 나타났다. 결혼에 대해서는 64.7%가 ‘해야 한다’고 답했다. 2006년(67.7%)보다는 소폭 낮아졌다. 반면 ‘이혼해서는 안 된다’고 답한 비율은 2006년 29.4%에서 올해 33.4%로 높아졌다. 청소년(15~18세)의 가장 큰 고민은 공부(38.6%)와 직업(22.9%), 외모(12.7%) 순으로 나타났다. 2002년 조사에서는 공부(39.8%)와 외모(19.7%)가 1, 2위를 차지했고 직업에 대한 고민은 6.9%에 그쳤던 것을 감안하면 청년실업이 갈수록 심각해지면서 청소년의 직업에 대한 고민이 깊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부모의 노후생계를 가족이 돌봐야 한다는 응답은 36%로 2002년(70.7%)의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반면 가족과 정부·사회가 공동으로 책임져야 한다는 응답은 2002년 18.2%에서 올해 47.4%로 급증했다. 올해 남자 흡연율은 47.3%로 처음으로 50% 아래로 내려갔다. 남자 흡연율은 1989년 75.4%, 1995년 73.0%, 1999년 67.8%, 2006년 52.2%였다. 20세 이상 인구 가운데 담배를 피우는 비율은 24.7%로 2008년에 비해 1.6%포인트가 줄었다. 흡연자 가운데 지난 1년 동안 금연을 시도했던 비율은 무려 45.5%였다. 금연이 어려운 이유로는 ‘스트레스 때문’(49.6%)이란 답이 가장 많았다. 30세 이상 학부모 가운데 자녀의 유학을 원하는 응답자는 58.9%로 2008년 48.3%보다 10.6%포인트가 늘었다. 하지만 초등학교 때 유학을 원한다는 비중은 7.8%로 2008년(12.3%)보다 감소해 조기유학 열풍은 다소 식은 것으로 조사됐다. 올 1학기에 등록금을 어떻게 마련했는지 조사한 결과, 대학생의 70.5%는 가족의 도움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직접 대출’(14.3%), ’스스로 벌어서’(8.6%), ‘장학금’(6.5%)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서울시 ‘父子가정’ 공동주택 만든다

    서울시가 저소득 ‘싱글대디’ 가족을 위한 공동주택을 마련해 주목받고 있다. 시는 저소득 부자(父子) 가정의 자립을 돕기 위해 12월 초부터 시범적으로 강서구 화곡동에 ‘부자 공동생활 시설’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25일 밝혔다. 지하 1층·지상 3층, 총면적 510.45㎡ 규모의 SH공사 임대주택 한 동을 빌려 건물 전체를 부자가정을 위한 생활공간으로 꾸미는 것이다. 현재 시는 ‘싱글맘’을 위한 시설 18곳(일시보호시설 2곳 포함)을 운영하고 있으나 부자 가정만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공동생활시설은 전무하다. 전국적으로도 인천 1곳밖에 없는 실정이다. 지하 1층 1가구와 1·2층 각각 2가구씩 모두 5가구가 입주해 생활하며 3층은 공동 식당과 옥탑 공부방, 지하층 일부는 사무실, 상담실, 프로그램실, 공동 생활주거공간으로 조성된다. 입주 대상은 아버지와 18세 이하 자녀로 구성되면서 소득인정액이 최저생계비 기준 130% 이하인 저소득 가정 가운데 심사를 거쳐 선정한다. 선정되면 2년간 입주해 생활하게 되며 1년 연장이 가능하다. 주택 임대료와 공동급식비(저녁 한 끼) 등이 전액 무료다. ‘싱글대디’가 일터에 나가는 동안 자녀를 돌보는 직원이 상주한다. 시는 1년에 시설운영·인건비를 포함, 1억 1000만원 정도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지역 의료기관 및 복지단체와 연계해 자녀들을 대상으로 상담 및 심리치료 프로그램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다음달 ‘한부모 가정’ 관련 시설 운영 실적이 있는 사회복지법인·비영리법인의 신청을 받아 위탁운영 기관을 선정한다. 이방일 저출산대책담당관은 “이번 시범 사업의 성과가 좋으면 점차 시설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 황장엽 수양딸 “부의금, 장례비도 안돼”

    소문으로 나돌던 고(故) 황장엽 전 조선 노동당 비서의 ‘거액 재산설’은 사실무근이며, 억대의 부의금은 오히려 적자를 기록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황 전 비서의 수양딸이자 상주인 김숙향(68)씨는 25일 서울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장례 관련 비용이 예상보다 많이 지출돼 부의금 일부를 탈북자 지원 등 북한 민주화 사업에 쓰려던 계획은 실행하지 못하게 됐다.”고 밝혔다. 김씨는 “방명록에 기재된 인원만 7000여명에 이를 정도로 조문객이 많아 음식 준비 및 장례 비용에 많은 돈이 쓰였다.”면서 “언론 광고, 운구비 등이 많이 나와 장례비용을 충당하기에 다소 모자랐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조문객들이 낸 부의금의 정확한 액수는 알려지지 않았다. 그는 또 “(황 전 비서와) 함께 살지는 않아서 구체적인 재산 규모는 아직 파악하지 못했지만, 몇천만원도 안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김씨는 지난 10일 황 전 비서의 별세 이후 아직까지도 근거 없는 소문으로 힘든 나날을 견디고 있다고 심경을 전했다. 탈북 관련 단체 가운데 황 전 비서의 현충원 안장 이후 ‘묘역을 훼손하겠다.’ ‘수양딸인 김씨를 가만두지 않겠다.’는 협박과 항의 전화가 끊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직접 협박 전화를 받지는 않았지만, 실체도 없는 어르신의 결혼설 등 갖은 루머만으로도 마음고생이 심하다.”고 답답한 마음을 내비쳤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경북 지자체 폐비닐 수거 보상 ‘5배 차’

    경북 지자체 폐비닐 수거 보상 ‘5배 차’

    지방자치단체들이 자연경관 보전과 환경오염 예방을 위해 농가 등에 지원하는 ‘영농 폐비닐 수거 보상금’이 천차만별이어서 지원 기준을 일원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24일 경북도 등에 따르면 지자체들은 주민 또는 환경 미화원 등이 농촌 들녘에 버려져 있는 영농 폐비닐을 수거해 마을별 간이 집하장을 통해 수집 처리할 경우 자체 조례 또는 지침에 따라 일정액의 수거 보상금을 지급하고 있다. 매 분기별로 지급되는 수거 보상금은 주로 마을 공공복지 자금 또는 발전기금, 환경 미화원 복지기금으로 사용되고 있다. 경북은 올해 22개(울릉군 제외) 시·군이 이 사업을 벌이고 있다. 사업비는 도비 3억과 시·군비 22억 6950만원 등 모두 25억 6950만원이다. 하지만 시·군별 폐비닐 수거 보상금은 들쭉날쭉하다. 청송군은 주민 등이 농경지에서 폐비닐을 수거해 집하장을 통해 처리하면 ㎏당 200원을 주고 있다. 도내에서 보상금이 가장 많다. 군은 올해 들어 지난달 말까지 1억 2360만원의 보상금을 지원했다. 반면 울진군은 ㎏당 150원을, 포항·안동·경주시와 의성·군위·청도군 등은 100원을 지원한다. 최근 9개월간 폐비닐 1293t이 수거된 상주시는 ㎏당 70원, 포도 주산지로 폐비닐 발생량이 많은 김천시는 보상금이 도내에서 가장 적은 40원이다. 영주시와 고령·성주군 등은 폐비닐 수거 등급 보상제를 도입, 시행하고 있다. 폐비닐 상태에 따라 ㎏당 100원·30원, 100원·60원·30원, 80원·60원 등이다. 이처럼 시·군마다 영농 폐비닐 수거 보상금이 다른 것은 폐비닐 처리에 대한 자치단체들의 인식에 큰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지난해까지 일선 지자체에 지원하던 폐비닐 수거 국비 지원을 올해부터 전면 중단했다. 도내 지자체들은 지난해 폐비닐 수거와 관련한 국비 3억 2400만원을 지원받았다. 이에 따라 폐비닐 수거 보상금이 많은 지자체의 주민 등은 수거에 적극적인 반면 그렇치 않은 지자체들은 폐비닐을 무단 방치 또는 소각하거나 매립하는 사례가 많아 환경오염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로 인한 민원 또한 잦다. 경북은 지난해 3만 5000t의 영농 폐비닐이 발생했으나 이 중 8000t 정도가 수거되지 않은 채 방치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 같은 실정은 전국이 비슷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북도와 시·군 관계자들은 “국가에서 일률적으로 수집 보상금을 지급하는 정책 개발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도 관계자는 “수년 전에 책정된 수거 보상 단가를 현실화해 수거율을 높이도록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대구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2집 낸 하이미스터메모리

    2집 낸 하이미스터메모리

    “노래 때문에 제 삶이 달라졌는데. 제 노래가 누군가의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한때 통기타로 대표되던 포크 음악이 국내 음악 시장에서 변방으로 밀려난 지 오래다. 하지만 모던, 네오, 누포크 등 그 명칭이 무엇이든 언제부터인가 서울 홍대 앞 언더그라운드 무대에 새로운 포크 바람이 일고 있다. 국내 포크의 명맥을 이어가는 것은 물론 수잔 베가, 앨리엇 스미스, 제이슨 므라즈, 잭 존슨 등 해외 네오 포크 뮤지션의 영향을 받아 깊이도 더욱 깊어졌다. 언더그라운드의 3대 목소리로 꼽히는 하이미스터메모리(35·본명 박기혁)가 새 앨범을 내놨다. 고(故) 김현식, 유재하, 김광석의 감성을 잇고 있다는 평을 듣는 이다. 2집 ‘내가 여기 있어요’다. 예명에서 따온 첫 앨범 ‘안녕, 기억씨’(하이, Mr. 메모리)를 낸 지 3년 8개월 만이다. 전작이 일기장에 내면의 이야기를 담는 형식이었다면, 이번 앨범에선 바깥으로 눈을 돌린다. 사람들에 대한 기억, 관계에 얽힌 기억을 노래한다. 소설에서 영감을 얻어 외모 지상주의를 꼬집기도 하고 위안부 할머니를 노래하기도 한다. “사람들이 이따금 사랑 낙서도 하잖아요. 사랑이 깨져 세월은 흘러가도 낙서는 남아 있죠. 그런 낙서가 조용히 말을 해요. 내가 여기 있다고. 우리가 주변에서 쉽게 지나치는 존재들을 따뜻한 시각으로 봐줬으면, 그리고 기억했으면 하는 바람이 담겨 있습니다.” 기본 바탕은 네오 포크이나, 그 안에서만 맴돌지 않고 재즈, 록, 블루스, 펑키 등 다양한 장르를 풀어 놓는다는 게 하이미스터메모리의 설명. 록 밴드 갤럭시익스프레스의 보컬 박종현, 모던 가야금 연주자 정민아를 비롯해 옥상달빛,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 김마스타 등 포크 쪽 싱어송라이터들이 대거 참여해 앨범의 감수성이 더욱 풍부해졌다. “한 장르를 고집하지는 않아요.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이야기입니다. 하고 싶은 이야기가 무엇인지에 따라 거기에 걸맞은 장르를 선택하곤 하지요. 멜로디를 쓰는 시간보다 어떤 이야기를 할지 고민하는 시간이 더 많아요.” 중학교 2학년 때 허영만의 만화 ‘고독한 기타맨’을 보고는 어머니를 졸라서 곧바로 기타를 샀다. 그때부터 자신의 기억과 감정을 디딤돌 삼아 습작을 하곤 했다. 하지만 빼어나게 노래를 잘 부르거나, 손가락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기타 연주를 잘하는 건 아니어서 음악을 업으로 삼겠다는 생각은 없었다고. 문예창작과를 다녔고, 한때 연극배우 생활을 했다. 호구지책으로 좌판을 깔고 머리핀을 팔기도 했다. 본격적으로 음악의 길에 접어든 것은 1999년 제대 뒤. 무대는 특별히 없었다. 무작정 거리에서 심장병 어린이 돕기 공연을 이어갔다. 그리고 신경림, 신경숙, 은희경 등 문인들과의 북콘서트, 네오 포크 계열 뮤지션들과의 기획 콘서트 등 우직하게 라이브를 이어 왔다. 음악하는 외국인 친구가 ‘기혁’을 제대로 발음하지 못하고 자꾸 ‘기억’(메모리)이라고 불렀고, 농담 삼아 하던 인사말이 예명이 됐다는 하이미스터메모리. “진정성 있는 음악으로 대중들에게 다가가고 싶다.”며 눈을 빛낸다. 글 사진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인종·민족별 미인형 합성해 보니…

    인종·민족별 미인형 합성해 보니…

    ‘화사한 피부톤, 선한 눈매에 갸름한 입술, 길게 뻗은 눈썹, 약간 동그란 얼굴’이 한국인이 가장 예쁘다고 말하는 미인형인 것으로 확인됐다. 마치 배우 ‘김태희’와 많이 닮았다. 그렇다면 인종이 다른 외국인들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미인은 어떤 모습일까. 경기 일산백병원 성형외과 이승철 교수는 ‘흑인·코카시안·중국인·일본인 여성의 매력적인 얼굴(Attractive Composite Faces)’이라는 논문을 국제학술지인 ‘미용성형외과학지’ 최신호에 발표했다고 24일 밝혔다. 인종별 매력적인 얼굴은 인종과 민족별 얼굴의 다양성을 고려해 해당 국가의 유명 연예인의 얼굴을 합성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졌다. 이 교수가 발표한 합성사진 가운데 한·중·일을 비교하면 중국 미인의 턱이 가장 갸름하고 눈매가 뚜렷했으며 광대도 좁은 편이었다. 중국 배우 비비안 수, 공리, 탕웨이 등과 닮아 보인다. 일본 미인의 경우 상대적으로 얼굴이 길었으며 눈꺼풀이 눈과 비교적 떨어져 있었다. 또 피부톤이 약간 어두웠으며 좁은 턱, 도톰한 뺨을 가지고 있었다. 일본가수 아무로 나미에와 배우 사와지리 에리카, 아오이 유우 등과 비슷해 보인다. 백인을 대표하는 ‘코카시안’ 미인 여성은 다소 남성적인 얼굴을 보이면서 눈이 가늘고 눈매가 날카로우며 사각형의 턱, 돌출한 광대, 두꺼운 입술이 특징이었다. 영국 배우 캐서린 제타 존스가 떠오르는 얼굴이다. 매력적인 흑인 여성은 비교적 작은 얼굴, 날카로운 눈과 얇은 입술, 좁은 코와 갸름한 턱을 가지고 있었다. 미국가수 비욘세가 닮은꼴이다. 이 교수는 “그동안 황금비율을 이용했던 일률적인 미인형 분석은 부정확했다.”면서 “이번 연구는 인종, 민족별 다양성을 고려했기 때문에 인종별 미인형의 새로운 미학적 선호도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판적인 견해도 있다. “성형수술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한 것 아니냐.”는 시각이 바로 그것. 한 시민은 “인종별 최고의 외모를 제시해 외모에서도 획일주의가 조장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또 전 세계를 ‘외모 지상주의’가 지배하는 지구촌으로 흐르게 할 우려가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인생역전·비주류에 보내는 찬사

    인생역전·비주류에 보내는 찬사

    결국 영광의 주인공은 허각(25)에게 돌아갔다. 현금 2억원, 부상으로 주어지는 자동차, 여기에 초호화 제작진들과 함께하는 앨범 제작의 기회까지 움켜쥐게 됐다. 물론 ‘134만대1’이라는 엄청난 경쟁률의 최종 승자라는 자부심이 가장 크다. 케이블 채널 엠넷(mnet)의 대국민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 K’ 시즌2는 이렇게 허각의 우승으로 대단원의 막이 내렸다. ●이변에 가까웠던 우승 허각의 우승은 이변에 가까웠다. 애초 결승은 장재인(19)과 존박(22)의 대결로 점쳐졌던 까닭이다. 허각조차도 “결승에 오를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거의 체념한 상태였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준결승 무대에서 그의 열정적인 무대는 시청자들을 사로잡았고, 대국민 문자 투표에서 장재인과 존박을 압도하며 우세승을 거뒀다. 슈퍼스타K는 휴대전화 문자투표(60%)와 심사위원 평가(30%), 사전 인터넷 투표(10%)로 우열을 가렸다. 허각은 이 기세를 몰아 결승 당일 사전 인터넷 투표에서도 존박과의 차이를 크게 벌렸다. 4만 2022표로 3만 2139표였던 존박을 1만여표 앞섰다. 장재인 표가 대거 몰렸던 게 컸다. 자유곡으로 김태우의 ‘사랑비’를 부른 허각은 심사위원 점수와 대국민 문자 투표에서 크게 앞서며 승리를 굳혔다. 최종 결과는 허각 988점, 존박 596점이었다. 허각의 강점은 단연 빼어난 노래솜씨다. 행사 가수로 실력을 다져왔던 허각은 심사위원 이승철(가수)로부터 “타고난 목소리다.”라는 극찬을 들었다. 인생 역전 이야기도 인상을 남겼다. 어릴적 어머니와의 이별, 환풍기 수리공으로 어렵사리 살아왔던 삶, 하지만 가수의 꿈을 위해 열심히 뛰어왔던 그의 끈질긴 노력은 시청자들에게 큰 감동을 줬다. 다만 기성 가수와 노래 스타일이 비슷해 상대적으로 개성이 부족하다는 평가도 있었다. ●슈퍼스타K, 뭘 남겼나 슈퍼스타K 시즌2의 의미는 단순히 ‘허각의 우승’에 그치지 않는다. 지상파에 비해 상대적으로 콘텐츠가 열악했던 케이블 방송 시장에 콘텐츠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의미있는 선례를 남겼기 때문이다. 특히 ‘1%만 넘겨도 대박’이라던 케이블 업계에 15%가 넘는 시청률은 경이적인 수치다. 같은 시간대 지상파 방송 시청률을 앞설 정도였다. 1990년대 미국 케이블 방송도 지상파 방송을 사와 재방송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프로그램 공급자(PP)들이 ‘미드’(미국 드라마)를 생산하면서 지상파 방송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었는데, 슈퍼스타K가 미국 케이블 시장의 ‘미드’의 역할을 해줬던 셈이다. 음악적으로도 의미가 있었다. 장재인의 폭발적인 인기는 한국 가요계에서도 비주류 음악이 입지를 다질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비록 장재인은 준결승에서 탈락하긴 했지만, 외모 지상주의와 천편일률적인 발성으로 점철된 한국 가요계에 상상 이상의 신선함을 던져줬다. 심사위원 윤종신(가수)은 “장재인이 TOP3에 올랐다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 가요차트에서 1~2위 하는 장르도 아닌데 정말 대단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출연자의 사생활을 적나라하게 폭로했던 선정성이나 과다한 간접 광고 문제는 여전히 과제로 남는다. 특히 마지막회에서는 협찬 기업의 광고를 직접 촬영하는 미션이 주어지기도 했다. 상업 방송일지라도 공영 방송 수준의 시청률이 나오는 프로그램들이 과연 그 수위를 어느 정도로 조절해야 하는지 화두를 던져준 셈이다. 출연자에 대해 마녀사냥을 하는 미성숙한 인터넷 문화도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생명의 窓] 강제 개종 사라져야/박광서 서강대 물리학 교수

    [생명의 窓] 강제 개종 사라져야/박광서 서강대 물리학 교수

    지난 6일 SBS 뉴스 추적에서, 12년 5개월 동안이나 감금상태로 개종을 강요당하며 살아온 일본인 고토 도로 얘기를 보고 인간의 종교적 야만성이 어디까지일까 생각하며 적잖이 당혹스러웠다. 통일교도인 그가 납치·감금될 당시 32세였는데, 44세 되던 2008년 2월 풀려났을 때의 몸무게가 초등생 5학년 수준인 39㎏이었다니 182㎝ 장신의 그 처참한 몰골에 가슴이 먹먹해진다. “신앙이 다르다고 감금·학대하는 것은 절대 용서할 수 없는 행동”이라는 고토는 강제 개종이 없어질 때까지 투쟁할 것이라는 의지를 보였다. 인생의 황금기 12년을 감금생활로 날려버리고도 생의 목표를 다시 세우는 그를 두고 인간승리라고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르겠다. 한국사회도 폭력에 둔감하다. 가정에서, 학교에서, 심지어 종교계에서조차 폭력이 상시적으로 존재하며 강제 개종 교육은 그중 하나다. 개종 전담 목사가 가족들을 세뇌시키면 그 가족들은 수단·방법을 안 가리고 납치해 개종업자들에게 넘긴다. 수면제를 먹이고 수갑까지 채워 정신병원에 입원시키는 경우도 있다. 이렇게 정신적·물리적 폭력을 경험한 이들은 상당수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란 후유증으로 평생을 불안하게 살아간다고 한다. 2008년 10월 23일 대법원은 개종을 빌미로 부녀자를 납치·감금·폭행·협박한 혐의로 예수교장로회 소속 안산 S교회 J목사와 공모자들에게 실형을 내려 개종 폭력에 대해 경종을 울린 바 있다. 당시 J목사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이단사이비대책위원회 부위원장이란 공식직함도 가지고 있어 국민들은 종교계의 광범위한 일탈행위에 더욱 경계심을 갖게 되었다. 가족 동의만으로도 쉽게 정신병원에 강제입원시키고 개종 교육하면서 돈벌이까지 한다는 얘기마저 돌았다. 그래서 입원 시 보호의무자 1인의 동의를 받도록 하던 것을 2인의 동의를 받도록 강화하고, 1년에 1회 이상 본인의 퇴원의사를 확인하는 등 불법 강제 입원을 예방하기 위한 정신보건법 개정의 계기가 되기도 했다. 집착은 일종의 정신병이다. 종교적 신념도 지나치면 집착이다. 영국의 사상가 칼 포퍼도 “이념에 대한 과도한 집착이 열린 사회의 최대의 적”이라고 했다. 지나친 집착은 폭력까지 동원하면서도 그 파괴성에 죄의식조차 없어지게 만드는 위험한 고질병이다. 프랑스의 철학자 파스칼도 “사람은 종교적 확신에 차 있을 때 가장 처절하게 만행을 저지른다.”고 갈파하지 않았는가. 세상엔 내 마음에 안 드는 게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서로 다른 것들이 어울려 사는 게 세상이고, 어쩌면 그래서 더 아름다운지도 모른다. 더 나은 세상을 꿈꾸며 내 신념이 옳다고 주장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 꿈을 이루고 신념을 전파하는 방식은 어디까지나 평화적이고 비폭력적이라야 한다. 국가는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고 정·교분리의 원칙을 지켜야 한다. 그러나 개인의 종교의 자유를 유린하고 인격 파괴와 가정 파탄으로 이어지는 명백한 범죄에 대해선 단호하게 대처해야 한다. 그것이 국민이 국가에 위임한 권력의 본질이다. 어설픈 정·교분리를 내세워 공권력이 종교계의 불법행위에 미온적일 경우 오히려 파멸을 자초할 수도 있다. 비유를 들어보자. TV 프로그램 ‘동물의 왕국’에서 새끼 바다표범이 방향을 잃고 자기 가족이 있는 방향과 정반대 쪽으로 기어간다. 울면서 헤매다가 가족 쪽으로 오기도 하지만, 결국 끝까지 오지 못하고 헤매면서 방향을 바꾼다. 암컷이 울부짖으며 쫓아가려고 하지만 수컷이 자기 영역 밖이라고 못 가게 막는다. 결국 그 새끼는 어미가 보는 앞에서 갈매기 떼에게 산 채로 뜯어 먹힌다. 근본을 무시한, 꽉 막힌 분리 지상주의의 결과다. 폭력은 우리의 DNA에 지워지지 않을 상처를 남기고 스스로를 재생산해 내는 괴물이다. 음습한 종교인권 사각지대를 치유하지 않은 종교야만의 사회로는 일류국가 진입은 불가능하다. G20 의장국에 걸맞은 인권국가를 그려본다.
  • 부도위기 대전 동구 허리띠 죈다

    ‘대전 동구가 왜 부도 위기에 몰렸나 했더니’ 대전 동구가 재정 파탄에 이른 것은 신청사 건립 외에도 자치구에서 하지 않아도 될 사업을 무리하게 벌였기 때문으로 드러났다. 대전시나 시교육청이 해야 할 대형 사업을 구에서 의욕이 앞서 추진한 것이다. 21일 동구에 따르면 2008년 가오동에 들어선 동구국제화센터(통학형 영어마을)에 해마다 15억 3000만원의 운영비가 지원되고 있다. 이 센터는 구에서 15억 7500만원을 들여 부지를 매입해주고 W업체가 건물을 지어 위탁 운영하고 있다. 운영 기간은 6년으로 동구는 이 기간 동안 부지 매입비까지 모두 107억 5500만원을 쏟아붓게 된다. 동구는 지난 7월 한현택 신임 구청장이 취임한 뒤 소식지 발행을 중단하고 청내 정수기·커피자판기 가동 제한과 볼펜을 비롯한 소모품 구입 자제 등 자잘한 예산까지 아끼는 ‘마른 행주 짜기 행정’을 펴고 있다. 구의회는 국제화센터가 ‘돈 먹는 하마’로 전락하자 최근 대전시교육청에 이를 매입, 운영해 달라는 건의서를 채택해 보냈다. 황인호 구의회 의장은 “이 센터는 교육청에서 해야 할 사업인데 구청장이 우쭐대고 추진했다.”면서 “W업체가 비슷한 시기에 경기 오산시에 90억원을 투자해 같은 사업을 했는 데 우리 센터는 왜 47억만 투자했는지 의문이 간다.”고 지적했다. 황 의장은 또 “교육 프로그램이 인천 모 자치구와 같은데 개발비로 5억 7400만원이 든 것으로 결산되는 등 의혹이 많다.”며 의회가 첫 특별 행정사무감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동구는 아울러 오는 11월 20일 완공 예정으로 중앙시장 주차타워 건립 공사를 벌이고 있다. 구는 대전시가 생태환경 사업을 벌이면서 대전천 하상주차장이 없어지자 260억원이나 들여 지난 5월 이 사업에 착수했다. 시 사업 때문에 발생한 일이어서 시가 대체 주차장을 확보해 주는 것이 옳았지만 열악한 자치구가 나서 재정난을 더 부추겼다. 동구는 또 대전시가 추진하는 것이 마땅한 ‘대전문학관’ 건립 사업에도 나섰다. 지난 2월 착공해 올해 말 동구 용전동에 완공되는 이 문학관은 건립비로 34억원이 들어가고, 매년 인건비 등 운영비로 5억원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 구청장과 구의회는 고민 끝에 결국 문학관이 완공되면 대전시로 이관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각종 동사무소 건립사업을 서두른 것도 재정난을 심화시켰다. 지난 민선 때 모두 95억원을 들여 자양동(사업비 44억원)·홍도동(33억원)·용전동(18억원) 사무소를 신축했다. 모두 공간이 넉넉한 대형 건물이다. 이 같은 사업이 남발되면서 현재 동구의 지방채는 298억원에 이른다. 공사가 중단된 신청사 건립비 문제는 현 청사를 시에서 매입해주기로 해 다소 숨통이 트였으나 여전히 부족하다. 동구 관계자는 “국제화센터는 박성효 전 대전시장도 공약으로 내놓았다가 타당성이 없어 포기한 사업”이라며 “전임 구청장 때 벌여놓은 사업으로 재정난이 가중되면서 후임 구청장은 아무 사업도 할 수 없다.”고 혀를 찼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이용원 칼럼] 대학입시, 단순해야 공정해진다

    [이용원 칼럼] 대학입시, 단순해야 공정해진다

    수능시험이 한달 가까이 남았건만 대입전쟁은 이미 치열하다. 지난달 8일 시작해 오는 12월 7일로 끝나는 수시모집이 석달간의 대장정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요즘 토·일요일에는 짐짝 대신 수험생을 ‘실은’ 퀵서비스 오토바이가 서울 시내를 질주하는 진풍경이 곳곳에서 벌어지곤 한다. 수험생 한명이 적게는 4~5곳, 많으면 20곳 넘는 대학에 지원하다 보니 같은 날 여러 대학에 응시하려면 보기에도 아슬아슬한 오토바이 곡예에 의존하지 않을 수 없다. 로또복권을 여러 장 사듯 수험생이 이처럼 마구잡이로 원서를 내는 까닭은 간단하다. 각 대학이 비율을 높인 결과 올해는 대입 총 정원의 61.6%를 수시모집으로 선발하게 되었다. 따라서 수험생 처지에서는 일단 수시에 모든 것을 걸 수밖에 없다. 게다가 전형 방식이 대학별로 달라 수험생 스스로 유리한 대학·학과를 쉽게 찾을 수 없는 점 또한 문제이다. 합격에 자신이 없으니 되도록 많은 대학에 집어넣어 하나라도 건져야 한다는 압박감이 작용하는 것이다. 대학 입시가 갈수록 어려워지는 데는 또 다른 요소가 작용한다. 바로 입학사정관제이다. 2008년 시범적으로 도입된 이 제도는 현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에 힘입어 2년 새 급팽창했다. 이번에 입학사정관제로 선발하는 인원은 118개 대학에서 총 3만 4408명. 그러므로 입학사정관제의 혜택을 입지 못하면 그만큼 좁아진 영역에서 더욱 가혹한 경쟁을 벌여야 하므로 이 역시 외면하기 힘든 게 현실이다. 수시모집도, 입학사정관제도 취지는 바람직하다. ‘수능 결과’로 대표되는 성적 지상주의에서 벗어나 학생들의 학교 생활(내신)과 잠재력, 창의성 등을 종합평가한다는 것이다. 그러면 입시학원 의존도가 줄고 공교육이 되살아나리라는 게 정책당국의 판단이다. 하지만 약(藥)도 잘못 쓰면 독(毒)이 되는 법이다. 수시모집 확대, 입학사정관제 도입은 사교육을 죽이기는커녕 그 시장에 더욱 다양한 상품만 제공한 꼴이 되고 말았다. 1주일 전 서울의 한 구민회관에서 열린 ‘입학사정관제 스펙 만들기’라는 주제의 설명회에는 초·중학생 학부모들이 적잖게 몰려들었다고 한다. 주최한 곳은 독서·논술을 가르치는 사교육업체. 그렇다면 현장에 가지 않아도 결론은 뻔하다. ‘입학사정관제로 좋은 대학에 들어가려면 다양한 스펙을 쌓아야 한다. 그러려면 우선 독서·논술 공부에 집중하라.’ 한세대 전에는 자식이 똑똑하고 성실하면 달리 신경 쓰지 않아도 알아서 좋은 대학에 들어갔다. 그러나 이 시대에는 수험생 혼자 애써서 명문대에 들어가기란 하늘의 별따기이다. 그렇다고 부모가 달라붙어야 별 도리가 없다. 수시니, 입학사정관제니 아무리 들여다 봐도 아이에게 도움을 줄 방도를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담임교사는? 마찬가지이다. 성적이 상위 0.1%에서 하위 10%까지인 학생을 골고루 맡은 담임교사가 대입 전형 전체를 파악하여 개개인에게 맞춤한 진학지도를 하기란 불가능하다. 결국 한 시간에 50만원, 100만원 하는 입시 컨설팅업체만 대박을 누리게 된다 . 입시제도가 지금처럼 복잡하면 공정한 경쟁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정보에서 차단된 가난한 집 아이는 실력이 있어도 좋은 대학에 가지 못하고 그 빈 자리를 돈 많은 집 아이가 대신 차지한다. 교육이 양극화하면 신분은 당연히 세습된다. 이명박 정부는 집권 후반기 국정 운영기조로 ‘공정한 사회’와 ‘친서민’을 내걸었다. 현 시대상황에서 참으로 적절한 선택이다. 다만 목표가 이상적이라 해서 결과가 거저 따라오는 건 아니다. 교육 쪽에서 공정사회를 이루려면 대학입시부터 단순화해야 한다. 서민은 물론이고 중산층조차 감당하기 힘든 수시입학제, 입학사정관제를 확대재생산한다면 ‘공정한 사회’와 ‘친서민’은 구호에 그칠 뿐이다. ywyi@seoul.co.kr
  • ‘F1’ 1조8000억 생산효과 기대 관광·자동차산업 발전 촉진

    ‘F1’ 1조8000억 생산효과 기대 관광·자동차산업 발전 촉진

    F1경기 개최를 계기로 전남 영암 일대의 경제적 파급효과와 함께 지역개발이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19일 전남도와 국민체육진흥공단 체육과학연구원에 따르면 7년 동안 F1경기를 개최할 때 경주장 건설과 대회 개최 등을 합쳐 1조 8000억원의 생산 유발 효과가 기대된다. 소득유발 효과 4360억원, 부가가치 유발효과 8604억원, 고용 유발효과도 1조 8000억원에 이른다. F1의 강력한 미디어 노출효과를 통해 국가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고 국내 관광산업 및 자동차산업 발전의 촉진제 역할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올림픽과 월드컵은 한번 개최하면 한 세대 동안 같은 나라에서 다시 개최하기 힘들지만 F1은 한 나라에서 7년 동안 지속적으로 개최할 수 있어 장기적인 지역 발전을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영암F1은 앞으로 7년 이상 매년 개최하며 국제자동차경주연맹(FIA)과 협상을 통해 5년 연장할 수 있어 최대 12년간 대회를 열 수 있다. 도는 F1경기 개최를 계기로 지역 개발이 활기를 띨 것으로 보고 있다. 미래 성장 동력으로 추진 중인 J프로젝트(영암·해남 관광레저도시) 사업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F1경기가 J프로젝트 투자 기업들에 좋은 이미지를 심어줘 투자 유치 촉매제 역할을 할 것이기 때문이다. 삼포지구에는 F1경주장을 중심으로 4421억원이 투입돼 2021년까지 경주장과 연계한 연구 및 교육시설, 체육시설 등이 들어서면 동양 최고의 모터스포츠 클러스터가 형성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영암 F1국제자동차 경주장 주변 일대를 기업 도시개발특별법에 따라 영암·해남 관광레저형 기업도시(삼포지구)로 조성하기 위해 개발구역 지정 및 개발계획을 승인했다. 내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추진되는 삼포지구는 민간기업(KAVO, 전남개발공사)이 영암군 삼호읍 삼포리·난전리 일대 428만 8000㎡에 2021년까지 총 1조 8715억원을 투자해 약 1만명의 상주인구와 주택 4000가구가 들어서는 정주형 도시로 개발된다. F1경기 관련 시설은 물론 마리나 시설, 방송·통신시설, 주거·교육시설 등을 설치하는 등 자연과 함께하는 젊은 도시가 조성된다. 도는 “F1경기를 계기로 전남은 낙후된 도시라는 오명을 벗고 싱가포르, 상하이 등처럼 세계가 주목하는 국제도시로 거듭나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영암 최종필기자 choijp@seoul.co.kr
  • [G20 정상회의 D-23] “G20 환율문제 구조적 개혁 차원서 논의를”

    [G20 정상회의 D-23] “G20 환율문제 구조적 개혁 차원서 논의를”

    샘 로버트 게러비츠 주한 호주대사는 18일 주요 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가 환율 문제를 논의할 수 있는 적절한 장이라면서 “환율 문제는 G20이 다루는 유일한 현안은 아니지만 중요한 일부”라는 입장을 밝혔다. 서울 세종로 호주대사관에서 열린 합동인터뷰에서 게러비츠 대사는 환율 문제를 “모든 경제권이 안정적인 성장을 이룰 수 있도록 하는 구조적 개혁이라는 넓은 맥락에서 다뤄야 한다.”고 말했다. ●“IMF 쿼터문제 등 마무리 지어야” 1948년 태어난 게러비츠 대사는 중국어와 일본어, 러시아어에 능통한 동북아시아 전문가다. 1972년 외교부 근무를 시작한 뒤 홍콩과 중국, 타이완, 일본, 몽골 주재 대사관 등에서 근무했고, 호주 외교통상부 북아시아국장을 역임했다. 올해 3월 주한 호주대사로 취임했다. 비상주 북한·몽골 겸임대사를 겸하고 있다. 게러비츠 대사는 “G20 서울 정상회의가 세계 경제협력을 위한 최상위포럼으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적절한 시기에 정상들의 약속 이행과 세계 경제 회복이 중요하다.”면서 “이를 위해서는 금융위기와 관련된 경제·금융개혁 의제를 시의적절하게 마무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런 맥락에서 “국제통화기금(IMF) 쿼터문제와 국제 거버넌스(협치) 개혁 등을 마무리지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IMF를 통한 전지구적 차원의 금융안전망(GFSN) 강화 노력을 적극 지지한다.”면서 “IMF는 일시적인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국가들을 지원할 만한 충분한 권한과 자원을 갖고 있다.”며 IMF가 국제금융체제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G20 서울 정상회의 의장국인 한국에 대한 기대도 드러냈다. 그는 “한국이 이번 정상회의에서 주요 의제로 개발이슈를 채택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면서 “한국과 같은 국가들은 개발도상국과 공유할 만한 중요한 개발 경험을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한국은 G20 서울 정상회의에 앞서 단계마다 주요 이슈에 대한 합의를 이끌어내기 위해 노력해 왔다.”면서 “이런 활동은 G20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한 중요한 부분”이라고 평가했다. ●“한국, 개발의제 채택 높이 평가” 게러비츠 대사는 인터뷰 중간 중간 한국과 호주 양국이 긴밀한 관계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특히 “호주는 천안함 합동조사단에 전문가 5명을 파견했다. 아프가니스탄 지역재건팀(PRT) 파견을 앞둔 한국 병력을 훈련시키는 역할도 맡았다.”면서 “양국은 경제와 안보 분야에서 현재 매우 튼튼한 관계를 맺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과 호주간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한 기대감도 내비쳤다. 그는 “호주는 발달한 서비스 분야의 경험을 한국과 공유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지금은 한국 기업들이 호주에 투자하는 금액이 그리 많지 않지만 FTA를 통해 투자가 늘어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경북 폐농약 용기 방치…상수원 위협

    폐농약 용기가 농경지 등에 방치되고 있다. 농촌마을에 전용 수거함이 없어 제대로 수거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17일 경북도에 따르면 도내에서 폐농약 용기(유리병·플라스틱병·봉지류)가 발생하는 농촌마을은 모두 4410곳으로 조사됐다. 이는 5148곳 전체 농촌마을의 86%로 거의 대부분의 마을에서 폐농약 용기가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폐농약 용기 전용 수거함이 설치된 곳은 안동·구미·영주시, 군위·의성·영덕·예천·영양군 등 8개 시·군 마을 403곳에 불과하다. 이는 이 일대 폐농약 용기 발생 마을 1591곳의 25%에 그친 수준이다. 시설 채소 및 과일재배 단지가 밀집된 상주 등 나머지 14개 시·군 2819개 마을에는 폐농약 용기 수거함이 아예 설치되지 않았으며, 특히 이 가운데 900여곳은 취·정수장, 상수원 및 습지 보호구역, 댐 상류와 인접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런 가운데 올 들어 6월 말까지 도내에서 수거된 폐농약 용기는 모두 700만 8748개(유리병 3만 4980개, 플라스틱병 561만 4560개, 봉지류 135만 9208개)로 집계됐다. 하지만 실제 수거되지 않은 용기류까지 감안하면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도 관계자는 추정했다. 지난 한해 동안 도내 농협 및 농약취급업소를 통해 판매된 전체 농약 용기류는 1억개 정도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오염물질이 남아 있는 폐농약 용기가 농경지와 하천 등에 방치돼 환경오염을 유발시키고 있다는 것. 농민들은 “마을에 폐농약 용기 전용 수거함이 설치되지 않아 주로 농경지 등에 버리거나 소각한다.”면서 “전용 수거함이 설치되면 이런 문제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성 도 녹색환경과장은 “폐농약 용기가 제대로 수거되지 않을 경우 수질 및 토양 등의 환경오염은 물론 어린이와 노인들의 농약사고까지 발생할 수 있다.”면서 “지자체들이 관련 예산을 확보해 전용 수거함을 마을별로 설치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대구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파리지앵의 환상과 현실 사이

    누구나 한번쯤 에펠탑이 보이는 프랑스 파리 시내를 배경으로 머플러를 휘날리며 멋지게 걸어가는 파리 여인(파리지앵)들을 동경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런 이들에게 37세 동갑내기 여기자인 레일라 드메와 로르 바트탱이 지은 ‘빠리 언니들’(에이미팩토리 펴냄)은 환상과 현실 사이의 파리지앵의 양면성을 엿볼 수 있는 책이다.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에 살고 있다고 자부하면서도 끊임없이 투덜대는 파리지앵들. 그녀들은 그것이 비록 불평이나 수다스럽게 비칠지라도 어떤 상황에서든지 자기 의견을 피력하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렇게 까탈스러운 그녀들도 세일 행사장에서는 ‘여전사’로 돌변한다. 100유로짜리 신발 한 켤레를 60% 세일가에 샀다면, 치수도 안 맞고 그다지 좋아하지도 않는 색상이라도 60유로를 아꼈다는 생각에 신발 한 켤레를 더 사는 사람들. 이것이 파리지앵의 계산법이다. 그렇다면 파리지앵의 우아함과 세련됨, 고상한 취향을 뜻하는 ‘프렌치 시크’는 어디서 비롯된 것일까. 책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흠잡을 데 없는 완벽한 관리는 파리지앵의 스타일이 아니라고 말한다. 오히려 그녀들은 값비싼 크림을 고집하기보다 약국에서 산 제품을 바를 때가 더 많고, 향수도 은은하고 세련된 향을 지닌 제품을 뿌린 듯 만 듯 살짝 뿌리는 것을 선호한다. 교묘하게 신경 쓰지 않은 듯한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파리지앵들에겐 주름도 멋이다. 이들은 젊음의 풋풋함, 아름다움이 모두 내면과 좋은 유전자, 조화로운 식생활, 충분한 수면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늙는다는 것을 반기는 사람은 없지만 무조건 젊음 지상주의를 외치는 것도 우스꽝스럽다는 것이다. 그러면 프랑스어로 거부할 수 없는 치명적 매력을 지닌 여인을 뜻하는 ‘팜므 파탈’의 모델이 된 파리지앵의 실상은 어떨까. 책은 파리지앵들이 ‘팜므 파탈’의 명성을 유지하기 위해 겉보기에 쌀쌀해 보이고 다가가기도 쉽지 않지만 실제로는 사랑에 쩔쩔매는 마음 여린 여인일 뿐이라고 털어놓는다. 이 밖에도 요리, 육아 등 다양한 분야에서 파리지앵들의 독특한 스타일을 엿보는 재미가 있다. 1만 2000원.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선행사고車 들이받아도 피할틈 없으면 책임없어”

    앞에서 사고가 난 차량을 피할 틈이 없어 들이받았다면 앞 차량의 피해를 배상할 책임이 없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앞 차량을 들이받으면 전방주시의무 소홀로 뒤 차량이 무조건 일부 책임을 물어주는 것으로 알고 있는 운전자들의 상식을 법원이 깬 것이다. 청주지법 민사5단독 황성광 판사는 14일 후행 차량 공제사업자인 전국 화물자동차운송사업 연합회가 선행 사고차량 운전자인 조모(52)씨를 상대로 낸 채무부존재 확인 청구소송에서 원고승소 판결했다. 지난해 12월 청원~상주 고속도로에선 1차로를 운행하던 조씨의 승용차가 미끄러지며 2차로를 가로질러 갓길 가드레일을 들이받은 뒤 다시 중앙분리대에 부딪히며 1차로에 정차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뒤따라 오던 5t 화물차는 앞 차량이 미끄러지는 것을 본 뒤 급히 1차로로 이동했으나 차선을 오가며 사고가 난 승용차를 피하기에는 역부족이었고, 결국 승용차를 들이받았다. 조씨는 옆에 타고 있던 지인이 다치자 “화물차가 나의 승용차를 충분히 피할 수 있었는데도 전방주시의무를 소홀히 해 사고가 났다.”며 손해를 물어달라고 했지만 법원은 뒤 차량의 손을 들어줬다. 청주 남인우기자 niw7263@seoul.co.kr
  • ‘色의 향연’에 시선 멈추다

    ‘色의 향연’에 시선 멈추다

    중견 작가 고낙범(50)의 ‘컬러 포즈’(Color pause)전이 열리는 서울 신사동 코리아나미술관은 온통 색(色)의 향연이다. 전시장 입구의 10m 벽면 전체를 푸른색 계열의 수평 띠로 가득 메운 작품 ‘풍경’이나 녹색 계열 혹은 적·청·황·백·흑의 오방색으로 그린 단색의 대형 인물화인 ‘초상화 미술관’ 시리즈는 관객을 시각적으로 압도한다. 40여점의 전시작 모두 색에 대한 작가의 집요한 탐구의 결과물이다. 국립현대미술관 큐레이터로 6년간 일하다 1990년대 중반부터 전업 작가로 나선 그는 “색채를 언어화하는 것이 내 작업”이라고 말할 정도로 모든 대상을 색으로 해석해 재구성하는 것에 관심이 많다. 이번 전시는 ‘색채 화가’로 불리는 작가의 변화 과정을 일목요연하게 살펴볼 수 있는 기회다. 초기의 ‘뮤지엄 프로젝트’는 명화에서 색을 뽑아내 수직·수평의 색띠로 구성한 작업이다. ‘풍경’은 마네, 모네 등 인상주의 작가들의 바다 그림에서 푸른색들을 채집하고 분석했다. ‘초상화 미술관’은 인물 자체가 아닌 작가의 감정이나 기억을 색으로 표현함으로써 전통적인 초상화와 거리를 두고 있다. 2000년대 초반, 영화와 공연의 서사 구조를 회화적 이미지로 번안한 작업들에 눈을 돌렸던 작가는 이후 오각형과 원을 모티프로 한 기하학적 형상으로 보다 확장되고 복잡해진 색채 추상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나팔꽃이 피듯 색이 바깥으로 서서히 퍼져 나가는 ‘모닝 글로리’ 연작, 색맹 테스트 용지처럼 색점들이 공간 속에서 파동치는 ‘셀 수 있는&셀 수 없는’ 등은 최근의 경향을 대표하는 작품들이다. 11월30일까지. 관람료 3000원. (02)547-9177.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이문열씨 “북한의 실상 소설로”

    고(故) 황장엽(87) 전 조선노동당 비서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풍납동 아산병원 장례식장에는 13일에도 하루 종일 조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오전 국가보훈처가 황 전 비서를 대전 국립현충원에 안장하기로 결정했다는 사실이 전해지자 빈소를 지키던 유가족과 탈북자들은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유가족·탈북자들 ‘환영’ 장례위원회 대변인 김성민 자유북한방송 대표는 “유가족과 탈북자 단체 등이 상의해 통일이 될 때까지 현충원에 안장해 달라고 정부에 요청했다.”며 “평소 선생님께서 늘 평양에 가겠다는 말씀을 해왔기 때문에 통일이 되면 바로 평양으로 묘역을 옮길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날 김황식 국무총리, 전두환 전 대통령, 정운찬 전 총리, 정정길 전 대통령실장, 조현오 경찰청장, 소설가 이문열씨 등이 빈소를 찾았다. 김 총리는 “탈북자들을 깊이 껴안아 준 귀중한 분이신데 돌아가셔서 애석하다.”면서 “평안히 잠드시고 통일이 된 뒤 고향으로 돌아가시길 빈다.”고 말했다. 김 총리는 황 전 비서의 현충원 안장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정부에서 다양한 여론을 수렴해 신중하게 결정한 것”이라고 일축했다. 전 전 대통령은 “황 선생님 같은 용기 있는 분이 북한의 실정을 알려 북한에 대해 희망을 품고 있는 일부 계층에 좋은 교육이 됐다.”면서 “고인의 명복을 축원하고 북한에 많은 변화가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문열씨는 조문을 마치고 나와 “황 선생과 종종 만나 그만 아는 북한에 대한 것을 많이 들었다.”면서 “작품을 계획한 적이 있는데 앞으로 쓰게 되면 (들은 것을)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의금, 장례비용·탈북자 지원 등에 쓰여 조문객들이 낸 부의금의 향후 용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확한 액수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13일 오후까지 3200여명의 조문객이 다녀가 부의금 규모는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전날 정병철 전국경제인연합회 상근부회장을 포함한 전경련 임원진이 1억원의 부의금을 전달했다. 황 전 비서의 수양딸이자 상주인 김숙향(68)씨는 법적 대리인 조원룡 변호사를 통해 “부의금 일부는 장례 비용에 쓰고 나머지는 고인의 뜻을 받들어 탈북자 지원, 북한 민주화 사업 등에 쓰겠다.”고 전했다. 조 변호사는 “남는 부의금은 북한 민주화에 기여할 수 있는 방향으로 쓰겠다.”고 덧붙였다.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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